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논총제 63 집 (2010), pp. 149~177 도시와내면 : 레스티프드라브르톤의 파리의밤 의한독법 도시와내면 : 레스티프드라브르톤의 파리의밤 의한독법 * 이영목 ( 서울대학교불어불문학과 ) 1. 서론 : 정체불명의텍스트 1) 1788년 10월 22일, 니콜라에듬레스티프드라브르톤 Nicolas Edme Restif de la Bretonne은인쇄소에서손수 파리의밤 Les Nuits de Paris 의마지막장의집필과교정작업을마친다. 그리고전체 7권 14부, 총 2,400 페이지에달하는이대작의마지막권의인쇄도, 저자에따르면, 11월 9일완료된다. 1) 이저작은거의같은시기에발간되었으며, 역시파리라는대도 * 본논문은 2007년정부 ( 교육인적자원부 ) 의재원으로한국학술진흥재단의지원을받아수행된연구임 (KRF-2007-332-A00261). 1) «C'est le 22 octobre, qu'on achève cet ouvrage, à la casse[...]. Fini d'imprimer le 9 novembre 1788.» (NP-B, p.1109) 우리가연구대상으로삼은텍스트 Restif de la Bretonne(sans nom 주제어 : 18 세기프랑스문학, 레스티프드라브르톤, 파리의밤, 도시와문학, 징후독서 Littérature française du XVIIIe siècle, Restif de la Bretonne, Les Nuits de Paris, ville, lecture symptomale
150 인문논총제 63 집 (2010) 시를소재로삼은메르시에 Louis-Sébastien Mercier의 12권, 4,000페이지에달하는또하나의대작 파리그림 Le Tableau de Paris 을제외하면문학사적전례도, 비교할만한대상도없는독특한텍스트이다. 2) 이두텍스트가 19세기내내, 그리고 20세기초반에이르기까지수많은아류텍스트를낳았으면서도, 3) 진지한문학사기술에있어서는 망각과경시 4) 의대상으로남아있었던이유는이텍스트들의모호성에서, 즉당시에는물론이고오늘날에도그것들을어떤장르로분류하거나그성격을명확히규정하기가어렵다는사실에서어느정도찾을수있을것이다. 5) d'auteur), Les Nuits de Paris, ou Le Spectateur Nocturne, à Londres et à Paris, 1788~1789, 14 parties en 7 volumes, pagination continue의현대화된비평본은아직존재하지않는다. 하지만 Google이제공하는원본의전자복사본은인터넷을통해볼수있다 (http://books.google.com/ 또는 http://www.archive.org/ 에서검색가능 ). 그디지털파일은뉴욕공공도서관의판본을기초로한것인데 2010년 4월 30일현재 7~8부는볼수없다. 다른한편, Google 은로잔대학도서관이보유하고있는해적판인 Les Nuits de Paris, ou L'Observateur Nocturne 의 3~4, 5~6, 7~8, 11부의전자복사본도제공하고있다. 후자에는원본과달리책머리의판화가없고, 저자가 Rétif de la Bretone [sic] 라고명시되어있는등몇몇차이를보인다. 부분적이나마현대화된판본으로는 Restif de la Bretonne, Les Nuits de Paris, éd. Daniel Baruch in Paris le jour, Paris la nuit, Robert Laffont, coll. «Bouquin», 1990, rééd. 2002( 이하 NP-B로약칭 ) 와 Rétif de la Bretonne, Les Nuits de Paris, éd. Jean Varloot et Michel Delon, Gallimard, coll. «Folio classique», 1986( 이하 NP-VD 로약칭 ) 이믿을만하다. 또한 Baruch 의판본은 1790년에출간된 La Semaine nocturne 와연작의제16부에해당하는 XX nuits de Paris 등을포함하고있다. 우리는이두현대화된판본가운데서는생략된부분이적은 Baruch 의판본을주로인용하며, 필요에따라다른판본을사용한다. 이텍스트의문헌학적정보는 NP-B, p. 615, pp. 1345-1348과 NP-VD, pp. 325-328을참조할수있다. 2) 메르시에의 파리그림 에대해서는졸고, 계몽주의정신이그린파리 : 파리풍경 의 277-285장, 불어문화권연구 제15집, 2005, pp. 9-32와 메르시에의 파리그림 의 그림 개념, 불어불문학연구 제78호, 2009, pp. 123-151 참조. 3) Paris dans le XIXe siècle, ou Réflexions d'un Observateur(1809), Nouvelles Nuits de Paris(1824~1825), Les Nuits de la Seine(1852), Les Dernières Nuits de Paris(1928) 등아류텍스트에관해서는 NP-VD, pp. 329-330와 NP-B, pp. XVIII-XXI 을참조. 4) Charles Monselet, Les oubliés et les dédaignés : figures littéraires de la fin du XVIIIe siècles, Paris, Poulet-Malassis et de Broise, 1861.
이영목 / 도시와내면 151 그러나이 괴짜들 originaux 의세기에도 괴짜 라고해서모두흥미를끌지는못했던것처럼 6) 그것의분류불가능성, 또는모호한정체성이이작품이오늘날까지불러일으키는흥미나관심을설명하지는못한다. 레스티프드라브르톤에관한현대적의미에서의학술적연구의시작을알린피에르테스튀 Pierre Testud 7) 를비롯하여, 그의저작들에대해진지한연구를하거나판본을편찬한학자들은자신들의작업을정당화할어떤의무를느끼는듯이보인다. 연구자들의이러한불편함은바로작품과작가개인양자의특이성에서기인하는바가크다. 피에르아르트만 Pierre Hartmann은최근에발표한연구서에서레스티프의작품전체에대해다음과같이가혹한평가를내린다. 예외를제외하면, 그것 [ 레스티프의저작 ] 의고유한미적가치는미약하다. 그넘쳐흐르는수다, 끊임없이샛길로빠지는이야기, 순진한훈계와받아들이기힘든도덕주의때문에그저작은가장호의적인독자마저도불편하게만들거나, 또는역겹게하기에충분하다. Sauf exception, sa valeur proprement esthétique est faible: par sa profusion bavarde, ses incessantes digressions, son didactisme nai f et son moralisme scabreux, elle a tout pour indisposer, voire pour excéder le lecteur le mieux prévenu en sa faveur. 8) 작품뿐만아니라작가의삶역시긍정적인평가를받지못한다. 아르트만은레스티프를 정신이상의경계에있는, 상궤를벗어나는개인 9) 이라고정 5) Jean Varloot, Préface, NP-VD, pp. 25-26. 6) 18세기프랑스문학사에서가장유명한괴짜를소재로한텍스트에서디드로는이렇게말했다. «Je n'estime pas ces originaux-là.» Diderot, Le Neveu de Rameau, Larousse, 2005, p. 57. 다른한편, 레스티프자신은그러한 괴짜 가운데하나였으며, 파리의밤 에서그와가장친한친구로등장하는 M. du Hameuneuf는처음에는 l'original 이라는별명으로불린다 (67e Nuit, NP-B, p.721). 7) Pierre Testud, Rétif de la Bretonne et la création littéraire, Droz, 1977. 8) Pierre Hartmann, Rétif de la Bretonne. Individu et communauté, Editions Desjonquères, 2009, p.16.
152 인문논총제 63 집 (2010) 의한다. 테스튀는레스티프라는개인의특이성 - 대부분성적무용담과발에대한페티시즘같은몇몇색정적편집증으로요약되는특이성 10) -이라는마력에제대로저항하지못한기존의레스티프전기작가들의약점을지적하며, 그의실생활은그가작품들속에서묘사하는것보다는훨씬평범했을것이라고평가한다. 그러나테스튀자신과바뤼크가밝힌바와같이, 그이유가무엇이든간에, 레스티프와그의두딸들사이의근친상간관계등에서보듯이그의삶이일반적도덕의기준으로볼때는용납할수없는행태들을보였다는점은부인할수없다. 11) 아르트만의지적은 파리의밤 에도상당부분적용된다. 챙넓은모자와큰망토로자신의모습을가린채, 수많은여인네들과젊은이들, 때로는가장들까지도어둠의위험에서구하는 밤의사나이 homme de nuit 의끊임없는무용담은자신의수많은문학적후손들가운데하나로서고담시의밤을지키는배트맨의활약보다더황당무계하며, 끊임없이되풀이되는주인공자신의순결한도덕성에관한확언은오히려그의말의순수성을의심하게만들뿐이다. 적어도전통적관점에서볼때는뚜렷한미학적결함을가졌음에도불구하고 파리의밤 이끊임없이요약본의형태로재출간되어온데에는작품의내용과작가의삶이독자들의저속한호기심을불러일으키기에충분했다는점이일조를했다는것도부인할수없다. 하지만, 이작품의생명력이단지독자들의저속한호기심에서만온다고볼수는없을것이다. 오히려그생명력은, 다시한번아르트만의표현을빌자면, 우리가레스티프의저작에서 엉뚱한주장들과맥빠지게이어지는서사아래서, 그저작을넘어서지만그저작이집요하게다듬어내고있는어떤문제의핵심을발견 12) 할수있기때문이다. 그리고그발견의과정을 9) «[...] un individu hors du commun, à la lisière de l'aliénation mentale [...]». Ibid., p. 21. 10) «[...] singularité qui pour beaucoup se résume à des prouesses sexuelles et à quelques manies érotiques, comme le fétichisme du pied [...]» Testud, op.cit., p. 7. 11) Testud, op.cit., pp. 632-655; Daniel Baruch, Nicolas Edme Restif de la Bretonne, Fayard, 1996, pp. 211-235. 12) «[...] débusquer, sous l'extravagance des thèses et la morne prolifération narrative, le noyau
이영목 / 도시와내면 153 아르트만은 징후독서 lecture symptomale 13) 라고부른다. 이정체불명의작품에대하여우리가하려는작업역시이작품이허용하는수많은 징후독서 가운데하나가될것이다. 그러나작가의의식또는무의식이우리에게감추려고노력하는징후들을발견하고, 텍스트의내면속으로파고들기위해서는우리는우선텍스트가스스로에대하여제공하는외면에일단주의를기울여야한다. 2. 표층적 독서를넘어서 밤의관찰자 가모자와망토로자신의몸을가리고, 또한그에게이야기를계속할구실을제공하는여인이 M*** 후작부인 이라는익명에숨어자신의정체를감추는것처럼이작품도우리에게쉽사리정체를드러내려하지않는다. 그러나정체를감추려는주인공의옷차림과노력이역으로그의사회적역할을대략이나마짐작하게해줄수있듯이이모호한텍스트의정체를파악하기위해우리가가장먼저할수있는것은텍스트의탄생과 dur d'une problématique qui la[=oeuvre de Restif] dépasse mais qu'elle travaille avec une rare obstination[...]». Hartmann, op.cit., p. 16. 13) Ibid., p. 16. Lecture symptomale 개념, 특히알튀세의개념에관해서는다음설명을참조할수있다. «[...] lecture qui ne cherche pas à être une lecture entre les lignes ou ce qui pourrait être une simple lecture du soupçon, mais entend interroger les textes sur ce qu ils doivent à ce qu ils ne maîtrisent pas. Un texte n est pas seulement intéressant parce qu il organise logiquement, par les argumentations qu il développe de façon apparemment rigoureuse, mais aussi par tout ce qui désorganise son ordre, par tout ce qui l affaiblit. La notion de lecture symptomale ne doit donc pas être prise dans un sens essentiellement psychanalytique - les bévues de l auteur -, mais dans une acceptation beaucoup plus large : les difficultés subjectives (comment dire ce que l on a du mal à comprendre) et objectives (la complexité du contexte) à situer et à cerner une problématique explicite dans toutes ses implications.» Jean-Marie Vincent, La lecture symptomale chez Althusser, Revue Futur antérieur, n spécial, déc. 1993, L'Harmattan. 이논문은인터넷사이트 (http://multitudes. samizdat.net/la-lecture-symptomale-chez) 에서참조할수있다.
154 인문논총제 63 집 (2010) 존재이유를설명하는작가의주장에귀기울여보는일일것이다. 책머리의가장첫문단은다음과같다. 20년동안, 다시말해서저자가밤의관찰자가된 1767년부터, 저자는 1001 밤동안수도의거리에서일어난일들을관찰했다. 하지만그 20년동안그는흥미로운일은 366번밖에보지못했다. [...] 저자는한해가사건으로가득차자마자 밤 을시작했다. 14) 저자는이저작에이야기라는생기있는형식을부여했다. 왜냐하면실제로그는한여인에게그가본모든것을보고했기때문이다. 우리는여러분에게이밤의그림들을, 오시민들이여, 지금껏존재했던것들중에가장신기한것으로자신있게소개한다. 이그림들은교훈과놀라움을함께줄것이다. Dans le cours de vingt années, c'est-à-dire, depuis 1767, que l'auteur est spectateur nocturne, il a observé pendant 1001 nuits, ce qui se passe dans les rues de la capitale: néanmoins pendant ces vingt années, il n'a vu des choses intéressantes que 366 fois [...] Il a commmencé les Nuits dès qu'il a eu son année complète d'événements. Il a donné à cet ouvrage la forme animée du récit; parce qu'effectivement, il a rendu compte à une femme de tout ce qu'il voyait. On vous présente avec confiance ces tableaux nocturnes, o concitoyens! comme les plus curieux qui aient jamais existé: ils instruiront, en étonnant. 15) 1001 밤 이라는표현에서볼수있듯이, 레스티프가이책을쓰면서 천일야화 Les Mille et une nuits 를염두에둔것은의심할여지가없다. 다만후자에서는셰에라자드 Schéhérazade가자신의목숨을구하기위해매일밤이야기를풀어나가는데반해, 레스티프의저작에서는화자가우연히만난한여인을무기력증에서구하기위해밤마다새로운이야깃거리를찾아헤맨다. 우리말로는옮기기힘든 la Vaporeuse 라는중의적인별명을가진 14) 다시말해서 366개의밤을채울소재가갖추어지자집필을시작했다는뜻이다. 실제로는 파리의밤 은 381개의밤으로이루어져있다. 15) NP-B, p. 619.
이영목 / 도시와내면 155 M*** 후작부인 이바로그여인이다. 그여인은 밤의관찰자 의이야기가자신에게가져다준변화를다음과같이서술한다. 어제까지나는혼수상태에가까운채로그저목숨을이어가고있었어요. [...] 어제도그저죽어가고있는데그때당신이날불렀어요. 당신목소리에서뭔가흥미로운것이내가슴에울려퍼졌어요. 나는일어나서당신에게대답할욕망을느꼈죠. 당신이빅투아르에관해말하는걸나는기쁘게들었어요. 당신이야기의나머지도흥미로웠어요. 나는동요되었어요. 내안에서걷고, 말하고, 욕망할힘을느꼈어요. 나는사물들을완벽하게분간할수있었어요. J'ai végété jusqu'à la journée d'hier, dans un état approchant du sommeil léthargique [...]. Je me mourais hier, quand tu m'appelas. Je ne sais quoi d'intéressant, dans le son de ta voix, retentit à mon coeur: je sentis le désir de me lever, de te répondre. Quand tu parlas de Victoire, je t'entendis avec plaisir. La suite de ton entretien m'intéressa. Je fus émue; je me sentis la force de marcher, de parler, de vouloir: je distinguai parfaitement les objets. 16) 화자가 후작부인 에게삶의의지를준다면, 부인은 밤의관찰자 에게행동의가능성을준다. 구체제 에서 후작부인 이가진막강한권력이보잘것없는평민인주인공에게도시의밤에보다적극적으로개입하여희생자들을도울수있는가능성을열어주는것이다. 16) NP-B, p. 626. 이저작에서 후작부인 은 Vaporeuse 는또한 femme à vapeurs 라는별명으로불리기도한다. 그리고여기서 vapeurs 란대체로여성들이걸리기쉬운신체적무기력증을동반한정신쇠약증의일종이다. 이인용문에서 후작부인 이묘사하는증상이당시사람들의일반적인의견을대변한다. 1798 년에발간된아카데미프랑세즈사전의제 5 판은다음과같이설명하고있다. «On appelle Vapeurs, au pluriel, une certaine maladie, dont l'effet ordinaire est de rendre mélancolique, quelquefois me me de faire pleurer, et qui resserre le coeur, et embarrasse la te te. Elle a des vapeurs. Il est sujet aux vapeurs.» Dictionnaire de l'académie française, la 5e édition, 1798, p. 716(http://portail.atilf.fr/ dictionnaires/academie/cinquieme/search.form.fr.html 에서조회가능 ).
156 인문논총제 63 집 (2010) 경애하는후작부인에게나는얼마나많은빚을지고있는가! ( 나는생각했다 ) 그녀가내게주는그즐거움들말이다! 그녀가내존재를얼마나높여주는지! 나는가난하고아무것도할수없다. 하지만그녀에의해나는힘을갖는다! 나는이제불행한사람을볼때그를돕지못하는절망을느끼지않는다! 나는이제옛날처럼무능력때문에가혹해질필요가없다! 후작부인덕택에난새롭고감미로운삶을갖게되었다. Combien ne dois-je pas à l'adorable Marquise! (pensais-je), pour les jouissances qu'elle me donne! Comme elle élève mon e tre! Je suis pauvre; je ne puis rien; et par elle, j'ai de la puissance! Je n'envisage plus le malheureux avec le désespoir de ne pouvoir le soulager! Je ne suis pas forcé, comme autrefois, de m'endurcir par impuissance! Je dois à la Marquise une existence nouvelle et délicieuse! 17) 도미니크쥘리엥 Dominique Jullien이지적하듯이, 화자와 후작부인 사이에는일종의 공생관계 rapport de symbiose 가성립된다. 밤의관찰자 는그가우연히목도하게되는사건에개입하여선행을베풀기위해 후작부인 의후원을필요로하고, 삶의의지를유지하기위해서후자는새벽마다흥미로운이야기와때로는도와줄수있는희생자들을배달해주는화자를필요로한다. 18) 그공생관계는선행의공생관계이며, 위의인용문에서보듯이선행은거의성적인색채를띠는쾌락의원천이된다. 선행그자체가제공하는쾌락, 선의의경쟁을통해더욱커져가는선행, 이는분명 18세기프랑스문학에서흔히찾아볼수있는매우 계몽주의적 인테마이다. 19) 작가는자신의글이가진 도덕적사명 을뚜렷이자각하고있다. 20년전부터, 나는진리와미와유용성에대한사랑에인도되어글을쓰고있다. 왜냐하면유용한것은언제나점잖은것이기때문이다. [...] 이힘 17) 90e Nuit, NP-B, p. 794. 18) Dominique Jullien, Les Amoureux de Schéhérazade: variations modernes sur les Mille et Une Nuits, Droz, 2009, p. 31. 19) 디드로나메르시에의극작품들을보라.
이영목 / 도시와내면 157 이넘치는저작에서여러분은폐습, 악덕, 범죄를, 사악한자들, 죄인들, 흉악한자들, 운명과타인의정념에희생된불행한자들을, 스스로에게책망할거리가아무것도없으면서도자신들이저지르지않은죄악에의해명예가더럽혀진사람들을차례로보게될것이다. [...] 여러분은여기서인류를드높여서그를창조하신신에게다가가게만드는숨겨진관대한행동들을볼것이다. 한마디로여러분은여기서도덕과철학을발견할것이다. [...] depuis vingt ans, j'écris, guidé par l'amour du vrai, du beau, de l'utile; car l'utile est toujours honne te [...] Vous allez voir dans cet ouvrage véhément, passer en revue les abus, les vices, les crimes; les vicieux, les coupables, les scélérats, les infortunées victimes du sort et des passions d'autrui: ceux et celles qui, n'ayant rien à se reprocher, sont déshonorés par les crimes qu'ils n'ont pas commis [...] vous y verrez des actions secrètes et généreuses, qui relèvent l'humanité, qui la rapprochent de son divin Auteur: vous y trouverez en un mot de la morale, de la philosophie... 20) 저작의 도덕적, 철학적 가치에대한작가의이러한주장이근거없는것은아니다. 도미니크쥘리엥이적절히요약하듯이우리는실제로이방대한저작에서수많은개인적선행뿐만아니라, 다양한사회비판과개혁안들을찾아볼수있다. 21) 이미장바를로역시이작품에서드러나는저자의 개혁자 réformateur 로서의측면을강조하고, 더나아가서거기서 몇몇중요한정치사상을발견할수있다 고평가한바있다. 22) 우리는또한작품의첫문단에서부터화자가자신의글이가진사실성을강조하는것을볼수있다. 레씨 récit 라는형식의사용은바로이러한사실성에대한주장과밀접하게연관되어있다. 당대의사전에서정의하듯이 콩트 conte 는꾸며 20) 1e Nuit, NP-B, pp. 620-621. 21) 편의상도미니크쥘리엥이소개한예에만국한해도, 그비판과개혁안은극장개혁, 저작권보장, 소방대개선, 애완견에대한과세, 승합마차에대한규제, 도량형개혁, 교도행정비판, 병원비판, 공중화장실및공중위생에관한개혁안등구체적이고개별적인것에서모든악의원천으로서의사유제도에대한비판같은일반적이고근본적인것까지포함한다. Jullien, op.cit., pp. 30-31. 22) Jean Varloot, Préface, NP-VD, pp. 16-18.
158 인문논총제 63 집 (2010) 낸이야기에더가까운데반해, 23) 레씨 는 실제일어난일의진술, 또는서술 24) 이기때문이다. 이처럼 도덕 과 철학 을강조하는 계몽주의적 내용이사실성을강조하는문학적형식인 이야기 récit 와맞물리기때문에이저작은일종의 도덕적리얼리즘 의선구처럼보일가능성이있다. 레스티프는일종의자전적소설인 니콜라선생 Monsieur Nicolas 의제16부인 내저작들 Mes ouvrages 에서다시한번 파리의밤 의 철학적 성격과, 리얼리즘적 성격을강조한다. 파리의밤 은한국민의습속을묘사하는것을목적으로하는대작들가운데하나다. 그리고그것이사실의진실성에의해이저작을후세에게중요하게만든다. Les Nuits de Paris sont une de ces productions majeures, une de ces vastes compositions destinées à peindre les moeurs d'une nation, ce qui rend cet ouvrage important pour la postérité, par la vérité des faits. 25) 그러나레스티프의저작에서 습속의묘사 peinture des moeurs, 진실성 vérité 등의표현이우리가오늘날생각하는 리얼리즘 과얼마나거리가큰것인지는이미피에르테스튀가훌륭하게밝힌바있다. 그에따르면, 수많은연구자들이레스티프에게서찾을수있다고생각했던 리얼리즘 은작가를도덕적굴레를비롯한 모든구속에서해방시키고정당화시키는기능을가진허구 에불과하며, 진실성 은 사건의진실성이나체험한현실에대한충실성의개념이아니라심리적개연성 26) 을의미한다는것이다. 23) «CONTE. s. m. Narration, récit de quelque aventure, soit vraie, soit fabuleuse, soit sérieuse, soit plaisante. Il est plus ordinaire pour les fabuleuses et les plaisantes.» Dictionnaire de l'académie française, 5e éd., p. 300. 24) «RÉCIT. s. m. Relation, narration d'une chose qui s'est passée.» Ibid., p. 431. 25) Rétif de la Bretonne, Monsieur Nicolas, éd. par Pierre Testud, Gallimard, coll. «Pléiade», 1989, t.ii, p. 990.
이영목 / 도시와내면 159 테스튀는다음과같이요약한다. 레티프는현실세계에무관심하지는않다. 하지만그는이세계를사실주의적, 또는자연주의적미학으로통합시키지않는다. 그는세계의몇몇요소들을이야기들속에뿌려놓는데, 그이야기들은본질적으로관습적이다. Rétif n'est pas indifférent au monde réel, mais il n'intègre pas ce monde dans une esthétique réaliste ou naturaliste; il se borne à en disséminer quelques éléments dans des récits qui sont essentiellement conventionnels. 27) 하지만피에르테스튀가분명히밝히고있듯이, 저작의도덕적, 또는철학적사명에관해서, 또는작품의진실성에대해서말하면서레스티프가의도적으로우리를속이려한다고생각할필요는없다. 28) 백과전서 의 레씨 항목에서조쿠르는다음과같은엄격한정의를내린다. 레씨 레씨는사건의정확하고충실한보고, 다시말해서사건전체를, 있는그대로전하는보고이다. 더혹은덜전하면그것은정확하지않고, 다르게전하면그것은충실하지않다. 자기가본것을이야기하는사람은그것을자기가본대로이야기하지만때로는그것이실제와는다를수도있다. 이경우레씨는충실하지만정확하지는않다. RÉCIT, (Hist. Apolog. Oraison. Epopée.) Le récit est un exposé exact & fidèle d'un événement, c'est-à-dire, un exposé qui rend tout l'événement, & qui le rend comme il est; car s'il rend plus ou moins, il n'est point exact; & s'il rend autrement, il n'est point fidèle. Celui qui raconte ce qu'il a vu, le raconte comme il l'a vu, & quelquefois comme il n'est pas; alors le récit est fidèle, sans être exact. 29) 26) «[...] le réalisme est une fiction à valeur justificative et libératoire de toute contrainte. Quant au mot de vérité, si souvent employé par la critique du XVIIIe siècle à propos de Rétif, il ne renvoie pas à la notion d'authenticité, de fidélité à une réalité vécue, mais à celle de vraisemblance psychologique.» Testud, op.cit., pp. 82-83. 27) Ibid., p. 107. 28) Ibid., pp. 86-90.
160 인문논총제 63 집 (2010) 조쿠르의정의는 레씨, 나아가서는서사행위일반에있어서진실성에관한근본적인문제를제기한다. 화자는자신이본대로이야기하지만, 그것이실제와는다를수있다. 즉, 성실성이정확성을보장해주지는못하며, 모든 이야기 는주관적진실과객관적진실사이의괴리의가능성을본질적으로내포하고있는것이다. 이는레스티프의글에서도마찬가지다. 우리는레스티프가생각하는진실이우리가생각하는진실과는다를수있다는것, 더나아가서는그가진실이라고주장하는것, 그리고의식적으로진실이라고생각하는것과텍스트가우리에게전하는진실이다를수있다는것을인정해야한다. 그리고서로충돌하는진실들의대조를통해서우리는텍스트의보다깊은진실에도달할수있을것이다. 3. 사회의해부 : 사적영역과공적영역의상호침투 앞에서도말했듯이, 파리의밤 에서우리는여러사회비판적요소와개혁안들을찾아볼수있다. 그러나이저작이독자에게제공하는 철학적교훈 은메르시에의 파리그림 의그것 30) 과는매우다르다. 그레브광장이라는동일한장소가어떻게다루어지는가를살펴보면두저자의차이를뚜렷이느낄수있을것이다. 파리그림 의제277장에서제285장은각각그제목이 감옥, 사형선고문, 사형집행인, 그레브광장, 잘못교수형에처해진하녀, 바스티유, 일화, 형무소, 유치장 으로서당시의행형제도와그실제를다루고있다. 몽테스키외와베카리아의연장선상에서, 즉당시로서는매우 진보적 입장에서메르시에는기존사법제도의폐해를비판한다. 특히그레브광장을다룬제280장에서저자는다음과같이말한다. 29) Encyclopédie, t.xiii, p. 852 (http://portail.atilf.fr/encyclopedie/formulaire-de-recherche.htm 에서검색가능 ). 30) 파리그림 의계몽주의적성격에대해서는졸고참조.
이영목 / 도시와내면 161 하지만우리사회에서형법과관련된모든것들은정말한탄스러운혼돈상태에있기때문에형집행에그것을피비린내나는살인이나잔혹한복수와구별할수있는색채를부여하기위해서는다른많은개혁이필요하다. Mais tout ce qui concerne la jurisprudence criminelle est parmi nous dans un si déplorable chaos, qu' il y a bien d'autres réformes à faire, avant que de donner aux exécutions une couleur qui les distingue d'un meurtre sanglant, ou d'une vengeance atroce. 31) 파리그림 의주된목표, 적어도일차적목표는사회현실의객관적묘사이며, 그묘사는사회의악습의개선을지향한다. 메르시에가독자에게제공하는사회묘사와 철학적교훈 은우리가 빛의세기 의작가에게서일반적으로기대할수있는종류의것들이다. 그러나레스티프가그리려하는것은 빛의도시 파리가아니라말그대로 파리의밤 이다. 그에게그레브광장은처형의장이기도하지만민중축제의장이기도하다. 그대표적인예를우리는 성-요한축일의불꽃놀이 에할애된 72번째밤에서찾아볼수있다. 그레브광장에서전통적으로열리는성-요한전야제 32) 의불꽃놀이를보러간화자는 괴짜 뒤아모뇌프 Du Hameauneuf 덕택에예기치않았던두가지광경을목도하게된다. 대부분의사람에게는단순히구경거리에지나지않는이축제가어떤이들에게는 해마다오는이익 의기회가, 다른이들에게는 난폭한방탕 의기회가되는것이다. 도핀광장 place de la Dauphine에서일하는금은세공사및시계공이중심이된몇몇불한당들은수많은군중이서로밀쳐대고불꽃놀이로사람들의주의가산만해진틈을타서소매치기에열을올린다. 다른한편에서는 경솔한호기심 imprudente 31) Louis Sébastien Mercier, Tableau de Paris, ch.280, t.iii, p.276. 우리는 Frantexte 작업의일환으로정보화되어 Bibliothèque nationale de France의 Gallica-Bibliothèque numérique 에수록되어있는 (http://gallica.bnf.fr/) 1782~1788년암스텔담판본을참조하였다. 32) 세례요한의축일인 6월 24일전날인 23일밤에는전통적으로불놀이가열렸는데, 18세기중반부터는불꽃놀이도도입되었다.
162 인문논총제 63 집 (2010) curiosité 에이끌린여인들이가혹한성추행의희생자가된다. 33) 공공장소에서벌어진공적축제가그정의상철저히사적인영역에서일어나는것으로간주되는일의발생과개인의가장사적이고내면적인영역의노출로이어지는것이다. 파리의밤 의가장큰주제가운데하나는바로사적인것의공공장소로의범람이라고일컬어질수있는현상이다. 이는파리에서도가장공적인장소들을대상으로하는일련의 밤 들에서확인할수있다. 루이 15세광장 (111e Nuit), 식물원 (112-113e Nuits), 수비즈정원 (114e Nuit), 병기창 (115-116e Nuits), 탕플거리 (117-118e Nuits), 생-로랑시장 (121e Nuit), 중앙시장 (136-137e Nuit) 등의소제목을가진일화들에서메르시에의 파리그림 식의사회묘사나개혁안의제시는찾아볼수없다. 계몽주의적 기대와는달리우리가거기서발견하는것은거기서벌어지는매우사적인사건들이다. 간통, 남편의아내에대한학대, 섹스파티, 강간, 매춘등이그것이다. 이에피소드들은공적장소의사적전유라는점에서사적영역의공적영역으로의진출을증언한다. 이러한현상들이이책의수많은밤들의주된주제라는것은제1권의표제그림이이미예고했던것이다. 34) 이그림에대한저자또는편집자의설명은다음과같다. 부엉이-관찰자가밤에수도의거리를걷는다. 그의머리위로는부엉이가날고있는것이보이고, 거리에는여자들의납치, 문을뜯어여는도둑들, 기마순찰대와보병순찰대가보인다. 모든눈이감겨있을때, 볼만한일들이얼마나많은가! Le Hibou-Spectateur marchant la nuit dans les rues de la capitale: on voit au-dessus de sa te te voler le hibou & dans les rues un enlèvement de filles; des voleurs qui crochètent une porte; le guet à cheval et le guet à pied: Que de choses à voir lorsque toutes les yeux sont fermés! 35) 33) NP-B, pp. 756-758. 34) < 그림 1> 참조.
이영목 / 도시와내면 163 우리는이그림의대칭적구조에주목할필요가있다. 주인공의뒤로는길이두갈래로갈려지는데, 왼쪽길에서는여자들의납치가순찰대에의해저지되는데반해, 오른쪽길에서는도둑들이아무런제지도받지않고문을뜯고있다. 즉한편에서는공권력의부재가, 다른한편에서는공권력의존재가공존하고있는것이다. 72번째밤에서불꽃놀이를틈탄소동이공권력의개입으로진정되지만불한당들은모두 물흐르듯 빠져나간다. 거리에서사적영역과공적영역이혼재하여일종의균형을이루듯이공권력과위반도대칭속에서일종의균형을이룬다. 좁은의미에서의공권력이부재할때는 밤의관찰자 자신이개입하여그것을대신한다. 이그림에는작가가설명하지않은중요한요소가하나있다. 그것은그림좌측하단에보이는호롱불과그불빛앞에웅크리고있는사람의모습이다. 이인물에관해서는 61번째밤 36) 에설명되어있다. 이인물은맹인이다. 밤에이인물앞에불을밝혀놓는것은앞을보지못하는그사람자신을위해서가아니다. 시각을잃은대신다른감각이발달한그는후각만으로도지나가는사람의직업이무엇인지, 나아가서는돈이얼마나많은지도알수있다. 불을밝혀놓은이유는지나가던행인들이그를보고, 그에게적선을하거나다른것을요구할수있게하기위해서다. 실제로그는자신에게적선한매춘부에게행인들가운데서돈이많은사람을소개해주곤한다. 이처럼그림은대칭적이고역설적이다. 부엉이로상징되는주인공은밤이되어야, 즉빛이사라져야관찰을시작한다. 그런데여러신체감각가운데서도시각으로대표되는주인공은시각이없는맹인의정보에의존하여 관찰 을시작한다. 주인공의 관찰 이일종의엿보기 voyeurisme에해당한다는사실은분명하다. 그레브광장의집단추행장면을목격하기위해서주인공은 마치나사송곳처럼여러겹의원을뚫고들어가야 37) 한다. 그리고그중의적의미 35) NP, 초판본, t.i, p. 2, note 1, «Sujet de la 1re figure». 36) L'aveugle éclairé, NP-B, pp. 735-738. 37) «Du Hameauneuf perçait les différents cercles comme une tarière, et m'y faisait pénétrer.»
164 인문논총제 63 집 (2010) 에서의 cercle 38) - 공간적의미에서의원이자, 아는사람들만의집단 cercle d'initiés -을뚫고들어가지못하는사람들은그안에서벌어지는일에대해짐작조차할수없다. 우리는계몽주의가인간신체의해부에대해큰관심을표명했다는사실을알고있다. 레스티프자신도이 파리의밤 에서여러밤을해부와관련된주제에할애한다. 39) 무엇보다도레스티프는여러저작에서자신의목적이 인간심정의해부 라고밝힌다. 40) 그런데해부에대한관심은계몽주의의한특징인자연과학에관한일반적호기심의증대이상의의미를가진다. 해부는지금까지는감추어져왔던인간의내부를공개하는것이며, 특히여러의미에서하나의 cercle 인강당에서의, 대중앞에서의해부는사적영역의공공화를의미한다. 그러나동시에해부를통해서권력은사적영역으로침투해들어간다. 특히 18세기에서공개생체해부를형벌의일종으로제안했다는사실 41) 은이침투의정도를극명히보여준다. 해부는사적영역과공적영역의상호침투를상징하는것이다. 다니엘바뤼크는 밤의관찰자 라는화자의 신분 이경찰의정보원이었던레스티프의삶과연관되어있다는사실을설득력있게밝혔고, 또한 후 NP-B, p. 757. 38) «Cercle, se dit figurément et par extension, de la séance des Princesses et des Duchesses assises circulairement en présence de la Reine. La Reine tient le cercle aujourd'hui. Aller au cercle. Cette Duchesse étoit au cercle. Il se dit aussi par extension, des assemblées d'hommes et de femmes qui se tiennent dans les maisons des particuliers pour la conversation. Cet homme brille dans les cercles. Rompre le cercle par une partie de jeu.» Dict. de l'académie française, 5e éd., p. 221. 39) Le débris de cadavres (31e), Les violateurs de sépultre (32e), L'assassiné (57e), La morte vivante (172e) 등참조. 40) «[...] l'écrivain s'anatomise lui-me me, pour dévoiler les ressorts du coeur humain.» NP-B, p. 621. 41) 레스티프는한약제사의입을빌어다음과같이말한다. «J'avais même proposé, dans un petit mémoire, de donner à l'amphithéâtre public, certains célérats vivants, pour faire sur eux des expériences, qui rendissent leur mort doublement utile à la nation [...]» 실은이제안은 1750년경에이미라메트리와디드로가표명한바있다.
이영목 / 도시와내면 165 작부인 이실제로는 경찰의알레고리 일수있다고추측한바있다. 42) 권력의하수인으로서의 화자 의위상은성생활, 남녀관계등사적영역에대한공권력의감시의도를대변한다. 전체적으로보아, 파리의밤 의가장큰주제는사회의해부이며, 이공공장소의밤에대한 문학적해부 는사적영역과공적영역의상호침투의또다른모습이다. 이텍스트가 후작부인 에게바치는보고서라는작가의설정은이런관점에서보면필연적이다. 고상한귀족및부르주아로이루어진계몽주의지식인이인간신체에직접칼을대지못하고원형강의실에서해부학실습의참관자로남아있듯이, 후작부인 의사회적지위는그녀가직접 파리의밤 으로대표되는도시의내면에끼어들지못하고 경찰의끄나풀 이전해주는해부보고서를읽는것으로만족할수밖에없다. 그러나사적영역과공적영역을자유롭게넘나들며두영역의상호침투를가능케하는관찰자의역할역시어떤희생을전제로한다. 4. 관찰자의희생과그보상 화자가 밤의관찰자 이자보고자로서사적영역과공적영역의매개자가되고, 공권력을대표하며타인의내면으로침투하기위해서는일종의자기희생이필요하다. 그의새로운위상은자신의일부분, 특히사적영역의일부분, 다시말해서내면세계의일부분의희생을요구한다. 이러한 파리의밤 과 니콜라선생 이라는두텍스트에서의화자의위상의차이는동일한사건에대한두텍스트의서술의차이에서발견할수있다. 앞에서살펴본, 성요한축제에서화자는철저히관찰자의위치에머물러있다. 그러나 니콜라선생 은사건에대한다른이야기를전해준다. 직공들은화자에게자신들의고약한행위에참여하라고초대한다. 물론화자는그런악행에는가담하지않는다. 하지만그직공들의나쁜의도를희생자가 42) Baruch, Introduction, NP-B, pp. 597-603.
166 인문논총제 63 집 (2010) 될뻔한이베트 Yvette에게알림으로써그녀의환심을사게된다. 43) 여기서는화자는결코사태에서초연한관찰자가아닌것이다. 두텍스트에서화자의위상의차이는 파리의밤 의저작전체에서볼수있다. 이기나긴이야기들의구실이되는 후작부인 과의만남에는또하나의구실이있다. 그것은빅투아르 Victoire라는여인이다. 어느가을날, 빅투아르에대한추억에사로잡혀, 그녀가살던생통쥬가 rue Saintonge를거닐다돌아오는길에그녀를그리며부르던노래가 후작부인 의귀에들어가게되고, 그것을계기로두사람의 선행의상생관계 는시작된다. 44) 그렇다면빅투아르는누구이고, 그녀와화자사이의관계는무엇인가? 공관복음의앞머리에나열된예수의계보만큼이나긴주인공의여성편력기에서 11 번째여인에해당하는 45) 빅투아르의이야기는 파리의밤 의 59번째밤 과 95번째밤 을비롯한여러곳에서술되어있다. 레스티프와직, 간접적으로연관된많은여성들의경우가그러하듯이빅투아르는 니콜라선생 에서도여러차례등장한다. 그런데빅투아르이야기도두저작에서많은차이를보인다. 니콜라선생 에따르면 1769년어느날, 화자는오페라근처에서우연히한여인을만난다. 그녀를이미알고있던다른여인팡쇼네트 Fanchonnette 로오인한화자는그녀를따라방에올라가고어둠속에서그녀와성관계를갖지만여전히그녀를팡쇼네트라고착각한채돌아온다. 이틀이지난후, 다시그녀가살던누벨알 14번지 le n 14 du quartier de la Nouvelle Halle 를찾아간화자는비로소그여인이팡쇼네트가아니라는것을알게된다. 얼마후, 보다정확히말하자면 1769년 9월 8일, 14번지를찾아간화자는빅투아르가생통쥬가로이사한것을알게되고그곳에가서그녀를다시만나방에올라가관계를가진다. 다시일주일후인 9월 14일, 화자는빅투아르의품에서 천상의행복, 올림푸스의신들이느낀것보다더큰관능 43) Monsieur Nicolas, p. 411. 44) 2e Nuit, NP-B, p. 622. 45) 3e Nuit, NP-B, p. 625.
이영목 / 도시와내면 167 적감각, 생애최고의쾌락 을맛본다. 그리고그것이그들의직접적인, 그리고성적인, 마지막접촉이다. 46) 특기할만한사실하나는, 빅투아르가그토록열정적인모습을보이게된이유는화자가작가, 특히 팡셰트의발 Le Pied de Fanchette 47) 의저자라는사실을알게되었기때문이라는점이다. 요컨대, 니콜라선생 에서는, 화자가빅투아르생통쥬라부르는여인은파리의밤거리를채우는수많은매춘부가운데하나일뿐이고, 그녀가맛보게해준육체적쾌락이화자가그녀를영원히기억하는주된이유들가운데하나다. 그러나 파리의밤 이전하는빅투아르의이야기는상당히다르다. 니콜라선생 에서처럼, 화자는빅투아르를팡쇼네트로오인하고 14번지의방으로그녀를따라올라간다. 그러나여기서빅투아르는매춘부가아니다. 부유한가문의딸인그녀는가족들과의불화로가출하여한친척여인의도움과자신의노동으로정숙한삶을유지하고있다. 여인의불행은당연히화자에게는선행의기회가된다. 며칠후, 정확히는 1769년 9월 14일 48), 14번지를다시방문한화자는빅투아르가생통쥬가로이사한것을알게되고, 거기서그녀를다시만난다. 그때빅투아르는자신의이야기를털어놓는다. 이사의이유는자신을학대하는가족들에게발각될위험때문이었다. 그리고가족의학대란사드의주인공으로어울릴법한오빠의학대를말한다. 빅투아르는화자가자신이우연히탁자위에펼쳐놓았던소설 49) 의저자라는사실을알고는화자에게친구가되어주기를청한다. 그들사이의관계는순수한우정이다. 너무나행복한날들, 아니저녁들이흘러간다. 그러나어느날빅투아르는가족에게발각되어수도원에유폐되고, 군주의명령을존중하는 화자는슬프지만그것을방관할수밖에없다. 50) 요컨대, 파리의밤 46) Monsieur Nicolas, t.ii, pp. 211-213. 47) 이책에관해서는 Didier Masseau, La chaussure ou le pied de Fanchette, Etudes Françaises, vol.32, n 2, 1996, pp. 41-52 참조. 48) 즉, 이텍스트에서는 9월 8일의만남은존재하지도않는다. 49) «un petit roman en trois parties», 즉 Le Pied de Fanchette. 50) 59e Nuit, NP-B, pp. 729-733.
168 인문논총제 63 집 (2010) 에서빅투아르는 17세의불행한, 그러나정숙한여인일뿐이며, 그녀와화자의관계는순수한우정에지나지않는다. 그러나이관계의순수성은그녀가화자의무릎에앉아가슴에머리를기대고화자는그녀를가슴에끌어안는것이나, 그녀가화자를남편처럼아끼는것도막지는못한다. 마치관계의순수성을, 따라서결과적으로는작가자신의도덕성을강조할필요를느끼는듯, 파리의밤 의작가는 니콜라선생 에서는찾아볼수없는, 빅투아르이야기의 결말 conclusion 을덧붙인다. 빅투아르가사라진지정확히 1년이지난날, 그녀와의추억을그리는노래를읊조리며생통쥬거리를지나던화자는그녀를다시만난다. 그녀는화자를남편에게소개하고, 남편은 아내의연인이아니라친구 인그에게자신의친구가되어달라고말한다. 51) 이두가지버전에대하여어떤것이진실과더가까운지따지는것은의미가없다. 비록여러정황으로보아, 빅투아르라는이름또는가명의여인과니콜라에듬이라는개인사이의만남이있었던것은분명해보이지만, 그리고다른한편으로 파리의밤 에서의이야기가 심리적개연성 이떨어져보이기는하지만 니콜라선생 의이야기가 밤의관찰자 의이야기보다더진실하다는보장은없다. 전자역시후자만큼이나 픽션 일가능성이충분하기때문이다. 오히려우리가주목해야할것은이야기속에서화자의역할의차이이다. 전반적으로 니콜라선생 에서화자가행위자로서의역할을맡는데반해 파리의밤 에서화자는주로관찰자, 그것도매우윤리적인관찰자로머물러있다. 이러한화자의위상과도덕성은이텍스트의고유한성격에서기인한다. 우리는앞에서이작품은엿보기이며, 그엿보기에서화자는사적영역과공적영역사이의중개자로서의역할을한다고말한바있다. 그런데이작품이가진엿보기로서의성격을가장잘보여주는것은제4부의표제그림이다. 52) 이그림은 73번째밤 여인숙 의일화에해당하는것이다. 3시경 51) 95e Nuit, NP-B, pp. 802-803. 52) < 그림 2> 참조. 이그림의해설은다음과같다. «Le Spectateur-nocturne, dans le gi te
이영목 / 도시와내면 169 밤거리를배회하는주인공에게한초롱꾼 53) 이다가와잠자리를소개한다. 그여인숙은잠자리와 나머지 le reste 도제공하는데, 그 나머지 에호기심을느낀주인공이그것을주문하자, 두젊은여인이들어온다. 우리의도덕적주인공은이두여인을한침대에재우고, 물론 손가락끝으로도건드리지않은채 의자에홀로앉아주변의관찰에몰두한다. 그때옆방에서소란이벌어지고우연히화자가그림을들추자다투는남녀의모습이보인다. 그러나더중요한것은남을엿보는화자역시이중, 삼중으로엿보는대상이되고있다는사실이다. 보다정확히말하자면, 엿보는사람이라는자신의위상은엿보는대상이될수있다는조건을내포하고있다는사실을화자는이미의식하고있다. 이의식은자신의사생활과내면의포기를강요한다. 초연한관찰자의도덕성은 엿보는사람 이라는화자의위상과불가분의관계에있는것이다. 그러나다행히도화자의희생은어쩌면더큰보상을가져다준다. 그보상이란공적공간의사유화, 나아가서는내면화이다. 이러한공적공간의내면화의대표적인예를우리는빅투아르의이야기에서다시발견할수있다. 우리는여러자료를통해글쓰기광인레스티프가도시의여러곳, 특히담이나벽에글을새기기를좋아했다는사실을알고있다. 빅투아르와의만남역시그러한글새기기로연결된다. 54) 니콜라선생 에따르면화자는생통쥬가를찾아가한창문에서빅투아르의존재를확인한후, 그녀의방에올라가기전에정원의테라스에 1769, 8 septembris, Victoria visa 라고새긴다. 일주일후, 빅투아르와의행복 de la rue de Jean saint Denis, dérangeant un vieux tableau, derrière lequel est une scène de nuit: au plafond, est une te te d'homme, qui l'examine: une femme entre qui lui dit: Puisque vous ne vous couchez pas,... pourquoi venir dans cette maison!» NP, 초판본, t.ii, p.2, partie IV 앞부분. 53) 등을밝힌맹인 에게불빛을밝혀주는것도바로이런초롱꾼들이다. 54) 이러한돌에글을새기는행위와자서전적글쓰기사이의관계는 Philippe Lejeune, Archéologie de l'intime: Rétif de la Bretonne, in Catherine Viollet et Marie-Françoise Lemonnier-Delpy (éd.), Métamorphose du journal personnel: De Rétif de la Bretonne à Sophie Calle, Academia Bruylant, 2006, pp. 11-28 참조.
170 인문논총제 63 집 (2010) 한시간을보낸후, 그는 8이라는숫자를지우고, 14라는숫자를적어넣는다. 그마지막만남의 1주년이되는날, 화자는같은장소를되찾아벽에새긴다음과같은글자를본다. 14 septembris 1769, felicitatem Vict. ineff. 55) 원칙적으로는누구에게나노출되어있는도시공간이개인의가장내면적인추억을저장하는공간이되는것이다. 필립르죈 Philippe Lejeune이지적한대로돌에새긴글귀보다는종이위에인쇄한자서전이개인의기록을더영원히보관할수있다. 56) 그러나자서전, 특히출간된자서전은내면성이가진본질적성격중하나인남이빼앗거나공유할수없는나만의것이라는독특성을상실하게한다. 파리의밤 은분명히돌로된벽에새긴문구와 니콜라선생 이라는자서전적텍스트사이의전이단계에속한다. 그러나전이단계에속한다는사실이이텍스트가어떤불완전성을가졌다는뜻은아니다. 오히려 파리의밤 은벽에새긴글이가진내면의비밀유지라는장점과인쇄된글씨가가진영원성을작가에게동시에보장해주는이점을가진다. 일종의보고문학에서사적영역과공적영역사이의매개의역할을맡는관찰자-화자는그위상때문에자신의내면을독자에게보여줄수있는기회를, 이야기속에서는사적영역과사생활을가질기회를포기해야만했다. 그러나그희생의보상으로화자는자신의내면을영원히간직할수있는기회를가지게된다. 그리고그것은 파리의밤 텍스트라는공공영역의사적이용을통해이루어진다. 니콜라선생 에서와는달리 파리의밤 에서는벽에글을새기는행위가빅투아르와의재회에시간적으로앞선다. 지난 9월 14일이었다. 생통쥬가에도착했다. 나는노르망디가와이루는모퉁이까지계속가서작은정원의테라스에 1769, 14 7bre라고적었다. 끝내고, 머리를돌리자창가의빅투아르가보였다. 55) Monsieur Nicolas, t.ii, pp. 211-213. «Félicité ineffable avec Victoire!» 56) Lejeune, op.cit., pp. 21-23.
이영목 / 도시와내면 171 C'était le 14 sepembre dernier. J'arrivai dans la rue Saintonge [...] Je m'avançais jusqu'au coin de la rue de Normandie, sous la terrasse d'un petit jardin, où j'écrivis, 1769, 14 7bre. En achevant, je tournai la te te, et j'aperçus Victoire à sa fene tre. 파리의밤 에서우리가볼수있는이러한시간순서의도치는삶이글쓰기에앞서는것이아니라글쓰기가삶에앞선다는의식, 또는무의식의표현으로읽을수있을것이다. 도시자체를자신의일기장으로변화시키는공적영역의사유화는거리마다추억을심어놓고, 그추억을되새기는일은다시다른형식, 다른층위의글쓰기를낳는다. 여러층위의텍스트들사이의상호생산을통해작가의내면은영원성을얻는다. 파리의밤 1부의그림을다시보자. 오른쪽골목에서열심히문을따고있는도둑들옆으로한인물이지나간다. 표정은잘구별할수없지만그몸짓으로추측컨대아마도흥에겨워노래를부르고있는듯보인다. 빅투아르의추억을노래하다가 후작부인 을만나게되고, 수많은밤동안이야기를이어나간화자, 이기나긴이야기의진짜주인공은바로이인물이아닐까? 5. 결론 이글의목적은 파리의밤 이라는독특한텍스트가그지루한반복과미학적결함에도불구하고끊임없이표현해내려애쓰는문제의식이무엇이며, 그문제의식이역으로텍스트의형식을어떻게규정하는가를밝히는데있다. 작가는텍스트의도덕적, 철학적사명과글쓰기의리얼리즘적성격을강조하지만, 실제로우리가이텍스트에서목격하는것은사적영역의공적영역으로의범람과공적영역에의한사적영역의장악시도이다. 후작부인 을위하여 파리의밤 에일어나는사건들, 즉도시의내면을드러내는 밤의관찰자 는바로이러한사적영역과공적영역사이의중개자의역할을맡는다. 그런데이중개자의역할은 엿보는자 라는위상으로표현되고,
172 인문논총제 63 집 (2010) 이중첩된엿보기에서그의역할은행동의포기와자신의내면을드러내는행위의포기를강요한다. 그러나그포기는새로운글쓰기를낳는데, 이는공적인보고문학의텍스트를자신의내면일기로바꾸어놓는텍스트이다. 겉으로는화자의사생활이나내면이전혀드러나있지않은것처럼보이는이텍스트는실제로는작가자신에게는가장내밀한텍스트가되는것이다. 하버마스에따르면서유럽의 18세기는도시라는새로운공간의출현과함께공적영역과사적영역의구분이이루어지는역사적과정으로특징지어진다. 문학의차원에서는이역사적과정은 내면성 intimité 라는개념의형성을통해표현된다. 루소의 고백록 과레스티프의 니콜라선생 은바로이과정을증언하는텍스트들이다. 후자와비교할때, 파리의밤 은개인의내면적기록에서공적으로출판된자서전으로가는전이단계에해당한다. 그러나이전이단계는도시라는본질적으로공적인영역과개인의내면이라는지극히사적인영역이서로침투하며만들어내는매우독특한글쓰기를보여준다. 그리고이텍스트에서작가는자신이묘사하는당시사회의내면과, 동시에작가자신의내면에대해우리가끊임없이질문하게만든다. 니콜라에듬의독자들이주지하다시피그의성은레스티프와레티프양자로모두표기가능하다. 학계에서선호되는표기인레티프대신우리가레스티프라는표기를고집하는것은이텍스트처럼영원히남는사람 celui qui demeure이되기를원했던작가의희망 57) 을존중하기때문이다. 57) Testud, op.cit., p. 2.
< 그림 1> 이영목 / 도시와내면 173
174 인문논총제 63 집 (2010) < 그림 2>
이영목 / 도시와내면 175 참고문헌 1. Restif de la Bretonne의저작 Les Nuits de Paris, ou Le Spectateur Nocturne, à Londres et à Paris, 1788-1789, 14 parties en 7 volumes. Les Nuits de Paris, éd. Daniel Baruch in Paris le jour, Paris la nuit, Robert Laffont, coll. «Bouquin», 1990, rééd. 2002 (NP-B). Les Nuits de Paris, éd. Jean Varloot et Michel Delon, Gallimard, coll. «Folio classique», 1986 (NP-VD). Monsieur Nicolas, éd. par Pierre Testud, Gallimard, coll. «Pléiade», 1989, 2 vol. 2. 연구서및참고문헌 Baruch (Daniel), Nicolas Edme Restif de la Bretonne, Fayard, 1996. Diderot (Denis), Le Neveu de Rameau, Larousse, 2005. Hartmann (Pierre), Rétif de la Bretonne: Individu et communauté, Editions Desjonquères, 2009. Jullien (Dominique), Les Amoureux de Schéhérazade: variations modernes sur les Mille et Une Nuits, Droz, 2009. Lejeune (Philppe), Archéologie de l'intime: Rétif de la Bretonne, in Catherine Viollet et Marie-Françoise Lemonnier-Delpy (éd.), Métamorphose du journal personnel: De Rétif de la Bretonne à Sophie Calle, Academia Bruylant, 2006, pp. 11-28. Masseau (Didier), La chaussure ou le pied de Fanchette, Etudes Françaises, vol. 32, n 2, 1996, pp. 41-52. Monselet (Charles), Les oubliés et les dédaignés : figures littéraires de la fin du XVIIIe siècles, Paris, Poulet-Malassis et de Broise, 1861. Testud (Pierre), Rétif de la Bretonne et la création littéraire, Droz, 1977. Vincent (Jean-Marie), La lecture symptomale chez Althusser, Revue Futur antérieur, n spécial, déc.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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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목 / 도시와내면 177 ABSTRACT La ville et l intime: une lecture des Nuits de Paris de Restif de la Bretonne Lee, Young-Mock Notre propos dans cette étude consiste à saisir une des problématiques majeures que ce texte original intitulé les Nuits de Paris essaie de formuler et à comprendre la manière dont cette problématique détermine à son tour la forme inédite du texte. Derrière les prétentions de l'auteur aux missions morale et réaliste du texte, il s'agit en effet d'un débordement du privé sur l'espace public et d'un effort du public pour s'emparer du privé. Notre spectateur nocturne, en tant que voyeur, assume précisément le ro le de médiateur entre le public et le privé. Or ce statut de voyeur dans ce jeu complexe de voyeur vu impose au narrateur quelques sacrifices: il doit renoncer à vivre sa vie privée et à dévoiler son intimité. Mais ces sacrifices ne vont pas sans retour. Car ils donnent naissance à une écriture nouvelle par laquelle un texte public par excellence devient un texte le plus intime. Comme les inscriptions sur les murs de l'espace urbain est en même temps des écrits les plus nus mais les plus personnels, ce reportage de la vie nocturne et urbaine devient un espace que l'on peut remplir avec les souvenirs les plus secrets. Au XVIIIe siècle, cette période historique où les notions tels que espace public et intimité prennent forme, ce texte témoigne d'une rencontre, littérairement heureuse, entre la ville et l'intimit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