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배용진주간조선기자 입력 : 2017.08.20 06:09 " 나한테물어보지않은나라는한국뿐 " 창시자 권위자 ' 패싱 ', 공론조사제대로가고있나공론 조사 문재인정부 탈 ( 脫 ) 원전정책 의결정적인이정표가될신고리원자력발전소 5 6호기건설중단여부를두고중단찬성파와반대파의공방대결이뜨겁다. 정부는신고리원전 5 6호기의건설중단여부판단을지난 7월구성된 신고리 5 6호기공론화위원회 ( 이하공론화위 ) 에맡겼다. 공론화위는 8월중으로약 2만명의일반시민을대상으로 1차여론조사를하고, 이중 500명을뽑아 시민대표참여단 ( 시민배심원단 이하시민참여단 ) 을구성할예정이다. 500명의시민참여단은 2차여론조사를거친뒤 2박3일간의합숙토론을한후 3차여론조
사에서공론을도출해 10월 21일경공론화위에의견을전달할예정이다. 공론화위는수렴된의견을다시정부에전한다. 형식은정부가시민들의의견을전달받아원전의건설중단여부를결정하는모양새지만, 실질적으로는시민참여단의의견이신고리 5 6호기의운명을결정할확률이높다. 공론화위를중심으로한이번정책결정에사용되는기법은 공론조사 (Deliberative Polling) 다. 공론조사는과학적표본추출에의한여론조사에, 참여자들의학습과토론을결합한조사기법이다. 제임스 S. 피시킨 (James S. Fishkin) 미국스탠퍼드대교수가 1991년저서 민주주의와공론조사 (Democracy and Deliberation) 를통해처음소개했다. 이책을한국어로번역한이는김원용전이화여대교수다. 그는직역하면 숙의조사 심의조사 로번역될수있는 Deliberative Polling 을 공론조사 라고번역한이유에대해전화통화에서 Public Opinion을의미하는 여론 과구분지어야했고, 심의조사 혹은 숙의조사 라고번역하려니숙의과정에지나치게초점을맞추는것같아공론조사라고번역했다 고말했다. 지난 8 월 9 일오전서울여의도국회의원회관에서더불어민주당최인호의원실과사단법인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가주관한 탈원전과신고리 5 6 호기공론화방향모색 토론회가열렸다. /photo 연합 공론조사는일반여론조사에숙의 (deliberation) 를더한조사기법으로크게네단계를거친다. 첫단계는주제에대한 1차여론조사이며, 두번째단계는 1차여론조사응답자중성 연령 지역별로대표성있는토론참가
자 ( 시민참여단 ) 를선정하는것이다. 세번째단계는시민참여단을한자리에모아균형잡힌정보를제공하고전문가강연과상호토론 ( 공론화과정 ) 을거치도록하는것이다. 이과정에서심도있는학습과토론을위해 1박2일이상의합숙이권장된다. 마지막단계는시민참여단을대상으로 1차여론조사와동일한질문으로 2차여론조사를실시하는것으로, 이 2차조사결과는정보습득과토론이라는숙의과정을통해형성된결과다. 여기서도출된 2차여론조사결과가 1차여론조사와비교해어떻게달라지는지가공론조사의핵심이다. 정부는신고리 5 6호기건설중단여부를결정하기위해공론조사기법을활용하는이유에대해 현상황에서이조사기법이가장실질적인대표성이있기때문 이라고말한다. 정부가일방적으로신고리 5 6호기중단여부를결정한다면찬성과반대어느쪽을택하든극심한반발이예상되고, 국민투표를실시할경우비전문가인국민모두가원전이슈에매몰돼막대한사회적비용을치러야한다. 전문가집단을대상으로공청회를열어결정한다고하더라도이들의입장이바뀔가능성은낮기때문에의견충돌만벌어질수있다. 수천명을대상으로하는일반적인정책여론조사는조사대상인국민들이외부세력의영향을많이받을수있다는점이약점이다. 공론조사를하는이유 하지만일각에서는신고리 5 6호기건설중단여부와같은정책결정을공론조사에맡기는방안이적절하지않다는비판도나오고있다. 사안이이미정치화돼공론조사를통한효과를기대하기어렵다는것이다. 2013 년 10월부터약 1년8개월간 사용후핵연료공론화위원회 위원장을지낸홍두승서울대명예교수는지난 8월
8 일동아일보인터뷰에서 신고리 5 6 호기공사중단 문제가왜공론화대상인지이해할수없다 며 이렇게 정치화된사안은참여자들이생각을바꾸려하지않는 다 고말했다. 주간조선은이와관련해지난 8 월 7 일과 8 일오후공론 조사를고안한제임스 S. 피시킨미국스탠퍼드대커뮤 니케이션학과교수에게현재한국정부가수행하고있 는공론조사기법에대한견해를묻는이메일질문지를 보냈다. 피시킨교수는 8 월 8 일두차례에걸쳐기자에 게보낸답신에서 약 30 년간 27 개국에서행한공론조 사관련프로젝트에직 간접적으로관여해왔다 며교과 서적인공론조사기법에대해설명했다. 피시킨교수는 미국스탠퍼드대 숙의민주주의센터 (CDD Center for Deliberative Democracy) 센터장도맡고있다. 공론조 사개념과방법론을고안해낸그가한국에서진행되고 있는공론조사와관련해자신의의견을밝힌것은이번 이처음이다. 지난 8 월 8 일피시킨교수가기자에게보내온메일일부분. 우선 피시 킨교 수는 한국 내집 단에 서어 떤방 식으 로도 도움 이나 조언 요청을받은적이없다 며 한나라의정부가우리에게 어떤조언이나도움도요청하려는노력없이공론조사 를진행하는것은처음 (This is the first time that a
government has gone ahead without any effort to seek our advice or help) 이라고말했다. 여기서피시킨교수가가리키는 우리 는스탠퍼드대 숙의민주주의센터 (CDD) 를말한다. 지난 30년간이뤄진정부의공론조사중자신을거치지않은경우는한국이처음이라는주장이다. 이에대해공론화위는 현행신고리 5 6호기공론조사는피시킨교수의공론조사와이미차이가있다 는입장이다. 지난 8월 10일공개된 신고리 5 6호기공론화위 3차회의 기록에따르면, 당시회의에참석한공론화위의한위원은 마크를달경우피시킨교수가정해놓은조사방식과절차를따라가야하는데, 우리의시민참여형조사는이미몇가지차이가있다 며 피시킨교수의공론조사방식은하나의범례이고, 우리상황에맞춰서진행하고있다 고말했다. 마크를단다 는것은공론조사에대한피시킨교수의상표권 (trademark) 을구입해사용료를지급하는조건으로자문을받는다는뜻이다. 공론화위스스로현재진행중인공론조사가피시킨교수의교과서적인공론조사와는차이가난다는점을인정한것이다. 이와관련해지난 7월말열린공론화위 2차회의직전위원들에게공론조사관련강연을한공론조사전문가이준웅서울대언론정보학과교수는 8월 17일전화통화에서 피시킨의방법론을따르는게안정적 이라며이렇게주장했다. ( 마크를달면 ) 피시킨교수가공론화위주요회의에직접참관하니우리가문제에부딪힐땐직접물어보면된다. 사실이전공론화위회의때발표하면서 마크를달라 고제언했는데여러요소들, 예컨대시간이부족하다는등의이유로공론화위는다른방법을택했다. 이교수는 이제는우리가공론조사설계를해야하는
상황 이라며 설계할때나한테자문을구한다고했는 데아직연락은없다 고했다. 앞서지난 8월 8일공론화위는국무조정실을통해 신고리 5 6호기공론화를위한시민참여형조사 용역을최대 25억원의입찰에부친다고조달청나라장터에공고했다. 공론화위는 8월 22일까지희망업체입찰참여신청을받은뒤전문성평가 80% 와가격평가 20% 를토대로낙찰업체를선정한다. 이계획대로라면피시킨교수를 패싱 해한국의공론화위와여론조사업체가공론조사설계를하게된다. 피시킨교수가공론조사기법을설명하면서중요한요소로꼽은것은세가지다. 첫째시민참여단이대표성을띠고있나, 둘째 1차조사와 2차조사를거치면서의견이변화하는가, 셋째마지막공론을택한명확한이유가있는가등이다. 현신고리 5 6호기공론조사의경우아직시민참여단을꾸리기위한 1차여론조사도행해지지않은만큼, 이세가지문제에대한답은현재로선나오지않은상황이다. 하지만공론조사권위자의자문도없이일반여론조사업체에공론조사설계를맡길경우제대로된공론조사가이뤄질수있겠느냐는우려가나온다. 국내전문가도 피시킨따라야 특히국내에는공론조사경험도일천하고이렇다할권위자도드물다. 공론조사의고안자인피시킨교수는 1991년부터 4권의저서를통해공론조사와관련된아이디어와방법론을소개하고강화해왔다. 하지만현재까지피시킨교수의저서는 민주주의와공론조사 를제외하면국내에번역된책이없다. 피시킨교수는 민주주의와공론조사 개정판서문에서 이책을쓸당시공
론조사는아이디어수준에불과했다 고말했다. 피시킨교수가공론조사의실행방법론을체계적으로설명한책은 2009년출판된 When the people speak 이다. 하지만이책은아직까지국내번역본이없는상황이다. 관련국내연구도미흡한수준이다. 국내에공론조사와관련한학위논문이한편도없고, 조사연구학회와정치학회등관련주요학회들의학회지에실린연구논문도 3편이전부다. 공론조사를하려면제대로해야한다 는전문가들의지적이나오는이유다. 현재신고리 5 6호기공론조사는원전찬 반양론에부딪힌정부가임시방편으로택한측면이있다. 일부전문가들은 대통령의대선공약인탈원전은기정사실화한채신고리 5 6호기건설중단여부만을공론조사에맡기는것은문제가있다 는지적도한다. 박진 KDI국제정책대학원교수는지난 8월 15일한국일보기고에서 건설중단만의제로삼으면탈원전에대한논란이더커질수있다 며 자칫하면탈원전공론화위원회를다시만들어야할지도모른다 고말했다. 법적근거도부실하다. 피시킨교수에따르면, 그가자문했던몽골의경우개헌관련공론조사의필요성과절차를명시한실정법을의회가통과시킨후공론조사를실시했다. 반면우리는공론조사의절차와형식을규정한법률이없다. 법률을발의하고심의할만한시간이부족했기때문이다. 현재신고리 5 6호기건설중단여부를공론조사에부친법적근거는공론화위원회의구성과운영을규정한지난 7월 17일총리훈령이전부다. 행정조직내부에서의법적구속력은있지만대외적구속력은없다. 공론조사를두고흔히제기되는의문점은 고도로전문화된분야의정책결정을일반시민에게맡기는것이적절하냐 는지적이다. 피시킨교수는이에대해이렇게답변했다.
( 공론조사에 ) 필수적인작업이올바르게고안된다면, 그리고무엇보다도해당문제가선택의여지가있다는점을명확히규명한다면, 대중이복잡하고기술적인문제들을다룰수있다는것을알아냈다. 사람들은순수하게기술적으로만선택을하는존재가아니라상충하는가치중어떤것이중요한지를판별해정책의기본방향을결정할수있는존재다. 피시킨교수는 공론조사의고안자로서한국정부가현재변형해수행하는공론조사기법을평가해달라 는기자의요청에 나는공론조사라는용어에관한상표권 (trademark) 을가지고있을뿐한국이수행하는프로젝트에관한정보가없기때문에그프로젝트에대해서판단하거나평가할수없다 고말했다. 그는또 나는공론조사를수행하기위한노력들을어떻게평가할지에관한기준표 (criteria) 를정리해 ( 책으로 ) 출판해왔고, 공론조사가만약적절히설계된다면, 이모든표준을충족할것이라는점을명확히하고싶다. 아마도한국정부는스스로의방법을개발했을것이고, 그방법은큰성공을거둘수도있을것 이라고말했다. 그는 현재한국에서진행되는공론조사가적절해지기위해서는모든것이 노력의질 (the quality of the effort) 에달렸다 면서성공적인공론조사를위한 10가지요건을제시했다. 피시킨교수가직접밝힌신고리 5 6 호기공론조사를 위한 10 가지요건 1. 자료가 ( 양쪽입장에대해 ) 균형잡혀있으면서도일반시민들이충분히접근할수있도록구성되어있는가?(Are the briefing materials balanced and accessible to ordinary citizens?) 2. 숙의이전과이후사용될질문지에있는질문들이적
절하게구성되어있는가?(Are the questions in the questionnaire to be asked before and after properly constructed?) 3. ( 시민참여단을쪼갠 ) 소집단회의의사회자들이그들자신의입장을암시하거나정보를제공하려나서지않으면서 ( 쌍방간에 ) 대등한토론을진행하도록훈련되었는가?(Are the moderators of the small group sessions trained to facilitate an equal discussion with no hint of their own positions and no effort to offer information?) 4. 소집단의질문에답할전문가패널들이사안에대한옹호측과비판측으로공평하게배분돼있는가?(Are the expert panels who respond to questions from the small groups balanced with advocates for and against?) 5. ( 조사대상 ) 표본이성향이나인구통계적으로대표성을갖고있는지아닌지를보여줄수있도록자료가수집되었는가?(Is data collected to show whether or not the sample is representative in attitudes and demographics?) 6. ( 시민참여단이 ) 회의에참여하고필요한여행에나설수있도록보조해주는적절한인센티브 ( 보수 ) 가제공되는가?(Are appropriate incentives offered to subsidize participation and travel?) 7. 참가자들이관점을바꿀경우왜바꾸었는지를설명하는적절한선택지답안들이설문에제공되는가?(Are there appropriate explanatory variables in the questionnaire to provide an explanation for why people change their views if they do?) 8. 소집단의토의내용은평가를위해충분할만큼뛰어
난품질로녹화되고기록되는가?(Are the small group discussions taped and transcribed to provide qualitative data for evaluation?) 9. 소집단은무작위로구성되는가?(Are the small groups randomly assigned?) 10. 공론조사사업이, 균형된자료를제공하며사전결론이없이, 대표성과숙의성이라는두가지기준을충족시킬만큼신뢰할만한가?(Will the project be credible for satisfying two criteria: is it representative and is it deliberative--with balanced materials and no pre-determined conclusions?) - 더많은기사는주간조선에서볼수있습니다. Copyright c All rights reserved. 02) 724-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