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 장 국제정치경제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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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계경제체제의탄생과붕괴 : 장기적변화의주요특징및원인분석 이영섭 No , September

2 세계경제체제의탄생과붕괴 : 장기적변화의주요특징및원인분석 이영섭 * 제 1 장서론 시대를막론하고국제관계에서가장큰관심사중의하나는어떤국가가국제질서를주도하는국가로부상할것인가를전망하는것이다. 최근글로벌금융위기이후과연중국이미국을넘어서는패권국이될것인가하는이슈가중요한화두로등장하는데서알수있듯이, 각국은패권국으로서의지위를확보하기위해치열한경쟁을하고있는것이현실이다. 국제정치경제질서의역사는곧패권국의흥망의역사를조망하는것과마찬가지라고여길수있을정도로어느국가가패권국이되느냐하는것은언제나많은사람들의관심을끌고있다. 1) 따라서왜각국은패권국이되기위해서분투하고있는지그리고어떤이유때문에패권국의흥망이변화되는지를분석하는것도국제정치경제의중요한주제중의하나이다. 패권경쟁은국제정치경제질서뿐만아니라개별국에게도상당히중요한의미를지니고잇다. 어떤특정국가의영향력이세계경제를지배할만큼커지면그국가는국제정치경제질서의규칙수용자가아니라규칙제정자로서역할을하고자하므로그국가의이해관계에의해국제정치경제질서가변하게된다. 따라서어느정도경제력을갖춘국가들은패권국으로서의위치를확립하고자노력을할것이다. 패권국입장에서는이로인해국가자율성과국제정치경제질서가양립하는상황으로국제정치경제질서를유도할수있음을의미하게된다. 또한국제정치경제질서가새로운패권국의이해관계에의해상당한영향을받을것이며, 그로인해때로는새로운패러다임으로메가트렌드가변화되기도하는중요한전환을이룰수도있다. 한편많은국가들은이와같은메가트렌드변화에따라구조개혁등을통해적응해가야할것이고, 이과정에서국내적으로도정치경제적으로상당한충격이가해지게될것이다. 더욱이역사적으로우리나라뿐만아니라수많은국가들의사례들이보여주듯이, 패권이변화되는시대의흐름을제대로파악하지못하고외교적인선택을잘못하는경우국가의패망까지초래할수있으므로, 패권이어떻게변화되어가는지를정확히파악하는것은많은국 * 이영섭교수는현재서울대학교국제대학원에재직중이며, 장모네석좌교수, 한국투자공사운영위원, 서울대학교금융경제연구원장등을겸하고있다. 서울대학교경제학과에서학사및석사학위, 그리고미국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에서통계학석사및경제학박사를취득했다. 이후한국개발연구원 (KDI) 부연구위원, 숙명여자대학교교수를역임했고, 브루킹스연구소, U.C. Berkeley 및동경대학교등에서객원연구원으로근무하기도했다. 또한금융발전심의회및정책금융심의회위원, 한미 FTA 전문가자문위원, ASEA 재무장관회의정책자문위원, 한국은행국제금융자문위원등관련분야에서전문가로활동해오고있다. 주요관심분야는국제금융이며, 그외에도동아시아통화금융협 력, 국제금융위기, 북한경제등에관한수많은저서및논문을집필하였다. 1) 이와관련된주제를다루는서적들은종종베스트셀러가되곤하는데, 대표적인예로케네디 (Paul Kennedy) 의 강대국의흥망성쇠 를들수있다. 2

3 가들에게있어서는생존과직결된중요한문제일수있다. 어떤국가가패권국으로등장할것인가에대해서도경제학자들과정치학자들간에극명한차이를보인다. 경제학자들은대체적으로경제적으로지배적인위치를차지하게되면그에따라정치적, 군사적으로도권력이커지면서패권국으로등장하게된다고주장한다. 반면에정치학자들은군사력이전제되지않으면, 경제적으로부국이될지라도패권국이되는데는한계에봉착하게된다고주장하고있다. 수천년간의역사를뒤돌아보면두가지입장모두일리가있고, 어느한쪽이일방적으로타당하다고말하기어렵다. 어떤시대에는경제학자의입장이좀더설득력이있고다른시대에는정치학자의입장이더설득력을갖기도한다. 따라서시대의변화에따라패권국의조건이어떻게변화되는지를살펴보는것도흥미로운주제가아닐수없다. 이글에서는역사적으로어떤국가들이전세계적인차원에서패권국의지위를차지했었는지를살펴보고, 이들을중심으로세계경제체제가형성되어온과정을분석하고자한다. 국제정치경제의역사를살펴보는경우대부분 2차대전이후미국을중심으로이루어진패권변화에초점을맞추고있다. 간혹좀더길게보는경우에도 19세기후반이후영국의패권이정착된이후의시기에한정하고있다. 이처럼근세이후의시기에한정하다보면, 국제정치경제질서는서구에의해주도되어온것으로오인할수도있다. 이글에서는국제정치경제의역사에대한좀더객관적인시각을부여하고자훨씬더오랜기간동안의변화과정을소개하고자한다. 제2장에서는우선세계경제의역사적추이를개괄적으로살펴보면서, 지난 2천년간의변화가우리의일반적인인식과어떻게다른지를강조한다. 제3장에서는영국이패권국으로등장하면서형성되는세계경제체제의주요특징및변화과정, 그리고제4장에서는미국을중심으로형성되는세계경제체제의주요특징및변화과정을살펴본다. 마지막으로제5장에서는향후전망을제시하면서결론을맺는다. 제 2 장세계경제의역사적추이 1. 경제력규모 전체적인국제정치경제질서의변화를살펴보기위해서는오랜역사적기간동안어떤국가들이세계경제의주도권을차지하고있었는지이해할필요가있다. 아래의그림은영국의경제학자인매디슨 (Angus Maddison) 이여러자료를집대성해제시한세계주요국가들의 GDP 규모 ( 구매력기준 ) 를보여주고있다. 이그림에서간단히알수있는것은기원후지금까지 2,000여년동안거의대부분중국과인도가세계경제에서가장경제력이컸었다. 이러한추세가무너진것은 20세기이후들어와서중국과인도가급격히쇠퇴한이후 100 여년에불과하다. 기원후상당히오랜기간동안가장큰경제규모를차지한국가는인도와중국이었다. 1,000년이상세계경제규모의 30% 가까이차지했던인도는서쪽으로는서아시아및유럽, 동쪽으로는중국에이르기까지활발하게무역을행하면서경제뿐만아니라문화적으로커다란영향을미쳤다. 중국또한인도에버금가는경제력을보여주었고, 실크로드를통한국제무역을주도하면서세계경제의생산지및시장으로서상당한위치를차지했다. 인도와중국 3

4 두나라는 18세기에이르기까지전세계총생산의거의 50% 를차지하고있었다. 이시기에일부유럽국가들이강대국의하나로등장하기도하는데, 로마의전성시대에이태리가중국, 인도에이은 3대경제대국으로유럽내에서는상당한영향력을행사하고있었다. 이후 11세기이후에는오스만제국으로대변되는터키가중동, 유럽, 북아프리카에걸친대제국이되었을때 3대경제대국으로부상하기도하였다. 유럽국가들이세계경제의중심으로부상하기시작한것은 18세기후반산업혁명이후라고할수있다. 콜럼버스가 1492년신대륙을발견한이후점증해오던유럽국가들의경제규모는산업혁명이후인도및중국의경제규모를넘어서기시작했다. 영국에서시작된산업혁명이유럽전역으로퍼져나가면서유럽국가들은새로운형태의생산체제를갖추고소득을증대시켰으며, 자본을축적시켜나갔다. 이러한유럽경제의발전을더욱촉진시킨것은무역자유화를통해국내시장을세계시장으로확대한것이었다. 유럽국가들간에국경을초월하는국제거래를활발하한것뿐만아니라, 적극적인식민지개척을통해범세계적인국제거래를상당히확대함으로써유럽국가들의경제우위를확고히할수있었다. 20세기이후에는세계경제에서인도와중국의위치가사라지고, 새로운국가인미국의위상히급격히부상하고있다. 미국은 20세기들어서기전에영국의경제규모를추월하였고 20세기들어와서는절대적인영향력을행사할수있는경제대국의위치를상당히오랫동안유지해왔다. 제2차대전이후냉전시기에소련이그리고 1970년대이후일본이일시적으로제2의경제대국으로부상하기도했지만, 미국의위치를대체하기에는역부족이었다. 21세기들어서면서일부변화가나타나는것은중국과인도가다시경제대국으로부상하고있다는점이다. 구매력기준으로중국이미국을추월했고인도가 3위의경제대국으로미국을쫓아오고있다. 2) 세계경제의역사적추이에서한가지흥미로운것은 19세기중반까지는세계경제의두강대국인인도와중국이전세계경제의 50% 정도를차지할정도로지배적인규모를보였는데, 19세기후반이후로는세계경제의양강이차지하는비중이겨우 30% 내외밖에안된다는것이다. 이는 19세기후반이후국제교류가확대되면서국가들간의경쟁이더욱치열해졌고, 따라서특정국이차지하는절대적인패권수준이감소했기때문인것으로판단된다. < 그림 1> 세계경제의 3 대국가 : GDP 규모기준 2) 이처럼최근중국과인도가부상하는추이와관련해 Economist( ) 는두국가가왜현재번창하는지보다두국가가왜쇠락했는지가더미스테리라고얘기하고있다. (Why they fell so far behind may be more of a mystery than why they are currently flourishing.) 4

5 2. 1 인당소득 어떤국가의국제정치경제질서에대한영향력을파악하려면전체적인경제규모외에도 1인당소득수준을추가적으로살펴볼필요가있다. 세계경제에영향력을행사하기위해서는단순히경제규모가크다는것외에도그나라의경제발전정도가다른나라보다앞서있어야가능하다. 경제가발전되어있는경우국제무역이든국제금융이든상대적으로우위입장에서국제거래를행할수있고, 국제정치경제질서에대한영향력이커질것이기때문이다. 이러한경제발전정도는 GDP 규모자체보다 1인당소득수준을통해좀더잘나타날것이다. 그림 2는지난 1,000여년동안 1인당소득을기준으로세계경제의 3대부자국가를보여주고있다. 이그림은앞에서보여준경제력규모의역사적추이와상당히다른결과를보여준다. 기원직후에는당시융성했던그리스및로마시대를반영해그리스, 로마, 그리고주변북아프리카의이집트가가장높은 1인당소득수준을나타내고있다. 11세기초에는이란, 이라크, 터키등중동의국가들이가장높은수준을보였지만, 16세기이후에는주로유럽의국가들이그리고 20세기이후는일부산유국및미국등이가장높은소득수준을보여주고있다. 즉, 경제력규모의역사적추이에비해서구국가들이훨씬더지배적으로나타나고있다. 예를들어, 네덜란드같은경우경제력규모에서는전혀존재감이없었는데, 1인당소득에서는상당기간동안가장높은위치를차지하고있다. 영국의경우는산업혁명이후인 18세기및 19세기동안자본집약적산업발전, 적극적인대외무역개방등을통해서세계경제를선도하는국가로서의위치를확고히보여주고있다. 앞의경제력규모를나타낸그림과아래의 1인당소득을나타낸그림을동시에고려하면흥미로운결과를도출할수있다. 국제정치경제질서에영향력을행사하려면우선경제력규모가커야하고동시에 1인당소득으로대변되는경제발전수준도높아야한다. 이두가지조건을동시에만족했던경우는 17세기이후의영국그리고 20세기이후의미국정도인것으로나타난다. 즉, 많은패권안정론자들이주장하는것처럼범세계적인차원에서국제정치경제질서에상당한영향력을행사할수있었던대표적인사례로팩스-브리태니카의영국그리고팩스-아메리카나의미국을들수있다. 3) 3) Cohn(2008), p.19. 5

6 < 그림 2> 세계경제의 3 대국가 : 1 인당소득기준 제 3 장팩스 - 브리태니카 1. 현대유럽의탄생 오늘날우리가논하는국제정치경제의기원은주권국가의탄생및이들의국제무대에서의상호관계증진과밀접하게연계되어있다. 현대적개념의주권국가는북유럽의청교도국가들이카톨릭합스부르크국가들과의 30년전쟁에서승리한이후맺어진베스트팔렌조약 (Peace of Westfalen) 이후탄생했다. 이조약은각국의국가주권과영토보전을인정함 6

7 으로써, 주권국가의영토내에서이루어지는행위는다른국가나종교적인간섭을받지않도록하였다. 국제사회에서도모든국가가동등한일원으로간주되었으며, 따라서각국은동등한권리와의무를가지게되었다. 국제정치경제의기원과관련된또다른중요한계기는신대륙의발견등으로해상항로가개척되면서주권국가들간의국제교류가활발하게이루어지기시작한것이다. 중세유럽에서왕과봉건영주사이에서통치의빈틈을타나타나기시작한도시들에서상인들이자유롭게경쟁하면서부를축적해왔다. 이들은더욱큰부를축적하기위해금, 향신료등을찾아나섰고, 이는나아가향신료산지였던동양과의무역을개척하다가신대륙진출로이어지면서원격지무역이촉진된것이다. 원격지무역은거대자본을출현시켰고아울러세계시장에서의각국의경쟁을가속화시켰다. 이처럼한편으로주권국가가등장하면서다른한편으로경쟁의무대가세계시장으로확대되면서각국은국제경쟁에서의승리를통해자국의부를축적시키기위한노력을기울일수밖에없었다. 이러한변화는자연스럽게이념적으로중상주의 (mercantilism) 의출현을가져왔다. 4) 중상주의라는용어는 16세기에서 18세기중반에이르는기간동안유럽에서만연했던경제적관습및이념들을비판하기위해스미스 (Adam Smith) 가처음으로사용했다. 중상주의적인사고방식은정치와경제간의상호연계성에대해잘인지하고있었다. 즉, 부와권력은아주밀접한관련을가지며, 둘다모두국가정책의정당한목표로간주되었다. 중상주의에따르면, 국가는국가의부를사용해군대를양성하고다른국가들에영향력을행사할수있는권력을증대시킬수있다. 따라서국가는국제거래에서수출을증대시키고수입을감소시켜, 즉, 국제수지흑자를통해금과은을축적하려고할것이다. 또한이러한국가들은다른국가들의제조업생산능력을증진시킬수있는원료와기술의수출은금지시키고자신들의제조업생산비용을감소시킬수있는원료만을수입하려고한다. 유럽국가들의식민주의도이와같은사고방식과밀접하게관련되어있었다. 유럽의본국들에게식민지는원료의공급처이면서동시에수출시장이었으며, 따라서식민지에서의제조업생산은대부분금지되었다. 중상주의는스미스, 리카도등이후경제학의주류를이루어온자유주의사상가들에의해실랄한비판을받았다. 중상주의적인행동은소위말하는근린궁핍화 (beggar-thy-neighbor) 정책을의미하므로당연히국가간갈등을초래할수밖에없다는것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중상주의사고는국가권력을강조함으로써영토개념및국가주권을확립하고국제정치경제개념을발전시키는데커다란기여를하였다. 이론상주권은국가가자국영토내에서지대한권위를가졌음을나타낸다. 그럼에도불구하고국제사회전체를고려하면국가들간에도권력을더가진국가또는덜가진국가와같이권력의서열이나타난다. 중상주의적인행위가팽배할때도포르투갈,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등과같이상대적으로더큰권력을가진나라들이있었고, 이들이당시의국제정치경제질서에상당한영향을미쳤었다. 그러나실질적인의미에서국제정치경제질서의패권을주도한국가의등장은산업혁명이후영국이라고볼수있다. 4) 중상주의에관한보다자세한이론적논의는 Cohn(2008), Balaam and Veseth(2008) 을참조할것. 7

8 2. 산업혁명과영국의부상 18세기후반부터 19세기초반에걸쳐영국을중심으로진행된산업혁명과이에수반된세계경제의변화는새로운국제정치경제질서를수립했다. 18세기중반영국은이미유럽에서가장큰시장규모를가졌고상당히상업화된시장경제체제를갖추고있었다. 지속적으로개선되어온농업생산성은급격히증가하는인구를뒷받침할수있었으며, 물물경제가아니화폐경제가이미자리를잡고있었다. 또한전근대적인생산형태로부터노동력을해방시켜제조업공정에필요한정도의기술을가진노동력을상당수보유하고있었으며, 이와더불어대규모투자를위해요구되는자본력도충분히보유하고있었다. 영국은처음에이러한생산능력을모직생산에쏟아부었으나, 19세기후반부터는면직생산에초점을맞추기시작했다. 국내시장뿐만아니라해외시장에서의새로운기회에자극되어영국의기업가들은새로운생산기술을개발및도입했고, 그결과생산단가가급격하게절감되어판매량이획기적으로증가하게되었다. 새로운기술덕분에생산능력이향상된영국은해외에적극적으로눈을돌리게되었다. 우선은자국의제조업상품을수출하기위한시장으로서그리고동시에자국제조업생산을위한원료공급처로서관심을가지고국제무역을증대시켰다. 1801년해외수출이국민소득의 18% 를차지할정도까지증대되었는데, 영국의해외수출을증대시킨것은무엇보다도면직제품이었으며, 면직산업은당시영국경제의 7% 에달할정도로큰비중을차지했다. 영국은처음에주로영연방국가들과무역거래를했지만점차적으로영연방이외의다른국가들및다른식민지들과도무역을확장하기시작했다. 이러한영국의변화와는달리다른국가들은아직대외개방을통한세계경제의확산에적극적인태도를보이지않았다. 당시영국이적극적으로개방정책을취함으로써오늘날과유사한세계경제를창출하는데기여한몇가지중요한계기가있었다. 그중하나는곡물법 (Corn Law) 의폐지이다. 영국도다른국가들과마찬가지로중상주의전통속에서보호주의적인정책을유지해왔는데, 대표적인사례가외국으로부터의곡물수입을금지하는곡물법이다. 그러나 19세기들어인구가급증하고도시화가빠르게진행되는데농업생산이이를뒷받침하지못해곡물수입은필수불가피해졌다. 그러던중 1845년아일랜드에서흉년이들어식량난이발생하자보호주의의상징인곡물법을폐지하기에이르렀다. 영국은이와더불어수출에제약요인으로작용하던항해법 (Navigation Act) 을폐지하는등다양한자유무역조치를취하였다. 영국의일방적인자유화가유럽지역에확산된계기는 1860년영국과프랑스가맺은콥든-슈발리에협정 (Cobden-Chevalier Treaty) 이다. 이조약으로영국과프랑스간의관세가현격하게낮아졌으며, 프랑스의무역체제도강력한보호주의체제에서다소완화되기시작하였다. 이조약이후주변의 8개유럽국가들에서도관세가대폭인하되었으며, 영국의자유무역체제가다른국가에도확산되어국제무역질서가자유화되는결과를낳았다. 19세기후반부에발생한여러사건들도유럽에서국제거래를확산시키는계기가되었다 년독일이통일된이후시장을통합하고국제적인영향력을확대해나가면서주변국들과의거래를증대시켰다. 또한당시철도건설이활발히전개되었는데, 이를위한막대한자본이처음에는영국에서벨기에및프랑스로제공되었으나나중에는프랑스가오히려자본수출국이되는등자본거래도확산되기시작했다. 세계경제체제는유럽에국한되지않고전세계로확대되었다. 영국뿐만아니라프랑스및독일에서도섬유제품생산이증대하면서미국, 호주, 뉴질랜드등신대륙으로부터양모 8

9 및면화수입이급증하였다. 또한 1860년대이후대륙간수송능력이향상되면서유럽과신대륙들간의곡물및육류무역도획기적으로확대되었다. 이처럼영국의산업및기술발전은유럽국가들에게전파되면서전반적인유럽경제를발전시킴과동시에국가간교류를더욱확대시켰고, 이와함께신대륙및아시아지역까지국제교류가확대되면서세계경제체제가수립된것이다. 당시영국의영향력에대해여러의견이있지만, 5) 하나확실한것은그당시여러강대국중영국의위치는패권국이라고간주해도무방할정도로확고했다. 1860년대영국은전세계생산의 20%, 유럽생산의 37%, 전세계제조업수출의 40%, 그리고전세계신기술산업의 80% 정도를차지하고있었다. 6) 그러나영국이세계경제체제의구축에있어서자유무역을통한국제교류확대외에도아주중요한역할을한것은국제자본이동을확대시킴으로써비로소현대적인의미의국제금융거래를국제무역거래와함께정착시킨것이다. 영국의절대적인위치는실물적인생산및무역부문에서보다도금융적인측면에서더욱지배적이었다. 영국은단기무역금융을제공했을뿐만아니라전세계장기해외투자의주요공급원이되었고또한파운드화가국제통화로서역할을함으로써, 런던을국제금융의중심지로만들었다. 그러나영국은금융중심지로서뿐만아니라전세계금융시장의이자율에영향을미치고, 위기시긴급국제유동성을제공하고많은국가들의국제수지불균형에대비한자금조달을제공하는등사실상기축통화국의역할을담당했다. 영국의위치를공고히하는데가장중요한역할을한것은금본위제도였다. 7) 금본위제도의기본원리는간단하다. 각국은자국의통화단위를순금의기본단위와연계시켜놓기만하면되는데, 따라서각국통화간의교환비율은금에대한상대적가치에의해고정되어있었다. 영국은 19세기초에금본위제도를채택하였는데, 1870년대이후에는유럽, 미국및일본등주요국들이대부분금본위제도를채택함으로써, 국제금융체제가금본위제도를기반으로형성되었다. 금본위제도가원활하게작동하고국제통화및금융질서가안정되기위해서는기축통화국의역할이필수적으로요구되는데, 당시영국이그역할을담당했던것이다. 따라서영국의파운드화를중심으로하는금본위제도는당시안정된국제통화및금융질서를형성했고, 이를기초로국제무역과해외투자또한활발하게발전시켜나갈수있었다. 3. 영국패권의쇠락 역설적이게도영국이추진한세계경제체제의확산은영국의상대적인쇠퇴를가져왔다. 영국의산업화로부터시작하여자본및기술이전을통해세계경제체제의일원이된독일및프랑스등은영국과의국제무역그리고신대륙으로의국제거래확산을통해영국과의경제적격차를좁혀나갔다. 이와더불어특히미국이남북전쟁의후유증을극복하고세계경제체제의일원으로등장하면서, 국제정치경제의지형에상당한변화가발생하기시작했다. 표 1은 1870년대부터제1차세계대전직전까지세계산업생산의추이를보여주고있다. 이표에따르면 1870년영국은전세계생산의 32% 를차지하고있는반면, 미국은 23%, 독일은 13% 로서아직영국에비해경제규모가훨씬작다. 그러나 10년후인 1880년대가되 5) 이와관련된논의는 Lairson and Skidmore(2003), pp 를참조할것. 6) Cohn(2008), p.19. 7) 금본위제도에대한보다자세한논의는김인준 이영섭 (2013), 제 19 을참조할것. 9

10 면이미미국이영국을추월하고있고, 1900년대를넘어서면독일도영국을추월하고있다. 제1차세계대전직전인 1913년에는미국이전세계생산의 36% 를차지하고독일이 16% 를차지하는반면영국은겨우 14% 만을차지해, 상대적인위상이 1870년대에비해훨씬작아졌다. 이러한변화는경제발전정도를보여주는 1인당소득에서도잘나타나고있다. 1870년영국의 1인당소득은 972달러로서미국의 764달러및독일의 535달러보다훨씬높았다. 그러나 1913년에는 1,491달러로서독일 (1,073달러) 보다는높지만미국 (1,813) 보다는훨씬낮아졌다. < 표 1> 세계산업생산비중 ( 단위 : %) 국가연도 미국 영국 독일 기타 자료 : Rostow(1978), pp.52-53; Lairson and Skidmore(2003), p.50 에서재인용. < 표 2> 주요국의총생산과 1 인당소득 ( 단위 : 1970 년미국달러기준 ) 미국영국독일국가 GDP 1인당소득 GDP 1인당소득 GDP 1인당소득연도 (10억달러) ( 달러 ) (10억달러) ( 달러 ) (10억달러) ( 달러 ) , , , ,628 1,813 6,808 1,491 7,184 1,073 자료 : Chandler(1990), p.52; Lairson and Skidmore(2003), p.51 에서재인용. 19세기후반에이와같은커다란변화가발생한데는몇가지중요한이유가있다. 우선운송및통신수단혁명으로시장이유럽대륙및신대륙으로확장되어감에따라독일및미국이점점더큰혜택을보게되었다. 1870년대에이미증기선은주요국제운송수단이되었고, 철도는유럽대륙의주요도시들을촘촘히연결하고미국에서는지방에까지철도가파급되었다. 또한전신및해저케이블은유럽과미국뿐만아니라전세계의통신을신속하고도저렴하게만들었다. 더욱이냉동선의발명으로제조업상품뿐만아니라육류와같은농산품도댜륙을넘어거래가가능해졌다. 시장이확대되면될수록유럽대륙및신대륙에서규모의경제효과가더욱크게나타나생산비용이더욱절감되고그에따른해외수출도더욱증대되었다. 또다른이유는상대적으로후발국인독일과미국의제도적혁명이새로이부상하는석유, 화학, 전기, 철강등과같은신산업의발전을더욱촉진했다. 예를들어독일에서는보편적이고다양한교육체제가대규모의과학자및기술자들을양산했으며, 이들이화학산업및기계산업을발전시키는데커다란기여를하였다. 미국에서도기업들이대규모생산및판매에적합한현대적인경영시스템을개발해시장확대에따른규모의경제효과를크게보 10

11 게되었다. 세계시장을대상으로확장되는기업을경영하기위해서는과거의전통적인구조 에서벗어나는구조적혁명이필요했는데, 미국기업들은이러한변화에신속히대응해나 갔다. 영국이주도한자유무역과금본위제도를중심으로국제무역및국제금융거래가확대되어감예따라국가간상호의존도는더욱심화되었다. 이와같은세계경제의통합으로한국가의경제상황은다른국가들과긴밀하게연계되었고어떤국가가어려움에처하게되면이전에비해다른국가들에게미치는영향도더욱커지게되었다. 특히국제금융거래의확대는많은국가들을금융위기의전염위험에노출시켰다. 또한국제무역거래가확대됨에따라세계시장을차지하기위한국가간의경쟁은더욱치열해졌고, 누적적인적자를기록하는국가에서는당연히이에대처하기위한방안으로보호주의적인정책들이제시되곤했다. 특히경기가어려울때는이와같은보호주의경향이더욱강하게등장하기시작했다. 1870년의보불전쟁이후새로운정치경제질서가탄생하면서과열되었던투자붐은 1873년비엔나증시의붕괴이후버블이꺼지면서급격하게전세계적인위기로확산되었다. 당시의위기는 19세기말까지지속되었는데, 19세기중반이후강력한경제성장을이루어왔던유럽에심각한결과를가져왔으며장기공황 (Long Depression) 이라불리고있다. 8) 당시많은사람들은오랜기간동안의저성장과물가하락이자유무역때문에발생했다고생각했는데, 실제적으로당시유럽의경기침체는미국으로부의수입과도연관이있었다. 농지개혁, 운송수단발달및생산기술의발전으로미국에서수입되는곡물및공산품가격이엄청나게낮아지면서유럽의생산자들은몰락의위기로내몰렸다. 이에유럽의지주및제조업자들은강력하게보호주의를요구하게되었고이러한이해그룹들의요구가거세지면서 1879년독일을필두로많은유럽국가들이관세를인상하였다. 프랑스는 1892년멜린느 (Meline) 관세제도를도입해보호주의를강화했고, 오스트리아, 헝가리및러시아도보호주의정책기조를강화했으며, 미국에서는여전히보호주의관세체제를유지하고있었다. 9) 물론영국에서도일부집단의보호주의요구가계속제기되었다. 그러나영국은대내적인보호주의압력에저항하고다른나라의보호주의정책에대응해보복조치를취하지않는등개방된자유무역정책을지속해나갔는데, 당시분위기에서이러한태도는예외적인것이었다. 제 4 장팩스 - 아메리카나 1. 2 차대전과미국의부상 제 1 차세계대전은국제정치경제질서에상당한영향을미쳐기존의유럽중심의세계경 제체제를붕괴시키고새로운상황을창출하였다. 무엇보다도전쟁으로인해인명및물질 피해뿐만아니라거의모든국제관계가단절되었다. 그이전의시기에세계경제체제를수립 8) 당시에는이장기불황을대공황 (Great Depression) 이라불렀는데, 1930 년대더욱충격이큰세계적인공황이발생하면서 1930 년대의공황을대공황그리고 19 세기말의공황을장기공황이라부르고있다. 9) 백창재외 (2011), p

12 하는데결정적역할을한국제거래의확산은전쟁기간동안군사적인이유로철저히단절되었고, 전쟁이끝난이후에도예전의수준을회복하지못했다. 다른국가들과의무역이단절되자유럽국가들은폐쇄적인국내산업촉진으로경제적인어려움을극복하려했지만이는경제를증진시키지못하고오히려유럽국가들을낙후된국가로전락하게만들었다. 또한전쟁은유럽국가들의생산설비를파괴시켰지만유럽국가들은전쟁비용을조달하느라낡은생산설비를대체하지못해유럽의생산력은형편없이약화되었다. 이에더해전비를조달하기위한과다한재정지출로부채가급증하면서많은유럽국가들을재정파탄위기로몰아갔다. 전쟁이전에유럽국가들은무역적자가발생하면그동안이루어놓았던해외투자로부터의이자수익을가지고무역적자를충당하였다. 그러나전쟁이발발하면서전쟁물자수입으로무역적자가급증하자이를메우기위해해외투자자체를회수해야만했다. 그러나전쟁기간중인플레이션으로인한통화가치의급락으로해외투자액의실질가치가더욱축소되었고그나마도전쟁이길어질수록해외투자회수액이점차고갈되었다. 이후미국으로부터엄청난금액을차입할수밖에없게되어유럽국가들의부채가급증하게된반면미국은세계최대의채권국이된것이다. 10) 유럽국가들이제1차세계대전의소용돌이에휘몰려고전하고있는사이미국과일본등비유럽지역국가들은그기회를활용하여활발한산업화를추진하고세계시장에서자신들의위상을확대해나갔다. 미국은영국과독일이전쟁을위해해군력을동원함으로써조선산업이상당한폐해를입는사이적극적인조선산업육성정책으로이후세계최대의해운국가로성장하게된다. 또한일본은전쟁물자판매및아시아지역진출로자국의수출시장을확대하면서상당한정도로산업및기술발전을이룩하였다. 농산물분야에있어서도전쟁중유럽에서의농산물생산량이급감하는동안미국이나남미의농산물생산을크게증가함으로써세계경제체제에서급격한변화를초래하였다. 제1차세계대전과제2차세계대전사이의기간인전간기는국제정치경제질서에서혼란의시기라고할수있다. 세계경제체제는각국의지극히국가이기적인행동으로인해붕괴되었고안정된질서를제공및유지하려고노력하는패권국의존재도뚜렷하게느껴지지못해, 결국에는대공황을맞이하고제2차세계대전이라는또다른불행으로빠져들어야만했다. 제1차세계대전이끝난후각국은국내적으로전쟁의피해를극복하고국제적으로새로운국제정치경제질서를수립해야만했다. 그러나이러한문제들의해결을위해우선적으로선결되어야할과제가전쟁중누적된각국의부채문제와전쟁배상금문제였다. 두가지문제모두쉽게해결될수있는것이아니었다. 부채문제와관련해미국은채무국들에게즉시모든채무를상환하도록요구하였다. 그러나프랑스를비롯해유럽국가들은전쟁의폐해로생산능력이피폐되었고미국에대해무역적자가지속되고있었기때문에미국에대한채무를상환하기어려운상황이었다. 또한전쟁배상금문제와관련해서도, 독일은패전국으로서전쟁의상처로인한국가경제의파괴가훨씬더심했고따라서승전국들에대한배상금을지불하기가더욱어려웠다. 베르사이유조약의협상과정에서당연히전시부채문제와전쟁배상금문제는가장핵심적인문제로등장하였다. 영국과프랑스는미국에대한부채를상환하기위해서는독일로부터의전쟁배상금이절대적으로필요했으므로, 전쟁배상금을강력히요구하였다. 최종적으로 10) 이러한이유외에도프랑스의경우는러시아혁명으로인해그리고독일의경우연합국이해외투자를압수함으로인해대부분의투자액을회수할수없었다. 백창재외 (2011), p

13 독일의전쟁배상금이 1,320억마르크로결정되었는데, 이는당시독일국민소득의 2배가넘는엄청난규모였으며독일로서는감당하기어려운액수였다. 11) 독일로서는조세증대도불가능하였고무역흑자도창출해내기가어려웠기때문에통화를증발할수밖에없었고, 따라서독일에서사상유례없었던초인플레이션이발생하였다. 이러한혼란속에독일이배상금지불을유예하는상황이발생하자프랑스와벨기에는독일이베르사이유조약을충실히이행하지않는다는이유로루르 (Ruhr) 지역을점령하였다. 연합국측은독일의전쟁배상금액수를경감하고독일에게국제대출을제공하는도스 (Dawes) 계획을마련하였고, 이를통해최악의사태는모면할수있었다. 국제질서를혼란에빠뜨린또다른원인은영국이국제통화제도를파운드중심의고정환율제도로복귀시키려한것이다. 각국은전쟁중전비조달의필요성때문에통화를자유롭게발행하기위해고정환율제도를포기했었는데, 전후에도전후복구사업등을지원하기위해변동환율제도를유지하면서통화를필요에따라발행하고자하였다. 그러나초인플레이션등혼란이극심해지자안정적인국제질서를유지했던금본위제도를부활시키는노력을기울이게되었고, 1922년제노아회의 (Genova Conference) 를개최하여각국이금에기초한환율제도를도입하도록권고하였다. 그러나이러한노력은별다른성과를거두지못하고말았다. 금본위제도가성공적으로정착되기위해서는무엇보다도긴급국제유동성을제공하고국제수지적자국에게자금조달을제공하는기축통화국의역할이필요했다. 그러나영국은이미이러한역할을하기엔역부족인반면미국은국내문제에우선순위를두고이역할을담당하려고하지않았다. 1929년미국증시의붕괴로시작되어전세계로파급된대공황은전간기국제정치경제질서의혼란과세계경제체제의붕괴를극단적으로보여준사례라고할수있다. 1920년대후반부터과열양상을보였던미국증시는 1929년 10월대규모로폭락하고말았다. 미국금융시장의붕괴는미국이유럽등해외지역에도연쇄적인파급효과를가져와유럽국가들에서도대규모의연쇄은행파산을일으켰다. 금융기관들의연쇄파산은곧바로실물부문의위기로확산되어산업생산이급감하고실업률이급증하였으며수출도큰폭으로위축되었다. 월가의위기는유럽의위기에그치지않고순식간에전세계로확산되었다. 1930년의대공황이전세계모든지역을강타한위기로까지확산된원인은여러가지를들수있지만국제정치경제질서의차원에서는크게세가지를강조할수있다. 하나는, 전쟁이전부터나타나기시작한보호주의가훨씬더강화되었다는것이다. 전쟁이후유럽각국은어려운경제상황을극복하고대외부채를상환하기위해수입제한과같은보호주의조치를취해왔는데, 채권국이었던미국조차 1922년포드니-맥컴버법 (Fordney-McCumber Act) 을통과시켜관세를올려유럽국가들의채무상환능력을더욱약화시켰다. 이런상황에서대공황의발생으로내수기반이붕괴되자각국은생존을위해배타적인블록화를추진하고수입제한을위해높은관세를매기는등보호주의를더욱강화하였다. 대공황의충격을처음맞이한미국에서는첫조치로미국에서는스무트-홀리관세법 (Smoot-Hawley Tariff Act) 을제정해관세율을 59% 로대폭인상했다. 그런데문제는이러한보호주의조치가곧바로다른국가들의보복을불러와세계경제체제의몰락을가속화시켰다는것이다. 미국의이같은조치에자극받은영국과프랑스등의유럽국가들은잇달 11) 제 1 차세계대전이후승전국에대한독일의배상능력여부에관한논쟁이 1929 년케인즈 (John M. Keynes) 와올린 (B. Ohlin) 사이에격렬하게전개되었다. 이에대해서는 Keynes(1929) 및 Ohlin(1929) 을참조할것. 13

14 아경쟁적으로수입관세를높여전세계에보호무역주의연쇄효과를일으켰고, 년간국제무역이 63% 나감소했다. 두번째는국제통화금융질서가붕괴되면서경쟁적평가절하를통한근립궁핍화정책이만연했다는것을들수있다. 전쟁이후각국의합의하에 1925년부터형식적으로금본위제도가도입되고 40여개의국가들이참여하였지만, 대공황이후금융시장의붕괴로이제도는더이상유지되지못했다. 그후일부국가들이그룹을형성하여무역블록화와연계시켜통화블록을구성하였는데, 대표적인것으로파운드화블록, 달러화블록, 프랑화블록을들수있다. 각블록에서는통화간환율을안정시키고자하였으나, 블록간에는경쟁적인평가절하를실시해전체적인국제통화금융질서는대혼란에빠지게되었다. 환율의불안정은국제무역및해외투자에대한불확실성을증가시켰고또한경쟁적평가절하는상호피해를증기시켜국제거래는더욱위축되어전세계적인대공황이확산되었던것이다. 셋째, 이와같은대혼란기에안정적인국제정치경제질서를제공할수있는패권국이부재했다는것도중요한원인이된다. 영국은이미경제적으로팩스-브리태니카시대에담당했던역할을수행할능력을갖지못한반면, 세계에서가장부유한국가로부상한미국은패권국으로서의역할을회피하였다. 예를들어유럽국가들은미국에대해엄청난규모의부채를안고있는반면미국은전쟁이후세계최대의채권국이되었다. 이처럼미국은재정적인여력이충분함에도불구하고유럽국가들에게신속한채무상환을요구하는등유럽의경제회복에소극적인태도를보였다. 또한자국의시장을개방해세계경제체제의안정및확산을진전시키기보다는다른국가들보다우선적으로관세를인상하는등보호주의태도를지속적으로보였다. 12) 이와같이영국은이미능력을상실한반면미국은역할을회피해패권의공백이발생함으로써국제정치경제질서는안정을찾지못하고대혼란속에표류하게된것이다 차대전이후의국제정치경제질서 제2차세계대전이후세계경제체제가전례없는성장과안정을이루는가운데미국은세계에서가장부유하고강한국가로자리를잡게되었다. 흔히들미국의패권은 1970년대초브레튼우즈체제의붕괴로막을내렸다고하지만, 실제적으로미국의영향력은그이후에도 21세기들어서까지상당기간존속된다. 제2차세계대전이후전례없이빠른속도로전세계경제가성장한배경에는몇가지중요한동인이있다. 그중가장중요한것은미국을중심으로새로운국제정치경제질서가안착이되어안정된질서속에국제무역이확장되어간것이다. 또다른동인으로들수있는것은유럽경제및일본경제의빠른회복이었는데, 이배경에도미국의역할이컸다. 제1차및제2차세계대전으로황토화된유럽의경제를신속히회복시켜소련으로부터의공산주의확산을막기위해미국은유럽부흥계획 (European Recovery Program) 또는마셜플랜 (Marshall Plan) 을설립하고유럽에대규모의원조를제공하였다. 마샬플랜은유럽이전후폐허를극복하고경제 사회적발전을이룩하는데지대한영향을끼쳤으며, 더나아가유럽통합의원동력으로자리잡게되었다. 또한미국은전쟁직후일본에서군국주의위협을제거했으나, 1949년중국에서공산당의승리그리고 12) 이러한미국의태도는미국이국제연맹 (League of Nations) 창설에주도적이었음에도불구하고결국에는가입하지않은것과같은고립정책과도연계되어있다. 14

15 1950 년한국전쟁을목격한후공산주의확산에대한방파제로서역할을할수있도록일본 을재건시키고자하였다. 이후미국의일본에대한적극적인지원그리고일본정부의노력 으로일본은짧은기간내에이전의수준을회복하고 1950 년대이후지속적인고성장을이 룩하였다. 이러한국제질서변화요인외에도안정적인에저지공급, 특히저렴한수준에서의안정 적인석유및천연가스의공급도지속적인경제성장을이룩하는데큰기여를했다. 비록새 로운기술이많이나타나고있었지만에너지비용은여전히총비용의큰부분을차지하고 있었는데, 싼가격으로석유를수입함으로써생산비를절감하고생산을더욱확장시킬수 있었다 년대만하더라도전체에너지중석탄이 50% 이상을차지했는데, 1970 년대에 가면석탄의비중은 30% 이하로줄어들고대신석유및천연가스가 60% 이상을차지하게 되었다. 이처럼저렴한가격으로석유및천연가스의공급이증가함으로써생산비용이절감 되었을뿐만아니라에너지효율성의개선으로생산성도증대되는효과가함께나타날수 있었다. 제 2 차세계대전이후미국의패권은세계경제에서차지하는절대적인비중에서뿐만아 니라국제기구를통해국제정치경제질서를지배했다는측면에서도명확히나타난다. 이전 의국제정치경제질서에서의영국과는달리미국은강력한영향력을발휘해전후질서를끌 고나갈구체적인국제기구들을창설하고이를기반으로자신의패권을행사하려고했다. 이를대변하는국제기구들은 IMF, 세계은행및 GATT( 후에 WTO 로전환 ) 를포함하는데, 이들을통칭해브레튼우즈기구들 (Bretton Woods Institutions) 이라고부른다. 전후국제정치경제질서를구상하기위한논의는일찍부터시작되었다. 이러한논의의기 본적인목적은전간기대혼란을더이상반복하지않도록효율적이고안정적인새로운국제 정치경제질서를확립하기위한것이었다. 미국주도하에 1944 년 7 월미국뉴햄프셔주의 브레튼우즈시에서세계 44 개국대표들이모여전후국제경제질서의규칙및제도적장치 에관해합의했고, 이후의국제정치경제체제를브레튼우즈체제라고부른다. 새로운국제경제질서는크게무역질서를확립하기위한방안과통화금융질서를안정시 키기위한방안등두가지축으로구성되었다. 이중후자와관련해서는일찍합의가이루 어져관련국제기구 (IMF 및 IBRD) 13) 가곧설립되었는데, 무역질서를확립하기위한방안 에대해서는최종적인합의가쉽게이루어지지못해 GATT 라는협정형태로지속되다가 1995 년에가서야관련국제기구 (WTO) 가설립되었다. 전간기의쓰라린경험을통해통화금융질서를안정시키기위해서는무엇보다도환율을 안정시키고국제수지불균형이원활하게조정되도록할수있는제도를설립하는게필요했 는데, 이를위해창설된것이 IMF 이다. 환율안정을위해브레튼우즈체제에서는미국달러 화를중심으로하는금환본위제도 (gold exchange standard system) 를도입했다. 즉, 미국 달러화만이일정한비율로금에연계되어있고다른통화들의가치는달러에대해고정시켰 다. 국제수지불균형의원활한조정은두가지방법을통해이루어졌다. 일시적인불균형인 경우 IMF 가단기대출자금을제공해적자를메우도록했고, 구조적불균형인경우 IMF 와 협의하에대폭적인환율조정을가능하게했다. 이와같은구조에서각국이상호간무역거 13) 흔히 IBRD(International Bank for Reconstruction and Development) 를세계은행이라부르기도하는데, 정확히는세계은행그룹 (World Bank Group) 의한기관이다. 세계은행의주목적은저개발국과개발도상국의빈곤감소와경제발전에필요한자금을지원하는것이다. 세계은행그룹은다섯개기관 (IBRD, IDA, IFC, MIGA, ICSID) 으로구성되어있으며, IBRD 가이중규모가가장크고중추적인역할을하는기관이다. 참조. 15

16 래나금융거래, 그리고자산보유에미국달러화를사용할수밖에없었으며, 따라서사실상전세계는미국달러화의단일통화권이되었다. 더욱이이러한질서를통제하는 IMF의의결권은회원국들의출연금규모에따라달라지는데, 출연금이가장많고비토권까지보유한미국이결국 IMF의주도권을가지게되었고, 따라서브레튼우즈체제에서국제통화금융질서는미국이지배하게되었다. 무역질서를확립하기위한논의도전쟁이끝나기이전부터이루어졌으나통화금융분야에비해훨씬어렵게진행되었다. 원래미국은무역분야에서도국제기구인국제무역기구 (International Trade Organization) 를설립해새로운무역질서를관장하게하려고했었다. 여러협의를거쳐 1947년 ITO 설립안이최종적으로검토되었고 1948년 3월 ITO 헌장의최종안인하바나헌장 (Harvana Charter) 이서명되었다. 14) 그러나 ITO가다른국가들에게는예뢰를인정하면서도미국에대해서는여러제한을두고있어미국정부는불만을품게되었다. 이에미국정부는상원에 ITO안의비준신청을제출하지않았고결국에는미국의불참으로 ITO를설립하려는노력이무산되었다. 대신에협상과정에서잠정적으로체결되었던 관세및무역에관한일반협정 (General Agreement on Tariff and Trade, GATT) 을받아들이기로합의함으로써이후 GATT가국제무역질서를유지하는근간이되었다. 비록협정형태로출발하기는했지만, 이후국제무역질서는자유무역을더욱확대및강화하는추세를보였으며, 여러협상끝에 1995년세계무역기구 (WTO) 를설립하게되었다. 브레튼우즈체제는제2차세계대전이후국제정치경제의기본질서로자리잡으면서안정적인상황에서국제거래를확대해나가는데크게이바지했다. 강력한경제력과군사력을가진미국의패권적능력하에비교적안정적이고평화로운국제질서를유지할수있었으며, 이러한질서속에세계경제는전쟁의폐허를극복하고빠른성장을이룰수있었다. 3. 미국영향력의감소 세계경제에서미국의절대적위치는시간이지나면서조금씩퇴색하기시작하였다. 미국의위상변화는크게경제규모 (GDP), 무역, 그리고미국의순자산의추이를통해확인할수있다. 표 3은 1970년대이후전세계 GDP의추이와미국경제의비중변화를보여주고있다. 1970년까지만하더라도미국의경제규모는전세계의 36.4*% 를차지하고 2위국가와의격차도크게나타나절대적인경제대국의위치를유지했다. 그러나이후비국의비중은 1990년 26.5%, 그리고최근 22.4% 로점차적으로감소하였고, 2위및 3위국가와의격차도상당히감소되었다. 심지어구매력기준으로는 15) 미국의경제규모가중국에이어 2위로내려앉았다. 14) 백창재외 (2000), p ) 구매력기준이란국가간의물가수준의차이를제거함으로써각통화들의구매력을동일하게만들고경제규모를측정하는것을말한다. 16

17 < 표 3> 전세계 GDP 및미국의비중 (10 억미달러 ; %) 전세계 2,953 22,546 77,868 미국 1,075 5,979 17,419 미국의비중 (%) 세계경제에서미국의위상변화를더욱뚜렷하게보여주는것은국제무역및대외순자산의추세변화이다. 표 4는전세계수출규모와미국의비중을보여주고있는데, 이에따르면미국이전세계수출에서차지하는비중은 1970년 15.5% 에서 1990년 12.7%, 그리고최근에는 9.9로감소했으며, 이와더불어최대수출국의지위도이미 1990년대이후상실했다. 반면전후빠른경제성장을이루어온독일, 일본, 그리고최근에는중국이국제무역을확대해오면서세계최대수출국의위치를번갈아차지해오고있다. 한편그림 3은국제투자대조표 (international investment position, IIP) 를이용해미국의순대외자산추이를보여주고있다. 16) 미국은 1980년대중반까지대외자산이대외부채보다큰순채권국이었으나 1989년이후순채무국으로전락했다. 일반적으로국제정치경제의패권국이면당연히최대의해외투자국이자순채권국일것으로예상하는데, 이러한미국의지위는 1980년대후반이후변화하게되었다. < 표 4> 전세계수출및미국의비중 (10 억미달러 ; %) 전세계 384 4,323 23,631 미국 ,343 미국의비중 (%) < 그림 3> 미국의순대외자산추이 (% GDP) 자료 : U.S. Bureau of Economic Analysis ( 16) 국제투자대조표는특정시점에한나라가보유하고있는내국인대외투자잔액및외국인국내투자잔액의변동내역을체계적으로나타내주는통계이다. 대외순자산이란한국가의개인, 기업및정부가해외에보유하고있는자산인대외자산에서외국에대해지고있는대외부채를뺀차액을의미한다. 17

18 19세기말엽영국의패권이약화되어갈때는자유주의가상대적으로쇠퇴해가고보호주의가재등장했었다. 이와는달리, 20세기말미국의경제력이상대적으로약해짐에도불구하고각국의시장은더욱개방되고국제무역및국제금융거래도유례없이확산되었다. 세계화로대변되는이러한변화를초래한배경에는 1970년대를넘어오면서세계경제가겪었던두가지경험이중요한역할을하게된다. 그중하나는두차례의석유파동으로세계경제가심각한충격을받았다는것이며, 또다른중요한경험은브레튼우즈체제의붕괴로국제통화제도가변동환율제도로전환되었다는것이다. 두사건모두각국경제에심각한위협이되었고따라서이에대한대처가국가의생존을위해필수적으로요구되었다. 석유파동은전세계적인스태크플레이션을초래했는데, 이러한문제는그동안전통적으로사용되어왔던재정정책또는통화정책과같은총수요확대정책으로는극복하기어려웠다. 따라서각국은구조개혁, 기술개발, 새로운시장개척등과같이공급측면을개선시킬수있는개혁방안을마련해이를극복하고자하였다. 미국에서는레이건정부출범이후레이거노믹스라는이름의공급주의정책이도입되어정부의지나친시장개입보다는작은정부를지향하고자하였다. 영국에서도대처정부가들어서면서대처리즘이라는이름의시장중심적인개혁정책이적극적으로실시되었다. 이와같은자유화및규제완화정책은국내시장에한정되지않고세계시장으로확대되면서국제무역및금융거래가증가하고다국적기업들의해외진출이적극적으로이루어졌던것이다. 변동환율제도가도입되면서환율의움직임이자유로와짐에따라불확실성이증대된것도이후세계금융시장에커다란변혁을가져왔다. 변동환율제도로이행함에따라외환시장에대한정부의개입이당연히감소되어환율은시장에서의수요및공급에의해결정되었다. 이와같은변동환율제도에서는환율이과다하게움직일수있는데, 따라서환율과관계된모든국제거래에서의불확실성이커지게된다. 그렇지않아도석유파동에따른급격한상품가격의변화는세계경제에불확실성을증대시켰는데, 새로운환율변화로가중된불확실성에대비하기위해금융시장에서는새로운제도의도입, 다양한금융상품의개발등이전과는다른노력을기울여야만했다. 따라서새로운상황에대처하기위해각국은경쟁적으로금융자유화및금융시장개방으로대변되는금융개혁을추진하게되었다. 금융분야에서는특히 IT 기술의발전에따른거래비용의급감및새로운거래기법의도입과더불어각국의경쟁적인규제완화정책으로인해그어느분야보다도폭발적으로세계화가확산되었다. 국내시장뿐만아니라세계시장에서의자유화와개방으로압축될수있는신자유주의적인정책은세계화추세속에서과거의비효율을제거하고새로운경쟁력을확보할수있는방안으로받아들여졌다. 이에선진국뿐만아니라개도국및후진국들도경제개혁을추진하기위해서는기본적으로국가의개입을축소하는방향으로규제완화, 시장원리도입, 시장개방등의조치를도입했다. 일부세계화에대한반대운동으로가끔난항에부딪치기도했지만, 이러한자율화및시장개방추이는글로벌금융위기가터지기전까지는세계경제의메가트렌드로지속되어왔다. 18

19 제 5 장향후국제정치경제질서전망 1. 미국패권에대한도전 흔히 1970년대초브레튼우즈체제의붕괴와더불어더이상미국패권체제를유지할수없게되었다고주장한다. 그러나브레튼우즈체제의기본골격이여전히국제무역및국제통화금융질서를유지하는기본골격으로작용하고있다는것은미국의패권적지위가아직도사라지지않았다는것을의미한다. 17) 아직까지는미국의패권이사라지지않았다고할지라도, 지난수십년간미국의지위에대한도전은수없이많았었다. 그중에서도제2차세계대전이후냉전체제가지속되는동안미국과경쟁했던소련, 전후빠른회복을통해경제력이급성장한일본, 전쟁의상흔을극복하고통합을이루어낸유럽, 그리고개혁 개방정책도입이후최근무섭게부상하고있는중국등은특히주목할만하다. 미국과소련의경쟁 냉전 (cold war) 은제2차세계대전이후부터 1991년까지미국과소련을비롯한양측동맹국사이에서갈등, 긴장, 경쟁상태가이어진대립시기를말한다. 두세력은군사동맹, 재래식군대의전략적배치, 핵무기, 군비경쟁, 첩보전, 그리고우주개발경쟁등의양상을보이며서로대립하였다. 냉전기에일어난대표적인위기로는그리스내전 ( ), 베를린봉쇄 ( ), 국공내전 ( ), 한국전쟁 ( ), 1961년베를린위기, 쿠바미사일위기 ( ), 베트남전쟁 ( ), 소련의아프가니스탄침공 ( ) 등을들수있다. 한편이른바 ' 데탕트 ' 라하여정치적인긴장을해소하고, 직접적인군사공격을방지하려는노력이나타나기도했지만, 1981년레이건이대통령으로당선된후에는소련에대해훨씬더적대적인정책을펼쳤으며이러한정책들을일컬어 신냉전 이라칭하게되었다. 18) 비록 1991년소련이붕괴되면서냉전이종식되었지만, 냉전기간중에는미국이국제정치경제질서에있어서패권국이었다고말하기는어렵다. 소위말하는미국중심의서방진영에서는미국이패권국의지위를유지하고있었지만, 동구권및제3세계를포함한전세계를포함하면소련은미국에버금가는패권적지위를행사하고있었다. 경제적인측면에만한정해보더라도소련은 1970년대까지만해도선진국수준으로꽤살만한국가에속했다. 1인당소득은 1950년에는거의이태리수준이었으며 1990년에도 9,300달러로당시기준으로중진국과선진국사이정도는되었다. 또한경제력규모 (GDP) 는 1988년일본에추월당하기전까지미국에이어세계 2위를유지했다. 특히 1950년대 ~1960년대의경제성장률은미국의 2배이상되었기때문에흐루시초프는체제경쟁에서미국에꿀리지않을수있다는자신감을가졌고평화공존을제시하기도하였다. 한편소련은국가가계획경제에의거해서과학기술을중점적으로육성했기때문에기초과학, 우주과학기술, 군사공학기술은세계최고였으며, 항공우주분야에서는미국과앞서거니뒷서거니하면서팽팽한경쟁을오랫동안유지해왔다. 17) 일부에서는이를신브레튼우즈체제라고도부른다. 이와관련해서는백창재 조형진 (2012), Dooley et al.(2009) 을참조할것. 18) Wikipedia 를참조해정리 검색. 19

20 일본의급성장 제2차세계대전에서패한일본은전후미국군정의지배를받는동안군국주의위협을제거하고전후부흥및경제성장노력을시작했다. 1950년발발한한국전쟁을계기로본격적인성장기접어든일본은이후석유파동이발생하기전까지고도성장을지속했다. 정부의적극적인주도하에산업정책을동원해주요성장산업을지원하였고이를통해제조업중심의경제구조로산업전환을이루어내면서국제시장에서도경쟁력을유지할수있었다. 이러한지속적인고도성장의결과 1968년에는경제력규모가전세계에서미국, 소련에이은 3 위에도달했고, 1988년에는소련마저추월하고세계 2위의위치를차지했다. 고도성장기인 1950년에서 1980년의기간동안 1인당소득도 $1,921에서 $13,428로 7배가까이증가했다. 경제성장에따른일본의국가경쟁력은무역부문에서더욱두드러졌는데, 1960년대부터나타나기시작한무역수지흑자는 2010년까지계속유지되었다. 이러한경제성장은세계적으로봐도드문예이며, 종전직후의부흥으로부터오랜기간동안지속된일본의고도성장은 동양의기적 이라고불리기도했다. 일본의급성장은많은사람들에게일본에대한장기전망도아주긍정적으로만들었다. 고도성장기말엽인 1980년전후의시기에는일본이 21세기를주도해나갈국가로인정받기도했다. 보겔 (Ezra Vogel) 은 1979년저서에서 19) 당시미국이안고있는문제점들을해결하기위한대안을제시할수있는국가로서일본을꼽으면서미국의장래를위해서는일본을배우라고권하고있다. 비록 1990년대이후버블이꺼지면서일본경제가침체기로빠져들자사라지기는했지만, 한참일본이잘나갈때미국이일본에대해서위협을느꼈다는것은확실했다. 이러한사실은 1980년대미국에서벌어진일본상품불매운동및일본때리기 (Japan bashing) 가최근벌어지고있는중국때리기 (China bashing) 에비해절대약하지않았다는데서잘확인할수있다. 유럽의경제통합 제2차세계대전이후미국과소련이라는초강대국이경쟁하는상황에서유럽이자신들의입지를세울수있는것은역내국가들이갈등을조정하고협력함으로써공도의목소리를내는것이었다. 1952년창설된 유럽석탄철강공동체 를기점으로이러한통합노력이구체적으로진행되어왔으나 1970년대에는석유파동및고질적인유럽병으로통합과정이둔화되었다. 그러다 1986년단일유럽의정서가유럽공동체는구체적인실현과정을밟게되고 1992년단일시장을완성하고이후 1999년통화통합도이루어내었다. 개별적인유럽국가들이세계경제에서중요한목소리를내기도했지만, 미국에대응하는세력으로서는충분하지못했고유럽이라는지역으로서는미국과여러면에서힘을겨루어왔다. 우선제2차세계대전이후국제경제질서를좌우하는주요협상들은최근까지거의모두미국과유럽의합의에의해이루어졌다. 또한 IMF, 세계은행등국제금융기구를실질적으로지배하는최고위직들은미국인들과유럽인들만이독차지해왔다. 유럽연맹 (European Union, EU) 은경제력면에서미국과유사한정도의규모를차지하고있고, 국제무역규모는미국보다훨씬크다. 또한단일통화를도입하면서유로화가달러화와경쟁하는국제통화 19) Ezra Vogel(1979), Japan as Number One, iuniverse. 20

21 가될것이고역내금융시장의통합이가속화되어미국금융시장에버금가는시장이될것으로예상하였다. 비록 2010년이후유럽위기로위상이위축되기는했지만실질적으로유로화는미국달러화에이은제2의국제통화로서위치가확고하고, 유럽금융시장의전체규모는미국보다큰것으로나타나고있다. 중국의부상 사회주의체제가붕괴한이후미국의패권에가장심각한도전은중국의부상일것이다. 1970년대말개혁 개방정책을추진해온이후중국은빠른속도로성장해세계의경제대국으로급부상하였다. 개혁 개방초기에는경제규모가미국의 6%, 일본의 15% 에불과했으나, 2010년일본을추월했고 2014년에는미국의 60% 수준까지확대되었으며, 구매력기준으로는이미미국을추월했다. 또한전세계에서최대의수출국이며외환보유액도 2015년현재세계에서가장많은 3조 7,300억달러를보유하고있다. 게다가중국은세계최대의생산공장에서세계최대의시장으로탈바꿈해중국국내시장은이미자동차, 가전제품, 휴대폰등많은주요상품들의최대시장으로성장했다. 이와같은현재의경제상태만하더라도중국의부상이미국의패권에위협이되고있다. 이에미국은 1980년대일본에대해그랬던것처럼중국에대해아주강하게중국때리기를시도하고있다. 장기전망에따르면중국과미국의경제력격차는더욱확대될것으로예상된다. 더욱이중국은지금까지의국제규칙수용자 (international rule taker) 에서국제규칙제정자 (international rule setter) 로전환하고있어미국과의패권경쟁은더욱치열해질것으로판단된다. 이미국제무역협상등주요협상에서개도국들의입장을강하게대변하고있으며, 국제기구에서자국의비중을증진시켜오고있고있을뿐만아니라최고위직에도자국출신들을앉히고있다. 또한미국의패권을상징적으로나타내는브레튼우즈기구들에대항해신개발은행 (New Development Bank) 및아시아투자개발은행 (Asian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 을출범시켰다. 이와더불어현재중국정부가추진해오고있는위안화국제화및중국금융개혁이성과를거둔다면, 중국금융시장은미국이나유럽의금융시장에버금갈것이며, 이에따라국제통화금융질서가변화될가능성도있다. 2. 향후전망 향후국제정치경제질서를누가주도할것인가에대해서는여러가지전망이있다. 많은사람들의관심을끄는것은미국과중국의대결구도인데, 여기서는특정국들의패권경쟁전망보다는보다일반적인전망을소개하고자한다. 우선적으로전망할수있는것은선진국의성장동력이상대적으로저조해지는가운데신흥경제권이세계경제의중심축으로대두되는방향으로세계경제질서가재편될것으로보인다. 세계의주요시장역할을해왔던미국및유럽이대내외불균형, 글로벌금융위기등으로인해수요흡입력약화되는반면, 중국및인도를비롯한신흥국이부상하면서새로운세계시장을확대해나갈것으로예상된다. 이에따라 2010년약 50% 정도를차지하던개도국및신흥국시장의비중이 2030년에는 70%, 2050년에는 79% 까지증가해이들이세계경제의주요시장으로자리잡을것이다. 20) 20) Citi Group(2011). 21

22 개도국및신흥국중심으로세계경제가재편되어가는가운데아시아의영향력은더욱확대될것으로예상된다. 아시아는세계경제질서의재편을주도해나가면서세계의시장으로주요흡입력을가지고향후지속적으로세계경제성장의 50% 이상을주도할것으로전망된다. 그결과아시아의경제력은현재전세계의 30% 수준에서 2020년에는 1/3 이상을차지할것이고한세대뒤에는 50% 이상을차지할전망된다. 21) < 표 5> 주요국의장기경제전망 자료 : PWC(2015), Will the Shift in Economic Power Continue? 개별국의입장에서보면중국, 인도, 인도네시아등아시아국가들의약진이두드러질것으로예상된다. 2014년현재경제규모 ( 구매력기준 ) 는중국, 미국, 인도의순으로나타나고있는데, 2050년이되면인도가미국을밀어내고 2위의자리를차지할것으로보인다. 아직까지는대부분중국에대한전망을좋게보고있어인도가 2050년에는중국다음의제2 의경제대국으로부상할것으로전망하고있으나, 일부에서는심지어중국을추월할것으로도전망하기도한다. 또하나흥미로운것은 2050년에는세계 10대경제대국에중국과인도외에도인도네시아, 브라질, 멕시코, 나이지리아등의신흥국들이포함되는반면유럽에서는독일만이포함된다는전망이다. 일반적으로경제력이향후패권에중요한영향을미친다. 그러나이러한장기경제전망 21) ADB(2011). 22

23 에따른경제력의변화가향후국제정치경제질서의패권과연계되기위해서서는여러가지조건이추가적으로요구된다. 영국의패권에서미국의패권으로전환되어가는과정에서미국이국제정치경제질서를안정시킬능력을가졌음에도불구하고그역할을수행할의지가충분하지못하고회피하려고했기때문에대혼란이발생했었다. 장기전망에따른경제력이패권으로연결되기위해서는경제대국이국제정치경제질서를위한규칙을수립하고이를안정시키기위해기꺼이비용을지불하고희생을감내할의지를함께갖추고있어야한다. < 참고문헌 > 김인준 이영섭 (2013), 국제금융론, 율곡출판사. 백창재 (2003), 패권과국제정치경제질서 : 패권안정론의비판적평가, 국제지역연구 12권 1호, pp 백창재 조형진 (2012), 신브레튼우즈체제와미중관계의경제적구조, 한국정치연구 21 권 2호, pp 임혜란 (2014), 중국동향과한 중관계전망, 삼성그룹사장단회의특강자료 Balaam, David and Michael Veseth (2008), Introduction to International Political Economy, Pearson. Chandler, Albert (1990), Scale and Scope: The Dynamics of Industrial Capitalism, Harvard University Press. Cohn, Theodore (2008), Global Political Economy: Theory and Practice, Pearson. Dooley, Michael P., David Folkerts-Landau, and Peter Garber (2009), Bretton Woods II Still Defines the International Monetary System, Pacific Economic Review 14(3), pp Economist (2010), China s Economy: Hellp America, August 16. Eichengreen, Barry (1989), Hegemonic Stability Theories of International Monetary System, in Richard Cooper et al.(eds.), Can Nations Agree?: Issues in International Economic Cooperation, Brookings Institution, pp Eichengreen, Barry (1996), Globalizing Capital, Princeton University Press. Hasenclever, Andreas, Peter Mayer, Volker Rittberger (2000), "Integrating Theories of International Regimes." Review of International Studies 26(1), pp Kennedy, Paul (1987), The Rise and Fall of the Great Powers, Vintage Books. Keynes(1929) 및 Ohlin(1929) Keynes, J.M. (1929a), "The German Transfer Problem," Economic Journal 39, pp Keynes, J.M. (1929b), "The Reparations Problem: A Discussion. II. A Rejoinder," Economic Journal 39, pp Keynes, J.M. (1929c), "Mr. Keynes' Views on the Transfer Problem. III. A Reply," Economic Journal 39, pp Lairson, Thomas and David Skidmore (2003), International Political Economy, Thomson. Madison, Angus (2007), Contours of the World Economy: AD, Oxford 23

24 University Press. Ohlin, B. (1929a), "The Reparations Problem: A Discussion; Transfer Difficulties, Real and Imagined," Economic Journal 39, pp Ohlin, B. (1929b), "Mr. Keynes' Views on the Transfer Problem. II. A Rejoinder from Professor Ohlin," Economic Journal 39, pp PWC (2015), Will the Shift in Economic Power Continue? Rostow, Walt (1978), The World Economy, University of Texas Press. U.S. Bureau of Economic Analysis ( Vogel, Ezra (1979), Japan as Number One, iuniverse. Wikipedia, homepage ( Worldbank, homepage (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