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Digital-only Banks 출현의 의미 전략연구실 전상욱 실장 swchun@woorifg.com 최근 영국에서 Atom Bank라는 digital-only bank의 출현이 가시화되고 있다. Digital-only Bank는 최근 부각되고 있는 고객관계관리에 집중하는 Engagement Banking, 즉 몰입형 은행 모델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몰입형 은행은 영국의 Metro Bank 등의 사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은행업 신규진입자로서 나름대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지 점을 설치하고 자체적인 IT 시스템을 보유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기존 대형은행들과 비교해 비용경쟁력이 낮을 수 밖에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몰입형 은행이 한 단계 더 발전한 것 이 Digital-only Bank라고 할 수 있다. Digital-only Bank는 지점이 전혀 없으며, 클라우드 소프트웨어서비스 회사로부터 은행 비즈니스에 필요한 IT서비스를 아웃소싱한다는 점에서 기존 은행들의 비즈니스모델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결론적으로 Digital-only Bank는 무점포 전략 및 클라우드 소프트웨어서비스 아웃소싱을 바탕으로 확보할 수 있는 비용경쟁 력과 고객관계 향상에 대한 자원 집중으로 가능해진 고객몰입도 제고를 통해 기존 은행업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Digital-only Bank, Atom Bank 영국에서는 Digital-only Bank인 Atom Bank가 2015년 출범을 앞두고 있다. Digital-only Bank인 Atom Bank 출범 예정 Digital-only Bank란 지점이 전혀 없이 비대면채널, 즉 모바일과 디 지털 채널만을 이용하여 예금계좌 개설, 일반대출, 모기지대출 및 각종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형태의 은행을 의미한다. 기존 은행들도 비대면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기는 하나 여 전히 대면채널을 비즈니스 운영의 근간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Digital-only Bank의 비즈니스 운영 방식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또한, 이미 미국 등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스마트폰 앱을 활용한 Mobile-only Bank와 유사하다고 볼 수도 있으나 Simple 이나 Moven 과 같이 소위 Mobile-only Bank라고 주장하는 서비스들은 결제계좌를 개설하고 이를 통해 입출금 및 송금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에서 대출 등 모든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Digital-only Bank와는 차이가 있다. Digital-only Bank는 기존은행의 비대면 채널 활용 및 Mobileonly Bank와는 차별화 제4권 제28호 2014.7.16 1
주간논단 그렇다면 Digital-only Bank의 출현 배경은 무엇인가? 또 기존 은행 들과 비교하여 비즈니스 운영방식은 어떻게 차별화되는가? Digital-only Bank의 출현 배경, Engagement Banking Digital-only Bank의 출현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Engagement Banking, 즉 몰입형 은행 개념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Digital-only Bank의 출현은 Engagement Banking-몰입형 은행 과 밀접한 관련 몰입형 은행이란 고객 수의 확대가 한계에 달하고 높은 금리를 부 과하기 어려운 현재의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하여, 은행 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은행에 대한 고객의 친 밀도 및 충성도, 즉 몰입도 를 강화시켜 제한된 고객으로부터 최대의 수익을 창출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는 비즈니스 모델을 의미한다. 물론 기존 은행들도 비슷한 노력을 하고 있다. 도이치뱅크나 BNP Paribas 은행 등이 지점 운영방식의 변화 또는 자회사 설립 등을 통해 몰입형 은행 모델의 도입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 그 예이다. 문제는 기 존 거대은행들은 기존의 점포망, 과다한 인력, 전통적인 IT 시스템 및 업무처리 프로세스라는 족쇄에 묶여 아직 일부 파일럿 형태나 소규모 자회사 형태의 시도 외에는 기존의 고객관계 관리방식을 전면적으로 변화시키지는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히려 은행산업에 신규 진입하는 소규모 은행들이 몰입형 은행 모델 을 전행적으로 적용하는 데 용이한 것으로 보이며 그 대표적인 예가 2010년에 설립된 영국의 Metro Bank이다. 영국은행업에 2010년 신규 진입한 Metro Bank가 몰입형 은행 의 대표적인 예 영국에서 150년 만에 런던에 본사를 둔 은행으로 설립허가를 받은 Metro Bank는 기존 영국은행들의 영업행태와는 차별화된 비즈니스 방 식을 적용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지점을 소비자들이 쇼핑을 하는 Store 로 정의하여 느리고 불친절하기로 유명한 기존 영국 은행들과는 다른 고객응대 방식을 실행하고, 고객의 편의성 제고를 위해 휴일 없 는 주7일 지점 운영, 15분 이내 계좌개설 및 카드발급, 애완견의 지점 영업장 출입 허용 등의 서비스 차별화를 도모함으로써 큰 성과를 거 두고 있다. Metro Bank의 2014년 3월말 현재 예금은 16억 2천만 파운 드로 전년동기 대비 131% 성장하였고, 상업대출을 포함한 총대출은 9 억 6천만 파운드로 전년동기 대비 298% 성장하였으며, 고객계좌수는 31만 8천좌 이상에 달하고 있다. 2 우리금융경영연구소
하지만 성공적으로 보이는 몰입형 은행 모델도 나름의 한계를 가 지고 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은행 비즈니스 운영방식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킨 것이 바로 Digital-only Bank이다. 1) Digital-only Bank의 비즈니스 운영 방식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몰입형 은행은 고객관계관리 의 차별화가 핵심 경쟁력이다. 그러나 여전히 1개 지점당 설립비용 170만~210만 파운드가 소요되는 지점망을 유지해야 하고 은행업에 필수적인 대형 IT 시스템을 구축 보유해야 한다는 점에서, 규모의 경제 효과를 달성 하기에는 고객수가 충분치 않은 몰입형 은행들은 대형은행과 비교하 여 비용경쟁력이 낮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Metro Bank의 사례를 보 더라도 대출금리는 기존 은행들보다 높고 예금금리는 기존 은행들보 다 낮아 우량고객 확대에 애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몰입형 은행의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여 고객관계관리의 우위라는 몰입형 은행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도 신규진입자로서는 큰 부담이 되 는 지점설치 비용 및 IT 투자비용 문제를 해결하고자 제시된 것이 바 로 Digital-only Bank 모델이다. 몰입형 은행 비즈니스 운영방식이 한 단계 더 발전한 것이 Digital-only Bank 예전부터 아이디어는 있었지만 Metro Bank가 설립되던 2010년에만 해도 실현이 어려웠던 이 모델이 가능해진 것은 은행의 자체적인 IT 투자 없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은행 비즈니스와 관련된 모든 소 프트웨어(software as a service platform)를 필요에 따라 모듈별로 제공 하고 동 서비스의 사용량에 비례하여 비용을 청구하는 은행업 전문 소프트웨어 회사들과의 제휴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Atom Bank의 경우 Fiserv라는 소프트웨어 회사와 제휴하여 자체적 인 IT 시스템 없이 은행 비즈니스 운영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가상 공간, 즉 클라우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데, Fiserv는 소위 pay-as-yougrow 모델에 따라 비용을 청구한다. 알려진 바로는 예금계좌만을 가 진 은행 고객은 1인당 연간 5파운드, 다수의 계좌를 가진 고객은 1인 당 연간 25파운드까지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청 구한다고 한다. Atom Bank는 Fiserv 로부터 클라우드 소 프트웨어 서비스를 아웃소싱하여 IT 투 자 및 유지비용 절감 1) 최초의 Digital-only Bank 설립을 주도하고 있는 Anthony Thomson이 바로 Metro Bank의 설립자이다. 제4권 제28호 2014.7.16 3
주간논단 Fiserv는 다수의 Digital-only Bank에 자사 소프트웨어를 공급함으로 써 은행 대신에 IT 시스템을 구축하는 비용을 회수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실제로 영국에서는 이미 Atom Bank 외에도 30여개 은행이 Digital-only Bank 형태로 신규 진입을 추진 중이다. 결국 Digital-only Bank 사업자 관점에서나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서비스 제공업자 관점 에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시장여건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 이 모 델이 실현 가능하게 된 중요한 이유이다. 기존 은행들은 기존 IT 인프라 기반의 추가 시스템 개발로 개발 및 유지보수 비용 급증 한편 기존 은행들은 신규 진입자들과는 달리 모바일 및 디지털 채 널을 확대하고자 할 경우, 기존 IT 인프라(Legacy System)를 근간으로 추가적인 시스템을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대응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 으며 시스템 구성의 복잡성이 증가하면서 유지보수 비용이 급증하여 경쟁력 약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Digital-only Bank 출현의 시사점 Digital-only Bank 출현의 첫째 시사점은 저비용으로 새로운 경쟁자 가 은행산업에 진입하여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는 점 이다. 우선 Digital Bank 형태의 은행업 신규 진입자들은 지점 설치비용 이 필요하지 않고 IT 인프라 구축을 위해 하드웨어 구입 및 소프트웨 어 개발에 소요되는 대규모 자금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되었을 뿐만 아 니라, 영업인력 외의 지원인력, 특히 IT인력을 자체적으로 유지할 필 요가 없어져 초기 투자비용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은행설립 준비 기 간도 기존 2~3년에서 6개월 정도로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글로벌컨설팅사인 Accenture가 영국에서 조사한 결과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이미 영국 금융소비자의 25%는 비대면 채널을 통해 신속 하면서도 가격경쟁력이 있는 대출 및 예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Digital-only Bank만을 주거래은행으로 사용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 타나, Digital-only Bank가 기존 은행업과의 경쟁을 통해 성장해나가는 데도 큰 제약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둘째 시사점은 Digital-only Bank들은 대형은행들과는 달리 은행의 모든 역량 및 자원을 고객관리 및 신상품개발에 집중하여 몰입형은행 으로서의 경쟁우위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고유의 은 4 우리금융경영연구소
행업과 IT업을 동시에 운영하는 상황에 처해 자원이 분산되는 기존 은행들과는 달리 Digital-only Bank는 고객경험(Customer Experiences)을 창출하는 회사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 시사점은 Digital-only Bank의 출현이 가시화될 수 있게 환경 을 조성한 영국 규제당국의 정책도 눈여겨 봐야한다는 점이다. 즉 어 느 나라나 은행업에는 규제로 인한 진입장벽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기존 은행업이 정체되면서 금융중개기능은 약화되고, 반면에 금융소비 자의 금융서비스 요구수준은 점점 높아지는 상황에서 정책당국도 새 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보 면 다른 나라들의 경우에도 예외가 아닐 것으로 판단된다. 정책당국의 입장에서는 국민경제 내에서 금융중개활동을 수행하는 은행업의 역할, 즉 금융중개기능 이 원활하게 작동하는 것이 정책의 최종 목표이지 기존 은행들을 보호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Digital-only Bank는 금융소비자의 수용성이 이미 확보 되어 있는 상황 하에서, 무점포 전략 및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서비스 아웃소싱을 바탕으로 확보할 수 있는 비용경쟁력과 고객관계 관리에 대한 자원집중으로 가능해진 고객몰입도 제고를 통해 기존 은행업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Digital-only Bank는 기존 은행업에 위협 이 될 것 기존 은행들은 경쟁지형도를 완전히 바꾸어 놓을 수도 있는 변화가 이미 눈앞에 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대응방안을 찾아야 할 때이다. 제4권 제28호 2014.7.16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