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cies to Promote South-North S&T Cooperation for Mutual Benefits and Common Prosperity
발 간 사 우리 정부는 상생과 공영의 대북정책 방침을 추진하면서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 체적 정책수단으로 비핵 개방 3000 구상 을 입안하고, 이를 다양한 경로로 여러 차례 북한에 제시하였다. 그러나 북한은 이에 대해 국제문제인 비핵화를 남북협력 과 연계해 남한이 6.15와 10.4 합의사항들을 이행하지 않으려 한다고 비난하면서, 장기간에 걸쳐 남북정부간 대화를 거부하였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의견들이 개진되었다. 그 주류는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 우리 의 역할이 부족하고, 북한의 내부개혁 동력에 대한 고려가 적으며, 장기 추진과제에 치우쳐 현 정부 임기 내에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 대안이 부족하다는 것 등이다. 과학기술계에서도 일반적인 비핵화 프로그램에서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과학 기술의 역할을 홀시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최근 북한은 대외적으로 상당히 적극적인 대미, 대남 유화책을 추진하면서 비핵 화 진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고, 대내적으로도 2012년에 강성대국(사상, 총대, 과 학기술)의 문을 연다는 목표 하에 과학기술에 의한 경제발전 전략을 강력히 추진하 고 있다. 이는 보다 새로운 차원에서의 남북 과학기술협력을 통해 우리 정부의 비 핵 개방 3000 구상 을 실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북한의 비핵화와 경제발전 모두에 적용되면 서 북한이 최 우선권을 두어 육성하고 있는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남북협력을 통해 비핵 개방 3000 구상 의 돌파구를 형성하고, 이를 통해 상생과 공영의 대북정책 을 실현하는 방안을 도출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통일연구원 박영호 박사와 관련 전문가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감사를 드린다. 본 연구가 관련부처의 대북정책 수립에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북한의 비핵화 진 전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2009년 12월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원 장 김 석 준
요 약 1 요 약 1. 서 론 연구의 배경 우리 정부는 상생과 공영의 대북정책 방침을 천명하면서 그 구체적 실현방안 으로 비핵 개방 3000구상 을 제시하였음 - 북한을 국제사회에 편입시켜 비핵화와 개방화를 유도, 촉진하고, 상생의 경 제협력을 확대하여 10년 내에 북한경제가 일인당 국민소득 3,000달러 수준 이 되도록 돕겠다는 것임 이에 대해 북한은 국제문제인 비핵화를 남북협력과 연계하여 남한이 6.15와 10.4선언들을 이행하지 않으려 한다고 비난하면서 관련 대화를 거부하였음 - 국내에서도 비핵화 과정에서 우리의 역할이 부족하고 북한의 내부개혁 동력 에 대한 고려가 적으며, 단기 전략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제기되었음 최근 북한이 보여주는 대미, 대남 유화책과 비핵화 협상의 재개 움직임은, 북 한의 입장을 고려해 비핵 개방 3000 구상 을 보완하고 실현가능성이 큰 과제를 제안함으로써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음 - 북한은 사상, 총대, 과학기술이라는 강성대국 전략과 과학기술중시정치를 표방하면서 과학기술에 의한 경제발전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므로,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협력을 통해 그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음
2 상생과 공영의 남북 과학기술협력 추진방안 본 연구의 목적 및 기대효과 본 연구는 [그림 1]과 같이, 북한의 비핵화와 경제발전 모두에서 중요한 비중 을 차지하고 있는 과학기술분야에서 비핵 개방 3000구상 돌파구를 마련 하고, 이를 통해 상생과 공영의 대북정책을 실현하는데 그 목적이 있음 - 이 안에서 우리의 역할을 확대하고 북한의 개혁동력을 반영해 적극성을 유 발하며, 현 정부 임기 내에 추진할 수 있는 단기과제들을 도출함 [그림 1] 과학기술에 의한 비핵 개방 3000 구상 의 실현 본 연구의 기대효과로는, 과학기술 분야에서 협력 돌파구를 마련해 여타 분야 로 확대하고, 북한의 비핵화와 개혁개방을 촉진해 한반도 평화와 통일기반 조 성에 기여하며, 통일부와 교육과학기술부 등 관련부처간의 유기적인 협력을 강화해 정부정책의 내실화와 실효성을 제고하는 것 등이 있음
요 약 3 본 연구의 구성 본 연구는 [그림 2]와 같이, 북한의 비핵화와 경제발전에 대한 과학기술의 역 할 분석, 사례연구, 구체적인 추진방안으로 구성되어 있음 [그림 2] 본 연구의 주요 내용 및 구성 2. 본론 북한의 비핵화와 과학기술의 역할 상호확증파괴이론에 의하면, 핵 무장을 통한 군비경쟁은 한쪽이 선제공격을 당하더라도 상대방이 감내할 수 없을 정도의 보복공격을 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때까지 계속되는 경향이 있음 - 효과적인 투발수단이나 미사일 방어수단을 개발, 배치하는 것이 핵탄두 개 발보다 월등히 더 많은 경비가 소요되므로, 첨단무기 경쟁 시대에서는 작은 핵 억지력 증대를 위해 엄청난 경비를 추가로 투입해야 함
4 상생과 공영의 남북 과학기술협력 추진방안 북한은 1950년대 중반부터 핵 기초기술 연구와 인력양성을 시작하였고, 1980 년대 중반부터는 우라늄 채광에서 정련, 변환, 가공, 원자로 가동,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등 핵연료주기 전반을 완성하였음 - 현재까지 30 50kg 정도의 Pu과 이를 사용한 6 10개 정도의 핵탄두를 제 조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2차례의 핵실험에서는 낮은 수준의 위력 밖 에 나오지 않았고 탄두 소형화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임 한국 국방부의 추산에 따르면, 북한은 1979년에서 2006년 제1차 핵실험까지 약 2억9,000만 7억6,400만 핵개발에 달러를 사용하였고, 2009년 제2차 핵 실험을 포함하면 6억600만 17억2,100만 달러에 달했다고 함 - 이는 한국은행이 추정한 2008년도 북한 GNI의 2.66 6.94%, 북한이 발표 한 2009년도 예산의 19 50%, 국방비의 122 319%에 달함 여기에 효과적인 투발수단이나 미사일 방어망을 개발, 양산, 배치해서 군사강 국인 미국과 일본, 한국에 대한 핵 억지력을 가지려면, 북한이 감당할 수 없 는 수준의 추가 비용과 첨단기술이 필요하게 됨 -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북한이 핵무기 개발 이상의 정치적, 경제적 보상이 있 을 경우 비핵화의 길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줌. 북한당국도 비 핵화는 김일성의 유훈임을 강조하고 있음 비핵화 프로그램은 핵무기와 생산시설 전반에 대한 감시와 사찰, 계량, 봉인 및 불능화, 방사능 제염과 해체, 관련 과학기술자 직업전환, 교육훈련 등의 다양하고 광범위한 과학기술 활동들을 포함하고 있음 - 여기에는 10년 이상의 시간과 수조원대의 경비가 소요되므로, 오랫동안 관 련 준비를 해 왔고 강한 의지를 갖고 있으며, 세계수준의 과학기술력을 보 유하고 있는데다 언어마저 통하는 우리나라가 남북 과학기술협력을 통해 효 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음
요 약 5 [그림 3] 비핵화 프로그램과 과학기술의 역할 북한의 국가발전 전략과 과학기술 사회주의국가들은 일반적으로 자본과 기술이 부족한 상태에서 국가계획에 의 한 자원 집중을 통해 중화학공업을 육성하지만, 그 결과로 산업구조의 균형 상실과 기술적 효율저하, 노동 인센티브 부족을 겪음 - 과학기술체제도 기초에서 응용연구, 설계, 생산 투입으로 이어지는 선형모 델(linear model)을 신봉하고 국가과학원에 자원과 고급인력을 집중 투입했 지만, 기업의 연구역량 부족으로 연구 성과의 생산도입이 지연되고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를 낳았음 따라서 주요 체제전환국들은 개혁개방 과정에서 생산성 향상을 우선시하고 있고, 총요소생산성(TFP)을 과학기술기여도 라 칭하면서 이를 달성하는 방안 들을 핵심 경제개발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음 - 주요 정책 수단들에는 연구소와 기업의 연합공사 설립, 기업 연구소 설립과 연구비 투입 강화, 기술의 유상거래와 응용형 연구소들의 독립채산제 시행, 과학기술발전은행 및 기금 설립과 연구 성과의 산업화 지원 등이 있음
6 상생과 공영의 남북 과학기술협력 추진방안 북한의 과학자들은 2012년까지 과학기술기여율을 30%로, 2022년까지는 50%로 끌어올리는 것이 강성대국의 목표라고 하였고, 경제학자들은 2012년 의 도달목표가 최고의 생산성을 자랑했던 1980년대 말 수준인 1인당 국민소 득 2,500달러 정도라고 하였음 - 중국과학원은, 기술 후발국은 GDP 대비 0.5 0.7% 이하의 R&D 투자에 과 학기술기여율 30% 이하이고, 중진국이 되면 각각 1.5 2.0%와 50% 정도 가 되며, 기술선진국은 2 3% 수준에 60 70% 정도가 된다고 하였음 - 비핵 개방 3000구상 의 3,000달러가 1988년 올림픽 당시 남한의 1인당 국민소득인 것을 보면 남한과 북한의 목표수준이 상당히 유사하지만, 소요 기간에서는 북한이 2012년까지, 남한은 향후 10년 이내로 큰 차이를 보이 고 있음 북한의 강성대국 실현 수단은 사회주의계획경제를 고수하면서 자력갱생 위주 의 생산성 향상을 통해 목표를 실현한다는 것으로서, 주요 체제전환국들이 개 혁개방 초기에 시행했던 것들과 상당히 유사함 - 특히, 중국의 과교흥국( 科 敎 興 國, 과학기술교육으로 나라를 부흥시키는) 전략 과 유사하게 과학기술중시노선 을 앞세우면서 과학기술에 의한 경제 발전 전략을 핵심 정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음 구체적인 추진과제들을 살펴보면, 중장기 경제계획 없이 3차에 걸쳐 수립되고 있는 과학기술발전5개년계획들(1998 2012, 2003 2007, 2008 2012) 에 거의 그대로 반영되고 있으나, 그 실현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할 수 있음 - 제1차 5개년계획 기간에 고난의 행군에서 벗어나고, 제2차계획 기간에 식량 및 에너지난을 해결하며, 제3차 계획을 통해 강성대국의 문을 열고, 이후 2 차례의 계획을 통해 2022년까지 강성대국을 실현한다는 목표임
요 약 7 [그림 4] 과학기술발전 5개년계획의 지속 추진에 의한 강성대국 건설 북한의 개혁개방은 특구 중심의 점진개방형이 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남한은 이때 나타날 현상인 기술관료들의 부상과 기술시장 활성화, 기업연구역량 강 화, 첨단기술의 도입 및 확산, 재정 확보 등을 지원하면서 북한의 개방을 유도, 촉진할 수 있음 [그림 5] 남북 과학기술협력을 통한 북한의 점진적 개방 유도, 촉진
8 상생과 공영의 남북 과학기술협력 추진방안 비핵화와 경제발전 연계 사례 및 시사점 러시아는 전략무기 감축과 비확산 차원에서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일부 핵탄 두와 미사일을 감축하고, 여기서 나온 고농축우라늄과 플루토늄을 평화적 목 적으로 전환하면서 경제적 실익을 얻는데 주력하였음 -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협력적위협감소(Cooperative Threat Reduction, CTR) 와 HEU Deal 등이 있는데, HEU Deal로 추진된 고농축 우라늄 폐기 조약(Megaton-to-Megawatt)은 대표적인 우수 성과로 널리 알려지고 있음 [그림 6] 러시아의 주요 비핵화 프로그램 <핵제거 필요> 고농축 우라늄 (HEU) HEU Deal 저농축 우라늄 (LEU) 무기급 플루토늄 <핵확산 방지지원 필요> 플루토늄 폐기 조약 원전용 플루토늄 (MOX) 핵관리시설부족, 핵관련두뇌의유출, 핵제거 인프라 부족 등 CTR 핵안전관리시설제공 환경 개선 및 직업전환 (시장경제 도입 노력) 핵제거인프라제공 우크라이나는 소련연방 시절에 배치되었던 세계 제3위 수준의 핵무기를 전량 폐기하는 대신 국가 안전보장과 경제적 실익을 얻은 대표적인 비핵화 모범사 례로서, CTR 위주로 프로그램을 추진하였음 -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인접국인 앙골라에서 소련군이 철수하고 흑인정권이 탄생하면서 자발적으로 보유 핵무기를 폐기하고 IAEA의 특별사찰을 수용 한 모범 사례로서, 감시와 사찰 위주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음
요 약 9 남한이 과거역사 청산 차원에서 대일청구원자금을 도입해 활용한 사례는 향 후 추진될 남한의 북한 비핵화에 대한 경제적 보상 프로그램과 일본의 대북한 수교자금(청구권자금) 활용 측면에서 연구할 가치가 높음 - 남한은 포항제철을 설립하고 농수산업을 육성하면서, 무상자금 총액의 6.7%인 2,012.5만 달러를 과학기술 분야에 투입하여 각급학교 실험실습 기 자재와 출연연구원 연구 설비, 기상, 통관, 표준 측정기기 등을 도입하였음 북한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같은 자발적 핵폐기보다는 우크라이나와 유사하 게 경제적 실익을 얻으면서 비핵화를 실현해 나가는 방식을 선호할 것으로 전망됨 - 그 동안의 비핵화 과정에서 북한이 보인 태도를 보면, 우크라이나보다 월등 히 긴 시간과 훨씬 더 많은 경제적 보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에 대한 전략적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으로 사료됨 이 경우를 대비하여 남한의 대일청구권자금 집행 형식을 살펴보고, 일본이 대 북한 경제지원에 어느 정도로, 어떤 형식으로 응할 것인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음 - 우리의 대북한 지원 방식도 이전의 개별적 지원에서 벗어나 북한의 종합적 인 경제발전과 자생력 회복을 고려하는 청구권 자금 유형의 개발지원 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음 3. 결론 상생과 공영의 남북한 과학기술협력 추진전략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면, 과학기술이 북한의 비핵화 프로그램과 개방화 및 경 제발전 모두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음
10 상생과 공영의 남북 과학기술협력 추진방안 - 따라서 남북한 과학기술협력을 통해 비핵 개방 3000 구상 의 돌파구를 형성하고 이를 여타 분야로 확대해 우리 정부의 상생과 공영의 대북정책 을 실현하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음 북한은 [그림 7]의 1과 같이 비핵화 의지가 약한 상태에서 경제적 실익이 큰 우크라이나 유형을 원하고 있으나, 미국은 2와 같이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유 사한 전면적 비핵화를 원하면서 대규모 경제적 지원은 하기 어려운 실정임 - 북한 핵문제의 해결 없이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사안이 장기화 될 뿐 아니 라, 북한이 군사적인 도발이나 우라늄 농축 등으로 사태를 악화시키거나 내 부적으로 비상사태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음 [그림 7] 북한의 비핵화 진로 예상 우리가 취할 정책은 3과 같이 이 두 방향을 적극 중재해, 북한의 비핵화 의지 를 강화하면서 경제적 실익을 제공하는 것으로 집약될 수 있고, 이러한 의지 는 비핵 개방 3000 구상 에 잘 나타나 있음 - 이를 촉진하기 위해 북한의 강성대국 실현 목표와 성장률을 수치화하고, 비 핵화 협상이 1) 현상을 유지할 경우, 2) 장기적인 비핵화가 진행될 경우, 3) 단기 비핵화가 실현될 경우의 3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함
요 약 11 각각의 시나리오에서 북한의 비핵화 정도에 따라 차별화된 대북한 지원을 통 해 실현 가능한 성장률을 추정하고, 여기에 적합한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비 핵화 프로그램과 경제지원 프로그램들을 정리하면 <표 1>과 같음 - 남한의 비핵 개방 3000 구상 은 시나리오 3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북한 이 이에 합의하면 연평균 경제성장률 10% 이상 실현으로 10년 이내에 1인 당 국민소득 3,000달러에 도달할 수 있게 됨 <표 1> 시나리오별 대북한 과학기술협력 추진방안 시나리오 비핵화 프로그램 경제지원 프로그램 1 * 현 상태 유지 * 북한 비핵화 의지 : 소 * 연평균 성장률 3% 이하 * 대북 감시정찰 강화 * 대북 압박(6자회담) * 비상사태 대비 * 인도적, 순수 지원 * 수출입 통제 * 민간교류 주도 2 * 장기 비핵화(20년) * 북한 비핵화 의지 : 중 * 평균성장률 5 6% * 일반사찰 * 대북제재 완화 * 불능화 및 점진 폐기 * 폐기비용 증가 * Pu 단계별 구입 * 현물(농업, 에너지) 지원 * 경공업 원자재 지원 * ISTC 설립 * 특구 발전, 공동연구 * S/W 개발센터 3 * 단기 비핵화(10년 이내) * 북한 비핵화 의지 : 대 * 평균성장률 약 10% * Pu 일괄 구입 * 특별사찰, 안전조치 * 대북제재 해제 * 핵무기, 설비 폐기 * 핵 기술자 직업전환 * 원자력 평화이용 * 교육/연구설비 현대화 * 자원결합형 협력 * 중화학공업 현대화(선택) * 지역발전, 산업연계 시나리오 1과 같이 북한이 현 상태를 고수하면, 인도적 지원 이외의 국제지원 이 제한되고 경제성장이 지연되면서 더 강화된 대북한 제제에 직면하게 될 것임 - 북한은 국제적으로 고립된 상태에서 자체 원료와 기술, 인력에 의존하는 기 존의 경제성장 방식을 고수할 것이며 낮은 효율과 자원고갈이 누적되어 현 재보다 더욱 어려운 문제에 직면할 것임
12 상생과 공영의 남북 과학기술협력 추진방안 낮은 수준의 비핵화를 추진하면서 실익을 증대하려는 노력을 기울여도, 시나 리오 2와 같이 고속 성장이 지연되고 핵폐기 비용의 증가로 경제지원에 필요 한 경비가 줄어들게 됨 - 국제사회가 전면적인 대북한 경제지원을 하기가 어렵고 북한도 제한된 개방 을 추진할 것이므로, 특구 중심의 경제협력과 농업, 에너지 등 제한된 범위 에서 현물 위주의 지원이 이루어질 것임 미소 양국 간에 추진된 HEU Deal처럼, 북한의 Pu 일괄 구입이나 강도 높은 감시사찰이 추진되면서 전면적인 비핵화가 추진되면, 시나리오 3과 같이, 국 제사회의 지원 하에 연평균 10% 이상의 고속 성장이 가능해질 것임 -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대규모 금융지원과 기술, 인 프라 지원이 실현되고, 북한의 비교우위에 적합한 산업 고도화와 자원결합 형 협력이 추진되며, 그 범위도 크게 확대될 것임 추진과제 1 : 그랜드바겐 차원에서 Pu 구매협상 제안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고 최단 시일 내에 비가역적인 비핵화를 추진하 기 위해, 북한이 그동안 추출한 Pu을 대규모 경제지원과 교환하는 형식의 그 랜드바겐 을 제안함 - 미국과 러시아가 80억 달러 규모로 추진해 가장 성공적인 비핵화 프로그램 으로 알려지고 있는 고농축우라늄협상(Heu Deal, Megaton-to-Megawatt) 프로그램과 유사한 형식임 추진과제 2 : 북핵 설비 해체와 기술자 직업전환에서 우리역할 확대 국제공조를 통해 북한 핵에 대한 감시와 사찰, 핵무기 폐기 등을 추진하는 한 편, 설비 제염과 해체, 과학기술자 직업전환 등 우리가 더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과제를 선도적으로 제안함으로써 우리의 역할 확대
요 약 13 - 세계적 수준에 도달한 우리의 기술과 설비, 인력, 관련부처 기금들을 활용하 면서 장기적으로 북한 과학기술자들을 남한으로 통합해, 통일 이후 원자력 산업의 세계 진출 확대에 활용 추진과제 3 : 국제협력 강화를 위해 평양 국제과학기술협력센터 설립 6자회담 등의 국제협력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하고 관련 실무를 지원하 기 위해 평양에 국제과학기술협력센터를 설립하고, 간접적으로 남북연락사 무소 또는 과학기술협력업무도 수행 - 러시아의 모스크바에 설립되어 비핵화와 기술자 직업전환 업무를 효과적으 로 수행한 국제과학기술협력센터(ISTC)와 우크라이나의 비핵화를 지원한 우크라이나과학기술협력센터(STCU) 참조 추진과제 4 : 북한의 국가과학기술계획 중에서 단기협력과제 제안 북한의 적극성을 유발하기 위해, 북한이 2012년 강성대국의 문을 열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제3차 과학기술발전5개년계획(2008-2012) 중점과제 20개를 위주로 현 정부 임기 내에 추진할 수 있는 단기 협력과제들을 제안 - 인도적 지원과제와 녹색 에너지 및 보건 분야에서의 공동연구 과제, 광산개 발 등 비핵화 진전에 따라 추진하는 자원결합형 협력과제, S/W 등 전략적인 협력과제 등을 추진 추진과제 5 : 비핵화 관련 범부처 협력과 기금 조성 교육과학기술부의 남북한 과학기술 및 학술협력사업 기본계획 과 북한 비핵 화 지원과제 등과 효과적으로 연계되고 개별 부처들의 전문성을 적극 교류하 는 협력체제 구축 - 이들 과제들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 남북협력기금 총액의 10% 선인 연간 500억-1,000억원 규모의 과학기술협력기금을 조성, 활용
목 차 요약 1 제1장 연구의 목적 및 범위 21 제1절 연구의 배경 및 목적 21 제2절 연구방법, 내용 및 범위 23 제2장 정부의 대북정책과 과학기술의 역할 27 제1절 상생과 공영의 대북정책과 비핵 개방 3000 구상 27 제2절 정책추진 경과와 북한의 대응 38 제3절 대북정책 보완방향과 과학기술의 역할 49 제3장 북한의 비핵화와 과학기술의 역할 52 제1절 이론적 기초 : 비핵화와 과학기술 52 제2절 북한의 핵기술 능력과 불능화 62 제3절 북한의 비핵화와 과학기술협력 78 제4장 북한의 국가발전 전략과 과학기술 85 제1절 이론적 기초 : 체제전환국들의 경제발전과 과학기술 85 제2절 북한의 강성대국 전략과 과학기술의 위상 103 제3절 북한의 경제발전과 남북 과학기술협력 120
제5장 비핵화와 경제발전 연계 사례 및 시사점 124 제1절 러시아의 비핵화 125 제2절 우크라이나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비핵화 143 제3절 특수 사례 : 한국의 대일청구권자금 활용 155 제4절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시사점 165 제6장 상생과 공영의 남북 과학기술협력 추진방안 169 제1절 비핵 개방 3000 구상 실현을 위한 과학기술의 역할 169 제2절 상생과 공영의 남북 과학기술협력 추진전략 178 제3절 중점추진 과제 185 참고문헌 193 부 록 197 1. 새로운 과학기술발전 5개년계획 학습제강 197 2. 제3차 과학기술발전 5개년계획 개요 216 3. 제3차 과학기술발전 5개년계획 중점과제 분석 224 SUMMARY 255 CONTENTS 257
표 목 차 <표 3-1> 핵무기 보유 효과 54 <표 3-2> 민군 연계 분야 61 <표 3-3> 주요 불능화 내역과 진도 및 복구 소요기간 73 <표 3-4> 북한의 핵 개발 경비 75 <표 3-5> 북한 핵시설 해체비용 추산 83 <표 4-1> 중국 과학기술부의 생산요소 및 과학기술진보기여도 예측 94 <표 4-2> 10.5계획 연구진의 생산요소 및 과학기술진보기여도 예측 94 <표 4-3> 중국 사회과학원의 생산요소 및 과학기술진보기여도 예측 95 <표 4-4> 북한의 1980년대 말 주요제품 생산 실적 107 <표 4-5> 북한의 강성대국 전략 111 <표 4-6> 북한 국가과학기술계획의 주력 연구과제 변화 118 <표 4-7> 북한의 제3차 과학기술발전5개년계획 중점과제 119 <표 5-1> 구소련의 핵관련 무기 상황(1991년) 125 <표 5-2> Loffe 연구소의 수입 지출 비교 126 <표 5-3> 러시아에 대한 WPC&A 프로그램 129 <표 5-4> 러시아의 WPC&A 관련 미국의 투자금액 130 <표 5-5> 러시아의 MPC&A 관련 미국의 투자금액 132 <표 5-6> 러시아의 비군사화(Demilitarization) 프로그램 132 <표 5-7> 미국의 비군사화 프로그램을 통한 구소련 지역 지원 134 <표 5-8> ISTC의 지원 분야 및 성과(1994~2008년) 135 <표 5-9> 러시아의 폐기 및 해체 프로그램 136 <표 5-10> 러시아 화학무기 및 전략무기 폐기 지원비 138 <표 5-11> 미국의 러시아 플루토늄 폐기 예산 140 <표 5-12> 러시아의 CTR 프로그램 성과(2009년 1월 현재) 141 <표 5-13> 구소련 붕괴 후 우크라이나의 경제 상황 변화 144
<표 5-14> 우크라이나의 격리보관 프로그램 146 <표 5-15> 우크라이나 격리보관 사용 자금(1999년 1월까지) 147 <표 5-16> 우크라이나의 비군사화 프로그램 148 <표 5-17> 우크라이나 비군사화 사용 자금(1999년 1월까지) 150 <표 5-18> 우크라이나의 폐기 및 해체 프로그램 151 <표 5-19> 우크라이나 폐기 및 해체 사용 자금(1999년 1월까지) 152 <표 5-20> 대일청구권자금의 산업별 사용실적 156 <표 5-21> 과학기술 분야의 분야별 사용실적 157 <표 5-22> 한국과학기술연구소 설비도입 161 <표 5-23> 핵 비확산 인센티브 전략 167 <표 6-1> 미국(조엘 위트)의 단계별 대북지원 방안 176 <표 6-2>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 3,000달러 달성에 필요한 연평균 성장율 180 <표 6-3> 남북한 과학기술협력의 유형별 분류 182 <표 6-4> 시나리오별 남북한 과학기술협력 추진방안 183
그림목차 [그림 1-1] 본 연구의 주요 내용 및 구성 26 [그림 2-1] 과학기술에 의한 비핵 개방 3000 구상 의 실현 51 [그림 3-1] 핵무기 폭발로 인한 화구와 방사능 오염지대의 형성 55 [그림 3-2] 핵무기 사용량과 피해 면적 56 [그림 3-3] 핵무기 사용효과와 사용량 57 [그림 3-4] 미국의 핵개발 경비(1946~1996) 60 [그림 3-5] P1 원심분리기 68 [그림 3-6] 원심분리기 로터의 주름 형성과 공조진동 방지 69 [그림 3-7] 북한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 폭파 장면(2009.6) 72 [그림 3-8] 북한의 비핵화 프로그램과 과학기술의 역할 82 [그림 4-1] 중국의 중공업 우선발전정책과 그 영향 86 [그림 4-2] 사회주의 체제전환국들의 연구개발인력 감소 동향 101 [그림 4-3] 기관별 인력 감축 차이(헝가리) 101 [그림 4-4] GDP 대비 R&D 투자 상승 곡선 108 [그림 4-5] 과학기술발전 5개년계획의 지속추진에 의한 강성대국 건설 114 [그림 4-6] 북한 경제체제의 향후 진로 116 [그림 4-7] 남북 과학기술협력을 통한 북한의 점진개방 유도, 촉진 121 [그림 4-8] 맞춤형 상생협력 과제를 통한 경제적 파급효과 발휘 123 [그림 5-1] 러시아에 대한 비핵화 프로그램 개요 127 [그림 5-2] ISTC의 성공사례 : 바가로스키 공장 136 [그림 5-3] HEU Deal에 따른 핵탄두 폐기 누적 수 변화 139 [그림 5-4] 미국의 CTR 프로그램 지원 금액 (1992-1998년까지) 142 [그림 5-5] 구소련시기 우크라이나의 과학기술 역량 비교 144 [그림 5-6] 우크라이나의 비핵화 프로그램 개요 145 [그림 5-7] 비핵화 사례와 북한의 진로 예측 165
[그림 6-1] 국가간 과학기술협력의 일반적 유형 175 [그림 6-2]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정책추진 방향 178
제1장 연구의 목적 및 범위 21 제1장 연구의 목적 및 범위 제1절 연구의 배경 및 목적 우리 정부는 상생과 공영의 대북정책 방침을 추진하면서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 체적 정책수단으로 비핵 개방 3000 구상 을 입안하고, 이를 다양한 경로로 여러 차례 북한에 제시하였다. 그 기본 취지는 북한을 국제사회에 편입시킴으로써 비핵 화와 개방화를 유도, 촉진하고 상생의 경제협력을 확대해, 10년 내에 북한경제가 일인당 국민소득 3,000달러 수준이 되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이에 대해 국제문제인 비핵화를 남북협력과 연계해 남한이 6.15 와 10.4 합의사항들을 이행하지 않으려 한다고 비난하면서, 장기간에 걸쳐 남북정 부간 대화를 거부하였다. 비핵화 논의도 2009년 4월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5월의 제2차 핵실험으로 크게 악화되었다. 최근 북한이 상당히 적극적인 대미, 대남 대화 를 표명하고 있으나, 아직 비핵화에 대한 의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도 비핵 개방 3000 구상 에 대한 다양한 이견들이 개진되었다. 그 주 류는 핵 불능화를 포함한 기존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 우리의 역할이 부족했는데 이 를 확대할 전략이 미흡하고, 북한의 내부개혁 동력에 대한 고려가 적어 우리 정책에 대한 북한의 호응도가 낮으며, 장기 추진과제에 치우쳐 현 정부 임기 내에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 대안이 부족하다는 것 등이다. 과학기술계에서도 의견이 개진되었다. 정부의 비핵 개방 3000 구상 이 선거 전략으로 제시되면서 외교안보와 경제전략 중심으로 편성되어, 일반적인 비핵화 프 로그램에서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과학기술의 역할을 홀시했다는 것이다. 사 실 그동안 추진된 남북한 과학기술협력 및 학술협력사업도 부처 특성에 따라 독자 적으로 추진되었고, 비핵 개방 3000 구상 과 같은 국가 통합정책과의 연계가 적 었다.
22 상생과 공영의 남북 과학기술협력 추진방안 반면, 최근 북한이 보이고 있는 대미, 대남 유화책과 과학기술에 의한 강성대국 (사상, 총대, 과학기술) 전략 추진은, 보다 새로운 차원에서의 남북 과학기술협력을 추진하면서 이를 우리 정부의 비핵 개방 3000 구상 과 효과적으로 연결할 수 있 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북한의 비핵화 논의가 재개되면, 핵 사찰과 검증, 설비 폐기, 북한 전문가들의 직업전환교육 등의 다양한 과학기술 협력들이 추진될 것이 고, 이 안에서 우리나라 과학기술계의 역할을 비약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것이다. 북미관계 개선과 비핵화 진전은 북한이 기존의 개혁개방 조치를 크게 확대해 국 제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편입되는 과정을 수반할 것이다. 이러한 북한의 개혁개 방은 중국과 베트남, 동구 등 주요 체제전환국들이 밟았던 경로와 유사하게 전개되 고 있다. 따라서 이 시기의 주요 특징인 기술관료(technocrat)들의 부상과 기업 연 구역량 강화, 기술거래 활성화, 비교우위 분야에의 집중, 첨단기술과 재정 확보 등 을 지원하면서, 우리 정부 정책대로 북한의 개방을 유도, 촉진하는 과학기술협력을 추진할 수 있다. 북한 비핵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보상과 이에 의거한 북한의 경제발전 과정에서 도 과학기술의 역할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 북한이 강성대국과 과학기술중시정치 를 표방하면서 과학기술에 의한 경제발전 전략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기본 내용과 중점과제는 북한이 중장기 경제계획 없이 3차에 걸쳐 추진하고 있 는 과학기술발전 5개년계획들에 잘 반영되어 있다. 따라서 북한의 과학기술계획 분 석을 통해 북한의 현실적 수요와 연계된 대북지원 및 과학기술협력 방안을 도출할 수 있다. 이상의 논의들은 최근 북한의 핵 관련 대화 움직임과 북한 내부의 개혁 동력, 대 외협력 수요를 고려해 비핵 개방 3000 구상 을 보완하고, 실현 가능성이 큰 분야 를 찾아 이행에 옮길 필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북한의 비핵화와 경제발전 모두에 적용되면서 북한이 최 우선권을 두어 육성하고 있는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남북협력을 통해 비핵 개방 3000 구상 의 돌파구를 형성하고, 이를 통해 상생과 공영의 대북정책을 실현하는 방안을 도출하 는데 그 목적이 있다. 기대효과로는, 과학기술 분야에서 협력 돌파구를 마련해 여타 분야로 확대하고,
제1장 연구의 목적 및 범위 23 북한의 비핵화와 개혁개방을 촉진해 한반도 평화와 통일기반 조성에 기여하며, 통 일부와 교육과학기술부 등 관련부처간의 유기적인 협력을 강화해 정부정책의 내실 화와 실효성을 제고하는 것 등이다. 제2절 연구방법, 내용 및 범위 1. 연구방법 및 한계 본 연구는 북한의 비핵화와 경제발전 전략을 남북한 과학기술협력과 연동시키려 는 것이다. 따라서 연구방법에서도 비핵화와 경제발전 연구에서 자주 사용하는 방 법론들을 활용한다. 단, 비핵화와 경제발전, 과학기술협력을 다루는 학문 분야가 각각 다르고, 본 연구의 목적은 비핵 개방 3000 구상 을 실현할 효과적인 정책대 안 수립에 있는 만큼, 관련 이론을 상세히 거론하거나 방법론을 정교히 구축하는 작업은 하지 않는다. 사회주의 국가들의 비핵화와 경제발전에서 과학기술이 차지하는 역할에 대해서 는 중국에서 많이 활용되는 이론과 방법론들을 선별해 적용하였다. 전략안정성 (strategy stability)이론과 발전경제학 등이 그것이다. 이는 북한이 동 분야에서 중 국에서 활용되는 이론과 방법론들을 집중적으로 학습하고, 국가 전략 곳곳에서 이 를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1980년대 이후 북한이 가장 많은 유학생들을 중국에 파견하고 있는 것이 이를 잘 설명해 준다. 북한의 전략을 좀 더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 본 연구자들이 과제기획 단계에서부 터 중국에서 개최되는 국제 비핵화 세미나에 참석하였고 1), 수차례의 출장과 연락을 통해 관련 분야 학자들과 긴밀히 교류하였다. 본 과제 책임자가 과거 7년간 중국에 체류하면서 중국과학원과 대학 등에 구축한 인맥들과 수집자료, 연구 결과들도 효 1) "The 11th PIIC Beijing Seminar on International Security : Building a Hamonious World Stability and Win-Win", Qingdao, 26-30 Oct. 2008, "The 20th International Summer Symposium on Science and World Affairs", Boston, July 25-Aug 1, 2008, "International Nuclear Non-proliferation Symposium", Seoul, Oct 22, 2009 etc.
24 상생과 공영의 남북 과학기술협력 추진방안 과적으로 활용하였다. 특히 북한 핵문제를 연구하는 중국 과학기술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유용한 자료들과 토론 결과들을 얻었다. 중국의 방법론과 전문가 활용은 자연스럽게 중국과 북한의 비교연구를 가능케 해주었다. 중국은 북한과 비슷한 시기에 공산화를 이루었고 개혁개방 이전까지 상 당히 유사한 경제체제 및 과학기술체제를 가지고 있었다. 또한 개혁개방 이후, 중국 은 구 계획경제 체제에 대한 종합적인 반성과 시장경제 체제와의 장단점 분석을 통 해 비교적 풍부한 경험들과 관련 자료들을 축적해 왔다. 이런 자료들은 대부분 북한 체제의 장단점과 개선방안 도출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본 연구가 정치학과 경제학, 국제관계학 등의 여타 학문과 폭 넓게 연동되므로, 연 구 과정에서 다양한 북한 관련 전문가들을 폭 넓게 활용하였다. 상생과 공영의 대북 정책 구상 을 입안한 통일연구원 관련자들을 자문과 부분적인 원고청탁 형식으로 활 용하였고, 관련 분야 공무원 및 새터민 과학자들과의 면담도 실시하였다. 사례연구에 서도 해당 국가 전문가들을 적극 활용하고 해외출장을 통해 이를 검증하였다. 연구가 진척되면서 3차례에 걸친 국내외 심포지엄을 개최하여 그 동안의 성과를 교류하고 미비점을 보완하였다. 국내에서는 북한 연구기관 연합체인 통일정책연구 협의회(통일연구원 주관)와 공동으로 심포지엄을 개최하였고 2), 해외에서는 재미한 인과학기술자협회와 공동으로 분과 세미나를 개최하였다. 3) 연구보고서 초안이 완 성된 후에는 북한연구학회와의 공동 학술대회를 개최하여, 그 동안의 성과를 발표 하고, 각계 전문가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해 반영하였다. 4) 미국 스탠포드대학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APARC) 및 동 대학 안보연구소 (CISAC), 몬트레이 비확산센터 전문가들과도 방문연수와 출장을 통해 지속적으로 교류하였다. 5) 2009년 4월의 북한 장거리 로켓 발사와 5월의 제2차 핵실험 등을 계 2) 통일정책연구협의회,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대한정치학회, 영남대 통일문제연구소(2009.5.29), 북한 핵문제 와 남북관계, 대구. 3) KSEA (2009 July 16-19), "UKC2009, Creative Minds for Global Sustainability", UKC2009 Symposium, Raleigh. 4) 북한연구학회,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과학기술정책연구원(2009.12.22), 한반도 평화를 위한 남북 경제협력 과제, 서울. 5) Lee Choon Geun(2008 July), "Nuclear Technology and Associated Human Resources in North Korea", Stanford University Symposium.
제1장 연구의 목적 및 범위 25 기로 그때까지의 부분적인 성과를 자료집 형태로 발간하기도 하였다. 6) 이 과정에 서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 등에서 주관하는 북한 비핵화 관련 세미나에 발표자나 토론자 형식으로 참석하여 의견을 교환하였다. 7) 북한 연구에서 직면하는 가장 큰 문제는 직접적으로 인용할 원전 자료가 극히 부 족하다는 것이다. 핵무기 등 최고수준의 전략무기 분야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따라 서 본 연구도 자료부족에 따른 한계를 갖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국내 각계 에서 북한의 비핵화 문제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다. 본 연구 에서도 이들로부터 도움을 받았고, 추가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에 대한 사례연 구를 통해 의미 있는 자료들을 도출하였다. 재일동포, 재중동포들로부터 새로운 자 료를 입수하여 연구에 활용하기도 하였다. 2. 연구내용과 구성 [그림 1-1]에 본 연구의 주요 내용과 구성을 나타내었다. 제1장과 제2장은 본 연 구의 서론에 해당한다. 먼저 제1장에서는 연구의 목적과 범위를 개략적으로 설명하 였다. 제2장에서는 정부의 대북정책인 비핵 개방 3000 구상 의 핵심 내용과 실 천방안 및 이에 대한 북한의 대응과 원인을 고찰하고, 그 개선 방향과 과학기술의 역할을 도출하였다. 여기서는 관련 정책을 수립한 통일연구원 전문가들을 부분원고 청탁 형식으로 활용하였다. 제3장에서 제5장까지는 본 연구의 본론에 해당한다. 먼저, 제3장에서는 비핵화 관련 이론과 북한의 핵개발 역사, 능력 및 이를 폐기하는데 필요한 과학기술적 과제 들과 절차들을 기술하였다. 이어 제4장에서는 체제전환국들의 개혁개방과 경제발 전에 대한 과학기술의 기여와 관련한 이론들을 정리한 후, 북한의 개혁 동력과 강 성대국 전략 의 주요 함의 및 과학기술협력에서의 활용방안을 살펴보았다. 제5장에 서는 비교연구를 위해 비핵화와 관련한 주요 국가들의 사례들을 과학기술 중심으로 6) STEPI Insight, 15,(2009. 2), 상생과 공영의 남북한 과학기술협력 추진방안, STEPI Insight, 22(2009. 5), 북한의 핵 및 로켓기술 개발과 향후 전망, STEPI Insight, 31(2009. 10), 북한의 경제발 전 지원을 위한 과학기술협력 추진방안 등. 7) 한국원자력연구원(2009.12.9), 제6회 비핵화 지원 방안 및 제2차 제염해체 대응전략 워크숍, 대전.
26 상생과 공영의 남북 과학기술협력 추진방안 살펴보고, 국내적으로도 1960년대 대일 청구권 자금을 활용한 과학기술 진흥정책 과 그 성과를 살펴보았다. [그림 1-1] 본 연구의 주요 내용 및 구성 마지막으로 제6장 결론부분에서는 이상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상생과 공영의 남 북한 과학기술협력을 추진하기 위한 전략들과, 현 정부 임기 중에 실현할 수 있는 몇 개의 구체적인 단기추진 과제들을 도출하였다.
제2장 정부의 대북정책과 과학기술의 역할 27 제2장 정부의 대북정책과 과학기술의 역할 이 장에서는 먼저 정부의 새로운 대북정책인 상생과 공영의 대북정책 과 비핵 개방 3000 구상 의 골격을 살펴보고, 이어서 이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북한의 대응과 전망을 정리한다. 마지막으로 남북한 과학기술협력이 이러한 정부 정책을 실현하는데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인가를 간략히 소개한다. 8) 제1절 상생과 공영의 대북정책과 '비핵 개방 3000 구상' 1. 추진 배경 가. 과거의 대북정책에 대한 회고와 반성 북한 핵문제가 한반도의 안보문제를 위협하는 핵심의제가 된 지 벌써 15년 이상 이 지났다. 북한은 1990년을 전후하여 세계적인 냉전체제의 해체가 진행되는 과정 에서 본격적인 핵무기 개발로 들어섰다. 1994년 10월 21일의 제네바합의도 북핵 문 제를 해결하지는 못했다. 일시적으로 북한 핵을 동결하고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 면 얼마 지나지 않아 북한 체제가 몰락할 수도 있다는 미국측 대북 협상가들의 가정 은 오류로 판명되었다. 본질적인 문제는 북한 지도부가 핵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으 며, 제네바합의를 위반하면서 핵무기 개발을 지속했다는 점이다. 2002년 10월의 북한의 우라늄 농축(HEU) 의혹으로 제2차 핵 위기가 시작되었고, 이에 대응하여 2003년 8월에 남한, 북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가 참여하는 6자 8) 본 장의 제1절과 제2절은 통일연구원 박영호 박사가 본 연구의 일환으로 공동 개최한 학술대회 발표문 이 명박 정부의 대북정책과 남북관계 전망 (통일정책연구협의회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대한정치학회 영남대 통일문제연구소 공동 학술대회, 대구 인터불고호텔, 2009.5.29)을 본 연구에 맞게 수정 보완한 것임.
28 상생과 공영의 남북 과학기술협력 추진방안 회담이 구성되어 해결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북한은 2006년 10월 첫 핵실험에 이어 2009년 5월에 두 번째의 핵실험을 단행했으며, 이제는 핵 보유국가 의 지위와 핵군 축을 주장하고 있다. 2005년 2월 10일 6자회담 불참 및 핵무기 보유 를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한 달 뒤인 3월 31일에는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6자회담을 군축회담 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물론 국제사회는 북한을 핵 보유국가 로 인정하지 않는다. 현재까지 한국과 미 국 등의 6자회담 참여국들은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켜 협상을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은 북핵 문제를 근원적으로 풀기 위한 접근으로써 2009년 9월 일괄타결 (Grand Bargain) 방안을 제시하였다 미국은 북한과의 양자회담 의사를 밝히면서 이를 통한 6자회담 재개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핵무기 카드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북한 내부의 사정은 썩 좋은 상황이 아니다. 북한지도부는 2012년을 강성대국의 문을 여는 해 로 지정하고, 경제 회복 과 인민생활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식량, 에너지, 기술 등 외부로부 터의 자원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므로, 대외관계의 확대를 위한 활동도 강화하 고 있다. 그러나 북한지도부는 아직도 오랫동안 유지해온 자본주의(제국주의) 대 사회주 의 의 이분법적 대외관계의 인식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과거로 복 귀하려는 경향까지 보이고 있다. 경제 회복을 위해 자력갱생을 내세우면서 집단주 의와 대중동원을 강조하고, 전사회적 동원방식인 150일 전투 와 100일 전투 를 시 행한 것이다. 9) 북한의 경제적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든 것은 북한이 선택한 제반 정책의 결과라 고 볼 수 있다. 북한이 9.19 공동선언 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서 국제사회의 지원 이 줄어들었고, 2009년 5월의 핵실험으로 인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 1874호에 따라 대북 경제제재도 진행되고 있다. 북한 내부에서도 2008월 8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문제가 대두된 이후 후계체제 문제가 급격히 부상하고 있다. 9) 최진욱 박영호 박형중 외(2009), 2009년 북한 신년 공동사설 분석, 통일연구원, 10-11.
제2장 정부의 대북정책과 과학기술의 역할 29 이러한 가운데 한국의 이명박 정부는 북한의 위협적인 행동과 전략 전술에 흔 들리지 않고 의연하게 대처하면서 원칙적인 대북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명박 정 부가 출범하기 이전까지 북한은 남북교류를 중시한 두 전임 정부의 정책에 따라서 남한으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았으며, 남북관계는 외형적으로 발전하는 양상을 보였 다. 그러나 북한은 교류협력이 증대하는 가운데서도 동서 해안을 통한 무력도발을 전개했으며, 합의와 달리 핵개발 프로그램을 완전히 중단하지도 않았다. 현 정부는 과거 정부들에서 추진한 햇볕정책이 남북 교류협력을 확대하고 북한 의 변화를 유인한 것으로 보였으나 북한의 핵무기 포기에 대한 실질적인 효과는 적 었다고 판단하였다. 무력도발 불용이나 북핵 불용은 안보 차원의 문제인데, 지속 가능한 교류 협력의 제도화를 위해서 필요한 정책적 의연함과 단호함을 보이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10)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사회 여러 곳에서 대북정책에 대한 점검과 발전이 필요하 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먼저, 남북 분단 역사에서 첫 번째의 정상회담이 이루어지 고, 2007년 10월에는 두 번째의 정상회담을 열었으나, 교류 협력 중심의 대북정책 은 북한의 핵실험이 상징하듯이 북한의 본질적인 변화를 초래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북한은 때때로 남북합의를 위반하고 또 임의적으로 남북관계를 중단시 키는 등 자의적인 행동을 수시로 보였다. 따라서 지난 시기의 대북정책을 점검 평 가하고 국제환경과 남북관계의 현실 등 국내외의 여건 변화를 반영해야 할 필요성 이 제기된 것이다. 다음으로,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남북관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의견 이 개진되었다.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쌍방지향적인 남북관계의 발 전이 아니라 일방적인 대북지원이 지속되었고 남북경협이 의미 없이 진행되었다는 반성이 나온 것이다. 셋째로, 남북관계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추동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인도 적 차원에서 추진된 대규모의 식량과 비료 지원이 북한의 대남정책 변화를 가져오 기보다는 북한의 자기 과시적인 판단을 강화하는데 기여한 점이 부각된 것이다. 예 10) 박영호(2006. 11), 한국의 대북정책 기조와 향후 정책과제 NEXT, 37, 22-27.
30 상생과 공영의 남북 과학기술협력 추진방안 를 들어 북한의 선택적 호응에 따라 남북관계가 진행과 중단을 반복하는 것에 대해 남한 정부는 효율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남북관계를 보다 적극적, 능 동적으로 이끌어가면서 쌍방지향적인 상호주의적 협력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 것이다. 넷째로, 대북정책의 편향성을 교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우리 사회에서 제기되었 다. 대북정책은 국민적 합의에 의해 추진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정치에 부합되는 데, 오랫동안 북한 중심적인 사고 내지는 남북관계 그 자체를 위한 정책이 추진되었 다는 것이다. 정책 전문가뿐 아니라 많은 국민들 사이에서도 이러한 편향적인 정책 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었다. 다섯째로,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집착이 한미관계의 불협화음을 낳았으며, 북핵 문제를 푸는 동력을 약화시켰다는 지적도 제기되었다. 실제로 외교 현장에서 다양 한 불협화음이 터져 나와 국민들을 혼란케 하는 일들이 나타났다. 이에 핵을 포함한 북한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남북협력과 국제협력의 조화로운 발전이 필요하 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여섯째로, 무엇보다도 북한체제를 정상화시키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북한은 현실 사회주의 체제에서도 상당히 예외적인 상태로 남아 있다. 이러한 북한체제를 국제사회의 틀로 편입시키고 정상적인 체제로의 변화를 추동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제기된 것이다. 일곱째로, 햇볕정책이 추진되면서 한국 사회에서 새로운 현상이 등장하였는데, 바로 대북정책을 둘러싼 남남갈등이다. 북한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는 논리는 결 국 북한 중심적 사고와 관련정책 제안을 낳았으며, 이러한 논리를 가진 사람들은 북한에 대한 강경 입장을 전쟁과 평화의 이분법으로 비판하였다. 반면에 북한 중 심적 사고와 편향적 정책을 비판하는 입장에서는 북한에 대한 지나친 고려가 남북 관계의 불균형적 관계를 고착화시킨다고 보았다. 남남갈등은 이러한 정책적 논쟁보다 이념적 갈등과 정치 정략적 갈등으로 더 크게 부각되었으며, 국민합의에 기반한 대북정책 추진 논리를 상당히 무력화시켰 다. 따라서 한국사회 내에서의 대북정책을 둘러싼 갈등을 해소하고, 말 그대로 국민 적 합의에 기반한 정책을 추진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분법적 사고로 상대
제2장 정부의 대북정책과 과학기술의 역할 31 방의 인식과 정책 대안을 무조건 비판, 폄하하는 경향을 해소할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나. 북한의 핵문제에 대한 인식 이러한 반성에 따라 이명박 정부는 상생과 공영의 대북정책 을 수립하였다. 이 정책은 정부의 외교안보 비전(Global Korea)의 4대 전략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그 첫 번째 과제인 한반도 비핵평화구조의 공고화 는 북핵문제가 남북관계의 발전 을 근본적으로 저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장 역점을 두어 해결해야 할 과제로 선정 되었다. 북핵 문제 해결 및 군사적 신뢰구축을 통한 새로운 평화구조 창출을 최우선 시한 것이다. 정부는 북핵 문제의 해결이 지체되고 장기화되는 과정에서 한국이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상생과 공영의 남북관계를 달 성하기 위해서는 과거와 달리 보다 적극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근본적으로 접근해 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게 되었다. 즉 북핵 문제를 마치 타자의 입장에서 보는듯한 소극적 자세를 지양하고,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본질적인 문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북핵 문제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고 남북한 관계의 발 전을 저해하는 핵심 요인 이라는 것이다. 11) 그러나 동시에 북한 핵은 동북아 안보질서와 국제 비확산체제를 위협하는 문제 로 국제공조가 필요한 협력과제이다. 이러한 접근의 기저에는 과거의 외형적인 남 북 교류협력 증가가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을 위한 상호 조치로 이어지지 않 았으며,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이 없이는 남북관계가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나아가 북한 당국이 핵 위협을 거두지 않는 한 남북 간에 진정한 신뢰와 협력이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북핵 문제의 본질은 북한 정권의 인식이 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북 한 당국이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하고 이를 투명성 있게 검증 받는 길로 나아가는 11) 유명환 외교통상부장관(2009. 9), 최근 한반도 주변정세와 북핵문제 대한상공회의소 CEO 간담회 강연, 대한상공회의소.
32 상생과 공영의 남북 과학기술협력 추진방안 것이 북한 스스로에게 도움이 되며, 북한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시킬 수 있는 획 기적인 계기가 된다고 보는 것이다. 다. 개선 방향 분단이 장기화되면서 북한 문제가 한국의 국가발전 전략 추진에 과도한 비용 부 담으로 작용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분단 구조 속에서도 한국은 현재 세계 10위권 에 근접 과도한제력을 갖는 국가로 성장했으며, 또 민주화도 이루었다. 한국은 제2 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신생국 중에서 민주화와 한제발전을 동시에 이루어 OECD 에 가입한 특출한 나라이다. 이제 한국은 21세기에 세계 중심국가의 주요 일원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가져 야 하며, 국가발전 전략차원에서 통일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12) 대북정책과 통일 정책이 국가발전 전략의 틀 속에서 개발되고 추진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북정책과 통일정책이 선진한국 실현을 목표로 하는 국가전략의 틀 속에서 추진되 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중장기 국가발전 전략의 틀 속에서 남북관계를 어 떻게 자리매김할 것인가의 차원으로 접근한 것이다. 당당하고 유연한 대북자세의 추진도 제기되었다. 우리의 총체적인 국력과 국제 적 위상의 신장 등을 반영하는 남북관계 구현을 위해 당당한 대북자세를 견지하고 관련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다. 남북관계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서는 북한의 대남정 책 변화도 필요하다. 따라서 남북관계를 일방적 관계로서가 아니라 상호 호혜적 관 계로 구축하여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상호주의 원칙을 조성해야 한다. 상호주의 원칙은 북한의 개혁개방 유도와 시장경제화 촉진을 위해 필요하며, 궁극적으로 북 한 주민의 인권과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한다는 인식이다. 남북관계가 국가발전계획 추진의 일환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었다. 남 북 사이의 교류와 협력을 남북 모두에 이익에 되는 차원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다. 이 안에서 북한의 진정한 변화 를 통한 남북관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한 다. 북한의 본질적 변화를 추동하지 않는 한 남북관계의 근본적인 전환을 하기 어렵 12) 박영호 외(2003), 한반도 평화정착 추진전략, 통일연구원, 189.
제2장 정부의 대북정책과 과학기술의 역할 33 고 남북관계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장애를 가져온다는 인식이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협력과 공조체계 강화 필요성도 제기되었다. 북핵문 제는 우리의 안보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매우 엄중한 문제이자 동시에 국제적인 문제이다. 따라서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우리의 주도적인 노력을 강화하면서 한미 공조 및 한미일 공조의 복원과 중국,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국제 사회와의 협력 속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추진하는 것이다. 북한인권 문제와 국군포로 및 납북자 문제, 이산가족문제 등 인도주의적 사안의 적극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는 의견도 강력히 제기되었다. 인권문제 는 단순히 억압이나 공포로부터의 자유만이 아니라 북한 주민의 삶의 질 개선을 위 한 본질적인 문제이다. 따라서 인권문제에 대한 소극적인 자세를 버리고 인류 보편 적인 인권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아울러 국군포로 및 납북자 문제, 이산가족문 제 등 인도적 문제의 해결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2. 상생과 공영의 대북정책 및 비핵 개방 3000 구상 13) 가. 대북정책 비전과 전략 목표 이명박 정부는 비핵 개방 3000 구상 을 선거과정에서 대북정책의 핵심 기치 로 내세웠다. 이러한 정책 구상은 정부가 출범하면서 몇 가지 비판에 직면하기도 하였으나, 이후에 상생과 공영의 대북정책 으로 보다 체계화되면서 공식적인 대북 정책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상생과 공영의 대북정책은 남북 간에 평화 경제 행복공동체 를 형성하고 한반 도 평화통일의 실질적 토대를 확충하겠다는 방침이다. 그 기본 철학은 남북관계가 더 생산적으로 발전해야 하며, 남북관계는 이념의 잣대가 아니라 실용의 잣대 로 풀어가야 하며, 남북한 주민이 행복하게 살고 통일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 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13) 청와대(2009), 성숙한 세계국가: 이명박 정부 외교안보의 비전과 전략 ; 통일부(2008), 2008년 통일업 무 보고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2009), 상생과 공영의 대북정책,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김규륜 외 (2008), 상생과 공영의 대북정책: 체계와 추진전략, 통일연구원. 서재진(2008), 남북 상생 공영을 위한 비핵 개방 3000 정책의 이론적 체계 연구 등을 참고로 하여 작성하였음.
34 상생과 공영의 남북 과학기술협력 추진방안 정부는 상생과 공영의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정책은 1980년대 말 이후의 역대 한국정부가 견지해 온 대북한 화해협력 정책의 기조에 입각해 있다고 했다. 이러한 연속성 위에서 그동안의 남북관계에 대한 비판과 반성을 토대로 진정성 있고 내실 있는 남북관계의 구축을 위한 정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먼저, 평화공동체의 형성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이룩하고 남북 사이의 군사적 신 뢰구축과 긴장완화, 즉 새로운 평화구조를 창출하겠다는 약속이다. 둘째, 경제공동 체의 형성은 북한의 발전과 국제사회의 참여를 지원하고 남북한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상생의 남북경제협력을 추구하겠다는 약속이다. 셋째, 행복공동체의 실현은 국군포로 및 납북자, 이산가족 문제 등 남북한 간 인도적 문제를 해결하고, 남북한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 남북 7천만 모두의 행복을 추구하겠다는 약속이다. 이러한 비전 아래 전략 목표로 상생과 공영의 남북관계 를 설정하게 되었다. 이 러한 목표를 다짐으로써 정부는 자유민주주의에 기반을 둔 평화통일의 초석을 다지 고자 했다. 남북한이 상호 도움을 주는 상생, 공영의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남북 간의 진정성 있는 대화와 협력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북핵 문제는 한반도의 안보를 위협하는 핵심 문제이면서 국제비확산체제에 대한 심각한 장애물이다. 핵무기 개발은 북한 주민을 위하는 길이 아니며 북한이 사는 길도 아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하는 것이 북한 스스로가 살고 한민족 전체를 위하는 길이며, 이를 위해서는 북한 정권의 인식이 변해야 한다. 북한의 비 핵화 실현과 개방화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참여하게 되는 획기적 계기가 될 것이다. 북한 주민들의 인권문제 역시 더 이상 좌시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인도주의에 입각하여 북한 인권상황의 개선을 적극적으로 촉구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같 은 대북정책을 한마디로 말하면 원칙 있는 포용정책 이라고 하였다. 나. 추진 원칙과 중점과제 정부는 대북정책의 기본 추진원칙으로서 실용과 생산성 및 원칙에 철저하되 유 연한 접근, 국민적 합의, 남북협력과 국제협력의 조화 등을 제시하였다. 실용과
제2장 정부의 대북정책과 과학기술의 역할 35 생산성 은 국민 동의에 따라 국민이 원하는 정책, 비용에 대비하여 성과가 있는 정 책, 북한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정책, 북한의 발전적 변화를 촉진하는 정 책, 평화통일에 기여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원칙에 철저하되 유연한 접근 은 북한 핵 폐기 원칙을 철저하게 견지하여 조속히 폐기하도록 하고, 원칙 있고 성과 있는 대화를 추진한다는 원칙을 지키되, 접근방식 은 현실을 고려하여 유연하게 대처한다는 것이다. 국민합의 는 국민의 의사를 폭넓 게 수렴하여 투명한 정책을 추진하고, 초당적 협력을 상시적으로 추진하며, 생산적 이고 투명한 남북협력기금을 운용하는 등 국민과 함께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 이다. 남북협력과 국제협력의 조화 는 대북정책과 대외정책을 조화롭게 추진하며, 보 편적 가치에 입각한 남북관계 발전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6자회담을 통해 북핵 문 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국제사회와 협력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을 이루어나간다 는 원칙이다. 이러한 추진 원칙 아래 추진할 중점과제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제시 되었다. 첫째, 한반도비핵평화구조의 공고화이다. 주요 과제로는 북핵 문제의 해결, 군사 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 철저한 국방태세 구축 등이다. 둘째, 남북 경제공동체의 기반 조성이다. 세부적으로는 남북경제협력은 북한 경제난 해소와 북한의 개혁개방 촉진, 한국의 경제발전섬부적으로의 경제통합섬부동북아의 경제협력 사건동체유기적 연 관전섬확보에 목적을 두고 추진하며, 통행 통신 통관 문제와 신변안전문제가 제도 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실현하는 구체적 정책 수단으로 비핵 개 방 3000 구상 을 추진한다. 셋째, 남북 사회문화공동체의 기반 조성이다. 세부 과제들로는 남북 간 사회문화 적 교류의 확대와 심화, 민간차원의 학술연구와 사업 내실화 및 남북 당국 간 협력 사업과의 연계, 남북 간 동질성 회복 및 일체감을 고양할 수 있는 콘텐츠와 프로그 램의 체계적 개발과 이행, 각종 사회문화 교류의 점진적 정례화, 제도화 등이다. 넷째, 인도적 협력의 증진이다. 세부 과제들로는, 대북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문 제와 별개로 실시하고, 분배의 투명성과 적실성을 제고하며, 중 장기적으로 대북 지원 사업을 북한사회 개발협력 사업으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인도적 지원에 대한
36 상생과 공영의 남북 과학기술협력 추진방안 반대급부로 이산가족과 납북자, 국군포로 문제의 해결 협력을 요구하고,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북한 당국의 정책변화 유도와 국제사회와의 공조 강화도 추진한다. 다. 비핵 개방 3000 구상 상생과 공영의 대북정책 의 구체적 실현수단으로 자리 잡은 비핵 개방 3000 구상 은 남북관계의 정상적 발전을 위해서는 북한을 안심시키고 불안요인을 해소 하여 체제발전의 돌파구를 찾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는 인식에서 출발했 다고 볼 수 있다. 상생과 공영의 의미는 북한이 가지는 남한에 의한 흡수통일 우려를 불식하고, 남 북이 공존 공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이다. 즉, 비핵화 협상을 통해 미국과의 국교 정상화를 지원함으로써 북한의 안보불안과 경제난 해소를 돕는다는 의미이다. 이 안에서 남한도 북한의 경제발전과 남북경협 활성화를 통해 남한도 경제발전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기회를 얻게 된다. 구체적 실현 수단으로는 비핵 개방 3000 구상 을 제시하였다. 그 기본 개념은 북한을 국제사회에 편입시킴으로써 핵문제 해 결과 체제개방 및 경제발전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비핵화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정상적 일원으로 편입함으로써 핵개발의 근원적 원 인을 해소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미국 및 일본과 국교 정상화를 실현하고 효과적으로 경제발전을 추진하여 북한 내부의 근본적 문제들이 해결되도록 돕는 것 이다. 개방화는 북한이 미국, 일본과 수교하여 국제사회에 편입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다. 주변국과의 국교를 정상화할 때 안보불안에서 벗어나 체제를 개방할 수 있는 자신이 생기게 될 것이다. 결국 비핵화와 개방화는 동전의 양면이라고 할 수 있다. 비핵화와 개방화의 결과로 북한이 정상국가화 되는 것이다. 1인당 국민소득 3,000 달러 비전은 북한이 비핵화, 개방화를 통해 국제금융기구 의 차관을 받고 외자유치가 활성화됨으로써 경제를 발전시키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3,000달러라는 숫자는 한국이 올림픽을 개최하던 1988년 당시 1인당 국민소득이 3,000달러였다는 것을 감안한 수치이다. 북한에 대해서는 의식주 문제가 기본적으
제2장 정부의 대북정책과 과학기술의 역할 37 로 해결되어 상당한 수준의 자립경제를 달성하고, 사회적으로는 중산층이 형성되어 건실한 국가가 되는 수준을 의미한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생존전략이 6자회담을 통한 비핵화와 미국과의 국교정상화 를 통한 세계경제에의 편입, 그 결과로서 경제발전을 추구하는 전략이라고 파악하 고, 북한의 생존전략과 남한의 비핵 개방 3000 구상 이 이해관계가 합치한다는 점 에서 현실타당성이 높다고 보았다. 이 안에서 우리 정부도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먼저, 비핵화를 추진하기 위해 북한의 국제사회 편입을 지원하고 비핵화 진전에 상응하는 5대 개발지원 패키 지 프로그램을 실행한다고 하였다. 14) 이로써 북한이 핵개발을 시도하였던 근원적 원인을 해소하는 것이다. 반대로 북한이 핵문제 해결을 지연하거나 거부할 경우, 국제사회와 남한이 제안한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된다는 사실도 인지시킨다. 다음으로, 북한의 개방화를 촉진하기 위해 미국 및 일본과의 국교 정상화와 이를 넘어서는 정상 국가화를 지원한다. 이와 함께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을 지원하 고, 외국자본들의 대북한 투자를 유도,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1인당 국민소득 3,000달러 실현을 위해서는 3대 트랙을 추진한다. 즉, 현재 추진 중인 남북경협을 확대 발전시키고, 새로운 경협사업을 추진하며, 비핵화 추진과 연 동하여 북한 경제발전을 위한 국제환경 개선을 지원하는 것이다. 5대 개발 지원 패 키지 프로그램도 이 안에서 추진한다. 이 정책은 비핵화, 개방화, 1인당 국민소득 3,000달러 실현이라는 3대 목표를 추 진하는 정책으로서, 북한의 비핵화, 개방화를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실현 하는 정책이며, 그 과정에서 그리고 결과로서 1인당 국민소득 3,000달러 달성을 추 구하는 정책이다. 북한의 비핵화와 개방화, 경제발전이라는 3대 목표를 병렬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14) 5대 개발지원 패키지는 북한의 수출기업 육성, 산업인력 양성, 국제협력자금 조성, 신경의고속도로 건설, 인간다운 삶을 위한 복지 지원 등의 5대 프로그램을 말함.
38 상생과 공영의 남북 과학기술협력 추진방안 제2절 정책추진 경과와 북한의 대응 1. 추진 경과와 북한의 초기 대응 정부는 상생과 공영의 대북정책과 그 실현 수단인 비핵 개방 3000구상 을 정 립한 이후, 비교적 일관되게 이를 통한 남북관계의 정상화 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 일환으로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의 책임 있는 당국자와 언제, 어디 서나, 어떤 의제이든, 또 어떤 방식으로든 만나서 대화를 나눌 용의가 있다 는 입장 을 표명하고, 수차례에 걸쳐 북한에 남북대화를 제의하였다. 그러나 지난 두 정부와 상당히 다르게 접근하는 이명박 정부에 대해 북한은 매우 부정적으로 대응하였다. 정부 출범 이전부터 남한의 보수정권 등장을 우려한 북한 은 정부 출범 이후부터 대남 공세를 강도 높게 전개하였다. 2008년 3월 27일 남북 경제협력협의사무소 우리 측 당국자 철수로 비롯된 북한의 공세는 이틀 뒤 모든 남 북 당국 간 대화 중단 및 접촉 거부 선언으로 이어졌다. 북한의 공세는 과거 정부들의 집권 초기에도 나타났었으나, 특히 현 정부에 대한 공세는 지난 두 정부와는 달리 더욱 강경하였다. 이명박 정부의 북한에 대한 입장과 대북정책으로 볼 때, 북한에게는 상당히 새로운 성격의 대남관계에 직면하는 상황 이 된 것이다. 북한은 2008년 4월 1일 노동신문 논평원의 글을 통해 이명박 정부를 공식적으로 비난하기 시작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그 수위도 점점 높아졌다. 15) 노동신문 논평 의 핵심은 1 북한은 핵 억지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2 핵 등의 안보문제는 미국과 해결해야 할 문제이며, 3 북한에는 인권문제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는다 는 것 등이다. 16) 이는 결국 북한의 피포위 의식을 그대로 드러내고 스스로의 책임 을 회피하면서 남한만을 비판하는 이분법적 세계관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었다. 북한은 남한 정권 교체의 성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종래와 같은 전술로 이명박 정부에 대한 압박을 지속하였고, 이러한 와중에 2008년 7월 11일 남한의 금 15) 2008.4 이후 2009.5까지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평양방송,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3,300회 이상의 비난 을 퍼부음. 16) 로동신문, 2008년 4월 1일.
제2장 정부의 대북정책과 과학기술의 역할 39 강산 관광객이 북한 군인의 총격에 의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남한 내의 북한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었고, 남한에 남북관계 교착의 책임을 전가시키려 는 북한의 대응 전술도 효과를 발휘할 수 없게 되었다. 2008년 11월에 들어서서는 판문점 남북 직통전화를 단절하고 12.1부터 1차적으 로 군사분계선을 통한 육로통행 제한, 차단 을 통보하는 등 개성공단을 활용하여 남한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2009년 1월 17일에는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남한과의 전면 대결태세 진입, 강력한 군사적 대응조치 준비, 북한이 정한 서 해해상군사분계선 고수, NLL 무시 등을 주장하였다. 같은 날 북한은 외교부 대변인 발언을 통해 출범을 바로 앞둔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에 대해 북핵 문제는 미국과의 핵무기 협상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의도를 공세적으로 표출하였다. 이어 2009년 1월 30일에는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성명을 통해 남북 간 정치, 군사적 대결상태 해소 합의사항 무효화, 남북기본합의서 및 부속합의서의 서해해상 경계선 조항 폐기 등을 주장하는 등 공세의 수준을 고조시켰다. 3월에는 개성공단 통행을 일방적으로 차단하였고, 4월 이후에는 개성공단 임금 상향 조정, 토지 임대 료 재조정 등 기존의 합의를 무시한 과도한 임금과 토지사용료 등을 요구하였다. 이후 북한은 제2의 6.25, 제3의 서해교전 등의 용어를 사용하면서 이명박 정부 를 위협하였고, 노동신문을 통해 남한이 무분별한 군사적 대결 소동에 매달리고 있다 며 민족적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가 파괴되고 좋게 발전하던 북남관계가 6.15 이후 최악의 위기에 처하게 됐다 고 주장했다. 17) 이러한 가운데 2009년 3월 17일에 두 명의 미국 여기자가 북한에 들어갔다가 체포되어 재판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같은 달 말에는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현대아산 직원이 북측에 억류되었다. 북한의 우리 정부 대북정책에 대한 비판의 요체는, 1 비핵 개방 3000 구상 은 북한 체제의 붕괴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며, 2 이명박 정부가 6.15 공동선언 과 10.4선언 이행을 중단시켰고, 3 남북협력사업의 상호주의원칙 요구는 우리민족 끼리 정신에 반하는 반통일적인 것이며, 4 한미관계 강화는 북한에 대한 위협을 강화하고 북침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 등이었다. 17) 로동신문, 2008년 6월 22일.
40 상생과 공영의 남북 과학기술협력 추진방안 북한이 보여준 일련의 대남 압박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불만의 표시 이자, 과거와 같은 공세적 전술로 부의 대정책 변화가 가능할 수 있다는 판단에 근 거한 것이다. 사실 북한 당국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압박을 지속하면서도 민간 차원 에서는 경제적 실리를 획득하기 위해 선택적으로 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개성공단에 대한 압박조치에도 불구하고 민간 차원의 대북지원 과 협력 등은 계속 유지하박을 자세를 보였다. 한편, 북한 내부적으로는 2008년 여름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문제가 크 게 대두되었고, 자연스럽게 그의 후계구도 문제가 크게 부상하였다. 이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9년에 들어서면서 자신의 건강을 과시하려는 듯 예년에 비해 부 쩍 늘어난 현지지도 활동을 벌이고 있다. 18) 헌법을 개정하여 북한의 통치 구조를 국방위원회 중심으로 변경하기도 하였다. 이 역시 북한이 기존의 정책기조를 계속 하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은 정권 유지를 위해 미국이 가장 잘 활용될 수 있는 변수이자 동시에 미국과 의 관계개선을 통해서 정권 유지의 돌파구를 찾을 수밖에 없다는 딜레마를 안고 있 다. 북한은 미국의 오바마 정부 등장 이후 미국의 직접 대화 추진에 대한 일정한 기대를 가지고 관망하는 자세를 보였으나, 결과적으로는 미국의 공세적 외교에 직 면하였다. 이에 북한은 미국에 대한 공세를 강화해 2009년 4월 5일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였 고, 이에 대한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을 이유로 5월 25일에 제2차 핵실험을 감행하 였다. 북한은 그동안 2차례의 핵실험과 장거리로켓 발사 실험, 우라늄 농축 추진 등을 위협했으나, 제2차 핵실험은 예상보다 상당히 전격적이었다. 19) 제2차 핵실험 당일과 다음날에는 5기의 단거리 미사일도 발사하였다. 그러나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은 매우 강력하게 나타나고 있 다. 한국이 확산방지구상(PSI)에 전면적으로 참여할 것을 선언하였고, 유엔 안전보 장이사회는 만장일치로 대북결의 1874호를 채택하였다. 이후 미국의 주도 아래 국 제사회의 제재와 압력이 진행되고 있다. 미국은 별도로 대북제재 담당 조정관을 임 18) 2009년 10월말 현재 김정일의 공개 활동은 총 130회로 전년 동기에 비해 1.7배 수준으로 나타남. 19) 2009.4.14 북한 외무성 성명, 2009.4.29 북한 외무성 대변인 성명.
제2장 정부의 대북정책과 과학기술의 역할 41 명하여 국제적인 대북제재를 위한 협력 강화를 추진해오고 있으며, 중국도 북한에 대한 실질적인 제재에 일정한 수준으로 동참하고 있다. 2009년 8월 11일에는 미 재 무부가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활동과 관련해 북한의 조선광선은행 등을 금융제재 기관으로 추가 지정하기도 하였다. 2. 최근의 변화 2009년 8월 이후부터 북한의 대남정책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북한의 국내외 사정이 더 이상 대남 강경자세를 고수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이 때 발생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는 기회를 살피던 북한에게 자연스럽게 현 남한정부에 접 근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이에 대한 북한의 의도를 다음과 같이 분석할 수 있다. 20) 첫째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고 제2차 핵실험까지 단행함으로써 핵 억지 능력 을 더 보여주었다고 판단했다. 핵과 미사일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권력유지와 정 권 및 체제 안보 보장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비핵화를 말하면서 핵개발을 멈추지 않는 이유다. 사회주의진영 붕괴 이후 북한의 생존전략은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더 욱 직접적으로 연계되었다. 북한은 핵 보유국가 로서의 지위를 추구하면서, 핵카드 를 경제 실익을 얻기 위한 협상수단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둘째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결의 1874호에 따른 제재조치가 국제적인 연 대를 통해 이행되고, 미국 등에 의한 양자 차원의 압박조치도 진행됨에 따라 외교 적,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봉착하게 되었다. 유엔 안보리 대북결의 1718호 때와는 달리 중국도 대북제재에 동참하였다. 장거리로켓 발사와 핵실험 등으로 미 국의 오바마 정부를 압박하려던 북한은 오히려 원칙에 충실한 오바마 정부가 주도 하는 강력한 국제 제재에 직면하게 되었다. 금융제재 등도 북한에게 실질적인 압박 이 되고 있다. 셋째로, 한국 정부의 원칙 있는 대북정책이 추진되는 동시에 한미 공조가 강화됨 으로써, 북한의 대남 및 대미 강경, 압박정책이 의도하는 성과를 거둘 수 없었다. 20) 박영호(2009. 9-10), 북한은 왜 대남, 대미관계 변화를 모색하는가?, 민족화해, 40, 20-23을 재정리.
42 상생과 공영의 남북 과학기술협력 추진방안 긴밀하게 유지되고 있는 한미 공조는 북한의 공세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다. 새로 출범한 오바마 정부의 동맹 중시 정책은 북한이 한국을 배제하고 미국에 접근 하는 전통적인 북한의 한미 이간 정책을 허용치 않았다. 넷째로, 북한의 계속된 핵개발 추진과 도발적 행동은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 원을 대폭 줄어들게 만들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남한의 대북한 지원은 물론 미국, 유럽연합 등 국제사회의 지원도 정부, 국제기구 및 민간 차원에서 동시에 줄어 들었다. 이에 따라 북한의 외부자원 동원이 더욱 어려워지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 서 북한이 경제회복과 체제 정비를 위해 전사회적 동원을 추진하고 있는 150일 전투 나 그에 이은 100일 전투 가 기대하는 성과를 거두기는 어렵다. 2009년 12월에 전격 적으로 단행한 화폐개혁도 경제회복에 도움이 될지 극히 불투명한 실정이다. 다섯째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에 문제가 생긴 이후 후계체제 구축문제가 대두되었다. 최근 들어 현지지도의 횟수를 늘리는 등 건강을 과시하고 있으나, 3대 로 이어지는 후계구 있으나 정비하는 이시급한 과제가 되었다. 이와 함께 2012년 강성대국의 문을 여는 해 의 기치으나 어느 정도라도 성취하기 위해 우호적인 대외 환경 조성이 필요하게 되었다. 후계체제의 안정적 구축을 위해서나 경제회복을 위 해서도 외부로부터의 자원 동원이 필요하다. 경제 여건을 개선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외교적 고립과 경제적 난국을 어느 정도라도 극복해야 한다. 결국 북한은 대남, 대미관계를 포함한 대외 환경에서의 국면 전환이 절실하게 필 요한 상황이 되었다. 마침 2009년 3월 국경을 넘어 취재하다 북한에 억류된 두 명 의 여기자 사건은 대미 접근을 위한 좋은 수단이 되었다. 북한은 두 여기자의 송환 을 위해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을 성사시켰고, 장시간의 클린턴-김정일 면 담 등을 대미관계 개선 분위기 조성에 적극 활용하였다. 북한이 미국에 적극적인 유화적 자세를 보여주기 시작한 것이다. 현대아산 직원도 8월 13일 추방 형식으로 풀어주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현대 그룹 회장을 면담하고, 북한아태평화위원회와 현대그룹의 공동보도문 형식으로 금 강산관광 재개, 군사분계선 육로통행과 북측지역 체류 원상회복, 추석을 계기로 한 이산가족 상봉 등 5개항의 합의사항도 발표하였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이명박 정부 는 당국 간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제2장 정부의 대북정책과 과학기술의 역할 43 이러한 일련의 상황이 전개되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은 2009년 8.15 경축사에 서 대북정책의 기본원칙을 재확인하면서 북한의 비핵화 결단을 재차 촉구했다. 또 한 북한의 대남자세가 변하면 언제든지 긍정적으로 호응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강 조했다. 한반도의 새로운 평화구상, 남북 경제공동체 실현을 위한 고위급 회의 설 치, 재래식 무기감축과 신뢰구축 조치 추진 등 세 가지의 구체적 제안도 했다. 그리 고 언제, 어떠한 수준에서든 대화와 협력을 할 용의가 있음을 표명하였다. 21)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에 조문하기 위해 서울에 온 북한 사절단을 통일부 장관 이 만나고 대통령이 접견하는 일련의 과정에서도 정부의 대북정책 원칙이 견지되었 다. 북한 조문단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은 핵개발이 결코 북한에게 이로운 일이 아님 을 강조하면서 핵개발에 반대하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분명하게 전달한 것으로 알 려졌다. 또 정부의 일관되고 확고한 대북정책 기조를 상세히 설명하고, 이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전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대변인은 8월 24일의 언론 브리핑을 통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도와준 다는 것, 인도적 지원은 열린 자세로 한다는 것, 언제 어떤 수준의 대화도 할 수 있으나 과거와 같은 방식은 안 된다는 것 으로 요약했다. 이후 북한은 현 정부 출범 이후 1년 반 동안 보여 왔던 강경 입장에서 벗어나 일 부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남북관계에서 기존에 취한 대남 강경조치를 철회하였고, 남한 측의 이산가족 상봉 제의에 호응하여 2년 만에 남북 적십자회담 을 개최하였으며,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열었다. 또 개성공단 최저 임금의 5% 인상에 합의하는 등 개성공단사업에 대한 이전의 과도한 요구를 일단 거둬들였다. 주변국 관계에서도 미국에 대해 대화를 요청하고 일본과의 관계 개선 을 시사했으며, 중국과는 고위급 인사 상호 방문을 추진했다. 특히 2009년 10월 4~6일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방북을 계기로, 미국뿐 아니라 남한 및 일본과의 관계개선 의향도 피력했다. 중국 측은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방북 결과를 남한 정부 측에 설명하면서,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을 희망한다고 알려왔다. 21) 대통령 8.15 경축사, : http://www.president.go.kr
44 상생과 공영의 남북 과학기술협력 추진방안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원자바오 총리와의 회담에서 조건부 6자회담 복귀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즉 조미회담의 결과를 보고 다자회담을 진행할 용의 가 있으며, 다자회담에는 6자회담도 포함 된다고 언급했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이러한 태도를 전술적인 변화로 판단하고, 신중하면서 원칙 적인 입장에서 대북관계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2009년 10월 12일 북한의 통보 없는 댐 방류로 남한의 민간인이 희생된 사고를 계기로 임진강 수해방지 관련 실무 회담을 제의하였고, 같은 날 대한적십자사는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를 제 의하였다. 이에 대한 북한의 호응에 따라서 임진강 수해 방지 관련 남북실무회담 (10.14)과 남북 적십자 실무 접촉(10.16)이 개최되었다. 북한은 남북 적십자 실무 접촉에서 남한에 대북 인도적 지원을 요청했으며, 대한 적십자사는 인도적 차원에서 1만 톤의 옥수수를 제공할 수 있음을 제안했다. 또한 북한 측은 10월 중 여러 차례 군 실무자간 통화 불능 등을 이유로 군 통신 현대화 자재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남한 측은 10월 28일 부터 군 통신 선로 개선공사 실시를 위한 통신 기자재를 전달하고 동 서해지구 선로 개선공사를 개시하였 다. 22) 2009년 11월 11일 대청도 동쪽 해상에서 벌어진 북한 함정의 NLL 침범과 남북 교전 및 이에 대한 북한의 강력 경고로 군사적 기장이 고조되었으나, 우리 정부는 이로 인해 남북관계가 악화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기본 입장을 천명하였다. 이에 따 라 12월 12일부터 22일까지, 개성공단 발전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남북 당국자들의 중국, 베트남 공단 공동시찰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3.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 일괄타결) 2009년 9월, 미국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 외교협회 아시아소사이어 티 코리아소사이어티 초청 간담회(9.21) 연설과 유엔 연설(9.23)을 통해 북핵 문제 의 해결을 위한 근원적 처방으로써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 일괄타결) 방안 을 제안하였다. 그 기본 구상은 1 타협과 파행, 진전과 후퇴를 반복해온 과거의 22) 통일부(2009.10.23), 최근 남북관계 동향.
제2장 정부의 대북정책과 과학기술의 역할 45 패턴에서 탈피하여 북핵 문제를 근본적으로 푸는 통합적 접근법이 필요하며, 2 6 자회담을 통해 북한 핵 프로그램의 핵심 부분 폐기와 동시에 북한에 대해 확실한 안전보장과 국제지원을 본격화하고, 3 북한 핵 폐기의 종착점에 대한 명확한 합의 를 토대로 5자간 협의를 통해 구체적 행동 방안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사실 지난 15년 이상의 북핵 문제 전개과정이 우리에게 준 중요한 교훈의 하나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합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북한의 위반 행위에 대한 미온 적인 제재와 위반행위 원상 복구를 보상하는 방식으로는 북한의 핵 포기를 위한 전 략적 결단을 유인하거나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해서 취해온 전체 핵 프로그램의 일부분 에 대한 부분적, 단계적 접근방식이 북핵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는 데 실패하였으므 로, 이러한 패턴의 전환이 없이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 및 핵전략 카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이를 극복할 근원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랜드 바겐 방안은 그동안 한 미간에 협의되어 오던 포괄적 패키지 와 일맥상 통하는 것이다. 북핵 문제에 대한 보다 근원적인 접근을 통해 문제의 본질적인 해결 을 추진하는 것으로, 다음과 같은 전략적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첫째로,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의 핵 폐기 약속을 불가역적으로 이행 하도록 하는 협상을 진행하고, 합의가 이루어지면 즉시 이행의 단계로 들어가 북한 핵 폐기와 대북 경제지원을 동시에 진행하는 방안을 추진함으로써, 남북관계를 안 정적이고 정상적인 관계로 발전시킨다. 북한의 일시적인 선호나 전술적 선의 에 따 른 남북관계의 진전 또는 후퇴가 아니라, 남북관계 발전의 최대 장애물인 북핵 문제 를 근원적으로 해결함으로써 남북관계의 기본 패턴을 전환하려는 것이다. 둘째로, 북한 비핵화의 원칙을 재차 명확히 천명한 것이다. 북핵 문제가 장기화 되면서 피로가 누적되어 관련국들이 북한 핵을 관리하는 정책으로 전환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면서, 한국의 북한 핵 폐기에 대한 정책적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 준 것이다. 6자회담 참가국 모두가 비핵화의 목표를 유지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각국의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접근해왔기 때문에 근원적인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었 던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북한 비핵화에 대한 기본 목표를 확고히 다지는 계기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46 상생과 공영의 남북 과학기술협력 추진방안 셋째로, 북한의 대미 중심 전략구도와 핵카드의 지속적인 활용, 미국의 국제비확 산체제 유지 차원의 북한 핵 관리 정책 추진 가능성, 중국의 한반도 현상유지 정책 장기화를 통한 한반도 영향력 제고 추진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북핵 문제 해결의 당사자로서 한국이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 처방을 제시함으로써 향후 협상과정에 서 주도적이며 적극적인 역할을 도모할 수 있다고 보았다. 기존 협상 패턴의 전환을 추진하지 않을 경우, 북한은 핵무기와 핵개발 카드를 정권 및 체제 유지를 위한 전략카드로써 계속 활용할 것이므로, 이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방안이 필요하다. 미국은 북한 비핵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세계전략 차원 에서 국제비확산체제의 유지, 강화를 매우 중시하고 있다. 따라서 대북 협상의 목표 를 비핵화와 비확산 사이에서 관리하려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중국 은 핵무기 보유 북한 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동시에 북한체제의 불안정 으로 인한 한반도 현상 변경도 원하지 않고 있다. 넷째로, 북핵 문제 자체만을 두고 접근하기보다는 포괄적인 북한 문제 해결의 입장에서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정권 및 체제 유지에 대한 북한 지도부의 우려를 고려하고 기존 협상 대안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다. 북한 핵은 한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가장 중대한 문제이며, 북한 지도부에게도 권 력 유지와 정권 및 체제 안보 유지의 핵심적인 문제이다. 따라서 그랜드 바겐 의 핵심은 북한 핵 프로그램의 핵심 부분 폐기와 동시에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과 국제 지원의 본격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은 핵 포기에 대한 경제적 지원과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병행한 리 비아 방식과, 핵 포기 대가로 경제 지원과 다자 안전보장을 부여한 우크라이나 방식 에서 성공한 사례가 있다. 그랜드 바겐 은 결국 북한에 대한 안전을 보장하면서 북 한의 변화를 촉구하는 전략적 효용성을 가질 수 있다. 북한의 변화를 통한 남북관 계의 정상적 발전 이라는 패러다임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이다. 4. 향후 전망 향후 남북관계는 이러한 정부의 정책기조와 원칙을 북한이 어떻게 수용하고 대
제2장 정부의 대북정책과 과학기술의 역할 47 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2009년 8월부터 보여주고 있는 북한의 전술적 변화는 부분 적으로는 이명박 정부의 원칙 있는 포용 정책에 대한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향후의 남북관계는 미국 오바마 정부의 검증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북한 핵 폐기 원칙을 북한이 어떠한 방식으로 수용하느냐가 일정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비핵화 없는 북미관계 정상화는 가능하지 않다는 미국의 확고한 입장을 북한이 어 떻게 수용하고 대응하는가 하는 것은 남북관계와도 상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 수이다. 현재 북한은 한편으로는 체제유지를 위한 사상, 정치, 경제 등의 전반적인 통치 기제 강화를 필요로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체제유지를 위해서도 대외관계를 호 전시킴으로써 필요한 자원을 획득해야 하는 상황이다. 핵무기와 핵카드는 최고지도 자의 권력 유지와 권력의 안정적인 승계, 체제유지 등을 위해 쉽게 놓을 수 없는 수단이다. 그러나 그 수단은 동시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체제 자체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북한 지도부의 딜레마가 여기에 있다. 미국과의 고위급 양자회담이 이루어지면서 북한은 6자회담의 복귀 가능성을 내 비칠 수 있다. 그러나 북미 양자대화가 이루어지더라도 관계 개선이 쉽게 이루어지 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여 6자회담의 틀 속에서 양자대화가 본 격적으로 진행되더라도, 북한의 핵관련 정책에 변화가 없는 한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 북미관계의 일시적 완화 분위기가 북미관계의 근본적인 전환을 가져오지 는 않는다. 적어도 북한 지도부가 핵을 포기하는 진정한 의지를 보이거나 전략적 결단을 내리기 전에는 북미관계의 진전은 매우 어렵다. 남북관계는 남한으로부터의 자원 획득을 위한 북한의 대남 강경정책의 제한적인 완화 분위기가 계속 조성될 것이다. 북한에게 남북관계의 완화 분위기는 미국에 대 한 접근을 추동하기 위한 전술로도 사용된다. 그러나 북한의 전술적 변화가 대남정 책의 전면적인 전환으로 이어질 것이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북한은 일시적이고 전술적인 대남 유화조치를 통해 남한 사회 내의 정책 논쟁과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변화를 의도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경우, 남북 당국 간 대화 또는 접촉이 계속 전개되더라도 북한이 남북관계의 전면적 개선을 위한 전향적 태도를 쉽게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48 상생과 공영의 남북 과학기술협력 추진방안 한국 정부는 최대 현안인 북핵 문제를 풀어나가면서 전반적인 남북관계를 정상 적이고 쌍방 지향적인 관계로 만들어가는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할 것이다. 북한의 정책 전환과 체제의 안정적 변화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인내의 작업이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북한 역시 대남정책과 대외인식에 있어서 커다란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 이다.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대외환경 조성에서도 우리 정부의 노력과 역할이 확대될 것이다. 우리 정부는 6자회담의 재개와 재개 이후의 협상 과정에서 그랜드 바겐 구상이 추진될 수 있도록 6자회담 참가국들과 국제사회와의 정책협력을 계속 유지, 강화해 나갈 것이다. 결론적으로 남북한은 여전히 북핵 문제가 최대의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관계 개 선이 지체되고 있다. 북한지도부 및 당국의 국제정세 변화에 대한 어두움, 북한 주 민들의 고통스런 삶의 지속, 남한의 국가발전 전략, 국제적 상황 등의 제반 요인을 고려하면서, 한국정부의 대북정책은 북한체제의 정상화 를 목표로 고통스럽지만 중단 없이 추진될 것이다. 최근의 북한 대내외 사정을 종합해 볼 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북한 스스로가 정 책 변화를 넘어서 체제전환을 시도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될 가능성이 증대하고 있 다. 이에 대한 준비 또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제2장 정부의 대북정책과 과학기술의 역할 49 제3절 대북정책 보완방향과 과학기술의 역할 1. 대북정책 보완방향 우리 정부가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상생과 공영의 대북정책을 입안하고, 그 구체 적 실현 수단으로 비핵 개방 3000 구상 을 제시했지만, 아직까지 북한이 이를 받 아들였다는 증거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여기에 거의 1년 이상 북한이 이를 강력히 비난하면서, 이를 넘어서는 대안을 수립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북한은 우리 정책에 대해서 국제문제인 비핵화를 남북협력과 연계해 6.15와 10.4 합의사항들을 이행하지 않으려 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비핵화가 가지는 성격에 대 해서도, 그동안 진행된 북한 핵의 비핵화를 넘어서 남한의 군사기지와 유사시 한반 도에 전개되어 북한을 위협할 해외 미군 기지들의 비핵화까지 거론하고 있다. 근래 에는 이를 넘어서 북한이 이미 핵보유국이 되었으므로 군축 차원에서 이를 논의하 자는 입장까지 보이고 있다. 결국 우리 정부가 최근에 제안한 그랜드 바겐 에서 보듯이 당사국들의 다양한 이 해관계를 넘어서는 일괄타결 방안이 문제를 해결하는 열쇄가 될 전망이다. 이때를 대비해서, 불능화를 포함한 지금까지의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 던 우리의 역할을 확대하고, 보다 효율적이면서 장기적으로 남북한 상생공영에 이 바지할 수 있는 협력 내용들을 잘 정비해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비핵 개방 3000 구상 에 포함되어 있는 3대 트랙과 5대 패키지는 그 범위와 세부과제 측면에서 상당한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즉, 6자회담 당사국 등 주요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우리의 역할을 확대하고, 북한의 내 부개혁 동력에 대한 고려를 확대하여 적극성을 유발하며, 현 정부 임기 내에 실천할 수 있는 단기 과제들을 대폭 보완할 필요가 있다. 특히 북한을 포함한 주요 체제전환국들이 개혁개방 과정에서 생산성 개선과 과 학기술에 의한 경제발전 전략을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한다는 점을 고려해서, 과학 기술을 매개로 하는 대북정책 실현방안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전문성 이 뛰어난 기술관료(technocrat)들이 크게 부상하므로, 여타 분야보다 원활한 협력
50 상생과 공영의 남북 과학기술협력 추진방안 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기존의 비핵 개방 3000 구상 이 선거 전략으로 제 시되면서 외교안보와 경제전략 중심으로 편성되어, 북한의 입장과 최근의 비핵화 진전 상황 및 과학기술에 대한 고려가 적었다는 반성에 기초한 것이다. 2. 비핵 개방 3000 구상 보완을 위한 과학기술의 역할 최근 북한이 보여주고 있는 대미, 대남 유화책과 과학기술에 의한 강성대국 전략 추진은, 앞으로 보다 새로운 차원에서의 남북과학기술협력을 추진하고 이를 정부의 비핵 개방 3000 구상 과 효과적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기존의 일반적인 비핵화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과학기술적인 작업들로 구성되어 전문성을 갖춘 과학기술자들에 의해 수행된다. 따라서 북한의 비핵화 논의가 재개 되면, 핵 사찰과 검증, 설비 폐기, 북한 전문가들의 직업전환교육 등의 다양한 과학 기술 협력들이 추진되고, 이 안에서 우리나라 과학기술계의 역할을 비약적으로 확 대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원자력대국이고 북한과 언어가 통하므로, 여타 국가들보다 월등히 효과적으로 이를 추진할 수 있다. 비핵화 진전과 함께 확대될 국제사회의 대북한 지원은 북한이 기존의 개혁개방 조치를 크게 확대해 국제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편입되는 과정을 수반할 것이다. 이러한 북한의 개혁개방은 중국과 베트남, 동구 등 주요 체제전환국들이 밟았던 경 로와 유사하게 전개되고 있다. 따라서 이 시기의 주요 특징인 기술관료들의 부상과 기업 연구역량 강화, 기술거래 활성화, 비교우위 분야에의 집중, 첨단기술과 재정 확보 등을 지원하면, 정부 정책대로 북한의 개방을 유도, 촉진하는 남북한 과학기술 협력을 추진할 수 있다. 이에 의거한 북한의 경제발전 과정에서도 과학기술의 역할이 크게 확대될 수 있 다. 북한이 사상, 총대, 과학기술이라는 강성대국 전략과 과학기술중시정치를 표방 하면서 과학기술에 의한 경제발전 전략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기본 내용과 중점과제는 북한이 중장기 경제계획 없이 3차에 걸쳐 추진하고 있는 과학기술발전 5개년계획에 잘 반영되어 있다. 따라서 북한의 과학기술계획 분석을 통해 북한 경 제의 현실적 수요와 연계된 과학기술협력 방안을 도출할 수 있다.
제2장 정부의 대북정책과 과학기술의 역할 51 최근의 북핵 대화 움직임은 북한 내부의 개혁 동력과 대외협력 수요를 고려해 비 핵 개방 3000 구상 을 보완하고, 실현 가능성이 큰 분야를 찾아 이행에 옮길 필 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비핵화와 경제발전 모두에 적용되 면서 북한이 경제난 타개 방안으로 최 우선권을 두어 육성하고 있는 과학기술 분야 에서의 남북협력을 통해 비핵 개방 3000 구상 의 돌파구를 형성하고, 이를 타 분 야로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그림 2-1]에 이를 도식화하였다. [그림 2-1] 과학기술에 의한 비핵 개방 3000 구상 의 실현 특히 주력해야할 보완 내용은 비핵화 과정에서의 우리의 역할 확대와 북한의 개 혁동력 고려, 단기 추진과제 보충의 3가지이다. 제3장 이하에서는 이를 비핵화와 경 제발전 분야로 나누어 북한의 현실과 정부 정책 실현 방안들을 구체적으로 논의한 다.
52 상생과 공영의 남북 과학기술협력 추진방안 제3장 북한의 비핵화와 과학기술의 역할 이 장에서는 먼저 핵무장 및 비핵화와 관련한 이론들을 간단히 정리하고, 이어서 북한의 핵기술 개발 역사와 능력 및 불능화 과정을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하기 위한 국제 및 남북한 과학기술협력의 유형과 역할을 살펴본다. 제1절 이론적 기초 : 비핵화와 과학기술 1. 군비통제와 비핵화 핵무기 관련 이론은 군비통제(arms control) 또는 군축(disarmament) 활동과 밀 접한 관계를 가지며 발전해 왔다. 군비통제는 이론이 아니라 오랫동안의 경험과 실 천을 통해서 정립된 개념으로서, 주로 목적과 수단의 2가지 방법으로 정의되어 왔 다. 그 목적은 국가안전 및 국제안전을 증대시키는 것이고, 수단은 협력과 협상을 통해 이를 실현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극히 다양한 목적과 수단, 주체들이 군비통제에 개입하고 있는 만큼, 아직도 상당히 불확실한 개념 정의와 의미들이 혼 용되고 있다. Schelling 등(1975)은 군비통제를 잠재 적성국간에 전쟁 가능성 및 전쟁 발발시 의 전장 범위와 정도를 감소시키기 위한 각종 형식의 군사협력 이라고 정의하였 다. 23) 군축은 군비의 지속적인 확장 추세에 대응해 만들어진 개념으로써, 무기를 감축하거나 폐기해 전쟁위협을 감소하고 평화안전에 기여하는 것 을 말한다. 단, 군비통제라는 말 자체가 군비경쟁 제한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므로, 근래에는 양자를 뚜렷이 구분하지 않고 혼용하고 있다. 24) 23) Thomas C. Schelling and Halperin, Morton H(1961), "Strategy and Arms Control", Twentieth Century Fund, New York. and reissued with a new preface, A Pergamon-Brassey's Classic, 1985. 2.
제3장 북한의 비핵화와 과학기술의 역할 53 유사한 개념에 비확산(non-proliferation)이 있다. 이것은 핵무기를 중심으로 하 는 대량파괴무기가 횡적 또는 종적으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 서 횡적이라는 것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특정 국가에서 가기고 있지 않은 국가로 이전되는 것을 말하고, 종적이라는 것은 특정 국가 안에서 핵무기 개발 역량과 기술 수준이 높아지는 것을 말한다. 2차 대전 이후 군축 대상이 이전의 재래식 무기에서 핵무기와 그 운반수단인 미사일로 전환되면서, 비확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확 대되었다. 따라서 비확산이라는 개념도 군비통제, 군축과 구분 없이 혼용되는 경우 가 많다. 오랜 역사와 다양한 주체들이 포함되어 있는 만큼, 비확산의 내용도 상당히 광범 위하고 방법도 다양하며, 개입 주체들의 주관성도 강하다. 내용 면에서 핵무기의 연구와 생산, 저장, 배치, 사용 등의 관련 활동과 설비, 인력이 모두 포함되는데, 이는 평화적 목적의 핵 활동과 많은 부분에서 중복되어 명확한 규제를 어렵게 한다. 결국 이를 규정하는 국제 조약들과 지속적인 회의, 토론, IAEA, NPT 등의 조직적 활동 등을 통해 다양한 비확산 조치들을 취하게 된다. 몇 몇 국가들이 자국의 이해 관계에 따라 비가입, 탈퇴 등의 일탈 행위를 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국제적인 비확 산 노력들이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비확산 노력과 수단들은 핵무기 연구와 생산, 실험, 배치, 확대, 사용 등의 제반 핵 활동에 대한 제한과 동결, 감축, 금지, 폐지 등의 순으로 강화되면서 추진된다. 비핵화는 이러한 노력의 마지막 단계로서, 특정 지역 또는 국가에서 비확산을 넘어 핵무기 관련 프로그램과 무기, 설비 모두를 포기 또는 폐기한다는 것을 의미한 다. 25) 본 보고서에서 논의하는 북한의 비핵화도 보유한 핵 프로그램과 무기, 설비 를 폐기하고, 관련 과학기술자들의 직업을 전환하는 것을 모두 포함한다. 2. 핵무기 보유 효과 및 폭발 피해 핵무기의 파괴력이 실증되면서 핵 보유국은 일반적인 재래식 무기 보유를 넘어 24) 류광철 외(2005), 외교 현장에서 만나는 군축과 비확산의 세계, 평민사, 20-22. 25) 杜 祥 琬 (1996), 核 軍 備 控 制 的 科 學 技 術 基 礎, 國 防 工 業 出 版 社, 28-30.
54 상생과 공영의 남북 과학기술협력 추진방안 서는 다양한 효과들을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표 3-1>과 같이, 핵무기를 사용해 적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거나 핵 위협(nuclear coercion)을 가해 다양한 이익을 확보할 수 있고, 핵 억지(nuclear deterrence)를 통해 타국의 자국에 대한 핵 위협 을 감소시켜 전쟁을 방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다양한 유형의 국력신장 효과 도 누릴 수 있다. <표 3-1> 핵무기 보유 효과 개 념 주요 목적 효력 발생 시간 핵 전쟁 (nuclear war-fighting) 핵 위협 (nuclear coercion) 핵 억지 (nuclear deterrence) 국력 신장 (power states) 살상, 피해 타국에 대한 사용 위협과 압박 타국의 핵 사용 억제 국제적 지위 향상 사용시간과 그 이후 사용 전 사용 전 사용 무관 자료 : 李 彬 (2006), 軍 備 控 制 理 論 與 分 析, 國 防 工 業 出 版 社, 71. 핵무기의 직접적인 사용효과는 기본적인 수학 공식을 활용해 대략적으로 추산할 수 있다. 26) 핵폭발 시 엄청난 열복사와 충격파가 확산되며, 얼마 후에는 방사능 낙 진 피해가 바람을 타고 전파된다. 단, 바람을 통해 확산되는 방사능 낙진과 물질을 파괴하면서 전파되는 충격파는 지형과 풍향, 풍속, 건물 등의 외부 조건에 따라 크 게 달라진다. [그림 3-1]에서, 화구의 직접 영향으로 피해가 극심한 폭발 원점으로부터의 동심 원은 핵무기의 위력과 폭발고도에 비례하고, 부채꼴 모양의 방사능 오염지대는 풍 향과 풍속에 의해 결정된다. 제1지대는 폭발 후 1시간 내에 낙진이 떨어지는 지역으 로 20kt 폭발 시 체류인원이 4시간 내에 150 rad 이상의 방사선을 받아 5% 이상이 26) Samuel Glasstone et al. (1077), "The Effects of Nuclear Weapons", 3rd Edition, US Government Printing Office, Washington, DC.
제3장 북한의 비핵화와 과학기술의 역할 55 사망하고, 제2지대는 2시간 내에 낙진이 떨어지는 지역으로 24시간 내에 50 rad의 방사선을 받아 2.5% 이상이 사망하게 된다. [그림 3-1] 핵무기 폭발로 인한 화구와 방사능 오염지대의 형성 제1지대 상하 제2지대 풍향 자료 : 이춘근(2005) 과학기술로 읽는 북한핵, 생각의 나무. p.66 이를 단순화해서 동심원으로 하고 핵무기 위력별로 폭발고도를 최적화한다고 가 정하면, 특정지역을 파괴하는데 필요한 핵무기 소요량을 대략적으로 계산할 수 있 다. 27) 일례로 1Mt 위력의 핵무기를 최적 고도에서 폭발시키면 최대 피해반경이 약 8.8km에 달한다. 28) 이는 일반적인 중대형 도시의 반경에 해당한다. 즉, 1Mt 핵무 기 한 발로 중대형 도시 하나의 대부분 건축물을 파괴해 무력화할 수 있다는 것이 다. 29) 3. 핵무기 사용 효율과 적정 핵무기 수 핵무기로 가상적국의 목표 도시와 군사시설 전체에 피해를 주기 위해 필요한 핵 무기 수량과 사용효율도 계산할 수 있다. [그림 3-2]에서 빈틈없이 피해를 주기 위 27) 최근 많이 논의되고 있는 EMP 피해는 논의에서 제외함. 28) Samuel Glasstone, Ibid, 218. 29) 장갑차 정도의 엄폐물에 중등 정도의 손상을 입힐 때는 약 2.3km 정도로 줄어듬.
56 상생과 공영의 남북 과학기술협력 추진방안 해 폭발 거리를 줄이면, 핵무기 한발의 유효 피해 면적은 정사격형이 되어 2r2 이 된다. N개의 핵무기를 사용하면 전체 피해가능 면적은 2Nr2 이 된다. 그러나 빈틈 을 없애기 위해 간격을 줄이면서 중복부분이 발생하므로 총 피해면적은 2N/π = 0.64N 이 된다. 즉 많은 핵무기를 사용해 빈틈없이 피해를 주려면 36%의 중복이 발생하여 핵무기 한 개의 유효 피해면적이 64%로 줄어든다. [그림 3-2] 핵무기 사용량과 피해 면적 자료 : 李 彬 (2006), 상게서, 51. 따라서 핵무기 사용량이 많아지면 그 누적 피해 면적이 개별적으로 사용한 무기 수의 합보다 크게 줄어들게 된다. 이를 핵무기 사용효율(efficiency)이라고 한다. 핵 무기 보유국들은 이를 기초로 가상 적의 주요 표적 분석과 전략분석을 하고, 필요한 핵무기 수량과 투발 수단(폭격기, 미사일, 잠수함 등)을 갖추게 된다. 핵무기 사용효율은 가상적국의 복잡한 지형과 인구 및 산업 분포, 건물 및 방호 정도, 자국 공격수단의 기술 수준과 정밀도 등에 의해 더욱 큰 폭으로 줄어들고, 그 정도는 사용량이 많아질수록 더욱 확대된다. 특히 가상 적국의 국토 면적이 넓고 인구와 공업의 분산 정도가 높을 때는 완전 피해를 주기까지의 핵무기 사용량이 기 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를 도식적으로 표현한 것이 [그림 3-3]이다.
제3장 북한의 비핵화와 과학기술의 역할 57 [그림 3-3] 핵무기 사용효과와 사용량 자료 : 李 彬 (2006), 상게서, 81. 핵무기 사용량이 증가할수록 그 효율이 줄어들므로, 실제 사용량은 적이 감내할 수 없는 손실(intolerable damage 또는 unacceptable damage) 을 입히는 정도로 그 치게 된다. 단, 이 손실 규모가 군축에서 상당히 중요한 개념이지만, 각국의 판단과 실정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고 상황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정확히 추산하 기는 어려운 개념이다. [그림 3-3]에서 점선은 무제한 핵공격으로 줄 수 있는 피해 규모를 말한다. 이를 F( )라 하고, M개의 핵무기로 줄 수 있는 피해를 F(M)이라 했을 때 다음의 식이 성립한다. F F M c F M 여기서 c가 충분히 작은 양수가 되면 F(M)을 감내할 수 없을 정도의 피해라고 할 수 있다. 이때의 M은 적에게 감내할 수 없을 정도의 피해를 줄 수 있는 핵무기 수량이 된다. 단, 실제 상황에서는 선제공격과 보복공격의 차이가 상당히 크게 나타난다. 현대 전에서는 선제공격을 당한 국가가 반격에 필요한 자국 핵무기의 100% 생존을 보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