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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tröm, Familienerbrecht und Testierfreiheit in Schweden und anderen skandinavischen Ländern, in: Familienerbrecht und Testierfreiheit im europäisc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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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조사목적 본조사는전국민을대상으로대통령국정수행지지도, 정당지지도등을 파악하여, 국민여론을파악하는기초자료수집에그목적을둠. Ⅱ. 조사설계 조사대상 전국거주만 19세이상성인남녀 표본수 총 1,035 명조사후, 지역, 성, 연령별사후보정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최대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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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 34] 원하는차기대통상 [ 표 35] 안철수원장의출마에견해 [ 표 36] 안철수원장과야당후보와의단일화에대한견해 [ 표 37] 단일화할경우누가로단일화되어야하는지에대한견해 [ 표 38] 공천비리사건에대한박근혜후보의책임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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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에 대한 옳은 분석 <보기>에서 고른 것은? ) 표는 우리나라 제8대 국회의원 총선 결과이다. 이에 대한 분 석으로 옳지 않은 것은? [국 총선의 지역구별 당 득표율] (단위 : %) 지역구 당 가 나 다 라 쪽 마 (단위 : %) 총 득표율 지역구 선거 당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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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순화의 역사와 전망

조사설계 조사대상 전국만 19 세이상남녀 조사규모 1,514 명 ( 주의 : 통계보정으로 1,500 표본으로분석하였으며, 보도시에는조사실사례수 1,514 명으로기재해야함 )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 2.5% Point 조사방법 무선전화면접 79.1% + 유선전화

공공행정연구 제9권 제1호 ( ): 총선으로 본 정당공천제도의 한계와 개선방안 * 남 기 헌** 1) 본 연구는 한국공공행정학회의 2008년 3월 기획세미나 주제발표논문을 일부 수정하여 게재한 논 문이다. 주요내용은 지난 4.9 총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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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고서는 연구용역수행기관의 결과물로서, 국가인권위원회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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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ii 본 연구는 이러한 사회변동에 따른 고등직업교육기관으로서 전문대 학의 역할 변화와 지원 정책 및 기능 변화를 살펴보고, 새로운 수요와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전문대학의 기능 확충 방안을 모색하 였다. 연구의 주요 방법과 절차 첫째, 기존 선행 연구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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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브리핑

1960 년 년 3 월 31 일, 서울신문 조간 4 면,,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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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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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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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사개요 ] 구분 내용 모집단 전국에거주하는만 19 세이상성인남녀 표집틀 유무선전화 RDD 표집방법 지역별, 성별, 연령별기준비례할당추출 표본크기 2,000 명 ( 유선 551 명 (27.55%), 무선 1,449 명 (72.45%)) 표본오차 무작위추출을전제할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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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ion:

2014 지방선거 정치개혁 연속 좌담회1 왜 전국 규모의 정당만 허용해야 하나 - 까다로운 정당설립 요건에 대해 일시 2014년 3월 20일(목) 오후 2시 장소 참여연대 느티나무홀 주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국회 시민정치포럼 주관 참여연대

프로그램 14:00 사회 박근용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14:05 인사말 박원석 의원 (국회 시민정치포럼 공동대표) 14:15 발표 지역정당 을 위한 제언 이종수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국 정치결사 제한 체제의 기원과 현실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위원 생활인의 정치를 꿈꾸는 과천풀뿌리정치모임 제갈임주 과천풀뿌리정치모임 정당설립의 자유를 제한하는 정당법 김현 녹색당 사무처장 15:15 종합토론 16:00 폐회 2 2014. 3. 20

목차 인사말 / 박원석 04 발표1 지역정당 을 위한 제언 / 이종수 06 발표2 한국 정치결사 제한 체제의 기원과 현실 / 서복경 18 발표3 생활인의 정치를 꿈꾸는 과천풀뿌리정치모임 / 제갈임주 25 발표4 정당설립의 자유를 제한하는 정당법 / 김현 28 [2014 지방선거 정치개혁 연속 좌담회] 왜 전국 규모의 정당만 허용해야 하나 3

인 사 말 국회의원 박원석 (정의당, 시민정치포럼 공동대표) 안녕하세요? 시민정치포럼 공동대표, 국회의원 박원석 입니다. 전국 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지금 <지방선거 정치개혁 연속 좌담회>를 개최하 게 된 것을 뜻 깊게 생각합니다. 지난해 총선과 대선을 거치며 정치개혁의 열망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고, 관련 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었으며 국회에도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구성되어 논의가 진전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시민사회연대회의에서도 참정권 확대와 유권자 표현의 자유 보장(공직선거법), 정당 정치 활성화와 정치결사의 자유 보장(정당법), 정치자금 제도의 합리적 개선과 투명 성 강화(정치자금법), 대의기관으로서의 국회 역할 강화(국회법), 국회의 행정부 견제 기능 강화(인사청문회법, 국회에서의 증언 감정 등에 관한 법률) 등을 명시한 청원을 제출한 바 있습니다. 정치개혁 과제가 총망라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다 진전된 정치개혁 논의가 이루어져야할 상황에서 본 좌담회 는 다시 한 번 여론을 환기하고, 개혁의 당위성을 설득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특히 오늘 좌담회의 주제인 <왜 전국 규모의 정당만 허용해야 하나>는 합리적이면서 도 상식적인 의문입니다. 얼마 전 헌법재판소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득표율 2% 미만의 정당은 등록을 취소해 야 한다는 정당법 조항이 위헌이라고 결정하였습니다. 우리나라 헌법은 정치결사의 4 2014. 3. 20

자유를 보장하고 있으므로 사실 이것은 매우 당연한 결정입니다. 지나치게 엄격한 정당법이 가로막았던 헌법상의 기본적 권리를 바로잡은 것입니다.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놔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현대 정치는 정당정치라 할 수 있습니다. 정당은 공통의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결집한 조직체입니다. 그러므로 누구나 손쉽게 정당을 만들어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현행 정당법은 정당의 설립요건을 매우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습니다. 중앙당은 수도에 소재해야 하고, 5개 이상의 특별시, 광역시 또는 도에 각 1천명 이 상의 당원을 등록하고, 시 도당을 두어야만 정당으로서 정치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정당법에 의하면 지역 정당은 태생이 불가능합니다. 전국적 규모의 조직을 갖춰야만 정당으로 등록이 가능합니다. 지역에 뿌리 내리고 지역주민과 밀접하게 교류하는 정당은 아예 존재조차 불가능하 게 규정하는 것은 정치결사의 자유, 정당설립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입니다. 투표를 통해 권력을 위임하는 대의 민주주의 체제에서 정당은 곧 민주주의의 가치기 반이자 의회 정치의 당사자입니다. 정당 없는 민주주의는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다양한 정치 세력이 정당을 통해 수렴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민주주의를 실 현하는 정도입니다. 지역 정당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정당법은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것입니다. 모쪼록 오늘 좌담회가 정치 결사 자유의 온전한 보장을 위하여 한걸음 더 내딛을 수 있는 변곡점이 되길 기대합니다. 좌담회에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4 지방선거 정치개혁 연속 좌담회] 왜 전국 규모의 정당만 허용해야 하나 5

발표 1 지역정당 을 위한 제언 이종수 /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1. 정당법상 이른바 전국정당 의 허구성 현행헌법은 제8조 제1항에서 정당설립의 자유를 보장하면서, 동조 제2항 후단에서 정당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조직을 가져야 한다 고 규정 하고 있다. 이어서 정당법 제2조에서는 이 법에서 정당 이라 함은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 책임 있는 정치적 주장이나 정책을 추진하고 공직선거의 후보자를 추천 또는 지지함으로써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국민의 자발적 조 직을 말한다 라고 정당의 개념을 義 하고 있다. 또한 정당법은 정당등록제를 취하 면서 정당등록요건으로서 제17조에서 5이상의 시 도당 갖출 것을 요구하는 이른바 분산요건 및 제18조 제1항에서 각 시 도당 1천인 이상의 당원 확보를 요구하는 이 른바 당원확보요건 을 규율하고 있다. 이로써 사실상 이른바 전국정당 만이 법적인 정당으로 승인되고 있다. 이와 같은 정당등록요건과 관련해서 헌법재판소는 아래와 같이 밝히면서 합헌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사건 법률조항 중 제25조의 규정은 이른바 지역정당 을 배제하려는 취지로 볼 수 있고, 제27조의 규정은 이른바 군소정당 을 배제하려는 취지로 볼 수 있 6 2014. 3. 20

다. 우선 우리 헌법의 대의민주적 기본질서가 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의 회 내의 안정된 다수세력의 확보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군소정당의 배제는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될 수 있다. 또한 지역적 연고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정 당정치풍토가 우리의 정치현실에서 자주 문제시되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 단지 특정지역의 정치적 의사만을 반영하려는 지역정당을 배제하려는 취지가 헌법에 어긋난 입법목적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 적은 정당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5 이상의 시 도당 과 각 시 도당 1,000명 이상의 당원 이라는 두 가지 상수( 數 )를 정당등록의 기준 으로 하고 있는바, 이는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지역정당 및 군소정당을 배제하려 는 취지이며, 이와 같은 규정내용은 특정 지역에만 조직이 형성되는 것을 막고, 5개 이상의 시 도에 각 조직이 구성되고 그 조직 내에 일정 수 이상의 당원이 활동할 것을 요구함으로써 선거단체 및 소규모 지역정치단체들이 무분별하게 정당에 편입되는 것을 억제하기에 적합한 수단이라고 할 것이다.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 제8조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 하는데 필요한 조직 요건을 구체화함에 있어서 5개 이상의 시 도당 및 각 시 도당마다 1,000명 이상의 당원을 갖추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와 같이 전국 정 당으로서의 기능 및 위상을 충실히 하기 위해서 5개의 시 도당을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 입법자의 판단이 자의적이라고 볼 수 없고, 각 시 도당 내에 1,000명 이상의 당원을 요구하는 것도 우리나라 전체 및 각 시 도의 인구를 고 려해 볼 때, 청구인과 같은 군소정당 또는 신생정당이라 하더라도 과도한 부담 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비록 정당으로 등록되기에 필요 한 요건으로서 5개 이상의 시 도당 및 각 시 도당마다 1,000명 이상의 당원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 정당설립의 자유에 어느 정도 제한을 가하는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러한 제한은 상당한 기간 또는 계속해서, 상당한 지역에서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는 헌법상 정 당의 개념표지를 구현하기 위한 합리적인 제한이라고 할 것이므로, 그러한 제한 은 헌법적으로 정당화된다고 할 것이다. 1) 그간 학계 일각에서 정당등록제 및 정당등록취소제도의 위헌성이 줄곧 주장되어왔 다. 2) 왜냐하면 시민들은 언제라도 그리고 원칙적으로 아무런 제한 없이 자유로이 형 1) 헌재 2006. 3. 30. 2004헌마246. 2) 정당등록취소사유 가운데에서 선거에서 일정득표에 미달한 경우에 등록을 취소하는 현행 정당법 제44조 제1항 제3호상의 이른바 정치적 요건 에 대해서 최근에 헌법재판소는 정당설립의 자유에 대한 과잉적인 침해가 있 [2014 지방선거 정치개혁 연속 좌담회] 왜 전국 규모의 정당만 허용해야 하나 7

식적 그리고 실질적으로 정당에로 결집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헌법상 보장된 정 당설립의 자유를 행사함에 있어서 특별한 허가, 승인, 면허 또는 이와 유사한 제한은 명백히 배제된다. 3) 그러나 누구나가 자유롭게 정당을 설립할 자유가 헌법상 보장된 다고 해서, 정당임을 자처하는 모든 결사체에게 정당으로서의 자격을 부여할 수는 없 음은 분명하다. 즉 헌법이 전제하고 있는 최소한의 제 요건, 즉 정당으로서의 개념표 지를 갖춘 결사체에 대해서 정당 으로서의 자격을 긍정함이 마땅하다. 또한 정당사 무, 정치자금의 배분 및 관리업무를 처리하기 위한 행정편의상의 이유로 법률이 정하 는 일정한 요건을 갖추어서 관할 행정기관에 등록하도록 함으로써 그 결사체가 정당 임을 법적으로 확인시켜주는 제도, 즉 정당등록제도를 두는 것 자체는 일응 합헌적이 라고 평가된다. 이로써 정당에게 부여되는 법률상의 권리 의무관계도 비교적 명확하 게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정당등록제는 법적 안정성과 확실성에 기여하는 측면을 갖는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서 독일에서의 법제와 논의는 우리와는 크게 다르다. 즉 독일에서 정당으로서의 법적 승인은 무엇보다도 선거 참여에의 진지성 여부에 놓여있다. 이 와 관련해서 나름 객관화된 기준으로서 정당법 제2조 제2항에서는 최근 6년 동안 연 방의회선거나 주의회 선거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에 정당 자격을 상실한다고 정하고 있다. 4) 정당으로서의 자격 여부는 별도의 신청(Anmeldung)이나 등록(Registrierung) 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독일기본법상 정당의 개념표지가 충족됨과 동 시에 자동적으로 정당으로서의 자격이 발생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당등록제 도가 독일에서도 전혀 배제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로써 권리를 정당화하는 어떠한 효 력도 갖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5) 즉 정당등록은 설사 그것이 요구되어도 그 자체 확 인적인 성격에 불과한 것이지, 창설적인 효력을 갖지 않는다. 독일의 경우에 기본법 제21조와 정당법(Parteiengesetz)에서 우리와 유사한 규범구조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정당등록에 관해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다. 즉 정당설립단계에서 등록을 요 하지 않으며, 구체적인 선거와 관련해서 직전의 연방의회 또는 주의회 선거에서 5석 미만의 의석을 차지한 정당의 경우에만 늦어도 선거일 90일전에 연방선거관리위원장 (Bundeswahlleiter)에게 선거참여를 위한 신청을 문서로 제출한 연후에, 6) 해당 정당 음을 확인하면서 위헌결정을 내렸다. 헌재 2014. 1. 28. 2012헌마431 2012헌가19(병합). 3) H. Maurer, Die Rechtstellung der politischen Parteien, JuS 31(1991), S. 886. 4) 이 점은 연방헌법재판소에 의해서도 확인된다. BVerfGE 24, 260(265). 5) Maunz/Dürig, GG-Kommentar, Art. 21 Rn. 43. 6) 이 신청서에는 어떠한 정당명으로 선거에 참여하는지 그리고 정관과 정강 정책이 기재되어야 하고, 해당 정 8 2014. 3. 20

이 정당으로서의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의 여부를 연방선거관리위원회 (Bundeswahlausschuß)가 확정하도록 정하고 있다. 7) 연방선거관리위원회는 늦어도 선거일로부터 72일전에 해당 정당이 직전 선거이후로 연방의회나 주의회에서 중단 없이 계속해서 적어도 5석 이상을 확보했는지 그리고 위 요건을 갖추지 못한 정치단 체의 경우 선거에서 정당으로서 인정되는지 여부를 기속적으로 확정한다. 선거참여를 신청한 정치단체에게 해당 선거에서 정당으로서의 자격이 부인되기 위해서는 위원회 에서 2/3 이상의 다수가 요구된다. 8) 이상의 규범과 절차에 비추어보면 독일에서 정 당이기 위해서는 연방(Bund)차원에 국한되지 않고, 주(Länder)단위에서 활동하는 경 우에도 인정된다는 점, 그러나 단지 지방자치차원의 지방의회선거에 참여하는 이른바 지역정당(Kommunalpartei, Rathauspartei) 내지 유권자연합(Wählervereinigung)은 헌법적 의미에서의 정당개념에 포섭되지 않는다고 본다. 9) 그러나 학계에서 이에 반 대하는 입장의 목소리 또한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즉 이처럼 정당개념을 협소하게 경계짓는 것은 독일기본법 제21조 제1항에서 보장하는 정당설립의 자유와 합치하지 않으며, 따라서 위헌이라고 주장된다. 10) 어쨌든 독일에서는 이러한 지역정당들에게 헌법과 정당법상 정당으로서의 자격이 부인된다고 하더라도, 지방선거에서의 자유로 운 정치참여가 전적으로 허용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에는 우리 정당법과 유사한 정당조성법( 黨 助 成 法 )이 제정되어 있지만, 정당은 임의단체여서 별도의 정당등록이 요구되지 않는다. 그러나 실제에 있어서 선 거활동을 위해 필요한 정당교부금을 받기 위해서는 1994년에 제정된 법률의 요건에 맞는 법인정당이기를 요구하고 있다. 정당의 개념정의와 관련해서는 위 정당조성법 및 법인격부여법 제3조와 1948년에 제정된 정치자금규정법 제3조에서 규정하고 있 당의 대표와 부대표를 포함해서 적어도 3인 이상의 연방지도부(Bundesvorstand) 구성원이 직접 서명해야한다. 정당에 연방지도부가 없는 경우에는 정당조직의 최상급 지도부가 연방지도부를 갈음한다(연방선거법 (Bundeswahlgesetz) 제18조 제2항). 이 과정에서 별도의 서류보정절차가 마련되어 있다(연방선거법 제18조 제3 항). 7) 연방선거법(Bundeswahlgesetz) 제18조 제2항 및 제4항. 8) 연방선거법(Bundeswahlgesetz) 제18조 제4항. 9) BVerfGE 6, 367(372 f.); 11, 266(276); 69, 92(104); 79, 379(385); BVerwGE 6, 96(99), 8, 327f.; Henke, Das Recht der politischen Parteien, 2. Aufl.(1972), S. 34 f.; Seifert, Die politischen Parteien im Recht dr Bundesrepublik Deutschland, 1975, S. 164 f.; Scholz, Krise der parteienstaatlichen Demokratie?, 1983, S. 7, 32. 10) K. Hesse, Grundzüge des Verfassungsrechts der Bundesrepublik Deutschland, 17. Aufl.(1990), Rn. 168; I. v. Münch, in: Münch/Kunig, GG-Kommentar II, 3. Aufl., Art. 21 Rn. 10a, 59; Pieroth, in: Jarass/Pieroth, GG-Kommentar, Art. 21 Rn. 6; Kunig, in: Isensee/Kirchhof(Hrsg.), HdbStR II, 1987, S. 127 ff.; Pestalozza, Verfassungsprozeßrecht, 3. Aufl.(1991), S. 79 f. [2014 지방선거 정치개혁 연속 좌담회] 왜 전국 규모의 정당만 허용해야 하나 9

다. 즉 정치단체로서 정당이기 위해서는 해당 정치단체에 소속한 중의원 의원 또는 참의원 의원을 5인 이상 가질 것 또는 직전 선거에서 유효투표 총수의 2/100 이상 을 확보할 것이 요구된다. 그러나 법인격부여법 제2조에서 이 법률의 어떠한 규정 도 정당의 정치활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으로 해석해서는 아니 된다 고 밝히고 있 는 점이 특징적이다. 따라서 우리의 경우에도 정당의 등록은 정당사무의 처리, 예컨대 정당에 대한 국고보 조금 지급 등과 관련한 일정한 법률상의 혜택을 받기 위한 단순한 형식요건으로 이 해되어야지, 정당으로서의 정치활동 자체가 가능하기 위한 요건으로 적용되어서는 아 니 된다. 11) 이러한 맥락에서 정당개념이 이미 의회에 진출해 있는 기성 정당들의 범 주로 협소하게 제한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밝히는 독일연방헌법재판소의 견해가 의미 가 깊다. 12) 우리 학계에서는 정당등록제와 관련하여 대체로 이를 합헌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13) 그러나 우리의 경우에 문제는 정당등록제에 따른 등록요건이 헌법이 예정하지 않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거나, 등록요건 자체가 지나치게 엄격해서 헌법상 보장된 정당설 립의 자유를 과잉으로 침해할 가능성이 크다는 데에 놓여 있다. 14) 지구당 또는 시 도 당의 확보 및 분산요건과 당원확보요건을 중심으로 파악되어온 정당법상의 등록요건 11) 이와 유사한 취지로 장영수, 헌법학, 2007, 270쪽 참조. 12) BVerfGE 4, 583. 13) 국내헌법교과서들 대부분에서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지만, 이는 통설적 견해로 보인다. 한태연, 헌법학, 1977, 228쪽; 문홍주, 한국헌법, 1980, 141쪽; 구병삭, 헌법학I, 1983, 238쪽; 정만희, 정당법론, 1985, 80쪽 이하, 104쪽; 장명봉, 정당법, 김철수(편), 정치관계법, 1982, 43쪽; 성낙인, 헌법학, 2007, 152쪽 참조. 이상의 견해들 에서는 등록요건과 관련해서 실질적 요건을 요구하면 그것은 실질적으로 허가제와 다름없이 때문에 정당의 조 직 형태 등 형식적 요건에 한정되어야 하며, 실질적 내용을 그 요건으로 삼아서는 아니 된다고 본다. 반면에 정당등록을 정당설립의 요건으로 본다면 이는 헌법상 보장된 정당설립의 자체를 침해하여 위헌이라고 보는 견 해로는 박일경, 제6공화국헌법, 1990, 117쪽 참조. 박일경 교수는 정당은 헌법이 정한 요건만 갖추기만 하면 그 것으로써 자동적으로 성립하며 등록 기타 정부에의 보고가 정당설립의 요건이 될 수 없다. 그러므로 정당법이 등록을 정당설립의 요건으로 한다면 이는 정당설립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의 뜻에 괴리된다고 보지 않을 수 없 다고 밝히면서, 등록은 어디까지나 확인적 성질을 가지는 것이라 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14) 김철수, 헌법학(상), 1972, 195쪽; 강경근, 국민주권과 정당정치, 헌법학연구 3권(1997), 105쪽; 정태호, 정당 설립의 자유와 현행 정당등록제의 위헌성에 대한 관견, 인권과 정의, 2005. 3., 113쪽 이하; 장영수, 헌법학, 2007, 270쪽. 장영수 교수는 등록제를 엄격히 해석하여 등록요건을 갖추지 못한 정당(또는 등록취소된 정당)이 정치과정에 전혀 참여하지 못하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정당에 의한 국민의사의 정상적인 반영이 사실상 어려워 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며, 전국규모로 조직화되지 못한 소수자의 정치활동에 대한 지나친 규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10 2014. 3. 20

은 일관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로 그간 수차례 잦은 변경을 거듭해왔다. 정당법상의 이 같이 잦은 등록요건의 변경은 이미 그 자체로 헌법상 보장된 정당설립의 자유가 구체적인 입법형성을 통해서 얼마나 자의적으로 제한 내지 침해될 수 있는지를 여실 히 드러내고 있다. 게다가 이러한 정당법상의 등록요건이 태생적으로 군소정당의 난 립방지, 특히 혁신계 진보정당의 제도적 진입을 방지할 목적으로 형성되었다는 관점 에서 볼 때, 15) 그 위헌성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즉 정당법상 등록요건은 처음부터 정당통제, 특히 야당통제를 위한 목적으로 규율되었다는 혐의가 짙다. 16) <표 1> 정당법상 정당등록요건의 변화 법정지구당수 (국회의원선거 지역선거구 총수 대비) 당원수 (각 지구당 마다) 1962. 12. 3 제정 정당법 1969. 1. 23 개정 정당법 1972. 12. 30 개정 정당법 1980. 11. 19 개정 정당법 1993. 12. 27 개정 정당법 2005. 8. 4 개정 정당법 1/3 이상 1/2 이상 1/3 이상 1/4 이상 1/10 이상 (지구당 폐지) 50인 이상 100인 이상 50인 이상 30인 이상 30인 이상 지구당 분산요건 5 이상 3 이상 5 이상 5 이상 각 시 도당 마다 1,000인 이상 시 도당 5 이상 선례에서 헌법재판소는 대의민주적 기본질서가 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의회 내의 안정된 다수세력의 확보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군소정당의 배제는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될 수 있다. 다만 지역정당의 배제가 정당한 목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가에 대해서는 이론이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지역적 연고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정 당정치풍토가 우리의 정치현실에서 자주 문제시되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 단지 특정 지역의 정치적 의사만을 반영하려는 지역정당을 배제하려는 취지가 헌법에 어긋난 입법목적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라고 17) 밝히면서 군소정당과 지역정당을 배제하 려는 입법목적을 정당화하고 있다. 이 같은 헌법재판소의 입장은 무엇보다 대의제도 15) 윤형섭, 이익결집과 정당, 김운태 외 공저, 한국정치론, 박영사, 1982, 368쪽(김수갑, 정당의 역사적 발달, 정당과 헌법질서(심천계희열박사화갑기념논문집, 1995, 97쪽에서 재인용); 호광석, 한국의 정당정치, 2005, 62쪽. 물론 그간 진보정당이 제도정치권에 진입하기가 어려웠던 것이 엄격한 등록규정에만 기인한 것은 아니다. 정 당의 자유는 사상의 자유를 당연히 전제하는데, 그간 군사독재정권 하에서 정당결성 이전에 이미 국가보안법 등에 의해서 인신구속 등의 탄압이 행해진 것이 보다 주요한 원인일 것이다. 그 단적인 예가 오늘날까지 전형 적인 사법살인으로 회자되는 당수 조봉암의 사형으로 이어진 이른바 진보당사건 이다. 16) 제3공화국헌법에서의 정당조항 도입과 관련해서 전체적으로 정당의 정치독점을 규정한 것으로 그 입법례를 찾기 어려운 경우였으며, 매우 엄격한 정당설립요건을 규정하는 등 정당활동의 자유를 광범위하게 제한하는 규제중심의 내용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된다. 송석윤, 헌법과 정치, 2007, 94쪽 이하 참조. 17) 헌재 2006. 3. 30, 2004헌마246, 판례집 18-1(상), 402, 414. [2014 지방선거 정치개혁 연속 좌담회] 왜 전국 규모의 정당만 허용해야 하나 11

와 정당제도에 관한 근본적인 오해에 기초하고 있다. 우선 대통령제정부형태를 취하는 현행 우리의 대의제민주주의에서 의회 내 안정적인 다수세력의 확보 논거는 군소정당을 배제하는 데에 따르는 사항강제(Sachzwang)적인 목적으로 정당화되기가 어렵다. 의원내각제정부형태라면 의회 내에 안정된 다수가 형 성되어야만 비로소 수상 선출과 이에 따른 내각구성이 가능하겠지만, 대통령제 정부 형태에서는 여소야대의 이른바 분점정부(divided government)가 언제든지 출현할 수 있고 또한 그것이 주권자인 국민이 선택한 결과로서 헌법적으로도 정당화되고 존중 되어야 한다. 정당난립으로 인한 극도의 정치적 혼란, 이른바 바이마르증후군 을 혹 독하게 겪어온 가운데 현행 기본법 하에서 의원내각제정부형태를 취하는 독일의 경 우에 의회 내 안정된 다수확보를 위한 헌법상의 사항강제적인 이유로 예외적으로 정 당간의 기회균등원칙을 깨뜨리고서 의석배분과 관련하여 이른바 5%저지조항 (Sperrklausel) 의 도입이 정당화되고 있다. 18)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정당설립이나 선 거과정에서 군소정치세력의 참여를 배제하지 않으며, 또한 그것이 정당화되지도 않는 다. 19) 설사 대통령제정부형태를 취하는 현행헌법 하에서도 의회 내 안정다수세력의 확보가 정치현실적인 이유에서 필요하다 하더라도, 이는 헌법이 허용하는 테두리 내 에서 선거공학차원에서의 선거제도형성을 통해서 도모할 수 있는 사안이지, 정당설립 의 단계에서부터 군소정치세력들에게 헌법상 보장되는 자유를 제한하는 것을 정당화 하지는 못한다고 본다. 게다가 우리의 경우에도 별도로 비례대표의석배분과 관련하여 저지조항 20) 이 마련되어 있는 까닭에 정당설립단계에서의 군소정치세력의 배제는 그 자체로 과잉적이고, 따라서 위헌적인 입법목적이라고 평가된다. 21) 18) BVerfGE 1, 208; 51, 222. 따라서 의원내각제정부형태가 아니라 대통령제정부형태를 취하는 우리의 경우에 이 러한 저지조항이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는 사항강제적인 정당성이 상대적으로 더욱 취약하다. 19) 특히 독일의 경우 지방선거차원에서만 활동하는 이른바 지역정당(Kommunalpartei 내지 Rathauspartei)'도 헌 법과 정당법상의 정당은 아니지만, 선거에서의 균등한 참여기회가 보장되고 있다. 이에 관해서 보다 상세한 내 용은 장영수, 지방자치와 정당, 정당과 헌법질서(심천계희열박사화갑기념논문집), 1995, 351쪽; 이종수, 선거 과정의 민주화와 정당, 헌법학연구 8권 2호(2002), 111쪽 이하; 정태호, 정당설립의 자유와 현행 정당등록제 의 위헌성에 대한 관견, 인권과 정의, 2005. 3., 115쪽 이하; BVerfGE 11, 266(276) 참조. 강경근 교수 역시 현 행 정당법상 정당설립요건의 엄격함으로 인해 소위 지방당 이 부존재하는 문제점과 함께 지방당이 존재함으 로써 오히려 한국 정당정치의 아킬레스건이 되는 지역감정의 문제도 부분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강경근, 국민주권과 정당정치, 헌법학연구 3권(1997), 105쪽 참조. 20) 현행 공직선거법 제189조 제1항에서는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서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3 이상을 득표하였 거나 지역구국회의원총선거에서 5석 이상의 의석을 차지한 각 정당에 대하여 당해 의석할당정당이 비례대표국 회의원선거에서 얻은 득표비율에 따라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을 배분하도록 정하고 있다. 21) 군소정당 배제의 문제점에 대해서 보다 상세하게는 이종수, 최근 판례들에서 나타난 헌법재판소의 정당관, 헌법판례연구8, 2006, 164쪽 이하 참조. 12 2014. 3. 20

정당(Party, Partei)이라는 단어는 본래 그 어원상으로 나누다 라는 뜻을 지닌 라틴어 partire에서 연유되었고, 오늘날 여기에는 함께 나눈 것과 참여라는 의미가 동시에 내 포되어 있다. 22) 헌법 제8조에서 정당에게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의 자유로운 참 여를 그리고 그 전제로서 복수정당제를 보장하고 있는 이유는 특정 정당이 국민 전 체의 정치적 의사를 대변한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를 경계하는 데에 놓여있다. 대의제도와 결부된 정당제도는 각 정당마다 지역적 이념적 계층적으로 달리 파악되는 사회 내 다양한 이해관계의 관철을 제각기 정강 정책으로 삼고서 정책경쟁을 통한 선 거를 치르고 또한 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그 과정에서 확인된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최종적으로 국가정책 내지 정부정책으로 구체화해서 실현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이다. 우리의 경우에 그 정도와 성격에 있어서 차이가 있기는 하겠지만 정당의 지역적 편 중성은 미국과 독일 등 서구국가들에서도 흔히 목도되는 현상이다. 어쨌든 특정 정당 이 선거에서의 승리를 통해 국가권력의 행사를 떠맡기 위해서는 당연히 전국적인 조 직성을 갖출 것이 필요하지만, 이는 개별 정당들이 자신의 역량과 주어진 조건 속에 서 스스로 판단하여 결정할 사항이지, 등록요건과 결부시켜서 처음부터 전국정당 내 지 국민정당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의 본질에도 반하고, 또한 헌법상 보장된 정당설립 의 자유를 과잉적으로 제한하는 것이다. 23) 현재 우리 정당정치의 지나친 지역의존성이 문제라고 보는 헌법재판소 선례의 인식 에는 공감하지만, 이는 정책적 대안제시가 아니라 비이성적인 지역감정에 의존하고, 이를 증폭 심화시킴으로써 그간 기득권을 도모해온 무늬만 전국정당인 기존 정당들부 터의 왜곡된 정치행태에서 근본적으로 비롯되고 또한 불거진 문제임을 직시해야 한 다. 따라서 군소의 지역정당을 정당정치에서 배제함으로써 문제의 해결을 꾀할 수 없 음을 깊이 성찰한다면, 위와 같은 인식은 현행 등록요건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애써 찾은 궁색한 변명(gefundener Vorwand) 에 불과하다. 24) 결론적으로 전국단위로 치러지고, 국민 전체의 대표자인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선출하 는 선거에서 국민 전체의 정치적 의사형성 을 위해 일정한 지역별 분산요건을 갖춘 전국정당을 정당의 자격으로 요구하는 것이 나름 일리가 있을지는 몰라도, 본질적으 22) G. Sartori, Parties and Party System: A Framework for Analysis(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76), p. 4(이신일, 정당과 정당정치, 2004, 11쪽에서 재인용). 23) 이종수, 정당제민주주의의 현안문제의 검토, 헌법학연구 13권 2호(2007), 120쪽 이하 참조. 24) 지역정당 배제의 문제점에 대해서 보다 상세하게는 이종수, 최근 판례들에서 나타난 헌법재판소의 정당관, 헌법판례연구8, 2006, 166쪽 이하 참조. [2014 지방선거 정치개혁 연속 좌담회] 왜 전국 규모의 정당만 허용해야 하나 13

로 개별 지역단위를 대상으로 그리고 국민의 대표가 아닌 주민의 대표를 선출하는 지방선거에서 전국정당만이 선거과정에 참여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논리적 정합성이 떨어진다. 그리고 아래에서 논하는 바와 같이 그간의 지방선거에서 일방적인 하향식 공천이 문제로 불거진 가운데 지방선거에서의 공천배제가 적극 논의되는 상황에서 지역정당의 선거참여를 배제하는 것은 더더욱 정당성이 없다. 2. 지방자치에서 지역정치의 실종과 그 대안 현행헌법 하에서 지방자치의 도입과 실시를 전후해서 줄곧 지방선거에 있어서의 정 당개입이 논란되어왔다. 25) 지방선거에서 중앙당의 일방적인 하향식공천과 관련한 여 러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가운데 정당개입의 문제는 더욱 증폭되어왔다. 이는 특히 정당의 지역적 편향성이 강화되어 있는 현재의 소위 지역당 구도 하에서 더욱 심각 한 문제로 제기된다. 즉 주민들의 정치적 무관심이 팽배한 가운데 특정지역에서 특정 정당의 공천은 사실상의 당선을 뜻해왔으며, 지방선거에서 지역의 쟁점들이 현안으로 논의되기보다 집권여당에 대한 사실상의 중간평가로 그 성격이 변질되어왔다. 그렇기 때문에 지방행정의 탈정치화 등으로 현행의 지방자치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점을 일 거에 해결할 수 있는 만병통치의 묘약이 마치 정당공천의 폐지에 있는 것으로 비추 어지고 있기도 하다. 26) 또한 이와 함께 지방자치는 지방정치가 아닌 지방행정이 그 중심에 놓인 것으로 강조되고 있다. 27) 그간 정당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안정적 행정이 확보되어온 소규모의 기초지역이 갈등, 이념 및 각종의 선동들로부터 자유로운 목가 ( 歌 )적인 곳으로 미화되는 가운데 심지어 지방자치와 정당국가간의 원칙적 대립이 강조되기도 한다. 28) 25) 김병준, 정당배제론의 아류 정당참여부분허용안 을 경계한다, 지방자치 (1990. 6.), 15면 이하; 김장권, 지 역정당의 탄생을 기대한다, 지방자치 (1991. 2.), 52면 이하; 박재창, 이익단체의 지방의회진출, 어떻게 볼 것인가, 지방자치 (1991. 5.), 60면 이하; 김장권, 지방자치와 정당의 관계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지방자 치 (1991. 2.), 66면 이하 참조. 26) 이와 관련하여 1995년 4월 1일자로 구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84조가 개정되어 기초의회의원선거에서 정당표방이 금지되었고, 헌법재판소는 이를 입법재량사항으로 보아 합헌으로 결정한 바가 있다. 헌재 1999, 11. 25. 99헌바28. 그러나 이후 헌법재판소는 기초의회의원선거에만 정당추천제를 배제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 고 결정하여 이전 판례를 변경하였다. 헌재 2003. 1. 30. 2001헌가4 참조. 헌법재판소의 결정 이후 공직선거법 이 다시 개정되어 현재 기초의회의원선거에서 정당추천이 허용되고 있다. 27) 반면에 토크빌은 자신이 아메리카에서 찬탄해마지 않는 것은 지방분권의 행정적 성과가 아니라 정치적 성과 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A. de Tocqueville(임효선/빅지동 역), 미국의 민주주의 Ⅰ (한길사, 1997), 155쪽 참조. 14 2014. 3. 20

생각해보면 우리사회에서 정당정치가 안고 있는 현재적 문제 상황은 단지 지방자치 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민주화 이후 국면에서 시민사회의 증대된 요구를 조직화하 고, 이를 정책화하는 정당 본연의 기능수행이 미흡한 가운데 정당정치 전반에 대한 성찰과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회 내 혼돈된 여러 정치적 의사들을 유의미한 국 민의 정치적 의사로 수렴해서 반영하는 정당 내지 정치세력이 없이 오늘날의 민주주 의는 가능하지 않다. 29) 그래서 정당제민주주의는 어쩔 수 없는 대안이고, 주어진 현 실이다. 지방자치 영역에서의 정치적 형성기능 또한 중요하기 때문이다. 30) 또한 이념 정당이 전국적 차원에서 파악하는 정강 정책이 지역적 차원의 여러 상이한 개별적인 이해관계와 일치할 수도 없을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중앙당이 지방선거 내지 지 방자치에 대한 개입의 한계를 인식하고서 지혜롭게 자제해서 행동해야 한다. 물론 정 당은 헌법 제8조 제1항에서 요청하는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을 위해서 지역적 차원 에서도 또한 주민들의 정치적 의사형성에의 참여가 정당화된다. 결국 시민인 주민들의 지역적 정치활동을 통해 중앙정치에 대한 관심을 일깨우고, 또 한 능동적인 참여활동이 행해진다는 의미에서 지방자치, 특히 중 소도시규모의 기초 자치단체라는 공간은 시민의 정치적 활동을 위한 본원적인 마당으로서 민주주의의 학교 로 구획될 수 있다. 즉 지역공동체에서도 대립되는 여러 이해관계들 사이에서 사항강제에 따른 행위범주 내에서 나름 최선의 해결책이 모색되어야 하고, 서로 상충 되는 이해관계들 사이에서의 결정이 지속적으로 행해진다. 예컨대 다리를 지을지 말 지 그리고 어디에 지을지에 관한 결정은 전문적 지식을 필요로 하고, 또한 정치적 의사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비정치적인 자치행정이라는 사고는 경험적인 정치현장에 서의 분석과도 배치되는 확산된 오해일 뿐이다. 31) 지역민주화를 위해서는 지역패권주의에 기반을 둔 중앙정당과 그들의 각축장으로서 28) A. Köttgen, Kommunale Selbstverwaltung für Verwaltungsvereinfacung in: Aufgabengleiderungsplan, Verwaltungsgleidrungsplan, Köln, 1968. S. 209; G. Lintz, Die politische Parteien im Bereich der kommunalen Selbstverwaltung, Baden-Baden, 1973, S. 81; O. Ziebill, Politische Parteien und kommnale Selbstverwaltung, Stuttgart, 1971, S.57, 92(H. Naßmacher/K.-H. Naßmacher, Kommunalpolitik in Deutschland, Opladen, 1999, S. 32에서 재인용). 29) 정연주, 정당민주주의와 지방자치제도, 공법연구 제33집 제1호(2004. 11.), 504쪽 이하 참조. 30) 허영, 한국헌법론 (박영사, 2008), 807쪽 참조. 31) H. Naßmacher/K.-H. Naßmacher, Kommunalpolitik in Deutschland, Opladen, 1999, S. 34; 허영, 한국헌법 론 (박영사, 2008), 807쪽 참조. [2014 지방선거 정치개혁 연속 좌담회] 왜 전국 규모의 정당만 허용해야 하나 15

중앙정치에 종속된 지방정치가 바뀌어야 한다. 32) 전국정당들이 구조적으로 안고 있 는 문제점을 그대로 온존시키면서도 지방선거에서의 정당공천배제 를 통해 지방자치 에서의 정치실종이라는 결코 실현가능하지도 그리고 바람직하지도 않은 결론에 도달 하기보다는, 기존의 전국정당 이외에 지방선거와 지방정치라는 제한된 공간과 층위에 서 활동가능한 대안적 정치세력을 활성화할 필요성이 크다. 이에 대한 응답이 바로 지역정당에 있다. 즉 지역주민들 내지 지역의 시민단체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하는 말 그대로의 지역정당(local party) 내지 지역유권자연합(Kommunale Wählervereinigung) 등을 제도적으로 인정함으로써 지방자치 내지 지방선거의 층위 에서 전국정당들과 정치적 경쟁을 도모할 수 있는 공간을 보장하는 것이다. 33) 이로 써 전국적 차원에서의 지역당화현상은 몰라도 적어도 지방정치차원에서의 일당독주 현상은 현실적으로 견제될 수 있을 것이다. 34) 마지막으로 지역정치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치적으로 활동가능한 지역인재의 저변 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으로의 인재편중현상이 극심한 우리의 경 우에 지역차원에서 그나마 정치적으로 자의식을 형성해서 활동 가능한 인적집단은 현실적으로 공무원과 교원이다. 그러나 주지하다시피 공무원과 교원은 현행 정당법, 공무원법, 사립학교법 및 공직선거법 등의 규정에 따라서 정당가입 및 정치활동이 엄 격하게 제한되고 있다. 35) 이들 공무원과 교원은 평균적으로 보아 우리사회에서 중요 32) 하승수, 지역, 지방자치 그리고 민주주의 (후마니타스, 2007), 253쪽. 33) 지역정당 내지 지방정당의 허용과 관련해서는 그간 헌법학계에서 여러 논의들이 있었다. 지역정당의 도입을 긍정하는 견해로는 최대권, 헌법학강의 (박영사, 1998), 172쪽; 장영수, 지방자치와 정당, 정당과 헌법질 서(심천계희열박사화갑기념논문집) (박영사, 1995), 355쪽 이하; 이종수, 시민의 정치적 자유, 정당의 자유와 정당법, 공법연구 제29집 제2호(2001. 2), 269쪽 이하; 이종수, 선거과정의 민주화와 정당, 헌법학연 구 제8권 제2호(2002. 6.), 111쪽 이하; 송석윤, 헌법과 정치 (경인문화사, 2007), 197쪽; 하승수, 지역, 지 방자치 그리고 민주주의 (후마니타스, 2007), 254쪽 이하 참조. 반면에 헌법재판소는 지난 2006년에 헌법상의 정당개념을 전국정당으로 한정하고, 군소정당 내지 지역정당을 배제하는 현행정당법상의 정당등록제도와 등록 취소제도를 각각 합헌으로 결정한 바가 있다. 헌재 2006. 3. 30. 2004헌마246; 헌재 2006. 4. 27. 2004헌마562. 이를 비판하는 논문으로는 이종수, 정당제민주주의의 현안문제의 검토, 헌법학연구 제13권 제2호(2007. 6.), 110쪽 이하; 정태호, 정당설립의 자유와 현행 정당등록제의 위헌성에 대한 관견, 인권과정의 통권 제 343호(2005. 4.), 97쪽 이하 참조. 34) 송석윤, 헌법과 정치 (경인문화사, 2007), 197쪽. 35) 공무원, 교사에 대한 정치활동의 허용 여부는 각 국가별로 그 내용상 다소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우리의 경 우 가장 엄격한 규제사례에 속한다. 이에 관한 비교법적 문헌으로는 정영태, 공무원의 정치적 자유에 대한 국 제협약과 외국사례, 교사 공무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 토론회(주최: 김재윤/홍희덕 의원) 자료집 (2009. 12. 9.), 35쪽 참조. 참고로 베니스위원회가 지난 2009년에 발표한 정당에 관한 규약에서 정당의 당원자격에 대 해 밝힌 바가 있다. Code of Good Practice in the Field of Political Parties adopted by the Venice Commission at its 77th Plenary Session(Venice, 12-12 December 2008) and Explantory Report adopted at its 16 2014. 3. 20

한 여론주도층이고, 36) 또한 정치적으로도 중요한 인적자산( 的 資 産 )이기 때문에, 특 히 지역차원에서 적극적인 정치 참여적 활동을 통해 지방자치를 실천 주도해 나갈 것 이 기대된다. 비교법적으로도 외국에서 이들 공무원과 교원들에게 맡은 업무에 있어 서의 정치적 중립성 요청에도 불구하고 정치활동이 폭넓게 보장되면서 지방자치와 지방정치에 적극 참여하고, 향후 중앙정치 무대로도 진출하는 빈번한 사례들이 통상 적인 경로로 관찰된다. 37) 이들의 정치활동이 봉쇄된 가운데 법조계 및 재계 인사, 전 직고위관료 등 편협한 인재풀에서 정치 인력이 재충원되고 있는 과잉대표 내지 과소 대표의 문제는 대단히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서 대의제도의 정당성 자체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38) 따라서 관련 법령의 개정이 시급하다. 한편으로는 중앙정치의 정상화를 강제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풀뿌리 민주주의로 일컬 어지는 지방자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성정당 중심의 과점적 정당체제 를 극복하고서 정당간의 경쟁적 민주주의를 복원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직 도 풀고, 사람도 풀어야 한다. 논의되고 있는 기초지방선거에서의 정당공천 폐지는 공직선거에서의 후보자 추천이라고 하는 정당 본연의 존재의미를 스스로 부인하는 셈이다. 따라서 지역정당의 활동공간을 위해서 기성정당들의 대승적인 양보가 요구된 다. 결론적으로 지역정당에게 정당제민주주의의 미래와 지방자치의 희망이 놓여있음 을 강조하면서 글을 마친다. 78th Plenary Session(Venice, 13-14 March 2009) www.venice.coe.int/docs/2009/cdl-ad(2009)021-e.asp 36) 송석윤, 헌법과 정치 (경인문화사, 2007), 195쪽 이하 참조. 여기서 송석윤 교수는 우리나라 정당이 제구실 을 못하는 중요한 이유는 정당에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당원이 많지 않기 때문이며, 정당의 체질개선을 통한 정당개혁차원에서 공무원, 교원의 정당가입 및 활동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37) 예컨대 제16대 독일연방의회(Deutscher Bundestag) 614명의 전체의원들이 직업분류상 119개에 달하는 다양한 직업분포도를 나타내는 가운데, 전직( 前 職 )이 교사(Lehrer)출신인 의원은 총 81명(13.2%)으로 법조인(143명, 23.3%)에 이어서 두 번째로 높은 직업군에 해당한다. 교사출신들의 높은 의원직 점유비율은 세 번째로 많은 직업군에 해당되는 정치학전공자(Politologe)의 상대적으로 낮은 점유비율(28명, 4.6%)과 비교해보면 더욱 두드 러진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독일연방의회 웹사이트 (http://www.bundestag.de/bundestag /abgeordnete/statistik/berufe.html) 참조. 미국에서도 최근 선거법개혁을 통해 깨끗한 선거(clean elections)가 치러지면서 교사들처럼 소박한 수준의 임금을 받는 사람들이 공직선거에 나서고 있고 또 승리하고 있다고 한 다. 프란시스 무어 라페(우석영 역), 살아 있는 민주주의 (이후, 2008), 74쪽 참조. 38) 이와 관련해서 최장집 교수는 한국정치의 최대 균열은 집권당과 반대당 사이의 이른바 여야균열이 아니라, 사회적 기반이 없는 정치적 대표체제와 이에 대표되지 못하고 저항하고 있는 비투표유권자 사이의 균열임 을 강조한다. 최장집,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후마니타스, 2002), 34쪽 참조. [2014 지방선거 정치개혁 연속 좌담회] 왜 전국 규모의 정당만 허용해야 하나 17

발표 2 한국 정치결사 제한 체제의 기원과 현실 서복경 /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위원 1. 정치결사 제한체제가 왜 문제인가? 정치를 건강하게 만드는 힘, 시민들의 자유로운 결사의 자유 - 시민들의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필요가 있을 때 자유롭게 결사하고, 이를 토대로 자신들의 필요를 자유롭게 말하고, 정치에 새로운 요구를 투입하는 과정에서 정치 는 건강해지는 것. -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회에서 새로운 정치적, 정책적 수요가 발생할 수밖에 없어. - 이런 수요는 이를 필요로 하는 시민들이 자유롭게 말하고 주장하면서 동료시민들의 연대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사회적 목소리를 얻게 되는 것. - 평범한 시민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사회화하고 정치에 투입하기 위한 필요조건이 동 료시민들 간의 자유로운 결사, 자유로운 표현, 자유로운 정치활동임. 정치를 나쁘게 만드는 힘, 결사의 자유와 정치활동의 자유 제한 체제 - 시민들의 자유로운 목소리가 사회화될 수 없는 사회에서 정치가 건강할 수는 없어. - 노동조합을 만들기 위해 해고를 각오해야 하고 파업을 하면 해고와 파산을 감당해 야 하는 체제에서 다른 사회적 결사체들의 자유 역시 보장받을 수 없어. - 정치결사를 하겠다는 시민들의 자유로운 결정을 국가가 규제하는 사회에서 자유로 운 정치적 표현과 활동을 기대할 수는 없어. 18 2014. 3. 20

왜 정치결사의 자유가 중요한가? - 한국은 정치결사 만 문제가 되는 사회가 아니라 결사의 자유 전반이 제한된 체제, 정치결사의 자유를 확보하는 건 사회전반의 결사의 자유를 찾는 첫 걸음. - 한국은 결사의 자유 만 제한된 체제가 아니라 자유로운 표현, 발언, 활동 전반이 제한된 체제, 집단의 자유를 찾는 건 개별 시민들의 정치적 자유를 찾는 첫 걸음. - 민주주의에서 개인으로 시민의 힘은 미약해, 동료시민들 간의 유대와 결사를 통하 지 않으면 자신의 권리와 자유를 방어하기 어려워. 2. 정치결사 제한체제의 현실 정당법 이 있는 나라, 정당법 이 없는 나라 - 어떤 법이든 00법 은 대상을 특정 목적에 따라 규율하고 규제하는 내용을 가져. - 시민들의 자발적 정치결사체 로서 정당을 정의할 때, 자발적 결사체에 대한 법적 규율이 필요한가에 관한 문제는 해당 국가 민주주의의 역사와 성격에 따라 달라. - 우리가 익히 아는 국가들 가운데 정당에 관한 법률을 두고 있는 나라는 독일 정도. 일본이나 미국, 영국 등에는 정당을 규율하는 법률을 별도로 두고 있지 않아. - 다수의 민주주의 국가들에서 정당에 관한 법률이 없다는 건 정당을 법률에 의한 규 제대상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 왜 한국에는 정당에 관한 법률이 있는가? - 박정희 쿠데타 정부의 필요에 따라 창조되고 전두환 쿠데타 정부에 의해 발전(?)되 었으며 민주화 이후 정당들의 필요에 의해 보존되어 왔기 때문. 자발적 정치결사 를 국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게 민주주의? - 한국 정당법 에 따르면, 정해진 요건을 충족해야만 정당등록 신청 을 할 수 있 으며, 선관위가 이를 심사하여 등록증을 교부하면 이를 받은 단체만이 법적으로 정당 이 될 수 있고, 그 이외의 단체가 정당 을 표방하면 위법이 됨. - 정당을 만들고 싶은 단체는 먼저 발기인 이 있어야 하고 창당준비위원회 를 꾸려 야 하며 창준위는 선관위에 요건을 갖추어 신고를 해야 함. 법이 정한 발기인과 창 준위를 미리 꾸려 신고하지 않은 단체는 정당등록절차 자체를 진행할 수 없음. 왜? - 창준위는 중앙당에 수도를 두고, 5개 이상 광역시도에 지부를 두며, 각 지부에 000 [2014 지방선거 정치개혁 연속 좌담회] 왜 전국 규모의 정당만 허용해야 하나 19

명의 당원을 갖추지 않으면 정당등록신청조차 할 수 없음. 왜? - 정당등록신청 후 등록증이 교부되었다 하더라도, 정당으로 활동하다가 위 요건 중 하나라도 하자가 발생할 경우 선관위는 정당등록을 취소(사실상의 강제해산)할 수 있음. 그들만의 리그 를 보장하는 민주주의? - 현행 정당법에 따르면, 이미 전국에 조직을 갖춘 집단 외에는 정당 활동을 해서는 안 되며 심지어 정당을 만들 생각조차 하지 말라는 것임. - 현실적으로 볼 때, 처음부터 전국적 조직을 갖춘 집단은 이미 정당이 되었거나 이 미 정당이 되었던 집단 안에서 분화되어 나온 세력 이외에는 불가능해. - 민주화 이후 제3정당 가운데 기존 정당에서 분화되지 않고 국회에 진입한 정당은 17대 국회 민주노동당이 유일해, 민주노동당은 민주노총이라는 전국적 노동조직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가능했지만 차후에 이런 경로는 쉽지 않아. - 왜 처음부터 전국조직을 갖춰야 하나? 1개 자치구에서 출발해 1개 시도로 성장하 고 점점 더 성과를 인정받아 커지는 발전경로는 채택하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인 가? 자유로운 정치결사는 기성정당의 발전에도 필수적인 조건 - 정당은 경쟁 속에서 내용을 새롭게 하고 유권자의 수요를 충족하며 발전하는 것. - 경쟁하지 않는 정당정치는 나빠질 수밖에 없으며,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유권 자들의 몫이 될 수밖에 없어. - 풀뿌리로부터의 자유로운 정치결사, 정치활동은 기성정당이 새로운 정치엘리트를 충원하고 변화된 사회에 맞는 정책내용을 발굴하며 기존정치에 불만을 가진 유권 자들을 정당정치의 기반으로 전환해낼 수 있는 필수조건. 한국 정당정치의 활력을 위해서는 정치결사의 자유를 확보해야 - 무당파 60%인 한국사회 유권자들, 왜 이렇게 되었나? - 새로운 경쟁과 자극이 없는 그들만의 리그 가 쳇바퀴 돌듯이 반복되어온 결과. - 기성정당엔 새로운 경쟁이 필요하며, 기존정치에 극도의 불만을 가진 유권자들에겐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고, 먹고살기 힘든 유권자들에겐 동료시민들과의 유대가 필요 20 2014. 3. 20

해. - 기존정치를 욕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스스로 결사하고 활동하면서 대안을 창출하 는 힘을 통해 정치의 공간을 확장하고 정당정치를 새롭게 재구축하는 프로젝트가 필요. 3. 한국은 왜 정치결사가 극도로 제한된 국가가 되었나? 최초의 정당법 은 박정희 쿠데타 정부의 창조물 - 1961년 쿠데타 후 박정희 세력은 모든 정치인들의 정치활동을 금지시킨 상황에서, - 한편으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헌법과 정치관계법을 새롭게 만들고, 다른 한편으로 중앙정보부를 통해 공화당을 만들어 민정이양을 준비했음. - 1962년 헌법개정안과 함께 쿠데타 세력이 공들여 만들어낸 창조물이 바로 정당법 우리 외엔 아무도 정당 만들지 마라! - 정당의 중앙당은 수도에 있어야 하고, 전국 국회의원 선거구 가운데 1/3에 지구당 이 있어야 하며, 각 지구당별로 00명의 당원이 있어야만 정당등록을 할 수 있고, 정당등록을 한다고 해서 다 정당이 되는 게 아니라 기관의 심사를 통과해 등록증 을 받아야만 정당이 될 수 있는 체제 를 만든 것이 박정희 쿠데타 정부였음. - 정치활동금지법 으로 모든 정치인의 정치활동을 막은 상태에서 유일하게 자유로 운 창당 작업을 할 수 있었던 것이 쿠데타 세력들이었고, - 공화당 창당 작업을 완료하면서 기존 정치인들 가운데 일부에 선별적으로 정치활동 금지조치를 풀어 소위 관제야당 창당을 허용하고 진행한 것이 1963년 민정이양. 전두환 쿠데타 정부, 2% 이상 득표 못하면 해산해라! - 전두환 쿠데타 세력 역시 쿠데타 직후 기존 정치인들의 정치활동을 금지했고, 형식 적이나마 국회의원 선거를 하기 전에 선거법과 정당법을 손질했음. - 그 과정에서 박정희 쿠데타 정부가 만든 정당법에 2%이상 득표 못하면 강제해산시 키는 조항을 삽입했음. [2014 지방선거 정치개혁 연속 좌담회] 왜 전국 규모의 정당만 허용해야 하나 21

민주화 이후에도 역시, 우리 빼곤 정당 하지 마라! - 1987년 대통령 선거에서 경쟁했던 세력은 제3공화국 집권당을 계승한 신민주공화 당, 제5공화국 집권당 민주정의당, 제3-5공화국 야당이었던 평화민주당과 통일민주 당. - 권위주의 하에서 여당을 했던 야당을 했던 그들에겐 전국조직이 있었어. -반면 민주화운동세력들에겐 정당을 만들 시간적 기회나 정치적 시야가 없었어. 후보 단일화론, 비판적 지지론... - 민주화 이후 새롭게 등장한 정치적 수요, 이를 실현하고자 하는 정치결사를 제한함 으로써 민주화 이전 권위주의 시대 정치세력들만의 경쟁체제가 만들어지고 유지된 것. - 민주화운동을 추동했던 세력들은 젊은 피 수혈론, 세대교체론, 인물론 등을 통해 기존 정당에 개별적으로 흡수되었고, - 역대 제3당(민주노동당 제외)들은 모두 기존정당 정치인들의 분당, 합당으로 만들 어져. 4. 결사의 자유, 정치활동의 자유를 위해 정치결사제한체제는 폐지되어야 우리 외엔 정당 하지 말라 가 낳은 현실은... - 민주화 이후 지난 25년 간 시민사회에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정치에너지가 만들어 져. - 하지만 그 에너지는 정당 의 이름으로 결집되지 못하고 개별정치인에 대한 팬덤 현상, 시민단체를 통한 우회적 정치활동 등으로 분절화, 파편화되어 왔어. - 기존정당들이 충족하지 못하는 정치적 욕구는 한편으로 반( )정치 의 파괴적 에너 지로 전환되었고, 다른 한편으로 정치로부터 철수하는 유권자들을 양산했어. - 개별정치인에 대한 팬덤 현상은 한편으로 정치적 요구를 담지만, 일시적일 수밖에 없고 파편화된 채 구체성을 갖지 못한 기대는 곧 실망으로 전환되어. - 민주화 이후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정치에 기대를 걸었고 더 나은 정치를 위해 무 언가 하기를 원했으며 또 실재로 열심히 노력했을까? 지금 그 사람들은 어디에? 22 2014. 3. 20

정치결사의 자유 획득으로 다른 모든 영역의 결사의 자유를 위한 길을 열어야 - 모든 시민들이 자신의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욕구를 위해 결사하고 표현하고 활 동하는 자유를 가져야 정치와 민주주의가 건강해질 수 있어. - 기존 정당들 역시 이런 시민적 에너지가 현실에서 드러나고 집권을 위해서는 이런 에너지를 결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걸 알게 되어야 변화를 강제할 수 있어. - 정치결사의 자유는 그 첫 걸음이 될 수 있을 것... 왜 자유로운 정치결사가 필요한가? 를 행동으로, 말로 알려 나가야 - 민주주의 체제에서 왜 아직도 박정희, 전두환 정당법을 유지해야 하나? - 지금도 박정희, 전두환 정당법을 옹호하는 자, 당신은 누구인가? - 민주주의를 말하는 정당, 국회의원들은 왜 박정희, 전두환 정당법을 고치지 않나? - 주권자인 시민들이 정당 한 번 만들어보겠다는데 국가가 왜 법으로 규제하나? - 시민들이 알아서 결사하겠다는데 웬 규제가 이렇게 많은가? 왜 이걸 지켜야 하나? - 주권자인 시민들이 정당 좀 만들겠다는데 왜 선관위 심사를 통과해야 하나? - 선관위 신고는 선거에서 후보 낼 때 하면 되는 거 아닌가? - 창당준비단계에서부터 누가 준비하는지를 신고하는 건 누굴 위한 건가? - 창당 준비하다가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지, 그것까지 신고해야 하나? - 발기인 을 두든, 창당준비위원회 를 두든 그건 만드는 사람 마음 아닌가? - 서울만 대한민국인가? 부산, 대구, 대전, 광주...는 대한민국 아닌가? 왜 중앙당이 서울에 꼭 있어야 하나? - 과천에서 정치 좀 하겠다는데 왜 꼭 부산시, 광주시에도 시 도당이 있어야 하나? - 왜 5개 시도당별로 꼭 1천명을 모아야 정당이 되나? 999명은 안 되고 1,000명은 되는 이유는 뭔가? [2014 지방선거 정치개혁 연속 좌담회] 왜 전국 규모의 정당만 허용해야 하나 23

- 정당 준비하다 보면 당장 선거에 후보 내지 않을 수도 있는 거 아닌가? 꼭 정당 설립 했다고 모든 선거에서 다 후보내야 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후보를 내는 건 정당 하는 사람들 마음이지 왜 그것까지 국가가 나서 이래라 저래라 하나? - 게다가 직전 선거에서 후보를 내지 않으면 등록이 취소된다? 24 2014. 3. 20

발표 3 생활인의 정치를 꿈꾸는 과천풀뿌리정치모임 제갈임주 / 과천풀뿌리정치모임 과천풀뿌리정치모임 자치와 직접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과천 시민들의 정치운동단체로 2014년 지방선 거를 앞두고 만들었습니다. 선거에 출마할 기초의원 후보의 시민공천행사를 기점으로 활동을 시작해 지방선거가 끝난 직후 총회를 열어 조직을 정비, 운영해나갈 계획입니 다. <과천풀뿌리정치모임>은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동네의 문제를 발견하고,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해결에 다가서며, 생활과 정치를 잇는 활동의 토대를 만 드는 일에 힘쓰고자 합니다. 시작 2011년 10월 말, 지역에서 교육, 먹거리, 환경 등의 풀뿌리 활동을 해온 여성 10 여 명이 모였습니다. 다음 해 있을 총선을 앞두고 동네가 들썩이기 시작할 무렵이라 자연스럽게 화제는 정치로 모아졌습니다. 시민의 정치참여에는 여러 방법이 있겠지 만, 대표를 뽑는 일이나 정당에 참여하는 일 외에 스스로 필요한 것을 만들거나 바 꾸는 지역의 풀뿌리 활동을 정치라고 여기는 사람은 별로 없었습니다. 평소 지역의 손발이 되어 사람과 환경을 돌보는 이들의 정치는 선거철이면 너나없이 정치를 논하 [2014 지방선거 정치개혁 연속 좌담회] 왜 전국 규모의 정당만 허용해야 하나 25

는 사람들의 말 속에 묻혔고, 선거가 끝나면 일상을 일구는 이들의 활동은 다시 이 어지곤 했습니다. 우리들의 삶이 곧 정치 였다는 자각이 이뤄진 그 날을 계기로 과 천여성활동가모임 <파프리카>가 만들어졌습니다. 대표도, 회원의 경계도 없는 느슨한 네트워크 조직인 파프리카 는 무보수, 또는 적은 활동비로 수년간 활동해온 지역의 여성들이 피망-피해망상-의식을 벗어보자고 붙인 이름이었습니다. 진행 자신들의 활동가 지역정치에 대해 2년간 고민을 진행시킨 과천의 여성들은 지난 1월 23일 과천의 시민사회 이웃들에게 시의원 후보를 함께 정하고 시민정치를 위한 조직을 구성하자고 제안해 <과천풀뿌리정치모임>을 만들었고 3월 22일 후보공천행사 를 앞두고 있습니다. 현재 회원은 120명이며 녹색당, 진보정의당, 통합신당 등 여러 정당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에 여러 요인이 있었겠지 만, 직접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선거 출마자에 대한 단순 지지를 넘어 후보선출 과정에 직접 개입한다는 점, 선거 이후 정치인 개인에게 집중 되는 자원을 나누고 사람들의 활동에 힘을 싣겠다는 점에 사람들은 호응을 해 주었 습니다. 정치에 무관심한 냉소적인 반응은 참여해도 바뀔 것이 없다는 체념에서 비롯 된 것이었고, 그런 의미에서 지역정당-법으로 허용되지 않지만-은 주민들이 직접 개 입해 바꾸고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높여 주었습니다. 가능성과 과제 지난 선거까지 각 캠프에서 손발이 되어 뛰었던 사람들이 직접 후보를 내니 이미 자체적으로 후보를 결정한 정당에서는 선거운동의 실무를 지원할 사람들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굳이 왜 지역정당(?)을 이중으로 만들어 선거를 불리하게 만드느냐 불만을 표하고 자신들의 당으로 들어오라는 제안을 하기도 합니다. 후보공 천과정을 시민에게 열고, 당선 후 급여의 일부를 지역의 풀뿌리 활동에 지원하겠다는 공약도 보입니다. 폐쇄적 의사결정과정과 정치권력의 독점을 해체하고픈 시민들의 실 천은 기존의 방식대로 정치를 하는 이웃들에게 불편함과 자극을 주었고 그로 인해 동네의 정치관행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반면 이중당적으로 인 26 2014. 3. 20

한 역할 혼란 등 당분간 여러 시행착오를 겪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참고] 정치의 문턱을 낮추고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우리는 이런 정치 상상해요~ 후보 직접선출 :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는 회원의 동의와 검증을 거쳐 정합니다. 자동연임 제한과 의원교대제 : 재선에 도전 시 동일한 후보선정 절차를 거칩니다. 출마는 2회 이내로 제한합 니다. 이는 기회를 나누고 참여를 확대하여 회원의 전체 역량이 높아짐을 목표 로 합니다. 의원의 급여는 시민정치활동을 위해 사용 : 의원의 활동비 외에 시민과 정치를 잇는 활동과 사람에 분배합니다. 의원과 회원의 활동 공유 : 정기적으로 소식지를 발행하고 보고회를 진행합니다. 다양한 관심사에 따른 주제별 모임 지원 : 학교운영위원회 네트워크, 장애아를 둔 부모모임, 텃밭은 가꾸는 도시농부모임, 에너지자립을 위한 연구모임 등 공론장의 활성화 : 생활주제포럼, 공청회 등 [2014 지방선거 정치개혁 연속 좌담회] 왜 전국 규모의 정당만 허용해야 하나 27

발표 4 정당설립의 자유를 제한하는 정당법 김현 / 녹색당 사무처장 1. 중앙당 소재지 규정 - 정당법 제3조는 정당은 수도에 소재하는 중앙당과 특별시 광역시 도에 각각 소재하 는 시 도당(이하 "시 도당"이라 한다)으로 구성한다. 라고 규정하고 있음. - 각 정당은 이념적 지향과 필요에 따라 다양한 지역에 중앙당 소재지를 둘 수 있어 야 함. 특히 지역 분권과 풀뿌리민주주의 가치를 지향하는 녹색당원들은 이 조항 헌법위반의 소지가 높다고 판단하고 있음. - 우리나라처럼 중앙당 소재지를 수도에 두도록 하는 다른 나라의 정당설립과 관련된 법조항은 없는 것으로 앎. 정당의 이념적 지향과 부합될 수 있다면, 녹색당은 과천 이든 홍성이든 어디든 둘 수 있을 것임. 2. 법정 시 도당 수 및 당원 수 28 2014. 3. 20

- 현행 정당법 제17조는 정당은 5 이상의 시 도당을 가져야 한다. 로 규정하고 있으 며, 제18조는 1항은 시 도당은 1천인 이상의 당원을 가져야 한다. 고 규정함. - 이 조항은 세계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까다로운 법조항인 것으로 보임. 독일은 몇 명의 당원이 있어야 한다는 규정은 없는 것으로 앎. 다만 선거에 참여하지 않을 경 우, 제약을 두고 있음. 일본도 정치적 활동을 하겠다고 표명하고 등록하기만 하면 정당으로서 인정을 받음. - 이 조항과 관련하여 구 사회당이 헌법소원을 제기한 바 있으나, 헌법재판소는...국민의 정당설립의 자유에 어느 정도 제한을 가하는 점이 있는 것은 사실 이 라고 판단하면서도 이러한 제한은 상당한 기간 또는 계속해서, 상당한 지역에 서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는 정당의 개념표지를 구현하기 위한 합리적인 제한이라고 할 것이므로, 그러한 제한은 헌법적으로 정당화된다 고 판결을 내린 바 있음. - 생각해볼 수 있는 지점은 세 가지라고 봄. 첫째, 인구의 편차가 심한 시 도가 있음 에도 불구하고 일률적으로 1,000명으로 규정하는 문제. 둘째, 지역정당의 존재를 부정하고 있는 문제. 셋째, 신생정당 혹은 군소정당의 정치참여를 원천적으로 봉쇄 하는 문제. - 첫 번째, 1천만명의 서울시의 1,000명 당원이면 0.01%에 해당. 그러나 60만명의 제주도의 1,000명 당원이면 0.16%임. 인구 비율로 환산하면 제주도는 서울시보다 16배를 더 모아야 한다는 뜻. 현재 서울녹색당의 당원은 1,500명. 서울인구의 0.015%. 반면 제주녹색당의 당원은 240여명. 인구의 0.04%임. 인구비례에 따르면 제주녹색당은 서울녹색당에 비해 3배 가까이 높은 비율을 보이지만, 창당을 할 수 없음. - 두 번째, 헌법 8조가 보장하는 정당설립의 자유의 취지를 침해한다고 볼 수 있음. 현행 정당법의 5개 시 도를 가진 전국정당만 요구하고 있어서, 근본적으로 지역정 [2014 지방선거 정치개혁 연속 좌담회] 왜 전국 규모의 정당만 허용해야 하나 29

당이 부정되고 있음. 그 지역의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에만 참여하거나, 그 지 역의 지방선거에만 참여하겠다는 정당의 존재를 법률이 부정할 필요는 없음. - 세 번째,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배하지 않는다면, 민주사회에서 다양한 이념성의 정 치결사체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임. 헌법의 복수정당제의 보장 도 그러한 취지 일 것임. 이미 우리나라 정당법 제44조 1항의 2는 독일과 비슷하게 최근 4년간 임기만료에 의한 국회의원선거 또는 임기만료에 의한 지방자치단체의 장 선거나 시 도의회의원선거에 참여하지 아니한 때 에 등록을 취소시키고 있으며, 일본처럼 정치자금법 제27조에 의해 선거에서 일정한 득표를 하지 못하면 보조금을 지급받 을 수 없도록 하고 있어서, 등록취소와 국가로부터 정당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보조 받을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음. 이러한 규정에 따라 이미 신생정당 또는 군소정당 은 법률에 따라 등록 취소되거나 보조금 지급을 제한받고 있는 상황에서 정당설립 요건을 과중하게 하는 것은 신생정당과 군소정당의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음. - 더구나 왜 5개 시 도 이상이 창당해야 하며, 각각 1,000명 이상씩 당원을 모아야 하는지 그 근거를 잘 모르겠음. 과도한 정당설립 기준을 재설계할 필요가 있음. 당 원 수의 제한을 없애거나 완화할 필요가 있음. 3. 창당준비위원회 활동범위 - 정당법 제8조(창당준비위원회의 활동범위) 2항은...결성신고일부터 6월 이내에 한하여 창당활동을 할 수 있다. 고 규정되어 있음. 창준위 과정에서 특별히 국가가 혜택을 주고 있는 것이 없음에도, 창준위 신고 이후 6월 안으로 창준위 활동범위를 정한 이유를 잘 모르겠음. 4. 발기인 및 당원의 자격 30 2014. 3. 20

- 발기인 및 당원의 자격을 규정하는 정당법 제22조는 국회의원 선거권이 있는 자 로 규정함으로서 19세 이상 성인에게만 자격을 부여하고 있음. 청소년은 왜 당원이 될 수 없는지 이해할 수 없음. - 또한 같은 조항에는 공무원, 교사 등의 정당 가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음. 이는 개 인의 정치적 기본권을 원천적으로 침해하는 것임. OECD 대부분의 국가들은 교사 나 공무원의 정당가입을 허용하는 것으로 앎. -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은 제도적인 차원에서 확보하면 됨. 물론 선거와 관련한 특 정한 직업에 종사한다면 제한적인 정당가입 불허는 가능할 것임. 5. 입당 절차 - 정당법 제23조는 입당을 규정하고 있음. 시시콜콜하게 여러 가지를 제한하고 있음. 입당원서 제출 ==> 당원자격 심사기관의 심의 ==> 당원명부 등재 ==> 당원증 발 급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함. 시시콜콜하게 국가가 자율적인 정치결사체를 간섭하고 있는 꼴. 6. 기타 - 정당운영에 대해 너무 시시콜콜하게 참견하고 관여하고 있음. 강령, 당헌, 정당의 기구, 정당의 유급사무원 등 정당법은 아예 그 범위를 정해놓고 있음. 정당운영의 자율성을 침해함. 정당운영은 정당에 맡기는 것이 기본임. 국가는 어떤 정당이 민 주성과 합법성만 확보한다면, 어떻게 잘 운영할 수 있을 것인지를 지원해주는 역할 이어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