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 광 산란 제어 원리와 응용 DOI: 10.3938/PhiT.22.059 박정훈 유현승 박종찬 박용근 Manipulation of Multiple Light Scattering Principles and Applications Jung-Hoon PARK, Hyeonseung YU, JongChan PARK and YongKeun PARK Optical wave propagation through disordered systems is a fundamental physical phenomenon and is relevant to numerous applications ranging from imaging through biological tissues to quantum information processes. When coherent light fields pass through highly scattering media such as opaque layers of paint or human skin tissues, light exhibits multiple scattering events due to the inhomogeneous distribution of the refractive indices in the medium. Although a multiple scattering event results in the formation of a speckle pattern in the scattered light fields and looks like a stochastic process, elastic light scattering is a deterministic phenomenon that can be fully described by Maxwell s equations. Recently, multiple research groups have demonstrated control of multiple scattering in disordered systems via several wavefront-shaping methods. To provide insight into how multiple light scattering can be exploited for various purposes, we summarize recent progress on wavefront-shaping techniques and their applications. 저자약력 박정훈 연구원은 2009년 고려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KAIST 물리학과 의광학 연구실에서 다중 산란 제어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유현승 연구원은 2011년 KAIST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KAIST 물리 학과 의광학 연구실에서 다중 산란 제어를 이용한 의학 영상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박종찬 연구원은 2013년 KAIST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KAIST 물리 학과 의광학 연구실에서 산란 제어를 이용한 다양한 빛의 구현에 대해 연 구를 진행 중이다. 박용근 교수는 2010년 Harvard-MIT 의과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 으며, 2010년부터 KAIST 물리학과에서 근무하고 있다. 홀로그래피와 파면 제어를 기반으로 의학/생물학 연구를 위한 광기술 개발을 하고 있다. 우수 강의상 (2012-2013), 이원 조교수 펠로우쉽 (2012), 청암 신진교수 펠로우 쉽 (2011) 등을 수상하였으며, 의광학 분야에서 Nature Photonics 1편, PRL 2편, PNAS 3편, Scientific Reports 3편 등을 포함하여 4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yk.park@kaist.ac.kr) 빛이 무질서한 매질을 통과하는 현상은 기초적인 광학 현상 연구뿐만 아니라 다양한 실용적인 응용 분야와 연관되어 있다. 불투명한 페인트나 피부와 같이 산란이 심한 물질을 빛이 통 과할 때, 매질 내 굴절률의 복잡한 분포로 인해 다중 광 산란 이 발생한다. 다중 광 산란은 그 복잡성으로 인해 확률론적인 현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광 산란은 맥스웰 방정식으로 결정 되는 현상이다. 최근 많은 연구 그룹들이 빛의 파면을 제어하 는 기술을 이용하여 산란이 심한 매질에서의 다중 광 산란을 효과적으로 제어함으로써, 다양한 현상과 응용 분야를 제시하 고 있다. 본 글에서는 다중 산란이 파면 제어(wavefront shaping)를 통해 어떻게 이용될 수 있는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시작하는 글 태양의 표면 온도는 약 5800 K이며 이에 해당하는 흑체 복 사가 지구를 내리쬐고 있다. 인간의 눈이 가시광선 영역에 반 응하도록 진화한 것이 놀랍지 않은 것은 바로 태양광 스펙트 럼의 가장 많은 부분을 가시광선 영역이 채우고 있기 때문이 다. 미술에서는 태양광과 같은 빛을 백색광으로 표현하지만, 실제로 백색 스펙트럼은 존재하지 않으며 이는 여러 파장대의 빛이 동시에 눈의 광수용체를 자극할 때 뇌에서 인지하는 빛 깔이다. 지금 당신이 쳐다보고 있는 모니터의 흰 바탕 역시 액 정이 빨강, 초록, 파랑 대역의 빛을 동시에 뿌려주고 있는 것 이다. 자연에서 보이는 많은 흰 물체들도 - 구름, 연기, 파도의 포말 등 - 역시 같은 원리로 우리의 눈에 하얗게 비추어진다. 단 한 가지 차이점은 이때에는 빛의 삼원색을 스스로 발광하 는 것이 아니라 태양, 혹은 형광등 등의 광원으로부터 날아온 빛을 파장에 대한 선택성 없이 모든 파장에 대해 무작위적인 방향으로 되 튕긴다는 점이다. 두 개의 다른 매질의 경계 면에서는 빛의 반사 및 굴절이 일어나게 된다. 이때 매질의 경계 면이 무수히 많아지고 복잡 해지면, 신기하게도 같은 물질로 이루어졌더라도 흰 색을 띠게 된다. 맥주 거품을 예로 들어보자 (그림 1). 맥주잔 속에 기포 들이 하나 둘씩 떠오를 때는 투명한 기포들을 뚜렷이 분간할 수 있지만, 수많은 기포들이 맥주 윗면에서 거품을 이루어 모 여 있으면 불투명한 하얀색을 띠는 것을 볼 수 있다. 두 경우 모두 기포 하나 하나는 투명한 기체를 내포할 뿐이지만 이들 이 여러 개 모인 거품 층의 경우에는 각각의 경계 면을 따라 24 물리학과 첨단기술 DECEMBER 2013
이용하여 빛의 편광, 파장, 그리고 근접장까지 제어할 수 있음 을 선보이고 있는 최근 파면제어 관련 연구동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산란의 물리적 기술과 제어 방법 Fig. 1. Although the fine foam at the top of a glass of beer are composed of the same transparent gas bubbles seen within the glass, random positions of the thousands of bubbles give the foam a new opaque appearance. Reproduced from Ref. [1]. 굴절 및 반사가 무작위적으로 일어나게 되며(다중 산란), 이 경 우 산란의 정도에 따라 대부분의 빛이 반사되어 하얀색을 띠 는 것이다. [1] 최근 학계에서 다중 산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이 유도 바로 우리 주변을 구성하고 있는 많은 물질들이 복수산 란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크리스탈처럼 완전히 규칙적인 배열 로 부분이 전체를 이루는 물질들도 있지만 세상 대부분 물질 들은 여러 작은 부분들이 복잡한 형태로 전체를 이루고 있다. 이는 우리 몸을 구성하는 여러 세포들도 마찬가지이다. 하나의 세포는 지질로 이루어진 세포막으로 형태가 유지되며 이를 대 부분 단백질과 물이 채우고 있다. 하나의 세포는 가시광선 영 역에서 투명하지만, 앞서 살펴본 맥주거품과 같이 수많은 투명 한 세포들이 모여 피부와 같은 조직을 이루었을 때에는 복수 산란에 의해 심하게 불투명해진다. 피부가 불투명한 것은 빛의 흡수가 아닌 산란 때문이다. 피부 조직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피부를 절제하지 않고서는 암과 같은 질병의 진단이나 치료가 쉽지 않다. 빛을 이용하여 외과적 수술이 없는 비침습 방식으 로 병을 진단하려는 노력은 오랫동안 시도되어 왔지만, 괄목한 만한 결과는 아직 나오고 있지 않다. 피부 층 아래에 있는 조직 또는 세포를 관찰하기 위해서는 목표 지점까지 빛을 전달하고 그에 대한 반응을 관찰해야 하 지만, 피부층의 산란으로 인해 빛 자체를 목표지점까지 전달하 는 데 큰 어려움이 있다. 복수산란이 결정론적임에 착안하여, 입사된 파면과 산란층을 통과한 빛의 관계를 통해 빛을 산란 층 내 임의의 지점에 집적하거나 투과되는 빛의 총량을 늘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최근 발표되고 있다. 본 글에서는 이 와 같이 산란층에 의한 에너지 손실을 극복, 그리고 더 나아가 기존 장애물로 여겨졌던 다중 산란의 복잡성을 오히려 역으로 실제 산란층을 구성하고 있는 수많은 물질 경계면에서 일어 나는 모든 반사 및 굴절을 완벽히 측정하는 것은 많은 양의 정보가 필요하므로 측정하기가 매우 어렵다. 하지만 실험의 목 적 자체가 산란층을 통과한 빛을 한 곳으로 모으거나 통과한 빛의 양을 극대화하는 것과 같은 류의 것이라면 산란층 내에 서의 모든 광경로를 알 필요는 없다. 이때에는 산란층을 기준 으로 각각 입사된 빛의 파면과 산란층을 통과하거나 반사된 빛의 파면만을 측정할 수 있으면 충분하며, 이때 각각 입사된 빛과 반사된 빛의 관계를 기술하는 행렬을 반사행렬(reflection matrix), 입사된 빛과 통과한 빛의 관계를 기술하는 행렬을 투과 행렬(transmission matrix)이라 부른다. 입사된 빛을 기준으로 반사 및 투과된 빛을 모두 기술하기 위해서는 반사행렬과 투 과행렬을 합한 산란행렬(scattering matrix)을 알아야 한다. 이 분야의 많은 기술들은 전자산란 분야에서 매우 활발하게 연구 되었는데, 최근 이런 연구 기술들이 광 산란 분야에 적용되어 새로운 결과를 내는 연구들이 최근 진행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주로 개념 증명 실험들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실 험의 간편함으로 인해 투과행렬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루었다. 투과행렬을 이용한 산란층을 통과한 빛의 효과적인 제어 방법 으로는 크게 세 가지 방법이 있는데, 각각 목표지점의 신호를 피드백으로 입사파면을 제어하는 목표지점 최적화(point optimization), [2] 투과행렬을 직접 측정하여 입사 파면과 투과 파면 의 관계를 직접 측정하는 투과행렬 측정(transmission matrix measurement), [3-5] 그리고 빛의 시간 대칭을 이용한 위상 공 액(phase conjugation) [6,7] 방법이 있다. 이들 방법은 모두 공 [1] W. W. Gibbs and N. Myhrvold, Scientific American 304, 25 (2011). [2] I. M. Vellekoop and A. P. Mosk, Opt. Lett. 32, 2309 (2007). [3] S. Popoff, G. Lerosey, R. Carminati, M. Fink, A. Boccara and S. Gigan, Phys. Rev. Lett. 104, 100601 (2010). [4] S. Popoff, G. Lerosey, M. Fink, A. C. Boccara and S. Gigan, Nature Communications 1, 81 (2010). [5] H. Yu, T. R. Hillman, W. Choi, J. O. Lee, M. S. Feld, R. R. Dasari and Y. Park, Phys. Rev. Lett. 111, 153902 (2013). [6] Z. Yaqoob, D. Psaltis, M. Feld and C. Yang, Nature Photonics 2, 110 (2008). [7] T. R. Hilman, T. Yamauchi, W. Choi, R. R. Dasari, M. S. Feld, Y. Park and Z. Yaqoob, Scientific Reports 3, 1909 (2013). 물리학과 첨단기술 DECEMBER 2013 25
Output channels Input channels Input channels Input channels t t t t21 t22 tn1 t 11 12 1M NM Output channels? t1 j??? t2 j??? tnj?? Output channels??? ti 1 ti2 t im?????? Fig. 2. Three approaches for turbidity control. (Left) Direct measurement of the transmission matrix, (center) phase conjugation, (right) point optimization. 통적으로 입사 파면과 산란된 빛의 파면의 관계를 기술하고 있는데, 이들 간의 위상 관계를 정확히 측정함으로써 산란층을 통과한 빛의 상쇄, 보강 간섭을 적절히 제어하고 목표지점까지 에너지 전달을 극대화하게 된다. 투과행렬 측정 방법은 말 그대로 투과행렬 전체를 측정함으 로써 한번의 측정 후 다양한 위치로 빛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는 등 그 가용성이 가장 크다. 이에 반해 목표 지점 최적화 와 위상 공액 방법은 투과행렬 전체를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 투과행렬의 하나의 열 또는 행을 측정하게 된다. 다시 말 하자면 목표 지점 최적화 방법은 투과행렬에 있어 하나의 목 표 지점(output channel)으로 빛을 집적시키기 위해 필요한 입사 파면을 구하게 되고 위상 공액 방법의 경우 하나의 입사 파면이 있을 경우 그때 발생하는 투과파면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 정보의 관점에서 보면 투과행렬 측정 방법이 가장 우 수하지만, 실제 응용에 있어서는 투과 행렬 측정 자체가 매우 어려운 실험이며 산란층 내부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사용해야 할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목표지점 최적화와 위상 공액 방법 또한 대단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산란을 이용한 신광학 기술 개발 앞서 살펴본 방법들로 산란을 오히려 이용하여 새로운 광학 기기로 사용된 예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최근에는 광학적 회 절한계(diffraction limit)를 극복하는 새로운 종류의 산란렌즈 (scattering lens) 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보 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광학 렌즈(conventional lens)는 초점 으로 모을 수 있는 빛의 크기가 개구 수(numerical aperture) 에 의해 제한되기 때문에 가시광선 영역에서 최대 약 200 nm 의 해상력을 갖는다. 하지만 산란이 심하게 일어나는 매질을 이용하면 보다 넓은 각도에서 들어온 빛을 한 점으로 모을 수 있고 이는 더 높은 개구수를 갖는 렌즈로서 사용될 수 있다. 그림 3은 광학렌즈와 산란렌즈에서 각각 빛이 초점으로 모이 는 과정을 보여준다. Fig. 3. An ordinary lens at best focuses light to the diffraction limit given by the diameter of the incident beam (left). A scattering lens focuses light more sharply than the diffraction limit because diffusion in the lens increases the diameter of the transmitted converging beam (right). 네덜란드 Mosk 교수 연구팀은 나노 입자의 산란을 파면제 어를 통해 렌즈로 만드는 산란 렌즈 개념을 최초로 구현한 이 후, [2] 산란렌즈의 개구수를 증가시키는 다양한 방법을 이어서 발표하였다. 산란층을 이용하면 초점광을 형성하는 최대 허용 각을 증가시킬 수 있고, [8] 여기에 매질의 굴절률까지 증가시키 면 가시광선 영역에서 약 100 nm 해상도를 가지는 초점광을 형성할 수 있음을 보였다. [9] 이렇게 산란렌즈를 통해 생성된 초점광을 스캐닝하면 물체의 2차원 이미징도 가능하게 되는데, 이때 사용된 기술이 광학적 기억 효과(optical memory effect) 이다. [10] 광학적 기억효과란 빛이 불규칙한 매질을 투과할 때 나타나는 투과계수(transmission coefficient)가 빛을 입사시키 는 각도를 변화시켜도 어느 정도의 각도 범위에서는 보존되는 효과를 뜻한다. 따라서 빛이 산란이 심하게 일어나는 매질을 통과한 후 나타나는 스페클(speckle) 패턴이 빛을 입사시켜주 는 각도를 작게 변화시켜 주었을 때 그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 과 같은 효과를 보인다. 파면 제어를 통해 산란매질을 통과한 후 초점으로 모인 빛은 광학적 기억효과에 의해 입사되는 빛 의 각도에 따라 그 초점의 위치도 변하게 된다. 초점의 위치를 [8] I. Vellekoop, A. Lagendijk and A. Mosk, Nature Photonics 4, 320 (2010). [9] E. Van Putten, D. Akbulut, J. Bertolotti, W. Vos, A. Lagendijk and A. Mosk, Phys. Rev. Lett. 106, 193905 (2011), [10] S. Feng, C. Kane, P. A. Lee and A. D. Stone, Phys. Rev. Lett. 61, 834 (1988). 26 물리학과 첨단기술 DECEMBER 2013
변화시켜가며 각 위치에서 나온 빛의 세기를 이미징하면 이는 곧 기존의 광학적 회절한계를 뛰어넘는 산란렌즈가 된다. 프랑스 Fink 교수 연구팀은 산란매질의 전체 투과행렬을 측 정함으로써 산란렌즈를 이용한 2차원 영상 전달을 구현하였 다. [4] 빛을 산란매질에 입사시켰을 때 산란매질을 통과해 나온 빛은 마치 무작위로 예측 불가능하게 퍼져나가는 것처럼 보이 지만, 실제로 입사하는 빛과 통과해 나온 빛은 투과행렬에 의 해 나타내지는 선형관계를 갖고 있다. 빛을 다양한 각도로 산 란매질에 입사시키거나 파형을 바꾸어 가며 빛을 입사한 후 투과해 나오는 빛을 기록한다면 전체 투과행렬을 구할 수 있 고, 그 역행렬을 이용한다면 임의의 빛이 산란매질을 투과해 나왔을 경우 원래 어떤 빛이 산란매질에 입사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최근에는 산란층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다중 모 드 광섬유(multimode optical fiber)의 투과행렬을 측정함으로 써, 다중 모드 광섬유를 통해 이미지를 전달하고 또한 광학집 게처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발표되기도 하였다. [11] 위 연구들은 산란렌즈의 개구수를 증가시켜 더 높은 해상력 을 가질 수 있었지만, 물리적으로 파장에 의해 정의되는 아베 의 회절한계(Abbe s diffraction limit)를 뛰어넘는 해상력을 보 이지는 못하였다. 하지만 최근에 본 연구진은 산란렌즈가 근거 리장(near-field)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서 아베의 회절 한계를 뛰어넘는 초점 생성이 가능하다는 연구를 발표하였 다. [12] 물체에 의해 산란된 빛은 원거리장(far-field)과 근거리장 의 두 성분을 모두 갖고 있다. 하지만 빛이 진행함에 따라 근 거리장은 매우 빠르게 감소하여, 가시광선 영역에서 약 수백 nm 이상 진행하게 되면 측정할 수 없게 된다. 근거리장은 회 절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정보를 갖고 있지만 기존의 굴절 에 기반한 광학계로는 다룰 수 없었다. 하지만 파면 제어를 통 해 산란매질에 입사시키는 빛을 인위적으로 조절한다면 산란매 질을 투과하여 나오는 근거리장까지 다룰 수 있게 되며, 이를 통해 기존의 물리적 회절한계를 극복할 수 있음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산란현상을 이용하여 약 100 mm의 크기를 갖는 소형 분광기(spectrometer)의 구현에 관한 연구가 미국 Hui Cao 교수 연구팀에 의해 발표되었다 (그림 4). [13] 실리콘 반도 체 기판에 빛을 입사시키면 빛이 기판을 따라 진행하게 되는 데 이때 빛이 실리콘기판 위에 뚫어진 구멍을 만나게 되면 산 란현상으로 인해 빛의 경로가 변경될 수 있다. 실리콘 반도체 기판 위에 무작위로 구멍을 뚫은 후 빛을 입사시키면 빛이 진 행하는 동안 여러 번의 산란 과정을 거치게 되고, 이는 빛이 총 진행하는 거리(optical path length)가 길어지는 효과를 만 든다. 산란을 이용한 소형 분광기는 이 원리를 이용하여 좁은 공간 안에서 높은 스펙트럼 해상도를 갖게 된다. 입사시켜주는 빛의 스펙트럼에 따라 각각의 관측채널에서 나오는 신호의 세 Fig. 4. SEM image of the fabricated spectrometer (left). Numerical simulation of TE polarized light diffusing through random light and experimental image with a probe signal at λ = 1500 nm (Right). Reproduced from Ref. [13]. 기를 분석함으로써 스펙트럼과 각각 채널들의 관계를 잇는 전 달행렬을 구할 수 있다. 투과행렬의 역행렬을 이용하면 임의의 스펙트럼을 가지는 빛이 입사되었을 때 관측채널에서 측정되는 빛의 세기를 이용하여 입사된 빛이 어떤 스펙트럼을 가지는지 알아낼 수 있다. 산란매질의 큰 응용가능성은 다중 산란의 높은 자유도에 기 인한다. 매질의 전달행렬이 갖고 있는 모드의 개수는 빛이 비 추어진 면적 안에 얼마나 많은 회절한계 크기의 점들이 들어 갈 수 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1 mm 2 크기의 샘 플에는 수백만 개의 모드가 존재한다. 수많은 모드들은 입사하 는 빛과 산란되어 나가는 빛의 편광, 위상, 파장 등의 성질들 을 연결시킨다. 따라서 산란매질을 이용한다면 입사시키는 빛 의 편광이나 파장의 변화 없이 오직 파면제어를 통한 위상의 제어를 통해서 우리가 원하는 다양한 빛들을 얻어낼 수 있다. 2011년 거의 같은 시기에 네덜란드, 프랑스, 이스라엘 연구 진은 다중 산란을 통해 빛의 시공간적 집속(spatiotemporal focusing)이 가능함을 발표하였다. [14-16] 이중 이스라엘 그룹은 2광자 효과를 이용하였다. 형광체(fluorophore)에서 2광자 효 [11] T. Čižmár and K. Dholakia, Nature Communications 3, 1027 (2012). [12] J.-H. Park, C. Park, H. Yu, J. Park, S. Han, J. Shin, S. H. Ko, K. T. Nam, Y.-H. Cho and Y. Park, Nature Photonics 7, 454 (2013). [13] B. Redding, S. F. Liew, R. Sarma and H. Cao, Nature Photonics 7, 746 (2013). [14] D. J. McCabe, A. Tajalli, D. R. Austin, P. Bondareff, I. A. Walmsley, S. Gigan and B. Chatel, Nature Communications 2, 447 (2011). [15] O. Katz, E. Small, Y. Bromberg and Y. Silberberg, Nature Photonics 5, 372 (2011). [16] J. Aulbach, B. Gjonaj, P. M. Johnson, A. P. Mosk and A. Lagendijk, Phys. Rev. Lett. 106, 103901 (2011). 물리학과 첨단기술 DECEMBER 2013 27
Fig. 5. (left) a USAF target sample imaged through a transparent medium. (middle) an image when a highly scattering layer was introduced in the (left) case. (right) an image with digital phase conjugation. Multiple scattering effects are suppressed out. Modified from Ref. [7]. 과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매우 강한 에너지밀도가 필요하며, 주 로 펄스형태의 레이저가 사용된다. 따라서 펄스형태의 빛을 형 광체에 입사시켰을 때 2광자 효과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빛이 공간적으로뿐만 아니라 시간적으로도 아주 정밀하게 집속되어 야 한다. 프랑스 Chatel 교수 연구팀의 파면제어를 통한 2광 자 흡수효과는 빛의 시간적 위상제어만을 이용하여 산란매질을 통과한 빛이 시공간적으로도 집속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같 은 해 본 연구진은 파면제어와 산란층을 이용해 다양한 편광 과 파장을 제어할 수 있음을 보였다. [17,18] 산란매질에 입사되는 빛의 위상변화만을 통해 다양한 종류의 편광을 가진 빛을 만 들어냈으며, 이를 자유자재로 사용하여 동적인 편광판으로서의 응용가능성을 보여주었다. [18] 또한 여러 파장 레이저를 산란 매 질에 투과시켜 주었을 때, 입사빛의 파면을 제어함으로서 특정 파장만 선택적으로 투과할 수 있음을 보였다. [17] 최근에는 무작위 매트릭스 이론(random matrix theory)을 이용하여 산란매질의 채널들 사이에서 빛의 투과율을 통계학적 으로 분석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2012년 고려대학교 최원식 교수 연구팀은 전달 행렬의 채널들 간의 고유모드를 정밀하게 찾음으로써 산란매질을 통해 더 많은 에너지를 전달 시키는데 성공하였다. [19] 최근 본 연구진은 무작위 매트릭스 이 론에서 예측된 정도의 많은 정보량을 가진 투과행렬을 실제로 측정하였고, 이를 통해 투과율이 100%인 모드를 광학 영역에 서 제어하기는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운 것임을 논의하는 결과 를 발표하였다. [5] 산란 극복을 통한 의광학에의 응용 앞서 소개한 위상 공액 현상을 이용하면, 특정 물체의 이미 지 정보를 담고 있는 빛이 다중 산란 물질을 통과한 이후 완 전히 정보가 뒤틀렸다고 해도 원래의 이미지를 다시 얻어낼 수 있다. 공액 현상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산란 물질을 통과한 광학장의 세기와 위상을 정확히 측정하고, 이에 대한 공액장 (phase-conjugated field)을 되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2008 년에 미국 Changhuei Yang 그룹에서는 광학장의 세기와 위 상을 홀로그램 방식으로 광굴절 결정(photorefractive crystal) 에 기록하고, 이를 공액장으로 다시 되돌려 줌으로써, 산란 물 질을 통과하기 전의 이미지를 정확히 복원해 내었다. [6] 하지만 광굴절 결정 물질을 이용하는 경우 홀로그램 기록에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투과빔의 세기에 따라 그 효율이 제한되며, 살아있는 생체조직 같은 경우에는 실시간으로 산란 성질이 바 뀌는 경우 적용이 어려운 문제점들이 있었다. 이런 문제를 해 결하기 위해 디지털 홀로그래픽 방식의 위상 공액 방식이 활 발히 연구되고 있다. 최근 본 연구진은 산란층을 투과한 빛의 홀로그램을 기록하고, 공간 파면 조절기를 이용하여 공액 현상 을 구현함으로써 산란층을 통해 2차원 영상을 전달하는 방법 을 개발하였다 (그림 5). [7] 위에 제안된 방법들이 공액 현상을 산란 물질 외부의 물체 이 미지를 복원하기 위해 사용했다면, 산란 물질 내부에 있는 물체 의 이미지를 얻기 위한 시도들도 계속되어 왔다. 2011년 미국 Lihong Wang 그룹에서는 음향 광학 효과(acousto-optic effect) 와 공액 현상을 결합시킴으로써 산란 물질 내부의 물체 또는 형 광 물질을 이미징할 수 있음을 보였다. [20] 주파수 F u 를 가지는 강하게 집속된 초음파와 F l 의 주파수를 가지는 빛이 반응하여 F u ± F l 의 주파수의 빛이 생성되는 현상을 이용하였다. 생체조직에 서 산란이 심한 빛에 비해, 파장이 긴 초음파는 산란이 매우 적 게 일어나므로, 산란 물질 내부에 초점을 형성하는 것이 가능하 다. 빛의 간섭은 같은 주파수의 빛에서만 일어나기 때문에, 산란 물질을 통과한 빛을 F u +F l 의 주파수를 가지는 기준장(reference field)와 만나게 하면, 투과된 빛의 여러 성분들 중에서 초음파 초점을 지나온 F u +F l 주파수의 빛만이 간섭을 일으킨다. 이 간 섭장으로부터 투과된 빛의 세기와 위상 정보를 측정한 뒤, 공액 장으로 되돌려 주면 산란 물질에 내부에 다시 초음파 초점 위치 에 빛이 초점을 형성한다. 만약 이 초점 위치에 물체가 있다면 되돌아 나오는 빛의 세기가 약하고, 물체가 없다면 강한 신호가 나오게 되므로, 이를 통해 물체의 존재 여부를 알 수 있다. 비슷 한 방식으로서 미국 Changhuei Yang 그룹에서는 초점 위치에 존재하는 형광 물질에서 나오는 신호 세기를 비교하여, 형광체의 이미징도 가능케 하였다. [21] 하지만 음향 광학 효과를 이용한 이 [17] J. H. Park, C. Park, H. Yu, Y. H. Cho and Y. K. Park, Optics Express 20, 17010 (2012). [18] J. H. Park, C. H. Park, H. Yu, Y. H. Cho and Y. K. Park, Opt. Lett. 37, 3261 (2012). [19] M. Kim, Y. Choi, C. Yoon, W. Choi, J. Kim, Q.-H. Park and W. Choi, Nature Photonics 6, 583 (2012). [20] X. Xu, H. Liu and L. V. Wang, Nature Photonics 5, 154 (2011). [21] Y. M. Wang, B. Judkewitz, C. A. DiMarzio and C. Yang, Nature Communications 3, 928 (2012). 28 물리학과 첨단기술 DECEMBER 2013
(a) (b) (c) (d) Amplitude 2500 2000 1500 1000 500 OCT with a wavefront shaped beam, 0.6 mw OCT with a Gaussian beam, 0.6 mw OCT with a Gaussian beam, 1.3 mw 0 0 50 100 150 200 250 300 Depth ( 3 μm/pix) Fig. 6. The concept of phase-modulation Optical Coherence Tomography. (a) OCT focus in the homogenous media. (b) Focus destruction due to multiple scattering. (c) The focus correction by wave-font shaping in PM-OCT. (d) Quantitative analysis gives that the phase-modulation OCT have much higher signal to noise and imaging depth than conventional OCT. Phase modulation is applied to A-SCAN indicated by yellow-line in the inset and the optimized signal for each depth is shown. Modified from Ref. [24]. 게 하였다. [23] 특히 실제 뇌조직과 림프 조직을 사용하여 이미 징함으로써 실제 장치에의 적용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위의 기술들은 살아있는 생체 조직에 바로 적용하기 가 어렵다. 음향 광학 효과는 혈관과 같이 빛을 흡수하는 구조 물을 제외하고는 직접적으로 영상을 얻기가 어렵고, 대부분의 형광물질은 생체 이용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체 조직의 단면을 측정하는 기술로는 저간섭성 빛(low-coherence light)의 간섭을 이용하여 생체 단면을 측정하는 광학 간섭성 단층촬영 장치(Optical Coherence Tomography, OCT)이 대표 적이다. 하지만 기존 OCT 기술에서는 단일 back-scattering 현상만을 신호로 이용하고, 다중 산란 신호는 모두 잡음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망막영상과 같이 산란이 약한 특정 분야를 제외하고, 대부부의 피부 조직에서는 매우 심각한 투과 깊이 제한을 받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파면제어를 이 용할 수 있음을 본 연구진이 최근 발표하였다. 최근 개발된 PM-OCT(Phase Modulation-Optical Coherence Tomography) 는 입사광의 파면을 디지털 미소 반사 표시기(Digital micro-mirror device)로 제어하여 깊이 있는 물질까지 빛의 초점 을 형성함으로써, 기존보다 약 30% 이상의 이미징 깊이를 획 득하였으며, 기존 시스템보다 향상된 신호 대 잡음비를 확보하 였다 (그림 6). [24] 맺음말 미징의 가장 큰 단점은, 해상도가 초음파 초점의 크기인 수십 mm 수준에 제한되는 것이다. 이는 광학 현미경에서 얻을 수 있 는 수백 나노 수준의 회절 한계 초점의 크기에 비해 매우 낮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반복 알고리즘을 적용하는 방식이 제안되어 10 mm 수준으로 해상도를 높이는 등, [22] 해상도면에서 도 괄목할만한 기술들이 점차 개발되고 있다. 새로운 방식의 광학 이미징 개발뿐만 아니라, 기존에 활발히 사용되어 오던 다광자 현미경이나 광학 간섭성 단층촬영 장치 에도 위상 제어 기술이 활발히 적용되고 왔다. 다광자 현미경 은 빛을 형광 물질에 집속시킬 때, 빛의 세기가 매우 큰 국소 부위에서만 형광 방출이 일어나는 현상을 이용하여 피부 조직 내부의 형광 물질을 이미징하는 기법이다. 하지만 빛을 조사함 에 있어서, 깊은 위치까지 투과할수록 산란으로 인해 완벽한 초점 형성이 어렵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1 mm 깊이 이상의 형광 물질은 다중 산란에 의해 신호가 거의 사라져 측정이 불 가능하다. 2011년 Meng Cui 그룹에서는 MEMS 방식으로 제 작된 변형가능한 거울 장치를 이용하여 여기장의 빛의 파면을 제어하여 피부 내부에서도 강한 초첨을 형성시킴으로써, 기존 의 다광자 현미경에서는 구분이 어렵던 물체의 구분을 가능하 무작위적인 다중 산란이 결정론적임에 입각하여 최근 이론 및 응용 부분 모두에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미 복 수산란을 이용하여 기존 광학 시스템으로는 이룰 수 없었던 다양한 성능(해상도 향상, 파장 분별, 편광 분별 등)을 발휘하 는 구조들이 개발되었다. 뿐만 아니라 첫 기술이 선보인지 얼 마 안됨에도 불구하고 빛을 이용한 질병의 진단 및 치료에 필 수적인 산란층을 통과한 빛의 효과적인 전달에 있어 이미 가 장 큰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앞으로도 속도, 효율 등 실용적 인 부분에서 획기적인 발전이 예상되며 우리의 실생활에 깊숙 이 파고들 수 있는 연구분야가 되길 기대한다. [22] B. Judkewitz, Y. M. Wang, R. Horstmeyer, A. Mathy and C. Yang, Nature Photonics 7, 300 (2013). [23] J. Tang, R. N. Germain and M. Cui,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109, 8434 (2012). [24] J. Jang, J. Lim, H. Yu, H. Choi, J. Ha, J. H. Park, W. Y. Oh, W. Jang, S. D. Lee and Y. K. Park, Optics Express 21, 2890 (2013). 물리학과 첨단기술 DECEMBER 2013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