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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 제4세션 제3분과 세미나 여성의 인권 보장을 위한 사법의 역할과 과제 1. 여성차별과 사법 2. 여성폭력과 사법 일시 : (토) 15:40 ~ 18:00 장소 : 성균관대학교 600주년기념관 법학관 103호 주최 : 대법원 헌법재판소 법무부 대한변호사협회 한국법학교수회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한국법학원 후원 : 법률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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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제4세션 제3분과 세미나 차 례 개 회 사 전수안(전 대법관, 사단법인 선 고문) 5 주제발표 1 여성차별과 사법 9 김엘림 교수(한국방송통신대 법학과) 지정토론 박선영 선임연구위원(한국여성정책연구원) 29 김 진 변호사(지향) 32 주제발표 2 여성폭력과 사법 36 이유정 변호사(법무법인 원) 지정토론 노정희 수석부장판사(서울가정법원) 80 황은영 부장검사(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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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개회사 / 전수안 5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제4세션 제3분과 세미나 개회사 전 대법관, 사단법인 선 고문 전 수 안 1.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의 개최를 축하합니다. 한국젠더법학회가 세미나에 참여한 것도 기쁩니다. 한국법률가대회에서 여성의 인권 보장 을 위한 사법의 역할과 과제 를 주제로 근대사법을 돌아보는 것은 뜻깊은 일입니다. 성폭력범 죄에 대해 형법과 다른 특별법이 처음 제정된 것이 20년 전이고 두 개의 특례법으로 전면개 정된 후 10년, 성매매 관련 법률이 시행된 지도 10년이 됩니다. 여성발전기본법이 20년 만 에 양성평등기본법으로 전면개정된 해인만큼 더욱 뜻깊습니다. 발제는 김엘림 교수와 이유정 변호사가 맡아 주십니다. 김엘림 교수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 교수이자 사회과학대학장입니다. 한국젠더법학 회 회장으로서 법원의 판례와 헌법재판소,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례를 연구하고 분석해 온 성 과가 독보적입니다. 이유정 변호사는 그 직분과 활동을 다 열거하기가 어렵지만 이화여자대학 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이자 법무법인 원의 구성원이기도 합니다. 여성문제뿐 아니라 여 러 인권문제에서 단호하고 울림이 큰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토론에는 법무법인 지향의 김진 변호사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선임연구위원 박선영 박 사, 서울가정법원의 노정희 수석부장판사와 서울중앙지검의 여성아동조사부장인 황은영 부장 검사가 참여합니다. 실력과 명망에서 공인된 분들입니다. 함께 자리하신 모든 분이 참여하는 마지막의 종합토론도 기대됩니다. 저는 사회를 맡은 전수안입니다. 법원에서 34년간 판사로 일했고 퇴임 후 공익법인과 인권 단체 등을 자문하고 있습니다. 두 분의 발제를 경청하고 토론을 이어드리는 일에 충실하겠습 니다. 다만 논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왜 아직도 여성인가 그것도 진전된 거대 담론이 아니라 성폭력이니 성매매니 하는 낮은 단계의 논의가 거듭되어야 하는가 라는 의문에 대해, 잠시 생 각해 보고자 합니다.

6 6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2. 여성 인권을 침해하는 사회의 병을 수술하는 일은 사법의 영역에 속하므로, 우리는 법률 가로서 오늘 그 사법에 관해 이야기할 것입니다. 그러나 자식 이기는 부모 없듯이, 사람을 이 기는 法 은 없습니다. 司 法 의 한계입니다. 수술보다 예방을 위한 社 會 學 人 文 學 的 성찰이 필 요한 이유입니다. 우리는 OECD 회원국 수준에 맞추어 환경과 생명의 문제를 말하고 있기는 하나 남북의 평 화와 인권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빈곤과 인신매매 등 생존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하였습 니다. 그 중에서도 여성에 대한 성적 착취는 외부로부터 더할 수 없이 참혹한 모습으로 겪은 역사가 있고, 이후로도 자국 내에서 지속되었습니다. 일본군 성노예가 특정시기에 제국주의의 폭력에 의해 이루어진 극단적 착취였다면, 해방 후에는 미군 기지촌에서의 조직적 성매매가 조장되었다는 의혹이 있고 관광객을 상대로 외화획득을 위한 성매매가 기획되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지속적인 여성 착취의 역사는 그 자체로도 불행이지만, 더욱 불행한 것은 이러한 일부 영역 에서의 성적 착취가 일반 시민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고 그 결과 성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과 태도를 왜곡시켜, 오늘 우리로 하여금 성폭력과 성희롱이 일상화된 사회에 살게 만들 었다는 사실입니다. 정말로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인정하지 않으면 고칠 수 없다는 절박함으 로, 지금의 우리 사회가 성폭력과 성희롱이 일상화된 사회가 아닌지 묻고 싶습니다. 성희롱과 성폭력이 일상적임을 보여 주는 징표는 많습니다. 교회에서 목사가 신도를, 선수 촌에서 감독이 선수를 성적으로 폭행합니다. 학교에서 교장이 교사를, 교사는 제자를, 대학에 서 교수가 조교를, 선배는 후배를 희롱합니다. 골프장 내에서의 추행도 오래된 일이라고 합니 다. 가장 광범위하게는 직장에서 이루어집니다. 직장은 날마다의 생활공간이라는 점에서 심각 합니다. 어느 여소방관은 지속적으로 술자리 강요와 성희롱에 시달리다가 자살하였습니다. 같 은 연유로 군 복무 중 자살한 여군 중위와 대위도 있습니다. 직장 내 성희롱이나 성폭력으로 인한 자살이 무시할 만한 비율을 넘었습니다. 파주 출판단지 한 출판사 직원의 호소로 알려진 출판사 내 접대 관행, 르노삼성자동차의 성 희롱 신고 근로자에 대한 대응도 낯설지 않습니다. 3. 정작 부끄러운 것은 성폭력과 성희롱이 일상화된 사회라는 사실보다도, 그걸 모르거나 모른척하고 방관하는 일입니다. 행위자는 잘못된 일이라는 인식조차 없고, 동료나 주변 사람 들은 예사롭게 여겨 제지하지 않고, 상급자나 감독권자는 참고 넘기라고 합니다. 때로는 사법 기관조차 사회 전반의 관대한 인식을 거스르지 않습니다.

7 개회사 / 전수안 7 이런 일이 일어날 때마다 조직은 은폐하고 가해자를 보호하기에 급급합니다. 사건은 곧 잊 혀지고 가해자는 승진을 계속하고, 고통받는 피해자만이 남습니다. 이성적이어야 할 때 분노 하는 것도 어리석지만, 분노해야 할 때 냉담하거나 쉽게 잊어서도 안 됩니다. 분노해야 마땅 한 일을 쉽게 잊어버리면, 세상은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고 전과 다름없는 일상이 영속합니 다. 4. 일상생활에서의 희롱과 폭력뿐 아니라 성매매도 광범위하게 유지됩니다. 동남아시아에 가서 아동성매매를 하는 남성 네 명 중 한 명이 한국인이라는 보도를 보았습 니다. 태국의 성매매 여성들이 화면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전 세계에서 오는 남성을 상대하지만 한국처럼 친구나 동료끼리 떼를 지어 오는 경우는 없다. 성매매가 친구나 동료 사 이에 숨기거나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라 내놓고 함께 해도 아무렇지 않은, 오히려 친분과 사교 를 위해 권장되는 사회는 정상이 아닙니다. 5. 성희롱과 폭력이 일상화하고 성매매가 조장되는 사회에서 성평등은 의당 기대하기 어렵 습니다.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배려하는 것이 평등입니다. 한국의 남녀 간 임금격차는 37.4%, OECD국가 중 1위입니다. 통계가 집계된 이래 한 번도 그 순위를 뺏긴 적이 없습니다. 비정규직의 다수는 여성이고 여성근로자의 다수는 비정 규직입니다. 전체 공무원의 40%를 넘는 여성공무원 중 중앙부처의 4급 이상은 10%가 안 되고 실 국장급은 5%가 안 됩니다. 공기업의 여성임원은 %. 여성공무원의 80% 이상이 보직 배치에 성차별이 실재한다고 답하였습니다. 같아야 할 임금과 보직은 다른 반면 달라야 할 모성은 다르게 대우받지 못합니다. 출산율 최하위에 자살률 1위, 이런 추세라면 장차 부산 같은 도시가 하나씩 사라지고 지구상에서 인 구가 소멸하는 첫 번째 국가가 된다는 예측도 있습니다. 출산율 저하는 모성 보호를 소홀히 해 온 우리 사회가 자초한 현상입니다. 육아휴직은 법적 권리인데도 국립대학병원의 한 여의사는 30년 가까이 일하는 동안 육아휴 직을 쓰는 의사를 한 명도 못 보았다고 합니다. 교수들도 최근에야 서울대에서 출산휴가 규정 을 만들었을 정도이고 사립대학 등은 아예 규정조차 없어서, 어느 명문 사립대에서는 셋을 낳 든 넷을 낳든 출산휴가는 두 번밖에 못 쓴다고 합니다. 여교수나 여교사의 아이들 생일이 여 름 아니면 겨울이라는 말은 우스갯소리가 아닙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여성임원 비율 20%를 권장하지만 대한체육회나 경기단체들은

8 8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개의치 않고 임원이나 감독 자리를 주지 않습니다. 여성경기종목에서조차 감독은 거의 다 남 성입니다. 선수는 계약직이고 임신해도 출산휴가나 육아휴직 대신 은퇴를 권고 받습니다. 일 본 프로리그에서 활동 중에 딸을 낳은 한 선수는 출산비용에 우유값까지 받고 출산휴가를 했 다면서, 한국에서는 출산 후 엄마선수로 복귀하는 것이 낙타가 바늘귀 통과하는 것과 같다고 호소합니다. 전문직이나 프로선수들이 이러니 일반 근로자들이야 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아시다시피 유엔의 여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철폐에 관한 협약(CEDAW) 은 정치 국제 국적 교육 고용 보건 경제 사회 결혼과 가족관계 등 각 분야에서의 차별철폐조 치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협약 당사국입니다. 그런데도 지난 봄 양성평등기본법이 통 과되기까지 정말이지 얼마나 힘들었습니까. 6. 요약하건대, 성에 관한 한 우리 사회는 정상이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사회 각 분야에 서 광범위하게 성희롱, 성추행이 일어나며 그걸 상하로 좌우로 덮어주고 은폐하는 사회는 분 명 정상이 아닙니다. 젠더의 관점에서도 살기 좋은 나라라고 할 수 없습니다. 성차별의 해소 는 그 자체로 당위이지만 나아가 모성 보호와 출산율 제고에 도움이 될 터인데 말입니다. 성차별이든 성폭력이든 여성의 노력만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합니다. 남성의 인식과 의지가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법률가로서 여성과 사법 을 논하기 전에, 여성을 위한 권리장전이라 도 선언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생명은 귀한 것, 삶은 좋은 것 고마운 것 살아볼 만한 것이어야 합니다. 그것이 어찌 절반 의 성에게만 그래서야 되겠습니까. 아들만큼 딸의 생명도 귀한 것이고, 아내와 어머니에게도 세상은 살아볼 만한 것이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와 같은 교감을 전제로, 우리는 오늘 여성 의 인권 보장을 위한 사법의 역할과 과제 를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논의를 시작하겠습니다.

9 여성 차별과 사법 / 김엘림 9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제4세션 제3분과 세미나 여성 차별과 사법 한국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 한국젠더법학회 회장 김 엘 림 Ⅰ. 서 론 1. 여성인권과 사법( 司 法 )의 관계 근대 사법 120주년을 기념하여 개최된 한국법률가대회에서 지금까지 사법( 司 法 )이 여성인 권보장에 어떠한 역할을 하였는지, 향후 여성의 인권과 사법의 발전을 위해 어떠한 일이 필요 한 지를 논의해 보는 것은 매우 뜻 깊은 일이라고 본다. 법은 사회와 인간관계를 강제력을 가지고 규율하여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사회규범으로서 국가를 포함한 모든 사회조직을 운영하는 기본원칙과 각 사회조직과 구성원들이 가지는 권리 와 의무, 지위 그리고 행동의 기준을 정하고, 그 정한 바에 따르게 한다. 그런데 사법은 분쟁 이 발생한 경우에 법을 해석 적용하여 공정하게 위법 여부를 판정하고 법에 따라 분쟁을 처 리하며 피해자의 침해된 권리를 원상회복시키고 위법자에 대하여 제재를 함으로써 분쟁을 예 방하고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기능을 가진다. 그리하여 법을 만들고 고치는 입법과 법에 근거 하여 정책을 수립 집행하는 행정과 함께 국가의 통치행위의 핵심을 이룬다. 사법의 더 큰 중 요성은 입법과 행정 등의 국가 통치행위와 국민의 기본권 보장의 방법과 사회가 나아갈 방향 을 제시하고, 국가와 모든 사회조직과 사람들의 권리의무 관계를 정립하며 행동기준을 밝히고 사회질서의 변화를 선도함에 있다. 그런데 국민이 주권자인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법이 공평하고 정의롭게 만들어지고 적용, 집 행될 수 있도록 입법은 국민의 대표자 인 국회의원이, 사법은 국민의 인권보장기관 인 법원과 헌법재판소 검찰 등의 사법기관이, 행정은 국민 전체의 봉사자 인 공무원들이 주로

10 10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담당한다. 그럼에도 입법과 사법, 행정과 이에 따른 법과 판례, 정책은 불공평하며 정의롭지 못하고 비합리적이라는 시비와 비판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근본 원인은 입법 사법 행정이 실제로는 시대와 사람이 만드는 것에 있다. 즉 입법 사법 행정 이 이루어지는 과정과 배경을 살펴보면, 1) 입법 사법 행정이 이루어지던 당시의 정치 경 제 사회 문화 등의 시대적 상황, 2) 입법 사법 행정을 담당하는 사람들과 관여하는 사람 들(대통령, 국회의원 등의 정치인, 법관 검사 변호사 등의 법실무가, 장관 등의 공무원, 법 전문가 등)의 가치관과 경험 및 이해관계, 3) 이해관계 당사자들의 영향력과 힘, 4) 국민의 의식과 여론이 매우 중요한 여건이 되고, 이러한 여건이 변화하면 법과 판례, 정책은 변화한 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중 입법 사법 행정 법학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권한과 전문성을 가지고 법과 판례, 정 책에 그들의 가치관과 경험, 입장, 이해관계를 반영함으로써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법의 역사가 시작될 때부터 그러한 사람들은 거의 남성들이었다. 그리하여 법과 판례, 정책은 남성 중심적인 가치관과 경험, 이해관계를 반영하여 만들어지고 적용 집행되는 경우가 많았으며 이에 따라 가부장적 사회질서가 오랫동안 유지되어 왔다. 여성들이 주축이 되어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철폐하고 민주적이고 평등하며 평화롭고 상생의 발전을 이루는 사회를 만들려는 여성인권운동과 여성주의(젠더) 법학은 법과 법실무 가 여성의 삶과 남녀관계에 미치는 영향과 문제를 규명하고 법과 판례, 정책을 변화시키고자 많은 노력을 하였다. 특히 여성단체 활동가들과 전문가들이 협력하여 여성인권을 향상시키기 위한 입법안과 정책안을 만들어 관철시키는 활동과 소송이나 소 고발, 진정 등을 하거나 피 해자들의 투쟁을 돕는 권리구제활동에 주력하였다. 그런데 그러한 활동을 할 때 가장 큰 어려 운 일 중의 하나가 사법기관을 상대하는 것이다. 사법기관은 여성들의 인권보장과 가부장적 사회질서의 변화 요구에 침묵하거나 소극적으로 반응하다가 증거가 불충분하다거나 피해의 정도가 경미하다는 이유로 여성들의 주장을 배척 하여 여성들의 권리구제활동을 위축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을 구분하여 여성들이 겪는 성차별, 성희롱, 성폭력, 가정폭력, 성매매, 임신, 출산, 육아, 가족돌봄 등의 문제를 개인이 해결해야 할 일, 경미한 일로 치부하는 인식과 여성은 남성에 비해 열등하고 약한 자이며 사회활동보다 가사노동에 적합한 기질과 능력, 역할을 가진다고 보는 전통적 성 별역할분업관(성별특질론), 출가외인 등의 사회통념에 얽매어 있음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또 한 이해하기 힘든 문장, 읽기 힘든 긴 판결문과 때로는 무성의하고 법관들의 비전문성을 느끼 게 하는 지나치게 짧은 판결문, 권위주의적 사법 담당자들의 태도 등으로 거리감과 불신감마 저 가지게 하였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에도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러나 한편, 법원과 헌법재판소가 판례와 결정례를 통해 여성인권에 관련한 법리를 선도적 으로 제시하여 입법과 행정을 진보시키고 입법의 공백이나 미흡을 보충해준 사례들이 늘어나

11 여성 차별과 사법 / 김엘림 11 고 사법기관에 여성들의 진출이 획기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여성법관들과 여성검사들은 법원 과 검찰 내에 여성의 인권과 젠더문제를 논의하는 모임을 만들었고 여성주의 법학(젠더법학) 을 정립하기 위해 출범한 한국젠더법학회의 활동에도 적극 참가하고 있다. 김영란 전대법관은 법정과 젠더- 재판에서 젠더는 극복되었는가 라는 강연을 통해 재판을 하면서 여성법관으로 서 젠더문제에 깊은 관심과 고민을 하였음을 보여주었다. 전수안 전대법관은 퇴임사에서 전 체 법관의 비율과 상관없이 양성평등하게 성비( 性 比 )의 균형을 갖추어야 하는 이유는, 대법원 은 대한민국 사법부의 상징이자 심장이기 때문입니다. 헌법기관은 그 구성만으로도 벌써 헌법 적 가치와 원칙이 구현되어야 합니다. 라고 하여 울림을 크게 주었다. 이러한 근래 사법의 변 화는 여성인권에 관한 법원과 법관의 진보적 변화를 느끼게 하고 희망을 가지게 한다. 2. 논의의 범위 여성인권과 사법에 관한 이상과 같은 관점을 가지고 이 발제는 법원의 판결문과 헌법재판소 의 결정문에서 남녀(양성)평등이나 성차별, 여성차별을 명시한 것(여성차별관련 판례 160 건, 결정례 22건)을 수집하여 그 특성과 경향 및 여성인권에 미친 영향을 논의한다. 아울러 향후 여성인권과사법기관의 발전을 위해 해야 할 일도 모색하고자 한다. Ⅱ. 법원의 여성차별 관련 판례 1. 여성차별 관련 판례(1946년~2014년 9월 현재)의 특성과 경향 수집판례 총수 160건 시대별 판례수 2000년대 : 95건(59.4%) 1990년대: 27건(16.9%) 2010년 이후: 20건 1940년대~1950년대: 9건 1980년대: 7건 1960년대~1970년대: 2건 분야별 판례수 고용분야: 109건(68.1%) 가족분야: 36건(22.5%) 형사분야: 10건 사회참여(참정권)분야 : 5건 법원별 판례수 지방법원: 67건(41.9%) 고등법원: 41건(25.6%) 대법원: 33건(20.6%), 행정법원: 12건 형사법원: 6건 가정법원 1건 성차별인정 판례 83건(52.0%) (여성차별인정 82건(51.3%), 님성차별인정 : 1건) 차별의 주요 판 단기준 합리적 이유의 유무, 증거 유무, 여성만에 대한 차등여부,

12 12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2. 여성차별 관련 주요 판례 가. 1940년대~1950년대의 판례(일본민법의 적용시대) (1) 재산상속의 남녀차등에 관한 판례 사건번호 사안 판결 판결요지 평가 대법원 선고 민상 제32호 어머니의 재산에 대한 딸의 상속권 보유 여부 상고기각(딸은 재산상속권이 없다는 아들의 주장 배척) 종래의 관습상 모( 母 )의 유산을 남자만 상속하고 여자는 전혀 상속치 못한다는 것 은 현재 우리나라의 실정에 적합지 아니하므로 남녀를 불문하고 동일가적 내에 있 는 직계비속이 평등의 비율로 상속하고 출가녀는 상속권이 없는 것이 우리나라의 관습이다. 그러나 상속 당시 동일가적내에 있던 딸의 상속권은 출가하더라도 유 지된다. 동일가적내 딸의 재산상속권을 인정. 출가녀의 재산상속권은 불인정한 한계, 민법 의 제정시( ) 딸에 대한 재산상속의 차등분배 규정 마련의 계기 (2) 법률행위능력의 부부차등에 관한 판례 사건번호 사안 판결 판결요지 평가 대법원 선고 민상 제88호 처는 남편의 허가를 얻어 소송 등의 법률행위를 하도록 한 일본민법의 적용 여부 상고 기각(일본민법의 적용 거부) 일본민법은 부부간의 화합을 위한 이유도 없지 않으나 주로 남편에게 우월적 지배 권을 부여한 취지가 있다. 일본으로부터 해방되어 민주주의에 기초하여 국가를 건설 할 우리나라는 여성에 대하여 남성과 동등한 공권과 사권을 부여해야 하므로 남녀 차별을 현저히 한 일본민법은 적용하지 않는다. 남녀평등 이란 용어를 사용, 성차별이 민주주의 이념에 반한다고 판시한 최초의 판례, 여성(부부)차별여부에 관한 최초의 법학논쟁 발생, 제정민법에 부부별산제 도입 계기 (3) 친권행사의 부부차등에 관한 판례 사건번호 사안 판결 대법원 선고 민상 제50호 친족회의 동의가 없는 모( 母 )의 친권행사를 무효화한 원심판결이 제헌헌법의 남녀평 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상고 기각(일본민법의 적용 정당화)

13 여성 차별과 사법 / 김엘림 13 판결요지 평가 헌법 제8조가 남녀평등의 원칙을 선언한 것은 남녀에 따라 인간으로서의 근본 적, 인격적 대우를 달리할 수 없음은 물론이나 그 평등이 무엇에나 절대 무차별 적 평등을 의미하거나 배분적 공평을 무시한 것이 아니다. 친권을 동등으로 할 것이냐, 부와 모에 따라 어느 정도의 차등을 둘 수 있느냐 는 각기 사회의 생활상태와 남녀의 교육관계, 기타를 표준으로 하여 정하여야 할 것이며 차등을 둘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에는 부와 모의 친권의 내용에 다소 차 등을 두어도 헌법위반은 아니다. 헌법의 남녀평등원칙의 의미 해석. 처의 법률행위능력 제한에 관한 1947년의 대법 원 판결을 무효화. 혼인은 남녀동권을 기본으로 한다는 제헌헌법을 비적용. 제정가 족법에 친권행사의 부모차등 규정 마련의 계기 (4) 유부녀의 간통죄 처벌에 관한 판례 사건번호 사안 판결 판결요지 평가 대법원 선고 4287형비1 판결[간통] 여성배우자만의 간통죄 처벌규정((구) 형법)의 위헌 여부 헌법의 남녀평등규정(제8조제1항)에 위반된다는 원심(대구지법 판결)을 파기 남녀평등이라 함은 국민의 기본권리를 말하는 것이요 성별 기타 신분에 따라 상이 한 법률관계가 있을 것은 물론인바 혈통주의를 존중하는 관념에서 규정된 간통에 관한 구 형법법조가 곧 헌법 제8조 제1항에 저촉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없다 제정형법( )은 남녀쌍벌죄로 규정 나. 1960년~1970년대 사건번호 사안 판결 판결요지 평가 대법원 선고 67도1 강간죄의 객체를 부녀로 한 형법의 위헌여부 상고기각(합헌) 형법 제297조 강간죄에 있어서 그 객체를 부녀로 한 것은 남녀의 생리적, 육체적 차이에 의하여 강간이 남성에 의하여 감행됨을 보통으로 하는 실정에 비추어 사회 적, 도덕적 견지에서 피해자인 부녀를 보호하라는 것이고, 이로 인하여 일반사회 관 념상 합리적인 근거 없는 특권을 부녀에게만 부여하고 남성에게 불이익을 주었다고 는 할 수 없다. 강간을 남성의 성기삽입행위로 보는 관점. 강간으로 인한 여성의 피해가 큰 점을 중 시. 형법개정( )으로 강간죄의 객체가 사람 으로 변경

14 14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다. 1980년대 (1) 여성전화교환원의 12세 정년차등에 관한 판례 가) 대법원의 판결 사건번호 사안 판결 판결요지 평가 대법원 선고 85다카657 교환원의 정년을 다른 직종보다 12세 낮은 43세로 정한 것이 남녀평등원칙에 위배 되는 지 여부 남녀평등원칙 위반을 부인한 원심의 파기환송 근로기준법 제5조에서 말하는 남녀간의 차별적인 대우란 합리적인 이유없이 남성 또는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부당하게 차별대우하는 것을 의미한다. 원심은 근로자의 대부분이 여성인 교환직렬직종의 남성취업실태를 고려하여 여성 전용직종인지의 여부를 검토하고 근로내용과 근로자가 갖추어야 할 능력, 인력수 급사정 등의 제반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정년을 다른 직종에 비하여 낮게 정하게 된 이유를 구체적으로 심리판단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최초의 고용상의 성차별 소송제기( )에 대한 약 6년만의 원고승소취지의 판 결, 여성정년차별금지를 명시한 남녀고용평등법( 제정)을 비언급 나) 고등법원의 판결 사건번호 사안 판결 판결요지 평가 서울고등법원 선고 89나2136 교환원의 43세 정년의 남녀평등원칙에 위배되는 지 여부 원고 승소 확정 교환직렬직종은 남녀근로실태를 보아 사실상 여성전용직종이며, 나이에 따른 노화현 상으로 오는 정신적 육체적 노동의 수행능력의 감퇴에서 남녀간의 차이는 없고, 43 세로 정년을 정할 합리적 이유가 없다. 남녀정년차등에 관한 법리 제시, 정년차별관행의 해소에 기여 (2) 여성결혼퇴직제에 관한 판례 사건번호 사안 판결 판결요지 서울민사지방법원 선고 84가합4162 미혼여성근로자의 교통사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손해배상액 산정에서 여성결혼퇴직제 적용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가 평균 26세인 결혼 적령에 달한 즈음에 결혼하여 퇴직 하고 가정부인이 되어 가사노동에 전념한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 그러므로 원고의

15 여성 차별과 사법 / 김엘림 15 평가 회사원으로서의 일실이익은 25세가 끝날 때까지만 인정하고 그 이후는 주부가 되므 로 일반도시일용노동에 종사하는 성인여자의 임금(1일 4천원)을 기초로 산정할 수밖 에 없다. 여성노동단체들의 판례 비판과 25세 여성조기정년 철폐 투쟁 및 남녀고용평등법 제 정요구를 촉발, 제2심(1986년)과 제3심(1987년)은 55세 정년퇴직 인정, 남녀고용평등 법의 제정시에 여성근로자의 혼인, 임신 또는 출산을 퇴직사유로 예정하는 근로계약 의 체결금지조항 마련 라. 1990년대 (1) 가족 관련( 여성의 중중원 자격에 관한 판례) 사건번호 사안 판결 판결요지 평가 대법원 선고 92다30153 여성후손을 종중원으로 인정하지 않는 관행의 남녀평등원칙 위반 여부 여성을 종중원으로 한 종중의 결의를 인정한 원심의 파기 종중은 공동선조의 분묘수호, 제사, 종원 상호간의 친목을 목적으로 하여 공동선조의 후손 중 성년 이상의 남자를 종원으로 하여 구성되는 종족의 자연적 집단으로서 혈 족 아닌 자나 여자는 종중의 구성원이 될 수 없다 헌법의 남녀평등원칙을 관습상의 단체인 종중에 대해 비적용 (2) 고용 관련 가) 모집 채용에서의 여성차별에 관한 판례 사건번호 사안 판결 판결요지 평가 서울형사지방법원 선고(약식명령) 남성으로 지원자격을 제한한 사원모집광고의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여부 광고주(사업주)들에게 형벌부과 사업주가 채용하고자 한 직종이 영업직, 사무직, 생산직 등으로서 일반적으로 여성에 게 부적합한 직종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여성 배제에 합리성이 없다. 구직자가 성차별 문제 제기한 최초의 사건, 사업주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으로 처벌 받은 최초의 사건 사건번호 사안 판결 판결요지 평가 서울형사지방법원 선고(약식명령) 키와 몸무게 등의 용모를 여성채용기준으로 제시한 44개 기업의 남녀고용평등법 위 반여부 약식기소된 8개 기업에 대한 벌금형의 약식명령 여성의 채용기준을 용모로 한 것은 합리성이 없는 여성차별이다. 남녀고용평등법의 개정( )시에 여성용모채용기준의 금지규정 신설

16 16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나) 남녀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에 관한 판례 사건번호 사안 판결 판결요지 평가 서울민사지방법원 서부지원 선고 90가단7848 대학의 여성일용직 청소원의 노동이 남성방호원(정규직)의 노동과 동일가치 노동인지 여부 여성원고의 패소 일용직 청소원인 원고의 노동과 정식직원인 남자방호원의 노동은 그 담당하는 업무 의 성질, 내용, 책임의 정도, 작업조건 등에 비추어 남녀고용평등법 제6조의2 제1 항 소정의 동일가치노동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다. 동일가치노동의 법정 기준인 기술, 노력, 책임 및 작업조건 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제시, 남녀고용평등업무처리규정(1992년 제정)에 반영, 여성임금차별에 관한 소송제기 위축 다) 직장 내 성희롱을 성차별로 인정한 판례 사건번호 사안 판결 판결요지 평가 서울민사지방법원 선고 93가합77840 교수의 조교에 대한 성적 언동이 불법행위에 해당되는 지 여부 원고 승소(교수의 성차별행위와 손해배상책임 인정) 원고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행복추구권, 성적 자유 및 인간의 존엄성이 보장되 는 근로조건에서 근로할 권리를 침해하고 또한 원고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또 위 피 고의 성적 접근 기타 성적인 성격을 갖는 언동에 대하여 복종하지 아니하였다는 이 유로 부당하게 근로조건을 달리하거나 불이익한 조치를 하고 원고의 근무환경을 신 체적, 심리적으로 불편하고 열악하게 조성하고 근로능률이나 의욕을 저하시켜 고용 과 근로에 있어서 성차별을 한 위법한 행위이다. 최초의 성희롱 소송에 대한 판례, 성희롱을 성차별을 인정한 최초의 판례, 학교와 국가의 사용자 책임은 불인정) 사건번호 사안 판결 판결요지 서울고등법원 선고 94나15358 교수의 조교에 대한 성적 언동이 불법행위에 해당되는 지 여부 원고 패소 '성적 괴롭힘'은 성적 자주결정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근로자로서 성적인 차별을 당함이 없는 근로환경하에서 성적 불쾌감을 받지 않고 일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 하는 것이다. 성적 괴롭힘은 고용관계에서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성적 성질의 행위로서 노골적 이고 성적인 의도가 분명히 간취될 수 있어야 하고 행위의 태양은 중대하고 철저 한 것이어야 하며, 고용조건이나 근로환경에 관하여 성을 이유로 한 차별적 취급

17 여성 차별과 사법 / 김엘림 17 평가 이 있어야 한다. 성적 언동의 위법성은 남녀간의 관계를 투쟁적, 대립적 관계로 평가하는 여성주의 적 관점만을 표준으로 삼을 수는 없고, 사회를 함께 살아가는 남녀의 관계를 공동 적, 화합적 관계로 이해하는, 건전한 품위와 예의를 지닌 일반 평균인의 입장에서 이를 판단해야 한다. 환경형의 성적 괴롭힘에 있어서는 그 자체가 피해자의 업무수행에 부당히 간섭하 고, 적대적, 굴욕적 근로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실제상 피해자가 업무능력을 저해당 하였다거나 정신적 안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점을 주장 입증하여야 한다. 이 사건에서 원고의 사실관계 진술은 증거가 불충분하고 교수의 행동은 경미하고 호의적인 것이어서 불법행위인 성적 괴롭힘에 해당되지 않는다. 성적 괴롭힘의 성차별과 인격권 침해의 문제를 인정, 여성주의와 성희롱의 법리에 관한 왜곡된 시각 노출, 여성발전기본법의 제정( )시에 직장 내 성희롱의 방지규정 마련의 계기 라) 여성전화교환원의 43세 정년에 관한 판례 사건번호 사안 판결 판결요지 평가 대법원 선고 94누13589 교환원의 정년을 다른 직종 보다 5세 낮은 53세로 정한 조치의 남녀평등원칙 위반 여부 남녀평등원칙 위반을 인정한 원심 파기 원고의 교환직렬의 정년을 다른 직렬의 경우와 같이 58세로 연장하면 교환직렬은 더욱 고령화되고 신규인력의 유입이 어려워짐에 따라 연공서열제를 채택한 원고의 고용비용은 증가되고 상대적으로 생산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바, 사정이 그러하다면 원고의 교환직렬에서의 인력의 잉여 정도, 연령별 인원구성, 정년 차이의 정도, 차등정년을 실시함에 있어서 노사간의 협의를 거친 점, 신규채용 을 하지 못한 기간, 현재의 정년에 대한 교환직렬직원들의 의견 등에 비추어 보아 원고가 교환직렬에 대하여 다른 일반직직원과 비교하여 5년간의 정년차등을 둔 것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동일한 원고와 성격의 사안에 대하여 1988년 대법원 판결과 상반된 판결. 정년차등 의 합리성 여부의 판단기준을 사용자측의 경제적 부담과 노사협의, 설문조사결과 등 에 기초

18 18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마. 2000년대 (1) 가족 관련 가) 여성의 종중원 자격에 관한 판례 사건번호 사안 판결 판결요지 평가 대법원 선고 2002다1178 여성성년후손에게 종중원 자격을 인정하지 않은 종중의 남녀평등원칙 위반여부 원심의 파기 여성은 종중의 구성원이 될 수 없다는 종래의 관습은, 공동선조의 분묘수호와 봉제 사 등 종중의 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출생에서 비롯되는 성별만에 의하여 생래적으로 부여하거나 원천적으로 박탈하는 것으로서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보장하도록 변화된 우리의 전체 법질서에 부합하지 아니하여 정당성과 합리성이 없다. 가족법의 개정( )으로 호주제 폐지를 반영하여 1992년의 대법원 판결을 변경 나) 출가녀( 出 嫁 女 )의 종중재산 분배에 관한 판례 사건번호 사안 판결 판결요지 평가 대법원 선고 2007다74775 출가녀에 대한 남성세대주보다 적은 종중재산 분배의 남녀평등원칙 위반여부 상고 기각 공동선조와 성과 본을 같이 하는 후손들로 구성되는 종중의 성격 및 종중의 자율성 을 비추어 출가녀에게 적게 배분한 것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 여자 종원의 자녀들로 서 공동선조와 성과 본이 다른 자녀들에게는 종중재산이 분배되지 않아 자녀를 둔 남녀 종원 사이에 분배금액에서 차등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두고 종원의 성별 에 따라 차별을 두고 재산분배를 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 종중재산의 종중외의 유출에 대한 제재와 출가외인의 관념에 기초 (2) 고용 관련 가) 여성결혼퇴직제에 관한 판례 사건번호 사안 판결 판결요지 평가 대법원 선고 2000두7797 여성결혼퇴직각서의 이행강요와 증거 인정여부 상고기각 결혼과 동시에 사직하겠다는 내용의 여직원계약서와 그러한 관행이 있음을 믿을만한 증거가 없다. 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 서울행정법원은 여성근로자들의 진술과 기혼여직원들이 없는 사업장 상황을 고려하여 여성결혼퇴직제의 관행 인정

19 여성 차별과 사법 / 김엘림 19 나) 부부사원 중 1인 의 명예퇴직의 기준에 관한 판례 사건번호 사안 판결 판결요지 평가 대법원 선고 2002다35379 부부사원 중 1인 의 명예퇴직기준에 따라 여성집단퇴직 결과를 초래한 조치가여성차 별에 해당되는지 여부 상고 기각 순환명령휴직대상자를 선정하거나 정리해고를 실시할 경우 사회 경제적 관점에서보 아 경제적 충격이 상대적으로 덜한 부부직원의 일방을 그 대상자로 정하고 어느 편 이 퇴직할 것인가는 당해 부부가 자율적으로 판단하도록 한 것은 비록 결과적으로 여성들이 많이 퇴직하였더라도 비합리적인 조치라고 볼 수 없다. 명예퇴직수당을 받 은 원고들이 피고의 기망, 협박, 강요로 인하여 어쩔 수 없이 사직원을 제출하였다고 도 볼 수 없다. 유사한 사건에서 서울고등법원( 선고)과 대법원( 선고)은 여성 원고들이 사직서 제출의 대가로 특별한 이득이 없는데도 사직서를 제출한 것은 피고 의 강요와 배우자에 대한 불이익 등을 우려한 비진의 의사표시임을 인정 다) 남녀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지급원칙에 관한 판례 사건번호 사안 판결 판결요지 평가 대법원 선고 2002도3883 성별 임금책정과 직무분리에 따른 남녀임금차등의 위법여부 사업주의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파기환송 '동일가치의 노동'이라 함은 당해 사업장 내의 서로 비교되는 남녀 간의 노동이 동 일하거나 실질적으로 거의 같은 성질의 노동 또는 그 직무가 다소 다르더라도 객 관적인 직무평가 등에 의하여 본질적으로 동일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노동에 해당하는 것을 말하고, 동일가치의 노동인지 여부는 직무 수행에서 요구되는 기술, 노력, 책임 및 작업조건을 비롯하여 근로자의 학력 경력 근속연수 등의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남녀근로자가 하는 작업이 작업의 성격이나 기계 작동의 유무의 면에서 다소의 차 이가 있고, 작업공정에 따라서는 남자근로자가 무거운 물건을 운반하고 취급하는 등 여자근로자에 비하여 더 많은 체력을 소모하는 노동에 종사한 것이 사실이지 만, 그렇다고 하여 남자근로자의 작업이 일반적인 생산직 근로자에 비하여 특별히 고도의 노동 강도를 요하는 것이었다든가 신규채용되는 남자근로자에게 기계 작동 을 위한 특별한 기술이나 경험이 요구되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므로, 원심 인 정과 같은 정도의 차이만으로 남녀 간 임금의 차별 지급을 정당화할 정도로 '기술' 과 '노력'상의 차이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규정을 적용하여남녀임금차별을 인정한 최초의 판례. 동일가 치노동의 정의와 판단기준 및 적용례 제시

20 20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사건번호 사안 판결 판결요지 평가 대법원 선고 2010다 남성정규직과 여성비정규직의 노동의 동일가치노동 여부와 임금차등의 위법여부 상고 기각 사업주가 동일한 사업 내에서 근무하는 남녀근로자가 제공하는 노동이 동일한 가치임에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여성근로자에 대하여 남성근로자보다 적은 임금 을 지급할 경우 이는 구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를 위반하는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하고, 사업주는 임금차별을 받은 여성근로자에게 그러한 차별이 없었더라면 받았을 적정한 임금과 실제 받은 임금의 차액 상당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원고(여성비정규직)과 비교대상으로 삼은 남성근로자(정규직)의 직무는 동일한 가 치의 노동에 해당하는 것으로 평가하기 어렵고, 임금 격차도 불합리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 주문과 인용판결이 다른 판결내용.동일가치노동 여부의 판단 기준이 불명확 사건번호 사안 판결 판결요지 평가 대법원 다23821 임금 기능직은 남성, 생산직은 여성으로 채용하고 5개 공정 중 여성은 3개 공정에 배치한 후 직무가 다르다는 이유로 임금, 승급, 승진에서 여성을 상당히 불리하게 대우한 조치의 위법 여부 상고 기각 비교 대상 근로자를 원고들과 같은 공정 뿐 아니라 모든 공정에 근무하는 기능직 남성근로자를 포함시켜 판단하고, 기능직과 생산직의 직무는 기술, 노력, 책임 및 작업조건의 측면에서 동일한 가치라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성별로 분리된 채용과 임금체계를 전통적 성별역할분업관에 기초한 성차별로 결정( )남녀임금차별의 원인과 비교대상 설정에 관한 심층검토없이 비논리적이고 무성의한 판결문 제시 라) 여성승진차별에 관한 판례 사건번호 사안 판결 판결요지 평가 대법원 선고 2006두3476 같은 자격임에도 남성은 5직급, 여성은 6직급으로 채용한 후 직제개편을 하여 6직급 이상 행정직 여성들을 10년간 승진이 제한되는 상용직으로 전환하고 직급정년제를 적용한 조치의 위법여부 상고 기각 행정직 6직급이 모두 여성근로자들로만 구성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직제개편조치가 합리적 이유 없이 당해 여성근로자들에게만 불리하게 승진을 제한하 는 차별적 대우를 한 것이며 직제개편으로 인한 승진에 있어서의 불합리성을 시정하 지 아니한 채 참가인의 직급정년제규정을 일률적으로 적용한 것은 현저하게 합리성 을 잃은 조치로서 부당하다고 판단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채용, 승진, 퇴직의 중첩적 여성차별사건에 대해 승진과 퇴직에서의 차별인정

21 여성 차별과 사법 / 김엘림 21 다. 여성의 사회참여(참정권)에 관한 판례 사건번호 사안 판결 판결요지 평가 서울중앙지방법원 선고 2005가82852 여성회원은 총회원이 될 수 없다는 시민단체(서울YMCA)의 정관이 헌법의 남녀평등 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원고의 손해배상청구 기각 헌법 제11조는 사법( 私 法 )과 단체법의 원리가 지배하고 있는 사인 간의 단체의 내부관계에는 직접 적용될 수 없다. 피고가 여성회원들에 대하여 합리적인 근거나 타당성도 없이 총회원으로 인정하 지 않아 여성회원들이 단체의 구성원이 가지는 공익권 중 가장 중요한 총회의결 권 등을 행사할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 내부에서 자치적이고 자율적으 로 해결해야 하는 비법인사단의 내부문제에 불과하다. 원고 여성회원들이 일반 민사법의 질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경제생활이나 사 회생활상의 권리나 법적으로 보호받을 이익을 침해당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 헌법의 기본권 조항의 효력을 공적 영역에 한정, 여성의 인권 이해부족 사건번호 사안 판결 판결요지 평가 대법원 선고 2009다19864 여성회원은 총회원이 될 수 없다는 시민단체의 정관이 헌법의 남녀평등원칙에 위반 되는지 여부 원고의 손해배상청구를 인정한 원심에 대한 상고 기각 헌법 제11조는 평등의 원칙을 선언함과 동시에 모든 국민에게 평등권을 보장하 고 있다. 사적 단체를 포함하여 사회공동체 내에서 개인이 성별에 따른 불합리한 차별을 받지 아니하고 자신의 희망과 소양에 따라 다양한 사회적 경제적 활동을 영위하는 것은 그 인격권 실현의 본질적 부분에 해당한다. 여성회원에게 지속적인 요구에도 불구하고 원천적으로 총회원자격심사에서 배제하 여 온 것은, 우리 사회의 건전한 상식과 법감정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나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것으로서 여성회원들의 인격적 법익을 침해하여 불 법행위를 구성한다. 사적 영역에 대한 헌법의 평등권조항의 적용

22 22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Ⅲ. 헌법재판소의 여성차별 관련 결정례 1. 여성차별 관련 결정례[1989년 9월~2014년 현재]의 특성과 경향 수집 결정례 총수 24건(90년대: 2건, 2000년대: 22건) 최초의 결정례 사안(11건) 결정 동성동본금혼제에 관한 결정례( 선고 95헌가내지13(병합)) 남성의 병역의무제 7건, 혼인빙자간음죄 5건, 자녀의 성( 姓 ) 4건, 그 외 8개 사 안별 각 1건씩(동성동본금혼제, 제대군인가산제, 호주제, 유족연금, 국적, 양성평 등채용목표제, 남성단기군인의 육아휴직신청권,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의 설 치인가) 각하 10건, 기각(합헌) 8건, 위헌 2건, 헌법불합치 2건, 각하 헌법불합치 2건 성차별인정건수 14건(남성차별불인정 8건, 여성차별인정 5건, 남성차별인정 1건) 2. 여성차별 관련 주요 결정례 가. 1990년대 (1) 동성동본금혼제에 관한 결정례 사건번호 사안 결정 결정요지 평가 선고 95헌가내지13(병합) 동성동본금혼제 1) 의 혼인의 자유와 평등권 침해여부 헌법불합치 결정 2) (여성차별 인정) 자유와 평등을 근본이념으로 하고 남녀평등의 관념이 정착되었으며 경제적으로 고도로 발달한 산업사회인 현대의 자유민주주의사회에서 사회적 타당성 내지 합 리성을 상실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을 규정한 헌법의 이념과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에 기초한 혼인과 가족생활의 성립 유지라는 헌법규정에 정면으로 배치, 남계혈족에만 한정한 성별에 의한 차별 국회는 까지 새로이 혼인제도를 결정한다. 여성차별규정에 관한 최초의 결정례, 가족법 개정의 이정표 제시 1) (구) 민법 제809조제1항(성과 본이 같은 자 사이에는 혼인하지 못한다.) 2) 재판관의견 5(위헌): 2(헌법불합치): 2(합헌)

23 여성 차별과 사법 / 김엘림 23 (2) 제대군인가산제에 관한 결정례 사건번호 사안 결정 결정요지 평가 선고 98헌마363 제대군인가산제 3) 의 평등권과 공무담임권 침해여부 위헌(여성차별 인정) 평등위반 여부를 심사함에 있어서 헌법에서 특별히 평등을 요구하고 있는 경우와 차별적 취급으로 인하여 관련 기본권에 대한 중대한 제한을 초래하는 경우는 엄 격한 심사척도를 적용 가산점제도는 입법목적은 정당하나, 우리 법체계내에 확고히 정립된 기본질서인 여성과 장애인에 대한 차별금지와 보호 에 저촉되므로 정책수단으로서의 적합성 과 합리성을 상실, 여성과 장애인을 6급이하의 공무원 채용에 있어서 실질적으 로 거의 배제하는 것과 같은 결과 초래, 차별취급의 비례성 상실 능력주의에 무관한 성별 등의 불합리한 기준으로 여성과 장애인 등의 공직취임권 을 지나치게 제약 성차별과 평등권 침해 여부에 관한 새로운 판단기준 제시, 여성의 공무원 진출기회 의 획기적 확대에 기여 나. 2000년대 (1) 가족 관련 가) 호주제에 관한 결정례 사건번호 사안 선고 2001헌가9 내지 15,2004헌가5(병합) 민법 제778조(호주제)와 제826조제3항(처의 부가( 夫 家 )입적)의 위헌여부 결정 헌법불합치 4) 헌법 은 제정 당시부터 특별히 혼인에서의 남녀동권( 男 女 同 權 )을 혼인질서의 기 초로 선언함으로써 우리 사회 전래의 가부장적인 봉건적 혼인질서를 더 이상 용 인하지 않겠다는 헌법적 결단을 표현하였으며, 현행 헌법 에 이르러 양성평등과 개인의 존엄은 혼인과 가족제도에 관한 최고의 가치규범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 결정요지 다. 호주제와 처의 부가( 夫 家 )입적제는 성역할에 관한 고정관념에 기초한 차별적 제도 로서 전래의 가족제도라 할지라도 헌법의 이념과 변화된 가족구조에 맞지 아니하 므로 이를 존치할 헌법적 정당성이 없다. 평가 가부장적 가족제도의 근간 와해, 가족법 개정( )에 기여 3) (구) 제대군인지원에관한법률 제8조제1항(제대군인이 공무원채용시험 등에 응시한 때에 과목별 득점에 과목 별 만점의 5% 또는 3%를 가산하도록 한 규정) 4) 재판관 의견 6(위헌) : 3(합헌)

24 24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나) 자녀의 성( 性 )에 관한 결정례 사건번호 사안 선고 2003헌가5 6(병합) 민법 제781조제1항(자녀의 부성( 父 姓 )계승주의)의 전면적용의 위헌여부 결정 헌법불합치 5) 결정요지 평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성은 부성주의의 원칙을 규정한 것 자체에 있는 것이 아 니라 부성의 사용을 강제하는 것이 부당한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에 대해서까지 부성주의의 예외를 규정하지 않은 데 있다. 6) 법적 공백과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개정법률이 시행되기 전까지 잠정적인 적용을 명한다. 가족법 개정( )에 어머니의 성을 사용할 수 있는 경우를 확대하고 성의 변 경을 허용하는 제도 도입의 계기 다) 유족연금 수급자격의 부부차등에 관한 결정례 7) 사건번호 사안 선고 2006헌가1 국민연금법의 유족연금 수급자격의 부부차등규정 8) 의 평등권 침해 여부 결정 합헌 9) 결정요지 평가 이 사건 법률조항은 여성이 주로 가사에만 종사하던 시기에 배우자가 사망하였을 때 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움에 따라 스스로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때까지 또는 취업이 불가능한 기간 동안 유족연금을 지급하여 자립을 돕기 위한 것 으로서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가계를 책임지는 자는 통상 남성가장이라는 입법자의 판단 에 따라 입법목적의 달성을 촉진하고 있다고 할 것이므로 정책수단으로서의 적합 성을 가진다. 취업시장의 현황, 임금구조, 전체적인 사회보장수준, 우리 가족관계의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유족연금 제공을 결정한 것으로서 남성배우자에 대한 실질 적 차별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거나 입법목적의 비중과 차별대우의 정도가 균형을 상실하였다고 볼 수 없다. 남성은 생계부양자, 여성은 가사노동담당자 피부양자 라는 고정관념에 기초, 결정 당시 이미 법개정( )으로 1순위자가 배우자로 개정, 산재법의 유족연금도 개 정( ), 5) 재판관 의견 7(헌법불합치): 2(합헌) 6) 헌법불합치의견을 제시한 재판관 5명의 의견. 재판관 2명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부성주의를 규 정하고 있는 것이 헌법 제36조제1항에 위반되므로 위헌을 선고하여야 하지만 법적 공백과 혼란의 방지를 위해 헌법불 합치를 선고하고 잠정적용을 명하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7) 위헌법률심판제청 : 서울행정법원 선고 2005아1596 8) (구) 국민연금법 (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63조 (유족의 범위 등) 1 유족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유족은 가입자 또는 가입자이었던 자의 사망 당시 그에 의하여 생계를 유지하고 있던 다음의 자로 한 다. 이 경우 가입자 또는 가입자이었던 자에 의하여 생계를 유지하고 있던 자에 관한 인정기준은 대통령령으로

25 여성 차별과 사법 / 김엘림 25 라) 자녀양육권에 관한 결정례 사건번호 사안 선고 2005헌마1156 육아휴직신청권을 남성 단기복무장교에게 허용하지 않고 여성직업군인에게는 허용한 (구)군인사법의 평등권과 양육권 침해 여부 결정 기각 10) 결정요지 평가 자녀에 대한 부모의 양육권은 모든 인간이 누리는 불가침의 인권으로서 혼인과 가족생활을 보장하는 헌법 제36조제1항,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는 헌법 제10조 및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이유로 경시되지 아니한다. 고 규정한 헌법 제37조제1항에서 나오는 중요한 기본권이다. 양육권은 공권력으로 부터 자녀의 양육을 방해받지 않을 권리라는 점에서는 자유권적 기본권으로서의 성격을, 자녀의 양육에 관하여 국가의 지원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라는 점에서는 사회권적 기본권으로서의 성격을 아울러 가진다. 현행 육아휴직제도는 모성보호 및 근로여성의 직업능력개발이라는 당초의 취지에 서 한발 더 나아가 자녀양육의 지원을 통한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장려 및 직장과 가정의 양립, 출산장려와 아동복지 제고, 남성의 가족책임 분담과 이를 통한 실질 적인 가족 내 양성평등의 달성이라는 사회적 기능을 수행한다. 그러나 개인에게 국가에 대하여 육아휴직제도의 전면적 시행과 같은 적극적 급부를 요구할 수 있 는 청구권을 부여하고 있다거나 국가에게 그에 관한 입법의무를 지우고 있는 것 은 아니다. 양육권의 법리와 육아휴직제도의 사회적 기능 제시, 육아휴직신청권의 소극적 인정 (2) 남성의 혼인빙자간음죄 처벌에 관한 결정례 가) 2002년의 합헌 결정례 사건번호 선고 99헌바40, 2002헌바50(병합) 사안 형법 제304조 중 혼인을 빙자하여 음행의 상습없는 부녀를 기망하여 간음한 자 부분이 남성의 성적자기결정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 결정 기각 11) 혼인을 빙자한 간음행위는 피해 여성의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이 되어 기본 결정요지 권행사의 내재적 한계를 명백히 벗어난 것으로서, 사회의 질서유지를 위하여 그 제 한이 불가피하다.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말미암아 청구인들의 행복추구권이나 사생 활의 비밀과 자유가 침해되었다고 할 수 없다. 평가 혼인빙자간음행위를 성적 자기결정권의 보호대상에서 제외, 음행의 상습없는 부녀 를 객체로 한 문제는 간과 정한다. 1. 배우자. 다만, 부의 경우에는 60세 이상이거나 장애등급 2급 이상에 해당하는 자에 한한다. 9) 재판관 의견 5(합헌): 4(위헌) 10) 재판관 의견 7(합헌): 2(위헌)

26 26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나) 2009년의 위헌 결정례 사건번호 선고 2008헌바58, 2009헌바191(병합) 형법 제304조 중 혼인을 빙자하여 음행의 상습없는 부녀를 기망하여 간음한 자 사안 부분이 남성의 성적자기결정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 결정 위헌 12) 남성이 여성에 대하여 사회적 해악을 수반하지 않는 방법으로 유혹하여 성행위를 하는 것은 남성의 내밀한 성적 자기결정권의 영역에 속하며 국가는 간섭과 규제 를 최대한으로 자제해야 한다. 혼인빙자간음죄는 혼전 성관계를 요구하는 상대방 남성과 성관계를 한 후 자기 결정의 착오를 한 음행의 상습 있는 부녀 를 보호하기 위해 남성을 처벌함으로써 결정요지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부인하고 여성에 대한 고전적 정조관념에 기초한 가부 장적 도덕주의적 성이데올로기를 강요하는 것이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절성 및 피해최소성을 갖추지 못하 였고 법익의 균형성도 이루지 못하였으므로, 헌법 제37조제2항의 과잉금지원칙 을 위반하여 남성의 성적 자기결정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과잉제한하는 것으로 헌법 에 위반된다. 피해여성의 입장이 아닌 혼인을 빙자하여 간음한 남성의 권리보호에 치중, 혼인빙 평가 자간음행위를 약간의 과장이 수반된 애정행위와 사생활의 일로 간주 형법 시행 후 혼인빙자간음죄로 처벌받았던 자들이 국가에 대한 보상 청구 쇄도 (3) 남성의 병역의무제에 관한 결정례 선고 2006헌마328, 선고 2010헌마46, 선고 사건번호 2011헌마825 사안 병역법 제3조제1항(남성의 병역의무) 13) 의 평등권 등의 기본권침해 여부 결정 합헌 14) 일반적으로 집단으로서 남성이 무기의 소지ㆍ작동 및 전장의 이동에 요청되는 근 력 등이 여성보다 우수하여 전투에 더욱 적합한 신체적 능력을 가지고 있고 신체 적 능력이 우수한 여성이라도 임신, 출산, 생리 등의 신체적 특성이 있어 군복무 에 지장이 있으므로 입법자가 최적의 전투력 확보를 위하여 남성만을 병역의무자 로 정한 것이 현저히 자의적인 것이라 보기 어렵다. 결정요지 남녀의 동등한 군복무를 전제로 한 시설과 관리체제를 갖추는 것은 역사적으로나 비교법적으로 전례가 없어 추산하기 어려운 경제적 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 현재 남자를 중심으로 짜여져 있는 군조직과 병영의 시설체계 하에서 여자에 대해 전면적인 병역의무를 부과할 경우, 군대 내부에서의 상명하복의 권력관계를 이용 한 성희롱 등의 범죄나 남녀간의 성적 긴장관계에서 발생하는 기강 해이가 발생 할 우려가 있다. 군대는 전투만 하는 것이 아니므로 병역의무를 남녀가 분담하는 것이 남녀평등 원칙 평가 에 합치되고, 남성병역의무제가 여성을 약자와 열등한 자로 보는 전통적 성별특질론 에 기초한다는 쟁론 점화 11) 재판관 의견 7(합헌): 2(위헌) 12) 재판관 의견 6(위헌): 3(합헌) 13) 당시 병역법 제3조제1항은 대한민국 국민인 남자는 헌법 과 이 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병역의무를 성실

27 여성 차별과 사법 / 김엘림 27 Ⅳ. 여성의 인권보장과 사법의 발전을 위한 과제 [여성의 인권보장과 사법의 발전을 위한 과제] 1. 법학교육의 개선 1) 여성주의(젠더)법학과 인권에 관한 교육 강화 2) 여성인권 관련 권리구제기관에서의 법실무 훈련 강화 2. 여성법관의 양성 : 사법기관의 성주류화 실현과 남성편향성 개선 3. 법관 등 사법기관 종사자에 대한 여성주의(젠더)법학과 성인지적 인권교육 실시 4. 여성인권침해사건에 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례와 사법기관의 판례 결정례 비교 연구 5. 사법의 시행 과정과 판례 결정례에 관한 지속적 전문적 모니터와 연구의 실시 6. 여성인권보장을 위한 법실무자와 법연구자, 인권활동가들의 소통과 협력 <참고문헌> 구미영(2010), 과거에 누적된 차별과 직급별 정년제도(대법원 두 3476 판결), 이화젠더법학 제1권 제1호, 이화여자대학교 젠더법학연구소. 김영란, 법정과 젠더 재판에서 젠더는 극복되었는가 (특별연구강연원고), 젠더법학 제3권 제1호, 한국젠더법학회(2011.1). 김엘림, 젠더법학에 관한 고찰, 젠더법학 제4권 제2호, 한국젠더법학회(2013.1)., 성차별에 관한 판례와 결정례연구, 에피스테메(한국방송통신대학교 출판부)(2013.3), 남녀평등과 법(2013년 전면개정판), KNOU PRESS(한국방송통신대학교 출판 부)(2013.7) 김 진(2006), 사내부부 중 아내직원에 대한 사직권고와 그 효력, 사법정의와 여성, 민 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여성복지위원회. 김 진 외(2009), 임금차별 판단기준, 국가인권위원회. 대법원 홈페이지의 판례검색( 히 수행하여야 한다. 여자는 지원에 의하여 현역에 한하여 복무할 수 있다. 라고 규정하였다. 그런데 2011 년 5월 24일에 제2문은 여성은 지원에 의하여 현역 및 예비역으로만 복무할 수 있다. 로 개정되었다. 14) 2010년 결정례의 재판관 의견 6(기각): 2(위헌): 1(각하), 2011년 결정례의 재판관 의견 7(기각): 1(위 헌): 1(각하), 2014년 결정례의 재판관 의견 전원일치

28 28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여성복지위원회, 사법정의와 여성(2006). 박선영 외, 여성 가족관련판례에 대한 성인지적 분석 및 입법과제(Ⅰ) 여성노동분야, 한 국여성정책연구원(2012)., 여성 가족관련판례에 대한 성인지적 분석 및 입법과제(Ⅱ) 여성노동판례집, 한국 여성정책연구원(2012). 신인령(1985), 여성차별정년문제 연구 교환원 43세 정년무효확인소송 사건 사례, 여성 노동 법, 풀빛. 양창수, 우리나라 최초의 헌법재판논의 처의 행위능력 제한에 관한 1947년 대법원판결에 대하여, 서울대학교법학 제40권 제2호, 서울대학교 법학연구소(1999). 양현아, 호주제도 헌법불합치결정에 나타난 성차별 판단의 논증 전통 과 식민지성의 관련 성 속에서, 경제와 사회 제88호, 비판사회학회(2010)., 병역법 제3조 제1항 등에 관한 헌법소원을 통해 본 남성만의 병역의무제도, 여 성연구, 한국여성정책연구원(2008). 윤후정 신인령, 법여성학 평등권과 여성,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2001). 이승욱 김엘림(2005), 여성고용에서의 차별판단기준마련, 노동부. 이용식, 판례를 통해서 본 성( 性 )에 대한 법인식의 변화: 혼인빙자간음죄 강간죄 간통 죄를 중심으로, 형사법연구 제21권 제1호, 한국형사법학회(2009). 이유정, 사법관계( 私 法 關 係 )에서 평등권의 적용에 관한 연구, 법학논집 제14권 제3호,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연구소(2010)., 고용차별관련 판례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법학연구 제10집 제3호, 인하대학교 법학연구소(2010). 여성차별정년 무효소송 후원회 편(1986), 여성차별정년소송기록집 김영희 사건 재판을 중심으로, 일월서각. 전수안, 퇴임사, 법률신문사( ) 조 국, 형사법의 성편향, 박영사(2003)., 혼인빙자간음죄 위헌론 소고, 형사법연구 제21권 제3호, 한국형사법학회(2009). 조순경, 합법을 가장한 위법의 논리: 농협의 사내부부 우선해고와 의도적 차별, 노동과 페미니즘,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2001). 한국성폭력상담소, 성폭력 법정에 서다 여성의 시각에서 본 법담론, 푸른사상(2007). 한상운 이창훈, 성별에 따른 평등권의 문제 헌법재판소 판례를 중심으로, 헌법학연구 제 14권 제1호, 한국헌법학회(2008). 헌법재판소 홈페이지( 판례검색

29 지정토론문 / 박선영 29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제4세션 제3분과 세미나 지정토론문 여성 차별과 사법 - 사법의 성 젠더편견을 중심으로 -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박 선 영 여성 차별과 사법 발표문은 사법을 담당하는 법원의 판결문과 헌법재판소의 결정문에서 남녀(양성)평등이나 성차별, 여성차별을 명시한 것을 수집 분석하여, 이런 판결이 여 성인권에 미친 영향과 향후 여성인권과 관련하여 사업의 역할 증진을 위한 과제를 제안 하고 있음. 이 중 본 토론은 사법의 성 젠더 편견 에 초점을 맞추어 사법의 성 젠더 편견 의 현 주 소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내용을 중심으로 토론을 하고자 함. - 남녀의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에 기인한 판단과 언행 - 사회의 부당한 남녀차별을 그대로 반영한 판단과 언동 - 일방의 성이 현실에서 받고 있는 불이익을 무시하거나 고려하지 않음 - 일방의 성에게 보다 무거운 부담과 책임을 부과 문제의 지점 발표자도 지적하듯이 입법 사법 행정 법학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권한과 전문성을 가 지고 법과 판례, 정책에 그들의 가치관과 경험, 입장, 이해관계를 반영함으로써 큰 영향 을 미치는데 법의 역사가 시작될 때부터 정치와 입법, 사법, 행정, 법학은 주로 남성들 이 주도하여 왔다. 그리하여 법과 판례, 정책은 남성중심적인 가치관과 경험, 이해관계 를 반영하여 만들어지고 적용 집행 되어 왔음. 사법의 영역에 한정하여 보면, 공정해야 하는 사법의 결론이 성 젠더 편견에 의해 일방

30 30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의 성에 속한 사람들에게 불이익을 미쳐왔음. - 분쟁의 최종적 해결의 장소인 사법에서 성 젠더편견에 의해 불이익을 받을 경우, 그 불이익은 회복이 불가능함. 또한 사회적으로는 성 젠더 편견이 확대 재생산된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존재함. - 여성범죄 피해자는 사건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법조인의 발언 등으로 인해 2차 피해 를 입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관행은 피해자들로 하여금 법적절차 선 택여부 와 법적절차의 유지여부 를 결정하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음. 1) 사법의 성 젠더 편견의 존재 법률 그 자체에 내재 되어 있는 경우 - 법률 그 자체에 존재하는 성 젠더 편견은 2000년 이후 헌법재판소, 국가인권위원 회, 여성가족부에 의해 많은 변화가 이루어졌음. - 또한 2012년 9월에 성별영향분석평가법 이 제정되어 법령을 제 개정하려고 하는 중앙행정기관의 장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제 개정 법령안에 대한 성별영향분석평 가서를 제출해야 함. 또한 시행 중인 법령에 대해서는 특정하여 성별영향분석평가를 할 수 있음. 이처럼 행정부 차원에서 법령의 입안 단계에서 법적용의 전 과정에 성평 등 제고를 위한 조치가 시행되고 있음 입법 영역의 성 주류화 사법작용의 과정에서 발견되는 경우 - 재판에 있어서 사실인정, 사실평가와 분석의 과정, 그 결과로서의 판결에서의 성 젠 더 편견으로 주로 성폭력, 성희롱, 노동사건 등에 나타남. 성폭행 피해자가 공판에서 판사에게 모욕감을 느꼈다고 주장하며 자살한 사건 : 판사가 나를 성폭행한 진 를 두둔하고 합의를 종용하는 등 모욕감을 줬다, 판사가 내게 중학교도 못 나오고 노래방 도우미도 하며 험하게 살아왔다 는 식으로 말하면서 내 말을 믿지 않았다, 판사가 진 씨는 회사를 다니고 있는 데다 어리고 착하다 며 내가 헤프고 돈 때문에 억울한 사람의 인생을 망친 것처럼 말했다, 노래방을 다니는 사람이 면 강간을 당했어도 유혹한 게 되는가 (피해자의 유서 내용, 동아일보 ) 1) 한국성폭력상담소(2003), 법조인의 성별의식과 양성평등교육 실태 및 대안모색을 위한 토론회.

31 지정토론문 / 박선영 31 12세 소녀에게 술을 마시게 한 후 돌아가며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성인남성 3명에 대 해 무죄를 선고한 사건 : 피해 소녀는 검찰 조사에서 술을 마시고 나니 속이 울렁거리고 정신을 차릴 수가 없 었다 고 말함. 그러나 재판부는 피해자가 나이 어린 소녀이고 음주를 한 사정은 인정되 나 심리적 또는 물리적 반항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상태에 놓여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고 판시. 피해소녀가 사건 당일의 상황을 상세하게 기억하고 있고, 일행에게 도 움을 요청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성관계 직후 혼자서 옷을 챙겨 입고 여관을 걸어 나 왔고, 피고인들에게 차비를 얻어 집으로 돌아갔다는 점 때문임. 과제 발표자의 지적대로 여성의 인권보장과 사법의 발전을 위한 과제로는 법학교육의 개선, 여성법관의 양성, 법관의 성인지적 인권교육 강화, 사법의 시행 과정과 판례와 결정례에 관한 지속적 전문적 모니터와 연구의 실시, 여성인권보장을 위한 법조인 등의 법실무 자와 법연구자, 인권활동가들의 소통과 협력 이 필요하다는 점에 전적으로 동의함. 이 와 함께 사법 영역에서 여성의 대표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함. 여성판사는 전체 판사의 약 27%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법관 중 여성의 비 율은 여전히 낮아 2014년 현재 13명의 대법관 중 여성대법관은 2명(15.4%)에 불과. 또한 헌법재판관 9명중 여성은 1명(11%)에 불과함. 여성검사는 전체 검사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14년 1월에 최초 여성검사장 탄생. <표> 여성 법조인 비율 (단위: %) 계 판 사 검 사 변호사* * 개업변호사 기준 출처: 통계청, 여성가족부(2014), 2014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32 32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제4세션 제3분과 세미나 지정토론문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 김 진 1. 발제문은 1946년부터 법원과 헌법재판소의 성차별 관련 판결들을 빠짐없이 소개하고 시대적 흐름에 따라 법원과 헌법재판소가 젠더의 문제를 어떻게 보아 왔는지 분석하고 평가하 였고, 많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2. 발제에서 정리된 내용을 통해 법원의 판결 중에는 YMCA 손해배상 사건 판결을 제외하 고는 대부분 고용관계에 관한 것이거나 가족법이나 가족제도에 관한 것이고, 헌법재판소의 결 정례는 가족법, 형법, 병역법, 사회보장법의 법률관계를 고루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 다. 3. 결론도 결론이지만, 무엇보다 법원의 판결 수가 상대적으로 적고 분야도 한정되어 있다 는 것이 눈에 띕니다. 법원을 통해 다투어지는 사건이 적다는 것이 우리사회에 차별이 적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터이니, 일종의 차별 문제의 과소 대표 현상의 원인이 무엇인지 생 각해 보게 됩니다. 발제자의 의견도 듣고 싶습니다. 4. 이유는 여럿일 것입니다. 차별이 구조화되어 있어 드러나지 않고, 드러난다고 해도 입증 이 쉽지 않습니다(비가시성). 법원을 통한 승리의 경험이 많지 않아 사법을 통한 해결을 기대 하지 않게 됩니다(불투명한 전망). 또한 어렵게 이긴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한 이득도 크지 않 아 장시간 고비용의 사법절차를 감당할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사법의 비용). 성차별의 주된 피해자가 되는 여성 들이 사법적 절차를 활용하여 권리 주장을 하는 문화에 친하지 않고 상대 적으로 덜 조직화되어 있기도 합니다(문제제기 주체의 특성).

33 지정토론문 / 김 진 성차별적 해고 사건 10건의 소송기록을 사건 당사자, 대리인, 노동조합 활동가들을 직 접 인터뷰한 결과를 바탕으로 성차별을 금지하는 법규범의 실효적 의미를 찾는 연구를 진행한 한 연구자는 피해자들의 주장이 법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성차별은 판단되거나 인정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간혹 근로자가 승소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결과에 대해서 는 아무도 예측하기 어려운 현실 이라고 표현한 바 있습니다. 1) 다른 연구자는 여성노동에 관 한 미국, 유럽연합, 일본의 판례들을 분석한 다음, 우리 법원에 대하여 법원은 어떤 문제가 젠더 문제임을 인식하는데 종종 인색하다 라고 하면서 젠더문제 인정의 회피 라는 표현을 사 용한 적도 있는데, 2) 저는 비단 법원 만이 아니라 차별 문제의 당사자 또는 그 당사자들을 지 원하여야 할 법률가들이나 활동가들도 법원을 통한 해결을 회피하고 있지는 않은지 고민하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에, 여성들이 법을 동원하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지만 절대적이다. 법적 권리 주장이 차별 피해자가 구제받을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여성 주의자들이 법을 비판하면서도 외면하기 어려운 강력한 이유이기도 하다 3) 라는 이야기에 동 의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또한 법으로 먹고 사는 사람 중 하나로서 그렇다면 이렇게 비가 시화된 차별 과 법적 절차의 고비용 문제 등으로 과소 소송화 되는 현실을 어떻게 하면 조금 이라도 완화할 수 있을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발제자의 의견도 듣고 싶습니다. 6. 차별의 비가시화 문제는 연구하고 분석하고 차별에 민감한 사회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 특히 간접차별 개념의 활용을 통해, 사법 절차의 고비용 구조는 적극적인 소송구조( 救 助 )와 기관소송 부권소송 등 기획 공익소송 제도 도입, 구제방식의 다양화로 풀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와 함께, 차별 문제를 사법적으로 해결하고 피해를 구제받는 승리의 경험 을 통해 그 중요성을 확산시키는 일일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법원이 보다 전향적이고 적극 적인 해석론이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7. 발제문에 등장한 사건들, 그리고 그 속에서 법원이 보여준 차별 판단기준이 각각 하나의 논문 주제가 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것들이고 이미 상당한 연구가 이루어진 것으로 알고 있고 저에게 주어진 일이 아닐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만 게으른 변호사의 습성대로 법원에 요 구한다면, 차별이 이루어지는 현실과 매커니즘 에 대한 민감한 이해, 무엇보다 이해하려는 노 력 없이는 아무리 예리한 분석의 틀이 있다고 하더라도 차별을 발견하고 인식해내지 못한다고 1) 정형옥, 남녀고용평등 의 법적 실효성 고찰, 이화여자대학교 법학박사 학위 논문, 2007, 250면 2) 오정진, 여성노동현안에 관한 국내외 판례의 동향과 과제, 한국여성개발원, 2003, 326면 3) 정형옥, 위의 글, 251면

34 34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생각합니다. 여성노동의 M자형 곡선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 그건 다 옛날이야기고 지 금의 우리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임신 출산으로 사직했다가 다시 비정규직 으로 같은 은행에 재입사한 사람의 지위를 왜 다르게 보아야 하는지 알지 못하지 않을까요. 우리사회의 비정규직 여성들에게 어떠한 식의 복합 중복 차별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수년째 OECD 1등 자리를 놓치지 않는 우리나라의 남녀임금격차가 단순히 그저 평균 통계가 아니 라 바로 하나하나의 사업장에서 직군(직무)분리와 여성의 비정규직화를 통해 유지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알지 못한다면, 어떻게 임금차별 사건을 제대로 볼 수 있을까요. 8. 동일가치노동 의 의미를 최초로 확인한 한길사건(대법원 선고 2002도 3883 판결 4) ) 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지만, 제가 이 판결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체력이 우 세한 남자가 여자에 비하여 더 많은 체력을 요하는 노동을 한다든가 여자보다 남자에게 적합 한 기계 작동 관련 노동을 한다는 점만으로 남자근로자에게 더 높은 임금을 주는 것이 정당화 되지는 않는 것 이라고 하여 판단 요소 중 기술 과 노력 을 체력 과 구분한 부분입니다. 또 작업의 성격이나 기계 작동의 유무의 면에서 다소의 차이가 있고, 작업공정에 따라서는 남자 근로자가 무거운 물건을 운반하고 취급하는 등 여자근로자에 비하여 더 많은 체력을 소모하는 노동에 종사한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하여 남자근로자의 작업이 일반적인 생산직 근로자 에 비하여 특별히 고도의 노동강도를 요하는 것이었다든가 신규채용 되는 남자근로자에게 기 계 작동을 위한 특별한 기술이나 경험이 요구되었던 것은 아닌 것 이라고 하여, 노동 강도 와 체력 소모 도 다른 것이라고 한 부분입니다. 어떠한 모습으로, 어떠한 변명을 하며 임금차별 이 이루어지는지에 관한 관찰과 고민이 없었다면 이 사건의 소송기록 속에 바로 저 부분을 잡 아낼 수 없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고민의 흔적이 어떻게 딱 10년 만에 원 고들의 직무가 기술, 노력, 책임 및 작업조건의 측면에서 동일한 가치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대법원 선고 2010다23821 판결 5) 는 투박한 단정 하나로 덮어쓰기 되었는 지, 안타깝고 불편합니다. 9. 이러한 이해는 비단 해석론 자체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소송과정, 특히 입증과정에 대 해서도 당연히 필요합니다. 차별이 얼마나 교묘하게 비가시화 되고 구조화되는지 알지 못한다 면, 왜 입증책임의 전환 규정이 남녀고용평등과 일 가정 양립에 관한 법률에 들어가 있는지 4) 관여 대법관 : 유지담 (재판장), 조무제, 이규홍, 손지열(주심) 5)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신영철, 김용덕, 김소영(주심) - 국가인권위원회 진차981결정 (미지급된 임금 지급 권고), 울산지방법원 선고 2007가단22834 판결, 부산고등법원 선고 2009나4947 판결, 대법원 선고 2010다23821 판결

35 지정토론문 / 김 진 35 제대로 알기 어렵고, 그 조항은 의미를 잃게 될 것 같습니다. 왜 저렇게 저 원고는 자료도 없 이 주장만 하는지, 왜 회사는 서류를 잘 정리해서 내는데 원고 대리인은 증인만 신청하고 있 는지, 왜 증인들은 다들 해고된 이전 동료들이고 회사 내에는 원고를 위해 증언해줄 증인이 없는지, 왜 원고 대리인은 자기 서류는 못 내고 문서제출명령만 신청하고 있는지, 조금만 더 궁금해 하고, 그 점을 반드시 기억해서 모색적 입증을 허용하고 회사에게 가지고 있는 서류를 제출하라고 적극적으로 명해 주어야 비로소 대등한 재판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36 36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제4세션 제3분과 세미나 여성 폭력과 사법 법무법인 원, 변호사 이 유 정 Ⅰ. 서 론 일반적으로 사회적인 것. 다수와 관련된 것. 공개적인 것. 정치적인 것을 공적인 영역 (public)으로, 개인적인 것. 소수와 관련된 것. 은밀한 것. 비정치적인 것을 사적인 영역 (private)으로 구분하는 공사영역 분리이데올로기에 따르면 국가, 기업, 단체, 사회 공동체 는 공적인 영역에 속하고, 개인, 가정, 친족, 소규모 조직은 사적인 영역에 속한다. 공사영역 분리 이데올로기는 공적인 영역은 남성의 영역으로, 사적인 영역은 여성의 영역으로 구분하 고,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가족이나 성의 문제는 국가가 개입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태 도를 취해 왔다. 1) 그 결과 사적인 영역에서 발생하는 성폭력. 가정폭력. 성매매. 성희롱 등 여성에 대한 폭력 (이하 여성 폭력으로 약칭) 2) 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으며, 범죄라고 여겨지지도 않았고, 피해를 당한 여성이 당연히 참고 감수해야 하는 프라이버시의 영역으로 취급되어 왔다. 형사법은 국가와 국민의 관계를 규율하고, 여성은 범죄를 저지르거 나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남성과 동등하며, 여성이라는 이유로 다르게 취급하 1) 허라금, 서구 정치사상에서의 공사개념과 가부장적 성차별성, 여성학논집 제13집, 면 2) 여성폭력은 단순히 생물학적인 의미에서 여성(sex)를 객체로 하는 폭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성차별적인 권력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의미에서의 여성(gender)에 대하여 행하여지는 성적인 폭력(성폭력.성희 롱), 가족관계 속에서의 폭력(가정폭력), 직장내에서의 폭력(직장내 성희롱), 사회.문화적인 폭력(성매매, 포 르노, 스토킹)등을 모두 포괄한다. 여성에 대한 폭력은 물리력을 행사하는 형태(성폭력. 가정폭력. 성희롱.스 토킹)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정신적인 압박. 공포나 불안감의 조성. 성적 수치심이나 모욕을 일으키게 하는 행위(언어적.정신적 성희롱, 원하지 않는 접근이나 애정표현, 음란전화, 물래카메라, 포르노)등 무형적인 형태 로 나타나기도 하며, 성매매와 같이 외견상 합의. 매매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그 본질은 여성의 남성에 대한 성적 복종과 지배를 정당화하는 것으로서 여성을 비인간화 시키는 성적 폭력에 해당하는 것도 있다.

37 여성 폭력과 사법 / 이유정 37 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성폭력과 관련된 범죄는 범죄 라기보다는 피해자 개인의 불행한 사건 이거나 피해자가 부끄러워서 감추어야 하는 사건 으로 취급되는 경향이 있었다. 최근 형법 개정으로 폐지된 친고죄 조항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강간죄를 친고죄로 하는 근 거는 피해자의 인격과 명예에 대한 침해를 방지하고 3), 당사자간의 합의가 있는 경우에는 국 가형벌권을 행사하는 것이 과도하다는 것 4) 이다. 친고죄 규정으로 인해 강간죄는 피해자의 성 적자기결정권, 인격권. 명예까지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당사자가 합의만 하면 국가형벌권의 행사가 배제되었는데, 이는 사적인 거래(합의금 지급)로 국가형벌권 행사를 배 제하거나 형벌을 피하기 위해 피해자에게 합의를 강요하는 또 다른 폭력으로 나타나기도 했 다. 성폭력특별법이 제정되기 전까지는 친고죄 규정 때문에 가해자가 직계존속(남성 가장)인 경우 형사고소도 할 수 없었다. 형법에서 강간죄의 피해자는 부녀 였지만, 아내강간이 처벌받 기 시작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가정폭력의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가정폭력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가부장제 사회에서 만연한 현상으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아 내 구타는 범죄가 아니라 가정 문제 로서 국가가 개입을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우리나라에 근대사법제도가 도입된지 120년이 되었다고 하지만, 여성폭력 문제에 대해 국 가가 관심을 가지고 개입하기 시작한 시점을 성폭력특별법이 제정된 으로 본다 면, 여성폭력 문제에 국가가 개입하기 시작한 역사는 불과 2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여성 운동의 노력과 인권의식의 성장으로 인해 1990년대 이후 여성에 대한 성폭력, 가정폭력의 실태가 드러나기 시작했고, 여성에 대한 폭력이 사적인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생명, 신체, 인 격을 침해하는 심각한 범죄라는 점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성폭력 피해여성이 21년전 자신을 강간한 이웃 남자를 살해한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었고, 이어서 에는 13년간 의붓아버지로부터 지속적으로 성폭력을 당한 여 성이 남자친구와 함께 의붓아버지를 살해한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었다. 성폭력 범죄로 인해 피해자가 겪는 고통이 얼마나 극심한 것인지, 가정이라는 사적인 공간에서 여성의 인권이 얼 마나 처참하게 유린당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건들이었다. 위 사건을 지원한 여성단체들은 피해자들의 법률적인 지원과 함께 성폭력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작업을 활발히 펼쳐나갔고, 이러한 주장에 공감하는 전문가들과 연대하여 '성폭력특별법 제정특별위원회 를 만들어서 입 법운동을 벌인 결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다. 5) 가정폭력범죄의 처벌등에 관한 특례법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등에 관한 법률 역시 수십 년간 심각한 가정폭력 피해를 입은 여성이 남편을 살해한 사건들이 연달아 언론에 보도되어 이를 지원하는 여성단체들을 중심으로 입법운동이 이루어진 끝에 제정되었고, 성매매방지 및 3) 이재상, 형법각론, 박영사, 2000, 면 4) 이상돈, 형법학, 1999, 83면 5) 이경환.이미경.장임다혜, 법의 객관성을 재구성하다. 성폭력뒤집기-한국성폭력상담소 20년의 회고와 전 망,2011, 면

38 38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피해자보호등에 관한 법률 과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의 제정도 군산의 성매 매 업소에서 발생한 화재로 여성들이 사망한 사건이 계기가 되었다. 이처럼 여성폭력 관련 법률은 대부분 정부나 국회의 노력을 통해서 또는 법원의 판결이 계 기가 되어 만들어 진 것이 아니라, 극단적인 피해를 입은 여성의 사례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 고, 이를 지원하는 NGO단체들을 중심으로 법률지원과 입법 운동이 시작되고, 이에 공감하 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입법이 이루어지는 비슷한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졌다. 성희롱의 경우는 법원의 판결이 계기가 되어 입법까지 이루어지게 되었지만, 피해자인 서울대 조교와의 상담과 정에서 사안의 의미와 중요성을 파악하고, 성희롱에 대한 불법행위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하 고, 소송과정에서 성희롱 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내고 외국의 사례들을 수집하여 성희 롱 이 인격권 침해의 한 유형이라는 점을 설득해 낸 NGO단체 활동가들과 전문가들의 역할이 없었다면 승소판결을 얻기 어려웠을 것이다. 6) 1990년대 이후 짧은 시간 동안 쏟아져 나온 여성폭력 관련 법률과 판례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모두가 여성주의의 영향을 받고 여 성운동의 도움을 받으며 발전해 왔다. 이글은 오랜 세월 동안 존재하였으나 존재하지 않는 문제처럼 무관심 속에서 방치되어 오다 가 1990년대 이후 비로소 국가의 관심을 받게 된 성폭력, 가정폭력, 성매매, 성희롱과 관련 된 법률과 판례의 변화를 통해, 여성폭력 문제에 대해 사법이 어떠한 태도를 취하고 있었으며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전체적인 흐름을 살펴보고, 앞으로 여성폭력과 관련한 문제에서 사법이 어떠한 방향으로 변화해 나아가야 할지 모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Ⅱ. 여성폭력 관련 법률의 변화 1. 성폭력 관련 법률 (1) 형법 제정된 형법은 제32장 정조에 관한 죄 라는 제목하에 강간죄, 강제추행죄 등을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었으며, 위 규정은 약 40년간 기본적인 틀을 유지해 왔다. 성 폭력 의 문제가 공론화되기 시작한 1990년대 이후 성폭력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정조 6) 위 1)의 글 158면

39 여성 폭력과 사법 / 이유정 39 에 관한 죄 라는 용어가 성폭력범죄의 보호법익인 성적 자기결정권 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피해 여성의 정조(순결) 문제 삼는 봉건적이고 왜곡된 용어라는 비판이 제기됨에 따라, 제목을 강간과 추행의 죄 로 개정하였다 의 형법 개정에서는 59년만에 상당히 큰 변화가 있었는데. 강간죄의 구성 요건 중 부녀 를 사람 으로 바꾸고, 추행 간음 목적의 약취 유인 수수 은닉죄 및 강간죄 등 성범죄에 관하여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한 친고죄 규정을 삭제하였고, 유사강간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을 신설하였고, 실효성이 미약하고, 여성의 성적 주체성을 훼손 하는 혼인빙자간음죄를 폐지하는 것이 그 내용이다. (2) 성폭력특별법 1) 성폭력 특별법의 제정 1953년 제정된 형법의 기본적인 틀이 장기간 유지되면서, 여성폭력과 관련된 법제도는 대 부분 특별법의 제.개정을 통해 해결되어 왔는데,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법률이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등에 관한 법률(이하 성폭력특별법 이라고 한다)이다. 성폭력특별법은 1991년 언론에 보도되어 많은 사람의 관심을 모았던 성폭행 피해 여대생과 남자친구의 의부 살해사건 과 어린 시절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가 성인이 된 후 가해자를 살해한 사건 이 계기가 되었다. 여성단체들은 위 사건이 그 동안 은폐되었던 성폭력의 실상을 드러내주는 사건이라고 주장하면서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반성폭력운동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성폭력특별법 제 정 특별위원회에서는 성폭력범죄에 대한 가중처벌과 형법으로 처벌할 수 없는 범죄유형들을 처벌할 수 있는 특별법 제정을 주장하였으며, 여론의 지지에 힘입어 성폭력특 별법이 제정되었다. 7) 성폭력특별법은 존속 등 친족에 의한 성폭력범죄(제7조), 신체장애인에 대한 성폭력범죄를 처벌할 수 있는 규정(제8조)을 신설하고, 이를 모두 비친고죄로 하였으며, 형법에 처벌규정 이 없는 통신매체이용음란죄(제14조), 공중밀집장소 추행죄(제13조)를 신설하였으며, 형사 소송법 제224조의 고소기간에 예외를 두어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고소할 수 있도록 하고(제18조), 고소기간을 1년으로 연장하였다(제9조). 2) 성폭력 특별법의 개정 성폭력특별법은 이후 수차례 개정되었는데, 중요한 개정내용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7)이미경, 젠더폭력 관련법의 최근 변화와 쟁점, 젠더법학 제4권 제1호, 2012년 7월, 한국젠더법학회, 4-5면

40 40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개정 시 계부에 의한 성폭력범죄의 처벌이 가능하도록 친족의 범위를 존속 등 4촌 이내의 혈족 에서 4촌 이내의 혈족과 2촌 이내의 인척 으로 범위를 확대하였다(제7 조). 또한 장애인에 대한 강간죄를 처벌함에 있어 기존의 규정이 신체장애 로 한정하고 있어 정신장애인이 포함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신상의 장애 까지 확대하였다(제8조). 형법에서 13세 미만의 미성년자에 대한 강간. 강제추행을 처벌하는 규정이 있지만 친고죄로 되어 있었는데, 이를 가중처벌하도록 하고 비친고죄로 규정하였다(제8조의 2). 이외에도 성 폭력 피해자가 수사나 재판과정에서 편안한 환경에서 진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피해자와 신뢰관계 있는 자의 동석을 허용하는 규정을 신설하였다(제22조의 3) 개정 시 그 무렵 몰래카메라를 처벌하기 위해 카메라 또는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가진 장치로 촬영한 자 에 대한 처벌규정을 신설하였다(제14조의 2) 개정 시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발생하는 성폭력 피해자들의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규정으로 피해자가 13세 미만이거나 장애인인 때 영상물 녹화장치에 의하여 진술내용과 조사과정을 촬영. 보존하도록 하고, 당해 영상물을 증거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 다(제21조의 2). 또한 13세 미만이나 장애인인 피해자를 신문. 조사할 경우 의무적으로 신 뢰관계 있는 자를 동석하도록 규정하였다(제22조의 3 제3항) 개정시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한 유사강간죄를 도입하고(제8조의 2 제2 항), 장애인 보호시설의 장이나 종사자의 장애인에 대한 성폭력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을 신설 하고(제11조 제3항),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성적 촬영물의 유통행위 등을 처벌하는 규정을 신설하고(제14조의 2), 친고죄의 범위를 축소하여 피구금자의 추행 및 장애인 보호 시설 종사자 등의 간음행위를 친고죄에서 제외하였다(제15조). 또한 모든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수사.재판에서 의무적으로 피해자와 신뢰관계 있는 자를 동석하도록 규정하였다(제22조 의 3). 3) 성폭력 처벌법의 제정 및 개정 성폭력 특별법은 성폭력 범죄의 처벌과 피해자 보호에 관한 사항을 함께 규정하고 있어 각 사안에 대한 효율적인 대처에 한계가 있다는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성폭력범 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과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로 분리되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이하 성폭력 처벌법 이라고 함)은 처벌대상이 되는 친족의 범위를 4촌 이내의 인척까지 확대하였고(제5조제1항, 제2항 및 제4항). 음주 또는 약물로 인한 심신장애 상태에서 강간, 강제추행 등 성폭력범죄를 범한 자에 대해서는 형을 감 경하는 형법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할 수 있도록 하였다(제19조).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력

41 여성 폭력과 사법 / 이유정 41 범죄의 공소시효는 해당 성폭력 범죄로 피해를 당한 미성년자가 성년에 달한 날부터 진행하도 록 하였으며(제20조제1항), 디엔에이(DNA)증거 등 입증 증거가 확실한 성폭력범죄의 경우 공소시효를 10년 연장하였다(제20조제2항). 수사기관은 성폭력범죄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 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고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할 때에는 피의자의 신상정보 를 공개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제23조), 지방법원장, 고등법원장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성 폭력범죄 전담재판부를 지정하여 성폭력범죄에 대하여 재판하도록 하였다(제25조). 피해자 가 13세 미만이거나 신체장애 또는 정신장애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 약한 경우 수사과정에서 관련 전문가의 의견 조회를 의무화하였고(제28조제3항, 제4항 및 제5항), 성인대상 성범죄자의 신상정보도 인터넷에 등록ㆍ공개하도록 하였다(제32조) 개정 시 성폭력범죄의 재발방지를 위해 수강명령, 성폭력 치료프로그램의 이 수명령을 병과할 수 있는 규정이 신설되었고(제16조), 개정에서는 장애인 에 대한 범죄를 유형화하고 처벌을 강화하였으며 항거불능상태 를 삭제하였다(제6조). 2. 가정폭력 관련 법률 가정폭력은 가족 구성원 간에 발생하는 상해.폭행.학대.협박.명예훼손.모욕.강요.재물손괴 등의 범죄를 말하는데, 현실에서 가정폭력은 물리적으로 힘의 우위에 있는 남성이나 성인이 여성이나 아동을 폭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정폭력은 최근까지만 하더라도 사적인 문제 로 취급되어 왔으며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 라는 속담에서 보듯이 일상적이고 사소한 다툼 정도로 여겨져 왔다. 따라서 제3자가 가정 내의 폭력에 개입하는 것은 금기시되었고 경찰조 차도 피해신고를 받으면 부부싸움에 개입할 수 없다면서 현장에 출동조차 하지 않는 것이 일 반적이었다. 그러나 가정폭력을 당한 피해여성이 가해자인 남편을 살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가정폭력에 사회와 국가가 적극 개입하여 해결하여야 한다는 여론이 증가함에 따라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등에 관한 법률 과 가정폭력범죄 의 처벌등에 관한 특례법 이 제정되기에 이르렀다. 가정폭력특별법은 누구든지 가정폭력 범죄를 신고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제4조), 가정폭력 범죄가 발생한 경우 경찰이 폭력행위의 제지, 행위자. 피해자의 분리 및 범죄수사, 피해자를 가정폭력 상담소나 보호시설 등으로 인도하는 등의 응급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고(제5조), 피해자의 주거에서 가해자를 격리, 100미터 이내 접근금지, 의료기관에의 위탁, 유치장 또는 구치소에 유치 등을 할 수 있도록 임시조치에 관한 규정을 두었다(제29조). 또한 가정폭력 사건은 동기와 행위자의 성향 등을 고려하여 형사사건이 아닌 가정보호사건으로 처리할 수 있

42 42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도록 하고, 가정법원이 가정보호사건을 조사 및 심리 후 행위자가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행위 의 제한, 행위자의 피해자에 대한 친권행사의 제한, 사회봉사. 수강명령, 보호관찰, 감호위탁, 치료위탁, 상담위탁 등의 보호처분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제40조) 개정 시 가정폭력행위자에 대한 피해자 등으로부터의 격리와 퇴거등의 임 시조치에도 불구하고 행위자가 그에 위반하여 가정폭력범죄가 재발될 우려가 있는 때에는 검 사나 사법경찰관의 신청에 의하여 경찰관서 유치장이나 구치소에의 유치를 할 수 있도록 하여 임시조치의 실효성을 확보하였다(제8조제2항) 개정 시 가정폭력범죄가 재발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검사가 바로 피해자 또는 가정구성원의 주거, 직장 등에서 100미터 이내의 접근금지 등의 임시조치를 청 구할 수 있도록 하고,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의 임시조치 신청을 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신설 하였으며. 신청을 받은 경찰이 임시조치를 신청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검사에게 그 사유를 보고하도록 하였다(제8조). 또한 검사가 행위자의 성행교정을 위해 필요한 경우 상담조건부 기소유예제도를 신설하였다(제9조의2 신설). 보호관찰소의 장에 대한 판사의 조사요구권을 신설하였고(제21조), 접근금지 또는 접근제한 대상에 피해자 외에 가정구성원을 추가하였고,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또는 접근제한을 추가하였다(제29조제1항 및 제40조제1항) 개정 시 사법경찰관이 가정폭력범죄가 재발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는 때 에는 직권 또는 피해자 등의 신청에 의하여 긴급임시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제8조의 2), 판사는 가정폭력으로부터 피해자의 보호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행위자 에게 피해자 및 가정구성원의 주거로부터의 퇴거, 피해자 및 가정구성원의 주거 또는 직장 등 에서 100미터 이내의 접근금지, 행위자의 친권 제한 등의 피해자보호명령을 할 수 있도록 규 정하였다(제55조의2). 피해자보호명령 또는 임시보호명령을 받고 이에 따르지 아니한 행위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제63조), 임시조치 중 금지명령 의 성격을 갖는 격리 또는 접근금지 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규정을 신설하였다(제65조제4호 신설). 3. 성매매 관련 법률 (1) 윤락행위등방지법 여성이 금품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받고 성을 파는 행위는 윤락행위 나 매춘 이라는 용어로 불리워졌으며, 이를 규율하기 위한 법률로서 제정된 윤락행위등방지법 이 있 었다. 위 법은 불특정인으로부터 금전 기타 재산상의 이익을 수수 또는 약속을 하거나 기타

43 여성 폭력과 사법 / 이유정 43 영리의 목적으로 성행위를 하는 것을 윤락행위 로 규정하고(제2조), 윤락행위를 하거나 그 상대자가 되는 것(제4조), 윤락행위의 상대자가 되기를 유인하거나 권유하는 행위(제5조), 윤락행위를 유인.강요하거나 장소를 제공하는 행위(제6조)를 금지하였다. 윤락행위등방지법 은 본 법의 적용해석에 있어서는 국민의 권리가 부당하게 침해되는 일이 없도록 신중을 기하 여야 한다 는 규정(제3조)이 있었는데, 이는 윤락행위를 한 여성보다는 상대방인 남성을 고려 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는 이를 무효로 하는 민법의 취지에 의하여 포 주등이 윤락녀자에게 가지는 채권은 일체 무효로 하는 규정도 있었다(제11조). 윤락행위등방지법은 35년간 개정이 없다가 개정되었는데, 이때 미성년자인 윤락행위자를 소년법에 의한 보호처분을 할 수 있도록 하고(제8조), 선도보호시설에 입소시 킬 수 있는 근거규정을 마련하였으며(제9조), 윤락행위자 등에 대한 벌금형 등을 현실에 맞 게 개정하여 실효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제24,25,26조). (2) 성매매특별법 성매매 집결지인 군산 대명동에서 화재가 발생하였고 숙소에 감금되어 있던 여성들이 빠져나오지 못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위 사건의 피해자 유족들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고, 법원은 국가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 위 사건을 계기로 성매매 여성들이 처해 있는 상황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성매매방지 및 피 해자보호등에 관한 법률(이하 성매매방지법 이라 함) 과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이하 성매매처벌법 이라 함)이 제정되었다. 성매매처벌법에서는 성매매 공급자와 중간매개체를 차단하기 위하여 성매매 목적의 인신매 매를 처벌하고(제4조), 위계 위력 등으로 성매매를 강요당한 자를 성매매피해자로 규정하여 처벌하지 않고(제6조), 신고자등을 증인으로 신문하거나 수사기관이 조사하는 때에는 신뢰관 계에 있는 자를 동석하게 할 수 있도록 하고(제8조), 신고자 등의 사생활 보호 또는 신변보호 등을 위하여 결정으로 심리를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두었다(제9조). 성매 매알선행위자가 성매매여성에게 가지는 채권을 무효로 하고(제10조), 성매매알선행위를 한 자 등이 얻은 금품이나 재산은 몰수. 추징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두었다(제25조). 성매매 보호법에서는 성매매 피해자의 보호와 자립의 지원을 위한 국가의 책임을 명시(제3조)하고 성매매 피해자를 위한 지원시설, 상담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근거규정(제9,10조)을 마련하 였다.

44 44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3) 청소년성보호법 청소년에 대한 성매매 및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가 증가함에 따라 청소년의 보호를 목적으로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청소년 성보호법 이라 함)이 제정되었다. 청소년 성보호법은 청소년 대상 성매매행위(제2, 제5조), 청소년의 성매매를 강요하거나 알 선한 자(제6조,제7조), 청소년이용음란물을 제작. 판매. 상영하는 행위(제8조)를 처벌하는 규정을 두었으며, 청소년에 대한 성폭력범죄의 가중처벌 규정(제10조), 청소년 성매수자의 신상공개제도(제20조)등을 규정하였다 개정 시 청소년 성범죄의 가해자가 친권자 또는 후견인인 경우 검사로 하여 금 법원에 친권상실선고 또는 후견인해임결정을 청구하도록 하는 근거규정을 두었으며(제14 조, 제15조), 청소년 대상 성폭력범죄는 반의사불벌죄로 규정하였다(제16조) 에는 법률명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로 개정하고 아동ㆍ청소년 의 성매수 유인행위 처벌규정을 신설하고(제10조제2항), 폭행이나 협박으로 아동ㆍ청소년대 상 성폭력범죄의 피해자 및 그 보호자를 상대로 합의를 강요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을 신 설하였다(제17조). 4. 성희롱 관련 법률 (1) 남녀차별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 성희롱 관련 법률은 뒤에서 살펴보게 될 성희롱에 관한 법원의 판결이 계기가 되어 만들어 졌다 제정된 남녀차별금지및구제에관한법률은 제2조 제2호는 에서 성희롱이 라 함은 업무, 고용 기타 관계에서 공공기관의 종사자,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그 지위를 이용 하거나 업무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기타 요구등에 대한 불응을 이유로 고용상의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한다 고 규정하고, 공 공기관의 종사자, 사용자 및 근로자의 성희롱 행위를 금지하고 공공기관의 및 사용자에게 성 희롱 예방교육 실시의무를 부여하며, 성희롱은 남녀차별로 본다는 규정을 두었다(제7조). 성 희롱에 대한 사무는 여성특별위원회가 담당하다가 법 개정으로 신설된 남녀차 별개선위원회에서 담당하게 되었다. (2) 남녀고용평등법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시에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의 직장내 성희롱 금

45 여성 폭력과 사법 / 이유정 45 지 규정(제12조), 사업주가 성희롱 발생이 확인된 경우 지체 없이 행위자에 대해 징계 등 조 치를 취하고 피해근로자에게 해고 등 불이익한 조치를 금지하는 규정(제14조)이 마련되었다. 또한 개정에서는 사업주는 고객 등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자가 업무수 행 과정에서 성적인 언동 등을 통하여 근로자에게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 등을 느끼게 하 여, 근로자가 이로 인한 고충 해소를 요청한 경우에는 근무장소 변경, 배치전환 등 가능한 조 치를 취하도록 노력하고, 성희롱 피해를 주장하거나 고객 등으로부터의 성적 요구 등에 불응 한 것을 이유로 해고나 그 밖의 불이익한 조치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근거규정이 마련되었다 (제14조의 2). (3) 국가인권위원회법 국가인권위원회법이 개정됨에 따라 성희롱에 대한 업무가 국가인권위원회 로 이관되고 남녀차별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이 폐지되었다. 국가인권위원회법에서는 조사 대상에 성희롱 행위를 명시하고(제2조 제4호), 차별시정위원회에서 성희롱에 대한 업무를 담 당하도록 근거규정을 두었으며(제12조), 성희롱에 대한 진정사건에서 국가인권위원회가 진 상조사, 합의권고, 조정 등을 할 수 있으며, 조사결과 성희롱 행위가 드러난 경우 피진정인과 그 소속기관 단체 또는 감독기관에 성희롱의 중지. 원상회복. 손해배상 등 필요한 조치를 하 도록 권고할 수 있는 근거규정도 마련하였다(제44조). 5. 소 결 1990년대 이후 여성폭력 관련 법률은 짧은 시간 동안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급속하게 변화 하고 발전하였다. 1950년대부터 여성운동 단체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가족법 개정 운동이 전 개되어 온 끝에 2005년에서야 비로소 헌법재판소의 호주제도 위헌결정을 계기로 호주제도 폐지, 부성강제주의의 완화, 동성동본금혼제도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가족법 개정이 이루 어진 것과 비교해 볼 때, 여성폭력 관련 법률의 변화는 눈부실 정도이다. 가족제도가 모든 사람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가족법의 영역이 전통과 관습의 영향 을 강하게 받고 있어서 이를 바꾸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반면, 여성 폭력의 문제는 오랫 동안 사적인 영역에 숨겨져 있다가 공론의 장으로 나왔기 때문에, 그와 관련한 법률적인 문제 가 제기되는 경우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성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용이했다. 또한 성폭력은 가 족제도처럼 모든 사람들에게 밀접한 문제는 아닌데다가, 남성 가해자와 여성 피해자의 구도가 명확하여 심각한 피해사실이 알려질 경우 그에 대한 대응방법으로서의 입법 필요성이 공감을

46 46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얻기 쉬웠다. 무엇보다도 처벌을 통한 문제 해결은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많은 효과를 얻 을 수 있기 때문에 여성폭력 문제에 대해서는 입법을 통한 해결이 선호되어 왔다. 여성폭력 관련 법률들의 특성을 살펴보면 몇가지 공통점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첫째 여성폭 력 관련 법률은 여성이 처한 현실에 주목하고 이를 개선하기 방법으로 법률을 적극 활용한다. 여성폭력 관련 법률의 제.개정 과정을 보면 구체적인 현실에서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고, 어떠 한 경로를 통해서(주로 언론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고, 기존의 법률로는 이 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입법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법 률규정이 만들어지거나 개정되는 과정이 반복된다. 따라서 여성폭력 관련 법률은 추상적인 법 이론보다는 개별적인 사안에서의 구체적 타당성을 중시한다. 둘째 형사법은 수사.재판.형벌권을 행사하는 국가로부터 국민의 자유권이 부당하게 침해당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피고인(피의자)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수많은 제도를 두고 있지 만, 범죄의 피해자를 고려한 규정은 찾아보기 어렵다. 반면 여성폭력 관련 법률은 피해자가 처한 상황, 피해자의 감정과 인격, 인권에 관심을 가지며, 국가가 피해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여성폭력 관련 법률의 상당 부분은 피해자 보호를 위한 규정들이다. 여성폭력 관련 법률은 국가에게 피의자와 피고인의 인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피해자를 보호하는 이중의 의무를 부과한다. 셋째 가부장적인 성문화 속에는 남녀간의 불평등한 권력관계가 잠재되어 있고, 이러한 관계 속에서 남성이 성을 권력행사의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여성이 성적으로 객체화되고 대 상화되기 때문에, 여성폭력 관련 법률은 국가의 예방 의무, 교육, 선도를 강조한다. 범죄 그 자체만이 아니라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 범죄가 발생하는 배경이나 사회적 맥락에 관심을 가지며, 형벌이 아닌 치료. 교양. 선도 등의 방법으로 범죄자의 성행을 교정하고 범죄를 예방 하고자 한다. 가정폭력 범죄의 가해자나 성매매 관련 범죄자들에 대한 보호처분이 대표적인 예다. 넷째 여성폭력 관련 법률은 위와 같은 특성들-구체적인 타당성에 대한 관심, 피해자 보호, 가해자에 대한 보호처분의 강조 등-로 인해 기본법인 형법이 아니라 특별법의 형식을 취하게 된다. 특별법의 형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전체 형사법 체계와 다소 균형이 맞지 않는 새로운 제도나 처벌규정이 비교적 쉽게 신설되기도 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성폭력범죄에 대한 공소 시효의 배제, 범죄자의 신상정보 공개 등 기존 형사법의 틀 안에서는 받아들여지기 어렵다고 여겨져 온 제도들이다. 여성폭력 관련 법률은 아직도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지만, 사적인 문제로만 취급되어 온 성 이라는 주제를 공적인 영역으로 끌어내어 공론화하였고, 일률적으로 모든 인간을 똑같이 취급해 온 형법의 영역에 여성의 경험과 관점을 반영하는데 상당한 성과를 이루었다. 여성폭

47 여성 폭력과 사법 / 이유정 47 력 관련 법률의 입법과정에는 성중립적이어서 여성에게 차별적인 법률에 여성의 경험과 현실 을 반영시키기 위한 여성주의자들의 노력이 숨어있다. 8) Ⅲ. 여성폭력과 관련된 판례의 변화 1. 성폭력 관련 판례 (1) 강간죄의 객체 헝법 제297조는 강간죄의 객체를 부녀 로 한정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남녀의 생리적. 육체적 차이에 의하여 강간이 남성에 의하여 감행됨을 보통으로 하는 실정에 비 추어 사회적. 도덕적 견지에서 피해자인 부녀를 보호하는 것'이므로 일반 사회관념상 합 리적인 근거 없는 특권을 부녀에게만 부여하고 남성에게 불이익을 주었다고 할 수 없다 9) 는 태도를 오랫동안 견지하여 왔다. 1) 처 대법원은 강간죄의 객체에 처 가 포함되는지 여부를 명확하게 밝히지는 않았지만, 처가 남 편을 간통죄로 고소하고 이혼소송을 제기한 상태에서 남편이 처를 강간한 사건에서 본건 간 음사건이 일어나기 이틀 전에 서로 새 출발을 하기로 협의를 한 후 고소를 취하하였다고 진술하고 있고 피고인과 처 사이에 실질적으로 부부관계도 없고 서로 정교 승락이나 정 교권 포기의 의사표시를 철회한 상태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울 것 인데도 피고인에게 정교청구권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본건 간음행위를 강간죄로 다스린 것은 강간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고 판단 10) 하였 다. 이처럼 실질적으로 혼인관계가 파탄되지 않았음을 전제로 강간죄의 성립을 부정하는 태 도는, 부부의 동거의무에 성생활을 함께 할 의무가 포함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러한 태 도는 부부간에 성교에 응할 의무가 있다는 의미는 합의와 인격적 존중에 기반한 성교를 기반 8) 이유정, 법여성학적인 입장에서 본 성폭력특별법 10년, 토론회 자료집 9) 대법원 선고 67도1 판결 10) 대법원 선고 70도 29판결

48 48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으로 하는 것이고,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폭력적인 성적인 요구까지도 수용할 의무가 있 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비판을 받았다. 11) 아내 강간의 처벌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던 가운데 대법원 12) 은 2013년에 와서야 비 로소 형법이 강간죄의 객체로 규정하고 있는 부녀 란 성년이든 미성년이든, 기혼이든 미혼이든 불문하며 곧 여자를 가리킨다. 이와 같이 형법은 법률상 처를 강간죄의 객체에 서 제외하는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문언 해석상으로도 법률상 처가 강간죄 의 객체에 포함된다고 새기는 것에 아무런 제한이 없다. 부부 사이에 민법상의 동거의무 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폭행, 협박에 의하여 강요된 성관계를 감내할 의무가 내 포되어 있다고 할 수 없다. 혼인이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한 포기를 의미한다고 할 수 없고, 성적으로 억압된 삶을 인내하는 과정일 수도 없기 때문이다. 혼인관계가 파탄 된 경우뿐만 아니라 혼인관계가 실질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경우에도 남편이 반항을 불가 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이나 협박을 가하여 아내를 간음한 경우에 는 강간죄가 성립한다고 보아야 한다. 다만 남편의 아내에 대한 폭행 또는 협박이 피해자 의 반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른 것인지 여부는, 부부 사이 의 성생활에 대한 국가의 개입은 가정의 유지라는 관점에서 최대한 자제하여야 한다는 전 제에서, 그 폭행 또는 협박의 내용과 정도가 아내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본질적으로 침해 하는 정도에 이른 것인지 여부, 남편이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혼인생활의 형태와 부 부의 평소 성행,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상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고 판시하여 강간죄의 객체에 처 가 포함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그러나 위 판결은 피고인이 수년간 불화상태에 있는 처가 외도를 하는지 의심하며 수차례 흉기를 휴대하고 폭행을 한 후 간음을 한 전형적인 가정폭력 사건의 한 유형인데도, 강간죄 는 제정 당시부터 배우자가 아닌 사람에 의한 성관계 를 강요당한다는 침해적인 요소를 고려하여 형량을 정하였는데, 특별한 구성요건의 변화 없이 형법 제32장의 제목 변경만 으로 강간죄를 부부관계에까지 확대하는 것은 강간죄의 규정 취지와 달리 부부관계에 대 하여 과도한 처벌이 이루어지게 된다 는 소수의견이 개진될 정도로 논란이 있었던 점에 비추 어 볼 때, 앞으로 위 사안보다 경미한 폭행. 협박에 의한 아내강간 사건에 대해서도 대법원이 같은 입장을 유지할 것인지 여부는 의문이다. 2) 성전환자 강간죄의 객체와 관련하여 성전환자 가 부녀 에 해당되는지 여부가 문제되었다. 대법원은 11) 조국, 형사법의 성편향, 박영사 면 12) 대법원 선고 2012도14788,2012전도252 전원합의체 판결

49 여성 폭력과 사법 / 이유정 49 남성이 음경과 고환을 제거하고 그곳에 여성의 성기를 만들어 넣는 방법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고, 여성의 외관을 갖춘 피해자에 대한 강간사건에서 기본적인 요소인 성염색체의 구성이 나 본래의 내.외부 성기의 구조, 정상적인 남자로서 생활한 기간, 성전환 수술을 한 경위, 수술 후에도 여성으로서의 생식능력은 없는 점, 사회 일반인의 평가와 태도 등을 고려해 볼 때 위 피해자를 사회통념상 여자로 볼 수 없다 고 판단하였다. 13) 이러한 태도는 강간죄 의 보호법익을 남성의 혈통을 승계하는 자녀를 출산하기 위한 남성의 소유대상자로서의 여성 의 몸. 정조 로 보는 가부장적인 사고 방식과 연관이 있다. 위 판결은 사회적 통념 으로 보더 라도 여성의 외관을 갖추고 여성으로 사회생활을 하는 피해자를 오로지 생물학적인 기준을 근 거로 강간죄의 객체에서 제외하였다는 등의 비판을 받았다. 14) 이후 대법원은 근래에 와서는 생물학적인 요소뿐 아니라 개인이 스스로 인식하는 남성 또는 여성으로의 귀속감 및 개인이 남성 또는 여성으로서 적합하다고 사회적으로 승인된 행동 태도 성격적 특징 등의 성역할을 수행하는 측면, 즉 정신적 사회적 요소들 역시 사람의 성을 결정하는 요소 중의 하나로 인정받게 되었으므로, 성의 결정에 있어 생물학 적 요소와 정신적 사회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고 판시하면서 정신과적으 로 성전환증의 진단을 받고 상당기간 정신과적 치료나 호르몬치료 등을 실시하여도 여전 히 위 증세가 치유되지 않고 반대의 성에 대한 정신적 사회적 적응이 이루어짐에 따라, 일반적인 의학적 기준에 의하여 성전환수술을 받고 반대 성으로서의 외부 성기를 비롯한 신체를 갖추고, 나아가 전환된 신체에 따른 성을 가진 사람으로서 만족감을 느끼며 공고 한 성정체성의 인식 아래 그 성에 맞춘 의복, 두발 등의 외관을 하고 성관계 등 개인적인 영역 및 직업 등 사회적인 영역에서 모두 전환된 성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주위 사람들로부터도 그 성으로서 인식되고 있으며, 전환된 성을 그 사람의 성이라고 보더라도 다른 사람들과의 신분관계에 중대한 변동을 초래하거나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아 니하여 사회적으로 허용된다고 볼 수 있다면, 이러한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람의 성에 대한 평가 기준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신체적으로 전환된 성을 갖추고 있다고 인정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이와 같은 성전환자는 출생시와는 달리 전환된 성이 법률적 으로도 그 성전환자의 성이라고 평가받을 수 있다. 고 하여 강간죄의 객체인 부녀 에 포함된 다고 판단하였다. 15) 강간죄의 객체에 대한 논란은 형법 제297조의 구성요건이 부녀 에서 사 람 으로 개정됨에 따라 입법적으로 해결되었다. 13) 대법원 선고 96도791판결 14) 정현미, 성전환수술자의 강간죄의 객체 여부, 형사판례연구[6] 2998, 면 15) 대법원 선고 2009도3580 판결

50 50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2) 폭행. 협박의 의미 형법 제297조 강간죄 구성요건의 행위 태양은 폭행. 협박 이며, 이는 상대방의 반항을 불 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것 을 의미한다는 최협의설이 학설과 판례의 태도였 다. 법원의 판결은 사안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로 인하 여 간음을 한 경우에도 피해자가 구조요청을 하지 않거나 16)17), 술을 마시고 여관에 따라 들 어간 경우 18) 에는 반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정도가 아니었다고 보아 강간죄의 성립을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또한 피해자의 몸을 누르고 움직이지 못하게 하거나 19), 피해자의 하의와 속웃을 벗겨서 나가지 못하게 하고 간음한 경우 20) 에도 유형력 의 행사로 인해 반항을 못하거나 반항을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까지 이르렀다는 점에 대 하여 증명이 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고 하여 상당히 강도 높은 폭행. 협박이 있어야만 강간죄의 성립을 인정하는 경향이 있었다. 최협의 폭행 협박설에 대해서는 성적인 자기결정권의 침해가 있더라도 그 수단이 최협의의 폭행. 협박에 이르지 않은 경우는 감경적 구성요건이 없어서 강간죄로 처벌할 수 없는 문제가 있고, 21) 최협의의 폭행. 협박이 있음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피해자가 필사적으로 저항을 하였 는데도 저항을 할 수 없었거나 현저히 저항이 곤란하다는 사실을 입증하여야 하는 부담을 가 지게 되며 22),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반항하지 않았거나 구조요청을 하지 않았음을 피해자의 은폐된 합의 로 치환하는 남성중심적 논리 23) 라는 비판 등이 있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의 판례바꾸기 운동 등 최협의 폭행. 협박설에 대한 지속적인 문제제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최협의 폭행. 협박설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밝힌 하급심 판결 24) 이 선고되 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위 판결은 하급심으로서는 이례적으로 피해자의 저항과 구조요청의 정도가 약하였거나 아예 없었다고 하더라도 겉으로 드러난 형식적 측면만을 들어서 강간 을 당하였다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가볍게 배척하거나 폭행 협박이 있었다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가볍게 배척한다면 이 역시 인간성에 대한 이해와 상상력의 부족 때문이 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 법원의 생각이다. 강간사건에서 강한 폭행 협박 16) 대법원 선고 90도1562판결 17) 부산지방법원 선고 84고합604판결 18) 대법원 선고 200도4462판결 19) 대법원 선고 2004도2611 판결 20) 서울지방법원 선고 85고합907판결 21) 조국, 형사법의 성편향, 박영서, 45면 22) 박상기, 강간죄와 폭행.협박의 정도, 형사판례연구 [4], 면 23) 이호중, 최협의설의 자성?-200도3071판결의 의미와 시사점, 판례 바꾸기 운동 최협의설 비판 [6], 한국 성폭력상담소, 제9면 24) 서울북부지방법원 선고 2004고합 228판결

51 여성 폭력과 사법 / 이유정 51 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경우에는 강간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보는 견해에 대해서는 이 러한 질문을 던지고 싶다. 비교적 약한 폭행 협박을 수단으로 타인에게 재산적 피해를 가하는 행위는 공갈죄로 처벌하면서, 왜 비교적 약한 폭행 협박을 수단으로 피해 여성에 게 극도의 성적 수치심과 인격적 모멸감을 주는 행위는 무죄라고 해석하여야 하는가? 우 리 형법 몇 조에 그러한 해석을 불가능하게 하는 문언이 있다는 말인가? 그러한 해석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대체 무엇이라는 말인가? 라고 최협의 폭행 협박설을 직접적으로 비판 하는 의견을 밝혔다. 이후 대법원은 최협의 폭행. 협박설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피고인이 노 래방에서 노래방 도우미인 피해자를 소파에 넘어뜨리고 양쪽으로 어깨를 눌러 움직이지 못하 게 하고 간음한 사건에서,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 협박이 있었는지 여부 는 그 폭행 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 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피해자가 성교 당시 처하였던 구체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보아 피해자가 성교 이전에 범행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거나 피해자가 사력을 다하여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가해자의 폭행 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섣불리 단정 하여서는 안된다. 25) 고 하여 피해자의 저항 여부나 구조요청 여부를 중요한 판단근거로 삼던 종전의 입장을 변경하였다. 최근 대법원의 판결을 보면 피고인이 동호회 회원으로 만난 피해자와 회식 후 대리기사를 불러서 차로 집에 데려다주겠다고 하면서 승용차 뒷좌석에 피해자를 태운 후 강제로 키스를 하고 양손으로 피해자의 어깨를 눌러 옆으로 눕히고 피해자를 강간한 사건에서 간음을 하게 된 경위, 피해자가 처한 상황,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성교당시의 상황과 이후 피해자 가 피고인에게 항의를 한 상황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하거나 현저하 게 곤란하게 할 정도의 유형력을 행사하였다 고 인정한 사례 26), 피고인이 유부녀인 피해자 에게 혼인외 성관계를 폭로하겠 다는 내용 등으로 협박하여 간음한 사안에서 이 사건 협박의 내용과 정도, 협박의 경위, 피해자의 신분이나 사회적 지위, 피해자와의 관계, 피해자의 가족상황, 간음 또는 추행 당시와 그 후의 정황, 이 사건 협박이 피해자에게 미칠 수 있는 심리적 압박의 내용과 정 도를 비롯하여 기록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인의 위와 같은 협박은 피 해자를 단순히 외포시킨 정도를 넘어 적어도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었다고 보기에 충분하다 고 인정한 사례 27) 등과 같이 상당히 변화된 태도를 보여주고 25) 대법원 선고 2005도3071판결 26) 대법원 선고2012도4031판결

52 52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있다. 아직 폭행. 협박의 의미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이 혼재하고 있지만, 적어도 대법원이 피해자의 저항이나 구조요청, 물리적으 로 강도 높은 폭행이나 협박 유무만을 강간죄 성립의 판단기준으로 하는 종전의 태도에서 벗 어나, 범행 전후의 상황,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피해자의 행동, 사회적인 지위 등 제반 사 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3) 정당방위의 성립 법원은 피해자의 저항이 있거나 저항을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유형력의 행사가 있어야 만 강간죄의 성립을 인정하는 태도를 취하면서도, 피해자의 강력한 저항이 있을 경우 정당방 위를 쉽게 인정하지 않았다.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라는 제목으로 영화화 되어 세상에 널리 알려진 변00 사 건 에서 대법원은 피고인들이 골목길에서 피해자의 양팔을 붙들고 끌고 들어가 억지로 키스를 하는 상황에서 피해자가 엉겁결에 피고인의 혀를 깨물어 절단한 행위는 신체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에서 벗어나려고 한 행위 라고 하여 정당방위 성립을 인정하였다. 28) 그러나 아홉 살 때 이웃집에 살던 남성으로부터 강간을 당한 피해자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로 고통에 시달리다가 21년 후 가해자를 살해한 사건에 대해 법원은 형법상 정당방위의 구성 요건인 침해의 현재성을 충족시키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죄를 인정하였다. 29) 이듬해 발생한 의 붓아버지의 성폭행에 10년 이상 시달리던 피해자가 남자친구와 함께 의붓아버지를 살해한 사 건에서도 법원은 성폭행 당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범행 당시 급박한 침해가 없었고 살인이 라는 방위행위가 성폭력으로 인한 침해의 방위정도를 초월하여 사회적 상당성도 인정되지 않 으며, 야간 기타 불안스러운 상태 하에서 공포.경악.흥분 또는 당황으로 인하여 방위의 정도 를 초과하여 이루어진 과잉방위로 볼 수 없다 고 하여 정당방위나 과잉방위를 인정하지 않았 다. 30) 형법 제21조 제1항은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상당한 행위 를 위법성 조각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즉 정당방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침해의 현재성 과 방위행위의 상당성 요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그러나 이는 대등한 힘과 지위를 가 진 당사자를 전제로 하는 법리이고, 육체적으로 힘의 차이가 있는 남성과 여성, 성인과 아동, 27) 대법원 선고 2006도5979 판결 28) 대법원 선고 89도358판결 29) 전주지방법원 91고합58, 91감고22판결, 광주고등법원 선고 91노89991감노80-30) 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선고 92고합 16판결, 서울고등법원 선고 92노1511판 결, 대법원 선고 92도2540판결

53 여성 폭력과 사법 / 이유정 53 비장애인과 장애인 사이에서는 현재의 침해에 대항하는 방위행위가 성립하기가 어렵다. 침해 를 당하더라도 대등한 힘이 없으면 즉석에서 대항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즉석에서 대항을 하려면 육체적인 힘의 우위를 극복할 수 있는 다른 수단(흉기 등)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 경 우에는 대부분 방어행위로서의 상당성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정당방위가 부정된다. 물 론 성폭력범죄의 피해를 방어하기 위한 모든 방위행위가 정당방위로 인정되어야 한다는 의미 는 아니지만, 위 두 사건의 경우 피해자들이 모두 미성년자일 때 성폭력 피해를 입었고, 그로 인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었던 점을 감안하여 볼 때 적어도 형법 제 21조 제3항의 공포, 경악. 흥분 또는 당황으로 인한 과잉방위 를 인정할 여지는 충분히 있었 다고 생각된다. 정당방위와 과잉방위를 거의 인정하지 않는 태도는, 결과적으로 취약한 입장에 있는 성폭력 피해여성으로 하여금 고스란히 피해를 당한 후에 결코 피해자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형사절차 를 통해 가해자를 처벌해 줄 것을 호소하는 길만을 열어놓고 다른 수단을 허용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4) 아동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성폭력 사건의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가장 문제되는 것은 피해자의 진술을 얼마나 믿을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특히 성폭력 피해자가 아동이거나 장애인인 경우에 목격자가 있기 어려 운 성폭력 범죄의 특성상 피해자의 진술이 가장 중요한 증거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 진술의 신빙성이 문제된다.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대해서는 삼촌이 동거하는 8세의 조카와 7세인 조카의 친구를 간 음하였고, 피해자의 질에서 정액양성반응이 나타난 사건에서 무죄를 인정한 사례 31), 5세, 4 세인 피해자들에 대한 강제추행 사건에서 피해자들이 모두 피고인을 범인으로 지적하였지만 피해자들이 가해자의 인상착의에 대한 정확한 기억을 갖고 있지 못한 상태에서 피고인이 가해 자인가라는 반복된 질문에 의한 암시를 받아 피고인을 가해자로 지목하게 되었을 가능성을 완 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인정한 사례 32), 9세인 피해자가 집에서 컴퓨터 게임을 하다가 집안으로 침입한 낯선 남성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사건에서, 경찰이 관내 성폭력 우 범자 47명의 사진을 컴퓨터로 피해자에게 보여주고 피해자가 피고인을 범인이라고 지목하여 검거한 후 다시 피해자에게 실물을 확인하도록 하였지만, 용의자 한 사람을 단독으로 목격 자와 대질시키거나 용의자의 사진 한 장만을 목격자에게 제시하여 범인 여부를 확인하게 31) 대법원 선고2004도1462판결 32) 선고 2006도2520판결

54 54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하는 것은 사람의 기억력의 한계 및 부정확성과 구체적인 상황하에서 용의자나 그 사진상 의 인물이 범인으로 의심받고 있다는 무의식적 암시를 목격자에게 줄 수 있는 가능성으로 인하여, 그러한 방식에 의한 범인식별 절차에서의 목격자의 진술은, 그 용의자가 종전에 피해자와 안면이 있는 사람이라든가 피해자의 진술 외에도 그 용의자를 범인으로 의심할 만한 다른 정황이 존재한다든가 하는 등의 부가적인 사정이 없는 한 그 신빙성이 낮다 고 인정한 사례 33) 와 같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엄격하게 해석한 판결들이 있다. 반대로 피해자가 만 3년 3개월, 3년 6개월의 여아들로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팬티를 벗기 고 바닥에 눕힌 후 피고인의 바지와 팬티를 내린 후 그 성기로 피해자의 음부에 밀어 넣으려 고 하였다 라고 진술한 사안에서도 증인 연령 정도의 유아라고 하더라도 별다른 사정이 없 는 한 이를 알고 그 내용을 표현할 수 있는 범위 내의 것 위와 같은 피해상황에 관하여 비록 구체적이지는 못하지만 개괄적으로 물어 본 검사의 질문에 이를 이해하고 고개를 끄 덕이는 형식으로 답변하고 있음 을 이유로 증언의 신빙성을 인정한 사례 34), 피해자가 만 4년 6개월, 만 3년 7개월인 여아들로서 피해사실이 피고인이 피해자들의 팬티를 내리고 손으로 음부를 만졌다.'는 비교적 단순한 것으로서 피해자들 연령 정도의 유아라고 하더 라도 별다른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알고 그 내용을 표현할 수 있는 범위 내의 것 이라는 이 유로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한 사례 35), 사고 당시 만 4세 6개월 남짓된 피해자의 진술에 증언능력이 없다고 할 수 없고, 또 피해를 당한 직후 처음 경찰에서 진술한 이래 제1심법 정에 이르기까지 비록 그 장소나 구체적인 방법에 대하여 다소 엇갈리는 점이 있기는 하 나, 여러 차례에 걸쳐 피고인이 자신의 음부 등을 만졌다는 점에 대하여는 일관되게 진술 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그 진술의 신빙성도 인정할 수 있다 고 한 사례 36) 등이 있다. 이처럼 아동 성폭력 피해자 진술의 증거능력에 대해서는 성인과 비슷한 수준의 논리나 인지 능력을 요구하거나 또는 유도신문이나 반복 신문 등으로 인해 아동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음을 이유로 신빙성을 배척하는 판례들과, 피해자의 나이가 어리더라도 피해사실이 단순하고 일관 되며 유아의 수준에서도 내용을 표현할 수 있는 경우에는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는 판례들이 혼재되어 있다. 아직 아동 성폭력 피해자 진술에 대해서는 그 신빙성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 으며, 수사나 재판과정에서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하기 위한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검증도 제대 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지만, 최근 대법원의 판결을 보면 아동은 질문자에 의한 피 33) 대법원 선고 2007도5201 판결 34) 대법원 선고 91도579 판결 35) 대법원 선고 2004도3161 판결 36) 대법원 선고 2001도2891 판결

55 여성 폭력과 사법 / 이유정 55 암시성이 강하고, 상상과 현실을 혼동하거나 기억 내용의 출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아동의 나이가 얼마나 어린지, 그 진술이 사건 발생 시 부터 얼마나 지난 후에 이루어진 것인지, 사건 발생 후 그러한 진술이 이루어지기까지의 과정에서 최초로 아동의 피해 사실을 청취한 보호자나 수사관들이 편파적인 예단을 가지 고 아동에게 사실이 아닌 정보를 주거나 반복적인 신문 등을 통하여 특정한 답변을 유도 하는 등으로 아동 기억에 변형을 가져올 여지는 없었는지, 그 진술 당시 질문자에 의하여 오도될 수 있는 암시적인 질문이 반복된 것은 아닌지, 같이 신문을 받은 또래 아동의 진술 에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닌지, 면담자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은 아동 자신의 진술이 이루어 진 것인지, 법정에서는 피해사실에 대하여 어떠한 진술을 하고 있는지 등을 살펴보아야 하며, 또한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내용에 대하여도 일관성이 있고 명확한지, 세부 내용의 묘사가 풍부한지, 사건 사물 가해자에 대한 특징적인 부분에 관한 묘사가 있는지, 정형 화된 사건 이상의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지 등도 종합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 37) 고 하여, 피해자의 특성과 진술을 한 구체적인 경위, 수사의 방법,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묘사 등 종합 적인 기준에 따라 신빙성 여부를 판단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5) 2차 피해 대부분의 범죄는 목격자가 없는 상황에서 발생하지만 성폭력의 경우는 특히 그러하다. 목격 자가 없는 상황에서 발생한 범죄에서 가장 중요한 증거는 피해자의 진술이고, 대부분의 범죄 에서 피해자의 진술은 다소 정황의 과장이 있다 하더라도 특별하 신빙성이 없다고 볼만한 사 정이 없는 한 진실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성폭력의 경우는 사정이 달랐다. 1990년 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우리 사회에서 성폭력에 대한 이해 수준은 매우 왜곡되어 있었고 국 가는 보호받을 만한 정조 만 보호할 의무가 있다거나 여성의 동의 없이는 성관계를 맺을 수 없으므로 진정한 의미의 강간은 없다 는 지극히 남성 중심적인 성 문화와 이중적 성규범이 지 배하고 있었다. 38) 성폭력 피해자는 정숙하지 못한 여성으로 비난받거나, 짧은 치마를 입고 밤거리를 활보하는 등 남 성의 성적인 욕구를 자극하는 것이 성폭력의 원인이라는 성편견으로 인해 피해자에 대한 수 사. 재판과정에서는 범죄사실과는 무관한 피해자의 평판이나 과거의 성경험 등이 문제되었 다. 39) 이로 37) 대법원 선고 2012도3893 판결 38) 최영애, 한국성폭력 상담소, 여성운동에 새 길을 내다, 성폭력뒤집기-한국성폭력상담소 20년의 회고와 전망, 이매진, 2011, 29-30면 39) 조국, 주18) 79-89면

56 56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인해 성폭력 범죄의 피해자는 수사나 공판절차에서 자신이 입은 피해사실 이외에도 사생활 에 관한 사항을 추궁받고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받는 경우가 허다하였다. 이처럼 성폭력 피해 자들이 성폭력 피해로 발생하는 직접적인 신체적. 정신적 후유증 이외에 성폭력에 대한 잘못 된 통념과 제도적인 미비로 인해 사회적으로 불이익을 당하거나 심리적 고통을 겪는 것, 그 중에서도 특히 수사와 재판절차에서 피해자가 겪는 추가적인 고통 을 2차 피해라고 한다 40). 이러한 2차 피해에 대한 지속적인 문제제기와 개선요구에 의해 성폭력특별법 개정 과정에 서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피해자의 신원. 사생활 비밀누설 금지 규정, 비 공개재판을 청구할 수 있는 규정, 신뢰관계 있는 자의 동석을 허용하는 규정, 성폭력 피해자 에 대한 해고 등 고용상 불이익 금지 규정,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법률지원 근거규정, 성폭력 피해자가 영상물에 의한 증언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 등이 마련되었다. 또한 경찰은 범죄 피해자 보호규칙, 인권보호를 위한 경찰관 직무규칙 성폭력 피해자 보호매뉴얼 등을 만들었 고, 검찰도 성범죄 수사 및 공판 관여시 피해자 보호에 관한 지침 인권보호수사준칙 등을 제 정하고 성폭력 전담부서를 만드는 등의 노력을 하였다. 그러나 실무에서 성폭력 피해자에 대 한 2차 피해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고, 특히 성폭력 전담 인력이 없는 기관에서는 담당자들이 잘못된 성고정관념이나 인권감수성의 부족으로 2차 피해를 일으키는 경우도 많다. 41) 대법원은 성폭행 피해자인 여중생들이 자신들을 수사한 경찰관들과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 상청구를 한 사건에서 경찰관은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민의 자유 와 권리를 존중하고 범죄피해자의 명예와 사생활의 평온을 보호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의무가 있고, 특히 이 사건과 같이 성폭력범죄의 피해자가 나이 어린 학생인 경우에는 수 사과정에서 또 다른 심리적 신체적 고통으로 인한 가중된 피해를 입지 않도록 더욱 세심 하게 배려할 직무상 의무가 있다. 그런데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성폭력범죄의 담당 경찰관은 그 경찰서에 설치되어 있는 범인식별실을 사용하지 않은 채 공개된 장소인 형사과 사무실에서 피의자 41명을 한꺼번에 세워 놓고 피해자인 원고 1, 원고 2로 하여금 범행일시와 장소 별로 범인을 지목하게 하였다는 것인바, 경찰관의 이와 같은 행위는 위에서 본 직무상 의무를 소홀히 하여 위 원고들에게 불필요한 수치심과 심 리적 고통을 느끼도록 하는 행위로서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한계를 위반한 것임이 분명하 고, 수사상의 편의라는 동기나 목적에 의해 정당화될 수 없으며, 달리 위 행위가 부득이한 것으로서 정당하다고 볼 만한 사유도 찾아볼 수 없다. 고 판단하여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 였다. 42) 위 판결은 성폭력 피해자의 수사과정에서 국가가 피해자에게 시혜적인 차원의 배 40) 정유석, 성폭력관련 공판에서의 2차 피해와 피해자권리, 성폭력.법정에 서다, 2007, 푸른사상, 362면 41) 이경환, 성폭력 2차 피해에 대한 국가배상책임, 사법정의와 여성Ⅱ,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2011, 226면

57 여성 폭력과 사법 / 이유정 57 려를 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되며 피해자를 보호할 의무가 있음을 확인하고, 2차 피해 방지 의무를 직무상 의무의 하나로 선언하여 피해자 보호 규정들이 실질적인 규범력을 가지는데 도 움을 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43). (6) 피해자에 대한 역고소 문제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에 대한 편견으로 인해 피해자들은 수사.재판절차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으며, 그 때문에 여성단체나 전문 상담기관으로부터 조력을 받는 사례들이 많다. 이 러한 경우 성폭력 사건을 알게 된 여성단체나 상담기관 등에서는 형사절차에 대한 공정한 수 사와 진상규명 등을 요구하면서 사건의 내용을 공개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가해자가 피해 자와 지원단체 관계자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이른 바 역고소 사건이 자주 발생한다. 언 론에 보도된 사건만 보더라도 도지사의 성추행 사실을 공개한 피해자와 시민단체가 명예훼손 으로 고소당한 사례, 방송사 노조간부의 성폭력 사실을 공개한 피해자와 사회단체 등에 대해 명예훼손 소송이 제기된 사례, 대학교수의 제자 성희롱 사건에서 사회단체가 명예훼손으로 고 소당한 사례등이 있었다. 44) 이처럼 가해자가 성폭력 문제를 공론화한 피해자나 그 지원단체를 상대로 형사고소를 하는 역고소 문제는 피해자를 오히려 형사절차의 피의자로 만들어 협박하는 수단으로 이용되며, 성 폭력 문제를 공론화하고 지원하는 단체의 활동을 위축시킨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이다. KBS노조원인 여성 피해자가 1996년 노조간부인 가해자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수 사기관 등에 알리지 않고 덮어두었는데, 경 가해자가 노조 부위원장에 출마하게 되자 노조의 도덕성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성추행피해사실을 공개하는 사건이 발생하였 다. 이 사건을 알게 된 100인 위원회 는 진상조사 등을 하고 가해자의 실명을 공개하며, 문 제를 공론화하였고, 가해자는 피해자와 100인 위원회, 언론사 기자 등을 명예훼손으로 고소 하였다. 그 결과 피해자와 100인 위원회 등은 명예훼손 혐의가 인정되어 기소되어 재판이 진 행되던 중 결심을 앞둔 경에 가해자가 일방적으로 고소를 취소하여 공소기각 결 정이 내려졌다. 45) 성폭력 가해자가 피해자와 그 지원단체를 위축시킬 목적으로 명예훼손 고소를 이용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2002년 발생한 제주도지사 성희롱 사건에서도 가해자는 피해와 여성단체가 기자회견에서 성 42) 대법원 선고 2007다64365판결. 43) 이경환, 주39) 237면 44) 박선영, 법여성학적 관점에서 본 성폭력과 명예훼숀, 성폭력 법정에 서다, 푸른사상, 313면 45) 손난주, 성폭력 가해자의 명예훼소 역고소 관련 사건 평석, 사법정의와 여성 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 임, 112면

58 58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희롱 사실을 공개한 행위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였다. 위 사건에서 피해자와 여성단체는 결과 적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가해자가 정치적인 음모 라고 피해자의 주장을 정면 부인함 에 따라 성추행 사건과는 무관한 정치적인 의도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를 받느라 이중의 고통 을 겪어야 했다. 46) 이처럼 가해자들이 피해자의 고소를 취하시키고 사건을 덮어버리기 위한 수단으로서 명예 훼손 역고소를 악용하는 상황에 대해서 법원이나 검찰은 외견상 중립적인 태도를 취함으로써, 가해자의 명예를 보호하고 성폭행 피해를 공론화하는 것을 저지하는 역할을 한다는 문제가 제 기되었다. 대법원은 대학교수로부터 성추행 당한 피해여성을 지원하던 여성단체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수사기관과 학교 당국을 상대로 철저한 진상조사와 처벌 그리고 학내 성폭력의 근절 을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활동을 벌이고, 이러한 활동내용을 홈페이지나 소식지에 게재 한 행위로 인해 단체 대표들이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기소된 사건에서 국립대학교의 교수가 자신의 연구실 내에서 제자인 여학생을 성추행을 하였다는 내용으로서 공인의 공 적 활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내용인 사실, 이와 같이 학내에서 발생한 성폭력 문제는 국 민이 알아야 할 공공성, 사회성을 갖춘 공적 관심사안으로서 사회의 여론형성에 기여하는 측면이 강하고 순수한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것이라 할 수 없고 피고인들이 피해자와 사 이에 어떠한 개인적인 감정도 존재하지 아니하였던 사실, 피해자는 스스로 강제추행을 저 질러 위와 같은 명예훼손적 표현의 위험을 자초한 사실, 그리고 그 표현 자체에 있어서도 피해자를 비하하는 등의 모욕적인 표현은 전혀 없고 객관적인 진실과 함께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적시하고 있을 뿐인 사실을 알아 볼 수 있는바, 이러한 피해자의 지위, 적시사실의 내용 및 성격, 표현의 방법, 동기 및 경위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비록 성범죄에 관한 내용이어서 명예의 훼손정도가 심각하다는 점까지를 감안한다 할지라도 인터넷 홈페 이지 또는 소식지에 위와 같은 내용을 게재한 행위는 학내 성폭력 사건의 철저한 진상조 사와 처벌 그리고 학내 성폭력의 근절을 위한 대책마련을 촉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달리 비방의 목적이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고 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47) 이 판결은 성폭력 피해사실이 사적인 문제가 아 니라 사회성을 갖춘 공적 관심사안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였고, 이를 공표한 행위를 공공의 이익 에 관한 것으로 인정함으로써 성폭력 피해자 지원활동에 힘을 실어 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48) 46) 김효선, 성폭력, 성별 정치가 남성간의 정치로, 성폭력을 다시 쓴다-객관성, 여성운동, 인권, 한국여성의 전 화연합,한울, 면 47)대법원 선고 2003도2137 판결

59 여성 폭력과 사법 / 이유정 가정폭력 (1) 정당방위. 과잉방위 가정폭력 사건에서 가장 논란이 되어온 것은 정당방위와 과잉방위의 인정문제이다. 장기간 가정폭력의 피해를 입은 여성이 우발적으로 남편을 살해하는 사건에서 법원은 정당방위는 물 론 과잉방위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2000년 가정폭력의 피해 여성이 남편으로부터 상습적으로 폭행. 협박을 당하고 변태적인 성행위를 강요당하다가 별거에 이르게 되고, 이혼소송을 제기하여 소송이 진행 중 남편이 피 해 여성의 집으로 찾아와 재결합을 요구하며 가위로 협박을 하고 강제로 성교를 요구하며 이 혼을 하면 죽여 버리겠다고 협박을 하는 상황에서, 피해 여성이 침대 밑에 숨겨둔 칼로 남편 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하였다. 위 사건에서 대법원은 피고인이 이와 같이 피해자로부터 먼 저 폭행ㆍ협박을 당하다가 이를 피하기 위하여 피해자를 칼로 찔렀다고 하더라도, 피해자 의 폭행ㆍ협박의 정도에 비추어 피고인이 칼로 피해자를 찔러 즉사하게 한 행위는 피해자 의 폭력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위행위로서의 한도를 넘어선 것이라고 하지 않 을 수 없고, 따라서 이러한 방위행위는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없는 것이므로, 자기의 법익 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어하기 위한 행위로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거나, 방위행위가 그 정도를 초과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고 판시하여 정당방위나 과잉 방위를 인정하지 않았다. 49) 2006년에도 결혼기간 동안 남편으로부터 심한 폭행과 학대를 당해 오던 여성이 남편으로 부터 폭행을 당하며 여성은 물론 그 가족들을 모두 죽여버리겠다며 입에 담을 수 없는 폭언을 거듭하다가 잠이 들자, 피해 여성이 분노감과 적대감이 폭발하여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소 파 옆 마루바닥에 놓여 있던 철제아령으로 남편의 머리를 내리쳐 살해한 사건에서 법원은 정 당방위나 긴급피난이 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어떤 행위의 위법성을 예외적으로 소멸 시키는 사유라는 점에 비추어 그 요건으로서의 침해나 위난의 현재성은 엄격히 해석.적용 해야 한다. 오랜 간 남편으로부터의 폭력이나 학대에 시달려온 피고인의 심리상태를 수 긍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범행 당시 피고인의 법익에 대한 침해나 위난 이 현존하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고 판시하였다. 50) 정당방위의 이론은 체력적으로 대등한 힘을 가지고 있는 성인 남성을 전제로 한 것이다. 가 48) 손난주, 주43) 면 49) 대법원 선고 2001도1089판결 50) 대전지방법원 선고 2006고합102 판결

60 60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정폭력이 상습적으로 발생하는 이유는 대부분 여성이 체력적으로 열등하기 때문이다. 만약 구 타 당하는 상황에서 상당한 정도의 방위행위로서 가해자의 공격을 막을 수 있을 정도라면 이 미 상습적인 가정폭력의 피해자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가. 가해자의 폭력이 있을 때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가, 폭력이 끝나고 난 후 가해자가 방심한 상황에서 피해자의 공격이 시작되 는 이유는 피해자의 입장에서 가해자를 공격하는 시점은 바로 그 때밖에 없기 때문이다. 피해 자가 자신이 위험에 처해 있고 가해자를 공격하는 것만이 자신의 생존과 안전을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고 판단하여 가해자를 공격한 경우, 침해의 현재성 과 방위행위의 상당성 을 완화하 기 위해서는 매맞는 여성 증후군 에 입각한 합리적인 피해자 기준 에 따라 침해의 현재성을 폭넓게 인정하여야 한다. (2)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따른 심신미약 상태 인정 가정폭력 피해 여성이 남편을 살해하는 사건에 대해 정당방위. 과잉방위는 인정되지 않았으 나, 가정폭력 피해자의 특성을 감안하여 심신미약을 인정하는 판결이 선고된 사례는 있다. 수년간 남편의 구타와 언어폭력으로 고통에 시달려 온 여성이, 남편으로부터 심한 욕설을 듣고 극도의 흥분상태에 이르러 억제력을 잃고 우발적으로 남편을 살해한 사건에서 법원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란 외상으로 경험될 만큼 심한 감정적 스트레스를 경험했을 때 나 타나는 장애 이고, 해리 장애는 의식. 기억. 정체성. 환경에 대한 지각 등에 이상이 생긴 상태로서 그 기능의 일부가 상실되거나 변화된 것으로서 고통스러운 경험에 대한 마음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어수단으로 현실을 부정하는 것 이라고 하면서 피고인이 수년간 계속 된 피해자의 상습폭행 및 모욕 등에 기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을 보이다가 이 사 건 범행당시 피해자로부터 심한 욕설과 함께 모욕을 당하자 이로 인하여 극도의 흥분상태 에 이른 나머지 피해자를 형체만 시커멓게 보이는 저승사자 로 인식할 정도로 해리장애에 빠지면서 억제력을 잃고, 폭발적이고 충동적으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임을 인정할 수 있다 고 하면서 심신미약을 인정하였다. 51) 그러나 이러한 심신미약 인정은 일반적인 것은 아니다. 가정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여성단체들 은 오랫 동안 가정폭력피해여성의 피학대여성증후군(BWS, Battered Woman Syndrome) 52)을 주장해 왔지만, 재판에서 정신감정 및 전문심리위원제도의 채택 여부가 법원의 직권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입증이 매우 어렵다고 주장한다. 한국여성의 전화가 지원한 가정폭력 51) 서울고등법원 선고 2004노 2819판결 52) 미국의 심리학자 L.Walker가 임상적 관찰을 통해 피학대 여성들이 보이는 인지.정서.행동적 증상들을 피학 대여성증후군이라고 명명하였다. 피학대 여성들의 공통적인 특징으로 우울증과 결여된 자존감, 학습된 무기 력, 왜곡된 인지 등 심리적인 변화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61 여성 폭력과 사법 / 이유정 61 피해여성의 남편 살해 사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피해 여성에 대한 형량은 1991년부터 1999년 사이에 발생했던 9건의 사건 중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선고받은 경우가 6건이고 가 장 높게 선고된 형량이 징역 4년이었는데, 2000년 이후에 발생한 12건의 사건 중 최종적으 로 집행유예 판결을 선고받은 경우는 1건이고, 가장 높게 선고된 징역형이 11년으로 2000 년 이후에 오히려 형량이 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53) 3. 성매매 (1) 당사자의 동의 성매매특별법이 제정되기 전까지 일반인들의 의식은 성매매 여성을 도덕적으로 타락한 여 성으로 취급하고 성매매의 문제를 여성 개인의 도덕적인 문제로 보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으 며, 법원도 마찬가지였다. 피고인이 일당을 받고 가출소녀들을 술집접대부로 취업하도록 알선 한 행위로 부녀매매죄로 기소된 사건에서 법원은 매매라 함은 거래 일방의 완전한 사실상의 지배하에 있는 부녀를 대가를 받고 상대방의 사실상의 지배하에 옮기는 것을 말한다 할 것으로서 매매의 대상인 부녀가 정신적 지각이 있고 법질서에 보호를 호소할 능력을 가진 경우에는 즉각적으로 국내법의 보호로부터 이탈케 될 우려가 짙은 국외이송목적의 매매를 제외하고 친권자 또는 그 보호감독자가 아닌 제3자에 의한 매매는 이루어지기 어렵다고 봄이 경험칙상 상당하다 할 것인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매매대상인 부녀는 17 세 가량의 가출소녀들로서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그 정도의 연령이면 그들은 인격의 자 각이 있고 법질서에 보호를 호소할 수 있는 판단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 이라 고 판시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54) 이처럼 부녀 매매죄에 있어서 성매매 여성이 지각이 있고 법질서에 호소할 능력이 있는 경우에 부녀매매죄를 부정하는 입 장은 상당히 오랜 기간 지속되어 왔다. 55) 1992년 대법원은 봉제공장에서 공원으로 일하던 18세의 여성이 디스코클럽에서 납치된 후 윤락녀 생활을 하다가 다시 업주가 피고인에게 돈을 받고 넘긴 후에는 피고인의 점포에서 윤락녀로 생활한 사건에 대해 부녀매매죄는 그 주체 및 객체에 중점을 두고 볼 것이 아니 라 매매의 일방이 어떤 경위로 취득한 부녀자에 대한 실력적 지배를 대가를 받고 그 상대 53) 고미경, 허민숙, 살인과 젠더, 가정폭력 기해자 사망사건과 피해자 살해사건에 대한 판결분석 토론회 자료집, ) 광주고등법원 선고 75노80 판결 55) 광주고등법원 선고 84노462 판결, 서울고등법원 선고 91노461판결 등

62 62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방에게 넘긴다고 하는 행위에 중점을 두고 판단하여야 하므로 매도인이 매매 당시 부녀자 를 실력으로 지배하고 있었는가 여부 즉 계속된 협박이나 명시적 혹은 묵시적인 폭행의 위협 등의 험악한 분위기로 인하여 보통의 부녀자라면 법질서에 보호를 호소하기를 단념 할 정도의 상태에서 그 신체에 대한 인계인수가 이루어졌는가의 여부에 달려있다고 하여 야 할 것이다. 라고 하면서 피해자가 18세에 달하여 지각이 있으므로 부녀매매죄의 객체가 될 수 없다는 원심을 파기하고 유죄를 선고하고, 종전의 판결은 현재의 사회실정 하에서는 유 지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폐기하였다. 56) 성매매는 외관상 당사자의 합의 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대부분 사회적.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여성이 금품을 미끼로 성매매산업에 유입된 후, 포주와 알선업자들에 대한 채무에 묶 여 성산업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등 사실상 강요된 경우가 많다. 인신매매 등이 아닌 자발 적인 동기로 성매매를 시작하더라도 일단 성산업에 유입된 후에는 성매매를 하는 포주 등에게 종속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성을 팔아 이득을 얻는 주체는 성매매업소를 운영하는 업주이고 성매매 여성은 단지 상품에 불과한 상황에서, 여성이 성매매를 하지 않을 자유는 지극히 협소 하다. 성매매 여성의 자발성은 구조적으로 제약된 자발성 에 불과하며 여성들에게 구조적으로 가해지는 제약을 고려하면 그 선택은 자발적인 것이라고 할 수 없다. 57) (2) 선불금 성매매 여성들이 성산업에 유입되는 동기는 경제적인 이유가 대부분이다. 성매매 여성들을 상품으로 팔아 이익을 얻는 포주나 중간소개업자들은 성매매 여성들의 궁핍한 처지를 이용해 서 선불금을 준다. 이 선불금은 여성들이 성매매에서 벗어날 수 없게 만드는 노예문서가 된 다. 선불금을 갚기 위해 성매매를 하면서 이자가 늘어가고, 여성들의 숙식비와 생활비 등이 추가되어 빚이 자꾸 늘어나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포주들은 선불금에 대하여 여성들끼리 맞 보증을 하도록 함으로써 여성들이 성매매에서 이탈하지 못하도록 감시하게 만들기도 한다. 선 불금은 불법원인에 의한 채권이기 때문에 무효이지만, 포주들이 여성에게 받은 차용증을 근거 로 사기죄로 고소하거나 대여금 반환청구를 하는 경우에 법원과 검찰은 포주의 손을 들어주었 다. 선불금이 불법원인에 의한 채권이므로 무효라는 법원의 판결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2004년 대법원은 성매매 업소에 취업을 하면서 선불금을 받고 일하기로 하였고, 처음에는 업주가 2차를 강요하지 않는다고 말하였지만, 여성이 이를 거부하면 월급에서 일정금액을 삭 감하고, 일정한 매상이 오르면 음란행위나 2차(성매매)를 강요하고, 여성이 이와 같은 방식 56) 대법원 선고 91도1402 전원합의체 판결 57) 이호중, 성매매방지법안에 대한 비판적 고찰, 성매매-새로운 법적대책의 모색, 사람생각, 91면

63 여성 폭력과 사법 / 이유정 63 으로 일을 하면서 1일 평균 2, 3회 정도의 윤락행위를 하여 온 사안에서 원고가 피고를 고 용하여 윤락행위를 강요한 것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것이고, 선불금은 피고의 윤락행위를 목적으로 교부된 것이므로 선불금 채권은 무효이어서 그 반환을 구할 수 없고, 이는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선불금 상당액을 반환할 의무 도 없다 는 취지로 판단한 원심을 유지하면서, 영리를 목적으로 윤락행위를 하도록 권유 유인 알선 또는 강요하거나 이에 협력하는 것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 므로 그러한 행위를 하는 자가 영업상 관계 있는 윤락행위를 하는 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 권은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부당이득의 반환청구가 금지되는 사 유로 민법 제746조가 규정하는 불법원인이라 함은 그 원인되는 행위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인바, 윤락행위 및 그것을 유인 강요하는 행위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므로, 윤락행위를 할 자를 고용 모집하거나 그 직업 을 소개 알선한 자가 윤락행위를 할 자를 고용 모집함에 있어 성매매의 유인 강요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선불금 등 명목으로 제공한 금품이나 그 밖의 재산상 이익 등은 불법 원인급여에 해당하여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라고 판시하여 선불금이 무효 이며 이를 반환할 의무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 58) 위 판결 이후 선불금을 업주가 직접 지급하는 대신 제3의 사채기관을 통해 선불금을 지급 하게 하거나, 선불금 채권을 제3자에게 양도한 후, 업주가 아닌 제3자가 채권자가 되어 성매 매 여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사례가 증가하였다. 이러한 편법적인 행위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피고인들이 성매매업소의 업주에게 유흥주점을 임대하거나 여종업원들의 선불금 등 그 개업비용을 대여함에 있어, 그 건물 또는 자금이 영업 으로 윤락행위를 알선하는 범죄에 사용된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한 후 피고인으로부 터 선불금을 제공받은 사람이 차용증에 기재된 형식적인 채무자인 여종업원들이 아니라 유흥주점의 업주들 이라고 판단하여 이라고 판단한 조치는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 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심리미진이나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 및 윤락행위 등 방지법 위반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59) 고 판단하였고, 민법 제103조에서 정하는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 는 법률행위의 목적인 권리의무의 내용이 선량한 풍속 기 타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경우뿐만 아니라, 그 내용 자체는 반사회질서적인 것이 아니라고 하여도 법적으로 이를 강제하거나 법률행위에 사회질서의 근간에 반하는 조건 또는 금전 적인 대가가 결부됨으로써 그 법률행위가 반사회질서적 성질을 띠게 되는 경우 및 표시되 거나 상대방에게 알려진 법률행위의 동기가 반사회질서적인 경우를 포함한다. 반사회성 58) 대법원 선고 2004다27488 판결 59) 대법원 선고 2005도9575 판결

64 64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여부가 논의되는 당해 법률행위와 관련이 있는 다른 일정한 법률행위에 관하여 그 효력을 명문으로 배제하는 강행법규가 있는 경우에는, 그 강행법규가 어떠한 취지에서 나온 것인 지, 이들 두 법률행위가 일정한 구체적 생활관계의 맥락에서 일정한 내용으로 사회적 경 제적인 연관을 가져서 강행법규에 의한 금지의 취지를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라는 법구성 을 통하여 다른 법률행위에도 미치게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아니한지, 당해 법률행위에 대 하여 그 규범내용이 명확하지 아니한 일반조항인 민법 제103조에 기하여 이를 무효로 함 으로 인하여 거래에 부당한 부담을 지우거나 당사자들의 정당한 기대를 저버리게 되는 것 은 아닌지 등을 당해 법률행위가 사회질서에 위반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고려할 수 있고 또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라고 하며, 신용협동조합이 유흥주점업 업주의 연대보증 하에 여성종업원들에게 대출을 하는 방식으로 선불금을 지급한 사건에서, 위 대출 및 연대보 증은 모두 민법 제103조에서 정한 반사회질서적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60) (3) 손해배상 군산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감금상태에서 성매매를 강요당하던 여성들이 사망하는 사건 을 계기로 포주들과 경찰 등 관련 공무원과의 지속적인 유착관계가 드러났고, 성매매 여성들 이 겪는 인권침해에 대해 국가가 방조하고 침묵한 사실도 밝혀졌다. 사망한 여성들의 가족들 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법원은 경찰관에게 권한을 부여한 취지와 목적에 비추어 볼 때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경찰관이 그 권한을 행사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는 것이 현저하게 불합리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권한의 불행사는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 되어 위법하다 경찰관들이 윤락녀들이 감금된 채로 윤락을 강요받으면서 생활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는 상황이었거나 실제 그러한 정황을 인식하 기도 하였음에도, 피해신고나 진술이 없다는 이유로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방관 하였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윤락업소의 업주들로부터 뇌물을 수수하며 단속을 눈감아주 거나 사건조사나 윤락녀에 대한 설문, 면담 과정에서 단서가 포착되었음에도 수사에 나서 지 않는 등으로 위와 같은 행위를 방치한 것은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서 위법하 다 고 하여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 61) 위 사건은 성매매에 대해 금지주의를 채택하고 있으면서 현실에서는 성매매업소를 제대로 단속하지 못하고, 심지어 경찰. 행정청과 성매매업 소간의 유착관계로 인해 형식적인 단속만이 이루어지면서 사실상 국가가 성매매를 방조하던 관행에 제동을 건 의미있는 판결이었다. 60) 대법원 선고 2009다37251 판결 61)대법원 선고 2005다48994 대법원 선고 2003다49009 판결

65 여성 폭력과 사법 / 이유정 65 (4) 신상공개제도 청소년 성보호법 제20조의 청소년 대상 성매수자의 신상공개제도 는 이중처벌이고 인격권 과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하는 과잉형벌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었다. 헌법재판소는 위 규정에 대한 위헌제청 사건에서 공개되는 신상과 범죄사실은 이미 공개 재판에서 확정된 유죄판결의 일부로서, 개인의 신상 내지 사생활에 관한 새로운 내용이 아니고, 공익목적을 위하여 이를 공개하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수치심 등이 발생된다고 하여 이것을 기존의 형벌 외에 또 다른 형벌로서 수치형이나 명예형에 해당한다고 볼 수 는 없다. 신상공개제도는 범죄자 본인을 처벌하려는 것이 아니라, 현존하는 성폭력위험 으로부터 사회 공동체를 지키려는 인식을 제고함과 동시에 일반인들이 청소년 성매수 등 범죄의 충동으로부터 자신을 제어하도록 하기 위하여 도입된 것으로서, 이를 통하여 달성 하고자 하는 청소년의 성보호 라는 목적은 우리 사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공익의 하나 라고 할 것이다 신상공개가 되는 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규정한 법률조항의 의미와 목적 은 성인이 대가관계를 이용하여 청소년의 성을 매수하는 등의 행위로 인하여 야기되는 피 해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려는데 있는 것이고, 이에 비추어 볼 때 청소년 대상 성범죄와 그 밖의 일반 범죄는 서로 비교집단을 이루는 본질적으로 동일한 것 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려우며, 나아가 그러한 구분기준이 특별히 자의적이라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62) 고 하여 청소년성매수자에 대한 신상공개제도가 합헌이라고 결정하였다. 이후 신상공개제도는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자에게 확대 적용되다가 최근 개정된 성폭력처벌법에서는 성인대상 성범죄자의 신상정보도 인터넷에 등록.공개하도록 규정되었다. 4. 성희롱 (1) 성희롱을 불법행위로 인정한 사건 성희롱이 불법행위임을 인정한 법원의 판결이 있기 전에도 직장이나 학교 등에서 여성에 대 한 성적인 접촉. 농담. 성적 언행 등이 계속되어 왔지만, 이는 불법행위가 아니고 일상적이며 자연스러운 행위로 인식되어 왔다. 피해자가 그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고통 스럽다는 사실은 무시되었던 것이다. 서울대 교수의 조교에 대한 성희롱 사건은 1994년에 1 심에서 원고 승소판결을 받았고 63), 2심에서는 번복되었다가 64),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승 62) 헌법재판소 선고2002헌가14결정 63) 서울민사지방법원 선고 93가합77840판결 64) 서울고등법원 선고 94나15358판결

66 66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소판결 65) 을 받기까지 6년이 걸린 우리나라 최초의 성희롱 판결이었다. 대법원은 지도교수인 피고가 기기의 조작 방법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원고의 어깨, 등, 손 등을 위 피고의 손이나 팔로 무수히 접촉하였고, 복도 등에서 원고와 마주칠 때면 원고의 등 에 손을 대거나 어깨를 잡았고, 실험실에서 요즘 누가 시골 처녀처럼 이렇게 머리를 땋고 다 니느냐. 고 말하면서 원고의 머리를 만지기도 하였으며, 원고가 정식 임용된 후에는 단둘이서 입방식을 하자고 제의하기도 하고, 교수연구실에서 원고를 심부름 기타 명목으로 수시로 불러 들여 위아래로 훑어 보면서 몸매를 감상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여 원고로서는 불쾌하고 곤혹스 러운 느낌을 가졌다는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 사실상 원고에 대하여 지휘 감독관계에 있 는 피고 1의 위와 같은 언동은 분명한 성적인 동기와 의도를 가진 것으로 보여지고, 그러 한 성적인 언동은 비록 일정기간 동안에 한하는 것이지만 그 기간 동안만큼은 집요하고 계속적인 까닭에 사회통념상 일상생활에서 허용되는 단순한 농담 또는 호의적이고 권유적 인 언동으로 볼 수 없고, 오히려 원고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것 으로서 원고의 인격권을 침해하였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침해행위는 선량한 풍속 또는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위법한 행위이고, 이로써 원고가 정신적으로 고통을 입었음은 경험 칙상 명백하다 고 위와 같은 성적인 언동이 불법행위의 한 유형에 해당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 다. 66) (2) 판단기준 이처럼 성희롱이 불법행위의 한 유형이라는 점은 판례로 확립되었으나 여기에서 말하는 사 회통념 일상생활에서 허용되는 단순한 농담이나 호의적이고 권유적인 언동 이 무엇인가에 대 한 논란이 계속 되어 왔다. 학교 교사들의 회식자리에서 교감이 여성교사들에게 교장에게 술 을 따르라고 한 행위가 문제된 사건에서 법원은 성희롱의 전제요건인 성적 언동 등 이란 남 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 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고, 위 법 규정상의 성희롱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행위 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 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 65) 대법원 선고 95다39533판결 66) 대법원 선고 95다39533 판결

67 여성 폭력과 사법 / 이유정 67 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 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 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 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 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가 아닌 이상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 꼈다는 이유만으로 성희롱이 성립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고 판시하였다. 67) 위 판결은 성희롱의 상대방이 아니라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 을 기준으로 성희롱 여부를 판단하였는 데, 이에 대해서는 성고정관념의 영향을 받는 일반인 이 아니라 성희롱 피해자의 입장에서 성 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는 합리적인 피해자 기준을 적용해 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일반인 이 피해자와 같은 상황에서 성적인 수치심이나 혐오감 을 느꼈는지 여부를 측정하거나 조사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결국 사회통념이나 일반적인 기준 은 성희롱 여부를 판단하는 사람의 가치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추상 적인 일반인 이 아니라, 당해 사건에서 피해자가 그 행위를 어떻게 느끼고 받아들였는가 하는 점이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3) 사용자 책임 성희롱을 인정한 서울대 조교 사건에서도 사용자 책임이 문제되었는데 대법원은 피고 1의 성희롱 행위가 그의 사무집행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을 뿐만 아니라, 또한 기록에 의하면 위 피고의 성희롱 행위 또한 은밀하고 개인적으로 이루어지고 원고로서도 이를 공개하지 아니하여 피고 대한민국으로서는 이를 알거나 알 수 있었다고도 보여지지 아니하므로, 이 러한 경우에서까지 사용자인 피고 대한민국이 피용자인 원고에 대하여 고용계약상의 보호 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였다고 할 수는 없다. 며 사용자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반면 롯데호텔 사건에서는 회사의 구조적인 특성 및 규모에 비추어 볼 때 대표이사가 안 사실만을 회사가 안 것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적어도 한 부서를 총괄하는 책임자 이상의 지위에 있는 자가 어떤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면 회사도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 다고 보아야 할 것 이라고 하면서 피고 회사에 갈음하여 현실적으로 직원들을 관리. 감독 하며 위와 같은 의무를 다하여야 할 지위에 있는 이사 등이나 독립된 부서의 책임자가 사 업주의 지배.관리하게 있다고 볼 수 있는 공개적인 회식자리나 야유회 등에서 스스로 성 적인 언동을 하였거나 다른 근로자들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정도 67) 대법원 선고 2005두6461 판결

68 68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에 이르렀음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였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미리 예방하지 못하였다면 피고회사로서는 고용계약상의 보호의무를 다하지 못한데 대하여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는 이유로 사용자책임을 인정하였다. 68) 이 판결은 사용자가 근로자들이 안심하고 평온한 환경에 서 일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제공하고, 성희롱을 예방하고, 성희롱이 발생되었을 때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하는 남녀고용평등법 등에서 정한 사용자의 의무 규정들이 실질적으로 규범 력을 가진 것이라는 점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4) 가해자 통상 성희롱은 여성에 대한 폭력이라고 여겨지지만, 성희롱의 피해자가 남성이 될 수도 있 다. 법원은 기계수리 기사 보조사원인 남성에 대해 직장 동료 여성들이 젖꼭지를 만지고, 등 뒤에서 껴안으려고 하거나 둔부를 만지고, 덩치가 있어서 좋다 영계라서 좋다 는 등의 말을 하면서 의도적인 신체접촉을 한 사안에 대해 피고들의 행동은 분명한 성적인 동기와 의도 를 가진 것으로 보여지고, 그러한 성적인 언동은 사회통념상 일상적으로 허용되는 단순한 농담 또는 호의적인 언동의 범주를 넘어 원고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함과 동시에 원고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고 원고의 근무환경을 악화시켜 원고의 인격권을 침해한 것이며, 이러한 침해행위는 남녀고용평등법에서 정한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는 위법한 행위로서 원고가 위와 같은 위 피고들의 행위로 인하여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다. 따라서 위 피고들의 위와 같은 성적인 언동은 공동불 법행위를 구성한다 고 판시하였다. 69) 직장내 성희롱은 직장 내의 직위, 나이, 서열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권력관계 속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자가 상대적으 로 열등한 자를 상대로 저지르는 것이다. 이 판결은 생물학적인 성을 요건으로 하지 않고, 가 해자가 여성이고 피해자가 남성인 경우에도 성희롱이 성립한다고 명시적으로 판단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68) 서울중앙지방법원 선고2000가합57462판결 69) 서울지방법원동부지원 선고 2001가합6471 판결

69 여성 폭력과 사법 / 이유정 69 Ⅵ. 성과와 과제 1. 성 과 1990년대 이후 여성폭력 관련 법률들에 많은 변화가 있었고, 사회의 인식이 빠르게 변화 함에 따라 법원의 판결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법률은 한정된 언어로 구성되어 있으나 그 언어는 수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여성폭력 관련 법률에서 말하는 폭행 협박 동의 간음 등 은 수많은 의미를 내포하며 수많은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실제 상황에서 어깨를 눌러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행위 가 폭행인지, 외도 사실을 알리겠다고 말한 행위 가 폭행인지, 남 성이 남성을 대상으로 하는 성폭행이 간음 인지 여부는 결국 수사나 재판에 관여하는 사람들 의 판단에 맡겨져 있다. 따라서 법률이 변화하더라도 법률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주체가 여성 의 경험과 현실에 무관심하다면 법률과 현실 사이에는 괴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여성폭력과 관련된 판례의 흐름을 살펴보면, 법률의 해석과정에서 여성들의 경험과 현실을 반영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어 왔고, 어느 정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중요한 몇 가지 흐름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성폭력의 보호법익이 정조 에서 성적자기결정권 으로 성폭력의 보호법익은 성적자기결정권 즉 한 개인이 자신의 성적인 욕구를 자유롭게 행사하 고 선택할 수 있는 자유와 원하지 않는 성적인 접근을 거절할 수 있는 자유를 포함하는 개념 이다. 그러나 1953년 제정된 형법은 정조에 관한 죄 라는 제목 하에 강간.강제추행죄 등을 규정하고 있었으며, 형법이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은 여성의 정조 즉 성적인 순결 이었다. 전 통적으로 가부장제 사회에서 남성 가부장(남편 또는 아버지)에게 속하는 여성의 성적인 순결 을 침해하는 행위는, 그 남성의 소유권을 침해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엄하게 처벌되었다. 그 중에서도 성기삽입이 이루어지는 간음 은 임신의 위험성으로 인해 남계 혈통의 순수성 을 위협하는 행위로서 더욱 중한 범죄로 인식되었다. 따라서 폭행. 협박 에 의하여 성적인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행위라 하더라도 그것이 처 를 상대로 이루어지거나, 임신가능성이 없는 남성 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경우에 이를 강간죄로 볼 수 있는지 여부가 오래도록 논란이 되었던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법원은 1970년 강간죄 의 객체에 처 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으나, 43년이 지난 2013년에는 비로소 강간죄

70 70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의 객체에 처 도 포함된다며 종전의 판례를 변경했다. 아내강간죄를 인정하는데 이토록 긴 시 간이 걸렸던 이유는, 부부간의 성에 관한 문제는 사적인 영역에 속한 문제로서 법이 개입해서 는 안 된다는 고정관념의 영향으로, 아내 강간을 처벌하는 것에 대한 저항이 매우 컸기 때문 이라고 짐작한다. 법원이 종전의 태도를 바꾸어 강간죄의 객체에 처 와 성전환자 가 포함된다 는 입장을 취한 것은 성폭력범죄의 보호법익이 더 이상 여성의 정조 가 아니라 성적자기결정 권 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는 점, 더 이상 가정이나 부부간의 성관계처럼 사적 영역이 치외 법권 지대가 아니고, 폭력이 있을 경우 법이 개입할 수 있음을 명확히 하였다는 점에서 의미 가 있다. (2) 최협의 폭행. 협박설의 완화 성에 대한 태도와 대처방식이 사람마다 차이가 있어서, 어떤 여성의 경우는 목숨을 버릴 각 오를 하고 저항을 할 수도 있지만, 다른 여성의 경우는 똑같은 상황에서도 보다 심각한 위해 를 피하기 위해 체념하고 순순히 성교에 응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과거 법원은 이러한 개 인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저항하는 피해자상 을 설정한 다음 이에 부합하지 않 는 행동을 한 여성들은 강간죄의 피해자가 아니라고 단정해 온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판례의 흐름을 보면 폭행. 협박'을 상대방의 반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 는 정도의 폭행. 협박 으로 해석하는 종전의 태도에서 벗어나, 사건이 발생한 경위, 피해자의 태도, 심리상태,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폭행. 협박의 의미를 보다 넓게 해석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폭행. 협박의 문제는 법률판단의 문제가 아니라 사실관계 를 판단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판례가 최협의설을 폐기하였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저항 을 하거나 구조요청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해자가 아니라고 판단한 과거의 판례와는 확연 히 달라진 태도를 보이고 있다. (3) 피해자 경험과 특성의 고려 과거 판결들을 보면 성폭력 범죄의 피해자가 다른 범죄의 피해자와 다른 특성을 보인다는 점에 대한 고려가 매우 부족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앞서 본 최협의 폭행. 협박설에서 저항 하는 피해자상 을 가정하고 저항하거나 구조요청을 하지 않는 여성을 피해자로 인정하지 않은 판결들도 성폭력 피해자의 경험이나 특성에 대한 고려가 없었기 때문이다. 성폭력 피해 아동이 범인의 인상착의에 대한 정확한 기억이 없거나, 진술이 일관되지 않거 나, 사건 직후 부모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무의식적인 암시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 등 으로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한 판결들도 아동이 성인에 비해 기억능력이나 표현능력이 부족하

71 여성 폭력과 사법 / 이유정 71 고, 수사와 재판과정에 대한 공포심으로 인해 심정의 동요가 있을 수 있으며, 범죄에 대한 대 처능력이 부족한 특성이 있음을 간과한 것이다. 가정폭력의 피해자인 여성에게 경찰에 신고하 거나 도망가는 등의 다른 방법이 있었다는 이유로 피해자의 행위를 엄격한 법의 잣대로 판단 하는 태도 역시 피해자의 경험과 특성에 대한 고려가 부족한 것이다. 이러한 태도는 여전히 남아 있지만, 최근에는 아동 성폭력 피해자의 재판 과정에서 전문가의 의견을 듣거나, 아동의 특성을 고려한 수사방법을 사용하거나, 피해자의 경험이나 특성을 고려한 세부적이고 구체적 인 판단기준을 마련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가정폭력 피해자의 특성을 고 려하여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인정한 판결 또한 피해자의 경험과 특성을 고려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4) 자발성에 대한 엄격한 해석 성매매는 오랜 세월 동안 범죄가 아니라 일종의 문화현상으로 받아들여져 왔고, 성매매특별 법이 제정된 이후에도 성매매를 금지하면 성폭력 범죄가 늘어난다거나, 자발적 성매매는 성노 동으로 인정하여야 한다는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는 성매매가 여성에 대 한 폭력이라는 인식의 변화가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외관상 동의 의 형식을 갖추었 다 하더라도, 그것이 사회적, 문화적 권력관계 속에서 어느 일방에게 강요 가 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인식은 확산되고 있으며, 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판결에도 어느 정도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성매매 여성이 인격적 자각이 있고 법질서에 호소할 능력이 있는 경우 에는 부녀매매죄의 성립을 부정하던 태도에서, 사실상 실력적인 지배에 놓여 있었고, 계속되는 협 박이나 폭행의 위협 등으로 법질서에 보호를 호소하기 단념할 정도의 상태 라면 부녀매매죄가 성립한다는 태도로 변경한 판결은 성매매 여성의 자발성'의 의미를 보다 엄격하게 해석한 것 이다. 선불금에 대해서도 그것이 포주로부터 직접 지급받은 것이든, 제3자로부터 받은 것이 든 간에 그러한 행위가 구체적인 생활관계의 맥락 속에서 강행법규를 위반한 것이라면 무효라 고 판단함으로써 자발적인 거래 의 효력을 보다 엄격하게 해석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5) 여성폭력 범죄에서 국가의 의무 확인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국가의 보호의무는 특히 성폭력 피해자가 성적으로 순결하고 보호받 아야 하는 대상인 경우에 더욱 강조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성폭력 피해자를 보호받아야 하는 피해자 와 선택하고 판단할 능력이 있는데도 자기 방어를 하지 않은 부주의한 피해자 로 양분 하여 전자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처벌하지만 후자에 대해서는 피해자의 태도를 비난한다는 점 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다.

72 72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피해자에 대한 보호의무 규정은 수사나 재판실무에서 피 해자들이 겪는 2차 피해를 방지하는데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실무에서 위 규정의 실효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법원은 여성폭력 범죄에서 국가의 범죄예방 및 피해자 보호의무 가 있음을 확인하고, 국가의 의무위반행위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방법으로, 국가 의 의무에 관한 규정들에 대해 실질적 규범력을 부여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6) 성에 관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제시 늘 존재해 왔으나 법률적으로 특별한 의미가 부여되지 않던 행위가 특정한 사건으로 인해 사회 구성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그 행위에 대한 의미가 재해석되고, 법적인 개념으로 만들어져서, 사회구성원들의 인식 변화를 이끌어내는 경우가 있다. 성희롱이 그 대표적인 사 례이다. 성희롱이 불법행위라고 인정한 법원의 판결은 우리 사회에서 성희롱에 관한 관심과 논의를 촉발시키고, 이러한 행위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을 명확하게 하고, 우리 사회 구 성원들의 성에 관한 패러다임을 바꾸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성희롱이라는 새롭고 낯선 단어가 우리 사회에 처음으로 등장한지 불과 10년도 되지 않아 성희롱을 규제하는 법률 규정이 정비 되고 피해 구제절차도 마련되는 등 급속한 변화가 있었다. 과거에는 애정과 관심의 표현 또는 가벼운 장난 정도로 받아들여지던 행동을 성희롱 이라는 이름으로 명명하고, 법률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이러한 행위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선고함으로써 성에 관한 새로운 패러 다임을 제시하는 역할을, 가장 보수적이고 변화의 속도가 느린 사법부가 주도하였다는 점은 대단히 놀라운 일이다. 성희롱 피해자가 남성이 될 수도 있다는 판결 역시 남성 가해자와 여 성 피해자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성희롱의 본질이 권력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원하지 않는 성적인 괴롭힘 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 과제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여성폭력 문제는 관련 법률의 제. 개정을 통해 많은 부분 해결되었 으며, 법원의 판결도 기존의 가부장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피해 여성의 경험과 특성을 고려하 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일상적으로 여성에 대한 폭력적이고 차별적인 문화와 관행이 크게 개선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법과 현실의 괴리가 존재하 고 있으며, 사법 영역에서도 해결해야 할 과제는 수없이 많다. 그 중에서도 중요한 몇 가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73 여성 폭력과 사법 / 이유정 73 (1) 일반적 피해자 기준의 정립 여성폭력 피해자가 보이는 일련의 행태들이 남성의 기준과 경험으로 볼 때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다. 예컨대 성폭력 피해자들은 사건 발생 당시 구조를 요청할 수 있 는 사람이 가까운 곳에 있는데도 구조를 요청하지 않거나, 탈출하거나 적극적으로 저항을 시 도하지 않거나, 사건 발생 직후 수사기관에 신고를 할 수 있음에도 상당한 기간 신고를 지연 하거나,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범죄에 대해 사과편지. 각서. 위자료 등을 받고 사건을 종결 지으려 주변의 제3자를 통해 합의를 시도하고는 한다. 성폭력 피해자들은 때로 자신의 가장 가까운 친족에게는 피해사실을 비밀로 하면서 피해자 지원단체 등을 통해 자신의 피해사실을 제3자에게 알리기 위해 노력한다. 가정폭력 피해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가정폭력 피해자는 극도의 폭력에 시달리면서도 집 에서 도망 나오지 않는다. 가해자와 함께 살면서 자녀들을 키우고 일상생활을 영위하며, 자신 이 입은 피해를 숨기려고까지 한다. 가해자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피해자의 행동에 대해 용서를 빌기도 한다. 성매매의 피해자 여성의 경우는 금전이나 경제적 이익을 대가로 받기 때문에 외관상 거래 에 동의 한 것으로 보인다. 청소년 성매매 피해자는 성매매의 대가로 용돈을 받거나 잠자리를 제공받으며 성매수 남성에게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성폭력 범죄의 피해자들이 보이 는 이같은 모습은 일반적인 범죄의 피해자들이 피해를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저항하고, 주변 에 구조를 요청하며, 피해사실을 즉각 수사기관에 신고하는 등의 행동을 하는 것과 매우 다르 기 때문에 과연 이들이 진정으로 피해자인가 의심하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여성폭력 피해자 대부분이 이러한 모습을 보인다면, 이는 더 이상 비정상적인 행동 이 아니라 일반적인 피해자 유형 으로 이해되어야 하며, 여성폭력 범죄의 특성과 이를 둘러싼 사회.문화적인 맥락 속에서 해석되어야 한다. 일반적인 여성폭력 피해자들이 보여주는 행동의 특성들을 유형화하여 일반적인 피해자 유형 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이는 매맞는 아내 증후 군 과 같이 피해자들이 보여주는 일반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대한 이해를 가능하게 하 고, 피해자가 다른 범죄자의 피해자와 다르게 행동하였다는 이유로 수사기관이나 법원으로부 터 불리하게 의심을 받지 않도록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2) 전통적인 형사법 패러다임의 극복 전통적인 형법 이론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인정받기는 매우 어렵다. 대표적인 예가 정당방 위이다. 여성이 주로 피해자인 가정폭력 사건이나 성폭력 사건에서 정당방위가 인정되는 범위 는 매우 협소하다. 정당방위가 용인되는 상황은 남성의 경험을 기초로 하고 있다. 매맞는 여

74 74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성이 느끼는 일상 속에서의 공포감이나 성폭력 피해자가 느끼는 수치심과 공포, 무기력 등은 정당방위의 근거가 되지 않는다. 정당방위가 요구하는 침해의 현재성 과 방위행위의 상당성 요건 자체가 대등한 힘을 가진 사람을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위 요건을 여성폭력 피해자 에게 그대로 적용할 경우 정당방위 가 인정되는 사안은 앞으로도 극히 드물 것이다. 법원이 기존 형사법 체계를 거스르고 여성폭력 피해자에게만 정당방위의 요건을 확장하거나 유추 해 석할 수 없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수십 년간 성폭력이나 가정폭력의 피해를 입은 여성으로서 는 그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가해자를 살해하는 것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한다 면 적어도 과잉방위의 인정이나 심신미약 감경에서만큼은 기존의 요건을 완화하여 해석할 필 요가 있다. 명예훼손 역고소의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성폭력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사실을 제3자에게 알리거나, 피해자를 지원하는 단체가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면서 사건내용을 공론화하여 명예 훼손으로 고소를 당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형법 제310조의 위법성조각사유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사회에서 피해자가 성폭력 피해사실을 드러내는 일은 매우 어렵다. 성폭력 피해사실을 제3자에게 유포하는 경우는 대부분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피해자가 문제해결을 위해 외부의 도움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피해사실이 제3자에게 알려지거나, 피해자가 가해자에 비해 열등 한 처지에 놓여 있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여론을 유리하게 조성할 필요가 있는 경우가 대부 분이다. 또한 피해자 지원단체의 경우는 반성폭력 운동을 벌이는 과정에서 피해사실을 드러내 는 것이 불가피하다. 성폭력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사례를 적시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성폭력 피해자 또는 지원단체가 저지르는 명예훼손 의 이면에는 가해자 남성을 관대하게 용서하고, 피해자 여성을 가혹하게 비난하는 왜곡된 성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절도 나 강도의 피해자들이 반절도 반강도 캠페인을 벌이지 않는 이유는 이들 범죄에 대해서는 누 구도 피해자를 비난하거나 가해자를 옹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 범죄의 가해자가 사회적으 로 충분히 비난받고 처벌받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사법기관이 아닌 곳에 찾아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여론을 조성할 필요가 없으며, 누구나 이러한 행위가 중대한 범죄라는 사실을 알고 있 기 때문에 피해자 지원단체가 나서서 반절도.반강도 캠페인을 벌일 필요도 없다. 즉 성폭력 피해자 또는 지원단체의 명예훼손 행위는 본질적으로 성차별적인 사회 속에서 성폭력 범죄의 심각성을 알리고, 성적 자기결정권과 평등권을 인식시키고 공론화하려는 공익적인 목적을 내 포하고 있다고 하겠다. 따라서 성폭력 피해자 또는 지원단체의 명예훼손 행위에 대해서는 위 법성조각사유를 보다 폭넓게 인정하여야 한다.

75 여성 폭력과 사법 / 이유정 75 (3) 전문 인력의 양성 여성폭력 관련 법률의 적용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사. 재판과정에서 전문 인력의 양성이 필요하다.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폭행. 협박 및 저항 여부에 대한 판단, 피해자의 보호, 가해자의 처벌 등 모두가 법률의 적용과 집행을 담당하는 사람들에게 맡겨져 있기 때문이다. 법률과 제도가 개선된다 하더라도 이를 실제로 운영하는 사람들의 인식이 바 뀌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성폭력 사건의 경우 경찰. 검찰. 법원에 수사와 재판을 전담 하는 부서가 설치되고 전문 인력들이 배치되기 시작했지만,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매우 부족 한 상황이다. 특히 전통과 관습의 영향력이 더욱 많이 남아있는 지방의 경우는 여성폭력에 대 한 인식수준이 매우 낮으며, 경찰. 검찰. 법원에 전문적인 인력이 없어서 2차 피해가 빈번하 게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밀양 여중생 성추행 사건에서 경찰에 의해 발생한 2차 피해는 이 러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검찰의 성폭력 전담수사 제도와 법원의 전담재판부가 있더라도 담당 판. 검사가 순환보직제 로 인해 2년 정도 업무를 전담한 후 다른 팀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새로운 후임자가 성폭력 사건의 특성이나 제도의 취지 등을 이해하는데 부족한 측면도 있다. 70) 따라서 여성폭력 사건 을 전담하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노력과 함께 판. 검사. 변호사를 양성하는 교육과정에서 성인지적인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들이 기존에 형성된 성폭력에 대한 가치관. 통념 등을 되돌아보고, 과연 그것이 진정한 객관성과 중립성에 터잡은 것인지 성찰할 수 있도록 해야 한 다. 사회와 문화의 맥락 속에서 일반적인 범죄의 피해자와 다르게 나타나는 여성폭력 피해자 들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은 성인지적 교육을 실시할 때만이 가능하다. 법조인들이 여성폭력 문제에 대한 그릇된 사회통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성폭력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4) 사법의 기능 변화 형사 사법의 본질적인 기능은 수사.재판 등 법적 절차를 통해 범죄자를 처벌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성폭력 관련 법률은 국가에 대해 가해자의 교육. 선도의무를 강조하고 있으며, 피해 자 보호와 범죄예방의무도 부과하고 있다. 이러한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사법의 본질적인 역할이나 기능을 넘어서, 행정부나 피해자를 지원하는 민간단체등과 협조체계를 구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피해자의 보호나 범죄예방의무, 가해자에 대한 보호처분은 법무부, 여성가 족부, 보건복지부 등의 업무와 기능이 중복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자원이나 인력의 배분 측 70) 이경환,이미경,장임다혜, 주4) 면

76 76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면에서 비효율적이고, 역할분담이나 업무 협조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가 있다. 피 해자를 지원하는 민간단체 역시 국가의 예산지원을 받아 법률지원 및 구조활동을 하고 있는 데, 이들 민간단체와 사법과의 효율적인 파트너십도 매우 중요하다. 71) 아직까지 이러한 문제 를 어떻게 해결하여야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지만, 사법의 기능이 변화하고 사법의 역할에 대한 기대수준이 높아지는 만큼 앞으로는 이러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5) 피해자 관점의 재구성 지금까지 성폭력과 관련된 법률과 판례는 가해 남성과 피해 여성이라는 대립구도 속에서, 상대적으로 약하고 보호받아야 하는 여성피해자를 보호하고, 범죄를 예방하고, 가해자를 처벌 하거나 교화하는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왔다. 이처럼 여성을 피해자로 보는 방식은 성폭력 범 죄의 심각성을 알리고 입법이나 판결을 통한 문제 해결에 효율적이었으나, 한편으로는 여성에 시각에서 성적 자기결정권 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 개념정립을 하지 못하고, 구체적인 문제의 해결에만 급급해 왔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여성주의자들은 여성이 경험하는 성폭력의 연속 성 개념을 드러내기보다는 피해사례 중심으로 성폭력을 이슈화한 나머지 오히려 성적 주체로 서의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통제하고 여성을 무성적인 존재로 가정하게 되는 오류를 범하였다 는 지적을 한다 72). 이러한 방식은 효율적일 수 있지만, 여성과 남성을 피해자와 가해자로 구 분하고 또 다시 차이를 부각하여 차별을 야기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여성이 당당하게 자신 의 성과 성적 욕망을 이야기하고, 자신의 언어로 거부의 의사를 표시하고, 이러한 의사표시가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세상을 만들이 위하여는 기존 법언어가 가지는 의미의 한계를 밝히 고, 아직 개념화 되지 않은 피해자의 숨은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예컨대 강간에 서 피해자가 동의했는가를 판단할 때, 여성이 동의했는가에 대한 남성의 판단이 아니라, 여성 의 의사가 어떠했는가를 물어야 하며, 여성의 경험과 느낌을 그대로 이야기하고 이를 기초로 성적자기 결정권 의 의미를 피해자 관점에서 재구성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71) 이미경, 젠더폭력 관련법의 최근 변화와 쟁점, 젠더법학 제4권 제1호, 면 72) 변혜정, 성폭력 의미구성과 여성의 차이, 섹슈얼리티 강의. 동녘, 276면 이하

77 여성 폭력과 사법 / 이유정 77 Ⅴ. 결 론 근대 사법제도와 함께 우리나라에 도입된 서구의 법률과 제도들은 근대 시민혁명 과정에서 형성된 이론에 기초한 것으로서, 정치적으로는 자유주의,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에 바탕을 두 고 있었다. 자유주의에서 말하는 인간은 합리적인 이성을 갖춘 남성 시민 이며, 여기에서 말 하는 인간이 가지는 권리를 여성이 동등하게 누릴 수 있게 되기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필 요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사정은 다르지 않아 불과 20년 전 까지만 하더라도 여성폭력의 문제 는 누구에게도 관심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 1990년대 이후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고 우리사회의 민주화가 진행되어 인권의식이 높아짐 에 따라, 여성폭력 문제를 입법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여성이 처한 구체적인 현실과 경험을 반영한 많은 여성폭력 관련 법률들이 만들어졌다. 여성폭력 관련 법률은 형법이 간과해 온 여성의 현실과 경험을 바탕으로 형법이 미처 예상하 지 못했던 새로운 유형의 범죄들을 처벌하는 규정을 마련하였으며, 성중립적인 법률이 피해자 의 고통을 간과하였다는 점을 감안하여 피해자를 보호하는 규정과 특례조항을 마련하였다. 여 성폭력 관련 법률의 제정과 개정 과정에서 그 동안 감추어져 온 여성폭력 문제가 공론화되고 피해자들은 자신이 입은 피해가 덮어두고 감추어야 하는 일이 아니라 범죄라는 점을 자각하게 되었다. 성폭력 상담을 하는 민간단체, 보호시설, 의료기관도 늘어났으며 국가의 예산으로 이 들 기관을 지원하게 되었다. 여성폭력 관련 법률의 제정은 단순히 법률의 제정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에서 생소했던 여성폭력의 문제를 여성인권의 문제로 공론화하고 가부장적인 성문 화의 변화를 유도하였다. 여성주의자들은 피해자의 경험, 구체적인 피해사례를 통해 기존의 법률과 실무관행에서 여 성의 경험이 어떤 식으로 배제되고 남성의 시각에서 법률이 적용되어 왔는가를 밝히고, 기존 의 형법 이론이 여성의 관점을 배제함에 따라 여성에게 부당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을 주장 하였다. 또한 성폭력 범죄가 정조관념이 희박한 여성들에게 벌어지는 사적인 피해가 아니라, 가부장적이고 불평등한 성문화가 우리 사회의 성폭력을 조정하고 이러한 문화 속에서 남성들 이 권력의 행사방법의 하나로서 성폭력을 가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점, 다시 말해 성폭력이 개인의 특수한 경험이 아니라 성평등한 가부장제 성문화가 만들어낸 여성에 대한 폭력임을 끊 임없이 주장했다. 사법부는 이러한 주장을 일부 수용하여 기존의 판례를 변경하였고, 피해자 의 관점과 경험을 경청하고 고려하여 법률을 적용. 해석하고 수사. 재판절차에서 피해자를 보 호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여성의 경험을 반영하지 않았고, 여성에게 차별적이었

78 78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던 판례들이 변경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주어진 법률의 틀 안에서 해석을 하여야 하는 사법의 특성으로 인해 정당방위나 명예훼손, 간음, 성매매에서 여성의 동의와 같은 구성 요건에 대한 협소한 해석과 적용, 형사절차에서 피해자를 비난하고 의심하는 사회통념으로 인 해 발생하는 2차 피해의 문제, 형사절차를 담당하는 사람들의 잘못된 인식으로 발생하는 역 고소 문제 등의 한계는 여전히 남아 있다. 판결은 해당 사건의 수사. 재판과정에 관여하는 경찰, 검찰 수사관, 검사, 판사, 가해자, 피 해자, 참고인 등 사건을 둘러싼 모든 이해관계인을 둘러싼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맥락 속에 서 사실 과는 거리가 있는 법적인 사실관계 로 재구성된다. 예컨대 어떤 남성이 여성의 엉덩 이를 툭툭 때리는 행위 는 두 사람의 관계, 사회적인 지위, 이러한 행동을 하게 된 경위, 여성 이 위 행동에 대해 어떻게 느꼈는지, 위 사실을 알거나 목격한 사람들이 위 행동의 의미를 어 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였는지, 위 사실을 접한 경찰, 검찰 수사관, 검사, 판사는 또 위 행동 의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였는지에 따라 단순한 친밀감의 표시 가 될 수도 있고 성 희롱이나 성추행 이 성립될 수도 있다. 이처럼 법정에서 드러나고 법적으로 구성되는 사실관 계에는, 그 사실관계를 둘러싼 권력관계는 물론 통념, 선이해, 가치관, 법적인 지식 등이 혼 재되어 있어서 결국 그 사회의 고정관념이 판결에도 영향을 미친다. 결국 여성폭력에 대한 판 결의 변화는 결국 사회의 통념의 변화와 보조를 맞출 수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사법의 변화를 통해 사회통념이 변화되고, 판례의 변화를 통해 사회구성원들의 인식과 행동이 변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포기해서도 안 된다는 생각이다. 여성의 결혼퇴직이 일반적인 관행이던 1980년대에, 여성이 25세까지 회사에 근무하는 것 을 전제로 일실수익을 계산한 법원의 판결에 대해 조영래 변호사는 근로여성들에 대하여 부 과되고 있는 일체의 결혼퇴직 강제현실의 잔존수명은 법원이 이를 얼마나 못마땅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얼마나 강경한 어조로 비난하느냐에 따라서 크게 좌우되는 것 이라고 주장 하여 여성의 일실수익을 일반적인 남성의 가동연한과 동일한 기준에 따라 계산하여야 한다는 판결을 이끌어냈다. 73) 성희롱이 단순한 성적인 농담이거나 친밀한 인간관계의 표현 정도로 여겨지던 1990년대에 성희롱 사건의 공동변호인단은 전통적인 남녀 성역할에 관한 고정관념 과 성적 모욕과 희롱을 묵인해 온 사회적 관행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이러한 행위가 성적인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이고 성차별금지 원칙에 위배되는 위법한 행위로서 불법행위의 한 유형 임을 주장하여 승소판결을 이끌어냈다. 이처럼 판결은 그 자체로서 정의가 무엇인가 선언하고, 이를 강제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법률의 언어를 빌어 법률 안에서 여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유효한 전략이 73) 조영래 변호사 변론선집, 까치, 184면 이하

79 여성 폭력과 사법 / 이유정 79 다. 사람들이 법률을 정의와 동일시하고, 법원의 판결을 정의와 동일시하기 때문이다. 일단 어떠한 사안에 대해 판결이 선고되면, 그 판결은 정의로운 것으로 간주되고, 번복할 수 없는 효력을 가지게 되며, 유사한 사안의 판결에 또 다시 영향을 미친다. 어떠한 것이 정의인가 선 언하는 판결은 그 자체로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사법이 가지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성폭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사법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80 80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제4세션 제3분과 세미나 지정토론문 변화와 진전, 그리고 과제- 여성폭력과 사법 서울가정법원 수석부장판사 노 정 희 1. 시작하며 발제자는 지난 30여년간의 여성폭력과 관련한 법률의 제 개정과 판례의 변화를 살펴보면 서 여성인권 보장을 위한 변화와 진전,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를 진지하게 짚어보고 있다. 광 범위한 주제를 성폭력, 가정폭력, 성매매, 성희롱으로 나누고, 각 영역에 있어서 변화의 중요 한 흐름을 잘 드러내어 밝혀주신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또한 발제자가 여성, 그리고 법률가로서 뿌리 깊은 가부장적 질서 속에서 이루어지는 여성폭력을 예방하고 여성폭력으로 인한 피해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하여 깊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왔음도 발제문을 통 하여 짐작할 수 있어 더욱 감사한 마음이었음을 밝히고 싶다. 우리 헌법은 전문에서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 할 것을 다짐하고, 제10조에서 모 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라고 천명하고 있다 UN 주최로 개최된 비엔나 세계인권회의는 여성에 대한 폭력을 금지하는 선 언과 행동계획을 채택하였고, 같은 해 12.의 UN총회에서는 여성에 대한 폭력은 남녀간의 불평등한 힘의 관계를 단적으로 나타내고 여성의 종속적 지위를 고착시키며, 여성의 인권과 기본적 자유를 침해한다. 고 선언하였다. 이어 제4차 세계여성회의에서 채택된 북 경선언과 행동강령은 각 국에 여성에 대한 폭력을 예방하고 모든 종류의 여성폭력의 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는 법령을 제정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1980년대 초부터 여성단체들이 매매춘(성매매), 성폭력, 가정폭력, 성희롱,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같은 여성에 대한 폭력문제를 중대한 인권침해문제로 문제제기 하였고, 1990년대 초반 여성에 대한 폭력문제가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입법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반( 反 )여성폭력운동과 입법은, UN이 여성에 대한 폭력문제를 해결하기

81 지정토론문 / 노정희 81 위한 국제적 기준을 각 국가에게 권고했던 것보다 먼저, 그리고 우리 사회 안에서 자생적으로 이루어졌고, 1) 국제적인 여성인권운동의 흐름에 힘입어 진전되어왔다. 우리 헌법상의 기본권 보장규정이 피로 쟁취된 것은 아닐지라도 우리의 지난하고 지속적인 반여성폭력운동이, 헌법 이 천명한 여성의 권리와 존엄성을 구체적인 삶에 실현하는 데 기여하여 온 것이다. 그러나 한편, 많은 여성폭력 관련 법률이 중대한 성폭력, 가정폭력 등 피해사건이 발생하고 폭력피해여성을 지원하는 여성단체 차원의 입법운동의 결과로 제 개정되어 옴으로써 법적 체계에 대한 세심한 검토나 국민적 합의를 구할 겨를도 없이 급박하게 이루어져 온 것도 사실 이다. 특히 반성폭력운동에서 강력사건의 강조는 인력 및 예산 등 사회적 지원의 편중과, 성 폭력이 마치 흉악범이나 저지르는 범죄이며 이들을 사회적으로 격리시키면 문제가 해결되리 라는 환상을 심어주고 일상에서 흔히 일어나는 성폭력문제는 좌시하는 경향을 낳고 있다 2) 는 비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노력과 진전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인권과 존엄성이 실질적으로 보장되 고 있는가, 여성이 안전한 공동체 내에서 행복을 추구하면서 공동체의 선을 증진시키는 데에 평등하게 기여하고 있는가를 생각하면 가야 할 길이 멀게 보이기도 한다. 여성운동과 사법이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여성폭력 관련 법률의 체계를 정비 개선하고 법 집행에 있어서도 각 종 제도나 정책이 제대로 수립되고 수행되는지를 살피고 실천하여 헌법과 여성폭력 관련 법률 의 목적과 의지가 현실에서 살아 움직이게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하에서는 시간과 능력의 한계로 성폭력, 가정폭력을 중심으로 관련 법과 실무에서의 변화 와 진전을 법원 현황을 중심으로 간단히 살펴보고, 몇 가지 문제점이나 앞으로의 과제를 제기 해보고자 한다. 2. 성폭력과 사법 (1) 판례 및 법원실무의 변화와 진전 토론자는 1990년 법관에 임용되어 1990년대 초반에 수년간 형사부 배석판사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당시 형사법정에서는 강간의 피해자가 증인으로 나와 피고인의 변호인으로부터 수모에 가까운 반대신문을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피고인의 변호인은 증인의 성전력 등 사생활에 관한 사항이나 지나치게 구체적인 강간의 정황 등을 거의 제한 없이 묻곤 하였다. 1) 박선영, 윤덕경, 박복순, 이성은, 한지연, 성폭력 가정폭력 성매매 관련 법제 정비방안, 한국여성정책연구 원, ) 이미경, 젠더폭력 관련법의 최근 변화와 쟁점: 성폭력특별법을 중심으로, 한국젠더법학회, 젠더법학 제4권 제 1호(2012년 7월), 13면

82 82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고백하자면, 매우 불편하고 부당하다는 감정에 시달리면서도 피고인의 방어권, 실체적 진실발 견이라는 형사재판의 대명제에 눌려 답답한 마음으로 재판의 진행을 지켜보았던 기억이 있다. 이후 발제자가 잘 언급해준 바와 같이, 실체법적인 진전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많은 입법이 있었고 법실무도 빠르게 뒤따르고 있다. 법원에서는 전국에 성폭 력전담재판부가 지정되었고 매년 재판부의 전문성과 성인지적 관점을 담보하기 위한 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참고로, 2014년 성폭력범죄 전담재판부 법관연수에서는 피해자보호방안과 재판장의 피해자를 위한 배려조치, 성폭력범죄 관련 법령의 해석과 부수처분, 적정한 양형, 전문심리위원 등 전문가의 역할, 성폭력 가해청소년에 대한 소년부송치의 기준 등이 논의되 고, 여성가족부의 성폭력 관련 주요 추진사업이 소개되기도 하였다. 피해자 변호사 제도나 피해자 보호를 위한 증인신문방법에 관한 특별한 제도들 즉, 비공개 증인신문제도, 피고인의 퇴정, 비디오 등 중계장치 또는 차폐시설에 의한 증인신문제도 등도 아직 인적, 물적 설비가 완전히 갖춰졌다고 할 수는 없지만 빠른 속도로 정착되어가고 있다. 법원 젠더법연구회에서는 2011년에 이어 2014년에도 성폭력재판절차의 개선방안에 관한 심포지엄을 개최하여, 영상녹화물 제도, 성폭력 피해자 증인신문내용의 개선방안, 피해자 변 호사 및 전문심리위원 제도의 운영, 피해자의 신상정보 보호방안, 성폭력사건에서 증거보전절 차의 활용 등 성폭력 사건의 심리와 관련하여 문제되고 있는 주제들을 포괄적으로 심도 깊게 논의하였고, 이와 같이 논의된 사항들은 여러 경로로 각급 법원에서 공유되어 상당 부분 실무 에 반영되고 있다. (2) 법체계 정비의 필요성 성폭력을 규정하는 법이 특별법으로 존재할 것인지, 기본법인 형법에 편입되어야 할 것인지 는 성폭력특별법 제정 당시에도 주요 논란거리였던 것으로 안다. 당시로서는 특별법의 형태로 라도 성폭력 이라는 명명을 하고, 성폭력에 관한 강력한 조치가 필요함을 강조하며, 피해자 지원 및 예방에 관한 규정까지 한꺼번에 담을 수 있는 특별법이 유리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발제자가 적절히 지적하였듯이, 성폭력에 대처함에 있어 그동안 우리는 여성이 처한 현실에 주목하고 이를 개선하는 방법으로 법률을 대부분 특별법의 방식으로 적극 활용하여왔다. 그러나 법체계에 있어서 특별법은 국민 일반에게 적용되는 게 아니라 특정 부류나 특정사건 에 적용되는 처분적 법률의 성격이 강하다. 특별법은 수시로 변화하는 상황에 대처하는 정책 적 법률에 한해 예외적으로 제정됨이 바람직하다. 그런데 성폭력 범죄는 불행히도 어느 사회, 어느 시대, 어느 부류의 특수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보편적인 사회병리현상이고 따라서 국가공동체가 당연히 장기적인 관리를 하여야 하는 문제이며, 우리 사회 전체 구성원의 윤리

83 지정토론문 / 노정희 83 도덕 감정에 기반하여 규율되어야 하고, 윤리 도덕 감정의 기반을 형성하고 그에 영향을 미쳐야 한다. 법률가들은 기본 형법을 배우면서 우리 사회의 최소한의 도덕규범의 체계를 익 히고 체화한다. 일반 국민들도 형법은 우리 사회가 유지되기 위한 필요 최소한의 규범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므로 국민의 법감정, 법의식을 분명히 하고 사회 문화적인 진전을 이뤄나가기 위해서 도 성폭력특별법,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등으로 규율되고 있는 성폭력에 관한 규정들 중 형법과 관련 있는 규정들을 형법에 포섭하는 작업을 하여야 할 것이다. (3) 폭행, 협박의 의미 많은 입법례가 폭행, 협박 또는 의지에 반하여(혹은 동의 없이) 간음하는 행위를 개인의 성 적 자유와 존엄성을 침해하는 성폭력범죄로 규정한다. 그리고 2인 이상이 공동한 복수범행, 무기 또는 피해자의 저항을 불가능하게 하는 수단을 사용한 범행, 정신적 무능력 등을 이용한 범행 등은 이를 가중 처벌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 형법상 강간죄의 구성요건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 로만 규정되 어 있다. 형법상 구성요건에 충실히 해석한다면, 폭행 또는 협박이 있었는지, 간음이 폭행 또 는 협박에 의하여 이루어졌는지의 여부만이 유, 무죄 판단의 주요쟁점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상대방의 반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것 이라는 추가된 구성요건으로 인 하여 심리의 초점이 가해자의 폭행, 협박에서 피해자의 반항 여부 및 정도 등으로 옮겨가게 된다. 또한 폭행, 협박으로 추행을 하면 강제추행죄가 되고, 발제문에서 인용한 하급심판결이 들 고 있는 것처럼 폭행, 협박으로 재산적 피해를 가하면 공갈죄가 되는데, 폭행, 협박으로 간음 을 하면 그 정도 여하에 따라 처벌받지 않을 수 있다(폭행, 협박 자체에 관하여 처벌될 수도 있겠지만, 기소의 실정이나 피해의 정도에 비추어 논의의 실익이 없다). 이는 국가 법체계적 으로 볼 때 매우 기묘한 일이다. 오래 전부터 폭행, 협박의 의미에 관한 최협의설이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는 논리 중 하나 는 상대방의 반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않는 폭행, 협 박으로 간음한 행위를 강간죄로 처벌할 경우, 그 법정형이 너무 중하다는 것이다. 미동의간음 죄의 신설 여부와 더불어 성폭력 범죄 이외의 다른 범죄 및 특수강간 등 가중처벌되는 범죄에 대한 법정형 등과의 면밀한 비교검토를 거쳐 입법적으로도, 해석론적으로도 진지하게 논의되 었으면 한다.

84 84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4) 관련기관 단체들의 유기적 협력 예를 들어, 성폭력피해자의 2차 피해를 줄이기 위하여 성폭력특별법 및 아청법상 영상물 제도가 도입되었다. 제도 도입 당시 입법자들이 상정한 이상적인 성폭력사건 처리절차는 피해 자가 수사기관에서의 1회 진술로 모든 절차를 완결 짓고 치료 등을 받은 후 일상생활로 돌아 가는 것이 아니었을까.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경우 영상물제 도에 내재된 한계(피고인의 방어권이 보장되지 아니함), 제도운영과정에서의 문제점(녹화기 술적인 문제로 목소리나 모습이 정확히 담기지 못하는 등 전달력이 떨어져 심증형성을 어렵게 하는 경우, 신뢰관계인 등이 피해자 진술을 유도하거나 가로막아 정정, 추가하는 등 개입의 문제) 등으로 피해자가 다시 법정에 나와 증언해야 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 는 피고인의 방어권이나 실체적 진실발견이라는 포기할 수 없는 대명제로 인하여 발생되기도 하지만 사안의 특성 및 경중에 따라서, 피해자의 성격이나 가해자와의 관계에 따라서 적절한 운용의 방식이 달라질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영상물 녹화제도 뿐만 아니라, 기존의 형사절차상의 원리를 수정하는 여러 제도, 특히 피해 자의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신뢰관계인 및 진술조력인, 피해자의 변호사, 전문심 리위원, 피고인의 퇴정, 비디오 등 중계장치 또는 차폐시설에 의한 증인신문제도 등 많은 제 도들이 제대로 정착해나가기 위해서는 실제 운용을 해나가면서 지속적으로 제도의 장단점이 세심하게 검토될 필요가 있다. 그 과정에서 법원뿐 아니라 경찰, 검찰, 피해자 지원단체 등 관련기관 단체들이 열린 자세로 피해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문제점이나 애로점을 솔 직하게 토로하고 원활히 의견교환을 해나가는 등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2. 가정폭력과 사법 (1) 관심과 정책의 지속성 경찰청의 가정폭력사건 발생통계에 의하면, 1년간의 통계가 나온 첫해인 1999년 11,850 건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03년 16,408건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후 2011년까지 지속 적으로 감소하다가 2012년 8,762건으로 약간 증가하였다. 3) 이러한 추세는 아래 표 및 도표 4) 에서 보는 바와 같이, 법원에 접수되는 가정보호사건수에 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3) 윤덕경, 황정임 가정폭력실태에 관한 소고, 2013년 가정법원 50주년 기념 가정폭력 심포지엄 자료 중에서 재인용함 4) 출처: 법원행정처 사법연감

85 지정토론문 / 노정희 85 <도표 가정보호사건 추이-접수> <표1 가정보호사건 접수내역> 구분 합계 검사송치 법원 송치 타법원 에서 이송 1999년 3,877 3,839 (99.0%) 28 (0.7%) 10 (0.3%) 2003년 5,944 5,900 (99.3%) 43 (0.7%) 1 (0.0%) 2011년 3,087 3,038 (98.4%) 27 (0.9%) 22 (0.7%) 2012년 3,801 3,756 (98.8%) 19 (0.5%) 26 (0.7%) 또한 서울가정법원에 접수된 가정보호사건이 2011년 691건, 2012년 779건이었는데, 2013년에는 1,464건이 접수되었고 2014년도에는 더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편, 전국 가정폭력상담소에서 이루어진 상담을 중심으로 한 통계를 보면, 가정폭력상담은 2006년 138,949건에서 2012년 118,178건으로 건수는 감소했지만 줄곧 10만 건이 넘 는 수치를 보여준다. 5) 이는 실제 발생하는 가정폭력에 비하여 수사기관에 신고되는 건수가 현저히 적음을 보여주 는 것인 한편, 정확한 증감의 원인을 분석해볼 수는 없으나 가정폭력에 대한 사회적 관심, 정 책의 시행의지, 예산, 인력 등에 따라 가정폭력사건의 처리가 큰 영향을 받아 왔음을 짐작하 게 한다. 제도를 개선해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법집행이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하려면 마련된 법과 제도가 지속적으로 일관되게 시행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 관련기관 단체들의 유기적 협력 가정폭력특별법의 수차에 걸친 개정, 시민사회의 계속된 문제제기와 감시 등으로 가정폭력 에의 초기대응과 사법기관의 처분이 종전에 비하여는 신속하고 분명해졌다고 볼 수 있다. 그 러나 여전히 피해자의 신고, 경찰수사, 검사의 형사기소 또는 가정보호사건으로의 송치, 법원 의 조사와 심리, 보호처분의 결정을 거쳐 집행단계에 이르는 기간이 너무 길고 복잡하다 법개정( 시행)으로 피해자보호를 위한 민사법적 조치로 피 해자보호명령제도가 도입되어 피해자가 법원에 직접 피해자보호를 청구하여 신속하게 권리구 5) 위 윤덕경, 황정임의 글 참조. 중복상담을 포함한 통계임.

86 86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제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피해자보호명령으로는 행위자에게 피해자 및 가정구성원의 주거로부터의 퇴거, 피해자 및 가정구성원의 주거 또는 직장 등에서 100미터 이내의 접근금 지, 행위자의 친권 제한 등을 할 수 있을 뿐, 가정보호사건의 가정폭력행위자와 달리 사회봉 사 수강명령, 보호관찰, 보호시설에의 감호위탁, 의료기관에의 치료위탁, 상담소등에의 상담 위탁을 할 수 없다. 이는 피해자보호명령의 활용을 저해하고 있고, 때에 따라서는 피해자와 가정폭력행위자가 격리만 된 채 행위자에 대한 처분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 길어질 수 있 게 된다. 제도의 개선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할 수도 있지만, 현행 제도 내에서도 관련기관간의 소통과 유기적 협력이 요구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또한 가정보호처분은 행위자의 환경을 조정하고 성행을 교정하기 위하여, 피해자와 행위자 의 관계, 가정폭력의 동기 원인, 행위자의 특성에 따라 개별적으로 처분되고 집행되어야 한 다. 이를 위하여 법원은 처분 전에 보호관찰소나 가정보호사건조사관에게 조사를 요구하거나 명하고,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등에 의견조회를 하기도 한다. 국립서울병원, 서울특별시립 은 평병원, 재단법인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알코올의존자 사회복귀시설 까리따스 등이 의료기 관에의 치료위탁처분을 집행(입원 또는 통원치료)하고, 법률구조법인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사단법인 한국여성상담센터, 사단법인 치유상담연구원 부설 동산가정폭력상담소 등이 상담위 탁처분을 집행한다. 이와 같이 가정폭력사건에 보다 신속하고 적절하게 개입하여 환경의 조정 및 성행의 교정이 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고, 가정폭력범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경찰, 검찰, 법원, 보호관찰 소, 치료 및 상담을 담당하는 수탁기관 등 참으로 많은 관련기관 단체들이 서로의 전문성을 존중하면서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역시 강조하고 싶다. (3) 제도의 보완 가정폭력특별법 제40조 제6호는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서 정하는 보호시설에의 감호위탁 을 행위자에 대한 보호처분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의 법개정으로 위 감호위탁기관은 행위자에 대하여 그 성행의 교정을 위한 교육을 실시하여야 한 다는 제40조 제6항이 신설되었다. 그러나 가정폭력특별법 제정 이후 감호위탁처분이 집행된 건은 1건도 없다. 관계법령인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은 국가 및 지방자치 단체의 책무의 하나로서 피해자를 위한 보호시설의 설치만을 규정하고 있고, 위 보호시설은 가정폭력행위자의 교정을 위한 감호시설로는 부적당하며, 달리 위 감호위탁처분을 효과적으 로 집행할 시설이 설치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87 지정토론문 / 노정희 년경 서울가정법원 가사소년제도개혁위원회에서는 위 법상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보호시설 로 정해져 있는 감호위탁기관을 행위자교정시설 로 변경하고, 행위자교정시설에서 감호와 아울러 교육을 실시하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마련 한 적이 있고, 2012년 말에는 의원입법안으로 가정폭력행위자에 대한 감호위탁시설을 법무 부장관이 지정한 시설 로 하고, 법무부장관이 이의 지정과 감독 등을 하는 법개정안이 발의되 기도 하였으나 입법에 이르지 못하였다. 2007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결과에 의하면, 가정폭 력특례법 시행 이후 법이 가정폭력 범죄 감소에 기여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57.4%가 그렇다고 응답하였고,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점으로 처벌강화를 든 응답자가 52.1%로 가장 많았다고 한다. 적정 형사벌에 관해 꾸준히 논의함과 아울러 가정보호처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하여 감호위탁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필요하다.

88 88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제4세션 제3분과 세미나 지정토론문 여성폭력 범죄의 통계와 사법적 처분에 대한 비판적 고찰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 황 은 영 1. 시작하면서 성폭력 가정폭력 성매매에 대한 특별법 제정연도를 보면, 성폭력은 , 가정 폭력은 , 성매매는 각각 제정되어 20년 내지 10년 이상의 시행기간을 가지고 있다. 여성폭력 관련 법률은 어느 정도 국민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사법적 변화와 성과를 이루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여성폭력 관련 법률의 제 개정 과정에서 여성주의적 비판시각이 효과적으로 결집되어 입 법에 반영된 것은 분명하나, 국민적 지지와 여론의 집중도 여부에 따라 각각의 분야가 차이가 나는 것도 현실이다. 특히 사건 중심으로 여론의 집중적 관심과 지지를 받은 성폭력의 경우에 는 작년 친고죄 폐지와 성폭력범죄의 신상등록제 전면시행으로 다른 어느 분야보다 혁혁하게 발전하였다. 한편, 가정폭력은 긴급임시조치제도 및 피해자보호명령제도의 도입이 2011년도에 이루어 졌고, 특히 형사법적으로는 가정폭력의 한 유형으로만 다루어지던 아동학대가 아동학대범죄 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으로 분리 입법되는 등 정치해졌다. 반면, 성매매는 제정당시에도 논란이 많았고 시행 10주년을 맞은 현재도 논란의 중심에 있 는데, 특별한 개정 내용 없이 현재까지 초기 입법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애초 청소년 대상 성매매를 처벌하기 위해 제정된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이 제정당시 21 개의 조문으로 시작하여 현재 67개 조문을 가지게 되어, 적어도 청소년 대상 성범죄에 대해 서는 기본법화 되어 있는 것은 물론, 신상공개제도 등과 같이 선제적 입법조치가 이루어지고 일반 성폭력에까지 확대된 것과 대조된다. 이하에서는 이러한 사후 사회적 관심과 논란을 고려하면서, 성폭력 가정폭력 성매매 등

89 지정토론문 / 황은영 89 3개 분야에 대해 2010년도 이후의 검찰 처분 통계를 중심으로 그 사법적 현황을 비판적으로 간략히 살펴보기로 한다. 2. 성폭력 먼저, 성폭력사범 현황은 아래 표와 같다. <단위: 명> 기 소 불 기 소 연도 접수 처리 합계 구공판 (비율) 구약식 (비율) 기소 유예 (비율) 공소권 없음 (비율) 기타 (비율) 2010 전국 21,116 20,931 중앙 2,993 2,995 5,029 (24.0) 336 (11.2) 3,834 (18.3) 1,238 (41.3) 731 (3.5) 98 (3.3) 6,157 (29.4) 769 (25.7) 5,180 (24.7) 554 (18.5) 2011 전국 21,920 21,844 중앙 3,112 3,047 4,978 (22.8) 309 (10.1) 4,453 (20.4) 1,335 (43.8) 885 (4.1) 129 (4.2) 5,959 (27.3) 820 (26.9) 5,569 (25.5) 454 (14.9) 2012 전국 23,203 23,016 중앙 2,798 2,780 5,296 (23.0) 405 (14.6) 4,807 (20.9) 1,118 (42.7) 1,003 (4.4) 95 (3.4) 5,590 (24.3) 614 (22.1) 6,320 (27.5) 478 (17.2) 2013 전국 27,404 27,165 중앙 3,277 3,206 8,632 (31.8) 967 (30.2) 3,403 (12.5) 473 (14.8) 2,623 (9.7) 453 (14.1) 3,656 (13.5) 360 (11.2) 8,851 (32.6) 953 (29.7) 2014 전국 17,142 15,973 5,742 (36.0) 999 (6.3) 2,574 (16.2) 244 (1.5) 6,378 (40.0) (1.-7.) 중앙 2,052 1, (39.4) 23 (1.2) 270 (14.2) 21 (1.1) 841 (44.1)

90 90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4대악 국정과제에 성폭력이 포함됨에 따라 수사 인력 집중투입, 친고죄 폐지에 따른 지하 철 등 공중장소추행의 단속화, 성적 목적 공공장소침입죄 등 새로운 성범죄 유형 처벌 등에 따라 성폭력범죄 건수는 2013년를 기점으로 증가하였다. 처분을 보더라도, 성폭력범죄자의 신상등록제도 확대로 구공판 비율이 증가하고 구약식기 소가 대폭 감소하였으며, 교육조건부 기소유예가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재범방지를 위해 도입된 전자장치부착명령, 성충동약물치료명령, 신상공개 및 고지 명령의 선고 인용률이 낮은 것은 재고할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3. 가정폭력 가정폭력 사범 처분현황은 아래 표와 같다. <단위: 명> 기 소 불 기 소 연도 접수 처리 합계 구공판 (비율) 구약식 (비율) 공소권 없음 (비율) 가정보호 송치 (비율) 기타 (비율) 2010 전국 5,185 5,240 중앙 (2.1) 3 (1.6) 465 (8.9) 6 (3.1) 1,654 (31.6) 75 (38.9) 1,908 (36.4) 81 (42.0) 1,101 (21.0) 28 (14.5) 2011 전국 2,939 2,942 중앙 (3.2) 1 (1.8) 435 (14.8) 4 (7.1) 1,365 (46.4) 37 (66.1) 384 (13.1) 0 (0) 664 (22.6) 14 (25.0) 2012 전국 3,154 3,159 중앙 (3.7) 3 (9.4) 353 (11.2) 5 (15.6) 1,421 (45.0) 12 (37.5) 629 (19.9) 2 (6.3) 640 (20.3) 10 (31.3) 2013 전국 17,194 17,069 중앙 (5.7) 22 (2.7) 1,607 (9.4) 71 (8.8) 7,160 (41.9) 324 (40.3) 4,239 (24.8) 233 (29.0) 3,094 (18.1) 153 (19.1) 2014 전국 13,372 12, (5.3) 1,063 (8.2) 5,259 (40.8) 3,778 (29.3) 2,100 (16.3) (1.-7.) 중앙 (3.5) 36 (6.0) 208 (34.7) 231 (38.6) 103 (17.2)

91 지정토론문 / 황은영 91 역시, 작년 한해 가정폭력이 4대악 척결 국정과제에 포함됨으로써 전년도 대비 가정폭력사 건이 급증하였다. 이는 피해자의 신고증가, 초기 경찰대응의 변화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이며, 처분현황은 상대적으로 구공판과 구약식 등 기소율이 감소하고, 공소권없음 사안의 가정법원 송치 비율이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다문화가정 여성이 피해자인 가정폭력사건이 사회적 문제화되었고, 아동학대와 노인학대도 가정폭력의 유형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아동학대는 분리입법되어 지난 자로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시행에 들어갔다. 3. 성매매 성매매사범 처분현황은 아래 표와 같다. <단위: 명> 기 소 불 기 소 연도 접수 처리 합계 구공판 (비율) 구약식 (비율) 기소 유예 (비율) 성매매 보호송치 (비율) 기타 (비율) 2010 전국 29,599 30,389 중앙 6,354 6,684 1,338 (4.4) 158 (2.4) 4,506 (14.8) 859 (12.9) 18,037 (59.4) 4,288 (64.2) 247 (0.8) 24 (0.4) 6,261 (20.6) 1,355 (20.3) 2011 전국 23,857 22,502 중앙 3,438 2,831 1,174 (5.2) 116 (4.1) 4,331 (19.2) 576 (20.3) 12,019 (53.4) 1,365 (48.2) 213 (0.9) 51 (1.8) 4,765 (21.2) 723 (25.5) 2012 전국 18,190 19,186 중앙 3,259 3,431 1,294 (6.7) 127 (3.7) 4,537 (23.6) 817 (23.8) 9,006 (46.9) 1,579 (46.0) 258 (1.3) 163 (4.8) 4,091 (21.3) 745 (21.7) 2013 전국 17,469 17,918 중앙 3,388 3,702 1,524 (8.5) 129 (3.5) 5,024 (28.0) 1,023 (27.6) 7,246 (40.4) 1,485 (40.1) 233 (1.3) 169 (4.6) 3,891 (21.7) 896 (24.2) 2014 전국 11,649 10,181 1,285 (12.6) 2,748 (27.0) 3,675 (36.1) 109 (1.1) 2,364 (23.2) (1.-7.) 중앙 1,528 1, (9.6) 278 (19.9) 497 (35.6) 41 (2.9) 446 (31.9)

92 92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 / 근대 사법 120년 - 성찰과 새로운 지향 성매매사범은 단속 수사 인력 투입에 따라 그 증감이 달라지는데, 올해 성매매특별법 10주 년에 들어섰음에도 성매매사범 단속 건수는 줄어들고 있는 반면, 현장의 실태조사에서는 변종 성매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지적되고 있다. 성매매사범은 구공판율이 낮은 반면 구약식이 많고, 기소유예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는 업주의 경우 실제 영업규모를 파악하지 못하고 벌금으로 처벌하는 비율이 높 다는 것과, 성구매남성과 성매매여성은 원칙적으로 교육조건부 내지 단순 기소유예로 처분된 다는 것으로 성매매사범을 엄단하고 있다고 평가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5. 마치면서 성폭력의 경우는 신체적 성희롱이 업무상위력추행으로 대부분 흡수되고, 강제추행에서 추 행과 폭행을 결합하여 해석하게 된 실무의 변화 등에 힘입어 그 혐의인정이 매우 넓어진 것은 고무적이다. 또한 선진적인 재범방지를 위한 부수처분이 신설된 점, 성폭력사범 대부분 신상 등록과 신상공개 및 고지의 대상이 되는 점, 친고죄가 전면 폐지된 점 등 법제가 선진적으로 앞서 가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전자장치, 성충동약물치료 등 요건이 엄격한데다가, 법원이 이를 더욱 엄격하게 선고하는 경향이 있다. 성폭력 관련 법제에 마련된 새로운 제도를 실무상으로 제대로 정착시키는 것이 형사사법의 과제라고 하겠다. 가정폭력은 가정이라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가족관계라는 내밀한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폭 력문제이므로 피해자의 심리적인 특징과 처한 환경을 제대로 형사절차에 반영하는 것이 관건 이다. 또한 아동학대의 분리입법을 기점으로, 기존 가정폭력의 범위로 광범위하게 다루던 부 부폭력, 노인학대, 아동학대에 대한 차별화된 입법조치가 각각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성매매는 여전히 논란이 많은 여성폭력 분야이지만, 분명한 것은 여성의 성매매를 통해 경 제적 이득을 창출하는 구조적 범죄라는 점이다. 이러한 성매매사범의 특징을 직시하여 업주의 엄단, 영업수익의 환수를 통해 성매매로 통해서는 범죄이익을 얻을 수 없다는 사법체계를 명 확히 구축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성구매남성에 대해서는 성매매가 범죄행위라는 명확한 사법적 기준을 새로이 정립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성매매 여성은 성매매의 산업구조에 들어간 이상 온전한 자유의사에 의해 성매매를 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실태를 감안하여, 단순기소유예나 벌금보다는 탈성매매 를 위한 자활 및 지원 프로그램을 연계하는 등의 새로운 사법적 처분이 필요하다. 여성폭력 관련 법제화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긴 했으나, 각 분야별로 차이가 크며, 사법실 무에서 정착되는 모습과 효과도 일률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정치한 입법화와 사법체계 정

93 지정토론문 / 황은영 93 착, 사법담당자의 전문성 및 여성폭력문제에 대한 감수성 확보, 여성단체를 비롯한 사회단체 의 공감과 동참 등을 통해 여성이 안전한, 나아가 국민 전체가 안전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드 는데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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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質 問 書 用 紙 심포지엄의 主 題 發 表 內 容 에 質 問 이나 意 見 이 있으시면 이 用 紙 를 절취하 여 미리 提 出 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질문 의견 질문자 성명: 전화번호: 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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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é¼öÁ¤ 16면 2012.7.25 6:14 PM 페이지1 2012년 8월 1일 수요일 16 종합 고려대장경 석판본 판각작업장 세계 최초 석판본 고려대장경 성보관 건립 박차 관계기관 허가 신청 1차공사 전격시동 성보관 2동 대웅전 요사채 일주문 건립 3백여 예산 투입 국내 최대 대작불사 그 동안 재단은 석판본 조성과 성보관 건립에 대해서 4년여 동안 여러 측면에 서 다각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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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f.. Korea Shipping Association 조합 뉴비전 선포 다음은 뉴비전 세부추진계획에 대한 설명이다. 우리 조합은 올해로 창립 46주년을 맞았습니다. 조합은 2004년 이전까 지는 조합운영지침을 마련하여 목표 를 세우고 전략적으로 추진해왔습니 다만 지난 2005년부터 조합원을 행복하게 하는 가치창출로 해운의 미래를 열어 가자 라는 미션아래 B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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