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돌아보는삶, 계획하는삶 1 고등어와크레파스 - 1 문제 1-4 다음을읽고물음에답하시오. ( 가 ) 나는태어나자마자큰집에서양자로자랐다. 6 25 전쟁통에큰아버지께서딸둘만남기고돌아가셨으므로작은집장남인내가양자로간것이다. 그사실은할머니의엄한함구령으로내가다클때까지아무도내게이야기해주지않았고나도전혀몰랐다. 젖을떼자마자아버지는나를큰어머니께넘겨주며 이놈은이제죽이든살리든형수님자식입니다. 하고는평생동안두번다시말씀하지않으셨다고한다. 만주사변으로할아버지를잃은할머니께서스물일곱의나이로어린아들셋을데리고고향울진으로돌아온것은 1931년이었다. 아버지는그때에두돌이채안된젖먹이였다. 할머니는오로지길쌈으로어린아들셋을키우셨다. 그러다가전쟁통에맏이와둘째를잃고막내인아버지만할머니곁에남게되었다. ( 나 ) 아버지는홍해에서농사를지었다. 그때홍해삼바리하천앞에는몇킬로미터가훨씬넘는자갈땅이있었다. 아버지는할머니와큰어머니를설득하여얼마안되는큰집논절반을팔아그땅을사들여개간을시작했다. 그러나개간을했다고해도자갈땅이긴마찬가지여서호미로땅을파서모를심어야할지경이었다. 봄철에아지랑이로더욱끝간데없이넓어보이는자갈땅이모두내땅이라는넉넉한마음과가을의풍성한수확에대한기대감이있다고는하더라도, 온가족이손톱이다빠질정도로겪은고통은참으로견디기힘든것이었다. 아득한내기억의끝을거슬러올라가면거기에도그자갈땅이있다. 봄철언덕에서달래와냉이를캐다가뱀을보고놀라달아나던어머니의우스꽝스러운모습이있고, 대문앞넓은미나리꽝도생각난다. ( 다 ) 몹시도춥던그해겨울어느날, 나는코흘리개동무들을불러놓고양지바른담벽에서짚단으로불을피워장난을하고있었다. 그러다가낟가리에불이옮겨붙는바람에놀라달아났다. 집한채와낟가리가불에탔는데그모든죄는성냥을들고나간나에게있었다. 그일로아버지는농사를포기하셔야했다. 당신은우리집과낟가리를불난집에넘겨주고경주로이사를했다. 내나이여섯살되던해였다. 화재는아버지가큰집과분가를하는계기가되었고, 그때부터나는아버지와떨어져살게되었다. 그러나내게는여전히아버지, 어머니가작은아버지와작은어머니였을뿐이어서어린마음에그것이그다지크게서운하지는않았다. 그러나한번도아버지소리를들어보지는못했지만그래도한울타리에살던자식을영영보낸다는사실에당신이얼마나가슴아파했을까는내가자식을두고나서야알수있었다. ( 라 ) 그뒤로아버지에대한나의기억은조각난것들이다. 초등학교에입학할적에 - 1 -
아버지손을잡고처음으로사진을찍었던일과나무하는데따라갔던일, 여름철에옛날방법으로마당에서아이스크림을만드시던모습과강에서나를목말태우고조개를채집하시던일. 아버지는어쩌다해질녘에약주한잔에얼큰해진모습으로찾아와서는할머니를모시지못하고사는걸죄스러워하셨다. ᄀ그러나아무리당신이모시려고해도할머니께서는완강하게맏손자가있는장손집에기거할것을주장하셨다. 할머니의고집한편에는어린나에대한걱정이있었을터이고, 아버지가그토록자주들르신것도실상은내가보고싶어서그러셨을것임이이제야헤아려진다. 그뿐만이아니라한번도나를안아보지않은어머니와, 어쩌다내게오는아버지의손길을꺼려하시던할머니와큰어머니의아픈가슴도그때의나에게는도저히짐작할수없는일이었다. 1. 할머니가남편과두명의아들을잃게된원인이된시대상황두가지를 위글에서찾아쓰시오. 2. 이글을통해알수있는당시의사회 문화적배경으로알맞은것은? 1 태어나자마자큰집에서자라게되는전통이있었다. 2 부모는반드시장손의집에서살아야만했다. 3 큰집의대를잇기위해작은집에서양자를들였다. 4 아들을잃으면대신손자를양자로들였다. 5 맏손자의훈육은작은아버지가주로맡았다. 3. 어른이된후 나 가되짚어보는가족들의마음으로옳지못한것은? 1 화재로인해분가하게되면서아들과떨어져야하는아버지의아픈마음 2 분가후 나 를보기위해자주방문하셨던아버지의아픈마음 3 한번도 나 를안아보지않은어머니의아픈마음 4 나 를양자로들인할머니에대한큰어머니의원망의마음 5 어린 나 를걱정하며장손집에기거할것을고집하던할머니의손자사랑 4. ᄀ의이유로가장알맞은것은? 1 아버지와의사이가좋지않았기때문에 2 건강이좋지못한 나 가염려되었기때문에 3 홀로자라는 나 가외로울까걱정되었기때문에 4 나 가양자라는사실을알려주고싶었기때문에 5 큰집에서양자로지내는 나 에대한보살핌이부족할까염려되었기때문에 - 2 -
5-7 다음을읽고물음에답하시오. ( 가 ) 한번은식구들이저녁상을놓고둘러앉았는데아버지가들어오셨다. 일어나서같이드시기를권하는두누님처럼나도아버지를반겨맞았으면얼마나기뻐하셨을까마는, 모처럼상에오른고등어에정신이팔려나는고개도들지않고밥먹는데만열중하였다. 크게화가난아버지께서는처음으로회초리를들었고, 나는난생처음으로당하는호된매에까무러칠지경이었다. 작은아버지집에가! 아버지도아니면서왜때려? 할머니께서바락바락악을쓰는나를감싸안아서당신의매질은겨우끝났다. 저녁시간에나타나서밥을양껏못먹게한아버지를원망하는철없는아들을뒤로하고밥한술뜨지않고어두운밤길을걸어가신당신의심정을어찌다헤아릴수있을까? ( 나 ) 그러나아버지는큰어머니가하시는잡화점이그럭저럭장사가되는덕분에큰집에준자식이세끼밥이나마배불리먹는것을작은위안으로삼으며가셨을지도모를일이다. 그즈음아버지는경주역의기차수리공장에취직을하셨다. 모처럼으스대는걸음걸이로들어오셔서첫월급봉투에서할머니께용돈을내드리며어린애처럼좋아하시던것이이제는가장그리운모습으로남아있다. 유월도중순으로치달아매미소리가들렸음직한어느날도기억된다. 나는초등학교 2학년이었다. 그날하루종일나는학교수업은건성이었을뿐이고, 수업을끝내는종이울리기만안달을하며기다렸다. 이틀전에모처럼들른아버지에게크레파스를사야한다고졸랐더니선뜻돈을주셨기때문이다. 내가직접물건을골라서살수있는최초의기회가생긴셈이었다. ( 다 ) 주머니에돈을넣고나서니길거리에는정말재미있어보이는만화가있었고, 서부영화포스터가있었으며, 언제나처럼군것질거리가풍족했다. 나는그유혹을도저히뿌리칠수없었다. 영화는정말재미있었고, 만화책을보며주머니에가득한과자를몰래하나씩꺼내서오도독씹어먹는맛은처음으로느껴보는즐거움이었다. 해가뉘엿뉘엿진다음에두근거리는가습으로돌아와이불속에누워서이미저지른일에대해걱정하고있는사이꾀가한가지생각났다. 아버지가다시오셔서크레파스를확인하기전에큰어머니에게돈을타서사고, 가능하면아버지와큰어머니에게따로따로보여드리자는것이었다. 그러나막상아침이되니까선뜻용기가나지않아그냥학교에갔다. 큰어머니는아침에돈얘기하는걸싫어하셨다. ( 라 ) 아버지가이틀연속큰집에오시는일은드문일이었다. 잔뜩주눅들어밥숟가락을드는내게기다렸다는듯이아버지는크레파스를구경하고싶다고하셨다. 엉겁결에나는돈을준다고하시고는그냥가셨다고둘러댔다. 맙소사! 정말이지그것은기적이었다. 당신께서고개를갸우뚱하시더니다시돈을주신것이다. 그이튿날새로받은돈을들고바로달려나가크레파스를샀다. 그러나주머니에는이틀전에쓰고남긴돈이들어있었다. 교실에앉아서도손에만져지는동전의감촉에정신을팔고있는데느닷없이작은누나가새파랗게질린얼굴로우리교실에뛰어들어왔다. - 3 -
5. 아버지가회초리를들었을때 나 의반응은? 1 자신의행동에대해후회했다. 2 아버지를원망했다. 3 말리지않는할머니가야속했다. 4 앞으로는그러지않겠다고맹세했다. 5 아버지의마음을이해하려고노력했다. 6. 크레파스사건 과관련해어른이된 나 가추측한것으로옳은것은? 1 아버지께서돈을준사실을깜빡했을것이다. 2 아버지께서일단돈을주고나중에혼을내려고하셨을것이다. 3 아버지께서거짓말인것을아셨지만상처받지않도록눈감아주신것이다. 4 아버지께서 나 의말이거짓말이아니라고굳게믿고계셨을것이다. 5 아버지께서 나 에대한실망으로말문이막히셨을것이다. 7. 나 를향한아버지의사랑이담긴소재를위글에서찾아쓰시오. - 4 -
< 정답 > 1. 만주사변, 6 25 전쟁 2. 3 번 큰아버지가돌아가셨기때문에작은집의아들이 나 가양자로들어가게된것이다. 양 자를들이더라도큰집의대를이으려했다는사실을알수있다. 3. 4 번 나 를양자로들인것에대해원망하는큰어머니의모습은어디에서도발견할수없 다. 4. 5 번 할머니는큰집에서양자로지내는손자가걱정되어큰집에살기를고집하셨다. 5. 2 번 아버지가회초리를들었을때아버지도아니면서왜때리느냐는말을하며아버지를 원망하는모습을보인다. 6. 3 번 아버지는정말로크레파스값을주신사실을잊으신것이아니라 나 가상처받지않 도록모른척해주신것이다. 7. 크레파스 - 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