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 촛불집회 참여자의 인구 사회학적 특성 및 정치적 정향과 태도 이갑윤 ꠐ 서강대학교 ꠐ 논문요약 ꠐ 이논문은촛불집회에관한여론조사자료를토대로촛불집회참여자의인구 사회학적 특 성 및 정체적 정향과 태도를 분석하였다. 촛불집회 참여자는 기본적으로 호남 출신 지역인, 젊고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 민주당과 진보정당과 같은 야당을 지지하는 사람, 이명박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정부의 민주성을 비판하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 다. 요약하면촛불집회참가자는지난10 년간지속되어왔던지역, 세대, 이념균열의축에서 한쪽을 대표하는 호남, 젊은 세대, 진보 성향의 집단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촛불집회는 물질주의와 탈물질주의의 균열과 같은 새로운 생활과 문화적 균열을 대표 한다 기보다 기존의 정치균열이 생활과 문화에까지 확대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미국 산 쇠고기를 먹을 의사조차 기존의 정치균열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이를 잘 나타내는 증거라고 하겠다. 주제어 ꠐ 촛불집회, 정치적 저항, 정치균열, 탈물질주의, 지역 세대 이념 갈등
96 한국정당학회보 제9권 제1호 2010년( 통권 16 호) I. 서론: 누가 왜 참여했는가? 2008년 5월부터 약 3개월간 진행된 촛불집회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한국정치뿐 만 아니라 학문적으로도 중요한 사건이다. 집회의 전개방식과 결과 등에 있어 아 무도 예측하지 못한 이례적인 사건이며, 동시에 이 정치적 사건에 대한 학자들의 평가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을 결정한 이후 정부의 안전성 공표에도 불구하고 수입 쇠고기에 대한 불신과 광우병에 대한 우려 가 국민들 사이에 확산되었다. 급기야 5월 2 일 인터넷 카페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 운동본부 가 청계천에서 주최한 쇠고기 수입반대 1 차 촛불문화제 에1 만 명이 참석하고, 이튿날 2차 촛불문화제에도 비슷한 숫자의 시민들이 참여하였 다. 그리고 5월 5일에는 대통령에 대한 온라인 탄핵에 100 만 명이 서명하였다. 다음 날인 5월 6 일에는 광우병국민대책회의 가 결성되었으며, 여기에는 1,700여 개의 시민단체와 인터넷 커뮤니티가 참여하였다( 광우병국민대책위원회 2009). 수 입 쇠고기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우려가 대규모 집회와 시위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이후 7월 5일 최대 20만 명이 참가한 종교계 주최의 비폭력 평화행진 을 기점으로 촛불집회 참가인원이 서서히 줄어들고 8월 중순에 이르러 시민집회 의 성격이 사라지게 되었다. 검찰백서에서 나타난 촛불집회의 규모를 보면 첫 집회 이후 106일 동안 2,398 회의 촛불집회에 연인원 93만 2 천여 명이 참가했다. 이 과정에서 집회 참가자 1,258명이 기소되고 집회가 시위로 발전하면서 시위대와 경찰을 합쳐 중상자만 200여 명 가까이 발생했으며 경제적 피해도 1 조 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 한 규모의 가두집회는 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기간과 규모에 있어 최대 수준이었 다. 쇠고기 수입반대집회가 이렇게 대규모의 국민저항으로 전개될 것이라고는 정 부당국자는물론초기집회참여자들조차예측하지못한것이었다. 이번 촛불집회를 이전의 시민집회나 정치시위와 비교해 보면 집회참여자, 의제 설정 그리고 전개과정 등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10 대 중고생, 여성, 가족단 위의 참여자들이 눈에 띄게 많았으며, 이들이 제기한 이슈가 광우병 위험이라는 건강과 생활에 관한 이슈였다는 점에서 주로 계급, 이념, 체제, 지역갈등과 같은 정치 사회적 이슈 중심으로 이루어진 과거의 정치적 집회나 시위와 뚜렷이 차별성
촛불집회 참여자의 인구 사회학적 특성 및 정치적 정향과 태도 97 을 보인다. 또한 촛불집회의 전개가 과거와 같이 정당이나 사회단체 등에 의해 조직되고 동원되는 과정을 거친 것이 아니라, 인터넷 사이트인 다음 의 아고라 와 같은 인터넷 토론방에서 네티즌들에 의한 정보의 생산과 공유가 주된 커뮤니케 이션 통로가 되고, 이를 통하여 자발적인 시민참여가 이루어졌다. 촛불집회가 장기적으로 한국 정치의 변화에 어떤 구조적 영향을 미칠지는 정확 히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새로 출범한 이명박 정부의 지도력에 치명 적인 타격을 가함으로써 예정된 대부분의 보수적 정책의 실행이 중단되거나 연기 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2007년 12 월 대통령 선거에서 이명박 후보가 승리하고, 2008년 4월 18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여당인 한나라당이 과반수 의석을 획득함으 로써 10 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룩한 보수정권은, 외교 안보는 물론 경제, 사회, 문화등거의모든정책분야에서보수정책으로의전환을계획하고있었다. 그러 나 미국과의 졸속적인 쇠고기 협상타결과 초기 촛불집회에 대한 권위적이고 미숙 한 대응으로 초래된, 정권에 대한 전 국민적 불만으로 인해 40% 를 넘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도는 불과 한 달 만에 10% 대로 하락하였다(KSOI 2009). 두 번에 걸친 대통령의 직접사과와 해당 부처장관의 교체, 청와대 보좌진의 전면적인 개편 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낮은 지지도는 회복되지 않았으며, 그 결과 소위 보수적 개혁으로의 정책 실행의 동력은 상실되고 말았다. 이 논문의 목적은 촛불집회 참여자의 인구 사회학적 특성 및 그들의 정치적 정향과 태도를 분석함으로써 누가 왜 촛불시위에 참가하였는가를 밝히는 데 있다. 촛불시위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상태에서 왜 대규모로 장기간 진행되었으며, 정보사회에서 건강과 같은 생활 정치적 이슈를 왜 새롭게 제기하였는가를 파악하 는 데 있어 기본적 작업이 된다. 또한 촛불집회 참여자를 분석하는 것은 촛불집회 가 새 정부의 정책 기조에 미친 영향을 검증하고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과제가 된다는점에서학문적의미가있다고할수있다. 촛불집회에 대한 학문적 평가는 학자들의 성향에 따라 상당히 다르게 나타난 다. 진보성향의 학자들 대부분은 촛불집회가 한국정치에서 새로운 참여민주주의 의 시발점이며, 정치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한다. 반면 보수적 성향의 학자 들은 촛불집회가 민주주의 질서를 파괴하고, 정부의 권위를 추락시킨 대의민주주 의 위기 상황으로 간주한다. 이들과 차별적으로 일부 중도적 학자집단에서는 촛불
98 한국정당학회보 제9권 제1호 2010년( 통권 16 호) 집회를 계기로 새로운 형태의 거버넌스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이처럼 서로 상 반된 주장이 등장한 것은 다양한 분석틀에 의한 결과일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 로는 학자들의 정치성향으로 인한 편향적 평가에 의한 것이라면 좀 더 객관적인 평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II. 조사자료와 분석방법 촛불집회에 관한 기존 연구는 사회과학의 여러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1) 우선 정치과정 전공자들은 시위의 원인, 참석자의 특성, 정당의 역할 등에 대해 민주주의 발전과 연관하여 주로 연구를 하였다. 또한 인터넷 연구에 중점을 둔 연구도 다수 있는데, 언론과 인터넷의 역할, 정치와 무관한 다양한 인터넷 동호회 의참여등에관한새로운시각을제시하고있다. 그리고정치학뿐만아니라사회 학, 심리학 전공자들도 촛불집회를 여러 시각에서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정치사상 영역에서 홍성구(2009) 는 숙의민주주의와 공화주의 관점에 서 촛불집회의 의미를 평가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촛불집회는 공화주의 이론에 의해 해석되는 바가 많지만 대안모색에서의 문제를 가지며, 반면에 숙의민주주의 관점에서는 정당체계의 개혁과 성숙한 시민의식의 고양이라는 문제가 제기된다는 것이다. 홍성태(2008) 는 촛불집회를 현대적 민주주의로의 전환이라는 관점에서 분석하여 민주주의 심화를 추구하는 참여민주주의와 생활민주주의의 표현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김호기(2008) 는 촛불집회의 성격을 생활정치, 참여정치, 인 정정치, 위험정치, 디지털정치, 가치의 정치로 규정한 후 정당정치가 제도화되지 못한 환경 속에서 탈현대적 정치가 압도하는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사회학 분야에서도 촛불집회 연구는 다양하게 나타난다. 전상진(2008) 은 그동 안 한국정치 변화의 주역이었던 20대가 촛불집회에 대규모로 동원되지 않은 것에 주목하여 10 대와 소위 유모차부대 가 왜 집회에 동원되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 지고 있다. 허쉬만의 이론을 빌어 20대의 다른 명칭인 88만원세대는 우울한 세대 1) 기존연구를 유형별로 정리한 자세한 내용은 허태회 장우영(2008) 을 참조할 것.
촛불집회 참여자의 인구 사회학적 특성 및 정치적 정향과 태도 99 나 자기계발의 세대로 규정되며 따라서 이들은 항의하기보다는 침묵하는 태도를 보였다는 주장이다. 뿐만 아니라 김영옥(2008) 은 촛불집회의 가장 중요한 특성으 로 여성들의 참여를 강조하고 있으며, 이득재(2008) 는 촛불집회의 참여자의 성격을 대중과 다중이라는 두 가지 개념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리고 인터넷의 중요성을 강조한 연구로 이준한(2009) 은 촛불집회에 미친 언론과 인터넷의 영향을 분석하여 이들 매체의 동원성에 관한 실증적 연구를 수행하였으며, 이수진(2008) 은 촛불집회 에 있어서 다음카페 아고라의 역할을 검토하였다. 고원(2008) 은 촛불집회가 정당정 치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고 앞으로의 정당정치의 개혁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촛불집회에 관한 기존연구의 높은 학문적 관심과 다수의 연구결과에도 불구하고 촛불집회의 원인, 전개방식, 결과 등에 대해 주로 이론적 해석학적 관 념론적 분석틀에만 의존하는 문제점을 나타내고 있다. 또 촛불집회에 대한 긍정적 인 편향성을 보이고 있다. 다시 말해 촛불집회의 의미를 부여하기 이전에 경험적 자료를 바탕으로 가설검증이라는 가치중립적 입장의 과학적 작업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면에서볼때촛불집회참여자의특성과태도를집회현장에서수집한 면접 조사자료로 검증한 조기숙 박혜윤(2008), 이현우(2008) 의 연구는 매우 유용 한연구라고할수있을것이다. 이들은촛불집회가정점에다다른2008년 6월 6일과 7월 17일에 두 차례 현장에서 실시한 설문자료를 바탕으로 촛불집회 참여 자들에 대한 분석을 시도하였다. 이를 통해 조기숙과 박혜윤은 촛불시위 참여자의 교육 수준과 소득 수준이 높을 뿐 아니라 탈물질주의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높다는 것을 발견하고 촛불집회의 성격을 새로운 물질주의와 탈물질주의의 문화 적 충돌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같은 자료와 국민의식조사 자료를 포괄적으로 사용 한 이현우는 촛불시위 참여자가 연령적으로 젊고 이념적으로 진보적 성향을 보이 며 투표율도 같은 세대보다 높다는 점에서 참여적 성향을 가지고 있지만, 촛불집 회의 원인을 인식하는 데 있어서 일반국민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며 정치적 동원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의 연구결과는 실증적 자료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지 만, 조사자료의 표본의 대표성, 응답의 신뢰도, 모집단의 성격 등이 제한되어 있다 는 점에서 그대로 수용하는 데 조심할 필요가 있다. 먼저 촛불집회의 진행과정에
100 한국정당학회보 제9권 제1호 2010년( 통권 16 호) 따라 참여자들의 속성이 변화하게 되는데 특정시점에서 조사한 일회성 자료가 촛 불집회 참여자라는 모집단을 대표하는 데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옥외집회현장에서 흥분되어 있는 상태의 응답자들의 답변이 어느 정도 신뢰성을 가질 것인가 하는 데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가장 큰 자료의 한계는 응답자들 이 집회 참여자들로만 구성되어 있다는 점일 것이다. 따라서 참여자의 특성과 태도, 원인을 밝히기 위해서는 비참여자들이 포함되거나 국민전체를 대상으로 한 다른 조사자료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조기숙 박혜윤의 연구에서 촛불집회 참여자의 높은 탈물질주의적 정향이 촛불집회 참여의 원인이라는 가설을 뒷받침하 기 위해서 사용한 증거는 World Value Survey 자료를 통해 탈물질주의적 정향이 정치적 저항행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결과인데, 이 증거는 촛불집회 참여자 들과 비참여자들을 동시에 포함한 조사자료로 다시 한 번 확인하여야 할 것이다. 이 논문에서 촛불집회 참여자의 인구 사회학적 특성 및 정치적 정향과 태도를 밝히는 데 사용할 자료는 서강대학교 현대정치연구소 가 한국리서치 에 의뢰 해 촛불집회가 거의 끝난 2008년 8월 4일과 5 일, 양일간 전국 19세 이상 1,000명 의 성인남녀를 무작위 추출하여 전화로 면접한 조사 결과이다. 이 조사의 설문에 는 관심, 신뢰도, 효능감과 같은 기본적 정치정향이나 탈물질주의적 가치와 같은 개인의 기본적 가치체계에 관한 설문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지만 촛불집회 참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되는 대부분의 인구 사회학적 특성 및 정치적 정향과 태도에 관한 설문이 포함되어 있어 촛불집회 참여의 원인을 밝 히는데 큰 문제점이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촛불집회 참여자의 인구 사회학적 특성 및 정치적 정향과 태도를 분석하는 데 있어 이 논문은 구체적인 가설을 도출하여 이를 검증하기보다는 조사자료에 포함 된대부분의인구 사회학적 변수와 정향 및 태도 변수가 촛불집회 참가에 미치는 효과를 먼저 측정한 후, 그 결과를 바탕으로 촛불집회 참여의 인과적 관계를 밝히 고자 한다. 이러한 귀납적 방식을 택하는 이유는 이 연구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를 이용해 촛불집회 참여자의 특성과 태도를 밝히고자 하는 첫 번째 연구이며, 그 연구 목적이 탐색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촛불집회가 한국 정치사에 있어 매우 새로운 형태의 정치적 사건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정치참여 이론을 무비판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촛불집회 참여자의 인구 사회학적 특성 및 정치적 정향과 태도 101 이 논문은 촛불집회 참여자의 인구 사회학적 특성 및 정치적 정향과 태도를 촛불집회 참가 여부에 미치는 인구 사회학적 변수와 정치적 정향과 태도변수의 영향력을 다단계 다중 회귀 분석을 통해 측정함으로써 밝히고자 한다. 다단계 다 중회귀분석이란 인과관계의 선후관계를 기준으로 독립변수를 결정하고 이를 단계 별로 회귀식에 추가하여 분석하는 방법이다(Miller and Shanks 1996). 다음의 < 그림 1>에서보는것과같이투표결정과같은정치행위를설명하는독립변수들 의 효과를 측정하는 데 있어 논리적으로 가장 먼저 효과를 미치는 연령과 계층과 같은 인구 사회학적 변수들만 첫 단계의 회귀식에 포함시켜 이들의 효과를 측정 한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한편으로 인구 사회학적 변수들에 의해 영향을 받지 만, 다른 한편으로 기타 정치적 정향과 태도들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의 이념과 정당 귀속감과 같은 장기적이고 중심적인 정치적 정향을 회귀식에 추가하여 이들 의 효과를 측정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대통령 업적 평가와 경제 사정 평가와 같이 인과관계에 있어 투표결정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추가하여 이들의 효과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다단계 분석방법은 모든 변수들을 하나의 회귀식에 포함시켜 그들의 효 과를 측정하는 방법에 비해 각 변수의 효과를 좀 더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예를 들어 < 그림 1> 과 같이 인구 사회학적 변수들인 연령변수가 투표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이념변수를 통해서도 영향을 미친다 < 그림 1> 투표행위에 대한 이론적 모형 인구사회학적 변수 ( 성별, 소득, 학력, 연령) 정치적 정향 ( 이념, 정당귀속감) 중심적정향 정치적 태도 ( 대통령업적평가, 경제사정평가) 정치적 행위 ( 투표 결정)
102 한국정당학회보 제9권 제1호 2010년( 통권 16 호) 면, 연령변수와 이념변수의 영향력을 하나의 회귀식에서 측정한다면 연령변수의 계수값은 이념변수를 통해 미치는 간접효과를 배제하게 되며, 결과적으로 연령의 총합 효과( 직접효과와 간접효과를 합한) 를 과소 측정하게 될 것이다. 다단계 분석 방법의 또 다른 장점은 단계별로 후행 독립변수를 추가하여 변수들의 효과를 측정 함으로써 인구 사회학적 특성 및 이념, 정당귀속감과 같은 중심적 정치적 정향이 종속변수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와 후행 변수들을 통해 미치는 간접 효과를 측정 할수있다는점이다. 2) III. 경험적 분석 1. 촛불집회 참여자 분석: 인구사회학적 특성과 정치적 정향과 태도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의 조사자료에 의하면 촛불집회에 직접 참여한 사람들 은 응답자의 10.6%, 참여할 의사가 있었지만 참여하지 못한 사람이 34%, 참여할 의사도 없고 참여하지도 않은 사람이 55.4% 로서 전체적으로 국민의 촛불집회 참 여에 대한 긍정적 비율과 부정적 비율이 비슷하다고 하겠다.< 표 1> 의 교차표에 서 촛불집회에 참여하였거나 참여할 의사가 있었던 사람들의 주요 인구 사회학 적특성및정치적정향과태도를살펴보면, 먼저남성이여성보다참여율이높았 는데 이러한 통계결과는 촛불집회가 여성 주도로 이루어졌다는 주장을 부정하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3) 한편, 기존의 정치참여 연구에서 발견한 것과 마찬가지로 2) 이러한 점에서 다단계 회귀분석은 경로분석(path analysis) 과 비슷하지만 인과관계의 단계 별로 포함되는 변수들의 총합효과를 직접 측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3) 촛불집회 참여자를 기술적(descriptive) 으로 분석한 글 가운데는 특이한 인터넷 동호회의 참 여를 언급하는 경우가 있다( 김영옥 2008; 이영민 2008). 이러한 글들은 음식동호회인 82 쿡닷컴, 명품의류동호회인 소울드레서, 성형수술 정보교환 사이트인 쌍코( 쌍커플과 코성형) 그리고 화장에 관한 정보 사이트인 화장발 들의 촛불시위 참여를 예로 들면서 촛불집회가 여성주도로 이루어졌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들 사이트 동호회원의 촛불집회 참여 등 정치참여가 특이하기는 하지만 주도적이었다는 경험적 증거는 없다. 그러한 주장은 일종의착시현상이라고볼수있는데이는아마과거의집회나시위에비해여성들의참여 가 높았기 때문일 것이다.
촛불집회 참여자의 인구 사회학적 특성 및 정치적 정향과 태도 103 성별 연령 교육 수준 소득 출신 지역 이념 성향 정당 지지 정보 획득원 < 표 1> 인구사회학적 집단별 촛불집회 참여 참여해 본 적이 있다 참여할 의사가 있지만 사정상 참여하지 못했다 참여해본 적도 없고 참여할 생각도 없다 사례수 χ 2 -검증 남자 14.8 32.0 53.1 493 χ 2 =18.113 여자 6.5 35.8 57.7 506 p<0.001 19-29세 13.7 40.3 46.0 211 30-39세 14.8 42.4 42.8 229 40-49세 12.8 35.4 51.8 226 50-59세 6.5 27.9 65.6 154 60세- 2.2 19.4 78.3 180 초졸 이하 1.4 24.3 74.3 70 중졸 2.5 28.8 68.8 80 고졸 6.2 36.6 57.2 292 대재 이상 15.3 35.6 49.1 528 100 이하 4.0 25.0 71.0 124 101-200 12.9 34.2 52.9 155 201-300 9.2 38.8 51.9 206 301-400 10.7 44.3 45.0 149 401-500 13.8 24.5 61.7 94 501이상 12.5 32.5 55.0 160 수도권 8.6 28.9 62.5 152 충청 6.8 32.4 60.8 176 호남 19.4 47.8 32.8 232 영남 8.2 28.9 62.9 329 기타 0.0 22.2 77.8 27 진보 15.5 44.9 39.6 419 중도 10.7 38.3 51.0 196 보수 4.9 19.4 75.7 309 한나라당 4.3 12.2 83.5 327 민주당 16.0 55.9 28.2 188 진보 ( 민노/ 진보신당) 27.0 51.0 22.0 100 TV 5.4 32.7 61.9 446 신문 7.9 26.6 65.4 214 인터넷 19.5 42.1 38.4 297 χ 2 =71.933 p<0.001 χ 2 =46.609 p<0.001 χ 2 =28.909 p<0.01 χ 2 =76.573 p<0.001 =95.524 p<0.001 χ 2 =222.074 p<0.001 χ 2 =68.753 p<0.001
104 한국정당학회보 제9권 제1호 2010년( 통권 16 호) 촛불집회라는 직접적 참여에 관해서는 연령이 낮을수록 참여하였거나 참여할 의 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교육수준이 높은 사람이 낮은 사람보다 촛불 집회 참여 의사가 더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월수입 400만 원 미만까지는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참여의사가 높아지다가 400만 원이 넘으면서 참여의사가 급격히 줄어드는 등 촛불집회 참여와 일관된 관계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 그리고 직업유형에 따라 참여경험이나 의사를 분석해 보면 참여율이 낮은 무직과 주부 또 그 반대로 참여율이 높은 학생을 제외하면 다른 직업집단 사이에는 주목할 만 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다. 촛불집회 참여 여부와 가장 큰 관계를 보이는 요인은 출신지역 변수이다. 호남 출신지역 사람들 중 촛불집회에 참여하였거나 참여의사가 있었던 사람들의 비율 이 타지역 출신자들에 비해 매우 높았으며, 반대로 영남지역 출신의 비율이 타 지역 출신에 비해 촛불집회 참여율이 약간 낮았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응답자 의 주관적 이념성향도 촛불집회 참여와 깊은 관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보적 성향의 사람들이 보수적 성향의 사람들보다 집회에 참여했거나, 참여할 의사가 있는 사람들의 비율이 높았다. 그리고 이념과 마찬가지로 정당 지지성향도 촛불집회 참여와 깊은 관계를 갖고 있는데, 민주당이나 진보정당( 민주노동당과 진 보신당을 합한) 지지자가 한나라당 지지자에 비해 높은 참여율을 나타내고 있다. 마지막으로주요정보습득원과촛불집회참여여부의관계를살펴보면인터넷을 통해 주로 정보를 습득한 응답자들이 신문이나 TV를 통해 정보를 습득하는 응답 자들보다 촛불집회 참여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연령, 교육수준, 출신지역, 이념과 정당지지에 따라 촛불집회 참여나 참여의사에 있어 차이를 보이 고 있지만 각 변수들의 효과를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서는 다른 변수들의 영향력 을 통제하여야 한다. 다시 말해서 변수 간의 상호 영향력을 통제하지 못하는 이변 량(bivariate) 분석인 교차분석보다는 각 변수들에 독립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다 중회귀분석과 같은 다변량(multi-variate) 분석이 필요하다. 촛불집회 참여에 미치는 인구 사회학적 변수 및 정치적 정향과 태도 변수들의 독립효과를 측정하기 위해서 적용한 다단계 다중회귀분석의 결과는 < 표 2> 에 요 약되어 있다. 4) 인구 사회학적 변수들만 포함된 1단계 모형에서 변수의 영향력의 크기를 표준화 계수의 크기와 신뢰도를 통해 살펴보면, 촛불집회 참여에 가장 큰
촛불집회 참여자의 인구 사회학적 특성 및 정치적 정향과 태도 105 < 표 2> 촛불집회참여의 표준화 계수5) 인구사회 변수 정치정향 정치태도 1단계 2단계 3단계 성별 ( 남) 0.102** 0.084** 0.106*** 연령 -0.180*** -0.089* -0.011 교육 0.076 0.076 0.056 소득 -0.056-0.046-0.036 영남 0.013 0.021 0.026 호남 0.281*** 0.181*** 0.134*** 이념 0.164*** 0.102** 한나라당 -0.192*** -0.043 민주당 0.113** 0.042 민노 진보신당 0.169*** 0.098** TV -0.030 인터넷 0.037 미국과 정서적 거리 -0.024 이명박 직무평가 -0.159*** 민주적 정부 -0.105* 미국산 쇠고기 먹을 의사 -0.242*** RSquare 0.136 0.280 0.394 종속변수: 촛불집회 참가 유무 *p<0.05 **p<0.01 ***p<0.001 영향력을 미치는 변수는 호남출신 지역변수이다. 그 다음으로 연령이 큰 영향을 끼치는 변수이고 성별 변수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4) 촛불집회 참여라는 종속변수의 값은 촛불집회에 참가하였다, 참가할 의사는 있었지만 참 여하지 못했다, 의사도 없었고 참가하지도 않았다 라는 세 가지 값으로 구성하였다. 이는 촛불집회 참여를 좀 더 세분화하기 위한 것이며 촛불집회 참여변수를 참가자와 비참가자로 나누어 두 가지 값으로 적용해도 회귀식의 결과는 위의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다. 5) 이 표를 비롯한 아래의 표들에서는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비표준화 회귀계수 대신 표준화 계수를 사용하였는데, 이는 독립변수들의 영향력의 크기를 상호비교하기 쉽게 하기 위해서 이다. 또 변수들 간에 존재할 수 있는 다변수공분산성 또는 자기상관(autocorrelation) 의 크기는 무시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다는 것을 밝혀둔다.
106 한국정당학회보 제9권 제1호 2010년( 통권 16 호) 이에 반해 교육수준과 소득수준은 통계적으로 유의한(p<0.05) 영향을 끼치지 못 하고 있으며 영남지역 변수도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결과는 촛불집회 참여자의 교육수준과 수입이 높았다는 조기숙 박혜윤(2008) 의 결과와는 다른 것이며 이는 조사자료의 신뢰도의 차이 또는 상이한 분석방법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인구 사회학적 변수들의 영향력과 함께 다른 정치적 태도와 정향에 영향을 미 치는 이념 성향과 정당 지지 성향을 포함한 2단계의 분석에서는 한나라당 지지 성향의 영향력이 가장 크게 나타나고, 그 다음으로 진보정당 지지 성향과 이념이 큰 영향을 보이고, 민주당 지지 성향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보이고 있다. 2단계 모형에서 호남출신과 연령의 효과가 이념과 정당 지지성향을 통한 간접 효 과가 제거됨으로써, 계수값의 크기가 약 1/3 정도 감소하나 절대적 크기에 있어 호남지역 변수는 한나라당 지지 다음으로 큰 영향력을 보이고 있다. 설문조사에 포함된 인구 사회학적 변수와 함께 모든 정치적 정향과 태도 변수 를 포함시킨 마지막 3단계 모형에서 촛불집회 참가여부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변수는 미국산 쇠고기를 먹을 의사이며, 그 다음으로 큰 영향을 미친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이다. 이명박 정부가 민주적인가 하는 평가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만, 정보획득의 경로로서 인터넷 이용여부와 미국에 대한 정서적 거리는 촛불집회 참여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마지막 단계에서도 호남지역 변수는 세 번째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성별, 이념, 진보정당 지지도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각 변수들이 회귀식에 처음 포함됐을 때의 표준화 계수의 크기로 총합 효과( 직 접 효과와 간접 효과를 합한) 의 크기를 비교해보면 촛불집회 참가여부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변수는 호남지역 변수이다. 그 다음으로 큰 총합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 미국산 쇠고기를 먹을 의사이며, 연령, 정당 지지, 이념 등이 그 뒤를 따르고 있으며, 끝으로 민주주의 체제 평가와 성별 변수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만 상대적 으로 약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
촛불집회 참여자의 인구 사회학적 특성 및 정치적 정향과 태도 107 2.촛불집회와정치균열 촛불집회 참여에 미친 인구 사회학적 변수 및 정치적 정향과 태도의 영향력을 볼 때 과연 촛불집회가 물질-탈물질주의 균열과 같은 한국사회의 새로운 균열을 나타내는 것인가( 조기숙 박혜윤2009) 하는데의문을제기하지않을수없다. 물론 탈물질주의를 측정할 수 있는 설문항들이 조사자료에 포함되지 않아 직접적 으로 탈물질주의적 가치가 촛불집회 참여에 미치는 영향력을 측정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탈물질주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소득 수준이나 교육 수준이 촛불집회 참여 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참여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인 미국산 쇠고기를 먹을 의사를 제외하면 호남, 이념, 정당지지, 연령 등이며, 이들은 현재 한국정치와 선 거에 나타나고 있는 지역 세대 이념 등의 균열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 서 촛불집회의 원인이 물질-탈물질주의 균열의 등장이라는 주장을 쉽게 받아들이 기는 어렵다. 촛불집회에 나타난 균열의 성격이 한국의 선거와 정당에서 나타나는 당파적 균 열과 동일하다는 것은 촛불집회 참여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촛불시위가 시 작되기 불과 4주일 전에 시행된 제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의 투표 결정에 영향을 미친 변수와 거의 동일하다는 사실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다. < 표 3> 은 18대 총선 에서 한나라당 지역구 후보 지지여부를 종속 변수로 하여,< 표 2> 와 마찬가지로 3 단계에 걸친 회귀식을 적용한 결과이다. 인구 사회학적 변수 중에는 호남지역과 연령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유권자의 이념성향과 한나라당 지지, 이명 박 대통령의 업무평가, 그리고 국가 경제사정의 회고적 평가와 민주정치의 만족도 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영향력의 크기에 있어서도 당연히 영향 력이 가장 큰 한나라당 지지를 제외하면 호남, 연령, 이념, 대통령 직무 평가, 민주 정치 만족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촛불시위 참여여부에 미친 변수 들의 영향력의 크기와 순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촛불집회 참여여부가 지역, 세대, 이념과 같은 기존의 정치적 균열을 대표한다 는 사실은 미국산 쇠고기를 먹을 의사에 미치는 인구 사회학적 변수 및 정치적 정향과 태도 변수의 영향력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미국산 쇠고기를 먹을 의 사는 광우병 발병 위험에 대한 태도를 포함해 건강과 생활에 관한 응답자의 개인
108 한국정당학회보 제9권 제1호 2010년( 통권 16 호) < 표 3> 18대 한나라당 지역구 후보지지 표준화 계수 인구사회 변수 정치 정향 정치 태도 1단계 2단계 3단계 성별 ( 남) -0.040 0.009 0.005 연령 0.180*** 0.097* 0.081 소득 0.049 0.069* 0.077 교육수준 -0.032-0.014-0.006 영남 0.082 0.055 0.032 호남 -0.185*** -0.099* -0.091* 이념 0.137** 0.083 한나라당 지지 0.345*** 0.309*** 민주정치 만족도 -0.123** 경제상황 평가 -0.119** 이명박 직무평가 0.120** RSquare 0.089 0.245 0.286 종속변수: 한나라당 지역구 후보 지지 *p<0.05 **p<0.01 ***p<0.001 자료: 제18 대 국회의원선거 유권자 조사, 한국사회과학데이타센터, 2008년 4월 적 선호도를 나타낼 수 있으리라고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분석결과는 전혀 예상 밖이다. < 표 4> 는 미국산 쇠고기를 먹을 의사를 종속 변수로 단계적으로 적용한 다중 회귀 분석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인구 사회학적 변수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연령이 낮은 사람이 높은 사람보다 미국산 쇠고기를 먹을 의사가 적은 반면, 출신 지역으로는 호남인이 기타지역인보다 먹을 의사가 적게 나타나고 있다. 또 진보적 인 이념을 가진 사람이 보수적인 이념을 가진 사람보다, 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 이 여당 지지자들보다 미국산 쇠고기를 먹을 의사가 적은 것으로 나타난다. 기타 정치적 정향과 태도 중에는 미국과의 정서적 거리가 먼 사람이 가까운 사람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보다, 정부를 민주적이 아니라고 평가하는 사람이 민주적이라고 평가하는 사 람보다 미국산 쇠고기를 먹을 의사가 적게 나타났고, 인터넷이나 TV로부터 정보 를 습득하는 정도에 대한 변수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촛불집회 참여자의 인구 사회학적 특성 및 정치적 정향과 태도 109 앞에서 분석한 촛불집회의 참여의사와 마찬가지로 미국으로부터 수입한 쇠고 기를 먹을 의사도 지역, 세대, 이념 등의 정치적 균열을 반영한다는 분석결과는 다음과 같은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먼저 촛불집회 참여에 영향을 미친 미국산 쇠고기를 먹을 의사는 이념적 또는 당파적으로 결정되었다는 것이며 건강이나 생 활에 관한 개인적 관심의 정도가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만약 순수한 건강이나 생활에 관한 태도가 영향을 미친 것이라면 일반적으로 나이가 많고, 경제 수준이 높은 사람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먹을 의사가 적을 것으로 나타 나야 한다. 또한 호남출신 사람들과 이념적으로 진보적이며 연령이 낮은 사람들이 미국산쇠고기에대한거부감이높다는사실은이들집단이기존의정치적균열의 < 표 4> 미국산 쇠고기 먹을 의사의 표준화 계수 인구사회 변수 정치 정향 정치 태도 1단계 2단계 3단계 성별 ( 남) -0.120*** -0.140*** -0.132*** 연령 0.284*** 0.183*** 0.099** 교육 0.042 0.037 0.062 소득 0.063 0.051 0.046 영남 0.038 0.016 0.017 호남 -0.223*** -0.097** -0.066** 이념 -0.181*** -0.129*** 한나라당 0.243*** 0.035 민주당 -0.165*** -0.119*** 민노 진보신당 -0.116*** -0.038 TV 0.018 인터넷 -0.034 미국과의 정서적 거리 -0.153*** 이명박 직무평가 0.295*** 민주적 정부 -0.152*** RSquare 0.142 0.322 0.475 종속변수: 쇠고기 먹을 의사 *p<0.05 **p<0.01 ***p<0.001
110 한국정당학회보 제9권 제1호 2010년( 통권 16 호)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 외에는 설명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렇게 볼 때, 촛불 집회는 물질-탈물질주의와 같은 새로운 생활과 문화적 균열이 나타난 결과라기보 다는 기존의 정치적이며 당파적인 균열이 생활과 문화로 확대된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3. 촛불집회와 정치적 저항 행위 최근의시위나집회에관한비교정치학의연구결과에의하면촛불집회와같은 정치적저항행위는전세계적으로확산되고있다. 또한참여자가국민전체를 대표하고 있으며 저항행위가 일상적으로 나타나는 저항행위의 확산, 보편화, 일상 화가 나타나고 있다(Rucht 2007). 탄원이나 서명, 보이콧, 시위, 파업, 점거 농성 등의 다양한 저항 행위는 과거와는 달리 사회 경제적으로 소외되어 정치체제에 불만이 큰 집단들에 의해 이루어지기보다는 소득이 높고, 교육 수준이 높으며 개인 생활에 만족하는 중상위 계층들이 그들의 이익과 요구를 효과적으로 정부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Norris 2007; van Aelst & Walgrave 2001; Rucht 2007; Norris et al. 2005). 조기숙 박혜윤(2008), 이현우(2008), 이준한 (2009) 등도 비교 정치학의 관점으로부터 촛불집회를 일반적인 정치적 저항행위의 한 가지 사례로 취급하고 있다. 촛불집회의 참여에 지역, 이념, 세대 등이 영향을 끼치는 반면, 비교 연구에서 일반적 저항행위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난 교육수준이나 직업과 같은 계층 변수가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사실은 다음 두 가지 가능성으로 설명할 수 있다. 하나는 한국에서의 저항행위와 다른 민주주의 국가에서 나타나는 저항행위와 비 교해 보면, 참여자의 특성과 태도가 다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에서의 저항 행위와 다른 나라의 저항행위가 기본적으로 다르지 않으나, 촛불 집회 참여자의 특성과 태도가 한국에서의 다른 형태의 정치적 저항행위의 참여자 들과 같지 않다는 가능성이다. < 표5> 는2005년의 World Survey 에수집된자료로노리스외의방식대로 저항행위를 다양한 저항행위의 합으로 설정하고 한국과 세계에서 일어나는 저항 행위에 미치는 인구 사회학적 특성의 효과를 요약한 것이다(Norris et al. 2005).
촛불집회 참여자의 인구 사회학적 특성 및 정치적 정향과 태도 111 한국에서의 청원과 서명, 보이콧, 시위, 파업, 점거 농성 등의 저항행위 참여여부 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교육수준과 성별이다. 교육수준이 높은 사람이 낮은 사람보다 참여가 더 활발하며, 남성이 여성보다 더 많은 참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 연령과 소득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끼치 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을 분석한 결과는 회귀식에 포함된 네 변수 모두가 유의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국제적 분석의 경우 사례수(n=11961) 가 한국(n=1193) 보다 더 많기 때문으로 유의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표준화 계수 의 크기를 보면 한국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교육수준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 으며 성별이 그 다음으로 영향을 미친다. 소득, 연령변수의 경우에는 한국의 사례 와 계수의 방향이 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소득이 높은 사람이 낮은 사람보 다, 연령이 많은 사람이 적은사람보다 더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그 영향력 의 크기는 크지 않았다. 이처럼 한국의 사례를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 한국에서의 일반적 정 치적 저항행위 참여자의 인구 사회학적 특성이 다른 나라에서의 저항행위 참여 자의 인구 사회학적특성과상당히유사한면이있는것을알수있다. 한편, 분 석에 포함된 네 변수 중 촛불집회 참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인 연령이 한국인의 일반적 정치적 저항행위에는 영향을 못 미친다는 사실은 촛불집회 참여 자의 인구 사회학적 특성이 한국의 일반적 정치적 저항행위의 참여자와는 다르 < 표 5> 정치적 저항행위의 표준화 계수 한국 세계 성별( 남) 0.092** 0.066*** 연령 -0.058 0.046*** 교육수준 0.116** 0.350*** 소득 0.014-0.063*** RSquare 0.038 0.113 종속변수 정치적 저항행위 : *p<0.05 **p<0.01 ***p<0.001 자료: World Value Survey(Wave5)
112 한국정당학회보 제9권 제1호 2010년( 통권 16 호) 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다시 말해 촛불집회 참여는 한국에서 나타나는 청 원이나 서명, 보이콧, 시위나 집회 등의 일반적인 저항 행위의 참여를 대표할 수 있는 전형적인 사례 가아니라는것이다. IV. 촛불집회의 정치적 의미 촛불집회가 많은 사람을 놀라게 한 것은 집회규모의 크기, 참여자와 전개방식, 정치적 결과 등 3 가지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놀라움에 대해 앞에서 분석한 촛불 집회 참여자의 인구 사회학적 특성 및 정치적 정향과 태도를 통해 다음과 같은 해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위한 촛불집회가 대규 모로 장기간 지속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었다. 집권 초기부터 편파적인 고위공직자 임명, 일방적인 대운하 사업의 추진, 부적절 한 교육정책 등은 대통령을 지지했던 국민들에게마저 많은 실망을 안겨주었다. 이러한 상황적 맥락에서 보면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결정은 촛불집회 의 계기였지 그 근본적인 원인으로 볼 수는 없다. 실제로 촛불시위 참여자의 70% 는 촛불시위의 원인을, 정부와 대통령에 대한 분노를 표현하거나, 대통령의 다른 정책을 저지하거나, 이명박 대통령을 탄핵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는 반면, 쇠고기 재협상을 관철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하는 사람은 20% 정도에 불과했다( 이현우 2008). 무엇보다도 촛불집회 참여자의 가장 중요한 특성인 호남지역 출신과 젊고 진보 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결정이 나기 오래 전부터 이명박 대 통령과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거나 반대하였던 사람들이다. 대통령 선거와 연이 은 국회의원 선거에서 그들이 지지하던 정당과 후보자가 패배한 이후 새로 출범한 보수 정부의 정책노선의 전환과 권위적 통치스타일에 대해서 강한 불만과 불신을 가졌을 것이다. 특히 부시 행정부가 한 미자유무역협정 비준의 전제조건으로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허용을 요구한 데 대해 국민의 건강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무조건적으로 수용한 이명박 정부의 성급한 결정은 이들이 정부에 대해 갖고 있던 불만과 불신을 정당화하고 또 강화했다.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요구하는 초기의
촛불집회 참여자의 인구 사회학적 특성 및 정치적 정향과 태도 113 촛불집회를 광우병 괴담 수준으로 비하했던 정부 당국자의 태도는 국민의 정당한 요구를 무시하는 정부의 비민주성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두 번의 선거 패배로 통합 민주당과 진보정당이 사실상 몰락한 상황에서 정당과 국회에 의존할 수 없던 이들은 집회와 시위라는 직접적인 저항 행위로 그들의 불만과 불 신을 표현하려고 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학문적 관점에서 촛불집회에 관해 갖는 가장 큰 놀라움은 집회의 의제, 참여자, 전개 방식 등이 매우 새롭다는 점일 것이다. 물론 과거의 집회에 비해 10대나 여 성 등의 참여가 눈에 띄게 늘었고, 인터넷을 통해 집회에 관한 토론과 정보 전달 이 활발하게 일어났으며, 정치조직과 단체에 의해 동원되기보다 개인들의 자발적 참여가 높았다. 또 초기 집회가 문화행사의 형태로 나타났다는 점도 과거 집회의 형태와는 분명 다른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차별성은 촛불집회가 문화균열과 같은 새로운 균열을 나타내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하기 보다는 기존의 정치균열이 새로운 분야와 형태로 확대되어 나타난 증거라고 할 수있겠다. 민주화 이후 1990년대 후반까지 한국의 선거에서 나타난 정치균열은 주로 권력 을 중심으로 나타난 지역 갈등이었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의 대북 포용 정책에 대한 여 야당 간의 갈등으로부터 시작된 세대와 이념균열은 권력경쟁의 성격을 띠고 있던 지역균열에 중첩되었다. 한편으로 호남인과 젊고 진보적인 사람들이 연합하고, 다른 한편으로 영남인과 나이 많고 보수적인 사람들이 연합하여 대립하 는 복합적인 균열 구조가 형성되었다( 강원택 2003). 노무현 정부에 이르러서는 이들 양 집단 사이의 정책 갈등이 외교, 안보 분야에서부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반적인 정책 분야로 확대되었다. 초기에 쇠고기 수입 재협상이라는 작은 이 슈에 국한되었던 참가자들의 구호가 이명박 정부의 퇴진은 말할 것도 없고 보수 언론불매 운동, 교육 자율화 반대, 공기업 민영화 반대, 언론의 자율성 보장, 대운 하 반대 등 거의 모든 분야에 있어서 이명박 정부의 보수 정책을 반대하는 구호로 확대 되었다는 사실은 정책 균열의 범위가 전반적으로 확대되었다는 사실을 잘 나타내고있으며촛불집회도이러한확대의사례라고볼수있다. 촛불집회는 참가자와 지지자의 입장에서 볼 때 매우 성공적인 정치참여행위였 다. 촛불집회로 인해 미국과의 재협상이 시작되어 수입과 검역 조건이 강화되었으
114 한국정당학회보 제9권 제1호 2010년( 통권 16 호) 며 관계 당국자의 상당수가 문책 교체되었다. 더 성공적이었던 것은 집회기간동안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도가 10% 대로 떨어졌으며 그 이후 약간 회복되었으나 1년 이 지난 2009년 8월 시점까지 30% 대의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이다 (KSOI 2009). 대통령의 실질적 권한이 국민들의 지지에 기초하고, 일반적으로 개 혁적인 정책을 펼치기 위해서는 40% 이상의 지지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볼 때 집권 초기에 이명박 대통령은 상당한 위기를 맞은 셈이었다. 이명박 정부의 지도력 약화는 10 년 만에 정권 교체가 이루어져 기대되던 외교, 안보,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분야 등에 있어 대폭적인 보수정책으로의 전환작업 을 불가피하게 축소 내지 중단 또는 연기하도록 하였다. 이례적인 사실은 직선제 역사상 가장 큰 득표차로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에 선출되고, 민주화 이후 처음으 로 여당인 한나라당이 안정과반수를 획득한 직후에 이러한 정치구도의 반전이 나 타났다는 점이다. 이렇게 급격한 반전이 일어나는 원인으로 단기간에 국민의 정책 선호도가 변화했거나 일시적으로 여론이 불안정했다는 증거는 없다. 그렇다면 급 격한 지지도 하락의 원인은 결국 선거에서 왜 한국인의 다수가 이명박 후보와 한 나라당을 선택하였는가 하는 질문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지난 17대 대선 결과가 16대 대선과 또 18대 총선 결과가 17대 총선과 크게 다르게 나타난 것은 지난 10 년간 지속되어온 지역, 세대, 이념 균열의 구조가 변 화되었기 때문은 아니다. 출신지역별 인구분포나 이들의 당파적 정향도 큰 변화가 없었으며 진보적 성향을 가진 사람과 보수적 정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 수도 크게 변하지않았다. 이명박후보와한나라당승리의가장큰원인은합리적투표의 두가지요소라고할수있는정부업적평가와경제사정회고적평가때문이다. 국민의 대다수가 노무현 대통령의 직무와 국가 경제 사정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했기때문에연이은두번의선거에서야당인한나라당이승리를할수있었던 것이다( 이갑윤 2008). 6) 이는 국민의 다수가 좀 더 나은 대통령 직무수행과 경기 회복을 기대했기 때문 에 보수야당을 선택하였지 보수정책으로의 변화를 지지했기 때문이 아니라는 것 6) 이명박 후보자와 정동영 후보자의 득표율 차 중 53.8% 가 부정적 경제사정의 회고적 평가와 18.9%가 노무현대통령의부정적인직무평가에서비롯된것으로이두변수가이명박후보 의 승리에 대한 기여도가 70% 가 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갑윤 2008).
촛불집회 참여자의 인구 사회학적 특성 및 정치적 정향과 태도 115 을 시사한다. 실제로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도 하락은 이미 촛불집회 이전부터 시 작되었다. 미국 금융위기의 여파로 한국에서 경제 침체가 시작되었으며, 이 대통 령의 폐쇄적이고 편파적인 인사정책, 국민과의 소통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독주 하는 통치 스타일 등으로 인해 당선 후 60% 를 넘던 높은 지지도는 불과 3개월 만에 40% 대로 무려 20%(p) 나 하락하게 되었다. 이러한 지지도의 하락은 촛불집 회가 정당한 국민의 참여행위라는 여론의 인식을 형성하는 배경이 되었다고 볼 수있다. 촛불집회의 결과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한 것 중 하나는 한국에서 어떠한 정부 정책이라도 그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는 사실 이다. 이렇게볼때대부분의소위보수개혁정책의실현이중단, 연기, 축소된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왜냐하면 국민은 이러한 정책 전환에 대해 무조건적 찬 성을 보냈던 것이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명박 대통령이 선거기간 동안 제시했던 주요 공약 중 대운하 건설, 교육 자율화는 국민의 다수가 반대하는 것이 었다. 또 공기업 민영화, 감세, 노동시장의 유연화 등 대다수의 공약은 찬성과 반 대가 팽팽히 맞서는 매우 논쟁적인 공약이었다. 대의정부가 정책결정과 집행에 있어 국민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사실이며, 한국정치에서도 지난 87 년 이후 이러한 원칙이 상당 부분 지켜져 왔다. 집권기간 내내 낮은 직무 평가를 받았던 노무현 정부의 경우도 국민의 다수가 반대하는 정책을 추진한 경우 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렇게 볼 때, 이명박 정부는 만약 촛불집회가 없었더라도 국민의 다수가 반대하는 정책들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데 매우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 V. 결론을 대신하여 지금까지 이 논문은 촛불집회에 관한 여론조사 자료를 토대로 촛불집회 참여자 의인구 사회학적 특성 및 정체적 정향과 태도를 분석하였다. 촛불집회 참여자는 기본적으로 호남 출신 지역인, 젊고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 민주당과 진보정 당과 같은 야당을 지지하는 사람, 이명박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하
116 한국정당학회보 제9권 제1호 2010년( 통권 16 호) 고 정부의 민주성을 비판하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요약하면 촛불집회 참가자 는 지난 10 년간 지속되어 왔던 지역, 세대, 이념 균열의 축에서 한 쪽을 대표하는 호남, 젊은 세대, 진보 성향의 집단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촛불집회는 물질주의와 탈물질주의의 균열과 같은 새로운 생활과 문화적 균열을 대표한다기보다 기존의 정치균열이 생활과 문화에까지 확대된 것이라고 할 수 있 을 것이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를 먹을 의사조차 기존의 정치균열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이를 잘 나타내는 증거라고 하겠다. 2008년의 촛불집회가 한국정치의 발전에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에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생각할 수 있겠으나 적어도 단기적인 측면에서 는 대체로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먼저 촛불집회는 국가의 정책이 국민 의 동의하에 실행되지 않는다면 실패할 것이라는 것을 재확인시켜 주었다. 또 이 결과로 인해 이명박 정부가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하고 권위적인 자세에서 포용적 자세로 변했으며, 노선에 있어서도 중도실용 노선의 채택을 공표함으로써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보수적 노선에서 중도에 가까운 노선전환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볼 때 촛불집회라는 형식을 통한 국민의 불만과 불신의 표현이 정부로 하여금 국 민의 불만과 불신을 줄이는 방향으로 노선전환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민주주의의 순기능을 수행하였다고 할 수 있다. 촛불집회가 장기적으로 한국 정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도 바로 국민이 직접 정치에 참여하는 새로운 통로를 제공 함으로써 국민의사가 국가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민주적 기능을 담당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는 점이다. 참여 민주주의 이론가들이 강조하는 것처럼 직접적 정치 참여의 경험으로 정치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많은 정보를 갖게 될 뿐 아니라, 효능감을 증가시키고 합리적 판단을 하게 함으로써 좀 더 나은 시민이 되게 하는 교육적 효과도 촛불집회의 순기능으로서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반면, 촛불집회가 한국정치의 미래에 역기능을 담당할 수 있다는 측면도 생각 해볼수있다. 정당, 선거, 국회등기존대의제제도들이제기능을다하지못할 때 촛불집회와 같은 국민의 직접 민주주의적 참여가 발생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 러나 이러한 직접 민주주의의 활성화는 역으로 대의제 제도의 영향력과 기능을 축소시킴으로써 이들이 발전하고 제도화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다. 현대 민주주 의의 핵심은 정당과 선거와 같은 대의제 제도이고, 선거에서 정당과 후보자들의
촛불집회 참여자의 인구 사회학적 특성 및 정치적 정향과 태도 117 지지 경쟁이 국민의 의사를 국가정책으로 전이하는 가장 중요한 기제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국민의 참여에 의한 직접 민주주의에 대해 우려를 표하 는 연구자들이 강조하는 사실의 하나는 지난 50년간의 비교정치학에서의 정치행 태연구가 지속적으로 검증해 온 대중의 비합리성이다. 일반적으로 국민은 정치에 대해 관심과 지식이 부족하고 일관성과 안정성을 갖고 있지도 않으며 행위를 선택 하는데 있어서 비합리적이라는 점이다(Campbell et al. 1960; Dalton 1996). 비교 적 합리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는 촛불집회에서도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 에대해참여자의대부분이지나치게민감하게반응했다는사실은이러한비합리 성의 일면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마지막으로 이 연구를 마치면서 촛불집회를 연구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장애는 객관적이며 엄격한 과학적인 연구를 하는 데 있어 필수 불가결한 경험적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언급한다. 이 논문에서 사용한 서강대 현대정치연구 소 의 자료가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촛불집회에 관해 본격적으로 실시한 거의 유 일한 자료이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자료의 경우 신뢰도는 어느 정도 높다고 할 수 있겠지만 표본의 수가 적은 편이고 무엇보다도 설문항이 제한되어 있어 촛불시 위의 원인을 다양하게 모색할 수 있는 포괄적 자료가 되지 못한다는 한계를 가지 고 있다. 이 논문에서 발견한 참여자의 인구 사회학적 특성과 정치적 정향과 태 도의속성이좀더설득력을갖추기위해서는앞으로더포괄적이며심도있는 조사자료를 통한 검증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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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한국정당학회보 제9권 제1호 2010년( 통권 16 호) ABSTRACT Social and Demographic Characteristics and Political Orientation of Participants in the Candlelight Protest of 2008 Kap Yun Leeꠐ Sogang University This study analyses social and demographic characteristics and political orientation and attitude of participants in the candlelight protest of 2008 using national survey data by Sogang Institute of Political Studies. Participants in the protest are from Honam region, young and ideologically progressive. They are dissatisfied with President Lee, support opposition parties and demand more democracy. Thus, the candlelight protest represents electoral and party cleavages of regional origin, generation and ideology rather than new materialism post materialism cleavages. Surprisingly, even willingness of consuming beef from the USA is strongly affected by one s regional origin, age and ideology, which shows that the existing political cleavages are expanding to the area of life and culture. KeyWords ꠐ Candlelight Protest, political protest, political cleavages, post-materialism, regional cleavages, generation cleavages, ideological cleav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