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이 말해줄 수 없는 영상 이용의 변화 KEY MESSAGE 신나라, KT 경제경영연구소(shin.nara@kt.com)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콘텐츠를 이용하고 싶은 근원적인 니즈가 미디어 환경의 발전을 통해 실현되면서 영상 콘텐츠 이용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TV 스크린으로부터의 이탈, 지상파 채널의 위상 약화, 영상 이용 방식의 다변화는 TV 실시간 시청 중심인 현재의 시청률이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을 줄여나간다. 콘텐츠의 영향력과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와 관련 사업자의 변화에 대한 대응이 필요한 때다. 작년 연말 직장인들의 애환을 현실감 넘치게 그려내 큰 반향을 일으켰던 tvn의 드라마 미생. 방영이 끝난 후에도 드라마의 장면이 그대로 삽입되는 푸티지 광고(footage advertisement)로 여러 차례 활용되며 뜨거웠던 인기를 확인시켰지만 방영 당시 미생의 시청률은 7.4%로 한 자리 수에 불과했다. 한때 방송 프로그램 인기의 척도이자 광고 집행의 주요 기준이었던 시청률이 더 이상 영상 이용을 대변하지 못하게 된 배경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ISSUE 1] TV 외 시청기기를 통한 영상 이용의 증대 댁내에서도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영상 시청 스마트폰의 대중화는 개개인의 손에 자신만을 위한 미디어를 안겨주었고 LTE와 WiFi의 커버리지 확대는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영상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였다. 모바일을 통한 영상 이용은 실외에만 국한되지 않고 TV가 있는 집안으로까지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KT 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댁내에서의 영상시청 중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9.7%에서 2014년 17%로 크게 상승하여 13.2%인 PC/노트북을 넘어 댁내 시청 비중의 2위를 차지하였다. DMC 미디어의 조사 결과 또한 이를 지지한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TV 방송을 시청하는 상황은 집안에서 휴식을 취할 때나 잠을 자기 전에 가 출퇴근이나 등하교 등 이동 시 를 앞지르며 가장 높게 나타났다. 댁내 영상 시청 기기의 변화 스마트폰을 이용한 실시간/다시보기 TV 방송 시청상황 (단위: %) (단위: %) 출처: DMC 미디어, 2014
디바이스 최적화 진행과 모바일 특화 콘텐츠의 등장 닐슨의 조사에 따르면 TV, PC, 모바일을 모두 이용하는 멀티스크린 이용자는 2013년 47.6%에서 2014년 54.7%로 증가하였다. 이에 발맞춰 영상 사업자들은 모바일 기기에서의 영상 재생 최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젊은 세대가 더 이상 작은 화면으로 영상을 시청하는데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것 또한 모바일을 통한 영상 이용을 가속화한다. 모바일로 이동하는 사람들을 따라 방송사와 통신사업자는 물론 포털사업자까지 움직이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3,700만 이용자를 보유한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과 온라인 영상서비스 다음TV팟을 연동한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 카카오TV 의 출시를 준비 중이다. 영상을 보면서 친구 및 지인들과 의견 나누기 좋아하는 젊은 세대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세대별 영상 콘텐츠 이용 행태 작은 화면으로 영상을 보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TV를 보며 SNS, 메신저 등으로 친구, 지인과 의견 나누기를 좋아한다 (단위: %) (단위: %) 출처: KISDI, 2015 모바일 시청 환경을 고려한 영상 콘텐츠 특화 작업 또한 진행되고 있다. 5~15분 길이의 짧은 영상으로 모바일에서 즐기기 용이한 웹드라마가 그 예다. 2014년 후유증, 연애세포 등의 웹드라마는 누적 재생수 400만회를 상회하며 인기를 모았다. KBS 또한 이에 가세하여 지상파 최초로 웹드라마 간서치열전 을 제작하고 지난 1월 웹드라마 전용 포털을 개설하는 등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 역시 작년 한해 동안 21편을 방영하며 웹드라마의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지난해 4분기 기준 전체 무선데이터 중 동영상 서비스 사용량은 45.1%에 달하며 무선데이터 이용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미래창조과학부).
KBS 웹드라마 전용 포털 사이트 네이버TV캐스트 웹드라마 페이지 출처: KBS 홈페이지 출처: 네이버TV캐스트 [ISSUE 2] 시청방식의 다양화로 시청률의 음영지역 증가 VOD, 다운로드 등 실시간 외 시청방식의 대중화 본방사수 라는 신조어는 더 이상 시청자들이 방송사가 제공하는 시간표에 맞추어 프로그램을 시청하지 않음을 반증한다. VOD(Video on Demand)의 등장으로 프로그램의 방영 시간을 놓쳐도 다시 보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해져 본방송 시간에 시청하는 경우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P2P 사이트를 통해 다운로드 받을 수도 있으며, 전체 영상을 볼 시간이 부족하다면 클립영상으로 하이라이트만 시청할 수도 있다. 이처럼 실시간 방송시청 외 영상 이용 방식이 증가하고 있지만 시청률은 이를 반영하지 못한다. (단위: %) 시청기기별 영상 이용 방식
'몰아보기'와 같은 새로운 영상 이용 행태 확산 VOD 및 다운로드 영상 이용으로 연속성 있는 콘텐츠를 연달아 시청하는 것이 가능해 짐에 따라 10대와 20대의 절반 이상이 연속된 프로그램을 두편 이상 몰아보는 것을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몰아보기(Binge Watching) 시청 행태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어 여가시간 동안 국내 드라마와 예능은 물론 해외 콘텐츠를 연속해서 이어보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KT의 IPTV 서비스 올레TV는 인기 미국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 시즌 1~3의 전 영상을 무료 공개했다. 이와 더불어 희소성 있는 콘텐츠를 한발 앞서 제공하기 위해 극장을 거치지 않은 우수 영화를 가입자에 먼저 공개하는 국내 최초 개봉관 을 운영 중이다. LG U+ 역시 미국 케이블 채널 HBO와 메이저 영화사 MGM의 VOD를 독점 제공하며 콘텐츠 강화에 주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대별 영상 콘텐츠 이용 행태 연속된 프로그램을 두 편 이상 몰아보는 것을 선호한다 (단위: %) 저는 국내 드라마도 몰아서 보거든요. 매주 기다리는게 싫어서 유행하는 드라마가 있으면 참아요 끝날 때까지 식샤를 합시다라는 케이블 드라마에 꽂혀서 몰아서 본 적이 있어요.. 꽂힌게 있을 땐 며칠 내에 그걸 다 몰아서 봐요 [ISSUE 3] 약화되어 가는 지상파 채널의 위상 킬러콘텐츠에 기반한 케이블, 종편 채널의 성장 케이블 채널과 종합편성 채널의 성장은 지상파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지상파와 케이블 채널의 시청률 대결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인기리에 종영된 tvn 삼시세끼-어촌편 은 동시간 대 지상파 프로그램인 정글의 법칙 with 프렌즈 와 박빙의 시청률 경쟁을 펼쳤다. 온라인 상의 관심도는 삼시세끼 의 손을 들어준다. 어촌편 이 방영된 1월 23일부터 3월 20일까지의 기간 동안 두 프로그램에 대한 온라인 상의 버즈량을 살펴보면 삼시세끼 에 대한 관심이 정글의 법칙 대비 약 2.2배 높게 나타났다.
(단위: 건수) 삼시세끼 와 정글의 법칙 온라인 버즈량 추이 출처: KT 경제경영연구소, 2015 KT 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실시간 방송 이용 중 지상파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56.9%에서 지난해 49.6%로 14.7% 하락했다. 이에 반해 케이블 및 종편 채널의 이용 비중은 10.5% 상승한 46.2%로 지상파와 비등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이를 뒷받침하듯 20대의 주 이용 채널은 MBC에 이어 케이블 채널인 tvn이 근소한 차이로 2위를 기록했다. 채널별 이용 비중 (단위: %) 20대 주 이용 채널(1순위) 시청자 니즈를 반영한 콘텐츠 스팩트럼 확대 케이블과 종편 채널의 성장은 영상 이용자의 니즈를 반영한 콘텐츠의 질적 성장에서 찾을 수 있다. 한 장르 안에서도 세분화된 형태의 콘텐츠를 제공하여 각기 다른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이전의 요리 프로그램은 요리전문가와 진행자가 함께 나와 조리법을 설명하는 것이 공식과도 같았지만 냉장고 속의 재료만으로 만드는 15분 요리(jtbc 냉장고를 부탁해), 요리 비전문가 두 남자가 소개하는 오늘의 요리(O'live 오늘 뭐먹지?), 팔도 한식 고수들의 요리 대결(O'live 한식대첩)등의 프로그램은 개성으로 무장한 콘텐츠로 차별화를 꾀한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 O'live 오늘 뭐먹지? O'live 한식대첩 출처: 각 방송사 홈페이지 영상 이용행태 변화에 대한 대응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TV 안에서의 실시간 시청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현재의 시청률은 TV 외 다양한 시청기기를 통한 영상 이용 증대와 시청 방식의 다양화, 케이블 및 종편 채널의 성장으로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 어떤 콘텐츠가 실질적인 영향력이 있는지 어떤 프로그램에 광고를 집행하는 것이 효과적인지에 대한 답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친숙한 세대의 성장으로 변화의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 예상됨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는 기존의 시청률이 답할 수 없는 영상 이용을 수치화하기 위한 통합시청점유율 을 준비 중이다. N스크린 시청기록 시범조사 를 통해 조사방법을 고도화 하고 방송사업자, 광고대행사 등 관련사업자와의 토론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패널 구성, 시청 합산의 기준, 유형별 가중치 등 주요 항목에 대한 공감대 도출을 통해 공신력 있는 지표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방송사업자들은 자체적으로 시청률의 대안을 찾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CJ E&M과 닐슨코리아는 소비자 행동 기반 콘텐츠 파워 측정 모델인 CPI(Content Power Index) 지수를 개발하여 지상파 방송 3사와 CJ E&M 7개 채널에 대한 인기도를 판별한다. MBC 또한 통합시청지수 캐미(CAMI, Crossplatform Audience Measurement Index) 를 통해 4주간 다양한 시청 경로로 프로그램을 접한 누적 시청자수를 파악하고 있다. 네트워크와 영상플랫폼을 함께 제공하는 통신사업자 역시 증가하는 모바일 영상소비에 발맞춰 시청기기간 연동, 영상 이용 데이터 지원과 같은 다각화된 노력을 펼치는 중이다. Young Generation의 영상소비방식을 반영한 VOD 콘텐츠 강화와 이용패턴 및 시청기록에 기반한 추천 기능의 정교화 등 더 나은 영상 이용 환경이 도래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