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평 김성철 ( 역 ), 초기불교의이념과명상. ( 서울 : 씨아이알, 2009, 230 페이지 ) Tilmann Vetter. The Ideas and Meditative Practices of Early Buddhism. Leiden: E. J. Brill, 1988(110p). 차상엽 * 지금은조금사그라든것으로보이지만, 한국불교 ( 학 ) 계에서초기불교에대한관심과연구열기는여전히높아보인다. 이러한초기불교에대한관심은선종중심의기존한국불교전통이가진부정적측면에대한반감이한측면을이루고있고, 다른한편으로는팔리니카야의발견이후이루 1 차상엽 ( 철학박사 / 동국대 ) 동국대불교학과에서박사학위를취득한후동국대, 금강대, 서울불교대학원대등에서강의하였다. 97 년부터 1999 년까지한국요가연수원에서요가를지도하였으며, ( 사 ) 한국요가연합회의교육위원으로도활동하였다. 1998 년에박사학위를취득하였고현재금강대 HK 연구교수로재직하고있다. 최근연구하는주제는티벳불교의수행체계에나타난世間道 (Laukikamārga) 와出世間道 (Lokattaramārga) 의개념에대한것이다. 주요논문은 쫑카빠 (Tsong Kha Pa) 의유가행수행체계연구 ( 박사논문 ), 평정 (upekṣā, 捨 ) 의위상과역할에대한소고, 티벳불교에나타난구종심주의수행체계와전개양상 등이있다.
146 요가학연구 ( 제 4 호 ) 어진유럽과일본불교학계의초기불교연구성과, 그리고 1980-90년도에실제로남방불교의수행을경험한세대들의수행경험의본격적인소개가또한측면을이루고있는듯하다. 그러나기존에소개된초기불교의연구성과는한두예외를제외하면주로팔리니카야를대체로온전한붓다의말씀으로귀속시키는입장에치우쳐있다. 이러한입장은, 본서평이소개할번역서의역자서문이지적했듯이, 초기불교를보는서구불교학계의한가지관점을대표할뿐이다. 이러한시선과는다른입장과방법으로초기불교의명상과사상의이론화과정을분석한책이여기에소개할틸만페터의 초기불교의이념과명상 이다. 페터의시각은그의동료슈미트하우젠과도공유되고있고, 그들의스승인프라우발너의견해에바탕을두고있다. 참고로프라우발너의 인도철학사 중불교와자이나교에관한부분이이미한글역으로출판되어있으므로일독을권한다 ( 박태섭역, 원시불교, 고려원, 1991). 본서의저자는네델란드의라이덴 (Leiden) 대학교수였던틸만페터 (Tilmann Vetter) 이며페터교수의주요저서는다음과같다. Studien Zur Lehre Und Entwicklung Sankaras, (Brill in Komm, 1979), Erkenntnisprobleme bei Dharmakirti (H. Bohlaus Nachf., Kommissionsverlag der Osterreichischen Akademie der Wissenschaften, 1964), The Khandha Passages in the Vinayapitaka and the Four Main Nikayas (Verlag der Osterreichischen Akademie der Wissenschaften, 2000) 등이있다. 초기불교의이념과명상 은비록영역본으로 100쪽남짓한짧은분량이지만, 서구에서는이미초기불교의명상과사상의핵심적내용을모두담고있는고전으로평가되고있다. 본서의번역자인김성철박사는동국대인도철학과에서박사학위를취득한후일본로코쿠대에서연구원, 고려대학교연구교수를역임하였고현
서평 : 틸만페터 ( 김성철역 ) 초기불교의이념과명상 147 재금강대에서 HK교수로재직하고있다. 주요논문으로는 초기유가행파의 여래장 개념해석 등이있고, 저서로는 섭대승론증상혜학분연구 도서출판씨아이알 역서로 공입문 동국대출판부 초기불교의이념과명상 등이있다 페터교수의안목과통찰이담긴까다로운원문을한글로옮겨재창조한번역자에노고에진심으로감사를표하며본번역서가추후불교와요가철학에대한심도있는논의의시초가될것으로기대한다 본서의내용을일목요연하게파악하기위해한글번역본의목차를소개하면다음과같다. 서문서론참고문헌과약호최고층불교의개요 I. 정려명상 1. 붓다, 중도곧정려명상을발견하다 2. 첫번째설법 3. 8정도 4. 4성제 5. 붓다의완전한정각 6. 정려도의자세한서술에나타난정려의예비과정 7. 4무량 8. 해탈적통찰과漏의파괴 II. 식별적통찰 9. 식별적통찰 10. 12연기 11. 완전한파괴의부정 III. 영역명상 12. 더인위적인명상형태 13. 생존의세영역
148 요가학연구 ( 제 4 호 ) IV. 업 14. 고대의업 15. 후대의발전부록 : Aṭṭhakavagga의신비주의색인 목차에서도알수있듯이본서의본문은크게 I 정려명상, II 식별적통찰, III 영역명상, IV 업이라는네장으로구성되어있다. 이에앞서최고층불교의개요에서는역사적인물로서석가모니붓다의정각체험을분석하고그것의이론화과정에서제기되는몇가지문제를다루고있다. 사실상 I과 II는동일한내용을보다자세히분석하고있는것이다. I 정려명상에서는붓다의첫설법을전하는 초전법륜경 을분석하면서붓다의정각체험의실체를고찰한다. 그는여기서붓다가발견한중도를 4정려라고규정하고 4정려 = 바른삼매를정점으로하는, 붓다자신이실천한예비적과정을체계화한것이 8정도임을밝힌다. 8정도는 4제라는이론적체계의일부이전에이미독자적인수행의체계인것이다. 흥미로운점은바른삼매를정점으로하는 8정도체계가역시삼매를정점으로하는요가전통의 8지요가체계와유사한형태를가진다는점이다. 비록삼매의성격은다르지만요가전통의 8지요가체계또한삼매를정점으로하는예비적과정의체계화로이해할수있다. 나아가 III에서다루는영역명상을정려명상과결합시킨후마지막단계에멸진정을놓은 9차제정이라는체계는, 무상삼매를정점으로하는 8지요가체계와비교하면삼매의성격이라는측면에서도놀랍도록흡사하다. 이는일찍이라발레뿌셍이초기불전이나아비달마문헌의대립하는두이론을 바가바드기타 에서언급하는 상캬 와 요가 라는이름으로분류한것과도일치한다. 하지만전통적으로붓다의정각은 4정려의마지막단계인 4선을획득한후 4제를인식하는것으로설명되었다. 이점에대해페터는 4선에서 4제와같은이론적이고개념적인진리를인식하는것은불가능하므로 4선에서 4제를인식했다는것은이론적구성물일뿐실재적인체험의내용은아니었을것이라고추측한다. 그럼에도불구하고붓다가 4선에서 4제를인식함
서평 : 틸만페터 ( 김성철역 ) 초기불교의이념과명상 149 으로써해탈했다는전통이성립한배경에는지적인인식만이해탈을야기한다는우파니샤드적사상의분위기적영향때문이었을것으로간주한다. 라발레뿌셍이언급한 상캬 와유사한이론은 III에서식별적통찰이라는주제아래다루어진다. 초전법륜경 에이어설해지는 무아상경 에서는 I에서고찰된 4정려-4제의인식이라는해탈도와는달리, 5온을무상하고고통스러운것으로, 나아가그어느것도자아라거나자아에속한것일수없다는사실을식별적통찰 (prajñā) 에의해통찰한후욕망으로부터벗어난다고하는해탈도이다. 이러한방법은자아와자아가아닌것을구별하는식별지 (vivekakhyāti) 의획득을통해해탈한다는상캬전통의해탈도와본질적으로동일하다. 하지만페터에따르면 무아상경 에서설해지는무아설은실체적자아의존재문제에대한질문은배제된채어디까지나실천적목적으로설해진것일뿐이다. 이러한실천적인무아설이형이상학적인무아설로발전한배경에독자부의유아론적 인격이론 (pudgala-vāda) 이있다는사실을페터는지적하고있다. 4제설과더불어불교의대표적인사상인 12연기설의설명에서도페터의입장은독특하다. 곧윤회의원인이식별적통찰의부재곧무명이라는입장을우위에둔채, 윤회의원인을갈애로보는입장을하위의체계로포섭한것이라는견해다. 따라서 12연기는무명을시작으로느낌에서끝나는 7지와갈애에서시작하여노사로끝나는 5지가형식적으로결합한이론적체계인것이다. 본서의 IV에서는앞장에서다루지않았던업의문제를대승불교의기원과본질문제와도연관시키면서다루고있다. 이상간략히살펴본본서의내용중가장특징적인것은한국불교전통에서늘상호보완적인것으로그리고동시에닦아야만하는것으로간주되어온지 ( 止 ) 와관 ( 觀 ) 곧정 ( 定 ) 과혜 ( 慧 ) 가원래는서로독립적인것이었으며나아가상호대립하거나심지어는모순적이기까지하였다는역사적사실을밝힌것이다. 이러한사실은최근한국불교학계에서진행된지관논쟁을새로운시각에서보게한다. 기존지관논쟁은지관이순차적인과정인가, 어느단계의선정에서관이이루어지는가, 혹은지가없는관이가능
150 요가학연구 ( 제 4 호 ) 한가하는질문을둘러싸고진행된것으로보인다. 본서는이러한질문자체를원래는서로독립적인지와관이어떻게순차적인방식으로혹은상호보완적인방식으로재조직되도록요구받았는가, 그리고그러한재조직의양상은어떠한가하는것으로바꾸게한다. 사족이지만지와관의상호결합의양상에관해서는슈미트하우젠의탁월한논문 On Some Aspects of Descriptions or Theories of Liberating Insight and Enlightenment (Studien zum Jainismus und Buddhismus, Gedenkschritf für L. Asldorf, Wiesbaden, 1981,199-250) 을빠뜨려서는안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