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의 연합뉴스 미래 전략 뉴스미디어 시장의 변화와 연합뉴스의 역할 김영욱 (한국언론재단 미디어연구실장) 1. 들어가며 상대적으로 빠르고, 상대적으로 값싸게, 가능하면 많은 수의 고객에게 생생한 (current) 보도 정보를 제공 할 수 있는 기술적 우위가 뉴스통신의 존립기반이었 다. 1) (Ebeling, 1997:p. 31).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과 확산으로 이 기술적 우위 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뉴스통신사가 사실 위주의 정보를 수집해서 원자료 형태로 넘기면, 언론사가 이를 가공해서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하던 뉴스의 도매상과 소매 상의 역할 구분은 이제 큰 의미가 없어졌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나는 2001년에 발 간된 뉴스통신사 관련 책에서 2) 이런 질문을 던진 바 있다. 개별 언론사가 모든 현장 에 기자를 파견할 수 없지만, 인터넷 등의 컴퓨 터 통신 수단을 통해 세계 각 곳의 취재원에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이 확대되 었다. 각 지역에 있는 언론들이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지역 소식에도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각종 자료와 데이터들은 이젠 기자가 직 접 찾아가지 않아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또한 컴퓨터를 통한 정보통신 기술 의 발달로 이제는 개별 언론사도 축적된 정보를 쉽게 교환 및 판매할 수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 세계의 유수 뉴스통신사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신문과 잡지를 위한 그래픽자 료, 라디오를 위한 음성자료, 텔레비전을 위한 영상자료, 기업과 기 관을 위한 경제자료 를 제공하면서 기존의 활동 영역을 넓혀왔다. 이러한 변화는 뉴스통신사들이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렇지 않고는 살아남기 힘든 상황에 대한 대응의 결 과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뉴스통신사는 이제 독자적 영역을 상실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해 확실하게 답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지금은 변화가 진행 중 이기 때문이다. 1) Ebeling, Dieter (1997), Die Position von dpa im Nachrichtenmarkt, in Wilke, Jürgen(ed.), Nachrichtenagenturen im Wettbewerb. Ursachen-Faktoren-Perspektiven, Konstanz:UVK Medien, pp. 25~34. 2) 김영욱 김경모 (2001), 미디어 환경 변화와 뉴스통신사의 새로운 역할, 한국언론재단. - 3 -
뉴스미디어 시장의 변화와 연합뉴스의 역할 이 변화는 8년이 지난 지금도 진행 중이며, 뉴스통신사의 미래에 대해서는 아직도 확실하게 답변하기 힘들다. 그러나 적어도 연합뉴스는 새로운 변화에 매우 잘 적응 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내 눈에 인터넷을 비롯한 정보통신의 발달로 변화된 미디 어 환경에서 연합뉴스가 과연 어떻게 생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노심초사 하는 것으로 비쳤다면, 지금은 일상에서 연합뉴스를 피하기 힘들 정도로 그 외연이 넓어졌다. 연합뉴스가 제공하는 뉴스 사이트를 직접 클릭하지 않더라도, 인터넷 포 털과 인터넷신문, 언론사닷컴들에서 연합뉴스 기사를 읽는 것이 일상화되었다. 프 레스센터 엘리베이터에도 연합뉴스가 제공하는 주요 뉴스를 만날 수 있다. 서울을 벗어나도 마찬가지다. 300Km로 달리는 KTX에서도 연합뉴스가 제공하는 이동방송을 수신할 수 있다. 연합뉴스 매출액은 뉴스통신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뉴스통신진흥법 ) 제정 이후 증가한 정부구독료 수입, 인터넷과 무료신문 등으로 확대된 구매 대상, KTX 이동방 송 등을 통해 매출액은 2004년 약 715억에서 2005년 884억, 2006년 1,009억, 2007 년 1,161억, 2008년 1,221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2004년에는 적 자였지만, 2005년부터 흑자로 전환했고 2008년에는 74억을 기록했다. 3) 전체 미디어 시장의 변화에 비하면 두드러지는 이러한 영업성과는 정부의 구독료도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4) KTX 이동방송 사례에서 보듯이 5) 연합뉴스가 디지털 멀티미 디어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결과이기도 하다. 이제 인터넷신문과 포털, DMB와 IPTV의 등장으로 격동을 겪은 한국의 미디어 시장 이 새로운 변화 앞에 놓여있다. 미디어 관련 법규와 규제, 무엇보다도 정부의 미디 어 정책 변화로 한국 미디어 시장 구조에 커다란 변동이 예고/우려되고 있다. 그 변화가 매우 급격할 것인지 아니면 당장은 작은 폭에 그칠지는 아직 예측하기 힘들 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것이 미디어 법 개정과 정책 변화 때문일지 아니면 미 디어 시장의 내재적 역동성 때문일지 혹은 그 둘 다일지 모르지만, 앞으로 한국의 미디어 시장이 상당한 수준으로 변화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변화되는 미디어 시장에서 뉴스통신진흥법에 의해 국가기간통신사 의 임무를 부여받은 연합뉴스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이 짧은 글로 그 해답을 제공 하기는 힘들다. 이 글은 (2) 한국 미디어 시장의 변화와 그것이 저널리즘에 미칠 영향을 살펴보고 (3) 뉴스통신진흥법의 규정을 통해 연합뉴스에 부여된 규범적 임 무가 무엇인가를 논의한 뒤 (4) 연합뉴스가 한국의 저널리즘과 뉴스미디어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토론의 소재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3) 한국언론재단 2009 신문방송연감, 472. 4) 연합뉴스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2003년 정부구독료는 125억원, 2004 년 193억원 규모였지만 2007년 325억원, 2008년 341억원 규모로 증가했다(Ohmynews 2009. 04. 07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103365) 5) 연합뉴스의 영상정보 수익은 2007년 156억원, 2008년 167억원. 한국언론재단 2009 신문방송연감. - 4 -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의 연합뉴스 미래 전략 2. 뉴스미디어 시장의 변화 2-1. 미디어 이용의 변화 아침에 신문을 읽고 저녁에 텔레비전 뉴스를 시청하는 전통적 뉴스 소비 방식이 변화되고 있다. 인터넷, IPTV, 모바일 등으로 뉴스 이용 미디어가 확산되고 있고, 얼마가지 않아 E-Book 등 새로운 플랫폼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신문열독률(지난 1주일간 신문을 읽은 사람)은 2002년 82%에서 2008년 약 59%로 급락했다(그림 1). <그림 1> 일주간 신문열독률 변화 90.0% 80.0% 70.0% 60.0% 50.0% 40.0% 30.0% 20.0% 10.0% 0.0% 82.1% 76.0% 68.8% 58.5% 41.5% 31.3% 24.0% 17.9% 2002년 2004년 2006년 2008년 신문을 읽었다 신문을 읽지 않았다 한국언론재단(2008), 2008 언론수용자 의식조사, 37쪽 이에 상응하여, 하루 평균 신문 열독시간도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1993년 하루 평 균 42.8분에서 2002년 37.3분으로, 2008년에는 24.0분으로 줄었다(그림 2). - 5 -
뉴스미디어 시장의 변화와 연합뉴스의 역할 <그림 2> 하루 평균 신문 열독시간 변화 추이 (단위: 분) 50.0 45.0 40.0 35.0 42.8 43.5 40.8 35.1 37.3 34.3 30.0 25.0 20.0 15.0 25.1 24.0 1993년 1996년 1998년 2000년 2002년 2004년 2006년 2008년 한국언론재단(2008), 2008 언론수용자 의식조사, 68쪽 지상파 텔레비전 뉴스 시청률도 떨어졌다. KBS1, MBC, SBS 저녁 메인 뉴스 시청률을 단순 합산해서 비교해 보면, 1998년 59.1%에서 2002년 48.1%, 2008년 36.6%로 전반적으로 급격하게 하락하는 추세다(그림 3). <그림 3> 지상파 텔레비전 메인 뉴스 프로그램 시청률 변화(1997-2008) 단위 % 70 60 50 40 30 20 KBS9시뉴스 MBC9시뉴스 SBS8시뉴스 합계 10 0 1997 1998 1999 2000 2001 2002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자료: AGB Nielsen Media Research 뉴스 이용 방식 또한 변하고 있다. 이른바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이라고 불리는 차후 세대들의 뉴스 소비 양식은 지금과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 뉴스 - 6 -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의 연합뉴스 미래 전략 통신사 AP(The Associated Press)는 민속지학적 방법을 사용하여 젊은 독자들의 뉴 스 소비 습관을 조사했다. 그 결과에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헤드라인, 속보( 續 報 : updates), 단신 형대로 짧은 뉴스를 지속적으로 소비하는 반면, 사건 전체를 파악 하려는 노력은 줄어들었다. 그들은 많은 사람들과 연결되어 끊임없이 정보를 교환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심층적인 뉴스가 자신을 똑똑해 보이게 하고 친구와 가족을 연결하 며, 사회경제적 지위를 높이는 데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또 그에 대한 욕구도 있었다. 단지, 현재의 미디어 상황에서 그런 정보를 찾는 데는 많은 노력(work)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6) AP의 조사가 미국, 인도, 영국의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한국 젊은 층 의 뉴스 소비 양식도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고 추측된다. 인터넷에서 포털이 뉴스 유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한 방증이다. 2-2. 미디어 관련 법 개정과 미디어 시장의 변화 미디어 관련 법 개정으로 미디어 시장에 큰 폭의 변화가 예상된다. 방송법 개정으 로 지상파방송, 종합편성 또는 보도에 관한 전문편성 PP의 1인 소유한도가 40%로 상향 조정된다. 더 큰 관심을 끈 것은 일간신문, 뉴스통신, 대기업이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 편성 PP 사업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일간신문사업자나 뉴스 통신, 대기업의 지상파 방송 및 종합편성 또는 보도에 관한 전문편성 PP의 지분 소 유 금지 규정이 삭제되어 지상파는 10%,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편성 PP는 30%까지 지분을 소유할 수 있게 되었다. 단, 한 방송사업자가 시청자점유율 30%를 초과할 수 없다는 규정이 새로 도입되었다. 일간신문과 뉴스통신이 소유할 수 있는 종합유 선방송사업자나 위성방송사업자 지분도 49%까지로 상향 조정되었다. 이와 함께 일 간신문과 뉴스통신, 방송사업자가 다른 일간신문을 소유하는데 따른 제한도 모두 풀렸다. 신문사의 복수 소유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종합편성 PP 진출을 위한 메이저 신문사들의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보도된 내용 과 탐문을 통해 알려진 바에 따르면 동아일보는 2009년 8월 18일 방송설립추진위 원회 를 발족 했고, 사업계획도 상당히 구체화되어 있으며, 이미 지역 유력기업 등 참여 기업을 일부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도 8월 10일 방송진출기획 단 을 구성해 활동 중이다. 중앙일보는 8월 13일 중앙일보 방송본부 를 발족했 다. 이 외에도 매일경제, 국민일보, YTN 등도 종합편성 채널 진출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 AP (2008), A New Model for News. Studying the Deep Structure of Young-Adult News Consumption. A Research Report from The Associated Press and the Context-Based Research Group. 김영욱 (2008), 신문, 멀티미디어 되다: 제 61차 세계신문협회 총회, 미디어인사이트, 2008년 7/8월호, 통권5호 참고. - 7 -
뉴스미디어 시장의 변화와 연합뉴스의 역할 보도전문 채널 사업에는 CBS, 한국경제, 이데일리, 머니투데이 등 이미 경제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신문사와 두 개의 경제지가 진출을 준비 혹은 고려하고 있다고 알려 졌다. 그러나 종합편성 채널과 보도전문 채널의 사업성이 그리 밝지만은 않은 것 같다. 지상파 방송광고 매출이 2008년 2조2천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8% 정도 감소했 다. 7) 케이블TV 광고매출은 2008년 9천억원 정도로 전년 대비 8.5% 성장하는데 그 쳐, 성장세가 둔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인터넷 광고는 1조3천2백억으로 16%의 성장 세를 보였지만, 종전의 30%가 넘는 성장에 비하면 둔화된 것이다. 인쇄미디어 광고 매출은 2008년 2조1천5백억 정도로, 전년 대비 6% 감소했다. 광고 시장이 이러한 경향을 보인 것은 경제상황 악화가 중요한 원인일 것이다. 그 러나 이 경향은 전통적인 방식의 미디어 광고가 - 즉, 미디어 컨텐트로 수용자의 주목을 생산하고, 그 주목의 일부를 광고주에게 파는 방식이 - 한계를 보이는 거 대한 변화 의 한 측면일 수 있다. 8) 즉, 미디어가 광고로 재원을 충당하는 것이 점차 어려워질 것이라는 것이다. 물론 앞으로 다양한 변수가 남아있다. 민영 미디어렙, 수신료 인상과 KBS-2TV의 광 고 비율/여부, 허가될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 채널의 수, 채널 편성 관련 규정 등이 어떻게 결정되는가에 따라 사업자들의 희비가 갈릴 것이다. 분명한 것은 한국 미디 어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2-3. 변화될 미디어 시장 상황이 저널리즘에 미칠 영향 미디어 시장의 경쟁 강화가 미디어 컨텐트의 질, 특히 저널리즘의 질을 높이는 쪽 으로 작동하지만은 않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9) 한국 지역신문 시장과 같 이 많은 수의 영세 미디어 기업이 생사의 경계선에서 생존을 위해 노력하는 상황에 서 좋은 저널리즘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독일의 경험도, 공영방송 독점에서 민영이 도입된 후 10년 정도 지난 시점에서 선두 방송사들이 경영적으로 좋은 실적을 내기 시작했지만, 좋은 프로그램보다는 외주 제작, 구입 프로그램 등으로 비용을 최소화 하는 경향을 보였다. 저널리즘 영역에서 독일 민영의 역할은 미미하며, 공영이 기 본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미디어 시장의 변화가 저널리즘에 가져올 수 있는 우려되는 결과를 소재로 비관적 시나리오를 구성하면 아래와 같다. 7) 전종우 (2009), 광고, 2009 한국신문방송연감, 한국언론재단. 8) 김민기 (2009), 미디어 광고시장의 동향과 전망, 한국언론재단 주최 2009 미디어기자 초청 세미나 미디어 법 개정에 따른 미디어산업의 변화 전망과 과제 (2009. 8. 28) 발제문 참조. 9) 가령 Philip Meyer는 미국에서 경쟁이 신문의 질을 떨어뜨린 사례를 잘 보여주고 있다. Philip Meyer (2004), The Vanishing Newspaper. Saving Journalism in the Information Age, University of Missouri Press. - 8 -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의 연합뉴스 미래 전략 - 저널리즘의 질적 저하: 어디서나 손쉽게 뉴스를 접할 수 있지만 대부분이 되풀이 되는 동일한 뉴스이며, 사건의 배경과 전망을 알려주는 심층적 뉴스는 부족하다. 사람들은 되풀이 되는 뉴스에 피로감을 느끼고, 뉴스를 점차 멀리하게 된다. 그나 마 주목을 받는 뉴스는 연예, 스포츠, 사건 사고와 같이 흥미 있는 영역에 관한 것 이다. - 탐사 보도의 약화: 뉴스미디어 기업이 경영 효율성을 추구하게 되면서, 인력과 시간이 많이 드는 탐사 보도는 점차 약화된다. 이에 비해 이미 드러난 정보나 이해 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알리기를 원하는 정보들이 심층 기사로 가공되어 유통된다. - 사회의 파편화: 사건의 맥락을 짚어주는 뉴스가 드물며 그에 대한 주목도 약화되 어 사람들은 자신이 관심 있는 좁은 영역에 대한 뉴스만 소비하게 된다. 그 결과 사회적 통합(social integrity)이 위협을 받고, 사회의 의사 결정은 설득을 통한 정당성 확보가 아니라, 힘의 대결로 조정되는 구조가 된다. - 지역뉴스의 약화: 상대적으로 좁은 시장에서 많은 수의 미디어가 경쟁하게 되면, 전국적 관심과 주목을 받지 못하는 지역뉴스가 설 공간이 점차 좁아진다. - 결과적으로 사회 전체가 탈정치화 되며, 사회적 논의 기반이 허물어지고, 사회적 분열과 불신, 이로 인해 사회적 비용이 증가한다.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지 않도록 하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연합뉴스의 역할이 중요하다. 3. 연합뉴스의 법적 위상과 임무 3-1. 공법( 公 法 )적 위상 뉴스통신진흥에 관한 법률 (2003년 5월 29일 제정, 2009년 6월 9일 개정)을 통해 연합뉴스는 국가기간통신사 의 위상을 갖게 되었다. 이 법에 따르면 연합 뉴스는 공법적 위상을 갖는다. 법에 의해 규정된 임무를 부여받고, 임원 선임 방식 이 법에 의해 규정 되며, 외부 기구인 뉴스통신진흥회의 관리를 받는다. 그 반대로 상대적으로 안정된 정부구독료를 보장받고, 공적 사업에 대해서는 재정 지원을 받 는다. 법은 제4조의 규정을 통해 뉴스통신사업자에게 규칙적이고 중단없이 뉴스 정보 를 제공하고, 이를 위한 국내외 취재망을 유지하며, 국제간 문화 경제교류를 활성 화하고 민족의 동질성확보에 이바지할 수 있는 뉴스 정보를 제공할 책임을 부여하 고 있다. 이에 대한 반대 급부 로 정부는 뉴스통신의 경쟁력 유지를 위한 시책을 강구해 - 9 -
뉴스미디어 시장의 변화와 연합뉴스의 역할 야 하며, 공익적 목적으로 일반공중에게 제공하는 정보에 대해 정보이용료를 제공 할 수 있도록 법 제6조가 규정하고 있다. 실제 이 규정의 구체적 대상은 연합뉴스이다. 법은 제3장에서 연합뉴스사에 대한 규정을 따로 두고 있다. 법은 연합뉴스에게 뉴스 정보의 기본 공급을 담당할 것을 주문하고, 그러한 의미에서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의 위상을 부여하고 있다. 법 제10조제1항은 연합뉴스사는 국가기간뉴스통신사로서 정보주권을 수호하고 정보 격차 해소 및 국민의 알권리 충족을 위한 기능을 수행한다 고 규정했다. 법 제10 조제2항이 연합뉴스사에 아래와 같은 업무를 부여하고 있다. - 국가 등 공공기관, 국내외 언론매체, 기업과 개인 등에 한 뉴스 데이터 및 화상 등의 공급 - 외국의 주요공공기관 언론매체 기업 단체 등에 영어, 그 밖에 대통령령이 정 하는 중요 외국어를 통한 뉴스 데이터 및 화상 등의 공급 (시행령은 프랑스어ㆍ스 페인어ㆍ러시아어ㆍ중국어ㆍ아랍어ㆍ일본어 및 독일어 중에서 연합뉴스가 예산의 범위 내에서 정하는 언어로, 그 결정권을 다시 연합뉴스에게 위임하고 있다.) - 대학 공공도서관 비영리 사회단체 등에 대한 뉴스 데이터 및 화상 등의 공급 - 국제친선 문화교류 재외교민보호와 관련하여 국가가 필요로 하는 대외뉴스통신 업무 - 재난발생의 예방 및 피해 최소화를 위한 재난뉴스통신업무 - 그 밖에 정부로부터 위탁받은 업무 단순히 임무만 부여한 것이 아니다. 연합뉴스사가 민간 주식회사 형태이지만, 법은 대표이사 및 이사, 이사회 등의 선임과 임무에 관해서도 규정하고 있다(제14조에서 제18조). 이와 함께 개정된 법(제18조의2)은 수용자가 편집 또는 제작에 관한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수용자권익위원회를 둘 것을 규정했다. 법(제18조의3)은 또한 내적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경영진과 취재 제작 종사 근로자가 편집위원회를 구성하고 그 운영을 위한 편집규약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법적 간섭 의 반대급부는 정부구독료 계약 체결 방식 과 국민의 정보 격차 해소에 필요한 사업에 대해 정부가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하거나 재 정자금을 융자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법 제19조제1항은 정부가 구독계약을 체결할 때 매출액 물가상승률 경제성장률 등을 감안하여 구독료의 요율 등 판매조건을 결정하여야 한다 고 규정 해, 정부구 독료가 일정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2009년 6월 개정된 법(제19조제2항)은 이와 함께 정부구독률 계약을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정부를 대표하여 일괄하여 체 결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종전까지 각 부처별로 그 부처의 예산 편성에 따 라 변동될 수 있었던 구독률 규모가 안정된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게 되었다. (문 화체육관광부를 제외하면) 정부 부처 출입처에 대해서 구독료 때문에 눈치를 볼 필 - 10 -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의 연합뉴스 미래 전략 요가 줄어들었다는 의미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법은 계약기간은 2년으로 규정했 다. 법 제20조는 정부가 연합뉴스사에 위탁한 업무와 미디어환경 변화로 인한 국민의 정보격차 해소에 필요한 사업에 대해 예산의 범위 안에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 를 부담하거나 재정자금을 융자 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법(제23조)은 연합뉴스가 법적으로 부여된 임무를 수행하는가를 감독하는 기관으로 뉴스통신진흥회를 설립하도록 했다. 뉴스통신진흥회는 연합뉴스사의 경영 감독, 연 합뉴스사의 대표이사 이사 및 감사의 추천, 연합뉴스사의 예산 및 결산의 승인 등 의 임무를 갖는다. (연합뉴스 대표이사는 진흥회의 추천을 받아 연합뉴스사의 이사 회의 의결로 선임된다. 이사는 진흥회의 추천을 받아 주주총회에서 선임된다.) 뉴 스통신진흥회의 이사는 대통령이 임명하며, 그 중 3인은 국회의장이 각 교섭단체의 대표의원과 협의하여 추천한 자를, 2인은 일간신문 발행인을 대표하는 전국조직과 지상파 방송사업자를 대표하는 전국 조직이 각각 추천한 자를 임명하도록 해, 한국 에서 공공을 대표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독립위원회와 유사한 방식으로 구성된다. 간추리면, 연합뉴스는 일종의 공영 뉴스통신사이다. 나는 공영 의 기준을 사업 의 목적(경제적 이윤 추구가 아니라 공익적 목적)과 경영 감독의 주체(공공을 대표 하는 기구)라고 생각한다. 재정을 어떻게 충당하는가, 회사의 성격이 무엇인가는 공영과 민영을 구분하는 기준이 되기 힘들다. 4. 연합뉴스의 역할 4-1. 국가기간통신사로서 연합뉴스의 성과 10) 뉴스통신진흥법이 규정한 국가기간통신사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연합뉴스는 어떤 노력을 했을까? 적어도 외양적으로 보면 상당한 수준의 변화가 있었다. 연합뉴스는 국내 언론사로는 최대 규모인 530여명의 기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 인 력이 텍스트, 사진, 그래픽, 영상 등 하루 3,000여건의 뉴스콘텐트를 생산하고 있 다. 11) 계약사는 국내에서는 중앙일간지(무료신문 포함) 35개, 방송사 27개, 지역일 간지 30개, 인터넷신문 11개, 포털사이트 11개, 전문사이트 23개, 공공기관 및 협 회 11개이다. 해외에는 10개의 유료 외국 뉴스통신사(AP, AFP, UPI, DPA, ITAR-TASS, Xinhua(CEIS), FNS, Reuters, KCNA, DJ)를 비롯해서 50여개 이상의 뉴 스통신사 및 언론사와 계약을 맺고 있다. 12) 10) 연합뉴스의 성과에 대해서는 다른 자료를 찾기 어려워 연합뉴스 구성원이 작성한 글에 의존했다는 점을 밝 힌다. 11) 김태한 (2009), 뉴스통신진흥법 6년의 성과, 신문과 방송, 2009년 5월호. 필자 김태한은 이 글을 집필할 당시 연합뉴스 뉴미디어전략기획팀장이었다. 12) 이 수치는 연합뉴스 홈페이지 회사소개 난(http://www.yonhapnews.co.kr/aboutus)에 제시된 제휴사를 세어 - 11 -
뉴스미디어 시장의 변화와 연합뉴스의 역할 이러한 수치가 뉴스 정보의 기본 공급을 담당하기에 충분한지 혹은 그렇지 못한지 를 판단하긴 힘들지만, 적어도 국내에서 가장 폭넓은 취재망을 확보하고 있고, 또 가장 폭 넓은 고객들에게 뉴스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연합뉴스는 뉴스통신진흥법 시행 6년간 해외취재망을 확충하고, 외국어뉴스, 민족뉴스, 지역뉴스 등 공적기능을 수행하는 분야에 투자를 집중해왔 다. 그 중 몇 가지만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연합뉴스 해외취재망은 2002년에는 14개 국가에 특파원 18명을 파견하는 수준이었 다. 그러나 그 후 파견 국가, 특파원, 통신원 수를 대폭 늘려, 2008년에는 35개 국 가에 특파원 43명, 통신원 17명 등 모두 60명의 해외취재인력을 확보하고 있다(표 1). 2009년 초 조사한 한국 신문과 방송사의 전체 해외특파원 수가 약 110명 정도 (뉴스통신사 제외)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숫자이다. 남아공, 케냐, 이스 라엘, 이란, 카자흐스탄, 헝가리 등 연합뉴스 특파원이 한국에서 파견된 유일한 지 역인 곳도 적지 않다. 그에 상응하게 국제뉴스건수 및 자체 생산 비율도 지난 몇 년 사이에 급격하게 늘었다. <표 1> 연합뉴스 해외취재망 현황 (2002-2008) 구 분 2002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국 가 14 15 18 22 23 26 35 지 역 16 18 22 26 29 34 46 인 원 특파원 18 18 22 28 33 36 43 통신원 0 2 4 9 9 11 17 계 18 20 26 37 42 47 60 특파원 기사 건수 - 19,134 23,891 30,842 36,962 41,091 43,828 국제뉴스자체생산 비율 (%) - 37.60 41.50 55.80 64.50 70.20 71.10 출처: 김태한(2009)에서 재인용 지방취재망 역시 국내 언론사 가운데 최대로, 전국 13개 취재본부에 120여명의 취 재기자를 두고 있다. 13) 한국에서 지역신문이 상대적으로 발전하지 못했고, 서울에 서 발간되는 주요 신문들도 지역 뉴스에 큰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 한 보완이 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뉴스를 외국어로 전파하는 외국어뉴스 서비스도 확장했다. 2003년 만 해도 영어에 한정된 서비스가 그 후 중국어, 일본어, 아랍어, 스페인어로 확장 되었다(표 2). 확인한 결과이다. 13) http://www.yonhapnews.co.kr/aboutus - 12 -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의 연합뉴스 미래 전략 <표 2> 연합뉴스 외국어뉴스 현황 (2003-2008) 구 분 2003 2004 2005 2006 2007 08.12. 서비스 언어 영어 영어, 중국어 영어,중 국어,일 본어 영어,중국 어,일본어, 아랍어 영어,중국 어,일본어, 아랍어,스 페인어 영어,중국 어,일본어, 아랍어,스 페인어 서비스 시간(영어) 12~14 12~14 12~14 24 24 24 연간 영어 18,273 25,301 27,213 23,427 20,945 21,913 송고량 중국어 15,651 23,134 23,269 21,895 22,155 일본어 7,261 12,590 11,565 10,761 아랍어 2,974 3,908 4,804 스페인어 1,295 4,488 기사소계 18,273 40,952 57,608 62,260 59,608 64,121 사진 영상 1,816 6,332 13,235 18,378 25,401 총 계 18,273 42,768 63,940 75,495 77,986 89,522 출처: 김태한 (2009)에서 재인용 이러한 외적인 확장이 실제 서비스의 질에 어떤 근본적인 개선을 가져왔고, 고객인 언론사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자료가 없어 판단하기 힘들다. 하지만, 적어도 지난 5년 사이의 나타난 외적 변화는 괄목할 만하다. 4-2. 변화되는 미디어 시장에서 요구되는 역할 뉴스통신진흥법 개정으로 연합뉴스와 뉴스통신진흥회에 관한 규정이 한시적인 성격 을 탈피하고, 이제 곧 그 시행(2009년 12월 10일)을 앞두고 있다.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에 미디어 관련 법규들이 개정되어 미디어 시장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14) 그렇다면 연합뉴스는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그리고 제도적으로는 어떤 보 완이 필요할까? 토론을 위해 아래에서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1) 주 고객인 뉴스미디어들과의 상호협력 관계 및 신뢰 관계를 개선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연합뉴스에게 부여된 임무인 뉴스 정보의 기본 공급 에서 그 주 대상은 뉴스미디어들이다. 미디어 시장의 경쟁이 심해지면 뉴스미디어들이 취재 시 스템 및 인력 운용에서 투자를 하는 쪽보다는 오히려 경비를 줄여 효율성 을 높 이려는 전략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연합뉴스의 기본 공급 기능이 14) 방송법 등에 대한 헌법재판소 판결에 따라 법의 유효성이 결정되겠지만, 정부와 다수당인 여당의 기본 방침 에는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미디어 시장의 구조 변화는 시간문제 인 것으로 보인다. - 13 -
뉴스미디어 시장의 변화와 연합뉴스의 역할 더욱 중요해 지게 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언론사간, 그리고 언론사와 뉴스통신사간의 협력 관계가 잘 발 전하지 못했다. 전자는 동일 시장에서 비슷한 내용으로 경쟁하는 미디어의 수가 많 기 때문일 것이다. 후자는 한국에서 뉴스통신사가 발전해 온 독특한 역사와도 관련 이 있다. 즉, 언론사들이 필요에 의해 만든 것이 아니라, 뉴스통신사가 독자적 언 론사로 출발했기 때문이다. 15) 언론사들이 뉴스통신을 지원자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 라 경쟁자로 생각하는 경향도 있다. 그러나 이 관계는 개선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서는 뉴스미디어사들의 발상 전환이 필요하지만, 우선 연합뉴스 쪽에서 계기와 제 도를 만들어 나갈 수밖에 없다. 개정된 법이 규정한 수용자 권익위원회 는 그런 의미에서 일반 뉴스 소비자이 아닌 고객 언론사 대표로 구성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 위원회에서든 혹 은 별도의 기구를 통해서는 연합뉴스가 고객 언론사들과 협력 및 신뢰 관계를 확대 해 나가는 제도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연합뉴스가 다른 언론사의 경쟁자라는 인 식이 사라지지 않는 한, 혹은 실제 경쟁자가 된다면, 법이 규정한 국가기간뉴스통 신사로서의 위상을 유지할 수 있는 정당성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기 힘들 것이다. (2) 고객 뉴스미디어를 위해 적극적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해서 제시해야 한다. 예를 들면 지역신문의 일부 지면을 대신 제작해 주는 서비스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영국 뉴스통신사 PA(The Press Association)가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08 년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개최된 2008 WAN 총회에서 이 회사 편집국장 토니 왓슨 (Tony Watson)은 1989년만 해도 두 개의 신문만 TV 페이지 편집을 PA에 아웃소싱했 었지만, 지금은 영국과 아일랜드의 대부분의 주요 신문사로 그 서비스가 확대되었 다고 말했다. PA는 현재 국내 및 국제뉴스 지면과 웹사이트, 부록 잡지도 완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방송 프로그램, 주식, 날씨 등과 같이 비슷한 틀로 반 복되는 지면이나, 지역일간지에서와 같이 국제 뉴스 분야에서 내부 역량을 갖추지 못한 신문사에게 국제면을 제작해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처음에는 신문 사들이 주저하겠지만, 성공 사례가 생기면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책 공연 여행과 같은 지면으로 확대할 수도 있다. 동영상 및 사진 서비스도 추가될 수 있다. 아직까지 대부분의 신문사들은 스스로 지면을 제작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경쟁이 심해지면, 체면 이나 영향력 행사 가 큰 돈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금방 인식하게 될 것이다. (3) 멀티미디어 뉴스 콘텐트 제작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동영상, 인포그래픽, 쌍 방향 인포그래픽, 데이터베이스 제공 서비스 등은 멀티미디어 시대의 새로운 트랜 드로 인식되고 있으나, 한국의 언론사들이 개별적으로 이러한 컨텐트를 직접 만들 어 제공하는 것은 어려운 현실이다. 인적 및 물적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한 15) 김영욱 김경모 (2001), 앞의 책, 66쪽 이하 참조. - 14 -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의 연합뉴스 미래 전략 아직까지 상응하는 수익 모델도 발견하지 못한 상황이라, 개별 언론사에게 멀티미 디어 뉴스콘텐트는 아직 계륵과 같은 존재다. 연합뉴스가 이미 멀티미디어 뉴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앞으로 그 역할이 더욱 커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4) 탐사 보도 및 심층 보도 영역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탐사 및 심층 보도는 상 대적으로 많은 인력, 시간, 비용이 들어간다. 뉴스미디어들도 이 영역에 대한 중요 성은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탐사 보도 영역은 한국에서나 다른 나라에서 매우 경기 탄력적 으로 운용되고 있다. 경영에 여유가 생기면 탐사 보도팀이 만들어 지지만, 조금 어려우면 해체되는 과정이 되풀이 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경영 의 여유 가 생길 가능성이 점차 옅어지고 있다. 따라서 한국 전체 미디어에서 본 격적인 탐사 보도의 질과 양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공간은 국가기간뉴스 통신사가 메어 주어야 한다. (5) 해외취재망 확대는 지속되어야 한다. 2002년 14개국 16지역 18명에 비해 2008 년 35개국 46지역 60명(특파원은 43명)명은 엄청난 성장이다. 그러나 한국이 세계 에서 가진 위상을 생각하면, 그리고 한국에 영향을 미치고 있거나 미칠 수 있는 지 역들을 감안하면 아직 부족한 수이다. 특히 한국의 언론사들이 주요 국가들의 언론 사들에 비해 자체 해외특파원을 많이 파견하지 못하는 것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취재 지역이나 특파원 수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어떤 준비를 한 기자가 어떤 조건 에서 얼마나 지속적으로 활동하는가 등 해외취재망의 운용 방식도 매우 중요하다. 이와 관련되는 지속적 투자가 필요하다. (6) 뉴스통신사와 관련해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독립성이다. 실제적인 독립성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언론윤리에서는 그렇게 보이는 (apparently) 독립성도 중 요하다. 이를 위해서 예를 들면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의 선임에 업계의 추천자 수를 더 늘리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정부구독료 계약 기간 2년은 너무 짧다고 본다. 정부 재임 기간과 비슷하게 5년 정도로 늘이고, 계약 시점을 정부 재임 기간 중간 쯤으로 하는 것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제도적 측면과 함께, 연합뉴스 기사가 균형성을 유지하고 또 그렇게 보이도록 연합뉴스 구성원 전체가 세밀하고 예민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개정 뉴스진흥법이 규정한 편집위원회 제도도 이를 위한 노력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5. 마치면서 뉴스통신진흥법 개정으로 그리고 앞으로 예상되는 한국 미디어 시장의 변화로 연합 뉴스와 그 구성원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그러나 나는 연합뉴스와 연합뉴스구 - 15 -
뉴스미디어 시장의 변화와 연합뉴스의 역할 성원들이 가진 뉴스통신사와 뉴스통신인으로서의 자긍과 자부심이 이러한 요구를 충분히 받아들이고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잘 발달된 뉴스미디어는 뉴스통신사의 발전에 중요한 전제 조건이 되고, 반대로 뉴 스통신사가 제공하는 질 높은 뉴스는 뉴스미디어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뉴스 미디어가 약해지면 뉴스통신사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뉴스통신사가 강해지기 위해 서는 고객인 뉴스미디어가 유지되고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공법적 위상을 가진 국가기간뉴스통신사로서 연합뉴스는 이제 개별 회사가 아니라 좋든 싫든 한국 전체 뉴스미디어와 한국 저널리즘의 수준과 성과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입장이 되었다. 연합뉴스의 자체적 노력도 필요하지만, 사회적 관심과 지원 그리고 감시도 필요하다. <끝> - 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