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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정책연구 이명박 정부 대북 통일정책 추진방향 * 1 조 민** 2 Ⅰ. 대북정책의 새 지평 Ⅳ. 대북정책 추진방향: 한반도 선진화 Ⅱ. 북한 비핵화: 현황 및 전망 Ⅴ. 북한관리 및 통일대비 Ⅲ. 북한체제 변화 전망 대북정책은 패러다임의 전환이 요구된다. 새 정 부 대북정책은 비핵 개방 3000 구상으로 압축된다. 대북정책은 북핵 폐기와 실질적 변화를 유도하는 전 략적 대북 개방정책을 추진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대북정책 추진구도는 한반도 선진화 비전을 지붕 으로 삼고, 비핵평화 북한개방 경제공동체 형 성 북한주민 삶의 질 향상 북한인권 개선 등의 5개 추진목표를 기둥으로 받친다. 그리고 보편가치 상호주의 국제협력 국민합의 등의 4개 추진원 칙을 토대로 삼을 수 있다. 대북정책은 한반도 선진 화 를 위한 국가전략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며, 한국경 제의 성장 동력 마련과 국가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추 진되어야 한다. 나아가 향후 5년 동안 국가 발전전략 및 한반도 시장통합의 전망 위에서 남북관계의 접근 이 필요하다. 북한의 정권진화 를 유도해야 한다. 북한은 일인 ( 一 人 ) 중심체제 로부터 일단 당 국가 중심체제 의 사회주의적 정상국가 로 복원되어야 체제보장의 딜 레마를 극복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정상국가 상 태에서 인민생활 문제의 본격적인 접근이 가능하다. 이는 선군정치 로부터 선민정치 로 발전적 전환을 의미한다. 통일은 점진적 단계적 형태보다 들이닥치는 통 일, 떠안는 통일 로 나타날 수 있다. 실용주의적 통일은 민족 또는 국가의 통일이 아닌, 체제 통일 로, 7천만 한반도 주민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아래서 함께 사는 것이 통일 을 지향하는 데 있다. 통일 3원칙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국제평화주 의 이다. 주제어: 비핵 개방 3000 구상, 비핵평화, 북한개방, 경제공동체 형성, 북한주민 삶의 질 향상, 북 한인권 개선, 보편가치, 상호주의, 국제협력, 국민합의, 사회주의적 정상국가, 선군정치, 선민정치, 통일 3원칙 * 이 논문은 통일연구원 한국국제정치학회 국방대 안보문제연구소 외교안보연구원 공동주최 특 별기획 국내학술회의 (2008. 3. 12)에서 발표한 논문을 수정 보완한 글입니다. **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실장 >>> 1
Ⅰ. 대북정책의 새 지평 남북통일은 7천만 국민의 염원입니다. 남북관계는 이제까지보다 더 생산적으 로 발전해야 합니다. 이념의 잣대가 아니라 실용의 잣대로 풀어가겠습니다. 남 북한 주민이 행복하게 살고 통일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비핵 개방 3000 구상 에서 밝힌 것처럼,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의 길을 택하면 남북협력에 새 지평이 열릴 것입니다.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10년 안에 북한 주민 소득이 3000달러에 이르도록 돕겠습니다. 그것이 바로 동족을 위하 는 길이고 통일을 앞당기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북의 정치 지도자는 어떻게 해야 7천만 국민을 잘 살게 할 수 있는가, 어떻 게 해야 서로 존중하면서 통일의 문을 열 수 있는가 하는 생각들을 함께 나누 어야 합니다. 이런 일을 위해서라면, 남북 정상이 언제든지 만나서 가슴을 열 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기회는 열려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사 2008. 2. 25> 이명박 정부의 출범은 대북정책의 새로운 지평( 地 平 )이 열리는 시대를 예고한 다. 21세기 한국은 산업화와 민주화의 토대 위에서 한반도 선진화를 이루어내야 한다. 이는 새 정부의 역사적 소임이다. 이를 위해 올바른 국가발전전략을 확립하 는 한편, 확고한 미래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이러한 과업 앞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이념의 시대를 지양하고 실용주의의 기치를 내세웠다. 대북정책은 패러다임의 전환(paradigm shift)이 요구된다. 남북관계는 이제 이념의 잣대가 아니라 실용의 잣대 로 풀어나가야 한다. 남북관계는 민족중심의 논리를 존중하되, 국제협력과 세계사적 변화에 부응하는 창조적 실용주의 의 기 반 위에서 접근해야 한다. 새 정부 대북정책은 비핵 개방 3000 구상으로 압축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비 핵 개방 3000 구상을 여러 차례 밝힘으로써 한반도 비핵화와 더불어 남북협력의 원칙과 기본방향을 제시하였다. 한반도의 공고한 평화상태의 구축 과제와 남북관 계 발전의 문제는 만족할 만한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아직도 북한 핵문제의 해결 전망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15년 이상 끌어온 북한 핵문제는 7천만 한민족의 진운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 아닐 수 없다. 북핵은 북한체제의 자체모순의 산물이자,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국제정치적 역학관계의 응축적 사안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지금까지 북핵은 남북관계를 규 정하는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해왔다. 따라서 새 정부도 북한 핵문제를 우선적인 해결 과제로 삼을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북한 핵문제의 역사, 메카니즘, 현황, 그리고 해결 전망에 대해 보다 신중한 접근을 통한 대응책 마련이 절실하다. 새로 2
운 평화구조 창출과 본격적인 남북경협을 위해서는 한반도 비핵화 합의 사항은 반드시 이행 실천되어야 한다. 남북경협은 이제 과거의 패턴과 관행을 뛰어넘어야 한다. 지금 남북경협의 양적 확대발전이 중요한 것은 결코 아니다. 남북경협 문제를 과거 경협의 연장론에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민족특수성의 논리보다는 경제 원리에 입각한 남 북 간 상호 실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대북정책의 새로운 패러 다임 구축은 실천적 차원에서 남북협력의 목표와 논리를 바꾸는데서 비롯된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시기 동안 대북정책은 국정 최고과제로 부각되었다. 이러한 대북정책은 분명 분단시대의 민족사를 새로 쓰는데 크게 기여했다. 특히, 김대중 정부 이래 지속된 대북 포용정책은 남북관계를 질적으로 전환시키는 계기 로 작용했고, 민족 문제에 대한 인식의 폭을 확대하고 심화시켰다. 그와 함께 이 시기 국가전략은 대북정책을 통해 구현되는 듯했으며, 대북정책은 정치사회적 논 의의 한 가운데에 놓여있었다. 과유불급( 過 猶 不 及 )이라 했듯이, 대북정책으로 국 정의 지나친 쏠림 현상은 많은 부작용과 후유증을 낳았다. 이에 새 정부의 대북정 책은 한국의 위상과 역량 그리고 미래 비전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차분히 추진되 는 것이 바람직하다. 새로운 패러다임은 발상의 전환을 요청한다. 이를 위해서는 세 측면이 강조될 수 있다. 첫째, 북한 핵문제는 결코 낙관적 전망을 허락하지 않는다. 북핵의 국제 정치 속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한 북한의 이니셔티브와, 미국과 중국의 서울-평양 등거리 전략 등 상당히 우려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다. 이에 우리의 치밀 한 상황 분석과 전망 예측에 따른 대처방안이 요구된다. 둘째, 북한에 대한 선의( 善 意 )의 이해와 접근은 향후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의 선의가 선한 보답으로,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는 무망하다. 따라서 대북정책은 북한체제의 고유한 특성과 미래 향방에 대한 냉혹 한 인식에 기반해야 한다. 지금은 뜨거운 가슴 못지않게 차가운 머리가 요구되는 시기다. 셋째, 남북관계는 인류 보편적 가치를 존중하면서 국제적 시야 속에서 접근해야 한다. 그럼에도 분단국가의 민족문제의 특수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민 족화합의 가치와 국제협력의 현실을 적절히 조화시키는 균형감각의 유지가 중요 >>> 3
하다. 이러한 발상의 전환을 전제로, 지난 정부의 좋은 점은 이어받고 문제점은 극복하면서 대북정책의 새 지평을 열어야 한다. Ⅱ. 북한 비핵화: 현황 및 전망 1. 2 13 합의 : 미래 핵 동결 북핵 문제 해결은 2005년 제4차 6자회담에서 도출된 9 19 공동성명 을 통해 기본적 합의 틀이 마련되었다. 여기서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계획 의 포기 에 합의하였다. 다른 한편 직접 관련 당사국들은 적절한 별도 포럼에 서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가질 것 을 공약하였다. 그러나 9 19 공동성명 직후 불거진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로 합의사항의 구체적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북한은 그 후 2006년 미사일 시험발사(7. 5)에 이어, 핵실 험(10. 9)을 감행함으로써 핵문제를 둘러싼 역학구도를 크게 반전시켰다. 그에 따라 2007년 미국과 북한의 베를린 회동(1. 18)을 거쳐, 마침내 제5차 6자회담 3단계 회의를 통해 2 13 합의 (9 19 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초기조치)를 도출하 기에 이르렀다. 2 13 합의 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첫걸음이었다. 2002년 10월 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HEU) 문제로 불거졌던 제2차 핵위기를 4년여 만에 매듭지어 북핵문제 해결의 전망을 제시함으로써 커다란 관심을 끌었다. 2 13 합의 는 제네바 북 미 기본합의문( 94. 10)의 동결 대 보상 의 주고받기식 거래 방식을 되살렸다. 이런 점에서 부시 행정부는 북한의 핵보유고를 한층 증대시킨 상태에서 마침내 ABC(Anything But Clinton) 정책을 철회함으로써 결국 클린턴 시대로 되돌아 갔다. 1 2. 현 황 2 13 합의 는 북한 핵폐기에 대한 우회적인 합의 위에서, 현실적으로 북핵 확 산방지에 역점을 두고 추가적인 핵무기 생산 및 플루토늄 추출을 억제하는 수준 에서 북 미 간 타협을 이루었다. 그러나 이는 더 이상 상황이 악화되지 않는 수준 1 조민,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 평화포럼 <2 13 합의와 한반도 평화체제>, 평화재단 주 최 2007년 3월 13일 ( 한반도 평화체제와 통일전망 (해남, 2007), pp. 23-75). 4
에서 북핵 문제를 일단 봉합한 미봉책에 불과했다. 말하자면, 핵무기와 핵물질인 과거 핵은 문제 삼지 않고 핵프로그램과 핵시설인 미래 핵을 동결한 협상이었다. 2 13 합의 는 행동 대 행동 원칙에 입각하여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테러지 원국 리스트 해제 및 적성국 교역법 적용 종료 문제를 상호 조율시킨다는 데에 있다. 특히, 비핵화는 모든 핵프로그램 완전 신고(declaration) 및 현존 핵시설의 불능화(disablement) 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 후 10 3 합의 (9 19 공동성명 이행 을 위한 제2단계 조치)를 통해 현존 핵시설 불능화와 핵프로그램의 완전하고 정확 한 신고의 이행 시한을 2007년 연말까지로 못 박았다. 그러나 현재 불능화와 신고, 두 사안의 이행이 순조롭게 완료되지 못한 채 합의 시한을 훌쩍 넘겼다. 불능화는 이미 노후한 핵시설을 가동 중단하는 것으로 사실 상 북한으로서는 잃을 것이 없는 (nothing to lose) 합의였다. 그런 점에서 불능 화 조치는 합당한 대가를 통해 상당한 수준의 진전을 이룰 수 있었다. 그러나 신 고는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미국이 요구하는 신고 바스켓에 담을 사안은 세 가지로, 우라늄농축 프로그램(UEP) 북한-시리아 핵 커넥션 플루토늄 총 량 및 사용내역 등이다. 신고는 북한의 핵활동과 핵실체의 전모를 스스로 밝히는 것으로, 완전하고 정 확한 신고를 한다면 북한은 핵폐기의 전략적 결단 을 내렸다고 볼 수 있다. 그러 나 북한은 아직 그러한 전략적 결단을 고려할 단계에 전혀 근접하지 않았다고 여 긴다. 북한은 10 3 합의 를 통해 핵물질, 기술 또는 노하우를 이전하지 않는다는 공약을 재확인 한 비확산 입장을 내세우면서 아주 낮은 수준의 신고를 미국이 수용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북 미 간 신고의 대상과 내용을 둘러싼 물밑협상이 타결되면 북핵 2단계를 끝 내고 3단계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핵폐기 단계라 할 수 있는 3단계 국면은 더욱 더 어려운 협상과정을 예고한다. 3. 전망 가. 단기 전망 최근 한반도 비핵화는 신고 문제로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신고 문제의 해결 여 부에 따라 부시 행정부 마지막 임기 년도인 2008년도의 핵문제 해결의 전망을 가 늠할 수 있다. 북한은 두 옵션의 선택이 가능하다. 하나는 빠른 시일 내에 신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있다. 미국의 완전하고 정확한 신고 요구에 대한 적절한 >>> 5
수위 조절에 북 미 간 타협이 이루어지면 금년 상반기에 북핵 문제의 해결 국면 을 맞이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신고는 검증 사찰을 전제한 사안이지만, 검증 사 찰의 이행 실천은 또 다른 협상 방식을 요구하는 문제라 하겠다. 국무부는 신고 문제에 대한 합의를 도출함으로써 2 13 합의 의 이행을 외교적 성과(legacy)로 삼고자 한다. 부시 행정부의 양보는 미국 차기 정부와의 본격적인 핵협상에서 아 주 좋은 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다. 북한으로서도 이러한 국면은 물실호기( 勿 失 好 機 )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신고의 대상, 방식, 내용에 대해 미국과 북한은 어떤 형태로든지 창조적 모호 성 을 발휘하여 접점을 찾아야 한다. 그 후 부시 행정부는 되돌리기 힘든 수준의 핵시설 불능화와 함께 북 미 타협을 이룬 핵프로그램 신고 내용을 6자회담 개최 를 통해 합의 형태로 수용하는 방식을 택할 수 있다. 그와 함께 9 19 공동성명 에서 합의된 핵무기비확산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조치의 복귀 문제와 함께, 한반도 핵폐기 원칙을 재확인하는 수준의 합의 도출 가능성 이 높다. 단기적 해결 국면은 잠정적 타협 방식으로 미국과 북한 모두 윈윈 (Win-Win) 으로 타산할 수 있다. 부시 행정부는 외교적 협상을 통한 북핵 문제의 해결 을 대 내외적으로 과시할 것이다. 그와 달리 북한은 미래 핵 포기와 비확산 공약으로 비 공식적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굳혀가면서, 미국 차기 정부와의 본격적 협상에 보다 유리한 입지를 마련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 다른 선택도 가능하다. 북한은 성실한 신고를 거부한 채 미국 차기 정부와의 협 상전략을 선택할 수 있다. 이는 부시 행정부에 대한 북한의 불신과 함께 차기 행 정부의 대북유화책에 대한 기대도 있지만, 북한의 핵보유 의지와 핵협상의 장기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북한이나 미국 어느 쪽도 당장 2 13 합의 를 깨거 나 6자회담 테이블을 박차고 나갈 의도는 없다. 나. 중 장기 전망 북핵 문제의 중 장기적 전망은 북한과 미국 차기 행정부와의 핵협상 과정에서 접근할 수 있다. 핵폐기 과정에서 경수로 제공, 평화협정, 넌-루거(Nunn-Lugar) 프로그램 적용 문제, 주한미군 철수, 북 미/북 일 관계 정상화 등을 둘러싼 숱한 6
과제로 협상의 장기화가 불가피하다. 미국은 북핵 폐기를 위해 상당한 대가를 지 불할 의사가 확고부동해야 하며, 더욱이 북한체제의 미래에 대한 확신과 북한정권 에 대한 신뢰도 필요하다. 북한은 핵포기의 전략적 결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북한은 대미( 對 美 ) 관계개 선과 핵보유의 동시추구 의도 속에서 국제사회의 경제지원 확보와 대량살상무기 (WMD) 보유의 상충적 목표를 동시에 추구해 왔다. 핵과 WMD가 생존과 체제유 지를 보장한다는 김정일 정권의 인식 변화를 기대하기는 시기상조다. 이러한 변수 를 고려하여 중 장기적 전망 위에서 북 미 간 핵문제에 대한 세 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할 수 있다. 핵폐기 프로세스 완전합의 북핵 관리 북핵 협상결렬 <시나리오 1>은 핵폐기 프로세스 완전합의 단계로, 핵폐기의 입구 (entrance) 와 출구 (exit)가 뚜렷이 명시된 합의 상황을 상정한다. 이 시나리오는 핵 신고 합의 이후, 비핵화 제3단계 국면의 순조로운 진입을 상정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 의 비핵화 성과를 토대로, 북 미 간 핵폐기의 완전 합의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 가 마련된 상황을 상정한 시나리오이다. 본격적인 핵폐기 단계의 입구 로 핵프로그램 신고 사항에 대한 검증 사찰, 그에 대한 상응조치로 북 미관계 정 상화 협의체 구성, 경수로 제공 문제 등을 합의할 수 있다. 그리고 핵무기 완전 폐기 및 핵물질 반출, 그에 대한 상응조치로 북 일수교, 북 미수교, 한반도 평화체 제 구축, 동북아 안보 경제공동체 형성 등을 핵폐기의 궁극적 출구 로 삼을 수 있다. <시나리오 2>는 핵폐기 협상의 지지부진한 상태로, 상대방의 선행조치와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하는 상황이 지속되는 국면이다. 북한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 책의 포기와 체제보장을 요구하나, 북한 스스로 핵폐기의 출구라 할 수 있는 북 미 수교가 반드시 정권의 안보를 보장한다는 확신을 갖기 힘들다. 이러한 상태에 서 핵 포기의 고독한 결단 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른 한편, 미국은 김정 일 정권아래서 완전폐기의 실질적 이행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북한의 핵확산 문제를 레드 라인으로 설정하여 북핵의 기술적 통제와 관리를 효율적인 대북전략 으로 삼을 수 있다. 이는 미국이 북한의 핵폐기는 포스트 김 (post Kim) 단계에 >>> 7
서 실질적인 협상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근거한 전략이다. 이 경우 북한과 미국 양측 모두 상대방의 변화를 기다리는 입장이다. <시나리오 3>의 북핵 협상결렬 상황은 최악의 시나리오로, 모든 외교적 노력 이 소진된 상태로 북핵 협상이 원점으로 되돌아간 상황을 상정한다. 새로운 합의 위반 사실 적발, 북한의 합의이행 거부, 미국의 대북전략 변화 등이 결렬 시나리오 의 변수로 작용한다. 북한의 최대의 핵전략은 비공식적 핵보유국의 지위를 향유하면서, 미국으로부 터 경수로 제공을 비롯하여 북 미수교까지 받아내는 데 있다. 말하자면, 북한은 핵 포기 대 대미( 對 美 ) 관계정상화 의 리비아 식 (Libya style) 해결 방식을 거부 하며, 오히려 파키스탄 또는 인도 모델 (India model)을 추구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2 미국은 인도 모델 을 북한에 적용하기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으나, 앞의 두 <시나리오> 사이에서 북핵 해결 방식은 궁극적으로 어느 방향으로 귀결될 지 불 명확하다. 북핵의 단기, 중 장기 전망에 대한 시나리오는 대북정책 추진 방향과 실천 과제들과 불가분적인 관련성을 지닌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먼저 선차적인 이 해가 필요하다. Ⅲ. 북한체제 변화 전망 1. 대북정책 10년 평가 북핵 문제는 부시 행정부 대북정책의 실패의 소산이다. 여기에다 한국 정부와 미국 부시 행정부의 엇박자는 사태를 한층 악화시켰다. 북한은 부시 행정부의 악 의적 무시 정책에 대응하여 핵개발을 서둘렀고, 한국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은 북 한의 핵개발을 자위권 차원에서 접근하면서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의 산물로 이해했다. 노무현 정부의 대북 핵억제 정책은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노 무현 정부의 평화번영 정책 의 한계는 북한의 핵보유 의지에 대한 과소평가와 함 께, 핵문제 접근 방식에서조차 불합리한 판단에 기반하고 있었다. 평화번영 정책 은 북한 핵보유 의지를 경수로를 비롯한 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 2 파키스탄의 핵보유 묵인과 인도의 핵보유와 경수로 제공은, 두 나라는 모두 NPT 가입국가가 아 님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전략적 이익과 부합한다. 파키스탄은 미국의 ( 對 )아프가니스탄 전략의 전초기지 역할을 담당했으며, 인도는 21세기 강대국으로 미국이 대중( 對 中 ) 포위전략의 파트너 로 삼아야 하는 핵심적 국가이다. 북한 핵전략의 인도 모델의 적용은 대중, 대러 관계에서 미국의 전략적 이익과 부합할 경우 가능하다. 북한은 대중관계의 리스크를 무릅쓰면서 미국의 차기 정부 와의 모종의 빅딜을 추진할 수도 있다. 8
한 대미( 對 美 ) 빅딜 용 카드로 인식한 측면이 있었다. 여기에다 동북아 중심국가 건설 과 새로운 동북아 시대 주도 등의 동북아 구상은 사실 미국 없는 동북아 즉, 탈미 ( 脫 美 ) 경향성을 함축한 논리였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국정최대 과 제로 부각시켰으나, 남북 당사자 해결원칙 은 한 미관계의 긴장과 불협화를 낳으 면서, 결과적으로 핵문제뿐만 아니라 평화체제 구축 과제에도 진전을 거의 볼 수 없었다. 3 지난 시기 대북정책은 코스트 즉, 10년의 시간과 엄청난 투자비용에 비해 기 대효과 는 상당히 미흡했다. 이에 북한 핵보유 북한 개혁 개방 및 국제사회 참여유도 실패 식량난 및 경제난 개선 실패 북한 주민의 삶의 질 개선 및 인 권문제 외면 불합리한 남북관계 관례화 한 미동맹 균열 노정 등의 결과를 초 래했다. 이러한 결과를 낳은 대북정책의 문제점은 여러 차원에서 지적될 수 있다. 첫째, 한국 현대사에 대한 그릇된 역사인식에 기반한 오도( 誤 導 )된 대북관을 문제 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와 같은 불합리한 역사관 대북관에 입각한 대북정책은 북 한의 정권유지에 기여한 측면이 있는 반면, 북한 주민의 삶의 개선에 초점을 두지 않았다. 그 결과 남북관계는 남한 당국과 북한 통치 패밀리 와의 거래에 불과하였 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되었다. 둘째, 북한 의도의 선의의 해석에 치우쳐 국제공조를 약화시켰고, 남북관계 개 선과 남북협력에 주력함으로써 한 미갈등과 국제사회의 외면을 초래했다. 셋째, 남북경협의 경우, 일방적 경제지원 정책에 의존함으로써 외교적 압박 등 경제외적 수단이 배제되어 경제지원정책의 효율성마저 저하되고 말았다. 쌍방향 교류가 아 닌 북한의 주도와 선택에 따른 일방적 지원, 남북한 간 불균형적 교류 협력 양상 을 구조화시켰다. 남북 간 교류 협력의 증대로 북한의 대남의존도는 증대되었으 나, 이에 상응한 북한의 변화를 끌어내지 못했다. 3 노무현 정부 출범 초기의 갈등적인 한 미관계는 후반기에 들어 다양한 부문에서 미국측 요구를 대부분 수용하면서 차츰 안정적인 관계 회복이 가능해졌다. >>> 9
전략적 사고 혼란, 우리의 장점과 수단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으며, 남북관계에서 주도성 상실 대북정책의 긍정적 측면도 주목되어야 한다. 북한은 남북경협으로 인해 대외관 계 강화를 지향하고 무역과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기조를 변화시켰다. 남북 경협이 대립과 반목으로 일관되어 오던 남북관계를 화해협력의 분위기로 발전시 킨 성과도 부정할 수 없다. 이러한 긍정적 측면은 새 정부가 이어받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할 과제로 남는다. 2. 북한: 미래 전망의 부재 북한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북한사회는 이미 오래 전부터 미래에 대한 전망을 상실했다. 북한의 변화의지 (will to change)는 회의적이며, 변화에 대한 새로운 자세 (new attitude towards change)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북한의 개혁 개방 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와 세계사적 추세에 거스르는 행보는 한반도의 평화와 한 민족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한다. 북한은 위기의 실체를 객관적 사실적 관점에서 파악하는 능력을 상실했으며, 위기극복을 위한 합리적 수단을 창출하려는 실천의 지조차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상태다. 자력갱생과 자급자족 노선은 반드시 정치적 폭력기제와 사상통제 메커니즘을 요구한다. 이러한 노선은 기술저하, 노동의욕 상실, 관료주의적 부패의 만연, 자연 자원의 황폐화 등 커다란 부작용을 산출한다. 자력갱생 의지를 호소하고 노동생산 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북한판 스타하노프 운동인 숱한 천리마운동 을 주기적으 로 전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대중동원은 강제적 사상 고양을 통해 혁명적 열성을 높이는 정치사업과 나란히 대중의 의식과 삶을 총체적으로 옥죄는 억압과 통제로 나타난다. 정치적 폭력기제와 억압적 사상통제 체제가 유지되는 한 비록 슬로건 형태이지 만 경제적 주체사상의 핵심인 자력갱생 의 이념은 존속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북 한체제의 지속성을 폐쇄체제에 익숙한 자력갱생 노선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의 에너지 원조, 국제사회의 구호, 남한의 식량과 경제지원이 없다면 자력갱 생 주장은 공허한 논리에 불과하다. 북한은 건국 이래 지금까지 국가사회적 총공 급이 총수요를 충족시킨 적은 없다. 구조적이고 만성적인 공급부족은 과거에는 사 10
회주의 국가의 원조로 채울 수 있었고, 그 후에는 남한, 중국, 그 국제사회의 지원 과 구호로 충당해왔다. 북한은 이미 실패한 국가 (failed state)이다. 이론적인 차 원에서 본다면, 외부로부터의 수혈 과 불법적인 통치자원 조달의 고리가 끊어진 다면 북한의 체제유지 메커니즘은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북한은 최근 통제와 질서가 회복되어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 다. 대다수의 주민들은 국가영역 밖에서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자구책을 마련하 고 있는 중이다. 장마당, 농민시장 등의 현상에서 나타나듯이 사회경제적 하부구 조의 해체는 점점 더 가속화되어가는 추세이다. 그러나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그 만큼 통치층의 통제력 회복과 체제유지를 위한 필사적인 노력도 배가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으로는 주민의 일상적 생활영역에서 북한체제를 해체시키는 원심력이 작 동한다면, 다른 한편으로는 일시적인 배급제 실시, 위협, 사상교육, 폭력 행사 등 을 통한 통치층의 통제력 회복이 북한체제의 구심력으로 작동하고 있다. 그런 점 에서 외관상 북한체제가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북한의 미래 향방에 대한 뚜렷한 전망을 제시하기는 어렵다. 이를테면 이와 같은 원심력과 구심력의 절묘 한 균형 이 체제유지의 비밀을 말해주지만, 균형은 항상 움직이기 마련이다. 이러 한 균형상태의 변화는 두 갈래 길이 있다. 하나는 개혁 개방을 통한 안정적인 시 장경제 형태로 연착륙하는 길(Soft Landing)과, 다른 하나는 체제균열과 위기증 후를 드러내면서 어느 순간 급변상황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김정일 정권 스스로 과거와의 단절이 불가능하며, 개혁 개방에 대한 마스터플 랜이 부재한 가운데 선군정치와 개혁 개방은 충돌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다 개혁 개방의 종심( 縱 深 )이 짧아 연착륙이 쉽지 않고, 대체세력인 남한의 존재에 대한 두려움이 결단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4 내부변화와 정권-사회 간 모순이 증대되 는 가운데 배급제 붕괴와 자생적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에다, 중국, 남한과의 접촉이 늘어나면서 외부 정보의 유입이 증대되고 있다. 김정일 체제 이완 방지를 위한 통제와 감시, 공개처형, 정치사상교육의 강화에도 4 중국과 베트남의 경우, 보다 잘살고 자유로운 반쪽의 조국인 또 하나의 중국 이나 베트남 이 존재하지 않는다. 개혁 개방 과정에서 흡수당할 우려가 없기에 체제전환을 스스로 결단할 수 있 었다. >>> 11
김정일 정권에 대한 주민들의 충성도의 약화 추세를 억제하기 힘들다. 더욱이 권력승 계, 개혁 개방 압력으로 체제불안정 요소가 증대되는 상황에 김정일 체제 아래서 핵 포기의 전략적 결단과 개혁 개방을 기대하기는 난망하다. 이처럼 북한의 체제유지 콤 플렉스는 개혁 개방에 대한 결단을 어렵게 하며, 개방쇼크를 방지하기 위한 억제비용 이 개방효용 편익을 넘어서는 구조에서 본격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중 장기적 전망 하에 북한체제의 충격 에, 외적 충격이든 내적 충격이 든, 따른 다양한 변화 양태에 대한 예측과 합리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북한은 체제(regime) 또는 국가(state)수준에서 평화적 재조정 (readjustment) 단계를 거쳐야 개혁 개방을 향한 북한사회의 능동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으며, 북한사 회의 미래 전망을 회복할 수 있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북한의 개혁 개방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핵보유 정책 고수 전망 Ⅳ. 대북정책 추진방향: 한반도 선진화 대북정책은 북핵 폐기와 실질적 변화를 유도하는 전략적 대북 개방정책을 추 진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새 정부의 5대 국정지표 가운데 통일 외교 안보 분야에서는 글로벌 코리아 를 국정지표로 삼아 5대 전략 과 47개 과제를 제시하였다. 5 국정지표 글로벌 코리아는 1 새로운 평화구조 창 출, 2 실용적 통상외교 능동적 개방, 3 세계로 나아가는 선진안보, 4 친환경 경제 에너지 구조, 5 아름다운 삶과 창의문화 등을 5대 전략목표로 내세웠다. 특히, 첫 번째 전략목표인 새로운 평화구조 창출 을 위해 북한 핵문제 해결, 비핵 개방 3000 구상 추진, 한 미 전략동맹, 남북 인도적 문제 해결 등을 4개의 핵심과제로 삼았다. 그리고 실천과제로 3개의 중점과제와 2개의 일반과제 를 설정하였다. 글로벌 코리아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핵문제 해결의 불확실성이 가장 큰 변수이 다. 북한은 북 미 양자협상을 통해 대미 전략적 관계를 추진하는 한편, 일부 핵시 5 제17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이명박 정부 국정과제 보고 (보도자료, 2008. 2. 5), p. 6. 12
설 불능화 및 핵 이전(transfer) 자제를 조건으로 핵보유 묵인을 추구하고 있다. 북한은 현안인 핵 프로그램 신고에 대해 낮은 단계의 신고로 미국과 타협을 모색 할 것이나, 부시 행정부로서는 북한의 불성실 신고를 수용하기가 쉽지 않다. 북한 은 신고 문제로 북 미관계가 교착되는 가운데 한국의 새 정부 길들이기 와 함께 미국의 대선 국면을 활용하여 모험적 행동으로 협상의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려 할 수도 있다. 북핵 문제는 6자회담의 틀을 존중하면서, 한 미공조 체제를 통해 접근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다. 남북관계 차원에서 북한 측에 한반도 비핵화 공동 선언 준수를 요구해야 한다. 6 이처럼 북핵 문제 해결을 우선적 과제로 삼으면서, 대북정책의 비전, 목표, 원칙을 확립해야 한다. 1. 대북정책 추진구도: 비전 목표 원칙 대북정책 추진구도는 아래 그림표에서 보듯이 한반도 선진화 비전을 지붕으로 삼는다면, 비핵평화 북한개방 경제공동체 형성 북한주민 삶의 질 향상 북한인권 개선 등의 5개 추진목표를 기둥으로 받친다. 그리고 보편가치 상 호주의 국제협력 국민합의 등의 4개 추진원칙을 토대로 삼을 수 있다. 7 대북정책은 한반도 선진화 를 위한 국가전략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며, 한국경 제의 성장 동력 마련과 국가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나아가 향후 5년 동안 국가 발전전략 및 한반도 시장통합의 전망 위에서 남북관계의 접근이 필요하다. 6 2005년의 제4차 6자회담 공동성명( 9 19 공동성명 )에서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약속을 재 확인하였다. 7 통일연구원 보고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추진방향 (2008.1.6), 참조. >>> 13
<그림 1> 대북정책 추진구도 비전 한반도 선진화 남북한 경제공동체 형성 목표 비 핵 평 화 북 한 개 방 북 한 주 민 삶 의 질 향 상 북 한 인 권 개 선 원칙 보편가치 상호주의 국제협력 국민합의 가. 추진기조 실용주의 대북정책 실용주의는, 마치 음악에서 주조음( 主 調 音 )과 마찬가지로 대북정책의 원칙, 목 표, 실천과제 등 정책 추진의 모든 과정에 일관되게 적용되어야 한다. 실용주의 8 는 정치, 경제, 외교안보, 노사관계 등 모든 분야에서 지나치게 이념적으로 접근해 온 경향에 대한 안티테제 적 대응이다. 공소( 空 疎 )한 이념 논쟁은 소모적인 사회 적 갈등을 낳고 국민통합을 저해한다. 실용주의는 감성적 이념적 대북정책을 지양 8 실용주의는 미국의 철학정신을 반영하는 사조로서 무엇보다 실제(the primacy of practice) 를 우선시한다. 여기서 실제는 사회적 발전과 문화적 진보에 공헌하는 유용성이나 적용가능 성으로서의 실제를 의미한다. 말하자면 무엇을 아는가 (know-what) 보다는 어떻게를 아 는 것 (know-how)이 중요하다. 이는 곧 실제적인 결과에 우월성을 두는 입장이다. 따라서 프래그머티즘은 유용한 것이야말로 모두 진리라는 유용설( 有 用 說 )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이러한 실용주의는 서구 근대사회에서 열광주의나 신비주의에 대항할 수 있는 정신 태도로 부각되었다(Pragmatism, <http://en.wikipedia.org/wiki/pragmatism>). 그럼에도 실제적인 결과와 유용성을 중시하는 실용주의는 정치사회적 문제에 대한 근원적 탐구정신이나 비판정 신을 폄하하는 측면이 있다. 유용한 결과를 강조하는 실용주의는 효율성, 생산성 등을 중시 함으로써 자칫 수단과 과정의 정당성을 부차적인 것으로 여길 수도 있다. 14
하는 데에서 비롯된다. 특히 대북정책에서 실용주의는 북한에서 말하는 실리주 의 와 서로 상통하는 개념으로 볼 수 있다. 9 남북관계가 지금까지의 일방적인 지 원-수혜 관계를 넘어 남북한 양측 모두에게 이익이 되고 혜택이 돌아가는 협력관 계로 전환되어야 한다. 북한도 실리 추구를 위해서 남북경협의 윈윈(win-win) 구 조 즉, 상생 구조를 마련하는데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지금은 햇볕정책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적 대북정책이 절실히 요청되는 시기다. 햇볕정책의 반대노선은 대북 강경노선인 강풍정책 이 아니라, 북한의 비 핵과 개방을 효과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실용정책 뿐이다. 대북정책은 창조적 실용주의 가 기대된다. 비핵화가 이루어져야 대북지원이나 남북경협이 가능한 것으로 이해하는 이른바 조건론 과는 무관하다. 창조적 실용 주의 는 남북협력에서 병행론과 단계론적 연계를 조화시키는데 있다. 병행론과 연 계론은 더 이상 상호 배타적으로 이해될 필요가 없다. 대북정책은 핵문제와 무관 하게 추진될 수는 없으며, 북핵은 6자회담과 국제공조를 통해 해결 가능한 사안이 다. 대북 SOC 구축과 같은 대규모 대북협력 사업은 비핵화 합의의 실천 이행 단 계와 조응되지 않으면 안 된다. 즉, 단계론적 연계 추진이 바람직하다. 병행론은 핵문제 해결노력과 남북경협을 상호 보완적으로 즉, 별도로 추진하자는 논리라 하 겠다. 이러한 병행론은 비핵화 문제가 교착상태에 빠지더라도 지금까지의 남북경 협의 성과를 바탕으로 현 단계의 남북경협 수준은 지속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 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핵문제 진전을 도외시한 병행론은 한계가 있 다는 사실을 지난 정부 시기 충분히 경험하였다. 따라서 남북경협은 병행론 + 단 계론적 연계 에 입각한 추진이 현실적이다. 나. 추진 목표 (1) 한반도 비핵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는 9 19 공동성명 을 계기로 주목을 받게 되었다. 한반도 평화체제는 비핵화와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여기에는 북한의 선 평화체제, 후 비 9 북한은 북남경제협력을 공리공영, 유무상통의 원칙에서 다방면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 을 밝혔 다. <2008년 신년 공동사설>, ( 조선중앙통신, 2008년 1월 1일). >>> 15
핵화 주장과, 미국의 선 비핵화, 후 평화체제 논리가 평행선을 그어왔다. 최근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의 병행 추진 또는 양자의 선순환 구조가 강조되 는 측면도 있다. 10 한반도 평화체제는 단순히 전쟁의 법적 종결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남북 및 국제적 차원에서 포괄적으로 접근하면서 평화를 제도화하고 정착 시켜 나가는 장기적인 과정 (process)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북한 핵문제 협 상의 지지부진 속에서 평화체제 구축 논의의 실질적 진전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새로운 평화구조 창출은 한 미동맹 및 6자회담 틀을 통해 추진해야 하나, 지금 까지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노력을 방기할 필요는 없다. 그와 함께 북핵 폐기 결단을 위한 당당하고도 유연한 접근 을 견지해야 한다. (2) 북한 개방 대북정책의 목표인 북한 개방촉진 및 국제사회 편입 유도를 적극 추진해야 한 다. 비핵화에 맞춰 대북투자 및 SOC 구축을 위한 국제컨소시엄 형성을 추진하면 서, 북한의 개혁 개방파 형성을 지원하는 것도 고려할 때이다. 북한 정권의 생존전 략은 핵, 미사일 개발로, 한반도 긴장유발 협상 경제원조 또 다른 긴장 유발 협상 경제원조 패턴을 반복해왔다. 이는 북한체제 자체의 경제복 구 능력 상실 속에서, 일인( 一 人 )독재체제 아래서 개혁 개방 체제로 전환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북한은 기존의 남북합의의 활용으로 실익추구의 대북지원을 기대할 것이다. 체 제유지에 필수적인 남북경협 확대를 기대하는 한편, 2007 남북정상회담 합의 이 행을 촉구할 것이다. 대외관계 측면에서는 북 미 관계개선 노력과 외교 다변화를 시도하면서, 경제실리와 체제보장을 위한 북 미, 북 일 관계개선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나아가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 유도와 아울러 EU 및 동남아 국가 대상 외 교다변화를 적극 추구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3) 북한 주민의 삶의 질 향상 남북경협 및 대북지원은 북한 주민의 생활여건 개선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해 야 한다. 이를 위해 주민들의 자생력 배양에 도움이 되는 방향의 대북경협과 대북 10 허문영 김규륜 김수암 김영윤 박영호 박형중 배정호 서재진 손기웅 여인곤 이교덕, KINU 연구 충서 07-08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전략 (통일연구원, 2007. 12), 참조. 16
지원을 추진해야 한다. 주민들의 생존 조건을 개선하고 빈곤타파와 자활체계 구축 에 도움이 되는 협력 사안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이에 대해서는 체계적이고 전 폭적인 지원협력 방침의 수립이 기대된다. 북한 주민의 삶의 개선은 인간이면 마 땅히 누려야할 그야말로 최저생활의 보장에 있다. 2천만 북한 주민은 식민통치 기 간을 포함하여 100년 동안의 노예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 처해 있다. (4) 북한 인권 개선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북한특수성 논리로 외면할 단계는 지났다. 그럼에도 정 부 차원에서는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 신중한 접근이 요망된다. UN, EU 등 국제사회의 보편적 인권 원칙을 존중하면서 보다 조용히 내실 있는 접근이 실 효성이 크다. 우선 <북한인권기록보존서> 설립을 지원하고, 정부-민간 간 북한 인권문제협의체 를 구성할 필요도 있다. 국군포로, 납북자의 조속한 송환을 추진해야 하며, 이를 위해 상호주의적 차원에 서 대가 지불 송환 방식을 추진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고령 이산가족의 상호방문 및 거주지 선택을 협의할 시기다. 그리고 탈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공조를 강 화해야 하며, 탈북자 체포, 강제송환 금지 및 제3국 자유이동 보장을 위한 대책기구 설립도 기대된다. 특히, 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은 조건 없이 추진되어야 한다. (5) 남북한 경제공동체 형성 및 한반도 선진화 궁극적인 통일로 가기 위해서는 남북 경제공동체 실현을 통한 남북 간 경제격 차의 축소가 이루어져야 한다. 1990년대 초 한민공동체 통일방안 골간인 통일 국가 중간과정인 남북연합 단계에 사회 문화 경제공동체 를 형성하여 통일기반 을 조성한 후 정치공동체 를 형성함으로써 통일을 이룬다는 논리체계에 따라 남 북한 경제공동체 형성 문제가 관심을 끌었다. 11 당시에도 북한의 경제개혁을 전제 로 한 시장경제체제로의 전환을 추구했다. 지난 정부 시기의 남북협력의 정책적 지원과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북한 경제의 개혁 개방은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한 상태이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 통일정책의 추진구도의 궁극적 지향점은 남북한 경제공동체 형성을 통한 한반도 선진화의 달성에 있다. 11 김국신 이유진, 연구보고서 92-17, 남북한 경제공동체 형성방안 (민족통일연구원, 1992. 12), 참조. >>> 17
다. 추진원칙 (1) 인류 보편적 가치 존중 대북정책 추진원칙으로 문명사회의 규범 존중을 환기시키는 한편, 정치범 수용 소 등 반인륜적 행위는 국가테러 행위임을 상기시켜야 한다. 특히, 반외세 자주, 우리 민족끼리 등의 시대착오적 입장이 대북정책에 접맥되어서는 곤란하다. 북 한 체제가 아닌, 북한 주민들을 인간적이고 동포애적인 가치 속에서 포용하고 도 와줄 수 있는 분위기가 확산되어야 한다. (2) 상호주의 원칙 적용 북한의 개방 유도와 시장경제화 촉진을 위한 상호주의 원칙의 적용은 불가피하 다. 12 상호주의 원칙의 적용을 통한 북한의 대남협상 방식의 변화를 유도해야 한 다. 상호주의는 단순히 주고받기 식 (give and take)의 시장거래적 관계만을 의미 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남북경협에서 북한의 능력에 따른 성의 있는 태도의 기대, 또는 북한의 능동적인 호응 형태를 의미한다. 향후 창조적 남북관계는 상생(Symbiosis)관계의 구축에 달려 있다. 한국경제 의 성장과 미래 개척에 대한 확신 속에서, 북한 경제의 자율성 회복과 주민 생활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의 대북협력이 추진되어야 한다. 북한은 남한의 경제 여건을 충분히 이해하고 남한의 경제성장에도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나와야 하며, 북한의 협상태도의 전향적 변화는 포괄적 의미의 상호주의 원칙의 적용으로 여길 수 있다. (3) 국제협력 핵문제 해결을 비롯한 대북개발협력 경우에도 한 미 일 공조, 중 러 EU ASEAN 12 대북 상호주의 원칙은 김대중 정부 출범 초기에 제시되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정부의 대북 교 류 협력 3원칙 으로 1 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은 무조건적이며, 2 남북경협은 정경분리 원칙 에 따라 기업의 자율적 대북투자활동을 보장하나, 3 정부 차원의 지원에는 상호주의 원칙의 적용을 천명하였다(1998. 5. 10). 이에 대해 당시 북한은 남북관계에 있어 상호주의는 새로운 반통일적 역풍이며 민족통일 염원에 대한 엄중한 도전이라고 주장하고, 남쪽 정부에 대해 이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였다. 민족문제는 결코 북과 남의 등가교환에 의하여 해결할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 남조선 당국이 상호주의를 내드는 것은 북남합의서와 조국통일 3대원칙을 공공연히 유린하는 엄중한 배신행위로 될 뿐이다. ( 로동신문, 1998년 5월 23일). 민족통일연구원 보고 서, 대북 상호주의 원칙에 대한 정부의 기본입장( 案 ) (1998. 5), 참조. 18
등 국제협력의 강화 속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특히, 대북인도지원 분야에서는 투명 성 제고를 위해 UN 및 국제기구, 국제 NGO와의 협력체계 구축이 효율적이다. 편 협한 민족주의가 아니라 국제사회와 교류하고 더불어 살면서 세계와 함께 호흡하는 열린 민족주의를 지향해 나가야 한다. 남북문제도 민족 내부의 문제인 동시에 국제 적 문제이기에 배타적 민족주의로는 해결할 수 없다. 세계 속에서 한민족의 좌표를 설정하고, 더 넓은 시각에서 해결 방법을 찾아야 민족자주와 민족자존을 실현 할 수 있다. 13 (4) 국민합의 대북정책을 힘차게 추진하려면 국민적 지지와 합의가 요망된다. 이를 위해서는 대북정책을 국내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유혹에 빠져서는 안 된다. 우리 국민은 정 부의 의도와 진정성을 충분히 간파하고 있다. 대북정책의 홍보를 강조하거나 국민 의 설득하려 하는 것은 역효과를 초래한다. 큰 틀에서 투명하고 공개적인 대북정 책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초당적 협력기반 구축이 필요하며, 민관협력의 활 성화도 기대된다. 2. 비핵 개방 3000 (DOT: Denuclearization Opening Three thousand) 구상 비핵 개방 3000 구상은 새 정부 대북정책의 상징이며,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 개방에 대한 의지와 실천적 구상의 압축이라 할 수 있다. 이 구상의 기본방향은 철저하고도 유연한 접근 의 일환으로 북한이 핵폐기의 대결단을 내리면, 국제사 회도 그에 상응하는 결단을 내린다는 논리에 입각해 있다. 나아가 9 19 공동성명 이 완전히 이행되면,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 및 북미 북일관계 정상화가 이루어져 비핵 개방 3000 구상 실현을 위한 5대 분야(경제, 교육, 재정, 인프라, 복지)의 포 괄적 패키지 지원을 본격화할 수 있는 국제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인식에 기반 하고 있다. 14 비핵 개방 3000 구상의 구체적 내용은 다음과 같다. <경제>: 300만 달러 이상 수출기업 100개 육성, <교육>: 30만 산업인력 양성, <재정>: 400억 달러 상당 국제협력자금 조성, <인프라>: 신경의고속도로 등 건설, <복지>: 인간 13 이명박 대통령 제89주년 3 1절 대통령 기념사, 2008년 3월 1일 <http://www.president.go.kr/kr/ pre-sident/news/news_view.php?uno=9>. 14 한나라당, 일류국가 희망공동체 대한국 (2007. 12), pp. 196-198. >>> 19
다운 삶을 위한 복지지원 등을 제시하였다. 비핵 개방 3000 구상은, 북한에 핵 포기 비핵 개방 3000 구상 가동 북 한 경제 수출주도형 전환 400억 달러 상당의 국제협력자금 투입 10년 후 국민소득 3,000달러 경제로 도약 의 상승적 발전 경로를 제시한 셈이다. 당장 북 한의 수용을 기대하기는 시기상조지만, 핵문제 진전과 북한 내부 사정에 의해 차 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북한이 10년 후 1인당 국민소득(GNI) 3,000달러 경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매 년 15 20%의 성장을 이루어야 한다. 이는 결코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다. 세계은 행(WB)은 2006년도 북한의 1인당 GNI를 900달러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하 였다. 2006년도 1인당 GNI가 3,000달러 수준에 달하는 국가로는 마케도니아, 알 제리, 이란, 그리고 태국 등이었다. 15 한국은 1986년 1987년 사이에 3,000달러 수준에 도달했다. 16 그런데 한국 경 제의 성장추세를 살펴보면, 1970년도의 254달러 수준은 7년 후인 1977년도에 약 4배에 달하는 1,034달러로 급성장했다. 그리고 그것의 3배인 3,000달러 고지에 오 르는데 대략 10년 정도 걸렸다. 지금 북한 GNI가 세계은행 추산에 의해 약 900달 러로, 한국의 70년대 후반의 경제수준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한국의 70년 후반 에 만성적 식량난과 절대빈곤 상태는 아니었다는 사실을 미루어 볼 때 북한의 GNI 추산은 과대평가된 측면도 있다. 그러나 단순 수치 비교의 차원에서, 북한이 한국경제의 성장 속도와 유사하게 발전한다면 적어도 10년 후에 3 4배의 수준인 3,000달러 달성은 전혀 무리한 목 표가 아니다. 오히려 1970년대의 한국경제 규모보다 훨씬 적은 북한경제 규모를 감안하면, 현재 900달러 수준의 GNI가 3,000달러에 달하는 데는 10년이나 걸릴 필요도 없을 것이다. 본격적인 개방이 단행된다면 경제성장의 추세 측면에서 비 15 세계은행은 2006년 각국 1인당 GNI를 밝힌 자료(GNI per capita 2006, Atlas method and PPP) 에서 북한은 아프가니스탄, 미얀마, 소말리아와 비슷한 수준의 905$ 이하 로 추산하였다. 그와 함 께 중국 2,010$이며 마케도니아 3,060$, 알제리 3,030$, 이란 및 마샬군도 3,000$, 태국 2,990$로 나타났다. World Development Indicators database, World Bank, 14 September 2007, <http://siteresources.worldbank.org/datastatistics/resources/gnipc.pdf>. 한국은 행의 북한 GNI 추산은 세계은행의 평가치 보다 높다. 2000년: 명목GNI 168억$/1인당 GNI 767$, 2006년: 256억$/1,108$. <북한의 주요 경제지표> (2008. 2), <http://ecos.bok.or.kr/>. 16 한국의 2000년 기준 1970년 이후 1인당 국민총소득(달러표시): 70년/254, 71년/290 76년 /818, 77년/1,034 83년/2,034 86년/2,643 87년/3,321 88년/4,435 95년/11,432 96년 /12,197 97년/11,176 98년/7,355 99년/9,438 00년/10,841 06년/18,372(한국은행 경제통계 시스템, <http://ecos.bok.or.kr/>. 20
핵 개방 3000 구상은 현실가능성이 매우 높은 구상이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월 당선인 입장에서 남북경협은 북핵진전, 사업타 당성, 재정능력, 국민합의 의 네 가지 관점에서 사업을 검토하여 우선 할 것, 나 중에 할 것, 못할 것 을 구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7 이는 2007 남북정상회담 의 10 4 공동선언 18 을 비롯하여 그 동안 이루어진 남북 간 합의 내용의 재검토를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한 대통령의 방침에 따라 대북 실용정책의 추진이 라는 입장에서 기존 합의사항을 승계, 수정, 폐기의 세 범주로 구분하여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핵 개방 3000 구상의 추진은 한반도 비핵화의 진전 단계와 조화시켜야 한 다. 북한이 비핵화 합의 사항을 이행하면 한국은 북한의 경제회복을 지원할 수 있 는 대폭적인 경협과 함께 국제사회의 지원까지 끌어들인다는 입장이다. 북한은 이 를 냉소적으로 폄하하거나 마냥 거부할 필요는 없다. 우선 북한의 불능화는 상당한 수준으로 진척되었다는 사실을 전제로, 북 미 간 핵신고 합의를 도출할 경우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의 구성 가동에 착수할 수 있 다. 여기서 실용주의입장에서 우선 사업 의 대상을 협의선정하고 추진해 나간다. 이처럼 비핵화 단계에 상응하여 보다 높은 수준의 남북협력을 협의하고 추진할 수 있다. 이러한 비핵화와 개방의 선순환적 발전 구도를 중심으로 아래 표에서와 같은 비핵 개방 3000 구상의 추진 로드맵을 마련할 수 있다. 17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동아일보 아사히신문 월스트리트저널 등 한 미 일 3국 언론 인터뷰(2. 1), 북핵문제의 진전을 감안하고, 사업의 타당성을 조사해 경제성이 있느냐 없느냐를 검토할 필요 가 있다. 재정적으로 부담할 능력과 가치가 있는지도 보아야 하고, 대형 프로젝트는 국민적 합의 가 있어야 한다 동아일보, 2008년 2월 2일. 18 통일부 남북정상회담 준비기획단, 2007 남북 정상회담 합의 해설 자료 (통일부, 2007. 10. 4), 참조. >>> 21
<표 1> 비핵 개방 3000 구상 실행계획 구분 비핵화 개 방 1단계 2단계 3단계 불능화 완료 및 핵프로그램 신고 검증 사찰 수용 핵폐기 프로세스 합의 핵폐기 이행 실천 핵폐기 완료 남북협력 현행 수준 유지 - 민간경협(개성공단, 금강산 개성관광) 지속 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 추진 3통(통행 통신 통관)문제 해결 수해방지, 산림녹화지원 - 1억 그루 나무심기 지원 병원설비 개선, 의료인력 교류 경제인력 양성 및 교류 - 기술협력센터 설립, 국제기구를 통한 인력양성, 경제개발연구기관 설립지원 주택 상하수도 개선 사업 협력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 구성 [경제, 교육, 재정, 인프라, 복지] 대북 5대 분야 포괄적 패키지 지원 본격화 - 교육, 기초생활 보장 프로젝트 적극 가동 북한 철도 도로 현대화 확대 - 개성-신의주 철도 개보수, 新 경의고속도로 건설 주요 거점 통신 인프라 구축 에너지 지원 및 에너지 공동개발 착수 자유무역지대화 착수 5대 분야 포괄적 패키지 완전 가동 400억 달러 국제협력자금 조성 -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 지원 신의주, 나진 선봉지역 개발 등 자유무역지대확대 북한 전면 개방 남북경제공동체 형성 한반도 시장경제 통합 추진 비핵 개방 3000 구상은 북한의 비핵화 결단을 촉구하는 한편, 남한의 경협의 지와 지원의 폭을 예상할 수 있는 만큼 북한이 개방에 대한 단계적 스케줄을 확정 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물론 이 구상은 비핵화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북한이 바 라는 수준의 본격적인 남북경협은 힘들다는 메시지도 담고 있다. 북한의 실리적 인 판단과 결단이 기대된다. 22
Ⅴ. 북한관리 및 통일대비 대북정책의 투 트랙 (two track) <트랙 1>: 비핵 개방 국제공조 - 공식적 대북정책 <트랙 2>: 북한관리 정권진화 추진 - 비공식적 대북정책 - 남한 주도하의 한 미 공조체제 가동 1. 북한관리 북한 정권진화(regime evolution) 유도 북한은 일인( 一 人 ) 중심체제 로부터 일단 당 국가 중심체제 의 사회주의적 정 상국가 로 복원되어야 체제보장의 딜레마를 극복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정상 국가 상태에서 인민생활 문제의 본격적인 접근이 가능하다. 이는 선군정치 ( 先 軍 政 治 military first)로부터 선민정치 ( 先 民 政 治 people(civilian) first)로 발전적 전환을 의미한다.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인민경제 관련 부서인 내 각 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향후 남북협상의 경우 남북 간 분야별 주 무부처 간 협상관계로 변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북한 상층부 내 친남파( 親 南 派 ) 형성 남한은 북한 지도층과 주민들의 희망의 등대 되어야 한다. 친남파 형성을 위해 서는 북한 상층부 엘리트 계층의 미래와 남한에 대한 우려와 두려움을 해소시키 는 한편, 북한의 평화지향적 대외개방파의 형성을 지원하고 유도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모험적 도전에 단호히 대처 한미동맹에 기반한 굳건한 안보체계로 북한의 신정부 길들이기 식 모험적 도발 행위에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우리 정부의 국정 최고책임자에 대한 북한 당국 의 존경심과 경외감이 우러나오도록 해야 한다. >>> 23
2. 통일대비 통일은 점진적 단계적 형태보다 들이닥치는 통일, 떠안는 통일 로 나타날 수 있다. 실용주의적 통일은 민족 또는 국가의 통일이 아닌, 체제 통일 로, 7천만 한 반도 주민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아래서 함께 사는 것이 통일 을 지향하는 데 있다. 북한 급변사태(Contingency Plan) 대비 북한 급변사태에 대한 신중한 대비체계 구축이 요망된다. 북한 정권의 위기증후 증대 및 체제붕괴 시그널 확산에 따른 상황별 시나리오를 마련해야 하며, 한 미 동맹체제를 근간으로 한국 중심의 주변국 공조안 마련도 시급하다. 이를 위해 한 반도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정상화와 함 께, 통일부의 통일대비 정책 마련 및 전략기구화로의 위상 조정도 기대된다. 통일의지 확립 및 통일기회 포착 일 잘하는 정부, 튼튼한 시장경제, 조화로운 시민사회 속에서 통일의지를 되살 려야 한다. 이명박 정부 집권 기간 내에 통일의 역사적 계기 가 도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역사적 낙관주의에 터하여 결단의 시기에 통일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 어야 한다. 통일 3원칙: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국제평화주의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에 동북아 지역에서 한국의 선택과 향방은 주변국의 커다란 관심 사항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의 동북아 지역 내 위상 및 역할 증대로 동북아 평화의 핵심적 역할 수행이 기대된다. 통일을 위해서는 주 변국의 이해관계를 존중하면서, 한반도 문제의 남북당사자 원칙을 관철시켜 나가 지 않으면 안 된다. 한반도의 통일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국제평화주의 의 기 치 아래 추진되어야 한다. 24
참고문헌 김국신 이유진. 남북한 경제공동체 형성방안. 민족통일연구원 1992. 12. 민족통일연구원 보고서. 대북 상호주의 원칙에 대한 정부의 기본입장( 案 ). 1998. 5. 조 민. 한반도 평화체제와 통일전망. 해남, 2007. 통일부 남북정상회담 준비기획단. 2007 남북 정상회담 합의 해설 자료. 통일부, 2007. 10. 4. 한나라당. 일류국가 희망공동체 대한국. 2007. 12. 허문영 외.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전략. 통일연구원, 2007. 12. 통일연구원 보고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추진방향. 2008. 1. 6. 제17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이명박 정부 국정과제 보고. 보도자료, 2008. 2. 5. 조선중앙통신. 동아일보. <http://siteresources.worldbank.org/datastatistics/resources/gnipc.pdf>. <http://ecos.bok.or.kr/>. <http://en.wikipedia.org/wiki/pragmatism>. >>> 25
Abstract Vision and Direction of the Unification Policy of Lee Myung-bak Government Min Cho Lee Myung-bak Government has came in with a new paradigm in the South s North Korea policy. Considering the internal and external environments, it s time to take a paradigm shift. Denuclearization, Opening and 3000 Initiative is a symbolic policy toward North Korea in Lee Myung-bak Government. It s policy vision has three-fold objective: To persue the expansion of a concrete foundation for peaceful unific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To create a new peace regime(denuclearization); and To form an inter-korean economic community(opening & 3000). Advancement of mutually-beneficial and co-prosperous inter-korean relations with creative, pragmatic and result-oriented approaches. Basic principles are universal value, reciprocity, international cooperation and national consensus. It is desirable that North Korea undergo a regime evolution. economic development and improvement of daily life of the North Korean can be expected when North Korean dictatorship turns into a socialistic normal state. Military First politics should be changed to People First policy. Unification may came all of sudden. We'd better work out a comprehensive plan in preparation of an unexpected unification. Pragmatic unification does not mean a unity of two separate states, but an integration of capitalistic system in Korean peninsula. Three principles of unification include Liberal Democracy, Market Economy, International Peace. Key Words: Lee Myung-bak, Denuclearization, Opening and 3000, a new peace regime, Advancement, universal value, reciprocity, international cooperation, national consensus, Regime Evolution, Military First, People First, Unification. 26
통일정책연구 이명박 정부의 비핵 개방 3000 구상과 북핵문제 해결의 전략 서 재 진* 1 Ⅰ. 서론 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비핵 개방 3000 Ⅱ. 북한의 생존전략과 핵개발 배경 구상 추진전략 Ⅲ. 이명박 대통령의 북핵문제를 보는 시각 Ⅵ. 비핵 개방 3000 구상과 북핵문제 해결을 Ⅳ. 비핵 개방 3000 구상의 내용과 촉진하는 7가지 요인 정책목표 Ⅶ. 북한의 전략적 결단 전망 Ⅷ. 맺음말 이 논문은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에서 핵문제의 의 미를 살펴보고, 핵문제 해결을 위하여 비핵 개 방 3000 구상이 어떠한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를 살펴 보는데 목적이 있다. 비핵 개방 3000 구상은 북한이 핵 개발을 시도 하는 근원적 원인을 해소해주어야 핵문제가 해결 된다고 보고 북핵문제 해결에 접근하는 정책이다. 첫째,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정상화, 일본과의 관계 정상화를 통하여 경제난과 안보불안을 해소하기를 추구하고 있는바, 이러한 북한 문제 들을 포괄적으 로 해결하여야 핵문제가 근원적으로 해결가능하다 고 본다. 둘째, 비핵 개방 3000 구상은 핵문제 해결 의 전략으로는 남한만의 힘으로는 해결하기 어렵 기 때문에 한 미공조를 중요한 수단으로 보며, 6자 회담의 틀 안에서 해결하는데 주력한다. 비핵 개 방 3000 구상은 6자회담 합의틀의 추가적인 인센 티브로서 제시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명박 정부의 북핵 정책은 북핵문제 해결의 열쇠를 미국이 가지 고 있다고 보고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통하여 미국 을 활용하여 북핵문제를 해결하려는 전략이라는 점에서 노무현정부의 중국중시의 북핵정책과 차이 를 보인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논문은 또한 북한의 핵포기를 촉진하는 요인을 7가지로 제시하였고 이러한 요인들과 비핵 개 방 3000 구상이 조화를 이루어 북핵문제의 해결의 가 능성을 전망하였다. 이 논문은 북한이 이들 7가지 요 인을 고려하여 핵무기를 포기하고 그 대신 미국과 국 교정상화를 이루어 국제사회에 정상적 일원으로 참 여하는 방향으로 전략적 결단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주제어: 북한 핵문제, 비핵 개방 3000, 북한의 국제사 회 편입 *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27
Ⅰ. 서론 1992년 11월에 돌출된 북한의 핵문제가 아직도 미해결의 과제로 남아있다. 2007년 2 13 합의가 이루어진 이후 북한 핵문제가 진전이 되고는 있지만 아직 해결의 전망은 불확실하다.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무엇보다도 한반도에서 냉전체제가 연장되는 효과가 있다. 핵문제로 인한 남북간의 대결과 갈등이 불가피하고, 한반도의 안보 정세는 불안정하며, 북핵 해결의 여부에 따라서 동북아 정세 전반이 큰 영향을 받기 때 문이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핵무기 개발과 보유를 기도함으로써 국제사회로부터 불량 국가, 악의 축, 폭정의 전초기지 등의 온갖 오명을 쓰고 감시와 제재를 받고 있다. 핵문제로 말미암아 북한이 겪고 있는 경제적 제재와 불이익이 경제난의 큰 원인 으로 되고 있다. 북한의 경제난은 정권의 불안정과 체제불안정의 원인이 되어 더 욱 핵무기 개발에 집착하게 하는 악순환으로 되고 있다. 경제난은 핵문제를 야기 하고 핵문제는 경제난을 악화시킨다.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남북관계도 정상적으로 발전하기가 어 렵다.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규제와 제재 때문에 정상적인 남북경협이 불가능하 며, 우리 국민들도 핵개발을 기도하는 북한과의 경제협력은 핵개발 자금으로 전용 될 우려가 있다고 본다. 북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우리가 추구하는 남북 경제 협력, 경제공동체의 구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북한이 국제사회의 정상적 일원으로 참여하고 정상적으로 경제성장을 하 기 위해서는 핵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북한의 정상국가화의 제1조건은 핵폐기 이다. 이명박 정부의 비핵 개방 3000 구상은 이러한 인식에 근거하여 형성되었으며 대북정책의 골격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비핵 개방 3000 구상이 추구하는 북한핵 문제 해법은 북한을 국제사회에 편입시켜 국제사회의 정상적 일원으로 참여하게 하는 것이다. 북한의 핵폐기를 전제로 북한이 갈구하는 미국과의 국교정상화를 실 현하는 6자회담의 구도와 상응하는 것이다. 이 글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의 형성배경, 정책의 내용과 목표를 살펴보고 핵문제 해결을 위한 추진전략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28
Ⅱ. 북한의 생존전략과 핵개발 배경* 탈냉전 이후 북한이 체제생존을 위하여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는 두가지 큰 정책 적 흐름은 미국과의 관계개선 추구와 핵무기 개발이다. 상충적인 관계에 있는 것으 로 보이는 이들 두개의 정책이 실제로 어떤 관계에 있느냐가 지금까지 논쟁의 핵심 이었다. 이 질문에 대해 두가지 상이한 주장이 맞서고 있다. 하나는 핵무기 개발은 대미 협상용이라는 입장이고, 다른 하나는 핵무기 개발은 보유용이라는 입장이다. 핵개발과 북 미관계정상화를 모두 북한이 주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시각에 서 보면 핵개발과 북 미관계 정상화 협상은 별개이며 병행가능하다. 즉, 북한은 핵을 가진 채로 미국과 수교하기를 원하며 그것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북한의 의지보다는 미국의 영향력이 더 결정적이라는 시각에서 보면 미국과 국제 사회의 압력에 못이겨 포기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판단이 가능하다. 사실 북한은 핵도 보유하고 북 미관계 개선도 얻어내고 싶어한다. 실제로 김계 관 북한 6자회담대표는 2007년 3월 5일 미국 뉴욕에서 힐 미국무부차관보를 만나 2006년 12월 18일 조선 부시 미대통령이 핵무기를 보유한 인도에 핵기술 판매를 허용하는 미 인도 핵협정에 서명한 것을 상기하며 우리(북한)를 인도처럼 대우 해달라 고 요구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힐 차관보는 북한은 절대로 인도처럼 될 수 없다 고 잘라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한 상 태에서는 결코 관계를 정상화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는 것이다. 1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은 북한의 선택적 능력을 과대평가하 는 것이며, 자본주의세계체제의 규정력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2007년 6자회담 2 13 합의는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에 크게 기인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렇 지만 이것은 미국이 북한핵문제를 다루는 전략의 변화이지 북한의 압박에 밀려서 양보한 것은 아니다. 냉전종식 이후 북한 정책들의 전개과정을 보면 북한의 선택보다는 미국의 규정 력에 더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북한은 1990년 3당공동선언을 시작으로 일본과의 수교 노력, 나진 선봉 경제특구의 설치, 미국과의 협상 시도 등에서 참담히 실패하였다. 자본주의 세계체제의 규정력이 관철되어온 측면이 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북한의 자본주의 세계체제에의 편입도 종주국 미국이 결 * 이 장은 서재진, 북한 핵문제에 대한 포괄적 접근법으로서의 2 13 합의: 형성배경과 이행전망, 통일정책연구, 제16권 1호 (통일연구원, 2007)의 제2장을 수정 보완한 것이다. 1 조선일보, 2007년 3월 28일. >>> 29
정한다고 보아야 한다. 미국이 북한의 자본주의 세계체제에의 편입을 결정한다면 편입의 조건도 미국이 결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이 자본주의 시장에의 편입 을 희망하다면 북한의 핵보유 여부는 북한의 선택이 아니라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자본주의 세계체제의 규정력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물론 미국이 일방 적으로 모든 것을 규정한다는 의미는 아니며, 협상에 의한 주고받기식의 거래는 있지만 큰 구도의 결정자는 미국이라는 의미이다. 이런 시각에서 북핵문제와 북 미수교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는 것이 북핵문제의 해법에서 중요한 접근법이 된다. 북한은 지금까지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를 갈구해왔다. 로버트 칼린 전 국무부 분 석관은 워싱턴 포스트 기고문에서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북핵포기에 따른 일련의 보상이나 정전협정의 평화조약 대체와 같은 정치적 조치 가 아니라 미국과의 국교정상화를 실현하는 것 이라고 적절히 주장한 바 있다. 2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를 갈구해왔다는 공식적인 증거도 많다. 가령, 북 미 3대 합의라고 일컬어지는 북 미공동선언(Joint statement of the DPRK and the USA, 1993. 6. 11), 제네바 북 미기본합의(Agreed framework between the DPRK and the USA, 1994. 10. 21), 북 미공동성명(DPRK-US Joint Communique, 2000. 10. 12)의 내용을 볼 때 3대 합의에서 북한의 일관된 목표는 북 미관계 정상 화이다. 조미관계의 근본문제 곧 조미관계를 정상화하는 문제가 핵문제라는 현상을 뒤 집어쓰고 나타났다. 조미관계를 정상화하는 근본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서 핵문제 가 해결되지 않은 것이다. 그러므로 핵심문제는 곧 조미관계 정상화를 실현하느냐 못하느냐에 달려있다 3 는 친북학자 한호석의 분석은 북한의 입장을 잘 대변한다. 미국은 정치적으로는 테러지원국 지정을 통해, 그리고 경제적으로는 적성국 교 역법 적용을 통해 북한을 사실상 적국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것을 해제하 는 것이 북한이 요구하는 대북 적대시정책의 폐기와 북 미관계 정상화이다. 북한은 1990년 일본 사회당 및 자민당과의 3당공동선언 이후 급진전된 북 일 수교협상과 이듬해 합의된 남북기본합의서 체제가 미국이 제기한 핵문제로 좌절 된 이후 미국과의 수교협상에 매달렸다. 미국과의 수교 없이는 일본과의 수교가 어렵다는 현실을 인식하였기 때문이다. 80년 말 냉전체제의 종식 이후 북한의 역 2 Robert Carlin and John Lewis, What North Korea Really Wants, The Washington Post, January 27, 2007. 3 한호석, 2 13 초기조치 합의와 초기단계의 전략적 승리, <www.onekorea.com.> (검색일: 2007. 2. 20), p. 14. 30
사는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한 몸부림의 역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북한이 이렇게 간절히 바라는 것이 미국과의 국교정상화 실현이라면 북 한은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할 수 있을 것인가? 북한이 체제생존을 위한 수단으로 만든 핵을 과연 완전히 포기할 것인가? 비관적 입장이 더 많다. 이러한 비관적 인식의 바탕에는 북한이 부시행정부가 국내정치 때문에 조급증이 나 있는 상황을 이용하여 협상을 하는 척하면서 시간 끌기를 한다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2007년 2 13 합의가 나왔을 때 비관론자들은 북한이 핵시설을 폐쇄는 하겠지만 불능화까지는 가지 않고 시간을 지연하면서 중 유 100만 톤 지원, 미국의 BDA금융제재 해제, 유엔안보리 대북제재 해제 등을 얻어내는 수단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런데 금년 들어서 북한은 핵불 능화와 핵신고 단계를 마무리하고 있다. 드디어 핵프로그램, 핵시설과 핵물질, 핵 무기를 완전히 폐기하는 핵폐기 3단계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상황에서 또 비관론자들은 북한이 지난 수십년 동안 비싼 돈 들여서 국제사회로부터 제재를 받으면서 만들어 놓은 핵무기를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많다. 핵 폐기를 하는 척 하더라도 이미 개발한 핵무기 몇 개를 은닉해놓을 가능성이 있다 는 시각도 있다. 북한은 핵을 체제보장의 최후의 보루로 인식하기 때문에 포기하 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북한의 핵폐기를 낙관하는 사람들도 많다. 아버지 부시 행정부의 한 관리는 제 대로 된 인센티브만 준다면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4 멕코맥의 주장에 의하면, 북한은 북경회담 시작 당시부터, 또는 그 이전의 1994 년 제네바합의 때부터 안보와 관계정상화에 이르는 과정에서 핵을 동결하고 단계 적으로 비핵화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일관된 입장을 보이고 있었다고 주장하였다. 5 오코노기 교수는 미 북관계 정상화를 통하여 체제유지가 가능하다면 핵무기 폐 기도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으며, 군사적 위협이 제거되고 적성국교역 금지 해제 와 테러지원국 해제와 경제적 지원을 얻어낼 수 있다면 조건은 나쁘지 않다고 보 았다. 6 4 Michell Reiss, A Nuclear-Armed North Korea: Accepting the Unacceptable? Survival 48, No. 4 (Winter 2006-07), pp. 97-109. 5 Gaven McCormack, A Denuclearization Deal in Beijing: The Prospect of Ending the 20 th Century in East Asia, Japan Focus, February 14, 2007. 6 오코노기 마사오, 동아일보 와의 인터뷰, 2007년 2월 14일. >>> 31
과연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고 생존을 위하여 불가피한 북 미관계 개선을 얻 어낼 수 있을까? 아니면 핵을 보유하고 대신 미 북관계 개선을 포기할 것인가? 사실 이러한 상투적인 질문보다 북한의 행보는 이미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북 한은 핵불능화를 순조롭게 이행하고 있으며 신고문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차기 6자회담에서 북핵 신고가 미국 및 6자회담에서 승인될 전망이다. 북핵폐기 2단계 종료가 선언되고 최종단계인 3단계로 진입하게 되는 셈이다. 북 미관계의 획기적 인 변화가 임박한 셈이다. 핵신고가 승인되면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해주기로 약속하였다. 북한이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되는 것은 미 국의 수출관리법, 대외원조법, 국제금융기관법, 국제무기거래규제법, 적성국교역 법 등의 적용대상에서 벗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이중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국제금융기구의 대북 개발 및 지원 가능성이 다. 미국 국내법은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된 국가에 대해서는 국제금융기구의 미국 측 이사가 차관을 비롯한 여타의 지원을 반대하도록 하고 있다. 테러지원국에 대 한 지원이 미국을 겨냥한 테러자금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논리에서이다. 이에 따 라 국제금융기구를 막후에서 조종하는 미국은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된 북한과 시 리아 등에 대한 국제금융기구의 지원을 통제해왔다. 따라서 북한이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풀려나는 것은 비로소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대접받아 국제금융기구의 지원 대상에 오르는 것을 뜻한다. Ⅲ. 이명박 대통령의 북핵문제를 보는 시각 북핵문제의 핵심은 북한이 미국에서 무엇을 바라고 있으며 핵문제가 이러한 목 적을 위하여 어떠한 역할을 하느냐의 문제라는 것을 앞장에서 살펴보았다. 이명박 대통령이 핵문제 해결에 있어서 한 미공조와 미국 역할을 강조하고 있 는데 그 이유는 미국이 해결의 열쇠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개 발을 고집하고 개방정책을 추진하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는 체제유지의 불안감 때 문이라고 보고, 불안감 해결의 열쇠는 미국이 갖고 있다고 본다. 이명박 대통령은 당선인시절에 버시바우(Vershbow) 주한미국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나의 비핵 개방 3000 구상만으로는 북한을 개방으로 유도하기에 부족하다는 것을 안다. 북 한을 개방으로 이끌려면 북한이 체제에 대한 불안을 갖지 말아야 하는데 결국 그 열쇠는 미국이 갖고 있다. 이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 고 언급한 바 있다. 7 32
이명박 대통령은 또 금년 1월 10일 크리스토퍼 힐(Christoper Hill) 미국무부 동아태차관보를 만난 자리에서 한국과 미국이 어떻게 북한을 평화적인 방법으로 개방시킬 수 있을지 그 방법에 대해 고민해 보아야 한다. 미국측이 (개방에 반대 하는) 북한 군부 사람들과도 대화를 할 필요가 있다 8 고 언급하였다. 이처럼 이명박 대통령은 한 미공조를 핵문제 해법의 주요 접근법으로 제시하였 다. 미국과의 협의를 통하여 북한이 핵문제 해결의 조건의 조건으로 요구하는 것 을 해결해줌으로써 핵문제를 조기에 해결하자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한 미 간의 협의를 통하여 북 미문제를 조기에 해결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입장은 이명 박 대통령의 발언에 드러나 있다. 그는 한 미관계가 돈독해지는 것이 북한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 미관계와 남북관계가 서로 발전하면 북 미관계도 함께 발 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한 미관계가 돈독해지는 것이 북한에도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9 라고 언급한 바 있다. 북한이 생존전략의 차원에서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를 우선 목표로 추진하고 있 기 때문에 한 미공조를 통하여 미국이 북한의 이러한 요구를 들어주게 함으로써 핵문제, 미사일문제, 인권문제 등을 포괄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인식으로 평가 할 수 있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은 핵문제의 해법으로 기존의 6자회담의 틀을 존중하고 있 다. 언론과의 회견에서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남북관계를 순조롭게 풀기 위 해서도 주변국들과 남북한의 관계는 더욱 긴밀해져야 합니다 10 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핵문제 해결이 남북관계 개선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6자회담의 모멘텀 유지를 위하여 남북관계의 안정유지를 중시 하고 있는 것 같다. 2월 2일의 언론 대담에서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사업은 지속한 다고 밝혔던 것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11 가장 주목할 것은 최근 한 미정상회담에서 이명박대통령은 북핵문제 해결이 시 간이 걸리고 어렵기는 하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언급함으로써 북핵문제에 대한 인식이 전통적인 인식과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7 조선일보, 2008년 1월 14일. 8 위의 신문, 2008년 1월 14일. 9 이명박 당선인 신년기자회견, 2008년 1월 14일. 10 이명박 당선인 신년기자회견, 2008년 1월 14일. 11 이명박 당선인 대담, 동아일보, 2008년 2월 2일. >>> 33
Ⅳ. 비핵 개방 3000 구상의 내용과 정책목표 1. 내용 비핵 개방 3000 구상은 북한이 핵문제를 해결하여 미국 및 일본과 국교정상화 를 실현하고 자본주의 국제사회에 참여함으로써 경제발전을 실현하는 것을 지원 하는 정책이다. 비핵 개방 3000 구상의 주요 내용은 비핵화, 개방화, 3000달러 실 현 구상과 3000달러 실현을 위한 5대 패키지 프로그램이다. 12 북한이 전략적 결단 을 망설이거나 지연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핵화와 개방화를 결단하여 국민소득 3000달러를 달성하는 발전의 경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설득하고 압박하 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여기서 비핵 개방 3000은 비핵 개방을 전제로 3000달러 실현을 지원한다는 조 건절이 아니다. 비핵 개방을 실현하기 위한 정책이다. 북한의 비핵화, 개방화를 추 진하여 북한이 국민소득 3000달러에 도달하도록 지원한다는 정책이다. 비핵 개방 3000 구상에서 3000달러 실현은 세 가지 트랙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 람직하다. 하나는 비핵화와 남북경협을 병행하는 부분이다. 현재 핵문제 진전과 무관하게 기존의 금강산관광사업, 개성공단사업은 지속하고 있다. 이외에도 식량 지원, 비료지원 등은 핵문제 진전과 무관하게 추진한다. 둘째는 선거공약으로 천명한 대북지원 5대 패키지 프로그램은 북핵문제 진전에 연계한다는 것이다. 북핵폐기 2단계가 종료되면 대북지원 5대 패키지 프로그램 가 동에 착수하게 되며, 북핵폐기 3단계가 종료되면 5대 패키지 프로그램 가동을 본 격화한다. 셋째는 북한의 비핵화와 개방화가 가져올 북한경제발전의 대내외 환경 개선이 다. 북한이 비핵화되어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고, 개방을 통하여 외자가 투자할 수 있는 내부적 조건을 갖추는 것이다. 북한의 국민소득 3000달러는 이들 세 가지 트랙이 결과적으로 달성하게 될 경 제발전의 효과이다. 남북경협의 지속을 통하여 남북관계의 안정기조를 유지하고, 나아가서 북한의 비핵화 진전에 상응하여 대북경제협력과 경제지원을 확대하며, 북한의 비핵화, 개방화를 통하여 경제발전의 국내외적 조건을 개선할 경우, 10년 12 5대 패키지 프로그램은 300만불 이상 수출기업 100개 육성, 30만 산업인력 양성, 400억불 상당 국제협력자금 조성, 신( 新 )경의고속도로 건설, 인간다운 삶을 위한 복지 지원 등을 포함한다. 34
내 국민소득 3천 달러 달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비핵 개방 3000 정책은 북한의 비핵화, 개방화, 국민소득 3000달러 실현을 병행적으로 추진하며, 핵문제 해결과 남북관계를 병행 추진하는 정책이 다. 13 그런데 북핵문제 해결과 북한 경제발전은 논리적으로는 병행 추진하지만 현 실적으로는 병행적 결과 도출이 어렵다. 핵문제가 국제적 문제로 된 상황에서 국 제사회가 북한과의 경협을 기피한다. 북한이 국제사회에 개방이 안된 상황에서 북 한에 투자를 하는 외국 기업은 없다. 남북간의 경협만 비핵화 및 개방화와 병행해 서 갈 수 있다. 현재에도 금강산관광사업과 개성공단사업은 지속된다. 북한이 핵 폐기 2단계를 종료하면 개성공단 2단계 확대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10 4 정상선 언에서 합의한 내용의 일부도 시행을 시작할 수 있다. 북한의 비핵 개방은 북한의 경제성장을 위한 국제적 및 국내적 조건이며, 비핵 개방 3000 구상은 이를 촉진 추진하기 위한 정책이다. 즉, 비핵 개방 3000은 비 핵 개방을 전제로 하는 정책이 아니라 비핵 개방을 추진하기 위한 정책이다. 2. 정책목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추구하는 장기적 정책목표는 한반도에서 하나의 경 제공동체를 실현하는 것이다. 통일을 실현한다는 궁극적 목표에 선행해서 경제공 동체 실현을 10년내 실현가능한 장기적 목표로 제시한 것이다. 북한의 핵문제 해결, 체제의 개방화와 정상국가화의 과정들이 실현되면 북한 경 제는 획기적인 발전을 기할 수 있다. 국제금융기구의 차관 도입이 가능하고, 외자 가 유입될 것이며 남북경협도 활성화 될 것이다. 특히 일본 기업의 북한진출이 가 장 활발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10년 내에 국민소득 3000달러 달 성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장기적이고 궁극적 목표 실현을 위하여 무엇보다도 단기적인 정책과제 는 핵문제 해결이다. 북한의 핵문제 해결이 장기적 목표실현을 위한 가장 기본적 인 필수조건이다. 북한의 핵문제가 해결되어야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자유 롭고 활발하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국제적 조건이 구비되는 것이다. 나아가서 대내적으로도 체제가 개혁 개방되어야 남북간, 국제간에 경제협력의 조 건이 구비되는 것이다. 13 통일부 기자 브리핑, 연합뉴스, 2008년 6월 2일. >>> 35
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비핵 개방 3000 구상 추진전략** 1. 북한의 국제사회 편입을 통한 핵개발 원인 해소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를 생존전략의 최우선 순위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 에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이 미국 및 일본과 국교정상화를 실현할 수 있도록 우리정부가 지원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로 6자회담에서 실현된 북한 과 미국 및 국제사회와의 합의의 요체는 북한이 핵을 폐기하고 미국과 국교정상 화를 교환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북한이 미국과 관계정상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핵문제 해결만으 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미국이 북한과 수교를 실현하는 것은 미국 국내 정치에서 수용이 되어야 하는데 그 전제는 북한이 정상국가화 되어야 한다는 점이 다. 북한이 미국과 국교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정상국가화의 길을 선택해야 가능 한 것이다. 북한이 정상국가화 되기 위해서는 핵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 고, 인권문제, 납치자문제, WMD 확산문제 등에 진전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북한이 정상국가화되기 전에는 미국과 국교수교를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북한이 지금까지 미국과 국교정상화 하기 위하여 간절히 노력하였지만 실패하였 던 것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정상적인 일원으로서 조건을 만족시키기 못하였기 때 문이다. 비핵 개방 3000 구상은 북한이 개방되고 정상국가화 되도록 지원하고 국제사회 의 정상적 일원으로서 국제사회에 편입을 유도하는 방향을 지향한다.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북한과 미국의 중간에서 중재와 조정을 하는 것이다. 북한으로 하여금 미국과의 수교를 실현하기 위해선 북한이 준비해야 할 사항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실행하도록 설득하는 것이다. 미국에 대해서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북한에 인권 등 너무 엄격한 기준 을 요구하면 북한이 수용하고 실행하기가 어려우므로 적절한 수준에서 먼저 수교 를 실현하고 나머지 문제를 차후에 개선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핵폐기라는 전제조건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 * 이 장은 서재진, 신정부 대북정책: 과제와 전망, KDI 북한경제리뷰, 제10권 제3호 (2008), pp. 8-11을 수정 보완한 것이다. 36
2. 포괄적 접근법 북한은 핵개발을 체제생존의 최후의 보루로 잘못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포기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서 핵폐기만을 목표로 삼아서는 실현이 불가능하므 로 북한이 핵개발을 시도하는 근원적 원인을 해소해주어야 한다.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정상화, 일본과의 관계정상화를 통하여 경제난과 안보불안을 해소하기를 추 구하고 있는 바, 이러한 북한 문제 들을 포괄적으로 해결하여야 핵문제가 근원적 으로 해결가능하다. 그래서 필요한 정책이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대가로 북한의 체제생존을 위하여 필요로 하는 미국 및 일본과의 국교정상화, 자립경제 실현을 지원하는 것이다. 즉, 핵을 포기하는 대가로 포괄적인 대가를 지불한다는 정책이 비핵 개방 3000 구상 의 핵심이다. 또한 우리가 북한에서 요구하는 문제인 인권문제, 독재, WMD 개발, 테러지원 등의 문제에 대한 포괄적 해결을 추구하여 북한을 정상국가화 시킨다는 구상이 비핵 개방 3000 구상에 담겨있다. 미국의 대북정책도 포괄적 접근법이다. 6자회담의 2 13 합의 이행구도는 북한이 원하는 북 미 국교정상화, 평화체제 구축을 받아주고, 북한의 핵포기를 받아내는 것이다. 2005년 초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정책보좌관 필립 젤리코(Philip Zelikow) 버지니아대 역사학 교수가 작성한 젤리코 보고서 가 북핵문제에 대한 포괄적 접근법의 제안서이며 이를 기초로 6자회담 2 13 합의가 도출되었다. 젤리 코 보고서는 지금까지 미국의 대북접근은 핵 폐기라는 한 개의 차로뿐이었다. 한 개의 차로로는 북핵이라는 복잡한 문제를 풀 수 없었다. 차로를 적어도 5개로 늘 려 한꺼번에 접근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즉,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에너지 및 경 제 지원, 대미 관계 정상화, 평화협정 체결 등 북한의 관심사 전반을 핵 문제와 동시에 해결하는 입체적 접근이 북한의 핵 폐기를 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것은 북핵문제와 평화협정 체결을 동시에 논의하는 새로운 대북접근법으로서 북 핵문제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으로 풀어야 한다는 완전히 새로운 발상으로서 광 범위하고 새로운 대북접근법 또는 포괄적 접근법 으로 불리어 지고 있었다. 14 3. 6자회담 합의 구도와의 공조 비핵 개방 3000 구상과 6자회담 합의구도는 양자가 공통으로 북한의 비핵화, 14 Robert Zoellick, Long Division, The Wall Street Journal, 2007년 2월 26일. >>> 37
미 일과의 국교수교, 경제지원을 포함하는 포괄적 접근법이며, 행동 대 행동의 단 계적 접근법이다. 비핵 개방 3000 구상은 2 13 합의에 포함된 비핵화와 북한의 미 일과의 국교정상화, 대북경제지원을 구체적으로 구현한 정책이기 때문에 기존 의 6자회담의 로드맵에 의거하여 로드맵을 구성할 수 있다. 이처럼 비핵 개 방 3000 구상은 6자회담의 틀에 의거하기 때문에 국제환경적으로 현실적이어서, 국제공조를 효과적으로 도출할 수 있다. 국제공조 중에서도 특히 한 미관계의 개선이 북 미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며, 북 미관계 개선은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북한이 가장 관계개선을 희망하는 나라는 미국인데 한 미관계가 나쁘면 북 미관계도 나빠져서 북한이 고 립화 된다. 지난 노무현 정부 동안 한 미관계가 경색될 때 북 미관계가 나빴다. 한 미관계가 나쁠 때는 미국이 북 미관계를 더 경색시키는 경향이 있었다. 노무현 정부는 중국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활용하여 핵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였으나 북 한이 중국의 과도한 영향력을 우려하여 중국을 경계함으로써 핵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안되었다. 이명박 정부가 한 미관계 개선 북 미관계 개선 남북관계 개선의 선순환 구조로 추진한다는 점이 이전 정부와의 차이이다. 4. 단계적 로드맵 제시를 통한 북한의 전략적 결단 유도 비핵 개방 3000 구상은 북한의 비핵화, 개방화, 경제발전을 정책목표로 추진한 다. 비핵 개방 3000 구상을 연계론 조건론이 아니라 병행과정으로 추진함으로써 북한의 호응도를 높일 수 있다. 북한의 비핵화 개방화 경제발전은 병행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실제로 병행추진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비핵화와 개방화에 진전이 없 으면 외국 기업이 북한에 투자를 기피하며, 국제금융기구가 북한에 외자를 대부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비핵화와 개방화가 진전되는 만큼 북한의 경제가 발전 된다. 즉, 북한의 국민소득 3000달러에 이르는 길은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북한의 대내외적으로 많은 변화가 일어나야 가능한 것이다. 그런 점 에서 비핵화와 개방화의 긴 과정을 통하여 북한의 대내외적 경제발전의 조건들이 개선되고 더불어 경제도 성장하게 되는 것이며, 나중에 10년 후에는 바야흐로 국 민소득 3000달러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이처럼 비핵화와 개방화는 3000달러 국민소득의 수준으로 북한이 발전하기 위한 과정들이다. 북한의 비핵화 개방화의 진전정도에 따라서 경제가 발전할 수밖에 없다. 북핵 진전정도에 따라서 대북지원 5대 패키지 프로그램이 가동하게 된다. 우리정부는 38
비핵화 개방화 진전정도에 따른 5대 패키지 프로그램의 추진 로드맵을 준비하고 있다. 비핵 개방 3000 구상은 우리가 추진할 대북정책임과 동시에 북한이 따라와야 할 로드맵이다. 북한이 이 구상을 따라오면 국민소득 3000달러 수준의 경제적 큰 이득을 얻게 된다. 이러한 로드맵을 북한에 제시하여 북한이 따라오게 함으로써 핵문제 해결, 정상국가화, 경제난을 해소하게 되고, 결국은 북한의 정권안보, 체제 안보, 경제난 해결의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 설득과 유인 수단을 유연하게 구사하여 북한 변화 유도의 정책효율성을 향상한 다. 비핵 개방 3000 구상은 우리의 대북목표인 비핵화, 북한의 개방화 정상국가 화, 북한의 경제자립화, 남북관계 정상화를 실현하며, 나아가서, 남북경제공동체 구현, 통일기반 조성을 추구하는 정책이다. Ⅵ. 비핵 개방 3000 구상과 북핵문제 해결을 촉진하는 7가지 요인 비핵 개방 3000 구상은 북핵문제 해결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정책이다. 북핵 문제 해결을 촉진하기 위한 인센티브로써 5개 패키지 프로그램을 천명하고 있다. 비핵 개방 3000 구상이 이러한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한 것은 북한이 핵포기 의 전략적 선택을 촉진하는 우호적인 조건들이 많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적극적 인 핵폐기 유인정책을 추진할 경우 핵문제 해결의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 다. 북핵 폐기를 촉진하는 주요 요인들을 검토해본다. 1. 한국의 북핵 불용과 이명박 정부의 비핵 개방 3000 구상 비핵 개방 3000 구상은 북한으로 하여금 국제사회에 정상적 일원으로 편입하는 것을 지원하는 정책이며 이로써 북한이 안보불안과 경제난을 해소하도록 지원하 는 정책이다. 이렇게 북한문제의 근본원인을 제거하는데 한국이 지원함으로써 북 핵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 비핵 개방 3000 구상이다. 북한이 생존차원에서 미국과의 국교정상화가 불가피하다면 핵무기를 폐기하는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다. 한국의 동의없이 북 미 국교정상화가 일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북한이 미국과 국교정상화하기 위해서는 핵을 포기해야 한국의 동의를 얻을 수 있다. 한 미간의 우호관계, 그리고 이명박 정부에서 합의한 한 미간의 전 >>> 39
략적 동맹 구축은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한다. 이명박 정부의 비핵 개방 3000 구상 이 북한 핵문제 해결을 대북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는 점은 북핵폐기의 의지가 더욱 확고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2. 미국의 수교가 주는 큰 이득 북한이 핵포기 결단을 내리는데 영향을 미칠 가장 중요한 변수는 북 미관계 정 상화가 가져올 엄청난 정치적 경제적 이득이다. 북한도 이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탈냉전 이후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생존전략의 하나로 선택하고 미국 에 핵포기 대가로 불가침조약과 관계정상화를 일관되게 요구하고 있다. 15 미국과의 관계정상화가 북한의 최우선 순위 정책이다. 로버트 칼린 미국무부 분 석관에 의하면 북한이 진정으로 미국에게서 바라는 것, 1991년 이후 지속적으로 추구했던 것은 미국과의 장기적, 전략적 관계개선이다. 북한은 겉으로는 미군철수 를 주장하지만 사실은 미군철수를 원하지 않는다. 북한은 체면과 약하게 보일지 모른다는 우려때문에 미군주둔을 요구하는 것은 말하기 어려울 뿐이다. 북한은 장 기적으로 볼 때 중국과 일본에 대한 파워게임에서 미국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16 북한은 미국에 의하여 정치적 경제적 봉쇄를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경제를 회생시킬 수 없다. 생산요소를 외부에서 수입하지 않으면 안되는 나라에서 미국이 정치적 경제적 봉쇄를 가하고 있는 한에서는 고사당하고 만다. 북한에게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는 미국이 북한에 대하여 가하고 있는 모든 제재를 풀어줄 것이다. 핵을 포기하지 않고 시간을 끌면 북한은 이 엄청난 이득을 얻는 시간이 지연된 다. 미국의 이란 핵문제 해법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북한이 핵포기를 거부하면 9 19와 2 13 합의에 명시된 보상을 얻지 못할 것이다. 미국은 미국무부 2008 회계연도 업무계획보고서에서 북한의 핵포기가 전제되지 않은 한 수교를 하지 않을 방침임을 분명히 하였다. 2 13 합의의 5개 워킹그룹 (working group)이 동시 가동되면서 행동 대 행동의 원칙이 지켜질 것이기 때문 에 비핵화가 실현되지 않은 상태에서 북 미수교가 이루어지기는 어렵다. 북한의 가 장 큰 목표가 북 미수교라면 북한은 핵포기를 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또한 북한이 15 조재길, 북핵위기와 한반도 평화의 길 (한울아카데미, 2006), p. 358. 16 Robert Carlin and John Lewis, What North Korea Really Wants, The Washington Post, January 27, 2007. 40
2 13 합의와 9 19 공동성명을 위반하기는 어렵다. 미국과의 양자문제가 아니라 6 자회담의 틀 안에서 북한이 핵포기를 이행하지 않고 북 미수교 북 일수교를 얻어 내기는 어렵다. 지금이 천재일우의 기회이다. 북한에 대한 강경 압박책을 추구하던 부시 행정부 가 북한과 관계정상화 로드맵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임기가 종료되기 전에 미국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전략적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북한은 얻은 것보다 잃을 것이 더 많을 것이다. 미국의 태도변화를 활용하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대북 제재가 다시 부활할 수밖에 없다. 북한은 생존을 위하여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간 절히 원하고 있다. 실제로 북 미관계 정상화는 미국의 의지에 달려있는 것이지 북 한의 의지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다. 네오콘의 반발, 미국 내부의 복잡한 법과 절 차, 부처간의 입장차, 군산복합체라는 미국내 이익집단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 미국이 기회를 줄 때 북한은 잡지 않으면 안된다. 미국과의 관계개선이 북한의 생 존 보장의 길이기 때문이다. 3. BDA 금융제재의 교훈 북한은 BDA 금융제재 사건을 통하여 아킬레스건을 잡혔다가 풀려났다. 북한 이 합의사항 이행을 지연하거나 거부할 경우 다시 유사한 방식의 금융제재를 당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미국이 2005년 9 19 공동성명에 합의함 과 동시에 BDA 금융제재를 가한 것은 북한에게 이런 교훈을 몸으로 체험하게 하기 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사실 2 13 합의 협상과정에서 합의에 이른 결정적 이유 중의 하나가 BDA 제 재 해제이다. 북한이 워낙 다급하게 BDA 금융제재 해제를 요구하였기 때문에 그것을 풀어주는 것만으로도 협상이 급진전된 측면이 있었다. 북한이 BDA에 집착하는 약점을 최대한 활용한 셈이다. 북한은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앞 으로도 BDA제재가 재발되어 북한의 발목을 잡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BDA가 해제된 이후에도 북한 돈 2,500만 달러의 이체를 거부하는 중국은행 (BOC)의 태도를 보고 북한은 미 재무부의 힘과 자본주의 세계체제의 힘에 경 악했을 것이다. 북한은 자본주의 세계체제가 미국 재무부와 미국의 영향을 받는 국제금융기관 에 의하여 관리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BDA가 거래한 북한자금이 불법자금 인 것으로 미 재무부의 공식발표로 BDA은행이 문을 닫게 되었다. 미 재무부의 >>> 41
힘이 얼마나 큰지를 북한이 실감하게 되었다. 1980년대 남아프리카공화국은 7년간의 미 재무부의 금융제재 끝에 90년 핵무 기를 자진 폐기하고, 인종차별정책(Apartheid)를 폐지하였다. 또 동유럽 상당 수 국가가 공산주의를 포기한 이유 중의 하나로 미 재무부의 금융제재를 꼽기 도 한다. 17 북한이 미국의 체제에 편입되지 않고는 운신의 폭이 너무 좁다는 사실을 BDA 금융제재를 통하여 알게 되었을 것이다. 북한의 불법활동에 따른 돈세탁혐의가 있 다는 미 재무부의 발표에 따라 세계적으로 26개 은행이 북한과의 거래를 동결했 다. BDA에 동결된 2,500만 달러 정도로 알려졌지만 그로 인해 북한이 입은 타격 은 그 10배가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2 13 합의에서 북한을 움직인 것 은 BDA 계좌동결로 입증된 미국 금융제재의 위력이었다. 18 4. 미국 및 중국의 북핵폐기 의지 지금까지의 논의에서 살펴본 대로 미국이 북한핵무기를 반드시 폐기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강력하다는 것이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 로 작용할 것이다. 미국은 북한 핵을 폐기시키기 위하여 기존의 한반도 현상유지 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카드까지 꺼내 보이 고 있다. 이는 지난 50년이 넘는 기간동안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의 기조를 깨고, 한반도 정책에서 많은 기득권을 포기하면서까지 북핵문제에 전력투구를 하고 있 는 것이다. 이는 북핵문제 처리방식에서 이란이 따라 배우는 모델이 될 수 없게 하기 위하 여 미국이 압박과 외교의 모든 카드를 다 사용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 측면도 있다. 미국의 대북 핵정책이 단순히 북한 핵만의 문제가 아니라 더 큰 국가이익이 걸려있는 중동에서의 이란 핵문제를 겨냥하는 성동격서 전법의 성격이 크다. 북한 이 이러한 미국의 의지를 꺾고 핵무기를 보유하고자 하는 의지를 관철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다. 북한의 핵보유를 가장 반대하는 나라는 한국과 미국 다음으로 중국이다. 중국은 북핵 보유가 어떤 경우에도 중국 국익에 매우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판단을 내렸 17 중앙일보, 2007년 3월 24일. 18 김태현, 미대북정책 변화의 숨은 디자이너, 필립 젤리코 전 국무부 자문관, 신동아, 2007년 4월호, p. 257. 42
다고 한다. 중국이 북핵폐기에 적극적 행보를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북한은 대중 경제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을 우려하고 있을 만큼 중국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은 증가하고 있으며, 중국은 과거와 같이 내정개입을 자제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추세에 있다. 5. 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한 경수로 지원 북한에서 가장 절박한 문제의 하나는 전력난이다. 소련의 붕괴 이후 우호가격으 로 지원받던 석유수입이 끊어짐으로써 경제가 낭떠러지로 떨어지듯 추락하였다. 북한이 핵협상 과정에서 경수로 제공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시급한 에너지 난 해결과 직결된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조선신보 는 2005년 11월 제5차 6자회담 1단계 회의를 평가하면서 조선측이 경수로 제공을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요구로 내세우는 이유는 조선에서 국가 에너지 정책이 관건이기 때문 이라고 강 조했다. 김계관 부상은 2005년 8월 CNN과 인터뷰에서 누군가가 경수로 운영을 통해 핵무기 제조로 이어질 수 있는 핵활동 가능성을 우려한다면 우리는 엄격한 감독 아래 경수로를 운영할 수 있다 고 밝혀 엄격한 감독 을 받더라도 경수로를 포함한 평화적 핵프로그램 추구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표시하기도 했다. 나아가 북한은 경수로 제공이 미국의 신뢰와 직결된다는 입장이다. 미국이 경수 로 제공이라는 물질적 담보 를 통해 확실한 신뢰를 보여 줘야 북한도 안심하고 핵 폐기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9 19 공동성명 이 채택된 직후 북한 외무성은 경수로 제공이 대북 신뢰조성의 기초라며 신뢰조성의 물리적 담보인 경수로 제 공이 없이는 우리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핵 억제력을 포기하는 문제에 대해 꿈도 꾸지 말라는 것이 우리의 정정당당하고 일관한 입장 이라고 밝혔다. 북 미관계 정상화 실무그룹 회담 참석차 미국을 방문했을 때도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한결같이 경수로 제공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상은 실무그룹 회담에 앞서 찰스 카트먼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전 사무총장과 잇따라 만나 경수로 문제를 논의했으며, 카트먼 전 총장은 그들이 경수로 얘기만 해왔다. 그건 아주 일관된 것이다 라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이 비핵화를 완료하고 NPT에 복귀하면 2005년 9 19 베이징 합의대로 경수로 지원 논의를 착수할 수 있다 고 말했다.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경수로를 지원할 수 있음을 인터뷰에서 처음 시사했다. 북한의 에너지 (심각한) 필요를 우리는 유념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경수로를 핵무기 비즈니스에 써버려 >>> 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