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유해정보 예방을 위한 제도개선 에 관한 연구 2012. 11.
제 출 문 보건복지부 귀하 본 보고서를 자살유해정보예방을 위한 제도개선 연구 용역의 최종보고서로 제출합니다. 2012년 12월 주관연구기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산학협력단 책임연구원 : 안 용 민(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연 구 원 : 박 종 익(강원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연 구 원 : 김 학 웅(법무법인 창조) 연 구 원 : 김 재 철(법무법인 백상) 연구보조원 : 박 현 정(고려대학교 법과대학원) 연구보조원 : 손 여 은(강원대학교 심리학과 대학원)
목 차 제1장 연구의 개요 1 제1절 연구의 배경 3 Ⅰ. 자살률의 증가 및 관련 법률의 제정 3 Ⅱ. 자살유해사이트 에 대한 문제점 4 제2절 연구의 목적과 순서 7 Ⅰ. 연구의 목적 7 Ⅱ. 연구의 순서 9 제2장 자살유해정보의 개관과 규제의 필요성 1 1 제1절 자살유해사이트 체계 및 내용 3 1 Ⅰ. 자살유해사이트의 개념과 실태 3 1 1. 자살유해정보 개념 31 2. 자살유해사이트 시초 31 3. 자살유해사이트의 개념 4 1 4. 자살유해사이트의 실태 5 1 제2절 자살유해사이트의 성격과 이에 대한 법적규율의 필요성 9 1 Ⅰ. 자살유해사이트를 통한 생명침해가능성 상관관계 9 1 1. 자살유해사이트의 특성 9 1 2. 자살유해사이트의 심각성 1 2 Ⅱ. 자살유해사이트의 차단 여부 2 2 1. 자살유해사이트의 차단의 필요성 2 2 2. 자살유해사이트의 차단에 따른 법적근거 3 2 Ⅲ. 자살유해사이트에 대한 규제 5 2 1. 규제의 기준 및 필요성 52
2. 현재의 상황과 대안의 제시 6 2 3. 표현의 자유와 규제의 조화 8 2 4. 자살 유해 정보와 관련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잠정적 결론 9 2 Ⅳ. 자살유해사이트가 갖는 문제점에 대한 대처방안 0 3 1. 교육적 방법 30 2. 온라인과 오프라인 공간의 연계를 통한 자살 구호체계의 마련 1 3 3.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인터넷 자살관련 통제기능 강화 2 3 제3절 자살유해사이트 법적 규제 및 문제점 3 3 Ⅰ. 자살유해사이트 법적 규제에 따른 제반사항 3 3 1. 자살유해사이트 관련 법적근거 3 3 2. 자살교사 방조의 방법과 인과관계 43 3. 자살유해사이트 의 구체적 추상적 위험 논의 63 Ⅱ. 자살유해사이트 법적 규제에 따른 문제점 6 3 1. 표현의 자유와의 상충 63 2. 단속법규의 미비 63 3. 유해사이트의 다양화, 폭력화 추세 7 3 4. 유해사이트 개설, 접근의 용이함에 비해 통제 곤란 8 3 제3장 각 국의 자살유해정보 및 자살유해사이트 규제현황 9 3 제1절 자살유해정보 규제 1 4 Ⅰ. 우리나라 민간자율규제 접근 1 4 Ⅱ. 자살유해정보에 관한 자율규제의 체계와 내용 2 4 1. 인터넷 이용자 자율정화 활동 2 4 2. 자살유해사이트 감시활동 3 4 3. 자살유해사이트 폐쇄의 당위성 논란과 현황 3 4 제2절 자살유해사이트 관련 판례 및 법제분석 5 4 Ⅰ. 자살유해사이트 관련 해외의 법률 및 현황 5 4 1. 자살관련 범죄에 대한 해외의 입법례 5 4 2. 소결 47
Ⅱ. 국내 자살관련 범죄에 대한 입법현황 및 판례 8 4 1. 현행 형법 및 2006년 형법 개정안 8 4 2. 자살유해사이트 방지에 관한 법률 8 4 3. 자살유해사이트 관련 판례 0 5 제4장 자살유해정보 및 자살유해사이트의 예방체계 구축 1 5 제1절 자살 에 대한 사회문제와 국가역할의 중요성 35 Ⅰ. 자살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국가의 역할 3 5 1. 자살 의 사회적 인식 53 2. 자살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노력 5 5 Ⅱ. 자살유해사이트의 현항 및 자살유해정보에 따른 자살의 실태 5 5 1. 자살유해사이트 현황 55 2. 자살유해정보에 따른 자살의 심화-실례분석 6 5 제2절 자살유해정보 예방에 관한 국가 및 유관기관 간의 역할 9 5 Ⅰ. 자살유해정보 예방에 관한 정부의 역할 9 5 1. 자살유해정보의 국가적 파급효과와 그에 대한 관리의 필요성(청소년 보호) 9 5 2. 정보사회에 따른 정부와 포털사이트간의 정책적 기술적 관리 0 6 Ⅱ. 자살유해정보의 합리적 규제방안 2 6 1. 사이버윤리교육강화 26 2. 유관기관 간 협력체제의 구축 2 6 3. 인터넷사업자, 민간단체 등의 자율규제 강화 2 6 4. 인터넷이용기관의 자체 지침서 마련 강화 3 6 5. 성인인증에 의한 청소년 보호 3 6 6. 포털사업자의 윤리적 책임강화 4 6 제3절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의 개선방향 5 6 Ⅰ. 자살유해정보 예방과 관련한 자살예방법의 개선방향 5 6 Ⅱ. 자살원인 제거와 관련한 자살예방법의 개선방향 6 6 제5장 결론 및 정책 제언 71
제5장 결론 및 정책 제언 77
표목차 [표 1] 자살사이트 모니터링 유형별 현황 4 1 [표 2] 최근 5년간 자살 등 유해사이트 단속현황 5 1 [표 3] 인터넷상 자살글 조치현황 6 1 [표 4] 모니터링 검색단어 (50여개) 6 1 [표 5] 단어별 통계( 12.02.14~ 12.06.30) 7 1 [표 6] 자살 관련 정보 심의결과 (기간 : 08.2.29. ~ 10.12.31) 8 1 [표 7] 자살유해정보 신고건수 2 2 [표 8] 민간자율규제 접근 유형 1 4 [표 9] 자살의 징조 4 5
제1장 연구의 개요
제1장 연구의 개요 제1절 연구의 배경 Ⅰ. 자살률의 증가 및 관련 법률의 제정 자살은 의학적 법적 사회적 요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자발적 의도적으로 자신 의 생명을 끊는 행위로써, 고의적으로 자신에게 부과한 죽음이다. 자살은 함부로 저지르거나 의미가 없는 행동이 아니라 오히려 개인에게 심한 고통을 주는 위기나 어려움을 탈출하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2012년 현재 자살의 문제는 더 이상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와 국 가가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개입해야 할 심각한 사회문제라는 것은 더 이상 논란의 여지가 없 을 것이다. 2011년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인구 십 만 명당 31.7명으로 건국 이래 최고의 수치 를 기록하고 있으며, 인구보정수치는 33.5명으로 OECD 국가의 평균인 12.9명에 비하여 거의 3배에 육박하고 있다. 불과 15년 전만 하더라도 자살률의 경우 평균이었던 우리나라가 1997년 경제위기 이후 급격히 증가하면서 이제 정부가 더 이상은 외면할 수 없는 국가적인 수치가 되었다. 이러한 실정 속에 정부는 자살문제에 대하여 국가적 차원에서 정책을 수립할 필요성을 인 식하고, 2004년, 2008년 자살예방종합대책을 수립하여 발표하였다. 이는 결국 자살률 감소는 실패했으나, 유일한 가시적인 성과는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조성을 위한 법률(이하 자살 예방법) 의 제정이라 할 수 있다. 2011년 3월 통과된 자살예방법에서는 국민의 생명을 보호 해야 할 책임이 있는 국가가 나서서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자살 예방대책을 강구해 나가는 것 을 명시하고 있으며, 다각적이고 범정부적인 차원의 자살예방대책들을 실현하기 위하여 필요 한 법적 근거를 제시하게 된 셈이다. 그러나 이후에도 자살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였고, 심지 어 온라인 자살 및 유해사이트로 인한 자살에 대한 정보 제공뿐만 아니라 유해물질 유통 및 판매, 살인 청부 등 문제가 온상이 되고 있다. 자살원인은 정신질환 이외에 급변하는 사회경제적 환경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개인과 사 회의 변화를 위한 지원체계 마련이 절실하고, 자살예방을 위한 범부처적인 거버넌스, 법과 제 제1장 연구의 개요 / 3
도 등의 확립을 통해 지속가능하고 체계적인 정책수행의 기반마련이 필요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진단과 대책을 제시하지 못했던 것이다. 또한 정책의 중요성에 비해 국민적 합의 및 사회적 공론화에 한계가 있었으며, 제한 된 예산으로 인해 단계적인 정책 접근이 미 흡했던 점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올해부터 시행하게 된 자살예방법을 통해서 자살률 저하의 효과가 있을 지에 대해 서는 좀 더 지켜보아야 할 것이나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향후 범정부적인 차원에서 즉시 시행되어야 한다. Ⅱ. 자살유해사이트 에 대한 문제점 현재 우리 사회는 정보가 권력의 중요한 부분이 될 정도로 빠른 변화를 보여 왔다. 정보화 사회에서 컴퓨터는 모든 정보를 손쉽게 처리할 수 있고 다양한 정보를 찾아 볼 수 있으며 업 무도 더 편리하게 처리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따라서 인터넷은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처럼 우리 생활에 깊숙이 침투해 있다. 인터넷의 빠른 전파는 우리에게 많은 이득을 가져 다가 주었지만 그에 못지않게 잘못 사용할 경우에는 공공복리를 저해하고, 건전한 사이버 문 화에 해를 끼치는 사이버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 사이버 범죄란 컴퓨터, 통신, 인터넷 등을 악용하여 사이버 공간에서 행하는 범죄로, 범행 목적에 따라 사이버 테러형과 일반 범죄로 나누어진다. 사이버 테러형 범죄에는 해킹, 서비스 거부 공격, 바이러스 제작 및 유포, 악성프로그램, 메일폭탄 등이 있으며, 사이버 일반 범죄에 는 사기, 불법복제, 불법 및 유해사이트, 명예훼손죄, 모욕죄, 개인정보침해, 스토킹, 성폭력, 협박 및 공갈 등이 있다. 그 중에서 자살사이트는 본래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여 고민에 대해 상담하거나 서 로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을 통하여 자살에 대한 충동을 방지한다는 목적에서 만들어졌다. 그 러나 최근에는 댓글을 다는 과정에서 이러한 목적에서 벗어나 오히려 자살방법을 알려주거나 집단적으로 모여서 동반자살을 부추기는 유해사이트로 변질되었다. 이렇게 자살사이트를 통한 자살사건이 일어나게 되는 원인은 초고속 정보통신망의 구축으 로 인한 인터넷 이용의 보편화가 오히려 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인터넷의 역기능으로 작용하 게 되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미성년이나 젊은 층에서 자살 에 대한 호기심이나 관심들이 스트레스로 인한 삶의 어려움과 맞물렸을 때 인터넷의 자살사이트가 충동적으로 방아쇠 역 할을 한다고도 해석될 수 있다. 자살사이트의 특성상 쉽게 발견하거나 통제하기 어려운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자살사이트를 무작정 단속할 수 없는 것 4 / 자살유해정보 예방을 위한 제도개선 에 관한 연구
은 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없다는 주장 때문이다. 현재 자살사이트 관련 법조항으로는 자살사이트를 이용해 피해자의 요구에 의하여 살해한 경우 형법 제252조 제1항 촉탁승낙살인, 자살사이트에서 자살하려는 사람에게 자살도구를 제 공하거나 자살하는 방법을 알려주어서 자살한 경우 형법 제252조 제2항 자살교사방조죄를 적 용하고 있다. 그러나 자살방조죄의 경우 사이트 운영자가 실제로 자살을 방조하였다는 구체적 인 증거가 없이는 형법 적용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이 조항에 의하여 처벌되는 경우는 극 히 드물다. 또한 인터넷은 모든 사람이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고, 사이트를 개설하는 기술은 누구나 습득할 수 있기 때문에 유해사이트가 만들어지는 것 자체를 아예 차단하는 것은 실제적으로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별다른 죄의식 없이 호기심이나 장난으로 자살을 조장하거나 방조하는 사이트를 만드는 일이 흔히 발생하게 되고, 기술적인 것뿐만 아니라 법적이나 제도적으로 그 것을 통제하고 감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자살사이트는 사실상 속수무책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자살예방법 19조에 의하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자살유해정보가 유통되는 것을 차 단하고 이를 조기에 발견하여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자살유해정보예방체계를 구축 운영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자살유해정보에 대한 애매한 규정 및 예방체계 구축에 대한 실효성 등으로 인하여 법률이 시행된 지 몇 개월이 지났지만 자살유해정보예방에 대한 위원회 구성조차 쉽지 않은 실정이다. 또한, 자살 사이트에 관해서의 관련 규제는 여전히 미 비하고 근거조항 조차도 선언적인 것에 불과하다. 현재 자살사이트는 대부분 자살 예방을 표방하고 있으나, 사실상 동반자살과 촉탁살인, 자 살방법 매뉴얼 교환 등의 정보가 올라와 자살을 부추기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삭제를 해도 다시 생겨나 급속히 퍼지고 있어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가 막막한 것이 실제 상황이다. 더구나 악성 댓글 방지라는 목적으로 도입된 인터넷 실명제가 그간 포털사이트의 개인정보 수집으로 인한 정보유출 피해가 속출하고, 소셜 네트워크서비스(SNS)의 등장으로 실 명제가 유명무실해졌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는 2012년 업무계획에서 인터 넷 본인확인제도를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헌법재판소가 지난 8월 23일 2010헌마47호 사건에서 관련 조항에 대해 위헌결정을 함으로써 폐지되었다. 따라서 향후 유해정보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무조건적인 단속으로는 정당성이 나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려우므로 보다 근본적인 차원에서의 논의와 대책이 필요하다. 그러나 최근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되면서 모바일 웹이나 애플리케이션에 기반을 둔 새로운 유해매체 들이 폭증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제1장 연구의 개요 / 5
앞으로 유해정보차단 소프트웨어를 공급한다거나, 인터넷 유해사이트의 목록을 구축 및 배 포, 인터넷사이트에 등급제를 실시하여 유해사이트를 선정하는 방법, 나아가 민간 감시 단체 지원 및 국제 협력 체제를 도입하는 방안이나 SNS의 확산으로 인한 폐해의 심각성에 대한 좀 더 치밀한 사전 검토 및 관련 부서의 인프라 확충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될 문제라고 사료 된다. 6 / 자살유해정보 예방을 위한 제도개선 에 관한 연구
제2절 연구의 목적과 순서 Ⅰ. 연구의 목적 2000년 말 자살이 생각날 때 란 한 인터넷 사이트를 매개로 해서 발생한 동반 자살 및 청부자살 사건은 생산적인 욕구뿐만 아니라 죽고 싶은 마음 그리고 죽이고 싶은 마음마저도 손쉽게 충족될 수 있 는 곳이 인터넷임을 보여준다. 이 사건을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자살방법에 대한 조언을 제공하고 자살에 관한 의견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자살사이트 가 등장하였음이 알려지게 되었 다. 자살사이트로 인한 첫 번째 희생자가 언론을 통해 일반 대중들에게 공개된 이후, 자살사이트 매개 자살은 사건 자체가 가지고 있는 자극적 내용에 힘입어 메시지 전송 속도 만큼이나 빠르게 유행되었다. 자살행동에 노출될 경우 모방 자살이 시발될 수 있기 때문에, 미디어를 통해 자살사건이 기술되고 보 도되는 일련의 일들은 그 자체로서 자살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인터넷이 기본적 미디어가 되어 가고 있 는 현 사회에서 특히 인터넷 사이트를 매개체로 한 자살은 시공을 초월한 빠른 확산 속도를 가질 수밖 에 없다. 온라인상에서의 교류가 곧바로 대면 만남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인터넷의 속성은 자살행동을 위 한 만남 또한 인터넷 번개 처럼 신속히 이루어질 수 있게 만들었고, 결국 짧은 시간동안 다수의 사 망자를 발생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전문가와 정부의 대응은 그다지 적극적이지 못하였다. 자살사이트와 관 련된 학술적 연구는 아직도 거의 전무하며 정부는 단지 자살사이트에 대한 폐쇄조치만을 감행하였을 뿐 이다. 자살사이트에 대한 폐쇄조치는 자살사이트 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놓고 표방하는 사이트만을 감소 시켰을 뿐, 자살과 관련된 다양한 형태의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자체에 대해서는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 했다. 의도한 대처방법이 그 의도와는 상반되는 결과를 유발했다는 사실은 즉, 사망자들은 인터넷과 관련된 심리적 기제의 영향을 받았지만, 이에 대한 관리나 조절을 할 수 있는 위치의 사람들, 심지어는 관련 분 야의 전문 연구 인력들은 대부분 인터넷과 관련된 심리적 영향을 고려하지 않고 있는 까닭에 현행의 정 책이나 접근들은 실효성 측면에서 동떨어져 있을 수밖에 없다. 자살사이트에 의하여 매개된 자살은 자살에 대한 일반적 접근만으로는 충분한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인터넷 사이트에 대한 접속동기를 비롯하여 접속이후의 과정들이 모두 자살과 매우 밀 접한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이 충분히 고려될 때에 비로소 자살사이트 매개 자살에 대한 발전적 이해가 가능하다. 더욱이, 자살유해사이트 매개 자살을 더욱 깊이 이해하기 위해 서는 인터넷과 관련된 현상들에 대해서 보다 저 초점을 맞추고 문제를 다루는 것도 하나의 방 법이 될 수 있다고 사료된다. 따라서, 현재의 자살유해사이트 현황이나 그 세부적 특징뿐만 아 니라 인터넷 특성 등에 대한 이해를 기초로 하여, 자살유해사이트를 둘러싸고 있는 명확한 인 제1장 연구의 개요 / 7
식을 갖출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한다. 나아가, 구체적인 상황인식은 그에 맞는 적절한 대처방법을 마련하게 해 줄 수 있는 것이고, 이는 자 살유해사이트에 대한 모니터링 및 폐쇄조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생존해 있는 자살유해사이트들이 어떤 형태를 갖추고 있고, 그에 대한 자율적, 법적 측면 규제 가능여부에 사전 논의를 하기 전에 충분히 검토 되어야 할 상황임에 틀림없다고 사료된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자살유해사이트 그 자체 혹은 생성의 주체를 통해서 자살유해사이트 문제를 다루어 보고 관련 해외사례 및 법률도 검토해 보는 것도 자살유 해사이트 예방에 대한 중요한 함의를 마련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의의를 지닐 것이다. 또한, 자살에 대한 관심이 자살유해사이트가 지속적으로 생성되는 것이므로, 이는 결국 자살방지 대책 과 일맥상통하게 된다. 다만, 자칫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으므로 자살유해정보의 개념에 대한 명확 한 법 규정이 필수적이고, 동시에, 구체적으로 인터넷상의 자살유해사이트를 통한 표현, 일반적인 BBS(Bulletin Board System 전자게시판시스템 - 까페나 커뮤니티의 자유게시판)의 표현, 폐쇄성에 기반 하고 있는 SNS의 경우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자살유해사이트 매개 자살에 대한 예방책을 마련하기 위한 관련 변인들을 고려하여 첫째, 정부는 실효성 있는 자살예방 및 사후대책마련에 있어, 경찰과 유족의 필수적 도움을 바탕으로, 프로파 일러나 심리전문가의 심리적 부검 절차의 의무화하고, 자살자 중 사전에 자살시도를 했던 사람이 46.4% 이므로 자살시도자에 대한 관리가 매우 중요함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또한, 자살유해정보에 관한 일관 적 기준을 통해 체계적이며 합헌적인 단속을 해야 할 뿐만 아니라, 현행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조성 을 위한 법률은 의무 책무규정만 있고, 단속 및 처벌규정이 존재하지 않아, 공허한 외침만을 담고 있는 법이 되었을 뿐 아니라 예산배분을 위한 근거법률로서만 역할을 하고 있는 실정이므로 이에 따른 개정 안에 대한 논의도 제기되어야 한다. 둘째, 언론으로 인하여 자살에 대한 관심이 오히려 자살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 현 실정이다. 따라 서, 기사에서 구체적인 자살수단에 관하여 예를 들어 연탄자살 등 정보 차단을 의무화함으로써 모방자살 의 방지를 막아야 하고, 연예인이나 공인에 대한 자살 기사의 확대를 방지함으로써 자살의 상품화 방지 는 물론, 청소년에게 심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등의 무방비 상태의 잠재적 위험을 차단해야 한다. 결 국, 자살보도가 사회의 관심을 끄는 계기가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언론의 자살자 관심과 관련된 통 로를 차단해야 한다. 셋째, 자살은 법정책ㆍ법철학적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반사회적이고, 타 인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가 명백하므로 범죄로 규명지어야 한다. 다만, 처벌할 사람이 없는 것이므로 사 회적으로 자살자에 대한 비난이 선결문제이고 나아가 사회적 인식전환이 자살예방에 있어 필수적인 것 이라고 사료된다. 자살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옹호하게 되면 자살자만 양산하게 되는 것이고, 자살이 범죄라면, 자살방조사이트나 자살유해정보에 대한 단속근거는 보다 명확해지는 것이다. 위의 제시된 방안들이 구체적으로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본 연구가 활용되기를 기대해본다. 8 / 자살유해정보 예방을 위한 제도개선 에 관한 연구
Ⅱ. 연구의 순서 제1장 연구의 개요 / 9
제2장 자살유해정보의 개관과 규제의 필요성
제2장 자살유해정보의 개관과 규제의 필요성 제1절 자살유해사이트 체계 및 내용 Ⅰ. 자살유해사이트의 개념과 실태 1. 자살유해정보 개념 유해하다 라는 말은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판단일 수 있으며, 사회적, 문화적 또는 역사 적인 입장에 따라 다양하게 전개될 수 있으므로 유해라는 것을 규정짓는 것은 쉬운 일이 아 니다. 실제로 무엇이 유해하냐? 라는 개념은 도덕적 신념과 가치, 정치적, 철학적 지향에 따 라 좌우되기 때문에 상당히 양극적이고 이데올로기적인 성격이 강하다. 그러므로 유해사이트 에 대한 개념에는 주관적인 의도를 중요시하느냐 객관적인 경향을 중요시하느냐 하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1). 자살유해정보란, 자살의 의지를 발생시키거나 구체화 강화시키는 데에 도움을 주는 것을 주 목적으로 하는 일체의 정보를 의미한다. 예컨대 자살을 찬양하거나 자살을 권유하거나 또는 자살방법에 관한 구체적인 지식을 제공하는 게시물이 여기에 속한다. 2. 자살유해사이트 시초 가장 대표적인 자살 사이트인 ASH는 휴가철에 자살 발생률이 높아지는 이유에 대해 호기 심을 느낀 사람들이 1991년만에 만든 usenet 게시판(alt.suicide.holiday)에서 비롯되었다. ASH는 처음에는 뉴스그룹으로 시작되어서 이후 대화방과 안내파일들로 그 규모가 확대되었는데, 안 내 파일들에서는 아스피린 쥐약에 이르는 모든 것을 활용해서 자살할 수 있는 방법을 방문자 들에게 알려주었다. 몇몇 방법들은 약물의 사용량이 너무 적게 표시되어 있어 위험하다 라 는 경고문으로 시작되는 ASH의 자살방법 들은 약물들의 쓰임새와 적정량, 사용방법, 성공 1) 장창민, 온라인자살유해사이트의 실태와 역할에 대한 연구-모니터링을 통한 심리적 분석-, 자살예방협회, 368쪽. 제2장 자살유해정보의 개관과 규제의 필요성 / 13
의 정도를 과학적이고 의료적인 태도로 세세하게 나열했다. 2) 또한, 불행한 느낌을 털어놓고 서로의 자살계획에 대해서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곳의 방문 객들은 장례일정이나 유서쓰기 그리고 여러 가지 자살 유형의 고통 정도와 치명도를 계산할 수 있는 고통 계산기에 대해서 조언을 받을 수 있었다. 3) 3. 자살유해사이트의 개념 자살유해사이트란, 위와 같은 자살유해정보를 제공함을 주 목적으로 하는 또는 게시물의 상 당량이 자살유해정보를 담고 있는 사이트를 의미한다. 전자의 경우를 자살유해사이트로 규정 함은 당연하지만, 후자의 경우는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도 있다. 예컨대 건전한 목적의 사이트로서 개설되었지만 회원 일부가 자살유해정보를 상당량 올리게 될 경우, 이를 자살유해 사이트로 볼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표 1] 자살사이트 모니터링 유형별 현황 구 분 내 용 네이버 다음 네이트 야후 계 비율 (%) 자살방법제공 투신 목매기 손목긋기 수면제 독극물 총기 등 사용조장 53 8 13 12 86 50 동반자살 쪽지 연락처 메일주소 게시 등 만남 요청 10 6 1-17 9.9 자살동조 자살에 긍정적 의견게시 및 본인자살 희망 22 10 13-45 26.2 자살도움 자살도움 안락사 독극물 판매 등 - 1-2 3 1.7 기타 가출 유해약물 성관계 상대비방글 등 8 10 3-21 12.2 총계 93 35 30 14 172 - *자료 : 여성가족부(2010.7.01~2010.7.30) 자살 이란 검색어로 찾을 수 있는 국내 자살사이트는 2000년 4월쯤 처음 등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2000년 대 중반을 거쳐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동호회나 커뮤니티로 운영되는 곳이 점차 늘고 있다. 수천 개의 자살사이트가 있는 일본과는 아직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적 2) 조희제, 인터넷과 죽음, 2001, http://www.cultizen.co.kr, 검색일:2003,6,1일자(문성원, 자살사이트의 생성 및 이 용, 그리고 운영 : 심리적 측면을 중심으로 한 사례 분석, 한국청소년개발원, 2003, 14쪽. 재인용). 3) 문성원, 자살사이트의 생성 및 이용, 그리고 운영: 심리적 측면을 중심으로 한 사례 분석, 한국청소년개발원, 2003, 14쪽 14 / 자살유해정보 예방을 위한 제도개선 에 관한 연구
은 편이지만 검색되지 않은 커뮤니티 형식의 자살사이트가 무수히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자살이라는 것은 일면만 본다면 개인의 선택의 문제로 볼 수도 있을 것이지만 인간의 생명 은 다시 회복할 수 없는 것이고, 그 무엇보다도 최우선하여 보장되어야 할 권리인 것이므로 우리 형법에서는 자살에 대한 교사와 방조죄를 무겁게 처벌하고 있다. 즉 타인으로 하여금 자 살을 부추기거나 자살을 방조하는 것에 대하여 처벌을 하고 있는바, 따라서 자살사이트의 불 법성은 명백하다고 할 수 있다. 자살은 인류의 10대 사망원인 중 하나이다. 자살사이트의 문제점은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이 루어지는 이 같은 자살을 지극히 자연스런 행위로 세뇌시킨다는 데 있다. 청부자살이라는 기법이 등장하고 세상의 의미를 깨닫기에는 아직 이른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이 잇따라 생명을 버리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세뇌작용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들은 상당기간 자살사이트를 탐닉했고, 얼굴을 모르는 회원들과 함께 자살에 대한 환상을 만들어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자살사이트의 계속적인 증가를 가져 오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4. 자살유해사이트의 실태 이른바 온라인 자살사이트가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10년 전 일이다. 2000 년 말 인터넷사이트를 통한 동반자살 및 청부자살 사건으로 자살유해사이트가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하였으며, 이러한 자살사건 이후 모방 자살에 대한 우려 역시 큰 사회문제가 되 었다. [표 2] 최근 5년간 자살 등 유해사이트 단속현황 (단위: 명) 구 분 총계 10대 20대 30대 40대 50대 기 타 2007 68 1 19 27 14 4 3 2008 49 0 11 13 9 1 15 2009 272 15 101 130 26 0 0 2010 64 1 17 30 11 5 0 2011 5 1 2 2 0 0 0 2012.7 14 0 11 2 1 0 0 *자료 : 사이버테러대응센터(유해사이트 단속현황 2007.01~2012.07)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자살사이트에 대한 규제로 인하여 표면적으로 드러난 경우는 많지 않 제2장 자살유해정보의 개관과 규제의 필요성 / 15
으나 가까운 일본의 경우에는 경제적 불황과 더불어 자살률이 현저하게 증가하면서 인터넷을 통해 자살에 대한 계약을 맺고 실제 자살을 시도하는 사례들을 상당수 찾아볼 수 있으며, 그 방법 또한 매우 구체적인 방법 뿐 만 아니라 자살을 위한 약물에 대한 유통 및 자살 도우미 까지 등장한 실정이다. [표 3] 인터넷상 자살글 조치현황 구 분 2010 2011 2012. 10. 31. 합계 인터넷상 자살글 신고접수(건) 53 94 46 193 구호조치(명) 46 105 44 195 * 자료 : 사이버테러데응센터(인터넷상 자살글 조치현황 2010.01~2012.10) 2000년 12월 자살사이트를 통해 동반자살을 하는 사건이 처음 발생한 이후, 투신자살, 촉탁 살인 등이 발생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청산가리 등의 독극물을 구입하여 자살을 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또 다른 자살사이트로는 살인정부사이트가 있다. 이곳에서는 살인범죄 실행에 관한 정보, 청부 유형별 가격, 경비 지급방법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주로 이메일을 통 해 살인청부를 의회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온라인상의 유해환경은 청소년들의 정서를 자극하고 정체성 형성에 혼란을 초래할 뿐만 아 니라 극단적인 상황에 노출시키는 위험한 요인이 되고 있어서 이들의 정서발달에 큰 악영향 을 미칠 수 있음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표 4] 모니터링 검색단어 (50여개) 자살 동반자살 독극물 자살방법 자살, 자살(사이트, 카페, 블로그, 매뉴얼, 방법), 죽는 (방)법, JASAL, suicide, 다이 홈페이지 동반자살, 동반죽음, 함께(같이)죽자, 함께(같이)죽음, 함께(같이)죽을 사람, 함께(같이) 자살 할 사람 먹으면 죽는 약, 사약, 제초제, 수면제, 시안화칼륨, 농약, 청산가리, 청산가루, 파라 콰트, 그라목손 동맥 끊기, 자해, 자기살해, 목맴, 의사, 투신, 뛰어내리기, 추락, 연탄가스, 압박붕대 유사단어 우울, 죽음, 듀금, 저승, 죽자, 주욱자, 하늘나라, 하늘, 자유 죽음 *자료 : 중앙자살예방센터 16 / 자살유해정보 예방을 위한 제도개선 에 관한 연구
[표 5] 단어별 통계( 12.02.14~ 12.06.30) 분류 단어 건수 비율 자살 289 66.7 죽는방법 20 4.6 자살 죽는법 2 0.5 편하게죽는방법 1 0.2 자살문답 3 0.7 죽고싶다 1 0.2 총 316 72.9 같이자살 3 0.7 같이죽으실 22 5.1 같이죽으실분 3 0.7 동반자살 같이죽을 2 0.5 같이죽을사람 18 4.2 같이죽자 1 0.2 동반자살 3 0.7 함께 죽으실 2 0.5 총 54 12.6 독극물판매 2 0.5 독극물 먹으면죽는약 3 0.7 수면제 2 0.5 총 7 1.7 목메달아 1 0.2 번개탄 8 1.8 자살방법 안락사 1 0.2 연탄가스 1 0.2 연탄자살 1 0.2 자해 44 10.2 총 56 12.8 계 433 100 *자료 : 중앙자살예방센터 제2장 자살유해정보의 개관과 규제의 필요성 / 17
한편,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역시 자살 정보와 관련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음은 아래 글과 표가 잘 보여주고 있기는 하다. 자살 정보의 경우 수용자의 심리 상태에 따라 각종 언론의 기사 및 관련 이미지 등에 접 촉하는 것만으로도 실제 자살 행위를 조장할 우려가 있어, 해당 정보에 대한 심의는 더욱 중 요하다고 볼 수 있다. 주요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한 자살 사이트 숫자는 감소하였으나, 각 종 일반게시판, 해외 사이트 및 블로그를 통한 자살 방법 문의는 증가하였으며, 자살 예방 사 이트를 이용하여 자살 방법을 공유, 동반 자살을 시도하는 등의 자살 관련 정보는 증가한 것 으로 나타났다. [표 6] 자살 관련 정보 심의결과 (기간 : 08.2.29. ~ 10.12.31) (단위: 건) 연도 심의 시정요구 계 삭제 이용해지 접속차단 2008 2 2 2 - - 2009 1,158 52 40 8 4 2010 55 38 27 8 3 합계 1,215 92 69 16 7 *자료 :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회는 출범 이후 2010년 12월까지 총1,215건의 자살 또는 자살방조 정보에 대해 심의하 였고, 이중 92건의 정보에 대해 시정요구를 하였다. 자살 또는 자살방조 정보로 신고되었다 할지라도, 단순한 신변 비관 내지 죽고 싶다는 감정표현 등 자살방조의 정도에 이른다고 보기 어려운 정보, 자살유도가 아닌 자살방지를 목적으로 게시된 정보 등은 시정요구 대상에서 제 외하였다. 자살 관련 정보로 인해 소중한 생명을 버리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속적인 심의를 수행 하는 한편, 포털 사이트, 경찰청, 자살예방협회 등 유관기관과의 협조 체계를 구축 강화해 나 가고 있다. 아울러, 자살 관련 불법정보의 유형이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 등을 감안하여 트위 터 등 SNS를 통해 자살을 조장하는 정보가 유통되는지 등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을 강화해 나 갈 예정이다. 4) 4)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1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백서, 2011, 142 ~ 143쪽. 18 / 자살유해정보 예방을 위한 제도개선 에 관한 연구
제2절 자살유해사이트의 성격과 이에 대한 법적규율의 필요성 Ⅰ. 자살유해사이트를 통한 생명침해가능성 상관관계 1. 자살유해사이트의 특성 가. 불완전한 커뮤니케이션 우리나라의 컴퓨터 보급률, 초고속 인터넷 접속망을 통한 활성화 등의 정보와 사회로의 진 행속도는 세계적 수준이다. 이에 따라 사이버 공간이 제2의 생활공간이 되면서 주요생활의 많 은 부분을 담당하게 되었다. 이러한 점은 Walther와 Boyd(2002)가 이미 인터넷은 매우 매력 적인 사회적 지지자원으로 오프라인의 사회적 지지자원이 제공하지 못하는 많은 것들을 인터 넷이 제공한다 고 지적한 바 있다 5). 즉, 그들은 인터넷이 현실적 지지자원보다 약한 유대관 계(Weak tied network)를 형성하지만 이것이 도리어 이점이 된다고 보았다. 이는 상호간의 관 계발전을 위한 노력이 상대적으로 덜 들고, 사회기술이 없어도 지지를 받을 수 있으며, 단순 한 특정 메시지에 빠르게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등 인터넷에서는 즉흥적으로 위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인터넷이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주요통로가 되면서 인터넷의 역기능 또한 그에 비례 하여 증가되고 있는바, 자살유해사이트의 등장은 이러한 인터넷의 역기능의 대표적 예라고 할 수 있다. 자살사이트 회원들은 죽고 싶다는 생각에 서로 동의했고, 회원들 각자의 외로움을 이해했기 때문에 도와주고 싶었다.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만난 몇몇 젊은이들은 자살에 관한 강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실제로 여러 차례 자살을 기도하였다. 그러나 그때마다 누군가가 죽 음에 대한 두려움을 나타냈고, 결국 빈번히 미수에 그치고 말았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동반자살, 청부자살 등의 방법으로 마침내 현실적으로 목숨을 끊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6) 즉,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서로가 원했던 것은 단지 공감과 주목이었는데, 개인의 5) Walther, J, B, & Boyd, S, (2002), Attraction to computer-mediated social support. In C. A. Lin & D. Atkin Eds. Communication technology and society: Audience adoption and uses (pp 153-188), Cresskill, NJ: Harnpion Press 6) 지난 30일 오후 10시 30분께, 부산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여고생 윤모양(17) 등 10대 3명이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 을 끊었다. 이들은 각각 부산, 대전, 광주에 살고 있어 서로 얼굴도 모르는 사이였지만 인터넷 자살사이트에서 만 나 자살을 모의한 것으로 알려졌다(연합뉴스, 부산10대 女 3명 동반자살 사전에 막을수도.., 2012,10,31일자) 제2장 자살유해정보의 개관과 규제의 필요성 / 19
내면에 존재하는 1차적 메시지는 도외시되고 표면에 드러나는 2차적 메시지를 중심으로 교류 하면서 결과적으로 자살이란 행동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나. 익명성으로 인한 문제 우리나라는 뒤늦게 정보화 사회에 들어섰지만 빠른 속도로 정보화가 되었으며 이제는 초고 속 인터넷 사용률 세계1위인 국가가 되었다. 이제 인터넷은 생활의 일부분이 되었으며, 인과 관계 형성의 통로일 뿐만 아니라, 사회를 살아가는 중요한 도구가 되었다. 이처럼 자유로운 의사교환이 편리하게 이루어지는 인터넷에 의해 매개되는 자살은 인터넷 자체의 특성에서 기인하다. 인터넷을 하는 동안은 사회적 의식이 낮아지면서, 타인보다는 자 신에게 더 많이 몰입하게 되어 보통 때는 자신의 내적 사고 안에서만 존재하던 말들이 더욱 용이하게 표출되기 때문이다. 특히, 개인의 선택 여하에 따라서는 익명성이 충분히 확보될 수 있는 곳이 인터넷이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금기시된 내용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표현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 중에서도 인간의 생명을 담보로 벌어지는 자살 유해사이트는 그 자체만으로도 심각한 문제일 뿐 아니라 이로 인한 생명의 존엄성과 생명윤리의 상실 등과 같은 문제들은 또 다른 문제들을 양산할 수 있는 위험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컴퓨터에 의해 매개되는 집단은 대면집단에 비해 대인 상호작용 시 더욱 충동적 행동으로 발전하여, 의사결정 상황에서는 더 극단적이고, 비전형적이며, 위험한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이처럼 인터넷의 매체적 특성과 사회적 불안요인의 결합으로 자살사이트에 의한 자살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다. 심리적 기제-집단적 사고 사람들은 위협당하고 불안감이 높은 상황에서 혼자 있기 보다는 비슷한 형편의 다른 사람 들과 함께 있으려 한다. 즉, 높은 공포 조건의 피험자들은 낮은 공포 조건의 피험자들에 비해 함께 있으려는 경향이 높으며, 높은 공포 조건이라고 하여도 상이한 상황에 있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보다는 동일한 조건에 있는 사람과 함께 있기를 원한다. 자살 충동을 느끼는 상황은 정서적으로 상당히 유발된 상태이다. 이 경우에도 비슷한 생각이나 감정을 가지고 있는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려는 동기가 강해질 수 있다. 현실 생활에서는 자신과 유사한 욕구나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인터넷에서는 검색 기능을 통해서 아주 손쉽게 자신이 원하는 내용에 접근해갈 수 20 / 자살유해정보 예방을 위한 제도개선 에 관한 연구
있다. 자살시도자의 경우 인터넷 검색을 이용하여 자살 사이트를 찾았고, 게시판 메시지를 검 색하며 자신과 교류할만한 사람을 찾게 된다. 자살 사이트를 통한 만남은 집단 사고의 요건을 상당 부분 갖추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터 넷에 접속해 있는 개개인은 과도한 몰입과 표현을 통해, 과장된 정서 상태에 근접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집단 사고를 통해 더더욱 극단적인 결론에 도달하기 쉽다. 자살시도자들은 인터 넷과 관련된 심리적 기제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이에 대한 관리나 조절을 할 수 있는 위 치의 사람들, 심지어는 관련 분야의 전문 연구 인력들은 대부분 인터넷과 관련된 심리적 영향 을 고려하지 않고 있는 까닭에, 현행의 자살유해사이트에 관한 정책이나 접근들은 문제의 핵 심과 동떨어져 있을 수밖에 없다 7). 2. 자살유해사이트의 심각성 자살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지만, 오늘날과 같은 인터넷 시대에 있어서는 그 중 중요한 원 인의 하나로 자살 유해사이트에 대하여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자살사이트를 이용한 자 살의 모의와 그에 따른 자살의 실행이 지속적으로 감행되고 있다. 예컨대 자살을 도와주세 요, 어떤 약을 얼마나 먹어야 죽을 수 있나요. 등의 요청에 대하여 자살을 권하고 자살방법 을 소개하는 이른바 자살유해사이트 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구체적으로 자살의 방법을 자세히 소개한다거나 독극물의 유통경로 또는 이에 필요한 정보 를 교환하는 등 자살방법, 도구, 사유, 동반자살 구인, 체험 공유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실정에 있고, 이를 매개로 한 자살사례들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자살유해사이트의 심각성이 사회적으로 인식되어 결국 자살유해사이트를 운영한 자 에 대하여 실형을 선고한 판결이 나온 바 있고, 8) 지난 2009년에는 대통령도 자살유해사이트의 존재에 대하여 우려와 탄식을 표한 바 있다. 9) 7) 문성원, 자살사이트의 생성 및 이용, 그리고 운영: 심리적 측면을 중심으로 한 사례 분석, 한국청소년개발원, 2003, 4쪽. 8) 2009년 4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자살관련 까페를 개설하고 가입한 회원들에게 자살방법 등을 소개하는 등 자살 을 방조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피고인에 대하여 춘천지법 원주지원형사합의1부는 생명을 절대성과 존엄성을 지 닌 만큼 타인의 생명을 침해하는 자살방조 행위는 엄한 처벌이 마땅하다면서 생명경시 풍조가 만연한 상황에서 자살방조 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울 필요성이 있어 실현을 선고한다며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 9) 이명박 대통령이 2009년 5월 4일 제14차 대통령 라디오 연설에서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행한 연설문에서는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하지만 안타깝게도 요즘 곳곳에서 우리의 가정이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이혼율과 자살 률이 OECD 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합니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최근 충동적으로 자살하는 사람 이 늘고 있는 것입니다. 심지어 인터넷에 자살 충동 사이트까지 있다는 것은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입니다. 죽을 각오로 살아간다면 이겨내지 못할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라는 부분이 들어있다(연합뉴스, 이 대통령 자살충 동사이트 개탄스러운 일, 2009,5,4일자). 제2장 자살유해정보의 개관과 규제의 필요성 / 21
Ⅱ. 자살유해사이트의 차단 여부 1. 자살유해사이트의 차단의 필요성 2000년 말 자살이 생각날 때 10) 란 한 인터넷 사이트를 매개로 해서 발생한 동반자살 및 청부 자살사건은 생산적인 욕구뿐만 아니라 죽고 싶은 마음 그리고 죽이고 싶은 마음마저도 손쉽게 충족될 수 있는 곳이 인터넷임을 보여준다. 이 사건을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자살 방법에 대한 조언을 제공하고 자살에 관한 의견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자살 유해사이트 가 등장하였음이 알려지게 되었다. 자살유해사이트로 인한 첫 번째 희생자가 언론을 통해 일반 대중들에게 공개된 이후, 자살 유해사이트 매개 자살은 사건 자체가 가지고 있는 자극적 내용에 힘입어 메시지 전송 속도 만큼이나 빠르게 유행되었다. 이처럼 자살유해사이트가 한번 뿐인 삶을 스스로 저버리는 일을 부추기는 매개로 기능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자살유해사이트에 대한 국가적 차원에서의 대책이 절실하다고 할 수 있는 바, 이러한 대책을 수립함에 있어서 국가는 자살이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 제라는 점을 인식할 것이 요구된다. 자살유해사이트는 한번 뿐인 삶을 스스로 저버리는 일을 부추기는 매개로 국가는 자살이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라는 점을 인식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미 자 살유해사이트와 관련하여, 사회에 되돌릴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하고 나서 후회를 하는 것보다 는 사회 구성원들의 자유를 일정부분 양보하더라도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하자는 공감대 가 형성되고, 결국 이러한 공감대에 기초하여 공공의 안녕과 질서의 유지를 위하여 자살유해 사이트의 차단 등과 같은 형태의 (실질적 의미의) 경찰권을 발동할 수도 있다는 인식이 확산 되고 있다. [표 7] 자살유해정보 신고건수 구분 2010 2011 2012 합계 자살유해정보 신고건수 5,493 6,080 2,250 13,823 * 자료: 사이버테러대응센터( 사이버명예경찰 누리캅스 자살 유해정보 신고대회 결과) 10) 한겨레 신문, 자살이 생각날 때, 2000,12.15일자. 22 / 자살유해정보 예방을 위한 제도개선 에 관한 연구
2. 자살유해사이트의 차단에 따른 법적근거 법률유보의 원칙에 따를 때 자살유해사이트의 차단 등과 같은 형태의 경찰권을 발동하기 위하여 는 반드시 법적 근거를 필요로 하는바, 이 경우 그 법적 근거는 권한규범(Befugnisnorm)의 형태로 존재할 것이 요구된다. 11) 한편 이러한 의미의 권한규범으로는 개괄적 수권조항(Generalklausel)과 개별적 수권조항 (Spezialermächtigumg)을 생각할 수 있다. 개별적 수권조항이란 개괄적 수권조항 이외의 일체 의 경찰법상의 수권조항을 말하는 바, 경찰관직무집행법 제3조(불심검문)이하에서 동법 제10조 의4(무기사용)에 이르는 규정이 대표적 예이다. 경찰권발동에 관한 개별적 수권조항 중 경찰권 직무집행법 제3조 이하의 규정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 바, 이는 실질적 의미의 경찰작용 가운 데 전형적 표준적 직무행위에 해당하는 것들이 그 곳에 모여 있기 때문이다. 개괄적 수권조항이란 경찰권발동의 근거를 포괄적으로 규정하는 것을 말하는 바, 개괄적 수권조 항의 전형으로서는 경찰행정청은 현행법의 범위안에서 공공의 안녕 또는 질서를 위협하는 위험 으로부터 공중 또는 개인을 보호하기 위하여 의무적합적재량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만 한 다 라고 규정하였던 1931년의 프로이센 경찰행정법 제14조 제1항의 전통을 이어받아 경찰은 공 공의 안녕 혹은 질서에 대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고 규정한 통 일경찰법모범초안(MEPolG) 제8조를 들 수 있다. 개별적 수권조항에 근거하여 경찰권을 발동할 수 있음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이에 반하여 경찰법의 영역에서 개괄적 수권조항 의 존재를 인정할 수 있는지, 즉 개괄적 수권조항에만 근거하여 경찰권을 발동할 수 있는지가 다투어지고 있다. 12) 이와 관련하여 자살유해사이트의 경우를 살펴보면, 경찰관직무집행법 제2조 제6호, 제5조 제1항, 제6조를 개괄적 수권조항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사료된다. 즉, 개인적 법익에 대한 위험의 존재가 인정되는 때에 위험방지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조 치에 대한 수권규정(경찰관직무집행법 제5조 제1항)이 개괄적 수권조항의 성격을 갖는 점은 11) 이에 관한 상세한 논의는 서정범/김연태/이기춘, 경찰법연구 제2판, 세창출판사, 2012, 55쪽 이하 참조. 12) 부정설: 경찰작용의 분야가 법률유보의 본령이었음을 근거로 하여 경찰권을 발동하기 위해서는 개괄적 수권조항 의 존재만으로는 불충분하다는 견해이다. 즉, 법률유보의 원칙상 경찰권을 발동하기 위해서는 개별적인 작용법 에 의한 구체적인 법적 수권을 필요로 한다는 견해이다. 긍정설: 개괄적 수권조항의 필요성을 긍정하는 견해에 의하면, 첫째: 기술혁신과 사회상황 가치관의 변화를 고려할 때, 발생이 가능한 모든 위험상태 등을 법률에 포 함시키고, 그에 적당한 결과를 결부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다. 둘째, 개괄적 수권조항의 내용을 이루는 불확정 법 개념(공공의 안녕, 질서, 위험 등)은 학설과 판례에 의하여 상세하게 정해질 수 있으므로, 개괄적 수권조항의 내용 목적 및 범위가 충분히 특정될 수 있다(서정범, 경찰권발동의 근거, 개괄적수권조항을 중심으로, 중앙법 학, 2006, 170-171쪽) 제2장 자살유해정보의 개관과 규제의 필요성 / 23
인정하지만 동 규정을 사회적 법익이나 국가적 법익에 대한 위험이 존재하는 경우에도 유추 적용 할 수 없다는 인식에 기초하여 사회적 법익이나 국가적 법익에 대한 위험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그러한 원인을 제공하는 행위가 범죄를 구성할 가능성과 결부되는 경우에는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6조를 또 하나의 개괄적 수권조항으로 보면서, 범죄를 구성할 가능성이 없는 경 우에는 불가피하게 경찰관직무집행법 제2조 제5호를 종국적의미의 개괄적 수권조항으로 보는 입장인 것이다. 13) 경찰권은 손해발생의 충분한 개연성 14) 을 의미하는 위험을 존재를 전제로 하여 그러한 위험 을 방지하기 위하여 발동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리스크사회에 있어서는 위험의 존재를 전제로 그러한 인과관계의 진행을 중단시키는 것, 즉 위험의 방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경찰조치는 위험의 생성 특히, 예를 들어 자살유해사이트로 인한 실행착 수 전 단계에서 저지하고, 장래의 범죄행위의 수사에 대한 형사소추의 증거자료를 수집하는 등의 사전배려조치를 요구하게 되었다. 이렇게 보면 경찰개입권한을 확대하는 것과 경찰개입요건으로서 구체적인 위험이라는 표지 를 포기하는 것은 상호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다. 15) 이러한 인식에 기초하여 경찰개입 의 요건으로서 위험이 존재하여야 한다는 종래의 경찰법상의 원칙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위험의 존재 이전단계에서도 경찰권의 발동이 행해질 수 있다는 이론이 나타나고 있다. 16) 13) 개괄적 수권조항에 근거한 경찰권발동을 인정하는 경우에도, 우리나라의 현행법하에서 과연 어떠한 규정을 개괄 적 수권조항으로 볼 것인가에 관하여는 여기에 소개되어 있는 견해 이외에도 경찰관직무집행법 제2조 6호를 개 괄적 수권조항으로 보는 견해, 경찰관직무집행법 제5조 제1항을 개괄적 수권조항으로 보는 견해 등이 유력하게 주장되고 있다. 14) 개연성이란 손해발생의 확률을 뜻한다. 통상 사건의 발생확률(p)을 수치화하여, 발생이 확실한 경우를 확실성(p=1), 거의 불가능한 경우를 가능성(p=0)이라고 지칭하며, 개연성은 확실성과 가능성 구간의 사이(0<p<1)에 존재한다. 경찰 법상 현존하는 구체적 위험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경찰의 개입 없이는 손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단순한 개연성만으 로는 부족하고, 충분한 개연성이 요구된다. 개인의 생명, 건강 및 중요한 물건에 대한 법익의 침해는 비록 손해발생 이 현실화될 확률이 낮다고 하더라도 충분한 개연성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EK라서 이러한 법익에 대한 손해발생의 가능성이 그 손해가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보다 낮다고 하여 경찰권의 개입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손해발생의 책임은 전적으로 당해 경찰기관에 귀속될 것이다. 이를 종합하면 개연성이란 경찰상 보호되는 이익의 중요성, 발생가능한 피 해의 범위에 따라 달리 규정될 수 있는 불명확한 개념이며, 가까운 장해에 피해발생의 가능성이 있는 시간적 근접성 을 요구한다. 개연성은 유형에 따라 급박한 위험, 현재의 위험, 중대한 위험, 공동의 위험, 직접 존재하는 위험등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위험성 한계 이론에 따르면 위험방지에 관해 경찰에게 재량권이 부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1 위협받고 있는 법익의 가치 2 위험의 현재성, 3 위험 현실화될 정도(개연성) 4 수인한도를 기준으로 위협받는 법 익의 가치가 높을수록, 위험이 급박할수록, 개연성이 충분할수록, 수인한도가 낮을수록 경찰에게 부여된 재령은 0으 로 수축하게 되어 기속행위로 전환된다. 이와 관련하여 무장공비에 의해 생명을 위협받고 있는 청년의 가족이 인근파 출소에 구원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충돌하지 않았음으로 인해 그 청년이 희생된 사건에서 대법원은 국가 의 비상책임을 인정한 바 있다(대판 1971. 4. 6. 71다124), 김남진 김연태, 행정법Ⅰ, 110쪽). 15) 이주한, 경찰법상 위험방지와 기본권제한에 관한 연구, 경성대학교 대학원 법학박사학위논문, 2010, 32쪽 24 / 자살유해정보 예방을 위한 제도개선 에 관한 연구
그러나 위험의 존재 이전의 단계에서 경찰권의 발동을 인정하는 것은 경찰권발동에 관한 법적한계를 넘어서는 것으로 경찰권한이 범위와 효과에 대한 법치국가적 안전장치를 이탈하는 것이 될 수 있다. 경찰의 임무는 경찰권 발동을 통한 공공의 안녕보장과 개인의 기본권 보장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런데 전술한 바와 같이 경찰개입의 필수적 요건인 구체적인 위험성 을 포기하는 것은 이러한 균형을 깨뜨리게 되고, 나아가 법치국가적 안전장치인 위험개념을 궁극 적으로 사멸시키게 할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는 문제점 또한 지적되고 있다. 위험에 대한 국가의 안전보장의무에 있어서 합목적성 내지 효율성도 포기할 수 없는 국가의 목표라는 점 에서 양자 간의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 Ⅲ. 자살유해사이트에 대한 규제 1. 규제의 기준 및 필요성 인터넷은 정보통신에서 새로운 기술혁신의 산물이지만, 단순히 기술면에서의 변화뿐만 아니 라 사회생활면에서도 큰 변화를 주고 있다. 이것은 인터넷이 보급된 초기에 기대한 것처럼 커 뮤니케이션의 자유를 비약적으로 확대하는 측면을 가지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자유의 확대는 지금까지의 현실세계의 행위공간과 질적으로 다른 새로운 행 위공간을 구성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사이버스페이스'라고 부르는 이 행위공간은 국경이 없고, 기존의 국가와 정부의 제약을 받지 않고, 개인이 자유롭게 상호 발전되어서, 기존의 기업 및 시장의 이론에도 얽매이지 않고, 개인이 자유롭게 상호행위하는 공간으로서 이해하기 때문이 다. 또한 현실세계의 사회적 행위가 물리적 또는 신체적 측면을 가진데 대해서, 이것은 그러 한 측면을 가지고 있지 않는 하나의 가상적인 사회공간인 ' 假 想 現 實 '(virtual reality)의 세계로 보았다. 인터넷기술의 발전과 컴퓨터기기의 보급으로 국민들의 생활에 있어서 인터넷이 차지하는 비중은 단연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인터넷과 무선이동통신기기인 스마트폰이 만나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 과거 인터넷이 정보검색의 창구로써 이용되었다면 현대사회에서의 인터넷은 그를 뛰어 넘어 커뮤니케이션의 장으로써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인터넷 이용자들은 인터넷커뮤니케이션에 참여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자신 16)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는 Kugelmann(서정범 박병욱 공역), 위험과 위험의 전단계, 경찰활동의 국제화와 전문화 (경찰대학 개교 30주년기념 국제학술세미나 발표자료집), 2011, 168쪽 아래 참조. 제2장 자살유해정보의 개관과 규제의 필요성 / 25
의 파편화된 정보를 개시하고 있다. 인터넷 활동의 본질은 익명성보장과 그에 기한 자유로운 정보활동에 달려있다. 하지만 이와 같 이 인터넷 상에서 국가의 은밀한 정보수집활동이 허용된다면 인터넷을 이용하는 개인의 활동은 국 가에 의한 감시로 위축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특정한 개인을 위한 감시는 특정되지 않은 공중에 대한 감시와 동시에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국민들의 자유에 대한 기본권 침해는 더욱 심 해질 가능성이 높다. 또 미국의 전자프런티어재단의 창립자 중 한사람이자 사이버 공동체 운동가 존페리 발로우 가 2000년 12월 14일 진보네트워크의 초청으로 한국에 강연에서 인터넷으로 인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어디에서나 말할 수 있고, 또 접속할 수 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이러한 요구에 대해서, 어디에선가는 또 그것을 제한하려고 한다. 라고 말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사이버공간에 대 한 자유를 인정하는 입장에서는 사이버 공간을 어떤 국가의 정치적 제약으로부터도 자유로운 영역이 반드시 존재한다고 보았다. 전 세계를 포괄하는 단일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는 어떤 정부의 통제능역도 사이버공간 전 체에 미칠 수 없고, 자신의 국경 내에 존재하는 컴퓨터 네트워크나 자신의 국경 내부를 지나 가는 컴퓨터 통신에 대해서는 통제가 가능하지만 항상 그것은 사이버공간의 일부일 뿐이라고 보았다. 즉, 어떠한 국가에 대해서도 사이버공간은 그 국가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공간을 가 지고 있기 때문에 현실 권력의 제약으로부터 자유를 누리면서 현실 권력을 상대로 투쟁할 수 있는 공간이 존재할 수 있다고 보았다. 2. 현재의 상황과 대안의 제시 인터넷의 특징인 사이버공간의 익명성으로 인하여 현실공간에서와는 달리 심리적으로 준법 의식이 결여되기 쉽고, 이에 따라 별다른 죄의식 없이 범죄유발로 이어지며, 초고속 인터넷망 등 인터넷 환경의 보급과, 인터넷 채팅 및 동호회 활동의 확산으로 이를 이용하여 범죄를 모 의하거나, 범행대상을 물색하는 등 인터넷 등 정보화 기술을 범죄의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 은 존재한다. 그리고 이러한 정보화의 역기능에 비하여 그에 대한 법적 처벌규정은 미비하여 유해사이트 개설 운영에 대한 직접적인 제한이나 개설자 처벌조항은 규정되어 있지 않으며, 유해사이트 를 매개체로 발생한 구체적인 위법행위 발생 시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 보호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음란정보전송 금지규정 등 개별법률 적용해야 하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26 / 자살유해정보 예방을 위한 제도개선 에 관한 연구
엄격해석의 원칙이 지배하는 형사법 영역에서 구체적인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못하여 유해사이 트 개설 운영 행위에 대한 처벌이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현재 자살유해사이트 관련 법률 조항으로는 정보통신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제44 조의7 제1항 제9호 및 형법 제252조가 대표적이다. 이에 의하면, 자살유해사이트를 이용해 피 해자가 죽여 달라고 살해한 경우 형법 제252조 제1항 촉탁승낙살인이 적용되고, 자살유해사이 트에서 자살하려는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자살을 종용하여 자살할 마음을 먹게 하였다면 형법 제252조 제2항의 자살교사죄가 되고, 적극적으로 자살을 권유하지는 않더라도 쉽게 자살하는 방법을 소개하거나 자살을 도울 사람을 연결시켜 준다거나 자살도구 또는 자살하는 방법을 제공하여 자살하게 한 경우 형법 제252조 제2항 자살방조죄를 적용할 수는 있다. 그러나, 대법원 2005. 6. 10. 선고 2005도1373 판결에 형법 제252조 제2항의 자살방조죄 는 자살하려는 사람의 자살행위를 도와주어 용이하게 실행하도록 함으로써 성립되는 것으로 서, 그 방법에는 자살도구인 총, 칼 등을 빌려주거나 독약을 만들어 주거나 조언 또는 격려를 한다거나 기타 적극적, 소극적, 물질적, 정신적 방법이 모두 포함된다 할 것이나, 이러한 자살 방조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그 방조 상대방의 구체적인 자살의 실행을 원조하여 이를 용이 하게 하는 행위의 존재 및 그 점에 대한 행위자의 인식이 요구된다 고 판시한 바와 같이, 자살사이트 운영자의 자살방조죄가 성립하려면, 1 자살사이트 운영자가 회원들의 자살을 돕 겠다는 확정적인 의지가 있을 것, 2 자살사이트 운영자가 자살에 도움이 될 만한 특정 행위 를 하였을 것, 3 자살사이트 운영자의 행위가 실제로 회원들의 자살에 도움이 되었을 것을 필요한데, 엄격해석의 원칙이 적용되는 형사법 분야에서는 사이트 운영자가 실제로 자살교사 내지 방조에 이르렀음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아 형사처벌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법의 사각지대에 대한 대책으로는 다음의 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정보통신 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망법 ) 제44조의 7 제1항 제9호를 자살 관련 정보에 관한 한 전향적으로 해석한다면 자살사이트의 운영만으로 처벌하는 길을 열 수도 있 다. 위 조항은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정보를 유통하여서는 아니 된다. 고 규정한 후 제9호에서 그 밖에 범죄를 목적으로 하거나 교사 ( 敎 唆 ) 또는 방조하는 내용의 정보 를 규정하고 있다. 오직 자살을 찬양하고 적극적으로 유도하면서 구체적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의 경우 형법 제252조 제1항의 촉탁승낙살인죄, 제2항의 자살교사방조죄와 같은 범죄를 목적으로 하거나 교사 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방조 하고 있다고는 볼 수 있는바, 망법 제44조의 7 제1항 제9호의 범죄를 방조하는 내용의 정보 를 유통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아직 실무례에서 이와 같은 해석을 한 사례는 없지만, 이는 시도된 적이 없을 뿐이지 불가능한 것 제2장 자살유해정보의 개관과 규제의 필요성 / 27
은 아니다. 그리고 이와 같이 해석하는 것이 끊임없이 생겨나는 새로운 유형의 사이버범죄들 을 별도의 조문 추가 없이 포괄적 선제적으로 방어하고자 한 망법 제44조의 7 제1항 제9호 의 취지에 부합하는 방향이라 할 것이다. 또한 이를 현실적으로 적용함에 있어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자살 유해 정보와 관련한 전향적인 기능 강화가 필요하다.인터넷 공간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원하는 정보에 쉽게 접근하 고 활용 가능하므로, 자살에 관련한 정보 또한 쉽게 얻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자살사이트 및 유해정보로부터 일반인들의 접근을 제한하게 하기 위해서 포털사이트의 관련어 검색차단과 자 살사이트 폐쇄를 시행했다. 3. 표현의 자유와 규제의 조화 사이버공간은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위한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공간이라는 점에서 표현 의 자유 를 가장 중요시하지 않을 수 없고, 헌법재판소 역시 2002. 6. 29. 99헌마480 결정에 서 인터넷을 가장 참여적인 시장, 표현촉진적인 매체 라고 하면서 인터넷상의 표현에 대 하여 질서위주의 사고만으로 규제하려고 할 경우 표현의 자유 발전에 큰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고 하여 사이버공간에서의 표현의 자유의 중요성을 명시적으로 선언한 바 있다. 따라 서 사이버공간에서의 규제에 있어서는 이와 같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도록 그 합리성 과 적절성이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인터넷은 뚜렷한 중심이 없고 누구나 참여와 이용이 가능하며 외부의 통제나 규제가 어렵고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부터도 자유롭다는 특성을 가진다. 또한 익명성이 보장되어 상 호간에 사회적 지위나 성별, 연령, 인종 등의 선행조건을 전제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화와 토 론이 가능한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이러한 자신의 신원을 드러내지 않는 익명성이 라는 특성 때문에 실생활에서 적용되는 법규라든가 윤리 도덕과 같은 일련의 사회적 구속으 로부터 벗어난 일탈행위들이 자행되는 결과를 초래하기 쉽다. 사이버공간상 표현의 자유는 어느 정도의 수준에서 인정되고 보호되어야 할 것인가?는 사 회 발전에 따라 그 폭과 깊이가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헌법재판소도 2002. 6. 29. 99헌 마480 결정에서 오늘날 가장 거대하고 주요한 표현매체의 하나로 자리를 굳힌 인터넷상의 표현에 대하여 질서위주의 사고만으로 규제하려고 할 경우 표현의 자유 발전에 큰 장애를 초 래할 수 있다. 표현매체에 관한 기술의 발달은 표현의 자유의 장을 넓히고 질적 변화를 야기 하고 있으므로 계속 변화하는 이 분야에서 규제의 수단 또한 헌법의 틀 내에서 다채롭고 새 롭게 강구되어야 할 것 이라고 하였던 것이다. 28 / 자살유해정보 예방을 위한 제도개선 에 관한 연구
즉, 헌법재판소는 표현의 자유를 극대화시키면서도 그에 대한 규제 역시 다채롭고 새롭게 강구 되어야 함을 천명함으로써 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도 헌법 제23조 제4항의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 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한계를 분명히 가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헌법 제13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를 제한받지 아니한다. 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는 행위에 대한 사이버공간의 규제는 입법 을 통해서 가능하다. 4. 자살 유해 정보와 관련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잠정적 결론 표현의 자유와 관련해서 우리나라는 영미법 특히 미국의 영향을 깊숙이 받고 있고, 미국의 법과 판례가 선도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기는 하다. 그러나 수정헌법 제1조에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률을 제정할 수 없다고 규정한 미국과 헌법 제21조 제1항에서 표 현의 자유를 선언하면서도 헌법 제37조 제2항에서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 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한 우리나라는 규범의 체계와 구 조가 상이함을 인식해야 한다. 미국 역시 표현의 자유의 본령인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다른 여러 가지 표현의 자유를 구 분하여 각 표현의 자유에 따라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넓이와 깊이를 달리하고 있고 17), 법익 형량의 법리에 의해 표현행위가 추구하려 한 목적이나 이익과 침해되는 법익의 중요성 및 그 침해정도를 비교 형량하는 방법에 의해 표현의 자유가 제한될 수도 있음을 고려한다면 18) 생 명에 대한 침해가 명백하고 현존하는 경우(이를 달리 표현하자면 생명에 대한 침해의 구체 적 위험의 발생 이라고 할 수 있다)에는 표현의 자유는 한발 후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행정의 합목적성은 반드시 형사처벌 여부에 의해 좌우되는 것은 아니므로, 자살교사나 방조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그러한 죄명으로 처벌받지 않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자발 방지와 생명 보호라는 국가적 책무의 실현을 위해 표현의 자유를 (위에서 살펴본 원칙에 부합 하는 한) 일정 정도 제한할 수 있고, 엄격해석의 원칙이 적용되어 처벌이 어려운 형사사건의 경우뿐만 아니라 손해라는 결과와 불법행위라는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되기 어려운 경 우에도 마찬가지인바(예컨대, 한강에 오염물질을 무단 방출한 사업자에 대해 서울시민이 손해 17) John E. Nowak / Ronald D. Rotunda 저, 이부하 역, 표현의 자유와 미국헌법, 한국학술정보(주), 2007, 10 ~ 11쪽.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다른 표현의 자유에 대해 달리 규율하고 있음은 광고를 상업적 표현이라고 지칭하 면서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한 규제를 하고 있음을 보더라도 알 수 있다(문재완, 언론법-한 국의 현실과 이론, 늘봄, 2008, 302쪽) 18) 박용상, 표현의 자유, 현암사, 2003, 106쪽 제2장 자살유해정보의 개관과 규제의 필요성 / 29
배상 청구를 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서울시는 당연히 그 사업자에 대한 행정처분을 할 수 있 다), 우리 사회가 자살 방지라는 공감대를 형성한 이상, 행정의 적극성에 비추어 보더라도 마 땅히 인정될 수 있는 것이다. 만일 자살 관련 정보가 고의와 과실이 혼합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고의/과 실 이분법으로 규율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면 어차피 표현의 자유와 관련하여 영미법의 영향을 받고 있는 이상, 영미법상의 개념을 차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영미법에는 우리법체계상의 고 의, 과실에 비견되는 주관적 요건 이외에 고의 과실의 중간 영역에 속하는 무모함(reckless)란 개념이 있고, 19) 무모한 행위(Reckless conduct)란 고의와 과실 불법행위 양자의 속성을 가진 복합적 개념인데, 20) 이는 행위자가 (1) 그의 행위가 인신상 손해의 비합리적인 위험 (2) 손해 발생의 정도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는(즉, 그가 알고 있었 어야 할 사실) 이유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범하게 된 비합리적인 행위를 말하고 21), 자살의 경우 가해자의 불법행위가 피해자로 하여금 자신의 행위의 의미를 인식하지 못하게 하거나 피해자 자신의 행위를 통제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피해자의 정신이상을 야기하고, 정신이상에 의하여 자살에 이르게 된 경우에는 (비록 직접적인 사인이 정신이상이었다고 하더라도) 가해 자는 불법행위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하는바 22), 자살 정보에 대한 규제로서의 행정 처분의 근거 는 이러한 영미법상의 법리에서도 충분히 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Ⅳ. 자살유해사이트가 갖는 문제점에 대한 대처방안 1. 교육적 방법 사회 기술의 학습에 대해서 과거에는 가정이 상당 부분의 교육을 담당하였으나, 정보화 사회에 서는 가정이 와해되고, 해체됨에 따라 가정에서 더 이상 사회 교육을 담당하기가 힘들어졌다. 따 라서 가정교육에서 배재된 부분은 사회에서 의도적으로 보충시켜줄 필요가 있다. 정규 교과과정의 일부로 심리교육 프로그램이 포함될 수 있도록 전문가들의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현재의 청소년들은 친사회적 기술에 대한 훈련이 전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인터넷 상에 서 금지 해제 상태를 경험하게 되면 자신에 대한 방어 능력을 상실해버릴 수밖에 없다. 따라 서 결과로서 나타난 인터넷 중독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과다한 인터넷 이용에서도 19) EDWARD J. KIONKA, Torts in a nutshell, 5th edition, WEST, 2010, 128쪽. 20) EDWARD J. KIONKA, 전게서, 130쪽. 21) EDWARD J. KIONKA, 전게서, 128 ~ 129쪽. 22) EDWARD J. KIONKA, 전게서, 110쪽. 30 / 자살유해정보 예방을 위한 제도개선 에 관한 연구
붕괴되지 않도록 많은 사람들을 대비시켜줄 수 있는 예방적 관점을 가질 필요가 있다. 현재 정부와 민간기구에서 다채롭게 정보통신윤리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내용 전달 방 법이 인터넷 문화와 그다지 잘 부합되지 않는 전통적인 강의식에 가깝고, 교육의 내용이 특정 상황에 따른 대처 방법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을 뿐 특정 상황들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청소년들에게는 흥미 유발의 정도가 낮고 교육의 효과도 크지 않 을 가능성이 있다. 인터넷은 전통적인 대면 의사소통 상황과 의사소통 구조가 어떻게 다르고 그러한 구조적 차이는 의사소통 과정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르고 그러한 구조적 차이는 의사소통 과정에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를 발생시키는지, 감정과 사고는 어떤 변화 과정을 겪는지, 그러한 변화 는 각 상황별로 어떠한 양상을 보이는지 등을 학생들의 실제 감정 및 인지 체험을 활용하여 다각적으로 학습하게 한다면 인터넷이 왜 때로는 매우 위험해지는가에 대한 이해도 보다 더 쉬워질 수 있고 그에 대한 대처 방안의 마련도 자발적일 수 있다. 자살 사이트 예방 교육에 대해서는 자살 사이트와 관련되어 있는 다양한 요소들에 대한 설 명이 이루어져야 한다. 자살 사이트를 찾는 사람들의 심리적 과정과 자살사이트를 개설하는 사람들의 가능한 심리적 과정을 비교해서 설명하거나, 자살과 관련될 수 있는 정신병리나 자 살 충동이 사실은 죽음에 대한 욕구에 의해서라기보다는 문제 해결 방법을 아직 발견하지 못 하고 있다는 하나의 내적 호소일 수 있다는 점을 알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사회적 유능성 증진 프로그램이나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 등이 포함된 심리학 교과 과정을 기본 교과의 일부로 개발하고 그 학습 과정의 한 부분으로 부모를 비롯한 최종적 양 육책임자의 의사소통 기술 훈련을 포함시키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 자체의 위험 요소뿐만 아니라 가족 응집성이나 가족 내 의사소통 정도도 역기능적 인터넷 이용의 중 요한 축이라는 것을 부모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2. 온라인과 오프라인 공간의 연계를 통한 자살 구호체계의 마련 현 상태에 무엇보다도 시급한 것은 온라인 공간상에서의 심리학적 위기에 대한 관리 프로그 램의 개발이다. 자살 의도나 혹은 기타 위기 상황이 탐지되었을 경우 그 의도를 탐지한 사람 이 동일 사이트의 회원이든 아니면 혹은 관련 전문가 이든 간에 이들 사항이 체계적으로 의뢰 되고 관련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인터넷의 이용이 사람들의 생활 속에 점점 더 많이 확대되어가고 따라서, 어린 연령에서의 이용도 확대되어가는 만큼 온라인 공간 또한 현실 공간에서의 응급센터와 같은 기능을 담당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제2장 자살유해정보의 개관과 규제의 필요성 / 31
필요하다면 IP주소의 추적을 통해서 자살 의도를 가진 사람의 위치 정보를 확인하고, 신속 히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자살의 예방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자살 사이트에 대한 규제책 이전에 자살 관련 구호 체계를 법제화하는 것이 더 우선적일 수 있다. 3.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인터넷 자살관련 통제기능 강화 인터넷 공간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원하는 정보에 쉽게 접근하고 활용 가능하므로, 자살에 관련한 정보 또한 쉽게 얻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자살사이트 및 유해정보로부터 일반인들의 접근을 제한하게 하기 위해서 포털사이트의 관련어 검색차단과 자살사이트 폐쇄를 시행했다. 그러나, 정보화가 진행이 되면서 해외의 정보들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활용 가능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사이트들은 자살 사이트에 대한 규제 정책으로 인해 표면적으로 잘 드러 나지 않은 경우가 많지만, 해외의 사이트들에는 자살 사이트에 대한 정보가 아직 풍부한 상태 이므로 자살사이트에 대한 접근은 얼마든지 가능한 상황이다. 또한, 자살 예방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활동 중인 안티자살사이트에서도 자살에 대한 정보 교환과 살해 청탁 등이 이루어지 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국내의 자살사이트 차단에만 머무를 것이 아니라 자살 커뮤니티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등의 적극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또한, 청소년상담 복지센터를 활용하고, 인터넷사이트 관리감시 를 제도화해야한다. 자살상담사이트 검색으로 자살유도 발견 시 자진폐쇄 유도 및 삭제심의를 의 뢰하는 것도 해결 방안이 될 것이다. 32 / 자살유해정보 예방을 위한 제도개선 에 관한 연구
제3절 자살유해사이트 법적 규제 및 문제점 Ⅰ. 자살유해사이트 법적 규제에 따른 제반사항 1. 자살유해사이트 관련 법적근거 유해사이트의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사이트를 폐쇄할 수 있는 규정은 전기통신사업법에서 찾을 수 있다. 전기통신사업법에서는 전기통신을 이용하는 자는 공공의 안녕 질서 또는 미풍양속을 해하는 내 용의 통신을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53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공공의 안녕 질서 또는 미풍 양속을 해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통신의 대상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2항에서는 제1항의 규정에 의 한 공공의 안녕질서 또는 미풍양속을 해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통신의 대상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전기통신사업법의 규정에 의하여 유해사이트 등 인터넷상의 불건전정보에 대해서 방송통신윤리위원회 가 심의하여 그 유해성 여부를 결정한다. 그러나 이러한 법규정은 불온통신, 공공의 안녕 질 서, 미풍양속 이라는 다소 모호한 개념을 사용하고 있어 일부 네티즌들로부터 표현의 자유 를 침해하는 위헌규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형법 제252조 제2항은 사람을 교사 또는 방조하여 자살하게 한 자도 전항의 형과 같다. 고 규정 하고 있는바, 자살사이트 운영자가 만약 사이트 회원들에게 적극적으로 자살을 종용하여 회원이 자살 할 마음을 먹게 되었다면 자살교사죄가 되고, 적극적으로 자살을 권유하지는 않았더라도 쉽게 자살하 는 방법을 소개하거나 자살을 도울 사람을 연결시켜 준다거나 회원의 자살을 직접 돕는 등 유 무형 의 방법으로 자살에 도움을 주었다면 자살방조죄가 되어 형법 제252조 제1항과 같은 형(1년 이상 10 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여 진다. 다만 형법 제252조 제2항의 자살방조죄는 자살하려는 사람의 자살행위를 도와주어 용이하게 실행 하도록 함으로써 성립되는 것으로서, 그 방법에는 자살도구인 총, 칼 등을 빌려주거나 독약을 만들어 주거나 조언 또는 격려를 한다거나 기타 적극적, 소극적, 물질적, 정신적 방법이 모두 포함된다 할 것 이나, 이러한 자살방조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그 방조 상대방의 구체적인 자살의 실행을 원조하여 이를 용이하게 하는 행위의 존재 및 그 점에 대한 행위자의 인식이 요구된다(대법원 2005. 6. 10. 선 고 2005도1373 판결). 는 것이 판례의 입장인바, 자살사이트 운영자의 자살방조죄가 성립하려면, 1 자살사이트 운영자가 회원들의 자살을 돕겠다는 확정적인 의지가 있을 것, 2 자살사이트 운영자가 자살에 도움이 될 만한 특정 행위를 하였을 것, 3 자살사이트 운영자의 행위가 실제로 회원들의 자 살에 도움이 되었을 것을 요한다. 제2장 자살유해정보의 개관과 규제의 필요성 / 33
최근 2012.4.30 서울서부지방법원은 oo 다음 카페 사건에서 명예훼손카페에 대한 폐쇄 가처분 명령 을 내린 바 있으며, 2011년 7월 경남 합천경찰서는 자살 카페개설자에 대한 구속을 한 바 있다. 2. 자살교사 방조의 방법과 인과관계 자살을 교사한다고 함은 자살의 결의가 없던 자에 대하여 자살 결의를 비로소 불러일으키 는 행위를 말한다. 만약 위계나 위력으로써 자살을 결의하게 한 경우는 제253조의 살인죄가 성립한다. 따라서 자살을 결심하고 있었다면 자살교사죄의 성립여지는 없다. 형법 제252조 제 2항의 자살방조죄는 자살하려는 사람의 자살행위를 도와주어 용이하게 실행하도록 함으로써 성립되는 것으로서 그 방법에는 자살도구인 총, 칼 등을 빌려주거나 독약을 만들어 주거나 조 언 또는 격려를 한다거나 기타 적극적, 소극적, 물질적, 정신적 방법이 모두 포함된다 할 것 이나, 이러한 자살방조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그 방조 상대방의 구체적인 자살의 실행을 원 조하여 이를 용이하게 하는 행위의 존재 및 그 점에 대한 행위자의 인식이 요구된다. 또한 대법원은 유서대필에 대하여 분신자살한 경위, 증거물인 수첩, 업무일지, 메모지 등 이 피고인에 의하여 사후에 조작되었다는 점, 분신자살 전후에 나타난 피고인의 행적 및 진술 등에 비추어 피고인은 망인이 자살하려는 정을 알고, 그 유서를 대필해주었으며 그 후 그 사 실을 은폐하려 한 것 이라고 보아 자살방조의 범죄 사실을 인정하였다. 자살방조죄는 교사와 방조를 원인으로 하여 상대방이 자살한 때에 성립하는 결과범이다. 따 라서 교사 또는 방조행위와 자살사이에 인과관계와 객관적 귀속이 인정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자살유해사이트를 통해서 청산염의 효능을 확인하였고, 하지만 다른 경로로 구입 한 경우에 과연 자살유해사이트 운영자의 자살에 대한 관련성을 인정하는 것이 가능한가의 문제이다. 자살교사 방조죄가 특별규정이라고 하여도 교사, 방조행위로서의 성격을 상실하는 것은 아 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정범과 방조범에 있어서 논의되는 견해는 자살행위와 자살방조죄에서 도 적용될 수 있다고 본다. 정범과 방조범의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방조행위는 그 범위가 매 우 넓기 때문에 이를 제한적으로 인정할 필요가 있고, 종범에 관해서 종속성을 강하게 인정하 고 있는 형법의 취지에서 볼 때 인과관계가 요구된다는 견해, 방조행위가 반드시 구성요건적 결과발생에 대한 원인이 되었을 필요는 없고, 정범의 실행행위가 용이해지거나 강화되었다 는 사실 에 대한 원인으로서의 인과관계가 인정되면 충분하다는 견해가 있다. 이 외에 방조행위의 인과관계는 방조행위가 정범에 의한 법익침해를 가능 또는 강화하거나 정범의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였다는 의미에서의 영향 또는 강화의 인과관계 또는 수정된 34 / 자살유해정보 예방을 위한 제도개선 에 관한 연구
인과관계로 족하여, 그것은 방조행위와 실행행위의 합법칙적 관련으로 족하다는 견해, 정범의 실현행위와 결과간의 인과관계의 문제와 방조행위와 정범행위간의 인과관계의 문제를 구별하 여 방조행위가 구성요건의 결과발생의 가능성을 현실적으로 높인 경우에만 방조행위로 인정할 수 있다는 기회증대설 견해, 방조행위가 정범의 실행행위에 대한 엄격한 조건이었나를 묻지 않고 상당히 개연적인 원인행위가 되었으면, 즉 방조행위가 정범의 범행을 정신적 물질적으 로 용이하게 해 줌으로써 결과발생이 기여한 부분이 있으면 인과관계는 존재한다는 견해가 있다. 공범의 처벌근거는 종속적 원인야기에 의한 법익침해행위이므로 그 한도 내에서 인과관계 는 필요하며, 정신적 방조는 정범의 범죄 실행에 추가적인 동기를 특별히 부여하거나 정범이 범죄로부터 후퇴하려는 반대동기를 적극적으로 방해하는 것이라고 평가되어야 비로소 인정할 수 있다는 견해 등 다양한 견해들이 제시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인과관계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는 대부분 견해를 같이하고 있으나, 인과 관계의 정도 내지는 객관적 귀속의 기준에 관해서 견해의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생각건대 방조행위와 실행행위 사이의 인과관계의 문제는 다양한 방조행위에 대한 적절한 한계를 설정하고자 하는 의미에서 논의되어야 한다. 물질적 방조뿐만 아니라 정신적 방조까지 실로 방조의 형태는 다양하고 무제한적일 수 있다. 자살행위에 도움을 주는 경우에는 모두 방 조범이 될 수 있다고 한다면 이는 이미 형법의 법치국가적 한계를 벗어나게 된다. 또한 방조행위가 자살행위를 촉진하는 데에 적합하였는가 하는 점만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이것은 자살방조죄를 일종의 위험범으로 파악하는 태도라고 볼 수 있다. 인과관계 인정의 정 도는 결과적으로 자살행위의 실현에 적극적 또는 소극적으로 기여하거나 자살행위에 대한 현 실적인 또는 잠재적인 도움을 준 경우에는 인과관계는 인정된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자살방조의 고의를 가진 소극적인 또는 잠재적인 기여행위도 자살방조행위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자살에 잠재적인 기여 행위로도 볼 수 없는 경우에는 자살방조가 될 수 없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 판례도 인터넷 사이트의 자살관련 사이트에 청산염 등의 효능에 관한 광고 글을 올린자에 대하여 피해자가 검색한 자살사이트가 아닌 다른 경로를 통하여 자살도구(청산 염)를 입수한 경우에는 변사자들의 자살행위에 어떠한 물질적 혹은 유형적 기여도 하지 못하 였으며, 변사자들의 자살에 사용된 청산염의 효능에 대하여는 이미 까페의 회원들 사이에서는 주지의 사실에 해당하므로, 피고인들의 행위는 자살행위를 원조하여 이를 용이하게 한 방조행 위에 해당하기 어렵다고 판시하고 있다. 제2장 자살유해정보의 개관과 규제의 필요성 / 35
3. 자살유해사이트 의 구체적 추상적 위험 논의 자살유해사이트 가 개설되면서 이를 통해 알게 된 사람들이 모여 자살을 하는 행위가 증가하게 되고, 자살도구 및 방법을 확인 및 재확인을 통해서 무방비적으로 자살에 접근 용이 하게 하고 있다. 아울러 자살관련 사이트는 자살의 결의를 하도록 조장하거나, 기존의 자살의 결의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살을 미화적으로 표현하여 자살을 현실적으로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중간매개체로 전략하고 있다. 예컨대, 현주건조물방화죄는 추상적 위험범이므로, 사람이 현존하는 건조물에 방화를 하게 되면 그 순간 불이 났다는 위험성으로 기수고, 일반물건방화죄는 구체적 위험범이기 때문에 일반 물건에 방화를 하게 되면 그 순간 불이 났지만 사람에게 피해가 안가면 위험성이 없어 미수이다. 이런 논리에 의한다면 과연 자살유해사이트의 위험발생은 구체적 추상적 위험범인 지에 따라 기수시기 및 여부도 우리가 형사정책적 측면에서 사전에 논의될 필요가 충분히 있 다고 판단된다. Ⅱ. 자살유해사이트 법적 규제에 따른 문제점 1. 표현의 자유와의 상충 표현의 자유 등 헌법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하여 인터넷 사이트의 내용을 함부로 규정할 수 없 음은 당연하지만, 반사회성이 분명한 인터넷 유해사이트에 대해서 법적으로 규제하지 않고서는 건전 한 사이버공간을 조성할 수 없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공감하는 현실이라 판단된다. 인터넷은 off-line과는 달리 누구든지 아무런 제약 없이 접근할 수 있는 개방적인 특성을 갖고 있 으므로, 유해환경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유해사이트에 대한 법적규제가 필요하다 할 것이다.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모호한 표현을 보다 명확히 하여 무분별한 규제를 억제하는 등 법 제도적으로 보완한다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인터넷의 유해정보를 차단할 수 있 을 것이다. 2. 단속법규의 미비 인터넷의 특징인 사이버공간의 익명성으로 인하여 현실공간에서와는 달리 심리적으로 준법의식 이 결여되기 쉽고, 이에 따라 별다른 죄의식 없이 범죄유발로 이어지며, 초고속 인터넷망 등 인터 36 / 자살유해정보 예방을 위한 제도개선 에 관한 연구
넷 환경의 보급과, 인터넷 채팅 및 동호회 활동의 확산으로 이를 이용하여 범죄를 모의하거나, 범 행대상을 물색하는 등 인터넷 등 정보화 기술을 범죄의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보화의 역기능에 비하여 그에 대한 법적 처벌규정은 미비하여 유해사이트 개 설 운영에 대한 직접적인 제한이나 개설자 처벌조항은 규정되어 있지 않으며, 유해사이트를 매개 체로 발생한 구체적인 위법행위 발생 시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 훼손, 음란정보전송 금지규정 등 개별법률 적용해야 하나, 구체적인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못하여 유해사이트 개설 운영 행위에 대한 단속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 부분은 형사소송법상 증거재판주의의 대원칙에 의한 것으로서 어느 범죄에나 적용되는 원리 이다. 그 어떤 경우라도 구체적인 증거가 있어야만 범죄의 성립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자살교사방조의 경우, 그 회원이 실제로 그 자살사이트로부터 도움을 받아 자살하였다는 증거가 발견되지 않는 이상 쉽사리 자살사이트 운영자를 처벌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망법 ) 제44조의 7 제1항 제9 호를 전향적으로 해석한다면 자살사이트의 운영만으로 처벌하는 길을 열 수도 있다. 위 조항은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정보를 유통하여서는 아니 된다. 고 규정한 후 제9호에서 그 밖에 범죄를 목적으로 하거나 교사( 敎 唆 ) 또는 방조하는 내용 의 정보 를 규정하고 있다. 이는, 자살자가 아직 발생하지 않은 경우 자살방조죄로 처벌할 수는 없고, 단지 현행법으로도 자살유해정보의 제공이나 자살사이트 운영은 범죄행위로 볼 여지는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오직 자살을 찬양하고 적극적으로 유도하면서 구체적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의 경우 형법 제 252조 제1항의 촉탁승낙살인죄, 동조 제2항의 자살교사방조죄와 같은 범죄를 목적으로 하거나 교사 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방조 하고 있다고는 볼 수 있는바, 망법 제44조의 7 제1항 제 9호의 범죄를 방조하는 내용의 정보 를 유통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아직 실무 례에서 이와 같은 해석을 한 사례는 없지만, 이는 시도된 적이 없을 뿐이지 불가능한 것은 아니 다. 그리고 이와 같이 해석하는 것이, 끊임없이 생겨나는 새로운 유형의 사이버범죄들을 별도의 조문 추가 없이 포괄적 선제적으로 방어하고자 한 망법 제44조의 7 제1항 제9호의 취지에 부합하 는 방향이라 할 것이다. 3. 유해사이트의 다양화, 폭력화 추세 과거의 인터넷을 통한 음란물 및 불법복제를 유포에 비하여 인터넷 유해사이트를 통한 자살 및 촉탁살인, 폭발물 제조방법의 유포 및 선동, 폭력단체 가입유도 및 선동 등 그 내용이 다양화, 폭 제2장 자살유해정보의 개관과 규제의 필요성 / 37
력화 되어가고 있으며, 인터넷 중독성에 따른 인간성 및 도덕성의 상실로 범죄태양도 강력범죄로 나아가는 경향이 뚜렷하며, 범죄목적도 단순 호기심에서 보복심리, 영리목적 등으로 다양화되어 가 는 추세이나 수사현실과 단속근거법 정립은 많은 시간들이 소요되고 있는 실정이다. 4. 유해사이트 개설, 접근의 용이함에 비해 통제 곤란 인터넷 이용자 증가와 기술발전으로 누구나 손쉽게 홈페이지 개설 및 운영 가능한 반면 이에 대한 정부, 시민단체의 규제활동에는 많은 제약이 따라 효과적인 예방 및 단속이 곤란한 실정이며, 네티즌에 대한 인터넷 윤리교육의 부재와 익명성이라는 인터넷의 특성으로 별다른 죄의식 없이 유 해사이트를 개설하고 이용하는 사회적인 분위기 팽배하여 인터넷 채팅을 통한 범죄의 모의, 범행 대상의 물색, 정보교환 등 범죄자들의 인터넷 이용은 자유로운 반면, 이에 대한 통제 및 감시는 기술적으로 어려워 효과적인 예방, 단속 불가능할 것이다. 38 / 자살유해정보 예방을 위한 제도개선 에 관한 연구
제3장 각 국의 자살유해정보 및 자살유해사이트 규제현황
제3장 각 국의 자살유해정보 및 자살유해사이트 규제현황 제1절 자살유해정보 규제 Ⅰ. 우리나라 민간자율규제 접근 우리나라의 민간자율규제 관련해서는 기술적 제도적 협력관계 참여자접근 등이있다. [표 8] 민간자율규제 접근 유형 접근유형 현실공간 사이버공간 기술적 등급제 모니터링 - 제도적 핫라인 모니터링 협력관계 정부 민간 기업협력 - 참여자 규제주체자, 이해당사자 사이버거버넌스 *자료 : 김만섭,인터넷상에서의 민간자율규제의 구성에 관한 분석 틀 검토, 사이버커뮤니케이션 학보 제11호,2003 기술적 접근에서는 인터넷 등급제와 인터넷 모니터링을 들 수 있다. 우선, 인터넷 등급제는 유 해정보에 대하여 일정한 범주별로 등급을 설정하는 하나의 기술적 체계에 해당된다. 인터넷 모니 터링은 정보등급에 따라 선별되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하게 된다. 인터넷 정보내용에 따라서 등급을 표시하게 되면, 정보이용자들이 내용선별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적정한 등급이용수준을 정하여 정 보내용을 선별할 수 있게 된다. 제도적 접근에서는 인터넷 핫라인을 들고 있는데, 이는 일종의 신고시스템으로 이루어진다. 인 터넷 핫라인에 대한 접근에 있어서도 행정규제나 사업규제의 성격에 대한 문제 그리고 이 과정에 서의 자율과 타율의 경계영역에 대한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협력관계에 대한 접근에서는 민간단체에 재량권을 부여하는 것과 감시망 운영등에 관한 협력관 계 등을 다루고 있다. 우선 민간단체에 대한 재량권 부여의 협력관계에서는 유해정보 규제에 대한 제3장 각 국의 자살유해정보 및 자살유해사이트 규제현황 / 41
자율규제 단체에 재량권을 주어서 그 재령의 범위에 따라서 공공단체가 지원하는 형식이다. 자율규제에서 규제주체자의 참여에 대한 접근은 인터넷 사업자 이용자 감시자가 규제의 주체 가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루어진 접근으로 보고 있다. 사이버거버넌스는 인터넷이 이루는 공공 영역과 인터넷의 이용에서의 보편적 접근이라는 점에서 공익성 평등성을 구현하고 기술적인 상호 접속성과 상호연동성의 확보를 보장하기 위한 접근으로 보고 있다. Ⅱ. 자살유해정보에 관한 자율규제의 체계와 내용 1. 인터넷 이용자 자율정화 활동 인터넷 이용자 자율정화활동은 이용자를 중심으로 하는 사회 각 영역간의 상호협력을 통하여 이 루어지고 있다. 안전한 인터넷 구현을 위한 사회적 합의와 진정한 파트너쉽이 형성될 수 있다는 취지에서 자율정화활동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활동의 대부분은 폭력 음란물과 같은 유해정보규제에 있어서 자율규제가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오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참여를 이루고자 하는 것이다. 즉, 이용자의 교육 참여, 건전한 정보통신 환경을 조성하고 참여를 위한 홍보전략 등 을 전개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인터넷에서의 유해정보에 대한 규제는 자율적 규제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기존의 다른 어떤 매체와는 달리 인터넷은 네트워크의 개방성과 쌍방향성으로 인해, 정보제공자와 정보이 용자의 경계가 모호할 뿐만 아니라 정보이용자들의 권한이 다른 매체에 비해 크다고 할 수 있다. 인터넷 콘텐츠의 자율규제 방식이 정보이용자의 권한을 강화시킨다. 고 본다면, 인터넷 콘텐츠 의 자율규제는 정보이용자의 인터넷 역기능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비롯되며, 그 효과는 정보이용자 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가장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자율규제 방식은 정보이용자들의 참여에 의한 권익보호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인터 넷 매체적 특성에 매우 적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온라인 환경에서는 오프라인 환경보다 정 부 민간의 유기적인 협력을 통한 자율규제 구축의 중요성이 중대됨에 따라 이에 대한 사회적인 움직임이 민간영역에서부터 확산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더구나 인터넷에서는 개방성, 쌍방향성, 국제성 등의 특성에 따른 상황인식을 통해, 정보통신 이 용자에게 권한이 부여되는 차원과 그리고 적극적인 현실참여 자세로 유인하기 위해 이루어지는 활 동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다양한 형태의 정보이용자에 의한 자율규제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표로 교육, 홍보, 민간단체지원, 인터넷 등급서비스 제공, 민간영역의 인터넷 핫라인 활동 등에 지원하고 있다. 42 / 자살유해정보 예방을 위한 제도개선 에 관한 연구
2. 자살유해사이트 감시활동 인터넷 공간에서 자율규제를 위한 민간감시단 활동은 유해정보 모니터링, 청소년 및 학부모 상담실 운영, 홍보 및 캠페인 그리고 연구활동으로 이루어진다. 자살유해사이트 감시는 인터넷사이트를 수시로 돌아다니며 자살사이트를 찾아내 폐쇄를 유 도하고, 전자우현으로 해당사이트에 설득메세지를 전달하고 여의치 않으면 관련기관에 신고하 는 절차를 밟고 있다. 민간감시단 활동은 인터넷에서의 표현의 자유와 정보이용자보호 등에 있어서 정부규제로서 해결하지 못하는 과제에 대하여 다루고 있다. 이와 병행하여 유해정보 감시에 따른 정책 제안활동, 네티즌을 보호하고 건전한 인터넷 문 화를 형성하는 것, 민간부문의 자율정화 능력을 배양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이루어지는 유해 정보 감시방법에는 정부로부터 상대적으로 독립성을 갖고 있는 구조적 특성을 가지게 된다. 온라인 자살 및 유해사이트는 자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유해물질 유통 및 판매와 심지어는 살인 청부 등 문제의 온상이 된다는 판단하에 모니터링이 진행되고 있다. 즉, 자살을 예방하고 생명존중 문화, 건전한 온라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유해사이트 및 미 디어 모니터링을 실시하여 향후 자살유해정보의 감시 체계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전 국민적 관심을 도모하여 생명존중문화를 조성하기 위함이다. 3. 자살유해사이트 폐쇄의 당위성 논란과 현황 자살사이트의 폐해를 우려하는 사람들은 자살사이트가 사람들을 자살로 이끄는 정보를 유포하고 있으므로 이를 적극적으로 폐쇄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폐쇄가 능사는 아니라고 주장한다. 자살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그들의 심각한 문제를 토론하기 위하여 인터넷상에 서 그에 관하여 이야기 하는 것을 허용하지 말아야 될 이유는 없다고 한다. 아울러 정부는 인터넷사이트상의 자살방조사이트를 발본색원하는데 노력하기 보다는 자살방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살방지를 위한 인터넷사이트 보다는 동반 자살할 파트너를 구하고 자살방법을 유포시키는 인터넷 사이트 수가 더 많은 것이 문제라고 보고 있다. 또한 자살 사이트의 폐쇄를 논의하기 전에 이미 발생된 특정한 자살과 당해 관련 인터넷 사이트간의 인과관 계가 먼저 밝혀져야 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이러한 사이트의 상당수가 잠재적인 자살희망자를 설 득시켜 자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존재하고 있으므로, 이들 사이트 모두를 폐쇄시킬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되고 있는 자살사이트에 대한 심의를 강화하고 자살을 제3장 각 국의 자살유해정보 및 자살유해사이트 규제현황 / 43
조장하거나 미화하는 내용의 사이트는 이를 폐쇄조치하는 등 강력히 대처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 회는 정도가 심한 일부 자살유해사이트의 경우 사업자에게 즉각 이용해지를 통해 폐쇄하도록 시정 요구를 하고 있고, 불응하는 사업자에 대해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대하여 직접 폐쇄 등 시정 명령을 내리도록 건의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시정요구를 하지 않은 다른 사이트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한편, 해외 자살사이트를 통한 자살정보유통을 막기 위해 정보통신사업자와 협의하여 각종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서울시는 자살부추기는 유해사이트 시민 감시단을 운영하여 자살예방에 나섰다. 동반자살 및 자 살충동을 부추기는 인터넷 유해사이트를 감시하는 자살예방시민옴부즈만 을 전국 최초로 운영 하고 있다. 44 / 자살유해정보 예방을 위한 제도개선 에 관한 연구
제2절 자살유해사이트 관련 판례 및 법제분석 Ⅰ. 자살유해사이트 관련 해외의 법률 및 현황 자살유해사이트와 관련한 각국의 현행 입법은 자살방조 관여 촉탁살인죄 등과 관련성을 가지 면서 다양한 형태로 규정되어 있다. 이하에서는 특히. 독일, 오스트리아, 일본 등 비교검토의 의미 가 있다고 생각되는 몇몇 국가의 규정을 중심으로 해당국가의 법규정 체계를 살펴보고, 아울러 SNS 불법 유해정보 관련의 규제적 측면도 함께 살펴봄으로써 자살관련 규정 및 인터넷공간에서 게시되고 있는 게시물 등의 규제에 대해 개별적 분석을 하고자 한다. 1. 자살관련 범죄에 대한 해외의 입법례 가. 독일 독일형법은 촉탁살인을 동법 216조에서 타인의 자살에 참여하는 형태를 처벌하는 피살자의 명 시적이고 진지한 촉탁을 통해서 살인을 결의하는 것 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시 말해, 명시적이고 진지한 촉탁은 강화된 가중된 승낙을 말하고, 이러한 승낙을 통해서도 살인의 불법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며 단지 감소되는 것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즉, 살인 의 불법이 존재하지만 살인죄의 감경된 구성요건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현행 독일 형법전에는 자살의 교사 또는 방조에 대한 처벌 규정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 나. 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도 독일과 마찬가지로 촉탁살인 과 자살관여 를 처벌하는 규정도 두고 있다. 즉 형법 제77조에 규정된 촉탁살인이란 진지하고 명시적인 타인의 촉탁에 따라 그를 살해하는 것 을 말하고, 제78조에 규정된 자살관여란 타인이 자살을 결의하게 하거나 자살을 원조하는 것 을 말한다. 피해자는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아무런 강제 없이 죽기로 결심해야 하고, 그러한 결심이 통상적인 관점 에서 볼 때 유지되고 있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오스트리아 최고재판소(OGH)는 무능력자의 경우에는 어 떠한 진지한 자살의사도 가질 수 없다고 본다. 제3장 각 국의 자살유해정보 및 자살유해사이트 규제현황 / 45
다. 스위스 스위스의 경우에는 촉탁살인죄의 촉탁이 성립하기 위해서 일정한 제한을 두고 있으며, 자살관여죄 에 있어서도 이기적인 동기로 라는 제한을 두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23). 즉, 스위스 형법 제114조 에서 촉탁살인이란 존중할 만한 동기, 예컨대 연민으로, 진정하고 급박한 촉탁을 받아 사람을 살해한 경우 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115조에서는 이기적인 동기로 사람을 자살하도록 유인하거나 또는 자살 에 조력을 제공한 자는, 자살이 실행되거나 미수에 그치는 경우 에도 처벌하고 있다. 라. 프랑스 프랑스 형법에는 사람의 생명에 관한 침해 의 장에 살인죄의 유형이 세부적으로 규정되어 있다. 자 살관련 범죄는 살인죄, 과실치사죄 등을 포함하고 있는 사람의 생명에 관한 침해 의 장이 아닌 유기죄, 낙태죄 등을 규정하고 있는 사람을 위험에 처하게 하는 행위 의 장에서 규정하고 있다. 사람을 위험에 처하게 하는 행위 의 장에 자살의 교사 에 관한 절을 따로 만들어서 자살관련 범죄를 규정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에는 자살에 관련된 범죄가 살인죄 등을 규정한 장과 다른 별도의 장에 규정되어 있다 는 점, 자살방조에 해당할 수 있는 많은 행위유형 중에서 특정한 경우에 한정하여 처벌규정을 마련함으 로써 처벌의 범위를 축소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으로 보인다. 마. 일본 일본 형법 제202조는 자살관여 및 동의살인죄에 관하여 사람을 교사 또는 방조하여 자살하게 하거나 사람을 그 촉탁을 받거나 승낙을 얻어 살해한 자 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일본 형법은 자살의 교사 방조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물론이고, 촉탁 승낙살인죄를 하나의 조문 안에 동시에 규정하고 있다. 그 이유를 양 죄의 양면적 성격에서 찾는 견해가 있다. 즉, 촉탁살인도 피해자의 측에서 본다 면, 피해자 자신이 죽는다고 하는 의사에 합치한 행위로서 타인의 손에 의한 자살 이라는 성질 을 가지고 있고, 자살관여도 관여한 자의 측에서 본다면, 타인의 생명에 개입하다는 의미에서 타인을 살해 한다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양 행위태양의 구별이 곤란한 경우 가 있기 때문에 동일한 조문에 동일한 형으로 규정했다는 것이다. 23) 스위스 형법 제11조에서 말하는 살인죄란 고의로 사람을 살해한 자가 다른 가중처벌 조건을 충족함이 없는 경우 이다. 한편 제112조의 모살이란 행위자가 특별히 비양심적으로 행위를 한 때, 예컨대 그의 동기, 행위 의 목적 또는 실행방식이 특별히 비난 받을 만한 경우 이다. 제113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고살이란 행위자가 정황상 면책적인 심한 감정상의 기복 상태에서 또는 중한 정신적 중압감 하에서 행위 한 경우 를 말한다. 46 / 자살유해정보 예방을 위한 제도개선 에 관한 연구
일본의 판례를 살펴보면 피고인은, 인터넷의 자살 사이트를 통해서 알게 된 A(당시 27세) 및 B 와 함께 집단 자살을 하려고 계획해 B와 공모 후, 2005년 3월 31일 오전 2시무렵, a시 b처의 c강 하천 부지 d교량 아래부근에서, 피고인 및 B가 같은 곳에 주차중의 승용차 내에 연소하고 있는 연 탄을 넣은 곤로 2개를 반입해, 스스로 수면제 등을 복용해 동승 뒷좌석에 탑승한 A에 일산화탄소 를 흡입시켜, 그 당시, 같은 곳에서 A를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해 사망하도록 사람을 방조해 자살 시킨 것이다. 피고인의 판시소위는 형법 60조, 202조 전단에 해당하므로, 소정의 형 중 징역형을 선택해, 그 소정의 형기의 범위 내에서 피고인을 징역 2년에 처하되, 정상을 참작해서 동법 25조 1항을 적용 해 이 재판이 확정한 날로부터 3년간 그 형의 집행을 유예 하는 것으로 한다. 24) 또 다른 판례의 경우, 피고인은 이전부터 사람이 질식해서 고통스러워하는 표정을 보는 것으로 쾌감을 얻고 있었던 것으로, 인터넷의 자살사이트를 이용하여 사람들을 유인한 후, 저항하지 못하 게 한 뒤 질식사를 시켜 처벌한 사례도 있다 25). 2. 소결 각 국의 자살관련 처벌규정을 정리하면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촉탁살 인죄만을 처벌하는 경우와 촉탁살인 뿐만 아니라 자살교사 방조죄도 처벌하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독일의 경우가 촉탁살인죄만을 처벌하는 대표적인 입법례이고, 우리나라와 일본이 촉탁살인죄 및 자살교사 방조죄를 모두 처벌하고 있는 입법례에 속한다. 그리고 승낙살인에 대해서는 감경규정 없이 살인의 한 유형으로 보고 촉탁살인만을 별개의 규정을 두어 처벌하는 독일 형법 규정과 달리 촉탁살인뿐만 아니라 승낙살인도 처벌하고 있 는 것이 우리나라와 일본의 입법이다. 그리고 스위스의 경우에는 자살관여죄에 이기적인 동 기로 라는 특별한 조건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프랑스의 경우에 는 처벌되는 자살 방조행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함으로써 처벌범위를 좁히고 있는 점에 특징이 있다고 하겠다. 24) 2005년(와) 제64호 자살방조사건 25)2007년(와)4843호 제3장 각 국의 자살유해정보 및 자살유해사이트 규제현황 / 47
Ⅱ. 국내 자살관련 범죄에 대한 입법현황 및 판례 1. 현행 형법 및 2006년 형법 개정안 개인정보는 당해 정보에 포함되어 있는 성명, 주민등록번호 등의 사항에 의하여 당해 개인 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의미한다. 개인정보는 생존을 위한 소중한 자산이 될 수도 있고, 권력적 힘으로 이용될 수도 있다. 개인정보 침해는 본인의 의사에 반하거나, 알지 못하는 상 황에서 정보가 수집, 취급, 이용, 제공되는 일체의 것을 포함한다. 최근 들어 개인정보의 오남 용으로 인한 프라이버시 침해로 정신적 피해를 입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용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개인정보를 수집하거나 개인의 권리, 이익이나 사생활을 뚜렷하 게 침해할 우려가 있는 개인정보를 수집한자, 이용자의 동의를 얻지 않고 개인정보를 이용하 거나 제3자에게 제공한 자, 그러한 사정을 알면서도 영리 또는 부정한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훼손, 침해 또는 누설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자살유해사이트 관련하여 촉탁/승낙 살인, 자살교사/방조 형법 제252조 제1항, 2항에 의하여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2. 자살유해사이트 방지에 관한 법률 가. 형법 개정안 현행 형법상 자살을 금지하는 직접적 규정은 없지만, 타인의 자살을 도와주는 행위에 대하여는 관 련 규정이 있다. 즉, 형법 제252조 제2항은 사람을 교사 또는 방조하여 자살하게 한 자 를 처벌하 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항이 자살사이트 를 규제할 수 있는 법적근거가 되지는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기 위하여 즉, 자살사이트의 직접적 방지를 위하여 지난 2006년 형법 중 일 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된 바 있으나, 입법에 이르지는 못하였다. 이 법률안은 2006년 10월 발의되었는 데, 당시 법제사법위원회 검토보고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1) 개정안의 제안이유 자살증가율이 OECD 국가 중 2년 연속 1위를 기록하는 등 자살이 우리 사회의 심각한 사회문제 가 되고 있음, 자살로 인한 직접적 사회경제적 손실뿐만 아니라 자살 확산이 사회에 가져올 암울 48 / 자살유해정보 예방을 위한 제도개선 에 관한 연구
함을 고려할 때 이를 차단하고 예방하기 위한 국가적 대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자살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작용하는 사회병리적 현상이며, 특히 전염(베르테르효과) 효과가 큰 만큼 이의 확산을 방지 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절실하다. 특히 온라인상의 유해한 자살정보 관련 사이트의 범람은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는 사람들 을 자살로 유인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에 대한 철저한 차단장치가 마련되어 야 하며, 이에 자살정보 관련 유해사이트를 강력히 처벌하는 법 조항을 둠으로써 온라인상의 자살 방조사이트를 근절하고, 경찰청등 관련 당국이 강력히 단속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자 한다. 2) 개정안의 주요내용과 법제사법위원회의 검토의견 사람을 교사 또는 방조하거나 정보통신 매체 등을 통하여 자살관련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자 살에 이르게 한 자도 제252조 제1항의 형과 같도록 한다.(안 제252조 제2항). 즉, 개정안은 다 음과 같이 자살교사 방조죄의 구성요건으로 정보통신매체 등을 통하여 자살관련 정보를 제 공함으로써 자살에 이르게 한 자 는 결국 자살교사, 방조의 예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개 정안의 실익이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 오히려 개정안의 제안이유로 밝히고 있는 온라인상의 자살방조사이트를 근절하고 경찰청 등 관련 당국의 단속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자살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타당하다. 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전술한 형법개정안이 폐지된 상황에서, 2009년 6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의 형태로 자살사이 트 방지 법안이 발의되었었다. 최근 인터넷 정보공유 등의 방법으로 발생했던 연쇄 집단자살 사건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자살관련 유해정보의 단속을 강화할 목 적으로, 인터넷에 자살관련 유해정보를 배포하거나 유통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도록 규정한 내 용의 정보통신망법 개정 법안이었으나 입법에 이르지는 못했다. 법안의 내용을 보면, 인터넷상에서 자살관련 유해정보를 배포 유통하지 못하게 하고, 이를 위반하여 적발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이 다. 개정안 발의이유를 보면, 자살은 국가정책으로 예방이 가능한 만큼 적극적인 정책개입이 필요하고, 인터넷상의 자살유해정보의 경우 보다 체계적이고 사전적으로 자살을 예방하기 위 한 법 개정이 시급한 상황이며, 전파성이 강한 인터넷의 특성을 감안하여 자살증후군의 확산 을 방지하고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인터넷 상 자살관련 유해정보를 차단할 필요가 있 제3장 각 국의 자살유해정보 및 자살유해사이트 규제현황 /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