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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논문 한국지역정보화학회지 제13권 제3호(2010. 9): 113~140 정보화가 정부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 미국산 쇠고기 수입 의사결정에 대한 인터넷 집단지성의 영향을 중심으로* 1)윤 상 오 <요 약 > 지식정보사회의 성숙은 정부 의사결정의 패러다임을 엘리트 모형에서 집단지성 모형으로 이동시키 고 있다. 대통령과 고위관료 그리고 이익집단 등으로 구성된 엘리트 집단에 의한 일방적이고 폐쇄적 인 의사결정은 보통의 개별적인 시민들이 웹2.0이라는 인터넷 공간에서 자발적이고 창의적으로 형성 한 집단지성에 의해 과학적인 반박과 강력한 저항에 직면하게 된다. 본 연구는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대통령, 고위관료, 대기업 이익집단 등이 결합하여 일반 시민들을 배제한 체 일방적으로 이루어 진 미국산 쇠고기 수입 의사결정에 대하여, 개별적인 일반시민들이 어떻게 집단지성을 형성하고 어떠 한 절차와 과정을 거쳐서 쇠고기 수입 의사결정의 내용상 절차상의 문제점을 지적하였으며, 어떠한 집단행동을 통하여 의사결정의 철회 또는 수정을 요구하였는가를 분석하고, 향후 정부 의사결정의 능 률성 효과성과 함께 합리성 민주성을 제고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집단지성을 활용해야 하는가를 제 시하였다. <주제어> 정보화, IT, 집단지성, 의사결정, 정책결정 I. 서 론 대통령과 고위관료집단 그리고 이익집단들이 주도하는 엘리트주의적 의사결정은 대 의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오랫동안 정부 의사결정 모델로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였으 며, 반면 일반 시민들은 의사결정 이후의 홍보와 순응의 대상 또는 의사결정의 청중이나 수용자의 지위를 벗어나지 못하였다. 그러나 지식정보화와 함께 사회가 점점 민주화되고 시민들의 의식수준과 욕구가 고도화되며, 의사결정 환경이 지속성과 안정성에서 불확실 성과 다양성으로 변화함에 따라 대안적인 의사결정 모형들이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그 * 이 연구는 2009학년도 단국대학교 대학연구비 지원으로 연구되었음 113

한국지역정보화학회지 제13권 제3호 중 거버넌스형 의사결정 모형은 엘리트 모형의 한계를 극복하고 시민참여를 통한 민주적 의사결정으로 정책의 품질제고와 함께 시민들의 순응과 정부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대안 으로 부각되었다. 그러나 거버넌스 모형도 개별적인 일반 시민이 아닌 엘리트로 구성된 시민단체를 통한 참여라는 점에서 엘리트주의 모형의 근본적인 한계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하였으며, 특히 시민단체가 일반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하기보다는 시민들을 통제하고 동원하여 여론을 주도해나가며 때로는 시민들의 의사와 관계없는 이념이나 가 치를 위해 참여한다는 점에서 또 다른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가지고 있었고, 간판만 바 꾼 엘리트주의에 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최근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일반대중 으로서의 시민들이 그 지위를 벗어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의사결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 가능해지고 있다. 특히 참여와 개방 그리고 공유를 특징으로 하는 웹2.0의 등장은 정부 의사결정방식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면서 기존의 전통적인 의사결정방식에 중대한 도전을 던져주고 있다 (O'Reilly, 2005; Johnson and Stewart-Weeks, 2007; Chadwick, 2008; 이원태 외, 2008: 5). 플 랫폼으로서의 인터넷을 통해서 개별적인 시민들 상호간에 활발한 토론과 정보교환이 이 루어지고 집단지성이 만들어지면서 전통적인 시민으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고 오히려 정 부의 엘리트보다 더 똑똑하고 더 합리적인 의사결정자로서의 역량을 보유하게 되었기 때 문이다. 본 연구에서는 웹2.0을 필두로 한 인터넷 공간에서 정보기술을 통하여 수많은 불특정 다수의 대중들이 어떻게 집단지성을 형성하여 정부 의사결정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를 분석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이를 위해서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의사결정이 일 방적으로 이루어진 이후에 일반시민들이 정보기술을 활용하여 어떻게 집단지성을 이루 었고, 집단지성이 어떻게 정부의 쇠고기 수입 결정의 변화에 영향을 미쳤는가를 분석하 며, 향후 집단지성이 정부 의사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침으로서 의사결정의 질을 높 이고 시민들의 욕구를 반영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정책적 방안이 필요한가를 제시 하였다. 114 Journal of Korean Association for Regional Information Society

정보화가 정부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 미국산 쇠고기 수입 의사결정에 대한 인터넷 집단지성의 영향을 중심으로 Ⅱ. 정보화와 정부 의사결정의 진화 및 집단지성에 대한 이론적 고찰 1. 정보화 이전의 의사결정: 전통적인 의사결정모형 전통적인 의사결정 1) 모형은 모두 엘리트주의에 입각하였다. 합리모형을 시작으로 만 족모형이나 점증모형, 혼합주사모형, 점증모형, 최적모형, 쓰레기통모형, 엘리슨 모형 등 은 모두 의사결정자 개인의 영감이나 추리력 또는 카리스마적 경험 등에 바탕을 둔 개인 적 차원의 분석에 초점을 두었다가 점차 조직적인 차원의 의사결정으로 옮겨왔다(김성 윤, 2008: 202). 모두 공식적 참여자들로서 정부부처와 행정부의 고위 의사결정자들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의사결정의 주체를 조직의 최고 수뇌부나 고위관리층으로 한정하 고 있다. 2) 반면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외부환경으로서 기술의 발전이나 시민 들의 욕구성숙 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의사결정을 보는 관점이 문제해결을 위 한 대안선택에만 초점을 맞추어 현대사회에서 중요시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간의 대 화와 토론을 통한 합의과정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윤상오, 2008: 30~31). 전통적인 정부 의사결정을 설명하는 이론으로는 엘리트주의에 입각한 공공선택론, 계급이론, 엘리트이론과 이에 반기를 드는 다원주의 및 조합주의 등이 있다(노화준, 2007: 94~105). 공공선택론적 관점에서 정책결정은 정책결정자(고위관료)들의 이익을 극 대화하는 행동노선을 선택하는 행위이며(Johnson, 1991; Levy, 1995: 48~50), 마르크스주 의를 근간으로 하는 계급이론에서도 자본주의 사회의 정부 의사결정들은 자본가계급들 의 이익을 반영하기 위한 것이다(노화준, 2007: 97). 엘리트이론에서도 정부 의사결정은 정책의 공통목적(common goal)과 미래에 대한 생각을 가진 상대적으로 소규모의 영향력 1) 정책결정과 의사결정의 개념을 명확하게 구분하기는 어렵다. 본 연구에서 정책결정이란 좀 더 넓 은 의미에서 정부와 의회가 정책문제 해결을 위하여 공식적으로 수행하는 결정을 의미하는 것으 로 보며, 정부 의사결정이란 행정부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의사결정으로서 의회에 의한 법률의 뒷 받침이나 공식화 이전의 결정을 의미하는 것으로 본다. 2) 정부 의사결정을 분석하기 위한 접근법으로는 제도적 접근법과 행위자 접근법이 있다(노화준, 2007: 119). 제도적 접근법은 개인, 집단, 계급, 국가 등 의사결정의 참여자들간의 행위의 장이자 행 위규칙으로서 법과 제도와 체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며, 행위자 접근법은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행위자의 이해와 선호 및 행동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 의사결정의 진화와 집단지성으 로서의 일반대중의 참여와 영향을 분석하기 때문에 행위자 접근법에 따른다. 115

한국지역정보화학회지 제13권 제3호 있는 집단들에 의해서 만들어진다고 전제한다(Marger, 1981:63~86). 반면 다원주의 이론 에서는 의사결정권이 소수의 지배계층이 아닌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집단에 폭넓 게 분산되어 있다고 보았으나(Marger, 1981: 119~146; 노화준, 2007: 102; 유훈, 2009: 81) 이 역시도 정부 의사결정은 국가사회의 여러 곳에 분포하는 엘리트 집단(압력집단, 이익 집단)들의 이익 충돌과 갈등을 조정하는 것으로 봄으로써 개별적인 일반시민들을 배제하 고 있다. 조합주의 이론에서도 공공정책은 국가와 이익집단 또는 국가에 의하여 인정된 그룹들간의 상호작용에 의해서 형성되며 특히 정책결정에 참여하는 이익집단의 수는 극 히 한정되어 있고 자원배분 과정에서 관료들의 역할이 크게 증대한다고 봄으로써(유훈, 2009: 81; 노화준, 2007: 103~104) 일반시민들을 배제하고 있다. 결국 전통적인 엘리트 모형에서 정부 의사결정의 핵심 주체는 대통령과 행정부 고위 관료 그리고 전문가 집단과 이익집단이다. 반면에 시민들은 정부 의사결정에서 철저히 배제되어 있다. NGO를 중심으로 하는 시민단체의 참여가 부분적이고 제한적으로 보장 되는 경우도 있지만 개인으로서의 시민들의 참여는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있었다. 또한 시민단체를 통한 간접적 참여라 하더라도 주로 의제설정이나 정책의 평가/환류와 같은 정책과정의 전후단계에 집중되어 있고 실질적으로 정책의 내용과 방향이 결정되는 정책 형성, 결정, 집행단계에서는 오래동안 배제되어 왔다(이원태 차재권 홍순식, 2008: 40). 2. 정보화 진전기의 의사결정: 거버넌스형 의사결정 모형 민주화, 정보화, 세계화 등 격변하는 환경에서 엘리트 중심의 대의민주주의적인 의사 결정은 높아진 시민들의 기대와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함에 따라 시민들의 참여를 통한 직접민주주의적 의사결정의 필요성을 낳았고, 이를 반영하여 새롭게 등장한 정부 의사결 정 모형이 거버넌스 모형이다. 본래 거버넌스는 정치학 행정학 신공공관리론 등에서 1990년대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개념으로서(Okot-Uma, 2001), 이론의 다접근성과 다차원 성으로 인해 개념적인 혼란이 있지만 정부와 시장 및 시민사회간의 파트너십 및 네트웍 형성을 통한 공동체 운영의 새로운 체제 제도 메카니즘 및 운영양식(김석준 외, 2000) 또는 사회가 스스로를 이끌어나가는 과정 (UNESCO, 2002)을 의미한다. 거버넌스는 그 본질상 시민참여 와 파트너십 이 기본적인 전제로 내포되어 있다(윤상오, 2003). 거버넌 스 모형이 기존 전통적인 엘리트 모형과 다른 점은 정부 의사결정의 주체로서 시민들의 116 Journal of Korean Association for Regional Information Society

정보화가 정부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 미국산 쇠고기 수입 의사결정에 대한 인터넷 집단지성의 영향을 중심으로 지위를 확보했다는 점이다. 물론 기존의 엘리트 모형에서도 NGO를 중심으로 한 시민단 체가 정부 의사결정의 비공식적 참여자로서 활동을 하였지만 부분적이고 간접적이며 형 식적인 수준의 참여에 그쳤다. 반면에 거버넌스 모형에서는 기존의 이익집단과 더불어 시민단체가 정부 의사결정의 파트너로서 인정을 받고 권한과 영향력의 범위가 크게 확대 되었다. 거버넌스 모형은 정부의사결정의 주체를 소수 정책관료 중심에서 시민사회로까지 확 대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으나 여전히 한계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의사결정 참여의 주체로서의 시민은 일반 대중으로서의 개별적인 시민이라기보다는 NGO를 중심으로 하 는 시민단체를 의미한다. 여전히 개별적인 행위자로서의 일반 시민들의 직접적 참여는 제한되어 있으며, 시민단체를 통한 간접적인 참여만이 가능하다. 결국 거버넌스 모형도 일반대중 각각을 참여주체로 보기 보다는 이들의 결집을 통한 시민단체를 참여주체로 보 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민단체를 개별적인 일반 시민들의 집합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시민사회단체의 지도부는 모두 고학력이며 해당분야의 전문지식이나 경험을 가진 엘리트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그 활동도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익을 대변 하기 보다는 특정한 가치나 이념 또는 이익을 위해 시민들을 조작하고 통제하고 동원하 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결국 개별적인 일반시민들은 거버넌스 모형에서도 정부 의사 결정에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는 여전히 제한될 수 밖에 없다. 3. 정보화 성숙기의 의사결정: 정부 의사결정의 새로운 패러다임 최근 정보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정부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정 부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이다. 정보화는 정부의 의사결정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이것은 정보기술과 시스템이라는 요소 자체가 직접적으로 초래하는 변화뿐만 아니라 정보화가 사회 패러다임의 변화를 통하여 정부 의사결정 패러다임에 간접적으로 미치는 변 화를 포함한다. 변화의 주요 내용은 하향식 의사결정에서 상향식 의사결정으로, 정부주도 의 공식적 참여자에 의한 의사결정에서 정부와 비공식 참여자인 시민과의 파트너십에 의한 의사결정으로, 소수(elite)에 의한 의사결정에서 다수(collective intelligence)의 일반시민에 의한 의사결정으로, 능률성(신속성)과 효과성 중심의 의사결정에서 민주성과 투명성 중심 의 의사결정으로의 변화 등이다(윤상오, 2009: 53). 117

한국지역정보화학회지 제13권 제3호 특히 정보화는 정부 의사결정의 신속성, 정확성, 합리성, 투명성, 민주성 등을 크게 개 선시키는 수단으로 여겨진다. 정보기술은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의 수집과 처리, 의사 결정과정에 다양한 이해관련자의 참여 및 논의의 활성화, 다양한 정책대안의 발굴 및 비 교 평가, 정책의 집행 및 성과평가와 환류 등을 통해서 의사결정의 질을 높인다고 보기 때문이다(Martin, 1994; Huber, 1990; McKenney, 1985; 조화순 외, 2004; 명승환 외, 2007; 백정미, 2007; 이원태 외, 2008). 3) 정보화로 인한 정부 의사결정 패러다임의 변화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은 기존의 대의민 주주의 체제하의 엘리트주의적 의사결정에서 일반 시민 개개인들의 참여가 보장되고 역 할이 강화되는 직접민주주의 방식의 의사결정이 강화된다는 것이다. 특히 참여와 개방, 공유를 토대로 한 웹2.0은 관료와 엘리트들의 전문지식만큼이나 국민의 상식과 경험이 의사결정에 보다 생산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준다. 정부 의사결정은 전문 성을 요구하지만 의사결정의 결과로 초래되는 다양한 효과와 문제점들에 대해 국민들이 직접 느끼고 반응한다는 점에서 관료와 전문가의 특수한 전문지식도 못지않게 상식과 경 험에 근거한 일반국민들의 평범한 지식이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이 원태 외, 2008: 6). 이는 전통적인 의사결정과정에서 정부역할의 축소를 의미하고 개방적 웹 플랫폼 기반 위에 시민들의 의사결정 권한이 강화됨을 의미한다. 전통적인 의사결정 에서는 정부가 정책의제설정, 대안선택, 정책결정의 전 과정에서 최종선택자로서의 역할 을 담당했으나, 웹2.0 의사결정에서는 플랫폼으로서의 웹에 쏟아진 풍부하고 다양한 정 보들이 집단지성을 통해 스스로 정제되어 나가면서 하나의 공동대안을 자생적으로 형성 해 나가기 때문에 정부의 주도적 역할이 상대적으로 축소되는 것이다. 3)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정보기술은 의사결정에 무조건적으로 순기능적인 역할만 하는 것은 아 니라는 견해도 제시된다. 명승환 외(2007)는 상황론적인 관점에서 정보기술이 정책결정과정에 영 향을 미친다고 보았으며 그 영향정도는 조직 내외적인 상황요인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보았다. 또 한 정책의사결정의 진화에 보다 중요한 요소는 기술이라기보다는 인간적인 문제와 정치적인 문 제라는 견해도 있고(Gualtier, 1998), 정보기술의 활용이 정책의사결정에 필요한 보다 많은 정보를 생성하고 보급하는 데는 기여하지만 정책결정은 공식적 정보보다는 비공식적 정보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이것이 정책결정의 질을 개선하거나 민주성을 제고한다는 증거는 없다는 견해도 제기된다(Heckscher, 1994; Hastins, 1996; Gualtier, 1998). 또한 정보의 수집 처리와 배분 활 용이 자동적으로 연계되는 것은 아니므로 정보기술이 자동적으로 정책결정의 합리성을 제고하는 것은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Brown, 1999). 118 Journal of Korean Association for Regional Information Society

정보화가 정부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 미국산 쇠고기 수입 의사결정에 대한 인터넷 집단지성의 영향을 중심으로 4. 정부 의사결정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서의 집단지성 모형 정보화로 인한 정부 의사결정 모형의 진화로 나타난 대안적 모형 중에서 최근 가장 부 각되고 있는 것이 집단지성 모형이다. 기존의 의사결정이 뛰어진 지성을 가진 소수의 지 도자나 엘리트 집단에 의해서 이루어진 반면에 웹2.0을 이용한 집단지성 의사결정은 보 통의 지성을 가진 다수의 일반 시민들이 실시간으로 의사결정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교환 축적하고 의사결정의 핵심이 되는 대안의 탐색과 최적대안의 평가 등에 참 여함으로써 소수의 엘리트 지성이 할 수 없는 결과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의미에서 집단 지성 의사결정 모형은 일반 시민들에 의한 창조적이고 자발적인 지식생산 모형이자 의사 결정 모형이라고 할 수 있다(윤상오, 2009: 62~63). 일반적으로 집단지성이란 다수의 개체들이 서로 협력하거나 경쟁하는 과정을 통하여 얻게 집단의 지적 능력을 의미하며, 이는 개체의 지적 능력을 넘어서는 힘을 발휘한다는 것 이다(서로위키, 2005; 리드비터, 2009). 4) 집단지성은 사회학이나 과학, 정치,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발현될 수 있으며, 인간뿐 아니라 동식물까지 연구 대상에 포함된다. 집단지성의 대표적 사례로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위키피디아를 꼽을 수 있다. 위키피디아의 발전 과 정은 지식 정보의 생산자나 수혜자가 따로 없이 누구나 생산할 수 있고 모두가 손쉽게 공유 하면서도 정체되지 않고 계속 진보하는, 집단지성의 특성을 보여준다. 집단지성은 정보화 이전 시대에도 존재하였다. 중국 진( 秦 )나라 때 사론서인 여씨춘추 가 만들어진 과정은 현재의 집단지성이 활동하는 모습과 매우 유사하다. 그러나 웹2.0을 비롯한 정보화의 진전 은 이러한 집단지성이 발현될 수 있는 핵심 토대를 제공해준다. 집단지성이 싹트고 성장하 는 기반이 되는 웹은 사람들이 자기 관심사에 대해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웹은 공유를 권장하고 공공성과 협업의 기반을 강화한다. 웹을 통한 디지털 공동체는 공유의 토 대를 제공함과 동시에 동료들의 검열이 필수인 작업방식을 채택함으로써 혁신을 이룰 수 있다. 사람들이 모든 분야에서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토대로 협업하고 활동하면서 융합과 상호비판, 지원과 모방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준 것이다. 4) 이 개념은 집단지능( 集 團 知 能 ) 협업지성( 協 業 知 性 )으로도 불리우며 미국의 곤충학자 윌리엄 모 턴 휠러(William Morton Wheeler)가 1910년 출간한 개미:그들의 구조 발달 행동 Ants:Their Structure, Development, and Behavior 에서 처음 제시하였다. 휠러는 개체로는 미미한 개미가 공 동체로서 협업( 協 業 )하여 거대한 개미집을 만들어내는 것을 관찰하였고, 이를 근거로 개미는 개 체로서는 미미하지만 군집( 群 集 )해서는 높은 지능체계를 형성한다고 설명하였다. 119

한국지역정보화학회지 제13권 제3호 정보화를 바탕으로 한 집단지성 의사결정모형은 기존의 의사결정모형과는 다르다. 집단지성 모형은 의사결정에서 다수의 창조적 참여자를 전제로 한다. 즉, 소수의 천재 엘 리트에 의한 의사결정이 아니라 창의성을 지닌 다수의 보통 시민들에 의한 의사결정을 지향한다. 집단지성은 정부가 직면한 여러 가지 도전을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하고 폭넓은 대안을 탐색하고 조직화하는 새로운 방식이다. 집단지성은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와 지 식을 수집하고 분석하는 능력, 의사결정의 오류를 찾아내고 수정하는 능력 등에서 소수 의 엘리트를 능가할 수 있다. 특히 의사결정을 둘러싼 환경의 복잡성과 변화가 심할수록 이러한 현상은 두드러진다. 안정된 환경하에서는 교육을 통해 상황 사실에 관한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고 경험을 축적한 엘리트들에 의한 의사결정이 보다 합리적이고 과학적이 다. 반면에 상황이 급변하고, 복잡하며, 예측이 불가능한 환경하에서는 다양한 시각 경 험 지식을 가진 다수에 의한 집단지성 의사결정이 보다 과학적이고 합리적일 수 있다. Ⅲ. 분석틀의 설정 및 연구방법 1. 분석을 위한 모형의 설정 앞 장에서는 기존의 전통적인 엘리트주의 의사결정모형과 거버넌스형 의사결정 모형 그리고 웹2.0 시대의 집단지성 의사결정 모형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본 연구에서는 엘리 트주의모형에 입각한 정부 의사결정이 시민들의 집단지성에 의해서 어떻게 변화되어 가 는가를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의사결정 모형을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첫째, 기존의 전통적인 엘리트주의 의사결정 모형은 <그림 1>과 같이 행정부 최고수 반인 대통령과 그 휘하의 정부 고위관료 그리고 핵심적인 이익집단이 철의 삼각(iron triangle)'을 이루고 정부 의사결정을 주도하고 있다. 일반 시민들은 대의민주주의에 따라 서 대리인인 국회의원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그 정도 는 매우 미미하다. 시민의 대리인으로서의 국회의원들은 일단 선출되고 나면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정부 의사결정에 반영하기보다는 자신의 가치관과 이익을 위해서 또는 정당의 이해관계를 위해서 활동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결국 엘리트주의 의사결정 모형에서 일반 시민들의 정부 의사결정 참여 통로는 막혀 있으며 단순히 의사 120 Journal of Korean Association for Regional Information Society

정보화가 정부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 미국산 쇠고기 수입 의사결정에 대한 인터넷 집단지성의 영향을 중심으로 결정 결과의 수용자로서의 지위를 벗어나지 못하였다. <그림 1> 엘리트주의 의사결정 모형 의사결정의 장 대통령 고위관료 이익집단 국회의원(공식적 대리인) 일반시민 둘째, 정보화시대 초기의 거버넌스형 의사결정 모형은 <그림 2>와 같다. 거버넌스 모 형에서는 의사결정의 장에 대통령과 고위관료, 이익집단 외에 시민단체가 부분적으로 참 여하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시민단체가 대통령이나 고위관료 그리고 이익집단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못하지만 엘리트 모형과는 달리 정부 의사결정의 파트너로서 부분적 인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이 모형에서도 일반 시민들의 정부 의사결정에 대한 참여는 제한되어 있다. 일반 시민들은 간접적인 대리인인 시민단체를 통한 정부 의사결정에의 참여가 핵심적인 참여 통로인데, 시민단체들은 일반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대변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와는 무관하게 특정한 가치나 이념을 위해 행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 이다. 이와는 별도로 시민들은 정부 웹사이트나 게시판을 통해서도 정부 의사결정에 부 분적인 참여를 할 수 있으나 그 영향은 매우 제한되어 있다.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 해 만들어 놓은 정부 웹사이트는 일반 포털사이트에 비해서 방문자수가 매우 적어 시민 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민들 사이에 그리고 시민들과 정부사이에 쌍방 향적 의사소통이나 토론이 이루어지지 않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고, 게시된 시민들의 121

한국지역정보화학회지 제13권 제3호 의견도 의사결정을 위한 참고자료나 여론동향 파악 수준에서 매우 형식적으로 활용되고 있어 공식적인 정부 의사결정의 장에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림 2> 거버넌스 의사결정 모형 의사결정의 장 대통령 고위관료 이익집단 시민단체(비공식적 대리인) 정부 웹사이트 정부 웹사이트 일반시민 셋째, 집단지성 의사결정 모형은 <그림 3>과 같다. 집단지성 의사결정 모형에서 일반 시민들은 개별적으로 활동하기보다는 웹2.0이 제공하는 인터넷 공간에서 집단지성을 형 성하여 정부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집단지성은 온라인상에서 정보와 지식의 교환, 토론과 논쟁을 통해서 의사결정의 엘리트들보다 과학적이고 전문적이며 합리적인 지식 을 생산해 내고, 이러한 지식을 활용하여 정부 의사결정에 관한 의제를 형성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기존 의사결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수정을 요구한다. 또한 공식적 의사결정의 주체들이 집단지성의 요구를 거부하거나 영향력을 배제하려 할 경우에는 온라인과 오프 라인을 망라한 다양한 집단행동을 통해서 정부 의사결정에 저항하거나 반발하며 수정을 위해 노력한다. 이때 집단지성은 기존의 거버넌스 모형과는 달리 정부 의사결정의 장에 일정부분 참여하게 되며, 직접적으로 의사결정의 공식적 주체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 다. 개별적인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웹2.0이 제공하는 공간에 들어가 집단지성을 구성하 는 하나의 세포가 되고, 이러한 수많은 세포들이 모여 정보를 수집하고 처리하고 가공함 으로써 집단지성을 만들어내고, 이러한 집단지성이 하나의 단일한 지성체로서 정부 의사 122 Journal of Korean Association for Regional Information Society

정보화가 정부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 미국산 쇠고기 수입 의사결정에 대한 인터넷 집단지성의 영향을 중심으로 결정에 참여하고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그림 3> 집단지성 의사결정 모형 의사결정의 장 대통령 고위관료 이익집단 집단지성 웹2.0 일반시민 2. 집단지성이 정부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 정부 의사결정에 집단지성이 영향을 미치는 과정은 다양하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다 음과 같은 과정을 통해서 집단지성은 정부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첫 번째 단계는 의사결정의 공식적 참여자들이 중앙지성(central intelligence)의 카르텔 을 형성하고 의사결정을 독단적으로 수행한다. 이때 일반시민들의 의견은 거의 배제된다. 중앙지성이 의사결정의 모든 권한을 분점한 채 인터넷 게시판이나 시민단체 등을 통해 올 라오는 시민들의 기대와 욕구를 무시한 채 독단적으로 정부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다. 두 번째 단계는 중앙지성의 일방적이고 독단적인 의사결정에 대한 반발로서 집단지 성이 출현하는 단계이다. 일반 시민들의 의견을 무시한 중앙지성의 의사결정에 대해서, 웹2.0이 제공하는 인터넷 공간, 특히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하는 다양한 토론공간에서 중앙지성 의사결정과정과 내용의 문제점에 대한 정보의 공유, 토론, 논쟁이 이루어지고, 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며, 이를 시정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등 을 결정해나가게 된다. 이러한 과정이 광범위하게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확산되어 나가면 123

한국지역정보화학회지 제13권 제3호 서 만들어지는 결과물이 집단지성이다. 집단지성은 중앙지성의 의사결정에 대하여 항상 출현하는 것이 아니다. 중앙지성의 의사결정이 독단적으로 이루어지고, 그 의사결정의 내용이 시민들의 이해와 요구에 현저히 반해야 하며, 그 의사결정에 대한 반발과 저항 그 리고 수정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광범위하고 활발한 참여가 있어야 한다. 세 번째 단계는 중앙지성과 집단지성의 대결이다. 5) 집단지성은 정부의 의사결정을 시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돌리기 위하여 다양한 대안들을 제시하고 수정을 요구한다. 이에 대하여 중앙지성은 기존의 의사결정 방식과 내용을 고수하려 한다. 따라서 양자간 의 갈등이 표출되고 대립이 격화되면서 투쟁과 대결이 발생하게 된다. 양자간의 대결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망라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는데, 그 양상은 두가지로 대별 된다. 하나는 온라인상에 주로 이루어지는 지식대결이고, 또 하나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을 넘나들며 이루어지는 세력대결이다. 온라인상에서 이루어지는 지식대결은 정부 의사 결정을 둘러싼 다양한 상황들에 대하여 양자간에 과학적인 정보와 지식을 동원하여 서로 의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대결이다. 중앙지성은 관료적인 전문성과 경험, 교육과 훈련을 통한 전문지식, 정책공동체를 동원한 과학적 지식을 동원하여 자신들의 의사결정이 보다 과학적이고 합리적이라고 주장한다. 반면에 집단지성은 다양한 일반시민들의 상식과 경 험 그리고 다양한 입장과 시각을 총동원하여 서로간의 대화와 토론, 수정과 보완을 거치 고 여기에 개개인의 보통지식에 집단적 직관과 창의성을 결합하여 중앙지성 의사결정의 비과학성과 비합리성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수정을 요구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을 넘나들며 이루어지는 세력대결은 집단지성의 온라인상에서의 서명운동, 반대의견 게 시운동, 반대댓글달기운동 등에 대하여 중앙지성의 게시판 폐쇄, 인터넷 실명제 강화, 네 티즌들에 대한 수사와 체포 등의 대응 등의 형태로 이루어지고, 오프라인 상에서는 집단 지성의 다양한 시위와 집단행동에 대하여 중앙지성의 원천봉쇄, 강제해산, 체포 및 구속, 손해배상 등의 형태로 이루어진다. 넷째, 집단지성과 중앙지성의 대결은 어느 지성이 좀 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가 하는 지식대결과 어느 지성이 좀 더 큰 힘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세력대결의 결과에 따라서 정 5) 조정환(2009: 248)에 의하면 중앙지성이란 집단지성에 대립하는 개념으로서 소수의 고위 의사결 정자가 모든 것을 결정하고, 나머지는 무조건적 무비판적으로 결정에 따르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 다. 모든 지성은 중앙 명령권자에게 주어져있고 조직과 체계는 그것을 관철시키는 구조이다. 전통 적으로 지배계급은 이러한 중앙지성에 의지해 왔다. 124 Journal of Korean Association for Regional Information Society

정보화가 정부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 미국산 쇠고기 수입 의사결정에 대한 인터넷 집단지성의 영향을 중심으로 부 의사결정이 영향을 받는다. 중앙지성이 승리할 경우 기존의 의사결정이 유지되는 반 면에 집단지성이 승리할 경우에는 기존의 의사결정의 폐지 또는 수정이나 보완이 이루어 진다. 이상의 과정을 그림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그림 4> 집단지성이 정부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 중앙지성의 의사결정(일방적이고 독선적인 형태) 집단지성의 출현(웹2.0이 제공하는 인터넷 공간) 중앙지성과 집단지성의 대결(지성대결과 세력대결) 정부 의사결정의 변화(폐지, 수정, 보완) 3. 사례 설정: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의사결정 집단지성은 정보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출현한 웹2.0과 함께 최근들어 크게 부각되고 있다. 이미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정부 의사결정과정이나 정치 과정에 집단지성을 활용하는 것이 보편화되어가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역시 2008년부터 정책공감 이나 드 림코리아 등을 통해서 정부 의사결정에 집단지성을 활용하려는 시도를 시작하였다. 특 히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사결정을 추진하게 되면 시민들이 이에 대한 반발로 집단지성을 형성하여 중앙지성에 대항하고 정부 의사결정을 바꾸어 나가려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노 무현 정부 초기인 2003년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미군 장갑차에 의한 효순 미선 사 망사건을 계기로 한 한미행정협정(SOFA) 개정,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태, 이명박 정부의 125

한국지역정보화학회지 제13권 제3호 대운하 반대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위의 사례들은 모두 정부의 의사결정이나 정치권 의 의사결정이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이루어졌거나 시민들의 기 대와 요구에 현저히 반하여 이루어짐으로써 시민들이 집단지성을 형성하여 정부 의사결 정에 직접적으로 대항하여 수정을 요구한 사례이다. 집단지성이 정부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사례로서 본 연구에서는 2008 년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미국산 쇠고기 수입 의사결정을 선택하였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가장 최근에 일어난 중앙지성과 집단지성간의 대결이라는 점이다. 물론 현재 에도 4대강 사업 등을 둘러싼 중앙지성과 집단지성의 대립이 진행중이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의 경우 일반시민들 사이에서도 찬성과 반대가 엇갈려 대다수 국민들이 참여하고 동 의하는 집단지성의 사례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둘째, 엘리트 모형에 의거한 중앙지성 의 일방적이고 독단적인 정부 의사결정의 가장 전형적인 사례라는 점이다. 미국산 쇠고 기 수입의 경우 경제성장과 미국과의 우호관계 강화를 위해 노력하는 대통령, 이를 뒷받 침하는 외교통상부와 농림수산식품부 고위관료들, 그리고 한미 FTA를 통해 대미수출 증 대와 경제적 이익 강화를 노리는 대기업 이익집단이 카르텔을 형성하여 시민들의 반대의 견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 타결이라는 의사결정을 진행하였기 때 문이다. 셋째, 집단지성이 가장 대규모로 광범위하게 형성되었고 장기간에 걸친 활동을 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중앙지성과의 대결이 가장 치열하였다는 점이다.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의사결정에 대하여 성별, 연령, 계층, 지역을 불문하고 거의 대 다수의 모든 국민들이 문제의식을 갖고 의사결정의 철회와 수정을 요구하였고, 이 과정 에서 온라인상에서 수많은 토론과 논쟁이 있었고, 오프라인 상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거 리로 몰려나와 촛불을 들고 정부의 일방적 결정에 항의를 하였으며, 이러한 대결이 몇 개 월에 걸쳐서 지속되었다는 점이다. 넷째, 양자간의 대결에서 집단지성이 승리하였으며, 그로 인하여 정부 의사결정이 시민들의 기대와 요구에 맞게 수정되었다는 점이다. 정부 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하여 최초의 합의를 번복하고 미국과의 재협상을 통해서 국민들이 요구하는 기준에 어느정도 부합하는 새로운 합의를 도출해냄으로써 의사결정 을 수정하였다. 126 Journal of Korean Association for Regional Information Society

정보화가 정부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 미국산 쇠고기 수입 의사결정에 대한 인터넷 집단지성의 영향을 중심으로 4. 자료수집 및 분석방법 본 연구의 자료수집 방법으로는 주로 문헌분석 방법을 활용하였다. 미국산 쇠고기 수 입과 이로 인한 촛불집회와 관련한 신문과 방송보도, 잡지의 기사를 일차적으로 수집하 여 분석하였으며, 이를 좀 더 심도있게 분석하고 논의하고 있는 전문학술지의 학술논문, 그리고 다양한 관점에서 세밀하고 구체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단행본 자료들을 수집하여 분석하였다. 수집된 자료의 분석방법은 계량적인 방법보다는 질적인 방법을 활용하였다. 질적인 방법 중에서도 주로 내용분석방법을 활용하였다. 질적 분석방법을 활용한 이유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의사결정이 이루어진 과정, 집단지성이 형성된 과정, 집단지성과 중앙지성 의 대결과정, 집단지성의 승리와 이로 인한 정부 의사결정의 변화과정 등 주요 사안에 대 한 과정을 심도있게 분석하고 논의하기 위해서는 정형화된 계량적 분석방법보다는 심층 적인 질적 분석방법이 보다 적절하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Ⅳ. 사례분석: 미국산 쇠고기 수입 의사결정과정과 집단지성의 역할 1. 최초의 의사결정 1) 노무현 정부의 의사결정: 거버넌스 모형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는 이명박 정부 이전에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한미간에 첨예 한 사안이었다. 노무현 정부는 2003년 미국에서 광우병 발병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였지만 한미 FTA 체결이라는 현안과제 앞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계속 거부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었다. 대미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제상황에서 미국과의 FTA 체결은 불가피하였으며 미국은 FTA 체결의 선결조건 중의 하나로 쇠고기 시장 개방 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FTA 소비자대책위, FTA 농축수산비상대책위 등의 시민단 체들은 국민의 건강과 농업의 희생을 전제로 추진되는 한미 FTA 협상에 반대하며, 특히 127

한국지역정보화학회지 제13권 제3호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다는 보장이 없다며 강한 거부감을 보였다. 이러 한 상황에서 FTA 체결과 국민의 안전이라는 두가지 조건 사이에 적절한 타협을 하지 않 을 수 없었고, 그 결과로 나타난 것이 2006년 30개월령 미만 뼈없는 쇠고기에 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을 제외한 30개월 미만의 살코기만 수입하되, 뼈조각이 발견될 경우 즉각 전량 반송하는 조건이었다. 그 후 2007년 4월 한미 FTA 협상이 타결과 함께 30개월 미만의 살코기만 수입하되, 통관시 쇠 고기에 뼈조각이 발견될 경우 그 상자만 반송하고 나머지는 수입을 허용하는 쪽으로 수 입조건을 다소 완화시켰다. 노무현 정부 시절 미국산 쇠고기수입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주요 주체들의 입장은 매 우 다양하였다. 대통령과 외교통상부 및 농림수산식품부의 고위 관료들은 한미동맹 강 화, 미국과의 우호 유지, 한미 FTA를 통한 경제성장으로 공약실천 및 대국민지지 확보 등 을 위하여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을 희망하였다. 반도체,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대기업 과 쇠고기 수입 유통업체를 비롯한 이익집단들도 한미 FTA체결과 쇠고기 수입개방으로 수출증대와 이윤창출을 위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을 지지하였다. 반면에 농민단체와 소비자단체 등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 그리고 국내 농축산업의 보 호를 위하여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입장을 견지하였으며, 특히 광우병 위험물질이 포 함된 쇠고기의 수입에는 절대적인 반대의견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일반 시민들은 미국 과의 FTA협상 타결을 통해 수출증대와 경제성장을 바라면서도 광우병 위험물질이 포함 된 쇠고기 수입에는 명확한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었다. 최종적인 의사결정은 거버넌 스 모형에 입각하여 이루어졌다. 의사결정 주체들과 시민들의 입장이 적절히 조정되고 타협되어 광우병 위험물질(SRM)을 제외한 30개월 미만의 살코기만을 수입하기로 하였 기 때문이다. 2) 이명박 정부의 의사결정: 엘리트 모형 미국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전부터 2007년 체결된 한미 FTA의 의회 비준을 위한 선결 조건으로 쇠고기 시장 전면 개방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2008년 3월 출범한 이명박 정부는 2008년 4월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한 여세를 몰아 2008년 4월 11일 한미 쇠고기 협상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4월 18일 한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128 Journal of Korean Association for Regional Information Society

정보화가 정부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 미국산 쇠고기 수입 의사결정에 대한 인터넷 집단지성의 영향을 중심으로 불과 일주일만에 쇠고기 협상의 타결로 쇠고기 시장 전면 개방을 발표하였다. 사실상 연 령과 부위에 제한없이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한다는 것으로서 노무현 정부에서 30개월 미 만의 살코기만을 수입한다는 입장에서 크게 후퇴한 것일 뿐만 아니라 일본이 20개월 미 만의 광우병 위험물질(SRM)을 제거한 쇠고기만 수입한다는 것과 비교했을 때 대단히 파 격적이고 굴욕적인 결과였다고 할 수 있다. 6) 또한 협상 시작부터 타결까지 1주일밖에 소 요되지 않았으며, 이 과정에서 일반시민들은 물론이고 시민단체들의 의견은 철저하게 배 제된 채 정부가 일방적으로 협상을 타결하고 그 결과를 공표한 것이다. 특히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져있을 때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에서 쇠고기 관련 긴 급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상회담 시한에 맞추어 이대통령의 결단에 의해 타 결된 협상 이라는 의혹까지 증폭되었다(고종원 외, 2009: 277).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과 수입 의사결정은 명백한 엘리트 모형에 입 각하였다. 행정부수반과 고위관료들, 대미수출기업들, 쇠고기 관련기업들간에 폐쇄적인 정책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졌 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일반 대중은 철저하게 배제된 채 쇠고기 수입 의사결정이 이루 어진 이후에 일방적으로 통보를 받았을 뿐이다. 엘리트들의 동맹에 의해 쇠고기 수입이 결정됨으로써 일반 대중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모든 대의시킬 가능성이 원천적으로 차단 된 것이다(조정환, 2009: 91). 2. 집단지성의 형성 이명박 정부의 일방적인 미국산 쇠고기 수입 결정은 그 발표와 함께 수많은 시민들을 6) 협상결과에 의하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2단계로 나누어 이루어진다. 1단계에서는 30개월 미만 의 쇠고기를 수입하되, 편도(목 안쪽 부위)와 소장 끝 부분 등 광우병 위험물질(SRM) 2개 부위를 제외한다. 2단계로 미국이 동물성 사료 사용금지 조치를 강화할 경우 연령제한을 없애기로 하였 다. 대신 30개월 이상의 소의 뇌, 머리뼈, 등골 등 SRM 7개 부위는 제외토록 하였다. 이는 OIE가 정 한 SRM 권고를 그대로 따른 것이다. 2단계 시행의 조건인 강화된 동물성 사료 금지 조치 의 공표 는 4월 25일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새로운 규정을 관보에 게재함에 따라 곧바로 충족되었다. 이에 따라 안창살, LA갈비, T본 스테이크, 우족, 꼬리, 안심, 내장 등이 소의 나이와 관계없이 수입 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할 경우 이전에는 즉각 수입을 중단할 수 있도 록 돼 있었으나, 새로운 협상에서는 OIE가 위험통제국 지위를 해제할 경우에만 수입을 중단할 수 있게 됐다(고종원 외, 2009: 277). 129

한국지역정보화학회지 제13권 제3호 집단지성으로 결집하는 현상을 초래하였다. 광우병 위험물질이 포함된 쇠고기가 무제한 으로 수입된다는 사실 앞에서 수많은 일반 시민들은 분노하고 반발하였다. 그 이유는 크 게 2가지이다. 하나는 광우병 위험에 대한 공포와 자신들의 건강을 지키고자 하는 욕구이 고, 다른 하나는 국민들의 의사에 반해 일방적인 의사결정을 한 정부에 대한 배신과 반감 때문이었다. 시민들의 저항과 반발은 곧바로 인터넷 공간을 통해서 폭발적으로 표출되었다. 특히 참여 개방 공유를 특징으로 하는 웹2.0공간에서 수많은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은 정부의 쇠고기 수입 의사결정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토론하고, 논쟁하면서 서서히 집단지성 을 형성해 나갔다. 불특정 다수의 일반 시민들이 인터넷을 통해 집단지성으로 결집해 나 가는 것은 인터넷 이용자수의 증가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2008년 4월 18일 쇠고기 수 입협상이 타결된 이후 2008년 5월까지 전 연령대에 걸쳐 인터넷 사용시간이 3.2% 증가하 였고, 사이트 방문객수도 12.8% 증가하였다(이원태 외, 2008: 15). 가장 대표적인 사이트 인 다음 아고라의 예를 보면 트래픽 추이가 쇠고기 협상 전과 비교하여 쇠고기 협상 후에 급속히 증가하였다. 7) <표 1> 다음 아고라 트래픽 추이 구분 4월 1주 5월 1주 증가율 주간 페이지 뷰 81,132,598 뷰 186,994,139 뷰 130.5% 주간 순방문자 수 2,309,671 명 3,399,528 명 47.2% 자료: 조화순 외(2009: 53)을 요약 재구성 시민들이 인터넷 공간을 통한 집단지성의 형성은 몇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첫째, 활 동공간의 다양성이다. 정부나 정당 또는 언론사와 포털사이트 등 전통적인 의사소통 사 이트 이외에 비정치 사이트인 82cook(요리 육아), 엽혹진(연예인 정보), 디시인사이드(사 진), 마이클럽(여성), DVD프라임 & Cook(요리), U-MOM(주부), MBL Park(야구), 소울드 레서(패션), 새틴(화장품), 쌍코(성형수술정보공유), SLR클럽(인터넷 사진), 레몬테라스 7) 미국산 쇠고기 수입 의사결정에 대한 집단지성의 결집은 4월 18일 이후에 완만하게 이루어지다 4 월 29일 MBC PD수첩을 통해서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이 보도된 이후에 급격한 상승을 보 였다. 이는 시민들의 광우병 위험에 대한 막연한 불안과 정부에 대한 분노가 PD수첩 방송을 계기 로 점화되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130 Journal of Korean Association for Regional Information Society

정보화가 정부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 미국산 쇠고기 수입 의사결정에 대한 인터넷 집단지성의 영향을 중심으로 (인테리어) 등에서도 활발한 정보공유와 토론 등을 통해서 집단지성을 형성해 나갔다(이 원태 외, 2008: 15). 시민들이 모이는 온라인 공간은 모두 집단지성의 형성 공간이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둘째, 집단지성 형성에 참여하는 시민들도 매우 다양하였다. 중고생 부터 주부, 회사원, 노동자, 취업준비생에 이르기까지 직업, 연령, 성별, 계층, 종교 거의 모든 국민들을 망라하고 있다. 기존의 시민운동이나 사회운동이 주로 농민, 노동자, 대학 생, 지식인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것과 비교할 때 집단지성을 형성해나가는 일반 시민 들은 생각, 욕망, 기질, 성향, 경험 등에서 엄청난 다양성을 보여주었다(조정환, 2009: 111 ~112). 또한 이들은 정당이나 시민단체나 특정 엘리트 집단에 의해서 동원되고 통제되고 선도되는 기존의 대중 과는 달리 자율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스스로 움직이고 행동하 고 참여하는 자율적 주체들이었다. 이들은 국가로부터 생명권과 건강권을 거부당했고 의 사결정에서 배제되었다는 측면에서 국민이라 할 수 없고, 불특정 다수의 개인들의 집합 이지만 선도되고 통제되고 이끌려다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율성과 독립성을 가지고 움직인다는 점에서 대중이 아니며, 연령과 직업과 계층 등이 너무 다양하다는 점에서 계 급이 아니었다. 이들은 집단지성이었다(조정환, 2009: 131~134). 시민들이 집단지성을 형성해 나가는 첫 번째 과정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의사결정에 대한 정보를 다양한 인터넷 사이트에 전파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협상의 과정, 협상의 내 용, 외국의 사례 등에 대한 정보의 전파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다음 단계는 쇠고기 수입과 관련하여 시민들이 자신들의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는 단계이다. 각 인터넷 사이트 게시 판이나 토론방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하여 자신의 의견을 올리는 것이 활성화된 다. 다음 단계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광우병 위험에 대한 토론과 논쟁이다. 게시된 글에 대하여 댓글형식으로 수많은 참여자들이 타인의 의견에 대한 찬성과 반대, 수정과 보완 등의 방식으로 실시간 토론을 벌이고 논쟁을 벌인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일반 시민들 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광우병 위험에 대한 지식의 수준과 인식이 확대되고 심화된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지식의 집적과 행동방안의 도출이 이루어진다. 다양한 관점의 수많은 참가자들의 상식과 경험과 지식이 어우러져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문제점, 광우병 위험 정도, 협상과정의 문제점, 협상내용의 문제점 등에 대하여 고도의 전문적인 지식이 만들 어진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행동방안이나 노선들이 도출된다. 131

한국지역정보화학회지 제13권 제3호 3. 집단지성과 중앙지성의 대결 1) 지식대결 미국산 쇠고기 수입 의사결정과 관련한 집단지성과 중앙지성의 대결은 온라인상에서 의 지식대결과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하는 세력대결로 대별된다. 지식대결은 미국산 쇠고 기의 광우병 위험에 대한 중앙지성과 집단지성간의 과학과 합리성의 대결이다. 시민들은 다음 아고라 등을 중심으로 정보와 지식의 공유와 집적, 대화와 토론, 논쟁 등을 통해서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과 협상의 문제점에 대한 과학적 지식을 생산 전파해 냈 고, 이를 활용하여 정부 주장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반박하는 형태로 이루어졌다. 첫째,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물질(SRM)에 대해서 우리정부는 OIE의 기준에 따 라서 편도와 소장 끝을 수입에서 배제하였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주장하였지만, 집단지성 은 광우병 위험물질에 대해서는 OIE의 기준이 절대적일 수 없으며, EU와 일본의 기준에 는 편도와 소장 끝 이외에도 십이지장~직장, 장간막, 두부(혀, 볼살 제외), 척수, 등뼈 등도 광우병 위험물질로 포함되어 있어 우리정부가 소의 내장이나 등뼈 등을 수입하기로 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였다(고종원 외, 2009: 284). 둘째, 광우병 발병 확률에 대해서도 우리정부는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1억명당 1명으로 사스(SARS)나 조류독감, 결핵, 말라리아 등에 비해서 매우 낮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집단지성은 위험을 확률로만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불확실성, 재앙의 정도, 통제가능성, 형평성, 후속세대에의 영향 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하 여 평가하기 때문에 광우병의 위험을 확률로만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으며(홍성욱, 2008), 또한 한국인이 서양인에 비해서 광우병에 취약한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고, 광우병 의 치사율이 100%이며, 잠복기간이 10~50년이나 되고, 미국은 도축되는 소의 0.1%만을 광우병 검사하기 때문에 현재의 데이터만으로 광우병 발병 위험확률을 따지는 것은 무의 미하다고 반박하였다. 셋째, 소의 연령에 대해서도 우리정부는 30개월 이상의 소라 할지라도 광우병 위험물 질(SRM)을 제외하면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나, 집단지성에서는 우리와 유사한 유전자와 환경을 가진 일본의 경우 20개월 미만의 쇠고기만을 수입하고 있고, 지금까지 광우병이 발병한 대부분의 소가 30개월 이상이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132 Journal of Korean Association for Regional Information Society

정보화가 정부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 미국산 쇠고기 수입 의사결정에 대한 인터넷 집단지성의 영향을 중심으로 넷째, 우리정부는 현재의 협상결과만으로도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병시 충분히 통제 가능하다고 주장하였으나, 집단지성은 미국에서 광우병이 추가 발생해도 우리정부가 즉 각 수입중단조치를 취할 수 없고, 미국정부의 강화된 사료조치 를 오인하여 미국 내수용 쇠고기보다 완화된 조건으로 협상을 하였다는 비판을 하였다(고종원 외, 200: 279). 이 밖에도 광우병의 종간 교차감염, 소의 연령구분을 위한 치아감별법, 다우너 소에 대한 대책, 다른 해외국가의 광우병 대책과 쇠고기 수입조건 등에 대해서도 중앙지성이 알지 못하거나 미처 생각하지 못한 다양하고 구체적이며 과학적인 전문지식을 집단지성 은 지속적으로 생산해 내면서 중앙지성의 지식의 빈곤과 허술함을 공격하였다. 2) 세력대결 집단지성과 중앙지성간에 온라인상에서의 지식대결 못지않게 오프라인 상에서의 세 력대결도 치열하게 이루어졌다. 오프라인상에서의 세력대결은 온라인상에서 집단지성 을 결성한 시민들이 정부의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의사결정에 반대하 고 재협상을 통한의사결정의 수정을 요구하기 위한 촛불시위로 나타났다. 8) 촛불시위의 주요 특징을 살펴보면, 규모면에서 초기 몇 천명에서 시작되어 시위의 절 정기에는 수십만명이 넘는 참가자를 보였으며, 지역적으로도 전국은 물론이고 해외의 주 요 교포사회로까지 확산되었다. 시위에 참여하는 계층도 10대의 중고등학생부터 어린아 이를 유모차에 태운 주부, 직장인, 노인 등으로 다양했고, 연인끼리, 가족끼리, 친구끼리, 직장동료끼리 참여하는 경우도 매우 많았다. 촛불시위의 전개도 특정한 단체나 인물에 의해 주도되기보다는 다음 아고라 에서의 다양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토론과 합의를 통 해서 자율적이고 창조적으로 이루어졌다. 9) 또한 촛불시위의 참가자들은 핸드폰과 인터 8) 이들은 오프라인상에서 촛불집회를 열기 이전에 온라인상에서부터 정부의 쇠고기 수입 의사결정 에 반하는 운동을 시작하였다. 쇠고기 협상타결 다음날인 2008년 4월 19일부터 이명박 대통령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와 청와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쇠고기 전면 개방을 반대 항의하는 수만 건의 게시글과 방명록이 작성되어 4월 30일에는 방문객의 글쓰기 기능을 폐쇄하기에 이르렀고, 다음 아고라 를 통한 이명박 대통령 탄핵서명에는 4월 29일 10만명이 서명하였고 5월 2일에는 50 만명을 넘어섰다. 그 후 오프라인 상에서 5월2일 10대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촛불시위는 100일 이상 지속되면서 최대규모의 반정부 시위로 성장하였고, 결과적으로 정부의 국정운영 마비 와 쇠고기 재협상을 유도하였다(조화순 외, 2009). 9) 광우병 대책회의 등 일부 시민단체가 촛불시위를 주도하려 하였으나 사실상 실패하였으며, 촛불 시위는 자연스럽게 참여자들의 자율과 창의에 의해서 이루어졌다(고종원 외, 2009). 133

한국지역정보화학회지 제13권 제3호 넷으로 연결된 하나의 거대한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촛불시위의 내용을 휴대폰과 디카 등으로 실시간으로 촬영하여 인터넷으로 중계를 하면서 공유를 도모하였다는 점에서 온 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계가 긴밀하였다. 이에 대하여 정부와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는 중앙지성은 촛불시위의 참가자들을 광 우병 괴담 에 현혹되거나 배후세력 에 의해서 조정되는 무지한 대중으로 취급하였으며 인터넷과 다음 아고라 는 괴담을 유포하고 정보전염병을 확산시키는 독 이라고 규정하 였다. 집단지성에 대한 대처는 오프라인상의 시위를 막기 위한 원천봉쇄와 강경진압 그 리고 체포와 구속, 손해배상 청구 등이었고, 온라인상의 활동을 억압하고 통제하기 위한 인터넷 실명제 강화, 허위사실 유포 처벌, 게시판 폐쇄 등이었다. 그러나 촛불시위에 참여 하는 시민들의 동기와 의도를 잘못 파악하고, 잘못된 해결책을 제시하며, 시민들과 소통 하고 협력하기보다는 무시하고 통제하려는 일방통행식 의사결정 행태는 집단지성의 세 력을 감당해내지 못하고 결국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쇠고기 수입 재협상이라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4. 집단지성의 승리와 정부 의사결정의 변화 집단지성과 중앙지성간의 온라인상에서의 지식대결과 오프라인상에서의 세력대결 은 집단지성의 승리로 나타났다. 광우병 위험과 쇠고기 협상에 대한 중앙지성의 허술하 고 미흡한 지식은 집단지성에 의해서 철저하게 검증되고 반박됨으로써 미국산 쇠고기 수 입 의사결정의 논리적 기반을 상실하게 되었으며, 오프라인상에서의 집단지성의 광범위 한 시위는 우리정부로 하여금 미국과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하도록 하였다. 결국 이명박 정부의 중앙지성은 <표 2>와 같이 집단지성의 요구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의사결정 을 수정하게 된 것이다. 134 Journal of Korean Association for Regional Information Society

정보화가 정부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 미국산 쇠고기 수입 의사결정에 대한 인터넷 집단지성의 영향을 중심으로 <표 2> 미국산 쇠고기 수입 의사결정의 변화 구분 2006년 2008년 최초합의(4월 18일) 추가협의(5월 20일) 추가협상(6월 20일) 뇌, 눈, 머리뼈, 척수, 등 특정위험물질 뼈, 편도, 소장끝 등 7개 (SRM) 범위 SRM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 허용여부 30개월 미만 쇠고기 수입 허용여부 허용 안됨 30개월 미만: 편도, 소장끝 등 2개부위 변동없음 30개월 이상: 편도, 소장끝, 머리뼈, 뇌, 눈, 등뼈, 척수, 변동없음 등배신경절 등 8개부위 30개월 이상에서 등뼈의 횡 극돌기, 천추 정중천골능선, 삼차 신경절 등은 SRM에서 제외 SRM 제외한 부위는 수입 허 용 변동없음 변동없음 30개월 이상에서 등뼈의 횡 극돌기, 천추 정중천골 능선, 삼차 신경절 등을 변동없음 SRM에 포함(한미 기준 일 치) 변동없음 뼈없는 살코기만 허용. 횡 SRM 제외한 부위는 수입 허 격막, 혀, 볼살, 분쇄육, 변동없음 용 육가공품 등 제외 미국 광우병으로 한국민 건 미국 역학조사 후 협의. OIE 강이 위험에 처한다고 판단 미국 광우병 발생시 조치 즉각 수입중단 가 위험통제국 지위 해제할 될 경우 한국정부가 수입 변동없음 경우에만 중단 중단할 수 있음을 미국이 인정 수입위생조건 위반시 비고 전량 반송 폐기. 해당 수출 작업장 선적 중단 2회이상 위반하면 수출 중단 될 수 있음(중단의 주체와 절 변동없음 차가 불명확)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신 뢰가 회복될 때까지 허용 안됨, 품질관리시스템평가 (QSA)에 의한 규제 감독 머리뼈, 뇌, 눈, 척수 등 4 개 부위 수입될 경우 반송 가능 2회이상 위반시 한국정부 가 해당 작업장의 수출중 단 요구할 수 있고, 미국정 부는 즉각 시행 LA 갈비, T본 스테이크 (등뼈), 우족, 안심, 내장 내장, T본 스테이크 가능 내장, T본 스테이크 가능 내장, T본 스테이크 가능 등 금지 자료: 고종원 외(2009: 288) 5. 사례분석 결과의 종합 및 시사점 이상에서 엘리트 중심의 중앙지성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정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의 사결정에 대해서 일반 시민들이 어떻게 집단지성을 형성하고 어떻게 중앙지성에 맞섰으 며 그 결과 어떠한 의사결정의 변화를 유도해 냈는가를 살펴보았다. 집단지성이 정부 의 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위의 사례는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135

한국지역정보화학회지 제13권 제3호 첫째, 웹2.0을 기반으로 하는 인터넷 공간의 확산과 스마트폰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의 광범위한 보급은 집단지성이 형성될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을 제공하고 있다. 정보통신기 술로 무장한 시민들은 정부의 잘못된 의사결정 뿐만 아니라 모든 주요한 사안에 대해서 는 언제든지 집단지성을 형성하여 대안을 탐색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 둘째, 위의 사례는 고등교육을 받고 전문성과 경험을 겸비한 소수의 엘리트 지성이 만 들어내는 지식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일반적인 경험과 상식을 가진 일반시민들이 광범위 한 네트워크를 통한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통해서 자율적이고 창조적으로 만들어내는 지 식이 보다 더 과학적이고 합리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다양한 문제들이 주어 졌을 경우 한 개인이 집단보다 일관되게 나은 결과를 지속적으로 내릴 가능성은 거의 없 으며, 때로는 집단 전체가 집단에 속한 가장 똑똑한 사람보다 더 현명한 판단을 내린다는 서로위키의 주장과 맥을 같이 한다(서로위키, 2005: 11). 셋째, 집단지성이 활성화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한 지식정보사회에서 정부의 의사결 정이 시민들의 요구와 이해를 벗어나 엘리트주의에 입각하여 일방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시민들은 언제든지 집단지성을 형성하여 중앙지성과 지식대결 및 세력대결을 벌일 수 있 고 엘리트보다 뛰어난 지성과 감성 그리고 창조성을 통하여 정부의 잘못된 의사결정을 수정하고 보완하고 반박할 수 있다. 이것은 향후 정부 의사결정의 패러다임이 중앙지성 에 의한 능률성 및 효과성 중심에서 벗어나 집단지성에 의한 민주성 및 투명성 중심으로 이동해 갈 수 밖에 없음을 나타낸다. 셋째, 집단지성의 출현은 개별적인 독립체로서의 일반시민들이 공식적 대리인인 국 회의원이나 비공식적 대리인인 시민단체 등을 통하지 않고 직접 정부 의사결정에 참여하 거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으로 해서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고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개별적인 시민들은 더 이상 엘리트들에 의해 조작되고 통제되고 동원되며 대의되는 우둔한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 하고 행동하는 똑똑한 존재가 된다는 것이다. 넷째, 정부 의사결정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품질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사후적으로 집 단지성에 밀려 기존 의사결정을 수정 보완하기보다는 사전적으로 의제형성단계부터 집 단지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집단지성 의사결정 모형을 적극 채택하여 의제형성, 대안탐색 및 평가, 의사결정, 집행, 평가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집 단지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의사결정의 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 의사결정에 대한 136 Journal of Korean Association for Regional Information Society

정보화가 정부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 미국산 쇠고기 수입 의사결정에 대한 인터넷 집단지성의 영향을 중심으로 시민들의 만족도와 수용도를 높이고 더 나아가 정부신뢰도 제고해야 함을 의미한다. Ⅴ. 결 론 본 연구는 정보화가 정부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중에서도 특히 웹2.0에 기반한 집단 지성이 정부 의사결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의사결정 의 사례를 통해서 고찰하였다.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이루어진 미국산 쇠고기 수입 의 사결정은 시민들의 요구와 바람을 무시하고 배제한 전형적인 엘리트주의 의사결정이었 으며, 곧바로 시민들이 만들어낸 집단지성의 저항과 반발에 직면하여 결국 재협상을 통 한 의사결정의 수정으로 일단락되었다. 이것은 지식정보화와 민주화가 성숙된 현대사회 에서 과거의 엘리트모형에 입각하여 중앙지성이 만들어내는 일방적인 의사결정은 웹2.0 공간을 무대로 활동하는 수많은 일반시민들이 만들어내는 집단지성의 과학적인 반박과 저항에 의해 수정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개개인으로서는 나약하고 평범한 시 민들이지만 이들이 온라인 공간에서 수많은 연결과 상호작용과 공유를 통해서 만들어내 는 집단지성은 그 어떤 엘리트보다 더 똑똑할 있고, 어떠한 엘리트보다도 더 합리적이고 과학적이며 민주적인 의사결정을 이루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정부 의사결정의 시 행착오를 줄이고 과학성과 합리성을 제고하며 시민들의 수용성을 확보하고 정부신뢰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의사결정과정의 초기단계인 의제설정부터 의사결정의 전 과정에 걸 쳐서 적극적으로 집단지성을 참여시키고 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궁극적으로는 의사 결정의 패러다임을 엘리트 모형에서 집단지성 모형으로 전환해야 함을 의미한다. 본 연구는 정부 의사결정에 미치는 순기능에 초점을 맞추어 논의를 전개하였다. 그러 나 실제로 일반시민들이 언제나 이성과 합리성에 기반하여 행동하지는 않으며, 언제나 건전한 집단지성을 형성하는 것도 아니다. 인터넷 공간에서 시민들은 여전히 평범하고 똑똑하지 못한 보통의 개별적인 존재들로 남을 수도 있고, 순식간에 감정과 분노로 뭉친 폭도 로 변할 수도 있다. 실제로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와 관련해 서도 시민들은 똑똑한 집단지성을 형성하여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행동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근거없는 주장에 휩쓸려다니는 우매한 대중의 면모도 보여줬고 군중심리에 비이성적으로 행동하는 폭도로서의 면모도 보여줬다. 관건은 어떻게 시민들을 우매한 중 137

한국지역정보화학회지 제13권 제3호 생이나 폭도가 아닌 건전한 집단지성으로 결집시킬 수 있으며, 어떻게 정부 의사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가에 있다. 그 근본은 대화와 소통, 참여와 공유를 바탕으 로 한 정부와 시민들간의 신뢰가 될 것이다. 참고문헌 고종원 이한우 최규민(2009). 촛불에 길을 잃다. 나남. 김석준 외(2000). 뉴거버넌스 연구. 대영문화사. 노화준(2007). 정책학 원론. 박영사. 만하임(2009). 한국의 집단지성과 조우하다 - 2008년 촛불집회를 중심으로. http://zenovelist.tistory. com/764(검색일: 2010. 9.5). 명승환 최영훈 허철준(2007), 정보기술이 정책결정과정에 미치는 영향: 주요 광역자치단체 공 무원의 인식변화를 중심으로, 한국행정학보 41(4). 박치성 명성준(2009). 정책의제 설정과정에 있어 인터넷의 역할에 관한 탐색적 연구-2008년 미 국산 쇠고기 재협상 사례를 중심으로-. 한국정책학회보 제18권 3호. 백정미(2007), 정보화가 의사결정 신속성에 미치는 영향 연구: 대통령 비서실을 중심으로, 현 대사회와 행정 17(2). 유 훈(2009). 정책변동론. 대영문화사. 윤상오(2003). 전자정부의 시민참여에 관한 연구. 한국정책과학학회보 제7권 1호. 윤주명(2000). 행정의 대응성과 시민참여. 한국행정학회 세미나 발표논문집. 이승종(1997). 지역주민참여의 활성화 방안. 한국지방자치학회보 제9권 제2호. 이우권(2001). 시민 참여민주주의와 CGM의 적용가능성. 한국정책학회 추계학술대회 발표논문집. 이원태 홍순식(2008). 웹2.0시대의 의사결정방식의 변화와 정책적 함의. KISDI 이슈리포트 08-20. 이원태 차재권 홍순식(2008). 웹2.0시대의 의사결정방식의 변화와 정책적 대응방안. KISDI 기 본연구 08-06. 정국환 권성미 정충식 홍필기(2006), 21세기 한국 메가트렌드 시리즈4: IT 고도화에 따른 미래 공공조직 구현 방안,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제임스 서로위키(2005). 대중의 지혜: 시장과 사회를 움직이는 힘. 랜덤하우스코리아. 조정환(2009). 미네르바의 촛불. 갈무리. 조화순 송경재(2004), 인터넷을 통한 시민 정책참여: 단일이슈 네트운동의 정책결정 과정, 한 138 Journal of Korean Association for Regional Information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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