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지선생님의과학사따라잡기 2 최초로수를센사람은누구였을까? 인간이언제부터수를셌는지, 가장먼저센사람이누군지는알수는없답니다. 다른모든시작들이그렇듯이말이지요. 다만고고학적인증거들을통해대략언제쯤부터수를세기시작했는지짐작할수있습니다. 눈금이새겨진비비의종아리뼈는 3만 7000년전것이고, 이샹고뼈는 1만 1000년전것입니다. 이눈금이무엇을의미하는지는아직알수없지만, 마지막빙하기가끝나고농업혁명이본격적으로시작되기전사람들이 수 라는개념을가지고있었던것은분명합니다. 인간아닌어떤동물이인간처럼분명한수개념을가지고있는지확인되지는않았습니다. 분명한것은인간이다른어떤동물보다 숫자 에강하다는사실입니다. 그러나인간이태어날때부터수개념을가지고있었던것은아닙니다. 남아메리카나오스트레일리아오지의일부부족 ( 아직도돌로만든도끼나칼같은석기를사용한답니다.) 들은수를나타낼때 하나 와 둘 밖에사용하지않는다고합니다. 셋이상은그냥 많다 라고하는거지요. 단순한수개념밖에없는거지요. 또 세번 을뜻하는영어의 thrice 라는단어는 세번 이라는뜻말고도세번이상의 몇번이고 라는뜻이나 매우 같은뜻을가지고있는데, 이것역시인류의조상들이셋이상은 많다 라고말했다는증거가아닐까싶습니다. 그리고어린이들이수개념이나산수와수학을배우기어려워하는것을보면수개념이라는것은인간의언어능력처럼타고나는것이아니라배우고익혀야하는것같습니다. 어린이여러분이 1에서 10까지숫자를배우고, 덧셈, 뺄셈을배워야하는것처럼우리인류도수만년이걸리고나서야수개념을깨칠수있었습니다.
숫자와 문자가 씌어진 수메르의 점토판 기원전 2550년경의 것으로 집과 밭을 팔고 은을 대가로 받았다는 이야기가 새겨져 있다. 사진 AKG LONDON
수천지선생님의과학사따라잡기 3 숫자는누가만들었을까? 하나, 둘, 많다 가아니라수백, 수천, 수만까지셀수있는복잡한수개념과이것을기록하기위한숫자는언제, 어디서, 누가, 어떻게만들었을까요? 바로인류역사상처음으로농사가시작된메소포타미아지방에서숫자와문자가만들어졌습니다. 농사가시작되면서사람들은자신들이먹고사는데필요한것보다더많은양의식량을얻을수있게되었습니다. 그러나농업혁명으로남는식량이늘어나면서남은식량을보관하고관리하는데, 그리고그것을다른사람이만든물건과교환할때, 하나와둘만가지고는일을제대로처리할수없었을것입니다. 메소포타미아지방은오늘날전쟁과테러로고통받는사람들이많이살고있는이라크지방입니다. 기원전 3300년경, 지금으로부터 5300 년전수메르인이도시를만들고정착한이래메소포타미아는수천년동안문명의요람으로서문자, 과학, 문학, 종교, 신화, 미술등수많은문화유산을만들어냈습니다. 우리가지금사용하고있는숫자와문자는그모양새는다르지만원래이메소포타미아지방에서사용하던숫자와문자에서유래한것이지요. 그리고 1년을 360일로나누고 30일씩 12달로나눈달력이라는것을가장먼저사용한사람들도메소포타미아인입니다. 그것만이아니죠.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같은산수의기본규칙들을개발한사람들도메소포타미아인입니다. 수메르인남성과여성의조각
문명과과학은메소포타미아에서시작되었습니다. 메소포타미아인들의과학과문화는이지역을차례로지배한수메르인, 바빌로니아, 아시리아인, 페르시아인을거쳐계승, 발전되었고, 남쪽으로는이집트, 서쪽으로는지중해지방과그리스, 동쪽으로는인도와중앙아시아를거쳐중국까지영향을끼쳤습니다. 그중가장대표적인것이 60진법입니다. 60진법은수를 60을단위로해서표시하는것입니다. 보통시계에서 1시간은 60분이고 1분은 60초지요. 이것이바로 60진법이랍니다. 60을기준단위로해서시간을나타낸것이지요.
메소포타미아인들은 1년을 360일로알고있었습니다. ( 정확하게는 365.24일입니다.) 그리고이 1 년을한점을중심으로그린 원 으로나타냈습니다. 6명이둥근피자를똑같은크기로나눠먹듯이원을원둘레를따라똑같은길이로나누면정확하게 6등분할수있습니다. 메소포타미아인들은원둘레의 6분의 1, 즉 1년 =360일의 6분의 1일인 60을중요하게여겼고, 수를표시하는기본단위로사용했습니다. 본문에나온곡식의양을표시한점토판에새겨진기호도아래와같이 6과 60의단위로수를나타내는것을알수있지요. 1 6 60 180 메소포타미아의 60 진법 이러한 60 진법은시간을나타낼때뿐만이아니라다른많은분야에서도사용되고있습니다. 1 회전을 60 도로나타내고, 이 1 도를 60 분으로, 1 분을 60 초로나타내는각도표시역시메소포타미아 인들수학의영향을받은것입니다.
수천지선생님의과학사따라잡기 4 최초의과학은천문학이었다 과학은하늘에서일어나는일을연구하는천문학에서시작되었습니다. 과학이란본래자연에서 규칙적으로일어나는현상 혹은 패턴에따라반복적으로일어나는현상 에관심을가지고연구하는학문입니다. 인류의조상들은해가뜨고지는것, 달이차고기우는것, 별자리의위치가계절에따라바뀌는것을보면서자연에서일어나는현상에어떤규칙이있음을깨달았을것입니다. 가장먼저, 고대인들은달의모양이밤마다바뀌는것을발견했을것입니다. 왜냐하면밤하늘에가장크게빛나는것이달이기때문입니다. 반달에서보름달로, 다시반달로바뀌었다가초승달로바뀌는달은정확하게 29.5305882일이지나면원래모양으로돌아옵니다. 달의이러한규칙적변화를알아낸최초의천문학자들은이시간을기준삼아한달의길이를정했습니다. 또최초의천문학자들은태양의운동도연구했습니다. 메소포타미아지방이나한반도처럼중위도지방에사는사람들은지평선에서해가뜨고지는위치와, 한낮에해가도달하는고도가계절에따라달라진다는것을발견했습니다. 그리고이러한일들은 365.24일을주기로반복됩니다. 하지만고대의천문학자들은이것을정확하게계산하지못했기때문에어림잡아 1년은 360일이라고생각했습니다. 또우리눈에보이는 4000개의별중에어떤별들은하늘에붙박인것처럼꼼짝도않지만어떤별들은떠돌이여행자처럼이리저리움직인다는것을발견했습니다. 이떠돌이별들이바로지구와함께태양주위를돌고있는행성들입니다.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이지요. 고대천문학자들은이별들이지구주위를돌고있다고생각했습니다. 그리고고대의천문학자들은행성들말고붙박이별들, 즉항성들에는별자리를부여했습니다. 사자자리, 전갈자리, 처녀자리, 물병자리, 물고기자리등등, 고대바빌로니아의천문학자들은별자리에동물들 ( 당시에는신이었겠지요.) 의이름을붙였습니다. 이이름들은 5000년넘게살아남아지금도사용되고있답니다. 여러분도별점책같은데서보셨지요?
수천지선생님의과학사따라잡기 5 피타고라스는어떤사람일까요? 피타고라스는기원전 580년쯤에동지중해사모스섬에서태어났습니다. 그는수학의아버지로이름높습니다. 그런데피타고라스는이수학을혼자서생각해낸것이아닙니다. 젊은시절이집트와바빌로니아를여행하면서많은것을배웠고, 그는그때배운이지식을서양에전파한것입니다. 그는지구가둥글다는주장을가장처음한사람으로도유명합니다. 하지만이것을처음주장한사람이피타고라스본인인지, 그의제자인지는확실하지않습니다. 피타고라스가지구가둥글다는증거로내놓은것은북쪽으로갈수록북극성이더높아보인다는것, 배가수평선을넘어갈때선체가먼저사라지고돛이나중에사라진다는것, 월식때달에드리워진지구의그림자가항상둥글다는것이었습니다. 피타고라스는수가 사물의궁극적본질 이라고생각했습니다. 1, 2, 3, 4, 같은정수들이자연을지배하는신들그자체라고생각하고숭배했습니다. 음악가이기도했던그는하프를연주할때음의높낮이가현의길이에따라달라지는것에매료되었고, 여기에서수학적관계를찾아냈습니다. 그리고이것을천문학에도적용해별과달이자기멋대로움직이는것이아니라수학적관계에따라움직인다고보았습니다. 피타고라스는이수학적관계를알면지구주위를도는일곱행성이만들어내는우주적화음을들을수있을것이라고믿었습니다. 또그는피타고라스정리 ( 직각삼각형에서빗변길이의제곱은다른두변길이의제곱을더한것과같다.) 를만들어낸사람으로도유명합니다. 그러나이정리는그가태어나기 1,000년전에바빌로니아사람들도이미알고있었습니다. 하지만바빌로니아사람들은이정리를증명하지는못했습니다. 피타고라스는이것이언제나모든숫자에대해성립한다는것을증명했지요. 피타고라스는여행을마치고사모스로돌아와수학과철학그리고음악을사람들에게가르쳤습니다. 그러다기원전 500년경이탈리아남부크로톤으로이주해제자를모아가르침을전했습니다. 그러나그의제자였던퀼론이크로톤주민들을선동해피타고라스와그의학파를공격하자피타고라스는크로톤을떠나이탈리아를유랑하면서가르침을전파하다가세상을떠났다고합니다.
피타고라스의조각상고대그리스수학의창시자로불리는피타고라스의조각상. 젊은시절부터이집트바빌로니아등을여행하며지식을쌓았고서양수학과과학의기초를닦았다. 영혼윤회를믿는신비주의교단의창시자이기도하다. 수천지선생님의과학사따라잡기 5 43
수천지선생님의과학사따라잡기 6 우애수란무엇인가요? 수 220과 284는우애수입니다. 이둘이친구인이유를설명해볼까요? 220을나눴을때딱떨어지는수, 즉약수를구해보면 1, 2, 4, 5, 10, 11, 20, 22, 44, 55, 110, 220이고, 또 284의약수는 1, 2, 4, 71, 142입니다. 그런데 220의약수중 220 자신을뺀나머지약수들을더하면 284가나오고반대로 284 의약수들중 284 자신을빼고약수들을더하면 220이나옵니다. 신기하지요! 피타고라스는이두수를서로우정관계에있는수라고해서 우애수 라고불렀습니다. 이러한우애수의짝은여러가지가있습니다. 1184와 1210, 17296과 18416 등이그것입니다. ( 한번확인해보세요.) 두번째로발견된우애수는 17296과 18416입니다. 피타고라스이후 2000년만에 17세기아마추어수학자페르마가발견한것이지요. 그리고이어서유명한철학자데카르트가 9363584와 9437056이라는우애수를세번째로발견하지요. 최근에는우애수를최신수학이론과컴퓨터를이용해서찾고있습니다. 현재 100억보다작은우애수의쌍은 1427가지라고합니다. 고대인들은이우애수에우정을지켜주는힘이있다고믿었습니다. 그래서우애수를적은부적을나눠가지면아무리멀리떨어져있다고하더라도서로를느낄수있다고믿었지요.
수천지선생님의과학사따라잡기 7 왜그리스에서과학이시작되었을까요? 과학은그리스에서태어났습니다. 그리스에서특히그리스본국이아니라에게해동부섬들과해안가에자리잡은그리스도시국가들에서시작되었습니다. 기원전 600년경그리스상인들은포도주와올리브, 도자기그리고노예를사고팔면서지중해를누볐고지중해해안가와섬곳곳에그리스식민지를세웠습니다. 그리고페니키아, 바빌로니아, 이집트의문명과지식을배웠습니다. 그리스알파벳, 수학, 천문학, 신화모두메소포타미아와이집트문명으로부터배운것입니다. 하지만그리스인들은배운것을그대로따라하는데그치지않고한발더나갔습니다. 수천년동안사람들을억눌러온신화적인생각을탈피해 과학적사고 를발전시킨거지요. 활발하게무역이이루어지던섬과해안가도시국가들에서모든것이다원자로이루어져있다고믿는사람들이생겨나기시작했고, 인간과다른동물이원래는아주단순한형태에서발생했다는생각도태어났습니다. 질병은악마나신이만든것이아니라는깨달음도고개를들었고지구가태양주위를도는행성이라고믿는사람들이생겨났습니다. 그리고세상은신의뜻이아니라자연의법칙에따라움직인다는깨달음이생겨났습니다. 원래그리스사람들은세상을제우스, 포세이돈, 하데스, 아폴론등변덕스러운신들이다스리는곳이라고생각했습니다. 세상은혼돈 (chaos) 에서만들어졌다고믿었습니다. 그러나기원전 6세기에등장한그리스철학자들과과학자들은자연현상에는어떤패턴이있으며, 그패턴뒤에는자연의법칙이있을것이라고생각했습니다. 자연은완전히예측불가능한것이아니며, 자연에게도반드시따라야할규칙이있다는것이었습니다. 그들은우주의질서를 코스모스 (cosmos) 라고불렀습니다. 자연은숫자로이루어져있고그숫자의법칙이자연의법칙이라고믿은피타고라스, 세상만물은물에서나왔다고생각한탈레스, 물질은기본적으로원자로이루어진것이라고본데모크리토스등이바로그사람들입니다. 그럼왜그리스에서과학적사고가탄생했을까요? 왜인도, 이집트, 바빌로니아, 중국, 중앙아메리카에서가아니었을까요? 우리가고대사회에대해알고있는지식이아직많지않기때문에정확하게말할수없겠지만몇가지추측은해볼수있을것입니다. 우선고대그리스도시국가들은섬과해안가에흩어져있었던것이과학적사고가탄생하기좋은조건을만들어주었던것같습니다. 섬마다해안가마다자연환경이다르고정치체제가달랐던도시국가들은각각개별적으로발
우리가 알고 있는 코스모스의 모습 우주 안에는 무수한 별들이 있다. 이 별들이 모여 은하를 이루고 이 은하들이 모여 다시 은하단을 이룬다. 약 137 억 년 전 대폭발과 함께 탄생한 우리 우주는 자연 법칙의 지배를 받으며 진화한다. 인류는 언젠가 이 코스모스를 탐 험하게 될 것이다. 천문학자 칼 세이건
전할수밖에없었습니다. 따라서사람들도도시국가마다다른신앙, 다른사상, 다른문화를가질수밖에없었습니다. 그리고그리스사람들은무역을하면서수많은사람들을만났습니다. 태양신라를믿는이집트인, 마르두크를신들의왕으로믿는바빌로니아인, 제우스를하늘의지배자로섬기는그리스본토인등을말이지요. 그래서그리스도시국가에서는다양한신앙, 종교, 사상이서로자신이옳다고경쟁하고논쟁하는환경이조성되었습니다. 그런데바빌로니아의마르두크와그리스의제우스가자신이하늘의신이며신들의왕이라고각기우겨댄다고하면, 여러분은누가옳다고하실건가요? 둘중하나는거짓이라고말할수도있을것이고, 두신이원래같은신인데이름만달리부르는것이라고여길수도있을겁니다. 하지만둘다틀렸고신은원래없다고생각할수도있겠지요. 아마그리스에서과학적사고가탄생한과정도이와비슷했을것입니다. 과거의신화적생각이나종교에대한의심을바탕으로신없이도세상을설명할수있지않을까하는과학적사고는바로이렇게그리스, 특히에게해동부, 이오니아지방에서탄생한것입니다. 이설명은칼세이건선생님의 코스모스 에나온내용을알기쉽게재구성해본것입니다. 칼세이건선생님은 코스모스 나 창백한푸른점 같은수많은과학책을써서사람들에게과학의즐거움, 재미, 깨달음을알려준위대한과학전도사이자천문학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