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정책포럼제178호 (2007-06) (2007. 3. 30) 내용문의 : 윤희숙 (958-4689) 구독문의 : 발간자료담당자 (958-4318) 본정책포럼의내용은 KDI 홈페이지를통해서도보실수있습니다. http://www.kdi.re.kr 보장성확대정책으로살펴본건강보험관련의사결정과정의문제점 윤희숙 (KDI 연구위원 ) 요 약 2008년까지 3조 5천억원을투입할것이라고발표된건강보험보장성강화방안에대해투입재원의규모와정책내용에관한심각한문제점들이지적되고있음. 보장성강화를위한지출은매년소요되므로, 계획대로진행될경우 2008년까지투입될재원은발표된내용과달리 10조 1천억원이며, 2009년부터는매년 3조 5천억원이투입될것임. 이는 10년기간만고려해도 35조원에달하는데, 2007년보건복지부전체예산이 12조원임을고려하면천문학적수치라할수있음. 이렇게큰규모의재원이투입되는이유는대상자를지나치게넓게설정했기때문인데, 이는고액중증질환자를보호한다는정책취지와부합한다고보기어려움. 핵심적인문제점들이정책시행이후에야지적되고있는것은정책결정과정내에충분한연구와의견수렴을강제할수있는장치가없었기때문인데, 보험재정에미칠장기적영향을고려할때제도적정비가시급 한국개발연구원 1
의사결정과정내에광범위한전문가계층의의견수렴절차를명시하고, 초안의공시와이의제기기간의명시를의무화할필요가있음. 기초연구를수행한주체가누구이며, 이를기반으로어떠한기준에의해결정했는지를명시해야하며, 기초연구와재정추계는전문성을바탕으로의뢰하되, 결과는제3자에게검증받을필요 급여결정의전문성과투명성, 책임성을위해각국에서운용하고있는제도를참고하여, 제도를마련하고원칙을수립하려는노력이시작되어야할시점임. 1. 서론 건강보험의보장성강화는최근몇년간의료부문에서가장빈번히회자되고있는주제이며, 현재순차적인재원투입계획안과함께추진중이다. 건강보험이존재하는이유가질병으로인한경제적충격으로부터개인을보호하기위해서이며, 아직도질병으로인해경제적파탄에이르는경우가심심찮게발견되고있다는것을고려하면, 건강보험의충격완화기능을강화하려는계획은폭넓은지지를받을근거가충분하다. 그런데건강보험이이러한계획을안정적으로수행하기위해서는재정의장기적인지속가능성이보장되어야한다. 고급첨단기술로인해세계적으로의료비용이치솟고있고, 국민들의기대치역시급증하고있다는것을고려하면, 어떻게투입재원의폭증을막으면서의료서비스에대한접근성을보장해야할지는의료부문최대의고민거리이다. 보다구체적으로살펴보면, 빠르게발전하는첨단고급기술의어느선까지공적인재원으로책임져야하는가, 쾌적한진료를위해필요한고급서비스중어디까지를공적으로부담해야하는가, 비싸고효과가큰방식과싸고효과가작은방식중무엇을보장해야하는가, 개인의부담은어느정도가적정한가등이다. 이러한문제들은대부분객관적판단근거와그사회가기반하고있는가치구조를함께반영하여결정해야하는문제들이다. 따라서객관적인판단근거를확보하기위한과학적연구와그사회의가치구조를균형있게반영하기위한공개적이고투명한합의과정이무엇보다중요한데, 이는서구국가들이 1980년대이후의료비용의급증에대처해온과정에잘구현되어있다. 2 한국개발연구원
우리나라의경우, 2005년부터 2008년까지 3조 5천억원을투입할것이라고발표된보장성강화정책이주목되는데, 그필요성이널리인정됨에도불구하고, 보장성강화방안의내용에대해서는반대의목소리가높다. 사실상매우심각하고중요한문제들이지적되고있는데, 장기적인관점에서볼때보다심각한문제는정책결정과정상의문제점이다. 즉, 정책입안과정이일반에공개되거나광범위한전문가집단의의견수렴이이루어지지않은결과, 다양한반대의견들이전문가집단에서제기되고있다. 계획의검토및합의과정이미흡했다는것을보여주는예중하나는발표된투입재원의규모이다. 급여를점차확대하고, 법정본인부담률을경감하는조치를추진함에따라 2005년 1조 3천억원, 2006년 1조원, 2007년 7천억원, 2008년 5천억원이투입되어총액 3조 5천억원이투입된다는것이발표내용이다 ( 보건복지부 [2005]). 그러나보장성강화를위한투입재원은 1회성지출이아니기때문에, 계획대로지출이실현될경우 1) 필요재원은 2008년까지계속누증되며, 이후에는매년 3조 5천억원이필요하게된다. 즉, 2008년부터 10년동안만고려한다하더라도 35조원의재원이필요하다. 2007년의보건복지부전체예산이 12조원이라는것을고려하면, 그리고현재격렬하게논쟁중인본인부담의정률제전환으로발생할재원절약분추정치가 2,800억원이라는것을고려하면그야말로천문학적인숫자라고할수있다. 이러한규모의재원이투입될계획이수립되고추진되는과정에서폭넓은의견수렴과합의도출을위한노력이없었다는것은문제라할수있다. 본고는보장성강화정책의세부내용을분석하거나문제점과개선방안을도출하는것을목표로삼지않는다. 그럼에도보장성강화정책에대해살펴보는것은이것이급여보장관련의사결정의문제점을보여주는최근의예이며, 정책결정과정의중요성을구체적으로이해하는데도움을줄것으로판단했기때문이다. 본고가강조하는바는, 공적보험의급여영역관련결정은국민건강과공적보험재정에거의영구적으로영향을끼치므로결정과정을재정비해야한다는것이다. 1) 2005 년에투입될예정이었던 1 조 3 천억원은이후 1 조 5 천억원으로상향조정되었고, 실제지출은 2006 년에대부분이루어지는등, 지출계획이실현되는과정에서시차나규모차이가발생하고있는것으로나타났다. 그러나큰규모의지출은예정대로이루어질전망이다. 한국개발연구원 3
2. 건강보험보장성강화정책의내용과문제점 가. 보장성강화정책의내용 중증고액질환의경우경제적파탄에이르게될위험으로부터충분히보호되고있지않다는점이건강보험의가장큰문제점으로지적되고있다. 건강보험이단지의료비할인제도가아니라진정한보험으로서의기능을수행하기위해서는고액중증질환이가져올충격으로부터의보호기능이강화되어야한다는것이보편적인인식이다. 이러한배경하에정부는 2008년까지 3조 5천억원을투입하여보장성을선진국평균수준인 70% 로, 장기적으로는 80% 수준으로끌어올린다는것을정책목표로설정하였다. 현재중증질환자를대상으로본인부담률을인하하고비급여항목을급여로전환하는한편 ( 그림 1 참조 ), 전국민을대상으로 MRI 등의급여를확대하는이원화된접근을통해건강보험급여확대를추진중이다. [ 그림 2] 는이러한조치를통해 2008년까지 3조 5천억원의재원을투입하게되는순차적계획을나타내고있다. [ 그림 1] 중증질환대상보장성강화계획의개요 < 중증질환선정기준 > < 중증질환선정결과 > < 중증질환급여확대내용 > 연간환자진료비용우선순위 - 급여 / 비급여포함 5 개주요병원의비급여자료 1 년간질환별 개인별건강보험청구비용자료 질환별비급여율을 1 년간비용자료에적용 전문가조사에의한우선순위 30 명의전문가명목집단조사 6 개기준별가중치적용 질환군은환자진료비크기로 200 개를 42 개로분류함. 대상질환군결정 암 심장기형및심장질환의개심술 뇌혈관의개두술 2008 년까지 9~10 개질환대상확대 1. 의료적비급여의급여전환 - 약제 ( 항암제등 ), 검사, 수술등비급여확대적용 : 2005 년 9 월 - 초음파, PET 수가마련후적용 : 2006 년 1 월 2. 중증질환법정본인부담 20% 10% 경감 - MRI, CT 의본인부담 50% 10% 경감 : 2005 년 9 월 3. 식대 (2006 년 1 월 ) 와기준병실확대 (2007 년 1 월 ) 보험적용 * 전체질환대상으로확대함. 자료 : 보건복지부 (2005). 4 한국개발연구원
[ 그림 2] 보장성강화계획의재원투입계획과순차적추진전략 2005 년 2006 년 2007 년 2008 년 급여율 ( 투입재정 ) 65% (1조3 천억 ) 68% (1 조 ) 70% (7 천억 ) 71.5% (5천억) 집중지원중증질환 암등 3 개질환군 4 개질환군선정 7~8 개질환군 9~10 개질환군 급여확대 중증질환법정본인부담경감등 식대보험적용등 기준병실확대등 자료 : 보건복지부 (2005). 나. 보장성강화계획의문제점 보장성강화계획의문제점을분석하고대안을제시하는것은본고의직접적인목표가아니나, 후술할정책결정과정의문제점을이해하는데도움이될수있다고판단하여여기서는현재제기되고있는문제점들을간단히검토하려한다. 1) 보장률에관한수치적목표에의집착 현재의보장성강화계획은 OECD 평균보장률 70% 라는수치적목표를빠른시간내에달성하는것을최우선목표로하고있기때문에, 신중하게결정되지못했다는비판에직면하고있다. 이내용에관해서는후술하겠지만, 일단 70% 라는수치가큰의미를갖지않는다는점은지적할필요가있다. 우리나라에서가장관심의대상이되는것은건강보험의급여가어느정도의위험을떠안아주는가이다. 따라서 건강보험급여율 이지표로자주사용되고있다. 2) 건강보험급여율의정의는다음과같다. 건강보험이부담하는부분보험자부담분건강보험급여율 건강보험의료비보험자부담분 본인부담분 2) 현재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이궁극적으로보장해야하는진료비 에진료시수반하여발생하는비급여진료비를모두포함하여분모로삼고, 이중 건강보험이부담하는급여비 를분자로하여건강보험보장성을 61.3% 로추정하고있다 ( 김정희 [2004]). 한국개발연구원 5
그런데국가별로의료제도적차이가크기때문에이는국제비교를하기에적당하지않은개념이며, OECD의보장성이란기본적으로설비투자등자본비용을포함한총국민의료비에서공적재원이부담하는비율로서, 3) 우리가비교하는건강보험급여율과는전혀다른개념이다 ( 정형선 [2004]). 따라서 OECD 평균보장성 70% 를목표로해야한다는주장은합리화되기어렵다. 수치적목표의강조와관련한보다근본적인문제는전반적인보장성을제고할필요성이모호하다는점이다. 즉, 현재보장성의문제는경제적충격으로부터의보호기능이약하다는것이므로적절한정책수단은고액중증질환의부담을줄여주는것이다. 따라서모든국민의부담을덜어주면서보장률을올리는것은정책목표와부합한다고보기어려울것이다. 2) 특정질환집중지원으로인한고액부담자누락의문제현재의계획은진료비부담이큰우선지원대상질환에집중적인지원을제공하는것인데, 문제는개별환자의부담액이큰편차를보이기때문에평균적으로진료비부담이작은질환이라하더라도고액을부담하는환자들이소수나마존재한다는점이다 ( 정기택 [2006]). [ 그림 3] 에서, 보장성강화계획의내용은특정질환환자들 (B) 을모두보조함으로써질환 B의분포전체를왼쪽으로끌어내리는개념이다. 결국질환 A의고액부담자들은혜택을받지못하는데반해질환 B의저액부담자들은특정질환의환자라는이유로보장성강화의혜택을받게되는셈이다. 보장성강화정책의근본목적이질병으로인한경제적타격으로부터환자들을보호하는것이라는점을고려하면, 특정질환의보유여부와상관없이의료비부담이일정수준이상인지를기준으로대상을선정하는것이적절할것이다. 4) 3) OECD 국가의의료보장수준을위해사용되는지표는 국민의료비중공공의료비비중 으로서, 영국 83.4, 미국 44.9, 독일 78.6, 스웨덴 85.3, 스위스 57.9, 프랑스 76.1, OECD 평균 72 로나타나고있다 (OECD Health Data, 2005). 4) 질병으로인한경제적충격으로부터개인을보호한다는목적을달성하기위해서는개인이부담해야하는부담이일정수준이상을넘지않도록한도를설정하거나소득대비한도를설정하는등다양한가능성을신중하게검토할필요가있다. 따라서본인부담상한제의확대적용이추진되고있는것은이점과관련하여환영할만한일이다. 6 한국개발연구원
[ 그림 3] 중증질환집중지원개념도 3) 급여확대항목에대한공감대형성미비와원칙의부재보장성강화계획은암환자에대해 PET를급여영역으로전환하는조치, 식대와차액진료비를급여로전환하는조치, 법정본인부담률을 20% 에서 10% 로경감하는조치등을담고있다. 의료기술보편화와관련된기술평가가필요한경우, 필수적인진료영역에포함되지않는다는이유로기존에비급여였던것과보험재정을이유로비급여였던것들을급여로전환하는조치, 본인부담률을경감하는조치등이패키지로한꺼번에결정된셈이다. 그런데기존비급여영역의항목들을급여영역으로전환함에있어가장필요한기준은 어디까지공적으로보장해야하는가 이다. 이에관해가장보편적인지지를획득하고있는기준은필수적인의료인지, 선택적의료인지의여부이다. 이를고려한다면보장성강화계획의개별조치들은보편적인지지를얻기어렵다. 일례로차액병실료가필수적의료서비스라고주장하기는매우어렵다. 5) 5) 보장성강화의우선순위조치를결정하기위해설문조사와 AHP 분석등을실시하였음에도불구하고현재다양한이견들이표출되고있다. 이러한조사가의미를갖기위해서는 (1) 임상적 경제적효과에대한기초조사결과를통해판단의근거가충분히제공되어야하고, (2) 무엇이우선되어야하는지등원칙에관한폭넓은논의가선행되어야한다. 한국개발연구원 7
3. 급여관련결정과정에대한고찰과정책적시사점 가. 급여관련결정과정의문제점과개선방안 앞에서지적한보장성강화계획의문제점들은계획이발표된후제기되었는데, 매우일리있는의견들임에도불구하고, 계획이이미발표되고추진중이어서공개적으로논의되지못하고있다. 당장투입된재정뿐만아니라보험재정과일반회계에거의영구적으로영향을끼치는결정들에대해서는이러한문제점들이사전에논의되었어야한다. 이는우리나라건강보험급여관련결정과정자체에내재되어있는문제점이노정된것으로, 이를개선하기위해서는결정과정자체를검토할필요가있다. 건강보험의급여범위에관한결정은, 기존비급여항목을급여로전환하는결정 ( 그림 4의 A) 과이전에존재하지않았던새로운의료기술을판단하여급여여부를결정하는것 (B) 으로크게분류될수있다. 신기술을판단하는것 (B) 은의학적전문성과비용효과분석이주로필요한기술평가부분이지만, 기존비급여항목의급여전환결정 (A) 도환자의쾌적함과관련된서비스 ( 고급병실이용, 식대등 ) 에관한결정뿐아니라앞에서예로든 PET의급여인정등을포함하기때문에기술보편화정도에대한의학적판단이필요한경우가있다. [ 그림 4] 급여영역관련결정구분 8 한국개발연구원
이중신기술평가 (B) 에관해서는현재심사평가원내의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에서행위의안전성과유효성, 급여여부판단및급여시상대가치점수제안을담당하고있다. 그러나의협 병협 치협 간협등의료계인사 9명과복지부 건강보험공단 심사평가원 관련학회대표등 9명으로짜여진인적구성은고도의전문성을요하는판단을내리기에는무리가있으며, 심지어는관련학회의의견을객관적으로검증할능력조차도미흡하다고평가되고있다 ( 박효길 [2004]). 6) A영역에있어서도전문성과투명성의문제가지적된다. 기존에비급여로분류되던의료기술을급여로전환하는경우기술의비용효과성이나보험재정에미치는효과가엄밀히추계되어야하고, 비용효과성을분석하기위해서는순수의학적전문성을통해효과성을검증하는것이선행되어야한다. 의료기술과관련없는일반서비스들의급여전환에있어서도보험재정에미치는영향은정밀하게추계되어야한다. 현재 A영역은건강보험재정과관련된주요결정사항으로서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결정되는데, 전문성과독립성을가진연구결과들이공표되고의견이수렴되는절차가마련되어있지못하다. 이런조건하에서보건복지부차관, 가입자대표 8인, 의약계대표 8인, 공익대표 8인으로구성된건정심에의학적 경제학적전문성을갖춘결정을기대하기는어렵다. 건정심이나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는적어도일정수준의전문성을보유한인력으로채워져서제공된자료의질을판단할수있어야하며, 이들에게판단자료를제공하기위해서는사회전체의전문성을충분히활용하여독립적인연구들이선행되어야한다. 특히재정추계에관해서는토의안건선정과정에서부터제안자의재정추계결과와제3자에의한재정추계검증이필수적으로첨부되어야명확한판단근거를제공할수있을것이다. 그리고이러한연구결과들이일정한시간동안일정사이트에공시되어의견수렴과이의제기과정을거친후에최종결정이이루어지는것도중요하다. 6) 의학기술의안전성과유효성을판단하는것과급여여부를결정하는것은분리될필요가있다. 의학적인소견에관해서는관련학회의의견이큰비중을차지해야하지만, 급여결정을위해서는비용효과성이나보험재정에미치는영향까지고려해야한다. 따라서급여관련결정을위해서는의학적전문성, 비용효과분석관련전문성, 보험재정추계결과등각종전문성을차용한판단근거들을제공받아야한다. 개정의료법에는보건복지부내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 에서안전성 유효성평가를실시하고, 이결과를토대로심평원내에설치된전문평가위원회에서급여 / 비급여여부를판단하게할예정이다. 상이한전문성이요구되는두가지단계를분리했다는면에서긍정적이나, 각단계의전문성과독립성확보대책이여전히마련되지않았다는점에서의미있는개선이라보기는어렵다. 한국개발연구원 9
나. 급여영역결정과정에대한해외사례의함의 향후의료비의대폭적인증가가예측되고있는상황에서비급여의급여전환조치는장기적인안목을가지고신중하게결정해야하는문제이다. 효능과비용효과성 (cost-effectiveness) 에관한근거중심 (evidence-based) 의결정 이라는모토는최근 OECD 국가의중요한화두이며, 이를위해서는상당한시간과자원을투입하여연구가축적되고공개된방식으로논의될필요가있다는것이인식되면서제도적기반이마련되고있다. 여기서중요한점은어느나라를막론하고, 급여영역에관한결정자들은환자그룹, 생산자, 정치가들로부터특정기술이나행위, 약품을급여영역에포함시키라는압력을항상받게된다는점이다. 그속에서제약된자원을최선의방식으로사용 (efficiency) 하고, 동시에의료에의접근성을보장하면서균형을잡아나가기위해서는결정과정을사전에투명하게정립하고공시하는것, 시간과자원을들여신뢰성있는결과를이용하는것, 피드백과정을포함하는것이무엇보다중요하다. 물론국가별로차이가크기때문에다른나라의제도를그대로이식하는것이의미를갖지는못할것이다. 그러나이들국가의예를살펴보면, 급여선정원칙을분명히하는것이우선적으로필요하다는점, 정부나보험자로부터상당히독립적인기구가 1차적인연구를수행한다는것, 이들연구주체와자문위원회등을통해그사회가가진전문성을강도높게활용한다는점, 모든결정은투명한과정을통해폭넓은의견수렴을거치며, 공시와이의제기절차가준수된다는공통점을추출할수있다. 1) 영국기술평가에있어국가의역할이가장큰영국의경우 NHS에기반을두되독립성을유지하는기관인 NICE(The 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linical Excellence) 가 1999년설립되어급여인정과관련한기술평가를담당하고있다. 이들은 NHS와적정한거리를유지하면서 (arm's length) 임상적인효능과비용효과성을기준으로 NHS에가이드라인을제공하는데, 명확하고투명한과정을거쳐이해관계자나전문가의폭넓은참여를보장한다는것이특징이다 (Clearly defined and reasonably transparent process for technology review with broad stakeholder participation)(pearson and Rawlins [2005]). 평가주체를살펴보면, 우선상임평가위원회의위원들은 NHS, 의약계, 환자권익기 10 한국개발연구원
관, 학계, 산업계등으로부터선출되어임기는 3년으로독립성이보장된다. 그리고거의모든전문인단체와환자단체, 업체, 보건부관련자등을망라하여자문위원을위촉하는데, 이들은대상선정과보고서작성에관여하고, 위원회에서견해를밝힐전문가도추천하며, 이의제기를할권리를갖는다. 이와별도로관련학계와기관으로부터위촉된검토인들은문서작성의의무를갖지않는대신평가과정에참여한다. 평가의초안은독립적인학술연구자그룹이작성한다 (NICE[2004]). 간단히요약하면, 독립적인연구자그룹이초안을마련한후전문성을폭넓게활용하는한편, 모든단계에서이해관계자 ( 관련전문가, 환자단체, 생산사포함 ) 의참여가보장되어검토의견을낼수있으며, 잠정결과의공시와이의제기및반영절차가명시되어있다는것이특징이다 (Raftery[2006]). 2) 미국공적인영역의통제에대한민간부문의저항이가장크다고알려져있는미국은메디케어와메이케이드등공적보험에관해서는기술평가에근거한급여결정기준과과정이상당히정식화되어있다. 7) 메디케어 / 메디케이드센터 (Centers for Medicare and Medicaid Services: CMS) 는최근근거중심의급여결정 (Coverage with Evidence Development: CED) 을정책방향으로설정하여, 신기술의효과성에대한근거를확보하는것에급여영역결정을연동시키고있는데, 기술평가 (Technology Assessment: TA) 대상중중요하고복잡한항목들은 CMS 외부로부터지원을받게된다. 이는크게독립적인외부평가전담기구인 Agency for Health Care Research and Quality(AHRQ) 와 Medicare Coverage Advisory Committee(MCAC) 로나뉜다 ( 토픽에따라서는 AHRQ나 MCAC 양쪽에모두의뢰되기도한다 ). 독립적이고중립적인전담기구 AHRQ와자문기구인 MCAC는미국공보험급여결정과정의핵심이라할수있다. 이중 AHRQ에의뢰된것은기구내부에서수행하거나, AHRQ와계약한외부연구자가수행하기도한다. 반면, 매우복잡하고, 잠재적으로건강에미칠영향이큰경우, 메디케어프로그램자체에미칠영향이큰경우, 사회적 도덕적 법률적이슈를야기할가능성이있는경우, 의회나헌법과연관되어예민해질가능성이있는이슈, 7) 급여결정기준을 reasonable and necessary 라설정하고있으며, 비용효과성기준은아직명시적으로고려하지않고있는데, 이는자원의제약을유럽국가보다덜심각하게인식하는것에기인한다고평가된다 (Neumann[2004]). 그러나비용효과성의기준명시에대해서는논의가계속진행되고있다. 한국개발연구원 11
과학적근거외에도결정에중요한정보를제공하는다른요인들이존재할때, 자료원이나결론에논쟁의여지가있을때는 TA과정에서사용된근거를공개포럼을통해중립적으로평가하는절차로서 MCAC가활용된다. MCAC에는임상의학, 생물학, 공공의료, 환자권익, 의료데이터와정보관리분석, 보건경제학, 의료윤리등의전문가가약 100명포함되어있으며, CMS에독립적이면서도전문적인조언을하는것을목적으로한다. 이들은기존의급여항목과급여가능성이있는항목에대한문헌적 기술적평가를하고, 유효성과적절성에대한데이터와정보들을검토하는데, 공개포럼의장에서의견을발표한다. 공개포럼은각각의토픽에대한미팅인데, 미팅별로패널 15명정도를선정하여 1년에약 6번의공개포럼을통해근거들을검토하고의견을듣는다. 이공개미팅은 CMS 웹사이트와연방정부문서로공시된다. 모든결정들은 CMS 웹페이지에 30일동안공시되어대중으로부터의견을취합해야하며, 이들의견들이검토되고반영된후, 최종적인 NCD(National Coverage Determination) 에반영된다. 4. 결론 우리나라의급여관련결정과정은, 보험재정에지대한영향을미칠정책들이공개적인피드백을통하지않고, 철저한사전연구와논의없이결정될수있다는문제점을지니고있다. 최근보장성강화정책의발표와추진은관련의사결정이얼마나큰문제를배태하고있는지를보여주는예라할수있다. 2008년이후매년 3조 5천억원의추가적비용을낳게될보장성강화정책에대해서는지금이라도근본적인재검토와방향재설정을하는것이비용을줄일수있는길이라하겠다. 이러한현상이나타나는직접적이유로는, 우선보장성 70% 의목표가주는압박으로인해, 지출비중이큰식대 / 차액병실료를급여로전환하는결정을서두르는등별다른의미를찾기어려운수치적인목표가지나치게강조되는것을들수있다. 그런데급여관련결정과정의보다근본적인문제는광범위한전문가집단의의견수렴과근거중심의독립적인결정을강제할수있는의사결정절차가마련되어있지않다는점이다. 이는비단급여관련결정뿐만아니라재정전반, 정책전반의문제일것이나, 신기술의발전과의료비용의급증이예상되는시점에서의료부문에서는보다서둘러개선되어야하는문제이다. 12 한국개발연구원
특히의료부문에서는그간우리사회에축적된전문성을활용하지못하면서폐쇄적인결정들이이루어지는정도가높다고지적되어왔다. 현재는비용효과분석과보험재정추계등의료부문외적인전문성을활용할필요성이높아지는상황이며, 머지않아의료와연금문제는우리사회의가장큰고민거리가될것이다. 의료문제는더이상의료전문가만의문제가아니다. 우리가가진최상의전문성이각부문으로부터모아져투입되어야하며, 그런이유로보다열린논의과정과교류가절실하다. 선진국들도이미의료비용의폭증을방지하면서민주적으로문제를논의하기위해 1990년대말부터제도적인정비에힘을기울여왔다. 기술평가관련연구를수행할독립적인전담기구와, 이들자료를검증할폭넓은전문가들의활용, 급여관련결정에있어서의근거제시의강제, 이의제기절차의중시등이그것이다. 다른나라의사례가시사하는바는, 첫째의사결정과정을투명하게재편하면서전문성을폭넓게활용하도록강제할필요성이다. 급여결정과직결될필요가없는신기술의유효성과안전성은민간학회의의견을참조하되, 보험급여결정과직결되는비용효과성에관해서는의학적전문성과경제학적분석으로본격적인평가를수행할필요가있다. 이에관한분석은 1차적으로민간의전문가들이담당하되, 공단이나심평원과적정한거리를둔독립적인기구가이들연구를조직하고취합하는것이바람직할것이다. 둘째, 보험재정에영향을미칠모든제안에대해서는안건제안시그로인한재정영향추계를첨부할것을강제하고, 이에대한제3자의검증또한필수요건으로명시해야할것이다. 마지막으로, 각단계에서관련전문가들의참여가보장되어야하고, 일정기간동안잠정적결론을공시한후이에대한공개적인이의제기과정을명시하는것도중요하다. 한국개발연구원 13
< 참고문헌 > 보건복지부, 건강보험보장성강화방안, 2005. 김정희, 우리나라건강보험의급여범위와본인부담변화, 건강보험포럼, 2004년가을호, pp.34~49. 박효길, 신의료기술평가의개선을위한제언, 의료기술평가제도도입과활성화방안심포지엄발표자료, 2001. 12. 15. 정기택, 효율적의료보장체계구축을위한민영건강보험활성화방안, 2006. 정형선, 의료보장성및의료보장실효급여율에관한연구, 보건경제와정책연구, 제10권제1호, 2004. Pearson, Steven D. and Michael D. Rawlins, Quality, Innovation, and Value for Money-NICE and the British National Health Service,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Vol.294, No.20, 2005. pp.2618~2622. Medicare National Coverage Process, htttp://www.cms.hhs.gov/determinationprocess/ Neumann, Peter J., Why Don't American Use Cost-Effectiveness Analysis? The American Journal of Managed Care, Vol.20, No.5, May 2004, pp.308~312. National Institute for Clinical Excellence, Guide to the Technology Appraisal Process, April 2004. National Institute for Clinical Excellence, NICE's Submission to Cooksey Review, July 2006. Raftery, James, Review of NICE's Recommendations, 1999-2005, British Medical Journal, Vol. 332, May 2006, pp.1266~1268. 14 한국개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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