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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ion:

전통시대 밥상머리 교육 콘텐츠 개발 및 활용방안 연구 박현모 한국학중앙연구원 1. 전통시대 밥상머리 교육 콘텐츠의 개발 포인트 1.1 왜 밥 먹을 때 얘기하지 말라고 했을까 밥 먹을 때 얘기하지 마라. 우리나라의 식사예절로 흔히 생각되는 이 말을 내가 들은 것은 어느 정도 자라서였다. 필자는 속으로 밥 먹을 때 얘기하면 음식물이 튈 수 있으니 조심하란 얘기겠지 정도로 생각했다. 그러다가 대학에 들어가서 서양 사람들은 식사하면서 대화를 즐긴다는 말을 듣고 다소 혼란에 빠졌다. 묵묵히 자기 밥만 먹는 모습보다는 즐겁게 대화를 나누면서 식사하는 모습이 한결 좋아보였다. 게다가 필자가 경험한 가족식사 자리도 묵묵히 자기 밥만 먹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어른 먼저 와 아버지가 밥을 뜨신 다음에 식사가 시작되는 분위기는 사실이었지만, 우리 식탁에는 늘 여러 가지 대화의 꽃이 피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얼마 전부터 밥 먹을 때 얘기하지 마라 는 말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 궁금해졌다. 고전을 찾아본 결과 그 말은 논어 에 기원을 두고 있었다. 공자께서 말한 밥을 먹을 땐 말을 하지 않았고, 잠 자리에 들어서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食 不 語, 寢 不 言 ). 1) 라는 구절이 그것이다. 밥 먹을 땐 밥만 먹고 잠잘 땐 잠만 자는 것이, 공자의 생활습관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바로 이어지는 말이 눈에 띄었 다. 비록 거친 밥에 푸성귀 국일지라도 꼭 감사기도를 드린 다음에 숟가락을 들었다. 2) 라는 말이 1) 논어( 論 語 ) <향당( 鄕 黨 )> 제8장. 2) 雖 疏 食 菜 羹 瓜 [ 必 ] 祭 必 齊 如 也. 이 번역은 배병삼 교수의 책을 따랐다. 공자께서 밥 먹을 때 말하지 않았다 전통시대 밥상머리 교육 콘텐츠 개발 및 활용방안 연구 239

그것이다. 여기의 감사기도 라는 말은 고수레[ 瓜 祭 ] 라는 말의 의역인데, 음식을 먹기 전에 조금씩 떼어 놓고 감사드리는 것, 특히 야외일 경우엔 산이나 들판에 곡식을 떼어 던지며 고수레 하며 외 치는 것을 말하는데, 음식을 내려준 하늘과 땅에 감사하는 마음을 표시하는 오래된 행위를 말한다. (어떤 분은 그것이 밥상머리에서 주기도문을 외우면서 감사하는 것과 똑같은 몸가짐이자 마음가짐 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3) ) 다시 말해서 공자는 식사할 때 묵묵히 음식만 꾸역꾸역 먹으라는 말이 아니라, 하늘과 땅에 감사 하는 마음으로 밥을 먹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던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한 동양철학자는 먹는 일 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음식을 무심코 먹지 마라. 음식을 먹을 때는 자신이 먹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한다. 몸과 음식이 만나는 지점을 놓치지 말고 붙잡고 있어야 한다. 옛 어른이 그래서 밥 먹을 때는 말을 하지 말라고 했다. 그 권고는 입 다물고 밥만 퍼 넣으라는 말이 아니라, 밥에 감사하며 밥을 느끼라는 충고였다. 적절한 대화를 마다할 일은 아니나, 음식을 먹고 있다는 자 각의 끈을 놓쳐서는 안 된다. 가십에 열중하거나, 남을 비난하거나, 두고 온 일을 걱정하거나, 쓸데없 는 논쟁에 마음을 빼앗겨서는 안 된다. 그래서는 음식을 느낄 수 없고, 마음 또한 그에 따라 혼란하 고 탁해진다. 이렇게 상념 이 몸을 가로막고 있어서는 소화가 잘될 리가 없다. 4) 이 경우에서 보듯이, 우리가 알고 있는 전통시대의 밥상머리 예절은 잘못 알려진 것이 많다. 그리 고 전통시대 밥상머리 예절의 의미를 곱씹어 생각해보면 배울 점이 많다는 걸 알게 된다. 자연에 감 사한 마음을 느끼면서 밥을 먹는 식사 태도는 상대방과 대화하면서 먹는 식사 태도 못지않게, 또는 더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1.2 전통시대 밥상머리 교육 콘텐츠의 3요소 이 연구는 바로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주변에서 익히 들었던 밥상머리 관련 이야기의 기원을 찾아보고, 그 이야기가 나왔을 때의 맥락을 추적하는 한편, 그것의 현재적 의미를 재해석하는 게 연 구의 주된 목표이다. 그런데 그 동안 이 분야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음식의 재료나 성분 내지 효능 에 대한 것이거나, 음식문화에 관한 것이라 하더라도 주로 서양의 음식 문화나 에티켓에 대한 연구 가 대다수였다. 한국 전통의 음식문화, 특히 왕실문화 속의 밥상머리 교육 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 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최근에 스토리텔링을 이용한 향토음식 발굴(김지현 진양호, 2008), 18세기 풍속화에 나타난 음식문화(김미혜 정혜경, 2007), 그리고 판소리 다섯마당에 등장하는 음식 라는 해석에 대한 창의적 해석도 배 교수님의 책에서 힌트를 얻은 것임을 밝힌다. 배병삼, 논어, 사람의 길을 열다, 사계절, 2005, 156쪽. 3) 배병삼, 한글세대가 본 논어1, 문학동네, 2002, 553쪽. 4) 한형조, <밥에서 깨달음을 구하다>, 문화와 나 삼성문화재단 2004년 봄호.(배병삼, 앞의 책(2005)에서 재인용.) 240

문화(김미혜 정혜경, 2007), 왕들의 식습관(함규진, 2010) 등 산발적으로 전통시대 음식문화에 대한 연구가 나오고 있으나, 조선왕조실록 등 고전에 나오는 풍부한 음식문화 콘텐츠에 비하면 이제 그 시작이라 할 수 있다. 5) 따라서 밥상머리 교육과 연관된 음식문화 콘텐츠를 종합적으로 고찰하되 전거( 典 據 )를 밝혀서 후 속 연구를 돕는 길잡이가 필요하다. 식탁에서는 이러해야 한다더라 라는 풍문의 출처를 찾아 밝히는 작업이 그것이다. 이를 위해서 본 연구에서는 조선왕조실록 을 비롯한 역사서를 비롯해 논어 와 같은 고전에 산재해 있는 밥상머리 교육 콘텐츠 들을 찾아서 집대성하는 작업을 해왔다. 특히 본 연구는 음식 관련 키워드를 찾고 그에 해당하는 내용들은 규합총서, 향약집성방, 사소절, 한국구비문학대계, 예기, 논어, 맹자 등의 1차 자료에서 추출했다. 향약집성방 은 세종 15년 권채( 權 採 ) 유효통( 兪 孝 通 ) 노중례( 盧 重 禮 ) 박윤덕( 朴 允 德 ) 등이 간행한 의학서로 한 ( 漢 ) 당( 唐 ) 송( 宋 ) 원( 元 ) 등의 의방서( 醫 方 書 )와 고려 후기 이후에 발전되어 온 한국 향약방서들 이 거의 포함되어 있다. 특히 총론 부분에는 약식동원론( 藥 食 同 原 論 )과 같은 독특한 의학 철학을 소 개하고 있다. 규합총서 는 영조 때의 실학자로 유명한 서유구( 徐 有 榘 )의 형수인 빙허각( 憑 虛 閣 ) 이씨가 저술 한 생활백과사전 형식의 책으로 한글로 지어졌다. 사소절 은 이덕무( 李 德 懋 )가 숙종( 肅 宗 ) 1년 (1675)에 저술( 著 述 )한 수신서( 修 身 書 )이다. 여타의 수신서가 유교적 이상을 관념적으로 서술한 반면 사소절 은 선비 부녀자 자녀교육 등 일상생활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생활 지침서라고 할 수 있어, 당시 실학자들의 저술 태도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한국구비문학대계 는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1979년부터 1986년까지 전국의 설화, 전설, 민요 등을 채록한 자료로, 밥상머리 교육에 관한 풍부한 이야기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 예기 는 유가 의 기본 경전 중의 하나로 곳곳에 일상생활이나 음식문화와 관련된 내용이 산재해 있다. 논어 는 공자의 언행을 기록한 책으로, 특히 <향당> 편에는 공자의 식습관을 자세히 묘사하여 당시 음식문화 의 단면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 전통시대의 밥상머리 교육 콘텐츠 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가? 크게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을 듯하다. 첫째, 음식을 약으로 생각하고 귀하게 먹는 태도이다. 음식과 약이 같은 원리[ 藥 食 同 原 ]라고 생각 하는 태도는 향약집성방 등 여러 문헌들에서 발견되는데, 그 지역에서 발생한 병은 그 지역에서 나고 자란 식물(채소, 약초)로 잘 치유된다는 신토불이 사상, 음양의 균형을 강조하는 태도, 인간과 만물이 별개가 아닌 하나라는 철학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규합총서 에는 사대부가 음식 먹을 때에 생각할 다섯 가지 를 열거하면서 음식을 5) 본 연구가 마무리된 시점에서 나온 함규진 박사의 왕의 밥상 (21세기북스, 2010)은 왕실의 음식문화와 왕들 의 식습관을 흥미롭게 소개한 훌륭한 책이다. 전통시대 밥상머리 교육 콘텐츠 개발 및 활용방안 연구 241

다. 6) 한의학에서는 신농본초경 의 한약 분류법에 따라 약을 크게 세 가지, 즉 상 중 하품으로 분 좋은 약으로 알고 먹어야 한다고 말한다. 404가지 질병은 음식을 먹는 버릇[ 癖 ]에서 비롯되는 것인 만큼 사대부는 모름지기 수저를 들면 항상 약을 먹는 것 같이, 즉 음식으로 약을 삼아 늘 조금은 부족한 듯이 먹어야 한다. 는 것이다(자료 1-1, 규합총서 27-28쪽). 음식을 일컫는 명칭에서도 그 런 생각을 찾아볼 수 있는데, 약선( 藥 膳 )과 양념[ 藥 鹽 ]이라는 말이 그것이다. 즉 반찬을 뜻하는 약선 은, 병이 아직 생기지는 않았지만 신체가 가지고 있는 기의 균형이 깨어진 상태를 병으로 보고 이 단계에서 음식을 조절하여 기를 다스림으로써 병을 예방한다는 뜻으로 약( 藥 ) 자를 썼다. 마찬가지로 양념 역시 음식 본래의 치우친 기를 고르게[ 平 ] 조절하기 위해 첨가하는 것이라는 의미로 사용되었 류한다. 상품은 음식으로 먹는데 약효까지 있는 식물로, 예방약, 보익 작용이 있고, 무독성이므로 장 기간 복용하여도 되는 식물을 말한다. 중품은 일부는 치료약으로, 일부는 예방약으로 사용하여 병을 치료하고 허를 보하며, 유독 또는 무독이므로 사용할 때는 참작해야 하는 약용 식물이다. 하품은 병 을 치료하는 실제적인 약을 이른다. 평소 음식으로 섭취할 수 있으면서 몸을 보하여 병을 예방하는 재료를 상품으로, 이미 발생한 병을 치료하는 약재들을 하품으로 놓아 병의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을 최선으로 보았다. 7) 둘째, 음식에 대한 태도의 또 다른 것으로 청결 을 강조하는 내용들이다. 음식을 청결히 관리해야 한다는 내용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공통적으로 강조되고 있는데, 엘리아스(N. Elias, 1897~1990)는 서 양 중세에서 강조되고 있는 식사 매너 로서 손톱을 깎고, 식사하기 전에 손을 씻고, 먹던 음식을 도 로 접시에 놓지 마라는 등 수 많은 식사 중 행동을 열거하고 있다. 8) 이른바 문명화과정 에서 청결 한 식사매너는 필수사항이었던 것이다. 이것은 공자의 식습관에서도 마찬가지다. 즉 공자는 곱게 찧 어[ 精 ] 지은 밥과 가늘게 썬[ 細 ] 날고기를 좋아하였으며, 9) 쉬어서 맛이 변한 밥과 물러진 물고기와 상한 고기는 먹지 않았으며, 색깔이 나쁜 것, 제대로 익히지 않은 것, 그리고 제때가 아닌 것은 들지 않았다고 10) 한다.(공자의 이런 식습관에 대해서 성호 이익은 약간 다른 해석을 가하고 있다. 성인 (공자)께서 고기가 반듯하지 않으면 드시지 않았고, 장( 醬 )이 갖춰져 있지 않으면 드시지 않으셨다고 한다. ( ) 그렇게 하셨던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기욕( 嗜 慾 )을 억제하려 하심이라. 무릇 사람이 가 장 억제하기 어려운 욕망은 색[ 性 慾 ]이며, 식[ 食 慾 ]은 그 다음이다. 진미가 있다고 들으면 반드시 구 하고 싶다. 하물며 그 진미가 눈앞에 있다면 반드시 먹고 싶다. 한 번 두 번 먹다 보면 탐심이 더욱 불어나니, 마치 잘 자라는 풀에 거름을 주는 격이다. 성인께서는 기욕이 본성을 잃게 만듦을 아셨으 6) 김상보, 조선시대 음식문화사, 가람, 2006. 7) 김상보, 같은 책. 8) Norbert Elias, 박미애 옮김, 문명화과정 1, 한길사, 1996, 226-227쪽. 9) 논어 < 鄕 黨 > 제8장. 食 不 厭 精 膾 不 厭 細. 배병삼 교수의 번역(2002)을 따랐다. 10) 논어 < 鄕 黨 > 제8장. 食 饐 而 餲 魚 餒 而 肉 敗 不 食 色 惡 不 食 臭 惡 不 食 失 不 食 不 時 不 食. 242

므로 절제함을 위주로 음식을 드셨다. 반듯하게 잘리지 않았다, 장이 없다는 이유로 드시지 않았으 니, 바로 스스로의 기욕을 억제하는 방편이었다. 이 방편을 엄격히 준수하여 어김이 없으면 날로 기 욕은 수그러지고, 욕망이 가라앉아 편안해지는 법이다. 11) ) 이처럼 음식 청결을 강조하는 공자의 태도는 조선의 사대부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조선 후기 의 지식인 이덕무( 李 德 懋 :1741~1793)는 후진( 後 進 ) 선비들을 위하여 쓴 수양서( 修 養 書 )인 사소절 ( 士 小 節 ) (1675)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손으로 음식을 만들 때는 머리와 가려운 데를 긁지 말고, 어린아이에게 젖을 먹이지 말고, 말과 웃음을 삼갈 것이며, 손톱은 잘 깎고, 반드시 수건으로 그릇마 다 잘 덮으며, 겨자장을 갤 때는 가까이 대고 재채기를 하지 말 것이다, 12) 남과 마주 앉아서 식사 를 할 때는 종기나 설사 같은 여러 가지 냄새나고 더러운 일에 관한 것을 말하지 말고, 남이 아직 식사를 마치지 않았으면 비록 급하더라도 변소에 가지 말 것, 13) 김치가 한 입에 다 들어가지 않거 든 씹어 끊으며, 그 나머지는 다시 제자리에 갖다 놓지 말고, 따로 상 한쪽에 놓아두어 남기는 일이 없어야 한다 14) 등이 그것이다. 셋째, 음식을 절제하라는 말이다. 음식을 귀하게 여기되 그것에 집착하거나 과도하게 먹는 것은 선비의 태도가 아니라는 이야기가 그것이다. 일찍이 공자는 군자( 君 子 )는 먹음에 배부름을 구하지 않는다( 食 無 求 飽 ). 라고 15) 말했으며, 스스로도 음식을 정갈하게 먹되 많이 먹지 않았다( 不 多 食 ). 라 고 했다. 16) 조선 후기의 송시열은 맹자 의 한 구절, 즉 음식을 탐하는 자를 사람들이 천하게 여긴다. 17) 라는 대목을 들어, 영남의 한 장수가 진상을 이유로 울산의 전복을 급히 독촉한 풍문을 지적하면서 국왕 효종의 식탐 (함규진, 2010, 119쪽)을 비판했다( 효종실록 8/8/16). 주자는 맹자 의 그 구 절과 관련해 먹는 것은 사람의 몸과 생명이 관계되는 바라서 중요하지만, 음식에 집착하는 것은 작 은 것에 매달려 큰 것을 잃을 수 있음을 경계한 말 이라고 해석했다. 18) 여기서 작은 것이란 물론 허 기진 배를 채우거나 맛있는 것에 매달리는 것이며, 큰 것이란 그 때문에 잃어버릴 수 있는 예와 품 위이다. 먹는 것은 귀한 것이지만, 그것으로 인해 인간관계와 개인의 존엄성을 해쳐서는 안 된다는 경고인 셈이다. 11) 이익, 성호사설 <경사문>, 절식. 12) 이덕무, 士 小 節 < 婦 儀 >. 凡 手 調 飮 食, 勿 搔 首 癢, 勿 乳 孩 兒, 愼 言 笑, 剔 爪 甲, 必 用 巾 羃, 逐 器 盖 覆, 調 芥 醬, 勿 逼 而 噓 氣. 13) 이덕무, 士 小 節 < 士 典 >, 對 人 食, 勿 言 瘡 瘇, 泄 利, 諸 臭 穢 等 事, 人 未 訖 食, 雖 急 勿 登 溷. 14) 이덕무, 士 小 節 < 士 典 >, 葅 若 不 合 一 口, 嚼 而 斷 之, 勿 更 反 其 餘 也. 別 置 案 中, 竟 嚼 無 餘. 15) 논어 < 學 而 > 제14장. 16) 논어 < 鄕 黨 > 제8장. 17) 맹자 <고자상> 제14. 飮 食 之 人 則 人 賤 之 矣 爲 其 養 小 以 失 大 也. 18) 맹자 <고자상> 제14. 口 腹 之 養 軀 命 所 關 不 但 爲 尺 寸 之 膚 而 已. 但 養 小 之 人 無 不 失 其 大 者 故 口 腹 雖 所 當 養 而 終 不 可 以 小 害 大. 전통시대 밥상머리 교육 콘텐츠 개발 및 활용방안 연구 243

조선 후기의 여성 지식인 빙허각 이씨는 사대부는 음식을 먹으면서 다섯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 그 첫째는 음식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생각하고, 그 둘째는 부모 임금 등 섬기고 해야 할 일을 다 했는지를 생각하고, 그 셋째는 음식을 탐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군자( 君 子 )는 배불리 먹지 말아서 허물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 넷째는 404가지 병은 각각 벽( 癖 )이 된 까닭임을 알아서 음식을 약 으로 삼아 나날이 좀 부족한 듯이 먹어야 한다. 그 다섯째는 공덕 없이는 나라의 녹( 祿 )을 먹지 않는 다는 마음으로 맡은 바 책무를 다하려는 다짐을 해야 한다.(사대부가 음식 먹을 때에 생각할 다섯 가 지) 19) 라고 말했다. 음식에 대한 절제가 비단 조선왕조에서만 강조되는 것은 아니다. 마시멜로 실험 20) 에서 보듯이 음식에 대한 충동을 절제하는 힘이 리더십과 밀접한 관계를 갖기 때문이다. 유대인들도 먹는 것을 절제하는 훈련을 많이 한다. 욤키풀(대속죄일), 부림절(유대인이 하만의 간계에서 구원된 것을 기념하 는 날)에는 한 끼라도 금식을 해야 하고, 유월절에는 누룩 없는 빵을 일주일씩이나 먹어야 한다. 밥 상에서는 아무리 배가 고파도 반드시 기도를 드린 후 밥을 먹게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21) 음식에 대한 절제를 강조하는 말 중에는 과음( 過 飮 )을 경계하는 것들이 많다. 예를 들면 조선 초기 국왕 태종이 양녕대군을 세자에서 폐( 廢 )하고 충녕대군, 즉 세종을 왕위계승권자로 지목하면서 한 말 이 술 마시는 태도이다. 태종에 따르면 국가를 경영하는 자로서 외국 사신을 맞이할 때 술을 전혀 안 마실 수는 없다. 술로써 사신의 마음을 얻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둘째 아들 효령대군은 술을 한 모금도 못했다. 반면 세자 양녕은 술을 지나치게 마셔서 실수할 때가 많았다. 그에 비해 충 녕대군은 비록 술을 잘 마시지는 못하지만 적당히 마시고 그칠 수 있는( 雖 不 能 飮 適 中 而 止 ) 사람이 었다( 태종실록 18/6/3). 술에 대한 자기절제력이 국가경영자의 중요한 조건이었던 셈이다. 1.3 밥상머리 교육과 리더십 음식은 국가경영의 원리 내지 통치철학으로 비유되기도 했다. 일찍이 중국 은나라의 이윤은 임금의 요리사로서, 음식의 맛을 예로 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하여 탕 임금으로 하여금 왕도정치를 실행하 게 하였다. 22) 이윤이 어떤 내용으로 음식 맛과 정치를 비교했는지 나와 있지 않다. 하지만 노자 19) 빙허각 이씨, 규합총서, 보진재, 2008, 27-28쪽. 20) 미국 스탠포드대학교의 월터 미셸 박사는 실험에 참가한 네 살배기 아이들에게 달콤한 마시멜로 과자를 하나 씩 나누어주고, 15분간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참으면 상으로 한 개를 더 주겠다는 제안을 했다. 그 결과 3분 의 1가량의 아이들이 참지 못하고 마시멜로에 손을 댔고, 3분의 2는 끝까지 기다려 상을 받았다. 그 후 14년 뒤 월터 미셸 박사는 실험에 참가했던 아이들의 행방을 추적했는데, 네 살 때 마시멜로의 유혹을 참아낸 아이 들은 그때 충동에 따라 행동했던 아이들보다 생각을 언어로 옮기기, 합리적으로 행동하고 대응하기, 집중하기 등에서 모두 유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영희, 유대인의 밥상머리 자녀교육, 규장, 2006, 43-44쪽. 21) 이영희, 앞의 책, 46-47쪽. 22) 사마천, 정범진 외 옮김, 사기본기, 까치, 1994, 55쪽. 244

에서 큰 나라 다스리기를 작은 생선 굽듯 하라( 治 大 國 若 烹 小 鮮 ). 23) 와 같은 원리를 이야기한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조선시대 왕 중에서 음식과 약에 관해 큰 관심을 보인 사람은 세조이다. 그는 국내 최초의 요리서 인 산가요록 과 최초의 식이요법서라고 할 수 있는 식료찬요 를 펴내도록 했다. 그는 윗사람 으로부터 아래에 이르기까지 생생( 生 生 )하는 도리는 날마다 쓰는 음식뿐( 自 上 達 下 生 生 之 道 日 用 飮 食 而 已 ) 이라면서, 백성들이 바치는 공억( 供 億 )을 줄이고 일체의 경비를 빠짐없이 규식( 規 式 )으로 만들 어 민폐를 최소화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세조실록 2/10/30). 그는 특히 의약론( 醫 藥 論 ) 을 지 어서[ 製 ] 노사신 등에게 보인 후, 임원준에게 주해( 註 解 )를 내어서 인쇄 반포하라고 명했다. 그 내용 을 보면 의원( 醫 員 )의 종류는 8종류가 있는데, 흥미롭게도 심의 다음에 식의를 두었다. 그 첫째가 심 의( 心 醫 )요, 둘째가 식의( 食 醫 )요, 셋째가 약의( 藥 醫 )요, 넷째가 혼의( 昏 醫 )요, 다섯째가 광의( 狂 醫 )요, 여섯째가 망의( 妄 醫 )요, 일곱째가 사의( 詐 醫 )요, 여덟째가 살의( 殺 醫 )이다. 이 중에서 두 번째의 식의 가 관심을 끄는데, 그는 식의라는 것은 입으로 달게 음식을 먹게 하는 것이니, 입이 달면 기운이 편 안하고, 입이 쓰면 몸이 괴로워지는 것이다. 음식에도 차고 더운 것이 있어서 처방 치료할 수가 있는 데, 어찌 쓰고 시다거나 마른 풀이나 썩은 뿌리라고 핑계하겠는가? 지나치게 먹는 것을 금지하지 않 는 자가 있는데, 이것은 식의가 아니다( 食 醫 者 以 爲 口 所 甘 食 也. 口 甘 而 氣 安 口 苦 而 已 苦. 食 有 寒 熱 可 以 對 治 何 籍 苦 辛 枯 草 腐 根. 有 不 禁 過 食 者 此 非 食 醫 也 ). 라고 했다. 또한 환자에게 맛있는 것을 먹게 해서 기운을 북돋우는 것이 식의라고 말하면서, 동시에 먹는 것을 너무 자유롭게 방치해도 안 된다 고 절제를 언급하고 있다. 성종실록 에서 우리나라 사람은 마음대로 쓰고 입에 맞는 대로 먹으 며, 다투어 허세와 사치[ 誇 靡 ]를 숭상하여 다른 사람에게 빌려서라도 또한 술과 밥을 만들어 다만 눈 앞의 즐거움만을 도모한다. ( 성종실록 3/8/23)라고 하면서 검소한 생활을 강조한 것과도 일맥상 통한다고 하겠다. 인상적인 것은 최악의 의사인 살의( 殺 醫 )에 대한 세조의 묘사이다. 그에 따르면, 살의는 조금 총 명한 점이 있어서 스스로 의술( 醫 術 )이 넉넉하다고 생각하나, 세상의 일을 겪어보지 못하여 인도( 人 道 )와 천도( 天 道 )에 통달하지 못하며, 병자를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도 일찍이 가진 적이 없어서 병에 이기기를 좋아하는 뜻만을 굳게 지키는 자 이다. 살의는 또한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를 옳 다고 여기고 다른 사람을 그르다고 여기어 능멸하고 거만하게 구는 무리 이다. 심의는 마음 중심이 환자에게 있는 데 비해, 살의는 자기를 중심에 놓는다는 말이다. 최고의 의사인 심의와 최악인 살의 의 차이가 누구에게 중심을 두느냐로 갈라진다는 지적은 리더십 관점으로 볼 때 참으로 놀라운 통찰 이 아닐 수 없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음식 등으로 사람의 병을 치료하는 것이나 제도나 법령 등으로 나라 다스리 23) 노자( 老 子 ) 60장( 章 ), 전통시대 밥상머리 교육 콘텐츠 개발 및 활용방안 연구 245

는 것이 그 원리가 같다는 의국론 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 큰 의사는 나라 병도 고친다( 上 醫 醫 國 ). 라는 권근의 언급으로부터 율곡 이이, 영조와 정조, 그리고 이항로에 이르기까지 정치가의 역할을 의 사의 일에 비유하고, 정치에서의 시기(timing)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메타포는 음식과 관련해 매우 시 사하는 바가 많다. 1.4 식탁과 옛 이야기의 매력 본 연구는 또한 음식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조사하였다. 세종대왕은 재위 13년째인 1431년에 세자를 교육하는 방법으로 좋은 이야기를 듣는 것 을 강조했다. 대저 세자를 교양하는 길이란, 반드시 훌륭 한 사람을 가까이 하고, 정대한 일을 들려주는 데 있다. 그것은 마치 초나라에서 생장하면 초나라 말 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 ( 세종실록 13/1/30)라는 말이 그것이다. 24) 이처럼 우리나라 에서는 전통적으로 리더십 교육방법으로 스토리텔링을 중시했는데, 이는 같은 시대의 지식인 변계량 의 말을 통해서도 나타난다. 즉 변계량은 경상도 사람 김화( 金 禾 )의 살부( 殺 父 ) 사건 같은 패륜을 바 로잡기 위해서는 처벌을 강화하기보다는 효행의 사례 를 자주 들려주어서 사람들이 읽고 외우게 하 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했다. 청컨대 효행록 등의 서적을 널리 반포하여, 항간의 백성들로 하여 금 이를 항상 읽고 외게 하여 점차로 효제와 예의의 마당으로 들어오도록 하소서. 25) ( 세종실록 10/10/3)라는 제안이 그것이다. 서양에서 스토리텔링은 폴 리쾨르, 브루노 베텔하임 등에 의해 강조되었다. 우선 리쾨르는 서양의 역사 연구자들이 실증주의자 랑케의 영향으로 이야기의 줄거리 보다 사건 사실의 논증 을 중시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폴 리쾨르는 역사가 더 이상 사건 중심이기를 그칠 때 서술학적 이론은 진정으로 시금석 위에 놓이게 될 것 이라면서(1권 346쪽), 설명하려는 야심을 낮추고 서술적 역량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1권 337쪽). 어떻게 역사를 쓰는가 (1971)의 저자 폴 베인에 따르면, 사실들은 줄거리 속에서 그리고 줄거리에 의해서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26) 폴 리쾨르의 책에서 밥상머리 교육과 관련이 있는 것은 제1권의 2부 역사와 이야기 인데, 리쾨르 는 여기서 스토리에 대해 실제적이든 상상적이든 간에 일정한 수의 등장인물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일련의 행동과 경험에 대한 서술 이라고 정의한다. 27) 그에 따르면, 등장인물들은 변화하는 상황 속에 서 각자 자신의 감추어진 양상을 드러내고, 생각이나 행동 또는 그 두 가지를 불러일으키는 새로운 시련(predicament)을 겪는다. 그리고 그 시련에 대한 대답이 이야기를 결론으로 이끌어간다. 28) 따라서 24) 세종실록 13/1/30, 凡 養 世 子 之 道 必 近 正 人 聞 正 事 猶 生 長 於 楚 不 可 以 不 楚 語. 25) 세종실록 10/10/3, 請 廣 布 孝 行 錄 等 書 使 閭 巷 小 民 尋 常 讀 誦 使 之 然 入 於 孝 悌 禮 義 之 場. 변계량. 26) 폴 리쾨르, 시간과 이야기: 줄거리와 역사이야기 1권, 문학과지성사, 1999, 338쪽. 27) 폴 리쾨르, 앞의 책, 300쪽. 28) 폴 리쾨르, 앞의 책, 300쪽. 246

스토리를 따라간다는 것은 연속적인 행동과 생각, 그리고 감정들이 어떤 특정한 방향(directness)을 제 시하는 데 따라 그것을 이해하는 것이며, 그것을 달리 표현하면, 우리는 스토리의 전개과정을 통해 앞으로 떠밀려간다. 이처럼 이야기를 듣는 과정에서 이야기 전체의 완성과 결과에 대한 기대를 통해 사람들은 충동에 응하게 되는데, 29) 듣는 사람의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참여가 일어나는 바로 그 지점 이 밥상머리 교육이 의미 있게 되는 곳이다. 유대인의 밥상머리 교육을 연구한 이영희 교수에 따르 면 유대인들은 매주 안식일이 시작되는 금요일 저녁이면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의 잔칫상을 차린다. 안식일 통과의례에는 사용하는 그릇마저 평소에 쓰는 것과 구별하여 더 좋은 것을 내놓는다고 한다. 부모가 자녀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무엇보다 조상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가족 예배를 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빅터 M. 솔로몬의 회고를 보면, 안식일은 유대인들에게 빛나는 하루 이다. 그 집의 가장은 여느 날보다 일찍 집에 돌아와 반드시 목욕을 하고 안식일 식사를 준비했으며, 어머니는 날(안식일)을 준 비하기 위해 집 안의 온갖 것을 갈고 닦아 빛이 나게 했다. 그 전에 특별한 음식을 장만하기 위해 시장에 나가는 것은 기본이다. 아이들도 가장 좋은 옷을 꺼내 입었다. 촛불이 켜진 식당에서 가장은 성서의 한 구절을 읽고 새로 시작되는 한 주간이 더 좋은 주간이 되기를 가족과 함께 기도했다. 식 사가 끝난 후 아버지는 아이들의 공부를 돌보아주고 학교에서 배운 것을 서로 이야기한다. 안식일 에 가정에서 나누는 화제는 오로지 교육에 관계된 것들뿐이다. 내 경험에서 아버지의 질문에 만족한 대답을 못했지만, 아버지는 화를 내거나 큰소리를 치지 않으셨다. 아버지는 아주 부드러운 태도로 다 음 주에 그것을 기대해보겠다는 것을 암시하셨다. 30) 흥미로운 것은 자녀들을 좀 더 식탁에 머물도록 하기 위해 유대인 부모들이 고안해낸 후식들 이 름이다. 던킨도너츠(윌리엄 로젠버그), 하겐다즈 아이스크림(매터스 루우벤), 허쉬초콜렛(밀턴 허쉬), 배스킨라빈스31(배스킨과 어빙 라빈스) 등 세계적 식품 브랜드들이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대화하는 밥상머리 교육 시간을 최대한 길게 만들기 위한 동기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유대인의 밥상에서 는 후식과 함께 한 대화가 꼭 이어졌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좀 더 나은 후식이 없을까 고민하다 개발해낸 것이다. 물론 최고의 후식을 먹어본 유대인들이 그 입맛을 살려 세계적인 식품을 만들어낸 것이라는 지적도 설득력 있는 말이다. 31) 브루노 베텔하임이 지적한 것처럼, 어린이들은 음식과 함께 하는 문학 이야기 속에서 자기 삶의 의미를 찾고, 더 나아가 보편적인 삶의 의미를 발견하기 쉽다. 좋은 이야기는 어린이의 상상력을 자 극해서 지적 능력을 발달시키고 감정을 풍요롭게 한다. 특히 훌륭한 문학작품에 나오는 옛이야기는 난관에 직면했을 때 사태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현재나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북돋우는 좋은 29) 폴 리쾨르, 앞의 책, 300-301쪽. 30) 빅터 M. 솔로몬, 유대인의 생활방식, 48-53쪽; 이영희, 앞의 책, 34-35쪽에서 재인용. 31) 이영희, 앞의 책, 98쪽. 전통시대 밥상머리 교육 콘텐츠 개발 및 활용방안 연구 247

자료가 된다. 옛이야기는 보통 옛날 옛적 어느 나라에 마음씨 착한 소녀가 살고 있었다. 로 시작해 서 마침내 행복하게 살게 되었다. 로 끝나는데,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존재의 불안과 어려움을 진지 하게 생각할 수 있게 되며 결국 어려움이란 극복해 갈 수 있는 대상에 불과하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된다. 밥상머리에서 가족이 그런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자녀들은 내적 성장을 하게 될 것이다. 이 점에서 비블리오테라피(Bibliotheraphy), 즉 독서치료 역시 밥상머리 교육과 관련해 주 목할 만하다. 비블리오테라피 (원제: Read for Your Life)의 저자 조셉 골드는 독서는 두뇌의 보 건체조이면서 인생의 스토리를 써나가는 훈련코스이다. 독서의 결과는 독자의 두뇌를 유익한 방향으 로 바꾸어 놓을 수 있다 라고 말한다. 아동과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들의 정신병도 독서 내지 이야 기 듣기를 통해 치유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천일야화( 千 一 夜 話 ) (일명 아라비안나이트)에 나오는 샤리야르 왕, 즉 왕비의 불륜에 상처를 입고 여자들을 하룻밤의 성노리개로 삼은 후 죽여버 리는 정신질환자는 대신( 大 臣 )의 딸인 샤라자드의 1,001가지의 이야기를 듣고 심리적 병리현상에서 치유된다. 곧 왕에게 이야기를 통해 상황을 일반화시켜 들을 수 있게 하고,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능 력과 그 해결과정에서의 카타르시스와 성찰 등의 전개를 통해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스스로 치유할 수 있게 한 것이다. 32) 1,001일 동안이나 이야기로 목숨을 연장했던 샤라자드가 마침내 이야기 소재 가 다 떨어져서 참수될 운명에서 저를 벗어나게 해주십시오. 라고 했을 때, 샤리야르 왕의 다음 대 답이 그 치유의 결과를 말해준다. 알라께 맹세컨대, 오, 샤라자드, 나는 이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부 터 그대를 용서하고 있었다. ( ) 나는 해로운 모든 일에서 그대를 벗어나게 해줄 것이다. 33) 일종 의 사이코패스(psychopath)로서 수많은 여성을 연쇄적으로 살인하던 왕이 독서치료의 효험을 본 사례 에서 보듯이, 가족들이 밥상머리에서 책을 함께 읽는 것은 여러 가지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 이다. 그러면 우리나라에 스토리텔링으로 엮을 만한 이야기의 소재가 있는가? 이미 <대장금> 등 드라마 에서 선보인 것처럼, 조선왕조실록 에는 스토리텔링화할 수 있는 음식 관련 소재가 풍부하다. 예 를 들면 세종시대 대사헌 신개의 생대구 두 마리 사건 ( 세종실록 14/7/4), 정조가 재위 16년째인 1792년 3월에 술자리를 베풀어 오늘 취하지 않으면 돌려보내지 않겠다( 不 醉 無 歸 ). 34) 라고 하여 당쟁 32) 이민용, <인문치료와 이야기치료: 천일야화 를 중심으로>, 뷔히너와 현대문학, 한국뷔히너학회, 2009, 272쪽. 33) 천일야화 제10권. 34) 1792년의 3월의 2일, 정조는 제술( 製 述 )시험에 합격한 성균관 유생들을 창덕궁 희정당으로 불러서, 옛사람의 말에 술로 취하게 하고 그의 덕을 살펴본다고 하였다. 너희들은 오늘 취하지 않으면 돌아가지 않는다는 뜻을 생각하고 모름지기 각자 양껏 마셔라. 라고 말했다. 정조는 또한 노론의 신기에게 행배( 行 杯 ), 즉 술잔 돌리는 일을 맡기되 나이든 사람은 작은 잔으로, 젊은이는 큰 잔을 사용하라고 말했다. 한참 행배가 진행되는데, 소론 의 이만수는 오태증은 대제학 오도일의 후손인데, 집안 대대로 술을 잘 마셔 다섯 잔째인데도 취하지 않는 다. 라고 말했다. 그러자 정조는 이곳 희정당은 오도일이 술에 취해 쓰러졌던 곳이다. 그의 할아버지를 생각 한다면 어찌 술잔을 사양하겠는가. 라며 큰 잔으로 다섯 순배를 주게 했다. 결국 오태증은 그날 술에 취해 내 전 별감의 등에 업혀 퇴청할 수밖에 없었고, 정조는 나머지 신하들에게 봄비에 선비들과 경림( 瓊 林 )에서 잔치 248

으로 갈라진 신하들을 하나로 묶어준 이야기( 정조실록 16/3/2) 등이 그것이다. 이 밖에 음식 관 련 이야기가 많이 들어 있는 텍스트는 한국구비문학대계 (이하 대계 로 약칭)이다. 한국학중앙연 구원(옛 이름은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1980년대 초부터 전국의 이야기와 방언, 그리고 민요를 녹 취하고 디지털화하여 데이터베이스화한 이 책에는 26,291건의 민요, 설화, 방언 등의 수많은 음식 관 련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제사음식의 머리카락 이야기 ( 대계 5집 4책), 과객에게 제사음식 해주 고 아들 둔 이야기 ( 대계 3집 4책), 혼령들의 제사음식 품평 ( 대계 1집 9책) 등을 볼 수 있 다. 1.5 역사 속 음식이야기와 지방 음식들 끝으로 본 연구에서는 역사 사건과 관련된 음식이야기와 지역별 특산 음식에 관한 이야기도 추적했 다. 우선 역사와 관련된 음식으로는 왕들의 선농단 제사에서 기원했다는 설렁탕 이야기, 35) 임진왜 란 때 선조가 피난 갔던 상황을 토대로 형성된 도루묵 이야기, 광해군 때 인목대비의 어머니가 제 주도에 귀양 가서 빚었다는 모주 이야기, 허균의 아버지 허엽이 강릉으로 좌천되어 내려왔다가 만 들기 시작했다는 초당순두부 이야기, 조선 후기 정조의 탕평채 이야기,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전주 지방 순시와 얽힌 욕쟁이할머니집 콩나물국밥 이야기 등이 그 예다. 중국 제갈량이 지금의 베트남인 남만( 南 蠻 )을 정벌하고 돌아오는 길에 강을 건너면서 사람 머리 대신 양고기를 밀가루로 싸고 거기에 남만 사람 얼굴을 그려 제사 지낸 데서 유래한 만두 이야기, 동짓날에 죽은 공공씨( 共 工 氏 )의 아들이 역귀( 疫 鬼 )가 되었는데 그가 두려워한 붉은팥을 재료로 죽을 쑤어 역귀를 쫓아낸다는 동지팥죽 이야기 36) 도 역사 관련 음식이야기에 속한다. 그뿐 아니다. 처음 에 골동반 으로 불렸다가 비빔밥으로 그 이름이 바뀐 정조시대의 비빔밥 이야기, 37) 두자미라는 사 람이 천문동을 먹고 80명의 아내를 거느리고 자식을 140여 명이나 두었다는 천문동 이야기 도 흥미 롭다. 그 외 마산 오동동의 선술집 주인 할머니가 사람들이 징그럽다고 내팽개친 아귀를 가져다 콩 나물, 미나리 등 흔한 재료를 섞어 만들기 시작했다는 아귀찜 이야기, 안동 유생들의 장난기 어린 거짓말에서 비롯된 안동 헛제사밥 이야기 등은 지역 특성과 연관되어 유명해진 음식이야기다. 했다 라는 제목으로 시를 짓게 했다( 정조실록 16/3/2). 35) 한희순 황혜성 이혜경, 이조궁정요리통고, 학총사, 1957; 이규태, <뭔가 다르다: 이설한국사>, 조선일 보 1973년 5월 28일자. 36) 홍석모, 동국세시기, 1849. 37) 홍석모, 동국세시기, 1849. 1783년(정조 7년)에 공조판서 정민시는 어둡고 어지러워져 그만 허위가 판을 치는 골동반( 骨 董 飯 )과 같은 세상[ 汨 蕫 世 界 ] 이라고 하면서, 청의( 淸 議 )에 죄를 얻어도 구애될 것이 없고 행신 이 비루하고 패리( 悖 理 )해도 버림받지 않는 세태를 비판했다. 그 결과 행검( 行 檢 )이 쓸데가 없게 되고, 젊은 사람이 노인을 모욕하는 일이 어려울 것 없고 미천한 사람이 존귀한 자를 능멸하는 일이 어려울 것 없는 상 황이 되었다고 개탄하고 있다( 정조실록 7/7/4). 전통시대 밥상머리 교육 콘텐츠 개발 및 활용방안 연구 249

1.6 결론 및 고찰 이상에서 살핀 바와 같이, 전통시대 밥상머리 교육 콘텐츠는 우리에게 익숙하면서도 실상은 잘 알려 져 있지 않았다. 밥상머리 교육 콘텐츠는 크게 음식 자체에 대한 생각과 태도에 관한 것, 음식을 함 께 먹는 사람들의 관계 이야기, 그리고 음식과 관련한 관습과 제도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음식으로 국가경영을 비유한 이야기들로 나눠볼 수 있다. 이 중에서 첫째, 음식 자체에 관한 이야기는 1 음식을 약처럼 귀하게 여기는 태도, 2 음식에 대 한 청결을 강조하는 이야기, 3 음식의 유혹에 끌려가지 말고 스스로 절제할 수 있는 정신력을 중시 하는 이야기 등으로 이뤄져 있다. 둘째, 음식을 함께 먹는 사람들의 관계 이야기는 어른 먼저 와 같은 사회질서, 나보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태도, 술 예절 등으로 이뤄져 있다. 셋째, 음식과 관련된 관습과 제도는 각 지역별로 금기시되는 음식들과, 특히 제사 때 꺼리는 음식, 오른손으로 밥을 먹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모았다. 아울러 손님을 대접하는 매너와 덕목에 관한 이야 기도 들어 있다. 넷째, 음식과 국가경영의 메타포, 즉 의국론( 醫 國 論 )의 비유들을 살폈다. 이 비유가 동서양에 공통 적으로 나타난다는 점과, 특히 신체와 국가를 같은 원리로 보는 유교 지식인들의 생각을 모았다. 끝 으로 역사 사연을 갖고 있는 음식들과 각 지역음식들의 이야기를 정리하였다. 이러한 밥상머리 교육 콘텐츠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추후의 과제가 남아 있다. 2. 밥상머리 교육 콘텐츠 자료모음 2.1 음식 자체에 대한 기록들 이 절에서는 음식을 대하는 철학,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요리하는 사람의 마음가짐과 관련된 자 료들을 모았다. 여러 자료들을 통해 볼 때 우리 조상들은 음식을 준비하고 섭취하는 과정에서 청결 과 정성, 절약을 중요시하는 보편적인 태도를 견지했고, 음식과 약을 동일시하는 이른바 약식동원의 특수한 철학을 갖고 있었다. 전통시대 밥상차림의 문화에서는 기본적으로 음양조화( 陰 陽 調 和 ), 오미상생( 五 味 相 生 ), 오색상생 ( 五 色 相 生 ), 소의소기( 所 宜 所 忌, 적당히 골고루 섭취), 이류보류( 以 類 補 類 ) 를 추구했다. 음양조화란 술 과 육류는 양, 물과 흙에서 나온 산물은 음, 밥 중에서 수수밥과 조밥은 음, 쌀밥과 차조밥은 양으로 250

보고 음양이 조화를 이루는 식단을 말한다. 오미상생과 오색상생은 음식의 맛과 색깔을 오행에 맞춰 분류하고 그 상생과 상극하는 성질에 따라 식단을 구성하는 이론이다. 또한 아직 병이 생기지는 않 았지만 신체가 가지고 있는 기의 균형이 깨어진 상태를 병으로 보고 이 단계에서 음식을 조절하여 기를 다스림으로써 병을 예방한다는 약선( 藥 膳 )이라는 개념에 따라 적당히 골고루 섭취하는 소의소 기, 간이 안 좋을 때는 동물의 간을 섭취한다는 이류보류의 방법으로 음식을 약과 같이 다루었다. 38) 김수현의 지적처럼, 밥상머리는 사람과 사람이, 사람과 자연이 만나는 장이다. 음식을 통해 우리는 마음을 전하고 자연과 우주를 만난다. 우리가 내 몸의 재료가 되는 것의 소중함을 안다는 것은 모든 우주 만물이 떨어져 존재하지 않으며 하나의 고리처럼 연결되어 있음을 알아가는 길이며, 우리가 밥 을 먹고 산다는 것은 우리의 존재가 생명체든 무생물이든 세상 모든 것과 상호 의존적인 관계 속에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시작인 것이다. 39) 음식의 원리와 정신 1) 음식과 약은 같은 원리다( 藥 食 同 原 ) 약물( 藥 物 ) 상호간에는 상생( 相 生 ) 상쇄( 相 殺 ) 작용이 있고, 또 약력( 藥 力 )이 강하고 약한 것, 주 된 약[ 主 藥 : 君 ]과 보조약[ 臣 ] 등이 있다. 모든 약물의 귀경( 歸 經 )을 잘 알지 못하면 서로 좋아하 고 싫어하는 것을 가리지 못한다. 만약 의사가 처방의 용량을 가감( 加 減 )하는 법에 의거하지 않 고, 약물( 藥 物 )이 강하고 약한 점을 고려하지 않고, 가감해서 처방하면 병을 치료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약물의 상반작용으로 환자에게 고통을 줄 수 있는데, 이것은 예리한 칼날보다 더 무섭다. 약물을 서로 조화시켜 알맞게 쓰면 비록 병을 고치지는 못할 지라도 심하게 하지는 않고 오장을 편안하게 할 수 있다.( 藥 有 相 生 相 殺 氣 力 有 强 有 弱 君 臣 相 使 若 不 廣 通 諸 經 則 不 知 有 好 有 惡 或 醫 自 以 意 加 減 不 依 方 分 兩 使 諸 藥 石 强 弱 相 欺 入 人 腹 中 不 能 治 病 更 相 攻 擊 草 石 相 反 使 人 迷 亂 力 甚 刀 劒 若 調 和 得 意 雖 未 能 去 病 猶 得 安 和 五 臟 於 病 無 所 增 劇 也.) 鄕 藥 集 成 方 제76권 < 論 合 和 法 > 대개 생명을 보양하려면 군약( 君 藥 )을 많이 쓰고, 심신을 조양( 調 養 )하려면 신약( 臣 藥 )을 많이 쓰 며, 병을 치료하려면 사약( 使 藥 )을 많이 넣어 쓴다.( 大 抵 養 命 之 藥 則 多 君 養 性 之 藥 則 多 臣 療 病 之 藥 則 多 使 審 而 用 之 則 百 不 失 一 矣.) 鄕 藥 集 成 方 제76권 < 論 處 方 法 > 38) 김상보, 조선시대의 음식문화, 가람기획, 2006, 81-92쪽. 39) 김수현, 밥상머리 마음공부, 중앙생활사, 2004, 80-81쪽. 전통시대 밥상머리 교육 콘텐츠 개발 및 활용방안 연구 251

대개 약에는 군약( 君 藥 ), 신약( 臣 藥 ), 좌약( 佐 藥 ), 사약( 使 藥 )이 있다. 사람들도 튼튼하거나 약한 사 람, 허하거나 실한 사람이 있기 때문에 복약 방법에도 경중( 輕 重 )이 있고, ( ) 대개 약기운은 음식 기운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므로 음식이 소화된 뒤에 약을 복용하고 약기운이 퍼진 다 음에 음식을 먹는다. 이렇게 조절해 먹으면 오장이 편안해진다. 약만 많이 쓸 것이 아니라, 약을 복용하는 시간을 아침, 저녁 잘 맞추어야 하며, 약은 식전이나 식후에 복용하라고 한 것도 다 이 와 같은 뜻에서 한 것이다.( 夫 藥 有 君 臣 佐 使 人 有 强 弱 虛 實 服 餌 之 法 輕 重 不 同 少 長 殊 道 强 贏 各 異 或 宜 補 宜 瀉 或 可 湯 可 元 加 減 不 失 其 宜 藥 病 相 投 必 愈 若 病 在 胸 膈 已 上 者 先 食 而 後 服 藥 病 在 心 腹 已 下 者 服 藥 而 後 食 病 在 四 肢 血 脈 者 宜 空 腹 而 在 病 在 骨 髓 者 宜 飽 滿 而 在 夜 凡 藥 勢 與 食 氣 不 欲 相 逢 食 氣 消 卽 進 藥 藥 氣 散 卽 進 食 如 此 消 息 卽 得 五 臟 安 和 非 但 藥 性 之 名 方 其 節 道 早 晩 復 須 調 理 今 所 云 先 食 後 食 蓋 此 義 也.) 鄕 藥 集 成 方 제76권 < 論 服 藥 法 > ( ) 넷째, (음식을) 좋은 약으로 알아서 형상의 괴로운 것을 고치게 한다. 다섯 가지 곡식과 다섯 가지 채소가 사람을 기르는 것이니, 생선과 고기로는 부모를 받들어야 한다. 얼굴이 비쩍 마른 사람은 기갈( 飢 渴 )이 병이 된 것이다. 404가지 병은 각각 벽( 癖 )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 그 런 까닭에 음식으로 약을 삼아 나날이 좀 부족한 듯이 먹어야 한다. 까닭에 족한 줄을 아는 자는 수저를 들면 항상 약을 먹는 것 같이 생각해야 한다.(기 죠흔 약으로 아라 형상의 고로운 것 곳치게 라. 닷 지 곡식과 다 (지) 나믈이 을 기로 니, 어육으로 늘근 어버이를 기 니, 얼골이 고고 긔갈의 병이 된 거시라. (백) 병은 각 벽이 된작시니 시고 로 음식으로 의약을 삼아 날노ㅄㅓ(써) 부치게 니 이러므로 죡 쥴을 아 졀 들거든 샹 ㅣ 약 먹 니 치 각 라.) 閨 閤 叢 書 40) <주식의( 酒 食 議 )> 2) 자연에 대한 태도 (1) 생명존중 공자께서는 낚시질은 하시되 큰 그물질은 하지 않으시며, 주살질은 하시되 잠자는 새를 쏘아 잡 지는 않으셨다.( 子 釣 而 不 綱 弋 不 射 宿.) 논어 < 述 而 >; 제26장 40) 憑 虛 閣 李 氏, 鄭 良 婉 역주, 閨 閤 叢 書, 보진재, 2008, 27-28쪽. 252

임금 앞에서 과일을 하사받았을 때 과일에 씨가 있으면 그 씨를 품안에 지녀야 한다.( 賜 果 於 君 前 其 有 核 者 懷 其 核.) 禮 記 < 曲 禮 上 > 44 소, 개, 돼지, 닭의 살찐 것을 보고서 잡아먹을 것을 의논하지 마라.( 見 牛 犬 豕 鷄 之 肥 腯 勿 議 其 烹 割.) 士 小 節 < 士 典 > (2) 즐거움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어질다, 안회( 顔 回 )여! 한 그릇의 밥과 한 표주박의 음료로 누추한 시골에 있는 것을 딴 사람들은 그 근심을 견뎌내지 못하는데, 안회는 그 즐거움을 변치 않으니, 어질다, 안회여!( 子 曰 賢 哉 回 也 一 簞 食 一 瓢 飮 在 陋 巷 人 不 堪 其 憂 回 也 不 改 其 樂 賢 哉 回 也.) 논어 < 雍 也 >; 제9장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거친 밥을 먹고 물을 마시며 팔을 굽혀 베더라도 즐거움[ 樂 ]은 또한 그 가 운데 있으니, 의( 義 )롭지 못하고서 부( 富 )하고 또 귀( 貴 )함은 나에게 있어 뜬구름과 같으니라.( 子 曰 飯 疏 食 飮 水 曲 肱 而 枕 之 樂 亦 在 其 中 矣 不 義 而 富 且 貴 於 我 如 浮 雲.) 논어 < 述 而 >; 제15장 (3) 식성(취향) 1 생전에 좋아하던 음식으로 제사를 지내야 한다 [본래 제사상에는 개고기를 올리지 않는다. 그런데 살아 있을 때 개고기를 무척 좋아하던 사람이 죽 었는데, 그 아들이 제사상에 개고기를 올렸다. 다음은 구비문학대계 의 이야기이다(필자 주).] ( ) 반갑게 인사 험서 어서 들오시라고 들어가닌게, 들어가서 인자 술상을 챙겨오는디 개정이 읎어. 개정이 읎으닌게, 날 봐, 이러고저러고 이러고저러고 히서 내가 자네 아버지를 올 때 만나고, 갈 때 만났는디 자 네가 개정을 놓고 지사를 지냈다고대? 근게, 예, 그 생전으 우리 아버지가 좋아허시기 때밀러(때문에) 내가 개정을 사다가 참 놓고 기양(제향, 祭 享 )을 모셨읍니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한국구비문학대계 5집 4책 844 846쪽. 2 제삿상에 차릴 음식 [한 마을에 살던 두 친구 중 한명이 먼저 죽었다. 죽은 사람의 혼백이 자기 제삿날 살아 있는 친구 를 만나서, 자기가 살아 있을 때 개고기를 좋아했는데 제사상을 보니 자식들이 좋아하는 음식만 올 전통시대 밥상머리 교육 콘텐츠 개발 및 활용방안 연구 253

려놓고 개고기를 안 올렸다고 이야기를 했다. 날이 밝은 후 친구는 죽은 사람의 집에 찾아가 그 자 식들에게 내년부터는 제사상에 개고기를 올리라고 했다(필자 주).] 잔등 너머에 친구가 하나 있는디 그 친구가 어디를 갔다 오다가 질에 아무도 없고 쉬어갖고 앙졌 응께 귀신이 그렇게 인자, 아 친구 어디 갔다 온가? 아 어디 잔 갔다 오네. 아 자네 죽은 사랑이 이렇게 어짠 일인가? 오늘 저녁이 내 날이네. 내 날인디, 나 묵을 것은 안 해놓고 즈그 먹을 것만 해놓데. 해놔서 내 가 그래 자네를 만날라고 그랬는디, 잘 만났네. 나 따라가세. 따라갔어. 이약이약하고(이 얘기 저 얘기 하고) 하다가 가서는 인자 즈그 샐팍에(사립문 밖에)들 어가서는 능청갓을 딱 씌워놓고 [조사자: 능청갓을요?] 예. 능청갓을 딱 씌워논께 다른 사람은 안 보이그덩이라우. 둘이만 통하제. 통해갖고는, 앙쳐 놓고는 인자 다른 때는 잔을 비워 놓으면(부어 놓으면?) 잔이 그대로가 있는디, 없어졌불고 없어졌불고 이상하다. 이상하다. 그라고 있는디 아 적에(아침에) 인자 날이 샐랑께 딱 (능청갓을) 걷어 갖고 가부렀어라우. 그래 인자, 아무개네 아부지 어짠 일요? 그랑께, 늑아부지가 엊저녁에 나를 만나갖고 너한테 부탁해 주락 안 하냐? 내가 살아서 개괴기를 좋아 했는디 개괴기를 안해 논다. 고 그랑께 맹년 지사에는 개 잔 잡아서 지내라.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한국구비문학대계 6집 5책 135 137쪽 3 음식 맛을 보면 주인집 길흉을 안다 꽃에 취하기는 낮이 마땅하고, 취하여 흥겹거든 곱게 부르는 것이 마땅하고, 취하여 장차 헤어질 때는 북을 울림이 마땅하고, 또 발( 鉢 )을 치니, 문인이 취함에는 마땅히 절주 삼가고, 장정( 章 程 ) 을 조심해야 한다(절주는 禮 요, 장정은 法 이다). 잘난 사람이 취함에 있어서 마땅함은 잔을 더하 고 기치(=기상)를 더할 것이다. 대에 취함에는 여름이 마땅하며, 물에 취함에는 가을이 마땅하다. 소동파의 계주편인 이란 노래에 가로되, 술은 천록( 天 祿 )이라 그것이 될 때에는 그 맛이 아름 답고 사나움으로써 주인의 길흉을 안다 하였으니, 요즘의 풍속에는 술맛이 시고 나쁘면 주인집에 근심이 생긴다고 한다. 빙허각 이씨, 閨 閤 叢 書 < 酒 食 議 > 33쪽 3) 음식의 조화와 균형 (1) 상 차리는 예법과 맛의 조화를 위해 곁들이는 음식 밥에는 기장밥, 피밥, 쌀밥, 조밥, 흰기장밥, 메조밥 등의 여섯 가지가 있는데, 이것 중엔 성숙하기 전에 거둬들이는 것이 있고, 성숙한 후에 거둬들이는 것이 있다. 상 차리는 법에 상은 대개 5열인 254

데, 제1열에는 쇠고기 곰국과 양고기국, 돼지고기국과 구운 쇠고기가 있다. 제2열에는 肉 醬 과 소의 산적과 육회를 놓으며, 제3열에는 양고기구이, 양고기 산적, 유장, 돼지고기구이를 놓고, 제4열에는 육장, 돼지고기 산적, 개자장, 생선회를 놓고, 제5열에는 꿩고기와 토끼고기와 메추리고기와 종달 새고기를 놓는다. 이상 모두를 제기에 담는다. 이것이 이른바 대부의 예이다. 마실 것엔 그 종류가 모두 여섯 가지가 있다. 그 첫째를 중례라고 한다. 중례엔 도예와 서예가 있는데, 이 세 가지 단술 에 맑은 것과 맑지 않은 것이 있는데, 그 둘째를 이예라고 한다. 기장을 갖고서 만드는 세 번째의 것을 초라고 하며, 네 번째가 물, 다섯 번째가 매장( 梅 漿 ), 여섯 번째가 람이다. 술에는 청주와 백 주가 있다. 대제기에 담는 음식으로는 후이와 분자가 있다. 식물에는 그 종목이 많다. 달팽이로써 젓국을 담고 과미로써 밥을 짓고 꿩고기로써 죽을 끓이는데, 이를 1식이라고 한다. 보리밥에는 포와 닭고기 국을 곁들이는데, 이것도 1식이다. 찹쌀밥에는 개고 기와 토끼고기의 국을 곁들이는데, 이것도 1식이라고 한다. 이런 국들에는 다섯 가지 맛으로 조리 하여 국을 끓이고 그 속에는 쌀가루를 넣고 휘젓는데 여기에는 여귀를 가하지 않는다. 돼지를 삶 는 데는 이것을 고채로 싸고 그 뱃속에 여귀를 채우며, 닭을 익히는 데는 젓국을 쓰며 여귀를 뱃 속에 채운다. 또 물고기를 삶는 데도 난장을 사용하며 뱃속에 여귀나물을 채워가지고 삶는다. 자 라를 삶는 데도 젓국을 쓰며 역시 여귀를 그 뱃속에 채운다. 이것은 모두 그 냄새를 제거하고 맛 을 좋게 하기 위해서이다. 다음에 단수를 먹을 때에는 지해( 蚳 醢 ) 41) 로써 이에 곁들이고 포갱을 먹 을 때에는 포해로써 곁들이며, 고라니의 날고기를 먹을 때에는 젓국으로써 이에 곁들이고 복숭아 나 매실 담근 것을 먹을 때에는 소금을 찍어 먹는다. 이렇게 하면 맛의 조화를 이룬다.( 飯, 黍, 稷, 稻, 粱, 白 黍, 黃 粱, 稰, 稚. 膳, 臐, 膮, 牛 炙, 醢, 牛 胾, 醢 牛 膾, 羊 炙, 羊 胾 醢 豕 炙, 醢 豕 炙 芥 醬, 魚 膾, 雉, 兎, 鶉 酏, 飮 重 醴, 稻 醴 淸 糟, 粱 醴 淸 糟. 或 以 爲 醴. 黍 酏, 漿 水, 醷, 濫. 酒, 淸, 白. 羞, 糗 餌, 粉 餈. 食, 蝸 醢 而 苽 食 雉 羹, 麥 食 脯 羹 鷄 羹, 折 稌 犬 羹 免 羹, 和 糝 不 蓼, 濡 豚 包 苦 實 蓼, 濡 虌 醢 醬 實 蓼, 腵 修 蚳 醢, 脯 羹 兎 醢 麋 膚, 魚 麋 醢 魚 膾 芥 醬, 麋 腥 醢 醬, 桃 諸 梅 諸 卵 鹽.) 禮 記 < 內 則 > 16 (2) 계절별 음식의 맛 대체로 밥은 봄철처럼 따뜻해야 하고 국은 여름철처럼 더워야 하며 장은 가을철처럼 서늘해야 하 고 마실 것은 겨울철처럼 차야 한다. 무릇 조미료는 봄에는 신맛이 많아야 하고 여름에는 쓴맛이 많아야 하며 가을에는 매운 맛이 많아야 하고 겨울에는 짠맛이 많아야 한다. 그리고 부드럽고 단 것으로 조절해야 한다.( 凡 食 齊 視 春 時 羹 齊 視 夏 時 醬 齊 視 秋 時 飮 齊 視 冬 時. 凡 和 春 多 酸 夏 多 苦 秋 多 辛 冬 多 鹽 調 以 滑 甘.) 禮 記 < 內 則 > 17 41) 지해: 개미알젓. 전통시대 밥상머리 교육 콘텐츠 개발 및 활용방안 연구 255

음식의 청결을 강조하는 이야기 1) 식사할 때 에티켓 (1) 마주 앉아 식사할 때 조심하라 남과 마주앉아서 회를 먹을 때, 겨자와 초장을 많이 먹어 재채기를 하거나 눈물을 흘려서는 안 되고, 또한 무를 많이 먹어 남을 향하여 트림을 하지 말 것이다.( 對 人 喫 膾, 不 可 多 食 芥 醬 以 嚔 涕. 亦 勿 多 食 蕪 菁, 向 人 致 噫.) 士 小 節 < 士 典 > (2) 다른 사람과 식사할 때의 청결 남과 마주 앉아서 식사를 할 때는 종기나 설사 같은 여러 가지 냄새나고 더러운 일에 관한 것을 말하지 말고, 남이 아직 식사를 마치지 않았으면 비록 급하더라도 변소에 가지 말 것이다.( 對 人 食, 勿 言 瘡 瘇, 泄 利, 諸 臭 穢 等 事, 人 未 訖 食, 雖 急 勿 登 溷.) 士 小 節 < 士 典 > (3) 음식을 더러운 것에 비유하지 마라 음식이 비록 나쁘더라도 오줌이나 고름이나 때와 같은 온갖 추하고 더러운 물건에 비유해서는 안 된다.( 飮 食 雖 惡, 不 可 譬 擬 以 屎 溺, 瘡 濃 泥 垢 諸 醜 穢 之 物.) 士 小 節 < 士 典 > (4) 음식 냄새를 자주 맡지 마라 어포 따위는 자주 냄새를 맡지 말 것이다( 凡 脯 鱐 之 類, 勿 數 數 嗅 焉 ). 士 小 節 < 士 典 > (5) 음식 보관할 때 주의 사항 어포나 떡 등 시고 곰팡이가 생기거나 변하기 쉬운 물건은 책 넣는 서랍이나 그림 넣는 궤 속에 함께 두어서는 안 된다.( 凡 脯 鱐 餠 餌 酸 腐 黴 醭 易 變 之 物 不 可 渾 置 書 龕 畫 厨 之 中.) 士 小 節 < 士 典 > (6) 날고기 먹을 때 소의 간이나 천엽, 콩팥 회는 마구 씹어 식욕을 돋우어서는 안 된다. 이는 그 피비린내를 꺼리기 때문이다.( 牛 之 肝 葉 豇 豆 切 膾 不 可 恣 啖 勝 食 氣 惡 其 血 腥 也.) 士 小 節 < 士 典 > 256

(7) 국물 있는 음식 먹을 때 국 속의 생선은 숟가락으로 휘저어 부수지 마라. 물국수를 먹을 때는 입 밖의 남은 부분이 어지 러이 국물에 떨어지지 않게 하고, 밥이 입안에 있을 때 모래가 있더라도 상 위에 뱉어 놓지 말고 생선뼈는 간장에 떨어뜨리지 말 것이다.( 羹 魚 勿 以 匙 箸 攪 壞 凡 喫 水 麵 勿 以 口 餘 亂 落 于 水 飯 在 口 而 有 沙 毋 吐 于 案 魚 鯁 勿 墜 葅 醬.) 士 小 節 < 士 典 > (8) 쌈 먹는 방법 상치, 참취, 김에 밥을 싸서 먹을 때는 함부로 손가락이나 손바닥을 쓰지 말 것이다. 이는 깨끗지 못함을 꺼리기 때문이다. 먼저 밥을 숟가락으로 뭉쳐 밥그릇 위에 걸쳐 놓은 다음, 젓가락으로 쌈 쌀 채소 두세 잎으로 밥덩어리를 가지런히 덮은 후에 비로소 숟가락을 들어 입에 넣고는 곧 장을 찍어 넣어 씹어 먹을 것이다. 너무 크게 싸서 입에 넣기 어렵게 하지 말 것이다. 볼을 크게 부풀 리는 것은 예에 어긋난다.( 萵 苣, 馬 蹄 菜, 海 苔 包 飯. 勿 徒 使 指 掌. 惡 其 褻 也. 必 先 團 飯 于 匙. 橫 置 器 口. 次 以 箸 挾 包 菜 二 三 葉. 整 覆 于 團 飯. 始 擧 匙 入 口. 旋 勺 醬 以 啖. 勿 大 包 難 容 口. 以 其 輔 墳 而 不 典 也.) 士 小 節 < 士 典 > (9) 뼈에 붙은 고기 먹을 때 고기 뼈는 빨지 말고 씹지 말며, 꿩의 다리뼈는 씹어 꺾지 마라. 이는 그 뼈에 찔릴까 염려되기 때문이다. 쇠갈비를 물어뜯지 마라. 이는 그 즙이 옷에 묻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게장딱지에 밥을 비벼먹지 마라. 이는 잗달은 짓이기 때문이다.( 魚 肉 餘 骨. 勿 吮 勿 囓 勿 嚼. 折 雉 脛. 恐 其 刺 也. 勿 囓 剝 牛 脇. 恐 其 漬 也. 勿 以 蠏 匡 調 飯. 近 於 纖 也.) 士 小 節 < 士 典 > (10) 고기나 과일을 뾰족한 물건으로 찍어 입에 넣지 마라 고기 및 과실이나 무 같은 것은 칼로 뾰족하게 잘라서 입 안에 꽂아 넣지 말고, 이것을 남으로 하여금 입을 열어 받아먹게 하지 마라.( 凡 魚 肉 及 果 實 菜 菔. 勿 以 刀 尖 揷 而 向 口. 亦 勿 使 人 開 口 受 之.) 士 小 節 < 士 典 > (11) 과일 먹을 때 참외는 칼로 쪼개서 먹을 것이지 얼굴에 물 튀게 하지 마라. 수박은 먹을 때 씨를 자리에 뱉지 말고 씨를 이빨로 쪼개지 마라. 그것은 입과 손이 함께 품위를 잃을까 염려하기 때문이다.( 甘 苽 必 刀 疈 片 食, 勿 使 漬 也. 西 苽, 勿 噴 犀 於 席. 勿 判 犀 以 齒, 惡 其 口 手, 俱 失 容 也.) 士 小 節 < 士 典 > 전통시대 밥상머리 교육 콘텐츠 개발 및 활용방안 연구 257

(12) 음식 먹을 때 소리 내지 마라 무나 배나 밤을 먹을 때는 자주 씹어 사각사각 소리를 내지 말고, 국수와 국이나 죽을 먹을 때는 갑자기 들이마셔 후루룩 소리를 내지 말고, 물을 마실 때는 목구멍 속에서 꿀꺽꿀꺽 소리 나게 하지 마라.( 噉 菁 若 梨 栗 勿 數 嚼 簌 簌 有 聲 喫 麵 若 羹 粥 勿 頓 吸 輥 輥 有 響 飮 水 勿 使 喉 中 汩 汩.) 士 小 節 < 士 典 > (13) 식사하는 속도 밥을 먹을 때는 아주 느리게 씹어 먹기 싫은 듯하지 말고, 아주 급하게 씹어 빼앗아 먹는 듯하지 말고, 젓가락은 밥상에 내던지지 말고, 숟가락은 그릇에 닿아 소리 나게 하지 마라.( 凡 食. 毋 太 緩 嚼 如 厭. 毋 太 急 嚼 如 劫. 箸 毋 頓 槃. 匙 毋 戛 器.) 士 小 節 < 士 典 > (14) 식사할 때의 태도 밥을 앞에 놓고 기침하지 말고, 밥을 먹으면서 웃지 말고, 밥을 먹고 나서 하품하지 말고, 밥을 다 먹고 물을 마시고 난 뒤에 다시 짠 반찬을 씹지 마라.( 當 食 勿 咳, 方 食 勿 笑, 旣 食 勿 欠, 飯 已 飮 水, 毋 卽 更 啖 醎 饌.) 士 小 節 < 士 典 > (15) 너무 자주 떠먹지 마라 밥을 먹을 때 숟가락으로 김치나 간장을 떠먹어 보아서 싱거우면 서너 번 정도 떠먹는 것은 좋으 나, 너무 자주 떠내어 여남은 번에 이르는 것은 역시 점잖치 못한 행동이다.( 飯 時, 匙 挹 菹 醬 澹, 則 三 四 可 也, 頻 頻 忙 挹. 以 至 十 數 遭, 亦 涉 不 安 詳 也.) 士 小 節 < 士 典 > (16) 뜨거운 음식 식혀 먹기 밥이나 국이 뜨겁더라도 입으로 불지 말고, 콩죽이나 팥죽은 숟가락으로 휘저어 삭게 하지 말 것 이다.( 飯 羹 雖 赫 熱, 勿 口 次 也. 大 荳 小 荳 之 粥, 勿 以 匙 攪 之, 使 之 稀 薄.) 士 小 節 < 士 典 > (17) 한 입에 다 들어가지 않는 음식 김치가 한 입에 다 들어가지 않거든 씹어 끊으며, 그 나머지는 다시 제자리에 갖다 놓지 말고, 따로 상 한쪽에 놓아두었다가 다 먹어 남기는 일이 없어야 한다.( 葅 若 不 合 一 口, 嚼 而 斷 之, 勿 更 反 258

其 餘 也. 別 置 案 中, 竟 嚼 無 餘.) 士 小 節 < 士 典 > (18) 손님으로 가서 식사할 때 남의 집에 손님으로 가서 ( ) 만약 주인이 더 머물러 있기를 원하면서 예를 갖추어 대접하면, 술은 입술을 적시는 정도로 간단히 하고, 식사를 하게 되면 요란하고 게걸스럽게 먹지 말 것이다. 또 술잔을 물리치고 술병을 사양하기를 지나칠 정도로 강하게 거절해도 좋다.( 如 到 人 家, 當 知 女 務. 相 見 傳 茶, 卽 通 事 故, 說 罷 起 身, 再 三 辭 去. 主 若 相 留, 禮 筵 待 遇, 酒 略 沾 唇, 食 無 叉 筯. 退 盞 辭 壺, 過 承 推 拒.) 女 四 書 < 女 論 語 > (19) 젓갈 먹는 법 조기 젓갈과 전어 젓갈 등은 손가락으로 찍어 먹지 마라.( 鮸 魚 鱅 魚 醯, 勿 手 劈 啖 之.) 士 小 節 < 婦 儀 > (20) 국물 마실 때 밥을 물에 말아 먹다 남은 낱알은 모름지기 숟가락으로 건져서 먹고 아무 데나 뿌려 버리지 마 라. 음식 그릇을 들어 고개를 젖히고 마시려고 하지 마라. 그것은 바르지 못한 태도를 꺼리기 때 문이다.( 飯 澆 水 而 有 餘 粒, 須 使 匕 抄 訖, 勿 潑 棄 也. 勿 擧 器 仰 吸, 轉 身 而 冀 其 盡 啖 也, 惡 其 不 典 也.) 士 小 節 < 婦 儀 > (21) 쌈 싸먹기 상추로 밥을 싸서 먹을 때 한 입에 들어갈 수 없게 크게 하는 것은 부인의 행실로서 좋은 태도 가 아니니 경계하고 경계할 것이다.( 萵 苣 包 飯, 口 不 能 容, 大 是 婦 儀 之 不 典, 戒 之 戒 之.) 士 小 節 < 婦 儀 > (22) 술 마실 때 술을 마실 때 낯빛을 붉게 하지 말고, 손으로 술찌꺼기를 긁어먹지 말며, 파와 마늘은 많이 먹지 말고, 고추는 반드시 가늘게 썰며, 회는 반드시 비단처럼 얇게 썰어야 한다.( 呷 酒 不 可 面 紅, 勿 手 抄 糟 喫, 葱 蒜 勿 多 食, 蠻 椒 必 細 切, 切 膾 必 如 縷.) 士 小 節 < 婦 儀 > 전통시대 밥상머리 교육 콘텐츠 개발 및 활용방안 연구 259

(23) 특이한 냄새 나는 채소 부녀자는 파와 마늘 등 특이한 냄새가 나는 풀을 먹기 싫어하는데, 이는 몸에서 좋지 않은 냄새 가 날까 두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혹 담배는 즐겨 피우는 사람이 있는데, 담배 잎은 냄새나는 풀 이 아닌가? 그 향기가 좋지 않기는 파와 마늘보다 더 지나치다. 더구나 담배는 독하고 해로워서 사람에게 이롭지 못한 것이 아닌가?( 婦 女 惡 食 䓗 蒜 諸 葷 臭 之 草, 恐 其 不 芳 香 也. 然 或 有 嗜 烟 葉 者, 烟 葉 獨 非 葷 草 乎? 其 爲 不 芳 香, 有 浮 於 葱 蒜, 矧 又 毒 害 而 不 利 於 人 乎?) 士 小 節 < 婦 儀 > (24) 참외와 수박 먹을 때 참외의 껍질을 먹지 말고, 수박의 씨를 씹어 먹지 말 것이다.( 甘 苽 勿 食 皮, 西 瓜 勿 判 犀.) 士 小 節 < 婦 儀 > (25) 남이 보내준 음식 나눠먹기 남이 음식을 차려 보내거든 모름지기 늙은이와 젊은이를 헤아려서 고르게 분배할 것이요, 여러 사람보다 먼저 손에 묻히거나 입을 대어 어지럽게 먹거나 잡되게 맛보아서는 안 된다.( 人 有 餽 饌, 須 計 老 少, 分 排 匀 齊. 不 可 先 於 衆 中, 潰 手 揮 喙, 亂 喫 雜 甞.) 士 小 節 < 婦 儀 > (26) 음식 만들 때 손으로 음식을 만들 때는 머리와 가려운 데를 긁지 말고, 어린아이에게 젖을 먹이지 말고, 말과 웃음을 삼갈 것이며, 손톱은 잘 깎고, 반드시 수건으로 그릇마다 잘 덮으며, 겨자장을 갤 때는 가 까이 대고 재채기를 하지 말 것이다.( 凡 手 調 飮 食, 勿 搔 首 癢, 勿 乳 孩 兒, 愼 言 笑, 剔 爪 甲, 必 用 巾 羃, 逐 器 盖 覆, 調 芥 醬, 勿 逼 而 噓 氣.) 士 小 節 < 婦 儀 > (27) 음식 만들 때 무릇 음식을 만들 때는 모름지기 가락지를 벗어 놓을 것이다. 이는 그 구리와 은 등 쇠붙이의 녹 과 때가 떡이나 고기에 묻고 물들까 꺼리기 때문이다.( 凡 調 飮 食, 須 脫 指 環, 惡 其 銅 銀 綠 垢, 漬 染 餠 肉.) 士 小 節 < 婦 儀 > 260

(28) 음식 만들 때 무릇 생선이나 고기를 구울 때는 그것을 젓가락으로 뒤집을 것이지 맨손으로 만지지 말고, 손에 비록 묻을지라도 이것을 입으로 빨아서는 안 된다. 음식에 다섯 가지 맛을 맞출 때는 숟가락으로 한 번 맛볼 것이지 수없이 숟가락으로 저어 맛을 보느라고 입에서 연방 후룩후룩 소리가 나서는 안 되며, 또한 음식을 손가락으로 찍어서 맛본 다음 음식 묻은 손을 치마에 닦거나 창이나 벽에 뿌리지 말 것이다.( 凡 炙 魚 肉, 翻 之 以 箸, 毋 以 徒 手. 手 雖 漬, 不 可 吮. 調 五 味, 必 以 匕 一 甞, 不 可 頻 頻 攪 匕, 口 有 歠 聲. 亦 勿 以 指 挹 而 甞 之, 因 拭 手 瀝 于 裳 及 牎 壁.) 士 小 節 < 婦 儀 > (29) 고기 굽는 도구 보관하기 고기 굽는 쇠그릇은 반드시 잘 간직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먼지나 티가 기름 묻은 데 섞일 뿐 아니라 고양이나 개가 핥아 불결하기가 막심할 것이니, 이러고서 어찌 노인을 봉양하고 신명께 흠향하랴?( 炙 肉 鉄 器, 必 深 藏. 不 惟 塵 埃, 雜 於 膏 膩, 如 或 棄 置 不 藏, 犬 猫 必 舐, 不 㓗 莫 甚, 將 何 以 養 老 享 神.) 士 小 節 < 婦 儀 > (30) 음식 재료와 조리 도구의 청결 닭을 잡을 때 털을 다 뽑지 않거나 생선을 손질할 때 비늘을 다 긁지 않는다든가 밥에 그을음이 묻거나 술에 먼지가 떨어진다든가 하는 것은 정결하지 못한 것이니, 그냥 넘겨버려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도마와 밥상은 깨끗이 닦아 두고, 솥과 가마는 잘 씻어놓아야 하며, 밝게 살펴 보고 빠른 손놀림으로 조심하고 부지런하게 삼가 음식 공양에 임하여야 한다.( 鷄 或 不 盡 燖 毛, 魚 或 不 盡 剔 鱗, 飯 有 煤 而 酒 墮 埃, 其 不 㓗 精, 不 可 掩 也. 故 拭 俎 几 而 滌 鼎 錡, 明 目 敏 手, 翼 翼 孜 孜, 致 謹 恪 於 饋 養.) 士 小 節 < 婦 儀 > 2) 준비하는 정성 (1) 음식은 정성 음식은 풍성하고 사치하게 진수성찬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호박국과 콩나물이라도 깨끗 하고 정성스러우면 되는 것이다.( 匪 謂 豊 侈 綺 珍 之 備 也, 雖 曰 匏 菽, 潔 且 精 可 也.) 士 小 節 < 婦 儀 > 전통시대 밥상머리 교육 콘텐츠 개발 및 활용방안 연구 261

(2) 음식 순서 오음 가운데 제일 먼저 물을 마시고, 다음으로는 간장, 술, 단술, 식혜의 차례로 마신다.( 五 飮 上 水 漿 酒 醴 酏.) 禮 記 < 玉 藻 > 2 (3) 제사음식의 머리카락 [살았을 때 대감을 지낸 양반이 자신의 제삿날이 되어 제사음식을 먹으러 자기네 집에 가다가 주막 집에 들렀다(대감의 혼백은 살아 있는 사람에게 보인다고 한다). 주막집에서 술을 마시고 자기네 집 으로 갔더니 제사 음식에 구렁이가 있었다. 흠향을 하지 못하고 돌아가다가 다시 주막집에 들러 술 을 마시고, 주모에게 제사음식을 못 먹은 이야기를 하고 술값을 자기 자식에게 받으라고 했다. 대감 의 혼백이 떠난 후 주모가 대감댁에 가서 아직 철상을 하지 않은 제사상을 살펴보니 음식에 머리카 락이 있었다. 대감의 자식들에게 음식이 깨끗하지 않아서 대감의 혼백이 흠향하지 못했음을 이야기 하고 술값을 받아갔다. 대감의 자식들은 따로 날을 잡아서 다시 제사를 지냈다.(필자 주)] 그전에 말허자먼, 저 보통 우리네 인간 안 같으고 대감으로 살었던, 대감으로 살었던 그런 분네 여, 근디 그런 분네가 떡 죽었다 그말여. 죽었는디 지사가 떡 돌아와. 근게 그전 옛날에는 대감들 이라는 것은 혼신이 남에게 뵈야. 혼신이 남에게 뵈야. 그런게 인자 자기네 집을 가는 도중에가 주맥(주막)이 있어. 근게 인자 지사를 받어 먹으러 오시는디 주막으 가서, 하이고 내가 시방 목이 컬컬혀 죽겄는 참이라 술 한 잔 주소. 아, 근게, 하이고, 이게 어떤 일이시냐? 라고 술 한 잔 대접힜어. 아 근게 인자 맛있게 한 잔 자시고서는, 아! 잘먹었네. 주모 나 잘먹었네. 나 인자 가봐야겄네. 예, 가셔요. 그러고서 인자 가셨어. 아 가서 인자 지사상을 죽 허니, 부자로 살어, 근게 지사상을 죽 챙기놨거 든. 아 보닌게 이 머리크락(머리카락), 이거 하나가 죽 허니 내리고 탕이가 있단 말여. 그런게 인자 그 머리크락이 있은게 그것이 구렝이로 빈다드만, 우리는 모르지만은, 인자 그렇게 뵌다고 드만. 아 그런디 이 웅각(문맥으로 보아서 제사음식을 먹는다는 뜻으로 보인다 주)을 헐 수가 있으야지, 구렝 이가 있은게. 기양(그냥) 가시는 거여. 가시다 그 주막으로 가서, 이러고저러고 나 술 한 잔만 더 주소. 그리고 낼(내일) 우리 자식들한티 받소. 아, 그러고서 거서 술 한 잔 주닌게 맛있게 먹고선 기양 가셔. 가시는디 저 주모가 말여 술파는 주모가 가만히 생각헌게 이상허다 그말여. 상도 잘 챙겨놓고 장히(굉장히) 잘 혔는디. 그집을 쫓아갔어. 그 밤에 쫓아간게 철상을 안혔어. 아, 이러고저러고 이러고저러고 히서 내가 어르신네를 내가 올적으 갈적으 다 만났는디, 구렝이가 있어서 웅각을 못허고 기양 가신다고 허데. 뭣 땜이 근가(그런가) 구렝이가 있다고려. 262

근게, 아 지사상을 씩허니 잘 둘러본게 머리크락이 이렇게, 인자 머리크락 지드란헌 놈, 지드란허게 하나 있거든. 이것 땜이 그렸고나! 그러고서는 그 주모가 인자 그 얘기를 어. 술을 우리집이 와서 이러고저러고 히서 자시고 가고 자시고 가고. 암만, 술값 디리야지. 술값 후허게 주고 지사를 제일( 祭 日 ) 받어가지고서 그 지사를 다시 지냈어. 다시 지냈어. 그렇게 히서 끝났다데. 끝났어.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한국구비문학대계, 5집 4책, 846 847쪽 음식에 대한 절제와 절약을 강조하는 이야기 1) 절제 (1) 남과 함께 식사할 때 곡례에 말하기를, 남과 함께 식사를 할 때는 배부르게 먹지 않고, 남과 함께 밥을 먹을 때는 손 으로 집어 먹지 않을 것이다. ( 曲 禮 曰 共 食 不 飽, 共 飯 不 澤 手.) 內 訓 < 言 行 章 > 2 (2) 부모의 상을 당했을 때 식사 옛날 부모의 상사를 당했을 때는 빈소를 마련하고 나면 죽을 먹었으며, 상복을 입고 재최하는 동 안에는 거친 음식을 먹고 물을 마시고 채소와 실과를 먹지 않았다. 우제와 졸곡제를 지내는 동안 에도 거친 밥을 먹고 물을 마시고 채소와 실과를 먹지 않았다. 소상을 지내고 채소와 실과를 먹 고, 대상을 지내고 나서는 초장과 간장을 간 맞춰 먹고, 그 다음다음 달에 담제를 지내고는 단술 을 마신다. 처음으로 술 마시는 사람은 먼저 단술을 마시고, 처음으로 고기 먹는 사람은 마른 고 기를 먹었다.( 古 者 父 母 之 喪 旣 殯 食 粥 齊 衰 疏 食 水 飮 不 食 菜 果 父 母 之 喪 旣 虞 卒 哭 疏 食 水 飮 不 食 菜 果 期 而 小 祥 食 菜 果 又 期 而 大 祥 食 醢 醬 中 月 而 禫 禫 而 飮 醴 酒 始 飮 酒 者 先 飮 醴 酒 始 食 肉 者 先 食 乾 肉.) 內 訓 < 孝 親 章 > 21 (3) 탐식하지 마라 셋째, 마음에 지나치고 탐내는 것을 막아야 한다. 마음을 다스리고 성품을 길러야 하는 것이니, 먼저 세 가지와 또 한 가지를 막아야 한다. 좋은 음식은 탐을 내고 맛없는 음식은 찡그리며, 종 일 먹으면서도 그 음식이 생겨난 바를 알지 못하면 어리석은 것이다. 그러므로 덕이 있는 군자 전통시대 밥상머리 교육 콘텐츠 개발 및 활용방안 연구 263

( 君 子 )는 배불리 먹지 말아서 허물이 없게 한다.(기삭은 만윽의 과 고 탐 거 막아 법을 삼 으라. 마 을 다 리고 셩을 기 거시니 몬저 셰 가지와 거 막을 거시니, 죠흔 음식을 탐 을 고, 오나온 음식을 ㅂ지그리고 죵일 먹어도 음식이 조차 바 아지 못 즉 어리니 군 식무구포 야 허믈이 없게 라.) 閨 閤 叢 書 42) < 酒 食 議 > (4) 배부르게 먹지 마라 공자( 孔 子 )께서 말씀하셨다. 군자( 君 子 )는 먹음에 배부름을 구하지 않으며, 거처할 때에 편안함을 구하지 않으며, 일을 민첩히 하고 말을 삼가며, 도( 道 )가 있는 이에게 찾아가서 질정( 質 正 )한다면 학문( 學 問 )을 좋아한다고 이를 만하다. ( 子 曰 君 子 食 無 求 飽 居 無 求 安 敏 於 事 而 愼 於 言 就 有 道 而 正 焉 可 謂 好 學 也 已.) 논어 < 學 而 >; 제14장 (5) 잔치도 정도껏 임금이 세자와 함께 천사의 연회에 참가하다. 정사가 말하기를, 옛말에 잔치를 밤까지 계속해서 즐겨서는 안 된다. 했는데, 오늘은 밤이 이미 깊었고 또한 매우 피곤하니, 술을 중지하시기를 청 합니다.( 正 使 曰 : 卜 其 晝, 未 卜 其 夜. 今 夜 向 深, 勞 亦 已 極 請 止 酒.) 중종실록 90권, 34년 4월 10일(정미) (공자께서는) 많이 드시지 않으셨다.( 不 多 食.) 논어 < 鄕 黨 > 제8장 (6) 음식을 절제함( 節 食 ) 성인은 자른 고기가 바르지 않으면 먹지 아니하고, 그 장( 醬 )을 얻지 못하면 먹지 않는다. 하였 는데, 대범 식물이란 입에 들어가면 씹어야 하고 씹기로 말한다면 반드시 모지고 발라야만 되는 것도 아니며, 장도 반드시 갖추어야만 되는 것도 아니니 비록 짜고 싱거움이 맞지 않아도 식도 ( 食 道 )에 해될 것은 없다. 그런데 반드시 이와 같은 것을 구함은 무엇인가? 이는 대개 기욕( 嗜 欲 ) 을 억제하는 방법이다. 무릇 사람이 가장 억제하기 어려운 것은 색( 色 )이 중점을 차지하고, 먹는 것이 그 다음이다. 아름다운 찬( 饌 )이 있는 데가 있으면 반드시 구하고야 마는데, 하물며 그 앞에 당했다면 반드시 먹고야 만다. 한 번 먹고 두 번 먹어보면 탐내는 마음이 점점 불어나서 마치 무 42) 憑 虛 閣 李 氏, 鄭 良 婉 역주, 閨 閤 叢 書, 보진재, 2008. 264

성한 풀에다가 또 거름을 더한 것과 마찬가지로 된다. 성인은 기욕이 본성을 상실하게 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절제하는 것을 주로 삼았다. 그래서 그 자른 것이 바르지 않다. 그 장을 얻지 못했 다. 하는 것은 바로 그 방한( 防 限 )이었다. 이 방한을 준수하여 감히 넘어감이 없으면 기욕이 날 로 깎임과 동시에 모든 정욕의 치달음도 또한 점차로 감퇴하는 것이다. 대개 나날이 아침저녁으로 빼버려서는 안 될 것은 오직 밥이지만, 자기를 극복하는 것은 모름지 기 친근한 데서 시작되기 때문에, 식을 조절하는 것을 요점으로 삼는다. 성인은 구( 矩 )를 넘지 아 니하므로, 이와 같이 힘을 쓴다는 것이 아니라, 그 행동거지가 준승( 準 繩 )이 아닌 것이 없으나, 다 만 그 이치가 이와 같기에 성인이 따른 것이다. 나는 일찍이 말하기를, 침처( 寢 處 )에 있어 방을 달리 정하는 것이 색욕을 억제하는 길이요, 밥은 한 그릇을 다 먹지 않는 것이 기욕을 억제하는 길이라 했다. 한 그릇을 다 먹는다 해서 해가 있다는 말은 아니고 장차 이에서 익히고자 함이다. 이익, 성호사설 제26권, <경사문( 經 史 門 )> (7) 남과 함께 한 상에서 밥먹을 때 남과 더불어 한 상에서 함께 밥을 먹을 때, 고기니 떡이니 자기가 먹고 싶은 것이 비록 왼쪽에 놓였더라도 끌어다가 자기 앞에 놓지 말고, 각각 한 상을 받았을 때 내가 먹을 음식을 다 먹었으 면 남이 먹을 음식을 더 먹으려고 하지 말 것이다.( 人 共 食 一 卓. 若 肉 若 餠. 己 欲 食 者 雖 左. 毋 援 置 于 前. 各 對 一 案. 我 食 旣 訖. 毋 加 食 人 之 所 食.) 士 小 節 < 士 典 > (8) 여러 사람과 함께 한 상에서 밥 먹을 때 여러 사람들과 더불어 한 상에서 함께 밥을 먹을 때, 주춤하니 서서 이것저것 가져다 먹지 말고, 비록 먹는 데 거치적거리더라도 갓을 벗지 말고, 남이 혹 여기저기 것을 다투어 가져다 먹더라도 나는 다만 천천히 앞에 놓인 것만 집어 먹어야 한다.( 與 衆 人 共 食 一 卓. 勿 蹲 而 攫 焉. 雖 礙 毋 免 笠. 人 或 爭 取 四 邊. 我 只 徐 取 當 前 而 已.) 士 小 節 < 士 典 > 음식을 밝히는 사람을 사람들이 천히 여기나니, 작은 것을 기르고 큰 것을 잃기 때문이다. 음식지 인( 飮 食 之 人 )은 오로지 구복( 口 腹 )만을 기르는 자이다. 음식을 밝히는 사람이 잃음[잘못함]이 있지 않다면 구복( 口 腹 )이 어찌 다만 한 자나 한 치의 살이 될 뿐이겠는가. 이것은 가령 오로지 구복만 을 기르면서도 그 대체( 大 體 )를 잃지 않을 수 있다면, 구복의 기름은 사람의 몸과 생명이 관계되 는 바이니, 다만 한 자나 한 치의 살이 될 뿐만이 아니다. 다만 작은 것을 기르는 사람은 그 큰 것을 잃지 않음이 없다. 그러므로 구복을 비록 마땅히 길러야 하나, 끝내 작은 것으로써 큰 것을 전통시대 밥상머리 교육 콘텐츠 개발 및 활용방안 연구 265

해치고 천한 것으로써 귀한 것을 해쳐서는 안 됨을 말씀한 것이다.( 飮 食 之 人 則 人 賤 之 矣. 爲 其 養 小 以 失 大 也. 飮 食 之 人 專 養 口 腹 者 也. 飮 食 之 人 無 有 失 也 則 口 腹 豈 適 爲 尺 寸 之 膚 哉. 此 言 若 使 專 養 口 腹 而 能 不 失 其 大 體 則 口 腹 之 養 軀 命 所 關 不 但 爲 尺 寸 之 膚 而 已. 但 養 小 之 人 無 不 失 其 大 者 故 口 腹 雖 所 當 養 而 終 不 可 以 小 害 大, 賤 害 貴 也.) 孟 子 < 告 子 上 >; 제14장 2) 음식이 중함을 일깨우는 노래 (1) 음식 사치를 하지 말라는 노래 군것질도//부질없고 음식사치//못할쏘냐 삽십년에//복이오고 일시충복//음식이라 선조향화//관혼상제 갈수록//하는이없다 복음식//유여후에 할로루씨//하고많아 벌초산에//위답사고 선제향화//끊지않고 군장사//우한시에 저축하여//긴히쓰소 돈이쓸때//여북없어 주색잡기//낭패하리 할 일이//여북없어 장기바둑//소일하리 매일일비//저다마소 일년삼백//육십일이 매일일비//적다마소 지탕이전//가졌으면 한무계를//못할쏘냐(주색잡기하는 돈을 한곳에 모아 놓으면 한 무게 한다 주) 실탕이전//가졌으면 매일일비//적다마소 제물량을//모았다고 반지빨리//인사마소(부자가 거만하고 교만하여 가난한 사람 업신여기지 마라 주) 한재풍재//가시나면(다 지나면 주). 풍년도//다시오고 한재풍재//재악도를 피해가면//수만삼이 만내리라.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한국구비문학대계 2집 5책, 534 535쪽 (2) 음식 찌꺼기를 함부로 버리지 마라 밥티를 남겨서 뜰이나 도랑이나 더럽고 습한 곳에 흘려 버리지 말 것이다.( 勿 潑 棄 飯 顆 于 庭 溝 汚 濕 之 地.) 士 小 節 < 婦 儀 > 3) 절약하는 정신 (1) 낭비하는 모습, 자녀가 본받는다 떡을 좋아하여 사 먹는 것은 집안이 망할 징조다. 이것이 제사지내는 그릇에까지 전당을 잡히기 에 이르면 아이들이 이를 본받게 된다.( 嗜 餠 買 喫, 亡 家 之 兆, 典 到 祭 器, 兒 女 是 傚.) 士 小 節 < 婦 儀 > 266

(2) 혼례에 사치한 음식을 마련하는 것은 좋지 않은 풍습이다 세상 풍속에는 딸을 시집보낼 때 반드시 찬반을 극히 풍성하고 사치스럽게 차려 보내서 시집 사 람들을 먹이는데, 이것을 장반( 長 盤 )이라 한다. 일가 친척과 손님들에게 자랑을 하여 빛을 내며, 시가의 제사지내는 날에도 반드시 큰 그릇에 떡을 괴고 큰 병에 술을 채워 제상 아래 벌여 놓는 데, 이것을 가공이라 한다. 이런 것들을 마련하지 못하면 수치로 생각한다. 이 두 가지 일은 다 경박하고 이상한 풍습이니, 신랑 집에서는 마땅히 이를 엄히 금지할 것이다. 그런 것을 어찌 차 마 시키고 또 독촉하랴?( 世 俗 嫁 女, 必 具 饌 極 其 豊 侈, 饋 于 壻 家, 名 曰 長 盤. 夸 耀 宗 族 賓 客. 壻 家 忌 日, 必 大 器 峙 餠, 大 壺 實 酒, 陳 于 卓 下, 名 曰 加 供. 不 備 此, 以 爲 羞 耻. 凡 此 二 者, 皆 浮 靡 之 習 也, 壻 家 當 痛 禁 之. 其 忍 使 之 督 責 之 耶.) 士 小 節 < 婦 儀 > (3) 공자의 음식에 대한 태도 밥은 정( 精 )한 것을 싫어하지 않으시며, 회( 膾 )는 가늘게 썬 것을 싫어하지 않으셨다. 밥이 상하여 쉰 것과 생선이 상하고 고기가 부패한 것을 먹지 않으셨으며, 빛깔이 나쁜 것을 먹지 않으시고, 냄새가 나쁜 것을 먹지 않으셨으며, 요리가 잘못된 것을 먹지 않으시고, 때가 아닌 것을 먹지 않 으셨다. 자른 것이 바르지 않으면 먹지 않으시고, 간장을 얻지 못하면 먹지 않으셨다. 고기가 비 록 많으나 밥 기운을 이기게 하지 않으시며, 술은 일정한 양이 없으셨는데, 어지러운 지경에 이르 지 않게 하셨다. 시장에서 산 술과 포를 먹지 않으셨다. 생강을 먹는 것을 거두지 않으셨다. 많이 잡수시지 않으셨다. 나라에서 제사지내고 받은 고기는 밤을 재우지 않으셨으며, 집에서 제사지낸 고기는 3일을 넘기지 않으셨으니, 3일이 지나면 먹지 못하기 때문이다. 음식을 먹으면서 말씀하지 않으시며, 잠을 자면서 말씀하지 않으셨다. 비록 거친 밥과 나물국이라도 반드시 제( 祭 )하되, 공경 히 하셨다.( 食 不 厭 精 膾 不 厭 細 食 食 壹 而 餲 魚 餒 而 肉 敗 不 食 色 惡 不 食 臭 惡 不 食 失 不 食 不 時 不 食 割 不 正 不 食 不 得 其 醬 不 食 肉 雖 多 不 使 勝 食 氣 唯 酒 無 量 不 及 亂 沽 酒 市 脯 不 食 不 撤 薑 食 不 多 食 祭 於 公 不 宿 肉 祭 肉 不 出 三 日 出 三 日 不 食 之 矣 食 不 語 寢 不 言 雖 疏 食 菜 羹 瓜 [ 必 ] 祭 必 齊 如 也.) 논어 < 鄕 黨 > 제8장 (4) 부지런해야 한다 집안 살림에 따라 풍성하게 차리기도 하고 검소하게 차리기도 하며, 음식이나 식성에 따라 찌기 도 하고 삶기도 한다. 채소를 잘 선택하고 된장을 지지고 생강을 빻아 적절하게 양념을 하되, 달 고 심심하게 간을 맞추고 음식의 향을 잘 살리도록 한다. 주발과 접시를 벌여놓고 식구 수에 따 라 담아낸다. 하루 세 번의 식사를 이같이 하여 아침과 저녁에 맞게 해야 한다. 이러한 일은 새 벽 일찍 일어나면 모두 잘할 수 있다.( 隨 家 豊 儉, 蒸 煮 食 嘗. 安 排 蔬 菜, 炮 豉 舂 薑, 隨 時 下 料, 甛 淡 馨 전통시대 밥상머리 교육 콘텐츠 개발 및 활용방안 연구 267

香. 整 齊 碗 碟, 鋪 設 分 張. 三 飧 飯 食, 朝 暮 相 當. 侵 晨 早 起, 百 事 無 妨.) 女 四 書 < 女 論 語 > 2.2 함께 먹는 사람에 대한 태도 우리 선조들은 음식에 대한 절제와 질서, 예절을 유지하기 위해 좀 더 고차원적인 원리를 제시했다. 음식의 재료가 되는 다른 생명체의 보존을 위한 노력이 그 하나다. 그리고 주어진 음식에 감사하고 즐겁게 식사하는 태도는 역시 또 다른 선조들의 음식매너였다. 이러한 음식에 대한 접근은 사람을 한 박자 쉬게 하여 질서를 유지하고 사회의 틀을 유지하게 한다. 예( 禮 )란 질서를 의미한다. 음식을 함께 먹는 사람들 간의 예절은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감 사와 보답의 행위를 수반한다. 사람들은 음식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공동체의 결속을 강화하고, 상하 관계를 드러낸다. 식사 행위가 이뤄지는 가운데 수평, 수직적 관계가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이다. 밥상차림에서 나타나는 신분사회의 모습은 원행을묘정리의궤 에서 사용된 용어를 통해 찾아볼 수 있다. 자궁 및 대전(혜경궁 홍씨와 정조), 내빈(왕족), 원( 員 외빈, 품관), 인( 人 아전, 서리, 궁 인), 명( 名 고직, 악공, 여령, 장인) 등 신분에 따라 사용되는 용어 또한 차별되었다. 또한 신분에 따 라 상( 床 )의 종류, 그릇의 재질, 차림(독상, 겸상), 찬품(음식)의 종류, 가짓수 등도 다르게 나타난 다. 43) 음식과 사회질서 1) 질서 무릇 禮 의 시초는 음식에서 시작된다.( 夫 禮 之 初 始 諸 飮 食.) 禮 記 < 禮 運 > 2) 어른 먼저 아이가 익혀야 할 예절이다. ( ) 선생의 식사에 배식할 때에는 벼슬이 높은 자에게는 먼저 제 사를 올리고 뒤에 식사를 한다. ( ) 무릇 과실과 함께 먹을 때는 군자보다 늦게 먹고 불에 익 힌 것일 때는 군자에 앞서 먹는다.( 童 子 之 節 也, ( ) 侍 食 於 先 生, 異 爵 者 後 祭 先 飯. ( ) 凡 食 果 實 者, 後 君 子. 火 孰 者, 先 君 子.) 禮 記 < 玉 藻 > 15 43) 김상보, 조선시대의 음식문화, 가람기획, 2006. 268

3) 주인과 손님의 예절 식사할 때 객( 客 )이 먼저 음식의 신에게 제사하려고 하면 주인이 사양하여 제사할 정도의 음식이 못된다고 말하고, 객이 음식을 먹으면서 맛이 있다고 하면 주인이 사양하여 소홀하다고 한다. 주 인이 객을 공경하여 스스로 간장그릇을 상에 놓으면 객 역시 스스로 이를 거둔다. 한방에 동거하 여 식사를 하는 자, 또는 일을 함께하고 모여서 식사하는 자는 그중의 나이 적은 사람이 상을 치 운다. 무릇 오찬과 만찬에서 부인은 상을 치우지 않는다.( 客 祭 主 人 辭 曰 不 可 祭 也 客 飱 主 人 辭 以 疏 主 人 自 置 共 醬 則 客 自 撤 之 一 室 之 人 非 賓 客 一 人 撤 壹 食 之 人 一 人 撤 凡 燕 食 婦 人 不 撤.) 禮 記 < 玉 藻 > 15 4) 순종 아들과 며느리가 효도하고 공경하는 일은 그 부모와 시부모의 명령을 거역하지 말고 태만하지 말 아야 하는 것이다. 만약 음식을 먹으라고 하면 비록 좋아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반드시 맛을 보고 서 분부를 기다려야 하고, 의복을 주면 비록 탐나는 것이 아니더라도 반드시 입어보고 분부를 기 다려야 한다. 또 일을 시키고 다른 사람에게 자기를 대신하게 하면, 비록 그렇게 하고 싶지 않더 라도 잠깐 그에게 주어 좀 해보게 한 뒤에 이를 다시 맡아서 할 것이다.( 子 婦 孝 者 敬 者 父 母 舅 姑 之 命 勿 逆 勿 怠 若 飮 食 之 雖 不 耆 必 嘗 而 待 加 之 衣 服 雖 不 欲 必 服 而 待 加 之 事 人 代 之 己 雖 不 欲 姑 與 之 而 姑 使 之 而 後 復 之.) 內 訓 < 孝 親 章 > 10 5) 과객 제사음식 해주고 아들 둔 이야기 [어느 집에 한 과객이 찾아왔다. 과객과 주인이 함께 자는데 밤중에 과객이 정화수를 한 그릇 떠 놓 고 정성을 드리자 주인이 이상하게 여겨 물어보니, 과객의 어머니 기일인데 떠도는 신세라 정화수로 제사를 대신한다고 했다. 주인에게는 며느리가 셋 있는데, 첫째며느리는 병이 들었고, 둘째며느리는 아이 낳은 지 얼마 안됐고, 셋째며느리는 시집온 지 며칠 되지 않았다. 주인이 과객을 불쌍히 여겨 며느리에게 제사상을 차려 주라고 했는데, 둘째와 셋째는 핑계를 대고 못 차려 주겠다고 했다. 첫째 며느리가 아픈 몸을 이끌고 정성들여 음식을 장만하여 제사를 치르게 해 주었다. 그날 밤 시어머니 꿈에 과객의 어머니가 나타나 첫째며느리가 아들 둘을 낳을 것이니, 첫째는 대산, 둘째는 소산으로 이름을 지으라고 했다. 이후 첫째며느리의 병이 낫고 아들 둘을 낳고 잘 살았다고 한다.(필자 주)] 옛날 어느 집이서 살림을 살고 있는데, 해가 저물고 날이 어두우니까 어느 과객이 한 사람 찾어 들더랍니다. 그 주인 계시오! 하니까, 예, 그 누구시오. 예. 나는 길 가는 나그넨데 하룻밤 쉬어갈 수 없습니까? 전통시대 밥상머리 교육 콘텐츠 개발 및 활용방안 연구 269

그러니까 주인 말씀이, 예 들어오시오. 행랑채에서 그 인저 주인하고 과객하고 초저녁에 이야길 서로 주고받고 도란도란 얘기하다가 주인이 잠이 들어 잤다, 이런 말씀이여. 그 조금 자다 주인이 잠을 깼는데, 아 이 과객이 정한수(정화수)를 한 그릇 떠다놓고 윗목에 차려놓고 굴복을 하고 정성을 드리드랍니다. [청중: 과객이 아니라 주인이?] 과객이요 과객이. 그래 인저 주인은 누워서 자는 척하고 보니까 굴복을 하고 이래 공을 드리는데, 그 래 물어봤어요. 아 이 주무실 때가 됐는데 잠을 안 주무시고 왜 그러십니까? 하니까, 예, 오늘 저녁에 우리 어머님 기우( 忌 )가 드는데 나는 집도 절도 없는 돌아댕기는 나그네 과객, 과객 입니다. 그래서 밥도 한술 못 지어드리고 정한수라도 이래 한 그릇 떠놓고 공을 드립니다. 날짜나 안 잊어버리려고. 아 그러시오. 그러고 얘길 하고 생각하니까 아 그거 퍽 안 좋더랍니다. [청중: 그럴 테지.] 주인 맘에. 그래 이 주인 이 아들 3형젤 낳아가지고 다 성취를 다 시켰어요. 장갤 다 들였어요. 그래 큰며느리는 병이 들어서 자식을 하나도 못 낳고, 근데 둘째며느리, 셋째며느리는 인저 본 지가(얻은 지가) 얼마 안 되었는데, 둘째며느리가 인저 손자를 하나 놓고, 그 이거 밥을 한술 한술 지서 참 줘야만 되겠는데, 인저 주인이 나가서, 가운데 며느리한테 자는데, 인제 방문 밖에 가서, 야, 야. 부르니까, 예, 아버님. 왜 그러십니까? 아이, 저 오늘 저녁에 온 손님이 자기 어머니 기우가 든다구 저래 공을 드리고 있는데, 그 밥 한술 지주면 안 좋겠나? 아이고 아버님 얘기가 젖을 먹습니다. 아, 그러문 안 돼지. 인제 끝에 메느리한테 가서, 야, 야, 자나? 하니께, 예 아버님 안 잡니다. 왜 그러십니까? 내 저 오늘 저녁에 온 손님이 자기 어머니 기우가 든다고 저래 공을 드리고 있는데 거 밥 한술 지어 주면 안 좋겠나? 그러니까, 아이고 아버님 배가 살살 아픕니다. 거 그러면 안 돼지. 밥을 시키러 도로 나갔다 못 시키고 발을 한 발자국 방에 들여놓다가 생각해 보니까, 270

아하, 이거 밥 한그릇 차려 줘야겠는데. 인저 큰며느리 병자( 病 者 )한테 가서 얘길했단 말여. 그 인저 자는데 방문 밖에 가서, 야, 야, 며눌아가, 자니? 하니께, 예, 아버님. 안 잡니다. 그 이만저만하고 이런 일이 있는데 너 밥 한술 지어주면 안 좋것나? 예, 지어드리지요. 그 인저, 밥을 시키고 인제 들어가 인제 주인은 행랑채에 들어갔는데 조끔 있으니까 큰며느리가 방문 밖에서, 아버님. 바깥제사랍니까, 안제사랍니까? 묻더라는거요. 음 저 안제사란다. 그러면 우리 안방에 와서 제살 모시지요? [청중: 아하 참 착실한 며느리구먼.] 그 인제 손을 데리고 손님을 데리고 윗방에 올라가 앉으니께, 각중에 도라지 뭐 고사리나물 삶고 젯상 에 벅벅하게 차려놨드랍니다. 그 밥을 지어서 인저 차려놨는데 그날 저녁에 이 사람이 거기서 자기 어머니 지살 올렸어요. 그 인제 지살 다 지내고나서 큰며느리가 시어머니 자는 방에 가서, 어머님. 인나세요. 깨우는데 잠이 퍼뜩 깼단 말여. 그래 꿈 얘길 했어요. 하 그참 요상하기도 하다. 어떤 이 머리가 허 연 할머니가 와서 잘 먹고 갑니다. 하고 백배치사 를 하면서 이 가문에 손자를 보시면은, 이름을 대산( 大 山 )이라고 짓고, 둘째아들을 놓거들랑 소산( 小 山 )이라고 이름을 지으시오. 그 이름까지 지어주고 가드라. 이게 웬일이냐? 예, 그러나 어머님 가서 밤참 잡수러 그 안방으로 가시오. 아 꿈에도 없는, 생각도 없는 안방엘 가니께 지살 지내고 [청중: 웃음] 아이 그 만반진수를 차려놨단 말야. 그 인제 그 주인하고 손님하고 밥을 논아서 먹고. 이 손님은 그 이튿날 아침을 먹고 백배치사하 고 참 인상 가득하게 하고 떠났어요. 그 후로는 큰며느리가 병이 들어서 골방골방하던 그 며느리가 차차로 병이 나가지고 그래 가지고 몇 개월 후에 아 임신이 들어스더랍니다. 그래 10년, 인제 뭐여 열 달을 배 불러서 놓니까 부 연 머슴알 낳는데 그야말로 참 대산이라고 이름을 졌어요. 또 3년 후에 또 임신이 들어섰는데 그 또 시 십개월 베실러서 또 놓니까 그 또 아들이여. 그 인제 그 할머니가 지 준 대로 소산이라고 짓답니다. 그 이놈들 이 여섯 일곱 살 먹어서 한문서당을 가르치니까 재주가 그저 명창이더랍니다. 게 한 자 가르치면 두 자 알고 두 자 가르치면 석자 알고 이래서 나중에 과걸하는데 그 이놈들 형제가 진사 급제를 하고 가정을 누리고 잘 살더랍니다. 이 얘기는 바로 선( 善 )을 닦으면 선이 온다는 그 얘긴가 봐요. [웃으면 서] 실례했읍니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한국구비문학대계 3집 4책 151 155 전통시대 밥상머리 교육 콘텐츠 개발 및 활용방안 연구 271

6) 혼령들의 제사 음식 품평 [한 소금장수가 길을 가다 날이 저물어 무덤가에서 잠을 자려고 누웠다가 무덤 속 부부혼령의 대화 를 들었다. 오늘이 제삿날이라 할머니가 자식의 집에 제사상을 먹으러 갔는데 음식이 깨끗하지 못하 고 정성도 없었다. 할머니가 화가 나서 손자를 아궁이에 밀어 넣어 큰 화상을 입게 했다는 이야기였 다. 그 이야기를 들은 할아버지가 걱정을 하며 할머니에게 내일 다시 자식의 집에 찾아 가서 화상 치료에 좋은 각시풀 있는 곳과 약으로 쓰는 방법을 일러주라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소금장수는 날이 밝자 마을로 찾아가서 아이의 부모에게 약 있는 곳을 가르쳐 주고 아이의 상처를 치료하게 했 다.(필자 주)] 그 전에 어떤 사람이 소금을 한 가마 지구서는 이렇게 어디꺼정 가니까, 소금이 되게 무거운 거유. 가다 가다 저물 어시름에 따듯한 양지짝에 이렇게 쌍봉이가 있더래유. 요짝에 묘이 있고, 요짝에 문이 있구, 가운데는 요렇게 하나 사람이 드러눌 만하게 그렇게 묘이를 썼더래유. 그래서 인저 여기서 자구 가야겠 다 그러구는 고기 인저 고 새에 가 이렇게 소금 짐을 내려놓구 이렇게 드러누웠는데, 그래드래유. 귀에 들리더래유. 그러니께 요기는 저기 마누라구, 요기는 냄편네유. 그러니까 양짝에 이렇게 찌구서는 요 가운데루 구녕이 뚤렸대 유 가운데루 구녕이 뚫렸대유. 그래서 인저 고기다 요렇게 반들반들하게 닳았길래 이저 혼신들이 왔다갔다 왔다갔다 요렇게 요렇게, 그래서 고기서 인저 요렇게 드러누웠는데 잠이 안 들었는데, 이 귀 에 들리더래유. 영감님. 왜 그래? 아니 엊저녁에 영감 제사 아니유? 그래 제사 먹으러 갑시다. 그러더래유. 그래설름에, 아이 난 귀찮아 안 가. 그러니까 당신이나 갔다 와. 아이 같이 갑시다. 아이 귀잖아 안 가. 그러니까 당신이나 가서 젖은 건 먹구, 마른 거는 싸가지구 와. 그러더래유. 그럼 내가 갔다 올께유. 그래 인저 이 시어머니 자리가 인저 갔는데, 그냥 며느리가 언네를 업구서는 인제 그래 고 열두시에 지내던지 열두시 반에 지내던지 고렇게 지사를 고렇게 지낸대유. 새루 한 시만 지나두 낼이래유. 밝으면 날이래유. 그런데 인저 요렇게 밤중은 됐는데, 열두 시는 요렇게 됐는데, 지사가 언네 데리구 하니까는 지사가 늦으니까 아궁지에다 중얼중얼하며 늦으니까 인저 중얼중얼하며, 그냥 아궁지에다 불을 턱턱 발루 때구 그냥 그래면서 밥을 안치구 그러더래. 그래서 급하니까, 인저 해다가 인저 차리놓구서는 지내 는데, 혼신이 이렇게 가만히 인저 영감을 해 보니까, 밥에는 바위가 들구, 탕국에는 구랭이가 들구 그랬더 래유. 그래서 인저 휙휙휙휙 이렇게 오는 소리가 들리더래유. 오더니, 아이 저기 어떻게 잘 먹구 왔니? 그래니까, 272

아이 여보, 내 얘기 들으슈. 그러니까 저기 취사가 늦으니까 요년이 그래서 내가 그렇게 드럽게 해 놨으니, 내가 업구 있는 애를 저기 안괴에다 씰어주구 왔어유. 그러더래유. 아이 그렇게 하면 되우? 여보, 발루다가 착착 그냥 중얼중얼하며 발루다가 이 낭구 처넣구 저낭구 처넣구, 낭구를 그렇게 땟다. 는 거여. 그래서 버쩍 젖혀서 퍼다 놓는데 영감을 해보니까 밥에는 바위가 들구, 국에는 구렁이가 들었다. 구 그러더래유. 구렁이는 뭐냐 하면 머리카락이구유, 밥에는 바위가 들었다 소리는 돌멩이가 들었다는 거유. 그래서, 내가 화가 나서 애 업구 있는 것을 부엌에 들어간 거를 안괴에다 내가 씰어 넜다. 아 그럭 하면 쓰느냐? 그건 잘못한 일이야. 그렇게 했으면 슬며시 오면 됐지 이렇게 해 논 데가 어디 있느냐? 그저 여자는 그래서 탈이여. 그래더래유, 남편이. 그래면서 그래는 소리를 듣구 약 이름을 아르 켜 주는 것두 들었대우. 그러면 가서 또 일러주라. 구. 어디꺼정 가면 큰 묵은 집 헐어낸 데 그 안방 큰 안방 헐어낸 자국, 거이가 풀이 각시풀이 이렇게 났을 테니까, 그것두 약이니까루 낫으루 썩썩 도려다가 척척 찌어 가지구서는 그거를 몸뎅이에다 발라주 면, 그걸 그냥 벌떡벌떡 안구 자빠진다. 그래면서 그 약 이름꺼정 알았드래유, 소금장사가 그래면서, 그거 가서 일러줘라. 그래더래유, 마누라더러 인제. 그 소리를 들었어유. 소금장사가 들었는데 자구서는 인저 훤하게 밝아서 인저 소금 짐을 지구서는 한참 가니까루 큰 동네가 있는데, 아무개는 엊저녁에 지사 지내더니 언네를 그냥 으떡해서 아궁에다 저기 빠쳐 가지구서는 이 등어리 그런 데가 죄 디었대더라. 그거 죽지, 살지는 못한다. 이래면서 떠들더래유. 그래서 소금장사가 가서, 소금 사려. 이러니까루, 여자들이 인저 소금을 살려고 모두 그릇들을 가지구 나오더래유. 그러니까, 아유 이 동네 딘 사람 있느냐? 어린애 하나 딘 거 있느냐? 그러니까, 아유 아저씨 알으슈? 아무개네, 저기, 아무개네 엊저녁에 지산데, 어린애가 저기 겨우 백일 되는 건데, 인제 돌 돌아오는 고거를 업구서는 엊저녁에 지사를 지내는데, 등어리를 홀딱 디었어유. 이러드래유. 등어리를 홀딱 디어서 그냥 야단났어유. 어떤 집이냐? 저기 저 집이유. 그래며 가서 이름을 알으켜 주었대유. 어떡해서 어린애를 디었느냐? 그러니까, 엊저녁에 우리 시아버지 지산데, 참 지사가 늦었는지 어떡했는지 그냥 애가 그냥 뚝 떨어지면서 그냥 아궁이 앞에 가 떨어졌다구. 그럭해 가지구 디어 가지구 이런데, 요거 아들인데 암만해두 죽지 살진 못하 전통시대 밥상머리 교육 콘텐츠 개발 및 활용방안 연구 273

것어유. 그러더래유. 아 그라구 떠들구 법석이거든. 내가 이 애기를, 저기 약 이름을 가르쳐 주랴? 아저씨 뭔가 약 있어유? 그러더래유. 그런데 아무 데나 가면 아무 데 가면 집 헐어낸 묵은 집 헐어낸 데가 안방 헐어낸 데 거기 방 가운데 이렇게 풀이 이렇게 났는데, 그거를 비어다가 척척 찌어서 그냥 곱게 찌어 가지구 거기다 척척 붙이면, 그것두 약이라구 들었다. 전에 한 사람이 그런 가가지구 낫대더라. 그래유? 그래서 인저 그 소금장사가 그 애기를 들어 가지구 언네를 그걸 가보니까 참 풀이 그냥 유들유들한게 이렇게 나왔더래유. 그래서 묶은 집터에 풀 난 게 그게 약이래유. 그렇게 그거를 갖다가 비어다가 참 찧어 서 발라줬는데, 그 애가 살았더래유.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한국구비문학대계 1집 9책 241 245쪽 밥상머리에서 지켜야 할 덕목들 1) 임금과 식사할 때 임금이 신하에게 객으로서 먹을 것을 대접할 때는, 임금의 명에 따라 신에게 제사 지낸 후 밥과 반찬과 마실 것을 맛보고서 임금이 먹기를 기다린다. 만일 반찬을 맛보는 자가 배석해 있으면, 임금이 먹기를 기다린 뒤에 먹고 또 마실 것을 먹고서 기다린다. 임금이 음식을 맛보라고 명할 때에는, 가까운 것을 먹는다. 여러 가지를 먹으라고 명한 뒤에야 모든 것을 먹되, 가까운 것부터 멀리 있는 것까지 먹는다.( 若 賜 之 食 而 君 客 之, 則 命 之 祭 然 後 祭. 先 飯, 辯 嘗 羞, 飮 而 俟. 若 有 嘗 羞 者, 則 俟 君 之 食 然 後 食, 飯 飮 而 俟. 君 命 之 羞, 羞 近 者. 命 之 品 嘗 之, 然 後 唯 所 欲. 凡 嘗 遠 食, 必 順 近 食.) 禮 記 < 玉 藻 > 8 2) 임금과 식사 술 마실 때 임금이 식사를 마치고 입을 씻기 전에 신하는 감히 밥에 물을 붓지 못한다. 임금이 식사를 끝내 면 밥에 물을 붓는데, 세 번에 떠서 다 먹어야 한다. 임금이 식사가 끝나면 밥과 간장을 가지고 나가 종자에게 준다. 신하가 임금의 사적인 연회에 배석했을 때, 임금이 만일 신하에게 잔을 내 리면 자기 자리를 넘어가서 두 번 절하고 받아두고 자리에 돌아와 제사 지낸다. 술잔을 비워 다 마셔서 임금의 은총을 남기지 않는다. 임금의 잔이 비워지는 것을 기다렸다가 빈 잔을 받아 술을 따라 마신다. 임금으로부터 첫 잔을 받아 술을 따라 마신다. 임금으로부터 첫 잔을 받을 때에는 태도가 엄숙하여 예의를 갖추고, 두 잔을 받을 때에는 온화한 태도를 보이며 세 잔으로서 그친다 274

고 하였다. 세 잔을 받고 물러날 때에는 무릎을 꿇고 돌아앉아 신을 신는다.( 君 未 覆 手, 不 敢 飱. 君 旣 食, 又 飯 飱. 飯 飱 者 三 飯 也. 君 旣 徹, 執 飯 與 醬 乃 出 授 從 者. 凡 侑 食, 不 盡 食, 食 於 人 不 飽. 唯 水 漿 不 祭, 若 祭 爲 已 偞 卑. 君 若 賜 之 爵, 則 越 席 再 拜 稽 首 受. 登 席 祭 之. 飮, 卒 爵 而 俟, 君 卒 爵 然 後 授 虛 爵. 君 子 之 飮 酒 也, 受 一 爵 而 色 酒 如 也, 二 爵 而 言 言 斯, 禮 已 三 爵, 而 油 油 以 退. 退 則 坐 取 屨, 隱 辟 而 后 屨, 坐 左 納 右, 坐 右 納 左.) 禮 記 < 玉 藻 > 9 3) 완배례( 完 杯 禮 ) 임금이 술을 돌리면서 완배례( 完 杯 禮 )를 청하자, 두 사신이 말하기를, 피곤해서 거행하지 못하겠 습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완배례를 거행하지 못하면 예가 완전하게 되지 못합니다.( 不 行 完 杯, 則 禮 不 完 ) 하므로, 두 사신은 명대로 따르겠다고 하였다. 임금이 완배례를 마치고 이르기 를, 시경 에 위의가 겉으로 풍기는 것은 마음에 덕이 넘친 걸세. 라고 했는데, 지금 두 대인 의 위의를 보니 덕이 속에 쌓여 있음을 알겠습니다. 성제의 은혜로운 명이 없었더라면 어떻게 대 인의 위의를 볼 수 있었겠습니까. ( ) 두 사신이 말하기를, 하인이 한두 사람만이 아니니 손 수 음식을 먹일 수는 없습니다. 또 하인들은 대례( 大 禮 )를 감당할 수도 없으니 관원에게 명하여 별청( 別 廳 )에서 음식을 먹이게 하십시오. 하므로, 임금이 말하기를, 허락을 받지 못했으니, 경사 ( 京 師 )에서 온 두목에게라도 직접 먹이고 싶습니다. 하자, 두 사신이 말하기를, 그렇다면 그들이 인사를 드린 뒤에 먹이십시오. 하였다.( 上 行 酒, 請 行 完 杯 禮, 兩 使 曰 : 勞 動, 不 須 行. 上 曰 : 不 行 完 杯, 則 禮 不 完. 兩 使 曰 : 依 命. 上 行 完 杯 畢, 上 曰 : 抑 抑 威 儀, 維 德 之 隅. 今 見 兩 大 人 威 儀, 可 知 德 之 積 於 中 矣. 不 有 聖 帝 恩 命, 何 能 得 見 大 人 之 威 儀? ( ) 兩 使 曰 : 下 人 非 一 二, 不 可 親 饋, 且 下 人 不 敢 當 大 禮. 請 命 官, 饋 于 別 廳. 上 曰 : 旣 不 得 命, 請 親 饋 京 來 頭 目. 兩 使 曰 : 然 則 叩 頭 後 饋 之. ) 朝 鮮 王 朝 實 錄 中 宗 90권, 34년 4월 10일(정미) 4) 남과 함께 식사할 때 <곡례>에 말하기를, 남과 함께 식사를 할 때는 배부르게 먹지 않고, 남과 함께 밥을 먹을 때는 손으로 집어 먹지 않을 것이다. 밥을 둥글게 뭉쳐 먹지 말고, 밥을 많이 떠먹지 말고, 국물을 흘 리지 말 것이다. 식사할 때 씹는 소리를 내지 말고, 뼈를 깨물어 씹지 말고, 먹던 생선이나 고기 를 도로 그릇에 담아 놓지 말고, 개에게 뼈를 던져 주지 말고, 굳이 얻어먹으려 하지 말 것이다. 밥을 허적이지 말고, 기장밥을 먹을 때는 젓가락으로 먹지 말 것이다. 국을 훌쩍훌쩍 들이 마시 지 말고, 국에 간을 맞추지 말고, 잇속을 쑤시지 말고, 젓국을 마시지 말 것이다. 손님이 국에 간 을 맞추려 하면 주인은 잘 끓이지 못한 것을 사과하고, 손님이 젓국을 마시면 주인은 넉넉지 못 한 것을 사과할 것이다. 젖은 고기는 이로 끊어 먹지만 딱딱한 고기는 이로 끊어 먹지 말고, 산 전통시대 밥상머리 교육 콘텐츠 개발 및 활용방안 연구 275

적은 한 입에 집어넣지 말 것이다. ( 曲 禮 曰 共 食 不 飽 共 飯 不 澤 手 毋 摶 飯 毋 放 飯 毋 流 歠 毋 咤 食 毋 齧 骨 毋 反 魚 肉 毋 投 與 狗 骨 毋 固 獲 毋 揚 飯 飯 黍 毋 以 箸 毋 口 遝 羹 毋 絮 羹 毋 刺 齒 毋 歠 醢 客 絮 羹 主 人 辭 不 能 烹 客 啜 醢 主 人 辭 以 窶 濡 肉 齒 決 乾 肉 不 齒 決 毋 嘬 炙.) 內 訓 < 言 行 章 > 2 5) 남과 함께 식사할 때 남과 더불어 한 상에서 함께 밥을 먹을 때, 고기니 떡이니 자기가 먹고 싶은 것이 비록 왼쪽에 놓였더라도 끌어다가 자기 앞에 놓지 말고, 각각 한 상을 받았을 때 내가 먹을 음식을 다 먹었으 면 남이 먹을 음식을 더 먹으려고 하지 말 것이다.( 人 共 食 一 卓. 若 肉 若 餠. 己 欲 食 者 雖 左. 毋 援 置 于 前. 各 對 一 案. 我 食 旣 訖. 毋 加 食 人 之 所 食.) 士 小 節 < 士 典 > 6) 여러 사람이 함께 식사할 때 여러 사람들과 더불어 한 상에서 함께 밥을 먹을 때 주춤하니 서서 이것저것 가져다 먹지 말고, 비록 먹는 데 거치적거리더라도 갓을 벗지 말고, 남이 혹 여기저기 것을 다투어 가져다 먹더라도 나는 다만 천천히 앞에 놓인 것만 집어 먹어야 한다.( 與 衆 人 共 食 一 卓. 勿 蹲 而 攫 焉. 雖 礙 毋 免 笠. 人 或 爭 取 四 邊. 我 只 徐 取 當 前 而 已.) 士 小 節 < 士 典 > 7) 감사하는 마음으로 첫째, 힘듦의 다소를 헤아리고, 그것이 어디에서 왔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이 음식은 갈고 심고 거두고 찧고 까불고 지지는 등 공이 많이 든 것이다. 더구나 산 짐승을 잡고 살을 베어내어 맛있 게 만들려니, 한 사람 먹는 것은 열 사람이 애쓴 것이다. 집에서 먹어도 부조( 父 祖 )의 심력( 心 力 ) 으로 이루어진 것이요, 비록 재물은 아니나 역시 여경( 餘 慶 )을 이어받아 벼슬하여 백성들의 고혈 ( 膏 血 )을 먹는 것이니, 크게 말할 것이 못 된다.(기일은 공부의 다쇼 헤아리고 져거시 어 ㅣ서 왔 고 각 야 보라. 이 음식이 고 심그고 거두고 ㅂ지코 ㅂ가볼고 지진 후의 공부 심희 만흔 지라. 믈며 산 즘 을 고 버혀 ㅣ 미로온 마 로 랴 니 의 먹 거시 열 의 슈고 거시오, 집의셔 먹어도 부죠의 심녁으로 경영 ㅣ요, 비록 비 ㅣ믈이나 ㅅ도 여경을 니어 환 야 셩의 고혈을 먹 거시니 크게 가히 말 거시 아니니라.) 閨 閤 叢 書, 憑 虛 閣 李 氏 2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