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AUTUMN Vol. 23 Quarterly Magazine Re;COVER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 하이원길 265 KLACC Tel 080.7575.545 Fax 033.590.6050 http://klacc.high1.com
02 C A N D L E 바람 한 점에도 이리 저리 일렁이는 촛불은 마치 나의 마음과도 같습니다. 때로는 갈피를 잃고 흔들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욱 영롱하게 빛날 수 있다면 작은 바람을 발돋움 삼아 나는 다시 빛을 내보일 겁니다.
03 H E A R T 그렇게 다시 빛나기 시작하면 내 안에서는 새로운 생명이 싹을 틔웁니다. 그것은 때론 희망이라 부르고 때론 사랑이라 칭하기도 하면서 고스란히 생동감 넘치는 푸른 생명력을 갖게 됩니다.
04 C H A I R 넘쳐나는 생명력을 주체할 수 없을 때에는 잠시 쉬어도 좋습니다. 나는 뒤쳐진 사람이 아니라 단지 천천히 걸을 줄 아는 사람이었으니까요.
05 이제는 힘껏 페달을 밟아 새로운 일상을 찾아 떠나려 합니다. 단조로운 일상에 바다의 짠 내음을 더해 더욱 맛있게, 건조했던 일상에 푸르른 햇볕을 더해 더욱 싱그럽게, 딱딱했던 일상에 불어오는 바람으로 더욱 보드랍게 그렇게 순식간에 일상은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워지는 법입니다. B I C Y C L E
2014 AUTUMN Vol. 23 Quarterly Magazine 통권 23호 발행일 2014년 10월 20일 발행처 강원랜드 Klacc 주소 233-908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 하이원길 265 KLACC 전화 080-7575-545 홈페이지 http://klacc.high1.com 기획 제작 유니크플러스 T.02-2140-1114 www.unps.co.kr 인쇄 금명문화 T.02-461-1931 contents Re;COVER THEME ZONE : KLACC ZONE : 08 차 한 잔의 사색 마음의 회복과 치유 10 ART Square 마음을 치유하는 컬처 테라피 속으로 14 3각 인터뷰 매일 아침 부르는 희망의 노래 자신을 더 사랑하며 살려고 합니다! 희망의 싹은 반드시 남아있습니다 20 우리 가족 행복 여행 일상의 행복을 돌아보는 초록빛 힐링 여행 24 Culture Club Music. 내 인생의 위로가 되어 준 한 곡의 노래 Cinema. 미스 리틀 선샤인, 꼭 승자가 될 필요는 없어! Woman. 아티스트의 소울메이트, 뮤즈를 만나다 30 두 걸음 여성을 위한 힐링타임, 여행( 女 幸 )모임 32 건강한 하루 취미의 고수, 취미로 힐링하다 34 체크리스트 당신의 정신 건강은 어떻습니까? 36 KLACC Headline KLACC의 대학생 활동위원 두드림 활동기 일본 경제산업위원장 방문단의 KLACC 탐방기 40 파랑새는 있다 1박 2일 집중명상 프로그램 44 행복한 뒷 談 話 KLACC의 심장이자 얼굴, 안내데스크 46 DR. KLACC 도박중독 예방의 첫걸음, 도량( 賭 量 )을 아십니까? 50 Global Report 미국의 책임도박 정책 사례 52 도박과 사람 희대의 난봉꾼, 조반니 카사노바의 최후 54 위기탈출 A to Z 이제는 벗어나고 싶습니다 56 Klacc News 60 Klacc 이용안내 62 End & And
Re;COVER THEME ZONE : 마음을 치.유.하.다. 과거의 슬픔과 고통은 모두 잊으세요. 중요한 것은 바로 지금부터 입니다. 당신에게는 아직 희망의 씨앗이 남아 있습니다.
Re;COVER THEME ZONE : 차 한 잔의 사색 08 글.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누다심 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 는 심리학 칼럼니스트. '누다심 의 심리학 아카데미'(www.nudasim.com)에서 다양한 주제로 강연과 집단 프로그램을 운영하 고 있으며, 심리학 정보와 소식 등도 전하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꼭 알고 싶은 심리학의 모든 것> <심리학으로 보는 조선왕조실록> 등이 있다. 사람들은 마음이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자 주 쓰는 표현으로는 마음먹기 나름 이겠죠. 어느 정도 맞는 말입니다. 입시나 입사에서 낙방의 고 배를 마셨거나 회복이 힘든 병에 걸렸을 때 사람들 의 반응은 제각각이죠. 세상이 끝난 것처럼 괴로 워하면서 우울과 불안에 사로잡히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그 안에서 의미를 발견하면 서 어려움을 이겨냅니다. 이 둘의 차이는 사건 자 체보다는 어떻게 마음을 먹느냐, 즉 사건을 바라 보는 관점입니다. 불교의 일체유심조( 一 切 唯 心 造 ) 나 심리치료의 인지치료라는 기법과도 맞닿아 있 는 생각이죠. 마음을 의지의 문제라고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 가지 이유는 마음이 눈에 보이지 않기에 얼마든 지 자유로울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눈에 보이는 몸을 생각해보죠. 몸을 의지의 문제라고 보 는 사람은 없습니다. 몸이 뻣뻣한 사람이 어려운 요 가 동작을 하려면 시간과 연습이 필요합니다. 준비 없이 무리하게 동작을 취했다가는 근육과 인대, 심 할 경우 뼈까지 크게 다칠 수 있습니다. 몸이 아플 때도 그렇습니다. 병원에 가서 의사에게 다친 부위 를 설명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치료를 받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상처가 아 물어야 하니까요. 그러나 이런 입장은 한편으로 자신의 마음을 통제 하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집니다. 심지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을 의지박약으 로 한심하게 바라보면서 비난도 서슴지 않습니다. 과연 마음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자유로울 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인류는 오랫동안 마음이 영혼과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신체의 어느 부위에 국한되지 않는, 몸과는 별개의 존재라고 생각했죠. 의지로 이겨내야지! 그렇게 마음이 약해서 어떻게 이 험한 세상 살아가 려고 그래! 네 의지가 약해서 그런거야. 남 탓 하지마. 하면 된다는 말 몰라? 해봐. 될 때까지 해! 안되 면 되게 해! 그러나 이제는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우리의 마 음은 바로 뇌의 작용이라는 것을요. 다른 말로 머 리 안쪽에 자리를 잡아 쉽게 볼 수는 없지만 인간 의 뇌가 바로 마음의 원천입니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죠. 뇌도 우리의 몸처럼 여러 세포로 이루어져 있습니
09 다. 몸을 변화시키거나 치료하기 위해서 적절한 방법과 시간이 필요하듯, 마음도 그렇습니다. 다시 말해 마음은 의지의 문제가 아닌 것입니다. 어려운 요가 동작을 하려면 연습에 연습을 더해 서 몸(뼈와 근육의 세포)이 변해야 하듯이, 마음의 변화도 뇌(뇌 세포)가 변해야 합니다. 당연히 세포는 마음먹은 대로 변하지 않 습니다. 적절한 처치와 시간이 필요하죠. 다시 말해 요가를 해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 왜 당장 어려운 요가 동작을 따라하지 못하냐고 비난하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외국 어 교육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 외국어를 유창하 게 하지 못한다고 비난하는 것도 나쁜 일입니다. 행복이라고 다 를까요? 긍정적 생각이라고 다를까요? 좋은 인간관계라고 다를 까요? 모두 같은 이치입니다. 행복, 긍정적 생각, 좋은 인간관 계는 마음먹기에 달린 일이 아니라 시간과 연습이 필요한 일입니 다. 우울한 사람에게 왜 행복하게 지내지 못하냐, 왜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못하냐고 비난해서는 안 됩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행복해지는 방법,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방법, 좋은 인간관계를 배운 적이 없어도 행복하고 긍 정적으로 생각하며 인간관계가 좋은 사람들이 많다고 말이죠. 맞 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것을 배우거나 연습하지 않은 것처 럼 보입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자면 그들도 자신들의 삶 속에 서 알게 모르게 이런 것을 배웠을 수 있습니다. 마치 아이들이 언어를 자연스럽게 배우듯 말이죠. 중요한 것은 환경입니다. 좋 고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없는 환경에서 살았다면 그런 마음을 배울 기회가 없었을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는 제대로 된 방법 으로 변화를 시도해야 합니다. 특히 심각한 우울이나 불안은 물 론, 중독 같은 문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건강하게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방법 을 배우고 연습해야 합니다. 그래야 뇌세포가 변하고, 결국 마음 도 변화하게 됩니다. 마음의 회복과 치유는 결코 의지의 문제가 아닙니다. 혼자서 노 력해도,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아도 안된다고 낙심할 필요가 없 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이해도 필요합니다. 왜 못하냐고, 왜 그 렇게 의지가 약하냐고 비난해서는 안 됩니다. 몸의 회복과 치유 를 의사라는 전문가에게 맡기듯, 마음의 회복과 치유 역시 해당 전문가에게 맡겨야 하지 않을까요.
Re;COVER THEME ZONE : ART Square 글. 편집실 / 참고서적. <명화 속으로 떠나는 따뜻한 마음여행> 마음을 치유하는 컬처 테라피 속으로 10 삶의 에너지를 부여하며 아픔을 치유하는 샤갈 의 색채 색채의 마술사라고도 불리는 샤갈은 색채를 영혼의 본질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여겼다. 샤갈의 작품 속 공간은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 즉, 황폐한 현실을 탈출할 방법을 제공하는 채널로 이용했으며 이러한 그의 회화는 현실과 비현실의 공 간을 넘나들어 그의 감정과 생각, 꿈 등을 표현하는 상상력 의 결과물로 나타났다. 그림 속 무중력 공간은 세상의 어지 러움을 벗어나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것을 나타내며, 각각의 등장인물과 동물 등이 서로 평화를 이루어 행복을 꿈꾸는 세 계관을 표현하고 있다. 샤갈의 그림에서 단연 최고로 손꼽 히는 색채는 대담하고 강렬한 색상을 품고 있어 각 등장인 물에 대한 다채로운 색의 영혼성을 부여하며 흘러넘치는 생 기를 더한다. SOLUTION 그림: 농부의 삶(1925) 샤갈의 그림 <농부의 삶>은 환상적이고 초현실적인 그림의 묘사로 치유의 손 길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일상세계 속의 러시아 농부는 이가 빠졌는데도 눈에 띄게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다. 당나귀, 하늘, 집, 농부 등의 객체를 각각 생생히 살아있는 생생한 컬러로 표현하며 세상 속에서의 아름다운 조 화를 표현한 것이다. 이 그림을 보며 가장 마음에 드는 색채를 고르고 그 느낌이 어떠한지 이야기 해보자. 또는 감상한 그림을 통해 나의 주변 일상을 그려보고 각각의 객체들 이 주는 행복한 느낌에 대해 표현해보는 것도 좋겠다.
11 정신분석의 창시자 프로이트(Freud)는 미켈란젤로의 <모세>만큼 나 에게 강한 영향을 미쳤던 조각작품은 없었다 라고 말했다. 작품을 통 해 무의식적으로 모세와 동일시하며 자신의 마음속 깊은 곳의 정서적 욕구를 만족시킨 것이다. 이렇듯 음악과 그림 등의 예술작품들은 생각 지 못했던 우리의 마음 깊은 곳을 자극하며 때로는 치유해주기도 한다. 갈등을 예술적 감성으로 승화시켜 상처를 어루만지는 로트렉 로트렉의 그림은 심리적 갈등이 삶을 파괴할 수도 있지만 반 대로 발전시켜 나가는 힘이 될 수도 있음을 대변한다. 로트렉은 그림을 통해 갈등을 승화시킴으로써 예술적인 면을 넘어 치료적인 면에서도 빛을 발했다. 로트렉은 술에 빠져 자기 파괴적인 생활을 한 경험 속에서 그림을 통해 복잡 한 심리적 갈등을 창조적으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체의 단점 을 부각시켜 극복했고, 오히려 유머로 승화시켜 표현하기도 했다. 때문에 미 술치료적인 관점에서 다가가기 쉬운 작품이다. SOLUTION 그림: 자화상(1880) <자화상>은 로트렉이 유화로 그린 초기 작품이며 놀랍게도 16세 때 그려낸 수작을 꼽힌다. 인물의 표정에는 16세 소년 이 갖기 어려운 고독이 배어 있는 듯 하다. 로트렉은 두 번 의 사고로 다리 발육이 정지되어 성장이 멈추었다. 작품에 는 자신의 콤플렉스인 하체를 표현하지 않은 채 상체의 모 습만을 그렸다. 이 그림을 볼 때에는 나의 감추고 싶은 부분과 자랑하고 싶 은 부분을 구분하며 작품을 감상하고, 콤플렉스가 있음에 도 불구하고 자신의 놀라운 실력을 뽐낸 그의 표현력에 동 화되어보자.
Re;COVER THEME ZONE : 12 뭉크 의 어두움을 통해 나의 고통을 들여다보다 뭉크의 작품에서는 범접할 수 없는 광기가 느껴진다. 그럼 에도 그가 단순히 광인으로 치부되지 않고 길이 남는 예술가 로 평가되는 이유는 자신의 어두움과 음울함을 예술로써 승 화시켰기 때문이다. 그의 그림에는 자신의 고통을 직시하고 갈등마저 예술로 승화시킨 치료의 과정을 느낄 수 있다. 그 는 상처받은 내면의 문제들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고뇌하면 서 마침내 회복되는 자신의 영혼을 느꼈다고 한다. 주관적인 내면 심리를 직접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단순하면서 왜곡된 형태와 강렬한 색, 힘있고 장식적인 선을 사용한 그는 개인 적 감정인 불안과 공포, 고통 등을 그림을 통해 표출해냈다. 그런 점에 있어 서 현대의 고통받고 있는 이들이 그의 그림을 통해 내재된 상처와 아픔을 꺼 내어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추구했던 그의 작품 속 메시지를 찾음 으로 인해 어두움을 치유 받을 수 있다. SOLUTION 그림: 불안(1896) / 절규(1893) <절규>는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그림이다. 그렇기에 <불안>이란 작품을 접했 을 때에도 쉽게 뭉크를 떠올릴 수 있다. <불안> 속 붉은색 하늘과 검은 수면 은 무의식의 어두운 혼란을 표현하고 있다. <절규> 또한 한 번도 회화적으로 표현돼 본 적이 없었던 광범위한 인간적 절망감을 담았다. 두 작품을 통해 나를 불안 하고 절규 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그 느낌을 뭉크의 그림과 같이 표현해보자. 또는 뭉크가 그려낸 죽음과 어두 움을 자신 안의 어두움과 비교해보면서 본인이라면 어두움을 어떻게 표현할 지 그려보는 것도 좋겠다.
13 마음을 건강하게 만드는 뮤직테라피, 모차르트 사람이 오랜 시간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신경이 지나치게 우세해지는데, 이것이 지속될 경우에는 몸에 각종 이상신호가 발생해 면역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렇기에 음악적 균형감각이 좋은 노래들을 듣 는다면 부교감신경을 효과적으로 자극해 혈액순환이 좋아지거나 냉증이 개 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특별히 모차르트의 음악은 잔잔히 흐르는 시내처럼 극단적 표현 없이 반복되 는 선율이 많은 것이 특징이라 풍부한 파동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 파동 효 과 는 귀 내부에서 고주파음을 받아 뇌에 전달하는 부위인 내이( 內 耳 )를 반복 적으로 자극해 몸에 이로운 효과들을 발생하게 한다. 또한 모차르트의 곡에는 주파수가 높은 음이 풍부한데 이는 고주파에 반응하 는 인간의 연수부터 대뇌에 걸쳐있는 신경계를 효과적으로 자극한다. 그 결 과 면역계, 뇌신경계, 호르몬계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얻게 되어 스트레스로 어두워진 마음을 건강하게 밝히는 데 도움이 된다. SOLUTION 추천하는 곡 세레나데 13번 G Major K.25 <아이네 클아이네 나하트무지크> : 2악장 Romanze 피아노 협주곡 21번 C Major K.467 : 2악장 Andante 바이올린 협주곡 5번 A Major.K219 Turkish : 3악장 Roudeau, allegro 매일 아침, 점심, 저녁에 걸쳐 약 30분씩 자신에게 맞는 음량으 로 듣는다. 장시간 듣는다고 효과가 더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오 히려 공복에 장시간을 들으면 위산과다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 으니 유의한다. 가능한 귀를 완전히 덮는 커다란 헤드폰을 사용 하는 것이 좋으며 편안한 상태와 자세를 유지한다.
Re;COVER THEME ZONE : 3각 인터뷰 글. 조은경 14 매일 아침 부르는 희망의 노래 이명희(가명, 58세) 10여 년간 빠졌던 도박을 끊은 지 2년이 된 이명희 씨(가명, 58세)를 만났다. 요즘 매일 아침 출근하며 마시는 새벽 공기가 그렇게 좋을 수 없다고 말하는 그녀는 그 공기를 희망의 공기 라 불렀다. 지난 시간 동 안 도박장으로 나서던 아침과는 전혀 다른 아침을 맞이하며 새 인생을 살고 있는 이명희 씨에게서 희망의 노래를 들어보자.
15 도박을 어떤 계기로 시작했고, 중독되었나요? 서울에 살던 저는 2002년 친구랑 강원도에 놀러왔다가 카지노에 들르면서 도박을 시작했어요. 친구따 라 강남 간다고, 처음 오자마자 일주일을 묵으면서 매일 카 지노로 출근 도장을 찍었어요. 알고 보니 친구는 상습적으로 도박을 하던 친구였어요. 처음엔 전혀 몰랐죠. 저도 처음엔 호기심이 생기더라고요. 고스톱 한 번 쳐본 적 없이 성실히 살아왔던 제가 도박 이라는 새로운 세상을 만나니 그저 신기 했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시작했는데 돈까지 따 니 재미가 붙는 거예요. 그러다 돈을 잃으면 잃은 것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고 다시 하고, 또 다시 했죠. 액수는 점점 더 커져갔고, 한 번만 더 하면 딸 것 같은 기분에 자꾸 반복해서 하게 됐어요. 그렇게 어둠의 수렁에 빠져들고 말았죠. 어느 정도로 중독이 심각했나요? 서울에서 자영업을 해서 돈을 꽤 모았었어 요. 여윳돈이 있으니 돈 무서운 줄 모르고 거액을 계속 베팅 했던 거죠. 그러다 집도 팔고, 결국 13억 정도의 전 재산을 다 잃었어요. 그런데 인생의 모든 걸 올인하고도 멈출 수 없 었어요. 카지노의 앵벌이 란 닉네임을 얻을 정도로, 도박장 안에서 거의 살다시피 하며, 구걸도 하는 등 피폐한 생활을 했죠. 그렇게 10년이란 세월이 훌쩍 지나가 버렸어요. 재산 은 탕진했고, 사회로 나가려고 해도 나아갈 길이 막막했죠. 저 같은 경우는 남편과 자녀도 없고 혈혈단신이었기에 더욱 도덕적으로 제어가 안 되었던 것 같아요. 돌아갈 곳도 없었 고, 이유도 몰랐죠. 죽음의 문턱까지 다가갈 만큼 고통을 겪 었어요. 었어요. 지금 바로잡지 않으면 더는 회생할 수 없다는 절박 함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때 KLACC의 권유로 단비모임에 나가게 되었어요. 도박에서 빠져나오고 싶은 마음이 컸고, 고민도 많았던 저에게 단비모임은 정말 많은 힘이 되었어요. 열 명 남짓한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의 상처, 현재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많은 위로를 받았죠. 함께 도 박의 12단계 등 치유의 공부를 하며 마음을 다스릴 수 있었 고요. 단도박 2년 차, 현재는 어떻게 생활하고 계신가요? 자활센터에서 1년간 일하다가 창업 지원을 받아서 농특산물 판매를 하고 있어요. 젊은 시절, 자영업을 했던 감각이 살아나더라고요. 일하는 게 너무 재밌어요. 매일 새벽에 6시에 일어나 아침 일찍 나가는데, 아침의 공 기가 그렇게 산뜻할 수가 없어요. 카지노에서 하루 종일 보 내면서 밥 한 그릇 사 먹을 돈도 없이 오가던 시절에는 매일 매일 새벽 6시, 근심덩어리를 안고 도박장으로 출근을 했었 죠. 그때는 매일 아침, 절망의 인생이 시작된다는 생각에 공 기가 무겁게 느껴졌는데 이제는 전혀 달라요. 매일매일 6시, 그 공기가 그렇게 가볍고 상쾌할 수가 없는 거예요. 그건 마 치 희망의 공기 같아요. 앞으로의 꿈,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현재 맡은 일을 열심히 해서 몇 년 뒤에는 다시 자영업을 하고 싶어요.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짐이 되지 않고, 열심히 하루하루를 사는 것, 그것이 앞으로의 제 목표 랍니다. 도박을 언제 어떻게 끊을 수 있었나요? 도박을 끊기 시작한 건 2년 전, 그러니까 2012년 연말이에요. 2012년 여름에 전 재산을 다 잃고 빈 털터리가 되었어요. 그런데 운이 좋게도 강원랜드 안에서 특 산품 판매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었죠. 그런데 문제는 그 아 르바이트로 모은 돈까지 도박에 다 털어넣은 거예요. 그때 정말 살고 싶지 않았고, 도박을 끊어야겠다고 다짐했죠. 부 모님이 나를 낳으시고 이렇게 이름 석 자를 주셨는데, 내 인 생이 이것으로 끝난다면 너무 허무하고 부모님께도 죄를 짓 는 것 아닌가. 이제 나이도 50대 후반인데, 나라는 사람의 끝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한마디 부탁드려요. KLACC의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따뜻하 게 맞아주시고, 어려울 때마다 제 가슴속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신 김혜영 전문위원님께 정말 감사하다고 말씀 전하고 싶어요. 사회에서 버려진 기분이 들고 세상 속으로 나아갈 자 신감을 상실했을 때,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따 뜻함을 안고 새출발을 할 수 있었어요. 세상은 아직 따뜻하 다는 걸 명심하면서 그런 사회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사 람으로 살겠습니다. 인생의 마무리를 이렇게 할 순 없다. 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
Re;COVER THEME ZONE : 3각 인터뷰 글. 신희연 16 자신을 더 사랑하며 살려고 합니다! 윤은희(가명, 53세) 가족을 이끄는 가장으로서, 아들을 지키는 어머니로서, 지난 30여 년 을 힘겹게 살아온 여인이 이젠 자신 스스로를 챙기고 살피며 든든한 심지가 되어줄 내공을 쌓고 있다. 도박중독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 올 아들을 맞아줄 힘은 다름 아닌 본인에게 있다는 신념으로 생업만큼 학업에 전념하는 씩씩한 어머니, 윤은희 씨(가명, 53세)를 만나보자.
17 바쁜 중에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알코올중독인 남편과 게임중독인 아들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고 들었는데, 아들이 게임중독에 빠졌다는 걸 언제 알게 됐나요? 큰아들이 제대한 직후, 집안에 귀금속이 전 부 없어졌어요. 당연히 도둑이 들었다고 생각했는데, 큰아들 바지주머니에서 반지 상자가 나왔고 급하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아들이 정색하며 신고하자고, 또 신고했냐 고 되묻는데 눈앞이 캄캄해지더군요. 그 때 처음 알았어요. 내 아들에게 문제가 있구나! 하고요. 스물을 갓 넘겨 결혼해서 신혼 초부터 알코올중독인 남편과 두 아들을 둔 가장으로서 한 치의 쉼 없이 허겁지겁 달려왔 는데 한순간에 까마득해지더군요. 남편과의 불화를 묻어두 고 두 아들만 보고 살면서 평소 돌보지 못하는 게 안쓰러워 형편보다 후했던 마음이 화근이 됐죠. 용돈과 학원비, 하숙 비, 등록금까지 온갖 구실로 받아갔는데 왜 그리 쉽게 넘겼 는지 제가 없는 낮 시간, 아이들은 오로지 게임에 전념하 며 보낸 거죠. 어릴 적부터 뽑기, 게임기, 인터넷 게임에 PC 방 출입까지 특히 큰아들의 게임중독 수치는 본인은 인정하 지 않았지만 한눈에 드러날 만큼 심각했어요. 그 후, 바로 중독치료에 들어가셨나요? 중독의 진행 상황이 어느 정도였나요? 아니요. 대학교를 그만두고 여러 직장을 전 전하면서 게임을 하기 위해 주변 지인들에게 진 빚은 이미 큰 아들을 외톨이로 만들기 충분했고, 자신은 물론이고 대학생 인 남동생까지 신용불량자가 돼도 멈추지 않았어요. 아이들 만 보고 꾸려온 결혼생활과 고단하기만한 제 인생이 모두 부 질없게 느껴져 산 사람 같지 않게 지내다가 결국 18년간 잘 운영하던 식당을 홀린 듯 그만뒀습니다. 그때 전 살기 위해 서가 아닌 죽기 위해 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사기에 폭력까지 큰아들은 점점 나빠졌고, 나중엔 일하며 공 부한다고 일본으로 건너가 오히려 큰 빚을 지고 돌아왔어요. 애원과 협박에 큰아들을 붙들고 눈물로 호소해도 자신은 중 어머님의 상담효과는 어떤지 그리고 가족들의 반응과 변화도 궁금하네요. 무턱대고 KLACC을 찾아가 상담과 심리치 료를 받고, 신부님과의 면담에 단도박 가족모임까지 아들에 게 필요하다고 여겨지면 제가 먼저 공부하고 적극적으로 참 여했어요. 하다 보니 아들 못지않게 제게 필요한 시간들이라 는 생각이 들더군요. 자신을 돌보는 방법을 배우며 아들을 변 화시키기보다 언젠가 돌아올 아들을 반갑고 든든하게 반겨주 려면 제가 건강하고 튼튼한 버팀목으로 건재해야 한다는 것 을 알았습니다. 2년 전부터 큰아들도 단도박 모임에도 나가고, 동생 빚만큼 은 자신이 갚겠다며 열심히 직장생활을 합니다. 아쉽게도 단 도박 1주년 기념일을 얼마 안 남기고 첫 번째 시도에는 실패 했지만, 실망하지 않고 바로 재도전해서 이전보다 단호한 각 오로 성공을 자신하고 있어요. 어머님이 가족의 중심으로서 책임이 크네요. 가족들에게 응원의 한마디를 해주세요. 제가 지금 고등학교를 다녀요.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학업을 마치지 못했거든요. 낮에는 정수기 회사 영 업사원으로 일하고 야간에는 학교를 다니면서, 신부님과 같 이 독서회와 독서지도사 모임도 갖고 상담도 받아요. 제 하 루 주행거리가 약 100km 정도라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지만 모두가 나를 위한 공부이고 미래를 위한 시간이라 마냥 즐겁 습니다. 때때로 제 본위로 생활하는 것이 어색하지만 정말 행복해요. 곁에서 지켜보는 두 아들과 남편도 일하고 공부하며 더 씩씩 해진 요즘이 보기 좋다고 하고요. 내년엔 수능시험 봐서 사 회복지학과에 진학하고 싶어요. 제 긍정의 에너지가 우리 가 족에게 더 밝고 강력한 빛과 불이 되어줄 거라는 믿음이 있습 니다. 전 지금 희생이 아닌 사랑으로 가족을 품고도 남을 특 급 내공을 쌓고 있는 거예요. 여보 그리고 얘들아, 지금처럼만 하자. 엄마는 앞으로가 더 자신 있어. 우리 다 같이 파이팅하자. 사랑한다! 독이 아니라는 제가 먼저 지쳐서 왜 살아야 하는지 죽고만 싶었죠. 저도 모르게 제 목을 조르고 운전 중에 속도도 더 내 보고,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어서, 제대로 살고 싶어서 제 가 먼저 상담받기 시작했습니다.
Re;COVER THEME ZONE : 글. 이락희 18 3각 인터뷰 희망의 싹은 반드시 남아있습니다 KLACC 전문위원 김영훈 김영훈 전문위원은 정신과 상담 24년의 경력 중, 도박중독 치료 상담 만 9년째로 관련 분야에서는 이미 베테랑이다. 그는 개인의 의지와 상 담자의 능력, 시스템이 모두 유기적으로 결합했을 때 치료 효과가 나 타난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그는 중독자에게 개인의 의지만 강조하는 대신, 도박보다 더 좋은 것에 승부를 걸 수 있도록 유도하되 KLACC 이 제공하는 다양한 직업재활 프로그램을 효과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도박중독 치유에 성공한 사례가 많다.
19 일반적으로 도박중독이란 어떤 상태를 말합니까? 도박을 자주 한다고 중독이라고 하지는 않습 니다. 큰돈을 날렸다고 해도 그건 몰입의 상태이지 중독은 아 닙니다. 중독이란, 대인관계가 완전히 무너지고 내성이 커져 서 베팅 규모가 지나치게 커질 뿐만 아니라 금단증상까지 느 꼈을 때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은 늘 남 아있습니다. 도박은 완전히 치료가 가능한 질병인가요? 도박을 못하는 것과 안하는 것은 다릅니다. 배우자나 부모에게 통장을 빼앗기고 출퇴근을 관리 받는 상 태에서 도박을 못하는 것은 도박을 끊은 상태가 아닙니다. 감시 체제에 있는 것뿐입니다. 지금 내 수중에 돈도 있고 지 금 바로 앞에 도박장이 있지만 안 가는 것 이 바로 끊은 것입 니다. 10년 넘게 도박중독 상담치료를 하면서 도박을 끊는 경우를 많이 봐왔습니다. 하지만 모든 병이 그렇듯이 여전히 불씨는 남아있는 것입니다. 특히, 도박중독은 꾸준한 관리가 필요해 도박을 끊은 사람들도 늘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심 정 이라고 말하곤 하지요. 도박중독은 질병이라는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관리해야 하기에 가족을 비롯한 주변사 람들의 관심과 도움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최근에 상담치료를 해서 성공했던 사례를 소개해주세요. 기질적으로 승부욕이 강한 사람이 있는데, 도박자 100명 중 5명 정도가 해당되며, 이들은 치료가 어려 운 유형입니다. 제가 상담했던 이철환 씨(가명, 35세)도 승 부욕이 아주 강한 사람이었습니다. 도박을 하지말라. 는 조 언은 중독 단계까지 가면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건전한 측면에서 도박보다 더 짜릿하게 승부를 걸 수 있는 대상을 제 시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그래서 KLACC이 제공하는 직업재활 프로그램으로 부동산 중개사 자격증을 따는 데 승 부사 기질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방향을 틀어주었습니다. 이철환 씨는 몇 번 실패했지만 계속 재도전해 결국 2년 만에 합격했습니다. 하지만 운전면허증 땄다고 자동차가 생기는 건 아니듯이, 이철환 씨도 자격증을 딴 후 부동산 시장이 녹 록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좌절하기도 했습니다. 중독자들의 경우 뭔가 난관에 봉착했을 때 주저앉는 특징이 있는데, 이는 중독자들에게 자주 보이는 회피 라는 방어기 제입니다. 다행히 이철환 씨의 경우, 난관에 부딪칠 때에도 KLACC과의 끈을 놓지 않았고, 치료자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기 때문에 건전한 방향으로 승부사의 기질을 발 휘할 수 있도록 자극을 줄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관련 분야 에 정착하여 일하고 있으며, 끝까지 KLACC과의 끈을 놓지 않은 것이 가장 큰 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도박중독에 빠지는 유형이 따로 있나요? 고립된 인간관계에서 오는 외로움을 도박으 로 해소하려는 경향으로 도박에 쉽게 중독되는 유형도 있습 니다. 도박에 쉽게 빠지는 이유가 혹자는 돈을 따본 경험 때 문이라고도 하는데 그게 다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강원랜 드에서 7억의 잭팟을 터트린 사람이 전액을 기부한 사례도 있습니다. 아마도 그건 개인 소양의 차이가 아닐런지요. 특 히, 도박중독이 유전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분명 한 것은 도박은 유전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대개 도박중독에 걸리는 사람의 경우 외골수인 경우가 많으 며, 많은 것을 경험한 사람들의 경우, 도박에 쉽게 빠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KLACC에서는 중독자들을 위해 다양한 도박중독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말씀이 있다면 부탁 드립니다. 언론에서 도박중독은 치료하기 어렵다고만 하니까 지레 겁을 먹는 경우가 있습니다. 중독자도 지나치게 내 탓이다. 라고 자기비난을 하다 보면 심리적으로 내가 잘 못된 사람 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비난보다는 칭찬이, 부정 보다는 긍정이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는 것은 지난 100여 년간 쌓아온 심리학계의 결론입니다. 스스로 고칠 능력이 없 다고 말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닙니다. 심리학적인 측면에 서 보았을 때 인간의 잠재력이 완전히 바닥난 상태는 없습니 다. 지하 10층 깊이의 땅 속에서도 씨가 남아있다면, 어둠을 뚫고 싹을 틔울 수 있는 것이 인간의 잠재력입니다. 스스로 KLACC의 문을 노크하는 힘만 있어도 희망은 있는 것입니다.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Re;COVER THEME ZONE : 우리 가족 행복 여행 글. 조은경 / 사진. 전문식(DAY40 스튜디오) 20 시인 정지용은 여행을 이가락( 離 家 樂 ) 이라 했다. 집을 떠나는 즐거움이 곧 여행이라는 의미 이다. 익숙하고 편협했던 공간을 떠나 새로운 일상을 만끽하며 가슴속에 묵혀놨던 무거운 짐 을 내려놓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한 부부의 이야기를 전한다.
21 14년 만에 우리 부부가 함께 여행을 하는 것 은 처음인 것 같아요. 게다가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보 니 기분이 너무 좋아요. 14년 만의 부부 여행, 꿈만 같아요 하늘이 유난히 푸르고 청명한 가을날, 푸르름을 더한 동해는 아름다움의 절정 을 뽐내고 있었다. 청정한 기운을 뿜어내는 설악 산 옆의 초록빛 바다를 뒤로 하고, 아름다운 자 연 속에 자리잡은 양양 솔비치리조트. 스페인풍 의 빨간 지붕과 하얀 벽돌 건물들로 지어진 그림 같은 이곳에 한 부부가 떴다. 정선에서 두 시간 남짓 달려 도착한 부부는 오렌지색, 연두색 옷을 커플룩처럼 맞춰 입고 있었다. 하얀 건물과 푸른 바다 배경 속에서 화사하게 빛나는 걸 보며 남편 부부 여행이라며 설레는 기분을 드러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이들 부부에겐 여행 할 여유가 없었다. 단도박 4년 차에 접어든 L씨 부부는 2000년부터 도박에 빠져들기 시작해 10년간 도박에 중독되어 있었다. 10 년의 세월 동안 매일매일 카지노로 출근 도장 을 찍으며 피폐한 생활을 하느라 여행의 여 자는 생각도 못했고, 또 단도박을 한 후로는 허리띠를 졸라 매고 하루하루 바쁘게 사느 라 둘만의 여행은 해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M씨는 엄지를 척 들어 보인다. 우리의 옷 선택 이 아주 좋았어! 부인 L씨도 환한 웃음으로 화 답한다. 센스 굿! L씨 부부는 동해의 맑고 푸른 기운을 벌써 온몸 으로 머금은 듯 함박웃음을 짓고 있었다. 14년 만에 우리 부부가 함께 여행을 하는 것은 처음 인 것 같아요. 게다가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보 니 기분이 너무 좋아요. 부인 L씨가 모처럼의
Re;COVER THEME ZONE : 22 우리 부부는 고통의 긴 터널을 함께 지나온 동반자 부부는 쉬어 가기 위해 테라스 카페에 자리 를 잡았다. 동해가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 속에서 손을 맞잡 고 앉은 부부, 듬직한 체구에 서글서글한 성격을 가진 남편 M씨와 아담한 체구에 상냥한 성격을 가진 L씨 부부는 서로 반대인 듯하면서도 많이 닮아 있다. 아 하면 어 하며 받아 주는 것은 기본이고, 눈빛만 봐도 서로 무슨 말을 할지 척 알 아보는가 하면 입맛도 꼭 맞아 커피보단 팥빙수 를 외친다. 팥빙수를 다 먹은 뒤엔 M씨가 부인의 입가에 묻은 음식물을 직접 닦아주는 품새가 신혼부부처럼 달달한 분위기마저 풍기 지만, 사실 결혼한 지 30여 년이 다 되었다고 한다. 아이 없 이 두 부부만 단란하게 결혼생활을 해온 덕분일까, 박력 있 는 외모와는 달리 자상한 매력을 갖춘 남편 M씨 덕분일까, 부부는 주변에서도 자신들을 보며 신혼부부 같다는 말을 많 이 한다며 살짝 자랑을 한다. 한편, 지옥과도 같았던 고통을 겪고 함께 이겨냈기에 더욱 돈 독해졌을 거라고 부부는 입을 모았다. 그 고통은 2000년 강 원도 정선 카지노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시작됐다. 서울에서 자 영업을 하던 부부는 친구 부부와 오랜만에 강원도에 놀러 왔다 가 마침 전날 오픈한 카지노를 들렀다. 그런데 웬걸, 그날 L 씨는 처음 해본 바카라로 100만 원을 딴 것이었다. 고스톱도 저희 부부는 하루를 꼬박 열심히 일해도 고작 10~20만 원 벌던 소시민이었어요. 그러니 하룻밤에 100만 원을 따는 경 험을 하자 그 매혹에 빠져들고 만 거예요. 그렇게 시작한 도박은 두 번 세 번이 열 번 스무 번이 되었고, 나중엔 아예 가게 문마저 닫고 정선에 월세 방을 얻어서 도박 에 매진했다. 전 재산을 탕진하는 데는 고작 6개월 밖에 걸 리지 않았다. 게다가 빚이 점점 불어나는데도 멈출 수 없었 다. 그것이 바로 중독의 무서운 힘 이라고 L씨는 표현했다. 빚을 지고 나서야 두려움이 생기기 시작한 부부는 10년간 악 몽 같은 시간을 보냈다. 빠져나올 수도 없고, 돈을 갚을 수도 없는 컴컴한 구렁 속에서 허우적대며 보낸 시간이었다. 그러 다가 L씨가 먼저 KLACC의 심리 치료 모임인 여행( 女 幸 )모 임을 참석하면서 조금씩 돌파구를 찾아냈다. 강원랜드 협력 업체 콘도 식당에 일자리도 얻었다. 남편 M씨도 택시기사로 취직해 남들보다 두 배 더 일하며 그렇게 빚을 갚아나갔다. 다 지난 일이죠. 지금은 떠올리고 싶지도 않은 기억이에 요. 지금은 아주 먼 일만 같은 지난 과거를 회상하며 부부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아무도 알 수 없는 고통의 긴 터널 을 함께 지나왔으며 잘 극복해냈기에 이 부부는 지금 더욱 더 견고한 성 위에 서 있는 듯하다. 칠 줄 모르던 순진한 부부에게는 짜릿한 경험이었을 것이다.
23 일상의 행복감, 놓치지 않을 거예요! 지나간 이야기를 훌훌 털어버리고, 리조트 뒤편에 자리한 해변 산책로로 나가보았다. 탁 트인 동해가 펼 쳐지니 부부는 두 팔을 활짝 벌려 가을의 청명한 공기와 바다 내음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행복을 만끽한다. 암흑 같았던 지난 세월이 아쉽지만 어쩌겠어요. 비싼 돈 주고 값진 경험 했다고 생각하고 현재의 삶에 충실하려 해요. 이렇게 말하 는 L씨, 그 긍정적인 마인드가 14년이라는 긴 세월의 도박 중독을 깨끗이 끊고 세상 속으로 환하게 걸어 나올 수 있게 한 힘인 것 같다. 현재 부부는 행복하다. 고 입을 모은다. 카지노에 출입 정 지 신청을 한 지 2년여가 된 L씨 부부는 이제 남의 빚은 모 두 갚고, 은행 빚만 남았다. 요샌 임대 아파트에 입주해 알콩 달콩 새살림을 차린 기분이다. 매일 출근하는 직장에서 받은 월급으로 매달 조금씩 빚을 청산하며 돈을 모으는 재미에 푹 빠졌단다. 몸은 조금 힘들지만 마음이 너무 편안하고, 이게 살아가는 재미구나, 느껴요. 얼마 만의 행복감인지, 부부는 지난 10여 년간 잊었던, 일상의 소소한 행복감을 다시 찾아 매일 행복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둘 다 아프지 않고 지금처럼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어 요. 하며 여느 50대 부부와 같은 바람을 말하는 부부. 그런 평범한 소원을 말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들 부부에게는 하 나의 행복이 아닐까. 어렵게 찾은 그 행복, 다신 놓치지 않 길, 부부는 앞날이 리조트 앞에 펼쳐진 초록빛 바다처럼 늘 푸르게 빛나길 바라본다. 아무도 알 수 없는 고통의 긴 터널을 함께 지나왔으며 잘 극복해냈기 에 이 부부는 지금 더욱 더 견고한 성 위 에 서 있는 듯하다.
Re;COVER THEME ZONE : 컬처클럽 글. 오정학 극단 작은신화의 단원, 공연 및 가족 축제를 기획하였으 며, 서울예술단 기획제작팀장, 싸이더스 프로듀서를 역임 하였다. 현재는 서울뮤지컬페스티벌 사무국장으로 활동 중 이다. 24 내 인생의 위로가 되어 준 한 곡의 노래 인생을 살아가는 데 중요한 일곱 개의 쌍기억 이 있다고 합니다. 첫 번째는 꿈 이라는데요. 그렇다면 나머지 여섯 개는 무엇일까요? 가끔 사람들 앞에서 강의할 자리가 있으면, 초반의 어색함을 덜기 위해 퀴 즈를 내곤 한다. 나머지 여섯 개는 끼, 꾀, 깡, 꼴, 꾼, 끈 이다. 퀴즈를 낼 때마다 사람들에게 우선 전제로 알려주는 답이 꿈 이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하나를 꼽으라고 하면 아마도 꿈 아닐까 싶어서이다. 일이 꼬이고 지칠 때면 흥얼거리는 노래가 하나 있는데, 이룰 수 없는 꿈, The Impossible Dream 이다. 이 노래는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 >를 원작으로 만든 고전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에 나오는 곡이다.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미치광이 노인 돈키호테가 부르는 노래이다. 이룰 수 없는, 견딜 수 없는, 잡을 수 없는 꿈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역설적으로 어려운 현실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가겠다는 돈키호테의 강한 의지가 담긴 노래이다. 그 꿈 이룰 수 없어도, 싸움 이길 수 없어도, 슬픔 견딜 수 없다 해도, 길은 험하고 험해도, 정의를 위해 싸우리라. 사랑을 믿고 따르리라. 잡을 수 없는 별일지라도 힘껏 팔을 뻗으리라. 이게 나의 가는 길이요. 희망조차 없고, 또 멀지라도, 멈추지 않고 돌아보지 않고 오직 나에 게 주어진 이 길을 따르리라. 내가 영광의 이 길 을 진실로 따라가면 죽음이 나를 덮쳐와도 평화 롭게 되리. 세상은 밝게 빛나리라. 이 한 몸 찢 기고 상해도 마지막 힘이 다할 때까지 가네. 저 별을 향하여.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가 1965년 브로드웨이 에서 초연된 이래, 미치 리(Mitch Leigh)가 작 곡한 이 노래 이룰 수 없는 꿈 은 이후에도 많은 가수들에 의해 불려졌다. 기회가 된다면 이 노래 를 꼭 한 번 들어보기 바란다. 그리고 그 가사를 마음속으로 한 번 읊조려보기 바란다. 희한하게 도 한 단어 한 단어가 마음속에 콕콕 박히며 힘이 되어줄 것이다. 지쳐있던 나에게 이 노래가 위로 와 자극이 되었듯이 이 노래를 듣게 될 누군가에 게도 격려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25 series 1 Song 그 꿈 이룰 수 없어도 싸움 이길 수 없어도 슬픔 견딜 수 없다 해도 길은 험하고 험해도 정의를 위해 싸우리라 사랑을 믿고 따르리라 잡을 수 없는 별일지라도 힘껏 팔을 뻗으리라 이게 나의 가는 길이요 희망조차 없고, 또 멀지라도 멈추지 않고 돌아보지 않고 오직 나에게 주어진 이 길을 따르리라 이룰 수 없는 꿈, The Impossible Dream 을 들어보세요.
Re;COVER THEME ZONE : 컬처클럽 글. 하재근 위더스R&P 프로덕션 에서 PD로 일하다가, <노하우21>과 <서프라이즈>의 편집장으로 활동하였고, 학벌없는사회 사무처장을 지냈다. 현재는 문화평론가로 글을 쓰며, (사) 한국문화전략연구소 부소장을 맡고 있다. 26 미스 리틀 선샤인, 꼭 승자가 될 필요는 없어! <미스 리틀 선샤인(Little Miss Sunshine)>은 2007년 아카데미 각본상과 남우조연상, 2006년 도쿄국제영화제 최우수감독상 등 다 양한 수상경력을 자랑하는 휴먼 코믹 드라마다. 영화는 미인대회 우 승자를 홀린 듯이 바라보는 어린 여자아이, 올리브의 모습에서 시작 된다. 올리브는 미인대회가 요구하는 얼굴과 몸매의 소유자가 아니 지만, 미스 리틀 선샤인 이라는 어린이 미인대회에 참가하게 된다. 올리브의 아버지는 자기계발 강사로, 이 세상에는 승자와 패자가 있 을 뿐 이라며 마음속 패자의 습관을 떨쳐버리고 세상으로 나가 승자 가 되라! 는 9단계 프로그램을 판다. 이런 식의 자기계발 이론은 20 세기 초, 대공황 이후부터 미국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해 21세기 초 에 마침내 한국에도 상륙, 10여 년간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올리 브의 아버지는 미국식 자기계발론의 화신과도 같은 사람으로 경쟁과 승리에 대한 강박, 패자에 대한 혐오로 똘똘 뭉쳐진 이다. 그는 어 린 딸에게 우승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갈 필요도 없어. 우승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우승할 거야? 라고 우승을 강요하면서 짐 을 싼다. 그러나 정작 아버지 자신은 성공 프로그램의 판매가 신통 치 않아 경제적 패자인 상황이다. 올리브의 미인대회 참가로 인해 대가족은 함께 여행하게 된다. 올리 브의 할아버지는 지나간 세월을 한탄하며 마약으로 시간을 때우고, 올리브의 외삼촌은 정상급 학자이지만 미국 최고 학자가 되지 못한 자괴감으로 자살을 기도한 후 무미건조하게 살아가며, 올리브의 오 빠는 이런 집안 분위기에 대한 절망으로 아예 말을 안 하고 오로지 비행학교 진학만을 꿈꾼다. 그러나 집을 떠난 후 오빠의 색맹이 밝 혀지면서 비행학교 꿈이 무산되고, 아버지의 성공 프로그램 출판이 라는 마지막 꿈도 무너지고, 외삼촌은 고속도로 휴게실에서 자신의 라이벌인 미국 최고 학자가 자신을 버린 옛 연인과 함께 여행하는 모 습을 보며 상처 받는다. 모두가 패배한 것이다. 가속이 될 때까지 여러 명이 힘껏 차를 밀어야 운행할 수 있게 된다. 정말 비참한 상황인데 이것이 오히려 반전의 계기가 된다. 온 가족 이 힘을 합쳐 자동차를 밀고, 전력질주한 끝에 한 명씩 달리는 차에 올라타는 과정을 통해 가족 간의 유대가 살아나고 침체됐던 분위기 에 온기가 돌아오기 시작한 것이다. 상처와 치유의 핵심은 관계에 있다. 아무리 실패하고 사고를 겪었어 도 주변에 지지해주는 사람이 있고, 그와의 따뜻한 유대가 이어진다 면 사람은 곧 다시 일어설 수 있다. 가난하고 비참해서 온 가족이 함 께 몸을 써야 하는 여행은 이들에게 상처를 딛고 일어날 바탕이 되어 준다. 이 가족이 서로를 보듬어 안는 과정이 관객에겐 힐링이 된다. 그 여행의 종착지인 어린이 미인대회의 대회장 안은 바비인형처럼 꾸민 어린 아이들로 가득 찼다. 그 사이에 낀 평범한 올리브는 조롱 받지만 온 가족이 대회장으로 난입해 막춤을 추며 올리브를 지지해 준다. 동시에 자신들의 좌절감도 함께 날려버린다. 지금까지 승리 에 집착했던 가족이 해방되는 순간이어서 보는 사람까지 통쾌해진 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가족이라니! 영화 속 미인대회는 바로 우리 세상의 은유다. 사회는 우리에게 일 정한 규격을 갖춘 1등품이 돼라 하고, 우리는 그것을 위해 경쟁한 다. 혹시라도 경쟁에서 낙오할까 모두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앞으로 만 달려가는 사회. 이런 경쟁과 긴장의 구조로 생겨나는 것들이 바 로 우울증, 공황장애, 울화 같은 증상이다. 그런 스트레스를 잊기 위해 더 강한 자극에 의존하다가 중독되기도 한다. 문제는 잘 살기 위해 경쟁에 매달릴수록 정작 행복해지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애초 에 우리는 다양하게 태어났기 때문에 사회가 요구하는 미인이 될수 록 우리 삶의 긴장이 커지게 된다. 영화는 미인대회의 평가 따위 알 게 뭐야! 라며 긴장에 지친 우리를 다독여준다. 안간힘을 다해 달려 가는 삶 속에 작은 쉼표를 찍어주는 작품이다. 설상가상으로 아버지의 고물 승합차가 망가져, 시동을 건 후 초기
27 series 2 cinema 아니란다. 우승할 수 없다고 아무 의마가 없는 것은
Re;COVER THEME ZONE : 컬처클럽 글. 홍태희 세종대 회화과와 파리 8대학 조형과를 졸업했으며 여러 해 출판사에서 근무하면서 프리랜서 편집 디자이너로 지냈다. 지금은 백석대학교에서 서양미술사를 강의하고 있다. 저 서로는 <3일 만에 읽는 서양미술사>, <서양미술사 명화 읽 기> 등이 있다. 28 아티스트의 소울메이트, 뮤즈를 만나다 운명처럼 나타난 뮤즈를 만난 피에르 보나르 피카소로부터 얼치기 화가라 불렸던 피에르 보나 르(Pierre Bonnard, 1867~ 1947)는 19세기 말 프랑스 부 르주아 가정의 단란하고 내밀한 풍경을 즐겨 다룬 앵티미즘(Intimisme 실내화파) 경향을 대표하는 화가다. 유복한 가정에서 태 어나 법학을 공부하고 변호사로 활동했지만 어릴 적 꿈을 버리지 못 하고 결국 화가로 전향했다. 온화하고 치밀한 성격으로 완성된 작품 에 몰래 덧칠할 정도로 완벽주의자였고, 400여 점의 작품 속에 한 여자만을 집요하게 담은 것으로 유명하다. 보나르의 그림들은 어디에서 들어와 곳곳에서 발광하는지 알 수 없 는 빛으로 가득하며 그 불투명한 빛 덕분에 신비롭다. 흰색과 붉은 색이 어우러진 바둑판무늬의 식탁보가 유독 선명한 <붉은 바둑판무 늬 식탁보>는 기억 속의 며칠 전 아내가 개와 함께 식탁 앞에 앉아 있던 모습을 떠올린 것이다. 보나르는 눈앞의 풍경을 즉석에서 그리 는 인상주의와는 달리 기억 속의 한 장면을 떠올리면서 화폭을 완성 해 나갔다. 26세의 보나르는 어느 날 전차 안에서 연보랏빛 눈동자를 지닌 작고 창백한 24살의 마르트를 처음 만나 그녀가 곧 자신의 뮤즈임을 알 아차렸다. 당시 마르트는 장례용 조화를 만드는 가게에서 일하고 있 었고 그전에도 여러 힘든 일자리를 전전했다고 하는데 보나르는 그 녀가 어디에서 왔으며 어떤 사람인지 중요하지 않았고 알려고 하지 도 않았다. 마르트는 세례명이며 그녀의 원래 이름이 마리아 부르 쟁 이라는 것도 함께 산 지 32년이 지난 후 혼인신고를 하면서 알게 될 정도였다. 그림 속에 영원히 간직할 애틋한 사랑의 결말 1918년 보나르는 르네몽샤티 라는 예쁜 금발의 여 인을 알게 되었고 그 후 감성적이고 몽상적인 그녀의 성정을 잘 드러 낸 초상화를 스무 점 가량 그렸 다. 보나르를 흠모하게 된 르네 역시 오래도록 보나르 곁에 있고 싶어 했으나 보나르와 마르트가 절대 헤어질 수 없는 관계임을 깨닫고 슬픔에 빠져 1924년 가 을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보나르는 그녀가 영감을 주었던 몇몇 작품들을 항상 소중하게 간 직했다고 한다. 그러나 마르트는 언제부턴가 정 신질환을 앓기 시작했고, 겉으 로 드러나는 증상이 심하지는 않 았어도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가 불분명한 말이나 행동을 종종 하곤 했다. 타인과의 어떤 교감도 원치 않아 외부에 자신을 드러내기를 극도로 꺼리는 폐쇄주의자이기도 했 다. 때문에 두 사람의 생활은 매우 은밀했다. 보나르는 아내의 일상 을 관찰하고 편집하여 작품 창작의 모티프로 삼았고, 쉰 살이 넘어도 폐 질환과 청결 강박 때문에 온수욕을 즐겼던 마르트가 목욕 준비를 하고 욕조에 막 들어서며 물속에 길게 누워 있거나 목욕을 끝내고 분 을 바르는 등의 모습을 늘 아름답게 그렸다. 보나르가 산 좋고 물 좋 은 곳으로 데리고 다니며 정성을 쏟았으나 마르트는 결국 결핵성 후 두염으로 보나르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다. 평생의 연인이자 뮤즈가 죽자 보나르는 마르트의 침실 문을 잠그고 죽을 때까지 열지 않았다. 은밀하면서도 소박한 일상의 풍경을 부드러운 정감으로 표현한 보나 르의 작품은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 보나르 의 평생 사랑이 그림 속 마르트를 더욱 인상적으로 보이게 하는 것 이 아닐까. 위 <붉은 바둑판 무늬 식탁보The Red Checkered Tablecloth>,1910, 83x85cm, Oil on canvas, 개인소장 아래 <역광의 누드 Model in Backlight>,1908, 125 x 109 cm, Oil on canvas, 개인소장
29 series 3 woman 뮤즈(Muse)는 춤과 노래 음악 연극 문학에 능하고, 시인과 예술가들에게 영감과 재능을 불어넣는 예술의 여신 이름에서 어원을 찾을 수 있다. 최근까지 이어지며 여러 디자이너와 브랜드에 다양한 영감을 불어 일으키는 필수불가결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개와 놀고 있는 소녀Young Girl Playing with a Dog>, 1913, 74.93 X 80.01 cm, Oil on canvas, 개인소장
Re;COVER THEME ZONE : 글. 편집실 30 두 걸음 여성을 위한 힐링 타임, 여행모임 -두 번째 이야기- 지난 2012년부터 시작된 KLACC 여성 도박자 대상 여행( 女 幸 : 여성들만의 행복)모임 이 다양한 활동을 통해 힐링의 시간을 가졌다. 카지노 인근 지역 장 기 체류의 일상에서 벗어나 여가 문화체험을 통해 긍정적인 정서를 경험하 고 회복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그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함께 할수록 더 행복한 우리들 참여 인원의 제한을 두지 않는 개방 모임으로써,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접하며 자기 통찰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여행모임. 모임을 통해 마치 거울을 보는 듯 자신의 모습을 읽어내고 함께 어우러져 뜻 깊은 시간을 보낸 순간들을 소개한다. 지난 3월에는 삶과 죽음을 내용으로 한 연극 <염쟁이 유씨> 관람을 통해 자기 통찰의 기회를 가짐으 로써, 단도박 동기를 끌어내고 회복 의지를 다지는 데 도움이 되는 시간을 가졌다. 카지노 주변지역 이라는 정체된 공간에서 장기간 도박에만 몰입하던 회원들에게 주어진 오랜만의 여가 문화 활동은 주의를 환기시키고 건강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죽음에 대한 다소 무거운 내용의 모노드라마였으나, 덕분에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었고 남은 생애에 대하여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었다는 소감도 있었다. 그리고 서너달 후 2차 여가문화 활동으로, 18명의 회원과 함께 떠난 곳은 바로 삼척 일대. 다 함께 레일바이크도 체험해보고 환선굴과 한눈에 보이는 바다를 감상하며 가슴속에 쌓였던 먼지를 털어내 는 기분을 만끽했다. 한 참가자는 레일바이크 타면서 바다를 향해 소리를 실컷 질러줬더니 속이 다 후련하다. 라고 전하면서, 귀하게 대접해줘서 감사하다. 감옥살이하다가 오랜만에 해방감을 느꼈 다. 도박에서 벗어나도록 노력하겠다. 라는 말을 덧붙여 모두의 마음을 흐뭇하게 했다. 그러나 그 효과가 일시적일 것을 방지해 격주로 진행한 집단상담이 이들에게 지속적인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31 세상을 향한 발걸음을 격려하다 최근, 여행모임에서는 여성들을 위한 취업 특강 프로그램이 있었다. 회원들 의 연령대에 맞는 취업분야와 직업교육, 무료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관 등 여 성 취업 관련 전반적인 정보를 제공하여, 단순노무직(주방보조)에 한정된 이들 의 시각을 넓히고 다양한 경제활동의 가능성을 경험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특 강에는 심리검사와 전문가 코칭을 통해 자기탐색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도 왔으며, KLACC의 사회복귀 직업재활 지원 제도와 연계하여 단도박을 유도 하기에도 힘썼다. 특강에는 영월고용센터 소개 및 이용방법과 취업성공패키지 프로그램을 집중 설 명해 이해를 도왔으며, 여성 취업분야 및 유망직종과 중장년 취업성공사례 영상 시청, 직업선호도 검사 실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회원들은 지역별 고용센터가 본인들의 취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관임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활용하려는 의지를 보였으며, 단계별 일자리 프로그램에 대 한 문의 또한 많았다. 앞으로는 각자가 관심 있는 직업을 선정하여 실제로 견학 하고 체험하는 활동을 추진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사료된다.
글. 편집실 32 Re;COVER THEME ZONE : 건강한 하루 중독 이라고 말하지만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한다면 무언가 에 몰두할 수 있다는 에너지를 품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 아 닐까. 에너지를 좀더 체계적으로, 좀더 집중적으로사용하 고 싶다면, 새로운 취미들로 스케줄을 짜보자. 삶은 분명 더욱 윤택해질 것이다. 취미의 고수, 취미로 힐링하다 AM 8시_음악으로 여는 아침 느긋하게 소파에 앉아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것. 비단 드라마나 영화에만 나오는 특정 부류의 일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음악 속 고주파음은 연수에 서 시상하부에 이르는 부분을 매우 효과적으로 자극해 부교감신경을 활발하게 한다. 부교감신경이 활발해지면 베타 엔도르핀 이나 멜라토닌 이라고 하는 호르몬의 분비 가 촉진되는데 이들 호르몬에는 심신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어, 음악을 듣는 순간 평온하다, 편안하다. 라는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집중해서 헤드폰으로 아침 마다 30분 정도 풍부한 음색의 클래식 음악 등을 듣는 것이 좋지만, 바쁜 아침이라 면 배경음악처럼 틀어놓고 아침을 준비해도 충분히 효과적이다. AM 9시_하루의 일과를 계획하라 스코틀랜드의 작가인 새무얼 스마일즈는 계획은 일의 근본적 요소이다. 그것은 많은 일을 원만히 이루어지 게 한다. 라고 말했다. 하루의 일과를 자세히 계획하 는 것이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한 가장 작은 단위의 행 동 양식이란 것이다. 오늘 내가 이루어야 할 또는 목표하고 있는 것들을 가 능한 많이, 자세하게 적어보자. 물론 그 모든 것을 이 루지 않아도 좋다. 단, 하나의 일을 성공하면서 느끼 는 성취감은 분명 하루하루를 특별하게 만들 것이다. PM 1시_스트레스를 잠재우는 낮잠 맛있는 점심으로 행복한 느낌을 받았지만 쏟아지는 낮잠에 괴롭다면 망설이지 말자. 한 가지 팁이 있다면 잠들기 전 따뜻한 커피 한 잔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커피를 마 시면 몸에 흡수되는 데 20~30분이 걸리는데, 낮잠을 자는 20분 동안 카페인을 흡 수하여 피로물질인 아데노신 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33 PM 4시_컬러 푸드로 힐링 타임 한껏 축 처지는 오후 시간대라면 컬러 푸드의 간식 이 좋겠다. 특별히 보라색 음식은 우울증을 개선하 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다른 컬러들의 음식보다 식욕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어 오후 시간 간식으 로 매우 적절하다. PM 8시_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몸과 마음, 정신의 건강을 위해서는 역시 운동이 최고다. 최근에는 연령대를 불문하고 누구나 다 함께 운동할 수 있는 크로스핏 스튜디오가 많이 운영되고 있다. 특히 40 대 이상의 회원이 많은 크로스핏 스튜디오도 있고, 1:1 로 운영하는 스튜디오도 있어서 자신의 성향에 맞는 것 을 고르면 된다. 한껏 땀을 흘리고 난 뒤에 느껴지는 성 취감에 도취되는 순간, 생각지 못했던 만족감에 절로 힐 링이 된다. PM 11시_취침 전 나만의 취미 찾기 취침 전에는 격한 운동을 하거나 과음, 과식을 하 지 않는 것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이때에는 하루 에 계획했던 내용들을 정리하며 따뜻한 차를 마시 거나 아로마 향초 태우기, 독서하기 등 자신만의 취미를 만드는 것이 좋겠다.
34 Re;COVER THEME ZONE : 체크리스트 당신의 정신 건강은 어떻습니까? 아래의 질문을 보고 최근 2주간의 나의 기분 상태를 생각한 다음, 자신에게 맞는 대답을 선택하여 정신 건강 상태를 체크해보자. 번 호 테스트 질문 대답 1 어떤 일을 하는 데 있어 흥미나 재미를 거의 느끼지 못한다. 전혀 없음 (1점) 3~4일 (2점) 8~10일 (3점) 12~14일 (4점) 2 기분이 처지거나, 우울하거나, 희망이 없다고 느낀다. 전혀 없음 (1점) 3~4일 (2점) 8~10일 (3점) 12~14일 (4점) 3 잠들기 어렵거나, 계속 잠들기 힘들거나 혹은 너무 많이 잔다. 전혀 없음 (1점) 3~4일 (2점) 8~10일 (3점) 12~14일 (4점) 4 피곤하다고 느끼거나 기운이 거의 없다. 전혀 없음 (1점) 3~4일 (2점) 8~10일 (3점) 12~14일 (4점) 5 식욕이 거의 없거나 아니면 너무 많이 먹는다. 전혀 없음 (1점) 3~4일 (2점) 8~10일 (3점) 12~14일 (4점) 6 내 자신이 싫거나, 자신을 실패자라고 여기거나, 자신이 내 자신과 가족을 실망시킨다고 생각한다. 전혀 없음 (1점) 3~4일 (2점) 8~10일 (3점) 12~14일 (4점) 7 어떤 일에(신문 읽기, TV 보기 등) 집중하기가 어렵다. 전혀 없음 (1점) 3~4일 (2점) 8~10일 (3점) 12~14일 (4점) 8 움직임이나 말이 너무 느려 남들이 알아 차릴 정도다. 안절부절 못하거나 가만히 있지 못해 보통 때보다 더 많이 돌아다닌다. 전혀 없음 (1점) 3~4일 (2점) 8~10일 (3점) 12~14일 (4점) 9 차라리 죽었으면 더 낫겠다는 생각을 하거나, 어떻게 해서든지 자해를 하려는 생각을 한다. 전혀 없음 (1점) 3~4일 (2점) 8~10일 (3점) 12~14일 (4점) 도박 문제 외에도 위의 9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의 점수가 10점 이상일 경우, 반드시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이에 해당될 경우, 상담을 주저하지 말고 KLACC 상담전화번호 080-7575-545로 연락하기를 권한다.
KLACC ZONE : KLACC은 소독약 이다 여기저기 상처와 아픔으로 가득한 당신의 마음, KLACC이 치료해드리겠습니다. KLACC은 항상 당신 곁에 있습니다.
klacc ZONE : 글. 신희연 / 사진. 최영대 송민한 36 KLACC Headline KLACC의 대학생 활동위원 두드림 활동기 가을이 스며들기 시작한 지난 8월 말,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ECC (이화캠퍼스복합단지)에서 한국사회에서의 창조성 을 주제로 한국 심리학회 연차학술대회가 열렸다. 이번 행사에서는 대학생 활동위 원 두드림 소속 한림대와 을지대 학생들이 포스터 발표에 참여하였 으며, 이들은 행사 내내 도박중독의 심각성과 중독자들의 단도박 후 재활모습을 알리느라 동분서주했다. 대회 안팎에서 KLACC의 젊은 피로써 신선한 기운과 밝은 미소를 전한 그들의 활약을 들여다보자. 뜨거운 홍보력과 불타는 학구열을 선보이다 이런 큰 행사에 참여해보긴 처음이라 긴장되지만 그만큼 많이 배 우고 경험할 수 있어서 정말 신나요. KLACC부스와 행사장을 돌 며 KLACC을 알리고 단도박에 성공한 분들의 생활을 전하면서 사 명감과 자부심이 점점 커지네요. 지난 8월 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학술대회의 후원사들이 한자리 에 모여 정보를 제공하는 ECC 지하1층 홀의 왼쪽, 대형 강의실들 과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KLACC 대학생 활동위원 두드림 홍 보부스. 테이블 가득 KLACC의 홍보책자와 강원랜드 하이원베이 커리에서 만든 빵을 쌓아놓고 맛있는 홍보에 여념이 없는 양혜인 학 생(가톨릭대 3학년)을 비롯한 두드림 활동위원들의 얼굴이 밝다. 그 들의 총기 어린 눈매에서는 다양한 홍보와 심포지엄을 통해 깊이 있 KLACC 홍보 활동과 함께 틈틈이 심포지엄과 워크숍을 듣고 있 습니다. 저희들은 모두 사회복지나 심리학 관련학과 학생들로 두 드림 활동을 하고 있어서 중독에 대한 심리치료나 재난 후 심리사 회적인 복구 등에 관심이 많아요. 정말 좋은 기회라서 마음이 분 주해요. 강원대, 가톨릭대, 을지대, 한림대, 한중대 등 5개 대학교 학생들로 구 성된 대학생 활동위원 두드림. 특히 그 중에서도 두드림 활동위원으로 2년째 활약 중인 박현민 학생(강원대 4학년)은 선배답게 홍보든 강의든 누구보다 한 발 앞서 다가간다. 평소 교내외에서 활발한 책임도박 캠페 인을 벌인 경험을 살려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두드림 활동위원들은 학부 생들에겐 생소한 전국 규모의 심리 학술대회가 자신들에게 새로운 자극 과 폭넓은 공부가 되리라는 기대로 막바지 더위를 잊었다. 는 내용과 참여자들의 열의를 보고 배우겠다는 의욕이 엿보인다.
37 내실 있는 포스터 발표와 친절한 홍보로 주목받다 대회 3일 차인 8월 30일 워크숍과 주요 행사로 주목받은 포스터 발표에 두드림 활동위원인 한림대 심리학과팀과 을지대 중독재활 복지학과팀이 참여하였다. 대회를 소개받고 시작할 때부터 고민과 걱정이 많았어요. 주어진 시간도 짧은데 4학년이라 해야 할 일도 있고, 주제와 아이디어를 가설로 잡아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의 어느 순간도 쉽지 않았죠. 그 런데 포스터 발표를 마친 지금 눈물이 날만큼 뿌듯하고 좋네요. 부모의 양육태도가 대학생의 도박중독 위험성에 미치는 영향 을 논문과 포스터로 발표한 조성경, 한진솔 학생(한림대 4학년)에게 지난 여름의 무더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심리학도로서 전국 규모 의 관록 있는 행사에서 2개의 논문발표에 참여한 것은 부담이고 자 부심이었다고. 평소 강의와 공부 중에 들었던 생각을 조사와 연구 를 통해 증명해가는 과정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이고 추억이 되었다. 이제까지 가장 큰 도움을 준 KLACC에 감사드린다는 인사도 잊 지 않는 야무진 두 학생의 눈빛에서 그간의 노고가 얼마나 큰 성장 이 되었는지 전해진다. 무언가 시도하고 끝까지 해내는 것이 얼마나 큰 밑천이 되는지 다 시 한 번 체험했어요. 지난 한 달간 모두 너무 바쁘고 힘들게 보냈 지만 그런 노력 덕에 오늘의 감동이 가능하겠죠. 화려한 발표 경험 못지않게 여럿이 합심하고 조율 하는 준비과정이 더욱 자랑스럽습니다. 대학생의 스포츠토토 경험유형에 따른 도박중독 심각성 을 주제로 연구 발표한 송아름, 고현정, 손새 미 학생(을지대 3학년)의 밝은 표정에서 잠들지도 쉬지도 못한 무더운 여름날의 피곤은 찾을 수 없다. 자료를 준비하며 대학생들 사이에도 만연된 사행심과 도박의 중독성에 새삼 놀라며 두드림 활동의 필요 성을 절감하였고, 이번 프로젝트로 중독관련 전공자로서 진로의 확신과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KLACC의 대학생 활동위원 두드림 입니다. 이 빵은 도박중독에서 벗어난 분 들이 재취업해서 만드신 하이원베이커리 빵인데 드셔보시고, 홍보책자도 관심 있게 읽어주세요. 시종일관 행사장 곳곳에서 환하게 웃으며 먼저 다가가 인사를 건네는 두드림 활동위원들. 학술대회 에 참여한 많은 후원사들의 부스 중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인 KLACC과 두드림의 홍보는 물론 대학생 특유의 미소와 친절로 학술대회의 분위기를 밝고 기운차게 만드는데도 큰 힘을 보태며 무사 히 행사를 마무리했다.
klacc ZONE : 글. 신희연 / 사진. 최병준(시즌투스튜디오) 38 KLACC Headline 일본 경제산업위원장 방문단의 KLACC 탐방기 지난 9월 18일 일본 중의원 경제산업위원 장 토미다시게유키와 주한 일본대사관 경 제부 담당자들이 KLACC을 찾았다. 일본 내 카지노리조트 설립을 준비 중인 본 방문 단은 국내 최초의 도박중독관리 전문기관인 KLACC을 통해 성공적인 운영 및 관리 사 례를 체험하는 기회를 가졌다. 특히 관련 법 안과 시설은 물론, 실질적인 운영현황을 소 개받고 관련 시설 탐방을 함께 한 방문단의 기대와 열의가 뜨거웠다. KLACC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문한 일본 경제산업위원장 방문단 지난 9월 18일, 강원랜드 컨벤션호텔 에메랄드룸에서는 일본 내 카지노리조트 설립을 위한 사전조사 차 방문한 일본 경제산업위원장 방문단(이하 방문단)과의 만남이 있었다. 일본 중의원 경제산업위원장인 토미다시게유키 씨, 일본대사관 경제부 참사관인 키리베히토시과 씨 그리고 서기관 및 통역인 토다 타카시 씨로 구성된 방문단은 KLACC의 운영현황과 시설을 직접 소개받았다. 먼저, KLACC의 운영현황 소개에 앞서 일본에서 추진되고 있는 내국인 카지 노 사업에 우리 역시 큰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번 방문을 비롯하여, 앞으로 도 지속적인 협업으로 서로 윈윈(Win-Win)하는 전략과 효과를 기대한다. 라 는 김시성 강원랜드 대표이사(직무권한대행)의 환영사가 있었다. 다음으로 토미 다시게유키 경제산업위원장의 인사가 이어졌으며, 방문단은 현재 싱가폴, 마카 오 등 여러 나라를 시찰하는 중으로 건전한 카지노 문화를 선도하는 KLACC을 벤치마킹하고 싶다는 방문 목적을 밝혔다. 또한, 방문단은 KLACC이 주도하 여 강원랜드의 전 직원들의 중독 예방 교육을 하고 있는 점과 사회적 폐해 예방 책을 마련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점을 본받고 싶다는 의견을 덧붙 이며 KLACC의 운영현황과 제도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39 강원랜드 카지노와 KLACC의 운영현황 만 20세 미만이나 지역주민과 출입제한자는 카지노에 입장이 불가하며, 카지노의 운영방식은 24시간이 아닌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이고, 카지노의 입장객은 7000명으로 제한 을 두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월 15회로 출입 횟수를 제한하고 있으며, 2개월 연속 15일 을 출입할 경우, 상담 후에만 출입이 가능합니다. 다음으로 KLACC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사행산업으로서 카지노의 성장과 발전에 따른 부 작용을 최소화하고자 2001년 9월부터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는 KLACC은 카지노 이용객이 중 독에 빠지지 않도록 다양한 출입제한을 두고 있다고 한다. 특히, 지역주민의 경우 윌 1회로 제 한하여 보호하고 있으나, 중독성을 보이면 상담이 이루어지며 심각할 경우 추적 상담하고 있어 체계적으로 관리가 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이번 행사에 참석한 KLACC의 실무진은 국내 17개의 카지노 영업장 중 유일한 내국인 출입 카지노인 강원랜드의 이용객 대부분이 한국인이기 때문에, 건전한 게임문화를 선도하려는 활동은 안정적인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거듭 강조하였다. 한국, 일본의 협업으로 건전한 카지노문화 정착 카지노 이용객 상한선 7,000명의 관리체계와 출입 이외에 베팅 금 액까지 관리할 수도 있습니까? 2013년 상담 건수가 9,627건인데, 한번이라도 상담받은 사람 을 추적 상담이 가능합니까? KLACC의 실무진의 KLACC의 운 영현황 소개가 끝나자 토미다시게유키 경제산업위원장과의 질의 응답 시간이 마련되었다. 강원랜드의 담당 실무진들은 정확한 수치와 결과를 바탕으로 적 어도 객장의 안전을 위해 실시하는 7,000명 상한제는 CCTV 센 서로 관리되고 있고, 입장권으로 출입 이력은 관리되나 아직 개인 적인 베팅 금액은 탑재되지 않는다. 라고 하였으며 추적 상담의 경우 자살 충동, 자살위기와 같은 심각한 고객을 대상으로만 추적 상담을 한다. 라고 답변하였다. 마지막으로 KLACC의 시설 투어를 마친 후 토미다시게유키 경 제산업위원장은 KLACC이 건전한 카지노 문화를 선도하고 있 는 성공적인 모델로써, 지역 사회에도 든든한 후원자로 자리매김 하게 되길 바란다. 라는 말을 남기며 이 날 모든 일정을 마쳤다.
klacc ZONE : 글. 이락희 / 사진. 최병준(시즌투스튜디오) 40 파랑새는 있다 1박 2일 집중명상 프로그램 미안하다 고맙다 그리고 사랑한다 도박중독은 충동조절장애라는 정신질환이다. 대부분의 도박중독자들은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 도박중독 치료에 어려운 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 에 KLACC에서는 2012년부터 중독자들의 치료에 명상 프로그램을 도입해 중 독자들의 자기조절 능력을 키우고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2014년부터는 명상을 더욱 강화한 집중 명상 프로그램 을 새롭게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41 강원도 태백의 고원자연휴양림, 예닐곱 명의 사람들이 이른 아침부터 계곡물 흐르 는 소리를 들으며 깊은 명상에 잠겼다. 아침 공기가 제법 쌀쌀한데도 이들의 표정 에는 흐트러짐이 없다. 미안하다, 고맙다, 사랑한다. 명상이 끝날 즈음, 자기 자신을 향해 나지막한 독백이 이어진다. 눈물을 훔치는 이 들도 눈에 띈다. 이들은 KLACC이 진행하는 1박 2일간의 집중명상 프로그램에 참가한 카지노 고 객들이다. 참가한 이들 중에는 10년 이상 강원랜드에 머물고 있는 이들도 더러 있 지만, 이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의 도박중독에 대한 평가는 하지 않으며 모두가 자발 적 참가자들이다. KLACC에서 진행하고 있는 명상 프로그램은 이른바, K-MBSR을 중심으로 진 행되고 있다. K-MBSR은 존 카밧진 박사가 개발한 MBSR(Mindfulness- Based Stress Reduction, 마음 챙김에 근거한 스트레스 감소 프로그램)의 한 국형 모델로 영남대 장현갑 교수가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특히, 호흡 수련법과 자 비명상 등의 명상적 요소를 심화시킨 것이 특징이다. 현재 국내 병원의 통합의학 과 에서도 이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으며,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효과성 연구를 마 친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중독자는 물론, 일반인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쉬운 기법 이라 널리 활용되고 있다. 지금 우리는 생각을 비우는 중입니다 참가자들이 좌정한 상태에서 진행된 자비명상과 용서명상이 끝난 후, 걷기명상이 이어진다. 걷기명상의 기본은 알아차림 입니다. 아주 천천히 걸으며 내 발바닥의 감각을 알아 차리고 내 몸의 움직임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복잡한 생각은 내려놓고 주변의 느낌 에 집중하길 바랍니다. 묵언이 원칙이니 앞 뒤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혼자 걷습니다. 집중명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KLACC 전문위원 강성군 박사의 설명에 따라 참가자들은 묵묵히 묵언 수행 속으로 들어간다. 이미 함께 1박을 한 사이라 친해졌 을 법도 한데 오롯이 혼자 걷고 있다. 명상이란 생각을 한다는 것 만 의미하지 않는 다. 생각을 하지 않는 것 도 명상의 일부분이다. 즉, 명상은 생각을 비우는 것 과 생 각을 깊이 하는 것, 두 가지를 포함한다. 이들은 지금 생각을 비우는 중인 듯 하다. 이 프로그램을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지금의 내 삶이 어땠을까 싶어요. 지난 10년 세월을 게임으로 허송세월했구나 싶어 가슴이 아픕니다. 매 명상이 끝날 때마다 서로의 느낌 나누기를 진행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참가자들 의 공통된 반응 중 하나는 바로 이것이다. 뼈아픈 통감을 통해 현재의 상태를 직시 하는 것이다.
klacc ZONE : 42 좁은 객장을 세상의 전부처럼 여기는 사람들을 위한 일탈, 계곡 명상 이날 명상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는 오후에 진행된 계곡 명상이다. 점심식사를 마 친 후 참가자들은 고원휴양림에서도 1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덕풍계곡으로 이동했 다. 덕풍계곡은 차에서 내려서도 한참을 걸어 들어가야 하는 심산유곡이다. 명상 매 트를 짊어지고 명상할 곳을 찾아 걷는 참가자들의 뒷모습을 보며 명상을 위해 굳이 이렇게 먼 곳까지 다녀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좁은 객장을 세상의 전부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렇게 일부러 계곡 을 찾아다니는 이유는 눈앞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하기 위해 서입니다. 말로 설명해서는 못 느끼는 부분이 있지요. 스스로 보고 느껴야 변화의 힘도 커집니다. 자녀들에게 말로만 공부하라고 떠미는 대신 박물관에 데려가고 위인전을 읽게 하는 것과 같은 취지인 셈이다. 깎아지른 병풍협곡을 지나자 무릉도원을 연상케 하는 너른 바위가 나타난다. 자, 자기가 원하는 장소에 자리를 잡습니다. 이제부터 내 마음속의 모든 욕심을 물 속에 흘려보냅니다. 그저 귀에 들리는 물소리, 피부에 느껴지는 바람에만 집중해 봅 니다. 내 몸이 맑고 순수해지는 상상을 해봅니다. 참가자들은 바위 군데군데 자리를 잡고 가부좌를 한 채 깊은 명상에 잠겼다. 신선놀 음이 있다면 이런 풍경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평화로워 보인다. 무념무상에 도전해 보았는데 역시 어렵네요. 아직 명상이 쉽지는 않네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를 생각하면 여전히 마음은 무겁지만 내 마음속의 욕망 중 어느 한 부분은 여기에 흘려보낸 듯합니다. 열심히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가자들의 소감은 가감 없이 솔직하다. 명상이 어렵다는 참가자들도 있었지만 2시 간의 명상을 끝낸 참가자들의 표정은 한결 가벼워 보인다. KLACC에서 너무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도박에 빠져 있는 동안 우울증에 시달려 극단적인 충동을 느낀 적도 있었거든요. 그때 KLACC의 강성군 전문위원님을 처음 만나 상담치료를 받았어요. 강 전문위원님께 3년째 상담치료를 받았습니다.
43 내 마음이 완전히 카지노를 떠났구나 느꼈습니다 이번 명상에 참여하면서 내 마음이 완전히 카지노를 떠났구나 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7년 가까이 카지노를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는 한 참가자의 말이다. 그는 서울에서 오가며 게임을 하 다가 3년 전부터 아예 이곳에 방을 얻었지만 다행히 그즈음 KLACC을 알게 되어 더 심각하게 중독 에 빠지지 않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3년 동안 꾸준히 KLACC의 도움을 받으며 상담 치료를 받았 으나 최근 몇 달 사이 다시 객장 출입을 시작해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있던 차에 객장 휴게실에 붙어 있는 집중명상 프로그램 안내 포스터를 보았다고. KLACC에서 너무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도박에 빠져 있는 동안 우울증에 시달려 극단적인 충동 을 느낀 적도 있었거든요. 그때 KLACC의 강성군 전문위원님을 처음 만나 상담치료를 받았어요. 강 전문위원님께 3년째 상담치료를 받았습니다. 도박에서 벗어나기까지 7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건강한 마음으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계곡을 내려가는 발걸음도 가볍다며 웃는다. 명상 프로그램에 처음 참가하게 되었다는 이는 도박에 빠진 후로 고통을 벗어나는 길은 술과 게임 에 몰두하는 방법밖에 모르고 살았어요. 이렇게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걸 몰랐습니 다. 라고 말한다. 사실 참가신청을 할 때만 해도 도박하지 말라는 말이나 지겹게 듣겠구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번 프로그램 내내 강 전문위원님이 한번도 도박에 대해 언급하지 않아 놀랐습니다. 정말 모든 것을 잊고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뭔가를 잔뜩 짊어지고 오르던 뒷모습과 달리 계곡을 내려가는 참가자들의 발걸음이 가볍다. 이날 프로그램을 진행한 KLACC 전문위원 강성군 박사는 집중명상 프로그램이 이제 3회차에 접어 들었는데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아직은 실험적인 시도의 과정이지만 카지노 고객들 에게 최적화된 명상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라고 말했다. 도박중독 치료에 명상 프로그램 국내 최초 도입 KLACC 전문위원 강성군 박사 이날 1박 2일간의 집중명상을 진행한 이는 KLACC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강성군 박사이다. 심리학을 전공했고 도박중독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는 명상치유학회 이사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 도박중독자 치료에 명상 프로그램을 최초로 도입한 인물이다. 2012년 처음 도입했을 때만 해도, 도박판에서 명상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것을 생소하게 받아들였지만 개선 효과는 상당히 주목받고 있다. 2012년부터 KLACC내에 명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어요. 도박을 통한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던 시기라 명상 프로그램을 도입하게 되었지만 처음엔 상당히 낯설었죠. 하지만 해외에서도 중독자들에게 명상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사례가 꽤 있습니다. KLACC에서 진행하는 모든 명상 프로그램도 모두 그의 책임하에 운영되고 있다. 이날 집중명상 프로그램도 참가자들을 차에 태워 직접 운전하는 역할까지 도맡아 했다. 힘들긴 하지만 명상 프로그램을 통해 점차 개선되는 고객들의 모습을 자주 목격하기 때문에 멈출 수 없는 일이다. 도박중독은 치료가 가능한 질병입니다. 다만, 당뇨병처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해요. 이를 위해 자기조절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명상을 상담치료에 적용하기 시작했어요. 돈을 잃고 자기조절에 실패하고 좌절하거나 흥분하는 것도 문제지만 잭팟을 터트리는 행운이 왔을 때 평상심을 잃는 것도 중독을 초래하는 문제이다. 그동안 다양한 시도를 했습니다. 명상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기 때문에 겜블러들에게 효과적인 명상법을 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했어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대상자들에 따라 프로그램이 어느 정도 정립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하는 단계라 프로그램은 앞으로 더 진화될 것입니다.
klacc ZONE : 글. KLACC 박세나 대리 / 정리. 이락희 / 촬영. 최병준(시즌투스튜디오) 44 행복한 뒷 談 話 KLACC의 심장이자 얼굴, 안내데스크 2001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도박중독치료 전문기관 KLACC. 카지노 도박문제를 상 담하고 치유하는 국내 유일의 전문기관으로 확고하고 자리잡았다. 그중에서도 KLACC 의 심장이자 얼굴을 자처하며 고객 접점에서 일하는 곳이 바로 KLACC 안내데스크이 다. 출입제한을 해지하기 위해 전화하거나 의무상담 문의를 하는 고객들이 대부분이라 근무하는 직원들의 감정 노동도 만만치 않은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LACC 안내 데스크 직원들은 한결같이 환한 웃음으로 고 객들의 방문을 반기며 열심히 근무 중이다. 고객들의 쉼터, KLACC 아침 9시, KLACC의 휴게실은 카지노 고객들의 쉼터로 변 신을 한다. 커피를 마시며 지인들과 담소를 나누거나 센터에 비치되어 있는 신문을 보며 여유를 즐기는 고객들도 있고, 미니 도서관에서 책을 대여하는 고객들도 있다. KLACC에서는 이때가 가장 북적거리는 시간이다. 특히, KLACC 휴게실에서 마시는 커피가 제일 달콤하다며 찾아오는 고객들 덕분에 1시간도 안 되어 비치해 둔 커피가 동날 정도이다. 그래도 KLACC 은 자유롭고 편안하게 방문할 수 있는 곳, 고객을 위한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 줄 수 있어 찾아오는 고객들이 반갑기만 하며, 커피를 마시기 위해 모여드는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긴 하지만 모닝커피를 즐기는 이 시간이 KLACC에 서 가장 평화로운 시간이기도 하다.
45 안내데스크 직원들 간의 강력한 유대감 KLACC의 안내데스크는 크게 전화 상담 과 방문 상담 두 가지를 하고 있다. 도박 때문에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고 싶어 자발적인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지만, 의무상담 일정 문의나 출입제한 해 지 등을 요구하는 고객이 많아서 고객들의 목소리가 격앙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전화응대가 굉 장히 많은 편이라 어떨 때는 하루에 160건에 가까운 전화 응대를 한 적도 있다. 8시간 근무 기준으로 평균 3분에 한 통화씩 응대를 한 셈이다. 출입제한 해지를 요구하는 전화가 많기 때문에 고객들의 언성이 높아질 때가 많은데, 고객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응대하려고 노력하지만 직원들도 어쩔 수 없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직원들 간의 유대감은 어느 팀보다도 강력하다. 대화를 많이 나누고 업무공유를 위한 회의도 자주 하여, 서로의 업무에 대해 공유하고 있어서 어떠한 상황이 닥치더라고 어려움이 없이 대처할 수 있다. 또한 서로의 애환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동료들이 힘들어할 때 서로 도와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힘든 것보다 보람이 더 큰 안내데스크 업무 고객응대를 하다보면 힘든 일도 있지만, KLACC의 안내데스크 직원으로서 보람을 느낄 때 가 더 많다. 도박중독으로 상담 치료를 받은 후 도박의 유혹을 이겨내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많기 때 문이다. 얼마 전에 강원도 억새축제에 KLACC이 참여하여 캠페인 활동을 하던 중, 누군가가 하이원베이커 리 차량을 몰고 행사장으로 들어와 그때 참여한 고객들에게 빵을 나눠준 적이 있었다. 낯이 익은 사람이다 싶었는데 KLACC에서 상담과 직업재활까지 받고 취업에 성공한 사람이었다. 그가 일상으로 돌아가 직장생 활을 하는 모습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나니, 내 일 같이 기쁘고 안심이 되었다. 또한 우연히 KLACC에 방문했다가 직원들의 고객응대가 계기가 되어 스스로 카지노 출입제한을 신청하는 사람도 있었다. 사실 오랫동안 카지노 출입을 한 고객들의 경우 출입제한 신청을 자발적으로 하기는 쉽지가 않은데, 오랜 카지노 생활을 청산하고 돌아가며 KLACC 직원들의 조언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계기가 되었 다. 내 말에 귀를 기울여 주어 감사하다. 고 인사를 할 때마다 오히려 우리가 더 감사할 따름이다. 우리들은 그저 고객의 말씀을 듣고 응대한 것밖에 없는데 그것까지 의미있게 여겨주시는 고객이 있다는 생각에 일의 보람도 느끼지만 그만큼 어깨도 무거워진다. 고객들이 KLACC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안내데스크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안내데스크는 KLACC을 대표하는 얼굴이라고 생각한다. 고객들이 더 즐거운 마음으로 KLACC을 찾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더 밝은 얼굴로 고객들을 응대하겠다고 오늘도 스스로 다짐해본다.
klacc ZONE : 글. KLACC 전문위원 목현수 46 DR. KLACC 도박중독 예방의 첫걸음, 도량을 아십니까? 커피, 술, 담배 등을 떠올리면 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음료 또는 기호식품이 떠오르고, 핸드폰, 게임, 쇼핑 역시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물건이나 행위이다. 하지만 여기에 중독 이란 단어를 붙이면 카페인중독, 알코올중독, 니코틴중독, 게임중독, 쇼핑중독 등이 되 고, 왠지 섬뜩한 느낌마저 드는 단어가 된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 는 기호식품이나 물건, 행동들이 중독으로 넘어가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우리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주는 것이 아닌, 고통과 절망을 안겨 주기 시작하는 무서운 대상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이들이 중독으로 고통받고 있다. 대표적인 것으 로 알코올중독과 도박중독이 있다. 2011년에 실시한 전국 정신질 환 실태 역학조사에 의하면 알코올 사용 장애의 평생 유병률이 남자 20.7%, 여자 6.1%, 전체 13.4%로 나타났고, 2012년 사행산업 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가 조사 발표한 우리나라의 도박중독 유병률 은 7.2%에 이른다. 7.2%의 수치는 영국 2.5%(2010년), 뉴질랜 드 1.7%(2009년), 프랑스 1.3%(2010년)에 비하면 3~4배 높은 수치로 상당히 위험한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중독은 중독 질환 자체로써도 신체적 심리적으로 큰 피해를 주지만, 더 큰 문제 는 재발이 잦다는 것과 완치란 개념을 찾기 힘들다는 점이다. 즉, 고 혈압이나 당뇨병처럼 평생 관리한다는 개념으로 치유를 지속해야 한다.
47 이 중 도박중독은 본인과 가정뿐 아니라 주변 가정까지도 파괴할 수 있을 만큼 한번 빠지면 피해가 여타 중독 문제보다도 심각하 게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이다. KLACC에서 상담치료 후 병원 입 원치료까지 받은 후에, 재취업을 하고 일상생활을 잘 꾸려 가다 가도, 순간의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 도박에 빠져들어 도박 중독이 재발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재발되어 더 큰 고통과 자괴감을 경험하고, 다시금 밑바닥부터 하나씩 하나씩 치 료 과정을 쌓아가는 과정은 일반 사람들이 상상하는 과정, 그 이 상의 힘겨운 싸움이다. 그 과정에서 본인뿐만 아니라 온 가족의 노력이 함께 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러한 고통의 과정이 너무도 힘들고 험난하기에 무엇보다 도박 에 중독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소 잃고 외양 간 고친다. 라는 속담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보통 우리들은 이러한 중독의 위험성을 간과한 채, 쉽게 게임이나 도 박을 접한다. 게임과 도박은 같은 연장선상에 있고, 게임에 몰 두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도박으로 빠져들 수 있다. 그 렇다면 무엇을 게임이라 부르고, 무엇을 도박이라고 부를까? 먼 저 게임은 놀이, 유희( 遊 戱 ), 오락이고, 즐겁게 노는 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도박은 결과가 불확실한 사건에 돈이나 재 물을 걸고 내기를 거는 행위를 말한다. 즉, 본인이 애초에 정한 게임 금액을 넘어서고, 시간을 지키지 않고, 즐기는 것이 아닌 큰 금액을 따려고 하는 순간 게임이 아닌 도박으로 서서히 넘어 서고 있는 것이다.
48 klacc ZONE : 이렇게 도박에 빠져 문제성 도박에 빠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가이드라인이 있다. 게임시간을 정하고 반드시 지킨다. 게임 금액을 정하고 반드시 지킨다. 책임질 수 있는 금액만 을 가지고 한다. 도박을 위해 돈을 빌리지 않는 다. 오락의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다. 돈을 따는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오락을 위한 이용료를 낸 다고 생각하라. 이를 모두 포괄할 수는 없지만, 짧게 줄여서 중 요한 것을 뽑으면 책임질 수 있는 게임 금액을 정하고 반드시 지킨다. 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본인이 감당할 수 없는 돈을 걸고, 더 큰 금액을 따기를 바라다가 결국 그 돈을 잃게 되고, 다시 본전 찾기에 매달리고, 잃은 금액이 더 커질수록 한방을 노리다가 결국 헤어 나올 수 없는 늪에 빠 져들기 시작한다. 상담을 하다 보면, 고객들의 수입이나 재산상태 가 다르듯이 여가나 유희 차원에서 쓸 수 있다고 하는 금액도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본인의 경제 상황에서 여가 차원에서 가용할 수 있는 금액을 정하고 이를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 행 계획을 짜고 소요경비를 미리 계산하듯이, 게 임에도 금액과 시간을 정하고 이를 지켜나가는 것이 중독을 예방하는 첫걸음이다.
49 게임시간을 정하고 반드시 지킨다. 게임 금액을 정하고 반드시 지킨다. 책임질 수 있는 금액만을 가지고 한다. 도박을 위해 돈을 빌리지 않는다.오락의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다. 돈을 따는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오락을 위한 이용료를 낸다고 생각하라. 흔히 술을 과음하지 않기 위해서는 주량 을 아는 것이 먼저라고 한다. 즉, 본인이 술을 마셔도 자신의 몸에 무리가 가지 않고, 이겨낼 수 있을 정도의 주량을 알고 있다면, 본인이 술을 마시면 서도 적정선에서 멈출 수 있다. 도박이 아닌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본인이 감당 가능한 금액 과 시간 등을 파악해서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도량 이라는 것이다. 감당 가능한 금 액 내에서의 게임은 본인 스스로 멈출 수 있지만, 그 금액을 넘어서는 순간 이미 게임은 도박의 힘에 좌우될 것이다. 마치, 주량을 넘어선 음주 시에 내가 술을 마신 것이 아닌 술이 술을 마신 다. 라는 표현처럼 말이다. 건전게임을 위한 가이드라인 게임시간을 정하고 반드시 지킨다. 게임 금액을 정하고 반드시 지킨다. 가족 또는 친구와 함께 한다. 책임질 수 있는 금액만을 가지고 한다. 도박을 위해 돈을 빌리지 않는다. 사채는 죽음을 부른다. 라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락의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다. 돈을 따는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이것은 도박중독의 첫 번째 원인이 된다. 오락을 위한 이용료를 낸다고 생각하라. 게임 관련 내용을 수첩 등에 기록한다(게임시간, 게임 종류 등).
klacc ZONE : 글. 편집실 50 Global Report 미국의 책임도박 정책 사례 최근 불황타계를 위해서 세계 각국에서는 국가적으로 도박 관련 산업을 확 장하고 있으며, 이와 동시에 도박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정부기구와 도박규제위 원회가 중심이 되어 해당 문제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전체 50개 주 중에서 2개주를 제외한 48개주가 도박을 합법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카지노를 전방위적으로 관리하고 통제하기 때문에 책임도박에 대한 정책 이 효율적으로 잘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서 합법적 사행산업에 대한 통합관리를 하고 있지만, 효율적인 정책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태이며 관 리 시스템도 미흡하여 책임도박에 대한 정책을 활발히 펼치기에 부족한 점이 있 다. 때문에 미국의 책임도박 정책 사례를 통해 국내에 도입할 수 있는 제도와 정 책이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미국 네바다주 1 State of Nevada 카지노 베팅액과 페이아웃(Payouts: 지급 가능한 금액)과 관련해서는 카지노 운영자가 최저 및 최고 한도액 결정 권한을 가짐. - 페이아웃의 최고 한도액은 위원회가 25만 달러로 결정함. 카지노를 포함한 사행산업영업장에 미성년자 도박 방지를 위해 21세 미만은 출입이 금지되며, 범죄인, 만취인, 추방인 리스트에 속한 사람도 법적으로 출 입을 금함. 대부분의 카지노에서 이용객에게 무료멤버쉽 카드(전자카드)를 발급하고 있으 며, 베팅한 금액의 일부를 포인트로 적립 받을 수 있고, 특별 이벤트의 공지를 전달받을 수 있음. - Club 카드 이용 시, 카지노 이용현황이 기록되어 고객 본인의 이용현황을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카지노 사업자 입장에서도 비디오포커, 슬롯머신 등의 이용현황을 파악하기 용이함. 구분 명칭 발급유형 적용산업 기능 내용 CLUB 고객자율선택형 카지노 포인트 적립, 이용금액 확인 *포인트로 카지노 내의 식사, 음료, 호텔 객실, 기념품 샵 등 이용 가능하며 캐쉬백으로 돌려받을 수 있음.
51 도박중독 예방치유를 위해 다음과 같이 네바다주 도박문제위원회를 설립함. 구분 기관명 설립목적 설립연도 소속 관할분야 관련법률 주요역할 예산 내용 네바다주 도박문제위원회(Nevada Council on Problem Gambling) 문제도박을 감소시킬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발족 1984년 9월 보건복지부(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모든 도박 관련 문제 NRS 458A.200 문제도박자헬프라인 온라인 지원 인쇄물 배부: 정보 제공 지역사회 봉사활동 도박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이해를 증진 의료전문가 양성을 위한 전문적 교육 실시 슬롯머신 라이센싱 요금(한 기계당 2달러) 미국 뉴저지주 2 State of New Jersey 사행산업사업장은 24시간 운영이 가능하며, 운영시 간에 대한 별도 규제가 없음. 21세 이하 미성년자, 도박관련 전과 기록이 있거 나 6개월 이상 수감자, 영업 방해자, 사행산업사 업장에 종사하는 모든 직원 및 관련자는 사행산업 사업장에 출입이 금지됨. 사행산업사업장의 광고행위를 금지하지는 않지만, 모든 광고에 공통적으로 적용되고 포함되어야 할 내 용을 규정하고 있음. 카지노 베팅액은 카지노 사업자가 최소ㆍ최대 한도액 결정 권한을 가지고 테이블 게임의 페이 아웃 한도액 은 위원회가 정하며, 슬롯머신의 경우 최소 83%의 지불을 요구함. 주류 판매는 카지노 영업장에서 허용되나, 수요 촉 진을 위한 엔터테인먼트 활동은 전면 금지되며 베 팅액, 게임의 수, 카지노의 크기 등 세부적인 정보 에 대한 광고도 금지함. 대부분의 카지노에서 이용객을 대상으로, 카지노 및 호텔 레스토랑, 기념품 샵 등 고객 서비스 목적 의 멤버쉽카드(전자카드)를 발급 및 운영함. 구분 발급유형 적용산업 기능 ONE CARD 고객자율선택형 카지노 포인트 적립 및 현금 기능 일회용 충전카드 고객자율선택형 카지노 게임머신 이용 및 현금 기능 도박중독예방치유를 위해 다음과 같이 네바다주 도박문제위원회를 설립함. 구분 기관명 설립목적 설립연도 소속 관할분야 관련법률 주요역할 예산 내용 뉴저지주 강박도박문제위원회 (Council on Compulsive Gambling of New Jersey) 도박중독의 예방, 치유, 교육 및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설립 1983년 사( 私 )적 비영리조직 뉴저지주 도박문제 NRS 458A.200 도박중독에 관한 공공 인식 및 정보 제공 도박자를 위한 예방 프로그램 운영 도박중독 가정 중재 및 지원활동 전문가 대상 교육 도박중독 치유 도박중독 관련 홍보 85만 달러
klacc ZONE : 글. 편집실 52 도박과 사람 희대의 난봉꾼, 조반니 카사노바의 최후 잘못된 열정의 방향 우리는 바람기가 많은 사람을 일컬어 카사 노바 라고 부른다. 그 어원은 조반니 카사노바(Giovanni Giacomo Casanova)로부터 생겨난 것이라고 해도 과 언이 아니다. 에스파냐계 이탈리아의 문학가이자 모험가이 며 엽색가, 재치와 폭넓은 교양으로 외교관 재무관 스파 이 등 여러 직업을 가졌고 여러 계층의 사람들과 두루 사귀었 던 그는 식욕과 성욕, 승부욕이란 3대 본능에 지극히 충실하 며 살았다. 아홉 살에 파도바 학교에 들어가 몇 년만에 로마법과 교회법 에서 학위를 딸 정도로 비상한 두뇌를 자랑했지만, 그는 그것 을 허투루 사용하며 여성을 유혹하는 일과 도박하는 일에 온 정성을 쏟았다. 늘 매음굴에 들리고 노름판에 끼어 비상금과 옷가지를 전당포에 맡기고 받은 돈에 빌린 돈까지 몽땅 잃는 것이 일상이었다. 잠시 자유의 몸이 되었더라도 그는 틈만 나 면 돈을 빌리고 구걸을 해가며 도박에 몰두했다.
53 그의 저서인 <회상록>의 머리말에는 이렇게 쓰여있다. 온갖 세상경험을 통해 이제는 더 이상 유혹에 빠지지 않을 사람들을 위해 썼다. 비범한 말재주로 화려한 여성편력 을 자랑한 그가 명석한 두뇌를 못 이겨 도박중독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타 고난 정열을 허투루 써버린 그의 이야기에 주목해보자. 멈출 수 없는 도박의 덫 그리고 추락 조반니 카사노바는 타고난 정열, 쾌락에 대한 억누를 수 없는 욕망, 어디에도 구속 받기 싫어하는 강한 리더십 때문에 자유분방 한 생활을 즐겼다. 사회불안 조성 혐의로 수감된 감옥에서 탈출한 그는 우연한 계기로 프랑스로 도망을 친 후에 정부의 재정자문관뿐만 아니라 외교관, 섬유회사 경영자, 점성술사 등을 거치며 부귀영화를 누렸다. 풍 부한 재산은 오히려 그를 도박의 덫으로 더 부추겼다. 여전히 난봉꾼 생 활을 하던 그는 도박을 금지한 자신의 고향인 베네치아로 돌아가지 못 한 채 파리, 뮌헨, 런던, 러시아, 폴란드 등 유럽을 전전하며 노름판을 기웃거렸다. 그러던 중 참을 수 없는 욕망의 덫에 사로잡힌 그는 노름뿐만 아니라 싸구 려 술집과 매음굴을 돌아다니다 몇 차례나 성병에 걸려 고생해야만 했다. 도박은 그에게 생활 이었다. 무료한 시간을 때우기 위해, 부족한 생활 비를 벌기 위해 각종 이유로 도박을 멈출 수 없었지만 이유는 사실 도박 의 덫에 빠진 그의 변명에 불과했다. 수많은 직업을 가진 그가 많은 사 람과 인연을 맺고, 셀 수 없는 여자들과 관계를 가졌지만 그는 결국 보 헤미아둑스의 성에서 쓸쓸히 홀로 죽음을 맞이했다. 변명으로 무장한 도 박이란 울타리 안에 갇혀 정말 소중한 것들은 알지 못한 채 인생을 허투 루 낭비하고야 만 것이다.
klacc ZONE : 글. KLACC 전문위원 김용근 54 위기탈출 A To Z 이제는 벗어나고 싶습니다 올해 35세 된 남자입니다. 카지노 다닌지는 약 2년이 넘은 것 같습니다. 어릴 적부터 도박을 좋아했었고 그로 인해 많이 망가지고 가족들 속 을 많이도 썩였습니다. 처음 카지노에 왔을 때 카지노를 통해 내 너덜너덜해진 인생을 복구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내세울만한 아무런 경력이 없이 오 직 도박하는 재능과 경력을 가진 저에게, 카지노는 해볼 만한 곳이라 생각되었습니다. 처음엔 꽤 잘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건 착각이 었고, 행운의 여신은 제게 계속 기회를 주지 않았습니다. 카지노에 본격적으로 빠지게 되면서는 오직 잃은 돈을 찾아야 한다 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될 것 같다, 될 것 같다 하면서도 뜻 한 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가진 돈을 다 털리고 난 다음에야 카 지노를 나올 수 있는 저는 도박을 잘하는 사람도, 운이 좋은 사람도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살아온 인생이 억울하고 분했습니다. 내 돈을 빼앗아간 카지 노에게 복수하고 싶었고 잃은 돈의 얼마라도 찾고 싶었습니다. 이 과 정 속에서 직장도 잃고 가족도 잃고 친구도 잃었습니다. 제 인생의 모든 것이었는데, 모든 걸 잃게 되었습니다. 나 자신이 너무너무 밉고 죽이고 싶도록 미워집니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너무 힘이 듭니다. 제 인생에도 좋은 날이 올 까요? 빛이라는 게 있을까요? 치료가 가능할까요? 어떤 치료방법 이 있을까요? 도박으로 인해 무척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앞섭니다. 또한 지금 까지 지내온 시간들과 현재의 결과들을 지켜보 면서 더 이상 희망이라고는 있을 것 같지 않다는 생각도 들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마지막 이라고 느끼고 있는 이 시점에서 오히려 희망 을 볼 수 있습니다. 도박 문제로부터의 회복은 더 이상 나의 방법으 로는 할 수 없음 을 깨달았을 때, 그리고 더 이 상 추락할 곳이 없을 때 시작할 수 있기 때문입 니다. 이제 그동안 시도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방 법을 시작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우선은 이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야 합니다. 가장 가까운 곳에 무료로 상담을 해주는 상담소도 있 을 것이고, 필요하다면 무료로 병원치료(입원치 료)를 받거나 재정법률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도 울 수 있는 KLACC도 있습니다. 혼자 고민하고 자책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계속 나락으로 떨어 뜨릴 수 있으니 유의하고, 자신만의 골방에서 나 와 도움을 요청하며 손을 뻗길 바랍니다. 김철수(가명, 경기도 안양시)
55 에 강물을 따라 흘러내려올 것입니다. 혼자 서 노를 젓는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일 수 있 지만, 본인이 노를 젓다 힘이 들 때 대신 노 를 저어줄 사람(방법)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힘들 때 상담자가 또는 의사가, 또는 단도박 모임의 협심자(후원자)가 노를 저어줄 수 있 습니다. 지금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절친한 사람들이 등을 돌렸다면 다른 조력자를 만나 면 됩니다. 본인이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따 라 기꺼이 도와줄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 을 잊지 마세요. 이렇게 협력해서 노를 젓다 보면 노 젓는 방 이미 상담 요청을 했다는 것으로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구하기 시작한 것 이며, 자신에게도 책임을 지고 싶어하는 마음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습 니다. 지금 이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나려면 마음을 굳게 세우길 바랍니 다. 자기 자신을 돌보고 합리적으로 생각해야 하며, 이미 시작한 회복의 결심을 계속해서 밀고 나가길 응원하겠습니다. 치료의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꾸준히 상담을 받거나 입원치료를 하거나 통원하면서 약물치료를 받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도박 문제는 재정 문제가 따르게 되므로 자신의 상황에 따라 재정법률상담을 받고 현 실 가능한 변제계획을 세울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지역의 단도박 모임 에 나가면서 같은 문제로부터 회복 중인 협심자(후원자)의 도움을 받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입니다. 도박중독으로부터 회복하는 방법 중 가장 좋은 것은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는 것 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63빌딩 옥상에서 떨어졌다고 가 정해보세요. 그 높은 곳에서 떨어진다면 살아남기가 힘들 것입니다. 하 지만 살 수 있는 방법이 한 가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그물망 을 치는 것입니다. 높은 곳에서 떨어진다 해도 그물망에 걸리면 살아날 수 있는 것이니 말입니다. 그러나 그물망이 한 겹이면 불안해질 수 있습니다. 망 사이로 다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 합리적이고 좋은 방법은 그물망을 겹겹이 치는 것입니다. 겹겹이 치면 어딘가에는 걸려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칠 수 있는 모든 그물망을 쳐야 합니다. 상담, 병원 치료, 단도박 모임, 재정법률상담 등 모든 그물망을 쳐야 할 것입니다. 도박중독으로부터의 회복을 흔히 흐르는 강물을 노를 저어 거슬러 올라 가는 것 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흘러내리는 강물을 힘겹게 노를 저어 거 슬러 올라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들까요. 이러한 비유는 회복의 과정 이 만만치 않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어떻게 하느냐에 따 라 회복은 가능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힘든 노를 열심히 저어 가까스 로 몇 미터 올라갔지만 스스로 자만하고 방심하고 나태해진다면 순식간 식이 훨씬 수월해지고 근육이 생겨 힘도 붙 고 요령도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이 꾸 준하고 성실하게 노 젓는 모습을 보이면 등 을 돌렸던 가족과 친구들이 힘을 보태줄 것입 니다. 당신만이 할 수 있지만 당신 혼자서는 할 수 없다. 라는 말을 기억하길 바랍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고 하니, 스스로를 돌보고 존중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어느 누구도 도움을 주거나 존 중하지 않을 것니까요. 우리 주변에는 지독한 도박중독으로부터 벗 어나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이들이 꽤 많 이 있습니다. 지금이 바닥 이라고 느껴진다 면 이제는 올라가는 것 말고는 할 것이 없 는 것이지요. 더 떨어질 바닥이 없다는 것 은 어찌 보면 회복의 충분한 조건이기도 합 니다. 그래서 힘을 낼 수 있는 것입니다. 힘 을 내어 하늘을 보십시오. 고개를 들 수 있는 힘, 그 힘이 필요한 것입니다.
klacc ZONE : 56 klaccnews Klacc은 2001년 9월 설립된 강원랜드 KL중독관리센터의 영문 약자이며, 고객들은 클락이라고 부른다. KLACC(KL Addiction Care Center, KL중독관리센터) 지난 9월 17일, KLACC에서는 2014년 하이원 교육생 최종 합격자 95명을 대상으 로 도박중독 예방교육을 실시했다. 특히 이번 교육에서는 KLACC의 박선재 센터장 이 직접 도박중독 예방교육에 참여하여 교육생으로부터 많은 호응과 공감을 얻었 다. 김용근 전문위원의 도박중독 예방강의에서는 KLACC에 대한 소개뿐만 아니라 중독의 개념과 자기이해, 도박중독의 특성 이해, 중독과 자기회복 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강의가 진행되어 교육생들의 도박중독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도박중독 예방교육이 끝난 후, 한 교육생은 도박중독 예방교육을 받기 전까지는 도 박중독에 대한 심각성을 잘 몰랐는데, 이번 교육을 통해 카지노에서 일하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고, 고객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직 원이 되어야겠다. 라고 소감을 밝혔다. 01 2014 도박중독 추방 주간을 맞아 지역축제를 찾 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KLACC에서 중독 예방 캠 페인을 펼쳐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9월 18일 사 북서 열린 생명사랑 콘서트와 19일 민둥산 억새 꽃 축제를 찾은 관광객에게 책임도박 및 중독 예 방 홍보물을 배포하며 도박중독에 대한 위험성과 다양한 활동 사업을 소개했다. 특히, KLACC 직원 들은 하이원베이커리에서 단도박자들이 직접 만 든 제과류를 제공해 중독 예방 캠페인의 의미를 더했다. KLACC 박선재 센터장은 건전게임 문화 조성을 위해 지역 행사 및 집객 장소를 찾아 다양 한 예방활동을 하고 있다. 라며 앞으로도 지속적 으로 중독예방활동을 펼쳐 도박중독의 위험성을 알리겠다. 라고 전했다. 2014 하이원 교육생 대상 도박중독 예방교육 실시
57 2014 vol.23 autumn 중독 예방 캠페인 실시 02 지난 9월 24일에는 2014년 3차 전문위원 사례회의 가 열렸다. 사례 발표는 박기쁨 전문위원이, 주제발표는 목현수 전문위원이 맡아 진행되었으며, 50대 여성을 사례 로 위기 개입 후 병원치료 및 직업재활 지원 등에 대한 내용을 질의응답 및 상담기 법으로 토의했다. 이후에는 2014년 KLACC의 상담치유 실적과 향후 과제와 고객 실태조사, 상담실적 등에 대한 개관, 연구용역 과제, 효과성 분석 등을 논의하고 향 후 전문위원의 역할에 대한 토의도 이어졌다. 03 제3차 전문위원 사례회의 개최
klacc ZONE : 58 klaccnews 자문위원회 3차 정기회의 개최 04 지난 9월 26일, 하이원희망재단에서 2014년 KLACC 자문 위원회 3차 정기회의 가 개최되었다. 센터장, 사무국장 외 2명, 하이원희망재단 사무국장 1명을 비롯해 손정락 자문 위원 외 8명의 자문위원으로 구성된 이번 정기회의는 하이 원희망재단 현황과 KLACC 주요 활동 및 동향을 보고하고, 상담 효과성 분석 보고 및 의견 수렴에 대해 논의했다. 앞으 로 하이원희망재단과 KLACC이 연계하여 회복, 취업, 창업 이 선순환 구조로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했으 며, 카지노 출입정지 이후 카지노로 복귀하는 복귀율을 줄 일 방안에 대해 토의했다. 이밖에 KLACC은 카지노의 특징 을 잘 잡아서 예방 쪽으로 강화해야 하며, 성과분석보다는 예방이나 치유 방법에 대해 더 고민해야 할 것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