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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성매매방지교육 전문강사 기본과정 성매매 여성의 인권과 현실 유영님 ( 두레방 원장) 1. 들어가며 우리 사회에서 성매매여성의 인권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공론화가 활발하게 논의되기 시 작한 것은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변화의 일면이라고 본다. 2004년 성매매방지법의 통과 이후 급물살을 타고 공론화되기 시작한 성매매여성을 둘러싼 다양한 담론과 논쟁이 어떤 방식으 로든 여성들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큰 역할을 하였고, 우리 사회 깊숙이 자리잡고 있으면 서 꺼지지 않고 타오르던 성구매수요의 문제와 성산업을 둘러싼 이중적이고 왜곡된 수익창 출 구조를 대중들에게 알려내는 데에도 크게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우리는 왜 진작부터 이렇게 중요한 문제를 공론화하는 데 주저하였는가 되묻지 않을 수 없 다. 성매매문제의 공론화 10 여 년 전에 가정폭력이나 성폭력 문제가 공론화되고 수용되는 과정을 살펴보면, 비슷한 양상이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때도 이를 피해자( 주로 여 성)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였다. 철옹성처럼 변할 것 같지 않던 사회적 편견이나 피해자에 가해지는 낙인들이 어느날 용기있고 신념있는 개인과 단체들의 꾸준한 활동과 노력들이 쌓 여서 모두의 생각으로 공유되는 경험은 활동가들의 꿈이자 오늘의 활동을 지속가능하게 해 주는 원동력이다. 성매매의 문제는 가정폭력이나 성폭력의 범주보다도 더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하기 때문 에 이 문제를 이해하고 확신을 갖는 시간이 더 필요하고, 이 활동을 지지해주는 지지자들 을 만들어내기도 더욱 시간을 요하는 작업이다. 수많은 편견의 늪을 헤쳐가면서 우리의 활 동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민간단체 상적으로 그리고 다양한 방식으로 하면서 이 되기 위한 소중한 준비의 시간이기를 기대한다 활동가들과의 연대와 힘주기뿐만 아니라 여러 계층과 일 오늘 강의가 성매매여성들을 위한 좋은 활동가들 2. 성매매여성의 인권; 존재감이 없던 세월을 살았던 여성들 성매매여성들에게 인권 이 존재하던 시절이 있었는가? 단언하건대, 없었다. 몇몇 민간단체들의 활동영역을 제외하고 이들은 우리 모두에게, 심지어 가족들에게도, 잊혀 져서 블록화된 성매매공간에서만 살아있는 존재였지 우리 사회에서는 없는 존재였다. 당연 히 여성들에게 인권은 없었다. 여성들이 처해 있던 삶의 자리에 대해서 이미 문서화되어 있 는 자료들을 통해서 구성해 보았다. 다음의 사례1은 1949 년, 상해시가 유곽을 폐쇄하고,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던 여성들을 위한 - 1 -

성병진료, 귀향 및 결혼, 기술훈련 등, 생산에 종사할 수 있도록 지원했던 10여 년의 과정 을 담은 보고서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사례1; 우리들은 모두 하늘끝을 떠돌던 불행한 사람들이다. 유곽은 인간지옥이라고 사람들이 흔히 말하지만 그 말은 백번 천번 옳은 얘기였다. 취영 이 유곽에 들어온 후 그녀는 매일 십수명의 손님을 받아야만 했다. 그녀는 참으로 힘들었다. 월경 때 이틀이라도 휴가를 달라고 하면 흉악한 포주는 그녀를 깨진 유리 위에 꿇어앉혀 놓 고 모진 매를 가했다. 얼마 후 그녀가 임신을 하자 포주는 강제로 유산을 시키고, 유산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다시 손님을 받도록 했다. 이렇게 하여 그녀는 온몸이 병들었다. 포주는 그녀가 더 많은 손님을 받도록 하기 위해 급기야는 그녀에게 아편까지 피우도록 했다.( 새 로 태어난 여성, 한마당,79 쪽). 악질포주 장국경의 유곽에서는 창녀가 하루라도 손님을 받지 못하면, 추운날 옷을 홀딱 벗 고 빨래판 위에 꿇어앉아 벌을 받아야만 했다. 하루는 길에 물이 불어 무릎까지 차올라왔지 만 포주는 창녀들더러 나막신을 신고나가 호객을 하도록 했다. 그때 황배방이라는 창녀는 갑자기 유산이 되어 복통이 심해지자 하루만 쉬게 해달라고 애원했다. 그러나 포주는 거들 떠보지도 않고 그녀를 물구덩이에 쳐넣어버렸다. 그녀는 출혈을 심하게 했고, 나중에 간신히 남의 도움으로 구조되었지만 당시 21 세였던 황배방은 그 후 월경이 끊기고 말았다. 왕리리라는 창녀의 경우는 매독에 걸려 하반신이 썩어들어갔으며 전신에는 발진이 나타났 다. 그러나 포주는 그녀의 병을 고쳐야 한다며 벌겋게 달은 철사로 몸에 나타난 발진을 지 져 가위로 잘라내고 그 자리에 소금과 명반을 발라 문질렀다. 그녀의 몸은 불에 지진 흔적 과 시뻘건 피로 얼룩졌으며 결국 그녀는 처절한 비명 속에 무참히 숨져갔다. 포주 대운경의 집에 있던 창녀 소매는 폐결핵에 걸려 신음했다. 그러나 포주는, 돈도 벌어 들일 수 없으니 쓸모없다 고 판단하여, 처치해 버리기로 작정했다. 그녀는 아직 산 채로 얋 은 관 속에 넣어졌다. 다( 같은 책 80 쪽) 관뚜껑을 덮고 난 후에도 가느다란 신음소리가 관 속에서 새어나왔 극단적인 사례가 아닐까 생각되겠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보편적으로 여성들이 처해 있던 삶의 자리가 대동소이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그렇다면 한국의 성매매 여성들은 어떻했으 까를 1950년대부터 가난한 여성들의 성매매공간이었던 기지촌 여성들의 증언을 통해서 조명 해 본다. 그리고 같은 맥락에서 2008년 오늘의 기지촌에 유입된 외국인여성들과 비교해 보 고자 한다. 사례2-1; 기지촌으로 모이는 사연들 1998년 미국 NBC_TV 는 미국 부인에 대한 미군당국의 책임 이라는 주제로 미군과 결혼하 여 이민 온 기지촌 여성들의 실상을 방영한 적이 있다. 이 방송에서 제작자는 기지촌은 물 론 주한 미대사관 주변 이민알선업체들은 범죄조직과 깊이 관련되어 있으며 이들은 월 수백 건씩 미군과 기지촌 여성의 결혼을 알선하며 미군당국은 이러한 사실을 이미 오래 전부터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고 있지 않다 고 폭로하였다. - 2 -

그리고 국제결혼을 통해 이민 온 한국여성의 대부분은 미국 도착 직후 뚜쟁이에 의해 한인 갱들이 운영하는 마사지 팔러 등 사창가에 넘겨져 윤락행위를 강요당하고 있으며, 이것을 벗어나려던 여성들이 심지어 갱들에 의해 살해당하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한국여인을 데리고 오는 조건으로 미국 내 한인범죄조직으로부터 수천 달러의 사례금을 받으려는 주한미군들의 파렴치한 태도로 인해 지속되고 있으며, 한국정부는 이를 알고도 수수방관해왔고, 미국내 FBI 나 이민부도 속수무책으로 일관해온 것이다. 이렇게 조직적인 범죄조직에 의해 국제적 인신매매를 당하는 경우가 아니라 해도 미국에 가서 95% 이상이 이혼을 당하며, 그 이후 살 길이 막막해진 많은 한국여성들이 미국 땅에 서 다시 매춘을 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언어문제나 결혼생활에서의 내적 갈등으로 정신분 열 증세를 겪는 여성들도 많다( 두레방 이야기, 개마서원, 2001 년, 24 쪽) 사례2-2; 그들은 나를 개처럼 취급했다(They treat me like a dog) 그녀가 한국에 도착해서 처음 간 곳은 그녀가 일하게 될 c 클럽이었다. 먼 타국에서 앞으로 계약된 기간 동안 자신이 일하게 될 직장을 처음으로 찾아간 그날, 그녀는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다. 아주 야한 옷을 입은 필리핀 여성들이 무대 위에서 춤을 추고 잇는 모습을 보고, 저것이 앞으로 내가 하게 될 일이라고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했다. 필리핀에서부터 기대했던 가수로서의 일이 아니었다. 당황스러웠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 다음 날부터 당장 일을 시 작했다. 태어나서 그렇게 야한 옷은 처음 입어밨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춤을 추고, 그 사람 들과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창피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자 그것보다 더 참을 수 없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두레방 상담 내부자료, 2007 년, 성매매강요 로 업소를 탈출한 여성의 진술서 중 일부). 2005 년, 완월동의 현장에서 여성들을 만나고 상담했던 현장상담센터 살림은 글쓰기를 통 한 치유 작업을 하면서 여성들에게 문화적 감수성을 기르기 위한 작업과 함께 그들의 이야 기를 듣고자 하였다. 부산의 살림이 만난 여성들의 삶은 어떤 것이었는지 알아보자. 사례3; 내 인생의 나무심기 성매매를 오랜 시간 경험한 언니에게 언니의 지난 10 년은 어땠나요? 라고 조심스레 물었 을 때, 언니는 자기가 10 년동안 무얼 했는지 거기에 남는 것이 없다고 했다. 정육점 불빛처 럼 붉었던 조명 불빛만이 떠오를 뿐이라고 했다. 성매매여성들에게 과거는, 성매매경험은, 떠올리면 아프고 따갑기만 할 뿐이기에 언니들은 성매매를 겪어낸 그 시간동안 망각 이라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내가 아니다 라는 의식적 세뇌를 하기도 한다. 내가 내가 아니어야만 그 현실을 받아들이고, 감내하고, 계속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이다. 그 러나 그 시간 동안 언니들은 자신이기도 했다. 언니들 자신이기에 그 시간을 겪어내고, 살아 남을 수 있었던 것이리라.( 너희는 봄을 사지만 우리는 겨울을 판다, 살림, 2005 년, 4 쪽) 나는 정말 사람이 아니다 대전 사장은 정말 무서웠다. 장사가 안되면 우리 아가씨에게 맥주병을 던졌다. 그리고 장사 못하는 아가씨는 지하로 데려가서 때리고, 손님들이 주는 돈은 다 뺏었다. 사장은 매일 하루 - 3 -

매상 1000 만원을 벌어야 했다. 못 벌면 우리 아가씨들은 맞고 욕 듣고 정말 무서웠다. 나도 사장한테 맞았다. 욕도 많이 들었다. 대전에서 9 개월 동안 맞고 욕 듣고 정말 힘들었다. 나 는 사장을 죽이고 싶었다. 사장한테 매일 맞고 욕 듣고, 정말 내 몸이 아니었다. 정말 힘들 었다. 매일 한 사람당 2 백만원을 벌어야 하루 매상이 천만원을 조금 넘는다. 나는 정말 하루 종일 술 먹고 연애하고, 하루에 술박스는 20 박스, 연애는 20 번 정도를 해야 하루 매상이다. 나는 정말 사람이 아니다.( 같은 책 121 쪽). 여성들의 성매매에 처해진 현실을 말해주는 많은 글들이 문서화되고, 보고되고, 기록으로 남겨질 수 있는 시대가 된 지금, 우리가 관심을 갖고 알기를 원한다면 현장단체들을 중심으 로 발간된 많은 책들이 여러분들이 읽어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50년의 세월을 넘나들면서 사회 각 분야가 행복해지고 풍성해진 듯 보이지만 성매매에 처한 여성들의 시각에서 볼 때 우리 사회는 가까스로 낙제점을 면할 준비를 했을 뿐이다. 그리고 사회적 분배가 공평하고 정의로운 것이었는지. 우리 지식인들은 지식인으로서의 면모를 내적으로도 갖추었는지 여성 들이 조용하게 되묻고 있으며 변화해주기를 갈망하는 눈으로 우리를 응시하고 있다.. 3. 단절의 이유와 그 극복을 위하여 한 공간에서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로서 왜 우리는 그들 성매매에 처한 여성들과의 소통이나 연대가 어려웠는가를 반성하면서 그 이유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진단이 분명 해지고 나면 이의 극복을 위한 노력과 전망, 그리고 향후 우리가 노력해야 할 과제와 실천 지침이 좀더 선명하게 떠오르지 않을까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1 남성들의 공간이다; 전통적으로 성매매 시장에서 95 퍼센트 이상의 고객, 즉 구매자는 남 성이었고, 지금도 이 현실은 변화가 별로 없다. 구매자가 대부분 남성이라는 사실은 성매매 여성들과의 접근성에 많은 장애요인이 되고, 그들과의 소통이나 연대를 어렵게 한다. 2 사적인 영역에서 판매, 구매가 이루어진다; 여성들이 구매자에게, 그리고 업주들에게 무슨 일을 당하는지 알기도 어렵고 묻기도 힘들다. 3 증언이 어렵다 ;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형태의 폭력과 착취가 너무 개인적이고 모욕적이라서 말하기도 듣기도 힘들다. 자기의 상처를 계속 드러내야 하기 때문이다. 4 듣고자 하지 않았다; 모두가 나쁜 여자만들기에 바빴지 여성들이 그 안에서 어떻게 살아 가는지 듣고자 하지 않았다. 사회적인 무관심 이 죄다;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5 사회적 폭력 또는 국가폭력의 문제로 보기보다는 개인의 문제로 보는 시각; 성매매문제의 몰이해 그리고 왜곡된 시각이 여성들을 증언대에 서게 하지 않았다. 6 민간단체들의 열악함; 성매매여성들을 위해서 일하는 현장단체들의 활동이 10여 개에 불 과했으며 다른 여성단체들이나 여성주의자들도 성매매여성의 인권을 위해서까지 연대활동을 같이 해나갈 여력이 부족하였다. 7 경험할 수 없다; 대부분의 노동은 우리가 경험할 수 있다. 만약 우리가 원한다면; 그러나 성판매를 우리는 할 수 있는가?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자 성판매를 경험하기란 누구에게도 쉽지 않다. 8 사회적 낙인 그리고 대상화; 한번 성매매여성으로서 낙인이 찍히면 그 이후 여성이 어떻 게 살든 영원히 용서받지 못할 죄인 취급해온 것이 우리의 현실이었다. - 4 -

10 언론의 무관심; 한국 언론 전반의 무관심과 왜곡되고 튀틀린 보도방식이 성매매여성의 인권을 심각하게 훼손해왔다. 4. 성매매여성의 현실 극복을 위한 과제 어렵게 첫걸음을 시작한 지금; 우리에게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라고 하지 않는가? 역사 이래 존재해왔던 노예제도와 마찬가지로; 비록 현실적으로 모든 사 회에서 극복되지 않았으나 헌법상으로나마 폐지될 수 있었던 것처럼, 그리고 모든 사람들 이 노예제가 얼마나 비인권적이고 폭력적인 제도였는가에 대해서 동의할 수 있게 된 것처 럼; 성매매에 대해서도 어느날 그렇게 되리라고 본다. 그런 소망을 가슴에 품고 오늘 우리 사회가 노력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1 여성의 빈곤극복을 위한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사회적 안전망의 확충 성매매여성이 성매매 공간으로부터 벗어나려면 여성 개인의 의지와 함께 다양한 사회적 안전망이 같이 움직여야 한다. 우리 사회 전체가 같이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하여 노력하고 오늘의 일상에서 실천하지 않는 한 리의 노력이 결실을 맺기 어려워진다. 여성의 삶을 폭력적인 공간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한 우 어떻게 하면 될지에 대한 실천 과제를 다같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2 법집행; 처벌법에 의한 지속적인 단속과 처벌 구매자와 장소제공자, 업주 및 중간관리자, 인신매매로 이익을 얻는 집단을 꾸준하고 일사불 란하게 처벌해야 한다. 여기에 핑계가 있어서는 안된다. 법무부의 노력이 절실하게 요청되는 부분이다. 3 피해여성의 보호; 여성부가 축소되었다고 해서 해야 할 일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번 기회에 여성의 인권과 삶의 질뿐만 아니라 노동의 질에 대한 폭넓은 정책이 실현될 수 있도록 여성정책 전반에 대한 정치력을 높이는 노력을 민관협력으로 그리고 다른 부처간의 연계망을 만들어내는 노력을 병행하고,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 기를 바란다. 4 인식전환을 위한 대국민 홍보; 성구매도 성판매도 모두가 황폐해지는 직선길임을 홍보하 고 인식이 전환되는 지속적인 교육과 홍보가 필수적이다. 그래야만 잠재적인 가해자와 피해 자를 막아낼 수 있다. 5 모니터링; 불법적인 성매매가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온, 오프라인상의 감시망과 모니터 링이 병행되어야 한다. - 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