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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20-1 호 ) '15 ( 제 20-2 호 ) ''16 '15 년국제개발협력자체평가결과 ( 안 ) 16 년국제개발협력통합평가계획 ( 안 ) 자체평가결과반영계획이행점검결과 ( 제 20-3 호 ) 자체평가결과 국제개발협력평가소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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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국제 정세는 정치적 이데올로기의 옷을 벗어던진 구 지정학의 귀환

Transcription:

목차 서문 04 비자유주의국제질서 (Illiberal International Order) 의부상 06 자유주의세력과비자유주의세력이격돌하는동북아 23 비자유주의국제질서는북한에게기회일까? 29 미국 : 국내에서시작되는자유주의국제질서의파괴 37 중국의비자유주의국가화 : 시진핑 일인천하 를향해 44 자유주의국제질서수호에앞장선일본 51 2018 년북한경제 : 장마당의침체와국가통제강화 56 비자유주의적각자도생으로가는동남아 64 이란과러시아, 터키가주도하는비자유주의중동질서 71 유럽 : 자유주의질서의반격 77 비자유주의세력의중심축으로부상하는러시아 82 위기에놓인인간안보국제협력 87 자유주의국제통상질서의균열 93

04 05 서문그렇다면자유주의국제질서는과연지속가능한것인가? 사실자유주의국제질서에대한비판과저항은새삼스러운일이아니다. 칼마르크스는영국등의초기자본주의가극심한빈부격차를초래하자이를 계급 (class) 간의이해관계의충돌로규정하면서자본주의의궁극적인소멸을예언하였다. 레닌은자본주의가한국가의국경을넘어국제적으로확산되자 제국주의론 을주창하면서 자유주의국제질서 (liberal international order) 란자유시장경제 (free market economy) 자본가와노동계급간의갈등이전세계적으로확산되면서계급모순을전세계적인차원으로확가한국가의범위를넘어여러나라들사이에형성되면서구축되어온국제질서를일컫는다. 다신시키고있다고주장하였다. 제 1차세계대전은자본주의의국제화가자원과시장, 값싼노동력른말로하면 자본주의의세계화 다. 을제공해주는식민지에대한쟁탈전을야기시키고제국주의열강간의경쟁을심화시킴으로써자유주의국제질서는근대국가를기본단위로한다. 그러나동시에국가들간의관계를무력자본주의체제내부의모순이폭발한것이라고하였다. 이아닌선의의경쟁과국제규범에입각해서해결하고자한다. 국가들간의경쟁이제로섬게임이독일의나치즘, 이탈리아의파시즘, 일본의군국주의는영국과미국등이주도하는국제자본아니라고보기때문이다. 주의질서가자국의이익을해친다며국가자본주의 (state capitalism) 를주창하였다. 한국은자유주의국제질서의가장큰수혜국이다. 1960년대초반 수출입국 의기치를올린소련은자본주의국제체제에대한대안으로코메콘 (Comecon) 이라는국제공산주의경제공이후한국은급속히팽창하는자유주의국제질서에편승하여불과반세기만에세계최빈국에서동체를구축하고자하였다. 주로남미와국내에서한때유행했던세계체제론이나종속이론은자세계 11위경제대국으로올라섰다. 군비경쟁이아니라무역경쟁을통하여, 인구의크기보다는국유주의국제질서란 중심부 (core) 의국가들이 주변부 (periphery) 의착취를통해서유지되는것민의근면성을통하여, 군사력보다는기술력을통하여, 영토확장대신시장확장을통하여국부를이라면서비판하였다. 축적하면서유사이래최고의번영을구가하고있다. 자유주의국제질서가없는대한민국은상상그러나지금까지의자유주의국제질서에대한저항과대안은모두실패하였다. 자유주의국할수없다. 제질서는이에합류한나라들에게번영과자유를가져다주었다. 반면, 공산주의의이름으로, 국그러나국제사회에는아직도국가간의관계를제로섬게임으로만간주하는지정학적인사고, 가주의의이름으로, 민족주의의이름으로자유주의국제질서를거부한나라들은몰락하였다. 세력균형적사고가횡행하고있고실제로무력을앞세워자국의이익을도모하려는나라들이있그렇다면과연자유주의국제질서에대한북한과러시아, 중국등의저항은예외적으로성공다. 대표적인경우가북한과러시아, 그리고중국이다. 이국가들은자유주의국제질서가자신들할수있을까? 현재세계곳곳을휩쓸고있는반세계화의물결은과연자유주의국제질서를무너의적국, 또는잠재적인적국들의이해를극대화시켜주는한편자국을압박하고약화시키는기뜨릴것인가? 한국의번영을가능케한자유주의국제질서는앞으로도지속될것인가? 제라고생각한다. 아산정책연구원의 2018년국제정세전망은이러한문제의식하에세계각처에서자유주의북한은한국의번영을체제에대한실존적인위협으로간주하면서한국이속해있고, 한국이국제질서가어떤도전에직면할것인지짚어봤다. 대표하는자유주의국제질서와이를뒷받침해주는한미동맹의와해를꾀하고있다. 주체 을외치끝으로보고서작성에참여해준연구원의연구위원들, 외부전문가분들께감사드린다. 아는북한의입장에서자유주의국제질서에편입되는것은곧자본주의국제체제에흡수되어 주체울러전체적인틀을짜고필자들을독려해주신최강부원장, 전체적인내용의조율과편집에애성 을잃고제국주의자들의노예로전락하는첩경이다. 써준장지향박사와강충구연구원, 자료검색에도움을준김종우박사와함건희, 김길동연구러시아는대표적인자유주의국제질서인 EU와이를뒷받침해주는 NATO의팽창을무력으원, 편집과홍보를도와준권은율, 김지은전문원그리고빠듯한일정속에서도제작과인쇄를맡로막고있다. 소련의와해를가져온자유주의국제질서는러시아도집어삼키려는서방세계의음아준이지스홀딩스의장재진대표와직원들께감사의마음을전한다. 모에불과하다는것이푸틴의주장이다. 중국은한국못지않은자유주의국제질서의수혜국이면서도미국과일본주도의동북아시아자유주의국제질서가궁극적으로는자국의전략적이해에역행한다면서기존의질서에도전아산정책연구원원장하고있다. 시진핑은중국의꿈을이루기위해서는미국패권주의의도구인자유주의국제질서를함재봉제어해야한다고생각한다. 자유주의국제질서에대한또다른도전은바로자유주의국제질서를주도적으로구축하고수호하여온영국과미국으로부터오고있다. 브렉시트와트럼프대통령의당선은자유주의국제질서가그뿌리에서부터흔들리기시작했음을보여준다.

06 07 비자유주의국제질서 (Illiberal International Order) 의부상 2017년은주요국들간새로운세력균형을찾기위한갈등과타협이혼재된한해였다. 미국을비롯한주요국에서의정치지도자교체와연장은이현상을더욱촉발하거나가속화했다. 새로운균형점을찾아가는과정에서협력과통합보다는대립과갈등, 분쟁과분열이확산됐고불안정은증가했다. 주요국가간의관계재설정과정책의수단과방법, 우선순위의조정을의미하는 리셋 (reset) 은희망적인방향보다는부정적이고암울한방향으로진행됐다. 이러한과정은제2 차세계대전이후, 특히탈냉전이후의평화와안정, 번영을보장하고확산해왔던 자유주의국제질서 (liberal international order) 의약화로나타났다. 2018년에는자유주의국제질서에대한대내외적도전이더욱확산되면서비 ( 非 ) 자유주의국제질서 (illiberal international order) 가강화될것이다. 자유주의국제질서를유지해왔던 3개의축 법의지배 (rule of law), 열린시장경제 (open market economy), 그리고인권, 자유, 민주주의와같은인류보편가치 에대한도전이다양한방면에서나타날것이다. 다자보다는양자, 협력과통합보다는대결과분열, 공동이익보다는개별이익, 비제로섬 (non-zero sum) 이아닌제로섬 (zero-sum) 게임, 대화와협상보다는압박과거래, 외교보다는군사력에대한의존도증가가주요특징이다. 비자유주의국제질서는자유주의국제질서와대척점에있는현실주의 (realism) 국제질서를의미하지않는다. 자유주의국제질서의기본제도와기구, 규범이유지되지만제대로작동하지는않고, 자유주의국제질서에대한신뢰가약화되며, 국내외적으로일탈세력이등장하고, 현실주의적요소의영향력이강화되는상태를비자유주의국제질서라고일컫는다. 즉비자유주의국제질서는현실주의적국제질서요소와자유주의적국제질서요소가공존하는여명적 (twilight) 혹은하이브리드 (hybrid) 적인개념이라고할수있다. 그렇기때문에특정한방향으로규정하기어렵다. 자유주의국제질서를유지하기위한노력과변경세력 (revisionist illiberal powers) 간의대결과충돌은갈등과불안정성을증가시킨다. 자유주의국제질서의약화는대외적으로는중국, 러시아, 이란, 터키등과같은비자유주의세력의부상, 내부적으로는초세계화 (hyper-globalization) 로인한중산층의몰락과세계화에대한반발증가, 정보화에따른비국가행위자 (non-state actors) 들의세력화등에기인한다. 이현상은 21세기에들어본격적으로나타나기시작했고, 시간이경과할수록강화돼왔다. 이경향은앞으로도지속될전망이다. 미국을비롯한주요국가에서최고지도자가교체되면서자유주의국제질서의약화는더욱심화됐다. 트럼프의등장이가장대표적이다. 트럼프대통령은취임후 미국우선주의 (America First) 를주장하며보호주의, 일방주의적대외정책을추구하기시작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Trans-Pacific Partnership, TPP) 탈퇴, 반 ( 反 ) 이민행정명령발표, 멕시코-미국국경선장 벽설치, 이란핵협상파기, 파리협정탈퇴, 유네스코탈퇴등미국이지금까지추구해왔던가치와이상에반하는정책을펼치면서자유주의국제질서의규범과제도를스스로약화시켜왔다. 유럽에서도비자유주의적분위기가확산되기시작했다. 가장대표적인것이영국의유럽연합 (European Union, EU) 탈퇴와반이민정서확산이다. 통합과협력, 포용과공존의이상을추구하던유럽연합이폐쇄, 배타적인지역협력기구 (exclusive regional cooperation) 가되고있다. 독일, 프랑스와같은핵심국가들이자유주의국제질서의유지를역설하고협력을강조하고있으나전반적인유럽국가들의사회적분위기와국민정서를고려할때기존자유주의제도의유지나강화는어려우며, 배타적민족주의성향이확대될것이다. 자유주의국제질서에대한대외적도전은중국, 러시아, 이란등비자유주의국가의부상과테러단체의확산이다. 자유주의국제질서의최대수혜자인중국은새규범과제도를통해새로운국제질서를만들고자한다. 주변지역을넘어세계를상대로하는세력권형성을목표로움직이고있다. 군사력을제외하면중국은최소한동아시아내에서미국에버금가거나능가하는정치 외교 경제적영향력을확보했고, 이제는동아시아를넘어전세계로확장하고있다. 중국중심의세계인 중국몽 을실현하기위한중국의노력은제19차당대회를통해서도확인됐다. 러시아는미국을정점으로하는질서에대한지정학적도전을차분히지속하고있다. 중국의부상에비하면약하기는하나, 시리아내전개입, 이란과의동맹강화, 터키와의협력관계구축을통해러시아는중동지역, 더나아가국제무대에서의정치 외교영향력회복을위해노력하고있다. ISIS가궤멸하면서국가차원의테러는사라졌으나아직도추종세력에의한테러가발생하고있다. 극도의공포심을유발하는테러의증가는자유주의국제질서에대한또다른도전이다. 테러는공포심을유발할뿐아니라종교, 종파, 인종간갈등을확산하고국가간갈등을유발하기때문이다. 전세계가포용, 관용, 화합, 공존이아닌증오, 갈등, 혐오, 배척의방향으로나아가표 1. 자유주의국제질서와비자유주의국제질서간특성비교 자유주의국제질서비자유주의국제질서힘의지배 (power politics) 법의지배 (rule of law) 배타적보호주의시장경제 (market 개방된시장경제 (open market economy) 기본축 economy with protectionism) 인류보편적가치 (human rights, freedom, 중상주의적개별국익추구 (merchantal democracy) particular interests) 제도화제도의파괴와무기력화규범과절차의준수규범과절차의변형과무시대화와협상강압과강제외교적접근을통한해결, 다자주의물리력에의한해결, 일방주의현상및특성비제로섬게임추구제로섬게임추구통합과협력분열과대치공동이익을통한개별이익추구개별이익이공동이익에우선개인 인간중심접근국가중심접근

08 아산 국제정세 전망 2018 비자유주의 국제질서 Illiberal International Order 09 면서 배타적이고 폐쇄적인 민족주의가 확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흐름은 자유주의 국제질 (closed exclusive regionalism) 로 변모하고 있다. 이들은 유럽연합의 확장이 아닌 기존 유럽 국 서의 이념적 기반인 자유, 인권,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확신을 약화시킨다. 가들만의 통합과 협력을 유지하고자 한다. 유럽 각지에서 발생한 테러로 인해 유럽 내에서 반이 비자유주의 국제질서의 또 한 가지 특징은 과거 냉전시대와 마찬가지로 국가중심적 접근이 다시 부각된다는 것이다. 탈냉전시대에 강조되던 초국가적 인간안보보다는 국가안보가 더 중요 해지고, 이 관점에서 대응과 해결이 모색될 것임을 의미한다. 슬람 정서가 확대되고 타 종교와 인종에 대한 거부감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유럽 연합이 지향하 고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근간을 이루었던 보편적 가치와 관용이 약화됐음을 의미한다. 자유주의 세력의 약화와는 반대로 중국, 러시아, 이란, 시리아, 터키 등과 같은 비자유주의 요약하면, 비자유주의 국제질서는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틀이 유지되기는 하나 비자유주의 세력의 부상은 더욱 두드러졌고 지정학적으로도 팽창했다. 이 세력들은 힘의 균형을 변화시키려 세력의 등장과 도전으로 이 제도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현실주의 냉전 폐쇄적 요소가 증가 는 것을 넘어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규범과 질서를 추구하며 자유주의 세 한 하이브리드적 상태를 의미한다. 비자유주의 국제질서에서는 이상과 가치보다는 중상적 이익 력을 견제했다. 시진핑 주석은 2017년 1월 다보스 포럼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주의와 고립 을 중심으로 한 구성원 간 갈등과 대립이 증가하고, 기존 자유주의 국제질서와 구도를 유지하려 는 세력 대 새로운 질서와 구도를 추구하는 비자유주의 세력 간의 경쟁이 심화되어 미래에 대한 그림 1. 미국 대 중국, 일본 대 중국, 러시아 대 미국 간 대결 지역 우려와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특성을 보이게 된다. 2017년 회고: 퇴행적 리셋의 시작 2017년은 리셋이 시작되는 해였다. 미국과 주요 유럽 국가의 정치지도자가 교체되고 중국, 일본 등에서는 기존 지도자들이 권력기반을 강화하면서, 정책 우선순위와 방향이 조정되고 수 단의 변화가 촉발됐으며 주요국들은 관계 재설정에 들어갔다. 리셋은 저성장과 불안정의 일상화 를 일컫는 뉴 노멀(New Normal) 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의미했다. 또 리셋은 탈냉전시대 를 주도해왔던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어떤 방향으로 변화할 지를 판가름하는 계기였다. 2017년 세계 정세는 규범과 제도, 가치와 이상 등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구성요소들이 약화되고 힘에 기 초한 질서가 강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리셋은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회복이 아닌 그 반대 방향으 로 진행됐다. 자유주의 세력의 약화와 비자유주의 세력의 약진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의 정권 교체는 자국우선주의를 주장하는 우파의 등장으로 나타 났고, 그 결과 대외 정책도 배타적이고 일방적인 성향이 강화됐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트럼프 행 정부의 대외 정책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과 더불어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반이민 행정명 령 시행, TPP 탈퇴, 파리협정 탈퇴, 유네스코 탈퇴 등 자유주의 국제질서 규범과 제도를 훼손하거 나 약화시키는 정책을 추진했다. 이는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맹주인 미국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킴 과 동시에 자유주의 국제질서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감소시켰다. 유럽은 브렉시트(Brexit)로 인한 충격에서 벗어나 분열상이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통합 과 협력의 분위기는 약화됐다. 메르켈 총리의 재집권, 상대적으로 덜 급진적인 마크롱 정부의 출 범, 우파정당의 승리로 끝난 네덜란드와 오스트리아의 총선은 극우 포퓰리즘의 출현을 방지하 고 통합과 협력의 기조를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개방 포용적 지역주의(open inclusive regionalism) 를 지향하던 유럽연합과는 달리 오늘날 유럽 국가들은 폐쇄 배타적 지역주의 인포그래픽: 아산정책연구원.

10 11 주의를비판하면서세계화를강조하고, 중국이자유시장경제를유지 발전하는데기여하겠다고말했다. 2017년한해동안중국은일대일로 ( 一帶一路 ) 의구체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Asia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 AIIB) 활성화, 지역차원에서의대화확대를통해영향력을증대해왔다. 2017년 10월개최된제19차공산당대회에서시진핑주석은사회주의현대화를추구하고현대화강국을건설하겠음을선포했다. 이는시진핑의중국이단순한힘의균형과견제를넘어규범과제도경쟁을통해기존미국중심의자유주의국제질서를변화 조정시켜나갈것임을의미한다. 2017년미중간의전략적불신과견제가더욱심화됐으며, 협력보다는갈등요인이더부각됐다. 트럼프정부출범과더불어큰변화가있을것으로예상했던미국과러시아와의관계는러시아의민스크협정불이행, 시리아내전에서영향력확장, 이란 터키와의협력관계강화, 미국대통령선거개입문제로큰진전을보지못했다. 가장두드러진것은러시아의중동진출강화이다. ISIS 격멸을위한군사적개입을계기로러시아는시리아와의전통적관계를한층강화함으로써중동문제에관여할수있는기반을공고히했다. 친아사드전선으로형성된이란과의동맹관계는더욱견고해졌다. 또터키와의전략적협력관계를구축함으로써또다른진입로를확보했다. 그결과미국이주도하던중동질서에서러시아의지분과영향력이급격히증가했다. 유럽에서는우크라이나문제로인해북대서양조약기구 (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NATO) 와의대치상황을지속하였으나크게악화되거나개선되지는않았다. 외교적대화를지속하는가운데반군에군사적지원을꾸준히제공하여돈바스지역이러시아의영향권하에있도록했다. 아시아지역으로의진출도모색했으나큰진전을보지못했다. 가장역점을두었던일본과의관계개선이큰결실을맺지못했으나, 가능성은열어둔상태로유지됐다. 데일본도총선거를실시하는등국내정치적변화를겪는전환기였으며, 이러한변화가대외정책에많은영향을미친해였다. 일본과중국관계는소강상태에들어가큰갈등이발생하지않았고, 일본과중국모두상황관리에치중하는모습을보였다. 진전이있을것으로예상했던일본과러시아관계는북방도선반환문제를둘러싼이견으로큰성과가없었다. 이에반해미국과일본은더욱밀착하여미일동맹을강화하고, 지역내일본의안보역할을확대해갔다. 이를견제하기위해중국과러시아는전략적협력을강화했다. 문제는외교보다는군사력을중심으로상황이전개됐다는점이다. 2017년동북아에는북한을중심으로주변국들이견제와협력을반복하면서긴장이고조됐다. 주변국들은북한의핵개발포기라는목표에동의하면서도북한핵문제의원인과처방에대해서는확연한입장차이를드러냈다. 북한의핵 미사일개발이예상과달리빠르게진행되면서그림 3. 북한의핵 미사일도발 긴장과위기의한반도및동북아 2017 년동북아는한국과미국에새정부가들어서고중국의시진핑 2 기가출범하는가운 그림 2. 동북아내주요군사연습 출처 : Reuters. 인포그래픽 : 아산정책연구원.

12 13 주변국들의우려가높아졌고, 추가개발을저지하기위한다양한논의가이뤄진가운데동북아의긴장이고조됐다. 북한의핵탑재미사일이본토에도달하는것을사실상의레드라인으로설정한트럼프행정부는 최대의압박과관여 라는기조하에, 한편으론북한의붕괴를추구하지않는다며핵포기를설득하고다른한편으로는군사옵션도배제하지않겠다는강력한압박을병행했다. 현재트럼프행정부는역대어느행정부보다강력한경제, 외교차원의대북제재를주도하고있다. 특히북한이미국을위협하면 화염과분노 에직면할것이라는트럼프대통령의발언, 이에대응한북한의괌인근미사일발사위협, 다른대안이없다면북한을완전히파괴하겠다는트럼프대통령의유엔연설, 이에대응한북한의위협과협박등쌍방지도부간의위협수위가높아지면서 2017년내내한반도에서무력충돌이발생할수있다는국제사회의우려가지속됐다. 마이웨이로간북한 2017년국제관계의전반적 리셋 시대에도북한은강력한 마이웨이 를시도했고, 특히대량살상무기개발부분에서그시도가두드러졌다. 북한은 2017년 11월까지 11차례의미사일발사실험과 1차례의추가핵실험을감행했다. 중요한것은횟수가아니라, 이실험을통해드러난새로운무기체계들이다. 평양은중거리미사일 (Intermediate Range Ballistic Missile, IRBM) 인 화성-12형, 대륙간탄도탄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ICBM) 급중장거리미사일인 화성-14형 을선보였고, 이를통해신뢰성에의심이가던 무수단 ( 북한측명칭 화성-10 ) 을대체할새로운중장거리발사체를마련했다. 또 9월 3일 6차핵실험을통해기존의 10kt 내외와는확연히다른규모의수소탄핵폭발력을선보였다. 북극성-2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ubmarine- Launched Ballistic Missile, SLBM) 을통해미사일능력도다양화했다. 북한이일정수준이상의대량살상무기능력을시현한후미국과협상에임할것이라는예측도있었다. 그러나북한은연이은핵 미사일발사실험을통해자신들을핵보유국으로인정하라는강경메시지를서울과워싱턴그리고국제사회에보냈을뿐, 어떠한타협적인태도도보이지않았다. 당초예상보다훨씬강력하게나타난평양의핵 미사일개발추진은크게세가지이유로설명할수있다. 첫째, 김정은의핵강국목표와병진노선에대한집착이다. 둘째, 확실한핵능력을바탕으로역전불가능한전략적대남우위를지속하는것이북한의주도권유지에필수적이라는점이다. 셋째, 트럼프행정부를다루는데있어서타협적자세보다는대결적자세를견지할때더유리한고지에서협상이가능하다고보는것이다. 실질적인군사행동을취하는데한계가있는미국의여건과 리셋 시대에들어선미중러간전략경쟁의틈새를노릴경우큰위험이나대가없이도핵능력의발전을도모할수있으며, 이를통해보다유리한상황에서의대화를지향했다고볼수있다. 세력재편의중동 : 비자유주의세력의약진 2017년중동에서나타난가장큰특징은이란, 시리아, 터키와같은비자유주의국가들의약진과러시아패권주의의역내부상이다. 트럼프행정부는최소개입의기조하에전통우방국인이스라엘과사우디아라비아와의협력을복원하는데주력했다. 이는역내미국의입지약화와러 시아의영향력증가로이어졌다. 난민, 대량살상무기, 테러, 인권등과같은인간안보차원에서논의되던중동문제는다시국가와패권중심으로회귀하는모습을보였다. ISIS의궤멸로인해대규모테러위협은감소했으나자생적테러나동조세력에의한산발적테러가이어짐에따라불안정은지속됐다. ISIS가퇴각하면서아사드세습독재정권의내구성은높아졌고, 시리아내전도마지막단계로접어들었다. 두전쟁에서승전국의지위를얻은이란은시리아와이라크에서지분을확고히했고, 그중심에는강경보수파의핵심인혁명수비대가있다. 이란혁명수비대의직접명령체계에놓인레바논의무장조직헤즈볼라와이란혁명수비대가훈련시킨아프가니스탄과파키스탄출신민병대 5천여명이전투에투입됐다. ISIS의패퇴엔미국군사고문단과특수부대의공습도큰몫을했으나이란은지상군을보냈고혁명수비대의장성급만 3명이상전사했다. 러시아공군도민간인을가리지않고무차별폭격을대대적으로벌이면서아사드정권의반대세력을제거했다. 러시아는승전국이자내전종식을위한협상주도국으로나서며아스타나평화협상을이끌고있다. 트럼프행정부는중앙정보부 (Central Intelligence Agency, CIA) 의시리아반군지원프로그램을폐지하고러시아군과휴전을맺었으며아스타나평화협상에서주도권을행사하지않겠다고밝혔다. 국내인권민주주의의후퇴로인해국제사회로부터거센비난을받고있는터키는러시아와이란이이끄는비자유주의블록에합류해이들의입장을적극지지했다. 새로운변화에적응하는아세안 2016년상설중재재판소 (Permanent Court of Arbitration, PCA) 결정이후중국은동남아국가들에게일대일로와양자적지원을통해막대한경제적자원을다시투입하기시작했다. 개별국가들역시국내정치적이유로중국의매력공세를환영했고, 특히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이적극적으로반응했다. 이런지역적분위기는중국에비판적태도를갖고있던필리핀의입장전환과무관하지않으며, 남중국해문제역시그러한연장선상에서다소조용히관리됐다. 트럼프행정부의등장이후외교적우선순위가크게재조정되면서사실상아시아중시정책의기조나방향은폐지된것으로보인다. 동남아국가들입장에서는미국의 TPP 탈퇴가미국에대한신뢰를감소시키는데크게작용했다. 여기에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은국내정치문제로미국과불편한관계를유지하다가소원해졌고, 미얀마도로힝야 (Rohingya) 사태로인해미국을비롯한국제사회와의사이가서먹해졌다. 동남아국가들은미국에대한기대를완전히접은것은아니지만, 트럼프행정부의대외정책, 대동남아정책의불확실성이높은반면중국은동남아접근을원하고있는현상황을자신의이익을위해이용하고있다. 전체적으로미국에는관망하는태도를취하는한편중국으로부터는최대한의이익을확보하고, 친중국노선을이용해미국이다시동남아로유인하는기회를보고있다. 중국의매력공세에도불구하고동남아국가들은중국의부상과군사력증강을우려하고있다. 중국의부상이가지는안보도전문제를해소, 견제하기위해미국이동남아지역에더적극적

14 15 으로관여하기를희망한다. 미국과중국의경쟁구도속에서아세안이추구해왔던아세안중심성 (ASEAN Centrality) 과아세안연계성 (ASEAN Connectivity) 이희석되고구심점과방향성역시약화되는모습을보였다. 완만한경기회복과새로운통상질서의모색 2017년세계경제는침체에서벗어나는모습을보였다. 미국의경기가완만한회복세를보이고, 중국경제가예상보다높은수준의성장을기록하는한편, 유럽의경기도안정되면서경제불안감이상당부분해소됐다. 2017년에나타난가장심각한문제는세계경제질서가변하기시작했다는점이다. 보호주의가성행하고, 자유무역협정을통해추진해왔던자유무역제도와규범이무너지기시작했다. 트럼프대통령은 TPP 탈퇴, 북미자유무역협정 (North America Free Trade Agreement, NAFTA) 재협상, 한미자유무역협정 (Korea-US Free Trade Agreement, KORUS FTA) 개정협상등을내세우면서자유무역에역행했다. 유럽과추진해왔던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 (Trans-Atlantic Trade and Investment Partnership, TTIP) 의앞날도어두워졌다. 중국을중심으로하는새로운제도와기구의등장역시주목할만한일이다. 중국은일대일로프로젝트를구현하기위해 2015년 AIIB를출범하고, 2017년에는제2차연차총회를제주도에서개최했다. 현재 57개국이회원국으로참여했으며, 약 20개국이추가로가입할것으로전망된다. AIIB는국제통화기금 (International Monetary Fund, IMF), 세계은행등미국주도의금융질서를중국중심으로재편해중국이아시아경제의맹주로자리매김하기위한노력의일환이다. 이와더불어, 중국은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RCEP) 의연내타결을위해노력해왔고, 장기적으로는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 (Free Trade Agreement in Asia Pacific, FTAAP) 를설립할의욕을보였다. 인간안보에우선한국가안보 2017년에는기후변화, 환경, 에너지, 난민, 질병, 자연재해 재난과같은초국가적인간안보문제가부각되지않았고, 이에대한국제사회의관심도줄었다. 국가안보가아닌인간개개인의안보문제는자유주의국제질서가지향하는가치를가장잘반영한탈냉전시대의변화였으나, 국제사회는초국가적인간안보보다는국가안보중심주의로회귀했다. 즉국가안보가개인안보에우선되고개인안보는국가안보를위해희생되는경향이나타났다. 이현상은중동과아프리카지역에서두드러졌고, 국제사회는무기력한대응만을반복했다. 자유주의국제질서차원에서가장놀라운사건은미국의파리협정탈퇴와유네스코탈퇴이다. 트럼프정부는올해 6월, 오바마정부가주도해성사시켰던파리협정의탈퇴를선언했다. 미국의유네스코탈퇴는반이스라엘편향성문제와개혁필요성을부각했으나, 결과적으로미국과자유주의국제질서가지향했던규범과제도를약화시켰다. 이두사례로미국은국익에부합하지않으면보편적가치와규범을지향하는제도와기구를언제든지버릴수있다는선례를남겼다. 2018년전망 : 비자유주의국제질서의부상과확대규범과제도를둘러싼강대국간경쟁 2018년에는정치, 외교, 경제, 군사분야에서자유주의국제질서세력과비자유주의국제질서세력이충돌하는가운데비자유주의세력이약진할것이다. 물리적충돌보다는규범, 제도, 표준을둘러싼경쟁이심화되면서국제질서가혼란에빠질것이다. 또보호주의, 개별주의, 민족주의, 예외주의가주요국대외정책의특징으로나타날것이다. 2017년견제와갈등의양상을보였던주요국들간관계는 2018년에도재연될것이다. 2017년이지정학적경쟁이었다면 2018년은제도와규범을둘러싼경쟁이더해질것이다. 미중간견제와갈등은더욱심화될것으로예상된다. 2018년 11월을앞두고트럼프행정부는중국을강력히밀어붙일것이며, 2017년 10월제19차공산당대회를통해 강한중국 을표방한시진핑주석은미국의압박에강하게대응하며, 중국몽실현을적극추진할것이다. 또미중은상대국견제와자국의영향력확대를위해협력자를찾는노력을강화할것이다. 미국에는일본, 중국에는러시아가제1의협력자이다. 한층진화된수준의협력은동아시아를중심으로미일대중러가패권을놓고경쟁하는양상으로이어질것이다. 유럽에서도비자유주의가약진할것으로예상된다. 다른지역과는달리유럽에서는자유주의국제질서를수호, 유지하기위해독일, 프랑스등주요국들이노력할것이다. 이는러시아의팽창에대한우려에서기인한반응이자미국에대한신뢰가감소한결과이다. 그러나자유주의에대한회의와분열 배타적분위기가내부적으로확산되는현상은더심화될전망이다. 통합과협력의상징으로대표되던유럽연합이열린지역주의보다패쇄적지역주의로향해갈것이다. 종교와인종의다양성, 관용과통합에대한거부감에기초한자기들만의리그를지향하면서최소수준의통합만을유지할것이다. 아세안도틀은유지하되, 협력과통합의동력을상실하고국익에따라이합집산할것이다. 이는자유주의국제질서가지향해왔던지역통합과다자주의가한계에도달했음을의미한다. 대립속에서협력을모색하는동북아 2018년은역내국가들은국내정치가안정된상태에서힘에기초한대외전략에집중하는한해가될것이다. 동북아 4강지도자들이모두자국우선주의를내세우며적극적, 공세적인외교를전개함으로써동북아의불안정성은높아질것이다. 미국과중국간의견제와경쟁이더욱심화될것이다. 미국은법에기반한국제질서를유지해서중국의부상을견제하고자국의이익을수호하겠다는전략을추진할것이다. 중국은 신형국제관계, 주변국외교, 일대일로 등기존에제시한외교적담론을실천하고 AIIB 등새로운기구를국제사회에정착시킴으로써기존미국주도의국제질서에중국식규범과제도를이식하며변형하는정책을강화할것이다. 시진핑 2기중국은중국몽과강한러시아실현을위한중러의전략적동거를지속할것이다. 일본은미국과의적극적인공조를통해중국의부상을견제하기위해노력할것이다. 또중국

16 17 견제의전략적필요에따라러시아와관계개선을시도할것이다. 일본은미국이주도하는대북제재에적극동참하는가운데, 납치자문제를해결하고북핵이슈와동북아안보질서재편에대한자국의영향력을확보하기위해지속적으로공식 비공식적대북접촉을시도할것이다. 러시아는유로-퍼시픽국가로서의정체성을강화하면서극동개발을핵심으로하는신동방정책을적극추진해나갈것이다. 또미국견제차원에서중국과의공동군사훈련실시, 아시아교류및신뢰구축회의 (Conference on Interaction and Confidence Building Measures in Asia, CICA), 상하이협력기구 (Shanghai Cooperation Organization, SCO) 에서의대미공동입장견지, 북핵문제해결을구실로한미군의동북아영향력축소시도등중국과의전략적연대를강화할것이다. 한반도에서는한러경제관계를우선시하면서도대북제재의숨통을틔어주고북한을정치외교적으로관리하면서러시아의존재감을과시하려할것이다. 비자유주의국제질서는북한에게기회일까? 2018년북한은비자유주의국제질서성립과정에서자신들의운신폭을최대한확대하려할것이다. 그러나주변국간대타협에의한희생양이될위험성, 트럼프행정부의전략적불투명성을감안해야한다. 2018년에는대내정세분야에서 2인자그룹의지속적인부침이이뤄지는가운데, 최룡해에대한감시와견제가계속될것이다. 국무위원회와당중앙위원회중에서국무위원회를우위에두는새통치구조가실험될수도있다. 2017년말혹은 2018년초에는기존과차별화되는추가적핵 미사일능력시위후핵보유국지위를전격선언할수도있다. 이를바탕으로북한은핵능력제한을카드로내세워북한의핵보유국지위를미국이수용케하는협상을시도할것으로전망된다. 미국과의직거래관계형성이원활치않을경우, 평창올림픽전후의제한적평화공세를통해한미동맹의이간을꾀하는전술도예상된다. 평창올림픽직후의전격적핵 미사일실험을통해대남우위를과시할가능성도배제할수없으며, 남북관계는평양의우월의식으로인해크게진전되기어려울것이다. 중국, 러시아, 특히중국과는관계회복을위해노력하겠지만큰변화를기대하기어렵다. 2018년은김정은의고민을더욱증폭시키는한해가될것이다. 평양은 2018년을핵보유국도약의해로자축하는한편, 김정은을 젊은영도자 이지만선대와비견될업적을쌓은수령으로부각시킬지도모른다. 그러나평양은시간에쫓기게될것이며, 국제적압박의증대와주기적인한반도긴장속에서내부불안징후는오히려증대될것이다. 가장비자유주의적인체제가비자유주의국제질서재편과정에서타협의희생양이될수도있다. 2018년북한경제 : 장마당의침체와국가통제강화 2017년새로추가된대북제재는분명히효과를낼것이다. 수출의 90% 가차단되고해외노동자파견을통한소득및기타서비스와자본수익이점차줄어들수밖에없어 2018년북한의외화수급은녹록하지않을것이다. 제재조치의영향은장마당에서일차적으로나타날것이다. 석유제재는민간부문에직접적인영향을준다. 장마당활동을위한교통이위축되면북한주민의 70~80% 가의존하는장마당은침체될수밖에없다. 현재수준의제재가유지되면북한은줄 어드는외화수급과제한적인석유수급으로인한경제위기를겪게될것이다. 북한정권은외화수급문제를해결하기위해시장을통제하고수탈하는유혹에빠질수있다. 2009년화폐개혁실패후, 북한은꾸준히시장친화적정책을통해외화를흡수했다. 하지만이는해외로부터외화수급이용이할때가능한접근이기때문에외화유출을차단하기에는충분하지않다. 외화수급이줄어드는상황에서정권은부족한외화를내부에서조달할방법을찾을것이다. 전체소득이감소하는시점에서북한은시장대신배급제중심의계획경제를강화하는모습을보일지도모른다. 현재북한은수입대체와새로운외화흡수방안을찾고있다. 다만정치논리가우선인북한에서경제논리의효율성이정책을지배할수있을지는회의적이다. 미국내부에서시작되는자유주의국제질서의파괴 2018년미국의국내정치이슈는 11월중간선거에집중될것이다. 중간선거에서는공화당이양원집권을유지할지아니면민주당이약진할지가관전포인트이다. 만약여소야대가되거나상하원중한쪽이라도민주당쪽으로넘어가게된다면여야갈등은더욱심해지며, 미국국내정치는혼란에빠질것이다. 트럼프대통령의주요공약이었던오바마케어폐지및대체 (Repeal and Replace) 법안이나멕시코장벽건설, 세금개혁안등은국민의낮은지지로 2018년상반기에처리될가능성이낮다. 국내정책에서의미있는성과를거두기어려운만큼공화당과트럼프행정부는 2018년에대외정책에초점을맞출것이다. 트럼프행정부는외교정책성과를통해선거를앞둔공화당에힘을실어줄수있다. 미국은기존의자유주의국제질서에어긋나는국가주의외교안보정책을선호한다. 트럼프대통령은미국에가장좋은무역관계는다자협상체제보다양자체제라고믿는다. 미국은 TPP와 TTIP 협상탈퇴를선언했고, 기존 FTA 체제를흔들며재협상또는개정을추진하기시작했다. 만약 NAFTA나다른 FTA에서의미있는성과를거두지못하면트럼프대통령은자유무역관련공약을지키지못했다는유권자의비난을피할수없다. 따라서트럼프행정부는 FTA 문제에보다적극적으로접근할것이다. FTA를체결하지못한국가를대상으로새협상을추진하기보다는기존무역관계를개선하려는시도가우선될것이다. 미국은안보문제에서북한과이란에초점을맞출것이다. 이란은기존핵협정을개정혹은파기하는작업을의회에넘긴상황이고, 북한은최대의압박과관여를통해한반도의비핵화를이루겠다고나섰다. 이로인해중동과동북아는긴장이고조된상태지만미국의궁극적인의도는보다나은협상타결로보인다. 물론이러한성과를내지못하면돌발상황이발생할수있다. 또한편으로, 미국은인도-태평양개념을재해석 재규정하고중국을견제하는새로운틀을만들어갈것이다. 비자유주의세력확장을모색하는중국중국은 2018년안정적인경제발전, 질적경제성장, 균형발전에주력하는 온중구진 ( 穩中求進 ) 전략을유지하면서 6% 대의경제성장률을무난히달성할것이다. 특히일대일로구상의연

18 19 장선상에있는중 서부지역의경제성장이기대된다. 정치사회적측면에서중국은 시진핑사상 교육을전국으로확산시킬것이다. 이과정에서시진핑개인에대한선전과우상화가본격화될수있다. 중국은시진핑이강조하는 신시대중국특색적사회주의사상 을전국적으로확산하는과정에서어느때보다당의영도와당원들의역할을강조할것이다. 2018년에는 강군몽 ( 强軍夢 ) 을향한군대개혁도본격화할것이다. 시진핑은덩샤오핑이강조했던 도광양회 ( 韜光養晦 ) 와 유소작위 ( 有所作爲 ) 를넘어 분발유위 ( 奮發有爲 ) 로나아갈것이다. 시진핑은 19차당대회개막연설에서 중국은자국의이익을포기하는행위는결코하지않을것이며, 어떤나라도중국이쓴열매를삼킬것이라는헛된꿈을버려야한다 고밝혔다. 이는향후남중국해영유권문제와일본과의영토분쟁등핵심이익이침해당한다고느낄경우에힘의외교도불사할것임을의미한다. 2018년에는시진핑주석이내놓은일대일로의실현을위한중국의외교적노력도한층표면화될것이다. 2018년에도중국외교의난제는대미관계설정이다. 중국은 19차당대회업무보고에서 신형국제관계 건설을주장했는데이는미국을겨냥한것이다. 신형국제관계주장은트럼프행정부의미국우선주의를우회적으로비판하면서국제무대에서중국의영향력을확대하려는의도를담고있다. 2018년한중관계에선실질적관계회복이이루어질것이다. 2018년 2월, 시진핑주석이평창동계올림픽개막식에참석함으로써양국관계는정상궤도로진입할것이다. 2018년북중관계는관계개선을위한급격한변화보다현상태가지속될가능성이높다. 김정은은 2018년에도핵무기고도화에전념하고예측할수없는도발을지속할것이라는점에서중국이갑자기부담을덜거나국제사회의시선을무시하고일방적으로 북한끌어안기 로전환하기어렵다. 다만, 19차당대회이후 2018년상반기에중국공산당정치국위원급이상고위간부가북한을방문할가능성은배제할수없다. 중국은고위급방북을통해북중관계개선의실마리를찾고북핵문제에서중재역할을시도함으로써자국의영향력을회복하려할가능성도있다. 자유주의국제질서수호에앞장선일본 2018년일본은자유주의국제질서의수호와자국의외교지평확대를위해노력할것이다. 국내적으로는자민당이중의원선거에서압승함에따라헌법개정에대한논의가재점화될것이다. 다만반발, 대립의견을고려해점진적인노력을기울일것이다. 대외적으로는북한의핵 미사일위협과중국의부상에따른위협요인을해소하기위해노력할것이다. 무엇보다도미일정상간쌓아온친밀도를자산으로일본은트럼프행정부의대북 대동북아전략, 나아가 인도-퍼시픽구상 에적극적으로동참할것이다. 인도-퍼시픽구상은아베수상이제안해온 안보다이아몬드 구상과도맞닿아있다. 중국과는역사 영토문제로불신이완전히해소되지않았지만, 북한의도발위협에대응하기위해갈등요인을관리할것이다. 러시아와는남쿠릴열도분쟁에대한국내의비판에도, 전략적필요에따라경제 안보분야에서협력강화를시도할것이다. 한일관계는위안부문제로대표되는역사문제와양국간의낮은신뢰도, 관계개선기대저하등으로인해당분간어려움이계 속될것이다. 다만, 한미일공조체제강화가우선시되고양국정상이역사문제해결을관계정상화의전제조건으로두고있지는않다는점에서일본이한국이제시한투트랙정책에전략적으로동조할가능성이높다. 비자유주의세력의중심축으로부상하는러시아 2018년러시아는소련몰락이후잃어버렸던국제정치적영향력을빠르게회복하고비자유주의국가의맹주로자리매김할것이다. 한때몰락의위기에직면했던시리아아사드정권의든든한후원자로자리를굳힌사례가대표적이다. 자신의지지세력을등에업고국내정치를급속히권위주의화하고있는터키의에르도안대통령에게도권위주의러시아는매력적인동맹세력이다. 이란의지배세력역시주기적선거로인한정치적불확실성속에서러시아와같은외부적지원은든든할수밖에없다. 중동지역에서의정치, 군사적성공으로러시아의대외적위상과영향력은한층강화될것이다. 2018년세계곳곳에서다양한비자유주의세력이약진하는상황에서동북아내미국에대한러시아의반대는지속될것이다. 북한문제를두고정치적협상으로러시아의양보를얻어내기더욱어려운형국이다. 러시아정부는실패가능성이높은위험한대외정책을추구하지는않을것이다. 현재헤게모니정당과군소정당으로편재된정당구도, 푸틴에대한대중의안정적지지, 헌법적으로보장된푸틴의차기대선출마등으로인해푸틴의정치적미래는밝다. 하지만선거는여전히권력에접근하는유일한수단이기에국민의대중적지지가매우중요하다. 대외정책의실패는 2018년러시아대통령선거에서큰부담이되므로, 발틱국가들이두려워하는러시아의군사개입은없을것이다. 유럽자유주의세력의반격 2018년은유럽자유주의세력의반격이시작되는해가될것이다. 유럽주요국가들에합리적인우파정부가들어서면서유럽통합을유지하고그가치를수호하기위한자유주의국제질서의방어를강조할것이다. 프랑스, 네덜란드, 오스트리아의선거에서중도우파가승리함에따라분열과민족주의를내세웠던분위기가상당히상쇄됐다. 이들간의협력이강화되면서비자유주의세력에대한견제가본격적으로시작될것이다. 특히테러와난민문제는 EU 회원국의공조없이해결할수없는초국경적, 초국가적인문제라는인식이확산되어가고있다. 선거가끝난독일정부가안정되면 2018년에는독일-프랑스간공조가더활성화될것으로보인다. 양국은 EU 내에서더광범위하게통합노력에박차를가하거나, 유럽의자유민주주의지도자들과함께새로운공조체계를모색할것이다. 대외정책차원에서 EU는회원국, 제3국과의대화를활발히추진할것이다. 핵심은러시아와중국문제다. EU는러시아의팽창적대외정책과중국의유럽으로의침투를견제하고자유주의국제질서의규범을유지하기위해노력할것이다. 미국뿐만아니라한국, 일본, 인도등같이가치와이상을공유하는역외국가들과협력을강화할것이다.

20 21 자유주의세력의반격을뒷받침하는것은개선된경제상황이다. 여전히많은국가들의실업률이높고사회경제적불평등도심각하지만, 2018년은 2017년보다경제성장전망이밝다. EU 집행위원회의전망에따르면, 회원국대부분의 2018년경제가나아질것이며불황을가장심하게겪은회원국까지성장을회복할것이다. 경제가회복되면포퓰리스트정권들이주장하는자유민주주의의경제적비효율성논리는설득력을잃게되고, 자유주의국제질서에대한믿음이강화될것이다. 비자유주의적각자도생으로가는동남아 2018년동남아와아세안을전망하는키워드는혼란이다. 누구도어디로가는지모르지만많은움직임이있는혼란이동남아에나타날것이다. 지역및글로벌질서를규정하는자유주의와비자유주의대안의혼재와그에따른혼란은동남아국가들에게그리낯선풍경이아니다. 동남아국가들은독립이후이질서의혼재속에서살아왔고, 또이를직접실천했다. 국내인권과민주주의문제로국제적비판에직면한동시에자유무역레짐하에서빠른경제성장을누렸다. 강대국압력에직면해이데올로기보다는실질이익을찾아움직여왔지만, 다른한편으로아세안이라는역내협력기구를통한다자협력도모색했다. 2018년동남아국가들은미국과중국사이에서아세안차원의단일전선을형성하기보다는각자도생하는개별적대강대국헤징 (hedging) 을택할것이다. 중국과미국이제시하는당근의성격이다르고아세안국가들이원하는이익이다르기때문에이런개별행동의양상이극명하게드러난다. 이에따라아세안의대강대국협상력의원천이었던아세안단결은크게약화되고, 아세안공동체건설을위한동력도감소할것이다. 결국동남아국가들은갈수록증가하는강대국의교차압력을피하기어렵다는것을절실하게느끼는한해가될것이다. 반면동남아일부국가가최근보여준비자유주의적정치행태는일종의면죄부를받게될가능성이높다. 미국은 2014년쿠데타이후군부가집권하고있는태국의민주주의에대해비판적태도를거둘것이다. 필리핀에서벌어지는마약과의전쟁이보여준인권문제도더이상관심을끌지못할것이다. 미얀마의로힝야족인권문제에대한비판적목소리도줄어들것이다. 자유주의와비자유주의가섞인혼돈속에서인권, 자유, 민주주의등가치문제는개별국가의이익을최고목표로삼는강대국들에게부차적으로취급된다. 비자유주의중동질서의강화와미국의입지축소 2018년에는 ISIS 격퇴전과시리아내전이정리되고, 아사드독재정권을지원했던이란과러시아가비자유주의적역내질서의주도세력이될전망이다. 시리아의락까와이라크의모술에서 ISIS가축출된후아사드정권과이라크중앙정부내친이란강경파의입지는더강화될것이다. 두나라에서급속히높아지는이란의영향력은이라크북부쿠르드자치정부지역에까지미치고있으며대쿠르드군사작전의확대가능성을시사한다. 시리아에서독보적인영향력을행사하는러시아는국제사회를상대로피스메이커변신을이어갈것이다. 교착상태에빠진유엔주도의협상과달리러시아가주도하고이란과터키가적극참여하는아스타나평화협상은안전지대 확정을이어가며속도를낼것이다. 또이란의혁명수비대산하회사들과러시아기업들은시리아정부군을도운대가로아사드정권으로부터전후복구사업을통한금전적보상을챙길것이다. 아사드정권은다마스커스에서국제엑스포를개최하며재건사업의본격화를알리고있다. 트럼프대통령의좌충우돌행보로인해중동전략전체에대한불가측성과이를둘러싼행정부내의이견과갈등은지속될것이다. 결국중동전역에서미국에대한신뢰는추락하고이는자유주의동맹과서방협력의균열로이어질전망이다. 미국의입지가축소된가운데이란과러시아가비자유주의중동질서를확산시킴에따라친아사드입장으로급선회한터키가새질서합류행보에속도를낼것이다. 카타르역시새로운기회를엿보며친이란, 친터키입장을이어갈전망이다. 파격적인개혁행보를보이는사우디도국내외급격한변화에따라미국과의동맹에만의존하지않을것이다. 사우디외교다변화의첫후보로는러시아가꼽힌다. 또다시독립의기회를놓친쿠르드는비자유주의지역질서의확산과미국의외면으로큰어려움을겪을것이다. 위기에놓인인간안보국제협력 2018년에도기후변화, 자연재난, 테러, 기아, 전염병등비전통적 범국제적문제의해결을위해인간안보와국가안보의교집합에놓여있는의제들에대한국제협력은지속될것이다. 그러나확장되는비자유주의국제질서하에서는자유주의적가치와원칙보다당사국들의국익이국제협력의중요한기준이된다. 국경과주권을초월하는인간안보국제협력을도모했던국제기구들도국제관계의주요행위자로국가를대체할수없었다. 국가안보와국익을넘어서는인간안보협력체제를마련하는데에는한계가있음을의미한다. 2018년미국의신고립주의외교와중국의확장정책이지속되고, 영국의 EU 탈퇴가야기한유럽통합의불확실성이가시화될것이다. 미국의트럼프정부는이미전년대비 32% 삭감된외교협력과지원을내용으로하는 2018년예산안을의회에제출했다. 삭감된예산은국방비증가로이어질것이다. 2017년 10월제19차공산당전국대표대회에서 2050년까지세계최강국으로의도약을천명한중국은경제, 군사적팽창을가속화할것이다. 남중국해진출과군사거점화로인해주변국가들과의갈등이지속될것이고, 신실크로드전략에따른경제적확장은인도와중앙아시아국가들과의갈등을야기할수있다. 영국이 2018년하반기브렉시트협상을완료하고, 스페인은카탈루냐지역독립운동을수습하면서유럽통합의미래에대한불확실성은커질것이다. 결국과거자유주의국제질서로확산됐던인간안보국제협력은국가안보와국익의영역으로종속될전망이다. 자유주의국제통상질서의균열 2018년은탈냉전시대에들어서활성화됐던자유무역협정체제가최대의위기를맞는시기가될것이다. 이를주도하는것은미국이다. 미국은 FTA 체제와 (GATT-)WTO 체제를만들고공고히하는데가장큰기여를했던자유주의국제통상질서의수호자였다. 하지만트럼프대통령이 FTA 체제를흔들고있기때문에국제통상질서는보호무역중심으로회귀하고있다. FTA 체제의

22 23 균열은구호는앞서나실제는지지부진한 RCEP 체결협상경과로이어질것이다. 트럼프행정부는 TPP 탈퇴, NAFTA 재협상, 한미 FTA 개정등을통해무역적자를해소하겠다는입장을천명했다. 미국은한미 FTA 개정협상시상품수지적자폭을최대한줄이는것만을최우선적인목표로삼는다. 일각의예상과달리미국은자동차, 철강등특정상품을중심으로개정협상에임하기보다는상품의종류를특정하지않고전방위적으로한국을압박할것이다. 미국입장에서한미 FTA 개정협상은더관심이많은 NATFA 개정협상의전초전이다. 미국은한미 FTA 개정협상시상당히공격적인태도를보일것이며, 이는캐나다및멕시코에보내는일종의경고가된다. 하지만미국이 NAFTA 폐기를통해미국의제조업경쟁력을약화시키는우를범하지는않을것이다. RCEP은 2018년에도체결협상이완료될수있을지여부가불투명하다. RCEP은 TPP의대항마로기획된것이기때문에 TPP가좌초한이후체결동인을상실했다. 아세안 10개국과한국, 중국,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인도등총 16개국이참여하고있는 RCEP 체결협상은협상자체를주도적으로이끌리더십의부재로인해체결협상이종료되더라도혁신적인메가 FTA가될수있을지는불분명하다. 중국이리더십을가지고 RCEP 체결협상에임해야하는데, 중국은투자, 환경, 지적재산권등의분야에서진일보한원칙을도입하는데주저하고있으므로 2018년에도 RCEP 체결협상의성공가능성은높지않다. 자유주의세력과비자유주의세력이격돌하는동북아 2017년회고 : 혼란과갈등의동북아 2017년한국과미국에는새정부가들어섰고, 중국에서는시진핑 2기가출범했으며, 일본에서는총선거가실시됐다. 동북아내주요국들은국내정치적으로크고작은변화를겪었다. 5월출범한한국의문재인정부는남북관계와대외관계에서이명박 박근혜정부의정책과는차별화된정책을펼쳤다. 남북군사회담을제의하는등적극적으로남북대화를추진했지만북한의거부로성사되지않았다. 1월출범한트럼프행정부는미국우선주의기조하에정치적으로반오바마세력, 트럼프의지지층에부응하기위해의료보험개혁, 이민규제등국내적으로반향이큰정책을발표했다. 국제적으로도파리협정탈퇴, 한미 FTA 개정협상등의정책을공세적으로추진했다. 10월총선을통해재신임을받은일본의아베정부는총리와일부각료들의스캔들등국내정치혼란에도, 북한과중국의위협에대처하기위해적극적인대외전략을추진했다. 일본은미일동맹을축으로인도와호주를끌어들였으며대러관계개선을위한방안도모색했다. 19차당대회를성공적으로치른중국은시진핑 2기를책임질새로운지도부를구성했다. 공산당창당 100주년인 2020년에소강사회전면건설, 건국 100주년인 2050년에사회주의현대화국가건설이라는기존의목표에, 2035년사회주의현대화달성이라는목표를추가해국가발전의로드맵을구체화했다. 푸틴대통령은권위주의체제를유지하면서국내정치를안정적으로장악하고, 미국주도의국제질서를견제하기위해사안별로중국과의협력을강화하는등공세적외교를전개했다. 2017년동북아에서는북핵문제를두고주변국들의견제와협력이반복됐다. 주변국들은북한의핵포기라는목표에동의하면서도북한핵문제의원인과처방에는확연한입장차이를드러냈다. 한미일 3국은북한이조건없이비핵화를위한협상테이블에나올것을요구했다. 반면에중국과러시아는북한의체제위협주장에동의하고한반도에서의무력충돌가능성을우려하면서북한의핵 미사일개발과한미양국의군사훈련을상호규제하는소위 쌍중단 을제의했다. 북한의핵 미사일개발이예상보다빠르게진행되면서추가개발을막기위한다양한논의가이뤄졌다. 북한의핵탑재미사일이본토에도달하는것을레드라인으로정한트럼프행정부는 최대의압박과관여 라는기조하에, 한편으론북한정권의붕괴를추구하지않는다며핵포기를설득하고다른한편으로는군사옵션도배제하지않는다는압박을병행했다. 현재트럼프행정부는역대어느행정부보다강력한경제, 외교차원의대북제재를주도하고있다. 특히북한이미국을위협하면 화염과분노 에직면할것이라는트럼프대통령의발언, 이어진북한의괌인근미사일발사위협, 다른대안이없다면북한을완전히파괴하겠다는트럼프대통령의유엔연설, 이에대한북한의위협과협박등쌍방지도부간의상호위협수위가높아지면서 2017년내내한반도

24 25 에서무력충돌이발생할수있다는우려가지속됐다. 2017년 7월두차례의대륙간탄도미사일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ICBM) 시험발사와 9월수소탄실험으로북한핵문제는동북아안보에다른차원의파장을일으켰다. 특히북한이미본토를공격할수있는핵 미사일능력에근접함으로써미국의대한 ( 對韓 ) 안보공약, 구체적으로핵우산공약의신뢰성에의문이제기됐다. 미국이서울이나부산을보호하기위해뉴욕이나워싱턴을희생할수있을것인가하는우려가현실이됐다. 북한의핵 미사일능력고도화는북한핵문제에대한한국사회의경각심을크게높이는계기가됐다. 북한에전향적인입장을가진문재인정부가다양한대화와지원을제의했음에도북한은이를무시하면서핵 미사일개발을지속했다. 2018년전망 : 대립속에서협력을모색하는동북아 2018년은국내정치적으로안정된상태에서국익확보를위한대외전략에집중하는한해가될것이다. 동북아 4강지도자들이모두자국우선주의를내세우며공세적인외교를전개하면서동북아정세는정치, 외교, 안보, 경제등의분야에서불안정성이계속높아질것이다. 각국이경제이익을확보하기위해치열하게움직이며이합집산하는가운데북한핵문제를두고중러대미일의외교안보적대립구도가형성될것이다. 북한의입장을이해해야한다는명분을내세우며동북아에서미일의군사적영향력을축소하려는중러와북핵문제해결과대중견제라는두마리토끼를잡기위해군사동맹을강화하려는미일의입장차이는양측의중장기전략적이익의간극을드러낸다. 주요국가들의대외정책경향은군사력증강과군사적긴장의증가로나타날것이다. 동북아주요국가들은자국의이익을극대화하고상대세력을견제하기위해해공군력증강을통한첨단군사력건설에더욱집중하게될것이다. 단순한군사력증강에추가해동맹이나우방국들간의양자혹은다자간연합훈련도강화될것이다. 이는군사적긴장이증가하고, 동북아군비경쟁의새로운장이열리게됨을의미한다. 장기적인관점에서동북아에서의힘의균형을자국에게유리하게만들어가려는각국의목표가저변에깔려있다. 또한동북아정세는외교가아닌군사력에중점을두는시기로의전환을의미한다. 다자안보협력의틀이부재한동북아에서한국이한반도문제해결을위해독자적으로움직일수있는여력은크지않을것이다. 동북아정세가유동적일수록한국은오로지국익의관점에서주변 4강을활용하고, 당면한안보위기를극복하기위해공세적전략을추진해야한다. 국내문제에집중하기위해안정적인대외여건이필요하므로영토와영해문제를둘러싼갈등은어느정도수준에서관리될것이다. 그러나갈등과이견의대상지역에서는군사활동이오히려증가할가능성도있다. 특히동중국해에서의미국과일본대중국의대립이증가하고초계활동이나항행의자유작전횟수와규모가증가함에따라우발적충돌가능성이증가할것이다. 역사문제를둘러싼동북아국가들간의갈등과마찰도지속될것이며, 이는자유주의국제 질서를중심으로한미래지향적협력에제약요인으로작용할것이다. 한국과일본, 중국과일본, 그리고한국과중국간역사를둘러싼이견이어느정도관리될테지만, 마찰이주기적으로발생할것이다. 이는각국의국내정치 사회적분위기와연동하여작동할것이므로타협점을찾기는어려울것이다. 역사문제를둘러싼갈등과마찰의증가는동북아각국내부에서강화되는민족주의성향에도영향을받을것이다. 미국의자국우선주의, 중국의중국몽, 일본의보통국가, 러시아의과거영광의부활과같은구호와정책적지향점이상호충돌하면서국가간충돌을넘어사회 개인간충돌로이어지고, 상호불신을강화할것이다. 즉주요국가들간의전략적불신이증가하는현상을초래할것이다. 트럼프의미국우선주의미국우선주의를역설하는트럼프행정부는오바마행정부의재균형정책을수용하지않고, 이정책의상징적결과물인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Trans-Pacific Partnership, TPP) 을폐기했다. 그러나중국의공세적인대외정책은불가피하게미국의대중견제필요성을높이게될것이다. 미국은아시아를중시한다는기조하에, 한반도를대륙세력을견제하기위한거점으로활용하는정책을추진해나갈것이다. 미국은국제규범설정을둘러싸고중국과의중장기갈등단계에들어섰음을인지했다. 따라서미국주도의법에기반한국제질서를유지해중국을견제하고, 미국의경제 외교 군사분야이익을지키는전략을추진할것이다. 또한미, 한일동맹을기반으로아시아여타국가들을포괄하는다층적네트워크를형성함으로써질서유지에따른미국의부담을분산하고, 경제적비용을줄이면서역내주도권을계속유지해나가려할것이다. 시진핑의공세적대외전략시진핑 2기중국은국내정치, 경제적제약에따른방어적자세에서벗어나공세적대외전략을더욱강력하게전개할것이다. 미국주도국제질서에중국식규범과제도를이식하는외교정책을강화해나갈것이다. 중국은신형국제관계, 주변국외교, 1 일대일로 ( 一帶一路 ) 등기존그림 1. 중러대미일의대립출처 : Reuters.

26 27 에제시한외교적담론을구체적으로실천하면서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Asian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 AIIB) 등새국제기구를국제사회에정착시키기위해노력할것이다. 시진핑주석이 19차당대회를통해권력장악을더욱공고히함으로써그의공세적대외전략은더욱강력하게추진될것이다. 중국의동북아정책은미일견제를통한지역패권국위상구축이라는기조하에추진될것이다. 미국과북핵문제를비롯한주요사안별로협력과경쟁을병행하면서 2020년소강사회건설 이라는목표달성에집중하기위해, 군사적갈등과직접적충돌은피하고안정적인관계를유지하려할것이다. 한미일을축으로한대중안보공조를무력화시키기위해노력하지만, 대립일변도의중일관계는시진핑의주변국운명공동체론에도부합하지않는다. 일대일로구상과 AIIB 의성공적안착을위해서는일본의지지가필요하기때문에일본과의관계를적정수준에서관리해나갈것이다. 러시아와는미국견제와경제협력을매개로밀월기조를유지하는가운데중국몽과 강한러시아 실현을위한양국의전략적동거가지속될전망이다. 한반도에서는한중전략적협력과북중전통적우호 협력관계의복원을통해한반도의평화와안정을유지하는남북한균형정책을시도할것이다. 중국은미국과의동북아세력경쟁차그림 2. 동북아역사문제갈등 원에서한국을자국의세력권내로유인하는데주력할것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THAAD) 배치당시한국의반발과경제보복과정에서드러난시행착오를바탕으로, 보다정교하게한미관계의틈을벌리기위해외교적공세를강화할것이다. 한미일 3국공조체제를와해하기위해약한고리로인식되는한국을이탈시키는데집중할것이다. 중국은 10월 31일발표한 한중관계개선관련양국간협의결과 와강경화외교부장관이표명한 3불 ( 不 ) 입장을한미동맹과한미일안보협력을견제할수있는중요한외교적자산으로간주할것이다. 김정은집권이후북중관계가회복의기미를보이지않는가운데중국은양국관계를과거의특수관계가아닌정상국가간의관계로재정립하고, 북한의불안정으로인한자국의이익훼손을방지하는데주력할것이다. 아울러북한이현수준에서핵개발을동결하는것을전제로북미가타협하도록적극적인외교노력을전개할것이다. 한반도통일과관련해서는기존의전쟁방지 ( 不戰 ), 북한혼란방지 ( 不亂 ), 비핵화 ( 無核 ) 3원칙을견지해나갈것이다. 아베의대중견제와미일동맹강화일본은북한의핵 미사일위협과중국의부상에따른위협을해소하기위해다각적인외교노력을전개할것이다. 미일정상간친밀도를자산으로트럼프행정부의대북, 대동북아전략에적극적으로동참할것이며, 이는미일동맹의강화로이어질것이다. 중국과는영토문제및역사인식이밀접히연계돼있어서관계계선가능성이크지않다는한계를인식하면서도무력충돌을방지하고상황을안정적으로관리할것이다. 중국의경제와안보를통괄하는전략적구상인일대일로에대응해 TPP를추진하고, TPP가대중견제의중요수단임을강조하며미국을설득할것이다. 일본의대러시아관계는일본이우크라이나사태에대한국제사회의제재에동참함으로써정체돼있으나일본의대중견제, 러시아의협력파트너확보등의전략적필요에따라관계개선을위한시도가지속될것이다. 한편일본은미국이주도하는대북제재에적극동참하는가운데납치자문제를해결하고북핵이슈와동북아안보질서재편과정에있어자국의영향력을확보하기위해공식, 비공식적으로대북접촉을시도할것이다. 한일관계는북한의핵 미사일위협에대응하여공조를강화한다는큰틀속에서한미일안보협력을강화할것이다. 동시에, 2018년이 김대중 오부치한일파트너십선언 20주년이라는점을부각하면서위안부문제재협상을둘러싼마찰을관리하고양국관계의점진적발전을모색해나갈것이다. 출처 : Reuters. 1. 주변국외교의기조는안린 ( 安隣, 이웃안정화 ), 목린 ( 睦隣, 이웃과화목 ), 부린 ( 富隣, 이웃과공동번영 ) 등삼린 ( 三隣 ) 정책과친 ( 親, 감성 ), 성 ( 誠, 신뢰 ), 혜 ( 惠, 호혜 ), 용 ( 容, 포용 ) 의 4대이념이다. 푸틴의동북아역할확대시도러시아는경제는역동적이나안보가불안정한아태지역에적극개입함으로써국익을증진한다는 신 ( 新 ) 러시아외교정책개념 에입각해동북아에서외교이니셔티브를행사하려할것이다. 유로-퍼시픽국가로서의정체성을강화하면서극동개발을핵심으로하는신동방정책을적극추진할것이다. 또미국견제차원에서중국과의공동군사훈련실시, 아시아교류및신뢰구축회의 (Conference on Interaction and Confidence Building Measures in Asia, CICA), 상하이협력기구 (Shanghai Cooperation Organization, SCO) 에서의대미공동입장견지, 북핵문제해결을구실로미군의동북아영향력축소시도등중국과의전략적연대를강화할것이다. 한반

28 29 도에는한러경제관계를우선시하면서도, 대북제재의숨통을틔어주는등북한을정치외교적으로관리하며러시아의존재감을과시하는남북한균형정책을추진할것이다. 비자유주의국제질서는북한에게기회일까? 북한핵문제의향배 2018년에도북핵문제는동북아정세전반을좌우하는핵심이슈가될것이다. 미본토를공격할수있는핵 미사일능력을완성하려는북한과이를레드라인으로간주하고추가개발을저지하는미국의대치가지속될것이다. 핵이정권생존을위해필수불가결하다고인식하는북한은 2018년에도핵 미사일무력을완성하기위해추가실험을할것이다. 미동부를타격할수있는사거리의 ICBM과궤도재진입기술을완성하는것은물론, 추가수소탄실험도할수있다. 다만 6차수소탄실험의여파로함경북도풍계리지역의지질구조가약화됐을가능성이있어추가핵실험은다른지역이나공해상에서이뤄질수있다. 북한입장에서공해상에서의핵실험은북한의핵능력을전세계에현시할수있는매력적인방안이다. 북한은핵 미사일무력의완성을대내외적으로입증한후, 핵보유국지위를기정사실화할목적으로협상테이블에나올것이다. 미국은북핵을폐기하지못하더라도추가핵개발은저지해야한다는입장이어서핵 미사일능력을동결하기위해북한과타협할가능성이크다. 미국이협상에응하지않더라도북한은일정수준의핵 미사일능력을확보했다고판단하면스스로개발을중단하고자연동결한후대미협상을요구할것이다. 차기북핵협상은북한과미국이주도할것이고, 참가국들은북한핵의정치, 외교적위력을실감하게될것이다. 2017년회고 2017년북한은 11월까지 16차례의미사일발사실험과 1차례의추가핵실험을감행했다. 이실험을통해평양은중거리미사일 (Intermediate Range Ballistic Missile, IRBM) 인 화성-12 형, 대륙간탄도탄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ICBM) 급중장거리미사일인 화성-14형 을공개했고, 신뢰성에의심이가던 무수단 ( 북한측명칭 화성-10 ) 을대체할새로운중장거리발사체를마련했다. 9월 3일 6차핵실험에서는기존 10kt 내외와는다른규모의수소탄핵폭발력을시연했다. 북극성-2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 SLBM) 을통한미사일능력의다양성도선보였다. 북한은연이은핵 미사일발사실험을통해자신을핵보유국으로인정하라는메시지를서울과워싱턴을비롯한국제사회에보냈을뿐, 어떠한타협적태도도보이지않았다. 여기에는세가지이유가있다. 첫째, 김정은의핵강국목표와병진노선에대한집착이다. 김정은은선대에비해차별화된자신만의업적을이루기위해제재나국제적압력이다소거세다하더라도현재의핵 미사일능력개발을늦출수없다고판단했을것이다. 둘째, 확실한핵능력을바탕으로역전불가능한전략적대남우위를지속하는것이북한의주도권을유지하는데필수적이다. 한국내어떤정부가들어서든북한은남북관계개선보다는핵보유국도약에몰입할것이다. 셋째, 트럼프행정부를다루는데있어서타협적자세보다는대결적자세를견지할때더유리한고지에서협상이가능하다고봤을것이다. 실질적군사행동을취하는데한계가있는미국의여건과미중러간전략경쟁의틈새를노릴경우큰위험이나대가없이도핵능력의발전을도모할수있다고본다. 2018 년전망 북한의비자유주의국제질서활용법? 2010년대중반부터진행돼온자유주의국제질서의약화는북한이전략적융통성을높이는쪽으로작용했다. 이현상은 2017년더욱두드러졌는데, 이는미국트럼프행정부의등장과관련이있다. 미국우선주의 (America First) 를표방한트럼프의대외정책은과거수면하에서진행되던미중, 미러간전략적경쟁을보다노골화했다. 2017년동아시아에서벌어진미중러간복합적경쟁은북한입장에서는운신의폭을넓힐수있는여지가됐다. 중국은 2016년에이어 2017년에도한중간의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THAAD) 갈등을주요이슈로제기했으며, 러시아역

30 31 시트럼프행정부출범초기와는달리미국의각종정책들에대해견제의목소리를높였다. 이는북한의핵 미사일개발에대한국제적제재의연대를느슨하게만들었고, 평양이 UN 안보리제재결의안 2321(2016년 12월 ), 2356(2017년 6월 ), 2371(8월 ), 2375(9월 ) 의잇단압박에도불구하고능력시위를지속하는동인이됐다. 비자유주의국제질서형성과정에서의합종연횡은평양에일종의풍선효과를유도할수있는환경이된다. 체제자체가극단적비자유주의의전형인북한에게는이국제질서가체질적으로편할수있다. 2017년베이징이평양의행태에피로감을드러내기도했지만, 비자유주의국제질서의맹주가되려는중국과러시아사이에서평양은생존대안을찾을수있다. 이들사이의협력과은근한경쟁을잘활용할경우, 안전판이오히려확장되는것이다. 그러나북한은질서재편과정에서희생양이될수도있다. 끊임없이제기되는주변국들간의빅딜에서고립될위험성, 즉 노스코리아패싱 을고려해야한다. 미국이주한미군과한미동맹을걸고중국과김정은정권의미래를흥정할수도있다는스티브배넌 (Steve Bannon) 류의발언은북한도강대국간거래로부터자유로울수없다는점을암시한다. 비슷한거래가미러사이에발생하지않으리라는보장도없다. 비자유주의국제질서가국가간위계관계를강화할가능성이크기에, 우리식사회주의 하에서독자행보를보이는북한이강대국모두로부터소외될수있다. 주변강대국들간의관계를교묘히이용해운신의폭을넓히는행위는모두로부터적당히자유로울수있겠지만, 자칫주요협력대상국으로부터동시에방기 (abandonment) 되는결과도초래할수있다. 과거북한은비동맹운동을활용해이위험성을일정부분차단했지만, 지금은제3의변수를활용하기도어렵다. 2017년 2월김정남암살이후대아세안외교에차질이생기면서상황은더악화됐다. 그들의핵 미사일능력이확장될수록베이징과모스크바가그안전성을의심할가능성도감안해야한다. 북한의독자행보가가속화될수록더이상자신들도안전하지않다는중러의의구심은증가한다. 트럼프행정부의공격적대북정책과그결과의불투명성역시평양에는부담일수밖에없다. 2017년한해동안평양과워싱턴은다수의수사전 ( 修辭戰 ) 을전개했다. 부시나오바마행정부와는달리트럼프시대에는군사적옵션이단순한위협이나최고수준의경고로만그치지않을수있다. 상무위원 기타정위원 표 1. 북한정치국위원연령분포변화 ( 행사당시만나이기준 ) 제7차노동당대회 (2016.5.6~9) 노동당제7기 1차전원회의 (2017.10.7) 김정은 (1984.1, 32세 ) 김정은 (33세) 김영남 (1928. 2, 88세 ) 김영남 (89세) 황병서 (1940, 76세 ) 황병서 (77세) 박봉주 (1939.4, 77세 ) 박봉주 (78세) 최룡해 (1950.1, 66세 ) 최룡해 (67세) 김기남 (1929.8, 86세 ) 김기남 (88세) 최태복 (1930.12, 85세 ) 최태복 (87세) 리수용 (1940, 76세 ) 리수용 (77세) 김평해 (1941.10, 74세 ) 김평해 (75세) 오수용 (1947, 69세 ) 오수용 (70세) 곽범기 (1939, 77세 ) 곽범기 (78세) 김영철 (1946, 70세 ) 김영철 (71세) 리만건 ( 미상 ) 리만건 (?) 양형섭 (1925. 10, 90세 ) 양형섭 (92세) 로두철 (1950, 66세 ) 로두철 (67세) 박영식 ( 미상 ) 박영식 (?) 리명수 (1934.2, 82세 ) 리명수 (83세) 김원홍 ( 미상 ) 김원홍 (?) 최부일 (1944.3, 72세 ) 최부일 (73세) 박광호 (?) 박태성 (62세 ) 태종수 ( 1936.3, 81세 ) 안정수 ( 1948, 69세 ) 리용호 (61세 ) 김수길 (1950, 66세 ) 김수길 (67세) 김능오 ( 미상 ) 김능오 (?) 박태성 (1955, 61세 ) 림철웅 (?) 북한내비자유주의강화와잠재하는불안 : 2인자그룹의지속적부침과엘리트세대교체의부진김정은은권력기반의건재와변함없는정책추진력을과시하는한해를보냈다. 이추세는북한의정권창건 70주년을맞이하는 2018년에도지속될것이지만, 나름의불안징후를드러낼가능성도있다. 2017년 10월 7일개최된노동당제7기 2차전원회의를통해김정은은정치국, 정무국, 당중앙군사위원회등주요당기구의인사를개편했고, 자신의시대가굳건히유지된다는인상을주었다. 그러나일부평가와는달리, 7기 2차전원회의에서의인사는대폭적인권력엘리트교체나세대교체로보기는어렵다. 실제정치국위원들은별로젊어지지않았다. 새로이진입한인물들의연령대는기존정치국정위원이나후보위원의평균연령대 (68세) 와비슷했다. 리용호 (1956, 60세 ) 조연준 (79세) 림철웅 ( 미상 ) 리병철 (65세) 후보위원 조연준 (1937.9, 78세 ) 노광철 (61세) 리병철 (1948, 64세 ) 리영길 (62세) 노광철 (1956, 60세 ) 최휘 ( 미상, 60대중후반추정 ) 리영길 (1955, 61세 ) 박태덕 ( 1955, 62세 ) 김여정 ( 30세 ) 정경택 (,?) 평균연령 71세 70.5세 7 기 2 차전원회의를기점으로새로이떠오른인물들은대부분존재감이약했을뿐, 북한권자료 : 통일부, 2017 북한주요인사인물정보 ( 서울 : 통일부, 2017). 신규진입, 후보위원에서승진

32 33 력에이미근접했던인물이다. 새권력엘리트나파격적발탁인사라기보다는북한판 회전문인사 로볼수있다. 30세에불과하다고 (87년생 ~89년생등다양한추정이존재 ) 알려진김여정의후보위원진입이정치국이나권력핵심부가젊어졌다는착시효과를유도한것으로볼수있다. 다만, 최룡해의재부상은주목할만하다. 직위하락과 혁명화교육 등을겪으며 2인자그룹내에서의위치조차불확실하다고여겨지던최룡해가그룹내확실한선두주자로자리매김한것이다. 이는 백두혈통 과 빨치산혈통 의연대과시를통해정권의안정성을강화하는데에도도움이된다. 현재북한권력엘리트구성에있어잠재적불안감은세가지다. 첫째, 어느정도의세대교체가이뤄졌다고는하지만, 김정은체제의권력구도는여전히노인통치 (gerontocracy) 와인사적체의전형이다. 김정은이변화하는대내외안보환경을관리할만한새로운엘리트군을충분히육성하지못했음을뜻한다. 둘째, 권력엘리트들의충성도면에서실질적인 김정은판 엘리트가없다. 북한에서는파벌정치가종파주의로죄악시돼왔다. 과거에상대적으로소외됐던인물들을권력전면에포진시켰다고해서충성도가갑자기상승하지는않는다. 과거김일성에게는빨치산활동을같이한심정적결속력이, 김정일시대에는그와권력투쟁을같이겪은동지적단결력이권력거래이면에존재했다. 김정은에게는이연결고리가없다. 셋째, 최룡해의재부상을통해 2인자그룹의안정성을재고했지만, 한편으론최룡해의지나친독주를견제해야한다. 최룡해의충성심을지속적으로보장하면서도그를자신과공동운명체로만들안전장치를고안해내지않는다면이는잠재적권력불안의소지가될수있다. 김정은은 2018년에도정치국과정무국의세대교체인사를통해자신의당장악력과젊은피수혈효과를내려할것이다. 2인자그룹간의암투와상호비판, 수시숙청과도태 ( 淘汰 ) 정책도구사될것이다. 2013~2016년에보여줬던공포정치를재현하지않겠지만, 권력엘리트들중누구도확고한자신만의영역을구축하지못하도록상호견제를유도해자신의권력을운용해나갈것이다. 동시에최룡해의변심에대비한김정은의안전장치도강화될것이다. 최룡해가당조직부장에오른것이사실일경우, 당중앙위원회부위원장급중 1명이조연준의후임부부장을맡아그를견제할가능성이있으며, 그역할을동생인김여정에게맡길가능성도있다. 향후핵개발에있어최룡해에게일정부분책임을위임함으로써그를공범자로만드는방안도고려할수있다. 과거에그러했듯이최룡해에대한사상지도검토도주기적으로지속될것이다. 새로운통치구조의모색가능성 2016년정립된당중앙위원회-국무위원회체제에이어또다른통치구조가모색될수있다. 김정은은 2018년을김일성-김정일에비견되는새로운수령의해로삼고, 자신의정치적위상을다시한번격상시키는조치를취할것이다. 사회주의국가에서 1인지도자가자신의지위를격상할때는당의 1인자로서보다는국가의최고통치자로서의이미지를강화했다. 김정은의할아버지김일성, 쿠바의피델카스트로, 중국지도자들이흔히택한방법이다. 헌법개정을통해당과국무위원회중국무위원회의우위를보장하는제도개편이다시이뤄질수있다. 1인지도자의눈과귀, 채찍의역할을하는정치사찰기관의위상재정립도고려할수있다. 2017년초이뤄진김원홍의숙청이개인에게만영향을미쳤던것은아니다. 그의강등과함께국가안전보위성전체에대한조직감찰및재정비사업이진행됐음을감안할때, 김원홍의후임보다는손상된정치사찰기관의위상과사기회복이김정은에게는급선무다. 현재로서는 국가안전보위성 의명칭재편과조직 기구재구성이김정은이택할수있는유력한수단이다. 인물교체만으로조직의사기와충성심을보장하기에는한계가있기때문이다. 다른대안으로, 국가안전보위상이나혹은명칭이변경된조직의장을정치국정위원급으로격상함으로써조직의격을높일수도있다. 김정은은 2018년에도권력남용이발생하지않도록관리하면서권력엘리트들에대한감시와사찰을효과적으로할수있는메커니즘을수립할것이다. 핵보유국선언이후핵능력건설의호흡조절제재에비례해가속도가붙는북한핵 미사일개발의모순은 제재무용론 이나일종의 북한만능론 으로이어졌다. 자원과시간이모두북한의편이라는전제하에서는성립가능한말이지만, 실질적타당성은의심된다. 북한의핵 미사일개발비용에대한다양한분석이있지만, 지난 20여년간최소 20억달러이상의자원이투입됐을것이라는평가가일반적이다. 분석가들은북한이이미초기기술투자비용을지출했기때문에이후의비용은충분히감당할수있다고전망했다. 그러나평양이핵탄두탑재중장거리미사일약 20기, 제한적선제공격능력을갖추는데필요한 100기정도를확보하려면지금까지에비해서만만치않은비용을투입해야한다. 매년이무기체계를유지 관리하는데드는비용, 감가상각비, 정기적인업그레이드비용을제외하면비용상승폭은더욱커진다. 핵 미사일을안정적으로관리하게위한사이트를구축하는데에도적지않은비용이소요된다. 이비용은지대지미사일로국한된것이다. 북한이야심차게개발하고있는 SLBM을전력화하려면별도의발사플랫폼이필요하다. 이미북한이 1~2개의발사관을갖춘신형잠수함개발에착수했다고하지만, 무기화단계에서미본토를사정권안에넣으려면이보다더크고튼튼한중 대형잠수함이필요하다. 그렇다고핵무장에모든군사비를다소모할수도없다. 오히려인도 파키스탄등기존핵무장국의사례는핵보유가군사비감축에전혀긍정적영향을미치지않았음을보여준다. 재정적부담이상의문제도있다. 평양은 20여기이상의핵탄두를일사불란하게통제할뿐만아니라안전하게관리할체제, 즉그궁극의무기가수령을겨냥할위험성을배제하는체제를만들어야한다. 이는결국북한의 1인정책결정체제에도영향을미칠수밖에없다. 더욱이평양은시간변수도고려해야한다. 평양이핵 미사일개발에가속도를내는동안제재도전례없이빠른속도로격상됐기때문이다. 김정은이천명한병진이실현되려면국제제재를버티고생존하는수준이아니라외부압박에도불구하고찬란하게비상하는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 의완성을외칠수있어야한다. 이는결코쉬운일이아니다. 결국북한에게도핵 미사일개발을향한자신들만의질주를계속하는대신일정수준에서의타협을고려해볼여지가충분한셈이다. 북한입장에서최선의대안은굳이핵무기의실전배치혹은 ICBM, IRBM, SLBM을포괄하는완전한핵전력의구비까지가지않고핵보유국지위를달

34 35 성하는것이다. 문제는이단계부터북한도가지않은길을걸어야한다는점이다. 인도, 파키스탄과달리북한은기존과는다른핵폭발력과만만치않은미사일사거리및다양성을보여주었음에도여전히 핵보유국 으로받아들여지지않고있다. 북한이자신이핵보유국이라는점을미국과국제사회에납득시킬수있는수단은얼마남지않았다. 1) 탄두재진입과비거리를통해진정한 ICBM급능력을보여주거나, 2) 중거리미사일에핵탄두혹은자신들이주장하는수소탄탄두를장착, 인명에피해를미치지않는고공에서폭발시켜전자기펄스 (Electromagnetic Pulse, EMP) 효과를보여주거나, 3) 미본토나인접영토에피해를줄수있는확대된비거리의잠수함발사미사일능력을보여주는방법이있다. 그동안의제재추세를감안할때, 북한은한번혹은두번의시도로확실한능력을과시해야한다. 11월 28일, 획기적성능향상없이 75일만에이뤄진미사일발사는이런딜레마를반영한다. 만약충분한기술적준비가이뤄진다면, 북한은 2018년상반기노동당제7기 3차전원회의혹은최고인민회의회기에서핵보유국지위를공식적으로선언할수도있다. 제한적핵보유국지위획득을전제로한대미협상주력북한은 2018년을핵보유국으로지역 국제정치무대에나서는원년으로삼으려할것이다. 문제는충분한능력시위에성공한다해도핵보유국지위가한국, 미국, 국제사회에의해수용될수있는가의여부이다. 북한의핵 미사일개발의도는다양하다. 가장낮은목표는전통적인체제안전보장을, 최선의목표는진정한핵강국으로의부상을꼽을수있다. 이중체제안전보장에대해서는이미한국과미국이북한정권의붕괴를바라지않는다고선언했다. 다만김정은은체제보장을직접언급한적이없다. 그들의 대북적대시정책의포기 요구를한국혹은미국이체제보장으로해석했을뿐이다. 내부결속을목표로핵 미사일개발을했다면, 김정은체제가상대적으로안정화된 2015년이후오히려북한의행보가가속화된현상을설명하기힘들다. 적대시정책의포기는단순히김정은정권을인정하고체제위기를조성하지않겠다는약속을의미하지않는다. 북한은최소한미군사훈련중단에서최종적으로는한미동맹해체를상정하고있다. 북한의핵 미사일개발은남북간국력격차의일거역전을겨냥한것일수도있다. 1980년대부터가시화된경제력 외교력의압도적인열세를단기적으로극복하기힘들다는판단하에, 우선핵무장을통해군사력의압도적우위를구축하는것이북한의목표일수있다. 전략적대남우위가한반도문제의북한주도를지속가능하게할것이라는계산이다. 김정은시대평양의대외인식변화에도주목할필요가있는데, 이는핵보유목표가대북적대시정책의포기이상이될수도있음을암시한다. 실질적능력이야어쨌든김정은은강대국으로의도약을향한자기최면을걸고있다. 북한이과거와는달리미국과의대화필요성을이야기하면서그에집착하는인상을회피하는것역시이런배경이다. 이경우종착점은북미간한반도를둘러싼군비통제 군축협상이며, 한국은철저히부차적인상대로간주된다. 평양의목표중소극적의미의체제보장을제외한나머지는현수준에서한미가쉽게받아들일수없는대안이며, 지역강국으로서의재기는중국이나러시아도받아들이기힘든조건일수있다. 왜냐면대남우위지속확보이후부터의목표는북한이제한적으로라도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상황, 즉수개의핵탄두와아태지역을사정거리에둔미사일능력을보유한북한의핵동결이나능력제한으로부터출발하기때문이다. 평양이협상의대상으로삼아온현재의워싱턴이이를받아들이기힘들다. 미-이란핵협상의예를보더라도, 미국의선제양보에의한대북제재해제와미북전격협상론은가능성이매우희박하다. 오히려북한의핵능력시위가미북간극한대립을야기할가능성이있으나, 군사충돌로이어지지는않을전망이다. 미국이거론해온군사적옵션은직접예방타격 (preventive strike) 외에도다양한군사적가능성을포괄한다. 북한에대한군사적옵션이중국의대북압박을유도하기위한카드일수도있다. 단, 어느경우에나실질적인예방타격은미국에게도적지않은위험과부담이다. 북한이핵보유국으로서의능력을보여줬음에도불구하고미국이여전히이를무시할경우, 미북간줄다리기를좌우할최대변수는북한자체의체제내구력이다. 때문에시간이지날수록점점타협적대안을들고나오는쪽은평양일가능성이크다. 2017년말이나 2018년초확실한능력시위에실패한다면, 타협의시기는더빨라질수도있다. 평창올림픽기간전시성평화공세와비관적남북관계전망미북간시간과자원싸움이 2018년에도지속되고, 이것이결코북한에게유리하지않은양상일경우, 북한은대남전략상에도변화를꾀할가능성이있다. 북한의 2017년핵 미사일실험중 12건이문재인정부에집중됐다는사실은평양이한국의새로운정부를어떻게인식하고있는지를잘보여준다. 문재인정부는 2017년출범이후남북간대화복원과한반도평화구현의지를표명했다. 그러나북한은노동신문등의매체를통해한국의구상에부정적반응을보였으며, 대화제안에도침묵으로일관했다. 한국의정부교체에도불구하고, 결코한국을핵심적인대화상대로인식하지않았고, 오히려핵강국인자신들이우세하다는인식을내비쳤다. 흡수통일불원, 인도주의적지원의사, 남북사회 체육교류등한국이제시한의제들이매력적인유인이되지못함을암시한것이다. 북한은한국이연합훈련중단과같이한미동맹체제를변화시키는의제를스스로주장하고나오거나미북관계에서징검다리역할을해주기를기대했던것으로보인다. 이손익계산은 2018년초에들어서는다소변경될수있다. 미북직거래가능성이낮아지면낮아질수록한국변수를활용하려는북한의행보는활발해질수있다. 다만, 이역시남북한간의대화나협력추세복원보다는한미공조의이완이나대북제재와관련된한미간이견의증폭을겨냥한것으로봐야한다. 평창올림픽은북한이이구상을실현하기위한도구가될수있다. 2017년말혹은 2018년초북한이핵 미사일능력의완성을시위하고미북관계의갈등이다시증폭되는시점에평창올림픽기간동안제한적평화공세를제안할가능성을유념해야한다. 예를들어, 북한은평창올림픽및패럴림픽기간을전후해남북한쌍방이어떤군사적훈련이나행위도자제하자는제의를함으로써 2018년봄으로예정된한미연합훈련을정조준할수있다.

36 37 중국및러시아와의선별적협력시도 2017 년은북중관계에서도미묘한변화가암시된시기였다. 중국은대북원유송출중단등 미국 : 국내에서시작되는자유주의국제질서의파괴 북한정권 체제에심대한타격을줄수있는조치에는동참하지않았다. 그러나 2017년 10월까지제안된 3건의 UN 안보리대북제재결의안 (2356, 2371, 2375) 에모두찬성했다. 2016년 11월 30일의 2321호동참까지합하면 1년이채되지않는사이 4건의대북제재가중국의동의하에채택됐다. 중국은이제재들이북한에큰타격을주지않는다는점을염두에두었을가능성이크지만, 중국의대북비판이나제재동참조치가과거와는다른강경한메시지를전달하고있음은분명하다. 무엇보다중국으로서는북한이자신의영향력에서이탈하는듯한인상을피하려할것이며, 트럼프행정부의전격적인대북강경책으로인해지역분쟁에연루될위험도피해야한다. 2017 년 10월 18일, 중국공산당대회를기점으로시진핑주석에권력이더집중된만큼, 베이징의입장에서는북중양자관계차원에서도평양의행태를관리하기위한은근한압박을가중시킬가능성이크다. 평양역시 2018년행보에서중국과의관계를고려하지않을수없다. 자강력을지속적으로외치기는했지만, 중국과의관계악화혹은단절은북한을위기에몰아넣을수있다. 2017년과같이러시아를활용한탈출구를모색할수있지만, 북러간무역규모나시장내러시아경제의존재감을감안할때, 북러협력은북중협력의보완재일수는있어도대체재가되기에는부족하다. 이러한점에서자신의대외자율성을유지하면서도사안에따른협력과밀착제스처를보이는북한의행보는 2018년에도지속될것이다. 2017년평가트럼프대통령의취임으로시작한미국의 2017년은사건의연속이었다. 트럼프대통령은취임직후러시아게이트 (Russiagate) 로곤란을겪었고, 추진하는정책대부분이발목을잡혔다. 행정명령 1호였던오바마케어 (Obamacare) 철폐는의회에상정하지도못한채좌초됐고, 멕시코장벽은예산문제에부딪쳤다. 선거기간문제삼았던자유무역협정 (FTA) 의대표격인북미자유무역협정 (North American Free Trade Agreement, NAFTA) 재협상도교착상태에있다. 반이민행정명령은몇차례법적분쟁끝에제동이걸린상태다. 한편오랜기간명목상으로남아있던유네스코탈퇴와더불어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Trans-Pacific Strategic Economic Partnership, TPP) 과파리협정탈퇴는의회의승인이나강력한정치력이필요하지않아가능했다. 이란핵협정의경우포괄적공동행동계획 (Joint Comprehensive Plan of Action: JCPOA) 준수여부를불승인하여의회로공을넘겼다. 정부내갈등도심각했다. 서툴고의욕넘치는새행정부가들어서면서일어난현상이다. 트럼프행정부내에서도손발이맞지않았다. 마이클플린 (Michael Flynn) 전국가안보보좌관의낙 마, 트럼프의브레인이라불렸던스티브배넌 (Steve Bannon) 의해임등으로취임후에도행정 북한은비자유주의국제질서의수혜자가될수있을까? 2017 년북한은요동치는국제질서속에서자신의독자적영역을확보하기위해부심했다. 부가불안정하다는인상을지우지못했다. 첫비서실장이었던라인스프리버스 (Reince Priebus) 가 1년도채우지못한채물러났고, 숀스파이서 (Sean Spicer) 대변인도앤서니스카라무치 북한의이전략은일부성공을거뒀으나, 다른한편으로는전반적인지역및국제질서속에서국 외자로존재하게됐다. 주변으로부터자신을절연시키고핵보유국지위를강변하는행보로주 그림 1. 트럼프대통령지지율 목을받았지만, 그결과자신이비자유주의국제질서의주요행위자들로부터공통관리대상이된것이다. 2018년은김정은의고민이더욱증폭되는해가될것이다. 평양은 2018년을핵보유국도약의해로자축하는한편, 김정은을젊은영도자이지만선대와비견될업적을쌓은수령으로부각시킬지도모른다. 그러나평양역시시간에쫓기는한해가될것이며, 국제적압박의증대와주기적인한반도긴장속에서내부적불안징후는오히려더커질수있다. 가장비자유주의적인체제가비자유주의국제질서재편과정에서타협의희생양이될수도있는것이다. 100 80 60 40 ( 단위 : %) 20 0 2017-01-15 2017-03-06 2017-04-25 2017-06-14 2017-08-03 2017-09-22 2017-11-11 긍정 부정 출처 : 허핑턴포스트.

38 39 (Anthony Scaramucci) 공보국장임명에반발하며사임했다. 스카라무치는새비서실장존켈리 (John Kelly) 에의해임명된지 10일도안돼백악관을떠났다. 국내정세와백악관내참모진의불안정에비하면외교정책의동요는덜했다. 초반부터제임스매티스 (James Mattis) 국방장관의역할이두드러졌다. 렉스틸러슨 (Rex Tillerson) 국무장관은역대가장존재감없는장관이란오명을쓰기도했지만, 백악관과입장차이를부담스러워했던초반과달리최근들어제법목소리를내기시작했다. 틸러슨장관이북핵문제에호전적태도를거침없이드러내는트럼프대통령과는달리신중한태도를보임으로써의도와관계없이트럼프행정부의최대한의압박과관여 (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 정책을무난하게수행했다는평가를받고있다. 2018년전망 2017년트럼프행정부는예상대로국내정책에집중했으나민주당의반대와공화당의내부분열로새로운법안과개혁을추진하는데있어어려움을겪었다. 트럼프대통령의중요공약이었던오바마케어폐지및대체 (Repeal and Replace) 법안이나멕시코장벽건설, 세금개혁안등은정책에대한미국인의낮은지지로 2018년상반기에도별다른진전이없을것이다. 국내정치이슈는내년 11월중간선거로집중될것이다. 중간선거를앞두고공화당내에서많은동요가예상된다. 중간선거에서여당이고전을면치못한다는점은차치하더라도, 40% 도되지않는트럼프대통령의지지율은부담이될것이다. 모든후보를경선으로뽑는미국선거제도의특성상, 3월 20일가장먼저예비경선을치르는일리노이를시작으로많은주의의원들과예비후보들이상반기부터경선모드에진입한다. 의회에서안건을처리할시간이실질적으로별로남지않은데다가, 표심을의식해민감한안건은뒤로미뤄질가능성이크다. 공화당이양원집권을유지할지, 아니면민주당이약진할것인지가관전포인트다. 만약여소야대가되거나상하원중하나가민주당으로넘어가면여야갈등은더심해지고국내정치는혼란에빠질것이다. 2018년공화당과트럼프행정부는대외정책에초점을맞출것이다. 외교정책은의회의입법절차를밟지않고, 행정부가단독으로운영할수있어서다. 트럼프행정부는외교성과를통해선거를앞둔공화당에힘을실어줄수있다. 현정부의대외정책기조는힘에기반한안보, 중상주의적국가이익을강조하는통상정책이다. 기존자유주의국제질서에서벗어난국가주의적인외교안보정책에집중할것이다. 아시아순방에서의무기세일즈외교처럼방위비분담금재협정도강하게압박할것이며, NAFTA 재협상이난항을겪고있는만큼한미 FTA 개정협상을조속히마무리지으려할것이다. 중간선거 2018년 11월중간선거에서는하원의원 435명과상원의원 34명이재임에도전한다. 현재공화당이상하원에서모두과반이넘는의석을확보하고있다. 공화당하원의석수가민주당보다 45명이더많기때문에, 민주당이현재확보하고있는의석을모두지키고공화당에서 24석을추가로가져와야하원을차지할수있다. 공화당은여러모로불리한상황이다. 현재트럼프대통령지지율은트루먼대통령이후최악의수준이다. 공화당이집권하고있는하원지역구중 23곳이지난대선에서힐러리클린턴을지지했다. 민주당지지율은 42% 로공화당보다 7%p가높다. 또역사적으로중간선거에서대통령의소속정당은의석을잃어왔다. 지난 83년동안현직대통령의지지율이 50% 미만인경우, 여당의석수는평균 35석정도줄었다. 전문가들은선거구획정이공화당에유리하다고했다. 파이브서티에이트 (FiveThirtyEight) 의데이비드와셔만 (David Wasserman) 은지난대선결과를기초로 클린턴을지지한선거구와트럼프가 3%p 미만의차이로이긴선거구가이번중간선거에서모두민주당을지지해도민주당은하원에서과반을넘지못하며상원에서 5석이줄어들것 으로내다봤다. 1 상원은민주당으로넘어가기더어려울것이다. 이번선거에해당되는상원 34석중 25석이민주당소속이기때문이다. 25석중 10석은트럼프가지난대선에서승리한지역이고, 다섯개주에서는트럼프가클린턴보다 10%p차이이상의득표율을기록했다. 하원에서도재선에도전하는민주당의원중 12명은지난대선에서트럼프를지지한지역구의원들이다. 2 중간선거의변수는세가지다. 첫째, 중간선거전에공화당이어느정도의정책적성과를거두는가이다. 지난대선공약의일부를성사시키지못하면공화당에게쉽지않은선거가될것이다. 둘째, 유권자로하여금현재워싱턴내정치적교착상태가민주당의방해때문이라고믿게한다면공화당에유리할수있다. 셋째, 트럼프대통령이스티브배넌과함께기득권을탓하며기존정당후보들을비판할경우민주당은곤란해질수있다. 두번째, 세번째변수는아직까지중요하게부각되지않고있다. 퓨리서치센터 (Pew Research Center) 의여론조사 (2017년 4월 5~11일 ) 에따르면공화당소속응답자중 44% 가의회에호감을갖고있다고답했다. 3 50% 이하지만 2016년 6월에비하면 13%p 증가한수치다. 공화당유권자들의정치기득권에대한감정이대선이후좋아졌다는의미다. 더불어공화당응답자중 55% 는트럼프대통령과의견이다른경우에도공화당의원들이행정부의정책을지지할필요는없다고했다. 지난 8월백악관을떠나브레이트바트대표로복귀한스티브배넌은트럼프대통령과함께기득권에비판적태도를취했다. 트럼프대통령은러시아스캔들특검조사의정치적압박으로기존정당을무시할수없는상황이고, 필요한법안을의 1. D. Wasserman, The congressional map has a record-setting bias against Democrats, FiveThirtyEight, August 7, 2017, https://fivethirtyeight.com/features/the-congressional-map-is-historically-biased-towardthe-gop/. 2. 그렇다고민주당이무조건불리하다고할수는없다. 지난 2006년중간선거에서도선거구획정에있어공화당이유리한상황이었으나민주당이상하원에서과반이넘는의석을확보한적이있다. 3. Pew Research Center, Public dissatisfaction with Washington weighs on the GOP, Pew Research Center, April 17, 2017, http://www.people-press.org/2017/04/17/public-dissatisfaction-with-washingtonweighs-on-the-gop/.

40 41 회에서가결시키기위해공화당지도층과합의점을찾기위해노력하고있다. 선거기간에임박해백악관의입장이어떻게바뀔지예측할수없지만당분간은기득권에대한비판은피할것이다. 내년중간선거에서는정책성과가변수가될것이다. 공화당, 트럼프대통령의의료보험안과이민정책에대한반대는높은편이다. 미국시민들의오바마케어지지율은 2016년대선이전의 41~42% 에서 49% 로 7~8%p 증가했으며, 이민정책에있어민주당에대한신뢰는 44% 에서 50% 로 6%p 증가했다. 4 갤럽이지난 3월실시한여론조사에의하면 61% 의응답자가중산층세금감면에대해호의적이었으나트럼프행정부가추진하려는법인세개혁안에대한지지는 38% 였고, 반대가 43% 로부정적견해가더높았다. 5 또 CNN이여론조사기관 SSRS에의뢰해실시한 10월여론조사에따르면 52% 가트럼프대통령의세금개혁안에반대한다고했다. 6 따라서공화당이중간선거전에법인세감면정책을추진하기에는부담이크다. 돌파구를찾을기회는 2017년말, 2018년초밖에없다. 상당수의원들이중간선거에집중하면서화제가될만한정치적사안은수면아래로사라질가능성이높다. 그림 2. 오바마케어지지율 ( 단위 : %) 65 55 45 35 25 2015-04-06 2015-07-15 2015-10-23 2016-01-31 2016-05-10 2016-08-18 2016-11-26 찬성반대출처 : 허핑턴포스트. 2017-03-06 2017-06-14 2017-09-22 대외정책트럼프행정부는통상에서다자협상체제보다양자체제가미국의이익을증대하고, 무역적자해소에도도움이된다고생각한다. 미국은 TPP와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 (Transatlantic Trade and Investment Partnership, TTIP) 협상탈퇴를선언했고, 기존의 FTA를흔들며 FTA 재협상또는개정을추진했다. NAFTA나다른 FTA에서성과를내지못하면공약을지키지못했다는유권자의비난을피하기어렵기때문에트럼프행정부는 FTA 개정및재협상에적극나설것이다. 트럼프행정부는 FTA를체결하지않은국가를상대로새 FTA를추진하기보다는기존의무역관계를개선하려할것이다. 중국에는통상법 301규정을내세우며기술이전과지적재산권침해에대한조사를하겠다고선언했다. 중국정부가미국과불공정한무역관계를유지했다는것이증명되면미국은중국에통상징계조치를취할수있다. 중국도이에보복조치를할것이다. 문제는중국산수입품이미국산수출품의중간재라는점이다. 관세부과는미국산수출품에대한세금부과를의미한다. 미중사이무역전쟁이발생하고관세부과까지이뤄진다면미국경제에도부정적영향을줄수밖에없다. 현재미국경제는높은성장률회복세와낮은실업률을기록하고있다. 트럼프행정부와공화당은득표를위해미국경제에역효과를낼수있는도박을시작한셈이다. 한미 FTA 개정도마찬가지다. 지난 1년미국시장은활발한움직임을보였고, 이는한국수출에도나쁘지않았다. 그러나트럼프행정부의강력한 FTA 개정요구에따라한국은서비스산업뿐아니라, 농수산물개방을고려해야할지도모른다. 트럼프행정부는 FTA를통해새조건을내세우기보다 FTA 개정이라는성과자체를유권자들에게과시하려하고있다. 정책적해결보다정치적성과가우선시되고있다. 안보정책은북한과이란에초점을맞출것이다. 트럼프대통령은북한, 이란과의사전협상내용을거론하며새협상을타결하겠다는의도를비췄다. 이란핵협정을개정혹은파기하는작업을의회에넘긴상황이고, 7 한반도에서는최대의압박과관여를통해비핵화를이루겠다고했다. 보다나은협상을타결하겠다는의지를보인것이지만, 상황을제대로관리하지못하면돌발상황이발생할수있다. 최근언론은미국이북한에대한선제공격을고려중이라는보도를내고, 전문가들은한반도의분쟁가능성을낮게는 10% 높게는 30% 로평가했다. 8 6.25 전쟁이후한국에군대를주둔시켜온미국에게군사적옵션은가능한선택이다. 미국이선제공격을하려면, 다음네가지를고려해야한다. 먼저외교적파장이다. 미국은여러국가와외교관계를유지해왔다. 북한핵문제를무력을통해푼다면미국의외교적위상과신뢰에적지않은타격이있을것이다. 이라크전쟁때와마찬가지로선제공격을시도하기전에국제사회를먼저설득해야한다. 둘째, 선제공격 4. 5. 6. Ibid. V. L. Tarrance. Taxes May be certain, but tax reform is not, Gallup, June 29, 2017. http://news.gallup. com/opinion/polling-matters/213239/taxes-may-certain-tax-reform-not.aspx. R. Struyk, Most Americans oppose Trump s tax reform plan, CNN, October 19, 2017, http://edition. cnn.com/2017/10/18/politics/poll-trump-tax-reform/index.html. 7. 트럼프대통령은이란이포괄적공동행동계획 (Joint Comprehensive Plan of Action, JCPOA) 을준수하지않는다고핵협정인증을거부했으나이는협정자체를강화하기위해국내법개정을유도하는의도라고밝혔다. 8. Y. Dreazen, Former NATO military chief: there s a 10% chance of nuclear war with North Korea, Vox, September 28, 2017. https://www.vox.com/2017/9/28/16375158/north-korea-nuclear-war-trumpkim-jong-un.

42 43 은더포괄적인지역분쟁으로번질위험이있다. 중국정부는이미미국이선제공격에나서면북한을돕겠다고했다. 러시아도지난 8월폭격기를동원해한국의방공식별구역에서비행훈련을했다. 한반도에분쟁이일어나면가만히있지않겠다는신호를한미양국에보낸셈이다. 미국의선제공격이지역분쟁으로확대되면그피해와책임은미국의몫이다. 셋째, 한국에거주하는약 23~24만명의미국시민을대피시키지않고선제공격을하면트럼프행정부는정치적책임을질수밖에없다. 마지막으로동북아에서분쟁이일어날경우세계시장과경제에주는피해는막대할것이다. 미국은선제공격을시도하기전에이모든문제에대한대책을마련해야한다. 북한의무력행위나도발로분쟁이일어날가능성도있지만, 그렇지않은경우미국의선제공격가능성은매우낮다. 한미관계한미동맹에있어대북정책다음으로가장큰과제는방위비분담특별협정 (Special Measures Agreement, SMA) 과전작권전환문제이다. 미국은 2014년합의한대로 조건에기초한전작권전환 을실현하자는입장을유지했다. 그러나이를위해군사적준비태세를점검해야하므로그만큼시간이걸릴것이다. 즉전작권전환에대한대화는있겠지만 2018년내에결말짓기는어려운상황이다. 방위비분담문제는국방비증액을검토해방위비부담률을늘리는방안도있다. 미국의전략자산을한반도에순환또는장기배치해북한의위협에대응하면서한국정부가예산의일부를기여할수도있다. 단순히분담률에초점을맞추기보다는한국이기여할수있는액수를논의하는방식이정치적인면에서더효율적일것이다. 미중관계북한문제를풀기위해서는중국의협조가필수적이지만북한의 6차핵실험과대륙간탄도미사일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ICBM) 실험으로인해중국에대한미국의기대는다시낮아졌다. 북한의중국의존도가높은만큼미국은중국을압박할것이다. 미국은남중국해에서항행및상공비행자유작전 (Freedom of Navigation Operation, FONOP) 을늘렸고, 인도-태평양구상을통해중국을견제하는새전략을선포했다. 시작은늦었지만 2013년이후해마다꾸준히늘어난항행의자유작전이 2017년들어벌써 4차례로증가했다. 9 미국은군사력을증강해중국을상대로힘에기반한외교를펼칠것이다. 한편미국이파리협정과 TPP 탈퇴를선언하자, 중국은국제질서의제도적공백을메우려는노력을가속화했다. 미국의국제리더십이사라지면서중국중심국제질서제도의역할이부상하고있다. 중국은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Asian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 AIIB), 신개발은행 (New Development Bank BRICS, NDB BRICS),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RCEP) 등을추진중이다. 미일관계트럼프대통령과아베총리사이의개인적친분과는별개로, 미국의안보역할에대한불안정성이높아지면서일본은새로운외교안보적도전에마주하게됐다. 북한의위협이높아지면서미국은중국, 북한에대한압박을강화할것으로보이나미국이북한과협상을추진하면일본의입장은곤란해질것이다. 일본은독립성을확장하는외교정책을시행하고있다. 호주와는준동맹관계를유지하고, 인도와는전략적글로벌파트너십을선언했으며, 2016년에는 63개국을방문해 400회의정상회담을개최했다. 북한의위협과미중관계에새로운변화가있지않는한, 미일관계는현상태로유지될것으로보이지만일본은미국의예측불가능한외교정책에대비해다른국가들과의관계도강화할것이다. 9. 항행의자유작전은 2013 년 1 차례, 2015 년 2 차례, 2016 년 3 차례, 2017 년 (10 월까지 ) 4 차례이뤄졌다.

44 45 중국의비자유주의국가화 : 시진핑 일인천하 를향해 2017 년평가 : 모든길은 19 차당대회로 그림 1. 중국공산당 19 차당대회개막식 중국경제성장률을 6.5% 전후로전망했다. 19차당대회가끝나고중국인민은행이발표한예측성장률도 6.5% 였다. 시진핑집권이후신창타이 ( 新常態, 뉴노멀 ) 단계에진입한중국경제는빠른둔화세를점쳤던시장의예상과달리온중구진 ( 穩中求進 ) 을실현하며기대이상의성적표를냈다. 위안화의가치가급락할것이라는전망에따라외화가빠르게유출되면서불안한모습을보였던환율시장도안정됐고, 급등락을거듭했던중국증시도건전성 투명성제고로 느린소 ( 점진적상승 ) 장에돌입했다. 당초국제사회의우려와달리 2017년중국경제는연착륙에성공한것으로보인다. 2017년 3월중국관영신화사 ( 新華社 ) 가중국네티즌을대상으로조사한 핫이슈 에따르면네티즌들은주로수입분배, 부동산가격조정, 환경보호, 사회보장, 교육의공평성, 반부패, 식품의약품안전, 의법치국등에높은관심을보였다. 이는중국인민들의관심이시진핑이강조하는대국외교, 국방개혁, 정부간소화, 경제혁신, 구조개혁등의권력정치에서생활정치로옮겨가고있음을의미한다. 따라서 2017년중국공산당과정부는아래로부터의생활정치욕구에부응하는정책프로세스를어떻게발전시켜나갈것인가에대한고민이깊어졌다. 출처 : YTN. 19차당대회성공개최에전념대내외정세에서 2017년중국의초점은 19차당대회의의성공적개최에모아졌다. 중국공산당과정부는 2017년한해동안당의영도강화, 기층 ( 基層 ) 중시, 간부의작풍 ( 作風 ), 당정분리 ( 黨政分離 ), 당정분공 ( 黨政分工 ) 과같은담론을강조했으며, 중국지도부도안정속의발전 ( 穩中求進 ) 이라는큰기조아래성장, 개혁, 구조조정, 민생등의영역에서인민대표의목소리를듣고, 이를 19차당대회에반영하기위해노력했다. 대외적으로는미국트럼프행정부와의관계를안정적으로설정하고, 남중국해문제 ( 南海 ), 동중국해문제 ( 東海 ), 양안관계 ( 台海 ),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THAAD) 문제, 북핵문제 ( 黃海 ) 등이른바 사해문제 ( 四海問題 ) 를관리하는데집중했다. 리커창총리는 2017년 3월개최된전국인민대표대회제12기 5차회의기간기자회견에서 시진핑과트럼프 : 스트롱맨의대립 2017년중국은전세계적반세계주의와지정학시대의부활에직면했고, 트럼프집권이후팍팍해진강대국외교, 브렉시트 (Brexit) 여파, 북핵문제악화, 사드갈등에따른한중관계대립등다양하고복잡한당면과제속에서힘겨운한해를보냈다. 중국외교는시진핑임기내에 전면적소강사회의실현 이라는 첫번째백년 ( 중국공산당창당 100주년 ) 의목표를이루고, 대외적으로는자국을지역강대국에서글로벌강대국으로성장시키는과제에직면해있다. 그과정에서가장중요한것은미중관계및주변국관계를안정적, 우호적으로수립해나가는것이다. 시진핑주석은 2017년 4월미국을방문해트럼프대통령과처음대면하고, 양국관계의안정적발전을유지하고자했다. 시진핑방미의가장큰목적은경제, 외교, 안보, 군사등주요문제를논할수있는파트너를확인하고, 소통의연계를확보하는것이었다. 때문에 4월방미에는왕후닝 ( 王滬寧, 안보 ), 왕양 ( 王洋, 경제 ), 양제츠 ( 杨洁篪, 외교 ), 팡펑후이 ( 房峰輝, 군사 ) 등이동행했으며, 정상회담과별개로이들도각자미국측파트너와회담을가졌다. 그러나시진핑은일관되게강조해온미국과의신형대국관계구축에서아무것도얻지못했고, 정상회담기간시리아폭격으로국제적지도자이미지부각에도실패했다. 경제 무역문제에서도트럼프에대폭양보만했다. 2017년 11월베이징에서열린미중정상회담에서시진핑은트럼프의압박을피하기위해무려 2,500억달러규모의양해각서를체결하면서경제적선물을제공하고자했다. 결국미중관계에서중국은미국에게대북제재로지속적압박을받는등상당한수세적위치에처했다. 반면사해문제는북핵을제외하면 2016년보다안정적으로관리됐다. 남중국해문제와관련해 2016년 7월국제상설중재재판소 (Permanent Court of Arbitration, PCA) 의판결로체면을구겼던중국은 2017년, 관련국들과심각한대립을재현하기보다관계회복에치중했다. 중국은동남아국가들에일대일로 ( 一帶一路 ) 구상의연장선상에서적잖은경제적지원을약속했으며, 필리핀, 말레이시아, 태국등이중국의공세에적극적으로호응했다. 중국은동중국해문제

46 47 그림 2. 시진핑과트럼프 : 스트롱맨의대립출처 : Reuters. 에있어서도센카쿠 ( 尖閣, 중국명댜오위다오 釣魚島 ) 분쟁을겪고있는일본과의관계를개선했다. 다만, 북핵문제에서는 2017년김정은의 6차핵실험과장거리미사일발사등핵무기고도화가급속히진척되면서중국의입지가약화됐다. 2017년 6월아베일본총리가중국의일대일로에참여하고싶다고밝히면서중일관계는호전되기시작했다. 9월 29일에는아베총리가일본총리로는 15년만에처음으로주일중국대사관에서열린일중수교 45주년기념식에직접참석해양국정상의상호방문을제안하기도했다. 리커창총리가내년상반기한중일 3국정상회담을위해일본을방문하면아베총리도중국을답방하면서양국관계개선은급물살을타게될것이다. 대만과는양안문제로정부간대화가중단된상태를유지하는등 2017년에도별다른관계복원의전기를마련하지못했다. 한중관계개선과북중관계의난항중국은 2017년 10월 31일 한중관계개선관련양국간협의결과 를발표하면서한미양국의사드배치발표이후냉각기를겪었던한중관계를개선의분위기로전환했다. 양국은협의문에서 한중간교류협력강화가양측의공동이익에부합된다는데공감하고모든분야의교류협력을정상적인발전궤도로조속히회복시켜나가기로합의했다 고발표했다. 지난 9월북한의 6차핵실험으로한국내사드배치가사실상완료되자현실을받아들이는쪽으로입장을선회한것이다. 북한이핵실험을계속하는상황에서중국이실현불가능한사드철회를물고늘어질수록양국관계는점점더진퇴양난에빠질수밖에없다. 게다가한국에대한경제제재는기대만큼효과가크지않았고중국역시손실을입었으며국제무대에서중국의이미지는실추됐다. 무엇보다한중관계악화가한미일 3각안보협력을더자극하는것이부담으로작용했다. 북한과중국은 2017년에도뚜렷한돌파구를찾지못했다. 시진핑과김정은의정상회담도없었으며, 북한의 6차핵실험및지속된탄도미사일발사실험과그에따른중국의대북제재강화로양국관계는더냉각됐다. 북한은 9월노동신문을통해 줏대없는나라, 미국과그에아부굴종하며체면도저버린자들 이라고중국의대북제재참여를비난했다. 그러나북한은 2017년 10 월 18일중국의 19차당대회개최에대한축하전문을보낸데이어 10월 25일에는시진핑의총서기연임을축하하는전문을보내는등중국과의관계유지및향후북중관계개선에신경쓰고있다. 시진핑도 19차당대회개막연설에서주변국외교를강조하고, 김정은의축전에회신한것으로보아, 중국이한국뿐아니라북한과의관계개선가능성도열어놓고있다는점을알수있다. 중국은 2017년에도꾸준히미국주도질서에대응해자국이주도하는국제규범의수립과대전략구현에전념했다. 대표적인사례로중국은 2017년 5월이틀간베이징에서 29개국의정상과 130개국가의대표단이참석한가운데일대일로정상회의를개최했다. 트럼프행정부가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Trans-Pacific Partnership, TPP) 과파리협정, 유네스코등에서탈퇴하면서자유주의국제질서와규범을약화시켜나가는상황에서중국은자국주도의국제규범과대전략을구체화했다. 또중국은 6월베이징에서아시아교류및신뢰구축정상회의 (Conference on Interaction and Confidence Building Measures in Asia, CICA) 비정부포럼, 9월에는샤먼 ( 厦門 ) 에서브릭스 (BRICs) 정상회담을개최했다. 중국은다양한대내외문제에도불구하고시진핑이주장하는 중화민족의위대한부흥과중국의꿈 을향해전진하면서 2017년자국주도의국제규범과새로운질서창출을위해노력했다. 2018년전망 : 시진핑 일인천하 를향해대내정세전망 : 온중구진전략의추구 2018년은시진핑집권 2기의서막이열린해다. 황제 즉위첫해인만큼가시적인성과와변화된환경을보여주고자할것이고, 중국지도부는강력한리더십을바탕으로대내문제해결에적극나설것이다. 그러나 넘어야할산은높고가야할길은멀다 ( 山高路遠 ) 는점을고려하면경제 사회개혁이중국정부의의도대로순항할수있을지는미지수다. 시진핑집권 2기의중국정부가내부단결을촉진하고사회안정을되찾기위해서는산업구조선진화, 생태환경개선, 빈곤퇴치사업확대, 사회보장제도확충, 호적제개혁등각종경제, 사회문제해소와개혁이시급하다. 우선초고속성장으로파이의크기를키운중국은공정한분배를실현하면서질적성장을추구하고, 빈부격차를줄여야한다. 개혁개방 40년동안몸집을키우는데만급급했던중국은현재지역별 도농간양극화가심화된상태다. 중국지도부는경제분야에누적된문제가많고위험이중대함을이미인식하고있다. 시진핑집권 1기가시장과경제를안정시키는데성공한것으로평가되지만중국정부는 회색코뿔소 ( 예상할수있지만간과하기쉬운리스크 ) 를경계하고대비하지않으면안된다. 따라서 2018년중국지도부는다양하고고질적인경제, 사회문제를해결하고개혁을심화하는숙제에전념할것이다. 2018년중국은안정적인경제발전, 질적경제성장, 균형발전에주력하는온중구진전략을유지하고, 국제경제무대에서중국의입지를한층강화할것이다. 특히석탄과철광산업등과잉생산설비의구조조정으로생산을조절하고질적성장으로전환하는데총력을기울일것이다.

48 49 2018년에도뉴노멀기조하에중국경제는 6% 대의경제성장률을무난히달성할것이며, 일대일로의연장선상에있는중 서부지역의경제성장이기대된다. 시진핑사상확산과개인숭배가능성 2018년중국에서는당원과인민들을대상으로한 시진핑사상 교육이전국적으로확산될것이다. 이과정에서자연스레시진핑개인에대한선전과우상화가본격화될것이다. 19차당대회가끝나기무섭게중국곳곳에서는무소불위 ( 無所不爲 ) 의권력을갖게된시진핑의신격화조짐이보이기시작했다. 가령베이징중국인민대학은당대회직후, 시진핑신시대중국특색사회주의사상연구센터 를개소했으며이런연구소는전국으로확산될것이다. 또중국이당의지도사상을교과서에실어교육하고있는점을고려하면, 조만간 신시대중국특색의사회주의사상 ( 시진핑사상 ) 도교과서에포함될가능성이높다. 시진핑이강조하는신시대중국특색적사회주의사상을전국적으로확산, 실천하는과정에서어느때보다당의영도와당원들의역할이강조될것이다. 시진핑은 19차당대회에서 초심을잃지말자 ( 不忘初心 ) 고강조하면서재창당의심정으로중국공산당의체질을바꾸고당의영도를강화해야한다고역설했다. 이와더불어 전당동지들이반드시인민과한마음이되어호흡과운명을같이해야한다 고도했다. 시진핑은이를통해중국공산당의충성심과내구성을높이고자했으며, 당과인민의관계를새롭게구축하고군중노선을강화하는방향으로당의개혁을추구해나갈것이다. 군개혁에도가속도가붙을것이다. 시진핑은집권 1기를마무리하는제19차당대회업무보고에서 중국특색의강군의길을견지해전면적인군현대화를추진하겠다 며군개혁에대한의지를명확히했다. 또당대회폐막직후, 10월 26일베이징에서열린중앙군사위간부간담회에서 인민해방군은 2020년까지군의기계화와정보화를기본적으로실현하고, 2035년까지국방과군대의현대화를달성하며, 2050년에는 세계일류군대 를구축해야한다 는 3단계목표를제시했다. 2017년 18개집단군을 13개집단군으로새롭게편재하고, 육 해 공군사령관등을신규임용한시진핑은 2018년 강군몽 ( 强軍夢 ) 을향한군대개혁을더본격화할것이다. 대외정세전망 : 유소작위 ( 有所作爲 ) 를넘어분발유위 ( 奮發有爲 ) 로시진핑은전임지도자들과달리중화인민공화국건립이후태어난혁명후세대로서중국발전에대한남다른자부심과강한민족주의정서를갖고있다. 때문에그는덩샤오핑이강조했던도광양회 ( 韜光養晦 ), 유소작위를넘어분발유위의방향을추구하고자한다. 19차당대회업무보고에서나타난중국의대외정책목표는중국특색의대국외교로 평화발전 의기조를유지하는가운데 신형국제관계 건설및 인류운명공동체 구축 이핵심을이룬다. 이는중국외교가바깥세계를향해보다적극적으로나갈것임을천명함과동시에주변국에대한매력공세를통해국제사회에서의영향력확대를추구할것임을의미한다. 특히시진핑이강조하는신형국제관계는트럼프미국대통령이주장하는미국우선주의 (America First) 와는다른관점에서전개될것임을암시한다. 시진핑은 19차당대회개막연설에서 중국이평화로운발전노선을이어가고새로운국제관계구축을촉진하면서인류운명공동체를건설할것 이라고했지만이와동시에 중국은자국의이익을포기하는행위는결코하지않을것이며, 어떤나라도중국이쓴열매를삼킬것이라는헛된꿈을버려야한다 고밝혔다. 이는향후남중국해영유권문제와일본과의영토분쟁등국제현안에서미국과의패권다툼이더첨예해질것임을예고하는대목이다. 중국으로서는주변국관계의안정이중요하다는점에서일단은 2018년, 사해문제의관리와통제에주력하겠지만만일핵심이익이침해당한다고볼경우에는힘의외교도불사할것이다. 특히시진핑 1인지배체제의강화는핵심이익에대한중국의강경한태도유지가능성을더높이는요인이다. 일대일로구상의본격화 2018년, 시진핑주석은일대일로실현을위해외교적노력을더표면화할것이다. 중국이대외적영향력강화와경제성장을위해내놓은일대일로의본격적인추진역시시진핑집권 2기에주어진주요과제이기때문이다. 시진핑이강조한인류운명공동체와도맥이닿는일대일로는중국의글로벌강국도약을위한발판으로서중요한의미를지닌다. 그러나아직까지일대일로와관련해눈에띄는성과는보이지않는다. 중국은 2017년 5월일대일로연장선상에위치한국가는물론이고, 세계주요국지도자와대표단을불러모아정상회의를개최했던여세를몰아 2018 년에는가시적성과를낼수있도록매진할것이다. 대미관계는 2018년에도여전히중국외교의가장큰난제이다. 최근수년간미중관계의핵심은초강대국미국과떠오르는강자중국간의줄다리기강도와접근방식이었다. 18차당대회이후시진핑집권 1기에중국은미국에신형대국관계구축을줄곧요구했으나, 오바마행정부는긍정적으로화답하지않았다. 이에중국은 19차당대회업무보고에서더이상신형대국관계를거론하지않고신형국제관계건설을주장했는데이는궁극적으로미국을겨냥한것이다. 신형국제관계건설의핵심은 상호존중, 공평정의, 협력공영 으로, 이는트럼프행정부의미국우선주의를우회적으로비판하면서국제무대에서중국의영향력을확대하려는의도를담고있다. 중국정부는 2018년에신형국제관계수립을강조하면서중국주도의국제규범과새로운국제질서형성에매진할것이다. 한중관계개선가능성과북중관계의불확실성 2018년한중관계는실질적회복기에들어설가능성이크다. 2017년 10월한중양국은통화스와프연장에합의했고, 국방장관회담을개최했다. 11월에는베트남하노이에서열린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APEC) 정상회담을계기로한중정상회담을가졌다. 한중관계개선의모멘텀은 12월문재인대통령의중국방문을기점으로확실한변곡점을맞이했으며, 2018년 2월에시진핑주석이평창동계올림픽개막식에참석함으로써완전히정상궤도에진입할것으로보인다. 다만시진핑집권 2기에강조되는강대국외교강화와그에따른미중관계의중요성및경우에따른대립구조심화는한중관계를미중관계의하위요소로종속시킬수있다. 이러한상황전개는미중사이에서한국정부의딜레마를가중시킬것이다.

50 51 2018년북중관계는현상황이지속될것이다. 김정은은 2018년에도핵무기고도화에전념, 예측불가한도발을감행할가능성이높기때문에중국이갑자기부담을덜게되거나국제사회의시선을무시하고일방적인 북한끌어안기 로전환하기어려울것이다. 한편, 김정은은 19차당대회기간시진핑에게보낸축전에서과거에강조하던 형제적중국인민, 조 중친선 등의문구를누락했다. 시진핑역시 19차당대회보고에서 국가간에는동맹이아닌동반자로서새로운교류의길을걸어야한다 고언급했는데, 북중관계도예외는아니다. 시진핑은 19차당대회를통해 1인지배체제를강화하면서국내정치적부담에서어느정도벗어났다. 이는중국이북핵문제해결에있어협상국면으로의전환을위해적극적으로정책변화를추구할가능성도제기한다. 19차당대회이후 2018년상반기에중국공산당정치국위원급이상고위간부가북한을방문할가능성도있다. 중국은고위급방북을통해북중관계개선의실마리를찾고북핵문제에대해서도적극적으로중재자의역할을함으로써자국의영향력을회복하려할것이다. 자유주의국제질서수호에앞장선일본 2017년평가 : 일본중심의안정적질서기반마련아베정부는 2017년, 혼란스러운국내외상황속에서위기대응능력을증명하며일본중심의안정적질서를수립했다. 미트럼프정권의출범으로세계가혼란에빠졌던시기아베총리는외국정상으로는처음으로트럼프당시당선인과회동을하며, 일본외교의치밀함과미일동맹의건재함을과시했다. 트럼프당선이후에도지속된아베총리의세심한배려는트럼프대통령의대일인식에도영향을미쳤다. 당선전일본에적대적감정을노골적으로표출했던트럼프대통령은일본을 보물같은파트너이자, 미국에게없어서는안될동맹국 이라고격찬했고, 미일양국은정상회담에서 최강동맹 의결의를다졌다. 일본은미일동맹을바탕으로동아시아에서자국의외교저변을넓혔다. 2017년일본대외 그림 1. 미일공동기자회견 출처 : Reuters.

52 53 전략의가장큰변화는미국의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Trans-Pacific Partnership, TPP) 탈퇴이다. TPP는아베노믹스 (Abenomics) 의핵심동력이었다. 참가국 ( 일본,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칠레, 페루, 멕시코 ) 들은여전히미국의 TPP 복 그림 2. 2017 년 10 월일본중의원선거결과 자민당공명당입헌민주당희망의당일본공산당일본유신회사회민주당기타 / 무소속 귀를희망하고있지만, 미국없이도간다 는전제하에포괄 점진적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Comprehensive and Progressive Agreement for Trans-Pacific Partnership, CPTPP) 의추진을합의했다. 미국을제외한 11개참가국은 2017년 7월, 조기에협정을발효하기로합의하기도했다. 이협상에서일본은주도적역할을하고있다. 이는역내외자국의영향력축소를막고, 경제 안보등의분야에서유리한조건을형성하기위한일본의의도가반영된것이다. 2016년 12월개최된일러정상회담에서는북방영토교섭의성과가미미했다. 비판여론은일본내에서도거셌다. 당시전문가들은정상회담에서눈에띄는성과를거두기어렵다고평가했지만, 일본내높은기대감이큰실망감으로이어진결과였다. 그럼에도일본은러시아와의지속적인협력관계구축, 강화에소홀하지않았다. 정상회담에서논의된 8개경제협력분야에서는실질적성과를내기위해노력했다. 1 러시아가원하는부분에초점을맞춤으로써양국간협력과상생이라는프레임을만들고, 전략적이익을강화할수있는기반을마련했다. 연립여당 313 석 10.22 중의원선거후 284 29 (465 석 ) 의석수 연립여당 325 석 개헌발의선 2/3(310 석 ) 해산전 (475석) 290 35 개헌발의선 2/3(317 석 ) 0 100 200 300 400 2018 년전망 : 자유주의수호에앞장선일본 인포그래픽 : 아산정책연구원. 일본은국제사회에서자유주의수호자를자처하고있다. 비자유주의국제질서로의전환속에서, 자유주의국제질서를통해국익을추구하는일본의전략을강화하기위함이다. 2018년, 아베정부는국내의높은지지와우방국과의견고한협력관계를기반으로자유주의수호에앞장서며외교지평확대를위해노력할것이다. 아베총리의정치력을재확인했다. 자민당의승리는북한의핵 미사일도발위협에대한위기의식과안보강화에대한여론때문이었다. 중의원선거를통해일본은자민당중심의세력재편을이뤘고, 1강체제를더강화했다. 자민당은 284석, 연립정부에참여하는공명당은 29석으로총 313석을확보했다. 전체의석 수가 475 석에서 465 석으로줄었다는점을감안하면이는실질적인의석수의증가를의미한다. 안정된국내기반과개헌드라이브 2018년지역정세는안보불안정성, 국가간세력견제및대립이제도, 규범의갈등과충돌하며더욱요동칠것이다. 이상황속에서일본은보수세력의건재함을과시하며당면한위협을해소하기위해앞장설것이다. 2017년 10월, 자민당은일본중의원선거에서압승을거두며일본내보수세력의건재함을과시했다. 아베총리의지지율은한때모리토모 ( 森友 ) 학원및가케 ( 加計 ) 학원등연이은사학스캔들로급락했다. 2 그러나아베총리는북한의핵도발을국난으로규정하며중의원을해산하는승부수를띄웠다. 이후, 자민당은중의원선거에서압승을거두며 특히헌법개정발의가가능한 310석이상을차지하면서, 아베정부는헌법개정에속도를낼수있게됐다. 중의원선거에서의압승으로정국을이끌동력을얻은아베내각은안정된국내기반을바탕으로기존에추진해온정책및개헌드라이브를강화할것이다. 아베총리는취임후전쟁가능한국가로의개헌의지를강력하게피력했다. 그는 2017년 3월당대회연설에서 개헌발의를위한논의를주도해나갈것이며, 이는일본을책임져온자민당의역사적사명 이라고발언했고, 5월 3일헌법기념일, 자위대의존재근거를헌법에명시해 2020년에는시행하겠다 는구체적일정을밝히기도했다. 그러나국내외반대여론을고려해성급하게추진하지는않을것이다. 1. 2. 8가지우선협력분야는 1첨단의료시설및병원설립, 2도시인프라개선및도시건설, 3중소기업협력증대, 4에너지자원협력다변화, 5러시아산업다각화협력, 6극동지역제조업기반구축협력, 7첨단기술분야협력, 8인적교류및스포츠문화교류등이다. 아베총리의부인아키에가명예교장으로있는모리토모학원과연루된일본정치계비리의혹및친구가이사장으로있는대학내의수의학부신설특혜의혹으로서, 이로인해한때아베내각지지율은 20% 대까지하락했다. 미일동맹의강화일본은북한의핵 미사일위협과중국의부상에따른위협요인을해소하기위해외교적노력을전개할것이다. 미일정상간친밀도를자산으로트럼프행정부의북한, 동아시아전략에적극동참할것이다. 실제로트럼프대통령은아베총리와의공동기자회견에서인도-태평양 (Indo- Pacific) 전략을언급했고, 아베총리는이에적극동참할것이라는입장을표명했다.

54 55 트럼프대통령의인도-태평양구상은중국의일대일로 ( 一帶一路 ) 에맞서는것으로, 민주주의, 시장경제등공동의가치관을가진인도, 호주와연대해미국의영향력을확장한다는전략이다. 이는과거부터아베총리가제안해온미국-일본-호주-인도중심의 안보다이아몬드 협력체제와도맞닿는다. 일본의안보다이아몬드구상은인도양에서태평양에이르는다이아몬드해역을일본-하와이 ( 미국 )-호주-인도가연계해지킨다는전략이다. 동남아, 인도양의주요항구를하나씩꿰어연결하는중국의 진주목걸이전략 에맞서는것으로, 2012년 12월소개됐다. 이를위해아베총리는 JAI(Japan-America-Indo) 협력제시, 일본자위대와호주군의공동훈련협정체결등협력을위한기반을마련했다. 향후미국과의공동이익을기반으로한해당지역에서의해양안보협력은더욱가속화될것이며, 이는중국의부상을견제하고일본의영향력을공고히하는역할을수행할것이다. 제해결을관계정상화의전제조건으로두고있지않기때문에이갈등은극단으로치닫지않을것이다. 당면한역내안보위협과국제사회에서의일본의역할강화를위해한국이제시한투트랙정책에전략적으로공조할것이다. 역내질서재편속일본중일관계는역사및영토문제로악화됐지만, 일본은향후북한의도발에대응하기위해중국과의관계개선과협력강화를모색할것이다. 중일양국간신뢰가깊지않지만, 관계개선에대한양국정상의의지가강한만큼최소한의전략적이익을위해대립요인을관리하고협력관계를형성할것이다. 러시아와는정상회담에서논의된경제협력을구체화하면서북한의도발에대응하는안보협력강화와러일평화조약체결에노력을기울일것이다. 다만, 여전히북방영토문제가해결단계에들어서지못했기때문에양국은지속적인접촉을통해접점을찾아갈것이다. 한일관계는위안부문제로교착상태에머물러있다. 부산주한일본총영사관소녀상설치에따른일본의주한일본대사초치, 한일통화스와프협의중단, 한일고위급경제협의연기등으로분위기는더욱경색됐다. 2017년 5월출범한문재인정부가대통령특사를파견해전환점을모색했으나개선의실마리를찾지못했다. 양국관계개선에대한일본의기대감이높지않고, 한국에대한일본의신뢰감도낮아서다. 3 일본은한국과의관계를과거와동일하게관리할것이다. 아베내각이강한일본을강조하며선거에서승리했고향후한미일공조를강화해야하기때문에위안부문제, 소녀상, 강제노동등의갈등요인을먼저언급하지는않을것이다. 역사문제보다는외교, 경제등에초점을맞춰전략적협력을모색하고양국관계를전향적으로발전시킬것이다. 향후유네스코일본군위안부기록물의세계기록유산등재여부, 일제강점기강제동원피해자소송, 소녀상설립확산등으로양국간대립이생길수있다. 그러나양국지도자들이역사문 3. 한국일보와요미우리신문이공동조사한 2017년한일국민의식여론조사 에의하면, 현재한일관계에대해한국인은약 80.6%, 일본인은약 77% 가나쁘다고평가하고있다. 또문재인정부출범이후, 한일관계가 좋아질것 이라고전망한일본인이 5% 에불과하고 변하지않거나, 나빠질것 이라고응답한비율은약 90% 에달하는점을볼때, 일본의한국에대한관계개선기대감은매우낮다고볼수있다. 양국신뢰도조사에서한국에대한일본의불신도, 즉 한국인을신뢰할수없다 는응답은 2015년 73%, 2016년 60%, 2017년 69% 로위안부합의이후높아졌다. 출처 : http://www.hankookilbo.com/v_print.aspx?id=5aa3f6237db84605868aa7d630bcbd07.

56 57 2018 년북한경제 : 장마당의침체와국가통제강화 2017년평가북한의핵, 미사일도발을막기위해국제사회는 2016년이래 4차례유엔대북제재안을채택했다. 2016년 3월안보리결의안 2270호, 2016년 11월 2321호, 2017월 8월 2371호, 2017년 9 월 2375호이다. 이결의안은북한의석탄, 철광석등의광산물, 수산물, 해외노동자파견으로얻는수입등을봉쇄해북한의대외무역을 2016년대비수출은 90%, 수입은 7% 가량차단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결의안 2375호는이정표적인조치이다. 국제사회는사상처음으로중국을압박해불가능할것만같았던북한의석유수입제한조치를마련했다. 이결의안으로북한이수입하는휘발유와경유는연간 450 만배럴에서 200 만배럴로제한됐으며, 정제유수입은 56% 감축됐다. 단동-신의주파이프라인을통한원유수입도제한됐다. 더불어이결의안은정제유를대체하는모든천연가스, 응축물의대북수출을금지했다. 2017년상반기북한의대중수출은 24% 줄었으나수입은 18% 증가해전년대비 0.8%p 감소에그쳤다. 1 북한의대중수출감소는중국이유엔제재를충실히이행하고있다는것을보여주지만, 수출감소로북한경제의소비행태가바뀌지는않았다. 상반기북한의무역수지를보면북한은경제위기를겪지않았다. 상반기수입품목은 1위전기기기, 2위보일러및기타기계류, 3위는임가공을위한원단등이었다. 북한은올해김일성, 김정일생일때주민들에게지급한것으로보이는바나나, 맥주, 과자등을대거수입하는등경제적으로위축된모습을보이지않았다. 3분기에도이기조는이어졌다. 중국세관에따르면, 2017년 1~3분기북중무역규모는전년대비 3.7% 증가했다. 중국의대북수출은 20.9% 증가했고, 대북수입은 16.7% 감소했다. 2 3분기들어동년 1~2분기대비북한의대중수출은늘고수입은준것이다. 작년대비수입은더증가해북한경제는작년에추가된유엔의대북제재결의안인 2270과 2321호의영향을거의받지않은것으로보인다. 하지만이추세는점차달라질기미를보이고있다. 11월말중국정부의발표에따르면 10월중국의대북수출은전년대비 16% 줄었고, 대북수입은 62% 나감소했다. 3 중국이 2371호, 2375호결의안을충실하게이행하고있고, 북한으로부터광산물수입을크게줄였다는점을보 여준다. 북중무역감소에도불구하고최근북한의거시지표는경제가아직까지안정적임을보여준다. 북한내정보원을둔북한전문보도매체인데일리NK의환율동향을보면 2017년 2월부터 11월까지북한의원-달러환율은 8,000원 =1달러에서크게변하지않고있다. 4 9월핵실험과고강도제재에도불구하고달러환율이약 3% 밖에상승하지않았다는점에서외화가북한돈을완전히대체한달러라이제이션 (Dollarization) 의영향을짐작할수있다. 다만쌀시세가꾸준히증가세에있다는점에서북한경제의불안정성이엿보인다. 2017년상반기에겪은가뭄으로북한의식량생산량은줄어들것으로예상되고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 FAO) 의조사에따르면북한의대표적곡창지대인평안남북도와황해남북도가큰영향을받은것으로알려졌다. 하지만 2017년곡물생산량이상대적으로풍작이었던 2012년, 2014년에비해소폭낮다하더라도대규모식량부족사태를야기할수준은아니다. 2017년거듭된제재와대외환경및무역수지악화에도불구하고물가와환율등경제지표가안정적인이유는 10여년넘게지속된충분한외화수급, 이로인해형성된달러라이제이션을통한물가안정, 장마당의확산으로인한경제효율성재고의영향때문이다. 2018년전망외화수급제한 2018년에들어서면제재의영향이서서히나타날것이다. 일단누적된제재조치들로인해북한의외화수급이크게제한되면서수입이유의미한폭으로감소할것이다. 석유제품에대한제재로장마당활동은당분간위축될것이다. 만약현재수준의제재가유지되면 2018년북한은줄어드는외화수급과제한적인석유수급으로인한경제위기를겪게될것이다. 이를타개하기위해북한은시장을더통제 수탈할것인지, 아니면경제개혁을통해시장을이용할것인지정책적선택을해야할것이다. 올해유엔안보리를통과한대북제재결의안은북한의외화수급을직접적으로겨냥했다. 결의안에포함된광산물수출과해외노동자파견은최근북한경제성장의원동력이었다. 2010년북한의연평도도발, 천안함격침으로우리정부가개성공단을제외한경제봉쇄조치를취했음에도북한은남북교역에서겪은손실을중국과의무역확대를통해만회했다. 또이후에는급증한광산물수출액과해외파견노동자를통한수입으로상당한외화를획득했다. 북한은 2010년이래해외파견노동자의수를 2010년 4만 5천여명에서 2013년 5만 5천여명으로늘렸다. 현재 1. 2. 최유정. 2017. 2017년상반기북한의대외무역 : 북-중무역을중심으로. <KIEP 기초자료 17-03>. CNBC, China s exports to North Korea jumped 20.9% in first three quarters of 2017, CNBC, October 23, 2017, https://www.cnbc.com/2017/10/23/chinas-exports-to-north-korea-jumped-20-point-9- percent-in-first-three-quarters-of-2017.html. 3. Bloomberg, China upholding UN sanctions against North Korea, trade figures show, Bloomberg, November 24, 2017. https://www.bloomberg.com/news/articles/2017-11-24/china-upholds-unsanctions-against-north-korea-trade-data-show. 4. 데일리NK. 북한장마당동향. www.dailynk.com

58 59 는 12만여명의북한노동자가중국과러시아에파견돼있다. 5 해외노동자파견을통해북한정권이얻은수입도 1~2억불에서 4억불이상늘어난것으로추정된다. 대북제재로인한외화수급감소가북한경제에곧바로충격을주지는않을것이다. 이미북한이보유한외화가상당하기때문이다. 통계상북한은단한번도무역수지흑자를기록하지못했다. 그러나불법무역, 해외파견노동자임금, 식당 관광사업, 일본북송교포 탈북자들의해외송금, 국제사회의무상원조, 해외합작회사투자금등을통해상당한외화를축적해오랜기간경상수지흑자를냈을가능성이높다. 북한은 2010년후늘어난무역적자에도불구하고증가한광산물수출과해외노동자파견에서얻은수익을통해 2011~2012년사이매해 4억불에가까운외화수급흑자를기록했다는보고도있다. 6 광산물수출과해외노동자파견이더늘어난 2013년이후에는수입이더증가했을수도있다. 이렇게조성된수십억달러의잉여자금은강화된제재조치로수출이막히면서파생될경제적충격을완화할수있다. 2018년북한경제를좌우할변수는북한이이잉여자금을얼마나통제할수있는지다. 북한무역체제는강화된국제사회의감시를피해국제금융시스템을우회한지오래됐고, 북중무역거래대금이국경을건너지않고중국내북한정권이통제하는자금으로결제되는것으로보고되고있다. 북한잉여외화의상당부분은중국내차명계좌를이용해국제사회와중국정부의감시를피하고있을가능성이높다. 북한내에는정권의통제를받지않고유통되는외화도상당할것이다. 뇌물및개인뭉칫돈으로유입된외화의규모는정확히알수없으나, 북한정권은외화를회수하기위해노력하고있다. 대표적인예가휴대폰판매이다. 북한에서휴대폰거래는외화로만가능하고, 단말기가격은평균 200~300불사이로알려져있다. 북한휴대폰가입자가올해초 370만명을돌파했다는점을고려하면, 2008년이집트의오라스콤사와합작으로휴대폰판매를시작한후북한은최소 7억4천만불가량의외화를시중에서흡수한것으로보인다. 이외에도아파트분양등의방법으로북한은시장의외화를흡수하고있다. 문제는제재로경상수지가악화되어외화수급이어려워질때정권이취할수있는조치들이다. 주민들로부터돈을회수하려했던 2009년화폐개혁이실패하고, 박남기재정경제부장이총살된후북한정권은시장방임적경제정책을펼쳤다. 달러라이제이션을막지않았고, 휴대폰과아파트등재화판매를통해친시장적외화흡수정책을추진했다. 김정은시대에는석탄, 철광석등해외시장에서가치가있지만북한내산업부문에서는낭비되던자원도해외로수출해소득을늘리는등김정일시대보다진보적인경제정책을폈다. 그러나북한이현제재국면에서친시장적돌파구를찾는것은어려울것이다. 달러라이제이션과외화흡수정책을지속하려면안정적, 지속적으로외화를수급해야하기때문이다. 달러라이제이션에서외화수급이어려워지면, 북한은수입물자를더이상구하기어렵게된다. 외화수 5. 이상신 오경섭 임예준. 2017. 북한해외노동자실태연구. <KINU 정책연구시리즈 >. 6. 장형수. 2013. 북한의외화수급추정과분석 : 1991~2012년. < 통일정책연구 22-2>. 급이줄면북한내부에서유통되는외화의흡수도당연히어려워진다. 즉시장친화적인외화수급이어려워지고국가가재정난을겪게된다. 장마당침체와계획경제로의후퇴 2018년북한의경제성장은눈에띄게둔화될것이다. 수년간북한경제가겪은근본적인변화로인해제재조치의영향은장마당에서 1차적으로나타날것이다. 석유제재는민간부문에직접적인영향을준다. 장마당활동을위한교통이위축되면북한주민의 70~80% 가의존하는장마당은침체될수있다. 외부수입이줄수록북한은장마당을통제해내부공급을유지하고가격을통제하는유혹에빠질것이다. 그러나현재북한은장마당통제보다는수입대체를통해무역적자를해소하는방향을택한것으로보인다. 9월핵실험이후김정은이트럭과트랙터공장을시찰하며높은부품자급률을강조한것은이와관련이있다. 하지만낮은공업생산성과식량생산을겪고있는북한경제가단기간내높은수준의수입대체를이룰가능성은낮다. 게다가북한의상황을더어렵게만든것은최근북한경제에더욱절실해진석유에대한대체제가없다는점이다. 연간석유소비량의 30% 에달하는석유제재가북한에뼈아플수밖에없는이유다. 최근북한관측인공위성이미지분석결과에따르면, 북한내장마당의수는 2010년 200여개에서 2015년 406개까지 2배가량증가했다. 7 북한의행정구역이 168개군소재지, 200여개시구역으로나뉜다는점을감안하면행정구역마다최소 1개의시장이존재함을의미한다. 여기에길거리시장을합하면북한내시장의숫자는더늘어난다. 이연구결과에의하면, 장마당은최근 5년간북한내에서빠른속도로확산되고있다. 또다른동향은최근의북한내소득증가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16년북한의 1인당 GDP 가 2014년 930달러에서 2015년 9% 증가해 1인당 1천달러를넘어선것으로추정했다. 8 한국은행도 2015년북한의경제성장률을 3.9% 로추산했는데, 이는같은기간한국의성장률2.6% 보다높았다. 9 소득이늘수록석유소비도늘어난다는점에서이결과는많은것을시사한다. 장마당은북한내유통구조도변화시켰다. 최근북한시장연구에서드러난흥미로운사실은평양이남곡창지대에위치한남포, 개성, 사리원, 해주등의시장면적이지난 10년간증가했다는점이다. 10 이들시장은북한유통망의중심부인평양교통망의종말단계라는점에서북한내장마당의유통이활발해졌다는것을의미한다. 북한의물류는평양을기점으로평성과사리원을통해전국으로유통된다. 이역할을개인소유의트럭또는버스가담당하는것으로알려져있다. 7. KBS, RFA: No. of Makeshift markets in N. Korea doubled from 5 years ago. May 5, 2015, 5 http:// world.kbs.co.kr/english/news/news_ik_detail.htm?no-110765. 8. 김천구. 2016. 2015년북한 1인당명목 GDP 추정. < 현대경제연구원현안과과제 16-40>. 9. 한국은행. 2017. 2016년북한경제성장률추정결과. 2017년 7월 22일자보도자료. http://www.bok.or.kr. 10. Silverstein, Benjamin Katzeff, Growth and Geography of Markets in North Korea, Washington, DC: US-Korea Institute at SAIS.

60 61 최근급증한차량수입은장마당의확장과그궤를같이한다. 늘어난운송수요는북한의차량수입증가로이어졌다. 북한의차량수입은 2010년을기점으로가속화됐다. 이는철도에대한만성투자부족으로인해철도운송분담률이크게떨어졌기때문이다. 실제로 1998~2017년상반기까지수입차량중 70% 가 2010년이후에수입된물량이며, 그중 70% 가트럭과버스라는점에서교통은차량, 석유제품의존도가크게증가했다. 2010년부터두배가량증가한장마당의숫자와북한주민들이장마당활동을위해사설트럭, 버스등에의존한다는탈북자대상설문조사결과등은교통의석유의존도확대를시사한다. 표 1. 북한의에너지믹스 (1 차에너지원 ) ( 단위 : 1000 TOE) 그림 1. 북한의연간차량수입 10000 ( 단위 : 대수 ) 8000 6000 출처 : 에너지경제연구원북한에너지통계. 4000 2000 0 1998 1999 2000 2001 2002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2014 2015 2016 2017 Truck Bus Individual Motocycles Locomotive Pedestrian controlled tractors Special equipment Non-self propelled Railway cars 출처 : 한국무역협회 (K-stat). 에너지구조변화 : 석탄에서석유중심으로장마당의확산과차량수요의증가로북한의에너지구조는변하고있다. 북한에서전력, 동력, 열에너지등으로사용될수있는 1차에너지의구성은단순하다. 11 석탄, 석유, 수력 3대에너지원이에너지생산에서최소 85% 에서최대 95% 를차지한다. 북한이국가차원에서에너지다변화를추구하고있지만결과는미미하다. 가정부문에서는나무류가차지하는비중이상당히크다. 석탄이북한의에너지믹스중가장큰비중을차지하지만, 그비율은빠르게감소하 고있다. 2005년북한은 1,700 만 TOE의석탄을소비했는데, 이는총에너지소비의 70% 였다. 2015년북한의총에너지소비는 2015 년 870 만 TOE로감소했고, 석탄의비중은더빠르게감소해전체에너지사용의 45% 가됐다. 북한내석탄소비의가파른감소는석탄이북한경제발전에중요한요소인지의문을갖게한다. 2010~2015 년사이북한의석탄총생산량은 10% 에불과했지만, 수출은 3배이상증가했다. 12 2010~2015년사이석유소비는 43% 가량증가했다. 석탄, 수력발전및에너지총소비량은급격히줄어든반면, 석유사용만증가했다. 이는석유가북한경제에서그만큼중요하다는점을시사한다. 같은기간북한에서관찰된건설및소득증가, 장마당의확산과연결해보면북한경제가석탄에서석유경제로빠르게변화했다는것을알수있다. 차량증가로인한교통부문의석유사용증가뿐아니라가정부문의수요증가도있었다. 놀랍게도석유제품은가정용에너지수요중취사는 33%, 난방은 20% 를차지하는것으로드러났다. 13 이는상당히높은수치로남한의경우가정부문에너지수요의 80% 를천연가스와전기에의존하며, LNG, 벙커오일등석탄제품은 10% 미만이다. 북한주민들의석유사용증가는최근에일어난현상으로보인다. 석탄이수출과전력생산에거의전량소비되는것과달리, 석유는장마당을통해쉽게유통되고있다. 또석유는비교적간단한취급방식때문에선호되고있다. 12. 13. 통계청. http://www.kostat.go.kr. 김경술. 2013. 북한에너지소비행태조사분석연구 : 가정 / 상업 / 공공기타부문. < 기본연구보고서 13-23>. 에너지경제연구원. 11. 김경술. 2015. < 북한에너지통계 >. 에너지경제연구원.

62 63 석유제재가일반북한주민에게미치는영향은또다른관심사다. 북한주민들이석유제품에높은의존도를보이나, 용도는주로취사와난방에집중돼있다. 석유수요는북한내풍부한자체에너지원인연탄및기타석탄파생제품으로대체될수있을것이다. 당장닥칠겨울난방수요는석유보다는석탄으로충당될것이며, 석탄은수출제재로인해내부로의유통이늘었을수도있다. 점에서북한은시장대신배급제중심의계획경제를강화하는모습을보일지도모른다. 2018년부터심화될정제유수급문제에대한북한정권의대응을보면향후북한정권이국가통제를강화하는방향으로경제위기를헤쳐나갈지가늠할수있을것이다. 현재북한은수입대체와새로운외화흡수방안을찾고있다. 다만정치논리가우선인북한에서경제논리의효율성이정책을지배할수있을지는회의적이다. 결론 2017년새로추가된대북제재는분명히효과를낼것이다. 최근북중간무역통계는수출과수입이크게줄었다는사실을보여준다. 수출의 90% 가차단되고해외노동자파견을통한소득및기타서비스와자본수익이점차줄어들수밖에없어 2018년북한의외화수급은녹록하지않을것이다. 다만제재조치의여파를완화할수있는요인이존재한다. 일단외화획득이당장절벽에이르지않을것이다. 해외파견노동자신규채용, 기존노동자체류연장중단조치가대표적인예이다. 해외파견북한노동자의대부분이 3년단위로비자를받는다는점을감안할때매년 1/3의노동자들에게만북한귀국조치가적용될것이다. 유엔제재로해외노동자를통해얻는북한정권의소득이완전히차단되려면최소 3년이걸린다는의미다. 북한이이미보유한상당규모의외화또한제재조치의충격을완화할수있는요인이다. 석유제재에도완충요인이존재한다. 결의안 2375호는정제유의수입을차단할뿐북한의원유수입은막지못한다. 기존원유수입물량은교통수단을위한정제유생산이외에도전력발전을위한중유생산과화학비료생산에투입되고있을것이다. 새조치는교통부문에만영향이있는정제유의절대물량을감소시킬뿐농업과전력생산에는큰영향이없을것이다. 북한에서석유는국가차원에서배분되며국가기관들에는우선적으로제공될것이므로군이나권력기관은운영에어려움을겪지않을것이다. 민간부문의경제적위축과이로인한민심이반은정권차원에서통제될것이다. 하지만외화수급문제는북한정권에골칫거리가될것이다. 일단 2016년부터꾸준히누적된수출제재조치는 2018년도에는거의완전히이행될것이다. 수출부문의생산이감소하고, 경상수지적자로외화유출이심각해질것이다. 북한경제의달러라이제이션으로인해외화유출은전체소득감소로이어질것이다. 따라서시중외화고갈, 외부수입감소로북한정권은상당한재정을긴축해야할것이다. 북한정권은외화수급문제를해결하기위해시장을통제하고수탈하는유혹에빠질수있다. 2009년화폐개혁실패후, 북한은꾸준히시장친화적정책을통해외화를흡수했다. 하지만이는해외로부터외화수급이용이할때가능한접근이기때문에외화유출을차단하기에는충분하지않다. 외화수급이줄어드는상황에서정권은부족한외화를내부에서조달할방법을찾을것이다. 이는화폐개혁후시장방임기조에서퇴보하는것을의미한다. 전체소득이감소하는시

64 65 비자유주의적각자도생으로가는동남아 2018년동남아와아세안을전망하는키워드는혼란이다. 누구도어디로가는지모르지만많은움직임이있는혼란이동남아에내재할것이다. 지역및글로벌질서를규정하는자유주의, 비자유주의대안의혼재와그에따른혼란은동남아국가들에게그리낯선풍경이아니다. 동남아국가들은독립후국내외적으로이같은질서의혼재속에서살아왔고, 이를직접실천해왔다. 국내인권과민주주의문제로국제적비판에직면한동시에자유무역레짐하에서빠른경제성장을누렸다. 강대국의압박에직면해이데올로기보다실질적이익을찾아움직여왔지만, 다른한편으로아세안이라는역내협력기구를통한다자협력도모색해왔다. 자유주의질서와비자유주의대안이겹치면서나타나는혼란속에서 2018년동남아는다음의몇가지모습을띠게될것이다. 먼저동남아국가들은미국과중국사이에서아세안차원의단일전선을형성하기보다는각자도생하는개별적대강대국헤징 (hedging) 을택할것이다. 아세안의대강대국협상력의원천이었던아세안단결은크게약화되고, 아세안공동체 (ASEAN Community) 건설을위한동력도감소할전망이다. 반면동남아일부국가가최근보여준비자유주의적정치행태는일종의면죄부를받게될가능성이높다. 2017년회고 2017년동남아, 아세안지역정세는두가지로요약된다. 중국의새로운매력공세시작과미국의대동남아관여감소다. 이전략적지형은동남아에서전반적중국의우위, 미국에대한동남아국가의신뢰감소로이어질수있다고봤다. 이예상은 2017년말현시점에서보면대체로맞았다. 다만미국의대동남아관여저하가그리오래가지는않았다. 2017년하반기미국의새로운대동남아접근이조심스럽게시작됐기때문이다. 2016년국제중재법정 (Permanent Court of Arbitration, PCA) 의남중국해문제결정이후중국은동남아에서수세에몰렸다. 이계기로중국은상황을역전시키기위해동남아국가들에게일대일로 ( 一帶一路 ) 와양자적지원을통해서막대한경제적자원을투입했다. 중국의매력공세에동남아국가도반응했다. 중국과지속적으로대립하기도곤란하고, 경제적지원에대한관심도있었던국가들이먼저움직였다. 일부국가는미국과불편한정치적관계로인해중국의접근을환영했다.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등이선두에섰다. 연장선상에서남중국해문제도비교적조용히관리됐다. 남중국해문제로중국비판에앞장섰던필리핀이두테르테대통령취임이후입장을바꿔서다. 반면 2017년전반기미국과동남아관계는중-동남아관계와정반대방향으로전개됐다. 미국은트럼프행정부출범이후외교적우선순위가크게재조정됐다. 미국우선주의를선언하며오바마정부의피봇정책기조나방향은폐기했다. 동남아에서는미국의환태평양경제협정 (Trans-Pacific Partnership, TPP) 탈퇴가미국에대한신뢰를감소시켰다. 필리핀, 말레이시아, 태국등은미국과국내정치문제로불편한관계를이어갔다. 미얀마도로힝야 (Rohingya) 족문제로미국을비롯한서방국제사회와마찰을일으켰다. 반면, 2017년하반기들어미국의대동남아접근에서변화가보이기시작했다. 렉스틸러슨 (Rex Tillerson) 국무장관의동남아순방과싱가포르, 태국정부수반의미국방문은관계개선의단초가됐다. 아세안차원에서 2017년은예상대로다소실망스러운시기였다. 우려했던바와달리의장국인필리핀, 두테르테대통령은비교적아세안을안정적으로관리했다. 그럼에도불구하고미중이라는강대국경쟁에낀개별동남아국가들사이에구심력보다는원심력이작용하는것은막기어려웠다. 2017년한해동남아국가들은아세안차원으로한목소리를내기보다각자의이익에따라강대국과개별적으로관계를형성하는방향으로나갔다. 아세안공동체건설에서도뚜렷한진전이없었다. 지속적으로정부간회의가이어지고작은규모의진전은있었지만대외적으로아세안공동체건설에대한관심과동력을환기하고유지할수있는움직임은보여주지못했다. 2018 전망 : 자유주의질서로부터멀어지는동남아자유주의질서의약화와비자유주의대안의등장으로생긴혼란은점진적으로확산된다. 아세안에서서로다른질서가부딪쳐나타난혼란은이미수년간진행중이며, 향후몇년간더이어질것이다. 이국제질서의혼돈속에 2018년동남아와아세안에서나타날흐름은 1) 국가단위개별적대강대국헤징 (hedging), 2) 아세안단결 (unity) 의약화와공동체건설난항, 3) 비자유주의정치에대한면죄부, 4) 동아시아지역협력의쇠락등으로요약된다. 국가단위개별적헤징 2018년동남아국가의대강대국헤징은더욱강력하게나타날것이다. 다만이전과다른점은이헤징이개별국가단위로이뤄진다는점이다. 동남아국가들이미국, 중국등의강대국과개별적헤징을더욱강화해각자살길을찾는각자도생의행태가늘어날것이다. 강대국에대한효과적헤징전략은동남아국가들에게전혀새롭지않다. 국민국가건설시기부터, 냉전, 탈냉전, 중국의부상과미중경쟁이벌어지는지금까지동남아, 아세안의대외관계역사는헤징의연속이었다. 강대국틈바구니에낀약소국이자신의생존을도모하고이익을극대화하기위한전략이다. 아세안 10개국이공동보조를맞추며강대국을상대하고헤징전략을사용할때아세안의대강대국협상력은극대화됐다. 2017년말기준동남아에서는중국의힘이미국보다우위에있다.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미얀마등에서대중국선회경향이뚜렷했다. 베트남, 싱가포르등도중국과의관계개선을추구하고있다. 미국은뒤늦게중국의영향력확장을차단하기위해나섰다. 미국은

66 67 그림 1. 트럼프대통령과동남아정상들 는기반을마련했다. 싱가포르는반대방향, 즉친미에서친중으로다소이동할것이다. 싱가포르역시지난 7월 ARF 를계기로중국과거리를좁히고있다. 안보를미국에의존하면서경제적으로중국의지원을기대하는필리핀의전술적친중태도도큰변화를보이지않을것이다. 아세안단결의약화와공동체건설난항동남아국가들이개별적으로중국, 미국혹은양자사이헤징전략을펴면아세안단일입장은형성되기어렵다. 이미 2009년중국이남중국해에서자기주장을강화하면서아세안내단결이손상됐다는관측이많다. 2012년캄보디아프놈펜에서아세안외교장관들사이에큰이견을보이면서이런아세안단결이손상된모습은크게부각됐다. 2017년 ARF에서도남중국해문제를놓고동남아국가간이견은지속됐다. 외교장관들은 2017년 ARF에서남중국해문제에대한단일하고강력한입장을내놓는데실패했다. 2018년한해동남아국가들이개별적으로강대국에다양한전략을취한다면아세안단일입장이나공동전선을형성할가능성은더낮아진다. 미국, 중국이동남아국가들을자신의영향권내로포섭하려하거나친미혹은친중노선을취하도록압박한다면아세안의단결은더어렵게된다. 이미남중국해문제와미국의아시아피봇정책하에서아세안단결이많이약화된상황에서이런교차압력은아세안의공동전선을붕괴시키기쉽다. 개발도상국들이아세안전체의이익을위해바람직한아세안공동입장을이탈해개별이익을추구할유인이커진다. 2018년미 출처 : Reuters. 비고 : ( 좌상 ) 트럼프-조코위도도인도네시아대통령, ( 우상 ) 트럼프-리센룽싱가포르총리, ( 좌하 ) 트럼프-나지브라자크말레이시아총리, ( 우하 ) 트럼프-응웬쑤언푹베트남총리 5월 31일베트남총리의방미를시작으로, 9월에는말레이시아총리, 10월에는태국, 싱가포르총리를미국에초청했다. 싱가포르총리, 인도네시아대통령은트럼프대통령과 7월 G20을계기로정상회의를가졌다. 7월에는틸러슨국무장관이아세안안보포럼 (ASEAN Regional Forum, ARF) 참석차필리핀을방문했다. 이후틸러슨은태국과말레이시아도방문했다. 2017년하반기에는정상, 국무장관외교가집중됐다. 최근친중으로움직인다는평가를받은말레이시아, 태국은방미초청과국무장관방문이모두있었다. 미국과중국의대동남아접근사이에서동남아국가들은아세안차원으로단결하기보다개별적으로자신의이익을따라움직일것이다. 미국과중국의교차압박하에서동남아국가들의이익은단일하지않다. 기존에중국으로편향됐던라오스, 캄보디아등은미국의접근과상관없이친중노선을유지할것이다. 당대당관계뿐아니라동남아에서가장덜발전된국가인라오스, 캄보디아는중국의경제적지원에거는기대가크다. 아울러로힝야족문제로국제적비난을사고있는미얀마도보다친중적인자세를강화할것이다. 반면최근미국과관계회복조짐을보이고있는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등은지속적으로양쪽모두와관계를적절히유지하는전형적헤징전략을취할것이다. 국내문제로미국과불편했던말레이시아, 태국은 2017년하반기미국의접근으로인해헤징전략을본격적으로펼수있 국과중국이보다적극적으로대동남아포섭에나선다면이런유인은매우커질것이다. 아세안단결의약화는대강대국전략만이아니라보다넓게는아세안공동체건설에도부정적영향을미친다. 아세안국가들은 2015년말아세안공동체선언을했으나아직공동체는건설중이다. 아세안창설 50주년을맞은 2017년한해아세안은공동체로큰걸음을아직옮기지못하고있다. 공동체건설의추동력을줄만한조치들이아직나오지않았다. 이런국면에서아세안의단결약화는공동체건설에큰걸림돌이된다. 한가지긍정적인변수는 2018년아세안의장국이싱가포르라는점이다. 아세안을최초건설한 5개국가중하나이고, 아세안내에서발언권이비교적강하며, 아세안의전략통역할을하고있는싱가포르는아세안의단결, 강대국의간섭배제혹은강대국의세력균형등에매우민감하다. 싱가포르가 2018년아세안의단결, 공동체건설을위해어떤공헌을할지지켜봐야할것이다. 비자유주의정치에대한면죄부지난 2~3년간국내의비자유주의흐름이라고할수있는현상이동남아에서있었다. 이현상은과거같으면인권, 민주주의에관한보편적가치에어긋나는일로여겨졌고, 미국을위시한서방국가들의집중적인비판대상이되었을사안이다. 그러나미국과중국의경쟁이격화되고, 자유주의흐름과비자유주의질서가교차하면서동남아의이런비자유주의적국내상황도국제적으로면죄부를받고조용히잊혀질가능성이높다. 2018년한해동남아국내적으로자유주의보편가치에도전하는정치적사안에대한논란은수면아래로내려가고조용히잊혀질것이다. 태국은 2016년친탁신파정권을몰아낸군사쿠데타가있었다. 이때권력을장악한군부가

68 69 여전히집권중이다. 선거를치르겠다는몇번의약속이있었지만, 헌법개정, 국왕사망등을이유로군사정부를유지하고있다. 군부하에서개정된헌법도많은측면에서비민주적이다. 오바마정부시기태국군사쿠데타이후태국과미국의관계는원만하지못했다. 태국군사통치에대한미국의비판때문이었다. 태국은동남아에서필리핀과더불어하나밖에없는군사동맹국이지만민주주의와보편적가치관련한미국의비판을피할수없었다. 그러나트럼프행정부들어미국의비판은사라지고, 오히려 2017년하반기군부에의해임명된태국총리는미국에초청을받았다. 틸러슨국무장관도태국을방문해태국과미국관계가개선되는모습을보였다. 필리핀도이와같은상황에있다. 오바마정부시기집권한두테르테대통령은집권초부터국민의지지를등에업고강력한마약과의전쟁을펼쳤다. 단순한마약단속에서그치지않고마약소지혐의만으로사살을하는비사법적인일들이일어났고경찰등공권력이아닌자경단에의한사살도자행됐다. 지금까지약 7,000여명의사람들이사살된것으로알려져있다. 마약과의전쟁에서벌어지는인권유린에대한국제사회의비판이뒤따랐다. 미국은물론국제사회는필리핀에서벌어지는비사법적살인에대해강도높게비판했다. 필리핀정부는이에강력히반발했다. 그러나트럼프취임이후미국의비판이나국제사회의필리핀에대한비판은눈에띄게약화됐다. 더욱이 2017년필리핀민다나오 (Mindanao), 말라위 (Malawi) 에서테러와의전쟁이새로운전선이되면서미국은테러와의전쟁을벌이는필리핀을지지하고있다. 2018년필리핀마약과의전쟁에서벌어지는인권문제나테러와의전쟁이벌어지는말라위에서있을수있는인권문제는국제사회의무관심속에잊혀질것이다. 미얀마에서는로힝야족문제가현재진행형이다. 15세기부터미얀마땅에살았다고하는무슬림로힝야족의주장과이들이방글라데시에서넘어온불법이민자라는주장이충돌하고있다. 군부는민족주의이름으로로힝야족을탄압하고있다. 미얀마민주화와인권의상징인아웅산수치가이끄는현정부는로힝야족에대한군부의탄압을수수방관하고있다. 인종청소라는국제사회비판에대해수치는군부의행위를두둔하며미얀마에서벌어지고있는일은인종청소와는그림 2. 로힝야사태와두테르테대통령의마약과의전쟁 출처 : Reuters. 다르다고주장한다. 이런수치에대한비판이국제사회로부터쏟아지면서미얀마민주화운동의공로로수치여사가받은노벨평화상을취소해야한다는주장도나오고있다. 그럼에도불구하고미국정부는로힝야족문제에대해큰관심을보이지않고있다. 국제사회의비판도주로시민사회로부터제기되고있다. 서방정부들은이사태에대해서조심스러운태도를보이고있다. 중국과미국의경쟁, 자유주의와비자유주의가혼재되는 2018년미얀마로힝야족문제역시점차사람들머리속에서잊혀질가능성이크고, 주요서방국가들이큰관심을보이지않을것이다. 동아시아지역협력의쇠락 1997년아시아경제위기를즈음해야심차게시작돼 2000년대중반까지활발하던동아시아지역다자협력은어려운상황에빠질것이다. 아세안 +3(ASEAN+3), 동아시아정상회의 (East Asia Summit, EAS) 등의동아시아다자협력은아세안이주도한동아시아지역의자유주의국제질서에부합하는시도였다. 동아시아지역협력은 2000년대후반들어동력을상실하기시작했다. 지역리더십도상실됐고, 다자협력내제도들이중복되며제도에대한피로감도생겼다. 미중경쟁으로지역다자협력의장이강대국경쟁의장으로퇴색되기도했다. 2018년한해동아시아지역협력의재활성화가능성은크지않다. 아세안중심성 (ASEAN Centrality) 은동아시아지역협력의중요한요소다. 아세안을중심에놓고각종제도들이건설됐기때문이다. 아세안의단결이약화되고그결과아세안이강대국이나역내보다큰국가들에게행사하는레버리지가약화된다면아세안중심성이나지역협력의구심력도약화될가능성이높다. 추가적으로동아시아지역협력을이끌고갈만한리더십을가진국가도아세안내에보이지않는다. 2017년 11월개최된아세안 +3이나 EAS에서동아시아지역협력을활성화할만한큰동력이제공되지않았다. 더욱이 2017년은 1997년시작된아세안 +3의 20주년이되는해인데도불구하고그에걸맞은중요한이니셔티브나기념이벤트조차없었다. 2017년정상회의에서주목해야할만한또다른점은미국의동아시아지역협력에대한태도다. 트럼프대통령은 11월 14일에열리는동아시아정상회의에참석하지않겠다고했다가마지막순간에이를번복했다. APEC 회의차베트남에들렀다가 11월 13일미-아세안정상회의까지만참석하고정작미국이회원국으로있는 EAS에는참석하지않고귀국할생각이었다. 트럼프의이런행보는아세안과미국관계는양자관계로다소중시할필요가있으나동아시아다자협력인 EAS에는전혀관심이없다는메시지다. 비자유주의지역질서가확산되는가운데, 자유주의적시도인동아시아지역다자협력을미국이앞장서무너뜨리고있다. 자유주의와비자유주의국제질서의혼재, 그안에서개별국가들의현실주의적기회주의가혼란스럽게난무하는모습이 2018년아세안과동아시아지역의모습이될것이다. 이런지역상황은한국에게위기가될수도있고기회가될수도있다. 문재인정부는대외정책에서아세안을강조하고있다. 11월아세안 +3 정상회의자리에서한국의새로운대아세안정책을천명했다. 문재인정부의새아세안정책은각자강대국에대해헤징전략을펴면서생존을모색하는동남아국가들에게호소하지못할수도있다. 그만큼동남아국가들입장에서눈앞의생존이시급하기

70 71 때문이다. 반면문재인정부의대아세안정책이동남아국가들에게호소하고동남아국가들을잘이끈다면새로펼쳐지는불확실한지역정세속에서지역중소국가의이익확보를위한협력을강화하는계기로작용할수있다. 나아가한국과아세안의협력이지역다자협력에새로운활기를불어넣는시작이될수도있다. 혼돈과혼란이깊어질수록한-아세안관계나지역다자협력, 소다자협력을통한중소국가간전략적연대가필요하다. 이란과러시아, 터키가주도하는비자유주의중동질서 2017 년평가 : ISIS 의패퇴와아사드정권의승리 2017년하반기부터 ISIS(Islamic State in Iraq and Syria) 격퇴전과시리아내전에는출구가보이기시작했다. 7월이라크정부군과이란이후원하는시아민병대가 ISIS로부터모술을되찾았고 10월에는미국의지원을받는시리아반군과쿠르드민병대, 수니아랍연합군이시리아에위치한 ISIS의수도락까를탈환했다. 시리아내전에서대치했던나라들이공동의적 ISIS를상대로공습과지상전을펼친결과, ISIS는패퇴했다. ISIS가격퇴되면서아사드정권의내구성은강해졌다. 2016년 12월이란과러시아의도움을받은시리아정부군이 5년만에반군으로부터알레포를탈환한이래점차더많은지역을되찾고있다. 2017년 7월트럼프행정부는중앙정보국 (Central Intelligence Agency, CIA) 의시리아반군지원프로그램을폐지했고러시아, 이란, 터키가이끄는아스타나평화협상에서주도권을행사하지않겠다고밝혔다. 결국시리아내전은 6년넘게버틴아사드정권의생존, 아사드정권을지원한이란과러시아의전후지역질서주도, 미국과서방의입지축소, 터키의비자유주의블록합류, 이란이지원하는급진헤즈볼라의부상, 미국이지원한쿠르드자치정부 (Kurdistan Regional Government, KRG) 의독립좌절로마무리되고있다. 승전국이자전후협상주도국인이란, 러시아와달리미국의입지는급격히좁아졌다. 트럼프행정부의대중동전략이자국우선주의일뿐아니라좌충우돌개인성향에기반해일관성이없기때문이기도하다. 이란핵협정불인증, 시리아반군지원중단, 무슬림 7개국대상반이민행정명령, 수니걸프산유왕정과유대강화, 중동권위주의정권과안보협력강조, 이스라엘-팔레스타인분쟁에서편향행보와두국가해법부정등은미국우선주의의강경기조를따르고있어국제사회의비난을받고있다. 더불어갑작스런시리아정부군폭격결정, 아프가니스탄파병불가선언번복, 카타르에대한공격적비난등은중동전략내에서서로이해가충돌하면서정책적불가측성과혼란을높이고있다. 2018 년전망 ISIS 격퇴전과시리아내전이후이란과러시아의부상 ISIS 격퇴전과시리아내전이끝나면서아사드세습독재정권을지원했던이란과러시아가역내비자유주의질서의주도세력이될전망이다. 락까와모술에서 ISIS가축출된후시리아와이라크내친이란강경파의입지는더욱강화될것이다. 1 ISIS의패퇴엔미국군사고문단과특수부

72 73 대가훈련시킨시리아반군과쿠르드민병대, 미군의무기, 미국이이끄는반ISIS 국제연합전선의공습도큰몫을했다. 그러나이란은지상군을보냈다. 이란강경보수파의핵심인혁명수비대 (Iranian Revolutionary Guard Corps, IRGC), IRGC의직접명령체계에놓인레바논의시아무장조직헤즈볼라, IRGC가훈련시킨아프가니스탄과파키스탄출신민병대소속 5천여명이전투에직접투입됐다. IRGC 소속장성급 3명이상이전사했다. 이란의영향력은이라크북부 KRG 지역에까지미칠것이다. ISIS 격퇴전이막바지단계에접어들자 KRG는분리독립투표를강행했고, 이라크중앙정부는접경지대이자유전지대인키르쿠크에정부군과시아민병대를보내실질적장악세력인쿠르드를쫓아냈다. 쿠르드민병대페쉬메르가 (Peshmerga) 는미국과서방의지원하에 2014년키르쿠크에서 ISIS를몰아냈다. 이라크중앙정부내친이란강경파는군사작전을확대해 KRG의수도인아르빌까지접수해야한다고목소리를높이고있다. 시리아라타키아에공군기지가있는러시아는민간시설을구분하지않는무차별공습으로아사드정권의반대세력을제거해나갔고, 전후질서재편에서자신의지분을확실히챙길것이다. 러시아의시리아장악시도에미국은실력행사로맞서지않을것이다. 이미트럼프행정부는오바마행정부가시작했던시리아반군지원을중단하고, 시리아남서부에서러시아군과휴전을선언했다. 이후미군은시리아정부군과도대치하지않게됐고, 보복을두려워한반군은대거이그림 1. 시리아알레포에걸린러시아, 시리아, 이란, 헤즈볼라의지도자모습 ( 좌 ) 과소치에서만난이란, 러시아, 터키대통령 ( 우 ) 탈해정부군으로흡수되고있다. 이란과러시아는지난 6년간시리아정부군을도운대가로전후복구사업을통해금전적보상을받을것이다. 아사드정권은다마스커스에서국제엑스포를개최하며재건사업의본격화를알리고있다. IRGC 산하회사와러시아의기업들이수주계약을독점할것이다. 이란내부에선보혁갈등이더욱첨예해질것이다. 2017년대선에서제재해제와국제무대복귀의주역인온건개혁파로하니대통령은 57.1% 의표를얻어연임에성공한반면강경보수파라이시후보는 38.5% 득표에그쳤다. 오바마행정부의역외균형전략은핵협상타결을통해이란의온건개혁파에힘을실어줌으로써 IRGC를비롯한보수강경파를견제하고자했다. 그러나 ISIS 격퇴전과시리아내전에서승리한 IRGC는전후지역질서재편의주도세력으로급부상하고있다. 반면, 로하니대통령과온건개혁파엘리트는정치와시민자유확대의약속을지키지못한다는국내외비판에직면했다. 시리아에서독보적인위치를확고히한러시아는국제사회를상대로한피스메이커변신에박차를가할것이다. 러시아의주도하에카자흐스탄의아스타나에서열리는평화협상은이란과터키가적극참여하고있어서빠른속도로진행될것이다. 반면유엔주도하에제네바에서진행중인평화협상은 7차례만남에도불구하고아사드의거취문제로교착상태에빠졌다. 트럼프대통령은이미함부르크 G20 정상회의에서시리아내전종식을위해러시아와협력할의사가있다고밝힌바있다. 시리아가빠른시일내에통합되거나정상국가로전환되지않겠지만국제사회는자신의국민을화학무기로여러차례공격한독재자와측근엘리트가아무런제재를받지않고승리를자축하는것을지켜볼것이다. 출처 : Twitter, Reuters. 1. 오바마행정부시기두전쟁이교착상태에빠지자미국은아시아중시정책과역외균형전략을내세우며이란핵협상을추진했고, 화학무기를이용한아사드정권의자국민공격에도군사적으로대응하지않았다. 오바마행정부는아사드세습독재정권의축출이아닌 ISIS 격퇴를전략의우선순위로둔것이다. 2011년아사드정권이아랍의봄민주화시위대를유혈진압하면서시리아내전이시작됐고, 3년후이슬람극단주의테러조직 ISIS가시리아동부와이라크북서부를장악해칼리프국가수립을선언하자격퇴전이이어졌다. 두전쟁은시리아정부군, 반군, ISIS 3파전으로변했다. 트럼프행정부의불가측성과중동에서미국의입지축소트럼프대통령의좌충우돌행보로인해미국의중동전략전체에대한불가측성과이를둘러싼행정부내의이견과갈등은지속될것이다. 결국중동전역에서미국에대한신뢰는추락하고, 이는자유주의동맹과서방협력블록의균열로이어질것이다. 트럼프대통령은정통유대교신자인사위쿠슈너 (Jared Kushner) 를백악관선임고문으로임명해이스라엘-팔레스타인문제를전적으로맡기고있다. 민감한사안에가족을중용해외교의불확실성을높인다는우려가퍼지고있는이유이다. 트럼프행정부는출범직후이스라엘의미대사관을예루살렘으로옮기겠다고도선언했다. 이러한일방적인이스라엘편들기는 1967년제 3차중동전쟁의이전으로국경선을지키고두국가해법을존중하려는국제사회의노력을정면으로부인하는것이다. 네타냐후이스라엘총리는서안지구의헤브론과미그론, 라말라인근에정착촌을새롭게건설하겠다는계획을공식발표했는데, 이역시 2016년유엔안보리에서채택된이스라엘의정착촌건설중단결의에위배되는것이다. 공격적인정착촌정책은이팔평화협정의결과인두국가해법을종종부정하는트럼프대통령의묵인하에이루어지는것이며앞으로도계속될전망이다. 중동분쟁에절대개입하지않겠다던트럼프행정부는 2017년 4월아사드정권이자국민을상대로또다시화학무기를사용하자시리아공군기지에토마호크미사일 59발을발사했다. 갑작

74 75 스런독재응징결정은민주주의와인권증진때문이아니라, 반오바마정서에집착한행동이었다는평가가지배적이다. 실제로군사력대응은일회성에그쳤고미군의갑작스런공세에시리아민간인사상자가다수발생했다. 6월걸프산유왕정간에분란이일어나자트럼프대통령은사우디아라비아를일방적으로지지하며, 친이란행보를보인카타르를맹비난했다. 그러나틸러슨 (Lex Tillerson) 국무장관과매티스 (James Mattis) 국방장관이카타르에미군 1만여명이주둔하는미중부군의현지사령부가있다는점을강조하고, 단교사태해결을위해나서면서행정부내부의모순이드러났다. 7월엔트럼프행정부가아프가니스탄추가파병불가를선언한지일주일만에갑작스럽게입장을바꿔파병가능성이매우높다고발표했다. 그러나이는국가재건이아닌테러리스트와의전쟁에국한된결정이라고거듭강조했기때문에 16년이지나도록해결점이보이지않는아프간의안정화와재건에전환점이되지는못할것이다. 9월트럼프대통령은유엔총회참가국정상과미팅을이어가던중에르도안터키대통령과만나둘사이의돈독한개인적우정덕분에미국과터키관계가최고조에이르렀다고발언했다. 그러나에르도안대통령은일인체제강화와인권탄압으로국제사회의비난을한몸에받고있다. 또터키가 2016년쿠데타의배후로지목한재미종교학자귤렌 (Fethullah Gülen) 을미국이증거불충분으로소환거부한후, 양국관계는급격히악화된상태이다. 10월엔터키당국이터키주재미영사관직원을귤렌연계혐의로체포하면서양국의날선갈등은이민비자발급중단으로까지치달았고빨리해결되지않을전망이다. 10월트럼프대통령은오바마행정부가타결한이란핵협정에대해불인증을선언했다. 하지만핵협상에참여했던영국, 독일, 러시아, 중국, 독일 5개국은이란이협정을잘준수해왔다며강하게반발했고, 틸러슨국무장관과매티스국방장관도핵협정유지가미국국익에부합하는것이라며대통령과다른입장을취했다. 중동내서방협력블록의균열 : 터키, 사우디, 카타르, 쿠르드의다른계산미국의입지가축소된가운데이란과러시아가비자유주의중동질서를확산시킴에따라친아사드성향으로급선회한터키가새질서에적극합류할것이다. 카타르역시새로운기회를엿볼것이다. 파격적인개혁행보를보이는사우디도국내외의급격한변화에따라미국과의동맹에만의존하지않을것이다. 사우디외교다변화의첫후보로는러시아가꼽힌다. 또다시독립의기회를놓친쿠르드가비자유주의지역질서의확산과미국의외면으로당분간큰어려움을겪을것이다. 터키에르도안정권의선거권위주의체제는공고화되고비자유주의외교노선역시더욱분명해질것이다. 에르도안대통령은 3차례총리를연임한후역사상처음으로도입된직선제대선에서당선됐다. 이과정에서권력사유화에반대하며, 갈등을빚은당내온건파를축출하고시민사회를조직적으로탄압했다. 2016년 7월에르도안대통령을겨냥한쿠데타가진압된후지금껏국가비상사태가이어지는가운데강도높은공안통치가이뤄지고있다. 2017년터키의프리덤하우스 (Freedom House) 민주주의지수는 4.5로전년보다두단계하락했고, 언론의자유지 그림 2. 터키, 사우디, 카타르, 쿠르드의지도자출처 : Reuters. 수는독재수준에가깝다. 대통령중심제개헌을묻는국민투표가 51% 로통과되면서대통령의무소불위권력은더욱강해질전망이다. 시리아내전이진행되는동안에르도안정권은강력한반아사드입장을취했고, 미국주도의반ISIS 국제연합전선에적극나섰다. 그러나에르도안대통령은쿠데타를경험한후개인권력집중체제를굳혀가면서시리아와의관계개선을적극표명했고러시아, 이란과도밀착했다. 두전쟁을통해쿠르드가국제사회의지지를받으며입지를굳히자국내쿠르드소수민족의움직임을두려워하며취한변화이기도하다. 에르도안정권은터키인권민주주의의후퇴를둘러싸고국제사회의비난이높아지자내정간섭이라며공격적으로대응하고있다. EU 회원국가입에차가운반응을보이는유럽과귤렌의소환요청을거부한미국대신이란, 러시아, 중국과앞으로더욱가까워질것이다. 중국이신장위구르자치지역투르크계무슬림의분리독립움직임을통제하기위해터키에협력을요청했고에르도안정권은이에적극응하고있다. 사우디가개혁질주, 카타르가독자노선이라는새로운길을모색하는동안미국의입지는계속축소될것이다. 2017년 6월승계서열 1위에오른무함마드빈살만사우디왕세자는석유의존체제의혁신을선언하며파격적인개혁행보를이어가고있다. 30대초반의젊은왕세자는저유가로인한재정압박, 아버지살만국왕의독단적인승계질서수정에대한왕실내부의불만, 무모한예멘내전개입, 카타르단교사태가가져온정치경제적위기를극복해야한다. 이에 2018년부터사우디여성의운전이허용되며사우디비전 2030 계획에따라경제다변화와민영화, 사회개방이빠른속도로추진될것이다. 엔터테인먼트시티와최첨단네옴 (NEOM) 시티를세워보수왕국의금기를해제한다는계획이다. 더불어개혁단행을위한부패척결을위해서는숙청도불사하겠다는의지를더욱확실히보여줄것이다. 이미왕자 11명과전 현직장관, 기업가 200여명이부패혐의로체포됐다. 개혁질주를이끄는왕세자는젊은세대에게큰지지를받고있으나속도와폭이파격적이라는점에서국내보수층이반발할수도있다. 트럼프행정부는이란을비롯해시아파다수국가인이라크, 시리아를반이민행정명령대상

76 77 국가로지정한반면, 5월대통령이리야드에서열린걸프협력회의에참석해사우디를최고의동맹국으로추켜세웠다. 사우디의원유잉여생산능력과체제안정성이트럼프대통령에겐매우중요하다. 그러나역내입지가점차축소되는미국이사우디에겐그다지매력적이지않다. 최근이란과러시아의영향력이급부상하자 10월살만사우디국왕은전격적으로러시아를방문해정상회담을가졌다. 살만국왕은러시아의최신미사일방어시스템 S-400 구입을결정했고, 사우디가최초로구입한러시아무기는미국의사드체계와함께배치된다. 국내개혁질주에따른부담을덜기위한사우디대외정책다변화의일환이며이러한시도는계속될것이다. 한편카타르의젊은국왕셰이크타밈은아버지가시작한개혁개방에더욱박차를가하며, 걸프산유왕정이집단적으로보여온전통적인대외행보에도반기를들고있다. 이에 2017년 6월사우디와아랍에미리트연합, 바레인은카타르가이란후원의테러조직과무슬림형제단을지원한다는이유로단교를선언했고국경을폐쇄했다. 카타르는미국주도의반ISIS 국제연합전선에수니아랍동맹국의대표주자로서누구보다적극적으로참여했고사우디가이란과단교를선언하자이에동참해이란주재자국대사를소환하기도했다. 도하에는미해군기지가있기도하다. 그런데 2017년하반기이후이란과러시아주도로역내질서가재편되자카타르는이란, 터키와부쩍가까워지기시작했고이러한일탈은계속될것이다. 2017년 10월분리독립투표를강행해이라크중앙정부에게유전지대키르쿠크를빼앗긴 KRG는당분간경제적어려움과내부분열을겪을것이다. 또이란과터키는쿠르드의자치권확대불가라는공동의목표하에어느때보다밀착할것이다. 미국은 2003년이라크전쟁을적극도왔던쿠르드에게자치권일부를허용했고 KRG가수립됐다. 그러나 KRG는독립국가건설의초석인자치권확대를두고시아파중앙정부와늘충돌해왔다. ISIS 격퇴전에서도미국과서방을적극도왔던 KRG는전쟁의마무리단계에서자신의지분을확보하려했다. 하지만이라크, 이란, 터키모두한목소리로 KRG의분리독립투표를비난했고미국역시자제를요청했다. 이라크정부군은이란 IRGC의적극적지원으로 KRG 접경지대에군사력을투입했고미국은양측간의원만한해결을촉구하고있다. 외부의압력뿐만아니라 KRG의내부분열도독립국가건설의걸림돌이될것이다. 후세인독재정권에격렬히저항했던술레마니아의쿠르드인들은수도아르빌에기반을둔바르자니 KRG 수반이이끄는분리독립투표운동에대해소극적이다. 이들은바르자니의투표운동을쿠르드민족주의의대의가아닌개인의권력기반이나아르빌의경제이익강화의수단으로해석한다. 결국 72% 투표율과 91% 찬성율의분리독립투표결과에도불구하고바르자니수반은키르쿠크를잃은책임을지고사임했고 KRG는분열되고있다. 유럽 : 자유주의질서의반격 2017년평가 : 배타적민족주의와분리주의세력의약진 2017년유럽에서는중유럽국가들을중심으로배타적민족주의세력이약진하면서서유럽국가들과의충돌이이어졌다. 2015년폴란드에서우익성향의법과정의당 (Prawo i Sprawiedliwość, PiS) 이집권한후 EU와회원국들은 EU의응집성과회원국내민주주의의후퇴를우려했다. 법과정의당은 EU 정신에어긋나는비자유민주주의 (illiberal democracy) 와민족주의를강조한헝가리의빅토르오르반총리의전철을밟고있다. 폴란드, 헝가리의지도자들은국민에게자신들이민족의정체성과문화를지키는수호자라는인식을심었다. 이들은 EU와일부회원국의소수자권리나다문화주의정책이지나치게자유주의적이라고주장했다. 실제폴란드, 헝가리의정책은서유럽국가들의정책과정면으로배치된다. 우선양국은난민의입국을허용하지않고국경을폐쇄했다. 또동성애자나여성의권리를신장하는법안을부결시켰다. 오르반은난민문제해결을위한 EU 회원국간의협력을거부했고, 전쟁및경제난민의수용역시거부하면서다른 EU 지도자들과충돌했다. 헝가리는지난 40년간의공산체제에서벗어난후단일민족사회를유지해온폴란드, 슬로바키아, 체코와함께난민수용의무할당제를거부했다. 오르반은앙겔라메르켈독일총리와헝가리출신미국인부호조지소로스 (George Soros) 를글로벌리스트 (globalist) 로비난하며자신을이에맞서투쟁하는민족주의자로미화했다. 또유럽은난민을수용하면서전통적가치를훼손시켰고, 탈기독교 탈민족적시대에들어서고있다며개탄했다. 폴란드, 헝가리는민주주의를퇴행시킨다는이유로많은 EU 회원국들의비난을받았다. 실제로폴란드는사법부와언론의독립성을약화시키는입법조치를취했고, 헝가리정부도정치적이견을이유로특정대학을집중적으로압박했다. 이렇듯유럽에서자유민주주의가훼손되는현상은 EU 지도자들에게큰우려를자아내고있다. 에마뉘엘마크롱프랑스대통령은 EU 의회에서이문제를주제로연설을하기도했다. 이런변화때문에유럽국가들은정치적으로분열되고있다. 브렉시트 (Brexit) 를앞두고 EU 통합의명분에대한회의마저대두되고있다. 분리주의도유럽을분열시키는원인중하나다. 2017년가장주목할만한사례는스페인카탈루냐지방의분리독립을둘러싼갈등이다. 카탈루냐는독립을지지하는주민들과스페인의일부로남아있기를원하는주민들로극렬하게양분됐다. 분리주의는오랜기간많은국가에골칫거리였다. 카탈루냐와스페인은아직안정을되찾지못했고, 유럽내에는독립을원하는다른지역들이있다. 2018년 10월로예정된벨기에지방선거에서는네덜란드어사용주민과프랑스어사용주민간의반목과플랑드르지방주민들의분리독립갈망때문에긴장이고조될수있다. 프랑스는 2018년뉴칼레도니아에서주민자치투표를치를예정이다. 25만명이살고있는뉴칼레도

78 79 그림 1. 스페인카탈루냐의분리독립을둘러싼갈등출처 : Reuters. 니아는호주동쪽에위치한남태평양의프랑스령섬이다. 프랑스정부는뉴칼레도니아가프랑스령으로남아있기를원하며유럽계주민들사이에는여전히프랑스민족주의정서가강하다고주장하지만, 이번주민투표가분리독립을향한첫걸음이될것이다. 스코틀랜드에서는브렉시트로인해새로운긴장관계가생겨났다. 스코틀랜드의분리독립을원하는사람들은 EU에잔류하는것을지지한다. 스코틀랜드자치정부수반인니콜라스터전 (Nicola Sturgeon) 은독립을결코포기하지않을것이며, 2021년까지는독립을위한주민투표실시를희망한다고했다. 이러한분열속에서일부국가는국내선거기간또는정치적혼란기를틈타중국이나러시아가영향력을행사하지않을까우려한다. 이들은러시아가유럽의선거뿐아니라분리독립추진지역의주민투표에관여할가능성을주시하고있다. 실제로많은 EU 회원국들은중요한선거가있을때러시아의선거개입을효과적으로차단하기위한정책과전략을검토하고있다. 중국은유럽에개발모델을적극제시하고있다. 그리스와같이유로화채무위기의가장큰피해국이나위기에서완전히회복하지못한국가들에중국의모델이 EU나자유민주주의거버넌스모델보다효율적이라고홍보한다. 이는헝가리처럼스스로를비자유민주주의국가로규정하며 EU 통합회의론을제기하는국가에서설득력이있다. 중국은유럽에서자국을 EU의대안으로홍보하기위해지역차원의협력체제를구축하고있다. 2012년중국은중동부유럽의 EU 회원국, 비회원국을모아 16+1을창설했다. 또유사한협력체제를남북부유럽에서출범시키려는구상을하고있다. 다만, 이탈리아나스페인등일부 EU 회원국의강력한반대에부딪혀실현가능성은불투명하다. 시힘을얻고있다. 유럽국가들은아래의 5가지이유로유럽내자유주의질서를공고히하는노력을할것이다. 첫째, 최근대부분의선거에서포퓰리즘과극우주의의부상이눈에띄지않았다. 프랑스대선에서마크롱은극우성향후보였던르펜 (Le Pen) 을제치고대통령으로당선됐다. 이는유럽뿐아니라미국, 아시아의민주주의옹호론자들에게자유민주주의와 EU의건재를보여준고무적인사건이었다. 2017년 3월네덜란드선거에서는중도우파인마르크뤼터 (Mark Rutte) 총리가반EU론자인헤이르트빌더르스 (Geert Wilders) 를누르고승리했다. 2016년 12월오스트리아대선에서도극우정당인자유당 (Freiheitliche Partei Österreichs, FPÖ) 의노르베르트호퍼 (Norbert Hofer) 후보가큰표차로패해유럽내민족주의확산에대한우려를씻어냈다. 적어도극우물결은유럽전역으로확산되지않았다. 그러나선거에서패한우파후보들의득표율을무시할수없다. 르펜은 34% 의득표율을기록했고, 빌더르스의정당은네덜란드의회에서 20석을확보했다. 2017년 9월독일지방선거에서는반이슬람주의성향의정당독일을위한대안 (Alternative für Deutschland, AfD) 이메르켈의기독민주당 (Christlich-Demokratische Union Deutschlands, CDU) 으로부터많은표를가져왔다. 결국기독민주당이승리하기는했지만, 역사상가장근소한표차의승리였다. 오스트리아는 2017년총선결과로극우자유당이연립정부에동참하게됐다. 둘째, 유럽과 EU는과거에도여러번위기를성공적으로극복했다. 특히 EU는막다른길에이르렀다고생각되는시점에합의를이끌어내공조를강화했다. 2011년유로존의국가채무위그림 2. EU 개혁관련연설을하는마크롱프랑스대통령 2018 년전망 : 유럽내자유주의질서의공고화 2018년자유주의국제질서유지를위한 EU 차원의대처와회원국들간의공조는더욱강화될것이다. 최근선거결과를보면, 포퓰리즘과민족주의부상이주춤하면서 EU 통합론이다 출처 : Reuters.

80 81 기때도프랑스와독일은신속한합의로공동대처했다. 최근에는테러리즘의위기에맞서회원국들이정보와사례를공유하며협력을강화했다. 당면한안보문제의심각성을감안할때 EU 회원국들은필연적으로공조를강화할것이다. 테러리즘은현재유럽이직면한가장큰도전이다. 2015년파리테러사건후지난한해동안유럽전역에서는많은공격이있었다. 2016년 3월브뤼셀공항과지하철에서 32명이사망, 7월프랑스남부니스에서 77명이사망, 12월베를린에서 12명이사망하는테러공격이있었고, 영국에서도 2017년수차례의테러가있었다. 바르셀로나, 스톡홀름을비롯한유럽의여러도시에서도 2017년테러공격으로인명피해가발생했다. 테러조직의공격방식도다양해지고있다. 최근에는트럭이나밴으로군중에돌진하는방법을사용해경찰의사전탐지가매우어려워졌다. 테러공격은국지적이지만, 심리적충격은유럽전역으로퍼져나가며오랜기간잊혀지지않을것이다. 난민문제역시 EU 회원국의공조없이해결할수없는난제다. 지난몇년간유럽은 2차세계대전이래최악의난민사태를경험했다. 아프리카와중동의전쟁난민과경제적으로궁핍한나라에서탈출한난민들이대거유입됐다. EU는최근들어지중해에서증가하는난민의해상사망 1 을막고국가별유입을골고루분산시키기위한대책을찾고있다. 동시에 EU 회원국들도자체적으로정책을조정하고있다. 2017년 10월메르켈총리는망명신청자들의입국허용인원수를연 20만명으로제한했다. 이는난민의입국을무제한개방한 2015년의개방정책 (open-door policy) 에비해대폭조정된수준이다. 당시이정책으로 100만명이상의난민이입국해독일유권자들이분노했다. 오늘날대부분의유럽정치인들은이러한문제가본질적으로초국경, 초국가적이기때문에공동대처가필요하다고보고있다. 선거가끝난독일정부가안정되면, 2018년에는독일-프랑스사이에협력과공조가더활성화될것이다. 양국은 EU 내에서광범위하게통합노력에박차를가하거나, 유럽의자유민주주의적지도자들과함께새로운공조체계를모색할것이다. 마크롱대통령은 2019년유럽의회선거에앞서새로운협력동반자들을찾고있으며 EU 합동방위군과공동방위예산을추진하고있다. 셋째, 대외정책차원에서 EU는회원국간, 제3국과의의견교환과대화를활발히추진하고있다. 이움직임은 2014년우크라이나의러시아군사개입사태이후대러시아정책에서분명히드러났으며, 최근에는대중국정책에서도나타나고있다. 중국의대유럽직접투자가늘고, 2016년독일로봇제조업체인쿠카 (Kuka) 를중국의미데아 (Midea) 가인수하게되자유럽의핵심기술에대한중국의과도한접근성에대한우려가제기됐다.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는 2017 년잠재적으로 EU와 EU 회원국의안보나공익을위협하는투자를금지하는 EU 규정을제안했다. 이제안에따라, 2017년 9월 EU 집행위원회는중국을비롯한외국정부의국영기업이나정 부출연기업투자자가첨단제조및에너지분야등의핵심전략부문에서유럽기업의인수를제한하는방안을마련했다. 넷째, 유럽은미국-유럽대화활성화의필요성에공감하고있다. 양측모두북대서양조약기구 (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NATO) 의동쪽끝에위치하고있으며브렉시트이후 EU 7위의경제대국으로부상할폴란드에서일어날수있는정치적변화를우려하며, 이와관련해협력을강화하고자한다. 또한 EU와미국은중국의적극적인대유럽투자및외교활동에수반되는전략적영향을우려한다. 특히 2016년 6월남중국해문제에대한 EU 차원의공동성명서를작성하는과정에서큰어려움을겪은적이있어우려는클수밖에없다. 또한대다수유럽지도자들은일본, 한국, 인도, 호주등역외국가와의협력을강화해야한다고주장한다. 아시아파트너들을대상으로무역및투자를다변화하고중국시장에대한지나친의존도를줄이기위한것이다. 가장중요한다섯째는여러경제지표에서나타나고있는일관된메시지이다.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를포함한많은국가에서는아직실업률이높고사회경제적불평등도심각하지만, 2018년의경제성장전망은 2017년보다밝다. EU 집행위원회의전망에따르면, 2018년에는모든회원국의경제가상승국면에들어설것이며불황의타격을크게받은회원국까지도성장세로돌아설것으로보인다. 2 이처럼경제가회복되면포퓰리스트정권들이주장하는자유민주주의의비효율성의제는상당부분설득력을잃게될것이다. 1. 독일일간지데어타게스슈피겔 (DerTagesspiegel) 의집계에따르면, 1993년부터 2017년 5월까지총 33,293명의이민자가유럽으로향하다가목숨을잃은것으로추정된다. 2. European Commission, Winter 2017 Economic forecast, Europe Commission, November 9, 2017, https:// ec.europa.eu/info/business-economy-euro/economic-performance-and-forecasts/economic-forecasts/ winter-2017-economic-forecast_en.

82 83 비자유주의세력의중심축으로부상하는러시아 그림 1. 시리아라타키아의러시아공군기지에방문한아사드시리아대통령 2017 년평가 : 러시아의확고한비자유주의노선과대외적성공 냉전이후세계질서의특징은비서구, 비자유주의국가곳곳에서일어나는정치적불안정성과이에따른다양한지역위기와복잡한갈등이다. 2017년한해동안이양상은아랍의봄을지나정치적혼란에빠진중동지역에서극명하게드러났다. 시리아내전과대규모난민사태, 안정적국가건설에실패한이라크, 지역기반을갖춘테러조직의국제화등은인류의평화와안전을위협하고있다. 중동, 중앙아시아의비자유주의국가에서발생하는정치적혼란은민주화도권위주의로의회귀도아니다. 지배연합의공고화와경쟁이순환적으로반복되는것에가깝다. 법치가부재한가운데강력한대통령을중심으로엘리트가뭉치기도하고, 흔들리는정치지도자로인해엘리트가흩어지기도하면서다양한결과가발생했다. 지금터키, 이란, 시리아등에서는권위주의지배자를앞세운공고한연합이국내정치를장악하고있다. 우크라이나도예외가아니다. 서방의기대를한몸에받던우크라이나의오렌지혁명은국내의해묵은과제였던동서대립을끝내기는커녕민주화혁명세력사이의정쟁과과거정치세력의재등장으로러시아에군사개입의빌미를제공했다. 러시아는비자유주의국가의도전과혼돈속에서소련몰락이후잃어버렸던국제사회에서의정치적영향력을빠르게회복하고있다. 이경향은 2017년들어더욱분명해졌다. 한때몰락의위기에직면했던시리아아사드정권의든든한후원자로자리를굳힌사례가대표적이다. 러시아의반서구적태도는지정학, 역사적연원과최근의경험을통해확고해졌다. 1990년대탈공산이후미국과서유럽은비자유주의국가의민주화, 시장화에개입해대부분크게실패했다. 그중가장대표적인나라가바로러시아다. 워싱턴합의 (Washington Consensus) 에기초한야만적시장화와파괴적부정부패는러시아시민들에게서구에대한적대와환멸을낳았다. 반서구주의를지지하는시민의확고한지원속에푸틴은 2017년에도중동, 중앙아시아지역의비자유주의국가에적극개입했다. 러시아는권위주의국가의후원자를적극자처하면서미국의절대우위에성공적으로도전했다. 푸틴이재건하고자하는강대국러시아의위상은 2017년에들어와한번더정점을찍었다. 러시아가맹주가되어형성한비자유주의국가사이의연합과동맹이 2017년국제정치질서를새롭게규정했다. 특히지정학적위치로인해중국이상대적으로소홀할수밖에없는중동과중앙아시아지역에서크게약진했다. 러시아와미국의갈등은더욱노골화됐다. 러시아는이란과함께시리아공습을감행한미국에맞서아사드정권을성공적으로후원했다. 2014년우크라이나사태에서미국의재제로불 출처 : Twitter. 붙은양국의적대적관계가중동에서다시한번재현됐다. 미국과적대적인만큼러시아는중국과의협력을강화했다. 러시아와중국의전략적협력관계는 2017년에도계속된양국의연합군사훈련에서확인됐다. 2018년전망러시아와비자유주국가동맹의안정성이란, 터키등중동국가,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을비롯한중앙아시아국가, 벨라루스, 러시아등에서작동하는비자유주의정치질서의핵심은선거권위주의이다. 민주화의확산으로선거가권력에접근하는수단으로자리잡았지만, 비서구지역에는헌법, 정치적으로막강한권한을가진집권자가임의로통치하는정권형태인선거권위주의가만연해있다. 1960년대한국의박정희정권과유사하다. 선거권위주의정권은속성상강력한외부후원자의지지가필요하다. 권위주의에도불구하고선거의정치적논리로인해통치자는엘리트와대중의지지에민감할수밖에없다. 주기적으로치러지는선거는잠재적으로통치자의미래를위협한다. 엘리트는언제라도미래가불확실한통치자를버리고새로운정치세력과연합할준비가되어있다. 엘리트의확신은권위주의를강

84 85 화하고, 엘리트의불안은새로운정치세력의등장을야기해정치경쟁을격화시킨다. 따라서통치자는자신을확실하게후원하는외부행위자를등에업고국내엘리트에게미래에대한확신을심어자신의권위주의통치를지속하기를원한다. 푸틴의러시아는이정치메커니즘에완벽하게들어맞는나라이다. 러시아는아사드정권에군사적지원을지속하고있다. 러시아국내정치가시리아에대한기존정책을변경시킬가능성은낮다. 자신의지지세력을등에업고국내정치를급속히권위주의화하고있는터키의에르도안대통령에게도권위주의러시아는매력적인동맹세력이다. 이란의지배세력역시주기적선거로인한정치적불확실성속에서러시아와같은외부적지원은든든할수밖에없다. 중앙아시아의대부분국가들도선거권위주의에속한다. 이들국가는 2000년대초색깔혁명의소용돌이속에서일시적으로정치적불안을경험했지만민주화의예봉을쉽게피하면서권위주의지배세력이집권자를중심으로다시뭉치고있다. 이들집권세력에게는인권, 반이슬람주의등의기치를내세우면서압박하는친서방세력보다는새롭게전열을정비한러시아와의연합이더욱매력적이다. 국경을마주한중앙아시아에대한러시아의전략적관심도지대하다. 러시아의반서구전선에서중앙아시아국가가이탈할가능성은거의없다. 출처 : Reuters. 그림 2. 푸틴을지지하는러시아시민들 푸틴과러시아엘리트의공고한권위주의지배연합비자유주의국제질서의중심축으로러시아가부상할수있는배경에는푸틴을중심으로공고화된권위주의지배연합이있다. 체제전환의혼돈속에서아무런역할도하지못했던옐친의집권기와달리, 전지구적으로강대국의위상을회복하고있는푸틴의러시아를이해하기위해러시아정치의부침을간략히살펴볼필요가있다. 1990년대옐친의러시아는중앙정부의해체와지방정부의도전으로특징지을수있다. 자유주의시장개혁이처참하게실패한후구소련엘리트와신흥엘리트의경쟁적인탐욕속에서러시아경제는곤두박질쳤다. 이는옐친의정치적실패로이어졌고, 지방엘리트의지지가절실했던옐친은중앙정부의권한을대폭포기할수밖에없었다. 결과적으로러시아연방은재정, 정치적으로혼란에빠졌고, 중앙정부는거의몰락하게되었다. 국내정치의이러한혼돈속에서러시아는대외정책노선과관계없이강대국의역할을수행할여력이없었다. 반전은푸틴의집권과함께시작됐다. 강한러시아를기치로대중의전폭적인지지를얻은푸틴은주요제도개혁을통해중앙정부의힘을강화했다. 핵심조치는선거제도개혁이었다. 2004년선거제도개정법안의통과로혼합선거제도에서소선거구제도를통한의원선출이폐지되면서하원의원은모두정당별비례대표제를통해선출됐다. 이는푸틴장기집권의기틀이됐다. 집권당인통합러시아당은푸틴의 1차집권부터현재까지의회에서다수의석을확보하고있다. 비례대표제는강력한헤게모니정당과군소정당의분열구도를고착시킨다. 또군소정당정치인들은연합을추구할이해가없다. 이들은자신의정치적지분을유지하며정치생명을연장하는데만족한다. 푸틴의반대자들이오합지졸로남을수밖에없는이유이다. 강력한도전세력의부재와자유주의적법적제한이작동하지않는강력한대통령제는권위 주의통치에안성맞춤인환경이다. 2000년대초반정권성향의주요언론, 재벌, 정치엘리트가제거된이후러시아의정치, 경제엘리트는흔들림없이푸틴의통치를공고히지지하고있다. 몇몇자유주의정치인과언론인, 민주화세력이푸틴에대한도전을멈추고있지않지만대세를뒤집기는사실상불가능하다. 푸틴의공고한정치적지배가당분간지속될전망이다. 러시아의향후대외정책에도커다란변화가없을것이다. 러시아와같은비자유주의적선거권위주의국가의정치적장래는선거주기, 후계자선정과관련이있다. 현집권자가헌법적제약으로출마가어렵거나다가오는선거에서당선가능성이희박할경우, 국내정치는크게요동칠수있다. 이가능성을보여준사례가바로 2000년대통령선거를앞두고나타난러시아보수지배세력의분열과혼돈이다. 러시아정치는민주화로의진전도, 독재로의퇴행도아니다. 러시아정치는공식, 비공식적으로막강한권한을행사할수있는대통령의정치적미래에대한엘리트의기대에따라안정, 불안정의순환적변동을할뿐이다. 대통령의정치적미래가불안정하거나새로운후계자선정이임박하면러시아정치는경쟁체제로변모하며혼돈에빠질수있다. 푸틴의등장직전인 1990년대말, 옐친정부에서총리가수시로교체됐던시기가그예이다. 현재헤게모니정당과군소정당으로재편된정당구도, 푸틴에대한대중의안정적지지, 헌법으로보장된푸틴의차기대선출마등으로푸틴의정치적미래는밝다. 러시아의지배엘리트는계속해서푸틴을지지할정치적이해관계가확실하다. 권위주의지배연합이공고한푸틴정부는국제무대의다양한지역에서강대국의지위를회복하려는노력을지속할것이다.

86 87 푸틴의러시아와수령의북한이펼치는협력수령제는경직돼있다. 절대권력을유지하기위해수령은수령과엘리트관계에어떤변화도수용하지않는다. 수령과엘리트를둘러싼정치, 경제적변화를조금이라도수용하면수령제는뿌리부터흔들리기때문이다. 장마당을중심으로퍼지는북한내부의변화가수령과엘리트사이까지번질수는없다. 엘리트의절대복종을핵심으로하는수령제로인해체제개혁의가능성자체가원천적으로막혀있는북한이핵을포기할이유는더욱없다. 북한의수령김정은은중국과러시아에확실한메시지를던지고있다. 핵을포기할의사가추호도없으니혹시나하는마음으로미국의대북압박에적극동참하지말라는의사를핵과미사일실험을통해중국과러시아에전달하고있다. 러시아의푸틴은적극적이고분명하게이에화답하고있다. 미국의대북압박에동참해북한을위험에빠뜨리지않겠다는의사를모든관련행위자에게분명히전달하고있다. 푸틴은우크라이나돈바스지역에서시작한대미대결선의종착점으로북한을택한모양새이다. 2018년에도비자유주의국가의맹주를노리는러시아는보다적극적으로미국의대북정책에반대할것이다. 하지만만약동북아에서극적변화가생긴다면러시아는예상치못한변화에조용히합류할것이다. 북한에대한러시아의정치경제적이해가대세를거스를만큼크지는않기때문이다. 중동지역에서의정치, 군사적성공으로러시아의대외적위상과영향력은한층강화됐다. 북한문제를두고정치적협상으로러시아의양보를얻어내기더욱어려운형국이다. 세계곳곳에서다양한비자유주의세력이약진하는상황에서동북아내미국에대한러시아의반대는지속될것이다. 그렇지만선거를앞둔선거권위주의체제의러시아정부는실패할가능성이높은위험한대외정책을펼치지않을것이다. 여전히선거는권력에접근하는유일한수단이기에국민의대중적지지는중요하다. 대외정책의실패는다가오는러시아대통령선거에부담이된다. 이는구체적으로발틱국가들이두려워하는러시아의군사개입이 2018년에는없을것을의미한다. 위기에놓인인간안보국제협력 2017년평가 : 국가중심주의로의회귀 2017년강대국을중심으로국가안보 (national security) 와국익중심주의가부각되면서인간안보 (human security) 의보장주체인국제기구의역할과기능이축소되었다. 인간안보국제협력에대한관심저하가일년사이에비롯된것은아니지만 2017년미국이비자유주의와국가중심적대외정책을내세우면서인간안보에대한관심이현저히낮아졌다. 기후변화, 자연재난, 테러, 기아, 전염병, 난민등범지구적문제해결을위한인간안보국제협력의근간들이전통적인국가안보와국익에종속된시기였다. 지금까지인간안보국제협력을이끌어왔던미국의외교정책변화로국제사회는추동력을잃게됐다. 2017년트럼프정부는 미국우선주의 (America First) 정책을구체화하면서많은국제협력기구들에서탈퇴하거나지원을축소했다. 인간안보보장주체인국내외국제협력기구들에대한지원축소가능성은미국외의강대국들에서도나타나고있다. 미국과함께인간안보국제협력에서전통적리더역할을해온영국이대표적이다. 영국은브렉시트 (Brexit) 의원인이었던 EU에대한자국부담을줄이기위해협상을지속하고있다. 2017년말, 독일에서도극우정당약진과연립정부협상의실패로정치적불안이초래되기시작했다. 한해동안유럽에서국가중심주의극우정당과극우정치세력의영향력은더커졌다. 경제대국으로부상한중국은해외원조와개발협력에지원을늘리고있지만, 인간안보보장을위한기여와는거리가멀다. 중국의일대일로 ( 一帶一路 ) 정책은범주권적인인간안보의보장보다는경제원조를통한자국의국익을증진하기위한측면이크다. 또한중국의대외원조는투명성이낮고국제기구에대한지원보다특정국가들과의양자외교수단으로이용되고있다. 시진핑정부가목표로하는신실크로드개발을위한경제영토확장역시정부주도의국익확대를위한발전주의국가전략의일환으로서자유주의경제질서와는지향점이다르다. 2017년은국가이외의행위자가범지구적문제해결을위한국제협력을주도하기에는한계가있음이증명된해였다. 지난 20여년동안범지구적문제에대한국가중심적해결책의한계를극복해온인간안보국제협력은다른해법을찾아야하는새로운도전에마주하게됐다. 국가안보 vs. 인간안보 : 인간안보국제협력의한계국가안보는현대주권국가의성립과그역사를함께한다. 현대국가의 3대구성요소가주권, 영토, 국민이듯, 자국의독립과자주성을보호하고, 영토와국민을수호하는국가의기본의무와권리는국제관계를통해서 200여년넘게보장돼왔다. 그러나개인의안전과존엄이국가안보라는담론에희생돼서는안된다는문제의식이생겨났다. UN을비롯한국제기구들의주권

88 89 제한론은냉전종식을이끈자유주의의승리로인해더욱확장되었다. 이에 UN을중심으로인간개개인단위의새로운안보개념을발전시키기시작했다. 냉전시기국가안보와대비되는인간안보를국제사회의협력목표로설정한것이다. 인간안보는지속적인기아, 질병, 범죄, 억압으로부터의안전이며, 가정이나직장의일상을갑작스럽고고통스럽게파괴하는위협으로부터의보호로정의된다. 1 인간안보에대한위협은대부분주권국가단위로해결이어려운비전통적인위협들이다. 따라서국제사회가인도주의목적을위해국가주권을초월해개입하는보호책임 (Responsibility to Protect, R2P), UN의극단적인물리적개입인평화유지활동 (Peace Keeping Operations, PKO) 의이론적근거가됐다. 인간안보에대한국제사회의관심으로 UN 산하에개입과국가주권에대한국제위원회 (International Commission on Intervention and State Sovereignty, ICISS) 와 CHS(Commission on Human Security, CHS) 가설립되기도했다. 그러나국제제도와규범이주권을제한할수있다는인간안보국제협력구상의비현실성으로인해, 실제로는국가를인간안보보장의가장중요한행위자로인정하는모순이있었다. 주권제한론으로시작된인간안보에대한이론적논의들은이후국가안보와인간안보의양립가능성을인정했고, 2 인간안보와국가안보는연속선상에있는통합된안보개념으로발전돼왔다. 3 인간안보개념의발전과실천을위한국제협력의역사는인간개인의안전과안녕을위해국가주권이얼마나제한될수있는가에대한실험적노력으로볼수있다. 탈냉전기자유주의국제질서하에서국제기구는물론, NGO와다국적기업, 시민사회등많은국제행위자들의양적, 질적역할확대로국경을초월하는인간안보증진가능성이예상되기도했다. 그러나국제기구들의인간안보의제개발노력은주권국가들이가장핵심적인행위자이며, 인간안보의실현을위한인적, 물적자원대부분이정부의기여와공적원조를통해이뤄진다는점에서인간안보가국가안보에종속될수밖에없는한계를지니고있었다. 최근들어인간안보의주창자였던 UN 역시국가중심주의를인정하는방향으로선회하고있다. UN은인간안보란국가안보를보완하는개념으로국가만이인간안보를실천할수있는유일한행위자이고, 국가주권은국제사회에의해제한될수없다는내정불간섭원칙을확인했다. 4 국제기구와제도, 규범을중심으로국경과주권을초월하는개개인에대한안보보장의노력은한계에이르게됐다. 2018년전망 : 인간안보국제협력의위기 출처 : Reuters. 그림 1. 인간안보국제기구의난민지원활동 2000년대말부터지속되는경제정체기는 2010년대에들어비자유주의국제질서 (illiberal international order) 를부활시켰고인간안보에대한국제사회의관심과협력은예전의동력을잃었다. 기후변화, 자연재난, 테러, 기아, 전염병, 난민등주권과국경에한정되지않고전인류를대상으로한범지구적 (planetary) 이고, 비전통적 (non-traditional) 인위협은 21세기들어증폭되고, 발생빈도도높아졌다. 하지만 2018년국제사회는 2017년과마찬가지로인간안보를우선시하는계기를찾지못한채, 강대국들을중심으로국가안보와국익을최우선으로하는국가중심주의가지속될전망이다. 물론국제사회는인간안보와국가안보의교집합에놓여있는국제협력의제들에대한협력을지속할것이다. 그러나점점확장되는비자유주의적국제질서하에서는민주주의와시장경제라는자유주의적가치와원칙보다당사국들의실익이있어야국제협력이가능하다. 인간안보국제협력은가치나규범의문제로인식되지않고, 개별당사국들의국가안보와국익을보장하는범위에서이루어질것이다. 이상황에서는가치보다공동의이익을발굴하고협상하는국가들의노력이요구된다. 인간안보국제협력을도모했던국제기구들의논의에서도주요행위자로서의국가는재확인됐다. 국가안보와국익을넘어서는인간안보협력체제를마련하는데에한계가있음을의미한다. 트럼프의등장으로자유주의리더십을이끌었던미국이비자유주의국제질서를선호하게됐 1. UNDP. 1994. The Human Development Report 1994: New Dimensions of Human Security. 2. CHS. 2003. Human Security Now: Protecting and Empowering People. 3. 4. UNESCO. 2008. Human Security: Approaches and Challenges. UN. 2012. Report of the Secretary-General on Human Security.

90 91 그림 2. 인간안보국제기구의식량지원활동출처 : Reuters. 고, 자유주의국제질서를신봉하지않았던중국의국력은더확장됐다. 국가중심주의국제관계하에서인간안보국제협력은갈길을잃고국가안보의일부로종속될전망이다. 양자적이익에기초한동맹과원조의역할이커지는동시에가치지향적국제기구의역할은보다축소되는상황도예상된다. 2018년은미국의신고립주의외교와중국의확장정책이지속되고, 영국의 EU 탈퇴가가져올불확실성이유럽통합의갈등으로가시화될것이다. 자국중심주의는강대국들을중심으로국제관계에더욱투영될것이다. 미국의트럼프정부는이미전년대비 32% 삭감된외교적협력과지원을내용으로하는 2018년예산안을의회에제출했다. 삭감된예산은미국의국가안보를위한국방비증가로이어진다. 트럼프정부는국제기구지원금과해외개발원조규모의대폭감축을지시하며, 인간안보국제협력은미국의국가안보와국익에부합하지않는것으로규정했다. 또한미국은 2017년 5월주권회복을위해 UN기후변화협약 (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UNFCCC) 의파리협정탈퇴를선언했고, 10월에는 UNESCO 역시정치적이유로탈퇴를선언했다. 이에반해국방예산은증액됐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Trans-Pacific Strategic Economic Partnership, TPP) 탈퇴와아울러각종자유무역협정 (FTA) 의폐기를위협으로재협상을요구하는등국가안보와국익을추구하는미국의자국중심주의는이미현실화됐다. 이러한미국의기조는 2018년에도지속될것이다. 2018년유럽에서도인간안보국제협력을위한계기가없을것으로예상되며, 국익중심의 국가행위는더확대될전망이다. EU 탈퇴결정이후정치, 경제적불안정이지속되고있는영국은 2018년하반기, EU와브렉시트협상을완료할예정이다. 협상을통해서 EU와새로운관계가정립되면, 국제협력을위한지금까지의영국의모범적활동은축소될것으로예상된다. 영국의연간 100억파운드에달하는 EU 분담금과국민총소득대비 0.7%(OECD DAC 30개회원국평균은 0.4%) 에달하는연간 180억달러의공적개발원조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ODA) 예산은자국중심주의기조하에재조정될것이다. 브렉시트뿐아니라, 점점더세력을확장하고있는유럽내극우정당들도인간안보국제협력에대한관심을저하시키고있다. 2017년각국가들의총선을통해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체코, 오스트리아의국가중심주의극우정당들은무시할수없는정치세력으로부상했다. 2018년은유럽에서도미국못지않게국가중심주의의정치화및세력화가이뤄져, 비자유주의국제질서는더확장될가능성이높다. 아울러, 유럽의테러리즘공동대응은 2017년말 ISIS가점령했던이라크, 시리아일부지역을탈환하며전기를마련했지만, 스페인카탈루냐지역의분리독립시도등주권국가내새로운갈등이불거졌다. 스페인카탈루냐지역독립운동을수습해가는과정에서유럽통합의미래에대한불확실성은더커질수있다. 제19차공산당전국대표대회에서 2050년까지국력과국제영향력에서세계최강국으로의도약을천명한중국은 2018년에도경제, 군사적팽창을가속화할것이다. 그과정에서인간안보국제협력보다는자국중심의발전주의성향이더욱확장될것이다. 중국은커진국력에걸맞은국제협력을해나갈것이지만, 지금까지와마찬가지로인간안보와같은가치와규범의문제에큰관심을두지않을가능성이높다. 중국의해외인프라투자나대규모중국인노동자파견등은대상국의경제성장으로연결되지않는국익을위한경제적착취로비난받고있다. 이미남중국해에서의일본및동남아국가들과의갈등이나중국-인도국경분쟁등에서보여주었듯이, 중국의경제영토확장이중앙아시아, 남아시아의국익과충돌하며전통적인국가중심의지정학문제로더욱확장될수있다. 결론주권과국익을수호하는국가안보와달리인간안보는인간개개인의안전과복지를보장하는것이목적이다. 냉전의종식과자유주의질서의확장은국가단위의이념대립이나체제수호를넘어서개인의존엄성증진이라는공공선을위한국제협력을가능하게했다. 국가안보와인간안보가서로대립되는개념은아니지만자유주의의승리와확장은국가의권리와의무실현에있어국가중심주의를탈피할수있게했다. 그러나지난 20여년간국제사회의주요의제였던인간안보국제협력은비자유주의국제질서의대두로큰위기를맞고있다. 2010년대극우정치세력들의득세와국가중심주의로의회귀는인간안보국제협력의발전가능성에대한회의를던져주었다. 또한영국의 EU 탈퇴결정과미국트럼프대통령의당선으로인해주권국가의한계를극복하고자했던인간안보국제협력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