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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학연구 46( ), pp.5-32 고려대학교 한국학연구소 유성기음반과 변사의 구연( 口 演 ) * 1) - 영화극 장르 음반을 중심으로 - 구인모 ** 국문초록 이 논문은 근대기 한국에서 변사가 과 영화극뿐만 아니라 다 양한 이종 서사를 음반에 취입했던 사정을 통해 문화연구의 새로운 가능 성을 모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영화의 서사보다도 변사의 구연 자체가 관객 혹은 청취자로부터 더 큰 환영을 받았던 현상, 조선에서 상 영되지 못한 영화가 혹은 영화극 장르 음반으로 취입되었던 사 례, 영화가 아닌 서사가 이라는 장르로 음반에 취입되었던 과정 등을 다면적으로 검토한다. 그리하여 근대기 한국에서 영화와 그 서사의 독특한 존재 양상은 물론, 풍설과 신빙성 낮은 회고로만 전하는 변사의 위상과 역할을 재구할 것이다. 그리하여 영화와 그 서사가 변사에 의해 영화관 안팎에서 구연되고 청취되었던 가운데 형성된 새로운 차원의 문 자성 혹은 구술성의 복잡한 양상들을 통해 근대문화 혹은 근대성의 특징 적인 국면을 규명할 것이다. 나아가 영화라는 근대적인 대중매체 혹은 * 이 논문은 2009년 정부(교육과학기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 행된 연구성과임(NRF A00027). 아울러 이 글에서 소개한 유성기음반 관련 자료들(음원, 가사지, 음반회사 홍보잡지 등)은 동국대학교 문화학술원 배연형 교수 가 제공한 것임을 밝힌다. 이 자리를 빌어 자료 제공에 대해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 린다. ** 연세대학교 언어정보연구원 HK교수

2 6 한국학연구 46 대중서사의 (재)생산 소비 유통을 둘러싼 근대기 한국의 문화장의 독 특한 의사소통의 구조 또한 조망하고자 한다. 주제어: 변사, 유성기음반,, 영화극, 구술성 1. 서론 근대기 활동변사( 活 動 辯 士 ) 혹은 활변( 活 辯 ) 이라고도 일컬었던 변 사( 辯 士 ) 는 무성영화시대 영상문화의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였을 뿐 만 아니라, 음향문화에서도 간과할 수 없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라 디오의 경우 경성방송국(JODK)은 1920년대 중반부터 1930년대 후반까 지 <영화해설( 映 畵 解 說 )> 혹은 <영화물어( 映 畵 物 語 )>라는 정규 프로그 램으로 편성했는데, 당시 명성 있는 변사들은 일쑤 이 프로그램에 출연 해서 영화관에서 실연했던 자신의 연목( 演 目 )을 선보이곤 했다. 1) 그런가 하면 1920년대 후반부터 조선에 속속 진출했던 다국적 음반회사들은 1930년대 후반까지 총 78종의 장르 음반, 총 16종의 영화극 장 르의 음반을 발매했는데, 당시 유명한 변사들은 이러한 음반에도 자신의 연목을 취입하기도 했다. 2) 이러한 일들은 당시 조선에서 영화의 서사가 단지 영화관에서만이 아니라 라디오, 유성기음반 등 근대적 음향매체를 1) 경성방송국의 <영화해설> 혹은 <영화물어> 프로그램은 당시 일간지에 게재된 편성 표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이를테면 동아일보 만 두고 보면 1926년 7월 15일 <부활 카추샤->( 金 波 影 )을 비롯하여, 1938년 1월 20일 <꼿은 핀다>( 李 愚 興 )까지 부 정기적으로 총 85회에 걸쳐 방송되었던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이 <영화해설> 혹은 <영화물어>에 출연했던 조선인 변사들은 다음과 같다. 김영환( 金 永 煥 총 8회), 성동 호( 成 東 鎬, 총 6회), 이우흥 박응면( 朴 應 冕 )(각 4회), 서상필( 徐 相 弼, 총 3회), 김조 성( 金 肇 盛 ) 김소영( 金 素 英 ) 김파영 이승우( 李 承 雨 ) 박누월( 朴 淚 月 ) 박일영( 朴 一 影 ) 박창원( 朴 昌 遠 ) 우정식( 禹 定 植 ) 윤화( 尹 華 )(각 1회). 2) 이러한 사정과 관련해서는 다음의 서지를 참조하기 바란다. 동국대학교 한국음반아 카이브연구단 편, 한국유성기음반 (전 5권), 한걸음더, 그리고 이 논문에서 조 선음반 서지는 간단히 <작품명>(음반번호, 연주자, 발매일자) 형식으로 인용하기로 한다.

3 유성기음반과 변사의 구연( 口 演 ) 구인모 7 통해서도 향유되었으며, 영화가 시각예술에서 청각예술로도 확장되고 있 었음을 의미한다. 그 가운데 변사는 동시대 문화장에서 비중 있는 참여 자로서(agent), 또한 그의 구연( 口 演 )은 장르와 매체의 경계를 넘나드는 문화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이러한 변사가 영화연구자들이 대체로 동의하는 바와 같이, 구미( 歐 美 ) 무성영화 시스템에서의 내레이터(narrator)와는 달리 공연자(performer)로서 의 성격으로 인해, 조선과 일본의 영화업계에서는 독특한 위상을 차지하 고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3) 선행 연구자들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무성 영화는 극장의 음향효과, 변사의, 가수의 노래, 악단 연주는 물 론 관객의 추임새, 감탄사, 환호, 야유 등이 뒤섞여 의미를 생산하는 공 연이었으며, 이 가운데 영화의 관람 은 청취 와 병행하거나, 혹은 후자 가 우세한 가운데 특별한 관람성을 형성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4) 그런가 하면 변사가 공연자로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었고, 무성영화의 관람성이 청각장의 조직과 관련 있다는 사실만큼이나 주목해야 할 것은, 그의 영 화설명과 관객의 관람 혹은 청취를 둘러싸고 독특한 구술성(Orality)의 문화가 형성되어 있던 사정이다. 무엇보다도 은 기록된(대본, 영 상) 서사로서 영화의 언어적 요소만이 아니라 변사의 몸짓, 억양, 말투 등의 비언어적 요소를 포함한다는 점에서, 서사의 구연을 매개로 변사와 관객 사이의 상호작용에 기반해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5) 3) 조희문, 무성영화의 해설자 변사 연구, 영화연구 제13호, 한국영화학회, 주 창규, 버나큘러 모더니즘의 스타로서 무성영화 변사의 변형에 대한 연구, 영화연 구 제32호, 한국영화학회, 한상언, 1910년대 조선의 변사시스템 도입과 그 특징에 관한 연구, 영화연구 제44호, 한국영화학회, 우수진, 무성영화 변사 의 공연성과 대중연예의 형성, 한국극예술연구 제28호, 한국극예술학회, 특 히 우수진은 무성영화의 상영, 관람 전체를 하나의 공연(performance) 으로, 변사를 공연자(performer), 연예인(entertainer) 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4) 이와 관련하여 백문임은 무성영화 시대의 관람성이 청각장( 聽 覺 場 )의 조직과 관련 있음을 규명하면서, 근대기 조선에서 무성영화의 관람성이 영화 관람의 제도화가 시 각적 요소만이 아니라 청각적 요소에 의해 중층결정 되었을 뿐만 아니라, 식민지의 공공영역(public sphere) 형성과도 관계가 있다는 것을 규명하기도 했다. 백문임, 식 민지 극장의 무성 영화 관람성(audienceship), 한국언어문화 제38집, 한국언어문화 학회, ) 이와 관련하여 이화진은 변사와 을 재래의 구술문화의 연속성과 부상하는

4 8 한국학연구 46 라디오와 유성기음반을 매개로 한 변사의 또한 근본적으로 공간과 매체를 달리하여 변사의 구연을 재연한다는 점에서 공연자로서의 성격이나 공연장의 구술성으로부터 온전히 분리되지는 않는다. 특히 그 러한 공연 혹은 구술성에 근간한 서사 체험을 둘러싼 관객의 취향에 기 반해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하지만 라디오와 유성기음반을 매개로 한 변사의 은 공연장과는 달리 사적인 시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청취 의 체험을 통해 향유된다. 그 가운데 변사의 공연, 무성영화 관람을 둘러 싼 청각장이 확장되고 그 구술성이 변형되었을 뿐만 아니라, 공연자 혹 은 문화번역자이자 전래의 구술문화에 기반한 근대의 이야기꾼으로서 변 사의 역할 또한 확장되고 변형될 것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이 논문은 일단 방송 편성표 상의 기록으로만 남아 있는 변사의 방송 프로그램 대신, 대부분 음원이나 가사지 등 관련 문헌을 포함하여 근대 기 한국에서 변사가 취입한 생생한 육성이나 그 흔적을 엿볼 수 있는 영 화설명 영화극 장르의 음반에 주목한다. 그리하여 유성기음반 청취자의 사적 공간에서 변사의 역할과 의 구술성이 지니는 특징적 국면 들을 조망하고자 한다. 그 가운데 하나는 이미 일부 사례를 통해서도 알 려진 바이나, 변사가 기록된 텍스트로서 영화의 서사를 재현하는 가운데 원작을 편집하거나 각색하는 역할을 담당했다는 사실이다. 6) 그리고 영화극 장르의 음반은 영상이 배제되었음에도 불구 하고 영화 관람 체험을 대신하는 기능을 지니고 있었지만, 경우에 따라 서는 영상으로 기록할 수 없었던 서사, 처음부터 영상으로 기록하는 것 을 전제로 하지 않은 서사마저도 수록하기도 했다. 그것은 영 화극 장르의 음반이 단지 영화에 비해 부차적인 것이 아니라 도리어 영 근대적 영상 음향기술의 접점으로서, 특히 변사의 성격과 역할을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의 이야기꾼(erzähler) 의 개념으로 규명하기도 했다. 이화진, 소리의 복제와 구연공간의 재편성, 현대문학의 연구 제25호, 한국문학연구학회, ) 구인모, 근대기 한국의 대중서사 기호( 嗜 好 )와 향유방식의 한 단면, 정신문화연구 제36권 제3호, 2013; 근대기 멜로드라마 서사 형성의 한 장면, 한국민족문화 제 48호, 부산대학교 한국민족문화연구소, 유선영, 식민지의 할리우드 멜로드라 마, 미디어, 젠더&문화 제26호,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 2013.

5 유성기음반과 변사의 구연( 口 演 ) 구인모 9 화 관람의 체험을 대신하기도 하고, 영화라는 개념을 확장하는 기능마저 지니고 있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런가하면 영화극 장르 음 반은 공연자 이야기꾼으로서 변사가 구연이라는 연행 수단을 매개로 영 화 서사로부터 다른 대중서사로, 극장으로부터 가정으로 또 가두( 街 頭 ) 로 옮겨 가는 시발점이기도 하다. 영화극 장르 음반을 둘러싼 국면들 속에서, 우선 그동안 문 헌으로만 이해할 수 있었던 근대기 한국의 문화장에서 변사와 그의 구연 의 위상은 보다 명료하게 조명될 것이다. 그리고 장르와 매체의 경계를 넘는 영화 서사의 존재 양상은 물론 그것의 (재)생산 소비 유통을 둘 러싼 국면 또한 다면적으로 드러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유성기음 반과 음반산업의 등장 이후 영화의 서사를 둘러싼 다양한 문화적 실천 속에서 형성되고 있었던 구술성의 복잡한 양상들과 이야기꾼으로서 변사 의 역할을 검토하는 가운데, 근대 문화 혹은 근대성의 특징적인 국면을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이 논문이 궁극적으로 지향하 는 바이다. 2. 영화극 장르 음반이라는 문제 근대기(1907~1942) 한국에서는 총 78종 173매(346면)의 음 반과 7), 총 15종 22(44면)매의 영화극 장르 음반이 꾸준히 발매되었다. 8) 수록된 작품들의 원작은 서양영화(주로 장르의 경우)는 물론 7) 이미 필자는 다른 논문을 통해 장르의 음반이 총 211매라고 소개한 바 있 으나(구인모, 근대기 유성기음반과 서양영화, 대중서사연구 제29호, 2013, 193 쪽), 이후 보다 엄밀한 비정( 批 正 )을 거쳐 총 173매임이 확인되었다. 또한 이미 소개 한 통계를 보완하여 이하 본문과 각주에서 새롭게 제시하고자 한다. 8) 연도별 음반 발매 추이를 보이면 다음과 같다.(괄호 밖은, 괄호 안은 영화극) 연도 미상 종수 (6) 6(1) 15(1) 8(3) 8 연도 계 종수 3 9(1) 8 5 5(1) (15)

6 10 한국학연구 46 조선 영화(주로 영화극 장르의 경우)를 망라한다. 9) 그리고 일본콜럼비아 축음기주식회사(이하 콜럼비아사 로 약칭)를 중심으로 하여, 일본빅터축 음기주식회사(이하 빅터사 로 약칭), 일본폴리돌축음기상회주식회사(이 하 폴리돌사 로 약칭)와 같은 다국적 음반회사의 일본법인, 일본제국축 음기주식회사(이하 오케사 로 약칭) 등과 같은 일본계 음반회사들이 이 러한 음반들을 발매했다. 10) 이미 일본에서 적지 않은 규모의 영화극 장르 음반들을 발 매했던 이 음반회사들은, 조선 진출 초기부터 일본에서 거두었던 상업적 성공을 조선에서도 재현하고자 했다. 특히 콜럼비아사는 일본에서뿐만 아니라 조선에서도 매우 적극적이었다. 11) 그러한 사정은 음반극 장르의 레퍼토리를 통해서도 알 수 있는데, 이를테면 < 長 恨 夢 >(Co , 徐 月 影 卜 惠 淑 金 永 煥, ) < 復 活 >(Co , 李 慶 孫 卜 惠 淑 金 肇 盛, ) < 人 情 悲 劇 雙 玉 淚 >(Co , 李 慶 孫 卜 惠 淑 金 永 煥, ) < 椿 姬 >(Co , 金 永 煥 卜 惠 淑, )과 같은 작품들이 그 예이다. 12) 그리고 이 작품들 대부분이 이미 소설과 신파극 9) 국적별 음반 발매 상황을 보이면 다음과 같다.(괄호 밖은, 괄호 안은 영화극) 국적 서양 조선 일본 미상 계 종수 47(2) 26(9) (3) 5(1) 78(15) 10) 음반회사별 발매 상황을 보이면 다음과 같다.(괄호 밖은, 괄호 안은 영화극) 회사 Co. Co. Re. Ni. Vi. Po. 종수 21(9) 14(1) 9(2) 9(1) 9 회사 Ok. Ch. Ta. Nt. Ko. 종수 7(1) 2(1) 계 78(15) 음반 레이블 약호: Columbia(Co.), Regal(Re.), 일츅소리조션반 일츅소리죠선판(Ni.), Victor(Vi.), Polydor(Po.), Chieron(Ch.), Taihei(Ta.), Okeh(Ok.), 제비표조선레코드(Nt.), Korai(Ko.) 11) 일본국회도서관이 소장한 1920년에서 1949년 사이에 발매된 총 626면의 극( 劇 ) 장르 음반 가운데, 장르명이 映 畵 說 明 혹은 映 畵 物 語 인 음반은 총 416면, 音 盤 劇 인 음반은 총 36 종이다.(일본국회도서관 디지털화자료 역사적음원 사이트 참조) 또한 일본의 영화극 장르 음반을 둘러싼 사정에 대해서는 다음의 서지를 참조할 수 있다. 渡 辺 裕, レコード メディアと 語 り の 近 代 : 映 画 説 明 レコード とその 周 辺, 美 学 藝 術 学 研 究 第 24 號, 東 京 : 東 京 学 学 院 社 会 系 研 究 科 学 部 美 学 藝 術 学 研 究 室,

7 유성기음반과 변사의 구연( 口 演 ) 구인모 11 은 물론 영화로도 번역 번안되어 조선에서 인기를 누렸던 작품이라는 것은 알려진 바와 같다. 13) 이 영화극 장르 음반의 일부는 일찍이 복각된 바도 있고, 그 내용도 단행본으로 간행된 바도 있으나 14), 그 가운데 이 두 장르의 차이를 엄격하게 구분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장르의 경우 대체 로 관현악단의 반주와 가수의 독창을 배경으로 변사의 구연만을 양면반 ( 兩 面 盤 ) 1매 혹은 2매로 발매한 것인데 비해, 영화극 장르는 관현악단의 반주와 가수의 독창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는 장르와 흡사 하다. 하지만 한 명의 변사와 두세 명의 배우 혹은 가수가 등장인물의 역 할을 나누어 과 대사를 취입한 것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15) 물론 두 장르 모두 최소 6분 정도에서 최대 28분 정도의 음원을 수록하 고 있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이다. 이 영화극 장르 음반은 일단 규모로만 보면 근대기 조선음 반 전체(약 12,651면) 가운데 매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 나 이 장르의 음반들이 양면반 1매나 2매의 세트로 발매되기 일쑤였던 점, 특정한 작품의 경우 정규반과 보급반 레이블로 재발매를 거듭했다는 점은 결코 예사롭지 않다. 16) 이처럼 세트 음반으로 재발매를 거듭하는 12) < 椿 姫 >(Co , ; Ni , ), < 金 色 夜 叉 ( 熱 海 海 岸 の 場 )>(Co , ; Ni , ), < 復 活 >(Co.26328, ), < 己 が 罪 >(Ni ,?) 13) 특히 <장한몽>과 <불여귀( 不 如 歸 )>와 관련해서는 다음의 서지를 참조할 수 있다. 구 인모, 지역 장르 매체의 경계를 넘는 서사의 역정, 사이 間 SAI 제6호, 국제한 국문학문화학회, ) 유성기로 듣던 무성영화 (SYNCD-120~122), 신나라(킹레코드), 최동현 김 만수, 일제강점기 유성기음반속의 극 영화, 태학사, ) 영화극 장르 음반 취입에 참여한 변사들과 음반 종수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괄호 밖은, 괄호 안은 영화극) 변사 金 永 煥 徐 相 弼 李 愚 興 成 東 鎬 朴 昌 遠 徐 相 昊 종수 30(10) (1) 5 3 변사 金 肇 盛 柳 寅 晟 金 一 聲 金 悳 經 기타 계 종수 3(2) (2) 78(15) 16) 재발매 음반의 목록을 보이면 다음과 같다. 연번 음반번호 제목 연주 발매일자 원작 장르 1 Ni.K621 東 道 金 永 煥 <Way Down East>(1920) 조선 개봉:

8 12 한국학연구 46 경우는 근대기 유성기음반의 대종을 이루는 판소리 등의 전래음악 장르 에 한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장르의 음반들이 조선 의 음반산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1929년에서 1932년 사이 집중적으 로 발매되었다는 것은, 우선 다국적 혹은 일본계 음반회사들이 조선 진 출 초기 청취자의 취향을 진단하면서 대단히 의욕적인 기획에 따라 발매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17) 나아가 이러한 장르의 음반 발매는 당시 영화 (무성영화)가 극장과 같은 공적 공간만이 아니라 유성기음반이라는 기술 복제매체를 매개로 사적 공간으로도 확장되어 있었으며, 그 가운데 영화 연번 음반번호 제목 연주 발매일자 원작 장르 Co Nt.B 미국 영화로 추정 愛 國 의 喇 叭 金 永 煥 Co 조선개봉: Vi 白 薔 薇 金 永 煥 Co 說 明 레뷰- 金 永 煥 Re.C <The White Rose>(1923) 조선 개봉: Vi 噫 無 情 金 永 煥 Co 說 明 레뷰- 金 永 煥 Re.C <Les Miserables>(1913, 1917, 1925) 조선 개봉: 金 肇 盛 5 Co 徐 月 影 淑 英 娘 子 傳 卜 惠 淑 < 淑 英 娘 子 傳 >( ) 영화극 Vi.KJ1080 金 永 煥? 6 Co 椿 姬 金 永 煥 卜 惠 淑 <Camille>(1921, 1927) 영화극 Co 조선 개봉: 說 明 레뷰- 金 永 煥 Re.C Co 네 아들 徐 相 弼 Re.C <Four Sons>(1928) 조선 개봉: Co 金 永 煥 流 浪 Re.C305 李 愚 興? < 流 浪 >( ) 9 Ni.K 사랑을 찾아서 成 東 鎬 Re.C <사랑을 찾아서>( ) 10 Vi 鍾 소래 金 永 煥 Nt.K < 鍾 소리>( ) 영화극 11 Ni.K8임 젊은이의 노래 金 永 煥 Re.C <젊은이의 노래>( ) 12 Co 說 明 레뷰- 金 永 煥 Re.C <The Broken Coin>(1915) Ni.K 조선 개봉: 名 金 徐 相 昊 Re.C Ch <Heimkehr>(1928) 歸 鄕 金 永 煥 Ko 조선 개봉: Ni.K8임 미상 아리랑 成 東 鎬 Re.C <아리랑 후편>( ) 17) 참고로 유행가요 두 곡으로 이루어지는 유성기음반 1매의 최저 제작비용이 대체로 2 백 원 선이었음을 염두에 두고 보면, 영화극 장르 음반은 그 이상의 제작비가 소요되었을 터이다. 李 瑞 求, 봄과 와 레코드, 別 乾 坤 第 72 號, 開 闢 社, 쪽.

9 유성기음반과 변사의 구연( 口 演 ) 구인모 13 의 관람성과 청각장의 조직 양상 또한 변화하고 있었음을 나타낸다. 이와 관련해서 원작 영화의 조선 개봉 여부가 불분명하거나 혹은 개봉 되지 않은 작품은 물론 18), 본래 영화가 아닌 작품까지도 포함되어 있다 는 사실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19) 그것은 우선 이 영화극 장 르 음반이 영화관에서의 영화 감상을 대신하는 체험을 제공했음을 의미 하기 때문이다. 또한 영화로 기획 제작되지 않은 작품들임에도 불구하 고 영화 서사를 표방한 것은, 조선의 음반산업이나 유성기음반을 둘러싼 청취공동체 내부에서 영화 라는 개념이 극적 요소나 핍진성을 담은 서 사로도 확장되고 있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전자의 경우 <말 못할 사정>과 같은 작품이 바로 그 예이다. 20) 특히 이 음반은 변사 가 아닌 나운규 등의 배우( 石 金 星 沈 影 )들이 직접 영화의 내용을 취입 한 예외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또한 후자의 경우 <처녀총각> <봉자의 죽 엄> <원앙암> <최후의 심판>과 같은 작품이 그 예이다. 그런데 이 영화극 장르 음반들은 근본적으로 원작 영화를 18) 이를테면 서양영화 가운데에는 1<하나님을 닐은 洞 里 (The Town That Forgot God, 1923)>(Co , 金 永 煥, ), 2< 惡 魔 의 寵 兒 (The Prince of Adventures Manolescu, 1929)>(Po.19019, 徐 相 弼, ), 3< 悲 歌 (Melodie des Herzens, 1929)>(Vi.49151, 徐 相 弼, ), 4< 母 性 (Seed, 1931)>(Po.19044, 徐 相 弼, ), 5< 說 明 레뷰- 沈 黙 (Silence, 1926)>(Co.40181, 金 永 煥, ; RegalC109, 金 永 煥, ), 6<로미오와 쥴리엣트>(Po.19337, ) 등이 그러하고, 조선영화 가운데에는 <말 못할 事 情 >(Co , 羅 雲 奎 외, )이 그러하다. 19) 이를테면 장르 음반의 경우 1< 峯 子 의 죽음>(Re.C192, 李 愚 興, ), 2< 鴛 鴦 岩 >(Re.C252, 李 愚 興, ), 3<처녀총각>(Re.C317, 金 一 聲,?), 4< 最 後 의 審 判 >(Ta , 李 愚 興, ), < 逆 旅 >(Co , 金 永 煥, ), 영화극 장르 음반의 경우 < 港 口 의 에레지>(Chieron43, 徐 月 影 金 蓮 實, )가 그 예이다. 20) 나운규가 주연하고 이필우( 李 弼 雨 )가 촬영한 것으로 알려진 영화 <말 못할 사정>의 광고는 조선일보 에 게재된 바도 있다( 쪽). 하지만 같은 함께 게재된 <노래하는 시절>(감독 安 鍾 和, )의 광고와 같이 不 日 公 開 와 같은 문구도 없고, 후일 손위빈( 孫 煒 斌 )의 朝 鮮 映 畵 史 十 年 間 의 變 遷 ( 朝 鮮 日 報, 쪽과 같은 논설을 보더라도, 이 영화는 미완성으로 끝난 것은 분명한 것으로 여 겨진다. 그런가하면 이 영화는 한영우( 韓 榮 愚 )에 의해 소설로도 각색되어 映 畵 小 說 말 못할 事 情 이라는 제목으로 영창서관( 永 昌 書 館 )에서 간행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기사, 出 版 日 報, 東 亞 日 報, 쪽; 新 刊 紹 介, 東 亞 日 報, 東 亞 日 報 社, 쪽).

10 14 한국학연구 46 관람한 청취자들에 의해 소비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장르의 음반 들이 대체로 영화관 상영 시점보다 뒤늦게 발매되었으므로 영화사의 특 별한 홍보기획(tie-up)으로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21), 영화 전체의 서사 가운데 일부만 제한된 분량으로 수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무성영 화만이 아니라 발성영화의 원작마저도 수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22) 이것 은 영화극 장르 음반이 한편으로는 특정한 영화 서사를, 다른 21) 예외적으로 영화극 장르 음반 가운데 < 五 夢 女 >(Okeh1969, 羅 雲 奎 尹 逢 春 盧 載 信 世 鳴, )의 경우 영화상영( ) 직후에 발매되었다. 하지만 이 음반은 신문광고까지 하고 있던 상황에서 < 海 賊 쁠러드>(Okeh1968, 柳 寅 晟, )와 더 불어 治 安 妨 害 를 이유로 발매금지 처분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된다(광고, 3 月 新 譜 燦 也!! 業 界 의 無 敵 艦 隊 오케-레코-드, 朝 鮮 日 報, 朝 鮮 日 報 社, 쪽; 每 日 申 報, 每 日 申 報 社, 쪽. 기사, 蓄 音 機 레코드 行 政 處 分 目 錄 ( 三 月 分 ) 被 處 分 蓄 音 機 レコード 內 容 抄 錄 ( 執 務 資 料 ), 朝 鮮 出 版 警 察 月 報 第 103 號, 朝 鮮 總 督 府 警 務 局 圖 書 科, ). 22) 발성영화의 서사마저도 음반으로 발매되었던 것은, 1930년대 말까지도 영화관에서 변사가 잔존해 있던 조선의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백문임에 따르면 문식력 (literacy)을 갖춘 관객이 적었던 당시 상황에서 외국 영화의 경우 자막이 있다고 하 더라도 변사의 이 수반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한 바 있다(백문임, 위의 글, 위의 책, 51쪽). 한편 조선에서 상영된 영화 가운데 발성영화로 분명히 확인된 음 반 목록을 보이면 다음과 같다. 연번 음반번호 제목 취입 발매일자 원작(추정 포함) 비고 1 Vi 클레오파트라 徐 相 弼 <Cleopatra>(1934) 조선상영: Po 봄 소낙비 朴 昌 遠 원작 미상, 조선상영: Po 로미오와 쥴리엣트 朴 昌 遠 <Romeo and Juliet>(1935) 조선상영: 미상 4 Po 모록코 朴 昌 遠 <Morocco>(1930) 조선상영: Po 制 服 의 處 女 朴 昌 遠 Ok.1968 海 賊 쁠러드 柳 寅 晟 Ok.1991 隊 長 뿌-리버 金 永 煥 Ok 沙 漠 의 花 園 柳 寅 晟 Ok 나가자 龍 騎 兵 徐 相 弼 1938.? 10 Ok 二 國 旗 알에 徐 相 弼 1938.? <Mädchen in Uniform>(1931) 조선상영: <Captain Blood>(1935) 조선상영: <Tarass Boulba>(1936) 조선상영: <The Garden of Allah>(1936) 조선상영: <The Charge of the Light Brigade>(1936) 조선상영: <Under Two Flags>(1936) 조선상영: Okeh1969 五 夢 女 羅 雲 奎 외 <오몽녀>( ) 영화극 12 Ok 城 隍 堂 徐 相 弼 < 城 隍 堂 >( )

11 유성기음반과 변사의 구연( 口 演 ) 구인모 15 한편으로는 영화 서사보다도 변사의 구연 자체를 사적으로, 또 반복적으 로 향유하고자 했던 관객 혹은 청취자의 취향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영화극 장르 음반이 영화관에서 이루어진 담화적 상황과 구술성, 그것에 대한 관객의 체험과 취향을 재현하는 문화상품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러한 장르의 음반은 영화관에서 이루어진 바와 는 전혀 다른 담화적 상황과 구술성을 기반으로 한다. 그 가운데 변사의 역할과 기능, 관객 혹은 청취자의 체험과 취향 또한 분명히 구분된다. 따 라서 영화관에서의 변사의 구연과 음반으로 재생된 변사의 구연을 단지 전래 구술문화의 확장의 차원에서 볼 수만은 없다. 23) 음반으로 제작된 변사의 구연은 한편으로는 변사가 영화 서사를 압축적이고도 극적으로 재현한 텍스트이면서 24), 다른 한편으로는 영화관의 담화적 상황과 구술 성 체험을 가상적으로 재현한 텍스트이기 때문이다. 3. 변사 구연의 2차적 구술성과 유성기음반 무성영화 초기부터 변사의 구연을 둘러싼 담화적 상황은 영화관의 현 장성, 변사와 관객 사이의 친밀성을 근간으로 한 것이었다. 영화 상영을 전후로 한 춤, 악기 연주, 재담이나 25) 임기응변식의 으로 널리 23) 이러한 문제에 대해 일찍이 이화진도 주목한 바 있다. 특히 그는 변사의 음반의 등장 이 인해 영화 서사의 사유화와 청각장의 확장이 한편으로는 영화관의 현장성과 역동 성의 배제를 전제로 했다는 것을 논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변사의 영화극 음반의 본질이나, 음반 제작 과정에서 변사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논 의하지는 않았다. 이화진, 위의 글, 위의 책, 181~182쪽. 24) 이와 관련해서는 필자가 이미 발표한 두 편의 논문을 참조하기 바란다. 구인모, 위의 글, 위의 책; 근대기 멜로드라마 서사 형성의 한 장면, 한국민족문화 제48호, 부 산대학교 한국민족문화연구소, ) 서상호는 그를 둘러싼 회고마다 공통적으로 거론되는 춤과 재담 이외에도, 직접 악 기를 연주하기도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사정은 단성사( 團 成 社 )의 전주 < 名 金 > 순업( 巡 業 )의 성공을 전하는 다음의 기사를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다. 餘 興 엔ᆞᆫ 徐 相 昊 君 의 바올링 等 이 有 ᄒᆞ야 每 夜 滿 員 의 盛 況 裡 에 大 歡 迎 大 喝 采 를 博 ᄒᆞ더

12 16 한국학연구 46 알려진 서상호의 경우만 보더라도 그러하다. 26) 더구나 영화 상영 중에 변사가 관객에게 직접 말을 걸기도 하고, 관객 또한 변사에게 야유를 퍼 붓기도 하는 등의 풍경은 서상호가 활약했던 고등연예관 시절만이 아니 라, 이후에도 제법 일상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27) 특히 서상호 뿐만 아 니라 당시 변사의 전설( 前 說 )에 으레 고소설의 유명한 대목이 끼어 있기 도 했던 것은 28), 변사의 구연이 전래의 구술문화와 연맥하고 있기도 했 음을 드러낸다. 이처럼 변사는 살아 있는 언어의 현장에서 관객에 앞서 보거나(영화) 혹은 읽은( 대본) 서사를 구연의 담화로서 관객과 소통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고, 그래서 일찍이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이 말한 이른바 이야기꾼(erzähler) 이기도 했다고 하겠다. 29) 라 (기사, 名 金 大 會 盛 況, 每 日 申 報, 每 日 申 報 社, 쪽) 그리고 그 의 재담은 단편적으로나마 김영환이 다음과 같이 재현한 바를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다. 서 대감 각하가 나왔십니다. 여러분이 저녁마다 이같이 만장의 성황을 이루어 주시니 그것은 아마도 이 서상호가 얼굴이 이뻐서 얼굴 보러 오시는 것이라고 생각 합니다. 참 아닌 게 아니라 이쁘게는 생겼지요. 양주 노상에 첫과를 받던 두목지가 왔다가는 뺨 맞고 갈 만큼 꼭 데릴사위감이지요? 데릴사위가 되려다 못 되면 주릿대 팥밥 같이 얻어 먹고 육모처 들어갈 만큼 이쁘게도 잘 생긴 대통령 감이올시다 (<역 려>[Co.40288A, ]) 26) 柳 興 台, 當 代 人 氣 辯 士 徐 相 昊 一 代 記 自 殺 事 件 의 顚 末, 朝 光 第 4 卷 第 10 號 ( 朝 鮮 日 報 社 出 版 部, ), 123쪽. 안종화, 난숙기 아롱무늬 영롱히 3. 물러난 변사의 처절한 행로, 한국영화측면비사, 현대미학사, 1998, 234쪽. 27) 柳 興 台, 위의 글, 위의 책, 122쪽. 김동원, 제1부 나의 유년 시절, 미수( 米 壽 )의 커 튼콜(김동원 나의 예술과 삶), 태학사, 2003, 21~22쪽. 28) 이를테면 김영환의 <역려> 가운데에도 등장하는 다음과 같은 대목이 그러하다. 나 타나는 여자가 있습니다. 산중 기물은 머루 다래요 이 동리 기물은 어년이라고 하는 이 처녀이든 모양이올시다. 돋아 오르는 반달이요 물찬 제비 같고 서면 작약이요 앉 으면 목단이라, 귀신도 곡을 하고 그대로 살짝 집어 샘키어도 비린내도 안 날만큼 아 마 썩 잘 생겼든 모양이올시다 (<역려>[Co.40287B, ) 이 점에서 변사에게는 전기수( 傳 奇 叟 )의 흔적 또한 남아 있다고 하겠다. 하지만 그러한 사정이 변사의 연원 을 일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전통극에서 찾는 일이 과연 온당한지는 보다 면밀히 검토할 여지가 있다(이정배, 조선변사의 연원과 의의, 인문과학연구 제21집, 강 원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2009). 29) 발터 벤야민, 반성완 편역, 얘기꾼과 소설가 니콜라이 레쓰코브의 작품에 관한 고 찰, 발터 벤야민의 문예이론, 민음사, 1983, 170쪽. 물론 발터 벤야민의 이 글은 근본적으로 서사시와 소설에 관한 것이나, 문자성과 구술성의 경계에서 서사에 대해 원론적인 차원에서 전개한 그의 아이디어는 변사와 과 관련해서도 흥미로 운 시사점을 제공한다.

13 유성기음반과 변사의 구연( 口 演 ) 구인모 17 하지만 상설 영화관의 등장에 따른 전설( 前 說 )의 축소와 경어체 구연 의 소멸 이후 30), 관객은 영화 서사에 몰입할 수 있었겠지만, 실상 그들은 일쑤 변사의 구연에 더욱 몰입했던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그것이 관객 들을 영화관으로 이끄는 동력이기도 했다고 한다. 31) 그러니 상설 영화관 일지라도 변사와 관객 사이의 현장성 친밀성에 기반한 담화적 상황 자 체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영화가 끝난 이후에도 관객들 이 일쑤 변사의 을 흉내 내며 외었던 현상은 주목할 만하다. 32) 그것은 변사의 읽기와 관객의 듣기로 이루어지는 의사소통의 과정에서, 영화 서사 내용의 언어적 측면도 그러하거니와, 특히 변사의 어조나 표 현을 둘러싼 비언어적 측면이 우세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구 술 청각의 언어로 이루어지는 의사소통의 상황이야말로 살아 있는 언어 현장성을 그대로 드러낼 것이다. 그런데 유성기음반으로 취입된 변사의 은 말하기와 듣기만이 아니라, 기술복제매체를 통한 쓰기(음원의 취입)와 읽기(음원의 재생, 음 원을 전사한 대사의 읽기)를 통해 이루어지는 의사소통에 기반한다는 점 에서 이른바 2차적 구술성의 양상을 띤다. 그도 그럴 것이 음 반은 비록 무성영화 초기의 작품이라고 하더라도 전설 을 포함하고 있 지 않으며 영화관에서 이루어진 담화적 상황을 온전히 재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유성기음반으로 취입된 영화 서사는 취입 가능한 음원 의 분량으로 인해, 원작의 경개( 梗 槪 )나 일부분(주로 절정부)에 불과하므 로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관을 나선 관객들이 유행가요 만큼이나 영화극 음반을 반복해서 청취하며 그 독특 한 미감을 향유했던 것은 33), 또한 이러한 음반들이 영화 소설보다도 많 30) 김영환의 <역려>(Co.40288B, )에 따르면 우미관, 단성사 등 상성 영화관의 등 장과 더불어 전설의 역할은 축소되고, 변사 김덕경 이후 경어체 구연이 사라지게 되 었다고 한다. 31) 金 潤 雨, 映 畵 解 說 에 對 한 片 感 ( 上 ), 東 亞 日 報, 東 亞 日 報 社, 쪽. 32) 할리우드 연속영화 < 東 道 (Way Down East)>(1920)가 조선에서 상영되었을 당시 (1923~1936) 적지 않은 관객들이 변사의 인기 있는 대사를 따라 외기 일쑤였다고 한다(김동원, 위의 글, 위의 책, 19쪽). 33) 이와 관련해서도 김동원은 흥미로운 회고를 남겼는데, 그를 비롯한 무성영화시대 변

14 18 한국학연구 46 은 규모로 발매되었던 것은 흥미롭다. 34) 그것은 근대기 한국에서 영화관 외부에서 영화의 서사를 향유하는 방식이 문자성을 압도하는 2차적 구술 성의 방식으로 향유되었음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유성기음반으로 취입된 변사의 이 영화관에서와는 다 른 구술성의 양상을 현현하는 가장 극명한 사례는 역시 <설명레뷰-> 음 반이다. 이것은 김영환의 득의의 연목이었던 총 6편의 작품을 각 1분 정도씩 총 7분 남짓한 규모로 취입한 컴필레이션(compilation) 음 반이다. 35) 이 음반이 이처럼 구성되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영화 서사보 다도 김영환의 구연을 선호했던 당시 관객 청취자의 취향 때문일 것이 다. 하지만 그와 아울러 변사의 을 암송할 정도로 반복 청취했 던 관객 청취자의 영화 서사 향유 태도와도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더 욱이 이 음반이 콜럼비아사에서 정규반과 리갈 레이블 보급반으로 두 차 례나 발매했던 것은 그러한 사정을 웅변적으로 시사한다. 한편 콜럼비아사와 김영환은 음반을 통해 영화관의 담화적 사의 에 매료되었던 이들은 음반에 수록된 변사의 구연을 세월이 지난 후에도 따라 암송할 정도였다고 한다. 특히 그는 영화극 장르 음반인 <부 활>(Co , 이경손 복혜숙 김조성, ) 시작 부분에 수록된 김조성의 구연을 회고의 시점까지도 거의 정확하게 암송하고 있다(김동원, 위의 글, 위의 책, 19~20쪽). 34) 알려진 바와 같이 서양영화 <명금>은 세 차례나 소설로 간행되었고( 尹 秉 祖, 探 偵 冒 險 小 說 名 金, 新 明 書 林, 宋 完 植, 사진소셜대활극 名 金, 永 昌 書 館, 姜 夏 馨, 探 頂 昌 險 小 說 名 金, 太 華 書 館, 1934), 조선영화 <낙화유수> <세 동무> <젊은이의 노래> <말 못할 사정>도 영화소설 이라는 각서( 角 書 )로 간행되었다. 이 러한 사정은 당시 도서 검열을 위해 조선총독부에 납본된 동아일보 소재 신간 관련 기사와 신간 광고를 통해서 알 수 있다. <낙화유수>: 落 花 流 水 姜 羲 永 (기사, 圖 書 出 版 日 報, 쪽), 落 花 流 水 再 版 姜 義 永 (기사, 出 版 日 報, 같은 쪽), 悲 劇 小 說 落 花 流 水 三 版 姜 羲 永 (기사, 出 版 日 報 쪽). <세 동무>: 세 동무 姜 羲 永 (기사, 圖 書 出 版 日 報, 쪽). <춘 희> <젊은이의 노래>: 映 畵 小 說 椿 姬, 映 畵 小 說 젊은이의 노래 姜 羲 永 (기사, 出 版 日 報, 쪽). <말 못할 사정>: 말 못할 事 情 韓 榮 愚 (기사, 出 版 日 報, 東 亞 日 報, 쪽). 하지만 이러한 영화소설의 종수는 영 화극 음반의 규모에 미치지 못한다. 35) 이 음반에 수록된 작품은 < 白 薔 薇 (The White Rose)>(1923) < 噫 無 情 (Les Miserables)> (미상) < 椿 姬 (Camille)>(1921, 1927) < 沈 黙 (Silence)>(미국, 1926) < 復 活 (Resurrection)> (이탈리아, 1917; 미국, ) 이상 총 6편이다.

15 유성기음반과 변사의 구연( 口 演 ) 구인모 19 상황을 재현하는 시도도 했는데, <레코드대회( 大 會 )>(Columbia40144, 金 永 煥 李 애리수 姜 石 燕, )가 바로 그 예이다. 이 또한 총 6편의 조선영화의 과 주제가를 7분 남짓한 규모로 취입한 컴필레이션 음반인데 36), 이 음반은 과 주제가를 순차적으로 취입했을 뿐만 아니라 그 사이에 연주자간의 대화까지 고스란히 취입하여, 공연장과 흡 사한 현장감을 드러낸다. 뿐만 아니라 콜럼비아사와 김영환은 <역려>를 통해 조선 변사와 의 기원과 내력, 역대 변사들의 연목을 마치 청취자와 대화하듯이 직접 설명하는 구어의 화법으로 취입하기도 했다. 특히 이 음반은 비록 매체의 속성상 청취자는 변사에게 직접 발화할 수 없으나, 가상적으로나마 변사와 음반 청취자 사이의 대화적 상황을 연출 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 음반들은 김영환과 관련한 소수의 사례들이고, 근본적으로 그의 인 기에서 비롯한 사례들이기는 하다. 그러나 비록 구성되고 연출된 것이더 라도, 이 음반들은 변사의 육성과 구연을 통해 영화 서사를 향유했던 당 시 관객 청취자의 취향과 관습은 물론 영화를 공연으로서, 영화 서사를 살아 있는 언어의 현장에서 향유하고자 하는 관객 청취자의 욕망을 반 영한다. 특히 콜럼비아사와 김영환은 영화 서사에 현장감을 불어넣어 극 화하는 일에 매우 관심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영화극 장르 음반은 바로 콜럼비아사와 김영환이 제작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37) 그것 36) 이 음반에 수록된 작품은 <젊은이의 노래>( ) < 流 浪 >( ) < 薔 花 紅 蓮 傳 >( ) < 風 雲 兒 >( ) < 暗 路 >( ) 이상 총 6편이다. 이 가운데 <젊 은이의 노래>와 <장화홍련전>은 주지하는 바와 같이 김영환이 감독한 작품들이다. 37) 특히 김영환은 전체 15종의 영화극 장르 음반 가운데 무려 10종을 취입했는데, 그 작 품은 다음과 같다. 1<장한몽>(Columbia , 서월영 복혜숙 김영환, ), 2<인정비극 쌍옥루>(Columbia , 이경손 복혜숙 김영환, ), 3<심 청전>(Columbia40065, 김영환 복혜숙 박록주, ), 4<인정비극 불여 귀>(Columbia , 김영환 복혜숙, ), 5<춘희>(Columbia , 김 영환 복혜숙, ), 6<개척자>(Columbia40163, 김영환 윤혁 이애리스, ), 7<약혼>(일츅조션소리판K849?, 김영환 복혜숙, ), 8 9<종소래>(일츅 조션소리판K858?, 김영환 윤혁 이애리스, ; RegalC138, 김영환 윤혁 李 애리스, ), 10<낙화유수>(Victor49017, 김영환 복혜숙 유경이, ) 이 가운데 의 경우 김영환이 직접 등장인물로서 연기를 담당하기도 했다.

16 20 한국학연구 46 은 변사 한 사람의 구연만으로 이루어진 장르 음반과 달리 등 장인물들의 배역을 분할하여 연극적인 형식을 취하므로, 무성영화로서는 표현할 수 없었던 극적 사실성을 현현한다. 4. 이야기꾼으로서 변사와 의 함의 변화 공적 공간인 영화관에서 변사가 영화의 서사를 구연으로써 관객과 소 통했다는 점으로 인해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를 지니고 있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변사의 구연이 유성기가 가로놓여 있는 사적 공간에서 이루어졌다고 해서 이야기꾼으로서 면모 또한 크게 달라졌다고는 보기 어렵다. 이미 제한된 시간 안에 영화의 서사를 취입하면서 그것을 편집 하는 가운데에서 그러한 면모는 다른 양상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김영환의 경우 변사의 역할을 단지 영화 서사를 언어의 경계를 넘 어 전달 하고 설명 하는 차원만이 아니라, 일종의 번안이나 창작 행위 로도 확장시키고 했다. 38) 그가 취입한 영화극 음반들의 경우 영화감독에 서 변사로 전신한 김영환의 특별한 신념의 소산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사례는 단지 김영환의 경우에만 국한하지는 않았다. 39) 이를테 면 이우흥과 김일성의 경우 영화와 무관한 서사까지 구연의 담화로 재현 하는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이를테면 <봉자의 죽엄>(Re.C192, 이우흥, )과 <처녀총각>(Re.C317, 김일성,?)이 그 예이다. <봉자의 죽엄> 은 카페 여급 김갑순( 金 甲 順 )과 의사 노병운( 盧 炳 雲 )의 정사( 情 死 ) 사건 ( )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이 사건은 당시 신문기사들이 앞 다투 어 사회면의 특집 기사로 다룰 만큼 세간을 들뜨게 했으며,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흥미본위의 선정적 기사들은 이 사건을 마치 연재소설과 38) 金 永 煥, 映 畵 解 說 에 對 한 나의 淺 見, 每 日 申 報, 每 日 申 報 社, 쪽. 39) 변사 성동호(< 鄕 土 悲 劇 아리랑>, Columbia , )와 김조성(< 復 活 카츄 샤>Columbia , )도 영화극 음반을 취입한 바 있거니와, 특히 김조성은 후일 예원좌( 藝 苑 座 )를 창립하여 만담, 영화해설극 등을 공연했다.( 劇 團 藝 苑 座 創 立, 東 亞 日 報, 쪽)

17 유성기음반과 변사의 구연( 口 演 ) 구인모 21 같은 형식의 연애비화( 戀 愛 悲 話 ) 로 둔갑시켰다. 그리고 콜럼비아사는 이 연애비화 를 김갑순의 비가( 悲 歌 )인 <봉자의 노래>(Columbia40488B 蔡 奎 燁, ; RegalC297B, 蔡 奎 燁, )와 노병운의 답가인 <(의 사)병운의 노래>(Columbia40490A, )로, 또한 이 두 사람의 심정을 남녀 배우의 구연 음반 < 情 死 哀 話 저승에 맷는 사랑>(Columbia40498, 石 金 星 金 聖 雲, )으로 각색해서 발표했다. 그리고 김병철을 앞세 워 형식의 음반으로도 각색해서 발표했다. 40) 실제로 일어난 사건이 동정과 연민의 감정이입을 통해 서정적 서사적 장르의 텍스트로 확산되었던 사정도 흥미로운데, 그 결과가 으로 변용되기에 이 르렀던 것은 더욱 그러하다. 사건의 당사자들이 사망한 이후 신문기자가 사건의 정황을 전지적 시 점에서 재구성하고 서사화 했던 가운데, 또한 <봉자의 노래>의 작사자가 여성 화자와 발화(제1절과 제2절), 남성 화자의 발화(제3절과 제4절) 이 두 화자의 공통의 발화(제5절)로 가사를 창작했던 가운데, 변사에 의한 구연으로 각색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콜럼비 아사가 영화극 장르를 비롯한 여느 극 장르의 음반과 같은 극적 구성보 다도 변사의 구연이 보다 청취자의 기호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흥행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김갑순과 노병운의 정사 사 건과 흡사한 기생 강명화( 康 明 花 )와 부호의 자제 장병천( 張 炳 天 )의 정사 ( 情 死 ) 사건( )의 경우 유행창가와 소설로도 각색되고 영화로도 각 색되었거니와, 콜럼비아사는 바로 그 선례를 염두에 두었기 때문인 것으 로 보인다. 41) 40) 특히 유행가요로 발매된 <봉자의 노래>와 <(의사)병운의 노래>를 둘러싼 사정에 대 해서는 다음의 서지를 참조할 수 있다. 장유정, 매체에 따른 글쓰기 방식의 변화 고 찰 1930년대 근대 매체의 실화 수용을 중심으로, 한국언어문학 제65호, 한국언 어문학회, ) 강명화와 장병천의 정사 사건의 소설화와 관련해서는 다음의 서지를 참조할 수 있다. 권보드래, 연애의 죽음과 생, 연애의 시대 1920년대 초반 문화와 유행, 서울: 현 실문화연구, 김영애, 강명화 이야기의 소설적 변용, 한국문학이론과 비평 제50집, 한국문학이론과 비평학회, 황지영, 근대 연애 담론의 양식적 변용과 정치적 재생산, 현대문예비평연구 제36권, 한국현대문예비평학회, 이혜숙,

18 22 한국학연구 46 그렇다고 하더라도 소설로도 각색되지 않은 서사가 어떻게 곧장 영화 설명 음반으로 제작될 수 있었던가? 그 동력은 설령 신문을 통해 김갑순 과 노병운의 정사 사건 기사를 읽을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구연의 담화 를 통해 서사를 향유하고자 했던 당시 독자 혹은 청취자의 취향과 요구 라고 하겠다. 그래서 이 <봉자의 죽엄>은 이를테면 영화로 제작하지 못 하고 영화극의 형태의 음반으로 제작되었던 <말 못할 사정>의 경우와도 분명히 다르다. 42) 또한 이 <봉자의 죽엄>은 변사의 개념이 영 화로 제작될 법하거나, 영화만큼 핍진한 구연된 서사를 함의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한편 <처녀총각>은 동명의 유행가요 <처녀총각>(Columbia40489A, 강 홍식, )의 인기를 배경으로 제작된 음반으로서 43), 서울의 장사치 에게 팔려가는 빈한한 농부의 딸 순분( 純 粉 )과 그녀를 구하려다 절도범 의 누명을 쓰게 되는 연인 길룡( 吉 龍 )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이다. 이처 럼 유행가요에 근간한 극 양식은 이른바 가요극( 歌 謠 劇 ) 장르로 1930 년대 초부터 등장하여 1940년대 초까지 간헐적으로 발매된 바 있다. 44) 이해조 소설에 나타난 가정 담론 연구, 돈암어문학 제25호, 돈암어문학회, 또한 이 사건은 주지하는 바와 같이 하야가와 고슈( 早 川 孤 舟 )에 의해 <비련( 悲 戀 )의 곡( 曲 )>(1924)이라는 제목으로 영화화 되었다. 42) 다른 기회에 논의해야 하겠지만, <말 못할 사정>은 비록 이라는 장르를 표 방한 음반이나, 실제로 등장인물들( 羅 雲 奎 石 金 星 沈 影 ) 가운데 변사도, 변사 역 할의 인물도 없다. 43) 당시 잡지 기사들에 따르면 <처녀총각>은 무려 3만 매의 판매고를 올릴 만큼 청취자 의 호응을 얻었으며, 그러한 사정은 두고두고 인구에 회자되기도 했다(기사, 半 島 의 꾀꼴새 流 行 歌 手 座 談 會, 新 人 文 學 第 3 號, 靑 鳥 社, , 93쪽; 草 兵 丁, 六 大 會 社 레코-드 戰, 三 千 里 第 5 卷 第 10 號, 三 千 里 社, 쪽; 金 東 煥 외, 人 氣 歌 手 座 談 會, 三 千 里 第 8 卷 第 1 號, 三 千 里 社, 쪽; 기사, 鮮 于 一 扇 과 崔 南 鏞 - 流 行 歌 에 對 한 一 問 一 答, 三 千 里 第 10 卷 第 8 號, 三 千 里 社, ; 一 記 者, 人 氣 歌 手 蔡 奎 燁 沒 落 哀 史 화려한 舞 臺 도 一 場 春 夢 그는 웨 監 獄 으로 갓든가, 四 海 公 論 第 4 卷 第 9 號, 四 海 公 論 社, ; 具 浣 會 외, 레코-드 界 의 內 幕 을 듣는 座 談 會, 朝 光 第 5 卷 第 3 號, 朝 鮮 日 報 出 版 部, 쪽). 44) 이른바 가요극 장르 음반은 <우리집>(Columbia40272, 金 永 煥 姜 石 鷰 金 仙 草, )을 비롯하여 < 母 子 相 逢 >(Okeh , 劉 桂 仙 卜 惠 淑 李 白 水, 白 年 雪 張 世 貞, )까지 대략 19종 71면이 발매된 것으로 확인된다. 이러한 장르 의 음반은 대체로 변사 김영환, 박창원, 이백수, 만담가 신불출( 申 不 出 )이나 유행가 요 제작자이자 배우이기도 했던 왕평( 王 平 ) 등이 구연을, 배우가 연기를, 가수의 주

19 유성기음반과 변사의 구연( 口 演 ) 구인모 23 이와 달리 <처녀총각>은 오로지 변사 김일성의 구연으로만 이루어져있 다는 점에서 가요극 장르 음반의 등장을 예고하는 의의 또한 지니고 있 다. 어쨌든 이 <처녀총각>도 <봉자의 죽엄>과 마찬가지로 의 개념이 영화로 제작될 법한, 영화만큼 핍진한 구연된 서사로 확장되는 사례인 것만은 분명하다. <봉자의 죽엄>과 <처녀총각>은 그나마 신문 기사나 유행가요 등을 서 사의 모티프로 삼은 작품들이지만, <원앙암>(RegalC252, 이우흥, )과 <며느리의 죽음>(RegalC293, 이우흥, )은 온전한 허구의 서 사이다. 이우흥은 이 두 작품에서는 구연만을 담당했지만, 이후 <최후의 심판>(Taihei , 이우흥 신은봉 박세명, )에서는 직접 각 본을 쓰기도 했던 것으로 보인다. 45) 이우흥도 김영환처럼 시나리오의 창 작과 영화 제작까지 도맡았던 변사였는지는 분명히 알 수 없다. 그럼에 도 불구하고 이우흥의 이 세 작품은 영화 혹은 개념이 확장되 는 사례일 뿐만 아니라, 변사의 역할이 단지 영화에만 국한하지 않고 대 중적 서사물의 이야기꾼으로서 구연의 담화로 서사에 특별한 생명력을 불어 넣는 것으로도 확장되어 갔던 사례인 것만은 분명하다. 특히 <원앙 암>과 <며느리의 죽음>이 <불여귀>와 같은 가정비극의 서사였던 점, 처 음부터 보급반으로 발매되었던 점, 그리고 이 두 작품이 발매된 시점이 영화극 음반의 전성기였던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유성기음반에 수록된 영화 서사나 변사의 구연이 단지 영화관 의 그것과 상보적이거나 경쟁적인 관계일 뿐만 아니라, 문화상품으로서 독자적인 영역을 형성하기도 했음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제가 연주를 담당하는 가극 형식을 취하기 일쑤였다. 그리고 가요극 장르 음반은 1930년대에는 폴리돌사가, 1940년대에는 오케사가 주로 발매했는데, 이러한 음반은 영화극 장르 음반에 비해 종수나 면수는 분명히 적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양면반 4매에서 6매까지 큰 규모로 발매되었다. 45) 이우흥의 <최후의 심판>의 음원은 물론 가사지를 비롯한 관련 문헌이 온전하게 전하 지 않으므로 그 내용을 정확하게 알 수 없다. 하지만 함께 취입한 신은봉과 박세명 모두 배우였던 것으로 보건대, 이 음반은 장르가 아닌 영화극 장르로 보는 편이 타당할 것으로 여겨진다.

20 24 한국학연구 결론 이처럼 근대기 한국에서 변사의 구연은 영화산업만이 아니라 음반산 업에서도 문화상품으로서 의미 있는 위상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서 사를 고독한 독자의 입장에서 향유하는 정도로 만족하지 않았던 근대기 한국인들의 기호와 욕구, 나아가 성향(habitus)에 기인한다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그 가운데 음반산업에서 영화나 의 개념이 확장되 고, 변사의 역할 또한 직업적인 이야기꾼으로 확장되어갔던 것은 이미 거론한 바와 같다. 더구나 변사의 구연 기량은 <처녀총각>이 예고했던 바와 같이, 대중적인 서사의 전반에 걸쳐 드러나곤 했다. 이를테면 김영환의 경우 이미 1930년대 초부터 <앨 醫 學 博 士 >(Columbia40350, 金 永 煥 金 仙 草 金 鮮 英, )를 비롯한 만담 의 일종인 넌센스 장르 음반이나, < 鍾 洙 의 설음>(Columbia , 金 永 煥 金 仙 草 李 月 波, ) 등의 극 장르(아동극) 음반, 그리고 < 檢 討 戀 愛 劇 >(Chieron147, 金 永 煥, )과 같은 諷 刺 解 說 장르의 음반이나 < 洋 船 과 寶 妃 >(Chieron152, 金 永 煥, )와 같은 史 傳 講 說 장르의 음반 등을 직접 창작 구연하여 음반으로 발표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장르의 음반들에서도 변사 김영환은 삼인칭 관찰자의 시점에 서 등장인물들의 행동 이외 서사의 주요한 요소들을 설명하는 역할을 담 당하거나, 의 방식으로 서사를 직접 구연했다. 특히 넌센스 와 사전강설 의 경우 영화관에서만 존재했던 변사의 구변이나 현장감을 재 현하고자 했던 장르이며, 영화극 장르 음반이 온전히 재현하 지 못했던 변사의 득의의 연목인 전설 의 변용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물론 이러한 음반들이 대체로 변사로서만이 아니라 배우, 시나리오 작 가, 영화제작자, 유행가요 작사 작곡자 등 다양한 방면에서 재능을 발휘 했던 김영환의 작품이었던 만큼, 그만의 특별한 사례였다고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사례들은 당시 변사에 의해 구연된 서사의

21 유성기음반과 변사의 구연( 口 演 ) 구인모 25 영향력이 장르와 매체의 경계를 넘어 확산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 것을 둘러싼 청취자의 기호와 욕구 또한 다변화하고 있었음을 분명히 시 사한다. 그리고 이러한 분위기에서 유성기음반에 취입된 변사의 구연을 둘러싼 2차적 구술성의 현상은 더욱 현저해졌을 터이다. 그러나 그것은 곧 영화관을 떠난 변사들의 도정( 道 程 )을 암시하기도 한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변사는 발성영화의 본격적인 등장은 물론 조선 총독부의 서양영화 수입 통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던 1930년대 후반이 되면서 점차 영화관에서 설 자리를 잃게 된다. 그 가운데 관객이 변사의 구연과 독특한 담화적 상황에서 영화 서사를 향유했던 체험 또한 영화관 에서는 사라지고 있었다. 46) 그러한 분위기에서 영화극 장르 음 반 발매 규모도 점차 줄어들게 되어, 1940년 <성황당>(Okeh12312, 서상 필, )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신보가 발매되는 일은 없었다. 물론 영화극 장르 음반이 1940년 이후 더 이상 발매되지 못했던 데에는, 영화관 내부의 사정은 물론 영화관 외부의 사회 경제 환경의 변화 탓도 크다. 이미 1937년부터 조선총독부와 일본 정부가 전 시 긴축 재정 정책과 물자 동원을 위해 유성기와 유성기음반에 대해 물 품특별세 를 부과하여 음반 가격이 상승했던 데다가 47), 이듬해에는 유성 기 주요 자재인 철강과 유성기음반의 원재료인 합성수지가 군수품 제조 에 전용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1940년대에 들어서게 되면 유성기음반 발매규모 자체가 현격히 줄어들었다. 48) 그러한 분위기에서 당시 음반회 사들은 주력 상품인 유행가요 제작에만 집중하면서, 자연스럽게 영화설 46) 일본의 서양영화, 특히 할리우드 영화의 수입통제는 중일전쟁이 발발한 1937년부터 시작되었으며, 태평양전쟁이 본격화된 1942년 이후 더욱 엄격해졌다( 京 城 日 報 社 每 日 申 報 社 編, 昭 和 十 三 年 朝 鮮 年 鑑, 京 城 日 報 社 每 日 申 報 社, 1937, 618쪽; 京 城 日 報 社, 昭 和 十 五 年 朝 鮮 年 鑑, 京 城 日 報 社, 1942, 594쪽). 그 가운데 이미 서 상필과 성동호는 단성사를 떠나 제일극장( 第 一 劇 場 )이나 도화극장( 桃 花 劇 場 ) 등으 로 자리를 옮기고 있었고, 박응면은 영화배급업자로 전업했다(기사, 活 動 寫 眞 辯 士 座 談 會, 朝 光 第 4 卷 第 4 號, 朝 鮮 日 報 社 出 版 部, 쪽). 47) 기사, 물품특별세 로 갑시 오른 물건, 朝 鮮 日 報, 朝 鮮 日 報 社, 쪽. 李 瑞 求, 流 行 歌 手 今 昔 回 想, 三 千 里 第 10 卷 第 8 號, 三 千 里 社, ) 倉 田 喜 弘, Ⅵ. 破 局 への 道, 日 本 レコード 文 化 史, 東 京 : 岩 波 書 店, 2006, 227~ 240쪽.

22 26 한국학연구 46 명 영화극 장르 음반을 비롯한 여타 대중적인 구연 서사 장르의 발매 규모를 줄여가고 있었다. 무성영화의 퇴장, 음반산업의 위축에도 불구하고 변사의 구연을 통해 서사를 향유하고자 했던 관객 청취자의 기호나 성향이 달라지거나, 그 것을 둘러싼 구술성마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1930년대 초부터 다국적 음반회사들은 음반홍보와 흥행을 목적으로 이른바 유행가의 밤 과 같은 공연에 주력했거니와 49), 그러한 공연은 1937년 이후 거의 연일 전국에서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졌다. 50) 앞서 간단히 거론한 바와 같이 그 가운데 김조성은 극단을 창단하여 극 등을 공연하기도 했으며, 김영환 또한 극단을 조직해서 신문사의 후원 아래 지방을 순회하며 악극 공연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프로그램은 물론 변사 김영환이 이 공연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김조성의 사례나 김영환이 유성기음반에 취입한 레퍼토리로 짐작컨대 그 악극이 가요극이나 만담 넌센스 장르를 근간으로 것임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51) 이러한 공연장에서 이루어졌을 김영환의 구연은 유성기음반으로는 온전히 재현 하지 못했던, 하지만 영화관과는 또 다른 담화적 상황의 생생한 체험을 청중들에게 제공했을 터이다. 요컨대 이처럼 변사의 구연이 유성기음반이라는 음향매체를 매개로 한 문화상품으로 확산되었던 사정은, 우선 근대기 한국에서 영상과 분리 된 변사의 구연의 독특한 미감, 영화관의 담화적 상황의 체험에 대한 관 객 청취자의 기호와 요구에 대해 새로운 안목으로 바라보도록 이끈다. 영화에서 영상과 음성의 분리, 영화 서사의 이종 서사화는 근대초기 영 상 매체의 기술적 한계, 사적 향유 방법의 부재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 49) 金 星 欽, 巡 廻 演 奏 의 特 効 : 一 流 商 家 의 致 富 秘 訣 第 一 次 公 開 宣 傳 과 廣 告 術, 三 千 里 第 7 卷 第 11 號, 三 千 里 社, ) 朴 響 林 외, 流 行 歌 手 와 映 畵 女 優 의 座 談 會, 朝 光 第 4 卷 第 9 號, 朝 鮮 日 報 出 版 部, ) 본보겸이포지국에서는 지국 혁신기렴사업으로 劇 團 金 永 煥 일행을 초청하야 지난 二 十 三, 四 양일간 겸이포좌에서 愛 讀 者 가족 위안의 밤을 개최한 바 初 日 부터 인기 가비등하야 (중략) 양일동안의 입장인원 一 千 五 百 으로 대성황을 이루엇다고 한 다. (기사, 兼 二 浦 支 局 主 催 樂 劇 公 演 盛 况, 東 亞 日 報, 東 亞 日 報 社, 면)

23 유성기음반과 변사의 구연( 口 演 ) 구인모 27 이었다. 하지만 문맹률이 현저하게 높았던 근대기 한국에서, 영화의 서사 는 물론 영화만큼 핍진한 서사가 영화라는 이름으로 음향매체를 통해 2 차적 구술성의 양상으로 향유되었던 사정은, 근대기 대중적 서사가 (재) 생산 유통 소비되는 독특한 구조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그것 은 우선 단지 말하기로부터 글쓰기로 나아가는 의사소통 방법과 매체의 근대적 변화 속에서도, 조선의 문화장 내에서는 서사를 구술성의 방식으 로 재현하고 향유하는 현상이 사라지지 않았음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화관을 떠나기 이전이나, 그 이후에도 변사가 이야기꾼으로 서의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 또한 영화와 개념은 물론 변사의 위상과 역할을 확장시켰던 것이 근본적으로 유성기 유성기음반 이라는 근대적 음향매체와 다국적 음반산업의 전지구적 확산 덕분이었다 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특히 변사의 구연과 그것을 둘러싼 구술성이 문 화장의 의사소통 구조에서 장르와 매체의 경계, 전근대와 근대의 경계를 넘나들며, 영상텍스트나 문자텍스트로 수렴되지 않은 이종 서사 형성을 가능하게 하기도 했다는 것은 중요하다. 그것이야말로 변사를 통해 근대 기 대중적 서사는 물론 근대 문화 형성기의 특징적인 국면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근대기 한국에서 발매된 영화설 명 영화극 장르 음반과 그 취입의 주체였던 변사를 둘러싼 사정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참고문헌 기본자료 김동원, 미수( 米 壽 )의 커튼콜(김동원 나의 예술과 삶), 태학사, 동국대학교 한국음반아카이브연구단 편, 한국유성기음반 (전 5권), 한걸음더, 참고자료 권보드래, 연애의 시대 1920년대 초반 문화와 유행, 현실문화연구, 김수남, 조선무성영화 변사의 기능적 고찰과 미학 연구, 영화연구 제24호, 한

24 28 한국학연구 46 국영화학회, 김영애, 강명화 이야기의 소설적 변용, 한국문학이론과 비평 제50집, 한국문 학이론과 비평학회, 백문임, 식민지 극장의 무성 영화 관람성, 한국언어와문화 제38집, 한국언어 문화학회, 안종화, 한국영화측면비사, 현대미학사, 이정배, 조선변사의 연원과 의의, 인문과학연구 제21집, 강원대학교 인문과 학연구소, 2009 이혜숙, 이해조 소설에 나타난 가정 담론 연구, 돈암어문학 제25호, 돈암어문 학회, 이화진, 소리의 복제와 구연공간의 재편성, 현대문학의 연구 제25호, 한국문 학연구학회, 우수진, 무성영화 변사의 공연성과 대중연예의 형성, 한국극예술연구 제28호, 한국극예술학회, 장유정, 매체에 따른 글쓰기 방식의 변화 고찰 1930년대 근대 매체의 실화 수 용을 중심으로, 한국언어문학 제65호, 한국언어문학회, 조희문, 무성영화의 해설자 변사 연구, 영화연구 제13호, 한국영화학회, 주창규, 버나큘러 모더니즘의 스타로서 무성영화 변사의 변형에 대한 연구, 영 화연구 제32호, 한국영화학회, 최동현 김만수, 일제강점기 유성기음반속의 극 영화, 태학사, 한상언, 1910년대 조선의 변사시스템 도입과 그 특징에 관한 연구, 영화연구 제44호, 한국영화학회, 발터 벤야민, 반성완 편역, 발터 벤야민의 문예이론, 민음사, 월터 J. 옹, 이기우 외 옮김, 구술문화와 문자문화, 문예출판사, 渡 辺 裕, レコード メディアと 語 り の 近 代 : 映 画 説 明 レコードとその 周 辺, 美 学 藝 術 学 研 究 第 24 号, 東 京 : 東 京 学 学 院 社 会 系 研 究 科 学 部 美 学 芸 術 学 研 究 室, 倉 田 喜 弘, 日 本 レコード 文 化 史, 東 京 : 岩 波 書 店, 2006.

25 유성기음반과 변사의 구연( 口 演 ) 구인모 29 근대기 영화극 음반 목록 연번 음반번호 작품명 연주 반주 발매 원작 대사 음원 Columbia Columbia Columbia Columbia 鄕 土 悲 劇 아리랑 長 恨 夢 復 活 (카츄샤) 古 代 悲 劇 淑 英 娘 子 傳 成 東 鎬 徐 月 影 卜 惠 淑 金 永 煥 李 慶 孫 卜 惠 淑 金 肇 盛 徐 月 影 卜 惠 淑 金 肇 盛 朝 劇 管 絃 樂 團 光 月 團 朝 鮮 樂 部 노래 劉 慶 伊 朝 鮮 劇 場 管 絃 樂 團 短 簫 金 桂 善 노래 金 香 蘭 朝 劇 管 絃 團 노래 劉 慶 伊 朝 劇 管 樂 團 羅 雲 奎 朝 鮮 키네마 1926 李 慶 孫 鷄 林 映 畵 協 會 李 慶 孫 李 慶 孫 프로덕 슌 Columbia 人 情 悲 劇 雙 玉 淚 李 慶 孫 卜 惠 淑 金 永 煥 정편 후편 李 龜 永 高 麗 映 畵 製 作 所 Columbia 沈 淸 傳 金 永 煥 卜 惠 淑 朴 綠 珠 콜럼비아 管 絃 樂 團 李 慶 孫 尹 白 南 프로덕슌 Columbia 人 情 悲 劇 不 如 歸 金 永 煥 卜 惠 淑 Columbia 椿 姬 金 永 煥 卜 惠 淑 콜럼비아 管 絃 樂 團 李 慶 孫 平 壤 키네마 Columbia 開 拓 者 金 永 煥 尹 赫 李 애리스 管 絃 樂 李 慶 孫 尹 白 南 프로덕슌 일츅 조션소리판 K849? 約 婚 金 永 煥 卜 惠 淑 管 絃 樂 金 永 煥 中 央 키네마 1929

26 30 한국학연구 일츅 조션소리판 K858? 鍾 소래 金 永 煥 尹 赫 李 애리스 管 絃 樂 李 平 金 剛 키네마 Regal C138 鐘 소래 金 永 煥 尹 赫 李 애리스 管 絃 樂 Victor 落 花 流 水 金 永 煥 卜 惠 淑 劉 慶 伊 團 成 社 管 絃 團 金 永 煥 金 剛 키네마 Okeh 1969 五 夢 女 羅 雲 奎 尹 逢 春 盧 載 信 世 鳴 羅 雲 奎 京 城 撮 影 所 Chieron 43 港 口 의 에레지 徐 月 影 金 蓮 實 Chieron 504 新 家 庭 生 活 徐 月 影 金 蓮 實 시에론 管 絃 樂 團 오-케쓰튜라

27 유성기음반과 변사의 구연( 口 演 ) 구인모 31 Abstract Sp Record and Byeonsa s Narrating Ku, In-mo (Yonsei University) This investigation aimed at finding a new possibility in modern Korean culture research by examining the sales of records in the genres of film narration and kino dramas that demonstrated the vivid voice of silent-film narrators in the modern period of Korea and how they made records of not only film narration and kino dramas but also various heterodiegetic. It especially tried to explore from various aspects the phenomenon where the narrations of Byeonsa(or Benshi, silent film narrators) had more influence on audience or listeners than the narratives of films, cases in which films that had not been released were made in records in the genres of film narration and kino dramas, and the process that narratives, not films, were made in records in the genre of film narration. The study, therefore, restructured not only films and their narratives but also the status and roles of Byeonsa which had been known only through unfounded reports and not very convincing remembrance. Through this, it looked into the characteristics of modern Korean culture by examining the complicated aspects of non-conventional literary and oral culture which had been formed through the performance of Byeonsa inside and outside of cinemas. Furthermore, it also explored the unique structure of communications in the cultural site of the modern Korea regarding the (re)production, consumption and distribution of films, one of the modern mass media forms or popular narratives. Key Word : Byeonsa, Sp Records, Film narration, Kino Drama, Orality

28 32 한국학연구 46 구인모 소 속 ; 연세대학교 언어정보연구원 전자우편 : thdaquino@yonsei.ac.kr 투고일 / 심사완료일 / 게재결정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