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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사논문연구계획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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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논총제 71 권제 2 호 (2014.5.31), pp. 11~42 칸트에서선의지와자유의문제 칸트에서선의지와자유의문제 1) 백종현 * [ 국문초록 ] 의지 라는것이행위의내적규정근거를오로지이성안에두는욕구능력을일컫는다면, 의지란곧어떠한정념적인경향성에도영향받지않는것이니본질적으로자유로운것이며, 순수한것이고, 어떤관점에서보아도선한것이다. 그러므로사람이자기 의지대로 행한다는말은 자유롭게 행한다는말이며, 그것은다시금오로지자신의이성이규정하는바에따라 순수하게, 따라서 선하게 행한다는말이다. 의지 는본질적으로 자유의지 이자 선의지 인것이다. 그런데이성적동물인인간은이성에규정받는선의지뿐만아니라그동물성에서기인하는정념도가지고있으니, 자유의지란다름아닌정념과같은어떤외적조건들에대해서도독립적으로실천이성의법칙의필연성에귀속하는인간의마음능력을일컬음이다. 여기서칸트는의지의자유를순수실천이성의자율로, 따라서 자유 를자신이세운법칙즉자율에복종하는힘으로이해함으로써자유개념의새로운지평을열었다. 이제의지의 자유 는 필연성 과대립되는것이아니라자기안에필연성을, 다시말해자기강제를포함하는개념이다. * 서울대학교철학과교수 주제어 : 칸트, 자유, 선의지, 인격, 존엄성 Kant, freedom, good will, personality

12 인문논총제 71 권제 2 호 (2014.5.31) 여기서칸트는 이성적동물 인인간은그의이중성격, 곧동물성 (animalitas) 과이성성 (rationalitas) 으로말미암아두세계의원리, 즉저자연의인과성과자유의원인성에동시에지배받되, 그것은상충하지않는다고논변한다. 인간이자연의인과성, 즉자연법칙의지배아래에있다는것은물리적존재자로서인간을두고하는말이며, 자유의원인성에지배받는다는것은윤리적존재자로서의인간이당위법칙, 곧도덕법칙아래에있음을말하는것이다. 이때자율의원인성이인간의행위를결정하고, 그리하여인간을신성하고고귀하게만드는것은다름아니라인간이동물이면서동시에이성적존재자이기때문이다. 다름아닌인간의이중성격이인간의인격성그리고존엄성의원천인것이다. 1. 머리말 인간의자유의가능성과자유의참다운의미에대한철학적논의는최근의탈형이상학적이고다원주의적내지상대주의적인세태에서도충분히의미있고또필요하다. 자유의문제 가설령이론적으로여전히만족할만한해답을얻고있지못하다고하더라도, 실천적으로는도덕의가능성, 법제도론, 국가론등개인과사회적삶의핵심적인영역과관련되어있기때문이다. 이논고는이와관련해칸트 (Immanuel Kant, 1724~1804) 의자유개념이이러한논의들의문제점을명료하게해줄뿐만아니라관련문제해결의단초를제공하고있음을밝힐것이다. 일견국내외를막론하고오늘날주도적인실천철학적논의에서칸트의자유개념에대한일반적인평가는결코호의적이지않다. 대개세종류의비판이있음을볼수있는바, 그요지인즉, 칸트의자유이론은 1) 보편적이성 이라는형이상학적전제위에서있는독단적이고시대착오적인이론이고 ( 물리주의, 실증주의, 실용주의, 공리주의 ), 2) 바로이러한전제로인해개인의자유와자연적욕구그리고타자를

백종현 / 칸트에서선의지와자유의문제 13 억압하는지배이론으로전락하며 ( 프랑크푸르트학파, 해체주의 ), 3) 주관적의식철학의패러다임에머물고있기때문에사회적삶의상호주관성에대한고려가결여되어있다 ( 해석학, 상호주관성이론 ) 는것이다. 그러므로이논고는이러한평가들이상당부분오해와편견에의한것임을해명하면서, 칸트의자유론은도덕과인간존엄성의토대이론으로서, 일정한한계에도불구하고이에서더나아가사회제도의규범적원리정초라는현대의실천철학과제를해결하는데에설득력있고생산적인모델을제공하고있다는점을밝히고자한다. 그를위해우선해명할바는칸트의 선의지 는다름아닌 자유의지 이며, 칸트에서는 의지의자유 와 자연의인과필연성 이전혀상충되는것이아니라는점이다. 2. 문제상황과해결의단서 사람은자기가한일에대해서는책임을져야한다고들말한다. 그런데사람이어떤일을책임진다는것은그가그일을행한자, 그일을창시한자로간주됨을함의하며, 누가일을창시한다는것은그일이그에게서비롯한다, 곧그일이그의자유 ( 自由, Freiheit, libertas) 로부터발생한다는것을뜻한다. 물론이때그일은자연안에서이루어진것일터이다. 그런데자연안에서발생하는일은반드시자연의법칙에따라서인과필연적으로발생하는것이다. 그러니인간이행하는일 (Tat), 인간의행위 (Handlung) 도인간이처해있는자연적조건에따라일어날터이다. 인간에게서이른바 자유의문제 중적어도하나는 인과적으로- 결정된자연의과정과자유로운-지향적인간행위사이의 1) 일견상충적인이런상황을생각하는데에서발단한다. 1) G. Prauss (1983), Kant über Freiheit als Autonomie, Frankfurt/M., p. 26.

14 인문논총제 71 권제 2 호 (2014.5.31) 그런데칸트는 이세계에서또는도대체가이세계밖에서까지라도아무런제한없이선하다고생각될수있을것은오로지선의지뿐이다. (GMS, B1=IV393) 2) 라고천명한다. 이 선의지 가이렇게무제한적으로선한것은, 그것은자연적조건에따라어떤것을행하려는것도아니고, 그것이 [ ] 성취한것으로말미암아, 또어떤세워진목적달성에쓸모있음으로말미암아선한것이아니라, 오로지그의욕함으로말미암아, 다시말해그자체로선한것 (GMS, B3=IV394) 이며, 그러니까어떤자연적원인에도어떤행위결과나외적목적에도매여있지않은자유로운것이기때문이다. 게다가칸트는이러한선의지의 개념은이미자연적인건전한지성에내재해있고, 가르쳐질필요 [ 가 ] 없 (GMS, B8=IV397) 는것이라고주장한다. 이제이러한 선의지 개념은도덕과인간의존엄성정초에는더없이큰기여를할것이지만, 그러나이런주장은한편으로는자유의지에의한행위와자연필연성의일견상충되어보이는앞서의 자유의문제 에부딪칠뿐만아니라, 다른한편으로는그렇다면왜인간의수많은행위는자연적인경향성에따라일어나거나그행위가초래할결과를고려해서이루어지며, 악행또한도처에서일어나는가라는 선의지의문제 를야기한다. 이에칸트는인간의생활세계에서의 윤리 또는 도덕 의규범들을실마리삼아서저두문제를해소내지해결하는바, 그바탕에는그의인간관이놓여있다. 칸트가볼때인간은 1) 생명체로서 [ ] 동물성의소질 ; 2) 생명체이면서동시에이성적존재자로서의인간성의소질 ; 3) 이성적이면서동시에귀책능력이있는존재자로서의인격성의소질 (RGV, B15=VI26) 을갖는다. 바로인간의이러한삼중적성질에 선 2) 이하에서인용하는칸트원전은본문중에약호로제시하고, 상세한것은 [ 참고문헌 ] 에서모아서밝힌다. 인용처제시에서 B( 또는 A) 는칸트대표원판본을지칭하며, IV 와같은로마자숫자는 칸트전집 ( 베를린학술원판 : AA) 의권수를지시한다.

백종현 / 칸트에서선의지와자유의문제 15 의지의문제 와 자유의문제 의문젯거리와함께해답도있으며, 바로여기에서이두문제는별개의문제가아니라실상은하나의문제임또한드러난다. 3. 선의지의문제 3.1. 순수한의지곧선의지 의사 (arbitrium, Willkür) 란그에의해특정대상이산출됨을의식하고있으면서 임의대로행동하는 (MS, RL, AB5=VI213) 욕구능력을말한다. 그리고그임의의내적규정근거가이성안에있을때의욕구능력을 의지 (voluntas, Wille) 라고일컫는다. 그러니까의사를규정하는것으로서의의지는다름아니라어떤행위로의의사를규정하는 실천이성자체 (MS, RL, AB5=VI213) 라하겠다. 이때순수이성에의해규정될수있는의사는자유 [ 로운 ] 의사라일컬어진다. (MS, RL, AB5=VI213) 반면에 오직경향성 ( 감성적충동, 刺戟 ) 에의해서만규정받는의사는동물적의사 (arbitrium brutum) 라할것이다. (MS, RL, AB5=VI213) 인간의의사는왕왕경향성에영향을받고그런한에서그자체로순수한것은아니지만, 그럼에도인간의의사가순수한의지에서도규정될수있다면, 그러한의사는 자유의사 (arbitrium liberum) 라일컫는것이다. 의사 [ 자의 ] 가곧한낱동물적인것 ( 動物的意思 ) 인것은다름아닌감성적충동에의해, 다시말해정념적으로규정될수있는것이다. 그러나감성적충동들로부터독립적으로, 그러니까이성에의해서만표상되는운동인들을통해규정될수있는의사는자유로운의사 ( 自由意思 ) 라일컫는다. (KrV, A802=B830; 또 A534=B562 참조 )

16 인문논총제 71 권제 2 호 (2014.5.31) 여기서 의사의자유란저러한감성적충동에의한의사규정의독립성 (MS, RL, AB5=VI213) 으로서, 이런 자유 는 자유의소극적개념 (MS, RL, AB6=VI213) 이겠고, 이에서더나아가의사가준수해야할법칙을스스로수립하는, 그런의미에서자유 ( 自由 ) 로운 실천적인순수이성의능력 (MS, RL, AB6=VI214) 은자유의 적극적개념 (MS, RL, AB6=VI213) 이라하겠다. 자유의사의규정근거가되는의지는어떠한정념적인경향성에도영향받음없이오로지순수한실천이성에의해수립된법칙에따라욕구하기때문에본질적으로자유로운것이며, 순수한것이고, 그렇기에그리고그런뜻에서어떤관점에서보아도 선하다 [ 좋다 ] (KpV, A131=V74). 도덕적으로좋은 [ 선한 ] 것 이란 이성을매개로, 순전한개념에의해적의한것 (KU, B10=V207) 을말하는것이니말이다. 그러므로사람이자기 의지대로 행한다는말은 자유롭게 행한다는말이며, 그것은다시금오로지자신의이성이규정하는바에따라 순수하게, 따라서 선하게 행한다는말이다. 의지 는본질적으로 자유의지 이자 선의지 인것이다. 이러한칸트의 의지, 선의지 의개념은 첫째로이성만으로는어떤의지활동의동기가결코될수없다, 둘째로의지의방향을정함에있어이성은결코정념에맞설수없다 3) 는흄과같은이의생각과정면으로반대되는것이다. 비록인간의이성은의지의대상들과인간의모든필요욕구들의충족과관련하여의지를안전하게이끌기에는충분하게유능하지못하고, 오히려이런목적에는생래적인자연본능이훨씬더능란할것이지만, 그럼에도불구하고인간에게품수되어있는실천능력으로서이성의사명은욕구충족을위해영리하게수단들을찾아내는한낱도구로쓰이는 3) Hume, A Treatise of Human Nature[THN], L. A. Selby-Bigge 원편 / P. H. Nidditch 재편, Oxford 1978, II, 3, 3: p. 413.

백종현 / 칸트에서선의지와자유의문제 17 일이아니라, 그자체로서선한의지를낳는 일이라고칸트는본다. 자연은어디서나그소질들을배분함에있어합목적적으로일 하거니와, 자연은선한의지를낳기위해 단적으로이성이필요했던것 이라고까지칸트는생각한다 (GMS, B6 이하 =IV397 참조 ). 그렇기에이러한의미에서칸트는 선의지라는개념 [ ] 은이미자연적인건전한지성에내재해있 (GMS, B8=IV397) 다고말했던것이다. 3.2. 선의지와악행의문제 이제 선의지의개념 이인간의건전한지성에 자연적으로 내재한다면, 인간의보통의지성에선의지의개념이선재한다는것이고, 이는인간에게선의지의소질이있고이에대해이해하고있기때문일터인데, 그렇다면대체인간의수많은악행은무엇에서비롯하는가? 이러한 선의지의문제 에대한칸트의답변은상당부분아우구스티누스 (Augustinus, 354~430) 의자유의사이론에서선취할수있다. 아우구스티누스가 신 에게귀속시키는것을 자연 으로대치시킨다면말이다. 세상만물을창조했고세상만사를주재하는신이있는데, 왜세상에악들이발생하는가? 그것도신의기획중에있는것인가, 그렇다면신은세상만물을골탕먹이는그다지선량하지못한위격인가, 아니면신의의도와달리악행이일어나는것인가, 그렇다면신이미처예기치못하거나통제하지못하는일도있는것인가? 이런난감한물음에대해교부철학자아우구스티누스는일찍이 올바로행하는자유의지 (libera voluntas recte faciendi) 4) 라는개념을가지고서답변했다. 신의로고스 ( 이성 ) 가세계를이끄는한, 세상사는모두합당하지않을수없다. 그런데도인간세상에악행이횡행한다면그것은인간자신의 4) Augustinus, De libero arbitrio, III.18.52.

18 인문논총제 71 권제 2 호 (2014.5.31) 탓일수밖에없으되, 인간역시신이주재하는세계의일부이므로그러한악행의발생과소멸이전체세계운행의법도에부합한다고보지않을수없는일이다. 얼핏딜레마로간주될이런상황을아우구스티누스는신이인간에준자비로운은총인인간의 의지의자유의사 (liberum voluntatis arbitrium) 5) 라는개념으로써해소하고자했다. 인간에게는자유의사가있다. 그렇기에인간은비필연적인것에대해서는어느방향으로라도갈수있다. 그런데 인간이이성적이라는바로그때문에인간에게는자유의사가있는것이다. 6) 이와관련한스콜라철학자토마스아퀴나스 (Thomas Aquinas, 1225~1274) 의이해에따르면자유의사란 인간이그것으로말미암아자유롭게판단하는그런활동의원리 / 근원 (principium) 7) 인한에서는인식능력이고, 우리가그에따라선택 (electio) 하는것 8) 인한에서는욕구능력이다. 무릇선택은가능한것들가운데서더좋은것을판별해내는인식활동을전제하는것이므로, 자유의사는일종의 지성적욕구 (appetitus intellectivus) 9) 라는것이다. 의지가목적즉좋은것 [ 선 ] 을지향하는순전한욕구라한다면, 자유의사는그러한목적에이르는수단을선택함을본질로갖는지성적욕구라고보는것이다. 10) 그래서 자유의뿌리는주체로서는의지이며, 그러나원인으로서는이성 11) 라고본토마스아퀴나스는자유의사를 의지와이성의능력 (facultas voluntatis et rationis) 12) 이라고도일컬었다. 5) Augustinus, De libero arbitrio, II.1.1 6) Thomas Aquinas, ST, I.83.1. 7) Thomas Aquinas, ST, I.83.2. 8) Thomas Aquinas, ST, I.83.2. 9) Thomas Aquinas, ST, I.83.3. 10) Thomas Aquinas, ST, I.83.4 참조. 11) Thomas Aquinas, ST, I-II.17.1, ad 2. 12) Thomas Aquinas, ST, II.1.1.

백종현 / 칸트에서선의지와자유의문제 19 이렇듯의사안에포함되어있는선택의성격으로인해의사를형성하는한요소로서선택지의판별능력을덧붙여보는이도있지만, 그러나 자유의사 의규정근거가 의지 일경우, 그리고칸트의정의대로 내적규정근거가이성안에있을때의욕구능력 을 의지 로이해한다면, 올바른자유의사 란곧 자유의지 라말해도무방하겠다. 올바른자유의사 란다름아니라이성안에근거를둔의지에, 곧순수한의지에, 그러니까선의지에의해규정되는의사를지칭하는것이니말이다. 그래서아우구스티누스는 의지의자유의사 라는표현도쓰고, 이를줄여서 자유의사 또는 자유의지 로구별없이쓰기도한다. 그리고이두개념어를구별없이쓰는관행은그후에더욱빈번해졌다. 그런데아우구스티누스에게분명한사실두가지는 신이존재하며, 모든선들은신으로부터존재한다. 13) 는것이다. 그러므로당연히자유의지도, 설령그로인해인간이악을범한다해도, 그자체로는선한것이다. 자유의지는선한것이요, 신이준것으로인정해야마땅하다. 그것을준자가주지말았어야한다고말하기보다는그좋은것을악용하는사람들을질책해야할것이다. 14) 요컨대이성적존재자인인간은본질적으로자유로운의지를가지고있으며, 이의지는곧선한의지 (bona voluntas) 이다. 아우구스티누스는그럼에도선의지가악용되는경우도인정하면서그것을악용하는그사람자신의탓이라한다. 본래 자유 로운것은그에따른책임도진다는것을함의하는것이니능히그렇게말할수있겠다. 선의지란 올바르고영예롭게살고최고의지혜에이르고자희구하는의지 (voluntas, qua adpetimus recte honesteque vivere et ad summam sapientiam pervenire) 15) 로서, 인간의현명 (prudentia), 용기 (fortitudo), 절제 13) Augustinus, De libero arbitrio, II.18.47. 14) Augustinus, De libero arbitrio, II.18.48. 15) Augustinus, De libero arbitrio, I.12.25.

20 인문논총제 71 권제 2 호 (2014.5.31) (temperantia), 정의 (iustitia) 와같은미덕과일체선행은이선한의지로부터발원하는것인만큼, 이러한 선한의지를가진사람은이보다더좋은것이아무것도없다. 16) 하겠다. 그래서아우구스티누스는 자기의선한의지를애호하는사람은복된사람 17) 이라고말한다. 그런데아우구스티누스가볼때이러한선의지의최대의적은 정욕 (libido) 이며, 악행은정욕과같은욕망 (cupiditas) 이지배하는곳에서일어난다. 그래서아우구스티누스는 정욕은곧악 18) 이라해도지나치지않다고말한다. 아우구스티누스가보는인간의악행의근원은요컨대정욕이다. 인간은이성적인존재자인한에서본질적으로자유로운의지를가지며, 그의지는선한의지이되, 다른한편으로는정욕과같은욕망도가지고있어서, 이정욕이선의지를가로막을경우악행이일어난다는것이겠다. 그런데인간에게정욕은왜있는것인가? 만사를신의섭리로써설명해야할아우구스티누스는계속해서이숙제를안고있다하겠다. 물론 자유 라는것이흔히 비필연적 이고 비결정 (indifferentia) 적인상황을두고쓰는말 19) 인만큼, 자유행사의방식자체가결정되어있다고하면얼핏 자유 와모순되어보이고, 그래서자유의행사는자유를부여받은자의소관사라여길수도있음직하다. 그러나 자유 ( 自由 ) 가한낱 자의 ( 恣意 ) 와구별되는것은단지자기로부터비롯하기만하는것이아니라자기안에규칙성을가지고있기때문이다. 스피노자 (Spinoza, 1632~1677) 는 자유로운것 (res libera) 은그것이오로지자기본성의필연성에서실존하며, 오로지자신으로부터 (a se) 행동하도록결정되는것을말한다. 이에반해필연적인것 (res necessaria) 또는강제적인것 (res coacta) 은타자에의해 (ab alio) 특정한방식으로실존하고작용하도록결정 16) Augustinus, De libero arbitrio, I.13.27. 17) Augustinus, De libero arbitrio, I.13.28. 18) Augustinus, De libero arbitrio, I.4.9. 19) Descartes, Principia philosophiae, I, XLI: AT VIII-1, 20 참조.

백종현 / 칸트에서선의지와자유의문제 21 되는것을말한다. 20) 라고규정한바가있다. 그러니까스피노자에게는자유로운것이있다면오로지신뿐이다. 그런데스피노자에서는그본성에 지성도의지도속하지않는 21) 것인신의 자유 를, 다시말해인간의지성이나의지의성격일수가없는신적 자유 22) 를칸트는인간의지의본질로생각한다. 인간을이성적동물로파악한칸트는인간안에서욕정과선의지, 정념과이성이선천 ( 先天 ) 성과함께길항 ( 拮抗 ) 성을가진다는사실을직시하면서도의지의자유를순수실천이성의자율로이해함으로써, 다시말해 자유 를자신이세운법칙즉자율에복종하는힘으로, 그러니까어떤외적조건들에대해서도독립적으로자기법칙의필연성에귀속하는인간의마음능력으로이해함으로써 자유 개념의새로운지평을열었다. 이제의지의 자유 는 필연성 과대립되는것이아니라자기안에필연성을, 다시말해자기강제를포함하는개념이다. 이로써또한 필연성 의두양태, 존재필연성과당위필연성, 타자강제와자기강제, 자연법칙과도덕법칙의세계, 그러니까서로저촉하지않는두세계가상정되었다. 감성적존재자인인간에게제일먼저다가오는것은욕구능력의질료이다. 그래서인간의의지는쾌 불쾌의객관, 그러니까즐거움 [ 쾌락 ] 이 20) Spinoza, Ethica, I, def. VII. 21) Spinoza, Ethica, I. prop. XVII, coroll. II, schol.. 22) 신은오로지자기본성의법칙들에따라행동하며, 누구에의해강제적으로행동하지않는다. (Spinoza, Ethica, I. Prop. XVII) 스피노자의 자유 의정의 (Spinoza, Ethica, I, def. VII) 에따르면결국 신만이자유원인 (causa libera) 이다. (Spinoza, Ethica, I. prop. XVII, coroll. II) 정신 (mens) 안에어떤절대적인또는자유로운의지 (absoluta sive libera voluntas) 도없다. 오히려정신은이것저것을의욕하게끔어떤원인에의해결정되고, 이원인은또다른원인에의해서결정된다. 그리고이렇게무한히나아간다. (Spinoza, Ethica, II, prop. XLVIII) 그렇기에 의지는자유원인이아니라, 필연적원인 (causa necessaria) 이라불릴수있다. (Spinoza, Ethica, I, prop. XXXII).

22 인문논총제 71 권제 2 호 (2014.5.31) 나고통을주는어떤것을좇기도하고피하기도한다. 이에공리주의자밀 (J. S. Mill, 1806~1873) 은어떤것을욕구한다는것은그것이즐거움을줄것이라고생각하는것과동일한사태의다른표현이라고본다. 얼핏 능동적인현상인의지 (will) 와수동적감성상태인욕구 (desire) 는다른것 23) 처럼보이지만, 그럼에도양자는그뿌리에서는같다는것이다. 밀이보기에의지도쾌락을취하고고통을피하려는욕구에서출발했지만이것들과독립적으로별도의목적을실현하려는거듭되는단련을통해마침내이런것들과는무관하게작용하는것처럼보이는단계에이른것이다. 그리고밀은 올바르게행동하려는의지가습관적으로독립해서작동하는단계에까지개발되는것 은덕의실행을위해매우바람직한것이기는해도 의지가욕구의자식인것 24) 만은틀림없다고보는데, 그것은 의지의상태라는것도선 [ 좋음 ] 을위한수단이지, 내재적으로선한 [ 좋은 ] 것이아닌 25) 까닭이다. 이러한논변의기초에는 그자체로쾌락을주거나쾌락을얻는데또는고통을피하는데수단이되는것이아니라면어떤것도인간에게선한 [ 좋은 ] 것이란없다. 26) 라는선곧쾌락곧행복이라는이른바공리주의개념이놓여있다. 그러나칸트는쾌 고와도덕적선 악을구별한다. 제아무리큰쾌락을제공해도도덕적으로악한것이있으며, 제아무리큰고통을동반해도도덕적으로선한것이있다는것이다. 이성적인존재자인인간에서이성은욕구의대상을좇는데지혜내지영리 ( 怜悧 ) 함으로써봉사하거나그러한어떤객관의추구를선악의기준을내세워통제한다. 즐거움을주기때문에취하고고통을주기때문에피하는방법을찾아내는이 23) J. S. Mill (1861 1863), Utilitarianism, ch. 4, in: On Liberty and Other Essays, Oxford World s Classics, 1991, p. 173. 24) J. S. Mill (1861 1863), p. 174. 25) J. S. Mill (1861 1863), p. 175. 26) J. S. Mill (1861 1863), p. 175.

백종현 / 칸트에서선의지와자유의문제 23 성은욕구의시녀로서, 그시녀가고안해내는것은충고이거나처세술의말, 말하자면 영리의규칙 일것이다. 그와반대로설령즐거움을가져다준다해도 해서는안된다 하고, 설령고통을동반한다해도 모름지기해야한다 고이르거나지시하는이성은욕구의통제자로서, 이통제자가명령하는바는 윤리의규칙 인도덕법칙일것이다. 해서는안된다 또는 해야만한다 라는명령의준거야말로보편적인도덕적선악의판별기준일것이기때문이다. 충고내지처세술을제공하는이성을 도구적 이성이라일컫는다면, 도덕법칙을세우는이성은 입법적 이성이라할터인데, 이러한입법적이성이의지의규정근거가되지못하고행위가감성적경향성에따라일어나면악이발생할것이고, 행위가감성적경향성에독립해서도덕법칙에따라일어나면그행위자는선행을하는것이겠다. 칸트는인간의욕정을 주체의이성에의해제어하는것이어렵거나전혀할수없는경향성 (Anth, A203=VII251) 이라고정의한적이있는데, 진정으로 제어를전혀할수없다 면선행은요원하겠고, 제어가어려운 일정도라면선행의가능성은있다하겠다. 사람이도덕법칙에합치하는준칙을채택하면서도그를준수하지못하는 연약한 마음, 도덕적동기와비도덕적동기를뒤섞으려는 불순한 마음, 심지어는아예일체의도덕법칙을부정하고악한준칙을채택하는 악의적 인마음을갖기도하고,(RGV, B21=VI29 이하참조 ) 그로인해빈번하게악행이저질러지지만, 그럼에도불구하고칸트의생각에 우리는보다선한인간이되어야한다. 라는지시명령이늘 우리영혼안에서울려오고있기때문 (RGV, B50=VI45) 에인간이감성적경향성을제어하기가쉽지는않다해도마침내제어할수있고, 그리고그지점에서인간은 인격 이된다.

24 인문논총제 71 권제 2 호 (2014.5.31) 4. 자유의문제 4.1. 정치사회적자유의문제 자유 야말로인간을인 ( 人, Person) 내지인격 ( 人格 ) 으로만드는원리이다. 다시말해그것은인간을주체적으로행위하고, 그런만큼자기행위에대해책임을지는자로만드는, 인간의인간됨의제일원리이자, 시민사회내지국가의성원인 시민 내지 국민 의본질적요소이다. 여기서우리의윤리도덕적논의를계속해가기전에 자유 의정치사회적의미와그에따른문제를잠시짚어보고가기로하자. 일상에서 자유 는흔히정치적의미로사용되어, 사람이 어느타인의허락을구하거나타인의의지에구애받지않고, 자연법칙의한계안에서스스로적당하다고생각하는바에따라서자신의행동을명령 (order) 하고자신의소유물과일신 ( 一身 ) 을처분할수있는 27) 상태를뜻한다. 그리고각각의사람은누구의간섭도받지않고자기생각을표출하고자기몸과소유물을자기의사대로쓸수있는능력을가진자로간주된다. 이에서이른바 자유의외적관계 의문제가발생한다. 주변에 타인 이없는자연의상태에서라면몰라도사회속의, 곧타인들과더불어사는사람이자기의자유를누리고자할때는어떤타인과또는그가속한집단자체와충돌이생길수있고, 그래서불가불사회적문제가발생하기마련이다. 이제시민사회에서는 각자가자기가하고싶은일을하며, 자기가좋아하는대로생활하고, 어떠한법에의해서도구속받지않는자유 란없다. 28) 여기서사회안에서개인의자유로운행위의정당한범위는어디까지인가, 또는국가사회는곧법률은개인의자유를어느경우에어느정도까지보장내지제한할수있는가하는난제가 27) John Locke (1690), Two Treatises, 2nd. Treastise, 4. 28) Locke (1690), 22 참조.

백종현 / 칸트에서선의지와자유의문제 25 제기된다. 이문제에대해칸트는 공존의원칙 을해답으로내놓는다. 너의의사의자유로운사용이보편적법칙에따라어느누구의자유와도공존할수있도록, 그렇게행위하라. (MS, RL, AB34=VI231) 행위가또는그행위의준칙에따른각자의의사의자유가보편적법칙에따라어느누구의자유와도공존할수있는각행위는법적이다 [ 권리가있다 / 정당하다 / 옳다 ]. (MS, RL, AB33=VI230) 그러나이렇게 정당한 자유를규정한다해도, 그 보편법칙 이무엇이고, 어디서어떻게확보되는지, 또그 공존 의질적수준을어떻게가늠할것인지하는문제가다시금남는다. 거기다가정당한자유가 평등한자유 29) 로이해되고, 사회적의사결정은 다수결 로한다는원칙까지통용되면, 개인 (Person) 의본질로서의자유즉개성은심대한제약을받거나, 심지어의사결정에서소수에속하는사람의자유는전적으로도외시될수도있다. 이렇듯정치사회적으로는 자유의문제 란한자유주체와또다른자유주체사이의충돌, 자유를기반으로갖는권리와의무의상충의문제이다. 그렇기때문에행위의자유는의지의자유를전제하되, 30) 우리행위의의무법칙과의합치또는상충에대한의식으로부터유래하는쾌또는불쾌의감수성 (MS, TL, A35=VI399) 인 도덕감정 의성숙을필요로하며, 각의무법칙의준수를자기의의무라고 판정하는실천이성 으로서의 양심 (Gewissen) 의개발 (MS, TL, A39=VI401 참조 ) 을사회구성원에게요구한다. 양심 이성숙해있는딱그만큼국가시민은자유를발휘할수있는것이다. 29) A. Ripstein (2009), Force and Freedom Kant s Legal and Political Philosophy, Harvard University Press, p. 240. 30) U. Steinvorth (1987), Freiheitstheorien, Darmstadt, p. 198 참조.

26 인문논총제 71 권제 2 호 (2014.5.31) 4.2. 윤리도덕적자유의문제 정치사회적, 법적자유곧권리로서자유가외적강제, 압제로부터벗어남, 즉타자로부터의해방을기본개념으로갖는다면, 윤리적자유곧인격의기반으로서의자유는인간이자기사랑에서자기행복을추구하는자연적본성으로부터벗어남, 즉자기로부터의해방을원초적의미로갖는다. 그래서우리가윤리도덕적인의미의 자유 개념을천착해가면, 우리는자유문제의다른지평을발견하게된다. 곧자유의내적관계, 한자유주체내에서자유와인격성의관계를보게되는것이다. 스스로에서비롯함 이라는 자유 는 우리의의사 [ 의지 ] 안에 자연원인들에독립해서, 그리고심지어는자연원인들의강제력과영향력에반하여, 시간질서에있어서경험적법칙들에따라규정되는무엇인가를산출하고, 그러니까일련의사건들을전적으로자기로부터시작하는어떠한원인성 (KrV, A534=B562) 이있음을말하는것이다. 그런데이것은자연의법칙성, 즉자연안에서발생하는사건의원인은오로지자연안에있을수밖에없다는물리적존재생성의충분근거율에어긋난다. 그때문에여기서이른바 자연의인과성과자유의원인성의양립가능성 의문제가대두하고, 도덕성 (morality) 과기계성 (mechanism) 을양립시킬수없는이들은필연적으로모든덕의원리들을거부할수밖에없는데, 이양자를화해시키거나모순없이만드는일은결코쉬운일이아니다. 31) 라고생각한다. 그러나칸트에서는바로이어긋남으로인해도덕 [ 당위 ] 의 세계 와자연 [ 존재 ] 의세계의구별이생기고, 자연적존재자인인간이이도덕의 세계 에도동시에속함으로써인격적존재일수있으며, 인간이인격적존재로승인될때만그존엄성을내세울수있음이드러난다. 이에칸트는 이성적동물 인인간은그의이중성격, 곧동 31) John Locke (1690), An Essay concerning Human Understanding, Bk. I, ch. II, 14: A. C. Fraser 편, New York 1959.

백종현 / 칸트에서선의지와자유의문제 27 물성 (animalitas) 과이성성 (rationalitas) 으로말미암아두세계, 즉자연 [ 감성 ] 의세계와예지 [ 오성 ] 의세계에속하므로, 저두원인성에동시에지배받되, 그것은상충하지않는다고논변한다. 인간은한편으로 감성세계에속해있는한에서자연의법칙들 ( 타율 ) 아래에있고, 다른한편으로는 예지 (intelligibel) 세계에속하는것으로서, 자연에독립적으로, 경험적이지않고, 순전히이성에기초하고있는법칙들아래에있 (GMS, B109=IV452) 다는것이칸트의기본적견해인것이다. 이성적인, 그러니까예지세계에속하는존재자로서인간은그자신의의지의원인성을자유의이념아래서말고는결코생각할수없다. (GMS, B109=IV452) 왜냐하면, 감성세계의자연적원인들로부터의독립성이자유이기때문이다. 그런데 자유의이념에는자율 (Autonomie) 의개념이불가분리적으로결합되어있고, 이자율의개념에는당위법칙인 윤리성의보편적원리가결합되어있다. 이윤리성의원리는, 자연법칙이모든현상들의근저에놓여있는것이나꼭마찬가지로, 이성적존재자들의모든행위들의근저에놓여있는것이다. (GMS, B109=IV452 이하 ) 그러나이때만약자기가자유롭다고생각하는이성적존재자로서인간이, 그자신이동일한행위에관해서자연법칙에종속해있다고받아들일때와 똑같은의미로, 또는바로똑같은관계에서 자기자신이자유롭다고생각한다면, 자연의인과성과자유의원인성의 모순을벗어난다는것은불가능하다. (GMS, B115=IV456) 그래서칸트는 우리가인간을자유롭다고말할때, 우리는인간을, 우리가자연의일부로서의인간을이자연의법칙들에종속해있는것으로간주할때와는다른의미와다른관계에서생각한다는것, 그리고이양자는아주잘공존할수있을뿐만아니라, 동일한주관안에서필연적으로합일되어있는것으로생각되어야만한다는것 (GMS, B115 이하 =IV456) 을분명히하는일이필

28 인문논총제 71 권제 2 호 (2014.5.31) 요하다고본다. 그러므로자연인과성과자유원인성의관계는 사실간의대립 32) 이라기보다는관점의상이성인것이다. 33) 무릇자연가운데서 어떻게자유가가능한가? 를물을때그것은물리적현상을자유원인성으로설명하고자하는것이아니라, 그러한설명의시도는이내자연인과성과자유원인성의모순에봉착할것이다, 인간의실천적행위는단지물리적인과관계로써만설명할수없다는 실천이성비판 작업을겨냥한것이므로, 저물음은곧 어떻게순수이성이실천적일수있는가, 다시말해어떻게순수이성이자연안에서행위를일으킬수있는가? 라는물음을묻는것이다.(GMS, B120=IV458 이하참조 ) 이제이물음의과제는자연안에서살고있는인간의세계에 실제로 도덕법칙, 당위규칙들이작동한다는사실을적시함으로써해결된다. 34) 자유는 [ ] 도덕법칙의存在根據 (ratio essendi) 이나, 도덕법칙은자유의認識根據 (ratio cognoscendi) 이다. (KpV, A5=V4) 정감주의자인흄은 도덕은어떤정념을일으키고, 어떤행동을야기하거나막는다. [ 그런데 ] 이성은이런특수한사안에서전혀무능하다. 그러므로도덕성의규칙들은우리이성에서이끌려나온것이아니다. 35) 라고논변한다. 그렇지만도덕의본질인당위는어떤자연적근거로부터도설명될수없다. 제아무리많은자연적근거나감각적자극들이나로하여금무엇을의욕 (Wollen) 하게한다고하더라도 그것들이당위 (Sollen) 를 32) 문성학 (1996), 칸트의양립론, 수록 : 칸트연구 2: 칸트와윤리학, 한국칸트학회편, 민음사, p. 207 참조. 33) 백종현 (2012), 칸트이성철학 9서 5제, 아카넷, p. 100 참조. 34) P. Guyer (2006), Kant, London New York, p. 3 참조. 35) Hume, Treatise, III, 1, 1: p. 457.

백종현 / 칸트에서선의지와자유의문제 29 낳을수는없 (KrV, A548=B576) 다. 제아무리반복적인사실이라고해도결코당위를함의하지는않기때문이다. 그러니어떤당위명령이인간의 의욕에대해척도와목표, 심지어는금지와권위를세 (KrV, A548=B576) 울때, 그당위는선험적인것이다. 칸트의생각에, 무릇도덕은이러한당위들의규범에기초하는것이지경험의축적이나대다수사람들의행태혹은관행으로부터얻어진정보내용이아니다. 그자신 윤리 에상응하는본래독일어낱말 지텐 (Sitten) 이나 도덕 에상응하는외래독일어낱말 모랄 (Moral), 심지어 윤리학 에상응하는외래독일어낱말 에틱 (Ethik) 이어원적으로는모두경험적요소를담고있는 풍습 내지 관습 을뜻함을익히알고있으면서도, 칸트는윤리도덕의원천은선험적일수밖에없음을역설한다. 도덕의문제에서 이성은경험적으로주어진근거에굴복하지않고, 현상에서자신을드러내는사물들의질서를따르지않으며, 완전한자발성을가지고이념들에따라고유한질서를만든다. 이성은이질서에경험적조건들을들어맞추고, 이이념들에따라심지어는아직일어나지않았고, 어쩌면일어나지않을행위작용까지도필연적이라고천명한다. 그러나그럼에도모든행위작용들에대해서, 이성이그것들과관련해원인성을가질수있음은전제되어있다. 무릇, 그렇지않고서는, 그의이념들에서경험에서의작용결과를기대하지않을것이니말이다. (KrV, A548=B576) 자연중에서다른존재자들과교섭하며행위하는인간은물리적으로도생리적으로도심리적으로도관찰될수있다. 그리고그런관찰을통해서경험된인간의행위들은자연의인과고리를이어가는사건들이다. 그러나그가운데도덕적행위와같은실천적행위들은인간이성의이념이동인인경우도있거니와, 이이념이이성의순전한자발성의산물인한, 어떤실천적행위가비록자연안에서일어나기는하지만그행위

30 인문논총제 71 권제 2 호 (2014.5.31) 의근본원인은순수한실천이성곧순수의지의자유성이다. 36) 도덕법칙은 감성세계에다, 감성세계의기계성을깨뜨림이없이, 초감성적자연인예지세계의형식을부여한다. 그런데가장일반적인의미에서자연이란법칙들아래에있는사물들의실존이다. 이성적존재자들일반의감성적자연은경험적으로조건지어진법칙들아래에있는사물들의실존을말하고, 그러니까그것은이성에대해서타율이다. 반면에동일한이성적존재자들의초감성적자연이란일체의경험적조건에서독립적인, 그러니까순수이성의자율에속하는법칙들에따르는사물들의실존을말한다. (KpV, A74=V43) 그러므로 초감성적자연 이란 다름아니라순수한실천이성의자율아래있는자연이다. (KpV, A74=V43) 그리고이자율의법칙은 초감성적자연및순수한예지세계의근본법칙 [ 원칙 ] 이고, 그것의사본 (Gegenbild) 이감성세계에, 그럼에도동시에감성세계의법칙들을깨뜨림없이, 실존해야할도덕법칙이다. 우리는전자를우리가순전히이성에서만인식하는원본자연 (natura archetypa) 이라고부를수있겠고, 반면에후자는, 의지의규정근거로서전자의이념의가능한결과를내용으로갖는것이므로, 모상자연 (natura ectypa) 이라고부를수있겠다. 왜냐하면, 사실상도덕법칙은그이념에따라우리를, 순수이성이, 자기에알맞은물리적능력을동반하고있다면, 최고선을만들어냈을그런자연안에옮겨놓고, 우리의의지를이성적존재자들의전체인감성세계에그형식을나누어주도록규정하는것이니말이다. (KpV, A75=V43) 36) 백종현 (2012), p. 104 참조.

백종현 / 칸트에서선의지와자유의문제 31 5. 인간존엄성의근거로서자율 5.1. 자율로서의자유 자연의사물은모두자연법칙들에따라운동한다. 그러나인간은 의지 를가지고있는한에서, 자기생각내지자기가세운이념의법칙에따라움직이기도한다. 이른바 도덕적 행위란그런것이다. 그렇다면이러한당위법칙에따른행위가있기위해서는그러한법칙을수립하는이성이전제되고, 그때그러한행위를이끌어가는 의지란이성이경향성에독립해서실천적으로필연적인것이라고, 다시말해선하다고인식하는것만을선택하는능력이다. (GMS, B36 이하 =IV412) 그래서 인간의자유, 즉자기자신의의지에따라서행하는자유는인간이이성을가지고있다는사실에근거를두고있다. 37) 여기서선을인식하고, 일체의경향성에서벗어나스스로법칙을수립하는이성은 순수한 이성이자 자율적 실천이성이라하겠고, 앞서논구했듯이오로지이러한실천법칙을따른행위만을이끄는의지는 선한 의지이자 자유로운 의지이겠다. 그러나의지가언제나이러한객관적인 ( 보편타당한 ) 법칙에따라서만규정되지않고, 주관적인조건들 ( 감성적경향성들, 이해타산등 ) 에도종속한다면, 다시말해언제나완전하게자율적이성과합치하지않는다면, 그러한의지를객관적인법칙들에맞게결정하는것은강요이다. (GMS, B37=IV413) 이성적존재자인인간의의지내지의사는능히이성이표상하는보편타당한, 따라서객관적인실천법칙에따라결정될수있지만, 그럼에도 철두철미선하지는않은 인간의의지는 이성의근거들에필연적으로순종적이지는않 기때문에, 보편적인실천법칙의 표상은, 그것이의지에대해강요적인한에서, ( 이성의 ) 지시명령 (Gebot) 37) Locke, Two Treatises, 2nd. Treatise, 63.

32 인문논총제 71 권제 2 호 (2014.5.31) 이라일컬으며, 이지시명령의정식 (Formel) 을일컬어명령 (Imperativ) 이라한다. (GMS, B37=IV413) 이명령은인간이인간자신에게, 곧이성적인간이동물적인간에게발하는강요, 이를테면 자기강제 (KpV, A149=V83) 이다. 정치적시민사회에서의명령은외부에서, 이를테면국가로부터, 시민들에게던져지고, 그에의해서외적강제가주어지면, 그것은자유의구속내지제한이될터이다. 반면에윤리적실천세계에서의명령은인간을동물성으로부터해방시킴이며, 그러니까그것은오히려자유의실현, 구체화라하겠다. 그런데어떤명령이실천 법칙 이될수있기위해서는보편성과필연성을가져야만한다. 어떤것이보편적이려면언제누구에게나타당해야하며, 필연적이려면무조건적으로타당해야만한다. 그러니까어떠한경험적이고욕구충족을전제로하는명령도실천 법칙 이될수는없으며, 그렇기에실천법칙은오직선험적이고단정적인 정언적명령 (GMS, B44=IV416) 일수밖에없다. 그러므로이명령은실천행위로나아가려는이성이자신에게선험적으로무조건적으로부과하는규범, 곧이성의 자율 (KpV, A58=V33) 인것이다. 그리고자율적으로자기자신에게명령을발하는이성은 자기법칙수립적 [ 입법적 ] 이며, 이자율로서의정언명령은행위가준수해야할 형식 을지정한다. 이러한 윤리성의명령 은 의무의보편적명령 (GMS, B52=IV421) 으로서그근거를순수한실천이성에둔것이니, 순수실천이성의원칙 이라하겠다. 이를칸트는다음과같이정식화했다. 너의의지의준칙이항상동시에보편적법칙수립의원리로서타당할수있도록, 그렇게행위하라. (KpV, A54=V30) 이러한정언명령은한개인의자유의준칙은동시에타자에게도타당할때만법칙이됨을천명함으로써이제 자유 개념을상호주관성의지

백종현 / 칸트에서선의지와자유의문제 33 평위로확장시킨다. 칸트의 정언명령 은상호주관성을전제하고있는것으로, 그렇기때문에이에기초한도덕은단지개인적인것이아니라인간성 ( 인류 : Menschheit) 에보편적인것이다. 실천이성의정언명령은주관적, 주체적인행위준칙이되, 동시에보편적인객관적인실천법칙으로서, 이법칙아래에있는개인은하나의인격으로서역시하나의인격인다른개인과 서로공동의도덕법칙의대변자로만난다. 38) 인격으로서의인간의세계는 공동의법칙을통한서로다른이성적존재자들의체계적인결합 39) 인것이다. 40) 5.2. 인간의존엄성과그근거 스스로행위의준칙을세우고, 그것을보편적자연법칙처럼준수하려는인간의지는그자체로 신성하다. 그래서칸트는 인간은비록충분히신성하지는못하지만, 그러나그의인격에서인간성은그에게신성하지않을수없다. (KpV, A155=V87) 고본다. 자기법칙수립적인이자율성이야말로그러므로 인간과모든이성적자연존재자의존엄성의근거 (GMS, B79=IV436) 라고칸트는말한다. 그자체로존엄한인간은, 그리고이성적존재자는 목적그자체 이다. 인간은한낱이런저런용도에따라그가치가인정되기도하고안되기도하는 물건 즉무엇을위한 수단 이아니라, 그자체로서가치를갖는 인격 즉 목적 으로서생각되어야한다. 그렇기에, 모순율이이론이성에게자명하듯이, 다음과같은명령은인간의순수실천이성이행 38) F. Kaulbach (1969), Immanuel Kant: 백종현역 (1992), 칸트비판철학의형성과정과체계, 서광사, p. 214. 39) F. Kaulbach (1969) : 백종현역 (1992), p. 214. 40) 김옥경 (2007), 개인권에대한요구수용의문제 롤스, 샌들, 칸트의개인개념을중심으로, 수록 : 칸트연구, 제19집, 한국칸트학회, p. 91 이하참조.

34 인문논총제 71 권제 2 호 (2014.5.31) 위의지에게발해야할당연한실천명령이다. 네가너자신의인격에서나다른모든사람의인격에서인간 ( 성 ) 을항상동시에목적으로대하고, 결코한낱수단으로대하지않도록, 그렇게행위하라. (GMS, B67=IV429) 이성적존재자들은모두, 그들각자가자기자신과다른모든이들을결코한낱수단으로서가아니라, 항상동시에목적그자체로서대해야만한다는법칙아래에종속해있다. 그러나이로부터공동의객관적인법칙들에의한이성적존재자들의체계적결합이생긴다. (GMS, B74 이하 =IV433) 무릇여기에서 목적들의나라 [ ] 라고일컬어질수있는, 하나의나라가생긴다. (GMS, B75=IV433) 도대체무엇이윤리적으로선한마음씨또는덕으로하여금그토록높은요구를할권리를주는가? (GMS, B78 이하 =IV435) 이제되짚어생각해보면, 그것은다름아니라보편적으로법칙을수립하고스스로그에복종할수있는이성존재자의힘, 곧자율성이다. 다시말해인간의자율성이야말로인간과이성적존재자의존엄성의원천인것이다. 그리고이러한 의지의자율을설명하는열쇠 (GMS, B97=IV446) 가다름아닌 자유 의개념이다. 자유 를매개로해서만이성적존재자의선의지가자연적인과성아래놓여있는감성적존재자로서의인간을 구출 (KrV, A536=B564 참조 ) 하여도덕법칙과결합할수있기때문이다 (GMS, B99=IV447 참조 ). 자유는이성적존재자의본질적속성이고, 도덕법칙은이본질적속성에서비롯한것, 자율적인것이고, 그런한에서자기강제성을갖는것이다. 그렇기에이성적존재자의자유의지란바로도덕법칙아래에있는의지를말한다. 인간은이성적동물로서자연의질서아래에있는감성적존재자이기때문에오히려예지세계의성원으로서자율에기반한윤리도덕을가질

백종현 / 칸트에서선의지와자유의문제 35 수있고, 존엄성 또한얻을수있다. 인간이오로지 이성적 이기만한존재자라면, 그에게는이성과어긋나는경향성이있을리없고, 그렇다면그런경우에는어떠한당위도, 따라서도대체가도덕이라는것이있을수없겠다. 또한인간이오로지감성적욕구와경향성에따라사는동물이기만하다면, 그에게어떤규범의표상이있을리없고, 그렇다면그에게어떠한자기강제, 즉자율이있을수없을것이다. 도덕법칙이그리고자율의원인성이인간의행위를결정하고, 그리하여인간을신성하고고귀하게만드는것은다름아니라인간이동물이면서동시에이성적존재자이기때문이다. 역설적이게도인간의이중성격이인간의존엄성의원천인것이다. 인간은언제나 도덕법칙들에따르는 존재자는아니지만, 자기자신을 도덕법칙들아래에 (KU, B421=V448) 세움으로써이세계의궁극목적, 신성한존재자를선취한다. 성인 ( 聖人 ) 을두고 거룩하다, 신성하다 고말할때, 신성성 이란다름아닌 의지의도덕법칙과의온전한맞음 (KpV, A220=V122) 을일컫는다. 41) 자연세계안에살고있는인간누군가가이런신성성에현실적으로도달할수없다할지라도, 아니바로그러하기때문에더욱이나그런 온전한맞음을향해무한히나아가는전진 (KpV, A220=V122) 중에서우리는인간의인격성, 신성성을본다. 도덕법칙은우리의자유를사용하는형식적인이성조건으로서그자신만으로, 질료적조건으로서어느목적에의존함이없이우리에게책무를지운다. 그럼에도도덕법칙은우리에게하나의궁극목적을, 그것도선험적으로규정해주며, 이궁극목적을향해애쓰는것을우리의책무로지어준다. 그리고이궁극목적이이세계에서자유에의해서가능한최고선이다. (KU, B423=V450) 41) 성인 공자의 마음내키는대로행해도법도에어긋남이없는 ( 從心所欲不踰矩 ) ( 論語 爲政四 ) 경지는이를두고말함이겠다.

36 인문논총제 71 권제 2 호 (2014.5.31) 인간의존엄성과신성성의근거는인간의이성성, 자율성, 도덕성이다. 42) 그러나이는현재적으로이성적이고, 자율적이고, 도덕적인사람만이존엄함을말하는것이아니라, 도덕적이고자애쓰는사람들안에이미존엄성과신성성이있음을말하는것이다. 그것은유 ( 類 ) 로서의인간이존엄함을말한다. 유로서의인간이존엄성의권리를갖는한, 각자 이성역량을품수한동물 ( 理性的일수있는動物 : animal rationabile) 인인간은자기자신을이성적동물 ( 理性的動物 : animal rationale) 로만들수있다. (Anth, A315=B313=VII321) 그리고그러한가능성위에서개개로서의인간은존엄성을얻어야할의무를갖는다. 개개인간의존엄성은당위적인것이다. 6. 맺음말 전통적인철학에서 자유 는주로자유의지론과신학적결정론, 그리고주지주의 ( 主知主義 ) 와주의주의 ( 主意主義 ) 사이의논쟁주제였었다. 전자가 인간은과연자유로운가? 라는물음에대한논쟁이라면, 후자는 자유의참된의미는무엇인가? 라는물음과관련된쟁론이다. 근대에들어서면서전자는자유의지론과물리주의적결정론의논쟁으로이어지고, 후자는경험주의와이성주의의논쟁에서더욱첨예화한다. 이와같은문제사적맥락에서되짚어볼때, 칸트자유개념은하나의절충적인해결을제시하고있는셈이다. 살펴보았던바, 칸트자유개념이지닌독특성은다음의몇가지로정리할수있다. 첫째로, 자연세계안에있는인간의당위적행동의가능성을여는자유개념은 순수이성의, 그러니까사변이성까지를포함한, 체계전체 42) 강현정 (2007), 칸트철학에서인간존엄성의문제, 수록 : 칸트연구 제 20 집, 한국칸트학회, p. 11 이하참조.

백종현 / 칸트에서선의지와자유의문제 37 건물의마룻돌 [ 宗石 ] 을이룬다. (KpV, V4) 고칸트가천명한바있듯이, 칸트에서 자유 는그의이론전체를관통하는구성원리이다. 둘째로, 칸트자유개념은아직까지도지속되고있는자유의지론과결정론간의싸움을화해시키려는철학적반성의결실이다. 칸트는현상계의인과적결정을승인하면서도순수실천이성의분석을통해자유의지의가능성을논변하고, 더나아가자유의지로부터비롯되는도덕적행위의인과계열이어떻게자연적현상계를실천적으로재구성하는지를보이고자한다. 그리고이를통해한낱사물과는구분되는인간의인격적존엄성을확보하고자한다. 셋째로, 주지주의와주의주의간의논쟁과관련하여칸트는무제약적의지 [ 무규정성 ] 와법칙적이성 [ 규정성 ] 사이의양자택일을지양하고 이성적의지에의한자유 를제시한다. 그는무제약적의지를자유의근거이자담지자로삼으면서도인간이이성적존재인한의지의운동에는의지자체로부터발생하고스스로를규제하는법칙이내재함을드러내보인다. 의지의절대적자발성은없어서는안될출발점이지만그것은단지독립성이라는 소극적또는부정적의미의자유 를뜻할뿐이다. 반면에의지가따르는법칙이의지자신의입법이고그스스로에게부과한것이라면그러한법칙은자유의제한이아니라자유의실현이며, 이러한 자율 로서의자유가진정한 적극적또는긍정적의미의자유 이다. 칸트의 자율 은바로이러한사상을담고있는데, 여기서 자기 와 법칙 내지 규정 은동등한강조점을갖는다. 이러한사유를통해칸트는의지의자유에기초한이성적도덕법칙의근거를마련할뿐만아니라자유주의자들이봉착하는딜레마, 즉법규범과사회제도는개인의자유를보장하기위해만들어진것임에도불구하고개인의자유를제한하고있다는딜레마를해소할수있는법철학적원리를제시한다. 그와함께칸트의철학은우리에게사회규범과제도를 강제의질서 가아닌 자유의질서 로구성할수있는가능성을열어주면서말이다.

38 인문논총제 71 권제 2 호 (2014.5.31) 넷째로, 칸트의자유개념을실마리로해서전통적인주관적자유개념은상호주관적자유개념으로이행하게된다. 전통적인형이상학의이분법에따르면모든존재자는 자기로부터존재자 (ens a se) 이거나 타자로부터존재자 (ens ab alio) 로분류되며, 오직전자만이자유로운존재로간주되었다. 이러한이분법속에서는나와타자는외면적대립관계로설정되고, 자유는타자와무관한고립된주체내부의자기관계로만파악된다. 형이상학을배척하는근대의자유주의자들은과거에는신에게만부여되었던 자기로부터존재자 의지위를모든원자적개별자에게로외연적으로확대시켰을뿐형이상학적이분법은여전히고수한다. 반면에칸트는주체의근원적자기관계로부터출발하면서도타자관계가주체의자기관계의초월적조건임을, 즉자기관계와타자관계가한개인의자유를위한상호구성적인계기임을밝히면서자유개념을상호주관성, 인간 유 ( 類 ) 의지평위로확장시킨다. 칸트의 정언명령 은상호주관성을전제하고있는것으로, 이를기초로칸트가궁극적으로추구한것은 자유로운타자와의도덕적교제속에서의개인의자유 이다. 자유란우리의일상적삶에가장일반적으로관계된것이어서그것을문제시하는것이진부하다고느껴지기까지하는실천적규범의원리이다. 하지만이러한사실은바로자유가우리의삶에서그만큼주요한요소이며우리의문화적삶의핵심적인내용을형성한다는것을의미한다. 칸트의자유개념은서양의근대문화형성의중요한요소가되었을뿐만아니라, 그영향아래서지금의철학논의도진행되고있다.

백종현 / 칸트에서선의지와자유의문제 39 참고문헌 논저 Kant, 1900 2009. Kants gesammelte Schriften, hrsg. v. der Kgl. Preußischen Akademie der Wissenschaft // v. der Deutschen Akademie der Wissenschaft zu Berlin, Bde. 1-29, Berlin: de Gruyter., 실천이성비판 : Kritik der praktischen Vernunft[KpV], AA V( 백종현역, 2009. 아카넷 )., 윤리형이상학정초 : Grundlegung zur Metaphysik der Sitten[GMS], AA IV ( 백종현역, 2005. 아카넷 )., 윤리형이상학 : Die Metaphysik der Sitten[MS], AA VI( 백종현역, 2012. 아카넷 ). Metaphysische Anfangsgründe der Rechtslehre[RL]. Metaphysische Anfangsgründe der Tugendlehre[TL]., 이성의한계안에서의종교 : Die Religion innerhalb der Grenzen der bloßen Vernunft[RGV], AA VI ( 백종현역, 2011. 아카넷 )., 순수이성비판 : Kritik der reinen Vernunft[KrV], AA III, IV( 백종현역, 2006. 아카넷 )., 판단력비판 : Kritik der Urteilskraft[KU], AA V( 백종현역, 2010. 아카넷 )., 인간학 : Anthropologie in pragmatischer Hinsicht[Anth], AA VII. 강현정 (2007), 칸트철학에서인간존엄성의문제, 수록 : 칸트연구 제20집, 한국칸트학회. 김옥경 (2007), 개인권에대한요구수용의문제 롤스, 샌들, 칸트의개인개념을중심으로, 수록 : 칸트연구 제19집, 한국칸트학회. 문성학 (1996), 칸트의양립론, 수록 : 칸트연구 2: 칸트와윤리학, 한국칸트학회편, 민음사. 백종현 (2012), 칸트이성철학 9서 5제, 아카넷. Augustinus, De libero arbitrio: 성염역 (1998), 자유의지론, 분도출판사. Descartes, Principia philosophiae (1644), publ. par Ch. Adam & Tannery[AT], VIII-1, Paris 1973. Guyer, P. (2006), Kant, London New York: Routledge.

40 인문논총제 71 권제 2 호 (2014.5.31) Hume, A Treatise of Human Nature (1739), L. A. Selby-Bigge 원편 / P. H. Nidditch 재편, Oxford 1978. Kaulbach, F. (1969), Immanuel Kant: 백종현역 (1992), 칸트비판철학의형성과정과체계, 서광사. Locke, Two Treatises of Government (1690), ed. by P. Laslett, Cambridge 1988: 특히 The Second Treatise of Civil Government., An Essay concerning Human Understanding(1690), ed. by A. C. Fraser, New York 1959. Mill, John Stuart, Utilitarianism (1861 1863), in: On Liberty and Other Essays, Oxford World s Classics, 1991. Prauss, G. (1983), Kant über Freiheit als Autonomie, Frankfurt/M. Ripstein, A. (2009), Force and Freedom Kant s Legal and Political Philosophy, Harvard University Press. Spinoza, Ehtica ordine geometrico demonstrata[ethica], hrsg. v. K. Blumenstock, Darmstadt 1980. Steinvorth, U. (1987), Freiheitstheorien in der Philosophie der Neuzeit, Darmstadt. Thomas Aquinas, Summa Theologiae[ST], Biblioteca de autores cristianos, Madrid 1978: 정의채 ( 외 ) 역 (1985 이하 ), 신학대전, 성바오로출판사 / 바오로딸. 원고접수일 : 2014년 3월 22일심사완료일 : 2014년 4월 28일게재확정일 : 2014년 4월 30일

백종현 / 칸트에서선의지와자유의문제 41 ABSTRACT The Problem of Good Will and Freedom in Kant Paek, Chong-Hyon*43) If we mean by will a faculty of desire to find an inner determining ground of an action merely within reason, it would be to mean that such a will is free in itself, pure, and absolutely good without respect to context. So construed, to say that a man acts according to his will is to say that he acts freely, and is in turn to say that he acts purely and virtuously in obedience to what his reason commands only. This shows that a will is in essence a free and good will. Considering that humans as rational animals are, however, supposed to have passions based on their animality as well as a good will that originates from their reason, a free will should be defined as an ability of one s mind in which he is constrained to subordinate his will, regardless of any kind of external conditions like passions, to the necessity of the law of practical reason. Here Kant explains the freedom of a will in terms of the autonomy of pure practical reason, thereby seeing freedom as a human power to subordinate itself to self legislative laws, i.e., autonomy, and by doing so, he proceeds to open a new horizon for under- * Department of Philosophy, Seoul National University

42 인문논총제 71 권제 2 호 (2014.5.31) standing the concept of freedom. Kant continues that humans so defined can belong to the two (natural and moral) worlds at the same time due to their dual (animality and rationality) nature, and therefore are under the influence of the causalities of nature and freedom at the same time. And this kind of dual nature of a human being is the ground for human personal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