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포격 사건 5주기 토론회 NLL과 연평도 주민의 삶 일시 : 2015년 11월 23일(월) 오후 1시30분~4시 장소 : 인천시의회 의총회의실 주관 연평도 어촌계 / 인천해양도서연구소 인천평화도시만들기네트워크 후 원 : 인천시의회 - 1 -
프 로 그 램 사전 행사 추모 묵상 영상 상영 추모사 및 격려사 좌 장 박준복(참여예산센터 소장) 발 제 김종대(디펜스21+ 편집장) 허선규(인천해양도서연구소 대표) 토 론 박태원(연평도 어촌계장) 연평도 주민 장금석(사회연구소 가능한미래 연구원) 이광호(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 자유토론 및 질문 - 2 -
발 제 1 연평도 포격 5년, 서해 분쟁의 구조와 평화정착의 길 김 종 대(디펜스21+ 편집장) Ⅰ. 들어가면서 - 서해의 복합적 환경 서해가 분쟁의 바다가 될 것인가, 평화의 바다가 될 것인가, 는 향후 장기간의 동북 아정세를 전망하는 핵심 열쇠다. 지금껏 서해는 전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발전을 성취하고 있는 한국과 중국의 연안도시들이 인접한 번영의 바다 였다. 서울, 인천, 평 택, 군산과 같은 한국의 연안도시들은 1990년대부터 한국이 표방한 서해안 시대 를 모토로 하여 발전하여 왔다. 이는 한중관계와 남북관계의 발전을 전제로 한 한국의 성장 및 발전전략이었고, 또한 성공했다. 베이징, 칭다오, 상하이와 같은 중국의 서해 연안도시들 풍요의 결실이다. 중국이 G2로 부상한 상징들이 바로 서해에 밀집되어 있 다. 북한의 개혁 개방 역시 남포, 해주와 같은 서해의 관문을 통해 이루어지게 될 것 이며, 이는 결국 평양의 개혁 개방으로 이어지게 된다. 남쪽으로는 대만의 타이페이, 일본의 오키나와와 연결되는 서해는 세계의 황금이 몰려드는 가장 역동적인 바다가 아닐 수 없다. 동북아시아에서 가장 번영된 미래를 약속하는 서해는 새로운 문명권을 창출하게 될 세계의 중심이다. 서해에서 군사적 위기가 효과적으로 통제되고, 자유로 운 통항질서가 보장되며, 국가 간 교류와 협력이 강화될 경우 동북아시아의 성장잠재 력은 번영으로 제2의 도약을 맞이할 것이다. 이러한 번영의 빛이 존재한다면 그만큼 어두운 그림자도 있다. 분쟁의 관점에서 보자 면 서해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바다다. 2010년에 서해에서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이 발생하고 나서 이제는 전 세계의 가장 치명적인 군사력이 집중되고 있는 죽음의 바다 가 되고 있다. 많은 사상자를 발생시킨 두 사건을 겪고 나서 남북한은 서해 도서와 연안지역에 대규모 군사력 증강을 하면서 미래에 발생할지 모르는 결전 을 준비하고 있다. G2 시대에 서해는 센카쿠(다오디다오), 대만해협, 남사군도와 함께 동아시아의 4대 열점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서해에서 남북한 간의 분쟁요인은 미 중 간 국제적 긴장과 연결되어 있는 하나의 도화선을 형성하면서 동북아정세에 지 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종의 도화선이다. 안보에 있어 남북한의 후견인이라 할 수 있는 미국과 중국은 2010년 천안함과 연평 도 포격사건 직후 서해에서 군사적 긴장을 감수하면서 신냉전의 대결의 양상을 드러 냈다. 양안관계와 센카쿠 열도 영유권 문제 역시 미국과 중국이 서로 대립하게 만드 는 주요 요인들이다. 미 중은 공히 2010년에 서해 일원에서 자신의 '핵심적 이익(vital - 3 -
interest)'을 수호하기 위해 상대방을 견제(hedging) 하는 행동으로 긴장을 고조시켰 다. 연평도 포격사건이 발생한 2010년 11월 23일로부터 일주일 후인 11월 30일에 미 국의 조지워싱턴 항공모함의 서해진입과 이에 극렬히 반발하는 중국이 서로 대치하면 서, 이제껏 남북한 대결의 장이었던 서해는 미중의 대결의 장으로 순식간에 도약해버 린 것이다. 중국의 항모 전개에 대한 반발은 한중관계를 크게 악화시킨다. 천언함 직 후인 2010년 8월에도 아사히 신문은 "김태영 국방장관은 당초 이달(8월) 중국을 방문 해 량광례 국방부장과 천안함 침몰사건 이후의 양국간 군사협력 방안 등을 협의할 예 정이었으나 방중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면서 "이는 서해 훈련의 미 항모 참가에 대 한 중국의 반발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더불어 신문은 방중 일정을 확 정지을 무렵인 8월 5일에 미 국방부가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서해에서 추가로 실시 하며, 조지워싱턴호를 참가시킬 것 이라고 밝힘에 따라 중국 방문을 전격 취소한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은 천안함 사건 초기인 작년 5월 말에 우다웨이 6자회담 대 표와 원자바오 총리가 연이어 한국을 방문하면서 한국정부를 위로하고 존중하는 뜻을 명확히 했다. 그러나 한국이 주도적으로 위기를 관리하여 정세를 주도하지 않고 미국 에 의존하여 천안함 정국을 돌파하려 하자 중국은 한국에 우호적인 시선을 거두었다. 중국이 반발한 기폭제는 단연 8월로 예정된 조지워싱턴 항모의 서해 전개였다. 이어 11월 연평도 포격적으로 미 항모가 서해에 전개되자 한중관계는 극도로 악화되고 미 중 역시 전략적 대치의 양상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이후 미중의 분쟁 에너지는 에서 이로 인해 한편으로는 동북아 국가들 사이에서 경제 적 상호의존이 심화된 가운데서도 서해 일원의 안보 정세는 매우 불확실하고 불안한 상황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2015년까지 미국, 중국, 한국, 일본 등, 서해 인접 국가들이 자신들의 정치 군사적 국가이익의 개념을 확장함으로써 협력보다 갈등 을 초래하고 있는 상황이다. 황금과 무기가 동시에 몰려오는 세계에서 매우 특이한 바다, 패러독스의 공간이다. 만일 이러한 갈등이 잘못 관리될 경우 앞으로 새로운 냉 전체제가 형성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심각한 대비가 요구된다. 여기에 서 인접 국가들이 추구하는 국가이익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이에 기반 한 협력의 방 식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국제적 갈등관리의 전형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 여부가 평화의 바다 냐, 죽음의 바다 냐를 가늠하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본다. 5년 전의 연평도 포격사건을 거치면서 남북한과 미 중은 서해에서의 안보위기가 전개 되면서 수시로 자신의 전략을 수정하면서 장기화된 군사적 긴장과 대치, 그리고 지정 학적 게임을 시작하였다. 이 과정에서 처음에는 남과 북의 분쟁으로 시작된 안보위기 가 미 중의 군사적 대치까지 연결된 일련의 위기구조가 드러난다. 위기의 정도에 따라 남과 북은 강대국에 '편승(band wagon)'하면서 동시에 강대국은 각기 역내 국가들을 줄 세우려는 패권적 의도를 드러냈다. 그러면 다시 남과 북은 이에 연루되지 않으려 는 입장의 변경이 나타나는 등 복잡한 게임의 무대가 바로 서해다. - 4 -
Ⅱ. 서해에서의 남 북의 분쟁구조와 양상 남북한은 1990년대 후반부터 서해에서 갈등과 협력이 공존하는 상황을 지속시켜 왔 다. 서해에서 5번의 국지적인 교전을 통해 도발과 응징, 보복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 리를 형성한 원한의 사슬관계 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교전으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 하여 남북한은 각기 서해 일원에 군사력을 전진배치하고 공격적인 전술을 채택하였는 바, 이는 상대방에 대한 군사적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안보 우선주의 로 나아갔다. 1. 원한의 사슬 형성 남북한은 서해에서 5번의 충돌을 겪었는데, 그 주된 사례는 다음과 같다. 제1차 연평해전 1999년 6월 15일 벌어진 제1차 연평해전은 북 어선 20여척이 꽃게잡이를 위해 북방 한계선(NLL)을 월남하면서 이들의 조업을 보장하기 위해 따라온 북한 경비정이 NLL 을 넘어온 지 9일째 되는 날 일어났다. 이 날 연평도 인근 서해상에서 남-북한 해군 함정 간 함포사격을 동원한 교전을 벌여 6척의 북한 함정들이 침몰하거나 큰 타격을 입고 2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그러나 당시 2함대사령부 관계자는 필자에게 언 론에 알려진 바와 달리 실제 북의 사상자는 180명에 달하는 수준으로 북은 이 해전 에서 패배하여 심각한 충격을 받았다 고 다른 증언을 했다. 제2차 연평해전 뼈아픈 패배를 당한 북한 해군은 이제껏 남측의 해군력을 압도할 수 있다는 그간의 맹신이 붕괴되면서 전술적 변화를 모색하게 된다. 우리 교전수칙의 허점을 정확히 공 략하는 것이다. 2002년 6월 29일, 서해 연평도 남서쪽으로 북 측 해상에서 꽃게잡이 어선을 경계하던 경비정 2척이 남 측 북방한계선을 침범하면서 계속 남하하면서 아무 런 경고 없이 북한 경비정이 갑자기 선제 기습포격을 가해 참수리 357호에 명중되었 다. 이 교전으로 한국 해군 윤영하 소령을 비롯한 6명이 전사하였으며, 19명이 부상 하고 참수리가 침몰하는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북한 측 경비정 1척도 수백발의 사격 을 받고 화염에 휩싸인 것으로 관측된 것으로 미루어 상당한 인명 및 함정 피해가 있 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청해전 2009년 11월 10일, NLL을 비스듬히 2.2km 남하 한 북한 함정에 대해 우리 측이 경 고사격을 가하자 이에 북 함정이 응사하는 과정에서 우리 함정에 총탄에 15발을 피격 받게 되었다. 그러자 우리 함정이 대응사격을 하여 약 3분 간 4960발을 발사하여 사 - 5 -
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 반파된 북 함정은 교전능력을 상실하여 북으로 퇴각 하였다. 일부 언론보도에서는 북 함정에서 1명 사망, 3명 부상의 피해를 당했다고 하 지만 8명이 사상되었다는 설도 있다. 이 해전은 남측의 교전수칙 상 빈 공간을 완전 히 메우기 위해 경고사격 후 즉시 격파사격으로 이어지는 시간의 단축으로 일방적인 남측의 승리로 종결되었다. 천안함 사건 대청해전 직후인 2010년 1월에 북한은 3월까지 한시적으로 NLL 일원 5곳에 통항금 지구역 을 선포하고 1월 27일에 해안포 사격훈련을 감행한다. 해안포는 정확히 NLL 이북 지역에 떨어졌다. 군사적으로 매우 엄중해져가는 분위기에서 3월 26일 밤, 천안 함은 평소의 작전기동과 달리 북한의 장사정포로부터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백령도를 엄폐물로 하여 백령도 서남단을 향해 북상하기 시작했다. 대청해전 이후로 북의 해안 포 위협이 실질적 위협으로 부각되었고 백령도 인근에서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할 수 있는 제반 조건이 충족되기 시작했다. 9시 22분경 천안함은 강력한 수중 폭발로 두 동강 나면서 46명이 전사하였다. 서해에 북의 잠수정은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으 로 배치되어 작전 운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건은 민군합동조사단에 의해 북한 소행으로 발표되었으나 자세한 작전의 양상과 경위는 전혀 밝혀지지 않은 채 아직도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다만 이제껏 서해상에서 남과 북의 수상함끼리의 교전의 양상 은 사라지고 어떠한 치명적인 공격무기건 다 동원될 수 있는 심각한 위험구조가 출현 하는 계기가 된 천안함 사건은 하나의 특이점을 형성하고 있다고 보여 진다. 천안함 사건 이후 남과 북 사이에는 이제 규전규칙이나 교전수칙은 아무런 의미가 없고 보다 혁신적이고 대담성 있는 과감한 작전을 얼마나 신속하게 전개할 수 있느냐가 서해의 군사적 주도권으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연평도 포격사건 북한은 수상 및 수중에서의 위협 세력을 서해에 구축한데 이어 서해에 장사정포를 비 롯한 해안포를 1백문 이상 증강하고 전투기 출격회수를 늘리는 등, 다각도로 서해에 서 결전의 준비를 진행하였다. 2010년 8월 9일에 북한의 해안포 총 110발이 백령도 와 연평도 인근 해상에 발사되어 이 중 10여발이 NLL을 넘어 백령도 앞 우리 해상에 떨어졌다. 1월에 북의 해안포가 NLL 이북에 정확히 떨어진 것과 비교할 때 향후 우 리 군의 서해 합동 기동 훈련 등 서해에서의 군사행동이 있을 시에는 해안포로 대응 하겠다는 경고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이어 8월 25일부터 3일 간 북한은 서해 일원에 위성항법장치(GPS) 방해전파를 발사하여 우리 함정과 공항에 혼란을 도모하였다. 향 후 서북 도서지역에서 북이 절대적으로 우세를 점하고 있는 해안포를 동원한 정밀교 전을 수행할 수 있는 징후가 나타났다. 11월 23일에 연평도에서 우리 해병대가 포 사격훈련을 실시한 지 약 4시간 만인 2시 34분에 북한은 76.2mm 평사포, 122mm 대구경 포, 130mm 대구경 포 등을 이용해 - 6 -
연평도 군부대 및 인근 민가를 향해 개머리 해안부근 해안포기지로부터 포격을 시작 하였다. 이에 우리 해병대와 민간인 4명이 사망하였고 이에 우리가 응사하자 뒤이어 3시 11분에 또 다시 개머리와 우도에서 포탄이 날아와 군 시설과 민가를 덮쳤다. 이 에 우리가 재차 대응하면서 3시 41분까지 교전이 계속되었다. 이상의 5번의 교전 중 앞서 제2 연평해전 후 서해에서는 이명박 정부 출범 전까지 7 년 남짓 충돌이 없는 평화가 유지되기도 하였다. 이 기간 중에 남과 북은 서해에서의 평화정착을 위한 건설적인 대화와 협력을 모색하기도 하였다. 서해 평화협력지대를 표방한 2007년의 10 4 남북공동선언이 그것이다. 여기서 남북 정상은 서해에서 평화 공원 조성, 남북 공동어로구역 설치를 기반으로 분쟁의 요인의 해소하고 평화를 정착 할 수 있는 구상에 전격적으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서해평화협력지대에 대한 구체적 합의는 남북 국방장관회담에 위임하기로 하였는데, 그 해 11월에 평양 송전각에서 열 린 김장수-김일철 국방장관 회담은 두 정상 간의 합의와 달리 시종일관 북방한계선 (NLL) 문제로 대립하다가 결국 서해평화협력지대 합의에 실패하는 미완성으로 귀결된 다. NLL을 부정하는 북한과 이를 인정하려는 남한의 상이한 관점이 충돌하면서 서해 에서의 평화협력 이전에 남과 북은 양보할 수 없는 안보적 이익을 놓고 더 이상 혀력 을 진행할 수 없었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에는 이러한 노력은 부정되었고 교전의 양 상은 더욱더 치명적이고 전방위적인 양상으로 악화되었다. 평화를 위한 노력이 와해 되자 남과 북은 천안함과 연평도 포격사건을 거치면서 각기 응징과 보복을 준비하며 서해의 군사화에 몰입하는 양상이다. 2. 위기관리 기축의 붕괴 연이은 교전을 통해 한국정부는 안보정책을 전면적으로 수정한다. 서북 5도서에 해병 대 병력증강, 다련장포, K9 자주포, 신형 레이더 배치를 통해 군사요새화를 촉진하며, 향후 또다시 연평도 포격사건과 같은 사건이 발생하면 F-15K 전투기, 함포를 동원한 단호한 대응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방향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북의 위협에 신속히 대응하는 적극적 억제전략을 구사한다.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의 이상우 위원장은 북한이 비대칭전과 정규전을 배합하는 전 쟁을 기획하고 있다 면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에 대해선 북한이 이런 무기를 발사하 기 이전에 무력화할 수 있는 정밀 타격 능력을 갖춰야 한다 고 강조했다. 북의 위협 에 대한 반응시간을 대폭 단축하며, 선제적 조치까지 고려한 시간 개념의 변화다. 둘째, 교전의 범위도 크게 확대된다. 2011년 6월 12일 대북 확성기에 대한 북한의 전면적 군사타격 을 천명함에 따라 한국군은 이에 대해 비례성 충분성의 원칙에 따 라 대응하겠다 고 설명했다. 북한이 1발을 쏘면 우리는 3~4발을 쏘아 대응하되 필요 시 북한군 초소까지 타격하겠다는 개념이다. 김관진 국방부장관은 올해 4월 31일에 - 7 -
북한이 다시 도발한다면 도발의 원점뿐만 아니라 그것을 지원하는 세력까지 (대응 타격에) 포함할 수 있다 며 북한이 도발하면 자위권 차원에서 분명하고 단호하게 대 응하겠다 며 이러한 지침을 현장 지휘관에게 하달했다 고 밝히고 있다. 박근혜 정부 역시 2013년 4월에 박 대통령이 북이 군사적으로 돨하면 일체의 정치적 고려없이 현장 지휘관이 응징하라 는 지침으로 확전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는 단호한 대응책이 한국군에 일반화된다. 셋째, 이러한 남북 쌍방의 군사전략의 변화조짐은 필연적으로 향후 남북 군사정세가 비대칭적으로 전환될 수 있는 가능성을 고조시킨다. 이럴 경우 예상되는 한국군의 전 략변화의 핵심은 재래식 전면전 대비에서 더 나아가 3대 핵심 비대칭위협에 대한 대 응력을 증강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대량살상무기(핵, 화학무기, 미 사일)에 대비하여 선제 정밀억제타격력을 증강함과 아울러 미사일방어(MD)를 추진한 다. 북한의 수중위협에 대비하여 대잠능력을 확충하고 기습공격에도 대비한다. 북한의 특수부대(현재 18만명으로 추산)의 후방침투 능력에 대응하기 위해 육군의 지휘 및 부대구조를 개선하여 신속대응이 가능하고 기습을 차단할 수 있는 전력을 보유한 군 으로 변환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이 비대칭이냐에 대한 개념은 아직도 명확히 정의되지 않은 채 북의 위협을 대폭 확장하는 국방부의 판단은 여러모로 검증이 필요 하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한 북한의 움직임도 주목할 만하다. 첫째, 북은 서해에서 남측에 밀리지 않기 위해 대폭 전력을 증강하고 있다. 백령도 북단으로 불과 50~60km 떨어진 북한 고암포 공기부양정 기지가 완공되어 6월부터 기동이 가동할 것으로 판단되며, 신형 장사정포를 비롯한 각종 화력을 증강한 상황이 다. 이와 더불어 서해에 총 4곳의 해군기지에 잠수함 정 운용이 가능하여 유사시 서 북5도서에 대한 기습이 가능하도록 전력을 재편하고 있다. 한편 2012년 3차 당대표 자회의 직후 평양 열병식에 새로 등장한 신형 장사정포와 대공 미사일 등 기존 화력 을 증강하는데도 일정한 성과가 있는 것으로 보여 진다. 이와 함께 2015년에는 잠수 함발사미사일(SLBM)까지 시험 발사하여 해양에서의 주도권을 추구한다. 둘째, 남측이 의도하는 '결정적 작전(decisive operation)'을 회피하여 남측이 대응할 수 없는 새로운 위협을 기획함으로써 전략적 주도권을 확보하려고 하고 있다. 최근 거론되고 있는 사례로는 해커부대를 동원한 사이버 공격, 위성항법(GPS) 교란, 전자 파 펄스 폭탄(EMP탄) 개발 등 새로운 군사적 방책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비대칭 위협은 인명살상을 하지 않으면서도 우리의 사회 핵심기반을 혼란시키거나 마비시킬 수 있는 유력한 방법으로 인식된다. 셋째, 기존의 재래식 군 구조를 경량화 된 경보병부대로 재편하는 등 전술의 지속적 인 혁신을 통하여 남측의 대응에 새로운 부담을 주고 있다. 군 구조의 개편은 일선 군 지휘관의 세대교체와 병행하면서 재래식 군사전략을 청산하고 현대전 수행이 가능 한 체제로 재편하려는 것이다. 전략로케트군 사령부와 같은 전략단위의 공세전력 운 - 8 -
용과 함께 신속한 결전전략, 북한 용어로 일명 판갈이 속전속결전략 을 핵심 군사전 략으로 채택한다. 이러한 남과 북의 결전준비는 향후 한반도에서 국지전이 발생할 개연성을 고조시키면 서 동시에 확전을 차단할 수 있는 위기관리의 어려움을 배가시킨다. 그 문제점은 다 음과 같다. 첫째, 국가 위기관리와 군에 대한 문민통제에 어려움이 가중된다. 앞으로 서해에서의 무력충돌은 사전 경고 없이 빠른 시간에 발생하며, 매우 빠른 템포로 진행되기 때문 에 정치권력이 이를 통제하기가 매우 곤란하다. 남북한 간의 막후교섭을 위한 대화통 로도 모호한 가운데 확전을 방지할 수 있는 차단 장치가 부실해 진다. 둘째, 북한의 내부 사정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올바른 군사적 대응에도 한 계가 있다. 2010년 11월의 연평도 포격사건이 발생하기 정확히 사흘 전에 청와대는 정보기관으로부터 김정일 유고 가능성 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받아 북에 대해 매우 불 안한 정서였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필자에게 연평도 포격사건 당시 정보기관의 보 고서로 인해 북의 의도 및 상황을 파악하는데 지극히 신중했다 고 말한다. 셋째, 위기관리에 있어 더욱더 미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북의 비대칭 위협이 강조 되면서 북의 위협이 무한대로 확장되는 논리구조를 가진 현 국방정책은 결국 우리 힘 으로 안보가 불가능하다는 자가당착에 직면한다. 천안함, 연평도 사건 이후 한미동맹 에 의존하여 위기를 관리하려 했던 정부는 앞으로 북의 위협이 강조될수록 미국에 더 더욱 의존할 수밖에 없고, 이럴 경우 중국의 반발을 불러와 서해가 국제분쟁의 바다 로 일거에 돌변할 수 있는 개연성이 높아진다. 더 나아가 2015년 전방 목함지뢰사건 이후 미국은 한반도 위기관리에 있어 일본의 역할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 다. 지뢰 사건으로 남과 북이 각기 비상사태와 준전시체제가 선포된 이후 북한 잠수 함 50척이 사라졌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북한의 잠수함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미 국은 일본의 압도적인 해상감시 및 초계전력인 구축함과 해상초계기(P3-C)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Ⅲ. 해양에서의 미 중의 분쟁 구조와 양상 미국과 중국은 21세기에 아시아에 전쟁 에너지를 비축하면 지역패권 경쟁에 몰입한 상황이다. 패권국인 미국과 도전국이라는 중국은 아시아라는 링 위의 두 명의 복서다. 미국은 아시아 재균형 (rebalancing)이라는 이름으로 접근하는 원정군으로 일종의 아 웃복서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반접근거부전략 (A2AD: anti-access area-denial) 이라는 이름으로 거부하는 인파이터라고 할 수 있다. - 9 -
1. 분쟁의 양상 미군은 동남아시아 믈라카(말라카) 해협에서 한국 서해에 이르기까지 아시아의 바다를 빠른 기동력으로 휘젓고 다니며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려고 한다. 링 위에서 부지런 히 뛰면서 상대방의 진행 경로를 막아서는 아웃복서의 전형으로 굳이 꼽으라면 나비 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 고 일컬어지는 무하마드 알리다. 반면 중국은 미군이 해양을 통해 자국에 접근하는 걸 거부할 수 있는 차단선(제1, 제2도련선)을 긋고 미 함대를 타격할 수 있는 힘센 펀치력을 구비한다. 이와 유사한 인파이터의 전형은 핵 펀치 로 불린 조지 포먼이다. 접근하려는 미국은 항해의 자유 를, 접근을 거부하려는 중국은 자국의 핵심 이익 을 외치는데 이것이 바로 링에서 싸우는 두 복서의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미국과 중국이 아시아의 바다에서 충돌하면 그 양상이 바로 이러할 것이다. 미 국은 일본의 요코스카를 모항으로 한 7함대 전력에 조지워싱턴 항공모함을 배치하여 중국을 견제하는 핵심전력으로 삼고 있다. 그리고 11개 항공모함전단 전력의 60%를 아시아에 투입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런데 11개 항공모함 중 7개는 이미 수명 30 년을 초과한 노쇠한 전력이고 미국은 항모전단을 새로 만들 돈이 없다. 반면 중국에 선 유일한 항공모함 랴오닝호가 취역하였지만 아직 전투기 이착륙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고 전투체계 역시 불완전하다. 이 때문에 빠른 발놀림으로 미국을 따라잡을 수 없는 중국의 처지에서는 다른 비대칭 전력으로 이를 보완해야 아시아에서의 세력균형 을 달성할 수 있다. 미국의 민간 싱크탱크 랜드연구소가 2007년 발표한 보고서 용의 둥지에 들어가 기 (Entering the Dragon s Lair)에 의하면 중국에는 미국의 항모전단 접근을 거부 할 수 있는 네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중국 해군이 보유중인 구축함(함선 및 잠수 함을 공격하는 중대형 함정)과 호위함(함선을 호위하는 임무를 띤 군함)을 동원해 미 항모전단을 공격하는 방안이다. 현재 중국의 해군력을 고려하면 아직은 현실성이 희 박하다. 둘째는 중국이 100여대의 전술기와 200여발의 대함미사일(함선을 파괴하는 미사일)로 항모전단을 공격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평시에 아시아에 배치된 한 개의 항모전단을 기습 공격하는 데는 이 방안이 효과적일 수 있지만, 미 항모가 증강 배치되는 상황에서는 이 역시 중국으로서는 불리하다. 셋째는 공대지 미사일로 항모 전단의 핵심전력인 이지스 구축함의 레이더를 파괴하여 함대방공망을 무력화시키는 전략인데, 비교적 소형인 하피 공대지미사일(항공기에 탑재해 지상 목표를 공격하는 유도미사일)을 이용하면 미 항모전단은 상당 부분 혼란에 빠질 수 있다. 넷째는 잠수 함을 이용한 시나리오인데, 미군의 대잠수함 경계망을 돌파하여 항공모함에 어뢰 공 격을 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지만 현재로선 불가능하다. 그러나 중국은 북해함대, 동해함대, 남해함대에 총 64대의 잠수함을 배치하고 있고 이 중 11척이 핵 추진 잠수 함이다. 2020년까지 중국이 추가로 잠수함을 건조하면서 동남아 기지에 이들을 분산 배치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랜드연구소는 이런 네 방법을 한꺼번에 구사할 경우에 - 10 -
는 미래 어느 시점에서는 미 해군이 패배할 수 있다고 예측한다. 최근에는 중국이 반접근전략의 핵심으로 지대함 탄도미사일(ASBM) 둥펑 (DF-21D)을 증강하였는데, 이러한 대함미사일은 오직 중국만 보유한 것으로 현재 백두산 인근의 중국 내륙에도 배치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사시 북한이 중국의 대미항전 ( 對 美 抗 戰 )에 가세한다면 한반도도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다. 또한 H-6 폭격기에서 발사하는 초음속 장사정 대함미사일, 해군항공대 전폭기에서 발사하는 대함미사일 등 최근 중 국은 미사일을 주축으로 제2도련선(해상방위선)에서 미국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는 것 으로 보인다. 더욱더 힘을 비축하고 다가오는 적을 기다리는 인파이터의 결의가 느껴 진다. 최근 필자가 중국에서 만난 안보전문가는 향후 3년 동안 중국은 매년 400억달 러를 추가로 투입하여 3년 뒤 국방비를 250% 성장시킨다는 내부 방침이 확정됐다 며 그 핵심은 미국의 접근에 대한 거부 전력을 키우는 데 있다는 점을 밝혔다. 미국은 중국이 다양한 반접근 전력을 구사하기 이전에 더욱 빠르게 중국에 접근해 핵 심 전력을 파괴해버리는 전략을 짜는 데 고심한다. 미 항공모함에 F-35C 스텔스 전 투기와 X-47B 무인전투기(UCAV: Unmanned Combat Air Vehicle)를 탑재하여 중 국의 핵심 군사기지를 은밀하고 빠르게 타격하는 수단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다만 F-35C는 아직 개발에 성공하지 못했고 X-47B 역시 실전배치가 되지 않은 기술 실증 기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미 해군은 지난 4월16일 돌연 X-47B가 공중급유기 K707로부터 공중급유를 받는 사진을 공개했다. 이는 이 무인전투기가 항모에 배치되 면 기존 전투 행동반경 2700km를 넘어 중국 내륙까지 타격권에 포함시키며 언제든 4500파운드(2000kg)의 폭탄을 투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무인전투기는 2013년 이미 항모 이착륙 훈련에 성공한 바 있다. 미 해군이 이 사진을 공개한 날은 미국과 필리핀의 사상 최대의 연합 군사훈련이 끝나는 시점이었다. 이번 연례훈련은 양국 정부가 방위협력확대협정(EDCA)을 체결한 이후 처음 열린 것으로, 미군 2500여명과 필리핀군 3000여명 등 모두 5500여명이 참가해 양국의 지 해 공 작 전의 상호운용성 등 합동 군사작전 능력을 점검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 협정으로 미국은 1991년까지 필리핀에서 운용하다가 철수한 바 있는 클라크 공군기지와 수비 크 해군기지 등 총 8개의 필리핀 내 군사기지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중국에서 더 가까운 곳에서 항공모함을 운용할 수 있는 전진기지를 확보함으로써, 중국의 반접근 거부전략을 무력화하는 전략적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최근 미국과 중국이 아시아에서 서로 상대방에 대한 군사전략적 공세를 강화하는 추 세를 보면, 과거 어느 때에도 볼 수 없던 다급함이 느껴진다. 떠오르는 중국과 저지 하려는 미국의 행보가 이젠 너무나 빨라져서, 동아시아 국가들이 적응하기가 여간 버 겁지 않다. 상대방을 탐색하던 두 복서가 링의 어느 한구석에서 세게 한번 충돌하려 는 조짐이다. 두 복서는 주로 링 구석에서 붙는 경향이 있는데 그 첫 번째는 대만해 협에서, 두 번째는 남중국해 난사(스프래틀리) 군도에서, 세 번째는 센카쿠열도(댜오위 다오)에서, 네 번째는 한국의 서해에서였다. 이 네 개의 링 구석은 접근과 반접근이 충돌하는 주요 전략적 지점이며 단 한 번의 시합으로 승자가 결정되는 정치 군사전쟁 - 11 -
의 급소다. 최근 중국은 일본을 가장 주목하고 있다. 필리핀, 싱가포르, 베트남과 같은 동남아 국 가들은 미국이 지원한다고 해도 객관적으로 중국을 위협할 상대가 되지 못한다. 그러 나 미국이 지원하는 일본은 이와 달리 중국을 위협할 수 있는 객관적 위협이라는 게 중국 전략가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여기에 한국이 붙어 한 미 일 삼각 군사동맹이 완 성되면 아시아에서 중국을 위협하는 가장 위협적인 세력권이 형성된다고 본다. 지금 까지 중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질서에 편승해 성장했지만, 미국이 중국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게 되면 중국의 국가전략이 달라질 수도 있다. 본격적인 지역패권 경쟁 이 발화되는 것이다. 지금 링 중간에서 서로를 관망하던 두 파이터는 서서히 한구석 으로 몰려가고 있다. 2. 이중 분쟁요인과 협력의 공존 미중의 분쟁 요인이 구체화 된 계기는 2010년에는 연평도 포격사건, 20102년에는 센 카쿠(다이디다오)에서의 충돌, 2015년에는 남사군도 중국 인공섬을 둘러싼 충돌이다. 한반도에서 분쟁의 열점이 여러 링 구석을 찾아 이동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 2015년 한국에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 역시 미 중 패권 경쟁에서 차 지하는 전략적 의미는 매우 중차대했다. 중국의 가장 공격적인 현실주의자인 칭화대 학의 옌쉐퉁 교수조차 필자에게 사드가 중국에 직접 위협적인 무기는 아니다 라는 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그것이 한반도에 배치되면 지금까지 유지되어온 동아시아에서 의 세력균형은 서서히 붕괴되면서 7:3 혹은 8:2로 미국이 우세해지는 전략적 불균형 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사드 요격체계는 중국의 둥펑 지대함 미사일을 무력화하는 미국의 접근전략을 수행하는 무기체계이고, 한 미 일이 미사일방어(MD)로 융합되는 전략적 변환의 상징이다. 미국은 일본을 앞세워 중국을 견제하고 압박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21세기형 패권전략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표출한다. 이런 세력의 불균형을 보완하는 유일한 방법은 중국 역시 비동맹정책을 재검토하여 우호세력을 확장하면서 국방비를 획기적으로 증대시키는 방법밖에 없다. 이렇게 본다면 분쟁 요인이 확대될 곳은 두 개의 링 구석, 즉 센카쿠열도와 서해가 될 것이다. 특히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해서는 시진핑 주석은 거칠다 못해 감정적이기까지 하다. 2년 전부터 중국은 미국 과 비밀 막후접촉으로 센카쿠열도에서 미국의 체면을 고려하는 의미있는 양보 조치를 했다. 그 이면을 살펴보면 중국 인민해방군 고위층들에게 회람된 군사비밀보고서의 만일 댜오위다오에서 중-일 무력충돌이 일어난다면 중국이 불리하다 는 비관적 결론 까지 고려된 조치였다. 그런데 한반도 사드 배치, 미-일 안보가이드라인 개정 등은 이런 중국의 뒤통수를 친 사건이자 미국의 접근전략의 또 다른 변형이라고 본다. 이 에 대해 중국은 반드시 도전한다 는 입장이다. 사드 논쟁은 북한이 개발한 중거리 핵미사일인 노동미사일에 대한 한국 방어의 필요성 때문에 제기된 것이지만 결국 미 - 12 -
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핵심전력이라는 이중성을 회피할 수 없다. 미국의 경우를 보면, 작년에 중국과 갈등을 빚은 미 합참은 2012년 2월 발간된 국가 군사전략서(NMS : National Millitary Security)'에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우리는 동북아시아에서 수 십 년 동안 강력한 군사력을 유지하기를 기대한다. 일본 이 자기의 방위태세를 조정하는 것에 따라, 일본자위대가 자기의 역외작전능력 (out-of-area operational capabilities)을 개선하도록 우리는 그들과 함께 노력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미국의 세계적 안보노력을 지원하는 확고부동한 동맹임을 입증하 였다. 대한민국에 대한 우리의 책임은, 북한이 지역안정에 도발적 위협을 가하는 한 동요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한반도에서 한미연합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을 2015년까 지 유지할 것이고, 대한민국이 자기의 안보책임을 확대하는 것에 따라 대한민국을 지 원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일본과 대한민국의 안보연계(security ties) 증진을 지원하 고,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지역안전을 유지하기 위하여 그 두 나라와 함께 계속 노력 할 것이다. (34P) 이에 대응하여 중국도 북한을 동맹국으로 더욱 강하게 결박하는 동시에 동아시아 국 가들 영토 내에 자국의 해군 기지를 확충하고, 항공모함 건조를 서두르고 있다. 미국 과 중국의 해양에서의 갈등이 페르시아만으로부터 말라카 해협을 거쳐 서해에 이르는 거대한 해양 수송로(sea lane)에 걸쳐 전방위적으로 나타난 것은 작년이 처음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과 중국은 각기 동아시아에 해양에서 전략적 관문(choke point)'을 선점하려는 치열한 경쟁에 돌입하였다. 이것이 두 강대국이 동아시아 국가들을 자기 들 편에 줄 세우고, 해군의 전초기지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중국은 기존에 표방한 제1 열도선, 제2 열도선 을 고수하면서 최근 북한과 동해에 서의 협력을 강화하여 생명선 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으로 나아가고 있다. 특히 서해에 대해 중국은 서해에 공해는 존재하지 않는다 며 자신들의 배타적 경제 수역에 해당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1980년대에 연안전략에서 탈피한 근 해전략을 채택하고 해양에서의 영향력 강화를 추진 중이다, 마치 남과 북이 NLL 문 제로 대립하듯이 미국과 중국은 서해에 대한 법적 성격 규정에 대해 정반대의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 자체로 서해는 이미 국제분쟁의 바다로 신속히 전환되고 있다. 그 기폭제는 단연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이다. 여기서 남북 간의 군사적 대치의 정도가 강화되면 이는 필연적으로 미중의 갈등으로 전이되는 구조, 남북한 분쟁의 요인이 강대국 정치에 영향을 주는 지정학적 메커니즘 의 실체가 드러난다. 미국은 중국 견제를 위해 한미일 안보협력에 더욱 박차를 가하 게 되며, 이는 서해에서의 긴장고조로 연결된다. 여기서 미중이라는 강대국은 남북한 분쟁을 조장하기도 하지만, 미중이 직접 충돌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남북한 분쟁을 억제하는 역할도 한다. 미 국방부 산하 야전 사령관들의 강력한 사드 요격미사일체계의 배치에 대해 백악관과 미 국방부, 국무부가 제동을 걸고 나온 것은 바로 중국과의 급박한 군사적 충돌을 회피하려는 목적에서였다. 윌리엄 워크 미 국방 부 부장관은 사드 배치문제에 대해 미국은 2014년에 중국, 러시아와 사전협의를 했으 - 13 -
나 이에 실패한 내막을 공개하며, 당분간 한반도에 배치되지 않을 것이라는 어조의 신중론을 폈다. Ⅳ. 서해 평화를 위하여 위에서 살펴본 서해를 비롯한 동아시아에서 해양 분쟁의 구도는 한국사회에 어떤 함 의가 있는지 살펴보고, 평화의 방향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1. 국내정치에서의 함의 첫째, 분쟁의 구도는 한반도 민중의 삶을 위협하는 생존의 적이다. 분쟁을 막기 위해 설정한 NLL이 분쟁을 유발하는 선으로 변모하고 서해는 남북한과 지정학적 갈등의 공간이 되자 그 피해는 전적으로 주민들에게 전가되었다. 서해는 1990년대 분쟁이 발 생하기 이전에는 사실상 남북이 공동으로 하고 있었으며, 무해통항권이 부장된 자유 통항의 공간이었다. 유엔의 국제해양협약이 준수되면서 사실상의 평화가 유지된 가운 데 무리나라 서북도서는 번영하고 있었던 곳이다. 그러나 연평해전 이후 NLL에 대한 엄격한 준수와 어로제한조치가 강화되면서 중국 어선의 출몰이 증대하는 지금의 양상 은 주민의 생존권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다. 여기에다 2010년 연평도 포격전으로 섬이 분쟁의 직접적 표적이 되면서 서북해역에서 경제적 이익은 심각하게 잠식되었다. 이 는 우리나라 서북해역이 영토로서의 가치가 상당부분 침해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서 북 도서가 우리의 영토인 이유는 이곳이 전진 어업기기지로서 경제 사회적 이익이 있 기 때문인데, 영토를 수호한다는 안보상의 조치가 오히려 영토로서의 가치를 떨어뜨 리는 역설이 나타난 것이다. 이는 안보상의 조치가 안보의 목적 자체를 침해하는 모 순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이명박 박근혜 정부는 위기관리에 있어 무능한 점을 일거에 드러내면서 국민에 대한 국가의 책무가 방기되고 있다. 보수정권은 서해에서 우발적 충돌과 확전의 위험 성을 예방하고 차단하는 어떤 조치도 불온시하면서, 서해문제에 대해 북한과 일체의 협력을 거부하였다. 그러면서 막상 위기가 발생하면 청와대가 컨트롤타워의 기능을 거의 포기하거나 무력한 상황을 보임으로써 주민의 안전문제에 대해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였다.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사건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 대응을 보 면, 3월 27일까지 4차례 안보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도 대통령의 성명이 나오지 않 았다. 3월 30일 대통령이 백령도를 방문하였을 당시까지도 대통령이 천안함 사건에 대해 국민에게 직접 브리핑하거나 발표한 바가 없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는 사건 발 생한 지 거의 2개월이 지난 5월 24일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나왔다. 이전까지 정부 가 사태에 대해 담화를 발표한 적은 오직 국방장관(3회) 뿐이었다. 사건 발생 초기에 - 14 -
실체가 분명치 않은 점은 9 11테러나 천안함 사건은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모호한 사 건일지라도 명확한 성격 규정과 대응방향 제시는 즉시 이루어져야 했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의 평소 스타일과도 연관성이 있다. 평소 이 대통령은 대국민담화 나 기자회견을 거의 하지 않는다. 특히 국가 위기 상황에서 이 대통령은 더더욱 침묵 의 장막 뒤로 숨는다. 천안함 사건과 달리 사건의 원인과 전모가 명확히 드러난 이번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의 경우를 살펴보자. 이 대통령이 담화를 발표한 시점은 사건 발생 6일이 지난 11월 29일이다. 이것도 대통령이 큰 맘 먹고 어쩔 수 없이 한 것 이다. 미국의 위기관리는 대통령과 장관들이 국민을 보호 하려고 최선을 다한다. 그런데 한 국의 위기관리는 청와대 참모와 장관들이 대통령을 보호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헌법을 수호하고 국가를 보위 해야 할 대통령이 거꾸로 보호 받는 존재가 된다. 참 모들이 이중 삼중으로 대통령을 에워싼다. 그래서인지 미국의 경우 국가 위기상황에 서 대통령의 지지율이 올라가는데 반해 우리의 경우는 오히려 추락한다. 대통령의 존 재감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위기관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사건 초기 에 발휘되는 최고지도자, 즉 대통령의 리더십이다. 그런데 아무런 소신과 당당함이 느 껴지지 않는 최고지도자의 부재는 국민의 의지를 결집시키는데 실패한다. 빈약한 리 더십은 참모들의 대통령 이미지 만들기 로 보완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대통령의 말을 멋대로 마사지 하는 바람에 대통령의 진짜 의중과 관계없이 위기관리는 엄청난 혼란에 빠진다. 셋째, 이러한 심각한 위기상황은 역으로 국내정치에 악용되었다. 이루 북한을 규탄하 는 상황을 넘어 국내정치에서 정치적 반대자를 북한에 동조하는 세력으로 몰아갔고, 2012년에는 NLL 영토포기 논란 을 불러일으켜 선거에서 이를 악용하였다. 그 결과 서해에서 평화문제를 논의하는 정상적인 공론의 장은 더욱더 멀어졌다. 2. 서해에서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모색 우리는 서해를 분쟁의 열점으로 방치하면서 주민의 안전과 생존을 말하기 어려우며, 국가의 안전을 논하기도 불가능하다. 서해에서 의미 있는 분쟁 예방과 관리 장치를 마련하는 것은 당연한 국가의 책무임에도 이를 불온시하는 것은 장차 한국이 동북아 의 지정학적 분쟁에 연루되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는 것은 궁 극적으로 남북관계의 개선으로 환원될 수밖에 없으나, 그 이전에라도 중간단계의 평 화보장 조치만이라도 시급한 실정이다. 첫째, 남과 북은 서해에서의 평화보장 문제에 대해 즉각 협상에 임해야 한다. 우선 서해에서 적대행위를 관리할 수 있는 군사적 핫라인의 개설과 상호 군사적 행동에 대 한 통보, 공동 위기관리기구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작년 10월 인천 아시안게임 직후 - 15 -
발생한 남북한 충돌 사건(10월 7일 연평도)을 겪으면서 북한은 이 문제를 협의하자고 우리 측에 제안하였으나 우리는 NLL 준수 만을 외치며 사실상 그 협상을 결렬시켰 다. 그러나 서해에서 NLL 자체에 대한 논쟁이 주된 의제가 아니라면 그 어떤 남북 협상도 우리가 회피할 이유가 없다. 더군다나 북한에 비해 서해에서 압도적인 군사력 을 보유한 우리가 북한에게 주도권을 뺏길까봐 협상에 임하지 않는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최근으로 올수록 이 문제를 논의하자는 북한과 이를 회피하는 우리 정 부의 모습이 이어지는 것은 평화에 대한 우리 정부의 노력이 미흡하다는 대외적 명분 의 저하로 이어지게 되어 있고, 주민의 안전에 대한 최우선적인 고려를 하지 않는 정 부의 책임성의 문제로도 인식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둘째, 서해에서 분쟁의 요인을 제거하고 남과 북의 공동어로와 항행의 자유, 평화협력 에 대한 긍정적 비전을 더욱 확산시켜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없을 경우 언제든 재발 될 수 있는 서해에서의 군사적 충돌은 향후 동북아 정세의 전개 양상에 따라 우리에 게 감당할 수 없는 정치적 부담으로 비화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서해 평화비전 은 예전과 같은 정권적 차원이 아니라 지방정부와 시민이 참여하고 주민의 권리를 제 고하는 바탕위에서 범시민적으로 만들어지고 확산되어야 한다. 대만의 경우 진먼다오 (금문도)가 분쟁의 섬에서 평화의 섬으로 변화된 결과 중국-대만 양안관계에 획기적 이정표가 되고 번영의 상징이 되었음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셋째, 궁극적으로 남북한 관계의 개선이다. 아무리 서해에서 평화의 대안을 마련하다 고 해도 근본적으로 남북관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그 노력의 실효는 보장될 수 없 다. 특히 우리 정부가 처한 딜레마는 서해에서 도발을 자행한 북한에 대해 원칙적인 태도 를 유지하면서 더 큰 강대국의 패권 갈등에 연루되지 않도록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상반된 요구다. 서해가 지금과 같이 분쟁의 무대로 남아있다면 향후 서해의 운명은 가늠하기 어렵다. 이와 관련하여 대만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국과 갈등을 겪었고 국제적으로 고립된 대만은 IMF를 겪은 한국에 2000년대에 경 제를 추월당했다. 그러나 지금은 양안관계 개선을 통해 경제가 다시 도약하고 있다. 마잉주 총통은 5% 경제성장을 공약하였는데 지금은 10% 경제성장을 통해 황금의 10년 을 구가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남북관계가 악화되고 그 와중에 한중관계가 타 격을 입고 경제도 어렵다. 7% 경제성장을 공약한 이명박 정부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 하고 아예 성장률에 대한 목표를 포기했다. 박근혜 정부는 더욱더 긴 침체로 감으로 써 평화의 파괴가 국가의 성장과 발전을 어떻게 함몰하는 지를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국가의 성장과 발전을 지속적으로 도모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남북관계와 주변 국과의 선린우호라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핵심은 단연 서해에서 평화구조가 정 착되는 것이며, 이는 강대국에 의존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주도적으로 성취해야 할 사 안이다. - 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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