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ICT 이슈 최신 ICT 이슈 무늬만 공유경제에 이의를 제기하는 플랫폼 협동조합주의 * 기술 혁신에 기반한 네트워크 플랫폼인 우버나 에어비앤비가 기업의 본질적 속성을 송두 리째 변화시킬 것이라고 주목하는 견해에 대해 플랫폼 협동조합주의는 이들 기업이 사회 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 인터넷의 본질을 훼손할 위험에 대해서 지적 11 월 중순 미국에서 공유경제를 보는 상반된 시각의 컨퍼런스 2 개가 열렸는데, 그 중 에 Next: Economy 컨퍼런스는 공유경제가 가져올 새로운 유형의 기업 출현에 초점 - 대표적인 기술 관련 출판사인 오라일리 미디어(O Reilly Media)는 OSCON(오픈소 스 소프트웨어 관련 회의), Strata+Hadoop(빅데이터 관련 회의), Solid(IoT 관련 회의) 등 기술의 새로운 동향을 파악해서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것으로도 유명 - 지난 2004 년에 팀 오라일리(Tim O Reilly)는 컨퍼런스를 통해 인터넷으로 사용자가 각각 콘텐츠를 만들어 공유하게 된다는 웹 2.0 컨셉을 훌륭하게 설명하여 기술기업 관계자들을 감탄시킨 바 있음 - 금번 Next: Economy 컨퍼런스는 오라일리 미디어가 기술이 아니라 경제를 테마 로 개최하였으며, 개최 장소는 경제 중심지 뉴욕이 아닌 기술 중심지 샌프란시스코 - 팀 오라일리는 테마를 경제 로 잡은 이유가 우버나 에어비앤비 등 새로운 형태의 <자료>: O Reilly (그림 1) 오라일리 미디어의 Next: Economy 컨퍼런스(左)와 창업자 팀 오라일리(右) * 본 내용과 관련된 사항은 산업분석팀( 042-612-8296)과 최신 ICT 이슈 컬럼니스트 박종훈 집필위원 (soma0722@naver.com 02-739-6301)에게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 본 내용은 필자의 주관적인 의견이며 IITP 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23
주간기술동향 2015. 12. 2. 기업이 출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주문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형태의 네 트워크형 기업들이 부상하면서 기업의 존재방식 자체가 변화하기 시작했다는 것 또한, 우버나 에어비앤비 등이 현재 너무 좁은 의미로 논의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연 결성 에 의해 기업의 본질 자체가 변하는 것에 착목해야 한다고 주장 - 우버나 에어비앤비 등은 모두 일반인이 자신들의 남는 시간이나 자신들의 소유물 중 이용하지 않는 시간대를 다른 사람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수익을 얻는 구조로 인기를 얻었으며 일부는 거대한 상업적 성공을 거두고 있음 - 이들 기업을 통해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때에 원하는 만큼 일을 하고 수익을 얻 게 되었으며, 사람들의 일하는 방식이 바뀌기 시작했다 는 평가가 일반적이지만, 팀 오라일리는 이에 대해서 근시안적 이해 라고 비판 - 오라일리에 따르면, 우버와 에어비앤비는 소프트웨어와 이것이 가져 온 연결성 (connect) 에 의해 기업 자체가 지금까지와 전혀 다르게 변모하고 있으며, 이는 숫자 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음 - 우버는 적은 직원 수로 수십만 대의 자동차를 관리하고 있으며, 이 숫자는 수백만 대로 확대시킬 수도 있다는 것 - 에어비앤비 역시 800 명의 직원 밖에 없는데도 대형 호텔 체인이 보유한 것보다 많 은 수의 방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호텔 체인 힐튼(Hilton)를 운영하는 Hilton Worldwide 의 직원 수는 15 만 2,000 명에 달함 기술시대에는 작고 민첩한 조직이 외부의 자원을 결합시켜 광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 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라일리는 이것이 우버 등의 본질이라고 분석 - 한때 기업에서 외부와의 거래 시 비용이 늘어나던 시대에는 거래를 담당하는 직원과 외부 중개업자 등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기술을 통해 사회의 가치 교환 비용을 낮출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상황이 급변하였음 - 거래 비용이 낮아진 시대는 확장이 용이하게 되었고, 모바일 인터넷의 보급은 확장 의 범위와 속도를 더욱 손쉽게 넓힐 수 있는 조건을 제공 - 우버 같은 새로운 유형의 기업은 지금까지는 산산이 분열된 업계를 하나로 묶는 역 할도 수행할 수 있음 - 가령 미국은 택시 브랜드와 배차 회사가 다른 경우도 있고 기사들이 계약직으로 일 24 www.iitp.kr
최신 ICT 이슈 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존 업계 내에는 계층구조가 만들어져 힘이 강한 회사가 협력 회사에 중개료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우버나 리프트 등 새로운 서비스들은 기사들을 묶어 손님과 직접 연결시키고 있음 - 호텔업계도 마찬가지로, 특정 지역에서 숙박 장소를 찾는 경우 호텔이라면 체인마다 방을 찾아야 되고, 호텔 예약 사이트가 이런 수고를 상당히 줄여 주었지만 그래도 호텔이 별로 없는 지역도 존재한다는 점에서 볼 때, 에어비앤비라면 어떤 지역에서 도 숙박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아내 주고 있음 - 오라일리는 우버나 에어비앤비 등을 현실 세계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트워크형 플 랫폼 이라 부르며 향후 기업의 본질적 속성이 될 것이라고 전망 오라일리에 따르면 네트워크형 플랫폼이 변화시키는 것은 연결성뿐만이 아니며 직원의 가치, 기업의 브랜딩 및 광고의 가치까지 모든 것을 변화시킬 잠재력이 있다는 것 - 기존 기업에서는 지식 을 가진 직원이 존중되었기 때문에 매장과 제품에 대해 잘 알 고 있는 점원이나, 막히지 않는 길을 잘 알고 있는 기사 등을 가치 있는 직원으로 평가 - 그러나 직원이 가진 지식은 검색 알고리즘과 사용자 평가, 소프트웨어에 의한 내비 게이션 등으로 대체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직원이 가지는 지식의 가치가 크게 감소 하기에 이름 - 기업의 브랜딩 및 광고의 가치 역시 달라질 수 있으며, 주문형 서비스에서는 앱이 목적을 달성하는 것 자체가 비즈니스로, 서비스의 사용이 좋다는 평판이 퍼짐으로써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고, 광고에 의한 브랜드 가치 향상 등은 기대할 수 없음 - 오라일리는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향후 네트워크형 플랫폼은 고객 및 실제 서비스 공급자를 효율적으로 네트워크에 연결하고, 현재보다 싼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 여 고객을 늘리며, 데이터를 이용하여 가격을 재검토함으로써 지금까지 자신들의 서 비스에 무관했던 잠재 고객에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 - 또한, 네트워크형 플랫폼은 사람들의 직업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업무를 증강시킬 것이며, 앞으로의 기업은 소프트웨어에 투자하고, 고객이 깜짝 놀랄 만한 사용방법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직원을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 - 오라일리의 화두는 기술과 사회에 새로운 패턴을 찾아내는 것으로서, 지금까지는 기 술이 기존 작업을 효율화하는 데 사용되어 왔다면, 앞으로는 일이나 기업을 송두리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25
주간기술동향 2015. 12. 2. 째 변모시키는 시대가 될 것이라는 점이 Next: Economy 컨퍼런스의 결론 한편, 뉴욕에서 개최된 Platform Cooperativism(플랫폼 협동조합주의) 컨퍼런스는 우버와 에어비앤비 등을 비판하며 인터넷의 플랫폼이 누구의 소유인지를 화두로 제시 - 플랫폼 협동조합주의 는 우버 등 공유경제 표방 기업들이 기업을 송두리째 변모시키는 시대가 될 것이라는 Next: Economy 컨퍼 런스의 결론에 제동을 걸며, 현재 공유경제 에 대한 논의가 일방적 시각에 지나지 않다 는 점을 지적 <자료>: Platform Cooperativism (그림 2) 플랫폼 협동조합주의 로고 - 플랫폼 협동주의는 우버나 에어비앤비 같이 보통의 사람들이 다른 일반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의 회사들이라면, 이에 기여하는 모든 관계자가 공동으로 회 사를 경영해야 할 것이라는 주장을 담고 있음 - 플랫폼 이란 그런 류의 서비스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인터넷 플랫폼을 말하고, 협동 조합 은 직원 모두가 경영권을 가진 기업 형태를 말하며, 주의 가 붙은 것은 이런 목 표로 나아가자는 지향성을 나타냄 공유경제로 뭉뚱그려져 있는 서비스들도 들여다보면 제각각이며, 협동조합주의는 서비 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경영권을 나누고 이익도 분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 - 공유경제라는 말은 그 자체로 긍정적 의미를 풍기고 있지만, 자세히 보면 소위 공유 경제 서비스는 즐거움을 주는 것부터 불쾌감을 주는 것까지 다양하게 존재 - 가령 수공예를 취미로 하는 사람들이나 작가들이 직접 만든 제품을 전세계에 판매하 는 엣시(Etsy) 같은 서비스는 즐거움이 넘치며, 제작자와 마찬가지로 수공예를 좋 아하는 사람들이 구매하므로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커뮤니티가 자연스레 형성 - 에어비앤비도 기본적으로는 화기애애한 서비스로서 이용자들은 종종 숙박을 한 집 에 감사의 뜻을 전하며, 집을 빌려 주는 사람들도 대체로 손님들에 만족감을 표시 - 하지만 우버와 리프트 같은 탑승 공유 서비스는 사정이 조금 달라서, 손님들에게 건 방진 태도를 보이며 하기 싫다는 생각을 가진 듯한 기사들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 - 특히, 우버의 경우 기사들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으며, 우버라는 플랫폼 기업에 호감을 가지고 있는 기사들 역시 그리 많지 않음 26 www.iitp.kr
최신 ICT 이슈 - 어쨌든 우버 류의 플랫폼 기업은 서비스를 구매하는 사람뿐 아니라, 서비스를 제공 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성립되기 때문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경영권을 나누 고 이익을 분배해야 한다는 것이 플랫폼 협동조합주의의 기본 생각 - 플랫폼 협동조합주의에 따르면, 우버의 기사들은 회사 동업자 중 한 명이며, 태스크 래빗(TaskRabbit)을 통해 남의 집 잡일을 해주는 사람도 서비스가 어떻게 운영되어 야 할 것인지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권리와 의무를 가져야 한다는 것 플랫폼 협동조합주의 옹호자들은 인터넷이 지속 가능한 공동체를 위해 이용되어야 함 을 말하고 있으며, 기존 인터넷 기업들의 경영구조도 변해야 할 것을 요구 - 플랫폼 협동조합주의를 내건 사람은 진보적 교육으로 알려진 뉴욕 뉴스쿨 대학의 교 수들로, 회의 참가자 중에는 하버드 로스쿨의 요하이 벤클러 교수와 프리 소프트웨 어 운동의 창시자인 리처드 스톨만 등이 대표적인 인물 - 플랫폼 협동조합주의는 페이스북 도 거론하면서, 페이스북에 매일같이 부지런히 데 이터를 제공하는 전세계 사용자들이 이대로 착취당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페 이스북의 수익을 분배하는 구조가 필요한 것은 아닌지 등의 질문을 제기 - 최근 미국 언론에서는 이제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프리랜서화된다는 기사를 종종 접 할 수 있으며, 기업은 업무를 아웃소싱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고 노동력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게 됨으로써 고용 형태에 중대 변화가 발생하기에 이름 - 고용의 유연화가 높아지면 변호사부터 택시기사에 이르기까지 대다수 사람들은 주 문형 서비스(on-demand) 종사자로, 그때그때 수요자 요구에 따라 일을 하는 형태 로 변모할 수 있음 - 자유롭고 유연한 근무 형태가 된다는 평가도 있지만, 반면 경우에 따라 소액 보상 밖에 받지 못하기 때문에 많은 일을 하고도 생활이 불안정해지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음 - 이는 사회의 안정성 측면에서 바람직한 것이 아니며, 새로운 기술을 단지 이익의 극 대화를 실현하는 도구로만 간주할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공동체를 위해 공동사 업에 활용하는 선택지가 있음을 잊지 말자는 것이 플랫폼 협동조합주의의 주장 플랫폼 협동조합주의는 일부 공유경제를 표방하는 기업들이 인터넷의 본질적 속성 자체를 전복시킬 위험성까지 지적하며, 정확한 개념 구분 및 합법적 규제를 요구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27
주간기술동향 2015. 12. 2. - 사실 우버나 에어비앤비 등을 공유경제로 부를 때 인지적 부조화를 느끼게 되며, 엄 청난 금액의 기업가치를 평가 받는 이들에게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 호혜적인 공유경 제라는 타이틀을 부여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가라는 의문이 생기기 때문 - 이들 기업들은 대안적 경제모델을 표방하며 전세계에서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지만, 한편으로 탈세를 묵인하거나 일자리를 박탈하는 등 공유경제와는 전혀 어울 릴 것 같지 않은 행태를 자행한다는 보도가 끊이지 않고 있음 -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는 이들 기업이 대다수 노동자를 임시직으로 전락시 켜 고용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비판하고 있으며, 공유경제를 표방하는 이들 기업이 실제로는 중산층 경제를 무너뜨릴 수 있는 위험을 품고 있음을 적시하고 있는 것 - 요하이 벤클러 교수 역시 우버 류의 시스템은 이용자들이나 기업에게는 혜택이 될 지 모르지만 노동자들의 지위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비판 - 주문형 서비스가 주가 되는 경제의 해악은 인터넷의 핵심적인 특성들을 전복시킨다 라는 점으로, 탈 집중화와 분권화를 지향하는 인터넷이 오히려 권력 재집중화를 위 한 더 효과적인 플랫폼으로 변모될 수 있다 는 지적 - 플랫폼 협동조합주의자들의 주장대로 우버나 페이스북을 협동조합화 하거나 진정한 의미의 공유경제기업으로 변모시키는 일은 아마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일 것 - 그러나 세금 탈루 행위에 대해 엄격한 제제를 가하고, 정상적인 노동 조건을 제공해 야 할 의무를 지우는 것은 공유 경제 여부와 무관하게 필요한 일이며,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한 기본 조치라는 이들의 주장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음 <참 고 자 료> [1] James Neimeister, Meet the activists who would co-op(t) the tech industry, America Blog, 2015. 11. 20. [2] Erin Carson, Augmented workers: 3 ways tech is augmenting the ways we get things done, TechRepublic, 2015. 11. 16. [3] Biz Carson, Uber driver worries about deactivation after confronting Uber's policy lead during conference, Business Insider, 2015. 11. 14. [4] Shareable, How Platform Co-ops Can Beat Death Stars Like Uber to Create a Real Sharing Economy, TriplePundit, 2015. 11. 12. 28 www.iitp.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