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ANALYSIS 특집호 신규사업자 등장과 미디어시장의 변화 종합편성채널 도입과 콘텐츠 시장 정인숙 / 경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1) 1. 종편 도입의 방송사( 放 送 史 )적 의미 방송사적으로 볼 때 국내 콘텐츠 시장의 변화는 크게 3기로 나눠볼 수 있다. 제1기는 지상파 5개 채널만이 존재하던 독과점 채널기 로, 케이블TV가 등장하기 전인 1994년까지의 상황이다. 콘텐츠의 제작 과 스크린을 지상파 단일 사업자에게만 의존하였던 때로서 현재 상 황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단순한 시장구조였다고 할 수 있다. 제2기는 방송채널 초기 경쟁기 로, 1995년 케이블TV의 등장으로 인해 지상파와 케이블의 경쟁, 무료채널과 유료채널의 경쟁, 종합편 성채널과 전문채널의 경쟁 등 다양한 측면의 경쟁 상황이 한꺼번에 촉발된 시기이다. 케이블TV의 도입과 함께 27개의 방송채널사용사 1) chung94@paran.com 5
Issue 업자(이하 PP)가 생기면서 당시까지 지상파 중심의 독과점 콘텐츠 시장에 경쟁구도가 형성되었으며, 적어도 외형적으로는 시청자의 채널선택의 다양성이 크게 증진되었다 고 할 수 있다. 이후 PP 숫자는 계속적으로 증가하여 2010년 9월 현재 방송통신위원 회에 등록된 PP만 244개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1990년 말에 비해 엄청나게 늘어난 PP 숫자에도 불구하고 과거 17년간 실 질적으로 PP들의 채널 경쟁력은 확보되지 못하였으며, 콘텐츠의 다양성 역시 증대하 지 못하였다. 2010년에 Mnet이 선보인 슈퍼스타K2(2010년 7월 23일~2010년 10월 22일 방송종료)가 시청률 14.5%(TNmS 시청률조사자료)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 고 이를 모방한 지상파의 프로그램이 등장할 정도로 성과가 나타나긴 했지만, 시청률 상위 채널들은 여전히 지상파와 지상파 계열 PP가 자리 잡고 있으며, 광고시장 역시 지상파와 지상파 계열 PP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상파 콘텐츠의 지속적인 지배력은 결국 수백 개의 PP 채널이 존재하지만 일부 PP 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PP들이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제작 및 생산해내는 제작PP 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외국의 값싼 프로그램을 수입해서 유통시키는 이른바 유통 PP 에 머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장르의 PP들이 생겨서 내용다양성이 이루어 지면 시청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수용다양성도 증가할 것이라는 다양성 이론의 낙관론은 적어도 국내 콘텐츠 시장에서는 검증되지 못한 셈이다. 이제 방송콘텐츠 시장은 제3기를 맞고 있다. 제3기는 종합편성PP(이하 종편PP 또는 종편사업자)의 등장에 따른 실질적 채널 경쟁기 이다. 오랫동안의 논란을 거친 끝에 2010년 12월 31일 종편PP를 4개 선정하는 심사결과가 발표되었으며, 올해 3월 사업 승인이 이루어질 예정이고 각 사업자들은 9월 이후 개국을 앞두고 있다. 종편사업자 의 대거 등장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국내 방송시장에 적지 않은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으며, 특히 방송콘텐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메 이저 신문사들이 대주주로 참여하는데다가 종편은 지금까지의 일반 전문 PP와는 달 리 뉴스와 자체제작물을 대량 편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콘텐츠 시 장에서 시장지배력을 가지고 있는 지상파 채널 4개와 신규 종편 채널 4개가 시청자와 광고주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리얼 경쟁 시대가 온 것이다. 6 DMT January 2011
종합편성채널 도입과 콘텐츠 시장 Issue 종편 도입의 최종 목표는 글로벌 미디어기업의 육성이라고 정부는 여러 차례 강조 한 바 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2011년 1월 17일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 데 열린 방송통신인 신년하례회 행사에 참석해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채널의 성공적 인 서비스 개시로 미디어 빅뱅을 주도, 글로벌 미디어 그룹을 향한 큰 걸음을 내디딜 것 이라고 재차 밝혔다. 2) 그러나 글로벌로 가기 이전에 종편채널이 국내 방송 시장에서 어떻게 자리 잡을 것 인가 현재로서는 더 큰 문제이다. 신규 종편채널의 대거 등장이 기존 콘텐츠 시장에 미칠 영향은 무엇이며, 향후 전망은 어떠한지 살펴보고자 한다. 2. 방송콘텐츠시장에 미치는 영향 1) 콘텐츠 시장 규모의 확대 우선 자본규모가 있는 PP의 등장으로 인해 전체 콘텐츠 시장의 규모가 확대될 것으 로 보인다. 2009년 말 현재 방송사업의 매출액은 8조 9천억 원이며 이중 지상파가 32,564억 원(36.4%), 방송채널사용사업자가 33,004억 원(36.9%)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표 1>에서 보는 것과 같이 4개 종편사업자의 납입자본금이 1조5천억 원에 표 1 4개 종편사업자의 납입자본금 및 주주구성 법인명(채널명) 제이티비씨(jTBC) 씨에스티브이(CSTV) 채널에이(채널A) 매일경제(MBS) 총 계 납입자본금 4,220억 원 3,100억 원 4,026억 원 3,950억 원 1조5,296억 원 2) views&news(2011. 1. 17). 최시중 종편 성공시켜 글로벌 미디어그룹 만들 것. 7
Issue 이르고 있기 때문에 PP시장의 전체 자산 규모가 그만큼 커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PP시장에 대한 이와 같은 자본투자는 장기적으로 PP시장의 매출액 확대와 그에 따른 방송사업의 매출 규모를 확대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매출액 증대 효과를 가져올 것인가? 종편 도입의 정책 목표 는 글로벌 미디어기업 육성이라고 정부는 강조하고 있지만, 이는 내수 시장에서의 단 계별 성장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1차적으로는 종편과 유사 한 자본규모를 가지고 종합편성 서비스를 하고 있는 지역민방의 수준으로 매출이 이 루어질 것으로 보이며, 다음 단계로 SBS 수준까지 도달한다면 성공적인 안착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림 1]에서 보면 최소 지역민방 KNN과 SBS가 비교대상이 될 수 있는 데, KNN 기준으로 한다면 4개 종편의 광고매출이 연 1,200억 원, SBS 기준으로 본다 면 4개 종편이 연 1조6,560억 원을 예상해볼 수 있다. 그림 1 지상파의 매출액 비교 한편 광고매출액을 시청률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시청률을 어느 정도 올릴 수 있는 가에 따라 달라진다. 지상파 방송3사 2009년 총 광고매출액은 약 1조 3,840억 원(1사 평균 약 4,610억 원)이며, 지상파 방송3사의 2009년 총 평균 시청률은 약 21%(1사 평균 약 7%)이다. 즉 1개 방송사가 시청률 7%당 4,610억 원의 광고매출을 올린다고 8 DMT January 2011
종합편성채널 도입과 콘텐츠 시장 Issue 가정할 수 있으며, 시청률 1%당 광고매출액은 약 660억 원으로 계산된다. 따라서 4개 종편이 각각 1%의 시청률을 올린다면 5,280억 원의 광고매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종합적으로 보면 <표 2>에서 보는 것과 같이 종편 4개 채널은 최소 1,840억 원에서 최대 1조 6,560억 원의 광고매출을 기대해볼 수 있다. 아마도 순차적인 매출 확대가 이루어지리라고 본다. 표 2 종편의 광고매출액 추정치 구분 1개 사업자 당 종편 4개 사업자 KNN 기준 460억 원 1,840억 원 시청률 1% 기준 660억 원 2,640억 원 시청률 2% 기준 1,320억 원 5,280억 원 시청률 3% 기준 1,980억 원 7,920억 원 SBS 기준 5,560 1조6,560억 원 문제는 이러한 시장규모가 새롭게 창출될 것인가 아니면 기존 매체의 매출 잠식을 가져올 것인가이다. 2011년 광고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긍정적 전망과 부정적 전망이 교차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0.6~0.7%에 불과했던 GDP 대비 광고시장이 1~1.5% 수준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CS증권, 2011. 1. 4)이나 2010년 8조5천억 방송시장 을 2015년 13조 8천억 시장으로 확대한다는 방통위의 계획은 상당히 낙관적이다. 반 면 KT경제경영연구소(2011) 3) 에서는 올해 방송시장이 오히려 축소될 것으로 전망하 였다. 2010년은 동계올림픽과 월드컵축구 등 빅이벤트가 있었지만, 2011년은 광고주 의 주머니를 열 특별 이벤트가 없으며, 케이블TV내 유료방송 및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가 줄고, 태블릿PC 보급이 활성화 되면서 다양한 방송 콘텐츠들이 방송시장이 아닌 방송통신융합시장으로 옮겨가는 것도 한 원인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2009년 말 현재 전체 방송광고시장은 2조8천억이며, 이중 지상파광고시장은 1조 9 천억 원, PP 광고시장은 약 8,000억 원에 이르고 있다. 최근 3년간 전체 방송광고시장 3) KT경제경영연구소(2011). 2011년 방송통신시장 전망 보고서; 이데일리(2011. 1. 10). KT경 제경영연구소, 방통융합시장 커지고 방송은 축소. 9
Issue 은 감소추세에 있으며, 2011년 국내외 경기전망으로 볼 때 방송광고시장의 확대가 쉽 지 않기 때문에 사업자간 약탈적 광고유치 경쟁이 예상된다. 종편사업자들은 종이신 문 광고영업망을 총동원한 광고영업을 할 가능성이 높으며, 미디어렙 법안이 통과되 지 못할 경우 종편사업자는 직접광고영업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될 것이며 콘텐츠사업 자간 광고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편 종편사업자들은 국내 광고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교포들이 가장 많이 살고 광고시장이 가장 큰 로스앤젤리스 등을 겨냥한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4) 2) 지상파의 시청률 및 점유율 감소 종편 등장으로 인한 시장확대는 예상되지만 당장 그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고 결국 기존 콘텐츠 시장을 잠식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1차적으로는 지상파 방송사업자와 경쟁관계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2]와 같이 현재 연 그림 2 최근 10년간 지상파와 유료채널의 시청률과 점유율 추이 출처: 정인숙 외(2010). 방통융합시대의 상업주의화와 미디어다양성 확보방안 연구. KISDI 보고서. 4) 안태석(2011. 1. 17). 한국 종편 4사 미주지역 진출 모색 가시화. <브레이크뉴스>. 10 DMT January 2011
종합편성채널 도입과 콘텐츠 시장 Issue 평균 20% 이상을 유지해온 지상파의 시청률은 20%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이며 유 료채널의 시청률은 20%대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와 유료채널의 간격이 거 의 없어지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종편채널이 지상파와 같은 수준의 시청률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시청률 상위 채널은 여전히 지상파과 지상파계열PP가 차지할 것으로 보이며 EBS와 YTN 그리고 새롭게 시청률 상위권으로 등장한 tvn이 빠지고 종편 4개 채널이 시청률 상위 채널로 등장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표 3 시청률 상위 10개 채널의 10년 추이 순위 2000 2001 2002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1 MBC MBC MBC MBC MBC SBS SBS KBS1 KBS1 SBS SBS 2 KBS1 SBS KBS1 KBS1 KBS1 KBS2 KBS1 MBC SBS KBS2 KBS1 3 SBS KBS1 SBS SBS SBS KBS1 KBS2 SBS MBC KBS1 KBS2 4 KBS2 KBS2 KBS2 KBS2 KBS2 MBC MBC KBS2 KBS2 MBC MBC 5 EBS EBS EBS 6 itv itv 7 KBS Prime 9 10 EBS 플러스2 EBS 플러스1 Tooniverse EBS Tooniverse Tooniverse MBC MBC 드라마넷 드라마넷 MBC 드라마넷 MBC 드라마넷 Tooniverse Tooniverse Tooniverse MBC 드라마넷 SBS 플러스 OCN OCN MBC 드라마넷 EBS SBS 플러스 EBS EBS KBS 드라마 어린이 TV KBS Prime MBC 드라마넷 OCN OCN EBS SBS 플러스 itv SBS 플러스 KBS 드라마 8 OCN Tooniverse Tooniverse MBC 드라마넷 KBS 드라마 SBS 플러스 EBS SBS 플러스 OCN KBS 드라마 YTN EBS Tooniverse YTN YTN YTN 채널CGV OCN SBS 플러스 MBC 드라마넷 SBS 플러스 YTN YTN EBS YTN YTN tvn 출처: 정인숙 외(2010). 방통융합시대의 상업주의화와 미디어다양성 확보방안 연구. KISDI보고서. 3) 미국과 일본산 프로그램 수입 및 글로벌 합작물 증가 종편채널이 신규 국내 제작 프로그램을 위주로 편성해준다면 시청자 입장에서는 더 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뉴스 프로그램과 드라마, 오락물 등 몇몇 간판 프로그램을 제 외하고는 외국산 인기프로그램의 편성 증가가 예상된다. [그림 3]에서 보는 것과 같 11
Issue 이 최근 4년간 방송 프로그램 수입액은 감소 추세이나 방송채널사용사업자의 방송프 로그램 수입액은 1억 1,804만 달러로 전년에 비해 62.5% 증가하였다. 그림 3 지상파와 PP의 프로그램 수출입 추이 (단위: 만$) 출처: 방송산업실태조사보고서(2010) 수입의 경우 미국에서 수입하는 프로그램이 전체 수입액의 90.4%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종편 개국 후 미국 중심 콘텐츠 수입 추세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 히 jtbc(조선)의 경우 Turner Asia Pacific Ventures Inc 5) 가 2.64%의 지분 투자를 한 상태이기 때문에 터너 방송 계열의 콘텐츠 편성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TV 아사히 역시 jtbc에 3.08%의 지분을 투자하여 일본 애니메이션의 집중 편성이나 다 양한 합작 제작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밖에도 매경이 만드는 MBS에는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사그룹과 영국 피어슨 그룹이 주주로 참여하며, 조선일보의 CSTV 는 엔터테인먼트 채널인 MTV, 일본 민방인 TBS와 제휴했다. 5) Turner Asia Pacific Ventures Inc.(TAPV)는 타임워너사의 자회사로서 2007년에 설립되었으 며,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본부를 두고 있다. 타임워너 계열의 콘텐츠 브랜드에는 CNN International, CNNj(Japan), HLN, Cartoon Network, Boomerang, Pogo, TCM Turner Classic Movies, trutv 등이 있으며, 인도에서는 WB와 Imagine, 한국에서는 QTV, 일본에서는 Mondo 21과 Tabi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12 DMT January 2011
종합편성채널 도입과 콘텐츠 시장 Issue TV아사히는 2010년 12월 31일 홈페이지를 통해 JMnet은 신문 잡지와 더불어 오 락 애니메이션 등의 전문 케이블 채널, 드라마 제작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며 이번(TV아사히의) jtbc에 대한 출자 및 업무 제휴를 계기로 일본과 한국 양측에서 의 콘텐츠 비즈니스를 확대해 나갈 방침 이라고 발표했다. 일본의 미디어 전문가들은 일본의 주요 방송사가 외국 방송사에 직접 지분 참여를 한 것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 든 일 이라며 아시아에서 새로운 차원의 방송 네트워크 협력 관계가 시작될 토대가 마련됐다 고 평가했다. 6) 지상파의 경우 현재 연간 2,000억 안팎의 제작비를 투입하고 있으나 최근 10년간 추이를 보면 지상파 방송사의 제작비 투입은 점차 감소되고 있는 추세이며, 특히 자체 제작비의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다([그림 4] 참고). 그림 4 지상파 방송사 프로그램 제작 및 수급현황 (단위: 백만원) 주) 제작비용에 대한 기준; 2003년 이후부터 간접제작비를 제외한 직접제작비 기준으로 산출함 출처: 방송산업실태조사 보고서(2010)를 중심으로 재구성 2009년 말 현재 MBS(본사)의 경우 연간 총 1,729억 원의 제작비를 투입하였는데 이는 전년(2,113억 원) 대비 18.2% 감소한 수치이며, 자체제작비는 770억 원으로 전 6) 중앙일보(2011. 1. 2). TV아사히, jtbc에 130억 원 지분 참여. 13
Issue 년(872억 원) 대비 11.8% 감소하였다. 외주제작비(순수 외주 + 특수관계사 외주)도 941억 원으로 전년(1,177억 원)에 비해 20% 감소하였다. SBS의 총 제작비는 2,099억 원으로 전년도의 2,382억 원보다 11.9% 감소하였다([그림 5] 참고). 그림 5 지상파 제작비 규모 (단위: 억 원) 출처: 방송산업실태조사보고서(2010) 종편채널들이 개국 직후에는 자사 브랜드 가치를 올리기 위해 뉴스와 드라마, 오락 물 제작에 많은 제작비를 투입하겠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외국 인기채널의 편성이 늘어나면서 종편 등장이 자칫 외국산 콘텐츠 수입과 편성의 거대 파이프라인이 될 가 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4) 뉴스 콘텐츠의 연성화, 보수화, 그리고 다양화 종편의 주주 구성은 <표 4>에서 보는 것과 같이 지상파 자본과는 달리 신문자본, 금융자본, 외국자본 등 다양한 자본이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자본구성이 콘텐츠의 편 성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특히 종합편성의 꽃 이라고 할 수 있는 뉴스콘텐츠의 스펙트럼을 다양화할 가능성이 높다. 4개 종편 모두 신문 자본이 대주주이기 때문에 신문방송의 겸영으로 인한 여론 다 14 DMT January 2011
종합편성채널 도입과 콘텐츠 시장 Issue 양성 논란은 이미 오랫동안 논란이 되었던 사항이며, 단기적으로 보수언론의 방송 겸 영으로 인해 방송뉴스의 보수화가 가시화될 수 있다. 현재로서는 보수 신문의 논조가 그대로 방송뉴스로 이어지고 그러한 보수적 방송뉴스들이 여러 채널을 차지하게 되면 여론형성의 획일화를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종편 뉴스로 인해 기존 지상파 3사의 뉴스들이 어떤 형태로든 차별성을 유지하게 될 것이며 이는 방송뉴스의 스펙트 럼이 보다 다양해지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이 과정에서 종편 4개 채널의 뉴스도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신뢰도와 차별성을 가져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시청자에 의해 뉴스시장의 자정작용이 나타나기를 기대해본다. 방송뉴스의 보수화보다 더 가시적인 현상은 뉴스의 연성화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 다. 이미 기존 지상파 방송사들도 뉴스 시청률을 유지 또는 향상시키기 위하여 여러 차례 시간대의 이동이나 앵커 교체, 뉴스 형식의 파격 등을 시도하면서 연성화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표 4 종편 4개 채널의 주요 주주 구성 법인명(채널명) 제이티비씨 (jtbc) 씨에스티브이 (CSTV) 채널에이 (채널A) 매일경제 (MBS) 출처: 경향신문(2011. 1. 3) 최대주주 및 주요주주 중앙미디어네트워크(25%)/디와이에셋(5.92%)/중앙일보사(5%) 텔레비아사히(3.08%)/Turner Asia Pacific Ventures Inc(2.64%) S&T중공업(2.37%)/성우하이텍(2.37%) 대항제강(1.18%)/에이스침대(1.18%)/한샘(1.18%) 조선일보사(20%)/Too Capital. LLC(15%) 대항항공(9.7%)/부영주택(5.5%)/상흥(4.8%) 동아일보사(29.32%)/다항이텍(6.13%) 도화종합기술공사(5.89%)/삼양사(5.15%)/건화(5.15%) 매일경제신문(12.63%)/매경공제회(2.77%)/매경신문사사우회(2.32%) 정대환(1.81%)/임용을(1.78%)/이화산업(1.18%)/신협중앙회(1.17%) 화천가공(1%)/태경산업(1%)/동광제약(1%)/일본경제신문사(1%)/동양강철(1%) 5) 장르의 쏠림과 방송콘텐츠의 선정성 증가 종편채널에 참여한 주주들은 빠른 수익환수를 기대하고 촉구할 것이다. 그렇기 때 15
Issue 문에 프로그램은 확실한 시청률을 보장할 수 있는 장르 위주로 편성될 수밖에 없으며 지상파 수준의 공익성을 담보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게다가 유료 종합편성채널은 지 상파와 달리 중간광고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드라마의 크라이막스가 광고 전후로 배치 되는 등 콘텐츠의 전개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일본 쇼 오락 프로그램의 직수입이나 포맷 카피, 제작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토크 프로그램이나 해외 인기 프로그램을 그 대로 본뜬 카피본의 범람도 예상되며, 나중에는 채널 채우기에 급급해 프로그램을 재 탕, 삼탕, 순환 편성하는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현상들은 지상파의 편성에도 영향을 미쳐 결과적으로 방송콘텐츠 전체의 질적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 6) 군소PP 지역채널 지역민방의 하락세, 외주제작사의 상승세 종편채널 4개사의 등장은 거대 지상파채널 4개가 등장한 것과 마찬가지의 파급효과 를 가진다. 이는 군소PP와 SO의 지역채널 및 지역민방과 같이 콘텐츠 경쟁력이 없는 채널들의 존립을 위태롭게 만들 것이다. 플랫폼사업자 입장에서는 종편 4개 채널을 추 가 편성하면서 군소PP나 개별PP에 대한 우월적 지위를 더욱 남용할 가능성이 높다. CNTV 디원TV 등 18개 개별PP가 업계 균형발전을 위한 개별PP 발전연합회 를 창립 7) 하여 종합편성채널 등 신규 방송사에 공동 대응하기로 결정한 것은 이러한 위기의식에 기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종편PP에 대해서는 플랫폼사업자가 우월적 지위를 갖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며, 장기적으로는 종편PP의 MSP화 가능성이 예상된다. 한편 SO는 지상파 재전송문제, 종편 등장으로 인한 홈쇼핑 채널변경 등이 어떻게 결론나는가에 따라 수익이 크게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비용 절약을 위해 현 재 의무편성하도록 되어 있는 지역채널을 유지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려고 할 것이다. 게다가 전국뉴스채널이 4개 이상 새로 생기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역채널이 지역뉴스를 주로 다룬다고 해도 시청자의 눈길을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표 5>에서 보는 것과 같이 2008년 기준으로 SO당 월평균 39,341분(일평균 21.8 시간)의 지역채널 편성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프로그램유형별로는 교양과 생활 7) 서울신문(2011. 1. 13). 개별PP발전연합회 결성. 16 DMT January 2011
종합편성채널 도입과 콘텐츠 시장 Issue 정보 프로그램의 편성 비율이 높다. SO의 수익악화가 나타날 경우 지역채널이 이와 같은 편성을 유지하기는 어려워보인다. 이미 SO의 전체 인원은 2004년을 정점으로 (6,947명) 조금씩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SO의 직종 중에서 방송직의 경우 기자, PD, 아나운서, 제작관련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는 대부분 지역채널을 운영하기 위한 제작인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씨앤엠의 경우 2006년에 가장 많은 인원수 를 보이다가 점점 줄어들어 2008년에는 MSO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였으며, 씨 제이와 에이치씨엔의 경우에도 증가추세를 보이다가 2008년에는 줄어든 상태이다(한 국케이블TV협회, 2010). 표 5 프로그램유형별 지역채널 편성 실적 2007 2008 시간 (분) 비용 (천원) 시간 (분) 비용 (천원) 보도 교양 오락 생활정보 기타 2,889,607 4,066,220 2,402,923 3,268,588 781,883 8,302,087 6,543,827 4,572,161 5,961,741 3,096,621 2,197,426 2,541,630 1,947,356 3,035,516 442,401 3,983,216 5,476,072 5,334,952 4,322,979 1,588,747 * 출처: 방송통신위원회. 2008년 방송산업실태조사보고서, 169쪽: 2007년 연간 기준. 방송통신위원회. 2009년 방송산업실태조사보고서, 170쪽: 2008년 연간 기준. 한국케이블TV협회(2010). 방송통신융합시대 케이블TV 재허가 정책에 대한 연구. 반면 외주제작사들의 경우 종편의 대거 등장으로 인해 수익 상승이 기대된다. 초록 뱀의 경우 지붕뚫고 하이킥 의 흥행성공에 힘입어 매출액이 급증하는 등 최근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종편 확정으로 프로그램 외주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면 서 대표적인 종편 수혜주로 부각되고 있다. 8) jtbc는 초록뱀, 태왕사신기 를 제작한 김종학프로덕션 등과 함께 메가 제작사 를 세워 합리적인 제작 환경을 만들겠다는 계 8) 이데일리(2011. 1. 17). [특징주]초록뱀 급등... 종편 덕 좀 볼까? ; 뉴스토마토(2011. 1. 17). (종목 Plus) 초록뱀, 12%대 급등세. 17
Issue 획이다. 채널A는 제작사 77곳과 장기적 협력을 맺었다. jtbc는 또한 600억 원 규모 의 콘텐츠 펀드를 운영하고 CSTV는 콘텐츠 투자조합을 구성할 예정이다. 9) 뿐만 아니라 콘텐츠 저작권 체계에도 변화가 올 수 있다. 지상파 독과점 체제에서 창작물의 제값을 인정받지 못한 외주제작사들은 저작권 인정을 해주는 종편사업자들 과 거래할 가능성이 더 높다. 7) 콘텐츠인력시장에 미치는 영향 콘텐츠 생산에 필요한 핵심 인력은 제작스탭인력과 출연자 인력으로 구분되는데 종 편 4개 채널의 등장으로 양자 모두의 인력 증가를 가져오겠지만 신규 인력의 증가는 10% 정도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일보가 400여명, 매일경제가 500여명, 연합뉴스가 200여명 규모로 방송사를 꾸릴 계획으로 알려져 있는 상황이다. 중앙의 경우 외부충원 60%, 자체 인력 30%, 신입 채용 10% 라는 구체적인 인력 구성 계획까지 밝혀놓은 상태다. 이미 다수의 편 성책임자, 기자 PD 출신 방송경영자를 영입한 사업자들은 최근에도 드라마 예능 편 성 PD와 기자를 중심으로 접촉면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 2009년 12월 말 현재 방송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종사자의 수는 약3만 명이며, 그 중 지상파방송사가 13,646명으로 전체의 45.5%를 차지하고, 다음이 방송채널사용사 업자 종사자가 9,718명이다. [그림 6]에서 보는 것과 같이 2000년 이후 방송산업 전 체 종사자 수는 3만 명 안팎에서 크게 달라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며, PP사업 종사자수 는 지난 10년간 1만 명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모든 매체에서 전반적으로 방송직종의 인력이 감소되었는데 PP 종사자 수는 전년 대비 2.2% 증가하였으며, 특히 일반 PP 종사자수가 6,160명으로 전년 대비 5.8% 증 가한 것이 특징적이다. 11) 이는 종편 채널 사업자들이 사업에 대비한 인력충원을 사업 계 9) 일간스포츠(2011. 1. 2.). 종편채널 선정, 방송 판도 어떻게 변할까?. 10) 안태석(2011. 1. 17). 위의 글. 11) 방송산업실태조사보고서(2010). p.62. 18 DMT January 2011
종합편성채널 도입과 콘텐츠 시장 Issue 그림 6 방송산업 종사자 수 10년 추이 출처: 방송산업실태보고서 해당 연도 자료 재구성. 획에 이미 반영하였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PP 1개사업자 당 평균 인력 규모는 53명이지만, 종합편성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는 [그림 7]에서 보는 것과 같이 지역민 방(10개사 1,595명, 1개사 평균 159명) 수준에서 인원 구성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 며, 장기적으로는 EBS(582명)나 SBS(872명) 수준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12) 그림 7 지상파 방송사별 인력 규모 12) 방송산업실태조사보고서(2010). p.65. 19
Issue 한편 연예인과 방송콘텐츠 공급자에 대한 선점경쟁이 치열해지고 이에 따라 방송시 장의 큰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스타급 연예인을 둘러싼 섭외전쟁은 연예인 권력화를 가져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13) 최근 지상파 고위 임원진이 SM YG JYP 등을 비롯해 주요 기획사의 대표급 인사 20여 명을 대접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전례없는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도 그러한 현상을 반영하고 있다. 14) 3. 콘텐츠 산업의 규제체계 개선 1) 지상파와 종편의 비대칭규제 현황 방송법 제2조 제18항에 종합편성이라 함은 보도 교양 오락 등 다양한 방송분야 상호간에 조화를 이루도록 방송프로그램을 편성하는 것을 말한다. 라고 되어 있다. 이 기준에 의해 법적으로 종합편성을 행할 수 있는 사업자는 지상파방송사업자와 종합편 성채널사용사업자 뿐이며, 현재까지 허가된 사업자는 지상파방송 3개 사업자 뿐이었 는데 4개의 사업자가 추가되어 종합편성을 할 수 있는 사업자가 7개(채널 수는 8개) 가 되었으니 그야말로 가열찬 본격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종편의 성공 여부는 사업환경이 어떻게 조성되느냐에 달려 있다. 때문에 종편사업 자들은 사업자 선정 직후부터 유리한 사업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자신들의 사설과 지 면을 이용하여 정책당국에 여러 가지 주문을 하고 있는 상황이며, 15) 경쟁 사업자들과 정치권에서는 이를 종편 특혜 라고 주장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16) 13) 경향신문(2011. 1. 5.). 종편채널 하반기 본격 개막 전문가들이 본 방송콘텐츠 변화. 14) 한국일보(2011. 1. 18). 종편 후 물밑이 수상하다! 방송3사 단속 나서. 15) 조선일보는 의약품. 생수 광고의 경우 일정 기간 종편사업자에게만 우선 적용해야 한다 고 주장하고 있으며, 동아일보는 KBS 2TV의 광고 폐지 를 주장하였다. 또한 최시중방통위원장 은 2010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종편에 지상파와 인접한 황금채널 을 부여하는 방안을 재론 하였다(경향신문, 2011. 1. 3, 목줄 쥔 정부, 이번엔 특혜 흔들며 종편 통제). 16)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보자는 국회청문회에서 (종합편성 채널 사업자가 정책적 특혜 20 DMT January 2011
종합편성채널 도입과 콘텐츠 시장 Issue 지상파와 종편PP가 종합편성을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나 <표 6>에서 보는 것 과 같이 법적 지위나 규제체계가 매우 차이가 있다. 따로 특혜를 주지 않더라도 현행 법체계 내에서 종편이 지상파에 비해 훨씬 느슨한 규제를 받게 되어 있는 상황이다. 특히 외국자본의 진입금지, 대기업 및 신문사의 소유 제한(10%), 국내제작물 편성 (60~80%), 중간광고 금지, 광고시간(프로그램 시간의 10%) 등은 상대적으로 지상파 의 수익을 제한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부분이다. 만약 수평적 규제체계를 만들어 지상파와 종편을 동일 서비스로 규정하게 된다면 현재의 비대칭규제는 개선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종편사업자가 후발사업자인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비대칭규제가 일정 기간 용인될 수 있는 부분이 없지 않으며, 특히 정부가 종편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면 규제체계의 개선을 통한 콘텐츠산업의 활성화는 당분간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표 6 지상파와 종편의 규제체계 비교 지상파 법적 지위 지상파방송사업자 방송채널사용사업자 종편 진입규제 허가 승인 외국자본 금지 20% 허용 대기업 및 신문 10% 30% 국내제작물 편성 60~80% 20~50% 의무재전송 일부 채널(2개: KBS 1, EBS) 전체(4개) 중간광고 금지 허용 광고시간 프로그램 시간의 10% 매시간 12분 국내제작 신규애니메이션 15/1,000 이내 - 방송발전기금 방송광고매출액의 100분의 6 이내 - 외주제작편성 40% 이내 매분기 주시청시간대 15% 이내 광고영업 KOBACO(헌법불합치 판정. 2009. 12. 31시한으로 개정될 때까지 적용) - 를 요구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소신은 바뀔 수 없다 며 중간광고 등은 광고시장 확대 차원에 서 논의될 문제지만 종편만을 위한 특혜적 차원에서 이뤄져선 안 된다 고 말했다(한겨레, 2011. 1. 18, 정병국 중간광고 등 종편만을 위한 특혜 안돼 ). 21
Issue 2) 콘텐츠산업 활성화 및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책 제언 지금까지 정부는 신문방송 겸영 허용 논란부터 시작해서 종편 사업자 선정의 절차 적 문제 등에 이르기까지 적지 않은 사회적 파장과 논쟁을 야기하며 종편 도입을 밀어 붙였다. 정부 입장에서는 방송시장의 규모를 확대하고 글로벌 미디어기업을 육성하겠 다는 장기 비전을 제시하였으나 4개 사업자의 무더기 선정은 기존 콘텐츠시장에 미치 는 파급효과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21세기에 들어서도 여전히 미디어정책이 시장논리보다는 정치논리로 결정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정부의 정책 신뢰도에 흠집을 남겼다고 할 수 있다. 이 상황에서 정부가 종편의 시장 안착을 위해 과도한 정책 혜택을 부여한다면 결과 적으로 종편도 죽이고 국내 미디어 시장의 경쟁력도 무너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 다. 종편이 스스로 콘텐츠로 승부하면서 국내외 경쟁력을 가지도록 유도하는 것이 정 부가 해야 할 일이다. 사실상 국내 콘텐츠 시장의 본격적인 경쟁구도는 지금부터라고 본다. 5개 지상파 채널로 충족하지 못했던 시청자의 다양한 욕구가 추가된 4개 채널 로 새롭게 충족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종편과 지상파가 두 가지 측면에서만큼은 대칭 규제를 하도록 정부가 정 책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줄 것을 제안한다. 첫째, 종편의 국내 제작물의 편성 비율만큼 은 지상파와 동일 수준으로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다수의 유료방송채널 이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이 외면한 것은 외국의 값싼 프로그램이었기 때문 이다. 둘째, 종편은 원칙적으로 순환편성을 제한하고 지상파와 동일한 수준의 신규 제 작물 편성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물론 한미FTA 협정서에는 추가 규제를 하지 못하 도록 관련 규정이 현행 유보되어 있지만 적어도 협정 발효 전까지 만이라도 정부가 종편의 편성 원칙을 그렇게 가져가도록 유도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종편 특혜가 이 루어지는 상황이 된다 해도 향후 몇 년간만이라도 정부가 이 두 가지 원칙을 지켜줄 수 있다면 국내 콘텐츠 시장의 활성화와 경쟁력 확보는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본다.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종합편성 채널 출범 등 방송 산업 발전 구상과 관련해 2월 중 범정부 차원의 콘텐츠산업진흥위원회를 구성하겠 22 DMT January 2011
종합편성채널 도입과 콘텐츠 시장 Issue 다. 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화부가 콘텐츠산업 전반을 관장하는 주무 부처로서 진흥 위원회 출범과 상반기 중 콘텐트산업진흥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등 주도적 역할을 할 것 이라고 말했다. 17) 이것이 콘텐츠산업을 둘러싼 부처간 통합을 유도할 것인지 부처 간 갈등의 재연을 시사하는 것인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정부가 콘텐츠산업에 과도한 계획을 세우거나 개입을 하는 것이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왜냐 하면 이미 미디어 시장은 스마트폰과 스마트TV 그리고 소셜미디어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상황이고 이러한 미디어환경에서 콘텐츠산업의 추세는 더 이상 정부 주도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려운 구조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 제작 주체의 개인화가 이루어 지고 사업자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시장의 원리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공정경쟁의 룰을 갖추고 정책의 신뢰도를 회복하는 일일 것 이다. 또한 상업적 콘텐츠가 범람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 민족, 문화 등 사회구성원 들이 공적 가치를 공유하고 보존할 수 있는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가 정부가 고민해야 할 일이다. 그것이 공영방송이나 보편적 서비스 등에 대한 로드맵이 우선 정비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4. 결 론 2011년 국내 방송시장은 종편 폭풍 앞에서 기존 사업자들이 거센 경쟁상황에 직면 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미디어 시장의 주요 이슈들도 대부분 종편과 맞물려 있는 상 황이다. 그러나 국제 시장은 이미 전통적인 방송영역을 넘어선 거래와 경쟁이 본격화 되고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1에서는 미디어 시장의 전망이 세 가지로 나타났다. 첫째는 태블릿 PC의 폭발적 성장이며, 둘째는 스마트TV 경쟁의 원 년, 셋째는 3D TV의 대세이다. 국내 콘텐츠산업이 성장하려면 결국 이와 같은 추세와 더불어 가지 않을 수 없을 17) 중앙일보(2011. 1. 18). 종편 채널 포함한 방송 발전 위해 범정부 콘텐츠진흥위 만들 것. 23
Issue 것이고 정부가 종편을 글로벌 미디어기업으로 키우고자 한다면 종편의 콘텐츠는 이러 한 글로벌 추세에 부응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CES 2011에서 삼성은 훌루, 컴캐스 트, 어도비, 타임워너브라더스, 드림웍스 등과 콘텐츠 제휴를 할 계획이라고 최초 공 개했다. 삼성 스마트TV에 수만편의 콘텐츠를 보유한 컴캐스트의 온라인 스트리밍 방 송인 엑스피니티 TV 를 타임워너브라더스 케이블을 통해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TV앱스 개발에 300만명이 넘는 어도비 플래시 플랫폼 개발자들이 뛰어들 것으로 예 상했다. 18) 국내 방송시장이 종편 담론으로 옥신각신하는 동안 가전업체 삼성이 스마트TV를 이용하여 미래 콘텐츠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18) ZDNet Korea(2011. 1. 7.). [CES2011]삼성 스마트TV, 빅5와 맞손 콘텐츠 고민 날렸다. 24 DMT January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