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박명준 권혜원 유형근 진숙경
목 차 요 약 i 제1장 서 론 (박명준) 1 제1절 문제제기 1 제2절 배경적 상황 4 제3절 연구방식 11 1. 분석대상의(가설적) 유형화 11 2. 연구방식, 분석대상 및 자료 15 제4절 본문개관 18 제2장 선행연구검토:노동의 이해대변 공백과 새로운 대변시도 (박명준 권혜원 유형근) 20 제1절 해외의 연구 20 1. 노조 재활성화론 21 2. 대안적 노동조직론 26 3. 노동조합과 대안적 노동조직의 관계:대체론과 보완론 27 4. 해외 선행연구의 시사점 28 제2절 국내의 연구 29 제3장 기존 노동조합 주도의 노조조직화:전략적 혁신과 조직화 노력의 심화 (권혜원 진숙경) 35 제1절 유통 서비스 부문 조직화:면세점 판매직 조직화와
홈플러스 조직화 사례를 중심으로 37 1. 면세점 판매직 조직화 39 2. 대형마트 조직화:홈플러스 사례 44 3. 유통 서비스 부문 전략 조직화의 의의와 시사점 49 4. 한계와 과제 58 제2절 희망연대 노동조합 조직화 60 1. 개 요 60 2. 희망연대 노동조합의 지향성:지역사회운동 노조주의를 위한 새로운 실험 62 3. 희망연대 노동조합의 조직화 성과를 설명하는 핵심 요인과 시사점 64 4. 한계 및 과제 74 제3절 학교 비정규직 조직화 활동 76 1. 학교 비정규직 조직화 실태 76 2. 노동조합 상황 80 3. 학교 비정규직 조직화 과정 81 4. 학교 비정규직 노사간 주요 쟁점 82 5. 학교 비정규직 조직화의 특징 83 제4절 소 결 84 제4장 새로운 주체들 주도의 노동조합 형성 시도 (유형근 진숙경) 88 제1절 개 관 88 제2절 청년유니온 90 1. 들어가며 90 2. 창립의 동기와 과정 91 3. 주요 활동과 조직 운영 95 4. 변화된 조직 여건과 향후 과제 110
5. 시사점 114 제3절 아르바이트노동조합 116 1. 들어가며 116 2. 창립 과정과 초기 활동 118 3. 주요 활동:캠페인과 개별 교섭 125 4. 평가와 과제 130 제4절 노년유니온 134 1. 들어가며 134 2. 창립의 동기와 과정 135 3. 주요 활동과 조직 운영 137 4. 평가와 과제 140 제5절 대리운전기사 노동조합 141 1. 대리운전 산업의 특징과 노동의 실태 141 2. 대리운전 노조의 결성과정 및 현황 146 3. 대리운전 노사 단체교섭 및 쟁점 사항 153 4. 제도적 쟁점과 노동조합 활동 155 5. 특수고용직 대리운전 조직의 특징 158 제6절 소 결 161 제5장 기존 노동조합 주도의 비노조적 방식의 이해대변 시도:시민사회와의 연대와 네트워킹 강화 (진숙경 유형근) 165 제1절 서울남부노동자권리찾기사업단 167 1. 들어가며 167 2. 서울디지털산업단지의 산업구조와 노동자 구성 168 3. 사업단의 구성:노동조합과 사회운동 조직의 연합 형성 170 4. 사업단의 주요 활동과 성과 175 5. 시사점 181
제2절 지역단위 상설적, 안정적 연대조직:인천지역연대 184 제3절 소 결 189 제6장 새로운 주체들 주도의 비노조적 방식의 이해대변 활성화 (박명준) 194 제1절 실업자 이해대변:한국가사노동자협회 사례 195 1. 협회 개관 195 2. 협회의 설립과 발전 198 3. 활동과 운영 202 4. 연대활동:성과와 한계 205 5. 평가와 전망 208 제2절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간접적 이해대변: 경남이주민센터 사례 210 1. 센터 개관 210 2. 센터의 설립과 발전 211 3. 조직 활동 및 운영 214 4. 평가와 전망 219 제3절 초기업 직업집단의 소극적 이해대변: 여자개발자모임터 사례 220 1. 모임터(커뮤니티) 개관 220 2. 설립과 발전 222 3. 운영과 활동 225 4. 자유롭지만 소극적인 인식과 커뮤니티 발전의 경계 229 5. 평가와 전망 232 제4절 소 결 234 제7장 결 론 (박명준) 236
[보 론] 해외 사례 검토:영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239 제1절 영국의 사례:커뮤니티 노조주의 239 1. 공동체 노조주의의 문제의식과 전개 241 2. 생활임금 캠페인과 씨티즌 UK 246 3. 최근 흐름:노동조합의 공동체 조직화 이니셔티브 248 4. 논 의 251 5. 소 결 254 제2절 일본의 사례:개인가맹유니온과 노동NPO 256 1. 개인가맹유니온 257 2. 노동NPO 264 3. 소 결 270 참고문헌 272 <부 록> 286
표 목 차 <표 1-1> 고용형태별 노동조합 조직률의 추이 9 <표 1-2> 사업체 규모별 비정규직 현황(2013) 10 <표 1-3> 사업체 규모별 노동조합 조직 현황(2012) 10 <표 1-4> 노동이해대변의 네 가지 유형:주체와 형태의 변화에 따른 구분 13 <표 1-5> 유형별 분석대상기관과 주요 자료수집방식 17 <표 2-1> 최근 국내의 기존 노동이해대변 시도의 예 31 <표 3-1> 주요백화점 화장품 판매사원 조합원 현황 (2007~2013. 6) 41 <표 3-2> 부루벨 코리아 주요 단체협약 내용 44 <표 3-3> 홈플러스 노조 2014년 단체협약 체결 내용 47 <표 3-4> 희망연대 노조 활동 주요 경과 61 <표 3-5> 산업별 고용형태별 노조 조직률 연도별 추이 77 <표 3-6> 교육서비스업 성별 노조조직률 추이 79 <표 3-7> 학교 비정규직노조 현황 80 <표 4-1> 청년유니온, 알바노조, 노년유니온, 대리기사노조 기초현황 89 <표 4-2> 서울특별시-서울청년유니온 청년 일자리 정책 협약서의 주요 내용 107 <표 4-3> 청년유니온 조합원 수 추이(2010~14) 112 <표 4-4> 청년유니온 조합원의 지역별 분포(2014년 1월 현재) 113
<표 4-5> 알바노조 조합원의 경제활동 상황 131 <표 4-6> 알바노조 조합원(대학 재학 이상)의 학생운동 경험 132 <표 4-7> 주요 지역 대리운전 기사 노동실태 145 <표 4-8> 전국대리운전노조 대구지부 현황 151 <표 4-9> 청년유니온, 알바노조, 노년유니온, 대리기사노조의 활동 비교 162 <표 5-1> 서울디지털산업단지 주요 업종별 고용현황 (2012년 말 기준) 169 <표 5-2> 서울디지털산업단지 노동자의 기업규모별 분포 (2012년 12월말 기준) 169 <보론표 1> 영국노총(TUC) 보고서 Swords of Justice and Civic Pillars 243 <보론표 2> 일본 청년유니원의 조합비 263
그림목차 [그림 3-1] 교육서비스업 고용형태별 노조 조직률 연도별 추이 78 [그림 4-1] 스마트폰을 통한 대리운전 프로세스 142 [그림 5-1] 노동이슈를 중심으로 한 노동시민사회 네트워크 190 [그림 5-2] 다양한 이슈를 중심으로 한 상설 연대체 192 [그림 6-1] 한가노협 기본 조직도 196
요 약 ⅰ 요 약 이 연구는 오늘날 한국의 노동 이해대변 구조가 지나치게 협소하 게 제도화되어있기 때문에 자신들의 이해가 미대변 저대변된 노동 자들의 범위가 매우 넓은 상태라는 문제의식과 이러한 상태는 경제 전체의 활력과 산업 갈등 예방 등의 차원에서 극복되어야 한다는 목 표 지향 아래 수행됐다. 특히 전반적으로 노조 조직률이 저하되고 노 동시장이 분절화되는 세계적인 추세와,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노조 조직률이 낮고 대기업 정규직 남성 중심으로 이뤄져 있는 노동조합 을 가진 한국의 상황이 문제의식의 배경이다. 이에 따라 분석하고자 한 연구 질문은 크게 네 가지로 다음과 같 다: 첫째, 현재 한국에서 나타나는 노동이해대변의 새로운 실천은 무 엇이고 그 주체는 누구인가. 둘째, 이 실천들은 어떻게 전개됐으며 이해대변의 역할을 어떻게 수행했는가. 셋째, 이들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면 그 성공요인은 무엇인가. 넷째, 이러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이 새로운 시도들을 건강한 노동 사회운동의 흐름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필요한 정책적 함의는 무엇인가. 본고는 이 네 가지 연구 질문을 효과적으로 풀어내기 위해, 주체중 심적 접근과 형태중심적 접근을 결합하여 연구대상을 네 가지 유형 으로 분류 분석하는 틀을 구성했다. 이 틀에 따라 다양하게 발생하 고 있는 실천들이 네 가지 유형, 즉 노조의 새로운 실천과 새로운 노 조의 출현 (제3장), 새로운 주체의 노조지향형 실천과 새로운 노조의 출현 (제4장), 노조주도 시민사회 연대 형성-네트워크형 이해대변 (제5장), 비노조 주도의 다양한 비노조 형태 이해대변 (제6장)으로 포착되어 분석됐다. 본 연구진은 이 틀에 따라 분류하여 선정한 각 사례들에 대해 인
ⅱ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터뷰와 회의, 세미나, 간담회 등의 방법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분 석하며 그 결과를 논의하고 평가하는 질적 연구 방식으로 2014년 1 월부터 12월까지 연구를 수행했다. 또한 사례에 대한 이해와 평가에 국제적 비교가 필요한 경우에는 독일, 일본, 영국 세 나라에서의 비 슷한 경우를 조사 연구하여 그 내용을 함께 제시하였다. 제2장은 각 실제 사례를 분석하기에 앞서 해외와 국내에서 노동의 이해대변 공백과 이를 메꾸기 위한 새로운 실천들에 대한 선행 연구 와 문헌을 검토했다. 서구의 경우에도 1990년대 이후 노동조합이 위기를 맞으면서 이해 대변의 공백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대안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논의가 활성화됐다. 이 논의는 크게 노조 재활성화론 과 대안적 노동조직론 으로 나뉜다. 노조 재활성화론은 노조가 관료적 제도화, 실리주의적 성향 등으로 인해 기존의 동력을 잃기는 하였으나 여전히 가장 주효 한 행위자이기 때문에 전략적 지향성을 전환하여 미조직 주변부 노 동자를 조직화하고 지역사회와 연대하여 새로운 동력을 얻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안적 노동조직론은 노조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 한 새로운 이해대변체들에 주목하는 입장으로, 저임금 임시노동자나 이민자, IT 직종 등 신경제 서비스노동자들이 조직한 자발적 연합 형태의 준노조적 단체들을 연구했다. 이러한 두 개의 흐름은 각각 노 조 대체론과 보완론으로도 나누어 파악할 수 있다. 국내의 연구는 한국의 분절적 노동 시장 구조와 노동 이해대변 공 백에 대한 폭넓은 인식 공유 위에서 미조직 비정규 노동자의 이해 대변 방식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논의들은 본 연구의 분석틀에 따라 네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기존 노조 내 부의 행위자가 노동조합의 형태로 활동하는 예로는 주로 민노총과 사별노조 수준에서 벌이는 여러 전략조직화 사업들이 다뤄지고 있 다. 노조 내부 행위자가 노조 형태가 아닌 연합이나 네트워크 등의 형태로 활동하는 사례로는 비정규노동센터, 근로자 복지센터, 각종 공대위 등이 있으며 노조 외부 행위자가 노조의 형태로 활동하는 사
요 약 ⅲ 례는 전국여성노조, 노조가 아닌 형태로 활동하는 사례는 영화스태 프 모임, 협동조합 등이 다뤄진 바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연구사 례가 제조업 부문에 집중되어 있으며 그외 분야에서의 비정규직 조 직화에 대한 연구들은 초보적인 경우가 많고, IT산업 등은 소개된 바가 적다. 이에 본 연구는 제시된 분석 틀에 따르면서, 국내 연구에서 아직 충분히 다루고 있지 못하나 현장에서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며 성장 하고 있는 사례들을 선정하여 살펴보았다. 제3장은 한국 노동조합이 노동 이해대변의 공백을 극복하기 위한 시범적 사례로서 면세점 판매직 노동조합과 홈플러스 노동조합 조직 화 사례, 희망연대 노동조합 조직화 사례 및 학교 비정규직 조직화 사례를 선정해 분석 검토했다. 면세점 판매직에서는 민주노총의 2기 전략적 조직화사업을 자원 으로 2010년에 블루벨코리아와 엘코잉크 노조가 설립됐다. 두 노조 의 규모는 2013년에 각각 634명, 236명이며, 서비스업 노동권과 관련 된 여러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홈플러스에서는 2013년 노조가 설립 돼 현재 약 2,000여 명의 조합원이 조직되어 있으며 2014년에는 123 개 조항과 5개 부속조항으로 이뤄진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이직률이 높고 매장이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조직화가 쉽지 않은 유통서비스 산업분야에서 이러한 성공사례는 서비스 노조 조직화의 가능성과 전 략적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한편 비정규직의 조직화 역시 매우 어려운 상황인데, 희망연대 노 동조합의 케이블산업 비정규직 조직화와 학교 비정규직 조직화 사례 는 매우 이례적인 성공사례다. 희망연대 노조는 2009년 설립되어 빠 른 속도로 케이블산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규합해냈으며, 2014년 현재 티브로드, SK브로드밴드 지부 등을 도합해 조합원이 약 4,000 명에 이른다. 이러한 규모로 사용자측을 압박하여 2013년에 원청의 교섭 참여, 단협 체결 등의 성과를 이룬 바 있다. 학교 비정규직 조직 화는 그 형태와 체계에 표준이 없어 규모를 간명하게 제시하기 어려
ⅳ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우나, 2002년 첫 조직화를 시작으로 2010년의 진보 교육감 당선이라 는 정치적 기회구조의 변화로 상당 부분 성장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사례의 공통 성공 요인은 노동조합의 전략적 혁신과 아래로 부터의 조직화 동력, 그리고 이를 규합해낸 리더십이다. 또한 현장과 밀착되어 지속적으로 의제를 발굴하는 활동과 지역 사회 혹은 시민 단체들과의 네트워크적 연대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향후 노동조합 의 조직화 과정에 정책적 함의를 제시한다. 그러나 이들 사례는 모두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조직화를 위해서는 초기업적 복수 사용자 교섭 구조의 확립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면서도, 동시에 초기업단위 교섭노조의 기반이 여전히 약하다는 점을 드러낸다. 제4장은 기존의 노동조직 외부의 주체들이 자체적으로 조직하여 만들어진 새로운 형태의 노조로서 청년유니온, 노년유니온, 알바노 조, 대구지역 대리기사노조의 사례를 검토했다. 이들 조직은 노동조 합의 지위에서 통상적인 노조활동과는 다른 방식으로 자신들의 이해 를 대변해나가고 있음이 확인됐다. 청년유니온과 노년유니온은 세대별 일반노조로서 각각 2010년과 2012년에 설립되어 그 이름처럼 청년세대와 노년층의 노동자들의 이 해를 대변하고자 한다. 청년유니온은 만 15~39세의 비정규직, 정규 직, 구직 중인 노동자로 를 조합원 자격으로 하여 현재 약 890명의 조합원이 가입해있다. 노년유니온은 만 50세 이상의 연령을 조합원 자격으로 하여 약 500명의 조합원이 가입해있다. 아르바이트 노동조 합(알바노조)는 민간 서비스 부문 단기 계약직 아르바이트 형태로 고용되는 노동자들을 주요 조직대상으로 하여 이들의 이해대변을 위 해 시민단체 알바연대 로 출범하였다가 2013년에 노조 형태로 전환 되어 현재 312명 정도의 조합원 규모를 가진 노조가 됐다. 마지막으 로 대리기사노조는 2006년 대구지역에서 처음 설립된 대리운전기사 직종노조로, 약 160명의 조합원이 가입되어 있다. 이들 조직은 법적 형태는 노동조합으로 되어 있으나, 그 구성원과 내용이 기존 노조의 통상적 활동, 즉 임금이나 단체협약 교섭의 틀로
요 약 ⅴ 는 이해를 대변하기 어렵기 때문에 주로 캠페인을 통한 의제의 사회 화나 법률적 소송 제기, 단체협약에 준하는 노사합의 등의 방식으로 활동을 전개해왔다. 이들 조직은 초기에는 전략적 역량을 발휘하여 일정한 성공을 거두었으나, 제도적 기반이 불안정하다는 점에서 한 계를 보이고 있어 기존 노동조직과의 연대와 협력의 풍토 정착이 필 요하다. 제5장은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활동이 네트워크형 조 직으로 형성되어 활동하는 내용을 포착하여 분석하고 그 발전 가능 성에 대해 평가했다. 그 대표적 사례로 서울남부노동자권리찾기 사 업단 과 인천지역연대 를 선정하여 검토했다. 서울남부노동자권리찾기 사업단은 민주노총 2기 전략조직화 핵심 사업 중 하나로 2011년에 공식 출범하여 서울 구로동과 가산동 일대 의 미조직된 노동자들을 조직하여 근로기준법 준수를 위한 조치들과 서울근로자건강센터를 유치하는 등의 성과를 지역협약의 형태로 체 결했다. 인천지역연대는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가 중심이 되어 진보 정당, 여성노동자회 등 인천지역에서 활동하는 41개 단체들의 연합 으로 2010년 공식 출범했다. 인천연대는 노동 이슈 중심의 연대였던 서울남부노동자권리찾기 사업단과는 달리, 노동 이슈를 중심으로 하 면서도 여성, 환경, 민주주의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연합체가 항시 적이고 안정적으로 대응하며 지역의 다양한 이해를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고립되어가는 노조 중심주의적 관점을 넘어 다양한 사회 문제 중 하나로 노동의 문제를 자리매김하고, 보조적이고 지원 적인 역할에 한정하던 지역 시민단체와의 연대를 상설적이고 안정 적인 연대 파트너로 삼음으로써 그동안 소홀했던 사각지대 노동자들 의 다양한 이해대변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평가된다. 제6장은 노동조합이 아닌 주체들이 노동조합이 아닌 방식으로 노 동의 이해대변에 경주하는 양상들을 한국가사노동자협회, 경남이주 민센터, 여자개발자모임터라는 세 가지 사례를 통해 살펴보고 평가
ⅵ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했다. 한국가사노동자협회는 실업단체에 그 뿌리를 두고 2012년에 설립 되어 2014년 현재 가입 회원 수가 1,000~1,500명에 이른다. 한가노 협은 여성 가사노동자의 노동권익을 추구하면서도 실업자들이 일자 리를 나누는 상조회의 성격을 잃지 않기 위해 노동조합이 아닌 협동 조합의 형태로 설립돼 다양한 사업과 노동운동을 함께 한다. 경남이 주민센터는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하 기 위해 1990년대 후반에 노동조합으로 출범하였으나 이주민 노동자 에 대한 미성숙된 사회 분위기로 인해 2005년 경부터 교민회 조직으 로 전환하여 운영되고 있다. 현재는 외국인노동자의 노동권 보호와 함께 이주민들의 사회통합과 생활안정을 돕는다. 여자개발자모임터 는 소프트웨어 산업 부문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는 여성 개발자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교류하는 모임으로 2007년 설립 후 2014년 현재 약 4,300명의 회원을 가지고 있다. 사업장에서의 어려움 을 나누고 서로 조언과 정보를 교류하는 등 일정 수준까지는 이 분 야 여성노동자들의 이해를 대변하고 있으나 이를 집합적 수준으로 끌어올리지는 못하고 있다. 이 사례들은 특히 법적 제도적 환경이나 산업구조상 노동조합의 조직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자구책 차원에서 형성되어 있는 일종 의 시민사회적 조직체들로서 노조가 아닌 형태의 노동자 이해대변의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노동조합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의 노동법이나 사회적 문화가 포섭하지 못하는 노동자들을 조직 해내는 잠재력을 보여주었으나 여전히 기존 노동조직과의 연계 혹은 지원이 필요한 한계점도 드러났다. 제7장에서는 본고의 분석결과와 그 함의를 정리하였다. 기본적으 로 노동조합의 제도화된 권력자원은 노동의 이해대변의 형식적 수단 으로서 매우 유용하며, 그것을 사회적으로 의미있게 확장시켜내기 위해서도 노동조합은 기존의 틀거리를 깨고 보다 적극적으로 사회연 대적 활동을 추구하고, 또 준노조 내지 비노조적 형태의 조직체들과
요 약 ⅶ 의 소통증진을 이뤄내야 할 필요가 크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는 섣 부른 노조대체론 은 오류일 수 있으나, 그렇다고 지금과 같이 협소 한 노조주의(narrow unionism)의 틀에 안주하는 것도 문제라는 메 시지를 공히 담고 있다. 다만, 현재와 같은 노동조합의 조직화의 답 보상태가 쉽게 깨지기 어려운 상황에서 노동시장의 큰 부분이 이해 미대변 혹은 이해과소대변집단들에 의해 차지하고 있다면, 그들의 이해를 대변하려는 자생적 노력들에 대해서 그 의미를 보다 진작시 키고 합리적 수준에서 조직화된 사회적 이해(organized social interest)의 대변세력으로서의 지위를 일정하게 줄 수 있는 정책방안을 신 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는 종래의 메너리즘에 빠져 있는 노동 조합에게도 신선한 자극이 될 수 있을 것이며, 한국의 산업민주주의 의 활성화의 측면, 궁극에 그것이 사회적 응집력 증대, 생산성향상 및 경제성장의 유의미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여지까지 연결지 어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제1장 서 론 1 제1장 서 론 제1절 문제제기 노동시장의 변화는 이해당사자들의 이해대변을 향한 노력을 다변화시 키고, 제도화된 노사관계의 틀거리를 새롭게 변화시키려는 압력으로 작 용한다. 한국의 이른바 87년체제 에 기초한 노동체제(labor regime)이 생 산직, 정규직, 대기업과 공공부문 중심의 노동운동의 고양과 근로자들의 조직화의 확산을 토대로 하여 형성되어진 것이라면, 그러한 옷은 오늘날 서비스부문, 비정규직과 간접고용, 다양한 하청업체, 협력업체들에 종사 하는 노동자들의 이해를 대변하는데 그다지 적절치 못하다. 오늘날 적지 않게 근로자성 여부를 두고 다툼이 벌어지는 것은, 기존의 노동법체계가 생산직 노동시자들을 위주로 형성되어져 있기 때문이며, 이는 구조 와 제도 의 부정합성을 드러내는 단적인 예이다. 구조와 제도의 부정합을 경험하는 행위자들은 명시적이 아닐지라도 대 체로 구조를 바꾸든지 제도를 바꾸든지 하려는 노력을 다양한 실천을 통 해 전개한다. 그것은 새로운 이해대변방식의 출현과 기존의 절대시된 이 해대변방식의 상대화를 초래하여, 결국에 다양한 방식으로의 분화를 초 래한다. 그러한 변동은 다시금 역으로 노동시장의 재구조화를 이끌언 내 는 힘으로 작용하며, 궁극에 제도화된 노사관계의 틀거리 자체의 변화로
2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 연구는 근래에 단행된 신자유주의적 고용정책 의 전개로 인하여 구 축된 노동시장의 구조변화 속에서, 그러한 변동에 대한 노사관계 행위자 들의 대응양상을 매개로 하여 초래되고 있는 노동이해대변방식의 분화양 상을 이해하고, 그것이 향후 노사관계의 미래와 관련하여 지닐 수 있는 함의를 모색해 보고자 한다. 기본적으로 한국의 경험적 상황에 대해서 분 석을 하면서, 그것을 토대로 향후 보다 추상수준이 높은 이론화로 나아가 려는 전략을 내재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 다른 나라들에서와 마찬가지로 - 지난 약 20년 정도의 시 간 동안 노동시장에 대한 탈규제화를 내용적 핵심으로 하며 그러한 결과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노동시장의 이중구조화를 초래한 이른바 신자유주 의적 고용정책 이 실행되어 왔다. 그러한 정책은 대체로 세계화의 상황 속에서 자국 기업의 경쟁력 증진과 비용절감이라고 하는 목적을 표방하 면서, 근로자들의 고용안정을 약화시키는 방향성을 취했다. 문제는 그러 한 정책 결과 나타난 노동시장의 구조전환이 거시적으로 노동이해대변 방식의 전사회적 약화를 초래하게 된 것이다. 그러한 상황변화는 기존의 노사관계의 틀과 새로운 노동시장구조간의 불일치를 초래하였다. 이는 기존의 노동운동 주체들로 하여금 새로운 실 천적 혁신을 요구하였으나, 구조와 제도의 부정합 속에서 주체의 혁신은 한계를 맞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한 속에서 새로운 주체와 새로운 형 식을 매개로 한 노동이해대변방식의 새로운 모색이 자연스럽게 싹트게 되었고, 그 결과 노동이해대변방식의 분화라고 하는 현상이 사회전반적 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비록 여전히 그 영향력은 미진하지만, 새로운 주체들의 출현과, 새로운 방식의 이해대변의 노력의 대두는 여러 가지 주목할 만한 변화상들을 드 러내고 있다. 노동 이해대변의 제도적 협소함을 극복하고, 그것을 넓혀 나가려는 그러한 시도들은 종래 노사관계의 관행화된 인식적 틀을 넘어 서고, 종래에 우리 사회에 제도화된 노동 이해대변 방식의 협소함을 극복 하려는 행위자들의 다양한 이니셔티브(initiative)라고 볼 수 있다. 미대변 된 노동의 이해 대변을 위하여 구축된 조직적인 진지들과 그것의 확장과
제1장 서 론 3 심화를 위한 그러한 실천들의 다양한 지반은 이미 우리 사회에서 상당한 정도로 확대되어 있다. 이미 노동시장의 여러 주변부 구석들에서는 다양 한 실험들과 혁신들이 도모되고 있으며, 이는 우리 사회에서 노동이해대 변의 총체적인 재구조화를 요구하는, 일종의 절규 라고 볼 수 있다. 그것은 결과적으로 노동이해대변의 다양화 를 불러오고 있으며, 이러 한 흐름은 오늘날 한국 노동운동의 또 다른 주체들을 형성해 내고 있고, 미래에 전체적인 노사관계의 구조변동을 일정하게 예고하고 있다. 조직 적 형태도 다양하다. 심지어 노동운동이나 노동조합의 이름 하에서가 아 니라 그러한 인식 밖에서 새로운 형태의 조직화와 이해대변의 시도들이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 다양한 실천들의 전개 속에서 노동이해를 대변하 려는 단체들이 새로운 분화(differentiation) 양상을 겪고 있음을 목도하면 서 이제는 무언가 종합과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를 통해 지금까지 전개되어 온 여러 실천들이 어떻게 새로이 통합(integration) 내지 조율 (coordination)을 통하여 종래 노사관계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고 재구 조화기 위한 정책을 마련함에 있어 어떠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을지를 논하고, 보다 실효성 있는 방안을 찾아 나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 본 연구 바로 노동이해대변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한국 사회에서 태동 하여 진화하고 있는 여러 새로운 실천들을 적극적으로 분석하여, 그를 통 해 한국 사회에서 노동이해대변 체계의 새로운 구축을 어떻게 이룰 것인 지에 대해서 핵심적인 관심을 두고 있다. 그것은 다양한 목소리들과 실천 들에 적극적으로 귀기울이고 눈길을 주면서, 우리 사회 노사관계의 제도 적 틀이 보다 많은 노동대중들을 포괄하며 그들의 조직적 권리를 보장하 고 이해대변의 기본적인 틀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고 하는 규범적인 지향 성을 내포한다. 즉 노동 이해대변의 공백(representation gap) 을 메우기 위하여 전개되어 오고 있는 다양한 주체들의 다양한 형식의 새로운 실천 들을 분석하여, 그를 통해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노동이해대변의 실험적 시도들의 유형적 특성을 파악하고, 향후 그것이 한국의 노동운동 및 노사 관계 발전에 있어서 지닐 수 있는 함의가 무엇이 될 수 있을지, 나아가 정 책적으로 향후 한국 사회에서 보다 적절하고 합리적인 노동이해대변의 구축 내지 노사관계의 확장의 길은 무엇이 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답을
4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찾는 것에 기어코자 하려는 의도를 깔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 하에서 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이 크게 네가지의 연 구질문을 던져 본다. 첫째, 현재 한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노동이해대변의 새로운 실천들에 는 어떠한 것들이 있으며, 그것들 각각 나타나고 있는 맥락과 이유는 무 엇인가? 특히 그러한 실천들을 주도하고 있는 이들은 누구이며, 이들은 기존의 노동운동과 어떠한 관련성을 맺고 있는가? 둘째, 새로운 실천들은 어떻게 전개되어 왔으며, 그것들은 노동의 이해 대변에서 어떠한 식으로 역할을 수행해 왔는가? 특히 실천의 형식과 관 련하여 노동조합의 유의미성은 어느 정도로 확인되고 있는가? 노동조합 을 극복하기 위한 실천들의 유의미성과 한계는 무엇인가? 셋째, 그러한 새로운 실천들은 과연 미래 한국 노사관계의 재구조화와 노동체제의 전환에 있어서 적절하고 유의미한 함의를 지닌다고 볼 수 있 는가? 새로운 이해대변방식의 제도화 전망은 어떠하며, 그들은 어떠한 정 도로 목표한 바를 달성해 내고 있는가? 그들의 실천의 효과와 영향력에 제한이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그들 가운데 성공적으로 제도화되고 있고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조직체들은 어떠한 이유에서 그러한가? 즉 그들이 거두고 있는 성공의 비결은 어떠한 요인에 기인하는가? 넷째, 그들의 유의미성을 살려, 건강한 노동운동 및 사회운동적 흐름으 로 정착시켜 내기 위해 필요한 정책적 과제는 무엇인가? 제2절 배경적 상황 위와 같은 문제의식에 대한 답을 연구를 통하여 찾기 위하여 기본적으 로 그러한 문제제기를 하는 배경적 상황에 대해 좀 더 심화된 이해를 할 필요가 있다. 본고에서의 문제제기는 기본적으로 한국을 포함하여, 전 세 계적으로 노동조합 조직률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 착목하여 비롯되었다. 노동조합의 약화 원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제시되었다. 1) 그 가운
제1장 서 론 5 데 많은 논자들이 지적하고 있는 바는 고용구조의 변화로 비정규직이 늘 어나고 사용자의 경계가 불분명해짐으로써 작업장 기반의 전통적인 노동 조합 조직화로는 다수의 노동자들을 포괄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즉, 지 금까지 노동조합은 한 기업에 장기 고용된 정규 직원들을 중심으로 조직 되어 개별 기업 단위의 단체협약을 체결했는데, 이러한 시스템으로는 임 시직, 파트 타임직, 파견직 등 다양한 비정규 노동자 계층을 포괄하기 힘 들게 되었다는 것이다. 더불어 그러한 층은 상대적으로 노동조합 조직률 이 낮은 민간 서비스산업에 집중되어 노동조합의 교섭력을 더욱 약화시 키는 쪽으로 기여하였다. 이와 같은 여러 가지 요인들로 인하여 촉발된 노조 조직력의 취약화는 결과적으로 노동의 이해대변의 공백지대를 더욱 더 넓혔다. 전통적으로 노동조합의 조직력이 강했던 부문에서 조직률이 하락하고 있으며, 동시에 기존 노동조합으로부터 광범위하게 배제되었던 저임금 서비스직 종사자들과 비정규직의 수는 급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 조합이 이들의 신규 조직화에 실패함으로써 노동조합의 이해대변 기능이 약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Dolvik & Waddington (2004) 은 유럽의 노조 조직률이 쇠퇴하고 있는 이유를 전통적으로 노조 조직률 이 높은 산업에서 조합원을 잃고 있는 비율만큼 서비스 산업에서 조합원 을 신규 충원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였다(Dolvik and Waddington, 2004: 9).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노동조합 조직률은 1989년을 기점으로 급락하며 위기를 맞았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1989년에는 노조조직률이 19.89%까지 상승하였으나, 그 이후 급격히 감소하여 2013년 기준 10.3% 로 여전히 하락세를 이루며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같은 노동조합 조직률 하락과 노조 쇠퇴의 배경에는 제도적 제약 1) 예컨대, 대표적으로 경쟁강도와 비용절감 압력의 강화로 사용자의 반 노동조합 전 략도 증가했으나 이에 맞설 노동조합의 교섭력은 분권화에 의해 오히려 약화되면 서 전반적으로 노조 조직률을 하락시키는 요인이 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그 와 함께 글로벌화로 인해 전통적으로 조직노동이 강세를 보이던 제조업 사업장의 해외 공장 이전이 빈번해짐으로써 전반적인 노조 조직률 쇠퇴로 귀결되었다는 지 적도 제기되었다.
6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요인 외에도 대기업 정규직 중심의 노동조합 조직의 한계가 분명히 존재 한다. 우리나라 노동조합의 조직률은 기업규모와 고용형태에 따라 큰 차 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012년 말 기준으로 기업규모에 따라 직원 300명 이상 사업체 노조 조직률이 61%인 것에 비해 100~299명은 8.3%, 30 ~99명은 1.5%, 30명 미만은 0.2%에 그쳐 사업체 규모가 클수록 높은 조직률을 보이고 있다(고용노동부, 2013). 반대로 300명 미만의 중소사업 장의 노동조합 조직률은 극히 낮고 그 이하 영세사업장의 경우에는 노동 조합이 거의 부재하다시피 해 이해대변의 공백이 매우 심각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또한 통계에 의하면 여성 노동자의 조직률도 여전히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 김유선(2008)의 연구에 의하면, 남성노동자의 조직률도 1989년 을 기점으로 계속 하락하였지만, 여성 조직률은 5.1%로 그 절반에도 미치 지 못하고 있어 여성 노동자에 대해 노동조합이 이해대변 조직체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에 의하면, 여성의 노동 조합 조직률은 1970년대 중반 19.5%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외환위기 이후에는 5%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여성노동자 의 노동조합 대표성 갭의 문제가 훨씬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마지막으로, 비정규직에 대한 노동조합의 대표성 갭도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급격히 변화하여 정규직이 감소하고 계약직, 파견직, 임시직, 일용직 등 비정규직의 수가 급속히 증가해 왔다. 2013년 8월 현재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전체 임금노 동자의 32.6%가 비정규직이며,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자체 분류에 의하면 비정규직 비율은 45.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2013; 이남신, 2013). 비정규직 증가와 관련하여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정규직과 비정 규직 간 임금불평등을 비롯한 차별과 노동시장 양극화의 문제이다. 비정 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해당되는 여러 가지 보호로부터 배제되어 전형적인 2차 노동력 이 되고 있으므로 (정이환, 2010), 이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차별을 개선할 수 있는 차별시정제도의 보완과 더불어 이들의 이해를 대변할 수 있는 조직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그런데 권혜자 (2013)에 의하면 현재 정규직 노동자의 노조조직률이 14.7%인 것에 반해
제1장 서 론 7 비정규직 노동자의 조직률은 1.7%에 불과해 노동조합 대표성의 불균형 문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결국 한국의 노동조합은 대기업 남성 정규직 중심으로 조직되어 있어 주변부 노동시장에 속해 있는 중소 영세사업장 노동자, 비정규, 여성 노 동자들이 노동조합의 이해대변의 틀로 포괄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므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노동시장 양극화와 기회 불평등 및 차별 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변부 취약 노동자 계층에 대해서도 노사 관계 제도를 통한 규제와 보호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노동조합의 대표성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며, 이는 노동조합 자 체의 생존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노동시장의 변화로 인해 핵심 부문 중 심의 노동조합 조직화로는 노동조합이 이해대변의 기능과 역할을 더 이 상 수행할 수 없을 뿐더러 조직률 하락과 정체를 극복할 수가 없기 때문 이다. 한국의 노동조합은 1987년 민주화와 더불어 급속히 성장하였다. 그러 나 산업구조의 변화, 세계화와 경제개방의 확대,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의 도입, 노동시장의 구조 변동 등과 같은 정치경제적 환경 변화에 따라 한 국의 노동조합은 어려움에 처해 있다. 노동조합의 조직률은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고 노동자들의 이해를 대변하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한 국은 전통적으로 일본처럼 기업별 노조체제를 갖추고 있다. 기업별 노조 체제에서 노동조합은 기업 내부화되어 있어 유노조 사업장에서는 임금, 근로조건과 관련하여 상당한 규제력과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러나 기업 별 노조의 영향력은 회사 문을 나서는 순간 상실된다. 유노조 기업 내부 의 정규직 노동자들은 노조의 혜택을 받고 있으나 같은 기업에 소속되어 있는 대부분의 비정규노동자들, 노조가 없는 대다수의 중소기업 노동자 들은 그 혜택에서 제외되어 있다. 산업구조의 변화, 기업의 구조조정, 노 동시장의 분절 심화가 동시적으로 이루어지면서 노동조합이 집중된 대기 업과 공공부문에 고용된 정규직 노동자들의 비중이 줄어든 반면, 중소기 업에 고용된 노동자와 비정규노동자들의 비중은 크게 늘어났다. 이로 인 해 노동조합에 가입한 임금노동자의 비율은 줄어들고 있다. 대표적으로 노동조합 조직률은 1990년대에 들어오면서 추세적으로 하
8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락하고 있다. 노조 조직률은 노사관계에서 노조의 힘을 나타내는 가장 중 요한 척도이다. 그것은 한 나라의 노사관계가 집단적으로 규율되는 정도 를 알려주며, 노동조합의 대표성의 정도를 말해준다. 한국의 노조 조직률 은 권위주의적 산업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해 오다 1980년 군부 정 권의 억압으로 감소하였다가 정치적 민주화와 함께 분출한 노동자대투쟁 의 여파로 1980년대 말에 크게 상승하여 1989년에 19.8%(조합원수 193만 명)로 최고조에 이르렀다. 그러나 1990년부터 조직률은 추세적으로 하락 해 왔다. IMF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에 오면 조직률은 12.6%(조합 원수 141만 명)로 떨어졌고 그 이후에도 하락 추세는 반전되지 못하였다. 2012년 현재 한국의 노조 조직률은 10.3%, 조합원수는 178만 명이다. 이 처럼 조직률의 추세적 하락은 노조 조직률의 분모를 구성하는 전체 임금 노동자의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에 비해 분자를 구성하는 조합원 수는 크게 변화하지 않은 결과라고 볼 수 있다. 1990년대부터 진행된 노조 조직률의 추세적 하락과 현재의 10.3%의 조 직률은 한국의 노동조합이 전체 임금노동자의 이해를 적절하게 대표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에서 노동조합은 규모별로는 대기업 종사 자, 부문별로는 공공부문 노동자, 고용형태별로는 정규직을 주로 대표하 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 종사자, 민간부문 노동자, 비정규직 등은 그 대표 기제로부터 많은 경우 배제되어 있는 실정이다. 즉 다시 말하면 노동시장 의 취약계층일수록 노동조합이라는 집단적 대표 기제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한국의 노동조합은 구조적으로 노동시장의 상층 노 동자의 이해대표 기구의 역할을 하기 쉽다. 지난 10여 년간 한국의 가장 중요한 노동문제가 집약된 비정규노동자 들은 이러한 노동조합의 대표성에서 거의 전적으로 배제되어 있는 현실 이다. 한국의 비정규노동자들은 고용의 불안정, 저임금, 열악한 근로조건, 미약한 사회적 보호에 노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을 통한 이해 대변 기제로부터도 철저히 소외되어 있는 것이다. 그 구체적 양상을 살펴 보면 다음과 같다. 노동조합 조직률을 고용형태별로 분류해보면(표 1-1 참조), 2013년에 정규노동자들의 조직률은 17%이지만, 비정규노동자는 3%에 불과하다.
제1장 서 론 9 <표 1-1> 고용형태별 노동조합 조직률의 추이 (단위 : %) 2003 2005 2007 2009 2011 2013 임금노동자 11.4 11.8 12.1 12.2 10.9 12.4 정규직 15.3 15.9 16.0 17.3 15.2 17.0 비정규직 3.4 4.6 5.1 2.5 2.6 3.0 한시적 노동 4.0 5.8 7.3 3.5 3.9 4.4 비전형 노동 2.6 2.8 2.3 1.5 1.4 1.4 시간제 노동 0.3 0.2 0.2 0.4 0.3 0.6 자료 :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각 연도 8월. 비정규직 중에서도 한시적 노동자는 4.4%의 조직률을 보이지만, 파견, 용 역, 특수고용 등의 비전형 노동자(1.4%)와 시간제 노동자(0.6%)의 조직률 은 더욱 낮다. 조직률의 추이 변화를 살펴봐도 2003년에 비해 현재의 조 직률은 더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비전형 노동자는 2005년 2.8%의 조직률을 나타냈지만, 현재는 그 절반인 1.4%로 크게 하락하였다. 같은 기간 전체 임금노동자의 조직률은 거의 변화가 없었던 점과 비교하면, 비 정규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 증대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대표권 측면 에서는 거의 아무런 변화가 없었거나 오히려 더 약화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한국의 비정규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의 대표권에서 거의 완전히 배제되어 있는데, 이것은 한국의 분절된 노동시장이 분절된 대표권(segmented representational rights)과 구조적 연관을 갖고 있음을 말해준다 (안정화 정주연, 2012). 또한 이것은 한국의 기업별 노사관계 또는 기업 별 노조운동의 관행을 염두에 둔다면 매우 자연스러운 결과이다. <표 1-2>에서 보듯이, 비정규노동자는 규모가 작은 사업체에 집중되어 있다. 300인 이상 대기업에 속한 비정규노동자는 약 33만 명인데 비해, 30인 미 만의 소규모 사업체에 속한 비정규노동자는 약 416만 명이다. 또한 300인 이상 대기업에서 근무하는 임금노동자 중 비정규직의 비율은 15.2%이지 만, 3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체 종사자 중 비정규직 비율은 약 40%에 근 접한다. 기업의 규모와 비정규노동자의 분포는 체계적 연관성을 갖는 것
10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표 1-2> 사업체 규모별 비정규직 현황(2013) (단위:천명) 임금노동자 비정규직 비정규직 비율(%) 1~4인 3,481 1,616 46.4 5~9인 3,203 1,193 37.2 10~29인 4,007 1,351 33.7 30~99인 3,621 1,074 29.7 100~299인 1,739 379 21.8 300인 이상 2,190 333 15.2 자료 : 통계청(2013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표 1-3> 사업체 규모별 노동조합 조직 현황(2012) (단위:천명) 30명 미만 30~99명 100~299명 300명 이상 임금노동자수 10,482 3,429 1,765 2,087 조합원수 17 50 146 1,272 조직률(%) 0.2 1.5 8.3 61.0 자료 : 고용노동부, 2012년 전국노동조합조직현황. 이다. 이러한 노동시장의 구조적 분절 양상은 대표권의 분절과도 체계적 으로 관련된다. <표 1-3>은 최근의 사업체 규모별 조직률의 개요를 보여 준다. 300명 이상의 대기업의 조직률은 61%에 이르며 조합원 수는 약 127만 명인데 비해, 300명 미만의 중소기업의 경우 조직률은 매우 미미하 며 조합원 수는 약 21만 명에 불과하다. 300명 미만의 사업체에 전체 임 금노동자의 약 90%가 속해있는 점을 감안하면, 대표권의 갭은 매우 극단 적이다. 따라서 한국의 노동조합은 주로 대규모 사업체에 공급되고 있음 을 알 수 있다. 이것은 한국의 산업화 이후 기업별 노조체제의 오랜 제도 적 관행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상에서 보았듯이 현재 한국의 노동조합들은 대표성의 위기 에 직면 하고 있다. 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하여 한국의 노동조합운동은 지난 10여 년 동안 미조직 비정규노동자의 조직화에 자원을 투입해 왔다. 물론 현재 까지 미국의 AFL-CIO와 영국의 TUC처럼 총연맹 차원의 대대적인 조
제1장 서 론 11 직화로의 선회 가 한국의 노동조합에서 벌어진 것은 아니다. 많은 경우 비정규노동자의 조직화 시도는 그들의 자생적인 투쟁과 기존 조직노동의 지원이 결합된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제3절 연구방식 1. 분석대상의(가설적) 유형화 노동의 이해대변이 결코 단순히 신자유주의 고용정책을 통해서만 설명 될 수 있지 않을 것이나, 적어도 보편적으로 그것이 신자유주의적 고용정 책과 긴밀한 연계성을 지니고 후자가 전자의 일원인이 된다는 것은 부인 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한 고용정책의 형성과 실행은 하나의 노동정 치(labor politics) 적 과정을 동반하게 되고, 행위자들간의 특정한 권력관 계를 배경으로 하여 이루어지는 전략적 선택들간의 우연적(contingent)이 고 상황적인 작용의 결과, 그것은 이해대변 방식상의 변화를 유도한다. 그러한 맥락에서의 노동정치의 전개와 이해대변의 새로운 실천양상은 다 양한 주제와 측면에 초점을 두고 분석될 수 있다. 예컨대, 주체중심, 대상 중심, 형태중심, 활동방식중심 그리고 활동주제중심 등의 기준에 따라 구 분이 가능하다. 주체중심적 접근에서는 누가 이해대변을 추구하느냐이다. 당연히 기존 의 노동조합은 새로운 상황 속에서 적극적인 실천을 벌일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실천은 비단 기존의 노동조합만이 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이해 대변의 주체는 기존의 노동조합이 아닌 영역에서도 출현할 수 있다. 대상 중심적 접근에서는 이해대변의 목표집단이 누구냐를 중심에 둔다. 이를 테면 특정한 실천이 어떠한 이들의 이해를 대변하기 위해 정향되어 있느 냐의 주제이다. 오늘날 취약노동계층은 여성, 비정규직, 파견근로자, 청년, 노년 등 다양한 범주로 나뉘어질 수 있다. 형태중심적 (혹은 형식중심적) 접근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진다. 핵심적으로 그것은 기존의 노동이해
12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대변의 핵심적인 조직체인 노동조합과 노조원의 조직화를 통한 이해대변 방식을 취하느냐, 아니면 노동조합이 아닌 다른 방식을 취하느냐의 문제 이다. 노동의 이해대변의 중심주체가 노동조합일 수밖에 없으나, 비노동 조합적 이대해변방식도 노조 못지 않게 중요하기 때문에 양자가 각각 어 떤 정도로 병행되느냐가 관건이다. 활동방식중심적 접근에서는 교섭을 추구하느냐, 정책참가를 추구하느냐, 아니면 사회운동적 실천을 추구하느 냐 등의 방식으로 나뉘어진다. 끝으로 주제중심적 접근은 어떠한 이슈를 주안점에 두고 실천을 전개하는가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 모든 접근방식들을 한번에 다 다루기는 힘들 것이며, 이 연구에서는 핵심적으로 주체 과 형태 두 가지를 동시에 고려하면서 노동이해대변의 새로운 양태들을 유형화해 보려 한다. 무엇보다도 이 두 가지 기준은 현 재 노동이해대변방식의 한계와 향후 그것의 미래와 관련하여 고려해야 할 핵심적인 쟁점을 담고 있다. 그것은 이른바 신자유쥬의 고용정책의 기 조 속에서 형성된 노동시장의 새로운 집단들의 확대상황 및 그들의 근로 조건 하에서 타당하고 가능한 이해대변방식의 형성이라고 하는 실천양태 와 관련하여, 기존의 노사관계 제도의 틀 내에서 일정하게 자리를 차지 한 노동운동(노사관계)의 주체들이 노동조합을 통하여 이해대변을 추구 하는 것이 과연 현재의 조건에서 어느 정도로 실효성있는 것일까? 라고 하는 문제이다. 이러한 질문에는 바로 새로운 실천이 기존의 노동조합운동 관계자들에 의해 도모되고 있는가, 아니면 그들이 아닌 새로운 주체들에 의한 실천인 가라고 하는 주체의 측면과, 그것이 노동조합적 활동인가, 아니면 비노동 조합적 형태의 활동인가라고 하는 형태의 측면의 쟁점을 담고 있다. 이 두 가지 쟁점을 기준으로 하여 일종의 2by2 테이블 을 구성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표 1-4>와 같이 총 네 가지 형태의 이해대변 방식을 범주 화할 수 있다. <유형 1>은 기존 노동조합 주도로 노조조직화의 노력을 강화하는 경 우로, 특히 전략적 혁신과 조직화 공세를 심화시키는 방식의 실천양태이 다. 이는 기존 주체들의 자기혁신 내지 자기성찰적 자각에 기초하여, 기 존의 제도적 환경에 위치해 있는 노동조합이라고 하는 이해대변의 플랫
제1장 서 론 13 <표 1-4> 노동이해대변의 네 가지 유형:주체와 형태의 변화에 따른 구분 이해 대변의 주체 기존의 노동조합 행위자 노동이해대변을 추구하는 새로운 주체 노동조합 이해대변의 형태 비노동조합 [유형 3] 기존 노동조합 주도의 [유형 1] 기존 노동조합 주도 비노조적 방식의 이해대변 시 의 노조조직화 : 전략적 혁신 도 : 시민사회와의 연대와 네트 과 조직화 노력의 심화 워킹 강화 [유형 2] 새로운 주체들 주도 의 노동조합 형성 시도 [유형 4] 새로운 주체들 주도의 비노조적 방식의 이해대변 활 성화 폼을 수선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그 틀을 미조직부문으로 확대시켜 적용 하려는 노력이다. 한국에서는 최근 우리 사회에서 분화되고 있는 노동시 장의 영역들에서 다양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하여 노동조합 활동가들이 주도하여 수행해 온 새로운 조직화, 캠페인화 시도와 그것이 일정하게 성공을 거두어 온 사례들이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민주노총의 서비스노조가 주도하여 유통서비스부문을 조직화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 한다든지, 희망연대노조와 같이 기존의 노동운동가들이 혁신적으로 사회 운동지향적 지향성을 가지고서 노동조합을 건설하여 다산콜센터나 케이 블방송부문의 서비스기사들을 동원하고 조직화한 시도, 그리고 광범위한 학교부문 내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노조원으로 조직화하고 그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전개한 시도 등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유형 2>는 기존 노동운동의 외곽에 위치해 있는 새로운 당사자들에 의한 노동조합 활동을 다룬다. 한국에서는 비정규 불안정 노동자들의 이 해대변을 위해 기존 조직노동 외부의 주체들이 주도하여 만들어진 일반 노조 또는 특수직종노조 형태의 노동조합들이다. 그간 이러한 범주에 속 하는 노동단체들은 적지 않게 공론장에 회자되고 있음에도 그들에 관한 국내의 연구조사는 - 전국여성노동조합을 제외하고 - 거의 이루어지지 않 았다. 이들 조직은 비정규 불안정 노동자 당사자들이 양대노총 외부에서 자체적으로 조직한 단체들로서, 노동조합의 법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것 과 상관없이 통상적인 노동조합의 활동과는 매우 상이한 내용과 형식으 로 자신이 대표하고자 하는 노동자 집단의 이해를 대변하는 실천들을 벌
14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여왔다. 대표적으로 청년세대들의 고용에서의 권리에 대해서 사회적인 문제제기를 수행하고 있는 청년유니온이나 아르바이트노동조합, 그리고 새로이 확산되고 있는 고령자 노동시장에서 고령근로자들의 이해를 대변 하려는 노년유니온, 그리고 대리기사들의 권익신장을 위해 노력하는 대 리기사노동조합 등이 이러한 범주의 주요한 예이다. <유형 3>은 기존의 노동조합 행위자들이 주체가 되어 종래 구축되어 있는 노사관계의 틀거리를 벗어나 새롭게 지역이나 시민사회의 활동단위 들과 적극적으로 연대하고 네트워킹을 강화하여 근로자들을 노조원으로 조직화하고 노조운동의 활동범위나 전망을 탈물질적인 이슈로까지 확장 시켜 넓히려는 시도이다. 다시 말해서 이른바 노동-시민사회단체 네트워 크 의 강화는 기본적으로 기업수준에서 근로자들을 조직하는 방식에 기 초한 노조활동을 통해서 제대로 대표되지 못한 노동자들의 이해 대변의 영역을 보다 적극적으로 확대시키려는 혁신적 시도이면서 동시에 시민사 회의 다양한 가치를 노조운동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노조활동의 계몽과 사회운동성의 강화를 도모하는 시도라고 하겠다. 2) 이러한 방향 전환 필 요성은 노조운동의 계급적 대표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한국 노동조합 운동에 강력히 제기되고 있는 바, 이를 위한 발본적이고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는 않으나, 근래에 일부 노조활동가들은 그러한 네트워크 의 결성 및 활동에 중심적 역할을 담당하면서, 다른 시민사회단체와의 적 극적인 소통과 공동활동을 모색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새로이 주목 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경우, 지역을 중심으로 한 이러한 네트워크는 특 2) 해외의 경우도 전통적인 노동조합 운동이 약화되면서 이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지 역기반의 커뮤니티 조직들과 이들간의 강력한 네트워크가 새로운 노동자 이해대 변의 방식으로 유효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Osterman, 2006). 기존의 전통적인 조직 기반 방식에서 벗어나 유관단체들간의 체계적인 동맹을 구축 하는 것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Heckscher, 2005). 이러한 네트워크 조직 내 노조 참여 활성화 및 활동 강화는 이른바 사회운동 노조주의 와 맥이 닿아 있다고 할 수 있는 바, 말하자면 노동조합들이 기존의 단체교섭 중심의 활동을 넘어서 지 역연대운동 등 대중의 참여와 동원을 토대로 한 운동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Johnston, 1994). 최근 유럽의 노동운동 진영에서도 기존의 노조운동을 넘어 평 화, 생태 등 다양한 가치와 네트워크 조직들을 활용하는 방식 (Obach, 2004)으로 운동의 새로운 모색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1장 서 론 15 히 법적 지위를 보장받고 있는 대중조직으로서 위상을 가진 노동조합의 제도적 자원에 많이 의지하곤 하기 때문에, 노조에게 보다 적극적인 활동 의 장이 되곤 한다. 3) <유형 4>는 기존의 노동조합 행위자들이 아닌 새로운 주체들이 자생 적으로 자신들의 문제를 자각하고 노동시장 내외적으로 다양하게 자신들 의 이해를 대변할 필요성을 느끼며 그것을 실현하려는 움직임을 노조가 아닌 방식으로 풀어나가는 것이다. 이는 한편에서는 그들 자체적인 노력 이 존재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노동조합이든 무엇이든 기존에 우리사회에서 노동기본권의 수호를 위해 존재한 이들의 협력과 조력이 적지 않게 작용하면서 노조로의 응집력 이는 결집이 여의치 않은 집단이 준노조(qusi-union) 방식으로 이해대변의 길을 찾아가는 것까지 포함한 다. 미국의 Workers Center나 일본의 노동NPO 등이 이러한 류의 대표적 인 사례라면,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10여 년 동안 이러한 형태의 노력들이 협회, 센터, 커뮤니티 등의 이름으로 시도되고 일정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주객관적으로 점점 더 노조조직의 확대가 여의치 않은 조건에서 이 러한 준노조적 실천들은 포괄적 시각에서 노동이해대변의 하나로 이해될 필요가 있고, 그들에 대한 지원과 노력이 일정하게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2. 연구방식, 분석대상 및 자료 본 연구는 4인이 참여한 공동연구의 형태로 진행이 되었고, 연구는 주 로 귀납적 방식으로 모색되어졌다. 말하자면, 애초부터 위의 네 가지 형 태의 구분을 전제로 해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 일정하게 기존의 문헌을 검토한 이후에, 노동이해대변의 확장적 실현을 위한 노력들에 해당하는 우리사회의 주요한 실천 사례들에 대해 접근하면서 여러 가지 논리와 틀 을 잡아 나가려 노력하면서 현재 구축해 낸 것이다. 위의 네 가지 형태로 의 집약적 유형화는 지난 2014년 한 해 동안 본 연구에 참여한 연구진들 3) 이러한 실천은 네트워크형 조직화를 통해 노조운동이 대체될 것인가 아니면 보완 될 것이라고 하는 논쟁과 관련하여, 한국에서는 그것의 대체성보다 보완성이 더 강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16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의 10여 차례의 토론과 논의의 결과로서 탄생한 것이며, 이러한 구분기준 의 마련과 그것을 기준으로 하여 경험연구를 전개하여, 비교분석을 수행 한 것 그 자체로 일단 의미가 있는 결과물이라고 간주하고자 한다. 물론 이러한 구분의 유의미성에 대해서 계속적으로 실천들의 확대양상을 관찰 하면서 심화된 분석을 통한 검증과 보다 섬세한 가공(elaboration) 필요한 것은 명백하다. 본고에서는 일단 본 연구에 참여한 연구진들의 각 유형별 분석결과를 필자가 대표적으로 정리하고, 잠정적으로 정리한 결론을 뽑 아내 구축해 보았다. 분석대상으로 삼은 기관은 네 유형에서 총 13개 기관이며, 4인의 연구 자들이 각각 3개 혹은 4개 기관들을 대상으로 삼아 분석을 전개하였다. 각 유형별 분석대상선정은 기존에 유형화를 한 이후에 대상선정을 한 것 이 아니라, 일단 접근가능하고 유의미하다고 판단되는 단체나 노조들을 연구자의 관심에 기초하여 선정하고, 그들에 대해서 탐색적 분석을 수행 해 가는 식으로 하면서 동시에 유형화를 진행해 가면서 조금씩 확대, 심 화시켜 간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엄밀한 연역적인 가설-검증의 방식을 취한 것이 아니며, 주요 사례대상들을 분석하면서 그들의 모습에 대한 설명(explanation)보다는 이해(understanding)을 추구하면서 유형화 로의 집약을 모색, 전개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첫 번째 유형, 즉 노동조합이 조직 노동이 처한 이해대변 위기를 극복 하고 새로운 노조 조직화와 실천을 모색한 사례로, 네 개의 노동조합들을 다루었다. 면세점 판매직 노동조합과 홈플러스 노동조합의 신규 노조 조 직화 과정, 희망연대 노동조합, 그리고 학교 비정규직 조직화 과정이 그 것이다. 이들은 일정하게 새로운 조직화에 성공을 거두었던 사례들로, 각 각 향후 노동조합운동의 대안적 조직화의 가능성과 한계를 품고 있는 시 도들이다. 두 번째 유형으로는 청년유니온, 아르바이트노동조합, 노년유니온, 대 리기사노동조합의 조직화와 활동에 대한 사례조사를 정리하였다. 이 사 례들은 이해대변의 형태로 노동조합이 채택되지만 기존 주류 노조운동 외곽의 행위자들이 조직화를 주도한 것들이다. 이러한 이해대변의 시도 는 전형적으로 기존의 노사관계 시스템이나 노조운동이 가진 이해대변의
제1장 서 론 17 <표 1-5> 유형별 분석대상기관과 주요 자료수집방식 유형 1 유형 2 유형 3 유형 4 분석대상기관 연구자 자료수집 서비스부문 면세점노조 권 인터뷰 홈플러스 권 인터뷰 간접고용 희망연대노조 권 인터뷰 비정규직 학교비정규직 조직화 진 인터뷰 및 설문조사 청년유니온 유 인터뷰 및 설문조사 아르바이트 노동조합(알바노조) 유 인터뷰 노년유니온 유 인터뷰 대리기사노조(대구지역지부) 진 인터뷰 서울남부지역 노동자 권리 찾기 유 인터뷰 인천지역 공동대책위원회 진 인터뷰 한국가사노동자협회(한가노협) 박 인터뷰(1인) 경남 이주노동자센터 박 인터뷰(1인, 이O승) 여자개발자 모임 박 인터뷰(1인, 이O비) 공백지대가 무엇인지 알려주며, 많은 경우 기존의 권익대변의 측면에서 배제되어 온 사회 집단 당사자들이 스스로를 조직화하는 경우들이다. 세 번째 유형에서는 두 개 기관들에 대해서 접근해 다루어 보았다. 하 나는 서울남부지역 노동자 권리찾기 사업단 노동자의 미래 이고, 다른 하 나는 인천지역에 형성된 시민사회단체 연합체인 인천지역공동대책위원 회 이다. 이들은 공히 노동조합의 지역본부가 적극적으로 지역의 시민사 회 단체와 연대와 네트워킹을 강화하기 위해 나선 시도들로, 단순히 일회 적인 이벤트성의 행사 위주의 활동을 넘어서서, 노동의 이슈로 지역단체 들을 적극적으로 결합시키거나, 다양한 시민사회적 이슈들을 노조가 자 신의 활동영역으로 삼으며 지속적이고 강한 협력구도를 구축해 내는 것 에 성공한 곳들이다. 마지막 네 번째 유형으로는 세 개의 기관들을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하 나는 실업자들의 이해대변을 위한 노력에서 출발하여 이제는 독자적인 협동조합을 지향하며 활동하고 있는 한국가사노동자협회이다. 두 번째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권익증진을 위한 노력을 지역사회에서 다각적으로 전
18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개하고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해 오고 있는 경남이주민센터이다. 세 번 째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들 가운데에서 특히 여성 개발자들의 권익을 위해 느슨한 커뮤니티형 모임을 형성해 가고 있는 여자개발자모임터이다. 이들 은 공히 이른바 준노조적 형태의 조직체로서 노조가 아닌 방식으로 기존 의 제도화된 노사관계의 틀에서 활동하는 노동조합과 연계를 지니고 있지 않은 새로운 주체들의 주도로 조직과 활동이 전개되고 있는 곳들이다. 본 연구를 위한 자료는 기본적으로 해당연구대상 기관들의 관계자들과 의 심층인터뷰 작업에 기초한다. 인터뷰는 해당기관의 조직구성과 활동 에 대해서 소상히 파악하고 있는 기관의 핵심 관계자들과 수행이 되었다. 인터뷰는 느슨하게 표준화된 방식으로 진행이 되어, 크게 각 기관들의 형 성사, 조직구조와 운영방식, 활동내용, 그리고 스스로 평가하는 성과와 한 계 등의 주제들을 공통적으로 다루었다. 본고에서 기반하는 자료는 본 연 구에 참여한 공동연구자들이 역할분담을 하여 수집, 분석하였고, 분석결 과도 부분적으로 나누어서 집필된 것이다. 제4절 본문개관 제2장에서는 본 연구와 관련된 국내외 선행연구들을 검토한다. 이어서 제3장부터 제6장까지는 앞서 제시한 분석틀에 맞추어 4가지 유형의 노동 이해애변을 향한 실천양태들의 사례들을 분석해 들어간다. 제3장은 기존 의 노조들이 중심이 되어 새롭게 노동조합을 조직화해 나가려는 시도들 이다. 여기에서는 오늘날 이른바 비정규직 노동운동 의 주요한 흐름을 형 성해 내고 있는 네 가지 실천들이 담겨 있다. 서비스연맹이 주도가 되어 전개한 백화점 판매직 노동조합 건설의 시도, 새롭게 지역사회와의 소통 을 목표로 내걸고 초기업수준의 노동조합을 전략적으로 구축하려고 노력 하며 노동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는 희망연대노조의 실천, 광범위 한 학교비정규직의 이해대변와 처우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학교비정규직 조직화 시도들, 그리고 사회적으로 크게 부각되고 있지는 않으나 은근하
제1장 서 론 19 게 조직화의 확장을 이루어내고 있는 대리운전기사 노동조합 등이 그것 이다. 제4장은 기존의 노조가 아닌 새로운 행위자들, 특히 이해대변의 사각지 대에 처해 있는 당사자들이 주도가 되어 전개하고 있는 새로운 실천양태 들로, 주로 노동조합을 새로이 건설하려는 시도들이다. 제5장에서는 기존의 노동조합이 노동조합이 아닌 다른 형태의 조직체 들을 구축하고, 특히 다른 시민사회 행위자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 면서 보다 우호적인 이해대변의 조건을 확보하고 진지를 구축하려는 노 력들이다. 제6장에서는 기존의 노동조합에 속해 있지 않은 행위자들이 노동조합 이 아닌 형태로 다양하게 결집하고 소통하면서 노동자들의 이해대변을 직 간접적으로 수행해 나가고 있는 시도들이다. 마지막 제7장에서는 이러한 실천들 각각의 면모들을 비교 분석하면서 현 시기에 그들로부터 끌어낼 수 있는 크고 작은 함의들을 정리해 보았다. 한편, 본고의 연구과정에서 일정하게 해외의 여러 사례들에 대해서도 접근을 시도했다. 독일, 일본, 영국 세 나라의 위의 네 가지 유형별로 하 나의 사례들에 대해 파악이 진행되었다. 그러나 그 체계성과 깊이, 그리 고 무엇보다 분석에 있어서 국내 사례들과의 균형이나 유기성 등의 측면 에서 적절하지 못하여, 각 장별 말미에 별도의 <보론>에 제시하였다. 4) 4) 해외의 경우 근래에 들어 새로운 유형의 실천들이 전개되고 있다. 그것은 기존의 노동조합이 주도하여 이해대변을 향한 새로운 대상을 향한 내용적 혁신을 모색한 것들이기도 하고, 새로운 주체의 태동을 통하여 새로운 형식을 추구한 것들이기도 하다. 본고에서는 해외의 최근 사례들에 대해 일부 접근을 시도하였으나 그것의 체계화된 이해를 추구하기까지는 역부족이었다. 다만 독일, 영국, 일본의 새로운 실천양상들에 대해서 일부 연구자들이 부분적으로 수집한 자료들을 기초로 하여 그 양상에 대해서 조망해 보았다.
20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제2장 선행연구검토:노동의 이해대변 공백과 새로운 대변시도 제1절 해외의 연구 1990년대 이후 서구에서도 노동조합의 위기와 이해대변의 공백의 심각 성을 지적하며 대안적 노동조합주의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논의가 활성화 되기 시작하였다. 노동조합 조직률이 급속하고도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위기의 원인을 경쟁 환경의 변화와 자본과 정부의 전략 변화라는 외적 요 인뿐만 아니라, 노동조합 내부의 대표성 위기에서 찾는 흐름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논의의 중심에는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기존 단체 교섭의 틀로부터 배제되고 있어서 전통적인 노동조합주의와 단체교섭 구 조가 전체 노동자의 대표기구로서의 위상을 상실하고 있다는 진단이 존 재한다. 이른바 대표성 갭(representation gap) 에 대한 우려가 표명되기 시작한 것이며, 이러한 갭을 극복하기 위한 이론적 실천적 대안 모색에 대한 논의가 노사관계 학파와 노동조합운동 내부모두에서 제기되었다. 노동조합 대표성 상실과 위기 극복 방안에 대해서는 크게 두 가지 흐름이 존재한다. 하나는 종래 노동조합과 노동운동 조직체들의 역할이 여전히 주요함을 인정하면서, 노동조합의 변화와 혁신으로 노동조합운동을 재활 성화하고 노동자 대표기구로서의 위상을 회복해야 한다는 노조 재활성 화(revitalization of union)론 이다. 두 번째는 점차 증가하고 있는 미조직
제2장 선행연구검토:노동의 이해대변 공백과 새로운 대변시도 21 비정규 주변부 노동자 계층을 포괄하기에기존의 노동조합의 틀은 한계가 있으므로 새로운 방식의 이해대변체의 출현에 주목하고 노동조합을 대체 하는 대안적 조직을 옹호하는 주장이다(Heery et al., 2004). 이와 같은 두 가지 입장은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다시 몇 가지 변별적 주장으로 구분될 수 있는데, 이 절에서는 본 연구 주제와 관련하여 주목할 만한 몇 가지 논 의들을 소개하고 함의를 도출하고자 한다. 1. 노조 재활성화론 가. 전략적 지향성의 전환 노조 재활성화 전략을 주장하는 입장은 노동조합의 관료적 제도화와 실리주의적 성향이 노동조합 기층 멤버십 동력의 상실과 비즈니스 노동 조합주의(business unionism)로의 경도를 야기하였다고 비판하면서 노동 조합의 전략적 혁신과 변화로 노동조합의 대표성을 복구해야 한다고 주 장한다. 터너(Turner)와 허드(Hurd)는 장기 지속되어온 미국의 실리적 노조주의의 비참여적 패턴을 비판하며 노동조합이 운동 주체로서의 위상 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들에 의하면, 노동조합은 단체교섭 위주의 서비스 대행업체로서의 위상에서 벗어나 사회운동적 노동조합주 의를 추구해야 하며, 이를 위해 외적으로는 미조직 노동자 조직화와 사회 정의를 위한 보다 광범위한 아젠다를 추구해야 하며, 내적으로는 평조합 원 활동성(rank-and-file activism)을 재활성화해야 한다. 이와 같은 노동 조합 재활성화 없이는 노동조합의 위기는 회복될 수 없는 악화일로에 빠 지게 될 것이라는 것이 이들 주장의 요체이다(Turner & Hurd, 2001). 보스(Voss)와 셔먼(Sherman)은 노동조합의 쇠퇴를 관료적 보수주의에 서 기인한 것으로 보고, 노동조합이 스스로의 목표와 전술의 변환을 통해 재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들은 미국 노동조합 운동 내에서 일부 노동조합들이 보수주의적 과거로부터 단절하여 근본적 변화와 혁신 을 성취했다고 보고, 이들 노동조합들이 혁신에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을 규명하였다. 이들에 의하면, 노조 재활성화를 위한 필수 요건으로
22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는 (i) 리더십 변화, (ii) 노동조합 운동의 근본적 변화를 자각하고 있는 노 조 활동가들의 새로운 노동조합 리더로의 등장과, (iii) 상층 연맹 조직의 혁신 지원 등이 필수 요건으로서 요구되며, 로컬 노조 차원에서는 과거 관료적 비즈니스 노동조합주의로부터 탈피하여 포괄적인 조직화 캠페인 의 추진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일련의 전투적(disruptive) 전술이 필요 하다는 것이다(Voss & Sherman, 2000). 프레게(Frege)와 켈리(Kelly)는 미국과 유럽에서 시도되어온 노조 재활 성화 전략을 고찰하면서 재활성화를 위한 6가지 전략적 요인을 규명하였 다. 6가지 전략은 (i) 조직화(organizing), (ii) 조직 재구조화(organizational restructuring), (iii) 연계 구축, (iv) 국가, 산업, 작업장 수준에서의 파트너 십구축, (v) 정치적 행동, (vi) 국제 연대인데, Frege & Kelly는 사회경제 적 환경 변화에 대한 노조 대응의 차이를 각국의 제도적 맥락과 경영자와 국가의 전략 차이 및 노동조합 자체의 동원구조 및 프레이밍 과정의 차이 로부터 기인한 것으로 보았다(Frege and Kelly, 2003). 노도조합 재활성 화 전략은 각국의 제도적 상황과 노사정 전략의 차이에 따라서 포커스와 양상이 달라진다는 게 이들 주장의 핵심인 바, 노동의 제도적 자원이 취 약한 나라의 경우 조직화와 연계구축 등의 전략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 하는 경향이 있다. 나. 미조직 주변부 노동자의 조직화 노조 재활성화를 위한 전략의 전환 중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제시되는 것은 미조직 주변부 노동자의 조직화이다. 미국의 노동조합은 1995년 존 스위니(John Sweeny)의 뉴보이스(New Voice) 그룹이 미국 노총 AFL- CIO의 의원장으로 선출되면서 조직화 모델(organizing model)의 급격한 확산을 경험하게 된다. 조직화 모델은 노동조합이 과거의 서비스모델 (servicing model)로부터 벗어나 기존 노조의 틀로부터 배제되어온 저임 금 서비스 산업의 여성, 비정규직, 유색인종, 이주민 노동자들을 광범위하 게 조직화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전술적인 차원에서는 NLRB 노조 승인 선거절차를 거부하고, 과반수 노동자들의 동의를 얻은 후 사용자에
제2장 선행연구검토:노동의 이해대변 공백과 새로운 대변시도 23 게 압력을 가해 노조를 인정하도록 하는 카드체크 조직화 방식, 조직화 성공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대한 전략적 목표설정(strategic targeting), 노조 조직화에 비협조적이거나 적대적인 기업을 대상으로 벌이는 기업공 략 캠페인(corporate campaign), 지역의 이주민 단체, 종교단체, 시민사회 단체들과 상호 협력과 연대를 형성하는 연계구축(coalition building) 전략 등이 새로운 조직화 모델의 내용으로 제시되곤 한다(Voss& Sherman, 2000) 특정 사회집단을 향한 보다 목적의식적인 노조의 조직화 활동의 필요 성을 제기한 연구들도 존재한다. 반달레(Vandale)와 레쉬케(Leschke)는 독일, 영국, 네덜란드를 사례로 하여 파트타임, 임시 계약직(temporary employment), 특수고용(own-account self-employment) 등 고용형태에 따른 조직화 정도의 차이를 분석하였다. 이들에 의하면 전통적으로 노동 조합 조직률이 강한 부문에서는 조직률이 하락한 반면, 비정규직 조직화 에는 여전히 한계가 존재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소규모 분산된 작업 장에서 일을 하고 있으며, 동료들과의 낮은 접촉성과 높은 이직률을 보이 고 있어 조직화가 용이하지 않다는 구조적 제약이 존재한다(Vandale & Leschke, 2010). 그러므로 작업장을 일대일로 조직화하는 전통적인 조직 화 전략으로는 미조직 비정규직을 조직화할 수 없으며 비정규직 조직화 에 필요한 새로운 전략을 발견하여야 한다는 것이며, 비정규직 노동자들 의 이해와 요구를 적절히 대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들 의 주장을 요약하면, 노동조합은 기존 정규직 보호 위주의 단체협약 체결 과 서비스모델에서 벗어나 비정규직의 이해를 충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 의 확대와, 이러한 서비스모델의 조직화 모델로의 통합을 지향해야 한다 는 것이다. 탈리비(Taliby)와 폴러트(Pollert)는 특히 청년층 조직화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였다. 그들에 따르면, 오늘날 청년층의 노조조직률이 낮고 그들을 향한 노동조합의 특화된 노력도 활발하지 못한 상황의 원인은 (i) 청년층 들의 노조에 대한 반감, (ii) 교육, 취업, 실업, 노동시장으로 부터의 철수 등과 같이 노동시장에서의 이행이 분산적이고 그 기간 또한 길어지게 된 점 ii) 호텔 및 식당업, 도소매업, 건설업 등 최하층 일자리에의 종사 경향
24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등이 주요하다. 그러한 청년층들의 조직화를 위해서 노조는 무엇보다도 청년층이 지닌 집단적 정체성 에 적극적으로 주목하고 새롭게 다가가야 한다 (Taliby and Pollert, 2011). 이민노동자 역시 조직하기 힘들며 이해대변이 쉽지 않은 또 다른 대표 적 집단으로 알려져 왔다. 1990년대 미국 LA에서의 경험을 분석한 밀크 맨(Milkman)은 노조의 재활성화와 이민노동자 조직화의 성공적인 모델 의 가능성을 제시했는데, 그는 이민노동자 자체가 조직화가 어렵다기보 다 그들이 처해 있는 부문적 특성으로 인해 조직화가 어려운 것임을 규명 했다. 오히려 원래 미국인 노동자보다 이민노동자들이 노조에 대해 더 수 용적인 태도를 보이는 편인데, 그러한 양상의 배후에는 라틴계 이민자들 의 전투적인 성향과 새로운 노조 활동가들의 리더십이 복합적으로 작용 했으며, 사회적 네트워크도 중요한 자원이 되었다. 이민 노동자들은 친족 관계나 출신지역에서 형성된 사회적 네트워크에 기반하여, 이민노동자의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이들이 공동의 언어를 공유하기 때문이다(Milkman, 2000). 이와 비슷한 관점에서 최근의 해외 연구 문헌들은 노동조합 재활성화 는 이주민 커뮤니티를 비롯해 지역사회 내 다양한 단체들과의 일상적, 지 속적 연대관계의 구축을 핵심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미국 LA 의 청소노동자들을 조직화한 청소노동자에게 정의를(JfJ) 캠페인 사례 는 그와 관련하여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 이 캠페인은 과거의 노동조합에서 배제되어온 이주 노동자들을 조직화의 주체로 동원하였으 며, 이주노동자들이 겪는 사회적 배제와 빈곤의 문제를 광범위하게 제기 함으로써 사회적 정당성을 획득하였다. 또한 성공적인 캠페인의 배경에 는 노조-지역단체의 연계가 주요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이주 노동자들의 권리 옹호를 위해 노력해온 지역사회 운동 단체와 이주민 커뮤니티들, 카 톨릭 교회와 정치인들과의 연대에 기반한 지역사회 네트워크의 구축과 확대는 성공적인 JFJ 캠페인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지적되어 왔으며, 이 와 같은 풀뿌리 조직화(grassroots organizing) 전략적 타겟팅과 위로부 터의 압력도 성공요인으로 손꼽히곤 한다(Erickson et, al., 2002; Hurd et al., 2002, 2003). 요컨대 JfJ 캠페인은 법적, 산업적, 정치적 조건에 대한
제2장 선행연구검토:노동의 이해대변 공백과 새로운 대변시도 25 노동조합의 분석 및 이에 기초한 적절한 목표설정과 노조-지역사회 연계 구축 전략이 주변부 노동자층의 취약한 영향력을 보완하고 성공적 캠페 인을 이끌 수 있는 전략적 원천이 될 수 있음을 입증함으로써 저임금 미 조직 서비스 노동자 조직화 가능성에 시사점을 제공한다. 다. 지역사회노동조합주의(community unionism) JFJ 캠페인을 비롯하여 성공적인 조직화 전술에 있어서 핵심 요인으로 제시되는 것은 노조와 지역사회의 연대이며, 이와 관련하여 많은 연구자 들이 지역사회 노동조합주의를 대안적 모델로 제시하고 있다(Fine, 2001, 2005; Wills, 2001). 이러한 논의들은 작업장 단위로 노동자를 조직화하고 단체협약을 일대일로 체결하는 방식은 고도로 탈집중화된 유동적 주변적 노동자들을 조직화할 수 없다고 보고, 대안적 조직 모델로서 지역사회 노 조주의를 제안한다. 이 모델에 의하면, (i) 노조는 작업장을 넘어서서 조직 미조직 노동자를 망라한 지역의 노동자들과 지속적 관계를 맺어야 하며, (ii) 초기업 단위의 광범위한 지역 노동시장 전체를 조직화하고 작업장을 넘어서서 지역사회의 다양한 이슈들에 개입해야 하며, (iii) 이를 위해 지 역 사회의 다양한 사회단체들과 지속적인 연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러한 지역사회 노동조합주의의 모델은 여러 논자들에 의해 노조 재활성화 전 략의 핵심적 요소의 일부로서 규명되었으며, JfJ 캠페인 등의 성공적 사 례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지역사회 노조주의는 노동조합이 개별 기업이 나 작업장 단위를 넘어서서 지역의 다른 노동조합, 학교, 교회, NGO와 시 민사회 섹터, 지역사회운동 단체와 커뮤니티 조직들과 지속적 관계를 맺 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과거처럼 연계 구축 전략을 일회적 도구적인 차원 에서 활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상호 호혜적이고 장기지속적인 관점에서 추구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는 노동조합이 조합원들만 의 이해를 편협하게 추구하는 이익집단에서 벗어나 광범위한 미조직 주 변부 노동자와 저소등층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이를 위해 광범위한 사회적 문제와 이슈를 제기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지역 연대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26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2. 대안적 노동조직론 근래에 들어 노조의 쇠퇴에 대한 대안조직체들의 출현 및 그들의 이해 대변의 공백지대에서의 활약이 심화되면서 그러한 현상에 적극적으로 주 목하는 연구들도 활성화되었다. 이러한 연구의 대표적인 예로는 헥셔 (Heckscher)와 까레(Carre)가 수행한 연구가 있는데, 그들은 노조의 영향 력 저하에 따른 노동자 대표(representation) 시스템 내의 갭을 채우기 위 한 대안으로 소위 준노조(quasi-unions) 가 등장하고 있는 양상을 주목한 다. 그들에 따르면, 저임금 임시노동자, 이민자노동자, IT 직종이나 미디 어 직종 등에서 종사하는 신경제 하의 새로운 서비스 노동자 등을 조직한 여러 단체들이 이와 같은 준노조적 성격을 취하는데, 준노조들은 대부분 자발적 연합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주로 법 제정의 과정에 압력을 행사 하거나, 언론을 통한 공론장에서의 여론 환기활동을 통해 저임금 노동자 들의 노동환경개선에 영향을 끼치는 행위전략을 주로 취한다. 준노조들 은 특히 기존의 노조와 달리 자발적인 연합형태로 노조가 부재한 단위에 서 조직되지만, 그 분권화된 성격으로 인하여 전국단위에서 효과성을 발 휘하는 면에서는 한계를 갖는다(Heckscher & Carre, 2006). 이와 같은 관 점에서 헥셔(Heckscher)는 결사체 형태의 조직을 전통적인 노동조합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한다. 이는 특정한 사용자와의 단체협약 체결을 목표 로 하지 않고, 복수의 사용자들에게 압력을 가하는 공개적 결사체를 의미 한다. 그에 의하면, 노동조합이 한 사업장에 장기 고용되어 있는 노동자 들의 이해를 대변하여 개별 사용자와 단체협약을 맺는 전통적인 노동조 합 대변 기능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포괄할 수 없는 소수의 이익대변 체 계에 불과하므로, 결사체 조직을 통해 모든 피고용자들의 보편적 권리에 기초하여 다양한 피고용자 그룹을 포함하고, 이들이 제기하는 다양한 요 구들을 협정으로 구체화시킬 수 있는 다각적 협상 메커니즘을 도입하여 노동의 질과 작업구조를 포함한 광범위한 정책 이슈를 제기해야 한다 (Hecksher, 1996). 준노조적 조직체의 대표적인 예로는 미국의 노동자 센터(Worker Centers) 를 들 수 있다. 대체로 노동자 센터는 이주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법률 조
제2장 선행연구검토:노동의 이해대변 공백과 새로운 대변시도 27 언과 상담서비스, 영어교육, 노동자권리 교육, 헬스클리닉, 은행계좌나 대 출에 대한 접근성 확보 등에 대한 정보 제공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 한다. 노동자 센터들은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통한 생활임금운동 및 주거 나 교육영역에서의 운동들을 전개함으로써 지역사회운동의 주체로서의 위상과 역할도 강화해 왔다. 저임금 이주 노동자 조직화에 경주해 온 노 동자 센터의 다양한 활동들을 연구한 파인(Fine)에 따르면, 이와 같은 지 역 연대에 기초하여 2000년대 중반부터 최저임금 및 노동정책 개선활동 과 관련하여 노동자 센터가 획득한 성과는 주목할 만하다(Fine, 2006, 2011). 3. 노동조합과 대안적 노동조직의 관계:대체론과 보완론 기존의 노동조합이 아닌 새로운 노동단체들의 출현과 관련한 주요 쟁 점은 이 조직체들과 노동조합과의 관계에 있다. 이와 관련하여 힐리 (Healy), 히리(Heery)와 테일러(Taylor)는 대체론과 보완론으로 구분한다 (Healy et al., 2004). 대체론(replacement thesis)은 대안적 기관이 노조를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변화된 환경 내에서 노조 외의 조직체가 오히려 여성과 소수인 종을 대변하는데 더 기능적 적합성을 보인다는 것이다(Crain & Metheny, 1999). 이들은 노동조합주의 자체에 적대적인 것은 아니나, 노동조합이 여성이나 소수 인종의 이해를 대변하는데 적극적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어떤 경우에는 이들의 이해에 반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므 로 이들은 비 노동조합 노동단체들을 포함한 복수의 노동이해 대변 틀을 옹호한다. 반면에 보완론(complementarity thesis)은 노동조합과 비노동조합 노동 이해대변단체들간 충실한 상호작용의 여지가 있으며, 각기 중복되지 않 는(non ovelapping) 노동의 이해를 대변하며 상호 호혜적 협력관계를 구 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간제 노동자, 특수고용직, 파견직 등의 비정규 노동자들의 대표성의 취약성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음에 있어서 노동조 합과 단체교섭에만 의지해서는 한계가 있고 그것을 보완해서 별도의 노
28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대표적인 예이다. 영국의 경험을 연구한 히리 (Heery)는 작업장을 넘어서는 비정규 노동자들 대표성의 업스케일링 (upscaling) 이 필요하며, 그들의 이익 증진을 위해서는 단체교섭을 뛰어 넘는 이익대변의 방법의 개선이 중요하다는 주장을 펼친다. 그러한 방법 의 일환으로 그는 노동시장에 대한 노조의 일방적 규제, 노조의 서비스의 강화, 노동법의 적극적 활용 등이 있다고 지적한다(Heery, 2009). 노조와 다른 노동이해대변 단체들간에 연대와 협력을 형성할 수 있고 해야 함을 역설하는 주장도 존재한다. 오스터만(Osterman)은 미국 남서 부의 Industrial Areas Foundations의 조직사례를 분석하면서, 전통적인 노동운동의 약화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등장한 지역기반 조직체들 (community-based organizations)과 특히 그들간의 강력한 네트워크에 주목하였는데, 그러면서 새로운 이해대변의 방식으로서 조직체들 간의 네트워크가 유효함을 역설하였다(Osterman, 2006). 헥셔(Heckscher)와 까 레(Carre)도 기존의 전통적인 조직기반 방식에서 벗어난 준노조들(quasi unions)과 노동조합간의 네트워크 구축이 중요함을 강조하였다(Heckscher & Carre, 2006). 이들에 의하면, 비정규 노동센터, 이주민 노동자센터 등 의 노동단체들은 노동조합의 제도적 보호로부터 배제된 주변부 불안정 노동자들에 대한 이해대변의 갭을 채우는데 기여하지만, 노동조합을 대 체할 정도의 강력하고 지속적인 조직역량을 발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이들은 노동조합과 이들 비노동조합 노동이해대변 단체들간의 지속적 네트워크의 구축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정보 공 유 플랫폼을 구축하고, 공동의 미션과 지배구조 메커니즘을 확립하여 지 속적 연계 전략을 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4. 해외 선행연구의 시사점 해외 선행연구는 본 연구 주제와 관련하여 몇 가지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노동조합의 이해대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전통적인 노동조합의 한계를 직시하고 혁신적 변환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를 위해서는 조합원의 경제적 이해와 노동권익 보호를 우선시했던 노동
제2장 선행연구검토:노동의 이해대변 공백과 새로운 대변시도 29 조합의 목표에서 벗어나 노동조합의 단체교섭 범위에 포괄되지 않음으로 써 이해대변의 기제로부터 배제된 주변부 불안정 노동자들의 광범위한 이해를 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이와 같은 노동조합의 목표와 전 략적 지향성의 변화는 노동조합 스스로 일련의 전략 전술의 혁신과 변화 를 추구하는 과정을 요구한다. 그러므로 미조직 주변부 비정규노동자 조 직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들을 적극적으로 조직화하는 접근이 필요하 며, 이 과정에서 전통적인 노동조합 조직화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혁신 적 조직화 전략과 전술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이와 같은 조직 화를 단순한 양적 관점에서의 조합원 수 늘리기로 접근하는 도구주의적 관점을 극복해야 한다. 오히려 노동의 외연 확대를 노동조합의 의제 확장 의 과정으로 간주하여 다른 사회운동과의 연계의 관점에서 사고할 필요 가 있다. 즉 노동조합을 사회운동 네트워크의 일부로 재구성하여 주변부 노동자와 저소득층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 다. 그러므로 노동조합은 다양한 비노동조합 노동단체들, 지역사회 단체 들과 사회운동단체들과 연계하여 주변부 노동자와 저소득층이 처한 경제 적 사회적 불평등의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제기하고, 그 해결을 위해 지 속적 연대전략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준 노 동조합들, 비노동조합 노동단체들, 시민사회 단체들과 다른 사회운동 단 체들은 모두 노동조합이 연대해야 할 협력적 파트너이지 노동조합을 대 체하거나 노동조합과 경쟁적 관계에 놓여 있는 조직들이 아니다. 노동조 합은 이들과 상호 보완적, 협력적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노동의 의제를 포 함한 광범위한 사회적 의제를 제기하고, 또 그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해 야 할 것이다. 제2절 국내의 연구 한국의 노동시장은 임금 고용보호 노동복지의 제반 측면에서 구조 적으로 분절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이해대변에 있어서도 큰 격
30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차와 공백이 존재한다는 점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이병훈, 2004; 김순영, 2004). 특히 주변 노동시장 또는 2차 노동시장에 광범위하게 존재 하는 노동자들은 집단적 이해대변에의 높은 수요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 으로 대표되는 이해대변 기제로부터 유리되어 있거나 배제되어 있다는 점(이른바 대표권 격차의 문제)은 여러 연구들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윤 진호, 2002; 신은종, 2005; 안정화 정주연, 2012). 전체 노동시장에 노조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미조직 노동자들의 조직화와 집단적 이해대변 수단의 제공은 그들의 근로조건 개선과 사회 통합을 위해서도 매우 긴요 한 정책 과제일 것이다. 미조직 비정규 노동자의 이해대변의 방식은 다양하다. 우리의 현실에 서는 노동조합의 결성과 사용자와의 단체교섭이라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의 불만 제기와 정보 교류 등에 이르기까지 매 우 다양한 수준과 방식으로 이해대변이 이루어지고 있다. 전통적인 노조 조직화에 있어서도 기업규모, 숙련수준, 고용형태 등에 따라 기업별, 직종별, 업종별, 지역별 조직화 등으로 분화가 나타나기도 한다(김호원 이종구 김두중, 2006; 김종진 외, 2009; 우상범 임상훈, 2013). 또한 노동조합이 없거나 법적인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에도 노사협의회, 정부 사용자를 상대로 한 비공식적 협의 등과 같이 단체교 섭을 일정하게 대체하는 방식으로 이해대변을 도모하기도 한다(배규식 노용진 심상완, 2007; 윤영삼, 2008; 김영문, 2011). 더 나아가 교섭이나 협의조차도 어려운 여건에 속한 노동자 집단들은 직접 행동, 언론 보도, 캠페인 등의 시민사회운동의 방식으로 사용자나 정부를 압박하여 자신의 권익을 보호하거나 신장시키기도 한다. 때로는 특정 직업이나 업종 종사 자들 간의 온라인 커뮤니티나 느슨한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구직 정 보를 교류하고 불만을 공유함으로써 노동조합이 결성되기 매우 어려운 조건에서도 이해대변의 시도들은 존재한다. 최근의 국내 연구에서 노동 이해대변의 새로운 시도에 대한 조망은 주 로 주변 노동시장 또는 2차 노동시장에 속한 노동자들의 동원과 조직화, 그리고 단체교섭 시스템 확립에 관한 연구들이 주를 이룬다. 국내 선행연 구를 검토하는 방식은 다양할 수 있으나 여기서는 <표 1-4>에서 제시한
제2장 선행연구검토:노동의 이해대변 공백과 새로운 대변시도 31 분석틀의 문제의식에 따라 기존연구의 경향을 일별하고 본 연구의 의의 를 밝히도록 한다. 주체 와 형태 에 따라 유형을 분류한 우리의 분석틀을 조금 수정하여 최근 한국의 노동사회에 등장한 이해대변의 대표적 사례들을 여기에 적 용해 보면 <표 2-1>과 같다. 첫째, 기존 노조운동 내부의 행위자들이 주도하여 노동조합의 형태로 미조직 노동자의 이해대변 활동을 벌이는 대표적인 사례는 하향식 조직 화 사업들이 꼽힌다. 민주노총과 산별노조 수준에서 벌이는 여러 전략조 직화사업들은 이 범주에 전형적인 사례이다(김종진 외, 2009; 손정순, 2011; 김태현 외, 2013; 이병훈 김직수, 2014). 또한 외환위기 이후 비정 규 노동자의 투쟁의 핵심을 차지해온 제조업 사내하청 노조 건설과 투쟁 도 이 영역에 해당한다(조효래, 2008; 이상호 외, 2011; 김직수, 2011; 조돈 문, 2012; 이병훈 홍석범 권현지, 2014). 그 외에도 2000년 이후 전국의 각 지역에서 생겨난 지역일반노조들의 활동은 기존의 기업별 노사관계 시스템에서 구조적으로 배제된 취약 노동자들의 이해대변 시도로 꼽을 수 있다(박영삼, 2002; 이강익, 2006; 전종덕, 2006). 이 범주에는 한국의 비정규 노동운동을 대표하는 사례들이 속하고 조 직화와 동원이 매우 격렬하게 진행되어 왔으며 노사관계 및 노동법 상의 개선 과제들이 다기하게 제기되었기 때문에 이에 관한 연구들도 가장 풍 부하다. 여기에 속하는 선행 연구들에서 제기된 논점들 중에서 국내 연구 들에서 가장 심도있게 다룬 지점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연대 혹은 배 <표 2-1> 최근 국내의 기존 노동이해대변 시도의 예 조직 형태 노동조합 연합/네트워크/협회 등 주도적 기존 노조운동 내부 총연맹/산별의 전략조직화 사내하도급 노조 조직화 지역일반노조 비정규노동센터 근로자복지센터 각종 공대위/대책위 등 행위자 기존 노조운동 외부 전국여성노조 특수고용종사자 모임 영화스태프 온라인 카페 협회, 협동조합 등
32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제의 문제일 것이다. 특히 간접고용 문제가 응축된 제조업 사내하청 노조 운동과 관련된 기존 연구들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사내하청 비정규직의 이해대변 시도들이 성공할 수 있는 핵심적인 요인 으로 작업장을 공유하는 정규직 노조(노동자)와의 연대가 공통적으로 거 론되었다(정이환, 2003; 장귀연, 2009; 윤영삼, 2010; 조돈문, 2012; 진숙경, 2012; 이병훈 외, 2014). 또한 사내하도급 혹은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이해 대변 제도화와 관련하여 정규직 노조와의 관계 설정(조직 통합이나 분리) 이나 비정규직의 단체교섭 시스템 마련, 나아가 법제도적 개혁 과제 등이 주요한 쟁점으로 제기되었다(이주희 이성균, 2003; 은수미, 2007; 조돈 문, 2012; 안정화, 2014). 그런데 이러한 논점 이외에 실제 기존 노동조합 운동이 주도하여 벌인 조직화 캠페인의 과정과 성패 요인 그리고 그 속에 서 발견되는 시사점에 대한 세밀한 사례연구나 분석은 몇몇 예외(정이환, 2000; 조효래, 2008; 이병훈 김직수, 2014)를 제외하고는 아직 충분히 나 오지 않고 있다. 특히 제조업 부문 이외의 서비스산업이나 공공부문 비정 규직의 조직화에 대한 국내 연구들은 초보적인 단계로 보인다. 본 보고서 의 3장은 이러한 연구 공백을 감안하여 최근에 전개되고 있는 비제조업 부문의 전략조직화 캠페인에 대한 사례연구를 집중적으로 기획하였다. 둘째, 이해대변 형태로 노동조합이 채택되지만 기존 주류 노조운동 외 곽의 행위자들이 주도한 이해대변의 시도는 전형적으로 기존의 노사관계 시스템이나 노조운동이 가진 이해대변의 공백지대가 무엇인지 알려준다. 많은 경우 이 범주에 해당하는 새로운 시도들은 대표권에서 배제되어 온 사회 집단 스스로 조직화하는 경우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의 노동운동에서 이 영역의 대표적인 사례로 기존 연구에서 거론된 사례는 전국여성노동 조합이다. 전국여성노조는 여성노동의 권익옹호를 위한 시민운동단체가 노조 설립의 주도 세력이었고 주로 비정규직이나 중소영세업체의 불안정 여성 노동자를 조직 대상으로 삼았다. 또한 여성 노동자면 누구나 가입 대상이 되는 일반노조 형태를 띠었다(최상림, 2002; 박남희, 2009). 또한 주변 노동시장의 여성들의 상태와 요구에 민감함 조직 및 활동 방식을 채 택함으로써 여성친화적인 조직화를 실험함으로써 기존의 주류 노조운동 에 의해 충분히 포괄되지 못하고 과소대표되던 여성 비정규직 불안정 노
제2장 선행연구검토:노동의 이해대변 공백과 새로운 대변시도 33 동자의 문제를 사회에 제기하는 기능을 하였다(박진영 김명숙, 2001; 이 혜순, 2006). 비록 이 범주에 속하는 사례가 대단히 적다고는 하지만, 전체 임금노동 자 집단 중 여성 청년 고령자 성소수자 이주노동자 특수직업집단 등에서의 자체 조직화 시도들이 이 범주에 속할 확률이 높다는 점에서 주 목을 요한다. 최근 들어 이러한 과소대표 집단에서의 자기 조직화 시도가 국내에서도 나타나고 있는데, 우리는 제4장을 통해 이 영역에서의 새로운 이해대변 노력들을 살펴봄으로써 그 노사관계적 의미를 찾도록 할 것이다. 셋째, 기존 노조운동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노동조직이나 단체들 이 주도적으로 참여하지만 노동조합의 형태를 띠지 않고 노동이해대변을 꾀하는 범주가 존재한다. 여기에는 각 지역의 비정규노동센터나 근로자 복지센터와 같은 개별 상담, 개인의 권리구제, 캠페인, 운동의 네트워크 역할 등을 펼치는 노동NGO도 포함되고, 노동조합이 지역사회운동과 연 합(coalition) 을 형성하여 특정 이슈에 대한 캠페인을 펼치는 각종 공대위 나 대책위 등이 속한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1970년대의 산업선교회 나 1980년대의 여러 노동상담소 또는 노동자교육기관 등도 이 범주에 속 할 것이다. 그런데 이 범주에 해당하는 이해대변 노력들에 대해서는 아직 까지 국내에서는 뚜렷한 학술적 정책적 연구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국내 연구의 공백을 고려하여 본 보고서의 제5장에서는 이 범주에 해당하는 두 개의 사례를 선정하여 실태조사를 벌였다. 넷째, 기존 노조운동과 별다른 인적 네트워크가 없이 노동조합 이외의 매우 다양한 형태를 띠는 노동이해대변의 시도들이 존재한다. 여기에는 특정한 업종 또는 직종 종사자들의 모임이나 협회, 온라인 카페나 게시판,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한 의견교류 및 고충제기 등의 준-노 조 (quasi-union)들이 해당한다. 이 범주의 이해대변 시도들은 어떤 경우 에는 노동조합 형태로 진화 발전하는 초기 단계에 해당하는 경우도 있 고, 그러한 진화를 염두에 두지 않고 있는 경우도 존재한다. 기존 연구들에서도 간헐적으로 이 범주에 해당하는 이해대변 노력들이 포착되었는데, 우선 노동자성 이 인정받지 못하거나 노동관계법의 적용 을 받지 못하는 레미콘운송이나 퀵서비스 등의 특수고용종사자들의 초기
34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의 자생적 조직화 단계에서 각종 협의체나 종사자 모임 등이 노동조합의 전단계 조직형태로 태동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백두주 윤영삼, 2003; 김종진 외, 2009: 132 이하). 물론 이것은 단명하는 관계로 본격적인 연구의 주제로 부각되지는 않았지만, 초보적인 이해대변 노력으로서는 주목을 요한다. 또한 영화스태프들이 영화산업노조를 만들기 이전에 자 신들의 이해대변을 위해 개설 운영한 온라인 카페 등도 이 범주에 해당 하는 이해대변 노력으로 평가할 수 있다(최인이, 2010). 그 밖에도 충분히 연구되어 있지는 않지만 사회서비스 일자리와 관련된 여러 영역에서 현 재 조직되고 있는 협회나 협동조합 또는 일자리중개기관 등도 새로운 노 동이해대변의 시도들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범주의 이해대변 형태들은 현실에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그 특징과 의의를 포착할 수 있는 분석의 시야나 개념이 마련되지 못한 관계로 기존 연구들에서 논의되지 못하고 있었다. 이상으로 국내의 선행 연구들에서 다루었던 미조직 노동자의 조직화와 이해대변 노력들에 대한 연구 경향을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국내 연구의 중요한 공백 지점이 무엇인지 알아보았고 우리가 이후 다루게 될 대표적 인 사례들이 노동 이해대변의 다양성의 측면에서 갖는 의의가 무엇인지 살펴보았다.
제3장 기존 노동조합 주도의 노조조직화:전략적 혁신과 조직화 노력의 심화 35 제3장 기존 노동조합 주도의 노조조직화:전략적 혁신과 조직화 노력의 심화 노동조합 조직률의 전세계적 하락 추세와 더불어 노동조합의 대표성 위기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한국은 그 중에서도 노동조합 조직률이 특 히 낮은 나라로서 2012년 현재 10.3%의 조직률에 머물고 있다. 한국의 노 동조합의 이해대변 공백이 날로 심각해진 배경에는 대기업 정규직 중심 의 노조 조직화로 인해 중소기업 및 영세 사업장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으로 조직되지 못하고 노동권 및 노동조건 전반과 관련하여 제 도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단체협약의 적용범위로부터도 벗어나 있다는 사실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광범위한 미조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조직하지 못하는 한 사실상 노동조합의 이해대변의 공백과 대표성 갭은 채워지기 힘들 것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1990년대 이후 한국의 노동조합운동은 미조직 비 정규 조직 사업의 중요성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그러나 미조직 비정규 조 직화 사업의 성과는 극히 미비했던 것도 사실이다. 비정규직 조직률 1.7% 라는 수치가 그 심각성을 보여준다. 비정규직 조직화는 노동시장 양극화 라는 심각한 사회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도, 노동조합의 대표성 갭을 극 복하기 위해서도 절체절명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제3장은 한국의 노동조합운동이 이와 같은 과제를 추구하는데 필요한 전략과 전술을 도출하기 위해 기존의 조직화 사례들로부터 시사점과 교
36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훈을 얻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서비스유통 산업의 신규 조직화 사례인 면세점 판매직 노동조합과 홈플러스 노동조합 조직화 사례, 희망연대 노 동조합 조직화 사례와 학교 비정규직 조직화 사례를 검토하였다. 이 사례 들은 제도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부분적으로나마 조직화의 성과를 낳았던 사례들로서 이 장에서는 그와 같은 성공을 가능케 했던 요인들과 한계를 동시에 규명함으로써 향후 노동조합 조직화에 유용한 시사점을 얻고자 하였다. 본 장에서는 대표적으로 서비스 유통산업 내 신규 조직화 사례인 면세 점 판매직 노동조합 조직화와 홈플러스 노동조직화 사례, 희망연대 노동 조합의 조직화 사례, 그리고 학교 비정규직 조직화 사례를 고찰하고자 한 다. 이들 조직화 사례에서 발견할 수 있는 핵심 성과와 한계 요인에 대한 분석은 다른 미조직 사업장 조직화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필요한 요 인들을 규명하는 데에 교훈을 제공할 것이며, 노동조합 대표성 위기를 극 복하기 위해 요구되는 새로운 조직화의 상을 정립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 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는 이해대변 위기에 대한 기존 노동조합의 대응을 고찰하기 위 한 사례로 면세점 판매직 노동조합과 홈플러스 노동조합, 희망연대 노동 조합과 학교 비정규직 조직화를 분석하였다. 면세점 판매직 노동조합과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노동조합의 이해대변의 공백이 심한 유통 서비스 부문에서 신규 노조 조직화에 성공한 사례이며, 희망연대 노동조합과 학 교 비정규직은 이례적으로 비정규직 노동자 조직화의 실질적 성과를 이 룩한 사례들이다. 유통서비스 산업은 타산업에 비해 이직률이 높고 매장 이 분산되어 있어 집합적 노조 조직화가 용이하지 않고, 그 결과 노동조 합 조직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부문으로 존재하였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 구하고, 면세점 판매직 노동조합과 신생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신규 조직 화에 성공함으로써 서비스 노조 조직화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한편, 우 리나라 노동조합의 이해대변의 공백을 가장 심각하게 드러내고 있는 부 분은 비정규직이다. 전체 임금 노동자 중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율은 거 의 과반에 이르는 수준으로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조 조직률은 2% 미만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기 때문이다(권혜자, 2013).
제3장 기존 노동조합 주도의 노조조직화:전략적 혁신과 조직화 노력의 심화 37 그러므로 비정규직 조직화의 획기적 진전 없이는 노동조합 위기와 대표 성 갭을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이 자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노 동조합운동은 법적 제도적 제약 및 전략의 부재로 비정규직 조직화 과정 에서 실질적 성취를 이루어내지 못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희망연대 노동 조합의 통신, 케이블 산업 비정규직 조직화 사례와 학교 비정규직 조직화 는 근래 매우 이례적으로 미조직 비정규 노동자들의 노조 조직화에 성공 한 사례로 손꼽힐 수 있다. 정량적, 수치적 관점에서 보면 이와 같은 조직 화 사례가 한국노동조합운동의 이해대변의 공백을 메웠다고 보기는 힘들 지만, 향후 서비스 유통 판매직 노동자들과 비정규직 조직화에 유용한 시 사점을 제공할 수 있는 벤치마크의 대상으로서의 의미는 크다. 그러므로 본 연구에서는 위 사례들의 핵심 성공 요인과 한계를 규명함으로써 향후 노조 조직화 확대를 위한 정책적 실천적 과제를 탐색하고자 한다. 제1절 유통 서비스 부문 조직화:면세점 판매직 조직화와 홈플러스 조직화 사례를 중심으로 5) 전통적으로 제조업과 공공부문이 OECD 국가 대부분에서 가장 높은 노조 조직률을 보이고 있으나, 고용률을 기준으로 파악하면 서비스 산업 종사자가 전체 고용인구의 70% 이상으로 대다수를 이룬다. 그러나 이러 한 서비스 산업의 노조 조직률은 오히려 제조업과 공공부문에 비해 매우 낮은 상황으로, 노동조합 운동은 가장 성장률이 높은 노동시장 영역에서 가장 취약하다(Dolvik and Waddington, 2004: 10). 이들에 따르면, 유럽 의 국가 대부분에서는 서비스 산업의 여러 부문 중에 음식 숙박업, 유 통 소매업, 부동산과 여가 서비스 부문이 특히 낮은 노조 조직률을 보인 다. 2012년을 기준으로 미국의 경우를 살펴보아도 서비스 산업 고용률이 79.9%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그 중 10.2%가 유통산업이 차지하여 5) 제1절의 내용은 기출간된 동일저자의 논문(권혜원, 2014: 99~117) 중 일부를 재가 공한 것이며, 구체적으로 중복되는 내용에 대한 별도의 인용을 생략했음을 밝힌다.
38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제조업의 고용률(8.2%)을 상회하고 있으나 노조 조직률은 5%에 그쳐 제 조업 노조 조직률 14.6%와 극명하게 대비된다. 이에 따라 서비스 산업 노 조 조직화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상황도 비슷하여 2013년 기준 전체 취업자 중 2차 산업과 3차 산업의 취업자 비중이 각각 16.8%와 77.2%로 나타나, 서비스 산업 종사자의 비율이 제조업 종사자의 비율을 4.5배 이상 상회하고 있지만 노 조 조직률은 운수창고통신업, 금융보험업, 제조업, 전기 가스 수도사업 부 문에서의 조직률만 상대적으로 높고, 도소매업과 숙박 음식점업 및 민간 서비스업의 경우 모두 5% 이하라는 극히 저조한 조직률을 보이고 있다 (통계청, 2014; 김유선, 2008). 이러한 상황을 고려했을 때, 유통 서비스 산업은 노동조합의 대표성 갭 (gap)을 심화시키는 부문으로써 노동조합의 조직화에 대한 필요성이 상 당히 크다고 할 수 있다. 노동 이해대변의 공백을 채워나가기 위해서는 특히 산업 성장률과 고용률이 높은 부문에서 기조 노조의 새 멤버 충원과 함께 깊고 넓은 폭의 신규 노조 조직화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유통 업을 포함하여 민간서비스 산업 부문의 노동자들을 조직하지 않고서는, 노동조합이 제조업과 특정 산업 노동자들만의 이해를 대변하는 편협한 (narrow) 이해관계자 집단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에, 서비스 산업과 같 은 부문의 노동조합 조직화는 노조의 쇠퇴를 막고 생존과 재활성화의 단 초를 마련할 수 있는 전략적 중요성을 지닌다. 그러나 기존의 전통적인 조직화 방식으로는 유통 서비스 산업 부문에 서 노동조합의 조직화를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 부문의 노조 조직 률이 낮은 이유는 지속적으로 지적되어 왔다. 즉 유통 서비스 산업의 경 우 비정규직과 여성 사원이 다수를 이루고 있고, 다른 산업 분야에 비해 이직률이 높고 매장이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집합적 조직화가 어려운 구 조적 조건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유통업을 비롯한 서비스 산업 부문에 고용되어 있는 인구 집단에 대한 이해와 이들 노동자의 열망에 부 응할 수 있는 노동조합의 형태 및 조직화 전술을 개발하는 것이 긴요하다. 이러한 유통산업 부문 조직화의 전략적 의의는 민주노총에서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바, 민노총에서도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진행된 1기 전략
제3장 기존 노동조합 주도의 노조조직화:전략적 혁신과 조직화 노력의 심화 39 적 조직화 사업에서 5대 부분 전략 조직화 사업 내에 유통서비스 부문을 포함시켜 사업을 추진하였다. 전국민간서비스산업 노동조합연맹(이하 서 비스연맹) 1기 전략조직화 사업은 민주노총 1기 전략 조직화 사업의 일환 으로 조직활동가를 현장에 배치하는 식으로 이뤄졌는데, 당시 배치된 활 동가 26명 중 10명이 유통서비스 부문에 파견되었다. 2010년부터 2012년 까지 추진된 2기 전략적 조직화 사업에서는 그 핵심 대상을 중소영세 노 동자로 변경하여 핵심 사업과 지원 사업을 구분하여 추진했는데, 유통서 비스 부문에서는 대형유통 및 할인점에 대한 조직화 활동이 지원 사업으 로 선정되어 전략 조직화 기금이 투입되었다. 1기에는 전략 조직화 기금 이 조직 활동가들의 인건비로 사용됐고, 2기에는 선전물을 제작하는 등의 사업비로 사용됐다. 이러한 전략 조직화 사업의 결과를 검토해보면, 서비 스 연맹의 면세점 판매직 사업이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성과를 보인 것으 로 평가된다. 두 기간에 걸친 신규 조직화의 결과, 부루벨과 엘코잉크 사 업장에서 조합원 인원이 각각 634명과 236명이 늘어나 총 1,520명으로 증 가했기 때문이다(김종진, 2013). 뿐만 아니라 2013년 3월에 설립된 홈플러 스 노동조합에서도 현재 약 2,000여 명 정도의 조합원을 조직화하여 대형 마트 노조 조직화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절에서는 최근 이러한 부분적 성과를 거둔 면세점 판매직에서의 조직화와 홈플러스에서의 노조 조직화에서 사용된 전략의 특징을 분석하고, 의의와 한계를 평가함으로써 앞으로 유통서비스 산업 분야의 노동조합 조직 확대 에 적용할 수 있는 조직화 모델의 방향과 가능성을 탐색하려 한다. 1. 면세점 판매직 조직화 가. 비교 준거 사례 : 백화점 판매직 조직화 2010년 부루벨코리아의 노동조합 설립을 면세점 판매직 분야 조직화의 시작으로 볼 수도 있으나, 사실 그 이전인 2005년부터 이어진 외국계 화 장품 업체의 백화점 판매직 노동조합 결성이 이 부문 조직화의 벤치마크 (benchmark)로 존재하고 있었음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 절에서 살펴
40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볼 면세점 판매직 노동조합은 자체의 내부 동력으로 발생한 것이지 백화 점 판매직 노동조합이 초기 조직화의 주체로서 목적이나 의식을 가지고 개입한 것은 아니다. 또한 면세점 판매직 노동조합과 백화점 판매직 노조 가 조직화를 위해 전략적 연대(strategic alliance)를 형성한 것도 아니다. 그러나 면세점 판매직 분야의 조직화가 유사 업종인 백화점 판매직 조직 화의 사례를 비교 준거로 삼아 그들의 조직화 및 단체교섭의 경험과 노하 우를 공유한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면세점 판매직 노동조합을 검토하기 전에 백화점 판매직 노동조합의 조직화를 배경적 차원에서 간략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백화점 판매직 노동조합은 2004년 8월 샤넬에서 조직된 것이 시초이며, 뒤이어 로레알에서 2005년 6월에 두 번째로 노조가 결성되었다. 로레알 노조는 2005년 6월 결성과 함께 가장 먼저 서비스연맹에 가입하고, 여타 화장품 회사들의 노조 조직화에 매개 역할을 하였다. 이에 영향을 받아 엘카(2007.9.3.), 클라란스(2007. 9. 28.), 라프레리(2008.7.9.) 등에서도 노 조 건설이 빠른 속도로 확산됐고, 상급단체 없이 활동하던 샤넬 노동조합 도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에 가입하게 되었다(2007.7.8.). 이에 그치지 않 고 2009년에는 시세이도 코리아, 2011년에는 LVMH에 노동조합이 차례 로 설립됐다. 이들 사업장에서 조직화가 급격한 속도로 진행된 주요 계기는 열악한 노동조건과 노동환경 전반에 대한 불만 때문이다. 로레알 노조의 경우 주 5일제 도입과 관련된 임금 및 수당 문제나 관리직과의 갈등이 노조 건 설의 주된 원인이 되었다...예를 들면 노조건설 이전까지만 해도 화장품 판매사원들은 하루 10시간 이상 일하면서도 연장수당이나 휴일 근무 수 당 등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한 경우도 있었으며, 절대 다수가 여성 사업 장임에도 불구하고 판매사원의 모성보호와 관련된 근로조건 조항은 거의 사각지대나 다름 없었다. 게다가 화장품 영업부 관리직들의 비인격적인 매장관리(반말 등)로 인해 현장에서는 불만이 누적된 상태였다(김종진, 2009). 노동조합 설립과 조직화에 대한 필요성과 관련된 논의는 먼저 매니저 모임에서 자연스럽게 나오기 시작했다. 전국 매장 매니저들은 월 1회마다
제3장 기존 노동조합 주도의 노조조직화:전략적 혁신과 조직화 노력의 심화 41 <표 3-1> 주요백화점 화장품 판매사원 조합원 현황(2007~2013. 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로레알코리아 600 600 600 800 1,040 1,055 1,020 샤넬 284 295 270 266 280 300 295 시세이도 코리아 236 222 225 190 190 LVMH 코리아 650 650 620 엘카 코리아 800 900 자료 : 김종진, 서비스 연맹 대의원대회 자료집. 자사 브랜드별로 영업회의에 참여하게 되는데, 이 회의에서 자연스럽게 열악한 노동조건과 환경에 대한 불만이 표출됐고, 이에 따라 노조를 결성 할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이렇게 노조 결성의 시발점이 되는 매니저들 은 통상 경력이 10년 이상이 되는 고참 사원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상당 한 권한을 발휘하면서 조합 조직화에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었다. 또 한 가지, 로레알 노조가 다른 화장품 업체들의 조직화에 매개 역할을 하게 된 배경에는 화장품 업체들이 백화점 1층의 공간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 도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했다. 먼저 로레알 노조는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노무사를 통해 서비스 연맹과 연을 맺게 되었고, 다른 화장품 회사 는 로레알이나 다른 화장품 노조 간부의 소개를 통해 민주노총 서비스연 맹과 연결되었다(김종진, 2009). 로레알 노조는 조직화의 매개체로 역할했을 뿐 아니라, 단체교섭에서 도 로레알의 노사합의가 다른 회사의 교섭에서 준거점이 되어 패턴교섭 의 양상이 나타났다. 로레알 노조가 체결한 단체협약에 들어있는 임산부 및 서비스 수당과 복지제도 개선, 작업장 불만 해소 등의 규정이 여타 백 화점 판매직들의 노동조합 교섭에서 기본 지침으로 작용한 것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 노조의 기본급이 약 6~9% 가량 인상됐고, 임산부 수당을 10만~15만 원 지급하는 규정이 체결되는 등 복지 제도가 큰 폭으로 개선 됐다. 로레알은 노조 설립 이후 서비스수당이 3만 원, 여름 휴가비가 10만 원으로 향상되고, 감정노동수당과 감정노동 휴가(1일)도 신설됐다. 엘카 의 경우에는 감정수당이 3만 원, 자기개발비가 5만 원 등으로 신설되어 책정됐다(김종진, 2009, 2013).
42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나. 면세점 판매직 조직화 : 부루벨코리아 사례 부루벨코리아는 면세점에서 화장품과 피혁 제품 등을 판매하는 사업장 으로, 민주노총 2기 전략조직화 시점인 2010년 10월 4일에 노동조합이 조 직됐다. 마찬가지로 면세점에 입점되어 있는 엘코잉크 사업장에서도 2010 년 12월 4일 노동조합이 추가로 조직됐다. 현재 부루벨 코리아는 500여 명의 조합원이 조직되어 있고, 엘코잉크는 2012년 기준으로 125명이 조직 되어 있다. 부루벨 코리아에서는 폭발적인 가입률이 나타났는데, 초기 노 조 설립과 동시에 3일만에 500명이 가입할 정도의 규모였다. 그리고 로레 알 노조가 백화점 영역 사업장에서 벤치마크가 되어 다른 업체들의 노동 조합이 잇따라 결성된 것처럼, 면세점에서는 부루벨코리아에서 노조가 조직됨으로써 파급효과를 발생시켜 엘코잉크에서도 노조가 결성되었다. 이 두 노조가 설립된 계기와 동기는 백화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최저수 준에 이르는 기본급과 열악하기 그지없는 노동조건에 대한 누적된 불만 이 주요하다. 임금 수준이 굉장히 열악했어요. 노조 설립될 즈음에 저희 회사 직원이 한 달 만근을 하지 않고 퇴사를 하게 되어 일당으로 계산해서 급여를 받게 되었는데 하루 일당이 33,000원 정도가 나왔어요. 당시 아르바이트생 하루 일당에도 미치지 못한 거죠... 또 저희가 부띠끄와 코스메틱으로 나뉘는데 매출이 올라도 다른 쪽 매출이 안 좋아서 월급을 올릴 수 없다고 했어요. 그러다가 2008년도 즈음 면세점 매출이 2배로 올랐는데, 임금은 5%밖에 안 올랐어요. 그러다 보니까 이런 상황에 대한 공분이 있었구요. 더 이상 이렇게는 안 되겠다. 노동조합을 한 번 만들어보자고 얘기가 시작된거죠. (면세점 노조 간부 인터뷰) 이렇게 높은 수준으로 누적된 불만이 노동조합에 대한 의식과 노조 결 성을 위한 연대의식의 바탕이 됐다. 이 바탕 위에서 처음에는 같은 지점 내의 각기 다른 소속 화장품 및 부띠끄 매니저들이 연대했고, 이것이 점 차 확산되어 나중에는 타 지점에서 근무하는 매니저들까지 결합하게 되 었다. 동시에 이 과정이 민주노총 서비스 연맹과 연계가 됨으로써 노동조
제3장 기존 노동조합 주도의 노조조직화:전략적 혁신과 조직화 노력의 심화 43 합 결성 초기부터 조직화 전략과 관련된 논의가 같이 진행됐다. 이렇게 상급단체와의 연계됨으로써 면세점 노동조합은 기 존재하고 있던 백화점 판매직 노조의 경험과 노하우를 자연스럽게 학습할 수 있었으며, 서비스 연맹에 지속적으로 자문하고 협의를 함으로써 노조 설립 절차와 방법에 서부터 교섭 의제와 전술까지를 폭넓게 지원 받을 수 있었다. 부루벨 코리아 노조의 설립과 활동 경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 할 수 있다. 2010년 10월 4일에 창립 총회를 개최한 이후 부루벨 코리아 노조는 곧바로 사측에 교섭을 요구했고, 당초의 예상보다 교섭이 지연됨 에 따라 1인 시위 및 집회를 벌여 성실교섭을 요구하였다. 교섭에 들어간 이후에는 기본급 인상과 체불 임금 지급 문제를 가장 주요하게 이슈화했 고, 이밖에도 백화점 판매직 노동조합의 전례를 준거로 감정노동 수당을 신설할 것 등을 요구하였다. 이 부분에서 로레알 노조 등 백화점 판매직 노동조합의 단체협약 안이 비교 준거로 작용하여 신설 노조인 부루벨 코 리아가 단체교섭의 범위(scope)를 확장하고 공세적인 요구로 사측을 압 박할 수 있는 토대가 되어주었다. 이러한 효과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부 루벨 코리아의 경험이 다시 이어져 엘코잉크 노동조합 조직화에 영향을 미치게 됐다. 부루벨 코리아가 체결한 주요 단체협약 내용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다른 한편, 민주노총의 서비스 연맹은 2기 전략조직화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조합원에 대한 의무 교육과 선전전 조직화 등을 적극 추진한 바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서비스 연맹 산하의 백화점 및 면세점 판매직 노 조는 조합을 설립하는 초창기에 초등 주체 교육과 함께 판매직 조합원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이에 따른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하여 전 조합원에 대한 의무 교육을 권역별로 1회 시행했다. 세부적인 내용을 김 종진(2013)의 연구에 따라 살펴보면, 2011년 서비스 연맹 전 조합원 의무 교육 참여자 3,523명 중 2,224명이 백화점 및 면세점 판매직 조합원이었 고, 2012년은 그 비중이 더 높아져 전체 참여자 3,793명 중 2,706명으로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서 백화점 면세점 판매직 노조 조합원들이 서 비스연맹 노조 교육의 적극적인 참여 풀(pool)을 형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44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표 3-2> 부루벨 코리아 주요 단체협약 내용 상집간부회의와 대의원대회 조합원 교육시간 고용과 인사 수당 모성보호 연 8일 4시간 (반기별 2시간) - 비정규직 채용 제한 - 브랜드 소멸 혹은 철수시 타 브랜드로 고용 승계 및 임금보전 - 적정인력 확보와 정원유지 -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제한 - 직책수당(매니저, 부매니저, 슈퍼바이저, 팀리더) - 매장수당 신설 증액 - 감정노동 수당(10만 원) -어학 학원비 보조 -유급 태아검진휴가 -90일 산전 산후 보호휴가 -1일 2회 30분식 유급 수유시간 백화점과 면세점 판매직 노동조합은 이러한 실태 조사와 교육 외에도 감정노동의 가치를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위한 캠페인과, 서서 일하는 노 동자에게 의자를 과 같은 캠페인을 통해 서비스 판매직 노동자의 노동권 및 인권과 관련된 의제들을 사회적으로 이슈화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감정노동전국네트워크, 노동환경 연구소 등과 같은 시민사 회 단체 및 소비자 단체와의 연계를 구축하여 감정노동 종사자들이 겪는 문제를 전 사회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조합원들은 개별 사업장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에만 머무른 것이 아니라, 영업시간 단축과 주 1회 휴점제를 위한 서비스 연맹 차원의 법제도 개선활동과 캠 페인에도 적극 참여했다. 그밖에도 백화점 면세점 판매직 노동조합은 2012년 6월과 7월에 영업시간 단축을 위한 단체행동으로 대규모 집단 플 래시몹을 두 차례 진행했는데, 당시 참여한 조합원들의 규모가 730명에 이른다(김종진, 2013). 2. 대형마트 조직화:홈플러스 사례 홈플러스 노조는 2013년 3월 24일 설립되었다. 전국에 홈플러스 매장은
제3장 기존 노동조합 주도의 노조조직화:전략적 혁신과 조직화 노력의 심화 45 139개인데 이 중에 33개는 홈플러스 테스코로 법인이 다르며, (주)홈플러 스는 106개 매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홈플러스 테스코에는 이미 노조가 있었으며, 신생 홈플러스 노조의 경우 전체 106개 매장 중 38개 매장에 지부가 있고 계속 확장을 추진 중이며 현재 조합원은 2,000여 명이다. 2013년 3월 노조 설립 당시 3일 만에 300명이 가입하였는데, 홈페이지 와 휴대폰 어플로도 가입할 수 있게 하였기에 모바일과 인터넷을 통해 급 속도로 많은 인원이 가입하였다 조합원 수는 그 해 12월까지 1,500명으로 늘어났고, 현재는 약 2,000명 정도이며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조합원 가입 확대를 위해 여전히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 창립 당시 조직화의 동력은 현장에서의 불법 부당노동행위 만연과 열악한 노동환경 조건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 동안 고조되었던 불만이 조 직화의 잠재력으로서 존재하다가 노조 창립 소식과 더불어 조직화의 동 력으로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러한 불만을 노동조합 결성으로 모 아내고자 한 핵심 그룹이 내부에서 형성되었으며, 이후 민주노총 서비스 연맹은 노조를 주도하는 이 그룹을 만나면서 전략 전술과 관련된 조언을 하며 공동 논의를 조직하였으며, 조직화 과정에서 재정적 자원을 지원하 였다. 회사에 불만이 많이 생긴 사람들이 예전에는 보통 적응을 하거나 회사를 떠나거나 했는데, 그러지 말고 노동조합을 한 번 해보자...이렇게 해서 시 작을 하게 됐어요. 준비하면서 서비스연맹에 연락을 취했고, 연맹과 같이 상의를 하게 됐어요. 연장근무를 해도 수당을 주지 않는다든지 아주 기초 적인 부분에서부터 불법 부당 행위가 만연했었기 때문에 직원들의 불만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굉장히 많았어요. 그런데 그냥 떠나기만 해서는 이 회사가 바뀌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고, 미래를 그릴 수 없는 정도의 저 임금과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고 있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억울해서라 도 바꾸자 고 마음먹게 된 거죠. 비정규직은 시급제인데 100만 원에서 야 간근무를 많이 하는 경우 최대 120만 원 정도 되구요, 100만 원이 안될 경 우도 허다하고 계약시간이 계산원 같은 경우는 4.5시간, 5.5시간 이렇게 되 기 때문에 그 분들은 계약시간에 따라서 50만 원, 60만 원, 70만 원을 받았 죠. 그런데 이걸로는 도저히 살 수 없었고, 아르바이트가 아니라 직업인건
46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데 도저히 가정을 꾸릴 수가 없는 상황이었던 거죠. 또 2013년 5월 MBC 뉴스에도 보도가 됐지만 직업병을 앓거나 일을 하다가 다쳐도 산재 적용 을 거의 받지 못하는 열악한 상황이었죠. 정규직도 기본급이 130만~140만 원이고 연장근무를 많이 하는데 정규직이라는 이유로 무료봉사를 많이 강 요를 하기 때문에 과로로 인해 쓰러지거나 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죠. 거기 다가 폭언과 폭행의 문제도 있었고, 기준이 없는 업무 지시와 군대 문화의 만연 등 법대로 되지 않는 게 너무 많았어요. 저희 같은 경우에는 정말 살 기 위해 노조를 만든 경우였죠. 인간다운 삶에 대한 열망이 기본이었고 그 밑바탕에는 엄청난 분노와 억울함이 있었던 상황에서 노동조합의 필요성 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었던 거죠. (홈플러스 노동조합 간부 인터뷰) 노동조합 결성 이후 신생 홈플러스 노조는 저임금과 불법 고강도 노동 을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노동조합 활동 보장, 0.5계약제 폐지, 미지 급 수당 지급, 불법 연장근무 중단, 부서별 동일시급 도입, 감정노동 수당 및 감정휴가 신설, 근속수당 현실화, 악성고객 응대 및 직원보호 매뉴얼 신설 등을 주요하게 요구하였다. 첫 단체 교섭 과정에서는 단체행동과 경 고파업으로 사측을 압박하였고, 2014년 1월 24일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123개 조항과 5개 부속 조항으로 이루어진 최초의 단체협약을 체결하게 된다. 첫 단체협약에는 노동조합 활동 공식 보장 조항을 비롯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이 주요하게 포함되었다. 노조 결성과 더불어 노동조합의 효과성은 큰 편이다. 특히 작업장에 만 연해 있던 불법 부당 노동행위를 감소시키는데 노동조합이 일정한 영향 력을 행사하고 있다. 노동조합의 존재와 활동이 작업장에서의 관리자의 폭언이나 비인격적 대우, 불법연장근무나 상품권 강매 등 과거 공공연하 게 이루어지던 부당 노동행위를 일정하게 제어함으로써 노동조합이 현장 의 분위기를 바꾸고 노동조건을 개선하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공감대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저희가 또 추석 때는 또 추석불법행위 감시단 이렇게 해서 8월 15일에 기 자회견을 했어요. 왜냐하면 스케줄을 한달 전에 짜기 때문에 추석 때 이럴 때는 휴무를 아예 못잡게 해요. 그래서 휴무 못 잡게 하는 것은 불법이다 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저희가 한 달 전에 기자회견 하면서 추석불법행위
제3장 기존 노동조합 주도의 노조조직화:전략적 혁신과 조직화 노력의 심화 47 <표 3-3> 홈플러스 노조 2014년 단체협약 체결 내용 단체협약 53조 [노동시간] 단체협약 91조 [감정노동자 보호] 단체협약 54조 [휴게시간] 단체협약 110조 [비정규직 고용안정] -30분 계약제는 2014년 상반기 내 개선방안을 마련하여 단계적으로 적용해나가고 2016년 3월 31일까지 30분 계약제를 완전히 폐지하 기로 한다. -10분단위 계약은 2014년 3월 1일부로 폐지한다. -30분 단위 계약 개선방안은 처우를 허락하지 않는다. -향후 신규채용자는 30분 계약제로 채용하지 않는다. -고객의 직원 폭행사건 발생시 회사는 적극적인 구제 절차 마련을 원칙으로 한다. -고객 컴플레인이 집중하는 고객센터에 폭언, 폭행 예방을 위한 조 치를 한다. -고객에 의한 폭언, 폭행 발생시 직원은 즉시 응대 거부를 하며 상 위 책임자가 응대를 실시한다. - 고객으로부터 부당한 폭언 등 심각한 감성적 훼손이 인정될 때는 직원에게 1시간의 마음관리 시간을 제공하며 고객과 2차 대면은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예방 차원으로 노사간 협의하여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조합원의 휴게시간은 유급휴게시간 30분, 식사시간 30분으로 한다. 단 7시간 이하 근무하는 조합원의 휴게시간은 별도 규정에 따른다. - 휴게시간은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회사는 입사한지 16개월이 경과한 계약직 조합원은 무기 계약직으 로 전환된 것으로 간주하며 호칭은 사원으로 한다. 회사는 조합원이 업무상/업무외 질병, 부상으로 요양이 필요하여 신 청하는 때에는 아래와 같이 병가/병가휴직을 부여하여야 한다. 단체협약 60조 [병가] 병가 근속기간 7년 미만 근속기간 7년 이상 병가휴가시 급여 직무외 병가 3개월 6개월 기본급 100% 직무상 병가 6개월 12개월 월총액임금 100% 휴직 직무외 휴직 직무상 휴직 근속기간 7년 미만 6개월 기본급 2/3 12개월 기본급 2/3 1차 휴직 근속기간 7년 이상 12개월 기본급 2/3 24개월 기본급 2/3 근속기간 7년 미만 6개월 기본급 1/3 12개월 기본급 1/3 2차 휴직 근속기간 7년 이상 12개월 기본급 1/3 24개월 기본급 1/3
48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감사단을 조직했죠...그리고 이런 것을 하면서 조합원들은 확 느낀 거죠. 와 역시 노조가 생기니까 휴무도 쉴 수 있게 하고 연장도 그대로 한만큼 올리라고 하고...이러니 달라졌다고 느끼게 된거죠. 그런데 저희가 선전문 들을 가지고 가서 사실은 노조가 요구를 했기 때문에 못한 거였다는 것을 알리는 거죠. 또 명절 때 직원들한테 상품권 강매를 시켜 왔어요..그런데 이런 행위들을 저희가 다 하면 안 된다고 해서 없앴고 그런 것들이 현장의 호응을 얻었죠. (서비스연맹 노조간부 인터뷰) 한편,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시급 인상과 0.5시간 계약제 개선을 요구하 며 올해 4월부터 임금교섭을 진행해 왔으며, 8월 29~31일 조합원 2,000명 이 참여하는 1차 총파업에 이어 추석 연휴 동안 2차 파업을 조직하며 사 측을 압박하였다. 그 결과 10월 1일 노사 잠정합의안이 타결되었으며, 합의안은 평균 3.79% 인상, 시급 구간 5단계에서 3단계로의 축소, 점포 오픈일자 순위로 점포단위 순차적 점오 계약제 개선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백화점 면세점 판매직 노동조합과 마찬가지로 홈플러스 노동조합 도 유통산업 특별법 도입을 촉구하며 유통 업종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 한 법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감정노동자 보호 입법 추진을 위한 전국 네트워크와 연계하여 마트 종사자의 열악한 근무조건 과 감정 노동 문제도 사회적으로 이슈화하고자 하였다. 일부 지역에서는 추석 연휴 동안의 홈플러스 파업 과정에 시민단체가 결합하여 불매운동 등의 소비 파업을 무기로 마트 노동조건 개선을 촉구하였다. 예를 들면, 순천 YMCA 등 순천지역 15개 여성 시민사회단체는 2014년 10월 18일 홈플러스 순천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규직 노동자한테 생활임금 을 보장하지 않으면 연매출의 30%를 올리는 추석 대목에 맞춰 불매운동 을 벌이겠다 고 밝혔다. 유통업종의 특성상, 소비자의 불매운동은 기업 이미지 훼손과 매출 하락에 직접적인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노 동조합과 시민사회 단체의 연대는 노동조합이 사용자에게 위협적 영향력 을 행사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제3장 기존 노동조합 주도의 노조조직화:전략적 혁신과 조직화 노력의 심화 49 3. 유통 서비스 부문 전략 조직화의 의의와 시사점 민주노총 1,2기 전략 조직화 사업이 전반적으로 저조한 성과를 내고 있 지만 유통 서비스 부문은 2005년 이후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다. 타 부문 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공적인 조직화 사업을 수행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다음과 같은 요인이 존재한다: 1. 아래로부터의 조직화 동력과 서비스 연 맹의 위로부터의 지원의 결합, 2. 조직 대상인 구성원의 이해와 요구에 대 한 지속적 관심 및 현장과 밀착된 교섭 의제 발굴 3. 패턴교섭의 창출 4. 적절한 이슈 프레이밍 및 프레이밍 과정에서 시민사회 단체들과의 연계. 이하에서는 이와 같은 핵심 요인들을 고찰하고자 한다. 가. 아래로부터의(bottom-up) 조직화 동력과 서비스 연맹의 위로부 터의(top-down) 지원 백화점과 면세점 판매직과 홈플러스 노동조합 결성은 모두 작업장에 만연해 있는 불법 부당 노동행위와 관리자들의 인격모독, 저임금과 열악 한 복리후생 제도 등 노동조건과 노동환경 전반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어 아래로부터의 자연발생적 노동조합 결성 흐름으로부터 태동되었다고 볼 수 있다. 부루벨 코리아와 홈플러스 신생 노조 결성시 3일만에 300명~ 500명씩 자연발생적으로 대거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과정을 보면 누적된 공분이 광범위하게 존재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희가 토요일 아침부터 전체 매장에다가 팩스로 노동조합 소식지와 가 입원서를 발송했구요, 3일 동안 500장 정도의 가입원서를 받았어요. (면 세점 노조 간부 인터뷰) 저희가 3월 28일 노동조합 필증이 나오자마자 그동안 모아왔던 연락처 수천개로 문자를 다 발송했어요. 그러면서 29일 법원 앞에서 설립 기자회 견을 하면서 동시에 연장수당 미지급 청구소송을 했어요. 이미 전국에서 온라인을 통한 조합가입이 폭발적으로 되고 있었구요. 초기 3일 동안에 300명이 가입한 놀라운 과정이었죠. 전혀 이름도 얼굴도 몰랐던 사람들이
50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노동조합이라는 것만 믿고 가입을 한거죠. (홈플러스 노동조합 간부) 저희는 솔직히 만들면서도 한 6개월 정도 있어야 300명 정도 가입하지 않 을까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2,3일 만에 200명, 하루에 100명씩 가입을 하시니까 저희도 깜짝 놀랐어요. 홈플러스 현장에서 엄청난 불만이 존재했 다는 것을 알 수 있었죠. (서비스연맹 간부) 이와 동시에 초기부터 민주노총 서비스 연맹이 결합하여 인적, 물적, 전략 전술적 자원을 제공함으로써 위로부터의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지원 이 이루어졌다. 서비스 연맹은 1기 전략적 조직화의 일환으로 유통서비스 부문에 조직활동가를 직접 배치하였지만 그 성과는 미비하였다. 2기에는 조직활동가 투입방식의 조직화 전략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현장 내 부로부터의 동력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2기 전략적 조직화 시기와 맞물리 는 면세점과 홈플러스 노조 조직화 과정을 보면 이와 같은 아래로부터의 노조 결성 동력이 존재하였고, 이에 서비스연맹은 초기단계에서부터 노 동조합 설립 절차와 운영에 대한 조언을 제공하고, 조직 확대를 위한 선 전전을 조직화하면서 이에 필요한 재정적 지원 등을 하였으며, 노동조합 의 의제와 요구를 발굴, 확립하는 과정에서 전략적 지원을 하였다. 면세점 노조 같은 경우는 노조 조직화 초동 주체가 전혀 경험이 없었 기 때문에 서비스 연맹에서 초기부터 결합해서 함께 조직화 논의를 했으 며, 조직화 과정에서 백화점 판매직 노조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였다. 저도 사실은 처음이었고, 같이 모였던 분들도 전혀 경험을 갖고 있는 분 들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 때 당시 저희 회사 한 직원의 사촌이 백화점 화 장품 판매직 노조에 계셨어요. 그래서 그 분에게 연락해서 서비스 연맹과 연계가 되었어요. 초기서부터 서비스연맹의 지원이 있다 보니까 자연스럽 게 이전에 했었던 백화점 조직화에 대해 알게 되고, 유사한 방식을 많이 사용하게 된거죠. (면세점 노조 간부 인터뷰) 마찬가지로, 홈플러스 노조 조직화 과정에서도 서비스연맹과 민주노총 의 지원이 초기 노조 조직화 과정에 기여하는 바가 컸다. 민주노총에 공식적으로 요청을 해서 홈플러스에 선전물들을 같이 배포해
제3장 기존 노동조합 주도의 노조조직화:전략적 혁신과 조직화 노력의 심화 51 줄 것을 요구했구요. 저희가 선전물을 제작해서 민주노총 지역본부로 전달 을 해 드리면 그 지역 조합원들이 날짜를 잡아서 홈플러스 매장 안에 들어 가서 일하시는 분들에게 선전물들을 나눠 주면서 노동조합 설립을 알리고 가입을 권유했던 거죠. 또 선전물을 제작하는 데에도 민주노총의 조직화 기금이 사용됨으로써 대규모 선전물 제작이 가능했구요. (홈플러스 노조 간부) 서비스연맹의 지원은 교섭의제와 아젠다 발굴 등의 전략적 영역에서도 이루어졌다. 초기에 노동조합에 모였던 인원이 약 650명 정도 됐었거든요. 650명을 모 아 놓고 조합을 만들었으니 교섭도 하고 단체협약도 체결하자 고 하면서 여러 가지 조사를 연맹하고 같이 진행을 했었어요. 그러한 과정에서 최저 임금 문제, 연장근로와 체불임금에 대한 문제가 이슈화가 많이 되었던 것 같아요. (면세점 노조 간부) 초기에 이분들은 단체협약이 뭔지를 모르고 노동법 자체가 생소하기 때 문에 노동조합이 어떤 요구를 해야 하는지를 잘 모르세요. 그냥 막연히 아 는 것은 임금 부분인데 실제로 노동조합은 임금만 가지고는 유지, 운영될 수가 없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노동조합이 노동법상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 권리들을 찾는 과정이 의제설정의 과정이고 이 과정에서 저희가 지속적으 로 실태조사도 하면서 논의를 해 나갔죠. (서비스연맹 인터뷰) 그러므로 면세점 판매직 노동조합과 홈플러스 노동조합의 신규 노동조 합 조직화 과정은 모두 조직 구성원들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존재했었던 열악한 임금과 노동조건에 대한 불만이 자연발생적 노동조합 조직화의 동력으로서 존재하였다. 한편 두 경우 모두 민주노총 서비스 연맹이 조직 화 초기에서부터 인적 물적 전략적 자원을 지원하며 조직화를 진전시킬 수 있는 토대를 구축했으며, 과거 백화점 판매직 조직화 사례를 벤치마킹 할 수 있는 조직적 자원을 제공함과 동시에 실태조사를 통해 교섭 의제를 체계적으로 발굴하고 제기할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하였다.
52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나. 구성원의 니즈(needs)와 요구에 대한 지속적 관심 및 현장과 밀 착된 교섭 의제 발굴 노동조합이 설립되면, 노동조합은 조직확대를 위한 노력과 더불어 사 용자와의 단체교섭을 통해 노동조건을 개선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조직 구성원들의 노동조합에 대한 관심과 기대, 몰입(commitment)을 유지, 강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 유통서비스 부문 신생 노조들의 공통점은 이들이 구 성원의 이해와 요구에 대한 민감성(responsiveness to members interests) 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현장밀착형 의제를 발굴했다는 것이다. 앞 서 살펴보았듯이 면세점 판매직 노동조합과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조직화 초기 단계에서부터 전면적 실태조사를 통해 적실성과 호소력을 갖는 교 섭 의제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현장의 불만이 뭔지 알아야 하구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노동조합을 만들 면 실태조사를 수행해요. 조사를 하다보면 임금에 있어서의 문제, 제도적 인 문제, 복리후생 문제 등이 나오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가지고 요구안을 만들게 되는 거죠. (서비스연맹 간부 인터뷰) 노동조합이 처음에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의제를 제기한 것도 동력의 원천이었어요. 그리고 15년만에 최초 로 임금교섭이 되고 있는 상황 자체가 이목을 집중시키고 호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구요. 모든 게 다 처음이거든요. 노동조합도 처음, 단체협약도 처음, 임금교섭도 처음이어서 변화에 대한 관심과 희망이 광범위하게 존재 하는 상황이구요. 끊임없이 소통하고 현안을 관리하는 부분들이 관심을 유 지하는데 주요하게 작용을 했구요. (홈플러스 노조 간부) 면세점 노조와 홈플러스 노조 모두 서비스연맹과 연계하여 실태조사를 조직적으로 실행하여 현장의 불만과 요구를 꾸준히 파악하였던 것이며, 노동조합 간부가 지부나 지회와 끊임없이 소통할 수 있는 계기를 확대함 으로써 공감대를 확립하기 위한 노력을 하였다. 또한 이러한 공감대에 기초하여 의제를 발굴하고 이슈화의 우선순위와 요구안을 확립하였던 것이다.
제3장 기존 노동조합 주도의 노조조직화:전략적 혁신과 조직화 노력의 심화 53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실제 노동시간은 8시간이 넘는데도 30분 단위 근로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임금을 적게 지급하는 30 분 단위 0.5 계약제, 근거없는 부서별 시급 차이, 강요된 불법 연장 근무 에 대한 광범위한 불만이 존재함을 파악하고, 8시간 계약제 쟁취, 부서 별 임금격차 해소, 동일시급 적용 및 위험도에 따른 수당 신설, 미지금 수당 지급, 불법 연장근무 중단 및 초과 근무에 대한 연장수당 시급 등 을 핵심 요구안으로 제시하였다. 또한 홈플러스 노동조합과 면세점 판매직 노동조합은 모두 과거 백화 점 판매직 노동조합의 선례에 기초하여 서비스 업종 종사자들에게 고유 한 감정노동과 건강권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였다. 로레알 노동조 합은 감정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 지급이 필요하다는 것을 사용자에게 요구함과 동시에 감정노동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지지를 조직하고자 하 였으며, 이에 기초하여 매달 100,000원의 감정수당 지급과 연 1일의 감정 휴가를 단체협약으로 획득한 바 있는데,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이와 같은 로레알의 단체협약안에 근거하여 감정수당, 감정 휴가 도입을 요구하였 으며, 이 외에도, 폭언 횡포를 행사하는 고객에 대해 감정노동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악성고객 응대 및 직원보호 매뉴얼 신설 을 요구안에 포함시키고, 서비스 노동자의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한 직원용 의자 설치 등도 함께 제기하였다. 면세점 신생 노조들도 감정수당, 감정휴가 등 감 정노동의 가치에 대한 인정 요구를 계속 노동조합의 주요 의제로 삼았으 며, 불임이나 난임 휴가 등 모성보호와 관련된 요구를 교섭 의제로 제기 하여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그 배경에는 유통 업종에 특유한 구성 원의 이해와 요구 및 조직 내 다수를 이루는 여성의 니즈에 대한 민감성 을 유지하고, 이에 기초하여 노동조합의 아젠다를 발굴하고자 하는 노력 이 존재하였던 것이다. 여자분들이 전체 직원의 9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그분들이 안정적 으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육아에 대한 부분들에 관심을 기울이고 관련 분야 복지를 확대해 나가려고 하고 있어요. 그래서 태아검진휴가를 올해도 좀 더 확대를 시켰거든요. 이후에 는 임신하신 분들은 조금 더 일찍 퇴근하는 제도로 더 확대를 시켜보려고
54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하고 있구요. 작년 단협 때는 난임휴직과 가족돌봄 휴직도 만들었구요. 생 각보다는 여자분들이다 보니까 가족 내에 누군가 아프실 때 여자분들이 다 그만두더라구요. 그런 분들이 작년 초에 좀 많이 있어서 필요성을 느껴 서 도입을 했구요. 그리고 서서 일하다보니까 임신이 잘 안되는 부분이 있 어서 난임휴직도 만들었어요. (면세점 노조 간부) 그러므로 실태조사와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에 기초한 현장밀착형 의제 발굴은 조직구성원들이 광범위하게 느끼고 있었던 고충과 불만을 노동조 합의 주요 요구로 수렴할 수 있는 기초가 되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노동 조합은 유통 서비스 업종 특유의 감정 노동 보호와 관련된 이슈 및 여성 노동자의 모성보호와 일-가정 양립 등의 이슈들에 대한 민감성을 유지하 였다. 이와 같은 노력을 통해 면세점 판매직 노동조합과 홈플러스 노동조 합은 모두 감정노동자의 노동권, 인권, 존엄성과 건강권의 문제를 교섭 의제로 포함시켜 교섭 범위를 확장할 수 있었고, 이를 기반으로 노동조합 에 대한 조직구성원들의 지지와 원동력의 기반을 유지, 확대함과 동시에 감정 노동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킬 수 있었다. 다. 패턴교섭을 통한 교섭과정에서의 조율 백화점 판매직 노동조합에서는 로레알 노사의 단체협약안이 다른 화장 품 판매직 노동조합 단체교섭에서 패턴 세터(pattern setter)로서의 역할 을 하였으며, 지금도 백화점 화장품 회사 노동조합들간, 그리고 백화점 판매직 노동조합과 면세점 판매직 노동조합 간에는 그와 같은 패턴교섭 의 형태를 찾아볼 수 있다. 이를 패턴교섭으로 볼 수 있는 이유는 로레알 의 단체교섭 구조 내에서 협의된 고용 및 노동조건이 다른 회사에도 비공 식적으로 적용되고 확산된다는 의미에이다. 면세점 신생 노조에서도 과 거 로레알과 백화점 판매직 노동조합의 협약안이 비교 준거가 되어 사용 자에게 광범위한 교섭 의제를 제기하고 보다 진일보한 협약안을 요구할 수 있는 근거가 되었다. 그러므로 백화점과 면세점 판매직 노조들은 기업별 노조로서 각 노조 가 단사별로 교섭을 진행하지만, 비공식적 패턴 교섭을 통해 초기업 수준
제3장 기존 노동조합 주도의 노조조직화:전략적 혁신과 조직화 노력의 심화 55 의 조정(coordination)을 어느 정도 실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의 환경미화원에게 정의를 justice for janitors 캠페인 사례를 연구한 Erickson et al.(2002)은 성공적인 파업을 통한 노사 합의안이 미국 전역에 평판효과(reputational effects)를 창출하여 빌딩 소유주와 업체에게 파업 위협이 유효하다는 시그널이 된다고 주장하였다. 이는 업체, 빌딩 소유주 모두에게 비교와 벤치마크의 포인트가 되며, 노동조합이 자신의 요구안 을 확립하는 과정에서 강제적 비교 궤도(orbits of coercive comparison) 를 창출한다는 것이다(Ibid, 561). 백화점과 면세점 판매직 노조들도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로레알이 선두 주자가 되어 순차적으로 쟁취해 온 합의안이 평판 효과를 일으켜 교섭과정에서 사용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강제적 비교 준거의 틀 이 되었다. 로레알 단체협상을 하면서 저희가 감정수당에 대한 요구를 사측에게 설 명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있었고, 이를 통해 감정수당을 신설할 수 있었던 거구요. 그 다음에 만들어졌던 백화점 화장품 노조와 면세점 노조는 이제 로레알이 기본이 되는거죠. 로레알도 주는데 우리는 왜 안줘 이렇게 되니 까 업종, 업계에서의 변화가 일어나게 되는 거죠. 로레알, 시세이도, 엘카, 클라란스 이런 회사들이 지금 감정수당을 다 받게 되었기 때문에 백화점 1 층에서는 감정노동이란 단어가 이제 낯설지 않게 된거죠. (서비스 연맹 간부 인터뷰) 기본적으로 저희가 교섭을 할 때는 표를 만들었어요. 화장품을 비롯해서 각 단사 단체협약을 표로 만들어서 비교하면서 했어요. 이 회사는 이러저 러한 것을 갖고 있고, 이것은 몇 개 노조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조항이 다... 이런 식으로 해서 교섭을 했구요, 로레알 노조가 감정휴가를 받아낸 걸 시작으로 해서 저희도 만들었거든요. 여러 군데가 그렇게 만든 것 같아 요. 지금으로서는 서로가 하나씩 하나씩 계속 배워간다는 생각이 많이 들 어요. 이미 로레알이 어느 정도 해놨었기 때문에 그걸 바탕으로 거의 대부 분이 유사한 조항을 요구했던 것이구요. 그런데 우리가 그렇다고 로레알만 바라보고 갈 수는 없는 것이니까 독자적인 걸 만들어나가는 거죠. 그걸 또 만들어내게 되면 저쪽에서 또 받아 가고...복지카드 같은 경우도 저희가 만 든 이후에 로레알이 또 만들었거든요. 그런식으로 서로가 배워가는 과정이
56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죠. () 홈플러스 노조도 서비스 연맹 소속이기 때문에 서비스 연맹 간부들과 의 협의 구조 내에서 백화점 판매직 노조를 비롯한 연맹 소속 다른 노동 조합의 합의안을 비교와 벤치마크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앞서 살펴보았 듯이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감정노동 수당과 휴가 신설, 감정노동 보호에 대한 요구를 10대 요구안에 포함시켰는데, 이는 노동조합 조직화와 교섭 진행 과정에서의 서비스 연맹의 조정(coordination) 및 서비스 노조들간 상호 모방과 학습을 통해 확산될 수 있었다. 또한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홈플러스 테스코 노조와 임금교섭의 시기를 맞추고 공동수련회를 진행하 면서 조율을 해나가는 과정에 있다. 그러므로 이들 서비스 노동조합들은 여전히 기업별 노동조합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초기업적 패턴교섭의 양 상도 함께 발전시켜 왔던 것이다. 패턴교섭의 이와 같은 강제적 비교 준 거의 틀이 신생 노동조합의 교섭 범위와 의제를 확장하고 사용자를 공세 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라. 적절한 이슈 프레이밍 및 시민사회 단체들과의 연계 백화점 면세점 판매직 노동조합들과 홈플러스 노동조합이 노동조합 결 성과 교섭 과정에서 제기한 문제들을 보면, 유통서비스 종사자들이 처한 열악한 노동 조건의 문제에 대해 단순한 임금 인상의 논리가 아닌 사회 정의(social justice)와 정당성 차원에서의 이슈 프레이밍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볼 수 있다. 홈플러스 노동조합의 경우 순이익 수천억 원대의 대기 업 홈플러스에 다니는 직원들의 평균임금과 복지혜택은 사회적 기준에서 매우 낮고 형편없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근거로 홈플러스가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으며, 백화점 판매직과 면 세점 판매직 노동조합도 명품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회사가 자사의 직 원들에게는 열악한 노동조건과 저임금을 제공해왔다는 사실을 강조하면 서 화려한 명품 이미지 이면의 열악한 현실을 기업의 사회적 정당성 차원 에서 제기하였다. 또한 감정수당의 문제도 단순히 돈을 더 많이 받는 문
제3장 기존 노동조합 주도의 노조조직화:전략적 혁신과 조직화 노력의 심화 57 제가 아니라 백화점 면세점 판매직이나 마트 노동자들의 감정 노동의 가 치에 대한 인정 차원에서 제기됨으로써 호소력을 가질 수 있었다. 또한 이러한 이슈 프레이밍 과정에서 미디어를 통한 여론형성 전략을 적절히 활용하였으며. 시민 사회 단체들과의 연계 구축(coalition-building) 전략이 추진되었다. 신생 노동조합의 경우 노동조합의 제도적 자원이 부 족하여 교섭력의 한계를 보일 수 있는데, 미디어 활용과 연계구축 전략은 사회적 지지와 정당성의 기반을 강화함으로써 노동조합의 부족한 자원과 영향력을 보강할 수 있도록 하여 노동조합이 상대적으로 긍정적 성과를 획득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특히 유통서비스 업의 특성상 소비자들의 반 응이 중요하기 때문에 부정적 기업이미지와 평판, 소비자 불매 운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기업캠페인(corporate campaign)에 대해 주의를 기울 일 수밖에 없으며, 이 과정에서 미디어 여론과 시민사회단체의 압력이 중 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 백화점, 면세점 판매직 노조와 신생 홈플러스 노 조는 미디어 및 시민단체와의 연계와 네트워크를 통해 이러한 압력을 비 교적 효과적으로 행사할 수 있었다. 사회와 언론에 호소하면서 홈플러스의 현실이 알려지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을 했었구요. 사람들은 워낙 깔끔하고 화려한 매장을 가진 대기업이라 고만 생각을 해왔지 그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사람들이 일하고 있을 것이 라고는 생각을 못했기 때문에 그런 여론을 등에 업고 저희가 조직사업으 로 조합원을 만나면서 어느 정도 확장성을 갖게 되었죠...가장 중요한 부분 은 서비스 업이라서 국민들, 소비자들의 여론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다고 생각을 하구요. 참여연대나 시민단체들이 결합 했구요. 을 살리기 위원회, 정당들도 같이 했구요. 회사로서는 명절이 다가오는데 조합이 단체행동을 할 수 도 있을 것 같고, 또 남양유업 사태가 중간에 터졌는데 3년 전 녹음 파일이 그렇게 위력을 발휘하는 것을 보면서 실제로 저희가 채증한 부당 노동행위도 있었고 하니까 소비자 여론에 대해서 민감하게 고려할 수 밖 에 없었던 상황이었죠. (홈플러스 노동조합 간부 인터뷰) 이 밖에도 백화점 면세점 판매직 노조와 홈플러스 노조는 생활임금 캠 페인 과정에서의 시민 단체 및 지자체와의 네트워크, 의자 캠페인을 비롯
58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해 감정노동자의 산업안전 및 건강권과 관련하여 각종 노동 환경 의료 단 체들과의 연계, 감정 노동 보호 입법 추진 과정에서의 다른 서비스 노동 조합들과의 감정노동 전국네트워크의 구축과 운영 등 다양한 이슈를 둘 러싸고 연계 구축(coalition building) 전략을 추구하였다. 이 과정에서 한 명숙 의원실이나 장하나 의원실과 협력하여 감정노동자 보호 법률 제정 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녹색소비자연대, 안전보건공단, 전국감 정네트워크, 노동환경 연구소, 청년유니온 등 노동조합, 소비자 단체, 시 민사회단체와 연대하여 소비자와의 응대 상황에서 겪게 되는 감정노동자 의 인권 침해와 직무소진 등의 이슈를 제기하고, 감정노동자의 노동권 보 호를 위한 기업과 소비문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정당, 소비 자 및 시민사회 단체와의 연계는 대 사용자와의 교섭 과정에서 노동조합 의 제한된 영향력을 보완할 수 있는 정치적 사회적 자원이 되었다. 단사 교섭 과정에서 이와 같은 사회적 지지와 연대의 기반은 사용자에 대한 압 력의 일부가 되어 신생 노동조합들이 단체협약의 틀 내에서 감정노동의 가치를 인정받게 되고 그 중 일부는 감정수당과 감정휴가를 신설하게 된 배경이 되었다. 4. 한계와 과제 서비스 산업 조직화에 있어서 면세점 판매직 노동조합과 홈플러스 노 동조합은 백화점 화장품 판매직 노조에 이어 근래에 노조 조직화의 성과 를 이룬 사례들이다. 앞 절에서는 이러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요인을 규명함으로써 동종업종 미조직 사업장 조직 확대 전략에 시사점을 제공 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이 장에서 분석한 사례들에 한계가 없는 것은 아 니다. 그러므로 이 사례들이 갖는 한계에 대한 분석을 통해 향후 조직화 전략을 위한 과제와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먼저, 이들 노조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저임금, 열악한 노동조건 및 복리후생 제도, 불법 부당 노동행위의 만연에 대해 조직 구 성원들이 매우 강한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노동조합이 설립되 기 전까지는 가시화되어 있지 않았던 이와 같은 누적된 공분이 초기 조직
제3장 기존 노동조합 주도의 노조조직화:전략적 혁신과 조직화 노력의 심화 59 화 과정에서의 강한 원동력이 되었다. 이렇듯 광범위하고도 깊게 내재되 어 있던 불만은 노동조합 조직화의 필요조건 중 하나였지만, 조직 설립 이후 미조직된 조직 구성원들을 신규로 조직화하는데 있어서는 충분조건 이 될 수 없다. 이와 관련하여 Kochan(2003)은 구성원의 불만에 입각한 표준적 조직화 모델은 광범위한 미조직 멤버를 조직화하는데 더 이상 유 용하지 못한 모델이라고 주장한다. 조합원을 새로 충원하고 유지하기 위 해서는 단지 불만과 불신의 문턱값(threshold level)에 의존할 것이 아니 라 광범위한 서비스와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조합에 가입해야 할 적극적 (postivie) 이유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조직 성과를 설명하 는 두 번째 요인인 구성원의 니즈(needs)에 대한 민감성 유지 및 이러한 이해관심에 밀착된 교섭 아젠다의 발굴과 확장이 지속적으로 요구된다. 그러나 유통 산업의 특성상 멤버 밀착형 실태 파악을 통해 조합원들에 게 필요한 혜택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조합의 서비스 모델 이 하나의 사업장 내에서의 단체교섭 구조 내에서만 확립, 확산된다면 그 한계는 분 명하다. 유통업계는 정규직과 직접고용 비정규직 외에 파견업체 비정규 직들이 다수 존재한다. 현재 백화점 면세점 판매직 노동조합과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모두 기업별 노조로 조직되어 있어 미조직 간접고용 비정규 직을 조직화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실제 마트에서 보면 정규직 직접고용 비정규직 다 합친 직영보다 훨씬 많 은 숫자가 협력업체 직원이거든요. 그런데 이 사람들을 담을 수 있는 그릇 이 없는 거죠. 홈플러스 노조가 이제 2,000명인데 전체 직원은 2만 명 정도 되요. 그러면 10% 조직인 셈인데 이 10%가 협력업체 직원까지 보호해줄 수 없는거죠. 자기들도 힘이 10%밖에 안되기 때문에...그래서 마트노조라 는 이름으로 해서 함께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대형마 트의 조직확대는 직영들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죠. (서비스 연 맹 간부 인터뷰) 그런데 이처럼 간접고용 비정규직은 기업별 노조의 외부에 있기 때문 에 단사 노조가 자사와 맺는 단체협약안의 적용 범위에서도 벗어나 있다. 현재 유통 산업 내에는 저임금과 고용불안이라는 악조건 속에서 노동인
60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권의 사각지대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다수의 간접고용 비정규직이 존재하는데, 현재 노동조합의 조직구조로는 이들의 이해를 대변할 수 없 는 것이다. 그러므로 진정한 의미의 대표성 갭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들 을 조직화할 수 있는 새로운 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는 백화점 면세점 판매직 소산별, 마트 소산별 전 망을 가지고 실질적 토대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백화점 면세점 판매 직 노동조합은 패턴교섭을 통해 화장품 판매직 노동시장 전체를 대상으 로 임금경쟁을 배제하고 상향평준화된 혜택을 제공하고자 하고 있다. 그 러나 그 적용범위는 현재 노동조합으로 조직되어 있는 정규직 사원들에 게 주로 한정되어 있어서 그 대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판매 직 노동조합간 교섭시기를 맞추고, 교섭 의제 및 노동조합 활동과 관련된 조율과 조정을 확대하면서 판매직 소산별 노조로 전환해나가는 것이 필 요하다. 마트의 경우는 20여 개의 유통업체가 체인스토어협회를 만들어 서 유통 노하우나 교류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마트 소산별 노조를 건설 하여 체인스토어 협회를 교섭 파트너로 세우는 다수 사용자 교섭 구조 (multi employer bargaining structure)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소산별 노조가 개별 사업장 차원의 권리와 보호를 추구하던 전통적 조직 모델을 넘어서서 동일업종 노동시장 내에 존재하는 노동자들에게 초기업적 서비스와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광범위한 미조직 비 정규직의 조직화가 가능할 것이다. 제2절 희망연대 노동조합 조직화 1. 개 요 희망연대 노동조합은 2009년 12월 2일 설립된 지역사회운동 노조이다. 2000년대 초부터 기존 노동조합의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의 저 低 대표 성 문제를 지적하면서 지역 미조직 중소영세사업장을 조직화하고자 한
제3장 기존 노동조합 주도의 노조조직화:전략적 혁신과 조직화 노력의 심화 61 지역 일반노조의 흐름이 존재하였으나, 그 성과는 미흡하였다. 또한 노동 조합 조직률 하락과 정체에 대한 문제의식 속에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의 각 연맹과 산하 노조들은 비정규직 조직화의 필요성을 꾸준히 강조하 였으나, 여전히 절대 다수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에 의해 대변 되고 있지 못하다. 희망연대 노동조합은 결성 초기부터 이처럼 이해대변 의 공백 속에 있는 미조직 비정규직 조직화에 목표를 두었으며, 케이블 통신 산업 비정규직 조직화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희망연대 노동조합은 2010년 1월 25일 케이블 방송 씨앤앰 지부를 결성했고, 2011 년 6월 25일과 7월 2일에 Ktis지부와 Ktcs지부를 조직했으며, 2012년 9월 12일에는 다산콜 센터 지부를 결성했다. 이어서 2013년 2월 13일 씨앤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지부를 건설했고, 3월 24일에 는 티브로드 홀딩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티브로드 지부를 결성했다. 2014년에 들어서서는 그 동안 통신사 비정규직 조직화 노력의 결실로서 4월 13일 SK 브로드밴드 비정규직 지부와 LG 유플러스 <표 3-4> 희망연대 노조 활동 주요 경과 2009 12.02 희망연대 노동조합 창립 2010 2011 2012 2013 2014 01.25 10.01 10.15 12.02 06.25 07.02 09.15 07.24 09.12 02.13 03.24 11.13 04.13 06.10 09.04 10.08 씨앰앤 지부 설립(10개월간 노조사수 투쟁, 35일 파업, 11.11 기본 협 약서 체결) 지역지부 건설 추진 한국이콴트글로벌원 지부 가입 더불어사는 지부 건설 ktis 지부 건설 ktcs 지부 건설 텔레마케터 지부 건설 씨앤앰지부 17차례 교섭 진행 후 임단협 타결 다산콜센터 지부 건설 케이블방송 비정규직(케비) 지부 건설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티브로드(케비티) 지부 건설 씨앤앰-케비-케비티 합동집회 SK 브로드밴드 비정규직 지부와 LG 유플러스 비정규직 지부 건설 씨앰앤 지부, 케비 지부, 케비티 지부 공동 파업 돌입 다산콜센터 지부 파업 돌입 LG 유플러스 경고파업
62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비정규직 지부가 결성되었다. 현재 희망연대 노동조합 산하에는 씨앤앰 지부,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지부, 케이블방송 티브로드 비정규직 지부, 더불어 사는 지부, 다산콜센터 지부, ktis지부, ktcs지부, SK브로드랜드 비정규직 지부, LG유플러스 비 정규직 지부가 있으며 조합원은 약 4,000여 명 증가하였다(매일노동뉴스 2014. 10. 27. 보도자료). 비록 희망연대 노동조합 전체 조합원 수는 대기 업 금속 사업장 하나보다 적을 수 있지만 기존 노동조합의 이해대변 공백 으로 머물던 협력업체 비정규직 조직화의 성공 사례를 차례로 만들어 냈 다는 점에서 질적으로 주목할 만하다. 이 절에서는 희망연대 노동조합의 주요 활동을 개괄하면서 희망연대 노동조합이 지향하는 노조 운동의 새 로운 방향을 분석하고, 케이블 방송과 통신사 비정규직 조직 과정에서 희 망연대 노동조합의 부분적 성공을 가능케 했던 핵심 요인들을 규명함으 로써 향후 비정규직 조직화에 유용한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한다. 2. 희망연대 노동조합의 지향성:지역사회운동 노조주의를 위한 새로운 실험 희망연대 노동조합은 결성초기부터 과거 기업단위의 정규직 조직화의 한계를 인식하고 새로운 노동조합 이해대변 구조를 만들어내고자 하였다. 기존의 전통적 노동조합의 틀(framework)은 기업별 노사 단체협약을 맺 음으로써 임금과 노동조건의 개선을 통한 조합원의 경제적 지위 향상과 노동권 보호를 추구해왔다. 그런데 이와 같은 작업장 단위의 조직으로는 광범위한 미조직 비정규직을 조직화하고 이들의 권익을 옹호할 수 없다 는 한계가 분명하게 존재한다. 희망연대 노동조합의 결성 주체들은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초기부터 전통적 노동조합의 틀을 넘어선 차 별화된 노동조합주의를 추구하였다. 여전히 개별 기업 단위의 정규직 중 심으로 조직되어 있는 노동조합운동으로는 미조직 취약 노동계층의 이해 와 권리를 대변하는데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문제의식 하에 초기업단위 지역일반노조를 결성하여 지역사회운동 노조주의를 지향하는 활동을 전 개하고자 하였던 것이다.
제3장 기존 노동조합 주도의 노조조직화:전략적 혁신과 조직화 노력의 심화 63 당시에는 포럼 형태로 민주노조운동이나 노동단체에서 일하는 분들이 정 기적인 모임을 가지면서 민조노조운동 평가, 새로운 노동운동 전망에 대해 논의를 진행을 하다가 거기서 함께 했던 사람들이 지역사회운동 노조를 직접 만들어서 실천해보자는 문제의식을 공유하면서 설립총회를 하였고, 설립 후 초기업단위 지역일반노조로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에 가입했어 요. 이러한 문제의식 하에 희망연대 노동조합은 작업장에서의 임금인상과 단체협약 체결 및 노동조건 개선 노력과 더불어 작업장 투쟁을 넘어 노동 자의 사회적 생존권을 쟁취하기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자 하였다. 다단계 하청 구조 내에서 불안정 노동으로 고통받고 있는 비정규, 중소영세, 미 조직 노동자들의 권리와 생존권은 작업장 투쟁만으로는 보장받을 수 없 기에 최저임금 현실화와 생활임금 보장 등의 보편적 노동자의 권리요구 와 더불어 교육, 의료, 주거, 일자리 확대, 실업과 관련된 광범위한 이슈를 제기하여 사회 권리 확보 투쟁을 벌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이 다(희망연대 노동조합, 2014). 이 부분은 희망연대 노동조합의 조직화 원 리가 사회운동 노조주의와 교차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사회운동 노조주 의는 노동조합의 에너지와 자원을 조합원의 편협한 경제적 이해를 대변 하는데 집중하기보다는 보다 광범위한 사회적 아젠다를 제기하는데 투여 한다. Seidman에 의하면, 사회운동 노조주의는 공장의 울타리를 넘어서 서 광범위한 사회적 경제적 변화를 추구하며, 노동운동 외의 다양한 사회 운동 세력과 연대하여 사회적 약자의 이해를 대변한다(Seidman, 1994). 한편, 이러한 문제의식은 서구의 지역사회 노동조합주의와도 교집합을 갖는다. 지역사회 노동조합주의에 의하면, 노조는 작업장을 넘어서서 조 직, 미조직 노동자를 망라한 광범위한 노동계층의 권익을 보호해야 하며, 개별 기업을 대상으로 조직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초기업 단위의 광범위 한 지역 노동시장 전체를 조직화하는 전략을 추구해야 하고, 이를 위해 지역사회 차원의 연대와 지지를 구축하여 취약 노동계층과 저소득층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 공공 이슈를 노동의 이슈와 결 합하여 제기해야 한다(Fine, 2005; Wills & Simms, 2004). 희망연대노조 는 임단협 중심의 경제투쟁을 넘어 지역과 사회운동에 연대하고 조합원
64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들의 참여와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함으로써 지역사회 운 동 노조주의를 실천적 차원에서 진전시키고자 하였다. 또한 희망연대 노동조합은 이와 같은 노조-지역사회의 연대를 도구적 인 관점에서 일회적인 방식으로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장기 적인 상호 호혜적 관계로서 구축하고자 한다. 노동조합이 지역단체들과 연계하는 방식은 주로 노동조합의 파업이나 투쟁에 대한 일회적 지지 지 원을 조직하기 위한 도구적 관점에서 이루어지거나, 상호 지원(mutual support)을 지향하더라도 주로 상층 중심의 연대전선을 구축하는데 그쳤 다. 희망연대 노동조합은 지역 차원에서 보다 일상적, 상설적인 심층 연 계(Deep coalitions) 를 구축하고자 하며(Tattersall, 2005), 이러한 연계에 조합원들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노동조합운동과 생활-문화-교 욱-사회 운동을 결합하고 지역에서 생활문화공동체를 실현하는 활동을 전개 하고자 한다(희망연대노동조합, 2014). 이를 위해 희망연대 노동조 합은 사용자로부터 지역사회공헌기금을 확보하여 지역단체 및 지역아동 센터와 연계하여 취약계층 아동청소년의 심리 정서지원 사업을 비롯한 아동 청소년 대상 교육과 지원사업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요컨대 희망 연대 노동조합은 조합원들의 지역사회 활동에 적극 참여해 자신의 삶과 지역사회 모두를 변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이를 위해 장애 인 청소년 돕기를 비롯한 봉사 사회공헌활동부터 생태텃밭, 희망의 집 수리, 어린이 공방 힐링캠프 학부모 강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조합원의 지역참여를 시도하고 있다. 3. 희망연대 노동조합의 조직화 성과를 설명하는 핵심 요인과 시사점 희망연대 노동조합은 정규직 노동자의 비정규직 조직화 지원과 연대, 사회연대-지역연대를 통한 사회적 정치적 자원의 조직화, 동종업종 비정 규직 조직화 확대를 통한 영향력과 파급력 확산 등 새로운 조직화의 흐름 을 만들며 대안적 노동조합주의의 상을 확립하였다. 이하에서는 이와 같 은 희망연대 노동조합의 조직화 성과를 설명하는 핵심요인을 규명함으로
제3장 기존 노동조합 주도의 노조조직화:전략적 혁신과 조직화 노력의 심화 65 써 향후 미조직 비정규직 조직화와 대안적인 지역사회운동 노조주의의 발전을 위한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한다. 가. 새로운 조직화 원리에 대한 리더십 몰입(commitment) 희망연대 노동조합은 설립초기부터 지역사회운동에 대한 지향성을 분 명히 하였으며, 수사학적 차원에 머물던 비정규직 조직화를 실천적 차원 으로 전환함으로써 미조직 비정규 노동조합 운동의 활로를 개척하고자 하였다. 또한 사업장 중심의 조직 모델은 비정규직 조직화에 유용한 모델 이 아님을 깨닫고 초기업단위 노조를 조직하고자 하였다. 저희가 봤을 때 비정규직 노조운동을 조직해야 하는데, 조직하려면 기존 의 노조운동 방식으로는 안될 것이라는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죠. 한 개 기 업에 한 개 비정규직 노조를 만들어서 이 노조를 성공시키려면 상당히 많 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사실상 그것이 기존의 투쟁방식으로는 살아 남기도 어려울뿐더러 오히려 나중에는 소수의 활동가들만 남게 되는 모습 들이 많은데 그러면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거죠. 그래서 우리는 성공 할 수 있는 사례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러려면 하나의 업종이나 기 업 내에 비정규직 노조를 만드는 게 아니고 지역 내에서 다양한 업종과 기 업에 속한 비정규직을 포괄하는 노조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비정규직 노조운동은 사회적 문제이기 때문에 지역사회와의 일상 적 연대 속에서 지지와 엄호가 필요한 게 아니냐는 생각에서 지역사회 운 동 구조를 가져가고자 하였고요. 그러려면 노동조합도 임금이나 단체협상 중심이 아니라 대안적 삶을 형성할 수 있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 구요. 사업장 안에서는 노동조합이지만 삶의 공간에서는 자본주의적이고 서로 경쟁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많은데, 우리는 삶의 공간에서조차도 대 안적 삶을 살 수 있도록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했구요. 이런 것들 속에서 지역사회운동을 만들고 비정규직 조직화 과정도 그러한 운동의 차원에서 조직하자는 문제의식이 희망연대 노조 설립의 배경이 되었죠. 인터뷰에서 볼 수 있듯이, 희망연대 노동조합의 결성 배경에는 과거 축 적된 노조운동의 경험 속에서 정규직 중심의 전통적인 노조운동의 경제
66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주의적 한계를 극복하고 대안적 노동조합운동과 상을 확립하고자 했던 활동가들이 존재했던 것이며, 이와 같은 활동가들의 새로운 조직화 원리 에 대한 의지와 몰입이 과거 노동조합운동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맹아 가 되었다. 무엇보다 희망연대 노동조합의 초동주체들은 과거의 비정규 직 조직화와는 전혀 다른 대안을 처음서부터 제시하고 있었다. 상대적으 로 약한 시장에서의 지위와 협상력 때문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단사별 로 일대일로 조직하는 것은 결국 장기 투쟁 사업장으로 전락하는 소모적 인 싸움이 되기 때문에 지역과 업종을 포괄하는 초기업 단위의 노조를 만 드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보았던 것이다. 또한 지역사회 내에서 지역사회 단체와의 일상적 연대를 구축하고자 하였는데, 이와 같은 노동조합-지역 사회 연대의 모델은 노동조합의 투쟁에 일회적 지지를 조직하기 위한 것 이기 보다는 지역공동체 내에서 대안적 삶을 실현시켜 나가기 위한 일상 적 연대로써 추구되었다. 이와 같은 일상적 연대에 기초하여 희망연대 노 동조합은 단지 작업장 내의 이슈에 머물지 않고, 미조직 비정규직을 비롯 한 사회적 약자 전체를 아우르는 사회적 공공적 이슈를 제기하면서 변화 를 추구하고자 하였다. 나. 비정규직 조직화에 대한 새로운 접근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조직할 때 외주업체를 일대일로 하나씩 조직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외주업체는 지불능력이 없어서 교섭 자체가 무의미할 뿐더러 원청이 계약해지를 해버리면 끝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희망연 대 노동조합은 업종과 산업분석을 통해 외주업체 현황을 파악하고, 전체 외주업체의 과반 이상, 개별 외주업체의 과반 이상의 조합원을 조직하기 전에는 공개적으로 노조를 설립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다. 개별 사 업장 단위의 비정규직 조직화로는 교섭력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복수 의 협력업체를 한꺼번에 조직화하는 전술을 추구하였는데, 그와 같은 전 술이 결과적으로 매우 유효했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협력업체의 다수 가 조직되면 개별 업체가 갖고 있지 못했던 협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 고, 그와 같은 자원을 바탕으로 원청의 사용주를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3장 기존 노동조합 주도의 노조조직화:전략적 혁신과 조직화 노력의 심화 67 비정규직 조직화 상담을 하게 되면 예전에는 그 사업장에 주체를 만들고 때가 되면 노조 깃발을 띄우고 그래서 교섭을 요구하고 노조가 부정되면 바로 싸움을 하고 그러다가 시간이 갈수록 노조가 불리해지면서 깨지고 하는 사례가 많은데, 저희는 상담이 오면 사실은 그 산업 분석을 먼저 합 니다. 그 회사의 경영 상태나 그 회사의 산업이나 업종 특수성을 분석해서 조직화 과정에서 대응 전략을 모색하구요, 두 번째는 업종에서 비정규직 외주업체가 한 두 개가 아니기 때문에 그 중에서 과반수 이상의 업체가 조 직됐을 때 공개한다는 원칙을 반드시 지키고 있어요. 6개월에서 1년을 끊 임없이 상담하고 비공개로 조직화 과정을 거치는 거죠. 사실 케이블 비정 규직 노조가 가능했던 것도 C&M 정규직 노조 조합원들이 사실은 현장에 서는 관리자였는데, 그러한 관리자 신분으로 조직을 한 거죠. 그렇게 해서 과반수 이상의 외주업체가 주체로 조직이 되고 또 그 안에 각 개별 외주업 체 내에서 과반수 이상의 조합원들이 확보되었을 때 노조를 띄웁니다. () 이처럼 과반수 이상의 외주업체 내 과반수 이상의 조합원들이 노동조 합에 결합하게 되면, 더 이상 원청도 노동조합을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의 영향력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외주업체는 단순히 비핵심 업무를 수행하기 보다는 핵심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외주업체 비정규직이 파 업을 하게 되면 그 효과도 무시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한다. 그리고 외주업체라는 게 비핵심 업무인 것 같지만 대부분 핵심업무 영역 이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C&M이 파업을 들어가면 정상적으로 운영이 됩 니다. 왜냐하면 외주업체들이 일을 다 해주기 때문이죠. 그런데 외주업체 비정규직이 일을 멈추면 실제로 업무가 마비가 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 니까 이게 원청에게는 위협이 되는거죠. 거기다가 작년의 경우에는 C&M 원청과 C&M 비정규직 협력사들이 동시에 임단협과 쟁의절차를 밟으니까 원청이 두 손 다 들었던거죠. 이러면서 원청을 끌어내는 교섭력이 생기는 거구. 한편 희망연대 노동조합은 교섭 과정에서도 외주업체별 개별 교섭이 아니라 공동교섭구조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실질적 권한을 가지고 있는
68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원청을 압박하는 전술을 사용하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청을 끌어낼 수 밖에 없어요. 왜냐하면 개별 외주업체는 지불능력의 한계가 있잖아요. 그래서 결국 원청이 이 문제와 관련해서 합의를 하지 않으면 외주업체가 해결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그래서 이를 위해 희망연대에서 주력하는게 시민사회 단체와의 일상적 연대 교류와 사회정치적 압박이예요. 그래서 산업적 문제 나 업종의 문제나 기업의 문제를 끌어내서 정치권과 적극적 연대를 해서 원청과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반드시 협상을 해서 비정규직 조합원들 의 고용조건과 복리후생의 문제와 관련된 비용을 원청이 부담하고 해결하 도록 압박을 하고 있죠. 처음에는 외주업체 별로 개별 교섭에 들어가는데 처음에 개별 교섭을 하 면서 교섭을 해태하기도 하고, 부당노동행위를 하기도 하고 노조 탄압을 하기도 하는데, 사회정치적 압박을 통해서 원청을 압박하고 끌어내니까 자 연스럽게 외주업체 사장들이 사용자 협의회를 만들었어요. 그면서 노조와 집단 교섭을 통해서 해결을 하고 지금은 사용자 협의회와 본조가 들어가 서 교섭을 하고 있어요. 희망연대 노동조합은 장기적으로 원청이 원하청 3자 교섭 테이블에 공 식적으로 참가할 수 있도록 하는 3자 교섭구조를 제도화하고자 한다. 외 주 업체들은 원청에 종속되어 있고 원청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어서 외 주업체 사장과 협의를 해도 고용조건 및 복리후생 관련 실질적 개선을 위 해서는 비용문제를 비롯하여 원청이 최종 결정권과 자원에 대한 통제를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주업체들이 모두가 원청의 눈치를 보는 갑을 관계이기 때문에 사실 원 청으로부터 단가수수료를 통해 위탁운영비를 받고 그걸로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주는 형태이기 때문에 사실상 을이 할 수 있는게 없고 원청을 앉혀 놓고 협의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거죠. 사실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있어서 핵심은 여러 업체의 과반수 이상 조직화도 중요하지만 최종 타결 지점에 서는 원청을 협상테이블에 끌어낼 수 있게 강제해서 합의를 할 수 밖에 없 는 구조인거죠.
제3장 기존 노동조합 주도의 노조조직화:전략적 혁신과 조직화 노력의 심화 69 요컨대 기존의 노동조합은 비정규직 조직화에 있어서도 개별 사업장을 일대일로 조직화하는 전략에 머물고 있었던 반면 희망연대 노동조합은 그와 같은 접근으로는 취약한 제도적 자원과 교섭력의 한계를 갖는 비정 규직의 조직화에 성공할 수 없다고 보고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였던 것이 다. 한 개 업체만이 조직되었을 경우라면 원청은 해당 업체와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 그만이고, 그렇게 되면 비정규직 노동조합의 존립 자체가 무 너지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희망연대 노동조합은 다수 사업장의 동시 조직화 전략을 추구했던 것이고, 그 과정에서 협력업체 과반을 조직 하는데 성공함으로써 원청을 압박할 수 있는 교섭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 이다. 다. 교육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조합원 동력(membership mobilization) 활성화 희망연대 노동조합은 교육과 커뮤니케이션, 조합 일상활동을 통해 조 합원의 에너지와 동력을 유지 활성화하고 있으며, 정규직 노조와 비정 규직 노조의 공동 대응의 틀을 확립하였다. 특히 케이블 방송 비정규직 지부 건설 과정에서 씨앤엠 정규직 노동자들이 조직화의 주체로서 외주 업체 비정규직들을 조직화한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이는 노동 조합 차원에서의 교육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이들은 관 리자 지위이지만 관리자로서가 아니라 같은 노동자로서 비정규직 노동자 들을 조직화한 것인데, 이와 같은 이례적 사례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단 결할 때 비로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교육 효과를 통해 만들어진 것이다. 케이블 업계의 시스템을 보니까 대부분이 외주 협력사에 의존하고 있더 라구요. 인력의 70~80%를 외주업체 비정규직에 의존하고 있고 그 외주업 체 밑에 또 다른 업체가 있는 다단계 하도급 구조 속에 존재하고 있어요. 그래서 사실 외주업체 비정규직 입장에서는 C&M 정규직 조합원들이 관 리자인 것이죠. 그런데 저희는 이 정규직 조합원들이 직접 외주업체 비정 규직을 조직화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고민을 했었고, 이게 사실 작년 올해
70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통신업계 비정규직 조직화로 확대되는 계기가 됐죠. 한편, 희망연대 노동조합은 조합원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조합원 교육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파업 및 노동조합의 단체행동에 대한 조합원 들의 자발적 참여 정도는 매우 높은데, 이는 이와 같은 상설화된 노동조 합 교육과, 교육과정에서의 토의와 협의에 의해 생성된 동력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 우리 노조는 전 조합원 교육을 의무화했는데 그런 과정에서 씨앤엠 노조 조합원들은 스스로 먼저 협력사 비정규직 조직화의 필요성을 제기했어요. 2010년에 파업을 했지만 사실상 파업의 효과가 없다는 것을 느꼈던 것이 고, 비정규직과 정규직을 함께 조직했을 때 오히려 우리의 권리를 더 많이 확보할 수 있고 실제로 회사에게도 타격이 된다는 측면을 깨닫게 된 측면 이 하나 있었던 거죠. 이 과정에서 씨앤엠 정규직 조합원에 대한 교육을 상당히 많이 했어요. 전조합원 의무교육 뿐만 아니라 지부 자체 교육도 하 고, 지회 모임 할 때 이 주제를 가지고 여러 차례 교육하고 토론했던 과정 이 있었던 거고, 그래서 반발할 수 있는 사안인데 조합원들을 교육하고 같 이 토론하는 과정에서 받아들이게 된 거죠. 한편 2014년 케이블 방송 노조는 공동교섭, 공동파업을 조직하였다. 씨 앤앰,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지부, 케이블 방송 티브로드 지부 소속 1200 여명의 조합원들의 공동투쟁과 파업을 조직하였던 것이다. 쟁위 행위 찬 반투표 시점을 3개 지부가 비슷하게 맞춰서 진행했으며, 90% 가까운 파 업참가율을 기록하였다. 이러한 공동 대응이 가능하게 된 배경에는 교육 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조합원 동력 생성(membership mobilization) 과 정이 존재한 것이다. 작년에는 300명 전체 조합원 대상으로 주말마다 한 달을 교육을 했는데 그 안에서 했던 내용 중에 하나가 업무의 특성에서 오는 노동자와 노동자 간의 갈등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였고, 그 시기가 바로 케이블 비정규직 노조가 조직된 지 한 달되는 시점이었기 때문에 이 지부랑 2013년 공동 투 쟁을 주제로 교육하고 토론하고 결의하는 과정을 4월 한 달 내내 했었죠... 그래서 올해는 공동파업을 하고 있는거죠
제3장 기존 노동조합 주도의 노조조직화:전략적 혁신과 조직화 노력의 심화 71 저희가 씨앤엠과 케이블 비정규직 지부는 임단협 시점을 비슷하게 가져 갔구요. 그리고 저희가 교육하면서 공동투쟁, 공동타결을 강조했고 처음 투쟁을 조직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같이 회의를 하고 있구요, 또 티브로드 지부가 생기면서 이 3개 지부는 합동전임자 회의를 해서 한 달에 두 번 정 도는 다 같이 모여서 서로 회사에 대한 얘기도 하고 현안 논의도 하면서 공동투쟁을 모색하기도 합니다. 어렵지만, 그리고 사실 서로 잘 모르기도 하지만 그 과정을 꾸준히 작년 내내 조직했어요. 그 결과 작년 12월부터 본격적으로 3개 지부가 공동으로 투쟁을 하겠다는 흐름을 잡고 준비를 했 어요. 형식적으로는 월 2회의 회의체계를 통해서 방향을 토론하는 과정을 만들었어요 희망연대 노동조합은 조합원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속적인 교육 을 통한 단결을 도모하였던 것이며, 이를 통해 정규직-비정규직 연대 및 공동파업의 동력을 생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라. 지역사회 운동과의 일상적 결합과 연계구축(coaltion-building) 을 통한 지역사회운동 노조 모델의 구축 앞서 살펴보았듯이, 희망연대 노동조합은 중앙 단위의 시민단체와의 공동대책위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주민단체와의 일상적 연계를 통해 지 역사회운동 노조주의를 구축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노동-지역사회의 연 계를 일회적인 이벤트로서가 아니라 지속적이면서도 상호 호혜적인 지지 와 연대의 틀로서 구축하고자 한다. 즉 희망연대 노동조합은 조직화 및 교섭과정에서 사용자를 압박할 수 있는 사회적 자원으로서 지역사회단체 의 지지를 동원할 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수준에서 지역사회 공헌활동을 공동으로 모색하고 협력함으로써 지역사회 운동 노조로서의 정체성을 구 현해나가고자 한다. 그와 같은 노력의 일환으로 희망연대 노동조합은 지 역사회 저소득층의 복리 증진, 지역사회 운동단체와의 연대, 빈곤 해소 등 지역사회의 문제 해결과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 지역 사회 공헌기금을 확보하여 노조의 이름으로 지역사회 발전기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72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임단협 과정에서 임금인상과 노동조합 활동 보장, 기본적 복리후생 등을 내용으로 하는 기본협약서를 맺습니다. 특이한 점은 저희가 노조 복지기금 과 사회공헌기금을 반드시 사측으로부터 따냅니다. 노조 복지기금은 대부 분 신규 노동조합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사측이 노조 가입 안해도 어차 피 임금인상분은 비조합원한테도 돌아간다 는 이데올로기를 만들어내는데 이런 것들을 방지하기 위해서 조합원들을 위한 노조복지기금을 별도로 따 내구요 그 다음에 사회공헌기금은 대부분의 기업들이 사회공헌활동 기금 을 책정하고 있는데 이걸 노조가 따 내서 노조의 이름으로 지역사회발전 기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이러한 기금의 지역사회의 공헌활동에의 투자 과정에서 희망연대 노동 조합은 지역사회 시민사회단체들과의 일상적 소통과 연대의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단체와의 네트워크가 이후 노조 조직화 과 정의 사회적 자원으로 동원될 수 있었다. 조직화 과정에 저희가 지역사회공헌 사업들을 하는데 그러면서 지역의 구 단위에 있는 시민사회 단체들과 일상적인 소통관계를 맺어 왔습니다. 그러면서 조직화 과정에서 이 단위들과 상호교류를 합니다. 때로는 회의장 소를 빌려주기도 하고 같이 단체들과 간담회를 하기도 하면서 지지와 연 대의 풀을 형성하죠. 기존에는 시민단체와의 연대방식은 장기투쟁사업장 을 지지하고 엄호하는 것이라면 저희는 조직화 과정에서부터 지역시민단 체와 같이 소통하고 연대의 풀을 형성하구요, 지역의 케이블 방송 같은 경 우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이 시청자들이기 때문에 이 분들이 무시할 수 없는 힘이 되는거죠. 지역사회 연대는 단지 조직화 과정만을 위해 손을 벌리는 게 아니고 그 출발점은 사실 C&M정규직 노조가 2011년에 회사가 가진 사회공헌기금 중에 저희가 3억 원을 받아내요. 그래서 노조가 그 3억 원을 지역사회공헌 기금으로 100% 쓸 수 있게 한다고 합의하면서 2년에 걸쳐서 서울에 있는 6개 구 단위 지역에 지역아동센터 지원 사업을 하면서 지역에 있는 교육단 체들이 모이게 되고, 이 단체들과 이 기금을 어떻게 쓸지 논의하게 되면서 청소년 아동 관련 단체들이 결합했는데 이 단위가 노조가 싸움을 할 때는 지원 단위 역할을 또 해주시게 됐죠
제3장 기존 노동조합 주도의 노조조직화:전략적 혁신과 조직화 노력의 심화 73 중요한 것은 사회공헌 기금을 매개로 지역사회 단체들과 꾸준히 일상 적인 지역연대를 꾸리고 다양항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고자 한 점이다. 이슈가 있을 때만 일회적으로 연대하는 기존의 연대방식을 넘어서서 일 상적이고 지속적인 풀로서 지역연대체를 조직하고자 하였던 것이다. 그 리하여 지역 아동센터나 교사협의회 등과 교류하며 지역 아동 및 청소년 을 위한 상담, 교육 사업을 공동으로 기획, 실행하기 시작했다. 저희가 처음에 일차적으로 사회공헌기금을 어떻게 쓸거냐를 고민하면서 일차적으로 착목했던 부분이 지역의 아동센터이구요 지역의 아동센터 아 이들은 대부분 부모가 비정규직인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지역 아동센터에 대한 기업들의 후원은 대부분 TV를 사준다거나 컴퓨터를 사준다거나 물 적 지원을 하는데, 저희는 지역아동센터 교사협의회와 협의를 통해서 지역 을 추천 받았구요, 처음에 그 분들이 요청했었던게 뭐냐 하면 지역아동센 터에 오는 아이들의 심리상담 치료였어요. 그렇게 저희들이 지역아동센터 에 지원을 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지역에 있는 교육단체, 학부모단체, 시 민단체들과의 네트워크가 구성이 되었던 거죠. 그런 과정에서 일상적인 연 대가 되고 저희가 요구했던 것은 딱 하나입니다. 지역아동센터든 지역아동 심리상담센터든 여기서 아이들에게 교육을 할 때 노동인권교육을 의무화 할 것을 요청을 했어요. 그리고 지역의 중학교나 고등학교에서 지역아동센 터에 강의시간 요청이 오면 그 시간에 저희가 가서 노동법 교육도 하면서 지역 내 일상적 교류가 됐어요. 주목할 만한 요소 중 하나는 기존의 노조-지역사회 연대가 주로 상충 단위에서만 이루어지고 구성원들의 개입(membership involvement)으로 까지 연결되지 못하고 있었는데, 희망연대노동조합은 이를 극복해야 할 문제로 고민하면서 조합원을 지역사회운동노조의 명실상부한 주체로 세 우고자 한다는 점이다. 또 하나 기존 노조하고 다른 고민은, 이런 사업이 상층중심의 사업이 아 니고, 어떻게 조합원들이 이 사업에 일상적으로 교류하고 연대할 것냐... 그래서 사업장 중심의 조합원 편재에서 그 지역에 사는 조합원들을 이 네 트워크에 결합시키는 거죠. 나중에 아직은 꿈이지만 우리 아이들을 그 동
74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네 네트워크 안에서 같이 키우는거죠. 또 하나는 뭐냐 하면 삶 속에서도 우리 삶을 바꾸자 해서 노조에서 각종 소모임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소모 임으로는 초반에 만들었던 것은 독서모임, 놀면서 깨우치자 해서 문화 소 모임, 그리고 지역에서 이런 활동들을 같이 해보자 해서 희망씨 모임 등 노조초반에는 그렇게 만들었고 지금 있는 것은 텃밭, 야구단, 몸펴기 등등 다양하게 하고 있어요..초반에 만들었던 희망씨라는 이 지역연대 사업 모 임은 강동지역에서 희망의 집 수리를 초반부터 꾸준히 진행해서 지금은 다른 지역에서도 희망의 집수리로 확대가 되고 있구요. 그리고 소모임을 자체적으로 만들면 본조에서 공식적으로 조합비에서 지원을 해주고 있어 요 그러므로 희망연대 노동조합은 지역사회운동과의 연대를 사업의 중심 에 놓고 지역사회 운동 노조조의를 구축하고자 한다. 단순히 노조가 필요 할 때 지역사회의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니라, 노조가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조-지역사회 연대의 일부가 되어 중요한 역량과 자원을 함께 투입하고자 하는 것이다. 지역과 함께 하는 희망연대 노동조합의 새 로운 실천은 비정규 미조직 노조운동의 새로운 희망과 가능성을 보여주 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4. 한계 및 과제 2009년 설립된 이래 희망연대 노동조합은 기존 노동조합운동이 간과했 던 노동-지역사회의 연대에 기초한 지역사회운동 노조주의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와 같은 지역기반 조직화(community-based organizing)의 모델에 의하면 노동조합은 개별 사업장 단위로 조직되어 작업장 내의 이 슈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에 기반을 두고 보다 광범위한 사 회적 이슈를 의제로 삼게 된다. 이러한 노동조합의 이슈 확장 노력은 지 역사회 내 다양한 시민사회단체들과의 연계를 가능케 하며, 이와 같은 연 대가 노동조합의 전통적 목표인 단체협약을 쟁취하는데 기여를 할 수 있 다(Osterman, 2006). 희망연대 노동조합의 조직화 과정에서도 이와 같은 지역사회 연대 네트워크는 기반은 조직화 과정에서 사용자들에게 압력
제3장 기존 노동조합 주도의 노조조직화:전략적 혁신과 조직화 노력의 심화 75 을 행사할 수 있는 사회적 자원의 일부가 되었다. 지역사회 단체의 일원 이면서 동시에 지역 케이블 방송의 시청자로서 이들은 조직화에 대한 지 지여론을 형성하는데 기여하였던 것이다. 또한 희망연대노동조합은 비정규직 조직화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전략 으로 케이블 통신산업 비정규직을 조직화하는데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다. 이는 산업분석을 통해 협력업체들에 대한 전략적 타겟팅을 하고, 원청 정 규직 조합원들이 이 협력업체 비정규직을 조직하는 적극적 주체가 됨으 로써 가능한 것이었다. 그리고 단체교섭 과정에서 원청을 압박할 수 있는 사회적 정치적 자원의 동원 또한 주요한 요인이 되었다. 지불능력이 없는 개별 협력업체와의 교섭은 사실상 무의미하기 때문에 사회적, 정치적 연 대와 네트워크를 통해 원청에 대한 전방위적 압력을 행사하는 전술이 필 요했던 것이고, 그러한 전술을 통해 일정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치적으로 보면 비정규직 조직화는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미조직 비정규 조직화를 확 대하기 위해 전략적 접근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이와 관련하 여 희망연대 노동조합은 현재 통신산업을 기반으로 한 동종 업종으로의 조직 확대와 지역일반노조로서 중소영세사업장 미조직 노동자들을 조직 화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지역 내에서의 중소 영세 사업장의 경우에는 업종이 다양하기 때문에 지역을 기반으로 조직하고자 하지만, 일반노조 의 형식으로 복수의 사용자들과의 교섭구조를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을 지에 대한 전망이 확실하지 않다. 케이블 방송 조직화 사례처럼 원청과 협력업체에 대한 산업적 분석을 통해 협력업체 과반수를 동시에 조직한 다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궁극적으로 동종업종 을 기준으로 한 조직화를 근간으로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역사회 노조 주의의 핵심요소인 노조-지역사회 연대를 강화하면서도 업종별 노동시장 을 기본 단위로 하여 해당 노동시장 전체를 조직하는 노동조합 모델을 구 축해나갈 필요가 있다. 또한 조직화 사업에 있어서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추구하는 것도 요구 된다. 일단 케이블방송 통신산업을 기반으로 조직화를 이루어낸 것이기 때문에 동종업종 내 미조직 사업장으로 조직을 확산시킴과 동시에, 현행
76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구조 내에서 초기업단위의 교섭체제를 확실히 안착, 강화하는 것이 필요 하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원청이 사용자 책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함으로 써 협력업체들과의 초기업적 단체협약이 실질적으로 효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까지 희망연대노동조합은 원청을 압박하여 원청 이 부분적으로나마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성과를 냈지만, 향후 원청과의 교섭을 제도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함으로써 초기업단위의 다수 사용 자 교섭구조를 안착시켜야 한다. 제3절 학교 비정규직 조직화 활동 1. 학교 비정규직 조직화 실태 학교 비정규직의 노조 가입 실태를 명확히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우선 노조 조직들이 매우 다양한 조직체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노조 차원에 서의 조사만으로는 확인하기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 학교비정규직노조 의 경우는 학교 비정규직을 조합원의 주요 대상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인 원을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나, 산업별노조의 본부나 지부 체계로 편재되 어 있을 경우에는 그 인원수를 집계하는 것이 매우 힘들다. 더욱이 지역 노조의 분회 형태로 재편되어 있을 경우는 더더욱 노조 내에서 학교 비정 규직 조합원들의 수만을 집계하기란 전국, 지역 차원에서 별도의 노력이 요구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전국 단위 학교 비정규직들의 조직률을 추정하기 위해 여기에 서는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를 활용하여 통계적 추정치를 제시하였다. 교육서비스업 내의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노조 조직률을 추 정함으로 최근 몇 년간 노조 조직률의 추이를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림 3-1]은 최근 5년간 교육서비스업 내 고용형태별 노조 조직률 추 이를 보여준다. 정규직의 조직률이 2009년 19.5%에서 2012년 23.2%로 올
제3장 기존 노동조합 주도의 노조조직화:전략적 혁신과 조직화 노력의 심화 77 <표 3-5> 산업별 고용형태별 노조 조직률 연도별 추이 농림 어업 광공업 제조업 전기, 가스, 증기 및 수도 사업 하수 폐기물처리, 원료재 생 및 환경복원업 건설업 도매 및 소매업 운수업 숙박 및 음식점업 출판, 영상, 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 금융 및 보험업 부동산업 및 임대업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 스업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 원 서비스업 공공행정, 국방 및 사회보 장 행정 (단위 : %) 2009 2010 2011 2012 2013 정규직 12.7 20.5 29.8 31.3 25.4 비정규직 1.1 1.2-0.5 0.2 정규직 36.4 40.4 41.5 31.9 32.6 비정규직 - 20.6-9.0 - 정규직 29.1 19.5 18.8 19.7 20.0 비정규직 3.8 3.0 2.1 2.5 2.7 정규직 35.4 66.6 65.3 68.6 64.3 비정규직 16.9 24.1 23.7 35.0 2.4 정규직 16.7 25.0 18.8 11.1 16.2 비정규직 3.3 2.0 5.7 2.8 4.4 정규직 14.9 8.8 5.8 6.6 7.0 비정규직 1.4 1.0 0.9 1.0 1.2 정규직 13.9 8.1 7.3 6.9 7.1 비정규직 0.9 1.3 1.3 0.6 0.7 정규직 37.5 52.5 53.1 49.5 53.6 비정규직 7.1 13.8 12.1 18.8 18.6 정규직 12.8 19.2 10.3 8.0 12.5 비정규직 0.2 0.5 0.3 0.4 0.2 정규직 24.3 24.3 23.8 21.2 21.4 비정규직 7.3 6.6 5.9 5.5 7.7 정규직 25.6 42.1 38.5 39.0 42.6 비정규직 2.2 3.1 5.1 2.9 3.5 정규직 10.1 14.8 13.6 13.4 8.0 비정규직 1.0 0.8 0.7 0.5 0.9 정규직 16.9 12.3 12.0 13.0 10.5 비정규직 3.1 3.2 1.8 4.1 5.5 정규직 20.6 10.1 12.3 13.0 13.1 비정규직 2.2 4.0 3.3 4.1 3.5 정규직 31.1 33.0 34.4 33.6 39.1 비정규직 2.5 0.6 1.8 1.1 3.1
78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표 3-5>의 계속 교육서비스업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 스업 예술, 스포츠 및 여가관련 서비스업 협회 및 단체, 수리 및 기 타 개인 서비스업 가구 내 고용활동 등 국제 및 외국기관 전산업 자료 :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2009~13). 2009 2010 2011 2012 2013 정규직 19.5 19.5 19.3 23.2 27.0 비정규직 1.4 1.3 1.6 2.0 2.0 정규직 20.0 14.9 12.9 13.0 11.8 비정규직 2.3 1.4 1.2 2.7 1.5 정규직 16.7 20.6 29.4 22.8 25.5 비정규직 0.6 1.3 0.9 0.8 2.5 정규직 11.8 7.2 4.5 7.4 8.2 비정규직 1.2 1.3 0.6 0.4 0.8 정규직 - - - - - 비정규직 0.3 - - - - 정규직 32.1 43.3 32.4 44.9 73.8 비정규직 62.9 77.0 24.7 61.5 - 정규직 23.3 21.2 20.0 20.2 21.2 비정규직 2.1 2.2 2.0 2.3 2.4 [그림 3-1] 교육서비스업 고용형태별 노조 조직률 연도별 추이 30.0% 25.0% 20.0% 15.0% 10.0% 5.0% 0.0% 2009 2010 2011 2012 2013 regular 19.5% 19.5% 19.3% 23.2% 27.0% irregular 1.4% 1.3% 1.6% 2.0% 2.0% 자료 :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2009~13).
제3장 기존 노동조합 주도의 노조조직화:전략적 혁신과 조직화 노력의 심화 79 라섰고, 2013년에는 약간 더 증가하여 27.0%를 보이고 있다. 2011년 이후 노조 조직률이 급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비정규직 조직률의 경 우는 2009년 1.4%에서 2012년 2.0%로 약간 증가하였으나, 2013년도 큰 증가폭을 보이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1년 진보교육감 당선 이후 학교 비정규직들의 무기계약직 전 환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노조 조직화가 활발히 전개된 활동의 결과 가 드러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무기계약직들은 통계청 조사의 기준에 따르면 정규직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교육서비스업에서의 노조 조직률 증 가는 무기계약직 전환 이후 노조 가입 증가의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서비스업 성별 노조 조직률을 살펴보면, 2013년 남성 조직률이 약 17%, 여성 조직률이 15%로 남성이 약간 더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 <표 3-6> 교육서비스업 성별 노조조직률 추이 고용형태 성 별 전 체 남 성 여 성 전 체 0.12 0.13 0.11 2009 정규직 0.16 0.15 0.18 비정규직 0.02 0.05 0.01 전 체 0.10 0.14 0.09 2010 정규직 0.16 0.17 0.15 비정규직 0.02 0.05 0.01 전 체 0.10 0.12 0.10 2011 정규직 0.16 0.16 0.17 비정규직 0.02 0.01 0.02 전 체 0.13 0.14 0.12 2012 정규직 0.20 0.20 0.20 비정규직 0.02 0.01 0.03 전 체 0.16 0.17 0.15 2013 정규직 0.24 0.23 0.24 비정규직 0.02 0.01 0.03 자료 :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2009~13).
80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데 비정규직의 경우는 여성 조직률이 약 2%포인트 높은 것으로 추정되 었다. 학교 비정규직 업무의 대부분을 여성들이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 노동조합 상황 2014년 현재 학교 비정규직을 조직하고 있는 노조는 크게 3개이다. 공 공운수서비스노조 전회련본부,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전국여성노조 학 교비정규직지부 등 3개의 노조가 급식실, 행정실무사, 사서 등 각 직종의 비정규직을 조직하고 있다. 이밖에 서울지역과 같이 지역일반노조들이 분회 형식으로 학교 비정규직들을 조직화한 사례가 있다. 노조의 조직형태를 살펴보면, 각 교육청을 중심으로 지부 등 지역 단위 조직을 구성하고 있으며, 뿐만 아니라 학교비정규직의 직종이 30여개가 넘어 직종별 분과나 분회를 중심으로 일상활동을 벌이고 있다. 예를 들어 공공운수노조 (전회련)학교비정규직본부 분과에는 구육성회분과, 급식 (영양사분과), 급식(조리사분과), 과학분과, 교무분과, 교육복지분과, 보육 분과, 방과후분과, 사감분과, 사서분과, 영어회화전문강사분과, 유치원분 과, 전문상담사분과, 전산분과, 특수분과, 특수순회분과, 행정분과, 기타분 과(강사, 보건, 청소 등) 등이 존재한다. 아래 표는 현재 학교 비정규직을 대상으로 하여 전국 단위의 조직을 구성하여 활동하고 있는 노조들이다. 가장 먼저 학교 비정규직을 조직하 고 있던 전국여성노조를 비롯해 전회련, 학교비정규직노조 등 3개 노조가 공존하고 있다. <표 3-7> 학교 비정규직노조 현황 설립년도 본격적인 조직화 시기 상급단체 전국여성노조 1999 2002 - 전국공공사회서비스운수노조 (전회련 본부) 2011 (연맹 통합) 2010 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2011 2011 민주노총
제3장 기존 노동조합 주도의 노조조직화:전략적 혁신과 조직화 노력의 심화 81 3. 학교 비정규직 조직화 과정 처음으로 학교 비정규직들이 노조로 조직화되기 시작한 것은 2002년으 로 자생적으로 노동 현안을 해결하려고 했던 영양사들이 노조를 방문하 면서부터이다. 전국여성노조가 이들 문제에 적극 나섬으로써 조직화되기 시작하였고, 이에 바로 여성노조는 산하에 비정규영양사지부를 출범시켰 고, 이 때부터 본격적인 학교비정규직에 대한 조직화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 여러 노조들을 방문을 했었다고 해요. 그 중에서 가장 관심있게 자기들의 문제로 생각하고 나선 곳이 여성노조였기 때문에 여성노조가 최초의 학교 비정규직 조직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겁니다. (여성노조 간부 인터뷰) 이 당시 활동은 일부 학교장을 대상으로 단체교섭을 벌여, 학교별로 근 로조건의 개선을 이루어내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단위 학교장을 대상으 로 한 교섭과 투쟁은 어느 정도 성공을 이루어냈으나, 이는 일부 학교에서 의 성공이었을 뿐 지역 전체나 전국 단위로 이슈가 확산되지는 않았다. 그런데 2010년 각 지역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적인 성향의 교육감들이 당선되면서 학교 비정규직 조직화도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된다. 경기 를 비롯해 강원, 광주, 전남 등 전국 6개 지역의 진보교육감이 당선되면서 노동계의 학교 비정규직 조직화 활동이 활발히 전개되었던 것이다. 민주 노총 산하의 전국공공운수노조가 2010년 전략 조직화 사업의 일환으로 회계직들을 중심으로 하여 본격적인 조직화에 착수하면서 조직적 성과를 남기기 시작하였으며, 2011년에는 민주노총 내 다른 조직 주체인 전국학 교비정규직노조가 결성되기에 이른다. 공공운수노조가 전국회계직연합이 라는 임의 단체의 조직화에 개입하면서, 향후 노조 가입을 성사시켜냈고, 2011년 통합진보당의 일부 활동가들이 전남지역을 중심으로 학교비정규 직만의 전국 조직인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를 설립하였던 것이다. 1산업 1연맹의 원칙이 있는 민주노총은 학교비정규직과 관련한 산하 2 개 노조에 대한 통합을 권고하였으나, 정치적 성향을 달리하는 2개 조직
82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은 하나가 되지 못하고, 하부 단위 차원에서는 상당한 갈등을 빚고 있다. 그러나 복수노조 하의 교섭권 창구절차 라는 제도적 강제로 인해 이 들 3개 학교 비정규직 노조들은 2013년 중앙단위의 교육부, 지역단위의 교육청과의 교섭을 위해 공동교섭단 구성에 합의하였고, 이에 전국학교 비정규직연대회의 에 3개 조직이 참여하여 사용자에 대해서는 통일된 목 소리를 내고 있다. 교섭에 있어서는 동일한 목소리를 내고 있기는 하지만, 조직화 과정에서의 불가피한 경쟁으로 인해 3개 조직 간의 불만과 갈등 은 적지 않은 편이며, 교섭 과정에서도 약간씩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경우 가 있다고 한다. 4. 학교 비정규직 노사간 주요 쟁점 학교 비정규직 노사간의 핵심 쟁점을 살펴보도록 하자. 가장 최우선적 인 요구사항은 고용 안정화이다. 교육공무직법 및 조례 제정을 통한 공공 부문 비정규직의 실질적인 정규직화를 실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최 소한 현원을 보장하는 비정규직 정원보장 및 무기계약 고용원칙을 확립 해 줄 것을 주장한다. 최근 정부에 의해 추진되는 단시간 근무제 도입확 대 중단 및 전일제 근무 전환을 요구하고 있으나, 현장에서의 단시간 노 동자는 증가 추세다. 상시인력의 간접고용 금지 및 외주화 인력 직접고용 전환, 학교회계직 및 강사직종 고용안정 등도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근로조건과 관련해 크게는 제도개선사항과 구체적인 근로조 건의 향상을 요구하고 있다. 제도개선 측면에서는 경력을 반영한 임금체 계 도입을 위해 호봉제 도입을 원론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이는 교육공 무직 전환이라는 고용안정 요구와도 연결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학교회계직 및 강사직종 교육연수 보장, 비정규직의 대체인력제도 개선 을 요구하고 있다. 근로조건 향상 측면에 있어서는 정규직 대비 90% 임금보장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정규직과는 달리 지급받지 못하고 있는 비정규직 밥값, 명 절수당 및 상여금 지급을 요구하는 한편, 선택적 복지비 차별 지급 등 복 지제도 차별 철폐를 주장하고 있다. 이외 비정규직의 근무시간 및 휴가,
제3장 기존 노동조합 주도의 노조조직화:전략적 혁신과 조직화 노력의 심화 83 휴직제도 차별 철폐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한편 지역 교육청 마다 서로 다른 근로조건을 통일시키기 위해 상향평 준화 방식으로 전국의 국공사립의 비정규직 노동조건 통일을 주장하고 있다. 교육부(국립)와 교육청(공 사립)이 직접 인력 및 퇴직금 관리제도 를 도입하여 근로조건의 통일성을 이뤄나가는데 경제적 측면 이외 쟁점이 되는 사항은 학교비정규직 교육 주체로 인정 해 달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친환경 무상급식 확대 및 수익자부담 급식 학교에 대한 정부 및 지자체, 교육청의 지원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교 직원 및 학생들에 대한 시민적 권리교육 강화. 즉 인권 및 노동기본권 교 육 강화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5. 학교 비정규직 조직화의 특징 학교 비정규직 조직화는 정치활동의 결과로 더욱 활성화되었다는 특징 을 가지고 있다. 학교 비정규직들의 노조 조직화가 활성화된 데에는 교육감 선거라는 정치적 사건이 결정적 배경이 된다.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민주후보를 선 정하여 정책협약을 체결함으로 적극적인 선거운동에 결합함에 따라 당선 후 보은 행정 이 가능해 진 것이다. 2000년 지방선거에서 광주, 전남, 경 기, 강원 등 5개 지역 진보민주 교육감이 당선되면서 학교비정규직의 교 육감 직접 고용을 인정받고,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등 근로조건 개선 및 노 조활동에 상당한 진전을 이루어냈다. 이러한 결과는 노조 활동에 대한 기 대감을 높여냈으며, 이로 인해 조직화의 확대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이에 노조들은 2014년 교육감 선거에서 16개 지역의 진보민주후보들과 정책협약을 맺고 적극적으로 활동하였고, 이후 노조 조직률도 증가하였다. 또한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학교 비정규직의 경우 무기계약직 전환 이후 고용이 안정화된 노동자들의 처우개선 불만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노조 가입률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비정규직의 노조 조직화는 고용이 안 정되면서 처우개선의 요구가 높은 무기계약직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가능 성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용이 불안한 비정규직은 노조 가입을 희
84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망하더라도 노조 활동으로 인한 불이익으로 해고당하거나 계약해지 당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노조 가입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이와 더불어 고 용불안정성은 현재의 직무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가능성이 없음으로 개선 해야하겠다는 의지가 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학교 비정규직들의 처우개선에 대한 불만이 특히 강한 것은 일반적으 로 학교의 근로조건이 다른 민간기업들에 비해 낮은데 비해, 교사나 공무 원들이 누리는 연금, 방학의 장점 등은 누릴 수 없다는 상대적 박탈감이 크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노동계는 이러한 추세를 여러 미조직 부분으로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며, 사용자와 정부는 무기계약직 내 처우문제는 노사갈 등의 주요한 불씨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격화되기 이전에 예측 가능 한 노사간 갈등 요소를 사전에 예방하고 대책을 마련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제4절 소 결 첫 번째 유형으로, 노동조합이 조직 노동이 처한 이해대변 위기를 극복 하고 새로운 노조 조직화와 실천을 모색한 사례들을 분석하였다. 그 대표 적 사례로 면세점 판매직 노동조합과 홈플러스 노동조합의 신규 노조 조 직화 과정, 희망연대 노동조합, 그리고 학교 비정규직 조직화 과정을 다 루어 보았고, 이들은 각각 향후 노동조합운동의 대안적 조직화의 가능성 과 한계를 보여주었다. 면세점 판매직 노동조합과 신생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아래로부터의 조 직화 동력과 서비스 연맹의 위로부터의 지원이 결합됨으로써 유통서비스 부문에서 새로운 노조 조직화 성과를 낳았으며, 서비스 유통산업에 특유 한 의제들을 발굴함으로써 동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또한 적절한 이슈 프레이밍을 통해 시민사회 운동단체들과 연계함으로써 전술의 유효성을 제고할 수 있었다. 특히 백화점 판매직 노동조합 교섭으로부터 촉발된 패
제3장 기존 노동조합 주도의 노조조직화:전략적 혁신과 조직화 노력의 심화 85 턴교섭은 업계 전반에 노동조합의 효과성과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는 가 능성을 입증하였다. 그들은 이 부문의 선도적인 조직화 사업장인 로레알 사에서 쟁취한 교섭 결과를 강제적 비교 준거로 업계 전반에 확산시켜 다 른 사업장 노동자들에게도 유사한 혜택을 제공할 수 있게 하였다. 감정노 동 수당과 감정휴가 신설, 악성고객 응대 등의 이슈를 업계 전반의 이슈 로 확장하였고, 그로써 서비스 노동자들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권 보호를 산업 전반의 기준(standard)으로 확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기업별 단위의 조직으로 머물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발견되었다. 기업별 조직으로는 유통산업 내에 광범위하게 존재 하고 있는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조직하기 힘들다는 것이 드러났다. 패턴 교섭의 긍정적 효과와 혜택도 대부분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국한될 수밖 에 없어서, 비정규직 유통서비스 노동자들은 여전히 이해대변의 기제로 부터 광범위하게 배제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이는 향후 비 정규직 노동자들을 포괄할 수 있는 조직화 모델을 구축할 필요성이 있으 며, 이를 위해 초기업단위의 판매직 소산별조직과 마트 소산별조직으로 의 전환을 모색할 필요가 존재함을 의미한다. 희망연대 노동조합은 수사학적 차원에 머물던 비정규직 조직화 사업을 실천적 차원에서 한 걸음 진전시키는데 기여하였다. 케이블방송 비정규 직 조직화로 시작해서 통신산업 비정규직 조직화로 조직화 사업을 확대 하면서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는 이 노조는 특히 비정규직 조직화 방식 에 있어서 기존의 외주업체 일대일 조직화 의 한계를 극복하고 업종과 산업분석에 기초해 외주업체 과반 동시 조직화를 추구하여 일정한 성공 을 이룩하고 있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이 과정에서 지역사회운동노조로 서 새로운 대안적 노동조합 모델의 실현 가능성과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 다. 희망연대 노동조합은 노동조합-지역사회의 연계를 일회적인 기회 네 트워크로서가 아니라 교호적 상호작용을 위한 지속적 연대네트워크로서 구축하는 것이 경주하고 있다. 그러한 네트워크 자원에 기초하여 노동의 의제와 지역사회 저소득 소외 계층의 사회적 의제를 함께 결합하는 등 노 동이해의 광범위한 대변과 그 공백영역에서의 문제해결을 지향하는 연대 와 협력의 틀을 발전시켜 가려 하고 있다.
86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향후 희망연대 노동조합은 전략적 타겟설정(strategic targeting)을 통 해 통신산업이라는 동종업종 내 미조직 비정규직 조직화 사업을 더욱 확 대해 나가야 할 것이며, 현재 노동조합 내에서 다수 사용자 협약의 실효 성을 높이기 위해 원청의 사용자 책임성을 강화해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지역사회 단체들과의 네트워크를 더욱 확장, 공고화하여 지역사회의 광 범위한 지지를 동원하여, 이를 기반으로 교섭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학교 비정규직 조직화 활성화는 정치적 기회구조의 확장과 관련이 깊 다. 현재 학교 비정규직 노동조합은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민주 후보를 지 지하고 정책협약을 체결하는 과정을 통해 정치적 연대를 형성하였으며, 2000년 지방선거에서 5개 지역에서 진보 교육감이 당선되면서 조직화 확 산의 계기를 마련하였다. 그러면서 단체협약 체결을 통해 근로조건 개선 에 상당한 진전을 이루어내는 등 가시적 성과를 이룩해 가고 있다. 학교 비정규직 조직화는 지역 조직화의 실질적 진전을 성취했다는 점에서 새 로운 가능성을 확인시켜 주고 있으며, 지역 내 시민사회와의 연계 및 정 치적 연합관계의 형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와 같이 시민사회 와의 정치적 연합은 노동조합이 지방자치단체의 조례 제정과 정책에 개 입할 수 있는 기반이 됨과 동시에 노동조합 조직화의 발판이 될 수 있다. 다만, 현재 여러 조직으로 분할되어 있어 갈등의 소지를 안고 있기 때문 에, 향후 상호조율과 협력을 강화하여 단일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관건이다. 세 사례의 공통점을 중심으로 유형1의 시사점을 정리한다면 다음과 같 다. 우선적으로 그들은 공히 노동조합의 전략적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례들은 모두 미조직 노동자 조직화의 중요성과 신규 조직화 과정에서의 전략과 전술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패턴교 섭의 창출, 비정규 사업장의 과반 동시 조직화, 노조-시민단체, 노조-지 역사회연계에 기초한 네트워크의 구축과 확장 등이 혁신적 전술의 일부 로서 예시될 수 있다. 특히 향후 노동조합 재활성화의 일환으로 연계구축 전략의 의의가 크 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노동조합의 제도적 자원이 부족한 한국적 상황에 서 이와 같은 사회적 네트워크는 교섭력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사회적
제3장 기존 노동조합 주도의 노조조직화:전략적 혁신과 조직화 노력의 심화 87 기반이 될 수 있다. Osterman(2006)의 지적처럼, 연대는 노동조합에 대한 새로운 지지자들 및 구성원을 조직함으로써, 노동조합이 단체협약이라는 노동조합 고유의 목표를 성취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허나 이를 단지 노 동조합의 목적 달성을 위한 도구적 연대 의 틀에서만 접근하는 것은 바 람직하지 않다. 한편 지역사회운동 노동조합 모델의 구축에 있어서도 노동조합-지역 사회, 노동조합-사회운동단체간 연계는 중요하다. 노동조합의 이해대변 의 공백이 발생한 자리에서 노동조합을 대신해서 노동권의 사각지대에 있는 주변부 불안정 노동자들의 권리를 옹호해 온 사회운동 단체들과 노 동조합간의 연계는 노동의 이슈 확장을 통한 노동조합의 외연확대에 기 여할 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이 주변부 노동자 전체의 이해대변 조직으로 서의 위상을 재정립하기 위해서도 요구된다. 지속적, 상호호혜적 연계를 통해 작업장을 넘어서서 사회적 약자 전체의 이해를 대변하는 연대구축 전략이 요구된다. 끝으로 사례들은 모두 간접고용 비정규직 조직화를 위해서는 초기업적 복수 사용자 교섭 구조의 확립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유통부문 에서는 패턴교섭을 통해 부분적으로 복수사업장에 파급 효과를 전파하고 있으며, 희망연대 노동조합은 공동교섭구조를 통해 원청을 압박하는 전 술을 전개하고 있으며, 학교 비정규직은 교육청과의 협약 내용이 지역 전 체 학교에 적용될 수 있는 지역 교섭 구조를 확립하였다. 그러나 초기업 단위 교섭구조는 여전히 그 기반이 취약하다. 유통부문은 여전히 기업별 구조로 이루어져 있고, 희망연대 노동조합도 원청의 사용자 책임성과 초 기업단위의 교섭체제를 공식화, 제도화시키고 있지는 못하며, 학교 비정 규직 조직화는 교육감의 정치적 성향을 비롯한 정치적 기회구조의 영향 을 강하게 받을 수밖에 없어서 지역적 편차가 나타날 수 밖에 없다. 그러 므로, 향후 제도적 제약을 극복하고 초기업 단위의 조직화의 기반을 확대 할 수 있는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 사업장 단위의 조직화를 넘어서서 동일 업종 노동시장 전체를 대상으로 조직화하는 초기업적이면서도 지역 사회운동적 접근이 요구된다.
88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제4장 새로운 주체들 주도의 노동조합 형성 시도 제1절 개 관 한국의 비정규 불안정 노동자들의 이해대변을 위해 발생하여 성장하고 있는 다양한 유형의 노동조직 중에서 이 장에서는 기존 조직노동 외부의 주체들이 주도하여 만들어진 일반노조 또는 특수직종노조 형태의 노동조 합의 운영 실태와 현황을 대표적 사례를 선정하여 살펴본다. 이러한 범주 에 속하는 노동단체에 관한 국내의 연구조사는 전국여성노동조합을 제외 하고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더욱이 최근 들어 이 범주에 해당하는 새로운 형태의 노동운동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하고 있는데, 언론보도와 같은 단편적인 스케치 이상의 체계적인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에 이와 관련된 연구조사의 필요성은 더욱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들 조직은 비정규 불안정 노동자 당사자들이 양대노총 외부에서 자 체적으로 조직한 단체들로서, 노동조합의 법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것과 상관없이 통상적인 노동조합의 활동과는 매우 상이한 내용과 형식으로 자신이 대표하고자 하는 노동자 집단의 이해를 대변하는 실천들을 벌여 왔다. 통상적으로 노동조합은 조합원이라는 자신의 조직 구성원의 경계 가 확실하고 그들의 이해를 우선적으로 대변하며 (하나 혹은 둘 이상의) 사용자와 정례적인 단체교섭을 통해 일차적인 이해대변 활동을 벌이는데
제4장 새로운 주체들 주도의 노동조합 형성 시도 89 반해, 이 장에서 살펴보는 조직들은 직접적인 조합원보다는 자신들이 대 표하려고 하는 사회 집단 전체의 이해를 대표하길 자임하고 실제로 그렇 게 할 수 있는 새로운 이해대변 방식을 추구하는 데 전력을 다한다. 또한 임단협 중심의 노조 활동보다는 중앙정부를 상대로 한 입법 로비, 지방정 부를 상대로 한 사회적(지역적) 협약, 공중(또는 소비자)을 움직이려는 여 론전, 특정 업종의 사용자들의 인사관리 관행을 개선하려는 캠페인 등을 우선시하고 이러한 활동을 통해 잠재적 조합원들의 이해대변의 실질화를 달성코자 하는 특징을 갖는다. 이러한 당사자 조직 형태의 노동단체들이 보여주는 조직 운영 및 활동 의 특이성은 한국의 노사관계 지형과 노동조합의 지배적 형태가 주변부 노동시장에 위치하는 다양한 형태의 비정규 또는 불안정 노동자들의 이 해를 대변하기에는 사실상 기능 부전에 빠져 있는 환경의 반영이 동시에, 새로운 노동운동 주체들의 창의적인 조직 운영 및 활동 전략의 산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당사자 조직 형태의 노동조합들은 많은 경우 양 대노총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조직적 독자성을 유지하는 경향이 강하다. 또한 조직형태는 사업장 단위의 가입이 아니라 개별 가입 형태의 일반노 조 또는 직종노조 형태를 갖는다. 연구진이 선정한 조사 사례는 청년유니 온, 아르바이트노동조합, 노년유니온, 대리기사노동조합 등이다. <표 4-1> 청년유니온, 알바노조, 노년유니온, 대리기사노조 기초현황 청년유니온 아르바이트 노동조합 노년유니온 대리기사 노조(대구) 조직형태 세대별 일반노조 일반노조 세대별 일반노조 직종노조 창립연월 2010년 3월 2013년 8월 2012년 9월 2006년 8월 이해대변 집단 청년 세대 불안정 노동자 노년층 대리기사(전업) 조합원 규모 891명 312명 약 500명 160명 조합 상근자 9명 8명 1명 1명 상급단체 없음 없음 없음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90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제2절 청년유니온 1. 들어가며 청년유니온(Youth Community Union)은 2010년 3월 창립한 최초의 세 대별 일반노조이다. 이 글은 지난 약 5년 동안 청년유니온의 결성 과정, 활동 실태 및 내부 운영을 정리하고 청년유니온의 등장이 던지는 시사점 을 정리하였다. 사회적 관심도에 비해 청년유니온의 실태에 대한 조사연 구가 거의 전무한 실정에서 이 글의 일차적 목표는 운영 및 활동실태에 대한 객관적인 파악에 두어졌다. 이를 위해 2014년 4월부터 6월까지 청년유니온의 전현직 상근활동가 7 명과 개별 면접조사를 수행하였고, 다양한 형태의 문서자료를 입수하여 분석에 보충하였다. 연구참여자는 청년유니온 1기 위원장 사무국장 정 책기획팀장, 2기 위원장(현 경기지부장), 3기 위원장 사무처장 정책국 장(2기 사무국장) 등의 전현직 임원 및 집행간부들이다. 면접 조사는 약 1~2시간 동안 진행하였고 모두 녹음하였다. 면접조사의 주요 내용은 청 년유니온 활동의 동기와 개인적 배경, 주요한 캠페인 활동의 구체적 실태, 청년유니온에 대한 현재적 평가와 향후 과제에 대한 인식 등이었다. 청년유니온의 조직 현황을 간략히 살펴보면, 2009년 8월 청년유니온 (준)이 결성된 후 2010년 3월에 정식으로 창립총회를 개최하였다. 창립 당시 조합원은 42명이었고, 조합원 자격을 만 15~39세의 비정규직, 정 규직, 구직 중인 노동자 로 한 세대별 일반노조 형태를 갖추었다. 창립 이 후 설립신고를 하였지만 구직자 의 조합원 자격을 이유로 5차례 반려되 었고, 이후 2012년 3월에 서울청년유니온이 설립신고를 처음 받은 후 2013년 4월에 완전히 합법노조의 지위를 획득하였다. 규약 상 조합비는 월급의 1%를 권고하고 최저임금 시급을 조합비 최소금액으로 명시하였 다. 조합비 납부율은 대략 60% 정도로 알려져 있다. 2014년 7월 현재 조 합원은 총 891명이고, 약 200명 정도의 후원회원이 있다. 대의구조를 보
제4장 새로운 주체들 주도의 노동조합 형성 시도 91 면, 20명당 1명의 대의원을 두고 있고, 지역별 부문별 할당을 한다. 집행 체계는 1처 3국 4팀으로 사무처 아래에 정책국, 노동상담국(사건대응팀, 노동인권교육팀), 조직국(청소년사업팀, 대학생팀)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 재 서울을 포함하여 9개 광역시도 단위로 지역지부가 결성되어 있다. 창 립부터 현재까지 가입한 상급단체가 없는 독립노조로 운영되고 있다. 2. 창립의 동기와 과정 청년유니온은 기존 노동조합과는 독립적으로 청년층 불안정 노동자의 이해대변을 위해 청년 당사자들이 자체적으로 조직한 노동조합이다. 청 년유니온을 구상하고 설립을 주도한 핵심 멤버는 4명으로, 이들은 2009년 초반부터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이에 동의하는 사람들을 모아 2009년 8월 청년유니온(준)을 출범시켰다. 6) 설립의 핵심 멤버 4명은 1978년에서 1984 년 사이에 태어나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대학에 입학한 이른바 포스트 -IMF 세대 로 1997년부터 2003년 사이에 대학에 입학하였고 주로 NL계 열의 학생운동을 한 공통점이 있었으며 설립을 도모하던 2009년에는 대 략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의 연령대에 속하였다. 처음 청년유니온 형태의 청년 노동운동 조직의 설립을 제안한 활동가 는 당시 국회의원(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실) 보좌관이었는데, 그는 청년 실업에 대한 정책적 고민을 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사회운동(노동운동과 시민운동)에서 청년 세대의 고용문제가 주변적 의제라는 점을 확인하고 청년 당사자 중심의 새로운 사회운동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의원실 주최의 정책 세미나에서 일본의 수도권청년유니온 사례를 우연히 접하고 이러한 조직 형태를 벤치마킹할 수 있겠다는 판단 을 내렸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주변의 노동조합, 시민운동단체, 청년운동 단체, 진보정당 등의 활동가들에게 소개하고 함께 새로운 운동을 할 주체 를 모으는 과정에서 나머지 3명의 초창기 핵심 멤버들을 만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기존의 노동조합이나 청년운동단체의 주요 활동가들 6) 이 4명은 청년유니온 1기에서 위원장, 사무국장, 정책기획팀장, 20대 모임팀장으로 활동하였고, 마지막 1명은 이후 2기 위원장으로 선출되었다.
92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이 청년실업이나 청년 노동운동에 관한 문제의식이 대단히 빈약하거나 자신들의 새로운 구상에 호의적이지 않다는 점을 확인하게 된다. 일단 청년운동 하는 친구들은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 운동이냐 에서부터 왜 청년이 노동조합을 해야 되냐, 원래 전통적인 자기네 운동과 어긋난다, 뭐 이런 전형적인 얘길하고, 노동운동 쪽에 계시는 분들은 그냥 민주노총 들어와서 하면 되지, 뭐 그런 걸 하냐, 청년들이 뭐가 힘드냐, 노동자들이 힘들지, 여전히 그런 얘기들이 있었고. 저희가 구상했던 당사자들이 조 합원이 되고 노동조합이 되는 방식에 대해 반대에 굉장히 많이 부딪혔어 요. 특히 노동운동 쪽에서는 거의 대부분이 이제 그게 무슨 노동조합이냐, 너희들 사용자가 누구냐, 임단협을 어떻게 하냐 이게 첫 번째 질문이었 고, 두 번째는 청년실업이 심각한 건 알겠는데, 민주노총 산별에 가입하면 되는 거 아니냐 이 두 개가 제일 컸죠. (연구참여자 1-A) 당시 이들 4명은 대학을 졸업한 이후 한편으로는 사회운동에 대한 개 인적 전망을 고민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생계유지와 학자금대출 상 환 등의 경제적 압박 속에서 불안정 노동자로 살아가고 있었다. 이들의 당시 직업은 국회의원 보좌관, 학원 강사, 휴대폰 조립업체의 파견노동자, 단기계약직 아르바이트 노동자 등이었다. 따라서 이들은 포스트-IMF 세 대 청년들이 겪는 저임금 불안정 노동과 생존 경쟁을 몸소 겪고 있었고, 그만큼 청년 당사자가 스스로 조직하는 노동운동에 대한 문제의식을 깊 이 공감할 수 있었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청년유니온을 매개로 유사한 고통을 겪는 또래 친구들을 만나 사회적 발언을 시작하는 것 자체가 불안 정 노동에 시달리며 사회적 주변화와 고립을 경험하던 그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삶의 전환의 계기로 작용했다는 점이다. 당시 휴대폰 제조업체의 파견노동자로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던 연구참여자와 졸업 이후 학자금대 출 상환의 압박 속에서 단기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사회적 고립에 직면 해 있던 연구참여자 두 명의 다음 발언은 당시 청년유니온이 그들의 내면 적 풍경에 어떻게 와 닿았는지를 잘 보여준다. 공장생활 한 2년 하면서 상대적 박탈감도 되게 많이 느꼈고요. 그 때 내가 정말 이렇게 사회에 불필요한 존재인가 이런 생각을 되게 많이 했었
제4장 새로운 주체들 주도의 노동조합 형성 시도 93 죠. 저는 처음에는 이렇게 뭔가 노조로서 어떤 사회적인 이슈파이팅이 이렇게 크게 되고 이런 것까지는 상상하지를 못했었고, 진짜 위로받고 싶 었던 것 같아요. 그때 당시에는 너무 힘들었어요. 너무 힘들고, 어디에서 하소연도 못하고, 보호받을 곳도 없고, 그래서 저는 이렇게 이게 나만의 문 제가 아니라 이게 내가 진짜 부족하거나, 예전에 엄마 말처럼 공부를 제대 로 안하거나 이래서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이럴 수밖에 없는 구조구나라는 것을 책이 아닌 실제 제가 경험하게 되면서, 그냥 위로받고 싶었던 것 같 아요. 그리고 공감하고 싶었고, 친구들을 만나고 싶어서 사실은 청년유니 온을 그렇게 함께 해보자고 했었던 게 있었죠. (연구참여자 1-C) 저는 이제 되게 피폐하게 매일 출근하고 집에 오면 잠만 자고 그래서 돈 벌어가지고 학자금 대출만 갚고 있었던 상태여서 굉장히 별로 안 좋았어 요. 친구들도 잘 안 만나고, 되게 우울해 하고 있었죠. 제가 학생운동도 했던 애지만, 그 학자금 대출 60만 원씩 갚아야 된다는 압박, 압박을 계속 받으면서 그리고 내가 왜 4년제를 욕심을 부려가지고 집안 형편도 안 좋은 데 굳이 빚까지 얻어가면서 욕심을 부려서 이런 고생을 하고 있는건가, 저 를 자책하고 되게 그러면서 우울해 했었던 거에요. 그랬는데 그게, 너의 욕 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를 들으니까 그게 되게 위로가 됐었고 공감 도 되면서 저같이 생각하는 애들이 너무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 는 그래서 그게 아니다 라는 거를 다른 친구들한테도 알려주고 싶었고, 그 때는 무슨 가능성이 크게 보였던 거는 아닌데, 뭔가 이런 친구들이 모여서 일단은 좀 위로하고 공감한 다음에 사회에 나만의 욕심이 아닌, 나의 욕심 때문에 이런 문제가 있는 건 아니라는 걸 좀 말하고 싶었어요. 아, 저는, 제 얘기를 한 번 해보겠다라고 해가지고 이제 같이 시작하게 됐던 것이 죠. (연구참여자 2-A) 2009년 8월에 청년유니온(준)은 활동을 시작하였다. 위에서 소개한 4명 이외에 학생운동을 함께 했던 지인들, 그리고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를 계기로 모였던 안티2MB 카페 회원 등 약 15~20명이 창립 준비모임에 결합하였다. 청년유니온(준)은 공개토론회 또는 공개강좌 개최, 청년실업 대책 촉구 기자회견 참석, 민주노총 미조직특위 워크숍 참가, 청년실업극 복 콘서트 개최, 청년인턴 실업급여 지급촉구 1인 시위 등 활발한 대외
94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활동을 펼치면서 조금씩 존재감을 드러내었다. 청년유니온 설립을 전후 하여 기존의 노동운동 진영에서 후원과 자문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들은 주로 지역일반노조, 실업자운동단체, 비정규노동단체 등의 활동가들이었 고 이외에도 연구자와 노무사 등이 막후에서 지원을 해주었다. 이에 반해 총연맹이나 산별노조 등의 공식 노동조합이나 청년운동단체 등으로부터 의 적극적인 지원이나 결합은 거의 없었다. 7) 청년유니온은 2010년 3월 10일에 창립총회를 개최하였다. 당시 조합원 은 42명이었다. 창립총회에서 청년유니온은 청년 노동조합의 새로운 이 름 이라 자칭하며, 청년 세대의 권익을 위해 행동하고 의견을 대변하는 청년 공동체이자 청년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조직 으로 소개하였고, 기 업별 노조가 아닌 지역, 직종 등의 공통성을 중심으로 취업자를 비롯한 불안정 취업자, 실업자 등 청년노동자의 개별 가입이 가능한 노동조합, 즉 일반노조 형태의 커뮤니티 유니온을 지향 한다고 밝혔다. 8) 또한 청 년유니온은 청년 노동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 청년 세대의 문화 정 서적 교류를 통해 청년들의 연대를 도모하는 소통의 공간 이라고 규정하 였다(청년유니온, 2010: 4). 청년유니온의 강령 전문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우리는 대한민국 청년들의 정치/사회/경제/문화적 지위를 높이는 데 에 앞장선다. 1. 우리는 정규직, 비정규직, 취업준비생 그리고 불안정한 취업상태 또 는 실업상태에 있는 청년노동자들의 조직화와 권리확보를 위해 앞 장선다. 1. 우리는 불평등한 사회구조와 법제도, 관행과 관념들이 없어지는 평 등사회 실현을 위해 앞장서며 사회적 약자들과 연대한다. 1. 우리는 지위, 연령, 직업, 지역, 학력, 국적, 성별, 정규직/비정규직 등 7) 청년유니온 창립총회 자료집에 실린 자문위원들(9명)의 소속을 살펴보면, 전국지 역업종일반노동조합협의회, 전국실업극복단체연대,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한국 비정규노동센터, 민변노동위원회, 전국사무연대노조, 민주노동당 노동법률지원단, 열린인사노무법인 등이다. 8) 청년유니온의 영문 명칭은 Youth Community Union이다.
제4장 새로운 주체들 주도의 노동조합 형성 시도 95 의 차이를 뛰어넘어 평등과 평화, 사회정의 실현에 앞장서고 이를 위해 제 사회단체와 연대한다. 1. 우리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한반도의 평화를 실현하 기 위해 노력한다. 1. 우리는 국제연대를 통해 청년노동자들의 권리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전세계 청년노동자의 인권과 평등권을 실현하는데 앞장선다. 청년유니온은 창립 총회에서 규약을 제정하여 조합원 자격을 만 15세 부터 만 39세까지의 비정규직, 정규직, 구직 중인 청년노동자 로 명시하 여 세대별 일반노조의 성격을 분명히 하였다. 그 외의 규약 내용은 일반 적인 노동조합 규약과 큰 차이가 없다. 단, 임원(위원장, 사무장, 회계감 사)의 임기를 2년으로 하되 1회에 한하여 연임할 수 있도록 하였고, 조합 비를 매월 조합원 임금의 1%로 하되 하한선을 월 3,000원으로 정하였다. 3. 주요 활동과 조직 운영 청년유니온의 주요 활동을 시기별로 살펴보고자 한다. 청년유니온은 2010년 3월 창립 이래 2년마다 새로운 임원과 집행부를 꾸렸고 현재는 올 해 2월에 출범한 3기 임원 및 집행부가 활동하고 있다. 임원의 선출 과정 에서 청년유니온은 그간의 활동에 대한 평가에 기반하여 새로운 활동 방 향을 제시해 왔다는 점에서 2년의 임기를 기준으로 주요 활동에 대한 정 리를 하고자 한다. 가. 1기의 주요 활동과 조직 운영(2010. 3 2012. 2) 1) 최저임금 캠페인과 조직 정체성의 형성 청년유니온의 창립총회는 매스컴의 커다란 주목을 받았다. 총회에 나 타난 수많은 기자들을 보고 당시 청년유니온 조합원들은 크게 놀랐고, 당 시 언론은 청년유니온을 88만 원 세대, 청년실업자, 개털 청춘들, 알바생, 백수 들이 노조를 결성하였다는 카피를 뽑아 보도하였다. 이
96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러한 언론의 관심은 청년실업의 증가, 취업난의 가중, 대학 등록금 폭등, 대학의 기업화 등 2000년대 중후반 이래의 청년 세대를 옥죄던 사회경제 적 환경 속에서 이른바 88만 원 세대론 (2007년)의 등장 이후 쏟아져 나 오던 다종다기한 청년세대론의 담론 환경, 그리고 창립 총회 3일 전 고려 대 김예슬 학생의 자퇴 선언 대자보 게시 등의 사건 등과 맞물려 증폭되 었다. 창립과 더불어 청년유니온은 자신의 탄생을 비교적 쉽게 공론장에 널리 알릴 수 있었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창립 초기 청년유니온의 내부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특히 재정 문제와 함께 조직의 정체성, 활동 방식, 사업 의제의 발굴 등에서 신생 조직이 겪어야 하는 여러 장애물들 을 극복해야 했다. 초기 재정적 어려움으로 상근자를 1명(사무국장) 밖에 두지 못하였고 상근자 월급도 약 30만 원 수준밖에 지급하지 못하였다. 사무실 또한 다른 단체의 사무실 한 귀퉁이에서 시작하였다. 이후 청년유 니온의 활동이 공중에 알려지면서 조합원 및 후원회원 가입이 급증하면 서 초기의 재정적 곤란은 조금씩 해결되어 나갔다. 이와 더불어 청년유니온의 활동 방향을 둘러싼 내부적 고민과 혼란이 지속되었다. 핵심 활동가들조차도 조직의 정체성과 활동 목표에 대한 구 체적인 상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었다. 당시 활동가들 내부에서는 청년세 대의 대변자로서의 청년운동 조직의 방향성과 청년층의 고유한 노동문 제를 해결하는 특수한 노동조합 조직의 방향성을 두고 명확한 자기 이 해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였다. 처음에는 저희 고민이 혼재되어 있었어요. 저도 그렇고. 이게 청년 문제 로 접근하는 거라면 세대론으로 가는 거고. 노동문제로 접근하는 거라면, 그런데 청년노동문제라는 게 아직 개념이 좀 명확하지도 않았고. 그 때 이제 저희도 혼재되어 있었죠. (연구참여자 1-A) 이러한 상황에서 청년유니온은 캠페인 사업의 기획 실행 평가의 경 험을 통해 활동의 방향과 조직 정체성을 차츰 마련해 갔다. 2010년의 1기 1년차에서 가장 중요한 활동은 최저임금 사업이었다. 청년유니온은 창립 당시 사업기조를 1 청년유니온 설립과 조직안정화, 2 청년노동문제 이 슈화, 3 청년노동실태조사 진행 등을 꼽았고, 주요사업 중 최저임금인상
제4장 새로운 주체들 주도의 노동조합 형성 시도 97 운동 과 최저임금보장을 위한 법제도 개선 운동 이 첫 번째와 두 번째 주 요사업으로 배치하였다. 청년유니온은 양대노총과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하는 최저임금연대 회의에 공식 참석하여 전국적인 최저임금 인상 캠페 인 활동의 일원으로 자기 역할을 하였다. 특히 2010년 상반기 최저임금 캠페인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편의점 알바 실태조사 (2010년 5~6월)였다. 이 실태조사는 단순히 정책 자료를 얻는 의미에 그친 것이 아니라, 조합원들이 직접 전국의 편의점 427개에 서 일하는 446명의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노동실태를 하나하나 수집하여 만드는 등 아래로부터의 조합원 직접 참여에 기반하여 청년층 불안정 노 동자의 현실을 조합원 스스로 알아가며 최저임금제도의 현실태를 깨닫는 과정이었다. 청년유니온의 실태조사 결과는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면 서 사회적 파장을 불러왔고 이 과정에서 청년유니온 활동가들은 처음으 로 자신의 활동에 대해 자신감과 사회적 효능감을 체감하게 되었다. 당사자들이 자기 삶의 구체적인 디테일한 문제 속에서 뭔가 풀어내야, 끄 집어 내보자 하는 게 저희가 원칙처럼 잡고 있었는데, 한 친구가 우리랑 노동법 얘기도 하고, 최저임금 얘기도 하다가 어, 자기는 편의점에서 알바 로 일하는데 최저임금도 못받고 일한다, 그런데 그거에 대해서 자기 사장 님도 말해준 거 없고, 자기도 몰랐고, 자기 주변 사람도 물어보니까 다 모 르고 있더라 이러는 거에요. 그래 가지고 어, 이거 뭐지, 그러면 우리 한번 청년들이 바라는 최저임금은 얼마인지, 그 다음에 그 편의점에서 일한다는 친구들이 최저임금 얼마인지 들여다봐 볼까, 해서 그 친구 한 명의 제보를 가지고 저희가 사업화를 시킨 거예요. 딱 해보니까 저희가 생각한 것보다 의외의 모습을 발견한 거죠. 저희 조직 내부적으로는 그 실태조사를 하 면서, 뭐라고 해야 할까, 청년유니온이 해야 되는 활동의 감 같은 것을 잡 았다고 해야 되나, 현장에서 그 실태조사를 하면서 그 분노라는 걸 하게 된 거예요. (연구참여자 1-B) 또한 이 조사를 계기로 최저임금연대 내에서도 저임금 청년 노동자를 대표하는 조직으로 위상을 높였고 독자적 활동 역량에 대한 인정이 생겨 났다. 매년 최저임금연대 테이블에서 진행된 최저임금인상운동이 다소 관성화되어 있고, 총연맹에서도 고령층 비정규직 노동자들만의 싸움처럼
98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인식되고 있을 때, 최저임금 투쟁의 일 주체로 청년유니온이 참여하여 그 투쟁의 외연을 넓힌 효과가 있었다. 실태조사가 대대적으로 언론에 보도 되자 최저임금 위반과 관련된 개별적인 노동상담 건수가 청년유니온으로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또한 고용노동부도 이러한 활동에 영향을 받아 2010년 하반기에 최저임금 지킴이 사업 을 벌이게 되었다. 2) 캠페인의 전형 만들기 : 30분 배달제 폐지와 주휴수당 캠페인 청년유니온이 청년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노동조합으로서의 정체 성을 확고히 하게 된 데에는 2011년에 벌인 30분 배달제 폐지 및 커피 전문점 주휴수당 지급 이라는 두 개의 캠페인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이 두 캠페인을 통해 청년유니온은 고유한 캠페인 사업의 전형을 만들어 내었고 사회적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었으며 이를 통해 조합원의 증가와 재정 확충에도 성공하였다. 먼저 피자업체를 상대로 한 30분 배달제 폐지 캠페인 을 살펴보자. 원 래 창립 시기부터 청년유니온 활동가들은 배달업에 종사하는 청년노동자 에 관한 실태조사 사업을 벌이고 대기업 프랜차이즈업체의 30분 배달제 관행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2010년에 최 저임금 사업 및 청년실업 정책 마련 등 여러 다른 사업으로 이에 대한 활 동을 펼치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0년 연말에 대학 등록금 마련을 위해 방학 중에 도미도피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한 청년이 피자 배달 중 오토바이 사고로 사망하는 일이 벌어지게 되었다. 언론을 통해 이 소 식을 접한 청년유니온 활동가들은 전격적으로 30분 배달제 폐지 를 촉구 하는 기자회견을 필두로 이후 약 3개월 간 이 캠페인에 매진하였다. 이 캠페인에는 청년유니온과 민주노총 민간서비스노조연맹, 노동환경건강연 구소 등이 연대하였고, 이들 단체는 공동기자회견(2월 8일)을 열기도 하 였다. 청년유니온은 독자적으로 프랜차이즈업체를 타깃으로 30분 배달제 폐지 를 촉구하는 트위터 시위를 벌였다. 청년유니온은 조합원들에게 트 위터 멘션창 맨 앞에 #노(NO)30 서비스 라는 해시태그를 붙이도록 하였 고, 오프라인 시위도 병행하여 해당 피자업체 본사 앞(2월 17일), 명동(2 월 18일), 대학로(2월 19일) 등지에서 온라인 상의 트위터 시위를 스크린
제4장 새로운 주체들 주도의 노동조합 형성 시도 99 을 설치하고 오프라인에서 생중계하면서 업체의 정책 변화를 압박하였다. 청년유니온의 트위터 시위 2주만에 해당 피자업체를 비롯한 주요 피자 업체들은 30분 배달제 를 공식 폐지하기로 결정하였다. 이 캠페인은 활동가들이 청년유니온 고유의 활동 방식이 어때야 하는 지 자기 확신을 갖게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내부적으로 청년유니온 의 활동 포커스가 청년세대 일반 의 고통에서 일정 정도 벗어나, 기존 조 직노동이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는 노동시장의 사각지대에서 발생하는 문 제, 즉 불안정 청년노동자의 노동권 이슈로 집중되도록 한 주요한 계기 였다. 또한 이러한 일련의 캠페인 활동의 성공과 사회적 여론화로 기존 노동조합운동으로부터도 인정을 받게 되었다. 아, 할 수 있구나, 굉장히 사회적으로 유의미한 일을 할 수 있구나, 이러 면서. 이제 소위 말하는 청년유니온이 이슈파이팅을 할 수 있구나, 인정받 고, 우리가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이슈파이팅 제대로 하고 유의미 한 성과를 내는, 자신감을 갖게 된 아주 중요한 계기였어요. 30분 배달 제 폐지 캠페인은 우리가 기획해서 시작해서 싸움을 걸고 폐지를 시킨 것 이니까, 이게 승리의 성과 경험으로 많이 오니까, 이게 조합원들을 확 모이 게 했어요. 사회적으로 굉장히 단단해졌죠. 이거 하면서 더 노동문제 쪽으 로 천착을 하기 시작했구요. 사실은 예전에 청년문제 쪽에 많이 혼재되어 있었다면, 그러니까 30분 배달제 폐지 이전까지는 실업자노조, 청년실업자 노조, 백수노조, 이런 게 언론들의 주요한, 많이 우리를 쓰는 방식이었다면, 우리는 계속 그렇지 않다, 우리는 노동하는 청년들의 노조라고 강변했지 만, 그렇게 안 다루어졌었죠. 그런데 점점 이제 30분 배달제 후, 아르바이 트생, 노동권 이런 쪽으로 이제 포커스가 바뀌게 된 계기죠. 저희 내부에서 도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이런 노동문제를 고민해봐야겠다. 어떤 사각지대, 기존 노동의 사각지대, 기존 노동이 다루지 않았던, 조직노동이 다루지 않 았던 그런 문제를. (연구참여자 1-B) 30분 배달제 폐지 캠페인의 성공으로 자신감을 갖게 된 청년유니온 활동가들은 2011년 여름에 또 다른 기획 사업인 커피전문점 주휴수당(유 급휴일수당) 지급 캠페인을 벌였다. 이 문제는 당시 커피전문점에서 아 르바이트를 하던 조합원 개인의 문제제기로부터 시작하여 실태조사
100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법위반 사례의 공개 사회적 여론화 및 소송을 통한 해당 업체에 대한 압력 행사 업체와의 직접 교섭(협의) 문제해결의 수순을 거쳤다. 이 러한 캠페인 활동의 일련의 순서는 이후 청년유니온 활동의 전형적 모습 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주휴수당 지급 캠페인의 시작은 청년유니온 조합원 한 명의 문제제기 에서 시작되었다. 그 조합원은 청년유니온에서 주최하는 노동법 세미나 에 참여하면서 근로기준법의 주휴수당 규정을 인지하게 되었고, 당시 자 신이 일하던 커피전문점 매장 사장에게 미지급된 주휴수당을 지급해 달 라고 요구하였으며, 매장 사장은 이를 본사에 문의하게 되었다. 본사 차 원에서 점검한 결과 지급하는 게 맞다는 결론을 내리고 문제를 제기한 당 사자 본인에게만 미지급 수당을 지급하였다. 이를 계기로 청년유니온은 2011년 최저임금 사업의 핵심 포인트로 주휴수당 지급 캠페인 을 벌이기 로 내부 결정을 내렸다. 이 캠페인을 위해 청년유니온은 10~12명 정도의 열성 조합원들로 구성된 TF팀을 꾸리고 사업의 기획, 설계, 실태조사, 기 자회견, 교섭 등의 전 과정을 함께 책임졌다. 이후 이 TF팀에 참여한 조 합원들은 청년유니온 활동의 중심에서 함께 하는 활동가로 커나갔다. 9) 2010년의 편의점 알바 실태조사 와 마찬가지로 청년유니온은 조합원들 의 참여 속에 전국의 커피전문점 251개 매장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이고 그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노무사의 자문을 받아) 커피전문점 본사를 근로 기준법 위반 혐의로 노동청에 고발하고, 기자회견을 벌였다. 기자회견 당 일에 해당 커피전문점(카페베네) 본사로부터 연락이 와 청년유니온과 교 섭이 진행되었고, 교섭 결과 직영매장에서 일하고 있는 103명의 아르바이 트생들에게 미지급된 주휴수당 5천여 만 원이 지급되었다. 다른 한편 커 피빈에 대한 당사자 소송도 진행한 결과 총 3,000여 명의 청년노동자에게 총 5억 원에 해당하는 주휴수당이 지급되었다. 주목되는 점은 주휴수당 지급 문제가 근로기준법에 분명히 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조직노동에서는 그동안 한 번도 이슈로 포착하 지 못한 사안이었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유노조 사업장에서는 9) 대표적으로 주휴수당 캠페인의 실무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 활동가는 이후 3기 청년유니온의 위원장으로 선출되었다.
제4장 새로운 주체들 주도의 노동조합 형성 시도 101 유급휴일수당의 지급은 당연한 것이었고 오히려 주요한 쟁점은 휴일근로 에 따른 가산금 비율 문제였기 때문이었다. 대부분의 유노조 사업장이나 양대노총의 노무사들도 시간제 아르바이트 고용형태에서 발생하는 주휴 수당 문제, 즉 최저임금 월 환산액과 단순시급의 합계액 간의 차액이 발 생하는지조차도 제대로 알지 못하였던 것이다. 이것은 근로기준법에서 그동안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법조문을 당사자만 알 수 있는 현장의 밑바 닥 지식(lay knowledge)으로 발굴하여 사회적 의제화한 것이라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주휴수당 지급 캠페인 이후 청년유니온은 그동안 별다른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던 노동상담 업무가 조직 내의 핵심 사업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캠페인의 성공이 알려지면서 노동상담 건수가 급증하였고, 이에 따라 개 별 청년노동자의 권리구제 활동을 전담하는 노동상담팀 도 안착될 수 있 었다. 2011년 1년간 온라인상담 174건, 전화상담 243건이 접수되었는데, 그 중에서 주휴수당 캠페인이 언론에 보도된 9월 이후부터 전화상담이 활성화되었다. 전화상담 건수 중 주휴수당과 직접 관련된 임금 관련 상 담이 203건(83.5%)에 달하였다(청년유니온, 2012: 43). 주휴수당을 터뜨리고 나니까, 그날 오전에 한겨레가 보도했고, 그날 밤 9 시 MBC뉴스데스크에도 나갔는데, 그날 밤 아홉시부터 노동상담 전화가 오기 시작했어요. 밤 아홉시부터. 그냥 온 게 아니고, 거의 하루에 한 삼십 통씩 상담을 했으니까. 우리가 노무사도 없고, 우리는 아주 기초적인, 스스 로 우리끼리 공부한 노동법을 가지고, 당시 어렸던 친구가 노동상담팀장이 었는데, 직접 우리가 상담한 거예요. 물론 노무사들 자문도 받았죠. 그 러니까 노동상담이 안착이 된 거죠. 이 싸움을 준비했던 조합원들이 많 이 울고, 그 싸움이 꽤 컸죠. 노동조합으로서 약간 본격화된 것이랄까, 정 체성을 좀 확립하게 됐죠. (연구참여자 1-A) 잇따른 캠페인을 통한 이슈파이팅이 성공하고 그 결과가 언론을 통해 확산되면서 조합원도 꾸준히 증가하였고, 이는 재정 상황의 개선으로 이 어져 상근자에 대한 최저임금 수준으로 월급 지급이 가능해졌다. 2010년 3월 창립총회 당시 조합원 수는 42명에서 출발하여, 1년 후인 2011년 3월
102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에는 210명, 2012년 3월에는 497명이 되어 만 2년만에 10배가 넘게 조합 원이 증가하였다(해당연도 정기총회 자료집 참조). 또한 언론을 통한 문 제제기가 사회적으로 확산되면서 취약 노동자에 대한 정책 당국의 근로 감독 활성화에도 기여하게 되었다. 실제 주휴수당 캠페인의 여파로 고용 노동부는 전국의 주요 커피전문점 125개 매장에 대한 긴급점검에 나서기 도 하였다. 이상의 두 개의 캠페인은 청년유니온이 무엇보다 (아직까지 합법노조 로서의 지위를 얻지 못한 상황에서) 불안정 청년노동자의 이해대변 조직 으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대내외적으로 확립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경험이었다. 또한 근로기준법조차 준수되지 못하는 주변부 노동 시장의 문제를 당사자의 경험 지평 속에서 운동 의제로 만들어내어 여론 에의 호소, 법률 소송의 제기, 해당 업체를 타깃으로 하는 직접 행동 등의 운동 전술을 활용하여 실제 문제의 해결까지 이루어내었다. 운동의 성과 가 조합원 개인의 권리구제를 넘어 해당 직종 또는 업종의 관행 전반을 개선시키는 효과를 발휘하였고 정부의 관련부서의 전향적인 제도 개선까 지 이끌어 내었다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이와 관련하여 청년유니온은 자 체 평가에서 특히 주휴수당 캠페인이 개인분쟁 처리형 노동조합 의 수준 을 넘어 노동시장 규제형 노동조합 으로의 발전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하며, 이슈파이팅과 교섭을 연결시키는 사업방식을 창출했다는 점에 주목하였다(청년유니온, 2012: 45~6). 3) 조직 내부 운영 : 리더십 교체 과정 창립 이후 2년 동안 청년유니온은 외형적으로 큰 성장을 보였으나, 내 부 핵심 활동가들은 조합원 규모의 증가에 비해 열성 조합원의 확대는 더 디고 신규 조합원의 관리와 교육이 미진하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다. 특히 2012년 2월의 정기 총회는 임원 선거가 예정되어 있어 리더십 교체 의 과제를 안고 있었다. 1기의 임원 및 집행간부들은 2년간의 임기가 끝 나자 모두 사퇴하였고, 새로운 인물들로 2기 임원 및 집행부가 채워졌다. 규약 상으로는 임원의 중임을 허용하고 있었지만, 오래 전부터 1기 핵심 활동가들은 리더십 교체를 전제하고 있었다.
제4장 새로운 주체들 주도의 노동조합 형성 시도 103 리더십 교체는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 추진되었다. 첫째, 2012년에 예 정되어 있던 두 차례의 전국 선거(총선과 대선)에서 1기의 핵심 활동가들 의 정치권 진출 문제가 불거졌다. 1기 위원장은 당시 민주당의 청년비례 대표 출마를 권유받고 있었고 이는 청년유니온 내부에서 치열한 논란을 가져왔다. 결국에는 내부적인 합의가 지연되면서 위원장 본인이 출마하 지 않기로 하면서 일단락되었다. 10) 제도 정치권 진출 문제를 둘러싼 내부 논쟁을 거치면서 청년유니온 핵심 활동가들은 자신의 정치적 성향이나 이해관계를 조합 활동에 직접 투영하지 않는다는 암묵적 문화를 공유하 게 되었다. 이외에도 1기 정책기획국장은 통합진보당 청년비례대표 후보 로 등록하면서 사퇴를 하게 된다. 둘째, 그러나 이러한 정치적 진출 문제 보다 더 중요하게 작용했던 것은 새로운 리더십으로의 교체에 대한 주체 들의 의지였다. 이런 측면에서 1기 지도부의 퇴진은 다분히 의도된 것이 었다. 즉 1기 지도부보다 더 젊은 활동가들이 주체적으로 청년노동운동의 활동가로 성장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중요하였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기존 운동 진영의 선배 운동가 들의 모습이 반면교사로 작용한 것과 더 불어, 20대 당사자가 자기 세대의 문제를 제일 잘 알 것이라는 고려도 작 용하였던 것이었다. 1기의 위원장, 사무국장, 정책기획국장 모두 당시 30 세가 넘는 나이였다. 초창기 멤버들이 저하고 같이 갖고 있었던 문제의식 중 하나가 고착화되 는 것을 막아보자는 거였어요. 선배 세대들이 다 대표직을 하고 있고, 40~ 50대도, 10년, 20년째 대표고, 20대부터 실무자로 들어간 사람들은 30~40 대까지 계속 그러고 있고. 그렇게 하면 안된다, 우리 세대 커리어를 키 워주고, 예를 들면 자기 커리어가 되어서 성장해 가야 하는데, 젊은 활동가 들이 그런 길을 열어주지 않는 선배 세대 운동가들에 대한 굉장한 비판의 식이 있었어요. 처음부터 고민했어요. 2년 끝나면 무조건 셋 다 나간다. 그리고 그런 문화를 만들자, 이런 게 있었던 거죠. (연구참여자 1-A) 1기 때는 저희가 어쨌거나 이 조직은 20대를 위한 조직이어야 된다는 생 각을 많이 했었어요. 1기를 하면서도 후배들을 잘 키워서 그들이 2기부 10) 1기 위원장은 이후 2012년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 문재인 후보 캠프에 참여하였다.
104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터 맡게 하자, 이런 게 있어서 저희는 맡을 때부터 노래를 불렀던 것 같아 요. 이게 어쩔 수 없이 우리 나이만 돼도 지금의 20대 초반 친구들하고 이미 갭이 너무 크거든요. 우리는 문화적으로 굳이 보면 당사자의 감수 성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1기에서 2기로 넘어갈 때 과감 하게 나올 수 있었던 건, 물론 그 때 정치적 일정이라는 변수가 있긴 했지 만, 그게 아니었더라도 우리가 나오자고 했던 것은 그런 이유였죠. (연구 참여자 1-B) 보다 젊은 활동가들로 차기 리더십을 구성하기 위하여 청년유니온 1기 활동가들은 바보회 11) 라는 명칭의 활동가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1 기 2년차에 만들어진 바보회 는 열성 조합원들을 발굴하여 6개월 이상 정기적인 토론과 학습을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이었다. 여기에서 노동 법 교육, 청년유니온의 활동 평가 및 전망 토론, 한국의 노동운동 및 노사 관계 세미나 등이 이루어졌다. 이 모임을 통해 차기 지도부의 핵심 활동 가들이 문제의식을 서로 공유하고 조직적 진로를 깊이 있게 논의할 수 있 었다. 바보회 는 정기 총회가 임박하면서 점차 2기 지도부 구성 및 사업 계획 확정을 위한 논의 기구로 자연스럽게 이동하였다. 이러한 차기 활동 가 교육프로그램의 운영은 2기에서 3기로의 교체 과정에서도 신( 新 )바보 회 라는 명칭으로 다시 부활하여 청년유니온 내부 운영의 하나의 전통으 로 자리잡게 되었다. 나. 2기의 주요 활동과 조직 운영(2012. 3 2014. 2) 1) 새로운 리더십 구성과 새로운 활동 목표 2010년 3월 창립하여 만 2년을 지나고 새로운 임원 및 집행부로 재출 발하게 된 청년유니온은 이제 약 500명의 조합원을 가진 조직이 되었고, 노동관계법 상의 합법노조의 지위를 얻지는 못하고 있었지만 사회적 영 향력의 측면에서 청년세대의 노동권을 대표하는 상징성을 획득하고 있었 으며, 수도권 중심의 조직에서 이제 지역지부 또는 지역모임이 우후죽순 11) 전태일 열사가 주도한 평화시장 노동자 모임에서 그 명칭을 가져왔다.
제4장 새로운 주체들 주도의 노동조합 형성 시도 105 생겨나고 있는 전국 단위 조직으로 발돋움하려는 상황에 있었다. 12) 2년 동안 급속하게 성장한 청년유니온은 2기 지도부 출범을 계기로 새 로운 활동 과제를 표방하였다. 2기 지도부는 내부 논의를 거쳐 법내 노 동조합, 네트워크 노동조합, 청년일반 노동조합 이라는 3가지 목표를 제 시하였다. 법내 노동조합 은 합법노조 설립신고를 통해 전국적인 노동조 합의 위상을 획득하고, 합법적 교섭과 협상을 통해 청년노동을 대변하는 조직 모델을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한 것이었다. 이것은 2012년 지역 청 년유니온의 잇따른 합법적 지위 획득과 2013년 전국 청년유니온의 합법 화로 이어졌다. 또한 2013년에 서울시와 오랜 협의 끝에 도출한 정책 협 약서 의 체결은 합법노조로서의 법률적 지위에 더해 지방정부 차원에서 청년노동자의 대표조직으로서의 제도적 인정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그 러나 일반노조에 특유한 교섭 모델의 정립은 현재까지 과제로 남아있다. 다음으로 네트워크 노동조합 은 지역별 유니온 설립을 지원하여 지역유 니온과의 교류를 활성화하고, 다양한 직종/업종모임을 건설하여 직종/업 종별 노동시장에 대한 청년유니온의 발언력을 높여내는 목표를 제시한 것이었다. 지역 청년유니온들은 서울의 전국 청년유니온과는 별개로 지 역 수준에서 자발적인 설립 노력으로 설립되고 있었다. 전국 청년유니온 의 설립신고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에서 2012년에 6개 지역(서울, 인 천, 충북, 대전, 광주, 대구)의 청년유니온이 각각 별개의 설립필증을 교부 받게 되었고, 이들 지역 청년유니온과의 교류 사업이 진행되었다. 또한 직종/업종 유니온의 건설을 목표로 한 사업은 2기에 들어와 미용실 스텝 조직화 시도로 나타났지만, 실제 조직화와 직종/업종 유니온의 건설로는 이어지지 못하였다. 마지막으로 청년일반 노동조합 은 1기 때의 파트타 임 노동에 대한 문제제기를 넘어서 취업준비생이나 신규 취업 청년층의 노동권 의제까지 이슈화시키자는 포부를 드러낸 것이었다. 이와 관련된 2 기의 주요 활동은 취업준비생의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영어 능력 12) 2012년 2월 현재 지역 청년유니온이 공식 출범한 곳은 대전 1곳이었지만, 지역모 임이 운영되고 있는 곳은 원주, 청주, 서울, 인천, 경기, 대구, 부산 등 7곳이었고, 지역모임이 준비 중인 곳은 광주 1곳이었다. 이에 따라 2012 정기총회에서는 규 약을 개정해 기존의 지역모임 규정을 지역지부 규정으로 바꾸어 전국 조직으로 의 발전을 준비하였다(청년유니온, 2012 정기총회 자료집).
106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평가 시험 비용에 대한 사회적 여론전과 법률 소송을 진행 중이다. 아래 에서는 이 중에서 특히 중요하게 평가되는 세 가지 주요 활동을 보다 구 체적으로 살펴보겠다. 2) 서울시와의 정책 협약 2012년의 총선과 대선으로 선거 국면에서의 정책적 개입에 내외부적 요구가 폭증하면서 청년유니온의 많은 실무 역량이 여기에 투입되면서 자체 활동은 다소 부진하였다. 또한 새로 지도부를 구성한 2기 활동가들 은 외부의 높아진 기대와 핵심 활동가의 교체로 인한 실무 역량의 취약성 사이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13) [2012년] 초반에는 총선 때문에 한 번 이렇게 흔들렸고, 이후에는 대선에 어떻게 대응해야 되는지, 처음 맞는 대선 대응이다 보니까 그 때는 이렇게 흔들리고 이래가지고 1년 동안 거의 그냥 계속 방황하는 시기였죠. 그 래서 이제 2012년도에는 1기 많이 비판했어요. 너무 이렇게 무책임하게 그 냥 다 떠나가 버린 거 아니냐? 2기가 어쨌든 이어 나가야 되는 역할들도 있고 발전시켜야 되는 것들도 있는데, 그런 거에 좀 연결다리 같은 역할이 나 아니면 좀 조언도 해주고 보조해줘야 되는 역할들이 분명히 있는데, 뭐 상황이, 그런 상황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너무 이렇게 손 놔버리고 다 떠나 버리신 거 아니냐. 이래서 그런 비판을 많이 했었죠. (연구참여자 2-A) 이러한 활동의 부진과 어려움을 딛고 다시 청년유니온이 성장할 수 있 었던 데에는 2011년 10월 박원순 서울시장의 등장, 서울청년유니온의 합 법화. 서울시와의 사회적 협의, 그리고 오랜 협의 끝에 체결된 2013년 1월 의 정책 협약 이 크게 작용을 하였다. 다소 침체된 청년유니온으로서는 반등할 수 있는 정치적 기회구조 가 개방된 것이었다.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이후 2012년 4월부터 청년유니온은 서울시를 상대로 사회적 교섭을 13) 2기 집행부에는 1기부터 열성 조합원으로 참여하였던 활동가들과 함께 외부로부 터도 활동가가 보충되었다. 특히 중요한 것으로는 정책기획팀장으로 진보정당 국 회의원실 보좌관을 영입하였고 이를 통해 제도 정치권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1기에서도 정책기획 담당자는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이었고 그가 가지고 있는 인적 네트워크가 청년유니온 활동에 큰 자원이 되었었다.
제4장 새로운 주체들 주도의 노동조합 형성 시도 107 요청하여 협의가 진행되었다. 청년유니온은 약 20여 개의 정책을 서울시 에 제안하였고, 약 반 년 동안의 협의를 거쳐 2013년 1월 서울시와 청년 유니온 간의 사회적 교섭 이 마무리되었다. 그 정식 명칭은 서울특별시- 서울청년유니온 청년 일자리 정책 협약서 (2013. 1. 18)이다. 그 내용을 보 면 다음과 같다. 서울시와의 정책 협약은 서울시로부터 노조설립필증을 받은 이후 노동 조합으로서 행사할 수 있는 교섭권 을 현실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를 놓고 청년유니온 내부에서 고민한 산물이었다. 청년유니온은 산별교섭의 오랜 경험을 갖고 있었던 보건의료노조로부터 조언을 구하였고, 외국의 사회적 교섭 이나 지자체와의 협의 관행 등을 연구하여 서울시에 제안을 하였다. 서울시의 경우에도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노동문제 또는 청년실 업에 대한 정책 우선순위가 높았고 노동운동 경험이 풍부하였던 노동특 보 채널이 존재하였기 때문에 기존 공무원 집단의 거부점을 돌파할 수 있 <표 4-2> 서울특별시-서울청년유니온 청년 일자리 정책 협약서의 주요 내용 청년 고용 확대를 위한 기반 조성 1 서울시는 청년 일자리 기본계획을 수립 추진 2 양자는 공동으로 청년 일자리 권리선언을 발표 3 서울시는 서울특별시 청년일자리 기본조례 의 제정을 추진 4 서울시는 사업주 등을 대상으로 노동교육을 수행. 청년 취업지원과 근로조건 개선 5 서울시 산하 투자출연기관에 청년의무고용제 도입의 단계적 추진 방안 수립 6 서울시 산하 투자출연기관에 표준이력서 사용방안을 추진 7 서울시 산하 투자출연기관의 신규 직원 채용시 신체검사 비용 지원 추진 8 청년구직자를 위한 취업 코칭 프로그램 운영 9 청년창업센터 개선방안 마련 10 민간 사업체를 대상으로 민간 청년고용지표를 마련하여 공공구매 등에 활용 노력 11 직간접적으로 고용하는 청년 근로자들에 대한 근로 점검 및 관리 방안 마련 12 표준근로조건의 홍보 노력 13 서울시립대 노동법 교양과목의 신설 운영 방안 추진 14 생활임금 연구 실시 15 청년문화활동 지원 방안 마련
108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는 유리한 기회구조가 있었다. 반 년 넘는 장기간의 협의 과정을 거쳐 위 와 같은 정책 협약서가 체결되었다. 이외에도 2013년 9월에 청년유니온과 서울시는 아르바이트 청년들의 노동기본권을 실현하기 위한 서울 아르 바이트 청년 권리장전 을 체결하였다. 여기에는 아르바이트 청년들이 누 려야 할 노동기본권과 사용자의 의무, 그리고 서울시의 책임 사항 등이 담겨 있다. 서울시와의 정책 협약은 지방정부 차원에서 청년유니온이 청년 노동자 의 이해를 대표하는 조직으로 인정받게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당 시의 청년유니온 핵심 활동가는 이를 상징적 의미의 대표 로 인정받게 되었다고 자평하였다(연구참여자 2-A). 또한 그 이후 서울시에서 청년노 동 문제에 관련한 협의체 기구에 청년유니온은 청년세대의 대표조직으로 직접 관여하게 되었다. 대표적으로 아르바이트보호협의체, 서울시청년일 자리허브 설치 및 운영 등에의 관여와 참여가 진행되고 있다. 14) 여기서 중요한 점은 2013년 1월의 정책협약 이 단순히 선언적 문구에 그친 것이 아니라, 많은 주요 조항들이 이후 서울시 정책으로 실질화되었다는 점이 다. 현재까지 서울시는 서울 아르바이트 청년 권리장전 체결, 서울특별 시 청년일자리 기본조례 제정, 청년 의무고용제 도입, 표준이력서 도입, 서울시 청년일자리허브를 통한 취업 코칭 프로그램 운영, 서울시립대 노 동법 교양과목 신설, 생활임금제 추진 방안 수립 등을 실제 정책으로 추 진하였다. 3) 미용실 스텝 조직화 시도와 취업준비생 이슈의 제기 청년유니온 2기 지도부는 준비 단계에서부터 특정 직종/업종(미용실 스텝, IT 노동자, 학원강사 등) 조직화를 주요 사업으로 배치하였다. 그 일환으로 2기 2년차에 접어들면서 미용실 스텝 조직화 사업을 벌였는데, 이 사업은 청년유니온이 기존의 이슈파이팅 위주의 활동을 넘어서 직접 특정 업종이나 직종의 청년노동자를 조직화(organizing)하려는 첫 시도였 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 것이었다. 14) 이외에도 서울시는 청년유니온 1기 임원(위원장, 사무국장)을 역임하였던 두 명 을 청년부문 서울시 명예부시장으로 임명하면서 파트너십을 유지하기도 하였다.
제4장 새로운 주체들 주도의 노동조합 형성 시도 109 이를 위해 당시 조직팀장이었던 활동가가 미용실 스텝 생활을 시작하 였고 이를 계기로 자료조사와 업계의 관행 등에 대한 본격적인 실태조사 작업과 노동상담이 진행되었다. 이렇게 모은 자료를 바탕으로 미용실 스 텝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언론에 이슈화시켜 미용 프랜차이즈 업체들에 소속된 스텝들의 고용조건이 일정 부분 개선되기도 하였다. 미용실 스텝 은 근로자 가 아니라 교육생 이라는 업계의 관행에 의해 평균 시급이 3,000원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대대적인 여론전을 진행하는 한편, 한 유 명 헤어숍에서 근무하였던 조합원의 임금체불 문제로 대표이사를 고용노 동부에 고발하기도 하였고, 고용노동부는 이에 호응해 근로감독을 벌여 현장의 근로조건이 일정하게 개선되었다. 그러나 사람을 남기는 사업이라는 애초의 조직화 목표의 달성에는 실 패하였다. 청년유니온은 미용실 스텝을 조합원으로 가입시켜 직종 모임 을 유지하려는 시도를 하였지만, 두차례 모임에 10명 정도의 미용사 및 스텝이 참가한 이후에는 모임이 유지되지 못하였다. 조직화 실패는 미용 실 스텝 직종의 특수성(장기간의 도제 관계라는 업계 관행)에서 오는 조 직화의 난점과 더불어, 이슈파이팅을 넘어선 실제 조직화에 대한 치밀한 사전 계획의 마련이나 주체의 헌신을 담보하기에는 아직 청년유니온의 역량이 미약한 것이 크게 작용하였다. 이게 당사자가 중요하긴 한데, 당사자가 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더 많다 는 것을 미용실 조직화를 하면서 정말 많이 느꼈어요. 제3자가 얘기하는 건 사실 쉬워요. 왜냐하면 제가 미용실에서 일을 하면서 디자이너가 되거 나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그런데 이제 스텝으로 일하 고 있는 친구들 다수는 여기만 좀 참아내서 디자이너까지 해야겠다는 생 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함부로 이렇게 앞에 나서거나, 입 밖으로 꺼내기 는 굉장히 조심스러운 거예요. 왜냐하면 미용업계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으 니까. 그런데 이건 미용뿐만 아니라 다른 업계에서도 다 그런 것 같더라구 요. (연구참여자 2-A) 미용실 스텝 조직화 시도를 계기로 청년유니온 내부에서는 활동 방식 을 둘러싼 고민이 깊어졌다. 즉 1기의 캠페인과 같은 이슈파이팅 위주의
110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활동방식과 더불어 합법노조 지위를 얻은 이후 일반노조로서 행사할 수 있는 교섭권을 현실에서 어떻게 활용하여 조직 확대의 잠재력을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인지가 핵심 활동가들의 고민이 되었다. 청년유니온 2기에서 역점을 두었던 또 하나의 활동은 취업준비생과 관 련된 사회적 이슈를 발굴하여 제기하는 것이었다. 2기 지도부가 출범시 표방한 3대 목표 중 하나인 청년일반 노동조합 으로서 청년유니온이 성 장하기 위해서는 취업준비생(청년 구직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사업을 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내부에 존재했던 것이다. 이 문제는 한편으로는 구직자를 조합원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노조설립신고 투쟁으로 나타났고, 다른 한편으로는 2013년에 토익시험 응시료 문제의 제기로 표면화되었다. 일명 구직자의 역습 이라고 칭해진 취업준비생 관련 이슈파이팅은 2012년 구직자들의 이력서 작성을 위해 실제 들어가는 비용이 얼마나 되 는지 조사하여 발표하는 사업을 벌였고, 그 연장선상에서 2013년에 YBM 의 토익(TOEIC) 시험 독과점 지위 남용에 의한 응시료 문제를 제기하는 사업으로 진행되었다. 2013년 10월에 공정거래위원회에 YBM사 및 허위 과장 광고를 한 영어학원을 제소하였고, YBM 앞 1인 시위, 연세대 및 토 익시험장에서의 옥외 캠페인 등을 벌였으며, 11월에는 토익 환불피해자 를 모아 집단소송을 제기하였다. 현재는 이러한 법률적 제소와 소송이 진 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취업준비생 이슈의 제기는 취업시장에 일찍부터 내몰리는 대학생들로부터 즉각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 하에서 진행된 것으로 현재 그 캠페인의 법률적 소송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지만, 청년 취업준비생들로부터 큰 호응과 함께 청년유니온의 존재감 을 확인할 수 있는 활동이었다. 4. 변화된 조직 여건과 향후 과제 청년유니온 3기 임원 및 집행부는 청년유니온의 완전한 합법화, 조합원 천 명 시대를 곧 맞이하게 될 조직의 대형화, 9개 지역지부 설립을 통한 전국 조직화 등 4년 전 노조 설립 시점과는 매우 다른 내외부적 환경 속 에서 올해 2월 새롭게 출발하였다. 이렇듯 창립 이후 이제 5년차를 맞은
제4장 새로운 주체들 주도의 노동조합 형성 시도 111 청년유니온은 변화된 조직 여건에 따라 활동 과제를 새롭게 정립해야 하 는 시점에 와 있다. 청년유니온이 현재 직면하고 있는 조직 여건을 정리 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2013년 4월 30일 전국 청년유니온 노조설립 신고필증이 교부되면 서 완전한 합법노조의 지위를 얻게 되었다. 창립 직후 청년유니온은 구 직자 의 조합원 자격 문제로 5번의 설립신고 반려 처분을 받았고, 이후 지 역별 청년유니온 형태로 설립신고 싸움을 지속하여 2012년 서울을 필두 로 8개 지역에서 지역청년유니온의 설립신고 필증을 받았었다. 그러나 여 전히 전국 청년유니온은 법외노조였으나 작년 4월에 노년유니온과 함께 합법노조의 지위를 획득한 것이었다. 그런데 합법노조로서의 청년유니온 은 단결권의 행사에 있어서는 제도적 지위를 확보하였지만, 단체교섭권 의 실질적 행사와 관련해서는 아직 청년세대 일반노조로서 특유의 모델 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2012년 서울시와의 정책 협약에 성공하였지 만 실질적인 구속력을 갖춘 교섭에는 이르지는 못하였고, 몇몇 민간 사업 주나 기업을 상대로 한 교섭이나 협의도 일회적인 캠페인을 통한 관행의 개선 이상으로 나아가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의 노사관계 법률 이나 관행을 고려할 때, 사업장 조직이 아닌 초기업별 일반노조 형태의 조직이 정례적인 단체교섭을 통한 노동조건 개선을 이루어낼 가능성은 향후에도 대단히 작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체교섭권의 현실적 구현의 과 제는 앞으로 청년유니온에게는 매우 장기적인 과제로 남게 될 가능성이 크다. 둘째, 청년유니온은 이제 대형 조직이 되었다. 조합원 규모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14년 7월 현재 891명에 달하고 있다. <표 4-2>에 서 보듯이, 유니온 창립 시기와 비교해 만 4년만에 20배 이상의 양적 성 장을 기록한 것이다. 조합원 수 급증으로 재정적 자원이 출범 초기와 비 교해 크게 안정되었다. 2010년 청년유니온의 재정 수입은 약 39백만 원에 불과하였는데, 2013년의 수입은 약 132백만 원으로 증가하였고 그 중 정 기적 회비(조합비와 후원회비) 비중도 약 80%에 육박할 정도로 증가하여 재정 수입이 안정화되었다. 이에 따라 상근활동가도 출범 초기 1명에서 현재에는 9명에 이르고 있다. 15)
112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표 4-3> 청년유니온 조합원 수 추이(2010~14) (단위 : 명) 2010. 3 2011. 3 2012. 3 2013. 3 2014. 1 2014. 7 42 210 497 634 852 891 자료 : 청년유니온 내부자료. 조합원 규모의 증가와 조직의 대형화는 자연스럽게 내부적인 조합원 관리 및 대의 구조의 정비 필요성을 높였다. 이에 따라 청년유니온은 2013년에 들어와 조직팀 상근자를 확보하고 독자적 사업을 구축하였고, 신입 조합원 교육, 우리동네 모임 이라는 지역별 조합원 친목모임 개최, 대의원 교육프로그램의 운영 등 조직 관리에 조직 역량의 일정 부분을 투 여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외형적 성장과 비교해 볼 때, 청년유니온의 조직 관리는 아직까지 초창기의 수공업적 형태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중요하게는 전체 조합원의 현황을 중앙에서 정 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조합원의 연 령, 직업, 학력, 고용형태, 가입동기, 정치적 성향이나 참여의사 등에 관한 기초적인 자료가 축적되어 있지 않다. 또한 70여 명에 이르는 대의원들의 임무와 역할에 관한 조직 내부적 동의 수준이 아직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6) 셋째, 원래 청년유니온은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한 조직으로 탄생하였으나, 현재에는 광역시도 단위로 9개의 지역지부(서울, 경기, 인천, 대전 충남, 충북, 광주 전남, 대구, 부산, 경남)가 존재하는 전국 조직으로 발전하였다. 지역의 청년유니온은 중앙으로부터 하향식으 로 건설된 것이 아니라, 청년유니온의 초기 활동을 접한 각 지역의 청년 들이 자체적으로 지역모임을 결성하는 상향식으로 만들어졌다. 17) 그러나 15) 9명 중 4명의 인건비는 서울시의 혁신일자리사업 지원을 통해 지급되고 있어, 자 체 예산으로는 5명의 상근자 인건비를 충당하는 셈이다. 16) 2014년 2월의 조합원 총회에서 3기 임원진 선거의 투표 참여율이 50%를 조금 넘 겼다. 17) 지역지부의 재정은 조합비의 경우 각 지역 조합원이 납부한 조합비의 절반을 해 당 지부로 내려보내고, 후원회비의 경우에는 각 지부별 지정후원금의 전액을 해 당 지부가 사용한다.
제4장 새로운 주체들 주도의 노동조합 형성 시도 113 <표 4-4> 청년유니온 조합원의 지역별 분포(2014년 1월 현재) (단위 : 명) 전체 서울 경기 인천 강원 대전 충남 충북 광주 전남 전북 대구 경북 경남 부산 제주 852 427 118 46 14 36 23 37 10 48 51 25 17 자료 : 청년유니온 2014년 총회 자료집. 내부적으로도 중앙과 지역 간 사업의 유기적 연계나 캠페인 활동의 전국 화를 도모하기에는 아직까지 미약한 점이 많은 것으로 지적된다. 우선 조 합원의 지역별 분포를 보면, 서울 경기 인천의 수도권 지역이 전체 조 합원의 약 70%에 달할 정도로 편중되어 있다(표 4-3 참조). 또한 9개 지 역지부들 간에도 활동 역량의 편차가 매우 큰 편이다. 현재 상근 활동가 를 두고 있는 지역지부는 대구와 경기 지부 정도에 그치고, 독자적인 활 동을 비교적 활발하게 하는 지역은 부산 대구 경남 인천 경기 등 약 5개 지역 정도이다(인터뷰 참여자 3-B, 3-C). 이처럼 청년유니온은 현재 합법노조로서의 노동3권 실현을 구체화하 고, 규모의 대형화에 따른 조직 내부 관리를 새롭게 도모해야 하며, 전국 조직으로서의 위상을 내실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한 국의 노동운동 역사에서 유례없는 실험에 도전해 온 청년유니온은 이제 자신의 조직 정체성과 운동 전략에 대한 성찰적 고민을 해야 할 때가 되 었다. 올 초에 출범한 3기 지도부는 그것을 청년이 만드는 새로운 노동 운동 이라는 슬로건으로 집약하였고, 노조운동의 정체성과 관련하여 사 회운동적 노동조합 의 지향성을 분명히 하였으며, 운동 전략과 관련하여 시민단체에 특유한 캠페인이나 이슈파이팅과 노동조합에 특유한 교섭 모 델의 구축을 통합하는 방향으로 자신의 조직 정체성 수립에 대한 고민을 드러내었다. 3기 지도부가 올 초 총회에서 공개한 자신의 출사표 에는 이 러한 내부적 고민이 잘 드러나고 있다. 청년유니온은 출발부터가 사업장의 틀과 조합원의 이익이라는 범위를 넘 어서 시민사회 전체를 활동 영역으로 삼고, 청년노동 전체를 대변하고자 사회적인 의제와 방법으로 싸워온 사회운동적 노동조합 이다. 우리는
114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개별 사업장의 문제를 업종 직종 전반의 문제로 확대시키는 방식으로, 개 별 기업의 문제를 기업집단 전체의 문제로 확대시키는 방식으로, 개별 사 안을 사회적으로 만드는 방식으로 싸워왔다. 지금까지는 청년유니온의 정 체성이 시민단체냐 노동조합이냐의 질문이 존재했다면, 이제는 그것을 통 합한 형태로 하나의 방향성을 정립해야 할 때다. 18) 5. 시사점 지난 5년간의 청년유니온의 활동에서 보이는 특징적인 면모를 정리하 면 다음과 같다. 첫째, 청년유니온 활동가들은 명확히 이전 세대의 사회운동이나 노동 운동과의 차별성에 대한 자의식을 갖고 있다. 한편으로 그들은 90년대 초 반까지 활발했던 학생운동이 몰락한 이후의 폐허 속에서 운동의 전망을 찾아 분투했던 이들로 포스트-IMF 시기 의 청년운동에 대한 자기 고민 속에서 출현하였다. 다른 한편으로 그들은 민주화 이후의 노동운동과 사 회운동의 사이클이 조락하는 국면에서 기존의 흐름으로부터 일정하게 거 리를 두고 출현한 새로운 활동가 세대이다. 둘째, 이와 연관된 것으로 청년유니온 활동가들과의 심층 인터뷰 과정 에서 그들은 여러 번 운동의 당사자성 이 갖는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그 들 대부분은 대학 졸업 이후 생계유지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불안정 노동 에 종사한 경험을 갖고 있었다(학원강사, 단기 알바, 중소제조업체 파견 근로자, 방송사 파견직 등). 또한 그 경험을 통해 노동시장으로 진입하는 청년노동자들의 불안정성, 사회적 고립감, 심리적 위축, 상대적 박탈감 등 을 실존적 고민으로 안고 있었고, 청년유니온 운동과 조직 활동은 그러한 부정적인 심리적 내상을 치유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커뮤니티로 인식하 고 있었다. 이것을 본인들은 청년 당사자성 이라고 지칭하곤 한다. 그들 이 청년 세대의 문제를 노동권의 프레임으로 구성해 낼 수 있었던 것은 활동가와 조합원들이 공유하는 청년 당사자성이 중요하게 작용하였다. 18) 청년유니온(2014. 2. 22), 2014년 사업계획(안), 2014년 청년유니온 총회 및 대 의원대회 자료집, pp.40~41.
제4장 새로운 주체들 주도의 노동조합 형성 시도 115 셋째, 활동의 방식과 관련하여 청년유니온이 보여준 가장 큰 특징은 일 반노조 형태의 노동조합으로서의 법적 지위를 활용하여 시민운동단체 (NGO)가 주로 사용하는 캠페인 활동에 주력하고 이를 통해 운동 성과를 극대화해왔다는 점이다. 청년유니온이 지난 5년 동안 급성장을 할 수 있 었던 것은, 불안정 청년노동자의 실제 노동생활과 밀접히 연관된 구체적 인 이슈를 조사 발굴하고, 그 문제를 언론을 통해 폭로하여 사회적 여론 을 형성하며, 이를 통해 해당 기업이나 업종 그리고 정부 당국에 대한 사 회적 압력을 행사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는 운동 전략의 성과에 크게 기 인하였다. 또한 이러한 성과는 문제 해결에만 그친 게 아니라 이 캠페인 을 통해 자신의 경제적 이해를 보호받게 된 청년들과 이 일련의 캠페인 과정을 지켜보는 공론장의 지지자 그룹을 조합원으로 확충함으로써, 조 직의 인적 재정적 자원을 확대할 수 있었고, 다시 이것은 보다 대규모의 캠페인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청년유니온 스스로는 이러한 방식의 활동을 종합하여 사회운동적 노동조합 의 정체성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넷째, 청년유니온은 내부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이 크지 않은 상황 에서 자신의 사회적 영향력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한편으로는 유리한 정 치적 기회구조 를 적극적으로 해석 활용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노동조합 및 사회단체와의 연계와 연합을 폭넓게 도모하였다. 한국사회에서 유행 처럼 번진 청년세대론 의 담론적 전유, 박원순 서울시장의 등장으로 열린 정치적 기회구조의 재빠른 포착과 활용 등이 전자의 대표적 사례이다. 또 한 청년유니온은 사안에 따라 유연하고 폭넓은 연대 전술을 활용해 왔다. 최저임금 투쟁에서는 양대노총이 주도하는 최저임금연대에 적극 결합하 였고, 취업준비생 이슈(병원 실습생)나 서울시와의 사회적 협약에서는 보 건의료노조와 연대하거나 자문을 구하였고, 30분 배달제 폐지 캠페인에 서는 민간서비스연맹과 긴밀히 협력하였으며, 청년 세대의 권리 주장과 관련해서는 여러 청년 당사자 조직들과의 상시적 연대를 구축해 왔다. 또 한 청년유니온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실과의 네트워크를 설립 초기부터 구축하여 제기하는 이슈의 사회적 확산과 전파를 보다 쉽 게 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청년유니온의 등장과 성장의 사회적 의미에 대해 논의하고
116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글을 맺겠다. 청년유니온은 서로 밀접히 연관되는 두 가지 의미의 변방 에서 출현하여 성장하였다. 하나는 노동시장의 변방 (주변)이다. 노동시 장의 이중구조에서 주변부, 그 중에서도 10대와 20대의 청년 불안정 노동 자들이 경험하는 노동시장은 주변의 주변이라 할 만하다. 이 변방에서는 최저임금이나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는 요구가 쉽게 북소리 로 울린다. 청년유니온이 지난 5년간 줄기차게 벌인 여러 캠페인들은 이런 의미에서 변방의 북소리 라 할만하다. 그런데 이와는 또 다른 의미에서 청년유니온 은 변방 에서 울리는 북소리 이다. 즉 청년유니온은 한국의 노동조합운동 의 변방 에서 출현하여 성장하였다. 청년유니온은 불안정 노동의 사회적 확산에 가장 큰 치명타를 입은 청년 당사자 스스로 조직한 집단(selforganized group)이다. 21세기 한국의 노동조합운동은 불안정 노동자의 이해대변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 나야한다는 내외부적 요구를 안고 있었 지만, 이 요구에 대한 책임 있는 답변을 하지 못해왔다. 답변의 부재가 오 래 가면서 불안정 청년 노동자들은 기존의 조직노동으로부터 독립된 형 태로 스스로의 이해대변을 위한 조직을 만들어왔다. 이러한 의미에서 청 년유니온은 한국의 중심부 노동조합운동이 포괄하지 못한 변방 에서 발 생한 새로운 북소리 이고, 중심 으로 향하는 경고음 이기도 하다. 제3절 아르바이트노동조합 1. 들어가며 아르바이트노동조합(이하 알바노조)은 주로 민간 서비스부문에 단기계 약직 아르바이트 형태로 고용되는 노동자들을 주요 조직대상으로 하는 일반노조로 2013년 8월에 결성되었다. 알바노조의 전신은 알바연대 로서 알바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시민단체로 2013년 1월 출발하였고, 그것이 노조 형태로 전환한 것이다. 알바노조는 우리 사회에서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을 핵심적인 조직 대상으로 삼고
제4장 새로운 주체들 주도의 노동조합 형성 시도 117 있고, 사업장 단위가 아닌 개별 가입 형태의 일반노조로서의 성격을 분명 히 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독특한 사례이다. 또한 알바노조는 기존 조 직노동의 조직화 시도가 아니라, 진보정당운동의 한 세력이 불안정 노동 자운동의 새로운 장을 열기 위한 시도라는 점에서 특기할 만하다. 또한 알바노조는 결성 이후 다양한 캠페인 사업, 기자회견, 직접 행동, 개별 교 섭 등을 통해 노동계와 시민사회진영에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고, 여러 언론 보도를 통해 대중적인 인지도를 쌓아나갔으며, 어느새 300명이 넘는 조합원을 조직하였다. 알바노조의 운영 및 활동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알바노조 현직 임원 2 명과 개별 면접조사를 수행하였다. 면접조사는 2014년 6월에 알바노조 사 무실에서 이루어졌고 각각 2~3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그밖에도 총회 자 료집, 운영위원회 자료, 정기 소식지, 노조 홈페이지, 언론 기사 등을 활용 하였다. 또한 올 초에 출판된 알바노조 활동에 관한 기획 단행본(박정훈, 2014)을 통해 알바노조의 활동 내용에 대해 살필 수 있었다. 개별 면접 이 후에도 노조 상근활동가들과 몇 차례 전화 및 이메일을 통해 추가 조사를 수행하였다. 또한 조합원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노조의 협조를 얻어 설문 조사를 진행하였다. 조사는 2014년 7월에 이루어졌고 조합원의 인적 속 성, 가입 동기, 노조 참여 및 평가 등이 주요 설문 내용이었다. 조사방식 은 온라인 설문조사로 노조가 파악하고 있는 조합원의 개인 이메일을 통 해 배포되었고, 설문 작성을 독려하기 위해 노조에서 유선으로 연락을 취 하였다. 응답자는 총 100명이었다. 이 글을 통해 알바노조의 창립 과정과 문제의식, 주요 활동 내용, 현재 적 평가와 앞으로의 과제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볼 것이다. 그에 앞 서 현재 알바노조의 조직 현황을 간략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알 바노조의 전신인 알바연대는 2013년 1월에 결성되었고, 알바노조는 같은 해 8월에 설립되었다. 조직형태는 일반노조이고, 조합원 자격은 모든 노 동자 로 열려 있다. 19) 조합비는 법정최저임금 시급이고, 조합비 납부율은 19) 애초 알바노조 창립총회의 노조 규약에는 조합원 자격을 임시직 계약직 시간 제 등 사회적으로 아르바이트라 불리는 노동을 하고 있거나 관련 구직자 로 제한 하였으나, 2014년 초의 임시총회에서 이러한 제한을 모두 풀었다.
118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약 50% 정도이다. 조합원은 2013년 8월 설립신고 당시 10명에서 출발하 였고, 2014년 7월 현재 312명으로 증가하였다. 조합원 이외에도 알바연대 회원들이 별도로 존재하는데 이들의 회비는 알바노조의 후원금으로 사용 된다. 후원회원 수는 약 400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알바노조의 상근자는 현재 8명이고 최저임금 수준의 월급을 받고 있다. 노조 집행체계는 현재 기획팀, 홍보팀, 조직팀의 3팀으로 구성되어 있고, 아직까지 별도의 대의 원 제도는 운영되지 않고 있다. 알바노조는 산하 조직으로 지부와 분회를 둘 수 있는데, 현재 지부는 부산지부가 유일하고, 분회는 총 9개이다. 9개 의 분회 중 6개는 서울에, 나머지 3개는 부산에 설립되었다. 특이한 점은 분회의 대다수(9개 중 8개)가 대학별 분회라는 점이다. 알바노조는 상급 단체 없이 운영되는 독립노조이다. 2. 창립 과정과 초기 활동 가. 알바연대의 결성과 알바노조의 설립 알바노조는 알바연대 가 노동조합으로의 조직적 전환을 결정하며 만들 어졌다. 알바연대는 2012년 12월 대통령선거에서 무소속 김순자 후보 선 거캠프의 운동원들 중 일부가 주축이 되어 대선 직후 결성한 단체였다. 김순자 후보는 청소용역노동자 출신으로 비정규 불안정 노동자의 대표를 자임하며 대선에 출마하였다. 대표적 공약 중 하나가 최저임금 1만 원 인 상 이었고, 선거 운동의 일환으로 서울 시내의 아르바이트 노동자 근로실 태 조사를 벌였다. 그 과정에서 선거 운동원들은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열 악한 근로조건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면서 비정규 불안정 노동자 중 가장 열악한 처우에 노출된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비정규 불안정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할 상설적인 운동조직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다. 대선이 끝나고 이러한 필요성에 공감하는 7, 8명의 초동 주체들 이 논의를 거쳐 2013년 1월 2일 알바연대 창립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들 은 가장 단기적이고 노동법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위치하며 고립된 채 흩 어져 존재하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이 우리 주변에 일상적으로 존재하는
제4장 새로운 주체들 주도의 노동조합 형성 시도 119 대중적인 불안정 노동자라고 인식하며 이들의 이해대변과 조직화를 자기 임무로 하는 상설적인 운동 단체의 결성을 도모한 것이었다. 진보정당들이 선거 끝나면 선거 때 제시한 허무맹랑한 공약 다 잊어버리 고 하는데, 그러지 말고 우리는 이걸 일상의 운동으로, 사회운동적 차원에 서 이걸 제기하고 그걸 만들어가는 그런 게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서, 그런 단체를 만들어보자는 논의가 있었고, 그러면서 알바노동자들과 최저임금 1만원 이걸 연결해서 알바연대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죠. 기존 에 비정규 불안정 노동자라고 했을 때 사회적으로 딱 떠오르는 이미지는 극렬하게 저항하는 소수의 비정규직 노동자들, 어디 철탑에 올라갔다든지 수백일 농성투쟁을 한다든지 이런 이미지죠. 그런데 실제 비정규직 불안정 노동자들은 주변에 깔려있고, 그러면 우리 주변의 비정규 불안정 노동 자들부터 만나는, 그들의 문제를 제기하는 운동이 좀 더 대중적으로 다가 갈 수 있는 거 아니냐. 비정규직 철폐하자 이런 것보다 알바들의 권리를 찾자라고 하는 게 훨씬 더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는 것 아니 냐 해서, 제 머릿속에서는 비정규 불안정 노동자를 대중적으로 표현하는 하나의 단어가 알바일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을 해서 이제 여기에 한번 주 목해보자고 생각한 거죠. (연구참여자 M) 따라서 알바연대는 대통령선거운동에 모인 진보정당운동의 일 주체들 이 비정규 불안정 노동자운동의 새로운 길을 개척할 목적으로 의식적으 로 결성한 단체였고, 이것이 이후 알바노조의 모태가 되었다. 2013년 상 반기에 알바연대 활동을 시작한 이후 5월경에 노동조합 설립 논의가 내 부에서 시작되었다. 노동조합 설립을 추진한 이유는 비영리단체의 경우 실질적인 노동권의 보호와 이해대변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언론 을 통한 이슈의 제기나 노동청 진정 등이 주요한 활동 방식이었지만, 그 것은 아르바이트 노동자 스스로 집단적인 힘을 통해 자기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다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었다. 노동조합을 설립하여 합법적 지위 를 획득하면 직접 사용자를 상대로 법률에서 보장되는 여러 가지 권한을 사용할 잠재력이 생긴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었다. 또한 당시에 청년유니 온과 노년유니온 등 구직자를 조합원의 일부로 포함한 일반노조의 설립 신고가 받아들여졌다는 점도 중요한 자극이 되었다.
120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알바연대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하면서 상담도 들어오고 알바노동자들의 문제에 개입하게 되고, 이런 과정들 속에서 결국 새로운 또 다른 수단이 우리에게 필요한 거 아니냐,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알바연대라는 시 민사회단체의 틀에서는 상담을 받으면 우리가 어떤 권한이 없으니까, 사용 자에게 뭐 요구하거나 이런 권한이 없으니까, 그냥 노동청 진정이 대부분 의 경로였던 거죠. 대신에 그걸 잘 모아서 이슈파이팅을 한다든지 이런 정 도는 할 수 있겠지만, 직접 사용자와 만나서 요구하거나 이럴 수 있는 조건 은 아니었던 거죠. 어쨌든 노동조합은 노동3권이 있고 교섭권한이 있으 니 우리도 노조해볼 수 있는 거 아니냐, 청년유니온이 노동조합으로 인정된 사례도 있고. 우리도 해보자 그러면서 시작을 한 거죠. (연구참여자 M) 이러한 문제의식 하에 알바연대는 5월에 조합원 10명으로 아르바이트 노동조합 설립신고서를 제출하였다. 설립신고증 발부가 지연되면서 알바 연대는 8월 6일 과천 고용노동부 앞에서 전격적으로 알바노조 출발 기 자회견을 하였고 이것이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고용노동부는 기자 회견 바로 다음날 설립필증을 발부하였고 이로써 알바노조는 합법적 지 위를 얻게 되었다. 당시 조합원 10명 중 취업자(아르바이트)는 6명, 구직 자는 4명이었다. 노조 설립 당시의 알바노조는 아직까지 체계적인 조직구조를 갖추지는 못하고 있었다. 알바연대의 상근 활동가는 당시 7명이었는데, 이들의 역 량이 알바노조로 옮겨왔고 알바연대는 노조의 외곽 후원조직으로 기능하 게 되었다. 아직까지 노조 규약도 없었고 총회를 통한 공식적인 임원진 선출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였다. 창립 총회는 2013년 11월 9일에 개최 되었고, 여기서 위원장, 부위원장, 사무국장 3명이 조합원들의 오프라인 투표를 통해 선출되었고 노조 규약도 제정되었다. 알바노조는 창립총회 에서 향후 1년 동안의 사업계획으로 알바 1,000명의 알바인권선언, 노동조합 체계 갖추기, 온라인소통 강화, 분회교섭을 통한 노동조건 개선과 이슈화, 최저임금 1만 원 인상 투쟁, 부설 알바상담소 운영, 조합원 500명 조직화, 전국단위 노조 조직화, 대학 청소년 지역 등의 분야별 조직사업 전개 등을 밝혔다. 이와 더불어 총회 참석자 전원 의 명의로 다음과 같은 특별결의문 을 채택하면서, 알바노조는 아르바이
제4장 새로운 주체들 주도의 노동조합 형성 시도 121 트 노동자의 권리를 옹호하고 요구하는 조직임을 천명하였다. 아르바이트는 이제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노동형태가 되었다. 학생들의 용돈벌이, 경험삼아 하는 일이라는 인식은 이제 과거의 이야기일 뿐이다. 우리는 전 사회에 걸쳐 존재하지만 한편으론 존재하지 않는 노동자다. 수많은 왕들을 모시는 우리는 권리도 주장할 수 없고, 목소리도 높여서도 안 된다. 법에 명시되어 있는 온갖 권리들은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에게는 아무 의미 없는 글자들의 나열일 뿐이다. 당돌하면 안 되는 우리가 이 제부터 당돌해지기 위해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아르바이트 노동조합은 우 리를 옭아매고 있는 사슬을 끊고 인간다운 삶을 위해 목소리를 높일 것이 다. 우리는 우리의 권리를 당당하게 요구할 것이다. (알바노조 1차 총회 특별결의문, 2013. 11. 9) 나. 결성 초기의 활동과 문화 알바노조는 기존 조직노동과는 독립적으로 진보정당운동 내부에서 발 생하였다. 따라서 노동조합운동으로부터 자원이 보충되기보다는, 진보정 당운동(현재의 노동당, 과거의 사회당)과 장애인 청소년인권운동 등의 사회운동 등으로부터 인적 자원이 유입되었고 실무 역량이 보충되었으며 재정적 후원의 네트워크도 마련되었다. 알바연대의 결성을 가능케 한 정 기적인 재정 후원은 지금까지도 알바노조 수입의 2/3 이상을 차지할 정도 로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알바연대 시기부터 약 7~8명의 상근활동가 들이 존재하였는데, 이들은 최저임금 수준의 보수를 받으면서도 운동의 헌신성을 크게 발휘하였다. 알바연대/알바노조의 활동에 있어서 가장 큰 난관 중 하나는 조직 대 상인 알바노동자에 접근하기가 무척 어렵다는 점이다. 비정규 불안정 노 동자 중에서도 가장 유동성이 높고 고립성이 큰 알바노동자를 조직 대상 으로 하였기에 잠재적 조합원에게 접근하는 것 자체가 큰 어려움이었던 것이다. 알바연대 결성 후 초기 활동 과정에서 활동가들은 최저임금 1만 원 의제를 갖고 거리 캠페인, 선전전, 서명운동, 연설, 실태조사, 소식지 발간 및 배포 20) 등의 활동을 벌이며 잠재적 조합원들에게 다가가기 시작
122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하였다. 대중적 인지도가 처음 생기기 시작한 것은 2013년 2월 대통령 인 수위원회 앞에서 벌인 박근혜 당선자의 최저임금 관련 공약 비판 기자회 견이었다. 자신의 노동조건이 최저임금에 거의 전적으로 결정되는 아르 바이트 노동자 당사자들이 조직을 갖추고 처음으로 공중을 상대로 집단 적 목소리를 낸 것이었기 때문에 알바연대 내부의 기대보다 훨씬 더 큰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알바연대의 활동이 일간지 지면에 실린 게 처음이 었다. 이를 통해 활동가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있다는 점 을 확인하면서 이후 자신들의 주장을 보다 잘 드러낼 수 있는 기획 사업 을 잡게 되었다. 그것이 이른바 알바오적( 五 賊 ) 릴레이 기자회견(2월말 4월초)이었다. 알바오적 은 아르바이트를 대량으로 채용하는 업종별 프 랜차이즈 기업 중 매출 규모가 가장 높은 4개 기업(GS25, 파리바게트, 롯 데리아, 카페베네)과 근로감독의 책임을 가진 고용노동부로 선정하였다. 당시 사회적으로 갑을관계 에 대한 불만이 폭증하는 상황에서 알바연대 는 대형 프랜차이즈 본사의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가장 밑바닥의 아르바 이트 노동자들의 권리는 실현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릴레이 기자회견 을 통해 강조하였다. 대기업 프랜차이즈 구조에 대해서 우연히 좀 주목하게 됐고, 그러면서 편 의점, 커피전문점 등 업종별로 유형화된 대기업 프랜차이즈들이 매출규모 가 어마어마하고 다 거기서 알바를 쓰고 있고, 법위반 사례도 많고, 이렇다 는 사실을 알게 돼서 그걸 가지고 기자회견하고 고발했었죠. 그 배경에 는 2월부터 아마 그런 얘기가 다 있었는데, 갑을관계 이러면서 특히 편의 점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주 사이의 불공정 거래, 점주가 자살하는 이 런 사건들이 계속 있었어요. 그러면서 이게 구조적 문제가 있구나, 이것을 계속 제기하면 알바들 문제를 좀 얘기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 당 시의 기대는 이게 잘 되면, 프랜차이즈 본사를 잘 쪼면 그 프랜차이즈 브 랜드에서 일하는 알바들을 뭔가 만날 수 있는, 접점이 더 넓어지는 게 아 20) 알바연대의 정기소식지는 매월 발행한다. 창간호는 2013년 2월에 발간되었고, 알 바노조 설립 이후에는 알바노조 명의로 발행된다. 최저임금 1만 원 캠페인을 강 조하기 위해 소식지 제호도 월간 만 원 으로 정해져 지금까지 나오고 있다.
제4장 새로운 주체들 주도의 노동조합 형성 시도 123 니냐 이런 생각도 사실 했구요. 그러면서 이제 그런 기자회견을 기획하게 된 겁니다. (연구참여자 M) 이 기자회견은 창의적인 퍼포먼스를 가미하여 언론의 주목을 끌었고, 알바연대의 활동과 주장이 주요 언론에 보도되면서 사회적 인지도와 영 향력이 본격적으로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21) 릴레이 기자회견을 통해 알 바연대는 퍼포먼스가 가미된 기자회견 을 자신의 고유한 행동 전술로 삼 게 되었다. 열악한 재정적 자원 하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공중의 관심을 끌고 이슈를 전파할 수 있는 운동 레퍼토리로 채택한 것이다. 이후 2013 년 한 해 동안 알바연대/알바노조는 퍼포먼스가 가미된 기자회견 을 모 두 40여 차례 벌였다. 알바연대의 초기 활동 중에서 내부적으로 가장 크게 자신감을 얻게 된 행사는 2013년 5월 1일 노동절의 독자적인 집회 및 거리행진(일명 알바 데이 )이었다. 노동절을 맞아 알바연대는 기존 노동조합의 집회 문화와는 상당히 다른 내용으로 알바노동자의 메이데이 행사를 기획하였다. 약 150 명 가량이 참여한 알바데이 행사에서 알바연대는 독자적인 동원력을 확 인하게 되면서 활동의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알바데이 의 핵심 구호는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대기업의 이윤을 알바 노동자들에게, 우리 에게 좋은 일자리를 등이었다. 행사는 알바 노동자들의 자유 발언, 인디 밴드 공연, 알바 권리장전( 알바나카르타 ) 선언, 플랑 제작, 거리 퍼레이 드, 진정서 붙이기 퍼포먼스, 쉬고싶다 플래쉬몹, 편의점 가맹점협의회 발언, 박터뜨리기 등으로 청년층의 문화적 감수성과 잘 어울리는 창의적 인 기획력이 돋보였다. 22) 노동운동에서 기존에 찾아보기 힘든 다채롭고 21) 대표적으로 한국일보 2013년 3월 30일자(토)에는 1,2,3면에 걸쳐 슬픈 알바 공 화국 이라는 기획탐사보도가 실렸고 그 기사에는 알바연대의 결성과 주요 활동에 관한 내용이 자세히 실렸다. 22) 알바데이 참여단체는 주로 청(소)년, 대학생, 아르바이트노동자, 성소수자들의 자체적인 운동 단체, 진보정당 및 학생모임들이었다. 참여단체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10대 섹슈얼리티 인권 모임, 국민대 대학생사람연대, 대구지역 알바데이 참 가단, 동성애자인권연대, 부산지역대학 학회네트워크, 부산 창원 알바연대, 부천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서강대 경희대 성균관대 알바데이 참가단, 서울시립 대 인문사회과학동아리 연애편지, 성공회대 학회 해방, 알바연대, 영남대학교 총 학생회 메이데이 참가단, 인천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124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창의적인 집회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활동가들은 매우 의식적인 노력 을 기울였다. 이제 5월 1일 메이데이 때 민주노총의 집회라는 게 대공장 정규직 노동자 들 중심의 집회고, 굉장히 딱딱하고 중앙집중적이고 이렇잖아요? 그래서 알바데이 기획이 초반부터 논의가 있었어요. 5월 1일은 알바들의 메이데 이, 알바데이다, 이렇게 결정을 했죠. 어쨌든 내용을 어떻게 꾸밀까를 가지 고 엄청 고민했죠. 좀 예전부터 그런 생각을 했거든요. 운동이 너무 무 겁고 경직되어 있다. 물론 그게 왜 그런지는 알지만, 어느 정도 관성도 있 는 거 아닌가 해요. 그리고 투쟁을 좀 즐겁게 하고 싶다, 즐겁고 신나고, 보 는 사람이 나도 같이 하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 수 있는 그런 걸 하면 안 될까? 왜 항상 무겁고 앞에서 다 어조도 똑같잖아요. 우리는 여기 이 미 친 세상에서 살아남아 즐겁게 투쟁할 수 있으면 되는 거 아닌가, 그래서 아 카라멜마키아또님 저보다 비싸시네요, 햄버거 하나 못 먹는 내 인생, 이런 수준으로 비꼬는, 그런 풍자와 개그 코드가 있어도 되니까요. 민중 가요를 안 부르고, 인디밴드의 대중가요를 부른다고 해서 누가 지탄받을 것도 아니고, 그냥 좀 마음대로 하겠다는 데, 그래서 그런 기풍들이 그렇게 잡혀갔던 거 같아요. (연구참여자 N) 그 후 알바연대는 앞서 보았듯이 5월경부터 노조 설립을 도모하여 8월 7일에 노조설립필증을 교부받아 합법적 지위를 얻었다. 그러나 알바노조 는 아직까지 노조의 공식 체계를 마련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노조의 규약 도 없었고, 조합원 총회를 통해 임원을 선출하지도 못한 상태였다. 알바 노조는 11월 창립총회를 개최하여 노조 규약을 제정하고 임원을 선출하 였으며 집행체계를 정비하고 사업계획을 구체화하였다. 창립총회 당시 조합원은 136명이었고 실제 총회에 참석하여 임원 선출 투표에 참여한 조합원은 74명이었다. 알바노조 총회 이후 지부와 분회가 추가적으로 속 속 결성되었다. 성공회대분회 및 가톨릭대분회가 11월 29일에, 경희대분 회가 2014년 2월 20일에, 부산지부가 2월 21일에, 흥분회가 2월 24일에 창 립총회를 개최하였다. 현재 알바노조의 지부는 부산지부 1개이고, 분회는 진보신당연대회의 청소년위원회, 진보정의당 청년학생위원회, 청년녹색당, 청년 좌파(준),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알바연대 홈페이지 참조).
제4장 새로운 주체들 주도의 노동조합 형성 시도 125 서울에 6개, 부산에 3개로 총 9개로 구성되어 있고, 지역별 준비모임은 울 산, 광주, 수원, 창원, 대구 등에서 시작하고 있는 상황이다. 3. 주요 활동:캠페인과 개별 교섭 가. 최저임금 1만 원 캠페인 알바연대 결성 초기부터 최저임금 1만 원 캠페인은 핵심 사업이었다. 최저임금 1만 원 캠페인은 단순히 알바노동자들의 시급을 대폭 올리자 는 것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근로빈곤층의 소득을 대폭 상승시키고, 노 동시간의 절대적 연장을 통해 생계를 꾸려가는 많은 저임금근로자들에게 도 단위시간 당 임금을 대폭 올림으로써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일자리를 늘리며 자유로운 여가시간을 확충할 수 있다는 새로운 사회의 모습에 대 한 청사진까지 함축하고 있는 것이었다. 2013년에 알바연대는 기존의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최저 임금연대 에 참여하지는 못하였다. 그 대신에 2013년 5월에는 다른 단체 들과 함께 최저임금1만원위원회 를 구성하여,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6 월 8일부터 27일간 농성을 하였다. 최저임금1만원위원회는 알바연대의 주도로 청년좌파, 좌파노동자회, 노동당 청소년위원회, 노동당 청년학생 위원회, 연구공간L,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충남비정규직지원센터 등이 함께 하였다. 알바연대는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주장하며 과감하게 직접 행동을 벌였다. 경총 건물 처마 위를 점거하고 경총의 최저임금 동결 주 장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고, 경복궁 신무문 위로 올라가 나쁜 시간제 일자리를 양산하는 정부 정책을 비판하였으며,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최저임금 1만 원 대회 를 열기도 하였다. 2014년에 들어와 알바노조는 최저임금연대 에 공식적으로 참여하였다. 이것은 시민사회에서 알바노조가 대중적 인지도가 생기고 최저임금에 의 해 자신의 임금이 정해지는 알바노동자의 권익을 대표하는 유력한 조직 으로 평가받게 되었음을 의미하였다. 알바노조의 참여로 기존에 다소 관 성적으로 운영되던 최저임금연대는 양대노총 요구안뿐만 아니라, 알바노
126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조와 청년유니온 등의 자체 요구안이 함께 논의되면서 예년에 비해 보다 활력을 갖게 되었다. 최저임금연대에 가보면 민주노총, 한국노총, 여성노조, 참여연대 등의 단 체들이 있어요. 저희가 들어가니까 묘한 긴장감 같은 게 있었던 것 같아요. 각 단체 요구안이 이미 다 나왔고, 민주노총에서 6,700원, 청년유니온이 7,500원, 우리가 만원. 원래 우리가 없었을 적에, 알바노조가 존재하지 않 았을 때의 요구안이라는 건 거의 민주노총의 요구안이었는데, 우리가 존재 함으로써 청년유니온도 요구안 조사작업을 시작했고, 그나마 좀 높게 나온 것 같아요. 이제 회의 끝나고 물어보는데, 올해 최저임금연대 분위기는 참 많이 다른 것 같다고 그러대요. 작년 같았으면 그냥 민주노총 하자는 대로 할텐데, 좀 다른 것 같다, 이래저래 의견도 물어보고. 저희는 협상 안이랑 요구안이랑 다를 수 있다, 분리해서 운동이 풍성해질 수 있는 안으 로 가야되지 않겠냐, 그런 거를 계속 요구했어요. (연구참여자 N) 최저임금연대 이외에 알바노조는 최저임금대폭인상 생활임금쟁취 서 울지역연석회의 에도 참가하고 있다. 이 연석회의는 민주노총 서울지역본 부가 주도하고 청년유니온, 진보정당 서울시당, 사회진보연대, 전국학생 행진,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등이 참가한다. 연석회의 차원에서 지난 6 월 13일에 청년유니온과 알바연대가 광화문에서 공동 문화제를 개최하기 도 하였다. 현재까지 최저임금 1만 원 인상 주장이 다른 단체나 조직으로부터 적 극적인 지지를 받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저임금 1만 원 캠페인은 OECD 주요 회원국의 법정최저임금 수준으로의 대폭 인상 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바노조를 대표하는 슬로건이자 요구로서 알바노 조의 존재와 활동을 대중적으로 널리 알릴 수 있도록 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나. 프랜차이즈업체와의 교섭 2013년 8월에 합법노조가 된 알바노조의 고민은 노동조합다운 교섭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교섭 사례를 만들어 다양한 사례들을 축적함으로
제4장 새로운 주체들 주도의 노동조합 형성 시도 127 써 일반노조로서의 활동 정체성을 만들어가야 하는 과제를 인식하고 있 었다. 첫 번째 교섭 사례는 지하철 상가에 주로 입주해 있는 액세서리 프랜 차이즈업체((주)레드아이)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조합원의 문제제기에 서 시작하였다. 알바노조가 주최하는 노동법교육에 참여한 한 대학생 조 합원이 주휴수당과 야근수당 규정을 알게 되어 자신이 일하던 레드아이 매장 관리자에게 자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였다가 해고를 당하게 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해고를 당한 이 알바노동자가 노조에 상담을 요청하 여 자문 노무사와 함께 대책을 논의하여 프랜차이즈 본사를 상대로 공문 을 발송하였다. 회사에 대한 압박으로 본사 사장이 직접 알바노조로 전화 를 하여 논의가 시작되었고, 알바노조는 본사에 정식으로 교섭 요구 공문 을 보냈다. 10월 2일 알바노조는 이후 업체 측과 교섭에 들어갔다. 업체와 맺은 단체협약 은 부당해고 사과 후 복직, 근로기준법 준수, 매장 종업원 들 의자 설치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전문은 아래와 같다. 1. 점에서 근무하는 이 조합원에 대한 해고통지가 부당함을 인정하고 사과하며, 이를 철회한다. 2. 향후 레드아이에서 채용된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에 대해 법정수당 휴게시간 등 노동법을 준수한다. 3. 레드아이에 채용된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휴게를 위해 전 매장에 의자를 설치한다. 4. 성폭력 및 성희롱에 대응할 수 있는 신고 및 징계절차를 확고히 마 련하고 연 1회 성평등 교육을 전 직원이 이수할 수 있도록 교육체계 를 마련한다. 5. 레드아이에 채용된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근무조건, 해고 등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처우와 관련된 사항을 논의하기 위한 노사 협의회를 설치하고, 조합에서 추천한 1인 이상이 근로자위원으로 참 여한다. 6. 위 사항을 기본협약으로 정하고 차후 단체교섭을 통해서 단체협약안 을 체결한다.
128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두 번째 교섭은 2013년 11월 경 가톨릭대 재학생이 아르바이트를 하던 학교 근처 삼겹살전문 프랜차이즈점(구이가)의 가맹점주를 상대로 주휴 수당 지급을 요구한 것에서 시작하였다. 알바노조 가톨릭대분회에서 학 내에 붙인 주휴수당 홍보 대자보를 보고 비조합원이었던 한 학생이 분회 에 주휴수당 미지급 관련 상담을 하게 되고 조합원에 가입하였다. 노조 차원에서 검토한 결과, 근로계약서 미작성, 야근수당 및 주휴수당 미지급, 해고절차의 위법성 등이 발견되었다. 분회 차원에서 가맹점주에게 문제 를 제기하였으나 시정이 되지 않자, 노조 차원에서 압력을 가하게 되었다. 우선 알바노조는 학교에 대자보를 부착하고 유인물을 만들었고 집회신고 를 내기도 하였다. 부천 노동청 앞에서 인근 상권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실시를 하라는 요구를 하고, 가맹점주에게 법적인 조치를 할 것이라는 통 보를 하였으며, 가톨릭대분회와 성공회대분회 조합원들이 가게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였다. 이후 해당 업체의 사용자는 미지급 주휴수당 지급에 동의하여 11월 16일에 합의문을 작성하게 되었다. 체불임금 지급, 법 준 수, 임금명세서 지급, 정기 협의, 협약 사항 게시, 가맹본부에 단체교섭 제 안 등의 내용을 담게 되었다. 특히 뜨거운 불판을 교체하는 등 고깃집 알 바들이 처한 특수한 상황을 반영하여, 응급약품과 장갑이나 집게 등 안전 장비를 구비하고, 상해를 입을 경우 근무시간 내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치 료가 가능하도록 조치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알바노조 설립 이후 이루어진 이 두 건의 교섭 사례는 그 이전 노동부 진정에 의존했던 문제제기와는 다르게 알바노조가 개별 조합원의 문제를 확대해 해당 업체 전체의 알바 노동자의 처우개선과 권리 신장을 도모할 수 있는 직접적인 경험을 제공해 준 것이었다. 또한 그 과정을 통해 알바 노조의 사회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조합원을 확충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고 알바노조 활동가들은 인식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문제들이 계속 있을 건데, 저희 입장에서도 쉬운 것은 받 아서 노동청에 넘겨주면 되거든요. 알바연대 때 했던 것처럼. 문제는 노 동청으로 갔을 때 구제되는 건 그 개인, 문제제기한 개인만 권리구제가 되 는 것이지, 거기서 일하는 전체 알바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도 없고, 그리고 그런 과정들 속에서 알바들이 조직화될 수도 없기 때문에 저희가 직접 문
제4장 새로운 주체들 주도의 노동조합 형성 시도 129 제를 해결하는 사례들을 계속 쌓아나가야, 알바노조를 신뢰하고 조합원이 되고 이런 알바들이 늘어날 수 있다, 이런 생각을 해요. 그래서 앞으로 도 계속 그런 방식으로 문제해결을, 사용자랑 직접 만나서, 서면으로 요구 안을 제시하고, 같이 합의하고, 이렇게 해야 알바들도 힘을 받을 수 있다, 내 문제를 노조가 저렇게 나서서 이렇게 해결할 수 있고, 나만의 문제만 해결되는 게 아니라 그 가게에서 일하는 전체 알바들의 문제가 좋아지는 이런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이구나라는 인식을 시켜줘야겠다, 이런 생각에 서 이렇게 하는 거죠. (연구참여자 M) 다. 노동상담의 전문화 알바노조는 노동상담 업무를 통해 개별 알바노동자의 권리구제를 위한 실질적 수단을 제공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창립총회에서 제출된 2014년 사업계획 중 조직사업의 첫 번째 항목이 알바노조 부설 알바상담 소 운영 이었다. 알바상담소는 2014년 5월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현재 노 조 상근자 2명과 자문 노무사 1명이 상담 업무를 하고 있다. 노동상담은 주로 홈페이지의 온라인 상담을 통해 접수되는데, 향후 알바상담소 별도 의 인터넷 카페로 집중되도록 할 계획을 갖고 있다. 지난 5월 알바상담소 가 운영을 시작한 이후 접수되는 상담 내용의 대부분은 임금체불 문제라 고 한다. 특히 주휴수당 미지급, 수습을 이유로 한 계약 초기 급여 미지급, 급여를 정기적으로 주지 않는 문제, 그리고 업무 소홀시 벌금 부과로 인 한 급여 삭감, 사직 의사 표현시 임금의 일부 체불, 최저임금 미지급, 추 가근로 수당의 미지급 등으로 매우 다양한 법위반 사례가 접수되고 있다. 그 외에도 부당해고나 산업재해 처리 등도 접수된다. 또한 알바상담소가 보다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최근에는 알바상담소 서포터즈를 모집하고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알바상담소 서포터 즈는 알바상담소를 홍보하고, 기초적인 상담에 필요한 지식을 익히며, 대 학교나 홍대 상권 등지에서 알바의 노동권과 관련된 캠페인을 벌이고, 네 이버지식인에 올라오는 각종 알바 상담에 답글을 다는 등의 활동을 한다. 현재 1기를 모집하여 30명의 서포터즈들이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 있다.
130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서포터즈에 지원한 이들은 기존의 대학생 조합원, 노무사 준비생, 로스쿨 준비생 등이고, 30명 중 10명은 비조합원들이라고 한다. 9월부터 교육이 시작되어 12월 말에 1기 서포터즈 활동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4. 평가와 과제 알바노조는 신생 조직이다. 알바연대 시기까지 포함해도 아직 2년도 되 지 않았고, 알바노조 설립을 기점으로 보면 이제 겨우 1년이 조금 넘었다. 따라서 활동에 대한 평가는 매우 신중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알바연대/알바노조는 한국의 불안정 노동자 또는 프레카리아 트(precariat) 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지금까지 한국의 불안정 노 동자운동이 주로 대기업의 사내하청 노동자나 공공기관의 직접고용 비정 규직을 중심으로 성과를 내왔다고 본다면, 알바연대/알바노조가 마치 유 목민처럼 산재되어 가장 열악한 노동조건에 방치되어 왔던 단기계약직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을 주요 조직대상으로 삼고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 려 고군분투해 온 것은 한국사회의 불평등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주체적 노력으로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 특히 열악한 재정적 자원 하에서도 최저임금 1만 원 캠페인을 조직 설 립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벌여오면서 의제의 사회화에 어느 정도 성공했 다는 점, 그리고 알바노동자 당사자의 문제제기를 개인의 권리구제에 그 치지 않고 프랜차이즈 본사를 상대로 갈등의 사회화 를 위해 노력하고 사용자와의 교섭에 적극적으로 나서 협상의 경험을 축적하였다는 점 등 은 특기할 만하다. 또한 최근에 들어와 알바노동자를 위한 전문적인 상담 체계를 구축하여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 점 등은 주목할 만하다. 마지막으로 현재 알바노조가 직면하고 있는 내외부적 과제에 대해 살 펴보도록 한다. 우선 알바노조는 지난 1년 동안 조합원 규모의 측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하였다. 2013년 8월 알바노조가 노조설립신고서에 제 출한 조합원 명부에 기재된 수는 단 10명이었다. 이후 11월 알바노조 창 립총회 당시 집계된 조합원은 136명이었고, 2014년 7월 현재 321명을 기 록하였다. 노조의 상근 활동가들이 파악하기로는, 전체 조합원 중 약 3분
제4장 새로운 주체들 주도의 노동조합 형성 시도 131 의 1 정도는 대학별 분회 또는 학생운동단체를 통해 가입한 학생 대오 들 이고, 나머지 약 3분의 2 정도는 언론 보도를 접하거나 개별 상담을 통해 가입한 조합원들이라고 한다. 그런데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개별 가입 조합원들의 인구학적 구성이나 노조 참여 의사 등이 정확히 확인되지 않 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알바노조 조직의 주축은 아직까지는 상당한 정 치의식을 갖춘 대학생 그룹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조합원 구성의 특성은 조합원 실태조사를 통해서도 어느 정도 유추해 볼 수 있었다. 지난 7월 본 연구조사를 위해 실시한 알바노조 조합원 실태조사 결과 를 보면(김종진, 2014), 총 321명의 조합원 모집단 중 조사에 응한 표본 집단은 100명이었다. 실태조사는 노조가 보유한 조합원 연락처를 통해 온 라인으로 배포되어 수거되었고, 그 과정에서 노조 활동가들이 조합원과 유선으로 접촉하여 참여를 독려하였다. 따라서 이 표본은 아마도 알바노 조의 활동에 비교적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의사를 가진 조합원 층이라 고 볼 수 있다. 이들의 속성을 몇 가지 살펴보도록 한다. 먼저 조합원의 인구학적 속성을 보면, 남성이 60.8%로 많고, 대다수(96.9%)가 미혼이며, 72.2%가 수도권에 거주한다. 최종학력을 보면, 4년제 대학교 재학 이상이 87.5%로 압도적인 수치를 차지하는 반면, 고졸 이하는 9.4%에 불과하다. 또한 경제활동과 관련하여, 현재 아무런 경제활동을 하지 않음 (학생 포 함)이 55.7%, 현재 취업하고 있음 이 28.9%, 실업상태에서 현재 구직 활 동 중 이 10.3%, 취업준비 또는 진학준비 가 5.2%로 조사되었다. 다시 말 해 조합원의 다수가 대학생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또한 대학 재학 이상의 조합원들을 상대로 학생운동 경험을 물었을 때, 학생운동단체에 가입하고 있거나 가입하였던 사람이 60.8%, 과/학부 대 표를 경험한 사람이 21.5%를 차지하는 등 학생운동 경험이 상당히 높은 조합원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게다가 지난 1년간 집회나 시위 등 <표 4-5> 알바노조 조합원의 경제활동 상황 현재 경제활동 하지 않음 졸업 후 취업준비 또는 진학준비 이전에 직장을 다녔으나 현재 구직활동 중 현재 취업 혹은 직장에 다니고 있음 비율(%) 55.7 5.2 10.3 28.9
132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표 4-6> 알바노조 조합원(대학 재학 이상)의 학생운동 경험 학회, 소모임, 동아리 활동 과/학부 대표 단대/총학 집행부 학생운동단체 비율(%) 88.9 21.5 14.1 60.8 에 직접 참여한 적이 1번이라도 있는 조합원이 92.4%를 차지할 정도로 응답자의 정치의식이나 정치 참여도가 매우 높은 특징을 보여주었다. 이처럼 알바노조의 조합원 구성은 비교적 정치의식이 높은 학생 집단 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나머지 조합원들은 알바노조의 활동을 여러 경로로 접한 개별 가입자로 이루어져 있다. 노조의 입장에서는 이 후자의 집단이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들이고, 알바노조에 무엇을 기대하고 있으 며, 어떻게 노조 활동에 참여시킬 것인지에 대한 계획과 전망을 마련하기 가 쉽지 않다고 자체적으로 냉정하게 평가를 하고 있다. 즉 현재까지의 성과는 언론의 주목에 기댄 바가 크고, 개별적으로 가입하는 조합원들이 동원이나 적극적인 의미에서의 조직화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는 것이다. 개별적 가입을 통해 조합원이 된 사람들이 실제 주체화될 수 있는 프로그 램이 있어야 한다고 알바노조 활동가들은 생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알바 노조는 올 초부터 조직팀을 보다 체계화하여 조합원 교육 및 관리에 힘을 쏟고 있다. 일반 시민단체 회원으로 후원해주는 느낌으로 하는 조합원들도 많기 때 문에, 대학생들 중에도 그런 친구들이 꽤 있어요. 그래서 알바노동자 대오 를 만들어야 돼죠. 그러려면 우리 모르게 가입한 이 2백 명의 조합원들, 이 손에 잡히지 않는 조합원들을 만나서, 이들이 언제 움직일 수 있고, 어느 정도를 할 수 있는지, 어느 정도로 결의할 수 있는지, 우리가 다 손에 잡아 봐야 해요. 아무도 모르지 않느냐, 2백 명에 대해서 어떤 사람인지, 그래서 조직팀을 강화해야겠다 이런 생각을 했죠. (연구참여자 N) 다음으로 개별 가입 형태의 일반노조로서 알바노조의 특성에 맞는 조 직화 및 교섭 모델을 중장기적으로 만들어가야 하는 과제가 있다. 알바노 조 내부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지역 단위의 조직화 및 교섭을 고민하고 있 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거점 지역의 선정과 자원의 집중적 투입을
제4장 새로운 주체들 주도의 노동조합 형성 시도 133 통해 특정 지역상권에 포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의 지역협약의 체 결을 중장기적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알바노조는 지역의 시민사회 단체, 진보정당의 지역위원회, 진보적 지방자치의원 등과의 연합(coalition) 을 꿈꾸고 있다. 그 첫 발을 내딛기 위해 알바노조는 홍대 지역을 지역거 점으로 만들려는 시도를 올해부터 하고 있다. 향후의 그림은 지역노조고, 이것이 기반이 되는 지역정당, 이 두 개가 결 합되어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비정규 불안정 노동자들은 실제로 돈을 낼 수 있는 능력도 많지 않고, 조직적 힘이 모아질 수 있는 가능성도 별로 높 지 않고, 단지 사건은 되게 많고, 뭔가 지원해줘야 하는 일은 되게 많은데, 역량이 잘 모아지지 않는, 이런 굉장히 어려운 존재들이기 때문에, 그걸 지 지하는, 거기에 동조하는 굉장히 다양한 사람들, 정규직 노동자든, 교사든, 학생이든, 이런 다양한 사람들이 이 운동을 엄호하고 지지해야 된다고 생 각하는데, 그게 정당운동으로 조직되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이 운동 의 결합을 생각하고 있어요. (연구참여자 M) 결론적으로, 알바노조는 좌파정당운동의 한 세력이 불안정 노동자의 조직화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대중운동의 창출을 고민하는 연장선상에 서 출발하였고 가장 열악한 노동조건에 처해있고 거의 아무런 이해대변 제도에 포괄되지 못하고 있는 알바노동자를 핵심적인 조직 대상으로 하 고 있다. 알바노조는 최저임금 1만 원 이라는 대표적 슬로건에서 알 수 있듯이, 단기적으로 실현 가능한 정책 대안보다는 명확한 운동 정체성의 표현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최저임금연대 기구에 참여하는 등 기존의 주류 조직노동 진영과는 우호적 연대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신생조직으로서의 알바노조는 현재까지 다양한 캠페인 활동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시민사회에 알려내고 상당한 규모의 조합원을 조직하였고 몇 차례의 교섭 활동을 통해 경험을 축적하였다. 이 러한 현재까지의 성과가 앞으로 어떻게 더 발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4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제4절 노년유니온 1. 들어가며 노년유니온은 2012년 창립된 세대별 일반노조이다. 노후소득보장이 불 충분하고 노인빈곤율이 매우 높은 상황에 비해 노인 당사자 운동이 거의 발전하지 않은 한국 사회에서 노년유니온은 기존의 노인단체들과는 다르 게 노인의 제반 사회적 권리를 옹호하고 노인의 노동권을 보호하려는 여 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청년유니온이 청년세대의 고통을 노동권의 프레 임으로 집약하였다면, 노년유니온은 노년세대의 고통을 노인복지의 미비 와 질 낮은 일자리의 문제로 인식하고 주로 정부를 상대로 한 이슈파이팅 에 전념해 왔다. 여기서는 노년유니온의 창립 과정, 운영 실태 그리고 주 요 캠페인을 살펴보도록 한다. 노년유니온에 대한 실태조사는 현재 노년 유니온의 창립 시기부터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상근간부 1명과 장시간 인터뷰를 통해 주로 이루어졌고, 보조적으로 총회 자료집과 활동 연혁 정리 자료, 그리고 언론의 보도자료 등을 활용하였다. 노년유니온의 조직 현황을 미리 살펴보면, 2012년 9월에 창립총회를 개 최하였고 2번의 설립신고 반려처분을 받은 후 2013년 4월에 합법노조의 지위를 획득하였다. 조합원은 규약상 만 50세 이상으로 연령 제한을 두고 있고, 위원장 1인과 부위원장 3인의 선출직 임원이 존재한다. 현재 조합 원은 약 500명 정도이고, 그 중 서울에서 약 300명이 가입했고, 나머지는 광주 지역의 조합원이다. 광주지역은 현재 노년유니온의 유일한 지역조 직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상근 집행간부는 사무처장 1인인데, 예전에는 채용직 상근자를 두었으나 현재는 없다. 조합원의 평균 연령은 70세가 조 금 넘고 주로 정부의 노인 일자리사업 참여자들로서 몇몇 복지관을 거점 으로 조직되었다. 노년유니온은 상급단체가 없는 독립노조로 현재까지 운영 중이지만, 연금제도 캠페인을 통해 양대노총, 복지운동단체, 시민사 회단체 등과 활발한 연대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제4장 새로운 주체들 주도의 노동조합 형성 시도 135 2. 창립의 동기와 과정 노년유니온의 창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인물은 성공회 재단의 노인 복지기관에서 일하던 사회복지사였다. 그는 2011년부터 노년층의 조직화 에 대해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하였다. 그는 사회복지사로 일하며 자 주적이고 건강한 의식을 가진 노인의 모습을 접하면서 기존의 노인 단체 들과 구별되는 새로운 노인 당사자 조직의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다. 적합 한 조직 형태를 찾다가 당시 청년유니온의 활동을 보며 노년유니온 형태 의 조직 결성의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었다. 선거 때 어떤 특별한 보수층을 지지하는 노인들, 이런 게 아니라 자신의 이해관계를 면밀히 따져서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투표행위를 할 수 있는 어르신들을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래서 어르신들 조직을 해 보자 그랬는데, 그 때 어떤 형태로 조직을 해야 하는지 고민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 때 청년유니온이 이제 활동을 하고 있었죠. 아, 그럼 청년유 니온이 있으니까 노년세대는 노년유니온을 만들면 되겠다 했죠. (연구참 여자 I) 자신이 소속된 복지기관의 장에게 이러한 고민을 의논하고 동의를 받 은 후 그는 1년 정도 준비 단계를 거쳐 2012년 7월 17일에 복지시대 시니 어 주니어 노동연합 (이하 시니어노동연합) 창립대회를 열었다. 복지기관 의 책임을 맡고 있었던 성공회 신부는 청년세대와 노년세대 모두를 아우 르는 조직을 만들자는 의견이었고 그의 의견을 수용하여 이러한 시민단 체를 먼저 만든 것이었다. 당시 시니어노동연합은 창립총회에서 같은 해 10월에 노인노동조합을 결성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하였다. 창립총회 보도 자료가 언론에 배포된 후 조선일보 에서 시니어노동연합 결성에 대한 기사를 보도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시니어노동연합 창립총회에는 약 200명의 회원들이 참여하였고 그들 대부분은 정부의 사회공헌형 일자 리사업 참여자들이었다. 이후 준비를 거쳐 2012년 9월 24일에 노년유니온 창립총회를 개최하였 다. 당시 200명 정도의 노인들이 참여하였고, 임원 선출 및 노조 규약을
136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제정하였다. 23) 임원은 위원장 1명과 부위원장 3명이 선출되었다. 창립총 회 당시 제정된 노조 규약에는 조합원 자격을 만 55세 이상의 비정규직, 정규직, 구직 중인 노동자 로 규정하여 세대별 일반노조의 성격을 분명히 하였다. 24) 임원의 임기를 2년으로 하고 중임을 허용하였다. 노년유니온은 조합비를 조합원 임금의 1% 이상으로 하되, 최소 금액은 1,000원으로 정하였다. 또한 노년유니온의 주요 사업으로 노년노동자들의 인권 노 동권 확보, 노년노동자들의 복지와 생활권 확보, 구직 중인 노동자의 구직 활동 지원, 노년노동자들의 문화 창출, 노동 관련 제도나 법률 의 제 개정, 관련 단체와의 연대, 기타 조합의 목적에 맞는 사업 등 으로 규정하였다. 또한 규약에는 산하에 지역지부나 업종지부를 둘 수 있 도록 하였다. 창립총회 자료집에 제출된 주요 사업계획은 노년층의 주요 수혜자인 공적 연금과 노년층 일자리에 대한 관심이 깊게 나타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사업계획으로 잡은 것은 기초노령연금의 적용 확대와 급여 인상,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및 본인부담금 상한제 실시, 정부의 노 인 일자리 사업의 기간 연장, 대상자 확대 및 급여 현실화, 국민연금 개 혁, 청년유니온과 청년실업 및 최저임금 사업 공동 대응 등이었고, 추 가적으로 문화사업으로 노년유니온 조합원의 자서전 출간 지원과 자원봉 사 활동을 적시하였다. 창립총회 직후 10월 1일에 청년유니온과 함께 노조설립신고서를 노동 부에 제출하였다. 그러나 노동부는 제출한 130명의 조합원 중에 실업자가 존재하고 조합원의 사업장 명기가 안 되었다는 이유로 신고서를 반려하 였다. 이후 노년유니온은 정부의 사회공헌형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며 복 지관에 소속된 조합원 13명을 추려 다시 설립신고서를 제출하였고 2013 년 4월 23일에 합법노조의 지위를 얻게 되었다. 노년층의 권익 보장을 위한 조직을 노동조합 형태로 만들겠다는 데에 는 노동조합이 가지는 법적 권한(노동3권)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비영리 23) 창립총회 외빈으로 초대된 이들은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 청년유니온 위원장, 민주당 의원,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 진보신당 서울시당 위원장 등이었다. 24) 이후 해당 노조 규약은 2013년 3월에 개정되어 만 50세 이상의 노동자 로 변경 되었다.
제4장 새로운 주체들 주도의 노동조합 형성 시도 137 민간단체의 경우 노인정책에 대한 개입력이 한계를 가진다고 판단하여 정부를 상대로 한 사회적 협의와 교섭이 가능한 노동조합을 선택하였다. 또한 당시 활동을 벌이던 청년유니온으로부터의 자문도 받았다. 이왕이면 정부와 노인정책 논의를 할 때 뭔가 강제력 있는 게 없을까 고 민을 한 겁니다. 그런 고민을 하다 보니까, 사용자들하고 노동조합하고 일 년에 한 번씩 단체교섭이나 임금협상 하듯이, 노동3권을 보장받는 노동조 합 형태면 이게 강제력이 있겠구나, 이런 판단을 한 거죠. 그 때 또 청년유 니온도 있었으니까 그 활동을 보면서, 이게 승산이 있겠구나 했죠. 일반 직장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임금협상 같은 건 아니겠지만 사회적 교섭은 할 수 있겠다 생각했어요. (연구참여자 I) 또한 노년 유니온 이라는 명칭은 우리 사회의 대다수 노인들이 노동조 합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붙인 것이라고 한다. 또한 기존의 노조운동과는 다른 새로운 운동에 대한 지향도 그 명칭에 담 았다. 어르신들의 복지를 늘리기 위해 노동조합을 만들자, 그런데 어르신들 노 동조합 하면 좌빨 이라는 생각하시지 않느냐, 그래서 우리는 노동조합 이 름을 붙이지 말자. 대기업 중심의 노조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사각지대 에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주는 노동조합, 그리고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새로운 노동조합운동을 한 번 만들어보자, 이름은 유니온으로 하 자, 이렇게 얘기를 한 거예요. 그러니까 어르신들이 좋다고 했어요. (연구 참여자 I) 3. 주요 활동과 조직 운영 가. 당사자 조직으로서 연금개혁 캠페인 참여 2013년 노년유니온의 가장 중요한 활동은 박근혜 정부의 기초연금제도 개혁에 대한 이슈파이팅이었다. 2013년 상반기에 기초연금 공약파기 논 란이 불거졌고 이에 대한 복지운동 단체들의 항의가 거세지면서 노인 당
138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사자를 조직하고 있었던 노년유니온은 자연스러운 주목을 받게 되었다. 노년유니온은 창립총회 당시부터 기초연금제도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었고 이후 복지운동 시민단체들(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복지국가소사 이어티, 세상을 바꾸는 사회복지사)과 적극적으로 연대사업을 벌여나갔 다. 공동기자회견을 비롯하여 2013년 3월 8일에는 위 단체들과 공동으로 대통령과 보건복지부장관을 복지공약 사기와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 하기도 하였고, 사회복지세 도입을 통한 복지증세를 주장하였다. 또한 노 년유니온은 2013년 10월 2일 종묘공원에서 안철수, 심상정, 정동영 의원 을 초청하여 300여 명의 노인들이 참여한 박근혜대통령 기초연금에 대한 만민공동회 를 주최하기도 하였다. 정부의 기초연금법이 2014년 5월에 통 과된 이후에는 기초연금의 기초생활수급제도와의 연계에서 발생하는 급 여 삭감의 문제를 지적하는 활동을 하였다. 2014년 8월에 노년유니온은 기초생활수급자 기초연금 보장 문제와 노인일자리 급여 인상 안건을 가 지고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또한 노년유니온은 국민연금 개혁 이슈와 관련한 연대단위인 국민연 금 바로세우기 국민행동 (이하 연금행동)에 참여하였다. 연금행동은 양대 노총, 참여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21개 노동시민사회단체로 이루어진 연대체였는데, 참여 단위들 중 유일하게 노인 이해당사자를 직접 조직한 단위가 노년유니온이었다. 다른 단체들의 입장에서 노년유니온은 노인 당사자를 조직한 거의 유일한 조직이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연대하려는 입장을 취했고, 노년유니온 입장에서는 신생 조직으로서의 재정적 어려 움과 정책 생산 역량의 취약성을 연대 활동을 통해 극복할 수 있었다. 기초연금이 사회정치적 이슈가 되면서 저희가 그 이해당사자가 되는데, 외부에서 그분들이 먼저 같이 하자 이렇게 손을 내밀었죠. 그런데 저희 는 역량이 좀 부족한데, 같이 하다 보니까 외부의 교수라든가 전문가 분들 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됐어요. 연금행동에서도 우리 보고 같이 하자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희가 같이 했는데, 그 단체가 국민연금 노조, 민주노총, 한국노총 이런 데가 들어오다 보니 일단 재정적으로 풍부 하고 연구 성과들도 있었죠. 그러니까 노인과 관련된 이슈라고 하면 다 른 단체들이 우리랑 같이 하려고 하는 거죠. 사실 저는 처음에 고민을
제4장 새로운 주체들 주도의 노동조합 형성 시도 139 했었어요. 큰 방향은 잡았는데 구체적인 정책이나 이런 건 어떻게 만드나. 그런데 노년유니온이란 걸 세상에 던져 놓으니까 필요에 의해서 사람들이 같이 하자고 다 그러더군요. 당사자 조직이, 당사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 는 단체가 없었던 겁니다. (연구참여자 I) 노년유니온은 이렇게 연금개혁 이슈를 둘러싸고 노동조합, 복지운동단 체, 야당 등과 교류하면서 노인복지를 둘러싼 주요 행위자들의 지향을 파 악하고 구체적인 운동 노하우를 습득하는 등 부족한 내부 자원을 보충하 였다. 나. 노년의 노동권 캠페인 노년유니온의 대다수 조합원들은 정부의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는 이들이었다. 이에 따라 노년유니온은 창립 초기부터 노인일자리 사업의 참여기간 확대와 급여액 인상, 그리고 노인일자리 전담인력의 처우개선 등을 요구하였다. 구체적으로 사업 참여기간을 기존의 7개월에서 12개월 로의 연장, 20만 원에 불과한 노인 일자리사업 급여액의 30만 원으로의 증액 등을 주장하였다. 이 문제로 노년유니온은 지난 8월 보건복지부장관 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벌이기도 하였다. 또한 2012 년 대선 국면에서 노년유니온은 민주당과의 간담회와 민생투어를 함께 하면서 노년층 일자리 중 하나인 경비업 분야에서의 노동권 침해 실태를 보고하고 근무여건 개선을 요구하였다. 지금까지 노년유니온은 주로 기초연금 및 국민연금 등 노인복지 분야 에서의 이슈파이팅을 주로 펼쳤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반해 노년의 노동 권 이슈에 대한 본격적인 활동과 캠페인은 현재 시작단계에 머물고 있다. 다. 상호부조 사업 노년유니온은 노후소득보장이 충분치 않은 저소득 노인층을 주요 조합 원으로 두고 있기 때문에 상호부조 사업의 중요성은 다른 노동조합에 비 해 크다고 할 수 있다. 현재 노년유니온의 상호부조 활동은 조합원들이
140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직접 참여하여 일자리를 만드는 지하철 택배 서비스업, 베이비시터, 노인 간병사업 그리고 조합 상근자를 통한 노인일자리 찾아주기 사업 등이 이 루어지고 있다. 노인 일자리 사업은 일종의 협동조합과 같은 것으로 초기 홍보비용과 사무실 비용을 노년유니온 차원에서 마련하고 참여 노인들 이 수익을 마련하면 자신의 급여를 가져가는 형식이다. 이를 통해 노년 유니온은 잠재적 조합원들과의 접점을 넓히고 조합 가입의 유인을 늘리 고 있다. 지금 생각은 이러한 일자리를 좀 더 늘려서 어르신들에게 노년유니온 들 어오니 일자리 얻게 된다더라 이런 말을 듣고 싶어요. 그래서 저희가 직접 만들기도 하지만 복지관이나 다른 기관의 시니어클럽 이런 곳과 연결을 해서 그쪽 일을 할 수 있게끔 해주는 형태도 있죠. 그게 아니면 저희 조 합원이 그렇게 늘 수가 없어요. (연구참여자 I) 현재 이 사업에는 조합원 약 60명이 참여하고 있다. 또한 노인일자리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주고 노인일자리를 알선해주는 기능도 노년유니온은 하고 있다. 서울지역의 조합원 300명 중 약 200명 정도가 노년유니온이 일자리를 연결시켜 준 조합원들이라고 한다. 4. 평가와 과제 노년유니온은 한국사회에서 본격적으로 연금문제가 정치적 이슈가 되 는 시기에 맞물려 조직되면서 창립 초기부터 언론과 시민사회에서 큰 조 명을 받아왔다. 앞서 보았듯이, 거의 유일한 자주적인 노인 당사자 조직 이기 때문에 노인복지와 관련된 사회적 이슈에서 노년유니온은 적극적인 활동의 공간을 차지할 수 있었다. 현재 만 2년 정도의 기간 동안 노년유 니온은 노동조합으로서의 법적 형식과는 무관하게 주로 복지운동단체로 서의 정체성을 강하게 갖고 있었다. 풀뿌리 복지운동 단체와의 상시적인 연대를 통해 기초연금의 확대 적용, 사회복지세 도입, 국민연금의 급여 확충 등의 공적 노후소득 보장체계 이슈에 관한 목소리를 낸 것이다. 한 국의 기존 노인단체들이 대부분 보수적이고 정부로부터의 예산 지원을
제4장 새로운 주체들 주도의 노동조합 형성 시도 141 통해 자주적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노년유니온은 정부의 노 인정책에 대한 과감한 비판과 이슈파이팅을 통해 새로운 노인운동 단체 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있는 중이다. 복지권 관련된 이슈파이팅에서 특기할 만한 것은 내부적으로 부족한 자원을 외부 연대 단위들을 통해 적 극적으로 보충해 왔다는 점이다. 그것은 앞서도 지적했듯이 노인 당사자 를 조직한 거의 유일한 단체라는 노년유니온의 장점이 잘 발휘되었기 때 문이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노동조합에 고유한 노동권 문제에 대해서 는 아직까지 큰 역할을 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것은 향후 노년유니온의 핵심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노년유니온의 활동 중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조합원들 간에 상호부조 사업이 매우 활발하다는 점이다. 노후소득보장이 미비한 가운데 저소득 층 노인들이 자체적인 일자리를 만들어 소득을 올리거나 조합이 중개기 관이 되어 노인 일자리 정보를 교류하는 등의 활동이 그것이다. 이러한 상호부조 활동은 조합원을 확충하는 유인구조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특 성은 노년층에 특화된 일반노조로서의 성격을 잘 드러내준다. 제5절 대리운전기사 노동조합 1. 대리운전 산업의 특징과 노동의 실태 25) 가. 산업특징 1990대 초반부터 음주운전이 사회문제로 제기되면서 개별적인 대리운 전을 통한 문제해결 방안이 자연스럽게 형성되면서 업체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여 시장으로 형성되었다. 현재 대리운전은 별도의 허가, 신고제도가 없어 정확한 대리업체 수, 25) 이하 내용은 유통서비스연맹의 대리기사 전략조직화 방안 (2014) 자료에 주로 근거하여 작성하였다.
142 노동단체 분화양상과 정책과제 대리기사, 일일 대리운전 이용자 수, 발생현황 통계 산정이 어려운 실정 이다. 국세청의 통계자료 의하면, 사업자 등록현황 3.772개 업체, 대리운전종 사자는 보험등록기준으로 약 8만여 명, 이용자는 42만여 명으로 밝혔지 만, 전체 대리운전종사자 중 절반 가량이 실제 무등록 사업자이거나, 무 등록 대리기사인 것으로 노조는 추정하고 있다. 이에 노동계는 국세청에 등록된 업체 수가 3,700여 개사이고 미등록업 체까지 포함하면 약 7,000개사 정도, 대리운전기사는 전국적으로 약 2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였다. 대리운전이용자 수를 짐작케 하는 일일 처리 건수가 광역시를 중심으 로 일일평균 약 50만 건의 대리운전서비스가 수행되고 있고 매출규모는 연간 약 5조 원대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각종 IT 기술의 발달이 대리운전 시스템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대리운전 회사와 기사와의 일대일 대응 관계는 이미 중앙콜센터,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등의 시스템으로 전환되었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고객이 대리운전회사에 전화를 해 대리기사와 연계되던 시스템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콜을 받고 위치정보나 교통정보를 손쉽 게 얻을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이 등장 하면서, 이로 인해 전화방식이 갖 [그림 4-1] 스마트폰을 통한 대리운전 프로세스 자료 : 임하진 등(2014)에서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