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 여 성 척 수 장 애 인 의 결 혼 임 신 출 산 양 육 지 원 방 안 2012. 11. 27. (화) 14:00 모 색 국립재활원 대강당 (150-917)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의사당대로 22(여의도동 이룸센터) 4층 대표전화 : 02-786-8483 www.kscia.org 주최 주관
여성 척수장애인의 결혼 임신 출산 양육 지원방안 모색 일 시 : 2012. 11. 27(화) 14:00 장 소 : 국립재활원 대강당 주최 주관 (로고)사단법인 한국척수장애인협회 후원 (로고)여성가족부 (로고)보건복지부 국립재활원
C O N T E N T S 제1장 척수 손상 여성의 임신과 분만 1 서울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 전 종 관 제2장 여성척수장애인의 결혼과 육아에 관한 현황 9 CHA의과학대학교 연구원 정 지 은 제3장 여성척수장애인을 위한 법률 및 지원서비스의 발전방향 31 숭실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곽 지 영
제1장 척수 손상 여성의 임신과 분만 서울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 전 종 관
척수 손상 여성의 임신과 분만 척수 손상 (spinal cord injury)이란 척수에 물리적 손상 혹은 허혈성 손상이 발생 하여 뇌와 신체의 신경학적 연결 (neurological communication)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거의 절반 가량 (45%)이 자동차 사고에 의해 발생한다. 1 미국의 경우 매년 11,000여 명의 새로운 척수손상 환자가 발생하는데 이 중 15~18%가 가임기 여성이 다. 최근 재활 치료의 발달과 보조 생식술의 발달로 척수손상 환자의 임신이 증가 함으로써 이러한 환자군에 대한 수태전관리 (preconceptional evaluation)가 필요하게 되었다. 외국에서 척수 손상 환자의 임신은 일부 증례가 보고되었으며 그 이외의 연구 보고들은 주로 설문지를 통하여 이루어 졌다. 2,3 임신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남 성이 척수손상 환자일 경우에는 보조생식술을 통해 임신이 되기까지 난관을 해결 하면 되지만 여성의 경우 임신의 유지 및 분만이라는 과정을 겪어야 하기 때문에 훨씬 더 큰 부담을 가지게 된다. 1 임신 급성 척수손상 환자의 경우 일시적으로 무월경이 발생할 수 있는데, 대부분 6개 월 내에 정상 생리를 하게 되며 수정 능력에도 문제가 없다고 알려져 있다. 4 다만 외모의 변화, 감각의 감소, 신체활동의 제한으로 인하여 성욕의 저하는 있을 수 있 다. 교통사고 등에 의해 후천적으로 척수 손상이 발생한 환자에서 사고 후에 임신 을 한 경우 태아기형이나 자궁내 태아사망 등의 위험 증가는 없는 것으로 되어있으 나, 4,5 임신 중에 척수손상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자연유산, 태아기형, 조기태반박리, 태아에의 직접적 손상 등의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6 Ghidini 등의 보 고에 의하면 임신을 유지했던 37예 중 약 40%에 해당하는 15명이 조기진통을 경험 했으며 임신 중 고혈압 질환도 14%, 혈전 증상이 8%에서 나타났으며 예방적 혈전 용해제도 약 20%에서 사용했다. 2 따라서 척수손상 산모에서 임신은 매우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척수수막류 (meningomyelocele)처럼 선천적 이상 제1장 척수 손상 여성의 임신과 분만 3
에 의한 경우에는 재발률 (recurrence rate)을 설명하고 임신 전부터 예방적 엽산 복 용 등을 권장하는 유전상담 (genetic counseling)이 필요하다. 2 임신 합병증 척수손상 산모에서는 비뇨생식기 계통을 비롯한 여러 장기에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비뇨생식기 계통에서는 유치도뇨관, 신경인성방광 등으로 인한 무증상 세균 뇨, 급성신우신염 등이 발생 가능하기 때문에 요검사와 요배양검사후 적절한 항생 제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소화기 계통에서는 변비가 흔히 나타날 수 있고 이를 막 기 위해 변 완화제나 식이섬유를 많이 함유한 식사가 필요하다. 심혈관 계통에서는 임신으로 인하여 전신 혈관저항이 감소하고 척수의 교감신경 신경분포 (sympathetic innervation)가 소실되어 말초혈관 확장으로 인한 기립성 저혈압이 발생할 수 있다. 욕창 궤양 (decubitus ulcer)이 발생하면 패혈증이나 자율신경반사부전으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2시간마다 체위 변경이 필요하다. T5보다 상위 부위의 척수손상 시 폐기능 장애가 발생할 수 있으며, 폐활량 (vital capacity)이 13 ml/kg 미만인 경우에 는 진통 기간 중에 기계 호흡이 필요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혈전 발생이 증가할 것으로 생각되나 아직까지는 모든 척수손상 환자에게 임신 중이나 산욕기에 혈전 예방을 위한 약제 투여를 권장하기에는 증거가 불충분하다. 따라서 개별적으로 환 자의 신체 활동 제한 정도나 내과적 과거력을 고려하여 결정해야 할 것이다. 그러 나 임신 중에 급성 척수손상이 발생한 경우에는 비임신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사고 발생 후 최소 8주간 혈전 예방을 시행해야 한다. 7 그리고 척수손상 환자에서 조산이 증가한다는 보고들이 있었지만 최근 연구들을 보면 척수손상 환자에서 조산이 의 미 있게 증가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8 자율신경반사부전은 척수손상 환자에서 나타날 수 있는 가장 심각한 합병증으로 T6 상위 부위 손상 시 85%에서 발생한다. 주로 손상된 척수 부위 아래쪽에서 발생 한 자극에 대한 교감신경의 과도한 반응으로 전신적 고혈압이 발생하며 이외에도 고체온증, 두통, 안면홍반, 발한, 의식소실, 경련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경한 조기 증 상으로는 오심, 코막힘, 이명 등이 생기기도 한다. 반사적 서맥이 흔하지만 빈맥, 부 4 여성 척수장애인의 결혼 임신 출산 양육 지원방안 모색
정맥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 합병증이 나타날 때 자궁 태반간 혈관수축으로 태 아 저산소증과 태아 서맥이 발생할 수 있으며 산모에서 고혈압성 뇌증, 뇌졸중, 뇌 실내 출혈 등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자율신경반사부전은 태아에게 위험할 뿐만 아니라 산모에게도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발생 초기에 정확히 진단 하여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주로 혈압의 상승으로 나타날 경우 임신 중 고혈압 질환과의 감별이 중요한데, 자율신경반사부전은 자궁수축에 따라 나타나며 소변 단백을 측정해봄으로써 감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다행히 척 수손상 환자에서 임신 중 고혈압 질환의 발생이 증가되지는 않는다. 1,9 척수손상 산 모에서 혈압이 갑자기 증가하며 자율신경반사부전 유발 인자가 있을 경우 반드시 이 합병증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자율신경반사부전의 유발 인자는 방광, 장, 자궁 등이 자극을 받는 것이다. 특히 진통 시에는 자궁수축, 내진, 치골 압박 등이 유발 인자가 될 수 있다. 예방 방법은, 유치도뇨관 삽입, 관장 등을 시행하고 벌리개 (speculum)를 따뜻하게 하여 사용하는 것이 좋다. 내진 시에 반쯤 기댄 자세 (semi-sitting position)로 머리를 위쪽으로 하고 국소 마취제의 사용도 고려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진통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경막외 마취를 미리 하면 도움이 된다. 자 율신경반사부전의 가장 심각한 증상은 갑작스러운 고혈압인데, 수축기 혈압이 300 mmhg까지, 이완기 혈압이 170~220 mmhg까지 오르기도 한다. 10 일단 자율신경반 사부전이 발생하면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상체를 올리고, 다리는 내리며 유발 요인을 제거해야 한다. 혈압 측정을 5분마다 하면서 항고혈압제를 사용할 수 있다. 3 분만 진통 일반적으로 척수 손상 환자에서 분만 진통 전에 고려해야 할 사항은, 자궁 감각 들신경 (uterine sensory afferent nerve)이 T11과 L1 부위에서 척수로 들어가기 때문 에 T10 상부에서 척수손상이 있는 경우 또는 그 하위 수준이라도 완전 손상 (complete injury)이 있는 경우는 진통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다. 준비되지 않은 상 태에서 갑작스러운 분만 (unattended delivery)의 위험성이 있으므로 이에 대비해야 한다. 이런 경우 교감신경의 항진으로 진통 발생시 복근의 경련 (abdominal spasm), 제1장 척수 손상 여성의 임신과 분만 5
다리 경련 (leg spasm), 짧은 호흡 (shortness of breath), 경직 (spasticity)의 증가 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증상을 주의 깊게 관찰함으로써 갑작스러운 분만을 막을 수 있다. 그리고 가정 자궁수축 감시 (home uterine activity monitor)나 환자가 직접 자궁을 촉지하는 방법을 익힘으로써 자궁수축을 느낄 수 있게 교육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외래에서는 28주 이후부터 내진을 시행하는데, 자궁경부 개대가 있는 경우는 이로 인해 갑작스러운 분만을 할 수 있고, T6 위쪽 부위 척수손상의 경우 자율신경반사부전이 발생 가능하기 때문에 조기에 입원을 권유하게 된다. 9,11 척수손상 환자에서 과숙임신의 위험이 증가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4 분만 중 처치 척수손상 산모의 분만 중 처치에서는 자율신경반사부전의 예방 및 발생 시 대처 가 매우 중요하다. 산부인과, 소아과, 마취과, 신경과, 비뇨기과, 간호 인력의 team approach가 필요하며 진통하는 동안에는 심전도, 동맥관 등을 통한 지속적인 혈역 학적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그리고 진통이 시작되면 자율신경반사부전을 예방하기 위해 즉시 경막외 마취를 T10 수준까지 시행한다. 12 그리고 진통 중 자율신경반사부 전으로 인한 혈압 상승에 대비하여 항고혈압제를 침상 옆에 준비해야 하는데 여기 에는 정맥주사를 통한 nitroprusside, 설하 nitroglycerin, 경구 terazosin, hydralazine, nifedipine 등이 쓰이며 최근에는 magnesium sulfate를 자율신경반사부전의 치료에 이용했다는 보고도 있다. 자궁경부 숙화 (cervical ripening) 시에도 국소마취와 혈압 감시가 필요하다. 이런 환자들은 저혈압에 민감하기 때문에 수액 공급을 충분히 해 야 한다. 유치도뇨관을 유지하며 욕창을 방지하기 위해 2시간마다 체위 변경 및 피 부 진찰이 필요하다. 그리고 분만 2기 진통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진공 흡입 분만이 나 겸자 분만을 고려할 수 있으며 자율신경반사부전 유발 가능성 때문에 회음절개 는 권장되지 않는다. 이러한 처치에도 불구하고 자율신경반사부전이 조절이 안 되 는 경우에는 제왕절개술을 시행해야 한다. 척수손상 산모를 대상으로 한 후향적 연 구에서 정상 질식 분만 (normal spontaneous vaginal delivery), 보조 정상 질식 분만 6 여성 척수장애인의 결혼 임신 출산 양육 지원방안 모색
(assisted vaginal delivery), 제왕절개분만 (cesarean delivery)의 비율이 각각 37, 31, 32%였으며 T6 상부에 병변이 있는 경우는 자율신경반사부전의 발생 및 수술적 분 만의 비율이 더 높았다. 13 분만 후에도 자율신경반사부전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방광 팽만이나 변비를 주의해야 하며 산욕기 혈전 예방에 대해서는 아직 정립된 바 가 없다. 5 모유 수유 및 피임 모유수유는 권장된다. 피임 방법으로는 경구 피임약이 좋지만 에스트로겐 성분의 경구 피임약은 사고 직후나 흡연자에서는 혈전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하며 대신 프로게스테론 성분의 경구 피임약이나 피부에 붙이는 패취 (transdermal patch), 콘돔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척수 재활치료와 보조 생식술의 발달로 척수 손상 여성들의 임신이 증가하고 있 다. 척수 손상이 있는 여성도 임신하여 건강한 아이를 가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환자는 자율신경반사부전에 대한 증상을 숙 지하고 있어야 하며 특히 진료하는 의사들도 척수 손상과 관련된 문제들을 잘 알고 올바른 대처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제1장 척수 손상 여성의 임신과 분만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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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척수장애인을 위한 법률 및 지원서비스의 발전방향 1 장애여성의 모성권 가. 장애여성의 모성권 모성권은 장애여성들도 비장애여성과 동일하게 출산, 육아 등 어머니로서의 역할 을 수행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모성은 임신, 출산, 수유와 같은 생물학적 요소 뿐만 아니라 양육 및 이데올로기라는 사회적 요소까지 포함하는 복합적인 개념으 로 정의될 수 있다. 모성으로 사용되는 용어로는 motherhood와 mothering으로 전자 는 모성, 어머니됨, 어머니되기 등으로 번역되며, 어머니로서의 경험(및 정체성)을 의미한다. 후자는 어머니 노릇 어머니 역할 수행등으로 번역되며, 부모 역할수행과 관련된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활동과 일을 의미한다(김경화, 2003). 장애여성들에게 모성은 여성성의 확인이라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모성권이 정당하게 보장되지 못하는 현실에서 엄마가 되는 장애여성은 장애에도 불구하고 엄마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지 못할까 하는 불안감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장애여성들은 무성적 존재로서의 무력감을 경험하고 다중차별에 처하게 되면서 모성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에 처해지는 동시에 또한 엄마가 되는 장애여성은 장애에도 불구하고 엄마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지 못할까 하는 불안감에 시달려 야 한다. 장애를 가진 부모의 자녀양육과 관련된 기존의 연구들은 부모의 장애로 인해 자 녀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초점을 두고 있어 장애여성 모성능력에 대한 부정 적인 측면이 주로 부각되고 있다(Olsen & Clake, 2003; Olsen & Wates, 2003). 2008 장애인 실태조사 결과(한국보건사회연구소, 2008)에서도 임신 경험이 있는 장애여성의 경우 임신기간 동안 가장 힘들었던 점 중의 하나로 자녀가 장애를 가 질 것 같은 두려움 (23.7%)과 자녀양육을 잘 할 수 있을지 두려워서 (7.5%)가 나타 나, 자녀 출산과 양육의 두려움을 경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장애여성이 가 제3장 여성척수장애인을 위한 법률 및 지원서비스의 발전방향 33
장 필요로 하는 서비스 중에서도 출산비용 지원 (14.8%), 자녀양육지원 서비 스 (13.6%), 자녀교육도우미 (8.7%), 산후조리서비스 (8.5%), 장애여성 임신출산 전문병원 (8.1%) 등이 장애여성의 모성권에 관련된 필요서비스로 장애여성에게는 모성관련 서비스에 대한 필요도가 높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장애여성의 모성능력에 대한 무능력이 부각되어지고 있어, 자녀 를 양육하는 장애여성에게 심리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심지어 이러한 장 애여성 모성능력의 제한을 이유로 양육권을 박탈당하여 실질적인 엄마의 역할에서 배제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편견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미명아래 적 절한 지원체계가 보장되지 않은 채 자녀양육을 담당하는 장애여성의 신체적 장애 상태의 악화를 초래하기도 하는 현실은 장애여성의 모성권이 보장되지 못한 현실 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장애여성은 모성경험을 통해 자아중심적 관점에서 타인중심적 관점으로 도덕적으로 성숙하는 기회를 가지게 되고, 자녀 양육을 통해 새롭게 부과되어진 역 할수행을 통해 스스로 새로운 행동 양식을 발전시키게 됨으로 자기개발이 될 수 있 는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Lloyd(1992)는 장애여성을 돌봄의 대상(혹은 의존적인 존재) 만으로 보는 것은 장애여성의 모성경험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장애여성을 돌봄을 받는 동시에 또 다른 돌봄을 행하는 주체로 바라볼 것을 촉구하였다. Morris(1996) 역시 돌봄(caring) 부모역량(parenting capacity)을 신체적 기능으로 환원되는 것에 대한 비판을 하고 있으며, 장애여성의 부모역할은 보다 포괄적인 의미로 해석되어 야 하며, 자녀돌봄과 관련되어 장애부모에게 필요한 지원욕구를 보편적 권리로 접 근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장애여성의 모성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장애여성의 모성에 대한 재 정의 가 선행되어야 한다. 장애여성의 모성은 단순한 부모역할 보다 포괄적인 의미로 해 석될 필요가 있다. 즉, 부모역할과 더불어 장애여성의 여성정체성의 확보의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장애여성의 자녀돌봄과 관련되어 필요한 편의제공의 확보가 되 지 못할 때, 이러한 모성경험은 장애여성에게 또 다른 좌절과 불안감을 주게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장애여성에게 자녀돌봄과 관련되어 필요한 지원 욕구는 모성권의 34 여성 척수장애인의 결혼 임신 출산 양육 지원방안 모색
확보를 위해서 보편적인 권리로 접근될 필요가 있다. 나. 장애여성에게 엄마가 된다는 것이 가지는 의미 1) 장애여성에게 엄마가 된다는 것은 무성적 존재에서 벗어나 여성정체성의 회복을 의 미한다. 남성장애인에게 장애는 신체적 또는 정신적 기능의 제한을 의미하지만, 장애여성 에게 있어서 장애는 정상적인 여성성 의 상실로 간주되어 여성이라는 범주에서 제 외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사회적 편견은 장애 여성을 무성적인(asexual) 존재로 규정하고, 전통적인 성역할 수행 대상에서 배제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렇듯 장애 는 장애여성의 여성정체성의 인식과 수용에 큰 걸림돌으로 작용해왔다. 여성정체성의 핵심요소 중의 하나를 모성으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임신 및 출산 을 통해 장애여성은 여성적 정체성을 스스로 인식하고, 수용함으로써 무성적 존재 가 아닌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할 수 있다. 무성이 아닌 여성으로서의 존재감 은 장애여성이 사회인으로 건강하게 살아가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장 애여성이 엄마가 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엄마가 되고 나니까 자신감도 생기고, 한편으로는 세상을 이기고 살아야겠다는 각오도 생겼어 요. 엄마가 자신감 있게 살아야 한대요. 다른 장애인 엄마하고 통화를 자주하면서 물어보면, 엄 마가 떳떳해야 애들도 우리 엄마가 이래서 몸이 불편한거야 이렇게 떳떳해질 수 있지 안 그러 면 나중에 애들이 엄마에 대해 말을 할 수가 없다고 하더라구요(곽지영, 2005). 2) 장애여성이 엄마가 됨으로써 가족내의 비가시적인 존재에서 당당한 가족 구성원으로 인정받게 된다. 장애여성은 그들의 존재를 가치절하하는 사회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 의존적인 존재로 장애여성을 대우함으로써, 가족 내에서나 사회 환경 속에서 비가시적인 존 재로 대우받고 있다. 가족 안에서 장애여성은 당당한 가족 구성원 중의 하나가 아 니라, 의존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특별한 역할이 나타나지 않는 비가시적인 존재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일부 장애여성은 가족의 외부 행사에서 배제되는 경험을 통 제3장 여성척수장애인을 위한 법률 및 지원서비스의 발전방향 35
해 자신의 형제자매와 다른 가족 내의 위치를 종종 확인한다. 가족들이 아무도 언니 결혼식에 참여시키려고 하지를 않더라구요. 내가 장애가 있으니까 감추는 거죠. 가족들이 결혼할 때 특히 장애여성들이 배제를 많이 당해요. 가족의 결혼식 같은 때도 집 만 본다거나 하는 경우들이 많이 있어요.(곽지영, 2005). 장애여성 중 일부는 장애로 인해 결혼 이후에도 며느리로서 인정받지 못해서, 가 족의 행사에서 배제되는 경험이 결혼 이후에 지속되기도 한다. 그러나 자녀를 출산 하고 양육하면서 한 집안의 며느리이자 자녀들의 어머니로서 인정받으면서 가족 내의 여성적 역할을 인정받게 된다. 이러한 점에서 장애여성에게 엄마가 된다는 것 은 당당한 가족구성원으로 인정받는 긍정적인 대안이기도 하다. 아들 둘을 낳았는데, 시어머니의 반대가 10년 정도 되니까 누그러지더라구요. 저희 애기아빠가 시골에 내려갈 때마다 물건을 챙겨 보내면, 그걸 하나도 안 쳐다보고 팽개치면서 가져가라고 그 러셨대요. 그리고 제가 아이들을 5살 정도 되었을 때부터 딸려 보냈거든요. 애기아빠가 가면 시 아버님이 조금만 참아라, 세월이 다 해결해 준다, 조금만 더 참아라 그러셨어요. 시누이들도 부 모님을 설득했구요. 오빠가 저렇게 애기 낳고 사는데 그만 풀어라 어떻게 하겠냐고 해도 어머님 이 받아들이시지를 못하는 거예요. 아버님은 이제 누그러지셔서 저를 받아들이고 싶으신데 어머 님이 아직도 강경하시니까 기다리는 상황이었고요. 한 10년 정도 후에 전화가 왔어요. 어머님이 나다. 너는 그렇게 어른이 먼저 전화를 해야 되냐? 네가 먼저 전화해서 죽을 죄를 졌습니다 하 고 이야기하면 안 되냐 이러시더라구요. 어머님은 나름대로 굉장히 결심을 하신 거죠.. 그 이후 저도 애들하고 시댁하고 왕래하면서 며느리로서 인정을 받게 되었어요.(곽지영, 2005). 2 척수장애여성의 모성권 관련 법규정 및 지원서비스 분석 가. 관련 법 규정 1) 장애인 복지법[시행 2010. 3.19] [법률 제9932호, 2010. 1.18, 타법개정] - 제37조(산후조리도우미 지원 등) 1) - 제55조(활동보조인 등 서비스 지원) 2) 36 여성 척수장애인의 결혼 임신 출산 양육 지원방안 모색
2)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시행 2010. 5.11] [법률 제10280호, 2010. 5.11, 일부개정] - 제28조(모ㆍ부성권의 차별금지) 3) - 제33조(장애여성에 대한 차별금지) 4) 1) 제37조(산후조리도우미 지원 등) 1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임산부인 장애여성과 신생아의 건강관리 를 위하여 경제적 부담능력 등을 감안하여 장애여성의 가정을 방문하여 산전ㆍ산후 조리를 돕는 도우 미(이하 "산후조리도우미"라 한다)를 지원할 수 있다. 2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제1항의규정에 따른 산후조리도우미 지원사업에 대하여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정기적으로 모니터링(산후조리도우미 지원사업의 실효성 등을 확보하기 위한 정기 적인 점검활동을 말한다)을 실시하여야 한다.<개정 2008.2.29, 2010.1.18> 3 산후조리도우미 지원의 기준및 방법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2) 제55조(활동보조인 등 서비스 지원) 1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중증장애인이 일상생활 또는 사회생활 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그 활동에 필요한 활동보조인의 파견 등 활동보조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다. 2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임신 등으로 인하여 이동이 불편한 장애여성에게 임신 및 출산과 관련한 진 료 등을 위하여 경제적 부담능력 등을 감안하여 활동보조인의 파견 등 활동보조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다. 3 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에 따른 활동보조인의 파견 등 서비스 지원의 기준 및 방법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3) 제5절 모ㆍ부성권, 성 등 제28조(모ㆍ부성권의 차별금지) 1 누구든지 장애인의 임신, 출산, 양육 등 모 부성권에 있어 장애를 이유로 제한 배제 분리 거부하여서는 아니 된다. 2 입양기관은 장애인이 입양하고자 할 때 장애를 이유로 입양할 수 있는 자격을 제한하여서는 아니 된다. 3 교육책임자 및 영유아보육법 에 따른 보육시설 및 그 종사자와 아동복지법 에 따른 아동복 지시설 및 그 종사자 등은 부모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그 자녀를 구분하거나 불이익을 주어서는 아 니 된다. 4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직접 운영하거나 그로부터 위탁 혹은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기관은 장 애인의 피임 및 임신 출산 양육 등에 있어서의 실질적인 평등을 보장하기 위하여 관계 법령으로 정하 는 바에 따라 장애유형 및 정도에 적합한 정보 활동보조 서비스 등의 제공 및 보조기기 도구 등의 개 발 등 필요한 지원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5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임신 출산 양육 등의 서비스 제공과 관련하여 이 법에서 정한 차별행위를 하지 아니하도록 홍보 교육 지원 감독하여야 한다. 4) 제33조(장애여성에 대한 차별금지) 1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장애를 가진 여성임을 이유로 모든 생 활 영역에서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2 누구든지 장애여성에 대해 임신 출산 양육 가사 등에 있어서 장애를 이유로 그 역할을 강제 또는 박탈해서는 아니 된다. 3 사용자는 남성근로자 또는 장애인이 아닌 여성근로자에 비하여 장애여성 근로자를 불리하게 대우 하여서는 아니 되며, 직장보육서비스 이용 등에 있어서 다음 각 호의 정당한 편의제공을 거부하여서 는 아니 된다. 1. 장애의 유형 및 정도에 따른 원활한 수유 지원 2. 자녀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소통방식의 지원 3. 그 밖에 직장보육서비스 이용 등에 필요한 사항 제3장 여성척수장애인을 위한 법률 및 지원서비스의 발전방향 37
3) 유엔장애인권리협약 - 제 6조 장애여성 5) - 제8조 인식 제고 6) 4) 장애인 인권헌장(1998) - 11조 여성 장애인은 임신, 출산, 육아 및 가사 등에 있어서 생활에 필요한 보 호와 지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나. 관련 정책의 문제점 1) 특수한 요구에 초점 장애여성의 문제 해결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장애여성 자신들의 의견이 반영되기 보다는 장애여성의 차이가 간과된 채로 장애인 일반의 문제 해결 과정에서 특별히 요구되는 무언가를 찾아내고자 했고, 생물학적 차이를 근거로 한 임신, 출산, 양육 문제와 폭력 문제에 초점이 맞춰지게 되었다. 장애인의 권리와 국가 사회의 책임을 명시한 "장애인 인권 헌장"(1998년 12월 9일 선포, 총 13개조) 제11조에 "장애여성은, 임신, 출산, 육아 및 가사 등에 있어서, 생 활에 필요한 보호와 지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라고 되어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 이다. 또 장애인복지법에서도 장애여성 관련 조항은 제37조와 제55조에서 산후조리 5) 제6조 장애여성 1. 당사국은 장애여성과 장애소녀가 다중적 차별의 대상이 되고 있음을 인정하고, 이러한 측면에서 장애여성과 장애소녀가 모든 인권과 기본적인 자유를 완전하고 동등하게 향유하도록 보장하기 위 한 조치를 취한다. 2. 당사국은 여성이 이 협약에서 정한 인권과 기본적인 자유를 행사하고 향유하는 것을 보장하기 위 한 목적으로, 여성의 완전한 발전, 진보 및 권한강화를 보장하는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 6) 제8조 인식 제고 1. 당사국은 다음의 목적을 위하여 즉각적이고, 효과적이며, 적절한 조치를 채택할 것을 약속한다. 가. 가족 단위를 포함하여 사회 전반에서 장애인에 관한 인식을 제고하고, 장애인의 권리와 존엄성에 대한 존중심을 고취할 것 나. 성별과 연령을 이유로 하는 것을 포함하여 삶의 모든 영역에서 장애인에 대한 고정관념, 편견 및 유해한 관행을 근절할 것 38 여성 척수장애인의 결혼 임신 출산 양육 지원방안 모색
도우미 지원과 임신한 장애여성에 대한 활동보조서비스 지원에 대한 내용에 초점 이 맞춰져 있다. 2) 복지의 대상으로 규정 장애여성의 문제를 보건복지 차원에 한정하지 않고 각 부처별 정책에 장애여성 성인지적 관점을 부여한다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실현 가능한 대안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장애여성을 지원하는 서비스와 정책이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 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쌍한 존재로 여기고 도와주려는 동정적 시혜적 관 점이 지배적이다. 가령, 장애여성의 임신 출산 육아를 지원하기 위한 서비스와 제도 를 시행하는 것은 모성권을 지원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장애여성과 그 자녀가 처 한 어려움을 강조하다 보면 장애여성의 '육아능력 없음'을 강조하는 결과를 초래하 는 것 등이 그 예이다. 3) 성중립적인 시행 장애여성이 엄마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는 교육권, 노동권 등 인간 으로서 기본적인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에 의하면 동법 제3조에,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는 중증장애인 및 장애여성에 대한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을 중요시해야 한다"고 명 시함으로써 장애여성의 고용촉진에 대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 의무고용제와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기금은 성 중립적 으로 운용되고 있어 장애여성의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을 중요시해야 하는 국가의 책무를 다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장애인 의무고용으로 인하여 장애인 취업이 증 가하고 있지만, 남녀평등에 대한 고려 없이 장애인을 고용 채용함으로써 장애남성 과 장애여성의 고용률 차이가 현저해지고 있음이 이를 반증한다. 장애인 의무고용 제도와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기금의 수혜에 있어서 성별 격차를 분석한 연 구(한국여성정책연구원, 2009)에 의하면 장애여성의 의무고용 수혜율은 남성의 3분 의 1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성별 격차도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남성 편향적 의무고 용제의 운영은 장애여성의 낮은 고용률을 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3장 여성척수장애인을 위한 법률 및 지원서비스의 발전방향 39
이처럼 성중립적인 장애인정책의 운용으로 인해 장애여성은 장애남성에 비해 현 저히 낮은 삶의 질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러한 낮은 삶의 질은 장애여성 이 엄마가 되는 선택을 할 때 제약요소로 작용될 수 있다. 제반 장애인정책에서 성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이 뒷받침되어야만 장애여성의 엄마로서의 삶이 실질 적으로 변화할 수 있을 것이다. 4) 정책전달체계의 문제 정책전달체계에서 장애여성 정책 및 서비스가 당사자이자 소비자인 장애여성의 욕구와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공급자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장애여성은 단지 정책과 서비스의 대상자일 뿐 역량강화(empowerment)될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되어 있다. 제2차 아태장애인10년 행동계획안에 의하면 10년간 실천해야 할 과제 7개 영역 중 두 번째가 장애여성과 관련된 것으로서 장애여성이 자조단체를 통해 역량강화 되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장애인권리협약도 제6조에 서 각국 정부가 장애여성들의 완전한 발전, 진보 및 권한강화를 보장하기 위하여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결국 장애여성 역량강화는 자신들을 대표하는 자조단체를 통해 실천되며, 사회 각 영역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로 귀결되 므로 장애여성정책이 소비자 중심으로 전환하려면 장애여성 자조단체를 적극 육성 하고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전달체계가 변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장애여성이 모성권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선배 장애여성의 출산 및 양육경험을 통 한 적절한 역할 모델이 필요하다. 자신의 경험을 통해 다른 장애여성을 도울 수 있 는 경험은 장애여성이 임파워먼트되는 데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될 수 있다. 오랫동안 복지 프로그램의 대상자로만 머물렀던 장애여성들이 자신들의 목소 리를 통해 조직화함으로써 자신들의 삶의 주체가 될 수 있는 힘을 길러 궁극적으로 자신들 삶에 대한 통제권을 획득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통해, 당당한 모 성권이 보장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40 여성 척수장애인의 결혼 임신 출산 양육 지원방안 모색
3 척수장애여성의 모성권 관련 발전방향 가. 요구되는 관점의 변화 1) 수요자 관점 1990년대까지 장애인정책은 공급자 중심이었다. 장애인의 삶과 관련된 문제에서 장애인 자신의 의견은 배제된 채로 전문가들이 이해관계를 대변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애인당사자의 요구가 있었기에 재활에서 자립으로, 시혜와 동정에서 인권 으로 복지정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기에 이르렀다. 장애여성 관련 정책에서도 예외 가 아니어서 이제까지 당사자의 요구와 경험은 반영되지 못했기에 장애여성이 체 감하는 삶의 변화에 이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장애여성당사자의 목소리에 귀 기 울일 때 진정 차별받고 소외되어 있는 장애여성 삶의 변화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 다. 모성권 관련된 정책이나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기 전에 당사자의 필요와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2) 인권 관점 장애여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올바른 방안을 찾기 위해서는 장애여성의 현실 을 총체적이고 객관적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무기력하고 자기 의지가 결 핍된 수동적인 존재, 인권을 유린당하는 피해자이거나 인간승리를 이끌어낸 비현실 적인 영웅이라는 양 극단의 시각에서 벗어나 우리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의무와 권 리를 누리며 살아가고 있는 건강하고 긍정적인 측면이 부각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모성을 가진 주체로서의 장애여성의 존재를 드러내고 장애여성이 모성권 을 누리는 데 있어서 경험하고 있는 어려움을 밝혀냄으로써 장애여성의 삶의 현실 에 다가갈 수 있는 정책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3) 트윈 트랙 어프로치(twin track Approuch) 장애 관련 정책과 법률에 장애여성 관련 내용을 녹이는 성주류화 관점 외에도 장 제3장 여성척수장애인을 위한 법률 및 지원서비스의 발전방향 41
애여성의 차별이 워낙 극심하고 차별 양상이 매우 복잡다단하므로 장애여성 단독 법률과 정책이 병행되어야만 평등에 가까워질 수 있다. 가령 장애여성지원법이라든 가 장애여성인권법 등의 단독 법률과 정책이 뒷받침된다면, 장애여성의 권익향상을 앞당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트윈 트랙 어프로치 방식은 장애인권리협약 제정 당시 장애여성 단독조항을 두고 전 세계가 뜨거운 논쟁을 벌인 결과 채택한 접근 방식이기도 한데(이익섭, 2007), 결국 성주류화가 시도된다 할지라도 극심한 소외와 차별을 당하고 있는 장애여성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긴급 처방이 필요하 다는 사회적 합의가 전제될 때 가능하다. 현재의 장애관련 정책과 법률에서 너무 나도 광범하게 다루어지고 있는 장애여성의 모성권에 대해서도, 좀 더 구체적인 단 독 조항을 마련하고 실효성있도록 구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 척수장애여성의 모성권 관련 지원서비스의 발전방향 1) 재생산권 관련 정보 접근성 확보 척수장애의 경우 대부분 사고로 인해서 장애가 발생한다. 중도 장애를 입은 장애 여성의 경우 장애여성의 임신 및 출산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가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임신 및 출산에 대한 부족한 정보는 임신이 불가능하다고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장애여성의 임신 및 출산에 대한 구체적이고 필요한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척수장애여성의 경우 약 50%에서 척수손상 후에 월경의 장애가 있을 수 있지만, 이런 경우에도 보통 사고 후 6개월 이내에 회복되어 임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긍 정적으로 표현해서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도 장애발생으로 위축되기 쉬운 장 애여성에게 임신 및 출산에 대해 긍정적인 정보를 제공받는 것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2) 척수장애여성을 위한 산전산후 관리체계 구축 척수장애여성의 경우 다리와 자궁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기 위하여 하지의 운 동이 필요하다. 대변 소변 보는 데 어려움을 호소한다면, 이는 특별한 치료 및 확 42 여성 척수장애인의 결혼 임신 출산 양육 지원방안 모색
인이 필요하다. 임신에 의한 변화 때문에 소변에 더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소변 문제에 의한 방광염은 드문 경우 유산 및 조산과 관련이 있다. 변비 또한 임 신에 의하여 더욱 심화될 수 있으며 이런 경우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다. 근육 뭉침 에 의하여 통증을 호소할 수 있으며 이런 경우 통증 해결을 위한 약물이 필요하다. 척수장애여성의 경우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경우 자궁 수축 자체 에 의하여 산모가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출산은 이루진다. 태아 만출에 어려움을 보이는 경우는 전문의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출산 중 하지 근육의 수축이나 골반 근육의 수축이 일어나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있으며 이러한 경우 적 절한 진통과 근육이완이 필요하다. 문제 척수 높이가 목에서 멀리 있는 경우 산모 자신이 배를 누르는 방법 등을 통하여 출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척수장애여성의 분만 중 특별한 조치가 필요한 상황은 조기 진통의 발생, 과다반 사, 방광 및 비뇨기계염증, 욕창 등이 있다(한국장애인복지관협회, 2006). 척수장애여성의 경우 접근성의 문제로 접근가능한 산후조리시설이 매우 제한되 어 있다. 척수장애여성이 접근가능하고, 척수장애의 특성에 맞는 산후조리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산후조리시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 현행 제공되 는 홈헬퍼서비스는 시간적인 제한이 있어 척수장애여성의 요구를 다 수용하지 못 하고 있다. 홈헬퍼서비스 시간의 현실화도 필요하다. 3) 심리를 고려한 전문상담체계 구축 우리사회에서 장애여성은 무성( 無 性 ) 혹은 중성( 中 性 )으로 취급되고 있다. 그로 인해 장애여성의 모성권에 대한 인식은 지극히 낮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부 정적인 신체 이미지나 임신이 장애에 가져올 영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장 애여성의 임신은 곧잘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사건으로 취급받곤 하다. 장애아를 낳 으면 어떡하나, 그 몸으로 어떻게 키우려고 대책 없이 아이를 가졌느냐는 반응에 접하다 보면 장애여성 자신의 자존감은 심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장애여성이 경험하는 장애아를 낳을지도 모른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는 비장애여성의 그것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이다. 그러므로 장애여성들의 이러한 심리를 고려한 전문상담이 필요하다. 가령, 5-6개 제3장 여성척수장애인을 위한 법률 및 지원서비스의 발전방향 43
월 무렵 행해지고 있는 양수검사 시에도 장애여성에게는 좀 더 세심한 배려와 접근 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장애여성의 경우 늦은 사회진출로 인해 고령임산부가 많으며 장애가 있기 때문에 양수검사를 권유받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태아에게 장 애가 있다고 진단될 경우 낙태가 당연시되는 사회 분위기에서 양수검사를 권유받 는 장애여성의 심적 부담은 이루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할 수 있다. 따라서 장애여성의 이러한 입장을 충분히 헤아릴 수 있는 상담이 필요하다. 장애 여성의 몸의 조건뿐 아니라 감수성까지 이해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자연분만을 하느냐, 제왕절개를 하느냐는 선택의 기로에서도 장애여성의 감수성 이 고려될 필요가 있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태어날 아이를 위해 자연분만을 하고 싶어 하는 엄마로서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려주는 과정이 생략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이와 같이 전문상담을 통해 파악된 장애여성의 독특한 경험 및 욕구가 의료진에게 잘 전달되어야 장애여성들이 수요자로서의 권리를 누릴 수 있 게 된다. 4) 의료시설에서 필요한 장애여성 친화적 언어와 태도 첫째, 장애여성의 임신에 대해 긍정적이고 지지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장애여성 임산부들은 자신이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을지,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지에 대 해 누구보다도 절실하게 고민하고 걱정한다. 따라서 장애여성의 임신에 대한 의료 진의 긍정적이고 지지적인 태도가 중요하다. 장애가 있기 때문에 특별히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 알려주기에 앞서 먼저 지지적인 입장을 밝혀준다면 두려움보다 자신 감이 생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의료진의 긍정적인 태도는 가족들의 태 도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의료진의 지지적인 태도는 가족들의 부정적인 태도로 인한 장애여성의 과도한 근심과 두려움을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둘째, 임산부 당사자와 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병원 진료 과정에서 의료진이 진 찰을 하거나 소견을 말해주는 과정에서 진찰을 받은 장애여성 당사자가 아닌 제3자 와 소통하는 사례가 매우 흔하다. 편의제공을 위해 장애여성과 동반한 사람을 무조 건 보호자로 여기는 것은 장애여성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셋째, 존중하는 말투와 태도를 가지고 쉬운말로 설명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장애 44 여성 척수장애인의 결혼 임신 출산 양육 지원방안 모색
여성의 부족한 점, 결핍을 상기시키는 말보다는 눈높이에 맞춰 이해할 수 있는 언 어를 구사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며, 장애여성을 존중하는 말투와 태도는 장애여성의 임신에 대한 과도한 불안을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넷째, 결정권은 장애여성에게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모성능력과 여성성을 부정당해온 경험을 가진 장애여성들이 엄마가 되고자 하는 결정권은 무시되기 쉬 운 현실에서, 의료진이 당사자의 의견을 존중해준다면 의료진의 태도가 가족에게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5) 의료시설에서의 정당한 편의제공 정당한 편의(reasonable accommodation)란 장애인이 장애가 없는 사람과 동등하 게 같은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장애인의 성별, 장애 유형 및 정도, 특성 등을 고 려한 편의시설 설비 도구 서비스 등 인적 물적 제반 수단과 조치 (장애인차별 금지법)를 말한다. 따라서 산부인과에서도 장애여성 임산부를 고려한 편의시설과 설비, 도구, 서비스 등 인적 물적 제반 수단을 마련하고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최 대한 노력할 필요가 있다. 장애여성 친화적 의료시설이 필요하다. 휠체어가 접근하고 이동할 수 있는 경사 로, 엘리베이터,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구비되어야 함은 물론 목발 혹은 기타 보장 구를 사용하는 임산부가 미끄러져 넘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바닥재 사용 등 세 심한 배려도 필요하다. 장애여성의 몸에 맞는 검진대, 초음파 검사 장비 등도 있어 야 한다. 6) 장애여성 조건에 맞는 교육 태교와 산모체조 등 산전에 필요한 교육 프로그램에서 장애여성이 소외되지 않도 록 세심한 고려가 있어야 하다. 척수장애여성 경우에는 비장애여성의 몸에 맞춘 산 모체조를 적용하기 어려우므로 각각의 장애조건에 따른 체조를 응용해서 적용하도 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산후에는 산후조리, 모유수유, 아기 목욕, 영아 질병, 산후우울증 등에 대한 교육 이 필요한데, 이러한 교육에 있어서도 장애가 고려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분만 후 제3장 여성척수장애인을 위한 법률 및 지원서비스의 발전방향 45
산후조리에 들어갈 때 장애여성의 몸의 조건, 장애의 특성에 맞춰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척수장애여성의 경우 출산 후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비장애여성보다 더 조심해야 한다. 이때 비장애여성과 마찬가지로 장 애여성에게도 제왕절개 수술 후 걷기 힘들어도 자꾸 걸어야 몸이 빨리 회복된다고 권하는 것은 장애여성에게 무리가 될 수 있다. 장애 없는 산모들과는 다른 몸임을 주지시켜야 나중에 신체에 무리가 와서 장애가 더 심해지는 후유증을 막을 수 있다. 7) 선택가능한 사회적 돌봄의 활용 장애부모의 자녀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사회적 돌봄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특 히, 장애인 육아프로그램 운영이나 자녀들과의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해결 을 위한 상담 및 가족관계 개선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의 마련이 필요하다. 척수 장애여성의 경우 자녀를 위한 지속적인 야외활동과 문화체험 활동에 대한 필요가 타 장애유형에 비해 높기 때문에 적절한 지원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도우미 사업이 아동 양육으로 인한 현실적인 부양 부담을 경감할 수 있도록 현실화하는 것이 필요 하며, 장애엄마나 아동이 아플 때 지원할 수 있는 긴급지원 서비스의 제공도 필요 하다. 또한 취업장애엄마의 직업생활 유지를 지원할 수 있는 야간 보육서비스를 제 공하여 취업장애엄마가 원활한 직업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 하다. 8) 척수장애학부모의 공교육 물리적 및 정보 접근성 확보 척수장애엄마에게 자녀 학교 생활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해 학부모의 장애에 따라 이해가능한 자녀 정보제공 의무화가 요구된다. 자녀가 학교에 입학하면서 처음 만 나는 장벽은 물리적인 장벽인 경우가 많다. 물리적 접근성 등으로 교사와 학부모간 의 연대에서 차별당하지 않도록 척수장애부모를 위해 물리적 접근성 및 정보접근 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정당한 편의가 제공되어야 한다. 46 여성 척수장애인의 결혼 임신 출산 양육 지원방안 모색
다. 거시적인 부분에서의 발전방향 : 정책결정 과정에 장애여성의 참여와 의사결 정권 보장 1) 관련 법률 정비 및 모니터링 장애여성의 요구와 경험을 반영하기 위해 장애인 관련 법률의 제개정 등 정비가 필요하다. 현행 장애인복지법 상의 장애여성의 권익 보호를 위한 조항은 기초학습과 직업교 육 등 필요한 시책을 강구하여야 한다는 제7조와 제37조와 제55조에 산후조리도우 미 지원과 임신한 장애여성에 대한 활동보조서비스 지원에 대한 내용에 초점이 맞 춰져 있다. 임신, 출산, 양육과 폭력 문제 해결 외에도 장애여성이 교육과 노동 등 모든 권리를 동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하는 내용이 있어야 하며, 장애여성 관 련 정책과 프로그램을 디자인, 실행, 모니터, 평가에 장애여성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장애여성들은 장애를 이유로 의료기관 이용을 제한당하거나 장애 를 이유로 민간 건강보험 가입을 거부당하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건강권을 위협받 고 있으며,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모성권과 재생산권을 실현하는 데 있어서조차 제 약을 받고 있는데, 장애여성에게는 사실상 대부분의 보험이 접근 불가능하다. 장애 인권리협약 제25조(건강)에 의하면, "당사국은 장애인이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 없 이 달성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건강을 향유할 권리가 있음을 인정한다. 당사국은 보건 관련 재활을 포함하여 성별을 고려한 보건서비스에 대한 장애인의 접근을 보 장하는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특히, "건강보험 및 국내법 에 따라 허용되는 생명보험의 제공 시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며, 이러한 보 험은 공평하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제공된다"라고 되어 있다. 하지만, 장애인권리협 약 국내비준시(2008.12.2) 상법 제732조("15세미만자, 심신상실자 또는 심신박약자 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계약은 무효로 한다.")와의 충돌을 이유로 위의 조항 을 유보한 것이 빌미가 되어 장애인의 보험차별은 여전히 현재진행중이다. 이로 인 해 장애여성들 자신의 보험 접근에 제약이 있음은 물론 태아 혹은 자녀들의 보험 가입조차 막혀 있어 이에 대한 시정이 시급이 필요하다. 장애여성들의 권리 보장을 제3장 여성척수장애인을 위한 법률 및 지원서비스의 발전방향 47
제한하는 관련 법률을 정비하고자 하는 노력을 적극 지원하는 것이 정부의 책임이 자 의무라 하겠다. 2) 성별통계와 성예산의 구축 정부의 장애 관련 모든 통계에 성인지적 관점이 반영되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성예산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실태조사 등 양적 통계 외에도 장애인 관련 모든 통계에 성별에 따른 주관적 경험과 삶의 현실이 반영되어야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정책이 나올 수 있다. 또 성예산이 뒷받침되지 않는 정책은 공허할 수밖에 없 는데, 장애인정책발전 5개년계획이 3차에 걸쳐 시행되고 있지만 장애여성 정책과 제도가 나열되어 있을 뿐 성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아 실제 추진이 되지 않고 있는 것들이 상당수 있다. 그나마 현재 확보되어 있는 성예산도 질적인 측면보다는 실적 을 중시하는 양적 측면에 초점이 맞춰져 평가되고 있어 장애여성들의 요구에 부응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장애여성이 자신들의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에서조차 소외되 는 것은 물론 그 해결 노력 과정에서 이중, 삼중의 상처와 억압을 겪지 않도록 민감 한 감수성이 필요하다. 3) 장애여성을 위한 정책기구와 전담 부서 보건복지부를 비롯해서 각 부처별로 장애여성 전담 부서는 없다. 보건복지부에 장애여성 담당자가 배치되어 있기는 하나 여러 가지 업무 중 일부일 뿐이어서 전문 성과 집약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어렵사리 장애여성에 대한 이해를 갖게 된 공무원조차도 잦은 부서 이동으로 인해 장애여성 친화적 정책 실현으로 이어지 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최소한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에 장애여성 전담 부 서가 있어야만 책임감을 갖고 정책을 집행함으로써 장애여성의 피부에 와 닿는 정 책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장애여성 관련 공무원 외에도 관련 종사자, 전문가, 정책담당자들을 대상 으로 한 성인지 교육이 필요하다. 장애여성들은 여성과 장애라는 조건으로 인해 가 족과 관련 종사자로부터 이해받지 못하고, 곧잘 의견을 무시당하는 경험을 하고 있 으면서 차별 현실을 돌파할 수 있는 지지체계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48 여성 척수장애인의 결혼 임신 출산 양육 지원방안 모색
따라서 가족과 관련 종사자부터 시작해서 전문가와 정책담당자들이 민감한 장애 감수성 외에도 성인지적 관점을 확보해야만 장애여성의 특성과 문제를 정책에 반 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성예산 편성으로 이어질 수 있을 때 성평등을 기대 할 수 있다. 4 돌봄의 사회화를 향하여 척수장애여성을 비롯한 장애여성이 모성권을 보장받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사회 적 양육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모성권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엄마가 된 이후 자녀 를 양육하기 위한 구체적인 양육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자녀 양육을 위한 사회적 양육체계를 구축하는 방법 중의 하나가 돌봄의 사회화이다. 이 러한 사회적 양육체계 구축은 장애여성은 물론이고 비장애여성에게도 시급히 필요 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조옥라(1999)는 돌봄의 사회화의 필요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첫째,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확대됨으로써 가정내 돌봄을 주로 제공했던 영역이 축소되고 있다. 둘째, 가족규모가 축소되어 가족이 더 이상의 가족원의 돌봄 필요성을 충분히 충 족시킬 수 없게 되었다. 셋째, 남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인구와 영역이 지속적으로 확대됨으로써 돌봄을 가정 내에서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사회전체의 이해관계와 밀접하 게 연결되어 있음을 인식하게 되었다. 즉 돌봄의 집합적인 책임론이 설득력을 가지 게 되었다. 넷째, 돌봄의 가치에 대한 재평가는 현대 사회가 요구되는 리더쉽이 위에서 지적 한 사회성원의 필요성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돌봄 능력을 포함하는 것과 관 련되어 있다. 이렇게 장애여성은 물론이고 비장애여성에게도 돌봄의 사회화는 변화하는 현대 에 시급히 필요하다. 이는 아동의 양육에 대한 책임을 가족뿐 아니라 사회와 국가 가 함께 책임지어야 한다는 책임원리를 담고 있다. 제3장 여성척수장애인을 위한 법률 및 지원서비스의 발전방향 49
에바 키테이(1999)는 보살핌의 사회적 책임원리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첫째, 보살핌 노동자와 보살핌을 받는자 모두 만족스러운 의존관계가 가능할 수 있도록 사회적 책임성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사회적 제도는 보살핌 제공자가 사회적 협력의 경쟁 속에서도 불이익 없이 보살핌에 몰두할 수 있도록 함으로서 보살핌을 존중하는 사회로 발전시켜야 한다 는 것이다. 그러므로 돌봄의 사회화는 부모-자식과 같은 사적영역에서 뿐 아니라 공적영역에 서도 적용되어야 하는 가치는 가치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실에서는 돌봄 은 돌봄을 제공하는 제공자와 돌봄을 제공받는 사용자에게 전적으로 맡겨져 있어 서, 실질적인 돌봄의 사회화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돌봄을 제공하는 제공자의 경우 비정규직의 여성으로 저 임금과 사회적인 안전망을 갖추지 못하고 있어 불안 정한 상황에 처해있다. 또한 돌봄을 제공받는 사용자에게는 돌봄을 제공받으면서 지출해야하는 비용면에서의 부담과 비용을 지출하면서도 안심하지 못하는 심리적 인 어려움에 노출되어 있다. 이러한 현실은 돌봄의 주체인 여성들에게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므로 에바 키테이(1999)는 돌봄은 사회의 공공재이므로 공공재의 수요와 공 급을 시장매커니즘에 단순히 맡기기보다 사회(국가)가 공공재의 시장을 규제하고 관장해야 된다고 주장한다. 대표적인 공공재인 교육처럼, 돌봄이 공공재라는 해석 은 개인에게 단순히 소비되는 상품과는 달리 개인의 능력에 투자된다는 의미를 함 축하고 있다. 그러므로 돌봄의 윤리는 사적영역에서의 돌봄이 아니라 공적지원이 정당화되는 돌봄의 공공윤리로 확대되는 것이 우리나라에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돌봄이 사회화를 토대로 한 다양한 지원서비스의 적용이 가능할 수 있다. 첫째. 모든 돌봄의 제공자가 그들의 돌봄을 받은 이들이 아니라 사회 속에 내재되 어 있는 의존관계로부터 사회적 기여에 대한 보담을 인정받아야 한다. 둘째. 경제적 자립과 돌봄 제공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경우 그 가족이 생활할 수 있도록 경제적 보상이 지원되어야 한다. 이러한 경제적 보상은 저소득층으로 제한 하는 것이 아니라 저소득층을 우대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자연적으로 주어진 돌봄 노동을 지속하면서도 돌봄 제공자가 사회경제적으 50 여성 척수장애인의 결혼 임신 출산 양육 지원방안 모색
로 취약해지지 않도록 지원해야 한다. 돌봄 능력에 따라 돌봄이 필요한 이들에게 돌봄을 제공할 수 있는 연결망을 마련하고 돌봄을 제공하는 이들에게 그들이 필요 로 하는 자원과 기회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화 할 수 있어야 한다. 장애여성이 모성권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스스로 돌봄을 제공하는 경우에도, 또한 다른 사람에게 돌봄을 제공받는 경우에도 엄마로서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돌 봄의 사회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빠른 시일안에 제도화되기에는 법적 체계 구 축 및 예산 마련 등의 현안의 해결이 선행되어야 하지만, 돌봄의 사회화를 통해 장 애여성이 양육의 어려움으로 모성권을 포기하지 않는 사회가 오기를 바라는 마음 이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 라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단순 한 권리로서의 모성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모성권을 보장하기 위한 실제적인 마 을이 되어주는 구체적인 정책이 마련되는 그날을 기대한다. 제3장 여성척수장애인을 위한 법률 및 지원서비스의 발전방향 51
참 고 문 헌 곽지영. 2005. 여성장애인의 임파워먼트과정에 관한 연구. 연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김경화. 2003. 장애여성과 모성경험의 이중적 의미. 가족과 문화. 제 15집 3호 이익섭. 2007. 장애인권리협약의 의미와 핵심과제. 보건복지포럼. 조옥라. 2006. 돌봄:사회화의 필요성과 한계. 생활과학회 학회 기조강연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08. 장애인실태조사 한국장애인복지관협회. 2006. 여성장애인의 임신 출산 가이드북 Lloyd. 1992. "Does she boil eggs? Tosards a feminist model of disbility". Disability, Handicap and Society. 7(3). 201-221. Morris, J.. 1996. Encounters with Strangers : Feminism and Disability. London: The Women's Press. Kittay, Eva F. 1999. Love s Labor. New York: Routledge Olsen, R. & Clake, H. 2003. Parenting and Disability : Disabled Parents' Experiences of Raising Children. Bristol: The Policy Press. Olsen, R. & Wates, M. 2003. Disabled Parents: Examining Research Assumptions. Darlington : Research in Practice. 52 여성 척수장애인의 결혼 임신 출산 양육 지원방안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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