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및 심의결정 리뷰 자살예방에 대한 정책결정 리뷰 배 영 정책결정 제2호 추가 결정의 배경과 의미 정 경 오 기획 동향 한국 인터넷 내용규제와 행정심의의 흐름 전 응 휘 4.11 총선에서 나타난 인터넷과 선거문화 송 경 재 CONTENTS 법제 동향 온라인 사전선거운동 규제의 위헌결정과 법제정비의 필요성 UN, 인터넷 상의 인권의 증진, 보장, 향유를 위한 결의안 소개 망 중립성을 둘러싼 불편한 진실 인터넷 본인확인제에 대한 헌법재판소 위헌결정의 의의 및 전망 심 우 민 나 현 수 정 혜 승 황 성 기 이용자섹션 인터넷 시대의 스포츠 민족주의 정 윤 수 학술탐방 한국정보법학회 활동 소개 최 경 진 국내외 자율규제 소식 저널 제 8호 편집위원 KISO NEWS KISO (사)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의 허가 없이 본 내용의 무단전재나 복제를 금지합니다. 내용에 관한 문의가 있으시면,(사)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기획협력실로 발행일 2012.10.08. 위원장/ 황용석 교수_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연락주기시 바랍니다. 발행인 김상헌 권헌영 교수_광운대 법학과, 김유향 팀장_국회 입법조사처 121-916 서울특별사ㅣ 마포구 공덕동 467 롯데캐슬프레지던트 101동 2102호 대표전화 02-563-4955 발행처 (사)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디자인 (주)더커뮤니케이션즈울림 박준석 팀장_Daum고객서비스기획팀, 오근숙 과장_NHN 정책실 이원태 박사_KISDI 미래융합연구실, 태해진 팀장_SK커뮤니케이션즈 대외협력팀 제목을 누르시면 해당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이메일 kiso@kiso.or.kr 황창근 교수_홍익대 법학과
KISO는 자살을 예방하고 생명 존중의 인터넷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지난 6월 자 살예방에 대한 정책결정 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KISO 회원사인 국내 주요 포 털은 인터넷 공간의 자살 관련 게시물 삭제, 관련 커뮤니티 이용 제한 등 자살 예 방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펼칠 예정이다. 본문에서는 해당 정책결정의 배경과 의의에 대한 리뷰를 담아보았다. 자살예방에 대한 정책결정 리뷰 배 영 숭실대학교 정보사회학과 교수 KISO 정책위원 1.정책결정의 배경 <그림> 한국의 자살율과 자살자 수 추이 (2006-2011) 자살은 일탈( 逸 脫 )이다. 원인이 무엇이든지 간에 개인이 행할 수 있는, 사회의 상규( 常 規 ) 를 벗어나는 가장 극단적인 선택 중 하나이다. 프랑스의 고전 사회학자인 에밀 뒤르켐은 자 살이라는 일탈적 행위의 속성을 단순한 개인의 차원에서 파악할 것이 아니라,사회적이고 결속적인 관점에서 논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즉, 사회통합의 정도와 규범성이 높은 사회에서는 자살율이 낮고, 반대로 사회의 결속력이 낮고 규범적 기능이 제 역할을 하 지 못하는 사회에서는 높은 자살율을 나타낸다고 말한다. 우리 사회의 경우 OECD가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발표한 2010년 사회통계지표에서 교 통사고율, 이혼율, 자살율 등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내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교 통사고율이나 이혼율 등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들어 감소하는 추 세를 나타내고 있는 반면, 자살율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증가하고 있는 것이 문제의 심각 성을 더하고 있다. 다른 국가와의 비교뿐만 아니라 절대치에 있어서도 <그림>에서 나타나듯이 우리나라의 자살은 급등하는 추세이다. 자살율은 2006년 10만명당 21.8명이었던 수치가 해마다 증가 하여 작년에는 10만명당 31.7명까지 그 수치가 급증하였다. 자살의 원인은 개인적인 차원 에서부터 사회구조적인 측면까지 광범위하게 제시, 분석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 방안 을 위한 노력은 아직도 부족한 상황이다. 더욱이 개인들의 일상에서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는 인터넷 공간이 자살에 있어서 다양 한 매개를 제공하고 있어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이에 KISO와 회원사들은 자살 예방을 위한 정책 결정을 마련하여 소중한 생명을 보호하고 생명존중의 인터넷문화 조성에 기여하는 노력을 제고하고자 한다. 2.정책 결정의 내용 이번 정책 결정의 취지는 자살과 관련한 위험 정보로 부터 이용자들을 보호하고, 자살 예방을 위한 조치들을 회원사들이 적극적으로 취한다는 차원에서 마련된 것이다.주요 내용 04 05 정 책 및 심 의 결 정 리 뷰 은 회원사의 사이트 상에 존재하는 자살과 관련된 유해 게시물이나 커뮤니티를 신고 등을 통해 인지한 경우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이용을 제한하고, 커뮤니티의 명칭에 자살을 목적 으로 하거나 방조 또는 유인하는 표현이 사용된 것을 알게 된 경우에는 그 명칭을 허용하지 않는 조치를 취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용자들의 신고 등을 통해 자살 시도의 긴급성과 위험 성이 있는 게시물을 알게 된 경우 수사기관 등 관련기관에 신고함과 함께 자살관련 키워드 의 검색 시 자살 예방 상담기관 등의 정보가 노출될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가.게시물과 커뮤니티에 대한 제한 자살의 원인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최고만이 살아남는 무한경쟁구도 하에서의 실패와 좌절, 그리고 그에 연유한 자괴감과 열등감, 지배적인 물질만능 가치관 아래 겪게 되는 이 해관계의 충돌, 부의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겪게 되는 상대적 박탈감, 질병으로 인한 고통, 그리고 인간 관계 속에서의 마음의 상처와 갈등 같은 요인들이 가장 주요한 원인으로 제시 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살아감에 있어 이러한 일들을 겪지 않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누구나 겪게 되는 문제이지만, 그 정도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을 때 개인은 자살 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자살을 생각하는 것과 실제 행하는 것에는 결과에 있어 큰 차이가 존재한다. 얼마나자살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했는지, 또 극단적인 생각을 품게 되었을 때 충동적인 행위로 이어지는지, 아니면 자제와 인내에 기반하여 감정을 극복 하는지는 개인이 처한 상황과 조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여기에서 말하는 상황과 조건 에 있어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이 나를 둘러싸고 있는 타인의 존재이다. 주변인을 통해 개 인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강화하기도 하고, 자신에 대한 무력감에 힘들어 하기도 한다. 인터넷을 통한 인적 네트워킹이 활발해지면서 오프라인에서의 인지관계는 없었지만 서로의 관심과 경험 공유를 통한 새로운 관계의 형성이 매우 활발하게 되었다. 그 결과 다 양한 커뮤니티와 SNS에 기반한 소통을 통해 현대인들은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 운 세상을 알게되고 또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자살과 관련해서는 이러한 정보와 인적 네트워크의 공유가 충동적인 감정을 실제 행위로 연결시켜주는 매개로 작용하고 있 다는 측면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매우 크다. 다시 말해 개인이 어렵고 힘든 상황에 처했을 때 이를 이겨 낼 수 있도록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주변인이 존재하는 경우와 자살을 도모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주며 자살이라는 행위에 동조하는 사람이 많은 상황 에서 나타나는 결과는 매우 다르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에 주목하여 금번 정책 결정에서는 먼저 회원사가 자살과 관련된 유해 게시 물이나 커뮤니티를 신고 등을 통해 알게 된 경우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이용을 제한 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마련하였다. 또한, 각 회원사는 카페 등 커뮤니티 명칭에 자살,동반 자살을 목적으로 하거나 방조 또는 유인하는 표현이 사용된 것을 알게 된 경우 그 명칭을 허용하지 않는 조치 를 취하기로 하였다. 게시물을 통해 표출되는 이용자들의 표현의 자 유는 충분히 보장되어야 하지만, 게시물 이용을 통해 충동적인 감정에 의한 자살에 이르 지 않도록 관련 내용에 대한 사전예방과 사후 모니터링 활동에 보다 만전을 기하겠다는 의 지의 표현이라고 할 것이다. 나.관련 기관과의 유기적 협조체계 구축 보건복지부는 자살로부터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보호하고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목적 으로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이하 자살예방법) 을 2011년 3월 31 일에 공표한 바 있다. 이에 의거하여 자살예방 전문인력의 양성은 물론이고 자살위기자 에 대한 상담을 위해 보건복지콜센터(129)의 운영도 마련되었다. 또한, 사이버상 자살동 반자 모집정보 등 자살유해정보를 차단하고 신속히 대응하기 위하여 방송통신위원회, 경 찰청, 정보통신제공자 단체의 소속 공무원 및 직원이 참여하는 자살유해정보예방협의회 를 운영하게 되었다. KISO는 이와 같은 자살예방법의 효율적 운영과 자살관련 정보에 대한 실질적이고 신속한 처 리를 통해 자살예방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도록 금번 정책결정을 통해 각 회원사는 신고 등 을 통해 자살 시도의 긴급성과 위험성이 있는 게시물을 알게 된 경우수사기관 등 관련기관에 신고한다 는 조항을 마련하였다. 다.자살 관련 키워드 검색 시 자살 예방 관련 정보의 노출 인터넷 이용이 일상화되면서 검색을 통한 정보 활용은 생활의 전 영역에 걸쳐 보편화 되 었다. 자살과 관련해서도 다양한 키워드를 통한 검색과 함께 관련 정보의 노출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이용자들의 알권리를 효율적으로 충족시켜야 한다는 서비스 본연의 취 지는 보장되어야 하지만, 자살과 관련한 유해한 정보의 노출이나 동반자살을 도모하고자 동 조자를 찾는 커뮤니티로의 연결은 공익적 관점에서 다양한 우려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KISO에서는 자살예방을 위한 정책의 마련에 있어서 각 회원사는 자살 및 동반자살 키워드 의 검색 시 자살 예방 상담기관 등의 정보가 노출될 수 있도록 한다 는 조항을 두어 이용자의 알권리에 대한 보장과 함께 예방을 위한 노력도 아울러 도모하고자 했다. 자살예방법 공포 이후 정부는 중앙자 살예방센터를 비롯하여 다양한 기관 및 제도, 프로그램을 통해 국가적 차원에서 책무를 수행하고 있 다. 하지만, 아직 이에 대한 홍보의 부족으로 인해 충분한 사회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 운 상황이다. 자살 관련 키워드에 대한 검색 시 자살예방을 위한 기관 및 프로그램에 대한 홍보가 효 과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국민들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데 있어 중요한 계기로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06 07 정 책 및 심 의 결 정 리 뷰 3.정책 결정의 의의 자살은 더 이상 한 개인의 문제라고 볼 수 없다. 금번 KISO의 자살 예방에 관한 정책결 정은 우리 사회에서 급증하고 있는 자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고 온라인 공간에서 자 살 예방을 위해 작동할 수 있는 실제적 조치들을 명시화했다는 측면에서 의의를 갖는다. 또한 2011년 공포된 자살예방법의 세부 내용들을 효과적으로 실현하여 생명존중 문화의 증진에 보 다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위한 노력이었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자살과 관련하여 다양한 우려가 나타나고 있는 온라인 공간이지만, 자살예방을 위한 자원의 선용( 善 用 )을 통해 생명과 삶의 가치에 대한 재고( 再 考 )의 공간으로 자리매김될 수 있도 록 선순환의 매개를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본 정책의 내용들이 실효성있게 전개되기 위해 서는 일회적인 시스템의 마련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차원과 관점에서 자살 예방을 위한 검토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자살 관련 신고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은 물론이고 관련 내용과 이용자 인식에 대한 질적인 분석을 실시하여 보다 효과적인 차원에서 자살 예방과 생명윤리 에 대한 존중이 가능할 수 있도록 제도와 시스템의 보완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KISO는 정보통신망법상의 임시조치와 관련한 정책결정을 꾸준히 다져가고 있다. 이번정책결정 제2호의 추가결정으로 임시조치 관련 처리의 제한 을 변경하여 이용자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고 알권리를 충족시키고자 하였다. 본문을 통해 이번 추가 결정의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정책결정 제2호 추가 결정의 배경과 의미 정 경 오 KISDI 동향분석실 책임연구원 변호사 KISO 정책위원 게시물로 인하여 사생활 침해 또는 명예훼손 등 권리침해를 받은 경우 피해자가 권리 침해 여부를 소명하고 일반인의 게시글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는 조치로서 명예훼손 여부에 대한 실체적인 판단 이전에 게시물이 급속하게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피해자 보 호를 위한 절차적인 측면의 사전조치이다.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이하 KISO'라 한다) 는 이번에 이러한 인터넷상 명예훼손 분쟁을 둘러싼 임시조치와 관련해서 의미있는 정책결 정을 내어 놓았다. KISO는 이 정책 결정에서 임시조치를 제한하는 공인의 범위를 확대함 으로써 표현의 자유를 더욱 보장하고자 하였는데, 헌법재판소의 본인확인제에 대한 위헌 결정과 함께 비슷한 시기에 표현의 자유를 강조한 점이 눈길을 끈다. 2.정책결정의 배경 1.서론 2012년 8월 23일 헌법재판소는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릴 때 본인여부를 의무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제한적 본인확인제에 대하여 헌법재판관 전원일치로 위헌결정을 내린 바 있다 [2010헌바47, 252(병합)]. 위 결정으로 그 동안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킨다는 비판을 받 아 오던 본인확인제가 폐지됨으로써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악성댓글이 더욱 늘어나 그로 인한 피해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하고 있다. 그러나 위 결정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자 하는 헌법재판소의 태도가 확고하다 는 점을 보여주고 있으며, 앞으로도 표현의 자유를 합리적인 이유 없이 제한하는 정부규제는 향후에도 위헌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헌법재판소는 2002년 6월 27일 전기통신사업법 제53조에 대한 위헌결정을 하면서 인터넷을 가장 참여적인 시장 이자 표현촉진적인 매체 라고 하였는데(99헌바480), 헌법재판소의 견해처럼 인터넷을 가장 참여적이고 표현 촉진적인 매체로서 활약하게 만드는 것은 아마도 인터넷에 자기의 의견을 올리는 게시판 기능이라고 생각한다.그런데, 이와 같은 게시판 기능으로 인해 인터넷은 사상과 표현을 자유롭게 교환하는 공론의 장 이 되기도 하지만, 자율 이 완벽하게 기능하지 않는 경우 게시판 기능으로 인해 분쟁이 발생하기도 한다. 즉, 이용자들은 인터넷에 자기의 생각이나 의견을 글이나 그림, 영상 등 의 형태로 정보를 올리지만, 그 올린 정보로 인해 사생활 내지 명예훼손과 같은 권리침해 를 받기도 한다. 특히, 표현의 자유와 인격권의 충돌은 인터넷에서 발생하는 중요한 분쟁 중의 하나이며, 기본권 내지 권리의 충돌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큰 과제이다. 이러한 기본권 내지 권리 충돌을 해결하기 위한 제도로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에서는 임시조치 제도를 두고 있으며, 임시조치란 가해자의 KISO는 이미 2009년 6월 29일 정책결정 제2호를 통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임시 조치 요청의 주체가 아닌 것으로 간주하였고, 임시조치를 요청하는 자가 정무직 공무원 등 공인인 경우 자신의 공적 업무와 관련된 내용은 명백히 허위사실이 아닌 한 명예훼손 관련 임시조치의 대상이 아닌 것으로 간주한 바 있다. 이번 추가 정책결정(이하 추가결정 이라 한다)의 배경은 2011년 9월 모 검사에 대한 임시조치를 허용한 심의결정에서 공인 의 범위에 대하여 명확하게 할 필요성을 제기한데 서 출발한다(심의-제2011-09-01호, 2011. 9. 16. 결정). 당시의 심의결정을 살펴보면, 검사가 정책결정 제2호의 정무직 공무원 등 공인 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논의가 있었으나, 정책결정상의 공인의 범위에 대하여 추가적인 논의를 통해 명확하게 하되,심의 시점에서는 정책결정 제2호의 취지를 엄격하게 해석하여 정책결정 제2호의 정무직 공무 원 등 공인 에는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보았다. 그리고 해당 게시글에 대하여 사생활 보 호의 사적 영역에 해당하고, 모욕적인 요소가 강하다고 보아 삭제 또는 그에 준하는 조치 로 결정하였다. 당시 심의 과정에서 검사도 공인이지만 임시조치 제한대상인 정무직 공무원에 해당 하느냐가 쟁점이었다. 물론 검사가 공인이라는 점은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사 08 09 정 책 및 심 의 결 정 리 뷰 실이다. KISO도 그런 문제점을 알고 있었기에 임시조치 제한대상에서 제외되는 공인 의범위에 대하여 이후 논의를 통해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심의결정문에도 명 기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검사가 임시조치 제한대상인 정무직 공무원 등 공인 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KISO 결정에 대하여 정무직 공무원 은 간과하고 검사가 공인 이 아 니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KISO를 비판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KISO가 많은 비판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KISO의 결정에 대하 여 그만큼 국민들이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정책결정 제 2호 추가 결정의 배경과 의미 3.정책결정의 내용 나. 임시조치의 허용사유 가.공인의 범위 확대 정책결정 제2호는 정무직 공무원은 자신의 공적 업무와 관련된 게시글이 명백히 허위사 실임을 소명하지 않는 한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는 취지에서 임시조치를 제한하되,그 외 공 직자 내지 하위직 공무원들은 비록 공적 업무와 관련된 경우라고 하더라도 요건을 갖춘 경우 임시조치를 허용하자는 취지이다. 즉, 공인이 자신의 공적 업무와 관련해서 명예훼손 여부가 문제되는 경우 정무직 공무원 등 공인은 명백한 허위사실이 아닌 한 임시조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명예훼손 여부에 대한 실체적 판단을 하는 것이고, 그 외의 공인은 요건을 갖춘 경우 임시조치를 한 상태에서 명예훼손 여부에 대한 실체적 판단을 하자는 것이다. 정무직 공무원은 선거에 의하여 취임하거나, 임명에 국회의 동의를 필요로 하는 대통 령, 국무총리, 지방자치단체장, 감사원장, 국회 사무총장, 국무 위원, 각 부처의 차관 등 을 의미하는데, 전체 공인 중 정무직 공무원은 매우 제한적이다. 정책결정 제2호에서 임시조 치가 제한되는 공인 의 범위를 정무직 공무원 등 으로 제한하다보니 정무직 공무원은 아 니지만 판사, 검사, 고위 공직자 및 군과 경찰의 고위직 공무원 등은 제외되는 문제점이 발생 하게 되었다. 따라서 정무직 공무원은 아니지만 고위 공무원이나 판사, 검사 등은 임시조치 가 제한되는 공인 에 포함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미 KISO 내부에서도 인식하고 있었다. 한편, 이번 추가결정에서는 공인 의 범위를 확대하면서 신분과 기능적인 두 가지 측 면을 고려하였다. 공직자는 신분상 당연히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자이기 때문에 공인 에 해당하지만, 언론사 는 신분상 공직자가 아니기 때문에 공인 에 포함시키기는 어렵지 만, 기능 측면에서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여론형성과 비판 기능이라는 공적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직자 와 함께 언론사 도 임시조치의 제한대상으로 추가하였 고, 다른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기업 이나 대표이사 또는 사주도 포함시킬 필요성도 있어 언론사 등 으로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추가결정으로 임시조치 제한대상이 되는 공인의 범위를 정무직 공무원 등 공인 에서 정무직 공무원이 아닌 공직자와 언론사 등(이하 기타 공직자와 언론사 등 으로 한 다) 으로 대폭 확대되었다. 그 동안 임시조치 제한 대상을 정무직 공무원 및 이에 준하는 공무원으로 한정함으로써 그 밖에 정무직 공무원이 아닌 공무원들의 경우 공인임에도 불구 하고 임시조치 제한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문제점을 보완하였을 뿐만 아니라, 기능 을 고 려하여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언론사 등 기업을 추가함으로써 임시조치의 제한대상이 되는 공인 의 범위를 대폭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정책결정 제2호는 정무직 공무원 등 공인 의 경우에도 무조건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예외 사유를 두고 있다. 정무직 공무원 등 공인 의 경우 게시글이 자신의 공적 업무와 관련 되는 내용인 경우 원칙적으로 임시조치가 제한되지만 다만, 공적업무와 관련된 내용이라 고 하더라도 명백히 허위사실인 경우에는 임시조치를 할 수 있도록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이번 추가결정도 정책결정 제2호와 동일한 구조로 원칙적으로 임시조치를 제한하되 예외 사유를 두고 있다. 즉, 기타 공직자와 언론사 등 도 게시물 내용이 그 업무에 관한 것인 경우 원칙적으로 임시조치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을 밝히고 있다. 다만, 게시물 내용 이 명백히 허위사실이거나 게시물의 내용 자체 또는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주변 정황에 의하여 해당 공직자 등에 대한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인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임시조치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하여 비록 공인이라고 하더라도 그 사생활이나 명예를 보호하자는 취지인 것이다. 정책결정 제2호와 추가결정의 차이는 정무직 공무원 등 공인 의 경우 임시조치를 허 용할 수 있는 사유를 자신의 공적 업무와 관련된 내용이 명백히 허위사실 인 경우로 제 한하고 있는데 반해, 기타 공직자와 언론사 등 의 경우에는 명백한 허위사실, 악의적 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 인 경우에도 임시조치를 허용함으로써 정무직 공무원 등 공인 보다 기타 공직자와 언론사 등 의 사생활 내지 인격권을 더 보호하고 있다. 이는 정무직 공무원 등 공인 과 기타 공직자와 언론사 등 의 역할, 기능, 사회적 지위 및 권한 등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10 11 정 책 및 심 의 결 정 리 뷰
정책결정 제 2호 추가 결정의 배경과 의미 4.정책결정의 의미 이번 추가결정의 의미를 살펴보면, 먼저, 임시조치의 제한대상이 되는 공인 의 범위를 정무직 공무원 등 공인 에서 기타 공직자와 언론사 등 으로 확대함으로써 표현의 자유 및 알권리를 더욱 더 보장하는 효과를 가져 오게 되었다. KISO의 이번 추가결정 은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는 헌법재판소의 태도와도 부합되며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고,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공인에 대한 임시조치 제한 확대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즉, 정무직 공무원 등 공인 뿐만 아니라 정무직 공무원 등 공인 에 해당하지 않는 기타 공직자와 언론사 등 도 명예훼손에 대한 실체적 판단에 앞서 임시조치를 제한함으로써 국민의 표현의 자유 및 알권리를 최대한 보장하려는 정책결정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는 공인 의범위를 확정하는 기준으로 신분 외에 기능 을 추가로 인정하고 있 다는 점이다. 정책결정 제2호에서는 공인 의 범위를 신분 을 기준으로 정무직 공무원 등 공 직자로 제한하였는데, 이번 추가결정에서는 신분 외에 기능 이라는 기준을 추가함으로 써 공적 업무 내지 공익적인 기능을 하는 언론사 등 기업 도 공인 에 포함시킬 수 있게 되 었다. 향후 기능 기준으로 인해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기업의 범위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 이 있다. 왜냐하면 임시조치의 제한은 신분상 공직자 외에도 공적업무를 수행하는 기업 의 경우에 그 필요성이 더 크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임시조치의 허용사유를 정무직 공무원 등 공인 에 대해 명백한 허위 12 사실 이라는 한 가지 사유만 인정한 데 반해, 기타 공직자와 언론사 등 의 경우에는 13 명백한 허위사실 과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 까지 포함하여 임 정 책 및 심 의 결 정 리 뷰 시조치 허용사유를 넓게 인정하고 있다. 이는 기타 공직자 의 경우 정무직 공무원 등 공인 과 비교하여 공직사회에서 서열, 지위, 정책결정 권한 측면에서 아래에 있 다는 점과 언론사 등 기업 의 경우 신분 상 공직자가 아닌 사인이라는 점도 임시조치 허용사유를 정무직 공무원 등 공인 과 다르게 인정하고 있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이번 추가결정은 임시조치의 제한대상이 되는 공인 의 범위를 기타 공직자 와 언론 사 등 기업 으로 확대하여 표현의 자유를 신장하는데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 고, 공인 을 결정하는 기준을 신분 외에 기능 도 함께 고려한 것이 특징이라고 생각된 다. 또한, 예외적인 임시조치 허용사유를 정무직 공무원 등 공인 은 명백한 허위사실 만 인정하고 있는데 반해, 기타 공직자와 언론사 등 은 명백한 허위사실 외에 악의적이거 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인 경우 도 인정하여 정무직 공무원 등 공인 과 기타 공직 자와 언론사 등 공인 을 합리적으로 차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KISO는 표현의 자유와 인격권의 규범조화적인 해결을 시도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KISO는 그 동안 정책결정 또는 심의결정을 통해 자율규제 기능 확대라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 해 왔고, 이러한 KISO 활동에 대하여 국민들은 깊은 애정과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 번 추가결정도 표현의 자유 신장을 위한 의미 있는 결정이라고 생각하며, 향후 또 다른 결 정을 통해 KISO가 자율규제의 첨병으로서 활약할 것을 기대해 본다.
한국 인터넷 내용규제와 행정심의의 흐름 한국 인터넷 역사가 어느덧 30주년을 맞이하였다. 인터넷 역사와 함께 내용 규 제와 행정심의, 그에 대한 논의도 역시 변화해오고 있다. 인터넷의 도입과 이용 환경의 변화, 인터넷 내용규제의 역사를 돌아봄으로써 향후 국내 인터넷 규제 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고민해보고자 한다. 한국 인터넷 내용규제와 행정심의의 흐름 전 응 휘 녹색소비자연대 상임이사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심의와 정보통신부 장관의 행정명령에 의해 소위 공서양속 을 해하는 것-그때는 공공의 안녕질서와 미풍양속을 그렇게 약칭으로 불렀다-에 해당하는 통 신내용을 삭제하도록 하는 내용규제가 실시된 셈이다. 하지만 적어도 이 시기에는 여기서 공서양속 을 해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그 기준이 그렇게 명백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그때에 도 형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음화 반포 등 을 전기통신기본법에서는 그 대상범위를 좀 더 확 장하여 음란한 부호 문언 음향 또는 영상을 반포 판매 또는 임대하거나 공연히 전시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사실 1999년에 오늘 인터넷 내용규제의 기본적인 내용이 처 음으로 제시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제시되기 전까지 거의 모든 인터넷 내용규제에 대한 논란은 음란물의 삭제에 대한 논란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2.초고속인터넷과 청소년보호위원회의 사이트 차단대책 1.피씨통신과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세계적으로 인터넷이 대중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미국에서 처음 시작된 인터넷 의 상업화 조치가 그 시발점이 된다. 미국과학재단(NSF)이 그때까지의 인터넷 백본이었 던 NSFNET에 대한 공적기금지원을 중단한 것이 1995년 4월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인터 넷의 상업화는 미국에서는 좀 더 일찍부터 시작되고 있었는데 이미 1988년에 세계 최초의 인터넷 상업메일인 MCI Mail이 NSFNET 접속이 허용되었으며 그 시기로부터 완전한 인 터넷백본의 민영화가 이루어지기 전에 Compuserve 등을 통해 인터넷메일을 중심으로 상 업적인 활용이 이루어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인터넷이 일반에게 보급된 것도 1994년 6월에 한국통신의 코넷서비스 가 그 효시였고, 웹브라우징을 할 수 있는 SLIP/PPP서비스는 아이네트가 그때 처음으로 시작했다. 그러니까 1995년이라는 시점은 아직 우리에게는 인터넷보다는 피씨통신이 훨씬 더 익숙할 때였지만 그때 이미 오늘까지 우리에게 익숙한 통신내용규제의 틀이라 할 수 있는 행정규제의 틀이 시작되었다. 그때까지 우리 통신규제의 가장 근본적인 규칙은 통신내용이 공공의 안녕질서와 미풍양 속을 해하는 것 을 불온통신 이라 하여 금지하는 것이었는데 그러한 통신내용에 대해서는 체신부시절이었던 1989년말부터 이미 장관이 통신사업자에게 해당 정보의 취급을 거부, 정 지,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95년에는 여기에 더하여 그러한 내용규제를 담당할 최초의 기구인 정보통신윤리위원회 를 두어 이 위원회가 이미 장관에게 부여된 정보의 취급제한권 을 실제로 행사할 수 있도록 사전에 문제가 되는 정보를 심의하도록 했는데 이때 이미 오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게 부여된 것과 거의 동일한 심의 및 시정요구 권한이 이 위원회에 법적으로 부여되었다. 그러니까 우리의 인터넷 초창기부터 이미 통신내용에 대한 규제의 실질적 형태는 1995년에 만들어진 정보통신윤리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통신심의제도는 앞에서도 설명했듯 이 인터넷이 아닌 피씨통신을 기본배경으로 하고 있는 내용규제 제도였다. 그런데 90년대 후반에는 일반 통신이용자들의 인터넷 이용환경이 ADSL이나 케이블모뎀을 이용한 초고속 인터넷서비스로 바뀌면서 통신내용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점차로 높아지기 시작했다. 사회 적으로는 피씨방을 통한 온라인게임이 급속도로 확산되었으며, 기업들이 홈페이지를 경쟁 적으로 제작하기 시작했고, 피씨통신 이용자는 급격하게 인터넷서비스로 전환되기 시작했 으며 1999년 7월에는 최초의 인터넷 포털인 다음서비스가 시작되었다. 다음은 1997년 웹 메일서비스인 한메일넷으로 시작하여 불과 1년여만에 가입자 1백만을 넘겼다. 실제로 인터 넷이 상용서비스로 제공되기 시작한 지 5년이 경과한 99년에는 이미 국내 인터넷이용자의 숫자가 5백만을 넘어서고 있었다. 초고속인터넷서비스로 이용자의 인터넷이용환경이 바뀌기 시작했다는 것은 그 이전까 지 접속속도 때문에 사용하는 데 상당한 부담이 있었던 그래픽이미지를 본격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말이고, 이와 함께 그 이전에는 주로 텍스트 중심으로 내용의 유해성을 논 의하던 단계에서 웹사이트에 게시되는 그래픽 위주의 음란물이 주된 논의의 중심이 되었다. 14 15 기 획 동 향 인터넷 내용규제와 관련해서는 정보통신윤리위원회와는 별도로 청소년보호위원회가 주로 문제를 제기하였는데 1999년 말경에는 청소년보호위원회(강지원 위원장)는 아예 해 외의 포르노사이트에 대한 DB를 두 위원회와 그 외의 시민감시단체들이 함께 구축하고 국 내 인터넷접속사업자들의 국제인터넷 접속관문에서 이들 사이트를 차단하도록 하자는 입 장을 공식으로 정하고 이를 정통부장관에게 요구하여 인터넷접속사업자(ISP)들이 직접 차 단하도록 하겠다는 소위 인터넷포르노물차단대책 을 세우게 된다. 당시는 대부분의 인터넷 사이트는 독립된 서버위에서 별개의 사이트로 운영되는 경우 가 많아 오늘처럼 인터넷포털업체가 상당부분의 인터넷 콘텐츠의 주된 제공사이트가 아니 었고, 통신사인 인터넷접속사업자들도 자신들은 단순히 인터넷접속만을 제공할 뿐 어떤 웹
한국 인터넷 내용규제와 행정심의의 흐름 사이트의 내용에 관여할 처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당시로서는 이처럼 ISP들이 필터링을 통 하여 내용규제를 한다는 발상 자체가 전혀 낯선 것이었다. 당시 이 논란과정에서 시민사회단체들(진보넷, 서울YMCA, 피스넷 등)은 청소년보호 위원회의 대책에 대하여 자율규제를 제안했고, 구체적인 방안으로 불법음란물 규정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 민관협력의 고발창구 개설운영, 검색서비스의 음란물 필터링서비스 제공 을 건의하되 사업자 자율, 투명한 운영과 소비자선택 보장, 공공기관의 필터링서비스 이용 또한 기관별 자율적 결정에 따르게 할 것, 청소년단체의 자율규제 모니터, 가정단위 자율 적 차단소프트웨어 사용선택 권장 등을 제안했다. 3.불온통신에서 불법통신 행정규제로 하지만 이러한 논의가 더 진전되기도 전 2000년에 정보통신부는 정보통신망 이용촉 진등에 관한 법률개정안 에 대한 전면적인 개정안을 내놓으면서 본격적인 인터넷 콘텐츠에 대한 전면적인 행정적 내용규제 시도를 꾀하게 된다. 당시 국회에 제출된 법안은 원래 35개 조항으로 되어 있던 것을 91개 조항으로 확장한 법안으로서 사실상 새로운 입법안이나 다 름이 없었다. 당시 법안은 인터넷 내용규제 이외에도 개인정보보호나 훗날 인터넷주소자 원법의 근간이 되는 인터넷주소체계에 대한 규제조항들을 모두 담고 있었으나 당시에는 주로 내용등급제만이 주된 논란의 대상이 되어 이 부분에 대해서만 법개정이 보류되었다. 당시에 논란이 되었던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주도의 내용등급제는 해외 일각에서 제시되 었던 자율등급제를 모방한 것이었는데 등급의 기준을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의무적으로 수립하고 이러한 등급표시를 정보통신사업자나 관련 단체가 하도록 권장하며, 학교 도서 관 등 청소년이 주로 이용하는 기관이나 시설에서는 그러한 등급을 인식하여 특정 정보에 대한 접근을제한하는 소프트웨어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당시 법안에서 훨씬 더 중요했던 요소들은 2년 후 정보통신망법의 불법 정보 관련 규정으로 구체화되는 내용들과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의 책임을 규정했던 조항 이었다. 물론 다행스럽게도 이들 조항들은 시민사회단체들의 격렬한 반대 속에 모두 법개 정안에서 제외되었다. 오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내용규제의 기준이 되고 있는 정보통신 망법의44조의 7 소위 불법정보에 대한 규정은, 2002년 진보넷과 함께 김기중 변호사가 소 송 끝에 얻어냈던 전기통신사업법 제53조(불온통신)의 위헌판결 직후 정통부가 다시 불 법정보 에 대한 금지조항으로 바꿔서 내놓은 것인데 원래 이 조항은 2000년 추진됐던 법 안의 불법정보 목록 중 사이버음란물과 함께 사이버명예훼손, 사이버스토킹, 사행행위 네 가지가 들어있었다. 당시 법안에서 제시한 유통금지정보 목록에는 이 네 가지 외에도 전 기통신기본법에 포함되어 미네르바 사건당시 위헌판결을 받았던 소위 허위통신조항에 해 당하는 내용인 허위정보유통이 들어 있었고, 윤락행위알선, 음행을 매개하는 내용의 정보 를 유통하는 행위도 들어있었다. 또한 명의도용에 관한 조항도 두 가지나 있었는데 통 신서비스를 이용할 때 타인명의를 사용하거나 이용계약 체결 시 타인명의를 사용하는 것 도 모두 금지행위에 포함되어 있었다. 아마도 정통부는 차명이용이 큰 문제라고 보았던 모양인데 그래서 그런지 당시담당과장은 이후 2007년 1월에 제정되는 인터넷실명제도 직 접 추진하게 된다. 지난 2007년 초에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모니터링을 의무 화하려는 시도가 있었는데 2000년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사업 자가 타인이 올려놓은 정보라 할지라도 그러한 정보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고, 그것의 유 통을 제한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할 경우는 사업자가 책임을 져야한다는 조항을 포함 하고 있었다. 이 조항 역시 당시에는 통과되지 못했지만 이 내용은 사실상 2007년 초 실명 제와 함께 개정된 정보통신망법에서 사업자의 의무적 임시조치와 임의적 임시조치로 이어 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서 본다면 실제로 우리의 인터넷 이용환경에서 실질적인 자율규제가 나 타날 수 있었던 최초이자 거의 유일했던 기회는 2000년 정보통신망법 개정안-그때는 통 신질서 확립법안 이라고 불렀다-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벌어졌을 때부터 2002년 전기통 신사업법 제53조(불온통신)의 위헌판결이 내려졌을 무렵까지였다. 이 헌재의 판결이 중요 한 것은 이 판결이 미국에서 통신품위법(CDA)에 대한 위헌판결의 근거로 삼았던 매체별 특성에 따른 구별을 수용하여 당시로서는 처음으로 인터넷에서의 내용규제를 방송매체와 는 다른 표현촉진적인 매체 로서 진입장벽이 낮고, 표현의 쌍방향이 보장되며, 그 이용 에 적극적이고 계획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는 특징 을 지니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유해성에 대한 막연한 의심이나 유해의 가능성만으로 표현물의 내용을 광범위하게 규제 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와 조화될 수 없다 고 지적함으로써 인터넷의 매체특성 때문에 과 도한 규제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경고한 데에 있다. 당시 이 판결은 해당 법 조항에 근거를 두고 있었던 정보통신윤리위원회를 통한 행정규제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것으로서 이 판결에 따르면 규제의 범위는 그 자체로서 불법성이 뚜렷하고 사회적 유해성 이 명백한 표현물 로 극히 한정되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헌재 판결은 구체적으로 그러한 대상범위를 예컨대 아동포르노, 국가기밀누설, 명예훼손, 저작권 침해와 같은 경 우 라고 예시하기까지 하였다. 사실 아동포르노는 이미 형법의 음란물에 해당되는 것이었고, 명예훼손이나 저작권침해 는 이미 형법이나 저작권법에서 규율되는 것이니만큼 이러한 예시 자체는 큰 의미는 없었고, 판결 자체는 행정자의적 규제는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었지만, 당시 정통부는 오히 려 이러한 예시를 근거로 하여 내용규제의 범위를 기존의 음란물에서 2000년 법개정안에서 제 시했던 목록들을 포함하여 그 목록을 더욱 확장하는 형식의 법개정안을 법원판결 후불과 6개 월 만에 국회에서 통과시킨다. 그리고 그에 따라 자율규제의 가능성은 다시 사라진셈이었다. 16 17 기 획 동 향
한국 인터넷 내용규제와 행정심의의 흐름 물론 행정규제에 의한 내용규제가 이루어지는 속에서도 업계나 민간에 의한 자율규제가 원천 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원래 민간 자율규제의 경우 대체로 규제의 대상과 범 위는 포괄적이기 보다는 극도로 제한되는 것이 보통이고 자율규제의 단위는 보통 제한된 범 위의 커뮤니티가 되는 것이 상례이다. 우리는 90년대 말에서야 비로소 피씨통신이 아닌 인터 넷에서의 커뮤니티가 조성되기 시작하였고 내용규제에 있어서도 주로 음란물을 중심으로 하 여 인터넷 도편추방과 같은 자율규제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자율적 인 움직임이 채 뿌리를 내리기도 전에 정부의 행정규제는 너무나 빠른 속도로 도입되었고 규 제의 대상범위도 빠르게 확장되었기 때문에 사실상 자율규제적인 노력은 행정규제를 뒷받침 하는, 즉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문제 콘텐츠를 모니터하여 고발하는 소극적인 역할범위를 넘 어서지 못하게 되었다. 이것은 2007년 정보통신망법에 인터넷실명제 조항이 들어갔을 때 이와 함께 입법된 정보 통신사업자의 임의의 임시조치제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이 임의의 임시조 치 제도는 사실 통신사업자의 자율규제를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조항이 될 수 있지만 한편으 로는 차단조치를 취했거나 취하지 못한 콘텐츠에 대해서 사업자의 면책이 분명하게 규정되어 있지 않았으므로 사업자는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상책이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미 행정 심의의 범위가 불법정보 목록에서처럼 광범위하게 확대되어 있으므로 사업자는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합리적이었던 셈이다. 는 정보통신망법의 불법정보 조항을 근거로 하지 않고 방심위의 시정요구를 규정하고 있는 방통위 설치법 21조 4호를 근거로 하고 있는 이유가 되고 있다. 다른 한편, 융합의 취지와는 상반되게 방통심의위는 통신내용규제의 대상과 범위를 더욱 확 장하였다. 대표적으로 방통심의위는 정보통신망법의 불법정보에서 그 밖에 범죄를 목적 으 로 하거나 교사 또는 방조하는 내용의 정보 를 무려 50여개의 법률조항으로 확대하는가 하 면 이미 2002년 전기통신사업법 위헌판결에서 위헌임이 지적된 내용을 그대로 포함하고 있 는 구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통신심의규정을 한 글자도 수정하지 않은 채 지금까지 사용 하 고 있다. 더 나아가서 방통심의위는 결국 실패하긴 했지만 몇 차례에 걸쳐서 인터넷 광고를 심 의대상에 포함시키려는 시도를 했으며, 급기야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대해서까지도 심의 대상으로 포함시켰다. 방통심의위원회의 초법적인 무리한 시정요구가 수차례 민간자율기구인 KISO 등에 의해 거부되고, 행정권력에 의한 과도한 내용규제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면서 방통심의위는 민간자 율규제와 행정심의가 병존하는 공동규제모델도 제안하였지만 이것은 사실 본질에 있어 행정 심의를 유지하고 행정심의의 범위 안에 민간자율규제를 종속시켜왔던 이제까지의 틀을 벗어나 는 것은 전혀 아니었다. 통신내용심의의 근본적인 전환이 여전히 요청되는 이유이다. 4.방송통신융합기구설립과 행정심의의 확대와 강화 18 19 기 획 동 향 통신심의제도가 다시 한 번 대대적인 정비의 계기를 맞는 것은 17대 국회 말 정보통 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통신융합을 계기로 기구를 통합하고, 내용규제의 독립성 을 위해 방송과 통신의 내용규제를 관장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할 때 였다. 사실 두 규제기구의 통합의 명분이었던 융합환경을 고려한다면 융합기술과 융합 서비스로 인해 정보채널이 다원화되는 상황에서는 방송이든 통신이든 내용규제는 전체 적으로 완화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그러나 당시 기구의 통 합과정에서는 그러한 정책방향에 대한 공감대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했고 사실상 두 규 제기구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진행되고 독임제적 요소가 가미되어 통신규제쪽이 우세해 진 것으로 간주된 방송통신위원회에 비하여 내용규제기구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방 송위원회쪽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지배하였다. 심지어 방통심의위는 입법과정에서 비록 내용심의와 관련된 최종적인 권한을 방송통신위원회가 갖는다 하더라도 내용심의의 독 립성을 내세워 실질적으로는 방심위의 내용심의 결정에 기속되어야 한다는 조항을 포함 시키기도 했었다. 물론 이러한 무리한 주장은 입법과정에서 결국 제거되고 말았지만, 지금까지도 방통심의위원회가 모든 통신내용심의를 방통위의 행정 명령이 내려질 수 있
4.11 총선에서 나타난 인터넷과 선거문화 1. 디지털타임즈 2011년 9월 15일 2. 송경재. 2012. IT문명과 새로운 정치문화 패러다임, CULTRA 2012 가을호. pp. 36-43.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를 고려하여, 인터넷과 정치 참여의 새로운 문화에 대 해 다루어 보았다. 지난 4.11 총선을 통해 새롭게 등장한 정치 참여의 형태를 살펴보고, 이 같은 문화가 다가오는 대선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 생각하는 기회를 마련해 보았다. 4.11 총선에서 나타난 인터넷과 선거문화 1.인터넷이 만드는 새로운 문화 송 경 재 경희대학교 인류사회재건연구원 학술연구교수 인터넷 등장은 정치,경제,사회,문화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왔다. 인터넷이 등 장함으로 인해 변화상은 과거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급격하고 새로운 내용 을 담고 있다. 특히, 한국의 인터넷 문화는 더욱 다이내믹하다. <국제전기통신연합 (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이 집계한 정보통신기술(ICT)의 이용도, 역량, 접근성 등을 평가하는 ICT 발전지수에서 152개국 중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1위를 기록 할 정도로 높은 활용을 하고 있다(디지털타임즈 2011년 9월 15일). 1) 여기에 최근 확산되고 있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를 위시로 한, 스마트 디바이스(smartdevices)는 기존 인터넷 사용에 새로운 가속 클러치 역할을 하고 있다. 인터넷은 초창기 유 선 네트워크에서 2012년 현재 정보와 통신, 미디어가 융합되는 새로운 사회변화 구조를 만들 고 있다. 여기에 우리가 흔히 스마트 쇼크(smart shock)'라고 불리는 변화는 컴퓨터 속의 통신이 아닌 통신 기기속의 컴퓨터를 지향하면서 인간 삶의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해 도 과언이 아니다. 그 영향으로 한국에서도 <방송통신위원회>가 추산하기로 2012년 9월말에 스마트폰 사용자가 3,000만 명을 넘을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전 국민의 약 60%가 스마트폰을 사 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도 <세계은행(World Bank) 2012년 모바일 극대화 보고 서>는 2010년 말 59억대이고 향후 3년 내에 세계인구 70억 명 보다 많아질 것이며 이중 약 50% 가 스마트폰 사용자로 예측한 바 있다. 이러한 급격한 ICT의 발전으로 일부 언론과 학자들 은 소셜 네트워킹의 시대(era of social networking) 또는 스마트 소셜화라고 지칭하고 있다. 2) 한편, 인터넷 환경의 변화는 정치영역에서도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있다.무엇보다 주목받 고 있는 것은 인터넷이 저렴한 거래비용(transaction costs)으로 인해 개별적인 사람들이 참여를 할 수 있는 다양한 통로와 채널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변화는 과거에 예측 하지 못한 것들이었다.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사회적으로 두 가지 논쟁이 있었다. 한 부류는 인터넷 낙관주의 이다. 엘빈 토플러(Alvin Toffler)나 존 나이스비트(John Naisbitt)와 같은 인터넷 낙관론자들은 인터넷이 사회의 진보를 만들 것이며 민주주의에서 새로운 참여,직 접민주주의를 가능케 할 것이라고 예견한 바가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비관적인 학자들도 있었다. 문학과 영화에서도 이런 우울한 전망은 나온다. 조지 오웰(George Orwell)은 빅 브라더(big brother)의 등장을 이야기 하거나 위쇼스키 형제(Andy Wachowski and Larry Wachowski)의 영화 <매트릭스(Matrix)>는 과학기술이 인간을 지배하거나 감시하는 우울 한 예측을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실은 인터넷 초기와 달리 양극단의 사회가 아니라 인터넷을 매개로 하는 새로운 스마트사회로의 진전을 이야기하고 있다. 인터넷은 새로운 문화를 만들었다. 참여,개방,공유의 웹 2.0 정신이 등장한 이후에 인터넷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2.인터넷과 정치의 결합 전환기의 인터넷환경에서 한국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은 정치와 선거분야이다. 그것은 아 마 2012년이 20년 만에 1번 찾아오는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선거가 동시에 있는 정 치의 해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미 다른 사회과학 분야에서는 인터넷을 매개로 하는 전자 정부나 전자 대법원, 전자 조달청, 국민신문고 등 다양한 시민편의와 참여를 쉽게 할 수 있게 해주었다. 언론은 인터넷 미디어의 급성장, 블로그나 소셜 미디어(social media)를 위 시한 1인 미디어의 발전, 표현의 자유를 위한 노력 등 인간을 예속하기 보다는 변화를만드 는 움직임이 강하다. 정치영역에서도 시민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참여채널이라는 점에 서 주목을 받고 있다. 사실 인터넷이 정치에서 주목받았던 것은 선거 때문이었다. 인터넷이 초창기에 등장했 던 미국에서는 1998년 미국 미네소타 주지사 선거에서 제시 벤추라(Jesse Ventura)가 최초 로 인터넷 홈페이지 선거운동을 한 바가 있다. 그는 정치적 지지 기반은 약했지만 프로레슬 러라는 대중적인 인지도를 바탕으로 인터넷 기반 선거운동을 시작해, 결국 당선되었다. 이 후 한국에서도 인터넷 홈페이지를 기반으로 하는 선거운동이 도입되었으며 1997년 대통령 선거에서 김대중 후보와 이회창 후보는 홈페이지를 이용한 새로운 선거운동의 장을 열었다. 이렇게 시작된 인터넷 정치운동은 다양한 영역으로 발전한다. 2000년 이후의 다양한 인터넷 기반 정치참여의 사례는 많다. 2000년 총선시민연대의 15대 국회의원 총선거의 낙 천낙선운동에서 시작된 인터넷 시민운동은 2002년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 사모)>의 인터넷 팬클럽 활동으로 발전했다. 특히, <노사모>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인터 넷을 매개로 새로운 정치활동을 했다는 점에서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당선되는데 20 21 기 획 동 향
한국 인터넷 내용규제와 행정심의의 흐름 결정적인 기여를 한다. 이러한 자발적인 <노사모> 선거 운동과 지지자 모집, 자원봉사 등 의 활동은 주로 인터넷 커뮤니티 형식의 홈페이지에서 이루어 졌다. 이 시기 인터넷 정치운동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2002년 미군 장갑차에 희생된 여중 생 사건이다. 인터넷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사 이버대책위원회>의 인터넷 게시판에 아이디 앙마 라는 시민이 시청 앞 촛불시위를 제안하 자 불과 수일 만에 2~3만 명의 시민이 시위를 시작했다. 이는 한국에서 새로운 시민운동 의 양상을 보여준 하나의 사례가 되었다. 이후 자발적으로 참여한 시민들의 운동은 한국 에서 2004년 탄핵반대운동으로 다시금 조명을 받았다. 당시 등장한 유희적 정치문화는 시민 정치참여 운동에서 새로운 변화를 이끄는 계기가 되었다. 영화 패러디와 함께 당시 일부 정 치인들의 정치적 실언에 대해 시민들은 과거와 달리 인터넷 특히 포털 사이트 토론방에서 적극 적으로 토론하기 시작했다. 인터넷은 엄숙한 현실의 정치공간과 달리 시대를 풍자하며 자 유롭게 개인의 의사를 표현하는 공간이 되었던 것이다. 인터넷 패러디(parody)는 과거 민주화 운동 속에서 엄숙하고 권위주의적인 운동의 법칙과는 달리 자발적이고 참신한 새로운 운동의 흐름을 만들었다. 그리고 2008년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시위에서 나타난 다 양한 시민과 네티즌들의 유희적인 저항운동은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시민과 네티즌이 스스로 참여하는 시민운동의 좌표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이러한 것이 가 능 한 것은 인터넷이란 공간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3.4.11 총선과 새로운 정치행태의 등장 가. 유희적인 정치참여 문화 4.11 총선에서도 자발적인 네티즌들의 유희적인 참여는 더욱 발전했다. 이경향은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과거 일반인들은 정 치라고 하면 어렵고, 진중하고, 나와는 관계없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정치라는 단어 는 권위주의 독재정권 시기에는 일면 투쟁적이기까지 했다. 그렇지만 네티즌들이 주도하 는 정치참여는 유희적이고 즐거운 참여를 지향한다. 4.11 총선에서 네티즌들이 주도한 흥미 로운 유희적 정치참여의 대표적인 사례는 선거 당일의 투표 인증샷이었다. 이는 당시 유명 연예인들까지 앞 다투어 투표참여 인증샷 운동에 동참해 젊은 세대의 관심을 고조시켰고, 투표참여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쳤다. 선거 당일인 4월 11일에는 총 6만여 건의 투표 인증 샷'이 트위터에 올라오기도 했다. 그 영향으로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도 투표 인증샷 운동 이 대중적으로 확산되기도 했다. 두 번째 등장한 유희적인 시민과 네티즌 참여는 투표율 70%' 공약이었다. 이 공약은 조국 서울대 교수, 이외수 작가, 진중권 동양대 교수 등이 트위터를 통해 시작되었다. 하지만 여 기에 착안한 많은 유권자들은 각자 흥미로운 공약을 제시했다. 각자 투표율 70%가 넘으면 무엇을 하겠다는 방식의 참신 한 자신과의 공약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벌인 투표참여 캠페인보다 효과적이었다는 평가까지 있었다. 22 23 기 획 동 향 나. 포털사이트의 선거정보 제공 한편, 4.11 총선에서는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소셜화된 서비스가 개시되 어 세간의 주목을 받았는데, 대표적인 것이 소셜 미디어 분석 서비스이다. 이전에는 찾아 볼 수 없었던 서비스였지만 최근 소셜 미디어의 정치적 영향력이 증가함에 따라 총선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포털 사이트에서 정치뉴스를 전달하고, 생산하고, 확산하는 소셜 미디어의 트랜 드를 분석했다. 이로 말미암아 앉아서도 전국의 판세를 모든 사람이 알게 되었고 특히 트 위터의 게시글 분석을 통해서 매일매일 이슈가 되었던 정치인이나 발언 등이 회자되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치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여러 서비스도 새롭게 선보였다. 예를 들면, 잘 접하기 어려운 비례대표에 대한 정보나 주요 후보들이 경합을 벌이는 격전 지와 후보들이 주고받은 말을 새로운 정치 콘텐츠로 서비스했다. 4.11 총선에서는 별도 의 뉴스나 신문을 보지 않아도 포털 사이 트만 분석해도 판세를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좋 은 정치 콘텐츠가 서비스되었다. 이러한 포털 사이트들의 새로운 정치정보 제공의 실험은 매우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기존 신문과 방송이 경주마식 보도와 총선이라는 특징으로
인해 많은 후보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국에 산재해 있는 다수의 후보와 공약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그리고 이런 포털 사이트의 정치정보 제공은 유권자에게 현명한 선택에 도움을 주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다. 소셜 미디어에서 꽃핀 새로운 정치참여 양식 소셜 미디어는 SNS를 기반으로 사용자에게 상호작용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지칭한다. 기존 전통적인 방식의 정치캠페인은 주로 선거운동원이나 후보자의 직접방문이나 전화, TV 및 신문 광고 등을 통해서 진행되는 단점이 있었지만, 소셜 미디어는 사용자들 모두 선거운 동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러한 정치 캠페인이 저비용이라는 이점이 있다.선거운동 자금 확보가 제한적인 한국 정치상황에서 아주 위력한 선거캠페인 도 구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소셜 미디어는 사용자가 주로 젊은 층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에서 타겟형 캠페인이 가능하다. 실제 선거가 종료된 후 발표된 각종 데이터에서도 이러한 경향은 잘 나타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대 유권자의 투표율은 18대 총선의 28.1%에 비해 13.4%포 인트 높은 41.5%로 집계됐다. 30대 유권자도 35.5%에서 45.5%로 10%포인트 상승했다. 이러 한 지표는 선거를 앞두고 소셜 미디어 상에서 불기 시작한 투표독려운동이 일정한 영향을 미친 것 으로 풀이하고 있다. 젊은 세대가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를 활용해 적극적인 참여운동을 하고 있다 는 점은 새로운 정치문화 패러다임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다. 4. 인터넷이 만드는 정치문화 2012년 4월 총선에서 인터넷은 시민참여의 새로운 공간을 제공했다. 인터넷이 보급 되던 초기에는 단지 인터넷 토론방과 게시판을 전전했던 것에 비하면, 웹 2.0과 소셜 미디어 는 새로운 정치참여 문화를 형성했다. 4.11 총선에서는 네티즌들의 동향에 관심을 보인 기사 가 유독 많았다. 경쟁적으로 인터넷 언론사와 오프라인 신문사를 위시해 방송사에서도 네티즌 들의 여론 동향에 주목했다. 이러한 변화의 내막은 언론사들도 네티즌들의 여론동향이 중 요한 풍향계로 작용한다는 점을 학습효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의 등장은 기존과 다른 방식의 참여문화를 만들고 있다. 그것이 바로 유희적이고 스스로 참여하고 바꾸는 참여문화이다. 이러한 참여는 인터넷이 만들어낸 문화이다. 과거 에는 정치에 참여하기 힘든 조건의 시민들이 현재에는 인터넷이라는 도구를 활용하여 쉽고 발 빠른 참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에서 만들어지는 유희적 참여와 새로운 실험들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짧은 숙고와 생각에 의한 참여가 민주주의를 훼손할 수도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이런 단점도 있지만 인터넷은 4.11 총선에서 새로운 실험을 전개했다. 포털사이트들도 소셜 미디어 분석 이나 선거참여 캠페인 등을 자발적으로 진행했다. 그런 맥락에서 인터넷과 포털은 시민참 여의 공론장으로 그리고 다양한 사회적인 토론의 영역으로서 앞으로도 선거에서 시민참여 를 독려하는 긍정적인 기능을 더욱 확대해야 할 것이다. 24 25 기 획 동 향
온라인 사전 선거운동 규제의 위헌결정과 법제정비의 필요성 선거는 국민에게 가장 쉬운 정치참여의 기회를 부여한다. 더불어 인터넷의 발 전은 정치와 선거참여의 새로운 문화를 창조했다. 오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 고, 공직선거법의 온라인 사전선거운동 규제의 위헌결정에 대해 살펴보고, 향 후 법제정비의 필요성에 관해 논의해 보고자 한다. 심 우 민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온라인 사전선거운동 규제의 위헌결정과 법제정비의 필요성 2007년 제93조 위반을 근거로 삭제를 요청한 게시물이 7만 6천여 건에 이르렀고,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해당 조항의 개정 요구가 더욱 높아졌지만, 개정이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또한 2010년경 트위터를 비롯한 SNS 보급의 폭발적 증가를 계기로, 2010년 2월 12일 중 앙선관위는 트위터 규제방안을 발표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공직선거법 제 93조 제1항에 규정한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 에 트위터와 같은 SNS가 해당되는가라는 논쟁이 제기되 었다. 2011년 두 차례의 재보선에서 SNS 에 대한 규제가 더욱 강화되면서 공직선거법 개 정요구는 여전히 지속되었다. 또한 같은 맥락에서 2009년 10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선관위의 UCC 운용기준의 판단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자의적 집행 가능성이 크다 고 지적하고 개선을 권고하였다. SNS를 활용한 정치참여의 편의성과 효용성에 대한 높은 요구를 감안한다면 법 개정뿐만 아니라, 사 회적으로 참여 에너지를 수용할 수 있는 적극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상황에 이른 것이다. 1.인터넷의 발전과 선거규제 2.헌법재판소의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에 대한 위헌결정 현대사회에서 인터넷은 의사소통의 중요한 매체로 자리매김 했다. 이에 따라 정치적 의사소 통의 상당부분을 인터넷이 담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비중이 높아지는 만큼 이의 역 기능에 대한 다양한 논란들이 불거지고 있다. 최근 SNS(Social Network Service)를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는 인터넷 환경은 더욱더 이러한 논란을 가속화시키고있다. 이러한 새로운 유형의 네트워크 소통방식은 과거에 비하여 개별적인 표현 주체들을 더욱 부각시키는 성격을 가지는 것 으로, 결과적으로 논의의 지형을 한층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의 단편적인 규제 체계로는 현재 제기되고 있는 역기능들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힘든 측면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하는 매체들은 정치적 소통을 더욱 원활하게 해 주는 측면이 있다. 물론 이것이 실질적인 정치적 의사소통에 기여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그러한 소통 가능성이 높아졌다 는 점이다. 이에 따라, 선거 국면에서는 SNS를 비롯한 온라인 선거운동에 대한 규제 논란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선거에서 정보통신기술의 활용은 1997년 15대 대선에서 사이버대선후보토론회 및 온라인을 통한 네티즌 의견조사가 실시되면서 등장하였다. 이후 2000년 16대 총선에서 최초의 인터넷 불법선거운동 단속, 2007년 17대 대선에서의 UCC 관련 적용 규정 안내 1) 가 발표되었다. 이후 이와 관련한 온라인 선거규제 조항들이 빠르게 진화하는 정보통신기 술과 시민의 참여욕구에 비해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지나친 사전 규제와 효용성이 떨어지는 사후 처벌 강화로 인해 선거 때마다 공직선거 법 의 관련 조항에 대한 개정 요구가 높게 나타난 것이다. 특히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 의 내용이 논란의 핵심으로 부각되었다. 2) 가.결정의 변화과정 그간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에 대해서는 2009년에 두 차례의 합헌결정이 있었다. 결정의 취지는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 이라는 개념에 대해 매체의 형식에 중점을 두고 있 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관념이나 의사를 시각이나 청각 또는 시청각에 호소하는 방법으로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 이라고 판단하여 죄형법정주의의 명확 성 원칙을 위배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문자메시지와 UCC 등이 매체 형식이 다르다고 할지라도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 에 포함시키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3) 그러나 이번 헌재 결정에서는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 에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인터넷 홈페이지 또는 그 게시판 대화방 등에 글이나 동영상 등 정보를 게시하거나 전자우편을 전 송하는 방법 이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면, 기본권 제한에 있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위헌이 된다는 결정을 내렸다. 4) 26 1. 27 기 획 동 향 관련 조항에 의하면 미성년자는 선거관련 UCC를 생산할 수 없고, 유권자라 하더라도 공식 홈페이지 외에는 영상을 올리지 못하며, 선 거운동기간 동안만 후보자 관련 영상을 올릴 수 있다. 2. 공직선거법 제93조(탈법 방법 에 의한 문서 도화의 배부 게시 등 금 지) 1 누구든지 선거일전 180일 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 치게 하기 위하여 이 법 의 규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정당 또는 후보 자를 지지 추천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거나 정당의 명칭 또는 후보자의 성명을 나타내는 광고, 인사장, 벽보, 사진, 문서 도화, 인쇄물이나 녹음 녹화테이프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을 배부 첩부 살포 상영 또는 게시할 수 없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는 그러 하지 아니하다. 나.한정위헌의 결정 논리와 함의 이번 헌재 결정은 단일 청구가 아닌 4건의 청구가 병합되어 이루어진 것으로, 2007년 대선 에서 UCC 규제사례(2007헌마1001), 2007년 대선에서 특정 후보 반대글 게시 후 구속된 사 례(2010헌바88), 2010년 6 2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려는 사람들에 관한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게시하여 수사 받게 된 사례(2010헌마173), 2010년 6 2 지방선거 에서 중앙선관위의 트위터 규제 발표에 대한 이의 제기 사례(2010헌마191)에 대한 결정이다. 3. 헌재 2009.05.28, 2007헌바24; 헌재 2009.07.30, 2007헌마718. 4. 이번 판결은 그간 취해온 헌재의 입장을 전향적으로 바꾼 것이다. 물론 기존 두 차례의 합헌 결정에 서도 합헌의견 보다는 위헌의견 이 다수였지만, 위헌선언을 위한 정족수에 미달하여 합헌에 머물렀 다. 그러나 이번 결정에서는 정족 수를 충족하여 기존 견해를 변경 하게 된 것이다. 헌재는 기존 결정 (2007헌마718)의 변경을 명시적 으로 결정문에서 적시하였다(헌재 2011.12.29, 2007헌마1001).
온라인 사전 선거운동 규제의 위헌결정과 법제정비의 필요성 한정위헌 결정 기본 논리는 선거운동의 자유 또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라는 기본권 제한 에 있어서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 로 과잉금지원칙 위배여부의 판단 기준으로는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절성, 침해의 최소성, 법익균형성 등이 활용된다. 이러한 기준 가운데 동법 제93조 제1항은 목적의 정당성은 인 정되지만,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인터넷상 일정한 내용의 정치적 표현을 전면적 으로 금지하는 것은 수단의 적절성, 침해의 최소성, 법익균형성을 침해한다는 것이 헌재의 논리이다. 즉, 이 조항이 정치적 표현 및 선거운동 자유의 중요성, 인터넷의 매체적 특성, 입법목적과의 관련성, 다른 공직선거법 조항들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선거운동의 자유 내지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한 다고 판단한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이번 결정을 통하여 SNS를 비롯한 온라인 선거운동 매체가 가지는 정치 적 표현 매체로서의 순기능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기에 이른 것이다. SNS 등 온라인 매체를 단순히 규제의 대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표현의 자유 및 민주주의의 발전이 라는 견지에서 주목해야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판결이었다고 할 수 있다. 3.공직선거법의 개정과 문제점 위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계기로, 2012년 2월 29일 공직선거법상의 온라인 선거규제 관련 조항들이 개정되었다. 이의 주요한 내용들을 정리하면 다음의 <표 1>과 같다. <표1> 공직선거법의 개정내용 제58조 (정의 등) 제1항 제5호 신설 제59조 (선거운동기간) 제2호 신설 제3호 개정 제82 조 4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선거운동) 제3항 개정 제111조 (의정활동 보고) 제1항 개정 제230조 (매수 및 이해유도죄) 제1항 제5호 신설 투표 당일 투표독려 가능 특정 정당 또는 후보자(후보자가 되려는 사람 포함) 에 대한 지지 추천 또는 반대 내용 없이 투표 참여 를 권유하는 행위는 선거운동으로 보지 않음 선거일이 아닌 때에 문자메시지 전송, 홈페이지 또 는 그 게시판 대화방 등에 글이나 동영상 등을 게시 하는 방법 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경우 선거운동의 기간제한을 받지 않음 선거법 위반에 해당하는 게시물에 대하여 각급 선거관리위원회뿐만 아니라, 후보자도 홈페이지 관리 운영자 또는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게시물의 삭제 등을 요구할 수 있음 국회의원 지방의원이 의정활동보고를 인터넷 홈페 이지 또는 그 게시판 대화방 등에 게시하는 것뿐만 아니라, 전자우편 문자메시지로 전송 가능 대가를 받거나 대가를 받기로 약속하고, 선거에 영향 을 미치기위하여 문자나 동영상을 온라인에 올린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함 이번 공직선거법 개정의 가장 핵심적인 개정사항은 2011년 12월 29일 선고된 동법 제 93조 제1항에 대한 한정위헌 결정을 반영하여, 제59조에서 문자메시지 및 홈페이지 게시 글에 대해서는 선거운동 기간 제한을 받지 않게끔 규정하였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개정에도 불구하고, 사회 일각에서는 동법 개정 결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존재 한다. 이번 개정 내용에 한정하여 관련 문제점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동법 제58조는 특정 후보자에 대한 지지 추천 또는 반대 내용 없이 투표 참여를 권유하는 행위는 선거운동으로 보지 않는다는 내용이 신설되었다. 신설 조항에 따르면, 당선 또는 낙선의 목적의지를 가지는 행위와 단순 투표참여 권유행위의 구분이 이루어져 야한다. 그러나 유권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구분이 모호한 경우가 많아 투표 독려 및 권유 자체가 제한될 수 있다. 둘째, 온라인의 경우, 선거운동 기간제한이 완화되었지만, 선거 당일의 경우는 이러한 선거운동이 제한되도록 규정되었다. 당초 선거 당일 선거운동의 규제는 주로 오프라인에 서의 과열 및 선거 방해를 방지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였다. 따라서 온라인에도 이러한 규 정이 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시 된다. 온라인에서의 정치적 의사표현은 상시적 일상 적으로 이루어지는 속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어서, 선거 당일의 온라인 선거운동의 제한이 규제의 실효성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셋째, 개정 공직선거법 에 의하면, 동법 위반 게시물에 대하여 각급 선관위뿐만 아니 라 후보자도 홈페이지 관리 운영자 또는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게시물의 삭제 등을요 구할 수 있다. 이 규정은 후보자 측면에서는 상당히 유용한 규정이라고 할 수 있지만,유권 자 입장에서는 표현 위축효과를 야기할 수 있다. 또한 비교적 단기간인 선거운동기간중에 국가 및 공공기관이 아닌 개인 후보자에 의한 삭제 등의 요청이 빈번해 질 경우, 이로 인하 여 유권자가 알아야 될 후보자 관련 정보가 선거 당일까지 차단되는 등 악용의 여지가 있다. 넷째, 각급 선관위가 홈페이지에 글을 게시하거나 전자우편을 전송한 사람의 인적사 항, 그리고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사람의 인적사항 및 전송통수 등의 열람이나 제출을 요청 하는 경우에는 (고등)법원의 승인을 요하지 않도록 규정하여 선관위의 권한을 강화하고 있 다. 물론 선거관리 업무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규정이라고 평가할 수 있지만, 반면에 선관 위의 조사권한 강화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대한 간접적이지만 중대한 제한이 될여지가 있 음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상과 같은 문제 이외에도 신기술의 지속적인 변화와 발 전을 고려해 본다면, 온라인 선거운동규제에 대한 논란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8 29 기 획 동 향 개정조항 규정목표 개정 및 신설내용 온라인 선거운동기간 확대 위법 정보에 대한 후보자의 통제권 강화 의정활동 보고방법 추가 소위 선거알바 규제 4.온라인 선거규제의 최근 쟁점 그간 온라인 선거규제 논란의 쟁점으로는 상시적인 온라인 선거운동 허용, 표현의 자유보장, 비방 규정의 폐지 등이 제시되어 왔다. 5) 그런데 정작 중요한 문제는 인터넷 매체가 지속적인 발 5. 2011년 10 26 재보선까지 나타난 온라인 선거규제 쟁점에 대해서는 김 유향 조희정, 10 26재보선에 나타난 SNS문화와 선거제도의 과제, 이슈 와 논점 제315호, 국회입법 조사처, 2011년 10월 28일 참조. 제272 조의 3 (통신관련 선거범죄의 조사) 제3항 신설 선거관리위원회의 조사 권한 강화 각급 선거관리위원회의 직원이 홈페이지에 글을 게시 하거나 전자우편을 전송한 사람의 인적사항, 그리고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사람의 인적사항 및 전송통수 등 의 열람이나 제출을 요청하는 경우, (고등)법 원의 승인 을 요하지 않음
온라인 사전 선거운동 규제의 위헌결정과 법제정비의 필요성 6. 인터넷 실명제는 2004년 공직선거 법 제20차 개정에서 처음 도입되었 으며, 선거기간 중으로 개정된 것은 2005년제21차 일부 개정에서이다. 7. 선관위는 이에 대해 국회에 선거 기간 실명제 폐지를 건의하였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답변했다( 트위터로 댓글 달려면 실명인증해라? ) 미디어오늘, 2011년 3월 15일자. 전을 거듭하면서 다양한 방식의 소통형태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전반적인 규제 중심의 패러다임이 극복되지 않는 한 온라인 선거운동 규제 논란은 다양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전 개될 것이라는 점이다. 여기에서는 최근 제기되고 있는 논란들을 소개하는 차원에서 두 가지 사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가.소셜 댓글 실명제 2012년 3월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각 인터넷 뉴스운영 언론사에 선거기간 중 공 직선거법 제82조의 6에 근거하여 인터넷실명제 운영을 위한 기술적 조치 실시를 요청하였 다. 6) 특히 SNS를 통한 로그인을 실명인증이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다른 방법으로 실명 인증을 하거나 선거운동기간인 3월 29일부터 4월 10일까지 소셜 댓글 서비스를 폐쇄해야 한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이번 총선에 처음 적용되는 소셜 댓글에 대한 인터넷 실명제 실시 요구는 페이스북의 좋아요 버튼이나 트위터 리트윗(RT)에는 적용되지 않지만, 페이스북의 담벼락 메시지 나 트위터에서의 트윗 작성에는 적용되는 등 적용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 7) 또한 이러 한 법 집행이 현행법의 단순한 적용이라 하더라도 SNS를 이용한 선거운동 규제가 완화되 는 추세에 역행하는 것으로 비판받을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사실상 인터넷 게시판 실명제를 더 이상 실효적으로 적용할 수 없는 기 술적 상황에서 이를 강제하려다보니 발생하는 사안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최근 2012년 8월 23일 헌법재판소는 상시적 인터넷 실명제를 규정하고 있었던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5 제1항 제2호 및 관련 하위법령에 대하여 위헌으로 결정하였다. 따라서 소셜 댓 글 실명제의 법적 근거를 제공해 주고 있는 공직선거법 제86조의6의 위헌 및 폐지여부에 대해서도 더욱 적극적으로 논의할 필요성이 있다. 나.SNS 여론조사 이번 공직선거법 개정에서는 여론조사 결과 공표와 관련한 규정들이 더욱 엄격한 방 향으로 변화되었다. 제96조(허위논평,보도 등 금지) 규정에 여론조사의 왜곡보도에 대한 조항이 추가되었으며(동법 제1항), 제108조(여론조사의 결과공표금지 등)상의 여론조사 주체, 요건 및 절차 등이 강화되었다. 이와 더불어, 이상과 같은 여론조사 결과공표등의 요건을 준수하지 않은 경우 벌칙이 강화되었다(동법 제256조 제1항 및 제2항). 그런데 이번 개정 내용에서 여론조사의 주체 문제와 관련하여 적용대상에 관한 법문을 누구든지 로 규정하여, 모든 여론조사 형태의 표현을 규제하고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되 고 있다(특히 동법 제108조 제4항). 이에 의하면 기존의 언론사뿐만 아니라, SNS 등 새로운 매체들을 통한 인기투표, 설문조사 및 모의투표 등이 모두 문제시 될 수 있다. 즉 규율 대 상을 상당히 포괄적으로 규정하여 공식적이지 않은 여론조사 일체를 전면적으로 제한하 는 것으로, 이에 대한 과잉금지 여부가 문제시 될 수 있다. SNS를 통한 여론조사의 경우 일반적으로는 정치적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이러한 조사의 결과가 언론사 등의 여론조사와 동등하게 객관적이라 고 신뢰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를 사실상 전면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국내 SNS 관련 업체에는 법 적용이 가능하지만,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는 국외 사업자들의 경우 이에 대한 규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 에서 법 적용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5.결론에 갈음하여 규제입법을 설정하기 위해서는 관련 역기능은 물론이고, 이를 발생시키는 원인에 대한 정 확한 처방이 필요하다. 이에 더하여, 제기되는 문제들에 국가가 입법을 통해 규제하고 개입하 여야 하는지에 대한 면밀한 판단이 요구된다. 이러한 신중성의 요구는 국민들의 정치적 표현 및 소통의 자유와 같은 중대한 기본권과 결부되는 경우 더욱 가중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SNS를 비롯한 온라인 매체를 통한 개인적 표현과 의사소통은 이제 우리의 일상 적 생활양태로 자리매김하였다. 이러한 상황은 더 이상 과거의 매체규제 방식이 적합하지 않은 상황임을 보여준다. 즉 1: 多 의 매체 전파방식을 상정하여 이를 규제하고자 하는 시 도는, 새로운 1:(1+ 多 )의 매체 전파방식이 도입되면서 한계상황에 이르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규제 논의의 원점으로 돌아가서 재차 면밀한 검토를 수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 헌법 제37조 제2항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 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 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인터넷에서 의 표현을 입법을 통해 규제하기 위해서는 그 입법의 필요성이 명확하게 제시되어야 한다. 즉 역기능 사안들이 제시될 때마다 관련 규정을 임시방편적으로 추가하거나 기존 법률의 무리한 해석을 통하여 규제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실질적으로 대응이 필요한 경우에 한 하여 규제입법을 설정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현행 공직선거법상의 온라인 선거운동 규제들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재검토가 요망된다. 특히 이에 대해서는 전반적인 법 체계성의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성이 있 다. 형식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현행법은 원칙허용 예외규제 의 규제체계를 취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그 내용은 원칙규제 예외허용 의 체계를 취하고 있다. 이러한 규제 중심의 패러다 임을 고집한다면, 추후 법적 혼선을 야기할 수 있는 수많은 추가 규제조항들이 증가하게 될 뿐 만 아니라, 이에 근거한 규제당국의 자의적인 법 집행도 증가할 것으로 판단한다. 30 31 기 획 동 향
지난 7월, UN이 인터넷 상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는 의미 있는 결의안을 채택했 다. 이는 온라인 공간에서의 인권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향 후 인터넷 규제와 관련한 다양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 이에, 본문에서는 결의 안의 내용과 그 의미를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1.들어가며 나 현 수 KISO 정책운영실 선임연구원 UN 인터넷상의 인권의 증진, 보장, 향유를 위한 결의안 소개 2012년 7월 5일, UN 인권위원회에서는 인터넷을 포함한 온라인에서의 인권 역시 오 프라인에서의 인권과 마찬가지로 취급되어야 한다는 내용 등을 담은 The promotion, protection and enjoyment of human rights on the Internet 결의안을 채택했다. 본 결정은 UN 차원에서 온라인 인권 역시 보호되어야 한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밝힌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더 나아가, 앞으로의 인터넷 규제와 관련된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2.결의안의 소개 본 결의안은 5개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조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개인이 오프라인에서 가지는 기본권은 개인에 의해 선택되는 그 어떤 미디어에서도 동일 하게 보호받아야 함을 선언함. 2. 글로벌하고 개방적인 속성을 지닌 인터넷이 다양한 형태의 진보에 기여하는 원동력 임을 확인함. 3. 인터넷의 접속과 미디어, 정보, 커뮤니케이션 설비를 발전시키을 위한 국제협력을 촉진할 것을 요청함. 4. 기존의 규정들이 적용할 만한 것이면, 특별 절차(Special Procedure) 과정을 통해 온라 인상의 인권도 고려하기를 독려함. 5. 인터넷 또는 다른 기술적 환경에서 표현의 자유를 포함한 인권 증진과 보호에 대한 논의를 지속하기로 결정함. 1조는 오프라인에서의 기본권이 인터넷에서도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는 규정이다. 이 전에 인터넷에서의 특수한 인권이 필요한지에 대한 논의가 종결되고, 오프라인과 온라인 모두가 같은 인권이라고 선언한 점이 특이하다. 하지만 본 결의안은 표현의 자유가 특히 보호되어야한다는 점을 덧붙이고 있다.인권위원회는 2011년 보고서에서, 온라인에서 표 현의 자유는 그 자체의 인권일뿐만 아니라, 교육과 문화생활 및 집회 결사의 자유에 참여 하는 다른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수단임을 인정하였다. 1조의 표현의 자유의 강조는 그러 한 맥락에서 이해된다. 또한 본 결의안은 UN의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19 조에 따라 표현의 자유가 보호된다는 점을 명시 하였는데, 표현의 자유를 설명한 UN의 시 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 규약 19조는 표현의 자유에는 특별한 의무와 책임이 따른 다고 규정하였다. 특히 법률에 의해 타인의 권리 또는 신용의 존중, 국가안보, 공공질서, 공중보건 또는 도덕의 보호가 목적으로 내용규제가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이 에 미치지 않는 표현 즉 유해, 모욕적,불쾌한 컨텐츠는 국가에 의한 삭제 등의 통제가 인 권과 배치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인터넷 상의 불법 컨텐츠가 효과적으로 규제되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물론 인터넷 상의 불법 컨텐츠 규제는 국가가 인터넷 기업들과 협력하여 해결해 나가야 할 숙제임에는 틀림없다. UN도 아동의 성적 착취, 인종차별, 대량학살 선동, 테러 에 대한 선동 등을 금지해야 할 국제법적인 의무를 지닌다.1) 하지만 이러한 불법 컨텐츠 차단 을 명분으로 최근 일부 국가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인터넷의 광범위한 검열에 대한 우려가 높은상황에서 본 결의안은 명시적으로 광범위한 검열을 금지하고 있지 않다. 이러 한 점을 이를 본 결정의 한계로 꼽는 의견도 있다. 물론 광범위한 검열 금지를 본 결의안 에 담았으면 더 인터넷 상의 검열과 관련하여 큰 역할을 했을 것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그러한 조항이 없이도,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 규약 19조의 내용에 따라 포괄 적인 검열은 금지된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2조는 인터넷의 개방성을 인식해야 한다는 조항이다. 이전까지 인터넷의 개방성은 인 터넷을 통해 무엇인가를 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적인 성격으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2조는 인 터넷의 글로벌함과 개방성 그 자체가 하나의 고유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선언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이것이 다양한 형태의 진보에 기여한다는 점도 명백히 했다. 글로벌함과 개방성이 무분별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본 결의문은 인터넷의 글로 벌 거버넌스를 부정한다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거버넌스, 기타 운영이 개방적 이고 글 로벌하여야 함을 선언한 것으로 판단된다. 만약 인터넷 상의 통신 기술을 특정 국가나 집 단이 독점한다면 새로운 집단이 인터넷에 연결하는 것을 금지시킬 수 있을 것이다. 따라 서 개방성의 인식은 앞서 1조의 내용에서의 표현의 자유등의 인권을 보호하는 토양이 될뿐 더러 3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접속권을 보장하는 기초가 된다. 3조는 인터넷에 대한 접속권 보장과 이를 위한 국제협력의 촉진을 담고 있다. 인터넷 32 33 법 제 동향
UN 인터넷상의 인권의 증진, 보장, 향유를 위한 결의안 소개 에 대한 접속을 보장하는 것은 인터넷 상의 인권 보호의 기반이 된다고 할 수 있다. 3조 역 시 2조와 마찬가지로, 인터넷 접속권이 미디어와 정보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수단이 아니 라, 그 자체의 고유한 가치를 갖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인터넷 접근권이라는 것은 두 가지 측면이 있다. 물리적인 차원에서의 접속권과 제도적인 차원에서의 필터링 되지 않은 정보에 접근 할 수 있는 접근권이다. 전자는 디지털 격차를 줄이기 위한 국제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후자는 앞서 1조에서 천명한 인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중요성이 있다. 실질적인 접속권을 보장하기 위해 국제 협력뿐만 아니라 보안, 안정성, 견고성등이 중요하 다는 지적 또한 있다. 하지만, 이번 결정문에서는 국가를 제외한 국제 협력과 관계된 인터넷 거버넌스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역할에 대해서는 규정하지 않았다. 4조와 5조는 이후 인권위원회 논의와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다. 4조에서는 인권 특별 절차(Special Procedures)과정에서 기존의 규정이 적용할만한 것이라면, 온라인에 대해서 도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별 절차(Special Procedure)는 특별 보고 관(Special Rapporteur)이라는 외부 UN전문가가 수행하는 조사 및 인권위 보고로 이루어 지는 일련의 과정이다. 실제 억압적인 국가에서 오프라인의 인권침해도 심각하지만, 검열 접속 금지등을 통해 온라인 인권을 유린하는 사례가 많았고 체제 유지를 위한 도구로 활용하는 경우가 있다. 최 근 이집트 시리아 등의 민주화 운동은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였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이제 온라인 인권 보장이 오프라인 인권 보장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발전해 왔다. 따라서 특 별 절차에서의 온라인 인권 관련 조사 장려는 실질적으로 오프라인의 인권 보장측면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 5조는 지금 현재의 논의 이후에도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인권을 보호하고 표현의 자유를 증진하여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3.결론 본 결정은 온라인에서의 인권이 오프라인에서의 인권가 마찬가지로 중요하다고 판단한 점 등에서 Victory for internet users! 라고 평가되기도 한다.하지만 여러 국가간의 의견차 이로 간접적인 표현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비판, 국가의 검열 등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이 없 다는 비판도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결의안 5조에서도 알 수 있듯 본 결의안은 인터넷의 모 든 권리를 보장한 결론이라 할 수는 없을 것이나, 앞으로 지속적인 논의와 협의를 할 수 있 는 초석을 마련한 것임에는 틀림없다. 이 결의안을 계기로 온라인상의 인권을 체계적으로 보장하는 방안을 기대해본다. UN 결의안 전문 1. Affirms that the same rights that people have offline must also be protected online, in particular freedom of expression, which is applicable regardless of frontiers and through any media of one s choice, in accordance with articles 19 of the 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 and the International Covenant on Civil and Political Rights; 2. Recognizes the global and open nature of the Internet as a driving force in accelerating progress towards development in its various forms; 3. Calls upon all States to promote and facilitate access to the Internet and international cooperation aimed at the development of media and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facilities in all countries; 4. Encourages special procedures to take these issues into account within their existing mandates, as applicable; 34 5. Decides to continue its consideration of the promotion, protection and 35 enjoyment of human rights, including the right to freedom of expression, 법 제 동향 on the Internet and in other technologies, as well as of how the Internet can be an important tool for development and for exercising human rights, in accordance with its programme of work.
망 중립성을 둘러싼 불편한 진실 본문에서는 최근 이슈로 떠오른 망 중립성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망 중립성 을 둘러싼 다양한 갈등으로부터 침해되는 이용자의 권리, 기술의 발전에 따른 신규 서비스에 대한 망 차단에 관한 사례 등을 살펴봄으로써 망 중립성의 역사 를 이해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망 중립성을 둘러싼 불편한 진실 정 혜 승 DAUM 대외협력실장 망중립성 이라는 단어는 여전히 어렵다. 하지만 망중립성을 둘러싼 갈등이 실제 어떻 게 이용자의 권리를 침해하고, 기업의 도전을 막는지 사례를 살펴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어떻게 기술혁신을 바탕으로 하는 도전이 좌절됐는지 생생한 사례들이 적지 않다. 또 기 술 발달과 진화에 따른 새로운 서비스들이 어떻게 차별과 차단을 극복했는지 역사를 살펴 보면 좀 더 쉽게 이해된다. 국내에서는 카카오톡의 mvoip인 보이스톡이 3G 환경에서 요금제에 따라 차단되면서 망중립성 이슈가 대중적 관심을 얻었다. 비록 2011년 12월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망중 립성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합법적인 서비스를 불합리하게 차별하거나 차단해서는 안되지 만, mvoip 차단은 현재진행형이다. 이미 2010년 Open Internet Rules 를 발표해 콘텐츠, 애플리케이션, 서비스에 대한 차단 금지와 불합리한 차별금지를 천명한 미국에서도 상황은 계속 반복된다. 이번에는 애 플의 야심작, 3G에서 아이폰을 통해 화상통화가 가능하게 만든 페이스타임 이 망중립성 논쟁을 뜨겁게 만들고 있다. IT매체 기가옴은 자유언론, 오픈기술연구소 등 시민단체와 이용자들이 망중립성 침해 혐의로 AT&T를 FCC에 제소할 방침이라고 9월 18일(현지시 간) 보도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 8월 AT&T가 애플의 3G 기반 화상통화 기능을 차단한다고 발표한 이후 반발이 거세지면서 불거졌다. AT&T의 아이폰 사용자는 새롭게 출시된 모바 일 공유데이터 요금제에 가입했을 경우에만 3G 페이스타임을 이용할 수 있다. 이런 풍경, 새삼스럽지 않다. 미국에서 망중립성을 둘러싼 소송 전쟁은 역사가 길다. 1950년대 Hush-A-Phone, 그리고 Carterfone은 허락 없이 함부로 이런 장비를 전화기 에 붙이면 안된다 는 이유로 AT&T의 차단을 겪은 선구자인 이들은 법정 투쟁과 FCC 제 소 등을 통해 간신히 차단 문제를 해결했다. 법원은 당시 공중망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모든 단말기의 접속 이용을 허용해야 한다(No Harm to Public Network) 는 원칙을 세웠다. 전화 외에도 전화 선을 이용하거 나 혹은 덧붙이는 장비들에 대해 망에 문제가 없다면 괜찮다 는 이 판결은 이후 팩스, 모뎀 등 단말기 시장을 활성화시키고 데이터 통신의 진화를 가져온 계기가 됐다. 망을 보호하느 라 어떠한 도전과 혁신도 허락하지 않았다면 팩스를 비롯해 인터넷까지 그 어떤 것도 도전 하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을까. 2004년 통신 사업자인 Madison River- Communication 은 Vonage 사의 인터넷 전 화(VoIP)를 차단했다가 이용자들의 고소 에 따른 FCC의 위법 결정에 따라 벌금까지 내고 차단을 풀었다. 2008년 Comcast는 BitTorrent 파일 공유 서비스를 차단했다가 FCC가 시정명령을 내리자 법정으로 싸움을 끌고 갔다. 2009년엔 AT&T가 다시 아이폰 의 Skype 서비스를 차단했다가 시민단체의 반발 속에 이를 철회했다. 2011년 Verizon 은 미국의 망중립성 원칙인 Open Internet Rules가 위헌이라는 소송도 냈다. 그리고 다시 2012년 이번엔 페이스타임 차단이다. 새로운 서비스가 나올 때마다 일단 차단 했다가 법원이나 FCC에 의해 철회하는 일이 반복되는 이 불편한 진실. 통신망을 갖춘 사업자들은 ICT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한다. 통신과 인터넷 분야의 기술 발전은 상당 부분 안정적인 망을 기반으로 이뤄졌다. 이 훌륭한 기업들이 왜 망을 통한 새로운 혁신 과 도전에 대해 일단 반대하고 차단하는 일을 반복할까. 망 사업자가 망의 안정성을 위해 과부하가 걸리거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한하는 것은 망 사업자의 당연한 책무다. 그러나 반복된 사례에서 확인됐듯, FCC나 법원에 의해서 차단이 철회된 이후에도 망이 과부하 등을 이유로 장애를 일으킨 사례는 없었다. 2000년대 초 다이얼패드를 비롯해 인터넷 전화가 등장했을 때에도 통신사들은 특정 서비스가 인터넷 망을 과도하게 점유해 다른 서비스 품질까지 떨어뜨린다 고 주장했으나 실제 VoIP 트래픽은 mvoip과 마찬가지 로 미미했다. 이후 통신사들은 직접 VoIP 시장에 뛰어들어 시장을 장악했다. 즉 VoIP 시장 이 커져도 트래픽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스스로 입증했다. 그렇다면 이 같은 차단 시도가 이어지는 것은 시장의 논리로 해석할 수 있을까. 기존 시장의 수익을 해칠 가능성을 우려, 매번 새로운 형태로 등장하는 경쟁자를 견제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까. 차라리 그렇다면 기업으로서 당연한 선택일 수도 있다. 자신의 시장에 끼어 들려는 다른 경쟁자를 다양한 수단으로 압박하는 것은 비즈니스 전략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1950년대 미국 Hush-A-Phone 광고, 깔대기처럼 소리를 모아주는Telephone- Silencer 개념의 단순한 장비였다 36 37 법 제 동향
망 중립성을 둘러싼 불편한 진실 문제는 망을 가진 사업자가 망이 없는 사업자에 대해 그런 방식으로 견제하는 것은 공정한 전략인지 여부다. 그 전략이 정당하지 않았고 ICT 생태계 발전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늘 규제 당국과 법원의 개입을 가져왔다는 것은 역사적 경험이다. 일각에서는 엄청난 투자비를 들여 망을 깐 사업자만 불리하고, 망을 이용하는 사업자 만 이득을 가져가는 구조가 공정하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망을 이용하는 사업자가 있어야 망의 가치가 높아지고 망 사용료가 늘어나는 것이 시장의 구조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늘어 나면서 무선망 데이터 이용대가도 점점 더 많이 내고 있다. 그리고 망을 이용하는 기업도 서 비스가 잘 될수록 더 많은 망 이용대가를 내고 있다. 지난 7월 지상파 3사가 연합한 콘텐 츠 플랫폼 POOQ은 무료 서비스를 중단하고 유료 서비스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POOQ 은 서비스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전용회선 비용 등 망 이용대가를 월 5억원 이상 통신사에 지불하면서 무료 서비스를 지속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국내 주요 포털 사업자 는 한 해 수백 억원의 망 이용대가를 통신사에 내고 있다. 돈 내고 쓰는 서비스인데, 어떤 서비스는 통신사와 경쟁한다는 이유로, 통신사 수익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차별적으로 제한되거나 차단되어야 하는 것이 공정한가. 이것은 이용자나 망 이용 사업자나 모두 따져볼 수 있는 문제다. 만약 여력이 되는 대형 인터넷 기업들이 통신사에게 훨씬 더 만은 대가를 내고서라도 차단 없이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나서면 어쩔 것인가. 여력이 부족한 신생 후발 사업자들 은 큰 기업들이 내는 수준으로 망 이용대가를 지금보다 훨씬 더 내면서 뭔가 새로운 서비스 와 비즈니스에 적극적으로 도전할 수 있을까? 출시 50일 만에 1500만 명이 앱을 다운로 드한 애니팡 같은 소셜 게임에 대해 이용자가 많다는 이유로, 트래픽이 많이 발생될 수 있 다는 이유로 망 이용대가를 더 내야한다고 한다면 애니팡 같은 도전이 이어질 수 있을까. 애니팡은 물론, 모바일 신화를 새로 쓰고 있는 카카오톡 조차 아직까지 수익을 적극 회수 하는 단계는 아니다. 서비스 차단과 차별 걱정 없이 새로운 비즈니스에 도전할 수 있는 것 이 ICT 생태계의 기본 아닐까. 기술의 발전은 예전에 가능하지 않았던 것을 현실화한다. 이제는 기존 전화 서킷망 을 사용하지 않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패킷망을 통해 영상통화도 가능한 시대다. 3G 영상통화는 애플 페이스타임 뿐 아니라 다음 마이피플도 선보인 서비스다. 이 같은 기술 혁신이 계속 이어지기 위해서는 다양한 서비스가 공정하게 경쟁하고 시장에서 검증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특정 서비스에 대한 망 사업자의 차단과 차별은 혁신의 속도를 지연 시킬 뿐이다. 또 애플이나 다음까지 제공 가능한 페이스타임 같은 서비스를 왜 통신강자인 망 사업자는 제공하지 않는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 더 저렴하고 더 편하게 쓸 수 있는 서비스 가 왜 차별 받고 차단되어야 하는지 이용자는 이해하고 있을까. 통신사는 현재 mvoip 서 비스 보다 통화품질도 좋고, 다자간 통화 등 부가서비스까지 가능한 통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자들인데, 왜 하지 않을까. ICT 생태계의 혁신은 경쟁을 통해 이뤄진다. 이 때문에 통신정책 당국은 시장의 경쟁이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감독한다. FCC가 매번 시장에 개입한 이유다. 방송통신위원회 도 이 같은 이유에서 2011년 말 망 사업자가 함부로 차단과 차별을 못하도록 망중립성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가이드라인에 따라 합법적 서비스이며 망 과부하 등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mvoip 서비스는 차단과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망이 있는 사업자와 없는 사업자간 힘겨루기 문제가 아니며 혁신과 공정경쟁의 문제다. 38 39 법 제 동향
인터넷 본인확인제에 대한 헌법재판소 위헌결정의 의의 및 전망 지난 8월, 2007년 7월 도입된 제한적 본인확인제가 시행 5년 만에 폐지되게 되었다. 표현의 자유 침해와 실효성 논란의 중심에 있어 온 인터넷 본 인확인제와 관련하여 헌법재판소는 전원일치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본문에서 는 헌법재판소가 내린 위헌결정의 의의와 전망에 대해 담아보았다. 1.들어가는말 황 성 기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인터넷 본인확인제에 대한 헌법재판소 위헌결정의 의의 및 전망 헌법재판소는 2012. 8. 23. 재판관 8명 전원 일치의 의견으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 이라 함) 제44조의5 제1항 제2호, 같은 법 시행령 제29조 및 제30조 제1항이 규정하고 있는 본인확인제 에 대해서 위헌결정을 내렸 다(헌재 2012. 8. 23. 2010헌마47등(병합),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 에 관한 법률 제44조의5 제1항 제2호 등 위헌확인). 여기서 본인확인제란 인터넷게시판을 설치, 운영하는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본인확인조치의무를 부과하여 게시판 이용자로 하여금 본인확인절차를 거쳐야만 게시판을 이용하거나 정보를 게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정보통신망법상의 본인확인제는 그동안 소위 '인터넷 실명제'라는 이름으로 통칭되어 왔는데, 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기제로 기능해 왔다는 점에서 많은 비판을 받아 왔다. 그런데 이번 위헌결정 이후 인터넷 공간에서의 불법 게시물의 증가 등 인터넷 역기능을 제어 하는 새로운 방법론, 즉 자율규제의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다시 재점화되는 분위기가 형성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글에서는 이번 위헌결정의 의의와 향후 자율 규제의 가능성을 위한 조건 등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고자 한다. 2.헌법재판소 위헌결정의 의의 및 전망 가.의의 이번에 위헌결정이 내려진 본인확인제는 주로 인터넷 실명제라는 이름으로 통칭 되어 왔고,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의 인터넷 규제의 불합리성을 상징하거나, 인터넷상에서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기제의 상징으로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이러한 정치 사회적 레토릭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법적인 관점에서 볼 때 사실 본인확인제는 그 입법목적과 수단간의 논 리적 상관성이 존재하지 아니하고, 인터넷이라고하는 매체의 특성과 사물의 본성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 시스템이었다.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 적용되어 왔던 인터넷 실명제로는 이번에 위헌결정된 정보통신망 법상의 본인확인제 이외에, 공직선거법상의 인터넷언론사 게시판ㆍ대화방 등의실명확인제도 존재한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공직선거법상의 실명확인제에 대해서 합헌결정을 내린 바 있 다. 1) 사실 공직선거법상의 실명확인제와 이번에 위헌결정된 정보통신망법상의 본인확인제 는 그 기본취지라든지 운영메커니즘이 거의 동일하다는 점에서, 정보통신망법상의 본인확 인제의 위헌논리가 공직선거법상의 실명확인제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그 러면 왜 헌법재판소는 공직선거법상의 실명확인제에 대해서 합헌결정을 내렸을까라는 의 문을 가질 수 있다. 물론 헌법재판소는 공직선거법상의 실명확인제가 실명확인 기간을 선 거운동기간 중 으로 한정한 점, 대상을 정당ㆍ후보자에 대한 지지ㆍ반대의 글 에 한정한 점, 인터넷이용자의 실명이 표출되지 않고 다만 실명확인 표시만 나타나는 점 등을 고려 한 것으로 이해되지만, 필자가 추측컨대 선거의 공정성 내지 평온성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과도한 집착 내지 도그마가 주요 심리적인 이유 중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참고로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정보통신망법상의 본인확인제에 대한 위헌결정을 계기로 공직선거법상의 실명확인제의 폐지를 국회에 건의하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2) 매우 환영할 만한 소식이라 생각한다. 나.전망 - 자율규제의 가능성이라는 관점에서 이제 인터넷 실명제는 그 생명을 다했다고 할 수 있다. 보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정부 가 강제하는 인터넷 실명제는 끝이 났다. 여기서 우리가 고민해야 할 문제는 자율규제의 가능성이다. 그런데 필자는 이와 관련하여 사업자들이 자율적으로 시행하는 모니터링 에 대해서 몇 가지 언급하고자 한다. 즉 쉽게 이야기하면 자율규제의 일환으로 사업자들이 행하는 모니터링은 과연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가의 문제이다. 이미 주요 포털들은 인터넷 실명제 폐지 이후의 부작용에 대한 대응책으로 자체 모니터링 인력을 두 배로 늘리고 시스 템도 개선하는 등 자체 검열을 강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3) 일단 사업자들이 자율적으로 모니터링을 통해서 자체 검열을 하는 것은 강제력이 있는 법률 등과 같은 공권 력의 형태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어서 자율규제의 일환으로 일응 허용된다고 볼 수 있다. 다 만 사업자가 자율적으로모니터링을 통해서 자체 검열을 하는 경우, 어떠한 한계도 없이 무한정 허용된다고 보아야 하는가? 위와 같은 의문이 따르는 이유는, 인터넷 이용자의 표 현의 자유와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인 사업자의 언론의 자유 내지 영업의 자유 간의 충돌 및 1. 헌재 2010. 2. 25. 2008헌마324등, 공직선거법 제82조의 6 제1항 등 위 헌확인, 공직선거법 제82조의 6 제1 항 등 위헌소원. 40 41 법 제 동향 2. 중앙선거관리위원회 2012년 8월 24일자 보도자료 중앙선관위, 선거 관련 인터넷 실명확인제 폐지추진 국회에 공직선거법 개정의견 제출 예 정 :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012년 8월 24일 전체 위원회의를 열어 헌법 재판소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 률의 본인 확인제 관련 규정을 위헌으로 결정한 데 대하여 논의하고 선거와 관련한 인터넷 실명확인제 폐지를 위하여 국회에 공직선거법 개정의견을 제출 하기로 하였다. 헌법 재판소의 위헌 결정의 효력이 공직선거법 제82조의 6에 따른 인터넷 실명확인 규정까지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헌법 재판소의 위헌결정의 취지가 반영되기 위해서 는 선거에 관한 인터넷 실명제 또한 폐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모으고 공직선거법 의 관련 규정에 대 한 개정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3. 네이버 다음, 9월부터 본인확인 없이 게시판 댓글 허용 (파이낸셜뉴스 2012. 8. 31)
인터넷 본인확인제에 대한 헌법재판소 위헌결정의 의의 및 전망 4. 대법 원 2010. 4. 22. 선고 2008다 38288 전원합의체 판결, 손해배상 (기) : 헌법 상의 기본권은 제1차 적으로 개인의 자유로운 영역을 공 권력의 침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방어적 권리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헌법 의 기본적인 결단인 객관적인 가치질서를 구체화한 것으로서, 사 법 (사법 )을 포함한 모든법 영역에 그 영향을 미치는 것이므로 사인간 의 사적인 법 률관계도 헌법 상의 기 본권 규정에 적합하 게 규율되어야 한다. 다만 기본권 규정은 그 성질상 사법 관계에 직접 적용될 수 있는 예외적인 것을 제 외하고는 사법 상의 일반원칙을 규 정한 민법 제2조, 제103조, 제750 조, 제751조 등의 내용을 형성하고 그 해석기준이 되어 간접적으로 사 법 관계에 효력을 미치게 된다. 종 교의 자유라는 기본권의 침해와 관 련한 불법 행위의 성립 여부도 위 와 같은 일반규정을 통하여 사법 상 으로 보호되는 종교에 관한 인격적 법 익침해 등의 형태로 구체화되어 논하여져야 한다. 5. 사적 검열의 헌법 적 정당화 요건에 관해서 자세한 것은 황성기, 사적 검열에 관한 헌법 학적 연구 세계헌법 연구 제17권 제3호, 세계헌법 학회 한국학회, 2011. 12, 163-191면 참조. 조화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사업자가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서 자체 검열을 하 는 경우에 사업자는 자신의 영업정책상 혹은 게시물관리정책상 자율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으며, 이 경우 그 근거를 자신의 언론의 자유 내지 영업의 자유를 내세울 수 있다. 반면에 이용자의 경우에는 자신의 표현의 자유가 사업자에 의해 침해되고 있다고 주장할 수 있다. 바로 여기서 사적 검열의 헌법적 정당성 문제가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이 문제 는 헌법적 관점에서 보면, 기본권의 대사인적 효력 내지 제3자적 효력의 문제이기도 하고 4), 종국적으로는 사법상의 일반원칙을 규정한 민법 제2조, 제103조,제750조,제751조 등 의 해석 적용 등을 통하여,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와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인 사업자의 언 론의 자유 내지 영업의 자유 간의 충돌을 어떻게 조화롭게 해결할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 되게 될 것이다.이와 관련하여 필자는 사적 검열의 헌법적 정당화 요건을 자율규제에 한 번 접목해서 자율규제의 가능성을 검토해 보고자 한다. 즉 자체적인 모니터링을 통한 자체검열의 경우 어떠한 헌법적 정당화 요건이 충족되어야 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사적 검열은 공권력의 주체인 국가(정부)가 아닌 사인 혹은 제3자에 의한 검열을 말한다. 사적 검열에 대한 헌법적 평가가 국가검열 혹은 정부검열에 대한 헌법적 평가와 다른 이유는 주체의 차이 에서 비롯되는데, 그 외에도 더 나아가서 당사자간의 합의 라는 요소도 매우 중요하게 평가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주체의 차이와 당사자간의 합의 여부는 단지 국가검열 혹은 정부검열과 사적 검열간의 헌법적 평가의 차이의 이유가 될 뿐만 아니라, 사적 검열의 헌법적 허용가능성 및 조건의 문제 와도 결부되어 있다. 이하에서는 사적 검열의 헌법적 허용가능성 및 조건을 세 가지 차원에서 정리해 보고자 한다. 5) 첫째, 사적 검열이 헌법적으로 허용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검열에 국가 또는 정부가 어떠한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 따라서 외형적으로는 사적 검열의 형태를 띠더라도, 그러한 사적 검열을 국가가 입법의 형태라든지 기타 공권력의 행사의 형태로 관련 당 사자에게 강제 하는 경우에는, 사적 검열에 국가 또는 정부가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즉 이러한 경우에는 국가검열 또는 정부검열에 다름 아니라 고 할 것이다. 이러한 조건을 우리는 사적 검열의 순수성 명제 라고 부를 수 있겠다. 둘째, 사적 검열이 헌법적으로 허용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검열에 관련 당사자의 자발적 동의에 기반한 당사자간의 합의가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당사자간의 합의를 전제하지 않는 사적 검열은 표현의 자유를 제한당하는 주체의 법익을 일방적으로 침해 하는 행위로서, 형사법에 의한 형사벌의 대상이 되거나, 혹은 민사법에 의한 손해배상 의 대상이 된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사업자들이 이용자의 게시물들이 실정 법이나 각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의 정책을 위반하는 경우 당해 게시물들에 대해서 삭제 등의 조치를 할 수 있게 약관에 규정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비롯된 것 이기도 하다. 이러한 조건을 우리는 사적 검열의 자발성 명제 라고 부를 수 있겠다. 셋째, 위와 같은 두 가지 요소 이외에도 사적 검열이 허용될 수 있는 조건을 설정함 에 있어서는 당사자간의 합의의 내용 도 합리적일 필요가 있다는 점이 고려될 필요가 있다. 이것은 당사자간의 합의의 내용이 어느 정도, 어느 범위까지 혹은 어떠한 기준에 의하여 일방 당사자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가가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는 의미 이다. 이러한 조건을 우리는 사적 검열의 합리성 명제 라고 부를 수 있겠다. 이와 관련 하여서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부분으로 세분해서 분석할 필요가 있다. 1 사적 검열을 통해서 제한될 수 있는 표현물의 내용에 관한 기준 과 관련된 부분이 다. 즉 당사자간에 합의한 기준이 일반적인 사회통념이나 실정법상의 기준(예컨대, 음란 물, 명예훼손 내지 사생활침해 표현물 등)을 벗어나는 경우는 비록 당사자간의 합의에 기 초했다고 하더라도, 민법 제103조상의 공서양속 위반 계약으로서 그 효력이 인정될 수 없 을 것이다. 이러한 사적 검열에 대한 계약은 민법 제103조를 통해서 간접적용되는 일방 당 사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계약으로서, 헌법적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2 사적 검열에 적용되는 기준을 위반하는 표현물을 유통시키는 주체에 대한 제재수 단(관련 당사자 간의 합의를 통해서 설정된 제재수단) 과 관련된 부분이다. 즉 당사자간 에 합의한 기준에 반하는 표현물을 일방 당사자가 유통시키는 경우, 타방 당사자가 계약 에 기초해서 제재수단을 강구할 수 있다. 예컨대 포털의 약관에서 볼 수 있는 서비스 이용 제한조치가 대표적인 경우이다. 그런데 이러한 이용제한조치 중에서 당해 서비스의 이용 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제재조치가 약관에 기초한 계약 내용 중에 포함되어 있다고 할때, 그러한 제재조치가 과연 헌법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고 볼 것인가의 문제가 등장한다. 비록 사적 자치의 영역 내에 있기는 하지만, 사적 검열에 기반하여 문제가 되는 당해 게시물 의 차단 내지 삭제 등을 넘어서서 당해 서비스의 이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제재조치는 그러한 제재조치가 적용되는 주체의 표현의 자유를 원천적으로 박탈할 가능성이 높다는 측면에서, 헌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할 것이다. 42 43 법 제 동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