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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ion:

현장체험 성매매는 나의 문제이다 1) 김 정 연 * 目 次 Ⅰ. 시작하며 당신이 남자라면 Ⅱ. 성매매는 나의 문제 Ⅲ. 새활, 새움터 Ⅳ. 철없이 설레었던 첫 신고, 그리고 타임머신 Ⅴ. 끝내기 Ⅰ. 시작하며 당신이 남자라면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한국 남자라면 당신은 불행히도 남자이기 때문에 십 중팔구 성매매 업소 출입의 경험이 있거나 아니면 십 년 이내에 성매매 업소 출 입의 유혹을 어딘가에서 어떤 형태로든 받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당신의 경험이 군대 가기 전 딱지를 떼기 위한 한국 남자들의 장난이었든, 주요 인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어쩔 수 없이 접대를 하기 위한 앉아있기 에 불과했든, 혹은 사창가를 우연치 않게 지나가다 팔을 잡혀 무서워 도망친 경험이든 간에 말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파고들자면, 내가 남자였을 경우, 나는 전국 어디를 가도 (군 부대 앞이라면 더욱 좋다) 내가 원할 때 여자를 사서 그녀를 내 마음대로 부릴 수 있다. 내가 서울에 사는 남자라면, 나는 신림동, 사당동, 미아리, 청량리, 용산, 영 등포에서 200,000-250,000원을 내고 하룻밤을 즐길 수 있으며 서울 어느 동에나 *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3학년.

118 공익과 인권 제1권 제2호(2004) 있는 안마 시술소에서 원하는 서비스(어떤 류의 서비스인지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 긴다)를 받을 수 있다. 단란주점에서 여자를 만지작거리며 술을 마실 수 있으며 (지갑이 두둑하다면 2차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노래방에서 여자의 허리에 팔을 감 고 노래를 부를 수 있다. 2004년 대한민국의 거리가 남자들에게 허락하고 있다. 당신이 남자라면 지금 어디에 있던 당신이 원할 때 얼마든지 여자를 취하라. 그녀 를 만지고 눕히고 그대가 원하는 대로 하라 라고. 남자인 당신이 그 곳에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 그것은 나의 관심의 대상이 아니 지만 당신이 이미 경험이 있다면 한 가지는 분명하다. 당신은 우리 사회의 성차별 과 성착취를 고착화시키는 가장 커다란 구조에 일부가 되어 그 구조를 유지시키는 데 한 몫 한 것이다. 여성의 몸이 판매될 때 그 곳에서 가장 큰 주인공은 성을 사 고 당당히 만족한 당신이며 바로 당신이 있기에 오늘도 접대의 이름으로 수많은 여성들이 죽어가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 관심을 가지는 남자들이 취하는 그 여자 들의 현실은 비교적 잘 알 려져 있다. 하루에 열 명씩 상대해 가며 업주들의 말마따나 아무리 열심히 일해 도 절대로 빚을 갚고 나올 수 없는 구조, 업주와 마담의 감금과 감시, 죽어야만 살아나올 수 있는, 법의 영역 밖에서 고통받고 있는 인권 유린의 현실. 이러한 스 케치가 동정심을 자극하는 한 편 그녀들에게는 방탕하고 문란하고 더러운 여성들, 돈을 위해 몸을 파는 천한 여성들, 그리고 허영과 사치에 빠져 빚에 늪에서 헤어 나올 수 없는 여성들이라는 딱지가 항상 그리고 평생 붙어 다닌다. 무엇보다 그들이 그곳에서 몸을 파는 것은 상황이 어떻든 너무나 당연하다. 성 매매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직종이며 남성의 성욕은 자기 자신도 통제할 수 없 을 만큼 강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나는 체험을 통해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바라보게 되었다. 하나뿐인 진실은 남성의 성욕도, 구성된 역사도 아니라 바로 여 성은 남성의 유희와 정복의 대상이 되기 위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캐슬린 베 리가 말한 것처럼 인간이 육체로 환원되고 타인의 성적 서비스를 위한 도구로 화 할 때 거기에는 이미 인간에 대한 폭력이 자행된 것이다. 1) 1) 캐슬린 베리, 섹슈얼리티의 매춘화, 도서출판 삼인, 2002, p.43.

김정연 / 성매매는 나의 문제이다 119 Ⅱ. 성매매는 나의 문제 한국 남자들이 쉬이 취할 수 있는 여성인 나는 새움터를 알기 전에, 거리에 즐 비한 유흥업소와 안마시술소를 나와는 관계없는 곳이라 여기며 별 감흥 없이 지나 칠 수 있는 강심장이었다. 남자들이 거기 들어앉아서 무얼하든, 여성들이 어떤 일 을 당하든 내 일상은 평온하게 돌아갔다. 그러나 대학에 오면서 나는 내가 여성이 라는 사실을 다시 자각하게 된다. 유난히 양성평등하다고 자부하시는 부모님에 전 혀 남자와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입학 한 나는, 여학생으로 겪게 되는 각 종 제약들이 부담스럽기만 하였다. 의문의 여지없이 여성은 한국사회의 모든 방면 에서 약자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일상의 모든 층위에서 여학생들은 일반적인 대학생 (=남학생)과 다른 경험을 하며 살아가지만 약자이기 때문에 그것을 표현할 언어를 가지지 못한다. 대학은 남성의 언어로 구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이 모 교수의 교과 서에는 경쟁과 배급을 설명하기 위해 빼어난 미모와 품위를 갖춘 여대생 과 희소 한 재화인 그녀를 위해 치열한 경쟁 을 벌이는 남학생들의 예가 버젓이 나와 있 다. 여성을 남성들 간의 경쟁을 통해 따먹어야 할 물건 취급을 하는 것은 한 노 교수의 시대착오적 발상이 아니라 현실과 가깝기에 더욱 화가 난다. 나는 대학에 오면서 내 자신이 여자 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자각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 단어에 붙은 숱한 수식어와 고정관념들과 함께 말이다. 교수들은 자신들의 인식만큼 몰상식한 발언을 시도 때도 없이 해 대고 또 그것 을 부끄럼 없이, 스스럼없이 출판해낸다. 치마라도 입고 간 날이면 사람들의 시선 은 두 배가 되어 불편하기만 하고 공대의 어느 건물은 아예 치마 착용 금지형으 로 설계되었다고 한다. 생리하는 날이면 생리대 자판기를 찾아 급격한 경사의 교 내를 이리저리 헤매야 하고 여자화장실은 항상 칸이 적다. 남학생들로 가득한 강 의실과 운동장과 남자로 가득한 교수진, 몇 가지 드러나는 사실 들로부터 알 수 있듯이 여성은 서울대학교의 이방인이다. 그래서 나는 어느 날 너무 자연스럽게 페미니스트가 되었다. 아무리 페미니스트라고 해도 그렇지 든든한 가족의 물리적, 정신적 지원을 받으

120 공익과 인권 제1권 제2호(2004) 며, 사시만 붙으면 텔레비전 속 상류층 으로의 진입이 찬란하게 펼쳐질 나, 돈이 급해 몸을 팔 생각 따윈 할 리가 없었던 엘리트 여성인 내가 성매매 문제에 어떻 게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 처음에는 나에게도 성매매는 진보적인 학생이 관심이 가질 수많은 이슈들 중에 하나였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내 안에는 항상 진보적인 학생의 관심으로 넘길 수 없는 나의 일 을 찾아야 한다는 열정, 혹은 독단이 숨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열정으로 대학에서 여성주의 활동을 하면서 새움터를 만나고 성매매를 내 문제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특히 새활(새움터 활동) 준비를 위한 성매매 세미나를 하면서 성매매 문제에 대 한 인식에 180도 전환을 겪게 된다. 세미나를 하면서 성매매에 관한 사회적인 은 유들이 새롭게 눈에 띄며 여성으로서 내 안에 새로운 연결고리를 만들어갔다. 길 거리의 현란한 네온사인들은 더 이상 서울이라는 도시의 화려한 밤거리로 보이지 않았다. 남자를 위한 여자가 있는 가공하게 많은 업소의 종류와 수가 눈에 띄기 시작한다. 초 중학생들은 주 고객으로 하는 한 메신저 서비스에는 5초마다 한 번 씩 성매매를 알선하는 광고가 뜬다. 외국인 여성 성매매만을 전문으로 하는 업소 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베트남 처녀가 오늘도 판매 중인 현수막은 악몽처럼 어디를 가도 어김없이 나타난다. 여성은 여러 종류와 형태로 판매되고 있었다. 남자가 여자를 살 수 있는 곳이 어디에나 어떤 형태로나 퍼져 있다는 것은 이 땅의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와 무관할 리 없다. 섹시한 대상 으로서의 여성이 되기 위한 강요, 대중매체가 끊임없이 상품화하는 여성의 성적 매력, 성적 존재로 추락 하는 여성의 존재, 여성의 몸에 탐닉하는 사회, 이 모든 것은 성매매의 존재와 연 결되어 있는 것이다. 이 시대를 지배하는 남성 욕망은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환원 시키고 언어로 이미지로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끊임없이 여성에게 남성을 위해 섹 시해지라고 주문하는 것이다. 그리고 남성에게 여성은 너의 욕망을 만족시키기 위 해 섹시한 것이라고 가르친다. 그리고 남성들은 그 주문에 발 맞춰 하나 둘 하나 둘 딱지를 떼러 부대 앞 사창가로 행진하기도 하고 단란주점에서 치마 밑을 더듬 으며 진정한 한국 남자가 된다. 그래서 성매매는 사회문제이고 여성문제 또한 남 성문제이며 나의 문제 이기도 했다. 포르노를 이론으로 성매매 업소에서 실습을 한다는 말이 있다. 일반적인 성관계

김정연 / 성매매는 나의 문제이다 121 에 있어서도 여성의 몸은 정복할, 따먹을 대상으로 여겨진다. 항상 수동적인 여성 과 그녀의 몸을 탐닉하는 남성의 이미지가 일반적이다. 나는 나와 남성과의 관계도 여남에 관한 일반적인 고정관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성의 욕망이 한 번도 정의되어본 적 없는 남성 중심적 섹슈얼리티의 시스템에서 나는 나의 욕망을 말 할 수도 없고 내 욕망이 무엇인지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나의 남 자친구는 무엇이 옳은 단계이고 무엇이 다음단계이고 어디가 최종 목표인지 너무 나 잘 알고 있다. 그의 실습대상은 이 세상에 널렸기 때문이다. 거리에 즐비한 성 매매 업소의 모습이 우리 사회에서 여성과 특히 남성의 자화상이기 때문이다. 나는 대학에서 내가 여성으로써 겪는 불편함과 여성이기 때문에 언제나 성적인 대상으로 나의 정체성이 환원되는 현실이 성매매의 존재와 명백히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성착취는 정치적인 조건이요 여성종속의 토대인 동시에 여성에 대한 차별을 구축하고 작동하게 하는 기반인 것 2) 이라는 캐슬린 베리 언니의 말 에서 성매매 여성의 존재가 내가 싸워야 할 나의 현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녀들은 목소리를 잃었고 역사를 잃었고 낙인을 지고 있지만 배제시키고 멀리할 더러운 여성들이 아니었다. 우리 사회의 성차별적인 현실 때문에 나와 함께 고통 받고 있는 피해자이자 어떤 의미에선 동지 이기도 했다. Ⅲ. 새활, 새움터 처음 새움터를 가게 된 것은 새움터 활동 (줄여서 새활 이라고 한다. 이하 새 활 로 표현) 때문이다. 새활의 전신은 비교적 많이 알려진 기지촌 활동으로 90년대 에 처음으로 시작되었다. 학생들은 사회문제의 실상이 벌어지고 있는 그 곳, 현장 으로 현장 활동을 종종 떠나왔는데 농활, 기활, 빈활 등이 그 예라고 할 수 있겠 다. 초기의 기활 학생들은 한국 사회의 가부장제와 인신매매, 성폭력, 성매매가 모 두 미제국주의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기활에 참가하게 된 동기도 반미사업 의 일 환이었지 여남 간의 권력관계의 상징인 성매매를 섹슈얼리티의 문제로 바라보았기 2) 베리, p.29.

122 공익과 인권 제1권 제2호(2004) 때문은 아니었다. 3) 그러나 미제국주의가 사라지는 것이 성매매 문제의 해결의 열쇠라는 접근은 지 극히 순진한 것에 불과하다. 미국이 간다 해도 성매매는 사라지지 않는다. 성 모 순을 하위모순으로 생각하는 이런 식의 접근법은 성매매 여성의 정체성을 제국주 의의 희생자로 둔갑시켜 그녀가 처한 현실을 부분적으로밖에 바라볼 수 없게 한 다. 4) 새움터와 관악여성모임연대는 성매매는 여성에 대한 성적 착취로 바라봐야 하며 다른 어떤 거대담론보다 그 여성들의 삶의 경험과 역사 속에 진실이 있다고 믿고 있다. 새활 신청을 마치고 새움터에서 준비한 간단한 교양을 거치고 나면 새움터로 들어가게 된다. 새움터는 평택과 동두천 등 성매매 집결지(기지촌)에서 상담소와 임시보호소를 운영하고 있다. 나는 평택에 있는 새움터 부설 일시보호소(쉼터라고 도 함)에서 활동하게 되었는데 일시보호소는 성매매 업소에서 탈출, 구조되신 언 니들이 3개월에서 6개월 정도의 기간 동안 머물며 각종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곳 이다. 쉼터에 있으면 크게 두 가지 일을 하게 되는데 하나는 언니들의 법률지원을 위 한 심부름이고 둘째는 집안 살림을 꾸리는 일이다. 주로 하게 되는 심부름으로는 녹취 사무실에 가서 증거로 쓰일 녹취록 찾아오는 일, 평택시청에 서류를 제출하 러 가는 일, 경찰서, 법원, 병원 등에 동행하는 일 등이 있다. 이와 같은 일들을 한 번 나가면 두, 세 시간이요 하루가 다 가는데 하루에 두, 세 탕을 뛰는 일도 있었으니 내가 없었으며 이걸 선생님들이 다 하셨겠지 하는 마음으로 힘을 내서 다녀온다. 밖으로 나갈 일이 없을 경우엔 틈틈이 집안 일을 돕게 된다. 살림을 담당하는 선생님이 계시지만 한 분으로는 역부족이다. 10여 인의 식구를 돌보며 청소하고 집 안을 챙기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반찬은 아무리 양 것 해 놓아 도 이틀이면 동이 나고 각자 입맛도 다 다르다. 일주일에 서너 번은 장을 봐야 하 고 생활필수품도 금방금방 없어지는데 예산은 항상 정해져 있다. 청소는 매일매일 3) 정희진, 죽어야 사는 여성들의 인권, 한국여성인권운동사, p.320. 4) 정희진, 죽어야 사는 여성들의 인권, 한국여성인권운동사, p.339.

김정연 / 성매매는 나의 문제이다 123 하지 않으면 머리카락이 밟히고 고기와 과일은 언제나 모두의 희망사항이다. 쓸고 닦고 지지고 볶다 보면 하루가 다 간다. 쉼터에서의 하루하루는 바쁘게 돌아갔다. 언니들을 이해하고 만나는 일은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 솔직히 고백하면 장애 인이나 이주노동자를 만나러 가는 기분, 즉 사회의 타자를 만나고 그들과 친구하 여 나의 허영을 만족시키자는 욕심이 앞섰고 그래서 그녀들과 친해지려고 부단히 애를 썼다. 나는 언니들과 나의 공통점을 찾으려 부지런히 나의 안테나를 작동시 켰다. 같은 드라마를 보고 같은 유행을 따른다는 데서 공통점을 찾아놓고는 드라 마 주인공 이야기를 거듭해가며 평소엔 관심도 없던 스타들의 가십을 검색해가서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언니들의 관심을 끌고 그녀들과 친구가 되고 싶었다. 그러나 동물원에 원숭이 보듯이 그녀들의 일상에 침투한 나는 끊임없이 그녀들 을 대상화시켰고 쉽사리 다가가지 못하였다. 책을 통해 배워온 남성중심적 섹슈얼 리티와 가부장제의 피해자인 그 여성들의 전쟁 같은 과거와 사회가 이식해놓은 내 안에 뿌리 깊은 편견들이 함께 떠오르며 무슨 말부터 꺼내야 할 지 알 수가 없었 다. 긴장을 잔뜩 한 후였기도 했거니와 이미 내 머릿속에 성매매 피해 여성에 대 한 사진을 그려놓고 그것에 그녀들을 맞추려고 하는 얼토당토 않는 짓을 하고 있 었던 것이다. 5) 하루가 지나자 내가 아니라 그녀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녀들은 시큰둥한 반응 으로 내가 무슨 짓을 하던 상관도 하지 않았다. 그저 밥을 먹고 PC방에 가고 잠 을 자며 자신들의 일상을 영위할 뿐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닷새 동안 자신들을 도와준답시고 관람하고 가는 대학생들에게 그녀들은 친절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새활이라는 경험이 처음이 아닌 언니들은 이미 우리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다 알고 계셨고 짓궂은 장난을 치며 럭셔리 브레인 이라고 놀리기도 했다. 언니들과 꾸준히 만나며 내가 얻은 것은 언니들이 상처투성의 우울함에 빠진 피해자라는 것은 내가 만들어놓은 고정관념 이라는 깨달음이다. 그녀들과 대화하고 만나고 헤어지면서 우리가 다른 점도 있다는 사실도 알았고 내가 해 줄 수 없는 5) 증언자들의 고통은 청자의 경험 밖에 있으므로 타인의 고통을 다루는 연구자, 여성 운동가는 그들의 고통을 타자화하기 쉽다. 이것이 바로 악이다. 정희진, 저는 오 늘 꽃을 받았어요, 도서출판 또 하나의 문화, 2001, p.51.

124 공익과 인권 제1권 제2호(2004) 일들도 있다는 것도 인정해야 했다. 내가 도울 수 있는 그녀들의 불쌍한 모습보 다는, 그녀들이 살아가고, 살아내고 있는 모습들을 보았다. 그녀들의 각기 다른 현재와 그녀들의 앞으로의 살아갈 다른 인생들이 하나하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 다. 성매매 여성이라는 꼬리표는 절대로 그녀들의 온전한 이름이 아니다. 성매매를 강제하는 구조 속에서 피해를 받았지만 내가 그렇듯이 언니들은 모두 각자의 사연 을 가지며 각자의 목표를 좇고 각자의 성격을 형성해나가는 개개인이었고 무엇보 다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었다. Ⅳ. 철없이 설레었던 첫 신고, 그리고 타임머신 쉼터에서 생활하는 언니들의 모습들을 보면서 언니들과 나 사이의 첫 번째 벽 을 깨뜨린 나는 그녀들에게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는 결정적인 경험을 하게 되는 데 경찰서에 신고하는 언니와 다른 상담원 선생님들과 함께 동행했을 때였다. 녹 취사무실이나 문방구 또는 평택시청에의 서류내기나 장보기가 아닌 처음으로 언니 와 함께 현장으로 들어간다는 생각에 나는 철없이 한껏 들떠 있었다. 언니들을 괴롭히는 가장 절실한 법률문제는 바로 선불금이다. 선불금이 그녀들 을 성매매 업소에 묶어두는 족쇄가 되고 탈출한 후에도 업주와 소개업자들의 협박 과 때로는 고소의 빌미가 되기 때문이다. 업주와 소개업자들의 협박은 대부분의 경우 가족들과 친구들에게도 피해를 입히고 언니와 그 주위사람들의 인생에 치명 적인 악영향을 가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새움터는 언니에게 법률지원에 대한 상담을 할 때에 주로 선불금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새움터에는 모든 지원 과정에서, 그것이 법률지원이든 의료지원이든, 반드 시 동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안전에 관한 문제도 있거니와 병원이나 경찰서 나 법원이나 언니들이 여성이고, 성매매 여성이고, 전문 지식이 없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적이고 부당한 대우를 받기가 일쑤이기 때문이다. 그 날도 언니와 함 께 나를 포함하여 세 명의 상담원이 동행하였다. 모든 증거자료를 사전에 갖추고 신고를 하러 가면 가장 먼저 조서 작성을 위해

김정연 / 성매매는 나의 문제이다 125 언니는 경찰관으로부터 이런 저런 질문을 받는다. 새움터는 진술 및 모든 수사 과 정에서 상담원의 동석을 요구하는데 몇 년, 아니 몇 개월 전만 해도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상담원의 동석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는 언니들이 경 찰과의 문답 과정에서 상당한 공포를 느끼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언니의 법 률적 처리가 (이를테면 입건되느냐, 안되느냐) 경찰의 손에 달려있는데 경찰의 요 구대로 객관적이고 명확하게 대답하지 못하고 말을 잘못하면 그녀의 증언은 아니 그게 아니라, 그런 얘기는 필요 없고 라는 말들로 중간에 끊기거나 무시되 기 때문이다. 상담원은 언니의 옆에 언제나 붙어서 심정적인 지지를 보내줌과 동 시에 언니가 대답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경찰서에서 진술을 하기 전에 언니는 상담원 선생님과 함께 진술할 모 든 내용을 빠짐없이 기억 해내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언니와 상담원은 신고 전에 반드시 언니가 겪어온 피해사실과 법률적으로 문제되는 사안들에 대한 사전지식을 완벽히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것을 위한 진술 연습과 진술서 작성과정은 매우 고 된 정신노동이다. 언니들은 불행했거나 무서웠던 과거의 일을 완벽하게 기억해내 고 자신을 피해자로 재구성해야 하기 때문에 상담원과의 진술에서도 어려움을 호 소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상담원 자신도 언니의 피해 사실을 유도해 내고 공감하 면서 언니의 고통을 떠 앉고 함께 느끼게 되어 정신적으로 힘이 든다. 그렇지만 경찰에서는 이런 사실을 알 리 없기 때문에 될 수 있는 한 많이 연습하고 진술하 여야 고압적인 경찰들 앞에서 실수가 없다. 억압적이고 권위적인 공간에서 여성이, 그것도 성매매 여성이, 홀로 자신의 상 처와 피해에 대해 증언한다는 것은 일종의 트라우마다. 진술서를 써오는 이유도 언니들이 자신을 방어할 언어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찰은 언니 의 머리와 몸에 각인된 수많은 장애물들을 절대 고려하지 않는다. 객관, 정의라는 이름으로 그는 맥락 없이 법률적으로 유의미한 사건과 사실만을 물을 뿐이다. 언니들은 법원 앞에만 가도 그 위압감에 몸이 바들바들 떨린다고 하신다. 그 날 도 조사를 받고 업소를 단속하러 가는 내내 언니는 떨려서 어쩔 줄을 몰라 하셨 다. 언니들은 업소에서 나온 뒤 그 지역 근처에도 가기 싫어하신다. 강간을 당한 피해자에게 그 강간의 장소로 다시 가보라고 말할 수 있는가. 그러나 수사를 위해

126 공익과 인권 제1권 제2호(2004) 서는 잊고 싶은 일들도 몇 번씩 다시 기억해내야 한다. 언니는 나와 다른 선생님 중간에 앉아서 몸을 내내 떠셨고 내가 옆에서 손을 꼭 잡고 업소까지 차를 타고 이동했다. 나로써도 사창가에 가보는 일은 처음이었 는데, 그 충격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 유리로 만든 창문들이 죽 늘어서 있고 그 안의 핑크빛 형광등 조명 아래는 경악할 정도로 마른, 긴 머리의, 인형 같은 언니들이 앉아 호객행위를 하고 손님을 기다렸다. 업주는 12인치 이상의 굽을 신게 만든다고 했다. 언니들이 살이 찌지 않도록 냉장고에 자물쇠를 채워 놓는다고 했다. 심지어 업소마다 요구하는 언니들의 컨셉 이 다르다고 했다. 손님들이 요구하는 것도 가지각색이라고 했다. 멀쩡히 그 거리 를 어슬렁거리며 여자 쇼핑을 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지나가는 남자 들이 있고 그들을 잡는 언니들과 마담들이 있다. 업주와 언니들은 우리가 탄 차를 보더니 앞좌석에 앉은 형사에게 호객행위를 한다. 이렇게 비현실적인 현실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그 어떤 영화나 텔레비전 드라마보다 훨 씬 현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다른 세계에 간 것 같았다. 우리는 차안에 숨어서 벌벌 떨며 경찰이 업주를 잡아오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주요 인물들은 당연히 도망가고 없다. 언니 두 명과 남자 한 명이 잡혀왔다. 언니 말로는 도망치는 연습을 하루에도 몇 번씩 한다고 했다. 돈 많은 업주는 언제라도 튈 수 있게 자신의 고급승용차를 대기시켜 놓는다고 했다. 물론 언니들에게는 네 가 잡혀갈 경우 빨간 줄이 그어지고 너희 가족이 무사하지 못할 것 이라는 협박으 로 입막음하는 것을 항상 잊지 않는다. 업소 옆에는 미용실과 슈퍼가 있었는데, 그곳들이 유일하게 언니가 업소에서 나 와 이동할 수 있는 곳이었다. 그곳의 사람들이 혈연, 돈 등으로 얽혀있으며 언니 들을 감시하는 눈길은 사방에 존재한다. 그곳에서 도망치라 라고 요구하는 것조 차 우스워 보인다. 그러나 경찰과 검사는 밖에서 문을 잠그지 않았다 는 이유로 감금, 감시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런 곳에서의 인간과 인간의 상호작용, 일상생활, 흔히 생각하는 삶의 모습 등 은 내가 아무리 정리하고 상상해보려 해도 결론이 나지 않는다. 그들의 일상을 머 릿속으로 그려보려고 해도 내 상식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 같다. 기본적인 삶의 원

김정연 / 성매매는 나의 문제이다 127 칙들을 파괴해버리는 것 같다. 인권이란 말이 무색해진다. 더욱 어이없는 것은 경찰들이 쳐들어가도 다른 업소들이 아랑곳하지 않고 영업 을 계속한다는 것이다. 말로만 금지주의지 실제로 대한민국은 공창제이다. 하긴 서 울에만도 몇 십만 개의 업소가 있고 사창가의 개수만 해도 열 손가락을 넘을 정 도인데, 그들이 경찰을 무서워 할 리도 없다. 경찰서로 돌아와서 언니는 예전에 일했던 분들과 대면하게 되자 미안해진다고 나에게 계속 말씀하셨다. 신고한 언니 때문에 그녀들은 범죄자가 될 지도 모른다. 나는 너무 마음이 아파 언니를 조금이라도 숨겨드릴까 몸을 있는 힘껏 피며 방파 제 역할을 자처한다. 잡혀온 언니들을 걱정하신 상담원 선생님들은 경찰을 회유해서 5분간 면담을 얻어내었다. 그러나 언니들은 여성단체의 도움을 받으면 제일먼저 가족들에게 알 려지고 결국 그들에게 해가 가고, 자신이 범죄자가 된다는 업주들의 말을 믿고 있 다. 특히 가족들에게 알려진다는 사실이 가장 괴롭다고 한다. 한 분은 눈물을 보 이시기도 하였지만 결국 경찰은 또 한 번의 설득할 기회를 주지 않았고, 선생님들 은 그녀들에게 명함을 남겼지만 연락은 오지 않았다. 안타까웠다. Ⅴ. 끝내기 나 거기 가봤다며 잘난척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이 학교에서(어느 학교라고 안 그렇겠나 만은) 언니들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판사들과 검사들이 배출된다고 생 각하면 끔찍스럽다. 공평무사한 법으로 판결 내릴 때 말도 더 잘하고 돈도 더 많 은 포주와 자신의 언어조차 가지지 못한 언니의 말 중에서 누구의 편을 들어줄 것인가? 정의는 분명해 보이지만 매일매일 판사들과 검사들은 강요가 아니라는 이 유로 기소하기를 거부하고, 여성을 파는 사회나 파는 사람보다는 팔린 여자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입건하기를 밥 먹듯이 한다. 언니의 어려운 현실은 말로만 어려운 것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때로는 제도적인 어려움에 직면하여 있으며 당장 해결해야 할 일들인 것이었다. 소수자나 약자에 대

128 공익과 인권 제1권 제2호(2004) 한 막연한 동정심과 현실을 직접 보고 경험했다는 것이 정말 다르다는 걸 새삼 느 꼈다. 그리고 그들을 위해 혹은 그들이 되어 싸워나간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단한 각오와 열정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피해자로서의 언니들을 바라보는 일방적인 모습이 아니라 그녀들을 직접 만나 고 이해할수록 성매매 문제는 그녀들의 삶의 일부일 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학내에서 머무르며 얻게 된 성매매 문제에 대한 올바른 인식 과 새움터에서 하고자하는 성매매 문제에 대한 올바른 해결책 사이의 간극을 점점 메꾸게 되는 것 같다. 행동과 해결책을 처방함에 있어 인식, 지식의 위치와 역할과 한계에 대 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인식을 행동으로 옮기고자 할 때 부딪히 게 되는 현실의 엄연한 장애물들과 한국 사회가 제공하고 있는 공권력, 사회적 조 건들을 조금씩 세밀하게 파악해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항상 내 문제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 순진한 믿음이 나를 여기까지 끌고 왔다. 이 세상은 문제로 가득 차 있어서 어떤 날은 차라리 종말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지만 문제의 현장 6) 으로 가보면 종말 같은 것은 생각할 여유조 차 없음을 알게 된다. 그래서인지, 제 3자의 낭만인지라 찔리지만, 그곳에서 나는 항상 내 삶의 역동성을 찾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하는 일이 있고 그것 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는 것은 감사하고 감동할만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 서 나는 앞으로도 계속 행동할 것이다. 6) 그렇다고 나의 일상이 문제의 현장이 아니라는 것은 아니다. 서울대학교와 나의 가족 은 모두 각각의 문제와 구조 속에서 작동하는 현장이다.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처한 현장 속에서 더욱 무력감을 느끼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그녀들의 현장을 나 의 현장으로 바라보며 이런 간격 좁히기의 체험 속에서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