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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 2013년도 추계학술대회 이제는 생태유아교육이다 Ⅰ : 유아교육 개혁, 부모가 희망이다 일시 :2013년 11월 30일(토) 9:00 17:20 장소 :부산대학교 본관 대회의실(3층) 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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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 2013년도 추계학술대회 일정표 09:00-09:30 등록 및 친교 1부 사회:정지현(경성대 유아교육과 교수) 09:30-09:50 개회식 및 인사말 인사말:임재택(부산대 유아교육과 교수, 본 학회 회장) 09:50-10:50 기조발제 부모의 육아철학이 아이를 물들인다 발표자:정홍규 신부(대구가톨릭대 교수, 산자연학교 교장) 10:50-11:30 발제 Ⅰ 생명을 주고받는 자연과 아이 주제 Ⅰ 발표자:서정홍(농부시인) 11:30-11:50 생명공동체 발제 Ⅱ 생명의 소중함을 알게 해준 생태유아교육 발표자:유수양(금정산 금샘숲학교 학부모) 11:50-13:10 점심시간 및 포스터발표 2부 사회:노진형(경남대 유아교육과 교수) 13:10-13:50 발제 Ⅰ 함께 키우고 돌보는 마을 공동체 육아이야기 주제 Ⅱ 발표자:황윤옥(하자센터 부센터장) 13:50-14:10 사람공동체 발제 Ⅱ 더불어 살아가는 즐거움을 알게 해준 생태유아교육 발표자:이상호(통영 성동마리아차코스어린이집 학부모) 14:10-14:50 발제 Ⅰ 몸 마음 영혼이 행복한 아이 주제 Ⅲ 발표자:조순영(경기대 유아교육과 강사) 14:50-15:10 아이행복세상 발제 Ⅱ 아이다움을 되찾아 준 생태유아교육 발표자:권진희(구리 덕현유치원 학부모) 15:10-15:30 휴식시간 15:30-16:10 발제 Ⅰ 유아교육의 중심을 생명의 먹거리로 찾는다 주제 Ⅳ 발표자:황민영(식생활교육국민네트워크 상임대표) 16:10-16:30 생명의 먹거리 발제 Ⅱ 의식주가 교육의 기본임을 알게 해준 생태유아교육 발표자:문정미(목포 한나숲유치원 학부모) 16:30-17:20 종합토론 생태유아교육, 아이교육에 대한 부모의 희망을 담다 토론좌장:임재택(부산대 유아교육과 교수, 본 학회 회장) 토 론 자:윤지희(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표) 조혜경(EBS PD) 전영주(전 생태기관 학부모, 현 금성초교 학부모)

4 목 차 기조발제 부모의 육아철학이 아이를 물들인다 11 정홍규 신부(대구가톨릭대 교수, 산자연학교 교장) 주제 Ⅰ 생명공동체 발제 Ⅰ 생명을 주고받는 자연과 아이 23 서정홍(농부시인) 발제 Ⅱ 생명의 소중함을 알게 해준 생태유아교육 36 유수양(금정산 금샘숲학교 학부모) 주제 Ⅱ 사람공동체 발제 Ⅰ 함께 키우고 돌보는 마을 공동체 육아이야기 47 황윤옥(하자센터 부센터장) 발제 Ⅱ 더불어 살아가는 즐거움을 알게 해 준 생태유아교육 (아빠! 오늘 무슨 날인지 알지?) 55 이상호(통영 성동마리아차코스어린이집 학부모) 주제 Ⅲ 아이행복세상 발제 Ⅰ 몸 마음 영혼이 행복한 아이 63 조순영(경기대 유아교육과 강사) 발제 Ⅱ 아이다움을 되찾아 준 생태유아교육 72 권진희(구리 덕현유치원 학부모)

5 주제 Ⅳ 생명의 먹거리 발제 Ⅰ 유아교육의 중심을 생명의 먹거리로 찾는다 85 황민영(식생활교육국민네트워크 상임대표) 발제 Ⅱ 의식주가 교육의 기본임을 알게 해준 생태유아교육 97 문정미(목포 한나숲유치원 학부모) 종합토론 1. 아이들에게 지금 여기 의 삶을 돌려주어야 한다 105 윤지희(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2. 생태유아교육, 아이교육에 대한 부모의 희망을 담다 113 조혜경(EBS PD) 3. 생태유아교육, 아이교육에 대한 부모의 희망을 담다 116 전영주(전 생태기관 학부모, 현 금성초교 학부모) 포스터 발표 1. 건강달리기프로그램이 유아의 체격, 신체조성, 체력에 미치는 영향 123 김은주, 변지혜*, 이숙희 2. 그림책에 나타난 현대 아동들의 일과 노동 127 신세니*, 조희숙 3. 만 2세 영아반의 실외 활동 준비 과정에 관한 연구 :겨울철 산책과 바깥놀이를 중심으로 129 이효원*, 김선희, 김상희, 진 경, 조희숙 4. 명화감상을 활용한 통합적 교육활동이 유아의 창의성에 미치는 영향 131 정수아*, 김현주 5. 바다반 유아들의 자연체험을 통해 본 자연의 의미탐구 133 김현령*, 최남정, 임부연 6. 배려중심 동화 통합활동이 유아의 정서조절 및 또래유능성에 미치는 영향 135 하영주, 노진형* 7. 부모교육 프로그램 실태 비교연구 :생태, 레지오, 몬테소리, 국공립 유아교육기관을 중심으로 137 류수민*, 이연선, 이소민, 정계숙 8. 생태적 감수성과 시그림책 139 전연우*, 김태경, 조희숙

6 9. 수도권 생태유아공동체가 실천한 농촌체험의 교육적 의미 142 김영연, 최남정* 10. 숲유치원에 대한 유아교사와 예비유아교사의 지식개념 비교분석 연구 144 이연선, 견주연, 이시은, 이소영* 11. 애니메이션 벼랑위의 포뇨 와 마당을 나온 암탉 에 나타난 생명담론에 관한 연구 147 김성숙*, 최남정 12. 어린이집 자율장학의 현황과 보육교사들의 인식 및 요구 149 김주연*, 김현주 13. 어린이집 초기적응에 대한 교사의 인식 및 지도방법에 관한 연구 151 하맹화*, 박향아, 김민정 14. 영유아 가정 내 부모의 안전실천 수준에 따른 자녀의 상해정도 153 하선혜*, 서현아 15. 영유아기 자녀를 둔 어머니와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 목적 및 인식에 관한 연구 156 송주은*, 김은주, 장미연 16. 예비유아교사가 학교현장실습에서 경험한 갈등 연구 159 조채영*, 좌승화 17. 예비유아교사의 생태적 아이상 에 대한 이미지 분석 161 강현미, 이시은, 탁정화* 18. 예비 현직 유아교사가 생각하는 부모-교사 파트너십 164 윤갑정*, 손환희 19. 유아교사와 예비유아교사의 생태유아교육에 대한 개념도 분석 166 이연선, 김병만, 이여옥, 김미진* 20. 유아교사의 장애유아 통합교육 이미지 유형에 따른 교사교육 모델 개발; 장애유아 통합교육을 위한 교사교육에의 함의 169 김미정* 21. 유아와 자연의 만남의 과정에 대한 연구: TV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 를 중심으로 172 김상희, 이시은, 이여옥*, 조희숙, 김은주 22. 유아의 동기와 가정환경이 유아 창의성에 미치는 영향 175 이채호* 23. 유아 학급에서 지켜야 하는 규칙에 대한 교사와 유아의 인식 비교 180 최혜진* 24. 자연친화적인 바깥활동을 경험한 유아들이 생각하는 생명에 대한 담론 183 김은주, 변경애*, 연희정

7 25. 장애아전담 보육시설 평가인증 사후관리에 대한 종사자 인식 187 김희연, 김은미* 26. 직장어린이집에서의 아버지참여에 관한 사례 연구 189 김은주, 신주연, 유주연* 27. 포괄적 식생활 교육 프로그램이 유아의 식습관에 미치는 영향 193 원지연*

8 모시는 글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올해의 더위도 어느새 서늘하고 차가운 바람으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연의 조화로 인해 만물이 결실을 맺는 계절에 항상 아이들과 함께 하는 여러분들께서도 여유롭고 풍성한 가을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이번 추계학술대회에서는 지난 <한국유아교육, 행복 찾기>에 이어 두 번째 시리즈인 <이제는 생태유아교육이다>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그 첫 이야기로 유아교육 개혁, 부모가 희망이다 를 주제로, 현 한국유아교육의 구조적, 환경적 모순점에 대한 대안으로써 생태유아교육을 지향하기 위해 필요한 부모의 역할과 인식에 대하여 논의해 보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유아교육의 상호보완적 주체라 할 수 있는 유아교육 내부의 목소리와 부모님들의 이야기를 한데서 들어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부디 이 자리에 함께 하시어 우리 아이들이 자연에서 나는 건강한 음식을 먹고, 자연에서 뛰놀며 이를 통해 사람과 나아가 생명에 대한 건강한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여 행복을 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소중한 지혜를 함께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2013년 11월 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 회장 임 재 택

9 기조발제 정홍규 신부(대구가톨릭대 교수, 산자연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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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기조발제 부모의 육아철학이 아이를 물들인다 정홍규 신부(대구가톨릭대 교수, 산자연학교 교장) 1. 들어가면서 통합과 희망의 연대를 위한... 오늘 강연의 제 키워드는 희망과 통합입니다. 혹은 통합과 희망입니다. 무엇보다도 영적 연금술사인 여러분에게 감사와 존경을 드립니다. 영적 연금술사같은 소중한 여 러분의 노력과 헌신, 현장에서 생태교육의 실천사례를 만든 것에 대해서 그리고 여러 분의 거룩한 소명에 대해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요즘의 큰 흐름은 통합 이라는 단어 입니다. 혹은 통습이라는 표현입니다. 통합이란 뜻은 나무만 보지 않고 숲을 본다는 것입니다. 전체를 본다는 것입니다. 그 많은 프로그램, 프로젝트, 현장체험과 사례들을 담을 수 있는 전체 틀을 통합한다는 것입니다. 교육과 생태, 전혀 서로 다른 개념이고 서로 맞지 않는 개념인데, 이것을 연결시켰습 니다. 아무도 생각지 못한 개념이었습니다. 그 통합의 개념 중심에 유아를 넣었는데, 생태, 유아, 교육 이 세 중요한 개념을 통합한 것에 대해서 커다란 역사적 과업(Great Work)을 만들었기에 영적 연금술사라고 말한 것입니다. 생태, 유아, 교육 이 세 개념 에서 볼 때 그냥 통합하는 것이 아니고, 그냥 비빔밥처럼 믹스(mix)하는 것이 아니고 저는 기본 축을 유아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생태 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를 설명하 고자 합니다. 교육에 생태를 넣은 것이 아니라 생태가 바닥이 되어야 된다고 봅니다. 2. 분리에서 재일치로 인류는 세 단계의 여행을 거쳐 왔습니다. 1) 첫 단계의 여행은 대략 3만년 전에 우리가 수렵생활을 하고 있을 때 자연과 우 리는 무의식적으로 지냈습니다. 첫 단계는 자연을 두려워하고 자연에 무조건 따

12 12 이제는 생태유아교육이다 Ⅰ: 유아교육 개혁, 부모가 희망이다 랐습니다. 그 당시에는 자신에 대한 의식이 깊지 못했고 자연에 대한 연대감이 아주 강했습니다. 수동적이었습니다. 우리가 박물관에 가보면 구석기와 신석기 시대를 보면 알 수가 있습니다. 고령에 가서 대가야문화를 보면 특히 순장풍습 을 보면 이 시대를 충분히 이해할 수가 있습니다. 2) 2단계의 여행은 자연과 분리되는 단계였는데 대략 1만년 전 마지막 빙하기가 마 쳤을 때 농경시대로 이동했습니다. 정착생활을 하고 소규모의 부락생활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소작농을 했고 문맹률이 높았고 미신이 횡행한 시대였습니다. 그 때부터 자연과의 분리가 시작됐습니다. 3백년 전에 산업혁명, 과학시대가 들어섰 는데, 자연과 분리될 뿐 아니라 자연을 통제하고, 자연을 파괴하고 특히 우리 우 주에서 분리되고, 우주가 무생물이라는 생각, 또 서로 서로에게서 분리되고, 우 리 영혼의 활력으로부터 분리되었습니다. 외로움과 소외감을 느끼고, 자살을 하 기까지 되었습니다. 우리 동네에 일어난 예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여기 우리 동네의 사진을 하나 보 여 드리는데 우리 동네는 전형적인 사과밭입니다. 여기 사진을 가만히 보면 아주 먹음직한 사과입니다. 밑에 카페트가 깔려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은박지입니 다. 왜 은박지일까요? 사과를 더 때깔좋게 하기 위한 방법입니다. 은박지를 깔게 되면 사과색깔은 좋을 런지 모르지만, 사과나무에는 안 좋습니다. 햇빛과 땅을 차 단해 버리고 뿌리를 못 내리게 하고 소통이 안되게 하고 미생물과 땅이 숨 못쉬게 해서 빛깔은 좋아지는데 사과나무 자체는 안 좋아집니다. 개발과 진보의 이름하에 우리가 문명의 이기를 누렸지만 지구 자체가 황폐화되는 것과 똑같은 것입니다. 사과 빛깔은 좋아질 수 있지만 사과나무 자체는 안 좋아지는 겁니니다. 나중에 은 박지를 다 태우는데 수은 납 등의 발암물질이 나옵니다. 이것을 교육에 적용시켜 보면 마치 성적을 올리기 위해 선행학습 시키는 것과 똑같습니다. 또 한 가지 사진을 더 보여드리겠습니다. 이것은 나무에다 돌을 달아놓는 것입니 다. 보시다시피 왜 나무에 돌을 달겠습니까? 어떤 곳에는 큰 돌을 답니다. 사과나 무 가지 사이를 보시다시피 줄로 벌려 놓습니다. 너무 인간중심주의입니다 년에 린 화이트 교수가 서구의 인간중심주의 때문에 생태위기가 왔다고 비판하 기 시작하여 깊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돈을 많이 벌고 사과를 쉽게 딸려고 사과 나무가 위로 크지 않고 밑으로 크기 위해 돌을 단다는 겁니다. 이 두 사진은 인 간이 자연을 통제하고 인간이 자연을 억압하는 하나의 방식입니다. 심지어 사과

13 기조발제 부모의 육아철학이 아이를 물들인다 13 가 붉게 보이기 위해서 발색제를 칩니다. 1962년 레이첼 카슨이 침묵의 봄에서 모든 화학제품들, 제초제 등을 고발한 이래 인간, 대륙, 문명만이 아니라 지구행 성의 구조자체, 행성의 화학적 성분, 이 행성의 생태계, 이 혹성의 지질 자체마저 바꾸어 버렸습니다. 6만년 인간이 등장한 이래 이런 일은 처음당하는 사건입니다. 그래서 익지도 않은 사과를 익은 것처럼 포장해서 판매합니다. 자연은 결코 이런 방식을 선택하지 않습니다. 자연은 쓰레기가 없는 이치입니다. 이 한 장에 사진 은 무를 말리는 자연적인 방식입니다. 전기건조기에 말리는 사람도 많습니다. 햇 빛온풍기와 햇빛건조기가 있습니다. 기술과 생태를 통합한 것입니다. 3) 세 번째 단계의 여행은 우리가 다시 연결하는 단계입니다. 다시 자연과의 의식 적인 일치, 다시 인간이 자연과 일치하는 통합의 시기, 제 3의 시기는 인간과 자 연이 일치하는 시기입니다. 다시 말해 생태시대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유아를 축 으로 두고 생태와 교육을 통합하는 것이 아니라, 생태를 축으로 해서 교육과 유 아를 통합해야 합니다. 이제 우리 시대는 種 으로써의 자각, 소위 제리미 리프킨 이 지적한 생명권 의식의 자각 이 중요합니다. 요약하면, 인간과 자연이 무의식 적인 일치에서 인간과 자연의 분리에서 제 3단계 인간과 자연의 의식적인 일치 로써의 대이동이 시작되었고, 생태시대가 열렸고, 생태, 육아, 교육은 아주 중요 한 과제입니다. 인류 미래를 위해서 앞으로 태어날 우리 아이들을 위해 이 긴 분리에서 재일치는 인류와 행성지구의 사활이 달린 문제입니다 년 시나리오 지금 우리는 가장 어려운 위기의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7년 후 2020년 에는 지구는 압력을 받은 전자레인지처럼 될 것입니다. 마치 생태적 심장마비 처럼 생태적,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심리적, 영적 시스템의 위기를 맞을 것이고 무정부상 태로 혼돈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에너지 부족은 부유한 사람에게는 불편을 안겨 주는 반면 가난한 사람은 재앙입니다. 기후 변화와 식량위기로 인한 식량가격상승은 부유 한 사람에게는 어려움을 주겠지만, 겨우 생존하는 사람에게는 재난입니다. 역사상 가 장 커다란 인류의 대이동이 진행되면서 도시의 붕괴와 폭력이 번져나갈 가능성이 대 단히 높아집니다. 재난과 고통의 소용돌이를 타고 지구촌의 무질서가 가중되리라고 예측합니다. 한편으로, 만약 우리가 지구 공동체 전체의 통합적 발전을 위해 노력하지

14 14 이제는 생태유아교육이다 Ⅰ: 유아교육 개혁, 부모가 희망이다 않는다면 세상은 자원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이고, 비참함과 가난, 재앙이 지구를 덮칠 것입니다. 다른 한편으로, 전례 없는 고통이 엄습하면서 인류가 자각의 눈을 뜨게 될 수도 있습니다. 고통이 스승이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위기를 자신과 맞부딪히면서, 새로운 인류, 지구와 인간의 화해라는 합금이 되어 가는 시대의 용광로에서 튀어나올 수 있습니다. 우리 시대에서 이루어지는 생태적 변 혁이 인간이라는 가족을 새로운 감각의 정체성 및 목적과 통합시킬 수 있으며, 새로운 인류는 지속가능하고 의미 있는 미래를 창조하기 위해 우리의 지구생명을 재건하기에 충분할 만큼 강할 수 있습니다. 생물학적 재난의 파도가 경제 위기의 시기를 악화시 킬 것이고 이 두 가지는 시민의 불안이라는 거대한 파도에 의해 증폭될 것입니다. 한 번의 강력한 위기와 갈등이 아니라, 붕괴에 이어 순간적 조정이 이어지고 그런 다음 새롭게 조정될 것입니다. 지속 가능한 세계 문명을 탄생시키기 위해 아마도 인류는 수 축과 이완의 반복을 통해 전진과 후퇴를 해야 할 것입니다. 2020년 시나리오를 보면, 최고의 재앙이 현재 행성 지구의 주요 생명 체계를 종결 시키는 우리 존재라면, 우리 시대 최고의 요구는 지구 공동체와 인간 존재의 상호 증 진적인 관계를 통해 지구를 치유하는 일입니다. 이러한 양상의 긴급함을 해결하려면 새로운 유형의 감수성이 요구됩니다. 이 감수성은 자연 세계의 눈부신 모습에 대한 낭만적 애착 이상의 어떤 것입니다. 이 감수성은 자연의 보다 광범위한 활동 양식, 즉 자연의 즐거운 양상뿐만 아니라 가혹한 요구까지도 이해할 수 있는 감수성입니다. 이 감수성은 다른 생명 형태들의 번성을 위해 인구의 감소까지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 는 감수성입니다. 생태학은 정당하게 최고의 체제 전복적인 과학으로 간주될 수 있습 니다. 그러나 종교적, 문화적, 교육적 제도가 생태 운동을 진지하게 받아들인 것은 불 과 20년전의 최근의 일입니다. 4. 창조적 양상:생태유아교육에 (조)부모를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 생태부모유아교육으로 생태학적 운동의 세 가지 기본적인 국면-대결적 양상, 변형적 양상, 창조적 양상-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4대강, 강정마을, 밀양 송전탑 같은 운동은 강력하게 대항하는 양 상을 보입니다. 산업질서의 오만함에 반대하려면 그와 동등한 정도의 강력한 활동이 요구됩니다. 산업질서는 경제 제도분만 아니라 현재의 문화부호와도 맞물려 있습니다.

15 기조발제 부모의 육아철학이 아이를 물들인다 15 그 활동의 근본적 수정이 어떤 것이든 우리 사회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됩니다. 첫째는 대결적 양상, 두 번째는 변형적 양상, 세 번째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인 창조적 양상입니 다. 싸우고 투쟁하는 것도 중요하고 더 나아가서 근본적이고 창조적인 변화를 추구하 는 하나의 커다란 대업입니다. 우리의 과제는 통합입니다. 희망은 오늘날 생태위기를 직면하는데 필수적인 힘입니다. 생태학은 80년대 공해추방운동이 시작되었고 1986년에 서울 제기동에서 처음으로 유기농산물 매장이 들어섰고 1986년에 한 살림선언이 선포 되었고, 1990년도에 푸른평화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91년 낙동강 페놀 사건에서 전폭 되었고 갖가지 식품 오염사건 때문에 불신이 시작되었습니다. 2003년도에 오산자연학 교를 설립하고 2008년도에 대안학교를 만들었는데, 생태운동은 위기에서 되었고 시작 됩니다. 왜냐하면 모든 종류의 지구의 황폐화와 관계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4대강에 서 핵발전소에서, 대결과 투쟁이 두드러졌습니다. 부정적인 면을 강조했고 정부나 경 제기관, 교육기관, 종교기관의 책임을 비판한 경험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네 문제 가 무엇인지 알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투쟁이나 비판이나 대결적 양상만이 우리가 직면한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꾸진 못할 것입니다. 진정한 대안과 변화는 희망 에서 옵니다. 희망은 교육적 혁신과 역동적, 생태적 행동을 추진시킬 것입니다. 1) 밥상보 옛날에 우리 어머니들은 바느질 로 우리를 먹여 살렸습니다. 직접 만들어서 먹고 만들어서 입고 무엇이든 직접 했습니다. 요즈음은 정수기나 냉장고, 식품회사에 다 해 줍니다. 압력밥솥이나 전자레인지, 김치냉장고 등 돈으로 해결합니다. 우리 어머니나 조모님들은 특히 집에 안 좋은 일이 있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웠을 때도 다 자급자족했 습니다. 예를 들면 식탁보, 식탁덮개가 있는데 안 입는 옷이나 작은 조각의 천을 버리 기 보다는 모아서 바느질함으로써, 새로운 옷이나 식탁덮개를 만들었습니다. 요즘 우 리들은 생태적으로 가장 가난한 시기에 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서는 많은 해결책이 있습니다. 이러한 생태적 시기에 우리의 역할은 다른 생각들과 방 향을 결합하는 것입니다. 밥상보처럼 다른 이야기와 연결될 때 시너지 효과, 강력한 희망이 있습니다. 한 작은 천 조각이 다른 조각들과 결합될 때, 위대한 아름다움이 창 조됩니다. 각각의 지혜가 다른 지혜와 통합될 때, 위대한 희망이 발생될 수 있습니다. 식탁보처럼, 오늘날 우리가 필요한 생태적 희망은 통합적 지혜 속에서 발견되어질 수

16 16 이제는 생태유아교육이다 Ⅰ: 유아교육 개혁, 부모가 희망이다 있습니다. 그 지혜들중의 한 예가 밥상보와 어부바입니다. 인간이 위기에 직면하면 두 가지 해결책이 있습니다. 하나는 두려움과 공포에 기초 합니다. 또 하나는 희망과 꿈입니다. 창조성입니다. 왜 우리는 창조성이 두려움과 공 포와 두려움에 이용당할까요? 왜 우리는 자살과 중독 그리고 경쟁에 창조성이 고갈 될까요? 왜 우리는 사이코패스, 살인, 전쟁에 빠질까요? 의사소통을 하지 않는 뇌입니 다. 창의성의 전뇌는 두려움과 본능에 기초한 포유류 뇌와 파충력의 뇌 앞에 속수무책 입니다. 부모님들이 자식 앞에 불안하면 눈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이 3가지 블랙홀같은 뇌사이의 공간을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을까가 관건입니다. 여 기에 부모의 영성 이 요청됩니다. 부모교육이 관건입니다. 1. 아이에게 미리 놓은 예방주사로부터 2. 조기 인지 약속으로부터 아이들에게는 에너지와 자원이 풍부합니다. 아이들은 매우 창의적이어서 스스로 해 결책을 찾아냅니다. 아이들은 상대가 자신을 믿는지 안믿는지 정확히 간파합니다. 하 지만 부모는 늘 불안해합니다. 아이가 아프지는 않은지, 잘못된 길로 빠지는 건 아닌 지 걱정합니다. 철학자 에른스트 블로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희망은 두려움을 익사 시킨다 또한 희망을 치유의 힘으로 본 심리학자 베라 카스트는 인간에게 희망은 두 려움보다 원초적이다. 그 때문에 우리는 적극적으로 희망할 수 있다 고 말했습니다. 이탈리아 시인 단테는 지옥에 대해 여기 들어오는 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 라고 썼 습니다. 희망이 없는 것이 곧 지옥입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희망을 전하지 못하면, 부모 스스로가 희망이 없다면, 가정은 아이에게 지옥이나 다름없습니다. 아이는 희망이 없는, 빛도 없고 생명력도 없는 공간에서 살아가게 됩니다. 모든 것이 시들어가고 무기력해지 며 아무런 전망도 없게 됩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희망을 전해야만 아이는 살 수 있고, 숨은 능력도 발휘할 수 있습니다. 희망은 가장 마지막에 죽는다 라는 러시아 속담이 있습니다. 희망이 없다면 생명은 마비되며 죽은 채로 사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2) 어부바와 두데기 현대 유모차와 포대기 두데기, 혹은 망태기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저는 유모차를 타 본 적이 없습니다. 어부바하는 사투리가 생각이 납니다. 어부바! 동물의 세계를 보 죠. 불연속적으로 수유하는 포유동물종의 경우, 새끼는 젖을 빨고 보살핌을 받는 짧은

17 기조발제 부모의 육아철학이 아이를 물들인다 17 시간 동안에만 어미와 접촉합니다. 반면에 연속적으로 수유하는 포유동물종의 경우, 어미는 식량을 구하러 나갈 때도 새끼를 데리고 다닙니다. 어미 캥거루는 새끼를 항상 육아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어미 침팬지와 원숭이는 새끼를 항상 등에 업고 다닙니다. 현대 산업사회에서 우리는 어머니와 아이의 젖먹고 빠는 모습을 거의 볼 수 없습니 다. 요컨대 어머니나 다른 사람이 아기를 안고 젖을 먹이거나 함께 놀아줄 뿐 항상 함 께 지내지는 않습니다. 아기는 낮 시간의 대부분을 침대나 놀이기구에서 보내고 밤에 도 부모의 침실과 독립된 침실에서 혼자 잠을 잡니다. 현대 수렵채집인들을 관찰한 연 구에 따르면 아기는 거의 하루 종일 어머니나 다른 사람과 함께 지냅니다. 어머니가 외출할 때는 아기용 운반도구에 아기를 데리고 나갑니다. 두데기, 쿵족의 아기띠, 뉴 기니의 망태기, 북반구 온대지역의 지게식 요람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대부분의 수렵 채집인, 특히 온화한 기후권에서 살아가는 수렵채집인은 아기와 끊임없이 스킨십을 합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모든 인간 수렵채집인 사회와 고등 영장류 사회의 어머니와 아기는 같은 침대나 같은 요에서 바싹 붙어 잠을 잡니다. 90곳의 전통사회를 비교문화 적 관점에서 연구한 결과를 보면, 어머니와 아기가 각자 다른 방에서 잠을 자는 경우 가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서구 사회의 현재 관습은 밤잠을 자지 않는 아기 때문에 힘들어하는 부모들이 아기 를 재우려는 노력 끝에 고안해낸 것입니다. 요즘 미국의 소아과 의사들은 아기가 짓 눌릴 수도 있고 부모의 체온에 지나치게 열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아기를 부모와 같은 침대에서 재우지 말라고 권고합니다. 그러나 인류의 연사에서 수천 년 전까지만 해도 실질적으로 모든 아기가 어머니와 아버지와 같은 침대에서 잠을 잤지만, 소아과 의사들이 겁내는 끔찍한 사고가 있었다는 보고는 거의 없었습니다. 어쩌면 그런 위험 을 예방하려고 수렵채집인들은 단단한 바닥이나 단단한 요에서 잠을 자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요즘의 폭신한 침대에서는 아버지나 어머니가 뒤척이다가 아기를 짓누를 가능성이 더 큽니다. 서구 사회에서 아기를 데리고 다닐 때 가장 흔히 사용하는 도구는 유모차입니다. 유모차로는 아기와 엄마의 신체 접촉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대부분의 유모차에서 아 기는 거의 누운 자세를 취하고, 어머니와 얼굴을 마주보는 구조를 지닌 유모차도 간혹 눈에 띕니다. 따라서 아기는 돌봄이가 세상을 보는 방향으로 세상을 보지 못합니다. 대다수의 도구가 아기를 뒤쪽으로 향하게 하는 구조입니다. 소외되어있는 구조입입니 다. 대다수의 현대인은 두데기나 포대기를 혐오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전통사회에

18 18 이제는 생태유아교육이다 Ⅰ: 유아교육 개혁, 부모가 희망이다 서는 아기를 어깨 위에 얹거나 두데기 같은 도구로 아기를 똑바로 세우고 정면을 바 라보게 하는 식으로 업기 때문에 아기가 엄마와 같은 방향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 습니다. 엄마가 걸을 때도 신체 접촉을 계속하고 엄마와 똑같은 시야를 공유하며 똑바 른 자세로 옮겨지기 때문에 아이들은 신경운동계의 발달이 유모차 아이들에 비해서 빠릅니다. 유모차와 두데기, 아이에게는 어느 선택이 좋겠습니까? 식탁덮개나 음식물덮개는 아 주 생태적입니다. 어부바와 두데기에서 얻을 수 있는 성찰은 유아교육에서 어린이집이 나 유치원중심에서 집으로 자연으로 가족으로 재일치해야 할 과제가 주어졌습니다. 그 동안 유아교육에서 조부님이나 부모님과 분리해서 시설이나 프로그램에 치중하지 않 았나하는 것입니다. 순서를 정하다면 원 교사는 자연이며 지구가 우리의 대학이며 그 다음은 주교사는 부모이며 보조는 교사라고 생각합니다. <총 균 쇠>와 <문명의 붕괴> 저자 제레드 다이아몬드가 <어제까지의 세계>라는 책을 다시 우리에게 던졌습니다. 문명사회는 전통사회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저자는 전통에서 사회적으로 생태적 으로 심지어 영적으로도 다른 방향을 지향할 수 있은 대안을 줍니다. 특히 양육법 과 노인의 대우, 건강한 생활방식에 대해서도 말입니다.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자녀양육에 있어서 노부모를 참가시키는 것이 좋다고 우리에게 제안하고 있습니다. 노인들의 여유 와 관대의 지혜의 덕목입니다. 제레드는 우리에게 지혜를 말하면서 영성을 이야기합니 다. 영성은 종교적인 신성함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영성은 교육에 대해 말할 때 짐 을 덜어 줍니다. 영성은 부모가 자식을 가르칠 때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닙 니다. 지혜의 샘에서 물을 끌어 올린다는 확고한 믿음을 선사합니다. 영성은 부모가 자 신의 영혼을 만나게 해 줍니다. 영성은 매우 현실적인 덕목입니다. 영성은 교회라는 물 리적 공간이나 은둔적 삶이 아닙니다. 영성은 나침반이나 오솔길과 같습니다. 5.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다시 생태 마을 만들기 뉴스위크에 나온 이 글은 다시 아이양육을 부모에게 연결시켜줍니다. 1990년대에 한 가지 해괴한 이론이 유행했다. 자녀가 자라서 어떤 사람이 되는지는 부모 (또는 적어도 가정교육)와 실상 큰 관계가 없다. 거의 모두가 유전자로 결정된다는 내용이 었다. 그것은 적어도 선택적인 리서치에 근거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이론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책임을 회피할 수 있도록 해주는 대다수 유행과 마찬가지로 일각에서

19 기조발제 부모의 육아철학이 아이를 물들인다 19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오늘날 그 유전적 절대론은 도도새와 닷컴 거품의 뒤를 따라 사라 졌다. 그리고 부모의 양육이 자녀의 미래 성패를 판가름하는 핵심 요인으로 다시 인정받는 다.(그렇게 새삼스러운 주장도 아니다). 브루킹스 연구소 아동 가정 센터의 리처드 V 리브 스와 킴벌리 하워드가 새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가령 하루 수백 개 단어가 아니라 수천 개 단어에 노출되는 가정환경이 어린이의 성장과정에 얼마나 유익한지를 요약했다. 끊임없이 관심을 보이고 지도하는 든든한 부모 밑에서 자라는 자녀들은 학교와 사회생활에서 성공 할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 이 같은 결과를 감안할 때 정부 정책이 가정교육의 결함을 외면 한 채 아동 교육방법의 모색에 너무 많이 치우쳤다고 논문 작성자들은 주장한다. 그보다는 부모들의 자녀 양육법 교육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뉴스위크 2013년 10월 17일) 온 마을이라면 공동체입니다. 혹은 협동조합입니다. 요즈음 협동조합이 큰 흐름으로 사회에서 자리 잡아 갑니다. 공동육아협동조합도 있습니다. 유아부터 노인에게 이르기 까지 통으로 자리 잡는 공동체로써 마을 만들기입니다. 대안 공동체가 여기저기 올라 옵니다. 생태적입니다. 생태를 틀로 하여 유아-어린이-청소년-젊은이-중년-노년에 이 르기까지 협동과 협업을 할 수 있는 마을 만들기가 우리의 꿈이라고 생각입니다. 2008년 4월 10일 자 미국 포브스(The Forbes)는 현존하는 세계 8대 유토피아 도시 를 선정하여 발표했습니다. 여기에는 미국의 아르코산티(애리조나주), 에코빌리지(뉴 욕주), 트윈 오크스(버지니아주), 더 팜(테네시), 영국의 핀드혼, 독일의 제그, 오스트 레일리아의 크리스털워터스, 일보의 야마기시 공동체가 포함되었습니다. 2000년에 방 문한 인도의 오로빌 공동체도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부산에는 금샘마을이 있습니다. 성미산공동체의 유전자인 공동육아협동조합이 있습니다. 서울시 노원구 자살예방으로서 마을학교도 있습니다. 공동체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작업입니다. 1962년에 가별수녀님이 신영협동조합을 만들어 전쟁이후 가난한 아이들 과 민중에게 희망을 주었습니다. 1970년에 60년대 부산에서 사목하였던 지학순 주교 님이 1965년에 원주교구장에 되면서 1970년에는 원주에서 협동조합의 씨를 뿌리고 나 락한 알의 우주인 장일순선생님이 한 살림 선언(1986년)의 기초가 부산지역의 신협입 니다. 신협운동이 생협운동을 통하여 부산지역에서 시작한 생태육아운동이 새로운 지 평을 열기 위해서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 따로 분산될 것이 아니라 연대와 협업 그 리고 네트워크를 통해 마을혁명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생태교육이야말로 가장 기초적인 혁명입니다. 위기가 목전에 당도한 것을 인식한 교육계 종사자들은 단순히 경제적 관점에서 생산적인 인재를 키워내는 것에 대해 의 문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확장된 자아로써 생태적인 자아 로서 사고하도록 아이들을

20 20 이제는 생태유아교육이다 Ⅰ: 유아교육 개혁, 부모가 희망이다 가르치는 것은 우리 시대의 중요한 과제입니다. 이 과제를 얼마나 성공적으로 수행하 느냐에 따라 우리가 지구와 지속가능한 관계를 형성하여 기후변화를 늦추고 인류의 멸종을 막을 수 있을지 여부가 결정됩니다. 멸종은 하느님도 어찌 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 교육이 아이들이 인류뿐 아니라 다른 생명체까지 포함한 지구 공동체 구성원으 로서 생각하고 행복할 수 있도록 이끌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럼 부모로써 영성적 삶에 대한 진리를 간단한 공식으로 표현한다면 다음과 같습 니다. 아이들은 태어날 때 영적인 존재입니다. 왜냐하면 이 우주가 영적이기 때문입니다. 빅뱅에서부터 말입니다. 영에서 영이 나옵니다. 가족은 영성이 실현되는 공간입니다. 그러므로 공식은 간단합니다. 단순하게 살라는 것입니다. 살라는 것은 지금 여기에 살라는 것입니다. 지금 여기에 답이 있다는 것입니다. 지 금 여기에 삶에 충실하라는 것입니다. 아이들을 지금여기에서 있는 그대로 보라는 의 미입니다. 아이에게 미리 온갖 종류의 지식의 예방주사나 조기 인지 약속을 하지 말라 는 것입니다. 뭐 더 더 잘해 가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있는 그대로 소소한 햇살을 즐 기며 말입니다. 단순하게 즉 저는 늘 부처님처럼 눈을 반쯤 뜨고 본다는 것인데 무관심도 아니고 자유방임도 아닌 본질적인 것에 눈을 돌린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교육에 확장하면 여 유와 관대입니다. 갈 데까지 가보는 우리 사회입니다. 어머니가 자신에게 관대해지고 단순하게 즉 자신의 내재된 힘을 믿으라는 것입니다. 단순하게 살라는 영성의 공식은 지금 여기에 자신에게 머물면 우주와 자연이 선사한 힘과 능력을 믿으면 믿을수록 더 큰 영성의 힘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물리적 에너지는 사용하면 할수록 모자라지만 심혼 적 에너지는 쓰면 쓸수록 더 공명과 공감이 커집니다. 심혼적 에너지는 사용하면 할수 록 더 커지고 참여하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커집니다. 비물질은 나누면 나눌수 록 더 강화되지만 물질은 반대입니다. 빵 한 조각을 열 명이 나누면 네 명이 나누는 것보다는 각자에게 돌아가는 양이 훨씬 적습니다. 그러나 자연이 주는 통찰, 이해,기 쁨, 영감은 나누면 나눌수록 더욱 커집니다. 이것이 우주의 영적법칙입니다. 부모가 자신의 우주적 정체성을 깨달아가는 것이 대업 즉 위대한 과제 great work! 위대한 과제는 모든 사람의 것이지만 개인의 일에서 시작됩니다.

21 주제 Ⅰ 생명공동체 서정홍(농부시인) 유수양(금정산 금샘숲학교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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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발제 Ⅰ 생명을 주고받는 자연과 아이 서정홍(농부시인) 농경사회에선 씨를 뿌리고 새싹이 돋아나는 과정을 지켜보며 살기 때문에 생명의 소중 함이 사람의 마음 안에 싹튼다. 흙을 멀리하고 도시화, 산업화, 정보화 사회에 살면서 인성 이 메말라가다 보니 이유 없이 폭행하는 등 끔찍한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법정스님 1. 아이들을 자연의 품으로 아이들한테 행복하냐고 물어보시겠습니까? 만약 아이들이 행복하지 않다면 그 책임 은 어른들이 모두 져야 합니다. 아이들의 몸을 지켜주는 음식에까지 온갖 방부제와 농 약과 화학첨가물이 판치는 나라에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와 빵 따위를 만드는 밀 의 자급률이 2%밖에 안 되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에서, 수천 년 우리 겨레의 목숨을 이어준 쌀마저 위협받고 있는 세상에서, 나라꼴이 어떻게 어떻게 되든지 돈벌이만 된 다면 벌떼처럼 달려들어 사회를 어지럽히는 어른들 속에서, 아이들이 어디에서 기쁨 과 희망을 찾을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섭니다. 먹는 것, 입는 것, 노는 것, 어느 한 가지도 아이들이 선택할 수 없는 세상입니다. 아이들은 좋든 싫든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아이가 아니라 돈만 좇아서 살아가는 어른들입니다. 경제논리 에 빠져 농촌이 고 자연이고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고도 뉘우칠 줄 모르는 어른들이 문제입니다. 이 런 어른들이 아이를 걱정할 겨를이 있겠습니까? 어느 도시 학교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담임선생이 아파트 주변에 피어 있는 들꽃을 관찰해 오라는 숙제를 냈답니다. 학교 마치고 학원 두세 군데씩 기계처럼 돌아다니던 착한 아이들 은, 밤 열 시가 지나서 손전등을 들고 아파트 주변을 서성거렸습니다. 멀 리서 그 모습을 보고 달려온 아파트 경비아저씨가 놀라서 얘들아, 지금 뭐 하고 있 니? 하고 물었더니 숙제 하고 있는데요 하더랍니다. 이런 억지스러운 자연 공부가 아이들한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24 24 이제는 생태유아교육이다 Ⅰ: 유아교육 개혁, 부모가 희망이다 수천 년 동안 자연 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스스로 놀이를 만들어 즐기던 아이들은 어느 날 갑자기 놀이를 잃어버렸습니다. 문명의 발달과 함께 전환과 개발을 으뜸으로 생각하는 나라답게 고층아파트와 자동차가 헤아릴 수 없이 늘어났고, 텔레비전과 컴 퓨터와 스마트폰이 자리 잡으면서 놀이문화 가 모두 없어져 버렸습니다. 정서에 도움을 주는 동요나 전통 놀이문화는 멀리하고, 딱딱하고 차가운 텔레비전 과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가까이 하고부터 소비를 부추기는 대중문화가 자리 잡은 지 오래입니다. 아이들한테 어떤 세상을 물려줄 것인지 깊이 고민하지 못한 어른들이 소 중한 아이들 문화를 모조리 짓밟은 것이지요. 더 늦기 전에 아이들이 무엇을 바라는 지, 그렇게 바라는 것이 다음 세대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깊이 생각해야 하지 않겠 습니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길은 한 가지밖에 떠오르지 않습니다. 모든 불행은 인간이 생 명의 어머니 인 흙(농촌, 자연)을 떠나서 일어난 것이니 흙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심 심풀이 삼아 가는 주말농장이 아니라, 삶 전체가 흙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자연을 마음껏 품에 안고, 자유로운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말입니다.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 세계 1위, 선박 건조율 세계 1위, 핸드폰 보급률 세계 1위, 철 학도 없는 교육열 세계 1위, 인터넷 이용시간 세계 1위, 이따위를 일등하기 위해 일하 는 시간도 세계 1위입니다. 흡연 인구도, 청소년 자살 인구도, 이혼율도, 교통사고도, 40대 사망률이나 암 사망률도, 이등 하라면 서러울 만큼 높습니다. 이런 비틀어진 나 라를 아이들에게 물려준다면 정말이지, 어른으로서 아무 할 말이 없습니다. 아이들은 놀 시간의 대부분을 사교육 자본가들에게 빼앗기며, 참으로 눈물겹게 확보한 자투리 시간들마저 교활한 연예산업 자본가들과 게임 산업 자본가들과 통신 산업 자본가 들에게 모조리 빼앗긴다. 한국인들은 소를 잡아 고기는 물론 머리 끝에서 꼬리 끝까지 한 군데도 빼놓지 않고 먹어치우는 걸로 유명한데 한국 아이들이 바로 그 짝이다. 한국에서 교육이란 아이들의 영혼이 성장할 시간을 1분1초도 허용하지 않는 노력을 뜻한다. 위 글은 2010년 3월 4일 한겨레 에 김규항 선생이 쓴 글입니다. 아이들의 영혼 조차 돈으로 여기는 자본가들에게서 우리 아이들을 하루빨리 건져 내야 합니다. 지금 도 늦지 않았습니다. 자동차, 아파트, 컴퓨터, 텔레비전, 스마트폰 따위가 주인 노릇을 하는 도시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부모보다 돈을 더 소중한 가치로 여기는 아이들의 영 혼을 다시 살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폭력과 불륜이 뒤섞인 성인 만화와 영화 그리고

25 주제 Ⅰ 발제 Ⅰ 생명을 주고받는 자연과 아이 25 결과를 안 봐도 뻔한 연속극에 빼앗긴 아이들을 건져 내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자연 속에서 즐겁게 뛰놀고 스스로 먹을 곡식을 기르며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의 길 을 함께 열어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도시는 사람과 사람을 나누고, 사람과 자연을 나누어 놓은 어둡고 슬픈 곳이라, 머 물면 머물수록 자기도 모르게 몸과 마음에 깊은 병이 듭니다. 내가 병들면 따라서 모 든 생명이 병듭니다. 도시는 어쩔 수 없는 처지 때문에 잠시 머물다 가는 곳이지, 절 대 오래 머물면 안 되는 곳입니다. 이제 아이들 손을 잡고 돌아가야 합니다. 아이들이 자연의 품 안에서 무럭무럭 잘 자랄 수 있도록 어른들이 그 터전을 마련해 주어야 하 지 않겠습니까? 2. 먼저 나를 바꾸어야 지난 역사를 돌아보면 지도자 한 사람 잘못 뽑아서 세상이 어지러워지기도 했지만, 지도자를 따르는 무리들이 맡은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제 배를 채우기에만 바빠 백 성들을 섬기지 못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요즘도 누가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 되면 사이비 언론들은 입을 맞추기라도 한 듯, 누가 일등공신이니 어쩌고저쩌고 떠들어대면서 서로 치켜세우기 바쁩니다. 그들을 일 꾼으로 뽑아준 사람이 백성인데 백성을 우습게 여기는 것입니다. 참사랑은 조건이 없 을 때 이루어지는 것인데, 권력과 재산에 눈먼 인간들은 늘 조건을 달고 사랑을 합니 다. 그러니 어찌 일꾼으로 뽑아준 가난한 백성이 주인으로 보이겠습니까? 하루하루 먹고살기에 바쁜 가난한 백성들은 그저 믿음 하나만으로 이날까지 살아왔 습니다. 그 믿음이 깨졌을 때는 대통령도 감옥에 보내고 국회의원, 장관, 시장, 군수, 교육감들을 가리지 않고 갈아치웠습니다. 그렇게 젊음을 바치고 때론 목숨까지 내놓 으며 애를 쓰고 살았는데, 왜 날이 갈수록 하루도 마음 편할 날 없이 살아야 합니까? 그 까닭은 그렇게 애써 살아온 착한 사람의 힘보다, 착한 사람을 누르는 힘이 더 세 다는 데 있습니다. 돈과 권력을 거머쥔 몇몇 조무래기 들은 어떻게 하면 착한 사람들 을 이용하여, 제 손 안에 든 돈과 권력을 마음껏 누릴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고 연 구합니다. 날마다 밥 먹고 하는 짓이 그뿐입니다. 땀 흘려 일하고 정직하게 살아가는 어진 백성들과 그놈들은 생각부터 다릅니다. 그러니 몇 놈 갈아치운다고 되는 게 아닙 니다. 그 아래 빌붙어 살아가는 놈들이 또 그 자리를 채우기 때문입니다.

26 26 이제는 생태유아교육이다 Ⅰ: 유아교육 개혁, 부모가 희망이다 그나마 옛날이나 지금이나 용기 있는 분들이 제 욕심 차리지 않고 노동조합과 농민 회와 여러 단체와 조직을 만들어 그놈들과 맞서 싸우고 있으니 어진 백성들이 그나마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분들이 없었다면 세상은 이미 사람이 살 수 없는 폐허 로 바뀌 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농림부장관을 바꾸어도 농촌은 점점 무너지고, 환경부장관을 바꾸어 도 환경은 갈수록 오염되고, 새로운 교육부장관 아래서도 아이들은 공부에 시달려 가 출을 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합니다. 초등생 13% 시험 끝난 뒤 죽고 싶다, 41% 손떨림, 39% 식은땀 등 몸에 이상 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저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자유롭게 살지 못하고 못된 어른들 이 만든 비틀어진 세상에서 살 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입니다. 아이들 말을 으뜸 자리에 두고 20년 가까이 마주이야기 교육을 해온 박문희 선생 님의 교육 이야기 책 마주이야기, 아이는 들어주는 만큼 자란다 에 이런 글이 있습 니다. 제목은 엄마는 오래 살아도 나는 오래 못 살아 입니다. 민석:내가 엄마 말 잘 들어야 엄마 오래 살아? 엄마:그럼. 민석:그럼 엄마는 오래 살아도 나는 오래 못 살아. 엄마:왜? 민석:엄마 말 잘 들으려면 엄마가 하라는 대로 해야 되는데, 공부하라면 공부해야 되 고, 밥 먹으라면 밥 먹어야 되고, 하지 말라면 안 해야 되는데, 그럼 엄마는 오래 살아도 나는 오래 못 살아. 민석이는 이제 겨우 일곱 살 아이지만, 못된 어른들 의 생각에 놀아나지 않으려고 합니다. 꼭두각시처럼 시키는 대로 살면 스트레스를 받아서 오래 살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압니다. 사람은 누구나 땀 흘려 일하고 정직하게 살면서 마땅한 노동의 대가를 받으며 행복 하게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어린이들한테 물어보아도 땀 흘려 일하고 정직하게 살면 잘 살 수 없다고 대답합니다. 이런 말을 들으면 어른 이란 이름이 얼마나 부끄러운지 모릅니다. 꽃이 피면 지듯이 어떤 목숨붙이라도 살아 있는 것은 모두 죽게 마련입니다. 사람 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때가 조금 이른 사람도 있고 조금 늦은 사람이 있을 뿐이지, 누 구나 다 죽습니다. 마땅히 죽어야 합니다. 태어나자마자 인간은 죽음의 그림자를 뒤집

27 주제 Ⅰ 발제 Ⅰ 생명을 주고받는 자연과 아이 27 어쓰고, 죽음을 향해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것입니다. 오늘은 네 차례지만 내일은 내 차례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날마다 죽음을 잘 준비해야 합니다. 잘 죽기 위해서는 잘 살아야 합니다. 스스로 가난을 택하여 가난한 이웃들과 더불 어 살아야 정말 잘 사는 것입니다. 스스로 선택한 그 가난만이 세상을 바로잡을 수 있 습니다. 만약 내가 집을 두 채 가지고 있으면 분명히 집 없는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집이든 돈이든 내가 가진 것만큼 누군가 가지지 못한 사람이 있는 것입니다. 내 아파 트 값이나 땅 값이 치솟기를 바라고, 내 자식이 명문대에 들어가거나 출세하기를 바라 는 마음을 버리지 않는다면 이 세상은 영원히 희망이 없습니다. 남의 자식은 돈벌이 안 되고 힘든 농촌에 들어가서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건강한 곡식을 생산해 주는 농부가 되면 좋지만, 내 자식은 도시의 빌딩 사무실 회전 의자에 앉아 편안하게 살면 좋겠다는 어리석고 비겁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면, 우리 앞에 기다리는 것은 캄캄한 어둠과 비참한 죽음뿐입니다. 자연은 머지않아 이런 인간 들의 이기심과 탐욕을 그대로 두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 아이고 어른이고 다시는 빠져 나올 수 없는 깊은 구렁텅이로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다람쥐 쳇바퀴 돌듯 쉬지 않고 부지런히 살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가만히 보니 사람답게 살려고 할수록 사람대접을 받지 못했습니다. 도시는 날이 갈수록 희망 보다는 절망을, 행복보다는 불행을 안겨주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나누고 섬기 는 세상이 아니라, 서로 헐뜯고 속이며 서로 견주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세상으로 변 했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온갖 범죄와 생각하기조차 끔찍한 사고와 자연재해가 일어나고 있습 니다. 사람들은 날이 갈수록 세상 살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욕심 때문에 생긴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애써 남의 탓으로 생각합니다. 가만히 자 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면 금세 알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모두 다, 나 로부터 오는 것 임을. 꽃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뿌리로부터 멀어지면 죽고 맙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 모든 갈등과 죄는 사람이 자연으로부터 멀어지면서 일어난 것입니다. 어떤 자리 에서 무슨 일을 하든, 또는 삶에서 무엇을 이루었건, 마음이 평화롭지 않다면 아직 행 복하지 않은 것입니다. 모든 조건이 다 갖추어졌다 해도 마음의 평화 가 없으면 행복 할 수 없습니다. 사람이 세상에서 사는 것은 단 한 번뿐입니다. 단 한 번뿐인 소중한 삶을 행복하게 살다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28 28 이제는 생태유아교육이다 Ⅰ: 유아교육 개혁, 부모가 희망이다 가을이 가진 것을 다 나누어 주고 떠나듯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숨어 들어온 나 쁜 버릇과 욕심을 하나씩 하나씩 버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욕심을 버리는 건 생각만으로 되지 않습니다. 뜻있는 사람들과 함께 생각을 나누다 보면 깨달음이 옵니 다. 그리고 진정 깨닫게 되면 반드시 실천이 따르게 됩니다. 깨닫고 실천하지 않으면 그 깨달음은 먼지와 같습니다. 우리가 살아서 꼭 해야 할 일은 먼 곳에 있는 것도 아 니며, 그렇다고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희미한 곳에 있는 것도 아닙니다. 내 곁에, 아 니 내 마음속에 있는 것입니다. 좁은 길을 갈 때에는 한 걸음 멈추어 남을 먼저 가게하고, 맛있는 음식은 다른 사람에게 도 나누어 주어 함께 즐기는 것이 좋다. 이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편안한 방법 중의 한 가지이다. 다른 사람을 위하다 보면 자신에게로 그 보답이 돌아온다. 그러므로 남을 위 하는 것이 곧 나를 위하는 것이다. 동양의 10대 고전이자 영원한 베스트셀러라는 채근담 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다 른 사람을 위하다 보면 그 보답이 돌아오기는커녕 손해를 입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손해 또한 하늘에 재산을 쌓는 것이라 생각하면 그리 억울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보답이란 것이 살아 있는 내 게 돌아오지 않는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 면 반드시 누군가에게 돌아가서 누군가를 기쁘게 하기 때문입니다. 무너진 농업과 농촌을 살리고, 오염된 환경을 살리고, 흐트러진 나라를 살리고, 메 마른 사람의 마음을 살리는 일은 이런 작은 실천이 따를 때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대 통령이나 대쪽 같은 법이 세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사람의 정 이 세상을 바 꾸는 지름길입니다. 좋은 일은 죽어서는 할 수 없는 것이니 미루면 안 됩니다. 내일이면 이미 늦습니다. 자고 나면 착한 내 마음이 어디로 달아날지 모르니까요. 그러니 하루라도 빨리 실천할 수록, 그만큼 세상은 평화롭고 아름다워질 것입니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합니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들의 끝없는 욕망 때문에 지구가 몸살을 앓아 온갖 자연재해가 일어나고 있다 는 말을 들을 때마다 김구 선생님 말씀이 떠오릅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열한 번째 경 제대국이라는데, 얼마나 더 편리해지고 더 잘살아야 하는 걸까요? 텔레비전, 비디오, 컴퓨터, 자동차, 휴대전화, 사진기, 냉장고에 김치냉장고까지, 여기에 또 무엇을 더 가

29 주제 Ⅰ 발제 Ⅰ 생명을 주고받는 자연과 아이 29 져야만 욕심의 끝 을 볼 수 있을까요? 대통령을 잘 뽑는다고 그 욕심의 끝 을 볼 수 있겠습니까? 대통령을 바꾼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먼저 나를 바꾸고 비뚤어진 사회 체제를 바꾸어야 합니다. 영국의 웨스트민스터사원에 묻힌 어느 성공회 주교의 묘비에 이런 글이 적혀 있다 고 합니다. 내가 젊고 자유로워 무한한 상상력을 가졌을 때, 나는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꿈을 가졌 다. 좀 더 나이가 들고 지혜를 얻었을 때, 나는 세상이 변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나는 내가 살고 있는 나라를 변화시키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그것 역시 불가능한 일이었다. 황혼의 나이가 되었을 때는 마지막 시도로 나는 가장 가까운 내 가족을 변화시 키겠다고 마음을 정했다. 그러나 아무도 달라지지 않았다. 이제 죽음을 맞이하는 자리에서 나는 깨닫는다. 만일 내가 나 자신을 먼저 변화시켰더라면 그것을 보고 내 가족이 변화했 을 것을. 또한 그것에 용기를 얻어 내 나라를 더 좋은 곳으로 바꿀 수 있었을 것을. 누가 아는가, 그러면 세상까지 변화했을지. 어렵더라도 먼저 나를 바꾸어야 세상이 바뀝니다. 바꾼다는 것이 무슨 말입니까. 쉽 게 말해서 본디 있던 것을 다르게 갈거나, 달라지게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본디 있 던 것이 얼마나 잘못되었는가를 먼저 알아야만 하지 않겠습니까? 오늘부터는 아이들이 무엇을 바라는지 귀담아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아이들 마음속 에 본디 있던 것 이 다 들어 있으니 정답도 그 안에 들어 있습니다. 농촌과 환경과 교 육을 살리는 길도, 모든 생명과 사람을 살리는 길도, 모두 그 속에 있습니다. 아이들은 살아 있는 스승입니다. 아이들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세상이야말로 참 살맛나는 세상 이기 때문입니다. 3. 대안학교가 가야 할 길 얼마 전, 대안학교인 원경고등학교에서 학생들한테 강연을 해달라고 하기에 다녀왔 습니다. 강당에 학생들을 모아 놓고 물었습니다. 여러분한테 한 가지 질문을 하겠습니다. 누가 여러분이 다리 하나를 잘라 주면, 한 국은행에 있는 돈을 다 준대요. 그게 정말이라면 그렇게 할 학생 있습니까? 질문이 끝나자마자 여기저기서 학생들이 손을 들었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먼저, 가 장 자신 있게 손을 든 학생한테 물었습니다.

30 30 이제는 생태유아교육이다 Ⅰ: 유아교육 개혁, 부모가 희망이다 정말 다리 하나를 돈과 바꿀 수 있겠습니까? 그 학생은 그걸 질문이라고 하느냐는 듯이 당당하게 말했습니다. 예, 돈만 준다면 지금 당장 바꿀 수 있습니다. 돈이 많으니까 다리 하나쯤 만들어 붙이면 되지요 원경고등학교 학생들만 그런 게 아닙니다. 함양고등학교에서도, 합천고등학교에서 도, 강연을 할 때마다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자기 다리나 팔을 돈만 많이 주면 잘라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학생이 한두 명이 아니었습니다. 어떤 학생이 물었습니다. 선생님, 제 팔다리를 팔아서 가난한 사람을 돕거나 좋은 일을 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가난한 사람을 도우려면 돈을 주는 것도 좋지만, 그들과 함께 살면서 희망을 찾아 나서는 것이 훨씬 더 낫습니다. 돈은 있다가도 언제 없어질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 리고 그 돈을 아무리 좋은 데 쓰기 위해서라도 어찌 하늘이 준 몸을 팔 수 있단 말입 니까? 몸을 팔아서 받은 돈으로 좋은 일을 한다 하여 세상에 어떤 보탬이 되겠습니 까? 아무리 적어도 땀 흘려 일하여 정직하게 번 돈으로 좋은 일을 해야 합니다. 세상이 어찌되려고 고등학생들마저 돈이면 뭐든지 다 할 수 있다고 여기는지 가슴 이 답답합니다. 가끔 부모나 교사들 강좌 때에도 이런 질문을 합니다. 뜻밖에도 손을 드는 사람이 있습니다. 돈에 미치지 않고서야 어찌 자기 몸의 일부를 돈과 바꿀 수 있 단 말입니까. 그 답답함 은 오직 돈을 좇아 살아온, 우리 어른들이 지은 죄의 대가가 아니겠습니까. 아이들 앞에 서면 내가 얼마나 보잘것없고 부끄러운지 얼굴을 들 수가 없습니다. 그 아이들의 마음속에 내 마음이 들어 있고, 겉만 번지레한 어른들의 어리 석음과 욕심이 다 들어 있으니, 어찌 부끄럽지 않겠습니까. 강연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 유치원 생부터 대학원생까지 일주일에 하루쯤은 농촌에서 흙을 만지며 농사를 지으면 좋겠다 고. 영어를 배우거나 태권도와 피아노를 배우듯이 농사일을 배우게 하자는 것이지요. 농사일이란 제 목숨을 살려주는 일이니 진짜 살아 있는 공부가 될 테니까요.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나라를 이끌어 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나라의 일꾼이 된다 해도 따르는 사 람이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결국 나라의 주인인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생각을 바꾸어야만 교육을 바로 세워 아이들을 살릴 수 있는 것입니다. 결코 쉬운 일 이 아닙니다. 그러나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해야 할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가까운 일본에서는 지난 2005년에 식육기본법( 食 育 基 本 法 )을 만들었답니다. 이 법은

31 주제 Ⅰ 발제 Ⅰ 생명을 주고받는 자연과 아이 31 식생활 교육, 미각 훈련, 자국 음식의 중요성 인식, 식사예절로 구성되어 있는데, 학교 에서는 식생활 프로그램을 만들어 가르친답니다. 그래서 일본 아이들은 자신이 먹는 농산물이 생산되는 농촌 들녘으로 나가서 모내기도 하고 풀을 매기도 한답니다. 그러 면서 교사와 아이들이 함께 손을 잡고 땀 흘려 일을 하고, 그 느낌을 글로 쓰거나 그림 을 그린답니다. 때론 주제를 정해 토론을 하면서 농촌과 도시가, 사람과 자연이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것을 온몸으로 깨닫기도 하고요. 이러한 현장체험 학습시간이 일본어 나 수학과 같은 기초 핵심 과목보다 오히려 많은 때도 있다고 합니다. 만약 우리나라 에서 그와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한다면 학부모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먹을거리가 어떻게 하여 내 입으로 들어와 내 목숨을 살려주는지, 다른 건 몰라도 이 정도는 알아야 사람 노릇 을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 모두 뜻을 모으면 학생들과 함 께 땅을 갈고 씨를 뿌리고 열매를 거둘 그날이 반드시 오리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려면 스승이 필요합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부모만 한 스승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데 도시에서는 부모가 스승 노릇 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습니다. 돈을 벌어야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농촌에서는 따로 골치 아프게 스승 노릇 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웃들과 더불어 땀 흘려 일하는 삶 과, 눈만 뜨면 돈 한 푼 들이지 않으면서도 마음껏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자연이 있으니 말입니다. 이런 생각을 가슴에 지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학교가 대안학교일 것 입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대안학교인 간디학교가 생긴지 고작 10년이 조금 지났는데, 벌써 대안학교가 몇 백 개나 생겼다는 말이 들립니다. 서로 이름난 대안학교에 자식을 넣고 싶어서 안달이랍니다. 대안학교란 무엇 하는 곳입니까? 말 그대로 시대의 대안을 배우고 가르치고 몸으로 실천하자는 학교가 아니겠습니까. 몸과 마음이 병든 부모들과 아이들을 살리고 세상 을 살리는 학교가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문제는 대안학교의 대안학교다움 이 자꾸만 변질되어 간다는 것입니다. 대안학교마저도 일반학교와 다를 바 없이 아이들끼리 경 쟁하고 입시교육에 시달리는 곳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도시 일반 학교들처럼, 사람을 살리고 땅을 살리는 황금보다 귀한 똥오줌을 함부로, 아니 아무 생각도 없이 수세식 변소에 버리면서 어찌 대안학교 라는 간판을 달 수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자 기가 눈 똥오줌조차 흙으로 돌려주지 못하면서 말입니다.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날이 갈수록 부모 욕심 때문에 본연의 교육 철학 이 흔들

32 32 이제는 생태유아교육이다 Ⅰ: 유아교육 개혁, 부모가 희망이다 리는 학교가 많다고 합니다. 첫 마음 을 잃고 자꾸 흔들리는 대안학교 탓도 있지만, 그보다 자녀들을 이름난 대학에 보내고 싶은 부모 욕심이 더 큰 몫을 차지하리라 생 각합니다. 그렇다고 이 모든 책임을 부모나 학교에 떠넘길 수는 없습니다. 땀 흘려 일 하고 정직하게 살아가는 사람일수록 사람대접 을 받지 못하는 세상 탓이 크기 때문입 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바보처럼 세상 탓으로 돌려서도 안 됩니다. 이런 세상 또한 우리가 만든 것이니 우리 힘으로 바꾸어 놓아야 할 책임이 있으니까요. 자녀를 대안학교에 보내고 싶거나 또는 보낸 부모들은 거의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한 달에 몇 십 만원씩 들어가는 교육비를 대느라 콘크리트 숲 에 서 온갖 모욕과 아픔을 참아가며 일을 합니다. 아이들만큼은 자연 속에서 건강하게 살 도록 해주고 싶기 때문이지요. 어리석은 시대가 만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 다. 부모만한 스승이 없다고 하는데, 부모한테 배울 게 없으니 대안학교가 자꾸 생기 는 것입니다. 정말 대안교육을 바라는 부모라면 부모 스스로 자연 속으로 들어와야 합니다. 자연 속에서 아이들과 함께 논밭을 일구고 함께 밥을 먹고 똥을 누고, 거룩한 똥을 흙으로 다시 돌려주고, 그 흙에서 난 곡식을 나누며 살아야 합니다. 힘닿는 데까지 제 식구 먹을 곡식을 스스로 심고 가꾸어 먹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사람 됨됨이는 어떤 음식 을, 어떤 방법으로 구해서, 어떻게 먹느냐를 살펴보면 훤히 알 수 있습니다. 음식이 곧 몸과 마음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을 대안학교에 보내고 싶은 부모라면, 몸과 마음을 못살게 구는 입시교육보 다는 몸과 마음을 살려주는 음식교육에 더 많은 정성을 쏟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사람 이 흙에서 태어나 흙에서 난 것을 먹고살다가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 마땅히 이 정도 생각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10년 남짓 대안학교 교사로 지낸 후배가 술자리에서 했던 말입니다. 선배님, 우리 학교가 생긴 지 10년이 지났는데 졸업한 학생 가운데 농부가 된 학생 이 한 명도 없으니, 이게 무슨 대안학교입니까? 대안학교 졸업생이라면 적어도 반 이 상, 아니면 30~40퍼센트라도 농부가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사람과 자연이 병들어 가는 이 시대에 농부야말로 사람과 자연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 생각합니다. 힘들고 돈이 안 된다는 까닭으로 아무도 농부가 안 되려고 하니 대안학교의 앞날이 슬프도록 안타깝습니다 우리 함께 깊이 생각해야 할 말입니다. 어찌할까? 어찌할까? 하고 깊이 생각하지

33 주제 Ⅰ 발제 Ⅰ 생명을 주고받는 자연과 아이 33 않는 사람은 나도 어쩔 수 없다 고 공자가 말했습니다. 바른 생각을 행동에 옮길 때는 오래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생각만 하다가 그칠 수도 있으니까요. 어떤 일을 하려면 아무리 보잘것없는 일이라 하더라도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합니다. 하늘과 땅이 하나이 고 사람과 자연이 하나이듯이, 부모와 교사와 학생이 하나가 되어야만 사람다운 교육 이 이루어지지 않겠습니까. 과외 수업에 게으름을 피우는 아들을 아버지가 나무랐습니다. 좋은 대학 가려면 공부에 충실해야 한다. 남보다 열심히 해야 한다. 아버지 말을 듣고 아들이 묻습니다. 좋은 대학 가서 뭐 하게요? 아버지는 정말 모르느냐는 듯이 목소리를 높이며 말했습니다. 그래야 너도 과외 선생해서 돈을 벌지. 얼마 전, 어느 신문에 실린 이야기입니다. 대학이 저마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 는 곳이 아니라, 돈을 벌게 해주는 곳이라는 생각이 우리 머릿속에 남아 있는 한 희망 은 없습니다. 잘못된 교육이 살아나려면 잘못된 생각부터 바로잡아야 합니다. 그래야 만 아이들이 살고, 부모와 교사가 살고, 오염된 환경이 살고, 무너진 농촌이 살고, 병 든 몸과 마음이 살고, 썩은 냄새가 코를 찌르는 정치가 살아날 수 있습니다. 그래야 우리 모두가 어깨 펴고 당당하게 살 수 있습니다. 4. 농부들이 만든 강아지똥 학교 1) 학교를 만든 까닭과 바람 우리는 정부와 교육기관과 영혼을 갖고 있지 않은 학교들을 쉬지 않고 비판할 수는 있습니다. 그런들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가지 일은 촛불 을 켜는 것입니다. 딱딱한 시멘트 건물만이 학교가 아니라 논 과 밭, 산과 들, 가까운 이웃과 마을 전체가 훌륭한 학교라 생각합니다. 강아지똥 학교는 아이들과 부모와 교사들이 서로의 삶을 이해하고, 가르치기보다 서로 배우는 마음으로 조금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기 위해 애쓸 것입니다. 삶 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좋은 것을 발견하면 따르고, 무엇이라도 좋은 것이 아니면 따르 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지식만을 가르치지 않고 자기 자신을 올바로 깨

34 34 이제는 생태유아교육이다 Ⅰ: 유아교육 개혁, 부모가 희망이다 달아,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살아갈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애쓰겠습니다. 농사 가운데서도 사람농사 가 가장 성스러운 농사라 합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한평 한 평 산밭을 일구는 마음으로 서두르지 않고, 욕심내지 않고,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 겠습니다. 이 길을 여러분과 함께 걷고 싶습니다. 2) 학교 열리는 날 달마다 둘째 주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3) 대상 여섯 살부터 열 살까지 아이라면 누구나. (단, 전체 인원은 열 명 안팎이며, 위 조건은 진행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음.) 4) 아이들과 함께 하는 사람들 학교장 교사 대표 교사 도우미 교사 서정홍 정청라 김은실 김미정 박상아 5) 교육 활동 틀거지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람 사이의 다양한 관계 속에서 스스로를 살리고 서로를 살 리는 교육을 지향합니다. 농사체험, 숲체험, 전통놀이, 자연염색, 요리하기, 동요배우 기, 옛이야기나 그림책을 통한 책놀이, 살아 있는 그림그리기, 삶을 가꾸는 글쓰기, 자 유로운 주제 토론, 몸살림, 마음살림, 등산, 봉사활동과 같이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지향 하는 바를 교육에 녹여낼 것입니다.

35 주제 Ⅰ 발제 Ⅰ 생명을 주고받는 자연과 아이 35 6) 하루 흐름 주로 오전 시간은 전체 활동으로, 오후 시간은 모둠(유치부/초등부) 활동으로 나뉘 어 진행이 되며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9시~9시 30분 하루 열기 인사 / 몸살림 / 맘살림 9시 30분~11시 전체 활동 달마다 주제를 갖고 다양한 활동 (4월에는 숲 을 주제로 숲에서 놀고 배우고) 11시~12시 밥 준비 푸성귀도 뜯고 쌀도 씻고! 12시~1시 밥 먹기와 뒷정리 함께 먹고 함께 치우고! 1시~2시 마음껏 놀기 동무들과 어울려 자유롭게 노는 시간 2시~2시30분 노래 배우기 우리 동요 배우기 2시 30분~3시 30분 모둠 활동 달마다 주제를 갖고 다양한 활동 (4월에는 씨앗 을 주제로 그림책 수업) 3시 30분~4시 하루 닫기 인사 / 느낌 나눔 / 간식

36 발제 Ⅱ 생명의 소중함을 알게 해준 생태유아교육 유수양(금정산 금샘숲학교 학부모) 1. 시멘트 공간 속? 숲 속? 우리 아이가 다섯 살이 되던 해 좀 더 자연으로 가고자 금정산 숲학교에 가게 되었 습니다. 처음에는 교실도 없는 숲에서 비가 오면 어쩌지? 추우면 어쩌지? 아프면 어 쩌지? 하는 생각에 큰 갈등이 있었습니다. 부모의 교육관이 우선이라지만 주위에 사람 들이 가보지 않은 길을 선택했기에 자연스레 주위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숲에 있는 것은 좋지만 뛰어놀기만 한 아이들 학교가면 적응 못한다. 그렇게 자유스러운 아이들 학교선생님이 통제가 힘들어 싫어한단다. 노는 것도 좋지 만 학습도 중요하다 등등의 이야기에 팔랑귀가 되어 유치원을 선택하기가 참 힘들었 습니다. 하지만 너무 어린 나이에 시멘트로 둘러싸인 건물에 갇혀 규율을 강요받아야 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교실에서 지내고 지식위주로 하는 교육에 과연 내 아이가 행복 해 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아이는 좁은 공간에서 주어 진 장난감과 교구를 가지고 노는 것 보다 밖에서 마음껏 뛰어 노는 것을 좋아하고, 어 릴 때부터 아토피에 고생하는 모습을 보았기에 숲학교를 선택했습니다. 모든 생명체 들이 내뿜는 생명의 기운이 가득 찬 숲 속에서 숲의 좋은 기운을 한껏 받고 자란 내 아이가 마음껏 웃으며 건강하게 자랄 수 있으리라 믿었습니다. 2. 생명체와의 만남 길을 가다가도 아이는 살아서 꼼지락거리는 것만 보이면 걸음을 멈추고 발로 밟고, 돌멩 이로 세게 내리찍어 기어코 잔인하게 죽여버리고야 만다. 심지어 두 동강이가 된 벌레를 보며 신기해하며 낄낄대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은 정말 원죄를 가지고 태어나는 악마같은 존재가 아닐까? 라고 생각을 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37 주제 Ⅰ 발제 Ⅱ 생명의 소중함을 알게 해준 생태유아교육 37 산업문명의 끝자락에서 어린 아이들의 병든 마음을 대변하는 이야기가 생각났습니 다. 아파트 고층에서 누구 병아리가 죽을지 안 죽을지 실험했다 라는 아이들의 이야 기는 네 살 된 내 아들 녀석과 흡사했습니다. 생명들의 무법자인 아들 녀석에게 이 세상에는 어느 것 하나 하찮은 것이 없다. 생명은 소중한 것이다 라고 걱정스럽게 이 야기를 하기도 하고, 권정생 선생님의 <강아지똥> 동화책을 교과서 읽어주듯 반복적 으로 힘을 주어 읽어준 기억도 있습니다. 그런 아들 녀석이 다섯 살이 되어 숲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엄마! 참나무 숲에서 장수풍뎅이하고 사슴벌레를 봤는데 책에서 본 것과 똑같이 생겼어. 그런데 책에서는 장수풍뎅이가 이긴다고 했는데 보니까 사슴벌레가 이기던데? 장수풍뎅이가 안 싸우더라구 엄마! 독수리가 새 중에서 대장이지? 그런데 그거 거짓말이다. 까마귀가 힘이 더 세. 까마귀가 독수리를 이기던데. 토우원에서 까마귀가 되게 많던데 까마귀들이 독수리를 쫓아냈어 엄마! 오늘 혹시 하늘 봤어? 오늘 보니까 무지개가 있었어. 엄마 우리나라에도 무지개가 떠? 엄마! 오늘 하늘소 봤다. 형들이 하늘소를 잡아서 가져왔는데 나 만져 봤어. 그런데 하늘소가 날개가 있데

38 38 이제는 생태유아교육이다 Ⅰ: 유아교육 개혁, 부모가 희망이다 엄마! 오늘 나나가 새끼를 낳았어. 여덟 마리를 우와! 대단하지? 엄만 나 혼자 만 키우는데도 힘든데 나나는 여덟 마리 어떻게 키울까? 엄마! 오늘 낚시놀이를 했는데. 잠자리 껍질이 나왔어. 그런데 거기 그물이 있었는데 잠자리가 나오는 거야. 우리가 막대기로 껍질을 벗겨서 잠자리로 변신한 거야

39 주제 Ⅰ 발제 Ⅱ 생명의 소중함을 알게 해준 생태유아교육 39 엄마! 오늘은 수목원에 갔는데 우렁이, 개구리, 올챙이가 있데. 친구들이 보고 그냥 가자고 했는데 나는 우렁이 한 마리 잡아서 만져봤어. 가져와서 키우고 싶었는데 그냥 물속에 놔두고 왔어 엄마! 돌을 어떻게 하면 잘 쌓게? 평평한 돌이 있어. 동그란 돌이 있어. 그럼 어떤 돌을 쌓아야겠어?

40 40 이제는 생태유아교육이다 Ⅰ: 유아교육 개혁, 부모가 희망이다 엄마! 모기에게 안 물리려면 뿌리는 것 보다 쑥을 놔두면 된데. 오늘은 쑥을 요렇게 묶어서 숲학교에 놔뒀는데 내가 내일 쑥 많이 가져올 테니 우리 집에 놔둬봐 3. 생명체와 친구되기 아이들은 등원하면서 자연의 소리에 아침을 여나봅니다. 새 소리가 난다, 무슨 소리야? 하며 새 소리를 흉내 내기도 하고 나뭇잎의 움직임을, 자연에서 나는 다양한 소리와 움직임에 대한 탐색이 저절로 일어납니다. 특히 비오는 날을 더 좋아합니다. 비 맞으며 숲을 누비고 다니면 평소 보지 못한 것을 볼 수 있어 더 신기해하고, 아이 들의 온 감각이 저절로 열린답니다. 우리 아이들은 비 오는 날 장화를 신지 않습니다.

41 주제 Ⅰ 발제 Ⅱ 생명의 소중함을 알게 해준 생태유아교육 41 오히려 샌들을 신고 갑니다. 장화는 흙길에 미끄러워 싫고 샌들은 빗물이 고인 곳을 풍덩하며 들어갈 수 있어서 더 좋아하고 흙의 까끌거리는 느낌을 고통이라기보다도 즐기는 것 같습니다. 엄마! 아침에 비가 왔는데 지렁이와 민달팽이친구들 많이 만났어. 오늘은 거미줄에 물방울이 달려있는데 구슬같았어 마! 계단 틈 사이로 민들레가 피었데. 어떻게 흙에서 안 자라고 돌에서 자랄 수 있지? 아마 힘이 무지 센가봐 엄마! 오늘은 구름 속에서 여행했다. 경원이가 구름빵이래. 신발 벗고 양말 벗고 잔디밭을 걸었어. 냉이꽃으로 선생님이 왕관을 만들어서 구름 공주, 왕자 놀이했어

42 42 이제는 생태유아교육이다 Ⅰ: 유아교육 개혁, 부모가 희망이다 엄마! 친구들하고 같이 텃밭에 물을 주면서 사랑해라고 말하니까 방울토마토 꽃이 피었다. 노란 꽃이 몇 개 피었게? 초록 방울토마토가 몇 개게? 내일은 몇 개 더 열릴까? 4. 인간중심주의를 넘어 생명을 섬기는 생명사상가로 생태유아교육 기관에 발을 디뎠으니 부모도 생태적 소양을 갖추어야 자식교육에 효 과를 볼 것 같은 생각에 숲에 관련된 책을 의도적으로 읽고, 숲해설가 과정도 배우고, 숲학교 원장님께서 주최하는 부모교육에도 빠짐없이 참석하였습니다. 아니 좀 더 솔 직히 말하자면 아이를 위해 부모로써 생태적 소양을 갖추려 했다기보다는 내 아이와 동갑인 옆집아이가 유창하게 동화책을 읽고, 영어책 또한 드문드문 읽어내려 가는 모 습에서 느낄 수 있는 불안감을 떨쳐버리기 위한 위안용 방편으로의 노력쯤으로 하는 것이 솔직한 마음인 듯합니다. 이유야 어떻든지 생태유아교육이 무엇인지 알고자 한 노력 덕택으로 생태유아교육 의 본질, 개념, 기본 체계, 이념 및 방향등에 대해서 어렴풋이라도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생태유아교육에 대해 한 번도 이론적으로 교육받은 바 없이, 날마 다 숲에서 진탕 놀고 오는 아들 녀석으로부터 생태유아교육의 본질을 깨달은 바 있었 습니다.

43 주제 Ⅰ 발제 Ⅱ 생명의 소중함을 알게 해준 생태유아교육 43 경배야! 엄마, 아빠랑 등산 가니까 참 좋지? 네~ 산에 뱀이 나올 수 있으니, 양말도 두꺼운 것 신고 조심해야 한데이~ 어머니! 우리가 산에 올라가면 우리보다 뱀이 더 놀라지 않을까요? 뱀은 저거 집에서 조용히 있는데, 우리가 시끄럽게 산에 올라가잖아요~ 생명에는 우열이 없다. 생명의 관계는 주종의 관계가 아니라 평등의 관계다. 인간중심이 아니라 모든 생명체와 우주 만물은 그 나름의 존재가치와 선을 지니고 존중받아야 한다. 생태교육을 받으면서 스스로 고개를 끄덕이면서 공감하였던 대목이 아니였던가? 나 는 내 아이와의 대화로 책, 어른, 선생님보다 대자연이 훨씬 위대하다라는 사실을 깨 달았습니다. 아이의 말은 내게 큰 감동으로 다가왔었습니다. 인간중심 세계관이 아니라 모든 생명체와 무생물까지도 포함하는 우주 만물이 그 나름의 존재가치와 선을 지니고 존중받아야한다 라는 대전제를 뱀이 더 놀라지 않을 까요? 라고 일축하여 표현할 수 있게 만들어 준 숲학교에 고마움을 전하며 발표를 마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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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주제 Ⅱ 사람공동체 황윤옥(하자센터 부센터장) 이상호(통영 성동마리아차코스어린이집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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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발제 Ⅰ 함께 키우고 돌보는 마을 공동체 육아이야기 황윤옥(하자센터 부센터장) * 이글은 PPT 발표의 내용을 보충하는 형식으로 작성하였습니다. 1.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 에서 속물과 잉여 로 살다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는 다니엘 튜더라는 영국인 저널리스트가 우 리나라의 모습을 담아낸 책입니다. 다니엘 튜더는 월드컵이 열렸던 2002년에 처음 우 리나라를 방문했다고 합니다. 그는 월드컵 때의 한국 사람들이 보여준 열기와 흥분를 잊지 못하고 대학 졸업 후 다시 우리나라에 와서 일하게 되면서 한국인의 속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가 본 한국인과 한국사회는 경이 와 경탄 과 경악 입니다. 그에게 한 국은 경이롭지만 경악할 사회인 것입니다. 불가능한 나라 라는 말에는 좀 더 부정적인 이유가 있다. 한국인은 물질적 성공과 안정 에도 불구하고 진실된 만족감을 크게 잃어가고 있다. 한국은 교육, 명예, 외모, 직업적 성 취에서 스스로를 불가능한 기준에 획일적으로 맞추도록 너무 큰 압박을 가하는 나라인 것 이다. 한국은 정치와 경제면에서 이룩한 놀라운 성취뿐 아니라, 이룰 수 없는 목표를 요구 한다는 점에서도 불가능한 나라인 것이다 (p.29) 지난 50년 동안 한국에서는 오직 하나로만 통했다. 피 터지게 경쟁해도 대기업 배를 불리 는 것밖에 안됐다. 안정감을 대가로 너무 많은 희생을 했다. 내가 스무 살일 때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자유로운 인생,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더 많은 기회를 접하고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었다. 방황했다. 그러면서 지금 여기까지 왔다. 내가 꿈꾸던 삶에 꽤 가까이 온 것 같다. 여러분도 각자의 길이 존재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 2013년 9월 24일 연세대 저자강연회) 다니엘 튜더가 말한 무한경쟁의 한국사회에서 산다는 것은 결국은 속물성 과 잉여 로 살게 되는 것입니다. 이 속물과 잉여라는 말은 다니엘 튜더가 경이로운 한국사회가 무한경쟁속에서 잃어버린 기쁨이 무엇인지 말해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속물과 잉여> 라는 책을 엮은 백욱인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머리말에서 속물과 잉여에 대해 이렇 게 말했습니다.

48 48 이제는 생태유아교육이다 Ⅰ: 유아교육 개혁, 부모가 희망이다 속물. 체제 내에 포섭돼 축적하고 소비하는 주체. 재산과 지위의 축적에 일생을 바친다. 정작 자기 주체에 대한 성찰과 반성은 없다. 위선자와 졸부 중에 많았으나 이젠 인구의 다 수를 차지한다. 최근 젊은 속물들은 직업과 지위, 돈, 자신의 몸 등 모든 것을 바쳐 자기 계발에 집중한다. 상대를 평가할 때 상대 자체의 주체성이 아니라 가족 재산 지위 등 그가 가진 것(돈)이나 주변을 중심으로 한다. 잉여. 속물 지위를 얻고자 노력했으나 실패하고, 속물되기를 유예한 존재들이다. 체제 안에서 살지만 이상한 방식으로 체제에 포섭된 비듬 같은 존재다. 하루 24시간 컴퓨터와 게임에 묻혀 사는 폐인에서 발전했다. 취향은 자동차 모형에서 웹툰, 패션에 이르기까지 여러 영역을 아우른다. 병신짓 이라고 스스로를 비하하다가 느닷없이 상대를 욕하거나 폭 언을 일삼기도 한다. 최근에는 이들의 잉여짓 이 정보자본주의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는 주 장도 나온다. 2. 혼자서만 누리는 성공? 한센씨병은 예전에 나병으로 불리던 병입니다. 이 병은 감각기능을 상실하는 병으 로 불속에 손을 넣어도 통증을 못 느끼기 때문에 무서운 병입니다. 우리는 통증을 느 끼면 괴롭고 모든 통증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통증을 못 느끼면 목숨이 위험하다는 것이지요. 속물로 성공을 하든 잉여로 무기력하든 이제 개 인들은 모두 통증에 대한 감각과 감수성이 사라진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무한경쟁 속에서 개인들은 옆 사람을 공감할 여유가 없는 것이지요. 더 난감한 것은 우리가 가 장 좋은 것으로 자라게 하기 위해 애쓴 우리 아이들이 그렇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식이 서울대에 진학하면 자식 잘 키웠다 는 치하를 듣곤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렇게 공들여 키운 서울대생에 관한 가슴 서늘한 기사도 있습니다. 14일 서울대의 학생 인터넷 커뮤니티 '스누라이프'. 지역균형선발 출신 학생들을 비하 하는 글들이 손쉽게 검색됐다. 한 재학생은 게시판에 글을 올려 "이번 입시에 '지균'으로 합격한 학생 중 수리 5등급이 있다는 말이 있다"며 "수능 5등급 실력으로 내신 1등급을 받았으니 출신학교 수준이 뻔하다"고 비아냥댔다. 심지어 '지균충'이란 말까지 등장했다. 지역균형선발의 약자 '지균'에 '벌레 충( 蟲 )'자를 합쳐 폄하하는 말이다. 저소득층 농어촌 학생 장애인 북한이탈주민 등을 대상으로 한 기회균등선발 특별전형 출신 학생은 '기균충' 이라고 불린다. (국민일보 2013년 10월 14일, 친구가 아니라 벌레? 서울대생의 한심한 왕따문화) 기사를 읽은 많은 사람들이 서울대생들이 이렇게 한심해졌냐고 혀를 끌끌 찹니다. 그러 나 일부 서울대생이 노골적으로 그들의 후진 안목을 공공연하게 드러낸 것이고, 우리들 역 시 마음 깊은 곳에서는 후진 감수성들이 있을지 모릅니다. 공감하기보다는 가르기에 훨씬

49 주제 Ⅱ 발제 Ⅰ 함께 키우고 돌보는 마을 공동체 육아이야기 49 익숙한 감수성 말입니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김두식의 <불편해도 괜찮아>에 나와 있는 얘 기가 떠올랐습니다. 김두식은 한국일보 논설위원 고종석의 경험인 전주고 이야기 를 빌어 서 서울대생들이 왜 친구들을 벌레로 표현하였는가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고교 입시가 있던 시절, 전주에는 전주와 나머지고 만이 있었고, 전주고생들에게는 공부를 잘하 면 착하다는 알 수 없는 오해와 우월감이 당연시되고 있었답니다. 고종석은 언론계에서 활 동하면서 전주고 출신 언론인들이 전주출신이면서 나머지고 를 나온 언론인들에게 참으로 냉혹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고종석이 보기에는 한국사회에서 전라도 사 람으로 태어났다는 것 자체가 어떤 의미에서는 전라도 사람들 모두에게 상처인데, 그 속에 서 무엇을 나누고 말고 하냐는 것이지요. 그래서 고종석은 저는 전주고 출신으로 대표되 는 제 고향의 엘리트들이 다른 이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는데 자신이 입은 상처의 기억을 사용했으면 좋겠습니다 라고 말합니다. 아마 기사의 서울대생들도 어렸을 때부터 성적으 로 자신의 모든 것이 평가되는 경험이 계속 쌓이면서 우월감으로, 혹은 더 높은 성적을 얻 지 못하는 압박으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혹시 인정받지 못할까 불안한 심리에 사로잡혀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불안은 결국 지역의 불리함이나 경제적 어 려움에 대한 배려 자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조차 모르고 친구들을 벌레라고 후벼 파는 지경에 이르게 하는 것이지요. 3. 약함으로부터 시작하는 연대 기적을 이루었지만 기쁨을 잃은 나라에서, 속물의 성공만을 위해 달려오면서 결국 은 우리 아이들이 이웃과 사회의 통증에 무감각해진 현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의 미래 가 위험해지는 현실, 여기까지 생각하면 참 답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우리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것일까요? 분명한 것은 아마 개인들 각자에게는 해법이 없을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국가가 삶의 불안과 무기력까지 제어할 수는 없 습니다. 우리가 말하는 공동체는 바로 그 개인과 국가 사이에 있습니다. 가족 공동체, 이웃 공동체, 마을 공동체 등 서로를 돌보고 지지하며 우리의 현실과 미래에 대한 다 른 해법을 찾아내는 단위들이 정말 절실합니다. 물론 공동체 자체가 모든 것을 해결해 줄 리는 없습니다. 공동체 하면 우아하고 편안함을 생각할지 모르지만, 공동체의 출 발은 통증을 느끼는 감수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의 통증이 아니라 이웃의 통증, 사회 의 통증을 느끼고 그것을 함께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곧 공동체가 만들어지고 성장하 는 과정일 것입니다. 망해도 괜찮은 다시마 를 파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망해도 좋다 고 느긋한데도 어 쩐지 아주 잘 팔리는 다시마라는군요. 이 특이한 다시마를 파는 사람들은 일본 베델의 집 사람들입니다. 베델의 집에는 귀신과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고, 아무 때나 소리를 지르는 사람도 있고, 남들에게는 들리지 않는 소리를 혼자만 듣는 사람도 있습니다.

50 50 이제는 생태유아교육이다 Ⅰ: 유아교육 개혁, 부모가 희망이다 그렇습니다. 베델의 집은 피해망상증, 조울증 등 정신장애인들이 모여 사는 공동체입 니다. 베델의 집은 일본 홋카이도의 우라카와에 있습니다. 무카이야치 이쿠요시가 1978년에 정신분열증 환자였던 사사키 미노루 등과 함께 커뮤니티를 만들면서 시작되 었다고 합니다. 무카이야치를 중심으로 하는 커뮤니티는 홋카이도 지역의 다시마를 말려 파는 사업을 벌였고, 이를 바탕으로 베델의 집 과 복지숍 베델 이 만들어졌습니 다. 이제는 연간 매출액이 7천만엔(약 7억9천만원)을 넘는다는 군요. 이정도 사회적 기업을 이루려면 병도 이겨내고 정말 열심히 일만 했을 것 같은데, 이들 사회적 기업 의 운영원리는 의외로 "열심히 하지 않기", "중간에 그만들 줄 아는 미덕", "자신의 약점 드러내기", "편견과 차별 대환영", "안심하고 절망할 수 있는 인생", "약점을 유 대 기반으로", "안심하고 농땡이 칠 수 있는 직장 만들기" 등입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회사운영방식에 비추어보면 매우 생소하고, 망하려고 작정했군 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좀 달리 보면 내가 특별히 잘나지 않아도 슬쩍 끼어서 무엇이든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은 묘한 끌림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미 눈치 채 셨겠지만 베델의 집 사람들은 자신들의 약점을 감추려고 애쓰기보다 약점을 드러내면 서 오히려 더 든든한 공동체를 만들어왔습니다. 바로 약함으로부터 시작하는 연대입 니다. 베델의 집 사람들은 문제나 고생, 고민을 없애지 않는다 고 말합니다. 대신 마 음을 모아서, 힘을 모아서, 서로 돌아가며 일하자 고 말합니다. 그렇게 비로소 정신병이라는 '무거운 사실'을 안고 있는 사람들은 그 사실과 마주하고, 그 사실 아래에서 살아가는 자신의 생활방식을 응시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생활방식을 "파고들고 파고들어" 고민을 말로 해 모든 사람들 앞에 나아갈 수 있게 된다. 그렇게 한다 고 병이 낫는 것은 아니며 고생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지만, 고민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고 고민하면서 계속 생각하며 살아가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데서, 그들은 치료라는 틀에서 는 결코 평가되는 일이 없는 풍요로움을 낳고 있다. (이대로도 괜찮아/ 사이토 미치오/ p.179) 정신장애는 무엇보다 사회적 관계를 맺기 힘든 병입니다. 그래서 보통 격리를 치유 과정으로 생각하게 되는 병입니다. 그런데 베델의 집 사람들은 놀랍게도 관계를 맺기 힘든 그들의 약점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고 서로 공유함으로써 놀라운 관계 맺기에 성공하였습니다. 그런대 한편 생각해보면 속도와 경쟁으로 무장한 우리 사회 역시 이 미 관계를 맺기 힘든 병에 걸려 있는 듯합니다. 이럴 때 베델의 집 사람들의 있는 그 대로 의 정신, 약함을 드러내는 태도가 어쩌면 우리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지 않

51 주제 Ⅱ 발제 Ⅰ 함께 키우고 돌보는 마을 공동체 육아이야기 51 을까요. 있는 그대로의 정신 의 핵심은 속도에서 내려 와 자기 자신을 그대로 받아들 이는 것입니다. 약함을 드러내는 태도는 다른 사람들과 손을 잡을 준비가 되어있다는 표시입니다. 혼자서는 약점이 많으니 서로 손을 잡고 해결할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4. 서로를 돌보는 마을공동체 - 家 족이 아니라 加 족 함께 키우고 돌보는 마을 공동체란 개별 家 족이 아니라 더불어 사는 여러 加 족이 모여 사는 마을입니다. 여기서 加 족은 혈연이 아니라 관계망으로 맺어집니다. 다행히 우리 사회에는 이러한 加 족을 만들어온, 그리고 만들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공동 육아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공동육아를 설명하는 한 문장은 함께 크는 아이들, 더불 어 성장하는 어른들 입니다. 공동육아에서는 아이를 함께 키우는 것이 세상을 좋게 바꾸는 힘이 된다고 믿습니다. 물론! 함께 키우는 일이 쉽지만은 않지요. 작은 모임을 만드는 것이던 규모 있는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던 사람들이 함께 모여 무엇인가를 도 모한다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그래서 잘 싸우고 잘 화해하는 것, 공동체의 핵심입니 다. 멀리서 마음에 맞는 사람을 따로 구하지 말고, 내 가장 가까이에 있는 이웃을 가 장 마음에 맞는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우선입니다. 돌보지만 점유하지 않고, 돌봄을 받지만 의존하지 않는 마을공동체에서 아이들은 돈이 아니라 사람의 힘으로 크는 것 이지요. [사례 1] 부산 남구 일오집 부산 남구 대연동 부산문화회관 근처 단독주택들 사이에 ㄷ자 모양 흰색 건물 두 채가 최근 들어섰다. 입주민 14가구, 그리고 함께 쓰는 1가구가 있다고 해 일오집 (14 +1)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지하 1층 지상 4층인 일오집 두 채의 겉모습은 다가구주택 과 비슷하다. 하지만 나무 대문 안에 들어가면 300m2 넘는 잔디마당이 눈에 확 들어온 다. 대규모 아파트단지 마당에 견줄 바는 못 되지만, 일오집의 전체 터 900여m2의 3분 의 1이란 점을 알게 되면 놀랍다. 마당 한쪽에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작은 수영장과 모 래밭도 있다. 김진희(39)씨는 이사 첫날부터 아들이 마당에서 뛰어노는 것이 참 좋 았다. 좋은 집에서 좋은 이웃들과 살게 돼 너무나 감사하다 고 말했다. 일오집엔 여느 다가구주택에서 볼 수 없는 또 다른 것이 있다. 주민들이 함께 이용하는 커뮤니티 하

52 52 이제는 생태유아교육이다 Ⅰ: 유아교육 개혁, 부모가 희망이다 우스다. 한 건물 1층 70여m2를 주민 공동 편의시설로 만들었다. 회의를 열거나 반찬을 가져와 함께 밥을 먹기도 한다. 손님을 대접하는 공간도 된다. 장난감과 책을 들고 와 서로 바꿔 놀거나 읽기도 한다...입주민 배한철(43)씨는 대부분 집값을 올리려고 전용면적을 늘리지만, 어릴 적 뛰놀던 아름다운 추억을 아이들에게 선물하자고 생각 했다. 전용면적이 줄어 집은 좁아졌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고 말했다. 일오집은 입주민 들이 설계와 시공업체 선정 등에 참여하는 코하우징 (co-housing)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서울 마포구 성미산마을 소행주 (소통이 있어 행복한 주택)와 비슷하다. 일오 집은 너른 마당을 선택했고, 소행주는 옥상에 정원을 마련했다. (한겨레 2013년 9월 8일 / 김광수기자) [사례 2] 공동육아협동조합어린이집과 재미난 마을, 성미산 마을 강북구 '재미난 마을'에 살면서 '재미난 카페' 자원활동을 하고 있는 은팬더(별칭) 가족은 이 마을에 살면서 내 아이에 올인하지 않고 다른 집 아이들도 살펴보게 되고 무엇보다 자신의 삶을 찾았다고 한다. 마을 카페나 마을 도서관에서 이런 저런 재능을 나누면서 주어지는 대로의 삶이 아닌 만들어가는 삶을 누리다 보니 생동감을 느낀단 다. 생동감! 생명은 살아있음을 느낄 때 자신의 가치를 깨닫고 행복이 조금씩 찾아오 게 마련 아니던가. (오마이뉴스 2013년 10월 7일 한진숙기자 / 마을의 귀환 서평 - 전세값 걱정? 이 마을에서는 안해도 됩니다) 대안학교 설립을 준비하던 추진팀은 그 자리에서 12년제 초중고 대안학교를 만들기 로 결정한다. 대한민국 최초의 12년제 대안학교의 탄생은 이렇게 결정된 것이다. 처음 부터 12년제 대안학교의 구상을 가지고 시작한 것이 아니라 동네사람들의 욕구를 주 어 담듯 다 받아들여 결정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의사결정 방식을 바구니 토 론 이라 부른다. 마을축제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올해 축제에서 하고 싶은 거 다 이 야기 하시오 하면 다들 한두 가지씩 내놓는다. 더 이상 제안이 없으면, 모인 제안을 엎어놓고 배열을 한다. 막상 배열을 하다보면, 처음에는 누구도 미리 생각해내지 못한 참신한 아이디어가 마구 속출한다. 기획자가 이끄는 프로젝트는 그가 아무리 훌륭한 기획자라도 그 기획자의 구상 범위를 크게 넘지 못하지만, 마을에서는 이른바 주민들 의 집단지성이 발휘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바구니토론을 어떻게 하게 됐을까? 하

53 주제 Ⅱ 발제 Ⅰ 함께 키우고 돌보는 마을 공동체 육아이야기 53 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인데, 이유는 간단하다. 이웃 간에 의 상할까봐서다. 동네 이웃들 이 내놓은 의견이 하나하나 모두 중요하고, 그 요구의 옳고 그름과 중요도의 경중을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 설령 판단이 된다 해도 나름 이유가 있어 내놓은 제안을, 동네 에서 이웃 간에 의 상할까봐 웬만하면 다 수용하는 거다. 그러다보니 바구니토론의 진 가는 참여 에서 발휘된다. 몇몇 기획자나 전문가의 머리에서 나와 마스터플랜이요 하고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관심과 욕구가 있는 사람이면 모두 자기의 의견을 내고, 그걸 한꺼번에 엎어놓고 분류하는 과정에서 결론을 내니까, 모두의 의견이 다 담기게 되는 것이다. 내가 제안하고, 그 제안에 나의 필요와 욕구가 들어가 있으니 내 일 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모두가 내 일로 열심일 수 있는 것이다. (2013년 10월 10일 여성신문 오피니언/유창복) [사례 3] 서울 동작구 성대골마을 동작구 성대골마을은 책을 읽기 위해 모인 주부 5명이 시작이었다. 지렁이를 분양 하고 버려진 땅에 국화를 심는 등 작은 활동부터 시작했다. 2009년 지역 풀뿌리단체인 희망동네의 마을도서관 운동에 참여했다. 아이들을 이끌고 모금운동을 벌여 2010년 성대골 어린이 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이 도서관을 시작으로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이 싹텄다. 2012년 4월에는 방과후 학교인 마을학교 까지 열었다. 마을 에너지 절약을 위 한 성대골 절전소도 설치했다. 가정별로 절약한 에너지를 합산해 매일 확인하는 운동 을 벌이는 등 성대골마을은 이웃 간 유대를 시작으로 서울의 대표적 에너지자립마을 로 거듭나는 중이다. (문화일보 2013년 5월 21일 김영주기자) 5. 자기 삶에 대한 자부심을 회복하다 - 힐러리에게 암소를 속물과 잉여를 나누는 기준은 결국 돈입니다. 현재 우리사회가 철저히 공급사회이 기 때문입니다. 공급사회란 내게 필요한 물품들을 늘 돈을 주고 공급받아야하는 사회 입니다. 공급사회에서는 돈이 없으면 공급되는 물품을 살 수 없기 때문에 끊임없이 돈 을 벌어야만 합니다, 생산자들조차 그렇습니다. 생각해보면 예전에는 농부들이 먹고 남은 것을 팔았습니다. 그러나 자급경제에서 화폐경제로 넘어오면서 요즘은 팔고 남 은 것을 먹습니다. 과일이든 전복이든 가장 좋은 것은 도시의 돈 많은 사람들을 위한 상품이 되고 나머지를 생산자들이 먹습니다. 이렇게 돈이 많은 사람들이 가장 좋은 것

54 54 이제는 생태유아교육이다 Ⅰ: 유아교육 개혁, 부모가 희망이다 들을 차지하는 사회에서는 누구나 돈을 버는 것 이외에 다른 생각을 할 수가 없습니 다. 공급사회에 길들여지는 것이지요. 그런데 돈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사회에서는 대 부분의 사람들이 늘 돈이 부족하기 때문에 자신의 삶에 대한 자긍심을 갖기가 힘듭니 다. 함께 키우고 돌보는 마을 공동체란 결국 다른 공간과 관계를 만들어낸다는 것입니 다. 그러한 공동체는 자기 삶에 대한 자부심을 회복하게 해줍니다. 1995년, 당시 미국 대통령 영부인이었던 힐러리 클린턴은 방글라데시 농촌마을 마 이샤하티를 방문하였습니다. 힐러리는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의 소액대출사업의 성과 를 보기위해 이 마을을 방문한 것이었고, 예상대로 소액대출사업이 가난한 농촌 여성 들에게 힘이 되었다는 얘기를 듣고 흐뭇해하였습니다. 마을의 여성들은 힐러리에게 우리는 스스로 벌고 있으며, 이제는 소나 양 같은 자산도 갖게 되었다고 말했거든요. 마을 여성들과의 모임이 마무리 될 무렵, 마을 여성들이 힐러리에게 물었습니다. 힐 러리, 당신은 암소가 있나요?, 아니요, 그럼 당신은 자신의 소득이 있나요?, 예 전에는 있었지만 남편이 대통령이 된 후에는 없어요, 그럼 당신의 아이들은 몇 명인 가요?, 딸 하나예요 그러자 마을 여성들이 술렁거렸습니다. 불쌍한 힐러리, 그녀 는 소도 없고, 자신의 소득도 없고, 딸도 하나 밖에 없다네 마이샤하티 여성들은 미 국대통령의 영부인, 힐러리 클린턴을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았고, 그날 모임은 불쌍한 힐러리에게 암소 한 마리를 선물해야한다는 바램으로 마무리되었다고 합니다. 마이샤하티 여성들이 세계 최고의 강대국 대통령 영부인이 가진 부와 권력을 몰랐 겠습니까. 또 세상에서 말하는 가난을 모르겠습니까. 다만 마이샤하티 여성들은 얼마 나 가지고 있는가로 부와 가난을 나누는 서양의 셈법에 수긍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셈 법을 당당히 보여준 것입니다. 그것은 자기 삶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의 힘으로 살아가 는 능력입니다. 스스로 자신에게 필요한 만큼 벌 수 있느냐 를 물었을 때 마이샤하티 여성들은 필요한 만큼 스스로 벌고 있기 때문에 풍족한 것입니다. 그러나 힐러리는 도 대체 얼마를 가져야 하는지조차 모르고 가져야 할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오히려 가난한 것이지요. 힐러리가 사는 미국의 백악관은 자원과 힘을 많이 가진 자가 이기는 공간입니다. 경쟁과 비교에 의해 자신이 가진 것을 확인하는 공간입니다. 그곳에서는 돕는다는 것은 곧 게임에 진다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보다 이익이 늘 우선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방글라데시의 가난한 마을에는 암소와 양, 닭을 함께 키우며 서로 도우며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돕지 않으면 모두 살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에 우 정과 협력이 중요합니다.

55 발제 Ⅱ 더불어 살아가는 즐거움을 알게 해 준 생태유아교육 (아빠! 오늘 무슨 날인지 알지?) 이상호(통영 성동마리아차코스어린이집 학부모) 1. 들어가며 요즘 예능 프로그램에는 아이들과 아빠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많아진 것을 볼 수 있다. 아빠! 어디가?,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의 예능프로그램을 보면 연예인 이니까 그렇지, 옆에 엄마가 있겠지 설마, 대본대로 하겠지 라는 생각으로 프로그 램의 취지와는 달리 삐딱한 시선으로 보곤 했다. 하지만 항상 그런 프로그램을 보면 나는 웃고 넘길 수만 없었다. 특히나 경상도 아빠들에게 아이들에게 하는 표현법이라 는 것이 이전의 우리 아버지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다. 아빠! 어디가? 라는 프로그램을 보면 5명의 아빠들이 나온다. 대부분의 아빠들이 윤민수 같은 친구 같은 아빠가 되길 원한다. 하지만 실상은 대부분의 아빠들이 성동일 같은 아빠라는 것이다. 우리의 어린 시절에 모자관계 보다는 부자관계가 살갑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바쁜 일상에 치여 주말에는 잠만 자고 평일에는 얼굴조차 볼 수 없었으며, 어쩌다 마주치면 그 동안 잘못했던 것들에 대한 야단을 듣는 것이 일상이었다. 그러면서 아빠와의 사이 가 점점 멀어지고, 결국에는 아빠와의 관계가 어색해지곤 했다. 아이를 처음 어린이집 에 보낼 때만 해도 그랬다. 회사 안에 생긴 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다는 생각 하나로만 어린이집에 지원을 했다. 당연히 함께 근무하는 아내, 아이와 함께 회사를 간다는 단 순한 생각만 가지고 있었다. 모든 육아는 어린이집과 선생님들, 아내가 알아서 할 것 이라 생각하고, 아침 저녁 왔다 갔다의 역할만 충실하게 해 줄 것이라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나의 생각은 착각이었다. 직장의 특성상 조선소라는 곳은 엄마의 비율보다는 아빠의 직장인 경우가 대부분이 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어린이집 주변에서 엄마보다는 아빠를 자주 마주하게 되는 경 우가 더 많아서 원장선생님이 내린 특단의 조치가 아빠 참여를 높이는 것이 아닐까라 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히 아이의 어린이집 이야기는 아이 엄마를 통해 들어야 하고,

56 56 이제는 생태유아교육이다 Ⅰ: 유아교육 개혁, 부모가 희망이다 크게 내가 해야 할 몫은 많지 않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아빠와 함께 점심 먹는 날 같은 경우는 엄마는 어린이집 근처에도 못 오기 때문에 이날만큼은 내가 먼저 아이의 어린이집 일과를 이야기 해 주고 있는 게 현실이다. 아이의 친구는 어땠고, 누구의 아 빠는 오지 못했고, 선생님과는 오늘 이러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소금양치, 기저귀 갈 기, 몸짓놀이 중에 단동십훈이라는 것을 해 보았다며. 수다쟁이가 된 것 같다는 생 각이 들 정도다. 처음에는 바쁜 회사 일에 어린이집까지 자주 가야하는 것이 잠시 불 만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마음은 어린이집에 갔을 때 아이의 표정을 보고는 이내 미안함으로 바뀐다. 게다가 내가 어린이집에 오면 아이보다 아내가 더 좋 아한다. 밥 먹이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겠지?, 어린이집 좋지?, 더 자주 하면 좋 겠다. 라는 아이 엄마들의 이야기라고 전해 듣기도 했다. 나에게 다소 불편하고 서먹 한 어린이집이라는 공간을 통해, 다소 투박하게 쓰는 아이의 연락장을 통해, 함께 어 울려 지내는 잔치를 통해, 내 아이를 다시 보게 되고, 다른 동료의 아이도 보이면서 우리들의 아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회사에 만들어진 어린이집은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 많은 것을 알게 해 주었다. 어 린이집에서 하는 여러 가지 아빠 참여를 통해 자연스럽게 동료들이 아이들을 대하는 모습, 내 아이가 친구들 사이에 있는 모습 등을 접하면서 가족과의 시간, 대화 등이 새롭게 느껴지게 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 와중에 자연스럽게 내가 아이에게 가 지고 있던 미안한 마음, 고민들이 해결이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린이 집이라는 곳이 더 이상 아이가 부모와 자기를 떼어 놓는 공간이 아닌 엄마, 아빠, 선 생님 모두가 함께 더불어 지내면서 함께 자기를 길러주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아이들 도 알게 될 것이다.

57 주제 Ⅱ 발제 Ⅱ 더불어 살아가는 즐거움을 알게 해 준 생태유아교육 아빠와 어린이집 아빠와 어린이집이라는 글자는 그냥 봐도 참 낯설다. 엄마와 어린이집이라고 하면 어떻게든 연관을 시켜보겠지만, 아빠와 어린이집이라는 단어는 특별하기까지 하다. 하 지만, 우리 어린이집에서는 더 이상 이 말이 낯선 말은 아니다. 다음에서는 우리 어린 이집에서 내가 우리 아이와 함께 하는 것들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보려 한다. 회사 내에 있는 직장 어린이집이라 동료직원들도 아이들의 등 하원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많아 지고 있다. 자는 아이를 데리고 나오는 것이 가슴 아프기는 하지만, 아이가 놀고 있을 때 언제든지 가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건물 앞에서 산 책 가는 아이를 만났다고 이야기를 하는 동료를 보면 사무실이 아이들 어린이집에서 떨어져 있는 것이 못내 아쉽기도 하다. 등 하원을 하면서 어린이집, 친구, 선생님에 관 한 이야기를 듣는 짧은 시간도 소중하게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작년에는 한 달에 한번, 올해는 두 달에 한번 어린이집에는 아빠와 함께 점심을 먹 는다. 처음에는 아빠가 왜 왔지? 라며 멀뚱히 쳐다보던 아이들이 아빠와 점심 먹는 날 이 되면 아빠 오늘 무슨 날인지 알지?, 일등으로 와, 오늘은 김밥 싸먹을 거야 라며 아침부터 이야기를 한다. 선생님의 말로는 아침부터 흥분한 아이가 미끄럼틀 위 에 서서는 창문 쪽만 바라보고는 나를 기다린다고 한다. 아침에 본 아빠지만 어린이집 에서 보는 아빠는 또 느낌이 다른 모양이었다. 어린이집 입구에 내가 보이면 몇 년은 못보다 만난 것처럼 달려 나와 안긴다. 집에 서는 엄마에게만 이야기를 많이 하던 아이도 이 날 만큼은 오롯이 내 차지가 된다. 정신없이 아이와 점심 먹고 나면 은근히 기대가 되는 것은 아이들이 지내는 교실에 잠시나마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의 서랍장을 열어보기도 하고, 양치질을 시 켜주기도 하고, 동료들과 회사이야기가 아닌 아이이야기를 나누는 짬을 내어보기도 한다. 한 동료는 아빠에게 뛰어 오지 않고 걸어 왔다고 야단을 맞아 다음부터는 뛰어 오겠다고 약속을 했다고 하기도 하고, 후식으로 나온 포도를 유기농인데 껍질째 먹지 않았다고 타박을 듣기도 했다고 했다. 집에서 요리를 하는 것을 즐기게 되었다는 동료 도 있고, 아이 점심을 먹이다 보면 나가서 다시 점심을 먹어야 한다는 동료도 있지만 나도 그들도 이것이 행복한 푸념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58 58 이제는 생태유아교육이다 Ⅰ: 유아교육 개혁, 부모가 희망이다 우리 어린이집은 세시잔치라는 것을 많이 한다. 세시가 그렇게 많은 줄 몰랐는데, 한 달에 한 번씩은 있는 듯 했다. 이 날은 아이들은 엄마들이 대부분 함께 하는 것으 로 아는데 의외로 아빠들의 참석률도 꽤나 높았다. 우리끼리 이야기지만 잠시 사무실 에서 나온 것이라 사진촬영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고, 마치 우리 회사 직원이 아닌 양 근무복을 벗고 아이들과 놀아주기도 한다는 후문이 들리기도 했다. 잔치라는 것이 모름지기 흥이 있어야 하는 것인데, 엄마들의 흥도 흥이지만, 몸을 써야 하는 놀이에는 아빠들이 흥이 한 몫을 하는 것 같았다. 아이들의 가마싸움이 나 중에는 직장동료와의 기싸움이 되어버리기도 하니 말이다.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 지, 선생님, 형, 동생들이 함께 어우러져 잔치를 즐기고 하면 모두가 하나 되는 즐거움 을 맛보기도 한다. 내가 와서 잔치의 흥을 돋우면 그 아이는 종일 내가 온 흥분을 가 라앉히지 못한다는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59 주제 Ⅱ 발제 Ⅱ 더불어 살아가는 즐거움을 알게 해 준 생태유아교육 59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주말에는 꼭 아빠가 연락장을 써 주세요 라는 소식이 들렸 다. 평상시에 글을 잘 적지 않는 아빠들에게 쉬운 일은 아닌 듯 했다. 처음에는 아이 와 주말에 지낸 이야기를 적으려고 하니 다들 적을 게 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 주말에 아이의 잠든 모습을 보면서 선생님이 주말을 지낸 가족 이야기를 전하면서는 늘 아이 에게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든다고들 했다. 더 많이 놀아 줄걸, 이번 주 주말에도 바 빠서 못 놀아줬네 라는 것을 적으면 다들 다음 주에는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 야겠다고 생각을 한다고들 했다.

60 60 이제는 생태유아교육이다 Ⅰ: 유아교육 개혁, 부모가 희망이다 3. 마치며 어린이집에 자주 가다보니, 우리 가족은 대화가 무척이나 많아졌다. 아이의 사소한 어린이집 친구들에 관한 이야기도 아이의 친구를 아니 더 관심을 갖고 들어졌고, 아빠 와 점심 먹는 날의 메뉴도 은근히 궁금해지기도 했다. 어린이집에 엄마 없이 점심을 먹을 때면 우리 둘만의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러면 아내는 늘 아빠랑 오늘 무슨 얘기 했어? 라며 우리 둘의 비밀 이야기를 알아내려고 하는 실랑이도 즐겁다. 아이의 교실에 들어가서 엄마 없이 점심을 먹은 후 소금양치를 시켜주고, 잠옷으로 갈아입혀주는 소소한 일상을 함께 하게 되면서 저녁에 집에 가서도 양치질도 시켜주 고 이야기 나누며 밥을 먹여주는 등 아이 엄마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닌 스스로 아이 를 보살피게 되기도 한다. 동료들의 얘기를 들으면 아이들이 출퇴근시간으로 인해 아 이들이 아빠와의 관계를 서먹해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들 했다. 하지만 잠시 짬을 내서 아이들과 서먹함을 조금 줄여 보려고 하면 아이들의 새로운 모습을 많이 발견하 게 되기도 한다고들 했다.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고 있지 않는 직원들은 어린이집에 관해 정보를 많이 묻는다. 아이들의 교육에 대해서는 엄마들끼리 정보를 공유하기 마 련인데, 아빠들이 어린이집에 관해 많이 알게 되니, 아빠들의 입에 의해 어린이집을 홍보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생기는 것 같다. 또한, 늘 아이들 교육에 중심이 되지 못 하는 아빠들이 어린이집이라는 공동체에 들어옴으로써 아이, 부모, 교사의 삼박자가 고루 갖추어져 더불어 살아가는 즐거움을 알게 되는 것이다. 잦은 어린이집 출입에도 아직 나는 유아, 교육, 아동발달, 보육계획안 같은 것은 낯설고 잘 알지도 못한다. 하지만 원장님과 교수님들과의 만남을 통해 알게 된 생태유 아교육이 지향하는 바는 심히 공감한다. 내 아이에게 잃어버린 놀이와 천진난만한 아 이다움을 되찾아 준다는데 누가 감히 토를 달겠는가? 그리하여 아이를 살리고, 생명 을 살리고, 농촌을 살리자고 이야기하는 성동마리아차코스어린이집. 그래서 유기농 식 단으로 새참 점심을 준비해 농촌과 생명을 살리고 조선소라는 삭막했던 회사에 아이 들 웃음이 넘쳐나게 생명을 선사하고 통영 한구석 남들은 시골이라 부르는 이 지역을 살려주고 내 아이만 보이던 내 눈을 김대리 아이, 박과장 아이도 보듬어 줄 수 있게 내 삶을 자연스럽게 바꿔준 이 교육 말이다. 끝으로 내 아이가 나중에 자랐을 때 나와 의 시간들을 좋은 추억과 경험으로 하고 그에 대한 기억을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면 서 부족한 글을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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