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자료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2009.11.13-19) 중 37 북한 관련 발언 북한경제의 현황과 개혁의 가능성 47
북한경제의 현황과 개혁의 가능성 47 북한경제의 현황과 개혁의 가능성 정은이(전북대학교 경제학부 겸임 조교수) 본 자료는 2007학년도 일본토호쿠대학 경제학연구과 박사학위 논문 北 朝 鮮 経 済 の 現 状 と 改 革 の 可 能 性 (북한경제의 현황과 개혁의 가능성) 을 간단히 요약, 번역하여 소개한 것이다. 이 논문은 북한경제의 현황에 관한 선행연구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이러한 비판적 현황인 식을 바탕으로 중국식 경제개혁 모델의 적용가능성에 대한 고찰을 통해 북한경제개혁의 초기 단계에 적합한 개혁의 골자를 제시하고자 한다. 이상의 연구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 논문에 서는 기존의 연구와는 달리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점을 주목한다. 첫째 북한에 관한 공식적인 자료뿐만 아니라 탈북자의 증언 또는 방북자의 증언, 회고록과 재일조선인, 중국조선족 및 북한의 내부사정에 정통한 연구자나 전문가의 수기나 각종 언론기 사, NGO NPO 등의 기록과 같은 다양한 비공식 자료를 함께 활용한다. 둘째 위로부터의 시각 과 거시적 분석법 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하여 이 논문에서는 북한 사회의 대다수를 형성하는 중 하부계층에 초점을 맞춘 아래로부터의 시각 과 개별적 인 사례를 분석하는 미시적 접근법 을 적용하여, 중 하부계층의 경제사회적 삶의 역동성에 주목한다. 분석결과 이 논문에서는 북한의 초기경제개혁전략으로 중국식 경제개혁모델의 적용이 타당 하다고 주장하고, 특히 중국식 농업개혁, 지방분권과 결부된 경공업발전전략, 경제특구의 설치 등의 3가지 기본전략을 토대로, 동포경제와의 연계를 통한 지방공업의 육성책이 동시에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48 경제자료 I. 문제제기 및 연구목적 이 연구는 북한이 현재의 김정일 정권이나 이와 유사한 정권이 지속될 경우를 상정하 고, 이 경우 북한에서도 북한주민의 삶을 조금이라도 개선시킬 수 있는 경제개혁의 가능 성이 존재하는가? 만약 존재한다면, 중국식 경제개혁을 참고하여 이를 북한에 적용가능 한지 고민해 본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입각하여 이 연구에서는 북한경제개혁의 초기단계에 적합한 개혁 의 골자를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북한경제의 현황에 관한 선행연구를 비판적으 로 검토하고, 이러한 비판적 현황인식을 바탕으로 중국식 경제개혁 모델의 적용가능성에 대해서 고찰한다. II. 연구방법 및 자료 이 연구에서 이용한 공식문건으로는 조선중앙연감 및 김일성 저작집, 김정일 선집, 경 제연구, 로동신문 등이 있다. 또한 조총련이 발행한 월간조선과 조선신보 등도 함께 활 용했다. 그 이외에 한국은행, 국제기구(UNDP, OECD, FAO/WFP), 미국 CIA가 발표한 거시적 통계자료를 활용하여 북한당국이 발표한 거시적 통계자료를 보완했다. 뿐만 아니 라 공식적인 자료와 데이터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기초 자료도 포함한다. 1탈북자(재일탈북자 포함) 및 중국 조선족과의 심층인터뷰 조사 자료다. 2 1에서 언급 한 인터뷰 조사 자료에 더하여 한국의 언론 정보 연구기관에서 증언을 모아 정리한 북한 실상종합자료집 및 북한사회 무엇이 변하고 있는가 등의 증언 자료집과 탈북자들의 수기, 회고록 등도 함께 활용한다. 3최근 탈북자 또는 북한내부에 있는 북한주민을 대 상으로 심층인터뷰 조사내용을 토대로 만든 오늘의 북한소식 등의 잡지를 검토한다. 4재일조선인 및 북한의 내부사정에 정통한 연구자나 전문가의 수기, 5각종 언론기사 및 북중국경지역에서 탈북자 지원 NGO NPO와의 인터뷰 조사, 6Asia Press, RENK, Raison등이 제공한 북한 내부 영상자료나 문건과 같은 다양한 비공식 자료도 함께 활용 한다.
북한경제의 현황과 개혁의 가능성 49 III. 연구시각 이 연구는 위로부터의 시각 과 거시적 분석법 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하여 북한 사회의 대다수를 형성하는 중 하부계층에 초점을 맞춘 아래로부터의 시각 과 개별적인 사례를 분석하는 미시적 접근법 을 적용하여, 중 하부계층의 경제사회적 삶의 역동성에 주목한 다. 즉 중 하부계층 사람들의 적응 및 변화를 가져오는 원동력이 바로 경제 사회적 변화 이므로 이를 둘러싼 현황분석을 중심으로 한 접근법을 적용한다. 이러한 접근법을 적용 하여 현황을 분석하면 북한체제가 경제적인 측면에서 역동성 있게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 을 간파 할 수 있다. IV. 목차 및 내용 제1장 중국식경제개혁모델의 북한에 대한 적용가능성 제1장에서는 우선 북한에 대한 중국식 경제개혁모델의 적용가능성에 관한 선행연구를 검토하고, 북한의 경제개혁에 관한 다양한 논점들을 정리한다. 이러한 고찰을 바탕으로, 현재 북한이 처한 경제개혁의 초기조건에 대한 인식에 대하여 선행연구와 본연구와의 비 교를 통하여, 선행연구의 문제점을 비판적으로 검토 수용한다. 이러한 비교연구를 토 대로, 특히 이 연구는 중국식 경제개혁의 성공요인을 농업개혁, 지방분권 하에서 추진된 경공업육성전략, 경제특구와 동포경제의 활용전략 등 3가지 측면에서 고찰한다. 이러한 중국식 경제개혁의 특징에 입각하여, 김정일 정권이나 유사한 정권이 지속되더라도 북한 국민의 삶을 개선시킬 수 있는 경제개혁으로서 중국식경제개혁모델이 적용가능한지 모 색한다. 1. 경제개혁을 둘러싼 양국의 초기조건에 대한 논쟁 경제개혁을 둘러싸고 기존연구는 양국이 처한 초기조건의 차이가 크다는 점에 착안하 여, 북한에 중국식경제개혁모델의 적용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결론짓고 있다. 이 논쟁의 전제가 되는 초기조건은 다음 5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정치적 환경이다. 중국은 모택동 사후 4인방의 축출과 함께 집단지도체제가 확립되
50 경제자료 어 다양한 정책노선의 검토와 조정이 가능했으며, 게다가 등소평과 같은 개혁엘리트가 존재하였다. 반면에 북한은 수령 당 대중이 일체화된 강력한 일인독재체제하에 있어 개 혁을 추진함에 있어 유연성을 발휘하기 힘든 구조이다. 2지리적 조건이다. 북한은 농업에 불리한 지리적 조건을 가지고 있어 농업개혁에 상 당한 비용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부문으로의 파급효과도 작아 중국과 같이 농 업으로부터의 개혁은 비효율적이다. 3산업구조이다. 중국은 개혁초기 취업인구에서 농업종사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70% 이상이었다. 이는 산업화 내지 공업화과정에서 대량의 값싼 노동력이 농업부문에서 공업 부문으로 흡수되는 효과만으로도 커다란 성장잠재력을 가졌다. 따라서 농업부문의 개혁 이 공업부문으로 파급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반면에 북한은 1970년대에 이미 공 업화 도시화가 진전되어 농업부문의 개혁효과가 공업부문에 미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개혁의 낙오자가 발생해 사회불안을 초래한다. 4국제시장과의 연계성이다. 중국은 홍콩이나 화교의 존재로 해외로부터의 투자유치 가 원활했던 반면 북한은 이러한 대외경제주체가 결여되어 있다. 5한국의 존재이다. 중국은 개혁초기 일본을 비롯한 서방세계와의 관계정상화를 꾀하 였다. 이러한 국제환경변화는 중국이 개혁개방을 순조롭게 하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였 다. 반면에 북한에게 있어 이데올로기 및 체제대립관계에 있는 한국의 존재는 개혁개방 의 장애요소로 작용한다. 2. 경제개혁에 관한 초기조건의 재검토: 본 연구와 선행연구와의 비교 선행연구에 대한 분석결과, 이 연구에서는 선행연구가 제시한 초기조건에 대하여 재검 토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그 이유는 다음 5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정치적환경이다. 북한에는 성분제 라는 신분제도가 존재한다. 따라서 신분상승의 기 회가 제한되어 있으며, 이로 인해 불만이 체제 내에서 양산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 경제 난이 심화되면서 빈부격차로 인한 새로운 계층분화가 진행되면서 먹을 것이 없어 삶의 희망을 잃은 빈민계층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계층의 증가는 현 정권에 대한 불만 의 증폭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독재정권에 대한 저항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경제파탄이 악화됨에 따라 체제로의 반발이 강해지고 있는 현황을 고려한다면, 체제유지와 존속을 목적으로 상층엘리트가 개혁의 키를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경제의 현황과 개혁의 가능성 51 또한 1990년대 이후의 경제변화를 고려한다면, 경제위기가 체제위기로 도달하지 않는 다 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 경우에 북한당국이 체제연명책을 강구하기 위해 개혁을 실시할 가능성의 여지가 남아있다. 2지리적 환경이다. 북한의 농업이 지리적으로 반드시 유리한 것은 아니지만, 지리적 인 문제 이상으로 북한농업이 가진 근본적인 문제점은 북한농업이 지닌 성장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협동농장체제의 구조적 모순에 있다. 이러한 사실은 북한 당국의 간섭을 받지 않는 자유지에서의 농업생산력이 협동농장의 그것보다 2-3배가량 높다는 탈북자의 증언들을 통해도 확인할 수 있다. 3산업통계자료이다. 산업통계 자료를 둘러싸고 이 연구에서는 선행연구가 이용한 인 구통계자료의 이용법과 해석에 대해 3가지 측면에서 문제점을 제기한다. 선행연구가 이용한 인구통계자료 자체의 문제다. 즉 자료접근의 제약으로 선행연구 는 최근의 경제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훨씬 그 이전자료에 의존하고 있는 모순이 있다. CIA등 최근 추정된 자료에 의하면 농업종사자비율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제도의 특수성이다. 먼저 농업지원대 제도이다. 즉 북한에서는 협동농장의 농민 외 에도 도시노동자, 학생, 가정주부에 이르기까지 모든 주민이 일정기간 협동농장으로 보 내져 농사일을 지원해야 한다. 또한 직장(단위) 내에서도 후방공급사업 을 벌려 직장단 위별로 식량을 자력으로 조달하고 있다. 게다가 북한의 취업인구에서 군인이 누락되어 있는데 군인 또한 주요기지를 제하면 군복무시간의 대부분을 농업부문에 투입되어 식량 을 자급자족한다. 식량배급제와 공장가동률의 하락 등 현재의 경제사정을 고려하면 공업부문의 기존 노동자가 어느 정도는 농업부문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즉 북한당국이 발표한 공식통계에 북한체제의 특수성과 식량난이라는 현재의 경제사 정을 가미한다면 실질적인 농업종사자의 수는 공식통계를 훨씬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 4동포경제이다. 선행연구에서는 북한이 개혁개방을 추진함에 있어서 하나의 네트워 크로써 견인역할을 할 화인 화교와 같은 재외경제주체가 결여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 러나 북한에서도 실제 동포경제 가 작용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동포경제 란 한국을 비롯한 재중조선인 및 재일조선인이 중재하는 경제를 가리킨다. 동포경제력이 지금까지 주목받지 못했던 것은 북한과 동포경제와의 연계가 북한체제 및 경제개혁에 어떤 형태로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에 대한 충분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52 경제자료 5초기개혁사상이다. 초기단계의 개혁사상에 관한 논쟁은 선행연구에서 다루지 않았 다. 그러나 개혁개방에 대한 북한당국의 태도가 점진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이 여러 문헌 자료를 통해서 밝혀지고 있다. 1998년까지만 해도 북한당국에게 개혁개방은 체제의 붕괴 로 이어지는 위험한 존재로 인식되고 있었으며, 경제난에 대한 책임도 철저히 외부로 돌 렸다. 그러나 2001년 강성대국건설의 요구에 맞는 사회주의 관리개선 에서는 처음으로 자국을 둘러싼 국제환경이 크게 변화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생존전략의 방침으로 실리주의원칙 에 호소하고 있다. 이어서 2002년에 실시된 7.1경제개선조치에서는 사회 주의건국 이후 처음으로 암시장의 동향에 맞추어서 가격, 임금, 환율 등을 책정하였다. 2003년에는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농민시장 을 종합시장 으로 확대조치 하는 한편 북한 의 공식보도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경제개혁 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즉 북한에도 초기 의 개혁사상이 싹트고 있는 것이다. 3. 중국식경제개혁모델의 특징과 성공요인 선행연구의 비판적인 검토와 북한경제에 대한 새로운 현황인식에 입각하여 중국식경 제개혁의 성공요인에서 북한에 적용가능 한 방책으로 다음 3가지 역동성에 주목한다. 첫 째 농업부문에서의 개혁전략, 둘째 지방분권 하에서 추진된 경공업육성책, 셋째 경제특 구와 동포경제의 활용전략이다. 이러한 중국식 경제개혁의 특징에 입각하여, 개혁의 초기단계에 김정일 정권이나 유사 한 정권이 지속되더라도 북한에서도 국민들의 삶을 개선시킬 수 있는 경제개혁으로서 중 국식경제개혁모델이 적용가능하다고 결론짓는다. 제2장 경제현황과 개혁의 필요성 제1장의 북한경제현황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경제개혁의 논쟁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제2장에서는 북한경제가 직면한 특수성에 착안하여 경제현황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혁의 필요성과 가능성에 대해 논한다. 이때 북한의 성분제도가 정치적 지위 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사회 경제적 생활양식까지 결정하는 불평등한 제도임에 착안하여, 거시적 통계에 근거한 북한경제의 현황분석에 문제점을 제기하고, 제도적 혜택에서 철저 히 배제된 북한주민의 삶에 대한 미시적 접근을 시도한다.
북한경제의 현황과 개혁의 가능성 53 1. 북한의 식량사정: FAO/WFP의 북한식량사정 접근법과 문제점 먼저 북한의 식량사정을 파악하기 위해 북한당국의 공식통계자료 및 FAO/WFP, 한국 농촌진흥청, USDA(미농무성)가 추정한 수치를 비교 분석한다. 특히 이 연구에서는 북한 의 식량현황에 대한 FAO/WFP의 접근법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북한의 식량사정에 대해 재검토를 시도한다. FAO/WFP는 다음 3가지 측면을 염두에 두고 북한의 식량사정을 분석했다. 1곡물총 생산량과 1인당 식량배급량의 급감에 초점을 맞추었다. 심지어 북한의 식량배급제도는 모든 주민에게 평등한 제도이며, 기근을 방지하기에 효과적인 시스템으로 파악한다. 2 식량을 주로 쌀과 옥수수로 파악한다. 3북한의 식량생산량이 1990년대에 들어 급격히 하락한 원인을 주로 경제난에 따른 농업투입재의 감소에서 찾고 있다. 그러나 미시적인 측면에서 북한의 식량난을 살펴보면 북한의 식량난은 FAO/WFP의 분석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북한은 불평등한 신분제사회이다. 따라서 식량배급도 출신성분에 따라 차등하게 배분된다. 예를 들면 일반주민에 대해서는 1960년대부터 이미 애국미, 절약미라는 명목으로 배급감량정책을 실시해 왔으며, 위기 시에 이들은 더욱더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이는 1990년대 배급제가 붕괴된 이후 일반주 민들은 제도적 혜택에서 배제되어 장마당에서 높은 암시장가격으로 식량을 조달해야 했 다. 게다가 2일반주민에게 지급되는 배급항목도 쌀이 아닌 대부분이 옥수수와 잡곡이었 다. 그러므로 일반주민의 식량사정은 1990년대 일시적으로 부각된 것이 아니라 1990년대 이전부터 이미 항상적으로 심각한 문제였다. 따라서 북한주민의 삶에서 식량문제의 해결 은 경제개혁에 선행되어야 할 최대의 과제이다. 그런데 선행연구에서는 북한의 식량난을 타결하기 위해 외국으로부터의 원조나 공업부문의 개혁에 의한 식량수입 등의 방안을 제 시하고 있다. 그러나 원조는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적인 전략이며, 경공업제품을 수출하고 그 대가로 식량을 수입한다는 정책은 현 정권에서는 더욱더 실현 가능한 정책이 아니다. 북한은 건국초기부터 중공업우선주의 경제성장전략에 근거한 결과, 급속히 중공업생산 위주의 구조로 재편되었다. 바꿔 말하면 중앙당국에 의한 적극적인 경공업투자가 기대하 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므로 심각한 식량난에 직면한 북한주민의 실태를 고려하면, 농업에 불리한 지리적 인 조건이나 국내산업의 비교우위를 논하는 것보다 농업에 근거한 식량증산개혁이야말
54 경제자료 로 현재 북한이 시도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이다. 이와 동시에 농업부문에서 비롯된 개 혁의 파급효과를 증폭시키고 공장가동률 저하로 인한 유휴노동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분권적체제에서 지방정부가 중심이 되어 동포경제를 적극 수용하여 지방공업을 육 성시켜 경공업진흥책과 수출확대정책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이러한 개혁의 필요성에 따라 북한경제의 현황을 다음 농업부문, 지방공업부문, 동포 경제의 3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더욱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에 근거한 경제개혁의 가능 성을 밝힌다. 2. 농업의 현황 (1) 북한농업의 근대화에 관한 공식자료의 재검토 북한연구의 대부분은 최근 북한의 식량난이 악화된 원인을 1990년대 경제난에 따른 농 업투입재의 감소에서 찾고 있다. 이에 대한 근거로 1964년 2월 북한당국이 발표한 우리 나라 사회주의 농촌문제에 관한 테제 를 들고 있다. 즉 북한은 이 테제에 근거하여 1970 년대에 공업화와 함께 이미 농업의 근대화(수리화, 전기화, 기계화, 화학화)를 달성했다 는 것이다. 그러나 전근대적인 북한농업의 현황을 보면 이러한 근거와 주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다. 이 연구에서는 북한통계가 현실과 어느 정도 괴리되어 있는지를 밝히기 위해 구동독 기밀문서 및 탈북자에 대한 인터뷰조사, 방북자의 증언과 회고록, 재인조선인, 각종 언 론기사 등 다양한 비공식자료와 북한당국이 발표한 공식통계와의 비교, 분석을 통해 기 존의 주장과는 다른 결론을 도출해 냈다. 즉 북한농업은 건국초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 지 전근대적인 상황에서 탈피하지 못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북한농업은 화학비료가 아닌 인분을 사용한 분토농법 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농기계를 사용하기 보다는 인력에 주로 의존하고 있다. 이는 농사일에 모든 주민이 동원되는 동원시스템에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있다. 따라서 북한의 공식통계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지 않으며 현재의 식량난은 오히려 비효율적인 집단농장체제에 있다고 보고 다음 협동농장의 병폐에 대해서 논한다. (2) 집단농장제도의 병폐와 농업개혁의 필요성 문헌과 비공식적인 자료, 인터뷰조사결과, 협동농장의 농민들은 농사일을 게을리 하거 나 협동농장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절취하는 행위가 만연되어 있다. 이는 농민들이 생산
북한경제의 현황과 개혁의 가능성 55 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생산물이 국가에 징수되는 협동농장의 구조적 모순에서 비롯 된 것으로, 이러한 농민들의 소극적 저항은 당연한 현상이다. 반면에 소토지에 대해서는 강한 열정을 가지고 있다. 비료나 농기구가 갖추어져 있지 않은 소토지에서의 농업생산 성은 협동농장의 그것보다 2-3배가량 높다. 이러한 현상은 북한에서 집단농장개혁의 필요성과 개혁의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3. 지방공업의 현황 (1) 지방공업의 정의와 역사적 배경 북한은 중화학공업 우선 불균형 발전전략에 의해 건국초기부터 중공업부문에 투자가 우선적으로 이루어졌다(중앙공업). 반면에 경공업부문은 대부분 건국초기부터 지방경제 의 영역에 속한다(지방공업). 게다가 지방공업은 노동력을 비롯해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재원을 지방차원의 자력갱생에 의존해야한다. 이는 북한행정구역의 특징에서 잘 나타난 다. 북한의 행정구역은 시( 市 )나 군( 郡 )과 같이 도시 또는 농촌지역으로 구분되어 있어도 모든 기본행정구역내에는 농업지대와 공업지대가 병존하고 있다. 그 이유는 공업지대와 농업지대를 하나의 행정단위로 통합시킴으로써 농업과 공업의 밀접한 경제연대 속에 국 가의 투자 없이 지방차원에서 자원과 노동력을 최대한 동원시켜 기본행정단위 별로 자 급자족 가능한 체계를 구축시키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북한에서는 군( 郡 )이 지방경제를 종합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이상적인 단위로 설정하고 있다. 게다가 직장단위내에 후 방공급사업 을 설치하여 직장 내 종업원들의 생필품 조달을 자급자족하고 있으며 1984년 에 실시된 8.3 인민소비재운동도 바로 이러한 일련의 의도에서 시작된 것이다. (2) 지방과 중앙과의 관계 북한의 지방공업의 특징은 다른 사회주의국가와는 달리 중앙이 지방에 계획을 지령하 지만, 이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자원이나 노동력은 지방차원의 자력갱생에 의거 하여 스스로 해결하도록 강요한다. 따라서 지방은 중앙에서 내려진 계획할당량을 수행하 기 위해 필요한 자원이나 노동력을 국가계획외의 영역에서 조달, 구입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측면에 비추어 볼 때 지방공업은 중앙계획경제 밖의 경제주체라는 성격을 가진 다. 그러나 이러한 지방과 중앙의 관계가 강요된 관계이므로 분권적이라고 정의하기 어 렵다.
56 경제자료 그러나 이러한 중앙과 지방과의 관계는 1990년대 경제난을 계기로 큰 변화를 보인다. 중앙은 군수산업 등 체제생존에 필요한 국가주요산업부문에 대해서는 더욱더 집중 투자 를 하고 이와 동시에 중앙통제를 강화한다. 한편 원래부터 중앙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지 방공업에 대해서는 식량을 비롯해 원자재에 이르기까지 한층 더 강화된 자력갱생을 요구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덜 중요한 산업에 대해서는 지방에 경제권한을 부분적으로 이양 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1992년에 시행된 새로운 무역체계는 지방과 중앙과의 경제관계의 측면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가 있었다. 즉 종래에는 대외무역활동의 권한이 특권경제에 한해 부여되었으나 이제는 식량난, 에너지난, 외화난 등을 극복하기 위해 외 화획득과 관련되는 사업을 지방차원에서 장려하기 시작했으며 지방정부에게 무역할 권 한을 확대하였다. 이는 향후 지방분권이 더욱더 진행된다면 지방정부의 관할 하에서 소비재중심의 경공 업이 육성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더 나아가 북한이 본격적인 개혁개방을 실시할 경우 독 점체계를 형성하고 있는 중앙공업보다 지방분권 하에서 소비재 중심으로 다양하고 다원 적인 산업형태를 가진 지방공업이 지역 간 경쟁을 유발하고 경공업을 발전시키기에 효율 적임을 함축하고 있다. 4. 경제개방과 동포경제의 현황 북한의 대외환경은 1980년대 말 사회주의권의 붕괴를 계기로 크게 변화되었다. 특히 여기서 주목할 점은 주요 무역상대국이 사회주의권역에서 일본, 중국, 한국으로 옮겨졌 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재일조선인, 중국조선족, 한국이 북한의 무역상대국으로 새롭게 주목을 받으면서 동포경제의 비중이 더욱더 커져가고 있다. (1) 합영법과 재일조선인 북일 무역은 1970년대 중반 북한의 채무불이행에 따라 급감한다. 그 이후의 북일 무역 은 조조 무역, 친척무역 이라 불릴 정도로 재일조선인의 기여도가 커진다. 특히 1984년 서방의 자본과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실시한 합영사업의 실체를 보면 90%이상이 재일조 선인기업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이 합영사업은 1983년 김정일이 중국의 경제특구지대 인 심천을 방문한 이후 실시된 개혁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동포경제를 겨냥하고 실시된 것이라 추론된다. 비록 재일조선인이 주체가 된 합영사업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실패로 끝났지만
북한경제의 현황과 개혁의 가능성 57 재일조선인이 동포경제에 미친 영향은 적지 않다. 애국심을 바탕으로 솔선하여 북한에 먼저 진출하여 얻어낸 시행착오의 사례 및 정보는 우리에게 북한경제를 파악하기 위해 중요한 실마리가 되며 다른 투자자에게 방향성을 제시해 준다. 무엇보다 이들은 리스크 를 감수하고 북한에 첨단기술과 자본, 자본주의 방식의 경영 노하우를 처음으로 북한에 제공하였으며 실제로 이들은 북한의 경공업 발전에 어느 정도 공헌을 했다. 이는 나아가 북한이 1992년 나진, 선봉에 경제특구를 설치하고 좀 더 확대된 개방정책을 시행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2) 중국의 조선족 한편 북중무역은 공통의 이데올로기 에서 비롯된 유대감과 지정학적인 상호의존성, 밀 접한 민간교류의 3가지 측면에서 고찰할 수 있다. 북중무역은 국가무역과 국경무역으로 분류되는데 국경무역은 주로 지방정부와 민간이 주체가 되는 무역의 형태로 북한의 대중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0%를 넘고 있다. 그 러나 여기서 주목할 점은 국경무역의 주체가 중국과 북한을 오가며 장사하는 중국조선족 의 보따리무역상이라는 점이다. 사실 이들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중화인민공화국 건 설 이전부터 존재해 왔으며 본격적인 국경무역이 시작된 해는 1954년부터이다. 이는 연 변지역에 거주하는 조선족의 요구에 의해 제기되어 북한의 함경북도와 연변지역의 지방 정부 차원의 합의하에 진전되었다. 1971년에서 1981년까지는 중국문화대혁명의 여파로 잠시 중단되었지만 1983년 김정일의 중국 방문이후 1984년 양국 간의 합의 하에 다시 재 개 되었다. 이 시기는 특히 중국의 개혁개방의 영향으로 중국조선족들 사이에서는 북한 장사붐 이 불었다. 이로 인해 북한에 친척을 둔 중국조선족과 북한의 해외연고자와의 왕 래가 활발히 이루어졌으며 이들은 대부분 장사를 목적으로 왕래했다. 따라서 이 시기에 는 북한에 와서 장사를 하기 위해 많은 중국조선족과 북한주민사이에 새로운 친척관계가 형성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북한의 회령지역은 현재 북한의 홍콩 이라 불릴 정도로 번성 하고 있다. 따라서 북중국경무역은 중국 연변지역에 사는 조선족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 한국 남한과 북한과의 교역은 1988년 7.7선언 이후 10월 남북물자교류에 관한 기본방침을 계기로 새로운 진전을 맞이하였다. 그 이후 꾸준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무역총액과 계 약건수 및 상품품목수도 현저히 증가하고 있다. 무역총액을 보면 2005년에는 1989년의
58 경제자료 56배에 달하며 품목이나 계약건수도 급증하고 무역도 다각화, 다양화 되고 있다. 또한 개성공단이 설립되기에 이르렀다. 이와 같이 북한의 경제개혁에 있어서 동포경제의 잠재력은 상당히 크다. 아직 규모면 에서는 작지만 북한과 같이 경제규모가 작은 폐쇄된 국가에서 기대되는 경제효과는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 특히 역사, 문화, 언어, 생활습관 등 북한과 유사한 면을 보유한 동 포경제는 개혁 초기단계에 매우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그러나 자본과 기술을 가진 한국 과 북한체제에 밝은 중국의 조선족 및 재일조선인 3자가 결합된 동포경제는 진행되고 있 지 않다. 이것이 동포경제의 향후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제3장 경제개혁의 현황과 과제 제3장에서는 북한의 경제개혁수준이 어느 정도에 도달했는지에 대해 고찰하고, 이에 근거하여 북한경제가 향후 개선해야할 과제를 제시한다. 이를 위해서는 2002년 7.1경제 개선조치이후에 실시된 경제정책 중에서 가장 주요 논점이 된 농업, 가격, 시장, 분권화 조치 및 독립채산제 강화조치에 대한 개혁을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1. 농업개혁 북한에서 경작지는 크게 계획경제 내의 협동농장과 계획경제 밖의 자유지로 구분된다. 먼저 최근 협동농장에 관한 개혁조치를 살펴보면 식량사정이 악화된 1996년 북한당국은 농민들의 생산의욕을 자극해 생산을 증대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새로운 분조제를 도입했 다. 이는 기존의 분조제와는 달리 분조의 규모가 축소되었으며 분조의 구성원이 친척이 나 가족단위로 이루어졌으며 분조의 초과분에 대해서는 자유로운 처분권을 부여했다. 2002년 7.1경제개선조치 이후에는 농민시장가격에 맞춰 농산물수매가격을 대폭 인상한 한편 토지사용료를 도입했다. 이러한 조치는 협동농장의 농민뿐만 아니라 기관, 기업소 등의 종업원에게까지 적용하였다. 자유지에 대해서도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조치가 취해 졌다. 이러한 변화는 중국의 가족생산청부제의 수준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상당한 의의가 있다고 보아야한다.
북한경제의 현황과 개혁의 가능성 59 2. 가격, 환율, 임금, 분권화 조치 최근에 단행된 경제개혁조치를 분석한 결과 두드러진 변화는 다음과 같다. (1)농업부 문에 중점을 두고 개혁이 수행 되었다는 점이다. (2)암시장의 동향에 맞춰 쌀 가격이 책 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배급제 사회인 북한에서 재화의 국정가격이나 임금책정의 기준이 쌀 가격에 근거하였다는 점이다. 이러한 정책변화는 북한당국이 식량난의 극복이 북한경 제에 있어서 가장 시급한 과제임을 인식하고 있다는 측면을 내포한다. 또한 식량난을 해 결하기 위해서는 식량생산의 증감에 직접적으로 결부된 농민들의 생산의욕 고취가 우선 적이며, 따라서 농산물 가격의 인상은 농민들에게 식량증감을 위한 인센티브를 부여했다 고 할 수 있다. 게다가 (3)1958년 '농민시장'이 등장한 이후 시장에 대해 어떠한 제도적 개혁도 실시하지 않았던 북한당국이 2003년에는 종래의 농민시장 을 종합시장 으로 명 칭을 바꾸고 공업제품도 판매할 수 있도록 개혁조치가 취해져 시장의 활성화 방안이 마 련되었다. 2002년 7.1경제개선조치에서 실시된 시장폐쇄정책과는 대조되는 것이다. 주 민들의 삶에 있어서 시장이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북한당국이 자각한 것이다. (4)기업의 독립채산제를 강화하는 한편 지방공업에 대해서는 자력갱생에 의한 분권화 조치를 부분적으로 실시했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는 제한적이지만 북한당국이 상황에 따라서는 즉 주민들에 의해 자 발적으로 싹튼 움직임도 체제유지에 위협이 되지 않는 범위에서 경제정책에 반영할 여지 가 있음을 암시한다. 이는 향후 경제개혁의 진행과정에서 북한주민이 정책결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는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 제4장 결론: 북한경제개혁의 가능성 이상으로 선행연구의 비판적인 검토와 북한경제에 대한 새로운 현황인식에 입각하여 북한에 중국식 경제개혁모델의 적용가능성에 대하여 논하였다. 그 결과, 북한의 경제개 혁초기단계에 가능하고 효과적이라고 판단되는 개혁의 골자를 다음의 두 가지로 요약,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북한이 당면한 식량난이 심하여 우선적으로 이 문제를 해소하지 않는다면 공업 부문에서 개혁을 시도해도 그 파급효과가 크게 제약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식량증산과 직결된 중국식 농업개혁이 북한의 개혁초기단계에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60 경제자료 개혁이라고 주장한다. 둘째, 북한경제의 구조적 특수성에 비추어 볼 때, 경공업부분에 대한 중앙당국의 적극 적인 투자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지방분권화를 추진하여 지방정부의 주도 하에 재일조선인이나 재중조선족이 개제된 동포경제를 적극 활용하는 전략이 농업부분 에서의 개혁과 함께 더욱더 현실적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동포경제의 자본, 기술, 경영노하우를 도입한 중국의 향진기업의 발전전략이나 해외자본을 도입한 중국의 개혁사례는 북한에게 좋은 참고가 된다. 결론적으로 북한의 초기경제개혁전략으로 중국식 경제개혁모델의 적용이 타당하다고 주장하고, 특히 중국식 농업개혁, 지방분권과 결부된 경공업발전전략, 경제특구의 설치 등의 3가지 기본전략을 토대로, 동포경제와의 연계를 통한 지방공업의 육성책이 동시에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고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