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장 고찰 Discussion 중복출판의 사례를 정리한 논문은 매우 많으나 중복출판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분석한 작업은 많지 않다. von Elm 등[7]은 중복출판의 유형을 체계적 분석을 통하여 6가지로 나눈 것이 문헌에서 찾을 수 있다. 이번 작업과 비교하면 다음과 같이 짝을 지을 수 있다. Table 7-1. Comparison between von Elm et al.'s classification and present classification on the duplicate publications von Elm et al. [7] Present classification 1 Same sample number and results Complete copy 2 Same sample number and results but mixed from two different papers Others 3 Same sample number but different results Salami publication with different hypothesis 4 Extended sample number with same results Imalas with extended sample number or extended study periods 5 Diminished sample number with same results Reverse imalas 6 Different sample number and results Imalas with extended sample number or extended study periods, and added hypothesis 이 결과를 보면 von Elm의 분류에서 논문을 짜깁기 한 것(same sample number and results but mixed from two different papers)은 이번 작업 내용으로 보면 기타로 분류하여야 한다. 분석 대상 논문에서는 두 개 이상의 논문을 짜깁기 한 것은 찾을 수 없었지만 발견할 수 있는 유형이다. 흔히 중복출판은 복제, 분절출판, 덧붙이기출판 이렇게 세 유형으로 나누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이번 분석에서 이 세 유형 안에서 더 세분하여 나누어 보았고 각각의 세부 유형마다 94 Sample cases of duplicate publication
해당하는 논문이 있었다. 즉 이런 분류 방식이 중복출판 분류에 충분히 적용 가능함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과거 분류한 것보다 조금 더 자세히 나누어서 어디에 해당하는지 쉽게 찾을 수 있는 방안이다. 사례를 보고 찾는다면 더욱 쉽게 해당하는 범주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분석 작업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유사성의 기준을 어디까지로 할 것인가? 이다. 두 논문에서 대상 수를 늘였다면 복제와 덧붙이기출판을 구분할 때 어느 정도까지 수정하면 복제이고 어느 정도 이상이면 덧붙이기출판인지 기준을 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Cho 등[8]은 중복출판의 기준으로 가설, 표본, 방법, 결과의 유사성을 보이거나 공저자가 있고, 새 정보가 없거나 적다는 것을 제시하였고, 국제의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에서 제정한 생의학학술지에 투고하는 원고의 통일 양식 에서도 중복출판이란 이미 출판된 논문과 상당부분(considerable parts)이 겹치는 내용을 다시 출판하는 경우를 말한다 라고 되어 있다. 이 두 가지 모두 상당히 같거나 유사하다는 것이 어느 정도에서 차이가 나는 경우를 뜻하는지 보는 사람마다 기준이 다를 수 있다.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한 연구 사업에서 같은 대상에서 가설이나 방법을 다르게 설정하고 기술한 경우이다. 결과가 다른 내용으로 나오므로 이런 경우 과연 이것을 중복출판으로 봐야 할지 아니라고 봐야 할지 사례마다 꼼꼼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이번 분석 작업에서 중복출판 판정은 4명의 저자가 토의하여 정하였고, 중복출판이 아니라고 하는 연구자가 한 명이라도 있는 경우는 중복출판이 아니라고 판정하였다. 분류 역시 토의하여 정하였다. 그런데 분류 중 용어 선택에서 다른 가설 로 기술할 것인지, 다른 결과 로 할 것인지 토의하였는데 우선 다른 가설 로 기술하기로 하였다. 가설이나 방법이 다르면 대개 결과도 다른 것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다른 가설 은 von Elm 등[7]의 연구결과에서 기술한 다른 결과 와 같은 의미라고 받아들이면 충분하다. 과연 어떻게 하면 게재하면서 중복출판을 피할 수 있을까? 우선 언어가 다르면서 복제인 경우는 이차게재의 가능성을 살펴보아야 한다. 그래서 다른 언어로 발간하는 학술지의 편집인에게 사전 통보를 하고, 양쪽 편집인의 허락을 받아 실을 수 있다. 이 때 두 번째 출판하는 편집인이 보기에도 원 논문의 수준이 이차게재 하여도 좋을 만큼 수준이 높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복제이면서 일부 자료를 수정하여 내는 경우도 흔한데 이런 경우 역시 언어가 제7장 고찰 95
다르다면 양쪽 편집인의 허락을 받아야 할 것이다. 실제 국내에서 국문지에 싣고 다시 국내 출판 영문지에 게재하는 것을 이차출판으로 허락한 예가 있다[10, 11]. 분절출판을 꼭 하여야 할 이유가 있는 경우는 자료가 방대하여 한 번에 출판하기에는 주제가 다양한 경우이다. 예를 들어 코호트연구에서 수만 명 자료에서 각 질병 분야를 모두 다루어서 관찰하였는데 그 모든 분야를 다 다룬다면 지나치게 분량이 커서 분할출판을 하여야 하는 경우이다. 이럴 때 두 번째 논문부터는 대상 및 방법에서 중복되는 내용은 앞의 논문을 그대로 인용하고 어느 코호트연구의 일부 내용이라는 것을 서론에서 밝히는 것이 좋다. 대상은 같더라도 분석 방법이 달라지는 경우이므로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다. 여기에서도 두 번째 논문부터는 앞의 논문에서 기술한 것을 전부 참고문헌으로 인용한다면 반복하여 기술할 필요가 없다. 새 논문에서 새 내용을 강조하여 기술하고 고찰에서 의의를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 덧붙이기출판은 처음 연구결과에 비교하여 비록 대상이나 기간이 늘어나도 결과에 유의한 차이가 없다면 단보(brief report)로 처리하여 추후 조사에서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간단히 기술하여 기록에 남기면 된다. 아니면 처음 논문을 단보로 처리하고 나중에 대상이나 기간을 늘려서 원저로 기술할 수 있다. 이 경우 처음 논문을 인용하여 처음 논문에 나온 목적이나 대상, 기간 등의 내용 중 바뀐 내용만 짧게 기술하고 나머지는 모두 참고문헌으로 처리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덧붙이기출판이 될 수 있는 내용 가운데 관찰기간만 늘인 내용에서 원 논문과 다른 새 소견이 나와서 그 새 소견이 기록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편집인이 판단하면 게재가 가능하다. 한 예가 관찰 기간을 늘린 동물 시험에서 새 병리 소견이 나와 추가로 기술한 예이다. 이 경우 두 번째 논문에서는 참고 문헌을 하나 즉 원 논문만 달아서 원 논문의 덧붙이기 실험임을 미리 밝혔다[12,13]. 거꾸로 덧붙이기 역시 두 편집인의 허락받아, 두 번째 학술지 편집인이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면 게재를 고려할 수 있다. 중복출판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공개(disclosure)이다. 즉, 앞의 논문에서 다룬 내용을 사용한다는 것을 공개하고 논문을 구성한다면 전문가심사자나 편집인이 앞 논문을 찾아 볼 수 있어 심사과정에 두 번째 논문이 의의가 있는지를 쉽게 판단할 수 있다. 96 Sample cases of duplicate publication
중복출판인가 아닌가는 상당 부분 저자가 사전에 인지한다.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거가 자신의 원 논문을 인용하지 않는 것이다. 즉 과거 PubMed에 등재되지 않은 학술지에 먼저 싣고 나중에 PubMed 등재지에 싣는 경우 심사할 때 원 논문을 찾을 방법이 없었다. 또한 동시투고를 하면 역시 둘 다 PubMed 학술지라도 찾을 방법이 없다. 단지 PubMed 등재지에 중복출판을 하면 나중에 금방 알려지게 되므로 이런 방식의 중복출판은 피한다. 그러나 지금은 국내 의학학술지의 대부분은 KoreaMed를 통하여 영문초록 검색이 가능하고 또한 KoreaMed 및 KoreaMed Synapse 모든 내용은 Google Scholar를 통하여 검색 가능하므로 PubMed 미등재 국내학술지도 누구든지 쉽게 검색할 수 있어 최근에 중복출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저자가 중복출판이 아닌 것처럼 같은 결과를 가지고 제목이나 초록 내용을 상당히 바꾸어 기술하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 etblast나 CrossCheck을 통해 검색되지 않을 수가 있다. 특히 첫 논문의 본문이 국문인 경우, 전문까지 살펴보지 않으면 확인하기가 매우 어렵다[14, 15]. 편집인이나 원고편집인, 심사위원이 어떻게 하면 쉽게 중복출판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까? 우선 etblast나 CrossCheck을 통하여 확인하고, 더 나아가서 Google을 통하여 찾을 수도 있다. Google은 단순하게 내용을 가져다 붙여서 검색하면 되고, etblast 역시 초록을 검색창에 붙이거나 파일로 첨부하여 PubMed, PubMed Central 등 다양한 데이터베이스에서 검색 가능하다. CrossCheck을 이용하려면 우선 CrossRef에 가입하여 Digital Object Identifier를 받아서 논문마다 새겨야 한다. 이후 CrossCheck 사용 신청을 하면 사용할 수 있고, 학술지 인쇄본과 누리집에 CrossCheck 로고를 달아 표절이나 중복출판을 사전에 점검한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 CrossCheck은 CrossRef 통하여 기탁한 논문을 데이터베이스로 검색하는데 유사성 정도가 수치로 표시되어 나온다. 이 때 대개 유사성도 50% 이상이면 표절이나 이중게재 여부 확인 위하여 해당 논문을 면밀히 살펴보아야 한다. 유사도가 높은 두 논문에서 동일한 저자가 없으면 표절, 한 명이라도 있으면 중복출판이다. 언제 중복출판 여부를 점검하는 것이 좋을까? 보통은 게재 확정된 논문을 대상으로 점검하나, 투고 논문 수가 매우 많을 때는 접수하자마자 바로 점검하여 불필요한 심사과정을 줄일 수도 있다. 이번 분석에서는 중복출판 모든 예를 분류 기준에 따라 나열하지 않았다. 앞으로 발견하거나 기존에 확보한 중복출판 자료를 모두 이 기준에 따라 나열하여 과연 어느 유형이 가장 많은 지 제7장 고찰 97
점검하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이런 자료를 근거로 흔한 중복출판 유형을 투고자가 피할 수 있도록 훈련과정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중복출판에 관련된 많은 연구자는 자신의 논문이 중복출판에 해당하는 지에 대하여 판단하기 어려워 그렇게 하여온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례에 대한 판단과 해석이나 질의 응답은 단지 참조 사항이지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며 다른 의견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중복출판 여부는 최종적으로 해당 학술지 편집인이 판단한다. 우리나라 과학기술부(현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2006년 8월 11일에 연구윤리 진실성 확보를 위한 지침해설 을 배포하여 검증시효를 언급하고 있다. 여기서 제시하는 연구 부정행위에 저자됨은 포함되어 있으나 중복출판은 포함되어 있지 않고 단지 과학기술계에서 통상적으로 용인되는 범위를 심각하게 벗어난 행위 라고 언급하였다. 이 항목에 중복출판이 들어가는지 여부는 또 다른 판단이 필요하나 여러 기관의 연구진실성위원회에서도 중복출판도 다루므로 넓은 범위의 연구윤리에 중복출판도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중복출판 역시 검증시효가 5년이 지난 것은 어느 기관의 연구진실성위원회에서 다룰 필요 없다. 그렇지만 중복출판 사실 자체는 남아 있어 그에 대하여 조치를 취할지 여부는 편집인이 결정한다. 이번 중복출판 사례 분류 및 가상 사례 작성 작업은 매우 많은 자료를 가지고 오랜 시간 동안 여러 전문가가 깊은 토의를 통하여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앞으로도 더욱 더 많은 자료를 가지고 추가 분석 작업을 하여 이와 같은 분류와 사례를 더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 이런 내용을 투고자, 심사자 및 편집인이 잘 파악하여 앞으로 이중게재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연구자의 논문 수준이 출판윤리 면에서도 빠른 시일 안에 향상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98 Sample cases of duplicate public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