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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증거가 있는 경우 민법 제844조의 친생추정에 대한 소고( 小 考 ) - 우리나라와 일본의 판례를 중심으로 - 홍남희 (변호사, 서울시립대학교 일반대학원 법학과 박사과정) 국문초록 친자관계는 자연적인 혈연관계를 바탕으로 성립되기 때문에 법률상의 친자관계를 진실한 혈연관계에 부합시키는 것이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혼인과 가족제도의 원칙이 다. 한편 사회적으로 이혼 및 재혼이 크게 증가하였고 의학적으로 영아사망률이 크게 감소하였으며 법률적으로 여성의 재혼금지기간이 폐지되어 혼인 종료 후 3백일 이내 에 출생한 자( 子 )가 부( 夫 )의 친자일 개연성 은 상당히 감소하게 되었다. 그리고 최근 의 DNA 검사 기술의 진보는 상당하여 저렴하게 신체에 대한 침습( 侵 襲 )을 하지 않고 서도 거의 100%의 확률로 생물학상의 친자관계를 판정할 수 있게 되었다. 혈연관계를 객관적으로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정립된 과학적인 방법이 존재함에도 그에 따른 결과를 무시한 채 현실과 달리 친생추정의 효력이 미치도록 하는 것은 가족 법의 근본원리인 혈연진실주의를 지나치게 희생하는 것으로서 부당하다. 또한 이는 친자관계의 신속한 확정 이라는 형식적 측면만을 부각한 채 친자관계를 진실에 부합 시키고자 하는 당사자의 의사 라는 실질적 측면을 도회시하는 결과만을 낳게 되는 것 이다. 한편 법률상 친자관계가 진실한 혈연관계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에는 부( 夫 )와 자 사이에 정서적 유대감이 형성되거나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다. 이 러한 상황에서 친생추정의 법리가 가정의 평화나 자의 복리에 유용하다는 주장은 설득 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유전자 검사 등 과학적인 방법에 의하여 부( 夫 )의 자가 아니라는 점이 객관 제9권 제3호 419

적이고 명백하게 증명된 경우에는 친생추정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봄이 친생추정 제도의 취지 및 사회현실에 비추어 타당할 것이다. 주제어 : 친생추정, 친생부인, 외관설, 민법 제844조, 유전자 검사 420 홍남희 / 과학적 증거가 있는 경우 민법 제844조의 친생추정에 대한 소고( 小 考 )

목차 Ⅰ. 들어가면서 Ⅱ. 우리나라의 판결 및 결정 Ⅲ. 친생추정제도의 개관 Ⅳ. 일본의 학설과 판례 Ⅴ. 친생추정 관련 판결 등에 대한 평가 Ⅵ. 나가면서 Ⅰ. 들어가면서 우리 민법 제844조 제1항은 처가 혼인 중에 포태한 자는 부의 자로 추정한다. 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혼인성립의 날로부터 2백일 후 또는 혼인관계 종료의 날로 부터 3백일 내에 출생한 자는 혼인 중에 포태한 것으로 추정한다. 고 규정한다. 이로 인해 전( 前 ) 남편과의 혼인관계 종료 후 3백일 이내에 전 남편이 아닌 남성의 자녀를 출산한 처의 경우에 문제가 발생한다. 이 경우 그 자녀는 민법 제844조 제2항 에 의해 전 남편과의 혼인 중에 포태한 것으로 추정되고 같은 조 제1항에 의해 전 남편 의 자( 子 )로 추정된다. 그리고 이처럼 전 남편과의 관계에서 친생자로 추정되면 그 추 정은 오직 친생부인의 소를 통해서만 번복될 수 있다(민법 제844조 제1항, 제847조). 한편 출생신고는 자의 출생 후 1개월 이내에 해야 하고 신고기간 내에 신고를 해태하 면 과태료의 제재를 받는다(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 제1항, 제46조 제2항, 제122조). 따라서 혼인관계 종료 후 3백일 내에 출생한 자가 전 남편의 친생자 가 아님이 명백하고 전 남편이 친생추정을 원하지도 않으며 생부가 그 자를 인지하려 는 경우에도, 가족관계등록부에는 일단 전 남편의 친생자로 등록될 수밖에 없다. 1) 한 편 일본은 민법 제772조에서 우리 민법 제844조와 동일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2) 1) 이로 인해 모( 母 )의 경우, 전 남편과 이혼하고 새로운 가정을 꾸려 출산한 생부의 자가 가족관계등록부에 전 남편의 자로 기재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제소기간 내에 전 남편을 상대로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해야 하는데, 이러한 사정은 모가 이혼 후 새로운 가정을 꾸리는 데 부담이 된다. 또한 부( 夫 )의 경우, 전처가 이혼 후 출산한 제3자의 자가 자신의 친생자로 추정되어 가족관계등록부에 등록되고 이에 따라 부양의무를 부담하게 되는데, 그로부터 벗어나려면 모의 친생부인의 소를 기다리거나 2년의 제척기 간 안에 스스로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해야 한다. 나아가, 모 또는 부( 夫 )가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하지 않아 2년의 제척기간이 도과하면, 자는 생부에게 인지를 청구할 수 없고 생부도 자를 인지할 수 없어, 진실한 혈연관계를 회복하는 데 장애가 되고 있다. 2) 일본 민법 제772조는 적출의 추정 이라는 조문명으로 제1항에서 처가 혼인 중에 포태한 자는 부의 자로 추정한다. 라고, 제2항에서 혼인성립의 날로부터 2백일을 경과한 후 또는 혼인 해소일 혹은 취소일 로부터 3백일 내에 출생한 자는 혼인 중에 포태한 것으로 추정한다. 라고 규정하고 있다. 제9권 제3호 421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유전자 검사 3) 를 통해 혼인관계 종료일부터 3 백일 내에 출생한 자 의 생부가 전 남편이 아님이 밝혀진 상황에서 그 자가 전 남편의 친생자로 추정되는지가 사법기관에서 다투어졌고 우리나라 헌법재판소는 민법 제844 조 제2항 중 혼인관계 종료의 날로부터 3백일 내에 출생한 자 에 관한 부분이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했다. 본고에서는 이들 판결과 결정의 내용을 정리하고 기 존 판례의 태도를 살펴 본 후 판결과 결정에 대한 평가를 하고자 한다. Ⅱ. 우리나라의 판결 및 결정 1. 대법원의 판결 4) (1) 사건의 개요 피고가 운영하는 치과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근무하던 B는 1991년 7월 D와 혼인신 고를 마쳤으나 피고와 성관계를 갖고 원고를 포태해 1992년 8월 출산했다. 5) 한편 D는 원고가 피고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1994년 2월 피고를 상대로 손해배상 및 원고가 성년이 될 때까지의 양육비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하였고 피고로부 터 2,500만원을 지급받았다. B는 계속 D와 혼인관계를 유지하면서 그 사이에서 원고 의 동생까지 출산하였으나, 결국 2003년 협의 이혼했다. 1심 법원이 직권으로 실시한 유전자 검사 결과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혈연적 부자관계가 성립할 확률이 99.9999998%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자신을 친생자로 인지해 달라는 소를 제기했고, 피고는 원고가 B와 D의 혼인 중에 포태한 자로서 민법 제844조 에 의하여 D의 자로 추정을 받으므로 친생부인의 판결에 의하여 그 추정이 번복되지 않은 이상 인지청구는 부적법하다고 주장했다. (2) 제1심 및 제2심 판결 6) 제1심 및 제2심은 유전자 검사 결과, 피고와 원고 사이에 부자관계가 존재한다는 점이 밝혀진 이상, 원고와 D 사이에서는 혈연적 부자관계가 성립할 수 없다는 점이 3) DNA 검사 라고도 한다. 4) 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2므745 판결. 5) 피고는 B의 요구에 따라 B에게 낙태수술비, 수술휴양비 등 명목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685만원을 지급했으 며, B가 피고의 예상과 달리 원고를 출산하자 다시 위자료 명목으로 500만원을 지급했다. 6) 서울가정법원 2011. 5. 18. 선고 2010드단76699 판결(제1심), 서울가정법원 2012. 1. 20. 선고 2011르1959 판결(제2심). 422 홍남희 / 과학적 증거가 있는 경우 민법 제844조의 친생추정에 대한 소고( 小 考 )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사정이 이와 같다면 원고와 D 사이에 효력을 미치던 민법 844조 에 의한 친생추정은 번복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며, 원고는 D와 친생부인의 소 등 을 거치지 않더라도 생부인 피고를 상대로 인지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고 판시하 여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인지청구를 인용하였다. 7) (3) 대법원 판결 8) 그러나 대법원은 피고의 상고를 받아들여 제2심 판결을 파기하고, 제1심 판결을 취 소한 후 이 사건 소를 각하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B가 D와의 혼인 중에 포태하여 출 생한 자로서 민법 844조 1항에 따라 D의 친생자로 추정을 받는데, 이러한 친생추정은 반증을 허용하지 않는 강한 추정이므로, 원칙적으로 위 규정에 따라 친생추정을 받는 자에 대해서는 민법 846조, 847조에서 규정하는 친생부인의 소에 의해서만 그 추정을 번복할 수 있을 뿐이고 그 외의 방법으로 그 자가 부( 夫 )의 친생자가 아님을 주장할 수 없으며, 따라서 위 추정과 달리 다른 남자의 친생자라고 주장하여 인지를 청구할 수도 없다. 고 하였다. D를 상대로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해 친생추정을 번복한 후 인 지청구를 하라는 취지로 판결한 것이다. 2. 헌법재판소의 결정 9) (1) 사건의 개요 청구인( 母 )은 2005. 4. 25. 유 술( 夫 )과 혼인하였다가 2011. 12. 19. 이혼에 합의하 고 2012. 2. 28. 관할 구청에 이혼신고를 하였다. 이후 청구인은 송 민( 生 父 )과 동거 하면서 2012. 10. 22. 딸을 출산하였다. 7) 제2심은 친생추정 규정은 과학기술 수준이 낮은 등으로 객관적인 혈연관계의 확정이 곤란했던 시기에 가정평화의 유지와 자의 복리라는 이익을 혈연진실이라는 이익에 우선하도록 한 것으로서, 1 유전자 검사 등 과학적인 방법을 통한 친생자 판별이 손쉬워진 상황에서는 친생추정의 필요성이 상당 부분 소멸되 었다 할 수 있고(이는 성도덕이 문란해진 사회현실에 비추어 더욱 그러하다), 2 혈연관계를 객관적으로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정립된 과학적인 방법이 존재함에도 이를 도외시한 채 그대로 친생추정의 효력이 미치도록 하는 것은 가족법의 근본원리인 혈연진실주의를 지나치게 희생하는 것으로서 반드시 타당하다고 는 하기 어려우며, 3 친생추정의 효력이 미치는 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혈연관계를 객관적으로 명백히 알고 있는 경우에는 이를 바로잡을 방법이 전혀 존재하지 않아 자로서의 행복추구권을 침해받는 등 불합리 할 뿐만 아니라, 여기에 4 앞서 본 바와 같이 동거의 결여로 부의 자를 포태할 수 없는 것이 외관상 명백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그 추정이 미치지 않는다고 해석하면서도, 이와는 달리 보다 더 과학성 및 객관성이 담보되는 정립된 유전자 검사 등에 의하여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부의 자가 아니라는 점이 명백한 경우에 그 추정이 미친다고 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사정을 더하여 보면, 유전자 검사 등 과학적인 방법에 의하여 부의 자가 아니라는 점이 객관적이고 명백하게 증명된 경우에도 친생추정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봄이 친생추정제도의 취지 및 사회현실에 비추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라고 판시하였다. 8) 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2므745 판결. 9) 헌법재판소 2015. 4. 30. 선고 2013헌마623 결정. 제9권 제3호 423

청구인은 2013. 5. 6. 관할 구청을 방문하여 송 윤이라는 이름으로 딸의 출생신고 를 하려 하였으나,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딸이 혼인관계 종료일로부터 3백일 내에 출생 하였으므로 전 남편의 성( 姓 )에 따라(즉 딸의 이름을 유 윤 으로 하여) 전 남편의 친 생자로 가족관계등록부에 기재되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하 여야 한다는 말을 듣고 출생신고를 보류하였다. 한편 DNA 검사 결과 송 윤은 송 민의 친생자로 확인되었고, 송 민은 송 윤을 자신의 친생자로 인지하려 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혼인관계 종료 후 3백일 내에 출생한 자를 전 남편의 친생자로 추정 하는 민법 제844조 등 10) 으로 인하여 청구인의 기본권이 침해된다고 주장하면서 헌법 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대상 결정의 요지 1) 다수의견 가) 결정 요지 다수의견은 심판대상조항이 민법 제정 이후의 사회적 의학적 법률적 사정변경을 전혀 반영하지 아니한 채 아무런 예외 없이 일률적으로 3백일의 기준만 강요함으로써 가족 구성원이 겪는 구체적이고 심각한 불이익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지 아니하고 있는 것은, 입법형성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모가 가정생활과 신분관계에서 누려야 할 인격권 및 행복추구권,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에 기초한 혼인과 가족생활에 관한 기본권을 침해한다. 고 판시하였다. 그 이유 11) 로 사회적으로 이혼 및 재혼이 크게 증가하고 법률적으로 여성의 재혼금 지기간도 폐지되었으며 협의상 및 재판상 이혼에 필요한 시간이 상당히 늘어난 이상, 혼인 종료 후 3백일 이내에 출생한 자가 부( 夫 )의 친자일 개연성은 과거에 비하여 크게 줄어들게 되었다. 그리고 유전자 검사를 통해 생부로 확인된 사람이 자신의 친자를 인지할 적극적 의사가 있는 경우에는 자의 법적 지위에 공백이 발생할 여지도 없다. 10) 청구인은 재혼한 여자가 해산한 경우에 제844조의 규정에 의하여 그 자의 부를 정할 수 없는 때에는 법원이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이를 정한다. 고 규정하는 민법 제845조(법원에 의한 부의 결정)에 대하여도 위헌확인을 하였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청구인은 송 민과 재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송 윤 을 출산하여 민법 제845조는 청구인의 경우에 적용되지 아니하므로 이는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 고 하였다. 11) 헌법재판소는 친생추정제도는 모자관계와 달리 부자관계의 정확한 증명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전제 아래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DNA 검사 등을 통하여 친자관계 증명이 가능하게 된 현 상황에서 부자관계 입증 곤란은 더 이상 친생추정의 근거가 되기 어렵게 되었다. 또한 심판대상조항과 같이 모와 부( 夫 ) 사이의 혼인이 이미 종료된 경우를 전제로 친생추정을 적용하는 경우에는 가정의 평화 유지를 그 입법취지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의 입법취지로는 자의 법적 지위를 신속히 안정시킬 필요성만 남게 된다. 고 전제하였다. 424 홍남희 / 과학적 증거가 있는 경우 민법 제844조의 친생추정에 대한 소고( 小 考 )

그러므로 이러한 경우 심판대상조항은 본래의 입법취지에는 아무런 기여를 못한 채 친자관계를 신속히 진실에 맞게 합치시키고 새로운 가정을 이루려고 하는 당사자의 의사를 도외시하는 결과만 초래한다. 이미 모와 부( 夫 )의 혼인관계가 종료된 이후에 자가 출생하였고 이 사건과 같이 생부가 그 자를 인지하려는 경우마저도, 아무런 예외 없이 혼인 종료 후 3백일 이내에 출생한 자를 부( 夫 )의 친생자로 추정함으로써 오직 친 생부인의 소를 통해서만 그 친생추정을 번복하도록 하는 심판대상조항은, 친생추정의 주된 목적인 자의 복리에 비추어 보아도 지나치게 불합리한 제한 이라고 판시하였다. 나) 헌법불합치 결정과 잠정적용 명령 다수의견은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단순위헌으로 결정하면, 혼인종료 후 3백일 이 내에 출생한 자에 대한 친생추정이 즉시 없어지게 되므로, 그 자가 부( 夫 )의 친생자임 이 명확한 경우에도 친생추정이 소멸되어 자의 법적 지위에 공백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의 위헌상태를 어떤 기준과 요건에 따라 개선할 것인지는 원칙적으 로 입법자의 형성재량에 속한다. 고 하면서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로 결정 하되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있을 때까지 계속적용을 명한다고 하였다. 2) 반대의견(재판관 이진성, 김창종, 안창호) 반대의견은 심판대상조항은 혼인종료 후 출생한 자의 친생자관계를 추정하는 규정 인데, 추정규정은 그 본질상 진실과 다른 경우가 있을 수밖에 없으므로, 예외규정으로 이를 번복할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면 입법형성의 한계를 준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고 전제하였다. 그리고 심판대상조항이 규율하는 범위는 첫째 아무도 친생추정을 다 투지 않는 경우, 둘째 자녀의 생부가 전 남편이 아닌 제3자일 개연성이 농후한 경우, 셋째 자녀의 생부가 누구인지 명백하지 않은 경우인데 다수의견은 이 중 둘째의 경우 에 타당할 뿐이고 나머지 경우에는 법적보호의 공백을 방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 다. 고 다수의견의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그리고 친생추정은 친생부인의 소와 유기적 으로 작용하는 것이므로, 다수의견이 지적하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지름길은 친생부인 의 소를 규정한 민법 제846조 및 제847조로 심판대상을 확장하여, 그 규정들이 추정을 번복할 보다 합리적인 방법을 규정하지 아니한 부진정입법부작위가 위헌인지 여부를 논하는 것이 타당하다. 심판대상조항 그 자체는 자녀의 출생과 동시에 안정된 법적 지위를 갖추게 함으로써 법적 보호의 공백을 방지하는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합리 성과 필요성이 인정되므로, 입법재량의 한계를 준수한 것으로서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 제9권 제3호 425

해하지 아니한다. 고 판시하였다. (3) 헌법 불합치 결정 이후 민법 일부개정법률안 발의 헌법재판소의 헌법 불합치 결정 이후인 2015. 5. 15. 새정치민주연합 이찬열 의원 등 11명은 혼인관계 종료일로부터 3백일 내에 출생한 자라도 유전자 검사에 의하여 친생자가 아님이 증명된 경우에는 친생추정이 제한되도록 하는 단서를 민법 제844조 제2항에 신설하는 내용의 민법 일부개정법률안 12) 을 발의했다. 3. 최근 가정법원의 판결 13) (1) 사건의 개요 호적에 A와 B는 아버지를 C, 어머니를 D로 하는 남매로 기재되어 있는데 C와 D는 1971년 혼인신고를 하였으나 1987년 협의 이혼하였다. C는 2014년 2월 사망하였는데 사망 직전 병원에서 처치를 받던 중 치아 하나가 빠져 병원 측이 이를 A에게 교부하였 다. A가 위 치아를 가지고 유전자 검사를 의뢰한 결과 A와 C 사이에는 친생자관계가 성립하나 B와 C 사이에는 친생자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후 A는 B를 상대로 C와 B 사이의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하였다. (2) 대상 판결의 요지 서울가정법원은 여러 정황 14) 에 비추어 C와 D 사이의 혼인관계는 원고가 포태되기 이전부터 이미 사실상 파탄된 상태였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여 동서의 결여로 D가 C의 자녀를 포태할 수 없음이 외관상 명백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하였다. 나아가 친생추정 및 친생부인 제도에 관한 입법은 부성의 정확한 감별이 실질적으 로 불가능했던 시대적 배경 하에 이루어진 것인데, 현대에 이르러서는 과학적 친자감 별기법의 발달로 친자감정을 함으로써 친생추정이 혈연에 반하는지 여부를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점, 동서의 결여로 부의 자를 포태할 수 없는 것이 외관상 명백한 사정 12) 민법 일부를 다음과 같이 개정한다. 제844조 제2항에 단서를 다음과 같이 신설한다. 다만, 혼인관계 종료의 날로부터 300일 내에 출생한 자라도 유전자 검사에 의하여 친생자가 아님이 증명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3) 서울가정법원 2015. 7. 21. 선고 2014드단310144 판결. 14) C와 D의 공통주소지가 명백하게 확인되지 않는 점, C는 D와 법률상 부부관계였던 1975년 2월 7일 원고의 생모(D는 원고의 생모가 아니다)와의 사이에서 원고를 출산하기도 한 점, 원고에 대한 출생신고는 C가, 피고에 대한 출생신고는 D가 하였던 점, 원고는 C와 동거하면서 C에 의하여 양육된 것으로 보이는 반면 피고는 출생 이후 C와의 사이에 또는 부계 친척들과의 사이에 어떠한 교류도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 426 홍남희 / 과학적 증거가 있는 경우 민법 제844조의 친생추정에 대한 소고( 小 考 )

이 있는 경우에 그 추정이 미치지 않는다고 해석하면서도, 이와 달리 보다 더 과학성 및 객관성이 담보되는 유전자 검사 등에 의하여 부의 자가 아니라는 점이 명백히 밝혀 진 경우까지 그 추정이 미친다고 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부부 사이의 동서의 결여뿐만 아니라 유전자형 배치의 경우에도 친생추정의 효력은 미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하였다. 그리고 본 사건에서는 C의 치아 15) 를 이용하여 이 루어진 유전자 검사에서 C와 피고는 유전학적으로 서로 부녀관계에 있지 아니하다는 결과가 나왔으므로 피고의 친생자 추정의 효력은 번복된다고 하였다. 16) Ⅲ. 친생추정제도의 개관 1. 친생추정제도의 취지 혼인관계에 있는 부부 사이에서 자녀가 출생하는 경우 일반적으로 모자관계는 출산 이라는 자연현상에 의하여 그 존부가 외관상 명백한 반면 부자관계는 그렇지 않다. 그러나 처가 혼인 중에 출산한 자는 부의 자라는 고도의 개연성이 있으므로 민법 844 조는 1항에서 처가 혼인 중에 포태한 자는 부의 자로 추정한다. 고 하고 2항에서 혼 인성립의 날로부터 2백일 후 또는 혼인관계 종료의 날로부터 3백일 내에 출생한 자는 혼인 중에 포태한 것으로 추정한다. 고 하여 혼인 중에 포태한 자에 대하여는 부자 사 이에 친생자관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민법 844조의 친생추정제도는 정상적인 혼인생활을 하고 있는 부부 사이임에도 불 구하고, 그 자가 진실로 모의 부( 夫 )의 자라고 하는 사실과 혼인 중에 포태하였다는 것을 개별적으로 입증하도록 한다면 가정의 평화가 훼손될 우려가 있으므로 부자관계 를 조기에 확정함으로써 가정의 평화를 유지하려는 데 그 취지가 있고, 이는 그 바탕에 정상적인 부부생활과 처의 정절을 전제로 삼고 있는 것이다. 17) 한편 부자관계를 조기 에 확정하는 것은 자의 법률상의 부( 父 )를 지정하여 자에게 부( 父 )가 없는 상황이 생기 15) 이 사건에서 C는 이미 사망하였으므로 C로부터 직접 유전자를 채취할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A가 보관하고 있는 치아가 과연 C의 치아인지 여부 그리고 C에게서 나온 치아가 과연 유전자 검사 대상인 치아와 동일한 치아인지 여부가 중요한 쟁점이 되었다. 16) 대법원은, 친생추정은 반증을 허용하지 않는 강한 추정이므로, 원칙적으로 민법 844조에 따라 친생추정을 받는 자에 대해서는 민법 846조, 847조에서 규정하는 친생부인의 소에 의해서만 그 추정을 번복할 수 있다고 하므로(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2므745 판결) 친생추정이 번복된다는 표현은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는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박병규, 친생부인의 소와 친자관계존부확인의 소,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sk2000pbk&logno=220471552541>, 검색일 : 2015. 9. 13. 17) 서울가정법원 2005. 6. 16. 선고 2005르47 판결. 제9권 제3호 427

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으로서 자의 복리 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18) 2. 친생추정의 부인 그러나 민법 제844조에 의하여 친생추정을 받는 자는 실은 부( 夫 )의 자가 아니고 처가 다른 남성과의 성적 교섭을 통해 낳은 자일 수 있다. 이러한 경우 부( 夫 )가 침묵 을 지키는 한 그 가정의 평화를 위하여 타인이 관여할 바는 아니지만 부( 夫 )가 자기의 자가 아님을 주장함에도 불구하고 그 자를 부( 夫 )의 자로 강제할 수는 없다. 이는 처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이에 민법은 제846조에서 부부의 일방은 제844조의 경우에 그 자가 친생자임을 부인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다. 고 하여 친생추정을 받는 자에 대하여 그 친생성을 부인할 수 있는 길을 터놓고 있다. 19) 다만 신분질서는 본래 안정을 요하는 것이므로 부( 夫 )에게 친생부인권을 부여한다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부자관계가 장기간 불확정한 상태로 방치됨으로써 기본적으로 부모의 양육 하에 성장하고 교육받을 수밖에 없는 자의 지위가 불안하게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20) 이에 민법은 부( 夫 ) 혹은 처에게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생부 인권을 보장하는 한편 친생부인의 소에 일정한 제척기간을 두어 그 기간 내에서만 소 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하여 친생부인권을 제한하고 있다. 즉 민법은 부자관계를 결정함 에 있어 가정의 평화' 또는 자의 복리'를 위하여 혼인 중에 출생한 자를 부( 夫 )의 친생 자로 강하게 추정하면서도 혈연진실주의 를 채택하여 일정한 경우에 친생자임을 부인 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21) 민법 제844조에 의해 친생추정을 받는 자에 대하여 그 추정을 번복하기 위해서는 오직 부( 夫 ) 또는 처가 다른 일방 또는 자를 상대로 민법 제846조에 규정된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하여야 하고 민법 제847조 제1항은 그 제척기간을 2년으로 규정하여 제소권자와 제소기간에 엄격한 제한을 두고 있다. 그런데 구 민법(2005. 3. 31. 법률 제742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당시에는 부 ( 夫 )만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으나 이후 민법 개정으로 부( 夫 ) 외에 처도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게 되었는데, 개정 이유는 부( 夫 )만 친생부인 의 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혈연진실주의 및 부부평등의 이념에 부합되지 아니한다는 취지에서였다. 22) 18) 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3므4591 판결. 19) 헌법재판소 1997. 3. 27. 선고 95헌가14, 96헌가7(병합) 전원재판부 결정. 20) 헌법재판소 1997. 3. 27. 선고 95헌가14, 96헌가7(병합) 전원재판부 결정. 21) 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3므4591 판결. 22) 즉 부부가 이혼하여 처가 자의 생부와 혼인한 경우, 부부가 화해의 전망 없이 상당한 기간 별거하고 있는 경우, 부( 夫 )가 친생부인을 하지 않은 채 단지 보복적 감정에서 자를 학대하는 경우 등에는 생모도 친생부인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주된 개정 이유였다. 428 홍남희 / 과학적 증거가 있는 경우 민법 제844조의 친생추정에 대한 소고( 小 考 )

반면 친생추정을 받지 않는 자를 상대로 친자관계를 다투는 경우에 인정되는 친생 자관계 부존재 확인의 소는 민법 제777조 소정의 친족이면 누구나 제소권자가 될 수 있고 23) 그 제소기간 또한 부자( 父 子 )가 모두 생존한 경우에는 제한이 없는 등(민법 제865조) 제소권자와 제소기간 등에 별다른 제한을 두지 않아 친생추정을 받는 자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자에 비해 매우 강력한 법적 보호를 하고 있다. 3. 친생추정 범위의 제한 (1) 친생추정의 범위를 제한하자는 견해 친자관계는 원래 자연적 혈연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성립되는 것이기 때문에 법률상 의 친자관계를 진실한 혈연관계에 부합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혼인 중 포태한 자가 자신의 자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받아들인 경우와 같이 예외적인 경 우를 제외하고 부( 夫 )가 자의 출생 후 1년이 경과된 후 24) 에 그 자가 자신의 자가 아님 을 알게 되거나 자신의 자인지 여부에 관하여 의심을 갖게 된 경우에도 친생부인의 소의 제척기간 때문에 당사자의 의사에 반하여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혈연관계를 유지 시킬 필요가 있다고 하기는 어렵다. 25) 뿐만 아니라 이러한 경우 진실에 반하는 부자관 계를 법에 의해 유지되도록 한다고 해서 가정의 평화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26) 위와 같은 불합리한 결과를 피하기 위하여 민법 제844조에 규정된 친생추정의 의미를 제한 적으로 해석하여 일정한 경우에는 친생추정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자는 견 해가 있다. 즉 일정한 경우에는 친생부인의 소에 의하지 않고 친생자관계 부존재 확 인의 소로서 법률상의 친자관계를 다툴 수 있도록 하자는 것으로 다음과 같은 견해 가 있다. 27) 첫째 외관설로 부부의 한쪽이 장기간에 걸쳐 해외에 나가 있거나 사실상의 이혼으 로 부부가 별거하고 있는 경우와 같이 외관상 동서( 同 棲 )의 결여가 객관적으로 보아 명백한 경우에 그 혼인기간 중 포태한 자에 대하여는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는다고 보 는 견해 28) 인데 우리 대법원의 태도 29) 이다. 23) 대법원 2004. 2. 12. 선고 2003므2503 판결. 24) 민법 제847조 제1항은 부인의 소는 자 또는 그 친권자인 모를 상대로 하여 그 출생을 안 날로부터 1년 내에 제기하여야 한다. 고 규정하고 있었는데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하여[헌법재판소 1997. 3. 27. 선고 95헌가14, 96헌가7(병합) 전원재판부 결정] 2005. 3. 31. 친생부인의 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2년 내에 제기하여야 한다. 로 개정되었다. 25) 서울가정법원 1995. 6. 22.자 94즈2565 결정. 26) 서울가정법원 1995. 6. 22.자 94즈2565 결정. 27) 서울가정법원 1995. 6. 22.자 94즈2565 결정에서 설시한 것으로 이들 학설은 일본 학자들에 의해 주장된 것으로서 학설의 주장자를 비롯한 자세한 내용은 홍춘의, 친생의 추정과 부인제도, 가족법연구 제9호, 한국가족법학회, 1995, 188-191쪽 을 참조하라. 제9권 제3호 429

둘째 혈연설로 부( 夫 )의 생식불능 또는 혈액형의 배치 등의 경우와 같이 과학적인 실험 결과 정상적인 부부관계가 존재하지 않은 것이 명백하게 된 경우에 그 혼인기간 중 포태된 자에 대해서도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는 견해 30) 이다. 셋째 파탄설(가정평화설)로 원칙적으로 외관설에 입각하여 해석하면서도 가정의 평 화와 진실주의의 조화를 꾀하여 이미 지켜야 할 가정이 파탄되어 있고 부자 간에 진실 한 혈연관계가 없는 경우에 그 혼인기간 중 포태된 자에 대해서도 혈연주의를 우선 적용하여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는 견해 31) 이다. (2) 판례의 경향 1) 친생추정의 범위 제한 불인정(1983년 전원합의체 판결 이전의 판례) 종래에 대법원은 법률상 부부관계가 계속 중에 처가 포태한 자는 부( 夫 )의 자로 추정된다 함이 민법 제844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바이고, 이러한 자의 친생을 부인하려면 민법 제847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확정 판결을 받는 도리밖에 없으며, 부부가 사실상 이혼하여 여러 해에 걸쳐 별거 생활을 하던 중에 자를 포태한 경우에도 위 추정은 번복되지 않는다 할 것이다. 라고 하여 32)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는 예외를 인정하지 않았다. 2) 친생추정의 범위 제한 인정(1983년 전원합의체 판결로 종전 판례 변경) 가)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는 예외적인 경우(외관설)와 그 불복 방법 이후 1983. 7. 12.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1983년 전원합의체 판결) 33) 로 기존 판 례를 변경하여 민법 제844조는 부부가 동거하여 처가 부( 夫 )의 자를 포태할 수 있는 상태에서 자를 포태한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고 부부의 한쪽이 장기간에 걸쳐 해외에 28) 이 견해에 의하면 구제되는 경우가 한정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29) 대법원 1983. 7. 12. 선고 82므59 전원합의체 판결 등 30) 외관설에서 제시하는 경우 외에 혈액형, 생식 능력, DNA 감정 등에 의해 조사를 한 뒤 과학적 객관적으로 보아 부( 夫 )의 자일 수 없는 경우에도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는다는 견해이다. 이 견해에 대해서는 당사자 가 평온한 가정생활을 하고 있는데도 제3자인 진실한 아버지가 등장하여 평온한 가정생활을 방해하는 경우 자의 이익에 반하게 될 뿐만 아니라 생식 능력, DNA 등 사적인 사항을 파헤칠 수 있다는 비판이 있다. 31) 이 견해는 혈연설을 수정하여 부자관계의 존부를 다투는 경우를 가족관계등록부상 부모의 별거 등 가족관계가 파괴된 경우에 한정한다는 견해이다. 그러나 이 견해에 대해서는 결국 부부의 사생활을 법정에서 파헤친다는 점에 있어서는 혈연설과 다르지 않다는 비판이 있다. 또한 예를 들어 다른 남성의 자라고 해도 스스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일단 부( 夫 )가 친생부인 없이 자신의 자로서 키우기 시작했지만 그 뒤 부( 夫 )의 의사가 아닌 처의 의사로 별거를 하면 가정생활이 파탄에 이르러 부자관계의 존부를 다투게 되므로 안정된 친자관계의 구축이라는 자의 이익에 어긋나는 결과가 된다는 비판도 있다. 32) 대법원 1968. 2. 27. 선고 67므34 판결, 1975. 7. 22 선고 75다65 판결 등(이들 판례는 후술하는 대법원 1983. 7. 12. 선고 82므59 전원합의체 판결로 변경되었다). 33) 대법원 1983. 7. 12. 선고 82므59 전원합의체 판결. 430 홍남희 / 과학적 증거가 있는 경우 민법 제844조의 친생추정에 대한 소고( 小 考 )

나가 있거나 사실상의 이혼으로 부부가 별거하고 있는 경우 등 동서의 결여로 처가 부( 夫 )의 자를 포태할 수 없는 것이 외관상 명백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추정이 미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라고 판시하여 34)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는 예외적인 경우 를 인정하였다. 그리고 그 이유로 민법 제844조는 제846조 이하의 친생부인의 소에 관한 규정과 더불어 부부가 정상적인 혼인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경우를 전제로 가정의 평화를 위하여 마련한 것이라 할 것이어서 그 전제사실을 갖추지 아니한 경우에까지 이를 적용하여 요건이 엄격한 친생부인의 소에 의하게 함은 도리어 제도의 취지에 반 하여 진실한 혈연관계에 어긋나는 부자관계의 성립을 촉진시키는 등 부당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 이라고 판시하였다. 그리고 이후 이러한 취지의 판시가 계속 되었 다. 35) 그러나 부부 중 한쪽이 장기간 외국에 거주하고 있었다든가, 사실상 이혼하여 남남처럼 살고 있었다는 등 동서의 결여로 인하여 처가 부( 夫 )의 자를 포태할 수 없음 이 외관적으로 명백한 경우가 아닌 한 원칙대로 민법 제844조 제1항의 친생추정은 혼 인 중에 처가 포태한 자에게 모두 적용된다고 하였다. 36) 한편 대법원은 단순히 부부 가 평상시에 별거하고 있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친생추정을 받지 아니하는 사유가 될 수 없다. 고 하였다. 37) 그리고 처가 부( 夫 )의 자를 포태할 수 없는 것이 외관상 명백 한 사정이 있어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는 경우에는 민법 제865조, 제863조에 의해 자도 친자관계 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하였다. 38) 나) 친생추정이 미치는 경우에는 친생부인의 소만으로 불복 대법원은 민법 제844조 제1항의 친생추정은 다른 반증을 허용하지 않는 강한 추정 이므로, 예외적인 사유 39) 가 없는 한 아무도 그 자가 부( 夫 )의 친생자가 아님을 주장할 34) 이는 다수의견의 판시 내용이고 판사 유태흥, 이일규, 김중서, 전상석은 민법 제844조는 제846조 이하의 친생부인의 소에 관한 규정과 더불어 혼인 중에 포태한 자를 일률적으로 부( 夫 )의 자로 추정하는 일반원칙 을 정하고 부( 夫 )가 이를 부인하는 예외적 경우에는 친생부인의 소에 의하여 사실을 입증하여 이를 번복할 수 있게 하고 있으므로 일반원칙에 어긋난 예외적 경우를 미리 상정하여 위 추정을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위 법조의 근본취지에 반하고, 민법 제844조 소정의 혼인은 모든 법률혼을 의미하므로 그 추정범위를 부부가 정상적인 혼인생활을 영위하는 경우로 제한함은 법조의 명문에 반하며 나아가 친생부인의 소의 제기기간의 제한은 부자관계의 신속한 확정을 위한 것임에도 이를 이유로 오히려 친생추 정의 규정을 제한적으로 해석하려고 하는 것은 본말을 전도한 것이다. 라고 반대의견을 제시하였다. 35) 대법원 1988. 4. 25. 선고 87므73 판결, 대법원 1988. 5. 10. 선고 88므85 판결 등. 36) 대법원 1988. 4. 25. 선고 87므73 판결. 37) 청구인이 갑과 혼인한 후 다른 여자와 부첩관계를 맺고 평소에 갑과는 별거하고 있었으나 갑이 청구인의 부모를 모시고 본가에서 거주하는 관계로 1년에 한번 정도로 찾아와 만난 사례에서 이 부부 사이는 처가 부( 夫 )의 자를 포태할 수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할 정도로 동서의 결여가 있다고는 할 수 없는 것이므로 갑이 혼인 중에 포태하였음이 명백한 피청구인은 청구인의 친생자로 추정 받는다고 할 것이다. 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1990. 12. 11. 선고 90므637 판결). 38) 대법원 1988. 5. 10. 선고 88므85 판결. 39) 부부의 한쪽이 장기간에 걸쳐 해외에 나가 있거나 사실상의 이혼으로 부부가 별거하고 있는 경우 등 동서의 결여로 처가 부( 夫 )의 자를 포태할 수 없는 것이 외관상 명백한 사정이 있는 경우 제9권 제3호 431

수 없는 것이어서, 이와 같은 추정을 번복하기 위해서는 부( 夫 )가 민법 제846조, 제847 조에서 규정하는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하여 그 확정판결을 받아야 하고, 이러한 친생 부인의 소의 방법이 아닌 민법 제865조 소정의 친생자관계 부존재 확인의 소의 방법에 의하여 그 친생자관계의 부존재 확인을 소구하는 것은 부적법하다. 라고 판시하였 다. 40) 서울가정법원도 외관상 처가 부( 夫 )의 자를 포태할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하게 나타나지 않는 이상 처가 제3자와 내연관계를 맺어 그 사이에서 자를 출산하였다고 하더라도 부( 夫 )가 친생부인의 소를 통해 위 추정을 번복하지 않는 이상 그 자와 친부 ( 親 父 )인 제3자 사이의 친생자관계는 법률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것이다. 라고 판시하 였다. 41) 헌법재판소도 민법 제844조에 의하여 인정되는 친생자 추정의 효력은 법률에서 인 정하는 다른 추정에 비하여 대단히 강력한 것이어서 친생자로 추정되는 한 생부가 혼 인 외의 출생자로서 인지를 하는 것이나 자가 생부를 상대로 인지를 청구하는 것 모두 허용되지 아니하며, 일단 제소기간이 경과된 경우에는 나중에 그 추정이 진실에 반하 는 것임이 명백하여졌다고 하더라도 그 추정을 번복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 고 판시하였다. 42) 3) 외관상 명백한 사정을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 43) 에 추정의 예외를 인정한 사례 44) 서울가정법원은 피고(생부)와 소외 2(모) 사이에서 출생한 원고의 실제 출생일이 소 외 2(모)와 소외 3의 혼인관계종료의 날로부터 3백일 이내인 사례 45) 에서 소외 2가 소 외 3의 자를 포태할 수 없었던 것이 외관상 명백하다고 사실 인정하여 원고와 소외 3 사이에는 민법 제844조 제1항에 의한 친생추정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 다. 46) 한편 서울가정법원은 설령 소외 2가 소외 3의 자를 포태할 수 없었다는 외관상 40) 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므1663 판결, 대법원 2000. 8. 22. 선고 2000므292 판결. 민법 제844조에 의하여 자가 부( 夫 )의 친생자로 추정이 되는 경우 부( 夫 )가 그 친생을 부인하려면 민법 제846조, 제847조 에 규정한 친생부인의 소에 의하여만 하고 민법 제865조 제1항에 규정한 친생자관계 부존재 확인 심판은 구할 수 없다(대법원 1988. 4. 25. 선고 87므73 판결). 41) 서울가정법원 2005. 6. 16. 선고 2005르47 판결. 42) 헌법재판소 1997. 3. 27. 선고 95헌가14, 96헌가7(병합) 전원재판부 결정. 43) 한편 친생추정에 반하는 유전자 감정 결과가 있었다. 44) 서울가정법원 2005. 6. 16. 선고 2005르47 판결. 45) 피고(생부)는 1967. 4. 1. 소외 1과 혼인신고를 마친 남자이고, 원고의 모인 소외 2는 1987. 8. 29. 소외 3과 혼인신고를 마치고 법률상 부부로 지내다가, 2003. 2. 14. 협의이혼신고를 마친 여자이다. 소외 2는 혼인 중 보험설계사로 일하면서 고객으로 피고를 만나게 되어, 2001. 6.경부터 피고와 수차례에 걸쳐 성관계를 맺었고, 2003. 3. 5.경(호적에는 2003. 12. 11.생으로 출생신고가 됨)에는 피고와의 사이에 서 원고를 출산하였다. 432 홍남희 / 과학적 증거가 있는 경우 민법 제844조의 친생추정에 대한 소고( 小 考 )

명백한 사정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하더라도, 소외 2와 소외 3의 이혼으로 가정이 이미 파탄되고, 이혼한 소외 3이 원고를 자신의 호적에도 등재하지 아니함으로써 자신의 자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나타내고 있는 상태에서 과학적인 유전자 감정 결과에 의하여 원고와 제3자인 피고가 친자관계에 있음이 명백하게 밝혀졌으므로, 이미 붕괴 된 가정의 평화보호보다는 혈연진실주의를 우선하여 친생추정의 범위를 제한해야할 필요성이 높다고 할 것이다. 라고 판시하였다. 또한 서울가정법원은 위와 같은 사정 이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외관상 명백하게 소외 2가 소외 3의 자를 포태할 수 없었다는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와 소외 3 사이의 친생추정을 인정한다면, 친생 추정을 통하여 이미 붕괴된 가정의 평화를 유지하거나 회복할 수 없고, 이혼한 소외 3이 원고를 자신의 자로 인정하지도 않는 상태에서, 소외 3이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하 지 않는 이상 원고가 인지청구 등을 통하여 진실한 친자관계를 법률상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완전히 차단되어,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할 것이므로, 이러한 점에 서도 원고와 소외 3 사이에는 민법 제844조 제1항에 의한 친생추정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 고 판시하였다. Ⅳ. 일본의 학설과 판례 1. 민법 규정 친생추정에 관한 현행 민법 규정은 1897년에 시행된 구( 舊 ) 민법의 규정과 기본적으 로 같아서 처가 혼인 중에 임신한 아이를 부( 夫 )의 자로 추정하고(민법 제772조 제1 항), 부( 夫 )가 그 자가 친자임을 부인하기 위해서는 친생부인의 소에 의하여야 하며(민 법 제775조), 이 소는 부( 夫 )가 자의 출생을 안 때로부터 1년 이내에 제기해야 한다고 (민법 제777조) 되어 있다. 그리고 이러한 친생추정에 관한 규정이 있음에 따라 부성 추정의 중복을 회피하기 위한 재혼금지기간의 규정(민법 제733조) 및 부( 父 )를 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소의 규정(민법 제773조)이 마련되어 있다 47). 46) 소외 2가 2001. 6.경부터 피고와 내연관계를 유지해 오다가 2003. 3. 5.경 원고를 출산한 점, 원고가 소외 2의 호적에 부( 父 )란이 공란인 채로 등재되어 있는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비록 소외 2와 소외 3의 혼인관계가 형식적으로는 위 협의이혼신고일까지 유지되었으나, 그 오래 전부터 이미 소외 2와 소외 3은 사실상 이혼한 상태에서 별거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하였다. 47) 같은 취지로 最 高 裁 判 所 第 一 小 法 廷 平 成 26 年 (2014년) 7 月 17 日 平 24( 受 )1402 号 재판관 사쿠라이 류쿄( 櫻 井 龍 子 )의 보충의견 제9권 제3호 433

2. 친생추정 범위의 제한 (1) 친생추정의 범위를 제한하자는 견해 판례는 친생 48) 추정 이 미치지 않는 경우를 인정하고 있는데 추정이 미치지 않는 자 에 대해서는 친생자관계 부존재 확인의 소 (인사소송법 제2조 제2호)에 의해 부자관계 를 부정할 수 있다. 누구나 제소할 수 있으며 민법 제777조와 같은 제소 기간의 제한도 없다. 어떠한 경우에 추정이 미치지 않는 자 가 되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와 마찬 가지로 외관설, 혈연설, (가정)파탄설 등의 견해가 있고 그 내용은 전술한 것과 같다. 일본 판례는 외관설 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49) (2) 판례의 태도 :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는 예외적인 경우(외관설) 인정 판례는 처의 임신 시에 부부 사이에 성관계를 가질 수 없는 것이 명확한 외관상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는 자로서 친생부인의 소에 의하지 않고 친자관계 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한다. 최고재판소는 민법 772조 2항 소정의 기간 내에 처가 출산한 자에 대해서 처가 그 자를 임신하였을 시기에, 부부가 사실상의 이혼을 하여 부부의 실체를 잃어버리거나 원격지에 거주하여 부부 사이에 성관계를 가질 기회가 없었던 것이 분명하다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위 자는 실질적으로는 같은 조의 추정을 받지 않는 친생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으므로 민법 774조 이하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친자관계 부존재 확인 소송으로 부( 夫 )와 위 자 사이 의 부자관계의 존재 여부를 다툴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상당하다. 고 판시 50) 하여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는 예외적인 경우를 인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 소송은 출소 기간의 제한 없이 확인의 이익이 있으면 누구라도 제기할 수 있고 형성소송이 아닌 친자관계의 존부를 확인하는 취지의 소송이기 때문에 친생추 48) 일본 민법에서는 적출( 嫡 出 ) 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49) 이혼에 의한 혼인 해소 후 3백일 이내에 출생한 자라도 모와 그 부( 夫 )가 이혼신고에 앞서 약 2년 전부터 사실상 이혼을 하여 별거하여 완전히 교섭을 끊고 부부의 실태를 잃고 있었던 경우에는 친생추정을 받지 않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最 高 裁 判 所 第 一 小 法 廷 昭 和 44 年 (1969년) 5 月 29 日 昭 43(オ)1184 号 ]. 민법 772조 2항 소정의 기간 내에 처가 출산한 자에 대해서 처가 자를 포태하였을 시기에 이미 부부가 사실상의 이혼을 하여 부부의 실태를 잃어버리거나 원격지에 거주하여 부부 간에 성관계를 가질 기회가 없었던 것이 분명하다는 등의 사정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위 자는 실질적으로는 민법 772조의 추정을 받지 않는 친생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最 高 裁 判 所 第 三 小 法 廷 平 成 12 年 (2000년) 3 月 14 日 平 8(オ)380 号 ]. 50) 最 高 裁 判 所 第 一 小 法 廷 昭 和 44 年 (1969년) 5 月 29 日 昭 43(オ)1184 号, 最 高 裁 判 所 第 三 小 法 廷 平 成 12 年 (2000년) 3 月 14 日 平 8(オ)380 号. 처가 자를 포태하였을 시기는 부( 夫 )가 출정하여 아직 귀환하지 않은 때이므로 처가 부( 夫 )의 자를 임신하는 것이 불가능하여 그 자는 친생추정을 받지 않는 친생자이다[ 最 高 裁 判 所 第 二 小 法 廷 平 成 10 年 (1998년) 8 月 31 日 平 7(オ)2178 号 ]. 434 홍남희 / 과학적 증거가 있는 경우 민법 제844조의 친생추정에 대한 소고( 小 考 )

정이 미치지 않는 부자관계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는 이 소송에 의하지 않고 별소의 전제 문제로서도 주장할 수 있다고 해석된다. 51) 또한 최고재판소는 부( 夫 )와 사실상 이혼하고 3년 가까이 지난 후에 모가 낳은 자에 대해서 친생추정을 받지 않는다. 고 판단 52) 하였다. 53) 한편 최고재판소는 법률상의 부( 夫 )가 자를 상대로 친생자관계 부존재 확인을 요구 한 소송에서 가정이 붕괴되어 있다. 는 사정만으로는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 54) 하였다. 추정을 뒤집기 위해서는 처가 자를 임신하였을 시기에 부부 가 사실상의 이혼을 하여 부부의 실태를 잃어버리거나 원격지에 거주하여 부부 간에 성관계를 가질 기회가 없었던 것이 분명하다는 사정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처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에 관한 친자관계 부존재 확인 소송은 위 외관상의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것이며 소송에서는 위 외관상의 사정이 있음 이 인정된 경우에 비로소 혈액 검사나 DNA 검사 등에 의한 생물학상의 부자관계의 존재 여부에 관한 사실 입증의 단계로 나아가게 된다(위 외관상의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친자관계 부존재 확인에 관한 소는 그 단계에서 각하되어 혈액 검사나 DNA 검사 결과가 증거로 제출되어도 의미를 가지지 않게 된다). 55) 51) 같은 취지로 最 高 裁 判 所 第 一 小 法 廷 平 成 26 年 (2014년) 7 月 17 日 平 24( 受 )1402 号 판결에서 재판관 야마우 라 요시키( 山 浦 善 樹 )의 보충의견 52) 最 高 裁 判 所 第 一 小 法 廷 昭 和 44 年 (1969년) 5 月 29 日 昭 43(オ)1184 号, 모는 1946년 전 남편과 결혼했지만 1949년 4월경 사실상 이혼을 하고 별거하면서 그 후 전 남편과 완전히 교섭을 끊고 1951년 10월 2일 정식으로 이혼하였다. 모는 이에 앞선 1950년 9월경부터 1964년 3월경까지 사이에 자의 생부와 육체적 관계를 지속하고 그 사이 1952년 2월 28일 자를 분만하여 이 자를 자신의 적출이 아닌 자로 출생 신고를 했다. 53) 피상고인은 모와 모의 전 남편의 혼인 해소일로부터 3백일 이내에 출생한 자이지만 모와 모의 전 남편 사이의 부부관계는 이혼신고에 앞서 약 2년 반 전부터 사실상 이혼을 하여 그 후 부부의 실체는 사라지고 다만 이혼신고가 늦게 되었다는 것에 그치는 것이므로 피상고인은 실질적으로는 민법 772조의 추정을 받지 않는 친생자라고 할 만한하고 피상고인은 모의 전 남편으로부터의 친생부인을 기다릴 것도 없이 상고인(피상고인의 생부)에 대해서 인지 청구를 수 있다고 하였다. 54) 最 高 裁 判 所 第 三 小 法 廷 平 成 12 年 (2000년) 3 月 14 日 平 8(オ)380 号. 부( 夫 )와 처의 혼인 관계가 종료하고 그 가정이 붕괴되어 있다는 사정이 있어도 자의 신분 관계의 법적 안정을 유지할 필요가 당연히 없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위와 같은 사정이 존재하는 것 하나를 가지고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는 기간의 경과 후에 친자관계 부존재 확인 소송을 하여 부( 夫 )와 자 사이의 부자관계의 존재 여부를 다툴 수 없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상당하다. 고 판시하였다. 55) 같은 취지로 最 高 裁 判 所 第 一 小 法 廷 平 成 26 年 (2014년) 7 月 17 日 平 24( 受 )1402 号 판결에서 재판관 야마우 라 요시키의 보충의견 제9권 제3호 435

(3) 법무성 민사국장 통보 56) 한편 2007년 5월 7일자 법무성 민사국장 통보( 法 務 省 民 -제1007호)에 의해 혼인 해 소 후 3백일 이내에 출생한 자라도 의사가 작성한 임신 시기에 관한 증명서 의 기재로 부터 추정되는 임신 시기의 가장 빠른 날이 혼인 해소일보다 뒤인 경우에는 모의 적출 이 아닌 자 또는 후혼의 부( 夫 )를 아버지로 하는 적출 자녀 출생 신고서를 제출할 수 있게 되었다. 57) 3. 친생추정제도에 관한 최근의 주요 판례 일본에서는 민법 제772조 제2항 소정의 기간 내에 처가 출산한 자에 대해서 처가 자를 임신하였을 시기에 이미 부부가 사실상의 이혼을 하여 부부의 실태를 잃거나 또 는 원격지에 거주하여 부부 간에 성관계를 가질 기회가 없었던 것이 분명하다는 등의 사정이 없어서 친생추정이 미치는 경우에 DNA 검사 등의 결과 생물학상의 부자관계 의 부존재가 분명한 경우 친자관계 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지가 문제되었 다. 최고재판소는 2014. 7. 17. 유사한 두 사건에 대해서 그러한 경우에도 친생추정이 미쳐 친자관계 부존재 확인 소송은 부적법하다고 판시하였다. (1) 사건 1 1) 사건의 개요 법률상의 혼인관계에 있는 피고와 원고의 법정대리인으로서 친권자인 모(이하 A 라 한다) 사이의 적출자로 출생한 원고가 원고의 생물학상의 아버지는 피고가 아니라 소 외 B(이하 B 라 한다)라고 주장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부자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다는 확인을 요구하였다. 58) 한편 A와 원고는 현재 소외 B와 함께 생활하고 있으며 56) 민법 772조 1항은 일반적으로 혼인 중에 아내가 임신한 자녀의 아버지는 남편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기초를 두는 것이며, 같은 조 2항은 임신부터 분만까지 통상 소요되는 일수에 기초를 두어 혼인 중에 임신했다는 추정을 하는 것으로 풀이되는데 후자에 관해서 조산 등 임신 기간이 통상보다 짧아진 출산이 있는 것은 공지의 사실이다. 그래서 본건 통보는 확실하고 분명한 자료인 의사 작성의 임신 시기에 관한 증명서 에 의해 임신 시기가 혼인 해소 등의 후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같은 조 2항의 추정이 뒤집힌다고 한 다음 같은 조 1항에서 정한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 라는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부터 그 적용이 없음을 나타낸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57) 그 요점은 1 혼인의 해소 또는 취소 후 3백일 이내에 태어난 자의 출생신고가 의사가 작성한 임신 시기에 관한 증명서 를 첨부하여 제출된 경우, 시구정촌장은 자의 임신 시기가 혼인의 해소 또는 취소 후인지 여부를 심사하여 2 시구정촌장은 혼인의 해소 또는 취소 후에 임신했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민법 772조의 추정이 미치지 않는 것으로서 혼인의 해소 또는 취소 시의 남편을 아버지로 하지 않는 출생신고를 수리한다는 것이다. 58) 이에 대하여 피고는 민법 772조 1항에 의해 원고가 피고의 적출자로 추정되고 친생부인의 출소 기간을 경과한 이상 원고의 소는 부적법하며(본안 전의 항변) 원고의 청구는 이유가 없다(본안의 항변)고 주장하였다. 436 홍남희 / 과학적 증거가 있는 경우 민법 제844조의 친생추정에 대한 소고( 小 考 )

DNA 감정에서는 B가 원고의 아버지일 확률이 99.99%라는 결과가 나왔다. 2) 제1심 59) 판결의 요지 제1심은 피고는, A가 원고를 임신했을 무렵에 그 임신 사실을 알게 되어 원고의 출생일로부터 2년 이상이 경과한 본소 제기일은 친생부인의 소의 제기 기간을 경과한 때이다. 또한 원고를 임신하였을 무렵 A와 피고 사이에서 피고가 원고의 생물학상의 아버지라는 개연성이 부정될만한 사정이 있었다고 하기 어려우므로 원고를 추정이 미 치지 않는 자 라고 할 수는 없으며 원고는 민법 772조 1항의 친생추정을 받는 것이 분명하다. 한편 DNA 감정 결과 원고와 B 사이에 생물학상의 부자관계가 인정될 확률 은 99.99%라고 인정되어 원고가 피고의 생물학상의 자녀가 아닌 것이 명백하다. 고 사실 인정하여 그렇다면 이제 누구도 원고와 피고 사이의 적출 친자 관계를 부정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으므로 본건 소는 부적법하여 각하해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고 하였다. 그러나 DNA 감정의 결과는 친생추정을 뒤집는 사실이 고 이렇게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는 원고에게는 친자관계 부존재 확인의 소를 제기할 이익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원고를 자, 피고를 부( 父 )로 하는 생물 학상의 관계가 없음은 분명하다. 고 하여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3) 항소심 60) 판결의 요지 항소심은 여러 가지 사정 61) 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는 민법 772조의 적출 추정이 미치지 않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 이처럼 원고에게는 민법 772조의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으므로 62) 원고는 친자관계 부존재 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으며 확인의 이익이 있 는 것으로 인정된다. 고 하면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원고를 자, 피고를 부( 父 )로 하는 생물학상의 관계가 없음은 분명하다고 하여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59) 大 阪 家 庭 裁 判 所 平 成 24 年 (2012년) 4 月 10 日 平 23( 家 ホ)668 号. 60) 大 阪 高 等 裁 判 所 平 成 24 年 (2012년) 11 月 2 日 平 24(ネ)1567 号. 61) 민법 772조 2항 소정의 기간 내에 처가 출산한 자에 대해서 처가 자를 임신하였을 시기에 이미 부부가 사실상의 이혼을 하여 부부의 실태를 잃거나 또는 원격지에 거주하여 부부 간에 성관계를 가질 기회가 없었던 것이 분명하다는 등의 사정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민법 772조의 추정을 받지 않는 적출자에 해당되므로 자녀는 위 부( 夫 )와의 부자관계의 존부를 다툴 수 있는 점, DNA 감정 결과 원고와 B 사이에 생물학상의 부자관계가 인정될 확률은 99.99%라고 인정되어 원고가 피고의 생물학상의 자가 아닌 것이 명백한 점, 피고도 원고의 생물학상의 아버지가 B인 것 자체는 적극적으로 다투지는 않는 점, 현재 원고는 A와 B에 의해 양육되어 B를 아버지 라고 부르며 순조롭게 성장하고 있는 점 62) 친생추정제도가 법률상의 부자관계와 그 조기 안정을 일정 한도로 보호하고 있다고 해도 그로부터 바로 이러한 보호의 요청이 혈연상의 부자관계를 확인하는 이익보다 항상 우선한다고 하기는 어렵고, 본건에서는 원고의 복지의 관점에서도 민법 772조의 친생추정을 받지 않는 것으로 해석해야 하기 때문에 자의 복지의 관점에서 원고에게 친생추정을 미치게 할 이유가 있다고는 할 수 없다. 고 하였다. 제9권 제3호 437

4) 상고심 63) 판결의 요지 최고재판소의 다수의견은 민법 772조에 의해 친생 추정을 받는 자녀에 대해서 친생 자임을 부인하기 위해서는 부( 夫 )가 제기하는 친생부인의 소에 의하여야 하고 이 소송 에 대해서 1년의 출소 기간을 정한 것은 신분 관계의 법적 안정을 유지하는 데에서 합리성을 가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부( 夫 )와 자 사이에 생물학상의 부자관계가 인 정되지 않는 것이 과학적 증거에 의해 분명하고 또한 부부가 이미 이혼하여 별거하고, 자가 친권자인 모 밑에서 감호되고 있다는 사정이 있어도, 자의 신분 관계의 법적 안정 을 유지할 필요가 당연히 없어진 것은 아니므로 위 사정이 존재한다고 해도 같은 조에 의한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는 것으로 할 수 없으며, 친자관계 부존재 확인 소송으로 당해 부자관계의 존재 여부를 다투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고 해석하는 것이 상당하다. 이렇게 해석하면 법률상 부자관계가 생물학상의 부자관계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생 기게 되지만 같은 조 및 774조에서 778조까지의 규정은 이러한 불일치가 생기는 것도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고 판시하였다. 그리고 최고재판소의 다수의견 64) 은 무엇보다도 민법 772조 2항 소정의 기간 내에 처가 출산한 자에 대해서 처가 자를 임신하였을 시기에, 이미 부부가 사실상의 이혼을 하여 부부의 실체를 잃거나 원격지에 거주하여 부부 사이에 성관계를 가질 기회가 없 었던 것이 분명하다는 등의 사정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위 자는 실질적으로는 같은 조 의 추정을 받지 않는 친생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으므로 이 법 774조 이하의 규정에 도 불구하고, 친자관계 부존재 확인 소송으로 부( 夫 )와 자 사이의 부자관계의 존재 여 부를 다툴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상당하다. 그러나 본건에서는 처가 자를 임신한 시기에 이러한 사정이 있었다고는 인정되지 않고 달리 본건 소의 적법성을 긍정할 사 정도 인정되지 않는다. 고 판시하였다. 63) 最 高 裁 判 所 第 一 小 法 廷 平 成 26 年 (2014년) 7 月 17 日 平 25( 受 )233 号. 64) DNA 감정의 기술이 진보한 가운데 부자관계를 조속히 확정하고 자의 이익을 도모하는 친생추정은 지금도 중요성을 잃지 않았다. 종래의 규정이 사회 실정에 어긋나게 되었다면 입법 정책의 문제로서 검토해야 한다. 는 취지의 재판관 사쿠라이 류코의 보충의견, 결코 DNA 감정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 새로운 규범을 만든다면 국민 가운데에서 충분히 논의한 뒤 입법할 수밖에 없다. 는 취지의 재판관 야마우라 요시키의 보충의견이 있다. 그리고 이번 소송에서는 부부관계가 파괴되어 자의 출생도 밝혀졌 다. 생물학적 부( 父 )와의 사이에서 법률상의 부자관계를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그래서 부자관 계의 취소는 인정해야 한다. 는 취지의 재판관 가네쓰키 세이지( 金 築 誠 志 )의 반대의견과 DNA 감정 기술의 진보는 민법 제정 시에는 상정하지 못 했다. 이 기술로 부자 간의 혈연의 존재 여부를 밝혀 호적에 반영시키고자 하는 인정( 人 情 )과 민법의 친생추정의 제도를 적절히 조화할 필요가 있다. 그 실현에 는 입법을 기다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는 취지의 재판관 시라키 유( 白 木 勇 )의 반대의견이 있다. 438 홍남희 / 과학적 증거가 있는 경우 민법 제844조의 친생추정에 대한 소고( 小 考 )

(1) 사건 2 1) 사건의 개요 본건은 원고가 피고에게 원고의 모인 A(이하 원고의 모 라 한다)는 피고와의 혼인 중에 원고를 임신하여 원고를 출산했지만 임신 당시 원고의 모와 피고는 성관계를 가 지지 않아서 원고는 피고의 자가 아니라고 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에 부자관계가 존재 하지 않는다는 확인을 요구한 사건이다. 한편 원고의 모와 원고는 현재 소외 B와 함께 생활하고 있으며 DNA 감정에서 B가 원고의 부( 父 )일 확률이 99.999998%라는 결과가 나왔다. 2) 제1심 65) 판결의 요지 제1심은 원고는 피고와 원고의 모가 혼인 중에 포태한 자이고 그 당시 피고와 원고 의 모는 동거하고 있었으며 부부로서의 실체를 상실했다고 하는 사정은 보이지 않지만 여러 가지 사정 66) 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생물학적 관점에서의 친자관 계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 분명하여 민법 772조의 친생추정은 미치지 않는다. 고 판시 하였다. 67) 3) 항소심 68) 판결의 요지 항소심은 친생추정이 배제되는 경우를 처가 부( 夫 )의 자를 임신할 가능성이 없는 것이 외관상 명백한 경우에 한정하는 것은 상당하지 않다. 민법의 취지 69) 가 훼손되지 않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고 생물학상 친자관계의 부존재가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 에는 친생추정이 배제되어야 한다. 여러 사정 70) 이 인정되므로 본건에서는 친생 추정 이 배제된다고 해석하는 것이 상당하고 본건 소는 적법하다. 고 판시하였다. 65) 旭 川 家 庭 裁 判 所 平 成 23 年 (2011년) 12 月 12 日 平 23( 家 ホ)21 号. 66) 원고의 모가 원고를 포태하였을 당시 피고와 원고의 모 사이에는 임신에 이를만한 성관계가 없어 원고가 피고의 자일 가능성이 낮은 것, 그 때문에 원고의 모는 원고가 피고의 자가 아니라고 확신하고 피고도 원고가 자신의 자인지 의심했던 것, 한편 원고의 모가 교제하고 있던 B가 원고의 부( 父 )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 등 67) 친생추정제도는 가정의 평온을 유지하고 아동의 양육 환경을 안정시킬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해석되는데 본건에서 피고와 원고의 모는 이미 이혼했으며 현재 원고, 원고의 모 및 B가 함께 생활하고 있으므로 민법 772조의 친생추정을 배제해도 이 제도의 취지에 반한다고까지는 할 수 없다고 하였다. 68) 札 幌 高 等 裁 判 所 平 成 24 年 (2012년) 3 月 29 日 平 24(ネ)32 号. 69) 민법이 혼인관계에 있는 모가 출산한 자에 대해서 부자관계를 다투는 것을 엄격히 제한하려고 하는 취지는 가정 내의 비밀과 평온을 보호하는 동시에, 평온한 가정에서 양육을 받아야 할 자의 이익이 부당하게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는 데 있다고 해석된다고 판시하였다. 70) 원고와 피고 사이의 생물학상 친자관계의 부존재는 과학적 증거에 의해 객관적이고 명백하게 증명되었고 또한 원고의 모와 피고는 이미 이혼하여 별거하고 원고가 친권자인 모 밑에서 감호되고 있다는 것 등 제9권 제3호 439

4) 상고심 71) 판결의 요지 위 사건 1의 상고심 판결[ 最 高 裁 判 所 第 一 小 法 廷 平 成 26 年 (2014년) 7 月 17 日 平 25( 受 )233 号 ]과 동일한 내용으로 판시하였다. Ⅴ. 친생추정 관련 판결 등에 대한 평가 1. 헌법재판소의 헌법 불합치 결정 민법 제844조 제2항의 친생추정 기준은 민법이 1958. 2. 22. 제정된 이래 한 번도 개정되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날 사회적 법률적 상황은 이러한 친생추정의 기준이 제 정된 당시 72) 와는 크게 달라졌다. 우선 사회적으로 이혼 및 재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화하여 이혼율 및 재혼건수가 증가하였고, 법률적으로 여성의 재혼을 일정기간 금지 하던 구 민법 제811조도 2005. 3. 31. 삭제되었다. 한편 협의상 이혼의 경우 2007. 12. 21. 이혼숙려기간 제도가 도입되었고(민법 제836조의2), 재판상 이혼의 경우 1990. 12. 31. 조정전치주의가 도입된 결과(가사소송법 제50조),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른 뒤 법 률상 이혼의 효력이 발생하기까지 시간 간격이 크게 늘어났다. 그 결과 여성이 부( 夫 ) 아닌 생부의 자를 포태하여 혼인 종료일로부터 3백일 이내에 그 자를 출산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었다. 더욱이 과거에는 불가능했으나 유전자 검사 기술의 발달로 부자관계 도 과학적으로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헌법재판소의 헌법 불합치 결정은 민법 제정 이후 사회적 의학적 법률적 사정변경 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채 예외 없이 일률적으로 3백일의 기준만 강요함으로써 가족 구성원이 겪는 구체적이고 심각한 불이익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는 민법 제844조 제2항이 입법형성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모가 가정생활과 신분관계에서 누려야 할 기본권을 침해하였다는 점을 확인하고 이 규정의 개정을 촉구한 것으로 그 의의가 크다. 71) 最 高 裁 判 所 第 一 小 法 廷 平 成 26 年 (2014년) 7 月 17 日 平 24( 受 )1402 号. 72) 제정 당시에는 이혼율이 낮고 이혼 후 재혼도 흔치 않았기 때문에, 여성이 전혼( 前 婚 ) 종료일로부터 3백일 이내에 전 남편이 아닌 다른 남성의 자를 출산하는 일은 사회적으로 드물었다. 또한 여성에게는 이혼 후 6개월 간의 재혼금지기간이 존재하였기 때문에(구 민법 제811조), 여성이 전혼 종료일로부터 6개월 이후 생부와 재혼하여 포태한 자가 전혼 종료일로부터 3백일 이내에 출생하는 것은 법률적으로 불가능하였다. 그러므로 혼인 종료 후 3백일 이내에 출생한 자를 법률상 예외 없이 부( 夫 )의 친생자로 추정하되, 이에 반하는 경우에는 친생부인의 소를 통하여만 바로 잡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었다. 440 홍남희 / 과학적 증거가 있는 경우 민법 제844조의 친생추정에 대한 소고( 小 考 )

2. 우리나라의 대법원 판결 및 일본의 최고재판소 판결 (1) 생물학상의 부자관계와 배치되는 관계를 인정함으로 인한 불합리함 73) 민법은 법률상의 부자관계가 생물학상의 부자관계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생기는 것을 용인하고 있다. 그러나 혈연관계의 유무가 친생부인의 이유 유무나 인지의 유효 성을 결정하는 사유로 되는 점에 비추어 민법이 생물학상의 부자관계를 본래의 부자관 계로 인정한다는 점 역시 분명하다. 일본의 두 판례에서 자녀는 모가 재혼한 남편과 생물학상의 부자관계를 가지고 모 의 전 남편과는 그 관계를 가지지 않는 것이 과학적 증거를 통해 확실하고 이 점은 법정에서도 명백하다. 하지만 모의 전 남편으로부터 친생부인의 소가 제기되지 않은 결과 또한 모의 전 남편이 부자관계 해소에 동의하지 않는 상황에서 합의에 상당하는 심판도 성립할 전망이 없기 때문에, 만약 친자관계 부존재 확인 소송이 인정되지 않는 다면 위 전 남편과는 법률상의 친자관계를 해소할 수 없으며, 위 재혼한 남편과의 사이 에 법률상의 친생자 관계를 성립시킬 수 없다. 혈연관계가 있는 부( 父 )를 알고 있으며, 그 부( 父 )와 생활하고 있는데도 법률상의 부( 父 )는 모의 전 남편이라고 하는 상태가 계 속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자연스러운 상태라고도 안정된 관계라고도 할 수 없다. 부모와 자는 혈연만의 결속은 아니지만 위 두 판례에서와 같이 혈연관계에 있고 동 거하고 있는 부( 父 )와 그렇지 않은 부( 父 )가 있는 상황에서는 보통 전자의 부자관계가 보다 안정적 영속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자의 양육 감호라고 하는 점에서 보아 도 위 두 판례와 같은 상황에서는 모의 전 남편이 자의 양육 감호에 실질적으로 관여하 는 것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다. 또한 장래 모의 전 남편의 상속 문제가 생겼을 때 모의 전 남편의 다른 상속인은 자가 모의 재혼남이 아니라 모의 전 남편의 친자로서 상속인 이 되는 것을 납득할 수 없을 것이다. 모의 재혼남과 친자관계를 맺고 싶다면 입양을 하면 되지만 법적인 효과에는 차이 가 없다고 해도 심정적으로는 친자관계와 다른 점이 있을 것이다. 혈연관계가 없는 모의 전 남편과의 법률상의 부자관계가 남는다는 것도 자의 성장에 심리적, 감정적인 불안 요인이 될 것이다. 게다가 모의 전 남편과의 법률상의 부자관계가 해소되지 않는 한, 생부에게 인지를 요구하는 방법으로, 자가 자신이 주도권을 가지고 생부와의 법률 상의 부자관계를 구축할 수 없으며, 모의 전 남편에 대한 친자관계 부존재 확인 소송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자로부터 부( 父 )를 요구할 권리를 빼앗아 간다는 측면이 있다는 점도 경시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위 두 판례와 같은 경우에는 모의 전 남편와의 법률 73) 같은 취지로 最 高 裁 判 所 第 一 小 法 廷 平 成 26 年 (2014년) 7 月 17 日 平 24( 受 )1402 号 판결에서 재판관 가네쓰 키 세이지( 金 築 誠 志 )의 반대 의견 제9권 제3호 441

상의 부자관계가 해소된다고 해도 즉시 생부를 부( 父 )로 확보할 수 있는 상황에 있다 고 할 수도 있다. 친자관계는 원래 자연적 혈연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성립되는 것이기 때문에 법률상 의 친자관계를 진실한 혈연관계에 부합시키는 것이 바람직하고 당사자의 의사에 반하 여 객관적인 진실에 반하는 혈연관계를 유지시킬 필요가 있다고 하기는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은 경우 진실에 반하는 부자관계를 법에 의해 유지되도록 한다고 해서 가정의 평화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74) DNA 감정 등이 존재하지 않던 시대에 법률상의 부자관계를 조속히 확정하여 자의 신분을 안정시키고 복지를 도모할 필요가 있어서 생각해낸 것이 혼인하고 있을 때 태 어난 자는 부( 父 )의 자 라고 하는 친생추정이었다. 그러나 위 두 판례의 경우에 이미 자는 DAN 감정으로 혈연관계가 있다고 판명된 부( 父 )와 살고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친생추정에 의해서 자의 이익을 추구하려 하는 것은 무리가 있고 결과적으로 법률상 의 부( 父 ) 와 혈연상의 부( 父 ) 라는 두 아버지가 생기고 말아서 자의 성장에 불안 요인 이 되고 가족관계에 큰 혼란을 가져온다. 혈연관계가 있는 부( 父 )와 생활하고 있는데 법률상의 부( 父 )가 따로 있는 상태가 계속되는 것은 부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재판의 목적은 사안의 해결이고 사안을 해결함에 있어서는 구체적 타당성을 실현하 여야 한다. 위 두 판례와 같은 사안에서 구체적 타당성을 도외시하고 일반적 추상적 인 법적 안정성의 유지를 우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친생추정에 의해서 자의 이익을 확고하게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혈연관계가 기본이라는 원칙을 우선할 필요 가 있다. (2) 명백한 사실보다 추정을 우선하는 불합리함 추정이란 A 사실(전제사실)로부터 증명의 주제인 B 사실(또는 권리)을 추인하는 것 을 말하며 사실상의 추정과 법률상의 추정으로 나뉘는데 사실상의 추정은 반증에 의하 여, 법률상의 추정은 반대사실의 증명(즉 본증)에 의하여 추정력이 번복된다. 75) 민법 제30조는 2인 이상이 동일한 위난으로 사망한 경우에는 동시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 다. 고 규정하는데 이 조문과 관련하여 대법원은 이 추정은 법률상 추정으로서 이를 번복하기 위하여는 동일한 위난으로 사망하였다는 전제사실에 대하여 법원의 확신을 흔들리게 하는 반증을 제출하거나 또는 각자 다른 시각에 사망하였다는 점에 대하여 법원에 확신을 줄 수 있는 본증을 제출하여야 한다. 고 하였다. 76) 즉 반증을 통해 동일 74) 서울가정법원 1995. 6. 22.자 94즈2565 결정. 75) 지원림, 민법강의(제7판) 제7판, 홍문사, 2009, 490쪽. 76) 대법원 1998. 8. 21. 선고 98다8974 판결. 442 홍남희 / 과학적 증거가 있는 경우 민법 제844조의 친생추정에 대한 소고( 小 考 )

한 위난으로 사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는 의심을 법원에 심어주거나 2인 이상이 각자 다른 시각에 사망하였다는 점을 입증하는 본증을 제출하면 2인 이상이 동시에 사망하지 않은 것으로 인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77) 한편 대법원은 민법 제844조 제1항의 친생추정 규정(혼인 중 처가 포태한 자에 대한 부의 자로서의 친생추정)은 다른 반증을 허용하지 않는 강한 추정이라고 하였다. 78) 이처럼 강한 추정이므로 처가 혼인 중에 포태한 이상 그 부부의 한 쪽이 장기간에 걸쳐 해외에 나가 있거나 사실상의 이혼으로 부부가 별거하고 있는 경우 등 동서의 결여로 처가 부의 자를 포태할 수 없는 것이 외관상 명백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그러한 추정 이 미치지 않을 뿐 이러한 예외적인 사유가 없는 한 아무도 그 자가 부의 친생자가 아님을 주장할 수 없다고 하였다. 따라서 이와 같은 추정을 받고 있는 상태에서는 위 추정과 달리 다른 남성의 친생자라고 주장하여 인지를 청구할 수 없으며, 이와 같은 추정을 번복하기 위하여서는 부측에서 민법 제846조, 제847조가 규정하는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하여 그 확정판결을 받아야 하며, 친생부인의 소의 방법이 아닌 민법 제865 조 소정의 친생자관계 부존재 확인의 소의 방법에 의하여 그 친생자관계의 부존재 확 인을 소구하는 것은 부적법하다고 하였다. 79) 다른 반증을 허용하지 않는 강한 추정 이 라면 간주 와 다름없다고 할 것인데 명문으로 추정 한다고 규정되어 있음에도 명문의 규정과 달리 간주 하는 것으로 운용하고 있는 점, 동시 사망 추정의 규정과 달리 다른 반증을 허용하지 않는 점은 친생추정의 번복을 함부로 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가정의 평화 를 유지하려는 것임을 감안하더라도 특별한 이유 없이 법조의 명문에 반하는 해 석을 하는 것으로서 부당하다. 종래에 우리나라 대법원 및 일본의 최고재판소는 부부가 성관계를 가질 수 없는 것 이 물리적으로 명백한 경우에는 친생추정의 예외로 판시하였다. 이러한 경우에는 추정 에 의한 형식적인 부자관계보다는 생물학적인 부자관계라는 사실 을 우선하여 친생추 정을 부정한 것이다. 80) 추정은 사실을 확인할 방법이 없는 경우 부득이하게 이용하는 것이므로 사실이 분명하다면 그 사실을 법적으로 인정하여야 할 것이고 사실과 다른 추정을 고수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임신하였을 시기에 이미 부부가 사실상의 이혼을 77) 대법원은 이 경우 사망의 선후에 의하여 관계인들의 법적 지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점을 감안할 때 충분하고도 명백한 입증이 없는 한 위 추정은 깨어지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라고 부언하였다 (대법원 1998. 8. 21. 선고 98다8974 판결). 78) 대법원 1992. 7. 24. 선고 91므566 판결, 대법원 2000. 8. 22. 선고 2000므292 판결. 79) 대법원 1992. 7. 24. 선고 91므566 판결, 대법원 2000. 8. 22. 선고 2000므292 판결. 80) 일본에서 2007년 5월 7일자 법무성 민사국장 통보( 法 務 省 民 -제1007호)에 의해 혼인 해소 후 3백일 이내에 출생한 자라도 의사가 작성한 임신 시기에 관한 증명서 의 기재로부터 추정되는 임신 시기의 가장 빠른 날이 혼인 해소일보다 뒤인 경우에는 모의 적출이 아닌 자 또는 후혼의 부( 夫 )를 아버지로 하는 적출 자녀 출생 신고서를 제출할 수 있게 한 것도 이러한 취지에서이다. 제9권 제3호 443

하고 부부의 실태를 잃어버리거나 원격지에 거주하여 부부 간에 성관계를 가질 기회가 없었던 것이 분명하다 는 것과 유전적으로 아버지의 친자가 아닌 것이 명확하다 는 검 사 결과를 놓고 보면 후자가 더 명백한 사실이다. 81)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대법 원과 일본 최고재판소의 위 세 판결은 전자의 경우에는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으나 후 자의 경우에는 친생추정이 미친다고 하고 있으므로 사실보다 추정을 우선하고 있다. 82) 이러한 판단은 기존 판례와 논리적으로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상식에도 반하는 것이다. (3)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는 범위를 확대할 필요 민법 제844조의 친생추정 범위에 관한 대법원 및 일본 최고재판소의 판단은 친생추 정 규정의 요건에 부합하는 한 어떠한 경우에도 친생추정의 범위를 제한할 수 없다는 기존의 견해에서 진일보하여 처가 부의 자를 포태할 수 없는 것이 외관상 명백한 사정 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친생추정의 효력을 제한하는 것이다. 이는 가정의 평화 를 유지 등 위 규정의 취지를 최대한 살리면서 예외적 사안에서는 구체적인 혈연관계 의 진실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성도덕이 문란해지고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한 과학적인 친생자 판별이 용이해진 현대의 사회현실을 감안할 때 여전히 친생추정이 제한되는 범위가 너무 좁은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이 든다. 83) 특히, 구체적 사안에 따라 가정의 평화 유지와 혈연진실주의의 요청이 조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면, 자가 진실한 혈연관계를 법률상의 친자관계로 실현하고자 하는 경우 또는 이미 부부가 이혼했거나 처가 자의 생물학상의 부( 父 )와 동거하면서 생부가 그 자를 양육하고 있는 경우 등과 같이, 가정이 붕괴된 경우에는 앞서 본 친생추정제도 81) 같은 취지로 서울가정법원은 동거의 결여로 부의 자를 포태할 수 없는 것이 외관상 명백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그 추정이 미치지 않는다고 해석하면서도, 이와는 달리 보다 더 과학성 및 객관성이 담보되는 정립된 유전자 검사 등에 의하여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부의 자가 아니라는 점이 명백한 경우에 그 추정이 미친다고 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 고 하였다(서울가정법원 2012. 1. 20. 선고 2011르1959 판결). 82) 일본 최고재판소는 성 동일성 장해자의 성별 취급의 특례에 관한 법률 에서 정한 심판을 받아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별이 변경된 사람인 X1이 다른 여성 X2와 혼인하였는데 X2가 다른 남성의 정자를 제공 받아 인공수정에 의해 출산한 자인 A가 민법 772조에 의해 X1의 친생자로 추정을 받는다고 판시[ 最 高 裁 判 所 第 三 小 法 廷 平 成 25 年 (2013년) 12 月 10 日 平 25( 許 )5 号 ]하여 일관하여 사실보다 추정을 우선하고 있다. 최고재판소는 성별 취급 변경의 심판을 받은 사람이 처와의 성관계에 의해 자녀를 가지는 것은 전혀 상정할 수 없지만 한편으로 그러한 사람에게 혼인하는 것을 인정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그 주요한 효과인 이 조항에 의한 친생추정에 대한 규정의 적용을, 처와의 성관계의 결과 태어난 자녀일 수 없다는 것을 이유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상당하지 않다고 하여야 한다. (중략) A는 처인 항고인 X2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이기 때문에, 남편인 항고인 X1이 성별 취급 변경의 심판을 받은 사람이라 하더라 도 민법 772조의 규정에 의해 항고인 X1의 자라고 추정되고 또한 A가 실질적으로 이 조항의 추정을 받지 않는 사정, 즉 부부의 실태를 잃은 것이 분명한 것 기타 사정도 엿볼 수 없다. 따라서 A에 대해서 민법 772조의 규정에 따른 적출자로서의 호적 신고를 하는 것은 인정되어야 한다. 라고 판시하였다. 83) 같은 취지로 서울가정법원 2005. 6. 16. 선고 2005르47 판결. 444 홍남희 / 과학적 증거가 있는 경우 민법 제844조의 친생추정에 대한 소고( 小 考 )

의 취지가 상당 부분 그 의미를 상실한 반면, 상대적으로 혈연진실주의를 우선하여야 할 필요성이 높아져, 친생추정의 범위를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다. 민법이 친생추정을 받는 자에 대해서 원고 적격 및 제소 기간을 엄격히 제한한 친생 부인의 소에 의하여야 한다고 하고 있는 이유는 가정 내의 비밀과 평온을 보호하는 동시에 신속히 부자관계를 확정하여 자를 보호하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부부관계가 파탄에 이르러서 자의 출생의 비밀이 드러나 있는 경우에는 전자의 보호 법익은 상실되고, 이에 더하여 자의 부( 父 )를 확보한다는 관점에서 친자관계 부존재 확인 소송을 허용해도 되는 상황이라면 친생부인제도에 의한 엄격한 제약을 미치게 하여야 할 실질적인 이유는 더더욱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부부관계가 파탄에 이르 러서 자의 출생의 비밀이 드러나 있고 생물학상의 부( 父 )와의 사이에서 법률상의 친자 관계를 확보할 수 있는 상황에 있다는 등의 요건을 충족한 경우에는 자와 모의 전 남편 사이에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러한 경우에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는다고 하여 친자관계 부존재 확인 소송을 인 정하게 되면 그 요건이 불명확하게 된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부부관계의 파탄이라는 요건은 이혼 소송에서 일상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며 자의 출생의 비밀이 드러나고 있다는 요건, 생물학상의 부( 父 )와 법률상의 친자관계를 확보할 수 있는 상 황에 있다는 요건 등도 특별히 불명확한 것은 아니다. 84) 외관설은 일반적으로 부부 관계의 내부에 들어가지 않고 판단할 수 있어서 요건 해당성의 점에서 명확한 경우가 많다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요건의 명확성에서 차이가 별로 없다고 할 것이 다. 85) (4) DNA 검사의 강제나 남용에 대한 우려 친자관계 부존재 확인 소송이 적법한 경우를 확장하면 DNA 검사의 강제나 남용으 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견해도 있을 수 있다. 일본의 위 두 최고재판소 판결에서 재판관 야마우라 요시키( 山 浦 善 樹 )는 보충의견에서 DNA는 인간의 존엄에 관한 중요 한 정보이므로 결코 남용해서는 안 된다., 우연히 DNA 검사를 해 본 결과 어느 날 84) 같은 취지로 最 高 裁 判 所 第 一 小 法 廷 平 成 26 年 (2014년) 7 月 17 日 平 24( 受 )1402 号 판결에서 재판관 가네쓰 키 세이지의 반대 의견 85) 최고재판소 판례는 상고인은 피상고인이 출생하기 9개월 정도 전에 나쓰코(모)와 별거하고 그 이전부터 나쓰코와의 사이에서 성관계가 없었지만 별거 후 피상고인이 출산하기까지의 사이에 나쓰코와 성관계의 기회가 있었던 것에 더해서 나쓰코와 여전히 혼인관계에 있는 것에 기초하여 혼인비용의 부담금과 출산비 용의 지불에 응하는 조정을 성립시켰다고 하므로 상고인과 나쓰코 사이에 혼인의 실태가 존재하지 않은 것이 명확하다고까지는 말하기 어렵다. 따라서 피상고인은 실질적으로 민법 772조의 추정을 받지 않는 친생자에 해당한다고는 할 수 없고 달리 본건 소의 적법성을 긍정할만한 사정도 인정되지 않는다. 고 판시[ 最 高 裁 判 所 第 二 小 法 廷 平 成 10 年 (1998년) 8 月 31 日 平 7(オ)1095 号 ]하여 외관설을 통해 부부관계의 내부에 들어가지 않은 채 판시를 지속하고 있다. 제9권 제3호 445

갑자기 지금까지 존재하는 것으로 신뢰해 온 법률상의 부자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 로 되는 법 해석을 제시하는 것은, 부부 친자 관계의 안정을 파괴하는 것이 되어 자녀 가 태어나면 바로 DNA 검사를 하지 않으면 평생에 걸쳐 불안정한 상태가 해소되지 못할 수도 있다. 고 하였다. DNA 검사는 현재 이미 인지소송 등에서 뿐만 아니라 소송 이외의 상황에서도 널리 이용되고 있으며, 일본 최고재판소의 위 두 판결 사안(생물학적인 혈연에 관한 과학적 증거가 있는 경우)에 친자관계 부존재 확인 소송을 인정할지 여부에 상관없이 남용에 대한 우려는 상존하고 있다. 현재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제9장 벌칙)에서 법령 이 금지하는 유전자 검사를 한 자 등을 처벌하도록 하고 있으며 남용 방지 등을 위해 추가적으로 입법 내지 법 해석상 일정한 규제가 필요하다면 이는 별도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위 두 판결 사안에서는 강제나 남용의 문제는 없으며 DNA 검사 결과 친자관 계 유무가 분명하게 되는 것은 남용 등이 없어도 생길 수 있는 현상이므로 위 두 판결 사안과 같은 경우에 친자관계 부존재 확인 소송을 인정할지 여부의 문제와는 분리하여 생각해야 한다. 한편 친자관계에 의문이 생겨 DNA 검사를 해 보는 것, 그 검사의 결과를 재판에서 증거로 제시하는 것을 가지고 DNA를 남용하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DNA 감정을 인정하면 부자관계의 안정이 훼손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 DNA 감정의 결과만 으로도 부자관계의 안정은 충분히 파괴되었으므로 그것이 재판에 현출되거나 재판에 현출된 것을 재판부가 인정한다고 하여 비로소 부자관계의 안정이 훼손되는 것은 아니 다. 재판부가 명백한 사실을 외면한다는 점이 더 큰 문제이다. (5) 과연 자녀의 이익을 고려한 것인지 86) 일본 최고재판소의 위 두 판결 사안의 경우 모가 자의 법정대리인으로 소송을 제기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정말 자의 이익을 고려한 것인지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그 점에 의문이 있다면 자에게 특별대리인을 선임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원래 의 원인이 처의 불륜에 있으므로 위 판결과 같은 사안에서 친자관계 부존재 확인 소송 을 인정하는 것에 주저를 느낄 수도 있다. 이 점은 외관설에서도 마찬가지이며 부자관 계의 확정이라는, 자가 정체성의 문제로서 최대의 이해관계를 갖는 사항에 대해서 그 러한 사정이 소의 적부에 영향을 미치게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86) 같은 취지로 最 高 裁 判 所 第 一 小 法 廷 平 成 26 年 (2014년) 7 月 17 日 平 24( 受 )1402 号 판결에서 재판관 가네쓰 키 세이지의 반대 의견 446 홍남희 / 과학적 증거가 있는 경우 민법 제844조의 친생추정에 대한 소고( 小 考 )

(6) 친생추정 규정이 사문화되는지 여부 과학적 증거에 의해 생물학상의 부자관계가 부정된 경우에 친생추정의 효력이 미치 지 않는다고 보게 되면 유전자 검사의 결과만이 법정을 지배하게 되고 민법의 친생추 정의 규정 자체가 사문화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는 우려도 있다. 87)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타당하지 않다. 우리 민법 제844조 제1항은 처가 혼인 중에 포태한 자는 부의 자로 추정한다. 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규정에 의해 일단은 혼인 중에 처가 포태한 자는 부의 자로 추정 을 받고 과학적 증거에 의해 부와 자 사이에 생물학상의 부자관계가 부정되는 경우에 이러한 추정이 번복되게 되므로 과학적 증거에 의해 친생추정을 부정한다고 하여도 이로 인해 친생추정 규정이 사문화되는 것은 아니다. Ⅵ. 나가면서 친자관계는 자연적인 혈연관계를 바탕으로 성립되기 때문에 법률상의 친자관계를 진실한 혈연관계에 부합시키는 것이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혼인과 가족제도의 원칙이 다. 88) 한편 사회적으로 이혼 및 재혼이 크게 증가하였고 의학적으로 영아사망률이 크 게 감소하였으며 법률적으로 여성의 재혼금지기간이 폐지되어 혼인 종료 후 3백일 이 내에 출생한 자가 부( 夫 )의 친자일 개연성 은 상당히 감소하게 되었다. 89) 그리고 최근 의 DNA 검사 기술의 진보는 상당하여 저렴하게 신체에 대한 침습을 하지 않고서도 거의 100%의 확률로 생물학상의 친자관계를 판정할 수 있게 되었다. 혈연관계를 객관적으로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정립된 과학적인 방법이 존재함에도 그에 따른 결과를 무시한 채 현실과 달리 친생추정의 효력이 미치도록 하는 것은 가족 법의 근본원리인 혈연진실주의를 지나치게 희생하는 것으로서 부당하다. 90) 또한 이는 친자관계의 신속한 확정 이라는 형식적 측면만을 부각한 채 친자관계를 진실에 부합 시키고자 하는 당사자의 의사 라는 실질적 측면을 도회시하는 결과만을 낳게 되는 것 87) 이현곤, 판례해설-유전자 검사 결과 친자가 아닌 것으로 판명된 경우 친생추정의 효과, <https://www. lawtimes.co.kr/legal-news/legal-news-view.aspx?serial=95476>, 검색일 : 2015. 9. 13. 유전자 검사 에 의해서 친생추정이 번복될 수 있다면 친생추정 규정 자체가 아무런 의미 없는 규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88) 헌법재판소 1997. 3. 27. 선고 95헌가14, 96헌가7(병합) 전원재판부 결정. 89) 승이도, 혼인종료 후 300일 이내에 출생한 자 의 친생추정에 관한 연구, 가족법연구 제29권 제1호, 2015, 271-274쪽. 90) 같은 취지로 서울가정법원 2012. 1. 20. 선고 2011르1959 판결. 제9권 제3호 447

이다. 91) 한편 법률상 친자관계가 진실한 혈연관계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에는 부( 夫 )와 자 사이에 정서적 유대감이 형성되거나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 다. 92) 이러한 상황에서 친생추정의 법리가 가정의 평화나 자의 복리에 유용하다는 주 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유전자 검사 등 과학적인 방법에 의하여 부( 夫 )의 자가 아니라는 점이 객관 적이고 명백하게 증명된 경우에는 친생추정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봄 93) 이 친생추 정제도의 취지 및 사회현실에 비추어 타당할 것이다. 91) 승이도, 앞의 글, 282쪽. 92) 현소혜, 친생자 추정과 가족관계등록절차의 개선방안, 법학논고, 제49집, 2015, 275쪽. 자의 부( 父 )를 조속히 확보함으로써 자의 복리를 도모한다는 것이 친생추정의 취지 중 하나인데 부( 父 )가 자를 자신의 친자로 알고 있다가 실제로는 혈연관계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경우에는 부( 夫 )와 자 사이에 정서적 유대감이 형성되거나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경우에는 친생추정이 자의 복리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어렵다. 93) 만일 유전자 검사를 통하여 생부임이 확인된 사람이 그 자를 인지할 적극적 의사가 있는 경우에는 자에게 부( 父 )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는 법적 지위에 공백 이 발생할 우려도 없다. 448 홍남희 / 과학적 증거가 있는 경우 민법 제844조의 친생추정에 대한 소고( 小 考 )

참고문헌 박병규, 친생부인의 소와 친자관계존부확인의 소, <http://blog.naver.com/postview. nhn?blogid=sk2000pbk&logno=220471552541>, 검색일 : 2015. 9. 13. 승이도, 혼인종료 후 300일 이내에 출생한 자 의 친생추정에 관한 연구, 가족법연 구 제29권 제1호, 2015. 이현곤, 판례해설-유전자 검사 결과 친자가 아닌 것으로 판명된 경우 친생추정의 효 과, <https://www.lawtimes.co.kr/legal-news/legal-news-view.aspx?serial= 95476>, 검색일 : 2015. 9. 13. 지원림, 민법강의(제7판), 홍문사, 2009. 현소혜, 친생자 추정과 가족관계등록절차의 개선방안, 법학논고 제49집, 2015. 홍춘의, 친생의 추정과 부인제도, 가족법연구 제9호, 한국가족법학회, 1995. 접수 : 2015. 10. 27 심사 : 2015. 11. 18 게재확정 : 2015. 11. 20 제9권 제3호 449

Abstract Brief Study on presumption of paternity under the article 844 of the Civil Law in cases where there is scientific evidence - Mainly with precedents of Korea and Japan - Hong Namhee* 94) Parent-child relationship comes into existence on the basis of natural blood relationship and therefore, conformity of parent-child relationship on law to true blood relationship is the principle of marriage and family institution guaranteed by the constitution. Socially, divorce and remarriage have much increased; medically, infant mortality rate has greatly decrease; and, legally, period of the prohibition of women's remarriage was abolished and so, probability that a child born within 300 days after marriage termination would be a biological child of husband is considerably reduced. And, recent DNA testing technology is much developed so that it becomes possible to judge a biological parent-child relationship at low cost with almost 100% probability without bodily invasion. Even though there is an established scientific method to easily and objectively check blood relationship, it is unreasonable to disregard the result but to make effect of presumption of paternity different from reality to be valid because it too much sacrifices verismo by blood, the fundamental principle of the Family Law. In addition, it highlights only formal aspect of 'prompt confirmation of parent-child relationship' and it brings about the outcome to ignore actual aspect of party's intention to conform parent-child relationship to truth. Meantime, it is difficult for husband and the child to form or maintain emotional connectedness after they become to know that legal parent-child relationship does not comply with true blood relationship. Under such situation, the * Lawyer, doctorate course, Department of Law, Graduate School of University of Seoul. 450 홍남희 / 과학적 증거가 있는 경우 민법 제844조의 친생추정에 대한 소고( 小 考 )

assertion that legal principle of paternity presumption is useful for domestic peace or child's welfare is unpersuasive. Therefore, considering intention of paternity presumption system and social reality, it is reasonable to believe that effect of paternity presumption is not valid if it is objectively and clearly proved that a child is not the child of husband by a scientific method such as genetic testing. key words : presumption of paternity, denial of paternity, appearance theory, article 844 of the Civil Law, genetic testing 제9권 제3호 4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