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히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 바로 10월 26일 있었던 지방자치단체 재보궐 선거다. 이번 10 26재보궐선거는 지난 4 27재보궐선거에 이어 또 한 번 트위터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4 27재보궐선거를 겪은 선 거관리위원회는 투표당일 선거법을 들먹이며 유



Similar documents
<5BBAB8B5B5C0DAB7E120B9D720C0C7B0DFBCAD5DB9E6C5EBBDC9C0C7C0A7C5EBBDC5BDC9C0C7C6F3C1F6B1E2C0DAC8B8B0DF2E687770>


ad hwp

<B3EDB9AEC0DBBCBAB9FD2E687770>

041~084 ¹®È�Çö»óÀбâ

152*220

ps

<B1DDC0B6B1E2B0FCB0FAC0CEC5CDB3DDB0B3C0CEC1A4BAB82E687770>

(012~031)223교과(교)2-1

(중등용1)1~27

p529~802 Á¦5Àå-¼º¸í,Ç×ÀÇ

wtu05_ÃÖÁ¾

<B3EBC6AE322E687770>

º´¹«Ã»Ã¥-»ç³ªÀÌ·Î

<C3E6B3B2B1B3C0B C8A32DC5BEC0E7BFEB28C0DBB0D4292D332E706466>

대학생연수용교재 선거로본대한민국정치사

98 자료 개발 집필 지침

슬라이드 1

60

제 31회 전국 고교생 문예백일장 산문 부문 심사평.hwp

한국의 양심적 병역거부

- 2 -

¾Æµ¿ÇÐ´ë º»¹®.hwp


hwp


È޴ϵåA4±â¼Û

CC hwp

이남표( )_방통규제기구공영방송거버넌스_민언련.pptx

01-02Àå_»ç·ÊÁýb74öÁ¤š

오토 2, 3월호 내지최종

41호-소비자문제연구(최종추가수정0507).hwp

<5BC5EBB0E8C7A55D BFF920BFA9B7D0C1B6BBE75FC5EBB0E8C7A55FBCADBFEF2E687770>

2011년 12월 29일 위 조항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 에 정보통신망으로 인터넷 홈페이 지나 인터넷 게시판, 대화방에서 글 또는 동영상을 게시하거나 전자우편으로 전송하는 행 위를 포함시키는 것은 선거운동의 자유나 정치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함선주, 김 영은는 삼성에스디아이(SDI)주식회사(이하 삼성SDI'라고 함)의 협력업체인 영 회사 소속 근로자였고, 피고인 강용환는 또 다른 협력업체인 명운전자 주식회사 소 였다. 삼성SDI는 세계 디스플

2006

178È£pdf

기본소득문답2

197

논문 취지 지난 2011년 12월 29일 헌법재판소는 인터넷 선거운동을 제한한 기존 공직선거 법 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2012년 1월부터 네티즌들은 인터 넷과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Social Network Servic

제 차광고심의소위원회회의발언내용

**09콘텐츠산업백서_1 2

¾ç¼ºÄÀ-2

2003report hwp

82-대한신경학0201

[NO_11] 의과대학 소식지_OK(P)

985-2.pdf

PowerPoint 프레젠테이션

목 차 Ⅰ. 조사개요 3 Ⅱ. SNS 이용 현황 4 1. SNS 이용률 4 2. SNS 유형별 이용률 7 3. SNS 이용 행태 8 4. SNS의 주요 기능별 중요도 및 만족도 SNS 이용의 불편 피해 16 Ⅲ. SNS와 인맥 관리 SNS를 통한

1. 상고이유 제1, 2점에 관하여 가. 먼저,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정보통신망법 이라 한다) 제44조의7 제3항이 정한 정보의 취급 거부 등 에 웹사이트의 웹호스팅

선거기사심의위원회 관련 공직선거법 규정

<BFA9BCBABFACB1B8BAB8B0EDBCAD28C6EDC1FD292E687770>

연구노트

<3034BFEDC0CFBDC2C3B5C7CFB4C2C1DFB1B9BFECB8AEC0C7BCF6C3E2BDC3C0E52E687770>

보이기도 한다. 이 영화는 개봉 4주 만인 지난 2월 11일 관객 수 300만명을 돌파, 흥행 대박을 터뜨렸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1월 23일 트 위터에 부러진 화살 이 박스오피스 3위에 올랐다는 뉴스를 전하며 이 영 화 대박 나면

복지백서내지001~016화보L265턁

ÃѼŁ1-ÃÖÁ¾Ãâ·Â¿ë2

´ëÇа¨»ç¹é¼Ł Á¦3ºÎ

회원번호 대표자 공동자 KR000****1 권 * 영 KR000****1 박 * 순 KR000****1 박 * 애 이 * 홍 KR000****2 김 * 근 하 * 희 KR000****2 박 * 순 KR000****3 최 * 정 KR000****4 박 * 희 조 * 제

목차

안 산 시 보 차 례 훈 령 안산시 훈령 제 485 호 [안산시 구 사무 전결처리 규정 일부개정 규정] 안산시 훈령 제 486 호 [안산시 동 주민센터 전결사항 규정 일부개정 규

Çѹ̿ìÈ£-197È£

평택시체육회회장선거관리규정 제정 제 1 장총칙 제1조 ( 목적 ) 제2조 ( 적용범위 ) 제3조 ( 선거관리위원회의설치및운영 ) - 1 -

<4D F736F F D BEDB20BCADBAF1BDBA20B5BFC7E25F4B54C1BEC7D5B1E2BCFABFF82E646F63>

(04-19)송년기획(신문,방송,소셜).indd

Drucker Innovation_CEO과정

아동

CC hwp


<4D F736F F D B1D7B7ECB8DEBDC3C2A1C6AEB7BBB5E5>

_¸ñÂ÷(02¿ù)

Ä¡¿ì_44p °¡À» 89È£

관훈저널116가을호_내지

SIGIL 완벽입문

<C1D6BFE4BEF7B9ABB0E8C8B928312E30292E687770>

02 이달의 이슈-이기현

선거기사심의위원회 관련 공직선거법 규정




마켓온_제품소개서_ key

**더모바일07호_N0.10

ok.

레이아웃 1

소규모 비즈니스를 위한 플레이북 여기서 다룰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YouTube 소개 2. YouTube에서 비즈니스를 위한 채널 만들기 3. 눈길을 끄는 동영상 만들기 4. 고객의 액션 유도하기 5. 비즈니스에 중요한 잠재고객에게 더 많이 도달하기

2013unihangulchar {45380} 2unihangulchar {54617}unihangulchar {44592} unihangulchar {49328}unihangulchar {50629}unihangulchar {51312}unihangulchar {51

<C0CFBABBBFACBCF6BAB8B0EDBCAD28C0CCC8ABC1A4292E687770>

<4D F736F F D B3B5B4D92E20B1E2BEF7B5E9C0BA20BAB8B4D920BCD2BCC8C7D8C1AEBEDF20C7D1B4D92E>

T hwp

정보통신망법상 임시조치 관련 1. 머리말 임시조치제도 ( 이하 임시조치 ) 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 호 등에 관한 법률 ( 이하 정보통신망법 ) 에서 규정하고 있는 권리 침해정보에 대한 규제제도로, 인터넷에 명예훼손이나 사생활침해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

<C7D8B1BAC8A8C6E4C0CCC1F65FC7E5B9FDBCD2BFF8BDC9C6C7C3BBB1B8BCAD E687770>

2011»ê¾÷µ¿Çâ1ȣǥÁöÈ®Á¤

0.筌≪럩??袁ⓓ?紐껋젾 筌

01¸é¼öÁ¤

슬라이드 1

Untitled-1

<5BB0EDB3ADB5B55D B3E2B4EBBAF12DB0ED312D312DC1DFB0A32DC0B6C7D5B0FAC7D02D28312E BAF2B9F0B0FA20BFF8C0DAC0C720C7FCBCBA2D D3135B9AEC7D72E687770>

....pdf..

2저널(11월호).ok :36 PM 페이지25 DK 이 높을 뿐 아니라, 아이들이 학업을 포기하고 물을 구하러 가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본 사업은 한국남동발전 다닐 정도로 식수난이 심각한 만큼 이를 돕기 위해 나선 것 이 타당성 검토(Fea

<5BB0F8B5BFBFACB1B820315D20B4BAB9CCB5F0BEEE20C8AFB0E6BFA120B5FBB8A520B3BBBFEBB1D4C1A620BDC3BDBAC5DB20C0E7C1A4BAF120B9E6BEC820BFACB1B828BCF6C1A E687770>

Transcription:

기획 SNS 심의를 통한 여론통제 최연진 한국일보 산업부 기자 건국대 무역학과 졸업 연세대 언론정보대학원 석사 한국일보 경제부ㆍ문화부 근무 10 26 재보선 트위터 영향력 확인 요즘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등 사회관계형서비스(SNS)를 빼놓 고는 세상사를 이야기하기 힘들다. 세상의 모든 소식이 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 나가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그저 인터넷 세상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치부됐지만 손안의 컴퓨터인 스마트폰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SNS는 이제 많은 사람들의 일 상이 됐다. 휴대폰 문자메시지나 전화보다 SNS를 더 많이 쓰면서 사람들 은 시시콜콜한 개인사부터 세상만사 모든 것을 SNS로 전파한다. 그렇다 보니 SNS는 때로는 세상을 들여다보는 창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사람들 을 격동시키는 신문고가 되기도 하며, 때로는 와글와글 시끄러운 잡설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그만큼 SNS는 빠른 전파력과 소통력으로 여론을 움직이는 힘이 상당하 다. 그렇다 보니 SNS는 무엇보다 정치에 미치는 영향이 심대하다. 이를 여 SNS 심의를 통한 여론통제 145

실히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 바로 10월 26일 있었던 지방자치단체 재보궐 선거다. 이번 10 26재보궐선거는 지난 4 27재보궐선거에 이어 또 한 번 트위터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4 27재보궐선거를 겪은 선 거관리위원회는 투표당일 선거법을 들먹이며 유명인의 투표 독려나 특정 후보 지지 등을 트위터로 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했지만 트위터 열기를 꺾을 수는 없었다. 선거당일인 10월 26일 트위터에는 서울시장보궐선거에 참여해 투표하라 는 독려 메시지가 속속 올라왔다. 김제동, 김창렬, 이효리 등 연예인들이 투 표 후 찍어서 올린 소위 인증샷은 젊은 층의 표심을 움직이는 계기가 됐다. SNS 메시지 분석 전문기업인 트윗믹스에 따르면 26일 오전 6시부터 오 후 8시까지 올라온 트위터 글 가운데 투표라는 단어가 포함된 트위트 수는 총 6만 3,491건에 이른다. 특히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는 오전 7~8시 출 근시간대에 4,960건, 낮 12~1시 점심시간에 4,961건, 퇴근을 앞둔 오후 5~6시에 4,960건 등 트위트가 집중됐다. 이 같은 트위트는 투표율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상대적으로 이용자들 이 트위터에 많이 접속해 글을 남긴 시간대에 투표율이 다른 시간보다 높 았던 것이다. 한국일보 27일자 보도에 따르면 오전에는 투표율 증가가 매 시간 3%대에 머물렀지만 출근시간인 오전 7~8시에는 전 시간보다 투표 율이 4.1%포인트, 낮 12~1시에는 4.1%포인트 증가했다. 이후 오후시간대 에는 투표율이 평균 2%대로 떨어졌다가 퇴근시간 무렵인 오후 6시부터 3%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투표율과 트위트가 집중적으로 몰린 시간대를 이렇게 비교해 보면 트위터에서 네티즌들이 올린 투표독려 글이 실제 투 표율 증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는 정치권에서 그만큼 트위터를 무시하기 힘든 미디어로 인식할 수밖 에 없다는 방증이다. 그렇다 보니 정부에서도 남다른 시각으로 SNS를 바 라볼 수밖에 없다. 사실상 미디어 못지않은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 문제되고 있는 것이 정부의 SNS 심의다. 발단은 10 26재 146 관훈저널 겨울호

보궐선거였다. 방송과 인터넷 등 통신상에서 일어나는 각종 콘텐츠 관련 현안을 챙기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SNS와 스마트폰의 응용 소프트웨 어(앱)를 심의하는 별도 전담팀인 뉴미디어정보심의팀을 만들어 12월 중 심의에 들어가겠다고 발표했다. 명분은 SNS를 이용한 불법선거운동 단속 이었다. 여기에는 나는 꼼수다 처럼 정권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팟캐스트 단속 등도 포함된다. SNS 통제 분위기 조성 하지만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이 같은 단속은 곧 SNS에 대한 통제 분위 기를 조성했다. 당연히 여론이 좋을 리 없다. 인터넷에서는 방송통신심의 위원회가 서울시장선거를 앞두고 SNS에서 바람몰이를 하는 박원순 당시 후보의 상승세를 저지하고 한나라당을 유리하게 하려는 선거개입 행위로 봤다. 민주당 등 야당은 한발 더 나아가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SNS의 위력을 차단해 한나라당을 간접지원하려는 여당의 꼼수로까지 해석했다. 이에 대해 박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은 기자간담회와 국정감사 를 통해 SNS와 앱에 대한 심의는 스마트폰과 SNS를 통해 유포되는 음란물 단속이 목적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활동실적을 보면 이 같은 해명에 의문이 든다. 음란물 등 인터넷에서 유해정보를 단속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유해 정보심의팀이 지난해 10월 자체 조사한 스마트폰 온라인장터 내 유해정 보 유통실태 조사결과 를 보면 위원회가 조사대상으로 삼은 구글 안드로이 드마켓에 올라온 18만개 앱 중 음란물은 0.3%인 572개로 나타났다. SNS 도 마찬가지다. 트위터 등 SNS의 접속차단 내역을 보면 음란정보 때문에 차단 조치를 취한 경우는 최근 3년 동안 통틀어 11건이다. 따라서 음란물 정보를 담은 앱이나 SNS를 차단하기 위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산하에 심 의팀을 만든다는 주장이 무색한 상황이다. SNS 심의를 통한 여론통제 147

반면 2009년 6,711건에 불과했던 사회질서 위반을 이유로 심의조치한 내용은 올해 9월말까지 1만 6,698건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단순 수치비 교로만 봐도 음란물 등 유해정보로 인한 심의건수는 별다른 변화가 없는 반면, 법질서 위반으로 심의 조치를 취한 건수는 대폭 늘어난 상황이다. 여 기에는 욕설을 연상케 하는 아이디로 대통령을 모욕했다는 트위터 아이디 @2MB18nomA 에 대한 제재도 포함돼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정치적 목적을 가진 SNS 심의를 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마디로 SNS에 대한 언론검열 및 여론통제가 목적이 아니냐는 뜻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제재가 검찰이나 경찰, 선거관리위원회 등 정부 기관의 권력행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점이다. 방통위의 심의 근거조차 모호 여기에 심의 근거조차 의심스런 상황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통신 심의의 기준으로 삼는 소위 망법 이라 부르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 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 7항은 불법정보의 유통금지를 규정하고 있 지만, 정치적 이슈에 대한 심의권한은 명시하고 있지 않다. SNS를 제44조 7항에서 언급한 국가보안법에서 금지한 행위를 수행하는 것으로 보고 적 용한다면 지나친 확대해석이다. 특히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SNS 심의가 언론탄압으로 이어질 가능성 을 우려하는 것은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지나치게 경성화된 방송심 의 내용을 보면 결코 지나친 걱정이 아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올해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한 출범 이후 지상파 심의 내역을 보면 총 536건의 지상파방송 심의건수 중 민원을 받고 심의한 건수는 24%인 128건이었고, 자체 심의에 착수한 건수가 76%인 408회로 조사됐다. 그동안 방송통신심 의위원회는 지나친 방송제재에 대한 논란이 일 때마다 민원이 들어와 어 148 관훈저널 겨울호

쩔 수 없이 취한 조치라고 주장했지만 대부분의 심의가 자체 판단에 근거 를 두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방송법 제18조 1항에 명시된 방송내용의 공공 성 및 공정성을 보장하고 정보통신에서 건전한 문화를 창달하며 정보통신 의 올바른 이용환경 조성을 위해 독립적으로 설치 된 기구다. 따라서 지나 친 심의는 설치근거인 방송법 제1조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 하는 부분 과도 배치된다. 무엇보다 방송의 중립성과 독립성, 언론의 자유와 직결되 는 뉴스나 시사보도 프로그램에 대해 자체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것은 자 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고스란히 SNS에 대한 통제로 전이될 수밖에 없다. 그 렇다 보니 문화방송에서 소셜테이너 방송금지 조치라는 황당한 액션이 나 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문화방송은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소셜테이너의 방송출연을 제한하는 조치를 7월 13일부터 적용 하고 있다. 문화방송은 방송심의규정 제8장 56조 4항의 사회적 쟁점이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사안에 대해 특정인이나 특정단체의 의견 을 공개적으로 지지 또는 반대하거나 유리 또는 불리하게 만드는 사실을 발언 할 경우 출연을 제한하도록 하고 있다. 소셜테이너 방송출연 금지도 이 문제로 영화배우 김여진이 문화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인 손석희의 시 선집중 에 출연하지 못했다. 그 바람에 방송심의규정은 SNS에서 김여진법 으로 불리게 됐다. 김여진은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사태 등 평소 관심이 많은 사회이슈에 대해 트위터에서 거침없는 의견을 제시했다. 소셜테이너 출연금지 또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SNS 통제만큼이나 문제가 많다. 우선 방송에서 사회적 이슈에 대해 의견 개진을 막는 방송심 의규정은 헌법이 명시한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 와 행복추구권 같은 SNS 심의를 통한 여론통제 149

기본권들을 침해하고 있다. 또 금지 기준조차 애매모호하다. 어떤 경우가 특정인이나 특정단체에 유리 또는 불리하게 작용하는 발언 인지를 명확하 게 집어내기 어렵다. 그리고 문제의 발언이 실제로 특정인이나 특정단체 에 유리 또는 불리하게 작용했는지 효과 측정도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런 점들에 비춰보면 소셜테이너 출연금지 조치는 방송심의규정을 지나치게 확대적용한 해석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출연금지당한 당사자의 기본권 침해뿐만 아니라 방송의 공정성과 객관성에도 위배된다. 결국 이 같은 법 적용과 조치들은 SNS에 재갈을 물리려는 정권의 무리 수로 해석된다. 무리수를 두니 좋은 소리가 나올 리 없다. 민주당은 SNS 심 의나 소셜테이너 출연금지 등을 두고 민주주의의 위기 를 언급했다. 심지 어 여당인 한나라당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원희룡 한나 라당 최고위원은 SNS 심의는 효과도 없을 뿐더러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 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며 현 정부 들어 정부와 한나라당이 국민과의 소 통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고, 총선과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이런 조치는 자의적으로 해석될 소지가 높다 고 우려했다. 이런 현상 등을 보면 정부에 비판적 내용들을 바이두나 구글차이나 등 포털이나 검색에서 삭제하도록 조치한 중국정부를 떠올리게 된다. SNS 심 의 운운하는 우리네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회 문화관광방송통신위 원회 소속 전병헌 민주당 의원은 열린 미디어를 지향하는 SNS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SNS와 스마트폰용 앱에 대한 심 의 및 소셜미디어에 대한 통제 강화는 세계적 조롱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 며 소통과 표현의 자유를 통제하고 검열하겠다는 정치적 의도는 국민의 저항만 초래할 것 이라고 지적했다. SNS 법으로 규제 단속 효과 의심 따라서 SNS에 대한 정부 심의는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어린아 150 관훈저널 겨울호

이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인 SNS의 특 성상 반드시 좋은 정보만 유통된다는 보장은 없다. 청소년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거나 타인을 비방하는 음해성 정보 등 소위 쓰레기 정보들이 유통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를 강제적인 법과 규제로 단속한다는 것은 코 미디다. 드넓은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을 법과 규제로 단속한다는 것 자체 가 쉽지 않다. 바닷물을 퍼내겠다고 쪽박을 들고 앉은 꼴과 다름없다. 법과 규제로 유해정보를 뿌리 뽑을 수 있었다면 진작 인터넷에서 음란물 을 눈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아야 할 텐데, 그렇지 않은 것을 보면 법과 규제의 효과를 의심하게 만든다. 오히려 잘못 처방된 암 치료제가 건강한 세포를 죽이는 것처럼 긍정적인 여론의 통로를 막을 수 있다는 점을 더 크 게 생각해야 한다. 따라서 SNS가 확대되는 이 시점에서는 심의팀을 만들어 강제적 심의를 강화할 것이 아니라 건전한 인터넷문화 가꾸기 등의 캠페인과 건강한 인 터넷 사용을 위한 청소년 교육 등을 강화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 정말 정부 가 지향하는 바가 이용자들의 안전하고 건강한 SNS 사용이라면 순기능을 해치는 조치는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더불어 언론탄압이라는 비난에 서 정부가 자유로울 수 있는 방법이다. SNS 심의를 통한 여론통제 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