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작용미학ㆍ감정 ( 동정심 ) 교육과의연관에서 * 1) 조경식 ( 전북대 ) 서론 오늘날한국은정치적으로사회적으로교육적으로심각한상황에처해있다. 기성세대는 - 정치권에서잘드러나듯이 - 자신의목전에놓인근시안적인이해관계를모든것에우선해서관철시키려하며, 어린학생들역시성인들의모범에따라남에대한배려나공동체의식없이경쟁적으로그리고이기적으로사고하고행동하며, 남보다나은미래를위해일류대학의졸업장을따고남보다뛰어난 스펙 을획득하는데모든것을바친다. 오래전가난의극복을위해만들어놓았던교육프로그램이인성교육을포기하는대가로한편으로는국가와사회를경제적인관점에서는발전시켰지만, 다른한편으로는그안에서함께살아가야하는사회를 만인에대한만인의투쟁 상태로만들어놓은것이다. 이같은상황을심각하게받아들이고그에따라다양한개선방안이제시되고실행되었지만이모든개선방안이또다시입시교육의프로그램으로변질되는구조적인모순 * 이논문은 2011 년도정부의지원으로한국연구재단의지원을받아연구되었음 (NRF-2011-35C-A00911).
158 유럽사회문화제 8 호 만이확인될뿐이다. 사회구성원들은대략적으로무엇이문제인지암묵적으로알고있다. 그것은그들을서로경쟁시켜서자기분야에서최고의자질을획득하게만들고, 그리고승리자가모든것을독점하게만드는시스템이다. 인간의이기심을자극하여사회를 만인에대한만인의투쟁 상태로몰고가는이경쟁시스템은이런저런단점에도불구하고여전히최고의시스템으로찬양되며작동한다. 이시점에서서구 18세기중반이후부터치열하게논의되었던예술의교육기능을살펴보는것은의미가있다. 왜냐하면사회질서의전환기에나타난당시의문제점들은당시의지식인들에의해개인의경쟁적인이기심으로진단되고있으며, 구성원들이각기자신의이해관계를추구한나머지갈가리찢겨진공동체의건설을위해사회구성원에대한교육이문제의해결책으로제시되고있기때문이다. 여기서고려되고있는교육은예술에의한감정교육내지는감성교육으로정의내릴수있다. 이논문은이에예술에의한감정 / 감성교육이어떤맥락에서논의되며, 그것이어떤목적을추구하는지를텍스트분석을통해살펴볼것이며, 나아가서예술에의한감정 / 감성교육에반대하는견해와그대안역시알아보게될것이다. 중점적으로살펴볼문제지평은다음과같다. 레싱은그의 함부르크희곡론 에서아리스토텔레스가시학 6장에서말한 한탄 (eleos) 과 전율 (phobos) 을 동정심 과 공포 로해석하고, 심리적, 의학적인카타르시스개념을도덕적인정화개념으로받아들임으로써비극을자연적인근원을지닌이타적인감정인 동정심 배양을위한장치로만들었다. 예술에의한자연적인감정의교육과그로인해배양된 동정심 은레싱에따르면인간을이기적인존재가아닌사회적존재로만들어주고, 그런이타적인행동은인간의자유와자유의지에대한확신을심어주는것이었다. 이런계몽주의특유의낙관주의에반해서루소는플라톤의전례에따라그리고보다섬세한논리성을지닌문명비판적인시각에서예술의긍정적인교육기능은있을수없으며오히려 " 동정심 을교육하는예술이인간의질곡을강화하고자신의처한상황을망각시키는이데올로기적교육기능이있
예술의작용미학ㆍ감정 ( 동정심 ) 교육과의연관에서ㆍ조경식 159 음을강조한다. 이에구체적으로루소가예술을어떻게바라보고있으며, 예술의어떤면이그로하여금예술을전면적으로부정하게만드는지가분석되어야할것이다. 프리드리히쉴러는예술의교육적기능을전면에부각시킨그의유명한서한 ( 書翰 ) 인간의미적교육에관하여 에서이같은루소의견해를 존중할가치가있는목소리 1) 로인정하면서도예술의교육적기능에의해사회적, 정치적상황 - 사회구성원저마다자기이해관계를추구하며, 힘있는자가힘없는자를억압하고있는정치적현실 - 역시개선될수있다는견해를피력한다. 그렇다면쉴러는예술의 ( 감정 ) 교육이란기능에비판적입장을보인플라톤과루소의견해를 인간의미적교육에관하여 에서어떻게받아들이고, 논하고있으며, 그입장들을자신의이론에서어떻게수렴하고있는것일까? 이런점들이이논문이다루고자하는문제지평이다. 1. 예술과교육의연관성에대해. 전근대에서의예술의교육적기능 예술은예로부터인간과동물과의차별성을분명하게증명해주는인간고유의활동으로인식되어왔다. 예컨대아리스토텔레스는예술이미메시스에서기원하며미메시스가바로인간고유의활동임을다음과같이설명하고있다. 일반적으로두가지이유가, 상술하자면자연적인두가지이유가시작 ( 詩作 ) 을이끌어낸듯하다. 왜냐하면모방자체가인간에게천부적으로타고난것이고 - 유년기부터그점이나타나는데, 인간은특별할정도로모방능력이있고모방을통해서최초의지식을획득함으로써다른생명체와구분 1) Fr. Schiller, Sämtliche Werke. 5 Bde., hrsg. v. G. Fricke/H. Göpfert, München 1984, hier Bd. 5. S. 598.
160 유럽사회문화제 8 호 된다 - 뿐만아니라모든인간이모방에서느끼는즐거움도인간에게천부적으로타고난것이기때문이다. 2) 위의인용에서아리스토텔레스는시작 ( 詩作 ) 을언급하고있지만문자발명이전의모방은색채와소리의매체로행해지기때문에시작은예술의메타포로읽어야할것이다. 이렇듯인간고유의활동영역으로인식된예술은 인간학의시대 라고일컬어지는계몽주의에그본질이아무런유용성이없다는점과오직심미적기쁨과즐거움을마련해주는것으로설명되었다. 3) 그러나자족적이며실생활에아무런쓰임이없는무용한것으로설명된인간고유의예술이실제로는고대그리스부터현재까지나타난예술에관한텍스트들을일견해보면늘교육의장 ( 場 ) 한가운데서그수단으로인식되고고려되어왔음을한눈에알아볼수있다. 그이유는인간이성장하면서노래를부르고그림을그리며 ( 문자발명이후에는 ) 부모가읽어주는동화나소설을듣고읽는다는단순하고도자명한사실에기초해있다. 인간스스로가만들고즐기는예술이인간의성장과정에서그리고성장이후에도그의정체성형성에중요한영향을끼치는요소라는점과그에게서떼어놓을수없는환경을형성한다는점에서예술이교육 2) Aristoteles, Poetik, übers. v. M. Fuhrmann, München 1976, S. 44. 3) 계몽주의시대에나타난인간자신에대한성찰은인간의인간됨이무엇이고동물과의차별성이어디에기초해있는지에대한사고를중심으로이루어지며, 이에 18 세기는 인간학의시대 라고도불린다. 예를몇가지들어보면헤르더는초기에인간의직립보행에서그점을유추해내고, 후기에는언어를인간의고유함으로설명하며, 칸트는자유내지는도덕적행위에서동물과다른인간의고유함이기초해있음을밝힌다. 예술을강조하는입장은쉴러에게서나타나는데쉴러는바로풍요와한가로움에서비롯하는유용성없는자기만족적인심미적예술행위가인간과동물의차별성을입증한다고논증한다. 물론이런입장에대한반론도있다. 예컨대제레드다이아몬드는그의저서에서그점들을조목조목반박하는데예술에관해서는동물역시예술을만들어내고즐기며, 이때예술은자기과시와상대방의호감사기라는목적을갖고있고, 이관점에서인간의예술역시예외가아니며유용성이없다고할수는없다고견해를피력한다. 제레드다이아몬드, 제 3 의침팬지, 서울, 문학과지성사 2005 년, 특히 248-263 쪽을참조할것.
예술의작용미학ㆍ감정 ( 동정심 ) 교육과의연관에서ㆍ조경식 161 의중요한수단으로고려된것이다. 그러나인간의특성으로설명된예술에대한텍스트들을일별해보면예술의긍정적인면만이부각되고있는것은아니다. 플라톤은예술이마련해주는심미적기쁨과즐거움이인간의심성에끼치는해로움에대해상술하고있으며이에예술가를그의 국가론 에서국가의일원으로받아들이기를거부한다. 그의예술에대한비판에따르면, 현실이이데아세계의모방인한, 현실의모방인예술은모방된것을모방하는행위에지나지않으므로예술은진리를담고있지못하고, 예술가는무엇이옳고그른지에대해서아무것도이해하고있지못하다. 4) 모방된것을모방하는것에지나지않는예술가는무엇이진실로아름다운것인지에대해서도아는바가없고그의관심은오직 가상의가상 을통해대중에게아름답게보이는것만을꾸미고보여주는것인까닭에오히려사람들에게해로운영향만을끼친다는것이그의예술가, 작가에대한견해이다. 5) 이런플라톤의견해는역으로예술이인간에게끼치는심대한영향력에대한반증이될것이다. 예술이끼치는이런근원적인영향력때문에그것은인간교육의중요한수단으로고려될수있는가능성을갖는다. 플라톤의뒤를이은아리스토텔레스역시플라톤과마찬가지로예술이진리를말해주고있지는못하다는입장을피력한다. 그러나 - 플라톤의경우처럼현실의토대를이루는또다른실재의세계를전제하지않고 - 현실내지는자연이 잉태하는자연 과 잉태된자연 으로하나의전체를이룬다는그의세계관에서예술은 모방의모방 이아니라 잉태하는자연 의모방으로, 특히자연내지현실의합목적론적인질서에대한모방으로설명된다. 6) 특히비극의경우모방되는대상은고귀한품성을지닌고귀한주인공들의자체목적적인행위인도덕적인행위이고, 그행위에대한 4) Platon, Der Staat, übers. v. W. S. Teuffel/W. Wiegand, in: Platon, Sämtliche Werke, 3 Bde., Köln 1964, hier Bd. 2, S. 371(597e-598b). 5) Ebd. S. 377f(602a-b): 6) Aristoteles, Physik. Vorlesung über Natur, übers. v. H. G. Zekl, Hamburg 1987, S. 61(2. Buch, 2. Kapitel, 194a)
162 유럽사회문화제 8 호 모방으로만들어진줄거리가 " 개연성과필연성의규칙에 " 7) 토대를둔까닭에비극에서관객은무대에서벌어지는비극적인주인공에게감정이입을해서, 한편으로는이들에게일어나는 한탄 과 전율 을자기것으로하여카타르시스를통해심리적, 감정적정화를겪고, 다른한편으로는이비극적사건을근거짓는개연성과필연성에따라이사건이자신에게도일어날수있다는가능성을통해서자신의삶을위해역사에서배우는것보다더많은것을배울수있게된다. 역사가과거에일어난일회적인사건을묘사한것으로서과거사건의 특수성 과연관이있다면, 비극이란예술을통해서모방된것은비록만들어진것이지만, 그것이개연성과필연성에상응하기때문에보편성을지녀서 보다철학적이고진지한그어떤것 이되기때문이다. 8) ' 인생을가르쳐주는선생님인역사 (historia magistra vitae)' 9) 보다예술이더많은것을가르쳐줄수있다는견해에따라예술의교육적기능은이후로예술의분명한작용중의하나로인식되고수행되었으며, 예술은이제가상내지는허상을통해심미적즐거움을주면서가르쳐주는기관으로확고하게자리를잡는다. 그에따라예술은중세에서는신성을가시적으로드러내어찬양하는방식으로신앙교육의매체로수단화되고, 사회의세속화과정에서는귀족계급의위엄과권위의재현수단으로이용되어, 10) 7) Aristoteles, Poetik, S. 58. 8) Ebd. S. 59. 9) 이개념이지닌의미에대해서는다음의글을참조하기바람. R. Koselleck, Historia Magistra Vitae, in: ders., Vergangene Zukunft. Zur Semantik geschichtlicher Zeiten. S. 38-66. 10) 바로크시대의 찬미 panegyrik 를보면왕을묘사하는데있어서지혜, 아름다움, 다산, 용기의최고의가치를집중시키는예술의현실을보여준다. 왕은군신마르스의검과, 지혜의여신아테네의투구, 비너스처럼아름다운팔과다산을뜻하는가이아의배의형상을하고있다. - 현재의시각에서보면기괴하게그려졌지만 - 모든면에서완벽하게묘사된왕은온몸으로위엄을보이고신하와국민들로부터숭배의대상이되는것이다. 이에대해서는다음의글을참조하기바람. C. Weidemann, Barockdichtung im Deutschland, in: Renaissance und Barock. Neues Handbuch der Literaturwissenschaft, Bd. 10, Frankfurt am Main 1972, S. 177-201, hier
예술의작용미학ㆍ감정 ( 동정심 ) 교육과의연관에서ㆍ조경식 163 피지배계급에게신분의차이를자연스러운질서로받아들이고복종하게끔만드는교육수단이된다. 11) 2. 예술 : 개별적인지식의매개자에서자연적인감정 ( 동정심의 ) 교육기관으로 18세기에접어들면서전근대사회질서가흔들리고, 인간이맹목적인복종대신에자신의상황을자각하고신분제사회질서의문제들을자신의문제로의식함에따라전근대의종교와정치에의한예술의수단화는중심에서주변부로밀려나고, 예술은이와는다른관점에서, 즉계몽적관점에서교육수단으로활용된다. 고트췌트, 보드머, 브라이팅어는예술을이성적이고현명한삶의지혜를가르쳐주는수단으로삼는다. 이런예술의기능에대한입장은일반대중들이받아들이기에는너무딱딱하고교훈적인도덕의내용이즐거움을주는예술의아름다운가상을통해서보다쉽게수용될수있다는견해에서비롯한것이다. 12) 우화나에피소드를통해 S. 183ff. 11) 예술의규범시학중의하나인상응의법칙 aptum 은예술의이런정치교육적인기능을잘보여준다. 상응의법칙은 - 사회적인위계질서체제에따라위계질서화된 - 예술장르에서각각의장르에구체적으로사용되어야할소재, 언어등을명시하고있다. 이상응의법칙을어긴예술가는기술적인실수를범하는것이아니라사회질서를어지럽게만든죄를범하는것이다. 상응의법칙은따라서위계질서를공고히하는기능을지니며상응의법칙에충실하여관객을교육시켜사회질서를유지, 보전하는데기여하는예술가는문인귀족 nobilitas litteraria 으로우대를받는다. 이에대해서는다음의글을참조하기바람. E. Trunz, Der deutsche Späthumanismus um 1600 als Standeskultur, in: Deutsche Barockforschung. Dokumentation einer Epoche, hrsg. v. R. Allewyn, Köln/Berlin 1966, S. 147-181, hier S. 150f. 그리고상응의법칙이지닌의미에대해서는다음의글을참조하기바람. H. P. Herrmann, Nachahmung und Einbildungkraft. Zur Entwicklung der deutschen Poetik von 1670 bis 1740. Bad Homburg v. d. H./ Berlin/Zürich 1970; L. Fischer, Gebundene Rede. Dichtung und Rhetorik in der literarischen Theorie des Barock in Deutschland. Tübingen 1968. 12) 이에대해서는다음의글을참조하기바람. J. Chr. Gottsched, Versuch einer
164 유럽사회문화제 8 호 구체적인삶의지혜를전달하는, 설탕을친알약 의기능으로, 즉전달되어야할진리의아름다운포장역할로축소화된예술은그러나점차그개별적인쓰임의관점에서벗어나보다근원적인작용에대한관점에서반성되기에이른다. 13) 이때시대적인논의의핵심을이루는것은비극이다. 비극은 가르쳐주고 (docere), 즐거움을주며 (delectare), 심성을뒤흔드는 (movere) 예술의기능중에서 심성을뒤흔드는 작용을하는장르로서비극성을통해관객에게특정한감정을불러일으키고카타르시스를겪게한다. 비극에서한편으로는주인공들에게일어나는비참하고참혹한비극적결말에관객이느끼는혼합감정인 ' 즐거운전율 (angenehmes Grauen)' 에대해그것이어떻게발생하는것인지, 그것이어떤작용을하는것인지에대해논의가벌어진다. 14) 인간성에대한한없는신뢰를가지고있던계몽주의자에게타인의불행에대해즐거움을느낀다는이이상한현실은시급히해명되어야할문제였던것이다. 15) 그러나다른한편으로는비극을통해자극되어야할할감정들은무엇이며, 그것에의한카타르시스효과가인간의심성에어떤작용을불러일으켜야하는지에대한반성에서비극이불러일으키는감정의사회적유용성에대한관점에서그것의교육적효과를검토한다. 예컨대앞에서도언급했듯이아리스토텔레스는시학 6장에서비극은 Critischen Dichtkunst, Unveränderter photomechanischer Nachdruck der 4. vermehrten Auflage von Leipzig 1751. Darmstadt 1962, S. 167. 13) G. E. Lessing, Gesammelte Werke, 10 Bde., hrsg. v. P. Rilla, Berlin 1954, hier Bd. 6. S. 101f. 역사와도덕, 문학과의관계에대해서는다음의글을참조하기바람. K. Stierle, Geschichte als Exemplum - Exemplum als Geschichten, in: Geschichte - Ereignis und Erzählung, hrsg. v. R. Koselleck, W.-D. Stempel, München 1973, S. 347-376. 14) 이에대해서는다음의글을참조하기바람. J. Chr. Gottsched, Ludewig Friedrich Hudemanns Probe einiger Gedichte und poetischen Übersetzungen, denen ein Bericht beygefügt worden, welcher von den Vorzügen der Oper, vor den Tragischen und Comischen Spielen handelt. In: ders., Critische Beyträge, Bd. III(1734), S. 268-316. 15) 이에대해서는다음의글을참조하기바람. C. Zelle, Angenehmes Grauen. Literaturhistorische Beiträge zur Ästhetik des Schrecklichen im achtzehnten Jahrhundert. Hamburg 1987.
예술의작용미학ㆍ감정 ( 동정심 ) 교육과의연관에서ㆍ조경식 165 한탄 " 과 전율 을불러일으켜야하며그효과는바로카타르시스에있다고정의내린바있다. 이때카타르시스개념은정화 (Reinigung), 배설 (Purgation), 발산 (Entladung) 등종교제의적이며의학적인의미를갖지만, 플라톤은그점을인정하지않고오히려비진리와악을전파시키는전염으로진단했었다. 인간으로서의자각과이에바탕을둔인간의새로운시작을모색한계몽주의는플라톤의비판적견해보다아리스토텔레스의카타르시스개념에주목하고관심을기울였는데, 그까닭은후자가낙관적인세계관에입각한계몽주의의인간교육프로그램에걸맞기때문이다. 특히레싱은아리스토텔레스의 한탄 과 전율 개념을 동정심 과 공포 로해석했는데, 16) 관객은비극적인사건을보면서감정이입을한결과주인공이겪는고통을함께하면서 (mit-leiden), 그가겪는비극적인결말에 공포 를, 즉그의운명이 나의 운명이될수있다는감정을느낀다는것이다. 레싱에따르면비극의목적은공포와동정심의자극이며, 이목적은오직무대에서표현된성격이 우리와동일한종자 ( 種子 )(mit uns von gleichem Schrot und Korne)" 일때도달된다. 고전적인비극의주인공으로등장하는이상적인영웅들은이와같은레싱의의도에비추어볼때비극에결코적합하지않다. 레싱이그의비극컨셉에서관객으로생각하는사람들은귀족이아니라그의시대의시민들이며, 이들이그런영웅과동일시할수없음이분명하기때문이다. 시민계층의관객은영웅이등장하면기껏해야인간의능력을넘어서는그에대한경탄으로인해존경심을품거나아니면놀랄수있을뿐이다. 물론고트췌트에게서경탄은슬픔, 경악그리고동정심외에도비극의목적에속한것이었다. 그이유는관객으로하여금비극적인상황에직면해서그가무대에서본영웅처럼강인하게대처하도록하기위함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비극을, 어떤고귀한인물을혹독하고예기치못한불 16) 이번역에대한문제점은다음의글에잘나타나있음. W. Schadewaldt, Antike und Gegenwart. Über die Tragödie. München 1966.
166 유럽사회문화제 8 호 운의상황으로이끄는행위의모방으로서묘사했다. 이시인은그러므로그런플롯을통해서진리를가르쳐주어서, 관객으로하여금그와같은이세상의위대한인물들의심각한경우를바라보면서, 자기자신의불운을준비하도록했다. 17) 그러나 이세상의위대한인물들 은레싱에게는오직인간적인관점에서만관심있는대상이다. 왜냐하면오직이들이인간적일때에만관객의동정심을불러일으킬수있기때문이다. 왕이라고하더라도레싱에게는마찬가지의경우이다. 왕은남자나아버지로서만, 여왕은여자나어머니로서만고려될뿐이다. 높은신분이나비인간적일정도의위대한속성은경탄과숭배감을불러일으킬지는모르나관객의동정심을자극할수없다. 동정심은오직등장인물의인간적인속성에좌우될뿐이다. 따라서등장인물은전적으로선한인간이어서도안되고전적으로악한인간이어서도안되며, 이두가지의속성이적절히섞인혼합형의인간이어야한다. 혼합형의인간은그의미메시스원칙에도상응하는것이다. 작가의임무란모든특별함과예외적인것을도외시하고그의드라마모델에가능한한커다란보편성을부여하는것이다. 그렇지않으면그렇게형상화된모든것은맹목적인자연주의나단순한공예품에불과한것에불과하다. 그렇기때문에그는당시에기독교적인순교자나마키아벨리적인악한의형상화를비난한다. 그가보기에이런타입은인간적인피가흐르지않는추상적인형상들로초인적이거나비인간적인존재일뿐이다. 혼합형의인간을등장인물로세웠을때비극은동정심과공포의효과를극대화시킬수있는것이다. 비극이그자체로심미적목적이아니고관객에게어떤영향을끼쳐야한다는것은아리스토텔레스이후로자명한사실이었다. 비극에어떤작용을부여하려고한시도는비극이라는예술적생산이생산적인행위라는점을강조하여그것을정당화하기위함이었다. 이정당화는플라톤의예 17) J. Chr. Gottsched, Versuch einer Critischen Dichtkunst, S. 606.
예술의작용미학ㆍ감정 ( 동정심 ) 교육과의연관에서ㆍ조경식 167 술내지비극에대한비판을염두에둔것이다. 그러나비극이어떤작용을일으키는지에대해서는상이한관점이존재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한탄 과 전율 을통해서그런종류의감정이정화되어야한다고했다. 그러나레싱당시에아리스토텔레스의전율의개념은경악으로번역되었는데, 이를레싱은문제시하면서공포가맞는개념이라고밝힌바있다. 사람들은아리스토텔레스를잘못이해했고잘못번역했다. 그는동정심과공포에대해말하고있지, 동정심과경악에대해말하고있지않다. 그가말하는공포란어떤다른사람에게닥친악으로인해서우리에게불러일으켜지는그런공포가아니라, 고통받고있는사람과우리의유사성으로인해서우리자신내부에서생겨나는공포이다. 즉이사람에게불운하게들이닥쳐있는그런경우들이우리자신에게도해당될수있다는공포이다. 즉우리가동정하는대상이바로우리자신일수도있다는공포이다. 한마디로말해서이공포는우리자신에대한동정심이다. 18) 이로써레싱에게서공포는동정심과종류가다른, 비극이불러일으키는감정이아니다. 그것은동정심에내포된것으로드러난다. 이때동정심과공포는그가 함부르크희곡론 에서설명하고있듯이코르네이유와는다른기능을지닌다. 코르네이유에게서동정심과공포는무대에서등장인물이겪는상황으로인해관객에게서솟아나는감정이긴하지만, 이공포와동정심은관객을등장인물과동일시하는기능에불과하며, 관객은이동정심과공포를통해서자신과이들을동일시함으로써, 무대의등장인물들이겪는불운이란것은바로그들에게서생겨난열정에서비롯함을인식하고, 그에따라그런열정을정화하고, 절제하며, 아예없애는것을배운다는것이다. 반면에레싱에게서동정심과공포는그자체로비극이관객에게불러일으켜야하는감정이고, 카타르시스를통해서 18) G. E. Lessing, Bd. 6, S. 381.
168 유럽사회문화제 8 호 그것을순화하고고상하게만듦으로써비극은관객을가장동정적인인간으로만들어야한다. 한마디로말해서레싱에게서비극의목적은관객이극장에서나가더라도촉발된동정심을가지고나가게만들어야하는것이다. 무대의주인공들이아리스토텔레스의복안과는달리사회의최상위계층이아니라 우리 와똑같은인물들이며, 우리와똑같은이들이무대에서겪는고통을보며동정심을갖게되고결국그들이처한비극적인결말이나에게도해당될수있다는 공포 를통해관객에게서생겨나는 동정심 이극대화된다. 이때 동정심 이지닌함의는무엇일까? 일차적으로동정심, 즉남이겪는고통을함께나누는감정은남과나를동일시하는데서비롯하는감정이며, 이는이타적인것으로서타자에대한배려를가능하게하는사회적인감정으로정의내릴수있다. 이렇게본다면사회구성원들이서로에대해적대감이나경쟁심이아닌동정심을느낄때그들로이루어진사회는인본적인사회가되지않을수없다. 하지만왜수많은감정들중에서하필이면동정심인가라는질문이제기된다. 동정심의효과에대해반론을제기하는멘델스존에따르면동정심은정당 / 부당의판단에서판단력을흐리게할뿐이며, 종종판단의오류로이끌수있는감정이기때문이다. 19) 따라서동정심의이런부작용에도불구하고동정심이왜예술을통해불러일으켜야할핵심감정으로대두하게되는가? 라는질문이제기된다. 20) 어쨌든비극, 즉예술은레싱에게서동정심의유발을통해인간의심성자체에작용하여인간을사회적인존재로만들수있는교육수단으로간주된다. 21) 레싱이비극에끌어들이는자연적인감정이면서동시에사회적 19) 이에대해서는다음의글을참조하기바람. G. E. Lessing, M. Mendelssohn, Fr. Nicolai, Briefwechsel über das Trauerspiel, hrsg. u. kommentiert v. J. Schulte-Sasse, München 1972, S. 91. 20) 이점은다음의루소의장에서, 만데빌과관련된동정심의설명에서밝혀진다. 21) 이에대해서는다음의글을참조하기바람. O. Haßelbeck, Illusion und Fiktion. Lessings Beitrag zur poetologischen Diskussion über das Verhältnis von Kunst und
예술의작용미학ㆍ감정 ( 동정심 ) 교육과의연관에서ㆍ조경식 169 감정인동정심은원래장-자끄루소에게서빌려온것이다. 그렇다면루소에게서동정심은어떤의미를지니고있는것일까? 3. 루소의동정심개념과사회 / 문명비판 루소는당시의사회와문명을극히비판적인관점에서바라보았다. 그가바라본사회속의인간은한정된재화인재산, 미, 권력을둘러싸고벌어지는매일매일의경쟁적인싸움의한복판에서남들보다더많은이익을챙기려는이기적인존재로정체를드러낸다. 이 만인에대한만인의투쟁 에서남에대한배려와동정심은경쟁에서의배제, 자신의희생을뜻하며, 따라서동정심은가질수없고가져서도안되는불필요한사회적감정에불과하다. 이런사회속의인간에게서동정심은사라져버릴수밖에없는것이다. 그렇다면인간은왜이런재산, 미, 권력이라는한정된재화를사이에두고그것을얻기위해서로경쟁을벌이는것일까? 그것들이 - 자신이아닌 - 남들이인정하고갖기를희망하는가치있는것들이기때문이며따라서자신도마땅히그것을자신의가치로인정하고추구하는이유에서비롯한다. 인간스스로가사유하고주체적으로결정한바에따르지않고남들이추구하는것을자신의것으로받아들이고추구하는상태는바로인간자신의소외에다름아니다. 루소는이런사회속인간의자기소외가어떤과정을통해나타나는것인지를설명하기위해 발생학적인 genetisch" 관점에서인간의자연상태를상정하고그로부터현재까지의인간의타락과정을설득력있게설명한다. 이과정에서동정심이어떤감정이고사회속에서어떤상황에처해있는지가설명된다. 자연속의인간은독립적이며자족적인존재였다. 풍요로운자연속에서그는오성이별로깨어있지않은상태이긴했지만자신의생각과행동 Wirklichkeit, München 1979; E. M. Knodt, Negative Philosophie und dialogische Kritik. Zur Struktur poetischer Theorie bei Lessing und Herder, Tübingen 1968.
170 유럽사회문화제 8 호 의주체로서먹고마시며살아가는존재였으며, 가족 - 즉사회 -의개념은없고이성과마주치더라도욕구의충족을채우면다시헤어져자신의삶을살아가는단독자였다. 그에게는다른동물들과똑같이 자기보전본능 (amour de soi) 과 ( 타자에대한 ) 동정심 (pitié) 을갖고있음으로써균형이잡힌존재이다. 다른동물들과다른점은 자기완성의능력 (perfectibilité) 과자연의인과율에지배받지않는자발성으로서의 자유 (liberté) 를가진점이었는데, 자기완성의능력은어떻게발전될지알수없는, 방향성이열려있는것이었다. 22) 풍요로운자연속에서는계발될필요가없어서인간의내면속에서잠자고있던자기완성의능력을자극해깨운것은한편으로는자연재해같은사건으로말미암아인간에게오성의사용을촉발시킨척박해진자연자체와다른한편으로는척박해진자연과인구증가로인해모여살게된인간간의사유재산권의인정과다른재화와의교환을위한비축분에대한필요였다. 모여살게된인간은다른인간에대한관찰을통해비교의개념을알게되고이로부터인간은생존을넘어서서자신만의비축분을가능한한많이마련하기위해온갖수단을사용하게되며, 자기자신만을위해이제모든것이오성을통해서계산되고통제되는까닭에자연적인자기보존본능은모든악의근원이자문명화, 사회화의추동력인 이기적인사랑 (amour propre) 으로변질되기에이른다. 루소가자연상태의동정심에서강조하는바는그감정의자연적인근원이다. 23) 이때동정심은 자신과같은존재가죽거나고통받는것을보는것에대한자연적인반감 24) 으로설명된다. 많은연구자들은그것은 22) 이와같은루소의자연상태개념은홉스의그것을, 즉인간은천부적으로악하다는홉스의견해에대한반박이었다. 홉스에반해루소의인간은자연상태에서는선했지만사회화과정에서악하게타락한존재이다. 23) 이에대해서는다음의글을참조하기바람. J.-J.,Rousseau, Schriften zur Kulturkritik (Die zwei Diskurse von 1750 und 1755), eingeleitet, übersetzt und herausgegeben von K. Weigand. Hamburg 1983, S. 170. 24) Ebd. S. 72.
예술의작용미학ㆍ감정 ( 동정심 ) 교육과의연관에서ㆍ조경식 171 남을도와줄준비가돼있는의식적인상태의동정심이아니라단순한 거리낌의감정 (Hemmungsgefühl) 에불과하다고설명하지만, 자연상태의인간이사회적이지않은존재이며아직판단력이깨어있지않은상태에있다는점을고려할때그런거리낌의감정이바로동정심임을간과하고있다. 나아가서루소가강조하고있는동정심의자연적인근원은늙거나병든동류의존재에게서먹을것을빼앗는공격적인행위에대한천부적인반감으로만국한되지않는다. 그가언급하는동정심은사회속에서고통받고억압받고있는인간들, 즉이들의그런고통에대해능동적으로반응할수있는능력으로발전할수있는가능성도내포한다. 그런까닭에그는동정심을 우리로하여금고통받고있는사람들을도와주러서둘러달려가게만드는 25) 힘으로파악한다. 자연적인감정인동정심은인간의도덕이나도덕적행위를가장냉소적으로바라본만데빌 (Bernard de Mandeville) 역시부인하지않는긍정적인사회적인감정이었다. 26) 어린아이가야생멧돼지에게공격당해잡아먹히는것을본순간, 인간의탈을쓴사람이라면도둑이나살인자라고해도고통을느끼지않을정도로마음이굳어있는자는없다고만데빌은단언하면서동정심이바로모든사회적미덕의자연적인근원임을강조한바있다. 우리는우리들의모든약점중에서도동정심이가장사랑할가치가있는약점이며도덕적인처신에가장근접해있다는점을인정해야할것이다. 그렇다. 동정심이현저하게섞여있지않다면심지어사회라는것도거의나타날수없을것이다. 27) 25) Ebd. S. 176. 26) 이에대해서다음의글을참조하기바람. B. d. Mandeville, Die Bienenfabel, hrsg. v. Fr. Bassenge, Berlin 1957, S. 226. 27) Ebd. S. 53.
172 유럽사회문화제 8 호 루소가강조한바는바로동정심, 즉이타적인감정의이런자연적인근원이었다. 이감정이사회속의인간에게서어떻게다시회복될수있을까? 레싱의견해처럼예술을통해서, 비극을통해서그것이다시활성화될수있는것일까? 4. 예술의교육적기능에대한루소의비판 루소는 1750년첫번째담론인 학문과예술에관한담론 에서예술이지배자의조작수단임을지적한바있다. 그에의해서예술은피지배자를묶어놓은 쇠사슬을덮은화환 (Blumengirlanden über die Eisenketten) 28) 으로비유된다. 이비유로그는예술에유혹적인빛을발하는자율성이라고하는가상이바로지배자의통치수단임을보여준다. 그가이를통해서주장하고자한것은, 예술가들이글을쓰고그림을그리고음악을연주하는한, 인간들은자신의쇠사슬과화환을혼동해서, 그결과그들은자신들의감옥을자유로운상태로오인하고노예들은행복하다고느끼고자신들의노예상태를사랑한다는것이다. 여기서그의문화비판적인핵심은예술이인간의정신에직접적으로작용해서인간에게본래적으로타고난 저근원적인자유의감정 29) 을질식시킨다는점에있다. 루소의이와같은진술은어떤맥락에서이해될수있을까? 루소는이첫번째담론에서인간의근원적인본성의기본충동 ( 자극 ) 들이문명발전의조건하에서남아있는한, 그래서대학과교실과살롱과연극무대에서자유의충동을위험하지않게보여주지않는한, 기존의지배계층은자신의권력을잃을위험에빠진다는견해를피력한다. 이렇듯시대의문학논쟁에서지식, 예술이갖고있는기능을밝히려는목적을위해패러독스하게첨예화시켜보인것은 인간불평등의기원에관한담론 28) J.-J. Rousseau, a.a.o., S. 9. 29) Ebd.
예술의작용미학ㆍ감정 ( 동정심 ) 교육과의연관에서ㆍ조경식 173 에서논리적으로보다뚜렷한체계를보여준다. 여기서예술은사회화된인간에게서나타나는것으로서, 이기적사랑의정신에서기원하는것으로파악되고, 그럼으로써예술의타당성은그기원에서부터부정적인것으로파악된다. 예술은이기적인사랑과상상력의결합에서비롯한다. 30) 이기적인사랑은독립적으로살아가는자연인간에있는자기보존본능과타자의배려를보장하는동정심이라는두내적충동의균형이느슨해지는순간, 보다근원적인것이되어버린다. 왜냐하면앞에서도언급했듯이인간의자족적인삶의토대를파괴해서그어떤것보다개체자신의보존을목적으로만들어버리는자연재해와그에뒤이은사유재산의확보가자기완성의능력을활성화시키면, 이전까지균형을이뤄왔던자기보존본능과동정심이라는자기통제를지속적으로방해하고, 이기적인사랑이인간의의지를조정해서의지로하여금자유를토대로오성에따라자연적인동정심에반하는결정을내리게하기때문이다. 자기보존본능이이기심으로타락하는이순간, 인간이인간을억압하고통제하는인간에의한인간의지배구조, 인위적으로만들어진인간의불평등이탄생한다. 31) 이구조를지탱하고보존하기위해이제인간의온갖재능이이용되고완성되며교묘한방식의조정을위해투입된다. 모든것을타락으로결정짓는치명적인이순간은루소가비난한권력자들에의해제안된사회계약의순간이자입법의순간이기도하다. 이후부터인간이란종에게해악을끼치는결과를낳는동정심의소멸이시작되며, 이는 만인에의한만인의투쟁 이라는결과를 30) 예술은노동과실제의가치를부인하며, 남의희생으로여유가있게된사회속의인간이이기적인사랑에바탕을둔명예를얻기위해상상력을통해만들어내는가상의것에불과하다. 멋지고아름답게꾸며진 - 멋짐, 아름다움등은이미자족적인상태에서벗어나비교를통해만들어지고, 가치가있다고여겨진 ( 남들의, 사회의 ) 가치들이다 - 예술은인간을그자체로부정적인가치인아름다움에탐닉하게만들며, 연약하게만들고, 진리와노동으로부터멀어지게하고, 전혀생산적이지않는주제에대한담소, 시간보내기, 향락에로의일탈을지속적으로만든다. 31) 이에대해서는다음의글을참조하기바람. I. Fetscher, Rousseaus politische Philosophie. Zur Geschichte des demokratischen Freiheitsbegriffs. Darmstadt 1968.
174 유럽사회문화제 8 호 낳는다. 이렇게본다면루소가서술하고있는인간의역사는동정심소멸의역사이며절망적인일종의대리만족 (Kompensation) 의역사이기도하다. 그렇다면자연적인기원을가지면서도이타적인성격의사회성인동정심은완전히사라져버린것일까? 그렇지는않다. 하지만동정심이사회속에서자유롭게움직일수없음은분명하다. 왜냐하면그렇지않다면동정심이사회를이끌어가는힘인이기적인사랑을불안정하게만들것이기때문이다. 이에루소는동정심이라는자연적이고내적인충동이오성에의한성찰에의해억압되어약해졌지만사회속의타락한인간의마음에여전히남아있음을지시하기위해비극을언급한다. 그순수하고모든성찰에앞서는자연의움직임은그러하다. 가장타락한도덕조차도파괴하기가힘든자연적인동정심의강도 ( 强度 ) 는그러하다. 왜냐하면우리는매일같이극장에서어떤불행한자의고통이, 그자신이독재자였다면적에게고통을한층더가했을누군가를감동시키고울게만드는것을보기때문이다. 32) 이인용문은다음의의문을제기한다. 루소는문명화, 사회화의과정에서소멸해가는자연의동정심을강화하는장치를연극, 즉비극에서보고있는것일까? 그렇다면앞서의예술에대한비판적인입장은어떻게이해될수있을까? 결론적으로말하면루소는예술에의한동정심의강화는불가능하며예술은, 비극은오히려인간의비인간적인상황만을더강화시킬뿐이라는입장을표명한다. 그의입장은 달랑베르씨에게보내는서한 에아주분명하게드러나있다. 그는이서한에서달랑베르의시도, 즉제네바에극장을세우려는계획에대해반대한다. 달랑베르의극장설립제안은제네바에극장을세우면연극을통해시 32) J.-J. Rouseau, a.a.o., S. 173.
예술의작용미학ㆍ감정 ( 동정심 ) 교육과의연관에서ㆍ조경식 175 민의취향을드높이고동시에도덕또한고양시킬수있다는점에기초해있다. 그러나이런달랑베르의견해에대해루소는아주자세하게연극의, 나아가서는예술의부작용을설명하고있다. 그가보고있는예술내지연극의폐해는먼저그것의기능이여가보내기인데, 수명이짧은인간에게그런한가로움이가당키냐하냐는본원적인회의를피력한다. 여기서다른지엽적인비판은차치하고무엇보다예술내지연극에의한동정심의고양이어떻게불가능한지알아보도록하자. 루소에따르면예술이란것은독자나관객에게주는호감, 만족감에의해규정되는것이지그어떤유용성에의해규정되는것이아니다. 그리고관객에게호감이나만족감을주기위해서, 그들로부터박수갈채를얻기위해서작가는그들의취향 / 경향의가능성을고려하게되며, 이로써예술은민족의취향과경향을촉진시킬뿐, 결코그것을절제하게만들지못한다. 이들의취향과경향에반하는작품의상연이관객을쫒아버리는결과만을낳을뿐이라는점을작가는잘알고있다. 연극이란것은전반적으로모든사람들의마음에있는인간적인열정을그려내는것이다. 그러므로화가가이런열정에아부를떨지않으면, 관객은곧놀라게되고, 자기자신을경시하라는것을가르치는그림을보지않으려할것이다. 화가가한번몇몇의열정을추악한색깔로그리려고한다면, 그는일반적이지않고본성상혐오하는그런열정만을선택할것이다. 이와같은점에서작가역시대중의견해만을추종할것이며, 그가사람들이싫어하는열정을그린다해도, 이것은다른열정을통용시키는수단이되며, 관객의호감을사기위해이용되는것이다. 무대에서모든것은이용될수있으나건전한이성은예외이다. 열정을갖고있지않은자나열정을통제하는자는다른사람을끌수없다 [...] 그러므로연극은사람들의견해나도덕을변화시킬힘을갖고있지못하며, 이것들을그저추종하고장식할수있을뿐이다. 33)
176 유럽사회문화제 8 호 절제와금지를명하는이성적도덕의고양이라는것은한마디로무대에서는있을수없다는것이이인용에서분명해진다. 그러나설사예술을통해서도덕이추종할만한것으로그려지더라도수용자인관객이결코그것을받아들이지않는다는것이루소의견해이다. 여기에는예술을즐기는사회속의인간에대한비판이숨어있다. 그에따르면인간의마음은, 이해관계가걸려있지않는한공정하다. 그러므로 우리가그저보고만있는다툼에서우리는순간적으로정의로운쪽을편들며, 우리가그로부터이득을보고있지않는한, 우리에게혐오감을불어넣지않는악한행위란없다. 34) 하지만인간은자신의이해관계가걸려있는한, 그의올바르고공정한견해는타락해버리고그는그자신에게유용할악을자연이그에게사랑하라고명령하는선보다선호한다. 그는분명히도덕을사랑하지만그는그도덕이다른사람에게있기를원한다. 그런도덕으로부터자신의이윤을뽑아내기위함이다. 그는스스로를위해서는도덕을원하지않는데, 이유는그러면그가치러야할비용이너무크기때문이다. 그러면그가무대에서무엇을보고싶어할까? 바로그가어디에서나발견하고싶어하는바로그것, 즉자신을제외한대중에게도덕을가르치기를, 스스로는아무것도요구받지않으면서, 의무를위해모든것을바치는인간을보고싶어하는것이다. 35) 그렇다면그런도덕과는종류가다른, 관객에게눈물을흘리게함으로써동정심이라는자연적인이타적인감정을불러일으키는가능성은어떨까? 루소는비극을통해서동정심이란자연적인감정이생겨날수있다는가능성은전혀부인하지않는다. 그러나그동정심은순간적이고찰나적 33) J.-J, Rousseau, Brief an Herrn D Allembert, in: J.-J. Rousseau, Schriften Bde 2, hrsg. v. H. Ritter, München 1978, S. 333-474, hier Bd.1. S. 350f. 34) Ebd., S. 356. 35) Ebd. S. 356f.
예술의작용미학ㆍ감정 ( 동정심 ) 교육과의연관에서ㆍ조경식 177 인감정에불과한것으로, 연극이끝나면, 작품을다읽고나면사라질가상과같은지속성만을가질뿐이다. 따라서실제의현실속에서는아무런작용도끼치지못한다. 나는비극은공포를통해동정심으로이끈다라는말을듣는다. 좋다. 하지만어떤종류의동정심인가? 비극이불러일으키는가상보다더오래지속되지않는순간적이고공허한감정, 곧열정에의해질식하게되는자연스런감정의찌꺼기일뿐이다. 그것은아무런결과도가져오지않는동정심으로서자신의눈물에익사해버리는, 결코인간에게어떤행동도불러일으키지못하는동정심이다. 피에굶주린술라도자신이스스로가하지않은고통의이야기에눈물을흘린다 [...] 매일그의명령으로수많은사람들이죽어갈때지르는비명에는전혀마음이움직이지않는사람이다. 36) 연극에의해, 예술에의해고양된감정, 동정심과자연의도덕은그연극과예술이지속되는동안에만작용하는순간적인것일뿐이라는점이루소에의해강조되고있는것이다. 나아가서연극과예술에의한동정심의고양은그에국한되지않고아주좋지않은작용도가한다. 이점은바로예술을수용하는인간이철저히이해관계에따라움직이는사회속의인간인데서연유한다. 즉현실속의인간은현실에서는실제로 - 자신에게이득을가져다주지않는한 - 도덕적으로행동하지않으면서도, 무대에서고통받는사람을보고눈물을흘린다. 그럼으로써그는자신을도덕적인, 동정적인사람으로생각하고, 그런자신에대해, 남의고통에함께하며눈물을흘리는자신의도덕적인면모에만족해한다. 눈물을흘리는것이순간에그치고극장을나서면동정심이사라져버려도, 극장을나온인간은자신이숭고한감정인동정심을느꼈다는점에대해자부심을느끼고, 자신을도덕적인사람으로간주하는것이다. 36) Ebd. S. 357.
178 유럽사회문화제 8 호 극장에들어가서아름다운행동에경탄하고상상의산물인불행한사태에눈물을흘리는사람에게무엇을기대할수있을까? 그는자신에대해만족하지않을까? 그는자신의아름다운영혼에즐거워하지않을까? 그는자신이부채를지고있는미덕으로부터그가그것에막해준칭송덕분에벗어난것이아닐까? 그가뭘더해야하나? 그스스로가도덕적으로행동해야한다고? 그가맡은배역은없고, 그는연극배우가아니다. 37) 인간에게도덕적감정을불러일으키기는커녕그대리만족의부정적인기능으로인해서사회현실에서도덕적실천능력을무화시키는예술은나아가서인간자신과는다른인간을보여주는속성과겉모습만을중요시하고본질은무시하게만드는가상의속성으로인해예술은필요가없을뿐만아니라근본적으로있어서는안될, 해악만을끼치는제도로비판되기에이른다. 5. 루소에대한쉴러의대답. 예술과아름다움의교육적기능 레싱에의해낙관적으로그리고긍정적으로옹호되고있는예술에의한 ( 감정 ) 교육은이렇듯루소에의해서날카롭게비판된내용이다. 루소가당시유럽전지역에걸쳐누리고있는명성을고려해볼때, 스스로를 " 예술의관리자 (Sachwalter der Kunst)" 38) 로칭하고있는쉴러역시그의저작을읽었을개연성이있다. 그럼에도불구하고그는레싱의컨셉보다더강화된형태의예술에의한교육을그의 미학편지 에서이론화한다. 37) Ebd. S. 358. 그외에도루소가연극내지에대해가하는비판은아주다양하다. 120 페이지분량의비판은연극자체, 극장, 배우, 비극, 희극, 모든분야에걸쳐있다. 여기서는아주단순하게비극과동정심과의관계만을다루는비판을살펴보았다. 38) Brief an den Herzog von Augunstenburg vom 13. Juli 1793, Jonas Bd. 3, S. 329.
예술의작용미학ㆍ감정 ( 동정심 ) 교육과의연관에서ㆍ조경식 179 루소의이름이구체적으로언급되고있진않지만그의비판내용이곳곳에숨어있는 미학편지 에서쉴러는루소의총체적인예술비판에도불구하고예술의교육적기능에대해추호도의심을갖지않으며오히려루소가보고있는정치적, 사회적문제까지도예술을통해해결할수있다는입장을보인다. 이렇게본다면쉴러의 미학편지 는루소의비판에대한일종의답으로볼수있다. 그렇다면쉴러는그의 미학편지 에서루소의논리에어떻게대항하고그것을그의이론에서어떻게수렴하고있을까? 루소가제기한예술에대한문제점들은 1) 비생산적인시간낭비 ( 무유용성 ) 및사치및낭비성향의조장, 2) 예술가의시대취향추종과그로인한예술의교육기능의부재, 3) 예술의대리만족적인특성이었다. 1) 루소는예술의중요한기능중의하나인휴식내지여가선용의기능을, 짧은수명을가진인간에게는단지아까운시간을낭비하게만드는역할이라는점이라고지적할뿐만아니라온갖사치와치장, 화려함을보여줌으로써인간의타락을조장한다는점을강조한다. 이와같은루소의비난은그러나쉴러에게는전혀문제가되지않는다. 그까닭은예술의근원에대한쉴러의전혀다른사고에기초해있다. 쉴러에게인간은감각적이면서동시에이성적인존재이다. 역사철학적인관점에서쉴러는인간이감각적이면서동시에이성적인존재로등장하는시점을, 즉인간의인성 ( 人性 ) 이시작되는시점을, 바로인간이자연적인감각적인충동에의해움직이지않을때, 이감각적인충동의충족을위해서오성이사용되기를중지하는순간에서보고있으며, 이순간은모든욕구가충족된한가로움과여유의상태에서 유희, 치장, 장식 에몰두할때이다. 야만인 ( 이성이비록깨어있긴하지만아직감각적욕구충족을위한도구로사용하던시기 - 글쓴이 ) 이인성으로들어섰음을알려주는현상은무엇일까요? 우리가제아무리역사에물어보아도그것은동물적인상태의노예신
180 유럽사회문화제 8 호 분상태에서벗어난모든민족들에게동일한것입니다. 즉그것은가상으로인한즐거움과장식과유희를하려는경향입니다. 39) 감각의단계에서도비록이성이작용한다고하지만. 이때의이성은오직감각적인욕구충족의목적을위해사용되는도구적인성격만을갖고있다. 그렇기때문에인성의시작은이모든자연적인욕망이충족된한가로운순간, 즉동굴에그림을그리고자신을치장하며서로유희하는순간이며, 이순간에감각과이성은유희충동에서하나로통합되어가상에대한즐거움을일깨우는것이다. 그에따르면, 동물이자신의보존을위해그리고자연이그에게명령자로부여한감각적인본능에따라실재의세계에매달리고, 가장완벽한오성적존재도실재의세계에만관심을갖고있는반면, 인간은유희와장식, 치장즉실재와는다른가상의세계에서움직이면서그런실재의세계에서벗어나자신의활동영역을가상의세계로까지확장시킴으로써동물이나순수한오성적존재와비교하여더뛰어난존재가된다. 최고의어리석음과최고의오성은다음의점에서분명한유사성을갖고있습니다. 이둘은단지실재적인것만을찾으며순수한가상에대해서는완전히무감각하다는점입니다. 전자는어떤대상이감각에직접적으로존재할경우를통해서만안정에서이끌려나오고, 후자는경험의사태들을자신의개념으로환원시키는경우를통해서만진정됩니다. 한마디로말해서어리석음은현실너머로자신을승화시킬수없고오성은진리밑에서머물려고하지않습니다. 따라서실재성에대한필요와현실적인것에대한종속성이그저결핍의결과인한, 실재성에대한무관심과가상에대한관심은인성의진정한확장이자문화로가는결정적인발걸음인것입니다. 40) 39) Fr. Schiller, "Ästhetische Briefe", S. 656. 40) Ebd.
예술의작용미학ㆍ감정 ( 동정심 ) 교육과의연관에서ㆍ조경식 181 2) 루소에따르면예술의목적은즐거움을주는것이며, 그로인해예술가는즐거움의시대적인취향을고려하고계산해서그것을극대화하는쪽으로작품을만들지, 결코그것을수정하거나개선하는방식으로작품화하지않는다고주장하며, 이에시대적인취향을추종하고그것에아첨하는예술은극기나절제를가르치는기관이될수없음을분명히한다. 쉴러는이와같은루소의견해에대해서먼저동조하는모습을보인다. 즉그는예술이바로즐거움을부여하는목적을추구한다는데동의한다. 그러나예술이부여하는즐거움이무엇이냐는점에있어서는완전히다른견해를보여준다. 이미앞에서쉴러가인간의인간됨을그의감각적충동과이성적충동이하나로통합되는유희에기초하고있음을밝혔다. 이런인간관을통해서표현되고있는인간의전인성, 총체성개념은바로예술이가능하게하는심미적즐거움의원천이기도하다. 쉴러는이와같은견해를칸트에게서빌려온다. 칸트는이미자신의 판단력비판 에서인간이어떤자연속의대상을보고아름답다고판단할때는그의감각과오성이함께공조하고있음을설명한바있다. 인간이시각이라는감각을통해자연의대상을보고서그것이아름답다고판단할때이와같은심미적인판단에는판단자와그대상사이에아무런이해관계가없는즐거움이토대가된다. 반면에무엇을먹고마실때느끼는즐거움이기초가되는감각적인판단이나어떤도덕적행위를하고느끼는즐거움에기초한도덕적판단에는이미대상이존재해야하거나아니면실현해야할것으로서의대상의존재를전제하는이해관계가깔려있다. 아무런이해관계없이, 즉대상의존재유무에대해아무관심없이, 대상을대상자체로만관조할때내려지는심미적판단은다음과같은판단자의주관적인심성에기초해있다. 어떤대상을아름답다고판단할때인간의내면에는그대상을보고서상상력이움직인다. 상상력은이경우에, 즉심미적인판단의경우에, 예외적으로끊임없는연상작용을불러일으켜서오성으로하여금그대상이무엇인지하나로규정할수없게한다.
182 유럽사회문화제 8 호 심미적판단에서상상력과오성사이에불특정한관계가형성되고있는것이다. 이상태는칸트식으로표현하자면대상인지의감각과상상력과오성의자유로운유희의상태이고, 이것이한편으로는즐거움을, 다른한편으로는 - 그어떤특정한인식행위를위해서가아닌, 인식의행위자체를위한 - 목적없는합목적성 을부여한다. 쉴러는이와같은칸트의견해를추종하면서아름다움, 예술이부여하는즐거움이란것은결코감각적인즐거움이아니라, 아름다운예술이가능하게하는인간의총체성에서비롯하는것으로본다. 따라서아름다움, 아름다운예술이부여하는즐거움이란루소의견해와는달리경험적인것이아니라초월적인종류의것이며, 감각적충동과이성적인충동을동시에충족시키는제 3의충동, 즉유희충동에서비롯하는것이된다. 쉴러에따르면예술은인간의총체성을가능하게하는아름다움을구현하는아름다운예술이어야한다. 즉예술은감각과오성을동시에촉발시켜야하며, 그어느쪽으로도인간의심성을유도해서안되고, 그어떤목적을위해서라도인간의심성에특정한작용을불러일으켜서는안되는, 솔직하고독립적인가상의유희 로규정된다. 이와같은아름다운예술은인간의총체성형성을가능케하여, 힘에의해지배되는자연국가를이성적인법칙이지배하는이성국가로개혁하려는프랑스혁명의대안이되며, 나아가서사회의분업화, 전문화로인해나타나는인간의자기소외현상, 현대병을치유해주는기능을지닌다. 3) 루소가예술에대해비판하는가장핵심적인내용은예술이갖고있는대리만족의기능이다. 이것을루소는다음과같이표현하고있다. 우리의최고비극이우리에게심어줄수있는최고의인상은, 인간의모든책임들을얼마안되는순간적이고비생산적이며아무작용도하지못하는감정으로환원시켜서, 우리가다른사람들의용기를칭찬함으로써우리의용기를느껴보게하고, 우리가고칠수있는악덕에항의를하게함으로
예술의작용미학ㆍ감정 ( 동정심 ) 교육과의연관에서ㆍ조경식 183 써우리의인본성에자부심을느끼게만들어주는데 [...] 있다. 41) 예술을통한이런대리만족은예술의가상성에기저하고있다. 예술이사회, 도덕과학문의세계에영향을끼쳐서예술의가상성이현실에서지배적인힘을가지게된결과는바로루소의사회상태에대한결론적진단에서다음과같이표현되고있다. 도덕에대한아름다운말에서선과악에대한무관심이생겨난다. 즉모든것이유희이고인위적이듯이명예, 우정, 미덕, 심지어는악까지가상에국한되어있다. 간단히말해서우리가어떤존재인지를다른사람들에게물어봄으로써우리는항상철학, 인본성, 친절함, 숭고한원칙의한가운데에서단지속임수에불과하고거짓되고경솔한바깥면만을가지고있다. 42) 그러나바로위에서살펴봤듯이쉴러의아름다운예술은관객이나독자에게결코어떤특정한작용이나메시지를전달하려는목적을지니지않는순수한가상의예술이다. 이순수한가상의예술은오직심미적즐거움만을마련해줄뿐이다. 나아가서쉴러는가상에대한루소의비판을염두에두고서논리적가상과미적가상을구분하고, 예술의가상은결코진리와도덕을왜곡하는논리적가상이아니라, 모든본질을배제한순수한상상력의세계에근거한미적가상임을분명히한다. 다음의진술에서쉴러는루소가논리적가상과미적가상의구분을전혀알지못하는, 예술의문외한임을분명히하며, 그를천박한비평가로몰아세운다. 이시대의천박한비평가들로부터모든연대가세상에서사라졌고가상으로인해서본질이등한시되고있다는말을아주흔하게듣습니다. 제가이런비난으로부터이시대를정당화하는소명을받았다고는느끼지않습니 41) J.-J, Rousseau, "Brief an Herrn D Allembert", S. 358f. 42) J.-J.,Rousseau, Schriften zur Kulturkritik, S. 266.
184 유럽사회문화제 8 호 다. 하지만이런엄격한도덕주의자들이자신의비난을극히광범위하게행함으로써이들이이시대에단순히잘못된가상뿐만아니라솔직한가상도원망하고있다는점이충분히드러납니다. 43) 결론 예술의작용미학은이상에서살펴보았다시피아주오래된비판및옹호의논쟁국면을거쳐왔다. 무엇보다도플라톤의비판과아리스토텔레스의옹호는 18세기에서도그흐름을면면히이어오며, 이시점에서레싱과루소, 그리고루소와쉴러의대립으로요약될수있다. 레싱은아리스토텔레스의비극에서 한탄 과 전율 을 동정심 과 공포 로해석하면서, 루소의동정심개념을차용하고있지만, 루소의예술에대한비판, 특히비극에대한비판에서는애써눈을돌리고, 루소의논리에대해전혀반응을하지않는반면, 쉴러는루소의논리의문제점을적극적으로밝히고그의예술에대한비판점을거꾸로예술의본질로서적극적으로설명하고있는점이부각된다. 쉴러의논리는플라톤이나루소의비판적시각을경험적인아름다움이나실제의예술로국한시키면서자신의아름다움과예술의개념을선험적인토대위에세우고있다. 따라서플라톤과루소의예술의교육적기능에대한비판이현실적이고경험적인차원에서설득력을얻는반면에, 초월적지평에서이루어지고있는쉴러의심미적예술의변호는 - 인성이심미적유희에서총체성을획득한다는점을논증하고, 가상의세계를적극적으로인간본연의영역으로다루고있음으로써 - 비록새로운면모를보여주고있기는하지만이론적이고추상적인범주에서벗어나지못하고있기때문에설득력이부족한것도사실이다. 지면상의문제로인해루소의예술에대한비판적시각을좀더자세히 43) Fr. Schiller, "Ästhetische Briefe", S. 660.
예술의작용미학ㆍ감정 ( 동정심 ) 교육과의연관에서ㆍ조경식 185 다루지못해아쉬운점이있다. 그가지적하는예술의근본적인문제점은사회속의인간에대한비판과맞물려서아주첨예한양상을보인다. 이점은사회속의인간이예술로부터받는영향에관한부분인데, 이논문에서는 ( 눈물만흘리는 ) 동정심과대리만족이라는개념으로설명했지만, 이두개념의공통기반에대한분석이모자랐다. 아마도그것은사회상태의인간에게서연극의동정심이어떤동정심인지를밝히는데서해명이될것이고, 이는다시금이기적사랑이라는개념의분석을필요로하는데, 이에대해서는다음의연구에서다시분석해보기로하겠다. 참고문헌 제레드다이아몬드, 제3 의침팬지, 서울, 문학과지성사 2005년 Aristoteles, Physik. Vorlesung über Natur, übers. v. H. G. Zekl, Hamburg 1987. Aristoteles, Poetik, übers. v. M. Fuhrmann, München 1976. Fetscher, I., Rousseaus politische Philosophie. Zur Geschichte des demokratischen Freiheitsbegriffs. Darmstadt 1968. Fischer, L., Gebundene Rede. Dichtung und Rhetorik in der literarischen Theorie des Barock in Deutschland. Tübingen 1968. Gottsched, J. Chr., Ludewig Friedrich Hudemanns Probe einiger Gedichte und poetischen Übersetzungen, denen ein Bericht beygefügt worden, welcher von den Vorzügen der Oper, vor den Tragischen und Comischen Spielen handelt. In: ders., Critische Beyträge, Bd. III(1734), S. 268-316. Gottsched, J. Chr., Versuch einer Critischen Dichtkunst, Unveränderter photomechanischer Nachdruck der 4. vermehrten Auflage von Leipzig 1751. Darmstadt 1962. Haßelbeck, O., Illusion und Fiktion. Lessings Beitrag zur poetologischen Diskussion über das Verhältnis von Kunst und Wirklichkeit, Münc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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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 유럽사회문화제 8 호 [Résumé] Die Wirkungsäthetik der Kunst. In bezug auf ihre Gefühls(Mitleids)bildung. Cho, Kyoung-Sik (Chonbuk Uni) Darüber, ob die Kunst überhaupt auf den Menschen auswirken kann und welche Art von Auswirkungen sie ausübt, ist seit der heftige Kritik von Platon gegen die Kunst und deren Plädoyer von Aristoteles viele Jahrunderte lang diskutiert. Im 18. Jahrhundert, also im Zeitpunkt des Aufkommens einer neuen Klasse, sieht Lessing in der Kunst, vor allem in der Tragödie, eine poitive Wirkung, das Leiden des andern Menschen mitfühlen zu lasen, und konzipiert ein Theater des Mitleids. Dabei werden fast alle traditionellen Elemente der Tragödie zum diesem Zweck umgearbeitet. So werden die Protagonisten des Dramas nicht mehr edele Leute, sondern diejenige, die mit uns von gleichem Schrot und Korne sind. Dieser Sinn von Mitleid, also einem sozialem Gefühl, führt sich auf Rousseau zurück, der in dem 2. Dirskurs über den Ursprung der Ungleichheit des Menschen dessen natürlichen Urspung und dessen den "Selbsterhaltungstrieb" des Menschen in Maß setzende Funktkon ausführlich erörtert. Was aber die Auswirkung der Kunst betrifft, steht Rousseau im Gegensatz zu Lessing auf der gleichen, kritischen Linie wie Platon. Sogar geht er einen Schritt weiter und übt einie vernichtende Kritik an die Kunst, indem er argumentiert, dass schöne Reden und Spiele Interesse an der Wahrheit und Tugend ausblenden, und der ästhetischer Schein nur Kompensation ermöglicht und somit das Vermögen zur Praxis erwürgt. Diesem Rousseau bietet Schiller Paroli. Was Rousseau an der Kunst kritisiert, wird in den ästhetischen Briefen als etwas Substantielles der Kunst gerechtfertigt. So zum Beispiel
예술의작용미학ㆍ감정 ( 동정심 ) 교육과의연관에서ㆍ조경식 189 werden Freude am Schein, Spiel und Ausputz nicht mehr Anfang zum Verderben des Menschen, sondern Anfang des Menschwerdens des wilden Menschen. Und der Kompensationsverdacht der Kunst wird durch das Konzept des aufrichtigen und selbstständigen, ästhetischen Spiels beseitigt, das an und für sich keiner Wirklichkeit bedarf und das Gemüt des Menschen zu keiner bestimmenten Richtung bewegt. 주제어 : 동정심 (Mitleid), 공포 (Furcht), 함부르크희곡론 (Hamburgische Dramturgie), 인간불평등기원론 (Ursprung der Ungleichheit des Menschen), 달랑베르씨에게보내는편지 (Brief an Herrn D Allembert) ( 논문투고일 : 2012.04.19. / 심사일 : 2012.04.25. / 심사완료일 : 2012.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