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안리뷰 국민보호와공공안전을위한테러방지법 의쟁점과전망분석 정상호 ( 서원대학교 ) Ⅰ. 문제제기 2016년 3월 2일 국민보호와공공안전을위한테러방지법안 ( 이하테러방지법 ) 개정안이국회본회의를통과했다. 이법안은두가지점에서국민적관심사로급부상하였다. 첫째, 우여곡절끝에통과된이법안이무려 15년여의입법과정을거쳤다는점이다. 국민들은잘몰랐지만이법안이최초로국회에제출된것은이명박정부나박근혜정부가아니라김대중정부시기였다. 주지하다시피미국정부는 9 11 테러직후에일명애국법 (Patriot Act) 을제정 (2011. 10.26) 하였다. 애국법의주요내용은연방수사국의감청권한확대와유선 전자통신감청, 정보공개제한에대한예외규정등이중심내용이다. 미국에서애국법이제정되자당시김대중정부와일부여야의원들은매우기민하게움직여비슷한내용을담은테러방지법을같은해 11월 28일국회에발의하였다. 하지만발의당시테러방지법은인권침해우려로인해본회의에상정되지는못했다. 특히국가인권위원회와시민단체들이국가정보원의비정상적인권한강화와민간인사찰가능성등의문제를강력히제기함으로써무산되었다. 이후 19대국회이전까지의원입법형태로몇차례다시발의되었지만모두임기만료로자동폐기되었다. 이러한상황에서입법의결정적계기
208 ㆍ의정연구제 22 권제 2 호 ( 통권제 48 호 ) 가된것은대통령의단호한입법의지표명이었다. 박근혜대통령은국무회의 (2015.12.8) 에서 우리나라가테러를방지하기위해서이런기본적인법체계조차갖추지못하고있다는것, 전세계가안다. IS도알아버렸다 고우려의발언을하자여당은입법화에박차를가하였다. 결국이듬해새누리당의이철우의원은 국민보호와공공안전을위한테러방지법안 을발의 (2016.2.22) 하였고, 바로다음날정의화국회의장이본법안을직권상정하였다. 야당의원들이퇴장한가운데주호영의원의수정안이국회본회의를통과함으로써 15 여년을끌어왔던쟁점법안이일단락되었다. 또하나테러방지법이대표적관심법안이된데에는의회안에서다수파의독주를막기위한합법적의사진행방해행위인무제한토론 (filibuster) 때문이었다. 야당은불과선거를 50여일앞두고이름도생경했던필리버스터에무려 29명의의원이장장 8일동안참여함으로써테러방지법을국민적이슈로부상시켰다. 그렇다면이법안의쟁점은무엇이었고, 향후어떤경로를걷게될것인지를전망해보자. Ⅱ. 주요쟁점정리 사실테러방지법의흐름은 9 11 테러전후미국만이아니라주요국가들에게서나타난하나의흐름이었다. 영국은 9 11 테러이후반테러법 (Anti- Terrorism, Crime and Security Act 2001) 을, 런던폭발사건 (2005. 7.7) 이후에는좀더강화된테러법을제정하였다 (Terrorism Act 2006). 독일은 9 11 테러이후, 2002년에국제테러대책법을제정했다. 일본도 9 11 테러이후에 2년기한의테러대책특별조치법을제정하였다. 3차례연장된동법의효력이 2007년 11월 1일자로종료되자, 신테러특별법이 2008. 1. 11 중의원의재의결을거쳐시행되었다. 한연구 ( 조성제ㆍ승재현 2009, 274-283) 에따르면 2001년 9월이후로유엔테러방지위원회와그외관계당국에제
국민보호와공공안전을위한테러방지법 의쟁점과전망분석ㆍ 209 출된보고서에따르면, 적어도제3세계의 33개국이테러방지법을의회에제출했다. 일부국가 ( 쿠바ㆍ요르단ㆍ네팔등 14개국 ) 들은최소한의논쟁을거쳐, 또다른국가 ( 콜롬비아ㆍ인도네시아ㆍ필리핀등 13개국 ) 들은광범한규모의토론과논쟁을거치고나서야테러방지법을통과시켰다. 최근한국과케냐 (2014.12.19) 에서테러방지법이통과됨으로써어떤이유에서든이법안을통과시킨국가들의목록이증가하고있는추세임에는분명하다. 하지만그와동시에이법의권력남용및인권유린가능성에대한우려와비판역시끊임없이증가하여왔다. 당장미국에서는전 CIA 직원에드워드스노든의폭로로이법이자유로운시민권을심각하게침해하고있다는경각심이고조되었다. 결국무차별통신기록수집에대한시민들의우려는애국법 (Patriot Act) 을대체할자유법 (USA Freedom Act) 의제정으로나타났다. 오바마대통령은지난해국가안보국 (NSA) 의테러와무관한일반시민들의통신기록수집과보존을금지하고, 이를위해서는법원의영장발부를규정한자유법에서명 (2015.6.4.) 함으로써, 오랜논란의종지부를찍었다. 또한파리에서의연쇄테러이후프랑스의회는집권여당인사회당이영장없이테러용의자들의통화내역및통신정보를요구할수있도록제안하였던테러방지법을부결 (2016.3.4) 시켰다. 이는미국연방수사국 (FBI) 에정보제공을거부한애플사태의영향을받은것으로해석되며, 테러방지보다는시민의자유권과인권이우선한다는국민적공감대에따른것이었다. 그렇다면우리나라의야당과적지않은시민단체들이테러방지법을그렇게강력하게반대하였던이유는무엇일까? 그것은다음몇가지로정리할수있다 ( 천주교정의평화위원회 2016). 첫째, 테러방지법의주요개념이포괄적이며모호해서법률적명확성을결여하고있으며, 이로인한시민의기본권침해가능성이크다는점이다. 예를들어, 이법의제2조 ( 정의 ) 는 테러 를 국가 지방자치단체또는외국정부 ( 외국지방자치단체와조약또는그밖의국제적인협약에따라설립된국제기구를포함한다 ) 의권한행사를방해하거나의무없는일을하게할목적또는공중을협박할목적으로하는행위 로
210 ㆍ의정연구제 22 권제 2 호 ( 통권제 48 호 ) 정의하고있다. 이에따르면, 테러방지와무관하게국내의정치적ㆍ사회적국가정책등에반대하는활동 ( 집회, 시위, 표현물제작등 ) 까지도테러라고해석할여지가있어서헌법상의명확성의원칙에어긋난다는것이다. 시민단체특히인권단체들은테러방지법에서규정하고있는테러 테러위험인물 대테러활동 대테러조사등의개념이지나치게추상적이어서재야단체가주도하는민중총궐기대회나용산참사등도공안기관에의해테러나테러활동으로자의적으로규정될수있다고비판하였다. 둘째는권력기관의권한남용과불법행위에대한통제장치의미비이다. 이법 (9조) 에따르면국가정보원이 테러위험인물 이라의심할사유가있다고판단하면, 테러위험인물은출입국 금융거래및통신이용등관련정보수집과금융거래지급정지등의조치, 개인정보, 위치정보수집, 추적등을당할수있게된다. 국가정보원이테러에연루됐다고의심하면누구든사생활관련정보마저도감시의대상이될수있다는것이다. 마찬가지의맥락에서부칙에따라테러위험인물로의심되는자에대해서는구체적인범죄의혐의없이도통신제한조치 ( 감청등 ) 를할수있으며, 선전물등은긴급삭제될수있다. 셋째, 최근국가인권위원회는테러방지법시행령의일부조항이위헌가능성이있다며반대입장을표명 (2016.5.3) 해관심을끌고있다. 입법예고된시행령 18조는 국방부소속대테러특공대의출동및진압작전은군사시설내에서테러사건이발생한경우에한한다. 다만경찰력의한계로긴급한지원이필요하여대책본부의장이요청한경우군사시설이외에서대테러작전을수행할수있다 고규정했다. 문제는테러대책본부의장은테러성격에따라외교부 국토교통부 국민안전처장관, 경찰청장등이맡도록돼있다는점이다. 인권위는이처럼장ㆍ차관급이군병력의출동을요청할수있도록한 18조는헌법상대통령에게부여된군통수권을침해하는결과를낳을수있다고지적했다. 넷째, 테러방지법은권한행사의통제장치로인권보호관 ( 제7 조 ) 을두고있지만, 국가정보원이주도하는현행구조안에서이는허울뿐인장치에불과하다는것이다. 왜냐하면, 테러, 테러위험인물, 테러선동 선전물
국민보호와공공안전을위한테러방지법 의쟁점과전망분석ㆍ 211 여부를결정할권한은전적으로국장원장의판단에만맡겨져있기때문이다. 인권위와시민단체들은수사및조사권한이없는인권보호관 1명으로는무소불위의국가권력기관의실질적통제가원천적으로불가능하다는것이다. 마지막으로는업무및기관의중복에따라실효성이의심된다는비판이다. 참여연대를비롯하여테러방지법을반대하는시민단체에따르면, 대한민국은이미너무나많은관련법안을구비하고있다. 우리는이미 적의침투 도발이나그위협에대응 하기위하여각종국가방위요소를통합하여동원하는 통합방위법, 그리고이를뒷받침할 비상대비자원관리법 을제정하여시행하고있다. 통합방위사태가선포되면국무총리가총괄하는중앙통합방위협의회가각지역행정조직과경찰조직, 군과예비군, 그리고국정원등정보기구를통합적으로운용할수있다. 기타시민들의대피, 구조 구난활동을체계적으로수행하기위해서 국민안전처 도 2014년세월호참사이후신설됐고, 육해공군과해병대, 그리고경찰과해경은제각각대테러특공대를구성해운영하고있다. 게다가한국과미국간에는군사정보를공유하는군사비밀보호협정이체결되어있고, 국가대테러활동지침에따라국무총리가주관하는국가테러대책회의도오래전부터운영해오고있다. 한편 사이버안전 을위해서는이미정보통신기반보호법, 전기통신사업법, 통신비밀보호법상비밀보호예외조항등다양한법제도가도입되어시행되고있다는것이다. 따라서반대론자들은중요한것은테러방지법의무리한제정이아니라기존관련법의효율적이고체계적인운용이라는것이다. Ⅲ. 향후전망 테러방지법 은이미지난 6 월 4 일부터전면시행되고있는구속력있는 법률이다. 이에따라정부는국가대테러업무의컨트롤타워역할을수행할 대테러센터를국무총리산하국무조정실소속기관으로출범시켰고, 초대센터
212 ㆍ의정연구제 22 권제 2 호 ( 통권제 48 호 ) 장에육군특전사부사령관출신인문영기예비역준장을임명 (2016.6.10) 했다. 하지만 테러방지법 과 대테러센터 는자칫석달존속의한시기구로전락할수도있다. 무엇보다테러방지법을일방적으로통과시켰던집권여당이지난 4.13 총선이후제2당으로전락하였고, 16년만에여소야대국회가되었기때문이다. 더욱이 더불어민주당 의우상호원내대표는대표취임일성으로 테러방지법 의백지화를주장하였고, 국민의당 의안철수ㆍ천정배공동대표역시한목소리로조속한폐지를외치고있다. 이러한흐름속에테러방지법제정의반대에선두에섰던양당의원들은 필리버스터모임 을결성 (2016.6.8) 하고 20대국회에서 테러방지법 개정안을제출할것을결의하였다. 이러한정치상황을고려할때 테러방지법 은 20대국회에서폐지되거나상당부분개정될가능성이크다. 가장바람직한방향은 테러로부터국민의생명과재산을보호하고국가및공공의안전을확보 하는목적 ( 제1조 ) 을실현하면서앞에서설명했던인권유린과권력남용의 합리적우려 를불식시킬수있는대안의도출이다. 물론이는국회의장의직권상정이나다수당의밀어붙이기식일방의결로이루어져서는곤란하다. 20대국회들어최대의화두는협치가되었다. 국민의생명과재산을다루는 테러방지법 은시민사회의공론화와여야의합의를거쳐, 그것의결론이개정안이든폐기안이든무엇이든협치에의해결정되어야한다. 그렇지않고이문제로또다시한자도고치지않으려는강경한정부와원천무효를외치는야당이소모적충돌을반복한다면정부의안정적인임기말국정운용도 20대국회의협치도무산될가능성이농후하다. 관건은다시정부의소통자세와야당의대안창출능력에있다.
국민보호와공공안전을위한테러방지법 의쟁점과전망분석ㆍ 213 참고문헌 조성제ㆍ승재현. 2009. 제3세계국가의테러방지법제정과우리나라에있어서시사점.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9권. 10호, 274-283. 천주교정의평화위원회. 2016. 국민보호와공공안전을위한테러방지법알아보기자료집. www.catholicjp.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