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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현장에서의경찰채증활동에대한기본권적문제제기 기본권제한의요건및한계에대한비교법적검토와한국실태보고 69 김구열 * 김민후 ** 이승훈 *** 이종훈 **** Ⅰ. 서론 헌법소원청구경위및내용 채증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집회의자유 Ⅱ. 집회에서의채증과기본권의제한 채증과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제한 채증과집회의자유의제한 집회채증활동의법적성질 Ⅲ. 집회채증법리의비교법적검토 독일 연방의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과바이에른주의집회법 영국 법원판례 사건 기본권제한의요건및한계에관한시사점 Ⅳ. 한국의집회채증활동실태 집회채증활동근거법률의존부 채증관련기본권침해사례 Ⅴ. 결론 : 제도개선의필요성과방향 국문초록 필자들중일부는 2014. 8. 29. 연세대학교총학생회가주최하는 < 세월호특별법 > 제정을위 한연세대학교재학생, 졸업생, 교수도보행진 행사에참가하였다. 연세대학교정문에서출발하여 * 연세대학교법학전문대학원전문석사과정, kky910@gmail.com ** 연세대학교법학전문대학원전문석사과정, mhinucorea@daum.net *** 연세대학교법학전문대학원전문석사과정, outoftheegg@gmail.com **** 연세대학교법학전문대학원전문석사과정, whdgns87@hanmail.net

108 공익과인권 통권제 15 호 (2015) 광화문광장의세월호유가족단식농성장까지인도로행진을하던중서울종로구서울역사박물관앞에서약 200여명의종로경찰서소속기동대대원들이집회행진을막아섰고, 참가자들이이에대해항의하자경찰채증요원들이채증카메라로필자들을비롯한집회참가자들의얼굴을찍기시작했다. 이러한상황에대해문제의식을느낀필자들은, 2014. 10. 2. 채증과관련한헌법소원을제기하였다. 집회및시위현장에서에서벌어지는경찰의채증은집회시위참가자들의행위를촬영, 녹화또는녹음함으로써이루어진다. 생각건대, 국가권력으로부터간섭없이일정한사적사항에관하여스스로결정할수있는권리 인개인정보자기결정권과 다수인이어떠한공동목적을위하여일시적으로일정한장소에회합하는자유 인집회의자유가채증으로인해직간접적으로제한될수있다. 이러한채증의법적성질과관련하여형사소송법상의증거수집을위한강제처분혹은행정법상의권력적사실행위등이검토될수있는바, 사변적인논의에갇힐우려가있으나경찰채증활동의공익적목적을분명히함으로써그로인한기본권제한의한계를명확히설정할수있을것이다. 물론어떠한경우이든경찰채증활동이국민의기본권에영향을끼치는공권력의행사라는데에는이론의여지가없으며따라서채증과관련하여비례원칙을준수하는기본권제한의요건및한계가설정될필요가있다. 독일의경우연방의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자체에서집회현장에서의경찰의채증활동의요건과한계를명백히규정한다. 란트 ( 주 ) 가독자적인입법권을가지는독일법의체계상연방법과별도로존재하는바이에른주의집회법역시유사한취지의규정을두고있다. 그런데바이에른집회법의제정이후이법률을대상으로개인정보자기결정권및집회의자유와관련한헌법소원이제기되었고, 독일의연방헌법재판소는이에대해판단하면서유의미한법리를전개하였다. 바이에른주의입법자들은이를반영하여관련조문을개정한바있다. 영국법원은 Wood v. Commissioner of Police for the Metropolis 사건에대한항소심판례에서, 경찰의채증행위를사진의촬영과촬영된사진의보관으로구분하여후자에대하여비례성원칙위반이라고판시한바있다. 유럽인권조약제8조가규율하고있는사생활의자유의보장및제한이경찰의채증활동과관련하여어떻게문제될수있는지에대해치밀한법리를전개한판결이다. 바이에른집회법제9조의개정전후규율내용을독일연방헌법재판소의판례법리를바탕으로비교검토함으로써, 그리고영국항소법원이비례성심사의과정에서제시한기본권제한의정당화요건을살펴봄으로써, 집회현장에서의경찰의채증활동과기본권의제한에관한유의미한시사점을도출할수있을것이다. 반면한국의집회채증실태는어떠한가. 대한민국헌법제37조제2항에따르면국가가국민의기본권을제한하기위해서는법률에그근거가있어야하는데, 현행법상집회현장에서의경찰의채증활동에대해정면으로규율하고있는법률은존재하지않는다.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개인정보보호법, 경찰관직무집행법의일부조항이근거로제시될수있다는견해가있으나

집회현장에서의경찰채증활동에대한기본권적문제제기 109 무리한해석이다. 채증활동규칙과인권보호를위한경찰관직무규칙의경우집회채증활동자체에대한규정을포함하고있으나, 법규명령성을인정하기힘들다. 명백한법률규정없이이루어지는채증활동이어떻게기본권을침해하는지는, 언론을통해알려진한국경찰의집회채증관리사례들을분석함으로써파악할수있다. 생각건대, 이러한사례들에서경찰의채증활동은기본권제한의한계에대한필수적인고려를간과한것으로분석된다. 경찰의기자사칭채증, 채증대상집회의편파적선정등은촬영등채증행위자체의발동요건이명확하게규율되고통제되지않음으로써발생하는문제이고, 채증자료의무분별한저장과보관및경찰관의집회촬영사진 SNS 게시사태는채증활동을통해수집된정보의관리와관련한기본권의침해이다. 채증자료정보공개거부취소소송에대한법원의판단은, 국민개인의자기정보접근권의침해라는측면에서아쉬움이남는다. 대한민국헌법제10조는 모든국민은인간으로서의존엄과가치를가지며, 행복을추구할권리를가진다. 국가는개인이가지는불가침의기본적인권을확인하고이를보장할의무를진다. 라고규정하고있다. 집회현장에서의경찰의채증행위는국민으로서의기본권에대한명백한제한이므로, 국가는 어떻게기본권을보다세련되게그리고효율적으로제한할수있을것인가 의측면이아니라, 어떻게기본권을보다본질적인측면에서보장할수있을것인가 의방향에서경찰의채증활동에접근해야할것이다. 주제어 : 채증, 헌법소원, 집회시위, 경찰,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집회의자유, 기본권제한의한계, 법률유보의원칙, 기본권침해

110 공익과인권 통권제 15 호 (2015). 서론 1. 헌법소원청구경위및내용 필자들중일부는 2014. 8. 29. 연세대학교총학생회가주최하는 < 세월호특별법 > 제정을위한연세대학교재학생, 졸업생, 교수도보행진 집회에참가하였다. 세월호참사에대한애도를표함과더불어명확한진상규명을통한문책과재발방지를위한대책마련을촉구하기위함이었다. 연세대학교정문에서출발하여광화문광장의세월호유가족단식농성장까지인도로서행을하며대표자들이발언을하고참가자들이함께 특별법을제정하라 등이적힌피켓을들고구호를외치는집회였다. 그런데행진도중서울종로구서울역사박물관앞에서 200여명의종로경찰서소속기동대대원들이집회대오를막아서고는해산을명령했다. 학생들이해당집회는해산명령의대상이되는불법집회가아니라면서행진을계속할수있게해달라고요구하자, 경찰채증요원들이채증카메라를들더니필자들을비롯한집회참가자들의얼굴을찍기시작했다. 불법채증이라는항의에도아랑곳하지않고촬영은계속되었고, 집회참여자들은다소위축될수밖에없었다. 한동안실랑이를벌였음에도경찰은피켓선전과구호제창을금하고다수의인원이한데뭉쳐서행진하지않는다는조건하에서만길을터주겠다는완고한태도로일관하였고, 주최측은유가족들이있는광화문광장까지무사히도착하는것이우선이라는판단하에경찰의요구를수용하여사실상 집회 를해산한채로삼삼오오도보를통해 이동 할것을결정하였다. 공공의안전에위험을초래하는폭력집회가아니었음에도불구하고, 경찰의채증행위로인해집회참가자들은심리적으로위축되었고결과적으로집회를자진해산하기에이르렀다. 더욱이경찰의카메라에찍힌피촬영자들은채증으로인해수집된자신들의초상을누가언제어디서어떤목적으로보고또어떻게관리하는지를알길이없어불안해질수밖에없었다. 이에문제의식을느낀필자들은법적문제제기의방안을모색하였고, 2014. 10. 2. 헌법소원을청구하게되었다. 경찰의구채증활동규칙 ( 경찰청예규제472호, 일부개정 2012. 9. 26, 시행 2012. 9. 26, 이하 구채증활동규칙 ) 이명확성의

집회현장에서의경찰채증활동에대한기본권적문제제기 111 원칙과법률유보원칙에위반되어위헌이라는점을주위적청구로, 당일집회현장에서 행해진경찰의채증행위가개인정보자기결정권, 초상권및집회의자유를침해한것으 로서위헌이라는점을예비적청구로주장하였다. 1 2 1 각청구의헌법소원적법성과관련하여, 주위적청구에대해서는 행정규칙이재량권행사의준칙으로서그정한바에따라되풀이시행되어행정관행을이루게되어평등의원칙이나신뢰보호의원칙에따라행정기관이그상대방에대한관계에서그규칙에따라야할자기구속을당하게되는경우에는대외적인구속력을갖게되어헌법소원의대상이된다. ( 헌법재판소 2007. 8. 30. 선고 2004 헌마 670 결정 ) 는판시에근거하여이사건경찰채증규칙조항들의헌법소원대상성을인정할수있다고주장하였으며, 예비적청구에대해서는 헌법소원 ( ) 의대상이된침해행위 ( ) 가이미종료하여서이를취소 ( ) 할여지가없기때문에헌법소원 ( ) 이주관적 ( ) 권리구제 ( ) 에는별도움이안되는경우라도그러한침해행위 ( ) 가앞으로도반복 ( ) 될위험 ( ) 이있거나당해분쟁의해결이헌법질서 ( ) 의수호 ( ) 유지 ( ) 를위하여긴요한사항이어서헌법적 ( ) 으로그해명 ( ) 이중대한의미를지니고있는경우에는심판청구 ( ) 의이익 ( ) 을인정하여이미종료한침해행위가위헌 ( ) 이었음을선언적 ( ) 의미 ( ) 에서확인할필요가있다. ( 헌법재판소 1992. 1. 28. 선고 91 헌마 111 결정 ) 는판시를근거로이사건경찰채증행위에대한헌법소원심판청구가적법하다고주장하였다. 현재해당사건은헌법재판소법제 72 조제 4 항에의거한 2014. 11. 12. 자헌법재판소결정으로재판부의심판에회부된상태이며, 본안판단을기다리고있다. ( 사건번호및사건명 : 2014 헌마 843 채증활동규칙위헌확인 ) 한편경찰청은헌법소원심판청구가제기된이후채증활동규칙을전체적으로개정하였다. 채증 의정의를수정하고대상자의인권을존중하여야한다는조항을신설하는등그간무분별하게이루어진채증에대해지속적으로제기된비판을의식한것으로판단된다. 기타자세한개정취지및내용에대해서는 집회참가자인권및경찰채증활동의합리적기준마련을위한채증활동규칙개정, 정책브리핑, 2015. 1. 20. http://www.korea.kr/policy/pressreleaseview.do?newsid=156 033606 ( 최종접속일 : 2015. 7. 2.) 참조. 이에대한비판과관련하여서는박지환, 눈가리고아웅 경찰집회채증규칙개정비판일듯, 노컷뉴스, 2015. 1. 20. http://www. nocutnews.co.kr /news/4356318 ( 최종접속일 : 2015. 7. 2.) 참조. 2 한편경찰청은헌법소원심판청구가제기된이후채증활동규칙을전체적으로개정하였다. 채증 의정의를수정하고대상자의인권을존중하여야한다는조항을신설하는등그간무분별하게이루어진채증에대해지속적으로제기된비판을의식한것으로판단된다. 기타자세한개정취지및내용에대해서는 집회참가자인권및경찰채증활동의합리적기준마련을위한채증활동규칙개정, 정책브리핑, 2015. 1. 20. http://www.korea.kr/policy/pressreleaseview.do?news Id=156 033606 ( 최종접속일 : 2015. 7. 2.) 참조. 이에대한비판과관련하여서는박지환, 눈가리고아웅 경찰집회채증규칙개정비판일듯, 노컷뉴스, 2015. 1. 20. http://www. nocutnews.co.kr /news/4356318 ( 최종접속일 : 2015. 7. 2.) 참조.

112 공익과인권 통권제 15 호 (2015) 2. 채증,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집회의자유 2015. 1. 26. 개정전과후의경찰채증활동규칙은 채증 을각각 각종집회시위및 치안현장에서불법또는불법이우려되는상황을촬영, 녹화또는녹음하는것 3, 집회 또는시위현장등에서불법행위또는이와밀접한행위를촬영, 녹화또는녹음하는 것 4 이라고규정하고있다. 사실적인측면에서의 채증 을 ( 경찰이 ) 집회및시위등현 장에서의상황을촬영, 녹화또는녹음을통해사진, 영상또는음성의형태로담아내는 것 이라고개념화하는데큰무리는없어보인다. 결국집회및시위현장에서채증이이 루어진다는것은, 그현장에있었던개개인의초상및목소리등당사자가누구인지를 식별할수있게해주는개인정보가경찰이라는공권력에의해타인이인식가능한상태 로저장되는것을의미한다. 5 기본권의측면에서조망한다면, 경찰채증활동으로인해직접적으로는 자신에관한 정보가언제누구에게어느범위까지알려지고또이용되도록할것인지를그정보주체 가스스로결정할수있는권리, 즉정보주체가개인정보의공개와이용에관하여스스로 결정할권리 6 인개인정보자기결정권이제한될수있으며, 그위축효과로인해간접적으 로는 공동의목적을가진다수인이자발적으로일시적인모임을가질수있는자유 7 인 집회의자유및 집회를통하여형성된의사를집단적으로표현하고이를통하여불특정 다수인의의사에영향을줄자유 8 를그내용으로하는시위의자유가영향을받는다. 기 본권을다소제한하는공권력의발동인만큼, 집회현장에서의경찰채증활동은헌법이 예비하고있는기본권제한의요건및한계 9 를준수하여야한다. 3 구채증활동규칙 ( 경찰청예규제472호, 일부개정 2012. 9. 26, 시행 2012. 9. 26.) 제2조제1호. 4 채증활동규칙 ( 경찰청예규제495호, 전부개정 2015. 1. 26, 시행 2015. 1. 26, 이하 채증활동규칙 ) 제2조제1호. 5 이하에서는채증의행위양식중가시적초상에대한촬영만을문제삼기로한다. 6 헌법재판소 2005. 5. 26. 선고 99헌마513 결정. 7 허영, 한국헌법론, 진정9판, 박영사, 2013, p. 592. 8 헌법재판소 2014. 3. 27. 선고 2010헌가2 결정. 9 대한민국헌법 ( 헌법제10호, 전부개정 1987. 10. 29, 시행 1988. 2. 25.) 제37조제2항은 국민의모든자유와권리는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또는공공복리를위하여필요한경우에한하여법률로써제한할수있으며, 제한하는경우에도자유와권리의본질적인내용을침해할수없다. 고규정하고있으며, 이의해석으로부터과잉금지원칙등기본권제한의요건및본질적내용침해금지라는기본권제한의한계가도출된다. 자세한내용은전광석, 한국헌법론, 제10판, 집현재, 2015, p. 257 이하참조.

집회현장에서의경찰채증활동에대한기본권적문제제기 113 본문에서는우선적으로개인정보결정권및집회시위의자유등의기본권이채증으로인해어떻게제한될수있는지를각기본권의보호영역과관련하여논증한다. 이후집회채증활동의법적성질을규명함으로써이를통해경찰이달성하고자하는공익적목적이무엇인지를뚜렷하게파악할것이다. 이는채증으로인한기본권제한의요건및한계를적절히설정하기위해터를닦는작업이다. 이후독일및영국의사례를비교법적으로분석함으로써이글의문제의식과관련한유의미한시사점을도출할것이다. 현재의한국처럼, 독일과영국에서도한때는채증관련법리가명확히정립되지않았었다. 그러나국민들의적극적인기본권적문제제기와당국의진지한노력을바탕으로채증의요건과한계를적절히설정한만큼, 제도개선이요구되는한국의현실에서검토가필요한선진적선례라하겠다. 이를바탕으로한국의현실에서집회현장에서의경찰채증활동을규율하고있는법률규정이존재하는지, 그리고언론을통해알려진실제집회현장에서의채증사례들은어떻게기본권을침해하는지등을비판적으로검토하며소고를마치고자한다.. 집회에서의채증과기본권의제한 1. 채증과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제한 대한민국헌법에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을기본권으로서명시적으로규정한조문은보이지않는다. 그럼에도불구하고오늘날이를중요한기본권의하나로인정함에는이견이없다. 헌법재판소는, 청구인들이주민등록증발급과정에서발급신청서에날인함으로써확보된자신들의지문정보를피청구인인경찰청장이전산화하여보관하고이를범죄수사목적에이용함으로써자신들의인간의존엄과가치, 행복추구권, 인격권, 신체의자유, 사생활의비밀과자유등을침해하였다고주장하면서제기한헌법소원에대한결정문에서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의미, 보호대상, 사회적의의, 근거조문등을상세히밝힌바있다. 10 10 앞서언급한헌법재판소 2005. 5. 26. 선고 99 헌마 513 결정. 헌법재판소결정문을가감없이

114 공익과인권 통권제 15 호 (2015) 전달하는것이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기본권적의의를가장효과적으로설명하는길이라판단하여다소길지만원문그대로인용한다.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은자신에관한정보가언제누구에게어느범위까지알려지고또이용되도록할것인지를그정보주체가스스로결정할수있는권리이다. 즉정보주체가개인정보의공개와이용에관하여스스로결정할권리를말한다.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보호대상이되는개인정보는개인의신체, 신념, 사회적지위, 신분등과같이개인의인격주체성을특징짓는사항으로서그개인의동일성을식별할수있게하는일체의정보라고할수있고, 반드시개인의내밀한영역이나사사 ( ) 의영역에속하는정보에국한되지않고공적생활에서형성되었거나이미공개된개인정보까지포함한다. 또한그러한개인정보를대상으로한조사수집보관처리이용등의행위는모두원칙적으로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대한제한에해당한다. 새로운독자적기본권으로서의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헌법적으로승인할필요성이대두된것은다음과같은사회적상황의변동을그배경으로한다고할수있다. 인류사회는 20 세기후반에접어들면서컴퓨터와통신기술의비약적인발전에힘입어종전의산업사회에서정보사회로진입하게되었고, 이에따른정보환경의급격한변화로인하여개인정보의수집처리와관련한사생활보호라는새로운차원의헌법문제가초미의관심사로제기되었다. 현대에들어와사회적법치국가의이념하에국가기능은점차확대되어왔고, 이에따라국가의급부에대한국민의기대도급격히높아지고있다. 국가가국민의기대에부응하여복리증진이라는국가적과제를합리적이고효과적으로수행하기위해서는국가에의한개인정보의수집처리의필요성이증대된다. 오늘날정보통신기술의발달은행정기관의정보수집및관리역량을획기적으로향상시킴으로써행정의효율성과공정성을높이는데크게기여하고있다. 이와같이오늘날국민이급부행정의영역에서보다안정적이고공평한대우를받기위해서는정보기술의뒷받침이필연적이라고할수있다. 한편, 현대의정보통신기술의발달은그그림자도짙게드리우고있다. 특히컴퓨터를통한개인정보의데이터베이스화가진행되면서개인정보의처리와이용이시공에구애됨이없이간편하고신속하게이루어질수있게되었고, 정보처리의자동화와정보파일의결합을통하여여러기관간의정보교환이쉬워짐에따라한기관이보유하고있는개인정보를모든기관이동시에활용하는것이가능하게되었다. 오늘날현대사회는개인의인적사항이나생활상의각종정보가정보주체의의사와는전혀무관하게타인의수중에서무한대로집적되고이용또는공개될수있는새로운정보환경에처하게되었고, 개인정보의수집처리에있어서의국가적역량의강화로국가의개인에대한감시능력이현격히증대되어국가가개인의일상사를낱낱이파악할수있게되었다. 이와같은사회적상황하에서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헌법상기본권으로승인하는것은현대의정보통신기술의발달에내재된위험성으로부터개인정보를보호함으로써궁극적으로는개인의결정의자유를보호하고, 나아가자유민주체제의근간이총체적으로훼손될가능성을차단하기위하여필요한최소한의헌법적보장장치라고할수있다.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헌법상근거로는헌법제 17 조의사생활의비밀과자유, 헌법제 10 조제 1 문의인간의존엄과가치및행복추구권에근거를둔일반적인격권또는위조문들과동시에우리헌법의자유민주적기본질서규정또는국민주권원리와민주주의원리등을고려할수있

집회현장에서의경찰채증활동에대한기본권적문제제기 115 집회및시위현장에서의경찰채증활동은집회에참가한피촬영자들의개인정보자기 결정권을정면으로제한한다. 채증의대상이되는것은헌법재판소가개인정보자기결정 권의보호대상을예시적으로열거하면서가장먼저언급한개인의신체로서, 인격주체성 을특징짓는사항으로개인의동일성을식별할수있게해주는정보임이명백하다. 또한 헌법재판소가위결정에서언급하고있는바와같이,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보호대상은 개인의내밀한영역에속하는정보에국한되지않으므로, 집회장소에서집회참가자개 인의얼굴등신체의일부가다른참가자는물론비참가자들에게까지이미공개되었다고 하더라도그것이보호될필요가없다고는할수없다. 따라서국가가집회참가자개인의 얼굴등신체를촬영하여수집보관처리이용하는것은당연히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대한제한에해당한다. 집회현장에서의경찰채증활동자체와이를통해확보된집회 참가자들의초상이담긴자료에대한사후관리모두가기본권제한의한계를준수하여 야만하는이유이다. 일각에서는집회채증과관련하여문제되는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일부인초상권에 대해, 집회에참가하는사람들은이미자신의초상권을포기한것으로보아집회장소에 서채증을위해피촬영자의동의없이무단으로피촬영자들을촬영또는녹음하는것은 피촬영자의초상권을침해하는것이아니라는견해 11 가주장된다. 그러나집회의자유 와초상권이라는두기본권이선택적관계일수는없다. 충분히실현되지않은기본권과 관련하여서는, 그것이공권력의행사로인해부당하게침해당한것인지아니면일정한 요건과한계를준수하여제한될수밖에없는지의문제만이있을뿐이다. 즉, 국민의기본 권제한은국가권력과의관계속에서파악되어야하는개념인것이다. 그럼에도불구하 고, 위견해는기본권수범자개인이명시적인포기의의사표시도없이특정한행위를 통해스스로일정한기본권을포괄적으로포기할수있다고전제하고있다. 그러나기본 으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으로보호하려는내용을위각기본권들및헌법원리들중일부에완전히포섭시키는것은불가능하다고할것이므로, 그헌법적근거를굳이어느한두개에국한시키는것은바람직하지않은것으로보이고, 오히려개인정보자기결정권은이들을이념적기초로하는독자적기본권으로서헌법에명시되지아니한기본권이라고보아야할것이다. 개인의고유성, 동일성을나타내는지문은그정보주체를타인으로부터식별가능하게하는개인정보이므로, 시장군수또는구청장이개인의지문정보를수집하고, 경찰청장이이를보관전산화하여범죄수사목적에이용하는것은모두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제한하는것이라고할수있다. 11 지홍원, 인격권의침해, 사법논집제 10 집, 법원행정처, 1979, p. 223 참조 ( 이희훈, 집회의자유와집시법, 경인문화사, 2009, p. 229 에서재인용 )

116 공익과인권 통권제 15 호 (2015) 권은보호되는것이원칙이고예외적으로만외부로부터의제한이허용되므로, 권리자의자발적이고명시적인의사표시없는기본권의포기는불가능하다고보아야한다. 12 하물며특정기본권의포기를다른기본권의행사로부터추단하는사고방식은, 기본권보호라는헌법의기본원칙을몰각한구시대적발상이다. 2. 채증과집회의자유의제한 대한민국헌법제21조제1항에의거모든국민은기본권으로서집회의자유를가지며, 동조제2항에따라집회에대한허가제는허용되지않는다. 기실인간으로서의존엄과가치를가지며행복을추구할권리를가지는국민이기본권을향유하는데국가의허가가필요할리만무하다. 오히려헌법은국민의기본권을적극적으로보장할의무를국가에게부과 13 하고있는바, 이러한정신에입각하여개별기본권을해석하면 모든국민은집회의자유를가진다. 는제21조제1항이이미국가에의한집회허가제를불허하고있는것으로새겨야한다. 국민의기본권인집회의자유를의무적으로보장해야하는국가 12 허완종, 기본권포기, 헌법학연구제 15 권제 1 호, 2009, pp. 528-531 은기본권포기의인정요건으로 ) 기본권주체의자유로운처분권, ) 포기의의사표시, ) 자발적포기를들고있다. 이중포기의의사표시에대해서는, 기본권포기는명시적인의사표시는물론묵시적인의사표시로도가능하다. 행위로도가능한데이때에는행위에서포기의사를명확하게확인할수있어야한다. ( 같은논문, p. 529) 고하여본고의문제의식에비해다소완화된요건을제시하고있으나, 포기의의사표시는분명하게인식되거나인식될수있어야한다. 헌법은기본권보호를목적으로하기때문에포기여부가의심스러우면기본권주체가기본권을포기하지않으려한다는것으로추정된다. 즉포기의사는추정되지않는다. ( 같은논문, p. 530) 는언급에비추어볼때, 집회에참석하였다는것만으로는초상권의포기를추단할수없다는점에대하여본고와견해를같이할것으로생각된다. 다만, 기본권이수범자에게귀속되는주관적공권일뿐만아니라헌정체제의근간을이루는객관적가치질서로서의성격을동시에가지고있다는점, 국가에게는기본권보호의무가있다는점등에비추어볼때, 기본권의포기를쉬이인정하여서는안될것이므로묵시적인의사표시혹은행위에의한기본권의포기를인정하여서는안될것이다. 13 이러한취지의조문은 1962 년에제 5 차로개정된구대한민국헌법 ( 헌법제 6 호, 전부개정 1962. 12. 26, 시행 1963. 12. 17.) 부터존재하였다. 당시의헌법은제 8 조에서 모든국민은인간으로서의존엄과가치를가지며, 이를위하여국가는국민의기본적인권을최대한으로보장할의무를진다. 라고규정하고있다. 최대한 이라는불명확한수식을삭제함으로써현행헌법제 10 조 ( 모든국민은인간으로서의존엄과가치를가지며, 행복을추구할권리를가진다. 국가는개인이가지는불가침의기본적인권을확인하고이를보장할의무를진다. ) 와동일한내용으로규율하게된것은, 1980 년제 8 차개정이후이다.

집회현장에서의경찰채증활동에대한기본권적문제제기 117 는, 집회에대한금지를전제로한 집회의허가 를할수없다. 14 그럼에도불구하고 1987년에헌법이개정될때문언적으로불필요한제2항을명시한것은, 민주화이전에는국가권력에의해형해화되어있었던집회의자유를헌법전바깥의현실세계로구출하고자했던헌법제개정권자들의의지의표현일것이다. 15 헌법재판소는집회의자유가 개인의인격발현의요소이자민주주의를구성하는요소라는이중적헌법적기능 을가지고있다고판시하고있다. 부연컨대, 집회의자유는 공동으로인격을발현하기위하여타인과함께하고자하는자유, 즉타인과의의견교환을통하여공동으로인격을발현하는자유를보장하는기본권이자동시에국가권력에의하여개인이타인과사회공동체로부터고립되는것으로부터보호하는기본권 이다. 그리고 집회를통하여국민들이자신의의견과주장을집단적으로표명함으로써여론의형성에영향을미친다는점에서, 집회의자유는표현의자유와더불어민주적공동체가기능하기위하여불가결한근본요소 라고할수있다. 16 그만큼집회의자유는인간으로서의존엄과가치를가지는국민들의민주공화국인대한민국에서중요하다. 집회현장에서의경찰채증활동은이러한집회의자유를제한하는공권력의행사이다. 물론채증을한다고해서이러한집회의자유가직접적으로제한되지는않는다. 경찰의채증행위가마치곤봉등무기를사용하는것처럼강제적인물리력행사를동원해공동의관심을갖는다수인이모이는것을불가능하게하는것은아니기때문이다. 다만채증행위는집회참가자들로하여금촬영을당함으로써입을불이익에대한우려로인해애초계획한대로집회를진행하지못하게함으로써집회의자유를간접적으로제한할수있다. 17 헌법재판소는앞서인용한결정에서 집회의자유는집회에참가하지못하게 14 대한민국헌법제 14 조가 모든국민은거주이전의자유를가진다. 라고만규율하고있고 거주이전에대한허가는인정되지아니한다. 라는별도의조문을두고있지않더라도, 그누구도국가에의한거주이전허가제가가능하다고해석하지않는것과마찬가지이다. 15 집회의자유의내용과의의, 보장과제한등에대해서는전광석 ( 주 9), pp. 381-389; 허영 ( 주 7), pp. 592-599 참조. 16 이상헌법재판소 2003. 10. 30. 선고 2000 헌바 67 결정. 17 앞서살펴본집회참가자들은스스로초상권을포기한것이라는견해를반대로해석하면, 채증으로부터초상권을지키기위해채증당하는집회대열로부터이탈한자는스스로집회의자유를포기한것이되므로이는집회의자유에대한제한에해당하지않는다는결론이도출된다. 그러나전술하였듯선택적으로만향유할수있다면그것은더이상기본권이아니다. 국가의기본권보장의무는, 국민이택일적으로행사하는기본권을보장해야할의무가아니라모든기본권을조화롭게보장해야할의무이다.

118 공익과인권 통권제 15 호 (2015) 하는국가의강제를금지할뿐아니라, ( 중략 ) 국가가개인의집회참가행위를감시하고그에관한정보를수집함으로써집회에참가하고자하는자로하여금불이익을두려워하여미리집회참가를포기하도록집회참가의사를약화시키는것등집회의자유행사에영향을미치는모든조치를금지한다. 18 고하여경찰채증활동이집회의자유에대한간접적인제한이될수있다는점을피력한바있다. 3. 집회채증활동의법적성질 기본권의맥락에서경찰채증활동에대해법적인문제를제기하기위해서는 채증 의법적성질과의미를우선적으로논해야할것이다. 그리고이를위해서는채증활동의주체인경찰공무원의법적지위를어떻게볼것인지를우선적으로검토해야한다. 국가행정기관의조직과직무범위를규율한정부조직법 19 및경찰의조직과임무에대해정하고있는경찰법 20, 그리고형사사법절차에관한형사소송법 21 제규정들의해석상 18 헌법재판소 2003. 10. 30. 선고 2000 헌바 67 결정. 19 정부조직법 ( 법률제 12844 호, 일부개정 2014. 11. 19, 시행 2014. 11. 19, 이하 정부조직법 ) 제 34 조 ( 행정자치부 ) ~ ( 생략 ) 치안에관한사무를관장하기위하여행정자치부장관소속으로경찰청을둔다. 경찰청의조직직무범위그밖에필요한사항은따로법률로정한다. 20 경찰법 ( 법률제 12601 호, 일부개정 2014. 5. 20, 시행 2014. 11. 21, 이하 경찰법 ) 제 2 조 ( 국가경찰의조직 ) 치안에관한사무를관장하게하기위하여행정자치부장관소속으로경찰청을둔다. ( 생략 ) 제 3 조 ( 국가경찰의임무 ) 국가경찰의임무는다음각호와같다. 1. 국민의생명신체및재산의보호 2. 범죄의예방진압및수사 3. 경비요인경호및대간첩대테러작전수행 4. 치안정보의수집작성및배포 5. 교통의단속과위해의방지 6. 외국정부기관및국제기구와의국제협력 7. 그밖의공공의안녕과질서유지 21 형사소송법 ( 법률제 12899 호, 일부개정 2014. 12. 30, 시행 2014. 12. 30, 이하 형사소송법 ) 제 196 조 ( 사법경찰관리 ) 수사관, 경무관, 총경, 경정, 경감, 경위는사법경찰관으로서모든수사에관하여검사의지휘를받는다.

집회현장에서의경찰채증활동에대한기본권적문제제기 119 우리법제에서경찰작용은치안유지를담당하는행정경찰의성격과범죄수사를목적으로하는형사사법경찰의성격을아울러가지는것으로파악된다. 22 경찰작용의일환인집회채증활동이경찰의두가지지위중하나의역할만을배타적으로수행하는것이라고볼수는없다. 생각건대, 범죄발생을억제하고위험을방지하는치안작용의측면과범죄의혐의가있는이미행해진행위에대해사후의사법처리를위하여증거를확보하기위한수사작용의측면이병존하는공권력의행사가바로채증활동이다. 23 전자는행정작용법의규율을받고후자는형사절차법의통제하에놓인다. 그리고각각의영역에서권력적사실행위, 증거수집을위한강제처분이문제된다. 채증 ( ) 을문자그대로의의미에충실하게풀이해보면 증거를캐내는것 을의미하므로, 행정법상의권력적사실행위보다형사절차법상증거채집을위한활동이집회채증활동의법적본질에가까운표현으로판단된다. 이에형사법적측면을먼저검토한다. 가. 형사절차법상증거수집을위한강제처분경찰법제3조제2호는범죄의수사를경찰의임무로설정하고있으며, 형사소송법제 196조는수사관, 경무관, 총경, 경정, 경감, 경위등사법경찰관을검사의지휘를받는수사의주체로, 그리고경사, 경장, 순경등사법경찰리를수사의보조자로상정하고있다. 즉, 경찰공무원은사법경찰관리로서범죄의혐의가있는것으로판단될때에는형사사법절차로서의수사를행할수있고, 또행하여야한다. 수사는검사또는사법경찰관리가피의자및범죄혐의에관한증거를발견하고수집하는활동을의미하므로, 수사의일환으로서의집회채증활동은집회와관련한범죄혐의 24 가있는집회참가자에대해향후공판절차를대비하여증거를확보하는수사기관의 사법경찰관은범죄의혐의가있다고인식하는때에는범인, 범죄사실과증거에관하여수사를개시진행하여야한다., ( 생략 ) 경사, 경장, 순경은사법경찰리로서수사의보조를하여야한다. ( 생략 ) 22 홍정선, 행정법특강, 제 13 판, 박영사, 2014, p. 1134; 권현식, 사복경찰관집회시위현장채증활동의법적정당성연구, 한국경찰연구제 6 권제 2 호, 2007, p. 171 등참조. 23 김성태, 에서의 에대한 와, 경찰법연구제 6 권제 2 호, 2008, p. 100; 박종렬노상욱, 집회시위현장의채증활동과정보자기결정권의충돌에관한소고, 법과정책제 20 권제 1 호, 제주대학교법과정책연구소, 2014, p. 294 등참조 24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 법률제 8733 호, 일부개정 2007. 12. 21, 시행 2008. 09. 22, 이하 집

120 공익과인권 통권제 15 호 (2015) 행위이다. 실무에서도집회현장에서채증된사진등의자료는집회참가자가향후기소 되어형사재판을받게될경우그의유죄를입증하기위한증거로사용된다. 25 다만이 처럼형사절차법의측면에서조망할경우, 집회채증은다른범죄현장에서의경찰의사 진촬영, 가령절도용의자의절도행위에대한촬영등과다를바없이취급된다는점을 유념할필요가있다. 즉, 그것은 집회 에대한촬영이아니라 범죄 에대한촬영에불과 하며, 다만그범죄의구성요건이집회와관련이있을뿐이다. 수사는통상그강제성여부를기준으로수사기관의강제적처분에의한, 따라서적법 절차의원칙에따라영장이요구되는강제수사 26 와수사대상자의동의를얻어행해지므 로영장및법률의근거없이도가능한임의수사로구분된다. 27 또한수사의대상이무엇 인지에따라체포구속등의대인적처분과압수수색검증등의대물적처분으로구분 된다. 28 사진촬영으로인해인신의자유가직접적으로구속되는것은아니라는점에서채 증이대인적처분이아닌대물적처분에속한다는점은쉬이판단가능하다. 그런데채증 을강제수사와임의수사의중어떠한종류의수사로보아야하는지에대해서는현행형 사소송법이명확하게규정하고있지않아해석에의해결정할수밖에없다. 29 판례는, 시법 이라한다 ) 은제 22 조내지제 24 조에서불법적인집회및시위행위에대해형사처분을가하고있다. 25 우리대법원은기본적으로, 경찰이집회에관하여찍은사진을공소사실에기재된사실관계의인정여부를확정하기위한증거로사용할수있다는태도를보이고있다. 예컨대, 집회현장에서경찰이집회참가자들을촬영한사진이증거능력을갖는지여부가문제된사안에서,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 도 6003 판결은 원심은판시와같은이유를들어, 경찰이이사건집회에관한사진을찍어영상판독시스템에입력하여관리하는과정에서채증된 ( 중략 ) 사진은적법한수사에의하여채증된증거로서증거능력이인정된다고판단 ( 중략 ) 원심의위와같은판단에상고이유의주장과같이위헌적이고위법하게수집한증거의증거능력및증거재판주의의법리를위반하여판결에영향을미친위법이없다. 고하여이를다툰피고인의상고를기각한바있다. 해당판결의판시내용및사건진행과정과항소심법원이채증사진을증거로채택하면서판시한내용등에대해서는신종철, 대법, 한미 FTA 비준저지 박원석정의당의원벌금 70 만원, 로이슈, 2013. 9. 26, http://lawissue.co.kr/news/articleview.html?idxno= 15581 ( 최종접속일 : 2015. 7. 3.) 참조. 26 대한민국헌법제 12 조제 3 항은, 체포구속압수또는수색을할때에는적법한절차에따라검사의신청에의하여법관이발부한영장을제시하여야한다. 다만, 현행범인인경우와장기 3 년이상의형에해당하는죄를범하고도피또는증거인멸의염려가있을때에는사후에영장을청구할수있다. 라고규정하고있으며, 형사소송법의수사부분제규정들은이를구체화시키고있다. 27 이은모, 형사소송법, 제 4 판, 박영사, 2014, p. 220 이하참조. 28 위의책, p. 244.

집회현장에서의경찰채증활동에대한기본권적문제제기 121 누구든지자기의얼굴기타모습을함부로촬영당하지않을자유를가지나이러한자유도국가권력의행사로부터무제한으로보호되는것은아니고국가의안전보장질서유지공공복리를위하여필요한경우에는상당한제한이따르는것이고, 수사기관이범죄를수사함에있어현재범행이행하여지고있거나행하여진직후이고, 증거보전의필요성및긴급성이있으며, 일반적으로허용되는상당한방법에의하여촬영을한경우라면위촬영이영장없이이루어졌다하여이를위법하다고단정할수없다. 30 고하여, 수사상사진촬영으로인해개인정보자기결정권이제한될수있다는점을명시하면서도일정한요건이충족된경우에한해영장없이도사진촬영이적법한수사로서가능하다는입장이다. 31 집회의자유가대한민국헌법제21조에의해헌법상기본권으로보장되고있기는하지만, 타인의다른기본권및사회질서유지의침해를절대적으로용인하면서까지보장되는것은아니다. 또한실정법적으로도집시법을통해일부집회및시위행위에대해서는 ( 현행법률조항및그것의해석이기본권의보장이라는측면에서정당한지여부는별론으로하고 ) 형벌을부과하고있다. 기본권으로보장되는수준을넘어타인및사회의법익을심히침해하는범죄를구성하는정도에까지이른집회시위행위에대해서는일정한제재를가할필요가있고형사처분이그유효한수단중하나라고할수있다. 따라서집회시위범죄에대한형사사법절차로서의수사가필수적으로요구된다할것이고, 증거를수집하기위한채증활동의필요성역시당연히인정된다. 29 수사방법으로서의사진촬영의법적성질에대해 ) 검증과유사한성격을가지는강제수사라는강제수사설, ) 공개된장소에서의촬영은임의수사이나, 사적공간에서상대방의의사에반하여행하여지는촬영은강제수사라는구별설, ) 촬영은성질상검증에해당하므로원칙적으로영장이요구되는강제처분이나본래적인강제처분과는달리일정한요건하에서는예외적으로영장없이도허용되는종류의강제처분이라는신강제수사설등의견해가대립한다. 자세한내용은위의책, pp. 363-365 참조. 어떠한종류의처분으로보는지에따라영장의요부등수사의적법성을판단하는기준이달라진다는측면에서견해대립의실익이있다. 30 대법원 1999. 9. 3. 선고 99 도 2317 판결. 31 이판결에서일반적으로정리된수사기관의범행현장사진촬영의적법성요건을적용하여집회현장에서의채증활동이적법한수사인지여부를판단한판결로는위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 도 6003 판결의원심인서울남부지방법원 2013. 5. 2. 선고 2012 노 888 판결이있다. 신종철 ( 주 25): ( 항소심재판부는 ) 집회에서의불법행위는즉시사진채증을하지않으면증거를보전하는것이사실상불가능하다는점에서증거보전의필요성과긴급성도인정된다 며 그러므로경찰이피고인을촬영한행위는일반적으로허용되는상당한방법에의한것이며, 영장없이이루어지는사진촬영의요건을모두갖추어적법하고, 사진촬영에의해채증된증거인수사보고는적법한수사에의해채증된증거로서증거능력이인정된다 고판단했다.

122 공익과인권 통권제 15 호 (2015) 다만, 증거보전의필요성및긴급성등이인정되는경우영장없이도사진촬영수사가가능하다는판례의태도는재고가필요한것으로보인다. 첫째, 영장주의의취지를고려할때그러하다. 영장주의는국민개개인의인신의자유를구속하는공권력의발동은엄격한적법절차에의할것을요구하고있는데, 이는그만큼인신의자유가국가권력의자의적인행사에의해훼손되어서는안되는중요한가치이기때문이다. 설사수사의긴급성등으로인해사전에영장을발부받을여유가없을경우라하더라도, 사후영장만큼은반드시발부받게한제도의취지또한같은맥락일것이다. 둘째, 수사로서의검증에대한법률의규정및판례의태도와비교해보았을때그러하다. 검증은형사소송법제규정들에의해원칙적으로영장이필요한강제처분으로규정된다. 32 또한설사긴급을요하여검증이영장없이시행되었다하더라도사후영장을발부받지않았으면그검증조서의증거능력이부정된다는것이판례의태도이다. 33 검증조서는수사기관이사람의신체및장소등에대해감각기관을이용하여인식한내용을기재한문서이다. 촬영수사의결과물인인쇄된형태의사진은이와유사한성격을가지므로수사의적법성역시이에준하여판단되어야할것이다. 사진촬영에대해서만증거보전의긴급성이인정되는경우라는이유로사후영장발부를요구하지못할이유가없다. 셋째,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기본권적중요성의측면에서그러하다. 정보화시대에개인정보자기결정권은더할나위없이중요한기본권이다. 헌법상명시적인조문이없음에도이를독자적인기본권으로인정한헌법재판소의태도가이를대변한다. 수사기관의사진촬영으로인해개인정보자기결정권 32 형사소송법제 215 조 ( 압수, 수색, 검증 ) 검사는범죄수사에필요한때에는피의자가죄를범하였다고의심할만한정황이있고해당사건과관계가있다고인정할수있는것에한정하여지방법원판사에게청구하여발부받은영장에의하여압수, 수색또는검증을할수있다. 사법경찰관이범죄수사에필요한때에는피의자가죄를범하였다고의심할만한정황이있고해당사건과관계가있다고인정할수있는것에한정하여검사에게신청하여검사의청구로지방법원판사가발부한영장에의하여압수, 수색또는검증을할수있다. 제 216 조 ( 영장에의하지아니한강제처분 ), ( 생략 ) 범행중또는범행직후의범죄장소에서긴급을요하여법원판사의영장을받을수없는때에는영장없이압수, 수색또는검증을할수있다. 이경우에는사후에지체없이영장을받아야한다. 33 대법원 1990. 9. 14. 선고 90 도 1263 판결은 사법경찰관작성의검증조서의작성이범죄현장에서급속을요한다는이유로압수수색영장없이행하여졌는데그후법원의사후영장을받은흔적이없다면유죄의증거로쓸수없다. 고하고있다.

집회현장에서의경찰채증활동에대한기본권적문제제기 123 이침해될여지가다분하므로, 촬영수사에대해서도마땅히적법절차의요청이관철되어야한다. 이처럼개인정보자기결정권이인신의자유와재산의자유등에준하는중요성을가진기본권이라는인식이전제되어야만, 앞서제시한영장주의의취지및검증과의균형성이라는근거도설득력이배가될것이다. 나. 행정법상권력적사실행위전술한정부조직법제34조제4항과경찰법제2조제1항은치안에관한사무를관장하게하는것을경찰청설립의목적으로, 그리고 ( 법무부장관이아닌 ) 행정자치부장관을조직구성상경찰청이소속되어있는관청으로명시하고있다. 법문의해석상범죄수사의주체인형사사법경찰보다치안유지를담당하는행정경찰이경찰본연의임무에가깝다고볼수있는여지를주는대목이다. 경찰의지위를행정경찰로볼경우, 집회현장에서의채증활동역시치안유지를목적으로하는경찰작용의일환으로파악할수있게된다. 그리고강학상의행정법중에서도경찰작용법부분이집회채증활동의법적성질을검토할수있는단초를제공해준다. 경찰작용의행위형식은일반행정법상행정의행위형식의구분에체계적으로종속하면서도경찰행정의특수성을고려하여경찰상사실행위, 경찰상법규명령 ( 경찰명령 ), 경찰상행정행위로서하명 ( 경찰상하명 ), 경찰상행정행위로서허가 ( 경찰상허가 ), 행정법상계약등으로분류할수있다. 34 구체적집회현장에서의개별적채증활동이불특정다수인에대해법규명령의형식으로명령과금지를발하는것일수없으므로경찰상법규명령으로채증의성질을규정할수없으며, 집회채증에대해피촬영자가자발적으로합의하는것도아니므로행정법상계약으로볼수없음또한자명하다. 경찰이채증을함으로써집회에참가한특정인에대하여작위부작위수인급부의무를부과한다고볼수없고채증으로인해특정피촬영자의권리에대한금지가해제되는것도아니므로경찰상행정행위로서의하명또는허가라고할수도없다. 결국경찰사실행위하나만이남는데, 일정한법적효과의발생이아닌사실상의상태를실현하는것을목적으로하는공법적사실행위의개념상, 집회현장에서의채증활동이집회장소의위험방지및질서유지라는경찰행정의사실적목표를달성하고자하는것이라면채증의법적성질을경찰상사실행위 35 로규정할수있을것이다. 보다구체적으로는경찰상사실행위로서의집회채 34 홍정선 ( 주 22), pp. 1174-1177 참조.

124 공익과인권 통권제 15 호 (2015) 증으로인해개인정보자기결정권및집회의자유등국민의기본권이침해될수있기때문에이른바 권력적사실행위 에해당하는것으로보는분석 36 이타당해보인다. 채증으로인해발생할수있는기본권침해와이에따라고려가필수적으로요구되는비례원칙등을차치한다면, 집회현장에서의치안유지라는행정상목적을달성하기위해서참가자들에대한경찰채증의필요성자체는인정할수있을것이다. 물론채증의행위양태와위험방지, 범죄예방및질서유지등경찰행정목표의달성이구체적으로어떻게연결되는지를살펴볼필요가있다. 집회및시위현장에서경찰은채증을통해집회시위의규모가어떠한지, 대오가어떤방향으로행진하고있는지, 도로교통의불편등제 3자의법익을해칠위험이있는지여부등을파악할수있다. 그리고이는적절한통제책을신속하고효과적으로마련하는데도움을준다. 주지하듯이경찰의존재목적중가장중요한부분은치안의유지이고, 집회가허용되지않는선을넘지못하도록사전에통제하는것이그일환이라면집회현장에서의채증은분명이러한목표의달성에도움을줄수있다. 37 하지만채증을해야할공익상필요성이인정된다는것이모든채증이정당하다는근거가될수는없다. 경찰채증활동은피촬영자의개인정보자기결정권과집회참가자들의집회의자유를침해할여지가있는공권력의행사이므로, 마땅히법률유보의원칙및공법상의비례원칙에입각하여야한다. 38 이중비례의원칙은국가권력의행사로부터국민의기본권을보호하기위하여선언된헌법적지위를갖는원칙으로서과잉금지의원칙이 35 경찰행정의작용형식으로서의 경찰상사실행위 의의의및성격등에대해서는김성태, 의, 경찰법연구제3권제1호, 2005, pp. 3-11 참조. 36 김성태, 에서의 에대한 와 ( 주23), p. 114. 37 일각에서는이러한경찰행정상치안유지를위한자료확보와전술한형사소추절차를위한증거수집이외에도, 향후발생가능한경찰의집회시위과잉대응시비에대비해경찰대응의적법성에대한증거를마련해놓기위해집회현장에대한채증이필요하다는견해를피력하고있다. 이에대해서는문성도, 집회시위에대한촬영의법리, 경찰법연구제3권제1호, 2005, pp. 33-35 참조. 38 대한민국헌법제37조제2항은 국민의모든자유와권리는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또는공공복리를위하여필요한경우에한하여법률로써제한할수있으며, 제한하는경우에도자유와권리의본질적인내용을침해할수없다. 고하여법률유보의원칙및비례의원칙등을기본권제한의요건으로설정하고있다. 법률유보의원칙은국민의기본권을침해하는모든국가작용은법률에그근거가있어야한다는원칙으로서, 현행한국의법제에서경찰의집회채증활동이법률에그근거를가지고있는지여부는이글의말미에서검토하기로하고, 여기에서는비례의원칙만을논하기로한다.

집회현장에서의경찰채증활동에대한기본권적문제제기 125 라고도불리며, 어떤행정목적을달성하기위한수단은그목적달성에유효적절하고또 한가능한한최소침해를가져오는것이어야하며아울러그수단의도입으로인한침해 가의도하는공익을능가하여서는아니된다는헌법상의원칙 39 을뜻한다. 일반적인비례 의원칙은적합성의원칙, 최소침해의원칙, 좁은의미의비례원칙을그내용으로하고경 찰작용에대해서도이러한하위원칙들이당연히, 그리고더엄격하게적용된다. 40 41 본래법률규정이아닌공권력행사에대한비례성심사는행정작용등의개별적인 사안마다구체적인사실관계를고려하여이루어져야한다. 다만앞서경찰채증활동의 목적을규명한바있으므로, 이러한목적달성을위해허용되는경찰권행사가어디까지인 지그한계를설정하는작업은개별적사실관계에대한고려없이도가능할것이다. 이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및집회의자유를수인가능한한도내에서제한하면서경찰행정의 목적을달성하려면채증활동을어떻게관리하여야하는가의문제이기도하다. 행정목적 의집회채증은집회현황에대한신속한파악을바탕으로질서유지를위한적절한대책 을마련하고수행하기위해행해지는것이므로, 이로인한기본권의침해는이러한공익 적목적을정당화시켜주는한도내에서만용인될수있다. 집회의자유의측면에서본다 면집회의양태상계속적인진행을허용할경우공공의위험이초래될것이명백한경우 에한해신속한대비책의마련을위한채증이허용되어야하며,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측면에서는집회가진행되고있는도중에만적절한대응을위해채증자료의실시간확인 이허용될뿐집회가종료된이후에는집회로인한위험발생의방지라는행정상목적도 소멸되므로채증자료의계속적인보관은허용되지않는것으로규율해야할것이다. 다. 소결 집회채증활동을형사사법경찰의증거수집을위한대물적강제처분으로파악할경우, 39 대법원 1997. 9. 26. 선고 96 누 10096 판결. 40 홍정선 ( 주 22), pp. 1136-1138 참조. 41 경찰관직무의범위와한계등을구체적으로규율한경찰관직무집행법 ( 법률제 12600 호, 일부개정 2014. 5. 20, 시행 2014. 11. 21, 이하 경직법 ) 제 1 조제 2 항은 이법에규정된경찰관의직권은그직무수행에필요한최소한도에서행사되어야하며남용되어서는아니된다. 고규정하여경찰행정이비례원칙의통제하에놓인다는점을명시적으로표현하고있다. 법률상별도의규정이없더라도헌법에의거하여당연히적용되는비례원칙을경직법의첫번째조문에굳이규율한것은, 경찰행정의영역에서는국민의기본권이침해될여지가그만큼더크기때문에더욱엄격한비례의원칙이적용되어야한다는입법자의판단이반영된것으로풀이된다.

126 공익과인권 통권제 15 호 (2015) 형사소송법상요구되는엄격한적법절차의준수와관련한주장을할수있다는측면에서기본권적문제제기가용이해질수있다. 그러나이러한접근에만경도되는것은, 집회의자유를실현하는기본권수범자의행위와이에대한공권력의제재를마치절도범과그에대한제재처럼범죄를다루는측면에서만조망하게될우려를낳는다. 경찰채증활동과관련하여집회참가자의기본권으로서개인정보자기결정권과집회의자유에대한고려가누락될수있는것이다. 42 더군다나전술하였듯우리법제에서경찰은형사사법경찰일뿐만아니라치안유지를목적으로하는행정경찰의성격을함께가지며, 법조문의체계상후자가더욱중심적인역할인것으로해석될여지도있다. 따라서집회의자유와행정경찰의치안유지사이의비례적관계라는공법적맥락에서도집회현장에서의채증활동을검토할필요가있다. 43 다만, 이는추상적이고논리적인구분일뿐이라는점을염두에두어야한다. 사법경찰과행정경찰이조직구성상별도로존재하는것이아닌것처럼, 개별적인집회현장에서의구체적채증활동또한범죄수사의목적으로행해지는형사소송법상증거수집혹은치안유지를위한경찰상권력적사실행위중어느하나의성격만을배타적으로갖는다고할수는없다. 오히려집회현장에서사전적으로위험을방지함과동시에사후적인형사절차를대비하는, 행정경찰과사법경찰의두가지목적이동시에추구되는경찰작용이집회채증활동의본질일것이다. 따라서집회참가자의개인정보자기결정권및집회시위의자유와경찰채증의행정적형사적목적을비례적으로조화시키기위해서는기본권제한의요건및한계를입체적으로검토할필요가있다. 지금의우리처럼법리의부재라는문제에직면했던독일과영국의법조계가, 이를극복하면서체계화시킨채증관련법률및판례를검토함으로써유의미한시사점을얻을수있을것이다. 42 앞서채증의형사절차법적성격을검토하며영장을불요하는판례의느슨한촬영수사적법요건이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보호측면에서문제가된다고지적한바있으나, 이는집회참가자의개인정보자기결정권이아닌일반적인피의자의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측면에서제기된비판이다. 43 물론형사절차에도당연히비례성원칙이적용되며, 증거수집을위한강제처분에영장주의와같은엄격한적법절차원칙이요구된다는것이바로비례성원칙의형사법적표현일것이다. 다만형사사법절차의필요성과피의자의인신및재산의자유사이의형사법적비례성과, 치안유지를위한행정경찰의권력적사실행위와집회참가자의개인정보자기결정권및집회의자유사이의공법적비례성은그맥락을달리한다.

집회현장에서의경찰채증활동에대한기본권적문제제기 127. 집회채증법리의비교법적검토 1. 독일 : 연방의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과바이에른주의 집회법 한국과달리연방국가인독일은독일연방과란트 ( 주 ) 가별도의입법권을가지고있다. 다만, 법률의규율이필요한모든사항에대해서그러한것은아니다. 독일의헌법격인독일기본법의규율에따라연방에만전속적입법권이부여되어있는사항과연방과란트가동시에입법권을갖는사항이분리되어있다. 란트는, 후자의사항에대해연방이입법권을행사하지않는경우에한해서만독자적인입법을할수있다. 둘중어디에도속하지않는, 즉연방의입법권이전혀미치지않는사항에대해서란트가자체적으로입법권을행사할수있음은물론이다. 44 이에따라현재독일에는독일연방의법률인 Gesetz über Versammlungen und Aufzüge (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로번역. 이하 연방집시법 ) 과바이에른주의독자적인입법에의한 Versammlungsgesetz ( 집회법 으로번역. 이하 바이에른집회법 ) 이동시에존재한다. 각각의법률은집회와관련한제반문제들을상세히다루면서, 우리의관심사인경찰의채증활동에대해서도규정하고있다. 이하연방집시법과바이에른집회법이채증에대해어떻게규율하고있는지살펴본다. 가. 연방집시법제12a조및제19a조 (1) 촬영관련규정도입배경독일의경우도 1978. 11. 15. 연방집시법을제정할때부터경찰채증활동과관련한조문을명시한것은아니었다.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대한기본권적인식이뚜렷해지기전에는, 독일연방집시법에도현재의우리법제와마찬가지로집회현장에서의촬영과관련한명시적인조문이존재하지않았었다. 명확한규정이없는상황에서경찰의무분 44 란트의입법권에대한내용은 Alfred Scheidler, 서정범옮김, 바이에른집회법, 세창출판사, 2010, pp. 6-8 참조.

128 공익과인권 통권제 15 호 (2015) 별한채증이이루어졌고, 과격한집회참가자들은자신들이복면을착용하는것이경찰의막무가내식채증으로부터자신들의신원에관한정보를보호하기위한것이라고항변하기도하였다. 명확한법률상근거없이이루어지는경찰의채증이오히려평화적인집회관리를어렵게하는요소로작용한것이다. 이에독일의입법자들은 1989. 6. 9. 형법, 형사소송법및집시법의개정과테러범죄에있어서공범증인규정의도입을위한법률에의하여연방집시법을개정하면서집회참가자들의복면착용을엄격히금지하고, 이에상응해집회참가자들에대한경찰의촬영을일정한요건하에서만가능하도록하는조문을삽입하기에이르렀다. 45 (2) 조문내용개관 46 제 조 경찰에의한촬영과녹음 제 항 경찰은공개집회에서혹은공개집회와관련하여서집회참가자들로부터공공의안녕혹은질서에대한현저한위험이발생할것이라고인정할수있는정당한근거가있는경우에한하여집회참가자들에대한촬영과녹음을행할수있다 이러한조치는제 자가불가피하게관계될수밖에없는경우에도행해질수있다 제 항 촬영과녹음자료는공개집회혹은그와시간적사항적으로직접적으로관련있는사건의종료후에지체없이폐기되어야한다 그러나다음각호의경우에는그러하지아니하다 참가자의범죄행위에대한형사소추를위해필요한경우 관계인이공개집회에서혹은공개집회와관련하여범죄행위를예비하였거나범죄를행하였다는혐의가있고 따라서그로부터장래의공개집회혹은시위에서현저한위험이발생할염려가있기때문에구체적인경우에있어서위험방지를위하여필요한경우 제 호에서열거된이유로폐기되지않는자료는그것이제 호에서규정하고있는목적을위하여필요하게된경우가아니라면 늦어도그것이발생한후로부터 년후에는어떠한경우에도폐기되어야한다 제 항 형사소송법과질서위반법에따른개인관련정보의수집권한은 본조의규정에의하여 영향을받지않는다 제 조 촬영과녹음 제 조는옥외집회및시위에서의경찰에의한촬영과녹음의경우에준용된다 45 이상독일집시법상집회현장촬영과관련한규정의도입에관련하여서는박희영, 독일에있어서집회및시위현장에서의채증활동관련법률및판례, ( 최신 ) 외국법제정보 2010 년제 5 호, 한국법제연구원, 2010, p. 38; 서정범, 집회에서의채증활동 ( ) 에관한법리에대한연구 : 그의필요성과집시법에의도입가능성을중심으로, 경찰학연구제 4 집, 2009, pp. 272-273 참조.

집회현장에서의경찰채증활동에대한기본권적문제제기 129 제12a조는옥내집회및시위에서의촬영에대한것이고제19a조는옥외집회및시위에대해이를준용하고있다. 제12a조제1항제1문은 집회참가자들로부터공공의안녕혹은질서에대한현저한위험이발생할것이라고인정할수있는정당한근거가있는경우에한하여 채증이허용된다고하여, 경찰채증활동의발동요건을비교적명확하게규율한다. 위험발생의예방및질서유지를그사명으로하는행정경찰의목적을달성하기위해불가피한경우에만촬영을허용하고있는것이다. 동조동항제2문은제1문의요건이충족되는경우집회참가자가아닌제3자가불가피하게촬영될수도있다는것을밝히고있다. 이는집회에서의촬영으로인해집회참가자가아닌피촬영자의개인정보자기결정권이제한될수있음을입법자들이의식하고있다는것을추론할수있는대목이다. 즉, 채증과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상관성에대한고려가입법에반영된것이다. 동조제2항제1문은채증을통해확보된자료는관련집회의종료후에즉각폐기되어야함을원칙으로하되, 형사절차법적인증거수집의목적 ( 제1호 ) 혹은행정작용적치안유지의목적 ( 제2호 ) 이있는경우에한해자료를폐기하지않고보관할수있음을규정하고있다. 동조동항제2문에따라, 애초에형사적목적으로폐기하지않은자료혹은애초행정적목적으로폐기하지않았으나추후형사적목적으로필요하게된자료의보관기한은제한이없으나, 애초행정적목적으로폐기하지않았고여전히행정적목적만이유의미한자료의보관기한은 3년을넘기지못한다. 물론동조제3항에따라형사적목적의자료보관은여전히형사소송법등의규율을받는다. 나. 바이에른집회법제9조 (1) 바이에른집회법제정배경전술하였듯, 독일연방공화국의기본법체계상연방의입법권과란트의입법권은분리되어있다. 종래집회에관한사항은연방이우선적입법권을, 란트가보충적입법권을갖는사항이었다. 즉, 란트가독자적인입법을할여지가있기는하나이는연방이입법권을행사하지않는경우에한해서만가능했던것이었다. 그런데연방집시법이존재했기때문에, 어떠한란트도집회에대해서는독자적으로규율할수가없었다. 46 서정범, 집회에서의채증활동 ( ) 에관한법리에대한연구 ( 주 45), p. 271 에게재된번역을따랐다. 조 와 항 은동일하게읽으며, 등은 제 1 문 등으로, 1. 등은 제 1 호 등으로읽기로한다.

130 공익과인권 통권제 15 호 (2015) 이러한상황에서란트들에게집회에관한독자적인입법권을부여하는방법은두가지가있었다. 첫째, 집회에관한사항을란트가보충적입법권만을갖는사항으로유지하되연방집시법을폐지하는방법을생각할수있다. 둘째, 집회에관한사항을연방의우선적입법권조차미치지않는, 즉란트의독자적인입법만이가능한사항으로기본법의관련내용을개편하는방법이있다. 독일의주권자들은후자의방법을택하였다. 2006. 9. 1. 연방주의적색채를짙게입히며란트의입법권을강화한개정기본법이발효하면서, 집회에관한사항의지위가연방의우선적입법권이미치는사항에서연방의입법권이미치지않는사항으로조정된것이다. 이에따라각란트들에서연방집시법의존재에구애받지않고집회에관하여독자적인법률을제정할수있는형식적인길이열리게되었다. 이러한추세에따라연방법무성및몇몇란트들은앞으로각란트에서제정하게될법률의가이드라인이될법률안을공동으로작성하고제시하였다. 그동안집시법과관련하여발전되어온학계의이론및판례의태도를반영한것으로서, 개별란트들의규정에일정정도통일성을도모함으로써법적안정성에기여하기위함이었다. 이를토대로 2008. 7. 22. 바이에른주의입법자들은마침내독자적인집회법을제정함으로써기본법개정으로인해란트에게부여된집회관련입법권을최초로행사하였다. 바이에른주의적극적인집회법제정의배경에대해독일현지에서는, 정치적회합등전통적인집회의목적을벗어난다양한형식의회합이점점활발하게개최되고있으며, 집회의자유에대한보호를강화시켜온독일연방헌법재판소판례의입장을반영할필요성이증대되었기때문인것으로풀이하고있다. 47 (2) 제정시의조문내용개관 48 제정당시의바이에른집회법의채증관련규정 ( 제 9 조 ) 은기본적으로이에상응하는 연방집시법규정 ( 제 12a 조및제 19a 조 ) 을토대로만들어졌다. 49 연방집시법이규정하고 47 이상바이에른집회법제정의형식적실질적배경에대해서는 Alfred Scheidler( 주 44), pp. 6-11; 박희영, 독일각주의집회법제정동향 : 바이에른주및니더작센주, 월간법제 2010 년제 11 호, 법제처, 2010, pp. 31-32 등참조. 48 본조의조문은아래의표중왼쪽 2010. 4. 22. 개정전제 9 조 부분참조. 49 연방집시법은채증에관한규정을옥내집회부분에서규율 ( 제 12a 조 ) 하고옥외집회부분에서이를준용 ( 제 19a 조 ) 하여관련조문이두개인반면, 바이에른집회법은총칙부분에서경찰의촬영에대해다루고있기때문에제 9 조하나뿐인것이다. 집회현장에서의촬영의성격이집회의

집회현장에서의경찰채증활동에대한기본권적문제제기 131 있는촬영의요건및촬영된자료의폐기의무, 폐기의무면제의사유등을그대로수용하고있는것이다. 다만, 바이에른집회법이연방집시법에는없는조망촬영에대한규정을담고있는바, 이에대한검토가요구된다. 50 조망촬영 ( ) 이란, 말그대로집회가이루어지고있는현장의상황을전체적으로파악가능하도록먼곳에서촬영하는것을뜻한다. 치안을담당하는행정경찰은위험방지및질서유지를위해집회의총체적인현황을파악하는데용이한조망촬영을할필요가있다. 바이에른집회법은이러한필요성을반영하여조망촬영에대한내용을삽입한것으로보인다. 그런데, 제1항제1문에서집회현장에대한촬영및촬영물의저장 (Aufzeichnungen) 을 집회참가자들로부터공공의안녕혹은질서에대한현저한위험이발생할것이라고인정할수있는정당한근거가있는경우에한하여 제한적으로허용하고있는것과는달리, 제2항제1문은실시간조망촬영 (Übersichtsaufnahmen) 을 경찰투입을유도하고지휘하기위하여, 제2항제2문은조망촬영및조망촬영물의저장 (Übersichtsaufzeichnungen) 을 경찰이집회에대응하여행한실질적조치에대한평가를위하여필요한경우 에대하여폭넓게허용하고있다. 실시간조망촬영, 그리고조망촬영및조망촬영물의저장은제1항의촬영의경우와는달리신원확인을그목적으로하는것이아니므로개인정보자기결정권및집회의자유를침해하는정도가덜하고, 따라서그요건이제1항처럼엄격할필요가없다는판단에의한것으로생각된다. (3) 헌법소원과독일연방헌법재판소의판례 그런데, 바이에른집회법은제정되어발효되자마자법적으로문제시되는운명을맞이 한다. 바이에른주의노동조합연합회와정당들, 그리고기타시민단체들이집회현장에서 장소가옥외인지옥내인지에따라달라지지도않으며, 연방집시법제 19a 조또한제 12a 조를가감없이준용하고있는점등을고려하였을때, 바이에른집회법의규정이입법상보다체계적인것으로보인다. 50 원활한이해를위해우선바이에른집회법제 9 조에사용되는용어들의뜻을명확히할필요가있다. 본조의가장중요한특징은, 단순히실시간으로촬영하는것에그치는것을의미하는 Aufnahmen 과촬영과촬영물의저장양자를포함하는개념인 Aufzeichnungen 을구분하고있다는점이다 ( 서정범, 바이에른집회법에대한관견 ( ), 경찰법연구제 8 권제 1 호, 2010, p. 217, 각주 80). 이와마찬가지로조망촬영의경우에도실시간으로조망촬영하는것에그치는것을의미하는 Übersichtsaufnahmen 과조망촬영과조망촬영물의저장양자를포함하는개념인 Übersichtsaufzeichnungen 이구분된다 (Alfred Scheidler( 주 44), p. 44).

132 공익과인권 통권제 15 호 (2015) 의채증에대해규정하고있는제 9 조등본법률의일부조항들이독일기본법에의해기 본권으로보장되고있는집회의자유와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침해한다는것을이유로 헌법소원을제기한것이다. 뿐만아니라청구인들은본안결정이있기까지해당규정들의 효력을일시적으로정지시키는가처분명령 51 을함께내려줄것을신청하였다. 독일의연방헌법재판소는 2009. 2. 17. 이에대해판단하면서제 9 조를포함한일부조 항들에대해효력정지가처분명령을발하였다. 52 본고의주제와관련하여서는 경찰은 경찰이집회에대응하여행한실질적조치에대한평가를위하여필요한경우에는조망 촬영된것을저장 (Übersichtsaufzeichnungen) 할수도있다. 고규율한제 9 조제 2 항제 2 문 이특히문제되었는데, 그이유는다음과같다 : 오늘날영상기술의수준상먼거리에서 이루어진조망촬영이라고하더라도이를통해피촬영자의신변을파악하는것은어렵지 않다. 그렇다면조망촬영및저장 (Übersichtsaufzeichnungen) 은일반적인촬영및저장 (Aufzeichnungen) 에준하여그요건이설정되어야할것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제 9 조 제 2 항제 2 문은특정행정상의목적달성을위하여필요하기만하면조망촬영및저장을 할수있도록규율하고있다. 동조제 4 항에따라일정한경우촬영물이즉시폐기되지 않고보관될수있음을고려하였을때, 느슨한요건하에서조망촬영및저장을허용하게 되면피촬영자는집회의참가가관청에의해녹화됨으로인해자신에게개인적인위험이 발생할수도있다고생각하게되어집회의자유를행사하는것을주저하게된다. 이는 개인의인격발현의기회를박탈하는것일뿐만아니라공공복리도함께저해하게되는 데, 집회의자유의실현을통한시민들의행위능력과협의능력의함양은민주자유공동체 의필수조건이기때문이다. 이처럼문제된조항의효력을유지하는것은크나큰불이익 을가져온다. 반면해당조항의효력을박탈함으로써발생하는불이익은경찰이집회대 응조치를평가하기위해필요한자료를확보하지못하게되는것인데, 이는집회로부터 51 연방헌법재판소는어떤법률의효력발생을지연시키거나이미효력이발생한법률의효력을다시박탈할수있는자신의권한을매우조심스럽게행사하여왔는바, 이는그러한가명령을발하는것은언제나입법자의형성의자유를침해하는것이되기때문이다. 따라서어떤법률에대한헌법소원절차가개시된경우에도당해법률의효력은다음과같은경우에한하여서만잠정적으로박탈되어질수있다. 즉, 문제되는법률의효력을정지시키지않고그대로인정하였는데사후적으로그법률의위헌성이확인된경우그로인하여발생하는불이익이특별히중대하고, 또한그러한불이익이그의범위와정도에있어사후적으로합헌이라는것이증명된법률을효력을잠정적으로박탈한경우에발생하는불이익을능가하는것이명백한경우에한하여인정된다. ( 서정범, 바이에른집회법에대한관견 ( ) ( 주 50), p. 225, 각주 98.) 52 BVerfG, Beschluss vom 17. 2. 2009-1 BvR 2492/08.

집회현장에서의경찰채증활동에대한기본권적문제제기 133 현저한위험이발생하지않는한그의미가경미하다. 전자의불이익이후자의불이익보다명백히크기때문에본조문의효력을일시적으로박탈할수있다. 연방헌법재판소는해당규정의효력을잠정적으로박탈시키는데서그치지않고본안에대한결정이있을때까지조망촬영및저장 (Übersichtsaufzeichnungen) 과관련한기준을제시한다. 그기준은다름아닌본조제1항제1문의일반촬영및저장 (Aufzeichnungen) 의요건과동일한, 집회로부터현저한위험이발생할여지가상당할것 이다. 53 (4) 개정전후조문비교바이에른주의입법자들은연방헌법재판소의견해를받아들여바이에른집회법을개정하였다. 직접적으로그위헌성이의심된다고지적받은제9조제2항제2문에서조망촬영및저장의요건을강화하였을뿐만아니라, 제2항제1문의실시간조망촬영의요건도세밀하게다듬었다. 기타자세한개정내용에대한설명은개정전후의조문을비교한아래표로갈음한다. 제 항 개정전제 조 자료수집 촬영과녹음 조망촬영 경찰은집회에서혹은집회와관련하여서집회참가자들로부터공공의안녕혹은질서에대한현저한위험이발생할것이라고인정할수있는정당한근거가있는경우에한하여집회참가자들에대한개인정보를수집하고 촬영과녹음을행하고그를저장할수있다 이러한조치는제 자가불가피하게관계될수밖에없는경우에도행해질수있다 제 항 개정후제 조 자료수집 촬영과녹음 조망촬영 경찰은집회에서혹은집회와관련하여서집회참가자들로부터공공의안녕혹은질서에대한현저한위험이발생할것이라고인정할수있는정당한근거가있는경우에한하여 공개적으로만집회참가자들에대하여촬영과녹음을행하고그를저장할수있다 이러한조치는제 자가불가피하게관계될수밖에없는경우에도행해질수있다 53 이상독일연방헌법재판소의효력정지가처분결정의이유및제한요건제시에대해서는박희영, 독일각주의집회법제정동향 : 바이에른주및니더작센주 ( 주 47), pp. 50-51; 박희영, 집회현장에서비디오촬영의위헌여부에대한가처분결정 (BVerfG, Beschluss vom 17. 2. 2009-1 BvR 2492/08), 최신독일판례연구 2010 년 6 월, ( 주 ) 로앤비, 2010, pp. 2-6; 서정범, 바이에른집회법에대한관견 ( ) ( 주 50), pp. 228-229; Alfred Scheidler( 주 44), pp. 20-21 등참조.

134 공익과인권 통권제 15 호 (2015) 제 항 경찰은경찰투입을유도하고지휘하기위하여집회장소와그주변에대한조망촬영을할수있다 경찰은경찰이집회에대응하여행한실질적조치에대한평가를위하여필요한경우에는조망촬영된것을저장할수도있다 이들자료는경찰의교육 신임교육과재교육 을위한목적으로도사용될수있다 촬영과녹음의대상이된자의신원확인은제 항의요건이존재하는경우에한하여허용된다 제 항 경찰은집회의크기나전망의어려움으로개별적으로필요한경우에한해서만 그리고공개적으로만경찰투입을유도하고지휘하기위하여집회장소와그주변에대한조망촬영을할수있다 경찰은집회로부터 그집회의일부또는그집회의주변으로부터공공의안녕혹은질서에대한현저한위험이발생할것이라고인정할수있는정당한근거가있는경우에한하여 조망촬영된것을저장할수도있다 촬영과녹음의대상이된자의신원확인은제 항의요건이존재하는경우에한하여허용된다 제 항 제 항과제 항에따른조치에대하여는경찰관직무집행법제 조제 항이준용된다 제 항 제 항과제 항에의해수집된정보 사진 녹음 조망촬영된촬영물은집회혹은그와시간적사항적으로직접적으로관련있는사건의종료후에지체없이삭제혹은폐기되어야한다 그러나다음각호의경우에는그러하지아니하다 범죄행위에대한형사소추를위해필요한경우 관계인이집회에서혹은집회와관련하여범죄행위를예비하였거나범죄를행하였다는혐의가있고 따라서그로부터장래의집회에서현저한위험이발생할염려가있기때문에구체적인경우에있어서위험방지를위하여필요한경우 제 항 제 항과제 항에의해수집된정보 사진 녹음 조망촬영된촬영물은집회혹은그와시간적사항적으로직접적으로관련있는사건의종료후에지체없이평가되어야하고늦어도 개월이내에삭제되어야한다 그러나다음각호의경우에는그러하지아니하다 범죄행위에대한형사소추를위해필요한경우 관계인이집회에서혹은집회와관련하여범죄행위를예비하였거나범죄를행하였다는혐의가있고 따라서그로부터장래의집회에서현저한위험이발생할염려가있기때문에구체적인경우에있어서위험방지를위하여필요한경우

집회현장에서의경찰채증활동에대한기본권적문제제기 135 제 항제 문에따라저장된조망촬영물은경찰의전술적조치에대한평가를위하여필요한경우에는보존될수있다 제 문제 호혹은제 문에서열거된이유로삭제혹은폐기되지않는정보 사진 녹음 조망촬영된촬영물은그것이범죄행위에대한수사를위하여필요하게된경우가아니라면 늦어도그것이발생한후로부터 년후에는삭제혹은폐기되어야한다 제 항제 문에따라행해진조망촬영된촬영물은그것이경찰의교육목적으로사용되는경우에는삭제혹은폐기하여야할의무가없다 조망촬영물이저장된경우조망촬영의대상이된자의신원확인은그것이행해진 년후에는제 항제 문에도불구하고허용되지않는다 조망촬영과조망기록에수록된자의신원확인은제 문제 호에의한목적을위해서필요하지않는한 기술적으로회복이불가능하도록하여야한다 제 문제 호에서열거된이유로삭제혹은폐기되지않은정보 사진 녹음 조망촬영된촬영물은그것이범죄행위에대한수사를위하여필요하게된경우가아니라면 늦어도그것이발생한후로부터 개월이경과한후에는삭제혹은폐기되어야한다 제 항 제 항제 문에따라저장된조망촬영물은경찰의전술적조치에대한평가를위해필요한경우에는 여기에수록된자의신원확인이복구할수없도록불가능하게한독자적인기록이생성되어야한다 이기록은다른목적을위해서사용되어서는아니된다 경찰의교육및연수를목적을위한독자적인기록의작성은 그기록이제 항에의해서삭제되지아니하는한 허용된다 제 항 제 항과제 항에의한조망촬영및기록의생성을위한사유와제 항제 문제 호및제 호에의한이의사용을위한사유는문서로작성되어야한다

136 공익과인권 통권제 15 호 (2015) 조망기록이제 항제 문에의해서독자적인기록으로작성된경우에는경찰의교육및연수를위한필요성 작성된개수및보관장소가문서로작성되어야한다 제 항 형사소송법과질서위반법에따른개인관련정보의수집권한은 본조의규정에의하여 영향을받지않는다 제 항 형사소송법과질서위반법에따른개인관련정보의수집권한은 본조의규정에의하여 영향을받지않는다 2. 영국 : 법원판례 (Wood v. Commissioner of Police for the Metropolis 사건 ) 주지하듯영국은대륙법체계가아닌판례법체계를따르고있으므로, 권위를가진법 원의판례에의해주요법리들이형성되어있다. 집회현장에서의경찰채증에대해서도 54 서정범, " 집회에서의채증활동 ( ) 에관한법리에대한연구 "( 주 45), pp. 293-294 에게재된번역을따랐다., 1. 등기호의독음은연방집시법의경우와동일하다. 개정을통해삭제된부분에는최소선 ( 문자가운데줄 ) 을표시하였다. 55 박희영, 집회현장에서비디오촬영의위헌여부에대한가처분결정 (BVerfG, Beschluss vom 17. 2. 2009-1 BvR 2492/08) ( 주 53), p. 7; 박희영, 독일각주의집회법제정동향 : 바이에른주및니더작센주 ( 주 47), pp. 36-37 등에게재된번역을참고하되, 개정전후조문의효과적인비교를위하여서정범, " 집회에서의채증활동 ( ) 에관한법리에대한연구 "( 주 45) 의번역을고려하여문장형식및단어의사용등을정리하였고, 새로삽입된부분에는밑줄을표시하였다. 정리과정에서의오류가존재할수있음을밝혀둔다. 56 바이에른주의경찰관직무집행법제 30 조제 3 항제 1 문은 경찰에의한개인관련정보의수집은원칙적으로공개적으로행하여져야한다. 고규정하고있다. ( 서정범, " 집회에서의채증활동 ( ) 에관한법리에대한연구 "( 주 45), p. 301, 각주 211.) 개정전에는타법률에규정되어있는경찰의개인정보공개수집원칙을준용하는방식을취했다면, 개정후에는집회법제 9 조제 1 항과제 2 항조문내에공개적으로만촬영할수있다고직접규율하는방식을취했다. 공개촬영에관해서는입법형식만바뀌었을뿐실질적인내용상의차이는없는것으로보인다. 57 조망촬영저장물의경찰목적상이용에관한구조문제 4 항제 2 문및제 4 문은단순삭제된것이아니라, 신조문제 4 항및제 5 항등에서그요건을보다강화하여규정함으로써개인정보자기결정권과집회의자유를보다본질적으로보장하는방향으로대체된것으로보인다. 단적으로, 구조문하에서는행정상목적으로조망촬영되어저장된자료를바탕으로집회참가자의신원을확인하는것이물리적으로는가능하나법률적으로만금지되었던반면에, 신조문하에서는촬영자료를해당목적으로이용하려면애초에피촬영자의신원확인이물리적으로불가능하게끔조정되어야만한다.

집회현장에서의경찰채증활동에대한기본권적문제제기 137 마찬가지인데, 2008년이와관련한유의미한판결이내려져이를소개하고자한다. 구체적인사실관계와법원의입장을구체적으로논하기전에, 사건이전까지의영국경찰의집회채증관행및이와관련한논란에대해간략히언급하고자한다. 영국에서집회및시위현장에대한사진채증은경찰청의하위조직중에서도 Forward Intelligence Team(FIT, 이하 전방첩보반 ) 과 Evidence Gathering Team(EGT, 이하 증거수집반 ) 에의해이루어진다. 전방첩보반은본래축구장등스포츠행사에서질서를문란하게하고소란을일으키는이들을단속함으로써치안을유지하는역할을담당하였었는데 1990년대중반이후로는정치적인집회및시위에대해서까지감시의범위를확장하게되었다. 그리고증거수집반은집회및시위가진행되고있는도중범법행위가발견될경우이를촬영함으로써향후피의자에대한기소과정에서사용될증거를확보하는것을목적으로활동한다. 한국의경찰이법리적으로는행정경찰과형사사법경찰의성격을동시에갖지만현실세계에서는두역할이엄격하게구분되어수행되는것이아닌것처럼, 영국경찰의전방첩보반과증거수집반역시활동을함께하는것이일반적이며, 런던이외의지방경찰청은별도의팀을두지않고하나의팀으로운영하는경우도있다고한다. 영국의시민단체들은특히전방첩보반의채증관행에대해문제를삼았다. 전방첩보반은주로범법행위를할것으로의심되는사람을추적하며감시하는역할을수행하는데, 이는본래의목적을벗어나개인정보자기결정권과집회의자유를침해할소지가있다는것이었다. 영국의대표적인신문인가디언 (The Guardian) 이전방첩보반의채증자료관리실태를공개하면서사회적논란은더욱불거졌다. 전방첩보반의촬영을통해저장된, 피촬영자들의신원을확인하기에충분할정도로구체적인자료들이경찰에의해관리되고있다는보도였다. 58 그리고 2008년마침내법적인문제가제기되었다. 앤드류우드 (Andrew Wood) 라는자가법원에경찰의채증관행의정당성에대해의문을제기한것이다. 가. 사건개요 우드는무기거래를반대하는운동가로서, 스피어헤드엑서비션스 (Spearhead Exhibitions) 라는회사가무기박람회를개최한것에대해동료들과함께항의할계획을세웠다. 효과 적인항의를위해스피어헤드엑서비션스의모회사인리드엘세이버 (Reed Elseiver) 의주 58 이상영국경찰의채증관행및이와관련한논란에대해서는김연식, 영국의집회시위현장에서의채증활동과관련한법제, ( 최신 ) 외국법제정보 2010 년제 7 호, 한국법제연구원, 2010, pp. 14-16 참조.

138 공익과인권 통권제 15 호 (2015) 주총회에서의항의를계획한그들은해당회사의주식을구매하는등주도면밀하게계획 을실행에옮겼다. 이러한정보를입수한경찰은시위모의자들가운데 ( 우드가아닌다 른 ) 한명이무기거래반대운동과관련하여범죄경력이있다는사실을파악하고는또 다른불법행위의발생가능성을차단하고자주주총회장소에병력을투입하고이들에대 한감시에착수하였다. 당일주주총회현장에서우드를제외한두명의활동가들은행사 진행요원들에게항의를저지당하자소란을피웠고, 경찰은자신들이공무로서촬영을수 행하고있다는것을사람들이알아볼수있도록정복을착용한채로두활동가들과우드 에대한채증을진행하였다. 그런데경찰은, 우드가직접적으로이집회에서소요를일으 켰다는근거는확보하지못한상태였으며, 심지어우드가주주총회현장을떠난후에도 무기거래반대운동과관련한추후의불법행위가발생가능하다면서지속적으로우드를 추적하며관찰하였고우드의신원을확인하고자하였다. 우드는이에대해경찰의채증으 로인해 Convention for the Protection of Human Rights and Fundamental Freedoms ( 인 권및기본적자유의보호에관한유럽협약 으로번역. 이하 유럽인권협약 ) 상의기본 적권리들이침해되었다고법원에소송을제기한것이다. 59 60 나. 법원의입장 원심법원인 The High Court of Justice, Queen's Bench Division, Administrative Court( 고등행정법원 으로번역, 이하 원심법원 ) 는우드에대한경찰의사진채증이 정당하다고판시 61 하였으나, 항소법원 Court of Appeal, Civil Division( 항소법원민사 부 로번역, 이하 항소법원 ) 은원칙적으로채증의정당성자체는인정될수있으나그로 인한우드의기본권침해가비례성을상실하여과도하다고판시 62 하고있다. 항소법원의 59 영국의 Human Rights Act 1998 ( 1998 인권법 으로번역 ) 제 2 조에따라유럽인권협약은영국내에서효력을갖게되었다. 이에의하면, 영국국내법원은소송이제기된사건을재판함에있어서유럽인권협약의기본권조항및이와관련한유럽인권법원의판례를고려하여야만한다. 문제가된사건의개요에대해서는김연식, 집회시위에관한사진채증활동의헌법적근거와그한계에대한검토 : 영국법원의법리에대한비교법적분석을통하여, 강원법학제 37 권, 2012, pp. 131-132 참조. 60 문제가된사건의개요에대해서는김연식, 집회시위에관한사진채증활동의헌법적근거와그한계에대한검토 : 영국법원의법리에대한비교법적분석을통하여, 강원법학제 37 권, 2012, pp. 131-132 참조. 61 Wood v Commissioner of Police for the Metropolis, [2008] EWHC 1105 Admin. 62 Wood v Commissioner of Police for the Metropolis, [2009] EWCA Civ 414.

집회현장에서의경찰채증활동에대한기본권적문제제기 139 판단을집회의자유침해여부와사생활의자유침해여부로나누어재구성한다. (1) 집회의자유침해여부 유럽인권협약 제 조 표현의자유 모든사람은표현의자유에대한권리를가진다 이권리는의견을가질자유와공공당국의간섭을받지않고국경에관계없이정보및사상을주고받는자유를포함한다 이조가방송 텔레비전또는영화사업자에대한국가의허가제도를금지하는것은아니다 이러한자유의행사에는의무와책임이따르므로무질서와범죄의방지 보건이나도덕의보호 타인의명예나권리의보호 비밀리에얻은정보의공개방지또는사법부의권위와공정성의유지를위하여민주사회에서국가안보 영토의일체성이나공공의안전에필요하여법률에규정된바와같은형식 조건 제약또는형벌에따르게할수있다 제 조 집회및결사의자유 모든사람은자신의이익을보호하기위하여노동조합을조직하고 이에가입하는권리를포함하여평화적인집회및다른사람과의결사의자유에관한권리를가진다 이권리의행사에관하여는무질서와범죄의방지 보건이나도덕의보호또는타인의권리및자유의보호를위하여민주사회에서국가안보또는공공의안전에필요하여법률의규정에의한경우이외에는어떠한제한도부과되지아니한다 본조는국가의군대 경찰또는행정부의구성원이이러한권리를행사하는데대하여합법적인제한을부과하는것을방해하지않는다 항소법원은원심법원과동일하게, 경찰의채증조치로인해유럽인권협약제10조와제11조에의해보장되는자신의표현의자유및집회결사의자유가침해되었다는우드의주장을배척하였다. 그런데이는일반적으로채증이집회의자유를침해하는것은아니라는유의미한판례법리를정립한것이아니라, 우드사건의구체적인사실관계를고려하였을때경찰의채증활동과우드의집회참가사이의연관성을확인할수없기에내려진결론이라는점에서주의를요한다. 사건당일리드엘세이버사의주주총회에서항의시위를한자들은우드가아닌다른무기거래반대운동가두명이었다. 즉, 우드는동료두명과는달리본격적인무기거래반대시위에는참여한적이없는것이다. 따라서사안의사실관계에서우드의집회참가로평가될수있는행위는애초의주주총회참가밖에는없으며, 공권력의행사로인해우드의집회의자유가침해되었는지여부는경찰의채증으로인해우드의주주총회참가가방해되었는지여부에따라판단되어야한다. 63 번역은정인섭편역, 국제인권조약집, 증보판, 경인문화사, 2008, p. 620을따랐다.

140 공익과인권 통권제 15 호 (2015) 주주총회참가이후에비로소시작된경찰의채증활동으로인해주주총회참가가방해받았다고할수는없으므로, 당일경찰의채증활동은우드의집회의자유를침해할수없었다. 다시말해, 법리적으로채증이집회의자유에대한부당한침해가아니라고평가될수있는것이아니라, 사실의선후관계상경찰은물리적으로우드의집회의자유에영향을끼칠수있는여지가없었다고보아야한다는것이다. 다만, 우드의변호인은경찰의채증이우드의집회의자유행사를불가능하게끔위축시켰다는주장을하였고항소법원은이러한주장의정당성을어느정도인정한것으로보인다. 비록유럽인권협약상기본적권리의보호에대하여변호인의주장처럼해석하여침해성을인정할수는없지만, 예상되는불법행위의정도에비해과도하게투입된경찰력으로인해우드개인의기본권행사가위축되는효과가발생할수있다는점을지적한것이다. 64 (2) 사생활의자유침해여부 유럽인권협약 제 조사생활및가족생활을존중받을권리 모든사람은그의사생활 가정생활 주거및통신을존중받을권리를가진다 이권리의행사에대하여는무질서와범죄의방지 보건및도덕의보호또는타인의권리및자유를보호하기위하여 민주사회에서국가안보 공공의안전또는국가의경제적복리에필요하여법률에따른경우이외에는어떠한공공당국의개입도있어서는아니된다 우리헌법이개별기본권조항과별개로존재하는제37조제2항에의거하여기본권제한의요건및한계를일반적으로규정하고있는것과는달리, 유럽인권협약은개별기본권과관련한각각의조항내에서그한계에대해서까지규정한다. 제8조의경우제1항에서사생활의권리의일반적내용을확인한후제2항에서이를제한할수있는사유를소극적으로열거하고있다. 이러한규정형식은영국법원이개별기본권의침해여부를판단하는사법심사를행함에있어서유효하게사용할수있는틀을제공해준다. 즉, 법원은제8조제1항에서언급된기본권의내용을구체화함으로써사안의공권력 64 우드사건에서집회의자유의침해여부에대한영국법원의입장에대해서는김연식, 집회시위에관한사진채증활동의헌법적근거와그한계에대한검토 ( 주 60), pp. 136-137 참조. 65 번역은정인섭편역 ( 주 63), p. 619 를따랐다.

집회현장에서의경찰채증활동에대한기본권적문제제기 141 행사가사생활의자유를침해하는것인지여부를우선적으로판단한후, 침해성이인정될경우에한해관련사실관계가동조제2항이허용하고있는정당화사유에해당하는지를가려최종적으로경찰의채증이사생활의자유를부당하게침해하는것인지아니면그러한침해가불가피한것인지를판단할수있는것이다. 그리고각단계에서의판단은주로, 판례를주된법원 ( ) 으로하는영국답게, 사안과유사한사실관계가문제된선행판례들에서정립한요건들을충족시켰는지여부에의존한다. 항소법원은우드사건의사실관계가유럽인권협약제8조제1항과관련이있는지, 즉경찰의채증이우드의사생활의자유를침해한것인지자체를일차적으로판단함에있어서는 ) 공권력의행사로인한개인의자율성의위협이중대한것인지, ) 개인이이러한조치와관련하여프라이버시에대한합리적인기대를향유하고있는지를묻는다. 또한제8조제2항의문제에대해서는, 즉채증으로인한우드의사생활의침해가정당한것인지를최종적으로판단할때에는, ) 목적의정당성을가진조치가 ) 법에의거하여 ) 민주주의사회에서필요한경우에이루어진것인지를살핀다. 항소법원은, 우드사건을심사함에있어이러한기본적인틀에더해독특한요소를추가한다. 문제된경찰의채증활동을하나의단일한공권력행사로서만다루면서단한번의심사에그치는것이아니라, 단순한촬영자체라는가정적추상적사실에서부터시작해자료의사용이예상되는촬영과촬영된자료의보관및이용이라는구체적경우까지사실관계를점차입체화시키면서 채증 과관련한다각적인공권력행사에대해여러차례의심사를거치는것이다. 판례법체계하에서구체적사안에대한일회적판단에머무르지않고앞으로도통용될수있는법원 ( ) 을정립해야하는법원 ( ) 의역할을고려한부분이었다고판단된다. 우선일반적인촬영자체에대해서는제8조제1항에근거한일차적심사에서기본권침해성자체를부정한다. 공개된장소에서의촬영자체는, 피촬영자에대한폭행을수반하는등강제적인방법으로촬영되거나피촬영자가촬영되고있음을인식하지못하고있는상태에서몰래촬영되는등의사정이없는한, 합리적으로기대할수있는프라이버시에대한보호범위밖에있다는것이그근거이다. 즉, 사안에서처럼경찰이채증을수행하고있음이명확하게드러날수있도록정복을착용하고있는등사진채증이있을것이라고합리적으로예상될수있는상황이었다면, 촬영이이루어진자체에대해서는문제를제기할수없다는것이다. 그런데기실집회현장에서의촬영이 촬영자체 일수는없다. 경찰이집회현장에서특정인을촬영하는것은그목적이있을것이기때문이다.

142 공익과인권 통권제 15 호 (2015) 만약이처럼채증된사진이추후사용될것이암시되는상황에서의촬영이라면? 이경우는사생활과관련한자료의보관이예상되는채증이라고할수있으므로, ) 개인의자율에대한중대한위협임과동시에 ) 합리적인권리보호의기대범위를벗어났다고볼수있다. 따라서유럽인권협약제8조제1항에서보장된사생활의자유에대한침해성은인정되는바, 이제부터는동조제2항에근거한비례성심사가필요한문제가된다. 항소법원재판부는촬영의대상이된행위가심각한범죄로판단될소지가클수록채증의허용요건이완화될수있다는비례적기준을바탕으로사안에접근하여, 사건당일집회현장에서그리고이후에우드를추적하면서촬영을하고이후이촬영을통해얻은자료를보관한경찰의조치는비례성원칙을위반한과잉채증이었다고판시한다. 주주총회에서벌어질것이예상되는소요혹은범법행위에대한증거수집의범위에서만그목적의정당성이인정되는데해당사건발생이후에도계속자료를보관하고있는것은목적의정당성이인정되지않으며, 동료운동가들인집회참가자들과의단순접촉사실및우드가향후다른곳에서범법행위를할수있는가능성등의요소또한사건당일촬영된우드의사진을지속적으로보관하는것을정당화시켜주지는않는다는것이항소법원이제시한이유였다. 66 3. 기본권제한의요건및한계에관한시사점 독일의경우, 이미연방집시법에서채증으로인한기본권제한의한계를입체적으로 설정하고자노력한점이돋보인다. 채증이단지증거채집에그치는것이아니라행정경 찰적요소가있는공권력행사라는점을인정하여이를허용하되, 그요건을매우엄격하 게설정하고있다. 불가피하게채증이이루어진경우라고하더라도목적에따른채증자 료의보관기한을제한하여, 경찰공권력이국민들의개인정보인초상을확보하고있는 것이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대한제한임을명확히하였다. 바이에른집회법은조망촬영 에대해별개로규정하고있는점이눈에띈다. 사실적측면에서보자면, 범법행위를한 집회참가자개인에대한형사소추나위험한행위를할것으로현저하게예상되는개인에 대한감시를위해서가아니라면, 굳이참가자개개인의신원을확인할수있게끔가까이 66 우드사건에서영국법원의기본권심사구조및사생활의자유의침해여부에대한입장에대해서는김연식, 집회시위에관한사진채증활동의헌법적근거와그한계에대한검토 : 영국법원의법리에대한비교법적분석을통하여 ( 주 60), pp. 133-135, 137-149 참조.

집회현장에서의경찰채증활동에대한기본권적문제제기 143 서촬영할필요는없을것이다. 즉, 집회로인해발생가능한공공의위험을예방하기위해필요한행정적채증활동은전체적인집회의양상을파악할수있을정도의거리에서만조망촬영하는것으로충분할것이다. 물론이경우에도개인정보자기결정권이침해될여지가있기때문에, 바이에른의입법자들은자료의기한내삭제의무를부과하는등침해를최소화하기위한조치를취하였다. 그러나기본권수범자들은이에만족하지않았다. 그들은헌법소원을제기했고, 결국법률의개정까지이끌어냈다. 개정후의바이에른집회법은공권력의목적을위해필요한최소한의정도로만개인의기본권에제한을가하라는비례성의원칙을매우엄격한수준으로준수한것이라는점에서, 유의미한척도가된다. 영국법원은치밀한논리전개와균형적인법리적용을통해, 우드사건에서경찰이채증자료를지속적으로보관하고있는것이유럽인권협약상인정되는사생활의자유를침해한것이라고설시하였다. 항소법원은집회와관련되어피촬영자가특정되어촬영된만큼그자료가어떻게사용될지예상하기어렵다는사실때문에프라이버시를침해할수있는소지가있다고하였다. 시민개인의사진을경찰력이보관하고관리할수있는가능성이있다는것자체만으로도프라이버시와관련하여문제될수있다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대한민감한감수성을바탕으로한문제의설정이었던것으로평가된다. 이후이차적으로실시한비례성심사에서, 국가가초상등개인정보를지속적으로보관하는것은매우제한된요건하에서만허용되어야한다고판단하였는데, 이는채증과관련한비례적한계를엄격하게판단한점에서유의미한것이었다고판단된다. 집회의자유와관련하여서는, 우선독일의연방헌법재판소가집회의자유의침해가가지는위험성을부각한점이주목되어야한다. 국민의집회의자유에대한침해는단순히기본권수범자개인에대한침해에그치는것이아니라, 민주주의사회전체에대한위협이다. 영국법원의판시는, 비록위축효과로인해집회로까지나아가지못한것을직접적으로집회의자유가침해된것으로해석할수는없다고하였으나, 과잉채증으로인해피촬영자가위축되어집회의자유를행사하는것을주저하였다면기본권의보호와관련하여문제가생길여지가있다는점은인정하였다는점에서채증과집회의자유와의관계에대해서도중요한시사점을던져준다. 집회현장에서의경찰채증활동과이를통해얻은자료의보관은피촬영자들의개인정보자기결정권과집회의자유를침해할뿐만아니라, 넓게보아서는촬영되지않은집회참가자들의집회의자유를제한할소지도있다. 물론형사사법경찰과행정경찰의존재

144 공익과인권 통권제 15 호 (2015) 의의를생각하였을때, 채증활동을통해추구되는공익적목적자체에대한존중도필요할것이다. 그렇다면문제는양자를어떻게조화시킬것인지로귀결된다. 이는기본권제한의한계를적절한선에서명확하게설정해야함을뜻한다. 독일과영국의사례는이러한과제를수행하기위해고려해야하는기본권적요소들이무엇이며구체적으로어떻게문제가될수있는지를잘보여준다. 이하에서는관련법규의존부및구체적인사례등한국의집회채증실태를살펴보며, 기본권친화적인지향점을모색해보기로한다.. 한국의집회채증활동실태 1. 집회채증활동근거법률의존부 가. 근거법률의필요성 주지하듯공권력의행사로서의경찰의채증활동이개인정보자기결정권과집회의자 유를제한한다면, 마땅히헌법제 37 조제 2 항이예비하고있는기본권제한의요건및한 계를준수하여야할것이다. 그중에서도형식적요건인법률유보의원칙은, 국민의기본 권을제한하려면반드시법률에그근거를둘것, 즉국민의대표기관인국회의동의에 의할것을요구하고있다. 국민일반의입장에서, 법률의민주성 67 은기본권제한의수인 가능성을, 법률의명확성은그예측가능성을보장해주기때문이다. 68 특히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제한함에있어서법률유보의원칙이강하게요청되는이 유에대해서는, 지문날인정보사건에서반대의견 ( 위헌의견 ) 을개진한재판관 3 인이명쾌 하게언급하고있다. 이는곧자유민주주의와법치주의를기본적인헌법원리로삼고있 는우리헌법에서개인의정보주권에대한제한은그정보주체스스로가동의하거나자 신의대표인국회가제정한법률을통하여서만즉, 자기지배를통하여서만가능하다는 67 물론법률의민주성은국민일반과의관계에있어서는언제나간접적이다. 대의민주주의의한계상국민모두가법률을직접적으로제개정할수는없고국민에의해선출된국회의원들이입법자의이름으로입법권을행사하기때문이다. 불가피한현상일지라도, 실정법만능주의에대한경계를위해늘염두에두어야한다. 68 기본권제한의법률유보원칙의일반적내용에대해서는전광석 ( 주 9), p. 259 참조.

집회현장에서의경찰채증활동에대한기본권적문제제기 145 것을뜻한다. 특히고도정보화사회에서정보를통한타인이나사회세력, 국가권력에의한 지배는헌법상허용되지아니하며, 그것을허용하는경우에는인간의존엄과가치와개 인인격의자유로운발현은도저히확보될수없는것이다. 69 나. 경찰작용과법률유보의원칙 글의서두에서경찰채증활동의법적성질을형사절차법상증거수집을위한강제처분 과행정법상권력적사실행위로규명한바있다. 법률유보원칙의준수여부를판단함에 있어서도이러한채증의법적성질이그논의의토대가될것이다. 각성격에걸맞은규 정이존재해야만하기때문이다. 형사절차법적수사의일환으로서의채증은일반적인범죄현장및범행피의자에대한 촬영과다르지않기때문에촬영수사에대한근거조문의유무를따져야할것이다. 촬영 자체에대한형사소송법상의명시적인규정이없어촬영수사의성질에대한해석이갈리 고있음은전술한바와같다. 촬영이일반적인수사의기법으로사용되고있는실정에 비추어볼때, 규율의범위를촬영으로좁힌조문을형사소송법수사부분에도입하는 것이해석상혼란의방지와법률유보원칙의엄격한준수를위해필요하다할수도있을 것이다. 그러나형사소송법에서규율하고있는대물적강제처분에대한제규정들 70 을촬 영수사에대한법률적근거로보아도무방할것으로판단된다. 피의자의의사에반하여 그의소유물에대한배타적점유를일시적으로박탈하여수사하는것이대물적강제처분 이다. 피의자의개인정보를그의소유물에준하는것으로볼수있다면피의자의초상을 그의의사에반해확보하여수사하는촬영수사는대물적강제처분의성격을갖는다고할 수있다. 이러한규명을토대로형사소송법상대물적강제처분에대한규정들을형사절 차법적채증의법률적근거로본다면, 법률유보원칙의의의인권리보호의측면에서큰 문제는없을것이라본다. 강제처분은엄격한영장주의의통제하에있기때문에압수, 수색, 검증에대해일반적으로요구되는절차를준수하며채증을시행한다면, 법률유보 원칙이요청되는이유 - 국민의기본권보호 - 를충분히충족시킬수있을것이기때문 이다. 71 69 헌법재판소 2005. 5. 26. 선고 99 헌마 513 결정, 재판관송인준, 재판관주선회, 재판관전효숙의반대의견. 70 형사소송법제 215 조내지제 217 조. 71 강제수사와임의수사의구별기준으로기본권침해유무를제시하고이에근거해피촬영자의의

146 공익과인권 통권제 15 호 (2015) 그런데행정법상권력적사실행위로서의경찰채증에대한법률근거를찾는문제는간단하지않다. 형사사법절차와달리영장주의가관철될수있는영역이아니기때문에, 권리보호의측면에서공권력행사의요건과한계에대한보다명확한규율을요한다할것이다. 일반적으로경찰작용의법률근거를입법하는방식으로는특별경찰법상특별수권, 일반경찰법상특별수권, 일반경찰법상개괄조항에의한일반수권등이논해진다. 72 특별경찰법은집시법등과같이특수한영역내에서의경찰발동을다룬법률을의미하고, 일반경찰법은경찰법혹은경직법등일반적인경찰의직무범위및권한등을규정한법률을의미한다. 특별수권이란집회해산명령, 불심검문처럼특정한경찰조치로내용을국한하여권한을부여하는것이고, 일반수권은 필요한조치를취할수있다 등과같이조치의내용이특정되지않는포괄적인권한부여를의미한다. 아래에서는, 행정법상권력적사실행위로서의채증으로범위를좁혀특별수권조항의존재여부를먼저따져본후, 일반수권조항에의한채증의허용가부를검토한다. 73 유념해야할것은, 우리가발견하고자하는것은수권조항이지직무조항이아니라는점이다. 경찰에게임무를부과하는직무조항과권한을부여하는수권조항은엄연히다르다. 경찰에게범죄발생을방지해야하는임무가부과된다고해서, 절도범행을착수한자를죽일수있는권한이부여되는것은아니다. 기본권제한의요건인법률유보원칙과관련하여서는, 국민의기본권을일정정도침해할수있는권력적행정작용임에도불구하고이를행할수있는권한을법률이경찰에게부여하였는지여부가중요하기때문에, 수권조항의존부만이의미를갖는다. 더불어, 헌법제37조제2항이기본권제한의요건으로서요구하는수권조항이라면막연히어떠한조치를취할수있다고만규정하고있는것이아니라, ( 그것이국민의기본권을침해할수있기때문에 ) 일정한요건들을엄격히충족하는한에서만어떠한조치를취할수있다고규정하고있어야한다. 특별경찰법과 사에반하는사진촬영을초상권을침해하는강제수사로규정함으로써, 사진촬영수사에대해형사소송법제 215 조내지제 217 조를유추적용해야한다는주장의근거를제시하는견해로는배종대외, 신형사소송법, 제 5 판, 홍문사, 2013, p. 106 참조. 72 홍정선 ( 주 22), pp. 1144-1154 참조. 73 개별법률의개별규정을검토함에있어서는김성태, 에서의 에대한 와 ( 주 23), pp 115-121; 문성도 ( 주 37), pp. 56-58; 박종렬노상욱 ( 주 23), pp. 291-294; 서정범, " 집회에서의채증활동 ( ) 에관한법리에대한연구 "( 주 45), pp. 251-267; 이희훈, 집회시경찰의채증에대한공법적고찰, 법학연구제 21 권제 3 호, 연세대학교법학연구원, 2011, pp. 429-440 등을참고하였음을밝혀둔다.

집회현장에서의경찰채증활동에대한기본권적문제제기 147 일반경찰법의구분은법률의전체적인규율대상이무엇인지에따른형식적인요소에불 과하므로논의에서제외한다. 다. 채증에대한특별수권조항의존재여부 (1)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이미개최되어진행되고있는집회및시위현장에대한관리의일환으로특정한경찰조치를할수있도록권한을부여하고있는집시법조항으로는제8조제1항단서, 제 19조제1항, 제20조제1항등 74 을찾아볼수있다. 집회현장에서경찰은각각의조항에근거하여위험을초래한집회에대한금지통고, 집회장소에의출입, 불법집회에대한해산명령등의조치를취할수있다. 이러한특별수권조항이집회채증의권한까지를부여하고있는지가문제된다. 생각건대, 해당조항들을채증에대한수권규정으로보는것은지나치게무리한해석이다. 우선제8조제1항단서및제20조제1항의경우, 채증을통한금지통고와해산명령이물리적으로가능한것인지부터가의문이다. 설사채증을그간접적인방법중하나로상정할수있다고하더라도, 이는집회에대한금지통고와해산명령의실효성을확보하기위해채증이주는위축효과를정면으로이용하겠다는것밖에는되지않는다. 그리고제19조제1항이경찰의집회장소에의출입을허용하고있다고해서출입한이후의모든조치를포괄적으로허용하고있다고볼수도없다. 집회장소내에서의채증은피촬영자의신원을단번에확인할수있는민감한개인정보를매우직접적으로수집하는것이므로상당한수준으로엄격하게제한되어야한다. 단순한문리적해석이아닌비례성을고려한합헌적해석으로접근해보았을때, 집시법상제규정들을경찰에게채증에관한권한을부여하고있는수권조항으로평가하는것은타당하지않아보인다. 74 집시법제 8 조 단서 다만, 집회또는시위가집단적인폭행, 협박, 손괴, 방화등으로공공의안녕질서에직접적인위험을초래한경우에는남은기간의해당집회또는시위에대하여신고서를접수한때부터 48 시간이지난경우에도금지통고를할수있다. ; 제 19 조 경찰관은집회또는시위의주최자에게알리고그집회또는시위의장소에정복 ( ) 을입고출입할수있다. 다만, 옥내집회장소에출입하는것은직무집행을위하여긴급한경우에만할수있다. ; 제 20 조 관할경찰관서장은다음각호의어느하나에해당하는집회또는시위에대하여는상당한시간이내에자진 ( ) 해산할것을요청하고이에따르지아니하면해산 ( ) 을명할수있다.

148 공익과인권 통권제 15 호 (2015) (2) 개인정보보호법 개인정보보호법 ( 법률제12844호, 타법개정 2014. 11. 19, 시행 2014. 11. 19, 이하 개인정보보호법 ) 제15조제1항은 개인정보처리자는다음각호의어느하나에해당하는경우에는개인정보를수집할수있으며그수집목적의범위에서이용할수있다. 고하면서그사유를열거하고있는바, 제3호는 공공기관이법령등에서정하는소관업무의수행을위하여불가피한경우 를그사유로규정하고있다. 본규정은공공기관에해당하는경찰에게개인정보를수집할수있는권한과수집목적의범위에서그정보를이용할수있는권한을부여하고있다. 집회현장에서의채증은곧집회참가자의개인정보를수집하는것이며, 채증을통해확보된피촬영자의사진을보관하는것은수집된개인정보를이용하기위한전제가되므로, 본조항의요건이충족될경우경찰이집회현장에서의채증활동및채증자료의사후적인이용을할수있음은명백하다. 채증에대한수권조항으로기능할수있는여지가있는대목이다. 그러나제3 호에서이러한권한의행사가가능한사유를 법령등에서정하는소관업무의수행 과관련한것으로한정시키고있다는점에주목하여야한다. 본호에해당하여경찰이채증을할수있으려면, 그것이 법령등에서정하는소관업무의수행 과관련되어있는지가재차확인되어야한다. 즉, 이조항만으로는채증에관한법률유보적수권이완료되었다고할수없는것이다. 개인정보보호법제15조제1항제3호에의거하여채증이가능하다는주장을하려면필연적으로다른법령을근거로제시해야한다는점에서, 이를채증에대한완결적인수권규정으로볼수는없다. 오히려 불가피한경우, 수집목적의범위에서 등의문구로볼때, 개인정보의수집과이용의비례적한계를명시하고있는한계규정으로새기는것이타당하다. (3) 경찰관직무집행법 경직법제6조는범죄의예방과제지라는표제하에 경찰관은범죄행위가목전 ( ) 에행하여지려고하고있다고인정될때에는이를예방하기위하여관계인에게필요한경고를하고, 그행위로인하여사람의생명신체에위해를끼치거나재산에중대한손해를끼칠우려가있는긴급한경우에는그행위를제지할수있다. 고규율하고있다. 경고와제지라는포괄적용어로채증을담을수는없다는점에서, 앞서검토한집시법

집회현장에서의경찰채증활동에대한기본권적문제제기 149 제8조제1항단서및제20조제1항과같은이유로경직법제6조에대해채증관련특별수권성을인정할수없다. 한편동법제10조는경찰장비의사용에대해다루고있다. 75 제1항에서직무수행중경찰장비를사용할수있음을일반적으로선언한뒤제2항에서경찰장비의종류를열거한다. 그리고제3항과제4항에서경찰장비를사용함에있어비례성원칙을준수할것을구체화하고있다. 본조에대해집회채증의수권조항성을인정할것인지여부는, 채증을하는데사용되는촬영도구를본조의 경찰장비 로인정할수있을것인지에달려있다. 우선제2항에직접적으로열거된장비들중에서는촬영의용도로쓰이는촬영도구가없음을확인할수있다. 다만, 등 이라는글자로인해, 본조의열거를한정적열거가아닌예시적열거로이해할수있는여지가있다. 그렇다면촬영도구가무기, 경찰장구 ( ), ( 중략 ) 차량선박항공기 등 에속하는지여부는어떻게판단해야할것인가. 동조제6항은경찰장비의종류등을대통령령으로정한다고하고있는바, 해당대통령령이촬영도구에대한규정을포함하는지를따져보아야할것이다. 살피건대, 진압용무기등만이규정되어있을뿐채증시사용하는촬영도구에대해서는언급이없다. 76 75 경직법제 10 조 ( 경찰장비의사용등 ) 경찰관은직무수행중경찰장비를사용할수있다. 다만, 사람의생명이나신체에위해를끼칠수있는경찰장비 ( 이하이조에서 " 위해성경찰장비 " 라한다 ) 를사용할때에는필요한안전교육과안전검사를받은후사용하여야한다. 제 1 항본문에서 " 경찰장비 " 란무기, 경찰장구 ( ), 최루제 ( ) 와그발사장치, 살수차, 감식기구 ( ), 해안감시기구, 통신기기, 차량선박항공기등경찰이직무를수행할때필요한장치와기구를말한다. 경찰관은경찰장비를함부로개조하거나경찰장비에임의의장비를부착하여일반적인사용법과달리사용함으로써다른사람의생명신체에위해를끼쳐서는아니된다. 위해성경찰장비는필요한최소한도에서사용하여야한다. 경찰청장은위해성경찰장비를새로도입하려는경우에는대통령령으로정하는바에따라안전성검사를실시하여그안전성검사의결과보고서를국회소관상임위원회에제출하여야한다. 이경우안전성검사에는외부전문가를참여시켜야한다. 위해성경찰장비의종류및그사용기준, 안전교육안전검사의기준등은대통령령으로정한다. 76 위해성경찰장비의사용기준등에관한규정 ( 대통령령제 25733 호, 일부개정 2014. 11. 19, 시행 2014. 11. 21, 이하 경찰장비사용기준규정 ) 제 2 조 ( 위해성경찰장비의종류 ) 경찰관직무집행법 ( 이하 " 법 " 이라한다 ) 제 10 조제 1 항단서에따른사람의생명이나신체에위해를끼칠수있는경찰장비 ( 이하 " 위해성경찰장비 " 라한다 ) 의종류는다음각호와같다. 1. 경찰장구 : 수갑포승 ( ) 호송용포승경찰봉호신용경봉전자충격기방패및전자방패

150 공익과인권 통권제 15 호 (2015) 이러한접근에대해서는, 동조제6항이 위해성경찰장비 의종류에대해서만대통령령으로정한다고하고있을뿐이고촬영도구는성격상 위해성경찰장비 가아니므로, 해당대통령령의촬영도구포함유무는애초에고려의대상이될수없다는반론이제기될수있다. 하지만이러한비판을받아들인다하더라도결론이달라지지는않는다. 법률규정이 위해성경찰장비 가아닌일반경찰장비의종류에대해서는대통령령등으로정하도록위임한바조차없기때문이다. 그종류를정할수있게하는위임조항이별도로존재하지않으므로, 동조제2항에명시적으로열거된감식기구 ( ), 해안감시기구, 통신기기, 차량선박항공기이외의일반경찰장비가동조의규율대상에포함된다고해석할수는없다. 즉위해성장비와일반장비를구별하는견해에따르더라도, 동조제2항의 등 에는위임조항에근거한관련대통령령이열거하고있는위해성장비들만이포함되는것이고기타장비들은그위해성여부를불문하고포함되지않는것으로새겨야하는것이다. 경직법제10조내에서언급되고있는경찰장비들을위해성장비와일반장비로구분하여접근하든그렇지않든간에, 본조항이채증을하는데필요한촬영도구의사용에대해서는권한을부여하고있지않음을확인할수있다. 결국경직법제10조또한집회채증에대한특별수권조항이되지못한다. (4) 채증활동규칙 과 인권보호를위한경찰관직무규칙 경찰청예규인채증활동규칙 77 과경찰청훈령인인권보호를위한경찰관직무규칙 78 2. 무기 : 권총소총기관총 ( 기관단총을포함한다. 이하같다 ) 산탄총유탄발사기박격포 3 인치포함포크레모아수류탄폭약류및도검 3. 분사기최루탄등 : 근접분사기가스분사기가스발사총 ( 고무탄발사겸용을포함한다. 이하같다 ) 및최루탄 ( 그발사장치를포함한다. 이하같다 ) 4. 기타장비 : 가스차살수차특수진압차물포석궁다목적발사기및도주차량차단장비 77 채증활동규칙제 3 조 ( 채증의원칙 ) 채증요원은불법행위의증거확보에필요한경우에채증을하며, 채증판독및자료관리과정에서대상자의인권을존중하여야한다. 78 인권보호를위한경찰관직무규칙 ( 경찰청훈령제 674 호, 폐지제정 2012. 7. 23, 시행 2012. 7. 23, 이하 경찰관직무규칙 ) 제 88 조 ( 채증활동 ) 경찰관서의장은집회시위관련자의인권침해의예방과사후구제를위하여증거수집활동을할수있으며집회시위참가자에의한증거수집활동도보장하여야한다. 수집한증거는제 2 의초상권을침해하거나다른목적으로사용되지않도록철저히관리하여야하며, 보관의필요성이없어진경우에는즉시폐기하여야한다.

집회현장에서의경찰채증활동에대한기본권적문제제기 151 상의개별조항을경찰채증활동의개별수권조항으로볼수있는지여부도검토를요한 다. 앞서살펴본법률규정들이채증의요건과한계에대해직접적으로다루고있지않은 반면, 채증활동규칙과경찰관직무규칙은이를정면으로규정하고있다는점에서차이를 보인다. 다만, 이규칙들은그규율형식이법률이아닌예규와훈령이라일컬어지는행정 규칙이기때문에, 이부분에서는행정규칙을통한규율이법률유보원칙이요구하는수 권이될수있는지를판단해야할것이다. 일반적법률유보인대한민국헌법제 37 조제 2 항은, 법률유보원칙에관해서는 법률로 써 제한할수있다고만되어있다. 여기에서 법률로써 의의미에대해서는, 직접적으로 법률에의한경우뿐만아니라법률에근거를둔경우까지를포함하여넓게인정하는것 이일반적이다. 79 전자는국민의투표로선출된대표기관인국회가손수입법한형식적 법률내에직접적으로관련규정이있는경우만을의미하나, 후자는이른바위임입법에 의한것으로서형식적법률에는일정한사항을정해행정청에그정함을위임한다는규 정만이존재하며실질적인규율은행정청에서발령하는행정규칙등에의해이루어지는 경우를의미한다. 80 즉, 일정한경우법률규정자체에의하지않더라도법률에그존재 의근거를둔행정규칙이법규명령으로서기본권을제한할수있는것이다. 결국우리의문제는채증활동규칙과경찰관직무규칙이법률에그근거를둔행정규 칙인지여부가된다. 만약법률에위임규정이존재한다면이규칙들도기본권을제한할 수있는법규명령으로기능하여채증의특별수권조항이될수있지만, 그렇지않다면 대외적으로효력을갖지않고행정청내부에서만의미를갖는단순행정규칙에불과하게 되기때문이다. 결론은후자이다. 우리법제의형식적법률중에서채증활동규칙과경찰 관직무규칙에특정한경찰행정사항의정함을위임한다고명시적으로규정한조항은보 이지않는다. 지문정보사건에서재판관 3 인의반대의견또한 청구인들의지문정보가 포함된주민등록증발급신청서를관할동장이관할경찰서의파출소장에게송부제공하는 행위가주민등록법, 주민등록법시행령기타어떠한법률에도규정되어있지않고, 오로지 주민등록법시행규칙에규정되어있을뿐이므로, 피청구인의청구인들에대한지문정보의 79 전광석 ( 주 9), p. 260 참조. 80 국민생활의모든부분에대해입법자들이일일이규정하는것은사실상불가능하므로, 일정한사항에대해서는보다유연하게대처할수있는행정청에그규율을위임할필요가있다. 다만, 이경우에도포괄위임금지등일정한요건을준수하여야하며기본권의본질적사항에대해서는의회유보원칙을준수하여야하는등의한계또한존재한다. 위임입법의요건과한계에대해서는전광석 ( 주 9), pp. 713-718 참조. 의회유보에대해서는같은책, p. 621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