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미국땅에서 잠자고 있는 한국계귀신고래 -앤드류스 논문속의 한국계귀신고래를 중심으로- 장생포고래박물관 학예연구사 박 혜 린 1. 머리말 2. 미국으로 보내진 한국계귀신고래 표본 3. 한국계귀신고래 기록의 재평가 및 골격표본의 중요성 4. 맺음말 1. 머리말 고래 는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묘한 신비감을 주는 동물이다. 고래가 영적인 면에서 인류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믿음은 고대 그리스는 물론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문화권에 널리 퍼 져 있다. 수천 년간 신적인 영역까지 차지하며 인간과 공존해오던 고래 들이 19세기와 20세기까지 약 200년간 인간들의 탐욕으로 인해 거의 멸종상태에 이르게 되었고 급기야 국제포경위원회(IWC)의 결정으로 1986년부터 상업포경이 전면 금지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御 願 寺 일본의 고간지 1) 에서는 무수한 고래들을 죽인 인류에게 내려진 저 1) 천황의 발원에 의해 세운 절,<동아프라임일한사전>,두산동아,1982
2 - 주를 풀기 위해 매년 추도식을 거행하고 있다. 죽은 고래들을 위해 지 어진 이 절은 살아있는 고래들이 조상들에게 경의를 표할 수 있도록 바 다와 마주보고 있다. 이렇듯 고래는 종교의식으로까지 승화되어 우리가 모르는 사이 인간내면에서 함께 숨 쉬고 있다. 울산과 고래와의 관계는 더욱더 특별하다. 선사시대의 고래잡이 모습 을 볼 수 있는 반구대 암각화는 국보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고, 근대 포경의 전진기지였던 장생포에는 장생포고래박물관과 고래연구소가 건 립되어 고래에 대한 인문학적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고래생태체험관, 고래바다여행선, 고래문화마을조성, 고래해체장 복원 등을 통해 울산남 구는 고래를 관광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특히 장생포 고래박물관에서는 러시아 오호츠크해역에서 우리나라까 지 긴 회유를 하는 귀신고래에 관한 다양한 자료들을 소장하고 있으며, 귀신고래관이라는 이름으로 본 자료들을 전시할 정도로 귀신고래에 대 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본 전시 자료 중 미국의 탐험가 이자 고고학자인 앤드류스(Roy Chapman Andrews, 1884-1960)가 1914년 발표한 MONOGRAPHS OF THE PACIFIC CETACEA (태 평양 고래류에 관한 논문)는 '한국계 귀신고래(Korean Gray Whale)' 라는 이름으로 우리바다 고래를 세계최초로 알렸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 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본고에서는 앤드류스 논문의 재검토를 통해 논문 속에 명시된 귀신고 래 표본들의 위치를 추적하여 동해에서 자취를 감춰버린 귀신고래의 명 맥을 잇고자 하며, 본 표본들의 중요성을 조명코자 한다. 2. 미국으로 보내진 한국계귀신고래 표본 앤드류스의 논문을 살펴보면 귀신고래에 대한 생활사, 크기, 색깔, 외 부의 해부학적 구조, 골격으로 크게 나누어 기술하고 있는데 이중 골격 은 다시 세분화하여 기록하고 있다. 서론부에서 그는 2점의 골격표본에
3 - 대해 아래와 같이 언급하고 있다. "Consequently, during the sinter of 1911~12, I returned to the Orient and spent the months of January and February at the station of the Toyo Hogei Kaisha at Ulsan, a small village on th southeastern coast of Korea, forty miles north of Fusan. During this time fifty of more Gray Whales were taken and it was possible to make a careful study of the habits and external characters of the species. Skeletons of two adult individuals were also secured, one of which was sent to the American Museum of Natural History in New York City and the other to the U. S. National Museum at Washington, D. C. These are the first skeletons of this species to be preserved in any American Museum and are, moreover, the only complete specimens in the world." 2) 1911~12년 겨울동안 나는 부산에서 40마일가량 북쪽에 위치한 한국 동남부해안의 작은 마을, 울산에 위치한 동양포경주식회사의 기지에서 1 월과 2월을 보냈다. 이 기간 중 40마리 이상의 귀신고래들이 포획되었고 이 종의 습성 및 외적 특징을 연구하는 것이 가능하여 어미고래 2마리의 골격을 확보하였다. 이중 1개는 뉴욕시에 위치한 미국 자연사박물관으로, 나머지 1개는 워싱턴 D. C의 미국 국립박물관으로 보내졌다. 이것은 최 초로 미국박물관에 보관된 한국계귀신고래이며 또한 세계유일의 완전한 표본이다. 상기 논문에서 기술하고 있는 2개의 귀신고래표본 행방을 미국 현지 박물관 관계자들과 다각도로 접촉하던 중 당시 미국으로 보내졌던 한국 계귀신고래 골격이 아래 두 곳의 박물관에 보존 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래연구소의 손호선연구관과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의 James G. Mead 해양포유류 명예연구관의 도움이 있었다. 2) ROY C. ANDREWS, Monographs of the Pacific Cetacea. I: The California Gray Whale. New York; : American Museum of Natural History, 1914, p.232
4-1) 스미스소니언 국립자연사박물관 (Smithsonian's National Museum of Natural History) 유물번호[USNM199527]의 한국계귀신고래골격은 현재 스미스소니언 국립자연사박물관(Smithsonian's National Museum of Natural History) 3) 의 골격관에 완전한 상태로 전시 중에 있다. 길이 1200cm의 귀신고래는 수컷으로 경상남도 울산에서 1912년 1월에 수집되었다. 전 시된 표본의 왼쪽 견갑골은 다른 개체의 것을 조합한 것이다. 아래는 스미스소니언 국립자연사박물관에서 활용하고 있는 귀신고 래 [USNM199527] 의 유물정보이다. Museum NMNH Catalog Number: USNM 199527 Special Collections: Whale Collection Kind of Object: Specimen/Lot Specimen Count: 1 Current Identification: Eschrichtius robustus (Lilljeborg, 1861) Other Identifications: Type Citations: Date Collected: 1912-01 Ocean: North Pacific Ocean Sea/Gulf: Korea Strait Bay/Sound: Island Name: Country: Korea Province/State: Kyongsang-Namdo District/Country: Precise Locality Ulsan Centroid Latitude: Centroid Longitude: Elevation (m): Collector(s): Andrews, R. C. Other Numbers: Type Value Whale Field Number 1 No Number SI Negative Number 9787-A 3) http://vertebrates.si.edu/mammals/index.html
5 - SI Negative Number 17129 SI Negative Number 129-C Sex/Stage: Sex Stage Remarks Male Preparation Details: Preparation Remarks Skull Skeleton Photograph Views of Skeleton Measurements: Of Type Verbatim Verbatim Remarks Value Unit Total Length 1200 cm Bibliography: [Article] Andrew. 1929. [Article] Andrew. 1914. Specimen mounted in osteology hall. mounted Notes: skeleton 12m(+/-0.1m)in length. left scapula is from another specimen. ; Record Last Modified: 12 Apr 2011 MMP USNM 199527 한국계귀신고래 유물정보. 미국국립박물관 MMP USNM 199527 한국계귀신고래 표본. 미국국립박물관
6 - MMP USNM 199527 귀신고래 가슴지너러미 A. 미국국립박물관 MMP USNM 199527 귀신고래 가슴지느러미 B. 미국국립박물관
7-2) 미국 자연사 박물관 (American Museum of Natural History) 유물번호[AMNH34260]인 한국계귀신고래골격은 현재 미국 자연사 박물관 (American Museum of Natural History) 4) 에 보관중이며 골격 과 두개골 일부로 이루어져 있다. 울산에서 1912년 6월 19일 수집된 이 수컷 귀신고래의 사진은 아쉽게도 외부에 공개되지 않아 현재의 모 습을 볼 수 없지만, 다행히 앤드류스는 자신에 논문에 골격의 사진을 싣고 있다. 아래는 미국 자연사박물관에서 활용하고 있는 귀신고래 [AMNH34260] 의 유물정보이다. M-34260: Eschrichtius robustus: Male: South Korea: Organism Catalog Number M-34260 Current Identification Eschrichtius robustus- Taxonomy Order Family Subfamily Genus Speci -es Subspeci -es Cetacea Eschrichtii -dae Eschrichti -us Country South Korea State County Specific Locality Ulsan Lat/Long Latitude Longitude Collection Date 19 Jun 1912 Collector(s) Collector's Number Sex Type Status Roy C. Andrews Male Preps Available Prep Type Part Prepared Prep Description Skeleton Complete Post Disarticulated 4) http://www.amnh.org/
8 - Cranial Skull Cranium and Not Mounted Mandible M-34260 한국계귀신고래 유물정보. 미국자연사 박물관 M-34260 한국계귀신고래 유물정보. 미국자연사 박물관
9 - 한국계귀신고래 두개골 배면. 한국계귀신고래 두개골 복면. 미국자연사박물관 미국자연사박물관 좌)한국계 두개골 측면. 미국자연사박물관 중)하악골 좌측분기의 외측. 미국자연사박물관 우)하악골 좌측분기의 내측. 미국자연사박물관 견갑골,우. 미국자연사박물관
10-3. 한국계귀신고래 기록의 재평가 및 골격표본의 중요성 1911~12년, 울산 장생포에 머물던 로이 체프만 앤드류스는 1914년 3월, 태평양 고래류에 관한 논문 을 발표한다. 세계최초의 한국계귀 신고래 보고서라고 알려진 이 논문에서 그는 태평양 서쪽을 회유하는 고래들을 한국계귀신고래라고 명명했다. 이 후 한국계귀신고래의 이동 경로를 의심할 여지는 없었으나 최근 이와 상이한 연구결과가 나와 흥 미롭다. 지금까지 귀신고래는 북태평양에서 2개의 개체를 구성하는 것으로 인 식되어왔다. 북태평양 서쪽(WNP)에 서식하는 한국계귀신고래와 북태평 양 동쪽(ENP)에 서식하는 캘리포니아귀신고래가 그것이다. 종은 같으 나 각각의 회유경로를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귀신고래. 최근 북 아메리카(밴쿠버, 캘리포니아, 멕시코)지역으로 이동하는 한국계귀신고 래에 대한 관찰이 문서화 되면서 한국계와 캘리포니아계의 경계가 모호 해 지고 있다. 2010년 여름, 미 러 공동연구자들은 12마리의 고래에 위성위치추적 장 치를 부착하여 고래의 이동경로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2011년 10월 4 일, 플렉스(Flex)라 불려지는 13살 수컷 한국계귀신고래에 위치추적장 치를 설치 추적한 결과 플렉스(Flex)가 마지막으로 탐지된 곳은 오레곤 실레츠만(~45*N)에서 약20km 떨어진 곳으로 밝혀졌다. 이는 이 지역 을 통해 남쪽으로 이동하는 캘리포니아 귀신고래의 이동경로와 동일하 므로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한국계 계군의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 다음은 2010~2011, 러시아 사할린 연안의 한국계고래의 먹이활동과 북태평양 동쪽으로의 이동경로를 조사한 미 러 공동연구자(MATE, B 5). A. BRADFORD 6), G. TSIDULKO 7), V. VERTYANKIN 8), V. 5) Marine Mammal Institute, Fisheries and Wildlife, Coastal Oregon Marine Experiment Station, Oregon State University, Hatfield Marine Science Center, Newport, OR 97365 USA.bruce.mate@oregonstate.edu 6) School of Aquatic and Fishery Sciences, University of Washington, Box 355020, Seattle, WA 98195-5020, USA 7) A.N. Severtsov Institute of Ecology and Evolution, Russian Academy of Sciences, Moscow,
11 - ILYASHENKO 9) )들의 연구요약본이다. 한 때 멸종한 것으로 여겨졌던 북태평양 귀신고래의 서부 개체 군(WGW)은 현재 130개체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여름동 안 러시아 사할린 북동부 연안에 주로 섭식하고 있다. 이 개체군 은 활동범위 전 지역에서 그물, 선박, 석유개발 등으로부터의 인 위적 위협에 직면하여 극심한 멸종위기에 처해있으나, 현재의 이 동경로 및 월동 지역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2010년 10월 4일, 국제포경위원회가 설정한 계획서에 따라 사할린 북동부 Pilton Lagoon 연안에 서식 중이던 건강상태가 좋은 13세 수컷 한 마리 (이름은 플렉스(Flex)')에게 아르고스(Argos:위성추적용) 피하 태 그를 부착하였다. 플렉스는 1997년 사할린 연안에서 새끼로 최초 발견되었다. 태그 부착 후 68일간의 가을동안 근해의 움직임에 대한 상태 공간 모델링은 태그를 부착한 위치로부터 45km이내에 서의 작은 행동범위의 취식지 면적을 보여주었다. 이 시기 중 해 당 지역의 날씨상태로 인해 일반적으로 다른 형태의 고래 관측이 어렵기 때문에, 이러한 데이터는 유일무이한 것이다. 12월 11일, 플렉스는 사할린을 떠나 오호츠크 해, 베링 해, 알래스카만을 가 로질러 이동하기 시작했다. 2월 5일, 플렉스는 중앙 오레곤 해안 으로부터 20km이내의 위치에 있었으며, 이는 통상적인 동부 귀신 고래의 남쪽으로의 이동 중 마지막 몇 주와 공간적, 일시적으로 일치하는 것이었다. 플렉스의 이동 구간은 선형이었으며, 속도가 높았고(평균 6.5km/h), 연안에서 멀리 떨어진 심해를 포함하고 있 었다. 이는 해안가와 천해를 지향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귀신고래 의 속성으로 이전에는 생각되지 않던, 개빙구역(open water) 항 해능력을 귀신고래가 가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방향성과 속도를 고려하는)상태 공간 모델링은 해분(basin)에서의 움직임을 섭식행 동과 관련이 있는 방랑(wandering)"이 아닌 회유(migration)"로 확인하였다. 플렉스의 움직임이 서부 개체군(WGW)의 다른 회유 경로나 월동지를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서부 개체군(WGW)이 이 용하는 다른 지역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서부 개체군 Russia. 8) Kronotsky State Biosphere Reserve 9) A.N. Severtsov Institute of Ecology and Evolution, Russian Academy of Sciences, Moscow, Russia
12 - (WGW) 태그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얻게 될 데이터는 높은 보존 가치를 지님과 동시에 인위적(anthropogenic) 활동의 잠재적 축 소에도 유용할 것이다. 2010.10.5 ~ 2011.2.5 플렉스(Flex)의 이동경로 상기보고서에 의해 알려진 봐와 같이 한국계 귀신고래인 사할린개체의 위치추적 결과 한국계가 캘리포니아계의 이동경로에서 발견됨에 따라 한국계와 캘리포니아계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서식지에 의해 구분 되었던 한국계 라는 용어가 무의미해 질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100년 전 앤드류스에 의해 울산근해에서 추출되어 미국 의 두 박물관에 보관중인 귀신고래골격이 마지막 한국계 표본일 가능성 이 높다. 4. 맺음말 앤드류스 논문은 귀신고래에 관한 세계최초의 과학적인 논문이며, 그 당시 많은 개체수의 귀신고래와 한국이라는 지명을 학계에 소개해 의미
13 - 가 깊다. 더욱이 그의 논문 속에는 울산의 100년 전 자연사를 체계적 으로 기술하고 있어 생물학적인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소중한 자산적 가 치를 지니고 있다. 또한 그가 논문에서 제시한 고래의 골격을 토대로 지금은 울산에서 자 취를 감춘 한국계귀신고래 골격의 행방을 추적할 수 있었으며, 1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한국계귀신고래라는 이름으로 스미스소니언 국립자연 사박물관과 미국자연사박물관 에 보존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적 극적으로 도와준 고래연구소의 손호선연구관과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의 James G. Mead 해양포유류 명예연구관의 도움에 감사드린다. 최근 시행된 사할린개체 위성추적 결과, 북아메리카 지역으로 이동하 는 한국계귀신고래 대한 관찰이 문서화 되면서 한국계와 캘리포니아계 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서식지에 의해 구분되었던 한국계 라는 용 어가 무의미해 질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므로 미국에서 발견한 2개의 골격은 정통성을 가진 한국계 귀신고래의 마지막 표본일 가능성 이 높다. 세계 80여종의 고래 중 그 이름에 Korea라는 지명이 들어가는 유일 한 한국계귀신고래. 그 흔적을 찾아 골격을 추적 확인한 이번 조사는 장생포고래박물관에 있어 아주 큰 성과라 할 수 있으며 나아가 울산, 한국의 자연사에서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 생각한다. 고향인 한국 땅에서 이제 자취를 감춰버린 한국계귀신고래. 100년 전 조상의 골격만이라도 한국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에서 관 심을 가져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 국내 유일의 장생포고래박물관이 핵 심적 역할을 다해 나가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