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연구 46(2013.9.30), pp.125-165 고려대학교 한국학연구소 어휘 차원에서의 강조 실현 방식과 그 특징 1)이현희 * 국문초록 이 논문에서는 사전 뜻풀이에 강조 를 포함하는 표제어들을 중심으로 어휘 차원에서 나타나는 강조 표현의 유형과 기능, 특징 등을 살펴보았 다. <표준국어대사전>을 기준으로 뜻풀이에 강조 를 포함하는 표제어는 200여 건에 이르는데, 이들은 강조형이 되기 이전 무표형에 비해 다양한 효과를 가진다. 무표형에 대해 어휘적인 의미를 강화하는 것도 있고, 무 표형을 문장이나 담화상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도록 하는 기능도 있다. 또 무표형이 강조형이 되면서 의미가 변화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휘적 의 미의 변화 없이 다만 표현상의 목적에 따라 잉여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때 무표형과 강조형이 항상 1:1의 관계를 이루는 것은 아니다. 강조형은 명사나 부사, 동사나 일부 감탄사, 어미, 조사 등에 두루 나타 난다. 명사나 부사, 감탄사 등이 합성의 방식으로 무표형을 반복하여 의 미상의 강화를 꾀한다면 동사는 주로 접미사를 이용해 행위의 세기를 강 화한다. 어미나 일부 부사는 특정한 형태소를 더해 문장 안에서 두드러 지게 나타나도록 하는 효과를 거둔다. 이는 보조사가 특정 형태를 더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이상의 논의를 통해 어휘적 차원에 나타나는 강조 는 강조를 통해 얻어지는 효과나 강조의 대상, 생 * 안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조교수(국어학 전공)
126 한국학연구 46 성 방식 등에 차이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제어: 강조, 강화, 돋보이기, 합성, 파생, 반복, 중복, 명사, 부사, 동사, 접미사, 보조사 1. 들어가기 사전의 뜻풀이 중 을 강조하여 이르는 말 이라는 뜻풀이가 있다. 어머나 는 어머 를 강조하여 내는 소리 로, 목적격 조사인 를 은 앞 말의 뜻을 강조하는 보조사 로, 그래 는 -구먼, -군, -지 와 같은 하 게체나 해체의 일부 종결 어미 뒤에 붙어, 듣는 사람에게 그 말의 뜻을 강조하면서 공감을 요청하는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 로 뜻풀이되어 있다. 일견 강조 라는 점에서는 동일한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 (-)나 와 를, 그래 가 발현하는 강조 가 무엇인지, 또 같은 기능의 강조 인지 명시적 인 설명이 어렵다. 또한 강조 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강조 이전의 형식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무표형에 해당하는 어휘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그 비교도 필요하다. 특히 실제 사용의 장면에서 강조는 어떻게 나타나게 되는지도 고려되어야 한다. 이에 본고는 기존 논의에서 잘 다뤄지지 않았던 어휘 차원에서 나타나 는 강조 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사전의 뜻풀이에서 강조 를 포함하는 표제어들을 유형별로 분류한 후 그것이 나타내는 효과가 무 엇인지, 무표형일 때와는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등을 생각해보고, 최종적 으로는 어휘 차원에 나타나는 강조 가 무엇인지에 대해 논의한다. 사전 은 <표준국어대사전>(이하 <표준>)을 대상으로 하고 사전의 뜻풀이 중 강조 또는 강세 등의 표현이 포함된 표제어를 조사한 뒤 이들을 형식 을 기준으로 분류하여 각 유형에 나타난 강조 의 양상을 살펴보기로 한 다. 1) 우선 선행 연구들을 검토하여 강조 의 성격과 실현 방식 등을 살피 1) 사전은 <표준국어대사전>을 기본으로 하되 다른 사전을 언급할 경우에만 따로 밝히 기로 한다. 사전의 뜻풀이 형식 중에는 을 하게 이르는 말 로 풀이된 표제어가
어휘 차원에서의 강조 실현 방식과 그 특징 이현희 127 고 강조 의 특성을 정리해 본다. 2. 강조 의 특성과 실현 방식의 다양성 강조 는 일종의 수사법으로 주로 문학에서 다뤄지고 국어학에서는 비 교적 큰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2) 사전의 뜻풀이에서도 낮잡아 이르는 말 이나 높여 이르는 말 은 상대적으로 구분이 분명하게 드러나는데 비 해 강조하여 이르는 말 은 그 정도나 표현의 효과 등에 대해 치밀하게 구분하지 않고 뭉뚱그려 사용해 온 경향이 있다. 다음은 사전의 강조 와 강조법 의 풀이이다. (1) 가. 강조 어떤 부분을 특별히 강하게 주장하거나 두드 러지게 함. <표준> 나. 강조법( 强 調 法 ) 어떤 부분을 특별히 강하게 주장하거나 두드러지게 나타내는 수사법. 열거법, 과장법, 반복법, 대조 다수 있다. 예를 들어 점잖게/ 비속하게/ 속되게/ 예스럽게/ 귀엽게/ 아름답게/ 겸손 하게/ 정겹게/ 정답게/ 완곡하게/ 친근하게/ 정중하게/ 멋스럽게/ 막연하게 이르는 말 등이 계열을 이루는 뜻풀이이다. 예를 들어 노( 怒 )하다 는 화내다 또는 화나다 를 점잖게 이르는 말 로 풀이되어 있다. 다시 말해, 노( 怒 )하다 는 무표형에 해당하는 화내다/화나다 에 [점잖다] 라는 의미자질이 더해진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점잖다] 라는 의미자질은 비교적 명시적으로 구분된다. 이에 비해 [강조]의 경우는 명시적인 구분이 어렵다는 점에서 논의의 대상으로 하였다. 물론 드레스 원피스로 된 여성 용 겉옷. 주로 허리선을 강조한 원피스를 이른다. 와 같이 무표형 없이 뜻풀이 자체 에 강조/강조하다 를 포함하는 표제어는 본고의 연구 대상이 아니다. 2) 박현수(2011)는 현재 통용되고 있는 수사학의 3분법, 즉 비유법, 강조법, 변화 법 의 역사적 기원을 살핀 논의이다. 여기서 언급하고 있는 박항식(1976)의 무 늬( 文 彩 ) 분류를 보면, 무늬는 언어무늬와 사유무늬로 크게 나뉘는데, 언어무 늬는 다시 형태무늬(유사음반복, 다의어반복, 파생어법 등), 구문무늬(생략, 반 복, 도치, 대구 등), 의미무늬(은유, 환유, 제유, 난유 등)로 나뉜다. 본고의 논의 대상인 강조는 이 중 형태무늬 정도에 해당하는데, 수사학의 관점에서도 이들 이 하나의 범주로 묶인다는 것은 강조 가 언어 변형의 한 방식으로 표현적 효 과를 꾀하는 하나의 독립적 범주로 처리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128 한국학연구 46 법 따위가 있다. <표준> 다. 강조법: 수사법( 修 辭 法 )의 하나. 비유법( 比 喩 法 )이나 변 화법( 變 化 法 )에 속하지 않는 모든 표현기법으로서, 표현 하고자 하는 대상을 선명하고 뚜렷하게 드러내기 위하여 과장( 誇 張 )ㆍ영탄( 詠 嘆 )ㆍ반복( 反 復 )ㆍ점층( 漸 層 )ㆍ대 조( 對 照 )ㆍ현재( 現 在 )ㆍ미화( 美 化 )ㆍ열거( 列 擧 )ㆍ비교 ( 比 較 )ㆍ억양( 抑 揚 )ㆍ연쇄( 連 鎖 )ㆍ예증( 例 證 ) 등의 방법을 사용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밑줄은 필자) 사전들의 뜻풀이를 통해 강조 는 의도 가 포함된 표현의 방법으로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첫째, 표현의 정도를 높여 무표적인 대상을 강화하는 세게 하기 와 둘째, 다른 것들로부터 명시적으 로 구분이 되어 돋보일 수 있게 하는 두드러지게 하기 가 그것이다. 3)4) 3) 강조 는 이와 같이 두 가지 방향으로 나누는 것은 일반적인데, 인텐시티(intensity) 와 프로미넌스(prominence) 로 나누어 설명하는 것이 그것이다. (인터넷 <두산백과 사전> 참조) 강조( 强 調 ): 담화나 문장에서 어떤 부분을 강하게 나타내는 일. 프로미넌스 (prominence)와 인텐시티(intensity)의 두 가지가 있다. 프로미넌스는 이지적( 理 智 的 ) 인 강조로 그 말이 충분한 주의력을 가지고 받아들여질 것을 목적으로 하는 표현법 이다. 담화에서는 그 부분을 강하게 발음하거나, 가락을 높여서 발음하거나, 끊어서 천천히 발음한다. 문장에서는 그 부분에 밑줄을 긋거나 고딕체 활자로 인쇄하기도 한다. 물었다나봐, 사람이 개를., 사람을 이 아니라 사람이 개를 물었대 처럼 인 상적인 어순이나 설명적 어구( 語 句 )에 의한 방법도 쓴다. 인텐시티는 감정적인 강조 로 그 말의 내용에 대한, 말하는 사람의 고조(흥분)된 마음을 나타내는 음성 표현법 이다. 즉 미 워 싫 어 처럼 음을 보통보다 길게 끌거나 보통과는 다른 음조를 사용하기도 한다. 4) 정재형(1984:499)은 강조 표현의 여러 유형을 [견줌], [덧보탬], [수정] 등의 유무를 기준으로 완성, 선택, 제한, 대치, 대등, 확장 등으로 나눈 바 있다. 또한 임성 우(2005)는 Kiesler(1989:82f)의 논의를 통해 강조의 기능을 강화와 약화, 두 가지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강화(Verstärkung)는 어떤 발화가 언표행위에서 일어나는 강조 를 통해서 의도된 발화효과의 강도가 중립적이고 무표적 표현에 비해서 좀더 확대 강화되는 언어행위 이고 약화(Abschwächung)는 반대로 언표행위의 층위에서 일어 나는 강조를 통해서 의도된 발화효과의 강도가 중립적이고 무표적인 표현에 비해서 좀더 축소 약화되는 언어행위 로 설명하고, 이 둘을 포괄하는 강조(Hervorhebung) 는 언표행위에서 일어나는 표현강도의 발화인데, 이것은 화자가 의식적 혹은 무
어휘 차원에서의 강조 실현 방식과 그 특징 이현희 129 그렇다면 이제 강조 또는 강조법 에 대해 어떤 특징이 있는지 좀더 세밀히 관찰해 보자. 우선 강조 또는 강조법 의 목적이 특별히 어떤 부 분을 세게 또는 두드러지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면 의사소통의 측면 에서 특정 정보(information) 전달이 아닌 표현적(expressive) 목적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겠다. 이 때 화자들은 표현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 해 무표적인 문장이나 담화에 대해 어떤 변형을 가하게 되는데, 특정한 언어 형식을 더하거나 빼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2) 영수: 철수, 시험 어떻게 됐어? 순이: 응, (철수) (시험에) 합격했어. (2 ) 영수: 철수, 시험 어떻게 됐어? 영희: 철수가, 그러니까 그 철수가 시험에 합격했어. (2)에서 순이는 합격 사실 여부에만 초점을 두기 위해 철수 와 시 험 을 삭제하고 있다. 이에 비해 (2 )에서 영희는 철수 를 한정하면서 두 드러지게 보이도록 하려고 철수 를 두 번 반복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즉 철수가 시험에 합격했다 는 동일한 정보를 다루고 있음에도 화자의 의도에 따라 다른 언어 표현이 사용된 것이다. 이때 삭제나 반복 등의 방 식은 화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 자체를 변형시키지 않는 수의적인 요 소이다. 결국 생략 이나 강조 는 언어 자료를 변형하는 방식이 다를 뿐 사용 여부나 그 효과는 동일하다. 5) 물론 강조 가 언어 변형의 방식인지 의식적으로 발화매개행위에서 나타날 발화효과의 강약을 목적으로 추구되는 것 이라고 하였다. 결국 강조 는 무표적인 언어 행위에 어떤 요소를 첨가하여 유표적으 로 나타나는 것이며, 그 효과는 무표형을 강화하는 방향이거나 약화하는 방향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5) 정희자(1999:155)에 따르면 생략 (ellipsis)은 선 후행문에서 반복되는 요소들을 누락 하여 잉여적인 것을 피하고, 문장 내에 또는 문장 간에 결속을 강화시키는 문법적 장 치 이다. 또한 생략의 특성으로 맥락의존성, 복원가능성, 동일성, 선택성 등을 제시 하였는데, 이 중 선택성 은 생략이 문법적으로 반드시 일어나야 하는 필수적인 현상 이 아니며 화자의 담화 의도 에 따라 선택적으로 사용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는 강조 도 마찬가지여서 화자가 전달하려는 정보 자체를 변경시키지는 않지만, 다만
130 한국학연구 46 아니면 언어 변형의 뒤에 얻어지는 표현적 효과인지 그 둘은 구분되어야 할 것이다. 본고는 강조 는 언어를 변형하는 일종의 수사적 방법으로 처 리하되 그 후에 얻어지는 효과는 강화 나 두드러짐 등으로 보아 이 둘 을 구분하고자 한다. 아래는 생략 과 강조 를 수사 ( 修 辭 )라는 관점에서 구조적으로 정리 한 도식이다. (3) 수사적 목적에서 강조 와 생략 의 관계 6) 유표적(MARKED) 무표적(UNMARKED) 유표적(MARKED) 언어 정보 생략 ---------- 강조 수의적 표현(OPTIONAL EXPRESSION) 삭제(Omitting) 의도성(INTENTIONALITY) 형식의 변형(삭제 또는 부가) 정보의 강화 혹은 두드러짐 부가(Adding) 일반적으로 화자는 자신이 전달하려는 언어 정보, 그 자체를 발화하여 청자에게 전달한다. 그런데 전달하려는 언어 정보 중 특정 부분을 부각 화자에 의해 선택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한 생략 이 발생했을 때의 언어적 효 과와 강조 의 언어적 효과와 다르지 않다. 잉여적이거나 맥락을 통해 알 수 있는 맥 락의존적인 정보들을 생략함으로써 화자가 힘주어 표현하고 싶은 부분에 대해 표현 상의 강화 효과를 꾀하는 것이나 문장이나 담화에서 복원이 가능한 부분들을 생략하 여 응결성을 강화하는 방식 등은 최종적으로 화자가 의도하는 언어적 효과가 강조 와 통한다고 볼 수 있다. 6) 강조 와 생략 간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cohesion 의 방법이라는 점에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텍스트 또는 담화가 응결성을 가지기 위한 주요 기제로 반복(Repetition), 참 조(Reference), 대용(Substitution), 생략(Ellipsis), 접속(Conjunction), 어휘적 응결성 (Lexical cohesion) 등을 제시하는데(Jeffries and Mclntyre, 2010:85), 반복(repetition) 이 강조 를 위해 자주 사용되는 방식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결국 강조 와 생략 을 같 은 효과, 즉 응결성(cohesion)을 위한 기제로 처리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어휘 차원에서의 강조 실현 방식과 그 특징 이현희 131 시키기 위해, 정보를 변형시키지 않는 수준에서 의도적으로 정보의 일부 분을 삭제하거나 부가하는 방식을 취할 수도 있다. 이는 모두 화자의 선 택적 의도가 개입되는 일종의 언어 전략인데, 전달하려는 정보 자체에는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수의적인 표현 방식이다. 이를 통해 화자는 자신 이 원하는 특정 부분의 정보를 강화하거나 발화 중에 두드러지도록 할 수 있다. 결국 어떤 언어 표현이 강조 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표현상의 수의성, 화자의 의도성, 형식의 변형 등이 일어났는지 등을 따 져보면 될 것이다. 다음으로 강조 가 어떤 유형으로 나타나는지 살펴보자. 이전 연구들 에서는 강조 는 문학적 수사법의 하나로 처리되어 왔기 때문에 강조의 언어적인 실현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강조법의 언어적인 양상에 주목한 연구로 권재일(1983, 1987, 1992) 등을 들 수 있다. 이 연 구들을 통해 그동안 문법 체계 안에서 다뤄지지 못했던 강조법 이 문법 범주의 하나로 처리될 수 있었다. 권재일(1987)은 강조법 의 개념을 표 현 내용에 대한 말할이의 감정적인 태도를, 말할이에게 확인된 것을 전 제로 하여 나타내는 문법 범주 라고 정리하고 음운적 층위부터 통사적 층위까지 각 단계에서 나타나는 강조법을 보이고 있다. 본고의 논의 대 상은 이 중 어휘적 층위 와 파생적 층위 에 해당하는데, 반복에 의한 합 성이나 접두사, 접미사를 이용한 파생 등을 제시한 것은 일견 동일하지 만, 실제 용례나 이에 대한 해석은 상당 부분 다르다. 이어 임성규(1989a)에서는 현대국어의 강조법을 문법범주의 실현 형식 에 따라 음운 강조법, 어휘 강조법, 형태적 구성 강조법, 통사적 구성 강 조법 등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강조의 내용 역시 전달 정보 강 조 와 감정 표현 강조 로 나누고, 강조의 작용 영역에 따라서 강조하고 자 하는 범위가 구로 나타나면 구 강조, 명제 내용 전체를 강조하면 절 강조로 구분하였다.(임성규, 1989a:41-44) 본고의 논의 대상인 뜻풀이에 강조를 포함하는 표제어들은 이 중 주로 파생이나 합성, 조사나 어미, 형 태 반복 등을 포함하고 있는 형태적 구성 강조법에 속한다. 물론 개별 어휘에 나타나는 강조 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강조 표현
132 한국학연구 46 이 실현된다. 우선 음운론적 방법에 의해 실현되는 강조의 대표적인 유 형으로 강조하고자 하는 부분에 강세를 두거나 억양을 높이 하는 방법이 있다. 또한 세다/쎄다, 잘랐다/짤랐다 등에 나타나는 어두 평음의 경음 화 역시 고쳐야 할 표현으로 논의되어 왔으나 표현 이라는 관점에서 본 다면 역시 강조 의 일종이다. 7) 통사적 차원에서는 어순이 자유로운 한 국어의 특성을 이용한 방식도 많이 사용된다. 화용론적 차원에서 강조 표현은 함축된 내용을 직접 표현하는 과정에서 표출되기도 한다. Yan Haung(이해윤 역, 2009:39-43)이 제시한 대화함축의 속성 중 강화 (reinforceability) 원리에 따르면, 함축이 언어 형식으로 명시적으로 드러 나는 것, 즉 언어적으로 표현되는 것은 잉여적인 표현이 아니라 오히려 표현상의 강화를 가져온다고 설명하였다. 이상의 논의를 통해 강조 는 다양한 방식으로 다양한 효과를 위해 사 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논의들 중 어휘 를 대상으로 한정한 논의가 많지 않으므로 본고는 특히 어휘 차원에서 나타나는 강조를 대상 으로 논의를 진행할 것이다. 7) 이 외 강조법 만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그리 많지 않다. 권재일(1983)은 강조법 을 말의 표현에 힘을 주어 하려거나, 말의 어조를 다채롭게 하려거나, 또는 말의 정서 를 부여하려 하는 표현 방법 이라고 설명하고, 종결어미를 이용한 강조표현과 그 의 미기능을 살피고 있다. 임성규(1989b)는 강조법이 화용적 층위에서 다뤄지는 것이라 도 문법 범주로 설정하여 다뤄야 할 필요성을 보이고 강조법의 변별 기준(강조 자질, 문법적 제약 완화, 강조 형태소의 비고유성, 비단절성과 정도성)을 제시하였다. 정재 형(1984)은 강조란 어떤 담화 상황 안에서 말할이의 발화 의도나, 들을이에 대한 말 할이의 판단과 가정, 추측에 따라 어느 특정한 언어 요소나 월 성분이 현저하게 드러 내어 지는 것 으로 설명하면서 강조 표현의 전반적인 실현 방법을 보이고 있다. 이 외에도 박동근(2000)은 어두(말머리)에 이유 없이 나타나는 된소리 현상을 강조 의 의미 기능을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 본 연구이다. 사나이, 생머리, 조각조각, 진하다, 질기다 등의 예에 대해 싸나이, 쌩머리, 쪼각쪼각, 찐하다, 찔기다 등의 된소리되기 가 된 예들은 발음의 잘못이 아니라 의미를 분화하기 위해 기능적으로 사용되고 있 다고 하였다. 박동근(2007)은 정도부사 중 아주, 매우 를 무표적인 강조부사로, 너 무, 몹시, 엄청 등을 유표적인 강조부사로 설정하고 이를 계량적, 인지적 관점에서 논의한 논문이다. 전정미(2008)는 한국어 대화 자료를 대상으로 하여 강조법의 다양 한 유형들의 실현 빈도를 살펴 어휘적인 방법>음운적인 방법>통사적인 방법>파생 적인 방법>굴곡적인 방법 의 빈도순으로 나타나는 것을 보이고 있다. 실제 구어 말 뭉치를 대상으로 하였다는 점에서 매우 실증적인 연구이나 그 결과가 의미하는 부분 에 대한 해석이 없는 점이 아쉽다.
어휘 차원에서의 강조 실현 방식과 그 특징 이현희 133 3. 뜻풀이에 강조 를 포함하는 표제어의 품사별 분류 본격적인 논의를 위해 <표준>의 뜻풀이에 강조 가 나타나는 표제어들 을 추출하여 이들의 유형과 특징을 살펴보기로 한다. 이 작업의 첫 번째 단계는 강조 를 뜻풀이에 포함하는 표제어들을 찾는 일이다. 이들 표제 어의 뜻풀이는 주로 을 강조하여 이르는 말 또는 을 강조하는 등으로 풀이된다. 일단 기계적인 검색에 의해 총 603건이 검색되는데, 실 제로 논의의 대상이 되는 표제어는 약 200여 건이다. 뜻풀이에 강조 가 포함되어 있더라도 표제어의 의미가 강조 외 다른 의미나 기능을 갖는 경우, 강조 이전의 무표형을 갖지 않는 경우, 북한어나 고어 등에서 나타 나는 강조 표제어인 경우 등을 제외하였다. 이어 대상이 되는 어휘를 형 식에 따라 1차 분류하고 그 분류에 따라 무표형과 강조형을 비교하여 공 통적인 기능과 효과를 점검해 보기로 한다. 최종적으로는 어휘적 차원의 강조 에 대해 종합적인 정리가 이루어질 것이다. 우선 뜻풀이에 강조 를 포함하는 품사 부류는 다양하다. 8) 주로 명사 나 부사는 무표형에 해당하는 표제어를 반복하거나 의미가 유사한 다른 어휘를 중복하여 쓰는 합성어 유형으로 나타나는데 비해, 동사는 흔히 강세접사로 분류되는 접두사와 접미사를 포함한 파생어 유형이 많다. 문 법 형태의 경우 합성어 구성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여러 용법 중 하나가 강조 인 경우가 있다. 아래는 뜻풀이에 강조 를 포함하는 표제어들을 8) 한 심사위원은 사전의 뜻풀이를 기준으로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으므로 실제 사용의 사례를 제시해야 함을 지적하였다. 타당한 견해 이고 이론의 여지없이 사전의 뜻풀이만으로 어휘적으로 실현되는 강조 의 모든 양 상을 살피는 것은 불가능하다. 음운론적 방식이나 통사론적 방식이 아니라고 하더라 도 사전의 표제어 선정 기준이나 뜻풀이 방식이 사전마다 다르고 언중이 그것을 강 조의 용법으로 사용하고 있는지 그도 정확히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머 라고 했을 때보다 어머나 라고 했을 때 화자가 더 크게 놀랐다거나 매일매일 이라고 했을 때 매일 보다 일수( 日 數 )가 더 늘어난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불 구하고 본고는 통상 강조 로 뭉뚱그려 처리되어 온 어휘적 차원의 강조 가 그들 간 에 일정한 패턴과 효과나 범위의 차이가 있음을 보이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본 고의 효용성을 찾는다면 소박하나마 어휘적 차원의 강조 에 나타나는 형식, 기능, 효과 등의 차이를 밝히는 것이 될 것이다.
134 한국학연구 46 품사에 따라 나눈 것이다. (4) 뜻풀이에 강조 를 포함하는 표제어의 예 품사 명사 동사 형용사 부사 수사 감탄사 조사 어미 접사 표제어 고개고개 9), 눈짓콧짓, 눈치코치, 단꿀, 뒤꼬리, 땟국물, 매일매일, 맴맴, 바람광풍, 부쩝/부 쩝되다/부쩝하다( 부접 의 강조) 10), 사내대장부, 새중간, 서로서로(명사/부사), 세상천지, 씨종자, 악살박살, 앞가슴, 앞배, 앞이마, 앞정강이, 엉망진창, 애당초, 주주야야, 전신만신 ( 全 身 滿 身 ), 차렷/차렷하다(감탄사/명사/동사), 타남( 他 -), 하늘공중 골백번, 꽁지깃, 단돈, 맨쌀밥, 불천지, 불바다, 살아생이별, 안반짝, 청천대낮, 들이댓바람, 법석구니, 생시치미, 수요장단, 쌍가락지, 알망종, 애간장, 애통, 주먹통, 천벼락, 총천연색 ( 總 天 然 色, 천연색=만물이 자연 그대로 갖추고 있는 빛깔), 핏물, 한복판, 한설날, 혼쭐 가든그뜨리다, 거든그뜨리다, 깡그러뜨리다, 깨뜨러지다, 깨뜨리다, 끊어뜨리다, 쏟뜨리다, 쏟트리다, 열뜨리다, 채뜨리다 // 돌아보다-돌아다보다, 메어꽂다-메다꽂다, 메어붙이다-메 다붙이다, 메어치다-메다치다 // 되묻다-되잡아묻다 // 두르다-두르치다, 밭다-밭치다, 벋다 -벋치다, 부딪다-부딪치다, 부르돋다-부르돋치다, 뻗다-뻗치다, 채다(물건값이 오르다)-채 치다, 채다(갑자기 세게 잡아당기다)-채치다, 접다-접치다, 엎다-엎치다, 합하다-합치다, 농 하다-농치다 만부득이하다 끝끝내, 너무너무, 더더욱, 더욱더, 더러더러, 더더구나, 더더군다나, 또다시, 시시때때로 아주아주 11), 얼른얼른, 저저마다, 전전푼푼이, 오르르-오르를, 우르르-우르를, 의당당( 宜 當 當 ) 고리로, 요리로, 이리로, 저리로, 그리로, 그야말로, 이야말로 // 너무나, 오죽이나, 행여나, 혹시나, 혹여나, 작히나// 아직껏, 여태껏 // 여간만, 자꾸만 // 살짝궁, 슬쩍궁 // 아마도, 하 도 // 다시금 // 정녕코, 필연코 // 홀로이 몇몇 그래그래, 만만세 아이고머니나/아이고머니/애고머니나/어이구머니나/에고머니나, 어마나/어머나, 얼씨구나/ 얼씨구나절씨구나, 에그나/에꾸나/에크나, 옳다구나, 이끼나/이키나 설랑은, ㄴ즉슨/인즉슨, ㄹ랑은/을랑은/일랑은, 에야, 야/이야/이야말로/야말로, 치고서 이/가, 같이, 곧, 그래, 그려, ㄴ/은/는, ㄹ/을/를 -게끔, -고말고, -고야, -기로서/기로서니/기로선들, -ㄴ즉슨/은즉슨, -노라니까, -니까/-니까 는/-니깐/으니까/-으니까는/-으니깐, -다가는, -을진대는/을진댄/ㄹ진대는/ㄹ진댄 -고(길고 긴), -디(좁디 좁든), -다고/ㄴ다고(얼마다 착하다고, 좋아한다고) -뜨리다, -트리다, -치다, 휘-, 처-, 부르-
어휘 차원에서의 강조 실현 방식과 그 특징 이현희 135 위의 (4)를 보면 명사나 동사, 부사 등이 가장 많고, 조사나 어미에도 강조의 기능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위 표제어들의 뜻풀이가 다 른 사전에서는 강조 로 처리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몇 개 표제어를 골 라 <고려대한국어대사전>(이하 <고려대>)의 뜻풀이와 비교해 보았다. (5) <표준>과 <고려대>의 뜻풀이 비교 표제어 <표준> <고려대> 서로서로 서로 를 강조하여 이르는 말. 서로 를 강조하여 이르는 말 뻗치다 뻗다 를 강조하여 이르는 말. 뻗다 가지나 덩굴, 뿌리 따위가 길게 자라나다 끝끝내 끝내 를 강조하여 이르는 말. 끝내 설랑은 ((주로 부정을 나타내는 말과 함 께 쓰여)) 끝까지 내내 설랑 에 보조사 은05 이 결합한 말. 설랑 을 강조하는 뜻을 나타 낸다. (사람이나 동물의 몸 일부분이나 식물의 줄기 따 위가) 쑥 내어 밀다. (식물의 가지나 덩굴, 뿌리 따위가 일정한 방향 으로) 자라며 나아가다. 1 끝까지 내내. 끝내 를 강조하여 이르는 말. 2 결국 마지막에 가서. 끝내 를 강조하여 이르 는 말. 1 [주로 부정어와 함께 쓰여]끝까지 내내. 2 결국 마지막에 가서. 모음으로 끝나는 체언의 뒤에 붙어, 어떤 장소를 특별히 지정하여 가리키는 뜻을 힘주어 나타내 는 보조사. 거기설랑은, 먹고설랑은 설랑 격 조사 서17 와 보조사 ㄹ랑 모음으로 끝나는 체언의 뒤에 붙어, 어떤 장소를 9) 명사(명사-명사) 고개고개 는 명사를 반복하여 다시 명사를 만든 합성명사의 예인데, 사전의 뜻풀이는 여러 개의 고개를 강조하여 이르는 말. 로 되어 있다. 그러나 이 경 우는 다른 강조 표현들과 달리 반복되는 표제어 고개 자체를 강조한 것이기보다는 고개 가 연속하여 있음, 즉 잇달아 있는 모양을 나타낸 것으로 보아 뜻풀이를 오히 려 의태어와 같은 방식으로 해야 할 것이다. 굽이-굽이굽이(길이나 강물 따위가 여 러 번 휘어져 있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 도 같은 유형으로, 연속 이라는 점에서는 서 로 통한다. 10) 부접: 1 다른 사람이 쉽게 따를 수 있는 성품이나 태도. 2 남에게 의지함. 3 가까이 접근함. <표준> 부쩝: (1)남에게 심하게 의지하거나 사귀려고 가까이 다가감. (2)다른 사람이 따를 만 한 성질이나 태도. <고려대> 11) 아주아주: [형용사나 상태를 나타내는 일부 동사나 명사 앞에 쓰여] 상태나 성질, 느낌 따위가 보통을 훨씬 넘어서는 정도로. 아주3 를 강조하여 이르는 말이다. <고려대>
136 한국학연구 46 이 결합한 말. 특별히 지정하여 가리킴을 나타내는 보조사. 거 기설랑, 먹고설랑 (5)에서 <고려대>와 <표준>의 뜻풀이는 일견 다른 듯하지만, 실제로 강조하여 이르는 말 이나 힘주어 등 뜻풀이의 형식이나 표현이 다를 뿐 두 가지 모두 강조 를 나타내는 것이므로 두 사전이 이 표제어들을 모두 강조 로 보는 것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다. 4. 강조형 어휘의 형성 방식에 따른 유형 분류와 그 특징 이제 (4)의 표제어들을 형성 방식을 기준으로 나누어 자세히 논의한다. 이는 강조 라는 것이 무표형에 대한 유표적인 다른 어형에 해당하므로 단일어보다는 합성어나 파생어와 같은 어형으로 주로 나타나기 때문이 다. 강조 전후 무표형과 강조형 간의 변화 양상, 강조 대상의 차이, 강조 의 효과 등을 자세히 알아보고 이를 정리하여 최종적으로 어휘적 강조의 특징을 제시하기로 한다. 4.1. 형식 반복이나 의미 중복을 통한 강조와 그 특징 반복에 의한 강조 는 주로 합성어에 해당하는데, 무엇을 반복하느냐 에 따라 형식 반복과 의미 중복으로 나눌 수 있다. 형식의 동일성을 기준 으로 하였을 때 동일한 형식을 두 번 반복하는 유형과 단어의 일부분을 두 번 반복하여 쓰는 유형, 특정한 음소를 첨가하여 형식의 변화를 꾀하 는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의미의 유사성을 기준으로 하였을 때도 세 가 지로 나눌 수 있는데, 의미가 거의 동일한 어휘를 두 번 반복하는 경우, 강조하고자 하는 어휘의 의미 일부분이 유사한 경우, 그리고 강조할 어 휘의 특정 부분을 수식하는 어휘를 더하여 합성어를 만드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12)
어휘 차원에서의 강조 실현 방식과 그 특징 이현희 137 (6) 형식 반복과 의미 중복에 해당하는 표제어의 예 형식 반복형 의미 중복형 분류기준 가. 전체 동일 형식 반복형 나. 일부 동일 형식 반복형 다. 특정 음소 첨가형 라. 전체 동일 의미 중복형 마. 부분 동일 의미 중복형 바. 특정 의미 부가형 용례 매일매일, 너무너무, 더러더러, 얼른얼른, 서로서로, 빨리빨리, 아주 아주, 그래그래, 맴맴, 몇몇, 주주야야 더구나(이미 있는 사실에 더하여)-더더구나-더더군다나, 더욱(정도 나 수준 따위가 한층 심하거나 높게)-더더욱-더욱더, 저저마다, 끝 끝내, 만만세, 의당당 눈짓콧짓, 눈치코치, 악살박살, 엉망진창 차렷, 오르를/우르를 또다시, 사내대장부, 새중간, 세상천지, 씨종자, 하늘공중, 타남( 他 -), 전신만신( 全 身 滿 身 ), 애당초(- 當 初 ), 시시때때로 단꿀, 뒤꼬리, 뒷등, 앞가슴, 앞배, 앞이마, 앞정강이, 바람광풍, 청 천대낮, 전전푼푼이, 쌍가락지( 雙 ---, 가락지=손가락에 끼는 두 짝 의 고리) 천벼락( 天 --), 골백번(- 百 番 ), 핏물, 때-땟국-땟국물, 꽁지깃, 단돈, 들 이댓바람, 법석구니, 불천지, 불바다, 살아생이별, 수요장단( 壽 夭 長 短, 수요=오래 삶과 일찍 죽음), 안반짝, 주먹통, 만부득이하다( 萬 不 得 已 --) (6가)의 경우 표제어가 두 번 반복되는 예인데 사전의 표제어라는 점 에서 두 번 반복하는 형식이 대부분이다. (6나)는 표제어의 일부분을 한 번 더 반복하여 무표형을 강조하는 경우로 의당당 은 의당 을 강조하기 위해 마땅하다 는 의미의 當 을 더하였다. (6다)는 일종의 음운 첨가형 으로 표제어에 다른 음운을 더하거나 특정 음운을 교체하는 것으로 강조 를 표현한다. 음운이 특정한 의미를 가지는 것은 아니지만 음운의 첨가 나 교체를 통해 청각 인상을 분명히 또는 다르게 하여 해당 표제어를 강 조하는 효과를 꾀하는 것이다. (6다) 중 차렷, 오르를/우르를 은 앞의 예 들과 또 다른 유형인데, 어휘의 반복 없이 특정한 음소의 첨가를 통해 강 조의 효과를 보이고 있다. (6라)는 유사한 의미의 두 단어를 중복하여 강 12) 한 심사위원은 반복 과 중복 을 구분하여 적용해야 한다고 하였다. 애초 논문은 형 식과 의미가 두 번 이상 오는 것을 모두 반복 으로 처리하였으나 형식이 두 번 이상 계 속되는 반복(repetition) 과 의미의 일정 부분이나 전체가 겹쳐지는 중복(overlapping) 이 다르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이 둘을 구분하여 사용한다.
138 한국학연구 46 조형을 만드는 경우이고, (6마)는 표제어를 구성하는 두 단어의 의미 자 질 중 중복되는 부분이 있는 예이다. 등 이나 가슴 이라면 당연히 몸의 뒷부분이나 앞부분에 해당하므로 굳이 뒤 나 앞 을 붙여 쓰는 것은 잉 여적이다. 이런 표제어 역시 을 강조하여 이르는 말 로 뜻풀이되고 있 다. (6바)는 강조되는 어휘의 일부 특성을 강조하는 수식어를 더해서 만 든 합성어 유형이다. 그렇다면 이제 (6)의 예들을 대상으로 어휘에 나타나는 강조 의 특징 을 알아보기로 하자. 우선 표제어를 반복하여 쓴다는 점을 고려하면 (6) 의 예들은 의성어나 의태어와 형식상 유사하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6)의 강조 어휘들은 의성어나 의태어와는 의미 구현 방식이 다르다. 아 래 (7)은 의성어 의태어의 예이다. 13) (7) 의성어 의태어: 딸랑-딸랑딸랑, 흔들-흔들흔들, 응애-응애응애, 반 짝-반짝반짝, 미끈-미끈미끈, 짝-짝짝-짝짝짝 (7)에서 딸랑 이나 흔들 을 한 번 쓴 경우는 소리나 모양이 1회만 나 타나는 것을 흉내 낸 것이라면 딸랑딸랑 이나 흔들흔들 의 경우는 2회 이상 횟수에 제한 없이 계속되는 소리나 모양을 나타낸다. 즉 의성어나 의태어는 물리적인 소리나 모양을 대상으로 하면서 표제어의 반복을 통 해 소리나 모양의 반복을 표현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6)의 예들은 표제 어의 형식이나 의미를 반복한다고 해도 의미 자체가 변화하는 것이 아니 라 단지 표현상의 차이가 유발된다. 그런데 동일 형식 반복형 의 경우에도 강조하는 대상에는 차이가 나 타난다. (8)의 매일매일 은 무표형인 매일 을 강조하는 것인데 (9)의 아 13) 채완(2004:52-56)은 의성어나 의태어에 나타나는 반복의 의미에 대해 의미상 복수성, 계속성, 반복성 등을 나타내며 언어유희적 의미 특성을 가진다고 하였다. 이어 의성 어와 의태어의 유형을 단독형(탁, 달랑, 꼬끼오 ), 동음반복형(쿨쿨, 개굴개굴, 꿈지 럭꿈지럭 ), 유음반복형(삐뚤빼뚤, 알뜰살뜰, 갈팡질팡 )으로 나누고 반복은 개념 적 의미의 전달보다는 표현적 가치를 위해 사용되는 것이며 수사적인 목적을 위해 사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하였다.
어휘 차원에서의 강조 실현 방식과 그 특징 이현희 139 주아주 는 아주 자체를 강조하기보다는 아주 가 수식하는 부사어 많 이 의 정도를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8) 가. 철수는 운동한다. 나. 철수는 매일 운동한다. 다. 철수는 매일매일 운동한다. 라.? 철수는 매일 매일 매일 ( ) 운동한다. (9) 가. 저 집은 많이 비싸다. 나. 저 집은 아주 많이 비싸다. 다. 저 집은 아주아주 많이 비싸다. 라. 저 집은 아주 아주 아주 ( ) 많이 비싸다. (10) 가. 얼른/빨리 집에 오너라. 나. 얼른얼른/빨리빨리 집에 오너라. 다. 얼른 얼른 얼른/빨리 빨리 빨리 집에 오너라. 이는 세 번 이상 반복되는 경우에 좀더 차이가 두드러지게 보이는데, (8라)의 매일 은 여러 번 반복하는 것이 어색한 반면 정도를 강화하고 있는 아주 는 (9라)와 같이 화자가 대상에 대해 어느 정도로 강화된 표 현을 하고자 하느냐에 따라 세 번 이상 여러 번 반복되는 것도 자연스럽 다. 즉 명사의 반복으로 나타나는 매일매일, 서로서로 등은 무표형인 매일 이나 서로 를 강조하는 데 비해, 아주 와 같은 정도 부사류의 경 우는 수식을 받는 부사나 용언의 표현상의 강화를 가져온다고 할 수 있 겠다. 이처럼 (8다)와 (9다)의 매일매일 과 아주아주 는 강조의 대상은 다르지만 강조를 통해 실현되는 효과는 강조하고자 하는 대상에 대한 강화(또는 세게 하기) 로 동일하다. (10)의 얼른/빨리 역시 후행하는 용 언 오다 의 행위를 수식하는데, 이때 동작의 속도를 좀더 빠르게 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역시 강화 로 볼 수 있겠다.
140 한국학연구 46 다음으로 강조형과 무표형 간의 관계를 살펴보자. 모든 강조형 부사들 이 무표형 부사들과 동일한 분포와 동일한 의미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 (11) 가. 해는 이제 아주 넘어갔다. 나. * 해는 이제 아주아주 넘어갔다. 다. 집이 아주 좋습니다. 라. 집이 아주아주 좋습니다. (12) 가. 겨우: 1 어렵게 힘들여. 가까스로 (이제야 겨우/겨우겨우 졸 업 작품을 완성했다. 그때는 겨우/겨우겨우 입에 풀 칠이나 할 정도였다.) 2 기껏해야 고작(가진 것이 겨우/ * 겨우겨우 이것뿐이 란 말이냐) 나. 겨우겨우: 정도가 지나친 데가 있을 정도로 어렵게 힘들여 다. 서로: 서로나눗셈법( 互 除 法 ), 서로 닮음(= 相 互 同 化 ), 서로 바뀜 현상( 互 變 ), 서로소, 서로치기 (13) 가. 빨리/빨리빨리, 높이/높이높이(갈수록 높이, 매우 높이), 깊 이/깊이깊이, 길이/길이길이 나. 많이/ * 많이많이, 적이/ * 적이적이, 같이/ * 같이같이 (11가)와 (11다)는 아주 는 수식 대상이 넘어가다 와 좋다 로 전자는 동사, 후자는 형용사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것이 강조형이 되었을 때 동 사를 수식하는 (11나)는 비문이거나 어색한 반면 (11라)는 자연스러운 것 을 볼 수 있다. 아주아주 는 아주 가 정도의 표현일 경우 그 정도를 강 화하는 표현인데 비해, 아주 가 주로 일부 동사의 과거형 앞에 쓰여, 그 동작이 완전히 끝났음을 강조하여 꾸미는 말 처럼 동작의 완료를 나타내 는 등의 특정한 어휘적 의미를 갖는 경우라면 강조형의 사용이 제한된다. 이처럼 수식의 대상에 따라 강조 표현이 가능하기도 하고 불가능하기도
어휘 차원에서의 강조 실현 방식과 그 특징 이현희 141 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표형과 강조형이 완전히 동일한 의미나 분포, 기능을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 무표형과 강조형 간의 차이는 (12가)와 (12나)의 겨우/겨우겨우 에도 나타나는데, 강조형 겨우겨우 는 겨우 의 두 가지 의미 중 첫 번째 의미 에 대해서만 중복 표현이 가능하다. 또 (12다)에서 서로 가 다른 단어와 만나 합성어를 이룰 때는 서로서로 는 나타날 수 없다. 또한 형식의 반 복을 통한 강조형의 형성이 모든 경우에 가능한 것은 아니어서 (13가)에 서와 같이 가능한 경우가 있는 반면, (13나)와 같이 강조형이 성립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14) (13나)의 부사들은 반복을 통해 강조되는 것이 아니 라 정도부사인 아주 등의 부사를 이용해 구의 형식으로 강조하는 것이 보통이다. 다음으로 (6나)와 (6다)의 예들을 무표형과 강조형을 함께 보이면 (14), (15)와 같다. 무표형의 형식이 유지되면서 일부 음절을 복사하여 덧붙이 거나 특정한 음소나 음절을 더해 청각 인상을 다르게 하는 방식으로 강 조 가 이루어진다. (14) 가. 더구나-더더구나-더군다나-더더군다나, 더욱-더더욱-더욱더 나. 저마다-저저마다, 끝내-끝끝내, 만세-만만세, 의당-의당당( 宜 當 當 ) (15) 가. 눈짓-눈짓콧짓, 눈치-눈치코치, 박살-악살박살, 엉망-엉망진 창, 박살-악살박살 나. 차려-차렷, 오르르-오르를, 우르르-우르를 (14가)는 부사 더 를 반복하여 쓰는 것으로 정도를 높이는 효과를 보 14) 이들은 파생명사의 존재 유무에 따르는 것 같은데, (13가)에서 보는 것처럼 대체로 빠르기, 높이, 깊이, 길이 등 파생명사가 있는 예들이 반복을 통한 강조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심사위원의 지적처럼 멀리멀리 나 널리널리 에 대해 멀기 나 넓기 가 없는 예들이 동일한 방식의 강조가 가능하므로 모든 경우에 해당한다고 말 하기는 어렵다.
142 한국학연구 46 인다. 더군다나 는 더구나 를 강조하는 표제어인데 형식이나 의미상으 로 관계있음이 분명하지만 공시적으로 분석이 불가능하다. 다만 더-더구 나, 더-더군다나 와 같이 더 를 분리해 내는 것이 가능한데, 이때에도 더 가 부사인 더 와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고 더구나 의 첫 음절을 반복하는 것으로도 처리할 수 있다. 어느 쪽이건 간에 모두 더구나 에 유표적인 형식을 더해 더구나 의 더하다 라는 의미를 강화 하는 것은 분명하다. 이는 더욱 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더 를 더욱 의 앞이나 뒤에 결합시켜 역시 의미를 강화한다. 이에 비해 (15)는 청각적인 인상을 분명히 하여 두드러지게 들리도록 하는 기능이 더 강하다. (15가)는 의성어나 의태어에서 주로 나타나는 방 식으로 음소의 일부를 교체하여 일종의 복합어 형식으로 구성된 단어이 다. 채완(2004:58-61)은 유음반복어로 설명하고 싱숭생숭(모음 교체형), 옹기종기(자음 교체형), 갈팡질팡(음절 교체형) 의 세 유형으로 나누었다. 또한 국어의 유음반복어는 주로 의태어에 해당한다고 하였는데, 실제로 의태어에 해당하는 예들이 주로 부사에 해당하는 반면 (15가)의 예들은 명사에 해당한다. 정리하면 (15가)의 강조형은 각기 명사에 대한 반복을 통해 강조의 효과를 얻되 조어의 방식은 유음반복어의 형식을 따른다. 강조 대상은 무표형이고 무표형과 분포의 차이 없이 쓰인다. (15나)는 ㅅ 이나 ㄹ 과 같은 음소를 더해 청각인상을 분명히 하고 그를 통해 강 화의 효과를 보인다. 이는 열중쉬엇, 앞으로갓 등 실제 발화에서 주로 나타나는 예인데, 음절을 폐음절로 마무리하여 단호하고 단절되는 느낌 을 준다. 이제 의미중복형의 예를 보자. 이들은 동일한 형식의 반복은 아니지만 유사한 의미를 반복하여 강조의 효과를 꾀한다. 흔히 역전앞, 고목나무, 새신랑 등 표준어의 관점에서 잘못된 표현으로 처리되는 예들이 있는데, 이들을 강조를 위해 의도적으로 의미를 중복한 것으로 처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15) 15) 驛 前 앞, 古 木 나무/ 枯 木 나무, 새 新 郞 은 한자어 중 하나의 한자의 의미와 중복되는 고유어를 더해 같은 의미가 한 단어 안에 두 번 나타난다고 하여 잘못된 표현으로
어휘 차원에서의 강조 실현 방식과 그 특징 이현희 143 (16) 가. 또다시, 사내대장부(-- 大 丈 夫 ), 새중간(- 中 間 ), 세상천지( 世 上 天 地 ), 씨종자(- 種 子 ), 전신만신( 全 身 滿 身 ), 시시때때로 ( 時 時 ---), 타남( 他 -), 하늘공중(-- 空 中 ), 애당초 (- 當 初 ) 나. 단꿀, 뒤꼬리, 뒷등, 앞가슴, 앞배, 앞이마, 앞정강이, 바 람광풍(-- 狂 風 ), 청천대낮( 靑 天 --), 쌍가락지( 雙 ---), 전전 푼푼이( 錢 錢 ---) 다. 총천연색( 總 天 然 色 ), 천벼락( 天 --), 골백번(- 百 番 ), 불천지(- 天 地 ), 불바다, 때-땟국-땟국물, 핏물, 꽁지깃, 단돈, 들이 댓바람, 법석구니, 살아생이별(-- 生 離 別 ), 수요장단( 壽 夭 長 短 ), 안반짝, 주먹통, 만부득이하다( 萬 不 得 已 --) (16)은 유사한 의미나 혹은 유사한 의미 자질을 공유하는 어휘를 반복 하여 의미의 강화를 가져오는 예이다. (16가)의 경우 거의 동일한 의미의 어휘가 두 번 반복되는데, 사내대장부 나 씨종자, 타남 등과 같이 고유 어와 한자어가 반복되는 유형이 대부분이다. 어휘의미론의 관점에서 고 유어와 한자어는 어휘가 사용되는 장면이 다르다고 보아 완전히 동의어 로 처리하지는 않지만 그 어휘적 의미만을 기준으로 한다면 거의 동일하 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동일한 의미를 두 번 반복함으로써 화자 는 의미를 강화하는 효과를 꾀한다고 하겠다. 이에 비해 (16나)는 강조하고자 하는 대상의 의미나 특성 중 일부의 의미와 동일한 어휘 혹은 수식하는 어휘를 더해 강조형을 만든 예이다. 뒤꼬리 나 앞이마 의 경우 꼬리 나 이마 는 몸통이나 얼굴의 뒷부분과 앞부분에 있는 것이므로 위치에 해당하는 의미를 중복하여 나타냄으로써 뒤 나 앞 의 의미를 강조한다. 즉 뒤꼬리 는 꼬리 를 강조하는 것으로 흔히 언급되는 예이다. 그런데 실제 표준에서는 이들에 대한 처리가 모두 다르다. 역전앞 은 역전 의 비표준어로, 고목나무 는 고목 과 동의어로, 새신랑 은 신랑 과 비슷한 말로 풀이되어 있다. 결국 사용이나 규범, 규칙에서 모두 일관성이 없다고 볼 수 있다.
144 한국학연구 46 풀이되어 있으나 오히려 꼬리 가 몸통의 뒤에 있음, 즉 꼬리의 위치를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6나) 단꿀 도 마찬가지여서 꿀 의 속성 중 달다 의 속성을 강조하고 있다. 바람광풍 은 狂 風 에 있는 風 과 동의 관계에 있는 바람 을 더한 경우이고, 쌍가락지 는 원래 가락지가 두 짝으로 되어 있는데 그에 대해 雙 이라는 어휘를 더하였다. 마지막으로 (16다)는 어휘들 간의 동일성 혹은 유사성이 (16가)나 (16 나)에 비해 매우 낮은 경우이다. 골백번, 만부득이하다(=막부득이하다) 와 같이 골, 萬 ( 莫 ) 등 불완전어근에 해당하는 형식을 더해 의미를 강 조하거나 불천지, 불바다 와 같이 불이 난 넓은 곳을 천지, 바다 등과 같이 매우 넓은 곳에 해당하는 명사를 함께 써서 넓다 는 의미를 강조하 고 있다. 이처럼 의미의 부분, 혹은 전체를 중복하여 쓰는 경우들에 대해 국어 학의 관점에서는 수정해야 할 표현으로 논의되어 왔다. 그러나 이성범 (2012:208-230)은 국어 연구에서는 잉여적 표현이나 수정해야 할 표현으 로 처리되어 온 역전앞 부류의 예에 대해 정보량의 과잉이므로 잉여적 표현이라는 나찬연(2004)의 견해는 옳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즉 화용 론적 입장에서 강조형은 무표적인 일반 표현에 대해 유표적인 표현이며, 의사소통이 잘못 일어날 위험을 낮추기 위해 표현의 명확성을 증가시키 려는 것이라 설명하고 있다. 본고 역시 이성범(2012)의 설명을 따른다. 즉 반복 표현은 표현의 강조를 통해 표현의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하는 언어 전략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16) 지금까지 합성의 방식으로 이루어진 강조형을 살펴보았다. 주로 명사 나 부사의 경우 형식이나 의미의 유사성을 기준으로 어형을 반복하는데, 16) 이성범(2012:227)에 따르면 언어 표현의 차이는 청자에 대한 태도의 차이를 반영한 다. 예를 들어 전화 받아. 라고 할 때와 전화 좀 받아 줄 수 있어요? 라고 했을 때 후자는 전자에 대해 유표적이며 정보량이 과잉인 것으로 볼 것이 아니라 청자에 대 한 공손을 표시하기 위해 어미의 선택이나 좀 과 같은 부사의 사용, 문장의 어절 수 를 많게 하는 방식 등 다양한 전략을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하였다. 이런 관점 에서 강조 표현들은 잉여적 표현으로 고치거나 버려야 할 언어 자료가 아니라 화자 의 언어 전략을 연구하는 데 필요한 자료라 할 것이다.
어휘 차원에서의 강조 실현 방식과 그 특징 이현희 145 전체를 반복하는 경우도 있지만 형식이나 의미의 일부분만을 반복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처럼 반복을 통한 강조는 주로 무표형의 의미를 강화 하는 기능을 하는데, 이때 무표형에 대해 강조형이 분포나 형성 가능성 등에서 늘 1:1의 관계를 가지는 것은 아님을 볼 수 있었다. 4.2. 파생의 방식으로 나타나는 강조와 특징 무표적인 어근에 강조를 표시하는 접사를 붙여 강조형을 만드는 방식 은 어휘 강조의 전통적 방법이다. -뜨리- 나 -치- 와 같은 접미사들이 대 표적인데, 이현희(2009)는 강세접미사 라는 용어가 음운론에서의 강세 (stress) 로 한정될 수 있어 화자의 전략적이고 의도적인 언어 사용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화용적 접사 로 처리하기도 하였다. (17) 가. -뜨리다: 가든그리다-가든그뜨리다, 깨다-깨뜨리다, 채다-채 뜨리다, 쏟다-쏟뜨리 다-쏟트리다, 열다-열뜨리다, 끊다-끊 어뜨리다, 깡그리다-깡그러뜨리다 나. -치다: 넘다-넘치다, 두르다-두르치다, 밀다-밀치다, 부딪다- 부딪치다, 밭다-밭치다, 벋다-벋치다/뻗다-뻗치다, 접다-접 치다, 채다-채치다 다. 휘- : 갈기다-휘갈기다, 감다-휘감다, 날리다-휘날리다, 늘어지 다-휘늘어지다, 말다-휘말다, 몰아치다-휘몰아치다, 젓다-휘젓 다 / 넓다-휘넓다, 둥그렇다-휘둥그렇다, 둥글다-휘둥글다 라. 처- : 넣다-처넣다, 대다-처대다, 담다-처담다, 먹다-처먹다, 바르다-처바르다, 박다-처박다 마. 부르- : 돋다-부르돋다-부르돋치다, 걷다-부르걷다, 대다-부 르대다, 쥐다-부르쥐다, 짖다-부르짖다, 뜨다-부릅뜨다
146 한국학연구 46 (17가), (17나)의 -뜨리- 와 -치다- 는 강조 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로 동작을 나타내는 동사에 결합하여 동작을 강화하는 기능을 한다. 깨다 와 깨뜨리다, 밀다 와 밀치다 를 비교해 보면 깨는 동작 혹은 미는 동작 은 동일하지만, 세게, 힘차게 와 같은 의미를 더해 행위를 강화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컵을 깼다 와 컵을 깨뜨렸다 의 사건 구조가 다르 지 않고, 문을 밀고 들어가다 와 문을 밀치고 들어가다 역시 사건 자체 로는 차이가 없다. (17다)의 휘- 나 (17라)의 처- 는 강조를 나타내는 접 두사로 동사나 형용사에 마구, 매우 심하게, 많이 등의 의미를 더해 준다. (17마)의 경우 돋다 를 중심으로 부르- 와 -치다 가 붙어 돋다 의 돋아나는 동작이나 모양의 세기를 강화하는데, 부르-돋다(우뚝하고 굳세 게 돋다.) 에서 부르돋치다( 부르돋다 를 강조하여 이르는 말.) 까지 돋 다 의 어휘적 의미가 강화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부르걷다, 부르대다 등 도 역시 후행하는 어근의 행위를 세게 하거나 힘차게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강조의 대상은 어근이고 이때 어근의 행위를 세게/힘차게 하 는 것으로 강조의 기능을 설정할 수 있다. 그런데 어근이 다의를 형성하는 경우 접미사의 결합에 제한이 나타난 다. 기본 의미일 때는 접사가 결합하지만 그 외의 경우에는 접사의 결합 이 불가능하거나 부자연스럽다. <표준>의 뜻풀이를 기준으로 깨다-깨뜨 리다, 밀다-밀치다 의 교체 양상을 보이면 아래와 같다. (18) 가. 그릇을 깨다-그릇을 깨뜨리다 나. 약속을 깨다-? 약속을 깨뜨리다 다. (계단에서 굴러) 무릎을 깨다-?/* (계단에서 굴러) 무릎을 깨 뜨리다 라. 세계 기록을 깨다-세계 기록을 깨뜨리다 (19) 가. 문을 밀다-문을 밀치다, 앞사람을 밀다-앞사람을 밀치다 나. 수레를 밀다- * 수레를 밀치다 다. 수염을 밀다- * 수염을 밀치다
어휘 차원에서의 강조 실현 방식과 그 특징 이현희 147 라. (불도저로) 야산을 밀다- * (불도저로) 야산을 밀치다 마. (구겨진 바지를) 다리미로 밀어라- * (구겨진 바지를) 다리 미로 밀쳐라 바. 만두피를 밀다- * 만두피를 밀치다 사. 그를 반장으로 밀었다- * 그를 반장으로 밀쳤다 (20) 가. 한 손으로는 작대기로 솥 물을 젓고- 한 손으로는 작대기 로 솥 물을 휘젓고 나. * 싸움 소리가 새벽의 적막을 저어 놓았다- 새벽의 적막 을 휘저어 놓았다 다. 고개를 크게 저었다-고개를 크게 휘저었다 위 (18), (19)는 깨다 와 밀다 의 다의에 대해 깨뜨리다 와 밀치다 로 교체해 본 것이다. (20)은 그 반대로 휘젓다 의 예를 무표형인 젓다 로 바꾼 것이다. 이 예들에서 보는 바와 같이 무표형의 다의 중 일부에 대하서만 강조형이 성립한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19가)의 밀 다 는 동작이 짧은 순간 일어나고 밀치다 를 통한 강화는 그 짧은 동작 의 세기에 대해 이루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19나)의 수레 를 밀다 는 동작이 비교적 긴 시간 꾸준하게 일어나는 것으로 동작 자체 의 강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19다)부터 (19사)까지는 밀다 의 기본의미에 서 확장된 의미로 수염 이나 만두피, 반장 등과 밀다 가 쓰일 경우 대 상이 한 지점으로부터 다음 지점으로 이동하도록 하는 행위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며 이때는 강조가 실현되지 않는다. 이상의 예에서 어근이 동작 성을 가지는 의미일 때 파생을 통한 강조가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위와 같이 행위를 나타내는 동사의 강조는 일반적인 동사나 형용사의 강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행위를 나타내는 동사가 접두사를 통해 행위의 강화를 실현한다면 상태를 나타내는 형용사는 정도 부사를 통해 상태가 특정 기준을 넘어서는 것으로 강조가 실현된다.
148 한국학연구 46 (21) 가. 철수는 아주 착하다. 나. *철수는 아주 먹는다. 다. 철수는 아주 잘 먹는다. 라. *깃발이 바람에 아주 날린다. (22) 가. 깃발이 바람에 날린다. 나. 깃발이 바람에 휘날린다. 다. 철수는 욕심스럽게 혼자 밥을 먹는다. 라. 철수는 욕심스럽게 혼자 밥을 처먹는다. 부사 아주 는 주로 상태를 나타내는 말의 앞에 쓰여 보통 정도보다 훨씬 더 넘어선 상태로 (<표준>)의 뜻을 더한다. (21)에서 아주 는 착하 다 와 같은 형용사나 잘 과 같은 부사를 수식하지만 (21나) 먹다 를 수 식하지 못한다. 동사의 강조는 (22)에 보이는 것처럼 휘날린다 나 처먹 는다 와 같이 접두사를 통해 실현되는데, 다만 (22라)의 접두사 처- 는 먹다 라는 행위를 비속하게 이르거나 세게 하는 것 등의 느낌을 줄 뿐 아니라 그 자체로 마구, 많이 등의 뜻도 가지고 있다. 즉 형용사의 강조 가 상태의 정도와 관련한 것이라면 동사의 강조는 행위의 세기를 표시하 는 것과 관련되는데, 정도 부사를 통해 동작성 동사를 수식할 수 없다는 점이 형용사의 강조와 동사의 강조가 다른 지점을 보여준다. 이처럼 용언의 강조가 주로 접두사나 접미사를 통해 이루어진다면 일 부 부사의 강조는 주로 접미사 또는 접미사에 상당하는 형태가 붙는 형 식으로 이루어진다. 또한 용언에 나타나는 강조의 기능이 주로 강화 에 해당하지만 부사에 나타나는 강조 표현은 유표형식을 통해 문장 안에서 두드러지게 하기의 효과를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래 (23)은 조사나 어 미, 접미사를 통해 강조 표현이 되는 경우이다. (23) 가. -나 : 너무/너무나, 어머/어머나, 어찌/어찌나, 작히/작히나, 행여/행여나, 혹시/혹시나, 혹여/혹여나
어휘 차원에서의 강조 실현 방식과 그 특징 이현희 149 나. -로(조사) : 이리/이리로, 그리/그리로, 저리/저리로, 요리/요 리로, 고리/고리로, 조리/조리로 다. -껏 (접미사) 17) : 아직(아직 소식이 없다)/아직껏(아직껏 소식이 없다.<표준>), 여태(여태 안 왔구나.)/여태껏(여 태껏 안 왔구나.) 라. -도 (조사) : 아마/아마도, 너무/너무도, 그렇게/그렇게도/그 렇게나 (23)은 주로 부사에 나타나는 강조 표현의 방식인데, 조사나 접미사 등 의 결합이 수의적/잉여적이라는 점이 공통적이다. (23가)의 너무 와 너무 나 의 관계를 보면 -나 개입으로 어휘의 의미가 바뀌지 않는다. 또 사전 의 뜻풀이에서는 강조 로 되어 있으나 너무 의 정도를 강화한다고 보기 도 어려운데 이는 아래 (24)처럼 같이 비교해 보면 그 차이가 드러난다. (24) 가. 이 차는 빠르다. 나. 이 차는 너무 빠르다. 다. 이 차는 너무나/너무도 빠르다. 라. 이 차는 너무너무 빠르다. 마. 이 차는 너무 너무 너무 ( ) 빠르다. (24나)의 너무 와 (24라)의 너무너무 는 빠르다 라는 속도에서 차이 가 나타난다고 보면 강조의 정도가 다른 것이 비교적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런데 (24다)의 너무나 는 빠르다 의 속도를 강조하기보다는 문장 안 에서 너무 를 분명히 드러내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 유표적 인 형식을 더해 문장 안에서 두드러지게 드러나도록 하여 강조 효과를 17) -껏 접사 1 ((몇몇 명사 뒤에 붙어)) 그것이 닿는 데까지 의 뜻을 더하고 부사를 만드는 접미사. 마음껏/정성껏/힘껏. 2 ((때를 나타내는 몇몇 부사 뒤에 붙어)) 그 때까지 내내 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지금껏/아직껏/여태껏/이제껏.
150 한국학연구 46 거두고 있다. 결국 반복에 의한 강조 표현과 조사, 어미 등 잉여적인 형 태를 더해 얻는 강조의 효과가 동일하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23 가)의 다른 부사들도 마찬가지이다. 이어 (23나)의 로 는 고리, 요리 등의 장소부사에 부사격조사(지향 격)를 더해 방향성을 더하고 있다. 방향을 나타내기 위해 방향을 표시하 는 조사를 선택적으로 사용한 것이다. (23다)의 -껏 은 부사파생 접미사 인데, 정성껏, 양껏 등에서처럼 선행하는 어근인 명사의 의미에 한계나 한도와 관련하여 닿는 데까지 의 의미를 더해주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 데 선행 어근이 아직 이나 여태 와 같은 부사일 경우 내내 라는 의미를 더하면서 문장 안에서 이들 부사를 두드러지게 보이도록 하는 역할을 한 다. (23라)의 도 역시 부사나 부사어에 결합하여 강조하는 기능이 있다. 잉여적이고 수의적인 도 의 사용으로 문장 안에서 부사나 부사어를 드 러내는 효과를 주어 강조 표현을 만드는 경우이다. 이처럼 부사에 나타 나는 강조 표현들은 어휘의 의미 자체를 강조하는 것이기보다는 특정 형 태를 덧붙이는 것으로 문장 안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도록 하여 강조 효 과를 준다. 이때 특정 형태들은 물론 잉여적이고 수의적이다. 아래 (25)의 예들도 이와 유사한데, 무표형의 어휘적인 의미를 유지하 면서 특정 형태를 붙여 강조 표현을 만드는 경우이다. 이때 유표형을 만 드는 형태들은 독립적인 언어 단위로는 나타나지 않는다. (25) 가. 살짝(살짝 부딪쳤다)/살짝궁(살짝궁 부딪쳤다), 슬쩍/슬쩍궁 나. 다시/다시금(다시/다시금 시작이다) cf. 이제/이제금(이제 / * 이제금 시작이다) 다. 여간/여간만, 혼/혼쭐, 홀로/홀로이 (25가)의 살짝/슬쩍 과 살짝궁/슬쩍궁 중 어느 표현을 써도 어휘적 의미는 변화하지 않는다. 다만 살짝궁/슬쩍궁 을 쓸 경우 동작의 재빠름 이나 은밀함, 가벼움 등이 강조되는 느낌을 준다. 즉 궁 이나 쿵 이 주
어휘 차원에서의 강조 실현 방식과 그 특징 이현희 151 는 어감이 살짝 의 어휘적 의미를 두드러지게 보여주는 예이다. (25나) -금 의 경우, 역사적으로는 다시곰 의 곰, 즉 보조사로 다시 를 강조 하는 기능을 하는 것에서 변한 것인데, 현재에는 그런 기능이 있다고 보 기 어렵다. 특히나 이제 와 이제금 의 경우처럼 선행하는 부사를 강조 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까지, 지금까지 와 같이 기간 상의 한계나 한도를 나타낸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시금 의 금 과 이제금 의 금 이 같은 형 태소라 보기도 어렵다. 이는 (25다)의 예도 마찬가지여서 만 이나 골, 쭐, 이 등이 다른 어휘들에서 잘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 어휘 전체의 의미에 있어 잉여적이라는 점, 무표형과 강조형의 분포가 같다는 점 등 을 고려하면 강조를 위한 형태의 일종으로 볼 수 있겠다. 같은 맥락에서 감탄사 부류의 강조표현을 보면 (26)과 같다. 이 예들 역시 (25)의 예와 같이 개별 어휘에 특정한 형태가 더해져서 강조형을 만 드는 것으로, 덧붙는 형태들은 잉여적이고 수의적이며 독립적인 언어 단 위로 처리되지 않는다. (26) 가. 아이고/아이고머니/아이고머니나, 어이구/어이구머니/어이 구머니나 나. 얼씨구/얼씨구나, 얼씨구절씨구/얼씨구나절씨구나 다. 에/에꾸/에꾸나, 에크/에크나, 에쿠/에쿠나, 에그/에그나, 이끼/이끼나, 이키/이키나 (26가)의 머니 나 (26나)의 나, (26다)의 꾸, -나 등은 조사나 어 미, 접미사와 같이 독립적인 형태소로 보기 어렵다. 또한 잉여적인 형태 를 더한다고 해도 어휘의 의미는 변하지 않는다. 다만 특정 음절을 더해 분명하게 표현하려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때 끝음절이 나 인 경우가 있 다. 이는 어머나 와 같은 경우로 감탄사의 강조 표현에 나 가 주로 사용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어미 부류에서 나타나는 강조도 문장 안에서 어미가 결합한 부분을 두
152 한국학연구 46 드러지게 보이는 효과를 가져 온다. 주제보조사 는 이나 -끔, -까 등과 결합한 형식이 나타나는데, 부가된 부분은 잉여적이어서 생략하여도 무 방하다. 18) (27) 가. 차가 지나가게/지나가게끔 옆으로 비켜서라. 나. 참고 있노라니/있노라니까 차츰 화가 가라 앉았다. 다. 아무리 급하기로/급하기로서/급하기로서니/급하기로선들 지 금 갈 수 없다. 라. 들어 본즉/들어 본즉슨 철수의 말도 일리가 있다. (28) 가. 라면을 먹으니/먹으니까/먹으니까는/먹으니깐 배가 금방 부 르다. 나. 늑장을 부리다가/부리다가는 차를 놓치겠다. cf. (하다가 말면 소용이 없다/*하다가는 말면 소용이 없다 다. 이왕 같은 배를 탔을진대/탔을진대는/탔을진댄 서로 도와야 하지 않겠습니까? <표준> cf. 먹을진대/먹을진대는/먹을진 댄, 볼진대/볼진대는/볼진댄 마지막으로 쌀밥, 시치미, 망종 등의 강조 표현으로 접두사 결합형이 18) 어미 중에서 문장 안에서 특정한 부분을 강조하는 예가 있다. 결합한 용언이나 화자 의 의도 등을 강조하는 기능이 있는데, 이들은 무표형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또 생략할 경우 비문이 되거나 의미가 달라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본고에서 대상으로 하 는 강조와는 다르다. 가. -고말고 : 상대편의 물음에 대하여 긍정의 뜻을 강조하여 나타낼 때 쓰는 종결 어미 기쁜 일이고말고./나야 물론 좋고말고. 나. -고야 : 동작이나 행위가 계속되거나 끝났음을 강조하여 나타내는 말. 연결 어미 -고 에 보조사 야 가 붙은 말 그 많은 밥을 다 먹고야 배가 부르더라. 다. -고 : 형용사 어간을 반복하여 그 뜻을 강조하는 연결 어미. 흔히 -고 -은 구성 으로 쓴다. 길고 긴 세월/멀고 먼 고향/넓고 넓은 하늘. 라. -디 : 형용사 어간을 반복하여 그 뜻을 강조하는 연결 어미. 차디찬 손/희디 흰 눈/넓디넓은 바다 마. -다고/ㄴ다고: 해할 자리에 쓰여,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을 청자에게 강조하여 일 러 주는 뜻을 나타내는 종결 어미 얼마다 착하다고, 얼마나 좋아한다고.
어휘 차원에서의 강조 실현 방식과 그 특징 이현희 153 있는데 무표형의 특성 중 하나를 수식하는 접두사가 더해진 것이다. 위 에 (6바) 특정 의미 부가형 과 같은 유형인데, 접두사 자체가 후행하는 어근의 특성을 강화하는 의미를 가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 (29) 가. 맨쌀밥, 생시치미, 알망종(- 亡 種 ), 총천연색( 總 天 然 色 ), 한 복판 지금까지 접미사, 접두사 또는 특정 형식을 부가하여 이루어지는 강조 표제어들을 살펴보았다. 동사의 경우 무표형과 강조형 간 정보나 의미에 는 변화가 없는 것이 보통으로 주로 접미사나 접두사를 통해 강조형이 만들어진다. 이에 비해 부사는 접미사나 조사, 특정한 형식 등을 더해 강 조형을 만드는데, 동사와 달리 무표형인 부사 자체를 강화하는 기능보다 는 잉여적인 형식을 덧보탬으로써 문장 안에서 무표형이 두드러지게 보 이도록 한다. 이는 감탄사나 어미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무표형의 어휘 의미는 유지하되 역시 잉여적인 형식을 더해 더 길게 혹은 더 세게 발화 해서 문장 안에서 두드러지게 보이도록 한다. 4.3. 조사를 통해 실현되는 강조와 그 특징 일반적으로 조사는 문법적 의미를 가지며 문장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아래 (30가)에서 가 와 를 은 선행 체언이 주어와 목적어임을 표시해주 는 전형적인 격조사의 용법이다. 이어 -었- 이나 -다 역시 과거시제나 평서형 종결이라는 문법적인 의미를 표시한다. 이는 (30나)의 까지/도/ 만 의 보조사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이들 역시 포함이나 배제와 같은 문법 적 의미를 가진다. (30) 가. 철수가 밥을 먹었다. 나. 철수가 밥까지/도/만 먹었다.
154 한국학연구 46 그런데 (30)의 예와 달리 조사나 어미의 전형적인 용법에서 벗어나는 예들이 있다. 우선 격조사의 경우부터 보면 (31)와 같다. (31) 가. 가 <표준> 앞말을 지정하여 강조하는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 방이 깨끗하지가 않다./남편마저 미덥지가 못하다. <고려대> 앞말을 지정하여 강조하는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 도대체가 말이 안 된다. 나는 철수가 보고 싶다. / 나는 학 교가 가기 싫다. 날씨가 춥지가 않다. / 오늘따라 기분이 좋 지가 않다. 나. 이 <표준> 앞말을 지정하여 강조하는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 힘껏 도와주겠다더니, 힘껏이 겨우 이거야? 나는 백두산이 제일 보고 싶다. 도대체 우리 행동이 무엇이 잘못되었다는 거 야? <고려대> 그 말을 강조하는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 우리에겐 사랑만이 필요하다. 할아버지는 양식이 먹기가 쉽지 않다며 불평하셨다. 다. 를 <표준> 강조하는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 너는 어쩌자 고 혼자 시장에를 갔니?/아무리 해도 흥분이 가라앉지를 않 았다. /그 여자는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내 말은 곧이 를 듣지 않아요. <고려대> 그 뜻을 강조함을 나타내는 보조사 아무리 먹어를 보아도 맛을 모르겠어요. / 아이들만 있으면 침 묵이 오래가지를 않았다. 라. 을 <표준> 강조하는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 네가 먹고 싶은 대로 맘껏을 마셔라. <고려대> 그 뜻을 강조함을 나타내는 보조사. 네가
어휘 차원에서의 강조 실현 방식과 그 특징 이현희 155 먹고 싶은 만큼을 먹어라. (31)의 이/가, 을/를 은 전형적인 격조사인데 이들이 부사나 어미 뒤 에 나타날 때는 앞말을 강조하는 기능을 한다. 사전에서는 이러한 용법 을 보조사 로 처리하였는데, 보조사라 해도 (30나)와 다르게 잉여적인 요소여서 문장의 의미 자체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므로 생략하거나 다 른 조사로 교체할 수 있다. 이처럼 주어나 목적어가 아닌 부사나 어미 뒤 처럼 비전형적인 자리에 나타나면서 수의적이고 잉여적인 요소로 앞말을 강조하는 동일한 기능을 가진 것을 고려하면 이/가 와 을/를 의 교체 가 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32) 가. 날씨가 춥지/춥지가/춥지를 않다. 나. 나는 학교에/학교가/학교를 가고 싶다. 다. 도대체/도대체가/ * 도대체를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 라. 왜 내 말을 곧이/ * 곧이가/곧이를 듣지 않니? (32)에서 가 와 를 은 바꿔 쓸 수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가 모두 나타 난다. (32가)나 (32나)와 같이 -지 않다 나 -고 싶다 와 같은 보조용언 구문, 즉 문법적인 구성에서는 교체가 가능하다. 그런데 (32다), (32라)의 도대체 나 곧이 와 같은 부사 뒤, 즉 어휘적인 구성에서는 교체가 자연 스럽지 않은 것을 볼 수 있다. 결국 가 와 를 이 전적으로 동일한 분포 에 나타난다고는 할 수 없지만 강조 라는 기능의 측면에서는 서로 통한 다고 하겠다. 이어 이형태 관계에 있는 (31나)와 (31라)의 이 와 을 은 보조적 연결 어미가 받침이 없으므로 문법적인 구성에는 나오지 못하고 받침이 있는 부사나 명사 뒤에서는 나타날 수 있다. 역시 가 나 를 처럼 수의적이고 잉여적인데, (31나)의 <표준> 예문들은 그렇지 않다. (31나)에서, 힘 껏이 겨우 이거야? 라는 구문에서 조사 이 는 힘껏 이라는 부사 뒤에
156 한국학연구 46 나타나기는 하지만 이 이것이다 에 해당하는 구문이므로 주어 위치 로 보고 주격조사로 처리할 수 있겠다. 이어 백두산이 제일 보고 싶다 역시 백두산을 제일 보고 싶다 와 같이 목적격조사로 교체할 수는 있어 도 조사를 생략한 백두산 제일 보고 싶다 는 자연스럽지 않다. 마지막으 로 행동이 무엇이 잘못되었다 도 행동이 무엇 잘못되었다 와 같이 생략 이 불가능하고 화자가 표현하고자 하는 의심이나 반의( 反 義 ) 등은 도대 체 나 -거야? 와 같은 다른 장치들을 통해 얻어지는 효과일 뿐 특별히 강조의 기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이들 예문은 강조의 기능을 하 는 보조사로서의 용법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에 비해 (31나) <고려대>의 예문은 이 를 생략하거나(사랑만/사랑만이 필요하다) 을 로 교체하거나 역시 생략할 수 있다는 점에서(양식 먹기가/양식을 먹기가/양식이 먹기 가) 보조사로 처리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외에 보조사 중에서도 강조의 기능을 하는 예들이 있다. 19) 앞서 (31)의 이/가, 을/를 과 달리 보조사의 강조 기능은 보조사의 의미가 어 느 정도 나타나는 특징이 있는데, 강조 표현을 통해 화자의 감정까지 포 함하는 경우이다. 보통의 강조형들이 동작이나 정도 등을 강화하거나 문 장 안에서 두드러지게 보이도록 하는 기능을 한다면 아래 (33)의 예들은 화자의 단호함이나 의고적인 어감까지 반영한다. (33) 가. 만 2 무엇을 강조하는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 그를 만 나야만 모든 문제가 해결 될 수 있다./어머니는 할아버님 께 허락을 받아야만 한다고 말씀하셨다. 19) 허웅(1995:1464-1488)은 보조사(도움토씨)의 갈래 구분의 한 기준으로 확실성 을 설 정하고 이를 다시 둘로 나누어 확실함-힘주어 지정함(강조) 와 불확실함-꼭 꼬집어 지정할 수 없음 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중 확실함-강조 에 해당하는 보조사들의 예 를 보면, -이야, -이야말로, -이라야(이래야)/이어야, -이사(말고), -인즉(슨)(하나를 힘 주어 지적), -이면(지정하는 뜻, 때를 나타내는 말), -다(가)(힘주어 말할 때), -곧(지정 -강조), -서(약간의 힘줌), -따라(때를 나타내는 말, 어찌하여, 꼭, 공교롭게, 이 경우 에 별나게 의 뜻), -이라고(부정적인 말이 뒤따름), -이라(뉘라 알리?), -이기로(서)니 (양보) 등이 있다.
어휘 차원에서의 강조 실현 방식과 그 특징 이현희 157 나. 곧 조사 ((주로 명사에 붙어)) (예스러운 표현으로) 앞말을 강조하는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 그대곧 아니면 뉘 능히 이 일을 하리오?/아들은 날곧 새면 지게를 지고 나갔다. 다. 라서/이라서 조사 ((받침 없는 체언 뒤에 붙어)) (예스러 운 표현으로) 특별히 가리켜 강조하며 주어임을 나타내는 격 조사. 감히, 능히 의 뜻이 포함된다. 날 찾을 이가 없건마는 그 뉘라서 날 찾나./내일 일을 뉘라서 알리오. 라. 그래02 조사 (( -구먼, -군, -지 와 같은 해할 자리의 일부 종결 어미 뒤에 붙어)) 청자에게 문장의 내용을 강조함을 나타내는 보조사. 자네 오늘은 기분이 좋아 보이는구먼 그래./그것참 신통하군그래. cf. <고려대> -구먼, -군, -지 와 같은 하게체나 해체의 일 부 종결 어미 뒤에 붙어, 듣는 사람에게 그 말의 뜻을 강조하 면서 공감을 요청하는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 라. 그려 조사 ((하게할 자리나 하오할 자리 또는 합쇼할 자리 의 일부 종결 어미뒤에 붙어)) 청자에게 문장의 내용을 강조 함을 나타내는 보조사. 일주일전에 나갔던 놈이 이제야 돌아왔네그려./그 집 사정이 참 딱하데그려. cf. <고려대> 하게체나 하오체, 합쇼체의 종결 어미 뒤에 붙어, 듣는 사람에게 그 말의 뜻을 강조하면서 공감을 요청 하는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 (33가)의 만 은 배타적이고 한정적인 보조사인데, 만나야 나 받아야 에 대해 반드시 그 사건이 발생해야 함을 강조하는 동시에 화자의 단호 함이나 분명함 등을 보여주는 기능을 한다. (33나)와 (33다)는 현대국어 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 의고적인 표현으로 앞말을 문장 안에서 두드러 지게 보이도록 하며 주로 주어 자리에 나타난다. (33라)와 (33라 )는 같
158 한국학연구 46 은 기능이나 상대 높임의 등급에 따라 상보적 분포를 보인다. 그런데 <표준>의 뜻풀이에 비해 <고려대>의 경우 공감을 요청하는 기능 이 있 음을 밝히고 있다. 그래 나 그려 의 경우 문장의 제일 뒤에 나타나 문장 전체를 두드러지게 보이도록 하는 것과 동시에 청자에게 강조하는 의미 를 전달한다는 관점에서는 동감을 요청하는 기능이 있다고 하겠다. 이에 더해 감탄사로서 그래 가 가지고 있는 감탄이나 가벼운 놀람 등도 함께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즉 분포가 문장의 마지막이므로 문법적 단위의 차원에서는 보조사로 처리해야겠으나 그 의미 기능은 감탄사와 겹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이 외에 ㄴ/은/는 등의 주제보조사를 결합하여 문장의 주제로 만들거 나 지정, 한정하는 방법으로 강조 표현을 만드는 조사 결합형의 예가 있 다. (34) 가. 이라고: 조사 ((받침 있는 체언 뒤에 붙어)) 4 (( -이라고는 이나 -이라곤 구성으로 쓰여)) 강조하여 지정하는 뜻을 나타 내는 보조사. 뒤에는 수적으로나 양적으로 부정의 뜻 또는 부 정에 가까운 뜻을 가지는 말이 온다. 인정이라고는 눈곱만 큼도 없는 사람/시장이라곤 읍내에 딱 하나밖에 없었다. 가. 이라고는/이라곤: 자음으로 끝나는 체언의 뒤에 붙어, 앞말 을 강조하여 지정하는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 앞말에 해당하 는 내용이 거의 없음을 나타낼 때 쓰인다. 그녀는 꽃이라고 는 장미밖에 모른다./ 우리 과에 남학생이라고는 민호 하나밖 에 없다. <고려대> 20) 나. ㄹ랑/을랑/일랑: ((받침 있는 체언 뒤에 붙어))(구어체로) 어 떤 대상을 특별히 정하여 가리키는 데 쓰는 보조사. 격 조 사 을02 대신 쓰여 목적어에 (다른 것은 몰라도) 그것만 20) <표준>에는 이라고는/이라곤 이 표제어로 설정되어 있지 않고 <고려대>에는 표제어로 등재되어 있다.
어휘 차원에서의 강조 실현 방식과 그 특징 이현희 159 은 정도의 뜻을 나타내며, 흔히 뒤에는 충고하는 말이 온 다. 앞으로 내게서 돈을 빌릴 생각을랑 하지 마시오./이 런 책을랑 아이들에게 읽히지 마세요. 나. ㄹ랑은/을랑은/일랑은: 조사 보조사 을랑 에 보조사 은05 이 결합한 말. 을랑 보다 강조의 뜻이 있다. 그 사람을랑은 부르지 마라. 다. 설랑: 격 조사 서17 와 보조사 ㄹ랑 이 결합한 말. 여기 설랑 차를 세우지 마라./덧셈도 모르고설랑 어떻게 나눗셈 을 배울 수 있겠니? 21) 다. 설랑은: 설랑 에 보조사 은05 이 결합한 말. 설랑 을 강 조하는 뜻을 나타낸다. 거기설랑은 담배 피우지 마세 요./밥을 먹고설랑은 곧장 나가 버렸다. 라. ㄴ즉/인즉: 조사 ((받침 있는 체언 뒤에 붙어))(예스러운 표현으로) 으로 말하면, 을 보자면, 을 듣자면 따위의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 사실인 즉 말이 안 된다./ 말씀인즉 지당하지만 그대로 하기는 어렵습니다. 라. ㄴ즉슨/인즉슨: ((받침 있는 체언 뒤에 붙어))(예스러운 표현으로) 인즉 을 강조하여 이르는 말. 말씀인즉슨 이렇다. (34)의 이라고, 을랑, 설랑, 인즉 등은 강조를 나타내는 선행하는 요 소를 지정하거나 한정하여 강조하는 조사이다. 다른 강조 표현들에 비해 비교적 분포에 제약이 있어 부정 표현과 같이 나타나거나 충고나 예스러 21) 설랑: 모음으로 끝나는 체언의 뒤에 붙어, 어떤 장소를 특별히 지정하여 가리 킴을 나타내는 보조사. 여기설랑 그런 식으로 일하지 말아요.<고려대> 설랑은: 모음으로 끝나는 체언의 뒤에 붙어, 어떤 장소를 특별히 지정하여 가리키는 뜻을 힘주어 나타내는 보조사. 거기설랑은 실수하지 말고 잘해야 한다.<고려대>
160 한국학연구 46 운 표현 등과 함께 쓰이는 등 분포상 제약이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아 울러 강조 표현을 한 번 더 강조하기도 하는데, 지정을 통한 강조에 이어 주제 보조사 ㄴ/은/는 을 더해 문장 안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보이도록 한다. 마찬가지로 조사 통합형이기는 하나 은/는 외에 다른 조사들이 결합 한 것으로 조사 개별적인 의미를 유지하는 경우이다. (35) 가. 이야-말로 조사 ((받침 있는 체언이나 부사어 뒤에 붙 어)) 강조의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 통일이야말로 우 리에게 주어진 최대의 과업이지. 나. 치고-서 조사 치고 1 를 강조하여 이르는 말. 우리 학교 학생치고서 그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22) 다. 에-야 조사 시간ㆍ공간상의 일정한 범위를 강조하여 나타내는 격 조사. 격 조사 에 에 보조사 야 가 결합한 말이다. 정오가 가까운 시각에야 잠자리에서 일어났 다./이곳에야 찾아오지 못하겠지. (35가) 이야말로 는 선행 요소를 강조하는 이야 와 말로 의 결합으로 <고려대>에서는 그것이 과연 또는 그것이 참말로 의 뜻으로 확인하여 강조하는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 로 설명하고 있다. (35나) 치고서 는 치 고 를 강조하는 것으로 이때 치고 는 전체가 예외 없이 해당한다는 의미 를 더해주는 보조사이다. 여기에 다시 조사에 상당하는 서 를 결합하여 좀더 두드러지게 보이도록 하였다. 23) (35다) 에야 의 경우 장소나 시간 을 표시하는 에 와 한정이나 강조를 나타내는 야 가 결합한 경우로, 선 22) 서17 조사 (( 혼자, 둘이, 셋이 따위 사람의 수를 나타내는, 받침 없는 체언 뒤에 붙어)) 그 말이 주어임을 나타내는 격 조사. 아이 혼자서 집을 지키고 있다./아이 둘과 나, 이렇게 셋이서 길을 나섰다. <표준> 23) 다만 서 가 에서 의 준말이거나 어미 뒤에 나타나는 보조사 서 로 볼 수 있느냐 하 는 문제가 있으므로 점에서 치고서 의 서 에 대해 좀더 면밀한 논의가 필요하겠다.
어휘 차원에서의 강조 실현 방식과 그 특징 이현희 161 행하는 요소는 시간이나 장소에 해당하는 정오 나 이곳 이며 이를 한정 하고 강조하는 기능을 한다. 5. 마무리 강조 표현은 분명 잉여적이고 수의적인 표현임에 틀림없다. 그러므로 어휘나 문장 차원에서 형식은 있으나 구체적인 의미의 변화를 수반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여 그동안은 강조 표현에 대한 연구가 많지 않았고 또 국어학의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강조 표현을 유형화하는 정도 에 연구가 그친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나 화자가 잉여적인 표현까지 써 서 표현을 해야 하는 경우라면 특정한 의도를 반영하는 것임을 부인할 수 없다. 본고는 어휘적 차원에서 나타나는 강조 의 기능에 대해 무표형 에 대한 표현상의 강화 효과 뿐 아니라 문장이나 담화 안에서 두드러지 게 나타나도록 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았다. 이어 사전 표제어로 논 의 대상을 한정하여 이들을 형태론적 구성 방식에 따라 나누고 각각의 유형들에 나타나는 주요 품사 부류와 기능에 대해 세밀하게 살펴보았다. 이상의 내용을 표로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표1> 어휘에 나타난 강조 표현의 유형과 기능 반복형 첨가형 합성어 유형 파생어 유형 문장 차원 형식반복형 의미중복형 어휘차원형 주요대 상품사 명사,부사 감탄사 명사, 부사 동사 부사 명사 강조형 생성 방식 어휘의 전체/일부 반복, 특정 음소 첨가 의미 전체/일부 중복, 특정 의미 단어/접두사 부가 접사 부가 접사, 조사, 어미 부가 부사, 감탄사 특정 음절 부가 체언, 부사, 어미 보조사 부가 강조의 강화하기 강화하기 강화하기 돋보이기 돋보이 돋보이기
162 한국학연구 46 효과 강조의 대상 강조형 용례 반복되는 어휘, (부사의) 피수식어 매일매일, 더더구나, 차렷 어휘의 전체/일부 의미 또다시, 단꿀, 가슴팍 맨쌀밥, 한복판 기 선행요 선행요소 선행요소 소 살짝궁, 처넣다, 너무나, 다시금, 휘날리다 아마도 아이고 머니 선행요소 가, 를 만, 즉슨 결과적으로 품사에 따라 강조형을 만드는 조어론적 방식에 차이가 나 타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또 강조형이 꾀하는 효과나 강조하는 대상에 도 차이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하지만 음운론이나 통사론, 화용론 차원의 연구가 이루어지지 못한 점이 아쉽다. 또한 실제 발화에서 화자가 강조 형을 왜 사용하는지, 무표형과 어떤 차이를 가지는지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도 필요하다. 본고는 이러한 후속 연구를 위한 실마리를 제시하는 정도로 마무리하고 좀더 확장된 논의는 후고를 기약한다. 참고문헌 강현화(2004), 한국어학습을 위한 프레지올러지 유형에 대한 연구(1) - 강조표현을 중심으로, 이중언어학 제24호, 이중언어학회, 49-66. 권재일(1983), 현대 국어의 강조법 연구- 종결어미 류 결합의 경우, 대구어문논총 1, 23-47. 권재일(1987), 강조법과 그 실현 방법, 인문과학 논총 제19집, 건국대학교, 57-73. 나찬연(2004), 우리말 잉여표현 연구, 월인. 박동근(2000), 말머리에 나타나는 이유 없는 된소리 현상 연구, 언어학 제27호, 179-200. 박동근(2007), 현대국어 강조부사 범주의 설정과 기능적 분석, 한글 275, 한글학회, 129-163. 박현수(2011), 문장론 관련 수사학 3분법의 수용과 그 한계, 한국현대문학연구 34, 한국현대문학회, 33-60. 서정수(2005), 한국어의 부사, 서울대학교 출판부. 이성범(2012), 화용론 연구의 거시적 관점-이론과 실제,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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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한국학연구 46 Abstract The ways and features of emphasis according to lexical level: Definitions in the Standard Korean Language Dictionary Lee, Hyun-hee This paper investigates three aspects of emphasized expressions in the form of patterns, functions, and characters. Six hundred entries in the National Institute of the Korean Language s Standard Korean Language Dictionary were searched for emphasis in their definitions. It was discovered that lexical emphasis has the two functions of strengthening and highlighting meanings. While some entries changed their lexical meanings when they were emphasized, others did not. Most emphasized items were adverbs, while some of the items were nouns, exclamations, and propositional words. In case of nouns, adverbs, interjections, they are made strengthening expressions by re-duplication or overlapping a kind of compounding. However, verbs are made strengthening expressions by derivation. Some endings, adverbs, semantic particles make highlighting functions in the sentences thereby adding specific morphs to unmarked forms. In this study, we know that emphasized expressions in lexical level have different formation patterns, emphasis objects, and functions like strengthening or highlighting. Key Word : emphasis, emphasized expressions, strengthening, highlighting, compounding, derivation, reduplication, overlapping, noun, adverb, verb, semantic particle
어휘 차원에서의 강조 실현 방식과 그 특징 이현희 165 이현희 소 속 : 안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전자우편 : hhlee311@anyang.ac.kr 투고일 13. 7. 30 / 심사완료일 13. 9. 10 / 게재결정일 13. 9.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