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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강대학교철학연구소논문집 철학논집 제 16 집 후설의 현전의형이상학 을바라보는세 가지시선 - 하이데거, 데리다, 마리옹 - 김동규 ( 서강대철학연구소 ) [ 주제분류 ] 현상학, 형이상학, 현대유럽대륙철학 Phenomenology, Metaphysics, Contemporary European Continental Philosophy [ 주제어 ] 현전의형이상학, 논리연구, 후설, 하이데거, 데리다, 장-뤽마리옹 Metaphysics of Presence, Logical Investigation, Husserl, Heidegger, Derrida, Jean-Luc Marion [ 요약문 ] 20세기현대철학에서후설이차지하는비중은엄청나게크다. 특별히그가제시하는현상학적사유는후대의 20 세기현대철학자들에게매우직접적인영향을끼치면서, 한편으로는비판을받게된다. 후설에대한여러비판가운데핵심이되는비판중하나가바로그의 현전의형이상학 이다. 후설스스로가자신의철학을 현전의형이상학 이라고규명한적은없다. 하지만후대의철학자들은후설이현전에대한무리한집착을보임으로서다른철학적가치들을은폐시켰다고주장한다. 이에본논고는 현전의형이상학 이무엇인지규명해보고, 후설의철학이현전의형이상학이라고불리는근거가무엇인지알아보고자한다. 이러한작업은다음세명의철학자들의작업을경유하는가운데이루어진다 : 마틴하이데거, 자크데리다, 장-뤽마리옹. 하이데거는후설의 현전의형이상학 을존재망각의한양태로보며비판을가한다. 데리다는후설이집

2 32 철학논집 16 집 착한현전이라는이상이결국도달할수없는것임을보여주면서 현전의형이상학 의불가능성을제시한다. 장-뤽마리옹은후설이직관의우위성을통해현전의구성가능성을보여주려고했지만, 그작업이현상학적으로철저하지못한것이었다고비판한다. 대상의현전을가능하게하는직관보다더우위에있는것은바로 줌 (gegebenheit, donation, givenness,) 이다. 줌 의우위성을제시함으로서마리옹은현상학의새로운사유의가능성을열고자한것이다. 이세사람의비판을통해우리는이들의철학적입장의차이를가늠해볼수있을것이다. 또한이들을통해우리는우리가가질수있는새로운사유의지평의단초를발견하는수확을얻을것이다. 1. 서론 에드문트후설 (Edmund Husserl) 이 논리연구 Logische Untersuchungen 에서보여준현상학적돌파작업 (Durchbruch, Breakthrough) 은현대철학의새로운지평을열어준획기적사건이었다. 그의작업은자연과학에대한신뢰가팽배해있는유럽학문의분위기속에서현상학적반성과사유의역할과인식의근원과본질이무엇인지를묻게만드는영향력을발휘했다. 이러한후설의 논리연구 는부정적방식으로든긍정적방식으로든현대철학의여러대가들에게지대한영향을미친다. 특별히그의작업은단순히철학적사유방식에대한찬사와비판에그치지않고여러가지철학적통찰을던져주는방향으로나아간다. 이러한후

3 후설의 현전의형이상학 을바라보는세가지시선 33 설의영향력은그의사유에빚을진현상학전통의계승자들을 통해서새로운통찰을만들어내는기폭제역할을한다. 이계승자 들은비단후설의텍스트자체에내재한긍정적힘만이아니라 그한계점에대해후설과부단한대화와대결을통해새로운사 유의길을열고자시도한다. 이에본논고는후설에게빚을진여러계승자들가운데서도 같은현상학전통에어떤형태로든속해있다고할수있는하이 데거 (Heidegger) 와데리다 (Derrida), 그리고마리옹 (Marion) 이 보여준후설의 논리연구 해석을살펴보고자한다. 1) 이들은각 기자기들의확고한철학적입장을견지한채 논리연구 를새로 이읽어나간다. 새롭게읽어나간다해서이철학자들이텍스트에 대한무한정한폭력적해석을가하는것은아니다. 만일그렇다고 한다면우리는굳이 논리연구 를거론할필요가없을것이다. 왜 냐하면텍스트에대한폭력적이면서도지나친해석들은해당텍 스트의몇몇구절들만인용할뿐이지정작그텍스트에대한꼼 꼼한독해에는관심이없는경우가많기때문이다. 그러한경우에 거론이되는텍스트는단지보조적장치나악세사리의역할만할 뿐이다. 하지만하이데거, 데리다, 마리옹은후설의텍스트에자 기들의시선을밀착시키는가운데서참신한텍스트독해를보여 준다. 본논고에서는바로이들이펼치는후설텍스트해석의향 연을 현전의형이상학비판 이라는주제아래서보여줄것이다. 왜냐하면적어도나의입장에서보면하이데거, 데리다, 마리옹이 1) 데리다는자기스스로를현상학로간주한적이없다. 하지만후설의현상학을비판하면서자기사유를전개하기시작했다는점을우리는기억해야한다. 또한하이데거와레비나스와같은현상학자들에게상당한철학적영향을받았다는점에서그가후설과후설이후의현상학전통에발을걸치고있다는점은부정할수없는사실이다.

4 34 철학논집 16 집 논리연구 의돌파작업을해석하면서공통으로만나는중요한지점가운데하나가바로 현전의형이상학 란주제와관련한문제이기때문이다. 따라서본논문에서는이 현전의형이상학 이란주제를중심으로그들의텍스트해석의요지가무엇인지쫓아가본후에세사람의철학적통찰에대한간결한평가를내리고자한다. 이와더불어오늘날우리가더욱더귀추를주목해보아야할해석이무엇이고그것이지닌함의가또한무엇인지를드러내보이고자한다. 이러한작업이온전히이루어지기위해서는세철학자들의사유의교차점이되는현전의형이상학에대한이해가선행되어야할것이다. 2. 왜현전의형이상학이문제인가? 현전의형이상학 이란말이데리다를통해널리전파되었다는것은주지의사실이다. 하지만이러한전파의배후에하이데거의영향력이도사리고있음을간과해서는안된다. 하이데거를이어데리다가제시한 현전의형이상학비판 은전통형이상학의맹점이무엇인지를여실히보여주는투시경의역할을해주었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 그런데우리가여기서짚고넘어가야하는문제가있다. 그것은다름아닌 현전의형이상학이란무엇이며, 왜그것이그토록문제가되는가? 하는것이다. 하나의구호를외치듯이현전의형이상학을비판한다고목소리를드높이는것은사유의엄밀성을더하는데별도움이되지않는다. 중요한것은하이데거 / 데리다가말하는현전의형이상학의실체가무엇인지를밝

5 후설의 현전의형이상학 을바라보는세가지시선 35 힘과동시에여기서무엇이그토록문제가되는지를확실하게드러내서이들의사유가던져준가치가무엇인지를보다명확하게보여주는일이다. 이에간략하게나마현전의형이상학의핵심을건드려보고자한다. 우선현전이란말의의미를살펴보자. 형이상학비판의맥락에서사용되는현전이란말의독일어는 Präsenz, Gegenwart 이거나 Anwesen 이고, 프랑스어는 présence, 영어로는 presence이다. 2) 하이데거가특별히현전의형이상학비판의맥락에서직접적으로이용어를사용할때는 Anwesen 이란단어를활용하는데, 이맥락에서본해당용어의사용이두드러지는텍스트가바로 현상학의근본문제들 Die Grundprobleme der Phänomenologie 이다. 여기서하이데거는아리스토텔레스 (Aristotle) 의실체 (οὐσία) 개념을설명하는가운데현전이란용어를활용한다. 하이데거에의하면실체, 즉우시아는 철학적 이론적용어로서의확고한의미를이미지니고있었던아리스토텔레스시대까지만해도소유물, 소유상태, 재력을동시에지칭 하면서이러한 철학이전의우시아 (οὐσία) 의의미 가계속남아있는상태로사용되고있었다. 3) 그러므로소유물처럼 존재자란눈앞의마음대로다룰수있는것을의미한다 는것이그의생각이다. 4) 즉, 하이데거는고전형이상학의핵심개념인우시아란말자체가소유물이나재력 2) Michael J. Inwood, A Heidegger dictionary (Oxford: Blackwell, 1999), p. 173 참조. 3) Martin Heidegger, Die Grundprobleme der Phänomenologie, Gesamtausgabe Bd. 24 (Frankfurt am mein: Vittorio Klostermann, 1975), p 현상학의근본문제들, 이기상역 ( 서울 : 문예출판사, 1994), p ) 같은책, 같은쪽.

6 36 철학논집 16 집 처럼나의눈앞에있으면서마음대로다룰수있는것을지시한다는의미를일차적으로내포하는것으로보았던것이다. 그는바로이러한논의의맥락에서현전 (Anwesen) 이란용어를등장시킨다. 우시아는다름아닌 집이나마당처럼우선적으로눈앞의것, 다시말해현전 (Anwesen) 이며, 또는현전하고있는것으로서의눈앞의것 으로볼수있다는것이다. 5) 하이데거의이러한주장은고대의형이상학이다름아닌내눈앞에생생하게제시되어있는근원적존재에대한신뢰에서비롯되었다는것을지적하고있다. 즉, 근본적으로, 일차적으로존재하는것은눈앞에있는존재이다. 이러한하이데거의해석에비추어보면, 현전이란말은 눈앞에있는존재 (Vorhandensein) 로치환시키는것이가능하다. 실제로존살리스 (John Sallis) 는하이데거의현전개념이 존재와시간 Sein und Zeit 의 눈앞에있는존재 (Vorhandensein), 혹은 눈앞에있음 (Vorhandenheit) 이란개념에서유래했다고지적한다. 6) 이는 존재와시간 의다음구절을보면더욱명확하게이해된다. 전통적인간학의중요한근원들인그리스의정의와신학적인실마리가보여주는바는, 인간 이라는존재자의한본질규정안에서인간의존재에대한물음은망각된채로남아있으며, 오히려이존재가다른창조된사물들의눈앞에있음의의미로 자명하게 개념파악되었다는것이다. 7) 5) 같은책, 같은쪽. 6) John Sallis, Heidegger/Derrida-Presence, The Journal of Philosophy 81 (1984), no. 10, p 참조. 7) Martin Heidegger, Sein und Zeit, Gesamtausgabe Bd. 2. (Frankfurt am mein: Vittorio Klostermann, 1977), p. 49. 존재와시간, 이기상역 ( 서울 : 까치출판사, 1998), p. 76.

7 후설의 현전의형이상학 을바라보는세가지시선 37 이말은하이데거가자신의현존재분석론을시작하면서인간의의미가사물들의눈앞에있음과동격으로치부되어왔음을비판한것이다. 즉, 존재물음을은폐시키고사물에대한본질규정, 사물의대상성만을묻는태도를비판하는맥락에서현전으로서의눈앞에있음을부각시킨것이다. 지금까지살펴본것을토대로하이데거의현전개념을이해해보자면다음과같을것이다. 하이데거에게현전이란존재자를이해할때, 존재자의존재를묻기보다는그저내눈앞에있는사물이라는형식으로존재자를규정하는전통형이상학의존재물음의성격을비판할때쓰이는말인것이다. 이러한하이데거의현전에대한이해는존재물음을망각한채, 존재자의본질에대한규정과대상의대상성에대한규명에만치중하는전통형이상학을상대로하는 파괴 (destruktion) 작업으로나아가게만든다. 그렇다면데리다에게서는현전이라는개념이어떤형태로이해되는가? 일정부분하이데거사상의세례를받은데리다에게서도현전이라는것은비판받아마땅한전통형이상학의집착으로여겨진다. 하지만하이데거와는그비판의맥락이조금다르게일컬어진다. 데리다는전통철학이대체로형이상학적이분법에근거해있다고본다. 존재 / 비존재, 선 / 악. 일자 / 다자. 말 / 글과같은이항대립의구도를형성시킨후보다눈앞에생생한것으로있는것처럼 보이는 어떤것에게현전의지위를부여함으로써현전하는것의우위성을드러내는작업이형이상학의사명이었다고보는것이다. 다시말해이러한모든이항대립의경우에있어서, 이차적인것으로간주되는것은어디까지나 현전의결여 에의해이차적이라는지위를부여받게된다는것이다. 8) 8) Niall Lucy, A Derrida Dictionary (Oxford: Blackwell, 2004), p. 102.

8 38 철학논집 16 집 그렇다면데리다는이러한현전의형이상학비판을어디에서부터수행해나갔던것일까? 하이데거가특별히고대철학부터내려온형이상학적물음을비판적으로독해한데서부터현전에대한문제제기를해나갔다고한다면, 이에비해데리다는현상학에서부터그물음을전개해갔다. 데리다는 입장들Positions 에서다음과같이이야기한다. H. G(Henri Ronse): 그러면 목소리와현상La voix et le phénomène 은요? J. D(Jacques Derrida): 하마터면잊어먹을뻔했군요. 그책은아마도내가가장애착을느끼고있는시론일겁니다. 그라마톨로지에관하여De la grammatologie 는 목소리와현상 을참조하고있으며그전개를요약해서보여줍니다. 하지만고전철학의구도에서보자면 목소리와현상 이제일먼저부각됩니다 : 말하기를원함 (vouloir-dire) 이란무엇이며그것이 목소리 란미명아래, 그리고현전 (présence), 즉, 사물의현전, 의식에대한의미의현전, 이른바살아있는말과자기의식속에서의자기에대한현전의가치등으로동일시할수있다고믿는것과맺고있는역사적관계는무엇일까? 이러한물음들을제기하는이시론은. 9) 데리다자신의증언에서보듯이, 그는현상학을비판하는가운데맨처음현전의형이상학의비판적의미를부각시켰다. 이렇게하이데거와데리다를잇는현전의형이상학비판은이처럼그맥락은서로조금다르다하더라도서양형이상학의맹점을지적하 9) Jacque Derrida, Positions (Paris: Les Éditions de Minuit, 1972), p. 13. 입장들, 박성창편역 ( 서울 : 솔출판사, 1992), pp [ 번역수정 ]

9 후설의 현전의형이상학 을바라보는세가지시선 39 는것에집중했다는공통점을가지고있다. 특별히데리다는이문제를후설의현상학에서부터파헤쳤다. 하이데거는비록고대철학에내포된현전의함의를파헤치는데집중했지만, 그역시도후설현상학안에내재된현전의의미를지나치려고하지않았다. 그렇다면이두사람은후설철학을왜현전의형이상학이라고규정하는가? 그근거가파헤쳐지면하이데거와데리다가현상학을바라보는시각차가드러나는것은물론이거니와현전의서로다른의미가보다확실하게제시될것이다. 특별히이두사람의해석이만나는지점이되는주된후설의텍스트는 논리연구 이다. 3. 후설의 논리연구 에대한세가지해석 앞에서우리는하이데거와데리다가제시한현전의형이상학의의미에대해살펴보았다. 그리고이제이두사람이현전의형이상학을비판하면서공히만나게되는지점이라할수있는후설의현상학에대한해석의문제를검토할시점에이르렀다. 특별히이두사람의관점이교차하게되는텍스트는 논리연구 이다. 그리고이두사람과는다른시각에서후설의현전의형이상학을바라보고있는장-뤽마리옹이거쳐가는텍스트도 논리연구 이다. 물론이들의해석이 논리연구 에만국한되는것은아니다. 이들은 논리연구 이외에도후설이제시한여러텍스트들을언급하는가운데논의를전개시킨다. 따라서보다엄밀한논의를위

10 40 철학논집 16 집 해서는 논리연구 에대한입장들을주로추적함과동시 논리연구 와그외다른후설의저작들이남긴사유의흔적들까지도함께쫓아가야만한다. 이에본장에서는세사람이 논리연구 를어떤식으로독해하고있는지를우선알아보고자한다. 또한이 논리연구 에서출발하여후설의다른저작들에서까지나타나는현전의형이상학을이들이어떻게이해하고있는지를탐구할것이다. 이작업이성공적으로수행된다면우리는후설현상학에대한다채로운해석은물론이거니와현상학을둘러싼현대철학의새로운이해의지평에도달하게될것이다 하이데거의 논리연구 독해 하이데거의 논리연구 독해가상세히제시되는텍스트는 시 간개념의역사에대한서설 Prolegomena zur Geschichte des Zeitbegriffs 이다. 여기서는후설현상학의핵심이하이데거나름 의이해를따라서체계적으로제시되어있다. 하이데거에의하면후설현상학을이해할때저지르기쉬운오 해가있다면그것은바로, 후설의현상학을 관례적의미에서의 인식론 으로치부해버리는데있다. 10) 물론후설의현상학이인식 론적형태를어느정도취하고있는것은분명사실이다. 하지만 여기서의인식론은 하나의이론이아니라일반적으로순수한본 10) Martin Heidegger, Prolegomena zur Geschichte des Zeitbegriffs, Gesamtausgabe Bd. 20 (Frankfurt am mein: Vittorio Klostermann, 1979), p. 32. History of the Concept of Time, trans., Theodore Kisiel (Indiana: Indiana Univesity Press, 1992), p. 26. 이하 Prolegomena 로표기하고독어본과영역본쪽수를차례대로병기한다.

11 후설의 현전의형이상학 을바라보는세가지시선 41 질속에존재하는사유와인식자체에대한명증적이해에도달 하는반성 으로고려되어야한다는것이하이데거의입장이다. 11) 이것은무엇을뜻하는가? 이는곧후설의현상학이단순한인식 론이아니라사유와인식의근원에대해파헤치는철학의전영 역에대한매우포괄적이고철저한 (radical) 탐구라는것을의미 한다. 그렇다면이러한후설의철저한탐구는어떻게이루어지는가? 그가이해한사유와인식의근원은무엇인가? 이를이해하기위 해하이데거는우선후설이제시한지향성 (Intentionalität) 개념 을살펴보는데서논의를전개한다. 익히알려진대로지향성이란, 우리의의식이언제나어떤것을지향하고있음을의미하는말이 다. 이개념은지향하는의식즉, 노에시스 (noesis) 와지향하는 대상, 즉노에마 (noema) 의관계적구조를잘보여주는말이기도 하다. 하이데거는후설이이러한지향성개념을 이성의보편적 구조로인지 했다고보면서, 그의철학적제안은 정신에대한궁 극적설명이아니라정신, 의식, 생동하는경험의지속성, 이성과 같이전통적으로정의된실재들에대한무비판적적용을극복하 기위한시원적접근 이라고평가하고있다. 12) 그런데이지향성 개념이앞에서말한사유와인식의근원을이루는것은아니다. 지향성이사유와인식의출발점을이룰수는있겠지만, 문제시되 는것자체에로! (zu den Sachen Selbst!) 13) 라는현상학의구호 11) Prolegomena, p. 32/25. 12) Prolegomena, pp. 62-3/ ) 보통이말은 사태 ( 事態 ) 그자체로 내지는 사상 ( 事象 ) 그자체로 라고 번역되어왔다. 하지만사태든사상이든한자어를사용해서생기는오해를 낳기쉽다. 이때문에나는흔히현상학의핵심적구호라고일컬어지는 말인 zu den Sachen Selbst 를 문제시되는것자체 라는말로새롭

12 42 철학논집 16 집 를전적으로구성하기에는여전히부족하다. 그래서하이데거는지향성이현상학적반성의출발점임을인정하면서도후설현상학의이상을충족시켜줄수있는또다른개념으로이행해가는데, 여기서부각되는개념이바로 범주적직관 (Die Kategoriale Anschauung) 이다. 하이데거는우선직관을 나타나는그자체로주어지는사물을단순하게포착하는것 이라고정의한다. 14) 그렇다면이직관이란말을수식하는 범주적 이라는용어는어떤의미를지니는가? 여기서범주적이라는말은그리스철학에서말하는범주 (Kategories) 의의미를지닌다. 즉, 범주적이라는것은실재물의성격을알려주는서술양식일체를의미한다. 그러므로범주적직관이라는것은존재자의성격을매개없이완전하게포착하는직관으로불러도좋을것이다. 이제이개념이도출되는과정을탐색해보자. 하이데거는바로이범주적직관을명료하게드러내기위해후설의 논리연구 가운데제6연구를면밀히검토한다. 앞서도살펴보았듯이하이데거가보기에후설현상학의출발점은지향성이다. 그런데여기서말하는의식의지향은어떤대상에대한지향이므로이지향의내용을 충족 (Erfüllung, fulfilment) 시켜주는또다른작용이필요하게된다. 후설은제6연구에서이에대해설명한다. 게번역하고자한다. 문제시되는것자체 라는말은어떤일이나사건, 현상을그자체로문제시하여주시한다는넓은현상학적함의를우리말로 충분히표현할수있다는점에서충분히고려할만한번역이기때문이다. 14) Prolegomena, p. 64/47.

13 후설의 현전의형이상학 을바라보는세가지시선 43 판단에있어서의반성에서가아니고, 혹은판단의충족에있어서의반성에서도아닌, 오직사건의상태와존재라는개념의참된근원에놓여있는판단의충족자체안에서이다 ( 연결의의미에서 ). 대상들로서의작용안에서가아니라이러한작용의대상안에있는, 문제시되는개념을현실화시키는것을가능케하는이상적토대를우리는지니고있다. 15) 여기서, 문제시되는개념을현실화하는것, 또는판단의충족에대한이상적토대를우리가지니고있다는것은무엇을뜻하는가? 후설이이맥락에서말한판단이라는것은, 원래범주적판단, 즉, 술어를부여한다는의미에서의판단이다. 즉, 일차적으로범주라는것은아리스토텔레스의서술로서의범주나칸트의판단표로부터도출한범주와유사한것으로, 우리가판단을내리게만들어주는구성틀인것이다. 하이데거의말대로, 존재, 또한, 혹은, 이것, 하나, 몇몇, 때 라는범주표현은의식과같은것이아니고, 다만어떤작용들에대해상관하는것이다. 16) 그런데여기서제기되는문제가있다. 그것은우리가어떤대상에대해판단하고서술하기위해서는대상을완전한집합체로현전화시켜야한다는것이다. 대상을완전하게파악하지못했다면어떠한판단을내리는것자체가불가능하다는것이다. 그러므로범주에의한판단을내리기이전에완전한집합체의구성이어떻게 15) Edmund Husserl, Logische Untersuchungen, Hua XIX/2. ed. U. Panzer (The Hague: Martinus Nijhoff, 1984), Ⅵ, 44, pp Logical Investigations Vol 2, trans., Dermot Moran Michael Dummett (New York: Routledge), pp 이하 LU 2 로표기하고독어본과영역본쪽수를차례대로병기한다. 16) Prolegomena, p. 80/59.

14 44 철학논집 16 집 이루어질수있는가하는것이문제가된다. 이런점에서후설은기존의범주를통한판단에대해부정적이다. 즉, 집합체라는개념은이러한작용 ( 판단으로서의범주의작용-필자첨가 ) 에대한반성을통해서나오는것이아니다. 17) 그렇다면우리가집합체로서의대상을포착하기위해서는어떻게해야하는가? 후설은이과업을바로범주적직관으로의확장을통해서달성한다. 이범주적직관은하나의대상을단지서술하고판단하는형태로서가아니라하나의대상을완전한집합체로파악하는, 즉그대상의본질혹은이념자체를포착해내는것이다. 이런식의인식은 완전하면서도, 통합된사물에주목하는것으로, 따라서지각의작용또한언제나동질적통일성이며, 이는단순하면서도, 직접적인방식으로대상에 현전 을부여 하는인식이다. 18) 이러한후설의직관개념의막강한위력은그의 현상학적심리학강의 에서의다음의발언을통해우리에게더욱확실하게전달된다. 우선 < 세계로서좁게한계지어지고불명료한지평들을가진것으로 > 경험되는것을다음과같은방식으로드러내보이는일 (enthüllen) 이필요하겠다. 즉우리가가능적인경험을작동시켜서, 가능적인경험으로부터계속새롭게가능적인경험에로진행함으로서, < 비록개방적으로진행하기는하지만현실적으로해명된 > 세계에대한전체상, 총체적직관 (Gesamtanschauung von der Welt) 을형성하는식으로, 이를테면만일우리가, 현실적으로경험하면서든지혹은어떤경험속으로우리를대입하여생각하든지간에, 개방적 17) LU 2, Ⅵ, 44, p. 139/ ) LU 2, Ⅵ, 47, p. 148/284.

15 후설의 현전의형이상학 을바라보는세가지시선 45 이고비규정적인지평을조화롭게상호적합하게하는경험 가능성들로채운다면, 세계는 < 전체적으로 (alles in allem)> 어떻게보일것이며. 19) 이러한후설의범주적직관의발견을두고하이데거는세가지공로점이있다고이야기한다. 첫째로, 후설의범주적직관은이념적구성요소를그자체로보여주는작용이며, 둘째로이러한직관의가능성은이념적대상의구조를불러일으키는토대를제공하며, 셋째로범주적직관은대상의참된대상성자체를부여하는역할을한다는것이다. 20) 언뜻보기에하이데거는후설의범주적직관개념에대한찬사를보내고있는것같다. 하지만이러한세가지공로점에대해이야기하면서그는다음과같은뼈있는한마디를던지고있다. 대상성을돌파해가는현상학적탐구는고대존재론에의해추구된바있는탐구형식에도달한다. 21) 이말의뜻은무엇인가? 그것은다름아니라후설의철학이눈앞에생생하게있는것, 즉현전에집착하는고대존재론의틀을벗어나지못하고있다는말이아니고무엇이겠는가? 이러한하이데거의시각은그의 1923년여름학기프라이부르그대학강의록인 존재론. 현사실성의해석학Ontologie (Hermeneutik der Faktizität) 에서보다잘나타난다. 여기에적힌하이데거의말을직접들어보자. 현상학은탐구의한방식이다. 이방식은대상들을직관에서현전화 (vergegenwärtigen) 하며, 그것들이직관적으 19) Edmund Husserl, Phänomenologische Psychologie, Hua IX. ed. W. Biemel (Den Haag: Martinus Nijhoff, 1968), 10, p. 88. 현상학적심리학강의, 신오현역 ( 서울 : 민음사, 1992), pp [ 번역수정 ] 20) Prolegomena, p. 98/72. 21) Prolegomena, 같은쪽.

16 46 철학논집 16 집 로거기있는한에서만그것들을논하는것이다. 22) 물론여기서하이데거는현전을이야기할때 Anwesen( 현전 ) 이란말을사용하지않고, vergegenwärtigen( 현전화 ) 란말로현전을표현한다. 하지만그렇다고해서 현전의형이상학 이란비판적인의미에서의현전의함의가감소되는것은아니다. 현상학에대한이러한평가는두말할나위없이후설현상학이담고있는 직관적으로거기있음 이라는, 다시말해본논고의 2장에서설명한대로, 나의 눈앞에있음 (Vorhandensein) 이라는사물의현전화라는비판점을겨냥한것이다. 이와관련하여우리는하이데거가후설의 논리연구 에대해다음과같은평가를내리는대목을주시해야한다. 이연구 ( 논리연구를뜻함-필자첨가 ) 는완전히규정된하나의대상영역, 즉사물성 (Dinglichkeit) 에머물러있다. 23) 이와더불어그는후설이철학적이상으로삼은엄밀한학의이념이그리스적인것과일맥상통한다고선언한다. 후설에게학문의이상은수학과수학적자연과학에서먼저제시되었다.... 그이념은일반적인것과-동일한것으로보이는것-보편타당한것에대한인식을발견했다고믿는그리스사람들에게나타났다. 물론이것은하나의오류이다. 24) 본논고의 2장에서언급했던것처럼, 고대의형이상학은존재를실체로서현전화시켜그것을자명하게파악할수있는것으로간주했다. 그렇게해야만보편타당한원리나사물, 최고존재자를파악하는것이가능해지기때문이다. 22) Martin Heidegger, Ontologie (Hermeneutik der Faktizität), Gesamtausgabe Bd. 63 (Frankfurt am mein: Vittorio Klostermann, 1987), p. 72. 존재론. 현사실성의해석학, 이기상 김재철역 ( 서울 : 서광사, 2002) p 이하독어본과영역본쪽수를차례대로병기한다. 23) 같은책, pp. 60/ ) 같은책, p. 71/134.

17 후설의 현전의형이상학 을바라보는세가지시선 47 이처럼하이데거는후설이 논리연구 에서제시한범주적직관을통한대상에대한본질파악은존재자의대상화, 혹은현전화로여긴다. 아울러그는이러한대상의현전화에대한집착은고대형이상학의유물과같은것이라는평가를내리고있다. 그러므로후설이 논리연구 에서제시한범주적직관에대한사유는그가꾸준히비판한최고의존재자나제일원리를눈앞에있는것으로현전화하려는시도이다. 다시말해이러한시도는하이데거가비판적으로제기한 존재망각 으로향하는하나의길찾기에불과한것이되고단다는것이다 데리다의 논리연구 독해 하이데거가 논리연구 의여섯번째연구에근거해서후설의철학을평가하면서, 그의현전의형이상학이범주적직관에그뿌리를두고있음을밝혀냈다고한다면, 데리다는범주적직관에대해서는어떠한언급도없는 논리연구 의첫번째연구에천착하여후설을비판한다. 우선데리다는후설이 기호 (Zeichen) 를 표현 (Ausdruck) 과 표지 (Anzeichen) 로구분하고있음에주목한다. 여기서표현이란발화적의미를지니는기호를뜻하고, 표지로서의기호는표시하는기능말고는다른어떤것도표현하지않는기호를뜻한다. 이런구분속에서데리다는, 후설이 의미지음 이란말을쓸때주로사용하는독일어표현인 'bedeuten' 을 말하기를원함 (vouloir-dire) 이라는말로바꾸어쓸수있다는제안을한다. 이러한말의치환에대한근거를데리다는 순수현상학과현상

18 48 철학논집 16 집 학적철학의이념들 Ideen zu einer reinen Phäomenologie und phänomenologischen Philosophie 의다음구절에서찾고있다. 우리는시선을오로지 의미 (Bedeutung) 와 의미지어진것 (bedeuten) 에만국한시킨다. 이러한말들은근원적으로 표현 이라는언어의분야에만관계하고있다. 그러나이러한말들의의미를확장하고그리고이들이어떤의미에서노에시스 -노에마적인분야전체에, 그리고또한모든작용들-이들이표현적인작용과서엮어져있건아니건간에-에적용될수있도록정확하게변양시키는것은거의불가피하며동시에중요한인식적인진전이된다. 그리하여우리는모든지향적체험에있어서항상 의미 (Sinn)- 이말은일반적으로 ( 개념적인 ) 의미 (Bedeutun) 와등가적으로사용되고있다-에대해언급하였던것이다. 판명성을위해서우리는의미 (Bedeutung) 란말을옛개념을지시하기위해선택할것이다. 25) 여기서후설은의미를표현이라는언어의테두리속에있는것으로설정한다. 의미가만일언어적표현이라면그것은곧말해지는의미, 내바깥으로뻗어나가는의미라고봐도큰무리는없을것이다. 데리다는이런점에서 bedeuten을 말하기를원함 으로바꾸어부를수있다고본것이다. 25) Edmund Husserl, Ideen zu einer reinen Phäomenologie und phänomenologischen Philosophie. Ertestes Buch. Allgemeine Einführung in die reine Phäomenologie. Hua 3, Ⅰ-2. ed. K. Schuhmann (Den Hagg: Martinus Nijhohh, 1976), 124, p 순수현상학과현상학적철학의이념들, 최경호역 ( 서울 : 문예출판사, 1997), p [ 번역수정 ] 이하 IdeenⅠ 로표기하고독어본과한역본쪽수를차례대로병기한다.

19 후설의 현전의형이상학 을바라보는세가지시선 49 후설은또한이러한의미에대한규정을노에시스 -노에마라는의식과대상간의지시-관계성을규정하는영역전체에까지확장시킨다. 이를데리다는다음과같이설명한다. 의미 (Bedeutung) 는발화적표현의, 음성적담화의이념적의미내용에해당되고, 이에대해의미는비표현적층에이르기까지모든노에마권역을망라한다. 26) 여기서데리다가지적하고싶어하는것은후설이지닌발화적기호가발산하는의미의순수성에대한욕망이다. 다시말해 의미 (Bedeutung) 의표현적이고논리적인순수성이야말로후설이로고스의가능성으로서되찾고자하는것 이었다는게데리다의생각이다. 27) 그런데문제는의미를내포하는발화적기호가 표시적체계속에얽혀서붙잡혀있다 는것이고, 여기서 붙잡혀있다함은오염되어있다는말 에다름아니라는것이데리다의주장이다. 28) 말의의미가내입밖으로나오자마자곧장표시들의체계로인해오염된다고보는것은순수의미에대한후설의집착증을보여준다는것이다. 바로이점때문에후설은표현적의미를표시와분리시키려고시도한다. 이에대한후설의말을직접들어보자. 우선, 표현을논할때부득이한관행대로우리가생생한 대화속에서기능하는표현들에논의를한정시킨다면, 여기 서표지개념은표현개념에비해외연이더넓은개념으로 26) Jacque Derrida, La voix et le phénomène (Paris: PUF, 1967: 초판, 2007:3 판 ), p. 19. 목소리와현상, 김상록역 ( 서울 : 인간사랑, 2006), p. 32. 이하 VP 로표기하고불어본과한역본쪽수를차례대로병기한다. 27) VP, p. 21/34. 28) VP, 같은쪽.

20 50 철학논집 16 집 보일것이다. 그렇다고해서표지개념이내용과관련해서유 ( 類 ) 인것은결코아니다. 의미지음 (bedeuten)- 데리다식으로바꿔번역하자면말하기를원함 (vouloir-dire)[ 필자첨가 ]- 은표시 (Anzeige) 라는의미의기호존재의종이아니다. 그외연이더좁은까닭은의미지음 ( 말하고자함bedeuten- 필자첨가 ) 이언제나-의사소통적담화에있어서- 저표지존재와의관계속에얽혀있기때문이며, 반면에이표지존재가보다더넓은개념의토대가되는까닭은그것이그러한얽힘없이도등장할수있기때문이다. 29) 이처럼후설은오염되지않은, 즉표시라는기호를벗어난의미의영역을개척하고자한다. 그런데진정오염되지않은표현이란있을수있는것일까? 만일 유 / 종관계의단절을입증하기 를원한다면, 후설은 더이상표지와엮여지지않는현상학적상황을찾아낼수있어야한다 고데리다는지적한다. 30) 이것이과연어떻게가능한가? 이에데리다는후설이오염되지않은순수한표현의현상학적상황으로제시하는것이 혼잣말로하는담화, 영혼의고립된생 (va solitaire de l'âme) 이라는절대적으로낮은목소리 라고주장한다. 31) 후설의말을들어보면보다쉽게이해될수있다. 그러나표현이더이상표지로서기능하지않는영혼의고립된생속에서도표현은의미기능 (Bedeutungsfunktion) 을발휘한다. 32) 이 영혼의고립된생 이라는절대적으로낮은 29) Edmund Husserl, Logische Untersuchungen, Hua XIX/1. U. Panzer (The Hague: Martinus Nijhoff, 1984), Ⅰ, 1, pp Logical Investigations Vol 1, trans., Dermot Moran Michael Dummett (New York: Routledge), p 이하 LU 1 으로표기한후독어본과영역본의쪽수를차례대로병기한다. 30) VP, p. 22/36. 31) VP. 같은쪽 [ 번역수정 ]

21 후설의 현전의형이상학 을바라보는세가지시선 51 목소리 란바로독백을의미한다. 내안에혼잣말로머무르는담화는어떤기호체계도거치지않기때문에순수한의미의현전을가능케한다는것이다. 후설은왜이러한입장을취하게되는가? 데리다에의하면후설은무엇보다 기호일반의구조 에대한물음을독단적인태도로서둘러억누르는 입장을취하고있다. 33) 기호체계를벗어난독백에대해이야기하지만정작기호일반의구조에대한답변은회피하고있다는것이데리다의지적인것이다. 그렇다면그기호일반의구조는무엇인가? 하지만데리다역시후설이침묵하고있는기호일반의구조를보여줄수는없는노릇이다. 단, 데리다는다른전략을취하는데, 그것은후설이의미의영역으로포섭한담화의전체성이다름아닌 표지의씨실로짜여져있다 는것을보여주는것이다. 즉, 순수한의미의담화나표현은존재하지않고오직기표작용속에갇힌오염된표현만이존재할뿐임을나타내는식으로, 후설이제창하려고하는눈앞에있는것과같은생생한의미의현전의불가능성을밝혀내려고한다. 그렇다면이현전의불가능성을후설에게서어떻게찾을수있을까? 그것은바로후설자신의모순적발언에서찾을수있다고데리다는주장한다. 앞에서우리는후설이순수한표현으로서의영혼의고립된생이라는독백의이상을제시했던것을보았다. 그는이러한자신의이상을보다공교히하기위함인지다음과같은발언을서슴없이하고있다. 모든담화와담화의모든부분은, 그와본질적으로동 32) LU 1, Ⅰ, 1, p. 24/ ) VP, p. 23/37

22 52 철학논집 16 집 종적인모든기호와마찬가지로하나의표현임을확정해두자. 이때그담화가실제로발언되고있느냐아니냐, 그러니까그것이의사소통을하려는의도로누군가를향하는것인가아닌가하는것은상관할필요가없다. 34) 여기서후설은너무도자신만만하게담화의소통가능성의중요성을무시해버린다. 이는다시언급하겠지만, 독백의유의미성을드러내기위한시도라고도볼수있다. 이렇게까지순수한의미에집착한후설은결국가시성과공간성마저도배제하려든다. 우리가통상일종의표현으로받아들이는표정과몸짓과같은가시적이고공간적인행동조차후설은의미표현의영역바깥으로내쫓으려고한것이다. 데리다의말대로 가시성과공간성은글자그대로자기현전의죽음 이기때문이다. 35) 후설이현전으로서의의미를확보하기위해가시성과공간성을사장시키고자하는발언은다음과같다. 그러한정의는표정과다양한몸짓을배제한다. 그것들은우리가담화를할때본의아니게, 그리고여하간전달하려는의도없이수반되기도하고, 혹은그것들을통해담화가함께작용하지는않더라도어떤사람의심리상태가그의주위사람들이이해할수있게끔표현되기도한다. 이러한표출들은담화라는의미의표현들이아니다. 36) 그런데후설의이러한생각이얼마지나지않아암초에부딪힌 다. 후설이말한대로 표현은근원적으로의사소통적기능을충 34) LU 1, Ⅰ, 5, pp. 30-1/ ) VP, p. 37/56. 36) LU 1, Ⅰ, 5, p. 31/

23 후설의 현전의형이상학 을바라보는세가지시선 53 족시키기위해구축되었다. 37) 하지만문제는 표현이이근원적기능을충족시키는한, 표현은결코순수하게자기자신이되지못한다 는것인데, 그이유인즉슨, 의사소통이중단될때에만순수한표현성이나타날수 있기때문이다. 38) 후설이말한표현의근원적기능인의사소통이일어나는순간마다우리는몸짓과같은일종의기호를배제하지못한다. 후설도어느지점에서는이를인정해버리고만다. 정신적인교류를비로소가능하게하고연락하는담화를담화로만드는것은, 상호교류하는사람들의물리적체험들과이에상응하는심리적체험들사이에담화의물리적측면의매개를통한상관관계가성립된다는데있다. 39) 어느새갑자기물리적측면이라는말이등장했다. 이말은곧우리가의사소통이라는표현의작용을수행해갈때는물리적기호의개입이필연적으로일어나기마련이라는뜻이다. 이는후설이그토록배제하고싶어했던표시적기호가표현관계속에다시금얽히는하나의불순한사건의재등장이다. 바로이런점때문에후설은영혼의고립된생이라는독백의영역으로도망가려고했던것이다. 40) 37) LU 1, Ⅰ, 7, p. 33/ ) VP, p. 41/60. 39) LU 1, Ⅰ, 같은쪽. 40) 논의의흐름상데리다가후설의 독백을통한현전의확보 를논파한것까지는다루지않기로한다. 지금까지의논의만으로도데리다의후설의현전의형이상학비판의핵심은여실히드러났기때문이다. 목소리와현상 후반부논의를간략히요약하자면다음과같다. 후설은독백속에서내적으로표현되는낱말이나근원적인상은의사소통에물들지않은것이라고

24 54 철학논집 16 집 여기서우리가확인한대로후설은표현으로서의의미의생생한현전에그토록목을매달았다. 하지만그이상은기표작용이라는그물망에걸리자마자좌초되고만다. 이처럼데리다는후설이얼마만큼현전이라는개념에집착했는지를보여주면서현전이라는이상으로의도달불가능성을나타내보인다. 데리다가보기에후설이 논리연구 에서보여주는현전의형이상학은한마디로형이상학적이분법을향한충동이고보편적인어떤것에대한허구적갈망이었던것이다 마리옹의 논리연구 독해 장 - 뤽마리옹의 논리연구 독해는우선하이데거가제시한 범주적직관의확장과데리다가제시한몸짓과표현언어기호 등의기표작용에의한의미지향사이에서일어나는갈등속에서 주장하기위해그러한낱말이나근원적인상의떠올림이주체의자기 - 현전화작용에의한것이라고주장한다. 데리다는이러한현전화작용이재현의무한한반복에호소하고있다고주장한다. 그러면서데리다는후설이근원적인인상에대한무한한재현작용을시간론에서제시하는파지와예지에근거하고있음을밝힌다. 파지와예지는후설스스로가인정하듯이그자체로는현재와이질적인것이다. 지각된현재의현전이이러한파지및예지와복합되는순간생생하게현전하는듯보였던독백속의원인상은과거와현재의복합속에미끄러져서주관에서빠져나가고만다는것이데리다의후설의독백론에대한비판의핵심이다. 이러한후설의독백을통한현전의확보에대한데리다의비판을보다자세하게살펴보려면다음논문들을참조하라. Rudolf Bernet, Is the Present Ever Present? - Phenomenology and the Metaphysics of Presence, Research in Phenomenology, vol 12, 1982, pp Johanna M. Tito, In Praise of Presence, Philosophy Today, Summer 2001, pp

25 후설의 현전의형이상학 을바라보는세가지시선 55 시작한다. 3.1에서열거한텍스트적전거를보면분명후설은직관의확장을통해대상의대상성을파악하는데치중하는것처럼보인다. 하지만다른한편으로후설은기표작용에의한의미의확장에대해서도이야기한다. 그는 논리연구 의제6연구에서직관의확장과법칙에대해설명하다가 63에이르러다음과같은제안을한다. 우리는이제순전한기표작용의경우와순전한직관의경우를대립시킨다. 그러면서다음과같은말도하고있다. 그러나, 의미의영역은직관의영역보다더욱넓다. 41) 후설은왜이런식의뜬금없어보이는발언을서슴지않는가? 이것은바로언어의영역과관련한언급이라할수있다. 언어의말들이일종의기표적지향에모호하지않게속한다는것, 이것은즉, 충족, 직관에대해 대응시킴 의부재속에서도살아남을수있는것이다. 42) 즉, 언어라는영역에서는직관에상응하지않는기표로남아있는말들이있을수있다는것이다. 다시말해 의미의측면에서는, 수없이많은복잡한의미들의집합은 실재성 이나 가능성 을결여한것을불러일으킨다 고생각할수있다는것이다. 43) 이점에서후설은직관의확장에포섭되지않는여지가있음을인정했다고볼수있다. 바로이런측면에서마리옹은 직관을넘어서존재하는기표작용의과잉이존재 한다고주장하면서, 이를해결하는돌파구를찾는것이자신의과업가운데하나라고여기고있다. 44) 그러면 41) LU 2, Ⅵ, 63, p. 192/ ) LU 2, Ⅵ, 63, p. 191/ ) LU 2, Ⅵ, 63, p. 192/ ) Jean-Luc Marion, Réduction et donation (Paris: PUF, 1989, 2004), p. 50. Reduction and Giveness, trans., Thomas A. Carlson (Illinois:

26 56 철학논집 16 집 서마리옹은이문제를해결하기위해다음과같이묻고있다. 우리는어떻게해야직관의확장과기표작용의확장간의모순을피할수있는가? 45) 마리옹은그해법의단초를후설의 유럽학문의위기와초월적현상학Die Krisis der europäische Wissenschaften und die transzendentale Phänomenologie 의다음구절에서나타나는, 즉후설이논리연구에대한평가를내리면서제기하는 ' 줌 '(gegebenheit, donation, givenness) 에대한문제제기에서찾고있다. 논리연구 의새로운점은이저술의가장내적인의미에 반해일면적으로영향을미쳤던단순히존재론적연구들에 있는것이아니라, 최초에는진정한내적경험속에서주어 진것과마찬가지로모든의식체험의본질적계기들로서 생각된것으로서의생각된것 (cogitatum qua cogitatum) 자체의권리를얻게되고, 그래서즉시지향적분석의방법 전체를지배하는주관적으로방향지어진연구들 ( 특히 1901 년출간한제 2 권의제 5 연구와제 6 연구 ) 에있다. 그러므로거기에는우선학문적명증성의우선권으로부터 해방되고일반적인원본적자기부여에의의미로확장된, ( 이러한경직된논리적우상의 ) 자명성이처음으로문제제 기된다. 46) Northwestern University Press, 1998), p. 30. 이하 RD 로표기하고불어본과영역본의쪽수를차례대로병기한다. 45) RD, 같은쪽. 46) Edmund Husserl, Die Krisis der europäische Wissenschaften und die transzendentale Phänomenologie, Hua Ⅵ. ed. W. Biemel (Den Hagg: Martinus Nijhoff, 1976), 68, p 유럽학문의위기와선험적현상학, 이종훈역 ( 서울 : 한길사, 1997), pp [ 번역수정 ] 이하 Krisis 로표기하고독어본과한역본쪽수를차례대로병기한다. 한글번역본은 transzendentale 를선험적으로번역했으나나는초월적으로번역한

27 후설의 현전의형이상학 을바라보는세가지시선 57 마리옹은여기서후설이제기하는명증성개념에주목하고있다. 이명증성은 줌 에대한것으로, 후설은바로이지점에서줌의문제를제기하고있음을밝히고있다는것이다. 아직껏 ( 즉 논리연구 에서 초월적현상학 이최초로등장하기이전에 ) 세계 ( 우리가지금까지논의하였던바로그세계 ) 와이세계에대하여주관적으로주어지는방식들간의상관관계라는것은철학적경이를불러오지못했다 는후설의말처럼, 그의현상학은이제껏제기하지않은줌의명증성여부를검토하는획기적인것이었다. 47) 마리옹은이에착안하여 현상학적돌파는직관의확장에서가아니라, 또는기표작용의자율성에서가아니라오직현상의줌의무조건적우선성에서나타난다 고주장하기에이른다. 48) 어떻게해서이러한주장이가능한가? 바로직관이라는작용이이루어지기전에그직관이이루어지기위한대상의 주어짐 이있어야하기때문에그렇다. 근원적으로주어져있는것이없다면, 직관도기표작용의의미도가능하지가않다. 즉, 줌에선행하는것은아무것도없다. 49) 마리옹의이러한주장은후설의다음과같은철저한문제제기를통해서도확증된다. 즉이주제제기란세계가주어지는방식들, 구체적이든추상적이든간에그세계의 다. 왜냐하면선험적이란말은경험에앞서거나경험에독립적이라는뜻만을함축하는용어이기때문이다. 후설의 transzendentale 는자연적태도에대한현상학적이고근본적인새로운태도로의전환과존재하는것들의가능근거를묻는태도로의전환을일컫는말이므로초월적이란번역이보다적절해보인다. 47) Krisis, 48, p. 168/ ) RD, p. 53/32. 49) RD, p. 55/34.

28 58 철학논집 16 집 지향성의방식을일관되게철저히묻는것이다. 50) 그런데여기에도문제가있다. 그것은후설에게서보다철저한물음이보이지않는다는것이다. 무엇이주는가? 준다는것자체는무엇인가? 라는물음에대해후설은침묵하고만다. 51) 오히려마리옹이보기에는후설이현전의감옥속에다 주어짐 이지닌풍성함을가두어버리고말았던것이다. 52) 그예로써후설은, 줌의방식에대해진지하게고민했다고는하지만그의현상학적초월철학의이념을따르는현상학적, 형상적환원으로줌을의식에환원된무엇으로만들어버린다. 왜그런가? 하이데거가해석한것처럼, 우리에게주어진것을우리의범주적직관을통해대상이지닌대상성으로서의의미를부여받게된다. 그리고이직관은초월적주관이지닌순수의식의매개를거친다. 의식에입각해서주어지는한에있어서, 모든초월적인것은현상학적인탐구의대상이되는데, 그것에대한의식의측면들을따라, 예컨대그것이바로그것으로서주어지는곳인여러다른의식방식들에의거해서그럴뿐만아니라, 비록이와본질적으로얽혀있긴하지만, 주어진것으로서그리고주어짐의성격속에서받아들여진것으로서현상학적인탐구의대상이된다. 53) 후설에게현상학적탐구의대상이되는것은그자체로순수하 게단적으로주어진것이아니다. 그보다는의식에입각해서주 어진것이바로현상학적탐구의대상이되는것이다. 이러한의 50) Krisis, 46, p. 164/277. 굵은글씨는필자의첨가. 51) RD, pp. 62-3/ ) RD. 같은쪽참조. 53) IdeenⅠ, 76, p. 142/280. [ 번역수정 ]

29 후설의 현전의형이상학 을바라보는세가지시선 59 식에입각한주어진것을탐구하기위해후설은직관을가능케하는현상학적잔여로서의순수의식을규명하는초월철학을정립하기에이른다. 현상학은직관의원천으로되돌아감을통해비로소초월적으로순수화된의식안에다가 54) 주어지는현상을환원시켜버리고있는것이다. 마리옹의말대로우리는후설의현상이 환원을통해서얻어진것일뿐만아니라현상의존재방식은확실히현상에부과하는의식의우위성에로의환원을따라환원된현상이다 고말할수있다. 55) 이로인해줌이라는것은의식의작용으로인해그고유한우위성이은폐되는것처럼보인다. 56) 바로이런점에서마리옹은후설이줌을의식을매개로하는현전의형이상학의지평속에은폐시켰다고보는것이다. 4. 결론 : 세가지시선을응시하며 하이데거와데리다, 마리옹은각각독특한철학적입장을가지 54) IdeenⅠ, 147, p. 360/510. [ 번역수정 ] 55) RD, p. 87/54. 56) 마리옹은기본적으로후설이 줌 을사유했다는점을높이평가하고있다. 하지만후설은줌을철저하게환원과대응시킨다. 즉, 줌이있는곳에환원 ( 의식으로의환원이든, 형상적환원이든지간에 ) 이있다는것이다. 이런점에서마리옹은후설이순수의식이나범주적직관을통해줌을완전히용해시켰다고보지는않는다. 다만후설에게는줌에대한 철저한 (radical) 사유가부족했을뿐이다. 이러한후설에대한양가적평가에대해서는그의다음저술에더욱상세히기술되어있다. Jean-Luc Marion, Étant donné (Paris: PUF, 1997, 2005). 특별히이책의 1 부를참조할것.

30 60 철학논집 16 집 고후설에대한해석을시도했다. 하이데거는후설이대상의대상성의현전화를이룩하기위해범주적직관을제시했다고본다. 이에비해데리다는후설이기표작용의얽힘을외면한채순수한목소리를현전화시키기위한욕망에사로잡혔다고주장한다. 마리옹은후설이하이데거와데리다의현전의형이상학비판에속박되지않을수있는길로 줌 (donation) 의명증성을제시했다고보고있다. 하지만그러한줌이과연무엇인지, 어디에서온것인지를철저하게묻지않은채후설은 주어진것 을현전의감옥속에가두고말았다고그는보고있다. 이렇게각기다른방식으로후설의철학을바라보는세가지시선을어떻게평가해야할까? 하이데거의후설에대한해석은우리를서양의형이상학이범한존재망각을이해하는통로역할을한다. 존재망각은고대와중세의사유만이아니라 20세기이후의현상학과괕은새로운사유의틀속에서도얼마든지나타날수있다는것이다. 데리다를통해우리는형이상학적이분법이지닌위계적사유의가능성을후설에게서보게된다. 생생한것과희미한것간의대립, 우선적인것과부차적인것의대립속에서우리는서구형이상학이안고있는위계질서적이분법에기초한사유의억압성을눈여겨볼수있다. 마리옹에게서우리는주어진것의재발견을목도하게된다. 주어진것이어떻게은폐될수있는지에대해서그는후설이라는대철학자의사유를예시화시켜서보여주었던것이다. 나는이가운데특별히마리옹의해석에주목한다. 마리옹의해석대로후설은직관과기표작용의의미지향에선행하는줌의현상을분명히제시하고있다. 물론이러한줌의현상이발전되지않은형태로남아있기는하지만, 줌을수수께끼의형태로남겨두었다는사실만으로도획기적인발견이라할수

31 후설의 현전의형이상학 을바라보는세가지시선 61 있다. 이는 존재, 신체, 타자 의현상학으로진행해나가던현상학에새로운돌파구역할을해준다고도볼수있는사건이아닐까? 바로이점이지속적으로이어지는마리옹의줌의현상학에주목해야하는이유이기도하다. 하지만우리가마리옹이제시한대로후설의현상학에서제기되는줌의현상학을제기한그철학적실마리에기뻐한다는사실자체가마리옹의후설독해를전적으로옹호한다는것을의미하는것은아닐것이다. 그의해석이참신하기는하나일면왜곡된측면도있는것이사실이다. 우선마리옹은데리다가후설의 줌 의의현전을생각하지않은채 현전에대한철저히좁은이해에귀속 되었다고비판하는데, 57) 이는좀싱거운지적이다. 물론데리다가마리옹자신처럼후설이제기한줌의근원성을주시하지못한것은사실이지만, 애시당초데리다는거기에관심이없었다. 데리다는후설철학에잠재되어있는현전에대한욕망이어떻게기표작용속에서용해되는가를보여줌으로서후설현상학이어떻게고대철학의현전의형이상학과결부될수있는지를드러내고자했다. 이는철학사가운데깊이감추어져있는형이상학적이분법에대한비판적통찰을후설철학을거울삼아반성해보자는의미가담겨있다. 이러한데리다의의도를무시한채줌의현전을보지못했다고비판하는것은데리다를자신의철학적장속에무리하게끌어오는것에다름아니라할수있다. 이말은바꾸어말하면, 비록데리다가지나치게 논리연구 의제1연구에만집중하긴했지만, 그자체로서 근원적목소리 / 기호 라는위계적구도를드러내주었다는점에서자신의역할에충실했다고평가할수있다는뜻이다. 57) RD, p. 56/35.

32 62 철학논집 16 집 두번째로마리옹은하이데거조차도지나치게자기편으로끌어오려고한다. 위에서언급하지는않았지만마리옹은자신의생각을보다확실하게관철시키기위해서하이데거의후설해석을끌어오고있다. 하이데거가후설의줌의사유를간과하지않았다는사실을보임으로서자신의해석의타당성을높이려고하는것이다. 하이데거가범주적직관보다줌에게부여한특권은데리다의반대로부터 논리연구 를무엇보다자유롭게해석하는것을허용케한다. 58) 하이데거가그자체로주어지는존재의드러남이라는것, 즉주어지는현상의드러남에대한탁월한통찰을제시하는것을보면이러한마리옹의하이데거평가는일견타당해보인다. 사물의현전은실재물의스스로내어줌 ( 자기소여, Selbstgegebenheit) 의최상의방식이다 59) 는하이데거의언급에서보듯이사물이우리에게그자체로주어진다는것의특권에대해그는확실히통찰하고있었다. 이러한그의주장은일견마리옹의사유를더욱정당화시켜주는것처럼보이기도한다. 그러나적어도후설에대한해석에있어서하이데거는, 후설을 줌 이아닌현전에집착한철학자로보고있음에분명하다. 이는앞서하이데거의존재론강의록의언급들을통해서도확인된바이다. 마리옹은하이데거가범주적직관에특권적지위를부여했다고보지만, 적어도후설해석에있어서는 3.1에서제시된하이데거의견해처럼후설의철학을범주적직관이란돌파작업을통해확보한현전의형이상학으로읽어내는것이후설의진의를파악하는데보다가깝다는것이나의주장이다. 이런점에서본다면오히려후설의의도를보다치밀하게읽어낸것은하이데거가아닌가생각된다. 58) RD, p. 61/38. 59) Prolegomena, p. 54/41.

33 후설의 현전의형이상학 을바라보는세가지시선 63 이는특별히후설이일관되게본질직관에서그의철학적무게중심을다른것으로옮기지않았다는점에서더욱그러하다. 이러한후설의본질직관을통한대상의대상성포착에대한집착은그가주체성과의식에기반을둔초월철학으로전회한시기에이르러서도크게달라지지않는다는사실을우리는기억해야한다. 60) 바로이런점에서하이데거는후설의현전에대한집착을제대로파악해냈다고봐도좋을것이다. 이러한마리옹의해석이안고있는여러난점에도불구하고줌이라는현상에대한그의통찰에귀를기울여야한다는점을나는다시한번강조하고싶다. 앞서말했듯이그가줌이라는현상학의새로운돌파구를후설을통해열어주었다는사실하나만으로우리에게는중요한철학적과제가생긴셈이다. 아울러현상학의주요한과제가의미에대한물음이라고할수있다면, 우리가늘세계내에서부딪히는줌의사건이마리옹의후설해석을통해전면에부각되었다고해도과언은아닐것이다. 그렇다면이제우리는무엇을물어야할까? 나는다음과같은몇가지물음을던지고싶다. 이러한줌의근원은어디에있는가?, 주는자가있다면그것은누구이겠는가?, 주어짐의효과는무엇인가?, 줌의현상의실질적예시가있다면어떤것일까?, 마지막으로본논고의중심주제가된현전의형이상학이라는틀을줌의현상학은회피할수있을까? 줌에게우위성을부여한다는것은또다른현전의형이상학의탄생을의미하는것은아닐까? 이러한난해한질문에대한답변은차후의연구를통해발견해나갈것을약속하며본논고를마무리하고자한다. 60) 특별히 Ideen Ⅰ, 4, 10, 13 을참조하라.

34 64 철학논집 16 집 참고문헌 후설의저작 Husserl, Edmund., Die Krisis der europäische Wissenschaften und die transzendentale Phänomenologie, Hua Ⅵ. ed. W. Biemel (Den hagg: Martinus Nijhoff, 1976). 유럽학문의위기와선험적현상학, 이종훈역 ( 서울 : 한길사, 1997), Ideen zu einer reinen Phäomenologie und phänomenologischen Philosophie. Ertestes Buch. Allgemeine Einführung in die reine Phäomenologie. Hua Ⅲ, Ⅰ-2. ed. K. Schuhmann (Den Hagg: Martinus Nijhohh, 1976). 순수현상학과현상학적철학의이념들, 최경호역 ( 서울 : 문예출판사, 1997), Logische Untersuchungen, Hua XIX/1. U. Panzer (The Hague: Martinus Nijhoff, 1984). Logical Investigations Vol 1, trans., Dermot Moran Michael Dummett (New York: Routledge), Logische Untersuchungen, Hua XIX/2. ed. U. Panzer (The Hague: Martinus Nijhoff, 1984). Logical Investigations Vol 2, trans., Dermot Moran Michael Dummett (New York: Routledge), Phänomenologische Psychologie, Hua IX. ed. W. Biemel (Den Haag: Martinus Nijhoff, 1968). 현상학적심리학강의, 신오현역 ( 서울 : 민음사, 1992) 하이데거, 데리다, 마리옹의저작 Derrida, Jacque., La voix et le phénomène (Paris: PUF, 1967, 2007), 목소리와현상, 김상록역 ( 서울 : 인간사랑, 2006).,

35 후설의 현전의형이상학 을바라보는세가지시선 65 Positions (Paris: Les éditions de Minuit, 1972). 입장들, 박성창편역 ( 서울 : 솔출판사, 1992). Heidegger, Martin., Die Grundprobleme der Phänomenologie, Gesamtausgabe Bd. 24 (Frankfurt am mein: Vittorio Klostermann, 1975). 현상학의근본문제들, 이기상역 ( 서울 : 문예출판사, 1994)., Ontologie (Hermeneutik der Faktizität), Gesamtausgabe Bd. 63 (Frankfurt am mein: Vittorio Klostermann, 1987). 존재론. 현사실성의해석학, 이기상 김재철역 ( 서울 : 서광사, 2002), Prolegomena zur Geschichte des Zeitbegriffs, Gesamtausgabe Bd. 20 (Frankfurt am mein: Vittorio Klostermann, 1979). History of the Concept of Time, trans., Theodore Kisiel (Indiana: Indiana Univesity Press, 1992)., Sein und Zeit, Gesamtausgabe Bd. 2. (Frankfurt am mein: Vittorio Klostermann, 1977). 존재와시간, 이기상역 ( 서울 : 까치출판사, 1998). Marion, Jean-Luc., Réduction et donation (Paris: PUF, 1989, 2004). Reduction and Giveness, trans., Thomas A. Carlson (Illinois: Northwestern University Press, 1998)., étant donné (Paris: PUF, 1997, 2005). 그외참고문헌 Bernet, Rudolph., Is the Present Ever Present? - Phenomenology and the Metaphysics of Presence, Research in Phenomenology, vol 12, (1982): pp Inwood, Michael J., A Heidegger dictionary (Oxford: Blackwell, 1999) Niall, Lucy., A Derrida Dictionary (Oxford: Blackwell, 2004)

36 66 철학논집 16 집 Sallis, John., Heidegger/Derrida-Presence, The Journal of Philosophy 81, no. 10, (1984): pp Tito, Johanna M., In Praise of Presence, Philosophy Today (Summer 2001): pp 이논문은 2008 년 3 월 21 일접수되고 2008 년 3 월 30 일심사완료되어 2008 년 4 월 7 일게재가확정되었습니다.

37 후설의 현전의형이상학 을바라보는세가지시선 67 Abstract Three Perspectives on Metaphysics of Presence by Husserl - Heidegger, Derrida and Marion - Kim, Dong-Kyu (Researcher at the Sogang Univ.) Husserl is extremely important in 20th philosophy. In particular, phenomenological thinking he inflicts a very direct influence on 20th european continental philosophers while on one hand receiving criticisms. One of the core criticisms on Husserl is about his 'Metaphysics of Presence.' Husserl himself never defined his own philosophy as 'Metaphysics of Presence.' However, later philosophers argue that Husserl concealed other philosophical values by showing an excessive attachment to presence. Accordingly,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amine what 'Metaphysics of Presence' is and to investigate the basis on which philosophy of Husserl is called as metaphysics of presence. Such work is performed by going through works of the following three philosophers: Martin Heidegger, Jacques Derrida and Jean-Luc Marion. Heidegger criticizes Husserl's 'Metaphysics of Presence' as an aspect of forgetfulness of being. Derrida suggests impossibility of 'Metaphysics of Presence' by demonstrating that the ideology of presence to which Husserl clung on cannot actually be reached. Though Jean-Luc Marion criticizes that while Husserl attempted to show the possibility of

38 68 철학논집 16 집 formation of presence through dominance of intuition, such work was not phenomenologically complete. Givenness(gegebenheit, donation) has dominance over intuition in making possible the presence of an object. Marion tried to open up the possibility of a new ground for phenomenology by suggesting dominance of Givenness. Through criticisms of these three people, differences in philosophical standpoints between them can be seen. In addition, their perspectives can become a stepping stone for a new horizon of thoughts we can take on. Key words: Metaphysics of Presence, Logical Investigation, Husserl, Heidegger, Derrida, Jean-Luc Mar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