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발달 이론에 기초한 바둑교육 방법에 관한 소고 1 바둑학 연구, 제10권 제1호, pp. 1~10 Korean Society for Baduk Studies 2013. Vol. 10. No. 1. pp. 1~10 인지발달 이론에 기초한 바둑교육 방법에 관한 소고 김 세 영 * 명지대학교 국문초록 본 연구는 피아제(Piaget)의 인지발달 이론에 기초하여 바둑교육 방법에 대하여 접근하였다. 그 이론의 핵심 개념인 도식(schema) 동화(assimilation) 조절(accommodation) 의 관점에서 보면 바둑기술에 대하여 학습자가 알아야 할 지식은 학습자의 연령, 이해력, 바둑관, 기술 수준 등에 따라 다양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바둑용어, 형태의 이해, 정석과 포석에 대한 학습 내용 및 방법은 보다 체계적으로 구성되어야 할 것이다. 주제어 : 피아제, 인지발달 이론, 바둑교육 방법 * birdbread@hanmail.net
2 김세영 I. 서론 교육방법은 분야에 따라 매우 다양할 수 있 는데 큰 기준으로 구분한다면, 이론을 토대로 교육하는 방식과 경험에 근거하여 교육하는 방 식이 있을 것이다. 그 두 개의 범주는 다른 성 격을 지닌 독립적인 부분으로 간주되는 경우가 많지만 실상 이론이라는 것이 제한된 실험실의 연구 뿐 아니라 일상생활 등 경험에 기초하여 생겨난 것이기 때문에 각각을 별개의 것으로 구 분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이론( 理 論 )에 대한 사 전적 정의에서도 자료를 축적하여 법칙화 한다 는 속성을 포함(변영계, 2006)하는 것을 보면 각 각이 독립적인 영역이라기보다는 파생된 영역 또는 연장선상의 한 부분으로 이해할 수 있다. 바둑교육에 있어서 다양한 형태의 현장 및 교 육 전문가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론에 기초한 방 식과 각자의 비법이 충돌하면서 본인과 다른 방 식의 교육 방식에 대한 우려를 내비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견되고 있다. 이러한 생각을 하는 이유가 현상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것이라면 다행 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타인의 교육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가 부족하거나 타인이 옳은 경우 본인의 교육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와야 하는 수고에 대한 부담도 교육방법의 변화를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 그 이외에도 소소한 조건에 의하 여 이론과 현 교육상황 간에는 불일치하는 부분 이 많지만 각각의 영역은 상호 보완할 때 더 많 은 장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인간의 발달 영역을 표현할 때 신체적, 정서 적, 인지적, 도덕적, 사회적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바둑교육의 내용, 즉 기술 전수에 초점 을 두었을 때는 인지적인 영역과 연관성이 깊 다. 대중적으로 바둑교육이 인지발달에 영향을 미친다고 인식하고 있고, 그것을 지지하는 연구 결과는 다수 발견되고 있는데(김바로미, 2009; 김세영, 2013; 대한바둑협회, 2010; 백기자, 2007; 정수현, 김세영, 김미라, 2010), 이를 위해 어떻게 교육하는 방법이 효과적인 것인지에 관 한 연구는 미비한 편이다. 반면, 그러한 연구의 중요성은 오랜 기간 강조되어 왔다. 효과적인 교육 방법에 대한 뚜렷한 결과를 찾기 어려운 것은 관련 주제에 대한 관심이나 중요도가 낮다기보다는 연구절차가 매우 까다 롭기 때문인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이를 뒷받 침하는 것으로 우선, 바둑 실력을 나타내는 기 력( 棋 力 )을 표현하는 방식만 하더라도 기술 영 역 뿐 아니라 심리적인 부분 등 개인적 요소 및 환경적인 영역 등 측정하기 모호한 부분이 많다는 점을 생각할 수 있다. 현재까지 바둑 관 련 연구를 보아도 기력에 대한 부분이 상당수 를 차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김정우, 2000; 김진환, 최일호, 2004; 김진환, 2006; 배테 일, 2009; 정수현, 김세영, 2009; 최일호, 2003). 둘째, 상대적으로 객관적인 영역으로 평가되는 기술 영역에서도 교육적 차원에서 다뤄야 할 핵심 내용이나 중요도 등을 구분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이는 교육의 제공자와 수혜자의 상황 이 다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기력에 대한 체계를 구성하는 것과는 별개로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피아제(Piaget)의 인지발달 이론의 핵심 용어인 도식(schema) 동화(assimilation) 조절 (accommodation) 을 기초로 하여 바둑교육에서 다루어야 할 교육적 차원의 세부 주제에 대한 접근 방식에 대하여 고찰해 보았다. 더불어 현 바둑교육의 실태를 이해하는 것을 넘어 인지발 달 이론을 토대로 바둑교육의 다양한 방법을
인지발달 이론에 기초한 바둑교육 방법에 관한 소고 3 모색하기 위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Ⅱ. 피아제(Piaget)의 인지발달 이론과 바둑교육의 통합 피아제의 인지발달 이론은 다양한 분야에서 접목이 가능하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인간이 무 엇을 배우는 과정이 기존에 알던 지식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배워나가거나 기존에 알던 지식을 수정하여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것으로 이루 어지기 때문이다. 바둑교육에서 그러한 이론을 접목하는 것에 대한 의의를 살펴보았다. 1. 피아제의 인지발달의 특징 1) 평형화(equilibrium) 인간에게는 질서와 체계를 유지하려는 선천 적인 욕구가 있다. Piaget는 이러한 욕구를 개 인의 세상에 대한 이해와 경험 간의 인지적 균 형 상태인 평형화라고 불렀다(임정훈, 한기순, 이지연, 2008). 사람은 본능적으로 평형상태를 유지하려는 경향성이 있는데 새로운 경험을 함 에 있어 평형 상태가 깨지는 불평형 상태가 되 면 평형을 회복하려고 한다. 인지적 불평형을 경험하는 것은 인지의 폭을 확장시켜 주므로 인지발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2) 도식(schema) 정보를 조직하고 처리하는 기본적인 단위를 도식이라고 한다. 개인은 평형 상태를 유지하기 위하여 삶에서의 경험을 구조화시켜 조직하려 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조직화를 위한 사고 의 기본단위가 도식이다. 인간의 가고 과정이 점점 조직화되고 새로운 도식이 발달될수록 도 식은 더욱 분화되고 통합되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의 인지구조가 점차 질적, 양적으로 확장된다(임정훈, 한기순, 이지연, 2008). 3) 동화(assimilation) 동화란 경험으로부터 얻어진 모든 자료를 기존 의 인지구조(framework)에 맞추어 조직하는 것을 말한다. 사람은 자신이 알고 있는 구조에 끼워 맞 춰서 새로운 것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도식(schema)은 동화(assimilation)와 조절 (accommodation)이라는 적응과정을 통해서 변화 하고 확장되며 보다 정교해진다. 4) 조절(accommodation) 새로운 정보를 수용하는데 있어서 적합하지 않으면, 그 도식을 수정함으로써 세상에 대한 자 신의 이론을 확장시킨다. 피아제는 도식을 수정 하는 이러한 과정을 조절(accommodation)이라고 불렀다. 만약 새로운 경험이 기존 도식에 동화되 기만 한다면 도식은 크게 발달하지 못하고, 사고 의 수정이나 확장이 어려울 수 있다. 학습자는 적절한 수준에서의 도전적인 과제를 수행함으로 써 이를 탐구하고 해결하게 되는 과정에서 새로 운 인지구조의 형성과 확장을 도모할 수 있다. 2. 바둑기술의 특징 바둑의 기술적 부분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먼저 바둑에서의 좋은 수 의 속성에 대하여 정 리할 필요가 있다. 바둑용어 사전을 보면, 정수 ( 正 手 )를 국부적인 변화나 전체 국면의 흐름으 로 보아 가장 기리에 맞는 수(김인만, 2001) 또
4 김세영 는 그 장면에서 가장 기리에 맞는 최선의 수 (양동환, 정수현, 김진환, 2005) 등으로 정의하 고 있으며, 허용된 국면 이익 최대치(최일호, 2010) 라는 개념으로 정리되기도 한다. 바둑에서 좋은 수를 표현하는 용어는 정수( 正 手 )뿐 아니 라 호착( 好 着 ), 묘수( 妙 手 ) 등이 있는데 용어가 갖는 의미와 바둑의 다양한 전술과 전략을 종 합해보면, 좋은 수의 개념은 부분적인 형태에서 의 좋은 착점 뿐 아니라 전체적인 안목, 즉 승 리할 수 있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수라고 생각 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수를 학습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반적인 바둑학습 방법이 바둑모양을 익 히고 그 형태에서의 최선의 수를 학습하는 것 인데 부분적인 최선이 대국 전체의 최선의 수 는 아닐 수도 있다. 이것은 배운 것을 실전대국 에 그대로 대입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문제와 도 관련이 있다. 더불어 수천 판의 대국을 해도 동일한 판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은 학습한 것이 실전에서 정확히 사용되기는 어렵다는 점을 보 여준다. 물론 맥과 사활, 포석과 정석 등의 학 습이 실전에 대비하는 일종의 훈련 과정이 되 고 있지만 실전을 완벽히 준비하는 모의 훈련 을 하는 것은 현재까지는 거의 불가능하다. 3. 바둑교육과 인지발달 이론의 통합 바둑내용의 복잡성은 바둑학습의 어려움으로 이어진다. 바둑학습을 할 때 하나의 고정된 정답 을 기준으로 학습이 이루어지지만 바둑 수의 정 답이 완벽히 고정되어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쉽 게 표현하면 바둑애서 최적의 수는 기술 수준에 따라 영향을 받게 되고, 이에 따라 형태에 대한 이해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 바둑격언 중 빈삼 각은 우형( 愚 形 )의 표본, 빈삼각에 묘수( 妙 手 ) 있다 라는 표현이 이러한 현상을 말해주는 대표 적인 예라 할 수 있다. 동일한 빈삼각과 관련된 격언이지만 각각의 역할은 대립적이다. 이는 기 술 수준에 따라 빈삼각의 활용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피아제(Piaget)의 인지발달 이론에서 등장하는 도식(schema) 동 화(assimilation) 조절(accommodation) 의 과정 은 기존에 알았던 지식을 수정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지식체계를 구성할 수 있음을 설명하고 있는데, 바둑에서의 지식 습득은 이러한 과정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바둑 을 보는 관점, 기술 수준 등에 의하여 배워야 할 또는 이해가 가능한 바둑의 기술적 내용이 다를 수 있다. 따라서 발달 특성을 고려한 교육방법이 매우 중요하다. Ⅲ. 인지발달 이론의 바둑교육 적용 일반적으로 바둑을 통한 인지발달에 대한 접 근이 많은데 반대로 인지발달 이론을 접목해서 바둑교육에 초점을 두는 경우는 드물다. 본 장 에서는 도식, 동화, 조절의 인지발달의 특성을 토대로 바둑교육 방법에 대하여 정리하였다. 특 히, 바둑교육의 방법 중 바둑용어, 형태에 대한 이해, 포석과 정석을 기준으로 알아보았다. 1. 바둑용어 바둑교육에 있어서 기술 못지않게 중요한 부 분이 관련 용어를 습득하는 것이다. copi(1982)
인지발달 이론에 기초한 바둑교육 방법에 관한 소고 5 에 의하면 사물을 정의하는 방법은 약정적 (stipulative), 사전적(lexical), 정밀화(precising), 이론적(theoretical), 설득적(persuasive)인 방법 이 있는데 이로 인해 용어를 명명하는 기준이 다양할 수 있다. 바둑용어의 경우, 이들 중 어 느 한 가지 특성을 가졌다기보다는 용어마다 기준이 다양하다. 형태를 기준으로 이름을 붙인 것도 많지만 그 밖의 다른 기준에서 사용하기 도 한다. 따라서 동일한 용어를 보더라도 지식 수준이나 이해도 등에 따라 본래의 의미와 다 르게 인식할 수 있고, 처음 접한 용어는 이해하 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망성이 있다. <그림 1>의 모양은 정사궁( 正 四 宮 ) 또는 판 사궁( 板 四 宮 )이라고 한다. 하지만 제시한 두 가 지의 표현에 비하여 바보사궁 또는 멍텅구리사 궁이라고 불리는 경우가 많다. 또는 바둑교육을 담당하는 입장에서 기본 명칭인 정사궁( 正 四 宮 ) 이나 판사궁( 板 四 宮 ) 자체를 알지 못하는 경우 도 있다. 이러한 현상은 바둑교육이 아동에게 집중되어 있다는 점과 이들의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는 표현이 무엇인가에 초점을 두고 바둑 용어가 사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형태가 정사각형 모양이라는 것보다 그 모양이 갖는 기능 즉, 이 형태는 비효율적인 모양이 될 가 망성이 크다 는 것이 이 단계에서 중요하게 다 뤄져야 할 내용이 된다. 그림 1. 정사궁( 正 四 宮 ) 교육을 받는 아동의 입장에서는 바보사궁에서 정사궁( 正 四 宮 ) 또는 판사궁( 板 四 宮 )으로 전환되 는 과정이 연령에 따른 조절(accommodation)의 과정이 될 수 있는데, 반면에 교육을 하는 입장 이라면 정사궁( 正 四 宮 ) 또는 판사궁( 板 四 宮 )이라 는 기본 용어를 습득하고 학습자의 연령 및 이 해도에 따라 적절한 용어로 설명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2. 형태의 이해 바둑기술의 핵심은 효율적인 수를 찾는 데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개념적으로 본다면 한 번 의 착수가 한 가지보다는 두 가지 이상의 역할 을 할 때 더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각자의 착수가 효율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중 복 또는 편중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노력을 하 게 되는데, 이것은 상대가 효율적인 착점을 하 는 것을 방해하는 과정과도 연관이 있다. 예를 들어, <그림 2>의 (가)는 바둑에서 비효율적인 형태인 우형( 愚 形 ) 의 대표적인 모양인 빈삼각 의 형태다. 그것이 우형( 愚 形 )인 이유는 돌 세 개의 연결된 형태가 발전성 차원에서 비능률적 이고 더불어 상대방이 내 돌 세 개를 잡는 경 우 비교적 효율적으로 잡을 수 있다. 즉, (나)와 같이 다른 형태로 돌 세 개가 배치된 것에 비 하여 적은 개수의 돌이 소모된다. (가)와 (나)의 모양에 대하여 X로 표시된 활로( 活 路 )의 지점을 비교해보면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교대로 착수 하는 바둑의 기본 규칙은 꽉이음 이 아니어도 충분히 자신의 안전을 도모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해준다. 이러한 이유로 바둑돌의 뭉침 현상 은 능률을 감소시킬 소지가 있고, 주로 우형( 愚 形 )으로 구분된다.
6 김세영 는 승리를 할 수 있는 확실한 수순이 최선의 선 택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부분적인 형태에서 전체를 보는 시야가 형성되고, 궁극적으로 이기 는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 바둑학습의 핵심이 된 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바둑학습에서 의 조절(accommodation)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림 2. 우형( 愚 形 )의 표본 빈삼각(가) <그림 2>의 형태를 설명하는 대상자는 아동 또는 초심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에게 중 요하게 여겨지는 바둑기술은 기초적인 차원에 서의 집을 많이 짓거나 상대 돌을 잡는 것이기 때문에 빈삼각은 만들지 않아야 할 우형( 愚 形 ) 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이 연령 또는 기술 수준이 어느 정도 높아져 그러한 형태를 만들어도 본인의 돌이 잡히는 것이 아니라 오 히려 어려움을 해결하는 수단이 되는 것을 발 견한다면 기존에 가졌던 지식 체계를 수정하고 또 다른 차원의 학습이 가능해진다. <그림 3>에서의 백 3의 곳은 빈삼각의 형태 를 만든 수지만 부분적인 사활 과정에서는 최선 의 수단이기 때문에 좋은 선택이 된다. 바둑에 서 효율적인 수를 찾는 과정은 우형( 愚 形 ) 과 같은 돌의 뭉침을 피해야 하지만 이기는 것을 가장 상위개념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형태보다 그림 3. 빈삼각의 묘수 3. 포석과 정석 바둑의 정석과 포석 과정은 바둑기술 수준 뿐 아니라 바둑을 보는 시각(바둑관)이나 기풍 ( 棋 風 ; 바둑스타일)의 영향을 받는다. 포석은 반 상에 바둑돌을 배치하여 영토의 기초적 형태를 만드는 것(정수현, 2004) 으로 바둑 내용의 핵심 이 되는 중반 이후 변화에 대비해서 기초공사를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전략을 가지고 대국을 진행할 것인지 또는 대국자 본인이 생각 하기에 승리를 거두기 편한 방식이 무엇인지에 따라 돌을 포진하는 방식 즉, 포석이 달라진다. 정석( 定 石 )이란 정형화된 돌의 형태 라는 의 미로서, 통상적으로 포석을 하는 과정에서 나타 나는 귀의 접전 중 쌍방이 모범적 착수를 하여 피차 불만 없게 매듭지어진 형태를 말한다(정수 현, 2004). 그러나 정석은 주변에 배치된 돌의 미세한 차이에 의해서도 선악의 판단이 갈릴 수 있고, 정석이 포석의 일부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유 불리에 대한 판단 기준은 매우 까 다로운 편이다. 바둑격언 중 정석을 배운 다음 잊어버려야 한다 는 것은 정석의 원리에 대한 이해 뿐 아니라 유동적인 사고의 중요성을 강 조하는 표현이다. <그림 4>는 소목에서 발생하 는 기본 정석 중 하나인데, 전문기사들 사이에 서도 이 정석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고 있으며, 이러한 판단은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이는 비
인지발달 이론에 기초한 바둑교육 방법에 관한 소고 7 방하기보다 자신만의 고유한 것을 발전시키는 것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교육을 하 는 입장에서도 각각의 바둑 지식수준에서 이해 할 수 있는 자료를 활용하여 학습에 적용하려 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Ⅳ. 인지발달 이론에 기초한 바둑교육 방법 제안 그림 4. 기본 소목 정석 슷한 수준이라 하더라도 기풍이나 승리를 하기 위한 세부적인 전술 및 전략에 차이가 있는 것 에 기인한다. 기풍을 배제하고 바둑의 지식 차원에서만 보 더라도 포석 및 정석에 대한 이해는 단계에 따 라 큰 차이가 있다. 본인이 만든 포석과 정석은 궁극적으로 좋은 대국 내용이나 승리에 도움이 되는 것이어야 하기 때문에 그 이후의 진행을 어느 정도 할 수 있는지 즉, 정석과 포석의 활용 도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동일한 형태의 정석 또는 포석이 본인에게 도움이 되거나 그 반대의 효과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보면 기 력에 따라 포석과 정석은 차이가 있기 마련이고, 흔히 10급 정석, 3급 정석 등의 표현이 있는 이 유도 이와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대중적인 포석과 정석 또는 전문기사들이 선 호하는 포석과 정석이 반드시 본인에게도 최선 의 포석과 정석이 되지는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그러한 관점에서 보면 포석과 정석의 공부는 현재 인기 있는 것을 무작정 모 바둑학습이란 피아제(Piaget)의 인지발달 이론에 나오는 도식(schema) 동화(assimilation) 조절 (accommodation) 의 단계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과 정이라고 할 수 있다. 바둑의 지식수준이나 기풍 ( 棋 風 ; 바둑스타일)의 변화는 조절(accommodation) 의 과정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고, 이러한 조절이 바둑실력의 변화 또는 향상을 가져오게 된다. 따라서 바둑교육을 할 때에는 조절 (accommodation)이 잘 이루어지도록 내용과 방 법적 측면에서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 바둑에 서 학습자가 알아야 할 지식은 학습자의 연령, 이해력, 바둑관, 기술 수준 등에 따라 차이를 두 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연령과 이해력을 종합하여 생각해보면, 아동 기에는 1년 또는 몇 개월 사이에도 사물을 인 지하고 판단하는 능력에서 현저한 차이가 있다.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보았을 때 바둑교육이 반 드시 바둑기술을 전수하는 것으로 제한하기보 다는 흥미 유발의 방식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물론 지금도 바둑과 다 양한 분야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가 나오고 있 다. 아울러 바둑을 둘 때 바둑판과 바둑돌이 가 장 기초가 되고 반드시 필요한 도구로 여겨지
8 김세영 지만 연령 등 특수한 경우에는 대체 용품이 더 욱 효과적일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 가 있을 것이다. 기술 수준에 따른 효과적인 교육이 이뤄지기 위해서 먼저 기력(바둑을 두는 능력) 체계에 대 한 이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식적 인 기력체계만 보더라도 18급에서 1급, 1단에서 9단(또는 7단) 등 어떤 분야와 견주어도 매우 다양한 체계를 가진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 나 실제로는 각각의 급수 체계에 맞는 바둑교 육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편이다. 더욱이 방 과 후 바둑수업에서 사용하고 있는 방식은 더 욱 세분화된 체계를 사용하는데, 현실적으로 현 제의 급수체계를 모두 고려한 학습이 이뤄지기 가 어렵기 때문에 유사한 기력을 하나로 묶어 지금보다 결합된 기력체계를 만들고 각 기력에 맞는 교육방법을 모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지금까지 인지발달의 내용 중 조절(accommodation) 에 대하여 학습자를 기준으로 설명하였는데, 바둑 교육이 학습자에게 조절(accommodation)을 경험 시키기 위해서는 교육자의 교육에 대한 다양한 준비와 유동적 사고도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달리 말하면 효과적인 바둑교육 및 학 습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바둑 교육자의 교육 방법에서도 도식(schema) 동화(assimilation) 조절(accommodation) 의 단계가 필요할 수 있 을 것으로 보인다. 바둑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교육 자체는 매우 복잡하고 어렵다. 효과적이고 적절한 교육 이 이루어지면 좋겠지만 과연 무엇이 효과적이 고 얼마나 해야 적절한지에 대한 정확한 판단 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다만 모든 영역은 얼마 나 관심을 갖고 필요성을 의식하고 있는지에 따라 동일한 상황에서도 다가오는 미래의 모습 은 큰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면의 지식과 행동은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실상 그 둘이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을 수 있다. 바둑 분 야에서 중요시되는 교육방법 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상기하는 차원에서 인지발달 이론을 기 초로 바둑교육 방법에 대하여 고찰해 보았다. 바둑도구 등 바둑을 배우는 방법의 다양성,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 바둑을 적절히 교육할 수 있는 기력의 체계가 갖추어지길 희망하며, 후속 연구에서는 본 연구에서 심도 깊게 다루 지 못한 대국관이나 기풍 등에 따른 적절한 교 육 방법이 있는지에 대한 논의도 추가적으로 다루어지기를 기대한다. 참고문헌 김바로미(2009). 바둑교육프로그램이 아동의 지 능, 과제집중지속능력, 문제해결력 및 만족 지연능력에 미치는 효과. 박사학위논문. 경 희대학교 대학원. 김세영(2013). 근거이론 접근에 의한 바둑선수 심리적 강점의 개념 모형 구조화. 박사학위 논문. 인하대학교 대학원. 김인만(2001). 바둑용어 사전. 서울: 서림문화사. 김정우(2000). 바둑의 단급 체계. 한국바둑문화 연구회 논문집 제1집, 115-121. 김진환(2006). 기력검사를 위한 요인 탐색과 검 사모형 개발에 관한 연구. 2006 국제 바둑학 학술대회 논문집, 217-232. 김진환, 최일호(2004). 기력별 기력구성 요인의 특성분석 연구. 바둑학연구, 1(1), 7-26. 대한바둑협회(2010). 대한바둑협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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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김세영 ABSTRACT A Study on Developing a Teaching Method of Baduk in Accordance with Theory of Cognitive Development Kim, Se-Young Myongji University This study is based on Piaget s theory of cognitive development. In according to the main concepts of schema, assimilation, and accommodation described in the theory, different types of teaching methods need to be applied based on the students ages, comprehensiveness, level of skills and their perspectives on Baduk. Therefore, terminologies, forms, joseki(patterns) and strategic(opening) methods used in Baduk need to be organized systematically. Key Words : Piaget, Theory of cognitive development, Teaching method of Baduk 원고 접수일 게재 결정일 5월 15일 6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