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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조사목적 본조사는전국민을대상으로대통령국정수행지지도, 정당지지도등을 파악하여, 국민여론을파악하는기초자료수집에그목적을둠. Ⅱ. 조사설계 조사대상 전국거주만 19세이상성인남녀 표본수 총 1,035 명조사후, 지역, 성, 연령별사후보정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최대허용

회원번호 대표자 공동자 KR000****1 권 * 영 KR000****1 박 * 순 KR000****1 박 * 애 이 * 홍 KR000****2 김 * 근 하 * 희 KR000****2 박 * 순 KR000****3 최 * 정 KR000****4 박 * 희 조 * 제

[ 표 34] 원하는차기대통상 [ 표 35] 안철수원장의출마에견해 [ 표 36] 안철수원장과야당후보와의단일화에대한견해 [ 표 37] 단일화할경우누가로단일화되어야하는지에대한견해 [ 표 38] 공천비리사건에대한박근혜후보의책임여부.

목차

1. 조사설계 조사대상 2017 년 2 월현재, 전국만 19 세이상남녀 표본의크기 조사방법 1,021 명 ( 가중전 1,021 명, 가중후 1,000 명 ) - 가중치를 1,000 명기준으로부여했으나, 보도시표본크기는 1,021 명으로보도해야함. 구조화된설문지를이용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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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연구 sampling error of polling sites and the additional error which comes from non-response, early voting and second stage sampling error of voters in

응답자분포표 전 체 (1527) 남 자 (756) 49.5 여 자 (771) 세 (281) 대 (314) 대 (336) 대 (288) 세이상 (308) 20.1 졸이

지지정당별지방선거투표의향별국정수행평가별국무총리인선평가별정부개각범위의견별사전투표제인지별사전투표참여의향별지방선거성격공감별차기대선후보선호도별성 * 연령별 자영업 (102) 블루칼라 (96) 12.

조사연구 using odds ratio. The result of analysis for 58 election polls registered in National Election Survey Deliberation Commission revealed that progr

D-30의시정에서더민주당후보를선택한유권자중에서 80% 는실제로더민주당후보에게투표하였고, 11% 만이지지후보를바꾸어국민의당후보에게투표하였다. 반면국민의당후보를지지할의향이있었던유권자중에서는 63% 가국민의당후보에게투표하고 22% 는더민주당후보에게투표한것으로집계되었다. 투표

목차

한국의 양심적 병역거부

조사설계 조사대상 전국만 19 세이상남녀 조사규모 1,008 명 ( 주의 : 통계보정으로 1,000 표본으로분석하였으며, 보도시에는조사실사례수 1,008 명으로기재해야함 )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 3.1% Point 조사방법 유선전화면접 49.7% + 무선전화

대학생연수용교재 선거로본대한민국정치사

2006

목 차 통계표요약... 1 응답자특성표... 4 표 1 이명박대통령국정수행평가... 5 표 2 18 대국회의정활동평가... 7 표 3 주요정당공천평가... 9 표 4 공천결과가후보선택에미친영향 표 5 19 대총선투표후보정당 표 6 민주통합당, 통합


조사연구 aim of this study is to find main cause of the forecasting error and bias of telephone survey. We use the telephone survey paradata released by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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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오성택.아파트 시세 등이 후보자 당락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계량 분석( ).hwp

[ 표 33] -김문수... 3 [ 표 34] -문재인... 7 [ 표 35] -박근혜 [ 표 36] -손규 [ 표 37] -안철수 [ 표 38] -정몽준 [ 표 3] 지난 1년간가정살림변화 [ 표 40]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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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A Time Series and Spatial Analysis of Factors Affecting Housing Prices in Seoul Ha Yeon Hong* Joo Hyung Lee** 요약 주제어 ABSTRACT:This study recognizes 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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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설계 조사대상 전국만 19 세이상남녀 조사규모 1,514 명 ( 주의 : 통계보정으로 1,500 표본으로분석하였으며, 보도시에는조사실사례수 1,514 명으로기재해야함 )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 2.5% Point 조사방법 무선전화면접 79.1% + 유선전화

나하나로 5호

한국정책학회학회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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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호-소비자문제연구(최종추가수정0507).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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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설계 조사대상 전국만 19 세이상남녀 조사규모 1,507 명 ( 주의 : 통계보정으로 1,500 표본으로분석하였으며, 보도시에는조사실사례수 1,507 명으로기재해야함 )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 2.5% Point 조사방법 무선전화면접 80% + 유선전화면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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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산 시 보 차 례 훈 령 안산시 훈령 제 485 호 [안산시 구 사무 전결처리 규정 일부개정 규정] 안산시 훈령 제 486 호 [안산시 동 주민센터 전결사항 규정 일부개정 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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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연구 권 호 연구노트 사전투표득표율예측에대한연구 The Study on the Advance Voting Forecasting 1) 이찬복 a) 주제어 지방선거 사전투표 출구조사 득표율예측 예측오차 Advance voting was held nationwide 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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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학년도대학별논술고사일정 대학명 논술고사시행일 가톨릭대 [ 일반 ] 10 월 11 일 ( 일 ) / [ 의예 ] 11 월 15 일 ( 일 ) 건국대 [ 인문 ] 10 월 9 일 ( 금 ) / [ 자연 ] 10 월 10 일 ( 토 ) 경기대 10 월 18 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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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비주류 프레임으로 본 19대 대선구도 예측 좌클릭-우클릭 논쟁 넘어 새로운 대선방정식 필요 단일대상 프레임의 넘어 듀얼 프레임 필요 본 보고서는 <데일리한국>에 기고한 2017 대선, 좌클릭-우클릭 논쟁 넘어 새로운 듀얼 전략 필요 의 원본 보고서이다(201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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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응 답 자 특 성 표... 1 표 1 차기대통령지지후보... 2 표 2 박근혜 vs 문재인... 6 표 3 박근혜 vs 안철수... 8 표 4 박근혜 vs 문재인 vs 안철수 표 5 가장경쟁력있는여권후보 표 6 가장경쟁력있는야권후보... 14

감사회보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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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통계표요약... 1 응답자특성표... 4 표 1 차기대통령후보지지도... 5 표 2 새누리당대통령후보지지도... 9 표 3 민주통합당대통령후보지지도 표 4 양자대결 1 : 박근혜 vs 안철수 표 5 양자대결 2 : 박근혜 vs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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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 제108조 ( 여론조사의결과공표금지등 ) 3 다음각호의어느하나에해당하는자를제외하고는누구든지선거일전 180일부터선거일의투표마감시각까지선거에관하여정당에대한지지도나당선인을예상하게하는여론조사 ( 공표 보도를목적으로하지아니하는여론조사를포함한다 ) 를실시하려면중앙선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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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 장 조사개요 Pag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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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도시연구_13권4호.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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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지통계

러한 변화는 조사방법상 문제가 많은 선거 여론조사 결과가 언론보도에서 사전 배제되는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제도적 개선 노력을 통해 과거보다 높은 품질의 조사가 이뤄졌지만, 여 전히 선거결과를 예측하는 데 실패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부 분의 언론사와 조

동아시아연구원 (The East Asia Institute: EAI) 여론분석센터는변화하는한국유권자의표심을읽기위해 2006년지방선거부터패널조사를진행하고있다. 동일한대상으로시간의경과에따른변화를추적하는패널조사는외부환경과내부적역동성으로시시각각변화하는유권자의표심을파악하기위한최

1960 년 년 3 월 31 일, 서울신문 조간 4 면,,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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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 01] 응답자특성 성별 조사완료 목표할당 가중치 사례수 % 사례수 % 1, , 남성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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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문답2

조사개요 구분내역 조사기간 ( 월 ) ~ 31( 일 ), <2 일간 > 모집단 표본수 전국만 19 세이상휴대전화가입자 조사완료 :1,245 명 / 목표할당 : 1,245 명 ( 응답률 : 6.1%) 보정방법 [2016 년 12 월말현재행자부주민등록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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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학년도 수시 면접 문항

뉴스평가지수의개발과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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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안과과제_8.14 임시공휴일 지정의 경제적 파급 영향_ hwp

278 경찰학연구제 12 권제 3 호 ( 통권제 31 호 )

[ 조사개요 ] 구분 내용 모집단 전국에거주하는만 19 세이상성인남녀 표집틀 유무선전화 RDD 표집방법 지역별, 성별, 연령별기준비례할당추출 표본크기 2,000 명 ( 유선 551 명 (27.55%), 무선 1,449 명 (72.45%)) 표본오차 무작위추출을전제할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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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ion:

ISSN 1598-5008 Vol. 12, No. 2, 2013 제12권 제2호 2013년(통권 24호) The 18th Presidential Election and Retrospective Voting Nae-Young Lee Chong-Ki An An Analysis of the Effects of Televised Presidential Debates in the 18th Presidential Election in Korea Jung Taek Han Jae Mook Lee Jinman Cho An Analysis on Characteristics of the Freshmen in the 19th National Assembly Sangjoon Ka Party Nomination System and Local Political Reform Hoiok Jeong Jongbin Yoon The Possibilities and Limits of Single Issue Party Seol Ah Park Seok Jin Lew The Cross-Cutting Network of Online Social Media and Political Participation in the Korean 19th National Assembly Election Sungdai Cho A Critical Review of Twitter Political Mobilization Effect Chang-moon Park Jae-wook Cho A Study on Social Capital and Civic Participation in South Korea Kyong Jae Song The Korean Association of Party Studies 제12권 제2호 2013년(통권 24호) 한국정당학회 제18대 대통령선거와 회고적 투표 이내영 안종기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TV토론회 분석 한정택 이재묵 조진만 제19대 국회 초선의원의 특징 분석 가상준 정당공천제와 지방정치개혁 정회옥 윤종빈 이슈정당의 가능성과 한계 박설아 류석진 온라인 소셜 네트워크의 교차성과 정치참여 조성대 SNS의 정치적 동원기능에 관한 비판적 고찰 박창문 조재욱 사회적 자본과 한국의 시민참여 송경재 한국정당학회 12권 2호 /2/0/1/3/

한국정당학회 임원명단 편 집 위 원 회 편집이사 이동윤(편집위원장, 신라대) 최준영(인하대) 김준석(동국대) 한정훈(숭실대) 강주현(숙명여대) 고 문 : 윤정석(중앙대) 신명순(연세대) 심지연(경남대) 김용호(인하대) 자 문 위 원 : 정진민(명지대) 김수진(이화여대) 유재일(대전대) 임성호(경희대) 강원택(서울대) 장 훈 (중앙대) 이현출(국회입법조사처) 회 장 : 손병권(중앙대) 차 기 회 장 : 김용복(경남대) 부 회 장: 임성학(서울시립대) 곽진영(건국대) 박명호(동국대) 전용주(동의대) 총 무 이 사 : 조진만(덕성여대) 연 구 이 사 : 유진숙(배재대) 유성진(이화여대) 엄기홍(경북대) 장승진(국민대) 편 집 이 사: 이동윤(편집위원장, 신라대) 최준영(인하대) 한정훈(숭실대) 전진영(국회입법조사처) 서현진(성신여대) 강주현(숙명여대) 김준석(동국대) 기 획 이 사: 고선규(선거연수원) 지병근(조선대) 강신구(아주대) 정회옥(명지대) 윤광일(숙명여대) 조희정(서강대) 대외협력이사: 장성훈(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고경민(제주대) 금혜성(SBS) 감 사 : 박경미(한양대) 김지윤(아산정책연구원) 박진수(경희대) 사무국장: 이재묵(연세대) 사무간사: 이호현(중앙대 박사과정) 신두철(단국대) 편집위원 고경민(제주대) 유진숙(배재대) 이선향(강원대) 오승용(전남대) 아사바 유키(야마구치대) 편집간사 이호현(중앙대 박사과정)

ISSN 1598-5008 한국정당학회보 Korean Party Studies Review 제12권 제2호 2013년 (통권 24호) 한국정당학회 The Korean Association of Party Studies

차례 제18대 대통령선거와 회고적 투표: 왜 제18대 대통령선거에서 5 집권정부에 대한 회고적 평가가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 못했나? 이내영 안종기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TV토론회 분석: 37 제도, 현실, 효과 한정택 이재묵 조진만 제19대 국회 초선의원의 특징 분석 가상준 73 정당공천제와 지방정치개혁 정회옥 윤종빈 99 이슈정당의 가능성과 한계: 127 독일 해적당의 발전과정을 중심으로 박설아 류석진 온라인 소셜 네트워크의 교차성과 정치참여: 157 19대 총선 사례 조성대 SNS의 정치적 동원기능에 관한 비판적 고찰: 187 18대 대선에서 트위터를 중심으로 박창문 조재욱 사회적 자본과 한국의 시민참여: 221 관습적 비관습적 참여와 사회적 자본 송경재

CONTENTS The 18th Presidential Election and Retrospective Voting: 5 Why Did Negative Retrospective Evaluation on the Ruling Government Did Not Make a Significant Impact on the Outcome of the 18th Presidential Election? Nae-Young Lee Chong-Ki An An Analysis of the Effects of Televised Presidential Debates 37 in the 18th Presidential Election in Korea Jung Taek Han Jae Mook Lee Jinman Cho An Analysis on Characteristics of the Freshmen 73 in the 19th National Assembly Sangjoon Ka Party Nomination System and Local Political Reform 99 Hoiok Jeong Jongbin Yoon The Possibilities and Limits of Single Issue Party: 127 Focused on Development of the German Pirate Party Seol Ah Park Seok Jin Lew The Cross-Cutting Network of Online Social Media and Political 157 Participation in the Korean 19th National Assembly Election Sungdai Cho A Critical Review of Twitter Political Mobilization Effect 187 Chang-moon Park Jae-wook Cho A Study on Social Capital and Civic Participation in South Korea 221 Kyong Jae Song

제18대 대통령선거와 회고적 투표 5 제18대 대통령선거와 회고적 투표: 왜 제18대 대통령선거에서 집권정부에 대한 회고적 평가가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 못했나?* 이내영 안종기 고려대학교 논문요약 본 논문의 목적은 지난 제18대 대통령선거에서 집권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적인 회고적 평가가 투표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 못한 이유를 분석하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 실적에 대한 평가가 매우 부정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제18대 대통령선거에서 여당의 박근혜 후보가 승리를 거둔 결과는 집권정부에 대한 회고적 평가가 유권자의 후보선택에 미친 영향력 이 제한적이었다는 점을 나타낸다. 이 논문은 두 가지 핵심 가설을 제시하고 이를 동아시아연 구원, 중앙일보, SBS, 한국일보가 공동으로 수행한 2012 총선대선 패널조사(KEPS) 자료 의 경험적 분석을 통해 검증한다. 첫 번째 가설은 야당 문재인 후보와 비교하여 박근혜 후보의 국정운영 능력을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하고 이에 기초하여 후보를 선택한 소위 전망적 투표를 한 유권자가 많았기 때문에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었다는 것이다. 두 번째 가설은 야당 문재인 후보가 노무현 정부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기 때문에 여당이 제기한 노무현 정부 재심판론, 즉 노무현 정부에 대한 부정적인 회고적 평가가 박근혜 후보의 당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경험적 분석의 결과, 주요한 사회적 변인들을 모두 통제한 상태에서도 박근혜 후보에 대한 전 망적 평가와 그녀에 대한 개인적 선호도가 투표 결정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노무현 정부에 대한 회고적 평가가 박근혜 후보로의 투표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확인 되었다. 즉 노무현 정부 재심판 의 주장이 상당수 유권자에게 수용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 명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태도와 낮은 지지도는 박근혜 후보 선택에 큰 장애가 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분석결과는 현직 대통령이나 정부가 아닌, 이전의 대통령이나 정부도 유권자들의 재( 再 )회고와 평가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사점을 제시한다. 주제어 회고적 평가, 전망적 평가, 제18대 대통령선거, 박근혜, 문재인, 노무현 * 이 논문은 2011년도 고려대학교 교내 특별연구비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G1100609). 유익한 논평을 해주신 익명의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6 한국정당학회보 제12권 제2호 2013년(통권 24호) I. 서론 작년 12월의 제18대 대통령선거는 박근혜 후보가 51.6퍼센트를 득표하여 문재 인 후보에 108만여 표 차이의 승리를 거두는 것으로 끝났다. 선거일 직전까지 아 무도 승리를 점치기 힘든 박빙과 혼전의 상황이었음을 고려하면 과반과 100만 표 이상의 차이는 예상보다는 더 크게 벌어진 결과였다. 이처럼 박근혜 후보가 나름의 낙승을 거두게 된 원인에 대해서는 많은 분석들이 제시되었다. 50대의 반 란, 야권의 공학적 후보 단일화 과정의 문제, 박근혜 후보 측의 민생과 정책 중심 의 전략, 사퇴한 안철수 후보의 지원에만 의지하는 것처럼 보였던 민주당의 선거 전략 등이 주로 언급된 원인들이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과 평가가 극히 비판적이었 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선거에 끼친 영향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대통 령선거 이후의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해 응답자 의 67퍼센트가 잘못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경향신문 2012.12.31). 1) 이 같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판적 태도는 대선 전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선거일 을 10일 정도 앞둔 12월 7~8일에 진행된 한 여론조사에서 63퍼센트의 응답자가 이번 선거를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심판으로 생각한다고 응답했다(한겨레 2012.12. 09). 2) 즉, 대통령선거 전후로 60퍼센트 이상의 일관된 규모의 유권자들이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대한 심판을 이번 대선의 중요한 성격으로 규정했던 것이다. 지난 2007년 제17대 대통령선거에서 이명박 후보의 압도적 승리 요인으로 가장 많이 언급된 것이 노무현 대통령과 당시 정부에 대한 심판이었다. 2007년 11월 29~30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노무현 정부의 국정 수행 능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가 27.5퍼센트였다. 집권 마지막 해의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 는 지난 5년 전의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평가와 비교하면 어떨까? 작년 11월 말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26.3퍼센트였다(오마 이뉴스 2012.12.14). 3) 대통령 업무수행상의 임기 말의 동일한 시점을 놓고 보면 1)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12312222185&code=210 100(검색일: 2013.02.22). 2)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564527.html(검색일: 2013.02.22).

제18대 대통령선거와 회고적 투표 7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오히려 노무현 대통령보다 낮았다. 다른 조사결과 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갤럽의 역대 대통령 직무 수행평가 에 따르면 임기 5년차 4분기를 기준으로 노무현 대통령은 27퍼센트, 이명박 대통령은 23퍼센트였 다. 이명박 대통령의 큰 승리에 노무현 정부에 대한 낮은 지지도가 영향을 미쳤다 고 한다면 이번 18대 대통령선거의 경우에도 이명박 정부 심판을 위한 충분조건 이 구비되어 있었다. 심지어 노무현 대통령보다도 더 낮은 지지도를 기록하고 있 던 현실을 생각하면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유권자의 표심으로 나타나 서 야권으로의 정권교체가 충분히 예견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와 같은 전반적인 유권자 분위기를 고려한다면 지난 대선에서 같은 당 박근 혜 후보의 당선은 다소 의문이 들 수도 있는 결과이다. 즉, 대선 투표일 직전까지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심판 분위기가 강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야당으로의 정권교체 가 이루어지지 않고 여당의 박근혜 후보가 예상보다도 큰 폭의 승리를 거둘 수 있었을까? 이 질문에 대해 박근혜 후보가 이명박 대통령의 승계자나 후임자로 인 식되지 않았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지난 5년간 박근혜 후보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항하는 여당 내의 야당으로 이미지를 구축해 왔고 선거과정에서 박근혜 후보가 이명박 정부와의 차별화를 위한 노력을 해왔다는 점에서 이와 같은 설명은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 전 여론조사의 결과로 이명박 정부의 실 정에 박근혜 후보가 공동책임이 있다는 인식(55.4퍼센트)이 그렇지 않다(38.5퍼 센트)는 인식보다 20퍼센트 포인트 가까이 더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박 근혜 후보의 승리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동아일보 채널A R&R 여론조사 2012. 12.12). 4) 다른 승리 요인으로 박 후보가 제시한 민생 중심의 정책제안이 주효했다 고 보는 평가와 후보자의 이미지 등 개인적 속성에서 승부가 났다는 주장들도 있 다. 이와 같은 분석은 전반적으로 미래에 대한 기대와 긍정적 예상, 즉 전망적 투표가 최종 선택을 하는 데 있어서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선거와 투표행태 분석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진 회고적 평가는 이번 선거에서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을까? 박근혜 후보에 3)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809605(검색 일: 2013.02.26). 4) http://media.daum.net/election2012/poll/others#11)(검색일: 2013.02.26).

8 한국정당학회보 제12권 제2호 2013년(통권 24호) 대한 전망적 평가와 기대가 강했던 나머지 이로 인해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심판의 분위기가 투표로까지 이어지지 못한 것일까? 혹은 회고적 평가가 작용하기는 했 으나 그것이 이명박 정부에 대한 회고가 아니라 다른 대상에 대한 회고적 평가는 아니었을까? 다른 대상이 있었다면 그것은 누구였을까? 혹시 이명박 정부 심판과 박근혜 후보 공동책임론 에 맞서 박근혜 후보 측에서 주장한 노무현 정부 재심판 의 구호가 어필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본 연구는 이번 18대 대선에서 이명박 정부 에 대한 회고보다는 노무현 정부에 대한 회고가 오히려 유권자들의 최종 선택에 더 중요한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을 규명하고자 한다. 즉, 현 정부에 대한 유권자 다수의 부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야당으로의 정권교체가 성공하지 못한 것은 야 당의 문재인 후보가 노무현 정부의 핵심 인사였기 때문에 문재인 후보에게 노무현 정부에 대한 회고적 평가가 투영되었을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와 같 은 회고가 부정적으로 형성되면서 문재인 후보 및 민주통합당의 대통령선거를 이 끌고 있던 예전 노무현 정부의 핵심세력에 대한 재심판 주장이 수용되었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2절에서는 우선 회고적 전망적 투표에 관한 기존의 주요 이론들과 한국에서의 선거결과를 분석한 다양한 논의들을 검토한다. 이를 통해 본 연구가 제기하는 문제의식을 간략히 기술한다. 3절에서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회고적 평가가 투표선택에 미친 영향을 먼저 검토하고 4절은 박근혜 후보가 이끌 미래에 대한 긍정적 기대 때문에 그녀에게 투표한 전망적 투표를 검 증한다. 이어 5절에서는 박근혜 후보 측에서 주장한 노무현 정부 재심판론, 즉 노무현 정부에 대한 회고적 투표가 실제로 일어났는가를 검토한다. 이어 6절에서 는 회고적 투표 변수와 전망적 투표 변수를 모두 포함한 다중회귀분석을 통해 그 종합적 작용을 규명하고 마지막 7절에서 결론을 맺는다. 이 글에서의 설명과 분석 을 위해서는 중앙일보, SBS, 동아시아연구원이 지난 국회의원 총선거 전부터 대선 직후까지 총 7차례에 걸쳐 진행한 유권자 패널조사 결과를 활용하며 그중에서도 특히 10월의 4차 조사, 11월의 5차 조사, 12월 선거 직전의 6차 조사와 선거 직후 의 7차 조사 결과를 주로 활용한다.

제18대 대통령선거와 회고적 투표 9 II. 이론적 검토 회고적 투표나 전망적 투표는 합리적 선택 이론의 관점에서 제시된 설명들이 다. 합리적 선택 이론의 기본 가정은 유권자는 자신에게 유리한 정치적 이익이 무엇인지 판단하고 그 이익 실현에 가장 적합한 후보자를 선택하여 투표한다는 것이다(Enelow and Hinich 1984). 회고의 방식이든 전망의 방식이든 유권자의 합리적 판단에 기반하는 것이며 이 합리적 판단은 유권자가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가능해지는 것이다(Key 1966). 키(Key)에 의하면 유권자는 합리적 판단력을 갖고 미래에 대한 전망 혹은 과거에 대한 평가를 통해 이슈에 대한 명확한 태도를 표출 하는 존재인데 전망적 투표보다는 상대적으로 판단이 용이한 회고적 투표의 경향 을 더 많이 보인다. 이는 현직에 있는 권력자나 집권정당의 성과나 사건에 대한 회고와 평가가 미래를 조망하는 것보다는 훨씬 용이한 과업이기 때문이다(Fiorina 1981; 최준영 2009). 그런데 선거를 앞두고 회고적 투표가 일어난다고 하는 것은 현 권력자 혹은 현 권력집단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통해 재집권을 승인하거나 혹 은 비판적 평가를 통해 심판하고 결국 권력을 경쟁자 혹은 경쟁 집단으로 이전시 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회고적 투표의 패턴을 연구, 분석하는 데 있어서 평 가의 대상은 현직자가 되고 평가의 시점은 현재로 설정하는 것이 당연하고 기본적 인 접근방식으로 여겨지고 있다. 다운스(Downs 1957)의 설명은 같은 합리적 선택이론의 맥락임에도 상대적으 로 전망적 투표의 관점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 다운스(Downs)에 의하면 유권 자는 다음 선거까지 국가를 운영할 정부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미래의 수행역량을 평가하여 결정을 내린다. 이는 단순한 정책비교에 그치는 것이 아닌 집권 시 어느 정당이 정책을 더 잘 수행할 것인지를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전망적 투표란 선거에서 제시되는 정책과 공약의 내용을 평가하고 미래의 상태를 고려하여 자신 의 입장이 가장 잘 반영된 후보자나 정당을 선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Kiewiet 1981; 엄기홍 2009). 다시 말해 자신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결과를 실현하기 위해 가장 적절하고 부합되는 정책과 공약의 내용이 평가의 기준이 되는 것이다. 전망적 투표와 회고적 투표의 행태와 관련하여 그간의 한국의 중요한 선거를 분석한 다양한 연구들이 존재한다. 박경산(1993)은 1992년의 제14대 대통령선거

10 한국정당학회보 제12권 제2호 2013년(통권 24호) 를 분석하면서 한국 유권자의 전망적 투표의 개연성을 제시했다. 물론 지역이나 인물평가, 여야성향 등 예상 가능했던 요인들이 가장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했음 에도 여권의 축적된 경제운영 경험에 대한 긍정적 평가에 기반하여 물가문제에 대한 전망적 판단으로 여당 후보에의 투표가 이루어진 경향성을 발견한 것이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박경산은 민주화라는 거대 쟁점이 사라지면서 경제적 이슈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상황에서 한국 유권자들이 전망적 투표자로서의 특성을 보 일 것으로 예측한다. 이현우(1998)도 IMF 구제금융 시기와 맞물려 진행된 1997년 15대 대통령선거에서 회고적 투표보다는 전망적 투표의 영향이 더 컸음을 보여주 었다. 최준영(2009)은 한국의 대통령선거에서 회고적 투표보다 전망적 투표가 발 생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로 단임제 및 낮은 정당정치의 제도화 수준을 들고 있다. 즉, 회고적인 투표가 이루어질 상황이나 여건이 마련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전망적 투표로 기울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 회고적 투표의 영향력을 중요한 요인으로 제시한 연구들도 존재한다. 강 원택(2008)은 2007년 17대 대통령선거에서 경제적 이슈가 투표행태에 영향을 미 쳤으나, 결정적으로는 당시의 노무현 정부에 대한 회고적 평가가 후보자 지지와 결정에 매우 큰 영향을 끼쳤음을 보여주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일수록 이명박 후보에 대한 지지확률이 매우 높아졌고 국가경제의 변화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일수록 역시 이명박 후보의 지지가 증가하는 등 전형적 인 회고적 투표의 패턴이 관측되었다. 이내영 정한울(2007)은 2004년 국회의원 선거와 2006년 지방선거 결과를 분석하면서 기존의 지지태도에 변화가 발생한 이 유로 노무현 정부의 국정운영과 경제실적에 대한 회고적 평가가 작동했음을 보여 주었다. 즉,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 지지자의 지지철회는 국정운영에 대한 비 판, 특히 경제실적에 대한 비판적 태도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이갑윤(2011)도 대통령 업적 평가와 회고적 국가경제 평가가 서로 상호작용을 하면서 후보자 투표 에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2010년 지방선거의 경우에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실망과 비판적 태도가 증가하면서 심판의 성격을 띤 회고적 투표가 명백하게 이루 어졌다. 반면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실망과 비판적 태도가 팽배해진 상황에서 강력 한 회고적 투표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오 히려 대선을 앞둔 유권자들의 전략적 판단이 작용하면서 여당에 대한 회고적 심판

제18대 대통령선거와 회고적 투표 11 이 일어나지 않고 오히려 여권의 승리라는 결과로 이어졌다(강원택 2012). 이런 이유로 회고적 투표와 전망적 투표를 유기적인 관점에서 연계하여 이해하 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5) 황아란(2000)은 회고적 평가나 전망적 평가가 서로 상반되거나 혹은 엄격히 분리되어 이루어지는 상호 배타적인 관계가 아니라 서로 연계되어 투표가 이루어진다고 보았다. 또한 전망적 투표를 한다고 하더라도 미래에 대한 기대와 예측은 과거의 성과나 업적에 대한 기억이 중요한 기제가 될 수밖에 없으므로 과거에 기반한 미래의 평가가 유권자의 선택에 대한 더 현실적인 설명이 될 수 있다(Downs 1957; Fiorina 1981). 미국 대통령선거의 경우에 있어서도 과거에 대한 평가와 미래에 대한 조망이 공존하며 투표결정에 함께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도 존재한다(Miller and Wattenberg 1985). 위의 설명처럼 하나의 선거에 전망적 투표와 회고적 투표가 같이 작용한다면 현직자에 대한 회고적 평가는 어느 정도나 영향을 미칠까? 피오리나(Fiorina 1981) 가 설명하는 회고적 투표는 한 정당의 과거에 대한 평가가 좀 더 광범위하게 이루 어진다는 점에서 단순한 회고적 투표와는 다르다. 즉, 현직자의 임기 동안만이 아니라 그가 속한 정당의 과거 성과를 모두 평가하는 총체성이라는 측면에서 단순 회고적 투표자와는 다른 이해라고도 할 수 있다(엄기홍 2009). 예를 들어 현직 대통령의 임기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이더라도 그가 속한 정당의 전반적인 과거의 업적이 훌륭했다면 회고적 투표가 그리 강하게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이 다. 그런데 과거의 업적 전반에 대한 평가의 메커니즘을 고려하여 정당의 차원이 아닌 후보자의 차원으로 회고적 투표 기제가 확대 적용될 수 있다면 매우 흥미로 운 가설적 문제의식이 가능하다. 즉, 특정 후보자에 대한 평가에서 후보자 자신이 나 혹은 그가 속한 정당의 성과에 대한 평가가 최근 임기 동안으로 그 시간적 범위가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면, 과거의 역사 전반, 즉 그보다 더 지난 시점의 성과나 사건들도 평가의 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5) 이와 관련하여 회고적 투표와 전망적 투표의 결합 및 연계방식에 대한 추가적 연구가 앞으 로 필요할 듯하다. 예를 들어 특정 인물 개인에 대한 선호와 지지가 다른 요인들을 압도하면 서 회고적 투표와 전망적 투표를 동시에 발생시키거나 혹은 무력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 같은 회고적 투표와 전망적 투표의 복합적 작용에 대한 심층적인 탐색도 매우 흥미로운 연구주제가 될 것이다.

12 한국정당학회보 제12권 제2호 2013년(통권 24호) 이를 지난 제18대 대통령선거를 놓고 고려해보자. 이처럼 회고적 투표의 작동 기제가 확대된다면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단순한 회고적 평가를 넘어 그가 속한 새누리당(전신 한나라당)과 그간 당을 핵심적으로 이끌었던 박근혜 후보와 관련 한 성과나 사건도 회고적 평가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지 난 18대 대선의 야권 후보였던 문재인 후보를 놓고서도 동일한 방식의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다. 즉, 문재인 후보는 야권 후보로서 공무의 현직에 있지 않았으므 로 그가 회고적 투표의 1차적 대상이 되는 것은 자연스럽지 못했다. 그러나 위의 논의에서처럼 회고적 평가 범위가 확대되어 야권의 후보라도 그를 둘러싼 예전의 업적이나 사건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면, 그리고 그것이 일종의 회고적 투표 의 기제로 작동할 수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문재인 후보는 노무현 정부에서 왕비서 로 지칭될 만큼 대통령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사 중의 하나로 평가된 다. 따라서 확대된 회고적 투표의 개념에 따라 이명박 정부만이 아니라 노무현 정부에 대한 평가도 투표선택에 있어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고려 해야 하는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본 연구의 가장 핵심적인 가설적 주장이 가능하다. 즉 지난 18대 대통령선거는 전망적 태도가 큰 영향을 끼쳤으면서도 동시에 회고적 태도도 의미 있는 역할을 수행했는데, 역설적이게도 이명박 정부에 대한 회고보다는 그 전의 참여정부에 대한 회고가 오히려 더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노무현 정부 시절의 핵심적 위치에 있었던 후보자와 민주당 중심세 력이 노무현 정부의 한계를 인정하지 않고 여전히 예전의 모습에서 나아지지 못한 것으로 보임에 따라 상당수 유권자들로 하여금 노무현 정부에 대한 긍정적이지 않은 회고를 불러일으킨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이다. 지금까지의 이론적 논의들에 기반하여 본 연구에서의 핵심적 가설을 확인하기 위해 이명박 정부에 대한 회고적 투표 가능성 여부와 박근혜 후보에 대한 전망적 투표 가능성 여부를 우선 먼저 검토한 후, 그 다음으로 노무현 정부에 대한 회고 적 투표 여부를 파악한다.

제18대 대통령선거와 회고적 투표 13 III. 이명박 정부에 대한 평가와 심판론 지난 대통령선거 전후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와 업무수행 평가가 상당 히 부정적이라는 것은 다양한 미디어 매체들의 여론조사를 통해서 쉽게 확인 가능 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자신만의 최대 전문 영역으로 내세웠던 경제 분야의 결과 에 대해서도 국민들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았다. 나아가 이 같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판적 태도가 대통령선거의 투표선택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엄연히 존재하고 있었다. 대통령선거 1주일 전에 진행된 유권자 패널조사 결과를 보면 이 같은 분위기가 팽배해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음의 <표 1>에 따르면 지난 18대 대통령선거가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대한 심판의 장 으로서 인식되고 있었 다는 것이 명백하다. 69.0퍼센트라는 다수의 유권자가 대통령선거의 성격을 그와 같이 규정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같은 규정은 20~40대는 물론이고 심지어 50대 (58.9퍼센트)와 60대(48.7퍼센트)에서도 적지 않게 존재하고 있었다. 정당 지지도 <표 1> 이번 대선은 이명박 정부 실정 심판의 장 연령 Base=전체 지지 정당 사례수 (명) 3별로 1매우 2대체로 공감한다 공감한다 1+2 공감하지 않는다 4전혀 공감하지 않는다 3+4 모름/ 무응답 전체 (1,412) 39.6 29.4 69.0 22.2 7.3 29.5 1.5 100.0 19~29세 (260) 48.4 28.1 76.5 16.0 6.1 22.1 1.4 100.0 30~39세 (290) 47.7 32.5 80.2 14.6 5.2 19.8 0.0 100.0 40~49세 (311) 50.2 29.2 79.4 15.9 4.3 20.2 0.4 100.0 50~59세 (267) 29.9 29.0 58.9 31.2 9.6 40.8 0.3 100.0 60세 이상 (284) 21.0 27.8 48.7 33.8 11.8 45.6 5.7 100.0 새누리당 (486) 10.2 32.5 42.7 39.9 14.5 54.3 2.9 100.0 민주통합당 (345) 67.3 24.8 92.1 5.8 1.5 7.3 0.5 100.0 통합진보당 (33) 71.6 21.7 93.3 2.6 4.2 6.7 0.0 100.0 다른 정당 (24) 80.7 19.3 100.0 0.0 0.0 0.0 0.0 100.0 지지정당 없음 (523) 44.7 30.4 75.1 18.8 5.1 23.8 1.1 100.0 계

14 한국정당학회보 제12권 제2호 2013년(통권 24호) 에 따라서도 민주통합당이나 무당파 유권자의 이명박 정부 심판론에 대한 동의는 매우 높은 상태였다. 흥미로운 점은 새누리당 지지자에서도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심판론이 적지 않다는 것이었다. 야권 후보 지지자들에 비해서 강도는 약하지만 새누리당 지지자의 42.7퍼센트라는 비율은 그만큼 이명박 정부에 대한 반감과 실 망이 크게 확산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다음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최근 1년 사이의 경제 상황에 대한 평가 결과를 살펴 보자. 집권정부에 대한 회고적 평가에서 경제 상황에 대한 평가가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는 요인이다. <표 2>에 정리된 지난 1년 동안의 가계경제 평가를 보면 별다 른 차이가 없다는 응답이 가장 많지만 좋아졌다는 평가보다는 나빠졌다는 평가가 약 4배 가까이 많다. 특히 평가의 기준을 가계경제가 아닌 국가경제로 놓고 보면 나빠졌다고 평가하는 유권자가 66.3퍼센트로 크게 증가한다. 즉, 나와 우리 가족 의 주머니 사정은 그나마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지만 나라 전체적으로는 경제상황이 상당히 악화되었다는 인식이 강한 것이다. 기존의 연구들에서 개인/ 가계경제의 중요성(Feldman 1982)보다는 사회/국가경제 전체에 대한 체감적 평 가가 더욱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Keiwiet 1981; Lewis-Beck 1988; Erikson 1989), 지난 대선을 앞선 시점의 국가경제 상황 에 대한 다수 유권자의 부정적 평가는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었다. 더불어 대통령선거 직후 진행된 조사 결과인 <표 3>을 보면 이명박 대통령의 직무평가에 대해 76.4퍼센트라는 다수의 유권자가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심지어 박근혜 후보에 압도적 지지를 보냈던 60대 유권자들마저도 <표 2> 지난 1년간의 가계경제 국가경제 평가 Base=전체 사례수 (명) 1매우 2좋아진 좋아졌다 편이다 3별다른 1+2 차이가 없다 4나빠진 편이다 5매우 나빠졌다 4+5 모름/ 무응답 지난 1년간의 (1,355) 0.4 8.0 8.4 60.5 25.6 5.4 30.9 0.1 100.0 가계경제 평가 지난 1년간의 (1,355) 0.5 5.6 6.2 26.4 50.5 15.8 66.3 1.1 100.0 국가경제 평가 계

제18대 대통령선거와 회고적 투표 15 <표 3> 이명박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 연령 Base=전체 지지 정당 사례수 (명) 1매우 잘한다 2대체로 잘한다 3대체로 4매우 잘 모름/ 1+2 3+4 잘 못한다 못한다 무응답 전체 (1,355) 1.8 19.6 21.4 38.7 37.7 76.4 2.2 100.0 19~29세 (250) 3.4 11.0 14.3 41.1 43.6 84.7 1.0 100.0 30~39세 (278) 1.0 13.8 14.8 35.5 49.3 84.8 0.4 100.0 40~49세 (298) 0.0 13.7 13.7 37.3 47.1 84.4 1.9 100.0 50~59세 (256) 2.2 26.3 28.5 40.5 28.8 69.4 2.1 100.0 60세 이상 (273) 2.5 33.8 36.2 39.4 18.7 58.0 5.7 100.0 새누리당 (478) 4.3 38.0 42.4 38.7 15.4 54.1 3.5 100.0 민주통합당 (311) 0.0 6.5 6.5 37.1 55.5 92.6 0.9 100.0 통합진보당 (24) 0.0 8.1 8.1 25.0 66.9 91.9 0.0 100.0 다른 정당 (29) 0.0 6.4 6.4 3.7 89.9 93.6 0.0 100.0 지지정당 없음 (512) 0.6 11.7 12.3 42.1 43.5 85.6 2.1 100.0 이념 성향 진보 (320) 0.8 7.4 8.2 27.9 62.8 90.6 1.1 100.0 중도 (472) 0.5 13.8 14.2 43.9 39.4 83.3 2.5 100.0 보수 (537) 3.6 31.5 35.1 40.8 22.6 63.3 1.6 100.0 모름/무응답 (26) 0.0 30.7 30.7 33.3 12.0 45.4 23.9 100.0 계 60퍼센트 가까이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나아가 새누리당 지지자들의 54.1퍼 센트, 보수적 이념성향을 가진 유권자들도 63.3퍼센트가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 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권정부에 대한 회고적 평 가가 투표선택에 영향을 미친다면 대통령선거에서 같은 정당의 후보가 당선될 것 으로 보는 기대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앞의 결과들을 요약하면 지난 대선은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대한 실망과 반감 으로 심판의 투표를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하게 존재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럼 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회고적 평가가 후보선택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지는 않고 다소 제한적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 다음의 <표 4>는 이명

16 한국정당학회보 제12권 제2호 2013년(통권 24호) <표 4> 이명박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와 후보선택 Base=전체 투표 후보 사례수 (명) 1매우 잘한다 2대체로 잘한다 3대체로 4매우 잘 모름/ 1+2 3+4 잘 못한다 못한다 무응답 전체 (1,355) 1.8 19.6 21.4 38.7 37.7 76.4 2.2 100.0 박근혜 (650) 3.6 33.2 36.7 41.8 18.2 60.0 3.3 100.0 문재인 (636) 0.1 5.7 5.8 34.8 58.1 92.9 1.3 100.0 다른 후보 (7) 0.0 33.7 33.7 38.3 28.0 66.3 0.0 100.0 지지후보 없음 (14) 0.0 25.3 25.3 49.9 24.9 74.7 0.0 100.0 계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와 대선 후보선택의 관계를 보여준다.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의 경우 이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 못한다는 평가를 한 비율이 92.9퍼센트에 이른다. 이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회고적 평가가 문재인 후보 지지 로 이어졌음을 나타낸다. 반면 박근혜 후보를 선택한 유권자의 경우에도 잘못한 다 는 평가가 60퍼센트로 잘한다 라고 응답한 36퍼센트를 압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잘못한다 라고 응답한 60퍼센트가 여전히 대선 투표에서 박근혜 후보를 선택하였다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회고적 평가가 실제 대선의 후보선택에 미친 영향이 제한적이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요약하면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회고적 평가는 문재인 후보 지지자에게는 큰 영향을 미쳤지만, 박 근혜 후보 지지자의 상당수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후보를 선택한 것이다. 즉,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회고적 평가는 존재했지 만 그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IV. 박근혜 후보에 대한 전망적 투표에 대한 검증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부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후보가 당선된 이유의 하나로 제시되는 유력한 설명이 지난 대선에서 회고적 투표보다 전망적 투표가 크게 작용했다는 가설이다. 즉 유권자들이 박근혜 후보의 국정 비전과 능력을 문

제18대 대통령선거와 회고적 투표 17 재인 후보와 비교하여 높게 평가하였기 때문에 박근혜 후보를 선택하였다는 추론 이다. 이 절에서는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국정운영 능력에 대한 유권자의 평가를 비교하고, 이러한 국정운영 능력에 대한 평가가 후보선택에 실제로 작용했 는가를 분석할 것이다. 먼저 어떤 후보가 미래에 국정운영을 잘 할 것인지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를 비교한 결과가 <표 5>이다. <표 5>를 보면 자신의 지지와는 상관없이 국정운영을 잘할 것 같은 후보를 묻는 질문에 박근혜 후보가 47.2퍼센트로 가장 높고, 문재인 후보 29.0퍼센트, 사퇴하기 전의 안철수 후보 14.8퍼센트로 나타나 박근혜 후보에 대한 평가가 가장 긍정적임을 알 수 있다. 즉, 박근혜 후보의 국정운영 능력이 가장 좋을 것 같다는 긍정적 전망과 평가가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도 상대적으로 강하게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박근혜 후보의 국정운영 능력에 대한 긍정 적 평가는 박근혜 후보에 대한 지지가 매우 낮았던 20대와 30대에서도 나타남으 로써 그녀의 국정운영 능력에 대해 모든 세대에서 대체로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표 5> 국정운영 잘할 것 같은 후보 연령 Base=전체 지지정당 사례수 (명)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다른 후보 없다 모름/ 무응답 전체 (1,527) 47.2 29.0 14.8 0.6 4.9 3.5 100.0 19~29세 (281) 32.0 37.6 23.7 0.0 4.0 2.9 100.0 30~39세 (314) 36.3 37.4 15.9 1.0 6.8 2.6 100.0 40~49세 (336) 41.7 36.5 13.5 0.3 5.3 2.7 100.0 50~59세 (288) 58.7 20.6 12.2 1.0 4.2 3.3 100.0 60세 이상 (308) 67.7 12.2 9.6 0.6 4.0 6.0 100.0 새누리당 (470) 87.4 2.8 3.9 0.2 2.9 2.8 100.0 민주통합당 (359) 16.9 59.7 17.8 0.0 3.6 2.0 100.0 통합진보당 (20) 20.7 49.4 21.0 4.5 4.4 0.0 100.0 다른 정당 (21) 18.7 51.9 20.8 0.0 3.8 4.8 100.0 지지정당 없음 (657) 36.9 29.6 20.6 1.1 7.0 4.8 100.0 계

18 한국정당학회보 제12권 제2호 2013년(통권 24호)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이 같은 평가는 박근혜 후보에 비판적이었던 무당파 유권자들에서도 드러나는데, 같은 조사에서 박근혜 후보에 대한 지지가 23퍼센트 에 불과했던 무당파 유권자들이 국정운영을 잘할 것 같은 후보로는 15퍼센트 포 인트 가까이 박근혜 후보를 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요약하면 두 후보의 국정운 영 능력에 평가에서 문재인 후보에 비해 박근혜 후보의 경쟁력이 특히 두드러졌음 을 보여준다. 나아가 대통령선거 직후 진행된 조사에서 두 후보의 국정운영능력에 대한 평가 결과에서도 박근혜 후보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65.7퍼센트인 반면 문재인 후보에 대한 평가는 59.1퍼센트로 나타났다. 특히 박근혜 후보에 투표한 유권자들의 90.7 퍼센트가 그녀의 국정운영 능력을 긍정적으로 예상하고 있는 반면, 문재인 후보에 투표한 유권자들의 경우에는 문재인 후보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75.4퍼센트에 그 치고 있다. 즉, 전반적으로 박근혜 후보의 국정운영 능력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전망이 상대적으로 더 강하게 형성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 같은 인식과 태도를 고려하면 향후의 국정운영 능력이라는 미래에 대한 기대가 투표결정에 상당한 영 향을 끼쳤을 것으로 볼만한 충분한 근거가 되는 것이다. 또한 박근혜 후보의 주요 슬로건 중의 하나였던 준비된 여성 대통령 에 대한 공감도 52.5퍼센트로 과반을 기록해 그녀가 주창했던 핵심 주장과 슬로건이 어느 정도는 호소력 있게 전달되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준비된 여성 대통령 에는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정책과 내용 측면에서 미래에 대한 기준이 투영되 어 있다고 볼 수 있으며 특히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어 나가겠다는 미래에 대한 의지가 반영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슬로 <표 6> 후보 별 국정운영능력 평가 Base= 전체 사례수 (명) 매우 미흡 하다 1 2 3 4 (0-4) 보통 매우 이다 6 7 8 9 충분 하다 (6-10) 모름/ 무응답 계 박근혜 (1,355) 4.9 1.2 2.1 5.5 4.3 17.9 15.3 10.6 14.7 20.0 7.2 13.2 65.7 1.1 100.0 문재인 (1,355) 2.0 0.5 2.0 4.3 5.3 14.2 24.5 18.3 22.0 13.7 1.9 3.2 59.1 2.3 100.0

제18대 대통령선거와 회고적 투표 19 <표 7> 박근혜 후보의 준비된 여성 대통령 슬로건 공감률 Base=전체 사례수 (명) 3별로 1매우 2대체로 동의한다 동의한다 1+2 동의하지 않는다 4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3+4 모름/ 무응답 전체 (1,416) 20.2 32.3 52.5 27.8 18.7 46.6 0.9 100.0 계 건에 대해 동의한다면 그것은 회고적 평가가 아닌 미래에 대한 전망적 평가를 했 다는 판단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처럼 대선 전후에 이뤄진 유권자 조사결과를 고려하면 박근혜 후보의 국정운 영능력에 대한 신뢰와 기대가 그녀에 대한 최종 지지결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 쳤을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즉, 이명박 대통령과 당시 정부에 대한 매우 부정적 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여당후보인 박근혜 후보가 당선된 데는 국정운영 능력과 리더십에 대한 기대가 큰 작용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국정운영 평가와 투표선택의 상관관계를 살펴보았다. <표 8>은 각 후보의 국정운영 능력 평가와 최종적으로 누구에게 투표했는지의 상관관 계의 결과이다. 흥미로운 결과는 박근혜 후보의 국정운영 능력을 높이 평가한 사 람일수록 박근혜 후보에게 투표한 비율이 문재인 후보의 경우보다 더 높게 나타났 다는 점이다. 반면 후보에 대한 국정운영 능력의 평가는 높지 않음에도 그 후보에 투표한 경우는 문재인 후보가 박근혜 후보보다 높았다. 이는 유권자들이 박근혜 <표 8> 후보의 국정운영 능력 평가에 따른 최종 투표 비율 6) 상 (N=642) 박근혜 국정운영 능력 평가 중 (N=340) 하 (N=161) 상 (N=465) 문재인 국정운영 능력 평가 중 (N=554) 하 (N=109) 박근혜 투표 76.2% 24.1% 3.1% 29.7% 59.9% 87.2% 문재인 투표 23.8% 75.9% 96.9% 70.3% 40.1% 12.8% 6) 각 후보의 국정운영능력에 대한 기대를 0~10점 척도로 측정하여 0~3을 하, 4~6을 중, 7~10을 상 으로 처리하여 응답자를 구분한 후, 후보별 평가와 최종 투표 후보와의 상관관계 를 분석한 결과이다.

20 한국정당학회보 제12권 제2호 2013년(통권 24호) 후보의 능력을 높이 평가할수록 실제 투표로도 더 많이 이어진 반면, 문재인 후보 의 경우에는 국정운영 능력에 대한 평가 외에 다른 요인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작용했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박근혜 후보의 경우에 전망적 태도에 기반한 투표행동이 문재인 후보보다는 더 강했음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V. 노무현(친노) 정부에 대한 회고적 투표 여부 앞에서 논의된 것처럼 다양한 유권자 조사 결과를 보면 이명박 대통령과 집권 정부에 대한 심판의 관점이 존재하고 있었다. 특히 최종적으로 문재인 후보에 투 표한 유권자들뿐만 아니라 박근혜 후보에게 투표한 여당 지지 유권자들 사이에서 도 그와 같은 기류는 결코 약했다고 볼 수 없다. 이명박 대통령과 당시 정부에 대한 거부와 비판은 강했고 어느 정도 회고적 투표로 이어졌지만, 그럼에도 야당 으로의 정권교체에 이를 만큼 투표선택에 압도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에 대해 박근혜 후보에 대한 앞으로의 기대 때문에 이명박 정부에 대한 회고가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 주요 설명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최종 투표결정에 노무현 정부에 대한 심판의 정서가 중요한 작용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것은 여전 히 궁금함으로 남는다. 즉,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판적 회고의 분위기도 강했지만 동시에 그 전 정부, 노무현 정부에 대한 비판적 회고와 이것이 투표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당시 야권에서 이명박 정부 심판과 박근혜 후보 공동책임 을 주 장한데 대해 박근혜 후보 측이 주장한 노무현 정부 재심판 의 주장은 어떤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는지, 나아가 노무현 정부에 대한 회고적 평가에 기반한 투표는 혹 시 이루어지지 않았는지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던 작년 11월 29일의 미디어 보도 내용을 보면 이명박 정부 심판론과 노무현 정부 심판론이 부딪히면서 대선의 성격이 급전환하 고 있다 고 보고 있다(MBN 뉴스 2012.11.29). 7) 문재인 후보 측에서는 왜 노무현 7) http://mbn.mk.co.kr/pages/news/newsview.php?news_seq_no=1268020(검색일: 2013. 03.19).

제18대 대통령선거와 회고적 투표 21 정부만 두번 곱빼기로 심판받아야 하느냐 며 불만을 터트렸지만(뉴시스 2012.11. 30) 8) 대중적 호소력의 여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인 것이다. 한 언론의 분석에 따르 면 그 사실 여부를 떠나 문재인은 실패한 참여정부의 승계자 라는 주장은 박근혜 후보 측의 입장에서는 유권자들에게 호소력이 있는 선거구호일 수 있었다. 19대 총선에서 불리했던 전세와 결과를 역전시켰던 경험을 적극 살리려는 전략적 의도 가 있으며 박근혜 후보 측에서는 이명박 정부 심판론과 공동 책임론 의 공격에 대해 매우 유효한 대응무기라는 것이다(경향신문 2012.12.12). 9) 두 가지 심판론을 놓고 여론은 상대적으로 이명박 정부 심판론 에 더 쏠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을 5일 앞둔 상태에서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명박 심판론 50퍼센트, 노무현 심판론 16퍼센트로 나타나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 적 태도가 훨씬 더 높았다고 볼 수 있다(세계일보 2012.12.13). 10) 이보다 조금 더 일찍 진행된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이명박 심판론 51.4퍼센트, 노무현 심판론 30.9퍼센트로 앞의 조사보다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태도가 크긴 하나 이 결과 역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심판 의지가 더 광범위하게 확산되어 있었다 고 볼 수 있다(오마이뉴스 12.12.09). 11) 이처럼 당시의 전반적인 여론조사 결과를 고려하면 노무현 대통령과 당시 정부에 대한 재심판의 주장이 이명박 정부 심판의 주장에 비해 그리 강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에서 활용하는 패널조사 데이터에서도 절대적 수치 측면에서는 노무현 정부 재심판 주장에 대한 동의율이 이명박 정부 심판 주장보다 대체적으로 낮았다. <표 9>를 보면 참여정부 심판론 에 대해 공감하는 비율은 30퍼센트가 채 되지 않았다. 반면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70.3퍼센트로 이 결과만 놓고 보면 박근혜 후보 측에서 이러한 구호를 들 고 나오는 것이 그리 현명한 전략은 아니었다는 평가도 가능할 것이다. 8)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cid=&ar_id=nisx20121130_0011649412(검 색일: 2013.03.19). 9)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12122125445&code=99 0100)(검색일: 2013.03.19). 10) http://www.segye.com/articles/news/politics/article.asp?aid=20121213024627&subctg1 =&subctg2=&outurl=naver(검색일: 2013.03.19). 11)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811738(검색 일: 2013.03.19).

22 한국정당학회보 제12권 제2호 2013년(통권 24호) <표 9> 이번 대선은 참여정부 심판 의 장 Base=전체 사례수 (명) 3별로 4전혀 1매우 2대체로 공감한다 공감한다 1+2 공감하지 공감하지 3+4 않는다 않는다 모름/ 무응답 전체 (1,355) 8.7 19.4 28.2 50.4 19.9 70.3 1.5 100.0 계 그러나 위의 결과를 어느 후보에게 투표했는지를 기준으로 유권자를 구분하여 분석하면 노무현 정부 재심판의 주장이 적지 않게 영향을 발휘했음을 알 수 있다. 다음의 <표 10>을 보면 참여정부 심판론에 공감하는 유권자의 90퍼센트가량이 박근혜 후보에게 투표하여 압도적인 비율을 보인데 반해, 공감하지 않는 유권자의 경우에는 33퍼센트만이 박근혜 후보에게 투표하고, 70퍼센트가량이 문재인 후보 에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정부 심판론에 대한 동의 정도는 절대적으로는 매우 높은 수준은 아니었지만 그 동의 태도에 따른 최종 투표행동에는 매우 큰 차이가 존재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참여정부 심판론에 대한 공감여부 가 박근혜 후보에의 투표 여부에 큰 영향을 끼친 요인이었음은 분명해 보인다. <표 10>에서 유권자 구분에 따라 어느 정도 관측되었다고 보인 노무현 정부 재심판의 기류의 차이를 통계적으로도 분석해 보았다. 즉, 유권자층에 따라 노무 현 정부 재심판에 대한 태도의 격차가 실제로 의미 있는 차이로 존재했는지를 확 인하기 위함이다. 만약 통계적인 분석을 통해서도 유권자층에 따라 노무현 정부 재심판에 대한 태도의 차이가 최종 투표행동에도 의미 있는 차이를 가져왔다면 <표 10> 참여정보 심판론에 대한 동의와 최종 투표 후보 참여정부 심판론 동의 여부 동의함 (N=341) 동의 안 함 (N=795) 박근혜 투표 89.4% 33.3% 문재인 투표 10.6% 66.7% 합 100% 100% Pearson 카이 제곱 300.5 (p<0.00) Phi = -0.514

제18대 대통령선거와 회고적 투표 23 결국은 이 차이가 박근혜 후보의 최종 승리에 영향을 미쳤음이 확인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유권자 간에 참여정부 심판론 에 대한 태도의 차이가 유의미하게 존재 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우선 어떤 후보에 투표했는지에 따라 전체 유권자를 2개 집단으로 구분하였다. 그리고 더 세부적으로는 자신이 투표한 후보에 대해 지지의 일관성/충성도가 어떠했는지를 고려하여 총 3개와 4개의 집단 등으로 추가 구분 하여 이들 간의 차이를 확인하였다. 12) 그 결과가 다음의 <표 11>에 나와 있다. 2개 집단으로 구분 첫 번째 집단 박근혜 후보 투표자 두 번째 집단 문재인 후보 투표자 3개 집단으로 구분 첫 번째 집단 박근혜 후보 일관 투표자 두 번째 집단 박근혜 후보 이동 투표자 세 번째 집단 문재인 후보 일관 투표자 4개 집단으로 구분 첫 번째 집단 박근혜 후보 일관 투표자 두 번째 집단 박근혜 후보 이동 투표자 세 번째 집단 문재인 후보 이동 투표자 네 번째 집단 문재인 후보 일관 투표자 <표 11> 집단 구분 후 차이검증 결과 집단 구분 집단 N 평균 13) 차이 검증 두 집단 간 참여정부 심판론 태도 차이 박근혜 투표자 570 2.6628 t=21.791 문재인 투표자 562 1.7178 p=0.000 세 집단 간 참여정부 심판론 태도 차이 박근혜 일관 투표자 404 2.7947 박근혜 이동 투표자 136 2.3114 문재인 투표자 531 1.7112 F(2, 1067)=266.235 p=0.000 네 집단 간 참여정부 심판론 태도 차이 박근혜 일관 투표자 404 2.7947 박근혜 이동 투표자 136 2.3114 문재인 이동 투표자 299 1.8123 문재인 일관 투표자 232 1.5813 F(3, 1066)=184.243 p=.000 12) 2개 집단으로의 구분은 대통령선거에서 누구에게 투표했는지, 3, 4개 집단으로의 추가 구 분은 자신이 투표한 후보를 이전부터 일관되게 지지했었는지의 여부이다.

24 한국정당학회보 제12권 제2호 2013년(통권 24호) 최종투표를 누구에게 했느냐에 따라 박근혜 투표자와 문재인 투표자의 두 집단 으로 나누어 참여정부 심판론에 대한 태도를 측정한 결과, 두 집단 간에 유의미한 통계적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11>의 첫 번째 분석 결과를 보면 박근 혜 후보 투표자들의 경우에 참여정부의 실패에 대한 재심판을 위해 문재인 후보에 투표하면 안 된다는 태도를 상대적으로 더 갖고 있었다. 즉, 박근혜 후보 투표자 가 참여정부 심판론에 더 공감의 태도를 갖고 있는 것이었고 따라서 이 같은 인식 이 최종투표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13) 집단의 성격을 좀 더 세부적으로 구분하여 박근혜 후보에 대한 일관투표자 이 동투표자로 나누어 역시 차이를 검토하였다. 최종투표는 박근혜 후보에게 했더라 도 이전부터 일관되게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는지 혹은 이전에는 다른 후보를 지지 하거나 부동층이었으나 최종적으로 박근혜 후보를 선택했는지의 지지 충성도에 따라 이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고 이들과 문재인 후보 투표집단과의 차이를 살펴본 것이다. 왜냐하면 다른 선택을 고민하고 있다가 박근혜 후보로 이동한 유권자들의 선택에 있어서 참여정부 심판론의 영향이 존재했는지를 보는 것이 의미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즉, 최종 선택과정에서 참여정부에 대한 심판이 필요하다는 주 장에 동의함으로써 박근혜 후보로 이동했다는 경험적 증거가 존재하는지를 검증 한 시도였다. <표 11>의 두 번째 분석결과에 따르면 세 집단 간의 참여정부 심판 론에 대한 태도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박근혜 후보 에 대한 일관투표자들의 경우에 참여정부 심판론에 대한 동의가 가장 강했으며 다음으로 박근혜 후보에 대한 이동투표자, 문재인 후보 투표자 순으로 공감도가 다르게 나타났다. 결과 분석상의 주요 관심사항이었던 박근혜 후보로의 이동투표 자와 문재인 후보 투표자 간에도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 로 나타났다. 다른 선택을 고려하다가 최종적으로 박근혜 후보를 선택한 유권자들 의 고려 기준 중의 하나로 참여정부 실패에 대한 재심판의 필요성이 존재했었다는 해석이 가능한 것이다. 이보다 더 세부적으로 집단을 구분하여 문재인 후보 투표자를 일관투표자와 이 13) 여기서의 평균값은 1전혀 공감하지 않는다, 2별로 공감하지 않는다, 3대체로 공감한다, 4매우 공감한다 로 역코딩하여 산출한 값임.

제18대 대통령선거와 회고적 투표 25 동투표자로 나누어 총 네 집단 간의 차이를 분석하였다. 박근혜 후보에 대한 일관 혹은 이동투표와 더불어 문재인 후보에 대한 일관 혹은 이동투표자 사이에도 참여 정부 심판론에 대한 태도의 차이가 존재했는지를 보기 위함이었다. <표 11>의 세 번째 분석 결과에 따르면 최종적으로 문재인 후보에 투표했더라도 일관된 지지 자였는지 혹은 이동한 지지자였는지에 따라 참여정부 심판론에 대한 태도의 차이 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정부 심판론에 대한 동의태도는 박근혜 후보 일관투표자 > 박근혜 후보 이동투표자 > 문재인 후보 이동투표자 > 문재인 후보 일관투표자의 순으로 강도가 다른 것으로 분석되었다. 즉, 최종적으로는 문재인 후보에 투표했다 하더라도 다른 선택을 고려하다가 막판에 문 후보를 선택한 유권 자들에게 있어서 참여정부 실정에 대한 재심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그에 대한 일관 지지자들에서보다는 더 고려되었다는 점이다. 최종투표의 선택을 어떻게 했는지에 따른 집단 간 차이분석의 결과를 고려하면 노무현 정부 재심판론이 전체 유권자 사이에서 절대적 공감도는 이명박 정부 심판 론보다는 작았을지 몰라도 그들의 최종선택에 있어서의 영향력은 존재했었던 것 으로 보인다. 즉, 이명박 정부를 심판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이는 박근혜 후보에 대한 전망적 기대에 가려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지 못한 반면, 노무현 정부 재심판에 대한 인식은 이를 희석시키는 요소의 부재 속에서 끝까지 살아남아 최종 선택과정에서 오히려 실질적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점이 다. 즉,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의 핵심적 위치에 있었던 야당 후보가 그에 대해 무책임한 태도를 보인다 는 인식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함으로써 노무현 정부 재심판론의 주장이 최종선택 끝까지 영향을 미치게끔 만들었을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했었다고 볼 수 있다.

26 한국정당학회보 제12권 제2호 2013년(통권 24호) VI. 회고적 투표와 전망적 투표에 대한 종합적 분석 앞 절에서 이명박 정부에 대한 회고적 평가,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국정 운영 능력평가에 기초한 전망적 투표, 노무현 정부에 대한 회고적 투표가 2012년 대선에서의 유권자의 후보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각각 살펴보았다. 분석의 결과 이명박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 대한 회고적 평가가 어느 정도 작용하였다는 점을 확인하였고, 나아가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미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에 기초한 전망적 투표도 이루어졌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그럼에도 앞의 분석을 통해 서는 박근혜 후보의 당선이라는 선거결과에 이러한 두 유형의 회고적 투표와 전망 적 투표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 또한 상대적 영향력의 크기는 어떠했는지 를 비교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절에서는 18대 대통령선거에서의 투표 선택에 영향을 미친, 지역, 이념, 세대 등의 주요 요인들을 포함하고, 두 유형의 회고적 투표 변수와 전망적 투표 변수를 포함한 다중회귀모형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통계 적 분석을 통해 회고적 투표와 전망적 투표의 작용을 규명해 보고자 한다. 다중회귀모형에 포함된 변수들을 크게 네 가지 범주로 나누어 설정하였다. 우 선, 다수의 유권자 사이에 형성되어 있었던 이명박 정부의 심판 이 18대 대통령선 거의 주요 기준으로 적용되었는가를 검증하기 위한 범주이다. 이 범주에는 세 가 지 변수를 포함시켰다. 하나는 이번 선거에서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심판해야 한 다 는 주장에 대한 태도이다. 두 번째는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 이다. 마지막으로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의 결과에 대한 체감적 평가, 특히 그중에서도 대통령선거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크다고 평가되는 지난 1년간의 국가경 제 변화 에 대한 태도이다. 두 번째 범주는 회고적 투표와는 달리 미래에 대한 기대에 근거해 투표하는 전망적 투표를 검증하기 위한 변수들이다. 즉, 박근혜 후보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실제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했는가를 보기 위해 세 가지 변수가 포 함되었다. 첫 번째 변수는 주요 후보들 가운데 누가 국정운영을 가장 잘할 것 같은가 에 대한 태도이다. 두 번째 변수는 대통령선거 직후에 박근혜 후보의 국정 운영에 대한 역량 평가 에 대한 측정이다. 마지막은 박근혜 후보가 핵심 슬로건으 로 주창한 준비된 여성 대통령 에 대한 태도이다. 이 핵심 슬로건에 대한 태도가

제18대 대통령선거와 회고적 투표 27 박근혜 후보의 정책적인 준비상태와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통한 새로운 시대의 도래 라는 명제를 바라보는 시각과 동일하게 이해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전망적 투표 여부의 범주에 속하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세 번째 범주는 이명박 정부가 아닌 노무현 정부의 실정에 대한 심판 여부를 확인하는 다른 회고적 평가이다. 공식적인 선거운동의 개시와 함께 이명박 정부에 대한 반감에 기초하여 박근혜 후보를 그 후계로 규정하려는 야권의 시도에 맞서 박근혜 후보 측에서 주장한 부활하려는 친노세력을 막기 위해 노무현 정부를 다 시 한번 심판해야 한다 는 노무현 정부 심판론이 제기되면서 이명박 심판론 대 노무현 심판론으로 프레임이 짜여졌다. 앞에서의 논의에서처럼 절대적 동의수준 에서는 이명박 정부 심판론에 비해 낮았지만 유권자간 태도의 차이가 의미있게 존재하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종 선택에 있어서 오히려 더 실질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 범주에는 두 가지 변수를 포함시켰는데, 하나는 참여정부 실정 심판론 이고 다른 하나는 과거의 상황에 대해 성찰과 책임 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한 야당 후보에 대한 무책임론 이다. 14) 다른 네 번째 범주는 새누리당에 대한 정당일체감과 개인속성 측면에서의 박근 혜 후보에 대한 선호도이다. 15) 연령, 지역 등 우리나라 대통령선거에 있어서 주요 한 전통적인 요인들과 마찬가지로 정당일체감과 개인적 이미지는 중요한 요소로 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정당일체감은 지역적 요인과 엇물려 있다고도 볼 수 14) 이의 태도평가를 위한 애초의 기획된 설문은 무책임한 야당의 후보에게 표를 주면 안 된 다 에 대한 동의정도였으나 실제 설문은 무책임하게 야당의 후보에게 표를 주면 안 된다 로 조사되었다. 본 데이터의 활용성에 대한 고민 끝에 지금 상태의 야당 후보에게 표를 주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 이라는 데 동의한다면 이는 곧 야당 후보의 태도와 행동에 대한 평가라고 할 수 있으므로 야당 후보의 무책임성으로 해석 가능하다고 보았다. 특히, 이 조사는 동일한 응답자들이 계속 유지되는 패널조사로서 오류 없는 동일한 문항이 이전의 조사에서도 사용되었기 때문에 과거의 경험상 질문의 취지를 응답자들이 제대로 이해했으 리라는 기대 역시 작용하였다. 15) 애초의 분석에서는 민주당에 대한 정당일체감과 문재인 후보에 대한 선호도를 같이 포함시 켰으나 그 경우에는 모델의 설명력이 현격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제외하였다. 최종 투표를 박근혜 후보에게 했는지의 여부가 중요한 종속변수였으므로 민주당과 문재인 을 변인으로 포함시키지 않더라도 큰 문제는 없다고 판단하였으며 특히 이 경우에 모델의 설명력이 매우 높은 수준을 보여 오히려 더 적절한 변인구성이라고 생각된다.

28 한국정당학회보 제12권 제2호 2013년(통권 24호) <표 12> 이항 로지스틱 분석: 박근혜 후보에의 투표결정 요인 분석 범주/구분 사회적 요인 회고적 평가 I 전망적 평가 회고적 평가 II 정서적 지지 변수 최종 투표 선택 (박근혜) 최종 투표 선택 (박근혜) B Exp(B) B Exp(B) 성별(남성) -0.344*.709 0.383 1.466 연령 0.045** 1.046-0.011 0.989 지역 - 영남 0.658** 1.930 0.017 1.017 지역 - 호남 -1.608** 0.200-1.292** 0.275 이념성향(보수) 0.618** 1.855 0.297** 1.346 이명박 정부 실정 심판 이명박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 지난 1년간 국가경제 평가 후보 간 국정운영 능력 평가 박근혜 후보의 국정운영 역량 평가 준비된 여성 대통령 슬로건 평가 -0.466** 0.628 0.231 1.260-0.129 0.879 1.297** 3.657 0.051* 1.052 0.780** 2.181 노무현 정부 실정 심판 0.828** 2.289 무책임한 야당 후보 0.612** 1.845 새누리당 정당일체감 (지지도) -0.009 0.991 박근혜 선호도 0.610** 1.840 상수 -5.317 0.005-9.828 0.000 통계모형 평가 Nagelkerke R2=0.446 Nagelkerke R2=0.819-2Loglikelihood=1106.152-2Loglikelihood=409.661 N=953 N=953 **p<.01, *p<.05 있으나 그간의 선거에서 지속적으로 그 영향력을 발휘해온 요소로서 존재해 왔다. 또한 정치인 개인들, 혹은 그들이 표출한 이미지에 대한 선호도 역시 유권자의

제18대 대통령선거와 회고적 투표 29 선택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정치 주체들에 대한 감성적 평가 측면에서 정당에 대한 정서적 지지라 할 수 있는 정당일체감과 정치 인 개인들에 대한 정서적 지지라 할 수 있는 정치인 개인 선호도를 같은 범주로 설정하고 포함시켰다. 그리고 기본적인 통제 변인으로서 성별, 연령, 지역, 이념성향 등의 인구 사회 적 요인들을 함께 포함하였으며 이와 같은 변수들을 바탕으로 박근혜 후보에의 투표 여부에 대해 이항 로지스틱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가 <표 12>에 정리되어 있다. 우선 인구 사회적 요인들만을 기준으로 이항 로지스틱 분석을 실시한 결과, 설정된 모든 변수들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나 종래의 투표연구에서 한국 유 권자의 행태에 미쳤던 주요 변수들의 영향력이 다시 확인되었다. 연령이 높아지 고, 이념성향이 보수이며 영남 거주자일수록 박근혜 후보에의 투표경향이 높아지 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호남 거주자이며 남성 유권자에서는 박근혜 후보에 대한 투표확률은 낮아졌다. 이 같은 인구 사회적 요인 외에 본 연구의 핵심적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 설정 된 회고적 평가와 전망적 평가와 관련된 변수들을 같이 포함하여 이항 로지스틱 분석을 실시한 결과, 매우 흥미롭고 의미있는 사실들이 발견되었다. 우선 해석이 필요한 부분은 인구 사회적 요인 중에서 지역-호남과 이념성향이 유의하게 나타 난 반면 성, 연령, 지역-영남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 다. 특히 연령의 경우, 종합분석의 결과로 관계의 방향이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 으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을뿐더러 계수 값도 매우 작은 규모이므로 큰 문제 는 안 될 것으로 판단된다. 결론적으로 인구 사회적 요인들만을 포함한 모델에서 는 모두 유의성이 확보되었으나 다른 변수들을 포함한 종합분석에서 연령과 영남 지역의 통계적 유의성이 사라진 것은 본 연구를 위해 핵심적으로 활용된 변수들과 의 복합적인 상호작용 속에서 그 영향과 의미가 감소되는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처럼 주요한 사회적 변인들을 모두 통제한 상태에서도 본 연구의 예상대로 박근혜 후보에 대한 전망적 평가와 개인적 선호도가 투표 결정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본 연구의 핵심적 주장이었던 노무현 정부에 대한 회고적

30 한국정당학회보 제12권 제2호 2013년(통권 24호) 평가가 박근혜 후보로의 투표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나 노무현 정부 재심판 의 주장이 상당수 유권자에게 수용된 것으로 분석된다. 16) 반면 이명박 정 부에 대한 회고적 평가는 그리 큰 역할을 하지 못했으며 새누리당에 대한 정당일 체감의 영향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게 나타나 지난 대선에서의 정당의 의미 가 크게 작용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좀 더 상세히 분석하면 우선 전반적인 부정적 평가의 기류에도 불구하고 이명 박 정부에 대한 회고적 평가가 박근혜 후보에의 투표를 막지는 못했음이 확인되었 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낮은 국정운영 지지도나 지난 1년간의 국가경제에 대한 낮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이는 박근혜 후보 선택에 큰 장애가 되지 못했다. 다만 이명박 정부의 실정 심판 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나 대선 전후의 강력했던 이명박 심판의 분위기 는 다소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 유권자들이 박근혜 후보에 대한 기대를 갖고 전망적 투표를 행했다는 것은 준 비된 여성 대통령 이라는 미래의 비전에 대한 공감뿐만 아니라 특히 지지여부를 떠나 국정운영 능력이 좋을 것 같다는 긍정적 평가가 큰 영향을 발휘한 것에서 알 수 있다. 박 후보의 국정운영 능력을 평가한 변인의 계수 값이 모든 변인들 중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이것이 한 단위 증가할 때마다 박근혜 후보로의 투표 결정이 3.65배 높아진다는 결과를 고려하면 그녀가 운영할 미래의 국가에 대한 전망과 기대감이 박 후보에 대한 선택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박근혜 후보의 핵심 슬로건이었던 준비된 여성 대통령 을 좋게 인식할수록 그녀 에게 투표할 확률이 2.18로 더 높아져 새로운 대통령으로서 박근혜 후보가 던졌던 메시지들이 미래지향적으로 받아들여졌음을 부인하기 힘들다. 박근혜 후보의 국 정운영 역량평가 역시 다른 변수들에 비해 상대적인 강도는 약하나 여전히 통계 적인 유의미성을 띠면서 전망적 평가의 범주에 속하는 변인들은 모두 의미 있는 작용을 했음을 보여준다. 16) 노무현 정부에 대한 회고적 평가의 작용 여부를 좀 더 다양하고 면밀히 살펴보기 위해 4점 척도 기준, 연속변수를 이항변수로 전환하여 동일한 종합 회귀분석을 추가로 실시하였 다. 이 경우에도 노무현 정부 실정 심판 변수는 통계적으로 유의하며(p<.01) 이 변수가 한 단위 증가할 때마다 박근혜 후보로의 투표확률이 2.970배 높아질 만큼 영향력이 큰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18대 대통령선거와 회고적 투표 31 정서적 지지의 범주에 포함된 변인들 중에서 새누리당과의 정당일체감은 투표 결정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 반면, 박근혜 개인에 대한 선호도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다. 이는 대선 결과를 분석한 여타의 연구들을 통해서도 드 러난 것처럼 박근혜 후보의 개인적 매력이 갖는 호소력이 컸다는 점이 다시 확인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박근혜 후보 개인에 대해 호의적으로 인식할수록 그녀에 투표할 확률이 1.84배 높아지는 결과를 고려할 때 지난 대선은 정당 간의 경쟁보 다는 인물과 그 인물의 상징성에 의한 경쟁구도가 더 중요했음을 나타낸다고 하 겠다. 통계적 분석의 결과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본 연구가 주장하고자 했던 회고 적 투표의 여부, 특히 이명박 정부가 아닌 노무현 정부에 대한 부정적 회고와 이 에 기반한 투표결정의 가능성 부분이다. 이 범주에 포함시킨 두 가지 변인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계수 값이나 단위 변동당 투표변화 확률 을 보더라도 노무현 정부에 대한 회고가 매우 큰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노무현 정부의 실정을 다시 심판해야 한다고 생각할수록 박근혜 후보로 투표할 확률이 2.29배나 높아졌는데 이는 박근혜 후보의 국정운영 능력에 대한 전망적 평가 다음으로 큰 영향력을 발휘한 변인이다. 또한 야당과 야당후보가 무책임하다 고 느끼는 비판적 태도가 강할수록 박근혜 후보로의 투표확률이 2배 가까이 높아 지는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본다면 <표 12>에서 나타난 중요한 결과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부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회고적 투표는 약하게 일어난 반면, 박근혜 후보에 대한 기대에 기반한 전망적 투표와 노무현 정부에 대한 재( 再 )회고 가 크게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심판의 분위기가 강하게 존재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후보 측은 적절한 연계 차단전략과 미래 중심의 선거전략 및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자신에게 불리할 수도 있었던 상황을 잘 타개해 나갔던 것이다. 반면 5년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제기된 노무현 정부에 대한 심판 의 주장이 의미 있게 소구되었고 또한 이와 관련하여 야당과 야당 후보 가 무책임하다는 시각마저도 영향을 끼친 것은 문재인 후보와 야당이 전략적으로 그와 같은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결과였다고 보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32 한국정당학회보 제12권 제2호 2013년(통권 24호) VII. 결론 및 시사점 다수의 유권자 사이에서 이명박 정부에 대한 매우 비판적 태도가 강하게 형성 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8대 대통령선거에서 같은 당의 박근혜 후보가 의외의 낙승을 거두었다. 이는 이명박 정부 심판 이라는 회고적 투표가 결정적인 역할은 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작년 4월의 19대 국회의원 총선거의 경우에도 이명박 정부에 대한 반감이 강하게 형성되어 있었음에도 이 같은 회고적 투표가 이루어지지 않고 결국 박근혜 후보가 이끈 새누리당이 과반을 차지하는 결과를 낳았었다. 그 이유로 국회의원 선거 그 자체보다는 곧이어 연말에 치러질 대선을 고려한 유권자들의 전략적 판단이었다는 분석이 제시되었다(강원택 2012). 그렇 다면 대통령선거에서는 왜 이명박 정부에 대한 회고적 투표가 이루어지지 못했 을까? 앞의 논의에서처럼 우선 박근혜 후보의 안정적인 국정운영 능력에 대한 예상과 첫 번째 여성 대통령으로서 새로운 시대를 잘 열어나갈 것 같다는 기대가 더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었다. 즉, 미래의 기대에 기반한 전망적 투표가 이루어진 것이 박근혜 후보의 낙승의 주된 원인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아마도 경쟁 후보에 비해서 상대적으로는 더 정책 중심으로 내용을 갖고 유권자들에게 다가가려 했다 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민생에 더 신경쓰는 후보라는 점이 호소력 있게 수용되었 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회고적 투표도 실질적인 영향을 끼쳤다고도 결론지을 수 있는데, 그것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회고보다는 그 전임이었던 노무현 정부에 대한 회고였 다. 참여정부의 실정에 대한 심판으로 문재인 후보 거부 태도가 절대적인 수준에 서는 압도적으로 높지 않았고, 오히려 이명박 정부 심판 주장에 비해서도 낮았지 만 후자는 시간이 갈수록 사라져간 반면, 전자는 끝까지 살아남아 결국 최종 선택 에 영향을 미쳤던 것이다. 5년 전의 대통령선거에서 이미 크게 심판을 받았기 때 문에 왜 노무현 정부는 두 번 심판을 받아야 하느냐는 민주당의 불만이 이해되지 않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인기 없는 이명박 정부의 약점을 활용하려는 야권의 전략에 맞선 박근혜 후보 측의 전략적 대응의 결과라는 것도 상식적으로 알만하 다. 그러나 어쨌든 노무현 정부 재심판 의 주장이 일정 부분 수용되었다는 것은

제18대 대통령선거와 회고적 투표 33 그만큼 일반 유권자 사이에서는 그와 같은 인식이 형성되어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따라서 박근혜 후보 측이나 일반 유권자들의 인식을 탓하기 전에 그와 같은 주장의 단초를 제공하지는 않았는지 냉철히 되돌아보고 이를 방지하려는 노력이 야권 후보에게는 필요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보기에는 과거에 대한 믿을만한 성찰의 노력이 부족했고 결과적으로 야권의 후보가 과거의 오류에 대해 서 반성하지 않는 무책임한 인물이라는 이미지가 조금씩 형성되어 갔던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후보 단 한 사람에 대한 평가라기보다는 후보와 함께 당시 대선을 이끌고 있던 핵심세력들을 두루 관찰하면서 내린 평가였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유권자의 투표행동과 선택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회고적 평가에 있어서 그 평가의 대상이 현직의 대통령과 정부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의 정부에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 본 연구의 중요 한 발견사항이었다. 지난 18대 대통령선거에서 이와 같은 회고현상이 일어나게 된 중요한 이유는 문재인 후보와 그 핵심 세력이 노무현 정부의 핵심과 다르지 않고 새로운 변화가 없다는 국민들의 인식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선거 국 면에 있어서 이전 정부의 색채나 특성을 확실하게 털어내고 새롭게 탈바꿈한 모습 으로 변화하지 않는다면 단순히 현직의 대통령이나 현 정부뿐만 아니라 시간이 한참 지난 그 이전의 정부도 회고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 본 연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현실적 시사점이다.

34 한국정당학회보 제12권 제2호 2013년(통권 24호) 참 고 문 헌 강원택. 2008. 2007년 대통령선거와 이슈: 회고적 평가 혹은 전망적 기대? 의정연구 제25호, 31-59.. 2012. 왜 회고적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을까: 2012년 국회의원선거 분석. 한국 정치학회보 제46집 4호, 129-147. 박경산. 1993. 제14대 대통령선거에 나타난 경제적 투표. 한국정치학회보 제27집 1호, 185-208. 엄기홍. 2009. 합리적 선택 이론과 투표행태: 경제학적 관점. 전용주 외. 투표행태의 이해. 서울: 한울아카데미. 이갑윤. 2011. 한국인이 투표 행태. 서울: 후마니타스. 이내영 정한울. 2007. 이슈와 한국 정당지지의 변동. 한국정치학회보 제41집 1호, 31-55. 이현우. 1998. 한국에서의 경제투표. 이남영 (편). 한국의 선거 II: 제15대 대통령선거를 중심으로. 서울: 푸른길. 최준영. 2009. 선거 이슈와 투표행태. 전용주 외. 투표행태의 이해. 서울: 한울아카데미. 황아란. 2000. 경제투표에 대한 정치심리학적 접근: 제15대 대선을 중심으로. 한국정치 학회보 제34집 2호, 193-212. Downs, Anthony. 1957. An Economic Theory of Democracy. New York: Harper and Law. Enelow, James M. and Melvin J. Hinch. 1984. The Spatial Theory of Voting.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Erikson, Robert. S. 1989. Economic Conditions and the Presidential Vote. American Political Science Review, Vol.83, No.2, 567-573. Feldman, Stanley. 1982. Economic Self-interest and Political Behavior. American Journal of Political Science, Vol.26, No.3, 446-466. Fiorina, Morris P. 1981. Retrospective Voting in American National Elections. New Haven: Yale University Press Key, Jr. V. O. 1966. The Responsible Electorate: Rationality in Presidential Vo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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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한국정당학회보 제12권 제2호 2013년(통권 24호) ABSTRACT The 18th Presidential Election and Retrospective Voting: Why Did Negative Retrospective Evaluation on the Ruling Government Did Not Make a Significant Impact on the Outcome of the 18th Presidential Election? Nae-Young Lee Korea University Chong-Ki An Korea University This paper aims to analyze reasons why negative retrospective evaluation on the ruling government did not have a significant impact on electoral outcome of the 18th Presidential election. The victory of the ruling party candidate Park Geun-hye, despite low approval rating of ruling Lee Myung-bak government, indicates that retrospective evaluation on the performance of ruling government has a unexplicit impact on voting choice of electorate. In explaining the electoral outcome, this paper suggests and tests the two hypotheses by empirical analysis of the 2012 KEPS data. The first hypothesis is that prospective voting based on positive evaluation of the governing capability of Park Geun-hye vis-a-vis opposition candidate Moon Jae-in contributed to the victory of Park Geun-hye. The second hypothesis is that negative retrospective evaluation of Roh Moo-hyun government affected the election of Park Geun-hye, since opposition candidate Moon Jae-in was considered as a key member of the Roh government. The main empirical findings of this paper are as follows. First, the electorate s positive evaluation on Park Geun-hye s leadership and governing capability affected significantly their voting choice of Park Geun-hye vis-a-vis opposition candidate Moon Jae-in. In addition, negative retrospective evaluation of Roh Moo-hyun government also contributed to the victory of Park Geun-hye. KeyWords Retrospective Evaluation, Prospective Evaluation, The 18th Presidential Election, Park Geun-hye, Moon Jae-in, Roh Moo-hyun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TV토론회 분석 37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TV토론회 분석: 제도, 현실, 효과* 한정택 연세대학교 이재묵 연세대학교 조진만 덕성여자대학교 논문요약 본 연구는 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TV토론회의 제도, 현실, 효과를 설문조사 데이터를 토대 로 경험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본 연구의 결과, 공공문제 및 대통령선거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 는 데 있어 TV토론회의 영향력은 다른 매체와 비교하여 여전히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TV토론회를 통하여 유권자들은 선거관심도가 고양되었고, 지인들과 선거 관련 대화도 많이 나누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시청자들이 TV토론회를 더 자주 접할수록 후보자의 자질, 공약, 국정 수행능력을 비교하는 데 더 많은 도움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TV토론회에 큰 관심을 갖고 그것을 더 자주 접한 사람일수록 새롭게 알게 된 선거이슈가 더 많아지고, 정치지식 수준도 고양되며, TV토론회 이후에 추가적 선거정보에 대한 흥미 유발도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제어 한국, 선거, 18대 대선, TV토론회, 선거관심도, 정치지식 * 본 논문은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의 지원하에 한국정당학회가 수행한 18대 대통 령선거 후보자 TV토론회 효과 분석 연구용역 보고서의 주요 내용들을 발췌 보완한 것이다. 또한 본 논문의 일부는 한국언론학회와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공동으 로 개최한 대선 후보 토론회 평가 심포지엄 에서 발표된 바 있다.

38 한국정당학회보 제12권 제2호 2013년(통권 24호) I. 서론 오늘날 매스미디어가 정치에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크다(Alger 1989; Gans 2003; Gunther and Mughan 2000; Meyer 2010). 특히 선거에서 후보자 TV토론 회(이하 TV토론회)는 선거 과정과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간주되 고 있다(Abramowitz 1978; Benoit and Hansen 2004; Jamieson and Bridsell 1980; Kraus 1988; Miller and MacKuen 1979). 한국에서도 TV토론회는 그 제도가 도입된 이후 후보자의 능력과 자질을 검증 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데 있어 매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한 조사연 구(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2013)에 따르면 지난 18대 대통령선거(이하 대선)에 서도 유권자의 91.8%가 TV토론회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하였고, 96.7%가 TV토론 회를 시청한 적이 있다고 응답하였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선거운동 기간 중 지지 후보를 선택하기 위한 정보를 어느 매체를 통하여 얻었는가를 조사한 결과, 정보 화 시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TV가 주 정보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1)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 이번 18대 대선 과정에서 TV토론회는 국민에게 보다 공 정하고 수준 높은 정보를 제공하였으며, 이런 정보들은 유권자가 후보를 선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18대 대선 TV토론회는 그 방식과 횟수 등과 관련하여 기존에 진행되었던 TV토론회와 상당한 차별성을 보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이 문제와 관련하여 격변하는 정치적 상황에 대처하기에 는 향후 TV토론회가 많은 점들에 있어서 보완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지적되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18대 대선 TV토론회에 대한 인식과 효과 등을 면밀하게 고찰하고, 이를 토대로 적실성 있는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작업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에 본 연구는 과학적인 방법으로 18대 대선 TV토론회의 제도, 현실, 효과를 설문조사 데이터를 토대로 경험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 이와 같은 작 업들을 수행하고 있는 이유는 TV토론회의 제도적 설정에 대한 인식, 실제로 진행 1) 구체적으로 이 설문에 대하여 응답자들의 48.0%는 TV, 37.5%는 인터넷, 그리고 9.9%는 신문을 꼽았다.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TV토론회 분석 39 되는 과정에 대한 인식, 그리고 그 효과에 대한 인식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TV 토론회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와 적실성 있는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데 유용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본 연구는 사전-사후에 걸친 패널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TV토론회의 직접적 효과들을 보다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이 것은 지금까지 TV토론회의 정치적 영향을 분석한 기존 연구들의 대부분이 단편적 사후조사 자료에 의존하여 진행되어왔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즉 사전- 사후 비교 자료를 활용하고 있는 본 연구의 결과는 기존 연구와 비교하여 중요한 차별성을 가질 수 있고, TV토론회의 효과에 대한 보다 면밀한 경험적 근거들을 제시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이 외에도 본 연구는 정치학적인 관점에서 TV 토론회의 문제를 접근하고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것은 한국의 선거에서 TV 토론회의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연구한 기존 연구들의 대부분이 언론정보학(신문 방송학)자들에 의하여 주도되어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본 연구는 향후 정치학적 인 관점에서 TV토론회의 문제를 다룰 후속 연구들에 많은 논의점들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II. TV토론회 효과에 대한 기존 연구 검토 양질의 정보를 바탕으로 한 유권자의 정치 참여는 민주주의의 질적 수준을 높 일 수 있는 요인이 된다. 그러나 정치행태를 연구한 학자들은 오랫동안 유권자의 정치지식 수준이 상당히 낮다는 사실에 주목해왔다(Converse 1964; Delli Carpini and Keeter 1996).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새로운 정보 제공 매체로서 TV토론회의 등장과 활성화는 유권자의 정보환경 측면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는 것 이 사실이다. 더욱이 정보환경의 개선은 합리적 유권자들이 투표 결정을 함에 있 어 요구되는 정치지식 습득의 비용을 낮추어준다는 점에서 투표율 제고의 효과를 이끌 수 있다(Matsusaka 1995; Riker and Ordeshook 1968; Larcinese 2007; Lassen 2005). 그러나 문제는 과연 TV토론회의 커뮤니케이션적 효과가 이러한 정치적 선순환의 구조를 따르고 있는 것인가 하는 점에 있다. 1997년 15대 대선에서 TV토론회가 등장한 이래 TV토론회의 커뮤니케이션 효

40 한국정당학회보 제12권 제2호 2013년(통권 24호) 과에 대한 논의가 다양하게 진행되어왔다. 구체적으로 한국에서 TV토론회가 유권 자의 정치적 태도와 행태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한 연구는 크게 후보에 대한 선거 정보의 획득, 유권자 태도 변화(강화)와 후보 선택, 후보에 대한 특정 이미지 형성 과 변화, 그리고 정치참여 증진의 네 가지 차원에서 전개되어왔다(송종길 박상호 2009; 이준웅 2003). 그러나 TV토론회 시청이 유권자의 정치지식 습득에 미치는 효과에 관한 기존 연구들은 일관되지 않은 결과들을 제시해주고 있다. 구체적으로 한편에서는 유권 자들이 TV토론회 시청을 통하여 다양하고 새로운 선거정보들을 제공받게 됨으로 써 정치지식 수준을 높아진다고 주장한다(이강형 2003; 이준웅 1999).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인구사회학적 변수들과 다른 정보매체의 효과들을 통제하였을 때 정 치정보 전달매체로서 TV토론회의 효과는 지극히 제한적이라는 입장을 보인다(양 승찬 1999). 이와 같은 상반된 연구결과는 상이한 연구 디자인이나 방법론 등으로부터 기인 하는 문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새로운 정보환경에 노출된 유권자들의 다양한 개인적 특성이나 배경에 기인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다수의 기존 연구 들은 TV토론회의 영향력은 클 수 있지만 유권자의 개인적 특성, 정당 지지 성향, 사전 정치지식 수준, 정치관심도, 매체 의존도 등에 따라 차별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양승찬 1999; 2003; 이강형 2004; 이준웅 1999; 2003). 유권자의 개인적 특성과 배경에 의하여 TV토론회의 시청 효과가 달라질 수 있 다는 점은 TV토론회의 역사가 오래된 미국의 경우에도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 (Kraus 1998). 뿐만 아니라 미국 예비선거와 본선거 기간의 TV토론회 시청이 유 권자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경험적으로 분석한 연구(Benoit et al. 2002) 에 의하면 TV토론회 시청은 유권자들의 정책 이슈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 수준을 고양시키고, 후보자 이미지에 대한 유권자 선호의 변화와 궁극적으로 투표 결정에 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도 TV토론회가 유권자에 미치는 영향력은 그 크기와 수준이 사례별로 다양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TV토론회 시청의 정보 효과와 더불어 정치참여 측면에서도 국내외적으로 많은 연구가 존재해왔다. 그 이유는 앞서 언급하였던 정보비용의 감소뿐만 아니라 TV 토론회 개최는 유권자들의 전반적 선거관심도를 증진시켜서 그들의 투표 참여 의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TV토론회 분석 41 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구교태 김관규 이준웅 2007). 양승찬(1999) 은 15대 대선 TV토론회 자료 분석을 통하여 인구통계적 변수들과 다른 연관 변수 들을 통제한 이후에도 TV토론회 시청이 유권자의 투표참여 의사에 여전히 유효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또한 양승찬(1999)은 개인적 차원에서 TV토론 회의 이용은 비단 TV토론회를 시청하는 것에 그치기보다는 후속 커뮤니케이션 행위를 함께 고려하여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전개하였다. 이와 같은 연구는 후속 커뮤니케이션 행위들이 결국 유권자들의 높은 선거관심도와 이어져 투표율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 밖에 미국의 사례를 바탕 으로 한 다수의 문헌들은 TV토론회가 유권자들에게 후보자에 대한 다양하고 새로 운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좀 더 적극적인 정치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연구결과 들을 제시한 바 있다(Benoit and Hansen 2004; Best and Hubbard 1999; Krau 1988). 지금까지 소개한 TV토론회의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자들은 TV토론회의 유권자에 대한 영향력을 지극히 제한적인 것으로 보고 있 다. 2) 이것은 주로 유권자의 태도 변화와 관련이 있다. TV토론회 시청이 유권자에 게 새로운 선거정보를 제공하여 정치지식의 습득을 돕고, 유권자의 선거관심도를 높여 투표율을 증진시킬 수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점에도 불구하고 TV토론회가 유권자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은 측면이 존재한다. 오 히려 다수의 연구들은 TV토론회 시청이 유권자의 기존 정치적 선호에 변화를 불 러오기보다는 그 태도를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지적한다(양승찬 1999; 이준웅 1999; 정성호 2006; Benoit and Hansen 2004). 나은영(2002)에 따 르면 유권자는 그들의 기존 선호에 따라 TV토론회에 대한 집중도가 달라진다고 주장하였다. 이것은 유권자들이 선택적 노출(selective exposure)의 경향을 보임 으로써 TV토론회가 유권자의 선호를 변화시키기보다는 기존 태도를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것을 의미한다. 2)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한국에서 TV토론회의 정치적 효과를 분석한 대부분의 기존 연구들 은 신문방송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에 의하여 주도되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교적 최근에 정치학자들에 의하여 대선에서의 매스미디어와 TV토론회의 영향력을 경험적으로 분석한 연구로는 (조성대 홍재우 2007)이 있다.

42 한국정당학회보 제12권 제2호 2013년(통권 24호)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기존 연구들은 TV토론회가 선거과정에서 정치지식 학 습, 정치참여 증진, 후보자 태도 변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유권자의 행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다만 TV토론회의 커뮤니케이션적 효과는 유권자의 다양한 개인적 특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TV토론회의 정확한 효과 분석을 위해서는 유권자의 인구사회학적 배경 뿐만 아니라 그들의 토론회에 대한 노출도(exposure)와 집중도(attention) 등에 대한 적절한 통제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III. 연구의 내용과 방법 본 연구는 <그림 1>과 같이 TV토론회의 제도, 현실, 효과의 세 가지 차원에서 유권자들이 어떠한 인식을 갖고 있는가를 평가하는 것을 중심으로 연구내용을 구 성하고 있다. 먼저 본 연구는 제도적인 차원에서는 TV토론회의 방식과 횟수, 그리 고 이 제도의 필요성 등에 대한 유권자들의 인식을 우선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 이유는 TV토론회 제도 자체에 대한 유권자들의 인식과 요구들을 파악할 때 보다 적실성 있는 제도적 개선책을 마련하는 것이 가능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본 연구는 TV토론회의 현실에 대한 유권자들의 인식을 인지도, 관심 도, 청취도, 신뢰도, 공정성, 흥미성 등의 관점에서 파악하고 있다. TV토론회가 <그림 1> TV토론회 분석 주요 연구내용 구성 제도 현실 효과 토론 횟수 토론 방식 TV토론회 관심도 TV토론회 청취도 TV토론회 공정성 TV토론회 흥미성 TV토론회 유익성 정치지식 효과 선거관심 효과 정치효능감 효과 정책 인지 효과 후보자 인지 효과 투표 참여 효과 투표 결정 효과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TV토론회 분석 43 잘 진행되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이 TV토론회에 대하여 인지하고 있고, 많은 관심 을 갖고 청취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또한 TV토론회의 공정성을 의심하지 않고, 후보자의 정책과 자질에 대한 정보들을 제공하는 데 유용하다고 인식되어야 하며, 무미건조하지 않고 흥미도 이끌 수 있는 구성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 한 요건들이 제대로 구비된 상태에서 TV토론회가 진행될 경우 유권자들은 TV토 론회에 대한 높은 신뢰를 보여줄 수 있다. 그러므로 현실적인 차원에서 유권자들 이 이러한 기준들에 대하여 TV토론회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를 살펴보는 작업 은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판단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TV토론회의 효과를 정치지식, 선거관심, 정치효능감, 정 책 인지, 후보자 인지, 투표 참여와 결정 등에 초점을 맞추어 파악하고 있다. 그리 고 이를 토대로 전반적인 차원에서 유권자들은 TV토론회의 효과에 대하여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의 문제도 살펴보고 있다. 이와 같은 연구는 TV토론회가 유권자 들에게 후보자와 정책 등에 대한 정보 제공과 관심 유도 등을 이끌고 있으며, 이 러한 긍정적인 효과들로 인하여 선거 참여와 후보자 선택 등에 영향을 미치는가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또한 전반적인 차원에 서 TV토론회의 효과를 긍정적 혹은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유권자들의 경우 어떠한 측면에 대한 만족 혹은 불만으로 인하여 이와 같은 평가를 하고 있는가를 파악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유용한 측면이 존재한다. 연구방법과 관련하여 본 연구는 18대 대선 TV토론회 이전의 사전조사(1,541명) 와 이후의 사후조사(1,002명)를 두 번 진행하였다. 구체적으로 설문조사는 연구진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R&R)와의 수차례 상의를 거쳐 사전조사는 2012 년 11월 30일부터 12월 4일까지 5일 동안, 그리고 사후조사는 2012년 12월 21일부 터 25일까지 5일 동안 진행되었다. 표본은 전국 성인남녀 유권자를 대상으로 지역, 성, 연령대에 따른 인구 비례 할당으로 추출하였으며, 두 차례의 설문조사는 기본 적으로 패널조사를 기반으로 이루어졌다. 패널유지율은 65.0%였으며, 두 차례 조 사 모두 컴퓨터 지원 전화조사방식(Computer Aided Telephone Interview)으로 진행되었다. 본 연구는 TV토론회의 효과를 빈도분석, 교차분석, 상관관계 분석, 회귀분석의 다양한 경험적 분석을 수행하여 파악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이들 분석 간에 일정한

44 한국정당학회보 제12권 제2호 2013년(통권 24호) 장단점이 존재하는 상황 속에서 양자를 모두 활용하는 것이 보다 엄밀한 경험적 검증을 가능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즉 기술통계와 양변수 차원의 분석은 변수들 간의 관계를 보다 직접적이고 풍부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하지만 이들 분석의 경우 모집단에 대한 과학적 추정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다양한 변수 들을 통제한 상황에서 각각의 변수들이 종속변수에 미치는 독립적인 영향력을 파 악하기 어렵다는 단점을 갖기 때문에 회귀분석 3) 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IV. 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TV토론회 제도와 현실 TV토론회 제도와 관련하여 다양한 쟁점들이 부각될 수 있지만 가장 큰 쟁점은 과연 몇 차례의 TV토론회를 진행해야 하는 것인지, 그리고 어떠한 방식으로 진행 할 것인지의 문제이다. 먼저 TV토론회 횟수 문제와 관련하여 현행 공직선거법 제82조의 2 제1항에 따르면 대선의 경우 후보자 중에서 1인 또는 수인을 초청하 여 3회 이상의 대담 토론회를 개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18대 대선의 경우 초청대상 4) 이 되는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세 차례, 그리고 비초청대상 후보자 들을 대상으로 한 차례의 TV토론회를 개최하였다. 조사 결과, TV토론회 횟수 문제와 관련하여 현 총 4회의 TV토론회가 충분하 다 고 응답한 유권자 비율이 63.3%로 부족하다 고 응답한 비율 30.0%의 두 배 이상을 기록하였다. 그리고 현 4회의 TV토론회가 부족하다고 응답한 유권자들의 3) 본 연구는 TV토론회의 효과를 다차원의 선택지로 파악하고 있는 설문들의 특성을 최대한 보존하기 위하여 순서 로짓(ordered logit) 회귀분석을 수행하고 있다. 4) 대선의 경우 TV토론회 초청대상 후보자는 공직선거법상 다음의 세 가지 기준들 중 하나를 충족시켜야 한다. 첫째, 국회에 5인 이상의 소속 의원을 가진 정당이 추천한 후보자여야 한 다. 둘째, 직전 대선, 비례대표 총선, 비례대표 시 도의원선거 또는 비례대표 자치구 시 군의원선거에서 전국 유효 투표총수의 100분의 3 이상을 득표한 정당이 추천한 후보자여야 한다. 셋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언론기관이 선거기간 개시일 전 30일부터 선거기간 개시일 전일까지의 사이에 실시하여 공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평균한 지 지율이 100분의 5 이상인 후보자여야 한다. 18대 대선의 경우 이러한 세 가지 조건들 중 한 가지 이상을 만족시킨 후보자는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후보, 그리고 통합진보당의 이정희 후보였다.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TV토론회 분석 45 다수는 5회(29.6%) 또는 6회(28.8%) 정도 TV토론회를 갖도록 하는 것이 적정하 다고 평가하였다. 뿐만 아니라 유권자들의 과반수 이상(56.2%)은 현행 단 한 차례 제공되고 있는 비초청대상(군소정당) 후보들에 대한 후보자 TV토론회가 충분하다 는 입장을 보였다. TV토론회의 횟수 문제와 관련하여 진보적 유권자, 그리고 민주통합당과 문재인 후보자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좀 더 많은 TV토론회를 진행시킬 필요가 있다는 요 구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특징을 보였다. 5) 이것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TV토 론회에서 다소 약한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와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 양자 대 결의 후보자 TV토론회가 좀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문재인 후보 지지자들의 요구 등이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18대 대선의 경우 중앙선 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법정 토론회 외에는 특별한 토론회가 성사되지 못 하였다는 점도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6) 다만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 이와 같은 조사결과는 유권자들이 TV토론회의 중 요성을 인식하고, 대통령 후보자들의 능력과 자질에 대한 정보를 취득하는 데 유 용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지나치게 많은 TV토론회의 개최에 대해서는 크게 동의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언론사나 시민단체 등이 주관하는 적절한 수준의 대안적 토론회가 이루어질 경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공식적 인 차원에서 진행하는 TV토론회의 횟수는 현행으로 유지되더라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사료된다. 그리고 TV토론회의 횟수를 늘리고자 할 경우 초청대상 후보를 대상으로 한 차례 정도 우선적으로 늘리는 것이 여러 가지 정황들을 고려할 때 바람직한 선택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 또한 같은 맥락에서 비초청대상 후보를 위한 TV토론회의 경우 우선적으로 횟수를 증가하는 것보다는 현행 밤 11시부터 5) 구체적으로 보수적 유권자의 70.3%, 새누리당 지지자의 72.0%, 박근혜 후보 지지자의 70.5%가 4회의 TV토론회가 충분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진보적 유권자의 57.4%, 민주 통합당 지지자의 58.1%, 문재인 후보 지지자의 55.1%가 4회의 TV토론회가 충분하다는 입 장을 보였다. 6) 1997년에 실시된 15대 대선의 경우 54회의 TV토론회가 개최되었고, 여타 신문사나 사회단 체들이 주관한 후보자 토론회를 포함하면 100회가 넘는 후보자 토론회가 실시되었다. 또한 2002년 16대 대선에서는 83차례, 그리고 2007년 17대 대선에서는 48차례의 후보자 토론회 가 실시되었다(한겨레신문 2012/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