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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 만 알아보기 1000이 10개이면 10000입니다. 이것을 또는 1만이라 쓰고 만 또는 일만이라 고 읽습니다. 9000보다 은 2 다섯 자리 수 알아보기 9900보다 보다 보다 1 큰 수입니다. ⑴ 1000

지도학발달06-7/8/9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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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종교

근 현대한국신종교의개벽사상고찰 김홍철 5 한국신종교의개벽사상소고 박광수 41 동학의개벽사상과새로운문명 김용휘 54 정역의개벽사상 송재국 86 원불교의개벽사상 양은용 126 강증산의개벽사상 이경원 144 수운교개벽사상의易理的고찰 이찬구 168 < 부록 > 교조약사 敎祖略史 의구조와성격 양은용 223 교조약사 敎祖略史 현대문 244 교조약사 敎祖略史 영인본 246

12 원광대학교종교문제연구소 2012

5

6 한국종교 35 집 원광대종교문제연구소 20122

근 현대한국신종교의개벽사상고찰 / 김홍철 7

8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II 후천개벽의 개념과 의미 개벽이라는 말은 하늘이 처음 열리고 天開 땅이 처음 만들어짐 地 闢 을 말하며 천지가 새로 짜 진 것 肇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 상이 새로 만들어진 것 새로 열린 것을 의미 한다 주로 천지창조의 모습을 가리켜 왔다 이 말은 일찍이 중국에서 사용되기 시작했는데 사기삼황기 史記三皇記 후한서 後漢書 등에 기록이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도 같은 의미로 사용하였다 삼국유사 三國遺事 에 보 면 일연 一然 역시 개벽의 의미를 천지창조의 뜻으로 사용하고 있 다 민간에서는 우주자연의 대 변화와 종말을 의미하는 개념으로도 사용되었는데 상전벽해 桑田碧海 나 천지개벽 天地開闢 같은 말이 그 것이다 상전이 바다로 바뀌거나 하늘과 땅이 맞닿아 세상 만물이 다 없어져 버린다는 의미이다 또 개벽이라는 말은 치란태평 治亂太平 의 의미로도 사용하였다 전란이 평정되고 태평성대의 새로운 세상으로 바뀌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후천이라는 말은 이와 같은 개벽 이전을 선천이라 한데 대하여 개 벽 이후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어 왔다 후천이라는 말이 사람의 성 격과 체질에도 적용되어 타고난 성격과 체질을 선천적인 것 생후 이 루어지는 성격이나 조섭 調攝 에 따라 만들어지는 신체의 상태를 후천 적인 것으로 보기도 하는 용례가 있기는 하나 대체로 천지창조 이전 1 2 3 4 1 言天地之初 開也 辭源 2 三國遺事 迦葉佛宴坐石條 3 王於江漢之水上 命召公使以 王法征伐 開 闢 四方 治我疆界於天下 詩經 大 雅篇 江漢箋 4 世俗謂人所稟賦之體質曰先天 如體質本弱者曰後天不足 在發育時失其調 養者則 曰後天失調 辭海

근 현대한국신종교의개벽사상고찰 / 김홍철 9

10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행되고 있는데 이 이행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인위적으로는 어쩔 수 없는 천지자연의 어떤 보이지 않는 조화와 힘에 의하여 미리 그 도수 度數 가 정해져 나타나고 있다는 생각이다 이 사상이 조선왕조 말기에 이르러서는 급격한 사회변동과 새로운 시대에 대한 열망이 지 배하게 되고 여기에서 반 왕조적 사유 내지 지배체제에 대한 도전으 로서 보다 적극적인 혁세의 의미로 등장 하게 된다 후천개벽 사상은 바로 이러한 혁세의 꿈을 실현 시키고자 하는 이념이다 운도론과 혁 세사상을 담고 있는 대표적인 책인 정감록 鄭鑑錄 에서는 조선왕조 의 교체와 미래에 대한 예언을 상원 上元 중원 中元 하원 下 元 의 갑 甲 을 들어 설명하고 있다 상원에 천운이 열리고 중원에 성 하게 되며 하원에 쇠패하게 되는 운을 되풀이 하게 되는데 당시를 하 원갑으로 보았던 것이다 이것은 결정적인 운도설에 바탕을 둔 표현 인 것이다 이 원리에 의해 신종교들의 창립 당시의 시운은 쇠운 衰運 의 극에 달해있어 어떤 변화가 오고 말리라는 민중의 대망이 강열하 던 시대였다 당시의 현실이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고통이기 때문에 뭔가 변화가 올 것이라는 생각과 이 변화를 자연의 조화에만 맡겨두 지 말고 우리 인간의 힘으로 만들어 보자는 운동이 혁세운동인 것이 다 삼정문란 등 조선왕조의 정치 경제상의 부패 전대미문의 전염 병의 유행 가뭄 홍수 같은 천재지변 등 사회적 혼란 넘쳐 들어오 는 외세에 따른 이질문화와 그 접변 接變 에서 와지는 가치관의 변화 속에서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던 민중들에 의해 세상을 변화시켜 보자 는 운동이 나타난 것이다 이 혁세운동이 민란을 비롯한 다양한 형태 의 민중운동으로 나타났고 이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종교운동의 기 5 5上元天運施也 中元運方盛也 下元天衰敗也 鄭鑑錄 要覽歷歲 上元甲 中元甲 下元甲이라는 표현은 卜師들이 60甲子의 한주기를 元甲이라 했고 상중하를 합치면 180甲子가 된다

근 현대 한국 신종교의 개벽사상 고찰 / 김홍철 11 본사상이 바로 후천개벽 사상인 것이다 2 참위설에 바탕한 종말론적 메시아니즘 참위설이란 우주만물과 인간사는 시공적 時空的 으로 관통하는 어떤 법칙에 따라 전개되는데 개인이나 사회 국가 등 인간집단의 운명을 미리 알아서 길흉화복에 대한 대책을 미리 강구한다는 것이다 중국에 서 시작된 음양오행설 陰陽五行說 에 바탕을 둔 일종의 예언학 이다 현실을 부정하고 미래의 선경을 그리는 일종의 메시아니즘이다 이 참 위설은 개인 차원에서는 운수 운명을 좌우하는 척도가 되고 사회 국가 차원에서는 지복 至福 을 누리는 이상향의 실현이라고 하는 미래 국토의 待望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나말 여초 羅末 麗 初 에 시작되어 조선조를 관통하는 이 참위사상은 정감록 에서 집약 되어 나타나는데 정감록의 감결신앙 勘決信仰 은 전형적인 참위사상의 핵심적 내용을 담고 있다 정감록 이 담고 있는 사상이야말로 후천 개벽 사상의 시작을 알리는 핵심을 이루는 사상이기도하다 여러 가지 미래에 대한 비결을 모은 이 정감록 가운데 십승지지설 十勝地之說 이나 계룡산 가야산 완산에 대한 이야기와 이곳에 정씨 鄭氏 조씨 趙氏 범씨 范氏 가 등장하여 새 왕조를 건설한다는 내용은 당시 정 권인 조선왕조의 종말을 고하는 표현들이며 구세주 미륵불과 같은 진 인의 출현을 예견한 것이라 보여 진다 3 불교의 미륵신앙

12 한국종교 35집 원광대종교문제연구소 20122

근 현대 한국 신종교의 개벽사상 고찰 / 김홍철 13 신종교 창시자들은 그들이 살았던 시점을 기준으로 선후천의 획기 적 전환 즉 천지자연 운도의 대 변화가 이루어진다고 본 것이다 당시 민중 속에 도도히 흐르던 사상이 그대로 섭렵되어있는 것이다 운도론 의 개념은 위에서 언급했거니와 원시반본 이라는 표현 이라든가 소강 절 邵康節 의 원회운세설 元會運世說 불교의 성주괴공 成住壞空 의 대 겁설 大劫說 등이 우주자연의 운도에 따른 변화양상을 설명하는 개념 들 들인데 후천개벽 사상 속에 이런 개념과 내용들이 그대로 들어와 있다 원시반본이란 모든 것은 근원으로 되돌아간다는 의미로 일종의 순환론 이라 할 수 있는 개념이다 인간의 삶과 역사 등 모든 현상을 근원적인 최초의 상태로 복귀 회복시킨다는 의미이다 인간 역사가 흥 망성쇠의 과정을 되풀이 하고 있다는 뜻이다 원회운세설은 소강절의 이론이다 소강절은 중국 송나라 때의 역학자로 상수론 象數論 을 제 창하여 이 지구와 인류의 역사를 원회운세 元會運世 로 나누어 일원 一元 을 십이회 十二會 일회를 삼십운 三十運 일운을 십이세 十二 世 일세를 삼십년 三十年 으로 보았다 따라서 세는 년 운은 년 세 년 회는 년 운 년 원은 년 회 년이 된다 이 일원 기간 동안에 우주는 크게 한 번씩 개벽된 다고 주장했다 불교의 성주괴공의 대겁설은 이 우주가 성주괴공이 라고 하는 일대겁을 주기로 영원히 순환 반복한다는 이론이다 이 같은 운도론적 관념이 수운 일부 증산 소태산의 교설 속에 많이 나타나있다 수운은 천지개벽 이래 선천의 무수한 삼원갑 三元甲 상원갑 중원갑 하원갑 의 소주기가 흐른 뒤에 일대파국의 현상이 나타나고 다시 새로운 오만년이라고 하는 장대한 후천이 시작 되며 그리고 이 같은 시간의 흐름은 영겁회귀 永劫回歸 의 형태로 이 12 =360 =129600 1 360 30 =10800 1 1 30 1 10800 6 6邵康節 노영균 옮김 皇極經世書 대원출판사 2002 21-22쪽 30 12

14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어진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천도교경전 天道敎經典 속에 들 어있는 이 같은 운도론적 표현을 들어본다 7 하원갑 지내거든 상원갑 호시절에용담유사 몽중노소문답가 요순성대 다시 와서 국태민안 되지마는용담유사 안심가 차차 차차 증험하니 輪回時運 분명하다용담유사 권학가 天運이 循環하사 無往不復하시나니용담유사 교훈가 근심 말고 돌아가서 윤회시운 구경하소용담유사 몽중노소문답가 윤회같이 돌린 운수 내가 어찌 받았으며용담유사 교훈가 윤회같이 돌린 운수 誰怨誰咎 아닐런가용담유사 권학가 산하의 큰 운수가 다 이 도에 돌아오니동경대전 탄도유심급 등이다 해월도 만년에 대일변 大一變 천년에 중일변 백년에 소일 변은 천운이요 성쇠명암은 천도의 운이요 이 세상 운수는 천지가 개 벽하던 처음의 큰 운수를 회복한 것이니 해월신사법설 개벽운수 라 했다 이와 같이 이 세상은 우주자연의 커다란 운도에 의하여 변화와 순환을 되풀이 한다고 본 것이다 김일부 역시 그의 사상의 전체적 흐름이 순환적 운도론으로 꿰어져 있다 원역 原易 이 선천 윤역 閏易 의 과정을 거쳐 후천 일월정도운행 日月正道運行 의 정역 正易 에 이르러 이상세계 理想世界 가 도래 된 다는 우주자연의 역학적 원시반본 사상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복희역 伏羲易 은 선천 문왕역 文王易 은 후천으로 보든 종래의 입장을 넘어 서서 문왕역을 성 成 의 단계에 그친다고 생각하고 문왕역을 선천 정 역을 후천으로 규정한다 복희선천 문왕후천이던 것이 선후천관이 뒤 7천도교중앙총부 天道敎經典 東經大全 龍潭遺詞 海月神師法說 義菴聖師法 說 1980 이하 天道敎經典 註는 동경대전 포덕문 용담유사 권학가 해월신사법설 부화부순의 형태로 본문 속에 표시함

근 현대 한국 신종교의 개벽사상 고찰 / 김홍철 15 집혀서 문왕 선천 일부 후천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복희역을 우주 창조의 설계도로 보고 정역은 그 설계도의 완성된 모습으로 보려는 것이 특징이다 증산의 교설 속에도 운도론적 시운관은 대순전경 大巡典經 과 전경 典經 등에 많이 나타난다 이 시대는 원시반본 하는 시대 라 대순전경 주역은 개벽할 때 쓸 글이니 주역을 보면 내일을 알리라 대순전경 는 증산의 말에 따라 선후천의 교역의 원리를 주역에 바탕하여 음양오행적 陰陽五行的 인 이기설 理氣說 로 풀어보려 는 경향도 있고 증산은 태극 太極 을 그리기도 했고 대순전경 팔괘 八卦 와 천간 天干 지지 地支 에 관한 많은 언설을 하기도 했다 이 같은 역 易 의 순환사상을 끌어들여 증산의 선후천 교역의 운도론적 해석을 하기도 한다 또 증산은 알음은 강절 康節 의 지식이 있나니 다 내 비결 秘訣 이라 대순전경 했다 이 말에 따라 증 산사상 연구가 들은 증산이 말한 선천과 후천은 소강절이 말한 일원 운 一元運 의 전반이 선천 후반이 후천으로 보기도 하여 소강절의 원 회운세설과 연결을 짓기도 한다 증산은 말세 말대운이라는 표현을 자주했다 원불교전서 圓佛敎全書 속에도 운도론적 표현이 발견된다 소태산은 그가 창립한 원불교는 우주 진강급의 커다란 순환의 바퀴 8 9 6-124 4-71 10 4-106 6-136 11 8李正浩 正易硏究 국제대학인문사회과학연구소 1976 20쪽 9증산교본부 大巡典經 8판 1979 대순진리회교무부 典經 1974 이하 대순전경 과 전경 의 註는 대순전경 3-5 전경 공사 1-5의 형태로 본문 속에 표시함 10홍범초 甑山大聖께서 말씀하신 先天과 後天은 어떤 世界인가 甑山思想硏 究 2집 1975 184쪽 11원불교정화사 圓佛敎全書 正典 大宗經 鼎山宗師法語 圓佛敎敎史 1977 이하 圓佛敎全書 의 註는 정전 사은 대종경 서품 5 정산종사법어 도 운편 6의 형태로 본문 속에 표시함

16 한국종교 35집 원광대종교문제연구소 20122 한울님하신말씀개벽후오만년에내가또한첨이로다 나도또한개벽이후勞而無功하다가서너를만나성공하니나도성공 너도得意 너의집안운수로다 이말씀들은후에心獨喜自負로다 어화세상사람들아 무극지운닥친줄을너희어찌알까보냐 奇壯하다기장하다 이내운수기장하다 구미산수좋은승지無極大道닦아내니五萬年之運數로다 용담유사용담가

근 현대 한국 신종교의 개벽사상 고찰 / 김홍철 17 하였다 또 만세일지 장부로서 오만년지 시호로다용담유사 검결 라고 노래하고 있다 이 세상 운수는 천지가 개벽하던 처음의 큰 운수를 회복한 것이니해월신사법설 개벽운수 우리 도의 운수는 천황씨의 근본원리를 회복한 것이니라해 월신사법설 개벽운수 운인즉 천황씨가 시작되는 운이오 도인즉 천지가 개벽하여 일월이 처음으로 밝는 도요해월신사법설 개벽운수 성한 것이 오래되면 쇠하고 쇠한 것이 오래되면 성하고 밝은 것이 오래되면 어둡고 어두운 것이 오래되면 밝나니 盛衰明 暗은 천도의 운이요 흥한 뒤에는 망하고 망한 뒤에는 흥하고 길한 뒤에는 흥하고 흉한 뒤에는 길하나니 興亡吉凶은 인도 의 운해월신사법설 개벽운수 이라고 해월은 말했다 이돈화 李敦化 는 한울이 오만년 無極大道로 서 내게 맡기시니 吾道는 후천 오만년의 대도니라 라고 수운의 말 을 인용하고 있다 천도교경전 에 만고 없는 무극대도 무극대도 무 극대운이라는 말은 많이 발견된다 증산의 후천개벽 사상의 핵심 역시 선후천 교역설이다 증산 역시 그가 살았던 시점을 기준으로 그 이전을 선천 그 이후를 후천으로 보 고 선천은 상극 相剋 후천을 조화 調化 造化 로 규정하였다 12 12李敦化 天道敎創建史 제1편 경인문화사영인본 1982 47쪽

18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선천에는 威武로써 寶貝를 삼아 복과 영화를 이 길에서 구하 였나니 이것이 상극의 유산이니라대순전경 5-11 하였고 후천은 천하가 한 집안이 되어 위무나 형벌을 쓰지 아니하고 조화로서 중생을 다스려 화할지니라대순전경 5-16 라고 증산은 선후천의 성격을 규정하고 있다 증산은 음양조화의 이법에 따라 필연적으로 예정되어 있는 것이 운도이며 이 운도의 법 칙에 따라 선후천이 교역 交易 된다고 말하였으나 그는 상제의 권능 을 가지고 말세운 末世運 에 처해있는 현대세계 특히 우리나라의 운 명을 뜯어고치는 천지공사 天地公事 를 했다는 것이다 천지공사는 후 천 도수를 짜는 일 대순전경 이다 천지개벽을 위한 운도를 본다는 뜻이다 증산은 2-42 4-173 6-105 13 후천 오만년의 첫 공사를 행하려 하노니 이 공사가 오만년을 내려가리라대순전경 4-40 고 하였다 천지공사에 대한 기록은 대순전경 에 자세히 나타나 있다 증산은 년 월부터 김형렬 金亨烈 의 집에 머물면서 김형렬 에게 개벽장이 開闢長 에 대한 이야기와 자기가 1902 4 三界大權을 주재하여 천지를 개벽하여 무궁한 仙境의 운을 정하고 造化政府를 열어 災劫에 쌓인 신명과 민중을 건지려 한다대순전경 2-5 4-1 13洪又 東學文明 일조각 1982 68쪽

근 현대한국신종교의개벽사상고찰 / 김홍철 19 혼란하기짝이없는末代의天運을뜯어고쳐새세상을열고 否劫에빠진인간과신명을널리건져각기안정을누리게 할것이니이것이곧천지개벽이라 대순전경 5-1 선천에는相剋之理가인간만사를맡았으므로모든인사가도의에어그러져서원한이맺히고쌓여삼계에넘쳐殺氣가터져나와세상에모든참혹한재앙을일으켰기때문에이제천지도수를뜯어고치며신도를바로잡아상생의도로선경을연다 대순전경 5-4 고도했다 증산은원래하늘나라에있던上帝였는데지상의神明들이하늘에올라와세상의구원을하소연하므로인간으로화현하였다고한다 대순전경 5-12

20 한국종교 35집 원광대종교문제연구소 20122 元始反本하는시대를따라나는세상이라그운이한량없 다 대종경전망품 30 묵은세상과새세상이바뀌고있다 정산종사법어유촉편 3 새로운큰도운이돌아오고있다 정산종사법어도운편 4 새도운은진실한법이주장하는운수며 공변된법이주장하는운수다 정산종사법어도운편 5 새도운은곧원만하고사없는대도덕의운수다 정산종사법어도운편 6

근 현대 한국 신종교의 개벽사상 고찰 / 김홍철 21 지구환경의 물리적 대 변동 후천개벽설에서 또 하나의 주장이 천지개벽 이후 선천 수만년을 이 어온 우주자연의 물리적 환경이 큰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는 것이다 일부와 증산 계열에서 주로 주장하는 내용이다 一夫의 후천개벽 사상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일월개벽 日月開 闢 윤변위정 閏變爲正 의 원리 과 신명개벽 神明開闢 패화위륜 悖化爲 倫 의 원리 이다 일월개벽이 우주의 환경변화를 말한 내용이다 우 주의 운행질서 자체의 변화를 말한다 선천의 잘못된 건곤 乾坤 천지 天地 음양 陰陽 이 후천에는 정위치를 잡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일월운행이 크게 변화됨에 따라 윤변위정으로 종래의 윤역 閏曆 이 미래에는 정역 正曆 으로 바뀌게 된다 일부는 천지일월 사상 四象 의 기본체위도수 基本體位度數 를 로 규정하고 여기에 일원추연수 一元推衍數 을 가한 도를 原曆數 原曆數 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바탕하여 요 堯 의 시대 일과 순 舜 의 시대 일시 대를 거쳐 윤력 시대에는 년이 일인데 정력시대에는 일이 된 다 후천 정력시대가 되면 영구히 월 月 의 회삭현망 晦朔弦望 과 영 허소장 盈虛消長 과 이십사절후 二十四節候 도수가 호리의 차이도 없 이 완전히 고정일치 되므로 화화춘풍 和化春風 을 빚어내어 겨울에도 북창청풍 北窓淸風 여름에도 나요백선 懶搖白扇 삼십육궁 三十六宮 이 도시춘 都是春 이 된다 금 金 과 화 火 가 서로 바뀌는 것은 바뀌 지 않는 정역이 되는 것이니 회삭현망과 진퇴굴신 進退屈伸 과 율려도 3 14 216 1 365 1/4 17 360 15 365 16 366 159 375 14柳南相 正易思想의 硏究 韓國宗敎 1집 원광대학교종교문제연구소 1971 16쪽 15四象分體度 一百五十九 一元推衍數 二百一十六 正易 十五一言 16 正易 十五一言 金火五頌 17李正浩 앞의 책 187쪽

22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수 律呂度數 와 조화공용 造化功用 이 서게 된다 는 것이다 이때가 되면 우주사 宇宙史 는 완성의 단계에 이르게 된다 이와 함께 주역 周易 에서 구별하였던 복희역 선천 문왕역 후천이라는 개념이 문 왕역 선천 정역 후천이라는 도식으로 바뀌게 된다 천지 음양이 전혀 새로운 질서로 개편된다는 것이다 증산의 후천개벽공사는 천개조공사 지개조공사 인개조공사로 나 눌 수 있다 하늘도 뜯어고치고 땅도 뜯어고치고 사람도 뜯어고친 공사다 증산은 하늘도 뜯어 고치고 땅도 뜯어고쳐 대순전경 라 고 했다 洪又는 증산의 개벽의 내용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 다 상제는 조화정부를 설립하여 어긋나는 모든 도수를 바로잡고 천지 를 개조하여 새 세상을 열고 겁재 劫災 와 비겁 丕劫 과 도탄 塗炭 에 빠진 신명과 인간을 널리 건져 각기 안락을 누리게 하여 무한한 지상 선경을 건설하게 되었으니 이것이 바로 천지개벽이다 ①천개조공사 란 무엇인가 하늘을 뜯어고치는 공사를 말한다 하늘에는 노천 老天 과 명천 明天 이 있는데 선천 오만년은 노천이고 이 노천을 명천으로 뜯어고친 공사이다 명천을 되게 함으로서 불의부정을 없애고 일용백 물이 풍족하게 하며 허례를 없애는 공사 선기옥형공사 璿璣玉衡公事 이십사방위공사 二十四方位公事 등을 했다고 한다 ②지개조공사란 무엇인가 이는 땅 고르는 공사다 박전 薄田 이라도 옥토 沃土 가 된 다 대순전경 후천은 천지운로의 변동 곧 우주 좌표상의 지구의 위치 변동으로 오는 기후의 대 변화가 일어나며 후천에는 수화풍 水 火風 삼재 三災 가 없어지고 상서가 무르녹아 청화명려 淸和明麗 한 18 19 5-10 20 5-18 18金火互易 不易正易 晦朔弦望 退限屈伸 律呂度數 造化功用立 正易 十五一言 金火五頌 19홍우 앞의 책 101쪽 이하 20위의 책 같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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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고갈하였으니 수기를 돌리리라 전경 공사 하였고 수기가 돌때 만국 사람이 배우지 않아도 통어하게 되고 수기가 돌때 와지끈 소리 가 난다고도 했다 전경 예시 그러나 소태산은 후천시대에 우주자연 환경이 물리적으로 일시에 대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인정하지 아니했다 이 세계가 괴겁 壞劫 에 는 소천소지 燒天燒地 로 다 없어지느냐는 제자의 질문에 소태산은 그 렇다고 대답하고 그러면 이 천지가 다 없어지고 다시 새 천지가 조판 肇判 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하고 있다 소천소지라 하여 일시에 천지가 소멸되는 것은 아니니 비하건데 인간의 생로병사와 같이 한편 에서는 낳고 한편에서는 늙고 한편에서는 병들고 한편에서는 죽는 것 이 끊임없이 계속되는 것 같이 천지에도 성주괴공의 이치가 천만가지 분야로 운행되어 지금 이 시간에도 이루어지는 부분도 있고 그대로 머물러있는 부분도 있으며 무너지는 부분도 있고 없어지는 부분도 있 어서 늘 소천소지가 되고 있다 대종경 변의품 고 했다 3-21 51 4 인류의 대 시련 후천이 오기 전에 인류가 겪어야 할 대 시련이 있다 일종의 종말론 적 사고이다 천운에 따라 후천 오만년 대운의 주재자가 된 수운도 어 쩔 수 없이 밀어닥치는 천조 天造 의 악운을 피하지 못하게 된다 그 래서 생기는 인류의 대환란 大患亂 이 괴질 怪疾 인 것이다 전대미문 의 대병난이 얼마동안 인류를 괴롭힌다는 것이다 그러나 괴질운수가 지내고 나면 만고 없는 무극대도가 후천 오만년의 운을 담당하여 후 천선경 後天仙境 을 이루게 된다고 보는 것이 수운의 후천에 대한 견 해였다 이점에 있어서는 증산도 마찬가지였다 증산은 상제의 권능과 4 21위의 책 113-114쪽

근 현대한국신종교의개벽사상고찰 / 김홍철 25 천하창생이진멸지경에迫到하였는데 대순전경 5-36 이제病毒에걸린인류를건져내려면 대순전경 4-95 이뒤에괴이한병이온세계를엄습하야몸돌이킬틈이없이이와같이사람을죽일때가있으리니 대순전경 4-82 이뒤에괴질이들때에는자다가도죽고먹다가도죽고왕래하다가도죽어묶어낼자가없어쇠스랑으로찍어내되신돌려신을정신을차리지못하리라 대순전경 5-34

26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에 이르러 인개벽 물개벽으로 해석되었으며 이돈화는 이를 다시 정 신개벽 민족개벽 사회개벽으로 나누어 해석하고 있다 일부의 개벽 관은 일월개벽과 신명개벽으로 나누어진다 증산은 후천개벽 공사로 천개조 지개조 인개조공사를 하였다 소태산의 후천개벽 사상의 초 점은 정신개벽 즉 도덕문명의 발전에 초점이 맞추어져있다 이 절에서 는 물질개벽과 정신개벽에 관련된 해월의 물질개벽 인심개벽 의암의 인개벽 물개벽 이돈화의 정신개벽 민족개벽 일부의 신명개벽 증산 의 인개조공사 소태산의 정신개벽을 중심으로 고찰하겠다 해월 海月 의 물질개벽 物質開闢 인심개벽 人心開闢 의암 義菴 의 인개벽 人開闢 물개벽 物開闢 이돈화의 정신개 벽 민족개벽 수운이 가르친 전반적인 내용의 주요 흐름은 개벽사상 즉 우리 인 간들의 마음의 개조를 통해 세상을 선경으로 바꾸려 했던 것이라 할 수 있다 해월은 선천은 물질개벽이요 후천은 인심개벽이라 말하고 장래 물질 발명이 그 극에 달하고 여러 가지 하는 일이 전례 없이 발 달을 이룰 것이니 이때에 있어 도심은 더욱 쇠약하고 인심은 더욱 위 태할 것이며 더구나 인심을 인도하는 선천도덕이 때에 순응치 못할지 라 그러므로 한울의 신령한 변화 중에 일대 개벽의 운이 회복되었으 니 해월신사법설 기타 라고 하였다 물질변화에 따른 정신 인심 의 개벽을 암시한 것 같다 의암 孫秉熙 은 수운의 후천개벽설을 인개벽과 물개벽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인개벽은 정신개벽이요 물개벽은 육신개벽을 말한다 의암 은 개벽을 정의하기를 개벽이란 한울이 떨어지고 땅이 꺼지는 것을 1 22 22라명재 천도교경전공부하기 도서출판 모시는사람들 2010 3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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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을 위한 구체적 방법으로 정신 민족 사회의 삼대개벽을 제시하 고 있다 그가 말하는 정신개벽이란 일종의 사상개조를 의미하는 말인 데 수운의 受我靈符하여 濟人疾病하라 동경대전 포덕문 한 어구에서 정신개벽의 뜻이 고조되고 있다고 밝힌다 정신개벽이야 말로 모든 개벽의 준비행위가 된다 왜냐하면 정신개조와 환경개조는 분립되어 일어나지 않으며 정신개벽을 해야만 다른 개벽이 가능해 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신개조는 필연적으로 두 가지 방법을 요구하게 된 다 하나는 사람 성 性 자연에 대한 역사적 고찰이요 하나는 반항도 덕 反抗道德 이라는 것이다 사람 성 자연에 대한 역사적 고찰은 역사 적 원인에 대하여 장래의 결과를 고찰하면서 냉정한 이지 理智 로서 사리의 시비곡직 是非曲直 을 비판하는 것을 말한다 반항도덕이란 기 성의 윤리 혹은 정제 政制 안에서 그 결함을 알아가지고 감정과 의지 로써 그 부자연 不自然 에 대하여 반항함을 이름이다 사람이 그 시대 에 있어서 기존의 윤리 도덕 등 사회적 결함을 알아 지적하고 개혁을 시도하는 것이다 이런 능력을 가춘 사람은 정신개벽의 소유자이다 수운은 경신 월 일에 정신개벽의 표어를 세우고 나는 후천 천황씨 다 라 하였다 후천 천황씨는 곧 후천 시조라는 말이다 정신으로써 먼 저 열린 개벽자라는 말이다 썩어진 관습에서 살지 말고 새 세상과 새 이상과 새 주의 아래 새 혼을 가지라는 말이다 민족개벽이란 민족 문화와 생활정도를 향상발전 시키자는 것 이다 즉 이상세계를 실현함 에 있어서 민족을 단위로 하고 먼저 민족개벽을 시작함이 사실상 정 로 正路 가 된다고 이돈화는 말한다 그는 당시의 조선을 거인의 시체 에 비유하고 이 시체에 혼을 불어넣은 것이 수운주의라고 말한다 수 24 4 5 25 23李敦化 新人哲學 천도교중앙총부 1968 복간본 139쪽 24위의 책 148쪽 25위의 책 150-152쪽

근 현대 한국 신종교의 개벽사상 고찰 / 김홍철 29 운주의를 통해 한국혼을 불러 일으켜야 된다고 하였다 유교의 폐단에 서 생겨난 숭문배불 崇文排佛 의 타약 惰弱 한 원기를 회복코자 하였으 며 불교의 출세간적 出世間的 선인 仙人 행위 등을 미워하고 동적도 덕 動的道德 의 고조를 통해 민족개조 운동을 전개해야 된다고 강조한 다 이것이 민족개벽이다 민족의 잘못된 정신을 개조해야 된다는 의 미이다 26 일부 一夫 의 신명개벽 神明開闢 이는 인간의 정신세계의 개벽을 의미한다 그가 말하는 신명이란 인간의 내적 정신세계를 말한다 일월개벽이 이루어짐과 아울러 인간 의 신명개벽이 이루어져야 완전한 개벽이 이루어진다고 그는 보았다 정역 에서는 천지자연의 이기원리 理氣原理 와 인간정신의 신명원 리를 병칭하여 우주의 역수원리 曆數原理 와 인간의 신명원리는 서로 상통한다고 보았다 그리고 한걸음 더 나아가 외적세계의 일월개벽 원리도 단순한 과학적인 경험만으로 인식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적 인 심성수련으로 인간주체의 정신적인 차원이 전환되고 인간 본래성 인 신명성이 개시된 완전한 신인일여의 경지에서 주체적 자각에 의하 여 통찰되어진다고 주장하였다 일부는 日月之政 至神至明 이라 하여 우주 생성 원리를 섭리하는 외적 일월의 역수원리를 인간이 내 적으로 주체화시켜 자각한 것이 신명원리인 것을 말한 것이다 선천시 대에는 천도 天道 가 운행함에 있어 건곤 乾坤 과 음양이 어긋남에 따 라 인륜도 패륜시대 悖倫時代 였으나 후천시대에는 우주운행의 변화에 2 27 28 29 26위의 책 153쪽 이하 참조 27體影之道 理氣囿焉 神明萃焉 正易 十五一言 28유남상 앞의 논문 19쪽 29 正易 十五一言 金火五頌

30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따라 새로운 윤리가 열린다고 했다 아울러 선천시대에는 초인적 성자 들의 수가 제한되어있었으나 후천에는 사람들이 성인이 될 가능성이 크게 열려있다 정역 이 제시하는 후천개벽 사상은 정음정양 正陰 正陽 으로서 음양이 조화롭게 이루어져 건곤정위 乾坤正位 로 천하의 기강이 바로 세워지고 물질과 정신의 요소를 균등하게 발전시키며 덕 德 으로서 예 禮 와 악 樂 을 통하여 교화함으로써 보편성과 개성을 동시에 발양시키자는 것이며 덕으로서 천지와 성인의 교화가 널리 미 쳐 항구한 안정을 이루자는 것이며 천지와 성인이 합력하여 만물과 인간을 감화시키는 유리세상 琉璃世上 이 건설되게 하자는 것이다 물론 신명개벽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주자연의 변화법칙에 따른 인간 의 당위적 노력이 동시에 수반되어야 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30 31 증산의 인개조 공사와 문물개조 공사 ①인개조 공사는 인간의 존엄성을 높인 공사다 증산은 천존 天尊 과 지존 地尊 보다 인존 人尊 이 크다고 말하고 전선무악공사 全善無惡 公事 를 통해 후천에는 모두가 도통군자가 된다고 했다 선천에는 인 의예지 仁義禮智 명심 明心 각심 覺心 정심 正心 존심 存心 등 교 양지학 敎養之學 이 필요했으나 후천에는 전선무악의 시대이기 때문에 교양지학이 필요 없고 다만 수심 守心 정기 正氣 솔성 率性 수교 修敎 의 여덟 글자가 있을 따름이다 그래서 그는 3 선천 영웅시대에는 罪로서 먹고살았으나 후천에는 善으로 먹 고 산다대순전경 6-12 고 했다 그는 또 마음 맑히는 공사 지혜 밝히는 공사 중통인의공 30이정호 앞의 책 178쪽 참조 31柳炳德 開化期 日帝時代의 民族宗敎思想에 관한 硏究 哲學思想의 諸 問題 III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5 267쪽

근 현대 한국 신종교의 개벽사상 고찰 / 김홍철 31 사 中通人義公事 도통공사 道通公事 음양공사 陰陽公事 등을 했다 음양공사를 통해 여성상위 시대가 오게 하고 도통공사를 통해 도는 장차 금강산 일만 이천봉에 應機하여 일만 이천의 도 통군자로 창성하리라전경 예시 45 라고 했다 ②문물개조공사 文物改造公事 이다 후천에는 사상과 문화의 통일 도덕과 종교의 통일 제도의 통일 언어와 문자의 통일이 이루어진 다 세계의 모든 족속들은 각기 자기들의 생활 경험의 전승에 따라 특수한 사상을 토대로 색다른 문화를 이룩했으나 이로 인해 큰 시비 가 일어나게 되었으므로 각 민족문화의 정수 精髓 를 걷어 모아 후천 문명의 기초를 세웠다고 증산은 말했다 전경 교법 모든 도통신 과 문명신을 거느리고 각 민족들 사이에 나타난 여러 갈래 문화의 정 수를 뽑아 통일하여 물샐 틈 없이 도수를 짜놓았다고도 했다 전경 예 시 또 각 종교의 宗長도 새로 임명하여 화합통일케 하였으며 대순 전경 언어도 장차 통일되리라 하였다 전경 교법 32 3-23 12 5-9 3-40 소태산의 정신개벽 精神開闢 소태산이 본 후천개벽 사상의 핵심은 낡은 세상이 지내가고 새 세 상이 돌아온다는 새 문명세계의 도래에 대한 관점과 새 세상의 주인 이 되고 낙원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정신개벽이 필요함을 강조한 내용 이다 우주 진강급의 자연적 원리에 따라 현대 이후가 대명천지요 양 세계요 크게 문명된 세계가 되어 살기 좋은 낙원이 될 것은 틀림없으 나 어디가지나 정신개벽이 이루어진 이후라야 가능한 것이다 근세 이 4 32홍우 앞의 책 130쪽 이하 참조

32 한국종교 35집 원광대종교문제연구소 20122 과학문명이발달됨을따라사람이사용하여야할물질의세력은날로융성하여쇠약한그정신을항복받아물질의지배를받게하므로모든사람이도리어물질의노예생활을면하지못하게되었으니그생활에어찌波瀾苦海가없으리요 정전개교의동기 진리적종교의신앙과사실적도덕의훈련으로써정신의세 력을확장하고 물질의세력을항복받아 일체생령을廣大無 量한樂園으로인도하려함이그동기 정전개교의동기 안으로정신문명을촉진하여道學을발전시키고밖으로물 질문명을촉진하여과학을발전시켜야영육이쌍전하고내외

근 현대한국신종교의개벽사상고찰 / 김홍철 33 가겸전하여결함없는세상이되리라 그러므로內外文明이 병진되는시대라야비로소결함없는평화안락한세상이될 것이니라 대종경교의품 31

34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항상 자리이타 自利利他 로 모든 것을 선용하는 마음의 조종사가 되며 따라서 그 조정 방법을 여러 사람에게 교화하여 물심양면으로 참 문 명세상을 건설하는 데에 노력하라고 소태산은 가르쳤다 대종경 교의 품 정신을 개벽하지 못할 때 인간은 영원한 물질의 노예가 되고 말 것이라고 했다 30 33 3 새 낙원세상 後天仙境 의 도래에 대한 전망과 그 양상 후천개벽 사상의 중요한 내용 중에 하나가 후천 낙원세상 도래에 대한 전망이다 머지않은 장래에 이 땅에 고통과 비극이 없어지고 살 기 좋은 낙원으로 바꿔진다는 내용이다 후천개벽의 세상은 어떤 모습 인가 신종교 창시자들은 한결같이 살기 좋고 안락한 선경 용화회 상 상원갑호시절 광대무량한 낙원 등으로 표현하고 있다 수운은 下元甲 지내거든 上元甲 호시절에 만고 없는 무극대도 이 세상에 날것이니 용담유사 몽중노소문답가 이 가사 외어내서 춘삼 월 호시절에 태평가 불러보세 용담유사 안심가 요순성대 다시 와서 국태민안 되지마는 용담유사 안심가 이라고 노래하고 있다 돌아올 낙원세상을 선경 호시절 요순성대 국태민안의 세상으로 묘사했다 의암은 입진경 入眞境 이라는 글에서 진경에 선옹 仙翁 이 있다는 말을 듣고 천신만고 끝에 거기에 이르니 선경 仙境 에 신선이 있는지 라 그 이름을 묻자 영 마음 늙은이라 했다 홀연히 깨달으니 선경 은 어디인가 신선 늙은이는 바로 이내 마음의 형상인 것이라 하였다 의암성사법설 입진경 또 마음이 한번 고요하면 그 자리가 극락이요 사람이 바르면 천하가 극락이요 의암성사법설 무체법경 성품을 닦아 33金洪喆 韓國新宗敎思想의 硏究 집문당 1989 117쪽 이하 참조

근 현대 한국 신종교의 개벽사상 고찰 / 김홍철 35 도를 얻은 사람은 몸은 청풍명월에 있고 집은 우주강산에 있다 의암 성사법설 후경 백성의 마음을 화하고 즐겁게 하며 각기 그 직업을 권하여 나라가 부하고 백성이 편안하면 이것을 가히 극락세계라고 할 것이라 의암성사법설 명리전 하였다 우리 마음속에 극락과 선경이 있음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이돈화는 개벽을 정신개벽 민족개벽 사 회개벽으로 나누고 있는데 사회개벽이 바로 낙원세상을 이루는 방법 이다 사회개벽이란 이상 理想 의 낙원세계 건설을 의미한다 진실한 이상세계는 어떤 것인가 유물적 경제문제에만 있지 않다 의식주의 투쟁이 최고 목적이 아니요 인간의 최종 이상은 창조투쟁 創造鬪爭 이다 즉 최고 인격성으로부터 우주생활을 실현하는 것이 수운주의의 이상이다 수운이 보국안민 輔國安民 포덕천하 布德天下 광제창생 廣 濟蒼生 의 기치를 높이 들면서 모든 개벽을 부르짖었는데 보국은 민 족개벽이요 안민은 사회개벽이요 포덕천하 광제창생은 지상천국을 의 미한다고 이돈화는 말했다 그리고 머지않아 다가올 지상천국에서는 누구나 장생불사 長生不死 한다 여기서 장생불사는 육신의 장생이나 영혼의 불멸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사회 집단의 유기장생 有機 長生 을 의미한다 지상천국에서는 덕치생활 德治生活 을 바탕으로 하 고 살아간다 여기에는 권력이 없으며 계급의 대립이나 귀천의 차별이 없이 인간들이 상부상조의 덕성으로 살아가게 된다 또 의식주의 부자 유와 질병 재앙 같은 자연적 압박을 극복한 상태에서의 삶을 의미한 다 34 증산 역시 앞으로 오는 좋은 세상대순전경 5-18 후천에는 천하가 34李敦化 水雲心法講義 천도교중앙총부 1968 106쪽

36 한국종교 35집 원광대종교문제연구소 20122 한집안이되며 威武와형벌을쓰지아니하는세계 백성은원통과한과상극과사나움과탐심과음탕함과노여움과모든번뇌가그치며 사람들은聲音笑貌에화기가무르녹고 動靜語黙이도덕에합하며 지혜가맑아져서과거현재미래의시방세계모든일에통달하고 衰病死葬을면하여不老不死하며 빈부의차별이철패되고 음식과좋은옷이요구하는대로빼다짓칸에나타나며 雲車를타고공중을날아먼데와험한데를다니며 水火風三災가없어지고祥瑞가무르녹아淸和明麗한낙원으로화한다 대순전경 5-16 불때지않고밥을지어먹으며 손에흙을묻히지않고농사지으며 기차도화통없이몇만리를삽시간에통행케하며 대순전경 5-18 무술과병법이사라진세계 대순전경 5-11 무극대운이열리고불로장생하는선경 대순전경 2-5

근 현대한국신종교의개벽사상고찰 / 김홍철 37 미륵불시대가되고용화회상이된다 인지가훨씬밝아지고 모두가생불이되어집집마다부처가산다 대종경전망품 18 사람들이죄짓기를싫어하고위없는도덕이굉장히발전 하여산에는도둑이없고길에는흘린물건을줍지않는참 문명세계가된다 대종경전망품 20 기화요초기암괴석으로 단장한집과자연의아름다움을가춘집을짓고산다 대종경 전망품 24 모든재산은자녀에상속하지아니하고교화 교육 자선사업에쓰며사람들이남을이익주는것으로자기의이 익을삼는세상이된다 대종경전망품 28

38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개벽운수 증산 역시 우리나라가 세계의 종주국이 된다고 했다 그는 상제의 권능으로 선도 불도 유도 등 세계 각 종족의 정수 精髓 를 뽑아 모아 통일 하는가하면 각 민족신 문명신 국가신들을 불러들여 통일신단 統一神團 을 형성하고 증산 자신이 천권 天權 을 대행할 장소 를 조선에 정하였다는 것이다 대순전경 소태산 역시 우리나라를 정신문명의 종주국이요 지도국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는 세 계 여러나라 가운데 제일가는 지도국이 될 것이니 지금 이 나라는 점 진적으로 어변성룡 魚變成龍 이 되어가고 있고 대종경 전망품 도 덕문명의 못자리판과 같으며 대종경 전망품 조선이 갱조선 更朝鮮 대종경 전망품 등의 표현을 하고 있다 5-12 23 4 5 결어 V 이상에서 한국 신종교 사상에 나타나는 개벽사상을 주제로 개벽과 선후천의 의미 개벽설 등장의 시대사상적 배경 후천개벽 사상이 담 고 있는 내용을 고찰했다 개벽이란 세상이 크게 한번 바뀌게 된다는 의미이다 신종교의 후천개벽 사상 속에는 당시 사회의 민중 속에 흐 르던 운도론과 참위론적 혁세사상이 그대로 들어와 있다 우주자연의 순환 법칙과 흥망성쇠의 운도에 의해 당시가 선천의 끝이요 후천의 시작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 운도에 의해 세상은 크게 한번 변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들 중에는 선후천 교역을 계기로 기후 변화 등 우주 자연 환경의 물리적 대 변동를 암시하기도 하였으며 고도의 과학기술 발달로 생활환경의 대 변화와 정신문명의 발전으로 위없는 도덕세상 이 되며 공명정대한 대명천지의 양세계가 되고 무극대운으로 이룩되 는 극락 후천선경 용화회상 광대무량한 낙원이 되어 살기 좋은 세상 으로 바뀌게 된다는 내용이다 물론 이런 변화를 운도에만 맡긴 것은

근 현대 한국 신종교의 개벽사상 고찰 / 김홍철 39 아니고 낙원 세상을 만들기 위한 인간의 당위적 노력을 강조하고 있 다 신종교가 제시하는 기본적인 공통사상은 여러 가지로 말할 수 있으 나 필자는 종교회통사상 민족주체사상 인본위사상 사회개혁사상 그리고 바로 이 후천개벽사상을 제시한 바 있다 세기말적 시대상을 배경으로 하고 신종교를 창립했던 그들은 좌절하고 고통 받는 민중에 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가르침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리하여 밝은 미 래에 대한 비전 중에 하나로 후천선경 지상낙원의 도래라고 하는 이 후천개벽 사상을 크게 강조한 것이라 생각된다 신종교가 제시한 여러 가르침 중에서도 이 후천개벽 사상은 당시의 민중에게 가장 어필했던 사상이었고 그 후 신종교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된다 한국 신종교 중에서 후천개벽 사상이 크게 강조되는 개의 종교를 들 어 그 내용을 개괄적으로 고찰했다 여타 신종교에 나타나는 개벽사상 은 다른 기회로 미루기로 한다 35 4 35김홍철 앞의 책 참조

40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참고문헌 < > 大巡典經 辭海 三國遺事 詩經 鄭鑑錄 正易 天道敎經典 金洪喆 韓國新宗敎思想의 硏究 집문당 라명재 천도교경전공부하기 도서출판 모시는사람들 李敦化 水雲心法講義 천도교중앙총부 李敦化 新人哲學 천도교중앙총부 복간본 李敦化 天道敎創建史 제 편 경인문화사 영인본 李正浩 正易硏究 국제대학인문사회과학연구소 柳南相 正易思想의 硏究 韓國宗敎 집 원광대학교종교문제연 구소 柳炳德 開化期 日帝時代의 民族宗敎思想에 관한 硏究 哲學思 想의 諸問題 한국정신문화연구원 邵康節 노영균 옮김 皇極經世書 대원출판사 천도교중앙총부 天道敎經典 東經大全 龍潭遺詞 海月神師法說 義 菴聖師法說 1989 2010 1968 1968 1 1982 1976 1 1971 III 1985 1980 2002

41 한국 신종교의 개벽사상 소고 박광수 원광대학교 교수 본 연구소장 목차 I II III IV I 근대 한국사회의 변동과 새로운 종교운동 한국 신종교 창시자들의 개벽사상 개벽사상의 특징 결론 근대 한국사회의 변동과 새로운 종교운동 한국종교에 대한 연구는 역사적 歷史的 이며 공간적 空間的 차원에 서 사상과 문화를 조명하여야 한다 세기 한국은 안으로 전근대적 지배체제를 개혁하여 근대국가를 건설해야 하는 과제와 밖으로 유럽 과 일본 제국주의 열강의 국권 침탈에 맞서 독립국가를 건설해야 하 는 이중의 역사적 과제를 안고 있었다 이 같은 역사적 과제 수행을 위해 실학 實學 운동 개화파 위정척사 衛正斥邪 파 동학 東學 농민군 등 다양한 정치세력과 정신운동이 등장하여 각각 실학을 통한 개혁운 동 갑신정변과 갑오개혁 의병운동 동학농민혁명 애국계몽운동 등이 19

42 한국종교 35집 원광대종교문제연구소 20122

한국신종교의개벽사상소고 / 박광수 43

44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三敎 를 비판적 수용과 혁신을 통해 사상체계를 세우고자 하였다 한국 신종교 창시자들의 개벽사상 II 조선조 말기와 일제치하의 암담한 시기에 일어난 민중사상과 종교 운동은 한국의 전통문화와 사상을 토대로 새롭게 민중의 정신을 개혁 하고 새로운 세계를 개척하고자 하였다 암울한 시대상황에서 전개된 한국 신종교의 개벽사상은 선후천 先後天 교역기를 통해 과거의 선천 시대 오만년이 지나고 후천시대 오만년이 열리게 된다는 예언적 사상 이다 개벽사상은 근ㆍ현대사의 전개과정에서 새로운 미래 세상에 대 한 한국적 이해이며 원환적 圓環的 시간관에 바탕한 세계관이다 따라서 신종교 지도자들은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의 변화에 관심을 갖 고 대응하고자 한 것이며 한국사회의 불평등과 국제사회 열강의 침략 주의와 식민주의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통해 새로운 민중종교 운동을 전개하였다 한국신종교의 후천개벽사상과 만년 대운에 대한 이상적 세계관 은 선천과 후천의 시간성의 상징체계를 지니며 상생과 조화의 세계 를 도래하는 데 필연적인 관계를 지니고 있으며 절기가 바뀌듯 우주 36 5 37 36 김홍철 원불교사상논고 원광대학교출판국 1980 143쪽; 김홍철 소태산 의 개벽사상과 한국의 미래 한국민족종교협의회 민족종교의 개벽사상과 한 국의 미래 서울: 윤일문화 2004 208-209쪽 37 윤이흠 외 한국종교의 이해 에 실려 있는 강돈구의 "正易의 종교사적 이 해"는 김일부의 정역을 중국의 주역과 비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종교사 에서 정역의 위치를 논하고 있다 류병덕 외 한국 민중종교사상론 은 개화 기 일제시대에 발생한 최제우의 동학사상 김항의 정역사상 강일순의 신명사 상 나철의 삼일철학 박중빈의 일원철학 등 5개의 사상을 대표적인 '민중종교' 로 설정하고 있다

한국 신종교의 개벽사상 소고 / 박광수 45 의 시간도 바뀐다고 보는 동양의 시간관과 깊은 연관성이 있다 후천 개벽사상은 불합리와 불평등한 선천 先天 시대는 지나가고 새로운 후천 後天 선경 仙境 의 시대가 필연적으로 도래하고 있음을 예언하 고 있다 상극의 선천 先天 시대가 상생의 후천 後天 개벽시대로의 우 주적 시간의 변천을 의미한다 후천의 미래 세상에 대한 내용도 근현 대 한국사회에서 일어난 신종교 운동에서는 일반적인 종교사상적 조 류이었다 많은 신종교의 개벽사상에서는 후천의 이상적 시대가 순탄하게 오 는 것이 아니라 괴질과 전쟁 등의 혹독한 참극을 거치게 됨을 예언하 고 있다 이러한 참극을 면하기 위해 하늘님을 공경하고 바른 마음 을 간직하고 올바른 수행과 실천이 필요함을 곳곳에서 밝히고 있다 또한 일부 김항의 정역사상은 선후천의 교역과 관련하여 과거 중국의 복희 팔괘와 문왕팔괘의 해석의 틀에서 벗어나야 함을 밝히고 정역팔 괘를 통한 모순과 불평등이 없는 후천의 이상적 조화의 세계가 도래 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노길명의 글에서처럼 정역의 후천개벽의 논리는 증산교를 비롯한 수많은 한국 신종교들에 영향을 끼쳤다 후천개벽 後天開闢 사상은 조선시대의 계급질서 속에서 소외되고 억 눌려 온 농민 여성 천민 등 피지배계급의 실존상황에 주목하면서 그들의 존엄성이 구현되어야만 진정한 후천선경 後天仙境 의 시대인 38 39 38 그말 저말 다 던지고 하날님을 공경하면 아동방 3년 괴질 죽을 염려 있을 쏘냐 어화세상 사람들아 이내 경계 하는말씀 세세명찰細細明察 하온 후에 잊지 말고 지켜내어 성지우성誠之又誠 공경해서 하날님만 생각하소 처자 불 러 효유하고 영세불망 하였으라 용담유사龍潭遺詞 권학가勸學歌 사십평생 이뿐인가 무가내라 할 길 없네 하원갑 경신년에 전해오는 세 상말이 요망한 서양적이 중국을 침범해서 용담유사龍潭遺詞 권학가 勸學歌 39 노길명 한국의 종교운동 고려대학교 출판부 2006 5장 한국 신종교운 동의 성격 p 132

46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상생 相生 의 시대가 전개될 수 있다 고 한다 타인의 인격 인권 존 엄성 가치 자율성의 자각에 의해 진정한 평등사회가 이루어질 수 있 다는 점은 후천개벽사상의 중요한 내용이라 볼 수 있다 시간적 차원에 있어서 선천의 시대가 언제 지나가고 후천개벽은 언 제 이루어지는가 후천개벽 後天開闢 은 천지도수 天地度數 또는 운 도 運度 라 부르는 우주적 시간의 법칙에 따라 열려진다 불합리와 불 평등한 선천 先天 시대는 지나가고 새로운 후천 後天 시대가 필연 적으로 도래하는 데 그 시점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있다 도와 덕 그 리고 음양의 원리는 우주창조의 원리 생성 발전의 원리 쇠퇴와 멸망 을 거쳐 재창조의 원리를 설명하는 동양 고대로부터 전래되어 오던 사상체계이다 또한 엘리아데의 지적처럼 양극성 이원성 및 교대 그리고 대칭 및 역의합일 등과 같은 이질적 유형의 토대에서 발전한 범례적인 체계 는 세계 도처의 다양한 문화권에서 발견되어지는 원 리이기도 하다 중국의 도 道 와 음양의 원리에 대한 사상은 주역 周易 을 중심으 로 체계화되었으며 유교ㆍ도교ㆍ음양오행 사상들을 중심으로 만물을 음양으로 범주화시키고 음양의 원리에 따라 만물이 변화하는 이치를 밝혀 음양 오행 팔괘 괘 卦 효 爻 등 세분화하여 발전되었다 40 41? 42 64 360 40 노길명 한국신흥종교연구 서울: 경세원 1996 pp 138-141; 증산의 평등사상 증산사상연구 제4집 서울:증산사상연구회 1978 pp113~138; 증산의 민중사상 증산사상연구 제12집 서울:증 산사상연구회 1986 pp199~221 참조 41 노길명 증산의 평등사상 증산사상연구 제4집 서울:증산사상연구회 1978 p 120 42 미르치아 엘리아데 세계종교사상사2 최종성ㆍ김재현 옮김 서울: 이학 사 2005 31~36쪽; Mircea Eliade "Remarques sur le dualisme religieux: dyades et polarites"in: La nostalgie des origines pp 249-338

한국 신종교의 개벽사상 소고 / 박광수 47 후대에 사람의 이름을 짓고 결혼예법 및 절기 따라 행하는 의례 또한 음양오행의 원리에 따라 행하는 등 전통문화 곳곳에 영향을 끼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이다 고대의 한국사상 또한 우주의 생성원리인 도와 대립적 개념의 음양의 조화에 의한 우주적 순환을 밝히고 있다 주역 계사상전 繫辭上傳 에서 一陰一陽之謂道 라고 하여 일음 一陰 과 일양 一陽 이 곧 도 道 라 본 것이다 이를 따르는 것이 선 善 이며 이를 이루는 것이 곧 성 性 이 된다 고 밝히고 있다 날마 다 새로워지는 일신 日新 을 성덕 盛德 생기고 또 생기는 것을 역 易 상 象 을 이루는 것을 건 乾 법 法 을 형상화한 것을 곤 坤 극 수 極數 로 미래를 아는 것을 점 占 변화에 통하는 것을 사 事 음양 의 원리를 측량할 수 없는 것이 신 神 이라 설명하고 있다 또한 주 역 계사하 繫辭下 장에서는 건 乾 을 양의 존재로 陽物 곤 坤 을 음의 존재로 陰物 나누어 있으며 음양이 합덕을 하였을 때 강함과 부드러움이 겸비한 조화로운 우주적 몸 體 이 이루어지는 것이라 설 명하고 있다 음양합덕이 이루어질 때 굳셈과 부드러움이 형체를 갖추어 만물은 형체를 갖게 되고 하늘과 땅의 일이 실현되어 신명의 덕에 통한다 陰 陽合德而剛柔有體以體天地之撰 以通神明之德 고 본 것이다 주역 을 6 43 44 43 一陰一陽之謂道 繼之者善也 成之者性也 仁者見之謂之仁 知者見之謂之知 百姓日用而不知 故君子之道鮮矣 顯諸仁 藏諸用 鼓萬物而不與聖人同憂 盛德 大業至矣哉 富有之謂大業 日新之謂盛德 生生之謂易 成象之謂乾 效法之謂 坤 極數知來之謂占 通變之謂事 陰陽不測之謂神 周易 繫辭上 5장 黃壽 祺 張善文 撰 周易譯注 1989[1994 5차] 上海古籍出版社 44 子曰 乾坤 其易之門邪? 乾 陽物也 坤 陰物也 陰陽合德而剛柔有體 以體 天地之撰 以通神明之德 其稱名也 雜而不越 於稽其類 其衰世之意邪? 夫易 彰往而察來 而微顯闡幽 開而當名辨物 正言斷辭則備矣 其稱名也小 其取類也 大 其旨遠 其辭文 其言曲而中 其事肆而隱 因貳以濟民行 以明失得之報 周易 繫辭下 6장

48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포함한 동양의 전통적 사상체계에서도 음양의 대립적 관계만을 설정 한 것이 아니라 조화적 관계를 설정하여 음양의 합덕을 강조하고 있 다 도덕경 道德經 장에서도 道는 一을 生하고 一은 二를 생하 며 二는 三을 生하고 三은 萬物을 生한다 만물은 陰을 업고 陽을 안 으며 沖氣로써 和를 삼는다 고 하여 만물의 발생이 도로부터 생성 되며 음과 양으로 서로 이루어져 있어 기운이 충만한 때 조화가 이루 어지는 것이라는 것이다 한국 신종교의 개벽사상은 선천과 후천의 시간성의 상징체계를 지 니며 상생과 조화의 세계를 도래하는 데 필연적인 관계를 지니고 있 으며 절기가 바뀌듯 우주의 시간도 바뀐다고 보는 동양의 시간관과 깊은 연관성이 있다 개벽사상을 정립하고 주창한 대표적 인물은 일부 김항 수운 최제우 증산 강일순 소태산 박중빈 그리고 다양한 신종 교 창시자들의 가르침에서 찾을 수 있다 이들의 개벽사상은 만년 대 운의 후천개벽시대에 이상적인 세계가 도래한다는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의 신종교는 선후천 도수의 변화에 대한 사상체계 를 성립하고 선천의 모순과 부조화를 넘어 후천의 조화로운 이상적 세계를 실현하고자 한 개벽종교 라 명명할 수 있다 수운은 몽중노소문답가 에서 하원갑 지내거든 상원갑 호시절에 만고 없는 무극대도 이 세상에 날것이니 너는 또한 연천해서 억조창 생 많은 백성 태평곡 격앙가를 불구에 볼 것이니 이 세상 무극대도 전지무궁 아닐런가 라고 하여 무극대도의 미래세상이 전개될 것임 42 " "45 5 46 45 道生一 一生二 二生三 三生萬物 萬物負陰而抱陽 沖氣以爲和 人之所惡 唯 孤 寡 不穀 而王公以爲稱 故物 或損之而益 或益之而損 人之所敎 我亦敎 之 强梁者 不得其死 吾將以爲敎父 46 동학경전東學經典 몽중노소문답가 이세권 편 동학경전東學經典 서울: 정민사 1986 199-217쪽; 천도교중앙총부 편 天道敎 經典 서울: 천도교중앙총부출판부 포덕241983

한국 신종교의 개벽사상 소고 / 박광수 49 을 예언하고 있다 증산교 계열에서는 증산의 강세와 년 동안의 천지공사를 통해 후 천개벽을 이룬 것으로 여기고 있다 증산의 개벽공사 公事 는 옛날에 도 지금도 없으며 남의 것을 계승함도 아니오 운수에 있는 일도 아니 오 오직 내가 지어 만드는 것 임을 강조하고 있다 허름한 집을 고쳐 위험하게 살기보다는 완전히 새로 개축하여 안전하고 편안한 삶을 살 고자 추구한 것이다 나는 삼계의 대권을 주재하여 선천의 도수를 뜯 어고치고 후천의 무궁한 선운을 열어 낙원을 세우리라 는 포부를 가 지고 공사 公事 에 임하고 있다 선천에서 후천으로의 근본적 변화 를 가져오기 위해 선천의 상극적인 천지 도수를 뜯어 고치고 신명을 조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홍암은 다른 신종교 창시자들보다는 개벽에 대한 언급이 적으나 새 롭게 열리는 세상을 개천 開天 이라 하였으며 다시 빛을 발한다하여 중광 重光 이란 표현을 쓰고 있다 이것은 새롭게 열린 세상에 단군 신앙을 중흥시키고자 한 것이며 환인 환웅 단군 등 삼신 三神 이 모 두 하나임을 三神一體 밝히고 인류 모두가 한울님의 자손이기에 이화 세계 理化世界 홍익인간의 정신을 실현해야 됨을 강조하고 있다 소태산의 개벽사상은 새 문명시대의 도래에 대한 예견을 통해서 구 체적으로 나타난다 새로운 도덕문명 낙원 세계는 개벽의 시대관과 함께 전개되고 있다 개벽 이란 천개지벽 天開地闢 을 줄인 말로서 천개는 하늘이 처음 열린다는 뜻으로 정신개벽과 도덕문명을 의미하 며 지벽은 땅이 처음 이룩된다는 뜻으로 물질개벽과 과학문명이 이루 어짐을 비유하여 쓰여지고 있다 소태산이 대각한 후 쓴 글 가운데 일 9 47 48 47 전경典經 공사公事 1장 2절 97-98쪽 대순진리회 교무부 전경典 經 대순진리회 출판부 1987 48 전경典經 공사公事 1장 3절 98쪽

50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부 남아 있는 법의 대전 法義大全 에 곧 도덕의 정맥 正脈 이 끊어 졌다가 다시 난다는 것과 세계의 대세가 역수 逆數 가 지내면 순수 順 數 가 온다는 것을 한문시구로 밝히고 있다 후천개벽시대에 크게 드 러나는 한반도는 도덕의 부모국 정신적 지도국으로 세계의 중심적 역 할을 강조하는 세계관을 펼치고 있다 특히 소태산은 일제치하에서 고통 받는 조선의 어두운 상황을 밝게 예언하였다 어느 제자가 천지에 진강급이 있다 하오니 조선이 지금 어느 기 期 에 있나이까 라고 묻자 일대겁 一大劫 만에 돌아오는 진 급기에 있나니라 고 하였다 또한 소태산 금강산을 유람하고 돌아 온 후 금강이 현세계 金剛現世界 하니 조선이 갱조선 朝鮮更朝鮮 이 라 는 글귀를 대중에게 일러 주면서 금강산은 천하의 명산이라 멀지 않은 장래에 세계의 공원으로 지정되어 각국이 서로 찬란하게 장식할 날이 있을 것이며 그런 뒤에는 세계 사람들이 서로 다투어 그 산의 주인을 찾을 것이니 주인될 사람이 미리 준비해 놓은 것이 없으면 무 엇으로 오는 손님을 대접하리요 라고 하였다 한국신종교 창시자들의 개벽사상은 곧 이상적 세계를 이루기 위한 미래 예언이며 현대 사회에서 실현해야 할 과제이다 신종교가 창도되 49 50 51 49 대종경 전망품 2장 376-377쪽 원불교 교전 원불교정화사 편 원불 교전서圓佛敎全書 익산: 원불교출판사 198915판 1977 초판 50 대종경 변의품 6장 240쪽 51 대종경 전망품 5장 379쪽 이외에도 소태산은 "우리에게 큰 보물 하나가 있으니 그것은 곧 금강산이라 이 나라는 반드시 금강산으로 인하여 세계에 드 러날 것이요 금강산은 반드시 그 주인으로 인하여 더욱 빛나서 이 나라와 금 강산과 그 주인은 서로 떠날 수 없는 인연으로 다 같이 세계의 빛이 되리라" 하였으며 대종경 전망품 6장 379-380쪽 "조선은 정신적 방면으로는 장차 세계 여러 나라 가운데 제일가는 지도국이 될 것이니 지금 이 나라는 점진적으로 어변성룡魚變成龍이 되어가고 있나니라"고 대종경 전망품 23 장 393-394쪽 예언하였다

한국 신종교의 개벽사상 소고 / 박광수 51 는 과정에 나타나는 가장 큰 특징은 교조의 카리스마에 의해 내면화 된 현실사회에 대한 재인식을 바탕으로 기존 사회의 변혁을 요구하면 서 이상사회를 지향할 수 있는 집단적 종교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리 고 그러한 이상적 세계관은 사회의 현실인식 속에서 태동된다 이처럼 신종교의 이상적 사회구현은 교조의 사회의 현실인식에 대한 가치판 단에 의해 그 중심적 사상 또는 신앙적 교리가 세워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신종교운동에 있어서 그 사상과 신앙이 가지는 가장 전형적 인 형태는 새로운 사회 즉 유토피아를 위한 상세하고도 합리적인 계 획 또는 새로운 사회가 불가피하게 도래한다고 예측하는 것인데 이러 한 사상체계들은 내적 논리의 일관성 주요 사회문제에 대한 단순한 설명에의 의존 및 사회제도의 변화가 모든 인간문제에 대한 최종해결 책을 제시할 것이라고 믿는 경향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결국 신종교의 종교사상으로서의 이상적 세계관은 교조 개인의 카 리스마와 당시 사회현실에 대한 인식이라는 두 가지의 종합적 차원에 서 형성된다 그리고 교조 개인의 배경과 교조의 자아인식을 통해 이 상향인 유토피아적 세계관이 드러나게 된다 또한 교조들은 구도 득 도 카리스마 형성 종교집단 형성 과정에서 새로운 종교사상을 형성 하였으며 이들의 이상적 세계관은 개벽사상으로 특징지어 나타나고 있다 52 53 54 52 강영한 한국 근대 신종교운동의 성격과 사회변동 경북대 박사논문 1994 p3 53 R Heberle "Social Movements: Types & Functions" in Internationnal Encyclopedia of the Social Science vol14 p440 강영한 한국 근대 신 종교운동의 성격과 사회변동 p43 fn39 54 강영한 한국 근대 신종교운동의 성격과 사회변동 p109

52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III 개벽사상의 특징 한국신종교의 개벽사상은 새로운 이상세계의 실현 보편적 세계주의 와 온생명주의 일반 대중의 주체적 자각 회통적 다원주의 사상을 지 니고 있다 첫째 개벽사상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서 새로운 이상세계를 실 현하고자 한 것이 특징이다 불교의 당래불 當來佛 또는 未來佛 사상 인 미륵불 彌勒佛 신앙과 도참 圖讖 사상에 나타난 정도령 신앙과 깊이 연결된다 정도령 신앙과 도참과 관련한 다양한 서적들은 당시 조선의 사회제도의 모순을 지적하고 다가올 난리로부터 피할 수 있는 안전한 장소들을 제시하고 앞으로 다가올 이상적 세계관을 제시 하였다 이에 이어서 한국신종교의 창시자들은 체계적인 후천개벽사상 을 전개하기 시작하였다 개인적으로는 참다운 정신적 깨달음을 얻어 도통을 이루어 인격을 완성하는 것이고 사회적으로는 불합리한 사상 과 불평등한 차별제도 등 부당한 모든 요소를 일시에 혁신하여 새로 운 조화와 평화의 세계를 지향하고 있다 새로운 시대의 낙원 또는 지 상선경시대의 도래와 후천의 대문명세계는 먼 과거와 먼 미래의 일이 아닌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지금 여기 에 전개되어질 것임을 예시 하고 있다 둘째 개벽사상은 무엇을 지향하는가 보편적 세계주의와 온생명주 의를 지향한다 과거의 국한된 지역주의 민족주의로는 민족의 안전과 주체성을 확보할 수는 있어도 세계 시민의 보편적 가치를 제공하지 못한다 인류 역사는 자민족 또는 자국의 이익을 확대하기 위해 타민 족 또는 타국의 침략과 수탈은 당연한 수단이 되어 왔음을 보여준다 인간중심의 세계관은 모든 자연과 생명을 인간을 위한 도구로 여겨져 Maitreya?

한국 신종교의 개벽사상 소고 / 박광수 53 왔었고 모든 자연과 생명은 인간에 의해 개발되고 착취됨으로서 자 연의 파괴는 오히려 인류를 위협에 빠트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강자와 약자의 관계는 늘 지배와 종속의 관계를 떠날 수 없었다 이에 대한 새로운 전환을 이루고자 하는 것이 개벽사상이며 강자와 약자의 대립적 구조가 아니라 서로 의지하여 존재할 수밖에 없는 관계이기에 상호 조화와 발전을 이루어야 한다 인류의 보편적 정신과 이를 확대 하여 뭇 생명과 자연의 존재가 서로 없어서는 살 수 없는 존귀한 생 명적 존재임을 일깨우고 중심이 되는 온생명주의 가 새로운 사상으로 대두되고 있다 셋째 개벽시대의 선경세계 낙원세계를 이룰 주체는 무엇인가 과거 의 종교사상은 하늘 天 또는 신 神 중심의 사유체계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개벽사상의 주체는 깨우친 일반 대중이며 인간중심의 사유체 계를 이룬다 고대로부터 한국의 전통사상에는 한울님 하늘님 환 인 桓因 또는 천신 天神 에 대한 공경과 신앙행위는 제천의례를 통 해 구체화되어 전승되어 왔다 동양전통에서도 상제는 신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최상위의 초월적 신을 지칭하여 왔다 고대 중국의 주나 라 천명 天命 사상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천명사상은 만물을 낳고 기르는 주재자인 천이 하늘 그 자체이면서 원리로서 작용하는 이치를 가리키는 유교 철학의 중요한 개념이다 중국의 주 周 나라 이후 인격 적 존재인 상제보다는 천 天 을 중요시 여기고 천명 天命 사상을 중점 적으로 밝힌 이유는 하늘의 초월적이며 이법적인 원리를 보다 중요시 holistic centrism life-? 55 55 부여夫餘의 영고迎鼓 고구려高句麗의 동맹東盟 예濊의 무천舞天 마한馬韓의 시월제十月祭 백제百濟의 교천郊天 고려高麗의 팔관회 八關會 등은 모두 국가적 차원에서 행해진 제천의례들이다 이은봉 한국 고대종교사상 집문당 1984; 노길명 한국신흥종교연구 서울 : 경세원 1996 p 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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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신종교의 개벽사상 소고 / 박광수 55 하는 철학이다 다섯째 개벽사상은 회통 會通 적 다원주의 세계관을 제시한다 조화 와 상생을 바탕한 회통사상과 문화는 종교 간의 갈등 사회의 대립적 구조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제 의 원리이다 실제로 한국의 종교인들은 전통적으로 회통 사상을 주창하고 종교 간의 대화와 협력 을 위한 노력을 오랜 세월동안 성공적으로 해오고 있다 한국과 동양 의 종교 사상은 이러한 대립적 사고를 넘어서서 서로 평화적으로 공 존하고 상부상조하는 세계관을 보여주고 있다 동학 東學 을 위시하여 발생한 한국 신종교에 나타난 회통 사상 조 화와 해원 상생의 원리는 종교 또는 문명 간의 충돌을 극복하여 인류 에게 새로운 세계보편 윤리로 적용될 수 있으며 전지구적 가치를 지 니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한국 종교문화와 사상의 정체성을 적절하 게 드러낼 때 세계의 보편적 가치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수운은 인간을 하늘처럼 모시라는 사인여천 事人如天 의 사상과 수 도를 통해 널리 모든 생명을 구제하여 廣濟蒼生 선경 仙境 을 이루고 자 하였다 증산은 모순대립의 투쟁이 난무하는 상극 相剋 세상을 조 화와 음양합덕 陰陽合德 을 이루는 상생 相生 세상으로 바꾸는 우주적 환경개선을 단행함으로써 해원상생 解怨相生 을 이루고자 하였다 반 면 소태산은 물질이 개벽하니 정신을 개벽하자 는 개교표어를 내 걸 고 물질문명과 정신문명이 조화된 참 문명세계를 이루고자 한 것이 특징이다 3 56 김지하 외 미륵사상과 민중사상 한진출판사 1988 p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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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동학의 개벽사상과 새로운 문명 김용휘 고려대 강사 Ⅰ Ⅱ Ⅲ Ⅳ Ⅴ Ⅵ 목차 머리말 동학의 시천주 수운의 다시개벽 해월의 개벽 과 혁명 천도교 시대의 개벽 맺음말 국문요약 < > 주제어 개벽 동학 시천주 정신개벽 생활의 성화 새로운 문명 : 동학의 수운은 당시를 새로운 역사적 대전환의 시기라고 보고 다시 개벽 을 부르짖었다 그러나 수운의 개벽은 단지 미래에 예정되어 있 는 어떤 사건에 대한 묵시론적 예언에 그치고 있지 않다 수운이 애초 에 동학을 내놓은 이유는 당시의 각자위심 各自爲心 에 빠진 세태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꼈기 때문이다 수운은 세상이 혼란해진 근본 원인 을 세상 사람들이 모두 자기중심적인 배타적 욕망에 빠져 서로를 해 害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따라서 수운은 모든 사람들이 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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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의 개벽사상과 새로운 문명 / 김용휘 59 뒤바뀌는 사건을 의미하는 데서 출발했지만 그보다는 인간의 자각적 인 노력에 의해 본래의 성품을 회복하는 정신개벽을 강조하는 흐름으 로 바뀌었다 그리고 그것에 바탕해서 사람과 뭇 생명을 신령한 하늘 님으로 모시고 공경하고 생활의 성화 또 그것을 사회적으로 확장함 으로써 사회를 모심과 살림의 거룩한 원리가 지배할 수 있는 사회적 성화 聖化 를 이루는 것 이것이 동학이 꿈꾼 후천개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동학은 수행을 바탕으로 인류의 문명을 근본적으로 전 환하고자 하는 종교이다 그것은 시천주의 모심과 섬김을 바탕으로 한 생활양식의 전면적 전환이며 인류문명을 근원적으로 반성하고 치유하 고자 하는 살림 운동이라고 할 수 있겠다 Ⅰ 머리말 세기는 한국의 전역사를 통틀어 가장 결정적인 전환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조선 오백년을 지탱하던 왕조사회의 성리학적 질서 전통 적 삶은 붕괴되고 있었고 역사상 최초로 동서의 충돌 서양의 이질적 인 근대문명이 틈입함과 동시에 서양제국주의의 폭력적 팽창으로 인 한 국가적 존망의 위기는 민중들의 삶을 말할 수 없는 질곡으로 빠뜨 렸다 거의 유래가 없는 이 역사적인 굴절에 민중들은 고통으로 신음 하고 있었고 정신적 아노미 상태에서 갈 길을 잃고 절규하고 있었다 이런 대혼돈의 상황에서 이를 구제하고자 나온 것이 동학을 비롯한 한국 근대신종교이며 그들이 공통으로 내놓은 사상이 바로 개벽사상 이다 개벽사상은 세기 중엽부터 세기 초까지 한국 근현대사의 굴절 과 파란 민족의 고난과 새로운 세상에 대한 대망 待望 위에서 피어 19 19 20

60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난 한국 신종교들의 가장 공통된 특징이라고 할 수 있으며 오늘날에 도 여전히 우리 사회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 신종 교의 창시자들은 한결같이 당시가 우주적으로 선천 先天 과 후천 後天 이 나뉘게 되는 대전환점이라고 보았다 이런 대전환의 시기를 개벽 이라고 하였는데 이 시기를 지나 후천이 되면 지금까지의 모든 고통 과 질곡에서 벗어나 이 땅에 지상선경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이를 후천개벽사상 이라고도 한다 개벽사상은 선천과 후천으로 우주가 순환한다고 보는 우주론적 시 간관에 입각한 종교사상이다 그러나 개벽 이란 용어가 본래부터 이런 뜻은 아니었다 본래는 천개지벽 天開地闢 즉 하늘이 열리고 땅이 처음 이룩됨 의 뜻이다 중국 근대 최초의 백과사전인 사원辭源 에 의하면 개벽 은 천지가 처음 열린 것 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개벽 이란 용어는 주로 천지창조 우주의 시작 을 의미하는 말로 쓰여 왔 다 반면 신종교의 개벽 은 이런 천지창조 의 의미보다는 새로운 세 상의 열림 으로 사용된다 즉 최초의 천지창조에 못지않은 엄청난 대 변혁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런 대변혁을 통한 이상향이 우주의 순환지 리에 의해 필연적으로 온다는 것이 바로 개벽사상이다 개벽사상이란 일정 시기가 되면 구질서가 물러가고 새로운 질서가 필연적으로 도래한다고 하는 동양의 전통적인 순환적 운세관과 전래 의 민간신앙적 요소들 그리고 동양의 역학적 전통 등이 함께 어우러 져서 이루어진 사상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당시의 대내외적인 극도의 불안감 속에서 새로운 질서 미래의 이상세계를 염원하는 위기의식의 시대적 산물이기도 하다 신종교의 개벽사상은 모두 수운의 동학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런데 1 1 김홍철 한국 신종교 사상 연구 집문당 1989 참조

동학의 개벽사상과 새로운 문명 / 김용휘 61 전개 과정에서 동학 안에서도 약간의 변화가 생기고 특히 증산의 개 벽사상으로 가면서는 그 함의가 사뭇 달라지게 된다 그러므로 신종교 의 개벽사상을 논하기 위해 우선 동학의 개벽사상을 살펴보고 그 특 징을 파악해 보고자 한다 Ⅱ 동학의 시천주 동학의 개벽사상을 살펴보기 전에 동학의 가장 핵심 개념인 시천주 侍天主 에 대해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동학은 년 월 일 수 운 水雲 최제우 崔濟愚 의 결정적인 종교체험과 그 체험에 대한 반성적 성찰을 통해 나온 시천주 의 자각에 의해 성립되었기 때 문이다 이 시천주 의 자각을 통해 이전 사유와는 전혀 다른 동학의 차별성과 독자성을 확보하게 되었다 수운은 시천주를 자각함으로써 모든 사람 속에 하늘님이 모셔져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 하늘님을 마치 부모님처럼 모시고 공경하는 것이 참된 경천 敬天 이라고 설파하 였다 나아가 모든 사람들이 하늘님을 모신 거룩한 존재라는 것을 가 르쳤다 이 시천주야말로 동학을 한마디로 요약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모실 시 侍 한 글자에 동학의 요체가 다 들어있다 수운은 동경대전 에서 직접 이 모심 侍 에 대해서 풀이를 하고 있다 모심이란 안으로 신령 神靈 이 있고 밖으로 기화 氣化 가 있어 온 세상 사람들이 각기 그것으로부터 옮기지 않는 것이다 라고 풀 이 하였다 모심을 세 가지 즉 내유신령 內有神靈 외유기화 外有氣 化 각지불이 各知不移 로 풀이하고 있다 우리는 누구나 몸 안에 하 4 5 1824-1864 1860 2 2 東經大全 論學文 侍字 內有神靈 外有氣化 一世之人各知不移者也 천 도교중앙총부 간행 천도교경전 1993년

62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늘의 신령한 영을 내재하고 있다는 것이며 內有神靈 밖으로는 우주 적 기운과의 기화작용에 의해 생명활동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며 外 有氣化 따라서 이 안팎에서 영과 기운으로 작용하는 생명의 실상에 서 벗어나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각자가 온전하게 깨달아야 한다는 各知不移 것이 모심의 세 측면이다 다시 조금 더 부연하자면 내유신령은 하늘님이 저 하늘에 계신 것 이 아니라 우리 안에 모셔져 있음 의 내재성 강조로 읽을 수 있다 그래서 용담유사 에서 네 몸에 모셨으니 사근취원 하단말가 라고 하였다 사근취원 捨近取遠 은 가까운 걸 버리고 먼 것을 취한 다는 뜻이니 하늘님을 멀리 저 하늘에서 구하지 말고 내 안에서 찾으라는 것이다 이것을 다른 종교전통에서는 내면의 빛 참나 신성한 지 혜 성품 등으로 얘기해 왔던 것이다 3 4 3 그렇다고 영과 기가 따로 존재해서 각각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우주는 하나의 혼원한 기一氣 至氣로 구성되었다고 보며 그 기 자체가 이미 영성을 그 안 에 담지하고 있기 때문에 기가 바로 영이며 우주생명이다 이것이 성리학의 기론과 달라지는 지점이다 그렇게 때문에 동학의 하늘님 개념은 그리스도교 처럼 인격적 실체 개념이 아니라 우주적인 영기로서의 영적실재이자 우주정신 이다 우주적 기운인 至氣가 곧 천주 하늘님인 것이다 여기서 동양적 범신론 적인 기론과 서양의 유일신론과의 결합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이 지기의 기운은 우주에 편재해 있을 뿐 아니라 모든 만물로 형상화될 때 그 안에서 생 명과 영성으로 작용하게 된다는 것이 侍자의 의미라고 할 수 있다 4 초기 기독교의 핵심이 시천주와 상당히 상통하는 측면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오강남 교수가 번역 해설한 또 다른 예수-도마복음 해설서 에서는 예수의 가 르침을 가장 깊이 이해한 도마가 증거하고 있는 복음의 주내용이 하나임의 임재하심을 깨달아라 라고 한다 예수가 가장 많이 언급한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느니라 에서 회개는 일반적인 반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 의 식의 전환을 촉구하는 의미이고 천국은 주권 통치원리 하느님의 통치주 권 임재하심을 의미하는 용어라고 한다 그러므로 이는 네 속의 하느님의 나라를 깨달아라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깨달아라 주권이 네 속에 있다 라는 의미로서 시천주와 맥이 닿아 있다고 한다 또한 중세 신비주의 기독교 역시 내가 하느님이 되는 것 얼나 신성의 발견을 중시했다고 한다 한편 하와이

동학의 개벽사상과 새로운 문명 / 김용휘 63 외유기화는 나라는 생명은 나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주의 지 극한 기운으로부터 왔고 지금도 그 기운 안에서 전체생명과의 관계를 통해 존재하고 있다는 생명의 관계적 실상에 대한 자각적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각지불이 는 인간의 안팎에서 신령과 기화로 작용하는 존 재와 생명의 실상을 잘 알아서 모든 인간들이 그런 신령성에 바탕해 서 전체 생명과 교감하면서 모든 생명을 모시고 살려야 한다는 실천 적 의미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시천주의 의미는 크게 두 가지 모셔져 있다 는 존재론적 인 의미와 내 안에 모셔져 있는 하늘님 전체생명 을 마치 부모님 모시 듯 잘 모셔야 한다 는 신앙적 실천적 의미가 함께 있다 그러므로 신 이 안에 있느냐 바깥에 있느냐의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의 안팎 에서 작용하는 영과 기운을 실제로 느끼고 체험하는 것이다 그것을 수운은 기화지신 氣化之神 이라고 하여 서학과 다른 점이라고 강조하 였다 5 동학은 수운의 시천주 자각으로 탄생했다고 할 수 있다 모든 사람 이 자기 안에 하늘님을 모시고 있다는 시천주의 사상은 다시 나의 몸 이 하늘님을 모신 거룩한 성소 聖所 라는 인식과 함께 다른 모든 사 람들도 하늘님을 모신 신령하고 거룩한 존재라는 인식을 낳았다 이런 원주민의 영성인 호오포노포노 역시 유사한 점이 있는데 호오는 바로잡 다 오류를 수정하다라는 뜻으로 습관된 기억의 오류를 수정하고 대신 우 리 안의 내재한 신성한 지혜를 발견하고 그 목소리에 따르라고 가르친다 조 바이텔 이하레아카라 휴 렌 지음 황소연 옮김 호오포노포노의 비밀 눈과 마음 2009년 5 동경대전 논학문 曰何爲其然也 曰吾道無爲而化矣 守其心正其氣 率其性 受其敎 化出於自然之中也 西人 言無次第 書無皂白而 頓無爲天主之端 只祝自爲 身之謀 身無氣化之神 學無天主之敎 有形無迹 如思無呪 道近虛無 學非天主 豈 可謂無異者乎

64 한국종교 35집 원광대종교문제연구소 20122

동학의 개벽사상과 새로운 문명 / 김용휘 65 Ⅲ 수운의 다시개벽 시천주와 더불어 개벽 은 동학의 가장 핵심사상 중 하나이다 개벽 사상은 본래 수운이 용담유사 에서 하원갑의 혼란의 시대가 지나고 상원갑의 호시절이 다시 온다고 하면서 다시 개벽 이란 용어를 쓴 데 서 유래한다 십이제국 괴질운수 다시 개벽 아닐런가 태평성세 다시 정해 국태민안 할 것이니 7 수운은 개벽 의 용어 앞에 다시 를 붙임으로써 곧 천지창조와 같은 거대한 열림이 다시 한 번 이룩되는 시기가 올 것임을 암시했다 이때 개벽은 우주적 순환원리에 의해 필요적으로 도래할 새로운 세상과 그 것에 수반하는 물질적 정신적 대변혁 을 의미한다 그것은 하늘님에 의해 예정된 곧 당도할 역사적 사건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이런 다분 히 예언적 성격의 개벽관이 당시 고통 받는 현실에서 실제 많은 백성 들에게 무언의 어떤 희망을 줬던 것이다 수운은 당시의 대내외적 혼돈 상태에 빠져 있던 조선의 현실을 시 운적 운세관에 따라 운이 이미 다해 가는 하원갑 세상으로 보았다 6 켄 윌버의 일기에서 이미 각자에게 존재하지만 아마도 밝게 빛나지 않고 이 미 각자에게 주어져 있지만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으며 이미 세상을 돌보고 있지만 그 모든 시련들 속에서 어쩌면 잊혀졌을 그러한 신성을 향한 바로 이 열려있음 을 프란시스의 목소리를 통해 강조하고 있는데 이 역시 시 천주에 대한 감탄할만한 현대적 표현이다 켄 윌버 김명권 인회준 공역 켄 윌버의 일기 학지사 2000 14쪽 7 용담유사 안심가

66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개탄지심慨歎之心 두지 말고 차차차차 지냈어라 하원갑下元甲 지내거든 상원갑上元甲 호시절好時節에 만고萬古 없는 무극대도無極大道 이 세상에 날 것이니8 괴질 운수로 대표되는 혼돈기에 무극대도 無極大道 가 나와서 상원 갑 호시절을 연다는 것이 동학의 가장 강력한 종교적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수운은 실제로 이런 하원갑의 혼돈 뒤에 다시 상원갑 호시절 이 온다는 것을 하나의 순환적인 역 易 의 원리로 확신했던 것 같다 이런 새로운 세계를 개벽 이라고 하였다 시운時運이 둘렀던가 만고 없는 무극대도 이 세상에 창건하니 이도 역시 시운이라중략 차차차차 증험하니 윤회시운 분명하다 9 이렇게 낡은 운세가 지나가고 새로운 운세가 지금 막 도래하고 있 다는 운세관은 일차적으로 동양사상이 공유하고 있는 운세관의 한 역 사적 표현이다 따라서 개벽 사상은 새 시대의 새로운 이상세계를 그 리는 종말론적 종교사상의 한 형태이다 물론 이런 운세관이 대규모의 종교적 신념체계를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의 혼란한 사회에 대 한 위기의식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왕조사회의 쇠퇴와 해체의 징 조를 수운은 주로 질병만연 등 괴질 과 운수 가 다했다고 하는 말세 적 역사감각으로 표현했다 이렇게 수운의 후천개벽사상에는 전통적인 시운론적 순환관과 역사적 격변기의 위기의식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다 인격적인 하늘님에 대한 봉헌적 태도 역시 이 런 종교적 신념을 강화시켰을 것이다 devotinalism 10 8 용담유사 몽중노소문답가 9 용담유사 권학가

동학의 개벽사상과 새로운 문명 / 김용휘 67 동학의 개벽사상은 대외적으로는 중화문명권의 해체에 대비해서 보 국책을 강구하고 대내적으로는 시운이 다한 왕조사회의 멸망을 예언 하고 있다는 점에서 왕조해체기에 나타난 혁명적 변혁사상의 성격을 갖고 있다 따라서 개벽 사상이 가진 유토피아적 희망과 당시의 위기 의식에 대한 변혁 의지가 동학도들을 결집시켰고 이것이 시천주의 평 등사상과 함께 동학농민혁명의 가장 큰 원동력이 되었던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그러나 그의 개벽사상이 단순히 새로운 세상에 대한 예언적인 성격 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그에게서 더욱 중요하게 여겨진 것은 새로운 세상이 온다는 역사적 필연성보다는 주문 呪文 과 영부 靈符 를 통한 수련 그리고 성경신 誠 敬 信 의 실천을 통한 인간의 주체적인 변 화와 자각이었다 그는 새 세상을 만들어내는 주체는 역시 인간이며 그 변화는 자기 내면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인류 역사는 성쇠의 시운 순환에 의해 발전하지만 그 시운은 임의로 오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주체적인 노력 즉 하늘님을 지극히 위하고 공경하는 노력에 의해서 도래한다고 말한다 묻기를 하늘님 마음이 곧 사람의 마음이라면 어찌하여 선악 이 있습니까? 대답하기를 그 사람의 귀천의 다름을 명하고 그 사람의 고락의 이치를 정했으나 그러나 군자의 덕은 기운 이 바르고 마음이 정해져 있으므로 천지와 더불어 그 덕에 합하고 소인의 덕은 기운이 바르지 못하고 마음이 옮기므로 천지와 더불어 그 명에 어기나니 이것이 성쇠의 이치가 아니 겠는가 11 10 윤이흠 동학운동의 개벽사상 한국문화 8 서울대 한국문화연구소 198712 11 東經大全 論學文 曰: 天心卽人心 則何有善惡也? 曰: 命其人貴賤之殊

68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성쇠의 시운도 궁극에 있어서는 수심정기 를 통해 여천지합기덕 하 는 군자의 덕에 의해 결정된다고 본다 순환은 천운이나 시운에 의해 서 되지만 이를 이끄는 역사의 주체는 하늘님이라기보다는 하늘님의 덕을 쌓고 또 명을 따르는 사람이라는 인본위적인 천명사상에 의한 역사의식을 수운은 가지고 있었다 그러므로 동학적 낙원사상의 특 징은 정치적 사회적 제도의 개혁을 통해 낙원을 이룩하고자 하는 사 상이 아닌 보다 인성에 중점을 둔 그러므로 정신의 개벽을 통해 이 지상에 천국을 이룩하겠다는 낙원사상인 것이다 이는 바로 물질개벽도 궁극적으로는 정신개벽을 통해서만 이룩될 수 있다 는 동학의 개벽사상을 단적으로 반영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동학은 애초부터 보국안민 輔國安民 을 내세운 현실적 종교이다 그 러므로 내세에 대한 언급보다는 인간의 현실적 고통에서 해방되는 방 법을 제시했다 특히 질병을 비롯한 가난 불평등 외세의 침략 등 당 시 가장 절박한 현실문제에 대한 해답을 내놓은 것이 동학이다 사람 들이 정감록이나 비결서에서 십승지를 찾고 궁궁촌을 찾을 때 수운은 십승지나 궁궁촌이 특정한 장소가 아니라 바로 마음이라는 것을 즉 시천주를 깨달아 내 몸에 하늘님을 모심으로서 가능하다고 보았다 그 러므로 그의 개벽 사상은 시천주의 사회적 실천이다 그러므로 그의 참위설적 역사 예언은 단순한 성쇠지리 에 따른 왕조교체의 운명적 필연성을 예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천운을 맞이할 왕조사회의 12 Utopia of man 13 定其人苦樂之理 然而君子之德 氣有正而心有定 故與天地合其德 小人之德 氣 不正而心有移 故與天地違其命 此非盛衰之理耶 12 윤석산 용담유사에 나타난 낙원사상 연구 용담유사 연구 모시는 사람 들 2006 311쪽 13 윤석산 같은글 320쪽

동학의 개벽사상과 새로운 문명 / 김용휘 69 극복단계를 예상하고 있으며 후천개벽 이라 해서 특별히 성현 등 대 천자 代天者 를 필요로 하지 않고 모두 개개인이 시천주자 侍天主者 로서 도성덕립 道成德立 한 군자들의 동귀일체 同歸一體 상태를 꿈꾸 고 있는 것이다 요컨대 수운의 개벽을 시운적인 말세관 으로만 봐서는 안되며 시천 주의 자각에 따른 마음의 개벽을 더 중시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그가 열망하는 후천 세계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오는 세계가 아니라 시천주를 자각한 사람들이 만든 군자공동체이자 무위 이화에 의해서 하늘님의 덕을 갖춘 완전한 인격체인 지상신선들의 공 동체로서 지상천국을 의미하는 것이다 14 Ⅳ 해월의 개벽 과 혁명 수운의 뒤를 이은 해월 海月 최시형 崔時亨 역시 당시 를 새로운 세상이 다시 열리는 결정적인 시기로서 즉 개벽의 운수 로 바라보고 있다 1827-1898 이 세상 운수는 천지가 개벽하던 처음의 큰 운수를 회복한 것이니 세계만물이 다시 포태의 수를 정치 않은 것이 없느니 라 경에 말씀하시기를 산하의 큰 운수가 다 이 도에 돌아 오니 그 근원이 가장 깊고 그 이치가 심히 멀도다 하셨으니 이것은 바로 개벽의 운이요 개벽의 이치이기 때문이니라 새 한울 새 땅에 사람과 만물이 또한 새로워질 것이니라 만년에 대일변 천년에 중일변 백년에 소일변은 이것이 천운이요 14 신일철 동학사상의 전개 동학사상의 이해 p63

70 한국종교 35집 원광대종교문제연구소 20122 천년에대일변 백년에중일변 십년에소일변은이것이인사 이니라 15 선천이후천을낳았으니선천운이후천운을낳은것이라 운의변천과도의변천은같은때에나타나는것이니라 그러므로운인즉천황씨가새로시작되는운이요 도인즉천지가개벽하여일월이처음으로밝는도요 일인즉금불문고불문의일이요 법인즉금불비고불비의법이니라 우리도의운수에요순공맹의성스러운인물이많이나리라 우리도는천황씨의근본큰운수를회복한것이니라 중략 우리도는삼절운에창립하였으므로나라와백성이다이삼절운을면치못하리라 우리도는우리나라에서나서장차우리나라운수를좋게할것이라 우리도의운수로인하여우리나라안에영웅호걸이많이날것이니 세계각국에파송하여활동하면형상있는하늘님이요 사람살리는부처라는칭송을얻을것이니라 16 15 해월신사법설 개벽운수 16 같은글

동학의 개벽사상과 새로운 문명 / 김용휘 71 라는 것을 아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그런 시대를 살고 있는 인간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초점이 있다 그는 아무리 좋은 논밭이 있 어도 종자를 뿌리지 않으면 나지 않을 것이요 만일 김매지 아니하면 가을에 바랄 것이 없다 라고 하였다 또 어느 때에 이같이 되겠습 니까 라는 제자의 질문에 때는 그 때가 있으니 마음을 급히 하지말 라 기다리지 아니하여도 자연히 오리니 라고 하면서 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구나 시천주를 깨닫고 양천주 養天主 의 실천을 통해 마음이 하늘 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그가 말하 는 개벽은 인심개벽 즉 정신개벽 에 더 초점이 있다고 하겠다 17 18 대신사께서 늘 말씀하시기를 이 세상은 요순공맹의 덕이라도 부족언이라 하셨으니 이는 지금 이때가 후천개벽임을 이름이 라 선천은 물질개벽이요 후천은 인심개벽이니 장래 물질발명 이 그 극에 달하고 여러가지 하는 일이 전례없이 발달을 이 룰 것이니 이때에 있어서 도심은 더욱 쇠약하고 인심은 더욱 위태할 것이며 더구나 인심을 인도하는 선천도덕이 때에 순 응치 못할지라 그러므로 한울의 신령한 변화중에 일대 개벽 의 운이 회복 되었으니 그러므로 우리 도의 포덕천하 광제창 생은 한울의 명하신 바니라19 해월은 개벽의 시기를 당해 물질문명은 더욱 발전하겠지만 선천도 덕이 그에 따라가지 못하면서 도심과 인심의 괴리감이 더 커질 것이 라고 우려하면서 이때에 도심을 회복하는 인심개벽을 통해 포덕천하 광제창생하는 것이 동학의 역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17 같은 글 18 같은 글 19 해월신사법설 기타

72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그런데 해월은 이런 마음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그것이 일상의 생 활 속에서 실천되는 것을 중시했다 그래서 해월은 수운의 시천주 사 상을 현실 생활 속에 적용시키고 서민들의 삶 속에서 구체화시키려고 노력하였다 그는 사람이 바뀌지 않고서는 새로운 세상은 올 수 없다 고 생각했으며 사람은 생활이 변하지 않으면 실제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없다 그래서 그에게서 변혁의 중심은 제도가 아니라 구체적인 인간 생활이었으며 그 변혁 수단은 내 안에서 본래부터 나와 둘이 아 닌 하늘마음을 잃어버리지 않게 잘 길러나가는 실천을 생활화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는 신분제를 철폐하고 하늘적 평등주의를 내세우며 여성 을 생활의 중심으로 등장시켜 기존의 남성 중심의 가부장제가 아닌 부화부순 의 새로운 가정윤리를 제시하였다 해월은 그 당시 남존여비 의 고정관념에서 핍박받는 여성에 대해 집안에서의 거룩한 역할을 중 시하면서 여성은 한 집안의 주인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문명세계를 열어갈 주역으로 생각하였다 특히 앞으로는 일남구녀 의 운으로 여성 도통이 많을 것이라 하였다 이것은 앞으로의 후천문명은 상극과 투 쟁 경쟁의 원리가 아니라 보살핌과 배려의 여성성 즉 모심과 살림 상생과 협동의 가치가 중시되고 땅의 이미지가 중시되는 생명의 시 대 도의의 시대가 될 것임을 예견한 것이라 하겠다 20 또한 해월은 시천주를 재해석하여 사람을 하늘님같이 섬기라 고 하 는 사인여천 事人如天 으로 재해석하였고 나아가 모든 천지자연과 만 물조차 공경하라 敬物 고 역설하였다 무엇보다도 그 자신이 항상 온 화하고 소박한 삶의 태도로써 모든 사람을 공경하였고 모든 생령들을 20 이런 그의 생활의 강조는 대인접물 이라든지 주부들의 일상에서의 한울모 심을 강조하고 있는 내수도문 에서 잘 드러난다

동학의 개벽사상과 새로운 문명 / 김용휘 73 하늘님같이 대했다 그는 언제나 밑바닥 민중의 편에 서 있음으로써 동학적 삶을 실천하였고 물물천 사사천 物物天 事事天 이라고 하 여 가장 작은 것에서조차 하늘의 섭리와 기운을 느끼며 경외하였다 그러므로 그에게서 개벽은 단순히 개벽의 운을 아는 데 있는 것도 아니요 혁명을 통한 제도적 변화를 꾀하는 것도 아닌 공경의 원리에 바탕한 생활 生活 의 성화 聖化 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새로운 문 명의 진정한 도래는 마음의 변화 그리고 생활 양식 의 변화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의미가 가장 극적으로 표현된 것이 그의 향아설위 向我設位 라 고 할 수 있다 향아설위는 제사상을 벽이 아니라 자손들을 향해 차리 는 제사법의 파격이다 이는 신중심의 수직적이고 저 벽 쪽 피안 미 래 저 종말 역사의 저쪽 혹은 과거 조상들의 시간을 향했던 관습을 자기에게로 지금 여기에서 실존하는 삶과 생명으로 되돌리는 것을 의 미한다 관습이라는 것이 가장 바꾸기 어려운 것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 간단한 밥그릇 위치가 저쪽에서 이쪽으로 돌아오는 것은 후천 개벽의 상징이며 인류 오만년 문명사 전체의 질서를 뒤집어놓는 후천 개벽의 가장 완벽한 집행 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개벽을 전봉준의 혁명 과 대비해 보는 것도 흥미롭다 해월은 년을 기점으로 포 접 조직을 이용하여 동학적 생활양식을 공고히 하고 민의 집회를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해 나갔다 포접제는 조 직 특성상 기본적으로 동학이라고 하는 이념을 실천하는 영적 중심에 기반한 생활세계적 성격이 강하였다 해월은 현실운동의 확장과 함께 영적 수행의 심화를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성 있게 개 진해 나갔다 이 포접제를 통한 교조신원운동은 동학의 정치적 영향 21 1890 22 21 김지하 생명학1 화남 2003년 232쪽 22 오문환 사람이 하늘이다 솔 1996 pp200 201

74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력을 공주와 삼례의 집회 광화문 복합상소 보은 집회를 통해 조선 전역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었다 반면 전봉준 全琫準 에 의한 갑오 동학농민혁명은 동학 도와 농민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으면서 급진적인 방법으로 폭정에 항거하고 외세에 저항하였다 이는 밑바닥 민중들이 부패한 봉건정부 와 외세에 맞서 현실의 모순을 제거하고자 일어난 무장투쟁이었다 동 학농민혁명은 생활 속에서 도를 실천하고 종교적 신앙공동체를 형성 해 나가면서 점진적인 변화를 추구했던 해월의 애초의 노선과는 성격 을 달리하는 것이었지만 당시 무능한 정부와 부패한 지방수령들의 가 렴주구 苛斂誅求 에 견디다 못해 일어난 항쟁인 동시에 제국주의 침략 에 대한 반침략 반외세에 대한 저항이었다 그렇지만 해월의 개벽과 전봉준의 혁명을 반드시 대립적인 것으로 볼 필요는 없다 해월의 노력이 없었다면 동학농민혁명은 애당초 불 가능했을 것이다 다만 혁명 초기에 해월이 혁명에 대해 유보적이었던 것은 아직 환경적 조건과 주체적 조건이 구비되지 않았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사회의 형성은 민이 동학적 이념을 생활양식으로 철 저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구체적인 정치 프로그램으로 실천할 수 있는 정치적 공공영역이 형성될 때 가능하다고 해월은 본 것이다 1853~1895 23 24 23 지금까지 알져진 것처럼 남북접이 그렇게 대립적인 것은 아니었다는 연구도 있다 박맹수 교수는 일본방위청 방위연구소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戰史編 纂準備書類:東學黨 暴民 全 에 있는 東學黨餘聞 이란 자료를 근거로 지금까 지의 연구를 반박하고 있다 즉 1차 동학농민전쟁 당시 북접에 속한 지역에 서도 농민군이 봉기한 경우가 있었고 남접에 속하면서도 봉기하지 않은 경 우도 있었으며 해월이 전봉준에 대해서도 전면적으로 반대하거나 비난한 것 은 아니며 오히려 시운이니 금하기 어렵다라고 함으로써 사실상 봉기를 인 정하였다고 한다 그러므로 봉기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취했다거나 전봉준 노선과 대립적인 것은 재고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맹수 동학농민전쟁기 해월 최시형의 활동 해월 최시형의 동학사상 예문서원 1999 참조

동학의 개벽사상과 새로운 문명 / 김용휘 75 해월은 결국 인간 주체의 각성이 전제되어야 하며 또 그것이 생활 을 통해 실천되고 나아가 그것을 전 사회적 전 우주적으로 확대시키 는 거대한 기획을 하였다 따라서 해월이 생각한 개벽은 시천주 侍天 主 적 삶이 완전히 발화된 이상적인 공동체의 모습을 의미한다 그의 개벽은 인간 변혁을 통해 삶의 양식 을 일대 전환시키는 것이다 혁명 이 사회정치적 경제적 제도적인 외적 환경의 급격한 변화라고 정의 한다면 개벽은 이러한 외적 변화가 내적 영적 정신적 변혁을 함께 이루어질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동학의 이상적인 실 천은 해월의 개벽 精神開闢 과 전봉준의 혁명 革命 이 적절히 만날 때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25 Ⅴ 천도교 시대의 개벽사상 의암 義菴 손병희 孫秉熙 에 와서 개벽은 이전의 스승들 의 개벽 사상을 계승하면서도 당시의 문명개화와 근대적 자강이라는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인간 스스로의 정신개벽에 바탕한 사회개벽 문 1859-1922 24 오문환 같은 글 25 정신개벽 또는 心學마음공부만으로는 부족하다 현실적 제도개혁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진정한 사회변혁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적각성깨달 음이란 측면에서만 봐도 이치 공부와 현실에 대한 인식이 병행되지 않으면 참된 자각은 불가능하다 설사 마음의 평정은 얻었다 하더라도 현실적 모순과 부조리에 대한 인식과 고통에의 참여가 없으면 결국 자기 한 몸을 편안히 하 는 데 그칠 뿐이다 인간은 어쩔 수 없이 환경적 조건에 따른 선입견도 있고 인간만의 인식틀도 있고 문화적인 차이에서 오는 선입견도 있게 마련이다 이 런 것들을 모두 반성하지 않으면 완전한 자각이라고 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진정한 개벽이란 정신개벽에 기반한 영적 각성에 토대해서 제도적 개혁과 병 행되어 나가야 한다

76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명개벽을 보다 강조하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 개벽이란 한울이 떨어지고 땅이 꺼져서 혼돈한 한 덩어리로 모였다가 자 축 두 조각으로 나뉘임을 의미함인가 아니다 개 벽이란 부패한 것을 맑고 새롭게 복잡한 것을 간단하고 깨끗 하게 함을 말함이니 천지 만물의 개벽은 공기로써 하고 인생 만사의 개벽은 정신으로써 하나니 너의 정신이 곧 천지의 공 기이니라 지금에 그대들은 가히 하지 못할 일을 생각지 말고 먼저 각자가 본래 있는 정신을 개벽하면 만사의 개벽은 그 다음 차례의 일이니라 26 의암은 개벽이 한울이 떨어지고 땅이 꺼지는 것이 아니라 부패한 것을 맑고 새롭게 복잡한 것을 간단하고 깨끗하게 하는 것이라고 한 다 그는 인내천의 원리에 기반한 정신개벽 즉 수도 修道 를 통한 영 적 각성을 강조한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민족의 독립과 자강을 목적 으로 하는 민족개벽 즉 죽은 송장과 같은 당시 사회에 생혼을 불러일 으키는 사회개벽으로 나아가려고 하였다 그는 정신개벽을 주로 이신환성 以身換性 이라는 용어를 통해 표현 한다 나로서 가르칠 것은 이제 다 가르쳤다 포덕54년1913 전에 교인에게 허물이 있다면 그 책임은 전부 나에게 있으나 이제 부터는 그 책임이 전부 그대들에게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論學文 에 天地無窮之數와 道之無極之理가 皆載此書라 하 였거니와 天地無窮之數를 알려거든 以身換性을 해야 하고 道 之無極之理를 알려거든 五款 實行을 잘해야 한다27 26 義菴聖師法說 人與物開闢說

동학의 개벽사상과 새로운 문명 / 김용휘 77 이 말을 잘 새겨보면 의암이 가장 중시한 수련방법이 오관 五款 과 이신환성 以身換性 에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의암의 후기의 법 설에는 거의 이신환성에 대한 언급이 제일 많이 나타난다 년 월 우이동에 봉황각을 지은 후 전국의 두목들을 모아놓고 일간의 특별 수련을 계속 시키면서 한 법설의 대부분이 이신환성 에 관한 것이었 다 28 1912 3 49 煉性의 妙法은 以身換性에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그대들이 생각하는 나 라는 것은 有形한 나이니 이 有形한 나를 無形 한 나로 바꿀 것이요 身邊世事의 나를 性中天事의 나로 바꿀 것이다 그대들이 만일 육신의 나로부터 생기는 모든 因緣을 끊는다면 本然한 性靈의 나는 자연히 나올 것이다29 의암은 수도의 요체가 이신환성 에 있다고 한다 이신환성은 육신의 욕구에 향해 있는 마음을 본래 마음의 본체이자 하늘의 성품 性品 성 령 性靈 으로 바꾸라는 의미이다 그는 身은 百年間一物이요 性은 天 地未判前에도 固有한 것이라 其體됨이 圓圓充充하여 不生不滅하며 無 加無減이니라 性은 卽人의 永年主體요 身은 卽人의 一時客體니라 라고 하여 육신에 매인 관념을 끊고 영원한 주체인 성령을 위주로 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년 지일기념식 이후 상춘원에서 각 지방 두목들에게 한 법설에서도 다음과 같이 말했다 30 1916 27 趙基周 같은 책 p315 28 천도교인들이 신앙의 과정에서 지켜야 하는 5가지의 정성 즉 侍日 誠米 淸 水 呪文 祈禱를 뜻한다 29 趙基周 같은 책 p310 30 의암성사법설 이신환성설1

78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인내천은 우리 교의 원리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아는 자가 드 무니라 대신사 말씀하시기를 사람의 수족동정 이는 역시 귀신이요 선악간 마음용사 이는 역시 기운이요 말하고 웃는 것은 이는 역시 조화로세하셨으니 이는 곧 인내천의 본지를 간단 명료하게 말씀하신 것이다 내가 근년에 이신환성을 입이 달토록 말하였거니와 이 또한 인내천의 의미에 불과한 것이다31 인내천이 천도교의 원리라면 이신환성은 그것에 도달하기 위한 실 천적 수련지침으로 의암의 말년에 후학들에게 가장 강조한 가르침이 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의암은 이신환성의 또 다른 의미이기도 한 성신쌍수 性身雙 修 를 사회적으로 적용시켜 교정쌍전 敎政雙全 를 부르짖기도 하였는 데 이는 문명개화와 실력양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사회개벽 이었다 여기서 그는 교육육영사업과 출판문화운동을 가장 중시했다 그래서 보성전문과 동덕여학교를 비롯한 수십 개의 학교를 직접 운영 또는 지원하였고 만세보와 천도교회월보 등을 발행하였다 또한 년 만세운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함으로써 민족운동 민족개벽으로 나아갔 다 독립운동은 동학 천도교의 보국안민 사상에 기초한 것이며 성신쌍수 性身雙修 를 사회적으로 적용시켜 교정쌍전 敎政雙全 으로 확대시킨 사회적 몸 을 통한 적극적인 현실 개벽 운동이었다 이런 의암의 개벽 사상은 이후 야뢰 이돈화 李敦化 에 의해 삼대개 벽론 으로 체계화된다 그는 종교는 원래 생활혁신운동이며 후천개벽 은 신사회건설을 의미한다고 해석한다 그의 개벽은 정신개벽 민족 1919 31 31 32 31趙基周 東學의 原流 서울;천도교중앙총부출판부 1982년 p333 32 李敦化 新人哲學 天道敎中央總部1968 230쪽

동학의 개벽사상과 새로운 문명 / 김용휘 79 개벽 사회개벽의 세 측면에서 논해지는데 정신개벽은 사상개조 민족 개벽 사회개벽은 현실개조를 의미한다 그는 보국안민은 사회개벽을 뜻하며 포덕천하 광제창생은 지상천국을 뜻한 것이다 그러나 실은 수운주의의 목적은 민족주의도 아니고 사회주의 이상도 아니다 오직 지상천국에 있다 지상천국의 영원의 이상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과 단 계로서 민족개벽 사회개벽을 언급하게 되는 것 이라고 하였다 그 러므로 그에게 후천개벽 은 신에 의해 예정된 종말론적 사건이 아니 라 인간 스스로의 정신개벽과 주체적 노력에 의한 신사회건설을 의미 하는 것이었다 이돈화는 이런 개벽의 정신 아래 민족언론의 대표인 개벽開闢 잡 지를 비롯하여 별건곤別乾坤 혜성彗星 등을 발간하여 가장 선진 적인 민족주의 문화계몽에 앞장섰다 또한 정치적인 농민정당으로 천 도교 청년당운동을 전개했다 게다가 조선농민사를 만들어 우리나라 농민협동조합 운동의 중심이 되었을 뿐 아니라 광범한 농민대중에게 민족의식을 자각시켜 일제하 농민운동을 전개하기도 하였다 요컨대 천도교 시대의 개벽 사상은 당시의 문명개화와 근대화의 시 대적 분위기 속에서 예언적인 성격의 개벽사상을 지양하고 인간 스스 로의 정신개벽에 바탕한 사회개벽 문명개벽을 보다 강조하는 쪽으로 나아갔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이 구체적으로 천도교의 교육 출판을 통 한 인재양성과 계몽 등의 사회운동 민족운동으로 전개되었으며 이는 인간 스스로의 정신개벽과 주체적 노력에 의한 신사회건설 즉 지상천 국건설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33 34 33 이돈화 같은 책 34 申一澈 東學의 이해 서울:社會批評社 1995 169-170쪽

80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Ⅵ 맺음말 수운의 개벽은 단지 미래에 예정되어 있는 어떤 사건에 대한 묵시 론적 예언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수운이 애초에 동학을 내놓은 이유 는 당시의 각자위심 各自爲心 에 빠진 세태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꼈 기 때문이다 수운은 세상이 혼란해진 근본 원인을 세상 사람들이 모 두 자기중심적인 배타적 욕망에 빠져 서로를 해 害 하고 있기 때문이 라고 보았다 따라서 수운은 모든 사람들이 내면에 하늘을 모시고 있 다는 사실을 깨우치지 못해 생긴 어리석음과 어긋남에서 벗어나 내면 에서 하늘을 섬기는 마음을 회복함으로써 외면으로 향하던 욕망을 거 두고 내면의 신성을 발견하라고 하였다 이런 삶의 태도로의 전환은 탐욕과 분노와 불신으로 가득 차 있던 내면을 거룩한 이가 사는 신성하고 평화로운 공간으로 바꾸게 하였다 또한 그를 모시는 경건하고 온화한 삶의 태도를 통해 전면적 삶의 양 식의 전환과 인격의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다 동시에 모든 사람이 하 늘을 모신 거룩한 존재라는 생각의 확장은 계급과 차별 폭력에 대한 근원적 반성을 촉구했으며 모든 존재를 평등하게 대할 뿐 아니라 공 경하는 데까지 나아가게 하였다 그는 배고픈 백성들에게 직접적으로 밥을 주지는 못했지만 주린 배보다 더 견디기 힘든 온갖 멸시와 차별 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사람답게 대접받는 세상을 만나게 했다 수운의 개벽은 여전히 말세적 시운관에 의한 유토피아적 변혁사상에 바탕하 고 있다 그러나 수운의 강조점은 동학의 시천주 신앙에 바탕해서 새 로운 인격으로 거듭나는 데 있다 그리하여 하늘님과 그 덕을 같이하 는 군자 공동체 지상신선의 낙원을 추구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동학사상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개벽은 시운론적인 필연보다는 정신

동학의개벽사상과새로운문명 / 김용휘 81

82 한국종교 35집 원광대종교문제연구소 20122

동학의 개벽사상과 새로운 문명 / 김용휘 83 참고문헌 < > 道源記書 東經大全 龍潭遺詞 本敎歷史 水雲大神師 박맹수 최기영 편 한말 천도교 자료집 국학자료원 李敦化 新人哲學 天道敎中央總部 천도교 중앙총부 천도교경전 천도교중앙총부 출판부 년 개정 판 김용옥 동경대전 도올심득 통나무 김용휘 우리학문으로서의 동학 책세상 김종서 박승길 김홍철 공저 현대신종교의 이해 한국정신문화연구 원 김지하 생명학 화남 년 김홍철 한국신종교사상의 연구 집문당 노길명 한국신흥종교연구 경세원 서울대종교문화연구실 전환기의 한국종교 유병덕 한국의 신흥종교 원광대종교문제연구소 이강오 한국신흥종교총감 대흥기획 정규훈 한국의 신종교 서광사 차용준 종교문화의 이해 제 권 한국 종교 문화편 최종성 동학의 테오프락시 민속원 최준식 한국의 종교 문화로 읽는다 사계절 탁명환 한국신종종교의 실상 국제종교문제연구소 강돈구 신종교연구서설 종교학연구 2 1968 1992 1 2004 2006 1994 1 2003 1989 2001 1986 1974 1992 2 2009 2004 1991 6 1987

84 한국종교 35집 원광대종교문제연구소 20122

동학의 개벽사상과 새로운 문명 / 김용휘 85 중심으로 동양철학연구 제 집 정진홍 하늘을 모신 삶 하늘과 순수와 상상 도서출판 강 趙基周 東學의 原流 서울 천도교중앙총부출판부 년 조 바이텔 이하레아카라 휴 렌 지음 황소연 옮김 호오포노포노의 비 밀 눈과 마음 년 조용일 近庵에서 찾아본 水雲의 思想的 系譜 韓國思想 최동희 水雲의 基本思想과 그 狀況 思想形成과 그 過程을 中心으로 韓國思想 第 集 켄 윌버 김명권 인회준 공역 켄 윌버의 일기 학지사 황선명 한국 신종교의 특질에 관한 일 고찰 신종교연구 29 ; 1982 2009 12 1974-12 1997 2000 13 2005

86 정역 正易 의 개벽사상 송재국 청주대학교 교수 목차 Ⅰ 세기 인류사회의 공동 관심 Ⅱ 역학의 중심논리 Ⅲ 주역과 정역의 출현 Ⅳ 주역과 정역의 중심주제 Ⅴ 역도 易道 의 본질로서의 생명원리 생명성 Ⅵ 정역의 도 성역도수 成曆度數 와 사역변화원리 四曆變化原理 Ⅶ 신명적 神明的 도수로서의 간지 干支 와 인문적 人文的 도수 로서의 서괘 序卦 Ⅷ 후천 개벽 시대를 예고하는 인류사적 징후 Ⅸ 개벽의 전령사인 한민족의 인류사적 사명 21 360 64 60 국문요약 주제어 정역 개벽 역수 후천 천도 성인 : 이 논문은 인류사에 있어서 과거적 선천 先天 의 시대가 끝나고 미 래적 후천 後天 의 시대가 도래할 것임을 천도 天道 의 생명적 전개 법칙 우주사의 역수 曆數 변화 원리 에 근거한 개벽의 문제로 집약하

정역의 개벽 사상 / 송재국 87 여 선포한 세기 조선의 김일부 金一夫 의 정역사상 正易思想 에 대 한 철학적 의의를 논설한 것이다 세기 인류사회에 주어진 으뜸 되는 관심사는 종교 간의 배타적 갈등 현상을 인간의 인격성 안에서 상호 조화시키지 못하여 종교적 이념이 인간의 한계를 구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의 삶을 파 괴하는 주범이 되고 있는 현실과 또한 인간의 편의를 위해 개발한 과 학적 기술의 성과가 오히려 인간의 생명에게 가장 위협적인 공포의 대상으로 활용되고 있는 사태 속에서 인간은 과연 종교의 가치와 과 학의 효과를 상생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와 함께 인간 의 생명적 의의를 우주 만물과 더불어 아름답게 누릴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오늘날 인류사회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상가 지식인 종교지도 자들은 종교와 과학의 부조화가 초래한 현대 문명의 부작용과 역기 능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과 지혜로써 동양 정신문화의 바탕이며 철 학적 원류인 역학의 원리에 공동의 관심과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 특히 동양 문명의 시원이 기존의 학설인 중화주의에 입각한 중원 中原 지역 황하 장강 중심 에서 최근의 고고학적 성과로 인하여 확 인된 바 있는 동북아 지역 요하 요동 북만주 중심 으로 옮겨지고 있 으며 동양 문명의 근원이 바로 동북아 동이족 東夷族 이 이룩한 역학 으로 수렴되고 있음이 검증되고 있는 것이다 이 역학은 이미 알려진 대로 공자의 의하여 주역 周易 으로 정착되었으며 다만 공자 당시에 아직은 때가 되지 않아 주역의 행간 行間 에 은미 隱微 하게 묻어 둔 천지역수 天之曆數 변화에 의하여 후천 시대가 도래한다는 개벽 開 闢 의 사상은 세기 조선의 김일부에 의하여 정역이 출현함으로써 인류사에 밝혀지고 선포된 것이다 정역이란 역학의 본질이 천도 天道 자체의 역수변화 曆數變化 를 통한 후천세계의 도래를 예고함에 있는 것이며 그러한 역수변혁의 사태를 우주사적 개벽의 실상 實相 으로 19 21 19

88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선포한 동이족 정신문화의 결정체인 것이다 따라서 정역의 개벽 사상 은 세기 현대의 인류사회가 요구하고 있는 근원적 기대와 관심에 부응할 수 있는 보편적인 생명사상으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정역의 개벽사상은 단순한 정서적 위안이나 종교적 선언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이성적 인식으로 확인하고 신앙할 수 있는 천지 도수 天之度數 자체의 필연성과 당위성을 구유 具有 하고 있다는 점에 서 인류사회에 미래적 삶의 이념으로 역할 할 수 있는 보편적인 생명 원리로 논의하고 수용하기에 이른 것이며 이에 오늘날 정역의 개벽사 상을 논의해야 할 학문적 시의성도 또한 분명해지는 것이다 21 Ⅰ 세기 인류사회의 공동 관심 21 인간은 천지지간 天地之間 의 만물지중 萬物之中 에서 인격적 삶을 내용으로 살아가는 하나의 존재이다 인간은 신명성 神明性 영혼 과 예지성 叡智性 이성 을 가진 형이 상적 形而上的 존재이기에 뜻 義 意 道 理 을 본체로 삼고 있는 神과 교통할 수 있고 동시에 몸 身 體 器 氣 을 가지고 있는 형이 하적 形而下的 존재이기에 동물의 본능성과 물질적 제한성에 구속될 수밖에 없는 숙명을 부여받고 있다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본질 인 인성 人性 에는 이미 하늘의 신명지덕 神明之德 과 땅의 만물지정 萬物之情 을 함께 구유 具有 하고 있는 신 神 물 物 양성의 인격주체 성이 내장되어 있다 할 것이다 하늘 天 과 땅 地 사이에서 삶을 영위하는 인간에게 있어서 원초적 이며 궁극적인 관심거리는 삶 자체 생존문제 이며 그러하기에 인간의 삶 자체에 가장 근원적이고도 강제적인 영향력과 권위를 행사하는 天

정역의 개벽 사상 / 송재국 89 하늘 하느님 하늘의 운행 과 地 땅 만물 자연현상 에 대하여 인 간은 숙명적인 관계 종속적 관심 를 벗어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인간이 갖는 하늘에 대한 관심은 종교의 영역 신성 神性 의 탐구 으 로 수렴되고 땅에 대한 관심은 과학의 역할 물성 物性 의 활용 로 모 아진다 따라서 인간의 삶의 지평은 종교와 과학이라는 두 가지의 범 주로 크게 구분하여 이해할 수 있다 세기 오늘의 인류에게 당면한 문명적 난제는 특정한 지도자 국 가 사회제도 또는 특정 이념 기술의 독단적 능력이나 노력만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는 全인류적 全지구적 全시공적 과제이며 인류사 회 공동체에게 주어진 글로벌한 숙명적 과제가 되어 있는 것인 바 이 에 대한 책임적 위치에 있는 여러 정치지도자 지식인 종교가 사상가 등은 기존의 문명적 타성을 극복하고 새로운 발상과 양식을 동원하여 공존의 원리와 조화의 방식을 찾다보니 이른바 동양적 정신문화와 가치 에로 그들의 지향처가 수렴되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대체적인 경향이 된 것이다 이에 동양 문명의 중심에 있는 중국적 가치와 유용 성은 이미 의 위상으로 부상한 국제 역학적 현실이 증거하고 있으 며 자원이 부족하고 역사적 상처가 처절한 동이족의 후예인 한민족 또한 의장국 유엔지도자 배출 문화와 스포츠에서의 생활 가치 상승 세계 대 교역량의 경제적 성취 등은 이를 명징하게 보증하고 있다 할 것이다 영국출신의 미국 과학자 이론물리학 인 카프라 교수 의 인류문명의 대전환기에서 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지혜는 상생 과 조화의 동양 문명에 있다 는 지적 한국 출신의 미국 신학자인 이정용 교수의 전통적인 서구의 기독교는 이미 실패하였으며 본래적 예수의 메시지는 음양의 철학인 동양의 주역으로 재해석되어야 한다 21 G2 G20 10 1 1 F 카프라 The turning point 새로운 과학과 문명의 전환 이성범 외 역 범양사 1985 33-35쪽

90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는 주장 세계적 축제의 중심인 베이징 올림픽과 년 상하이 엑스포에서 사회주의 공산국가인 중국이 세계 앞에 내보인 키워드는 온통 공자와 논어 일색이었던 현실 등을 이제 인류는 공감하고 수 긍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런데 미래 인류사회의 문명적 대안으 로 부상하고 있는 동양 문명의 시원 始原 근원 출발지 이 기존의 중 화주의에서 당연시 되던 중국의 중원 中原 황하 장강 중심의 한족 漢 族 이 아니라 그보다 여년 앞선 간방 艮方 동이족 동북아시아의 요하문명 홍산문화의 주체인 백족 白族 인 한족 韓族 에 있음이 이제 고고학적으로 검증되고 있음에 동이 백족의 혈통과 문명적 유전자 를 적통 嫡統 으로 계승해 온 우리 한민족 韓民族 에게 새로운 인류사 적 위상과 사명이 주어져 있음을 우리 한민족은 자각하고 수용하고 세계와 더불어 공인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일찍이 유럽의 대신비가이며 독일 녹색운동의 원조인 루돌프 슈타 이너는 인류의 새 시대에는 새 삶의 원형을 제시하는 민족이 있기 마련인데 현대의 대 전환기에는 그 민족이 극동에 있다 고 한민족을 직접 거론한 일이 있고 한국의 근대정신에 나타난 개벽사상을 역학 적 보편원리로써 천착해온 이찬구 박사는 한국의 제 역학인 정역에 대하여 강한 기대감을 표명한 바 있으며 특히 인류 문명의 실용적 성과와 이념적 모순의 생체 실험장으로 쓰인 이곳 한반도에서 태어나 2 2008 2010 3 2000 4 5 3 2 이정용 Cosmic religion 易과 기독교 사상 정진홍 역 한국신학연구소 1980 8쪽 3 이에 대한 학문적 성과로서 대표적인 사례로서는 중국 학자 유 절중국고대종족 이식사론 正中書局 민국 37년 한국의 유승국동양철학연구 근역서재 서울 1983 우실하동북공정너머 요하문명 소나무 2006 정재서산해경 역주 민음사 1994 何 新神의 기원 홍 희 譯 동문선 1990 등이 있다 4 김지하 율려란 무엇인가 한문화 1999 P38 5 이찬구 한국 역학사상의 개관 신종교연구 5집한국신종교학회 2001 65 쪽

정역의 개벽 사상 / 송재국 91 세기의 문명사적 제반 속성을 온 몸으로 체감하면서 새로운 세기 의 신문명이 요청하고 있는 생명의 연금술을 찾아내고자 스스로 촉매 역할을 자청해 온 김지하 시인은 문명의 급격한 대변혁 국면에서 문 명 내부의 콘텐츠로서 새로운 문화와 사상을 내놓아야 한다 고 소리 치면서 그 요체를 正易 공부 로 귀결시키고 있음은 세기의 인류 사적 본질을 정직하게 읽어냄 에 있어서 결코 부인할 수 없는 실증적 사례들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이제 우리는 오늘날의 철학적 주제가 세기 인류의 삶 동양의 정신문화 공자의 역학 易學 한민족의 정 역 正易 이라 해도 이것이 전 지구마을의 공동 관심사에서 결코 벗 어난 것이 아님을 전제해도 좋을 것이다 20 21 6 21 21 > > > Ⅱ 역학의 중심논리 역학의 철학적 주제와 이념을 담아내는 역학 고유의 논리를 적시해 보면 다음의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음양 陰陽 음양이란 상대적 차별적 현상적인 다양한 세계상을 진술하는 동양 적 인식의 틀 사고방식 사유모형 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물론 음양 을 이해하는 바른 해설이다 그러나 음양론을 그러한 존재인식의 차원 에만 한정되는 철학적 개념으로 이해함은 충분하지 않다 역학에서의 음양은 생겨난 존재자의 상태를 인식하는 도구 로써 역 할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존재가 생겨나는 존재개시 存在開始 1 6 김지하 시인 김지하 개벽 꿈꾸는 참 시인인가 변절한 몽상가인가 전 문화일 보 기자 김종락 기획회의가 만난사람 대담

92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원리 그 자체 를 규정한 개념으로서 역학에서 음양이론이 중요한 논 리적 토대가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天地之大德曰生 生生之謂易 은 이에 대한 총론이다 우주가 하늘 天 과 땅 地 으로 나누어져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것 은 서로 만나기 위해서이다 애초부터 같이 붙어 있다면 서로가 만나 는 움직임 운동 에너지의 발휘 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서로 떨어 져 있기에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왜 만나는가 사랑하기 위해서이다 사랑은 반드시 만남으로써 이루어진다 사랑하여 만나서 하는 일이 무 엇인가 자식을 낳는 일이다 이것이 곧 만물 창조의 원동력이며 존재 개시의 원리이다 하늘과 땅이 만나는 모습이 운행우시 雲行雨施 이고 뇌우지동 雷雨之動 이다 바람 불고 비 내리는 역동적인 우주적 사랑 행위가 아니고서는 우주 안에 만물은 생겨나지 않는다 우주 안에 만 물이 처음으로 비롯되는 정황을 표상 表象 한 수뢰둔괘 水雷屯卦 의 둔 屯 은 그러므로 屯者盈也 屯者 物之始生也 라 풀이한 것이다??? 오행 五行 오행은 오물 五物 이나 오원소 五元素 가 아니다 行 이란 글자 자체 가 무엇과 무엇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어떤 관계성 임을 말하고 있 는 것이다 인간은 사시 四時 와 사방 四方 이라는 시간과 공간에서 살 아간다 그러한 사시와 사방이라는 구분이 가능한 것은 전적으로 그 시간과 그 공간에서 삶을 영위하는 실존적 인격체 나 를 중심으로 삼 을 때만이 의미를 갖게 된다 그러므로 오행이란 내가 우주 사시 사방 와 관계하는 인격적 삶의 구조이며 방식 을 말하는 것이다 우주는 인간의 삶에 있어서 받아들 일 수밖에 없는 대전제라는 점에서 이러한 삶의 태도는 그대로 인격 적 삶의 당위적 법칙으로 수긍되고 인격적 삶의 원리인 인륜 人倫 으 2

정역의 개벽 사상 / 송재국 93 로 정착된다 유가 경전에서 일컫는 온갖 중심 명제들 중정 中正 인의 仁義 인 륜 人倫 도덕 道德 예절 禮節 은 모두 우주의 모습 천도 天道 원형 이정 元亨利貞 사상 四象 에 인간은 왜 어떻게 순응 順應 해야 하는 가 에 대한 인간의 자세 인사 人事 인예의지 仁禮義智 사덕 四德 를 설명한 술어 述語 인 것이다 혹간에 주역은 음양 사상 팔괘로 전개되는 것이니 여기에는 오행의 원리가 없는 것이다 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이는 사상의 본의 本義 를 간과한 때문이다 주역에서의 사상과 사덕은 본체인 나 의 인격성을 전제한 상태에서 삶의 현장인 사행 四行 사시와 사방 만을 언급한 것 일 뿐 그 본질적 의의는 오행적 五行的 구조에 있는 것이다 인류 역사에서 최초로 인격적 삶의 방식을 원리로써 자각하고 이를 백성의 삶으로 구현한 요 堯 순 舜 임금의 치천하사업 治天下事業 이 오행 원리에 따라 펼쳐진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실로 역학에서 말하는 사상 四象 과 사덕 四德 이란 오행 五行 의 별 칭 別稱 임을 근거 있게 납득해야 할 것이다 : : - - 삼재 三才 인간은 하늘과 땅 사이에서 태어나고 살아가지만 하늘과 땅의 속성 을 반반씩 가지고 있는 중간자적 존재가 아니다 인간은 과거 원숭이 에서 출발하여 미래에는 신의 모습을 닮게 되기를 목표로 하여 지금 부지런히 진화하는 과정에 있는 존재라고 규정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인간은 이미 온전하게 신의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났으며 동시에 전적으로 동물의 생김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실로 인간은 신성과 물성의 완전한 회통처 會通處 이며 영혼과 육신의 합일체 合一 體 이다 인간은 우주 천지만물 天地 萬物 의 중심에 자라잡고 우주의 3

94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존재원리 天道 를 인격성으로 체현 體現 한 존재이다 이에 인간이 갖 는 우주적 위상을 철학적으로 구분하여 선포한 것이 천지인 天地人 삼재지도 三才之道 인 것이다 이는 우주 천지 天地 일월 日月 만물 萬物 인간 人間 를 세 가지 관점에서 구분하여 규정한 표상일 뿐 천도 天道 에서 지도 地道 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인도 人道 가 지도 地道 에 예속되는 서열을 말함도 아니다 천지인 삼재는 그대로가 각기 삼원지리 三元之理 로서 모두가 궁극적 원리 자체를 동차원 同次 元 에서 구분지어 기술한 언표 言表 일 뿐이다 순역 順逆 시간은 과거에서 미래로 흘러가는 것으로 물상 物象 의 변화와 함께 하는 것이지만 그 변화원리로서의 시간성 자체는 물리적 시간에서 일 반적으로 이해하는 시간의 삼양상 三樣相 과거 현재 미래 과는 그 방 향을 달리하고 있음을 역학은 제시하고 있다 시간의 원리가 개시 開示 하는 방향은 사물 事物 이 성장하는 방향 과는 반대이다 시간의 원리는 사물이 자라도록 하는 하느님의 의지가 행사하는 방향으로서 이치가 현상화 現象化 하는 길을 말한다 이 길을 역학에서는 순 順 의 방향이라 규정하여 사물이 공간적으로 전개되는 역 逆 의 방향과 구분하고 있다 이러한 역학의 순역이론 順 逆理論 을 감득 感得 하여 해석하지 못하면 인간의 사유는 영원히 공 간적 세계 과학적 범주 시간의 물리적 현상 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 다 역학의 장점은 진정한 이치의 세계 하느님의 의지 를 철학적 차원에 서 도수적 度數的 으로 여실 如實 하게 해명함에 있는 것인 바 이를 가능케 하는 역학 고유의 통로가 바로 순역이론이다 공간적 범주의 물상이 개시 開始 생육 生育 성장 成長 변형 變形 하 4 - -

정역의 개벽 사상 / 송재국 95 는 방향은 역상 易象 의 체오용육 體五用六 방향으로서 역 逆 이라 하는 것이고 시간적 범주의 시의 時義 와 신명 神明 적 범주의 신의 神意 가 개시 開示 전개 展開 신명 申命 하는 방향은 역수 易數 의 체십용구 體十用九 방향으로서 순 順 이라 하는 것이다 주역의 주제는 역 逆 으로 구현하는 인간사 중정 中正 인륜 人倫 도 덕 道德 이고 정역의 주제는 순 順 으로 개시 開示 되는 우주사 선후 천 역수변화 曆數變化 성인지의 聖人之意 신명지덕 神明之德 라고 크게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정역에서는 주역의 순역 順逆 에 해당되는 개념으로 도역 倒逆 生 成 으로도 표기하고 있다 Ⅲ 주역과 정역의 출현 성인께서 역을 지으신 作易 이유는 하늘의 자식으로 태어난 인류의 미래적 삶이 걱정되어서 憂患 천하 백성에게 어려운 시절 공간적으 로는 험한 물길을 건넘 利涉大川 시간적으로는 先後天 曆數變革의 계 기를 살아냄 知進退存亡而不失其正 이 닥치더라도 죽지 않고 잘 견디 고 극복하여 懼以終始 오래도록 허물없이 无咎 살아갈 수 있도록 하 기 위해 인간이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基準과 法度로 서의 올바른 때의 원리 時義 時中之道 를 밝혀주고 이를 인간에게 가르쳐주기 위함이다 진리만이 인간 세상을 구원할 수 있기 때문이 다 道濟天下 공자가 십익을 지음으로써 점서의 성격인 괘효사를 철학적 문사로 집성하여 역경을 완비한 이후 많은 후학들이 역도를 주석하고 풀이해 왔으나 역학의 본래면목인 선후천 변화원리와 천지역수의 사역 변혁 - - -

96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도수의 원리는 해명하지 못한 채 년의 시간이 경과하게 되었으 며 이제 그 후천 개벽의 때가 가까워지면서 역학에 담긴 역수원리를 천명해야할 성통적 사명을 가지고 세기 조선에서 일부 선생이 출현 인간 세상에 정역을 내놓게 된 것이다 에에 정역이 조선에서 출현하 게 된 성학적 의의를 검토해 보고자 한다 2500 19 한민족의 생존 현장인 동아시아의 문화적 전통과 그 흐름에 대 하여 우실하 교수는 다음과 같은 두 갈래의 성격으로 구분하고 있다 1 북방北方 수렵문화 신명적神明的 특성 3수 분화의 세계 인식 삼재적三才的 사유동북아 동이족의 중심 사상 남방南方 농경문화 인문적人文的 특성 2수 분화의 세계 인식 음양적陰陽的 사유중원 한족漢族의 중심 사상 그리고 이어서 주역으로 집약되는 이른바 역학의 사상을 수 분화 의 세계관에 배경을 두고 있는 한족 漢族 의 음양론 구조가 중심 논 리 라고 규정하고 있다 주역의 사상적 배경을 한족 漢族 의 농경 문화의 소산 所産 으로 규 정한 우 교수의 관점은 주역의 철학적 구조 형식인 괘상 卦象 에 대한 이해의 부족 때문이며 주역의 본문 本文 과 십익 十翼 전체를 깊이 천착해 보면 주역의 사상적 배경은 북방 수렵문화의 수적 신명세계 神明世界 에서 기원하고 있음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이에 필자는 정역이 세기 한반도에서 동이족인 한족 韓族 에 의해 출현하게 된 문명적 사건의 의의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정리한 바 있 다 첫째 역경 易經 괘사 卦辭 효사 爻辭 이 역전 易傳 십익 十翼 보 다 易의 태초적 太初的 본원적 本源的 사유를 보다 충실히 반영하고 2 3 19 7 7 송재국 송재국 교수의 역학담론 제2부 제1장 참조

정역의 개벽 사상 / 송재국 97 있다는 점과 괘효사 卦爻辭 에 수적 數的 언설 言說 이 집중되어 있 다는 사실은 역의 본래적 특성은 수 분화적 分化的 사유 속에서 출 발하여 수 분화적 사유체계를 방편으로 삼아 역학이라는 철학 사상 으로 정착되었다고 짐작할 수 있다 둘째 중국적 漢族의 사유의 특성을 수 분화적 세계관이라 할 수 있고 동이적 韓族의 사유의 특성을 수 분화적 세계관이라 할 수 있 다면 역학의 기원은 동이족의 사유구조 논리와 이념 에서 출발한 것 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역학이 중국의 문화와 사상의 기저 기초 근 거 바탕 원재료 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에 동의한다면 중국 문명의 기원이 동북아의 동이족 홍산문화 요하문명 에서 출발하고 있음이 고 고학적으로 증명되고 있는 오늘의 역사적 실증에 비추어 보더라도 그 추정의 의미를 부정할 수는 없다 셋째 구한말 한국에서 일부 김항 金恒 에 의해 선포된 정역의 논 리와 이념은 역의 태초적 논리와 이념을 대변하는 수 분화적 관점에 서 역학의 전모를 다시 해석하고 정리한 일대 학문적 성과라 할 수 있다 그러기에 정역에서는 역도를 始生의 易 長育의 易 成終成終 의 易 이라는 단계로써 그 본질을 해명한 것이며 그 내용으로서 복 희팔괘도 伏犧八卦圖 문왕팔괘도 文王八卦圖 정역팔괘도 正易 八卦圖 라는 역 易 의 체계를 제시하게 된 것이다 주역에서 제시된 복희역 伏犧易 과 문왕역 文王易 이외에 일부역 一夫易 이라는 또 다 른 易의 논리 체계와 이념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학문적 당위와 역 학사적 필연성이 동북아 조선에서 정역팔괘도 正易八卦圖 가 완성됨 으로써 비로소 인류문명사에서 증명된 것이다 3 3 2 2 3 3 3 3 실로 정역이란 서경 書經 과 논어 論語 그리고 주역 周易 에 이미 공자께서 은미하게 감추어 두었던 天之曆數在爾躬 成言乎艮 四

98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營而成易 己日乃孚 革言三就 의 참 뜻 비장 秘藏 된 오의 奧義 을 그 때가 이름 至 에 즈음하여 천지역수 天之曆數 가 완전히 성도 成道 하여 일 정역 도수가 운행하는 후천 개벽의 때가 가까워지고 있음 에 일부 선생이 신명의 경지에 참여하여 성통 聖統 계승의 사명적 깨달음으로 천의 天意 를 해명 재해석 재자각 새 힘 하시고 이를 인 간 세상에 사람의 글자로써 천명하셨던 것이다 이로써 우주사와 인 류사를 통섭하는 역학사의 전개 과정을 생 生 장 長 성 成 의 단 계로 볼 때 복희 수적 생역 生易 씨 문왕 수적 장역 長易 꽃 일부 수적 성역 成易 열매 이라는 역도 易道 의 생명적 전개는 완전 完全 완성 完成 완비 完備 완미 完美 하게 된 것이다 360 : : 3 3 2 3 Ⅳ 주역과 정역의 중심 주제 주역과 정역을 상호 비교하면서 그 주제와 논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의 구분으로 정리할 수 있다 주역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인격성의 존재구조와 인격적 삶의 법칙을 밝힌 생명사상이며 정역은 인간을 낳아 주시고 살아갈 수 있도록 생명성을 보장해 주시는 부모인 우주 자체가 가지고 있는 인 격성의 존재의미 神明之德 와 우주 자체의 생명적 전개 법칙 曆數 자 체의 변화원리 을 밝힌 생명사상이다 그러므로 易사상은 다음의 두 가지 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다 1 A B 인격적 차원의 접근 방식 人道 仁禮義智 四德의 구현 우주적 차원의 접근 방식 天道 元亨利貞 四象의 구현

정역의 개벽 사상 / 송재국 99 이러한 두 가지 관점의 해명을 거쳐야만 역은 그 본래적 모습을 우 리에게 모두 보여 줄 것이다 재차 부언하자면 인간 세상의 삶의 법 칙을 중심으로 역도 易道 를 해설한 경전이 공자의 주역이며 우주 자 체 천도의 존재방식 의 생명적 전개 법칙을 중심으로 역도를 해설한 경전이 김항의 정역이다 하늘의 문제 신덕 神德 는 생이지지 生而知之 한 성인 聖人 이 말씀 으로 밝혀 줄 것이며 땅의 문제는 학이지지 學而知之 한 군자 君子 가 경륜 經綸 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하늘의 문제를 주제로 삼은 경전인 정역에서는 성인의 존 재의미를 중심으로 역리 易理 를 해설하고 있으며 땅의 문제 인간만사 人間萬事 를 주제로 삼은 경전인 주역에서는 군자의 사명을 중심으 로 역리 易理 를 해설하고 있는 것이다 하늘의 문제는 하늘의 인격성 신덕 神德 하느님의 사랑과 의지 뜻 이 그 핵심인데 이는 일월지행 日月之行 으로 실현되며 일월의 운 행으로 보여 주는 하늘의 의지를 인간이 인간의 생명적 근본원리 로 자각하고 이를 삶의 근본 질서로 확정하여 수용한 것이 바로 시간의 책정 사업 책력 冊曆 제정 이다 그런데 인간은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는 시간이라는 존재를 인식하고 깨닫고 배우고 기록하고 묶어 두고 전달하고 대화하는 등의 방법과 수단으로써 수 數 라는 도구를 발명하고 이용하게 되었다 이것이 인류 문명의 개시 開始 를 가능케 하는 실마리가 되는 것으로 인간은 시간의 원리를 수로써 셈하기 시 작하면서부터 진정한 인격적 세계를 이 우주 안에 펼칠 수 있게 된 것이다 9 8 10 8 하늘의 뜻이 인격성으로 化하여 인간 세상에 인간의 모습으로 태어난 존재 9 성인의 말씀이 기록된 경전을 배워 자신이 해야 할 사명으로 깨달아서 이를 인간 세상에 실현하는 존재

100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일월의 운행 사시 四時 의 변화 시간의 흐름 으로 구현되는 하늘 의 뜻 의지 은 어디에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나타나는가 그것은 명백히 땅에 속한 만물의 변화현상으로 나타난다 다시 말하 면 하늘의 뜻 시간원리 은 땅 위에서 만물의 생명적 전개 과정 공간적 변화현상 으로 드러난다 땅 위의 만물이 보여 주는 생명적 전개 과정 생 장 성 멸 이란 인간이 체험할 수 있고 실증할 수 있는 공간적 물형 物形 의 변화현상 이다 그러므로 땅에 사는 인간과 만물의 공간적 변화 법칙을 해설하 는 역도 易道 의 수단은 눈에 보이는 그림으로서의 괘 卦 와 효 爻 이 다 인간과 만물의 생명적 전개 법칙을 중심으로 易의 의미를 해설한 주역은 그러므로 괘상 卦象 과 효상 爻象 을 중요한 수단으로 삼고 있 는 것이다 그렇다면 만물의 존재 지평인 시간과 공간 중에서는 어느 것이 더욱 근원적인 범주라 할 수 있을까 현상적 차원에서 보면 시간과 공간의 역할은 동등하지만 원리적 차 원에서 논리적으로 이해하자면 시간의 원리에 근거하여 공간적 변화 현상이 전개된다고 볼 수 있다 실로 우주 안에 가득 찬 만물의 변 화현상은 하늘적 의지 시간의 변화원리 시간의 흐름 일월의 운행 에 전적으로 의존한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이렇게 볼 때 易이란 다름이 아니라 일월의 운행을 통하여 만물을 살아 있게 하려는 만물의 생명 성을 보장해 주려는 하느님의 의지이며 생명성의 근원인 시간 자체 2?? 11 10 동양의 문명사에서 최초의 역사적 인물인 요임금의 인류사적 사명은 曆數 책정冊曆 제정에 있었다書經 堯典 11 낮의 길이가 짧아지고 서늘해지는 가을이 오니까 이에 따라시간적 의지에 따라 나뭇잎은 초록에서 단풍으로 붉게 변해가는 것이지공간적 변화현상이 전개되는 것이지 나뭇잎이 스스로 초록에서 단풍으로 빛깔을 바꾸어 가기 때 문에공간적 의지 때문에 이에 따라 날씨가 점차 서늘해지는 것은 결코 아니 다

정역의 개벽 사상 / 송재국 101 의 존재구조 를 해명하고 있는 철학사상이며 생명원리 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간략히 일관해 보면 다음과 같다 하늘 神德 聖人之意 聖人之言 時間原理 數 正易 河圖 땅 物情 天下百姓 君子之行 空間法則 象 周易 洛書 易 주역의 관심은 천도 天道 원형이정 元亨利貞 의 구조인 시간 춘 하추동 春夏秋冬 과 공간 동남서북 東南西北 을 전제하고 이에 부응 순응 順應 해서 살아가야 하는 인간의 당위적인 삶의 법칙 인예의지 仁禮義智 을 해명함에 있고 정역의 관심은 인간의 생명적 존재근거 가 되고 있는 천도 자체의 생명적 전개 과정 천지역수 天之曆數 자체 의 변화원리 을 모두 밝혀서 본래 하늘이 의도하고 계획하고 설계한 하느님의 태초적 의지를 해명함에 있다 주역은 생명원리의 생장 生長 법칙을 해명한 경전으로서 이는 인 간 사회의 살림살이를 보장하는 실존적 생활윤리를 천명하는 데 그 소임이 있다 생명성의 존재구조를 시간의 변화 법칙으로서 이해하고 그 시간의 전개 과정을 에서 으로의 수적 체계로 규정해 보면 생 명의 생장 과정은 태극 太極 에서 시생 始生 하여 인간 중심자리인 황극 皇極 을 거쳐 까지의 장육 長育 으로 전개된다 이러한 주역의 생장원리와 이에 따른 인격적 삶의 법칙을 담고 있는 역학적 표상체 계가 바로 낙서 洛書 이다 그러므로 낙서 는 를 중심 본체수 本體數 로 삼아 에서 까지의 수적 질서를 내용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낙서로 표상된 역도의 체용 3 1 1 10 9 5 12 5 1 9 12 백성의 삶에 기준이 되는 하늘에서 부여한 彝倫을 설명한 書經의 洪範九疇 도 洛書 의 논리에 근거한 것이다

102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도수 體用度數 는 에서 를 향함에 를 본체로 삼아 성수 成數 으로 발용되는 체오용육 體五用六 의 구조이다 주역에서 음적 陰的 발용인 음효 陰爻 를 용육 用六 으로 표상하게 되는 철학적 배경은 여기에 있 다 정역은 생명원리의 완성된 경지 무극 无極 지선 至善 성도 成 道 완미 完美 한 세계 원리와 현상이 완전히 합덕일치 合德一致 된 절대계 를 모두 포괄하는 시생 장육 완성 이라는 생 장 성 의 모 든 생명적 구조를 해명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역도의 구현과 더불 어 인격성의 완성 그리고 인간의 존재근거인 우주 자체의 역수 曆數 완성을 선포하고 있는 경전이다 주역에서는 이러한 생명구조의 완성 까지를 표상함에 있어서 이를 하도 河圖 의 도상 圖象 으로써 제시하고 있다 그러므로 하도 에서 는 태극에서 시작하여 황극의 인간자리를 포함하고 현상계의 극한 수인 수를 넘어서 완전 完全 완성 完成 완미 完美 지선 至善 성도 成道 를 담고 있는 무극까지의 역철학적 易哲學的 의미를 전부 표상하고 있는 것이다 1 9 5 6 13 10 1 5 9 10 Ⅴ 易道의 본질로서의 생명원리 생명성 1 우주는 살아있는 생명체이다 그래야만 살아있는 생명체로서의 자식인 인간과 만물을 낳을 수 있 다 13 태초적 위치인 1數가 그 씨로서 갖고 있는 본래의 의지를 발현시키는 방향은 10의 열매를 志向하는 것으로 이것이 주역에서 말한 知來者逆 의 逆方向을 말함이다

정역의 개벽 사상 / 송재국 103 인간의 관심사 중 으뜸이며 전부인 명제는 사람 사는 일 살림살 이 생존 자체 실존적 일상 로 집약된다 여기서 살아가는 일 生物 은 죽어 있는 것 無生物 과는 상대적으로 다른 양태이다 그러나 한 번 더 생각해 보면 그 현상적 차원의 생물과 무생물은 물론 서로 차 별적이고 구분되는 분명히 서로 다른 것 이지만 그 원리적 차원에서 본다면 모두가 살아 있게 하는 원리이며 법칙 생명성 자체 이라는 범 주에서는 하나의 일관된 논리속에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어보면 물과 공기 산소 는 무생물이다 그러나 우리는 물과 공기 없이는 한순간도 살아갈 수 없다 무생물적 존재인 물과 공기가 도대체 어떤 연유로 인하여 어떤 기능과 역할로 우리를 살아 있도록 해 주는 것일까 이것저것 따져 볼 것 없이도 너무나 확실한 결론으 로 확정할 수밖에 없는 것은 물과 공기 무생물 도 우리를 살아 있게 하는 원리에 있어서는 본질적으로 우리 인간들 생물 과 절대로 다르지 않은 동지이며 벗이며 가족이다 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물과 공 기도 모든 살아 있는 존재와 근본적으로는 다르지 않은 생명성을 공 유하고 있는 생명적 존재의 한 모습 이라는 것이다 생명의 원리 태극적 太極的 차원 는 때로는 살아 있는 모습 생물 양적 陽的 현상 으로 나타나고 때로는 살아 있지 않은 모습 무생물 음적 陰的 현상 으로도 나타날 뿐 그 본질적 역할과 기능은 모두가 살아 있음의 원리 생명원리 의 자기 현현태 顯現態 라는 것이다 이것 이 바로 易有太極 是生兩儀 의 본뜻이며 一陰一陽之謂道 의 올? 14 15 14 易의 이치를 전개시키는 논리에서 볼 때 그 실마리로 삼는 개념을 태극이라 고 할 수 있는데 바로 여기에서 음과 양의 현상 세계는 활짝 피어나는 것이 다 15 진리 자체를 하나의 개념으로 말하자면 道라고 할 수 있는데 이 道는 어떤 때는 음적 양상으로 또 어떤 때는 양적 양상으로 자신을 세상에 드러내는 것 이다 그러므로 陰的 양상도 태극의 100%가 그대로 구현된 것이며 陽的 양

104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바른 해석인 것이다 주역 건괘 乾卦 와 곤괘 坤卦 단사 彖辭 에서 양 물 陽物 인 건괘를 건원 乾元 이라 설명하면서 동시에 음물 陰物 인 곤괘 또한 곤원 坤元 이라 규정하여 건 乾 과 곤 坤 모두에게 元 이 라는 권능을 부여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인간되는 원리 가 양적으로 현상화되면 의 완전한 남자 인간 이 되는 것이고 음적으로 현상화되면 의 완전한 여자 인간 이 되는 것이다 실존적 인간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완전하고 완 성된 인격성을 발휘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존재원리 자체의 온전한 구 현체인 것이다 인간이 인격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생명체라는 것을 우리가 수긍한 다면 인간을 살아 있게 하는 바탕이고 인간의 생명적 원천이며 인간 과 만물의 궁극적인 부모라고 할 수 있는 인간을 감싸고 있는 모든 것들 우주 전체 천지만물 삼라만상 도 인격성을 가지고 있는 생명 체 이어야 할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여기에서 우리는 우주가 가지고 있는 인격성과 우주가 가지고 있는 생명성 을 절대로 부정할 수가 없다 인간이 살아 있는 인격체 라는 엄연한 사실은 인간과 만물을 낳아 주신 우주 자체 인간과 만물의 부모 에도 인격성과 생명성이 존재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이치이다 또한 생명적 존재는 반 16 100% 100% 100% 17 18 상도 태극의 100%가 그대로 구현된 것이다 16 元이란 으뜸 최고 전체 모두 완전 완성의 뜻을 담고 있는 글자이다 둘 다 으 뜸이란 표현은 문자상으로만 보면 모순이다 17 100%의 완전한 인간이란 50%의 남자와 50%의 여자가 합해져서 완성되는 게 결단코 아니다 18 天地 日月 萬物로 인하여 우리가 이렇게 펄펄 살아 있지 아니한가? 천지 일월 만물이 우리를 살아 있게 하는낳아 주신 가장 근원적인 부모임은 명백한 사 실 아닌가?

정역의 개벽 사상 / 송재국 105 드시 변화하는 생명적 현상이 있는 것이기에 우주 자체에도 변화하는 생명적 현상이 있다는 것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인간의 생명적 변 화현상을 크게 구분하여 생 生 장 長 성 成 으로 이해할 수 있다 면 우주의 생명적 변화현상도 생 生 장 長 성 成 의 단계로 전개될 것이다 혹자는 생명적 변화현상의 총체를 생 生 장 長 멸 滅 死 로 규정 해야 타당하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여기서 멸 滅 死 이란 어떤 물형적 현상이 시공적 時空的 제한 속에서 없어지는 無化되는 것 을 말하는 것이리라 그러나 생명적 존재를 그 원리적 차원에서 이해하면 모든 물형적 생명체는 반드시 자신의 물형적 사멸 이전에 자기와 동일한 생명적 존재를 자가 복제 생산할 수 있는 본원적 천부적 권능을 가 지고 있기 때문에 생명원리 자체 는 결코 단절되거나 사라지지 않는 영존 永存 영원 永遠 불멸 不滅 하는 것이다 이것이 공자가 역리를 변화의 현상 이 아닌 변화의 원리 로써 해설하신 生生之謂易 의 본 뜻이다 살아있는 우주의 참모습 을 바르게 해석하고 겸손 하게 신앙해야 한다 지구환경과 후천의 징조 2 세기 벽두 지구촌 인류에게 주어진 글로벌 이슈는 이른바 지구온 난화로 요약되는 지구 생태 환경의 문제이다 지금의 지구 환경은 인 류가 살아 내기에 어려운 조건으로 변해 가고 있는데 그 핵심이 지구 온난화이며 그 이유는 인간이 배출하는 과중한 탄소량 때문이다 그러 므로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지구인이 합심하여 배출을 줄 21 CO2

106 한국종교 35 집 원광대종교문제연구소 20122

정역의 개벽 사상 / 송재국 107 주어진 전 지구적 생태의 위협은 인간이 나서서 어찌해 볼 수 있는 대상이 결코 아니다 바로 여기에 지구 행성의 문제에 대처하는 현생 인류의 근본적인 오류와 맹점이 있는 것이며 과학적 이성적 사유에 대한 맹신이 불러올 원천적인 한계와 실수가 있는 것이다 이렇게 잘 못된 도구에만 끝없이 의존하면서 하늘의 본뜻을 코페르니쿠스적 발 상으로 깜짝 놀라 깨닫지 못한다면 인류는 끝내 자멸의 굴레를 벗어 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참으로 오늘의 지구 문제는 어디까지나 우주 적 입장 하느님의 영역 에서 정직하게 수용하고 인정해야 할 대상이지 인간의 작위적 손기술로 다룰 수 있는 성격의 일감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이 숙제를 바르게 해득하지 못한다면 인류의 숱한 노력과 고생은 아무런 실속도 얻지 못하고 결국 허망한 시행착오의 반복으로만 기록 되고 말 것이다 우주사의 설계도에는 태초부터 종말까지를 통관하는 시간의 질서 책력 도수 冊曆 度數 역수변화원리 曆數變化原理 가 세밀하게 그려 져서 내장되어 있다 일부 선생은 그 세 번째 변혁의 단계가 가까워지자 전령 傳令 해야 할 천명을 받들어 하늘의 말씀을 인간의 干支 도수로 풀어서 인류 세 계에 선포하신 것 이다 모든 생명의 어미는 자식의 생명을 책임질 수 있는 사명과 권능과 양식과 사랑을 본래부터 빠짐없이 가지고 있다 지구 생명체는 스스로 의 권능 속에 자정 自淨 자화 自化 자생 自生 의 생명 원기 생체 에너지를 구유 具有 하고 있다 그래야만 어미가 되어 자식을 낳고 기 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인간과 만물을 자식으로 낳아 준 뭇 생명의 어미인 우주 지구 는 그러므로 어떤 사태가 오더라도 자식인 인류를 살려 낼 수 있는 권능과 자격과 의지를 애초부터 가지고 있는 것이다 :

108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이 본원적 진리를 의심하지 마라 믿는 자에게는 은혜가 있을 것이다 자식을 버리는 어미가 없듯이 인류를 버리는 지구는 없다 그것을 믿 는 것으로 충분하다 현대 과학이 밝혀내고 있는 우주 질서 자체의 변화 사실 은 다양한 행성의 구성체인 우주 자체가 펄펄 살아 있는 생명적 존재 임을 방증 하는 명백한 사례들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지구 회전축의 기울기 변 화 달의 질량 변화 등은 필연적으로 행성의 운동량 에너지 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고 이로부터 공전과 자전의 회전 속도의 변화 행성의 궤 도 수정 등으로 이어질 것이며 이는 궁극적으로 인간의 삶의 현장인 지구의 생태적 환경 변화 계절 순환과 기상 현상의 변화 로 나타날 것 이다 실로 후천사상이란 인간의 막연한 종교적 기대감의 표출이 아니라 우주가 당면한 생명적 질서의 변화에 대한 인간의 정직한 우주 인식 도수 추연 度數 推衍 의 내용 인 것이다 세기 다가올 인류의 신문명시대를 예견하며 일부 김항 선생이 역 학의 본래적 의의를 후천개벽의 천지도수로 집약하여 새로운 성학적 聖學的 명제로 성사시키고 이를 성역지정역 成曆之正易 으로 선포 하신 사건은 역학사에 새 지평을 마련하고 성학적 명제를 새로이 제 시한 것은 물론이려니와 이 인류사적 과제를 실존적 차원에서 여실하 게 실현할 수 있다는 희망을 도수적으로 검증하고 인간과 천지와 만 물이 생명적으로 친화되는 신천지 新天地 를 열어 보인 일대 우주사 적 사변 事變 이란 점에서 학역자로서의 필자는 구구법칙 九九法則 수 분화 원리 에 의한 후천 세계의 도래를 인류 문명사의 필연적 당 위라고 확신하는 것이다 19 3

정역의 개벽 사상 / 송재국 109 Ⅵ 정역의 도 성역도수 成曆度數 와 사역변화원리 四曆變化原理 360 동양의 문명적 성과에서 공자의 존재와 서경의 기록을 부정하지 못 한다면 정역에서 규정한 요지기 堯之朞 와 순지기 舜之朞 의 윤역도수 閏曆度數 또한 신뢰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정역에서 제시한 우주사의 전개법칙은 하느님 기위 己位 무극 无 極 수 의 뜻이 순 順 으로 개시 開示 되는 체십용구 體十用九 의 구구 법칙 九九法則 에 따라 시간씩 존공 尊空 되는 단계의 성장과정을 거 치면서 도 정역도수가 완성된다 정역에서 밝힌 역수의 사역변화원 리 우주사의 생명적 전개 법칙 를 간단한 설명과 함께 소개해 보면 다 음과 같다 10 9 360 3 원역 元曆 정역에서 우주사와 인류사를 함께 해명하는 논 리인 역수성통원리 曆數聖統原理 에 근거하여 성통 聖統 과 존공 원리 尊空原理 에 따라 본체도수 도와 함께 천도운행의 전체 도수 로 규정한 것이다 형역 亨曆 서경 書經 요전 堯典 에 요임금께서 신하들 에게 말씀하셨다 지금의 천도 운행도수는 일이다 이는 음력과 양력이 어긋나 운행하는 성장 과정에 해당하는 윤역 閏曆 도수이다 그대들은 윤달을 넣는 방법으로써 백성들의 일상적 농사일과 사계절 운행의 기상 질서가 상호 일치하도록 책력을 조정하고 음력과 양력이 어긋나 있는 시간의 질서를 조화롭게 바로 잡아 년의 기본 시간을 완성하라 帝曰 期三百有六旬有六日 以潤月 定四時 成歲 라고 밝혔 다 375: 15 15 360 366: 366 1

110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공자가 확인하여 서경에서 명기한 요임금 시대의 천도운행도수 일 은 동양의 문명사에서 서경과 공자의 존재를 인정하는 한 결코 부 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일부는 이에 대하여 공자는 이미 알고 계셨 던 夫子先之 역수원리 曆數原理 라 하시며 다만 말씀을 아니 하시 고 감추어 두신 것을 이제 그 말해야 할 때 가 가까이 다가오니 일 부 선생님 자신이 그 소임을 다하기 위해 입을 열게 되었음 一夫能 之 을 고백하고 있다 일 이라는 천지역수 天之曆數 는 영특한 천체 물리학자가 과학적 으로 우주를 관찰하여 알아 낸 운행도수가 아니다 하늘이 갖고 있는 태초적 의지를 인간 세상에 밝혀야 할 사명을 갖고 태어난 성인의 입 을 통하여 선포하신 하느님의 설계도 인 것이다 이로써 보더라도 공자와 일부는 그 존재의미 인류사에 등장하게 된 하늘의 뜻 에서 볼 때 하늘과 격위 格位 를 나란히 하는 與天地合其 德 하늘적 존재 聖人 라 아니할 수 없다 그렇다면 우주사에서 일 역수가 전개되는 역학적 근거는 무엇일 까 광대무변의 우주적 혼돈 混沌 카오스모스 속에서 처음으로 인간 과 만물이 더불어 살아가는 지구 행성이 형성되는 실상 實相 천지역 수 운행도수 의 탄생 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 것인가 정역은 사역변화원리 四曆變化原理 의 생성 변혁 단계를 설명하면서 지구 행성의 태초적 운행 질서 를 형역 亨曆 도수로 규정하고 있 다 무릇 모든 존재의 생명적 탄생과 성장 과정 변화 에는 그 태초적 생 명원리 생명원 生命源 씨 가 음양합덕 陰陽合德 을 계기로 하여 모태 母胎 안에 수태 受胎 회임 懷妊 하게 된 후 시간과 더불어 발아하 기 시작하는 것인데 이는 우주 내에서의 지구행성 태양계 의 탄생 과 366 366 366? ] [? 366

정역의 개벽 사상 / 송재국 111 정에서도 다르지 않은 것이다 모태기 母胎期 에서의 생명적 실상은 비록 생명이 시작되기는 하였 지만 현상적인 출생 이전의 단계임으로 밖으로 드러나기 이전임으로 사실 현상으로 나타나서 보여지는 것은 아니다 이는 마치도 땅 속에 씨를 심으면 그 때부터 생명은 시작하는 것이 지만 처음 땅 속에 씨로서 심겨져 있는 상태에서는 지표 위로 싹이 나오기 이전의 단계에서는 그 생명의 실체를 눈으로 직접 볼 수는 없는 것과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정역에서는 생명 도수의 생성 변화원리를 九九法則으로 설명하고 있다 태초적 생명원리의 개시를 의 에서부터 시작하는바 이것이 태극으로서의 원역단계이다 은 순 順 으로서의 용구 작용 用九作用 이면서 동시에 역 逆 으로는 용일작용 用一作用 이다 그러므로 용구 用九 와 용일 用一 은 동시 합발 合發 작용이 된다 원 역 元曆 도수 에서의 태극 수는 모태 안에 회임된 생명원으로 서의 수임으로 도수가 그대로 현상적으로 나타나서 운행하는 것은 아니다 용구 用九 다음의 단계란 당연히 순 順 으로는 용팔작용 用八作用 이며 역 逆 으로는 용이작용 用二作用 일 것인즉 의두 번째 단계로서 이는 씨의 생명원리가 땅 위의 모태 母胎 밖의 현상 사실로 출생하는 나타나는 과정이다 이것이 용팔 用八 과 용이 用二 의 동시 합발 合發 작용이다 따라서 원역도수 다음의 형역 亨曆 도수인 도수가 실제적 운행단 계로서는 처음으로 등장하게 되는 현상 사실로 나타나게 되는 우주 사에서의 첫 번째 현상도수 천지역수 天之曆數 가 되는 것이다 도 수는 일수로는 일에 해당됨으로 일은 시간 결국 형역의 실제적 9 9=8180+1 1 81 9=81 80+1 1 [9 1 1 81 ] 9 [ ] 72 6 8=7270+2 1 12 72

112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인 운행역수 運行曆數 는 본체적 本體的 기본원리 도수인 도수와 발용적 發用的 작용으로 나타난 윤역도수 閏曆度數 일이 합해진 일이 되는 것이다 이로써 형역 일 요지기 堯之朞 가 선천의 사역변화원리에서는 맨 먼저 윤역의 실상으로 우주 안에 등장하게 된 것이다 이역 利曆 일 현재의 천체운행도수로서 일을 말한다 이는 순임금 시대에 이루어진 두 번째의 윤력도수로서 그 이 후 현재까지 이어져 오는 천체의 운행도수이다 정역 貞曆 일 주역 계사전상 장에서 360 6 366 366 365 1/4 : 3652422 360 : 9 乾卦의 陽的 用九作用으로 관장하는 운행도수는 216일이며 坤卦의 陰的 用六作用으로 관장하는 운행도수는 144일이다 이로써 乾坤策數에 근거한 1년 운행도수는 그 원리에서 볼 때 360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우주사의 전개는 元 亨 利 貞이라는 四曆의 생명적 변화 과정으로 이루어지는바 사력이 모두 운영되어야만 비로소 易道曆度는 완성되는 것 이다 乾之策 二百一十有六 坤之策 百四十有四 凡 三百有六十 當期之日 四營而成易 라고 밝히고 있다 우주 안에 생명원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면 우주 역시 생명적 변화과정을 거쳐 어른 된 모습으로 완성 될 것이다 정역은 이에 대하여 공자가 이미 업급한 선천의 천지역수 가 어떤 우주적 원리와 법칙에 근거하여 전개되어 왔는가를 인류 문 명사에서 처음으로 밝혀냄과 아울러 향후 완성될 우주사의 실체를 철 학적으로 도수추연 度數推衍 에 근거하여 천명해냄으로써 하늘이 인류 에게 알려 주시고자 하신 하느님의 뜻 을 인간의 언어와 문자로써 대행하여 전하였던 것이니 그 요체가 바로 사영 四營 이 성역 成易 하는 우주사의 변화 과정 추변위춘 秋變爲春 망변위삭 望變爲朔 의 개벽적 開闢的 역수변혁 曆數變革 을 거쳐 완성된 정역천도 正曆天道

정역의 개벽 사상 / 송재국 113 와 동반하는 패화위륜 悖化爲倫 의 후천 인간세계 성덕 成德 된 인도 人道 의 도래함 이다 Ⅶ 신명적 도수로서의 간지 干支 와 인문적 도수로서의 서괘 序卦 60 64 정역 正易 은 간지도수 干支度數 를 우주사의 존재구조를 해명하는 기본 원리도수 原理度數 로 삼고 있는바 간 干 지 支 로 구성된 간지는 인간의 지혜가 열려 작위적 作爲的 으로 안출 案出 해 낸 역 수 법칙이 아니라 이른바 태초에 우주가 출현할 때 이미 전제 前提 된 하느님의 말씀 하느님의 의지 신의 神意 도 道 을 구현하는 신묘 적 神妙的 차원의 도수이다 인문적 문물제도가 주례 周禮 를 통하여 정비된 주대 周代 에 앞서 천신 天神 과 조상을 모시는 신도문화 神道文化 가 주류를 이루던 상 商 殷 대의 유물에서 간지 전체가 일목요연하게 기록된 우골각사 牛骨刻辭 가 발견된 사실은 당시의 일상적 문자 생활에서 이미 간 지가 내포하고 있는 신명적 차원의 관심사 천의 天意 천지역수 天之 曆數 가 사회 전반에 널리 통용되고 있었음을 반증하는 것이 분명하 다 양동숙 갑골문 해독 서예문인화 참조 출처 갑골 문 合集 제기 간 지를 음양으로 배합하여 오행원리에 따라 구분하면 천간은 지지는 의 단위가 되고 이를 본체로 삼아 발용하면 간지가 된 60 60 10 12 60 60 19 - >37986 10 5 5 2005 p 692 :< ] 12 6 60 19 양동숙 갑골문 해독 서예문인화 2005 p 692 참조 출처:<갑골문 合 集>37986 제5기

114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다 이때 천간 天道 수는 번 발용하여 회 쓰임이 되어 간지를 이 루며 지지 地道 人道 수는 번 발용하여 회 쓰임이 되어 간지를 이루게 된다 이는 천의 天意 가 지생 地生 으로 나타남에 번 쓰이고 지정 地情 은 신의 神意 를 들어냄에 번을 쓰임으로서 천지합의 天地 合意 인 간지를 성취하게 되는 것이니 이를 일러 체용 體用 이 완 전하게 일치하고 음양이 완전하게 합덕 合德 하는 본래의 신명현리 神 明玄理 를 그대로 반영하는 도수체계 度數體系 라 하는 것이다 실로 우주의 존재원리이면서 순수 원리적 차원의 간지도수는 생명적 현 상의 변화실상을 모두 표상하고 있는 주역의 서괘 序卦 를 성립시키 는 근본 원리라고 아니할 수 없다 그런데 신명원리로서의 간지도수 원리는 주역에서는 왜 서괘가 아닌 서괘의 생명적 단계로 기술되고 있는 것일까 생명성의 전개는 생지생지 生之生之 의 이른바 생생지덕 生生之德 을 그 본질로 삼고 있으며 이는 부모 자식 간의 선후 先後 계대 繼 代 로 증거 된다 그러므로 우주에는 선후천 先後天 이 전개되는 것이 고 인간 세계에서도 부모와 자식 간의 생명적 계승이 이어지는 것이 며 이를 도수로 밝혀 괘상 卦象 으로 표상한 역경 易經 또한 상 하 경의 구분이 소용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무릇 모든 생명의 계승 과정에는 어머니의 태반 속에서 아 직 생명이 세상 밖으로 출생하기 이전의 일정 기간 자라나는 기간이 반드시 필요한 것인 바 이때의 생명 단계는 부모와 자식이라는 두 생 명체가 하나의 물리적 시간을 공유하게 되는 것으로 이를 포태기 胞胎 期 라고 지칭할 수 있다 주역의 서괘에는 이러한 어머니의 포태기 에 해당하는 단계를 곤 困 정 井 혁 革 정 鼎 단계로 표상 5 6 6 6 5 60 5 60 6 5 6 5 6 5 60 60 64 60 60 64? 47 64-48 -49-50 4

정역의 개벽 사상 / 송재국 115 하고 있는데 이는 물론 모태 속에 있는 자식의 생명에게도 동시적으 로 적용되는 시간이기에 자식의 생명적 전개 과정에 별도의 생명도수 生命度數 를 중복하여 설정할 필요와 이유는 없는 것이다 역학에서 는 어머니와 자식이 공유하는 곤 정 혁 정의 과정을 생명이 처음으로 출생하는 합덕문 合德門 인 가인 家人 규 睽 건 蹇 해 解 의 단계와 구분하여 포태궁 胞胎宮 으로 규정하고 있다 - 37 - - -38-39 -40 20 Ⅷ 후천 개벽 시대를 예고하는 인류사적 징후 우주사와 인류사의 동반 성숙의 계기 를 정역에서는 개벽 開闢 으 로 말한다 그러므로 우주사에서 개벽의 시대가 도래할 때는 인류사에 서도 후천을 준비하는 자각과 반성의 징후가 일어나게 된다 이에 우 리의 관심을 좀 더 구체화하여 후천이 도래하는 인류사적 징후 후천 이 인도하는 인류문명의 새로운 전환 를 현재의 시의성을 중심으로 살 펴보고자 한다 인간의 살림살이를 이끌어가는 두 가지의 생활축이 종교와 과학의 범주라는 점에서 선천세계를 풍미한 기존 종교의 한계성과 일방성과 무모성에 대한 인류사적 차원의 자기 전환 모색이 있어야 할 것인 바 그 명백한 사례의 하나가 지난 년 대희년 大希年 을 맞이하여 교 황 바오로 세가 고백한 기독교가 지난 년 세월에서 인류에게 저 지른 잘못한 죄업 그러한 구체적인 사건으로서 십자군 전쟁 선교를 2 2000 2000 20 유남상 찬술 周正易經 합편 도서출판 연경원 2009 p13 참조

116 한국종교 35 집 원광대종교문제연구소 20122

정역의개벽사상 / 송재국 117

118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림하듯 앉아서 뭇 신도들을 향하여 자신만이 이렇게 높은 곳에서 하 느님과 가까이 친교하고 있다 고 분칠 粉漆 한 수식어로 설교를 해대 고 있다 당신을 믿는다 는 한 가지 조건만을 내놓으면 하느님은 마 땅히 인간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모두 들어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 면서 윽박지르듯 어떤 때는 협박하듯 무자비한 열정으로 기도한다 그런 기도와 찬송을 잘하는 사람을 훌륭한 사제 유능한 목사 도력 道力 높은 승려 로 인정하고는 중생들은 그 뒤를 줄지어서 따라다닌 다 그러다 보니 성직자들은 어느새 따라다니는 신도의 숫자 신도가 걸친 외투의 번쩍이는 정도 에 따라 등급이 매겨지고 있다 우리 주변에 만연해 있는 이 허망한 찬송과 기도의 무례와 결례 건 방지고 버르장머리 없음을 반성하지 않으면 우리는 결코 하느님의 사 랑과 은혜를 한 종지도 선물 받을 수 없다는 것을 깜짝 놀라 깨달아 야 한다 지금 당장 그 잘못을 뉘우치고 기도하는 방식을 고치지 아 니하면 인간의 방자하고 교만한 찬송은 하느님의 은총이 아니라 하느 님의 매서운 회초리가 되어 우리 인간들에게 뜨거운 벌로써 돌아오게 될 것이다 진실한 심법心法으로 작게 기도하면서 인간의 고유한 분 수를 넘지 않고 자식으로서의 도리를 꾸준하고도 바르게 지켜 내는 선천先天의 자손들만이 후천의 세계에서 새로운 부모 노릇을 맡게 될 것이다 하느님의 뜻을 대행하는 성인은 인간으로 하여금 개벽의 때를 기다 림에 있어서 지루하지 않고 용기를 잃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해 주 셨으니 그 요체가 다름 아닌 작역 作易 이다 자식이 힘들고 어려운 세속의 냇물 大川 을 건넘 涉 에 있어서 확신 孚 과 용기를 가지고 利 후천의 세상을 인내심 있게 기다릴 수 있도록 인간 사회의 험난하고 위험한 곳곳에 고맙게도 구제의 징검다리를 놓아두신 것이다 하느님 은 예수로 하여금 냇물을 건너기 쉬운 징검다리의 디딤돌이 되라고

정역의개벽사상 / 송재국 119

120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그 누구의 바램으로 이만큼 잘 먹고 잘 입고 잘 놀고 있는지 바로 이 땅바닥에 엎드려 반만년 조상님들의 육신으로 비옥해진 대지에 가 슴팍을 붙이고 물어보아야 한다 나를 낳아주신 부모 앞에 엎드려 자문하고 자답하는 절절한 고해성 사 告解聖事 만이 개벽의 현장 을 맞이하는 인간의 정직하고 올바른 자세인 것이다 교황의 고백을 종교적 영역에서의 인류의 자기반성으로 볼 수 있다 면 이제 남은 것은 과학적 사유의 한계에 대한 인간의 정직한 자기 자각이라고 본다 한 시절 인간 사회를 이끌어 온 과학적 사회진화론의 왜곡된 이념 이 탄생시킨 기형적 이단아가 세기 동안의 인류 역사를 전쟁과 파멸 과 가난과 방황으로 몰고 간 공산사회주의 물신 物神 도깨비 이었음은 이제 천하에 공증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그림자의 망상이 그토 록 진했음인지 아직까지도 공산 사회주의의 허상에 대한 근원적 성찰 과 그 폐해에 대한 인류사적 차원의 집단적 고백이 없음은 실로 유감 이라 아니할 수 없다 발표자는 머지않아 이 문제에 대한 책임 있는 자아비판과 자기 극 복 선언이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예견한다 그 고뇌의 자기 씻김굿 인류의 자기 참회의식 이 열리는 날 지구 마을의 인민들은 후천을 맞이하기 위한 축제의 프로그램 을 짜기 시작할 것이다 1 Ⅸ 개벽의 전령사인 한민족의 인류사적 사명 그렇다면 새로운 인류문명의 빗장을 열어야 할 책임적 민족인 東北

정역의 개벽 사상 / 송재국 121 아시아 동이족 東夷族 의 적통 대한민국의 한민족에게 후천의 소식은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 그것은 우리 모두의 염원이며 간절한 소망인 남북통일이라는 진정 한 민족적 해방 의 나팔 소리가 견인하게 될 것이다 필자는 이 문제와 관련하여 주역 가인괘부터 해괘까지의 역리 에 근거한 한민족의 미래도수 를 언급한바 있는데 그 중 한 구절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37 40 21 [40번째 해解괘 - 민족사의 갈등이 해소되고 통일을 성취함 "動而免乎險 解" 애써 노력한 결과 다행히 위험을 벗어나 소원한 바를 이루니 이는 해괘의 원리가 구현된 것이다 => 주역에 睽괘 蹇괘를 지나 解괘가 예비 되어 있음은 한민족 에게 커다란 위안과 희망이 아닐 수 없다 남과 북이 숱한 갈등 과 험로를 슬기롭게 극복하여 드디어 한민족에게 통일의 새로 운 시대가 열리는구나 "利西南 往得衆也 其來復吉 乃得中也" 서남이 이롭다 한 것은 자유 민주주의 이념이 인류보편의 바 램과 다르지 않음이 확인됨으로써 남북한 모든 인민의 지지를 얻어 통일을 성취하게 됨을 말함이며 이로써 한민족은 본래자 리-역사의 태동기에 지향했던 한민족의 하나 된 본래모습으로 돌아오게 된다 => 민족통일의 주도권은 남한 체제에 있으며 자유 민주의 보 편 가치만이 세계 인민과 한민족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 "雷雨作而百果草木皆甲坼" 고대하던 비가 힘차게 내리니 온갖 초목이 일제히 싹터 나오 는구나 21 야후 네이버 등 인터넷 검색어 주역으로 풀어본 한반도의 문명도수 참조

122 한국종교 35 집 원광대종교문제연구소 20122 => 통일의성취와더불어한민족의역사에새로운도약의계기가찾아오니 허망한이념의잔재는씻겨가고민족의새기운이발양한다 " 君子以赦過宥罪 " 통일의성취를위해지도자가해야할일은과거우리의선배들이지은허물과과오를사면하고 그죄를오늘의우리가주체적으로감당 계승하여회개하고 나아가서로를위무하고크게반성하는일이다 진정한화해와통일의도래는남북의지도자들이공히역사의죄업을자기의몫으로고백하고서로흔쾌히용서하는데에서시작될것이다 한민족사에있어서통일은반드시찾아올것이지만통일이도래했음을알리는사건은북한지도자들이민족에지은죄값에대한진실한고해성사로부터시작될것이다 인류역사에가장큰죄를짓고물러간공산사회주의라는허상을도입한북한의반성과회개없이는결코통일의문은열리지않을것이다 다시금큰눈으로주역의숨은뜻을새겨보니 오늘날한민족에게역사적업보로주어진남북분단이라는비극적실상은 세계인류가겪어야하는갈등의본질을가장극적으로모형화시켜놓은것으로볼수있으며 때문에인류의장래를가늠해보려는실험실의표본처럼세계인의주목을받고있다 한민족이이러한인류사적시선을슬기롭게극복하고세계인민의장래에대한긍정적인실험결과를도출해낼수있다면 이는인류공동의숙제를우리민족이주체적으로해결해냈다는민족적자부심으로인정되고또인류사에기록될것이다 역리에비추어볼때한민족에게는인류사회가성장기에필연적으로겪게되는갈등구조를모범적으로해결해야할문명사적사명이주어져있다할수있으니 인류문명의시작과함께한오천년의장구한역사계승이그러하고 냉전시대분쟁의첫실험장으로쓰였을뿐아니라 마지막해결장으로남아있는현실

정역의 개벽 사상 / 송재국 123 이 또한 그러하다 무릇 천하의 만물은 그 씨가 뿌려진 곳에서 또한 열매를 거두 게 되는 것이니 인류문명이 싹튼 이곳 동방에서 끝내는 인류 역사의 성숙된 결실을 맺게될 것이다 동북방에서 반만년을 터 잡고 살아온 동이 한민족에게 어찌 하늘의 숨은 뜻이 없을 것 인가? 주역은 이에 대하여 "萬物出乎震東方也艮 東北之卦也成 言乎艮" 만물은 그 진괘에서 비롯되나니 이는 동방을 말함이며간괘 는 동북방을 일컫는 것으로 이곳에서 만물은 모두 그 뜻을 이 루게 되는 것이다 라고 단정하였다 필자는 여러 기회에 언급한 바 있다 고난이 크면 영광도 크다 하지 않던가 소망이 클수록 찬송은 작게 하라 우리 민족의 역사 에서 유달리 고난이 많았음은 큰일을 시키기 위해 큰 병을 이겨내라 고 하느님이 사랑으로 내려 주신 면역 항체 백신이라는 축복 이다 우리 한민족이 진정 세계인류에게 후천의 향기를 선물하는 영광의 민족이고자 한다면 더욱 절제하고 겸손하고 부지런히 미구 未久 에 오실 손님들을 위한 그 잔치상 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이 세계 어디에서인가 공산주의의 자기 참회의식이 거행될 때에 북 한의 어느 터에서도 어떤 걸출한 민족 지도자가 출현하여 인민공화 국 이 저지른 민족적 과오를 참회하는 굿판이 열릴 것을 간절히 기대 한다 이미 우리가 생생하게 들었던 황장엽의 소식 은 이를 예고한 바 있지 않은가 22?? 22 송재국 송재국 교수의 역학담론 윗책 제2부 제4장 참조

124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참고 문헌 < > 詩經 書經 易經 論語 孟子 中庸 大學 禮記 春秋左傳 正易 周 正易經合編 柳南相 撰述 硏經院 編著 도서출판 硏經院 대한민 국 李正浩 周易正義 아세아 문화사 周易과 一夫 아세아문화사 柳南相 동양철학에 있어서의 주제의 변천 동서철학 연구회 논문 집 正易의 圖書象數원리에 관한 연구 중남대 논문집 제 권 제 집 正易사상의 근본문제 논문집 제 권 호 충남대학교 인문과 학연구소 易學의曆數 聖統원리에 관한 연구 논문집 권 제 호 충남대 인 문사회연구소 高懷民 中國古代易學史 숭실대 출판부 료명춘 周易哲學史 심경호 역 예문서원 2009 1987 ------ 1985 1984 ------ 1981 ------ 7 2 1980 ------ 11 1983 1990 2003 1 9 2

정역의 개벽 사상 / 송재국 125 馮友蘭 中國哲學史 정인재역 형설출판사 조셉 니담 중국의 과학과 문명 이석호 외 譯 을유문화 張光直 신화 미술 제사 이 철 譯 동문선 方東美 중국인의 생철학 정인재 譯 탐구당 許進雄 중국고대사회 홍 희 譯 동문선 何 新 신의 기원 홍 희 譯 동문선 劉 節 중국고대종족이식사론 正中書局 민국 년 袁 可 중국의 고대신화 정석원 譯 문예출판사 鄭在書 산해경 역주 민음사 카푸라 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 이성범 外 譯 주 범양사 새로운 과학과 문명의 전환 이성범 外 譯 주 범양사 柳承國 동양철학연구 근역서재 서울 尹乃鉉 한국고대사신론 일지사 서울 李正勇 易과 기독교 사상 정진홍 역 한국신학연구소 서울 우실하 동북공정 너머 요하문명 소나무 전통문화의 구성원리 소나무 宋在國 유학의 종교성 한국종교사학회 한국종교사연구 제 집 1990 1984 1991 1990 37 F 1987 ------ 1983 1988 1985 ----- 1994 1985 1985 2006 1987 8 2000 ------ 주역의 선천 후천에 대한 철학적 이해 한국동서철학회 동서철 학 연구 제 호 역학특강 눈들어 보니 거기 하늘이 있었네 솔출판사 송재국교수의 주역풀이 예문서원 송재국 교수의 역학담론 예문서원 하늘의 빛 정역 땅의 소리 주역 ------ ------ ------ 23 2002 1-- 1996 2000 2010 :

126 원불교의 개벽사상 양은용 원광대학교 교수 목차 I II 서언 시국의 지도강령 정신개벽 개벽인간과 참 문명세계 결어 III IV 국문요약 주제어 박중빈 정신개벽 개교표어 은사상 참문명세계 : 개벽사상은 한국 근대이후에 전개된 민중종교사상의 핵심코드이다 본고는 이 개벽사상이 동학에서 제기된 이후 원불교에서 어떻게 수용 되고 전개되었는가를 다루었다 원불교에서 개벽사상은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 는 개 교표어로 비롯된다 이는 소태산 박중빈 이 년 대각이 라는 궁극적 종교체험으로 일원상진리를 드러내면서 시국정세에 따른 지도강령으로 내세운 것이다 1891-1943 1916

원불교의 개벽사상/양은용 127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원불교의 개벽사상은 개교표어로 거양된 정신개벽이 핵심을 이루고 있다 이는 물질문명의 이기에 의해 황폐화된 정신의 세력을 바로잡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둘째 이러한 개벽사상은 동학으로부터 시작된 민중종교사상의 특징 을 공유하고 있다 소태산은 특히 수운과 증산을 선지자로 보며 그 개 벽사상의 계승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 셋째 개벽사상에서 보는 인간관은 은 恩 사상이 중심을 이루고 있 다 법신불일원상을 현실적을 보면 사은 四恩 이며 이의 실천이 감사 생활이다 넷째 개벽사상에서 보는 인간관 즉 개벽인간은 도학과 과학을 겸전 한 조화된 인간상이다 영과 육 정신문명과 물질문명 동과 정 내와 외를 겸전한다는 것이다 다섯째 이러한 개벽인간이념은 대각초기부터 잘 나타나고 있다 이 른바 지도자를 길러내기 위한 가르침은 최초법어 나 병든 사회 와 그 치료법 등이 이를 말해준다 여섯째 개벽인간이 건설해나가는 세상이 참 문명세계이다 도학과 과학이 조화된 참 문명세계는 낙원이며 평화안락한 세상이며 미륵불 의 용화회상이다 I 서언 근현대에 전개된 한국의 종교사상을 크게 나누면 전통종교 傳統宗 敎 사상과 외래종교 外來宗敎 사상 그리고 자생종교 自生宗敎 사상으

128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의 특징은 근대적 변모 즉 격변하는 사회 상황에 대응하여 새로운 구세경륜을 선포하는 데에 있다 먼저 전통종교사상은 고유신앙의 바탕위에 전래수용된 유 불 도 삼 교사상이 주류를 이룬다 종래 정족 鼎足 의 치세관 治世觀 에 바탕하 여 전개된 삼교사상은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유교를 존심양성 存心養 性 불교를 명심견성 明心見性 도교를 수심연성 修心練性 으로 칭하 는 바와 같이 수행적 특성을 지녀왔는데 근대이후는 다같이 개혁적 민중적 성격을 띈다 유교의 실학사상과 구신 求新 운동 불교의 선본 질 禪本質 논쟁과 개혁운동 도교의 권선서 勸善書 신앙과 민간도교운 동이 그러한 예이다 외래종교사상은 제국주의 사조와 함께 전래한 그리스도교가 중심을 이룬다 서세동점 西勢東漸 의 흐름 속에 한반도를 중심으로 열강제국 이 각축하는 가운데 신 구교 다같이 민중층을 선교대상으로 삼는 특 징을 보인다 교육 의료 등 새로운 제도의 시행에 앞장서면서 전개한 각종 사회활동은 개화운동의 한 축을 이룬다 자생종교사상은 시대사회의 변혁에 대응한 새로운 구세사상으로 이 를 신종교라 부르며 버려진 민중에서 일어나 삶의 보람과 희망을 가 꾸어간다는 뜻에서 민중종교운동으로 부른다 신종교는 세기를 전후 하여 변화된 세계상에 대한 민중적 자각을 통해 일어난 세계적인 현 상이다 우리나라에 있어서는 도탄에 빠진 민중에 대하여 기성종교의 구세이념은 효력을 잃고 외래사상이 전래되는 과정에서 야기된 타자 인식 他者認識 이 주체의식을 자극하는 가운데 체계를 달리하는 종교 이념이 선포된 현상이라 볼 수 있다 이들 가운데 근대이후의 변화된 사회상을 잘 나타내는 것이 자생종 교사상으로서의 신종교운동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그 효시는 수운 水雲 崔濟愚 이 년에 창도한 동학 東學 이며 이후 오 19 1824-1864 1860

원불교의 개벽사상/양은용 129 늘날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교단이 형성과 소멸을 되풀이 하고 있다 류병덕은 이러한 구세이념의 전개상에서 한국 신종교를 파악하고 특 히 수운의 동학사상을 비롯하여 영가무도교 詠歌舞蹈敎 를 연 일부 一 夫 金恒 의 정역 正易 사상 증산교 甑山敎 를 연 증산 甑山 姜一淳 의 신명 神明 사상 대종교 大倧敎 를 연 홍암 弘巖 羅喆 의 삼일 三一 철학 원불교 圓佛敎 를 연 소태산 少太山 朴重彬 의 일원 一圓 철학을 민중종교사상의 대맥으로 정 리하고 있다 주목되는 바는 이들이 개벽 開闢 이라는 공통적인 시대사상을 띄고 있다는 점이다 개벽이란 원래 천개지벽 天開地闢 으로 천지의 창조를 뜻하므로 여기서는 새로운 천지가 열린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이는 한국 근대의 민중사상에 있어서 변혁의 세계관을 상징하며 시대적 공 용어가 된 것이다 이 개벽으로 보는 시대사상을 몇 가지 특징으로 정 리하면 해원상생 解寃相生 과 인존 人尊 사상 삼교회통과 포용사상 사 회개혁과 민족주체사상 등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본고는 이러한 개벽사상을 원불교의 교의적 성격을 중심으로 살펴 보는데 목적이 있다 그런데 사상적 흐름에서 보면 이에는 다음과 같 은 두 가지 사항을 전게하게 된다 1826-1898 1871-1909 1860-1916 1891-1943 5 1 2 1 柳炳德 개화기 일제시의 민중종교사상에 관한 연구-그 당시 민중종교의 敎 祖思想에서 찾아본 철학의 제문제- 한국정신문화연구원편 철학사상의 제 문제III 한국정문연 1985 245쪽 참조 2 졸고 한국종교사상사에서 본 신종교 한국종교 23 원광대 종교문제연구 소 1998 156쪽 이하 이를 盧吉明은 인존사상 민중사상 개벽사상 지상천국 신앙 구세주신앙 선민사상 조화사상 통일사상 해원사상 전통문화계승사상으로 정리하고동 저 한국신흥종교 연구 경세원 1996 40쪽 이하 金洪喆은 후천개벽사상 종교회통사상 민족주체사상 사회개혁사상 혹은 개벽과 후천선경 조화적 합일사상 주체적 포용사상 인존주의적 합리사상 사회병리진단과 혁세사 상으로 의미짓고 있다동 저 한국신종교사상의 연구 집문당 1989

130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첫째는 원불교는 삼교회통사상을 전개하면서도 불교적 입장에 서 있다는 점이다 이는 불교의 시대화 대중화 생활화를 표방하는 데서 드러난다 소태산은 오랜 구도 끝에 궁극적 종교체험이 대각 大覺 을 이루고 그 체험세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불교와 해후가 이루 어진다 금강경 의 열람을 통한 석존에의 연원불 淵源佛 설정과 새 회상 會上 의 정초가 이에 인연하여 이루어진다 물론 원불교의 교의사상은 불교뿐만 아니라 유 불 도 삼교 나아가서는 동서고금의 만 종교 만 사상과의 회통을 주장한다 그러나 근대사상의 흐름에서 보면 불교적 흐름이 주류를 이룬다 는 말이다 둘째는 신종교의 개벽사조를 수운과 증산의 흐름 위에 계승하고 있 다는 점이다 개벽이라는 시대적 공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점이 이러한 의식을 대변하지만 후술할 바와 같이 수운을 비롯한 선지자를 자주 거론하면서 자신의 가르침이 그들과 함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보면 원불교는 기존해 온 종교들의 역할을 전제로 하고 있으 며 이는 기성종교나 신종교에 대해서도 같은 관점으로 작용한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원불교의 개벽사상이 지향하는 바를 생각해 보기로 한다 같은 주제로 발표한 구고가 있으므로 여 1916 3 4 5 6 3 원불교교사 제 1편 3장 제생의세의 경륜원불교정화사 원불교전서 원불교출판사 1977 1040-1042쪽 참조 4 소태산은 불법은 큰 도라 참된 성품의 원리를 밝히고 생사의 큰 일을 해결 하며 인과의 이치를 드러내고 수행의 길을 갖추어서 능히 모든 교법에 뛰어난 바 있나니라 대종경 서품 3장 원불교전서 95쪽고 하여 장차 세계 적 주교가 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5 종교 간의 대화원리에서 보면 원불교는 자체교법이 救世濟人의 最勝이라는 입 장 외에 이웃종교와의 공존 협력이라는 또 하나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졸 고 원불교에서 본 종교 간의 대화원리 한국종교연구 4 서강대 종교연 구소 2002 37쪽 이하 참조 6 졸고 소태산대종사의 개벽사상과 사회적 실천 한국종교 30 원광대 종 교문제연구소 2006 230쪽 이하; 졸고 한국근대의 개벽사상과 민중적 공

원불교의 개벽사상/양은용 131 기서는 소태산이 제시하는 개벽인상을 소묘하는데 한정하기로 한다 II 시국의 지도강령 정신개벽 개벽 은 원불교의 개교표어이다 대종경 은 소태산이 개벽을 제창한 정황을 <1> 대종사 당시의 시국을 살펴 보시사 그 지도강령을 표어 로 정하시기를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 하시니 라7 고 전한다 소태산의 대각 차원에서 보는 세계상을 개벽으로 본 것 이다 따라서 구세이념 역시 이에 바탕하여 베풀어질 수 밖에 없다 그것이 물질개벽에 따른 정신개벽이다 물론 이에서 물질개벽과 정신 개벽은 이원적인 파악이라기보다는 개벽인간을 향한 연동 連動 변증법 적인 접근이라 할 수 있다 이를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는 것이 개교의 동기 인데 정전 의 머리를 장식하는 전문은 다음과 같다 <2> 현하 과학의 문명이 발달됨에 따라 물질을 사용하여야 할 사람의 정신은 점점 쇠약하고 사람이 사용하여야 할 물질 의 세력은 날로 융성하여 쇠약한 그 정신을 항복 받아 물질 공성 公共哲學 京都FORUM 學術大會發表要旨 2010228-32 日本神 戶 등 7 대종경 서품 4장 원불교전서 95-96쪽

132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의 지배를 받게 하므로 모든 사람이 도리어 저 물질의 노예 생활을 면하지 못하게 되었으니 그 생활에 어찌 파란고해波 瀾苦海가 없으리요 그러므로 진리적 종교의 신앙과 사실적 도덕의 훈련으로써 정신의 세력을 확장하고 물질의 세력의 항복 받아 파란고해의 일체생령을 광대무량한 낙원樂園으 로 인도하려 함이 그 동기니라8 여기서 물질문명은 과학문명의 발달로 대표되고 있으며 이를 통어 하지 못하는 인간 삶의 모순을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구세이념의 선 포를 위한 이러한 시대사회에 대한 인식은 말할 나위 없이 교의사상 의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 또한 교단사의 전개에 있어서도 이는 기본 사조로 자리해 왔다 그는 물질문명의 발전을 직업세계에 있어서 학식 과 기술의 진보나 생활기구 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이에 전 도되어 물질의 노예가 된 모습을 걱정하고 있다 그는 문명한 시대 속에 세상이 병이 들었다고 진단하고 있다 그 병 이란 첫째 돈의 병 둘째 원망의 병 셋째 의뢰의 병 넷째 배울 줄 모 르는 병 다섯째 가르칠 줄 모르는 병 여섯째 공익심 없는 병이라고 진단한다 물론 이에 대한 처방이 따르고 있는데 이는 첫째 도학을 장려하여 분수에 편안하는 도 둘째 은혜를 발견하는 도 셋째 자력생 활하는 도 넷째 배우는 도 다섯째 가르치는 도 여섯째 공익생활하는 도를 가르쳐서 사람사람으로 하여금 안으로 자기를 반성하여 각자의 병든 마음과 병든 세상을 치료하는 노력해야 하며 그 약방문은 물론 기본교리인 인생의 요도인 사은 四恩 천지은 부모은 동포은 법률은 사요 四要 자력양성 지자본위 타자녀교육 공도자숭배 와 공부의 요도 9 10 ; ; 8 정전 제1 총서편 제 1장같은 책 21쪽 9 대종경 교의품 30장 원불교교전 130-131쪽 10 같은 품 34장같은 책 133-135쪽

원불교의 개벽사상/양은용 133 인 삼학 三學뜻 첫째수양 사리연구 작업취사 팔조 팔조뜻 信 忿 疑 誠의 진행사조 不信 貪慾 懶 愚의 사연사조 로 본다 그런데 주목되는 것은 이와 같은 진단이 정전 의 병든 사회와 그 치료법 에서 같은 구조로 그러난다는 사실이다 즉 사회가 병들어 가는 증거를 첫째 자기 잘못은 알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잘못하는 것 만 많이 드러내는 것 둘째 부정당한 의뢰생활을 하는 것 셋째 지도 받을 자리에서 정당한 지도를 잘 받지 않는 것 넷째 지도할 자리에서 정당한 지도로써 교화할 줄 모르는 것 다섯째 공익심이 없는 것이라 본다 그리고 이를 치료하는 방법은 첫째 자기 잘못을 항상 조사할 것 둘째 부정당한 의뢰생활을 하지 말 것 셋째 지도 받을 자리에서 정당한 지도를 잘 받을 것 넷째 지도할 자리에서 정당한 지도로써 교 화를 잘 할 것 다섯째 자리주의를 버리고 이타주의로 나가야 한다고 본다 앞의 대종경 인도품과 뒤의 정전 요항을 대조해 보면 전자 에 돈의 병 이 첨가되어 있다 그러나 치료법에서 보면 후자의 첫째 에 자기 잘못을 항상 조사할 것 을 강조하여 전자의 첫째 돈의 병 둘째 원망의 병을 아우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말할 나위 없이 이 내용은 일상수행의 요법 을 연상시킨다 그것이 사은 사요와 삼 학 팔조를 중심한 교리의 대강을 망라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개벽사상은 원불교 교조인 소태산에게 어떻게 수용되었는 가 정산 鼎山 宋奎 찬의 원불교 초기교단사인 불법연구회 창건사 에는 소태산의 어린 시절인 갑오 동학농민혁명 당시 11 12 13? 1890-1962 1894 11 같은 품 35장같은 책 135-136쪽 12 정전 제3 수행편 제 15장 병든 사회와 그 치료법같은 책 88쪽 13 敎綱9條로 통용되는 이것은 1-3조가 삼학 4조가 팔조 5조가 사은 6-9조 가 사요를 담고 있다같은 편 제 1장 일상수행의 요법

134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동네에 동학군이 나타났다 고 하여 부친을 놀라게 하고 대각 후 인근 사람들이 동경대전 을 가지고 와서 문답하고 있으며 증산교파가 성 행하는 가운데 그 선전원을 불러 주일간 통령의식 通靈儀式 을 행하 여 대중의 인심을 모으는데 역할 했음을 전하고 있다 그리고 소태 산의 법어인 대종경 에 동학 천도교나 증산교에 관련 기사가 산견 되는 것은 그 가르침이 유행하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따라서 개벽사상 은 그러한 정황 아래 깨달음의 차원에서 만난 것으로 보인다 소태산의 개벽사상은 수운 증산과 관련해서 다음과 같이 드러난다 1 14 <3> 김기천이 여쭙기를 선지자들이 말씀하신 후천개벽後天 開闢의 순서를 날이 새는 것에 비유한다면 수운水雲 선생 의 행적은 세상이 깊이 잠든 가운데 첫 새벽의 소식을 알리 신 것이요 증산甑山 선생의 행적은 그 다음 소식을 알리신 것이요 대종사께서는 날이 차차 밝으매 그 일을 시작하신 것 이라 하오면 어떠하오리까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그럴 듯하 나니라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사람의 일이 인증할 만한 이가 인증하면 그대로 되나니 우리가 오늘에 이 말을 한 것 도 우리 법이 드러나면 그 분들이 드러나는 것이며 또는 그 분들은 미래 도인들을 많이 도왔으니 그 뒷 도인들은 먼젓 도인들을 많이 추존하리라 15 이와같이 소태산은 수운 증산을 선지자로 내세우고 있는데 다만 개벽사상 만이 아니라 구체적인 안목을 피력하고 있다 예컨대 용담 유사 龍潭遺詞 의 궁궁을을 弓弓乙乙 가사에 대한 변론 에서부 16 14 송규 불법연구회 창건사 박정훈 저 한울안 한이치에 원불교출판사 1982 184 195 200쪽 15 대종경 변의품 32장 원불교전서 254쪽 16 같은 품 29장같은 책 252-253쪽

원불교의 개벽사상/양은용 135 터 그들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피력하고 있다 <4> 제자의 수운에 대한 이야기에 대하여 대종사 말씀하시 기를 "그러한수운과 같은 성현들은 심신의 거래를 자유 자재 하시는지라 일의 순서를 따라 나신 국토에 다시 나기도 하고 동양에나 서양에 임의로 수생하여 조금도 구애를 받지 아니하 시나니라 과거에도 이 나라에 무등無等한 도인이 많이 나셨 지마는 이 후로도 무등한 도인이 사방에서 모여들어 전무후무 한 도덕 회상을 마련할 것이니 그대는 나를 믿을 때에 나의 도 덕을 보고 믿을지언정 어디에 의지하는 마음으로 믿지는 말 라"17 <5> 제자들의 증산에 대한 악평에 대하여 대종사 말씀하시기 를 증산 선생은 곧 드물게 보는 선지자요 선인이라 앞으로 우 리 회상이 세상에 드러난 뒤에는 수운水雲 선생과 함께 길이 받들고 기념하게 되리라 18 수운에 있어서 개벽이 동학의 첫 발이었다고 하면 증산 이나 소태산에 있어서도 그것은 같은 형태였다고 할 수 있다 소태산이 대 각 후 최초법어 를 베풀 때에는 아직 교리강령이 체계화되기 전이 지만 오늘날에 보는 교의사상의 큰 흐름을 담고 있는 것도 그러한 원 19 20 17 같은 품 30장같은 책 253쪽 18 같은 품 31장같은 책 254쪽 19 수운은 道通한 1860년 4월 5일 開闢時 國初日 이라 읊고 있다 용담유 사 용담가 20 증산은 천지를 개벽하여 仙境을 세우려면 먼저 天地度數를 調正하며 解寃 으로써 萬古神明을 調和하고 또 대지강산의 精氣를 통일하리로다 라 하여 甑山天師公事記 111쪽 개벽이 천지공사의 요체이며 그 내용이 해원임 을 밝히고 있다

136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리로 보인다 수신의 요법 제가의 요법 강자 약자 진 화상 요법 지도인으로서 준비할 요법 으로 구성된 이 최초법 어 는 소태산의 깨달음의 눈에 비친 개벽교리 즉 시국의 지도강령이 었던 셈이다 거기에는 우선 시대인식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유학의 수신 修身 제 가 齊家 치국 治國 평천하 平天下 의 원리를 연상시키는 이들에는 학 교교육제도의 시행이 시작되던 당시의 유가적 풍토 속에서 지도자론 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 머리의 수신의 요법 은 이렇게 시작된다 21 <6> 1 시대를 따라 학업에 종사하여 모든 학문을 준비할 것이 요 2 정신을 수양하여 분수 지키는데 안정을 얻을 것이며 희 로 애 락의 경우를 당하여도 정의를 잃지 아니할 것이 요 22 이 가운데 조가 지도자의 자질을 논한 것이라면 조는 수도인의 기본을 드러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한 기본 아래 제가의 요 법 에서 사회의 기본단위인 가정을 다스리는 원리를 밝히고 강자 약자 진화상 요법 에서는 국가사회의 고른 발전을 논한다 현재상태 로 정리되기 전 초기형태는 일본을 힘센 갑동리 한국을 힘이 약하여 억압당하는 을동리로 상정하여 강약의 조화발전을 꾀하고 있다 그 리고 지도인으로서 준비할 요법 을 1 2 23 <7> 1 지도 받는 사람 이상의 지식을 가질 것이요 21 朴相權 소태산의 최초법어 연구 원광대 박사논문 1993 41쪽 22 정전 제3 수행편 제 3장 최초법어 원불교전서 84쪽 23 李共珠수필 약자로서 강자되는 법문 월말통신 1 1928 5월호; 원불교 자료총서 1 39쪽 이하

원불교의 개벽사상/양은용 137 2 지도 받는 사람에게 신용을 잃지 말 것이요 3 지도 받는 사람에게 사리私利를 취하지 말 것이요 4 일을 당할 때마다 지행을 대조할 것이니라24 고 밝히고 있다 이 지식확충 신용견지 사리물취 勿取 지행대조는 수신의 요법 에서 비롯한 지도자 자질의 결론에 해당한다 이러한 지도자가 바로 정신개벽의 일꾼이다 소태산은 병든 사회의 책임을 지 도자에게 두듯 개벽의 요체를 정신개벽에 두고 최초법어 에서부 터 그러한 개벽인간을 길러내는데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25 III 개벽인간과 참 문명세계 이렇게 보면 소태산의 개벽관은 정신개벽을 통한 개벽인간의 육성 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개벽시대의 도래에 대하여 도수 度數 를 계산 하며 앉아서 기다리는 대망 待望 이 아니라 스스로 실천하는 데서 찾 고 있다 긍정적이며 적극적이라는 말이다 그것은 먼저 인간이해에서부터 시작된다 인간이해에 대하여 석가의 고관 苦觀 이나 예수의 원죄관 原罪觀 과는 다른 은관 恩觀 을 제기하 고 있다 소태산은 나 라는 존재를 만사만리의 근본 으로 본다 그리하여 천지에서 입은 은혜를 말하여 26 <6> 우리가 천지에서 입은 은혜를 가장 쉽게 알고자 할진대 먼 24 정전 제3 수행편 제 3장 최초법어 원불교전서 86쪽 25 같은 편 제 15장 병든사회와 그 치료법 원불교전서 88쪽 26 같은 책 제2 교의편 제2장 2절 부모 피은의 조목 같은 책 31쪽

138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저 마땅히 천지가 없어도 이 존재를 보전하여 살 수 있을 것인 가 하고 생각해 볼 것이니 그런다면 아무리 천치天痴요 하우 자下愚者라도 천지 없어서는 살지 못할 것을 다 인증할 것이 다 없어서는 살지 못할 관계가 있다면 그 같이 큰 은혜가 또 어디 있으리요27 라 밝히고 있다 세상에 일과 일치간에 중중무진 重重無盡 으로 전 개된 세계상이 없어서는 살 수 없는 은혜로운 관계로 이루어져 있 다는 것이다 이 은혜로운 관계를 천지 부모 동포 법률의 사은으로 설 정한다 원리에서 보면 근원적 진리를 상징하는 일원상 一圓相 의 현 상적인 측면이 사은으로 이를 일원은 곧 사은이요 사은은 곧 삼라만 상으로 부른다 그리고 사은의 실천이 감사생활이다 그것은 생명존 재의 조건과 근거가 되기 때문에 인생의 요도가 되며 따라서 이에 대 한 보은행 報恩行 이 강조되며 그러한 은사상의 적극적인 실천이 감 사생활이라는 것이다 교리도 敎理圖 에 의하면 법신불 일원상을 종지 宗旨 는 신앙문인 사은 사요와 수행문인 삼학 팔조로 대별되는데 신앙문은 복족 福足 의 길이며 수행문은 혜족 慧足 의 길이다 이들이 조화롭게 실현된 인물이 복혜족족의 불보살이며 이들이 건설하는 세 계가 낙원이다 그러면 소태산이 제시하는 낙원 즉 참 문명세계는 어떠한 세계인 가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28 29? 27 같은 장 2절 천지 피은의 강령 같은 책 27쪽 28 같은 편 제 1장 4절 일원상 서원문 같은 책 24-25쪽에서는 일원은 언어도단言語道斷의 입정처入定處이요 유무초월의 생사문生死門인 바 천지 부모 동포 법률의 봉원이요 제불 조사 범부 중생의 성품으로 능이성 유상 能以成有常하고 능이성 무상無常하여 유상으로 보면 상주불멸론 여여자연 如如自然하여 무량세계를 전개하였고 라고 하였다 29 같은 책 머리

원불교의 개벽사상/양은용 139 <7>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 우리가 건설할 회상은 과거에 도 보지 못하였고 미래에도 보기 어려운 큰 회상이라 그러한 회상을 건설하자면 그 법을 제정할 때에 도학과 과학이 병진하 여 참 문명세계가 열리게 하며 동動과 정靜이 골라 맞아서 공부와 사업이 병진되게 하고 모든 교법을 두루 통합하여 한 덩어리 한 집안을 만들어 서로 넘나들고 화하게 하여야 하므 로 30 <8>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안으로 정신문명을 촉진하여 도학 道學을 발전시키고 밖으로 물질문명을 촉진하여 과학을 발전 시켜야 영육이 쌍전하고 내외가 겸전하여 결함 없는 세상이 되 리라 그러나 만일 현대와 같이 물질문명에만 치우치고 정신 문명을 등한시하면 마치 철 모르는 아이에게 칼을 들려 준 것 과 같아서 어느 날 어느 때에 무슨 화를 당할 지 모를 것이니 이는 육신은 완전하나 정신에 병이 든 불구자와 같고 정신문 명만 되고 물질문명이 없는 세상은 정신은 완전하나 육신에 병 이 든 불구자와 같나니 그 하나가 충실하지 못하고 어찌 완전 한 세상이라 할 수 있으리요 그러므로 내외 문명이 병진되는 시대라야 비로소 결함없는 평화안락한 세계가 될 것이니라31 소태산 종교운동은 개벽인간을 길러내어 참 문명세계를 건설하는데 있으며 그것은 도학과 과학이 병진하고 공부와 사업이 병진하며 영 과 육이 쌍전하고 정신문명과 물질문명이 조화된 세상이다 이른바 내문명과 외문명이 병진된 평화안락한 세상이다 30 대종경 서품 8장 원불교전서 97-98쪽 31 같은 책 교의품 31장같은 책 131-132쪽

140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이를 용화회상 龍華會上 과 미륵불 彌勒佛 의 출세와 관련해 보면 좀더 분명해진다 소태산은 이와 관련하여 제자들과 많은 문답을 하고 있는데 몇 편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9> 최도화 여쭙기를 "이 세상에 미륵불의 출세와 용화회상의 건설을 목마르게 기다리는 사람이 많사오니 미륵불은 어떠한 부처님이시며 용회회상은 어떠한 회상이오니까" 대종사 말씀 하시기를 "미륵불이라 함은 법신불의 진리가 크게 들어나는 것 이요 용화회상이라 함은 크게 밝은 세상에 되는 것이니 곧 처 처불상處處佛像 사사불공事事佛供의 대의가 널리 행하여지 는 것이니라" 장적조 여쭙기를 "그러하오면 어느 때나 그러한 세계가 돌아오겠나이까"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지금 차차 되 어지고 있나니라" 정세월이 여쭙기를 "그 중에도 첫 주인이 있 지 않겠나이까"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하나하나 먼저 깨치는 사람이 주인이 되나니라"32 <10> 박사시화 여쭙기를 지금 어떤 종파들에서는 이미 미륵 불이 출세하여 용화회상을 건설한다 하와 서로 주장이 분분하 오니 어느 회상이 참 용화회상이 되오리까 대종사 말씀하시 기를 말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니 비록 말은 아니 할지라도 오직 그 회상에서 미륵불의 참 뜻을 먼저 깨닫고 미륵불이 하 는 일만 하고 있으면 자연 용화회상이 될 것이요 미륵불을 친 견할 수도 있으리라 33 <11>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근래 어떤 사람들은 이 세상은 말 세가 되어 영영 파멸 밖에는 길이 없다고 하나 나는 그렇지 않 다고 하노니 성인의 자취가 끊어진 지 오래고 정의도덕이 희 32 같은 품 16장같은 책 390쪽 33 같은 책 전망품 17장같은 책 390-391쪽

원불교의 개벽사상/양은용 141 미하여졌으니 말세인 것만은 사실이나 이 세상이 이대로 파멸 되지는 아니하리라 돌아오는 세상이야말로 참으로 크게 문명 한 도덕세계일 것이니 그러므로 지금은 묵은 세상의 끝이요 새 세상의 처음이 되어 시대의 앞길을 추측하기가 퍽 어려우 나 오는 세상의 문명을 추측하는 사람이야 어찌 든든하지 아니 하며 즐겁지 아니하리요 34 이에서 소태산은 용화회상과 미륵불에 대하여 새로운 해석을 내리 고 있다 미륵불은 법신불의 진리가 드러나는 것이며 용화회상은 그 에 의해 크게 밝아진 세상이라고 본다 그 용화회상은 실천에 의해 이 루어지며 그에 의해 미륵불을 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진정 한 종교가 반드시 하나여야 한다는 사고는 일방적인 관점이라고 본다 용화회상을 건설하는 입장에서 보면 공동선 共同善 의 축대는 같은 이 념을 가진 대열의 협력에 의해 이루어지며 그런 의미에서 미래상은 밝게 그려질 수 있다는 원리이다 소태산은 이와 같은 참 문명세계 도덕세계가 반드시 돌아올 것으로 예견한다 과거세상이 어리고 어두우며 강하고 지식있는 사람이 약하 고 어리석은 사람들을 착취하였으나 돌아오는 세상은 슬겁고 밝은 세 상이므로 공정한 법이 존재하며 바르고 참된 사람은 생활은 자연히 풍부해지리라는 것이다 금강산과 그 주인을 들어 한국이 세계정신 의 지도국이 되고 인류도덕의 부모국이 되리라는 예견 등 구체적인 법문이 이와 같은 흐름이라 보아서 좋을 것이다 35 36 34 같은 품 19장같은 책 391-392쪽 35 같은 품 19-21장같은 책 391-393쪽 36 같은 책 인도품 29장 전망품 5-6 23장같은 책 217-218; 379-380; 393-394쪽

142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V 결어 이상에서 소태산의 대각으로부터 비롯된 원불교운동을 통해 전개된 개벽사상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 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원불교의 개벽사상은 개교표어로 거양된 정신개벽이 핵심을 이루고 있다 이는 개교의 동기 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드러나는데 물질문명의 이기에 의해 황폐화된 정신의 세력을 바로잡는 것으로부 터 시작된다 둘째 이러한 개벽사상은 동학으로부터 시작된 신종교의 중핵을 이 루는 사상이다 소태산은 특히 수운과 증산을 선지자로 보며 그 개벽 사상의 계승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 셋째 개벽사상에서 보는 인간관은 은사상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이 의 실천이 감사생활이다 넷째 개벽사상에서 보는 인간관 즉 개벽인간은 도학과 과학을 겸전 한 조화된 인간상이다 영과 육 정신문명과 물질문명 동과 정 내와 외를 겸전한다는 것이다 다섯째 이러한 개벽인간이념은 대각초기부터 잘 나타나고 있다 이 른바 지도자를 길러내기 위한 가르침은 최초법어 나 병든 사회 와 그 치료법 등이 이를 말해준다 여섯째 개벽인간이 건설해나가는 세상이 참 문명세계이다 도학과 과학이 조화된 참 문명세계는 낙원이며 평화안락한 세상이며 미륵불 의 용화회상이다 이는 실천에 의해 이루어진다

원불교의 개벽사상/양은용 143 참고 문헌 < > 金洪喆 한국신종교사상의 연구 집문당 盧吉明 한국신흥종교 연구 경세원 원불교정화사 원불교전서 원불교출판사 柳炳德 개화기 일제시의 민중종교사상에 관한 연구 그 당시 민중종 교의 敎祖思想에서 찾아본 철학의 제문제 한국정신문화연구 원편 철학사상의 제문제 한국정문연 朴相權 소태산의 최초법어 연구 원광대 박사논문 송 규 불법연구회 창건사 박정훈 저 한울안 한이치에 원불교 출판사 양은용 소태산대종사의 개벽사상과 사회적 실천 한국종교 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원불교에서 본 종교간의 대화원리 한국종교연구 서강 대 종교연구소 한국근대의 개벽사상과 민중적 공공성 公共哲學 京都 學術大會發表要旨 日本神戶 한국종교사상사에서 본 신종교 한국종교 원광대 종 교문제연구소 李共珠수필 약자로서 강자되는 법문 월말통신 월호 원불 교자료총서 1989 1996 1977 - - III 1985 1993 1982 30 2006 4 2002 FORUM 2010228-32 23 1998 1 1 1928 5 ;

144 강증산의 후천개벽론 이경원 대진대학교 교수 Ⅰ Ⅱ Ⅲ Ⅳ Ⅴ 목차 머리말 강증산 구천상제의 대순 大巡 과 강림 降臨 변혁에 대한 신앙체계 천지공사 강증산 후천개벽의 이념적 특질 맺음말 - 국문요약 주제어 후천개벽 원시반본 상생 해원 인존 : 한국 근대의 신종교가로서의 강증산 은 이 시대의 민중종 교가 지니고 있는 대표적인 사상으로서의 개벽이념을 독창적으로 표 방한 바 있다 그 자신은 구천의 상제로서 자임하고 광구천하와 구제 창생의 대지 大地 를 알리기 위해 천지공사 天地公事 라고 하는 대역사 를 단행하였다 여기서 증산의 개벽이념은 천지공사를 기준으로 하여 세계관적으로 선천과 후천의 구분이 이루어지고 나아가 후천개벽이라 고 하는 극적인 전환을 통해 새로운 진리를 선포하는 것으로 그의 주 1871-1909

강증산의 후천개벽론 / 이경원 145 된 사상이 드러나고 있다 증산의 사상에 나타난 후천개벽의 이념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누어 설명된다 첫째는 원시반본 原始返本 이며 둘 째는 상생 相生 셋째는 해원 解冤 그리고 넷째는 인존 人尊 의 이념 이 있다 이와 같은 이념의 실현이 가능한 세계가 바로 후천이며 현 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의 이정표임을 선언하고 있는 것이 곧 증산의 개벽사상이다 Ⅰ 머리말 한국 근대 민중종교의 주된 흐름이자 오늘날 뚜렷한 신종교 교단을 형성하고 있는 강증산의 사상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그 특징을 보이 고 있다 하나의 종교사상을 구성하고 있는 신관 인간관 세계관 등의 견지에서 바라볼 때 강증산의 사상은 분명 기성종교의 전통과는 궤도 를 달리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세계관의 관점에서 다루어질 수 있는 후천개벽 後天開闢 의 사상은 오늘날 증산의 사상을 대변하 고 있는 주요한 용어이기도 하다 오늘 한국 근대 민중종교의 개벽사 상과 정신문명 이라는 학술대회를 통하여 당시 민중들의 시대정신과 민족정신 그리고 세계정신에 대한 참모습을 발견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주지하다시피 한국종교에서 선 후천이 문제되었던 것은 한국 근대 의 신종교 발생에 이르러서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 종교가로서는 최 수운 崔水雲 김일부 金一夫 강증산 姜甑山 박중빈 朴重彬 등이 있다 이들의 공통된 종교사상으로 지적되는 것이 바로 후천개벽론 이다 그 종교사상에 ; ; 1871~1909 1824~1864 ; ; 1826~1898 1891~1943 1

146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대해서는 민족종교 혹은 민중종교 등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그것은 역사전환의 주체자가 민중이며 개벽은 민중이 주도하는 창조적 역사 의 실천이라고 보는데서 유래하고 있다 이 때 후천은 선천과 상대 되는 시간적 과거의 세계이며 후천은 앞서 거론한 종교가가 활동한 시점 이후의 새로운 변혁된 세계를 일컫는다 그 발생 배경으로서는 세기말 도탄에 빠진 민중들이 그들을 구원해줄 수 있는 메시아를 기다리게 하였으며 마침내 등장한 메시아가 인도하는 대망의 신천지 를 그리는 데서부터 나온 것이다 말하자면 후천은 구원된 미래의 세 계를 개벽은 그와 같은 후천이 열리는 변화현상을 극적으로 표명한 것이다 여기서도 개벽은 서양 기독교 사상의 핵심이 되고 있는 종말 론 과 차별화되는데 종말론이 유시관 有始觀 적 창조설에 입각해 있 다면 개벽은 무시관 無始觀 으로서 인중무과론적적취설 因中無果論的 積聚說 성주괴공설 成住壞空說 진급강급설 進級降級說 음양상보 설 陰陽相補說 등으로 전개되었다고도 한다 그 사상적 특질을 보면 최수운은 초월적 존재인 하늘님과의 접신을 통해 그 구원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명을 맡았으며 김일부는 역학적 원리를 통해 후천의 도래를 밝혔으며 강증산은 그와 같은 후천을 만 들고 가져다주는 절대자임을 선언하였으며 소태산은 그 후천의 시대 를 맞이하고 살아가기 위한 정신개벽론을 제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한국 신종교에서의 선천은 인간의 한계상황을 대변하는 위기의 세 계이며 후천은 그 한계상황을 절대자의 힘 또는 극적인 우주변화로 인해 실현된 종교적 이상세계를 뜻한다 본 고에서 주제로 삼고 있는 후천개벽론은 이와 같은 한국 민중종교 특히 강증산의 사상에서 부각 2 19 3 1 김홍철 한국 신종교사상의 연구 집문당 1989 참조 2 유병덕 근 현대 한국종교사상연구 마당기획 2000 p118 3 유병덕 위의 책 p256

강증산의 후천개벽론 / 이경원 147 된 개념을 중심으로 그 특질을 살펴보는 것이다 Ⅱ 강증산 구천상제의 대순 大巡 과 강림 降臨 강증산의 종교가적 지위에 대하여 살펴보면 그는 당시에 최고신격 으로서의 구천상제임을 밝혔다 이러한 신앙이 발단된 시대는 세기 말엽의 조선조이며 강증산의 교설에 나타난 사상적 특징은 무엇보다 도 신앙의 대상으로 자임되는 그의 위격이다 이것은 그가 고통받는 민중을 구제하는 권능의 소유자임을 밝히는 것이다 당시의 조선사회 는 안팎으로 혼란이 가중되고 그 사회적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민중 들의 움직임이 어느 때보다도 활발히 전개되었던 시기이기도 하다 19 조선은 19세기 중엽이후 안으로 중세 사회체제를 극복하고 근 대사회체제를 이루어가야 했으며 밖으로는 서구 열강의 침략을 막고 국권을 수호해야 하는 시대적 과제를 안고 있었다 당시 의 사회세력들은 자신이 처해있던 계급적 입장에서 사회모순을 인식하고 나름대로 그 해결방식을 구해가고 있었다4 여기서 주목할 것은 갑오 동학혁명 과 같은 사회운동이 민중의 사회변혁운동으로 등장하면서 그 저력의 형성기반을 종교적 심성에서 부터 찾고 있었으며 이것은 한국근대종교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 는 기틀이 되었다는 점이다 일찍이 동학의 종교운동은 보국안민 輔國 安民 의 기치에 입각하여 전개되었던바 최고신 天主 또는 하 님 의 역사는 언제나 민중의 편에 서서 새로운 운수를 베푸는 것이었다 1894 5 4 한국역사연구회 한국역사입문 3 근대 현대편 풀빛 1996 pp24~25 5 龍潭遺詞 安心歌 개벽시開闢時 국초國初일을 만지장서滿紙長書 나리

148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고통 받는 민중의 삶을 외면하지 않고 오히려 민중의 입장에서 그들 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이념을 제시하는 것은 당대의 종교적 과제 가 되기에 충분한 것이다 이러한 동학의 이념을 창조적으로 실현하고 이상세계를 향한 새로운 세계관을 제시하고자 했던 인물이 강증산이 다 그는 스스로 권능자 權能者 의 소임을 천명 闡明 하면서 당시의 민 중들에게 삶의 희망을 가져다주고자 했던 다가선 하느님 으로 활동하 였다 나는 서양西洋 대법국大法國 천계탑天啓塔에 내려와서 천하를 대순하다가 삼계의 대권을 갖고 삼계를 개벽하여 선경 을 열고 사멸에 빠진 세계 창생들을 건지려고 너의 동방에 순 회하던 중 이 땅에 머문 것은 곧 참화 중에 묻힌 무명의 약소 민족을 먼저 도와서 만고에 쌓인 원을 풀어주려 하노라 나를 좇는 자는 영원한 복록을 얻어 불로 불사하며 영원한 선경의 낙을 누릴 것이니 이것이 참 동학이니라 궁을가弓乙歌에 조 선 강산朝鮮江山 명산名山이라 도통군자道通君子 다시 난다 라 하였으니 또한 나의 일을 이름이라 동학 신자간에 대선생大先生이 갱생 하리라고 전하니 이는 대선생代先生 이 다시 나리라는 말이니 내가 곧 대선생代先生이로다 6 위의 구절에 나타난 요지는 먼저 최고신의 강림배경과 그에 대한 새로운 신앙을 제시하는 것이다 최고신은 곧 상제이며 천하 대순 을 시고 십이제국十二諸國 다버리고 아국운수我國運數 먼저하네 그럭저럭 창 황실색愴惶失色 정신수습精神收拾 되었더라 ; 夢中老少問答歌 천운天 運이 둘렀으니 근심말고 돌아가서 윤회시운輪廻時運 구경하소 십이제국十 二諸國 괴질운수怪疾運數 다시 개벽開闢 아닐런가 태평성세太平聖世 다 시정定해 국태민안國泰民安 할것이니 개탄지심慨歎之心 두지말고 차차차 차 지냈어라 6 전경 권지1-11

강증산의 후천개벽론 / 이경원 149 통해 지상에 강림하는 과정을 밟는다 대순 이라 함은 최고신 상제의 현현을 교의 敎義 적으로 표현한 용어이다 사멸에 바진 세계창생을 건지기 위해 권화 權化 적으로 강림한 상제가 자신의 사명과 역사를 담아서 대순 이라는 개념으로 표현하였던 것이다 대순 의 과정에서 인간으로 강림한 상제는 당시의 민중들에게 새로 운 신앙을 불러일으키게 되는데 그것은 각종 비결서나 동학사상이 모 두 인간상제의 탄생으로 귀결된다는 것이다 즉 한반도라고 하는 지정 학적 특수성은 많은 성현을 배출할 수 있는 터전이며 만인이 갈망하 는 대선생 大先生 을 대신하는 새로운 선생의 출현이 당위적으로 이루 어져야 함을 강조한다 당시의 동학은 최수운의 순교이후 정부의 탄압 으로 인해 신앙 활동이 궁지에 몰렸으며 종종 서학으로 오인되거나 유교적 설명으로 그 고유한 정체성을 확보하기가 어려웠던 것이 사실 이다 이를 비판적으로 극복하고 그 신앙적 권위가 보다 구체화되어 드러난 것이 대순신앙이다 여기서 강증산은 강세한 상제로서 최고신의 자격을 지니고 그 절대 권능을 행사하는 것으로 이어지는데 이러한 상제신앙의 참된 본질은 그와 같은 활동의 주된 내용이 무엇이냐에 달려 있다 그것을 윗글에 서 살펴보면 사멸에 빠진 세계 창생들을 건지는 것 그렇게 함으로써 만고에 쌓인 원을 풀어주는 것 이다 궁극에 가서는 영원한 복록을 7 7 이 점은 대순신앙이 동학을 비판적으로 계승하게 된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 다 다음의 聖句는 이를 잘 뒷받침해주고 있다 ; 典經 교운1장 9절 상제 께서 어느 날 김 형렬에게 가라사대 내가 서양西洋 대법국大法國 천계탑 天啓塔에 내려와 천하를 대순大巡하다가 이 동토東土에 그쳐 모악산 금 산사母岳山金山寺 삼층전三層殿 미륵금불彌勒金佛에 이르러 三十년을 지 내다가 최제우崔濟愚에게 제세대도濟世大道를 계시하였으되 제우가 능히 유교의 전헌을 넘어 대도의 참 뜻을 밝히지 못하므로 갑자년甲子年에 드디 어 천명과 신교神敎를 거두고 신미년辛未年에 강세하였노라 고 말씀하셨 도다

150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얻어 불로불사하며 영원한 선경의 낙을 누릴 것 이 신앙의 목적이 되 고 있다 따라서 강증산 사상의 특질을 극명히 드러내고 있는 상제의 구원의지는 그 권능이 행사된 전거 典據 로서 천지공사 라는 신앙체계 를 통해 보다 자세히 살펴볼 수 있게 된다 Ⅲ 변혁에 대한 신앙체계 천지공사 1 - 강증산 활동의 역사적 전거 典據 강증산의 활동은 일반적인 사상운동과는 성격을 달리한다 즉 증산 의 모습은 인간의 유한성을 넘어서 초월적이고도 무한권능을 행사하 는 것이며 세계전체의 변혁을 가져올 수 있는 창조력 또한 지닌다고 믿어진다 말하자면 종교가로서 어떤 신앙대상을 드러내어 중개자로서 의 가르침을 베푸는 것이 아니라 그 자신이 신앙대상이 될 만한 절대 권능을 발휘하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증산은 상제의 신격 神格 을 확보하고 민중이 보다 확고한 신념을 가지게끔 할 수 있다 그와 같은 상제의 권능을 단적으로 표현한 개념이 바로 천지공사 天地公 事 이다 시속에 말하는 개벽장은 삼계의 대권을 주재하여 비겁에 쌓인 신명과 창생을 건지는 개벽장開闢長을 말함이니라 상제께서 대원사에서의 공부를 마치신 신축辛丑년 겨울에 창문에 종이 를 바르지 않고 부엌에 불을 지피지 않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 입고 음식을 전폐하고 아흐레 동안 천지공사를 시작하셨도다 이 동안에 뜰에 벼를 말려도 새가 날아들지 못하고 사람들이

강증산의 후천개벽론 / 이경원 151 집 앞으로 통행하기를 어려워하였도다8 비겁에 쌓인 신명과 창생을 건지는 개벽장 이 바로 강세한 강증산 이며 증산은 상제로서 만고에 쌓인 원을 풀고 영원한 선경의 낙원을 누리기 위해 권능을 발휘하였으니 그 역사가 바로 천지공사라는 것이 다 증산이 상제임을 보여주는 근거가 곧 천지공사로서 드러나며 이 는 하나의 사상적인 체계를 넘어선 신앙을 요구하고 있다 말하자면 하나의 새로운 신앙체계로서 제시된 것이 곧 천지공사 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천지공사의 성격은 오직 상제의 권능에 의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으로 새로운 세계를 여는 변혁된 세계관을 담고 있다 그 삼계공사는 곧 천 지 인의 삼계를 개벽함이요 이 개벽은 남 이 만들어 놓은 것을 따라 하는 일이 아니고 새로 만들어지는 것이니 예전에도 없었고 이제도 없으며 남에게서 이어 받은 것 도 아니요 운수에 있는 일도 아니요 다만 상제에 의해 지어져 야 되는 일이로다9 윗글에서 보면 상제의 천지공사는 예전에도 없었고 이제도 없으며 남에게서 이어 받은 것도 아니요 운수에 있는 일도 아니요 다만 상 제에 의해 지어져야 되는 일 이라고 하였듯이 최고신 상제가 지니는 독보적인 위격과 함께 그 역사도 유일한 것임을 밝히고 있다 그 독창 적인 가치를 가리켜 개벽 開闢 이라고 하며 이와 같은 개벽을 주도하 는 자가 다름 아닌 강증산 자신이라는 것이다 본래 개벽 이라는 말은 천지가 처음으로 열림 이라는 뜻으로 개 10 8 전경 공사1-1 9 전경 예시- 5 10 辭源 指天地之初開 常務印書館 1987 p1763

152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천벽지 開天闢地 의 준말이다 문헌상 개벽지초 開闢之初 자개벽 이미문 自開闢而未聞 상기개벽수고지초 上紀開闢遂古之初 등에 서 나타나 있듯이 이 세계의 처음 시작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아직까 지 고전적으로는 직선적인 시간관념을 내포하는 용어로서 별로 중요 하게 부각되지 않은 막연한 시초를 가리킨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최 수운이 용담유사 龍潭遺詞 에서 밝혔듯이 십이제국 괴질운수 다 시개벽 아닐런가 라고 한 것은 개벽이 윤회적이고 순환적인 사관에 서 도출되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 때 개벽은 역사의 혁명적 전환 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한 특별한 가치를 지니는 용어이다 마찬가지로 상제의 천지공사는 삼계를 개벽하는 공사라고 하였으므로 그 독창적 이고도 혁명적인 역사를 강조하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전 거 典據 가 전경 의 공사편을 통해 서술되고 있으므로 오늘날의 대 순신앙이 성립되었다고 본다 12 11 13 14 다시 말씀을 계속하시기를 구년간 행하여 온 개벽공사를 천 지에 확증하리라 그러므로 너희들이 참관하고 확증을 마음에 굳게 새겨두라 천리는 말이 없으니 뇌성과 지진으로 표명하리 라 상제께서 모든 종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글을 써서 불 사르시니 별안간 천둥치고 땅이 크게 흔들렸도다15 이렇게 상제의 천지공사는 신축년 부터 시작되어 기유년 까지 년간의 역사로 종결되었다 오늘날 대순신앙의 근간이 되는 천 1901 9 11 史記 補史記 三皇本紀 12 文選 권10 紀行 下 瀋安仁岳 西征賦 13 文選 권11 遊覽宮殿 王仲宣 魯靈光殿 賦幷序 14 夢中老少問答歌의 내용 가운데 인용함 15 전경 공사3-38 1909

강증산의 후천개벽론 / 이경원 153 지공사는 강세한 상제가 그 권능을 발휘한 역사로 기록되어 현재 종 단의 기본적인 신앙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2 광구천하 廣救天下 의 역사 役事 년간 행하여진 천지공사의 의의는 무엇보다도 사멸에 빠진 세계창 생을 널리 건지고자 하는 상제의 의지를 표명한 역사라는 점이다 최 고신으로서의 권능을 지닌 상제가 인세에서의 사명을 다하는 것은 곧 고통 받는 민중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나아가 전 인류와 만물에 이 르기까지 그 원을 해소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작업으로서 단행된 것 이 천지공사라고 할 때 비록 세기 말엽의 조선사회를 배경으로 등 장한 신앙이지만 그 종교사상으로서의 가치는 오늘날 전 인류를 향한 구원의 메시지를 담고자 했음을 유념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다음 의 구절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9 19 내가 보는 일이 한 나라의 일에만 그치면 쉬울 것이로되 천하 의 일이므로 시일이 많이 경과하노라16 즉 천지공사 라는 말의 어의 語義 가 함축하고 있듯이 공사의 범위 는 한반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천지 다시 말해서 민족적인 한 계를 넘어선 전 인류와 우주세계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이 때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도 세기 말엽의 조선역사를 중심으로 하는 국수주의 적 사관 史觀 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전 인류가 처한 우주사적인 관 점에서 시대를 논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 중요한 시대구분의 용 19 16 전경 교법3-7

154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어로서 등장하는 것이 바로 선천 과 후천 이다 상제께서 선천에서는 인간 사물이 모두 상극에 지배되어 세 상이 원한이 쌓이고 맺혀 삼계를 채웠으니 천지가 상도常道 를 잃어 갖가지의 재화가 일어나고 세상은 참혹하게 되었도다 그러므로 내가 천지의 도수를 정리하고 신명을 조화하여 만고 의 원한을 풀고 상생相生의 도로 후천의 선경을 세워서 세계 의 민생을 건지려 하노라 무릇 크고 작은 일을 가리지 않고 신 도로부터 원을 풀어야 하느니라 먼저 도수를 굳건히 하여 조 화하면 그것이 기틀이 되어 인사가 저절로 이룩될 것이니라 이것이 곧 삼계공사三界公事이니라 고 김형렬에게 말씀하시 고 그중의 명부공사冥府公事의 일부를 착수하셨도다17 윗글에서 살펴보면 선천은 일단 인간의 역사를 포함한 우주 만물의 과거 역사이다 그리고 후천은 천지공사를 통해 맞이하게 되는 미래의 역사를 일컫는다 선천으로부터 후천의 역사로 전환되어야만 하는 당 위성에 대해서 첫째 선천은 인간 사물이 모두 상극 相克 이라고 하 는 원리에 지배되어 원한이 쌓이고 맺혔으며 이로 인해 천지가 정상 正常 의 도를 잃어 갖가지의 재화가 발생한 참혹한 시대라는 점이다 둘째는 그와 같은 시대적인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절대권능자가 강림 하여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는 대역사를 행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 결과 만고의 원한을 풀고 상극이 아닌 상생의 도로 후천선경을 세워 서 세계의 민생을 건지게 되었다는 것이니 여기서 상제가 지닌 광구 천하의 사명이 달성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이처럼 천지공사에 대한 신념체계는 구천의 상제가 행한 광구천하 의 역사라는 점에서 민족적 신앙을 뛰어넘는 인류보편의 신앙을 지향 17 전경 공사1-3

강증산의 후천개벽론 / 이경원 155 하고 있다 하겠다 3 선 후천 교역의 역사적 분기 대순신앙의 발생배경이 상도 常道 를 잃은 과거의 우주사를 배경으 로 한다면 천지공사는 곧 선천과 후천의 역사를 가름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 선천은 상극원리에 지배되어 인간사물이 원을 맺은 시대 이며 후천은 그러한 원이 해소된 지상낙원의 세계이다 선천의 세계를 그냥 내버려두면 인간사물이 파멸지경에 이르게 될 것으로 진단함으 로써 상제의 강세가 이루어졌다 따라서 상제가 행한 천지공사는 선천 의 파멸지경으로부터 인류를 영원한 선경의 낙원으로 인도하는 창조 적 역사이며 변혁된 세계관을 요구한다 상제께서 이후로는 천지가 성공하는 때라 서신西神이 사 명하여 만유를 제재하므로 모든 이치를 모아 크게 이루나니 이 것이 곧 개벽이니라 만물이 가을바람에 따라 떨어지기도 하고 혹은 성숙도 되는 것과 같이 참된 자는 큰 열매를 얻고 그 수명 이 길이 창성할 것이오 거짓된 자는 말라 떨어져 길이 멸망하 리라 그러므로 신의 위엄을 떨쳐 불의를 숙청하기도 하며 혹 은 인애를 베풀어 의로운 사람을 돕나니 복을 구하는 자와 삶 을 구하는 자는 힘쓸 지어다 라고 말씀하셨도다18 윗글에서 보면 강증산의 선 후천 구분은 일단 상제의 천지공사 시 기 를 기준으로 하여 그 이전은 선천 이 되고 그 이후는 1901~1909 18 전경 예시- 30

156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후천 이 된다 한편 최수운은 용담유사 龍潭遺詞 에서 말하기를 한울님 하신 말씀 개벽후 開闢後 오만년 五萬年 에 네가 또한 첨이로다 나도 또 한 개벽이후 노이무공 勞而無功 하다가서 너를 만나 성공 成功 하니 나도 성공 너도 득의 得意 너희 집안 운수 運數 로다 라고 하여 최 수운의 득도 년 를 기준으로 선천과 후천의 시대를 구분 짓고 있 다 정역을 주창한 김일부는 천지가 지천이 되니 후천이요 선천이다 선천의 역은 교역의 역이요 후천의 역은 변역의 역이다 라고 하여 정역의 창안시기 년 를 기준으로 선 후천을 구분짓는다 이후에 원불교의 창시자 소태산 朴重彬 년 得道 은 후천의 시작을 날이 새는 것에 비유하여 수운과 증산은 모두 후천시대의 소식을 알린 사 람이요 자신은 그 후천의 일을 시작한 것 이라 함으로서 역시 후천시 대를 이끌어가는 주도적인 위격을 스스로 설정하고 있다 이상에서 언급한 종교가들은 모두가 자신이 살던 시대를 선 후천 의 교차기로 파악하고 후천시대의 도래를 예언하며 그 자신의 위상을 정립하려고 노력하였다 마찬가지로 강증산 또한 이 시대의 역사적 전 1860 19 20 1881 1916 21 19 龍潭遺詞 용담가 20 正易 十一一言 天地地天 後天先天 先天之易 交易之易 後天之易 變易之 易 21 원불교교전 대종경 제 6 辨疑品제32장 김 기천이 여쭙기를 [선지자들이 말씀하신 후천 개벽後天開闢의 순서를 날이 새는 것에 비유한다면 수운 선 생의 행적은 세상이 깊이 잠든 가운데 첫 새벽의 소식을 먼저 알리신 것이요 증산 선생의 행적은 그 다음 소식을 알리신 것이요 대종사께서는 날이 차차 밝으매 그 일을 시작하신 것이라 하오면 어떠하오리까]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그럴 듯하니라] 이 호춘李昊春이 다시 여쭙기를 [그 일을 또한 일년 농사 에 비유한다면 수운 선생은 해동이 되니 농사 지을 준비를 하라 하신 것이요 증산 선생은 농력農曆의 절후를 일러 주신 것이요 대종사께서는 직접으로 농사법을 지도하신 것이라 하오면 어떠하오리까]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또한 그럴 듯하니라]

강증산의 후천개벽론 / 이경원 157 환기를 선 후천으로 구분하여 그 사상의 독자성을 확보하고자 하였 다 하지만 여기서 강증산의 선 후천론이 여타 종교가의 이론과 구분 지을 수 있는 특질이 있다면 그것은 절대권능자의 창조력을 강조한 새로운 신앙의 수립이며 인물 강증산은 그러한 신격 神格 을 담지한 신인 神人 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다는 점이다 어떤 계시나 예언 또는 사회적 계몽운동의 주체로 나서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신격을 지닌 권능자로 자임함으로써 신앙의 중개자가 아닌 신앙의 대상으로 부각 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천지공사는 새로운 세계의 원형을 상제 스스로 창조하는 역사와도 같아서 이를 통해서만이 진정한 후천의 시 대를 맞이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강증산 후천개벽의 본질이 된다 하 겠다 Ⅳ 강증산 후천개벽의 이념적 특질 1 원시반본 原始返本 강증산 개벽사상의 주요 이념 가운데 하나로서 원시반본은 원리적 이면서도 가치지향적인 성격을 지닌다 근본도덕으로의 회귀로도 볼 수 있는데 해석하자면 시작을 밝히고 근본을 돌이킨다 는 의미다 주역 의 계사전 繫辭傳 에는 이와 비슷한 용례로 원시반종 原始反 終 에 대한 구절이 소개되어 있다 시작을 밝히고 끝을 돌이킨다 그 러므로 죽고 사는 이론을 안다 라고 하여 역학의 묘리를 해석한 것 22 22 周易 繫辭傳 上 原始反終 故 知死生之說

158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이다 역 易 에서 양 陽 이 시작해서 종 終 하게 되면 양은 사라지고 음 陰 이 시 始 하며 음이 시작해서 종하게 되면 음은 사라지고 양이 시 한다 이러한 음양소식 陰陽消息 의 이치를 앎으로써 사람이 생 生 始 하고 사 死 終 하는 이치를 알게 된다 즉 시작을 생각하고 끝을 돌이 키면 음양이 순환하는 이치를 알게 됨을 밝힌 것이다 이와 같이 역 경 易經 에서 말하는 원시반종 은 음과 양의 대대적이고 순환적인 원 리를 단적으로 지칭한 표현이다 원시반본의 해석법은 원시반종과 같 은 구조라고 볼 수 있겠는데 차이가 있다면 본 과 종 으로 끝의 글자 를 달리 썼다는 점이다 원시반본에서 시와 본은 시 공간적으로는 동 질적인 개념이다 하지만 시와 종은 엄연히 시 공간을 달리한다 따 라서 원시반종은 과거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보편원리를 추구하는 경 향이 강하다면 원시반본은 고대의 이상세계를 회복하고자 하는 본질 주의적 색채가 짙은 표현이다 여기에 증산은 참된 이상세계의 원형을 고대에서 찾고 그 이상이 후천의 도래로 인해 실현가능하게 되었음을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 ; ; 23 옛적에 신성神聖이 입극立極하여 성 웅聖雄이 겸비해야 정치와 교화를 통제 관장統制管掌하였으되 중고 이래로 성 과 웅이 바탕을 달리하여 정치와 교화가 갈렸으므로 마침내 여러 가지로 분파되어 진법眞法을 보지 못하게 되었느니라 이제 원시반본原始返本이 되어 군사위君師位가 한 갈래로 되리라24 윗글에서 고대의 본질은 현대와 같은 문명의 기준에서 그 가치를 찾지 않는다 성 聖 웅 雄 을 겸비하고 정치와 교화 敎化 를 통제 관 23 大山 周易講解 下經 대유학당 1993 p306참조 24 전경 교법 3-26

강증산의 후천개벽론 / 이경원 159 장하는 신성 神聖 이 존재했다는데서 보다 본질적인 가치가 놓여 있다 말하자면 고대의 이상은 성 聖 속 俗 의 구분이 없는 일여 一如 의 참된 경지를 누구나 누렸다 하지만 후대로 내려오면서 정치와 교화를 담당하는 자가 분리되고 오히려 세속적인 삶의 폐해가 속출함으로써 선천시대의 부정적인 결과를 맞이하게 되었다고 본다 원 冤 의 발생 은 그와 같은 성 웅의 분리로 인해 생겨났다고 볼 수 있으며 성 보 다는 웅 에 치우친 역사로 인해 모든 악순환이 되풀이되었다 그리하 여 후천의 시대는 원리적으로 다시 과거의 성 聖 을 회복하는 방향으 로 전개되어야 하며 그것은 혁명적인 전환을 동반하는 개벽의 이념으 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 상극 相克 에서 상생 相生 으로 강증산의 개벽은 또한 상생의 이념을 지향한다 상생은 상극과 반대 되는 개념이다 선천을 지배한 관계론이 상극이라면 후천은 상생이 지 배하는 시대이다 선천의 모든 부정적 결과를 가져온 요인을 기본적으 로 상극원리에서 찾을 때 후천으로의 전환은 그 반대의 이념을 모색 하게 한다 상생은 상극으로 인해 빚어진 모든 참상을 극복하고 후천 의 영원한 낙원을 이루기 위한 전제가 되는 지배원리다 상제께서 선천에서는 인간 사물이 모두 상극에 지배되어 세상이 원한이 쌓이고 맺혀 삼계를 채웠으니 천지가 상도常 道를 잃어 갖가지의 재화가 일어나고 세상은 참혹하게 되었 도다 그러므로 내가 천지의 도수를 정리하고 신명을 조화하 여 만고의 원한을 풀고 상생相生의 도로 후천의 선경을 세 워서 세계의 민생을 건지려 하노라 무릇 크고 작은 일을 가

160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리지 않고 신도로부터 원을 풀어야 하느니라 먼저 도수를 굳 건히 하여 조화하면 그것이 기틀이 되어 인사가 저절로 이룩 될 것이니라 이것이 곧 삼계공사三界公事이니라 고 김 형 렬에게 말씀하시고 그 중의 명부공사冥府公事의 일부를 착 수하셨도다25 선천에서 발생한 부정적 결과란 곧 세상에 원한이 쌓이고 맺혀 삼 계를 채우고 천지가 상도 常道 를 잃어 갖가지의 재화가 일어나고 세 상이 참혹하게 되었음 을 말한다 그러한 원한의 발생은 앞장에서도 살펴보았듯이 상호관계를 상극에 입각하여 바라본데서 생겨난 것이다 그런데 상극은 그 자체로서 절대악 絶對惡 으로 보기보다는 상호 표면 적인 관계의 양상일 뿐 원한 발생의 보다 주요한 동기는 존재 그 자 체가 지니는 내재적 모순의 발로임을 말하였다 따라서 개벽을 통한 후천세계의 도래는 과거 선천에서 지녔던 낡은 가치관을 바꾸어 새로 운 시각으로 세계를 바라보게 한다 그것이 곧 상생의 이념이다 이는 보다 본질적인 사고로의 전환인 동시에 새로운 세계를 살아가는 모든 존재들의 관계론이 된다 삼계가 개벽되지 아니함은 선천에서 상극이 인간지사를 지배하였 으므로 원한이 세상에 쌓이고 따라서 천 지 인 天地人 삼계가 서로 통하지 못하여 이 세상에 참혹한 재화가 생겼나니라 고 하였듯이 상극은 선천을 지배한 고정관념이기도 하다 서로 유기적으로 얽혀있 고 상의상관 相依相關 하에 존재하는 세계를 보다 평화롭고 유익한 것 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상생이라고 하는 이념으로 가치관의 전환이 요 구된다 할 것이다 25 전경 공사 1-3 26 전경 예시- 8 26

강증산의 후천개벽론 / 이경원 161 3 결원 結冤 에서 해원 解冤 으로 선천의 한계를 극복하는 개벽의 과정에서 그 부정적 결과의 모티브 가 되는 것이 원한 怨恨 이었으므로 그것의 발생을 억제하는 것이 또 하나의 이념으로 부각될 수 있다 즉 선천에서 누적되어 온 온갖 원한 의 굴레를 풀고 다시는 원이 맺히지 않도록 세계의 구조를 바꾸는 작 업이 필요하다 이름 하여 해원공사 解冤公事 라고 명명되는 일대작업 은 그 원한 발생의 시초에까지 소급되어 맺힌 실타래를 풀어가게 된 다 상제께서 七월에 예로부터 쌓인 원을 풀고 원에 인해서 생긴 모든 불상사를 없애고 영원한 평화를 이룩하는 공사를 행하시 니라 머리를 긁으면 몸이 움직이는 것과 같이 인류의 기록에 시작이고 원冤의 역사의 첫 장인 요堯의 아들 단주丹朱의 원을 풀면 그로부터 수천년 쌓인 원의 마디와 고가 풀리리라 단주가 불초하다 하여 요가 순舜에게 두 딸을 주고 천하를 전 하니 단주는 원을 품고 마침내 순을 창오蒼梧에서 붕崩케 하고 두 왕비를 소상강瀟湘江에 빠져 죽게 하였도다 이로부 터 원의 뿌리가 세상에 박히고 세대의 추이에 따라 원의 종자 가 퍼지고 퍼져서 이제는 천지에 가득 차서 인간이 파멸하게 되었느니라 그러므로 인간을 파멸에서 건지려면 해원공사를 행하여야 되느니라 고 하셨도다27 윗글에서 단주 丹朱 는 역사적으로 원의 첫 장을 장식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아버지 요임금으로부터 천하를 물려받지 못한 단주는 대신 왕위를 물려받은 순 舜 에 대해 원한을 품었으며 그 원한은 순을 창 27 전경 공사 3-4

162 한국종교 35 집 원광대종교문제연구소 20122 그러므로상제께서오셔서천지도수를정리하고신명을조화하여만고에쌓인원한을풀고상생의도를세워후천선경을열어놓으시고신도를풀어조화하여도수를굳건히정하여흔들리지않게하신후에인사를조화하니만민이상제를하느님으로추앙하는바가되었도다 예시 9절

강증산의 후천개벽론 / 이경원 163 4 천존 天尊 지존 地尊 에서 인존 人尊 으로 후천은 인간에 대한 가치가 새롭게 부각되는 시대이기도 하다 천 존과 지존보다 인존이 크니 이제는 인존시대라 마음을 부지런히 하 라 라는 교설은 강증산 후천 개벽의 이념이 인존 人尊 이라고 하 는 개념에 집중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때 인존은 중세이후의 휴머니즘이나 인본 人本 인도주의 人道主義 적 사고와 궤도를 달리한 다 왜냐하면 일단 강증산 사상은 무신론 無神論 이 아니며 유교적 천 인합일 天人合一 론과 같은 형이상학 체계를 근간으로 한 인간론도 아 니기 때문이다 신앙의 출발에 있어서 먼저 최고신격을 지닌 구천상제 의 강림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나아가 상제의 천지공사라고 하는 권 능으로 후천의 세계를 맞이한다는 믿음에 바탕을 두고 있으므로 인존 의 개념은 그와 같은 신관 神觀 의 연장선상에서 해석되어져야 하는 것이다 단적으로 말하면 모든 인간의 신격화 라고 규정하는 것이 타 당하리라고 본다 28 조선과 같이 신명을 잘 대접하는 곳이 이 세상에 없도다 신명 들이 그 은혜를 갚고자 제각기 소원에 따라 부족함이 없이 받 들어 줄 것이므로 도인들은 천하사에만 아무 꺼리낌 없이 종사 하게 되리라29 모든 신명들이 인간을 받들고 인간의 바라는 바 어떠한 소원도 신 명이 다 이루게 해주는 상태는 인간의 신격화 외에 다름 아니다 신 인합일 神人合一 로도 묘사될 수 있는 이러한 인존의 상태는 과거 선 28 전경 교법 2-56 29 전경 교법 3-22

164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천의 천존 지존과 상대해서 이해해 볼 수 있다 즉 천존과 지존시대란 천 지를 신격화한 시대를 지칭한다 인간과 신이 이분 二分 화되어서 나약한 인간은 세계를 초월한 신을 경배하고 또 그에 의존해 왔던 시 대가 선천이다 인간의 역사는 신에 의해 지배되고 신의 의지에 의해 서 인간의 존재를 인정받았던 시대였다 하지만 후천은 인간의 완전한 성숙이 이루어진 시대로서 신이 인간세계의 지배자로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고유한 가치로서 상합하는 새로운 관계를 형성한다 모든 일이 왕성해지는 까닭은 천지에 있지 반드시 사람에게 있 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사람이 없으면 천지도 없다 그러므로 천지가 사람을 낳고 사람을 쓴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이렇게 천지가 사람을 쓰는 때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인생이라 고 말 할 수 있겠는가?30 선천에서 천지가 사람을 낳았다면 후천은 천지가 사람을 쓰는 때에 비유될 수 있다 인간이 처음 태어나서 길러질 때는 미숙하여 부모의 보살핌을 받아야 하지만 성숙하여 스스로 일을 하게 되면 더 이상 보 살핌을 받지 않고 주체적으로 살아나간다 마찬가지로 천 지를 부모 로 하여 태어난 인간은 미숙한 상태에서 천존 지존의 과정을 밟아야 하겠지만 인존의 시대는 천 지에 부여되었던 신격이 인간에게로 부 여되어야 한다 신격을 부여받은 인간은 이 세상 어떤 존재보다도 고 귀하고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며 천지공간을 다스려나갈 수 있게 된 다 인간의 가치는 여기서 극대화되며 이것이 실현된 세계가 곧 후 31 30 전경 교법 3-47 事之當旺在於天地 必不在人 然無人無天地 故天地生人 用人 以人生 不參於天地用人之時 何可曰人生乎 31 인간의 고귀함에 관해서는 다음의 구절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 <공사 3장 8 절> 이 도삼이 어느날 동곡으로 상제를 찾아 뵈니 상제께서 사람을 해치는

강증산의 후천개벽론 / 이경원 165 천이라는 것이다 강증산 개벽의 이념은 이와 같은 인존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사상적 특질을 보여주고 있다 Ⅴ 맺음말 이상으로 강증산의 후천개벽론을 살펴보았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선 천과 후천에 관한 막연한 개념이 강증산에 이르러서는 그 종교적 세 계관을 형성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요약하 자면 증산은 스스로 절대권능을 지닌 상제로서 시대의 위기로부터 세 상을 구제할 방책을 세우게 되는데 년간의 천지공사가 그 결정체로 기록된다 여기서 선천과 후천의 개념이 부각되었으니 천지공사 이전 의 우주 역사를 선천으로 보고 천지공사 이후의 역사를 후천으로 본 것이다 선천세계의 한계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거론된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첫째 모든 인간 사물은 상극이라고 하는 관계에 놓였으며 이로써 상 호 적대적인 감정의 고리를 형성하는 원한이 발생하였다는 점 둘째는 세대의 추이에 그 원한이 쌓여서 천지를 파멸의 지경으로까지 몰고 갔다는 점 그리하여 인간 스스로 그 파멸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안이 없는 상황에서 절대자의 강림을 요구했다는 점이 그것이다 강 증산의 후천은 이와 같은 선천세계의 한계를 절대자의 권능을 빌어 새로운 역사를 창조한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지니고 있다 먼저 선천 9 물건을 낱낱이 세어보라 하시므로 그는 범 표범 이리 늑대로부터 모기 이 벼룩 빈대에 이르기까지 세어 아뢰었도다 상제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사람을 해 치는 물건을 후천에는 다 없애리라 고 말씀하셨도다

166 한국종교 35 집 원광대종교문제연구소 20122

강증산의 후천개벽론 / 이경원 167 참고 문헌 < > 대종경 文選 史記 辭源 龍潭遺詞 전경 正易 周易 김홍철 한국 신종교사상의 연구 집문당 유병덕 근 현대 한국종교사상연구 마당기획 한국역사연구회 한국역사입문 근대 현대편 풀빛 1989 2000 3 1996

168 수운교 개벽사상의 역리적 易理的 고찰 이찬구 수운교 법사원장 한국민족종교협의회 기획국장 목차 Ⅰ 서론 Ⅱ 주역 의 선후천 교역 交易 사상 주역 의 음양소장 陰陽消長 원리 소강절의 동정지간 動靜之間 과 후천 미회 未會 Ⅲ 수운교의 개벽사상 동도전서 의 목운 木運 도래사상 훈법대전 의 춘생추살 春生秋殺 과 훈화 訓話 의 하추변역 夏秋變易 명운경 의 천지진동 무궁화 의 천지개벽 불천묘법전수 의 도솔천궁 해원 解寃 사상 Ⅳ 결론 1 2 1 2 3 4 5 국문요약 주제어 수운교 개벽 역리 주역 소강절 : 동학교단인 수운교는 교주 수운천사출룡자가 년에 개교하였다 1923

수운교 개벽사상의 역리적 고찰 / 이찬구 169 수운교 경전인 동도전서 훈법대전 등은 초기 동경대전 에서 미처 언급하지 못한 우주적 개벽론의 범주를 확장시켜주고 있고 동시 에 보완해주고 있다 필자는 이런 관점에서 수운교 개벽사상을 이해하기 위해 먼저 주 역 의 음양소장 陰陽消長 원리와 소강절의 개벽론을 검토하였으며 나아가 수운교 개벽사상이 초기 동학의 개벽론에서 어떻게 진전시켜 나갔는지를 수운교의 여러 경전을 통해 살펴보고 그 의의가 무엇인지 를 예언성이 아닌 대도 大道 의 성취과정이라는 측면에서 역리적으로 밝혀보았다 수운교 개벽사상의 역리적 특징은 목운 木運 도래사상 춘생추살 春 生秋殺 과 훈화 訓話 의 하추변역 夏秋變易 천지진동과 천지개 벽사상 그리고 도솔천궁 해원 解寃 사상으로 요약할 수 있다 특히 필 자는 수운교 개벽사상에서 가장 주목해야할 것은 영 靈 의 출현이라고 본다 선천은 양이고 후천은 음이다 또 선천은 정신이며 후천은 물질이 다 그러나 막상 후천개벽이 전개되면 양 陽 은 정신 마음 이고 음 陰 은 물질 몸 이라는 관념에 일대 변화가 일어난다 다시 말해 음의 몸 속에 숨어있던 영 靈 이 나와 활동하고 그 영은 물질에 비해 지극히 음적 陰的 이므로 영이 도리어 후천의 음이 되고 반면에 본래 음의 물질은 영에 밀려 양이 되고 만다 이것이 선천에서 후천으로 넘어간 후천개벽 이후에 출현하는 영에 의한 음양의 교역인 것이다 수운교경 전인 동도전서 에 영 靈 의 출현을 예시하고 있다 사상 四象 의 이치에 의하면 음에서 소양 少陽 태음 太陰 이 나오고 양에서 소음 少陰 태양 太陽 이 나온다 그런데 후천에 가면 음양의 사귐에 의해 물질은 소양 少陽 이 되고 영은 태음 太陰 이 된다 영은 선천에 갇혔 던 몸이 후천에 열리면서 나타나는 것이며 그 영은 본래 마음이 변하 [ ] [ ]

170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여 온 것이다 몸은 욕망의 집이 아니라 본래 영의 집이다 그러나 몸 이 변해 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음생어양 陰生於陽 의 이치에 따라 마음이 변해 영이 된다 心變爲靈 는 것이다 이렇게 영이 內有神靈 外 有氣化 하여 물질을 주관할 때 지상에 신선세상이 가능한 것이다 이 것이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후천 음 陰 시대의 영주관 靈主管 이다 그 리고 수운교는 도인마다 성인이요 사람마다 군자로다 라는 새로운 세상을 통해 후천개벽 만년의 진정한 모습을 제시한다 물론 거기에 는 전쟁 재앙 형벌이 없어지고 지상과 천상이 함께 해원 받게 된다 나아가 이런 토대위에서 수운교가 목표하는 무량극락국토 無量極樂國 土 가 건설될 것이다 ' ' " " 5 ' ' Ⅰ 서론 년 득도를 전후하여 수운선생이 설정한 천도적 과제는 다시개 벽 안심가 장 이었다 수운선생은 다시개벽만이 오로지 금수 같은 세상 사람을 건지고 지상선경의 새 세상을 열수 있다고 믿었고 그런 자각이 수운선생의 삶을 한결같이 천도의 극처에 까지 이르게 했다 그러면 수운선생이 말한 다시개벽 이라는 말은 어디에서 유래한 말 이며 다시개벽의 의미는 무엇인가 수운선생이 사용한 개벽이라는 말 의 연원은 저 멀리 송대 소강절 에까지 올라가지 않을 수 없다 소강절은 개벽 開闢 이라는 말을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여기에 년이라는 수리적 시간성을 부여하여 사용함으로써 독특한 우주 적 철학체계를 세울 수 있었다 또 소강절은 이 개벽이라는 말 못지않 게 선천 先天 과 후천 後天 이라는 말을 사용하여 자신의 개벽관을 음 양변화의 관점에서 새롭게 정립하였다 특히 복희선천팔괘도와 문왕후 1860 8? 1011-1077 129600

수운교 개벽사상의 역리적 고찰 / 이찬구 171 천팔괘도를 선후천 개념으로 나누어 사용하였고 요 堯 를 기준으로 그 이전을 선천 그 이후를 후천으로 삼았다 그런데 수운선생이 말한 다시개벽 을 이후 동학에서는 후천개벽으 로 이해하였다 후천개벽이란 변화의 기점인 동학창도 년 월 일 를 기준으로 그 이전을 선천으로 그 이후를 후천으로 이해하는 단순 시기구분 에서부터 선천개벽과 다른 인문개벽 人文開闢 이라는 말이 나오기 까지 했다 이는 후천을 여는 적극적 의미의 개벽이라는 의미 보다는 진화의 법칙에 순응하여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는 소극적 의미 의 개벽으로 변질된 것이다 사실 후천개벽이란 개념의 혼란을 반영 한 것들에 지나지 않는다 류병덕은 민족종교의 개벽관을 일별하여 개벽이란 말은 오랜 옛부 터 무 無 에서 유 有 를 낳게 한 신화적 의미로 천지창조를 뜻하는 것 이었지만 수운 水雲 일부 一夫 증산 甑山 에 의하여 부각시킨 개벽 이나 후천개벽이란 표현은 사회사상의 향방을 가늠하게 하는 중요한 학술용어로 등장하게 된 것 이라고 정리하였다 만약 후천개벽을 사 회사상의 변화에 한정하여 이해할 경우 자칫 진화론의 수준을 벗어나 지 못할 우려가 있다 이런 의미에서 다소 역설적이지만 후천개벽은 선천에 대한 제 의 신화적 의미의 천지창조 즉 우주적 변화도상에서 재해석하는 것이 오히려 타당하다고 본다 이렇게 이해할 때 동학의 1860 4 5 1 2 3 4 2 1 "경신4월오일은 先後天의 子夜雷이니 上帝之命 我大神師"황두원 우인해 천도교회월보 제11호 19116 33-4쪽 ; "포덕일년 경신사월오일은 후천 개벽 첫날이오" 김천일 선천과 후천의 관계 천도교회월보 제11호 191410-1쪽 2 이돈화 인내천요의 개벽사출판부 대정13년192432쪽; 그 후 천도교중앙 총부에서 재판한1968 책에는 人文開闢을 人間開闢21쪽이라 고쳐서 출판되 었다 3 김형기 20세기 전반 후천개벽사상의 연구 한양대 2002 63쪽 4 류병덕 민족적 민중종교의 향방 증산사상연구 13집 1987 274쪽

172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후천개벽론은 만년 운수 용담가 장 와 결합한 후천 만년 무극 대도로서 그 진면목이 드러날 수 있을 것이다 동학교단인 수운교는 교주 수운천사출룡자 이하 출룡자 가 년 계해년에 개교하였다 계해년은 동학에서 意在新元 癸亥年 이라 한 것처럼 신원 新元 개벽의 도수가 함의된 해이다 수운교 경전인 동 도전서 훈법대전 등은 초기 동경대전 에서 미처 언급하지 못한 우주적 개벽론의 범주를 확장시켜주고 있고 동시에 보완해주고 있다 필자는 이런 관점에서 수운교 개벽사상을 이해하기 위해 먼저 주 역 의 음양소장 원리와 소강절의 개벽론을 검토해보려고 한다 나아 가 수운교 개벽사상이 초기 동학의 개벽론에서 어떻게 진전시켜 나갔 는지를 수운교의 여러 경전을 통해 살펴보고 그 의의가 무엇인지를 역리적으로 밝히고자 한다 "5 " 4 5 5 1923 "6 " Ⅱ 주역 의 선후천 교역 交易 사상 주역 의 음양소장 陰陽消長 원리 1 일찍이 수운선생은 동경대전 에서 이렇게 말했다 주역괘의 대정수를 살펴보고 자세히 읽어 본즉 오직 옛날 알겠으며 후학들이 잊어버린 닦고 다듬어보니 자연 아님이 삼대적 하늘 공경하던 이치를 선비들이 천명에 순종한 것을 것을 스스로 탄식할 뿐이로다 없더라 깨닫고 보면 공부자의 5 수운교에서는 수운천사와 출룡자를 동일인으로 믿는다 6 동경대전 訣

수운교 개벽사상의 역리적 고찰 / 이찬구 173 도는 한 이치로 정한바요 나의 도로 말할진대 대체는 같되 약간 다름이 있다7<수덕문 6장> 이처럼 수운선생은 주역 의 원리를 받아 드리고 있고 특히 소강 절의 대정수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면서 공자의 도 와 대동 大同 이지만 소이 小異 도 언급하고 있다 소이가 무엇을 의미 하는지 자세히 알 수는 없으나 일단 선후천 개벽에 대한 인식상의 차 이를 나름대로 인정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예컨대 주역 에서 선천과 후천을 뚜렷하게 나타낸 곳은 건괘 문언 선천이천불위 先天而天弗違 후천이봉천시 后天而奉天時 가 있 을 뿐이다 그 밖에 ① 주역 본문상의 선후천 ②괘체상의 선후천 ③상하 편상의 선후천 ④하도 낙서의 선후천 ⑤괘도상의 선후천 등이 있다 김석진은 여기에 원형이정 元亨利貞 에 의해 원형은 선천 이정 은 후천으로 설명하고 있다 필자는 특별히 음양이 사그라지고 자라는 음양소식 陰陽消息 의 관 점에서 선후천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런 의미에서 선후천이란 시간적 음양변화의 선후천을 의미한다 변화란 음양소식인 것이다 이 음양소 식을 그림으로 그린 것이 역에서 말하는 복희 괘방위도 그림 참 조 이하 圓圖 이다 이 방위도의 원도가 갖고 있는 이치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8 9 10 64 ; 1 7 察其易卦大定之數 審誦三代敬天之理論其惟我之道 大同而小異 동경대 전 수덕문 6 8 이찬구 주역과 동학의 만남 모시는사람들 2010 305-314쪽에서 이미 밝 힌 바 있다 9 이정호 정역연구 국제대 1976pp7-25 10 김석진 미래를 여는 주역 대유학당1995 pp159-161

174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乾은 離는 陽은 方의 있고 午方의 가운데서 다하고 坤은 子方의 가운데서 다하며 卯方의 가운데서 다하고 坎은 酉方의 가운데서 다하니 子方의 가운데서 나서 午方의 가운데서 극하고 陰은 午 가운데서 나서 자방의 가운데서 극하므로 陽은 남쪽에 陰은 북쪽에 있다11 이 원도 圓圖 는 왼쪽이 양 陽 이 되고 오른쪽이 음 陰 이 된다 건 乾 이 남쪽에 있고 곤 坤 이 북쪽에 있다 양이 자방 子方 에서 나서 오방 午方 에서 극하지만 그 오방에서 다시 음이 나서 자방에서 극하 는 음양의 소장원리를 괘의 음양소식으로 설명한 것이다 이런 괘도의 소장원리는 주회암이 소강절의 학설에 기초하여 설명한 것이다 복 復 괘부터 건 乾 괘까지가 양효 陽爻 이고 구 姤 괘로부터 곤 坤 괘까지 가 양효이며 구괘로부터 곤괘까지가 음효 陰爻 이고 복괘로부터 건괘까지가 음효이다 그래서 그림 와 같이 낳는 것은 양이니 복 復 괘로부터 건 乾 괘에 이르는 것이고 사그라지는 것은 음이 되니 구 姤 괘로부터 곤 坤 괘에 이르는 것이다 이는 음양이 본래 한 기운 임을 의미하며 음양소식의 원리는 일정불변함을 말한 것이다 그런데 이를 음양의 상승 相勝 관계로 보면 양이 음을 이길 때 陽勝 陰 는 목 木 은 따뜻하고 화 火 는 뜨거웁고 음이 양을 이길 때 陰勝 陽 는 금 金 은 서늘하고 수 水 는 차가웁다 112 80 12 2 112 80 13 11 乾盡午中 坤盡子中 離盡卯中 坎盡酉中 陽生於子中 極於午中 陰生於午中 極 於子中 其陽在南 其陰在北 주역전의대전 역본의도 12 "生爲陽 自復至乾也 消爲陰 自姤至坤也 陰陽 本一氣也"소강절 황극경세 관물내편1장 황기 注 13 "陰陽二氣 皆互相勝 陽勝陰則爲木之溫 火之熱陰勝陽 則爲金之凉 水之寒"이 광지 周易折中 설괘5장 注

수운교 개벽사상의 역리적 고찰 / 이찬구 175 그림 복희 괘도 원도와 방도 1 < 64 그림 > 밖의 원도는 乾坤을 각각 체로 삼아 좌측은 復으로부터 乾까지 양 의 성장을 우측은 姤로부터 坤까지 음의 성장을 그렸으며 안의 방도는 동남과 서북에 건곤을 놓고 중간 끝 점에 복과 구를 놓았다 復은 天根 이되고 姤는 月窟이 된다 24 > 방위에 절기를 배당하고 월 괘를 그려 우주의 회를 표시했다 복괘는 처음 양이 나오므로 자월 월 이며 절기로는 동지이며 방위로 는 북방이다 방위는 지지와 戊 己를 제외한 干 문왕팔괘중 乾坤 巽艮을 사용한다 24 12 12 11 회와 절후 방위도 2<12 24 12 8 나아가 음양소장의 원리에 의해 개월 이른바 벽괘 의 변화를 설 명하기도 한다 이 개월 중의 전반부는 일양 一陽 으로부터 한 해가 시작되어 양이 성장하는 때이므로 선천이고 후반부는 뒤이어 일음 一 陰 이 성장하는 때이므로 후천이다 일양이 시작하는 때가 절기상 동 지이다 이 일양을 소강절은 이목이 총명한 한 남자의 몸 男子身 의 12 12 12 [ ]14 14 "耳目聰明男子身 洪鈞賦與不爲貧天根月窟閑來往 三十六宮都是春"소강절 이천격양집 觀物吟

176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성장에 비유하였다 동지 冬至 는 밤이 가장 긴 날이지만 이날부터 밤 이 짧아지고 낮이 길어지기 시작하므로 양이 자란다고 한다 반면에 하지 夏至 는 낮이 가장 긴 날이지만 이 날부터 낮이 짧아지고 밤이 길어지므로 음이 자란다고 한다 양을 선천으로 삼고 음을 후천으로 삼는 것은 에서 수의 수리에서도 입증된다 1 15 10 다시 벽괘로 보면 중지곤괘에서 일양이 내재하듯이 중천건괘에서 일음이 내재한다 곤 월괘 은 순음 純陰 이며 순음이란 양이 전무하 다는 것이나 이 순음무양 純陰無陽 괘에서 공교롭게도 초효 일양이 시 생하여 지뢰복 월 동지괘 괘가 된다 절기로 보면 추운 동지에 땅속 에서 따뜻한 일양이 다시 나는 한기 寒氣 에서 열기 熱氣 가 솟는 것 이며 또 더운 하지에 일음이 다시 나는 것이다 이처럼 일양이 자라 순양이 되고 일음이 자라 순음이 되듯 음양의 동정소식변화는 년 사 시를 단위로 순환 반복한다 이것이 한번 음하고 한번 양하는 것 一 陰一陽之 계상 이며 음양이 다하여 사시를 이루는 것 이다 그 런데 벽괘의 음양 소식으로만 보면 겨울과 봄은 양에 해당하는 선 천이고 여름과 가을은 음에 해당하는 후천이 된다 이것은 일반적으 로 생각하고 있는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이라는 선후천 이분법과는 다른 것이다 주회암도 겨울과 봄은 선천이요 여름과 가을은 후천이 라는 것도 하나의 학설이라고 인정했다 이 둘의 차이점에 관해서는 12 10 11 1 5 16 12 17 15 1에서 5까지를 陽이요 선천이라 하는 것은 參天兩地의 이치에 따른 것이며 6에서부터 10까지를 음이요 후천이라 한 것은 參地兩天의 이치에 따른 것이 다 16 "陰陽盡而四時成"소강절 황극경세 관물내편1장 ; 이하 황극경세 는 대유학당본을 기본으로 하였음 17 然則謂冬春爲陽 夏秋爲陰 亦是一說 주역전의대전 역본의도 /문왕팔 괘방위도

수운교 개벽사상의 역리적 고찰 / 이찬구 177 뒤에 다시 설명할 것이다 그림 음양소식에 의한 계절변화 3 < > 그러면 그 차이는 어디서 오는가 그것은 사시를 음양소장으로 볼 때와 원형이정으로 볼 때에 서로 차이가 나타난다 먼저 음양소장으 로 사시를 본다는 것은 동지와 하지를 각각 음양변화의 기준점으로 놓고 구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절후를 월에 배분할 때 한 달 마다 두 절후씩 돌아간다 그래서 절후의 변화로 음양소장을 관 찰하는 것과 같다 동지로부터 일양시생 一陽始生 하여 소한 대한 입 춘 우수를 거쳐 양이 반으로 성장하고 소만 망종에 절정에 이르러 순양 純陽 이 된다 보리는 망종 芒種 에 베라 하였으니 봄 곡식은 망 종이 지나면 싹이 나도 여물지 못한다 철이 바뀌기 때문이다 동지로? 24 12 24

178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부터 괘로는 복괘 음 월 임괘 월 태괘 정월 대장괘 월 쾌괘 월 중천건괘 월 로 변한다 동학 주문인 지기금지 월래 의 월은 바로 건괘 월을 의미한다 월은 陽이 가득찬 달이다 더 이상 양이 찰 수 없어 이제 음으로 바뀌게 된다 변화를 맞이하는 것이다 다시 하지에 일음시생 一陰始生 하여 소서 대서 입추 처서를 거쳐 음이 반 半 으로 성장하고 소설 대설에 절정에 이르러 순음 純陰 이 되는 것이다 괘로는 구괘 월 돈괘 월 비괘 월 관괘 월 박괘 월 중지곤괘 월 로 변한다 이렇게 년을 절후의 음양변화로 놓고 볼 때 동지로부터 망종까지 개월은 양이 주관하므로 먼저 온 선천이 라 할 수 있고 하지로부터 대설까지 개월은 음이 주관하므로 뒤에 온 후천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동지로부터 시작되었으므로 겨울과 봄은 선천이며 하지로부터 시작되었으므로 여름과 가을은 후천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봄과 여름을 선천으로 보고 가을과 겨울을 후천으로 보는 것은 어디에 연유한 것인가 바로 주역 의 원형이정 元亨利貞 사 덕에 연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주회암은 이 원형이정을 사시와 연관 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함으로써 천도의 본질을 밝혀주고 있다 4 11-12 - 4-2 4 4 4 5 10 - - 3 - - 6 1-7 - 8-9 24 6 6? 元은 생물의 시작이니 천지의 덕이 이보다 먼저 하는 것이 없으며 때로는 봄이 되고 사람에게는 仁이 되어 모든 착한 것의 어른이 된다 亨은 생물의 형통함이니 물건이 이에 이르 면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으며 때는 여름이 되고 사람에게는 禮가 되고 뭇 아름다움의 모임이 된다 利는 생물의 이룸이니 물건이 각각 마땅함을 얻어 서로 방해하지 않으며 때로는 가 을이 되고 사람에게는 義가 되어 나눔에 화합을 얻는다 貞은 생물의 완성이니 실제 행해지는 이치가 갖추어져서 상황에 따라 각기 만족함이 있으며 때로는 겨울이 되고 사람에게는

수운교 개벽사상의 역리적 고찰 / 이찬구 179 智가 되어 뭇 일의 줄기가 된다18 이를 요약하면 원元-시始-춘春-인仁 이利-수遂-추秋-의義 형亨-통通-하夏-예禮 정貞-성成-동冬-지智 라 할 수 있다 주회암은 首出庶物 萬國咸寧 을 해석하면서 원 형은 잇는 것이니 선 善 이며 양 陽 이고 이정은 이루는 것이니 성 性 이며 음 陰 이라 했다 이처럼은 원형 元亨 은 선천 양이고 이정 利 貞 은 후천 음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건 乾 은 원형하고 이정하다고 한다 19 " "20 " " 소강절의 동정지간 動靜之間 과 후천 미회 未會 2 노사광 勞思光 은 소강절 의 선천도나 황극경세 에 나 오는 여러 이론들은 상수와 술수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하하였지만 진래 陳來 는 상수파에서 전승하던 수학의 내원이 담겨 있으며 안락 과 소요 의 경지를 제창하였다고 높이 평가하였다 소강절이 연역한 1011-1077 21 22 18 元者 生物之始 天地之德 莫先於此 故於時 爲春 於人則 爲仁而衆善之長也 亨 者 生物之通 物至於此 莫不嘉美 故於時 爲夏 於人則 爲禮而衆美之會也 利者 生物之遂수 物各得宜 不相妨害 故於時 爲秋 於人則 爲義而得其分之和 貞者 生物之成 實理具備 隨在各足 故於時 爲冬 於人則 爲智而爲衆事之幹 주역 전의대전 건괘 문언 주자본의 19 주회암은 이를 통괄하여 元者 物之始生 亨者 物之暢茂 利則向於實 貞則實 之成也 라 했다 20 "元亨繼之者 善也陽也 利貞成之者 性也陰也" 주역전의대전 건괘 단전 주자 잔주 21 勞思光 新編 中國哲學史 三上 三民臺北2003p165

180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우주탐구가 비록 신유학의 관점을 벗어나 있다하더라도 천도변화의 도수를 밝혀 역학연구의 새 지평을 열어 놓았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 을 것이다 소강절은 이 원형이정을 생 生 장 長 수 收 장 藏 으로 압축하여 설 명하였고 이를 다시 세분화하여 단계로 설명하기도 했다 이어 소 백온은 봄은 키우고 키우는 것 長而長 여름은 키우고 소멸시키는 것 長而消 가을은 소멸시키고 키우는 것 消而長 겨울은 소멸시키고 소 멸시키는 것 消而消 이라 했다 따라서 元亨은 생장기로 선천이고 이정 利貞 은 결실기 수장 로 후천이라 할 수 있고 계절로는 봄여름은 선천이고 가을겨울은 후천이라 할 수 있다 주회암은 원형이정의 사 덕 四德 을 춘하추동보다 상위개념으로 보고 춘하추동을 원형이정에 배속했다 그래서 역리적 易理的 으로 형 亨 과 이 利 하 夏 와 추 秋 가 그 중간의 전환점이 되는 것이다 소강절의 유명한 시에 동지는 자월의 반 음 월 중순 이요 만물을 낳는 하늘 마음은 고치고 옮김이 없구나 한 양이 처음 움직여 나오는 곳이요 만물이 아직 나오지 않은 때다 현주 淸水 는 맛이 바야흐로 담담하고 큰 소리는 정히 희미하구나 이 말을 믿기지 않거든 복희씨 를 다시 청하여 물어 보게나 라고 읊었다 일양 一陽 의 초동처는 천근 天根 이고 일음 一陰 의 초동처는 月窟 월굴 이다 복희 원도 圓 圖 에서 동지 복 復 괘로부터 건 乾 괘까지의 괘는 선천 양에 속하고 - - - 23 16 24 " 11 [ 25 " ] 32 22 陳來 /안재호 송명성리학 예문서원 2000p178 23 "生生 生長 生收 生藏 長生 長長 長收 長長 收生 收長 收收 收藏 藏生 藏 藏 藏收 藏藏"소강절 황극경세 관물내편4장 24 소강절 황극경세 관물내편 5장 注 25 冬至吟 : 冬至는 子之半이요 天心은 無改移라 一陽이 初動處요 萬物은 未生 時라 玄酒는 味方淡이요 大音은 聲正希라 此言을 如不信커든 更請問包羲하라 소강절

수운교 개벽사상의 역리적 고찰 / 이찬구 181 하지 姤 구 괘로부터 坤 곤 괘까지의 괘는 후천 음에 속한다 선천 양의 뿌리인 천근은 복괘가 상징하고 후천 음의 뿌리인 월굴은 구괘 가 상징한다 특히 소강절은 그 일동일정지간 一動一靜之間 에 주목하 였다 사람들은 천지 天地 가 천지인 것을 알지만 천지가 왜 천지인지 는 알지 못한다 천지가 왜 천지인가를 알고자 하지 않는다면 그만이 지만 반드시 천지가 천지된 까닭을 알고자 한다면 동정 動靜 을 버리 고 어디로 갈 것인가라고 반문한다 또 일동일정 一動一靜 은 천지의 지극히 신묘한 것이며 일동일정지간 一動一靜之間 이라는 것은 천지 인 天地人 의 지극히 또 신묘한 것이라고 찬탄하였다 일동일정과 일동일정지간이 가지고 있는 차이를 강조한 것이다 천지인을 지묘지 묘 至妙至妙 라 강조한 것에 대해 소강절보다 여년 뒤에 태어난 주 회암은 하늘은 다만 움직일 뿐이고 땅은 다만 고요할 뿐이나 사람에 이르러서야 곧 움직이고 고요함을 겸하였기 때문이다 고 말했다 우 리의 훈민정음 에도 천지자연의 원리는 오직 음양오행 뿐이다 곤 坤 과 복 復 사이 사이에서 태극이 생겨나서 이 태극이 움직이고 고 요한 다음에 음과 양이 생겨나는 것 이라고 하였다 소강절이 일동 일정이 교제하여 천지의 도를 다한다 고 한 것을 보면 천지자연과 태극의 역동성을 바로 일동일정지간 一動一靜之間 에서 찾은 것이다 일동일정지간은 구체적으로는 곤괘 끝과 복괘 처음 坤末復初 의 사이 이다 중요한 것은 바로 복괘 처음 復初 이다 소강절보다 여년 뒤에 32 26 100 " "27 28 29 20 26 "人皆知天地之爲天地 而不知天地之所以爲天地夫一動一靜者 天地至妙者歟 夫一動一靜之間者 天地人之至妙至妙者歟"소강절 황극경세 내편 5장 27 "蓋天 祗是動 地 祗是靜 到得人 便兼動靜 是妙於天地處" 황극경세 관물 내편 5장 주자注 28 "天地之道 一陰陽五行而已 坤復之間 爲太極而動靜之後爲陰陽" 훈민정 음 해례본 制字해 29 "一動一靜交而天地之道盡之矣"소강절 황극경세 내편 5장

182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태어난 정이천도 하나의 양이 아래로부터 회복하니 곧 천지가 만물을 낳는 마음이다 선유들은 모두 고요함에서 천지의 마음을 본다고 하였 지만 아마도 동 動 의 발단이 천지의 마음인 줄 몰랐던 것 같다 고 하여 정 靜 보다는 일양 一陽 의 초동 初動 에 역시 주목하였다 그런데 이 일동일정지간의 간 間 은 동 動 과 정 靜 이라는 상대적인 뿌리들의 공존공생 共存共生 을 만들어 주는 동시에 동 動 이 극 極 하 면 그 극점 極點 에서 멈추지 않고 정 靜 으로 들어가게 하고 정 靜 이 극 極 하면 그 극점 極點 에 멈추지 않고 다시 동 動 으로 밀어내는 힘 을 발휘한다 마치 숨을 마셨다가 오래 멈추려 해도 멈추지 못하고 끝 내 내 뱉어야 하는 것처럼 무릇 정이 극하면 동하고 동이 극하면 靜 하니 이 일동일정의 간에서 벌어지는 미묘한 계기 繼起 를 동정 動靜 의 근원 根源 인 중 中 이라 할 수 있고 그 계기의 연속적 작용을 극 極 이라 할 수 있다 이 중은 천지 음양의 근원으로서의 대중 大中 이 며 극이다 또 이를 황극 皇極 의 환중 環中 이며 태극의 진오 眞奧 라 했다 그러므로 음양이 이 안에 있을 때를 중 中 이라 하고 곤복 坤復 사이에서 양이 복 復 으로 나오고 건구 乾姤 사이에서 음이 구 姤 로 나와 바르게 절도를 이룬다 즉 음양이 아직 발하지 않은 것을 中이라 이르고 음양이 발하여 절도에 바른 것을 상균 相均 이라 한다 동학에서 말한 陰陽相均 化出於其中 과 같은 말이다 그래서 소강절은 동지음 冬至吟 이천격양집 에서 이 일동 일정지간 一動一靜之間 의 간 間 에 역 易 의 핵심이 있다는 것을 암시 해 주고 있다 그렇지만 이 간은 터럭도 용납할 수없는 것이므로 조금 " "30 31 32 " " 30 "一陽復於下 乃天地生物之心也 先儒皆以靜爲見天地之心 蓋不知動之端乃天地 之心也" 二程集 周易程氏傳 복괘 31 "皇極之環中 太極之眞奧 至哉益至妙焉" 황극경세서언 권지오 황오주 주석 32 동경대전 논학문 1장

수운교 개벽사상의 역리적 고찰 / 이찬구 183 도 틈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그 틈이 없기 無間 때문에 비로소 움직 이고 고요함의 사이가 될 수 있다 이 간 間 을 유염은 동정상접 動 靜相接 이라 했다 사실은 이 간 間 이 무간 無間 이므로 무 無 그 자체라 할 수 있고 또 반면에 그 간이 무간지간 無間之間 이므로 온 갖 변화가 그 사이에서 일어난다고 할 수 있다 33 34 何者謂之幾 天根理極微 하자위지기 천근리극미 今年初盡處 明日未來時 금년초진처 명일미래시 此際易得意 其間難下辭 차제역득의 기간난하사 人能知此意 何事不能知 인능지차의 하사불능지 무엇을 기미라 하는가? 천근은 理의 극치요 미묘함이네 올해가 처음부터 다한 곳 내일은 아직 오지 않는 때라 이 때에 易의 뜻을 얻으니 그 間은 아래에 말하기 어렵네 이 뜻을 능히 아는 사람이라면 무슨 일인들 알지 못하랴 이렇게 소강절이 주목한 일동일정지간은 선천개벽이 시작하는 곤괘 끝과 복괘 처음 坤末復初 의 사이였다 계절로는 월굴 月窟 의 하지보 다는 천근 天根 의 동지에 더 큰 관심을 두었다 그래서 동지 자 子 의 반에도 천심은 고쳐 옮김이 없네 라고 했다 그러나 이제 우리가 주목해야할 일동일정지간은 소강절의 동지가 아니라 다름 아닌 후천 개벽이 시작하는 건괘 끝과 구괘 처음 乾末姤初 의 하지이다 선천의 양이 다하고 후천의 새 음이 시작하는 건말구초 乾末姤初 의 間에서 전개되는 움직임이 극에 달해 고요함이 열리는 기틀 動極幾發 에서 "35 " " " 33 "然 動靜之間 間不容髮 豈有間乎 惟其無間 所以動靜之間也"소강절 황극경 세 관물내편 5장 소백온 注 34 兪琰 周易集說 권37 설괘6장 神也者의 注 35 "冬至子之半 天心無改移 一陽初動處 萬物未生時"소강절 이천격양집 冬至吟

184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후천의 음을 보는 것이다 이것이 천근에만 매여 있지 않고 월굴에도 나아가는 천근월굴이 한가로이 오간다 는 것이다 오고가는 이 때 사람의 마음과 후천 하늘의 기틀이 처음으로 응하는 것이다 한편 소강절은 우주적 창세를 천개어자 天開於子 지벽어축 地闢於 丑 인생어인 人生於寅 이라 하여 개벽으로 표현했다 이 원회운세 元會運世 에서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바로 회이다 이에 관해서 는 필자가 다른 논문 에서 상세히 다룬 바가 있기 때문에 간략히 소 개만하고자 한다 경세서상의 최대쟁점은 선천과 후천의 교역 交易 이다 어디서 어떻 게 바뀌는가 단순논리로 보면 회를 반으로 나눈 자 사까지가 회 이고 오 해까지가 역시 회이므로 오회로부터 후천이 시작되는 것이 다 년수로는 년이 원이므로 그 절반은 선천이 년이 되 고 후천도 역시 년이 된다 "36 " 37 38 12 39? - 12-6 6 129600 64800 1 64800 36 "天根月窟閑來往 三十六宮都是春"소강절 이천격양집 觀物吟 37 黃畿는 선천의 坤末復初에 대해 이렇게 말한 바 있다 " 一動一靜之間 乃坤 末復初 靜極幾發而人心與 天地之幾相應" 황극경세 관물내편 5장 황기 注 38 朱子 以 天開於子 地闢於丑 人生於寅 爲邵子之說 황극경세 이회경 운 39 이찬구 새로운 시간을 찾아 신종교연구 제9집 한국신종교학회 200312

수운교 개벽사상의 역리적 고찰 / 이찬구 185 표 황극경세 오회 1< > 하 지 大過 회 년 소 서 절후 년 후천 개시 鼎 恒 본괘년 午 會 선천 종결 12 10800 24 5400 2160 차 변괘 년 夬 咸 困 井 恒 姤 大有 旅 未濟 蠱 姤 恒 대장 소과 해 1 360 그러나 소강절은 선후천의 근본적인 변화를 음양소식에 의한 음양 의 교역 交易 으로 이해하고 있다 바로 우주의 년을 계절로 설명해 보면 하지가 끝나고 소서가 시작되는 때에 이 교역이 일어난다는 것 이다 이것을 경세서에서는 양이 내려와서 사그라지고 음이 불어 나 커져서 사람과 세상이 모두 날로 옛 것을 변경해서 새 것을 따른 다 變舊從新 라고 밝혔다 이처럼 선후천이 교역 하는 때는 오회 정 鼎 괘 의 중간에서 일어난다 그 중간이 선천 하지에서 후천 소서 로 넘어가는 분기점이다 그러니까 실제적으로는 오회 정 鼎 괘 미제 운 까지는 하지이므로 선천이 마치고 오회 정괘 고 蠱 운 부터는 소 서이므로 후천으로 넘어가 교역하는 때이다 이렇게 개벽은 오회지반 午會之半 에서 일어나지만 일반적으로 오회 午會 는 중천 中天 이라 한다 오회에서 미회 未會 로 넘어가는 것을 신구 新舊 의 교체 즉 후 천 後天 이라 표현한다 미 未 는 정오 正午 가 지난 오후 시이다 인사 1 40 41 < > - < > < - - - - > 1 40 오회 10800년 중에 그 전반인 5400년이 우주의 하지이고 그 후반인 5400년이 소서인 것이다 41 是時也 陽降而消 陰息而長 人世 日變舊而從新 황극경세 이원경 회

186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적으로 요 堯 를 기준으로 그 이후를 후천으로 삼았고 주자가 요 堯 를 건 乾 괘 구오 九五 효에 비유한 것은 선천의 마지막이 건괘이 기 때문이다 경세서상으로 보면 현재가 대과 구괘 년 안에 있으므로 후천은 앞으로 천년 이상이 남은 것이다 그래서 황기 는 요를 후천 이전의 중천 中天 으로 설정하였으나 그 중천이 요의 생존당시로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상당기간 지속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42 - AD 1 1744-2103 3 수운교의 개벽사상 수운선생이 동학에서 제시한 선후천 개벽을 알 수 있는 경전상 구 절은 바로 다음이다 가련하다 가련하다 전세임진 몇해런고 십이제국 괴질운수 아국운수 가련하다 이백사십 아릴런가 다시개벽 아릴런가 < 안심가 8장> 하날님 하신 말씀 네가 또한 첨이로다 노이무공 하다가서 나도성공 너도성공 개벽후 오만년에 나도 또한 개벽이후 너를 만나 성공하니 너의집안 운수로다 < 용담가 3장> 천지음양 시판후에 지우자 금수요 백천만물 화해나서 최령자 사람이라 42 "堯之前 先天也 堯之後 後天也 後天乃效法也"소강절 황극경세 관물외편 9장 이에 대해 주자는 "堯時 正是 乾卦九五"라 했고 黃畿는 "此堯之所以 爲中天也"라고 했다

수운교 개벽사상의 역리적 고찰 / 이찬구 187 전해오는 세상말이 대정수 주역괘에 천의인심 같다하고 난측자 귀신이오 < 도덕가 1장> 여기서 다시개벽 이란 말과 함께 개벽 후 만년 이라는 말과 천지 대정수 天地大定數 라는 말이 나온다 소강절이 제시한 천지 대정수는 년이므로 이로써 선후천을 나누어 말하면 그 반인 년일 것인데 만년이라 하지 않고 만년이라 한 것은 선천 년 중에 서 하늘이 열린 자회 년 와 땅이 열린 축회 년 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선천 역사는 년이 되므로 약 만년이라고도 한 것이 아닌가 한다 따라서 수운선생이 말한 개벽후 만년 은 소강절의 천 지 대정수에서 말한 지나 온 선천개벽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으므로 다시개벽 이란 결국 과거의 선천개벽이 아니라 미래의 후천개벽 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수운선생의 개벽관을 기초로 하여 수운교의 경전을 통해 수 운교의 개벽사상을 알아보고자 한다 수운교의 대 경전은 동학의 기 본경전인 동경대전 용담유사 외에 나머지 대 경전으로 구성되 어 있는데 필자는 그 중에 제자 조병휘의 강서 降書 인 동도전서 와 훈법대전 을 주로 참고하고 아직 경전으로는 편입되지 않았으나 경전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교주 출룡자의 친필문헌인 훈화 와 제자 김찬호의 강서인 명운경 을 참작하고자 한다 ' 5 ' 129600 64800 6 5 10800 64800 10800 43200 5 43 5 7 5 동도전서 東道全書 의 목운 木運 도래사상 본래 홍범에 전하는 오행의 차서는 수화목금토 水火木金土 이다 이 1 43대정수 129600년을 선천 43200년 후천 43200년 휴지기 43200년으로 3 등분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가 있다 인묘진사의 4회 43200년을 의미하나 인회반부터 오회반까지도 43200년이다

188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런 생성적 차서 원리에 의하면 수목토 水木土 는 양 陽 이고 화금 火 金 은 음 陰 이다 오행은 상생과 상극을 반복한다 상생과 상극은 한 공간에서 한꺼번에 일어날 수도 있고 서로 다른 공간에서 일어날 수 도 있다 순수한 상생 相生 의 공간을 하도라 하고 순수한 상극 相克 의 공간을 낙서라 할 수 있다 하도의 상생도와 낙서의 상극도의 차서 가 다른 것은 하도에서 금화교역 이 일어나 낙서라는 새로운 공간이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하도는 좌선 左旋 하며 상생한다 수생목 목생화 화생토 토생금 금생수가 그것이다 낙서는 우선 右旋 하며 상극한다 수극화 화극금 금극목 목극토 토극수가 그것이다 오행이 나올 때는 수 화 목 금 토로 나오지만 계절적인 변화를 일으킬 때는 목 화 토 금 수로 전개된다 목은 봄이고 화는 여름이고 금은 가을이고 수는 겨 울이다 그래서 하도낙서는 춘하추동으로 순환하며 생장수장 生長收 藏 으로 변화하는 이치를 담고 있다 그러나 하도와 낙서는 생장 生長 의 이치는 설명하고 있으나 수장 收藏 의 이치는 확연하게 설명하고 있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하도상 에서 금화교역이 일어나 낙서가 된 것은 생 生 장 長 의 연결매개를 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금 金 과 화 火 가 교역이 일어나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주회암도 하도와 낙서의 교역에 대해 양 陽 자리는 바 뀔 수 없으나 음 陰 은 바꿀 수 있다 고 말해 낙서가 나오는 금화 교역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해주고 있다 오행은 음양이 때에 따라 바뀌 는데 나오는 순서로는 수목 水木 이 양이 되고 화금 火金 이 음이 되 며 계절로는 목화 木火 가 양이 되고 금수 金水 가 음이 되기 때문이 다 - - - - - - 44-44 蓋陽不可易而 陰可易 주역전의대전 역본의도 - -

수운교 개벽사상의 역리적 고찰 / 이찬구 189 그림 하도의 상생도 4 < 그림 낙서의 상극도 > 5 < > 그런데 동학은 기존의 하도 낙서와 다른 관점을 보여주고 있다 수 운선생 스스로 내 또한 동 東 에서 나서 동에서 받았으니 도 道 는 비록 천도 天道 라 할지라도 학은 동학 東學 논학문 이라고 단언한 것에서 단순히 동학이 서학의 대항에서 나온 것이 아닌 주체 적인 동방의 동학임을 분명히 하였다 특히 수운교 경전인 동도전서 東道全書 는 동방 동학의 관점에 따라 주역 의 후천관과는 달리 후천에 왜 목운 木運 의 시대가 도래하는가를 밝혀 주고 있다 다음의 자료가 그것이다 45 크도다! 목운이여 이에 수운을 명하여 후천대도를 동으로 부터 세우노니 동을 어찌 서라하며 서를 어찌 동이라 말하 겠느냐? 45 "吾亦生於東 受於東 道雖天道 學則東學" 동경대전 논학문 10

190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大哉 木運 乃命水雲 後天大道 自東立之 東何謂西 西何謂東46 성인이 동방에서 탄생하시고 도를 또한 동방에서 받은 까 닭에 동학이라 하는 것이니 東을 또한 木運이라 말하는 것은 東은 靑이 되고 청은 목이 되는 것이므로 聖人 生於東 道受於東故 曰 東學也 爲東而又云木運者 東爲靑 靑爲木47 선천이 이미 변하여 후천이 되니 이것이 무극의 운이로다 봄물이 오고 봄물이 오니 목운이 흥하고 목운이 흥하리라 先天 旣變爲後天 是无極之運也 春水來春水來 木運興木運興48 木이 火를 낳는 이치가 있으니 丙丁에 흥함이 있고 木이 서로 충돌하는 이치가 있으니 戊己의 土가 있고 木이 克함 을 받는 이치가 있으니 庚辛의 金이 있고 木이 生함을 받는 이치가 있으니 어찌 壬癸의 水가 없으리요 木有生火 有丙丁之興 木有相沖 有戊己之土 木有受克 有庚辛 之金 木有受生 豈無壬癸之水49 위와 같이 동방의 목운은 후천의 중심이 된다 목운은 사 死 가 아 니라 살리는 생 生 을 추구한다 이미 주역 에 其道大光 木道乃 行 益괘 단전 이라 하여 동방 목도의 도래를 암시하고 있다 후천 의 중심을 서방에 정할 수 없는 것은 동방에서 봄물이 흘러나와 만물 46 수운교 동도전서 수운교경전 수운교출판부 2001 47 수운교 동도전서 수운교경전 수운교출판부 2001 48 수운교 동도전서 수운교경전 수운교출판부 2001 49 수운교 동도전서 수운교경전 수운교출판부 2001 50 주역 에서 상경은 선천 하경은 후천을 상징하는데 해당한다 50 p266 p282 p290 p267 益괘는 하경 후천에

수운교 개벽사상의 역리적 고찰 / 이찬구 191 을 적시기 때문이다 그래서 봄물 春水 이 수생목 水生木 하여 목운 木 運 이 일어나고 일어난다 은 목 木 을 중심에 놓고 화 토 금 수가 상생 상극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후천시대의 중심에는 토가 아닌 목 즉 동학의 목운이 도래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목은 토가 하추교 역기에 화생토 토생금의 책임을 다하면 토 未土 에 뿌리박고 있는 목 이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된다 봄 바람이 불어 밤이 지나가니 만 나무가 일시에 알아 차린다 고 했고 또 한 몸이 모두 꽃이요 한 집안이 전체가 봄빛이다 고 했던 것이다 이처럼 봄이란 春 그 자체 보다는 춘생 春生 신생 新生 으로써의 동방 목덕 木德 목운 木運 을 노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봄이란 계절적 봄이 아니라 수생 목 水生木 목생화 木生火 로서의 목덕에 집중한 새로움의 상징으로서 의 봄을 설명한 것이라고 본다 새봄이 오면 목운이 일어나고 일만 나 라를 움직여 후천으로 변화시킨다 [ ] 51 " 52 " " 1 53 " 하늘이 장차 밝고 날이 새어 가니 모든 나라가 움직이고 일만 나라가 움직이니라 先天旣變爲後天 是无極之運也 春水來春水來 木運興 木運興 天將明 日將曉 萬國動 萬國動 < 동도전서 1장16> 우리 말에 동 東 은 새 라 했다 동풍을 샛바람 이라고 하는 것이 그 일례이다 다시 말해 목덕 木德 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로써 그 목 운에 의해 태동한 것이 바로 동학이라는 것을 부각시키고 그 동방 목 ' ' ' ' 51 未土의 지장간은 丁乙己이니 이미 乙木이 와 있고 문왕팔괘도에서 2坤土는 本乎地者親下하므로 巽木이 등장하는 것이다 52 "春風吹去夜 萬木一時知" 동경대전 탄도유심급 53 "一身皆是花 一家都是春" 동경대전 탄도유심급

192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덕에 의해 수운선생이 이전에도 없고 이후에도 없을 완전히 새로운 무극대도를 창도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처럼 새로운 목운의 도래는 목 木 이 오행 중에 바로 사람을 상징 하기 때문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오행대의 는 봄에 땅에서 나 온 나무가 굽기도 하고 곧기도 해서 꽃과 잎새를 관람할 수 있는 것 이 마치 사람의 위엄스러운 거동과 용모와 같다 고 했다 이처럼 땅 을 딛고 서 있는 나무의 모습이 사람과 같기 때문에 오행에서 木은 사람을 상징하는데 이는 동학이 천지인 중에서 사람이 주목하고 있다 는 반증인 것이다 사람이 바른 자리에 섬으로써 천지인 재 또한 바 른 자리에 설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다 " "54 3 훈법대전 訓法大典 의 춘생추살 春生秋殺 과 훈화 訓 話 의 하추변역 夏秋變易 2 년을 선후천으로 나누어 소장의 이치를 살펴보면 장 長 하는 것은 주인이 되고 소 消 하는 것은 객 客 이 된다 선천은 양 陽 이 주관 하여 온갖 곡식과 잡초를 함께 무성하게 생장시킨다 반면에 후천은 음 陰 이 주관하여 잡초는 사라지고 곡식만 남으며 깜부기는 뽑히고 알곡만 남는다 선천은 양이 주인이 되고 후천은 음이 주인이 된다 양기운은 팽창하고 음기운은 수축하는데 만물이 무한이 팽창만 하면 죽게 되므로 어느 순간에 멈출 줄 알아야한다 만물이 한 순간에 이렇 게 멈추는 것은 양에서 음으로 교체하기 위해서다 만물은 선천 양기 운에 의해 무성히 자라고 후천 음기운에 의해 결실을 거두게 된다 이것을 역리적 원형이정의 원리로 살펴보면 원형 元亨 은 만물을 생 1 55 54 소길/김수길 윤상철역 오행대의 대유학당 1998 p24 55 長者便爲主 消者便爲客 주역전의대전 역설강령

수운교 개벽사상의 역리적 고찰 / 이찬구 193 육시키고 이정 利貞 에 의해 만물이 그치게 된다 그래서 거두고 감추니 성정 性情 의 열매를 볼 수 있다 는 것이다 여기서 이정이 열매를 보이기 위해 생육작용을 그친다 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함 의한 것인데 그치기 때문에 가을이 만물을 수렴 收斂 할 수 있는 것 이다 이것이 봄에 내고 가을에 죽이는 것 곧 訓法大典 에서 말하 는 춘생추살 春生秋殺 이다 56 57 58 사시 번갈아 대신함에 그 차례를 잃지 아니하여 봄에 물건을 내여서 여름에 기리며 가을에 숙살하여 겨울에 감추니 원 형과 이정은 道 행함에 떳떳함이니 한번 차례를 잃음이 있으 면 어찌 떳떳하다 이르랴?59 이것이 원형이정의 행도법인 춘생추살의 이치이다 봄이면 그 만물 을 내며 여름은 길러서 성하게 하고 가을에는 이루어서 숙살 肅殺 하 며 겨울이면 그 기운을 거두어서 감춘다 봄은 만물로 하여금 생기를 얻게 하기 위해 습한 바람이 분다 그래서 봄은 낳음으로써 덕을 삼기 때문에 화평한 봄기운이라 한다 반면에 가을은 상살 傷殺 로써 의 를 삼으니 서슬한 금풍 金風 이 서방으로부터 불어온다 그래서 잎새 가 떨어져 뿌리로 돌아간다 葉落歸根 아름다운 산천이 참연히 소조 蕭條 해진다 추살이란 숙살 肅殺 을 의미한다 숙살이란 만물을 발생 시킨 하늘이 도리어 엄숙히 죽임 으로써 의를 내세우는 것이다 죽임 60 56 非利貞 其能不息乎 주역전의대전 건괘 문언 程傳 57 收斂歸藏 乃見性情之實 주역전의대전 건괘 문언 본의 58 오늘날 한국의 출산율이 세계 최하위에 들어갔다는 것은 지금 생육이 그쳐가 고 있다는 뜻이다 59 四時迭代 不失其序 春而生物 夏而養之 秋而肅殺 冬而藏之 元亨利貞 行道之 常 一油失序 豈可云常 訓法大典 수운교경전 p226 60 "以生爲德 和平春氣" 훈법대전 수운교경전 p228

194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을 엄숙하다고 말하는 것은 그것이 알곡과 쭉정이를 가려내는 천도적 과제이기 때문이며 결국 죽이기는 죽이나 다시 살리는 죽임이기 때문 에 하늘도 그냥 죽인다 하지 않고 엄숙히 죽인다 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하늘은 다 죽이는 것이 아니므로 춘추질대 春秋迭代 사시성 쇠 四時盛衰 포덕문 장 란 말과 같이 사시는 영원히 순환반복한 다 따스하기가 봄과 같으면 반드시 죽이는 것이 없을 것이고 춥기 가 겨울 같으면 반드시 살아있는 것이 없을 것이요 덥기가 여름 같으 면 낳게 하고 죽이는 것이요 서늘하기가 가을 같으면 죽인 다음에 낳 게 하는 것이다 이 순환 속에서도 물건을 죽이는 것은 갑자기 하지 않고 물건을 낳게 하는 것은 지극히 빠르다는데 천도의 지엄함이 있 다 황기는 다음에서 이것을 우주를 돌리는 신 回幹之神 이라 했다 1 61 하늘의 때는 반드시 봄으로부터 세 번 변해야 겨울에 이르니 물건을 죽이는 것을 갑자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고 겨울로부터 한번 변하면 봄에 이르니 물건을 낳게 하는 것은 지극히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62 소강절은 음과 양이 대 對 가 되어 둘이 되나 양이 오면 생겨나고 양이 가면 죽어서 하늘땅 만물의 낳고 죽음을 양 陽 이 주관하니 곧 하나로 돌아옴이다 고 했다 양의 오고 감에 생사가 달려있다 결국 " "63 61 天無盡殺之理라 한 말과 같이 다 죽이는 것이 아니므로 주역 에 碩果不 食剝괘 上九이라 하였으니 생명의 씨는 죽임 속에서도 우주에 영원히 전해 져 발전하는 것이다 이것이 생명의 영속성이다 62 "溫其如春則必無殺矣 寒其如冬則必無生矣 환 其如夏則生而殺也 凄其如秋則殺 而生也 天之於時也 必自春三變而至於冬 以見其殺物之不驟也 自冬一變則卽至於 春矣 以見其生物之至銳也 回幹之神 如此 豈善人所能知" 황극경세 관물내편 9장 黃畿 注 63 "陰對陽爲二 然 陽來則生 陰去則死 天地萬物生死 主於陽 則歸之於一也" 황

수운교 개벽사상의 역리적 고찰 / 이찬구 195 양 陽 이 있으면 생 生 을 주관하고 양 陽 이 없으면 사 死 를 주관한 다 음양생사의 이치를 계절로 보면 춘생추살 春生秋殺 이라 한다 이 것은 음양소장 陰陽消長 의 이치에 기초한 것이다 다음은 교주 출룡 자의 설법에 나오는 구절이다 凡事物범사물이 其有時序기유시서하야 春夏生長춘화생장 하며 秋冬成藏추동성장하니 此차난 自無始자무시 曠劫 광겁以來이래로 毫호도 變변하지 못하며 易역 하지 못할 天道천도의 正理也정리야라 故고로 春夏춘하에 在재하여 秋冬추동에 事사를 代대하지 못할 것이며 秋 冬추동에 在재하야 春夏춘하의 事사를 代대하지 못하 나니 此차의 天道천도의 正軌정궤에 外외하야 天천의 天천되지 못하며 地지의 地지되지 못하며 人인의 人 인되지 못하나니라 교주 출룡자의 훈화 64 이 훈화 는 사시의 질서에 따라 춘하 春夏 는 낳아 기르고 추동 秋冬 은 이루어 감추는 우주자연의 이치를 한 마디로 요약하고 있다 이런 사시의 순환 이치는 태초로부터 조금도 바꿀 수 없는 하늘의 정 연한 이치인 것이다 봄여름에 가을겨울 일을 할 수 없고 또 가을겨 울에 봄여름의 일을 할 수 없다는 말은 봄여름과 가을겨울 사이에는 건너 뛸 수 없는 시간의 간극이 있다는 뜻이다 즉 춘하는 선천이고 추동은 후천이다 따라서 여름과 가을 사이가 중요한 변화의 시점이라 는 암시를 일러주고 있다 극경세 관물외편1장 64 양원윤 동학의 뿌리를 찾아서 동양문화사 1994124쪽:이 訓話 는 교 주 출룡자께서 1936년에 교인들에게 설법한 말씀의 기록이다 이러한 교주님 의 설법의 기록에는 훈화이외에도 훈사 훈유 훈법 등이 있다

196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然연이나 自此以後자차이후는 生長생장의 期기를 脫 탈하야 成實성실의 秋추에 至지하나니 何者하자 道也 도야에 眞正진정한 奧義오의를 修수하야 此차 를 妙 覺묘각지 아니치 못할 지니라 교주 출룡자의 훈화 65 다시 말해 우리가 지금 이후부터는 선천인 춘하의 생장기 生長期 를 벗어나 脫 후천 열매맺는 成實 의 가을에 다다르고 至 있다는 뜻이다 이제 인류사가 우주적 새 계절로 바뀐다는 말이다 인류가 살고 있는 지금이라는 시간대가 우주의 봄 여름에서 가을 겨울로 들어가는 전환 의 때라는 것이다 왜냐 햐면 봄과 여름의 목적이 결국은 이 열매를 이루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출룡자의 하탈추지 夏脫秋至 이다 이를 역학적인 교역으로 보면 하추교역 夏秋交易 이라 할 수 있는데 이는 단순한 자연적 교대 交代 가 아니라 근본적인 변화를 수반하는 변역 變易 으로서의 하추변역 夏秋變易 이라 해야 할 것이다 하탈추 지라는 말속에는 이 여름을 벗어나지 않으면 아니 된다는 아주 강렬 한 천도적인 의지가 들어있다 수 修 와 묘각 妙覺 이라는 말 속에서 가을을 앞둔 닦음과 깨달음의 절박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것 이 주역 에서 말한 선후천 교역이란 것이고 소강절이 말한 오회 午會 에서 미회 未會 로 넘어가는 개벽이란 말이다 결국 하추의 변역 인 후천개벽이란 열매 맺는 성실지추 成實之秋 인 우주의 가을로의 개 벽이란 말과 같다 유염도 열언호태 說言乎兌 설괘 에 대한 주석에서 [ ] [ ] 66 67 ; 2 65 양원윤 동학의 뿌리를 찾아서 동양문화사 1994124쪽 66 交易이 상대적 交代의 의미라면 變易은 변화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교역이 相對의 의미라면 변역은 流行的의 측면을 강조한 말에 가깝다 67 또 이 말 속에는 900여회의 외침을 겪어온 민족이라는 비애와 함께 당시가 일제 식민지시기였기 때문에 선천 여름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한다는 脫出의 의미가 더 강했을 것이다

수운교 개벽사상의 역리적 고찰 / 이찬구 197 만가지 보배가 열매 맺는 것을 알려줌이 정추 正秋 秋分 에 있다 고 했다 이처럼 가을은 만물의 보배인 열매가 맺는 때이다 하지만 가을개벽은 결실의 계절이면서 동시에 죽임의 계절이라는 이중적 의 미를 지닌다 이것은 천지질서의 변화이며 이러한 변화는 천도의 정 리 正理 이고 정궤 正軌 이다 춘생추살이 년 사계절의 변화를 압축한 표현이라면 하추변역은 이를 우주적으로 확대한 우주적 변화를 함축 한 말이다 이러한 춘생추살과 하추변역이란 말은 소강절이 말하지 않 은 것인데 한국에서 유독 강조된 말들이다 소강절이 비록 선후천을 말했지만 선천 동지의 변화에 중점을 두었다면 동학수운교는 후천 하 지의 변화에 중점을 두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하추변역이라고 말할 때의 하추 夏秋 는 두 가지 의미를 함 축한다 하나는 절후 동지와 하지 에 의해 선후천을 나눌 때는 하추 夏秋 가 공교롭게도 후천에 해당한다 그러나 사계절로 볼 때는 여름 은 선천이고 가을은 후천이 된다 절후가 천도적 天道的 원리라면 사계절은 지도적 地道的 원리에 해당한다 예컨대 하늘의 하지를 땅 에서 느낄 때까지는 두 달의 오차가 발생한다 다시 말해 태양의 하지 음기운을 땅에서 느끼려면 월 금수지기 金水之氣 陰氣 가 모여 천 체렌즈를 형성하여 폭염을 전할 때까지 기다려야한다 월 하지의 음기운을 땅에서는 월 금 金 기운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이다 다음 표는 이 둘을 체용 體用 관계로써 파악한 것이다 " "68 1 24 24 78 69 7 5 68 "兌不言正西而言正秋者 萬寶告成實在正秋 不特在西也"兪琰 周易集說 권 37 설괘5장의 注 69 이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한동석 우주변화의 원리 대원출판2010 247 쪽 도해 참조

198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표 동지와 하지에 의한 선후천 體 2 < - 구분 양 동지 음력 一陽 계절 겨울 선천 1 음 하지 후천 純 一 陽 陰 11 12 > 4 2 3 봄 - 음력 純 陰 10 6 7 8 9 여름 가을 > 양 봄 여름 선천 구분 5 표 사계절에 의한 선후천 用 3 < 음 가을 겨울 후천 未土 6 1 2 3 4 봄木 계절 5 7 여름 火 8 9 10 가을 金 11 12 겨울 水 우리가 하추교역에 특별히 주목하는 것은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것 은 목생화의 생성하는 순 順 한 이치이나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것은 화극금의 상극하는 역 逆 하는 이치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 때 주의할 것이 있다 바로 경금 庚金 이다 삼복 경금 이란 복중 伏 中 에 경금이 병화 丙火 가 무서워 엎드려 있는 것을 말한다 화 火 앞에 금 金 이 토 土 속에 잘 엎드려 있다가 금왕지절인 가을에 나오는 것인데 복중에 인내와 절제를 하지 못하면 열매를 맺지 못하고 실패 한다는 뜻이 들어 있다 결국 화 火 앞에 있는 금 金 을 살리는 것 70 71 70 초복 중복 말복이 닿는 庚日이 10일 마다 세 번 있는 庚金에는 철학적 의 미가 숨어 있다 대산주역강의 1한길사p115

은 토 土 이다 토 土 가 중간에서 화생토 火生土 토생금 土生金 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문왕팔괘도로 보면 남방 리 離 괘 여름 가 서방 태 兌 괘 가을 로 가는데 그 사이에 곤 坤 괘가 있어 토생금 土生金 하는 것과 같다 괘로는 토가 곤토 坤土 와 간토 艮土 가 있는데 곤토는 하 추지교 夏秋之交 에 있고 간토는 동춘지교 冬春之交 에 있다 곤토는 음이므로 음지에 있고 간토는 양이므로 양지에 있다 이처럼 토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오행의 토에는 진술축미의 네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미토 未土 가 큰 역할을 한다 화기 火氣 와 금기 金氣 사이 에 놓여 있는 토기 土氣 는 음력 월 미토 未土 이다 가을의 금기 金 氣 는 여름의 뜨거운 화기 火氣 를 견디지 못한다 그래서 미토에 이 화기를 감추며 살아간다 미토 未土 의 사명은 이 때의 삼복을 잘 넘 겨 금시대를 여는 것이다 그래야 봄 여름의 분열생장시대를 멈추고 가을겨울의 응축수렴시대로 성공적으로 들어가게 할 수 있다 이것을 두고 火는 土가 아니면 반드시 능히 金을 이루지 못한다고 한다 그런데 여름 말기의 뜨거운 열기로 인해 미토는 마른 조토 燥土 가 된다 이 조토를 적시기 위해 월 장마가 온다 간혹 지나가는 소나기 홍수물이 다 이런 뜻으로 내린 것이다 따라서 금화 교역기에는 수기 운이 미토를 살리는 단비가 된다 나아가 금까지 살리는 보조적 작용 을 한다 물이 대지의 구세주인 것이다 이렇게 장마물을 머금은 미토 未土 는 화 火 와 금 金 의 가교역할을 하며 화를 눌러 금을 맞이하는 한편으로 나무를 자라게 한다 미토는 한 여름내내 화극금 火克金 으로부터 오는 금 을 보호하여 낳기 위해 [ ] [ ] 72 6 73 7 71 이것이 계절상 火金이 交易 換節하는 伏中 금화교역인 것이다 72 "項氏安世曰 坤土在夏秋之交 爲西南方之卦 艮土在冬春之交 爲東北方之卦 坤陰土故在陰地 艮陽土在陽地" 주역절중 설괘5장 注 73 "若火非土 必不能成金"이광지 주역절중 설괘5장 注

200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불을 억누르며 삼복을 지냈으나 막상 금이 가을 문턱을 넘어 들어오 는 순간부터는 금극목 金克木 이 시작되므로 이로부터 나무를 보호하 기 위해 억세진 금을 도리어 억누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것이 토 의 기구한 운명이다 여름에는 금을 보보하기 위해 불을 누르고 가을 에는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금을 누르는 것이다 오직 물만이 영원한 토의 동반자로서 토의 일을 돕는다 토극수 土克水 이나 거꾸로 수 水 가 토 土 를 생하여 수생목 水生木 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水는 土가 아니면 능히 나무를 생할 수 없는 것이다 물의 목적은 나무를 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토가 나무를 도울 수 있는 것은 시간상 한계가 있다 미토가 역할을 다 할 수 있는 기간은 월 한달 未月 밖에 아니 되고 월 申 月 이 오면 금세상이 되므로 부득이 토는 나무를 위해 그 자리를 물려 주지 않을 수 없다 토는 나무를 살려 열매를 맺는 것이 유일한 목적 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토 土 의 결단이 일어난다 이 때에 목 木 과 토 土 가 자리바꿈을 하여 우주를 정상화 하는 것이다 목토가 자리 바꿈을 할 수 있는 것은 괘중에 수화 水火 는 괘이나 목금토 木金土 는 각 괘이니 음양이 서로 사귈 수 있기 때문이다 74 6 7 75 8 1 76 2 명운경 明運經 의 천지진동 수운선생은 동경대전 에서 南辰圓滿北河回 남진원만북하회 大 道如天脫劫灰 대도여천탈겁회 우음 라 하였다 이 구절은 글자로만 봐서는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다 이를 의역해보면 남쪽하늘에 3 " 74 "項氏安世曰水非土亦不能以生木 故艮此之" 주역절중 설괘5장 注 75 이찬구 편 채지가9편 나무의 꿈 2010 120쪽 76 "龔공氏曰水火陰陽之正 木金土 陰陽之交 正者一也 交者二也" 주역절 중 설괘5장 注

수운교 개벽사상의 역리적 고찰 / 이찬구 201 별이 둥글게 차고 북쪽에 은하수가 돌면 대도가 하늘이 변하는 것 처럼 겁회를 벗으리라 는 뜻이다 이 말은 천도가 묵은 도 道 에서 새 도 道 로 들어간다는 의미이다 다시 말해 선천 하늘에서 후천 하 늘로 건너가기 위해서는 천도가 대겁회를 벗고 그림 과 같은 선천 의 별자리가 대변혁을 겪어 원만한 질서를 회복하고 막혔던 북쪽 은하가 뚫어져 제자리로 돌아온다 천지질서의 대변혁에는 수 별 자리의 변동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지구적 변동도 동시에 수반한다 는 의미가 들어있다 다시 말해 우주의 천도적 변화뿐만이 아니라 물리적 변화가 동시에 진행된다는 말과 같다 그림 옛 천문도인 대동성상도 詩經 " 6 28 6 < > 수운교 중견간부였던 김찬호는 년 경진 과 년 신사 양년간 에 모두 차례의 강서 降書 를 받았다 그것을 하나로 묶어 명운 경 이라 한다 그 제 장에는 두 가지 중요한 예언이 들어있다 하 1940 5 77 4 1941 77 이 명운경 은 1985년에 수운교 본부에서 필사본으로 발간되었다 이것은 모두 5장으로 구성되었는데 제1장은 김찬호가 1940년 7월7일에 봉명한 것이 고 제2장은 7월14일 봉명 제3장은 7월 21일 봉명한 것이며 제4장은 1941 년 2월4일 제5장은 6월5일 봉명한 것이다

202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나는 일제가 패망하여 해방이 된다는 내용과 다른 하나는 천지가 개 벽한다는 내용이다 봄이온다 봄이온다 東方甲乙 三八木에 萬世春風 돌아오니 花開소식 뉘가알고 蟄虫之處穴兮여 亦有知亦有知요 枯木之逢春兮여 時乎時乎로다78 일제 식민지 백성들이 고대한 가장 큰 개벽은 한마디로 해방이었을 것이다 이 구절은 동방 목인 한국에 해방이 다가오는 것을 봄바람 이 불어와 꽃이 피고 구멍에 숨어 있는 벌레가 밖에 나올 때를 알며 고목 나무가 싹이 나는 것으로써 비유하였다 김찬호는 강서를 받은 후인 년 월부터 이 명운경 을 가지고 일제가 패망하여 해방 이 온다며 이를 동료 교인들에게 선전하고 기도를 봉행하였다 화개 소식의 화개는 또 화계 花鷄 와 소리가 비슷하다 이는 닭의 해 년 을유 에 해방이 된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 기도는 일제가 폐지시킨 수운교의식을 회복하여 진행하였고 기도의 내용은 용담유사 에 개같은 왜적놈을 하날님께 조화받아 일야 一夜 에 멸 滅 하고서 안 심가 라 한 것처럼 멸왜 滅倭 기도의 성격을 갖는 것이었다 이 때 김찬호의 기도에 관련한 서신이 일제에 발각되어 철원경찰서와 대전 경찰서에서 합동 조사를 받게 되었다 이 사건으로 명이 구속되었 다 박태영 이규면 등 명이 옥사하고 명운경 의 강서자인 김찬호 를 비롯하여 이하림 안중록 장명찬 김세영 등이 최고 년 개월의 옥고를 치렀다 이와 같이 명운경 은 역사적 현실을 외면하지 않 38 1941 9 1945 " 7 " 5 28 1 4 79 78 김찬호 명운경 제4장 1985수운교본부 79 수운교진리 수운교출판부1999 734-736쪽;28명의 명단은 이 책에 실려 있다

수운교 개벽사상의 역리적 고찰 / 이찬구 203 고 구체적인 현실타개의 방안으로써 기능하였다는 특징을 갖는다 또 하나 명운경 은 후천개벽에 관해서도 지금까지 나온 동학의 여러 강서들보다 사실적이며 상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이윽고 天地震動하여 連續不絶 진동하니 昏懜天地 이 아닌가 혼몽천지 그 가운데 믿을信자 그뿐이라 先後天 개벽시에 天一生水 그 이치로 死者還生 될양이면 萬事如意 아닐런가80 이 개벽론은 천지진동이 끊임없이 연속하여 일어난다는 물리적 사 실과 생사문제까지 언급하고 있다는 면에서 동학의 정신개벽론과는 다른 면이 있다 특히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나는 것은 天一生水의 이 치에 있다는 말은 생각해볼만 하다 본래 물은 양이 음을 낳기 때문 에 水가 먼저 이루어진다 는 말과 같이 음에 양이 뿌리하여 하나에 서 생기기 때문에 물이 먼저 이룸으로 天一生水라 한다 천일생수란 본래 북극에 있는 물이지만 여기서는 동학의 淸水를 상징한다 이 청 수봉전에 의한 믿을 信을 강조한 것은 동학신앙이 천지개벽의 중심에 있다는 것을 은근히 암시한 것으로 보인다 81 " "82 83 4 무궁화 의 천지개벽 이 명운경 과 함께 수운교에서 나온 또 다른 강서에 무궁화 가 있다 이것은 수운교 교인 박종각이 년에 강서로 받은 것이다 1929 80 김찬호 명운경 제4장 1985수운교본부 81 이돈화가 신인철학 에서 말해온 정신개벽 민족개벽 사회개벽 등의 3대 개벽론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말이다 82 "陽生陰 故水先成 陰生陽 故火後成 陰陽相生也" 황극경세 관물외편1장 83 "水 陰根陽而生於一 故水先成" 황극경세 관물외편1장 황기 注

204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이 무궁화 는 천지진동 이후의 세상의 변화를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즉 제 의 천지개벽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2 共工氏가 작란하고 부주산을 두촉頭觸하니 천지경위 되었구나 여와씨의 무궁조화 연석보천 하여놓고 신호천지 갱정하니 천지 개벽 이 아닌가84 공공씨가 화가 나서 하늘기둥을 머리로 부딪혀 하늘은 서북쪽으로 기울고 땅은 동남쪽으로 가라앉았다 이것이 문왕팔괘도에 나타난 것 처럼 천지가 기우뚱하게 경위 傾危 한 것이다 기우뚱한 천지에 구멍 이 나자 여와씨가 돌로 갈아 빚어서 구멍을 막아 홍수를 막았다 이렇 게 홍수를 막긴 막아 새집처럼 신호천지 新戶天地 가 되었으나 기우뚱 한 천지가 바로 잡히지는 않았다 그것이 선천의 남은 과제가 되었다 일륙수 운용하니 천지개벽 되어온다 하도낙서 살펴보고 正經 圖를 이뤄내니 乾北坤南 正位로서 간동태서 되었구나 태평성세 다시와서 국 태민안 되지만은 기험하다 기험하다 세상운수 기험하다85 후천의 천지개벽은 용담수라는 새로운 물기운을 운용하면서 시 작된다 용담수는 수운선생으로부터 비롯된다 정경도는 김일부의 정 역팔괘도를 상징한다 정역에 이르러 건곤이 자리를 바꾸어 지천태의 곤남건북으로 정위 正位 定位 를 이룸으로써 후천의 태평성세가 다시 온다 이는 기우뚱한 하늘과 땅의 지축이 바로서는 것을 동시에 암시 16 [ ] 84 박종각 무궁화 채지가9편 나무의 꿈2010196쪽 85 박종각 무궁화 채지가9편 나무의 꿈2010215쪽

수운교 개벽사상의 역리적 고찰 / 이찬구 205 한 말이다 이것이 무궁화 가 말하는 천지개벽 즉 후천개벽의 실상 이다 나아가 이것은 명운경 에서 말한 천지진동 天地震動 과 동경대전 에서 말한 南辰圓滿北河回 남진원만북하회 우음 와 맥을 같이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필자는 이것이 교주 출룡자가 앞에서 말한 천도가 정궤 正軌 로 간다는 말이 이 뜻이라고 보며 동시에 정 역 년 완성 에서 말한 지축 地軸 자전축 正立과 연관 있다고 본 다 한편 년대에 유고슬라비아의 수학자 밀란코비치 는 그림 과 같이 지구의 자전축이 만 천년을 주기로 도와 도 사이에서 변화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정역 에서 86 ; 1885 88 87 [ ] 1920 Milankovic 245 7 4 1 215 89 86 필자는 이 천지진동의 현상을 풍선의 원리로써 공개 강의한 바 있 다20101216 풍선의 원리란 남북극을 억누르고 있는 얼음덩이가 녹으면 눌려있던 풍선이 다시 제자리로 부풀어 오르듯이 타원형의 지구가 점점 正圓 으로 회복한다는 이치인데 그런 와중에 지구내부에서는 쭈그럼 현상이 일어 나면서 거대한 지진과 해일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최근 일본의 대지진 2011311도 유사한 형태이다 87 현재 지구는 타원궤도로 돌고 있다 이것이 正軌道로 도는 것이 지축의 정립 이라 할 수 있다 88 이찬구 주역과 동학의 만남 모시는사람들 2010 293쪽에서 이미 밝힌 바 있다 89 1875년에 유고슬라비아에서 태어나 오스트리아의 빈 공과 대학에서 학위를

206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말하는 것처럼 자오선이 축미선 丑未線 으로 이동하는 것과 같다 그림 자전축의 기울기 변화도 7 < > 그러나 세상의 되어가는 운수는 기험할 수 밖에 없다 시운시변 모 르다가 장평갱졸 가련하다 고 했다 본래 장평갱졸 長平坑卒 이란 권학가 에 장평갱졸 많은 사람 하날님을 우러러서 제 장 에서 나 온 말이다 중국 전국 시대 진나라와 조나라가 전쟁을 하다가 조나라 " "90 " " 6 딴 밀란코비치Milankovic는 유고슬라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에 있는 베오그 라드 대학의 응용 수학 교수가 되어 그 곳에서 이론 물리 역학 천문학을 가르 쳤다 현재의 지구 궤도 경사각은 약 235 이다 그러나 지질 시대를 통해 이 경사각이 일정했던 것은 아니고 215 와 245 사이를 변화하였다는 것을 발 견하였다 그가 말한 변화의 주기는 약 4만1천년이다 Axial tilt the second of the three Milankovitch Cycles is the inclination of the Earth's axis in relation to its plane of orbit around the Sun Oscillations in the degree of Earth's axial tilt occur on a periodicity of 41000 years from 215 to 245 degrees;yahoojapan 90 박종각 무궁화 채지가9편 나무의 꿈2010240쪽

수운교 개벽사상의 역리적 고찰 / 이찬구 207 가 패했는데 이때 진나라 장수 백기 白起 가 조나라 포로 만 명을 사로잡아 진나라 장평땅에 묻어 죽인 고사를 말하는 것이다 이는 수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참혹하게 죽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이런 참혹 한 죽음이 비일비재로 일어난다는 예시이다 또 만국도성 여의질에 천산귀조 비비절이라 고 했다 풀이하면 온 나라 도시는 개미집 蟻 蛭 같고 천산 千山 에 돌아가는 새는 날아감이 끊어졌다 는 뜻이다 이는 둘 다 선후천 변역기에 일어나는 전지구적 全地球的 적막감과 처절함을 상징하고 있다 따라서 후천개벽이란 일부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전지구적이며 총체적으로 일어나는 물리적 현상인 동시에 자연 재앙이 따른다는 암시도 들어 있다 그러면 그 때가 어느 때인가 무궁화 에는 춘말하초로 예시하고 있다 40 "91 " " "92? 白雪이 在東春雪 春末夏初 龍潭水 세상사람 勿水脫乘 問門犯虎 滿乾坤하니 녹아질제 돌아오니 깊은물에 뉘가알고 하지마는 몰랐으니 靑松綠竹 시호로다 東閣寒梅 시호로다 花中王은 목단이라 은근히 잠긴용을 魚變成龍 潭有魚라 미리龍자 뉘가알고 人虎樹林 어찌알고93 눈 덮힌 천지에 오직 소나무 대나무만이 자기의 푸름을 간직하고 새 봄을 기다리고 있다 동쪽에 쌓인 봄눈이 녹을 때인 월에 동쪽집 겨울매화는 절정을 이루고 있다 어느덧 봄은 지나 여름이 시작하니 3 91 박종각 무궁화 채지가9편 나무의 꿈2010212쪽 92 개미집은 서산대사의 시에 나오고 千山은 유종원의 시에 나온다 93 박종각 무궁화 채지가9편 나무의 꿈2010233쪽

208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목단 모란 꽃이 만발한다 모란꽃은 꽃중의 왕이라 한다 모란은 화투 에서 월을 상징한다 월 일이 하지 夏至 이다 하지부터 밤이 점점 길어져 후천 음이 시작되며 추수를 기다리는 곤도시대로 접어든다 춘 말하초 春末夏初 는 소강절의 표현을 빌면 구체적으로 하지에서 처서 로 넘어가는 때이다 하지가 오면 일음 一陰 이 시작되므로 이제부터 가을 추수를 준비하는 때이다 이때를 맞아 물속에 잠겨있던 물고기가 용이 되어 승천하니 이를 어변성룡이라 한다 물고기가 변해 용으로 된다는 말은 후천개벽으로 질적 변화를 이루어 결실을 거둔다는 말과 같다 그래서 어변성룡 魚變成龍 은 단순히 인간생활의 새로운 창조를 의미하는 이돈화의 인간개벽 人間開闢 과는 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그러면 그 용은 무엇을 가리키는가 미륵이 출가하여 용화수 龍華樹 밑에서 성불한다는 그 용을 암시하는 것이다 용담수나 용화수는 다 같은 뜻을 함의한다 바로 후천의 미륵불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후천의 미륵불은 우상숭배의 대상으로서의 부처가 아니다 6 6 21 94? 도인마다 천하각국 만조백관 이렇다시 지상신선 성인이요 제왕들은 관리들은 좋은세계 될터이니 사람마다 임금마다 사람마다 아니놀고 천당가서 군자로다 요순이요 주소로다 무엇하리 무엇하리95 미륵불이 함께하는 후천에는 도인마다 성인이요 사람마다 군자가 된다 사람마다 평등성불 平等成佛 이며 지상신선 地上神仙 이다 수운 교에서는 삼미륵불을 말한다 즉 공덕불 지공화상 성덕불 나옹화상 94 이돈화 수운심법강의 천도교중앙종리원 1926년 93쪽 95 박종각 무궁화 채지가9편 나무의 꿈2010234쪽

수운교 개벽사상의 역리적 고찰 / 이찬구 209 순덕불 수운천사 의 세분이 후천의 미륵불로 온다고 믿고 있다 세 분 미륵불이 평등성불과 지상신선을 앞당겨줄 것으로 믿는 것이다 미륵 불은 홀로 존재하는 독존불 獨存佛 이 아니다 세 분이 함께 존재한다 왜냐하면 모두가 미륵이 되는 평등성불이야말로 미륵불이 염원하는 참 세상이기 때문이다 그림 수운교 도솔천궁 8< 5 > 불천묘법전수 의 도솔천궁 해원 解寃 사상 그러나 때가 왔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다 평등성불 지상신선이 되는 것은 아니다 거기에는 조건이 따른다 년에 교주 출룡자가 쓴 친필문헌인 불천묘법전수 에는 수운교 본전인 도솔천궁을 건 96 1934

210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설한 이유를 명백히 밝혀주고 있다 이 도솔천궁은 다 년에 낙성하였 1929 출룡성군자 천상천하의 도솔천궁을 지상에 건설하시니 지상 도솔천궁은 개벽후 오만년지의 초유지사이요 자고유래로 무 주고혼을 해원해를 세계의 왕생극락을 해원해 주시니 만고의 불유지법이로다97 교주 출룡자께서 친히 대전 금병산하에 하날님이 계신 천상의 도솔 천궁을 지상에 모셔 건설하니 바로 오늘의 수운교 도솔천 천궁이다 천상도솔천궁과 지상도솔천궁이 하나로 소통한다 막힌 하늘이 열려 삼계가 회통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선천 개벽 開闢 후 만년에 처음 있는 일이다 수운교가 목적하고 있는 무주고혼 無主孤魂 의 해 원은 만고 萬古 에 있지 않았던 새 법 不有之法 이라고 자부한다 지상 에 있는 도솔천궁은 지상의 중생을 구제함은 물론 지상을 떠난 천상 의 무주고혼까지 해원하여 온 세계를 왕생극락으로 인도한다 도솔천 兜率天 이란 욕계 천 중에 네 번째 하늘이름으로 이상적 선경세계 를 상징한다 도솔천의 아래로 천은 가라앉은 욕정이 무겁고 위로 천은 들뜬 일심 逸心 도망간 마음 이 많은데 이 제 천 도솔천은 욕정 98 5 99 6 3 ; 2 4 96 불천묘법전수 는 수운교 종지인 불천심佛天心일원의 원리 중에 불佛= 천天의 묘법妙法을 밝힌 천서이다 불佛=천天의 원리가 밝혀짐으로써 불=심 천=심의 원리가 밝혀질 수 있는데 이 때 심心의 표본은 수운천사이 지만 일반의 사람들은 마음공부를 하지 않으면 아니 되기 때문에 반드시 합 덕의 조건이 수반되는 것이다최종성 동학의 테오프락시 민속원 2009 252-253쪽 참조 97 출룡자 불천묘법전수 수운교경전 수운교출판부 2001 13쪽 98 이에 대하여는 수운교의 삼천대천세계도 에 명시되어 있다 수운교에서 말하는 三界란 上天의 무량광계 中天의 도솔천계 下天의 인간계를 의미한다 99 6천는 차례로 사천왕천 도리천 야마천 도솔천 화락천 타화천

수운교 개벽사상의 역리적 고찰 / 이찬구 211 이 가볍고 들뜬 마음이 적으며 가라앉지도 않고 들뜨지도 않아 티끌 에 흔들리지 않기 때문에 지족 知足 또는 안양지족 安養知足 이라고 도 한다 이를 상징하여 천상천하를 동시에 소통할 수 있는 도솔천궁 을 지상에 건설하여 원한에 사무친 온 무주고혼을 해원하려는 것이다 무주고혼의 사전적 의미는 거두어 주는 연고자 緣故者 가 없어 떠돌 아 다니는 외로운 혼령 魂靈 을 말하는데 수운교는 이 무연고신 無緣 故神 을 해원의 제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면이 특징적이다 예컨대 증 산계가 말하는 원한 즉 선천에는 상극지리가 인간사물을 사배 司配 함으로 모든 인사가 도의에 어그러져 원한 寃恨 이 맺히고 쌓여 삼계 에 충일 充溢 하야 라는 말과 상통한다 이는 선천 상극의 이치 에 의해 원한이 맺히고 그 원한이 쌓이고 쌓이면 마침내 터져 나와 참혹한 재앙을 일으킨다는 교리이다 그 원한의 제일이 단주 丹朱 원 한이고 두 번째가 무의무탁한 만고역신들이라고 한다 만고 萬古 의 역신 逆神 이란 정의를 위하다가 국법에 의해 족이 멸문을 당하거나 족이 멸문을 당한 원한 맺힌 신들을 말한다 역신 逆神 이란 대부분 혁명을 꿈꾼 역신 逆臣 들이었다 수운교가 말하는 무연고신은 다분히 혈연적이라는 면이 강조되고 있으나 역신과 만고의 원신 寃神 을 포 함한다고 볼 수 있다 자식이 없는 혼령 부모가 없는 혼령 또는 전 쟁 자연재해 형벌로 인해 타율적으로 무의무탁 無依無托 에 처한 혼 령 등이 이에 해당할 것이다 그러면 왜 무주고혼을 해원해야 하는가 선천 만년 동안 원한 맺 힌 무주고혼이 너무도 많고 이들 많은 무주고혼을 해원하지 않고는 지상에 살기가 넘쳐 선경세상이 열릴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도솔천궁의 덕화로 허공을 떠돌던 일체의 무주고혼이 지상 인간 " " 1 " "100 3 9? 5 100 대순전경 초판1929 9-4

212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계의 권속들과 더불어 해원 받아야한다는 말이다 이것이 지상에 살 아있는 자의 의무이며 후천개벽의 조건이다 따라서 수운교에서 말하 는 해원은 지상의 해원을 통해 천상 허공 이 해원받고 천상의 해원을 통해 지상이 해원받는 쌍방향 해원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이 이른바 지 상과 천상의 상생적 해원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상적 개벽 세계를 불천묘법전수 에서는 무량극락국토 無量極樂國土 라 하고 또 경념총화 에서는 영생선국 永生仙國 이라고 한다 즉 생사가 극복되어 무궁토록 영생하는 세계이며 중생은 원한 없이 제도와 구원 을 받는 세상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것은 수운교의 독특한 우주관에 기인한 것이다 다음의 그림 와 은 수운교 우주도인 삼천대천세계 도 에 그려있는 천상 도솔천과 지상 도솔천의 모습을 발췌한 것 이다 일월의 위는 천상의 도솔천 세계이고 일월의 아래는 지상의 인 간 사바세계이다 천상 도솔천 위에는 또 하나의 세계인 무량광계가 있다고 하는데 이 삼계 三界 인간계 도솔천계 무량광계 가 평등한 삼등 三等 세계 즉 우주세계가 하나를 형성한다는 동귀일체 同歸一體 의 의미를 담고 있다 ' '101 ' 102 ' 9 10 103 104 101 수운교 불천묘법전수 수운교경전 수운교출판부 2001 12쪽 102 수운교 경념총화 수운교경전 수운교출판부 2001 324쪽 103 삼천대천세계도 는 교주 출룡자의 우주관을 화가인 이근화가 명을 받아 1930년에 그린 三界의 우주도이다 104 수운교 수운교진리 수운교출판부1999 360쪽

수운교 개벽사상의 역리적 고찰 / 이찬구 213 그림 천상 도솔천궁 9< 그림 > 지상 도솔천궁 10 < > Ⅳ 결론 동학의 목적은 입도한 세상 사람 그날부터 군자되어 무위이화 될 것이니 지상신선 네 아니냐 교훈가 장 의 지상신선 至上神仙 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지상신선이 될 수 있을까 동학의 결론은 하나는 시천주 侍天主 의 신앙이고 다른 하나는 다시개벽이다 시천주신앙과 다시개벽은 동전의 내외 內外 양면처럼 뗄 수 없다 선 후천 변역기에 인간을 한 단계 성숙시키고 인간완성에 이르도록 이끄 는 변화의 힘이 바로 다시개벽이다 이것이 동학에서 말하는 신천 新 天 신지 新地 신인물 新人物 의 의미일 것이며 이러한 개벽을 통해 천지인 天地人 이 한단계 성숙되고 우주도 더 성숙해지는 것이다 이 것은 진정한 천지인 삼재의 완성을 의미한다 그런데 지금은 목운 木運 의 도래기일 뿐만 아니라 선후천 음양교 체기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지금 후천개벽 이후의 음양관에 대 하여는 견해가 상반된다 개벽을 양에서 음으로의 교체로 보는 견해와 " " 5?

214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음에서 양으로의 교체로 보는 두 견해가 있다 그러니까 음이 주관하 는 것을 개벽으로 보는 입장은 가을의 열매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고 양이 주관하는 것을 개벽으로 보는 입장은 봄의 새싹을 목적으로 하 는 것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음과 양의 균형있는 발전을 이상으로 삼는다 이것이 음양상균 陰陽相均 이며 여기에서 상균윤리 相均倫理 를 중시하게 된다 소강절이 말한 궁이 도시춘 都是春 이란 말도 음 양의 균형을 상징한다 동학의 경우 동방 東方 의 목 木 이 봄을 상 징함에도 불구하고 가을의 열매를 더 중시하는 것은 결실을 나무의 궁극적 목적으로 삼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학은 오행 중에 생명을 상 징하는 목운 木運 의 도래를 중시하고 이 목운 도래에 의해 인간의 식의 성숙한 변화가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수운교의 선후천 교역이란 음양론으로는 양의 시대에서 음의 시대로 교역하는 것이고 오행으로는 화 火 에서 금 金 으로의 교역을 의미한 것이다 계절적으 로는 여름이 가을기운으로 교역하는 것이다 이 교역기에 토 土 가 중 재를 하여 화생토 火生土 토생금 土生金 으로 발전하고 이 때 토 土 에 뿌리박고 있는 목 木 이 나타나게 된다 토 土 는 금 金 을 살리면서 동시에 목 木 을 살리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 때 인간은 양적 陽的 생장 生長 의 기운이 멈추고 음적 陰的 수장 收藏 의 새 기운 으로 바뀌는 천지변화에 순응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천지변화는 목 적 없는 재앙이 아니라 합목적적인 급진적 진화 進化 라고 이해할 수 있다 여기에는 천지진동 내지는 지축변동 같은 물리적 현상도 수반되 는 근본적인 변화를 수반한다 이런 현상은 단순한 예언의 일부분이 아니라 인간완성으로 가는 대도의 실현과정이라는 차원에서 주목하여 36 105 105 소강절이 비록 봄을 말하였으나 그 봄은 춘분의 의미에 가깝다 춘분은 음 양이 상균 즉 균형을 이룬 상태이다 음양이 균형을 이룬 것은 춘분과 추분인 데 봄을 대표적으로 말한 것이다

수운교 개벽사상의 역리적 고찰 / 이찬구 215 야 한다 그러므로 모든 우주변화의 귀착점은 인간의 성공여부에 달려 있다 동학의 창도는 바로 목운 木運 의 도래에 기인한 것이고 수운교가 실 현하려는 것은 그 목운이 가지고 있는 신생 新生 과 호생 好生 의 목덕 木德 을 지상에 구현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 木이 오행 중에 사람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결국 동학이 당면한 문제는 후천 가을에 어떻게 인간이 결실을 거둘 수 있을까 成實 하는 점이다 이 것은 자연의 나무가 가을에 열매를 맺듯이 사람도 가을에 열매를 맺 어 완성한다 라는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다 이런 인식은 주역 의 음양소장원리나 소강절의 원회운세 元會運世 의 순환론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해 수운교는 춘생추살 春生秋殺 이라는 자연 의 이법을 우주적으로 재해석하여 우주의 음양변역인 하추교역 夏秋交 易 을 인사문제에 끌어 들이고 하추변역 夏秋變易 의 개념속에 인간의 도덕적 완성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천지의 변역속에서 재앙만 을 당하는 인간의 연약한 모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 변역을 통 해 도리어 인간의 우주적 완성을 꾀하려는데 목적을 두고 있는 것이 다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천지인 합일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수 운교는 춘생추살 春生秋殺 이라는 엄숙한 선후천 교체의 천도 앞에서 인간의 성실 成實 을 통해 천지인이 합일을 이룸으로써 새로운 선경세 계를 건설할 수 있다고 본다 새로운 세상의 전개가 생명소생의 기운 인 목운 木運 의 도래에 있다고 보고 그런 목운 도래에 의해 인간의 변화와 완성 이 일어난다고 보는 것이다 그것이 가능한 것은 사람이 106 [ ] " " 107 ' ' 106 나무[木]는 오행 중에 유일하게 사계절을 성장한다 이것은 사람의 성장과 같다 또 나무는 오행의 중앙에서 사방을 관통하는 중매자의 역할을 한다 107 수운선생은 이미 "天地人三才之數 於斯 可見矣" 동경대전 논학문 2 장라 하였다

216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천도변화를 스스로 인식하고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최령자 最靈者 논학문 장 로 태어난 주체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소강절이 천도의 변화를 말하면서도 천지는 만물을 낳고 성인은 만민을 낳는 다 는 것과 같은 피동적인 인간관에서는 나올 수 없는 것이다 수운선생의 후천개벽은 천운이 둘렀으니 다시개벽 아닐런가 몽 중노소문답가 장 라는 자신감에서 출발하고 있다 산하대운 山河 大運 진귀차도 盡歸此道 탄도유심급 라는 말도 이와 같은 뜻이 다 목운의 도래는 기존 주역 의 토 土 중심 질서를 허물어 오행과 음양의 불균형을 바로잡고 상균 相均 이라는 새로운 질서의 창출을 의 미한다 예컨대 동도전서 에서 크도다 동학이 목운이 됨이여 북 방으로부터 水 물 기운이 올 때에 나무에 꽃이 피고 열매가 맺는 것이 어찌 없으리요 라고 외친 것처럼 태고 천황씨인 복희씨처럼 목덕 木德 으로 창도한 후천의 동학이 인간완성이라는 최후의 결실을 맺을 것으로 확신하였고 하탈추지 夏脫秋至 의 성실 成實 을 말한 수 운교가 이를 감당해야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런 하추변역은 천지진동 과 같은 제 의 천지개벽을 수반하며 그러한 토대위에 인간은 성실 成 實 의 단계에 이르는 것이다 이 성실개념은 물고기가 용이 되는 어변 성룡 魚變成龍 같은 질적 변화이며 인격적으로 평등성불이나 지상신 선을 의미하는 것이다 수운교에서는 이러한 과정을 선불합덕 仙佛合 德 이라 칭하기도 하고 그 결실을 불천심 佛天心 공선자 公善子 라 1 ; " "108 5 109 16? 110 2 111 108 "天地生萬物 聖人生萬民" 황극경세 관물외편 9장 109 수운선생의 자신감은 후천 천황씨를 표명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이런 天 皇사상은 황극경세 의 이치로 보면 복희씨에 비유할 수 있고 우리의 삼 국유사 로는 환웅에 비유할 수 있다 110 大哉 東方學之爲木運 自北方一六水之來也 木之花開結實 豈爲無也哉 水 雲敎經典 東道全書 1장11 111 수운교 동도전서 수운교경전 수운교출판부 2001 p284

수운교 개벽사상의 역리적 고찰 / 이찬구 217 칭한다 선불합덕을 이루어야 불사 不死 의 경계에 들어가는 것이다 불사는 죽어도 없어지지 않는 사이불망 死而不亡 이며 끊이지 않고 이어가는 사이부절 死而不絶 의 뜻이다 이러한 수운교의 개벽관은 이 전 동학의 인문개벽에서 진일보한 것이며 소강절의 후천 미회 未會 가 음양의 교체 變舊從新 만을 말한 것과 차원이 다른 것이다 역리 易理 에서 선천은 양의 시대이고 후천은 음의 시대이다 선 천은 정신과 마음의 시대라면 후천은 물질과 몸의 시대이다 소강절 도 인심 人心 은 선천 先天 인신 人身 은 후천 後天 에 비유하여 설명 하고 있다 왕선산도 몸은 도 道 의 발용 發用 이라 했다 몸은 도의 산물이며 그것이 구현되는 외형적 매개체이다 선천에는 양이 음을 이끌어 가고 후천에는 음이 양을 이끌어 간다 선천은 양 陽 주 관시대이고 후천은 음 陰 주관시대이다 이것은 당연한 천리이다 선 천에는 양에 양이 강한 때이므로 남자가 여자에 비해 더욱 강성했고 후천이 되면 음에 음이 강해지므로 자연히 물질이 강성해지고 정신은 약해지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선후천 변역기에 우리는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수운선생은 이에 대해 가운데를 잡으라 고 말했다 인간의 112 [ ] 113 114 115? " "116 112 "絪縕合德 死而不亡"왕선산 張子正蒙注 권1태화편; 동학에서 不死는 造化의 不死를 상징하며 몸의 死 不死가 造化의 경지에서 이루어진다 그래 서 궁극적으로는 不死而不亡 不死而不絶이 된다 113 "인생으로 비유하면 어머니 자궁 안에 있을 때가 선천이라면 이 세상에 태 어난 것은 후천이라 할 수 있다"이 말은 류승국 교수가 생애 마지막 공개강 의에서 한 말이다20101216 한국종교발전포럼 이날 류교수는 정역팔괘도 와 류영모의 생명의 노래를 강조했다 2011227 8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114 "人心先天天不違 人身後天奉天時 身心相去不相遠 只在人誠人不推" 伊川擊 壤集 권18 推誠吟;사람의 마음은 하늘에 앞서도 하늘이 어기지 않고 사람의 몸은 하늘을 뒤로 해도 천시를 받드네 몸과 마음의 떨어진 거리는 멀지 않으 니 다만 사람의 誠에 있을 뿐인데 이에 나아가지 않네 115 "身者道之用 性者道之體"왕선산 張子正蒙注 권4중정편 116 "元亨利貞 天道之常 惟一執中 人事之察" 동경대전 수덕문 1장

218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일은 도덕적인 책임이 따르므로 집중 執中 즉 가운데를 잘 잡으라는 뜻이며 음양상으로는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하늘 은 동 動 하고 땅은 정 靜 하나 사람은 동정 動靜 을 겸하여 다 받 았기 때문에 中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후천이라 하여 음 의 물질만 추구하여 물질만능 물질개벽 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정신 도 개벽하여 정신과 물질의 균형있는 발전을 이루라는 말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117 표 태극과 선후천 < 2> 후천 陰주관 선천 陽주관 태음 소양 소 태양 靈 물질 음 음 물질 몸 양 정신 마음 태 극 선후천 사상 양의 태극 그러나 막상 후천개벽이 전개되면 양은 정신 마음 이고 음은 물질 몸 이라는 관념에 일대 변화가 일어난다 다시 말해 음의 몸속에 숨 어있던 영 靈 이 나와 활동하고 그 영은 물질에 비해 지극히 음적 陰 的 이므로 영이 도리어 후천의 음이 되고 반면에 본래 음의 물질은 영에 밀려 양이 되고 만다 이것이 선천에서 후천으로 넘어간 후천개 벽 이후에 출현하는 영에 의한 음양의 교역인 것이다 소강절은 선천 [ [ ] ] 117 "朱子 以天地 分動靜 以人 兼動靜" 황극경세 관물내편6장 주자의 말

수운교 개벽사상의 역리적 고찰 / 이찬구 219 을 심위태극 心爲太極 이라 했으나 이제 후천에는 영위태극 靈爲太 極 이 된다고 본다 마음이 거듭나면 영 靈 이 된다 동도전서 에 오직 만물가운데 사람이 가장 신령한 것이니 영 靈 이란 것은 무엇인 가 곧 심 心 이오 심이란 것은 무엇인가 곧 태극 太極 이오 태극이 란 것은 무엇인가 곧 천지음양조화의 기틀이니 이 조화 造化 의 기틀 을 이름하여 영 靈 이라 한다 고 하여 마음에서 영의 출현을 예시 하고 있다 이것은 사상 四象 의 이치로 보아 음에서 소양 少陽 태 음 太陰 이 나오고 陽에서 少陰 太陽이 나오는 원리와 같다 전자는 음 가운데 양 陰中陽 음 가운데 음 陰中陰 이고 후자는 양 가운데 음 陽中陰 양 가운데 양 陽中陽 이다 비유하면 양중양 陽中陽 은 일 日 이고 양중음 陽中陰 은 월 月 이고 음중양 陰中陽 은 성 星 이고 음중 음 陰中陰 은 진 辰 이다 양중유음 陽中有陰 음중유양 陰中有陽 은 천지의 서로 사귀는 도이다 이처럼 후천에 가면 음양의 사귐에 의 해 물질은 소양 少陽 이 되고 영 靈 은 태음 太陰 이 된다 영은 선천 에 갇혔던 몸이 후천에 열리면서 나타나는 것이며 그 영은 본래 마음 이 변하여 온 것이다 몸은 욕망의 집이 아니라 본래 영의 집이다 그 러나 몸이 변해 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음생어양 陰生於陽 의 이치에 따라 마음이 변해 영이 된다 心變爲靈 는 것이다 이렇게 영이 內 118? "?? "119 120 121 122 123 ' 118 "心爲太極 又曰道爲太極" 소강절 황극경세 관물외편1장 119 "惟萬物之中 人爲最靈 靈者 何也 心也 心者 何也 卽太極 太極者 何謂也 卽 天地陰陽造化之機也 造化之機 名之曰靈也" 수운교경전 동도전서 제1 장 120 心은 太極動靜之心이라면 靈은 無極之心이라 할 수 있다 121 "陽中陽은 日也 陽中陰은 月也 陰中陽은 星也 陰中陰은 辰也 "소강절 황극경세 관물외편1장 122 "陰陽剛柔 所以相進退者 陽中有陰 陰中有陽 剛中有柔 柔中有剛 天地交際之 道也" 황극경세 관물내편11장 소백온 注 123 대개 사람 몸의 상단전에는 영이 머물고 중단전에는 혼이 머물고 하단전

220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有神靈 外有氣化 논학문 장 하여 물질을 주관할 때 지상에 신선 세상이 가능한 것이다 이것이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후천 음시대의 영주관 靈主管 이다 우리는 도인마다 성인이요 사람마다 군자로 다 라는 새로운 세상을 통해 후천개벽 만년의 진정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거기에는 전쟁 재앙 형벌이 없어야한다 나아 가 이런 토대위에서 지상과 천상이 함께 해원 받는 무량극락국토 무 량극락국토 가 건설될 것이다 ' 13 124 " " 5 ' ' 에는 백이 머물며 각자의 역할을 다한다고 한다 124 星성은 밤하늘에 보이는 별이고 辰신은 눈에 보이지 않는 별이니 비록 눈에 보이지 않지만 辰신은 하늘의 토양天壤천양;소강절의 말관물외편1장이 며 하늘 땅의 몸체天地之體장민의 注이다 靈은 비록 辰처럼 눈에 보이지 않 지만 사람의 본체인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를 靈 또는 靈辰영신이라 한다

수운교 개벽사상의 역리적 고찰 / 이찬구 221 참고문헌 < > 원전 주역전의대전 성리대전 황극경세 동경대전 용담유사 정역 태극도설 二程集 張子正蒙注 伊川擊壤集 周易折中 훈민정음 周易集說 1 단행본 논문류 김석진 미래를 여는 주역 대유학당 김주성 편 정역집주보해 신역학회 김찬호 명운경 수운교본부 勞思光 新編 中國哲學史 三上 三民 臺北 류남상 정역사상의 근본문제 인문과학 논문집 제 권제 호 충남 대 소강절 윤상철 황극경세 대유학당 소길 김수길 윤상철 오행대의 대유학당 2 1995 1999 1985 2003 7 198012 / / 2002 1998 2

222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수운교 교리연구원 수운교경전 수운교출판부 대전 수운교 교리연구원 수운교진리 수운교출판부 대전 양원윤 동학의 뿌리를 찾아서 동양문화사 대전 이돈화 신인철학 천도교중앙총부 이돈화 수운심법강의 천도교중앙종리원 이돈화 인내천요의 천도교 이정호 정역연구 국제대 이찬구 동학의 관점에서 본 우주변화의 원리고찰 동학학보 제 호 동학학회 이찬구 주역과 동학의 만남 모시는사람들 이찬구 채지가 편 나무의 꿈 이찬구 새로운 시간을 찾아 신종교연구 제 집 한국신종교학회 2001 1999 1994 1982 1926 1968 1976 14 200712 2010 9 2010 9 200312 이창일 소강절의 철학 심산 陳來 안재호 송명성리학 예문서원 최시형 해월신사법설 천도교경전 천도교 포덕 년 / 2007 2000 132

223 < 부록 교조약사 敎祖略史 의 구조와 성격 1> 양은용 원광대학교 교수 목차 I 서언 이영호 李英浩 의 교조약사 편찬 교조약사 의 구조 교조약사 의 교의적 성격 결어 부록 敎祖略史 현대문 부록 敎祖略史 영인본 II III IV V < 1> < 2> I 서언 한국의 신종교는 근현대사상에 있어서 보고의 하나이다 근현대사상 은 크게 나누어 전통사상의 근대적 변모 외래사상의 유입과 토착 그 리고 한국 개창의 신종교사상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그 가운데 신종 교는 년대의 천도교를 중심한 신문화운동 에서 보는 것처럼 한국의 문화 사상의 전개에 있어서 주목을 유하지만 이 방면의 연구 1920-1930 1

224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나 자료정리가 충분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본고에서 다루고자 하는 교조약사 는 보천교 普天敎 에서 발간한 교조 즉 증산 강일순 甑山姜一淳 의 약사이다 약사 란 이름이 붙어있기는 하지만 단권으로 내용이 소략하기 그지없다 그러 나 이 책은 삼일독립운동 당시 스스로 신자 백만 을 호령하던 보천 교가 교주 월곡 차경석 月谷車京石 사후인 년 일제 조 선총독부에 의해 해체를 당하고 난 다음 해방 이후에 발간되었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이 책의 성립과 구조를 살펴보면 편찬의도와 함께 교조관 敎祖觀 이 분명해질 것이다 또한 그런 관점이 증산교의 다른 교파 내지 그 경전에서는 어떻게 다루어지고 있는지 비교해 볼 필요가 있 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관점을 다른 교파에서도 다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거론되는 내용에는 다른 교파와 관련된 사항들이 들어있기 때 문이다 다만 본고에서는 이 책을 서지학적 입장에서 살펴보고 구조와 그 성격을 밝히는데 중점을 두기로 한다 그렇게 할 때 이를 바탕하여 다 양한 논의를 전할 수 있을 것이다 1871-1909 6 1880-1936 2 1936 1 조용만 日帝下의 우리 新文化運動 趙容萬 외공저 日帝下의 文化運動史 현음사 1982 4쪽 참조 2 이영호 편 보천교연혁사 상보천교중앙협정원 총정원 1948 41쪽의 1924 년 기록 등에서 보천교를 조선에서 육백만 대중을 擁한 종교 라 하였다 이 는 보천교의 기관지 普光 창간호1923 5쪽의 妄評生 祝普光創刊 중에 敎人之現在員數 殆至六百萬之多也 라 한 기사와 같은 흐름이다 따라서 전 국민을 2천만으로 보던 당시 보천교 교단내에서는 신자를 6백만이라 칭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村山智順 저 朝鮮の類似宗敎 朝鮮總督府 1936 536쪽 에서는 조선총독부가 조사한 증산교 교도수의 추이를 1910년 277명 1919년 12935명 1922년 15132명 1931년 16302명 1934년 16474명으로 기록 하고 있어서 교단의 발표와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

교조약사敎祖略史 의 구조와 성격 / 양은용 225 II 이영호 李英浩 의 교조약사 편찬 교조약사 는 한적 크기의 겹장본으로 면 단권이다 편년체로 세로쓰기의 국한문 혼용이며 면 행 행 정자 定字 의 해서체이다 편찬자와 출판연대 인쇄처 등 발행사항의 일체가 누락되 어 있고 다만 판심에 보천교연혁사 상 普天敎沿革史 上 이라 하 였다 따라서 이의 연고관계인 보천교연혁사 이하 연혁사 로 약칭 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른바 연혁사 는 보천교의 역사를 편년체로 기록한 사서로 상 하권 및 속권의 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교조약사 와 같이 한 적 크기의 겹장본 세로쓰기의 국한문 혼용이며 면 행 행 정자 定字 의 해서체이다 상권은 장으로 증산이 화천한 년 기유 년부터 년 정묘 까지를 기록하고 하권은 장으로 년 무 진 부터 년 갑술 까지를 기록하고 있다 하권 말에 포교 년 무 자 월 일 발행소 보천교중앙협정원 총정원 布敎四十年戊子五月 日 發 行所 普天敎中央協正院 總正院 이라 하였으므로 증산이 화천한 년을 포교 원년으로 삼았으며 그 년이 되는 년에 발행했음 이 분명해진다 다만 이에는 편찬자와 편찬 동기 등에 관한 사항이 누 락되어 있다 그런데 이의 속편에 편집관련 사항이 구체적으로 기록되어 있다 속 편은 장으로 년 을해 부터 이듬해인 년 병자 까지를 기록하 였다 이 년 윤 월 일에 교주인 월곡이 하세 下世 한 다음 일 제가 보천교를 해체한 월까지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말미에 두 가 지 발 跋 이 전한다 하나는 편찬자인 이영호 李英浩 가 년 을 유 월에 쓴 것이고 다른 하나는 김하긍 金河亘 이 총정원장 總正院 17 25Cm 12 1 6 1 14 3 17 25Cm 25 1927 1934 1 76 1 1909 56 1928 5 6 40 1909 40 1948 15 1935 1936 3 1936 10 12 6 1945

226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長 김승권 金升權 협정원장 協正院長 박태명 朴台明 총령원장 總領 院長 장창규 張昶奎 를 대신해서 년 무술 에 쓴 것이다 그 가운 데 이의 편술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1958 <1> 포교 27년 을해1935라 정월에 성사聖師 월곡 차경 석께서 이영호李英浩를 명하사 보천교연혁사를 편찬하 다 3 <2> 세 을해1935 춘에 월곡선생이 영호를 명하사 보천교 연혁사를 편술하라 하시고 기유년1909년으로부터 갑술년 1934까지 수십년간 소경所經 역사를 무은無隱 설명하신 후 서성書成에 친히 교정하시고 갱更 명왈 차후 연혁을 따라 참고 될 만한 사事를 무루일기無漏日記라가 금일과 여如한 한극閑隙을 득得하야 다시 속술續述하자 하시 더니 익년 병자1936 윤3월에 불행히 선생월곡이 몰하시고 동년 6월에 도이島夷 일본의 탄압을 당하야 강제로 교를 해산시키며 교당을 훼철하며 보천교에 대한 언론과 문자는 일대금물로 취급함으로 전술한 연혁사와 일기를 벽처僻處에 심장深藏하야 권로䄅炉를 근면僅免한지 어언간 10년이 되었다 을유1945 12월 일 합천 이영호 4 이에 의하면 이 연혁사 는 년 보천교주 월곡의 명에 의해 이영호가 편찬하여 월곡이 교정까지 보았음을 알 수 있다 이의 출판 을 행방해인 년 준비하여 년 상 하권으로 간행하였고 뒤이어 월곡 교주의 하세와 일제의 보천교 해체까지를 기록한 것을 정리하여 년 속권을 발행하였다 아울러 교조약사 는 교조 가 갖는 특징과 판심의 보천교역 1935 1945 1958 1948 3 이영호 편 보천교연혁사 속보천교중앙협정원 총정원 1958 1쪽 우 4 같은 책 13쪽 우 跋

교조약사敎祖略史 의 구조와 성격 / 양은용 227 사 상 上 에 유의해 볼 때 연혁사 와 같이 편술되었으며 그 앞 에 두어질 성질의 것이다 말하자면 연혁사 의 서론에 해당하며 따라서 이의 자매편이나 연원편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편찬자와 출 판연대 발행처 등 발행사항의 일체가 누락되어 있는 교조약사 는 이영호에 의해 연혁사 와 같은 시대인 년에 발행되었다는 결 론에 이르게 된다 그러면 교조약사 를 편술한 이영호는 누구인가 그의 출자 出自 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는데 그가 편술한 연혁사 에 그와 관 련된 기사가 나타난다 1948? <3> 정묘1929 6월 3일에 60방주方主 교첩敎帖을 하사 하시니 자子 이영호 5 <4> 경오1930 2월 22일에 교주께서 각 방주 선화사宣化 師의 교첩 급 인장印章을 친수親授하시니 피선인被選人 은 자 이영호 6 <5> 포교 25년 계유1933 3월 7일에 교주께서 교리를 선포하기 위하여 각 도에 정리正理 부정리副正理 포정 布正을 선정파송하니 도별 및 피임자被任者는 여좌하다 전라남도 정리 이영호 부정리 강수영姜琇永 포정 서일만 徐鎰萬 이극선李極鮮 정기현鄭琪鉉 김치성金致成 정동 찬鄭東燦 최상범崔相範 황창희黃昶熙 유치홍兪致洪 원 용규元容圭 정한기鄭漢基 김상섭金祥燮 7 <6> 병자1936 2월 28일 전남 정리正理 이영호 해도내 該道內 견축자見逐者 49인의 집지청명서執贄請命書 지 폐물贄幣物을 중앙에 봉헌하다 8 5 이영호 편 보천교연혁사 상보천교중앙협정원 총정원 1948 75쪽 좌 6 같은 책 하 13쪽 우 7 같은 책 38쪽 좌 우

228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7> 같은 해 3월 1일 전남 정리 이영호 집지지원자志願 者 15인 청명서 및 지폐물을 중앙에 봉헌하다 9 <8> 같은 해 윤3월 10일에 성사주聖師主 교주 차경석 병세가 기경已傾하사 회춘의 점漸이 무無하심으로 사모 주 명령에 의하야 정침正寢에 이移한 후 미기未幾에 하세 下世하시니 14일에 대감大歛을 필하고 상오 3시에 입관 동 8시에 성복成服하고 집사분정執事分定은 여좌如 左하다 사명정寫銘旌 이영호 10 이를 통해 보면 이영호는 년에 임명된 보천교 방주의 자방주 子方主 라는 간부로 등용되고 있다 연혁사 에는 그 이전에도 방주의 이름이 산견되고 있지만 전원의 이름이 기록된 것은 이때와 자료 의 년이 전부이다 방주라는 간부는 월곡교주의 측근임을 의미하므로 그는 이전부터 교주의 휘하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이영호를 자료 에서 보는 바와 같이 년 각 도의 포 교 및 교권을 강화할 때 전남의 책임자인 정리에 임명하고 있다 당시 각 도에는 정리소 正理所 가 마련되어 있고 그 조직은 정리 부정리 포정 선정사 宣正士 가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그 휘하에는 각 군에 포장 布長 과 부포장 副布長 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그의 휘하에 부정리 인과 함께 포정 명을 배치하고 있다 자료 에서 보면 그는 문필과 식견을 갖추었던 것으로 보인다 월 곡교주는 그에게 년 교단의 역사편찬을 명한 다음 성편된 바를 직접 교정하고 있다 이영호는 자료 에 의하면 년까지 전남 1929 60 <4> 1930 60 <5> 1933 11 1 11 <2> 1935 <6><7> 1936 8 이영호 편 앞의 보천교연혁사 속 6쪽 우 9 같은 책 10 같은 책 7쪽 좌 우 11 같은 책 앞의 보천교연혁사 상 14쪽 좌 및 하 44쪽 우

교조약사敎祖略史 의 구조와 성격 / 양은용 229 정리로 전남지방의 교권을 통괄하고 있었다 특히 견축자 즉 교단에서 축출할 신자들의 명부를 작성하여 보고한 다음 이에 대신할 지원자를 추천하고 있어서 주목된다 보천교에서는 이전인 년 시국대동단 時局大同團 활동을 일으키면서 사회적으로는 친일파로 몰리고 교단 내부에서는 혁신운동이 일어나 간부들이 탈퇴 배교 背敎 하므로써 교 권 敎權 이 흔들리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었다 견축자란 혁신운동 과 관련하여 축출할 신자들을 말한다 말하자면 그는 교주 측근의 철 저한 보수세력으로 자료 에서 보는 바와같이 월곡교주가 죽은 다 음 여인으로 구성된 장의위원 가운데 사명정 으로 참여하고 있 다 보천교는 년 월곡교주의 죽음과 함께 일제로부터 해체 당하여 활동이 끊겼다 그런데 이영호는 해방 후인 년부터 보천교연혁 사 의 간행을 주도하여 년에 상 하권을 발행하고 다시 년 그 속편을 발행하고 있다 그러므로 그의 생애는 왕성한 활동기인 년부터 년까지 년간의 사항이 확인되는 셈이다 1924 12 <7> 10 1936 1945 1948 1958 1929 1958 30 12 보천교의 時局大同團은 1924년 9월 19일 일본의 축일인 天長節에 맞추어 교주 차경석이 總領院長 林敬浩와 總正院長 文正三을 일본에 파견하여 宗旨를 요로에 전한 것이 인연되어 조선총독부 政務總監 加藤高明의 요구를 받아들 여 조직하였다 이는 그해 6월 이상호 이성영 이달호 등이 혁신운동을 일으켜 교주의 비행을 성토함에 따라 교단내의 반목과 官의 사찰외압이 심해지고 교 주체포령이 발효된 難境을 타개하려는 시도로 이루어진 것인데 이 활동으로 관에서의 사찰은 그대로 계속되고 일반민중은 보천교를 친일단체로 보고 전 국적 대대적인 배척운동이 일어나게 되었다졸고 日帝의 종교정책에서 본 증산교 증산종단협의회 편 일제하 증산교단의 민족운동 순민사 1997 70쪽 이하

230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III 교조약사 의 구조 이영호가 편술한 교조약사 의 구성은 어떠한가 편년체의 여러 문단에 의해 이루어진 이를 분석해 보면 표 과 같다 각 문단은 독립된 사항을 전하고 있는데 합하여 문단이다? < 1> 10 표 교조약사 의 구성 연 문단 면 번 < 1> 惟皇上帝 敎祖이시다 교조의 誕生하시다 辛丑年 밖에 없더라 丁未年 來하시다 敎祖께서 具하시다 其時 車敎主 許하시다 序曰 日暈 己酉年 居하시다 同年六月 獻하시다 其時 敎祖 所爲이러라 癸亥年 判決을 得하다 1 전후 후전 전후 후전 전후 후후 전후 후전 전전 전후 후전 - 2 1-3 1-4 2-5 2-3 - 7 8-9 - 10-5 -6 6-7 7-9 9 - - -4 5 - - -3 3-6 - -2-12 내용 비고 황상제가 교조 증산 강일순 교조의 탄생 교조 천지공사의 시작 교조 월곡 차경석을 만나다 교조 의관을 갖추다 교조 차교주 망건착 허하다 망건의 서 序 와 시 詩 교조 치성제를 대행케 하다 차교주에게 교조 화천 化天 하다 동 교조유품 약장의 탈취사건 교조유택 도굴사건 1871 1901 1907 1909 624 1923 이렇게 보면 교조약사 의 구성은 이름대로 매우 소략한 형태임 이 드러난다 오늘날 증산교 계통의 여러 교파에는 각각의 경전이 편 찬되어 있는데 그 원형을 이루는 것이 이상호 靑陰李祥昊 남주 이성영 南舟李成英 正立 형제가 편술한 증산천사 공사기 甑山天師公事記 상생사 이하 공사기 라 약칭 와 13 1888-1967 1895-1968 1926 13 甑山天師公事記 에 대해서는 졸고 증산교의 성립과 증산천사공사

교조약사敎祖略史 의 구조와 성격 / 양은용 231 이를 재편한 대순전경 大巡典經 상생사 이후 다수 보정 개 판 이다 교조약사 를 최초의 기록인 공사기 와 대비해 보면 그 특징이 분명해진다 먼저 표 교조약사 의 구성에 있어서 과 에서는 황상제 皇 上帝 즉 옥황상제가 하강하여 교조인 증산 강일순으로 탄생했음을 전제한다 그리고 그의 탄생에 관련해서는 본인의 성 명 호 자 본관과 함께 년의 출생한 월 일 시와 장소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부모 소성 素性 성장 교육 그리고 종교의 문에 들어서는 과정이나 수련 등 에 관해서는 언급이 없다 물론 공사기 에는 이들이 자세하게 나타 나 있고 특히 년 정읍 고부에서 일어난 동학농민혁명을 가까이 서 지켜보며 성공하지 못할 것을 예견하고 태운 김형렬 太雲金亨烈 등을 불러내고 있는데 이들이 후일 대표적인 종도 從徒 1929 < 1> 1 2 14 1971 15 1894 16 1862-1932 기 한국종교 30 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06 281쪽 이하 참조 이에는 증산천사공사기 의 영인본이 부록되어 있다 14 甑山 姜一淳1871-1909을 가리킴 그에 호칭은 교파에 따라 다양한데 경전 을 중심으로 살피면 李祥昊 편 甑山天師公事記 상생사 1926와 동 편 大巡典經 상생사 1929은 天師 徐相笵 편 生化正經 삼덕교교화 부 1955에서는 大聖師; 太極道 편 眞經 태극도출판부 1989에서는 九天上帝 鼎山 趙哲濟는 玉皇上帝 ; 李重盛 편 天地開闢經 대도 수련원 용봉출판 1992에서는 大先生 在天의 玉皇上帝 龍華世界의 彌勒 尊佛; 大巡眞理會 편 典經 대순진리회출판부 1989에서는 上帝 鼎 山 趙哲濟는 道主 ; 甑山道 편 甑山道 道典 신판 대원출판사 2003 에서는 上帝 등으로 나타난다 洪凡草 저 증산교개설 창문사 1982 의 부록 <甑山大聖의 칭호>에는 천지공사를 행하던 시대의 칭호를 4부류 19 종 화천 이후 각 교단의 칭호를 4부류 53종으로 정리하고 있다 15 이상호 편 甑山天師公事記 상생사 1926 1쪽 이하 16 같은 책 3쪽 증산이 동학혁명군에서 만난 종도는 김형렬 외에 安弼成 1870-1961 등 여러 명이 있다 이에 의하면 20세 초반인 갑오동학농민혁명 1894 당시에 이미 종교활동을 전개하고 있었으며 1901년 대각 후 이 인연 들이 대표적인 종도가 되어 천지공사라는 종교활동의 참여자가 되는 특징이 보인다

232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가 되었음을 전하고 있다 에서는 년부터의 천지공사를 행할 때 상제의 권능을 행하였음 을 전한다 그러나 그의 종교체험에 대해서는 생략되어 있다 공사 기 에서는 그해 월에 증산이 모악산 대원사의 칠성각에 들어가 수 도하다가 월 우중에 대각 大覺 하였음을 전하고 있다 그리고 이로부 터 태운 김형렬 등의 종도들을 데리고 천지공사 天地公事 로 이름하는 종교활동을 전개하고 있는데 에서는 이의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 는 밝히지 않고 다만 기행이적을 필설로 진기케 불능하고 라 적고 있다 에서는 년 월 일 금구 거야주점에서 월곡을 만난 다음 월곡 이 정읍행을 간청하자 한 동안 진심을 시험하고 난 후 월 일에 입 암면 대앙리 월곡의 본가로 왔다고 전한다 공사기 는 년 이후 의 천지공사 활동을 자세하게 전하고 있으나 월곡이 증산을 만난 것 은 년이므로 교조약사 는 이 기간에 대해서는 생략되어 있다 공사기 는 월곡에 대하여 동학신도로서 일진회 전북총대를 지낸 일이 있는데 라 소개하고 전주재무관 財務官 과 송사 訟事 할 일이 있어 가다가 용암리 수막 水幕 에서 증산을 만나 남아 男兒 가 마 땅히 활기 活氣 를 가질지언정 살기 殺氣 를 띄리요 라는 가르침을 얻 고 송사서류를 불사른 다음 그를 따라 마침내 정읍에 이르고 더불어 천지공사를 행한 과정을 전하고 있다 에서는 증산이 삿갓만 쓰고 다녀 세인들이 광인이라 불렀는데 월 곡을 만난 다음 나도 만날 사람을 만났으니 의관을 하겠다 면서 의관을 갖춘 사실을 전하고 있다 공사기 는 이에 대하여 일진회 一進會 의 동 動 함으로부터 관을 폐하고 삿갓을 쓰시더니 정읍에 가 3 1901 2 7 17 3 4 1907 5 7 6 3 1901 1907 18 5 17 같은 책 7쪽 18 같은 책 70-76쪽

교조약사敎祖略史 의 구조와 성격 / 양은용 233 신 후로 의관을 갖추시다 라 하였다 증산의 의관이 년 조직된 일진회의 친일행각과 관련이 있다는 말인데 어느 시기부터 삿갓을 써 는지 분명하지 않다 에서는 년 월에 증산이 단발한 월곡교주에게 다짐을 받고 망건을 쓰는 것을 허락하고 시를 내린 내용을 전하고 있다 공사 기 에서는 차경석은 일진회원으로서 삭발하였더니 천사를 모심으 로부터 머리를 기르니라 고 전한다 그리고 일진회 두목으로 있던 박공우 朴公友 公又 가 그 직을 그만 둔 일은 적고 있으나 월곡에게 내린 망건시 등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에서는 년 정월 초 일에 천지신명에게 고사치성제 告事致誠祭 를 거행하면서 월곡에게 대행시켰음을 전한다 공사기 에는 1904 19 6 1907 11 20 1876-1940 7 1909 3 <9> 2일에 차문경車文京이 술을 마시고 도적질을 한다고 고함하였는데 이 말이 천원병참川原兵站에 미쳐 군병軍兵 이 출동하려 하는지라 천사께서 그 일을 아시고 경석에게 일 러 가라사대 너는 집을 지키라 하시고 곧 비룡촌 차윤경車輪 京의 집으로 가시니라 이때에 천사께서 경석에게 명하사 3 일 효曉에 고사告祀를 행케 하셨더니 21 19 동학에서 분파한 일진회는 宋秉畯 李容九 등이 1904년 창립당시부터 조 선황실을 존중하고 국가의 기초를 공고하게 할 것 등의 강령을 내건 친일 단체였다 1905년 11월 6일 을사조약 체결에 앞서 외교권의 이양을 제창한 일진회 선언서 발표 1906년 3월 伊藤博文이 통감으로 부임하자 통감부와 관계를 맺고 같은 해 6월 이후 기관지 국민신보 를 통해 친일적인 언동 1907년 7월 고종의 양위와 한국군대의 강제해산 이후 일진회에 대한 원성 속 에 의병들에 의한 일진회원들의 피해발생 등 다양한 사례가 있는데 증산의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이 언제부터였는지 자세하지 않다 20 이상호 편 앞의 증산천사공사기 76쪽 21 같은 책 121쪽

234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라 하여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에서는 그해 월 일 증산의 화천을 기록하고 있다 태운 김형렬 의 집에서 화천하자 생존 시에 추종하던 제자들이 허망하게 보고 모 두 흩어졌는데 월곡이 박공우를 붙들어 동네 뒤 산록에 장사를 지냈 다고 전한다 이에 대하여 공사기 에는 당시 상황을 다음과 같이 전한다 8 6 24 <10> 24일 신축 사巳시에 천사께서 약방 청상廳上에 앉 으사 형렬을 명하여 밀수蜜水 1기를 가져다가 마시고 형렬 에게 몸을 의지하시고 미성으로 태을주太乙呪를 읽으시고 거연히 화천하시다 형렬 경석 등 제자들이 천사의 시체를 방 중에 모시고 문을 닫고 나와 탄식하여 가로대 허망한 일이라 대인의 죽음이 어찌 이렇게 아무 이상異狀이 없이 수면함과 같으리오 하니 문득 구름이 이러나 집을 덮으면 비가 뿌리고 번개가 이러나더라 이때에 여러 제자가 다 흩어가고 다만 형 렬金亨烈 경석車京石 공우朴公又 자현金自賢 갑칠甲 七 덕찬德贊 6인만 남았더라 22 고 전한다 태운을 중심한 치상과정이 드러난다 에서는 증산의 유물인 약장 개와 소궤 개를 태운이 타인에게 팔 자 이를 월곡이 되 찾아와서 정읍 본가에 보관하였다 그런데 년 월경 장한 수 명이 변장 내습하여 빼앗아 가다가 부피가 큰 약장 은 두고 궤만 도둑맞는 일이 발생하였다 이를 태인 소재의 무극대도 无極大道 교주 정산 조철제 鼎山趙哲濟 의 소행이라 기술 하고 있다 그리고 에서는 년 월 일에 교조 증산의 체백 軆魄 을 보천교의 본부로 안치하게 된 경위를 전하고 있다 정산이 증산의 9 1 1 10 1912 10 10 1923 3 1895-1958 3 22 같은 책 145쪽

교조약사敎祖略史 의 구조와 성격 / 양은용 235 유골을 도굴하여 신도들에게 금전을 사취하는 과정에서 영산 문공신 瀛山文公信 이 유골과 현금을 탈취하는 사건이 발생하여 정읍경찰서에 압수되었다고 전한다 당시 증산의 친녀인 화은당 강순 임 華恩堂姜舜任 이 태운 김형렬 정산 조철제 등의 독촉을 받아 보천교에 약장 및 이 유골 인도소송을 제기하여 법정 다툼 끝에 보천교가 승소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사기 에는 증산 화천 후에 대한 기록은 없다 다만 후술할 바와같이 이들 사건과 관련된 교파에 서는 중요한 문제인만큼 경전에서도 다루고 있다 1879-1954 1904-1959 IV 교조약사 의 교의적 성격 역사의 편찬은 분명한 찬술의도 즉 편찬의 목적과 이에 따른 관점 이 있게 마련인데 교조약사 도 예외일 수 없다 우선 그 목적은 이것이 보천교 교단의 역사인 연혁사 를 찬술과 관련하여 이루어 졌다는 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월곡이 증산을 만나 종도가 된 것은 년이므로 천지공사에 수종 한 것은 년여에 불과하다 태운과 같은 대표적인 종도가 년 증산 의 대각 직후 혹은 년 동학혁명 당시에 만났던 것을 고려한다면 증산종도로서의 월곡은 관계가 일천 日淺 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입 도 入道 직후 정읍의 자기 집에 증산을 모시고 수부 首婦 를 필요로 하자 과부로 동네에서 살고 있던 이종 누나 고판례 高判禮 를 들이고 있는 등의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증산 의 역사 가운데 보천교 교주인 월곡과의 관계에 필요한 사항만을 채 록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1907 2 1901 1894 1880-1935

236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최초의 증산행장을 기록한 공사기 도 월곡이 제공한 자료가 적 지 않았다 편찬자 이상호가 이 책을 성편하였는데 성문 聖門 의 상 족인 김태운 형렬 차윤홍 경석 양 선생이 전해 준 자료가 많았다 라 한 것처럼 오래 수종했던 태운과 함께 만년에는 월곡이 가까 이 수종했기 때문이다 다만 공사기 의 편찬자인 이상호는 객관적 인 관점을 유지하려 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교조약사 와 공 사기 의 기록상에 차이가 발견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며 이영호는 그만큼 보천교에 유리하게 기록하고 있다는 말이다 증산의 출생이나 성장 대각이라는 종교체험의 과정 그리고 종교활 동인 천지공사의 과정 등이 대부분 생략되고 월곡과의 관계만을 부각 시키고 있는 것이 이를 말해준다 아울러 증산 화천 후의 유품 유골 등과 관련한 내용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킨 것도 같은 흐름이다 실제로 유품 유골과 관련한 사건이 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교 조약사 에서 범죄행위로 지탄하는 이 사건이 지목을 받고 있는 정산 의 교단에서 전혀 다른 관점이 피력되어 있어서 주목된다 월곡의 사후인 년 조선총독부는 보천교와 함께 정산의 무극도 를 해체한다 정산은 지하조직으로 지내다가 해방 후에 태극도로 교 단조직을 재건하고 있는데 그 소의경전인 진경 眞經 에 관련 내 용이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즉 교조약사 의 에 해당하는 교조유 물 약장과 소궤의 탈취사건이 태극진경 太極眞經 장 절 의 유골 도굴사건이 장 절 에 실려 있다 이 가운데 사건을 보 는 관점이 잘 드러난 부분은 이렇다 23 1936 24 9 3 19-42 25 2 61-85 10 23 編成是書 而有得於聖門上足 金太雲車輪洪兩先生者多矣 같은 책 서문 24 洪凡草 저 汎甑山敎史 범증산교연구원 1988 367쪽 참조 25 太極道 편 眞經 太極眞經 366-402쪽 및 391-402쪽

교조약사 敎祖略史 의구조와성격 / 양은용 237 <11> 61 1914년 8월초순에상우 李商雨 에게하명하시기를 " 미구 未久 에들어오는큰도수 度數 에는도의심복 心腹 이될천하장사몇사람이있어야하니너는도장 道丈 부친趙鏞模 께가서구인지사 求人之事 를여쭈어라 " 하시므로상우가황새마을에가서그대로여쭈니라 도장께서는왕년에만주에서독립운동하실때에의동지들을통하여구문 求問 하신끝에함경도백두산산중까지가셔서독립투사최승오 崔勝五 김계철 金啓澈 을월여 月餘 에데려오시니라 26 <12> 66 <9월 18일 상제 玉皇上帝 정산조철제 께서보천교도장을가리키며일동에게하명하시기를 " 우리는오늘밤보천교의치성 致誠 이끝난후에저들이숨기고있는구천상제 九天上帝 증산강일순 님의둔궤 遁櫃 를통사동 通士洞 공부처에모셔가야하느니라 " 하시고각자의행동방법을상교 祥敎 하시니라 27 <13> 69 자정이지나 상제께서그방에병풍으로가려놓은둔궤와약장 藥欌 을발견하시고두장사로하여금대청으로들어내게하시고출어 出御 하시며승오에게명하셔서약장은그대로두고둔궤만지고나가게하신다음일행을거느려회정 回程 하시며계철에게대문을지키고서서보천교도의추적을막게하시니라 28 <14> 22 1922 임술 정월 23일 상제께서우수절후치성을입절시각인술 戌 시에올리시니 자정경에 20여명의폭도로부터습격을당하니라 29 <15> 26 폭도들은상제께서나가심을보고추격할때대문까지는보였으나그후로는담밖을포위하던 10여명의폭도들도모두보지못하니라 다시들어와서공부실을샅샅히뒤 26 같은책 366 쪽 27 같은책 368 쪽 28 같은책 369 쪽 29 같은책 392-393 쪽

238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져 상제께서 미리 문갑 속에 남겨 놓으신 돈 약간과 상좌上 座에 모셨던 구천상제의 성체聖體를 모시고 도주하니라 30 <16> 27 상제께서 폭도들이 도주한 후에 환어하셔서 공부 실을 살피시니 성체와 돈은 없어졌으나 구천상제의 우수성골 右手聖骨은 남아 있으므로 "천지도래일장중天地都來一掌 中"의 뜻을 되새기시며 정중히 수습하여 다시 간수하시니 라 31 자료 은 교조약사 와 관련된 사항이다 이 증산 유품인 약장과 궤를 절도하기 위한 이 사건을 교조약사 에서는 년 월경이라 하였는데 진경 을 통해 년 월 일이었음 이 분명해진다 연대 차가 큰 것 역시 전자에서는 후일의 기억에 의한 기록이고 후자에서는 당시의 기록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후자가 정확하다는 말이다 문제는 관점인데 보천교에서는 이를 강도들로 부 르며 정산 교단의 소행으로 보고 있는데 대하여 무극도에서는 둔궤도 수 遁櫃度數 라 부르며 정산 자신이 현장에서 직접 지휘한 성사 聖事 로 그리고 있다 실제로는 이를 위해 정산의 부친인 조용모 趙鏞模 생 가 월에 백두산 산중에서 최승오 김계철이라는 장사를 불러 와서 준비하고 교단이 조직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하였음이 드러난다 자료 은 교조약사 과 관련된 증산 유골 도굴사 건에 관한 사항이다 년 월 일 유골이 보천교에 돌아온 날을 기 록하고 있는데 진경 에 의하여 그 전 해인 년 월 일 정산 이 증산의 여동생과 여식인 강순임 등을 대동하고 고천의례 告天儀禮 를 행한 다음 현장에서 직접 지휘한 일임이 드러난다 그런데 유골 <11><12><13> 1912 10 9 1914 9 18 1877 8 <14><15><16> 1923 10 3 3 1921 9 5 30 같은 책 395쪽 31 같은 책 395쪽 32

교조약사敎祖略史 의 구조와 성격 / 양은용 239 을 정읍 감곡면 통사동 속칭 황새마을 이씨재사 李氏齋舍 에 옮겨 장 정들이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탐지한 종도 문공신이 김정우 金定雨 등 장정 여명을 거느리고 년 월 일 자정이 넘은 시기에 습 격하여 유골을 지키던 정산의 부친 조용모를 쳐서 오른팔을 부러뜨리 고 유골과 함께 현금 만여원을 빼앗아 가게 된다 그런데 오른 손목 뼈를 빠뜨려서 이를 수습하려고 월에 서대전 여관에서 정산을 붙잡 아 싸우다가 경찰서에 붙들려가서 전모가 밝혀지게 되었다 이 사건은 증산의 가르침을 직접 받지 못한 정산이 교단을 창립할 명분을 쌓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인데 이 과정에서 김정우는 고문으로 죽고 문공 신은 년 징역에 처해졌으며 유골은 보천교의 요청으로 보천교본부로 이송되었다 이후 년에도 증산유골을 차지하려는 보천교와 무극도 사이에 시비가 일어나고 법정투쟁이 계속되었다 흥미로운 것은 교조약사 에서 보천교는 궤 탈취사건을 일으킨 무극도를 강도로 그리고 있는데 대하여 진경 에서 무극도는 이를 도수 度數 와 관련된 성사 聖事 로 그리고 있는 점이다 또한 진경 에서 무극도는 유골발굴사건을 성사로 그린 대신 유골을 탈취하러 온 장정들을 폭도로 그려내고 있다 어떤 행동을 사회적인 상식이나 도 20 1922 1 23 1 3 7 1927 33 32 같은 책 389쪽에 13 1922년 8월 중순에 통사동 공부처에서 백일공부를 마치시고 宣政大母증산의 모 權良德와 상의하신 후 宣德夫人증산의 妹과 순임姜舜任 증산의 딸 상우李商雨 태로權泰魯 정두李正斗 등을 대동하 시고 김제군 금산면 청도리 사일金思日의 집에 거동하셔서 工夫設席하시고 10여일 간 도수를 보시니라 9월 초 5일 저녁에 그곳 뒷산 장탯날 구천상제 빈소에서 고천의례를 올리신 다음 일행으로 하여금 빈소를 헐게 하시니라 친 히 상제의 성골을 관에서 정성으로 수렴하셔서 七星板 위에 순차로 整齊하신 후에 통사동정읍군 감곡면 공부처로 모셔오니라 라 하였다 홍범초 저 전 게 범증산교사 631쪽에서는 1921년 2월에 교단창설을 도모하던 정산이 權泰魯 孫進邦을 시켜서 한 일로 기록하고 있다 33 홍범초 저 앞의 범증산교사 631-632쪽 참조

240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덕 혹은 법률에 의해서 보지 않고 종교적 신념이나 교리로 해석하는 일탈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V 결어 이상에서 교조약사 에 대해 일별하였다 단권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출판사항에 대한 일체의 기록이 없으나 판심의 보천교연혁사 상 이라는 판심에 의해 성립과 함께 그 성격을 밝힐 수 있었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교조약사 는 증산교의 교조 증산 강일순 甑山 姜一淳 의 약사로 보천교의 간부를 지낸 이영호 李英浩 가 편찬하였다 한적 크기의 겹장본으로 면 단권이며 편 년체 세로쓰기의 국한문 혼용으로 면 행 행 정자 定字 형태이 다 이영호가 편찬한 보천교연혁사 普天敎沿革史 상 하 동 속 의 자매편 내지 연원편의 성격을 띄고 있다 둘째 교조약사 는 보천교가 증산의 교법을 상속했음을 드러낼 목적으로 엮음으로써 생애를 극히 소략하게 다루었다 탄생과 성장 수행과 대각 활동과 업적 화천과 유훈 그리고 저술과 사상 종도와 신자들에 대한 상황을 거의 생략하고 있다 대신 년부터의 종교활 동 가운데서 보천교주 월곡 차경석 月谷車京石 이 증산을 만난 년 이후 그것도 망건시 등 월곡과 관련된 사항에 치중하고 있다 셋째 교조약사 의 거의 반을 차지하는 내용이 증산 사후인 년 월의 유품인 약장 궤의 탈취사건 년 월의 증산 유골 도굴사 -1909 17 1871?-1929-1959-? 25Cm 12 1 6 1 14 1958 1948 1901 1907 1880-1936 9 1914 1921 9

교조약사敎祖略史 의 구조와 성격 / 양은용 241 건에 연유한 년 월의 유골 탈취사건으로 이를 부각시켰다 사건 을 모두 무극대도주 정산 조철제 鼎山趙哲濟 의 소행으로 보고 있는데 무극대도를 이은 태극도의 경전인 진경 眞經 에서는 이를 성사 聖事 로 기록하고 있으며 사건이 일어난 날짜 등을 바로잡 을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넷째 교조약사 의 편찬은 이를 통해 보천교의 위상을 드러내려 는 목적이 뚜렷한 만큼 호교적인 편찬태도를 취하고 있는데 강도 등 으로 묘사되는 무극도는 이를 성사 聖事 로 기록하는 특징이 나타난다 자기 교단에 유리한 방향으로 보든 사항을 보는 관점이 나타나고 있 다 다만 이 가운데도 이상호 靑陰李祥浩 등이 편찬한 증산천사공사기 甑山天師公事記 등에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 사항 이 들어있다 따라서 이 교조약사 는 증산의 생애와 종교활동을 보는 또 다른 시각을 제공하고 있다 비록 내용이 소략하기는 하지만 그 편찬목적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만큼 당시의 인물과 사조를 읽는 하나의 관점을 제공하리라는 것이다 1922 1 1895-1958 1888-1967

242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참고 문헌 < > 金 鐸 저 증산교학 미래향문화 김홍철 저 증산교사상 연구 원광대출판국 김홍철 류병덕 양은용 저 韓國新宗敎實態調査報告書 원광대 종교 문제연구소 大巡眞理會 편 典經 대순진리회출판부 류병덕 저 한국신흥종교 시인사 徐相笵 편 生化正經 삼덕교교화부 李祥昊 편 甑山天師公事記 상생사 大巡典經 초판 상생사 大巡典經 판 증산교회본부 李英浩 편 普天敎沿革史 상 하 보천교중앙협정원 총정원 普天敎沿革史 속 보천교중앙협정원 총정원 李重盛 편 天地開闢經 대도수련원 용봉출판 甑山道 편 甑山道 道典 대원출판사 太極道 편 眞經 태극도출판부 洪凡草 저 증산교개설 창문사 汎甑山敎史 범증산교연구원 村山智順 朝鮮の類似宗敎 朝鮮總督府 妄評生 祝普光創刊 普光 창간호 보광사 김홍철 일제하 증산교단의 수난과 그 대응 증산종단연합회 편 일제하 증산교단의 민족운동 순민사 노길명 일제하의 증산교운동 박길진 기념사업회 편 韓國近代宗 敎思想史 원광대출판국 1991 2000 1997 1989 1986 1955 ------- ------- 7 1926 1929 1975 ------- 1948 1958 1992 2003 1989 ------- 1982 1988 1936 1923 1984 1997

교조약사敎祖略史 의 구조와 성격 / 양은용 243 양은용 일제의 종교정책에서 본 증산교 증산종단연합회 편 일제 하 증산교단의 민족운동 순민사 증산교의 성립과 증산천사공사기 한국종교 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조용만 日帝下 우리 新文化運動 趙容萬 외 공저 日帝下의 文化 運動史 현음사 1997 ---- 30 2006 1982

244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부록 2> 교조약사 현대문 범례 원문의 혼용한 국한문을 국문 한자 로 바꾸었다 원문의 이어쓰기를 띄어쓰기로 고치고 쉽표와 마침표를 넣 었다 표현에 있어서 녁이사 여기사 와 같이 최소한의 범위내 에서 현대문으로 통할 수 있도록 고쳤다 인물 등 설명이 필요한 곳에 주석을 붙였다 연대의 干支에는 편의상 괄호안에 서기를 환산해 넣었다 1 2 3 4 5 교조약사 敎祖畧史 유 惟 황상제 皇上帝 께옵서 창생 蒼生 의 무도 無道 함을 애련 哀憐 히 여기사 천하를 대순 大巡 하시다가 삼계신망 三界神望 으 로 사토 斯土 에 화현 化現 하사 선천 先天 의 기진 旣盡 한 수 數 를 폐 閉 하고 후천 后天 의 무궁 無窮 한 운 運 을 개 開 하시며 위 34 34 姜一淳1871-1909을 가리킴 증산교의 창시자 본관 진주 자 士玉 호 甑 山 혹은 大巡 1894년 동학농민혁명 당시 청년으로 활동한 그는 혁명의 실패 를 예견하고 김형렬 등을 구해낸다 1901년 7월 전북 모악산 대원사에서 수 행 중 대각을 이루고 종교운동 이른바 天地公事를 시작하여 1909년 화천한 다 그를 따르던 김형렬 차경석 등 여러 종도가 각각 교파를 설립하여 활동하 였다

교조약사敎祖略史 의 구조와 성격 / 양은용 245 인 偉人 을 선택 選擇 하사 교통 敎統 을 전 傳 하시니 즉 卽 교조 敎祖 이시다 교조 敎祖 의 호 號 는 증산 甑山 이오 성 姓 은 강씨 姜氏 오 휘 諱 는 일순 一淳 이오 자 字 는 사옥 士玉 이니 진주인 晉州人 이라 신미년 辛未年 월 九月 일 十九日 자시 子時 에 전북 고 부군 우덕면 객망리 全北 古阜郡 優德面 客望里 今 井邑郡 德川面 新月里 향제 鄕第 에서 탄생 誕生 하시다 신축년 辛丑年 으로부터 천지공사 天地公事 를 행 行 하 실새 상제 上帝 의 권능 權能 을 임의 任意 로 행 行 하시고 옥황상 제 玉皇上帝 라는 말씀이 유 有 하셨다 그 其 기행이적 奇行異蹟 은 필설 筆舌 로 진기 盡記 케 불능 不能 하고 다만 무능명 無能名 삼자 三字 로써 형용 形容 할 수밖에 없더라 정미년 丁未年 월 五月 일 十七日 에 금구군 金溝郡 거야주점 巨野酒店 에서 차교주 車敎主 를 봉 逢 하사 차교주 車 敎主 가 정읍 井邑 으로 가시기를 간청 懇請 하니 교조 敎祖 께서 짐짓 거절 拒絶 하는 듯하면서 성의 誠意 를 시험 試驗 코자 십여일 간 十餘日間 을 김사유 수점실 金士裕水砧室 에서 유연 留連 하시 35 1971 9 19 1907 5 17 38 37 190136 39 35 증산을 가리킴 36 증산의 탄생지 37 증산의 종교활동을 총칭하는 말 38 車京石1880-1936 普天敎의 창시자 본명은 輪洪 호는 月谷 증산의 대표 적인 從徒의 한 사람 흔히 車天子로 불렸다 증산 사후 1911년 이종 사촌으 로 수부首婦인 고판례高判禮 1880-1935와 함께 종도들을 규합하여 지하 종교운동을 전개하였다 1914년부터 교권을 장악하자 고판례가 1918년 결별 하고 나가 仙道敎를 창립한 후 독자적으로 운영하였다 1921년 普化敎라는 이 름으로 公示했다가 이듬해인 1922년 보천교로 개칭하였다 39 증산의 종교체험 즉 道通한 해를 가리킴 그는 이해 7월 7일 母嶽山 大院寺

246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다가 월 六月 일 三日 에 정읍군 井邑郡 입암면 笠巖面 대앙리 大央里 차교주 본제 車敎主本第 로 내 來 하시다 교조 敎祖 께서 차교주 車敎主 를 만나시기 전 前 에는 삿갓 農笠 만 쓰고 다니심으로 세인 世人 이 광인 狂人 으로 지목 指目 하더니 차교주 車敎主 를 봉착 逢着 하신 후 後 로부터는 나도 만날 사람 을 만났으니 의관 衣冠 을 하겠다 하시고 의관 衣冠 을 구 具 하시 다 기시 其時 차교주 車敎主 께서 단발 斷髮 을 하였는데 교조 敎祖 께서 망건 網巾 을 준비 準備 하고 두발 頭髮 을 기르라 명령 命令 하시다 그후 其後 에 차교주 車敎主 께서 누차 累次 망건 網巾 을 차 着 하겠다 고 告 하여도 교조 敎祖 께서 허 許 치 아니하사 왈 曰 인 人 이 망건 網巾 을 시착 始着 할 시 時 에 무의미 無意味 하게 차 着 하면 포기 抛棄 하기가 용이 容易 하나니 마음에 꼭 망건 網巾 을 착 着 하여야 되겠다는 생각 生覺 이 생 生 하여야 다시는 깎지 아니하나니라 하시더니 기년 其年 월 十一月 에 지 至 하여 교조 敎祖 께서 교주 敎主 에게 다시는 단발 斷髮 아니하겠다는 다짐을 받고 망건서 網巾序 와 시 詩 일절 一絶 을 작 作 하여 주신 후 后 에 망건 網巾 착 着 함을 허 許 하시다 6 3 40 11 서에 이르기를 한 몸에 마음 나타남이 있지 않은 것 같으니 없으면 만사가 방 황하게 되고 반드시 한 극도 없는 것인데 있다고 하면 방황하는 七星閣에서 수련 중의 체험이며 이로부터 종교활동 즉 천지공사를 시작한다 40 월곡의 본가

교조약사敎祖略史 의 구조와 성격 / 양은용 247 것이 꿈과 같도다 그 극이 반드시 무에 도달하게 되면 순응하고 있게 되면 거슬리도다 선성도 이를 말할 때 같지 않아서 금수의 도가 결정코 한 차례 일어나게 되니 너는 거슬림을 쫏을지어다 시에 이르기를 하도의 의기는 말과 사람이 같았고 그러므로 한 털을 뽑아서 천하를 위하였도다 박람박식하면 누구나 복희요 천황의 공정에 해무리처럼 빛나리라 41 을유년 乙酉年 정월 正月 초 일 初三日 매상 昧爽 에 고 사치성제 告事致誠祭 를 천지신명 天地神明 에게 거행 擧行 할 새 초 일 初二日 야 夜 에 비룡촌 飛龍村 으로 좌 座 를 이 移 하사 차교주 車敎主 로 하여금 제례 祭禮 을 대행 代行 하라 하시고 초 일 初三日 에 정읍 井邑 을 이 離 하사 전주군 全州郡 우림면 雨林 面 동곡리 銅谷里 김형렬 金亨烈 에 거 居 하시다 1909 2 43 44 42 3 3 41 序曰 如無有一身現心 無則事萬皇 而必無一極 有則夢一皇 而其極必達 無則 順 有則逆 先聖不同 禽獸之道 定有一作故予從逆 詩曰 河圖義氣馬人同 故拔一毛爲天下 博覽博識誰伏羲 天皇公庭表日暈 42 현재 정읍시 입암면 대흥리 소재 43 현재 김제시 금산면 용암리 소재 증산이 세운 銅谷藥房이 있었다 44 金亨烈1862-1932 호는 太雲 증산의 대표적인 종도 가운데 한 사람 증산 과 1894년 동학혁명 당시에 만났다가 대각 후인 1902년 다시 만나 종도로 추종하였다 1918년 위봉사 주지 곽법경郭法境과 협의하여 금산사에서 미륵 불교彌勒佛敎를 창시하였다 1919년 9월 금산사 미륵전에서 치성을 드리자 주지 金潤昌이 독립운동한다고 밀고장을 보내 경찰에 연행 되었다가 6개월만 에 감옥에서 나와 1921년 서울에서 미륵불교진흥회로 다시 종교활동을 시작 하여 이듬해 미륵불교로 개칭하였다 1923년 일본대진재를 예언하는 등 활발 한 종교활동을 하였으나 1931년 10월 그의 사망과 함께 교단이 해체되었으

248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동년 同年 월 六月 일 二十四日 에 교조 敎祖 께서 김형렬가 金亨烈家 에서 천화 天化 하시다 생존시 生存時 에 추종 追從 하던 제자 弟子 가 수십인 數十人 이지마는 모두 도통공부 道通工夫 법 방 法方 이나 득 得 할까 하는 욕심 慾心 으로만 상종 相從 하다가 불의 不意 일조 一朝 에 교조 敎祖 가 개연장서 溘然長逝 하시니 모 두 허망 虛妄 하다 하고 산거 散去 하되 차교주 車敎主 께서 독 獨 히 의의 義誼 와 정곡 情曲 을 사 思 하사 박공우 朴公又 일인 一 人 을 만류 挽留 하시고 상거 喪轝 를 수행 隨行 하사 동후 洞後 산 록 山麓 에 매장 埋葬 하시고 가 家 에 귀 歸 하신 후 后 유시호 有 時乎 비룡산 飛龍山 에 등 登 하사 옥황상제 玉皇上帝 를 호 呼 하면서 고지통곡 叩地痛哭 하시고 유물 遺物 인 약장 藥欌 앞에 가 서 배례 拜禮 를 헌 獻 하시다 기시 其時 교조 敎祖 의 유물 遺物 인 약장 藥欌 개 一個 와 소 궤 小櫃 개 一個 가 동곡리 銅谷里 에 재 在 하였는데 김형렬 金亨 烈 이 차 此 를 타인 他人 에게 매각 賣却 하였다 차교주 車敎主 께 서 차 此 를 환추 還推 하여 정읍본소 井邑本所 에 보관 保管 하였 다 기후 其後 무오년 戊午年 월경 十月頃 에 장한 壯漢 6 24 1 46 45 1912 10 1 47 나 그의 유지는 유제봉柳濟鳳을 거쳐 1954년 최선애崔善愛로 전해지고 그녀는 1964년 6월 미륵불의 계시를 받고 교명을 대한불교법상종大韓佛敎法 相宗으로 바꾸었다 현재 김제시 금산면 금산리에 위치하며 교명을 미륵불교 법상종彌勒佛敎法相宗으로 바꾸었다 45 朴公又1876-1940 호는 仁庵 증산의 대표적인 종도 가운데 한 사람 증산 에게 醫統을 秘傳받고 1914년부터 정읍군 흥덕에서 太乙敎를 창립하였다 1916년에 본부를 태인으로 옮겼다가 1928년에 김제군 금산면 원평으로 옮겼 다 46 증산을 가리킴 47 정읍에 위치한 普天敎 본부

교조약사敎祖略史 의 구조와 성격 / 양은용 249 수십명 數十名 이 각각 各各 곤봉 棍棒 을 지 持 하고 형용 形容 을 변환 變幻 하여 심야 深夜 에 내습 來襲 하는데 차시 此時 차교주 車敎主 는 가 家 에 부재 不在 한지라 장한 壯漢 등 等 이 혹 或 관리 官吏 의 모양 模樣 으로 교주 敎主 의 명자 名字 를 직호 直呼 하면서 작야 昨夜 귀가 歸嫁 하였다 하므로 포촉 捕捉 하러 왔다고 하면서 혹 或 은 강도 强盜 의 모양 模樣 으로 가택 家宅 을 수색 搜 索 하더니 가인 家人 이 경황 驚惶 하여 감 敢 히 동작 動作 치 못하 였더니 급 及 기퇴거 其退去 할 시 時 에 단지 但只 약장 藥欌 과 궤 櫃 만 지거 持去 하므로 타파인 他派人 이 관리 官吏 와 강도 强盜 로 가장 假裝 하여 교조 敎祖 의 유물 遺物 을 도거 盜去 하려 내 來 한 줄로 각득 覺得 하고 교주 敎主 의 친제 親弟 윤칠 輪七 이 대함개문이출 大喊開門而出 하니 강도 强盜 가 첨하 簷下 에 은 복 隱伏 하였다가 곤봉 棍棒 으로써 윤칠 輪七 을 타도 打倒 하고 도 주 逃走 하는지라 윤칠 輪七 이 부상전도이출 負傷顚倒而出 하여 역 정 役丁 을 환기 喚起 하니 역정 役丁 이 동리 洞里 를 공동 哄動 하 여 수십인 數十人 이 추종 追蹤 하니 강도 强盜 등 等 이 중로 中路 에서 약장 藥欌 은 포기 抛棄 하고 소궤 小櫃 와 약장대 藥欌臺 만 배부도주 背負逃走 하므로 추지불급 追之不及 하여 약장 藥欌 만 수 습귀래 收拾歸來 하였다 기후 其後 에 탐문 探問 한 즉 구태인 舊泰 仁 에 거 居 하는 조철제 趙哲濟 라는 자 者 의 소위 所爲 이러라 50 49 48 48 증산종도 가운데 보천교 이외의 교파 사람 49 車輪七 월곡 차경석의 親弟 증산천사공사기 등에는 월곡의 친제로 윤칠 외에 輪京 등이 나타난다 50 趙哲濟1895-1958 无極道 太極道의 창시자 자는 定普 호는 鼎山 흔히 趙 天子로 불린다 수도 중 1917년 2월 10일에 증산의 태극도리를 오득하여 開 眼靈通하고 이듬해부터 종교활동을 시작하였다 1936년 조선총독부에 의해

250 한국종교 35집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20122 계해년 癸亥年 월 三月 일 三日 에 교조 敎祖 의 체백 軆 魄 이 본소 本所 에 내 來 하다 기원인 其原因 은 태인 泰仁 조철제 趙哲濟 라는 자 者 가 교조 敎祖 장례거행 葬禮擧行 을 빙자 憑藉 하고 교도 敎徒 의 금전 金錢 을 사기 詐欺 할 목적 目的 으로 교조 敎祖 의 묘 墓 를 굴 掘 하여 유골 遺骨 을 반이 搬移 하여 자기 自 己 의 가 家 에 두고 교조 敎祖 의 친매 親妹 와 연락 連絡 하여 교조 敎祖 의 의자 義子 로 유명 遺命 을 득 得 하여 교통 敎統 을 계 승 繼承 하였다 칭 稱 하고 오는 교인 敎人 에게 복 福 을 수 受 코자 하거든 교조 敎祖 의 유골 遺骨 앞에 금전 金錢 을 헌납 獻納 하라 하여 수천원 數千圓 금전 金錢 을 착취 搾取 하였더니 고부군 古阜 郡 와룡리 臥龍里 문남용 文南用 이라 하는 자 者 가 동당 同黨 수십인 數十人 을 구 驅 하여 강도 强盜 로 분작 扮作 하고 심야 深 夜 에 조철제가 趙哲濟家 를 입 入 하여 조철제 趙哲濟 를 구타 毆 打 하고 유골 遺骨 과 현금 現金 천원 四千圓 을 탈취 奪取 하였든 바 해사실 該事實 이 전주경찰당국 全州警察當局 에 청문 聽聞 되어 정읍관내 井邑 관내사건 管內事件 이므로 전주 全州 에서 정읍경찰 서 井邑警察署 로 조회 照會 하여 조사 調査 한 결과 結果 에 유골 遺骨 이 정읍경찰서 井邑警察署 에 압수 押守 되고 문남용 文南用 은 징역 懲役 에 처 處 하고 조철제 趙哲濟 는 도주 逃走 하고 유골 遺骨 은 정읍 井邑 대앙리 大央里 보천교본소 普天敎本所 로 인도 1923 3 4 52 51 3 교단이 해체 당하자 지하생활을 하다가 해방 후 부산에서 太極道라는 이름으 로 교단을 재건하였다 51 증산 강일순의 親妹 선돌댁으로 불린다 52 文公信1879-1954 본명은 남용湳瀧 호는 영산瀛山 증산교 고부파를 창립하였다

교조약사敎祖略史 의 구조와 성격 / 양은용 251 引渡 하다 기후 其後 에 교조 敎祖 의 친녀 親女 인 강순임 姜舜 任 과 기부 其夫 양덕진 梁德眞 이 김형렬 金亨烈 조철제 趙哲 濟 이치복 李致福 안내성 安乃成 등 等 의 독촉 嗾囑 에 의 依 하여 약장 藥欌 급 及 유골 遺骨 인도소송 引渡訴訟 을 제기 提起 하므로 보천교 普天敎 중 中 에서 누년간 累年間 재판 裁判 한 결과 結果 승소판결 勝訴判決 을 득 得 하다 교조약사 종 敎祖略史終 53 56 54 55 53 姜舜任1904-1959 증산 강일순과 하동 鄭씨 사이에 난 무남독녀 호는 華 恩堂 1937년 종교활동을 시작하였으며 그것이 현재의 甑山法宗敎이다 증산 법종교의 본부는 김제시 금산면 금산리 금평제 가에 위치하며 경내에 증산의 묘가 있다 54 강순임의 夫 55 李致福1860-1944 본명은 榮魯 호는 石城 증산 강일순의 대표적인 종도 의 한 사람 濟化敎를 창립하였다 56 安乃成1867-1949 본명은 乃善 호는 敬萬 증산 강일순의 대표적인 종도 의 한 사람 甑山大道會를 창립하였다

246 부록 敎祖略史 영인본 < 3> 57 2 4 57 원문의 형식에 따라 오른쪽 위에서 왼쪽 아래로 읽는 순서로 배치함 1 3

교조약사 敎祖略史 의구조와성격 / 양은용 247

248 한국종교 35 집 원광대종교문제연구소 20122

교조약사 敎祖略史 의구조와성격 / 양은용 249

250 한국종교 35 집 원광대종교문제연구소 2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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