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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지 제시문 2 보이지 않는 영역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하여 관측된 다른 정보를 분석하여 역으로 미 관측 영역 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가령 주어진 영역에 장애물이 있는 경우 한 끝 점에서 출발하여 다른 끝 점에 도달하는 최단 경로의 개수를 분석하여 장애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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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순화의 역사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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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지 뒷

제49회 부산과학전람회

Transcription:

기획특집 은 하 와 블 랙 홀 의 공 생 글_ 이형목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교수 변화하는 은하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는 은하이다. 우리 가 볼 수 있는 우주에는 수천억 개의 은하가 있다고 추정되고, 이러한 은하들의 공간적 분포 양상을 우주의 거대 구조라 부른 다. 우주론에서 은하는 마치 물질을 이루는 기본 입자인 원자와 같은 존재로 간주되지만 각각의 은하 역시 수많은 별과 암흑 물 질, 그리고 가스 등이 섞여 있는 매우 복잡한 천체이다. 마치 똑 같은 얼굴을 가진 사람이 없는 것처럼 은하의 모습도 모두 제 각 각이다. 천문학자들은 은하를 크게 타원 은하와 나선 은하로 나 누지만 정확히 구별되지 않는 경우도 많이 있고, 같은 분류 내 에서도 그 성질과 모습이 매우 다양하다. 은하의 모습이나 특징을 결정해 주는 중요한 요인은 무엇인 가 하는 문제는 최근 우주론이나 은하 형성론, 또는 진화론에서 규명하려고 하는 여러 질문 가운데 하나이다. 은하는 어떤 형질 을 가지고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다른 은하들과의 상호 작용에 의해서 계속 변화를 겪기도 한다는 것이 점차 명확해지고 있다. 11

은하는 생성된 이래 다른 은하들과 충돌하면서 여러 차례 합병을 겪기도 하고, 직접 적인 충돌은 아니지만 근접 상호 작용에 의해 별이나 가스의 분포 등이 크게 변화를 겪기도 한다. 이런 과정에서 새로운 별이 폭발적으로 탄생하거나 별을 만들 수 있는 가스를 빼앗기기도 한다. 은하가 그동안 겪어온 이력을 모두 따라가지 못하는 한 오 늘날 은하가 왜 이런 모습을 가지고 있는지 알기는 쉽지 않다. 최근 은하 중심부에는 거의 예외 없이 태양 질량의 수백만 배에서 수십억 배에 이르는 거대한 질량을 가진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풀어야 할 수수께끼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 퀘이사와 블랙홀 우주에 질량이 매우 큰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가설은 퀘이사가 발견되면서 바로 제 기되었다. 퀘이사란 별처럼 보이는 전파원(Quasi-stellar Radio Source) 을줄여만 든 신조어이다. 전파 천문학이 발달되면서 1950년대부터 발견된 전파 광원에 대응하 는 천체의 광학 영상을 1960년대 초에 찾아내면서 알려진 퀘이사는 별처럼 작게 보 이면서 막대한 에너지를 내는 천체이다. 퀘이사는 불과 몇 시간에서부터 몇 개월 정 도의 주기로 광도의 변화를 보이는 경우가 많아 빛을 내는 영역이 아주 좁다는 사실 을알수있다. 광원 크기는 대개 광도 변화 시간에 빛의 속도를 곱한 것이기 때문이 다. 태양에서 해왕성까지 가는데 빛으로 6.7시간 걸리므로, 만약 광도 주기가 몇 시간 이라면 퀘이사에서 주로 빛을 내는 영역은 태양계 정도의 크기를 가져야 한다. 우리 은하의 크기가 수만 광년이라는 사실과 비교하면 매우 작은 크기이다. 이렇게 작은 천 체에서 은하 전체보다 더 밝은 광도를 유지하려면 아주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방출해 야한다. 블랙홀의 크기를 나타내는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은 블랙홀의 질량에 비례하 며 해왕성 궤도 정도가 되려면 질량이 태양 질량의 2억 4000만 배 정도가 되어야 한 다. 실제 빛을 내는 영역은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의 10배 가까이 되니, 태양 질량의 수 천만 배 정도인 블랙홀이 있다면 몇 시간 정도의 주기로 광도 변화를 충분히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블랙홀이 좁은 영역에서 많은 에너지를 낼 수 있는 이유는 중력 에너 지가 크기 때문이다. 우리 은하의 블랙홀 블랙홀의 크기는 비슷한 질량을 가지는 다른 어떤 천체보다 작기 때문에 관측으로 구별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태양 질량의 1000만 배 정도의 블랙홀이 약 24000광년 정도 떨어진 우리 은하 중심부에 있다면 그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에 해당하는 크기의 각도는 약 0.02밀리 초이다. 허블 우주 망원경의 분해능이 약 0.1초라는 사실과 비교 하면 얼마나 작은 크기인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여러 가지 관측적 사실을 종합 하여 우리 은하 중심부에도 질량이 매우 큰 블랙홀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우리 은하 평면에는 많은 양의 성간 티끌이 존재하고 이들은 가시광선을 흡수하거 12 과학의 지평

과학의 지평 나 산란시켜 중심 방향으로의 관측을 방해한다. 그러 나 적외선 파장에서는 티끌에 의한 흡수나 산란 정도 가 훨씬 적어진다. 레이저를 발명해 노벨상을 받은 Charles Townes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은하 중심부 의 여러 개의 가스 덩어리로부터 나오는 적외선 방출 선을 관측하여 이들의 운동을 연구한 결과 태양 질량 의 수백만 배에 이르는 매우 무거운 천체가 우리 은하 의 가운데 있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이렇게 무겁고 크기가 작은 천체의 가장 강력한 후보는 물론 블랙홀이다. 이러한 관측 사실은 곧 가스의 운동이 반드시 중력 의 세기를 말해주지는 않을 수 있다는 비판에 부딪쳤 다. 사실 가스는 자기장이나 전기장에 의해 아주 빠른 속도로 가속될 수 있다.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의 Reinhardt Genzel 교수는 별의 운동을 측정해야만 이 런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고 판단하여 직접 별의 운동 을 측정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이들은 적외선 관측을 통해 은하 중심부에 질량 이 크고 매우 밝은 별이 있다는 부수적인 연구 성과를 올렸고, 스페클 광학 기술, 능 동 광학 기술 등을 개발하고 응용하면서 은하 중심에 매우 가까운 별들의 위치를 반 복적으로 측정하여 이들이 실제로 빠른 속도로 천구상에서 움직이고 있음을 발견하 였다. 은하 중심부에는 실제로 무거운 천체가 존재해야 한다는 사실에는 변화가 없었 지만 그 질량을 정확히 측정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었고, UCLA 연구진이 세계에서 지름이 가장 큰 Keck 망원경을 사용하여 같은 일에 뛰어 들었다. 그림 1은 1995년부 터 2008년까지 UCLA 팀이 관측한 은하 중심부에 있는 별들의 궤적을 보여준다. 이 데이터를 가장 잘 설명하기 위해서는 태양 질량의 약 400만 배 정도 되는 물체가 있어야 한다. 이 물체의 정체는 무엇일까? 위에서 설명한 관측의 공간 분해능이 약 0.1 초라는 사실을 이용하면 은하 중심부에 존재하는 물체의 밀도는 최소한 10 13 M pc -3 은 되어야 한다. 만약 이렇게 높은 공간 밀도가 보통 별들의 집합에 의한 것이라면 우선 밝기가 매우 밝아야 한다. 우리 은하 중심부가 밝기는 하지만 이렇게 밝지는 않다. 반 면 광도가 낮은 별인 행성, 백색왜성, 중성자별, 또는 항성 정도의 질량을 가지는 블랙 홀 등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면 이들은 역학적인 상호 작용 때문에 지금과 같은 상태 를오래유지할수없다. 결국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보건대 블랙홀이 가장 합당한 설명이 된다. 공간 분해능을 높여가면 높여갈수록 블랙홀에 대한 확신은 더 커지게 될 것이다. 최근 궤도 분석을 통해 추정한 결과 우리 은하 중심부 질량은 0.0004pc 이내 에 집중되어있음을 알게 되었고, 이는 밀도가 10 16 M pc -3 이상임을 의미한다. 페르미온 (fermion) 공과 같은 특별한 물질조차 설명하기 어려운 높은 밀도이다. 그림 1. 1995년부터 2008년까지 우리 은하 중심부에 있는 별의 궤적을 관측한 결과. 여기에는 7개의 별이 보여 있고, 옅은 색깔에서 짙은 색깔로 시간이 변해간다. 점선은 은하 중심부에 태양 질량의 약 400만 배의 블랙홀이 있다고 가정하고 구한 이론적인 궤도이다. (사진 출처: Keck/UCLA 은하 중심 연구 그룹 홈페이지, http://www.astro.ucla.edu/ research/galcenter/) 13

X-선 방출선을 통해 본 블랙홀의 모습 활동성 은하나 퀘이사가 블랙홀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가설은 이미 1960년대부 터 제기되었고 빠른 광도 변화는 그 가설을 뒷받침해주는 강력한 배경이 되었다. 그 러나 아무도 직접 보지 않고는 믿지 않는 법이다. 일본은 1983년부터 X-선 망원경을 쏘아 올리기 시작하였고 1987년에 Ginga, 1993년에 ASCA를 발사하는등X-선 천 문학에 많은 투자를 해 왔다. 1995년 Tanaka 등은 ASCA를 이용해 활동성 은하중 하 나인 MCG-6-30-15를 관측하여 놀라운 방출선을 발견하였다. 이온화된 철(Fe)로부 터 나온 이 방출선은 비대칭적이며 선폭이 그때까지 알려진 어느 방출선보다도 넓었 다. 이 관측 결과 역시 처음에는 많은 비판을 받았다. 매우 잡음이 심한 관측 데이터 에서 방출선의 윤곽선을 추출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관 측 데이터 자체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가졌던 것이다. 그후다른X-선 위성들이 이 은 하를 반복적으로 관측한 결과 처음에 발표된 것보다 훨씬 믿을만한 선윤곽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림 2는 역시 일본이 2006년에 발사한 Suzaku와 유럽에서 발사한 XMM- Newton이 측정한 철 방출선을 보여준다. 두 개의 서로 다른 망원경을 이용한 것이지 만 선윤곽의 모양은 거의 비슷하다. 이렇게 선윤곽이 비대칭적이면서 넓은 폭을 가지게 된 이유는 고전적인 도플러 효 과, 특수 상대성 이론에 의해 예측되는 지향효과(beaming effect), 그리고 일반성대 론적인 중력 적색이동 등이 한꺼번에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 세 가지 효과 가운데 중 력 적색이동은 중력장의 크기와 직접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블랙홀의 검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제로 그림 2에 보인 선윤곽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방출선을 만들어내 는 물질이 회전하는 블랙홀의 작용권(ergosphere) 내에 있어야 한다. 회전하지 않는 블랙홀의 경우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의 6배 안쪽에서는 물질의 운동이 안정되지 못하 그림 2. Suzaku와 XMM-Newton이 활동성 은하인 MCG-6-30-15를 관측해 얻은 철 방출선의 모습. 이온화된 철에서 나온 6.4 KeV의 방출선은 도플러 효과에 의해 폭이 넓어지고 중력 적색이동에 의해 낮은 에너지쪽으로 일그러지는 현상을 보인다. (사진 출처: Miller, J. M., Annu. Rev. Astron. Astrophys. 2007. 45: 441-.79) 14 과학의 지평

과학의 지평 기 때문에 바로 블랙홀로 떨어져 버린다. 반면 회전하는 블랙홀의 경우에는 슈바르츠 반지름에 가까이 가도 안정된 궤도가 유지될 수 있다. 보다 자세한 데이터 분석을 통 해 MCG-6-30-15의 방출선을 내는 블랙홀은 거의 최대 속도로 회전하는 블랙홀이어 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활동성 은하핵과 블랙홀 대개 블랙홀은 막대한 에너지를 낸다. 블랙홀 자체가 매우 낮은 중력 에너지 상태 에있어서물체가떨어질때많은에너지를낼수있기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은하 중 심부는 퀘이사나 활동성 은하핵과 달리 블랙홀이 있으면서도 광도는 매우 낮다. 활동 성 은하핵과 우리 은하의 차이는 무엇인가? 블랙홀은 스스로 빛을 내는 것이 아니고 블랙홀 주변에 형성된 원반 물질이 점성에 의해 뜨거워지고 각운동량을 잃어가면서 안쪽으로 서서히 밀려갈 때 열에너지를 내 는 것이다. 이렇게 블랙홀 주변에 형성된 원반을 부착 원반이라 한다. 부착 원반을 통 해 에너지를 방출하는 과정은 블랙홀이 가지는 중력 에너지를 최대한 잘 활용하는 방 법으로서 질량의 약 10%를 열에너지로 바꿀 수 있다. 나머지 90%는 블랙홀의 질량 을 증가시키는 데에 쓰인다. 부착 원반의 이러한 효율은 별 내부에서 일어나는 핵융 합 반응 효율과 비교해 볼 때 매우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주계열 과정에서 일어나는 수소 핵융합 반응은 질량의 약 0.7%를 열에너지로 바꾸는데 그친다. 블랙 홀은 주변 물질만 끌어 들일 수 있다면 막대한 에너지를 방출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에너지 효율을 다시 별과 비교해 보자. 태양의 질량(M)과광도(L)를각각 1이라 놓으면 별은 대개 질량 광도비(M/L)가 별 자체의 질량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 한다. 질량이 작은 별은 M/L이 0.001 이하로 작고 반면 큰 별은 수만이 넘는다. 그렇 다면 블랙홀이 가질 수 있는 M/L은 얼마나 될까? 우리는 이미 블랙홀 주변에 물질이 없으면 에너지를 낼 수 없음을 지적하였다. 그러나 최대 M/L은구할수있다. 블랙홀 주변의 물질을 끌어 들이려면 물질이 떨어지면서 내는 빛에 의한 복사압이 중력보다 는 작아야 한다. 복사압은 물론 광도에 비례한다. 이런 조건을 대입하면 어떤 천체건 가질수있는최대광도를구할수있어이를에딩턴(Eddington) 광도라 부른다. 에딩 턴 광도는 천체의 질량에 비례하기 때문에 질량 광도비는 질량에 무관하며 앞서 말한 태양의 단위로 표현하자면 약 33000로서 가장 밝은 별의 것과 비슷하다. 별의 상한 질량도 결국 에딩턴 광도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놀라운 일은 아니다. 만약 블랙홀 주변에 물체가 없다면 밝게 빛나야 할 이유는 없다. 우리 은하와 같이 중심 활동이 없는 은하들도 가스가 없어서 블랙홀에 의한 활동이 거의 없다고 말하면 된다. 그렇지만 우리 은하 중심부에는 이런 저런 이유로 가스가 흔하게 존재한다. 블 랙홀을 둘러싸고 있는 별의 집단에서는 각 별 표면으로부터 방출되는 항성풍이 끊임 없이 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또 은하 원반에 있는 가스도 중력장이 축대칭에서 벗어 날 때 중심으로 몰려들 수 있다. 그럼에도 은하 중심부가 매우 낮은 광도를 유지하는 15

것은 수수께끼이다. 블랙홀 주변에 형성되는 부착 원반과 관련된 물리 현상 역시 매우 복잡하기 때문 에 항상 일정한 광도를 유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고등과학원에 재직했던 이 인수 교수와 하버드대학의 나라얀 교수가 개발한 부착 원반 모형에서는 일시적으로 낮은 광도를 유지하다가 다시 높은 광도로 돌아가는 상태가 가능하다. 여기서 일시적 이란 100만년 정도의 시간을 말한다. 가까운 외부 은하의 중심부 활동성 은하가 아닌 은하의 중심에 블랙홀이 있다는 관측이 가장 먼저 보고된 것 은 태양으로부터 약 5500만 광년 떨어져 있는 처녀자리 은하단의 중심에 있는 거대 타원 은하인 M87로서 1978년의 일이다. 이 은하가 주목 받게 된 것은 워낙 덩치가 큰 데다가 아주 작고 밝은 중심핵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은하에는 태양 질량의 30억 배나 되는 아주 무거운 블랙홀이 자리 잡고 있다고 생각된다. 사실 외부 은하의 경우 중심부에 많은 질량이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까지는 관측적으로 알 수 있으나 그 것이 블랙홀인지 아니면 질량이 작은 천체가 좁은 지역에 많이 모여 있는 것인지 구 별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 다만 우리 은하의 중심에 블랙홀이 있다는 것이 거의 확실하고 활동성 은하핵의 경우에도 의심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중심에 집중된 질량을 블랙홀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블랙홀을 찾기 위한 근접 은 하에 대한 분광학적 관측이 본격 적으로 시작된 것은 1980년대 후 반부에 이르러서이다. 이무렵 M31과 M32에 이어가깝고밝 은 은하 중심부를 여러 그룹이 관 측하기 시작했다. 블랙홀을 찾기 적절한 은하는 중심부가 매우 밝고 작은 것들이다. 이미 이론 적으로 질량이 큰 블랙홀이 중심 에자리잡고있으면그주변의 좁은 영역에 많은 별들이 몰려 있 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1970 년대 후반부터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다. 허블 우주망원경을 이용해 은하 중심부를 높은 분해 능으로 관측하였고, 특히 중심부 그림 3. 은하에 있는 별들의 속도 분산과 블랙홀 질량 사이의 상관관계. 가 밝고 작은 것들에 대한 분광 16 과학의 지평

과학의 지평 관측이 대형 지상 망원경으로 수행되었다. 그 결과 중심을 향해 속도 분산이 증가하 는 모습이 여러 은하에서 관측되었다. Magorrian 등은 1998년에 운동학적 데이터가 관측된 28개의 은하에 대한 상세한 분석을 통해 블랙홀의 질량과 그 블랙홀을 가지 고 있는 모은하의 질량 사이에는 비례관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표하였다. 여기서 모은하란 타원 은하의 경우에는 은하 전체를 말하지만 나선 은하의 경우에는 중심 부 분을 구성하고 있는 중앙 팽대부(central bulge)를 뜻한다. 이 관측 사실은 많은 천문 학자들을 흥분시켰다. 은하는 그 크기가 수만 광년에 이르는 거대한 천체인 반면 블 랙홀은 아주 작으며 은하 질량의 약 0.5%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한 존재인데, 어떻게 둘 사이에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무언가 우리가 전 혀 모르는 중요한 기작이 은하의 진화 과정에 숨어 있다는 것이다. 블랙홀 질량과 은하의 속도 분산 가까운 은하의 중심부에 대한 정교한 분광 관측이 진행되면서 블랙홀의 질량은 모 은하의 질량보다는 속도 분산과 더 좋은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2000년에 발표되었다. 그림 3은 블랙홀 질량이 비교적 정확히 관측된 은하들에 대한 속도 분산 과 블랙홀 질량 사이의 상관관계를 보여준다. 블랙홀의 질량을 측정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 대두된 것은 반향 측량법 (reverberation mapping) 이다. 이 방법을 자세히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간단히 원리를 말하자면 활 동성 은하핵의 아주 중심 부분에서 나오는 빛과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영역에서 나 오는 빛을 구분하여 중심에서 일어난 변화가 바깥 부분에 전달되는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함으로써 바깥 부분의 크기를 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용한 것이다. 안쪽에서 나 오는 빛은 주로 연속 복사이며 바깥 부분에서 나오는 빛은 방출선이기 때문에 속도 정 보도 같이 가지고 있다. 만약방출선을내는영역(바깥 부분)의 크기를 이 방법으로 추 정할 수 있으면 대략적인 블랙홀의 질량을 구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방법은 활동성 은 하에만 적용된다는 단점이 있으나 거리에 상관없이 충분히 밝은 천체라면 적용이 가 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다. 반면 연속 복사와 선복사의 변광을 같이 측정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이 방법을 통해서 구한 활동성 은하나 퀘이사의 블랙홀 질량 역시 은하의 속도 분 산과 좋은 상관관계를 보여준다. 다만 반향 측정법의 경우 질량을 직접 측정하는 것 이 아니기 때문에 일정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근접 은하에 대한 역학적 질량 측정 결과와 비교함으로서 제거할 수 있다. 속도 분산은 대개 은하 중심부의 중력 포텐셜과 역시 비례한다. 결국 블랙홀의 질 량은 중력장의 깊이와 깊은 관련이 있음을 의미한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것 같지만 쉽 사리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블랙홀은 자신을 감싸고 있는 은하에서 어떤 일이 일 어났는지 어떻게 알았을까? 아무튼 블랙홀 질량-은하의 속도 분산 사이의 상관관계 는 블랙홀의 생성과 성장 과정에서 은하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말해주는 중요한 관측 17

사실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관측 가능한 질량의 블랙홀이 있음직한 은하에 대한 관 측을 해보면 거의 예외 없이 모두 그 증거가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은하 중심부 블랙 홀은 이제 특수한 현상이 아니라 모든 은하에 적용되는 보편적인 현상인 것이다. 블랙홀의 생성과 진화 불행히도 아직까지 거대질량 블랙홀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대한 이론은 잘 정 립되어 있지 않다. 은하 자체의 형성과 진화 과정을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은하 가운 데에 있는 블랙홀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오늘날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우주 모형에 의하면 질량이 작은 은하들이 먼저 만 들어지고, 이들이 뭉쳐져서 점점 큰 은하로 자라나게 된다. 실제로 먼 은하에 대한 관 측 데이터를 보면 아주 먼 과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적색이동이 큰 천체들은 대 개 그 크기가 작은 것들이 많다. 은하 중심부에는 대부분 하나의 블랙홀만 존재하는 것으로 보아 작은 은하에 작은 블랙홀이 있었다면 은하 합병 과정에서 블랙홀 역시 합 병되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합병이 이루어지고 있는 은하의 중심부에는 두 개의 쌍 블 랙홀이 일시적으로 존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직 쌍 블랙홀이 발견된 예는 없는 것 으로 알고 있다. 은하가 합병을 통해 성장하면서 블랙홀 질량도 자랄 수 있다고 하지만, 개개 은하 의 블랙홀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답을 주지는 않는다. 질량이 작은 은하라고 해도 중심 블랙홀의 질량은 적어도 태양 질량의 수십만~수백만 배는 되어야 한다. 이 런 블랙홀이 한꺼번에 만들어졌는지 아니면 서서히 자라났는지도 아직 잘 모르고 있 다. 만약 밀도와 질량이 큰 가스 덩어리가 수축한다면 단번에 블랙홀을 만들 수 있을 까? 아마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오 일 가능성이 높다. 우선 가스 덩어리가 천천 히 회전하고 있는 경우 각운동량을 효과적으로 제거하지 못한다면 원심력이 가스의 수축을 막게 된다. 또 설사 회전이 너무 느려 원심력이 중요해지지 않는다 해도 가스 덩어리가 수축하는 과정에서 작은 덩어리로 쪼개진다. 질량이 아주 큰 가스 덩어리가 수축하더라도 실제로 만들어지는 것은 전체 질량보다 훨씬 작은 질량의 블랙홀이 되 기 십상이다. 그나마 쪼개진 덩어리들이 블랙홀로 변한다는 보장도 없다. 그래도 만 약 블랙홀이 만들어진다면 그 질량은 태양 질량의 1,000~10,000배 정도일 것이다. 이 런 정도의 블랙홀이 현재 관측되는 질량 정도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주변 가 스를 끌어들여야 한다. 만약 주변에 가스가 충분하다면 블랙홀은 에딩턴 광도 정도를 유지하면서 물질을 끌어들일 것이고 그렇다면 자신의 질량을 10배로 늘리는데 약 1 억년이 걸린다. 매우 큰 질량의 블랙홀로 자라기 전의 초기 블랙홀을 씨앗 블랙홀이라 부른다. 위에서 설명한 것은 씨앗 블랙홀이 가스 덩어리의 수축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시나리 오이지만 훨씬 작은 질량의 블랙홀이 서로 뭉치면서 자랄 수도 있다. 무거운 별은 진 18 과학의 지평

과학의 지평 화해 태양 질량의 10배 정도 되는 블랙홀을 남긴다. 은하 중심부는 별들이 아주 많이 밀집되어 있는 영역이기 때문에 이런 블랙홀도 많이 있었을 것이다. 이들은 주변 별 들과의 역학적 상호 작용을 통해 중심 부분으로 몰려들고, 쌍 블랙홀을 만들 수 있다. 이들은 다시 주위에 있는 블랙홀들과 근접 충돌을 하면서 궤도 반지름이 점점 줄어들 고 궁극적으로 중력파를 내면서 합병을 한다. 이런 합병이 연속적으로 일어나면 수십 ~수백 개가 모여 하나의 블랙홀로 변할 수 있고, 이 블랙홀이 씨앗 역할을 한다. 씨앗 블랙홀이 자라나는 과정은 주변 가스를 끌어들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블랙홀은 막 대한 에너지를 낸다. 지금까지 설명한 블랙홀의 생성과 성장 이론에는 수많은 허점이 있다. 만약 가스 덩어리가 분열하면서 씨앗 블랙홀이 만들어졌다면 아주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 거대 질량 블랙홀로 성장한 것 이외의 다른 씨앗 블랙홀들은 어디로 갔을까? 은하 중심부 에는 씨앗 블랙홀을 하나만 만들 수 있었을까? 과연 질량이 작은 씨앗 블랙홀로부터 현재 관측되는 것과 같은 태양 질량의 수십억 배를 가진 블랙홀로 성장시킬 수 있었 을까? 은하마다 주위 환경이나 내부 구조가 모두 다른데 어떻게 질량-속도 분산 상관 관계가 성립될 수 있었을까? 어느 질문 하나 쉽게 대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는 블랙홀 생성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거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최근 수십 년 간 은하의 생성과 진화에 관해 수많은 새로운 사실이 관측되고 발견되었으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거대질량 블랙홀의 생성 문제에 다가가기에는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 블랙홀의 기원에 대한 연구를 더 어렵게 만드는 것은 생성 과정을 직접 보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만약 중력파를 직접 검출할 수 있다면 문제는 달라질 수 있 다. 중력파 검출과 블랙홀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은 중력파의 존재를 예측하고 있다. 잔잔한 물에 돌 이 떨어지면 물결이 퍼져 나가듯 중력장의 요동이 공간을 통해 빛의 속도로 전파되는 것을 중력파라고 한다. 중력파는 미세하게 공간의 구조를 변화시키는 것으로 임의의 두 점 사이의 거리를 측정함으로서 그 존재를알수있다. 그러나 중력파의 파동 세기 는 아주 미약하기 때문에 측정이 매우 어렵다. 지난 수십 년간 많은 실험이 행해졌지 만 아직도 중력파를 검출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검출기의 감도를 꾸준히 높여 왔고 조 만간 검출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가장 좋은 감도를 가지고 있는 중력파 검출기는 LIGO(Laser Interferometer Gravitational-wave Observatory)이다. LIGO는 미국의 워싱턴주의 Hanford와 루 이지아나주의 Livingston에 거의 같은 관측 장치를 설치하여 동시에 가동시키고 있 다. 두 개의 관측소가 필요한 이유는 잡음이나 가짜 신호를 걸러내고 중력파를 내는 천체의 방향을 찾기 위해서이다. 지역적으로 독립된 두 지역에서 거의 동시에 중력파 신호가 검출되면 실제 신호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 중력파원의 방향을 정하기 위해서 19

는 두 검출기를 통과하는 신호의 시간 차이를 이용한다. LIGO가 검출하게 될 중력파원으로 가장 유력한 것은 근접 쌍성을 구성하는 두 개 의 중성자별의 충돌 현상이다. 이들은 은하 중심부의 거대질량 블랙홀과는 큰 관계가 없다. 다만 태양 질량의 10배 정도 되는 블랙홀이나 중성자별의 충돌 현상을 매우 자 주보게될것이다. 거대 질량 블랙홀과 더 깊은 관련을 가진 중력파 실험은 LISA(Laser Interferometer Space Antenna)로서 우주 공간에 세 개의 인공위성을 쏘 아 올려 한 변의 길이가 100만 km 이상인 정 삼각형을 이루도록 만들어 간섭계를 구 성하고 각 변의 길이 변화를 측정하는 것이다. 이 실험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우 주 아무리 먼 곳에서 일어나는 거대질량 블랙홀의 충돌도 모두 관측할 수 있다. 블랙 홀 생성이나 성장 과정은 어떤 진동수의 중력파가 얼마나 자주 검출되는가를 분석함 으로서 보다 정확히 알 수 있다. 중력파 검출이 지금은 꿈처럼 느껴지지만 멀지 않은 장래에 우주를 관측할 수 있 는 또 다른 수단이 될 것이다. 거대 질량 블랙홀의 생성이나 성장 과정은 이러한 중력 파 검출을 통해서만 볼 수 있다. 우주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이론과 관측이라는 양 날 개를 통해서 발전해 왔다. 지금까지는 망원경을 이용한 정교한 관측을 통해 거대 질 량 블랙홀의 존재와 그 특성에 대한 연구가 주로 이루어졌다. 이제 우리의 관심사는 그들이 왜 존재하고 은하의 진화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해 왔으며 어떻게 성장해 왔는 가하는 질문으로 넘어가고 있다. 이런 질문에 대해 속 시원한 답을 줄 수 있는 것 가 운데 가장 강력한 수단이 중력파 관측인 것이다. 한 가지 사족을 붙인다면 국내에서도 중력파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학자들이 점차 늘어나 LIGO를 운용하고 그 데이터를 분석하며 과학 연구를 수행하는 대규모 그룹 인 LIGO Scientific Collaboration(LSC)에 참여하려는 노력이 결실을 거두고 있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2009년 9월 하순에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LSC에정식 참여를 하기 위한 제안이 이루어질 것이고 바로 회원들의 투표를 거쳐 회원이 될 것 이다. Profile 이형목 교수 서울대학교 천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프린스턴대 천체물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캐나다 이론천 체물리 연구소 연구원을 거쳐 부산대학교 지구과학 교육과에 재직하다가 1998년부터 서울대학교 천문학과의 교수를 역임하고 있다. 20 과학의 지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