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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현 상황에 대한 진단 노동자운동 연구공동체 뿌리 연구원 오민규 글로벌 GM은 한국GM의 위상을 어떻게 보고 있는 것일까? - 한국GM이 책임지면 되는 곳 : 내수시장 + Ά. 문제는 이 Ά를 어떻게 보느냐 하는 것. - 2012년까지는 유럽/북미/중국/아시아/중남미/아프리카/호주 등 5대양 6대주 모든 시장이 Ά에 포함. - 이 중에서 유럽, 북미 시장을 제외한 중국/아시아/중남미/아프리카/호주 시장에는 완성차 못지않게 CKD 수출이 많았으며, 2009년 이후에는 CKD 수출이 완성차 수출의 2배에 이르렀음. - 2012년을 정점으로 해서 이 Ά의 규모와 크기는 줄어들기 시작하고 있음. 줄어드는 정도가 상당 수준이어서 GM의 한국 철수설 까지 나돌고 있는 상황. 2013년 대비 2014년 생산량 감소 예상치(약 25만 대)는 2008~2009년 글로벌 위기를 제외하면 최대치에 해당함. 1,400,000 1,254,788 1,284,134 1,195,240 1,200,000 1,000,000 956,367 1,082,223 1,108,994 1,005,122 105만(전망) 800,000 769,498 600,000 507,763 400,000 342,630 200,000 116,555 100,446 164,744 0 387,134 293,897 400,578 555,143 646,788 779,630 942,805 813,023 532,191 744,096 810,854 787,757 782,721 65만(전망) 2001 2002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2014 완성차 CKD - 핵심적으로 줄어드는 부문이 어디일까? 핵심적으로 쉐보레 유럽 철수 결정으로 완성차 수출에서 유럽 시장에서 배제되기 시작했다. CKD 수출의 경우 중국과 북미 수출물량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아시아/중남미/아 프리카 시장에서도 완성차 및 CKD 수출량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다만, 내수 부문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1

GM은 한국을 철수할까? - GM은 한국을 떠나지 않는다. 한순간에 먹튀 하고 나가는 것은 아예 가능성이 없다. 세계 자본주의 역사상 (세계 대전 수준의 사건이 아니고서는) 이런 규모의 먹튀는 존재해본 적이 없다. 그리고 GM에게는 철수하지 않을 결정적인 이유가 있다. 한해에 15만 대의 차를 한국 시장에서 팔아주기 때문! - 호주에서 GM이 공장 폐쇄 결정을 내린 직후 We re Here To Stay 라는 제목의 광고를 내놓은 것에서 알 수 있듯이, GM이 말하는 철수 란 단순히 공장 폐쇄가 아니다. 공장 폐쇄는 물론이고 내수 시장에서도 완전히 빠져나가는 것을 철수 라고 부른다. 즉, 엄밀히 말하면 GM은 호주에서도 철수하지 않는다. 호주에다 차를 수입해서 계속 팔아먹을 것이기 때문. - 즉, GM은 한국에서 철수하지 않는다 는 표현을 계속 사용하고 있는데 이건 진실이다. 왜냐하면 GM이 한국에서 철수한다는 말은, 공장을 폐쇄하는 것은 기본이고 연간 15만 대씩 차를 팔고 있는 한국 시장에서도 철수한다는 의미이다. - 그럴 가능성은 없다. 작년에 GM은 전 세계에서 971만 대의 차를 팔았는데, 그 중 미국(278만), 유럽(155만), 중국(316만) 시장에서만 750만 대를 팔았다. 반대로 말하면 그 이외의 지역에서 220만 대의 차를 팔았다는 얘기이며, 한국은 그 중에서 7%를 차지한다. (이 지역에는 신흥시장이라 할 브라질 러시아 인도 시장도 포함된다.) - 따라서 질문이 잘못되었다. GM이 한국을 철수할까를 물으면 절대로 안 한다 고 답을 한다. 그리고 호주 사례를 감안하면, GM의 답변은 거짓이 아니다. 그들은 한국 내수시장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 - 질문을 하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 도대체 한국 사업을 얼마나 축소할 생각이냐? 또는 맨 앞에서 얘기한 표현을 빌리자면 내수시장 + Ά를 어디까지로 보고 있는 거냐? 라고 물어야 한다. - 혹자는 도대체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묻는다. 우리는 어쩌면 지금까지 그 이유 에 대해서만 너무 집중해 왔는지도 모른다. 한번 그 얘기를 맨 뒤로 미뤄놓고 생각을 해보자. 글로벌 GM의 전략이 무엇인지, 그리고 한국GM의 전망이 어떻게 될지를. 글로벌 GM의 전략 (1) 전 세계 판매량의 3/4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유럽 중국 시장에서 안정적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당연히 글로벌 GM의 첫 번째 전략이다. 물론 각 대륙에서의 전략은 조금씩 다르다. 미국에서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주력하지 않았던 생산 기지 로서의 성격을 높이고 있다. 최근 대규모 리콜 사태에 대응하는 것 역시 미국 공장에서의 생산성과 품질 문제로 대응하고 있으며, 비용 면에서도 이중임금제 의 확대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려 지속적으로 시도할 것. 특히 감마 플랫폼 차량(소닉)을 직접 생산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매우 상징적인 것. 유럽에서는 차를 개발하고 제작하는 능력 을 다시 높이기 시작했다. 2005년 10월에 감마 플랫폼 홈룸을 유럽에서 한국으로 이전한 사건 전후로, 오펠은 GM에서 매년 적자를 내는 말썽꾸러기로 전락했다. 차를 제법 잘 만들기는 하지만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들어가는 사업부 이미지. 그러나 글로벌 위기를 겪고 엔지니어 출신의 매리 바라가 CEO 자리에 앉으며 오펠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아베오를 잇는 차세대 소형차 개발 역시 오펠에게 2

맡길 것이라는 게 정설. 중국의 경우 볼륨, 즉 판매만이 아니라 생산량을 동시에 극대화하는 전략을 추구한다. 2016년까지 4개의 공장을 추가로 지어서 생산능력을 연간 500만 대 수준으로 늘릴 예정이다. GM의 연간 판매량이 1천만 대에 좀 못 미치니까, 세계 판매량의 절반을 중국에서 생산하겠다는 것. 그렇다면 과연 이 500만 대가 모두 중국에서 판매될 수 있을까? 미국 유럽 중국 세계 3대 시장에서의 GM 전략 기본은 또한 현지생산 현지판매 이다. 기존에 미국에서는 소형차를 만들지 않았으나, 파산보호신청 위기를 거치며 감마 플랫폼 차량을 직접 제작하기 시작함. 중국의 경우 완성차를 수입하게 되면 높은 관세를 물게 되므로 대부분의 자본가들이 현지생산을 선택한다. 유럽 역시 쉐보레 브랜드 철수와 함께 오펠 복스홀 브랜드 집중 전략이므로 당연히 현지화 전략을 취하게 됨. 이 3개의 시장은 각각 차별화 되면서도 GM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장이므로 대부분의 신차들이 거의 동시에 출시된다. 과거에는 중국형 저가 모델이 별도로 만들어지는 경우들이 있었으나, 어느새 중국 시장에서 도 캐딜락을 비롯한 럭셔리 브랜드가 성공하고 있는 상황. 지난해 GM은 해외사업부문에서 중국 사업부를 독립시켰으며, 북미 사업부, 유럽 사업부와 함께 GM을 끌고 나가는 주요 사업부의 역할을 하게 될 것. (2) 브라질, 인도, 러시아. 즉 중국을 제외한 BRICs 신흥 시장의 경우, 이들 나라 정부의 적극적인 보호무역 정책으로 인해 현지 생산 추세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들의 내수 시장은 2012년을 정점으로 2013년부터 꺾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GM은 이들 신흥 시장을 겨냥한 저가차 생산이라는 새로운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인도 러시아 4,000,000 3,000,000 3,500,000 3,500,000 3,000,000 2,500,000 2,000,000 1,500,000 1,000,000 500,000 0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2,500,000 2,000,000 1,500,000 1,000,000 500,000 0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3,000,000 2,500,000 2,000,000 1,500,000 1,000,000 500,000 0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위 그래프는 브라질/인도/러시아 내수 시장 전체 판매량을 나타내본 것이다. 위에서 볼 수 있듯이 2012년까지 는 증가세를 보이다가 작년부터 하락세로 돌아서게 되었다. 특히 이들 시장에서 GM의 성적은 더욱 초라하다. 인도와 러시아에서는 현대기아차에도 한참 밀리며 톱 10에 겨우 들어가는 상황이다. 브라질 러시아 인도 모두 수입차에 대해서는 최대 40%의 높은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러시아의 경우에는 여기에다 최근 수입차에 대해 재활용세 라는 명목의 추가 세금을 적용한 바 있으며, 브라질의 경우 부품의 현지화 비율이 65%를 넘지 않을 경우 수입차에 준하는 세금을 부과함으로써 부품업체들도 현지에 공장을 짓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글로벌 업체들이 한편으로는 거대한 시장 공략을 위해, 다른 한편으로는 세금을 줄이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러시아 브라질에 현지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도요타, 폭스바겐, 푸조-시트로앵, 다임러 벤츠, 현대기아 등이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심지어 한국의 쌍용자동차도 러시아 브라질에 현지 CKD 조립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3

이들 신흥 시장을 포기할 수도 없고 현지 공장을 건설하지 않을 수도 없지만, 수익성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조건에서 글로벌 GM은 최근 앰버 프로젝트(Amber Project)'라는 새로운 저가차 생산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즉, 미국 유럽 중국에 전략적으로 내어놓는 차량들의 경우, 이들 신흥 시장에서 제작하는 것이 비용 면에서 수익성이 높지 않으므로 이를 대체할 새로운 저가차를 현지생산 현지판매의 방식으로 도입하겠다는 것. 이들 시장에서 본래 각광받던 차량의 종류가 약간씩 다르다. 러시아의 경우 SUV가 인기를 얻고 있고, 인도의 경우 미니카 시장이 발전해 있으며, 브라질은 대체로 B-세그먼트 차량을 선호한다. 글로벌 GM이 수립한 앰버 프로젝트는 이런 조건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을 개발하고, 이 플랫폼 기반에서 A와 B 세그먼트 의 중간급 세단, 해치백, SUV, MPV로 변형해서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파워트레인 역시 배기량 1.0~1.2 리터 엔진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3) 글로벌 GM은 이처럼 미국 유럽 중국 3대 시장에 이어 브라질 인도 러시아 신흥시장 전략을 세우고, 그 뒤에 나머지 국가들의 전략을 세우는 것으로 보인다. 즉, 한국GM에 대한 판단 역시 이들 주요 시장에 대한 전략 이후의 문제라는 것이다. 사업부로 따지자면 CIO(Consolidated International Operations) 사업부로 분류되는 이들 시장에 대해, GM은 각각의 국가별 전략을 완벽하게 결정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선진 시장, 신흥 시장에 뒤이은 후순위 시장이라는 점이다. 이들 시장에 대한 전략 역시 후순위 전략으로 밀리게 되며, 앞선 전략의 종속 변수로 전락한다. 호주에서 공장 폐쇄를 결정하게 된 배경은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첫째, 고환율 문제가 지속되었다는 점. 둘째, 정부의 보조금이 삭감 또는 중단될 예정이라는 점. 셋째, 내수 시장의 크기가 그리 크지 않았다는 점. 호주는 고환율 문제로 인해 수입차 시장이 넓어지게 되었고, 반대로 현지생산 차량의 수익성이 낮아져 시장점유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지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보조금 지급을 지속해줬던 노동당 정부가 실각하고, 보조금 삭감을 공약한 보수당 정부가 들어서게 되었고, 호주 현지 3대 메이커 중 하나인 포드가 공장 폐쇄를 결정하자 GM 역시 현지생산을 포기하게 된 것. 다만 수입차 판매상으로서의 GM은 호주에 남게 된다. 나머지 국가들 중에서 GM은 몇몇 국가들에 주요 생산 허브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력하게 떠오르는 곳은 태국과 인도네시아인데, GM은 이들 2개 국가에서의 생산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태국에서는 정부의 친환경 차량 생산계획에 동참하며 생산량을 늘리기로 했고, 지난해 새롭게 문을 연 인도네시아 베카시 공장에서는 상하이GM의 MPV인 쉐보레 스핀 생산을 시작으로 향후 SUV와 MPV 생산기지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것은 태국과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되는 차량은 기본적으로 내수 시장에서 판매되지만 인근 국가로 수출도 예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럼 한국GM의 위상과 전망은 어떻게 되는 걸까? - 위의 상황을 보았을 때, 현재 한국GM의 위상은 정말로 바람 앞의 등불 신세임이 분명하다. 글로벌 소형차 개발과 생산의 전진 기지로서 세계 모든 대륙에 완성차와 부품을 실어 나르던 한국GM 호에 불어오는 바람은 순풍이 아니라 마파람이다. 4

- 우선 미국 유럽 중국, 주요 3대 시장을 향해 수출하던 소형차 부문에 빨간 불이 켜졌다. 각각의 시장 별로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미국 : 현지에서 감마 플랫폼 차량을 제작하기 시작했으므로, 이제 미국 시장에 수출하는 차는 당분간 쉐보레 스파크와 GSUV(트랙스 앙코르)에 국한된다. 아직은 스파크와 GSUV를 미국에서 생산하는 게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판단이기 때문. 그러나 트랙스를 미국에 수출하는 결정이 내려진 것은 멕시코의 생산캐파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며, 2~3년 가량은 수출이 이어지겠지만 멕시코 생산캐파가 채워지면 언제든지 생산을 멕시코로 돌릴 수 있게 된다. 유럽 : 쉐보레 브랜드를 철수하기로 한 만큼, 그동안 한국GM이 만들어 수출하던 쉐보레 스파크 아베오 크 루즈 말리부는 현지에서 판매되지 않는다. 다만 오펠 브랜드 차량 중 일부 한국GM에서 생산될 가능성이 있다. 일단 오펠 모카가 유럽으로 수출되고 있는데, 조만간 스페인 현지 생산으로 넘어가게 되지만 당분간 한국에서 CKD 수출이 유지된다. 아울러 쉐보레 스파크의 오펠 버전 차량(씨티)이 창원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중국 : 2011년까지 한국GM의 CKD 수출 절반이 중국으로 향했다. 그러나 이제 CKD 수출의 1/3도 채 되지 않는 수준으로 줄어들었고, 앞으로도 줄어들 전망이다. 중국으로 가던 CKD 대부분이 소형차였음은 두말하 면 잔소리. 이는 부품 생산의 대부분을 이제 중국에 현지화 하겠다는 전략이 실현되고 있다는 얘기이다. 심지어 내년에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출시되는 크루즈 MCM 모델의 경우, 일부 부품을 (한국에서 중국으로 수출하는 게 아니라) 중국에서 역수입 해올 예정이라 한다. - 정리해보면 미국과 유럽 시장의 경우, 현지 생산이 수익성이 크지 않다고 보여지는 쉐보레 스파크 정도만 한국에서 수출하고, 나머지 차량 대부분은 현지에서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경우에는 현재 이미 스파크 를 생산하고 있는 실정이며, 한국에서 수입하던 CKD 부품 역시 대부분 현지화를 해나갈 예정이다. 결국 남는 것은 미국과 유럽으로 향하는 스파크 뿐. - 감마 플랫폼의 차세대 차량 개발은 유럽으로 넘어간 것이 거의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이 차량을 한국에서 개발하고 있지 않는 것만은 분명하다. 현재 오펠에서 아베오와 같은 B 세그먼트 차량인 차세대 코르사(Corsa) 를 개발하고 있으며, 글로벌 데뷔는 2018년 예정이다. 그런데 차세대 GSUV와 차세대 아베오 역시 2018년에 출시될 예정이라 하니, 오펠이 개발한다고 하는 차세대 코르사가 바로 GM의 글로벌 B 세그먼트 소형차의 대표주자가 아닐까 추정된다. 차세대 코르사가 GM의 감마Ⅱ 플랫폼을 사용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으나, 지난주 오펠의 발표에 따르면 기존 코르사의 플랫폼인 SCCS를 재설계한 플랫폼을 사용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오펠 차량이 감마 플랫폼에 올라타는 것이 아니라, GM의 다른 B 세그먼트 차량들이 오펠의 플랫폼에 올라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는 10월 파리 국제 모터쇼에서 차세대 코르사를 공개할 예정이라 하니, 조만간 이에 대한 기사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B 세그먼트의 차세대 소형차 개발이 유럽으로 넘어갔는지, GSUV와 아베오 차세대 차량들은 어찌되는 것인지도 분명해지기 시작할 것. 예상이 맞는다면 앞으로도 GM의 주요 글로벌 차량들에 대한 설계와 엔지니어링은 유럽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 우선 엔지니어 출신인 매리 바라의 오펠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한국GM의 엔지니어링 부문은 축소 통폐합의 길을 걷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펠의 하청 일감 받는 신세가 될 지도? - 한국GM은 또한 신흥 시장들, 즉 브라질 인도 러시아는 물론이고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남아공 호주 등의 나라에 소형차를 중심으로 완성차 및 CKD 수출을 상당히 해왔다. 그러나 GM은 이들 시장에 5

맞춤형 저가 소형차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른바 앰버 프로젝트(Amber Project). 그럴 경우 앰버 프로젝트는 신흥 시장에 한국GM이 수출해온 스파크와 아베오를 대체하게 될 것. 벌써부터 인도 현지 언론에서는 앰버 프로젝트가 쉐보레 비트(스파크의 인도 출시명)의 후속 모델이라는 얘기까지 쓰고 있다. 이는 한국GM의 스파크 아베오 수출 물량 역시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것일까? 현세대 스파크(M300) 금형이 인도로 넘어가고 (즉, 향후 인도로의 스파크 CKD 수출이 사라질 예정이고) 기존에 창원에서 칠레로 스파크 완성차 수출하던 물량도 인도로 넘어간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회사는 물량 규모가 얼마 안 된다며 별일 아니라고 말하지만 가랑비에 옷 젖는다 는 말이 있다. 사실 스파크 생산물량이 모두 합하니까 많아 보일 뿐이지, 각 국가별 수출물량을 보면 얼마 안 된다. 작년에 미국에서 팔린 물량도 3만 대 가량이다. 파워트레인 역시 배기량 1.0, 1.2리터 엔진을 사용하게 되는데, 현재 차세대 코르사 아베오 GSUV가 배기량 1.0, 1.2, 1.35리터 엔진을 사용한다. 이 중 1.0과 1.2리터 엔진은 앰버와 공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파워트레인 개발 역시 미국 본사와 유럽 오펠이 담당하고 있는 현실. 앰버 프로젝트는 GM의 현실적 요구와도 맞아떨어진다. 쉐보레 스파크에 들어가는 부품 사양을 그대로 적용해서는 신흥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맞출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품 사양을 좀 낮춰서 저가 차량을 출시하겠다는 것이고, 현재 부품 사양으로 만드는 스파크는 미국과 유럽에만 적합하다는 것. 결과적으로 창원공장 역시 스파크가 전 세계 모든 대륙으로 진출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 미국과 유럽 시장을 제외한 나머지 시장은 앰버로 채워질 예정이라는 것이다. 창원공장에서 30만 대 가까이 생산하던 것은 옛날 얘기일 뿐이다. 차세대 스파크 생산량은 연간 18만 대 수준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는데, 사실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 한 가지만 더 짚어보겠다. 2016년이 되면 중국 생산캐파가 연간 500만 대가 된다. 그러나 이게 과연 중국 내에서 소화 가능한 판매량일까?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즉, 중국 역시 내수용만이 아니라 수출을 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 그럼 이들이 뚫을 시장이 어디이고, 누구와 경쟁하게 될까? - GM은 한국에서 철수하지 않는다. 대략 2016~2017년까지 물량을 지속적으로 줄이면서 고사시키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급격하게 물량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줄어든다. 그래서 지금 당장에는 물량에 대한 심각성이 피부로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당장 심각성이 드러나지 않는다고 해서 심각하 지 않다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모르는 사이에, 가랑비에 옷이 젖고 만다. - 그렇다면 왜 2016~2017년인가? 첫째, 2016~2017년은 중국 사업부가 연간 500만대 생산 시스템을 완성하는 시점이다. 그때까지는 한국GM을 요긴하게 써먹어야 한다. (중국 내에서 부품의 조달 체계까지 자기완결성을 갖추려 할 것이기에, 한국GM에서 더 이상 CKD를 수입할 필요가 없어지는 시점이기도 함.) 둘째, 내년에 출시될 차세대 스파크를 제외하면 나머지 차세대 신차들 대부분의 출시 일정이 2017~2018년으로 집중되어 있다. 즉, 차세대 신차가 출시되기 전까지는 기존 차량들, 즉 300 차량들 생산까지는 한국GM에 의존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 그럼 2017년쯤 먹튀 한단 얘기인가?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GM은 절대로 한국을 떠나지 않는다. 한국을 떠날 경우 2010년 산업은행과의 비밀 합의서 때문에 일정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차를 수입해서라도 6

한국에서 차 팔아 이윤 챙기려고 할 것이다. 게다가 연간 15만 대씩 GM 차를 팔아주는 한국 시장 같은 곳에서 왜 떠나나? 절대 안 떠난다. - 2018년에 이르면 완성차는 연간 30~40만대, CKD는 70만대 안팎 수준으로, 즉 2011~2012년 수준의 절반 가량으로 급감하게 될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즉, 내수와 인근 국가 수출 일부를 제외하고는 현지생산 현지판매 원칙을 주장하며 물량을 줄이게 될 것. - 이 수준에서 완성차 공장을 유지할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문제는 오히려 GM이 아니라 한국 정부 또는 노동자들이 제기하게 될 것임. (호주의 사례를 보라.) 즉, GM은 절대로 먼저 떠난다 는 얘기를 하지 않을 것이다.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 이럴 거면 차라리 떠나라 고 먼저 나오도록 유도한다. - 차라리 떠난다 고 말해주면 시원하게 싸우기라도 하련만, GM은 절대로 노동자들에게 그런 쉬운 선택의 기회를 제공해주지 않을 것이다. 말라 비틀어 죽을 때까지 단물과 피를 쪽쪽 빨아먹을 것. (그런 의미에서 6월 9일 전자신문이 보도한 군산공장 타타 매각설은 사실무근임에 틀림없다. GM은 노동자들을 그렇게 쉽게 풀어주지 않을 것이다.) 도대체 글로벌 GM이 이렇게 나오는 진짜 이유가 뭘까? - 지속적으로 물량을 줄이고 추가 신차 투입을 하지 않고 연구개발 아이템을 주지 않을 것인데, 여기에 합리적인 이유와 근거조차 제시하지 않을 것이다. 그냥 매번 써먹는 이유와 근거를 그때그때 섞어서 쓸 것이다. 하지만 이건 모두 실제 이유가 아니라 가짜 이유들이다. - 한국GM 비용(CPU)이 많이 상승했다. 통상임금과 환율 문제로 인해 수익성이 약화되었다. 남북관계가 너무 불안하다. 정부의 규제가 너무 많아 사업이 어렵다. 노사 갈등이 빈번하고 그에 따른 비용도 부담된 다. 주간연속 2교대 문제, 불법파견 문제까지 발목을 잡는다. - 이게 모조리 가짜 이유라고? 그럼 진짜 이유는 뭘까? 글로벌 GM은 각 국가별 경쟁 시스템, 정확히 말하면 각국 노동자들을 분열시켜 경쟁시키려는 시스템을 짜려고 한다. 그런 시스템을 짜려면 각 국가별로 가장 열악한 조건 을 조성해야만 한다. - 그런데 한국GM의 무게감에 비해 생산물량이 너무 편중되어 있다. 글로벌 물량의 20% 이상이 한국GM 손을 거쳐서 생산이 이뤄진다. 쉐보레 물량만 보면 무려 40%가 한국에 집중되어 있다. 이래갖고는 국가별 경쟁 시스템 도입이 매우 어렵다. - 한국GM 역시 가장 열악한 조건 을 만들어야 한다. 그게 뭘까? 내수 물량에다 인근 국가 수출물량 아주 약간을 더 얹어주는 생산물량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한국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국가에 포진해 있는 사업부에 비슷한 조건을 부여하려 한다. - 그렇게 한 후에 경쟁력을 갖춘 곳, 다시 말해 노조가 더 많은 양보를 한 곳에 물량을 조금 더 얹어주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고치려 하는 것이다. 이미 그런 시스템 아니냐고? 한국GM에 관해서 말해보자면, 이런 시스템이 아니었다. - 글로벌 경제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GM은 한국GM 소형차들이 너무나 간절히 필요했다. 그래서 세계 모든 대륙의 시장에 크루즈 아베오 스파크를 출시하면서 모두 한국GM에서 완성차 또는 CKD 형식의 수출을 7

하도록 긴급처방을 해왔다. 스스로 현지생산 현지판매 원칙을 어겼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글로벌 GM이 보기에 한국GM은 필요 이상으로 너무 비대해진 것이다. - 따라서 정리해 보자면, 글로벌 GM이 한국GM을 향해 하는 짓의 이유는 이거다. 한국GM을 내수 + Ά 시장에 내놓는 물량 수준으로 축소하는 것이다. 여기서 Ά는 최소화된 수출 시장이다. 당분간 유럽과 미국을 향한 스파크 수출, 그리고 인근 국가 몇 개에 대한 수출 수준으로 쪼그라들게 만드는 것! 박근혜 정부와 산업은행은 도대체 뭐했나? - 2010년 12월 3일, 산업은행과 글로벌 GM은 이른바 GM대우 장기 발전전망 협약 이란 것을 체결하게 된다. 2009년 GM대우의 유동성 위기, 그를 둘러싼 산업은행의 GM대우 발전전망 요구, 글로벌 GM의 유상증자를 둘러싼 산업은행과의 갈등 과정 등을 거치면서 무려 1년여 지리한 줄다리기 협상 끝에 체결된 협약이다. - 그러나 지금 이 순간까지도 정부와 산업은행은 당시 협약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양한 루트를 통해 협약을 공개할 것을 촉구했으나 산업은행 측은 GM과 비밀보장 약속을 했다 는 이유로 일체 함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언제 도망갈지 모를 외투자본과의 약속은 지켜야 하고,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좌지우지할 내용은 보여줄 수가 없다? - 다만 협약이 체결된 직후인 2010년 12월 8일, 당시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이 위 협약의 내용 일부에 대해 기자회견을 통해 구두로 밝힌 내용이 있다. 그 내용들을 요약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GM이 한국을 철수하더라도 GM대우는 독자적인 인력, 설비, 라이센스 등을 갖고 종합 자동차회사로 살아남을 수 있는 협약이다. 특히 CSA(비용분담협정) 개정을 통해 차량 라이센스 관련한 내용을 포함해, GM이 만에 하나 철수하더 라도 독자생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2009년 GM의 유상증자로 인해 산업은행이 잃었던 소수주주권(비토권)에 대해, 이번 협상을 통해 산업은행이 소수주주권을 회복하도록 하였다. GM 측이 상환해야 할 우선주에 대해, 만일 GM대우가 상환하지 못할 경우 글로벌 GM이 이를 책임지기 로 한 내용도 담았다. 몇 년간에 걸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이 협약 내용에 대해 잘 이행되고 있는지 매년 산업은행과 GM이 리뷰 를 할 것이고, 이행이 잘 안 되는 부분이 있을 경우 그에 대한 치유방안 까지 내놓을 계획이다. - 협약 내용의 대강만 발겨놓았을 뿐이지만, 위 내용만 놓고서도 궁금한 지점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차량 라이센스 관련 내용이 기존에 어떻게 되어 있었기에 당시에 고쳤다는 것인지? 그리고 고친 내용이 뭐고 고친 결과가 어떻게 된 것인지? 독자적인 인력, 설비 등을 어떻게 유지한다는 것인지? 도대체 뭘 담았기에 GM이 한국을 철수하더라도 독자생존 가능하다는 말을 자신있게 했는지? - 따라서 산업은행이 한국의 공기업 이라면 당연히 한국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협약의 구체적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 산업은행을 향해 강한 압박이 지속적으로 필요함. (그래야만 끝내 원본을 확인하진 못하더라도 협약의 내용 일부에 대해 더 구체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임.) 8

- 아울러 구체적인 협약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지금 상태에서도 따져물을 수 있는 대목이 하나 있다. 위 내용에 따르면 협약 내용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매년 양자가 리뷰 를 한 뒤에 치유 방안 까지 내놓기로 했다는 내용이 있다. 그렇다면 그동안 치유방안으로 뭘 내놓았나? - 산업은행 측은 지금까지 비록 3명의 추천 이사가 있으나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자신들이 반대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는 변명을 해왔다. 그러나 2010년 12월에 산업은행 부행장이 밝힌 바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굳이 이사회를 통하지 않고서도 일대일로 글로벌 GM과 협의를 진행할 수 있으며, 당시 협약 내용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치유 방안까지 내놓을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이 있다! - 게다가 협약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않더라도, 쉐보레 유럽 철수는 양자 사이의 협약을 심각하게 훼손하 는 것임에 틀림없다. 쉐보레 유럽 법인의 실체는 20개 가까운 유럽 각국의 판매법인들 이다. 만일 이들 법인을 철수시킬 경우 한국GM은 독자생존에 치명타를 안기는 조치이다. GM이 철수하더라도 독자적인 설비, 인력만이 아니라 독자적인 판매망이 있어야만 독자 생존이 가능한 것 아닌가! - 쉐보레 유럽 철수 결정은 유럽 판매망을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폐쇄시키는 것이므로, 산업은행은 즉각 GM 측과 협상을 벌여 독자생존의 길을 훼손시키는 이런 결정에 대해 치유방안을 내놓아야 했다. 쉐보레 크루즈 차세대 생산 배제 당시에도 마찬가지 치유방안이 나왔어야 했다. 그때 산업은행은 도대체 뭘 했는지 밝혀보라! - 위 내용을 보면 최근 세월호 참사 상황과 매우 닮은꼴임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청해진해운 자리에 글로벌GM 을, 세월호에 한국GM을, 해경 자리에 산업은행을 대입하면 거의 쌍둥이처럼 닮았다. (박근혜 정권은 그대로 박근혜 정권 자리에 두면 된다.) - 글로벌GM은 박근혜 정권의 비호와 규제 완화 하에서 마음껏 이윤 추구를 하고 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비호와 규제 완화를 받았는지 한번 보자. 가장 대표적인 것이 통상임금 문제이다. 박근혜는 미국의 본사 회장 앞에서 이 문제 해결하겠다고 약속했고, 약속한지 7개월 만에 대법원이 기존 판례까지 변경하며 글로벌GM 에 유리한 판결을 내려줬다. 여기에 다마스 라보 생산 연장을 위해 GM이 강짜를 부리자, 환경규제는 2년 안전규제는 무려 6년 동안 규제를 유예해 주었다! 어디 그뿐인가? 글로벌GM이 부당하게 한국GM에서 이윤을 빼가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자 국세청이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했지만 지금까지 그 결과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 - 세월호와 같은 낡은 배, 언제 침몰할지 모를 배가 바다 위를 자유롭게 운항하도록 선령 제한을 20년 이상까지 허용해준 이명박 정권, 선박 안전점검을 한국선급과 같은 선주사와 이해를 함께 하는 단체에 줘버린 국가(말 그대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겨둔 국가), 불과 몇 개월 전까지 선박 안전점검을 해경이 했지만 아무 이상 없다고 눈감아준 것과 너무 닮지 않았는가? - 한국GM의 17% 지분을 갖고 있는 산업은행, 당연히 경영에 개입 간섭하여 글로벌GM의 부당한 이윤 빼가기나 한국 노동자 권리 박탈을 막아야 할 그들은 도대체 뭘 했는가? 그들에게는 8명으로 구성된 산업은행 이사회에 (비록 의결권은 없으나) 3명의 이사를 추천할 권리가 있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자산 5% 이상의 매각 등 중요한 의결사항에 대해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는 소수주주권이 보장되어 있다. 더 나아가 그들은 2010년 12월에 체결한 협약을 통해 GM이 한국을 떠나더라도 독자생존이 가능하도록 보장하는 장치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 협약에 따라 그들에게는 매년 협약의 이행 사항을 리뷰 할 권리와, 만일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9

경우 치유 방안 을 내놓을 권리가 주어져 있다. 그런데 차세대 크루즈 생산 배제 결정, 쉐보레 유럽 철수 결정이 나는 과정에, 도대체 산업은행이 한 일은 뭔가? - 해경에게는 수난보호법에 따라 동원 가능한 모든 자원(인적 자원은 물론이고 인근 모든 선박 등 물적 자원)을 징발할 수 있는 권리, 구난을 명령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져 있었다. 관제센터를 통해 위험해진 선박에 탈출 명령을 내리고 구조 작업을 지휘할 전권을 행사할 수도 있었다. 미국 군함을 비롯해 많은 자원들이 자발적으 로 자신의 자원들을 보내주기도 했다. 수많은 민간 잠수사들이 자원을 자청했고, 다이빙벨은 엄청난 자비를 들여서라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해경이 한 일이라고는 바깥으로 뛰어내린 승객을 배에 태운 일, 김홍경 씨를 비롯한 의인들이 승객을 구조하는 것을 멀찍이서 바라보는 일만 했다. 그러고서 배가 기울어져 있어서 선체 진입이 불가능했다 며 변명만 일삼는다. 모두가 선장 탓이라며 남의 책임으로만 돌린다. - 쉐보레 유럽 철수 결정, 차세대 크루즈 생산 배제 결정에 대해 우리는 권한이 없어요 라고 변명하는 산업은행의 모습과 왜 이리 판박이인가? 국세청을 동원해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하고서도, 그리고 아무리 부족해도 수백억의 추징금을 물렸을 것임에 틀림없는 데도, 1천억의 추징금 물렸다고 발표한 르노삼성 케이스와 달리 한국GM 세무조사 결과는 지금까지도 함구 하고 있다. 똑같지 않은가? - 이 모든 것을 진두지휘 해야 할 박근혜 정권은 어떠한가? 해운업과 선박 운항에 대한 규제 완화 때문에 세월호와 같은 참사가 벌어진다. 자본에 대한 고삐를 풀어주기 때문에 글로벌GM은 멋대로 한국GM 노동자들 에 대한 구조조정 공격을 단행한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도 박근혜 정권은 해경 또는 산업은행을 통해 고삐를 죄는 것이 아니라, 정반대로 자본에게 끊임없이 규제를 완화해주고 있다. 고민해봐야 할 주제 - 2016~2017년까지 지속적으로 물량이 줄어든다면 우리의 대응 역시 장기적 안목에서 세워져야 한다. 내가 집행하는 동안만 제발 피해가라 이런 폭탄 돌리기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 지금 당장의 할 일을 뒤로 미뤄선 안 된다. 가장 먼저 대두되는 문제부터 제대로 대응해야만 전망을 세울 수 있을 것. 이를테면 가장 먼저 타겟이 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존권부터 함께 방어하고, 군산공장 문제에 대응하는 것부터! - 저들의 대응은 글로벌 전략으로부터 도출되는 것. 따라서 우리의 대응도 글로벌 수준으로 짜야. 어렵다고 포기하지 맙시다. 간단하게 한번 따져 봅시다. 호주 공장을 폐쇄하는 대신 그곳 물량을 한국으로 가져온다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요? 당장 이런 문제부터 글로벌 전략을 요구합니다. 반대의 상황도 한번 따져볼까요? 한국에서 파업이 벌어질 경우 한국의 캡티바 생산물량을 태국에서 대체 생산하기로 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 번째 질문에 대해 눈을 질끈 감고 모른 체 한다면, 두 번째 상황에서 태국 노동자들에게 연대를 호소하는 것도 어불성설이 됩니다.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