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7일 Vol. 16 No. 2 ISSN 1976-0515 베네수엘라 총선결과에 미친 경제적 요인과 향후 전망 이시은 구미 유라시아실 미주팀 연구원 (suyi@kiep.go.kr, Tel: 044-414-1267)
베네수엘라 총선결과에 미친 경제적 요인과 향후 전망 차 례 1. 12월 총선 결과 2. 총선 결과에 미친 경제적 요인 3. 향후 전망 및 시사점 주요 내용 2015년 12월 6일 열린 총선에서 베네수엘라의 야당 연합인 민주연합회의당(Mesa de la Unidad Democrática, 이하 MUD)이 압승을 거둠. 야당의 이번 총선 압승은 경기침체와 하이퍼인플레이션 등으로 현 베네수엘라 정권에 대한 대중의 지지가 약 화된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는바, 본고에서는 베네수엘라의 경제현황을 1 대외경제상황 악화(유가 하락) 2 무리한 팽창적 재정정책 3 가격통제에 따른 하이퍼인플레이션과 생필품 부족으로 나누어 살펴봄. - 원유 의존도가 높은 베네수엘라는 최근 수년간 국제 유가가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경상수지 악화와 이에 따른 외환보유액 감소, 재정수지 악화, 투자 감소, 그리고 국내 소비 및 생산 악화를 경험하고 있음. - 또한 재정상황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마두로 정부는 차베스 정권부터 추진해온 사회 프로그램들을 유지 및 확대 추진하면서 확장적인 재정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음. - 베네수엘라 정부는 차베스 정권부터 고물가 상황에서 서민들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가격통제 정책을 시 행해왔으나, 이러한 정책이 시장원리를 왜곡하면서 하이퍼인플레이션(2015년 약 159%)과 생필품 부족이라 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음. - 또한 정부가 부족한 외환의 유출을 막기 위해 수입을 통제하면서 공산품을 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베 네수엘라는 심각한 재화 부족을 경험하고 있음. 현재 악화된 대내외적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현 정권의 의지나 야당의 정치적 노력만으로 베네수엘라의 경제 상황을 개선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바, 우리 기업의 현지시장 진출 결정 시 신중한 자세가 요구됨. - 대내외적 경제상황으로 볼 때, 야당의 이번 총선 압승으로 국내 혼란이 오히려 가중될 가능성이 높음. - 경제 정상화를 위한 가격통제 완화, 공식환율 평가절하 등 MUD당이 계획하고 있는 정책들이 제대로 이 행된다고 하더라도, 단기적으로 경제적 혼란이 심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됨.
베네수엘라 총선결과에 미친 경제적 요인과 향후 전망 3 1. 12월 총선 결과 2015년 12월 6일 열린 총선에서 야당 연합인 민주연합회의당(Mesa de la Unidad Democrática, 이하 MUD)이 압승을 거둠. - 이번 선거에서 당초 야당 연합은 총 167석 중 2/3에 해당하는 112석을 차지함(그림 1 참고). 1) - 그러나 2015년 12월 31일 대법원이 집권 여당인 통합사회주의당(el Partido Socialista Unido de Venezuela, 이 하 PSUV)이 제기한 선거 결과 일부 무효소송 을 받아들여, 야당의원 3명의 새 국회 소집 참가 불허 결정을 내림. 현재 이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내려지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전망임. 2) - 반면 PSUV당은 55석을 차지하는 데 그침. 그림 1. 2015년 베네수엘라 총선 결과 그림 2. 베네수엘라의 총선 및 대선 투표율(1998~2015) 주: RE.INDIGENA는 원주민 커뮤니티 대표를 의미. 자료: Consejo Nacional Electoral. http://www.cne.gob.ve/(검 색일: 2015. 12. 14) 자료: International Institute for Democracy and Electoral Assistance. http://www.idea.int/(검색일: 2015. 12. 18) 이번 총선에서는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집권한 1999년 이래 16년 만에 처음으로 PSUV당이 패배하였음. - 이번 총선의 투표율은 차베스 정부가 들어선 이래 가장 높은 74%를 기록함(그림 2 참고). 3) - 2013년 차베스 사망 이후 실시된 당해 연도 대선에서 마두로는 차베스의 정치적 이념을 승계한 여당 대표자로 대변 되며, 50.78%의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된 바 있음. - 그러나 현지 언론에 따르면 2015년 초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마두로 대통령의 지지율이 22%까지 떨어진 것 으로 나타남. 4) 1) Rocío Galván(2015), La oposición logra oficialmente la mayoría calificada con 112 diputados. El Mundo. (December 8) 2) 연합뉴스 (2015), 순순히 못 물러나" 총선참패 베네수엘라 좌파정권의 반격 (12월 31일) 3) Wyre Davies(2015), Venezuela elections: Why did Maduro's Socialists lose? BBC. (December 7) 4) Reuters(2015), Poll: Venezuelan President's Popularity Sinks to 22%. (January 2)
베네수엘라 총선결과에 미친 경제적 요인과 향후 전망 4 표 1. 베네수엘라 의석 점유율별 가능한 정당의 기능 의석 득표율 1/2 3/5 2/3 기능 - Leopoldo Lopez(야당 지도자) 사면 - 사회 프로그램에 대한 지출 승인/거부 - 대통령의 출국 저지 가능 - 국제 조약 승인/거부 - 정부의 장기 계획 승인/거부 - 부통령과 장관들의 견책 혹은 탄핵 - 마두로 대통령에게 특별 권한 부여/회수 - 마두로 대통령 탄핵을 위한 국민투표 - 대법원 포함, 판사 임명/사임 - 헌법 개정 자료: telesur(2015), What to Expect from a Counter Revolutionary National Assembly in Venezuela. (December 7) 의석의 2/3를 차지할 경우 다수당은 법적으로 예산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와 대통령 탄핵, 개헌 추진이 가능하나, 대법원의 무효 소송 관련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MUD당의 기능은 제한됨(표 1 참고). - 과반을 넘어 의석의 3/5이 넘는 경우, 다수당은 부통령이나 장관들을 견책 혹은 탄핵할 수 있으며, 대통령에게 특별 권한을 부여 또는 회수할 수 있게 됨. - 의석의 2/3 이상을 차지할 경우, 헌법 수정 및 국민 총선거 실시를 승인할 수 있는 등 원칙적으로 현 마두로 대통령의 탄핵을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여당에 큰 부담으로 작용함. 5) 2. 총선 결과에 미친 경제적 요인 야당의 이번 총선 압승은 경기침체와 하이퍼인플레이션 등으로 현 베네수엘라 정권에 대한 대중의 지지가 약화된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음. 그림 3. 사회 시위(protest) 발생 수 - 현지 언론들은 이번 야당의 총선 압승에 대해 경제 상황이 악화일로를 치닫자 민심이 현 정부에 등을 돌 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음. - 국내 경제상황 악화로 인해 최근 사회적 시위가 급증 하는 등 사회적 불안이 가중되고 있음(그림 3 참고). - 본고에서는 베네수엘라의 현재 경제적 상황을 1 대 외경제 상황 악화(유가하락) 2 무리한 팽창적 재정 자료: Observatorio de conflictividad social and Ecoanalí tica. 정책 3 가격통제에 따른 하이퍼인플레이션과 생필품 부족으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함. 5) John M. Carey(2015), Here s how the opposition got a two-thirds supermajority in Venezuela. The Washington Post. (December 13).
베네수엘라 총선결과에 미친 경제적 요인과 향후 전망 5 가. 대외 경제상황 악화: 유가 하락 원유 의존도가 높은 베네수엘라는 최근 수년간 국제 유가가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경상수지 악화와 이에 따른 외환보유액 감소, 재정수지 악화, 투자 감소, 그리고 국내 소비 및 생산 악화를 경험하고 있음. -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는 전체 수출의 96%, 재정 수입의 약 50%, GDP의 약 30%를 석유에 의존함. - 베네수엘라는 원유 수출국이자 정제유 수입국으로, 유가하락에 따른 수출과 수입 가격하락의 영향을 동시에 받고 있으며, 주요 수출국은 미국과 중국임. - 2012년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하던 유가는 마두로 집권 해인 2013년부터 하락세로 접어들며 최근 40달러 이 하까지 급락함(그림 4 참고) 베네수엘라산 원유는 비( 非 )재래식으로 정제비용이 높아, 재래식 석유에 비해 낮은 가격으로 거래됨. 그림 4. 베네수엘라의 성장률과 원유가격 변화 추이 (단위: %, US$/bl) 자료: BCV and Ecoanalí tica 유가 하락으로 인해 최근 수출액이 급격히 감소하였으며, 이에 따라 외환보유액이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음. - 유가가 상승세에 있던 2008년 당시 베네수엘라의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약 430억 달러에 달했음. - 그러나 최근 유가 하락으로 2015년 수출액은 전년대비 약 49%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2015년 경상 수지는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임(그림 5 참고). 6) - 주로 원유수출을 통해 보전해오던 외환보유액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여왔으며, 2015년 12월 기준 보유액은 약 153억 달러로 추정됨(그림 6 참조). 사실상 총 외환보유액에서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10%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돌고 있으며, 세계 금위원회 (World Gold Council)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외환보유액의 약 69%를 금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짐. 7) 6) IDB(2015), Trade Trend Estimates Latin America and the Caribbean 2016 Edition. 7) Nathan Crooks(2015), Venezuela's Foreign Reserves Just Slumped to Its Lowest Since 2003, Bloomberg. (May 16)
베네수엘라 총선결과에 미친 경제적 요인과 향후 전망 6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에 따르면 2015년 7~10월 동안 외환보유 감소액이 6억 달러에 달할 정도로 최근 들어 감 소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는 상황임. 8) 그림 5. 1999~2015 경상수지 추이 (단위: 십억 달러) 그림 6. 2008~14년 외환보유액 변화 (단위: 십억 달러) 주: 2015년은 추정치. 자료: IMF. 자료: Bloomberg. 최근 유가 하락이 지속되면서 외환보유액이 급격히 감소하자 베네수엘라의 외채상환 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음. - 베네수엘라의 총 외채는 차베스 집권기인 1999년 약 230억 달러에 불과했으나,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가 마두로 집권 시기인 2013년에는 약 450억 달러에 달하였음. - 2000년대 중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은 20% 초반을 기록하였으나, 2014년에는 50%를 상회 하며 빠른 증가세를 보임. 그림 7. 베네수엘라 정부의 채무 상환액* 추이 (단위: 십억 달러) 그림 8. 1996~2014 총 외채 변화 (단위: 백만 달러) 주: *:이자지급과 국채, PDVSA의 회사채를 포함함. 자료: Bloomberg. 자료: Bloomberg. 하지만 이 수치 안에 국내 부채와 PDVSA의 회사채 항목은 제외되어 있어, 실제 부채 규모는 과소평가 되어있 는 상황임. 9) 8) Noris Soto(2015), Venezuela Foreign Reserves Fall to 12-Year Low as Payments Loom, Bloomberg. (October 20)
베네수엘라 총선결과에 미친 경제적 요인과 향후 전망 7 낮은 신용도로 인해 해외 채권시장에 대한 접근이 제한되어 있는 베네수엘라 정부는 주로 국내 채권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으며, 회계 장부에 기록하지 않는 부외거래 채권거래를 통해 국영석유회사인 PDVSA의 자 회사 Citgo가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음. - 현재 베네수엘라가 보유하고 있는 외환보유액(현금)은 20억 달러 정도로 알려진 가운데, 2016년 상환해야 할 외채 규모(이자지급과 국채, 회사채 포함)는 1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됨. 디폴트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베네수엘라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강등시킨 상태임 (표 2 참고). - 피치(Fitch)는 2014년 12월, 베네수엘라의 부채상환 능력을 문제 삼아 국가신용등급을 투자 부적격인 CCC 로 세 단계 강등한 바 있음. - 2015년 2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경기침체와 높은 인플레이션을 근거로 베네수엘라의 국가신용등급 을 CCC+ 에서 CCC 등급으로 한 단계 강등시킴. - 또한 무디스(Moody s) 역시 2015년 1월, 베네수엘라의 신용등급을 Caa1 에서 Caa3 으로 두 단계 강등시켰으 며, 이는 무디스 등급 체계에서 디폴트 임박을 의미하는 Ca 보다 한 단계 위 수준을 의미함. 표 2. 현재 베네수엘라 국채 신용 등급 Moody's S&P Fitch Caa3 CCC CCC FDI 유입액 역시 석유가격 하락과 맞물려 2013년 이후 급락하였으며, 2014년 FDI 유입액은 전년대비 88% 하락한 3억 2,000만 달러에 그침. - 석유 산업은 지속적으로 큰 규모의 투자를 요구하는 산업이며, 국내에서 투자수요가 가장 많은 분야임에도 불구 하고 차베스 정권 당시 국유화 정책, 낙후된 시설, 유가 하락 등의 문제로 최근 투자가 급락하였음(표 2 참고). - 특히 베네수엘라 정부는 외화 유출을 막기 위해 오히려 달러의 사용을 엄격히 통제하며 비우호적인 투자환경 을 조성하고 있음. 표 3. 중남미 국가 및 지역별 FDI 유입규모(2004~14) (단위: 백만 달러, %) 2004~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2014 2013~14 변화율(%) 베네수엘라 1,713 2,627-983 1,574 5,740 5,973 2,680 320-88 브라질 21,655 45,058 25,949 48,506 66,660 65,272 63,996 62,495-2 칠레 9,174 16,604 13,392 15,510 23,309 28,457 19,264 22,002 14 중미 4,891 7,406 4,442 5,863 8,504 8,864 10,680 10,480-2 멕시코 25,734 28,574 17,644 25,962 23,560 18,998 44,627 22,795-49 중남미 전체 85,517 140,984 86,561 131,746 172,190 183,047 189,951 158,803-16.40 자료: UN ECLAC. 2015. Foreign Direct Investment in Latin America and the Caribbean. 9) EIU(2015), Country Report: Venezuela. (검색일: 2015. 12. 9)
베네수엘라 총선결과에 미친 경제적 요인과 향후 전망 8 2000년대 지속된 오일 붐으로 베네수엘라가 벌어들인 수익은 약 8,0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10) 노르웨이나 칠레와 같이 천연자원이 풍부한 국가들처럼 국부펀드를 운영하지 않고 있어, 오일머 니에 대한 관리 능력도 비판받고 있음. - 베네수엘라는 차베스 대통령의 취임 전인 1998년 거시경제안정기금(FEM: Fondo de Estabilización Macroeconomico)을 마련하여 국부펀드 운영을 계획하였으나, 이는 2003년 이후 운영되지 않고 있음. 11) - 베네수엘라 정부는 유가 상승의 혜택이 빈곤율과 빈부격차 해소 등에 사용되어 효과를 거두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최근 빈곤율은 다시 급증하고 있는 추세임. 베네수엘라의 빈곤율은 차베스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인 2003년 62%에서 2012년 25%까지 하락하였으나, UN 중남미 경제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2013년에 32%로 반등하였음. 최근의 경제 상황에 맞물려 2016년 빈곤율은 60%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음. 12) 최근 빈곤율 증가의 원인은 실질소득 감소, 물가 급등, 식료품의 부족으로 분석됨. 그림 9. 베네수엘라의 빈곤율 주: f는 Ecoanalí tica 예측치. 자료: Ecoanalí tica. 나. 무리한 팽창적 재정정책 베네수엘라는 차베스 집권기인 2003년부터 소위 볼리바리안 미션(Bolivarian Mission) 이라 불리는 사회 프로그램을 추진하며 각종 사회복지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왔음. - 차베스는 정책 이행의 주요한 자금수단으로 국영 석유회사인 PDVSA의 수익을 사용하였으며, 스포츠나 문화 이벤트 개최, 무료 보건 시스템 운영, 주택 건설 프로그램 등을 추진해왔음. - 차베스 집권 시기인 2006년부터 재정수지는 이미 마이너스를 기록하였으나, 당시 유가 상승이 지속되면서 확 장적인 재정정책이 가능하였음(그림 10, 12 참고). - 마두로 대통령은 집권 이후 차베스 전 대통령이 고유가 시대의 혜택을 기반으로 실시해온 정책과 프로그램들 을 이어받아 재정비 및 확장하여 추진함. 10) Rachel Cunliffe(2015), The Dark Side of Price Controls in Venezuela. CapX. (May 13) 11) The Economist(2014), An Oil Fund for Venezuela: What if They Had Saved Some of the Money? 12) Ecoanalítica(2015), Venezuela: Game of Thrones... Scenarios for 2016.
베네수엘라 총선결과에 미친 경제적 요인과 향후 전망 9 그림 10. OPEC 원유 바스켓 가격 추이 (단위: US$/bl) 그림 11. 중앙정부의 재정지출과 지지율 변화 추이 (단위: %) 자료: OPEC. 주: 중앙정부의 지출 증가율은 전년대비. 자료: National Treasury Office, BCV, Dataná lisis, Ecoanalí tica. 재정악화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마두로 대통령은 최근에 제출한 2016년 정부 예산안에서 주택 보급 등을 위한 대대적 지출 확대 계획을 발표하는 등 확장적인 재정정책의 기조를 유지하고 있음. - 유가 하락으로 인해 2015년 재정수입이 전년대비 6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며, 2015년 재정적자 규모는 GDP 대비 16.8%에 달할 것으로 전망됨(그림 12 참고). 13) 유가가 1달러 떨어질 때마다, 베네수엘라의 재정수입은 7억 달러씩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됨. 14) - 마두로 정부는 배럴당 40달러 기준으로 산정된 2016년 예산안과 정부의 채권 발행 확대와 관련한 연간 부채 에 관한 특별법(Ley Especial de Endeudamiento Anual) 을 총선 직전 통과시켰음. - 또한 2015년 11월에는 베네수엘라 주택 보급 계획(Gran Misión Vivienda Venezuela) 의 일환으로 대규모 주 택 신축계획안을 발표함. 베네수엘라 정부는 확장적 재정정책에 필요한 자금을 중앙은행을 통해 지속적으로 통화를 발행하여 조달하 고 있음. 15) - M2 기준 통화 발행 증가율은 2015년 100%대를 넘어섰으며, 이는 다시 물가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 되며 사회적 혼란을 가중시킴(그림 13 참고). 13) 베네수엘라 정부는 2011년부터 재정수지 관련 데이터(NFPS: Non-financial public sector)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정확한 재정적자 상황을 예측하기는 어려움. 14) Financial Times(2015), Venezuela Secures $5bn China Loan. (September 2) 15) EIU(2015), Country Report: Venezuela. (검색일: 2015. 12. 9)
베네수엘라 총선결과에 미친 경제적 요인과 향후 전망 10 그림 12. 1998~2015년 재정수지 추이 (단위: GDP 대비, %) 그림 13. 베네수엘라 통화 발행 증가율(M2 기준) (단위: %) 자료: EIU Viewswire. 주: M2=M1+정기예금과 국채, 전년동기대비 증가율. 자료: IMF, International Financial Statistics. 다. 가격 통제에 따른 하이퍼인플레이션과 생필품 부족 베네수엘라 정부는 고물가 상황에서 서민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차베스 정권부터 가격통제 정책을 시행해 오고 있는데, 이러한 정책이 시장원리를 왜곡하게 되면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음. - 가격통제 정책이란 정부가 상품의 고시가를 정해놓고 기업들이 이를 넘겨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정책으로, 정부는 공식적으로 이를 어기는 경우 처벌해왔음. - 그러나 이러한 차베스 정부의 가격통제 정책으로 인해 오히려 시장은 공급 부족을 경험하여 사실상 가격상승 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음. - 2013년에 취임한 마두로 대통령 역시 수권법 16) 을 통해 가격통제법을 유지하였으며, 기업의 이익을 제한하 고 시장가격을 통제해오고 있음. 17) - 정부가 가격을 통제하고 있는 상품은 42개의 필수품으로, 달걀, 쌀, 커피, 우유, 설탕, 옥수수 가루, 식용유 등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시민들이 식료품을 사는 데 평균적으로 1주일에 5시간이 소요되며, 원하는 상품을 찾기 위해 4곳의 가게를 들러야 하는 것으로 조사됨. 18) - 정부는 현재 군대까지 동원하여 생필품 사재기 현상을 막고 있는 상태임. - 또한 정부의 가격통제 정책에 맞추어 상품을 판매하는 경우는 드물며,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생필품의 경우 통 제된 가격보다 약 3배 정도 비싼 것으로 나타남. 19) 16) 수권법이란 의회가 행정부에 법령을 제정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하는 법률을 가리킴. 17) 연합뉴스 (2013), 베네수엘라 대통령, 기업이윤 통제 등에 첫 특권행사.(11월 13일) 18) Daniel Gallas(2015), Venezuela: Economy on the Brink? BBC. (December 7) 19) Daniel Gallas(2015), Venezuela: Economy on the Brink? BBC. (December 7)
베네수엘라 총선결과에 미친 경제적 요인과 향후 전망 11 정부는 외환 유출을 막기 위해 오직 정부만 달러를 팔 수 있도록 함으로써 수입을 통제해왔는데, 생산능력이 부족하여 공산품을 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베네수엘라는 이로 인해 심각한 재화 부족을 경험하고 있음. - 베네수엘라 정부는 1998년부터 외환관리위원회(CADIVI)를 통해 외환 구매를 통제해왔으며, 공식환율로 1달러 당 6.3볼리바르의 고정환율(CENCOEX)을 공공부문 거래에 제한적으로 적용해왔음. - 이후 달러화 부족으로 인해 환율 상승압력이 커지자 외환 관리 목적의 일환으로 2013년과 2014년, SICAD I과 SICAD II를 각각 도입하여 CENCOEX보다 높은 환율로 외환 거래를 일부 허용해왔음. -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시장 환율이 급속히 치솟고 달러 부족 현상이 지속되자, 정부는 2015년 3월, SICAD II를 SIMADI(Sistema Marginal de Divisas)로 교체하여 변동환율제도를 도입하였으며, 2015년 12월 30일 기준 SIMADI에 의한 환율은 달러당 198.6볼리바르임. 2015년 12월 현재 암시장 환율(Pararelo)은 1달러당 800볼리바르까지 급등하였음. 20) - 정부는 CENCOEX와 SICAD에서 사용하는 환율을 적용하여 생필품을 수입하며, 공식환율 사용권을 얻기 어려 운 대다수의 민간인들은 암시장의 높은 환율을 통해 거래하고 있음. - 국내 물품 생산여력 부족과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으로 인해 생필품 부족 문제가 심각한 상황임. - 베네수엘라의 주요 산업 중 하나인 자동차산업의 경우, 수입을 통해 충당하던 부품 부족과 외환에 대한 접근 성 제한으로 인해 2013년과 2014년 생산량이 75% 가까이 감소함. 정부의 가격 및 외환 통제는 오히려 세 자리 수에 가까운 물가상승률이라는 결과를 낳은바, 물가상승률로 인한 구매력 감소도 심각한 수준임. - 현재 베네수엘라의 공식적인 물가상승률은 64%이나, 현지 분석기관과 IMF에 따르면 연평균 159%에 육박하 는 것으로 분석됨. - IMF에 따르면 2016년 물가상승률은 200%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음. 한편 정부는 2014년부터 공식적인 물가상승률을 집계하지 않고 있음. - 최저임금 상승에도 불구하고 높은 물가상승률로 인해 2015년 3/4분기 동안 구매력은 전년동기대비 34.9% 감 소하였음. 21) 국내 소비재 부족은 점차 인도주의적 문제로 변해가고 있는 상황임. - 베네수엘라 제약 협회(Federación farmacéutica de Venezuela)에 따르면, 현재 정부의 외환공급이 충분히 이루 어지지 않고 있고, 가격통제 정책이 이어지면서 약제를 포함한 의약품 부족이 심각한 수준에 달함. - 현재 필요한 의약품의 70% 이상이 부족한 상황이며, 전국 약국의 85%가 영업을 지속하지 못할 위기에 놓 임. 22) 20) Dolartoday, https://dolartoday.com/(검색일: 2015. 12. 23). 21) Ecoanalítica(2015), Venezuela: Game of Thrones... Scenarios for 2016.
베네수엘라 총선결과에 미친 경제적 요인과 향후 전망 12 3. 향후 전망 및 시사점 MUD 야당 연합은 총선 직후 정치범 사면법과 경기회복과 관련된 법안 제정을 재천명한 바 있음. - MUD는 가장 먼저 마두로 정권 때 수감된 야당 정치 지도자들을 위해 정치범에 대한 사면법을 통과시키겠다 고 약속함. - 또한 PDVSA 내 부정부패와 불투명한 회계 장부 운영 등을 이유로 이에 대한 개혁 단행을 발표함. - 나아가 경기회복을 위한 법안 제정을 공약으로 내걸고 환율과 가격에 대한 통제 해제, 정부 자산의 민영화, 외 국인직접투자 유입을 위한 제도 개선 등에 관한 프로그램을 제안함. 23) 야당의 시장친화적 경제정책 방향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기대는 커지고 있으나, MUD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국내 장애요인을 극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임. - 비록 총선 실시 결과 MUD가 다수당이 되었으나, 행정부, 대법원, 중앙은행을 포함한 주요 기관에 대한 PSUV 의 영향력은 여전히 강력함. 24) - 야당이 공약으로 내세운 경제정책을 이행할 경우 단기적으로 경제적 고통이 수반될 가능성이 높아, 그동안 사회정책의 혜택을 받아온 국민들의 지지를 얻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임. 마두로 정부는 원유가격 하락으로 재정난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수십 년간 유지되어온 보조금 정책을 수 정하지 못해 연간 200억 달러에 달하는 연료 보조금을 유지해오고 있는 상황임. 25) - 한편 여당에 대항해 다수의 소수당이 연합하여 탄생한 MUD당은 당내 의견 통합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음. 대외적인 측면에서도 석유에 대한 국가경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유가 반등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상 MUD가 펼칠 수 있는 정책의 폭과 영향력은 제한될 것으로 보임. - 베네수엘라의 위기가 국내 경제정책뿐 아니라 저유가라는 대외적 상황에서 기인한 만큼, 자체적인 해결에는 한계가 있음. - 최근 미국 금리인상 등의 영향이 가세하면서 단기간 유가 반등의 가능성은 불투명해진 상황임. - 마두로 대통령은 OPEC에 생산량을 줄이고 배럴당 가격을 최소 88달러까지 상승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였으 나, 26) 셰일가스 등의 생산량 증가로 인해 사우디아라비아를 위시한 OPEC 회원국들은 유가를 낮추고 점유율을 유지하자는 데 동의하고 있음. 22) El Universal(2015), La Federación Farmacéutica de Venezuela Responsabiliza al Gobierno de la Falta de Medicinas. (December 14) 23) Oxford Analytica Daily Brief(2015), Confrontation Will Rise in Coming Weeks in Venezuela. 24) BBC(2015), Venezuela: What will change after the opposition win? (December 7) 25) 국제신문 (2015), 기름 값 내리는데 산유국선 잇단 인상 왜?. (12월 30일) 26) Daniel Gallas(2015), Venezuela: Economy on the Brink? BBC. (December 7)
베네수엘라 총선결과에 미친 경제적 요인과 향후 전망 13 한편 마두로 정권은 총선 직후 선거 결과 불복 및 영향력 유지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실질적인 경제문제 해결방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임. - 마두로 대통령은 총선 결과가 나온 직후 미국이 경제 전쟁 을 통해 자국에 피해를 입히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이번 선거에서 집권 여당이 패하였음을 재차 강조하고 있음. 27) - 한편 마두로 대통령은 총선 기간 질서유지를 위해 전국의 군 병력을 부대로 복귀하라는 명령을 내리는 등 국 내 정치적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는 상황임. 28) - PSUV당은 선거 직후 일부 선거 결과에 대한 불복과 이에 대한 재조사를 요구하였으며, 현재 대법원에 무효 소송전을 벌이고 있음. 29)30) 특히 전체 의석의 2/3를 넘게 차지한 야당의 대통령 탄핵이 원칙적으로 가능해짐 따라 여당은 일부 선거 결과 에 대한 무효 소송을 진행하였으며, 최근 대법원에서는 이를 받아들여 야당의 2/3 과반 달성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음. - 2015년 12월 23일, PSUV당은 임시국회를 통해 대법관 후보자 13명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처리하며 영향력 유 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음. 31) 유가 하락과 더불어 빠른 속도로 감소하는 외환보유액으로 인해 베네수엘라의 디폴트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음. - 현재 베네수엘라가 보유하고 있는 외환보유액(현금)은 20억 달러에 불과하나, 2016년 상환해야 할 외채(이자 지급과 국채, 회사채 포함)의 규모는 1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됨. - 높은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을 근거로 일각에서는 베네수엘라가 2016년 디폴트를 선언할 가능성이 더 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음. 32) 채무상환의 위기가 있을 때마다 도와준 최대 채권 보유국인 중국 역시 최근 미국 금리인상의 영향으로 인한 외환보유액 급감과 성장 둔화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어, 디폴트 위기에 몰린 베네수엘라를 충분하게 지원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커짐. - 디폴트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대두되는 상황에서도 과거 베네수엘라는 중국과 원유를 연계한 차관 거래 (Loan-for-Oil)를 지속해왔음. - 지금까지 베네수엘라가 중국으로부터 차입한 자금은 약 5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2014년 7 월 40억 달러, 2015년 9월 원유 생산 증진을 위한 50억 달러 규모의 차관을 추가로 제공받음. -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가 중국에 제공하고 있는 원유량을 현재 1일 70만 배럴에서 2016년까지 100만 배 27) WSJ(2015), Venezuelan Opposition Wins Congressional Midterm Elections. (December 7) 28) 뉴시스 (2015), 마두로 군, 反 사회주의 위기 맞서 단결해야. (12월 14일) 29) Oxford Analytica Daily Brief(2015), Venezuela Election Claims Could Risk MUD Majority. (December 17) 30) 중앙일보 (2015), 베네수엘라 여권, 야당 압승 총선결과에 무효소송전. (12월 30일) 31) 뉴시스 (2015), 레임덕 맞은 베네수엘라 의회 대법관 후보자 13명 임명동의안 처리. (12월 24일) 32) As OPEC tries to squeeze rivals, one of its own feels the pinch. Chicago Tribune. (2015. 12. 22)
베네수엘라 총선결과에 미친 경제적 요인과 향후 전망 14 럴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음. - 2015년 11월에는 양국 간 통화 스와프 가능성까지 논의한 것으로 알려짐. 33) - 그러나 미국의 금리인상과 베네수엘라의 디폴트 가능성 상승으로 인해 중국의 대베네수엘라 전략 다변화에 힘 이 실리고 있음. Inter-American Dialogue에 따르면 중국정부는 현재 마두로 정권의 붕괴에 대비해 야당과도 협상을 벌이고 있 는 것으로 알려짐. 그러나 마두로 대통령은 해외순방 등을 통해 외환 확보에 나서는 등 디폴트 위기 극복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현 정권이 디폴트를 선언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됨. - 마두로 대통령은 이번 총선 패배 직후 차베스 전 대통령의 역사적 과업을 지속해나가 사회주의 혁명을 수호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음. 34) - 차베스 정권부터 베네수엘라는 사회주의적 정책을 통해 활발한 복지정책을 펼치며 정권에 대한 지지율을 유지 해 왔음. - 그러나 현 정권이 디폴트를 선언할 경우, 이는 지난 16년 가까이 유지해온 사회주의 체제의 몰락을 의미하므 로 이를 좌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임. 현재 악화된 대내외적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현 정권의 의지나 야당의 정치적 노력만으로 베네수엘라의 경제상황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바, 우리 기업의 현지시장 진출 결정 시 신중한 자세가 요구됨. - 대내외적 경제상황으로 볼 때, 야당의 이번 총선 압승으로 국내 혼란이 오히려 가중될 가능성이 높음. - 경제 정상화를 위한 가격통제 완화, 공식 환율 평가 절하 등 MUD당이 계획하고 있는 정책들이 제대로 이행 된다고 하더라도, 단기적으로 경제적 혼란은 심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됨. 33) Reuters(2015), Venezuela and China in Talks for Currency Swap. (November 6) 34) 뉴시스 (2015), 마두로, 차베스 묘 찾아 사회주의 혁명 수호 다짐. (12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