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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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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 차 통계표요약... 1 응답자특성표... 4 표 1 이명박대통령국정수행평가... 5 표 2 18 대국회의정활동평가... 7 표 3 주요정당공천평가... 9 표 4 공천결과가후보선택에미친영향 표 5 19 대총선투표후보정당 표 6 민주통합당, 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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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ion:

제8회 우수리포트 공모대회 장려상 수상작 17대 대선 시기,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 주요 편자들의 일간지 기고가 가지는 정치적 사학적 함의( 含 意 )의 통시론적 고찰 김종현 (사회과학대학 정치학과) * 이 글은 2008년 1학기 현대사회와 사회학 (담당교수: 박경숙) 강좌의 리포트이다.

차 례 1. 서론 2. 재인식 저자들의 사학적 의도와 언론기고 양태 및 그 특징 3. 기고의 배경: 역사 다시보기 기획의 좌절 4. 정권 교체 이후 재인식 저자들의 행보 및 그 함의 5. 결어 * 참고문헌

1. 서론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의 박지향 교수를 처음 만나게 된 것은, 2007년도 제1학 기의 일반교양강좌인 제국주의 강의를 통해서였다. 일반교양 강의였음에도 불구 하고, 당시의 강의는 두 가지 면에서 신선한 충격을 안겨 주었다. 하나는 민족주의 사관 에 대한 도전과 역사 다시 읽기 의 기획이라는 강의의 취지였고, 다른 하나는 강의에 내재해 있었던 계몽적 의도 였다. 이는 다시, 민족주의 내지 민중주의라는 기존의 사관( 史 觀 )을 체화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역사를 달리 보아야 함 을 거듭 강조하고, 모종의 의식적 변화를 이끌어내려 한 것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물 론 대부분의 대학 강의는 담당교수의 학문적 성향으로부터 온전히 자유롭기 어려 우며, 교수가 제시하는 창( 窓 ) 에 대한 비판적 접근이 때로는 학문적 성찰의 중요 한 계기가 되기도 한다. 더구나 강의내용의 일부만을 근거로 하여 특정인의 학문적 성향을 말하는 것은 지나치게 성급한 접근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까지 필자가 박 교수의 강의를 다시 보기 라는 계몽적 기획에 따른 것으로 기억하는 것은, 한편으로 박 교수 스스로가 한 번쯤 역사를 다 시 보자 는 뉘앙스의 직접적 언급을 빈번하게 사용한 까닭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서평 과제의 대상 중 하나이기도 했던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 (이하 재인식 )의 대표 저자 중 한 사람이 바로 박지향 교수였다는 사실 때문이다. 종전부터 영국사와 제국주의 분야에서의 권위자였던 박 교수가 여러 차례 주요 언론에 오르내리며 대중적 인지도를 확장케 된 것은 바로 재인식 이라는 공동 저 작물 때문이었다. 국내외 여러 학자들이 발표한 논문의 모음에 다시 몇 개의 글을 추록하여 만들어진 이 저서는, 특히 네 명의 엮은이를 중심으로 기획된 말 그대로 다시 보기 프로젝트의 소산( 所 産 )이었다. 책의 제목으로 미루어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1979년부터 발간되어 민족 민중주의적 관점의 지향성을 뚜렷이 보였던 해방 전후사의 인식 (이하 인식 )과 대비되는 시각에서 해방 전후사에 접근하고 있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1970년대 박정희 정권까지 우리의 역사가 반 공 이데올로기 중심의 우편향적 시각에서 서술되어왔다면, 1979년 처음 출간된 이 래의 인식 은 1980년대 민주화투쟁 시기를 대변하며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시각 을 민중사관 중심으로 획기적으로 전환시켰다고 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학계에서 는 민족 지상주의, 민중혁명론 등 인식 의 입장에 대한 비판이 지속되어 왔는데, 박 교수를 비롯한 일군( 一 群 )의 학자들은 그간 학계에 축적된 해방 전후사의 연구 192

성과들을 바탕으로 인식 으로 대표되는 기존 역사서의 편향적 역사서술을 바로잡 고 보다 다각적이고 실증적으로 우리 역사를 논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재인식 을 출간한 것이다. 재인식 은 인식 과 농지개혁 분단과 한국전쟁의 원인 이승만 정권에 대한 평가 일제 식민정책에 대한 입장 등 많은 부분에서 대립하고 있으나, 출간 당시 박 교수는 좌파에서 우파로의 이동이 아니라 인식 을 보다 업그레이드 한 것이라고 생각해주시기를 바랍니다. 1) 라며 정치적 의도성을 부인한 바 있었다. 그러나 박 교수를 비롯한 재인식 의 주요 저자들은, 제 17대 대통령 선거를 전 후하여 보수 언론에 지속적으로 기고하는 등 공통된 정치적 행보 를 보인 바 있다. 이제부터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당선으로 마무리된 제 17대 대선을 전후한 시 기, 이들 네 명의 대표저자 가운데 세 명이 보인 대내외적 행보에 주목하면서 그 의 도와 함의( 含 意 )를 짚어보려 한다. 2. 재인식 저자들의 사학적 의도와 언론기고 양태 및 그 특징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의 박지향 교수, 서울대학교 경제학부의 이영훈 교수, 성 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의 김일영 교수는 2006년 재인식 을 저술한 일군( 一 群 ) 의 학자들이다. 저술 당시 이들의 문제의식은 편집위원들을 대표한 박지향 교수의 머리말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인식 이 드러낸 두 가지 문제점, 즉 민족 지상주의 와 민중혁명 필연론이 우리 역사 해석에 끼친 폐해에 대한 우려를 담고 있다. 2) 에 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흥미로운 것은 제 17대 대선을 임박한 시기, 박지향 김 철 이영훈 김일영 4 명의 주요 편집위원들 가운데 김철 교수를 제외한 3명이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및 동아일보의 객원논설위원을 맡아, 단순한 역사학자 사회과학자로서의 사관( 史 觀 ) 노정에 그치지 않고 현실정치와 관련한 입장을 적극 드러내었다는 것이다. 물론 박 지향 교수가 재인식 의 머리말에서 우리가 인식 에서 드러난 역사 해석을 우려 하는 이유는 그것이 좌파적이기 때문이 아니다. 그렇다고 재인식 이 우파적이라 는 말은 더더욱 아니다 3) 라며 저술의 탈정치성을 강조하였고, 재인식 이 여러 사 학자 사회과학자들의 논문 - 이견이 있을 수 있는 - 을 모은 서적이기는 하다. 1) 2006년 2월 13일 YTN의 보도에서 부분 인용. 2) 박지향 외 엮음, 2003,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1 (서울: 책세상), p. 13. 3) 위의 책, p. 14. 17대 대선 시기,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 주요 편자들의 일간지 기고가 가지는~ / 김종현 193

그러나 이영훈 교수는 일제 강점기를 제국주의적 착취에 따른 정체의 시기로 간 주하는 식민지 수탈론 에 대항하여 식민지 근대화론 을 주장한 경제사학자로 잘 알 려져 있다. 박지향 교수 또한 저서 일그러진 근대 의 머리말에서 모범생의 역사 인 영국사보다 굴절된 독일사 및 러시아사가 선호되는 경향 을 개탄하는가 하면 근 대화에 실패함으로써 국권을 빼앗기고 뒤이어 분단과 전쟁을 겪은 우리의 책임을 남에게 돌려왔다 4) 고 주장한 바 있다. 박 교수의 주장을 우파사관으로 직결하는 것 은 무리일 것이나, 인식 의 민족주의 내지 민중주의적 접근과 대립한다는 측면에 서는 식민지 근대화론과 부분적으로 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보수적 관점에서의 한 국근현대사 재해석이라는 측면에서 김일영 교수 또한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역사비평사의 전( 前 ) 편집주간 임대식은 저자들 가운데 박지향 김철을 탈근대 론자 로, 김일영 이영훈 을 신우익 으로 분류하면서, 재인식 은 반개혁을 위한 적과의 동침 이라고 지적한다. 5) 그러나 박지향은 저서 제국주의-신화와 현실 에 서, 혹독한 재무장과 착취로 얼룩진 일본의 제국주의는 영국의 그것과 달리 종속민 에 대한 의무감을 포함하는 식민주의 윤리를 발달시키지 않았음을 지적하면서도, 이를 시행착오 끝에 채택한, 영국식도 프랑스식도 아닌 모호한 타협의 길 이었다고 해석한 바 있다. 6) 박지향은 또 다른 저서 일그러진 근대 에서도, 한국은 타자로 설정된 일본에 대한 증오가 오늘날까지 강하게 남아 있을 뿐 아니라 다른 타자들 에 대해서도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박지향은 이어 우리는 또한 근 현대사에서 발견되는 민족적 치욕에 대한 보상심리로 민족의 우수성을 과도하 게 확신하는데, 이것은 역으로 제3세계적 의식의 발현으로 볼 수도 있다. 과거를 담담하게 인정하는 것이 오히려 자신감과 우수성을 보여주는 증거가 될 것이다. 라 고 주장하였다. 7) 이 같은 탈근대론적 접근을 일제 강점기에 축적된 사회적 역량이 있었기에 급속한 경제발전이 가능했다 는 식의 논의와 동일선상에 놓기는 어렵다. 그러나 반외세적 민족주의 민중주의 에 대한 반감은, 탈근대주의가 결국 우파사 관과 자연스레 그 논리적 귀결을 함께하거나 제국주의 내지 친일을 변호하는 의도 치 않은 결과로 이어지기도 함을 이해할 수 있다. 이를 감안한다면, 이들 재인식 의 편집위원들 간에는 (세세한 史 觀 의 차이를 넘어서는) 제국주의시기에 대한 재 해석 과 주목받지 못해온 주변부의 역동성 추적이라는 서발턴(subaltern)의 관점 4) 박지향, 2003 일그러진 근대 (서울: 푸른역사), p. 10, 16-17. 5) 재인식 필진, 반개혁 위해 적과의 동침, 한겨레, 2006년 3월 3일자. 6) 박지향, 2006, 제국주의-신화와 현실 (서울: 서울대학교 출판부), pp. 283-287. 7) 박지향(2003), 앞의 책, pp. 296-297. 194

이 공유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조선 동아일보는, 이들이 일정부분 공유 하는 탈근대론 과 경제성장 중 심사관 을 정치적으로 차용함으로써, 친일과 친독재라는 자신들의 역사적 과오를 변명할 계기를 마련함은 물론, 보수 후보에 대한 직 간접적 두둔을 표명하게 된 것이다. 8) 주지하듯이, 노무현 정권의 경제정책과 과거사 조사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판하며 잃어버린 10년 을 말해온 것이 조선 동아일보이다. 효율과 집중의 메커 니즘이 발동한 군사독재 시절 발전국가모델의 신화 인 이명박이나, 오늘날까지도 고도성장의 주역으로 회자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장녀 박근혜는 지지의 대상이 될 배경을 적절히 갖추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들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이번 대선을 배타적, 종북적( 從 北 的 ), 과거 지향적 민족주의자 경제파 탄의 주범 비현실주의적 반미세력 과 역사적 전범( 典 範 )으로서의 영미 시장자본 주의자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눈부신 성과의 대변인 합리적 현실주의적 외교정책 노선의 담지자 간 정초선거의 구도 로 재편해줄 지적 역량이 필요했다. 이를 감안 한다면, 구시대적, 발전 지향적 보수우익 과 탈근대적인 동태적 사관 간 부적절한 조우는, 재인식 의 집필 자체보다도 재인식 저자들과 조선 동아일보의 만남을 표현하기에 더욱 적절한 표현으로 보인다. 상식적으로도, 한국 근현대사 다시쓰기 의 작업에 공동으로 임해온 이들 3인의 학자가, 공교롭게도 대선을 수개월 앞둔 시기 보수 일간지의 객원논설위원으로 지 속적으로 기고한 것을 단순한 우연이라 치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더구나 한나라당 의 이명박 후보가 당선된 직후 김일영 교수가 인수위의 외교통일안보분과위원회 자문위원으로 선정 9) 된 것은 이들의 기고활동에 현실 정치적 의도가 있었는지를 의 심케 하는 대목이며, 행정자치부가 인수위원회에 과거사위원회의 우선적 폐지 검 토 를 보고 10) 한 사실과 함께 한국사학계의 근본적 변동 가능성마저 감지케 한다. 또한 이들 재인식 저자들의 외부기고는, 기묘하게도 17대 대선이 이명박 후보의 당선으로 귀결된 때까지만 이어졌다. 조선, 중앙, 동아일보에 이들 3인의 학자가 기고한 시기 및 기고내용을 정리해 보면 다음 표와 같다. 8) 김일영 교수가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모두에 기고하였기 때문에, 재인식 저자들의 기고활동범주 에는 원칙적으로 중앙일보가 포함되는 것이 옳다. 그러나 비교적 근일 창간된 중앙일보의 경우, 대선정국과 맞물린 한국근현대사의 해석과 시기상으로 맞지 않으며, 일간지 자체의 과거사도 조 선 동아일보와는 판이하게 다른 까닭에 본고는 조선 동아일보의 경우만을 다루기로 한다. 9) 인수위 전문 자문위원 명단, 세계일보, 2008년 1월 1일자. 10) 과거사 위원회 폐지 검토에 제주 4.3사건 유족들 반발, 중앙일보, 2008년 1월 10일자. 17대 대선 시기,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 주요 편자들의 일간지 기고가 가지는~ / 김종현 195

학자 날짜 06.12.18 07. 5.21 07. 6.17 07. 7.15 07. 7.25 07. 8.13 07. 8.21 07. 8.22 07. 9.10 <표 1> 17대 대선을 전후한 재인식 저자들의 주요 언론사 기고의 과정 박지향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중산층 살찌우는 지도자 나와야 (동아일보) 노 대통령이 체임벌린이 되지 않길 (동아일보) 07. 9.19 平 準 化 떠받치는 잘못 이해된 평등 (동아일보) 07.10.8 07.10.17 07.11.14 07.11.19 07.12.12 아일랜드와 한국 (동아일보) 부르주아 죄의식 (동아일보) 대선 당선자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동아일보) 이영훈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사적 폭력에 너그러운 정부 (동아일보) 한국정치, 언제까지 도덕 타령인가 (조선일보) 6.10은 특정세력 전유물 아니다 (조선일보) 오늘 하루 헌법을 읽어보자 (조선일보) 홍난파와 민족주의라는 폭력 (조선일보) 민족주의의 시대는 가고 (조선일보) 굿판의 정치는 거두어라 (조선일보) 07.12.19 제 17대 대통령 선거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당선) 김일영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한나라당, 사람을 쇄신하라 (중앙일보) 이번 대선도 왜곡된 결선투표로 가나 (조선일보) 07.12.22 08. 3. 6 08. 3.11 엘리트가 조롱받는 사회 (조선일보) 역사 바로 세워 앞으로 가자 (동아일보) 성찰적 보수가 필요하다 (조선일보) 196

이들 재인식 의 세 저자가 조선, 중앙, 동아라는 보수 메이저 언론사에 시론 논단의 형태로 기고한 행태를 시기상으로 추적한 위의 도표는 다음의 몇 가지를 재 확인시켜준다. 첫째로, 이들의 기고는 17대 대통령 선거를 약 반년 앞둔 시기(2007년 5월 21 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 11) 되어, 7개월간 14편이 기고될 정도로 왕성하게 진행되 다가, 대선이 치러진 이후 한 차례의 기고를 제외하고는 3개월의 공백기를 거쳐 크 게 줄어들었다. 이들이 기고한 언론사들의 보수성이나, 재인식 에서 드러나는 이 들의 역사의식을 감안할 때, 이러한 시기상의 특징은 범여권의 후보 단일화 가능 성, 지난 대선에서의 한 방 재현에 대한 두려움, 현실화 이전부터 정치권에서 조 심스레 점쳐지던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 가능성 등에 대한 조바심이 보수언론으로 하여금 이들 일군의 학자들을 구원투수로 등판케 한 것이라는 의혹을 지울 수 없는 대목이다. 둘째로, 이들의 기고는 대단히 한국정치적인 이슈 에 대한 사학적 사회과학적 분석 및 주장 으로 수렴하는 양상을 보인다. 정치외교학과 교수인 김일영 교수의 경우는 차치하더라도, 서울대학교 경제학부에서 경제사를 전공한 이영훈 교수의 사설 가운데 경제현안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은 찾아볼 수 없으며, 박지향 교수 또한 간혹 아일랜드나 체임벌린과 같은 서양의 사례를 소개하면서도 이를 한국의 민족주의나 대북정책과 연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들의 기고는 주요 보수언론매체 가운데에서도 조선일보와 동아일 보 두 메이저 신문사에 집중되어 있다. 보수적 성향의 메이저 일간지라는 특징을 공유함에도 불구, 중앙일보 기고는 2007년 8월 21일 김일영 교수의 한나라당, 사 람을 쇄신하라 한 편에 그쳤다. 이들이 학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감안할 때, 이들 의 기고가 메이저 언론사를 통해 이루어진 것은 어느 정도 자연스럽게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들의 기고가 소위 조중동 가운데에서도 조선일보와 동아 일보만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것은 조선 동아 가 중앙 과는 다른 무언가를 공유하 는 까닭으로 풀이되는데, 그 공통분모는 전술한 바처럼 질곡의 한국 근현대사를 거 쳐 온 가운데 부정적으로 읽혀온 언론의 과거사( 過 去 事 )였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을 확인할 수 있음에도 불구, 여전히 다음과 같은 의문이 남는다. 도 11) 그 이전 이들 3인이 주요 언론사에 기고한 사례는 2006년 12월 18일 이영훈 교수의 사적 폭력 에 너그러운 정부 (동아일보)로 거슬러 올라가며, 약 5개월의 공백이 존재한다. 17대 대선 시기,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 주요 편자들의 일간지 기고가 가지는~ / 김종현 197

대체 이들 재인식 저자들로 하여금, 17대 대선 이라는 정치적 이벤트에 민감하 게 반응하는 가운데 거대 언론의 힘을 통해 자신들의 견해를 노정해야 한 배경은 무엇일까? 특히나 이들이 스스로의 학술적 관심사인 민족주의 다시보기 나 식민지 근대화론 에 대한 계몽의 기획 마저 잠시 미루어둔 채, 한국정치, 더 정확히는 17 대 대통령 선거에 대한 정견( 政 見 )으로 지면을 채워야 하는 절박함은 어디에서 유 래한 것일까? 3. 기고의 배경: 역사 다시보기 기획의 좌절 위의 의문들, 즉 재인식 저자들이 17대 대선 이라는, 임박한 한국정치적 이벤 트에 집중적으로 지면을 할애하면서 정치성향을 노골적으로 노정한 절박함의 배경 은 그 이전, 다시 말해 이들의 기고가 본격화된 2007년 5월 이전을 돌이켜 봄으로 써 추론해 볼 수 있다. 이들 3인의 학자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재인식 을 출간한 것은 2006년 2월 8일의 일이다. 12) 대표저자인 박지향 교수가 동년 1월 작성한 머리말 에서도 역사 다시보기 와 같은 계몽적 의도는 드러나고 있다. 박 교수는 책의 구상이 구체화된 것은 2004년 초가을이었다. (중략) 대통령은 이미 우리 현대사를 기회주의가 득세 하고 정의가 패배했다는 식으로 평가한 바 있었다. 그런 분위기에서 정치권에서는 과 거사 청산을 위한 여러 법안이 구체화되고 있었는데, 우리 사회의 역사 인식을 이대 로 두고 본다는 것은 역사학자의 직무 유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13) 고 쓰고 있다. 그러나 재인식 은 그 자체가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논문을 모은 학술서의 범주 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박 교수 또한 머리말에서 물론 그동안 일부 언론이 이 책의 내용을 지레짐작해서 이리저리 기사를 써온 것은 사실이지만, 편집위원들은 이 책이 그 어떤 현실정치적 함의도 가지고 있지 않음을 기회 있을 때마다 밝혔기 때문에 (갑자기 출간을 거부한)출판사들의 태도는 더욱 이해되지 않았다. 14) 고 쓰 고 있다. 쉽게 말해 재인식 의 저술 자체는-적어도 형식적으로는-역사 재해석이 12)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 출간-좌편향 현대 史 균형 잡는다., 조선일보, 2006년 2월 8일자. 13) 박지향 외, 앞의 책, p. 11. 14) 앞의 책, p. 12. 198

라는 학술적 모양새를 가졌고, 주요 저자들 또한 계몽의 의도 가 오늘날의 한국정 치와 일정 부분 거리를 두기를 바라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우파사관 혹은 탈근대론 의 입장을 보이기는 해도, 그러한 시선은 오로지 과거사 로만 향했던 것이다. 그러나 앞의 <표 1>에서 드러나는 이들 3인의 기고는, 박 교수의 머리말 따라서 재인식 이 추구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균형 잡힌 역사관으로 역사에 대한 편협하 지 않고 조급하지 않은 태도이다. 15) 와는 사뭇 다른 양상으로 이루어졌다. 이들 3 인은 대선과 맞물리는 유사한 시점에 기고를 시작해, 선거가 마무리된 시점에는 또 한 약속이나 한 듯 펜을 거두어들였다. 그리고 이들이 기고한 신문은 재인식 이 표한한 아직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국민국가가 무엇인지, 시민의 권리와 의무는 또 무엇인지를 모른 채 나라 만들기의 첫 삽을 뜬 우리 할아버지-아버지 세대 16) - 의 복잡다단한 근현대사를 경험하며 성장한 두 신문사,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에 집 중되었다. 또한 사학자로서의 계몽 의도가 아닌, 특정 정당과 인물을 직접적으로 지칭하는 식의 노골적 정치성향의 글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이는 상대적으로 순수했던 계몽 과 역사 다시보기 의 기획이 민족주의 진영과의 잇따른 충돌로 말미암아 좌초 될 위기에 처했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표 2>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재인식 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2006년 2월부 터, 이들의 정치적 기고가 본격화된 2007년 5월까지 있었던 사학계의 자취를 순 차적으로 추적, 요약한 것이다. 다음의 <표 2>를 정리하면, 재인식 의 출간 이후 이들 3인의 학자들 역시 동일 한 행태로만 일관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영훈의 경우 뉴라이트 재단의 출범 을 주도하는 등 상대적으로 정치적 움직임이 활발했던 반면, 김일영은 박정희 정권 과 관련한 논문이 출간되는데 그쳤고, 박지향은 2006년 7월 영국적인, 너무나 영 국적인 을 출간하는 등 전공분야에 대한 연구에 보다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들 가운데 가장 먼저, 또 가장 활발하게 선명한 정치성향을 노정한 이영 훈 역시 처음에는 대선과 직접적으로 관련한 움직임이 뜸했다. 이는 대선이 임박하 지 않았던 시기상의 특징에도 부분적으로 기인하겠지만, 보다 중요한 이유는 이들 3인이 메이저 언론사에 일제히 기고활동을 시작하게 된 까닭과 맞물려 있다. <표 2>의 순차적 흐름을 보면, 2006년 11월 이영훈, 박지향 등이 참여한 뉴라이트 교 15) 앞의 책, p. 15. 16) 앞의 책, p. 15. 17대 대선 시기,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 주요 편자들의 일간지 기고가 가지는~ / 김종현 199

<표 2> 한국 사학계의 경과 06.02.08 박지향 외,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 (서울: 책세상) 1,2권 출간 06.02.15 강신호 전경련 회장과 김진표 교육부총리, 차세대 경제교과서 출간계획 발표 06.04.26 안병직(서울대 명예교수), 이영훈(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복거일(소설가) 등 뉴 라이트 재단 출범 17) ~06.05.29 재인식 에 대한 진보진영의 논박 18) 허수열,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의 식민지 경제에 대한 인식 오 류, 역사비평, 2006년 여름호 최원식, 다시 찾아온 토론의 시대, 창작과 비평, 2006년 여름호 이승렬, 해방의 문명사를 위하여, 녹색평론, 2006년 5 6월호 06.07.07 박지향, 영국적인, 너무나 영국적인 (서울: 기파랑) 출간. 06.07.11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편집위원회 구성(위원장 안병직) 19) 06.09.08 박정희 시대와 한국현대사 (서울: 선인) 출간. (이영훈, 김일영 등의 논문 모음 집) 20) 06.09.26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진상규명 신청 5000건 접수 21) 06.10.17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국민보도연맹 학살 의혹 직권 조사 결정 22) 06.11.15 06.11.30 07.01.05 07.04.26 강인철 외, 근대를 다시 읽는다. (서울: 역사비평사) 1,2권 출간 - 인식 의 민 중, 민주 와 재인식 의 근대 문명 모두를 비판 뉴라이트 교과서 포럼이 4.19혁명동지회 유족회 등 반대자의 점거로 무산. 안병직, 이영훈 교수 외 4명 부상 23). 이영훈, 이주영(건국대 사학과 교수) 등 국가비상대책협의회에서 대선관련 주제 발표 24)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집단희생사건 1222 건을 조사대상으로 확정 25) 17) 이 단체에는 상기 인물 외에도 신지호(당시 자유주의연대 대표로, 현재 한나라당 소속 18대 국 회의원), 홍진표 자유주의연대 집행위원장 등의 다수 인사가 참여했다. 자세히는 동아일보 2006년 4월 27일자의 뉴라이트 재단 출범 현정부 자주-자립환상서 깨어나라. 에서 참조. 18)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 출간 석 달 진보학자들 논박 잇따라, 경향신문, 2006년 5월 29일자. 19) 안병직 이인호 교수 등 새 역사교과서 만든다., 동아일보, 2006년 8월 15일자. 20) 박정희 학술대회 논문 책으로 출간, 연합뉴스, 2006년 11월 18일자. 21) 진실화해 委, 진실규명 신청 5000건 접수, 한국일보, 2006년 9월 26일자. 22) 보도연맹 학살 직권조사 한다., 경향신문, 2006년 10월 17일자. 23) 뉴라이트 교과서 포럼, 점거시위로 무산, 연합뉴스, 2006년 11월 30일자. 24) 국가비상대책협의회 우파세력 대연합 필요, 동아일보, 2007년 1월 5일자. 25) 6.25당시 미군 민간인 학살사건, 전국조사 불가피, 노컷뉴스, 2007년 4월 26일자. 200

과서 포럼이 반대자들에 의해 무산되고 일부 학자들이 부상당한 사실과, 이들 재 인식 저자들의 줄기찬 주장과는 반대되는 양상으로 이루어진 정부의 움직임을 확 인할 수 있다. 실제 박지향은 교과서 포럼이 난장판이 된 직후 가진 SBS와의 인터 뷰에서 토론을 통해서 수정하고 또 수정하자는 취지로 모인 건데 이런 식으로 완 전히 토론조차 안 되면 굉장히 곤란하죠. 라 말했으며 26), 당일 폭행의 당사자인 이 영훈의 경우 많은 사설의 제목에서 공통적으로 폭력 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한편 김일영 또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광범한 재조사를 천명하고, 뉴라이트 교과 서 포럼이 무산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한반도선진화재단(이사장: 박세일)의 기자회 견에서 대북포용정책을 강경하게 비판 27) 하는 등 한국 정치적 맥락에서의 움직임 이 보다 활발해졌다. 다시 말해 역사 계몽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던 교과서 포럼은 민중 민족주의 단체에 의해, 한국 근현대사를 중심으로 한 다시보기 는 관영( 官 營 ) 사학단체라 할 수 있는 과거사정리위원회의 광범한 진상조사 착수에 의해 각각 좌절되었고 이들 또한 현실적 장벽에 대하여 인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좌 절 은, 이들 3인의 저자들이 조선 동아일보 등 보수언론 매체에 작금의 한국정치 와 관련한 시론을 주기적으로 기고하는 등 정치적으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것과 절묘한 시기상의 일치를 보인다. 현실정치 맥락에서의 의도가 전혀 없지는 않았을 터이나, 적어도 외관상 그 관심 사를 한국의 과거사 로 국한한 채 학술저술에 천착하던 이들 3인이, 공교롭게도 거 의 유사한 시기 오늘날 의 한국정치에 대한 강도 높은 발언을 시작하고 마침내는 조선 중앙 동아라는 메이저 언론사에-특히 질곡의 한국 근현대사를 경험한 조선 일보와 동아일보에-정기적으로 기고하게 된 까닭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들은 사학 자들 간 토론과 조율을 통한 계몽 을 이어나갈 수 없는 민족주의적 폭력 과, 좌파적 정권 및 관영( 官 營 ) 단체로서의 과거사위원회라는 권력 의 장벽을 실감하였던 것 이다. 이에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사관을 개진하고 그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 서는 정권 교체 가 필요하다는 공통의 인식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26) 2006년 12월 1일의 SBS 보도내용을 참조. 27) 포용정책 이젠 No, 전문가들 새 대북정책 제시, 데일리안, 2007년 2월 5일자. 17대 대선 시기,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 주요 편자들의 일간지 기고가 가지는~ / 김종현 201

4. 정권 교체 이후 재인식 저자들의 행보 및 그 함의 이들의 기고가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있었는지, 또 선거구도에 얼마만큼의 영향 력을 끼쳤는지에 대한 정확한 추론은 불가능하나 결과적으로 2007년 12월 19일 정권교체가 이루어졌다. 지금까지의 논의는 유사한 시기 이루어진 보수 메이저 언 론에의 정치적 기고 자체의 원인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들이 가졌던 실질 적 의도의 고찰을 위해서는, 대선 이후 이들 재인식 저자들의 행보를 추적할 필 요가 있을 것이다. 이를 간단히 정리한 것이 아래의 <표 3>이다. <표 3> 대선 이후 재인식 저자들의 행보 날짜 학자 07.12.22 07.12.31 08.02.06 08.02.25 08.02.29 08.03.06 08.03.11 08.03.14 박지향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조선일보와 차기정부 관련 인터뷰 단기적인 정치적 이익보다는 역사에 남을 업적을 생각해야 한다. 슬픈 아일랜드 (서울: 기파랑) 개정판 출간 엘리트가 조롱받는 사회 기고 (조선일보) 동아일보와 헨리8세의 스캔들 및 관련영화 에 대한 인터뷰 이영훈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김수행 교수 후임 관련 한겨레 신문과 인터뷰. 새 학기 교수 채용 전공 분야를 경제학 일반 (정치경제학 포함)으로 결정했다. 김일영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성찰적 보수가 필요하다 기고 (조선일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외교 통일 안보분과 자문위원 문화일보와 한 미 일 삼각동맹 관련 인터뷰 202

날짜 학자 08.03.21 박지향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이영훈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김일영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건국 60주년 연속기획 대토론회 참석. 포퓰리즘을 극복하기 위해선 다원성 합리성을 인정하는 자유주의가 뿌리 내려야 한다. 08.03.23 대안교과서 한국 근-현대사 (서울: 기파랑) 출간 08.03.24 대안교과서 한국 근- 현대사 (서울: 기파랑) 관련 서평 관점이 달라지면 역사가 얼마나 혁명적으로 재해석될 수 있는지 이 책을 통해 실감하게 될 것 08.04.07 08.04.10 대안교과서 관련 토론 (사회자: 조선일보 최혜원 기자) 조선일보, 국민일보 등과 18대 총선 분석 관련 인터뷰 08.04.17 반기업정서: 외국의 경험과 교훈 세미나에서 강연. 필자는 교양강좌 제국주의 강의 시간에도 종종 한국 근현대사는 물론, 오늘날의 한국정치에 대하여 선명하게 가치 지향적인 발언을 했던 박지향 교수에게서, 부분 적으로는 세칭 폴리페서(polifessor) 28) 와 비슷한 인상을 받았다. 재인식 의 다 른 3인의 공동저자에 대해서도, 정계 진출에 대한 직접 간접적인 의도가 있는 것 은 아닌지 의혹을 지우기 어려웠고, 이들 3인의 학자가 공교로이 대선을 임박한 시 기 보수 언론사에 정기적으로 기고한 사실을 알게 된 이후 이들의 행보를 유심히 지켜보았다. 특히 김일영 교수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으로 선정된 것은, 과거 노무현 정권의 1기 외교통상부 장관을 역임한 윤영관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 의 전례와 겹쳐 보였던 것이 사실이어서 초기 내각의 구성이나 4월 9일의 18대 총 28) 정치를 뜻하는 영어 politics 와 교수를 뜻하는 professor 의 합성어. 적극적으로 현실 정치에 뛰어들어 자신의 학문적 성취를 정책으로 연결하거나 그런 활동을 통해 정관계 고위직을 얻으려 는 교수를 일컫는 한국적인 용어. 정권에 필요에 의해 발탁된 관료인 테크노크라트(technocrat) 와 구별된다. 동아일보 2007년 3월 14일자의 A1면 참조. 17대 대선 시기,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 주요 편자들의 일간지 기고가 가지는~ / 김종현 203

선 등을 주의 깊게 살펴보았다. 그러나 상기한 <표 3>을 통하여 볼 때, 이들의 직접적 인 현실정치 관련 발언과 움직임은 대단히 뜸해졌음을 알 수 있다. 유우익 대통령실장을 비롯하여, 장 차관 급 인사 가운데 19명(21%)을 교수 출신으로 기용한 이명박 정권의 내각 29) 에 이 들 3인은 포함되지 않았다. 또한 휴직 승인이 안 된 상태에서 총선에 출마한다며 학교에 나오지 않아 폴리페서 논란을 일으켰던 서울대 김연수 교수(체육교육과)가 최근 한나라당 경기 남양주을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으로 선출된 사실 30) 에 비추 어볼 때, 공천 신청조차 하지 않았던 이들 재인식 저자들의 직접적인 정치참여 의도는 적다고 사료된다. 박지향 교수가 헨리8세의 스캔들과 관련한 인터뷰에 응하고 슬픈 아일랜드 (서 울: 기파랑)의 개정판을 출간한 것이나, 김일영 교수가 한 미 일 삼각동맹 및 18대 총선관련 분석 등으로 인터뷰에 응한 것 등이 <표 3>의 상당 부분을 점하고 있다. 가장 먼저 기고를 시작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던 이영훈 교수의 경우, 대안교과서 출간이나 경제학부장으로서의 인사 관련 발언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정치적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이들의 전공분야인 서양사학이나 한국경 제사, 정치외교학과와 관련한 활동이 상대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을 시사하며, 일단 은 이들이 간접적 정치참여로부터 상아탑으로 돌아갔다는 잠정적 결론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한국정치와 관련한 발언과 기고가 뜸해졌다는 사실이, 이들이 재인식 출간 때부터 내비쳤던 계몽적 의도 와 다시보기 프로젝트 의 전적인 포기 나 완성으로 이해되기는 어렵다. 그 단적인 예가 이영훈, 김일영이 주도한 대안교 과서의 발간과, 이에 대한 박지향의 긍정적 서평이다. 실제 08년 4월 7일 이루어 진 조선일보 기자와의 토론에서 이영훈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우리 책은 근 현대사의 주체를 민족 이 아닌 한국인 으로 놓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민족 (민중)운동 이나 민족(민주)혁명 의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보는 다른 교과서와 지향점 자체가 다릅니다. 민족을 강조한 입장에서는 독립운동이나 반제국주의 운동, 민주화 운동, 통일운동 등 아래로부터의 혁명 이 강조되지만 우리는 거기에 머무르지 않고 산업화나 건국 과정에도 29) 이명박 정부, 호남출신 인사 15년 만에 최저, 한겨례, 2008년 3월 16일자. 30) 총선 출마 논란 서울대 김연수 교수 당협위원장 맡아, 한겨례, 2008년 5월 4일자. 204

주목하지요. 실제로 우리 민족의 역사는 위로부터의 혁명 에 기대온 측면이 많고, 그런 관점 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평가해야 할 세력을 개화파로 본 겁니다. 31) 이 발언에서는 한국사의 주체를 민족으로 설정하지 않는 탈민족주의적 관점과, 위로부터의 혁명을 강조하는 영웅주의 엘리트 사관이 직접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들이 종전의 민중주의 민족주의 사관과 거리를 두고 저술한 사실 자체를 통해 서는 재인식 집필 당시와 유사한 다시보기 의 사관을, 그 독해 대상을 고교생으 로 설정한 데에서는 계몽적 의도 를 어렵잖게 읽어낼 수 있다. 다시 한 번 상기해 본다면, 2006년 재인식 출간 직후부터 한국정치 관련 발언 에 적극적이었던 것은 이영훈 한 사람이었다. 여기에 박지향, 김일영 등 동료저자 들이 가세하고 보수 메이저 언론에 장기간 기고하게 된 배경에는, 폭력에 의한 교 과서 포럼의 무산과 권력에 의한 광범한 과거사 진상규명의 움직임에 따른 좌절감 이 있었다. 박 교수의 재인식 머리말인 우리 사회의 역사 인식을 이대로 두고 본 다는 것은 역사학자의 직무 유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를 인용한다면, 이들이 간접 적 정치 참여의 길을 걷게 된 것은 권력과 폭력에 의한, 계몽과 다시보기 프로젝트 의 좌절 을 이대로 두고 볼 수 없다 는 절박감 때문이었다고 정리할 수 있을 것이 다. 그리고 7~80년대 한국 근대화의 상징적 인물로 비쳐지기도 한,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가 전례 없는 압도적 지지율로 당선되면서 그러한 절박감은 상당 부분 경감되었을 것이다. 이에 이들은 간접형 폴리페서 32) 로서의 활동이 더 이상 불필 요하다 판단, 상아탑에서의 활동에 주력하는 한편, 권력과 폭력으로부터 보다 자 유로운 분위기 속에 본격적인 계몽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5. 결어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재인식 의 출간 당시 저자들은 이미 역사 다시보 기 와 계몽 에의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는 민족주의 민중주의 진영의 31) 위클리조선 2008년 4월 21자에서 부분 인용. 32) 여기서 간접형 폴리페서라 함은, 이들이 적극적으로 현실 정치에 뛰어들어 정책 결정에 참여하고 고위직을 얻으려는 의도는 없었지만 자신들의 정치적 성향과 사회를 보는 관점에 따라 특정 후보 에 대한 간접적인 지지를 보냈기 때문에 사용한 용어임을 밝힌다. 17대 대선 시기,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 주요 편자들의 일간지 기고가 가지는~ / 김종현 205

반감을 불러 일으켜 교과서 포럼이 난장판이 되는 등 수난에 직면하였으며, 노무현 정권의 과거사정리위원회가 보여준 적극적인 재조사 움직임 또한 이들의 좌절감을 배가했을 것이다. 이에 이들은 대선이 임박한 시기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에 주기적 으로 기고하였다. 한편 조선 동아일보는, 재인식 저자들의 탈근대론 과 경제성 장 중심사관 을 정치적으로 차용하여 스스로의 역사적 과오를 변명할 계기를 마련 함과 동시에, 보수 후보에 대한 직 간접적 두둔을 표명하게 되었는데, 이들의 사 설은 전공분야보다는 당면한 한국정치의 현실에 관한 정치적 색채가 짙은 진단이 주를 이루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정권 교체가 이루어진 지금, 이들은 고위직 진 출이나 선거 출마와 같은 직접적 폴리페서의 길을 가기보다 상아탑에서의 활동에 주력하는 양태를 보이고 있으며, (이들의 관점에서는) 권력과 폭력으로부터 자유 로운 가운데 본격적으로 계몽 과 다시보기 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약 2년에 걸쳐 일어났던 한국 사학계의 주요 발자취를 더듬는 과정에서 필자를 곤혹스럽게 한 것은, 역사가의 존재와 활동이 어떻게 규정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원 론적 고민이다. 재인식 이 특히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역사를 있는 그대로 다시 보자 는 박지향 교수의 발언에서도 나타나는 이들의 실증주의적 관점이었다. 만약 박 교수의 진단처럼 종전의 역사 가 민족주의와 민중사관 에 의해 일부 사실을 포 섭하지 못한 가운데 기록된 것이라면, 이로 인해 매몰되었던 우리의 발자취를 더듬는 것이야말로 역사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제고하는 길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 자가 이러한 감명을 받았던 2007년 당시, 박 교수나 동료 저자들은 이미 있는 그대 로 보다는 다시보기 의 과제에 더욱 열정적인, 일군( 一 群 )의 계몽주의자였다. 물론 역사가 또한 엄연히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참여적 존재이니만큼, 사실로서 의 자료수집 조차 배우고 생각하는 가운데 형성된 이념성이나 가치정향으로부터 온 전히 객관적이기는 어렵다. 그렇기에 E.H.카는 역사가가 사용하는 용어-민족주의, 제국, 전쟁, 혁명 등-부터가 자기 시대로부터 떼놓을 수 없는 시대적 함축을 지닌 다고 한 것이며, 언어의 사용이 역사가의 중립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결론한 것이 다. 33) 이를 전제로 할 때 동일한 사료를 가지고 사실( 史 實 )을 다룸에 있어서도 역사가 에 따라 그 해석과 의미부여가 다른 것은 자연스러우며, 때로는 우리의 사고를 지 33) E.H.카, 2003, 역사란 무엇인가, 곽복희 역(서울: 청년사), pp. 40-41. 206

배해온 과거사에 대한 재인식의 필요성이 요청되기도 하는 것이다. 보다 다원적 사 고로 종래의 민족주의 민중주의에 입각한 해방 전후사관에 도전한 이들이 주목받 은 것 또한, 우리에게 주어지지 않았던 미지의 영역을 발견해서라기보다, 같은 대 상을 종전과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고자 했기 때문이라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재인식 저자들이 보인 일련의 행보는 모종의 아쉬움 과 함께 우려를 남긴다. 이는 박지향 교수가 재인식 을 구상하던 우리 현대사를 기회주의가 득세하고 정의가 패배했다는 식으로 평가한 대통령, 과거사 청산을 위 한 여러 법안을 구체화하고 있던 정치권 에 대해 느꼈던 우려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필자의 우려는 이들이 다시보기 를 수월하게 진행하기 위해 권력과 폭력으 로부터 자유로울 것 을 원한 것을 넘어, 또 다른 방향으로 정치문제에 깊숙이 개입 한 까닭이다. 비록 그 개입이 일회성이며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음을 잠정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지만, 이로 말미암아 사실로서의 역사 는 정치논리에 의해 언제든 동원될 수도, 소외될 수도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좌와 우, 근대화론과 민족주의, 엘리트 사관과 민중주의가 대치하는 소리 없는 이데올로기의 전쟁터 에서, 이론의 정립 이전부터 존재해온 원초적 사실( 史 實 )을 위한 공간은 없다. 이 같은 거대담론 이 이론의 정합성을 유지하기 위해 그 담론의 정립보다 선험적으로 있어왔던 사실 로서의 생활세계를 곡해 은폐하는 과정이 지속될 경우, 마침내는 텍스트 상으로 는 가장 그럴듯한 이론 이 현실을 설명함에 있어 가장 적실성 없는 것 으로 전락하 게 됨 34) 을 생각할 때, 한국 사학계에 대한 우려는 결코 일회성에 그치지 않으리라 고 사료된다. <참고문헌> [단행본] 김홍우, 현상학과 정치철학, 서울: 문학과지성사, 1999. 박지향, 일그러진 근대, 서울: 푸른역사, 2003., 제국주의-신화와 현실, 서울: 서울대학교출판부, 2007. 34) 후설은 현대과학이 객관성의 본질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과학적 지식의 토대가 되는 생활세계(인 간의 원초적 경험의 세계)를 은폐하였음을 지적하면서, 이론적 정합성에만 치우친 이론이 정작 자신을 잉태한 생활세계에서 가장 부정합한 것으로 전락하고 마는 소외 의 과정을 말한다. 이에 관하여는 김홍우, 현상학과 정치철학 (서울: 문학과지성사, 1999), pp. 585-586. 17대 대선 시기,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 주요 편자들의 일간지 기고가 가지는~ / 김종현 207

박지향 외,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1, 서울: 책세상, 2006. E.H.카(곽복희 역), 역사란 무엇인가, 서울: 청년사, 2003. [기타자료] 경향신문 2006년 5월 26일자, 2006년 5월 29일자, 2006년 10월 17일자. 노컷뉴스 2007년 4월 26일자. 데일리안 2007년 2월 5일자. 동아일보 2006년 4월 27일자, 2006년 8월 15일자, 2006년 12월 18일자, 2007년 1월 5 일자, 2007년 3월 14일자. 세계일보 2008년 1월 1일자. 연합뉴스 2006년 11월 18일자, 2006년 11월 30일자. 위클리조선 2008년 4월 21자. 조선일보 2006년 2월 8일자. 중앙일보 2008년 1월 10일자. 한겨례 2006년 3월 3일자, 2008년 3월 16일자, 2008년 5월 4일자. 한국일보 2006년 9월 26일자. 208

심사평 장 려 상 김 종 현 (사회과학대학 정치학과) 17대 대선 시기,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 주요 편자들의 일간지 기고가 가지는 정치적ㆍ 사회적 함의( 含 意 )의 통시론적 고찰 무엇보다 주제가 신선하다. 이것이 이 작품이 수상권에 들 수 있었던 가장 큰 이 유다. 강의에서 주어진 주제라 할지라도 그 주제를 적절히 변형하여 독창성 있는 주장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이 점에서 이 글은 성공한 작품이라 할 만하 다. 리포트를 쓰게 된 배경을 상세히 설명하여 형식에 대한 편견을 없앨 수 있었던 점도 좋았다. 그리고 자료를 상당하게 수집하였고 관련 정보들에 대한 고찰도 탁월 하다. 이것은 글쓰기의 성실성과 관련해 중요한 덕목이다. 문장도 깔끔한 편이고 읽기가 수월하다. 그럼에도 이 리포트가 장려상에 그친 것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 기 때문이다. 우선, 분석의 시각과 기준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모든 인문사 회적 현상은 관점에 따라 다른 진리가 도출될 수 있기 때문에 분석의 시각과 기준 을 엄격히 세워야 한다. 논리는 여기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시각과 기준에 따라 어떤 구체적 분석대상을 선정했고 어떻게 서술할 것인가를 밝혀야 한다. 또 한 가 지 중요한 문제점은 일간지 기고글에 대한 주변 정보들에 대한 분석은 치밀하지만 오히려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내용 분석이 약하다는 것이다. 기고글의 제목들 이 표를 통해 상세히 제시되어 있지만, 정작 그 내용은 분석되지 않았다. 다른 관 련 정보들은 내용 분석을 뒷받침하는 자료들로 활용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단점들을 극복하고 더 훌륭한 글을 쓸 수 있는 역량이 충분히 있 17대 대선 시기,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 주요 편자들의 일간지 기고가 가지는~ / 김종현 209

어 보인다. 장려상은 이러한 후보들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장려상 수상을 축하하며 앞으로 더욱 매진하기를 바란다. 정병기(교수학습개발센터 글쓰기교실 연구교수) 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