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09 김병권_새사연 부원장 bkkim21kr@naver.com 1.가장 오랜 기업집단이자 금지대상이었던 지주회사 2.기업집단의 가장 유력한 형태가 된 지주회사체제 3. 지주회사 규제의 틀을 어떻게 짜야 하나 4.지주회사 배당수익에 대한 법인세 감면 축소 5. 재벌기업 집단과 지주회사 구조 1
1. 가장 오랜 기업집단이자 금지 대상이었던 지주회사 지금 개혁의 대상이 되고 있는 재벌은 단일한 경영 지휘통제를 받고 있는 거대 기 업집단의 한국적 형태를 지칭하는 고유명사라고 할 수 있다. 복합기업 (conglomerates)라는 일반적인 개념이 있기도 하지만 이제는 국제적으로 재벌 (chaebol)이라는 단어가 인정되어 쓰일 정도이다. 그러나 기업집단이라고 하여도 어떤 형태로 소유관계와 통제관계를 형성하면서 집 단을 이루냐에 따라 다양한 형식이 존재할 수 있다. 다만 거대 기업 집단을 이루 기 위해 특정 개인이나 법인이 수십 개 기업의 지분을 직접 모두 가지고 있는 방식 은 엄청난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따라서 중심이 되는 모기업이 여러 개의 기업에 지분출자를 하여 계열사를 만들고 각 계열사들이 다시 지분을 출자하 여 하위 계열사를 거느리는 식으로 기업 집단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계열사 출자도 방식이 다양할 수 있다. 그 가운데 상호출자나 (환상형) 상호출 자 같은 형태는, 실질적으로는 있지도 않은 가공자본을 만들면서 지분관계를 구성 하게 되므로 규제가 필요한 대상이기도 하다. 여기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어오고 있 는 출자 방식이 바로 지주회사 체제 이다. 지주회사체제의 기업 집단은 이미 100백년이 넘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자본 주의 독점과 기업집단이 탄생하던 초창기 모델은 미국을 기준으로 보면 트러스트였 다. 그 가운데 1868년 설립된 록펠러의 스탠더드 오일 기업은 단순한 수평적 확장 을 넘어서 원유산업과 판매망을 전후방을 연계하는 수직적 구조의 구축을 포함하는 복합적인 확장을 하면서 미국 정유의 90%이상을 공급하는 거대 그룹으로 성장했던 19세기 말 미국 최대 기업집단이자 최초의 트러스트였다. 그런데 1888년 뉴저지 주의 회사법 개정으로 지주회사 설립이 최초로 가능하게 됨 으로써 스탠더드 오일의 트러스트는 본사를 뉴저지로 옮기고 지주회사 구조로 전환 한다. 1890년 셔먼법이 제정된 후 트러스트에 대해 반독점 규제가 들어오자 1892 년 스탠더드 오일 트러스트가 해체되고 뉴저지 스탠더드 오일을 중심으로 한 지주 1
회사가 된 것이다. 이렇게 탄생했던 스탠더드 오일 지주회사가 바로 1911년 반독 점 기업분할 판결을 받아 역사상 최초로 기업집단이 33개로 쪼개지게 된 그 기업 집단이다. 그리고 한참 시간이 흘러 내려온 그 후손이 최근까지 부동의 시가총액 1 위를 유지해온 미국의 최대 에너지기업 엑손모빌(Exxon Mobil)이다. 1) 지주회사 형태의 기업 집단은 후발 자본주의 국가인 일본에서도 매우 일찍 도입된 다. 일찍이 1800년대부터 형성되기 시작한 일본 재벌은 사업규모가 확대되고 근대 적인 조직개편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지주회사의 형식을 띤 근대적인 기업집단으 로 변모한다. 1909년 지주회사로 전환된 일본 최고 최대 재벌 미쓰이[ 三 井 ] 재벌 이 그 대표 주자다. 지주회사에 기초한 조직을 갖춘 일본의 재벌은 그 후 지속적으 로 성장하여 1920년대 이르면 일본 산업의 대부분을 지배했다. 이 시기에 미쓰이 재벌의 자회사는 120개에 달했으며 미쓰이[ 三 井 ] 미쓰비시[ 三 菱 ], 스미토모[ 住 友 ], 야스다[ 安 田 ] 등 4대 재벌의 압도적 체제가 형성된다. 특히 이들 재벌은 모두 은행 업까지 영위하고 있었고 이것이 그들의 성장에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하였다. 2차 대전 이전까지 일본 재벌의 특징을 보면 현재 한국의 재벌과 유사한데, 가족 - 지주회사 -직계기업 -계열사 등으로 이어지는 수직적 구조로 되어 있었고 동시에 친족의 지배아래 있었다. 또한 재벌은 거의 모든 산업에 진출하여 지배적 지위를 가지고 있었고 특히 금융업과 중화학 공업에서 두드러졌다. 이렇게 지주회사 형태 를 띤 일본 재벌은 2차 대전 패배이후 연합군에 의해 해체과정을 밟게 되었던 것이 다. 2) 바로 이런 역사가 있었기 때문에 일본은 연합군에 의해 1947년 사적독점 금지법이 제정될 당시부터 지주회사제도를 금지한 조항(9조)이 1997년 폐지될 때까지 지속 1) 스탠더드 오일 해체 이후 다양한 인수 합병과정에서 액손과 모빌이라는 회사가 탄생하고 1999년 두 회사가 합병하여 현재 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Exxon-Mobil이 탄생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그 밖에 파생 그룹인 세브론과, 이외에 텍사코, 브리티스 오일, 로얄-터치셀 등이 세계 5대 석유 메이저다. 2) 1950년대 이후 일본 역시 과거 재벌에 속해있던 기업들이 하나의 집단으로 다시 결합하 여 이른바 게이레츠( 系 列 )를 구성하기 시작한다. 그 결과 전쟁 전의 미쓰이[ 三 井 ], 미쓰비시 [ 三 菱 ], 스미토모[ 住 友 ] 에 더하여 후요, 다이치강교, 산와라고 하는 6대 게이레츠가 형성된 다. 그러나 친인척의 단일한 지배관계를 중심으로 편성된 수직적인 피라미드 구조로서의 전 쟁 전의 재벌과, 독립적인 기업들 간의 수평적인 연대로서의 의미가 강한 전쟁 후의 게이레 츠 사이에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으며 전쟁전의 재벌 부활은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2
이 되었다. 그리고 지주회사를 금지한 일본법을 모델로 하여 1986년 우리나라에서 공정거래법이 개정될 때에 지주회사 설립을 금지하는 조항이 들어가게 되었던 것이 다. 그런데 1997년 일본 독점 금지법이 개정된다. 지주회사가 더 이상 재벌을 형 벌하는 수단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 지주회사의 긍정적 기능을 활용 할 수 있도록 지주회사에 대한 선택의 여지를 기업에게 줄 필요가 있다는 점 등이 고려되었고, 지주회사의 일률적 금지에서 사업 지배력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규제하는 방식으로 변경되었다. 3) 마침 당시에 우리나라는 외환위기를 겪으며 상당한 규모의 인수합병 필요가 부상하 자, 일본의 사례를 따라 일정한 규제 범위에서 지주회사 설립을 전격적으로 허용해 주는 방향으로 선회했던 것이다. 당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주회사는 분사화를 통 한 비주력 사업의 분리. 매각, 기업문화가 다른 기업 간의 인수합병 활성화, 외자 유치를 통해 기업구조조정을 촉진시키는 등 순기능이 많은 제도 라고 지주회사 허 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4) 현재 영미권에서 지주회사는 가장 흔한 기업집단 형태이다. 유럽의 대표적인 기업 집단인 독일의 콘체른도 지주회사의 외형을 띠고 있고 유명한 스웨덴의 발렌베리 그룹이나 이탈리아의 아그넬리 그룹도 지주회사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 졌다. 어쨌든 지주회사는 매우 오래된 기업 집단의 한 형태였으며, 역사적으로 보면 경제력 집중의 폐해가 심각하여 해체되거나 금지되었던 선례가 있는 기업집단 형태 였음을 확인해 두자. 3) 홍명수(2011), 경제력 집중 억제, 독점규제. 공정거래법 4) 고동수(2008), 기업구조조정 촉진을 위한 지주회사 관련제도의 개선방향, 산업연구원 3
2. 기업 집단의 가장 유력한 형태가 된 지주회사체제 [그림 1] LG 지주회사의 지분구성 체계 (2011년 기준) 일본의 전례를 따라 지주회사 자체를 금지했던 한국은 1999년부터 일정한 규제 범 위에서 허용하는 것으로 전환된다. 그리고 때마침 LG그룹이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4
소유체제를 개편하게 되면서 주목을 받게 된다. LG 재벌은 2000년 7월 지주회사 전환을 선언한 지 약 3년간 일련의 작업을 거쳐 2003년 4월 지주회사 (주)LG를 출범시켰으며, 이 과정에서 LG그룹은 계열회사 간 복잡한 출자관계를 정리했다. (그림 1 참조) 즉, 구씨와 허씨 일가의 수많은 친족이 다수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함 으로써 복잡하게 얽혀있던 지분관계를 지주회사를 통해 해결하고, 이를 기초로 LS, GS그룹 등 친족 그룹을 분리하는데도 성공했다. 5) 2003년 참여정부가 들어서면서 재벌의 지주회사 전환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게 된 것도 지주회사체제 확대의 동기가 되었다. 참여정부는 지주회사의 소유구조가 지주 회사 - 자회사 - 손자회사 로 단순하고 투명해질 수 있기 때문에 재벌들의 복잡한 순환출자를 통한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전진적인 방안으로 보았던 것이다. 특히 2007년 4월 당시 정부는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 지주회사 체제 로 전환을 유도하고자 하였고, 이를 위해 공정거래법을 개정하여 지주회사 요건을 완화 하면서 SK를 필두로 대거 지주회사 전환이 이루어졌다. 6) 그 결과 2006년까 지만 해도 30개에 미치지 못했던 지주회사는 2011년에 90개를 넘는 수준으로까지 팽창하게 된다. (그림 2 참조) [그림 2] 지주회사 변화 추이(공정거래위원회) 5) 송원근(2009), 재벌개혁의 현실과 대안 찾기,177쪽 6) 홍명수(2011) 5
물론 92개의 지주회사가 모두 핵심 재벌 집단인 것은 아니다. 자산규모 5조 원 이 상의 (총수가 있는) 재벌 43개 가운데 기업집단의 중심구조가 지주회사로 되어 있 는 것은 SK, LG를 필두로 11개 기업집단 정도다. 아직 1/4정도에 불과하다. 그에 비하면 삼성과 현대차를 포함하여 환상형 순환출자 구조를 가지고 있는 재벌은 14 개이다. 7) 참여정부가 정책적으로 규제완화와 세금 감면 등을 통해 지주회사 전환을 유도했지만 아직은 재벌의 절대다수 형식으로 되는데 까지는 이르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추세를 볼 때 삼성그룹을 포함하여 점점 더 지주회사 체제로 이동할 개연성은 상당히 높다. 따라서 향후 기업집단으로서의 재벌규제를 검토할 때에는 출자총액 제한 제도나 순환출자 제한을 통한 규제도 필요할 수 있지만 지주회사에 대한 일정한 규제가 훨씬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3. 지주회사 규제의 틀을 어떻게 짜야 하나. 우리나라에서 기업집단으로서 공정거래법에 의한 신고대상이 되는 지주회사는 자산 총액이 1000억 원 이상으로 당해 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자회사의 주식가액의 합계 액이 당해 회사 자산총액의 50%이상인 회사를 말한다. 대기업 집단으로서의 규제 대상에 들어오는 지주회사들의 규모다. 이러한 지주회사는 순수지주회사와 사업지 주회사로 구분할 수 있다. 순수지주회사(Pure Holding Company)란 오직 자회사를 지배하는 사업만 영위하는 지주회사이고, 사업지주회사(Operating Holding Company)는 상품용역을 생산, 판 매하는 자체 사업도 영위하면서 다른 회사의 지배사업도 영위하는 회사를 의미한 다. 그리고 산업에 따라 금융지주회사, 일반지주회사, 벤처지주회사로 나눌 수 있으 며 각각에 따라 출자 요건이 다를 수 있는데, 특히 금융지주회사는 별도의 금융지 주회사법에 따라 규제를 받고 있고 재벌은 일반지주회사로 분류되어 공정거래법의 7) 특히 삼성그룹은 순환출자 구조가 약해지고 있지만 현대차그룹(2위), 현대중공업그룹(6 위), 한진그룹(8위)은 강한 순환출자 구조를 이루고 있다. 이정희의원실(2012), 맞춤형 재 벌개혁 로드맵 6
규제를 받게 되어 있다. 어쨌든 앞서 언급한 것처럼, 1999년 지주회사가 허용된 이후 지주회사 설립 관련 규제는 지속적으로 완화되었고 특히 2006~2007년에 대폭 완화된다. 복잡한 순환 출자구조를 해소하기 위한 방편으로 지주회사 전환을 정책적으로 유도했기 때문이 다. 지주회사 관련 규제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자회사 지분출자 규제이고 둘째는 지주회사 배당수익에 대한 과세이며, 셋째는 일반지주회사와 금융지주회사 의 엄격한 분리(금산분리) 규제이다. [표 3] 지주회사 설립 규제 제한 요건 내용 비고 부채비율 제한 자회사에 대한 최소 지분율 (자회사 주식보유 기준) 자회사 이외 주식소유 제한 금융지주회사의 비 금융 자 회사 소유 금지 일반 지주회사의 금융 자회 사 소유 금지 지주회사의 재무건전성 확보위해 부채 비율이 200%를 넘어갈 수 없다. 자회사와 손자회사에 대한 주식 보유기 준은 40%, 상장법인과 공동출자법인, 벤처지주회사는 20%(지배관계를 분명 히 하고 경제력 집중이 심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 무분별한 사업 확장을 억제하기 위해 지주회사는 자회사 외의 국내 비 계열 회사 주식을 5%이상 소유할 수 없다. 또한 자회사는 손자회사 외의 국내 계 열사 주식을 소유할 수 없다. 금융지주회사는 원칙적으로 비 금융, 비 보험회사의 주식을 취득할 수 없다. 그러나 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는 비 금 융, 비 보험회사의 주식을 소유할 수 있다.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 보험업을 영위 하는 회사의 주식을 취득할 수 없다. 2007년, 100% 에서 200%로 완화 2007년, 각각 5 0 %, 3 0 % 를 40%,20%로 완 화 7
출자 단계 제한 일반 지주회사의 자회사는 금융, 보험 업을 영위하는 회사를 손자회사로 지배 할 수 없다. 일반지주회사의 손자회사는 지분 100% 를 소유한 증손회사를 제한적으로 가질 수 있다. 증손 회사는 그 이하의 손자회사를 가 질 수 없다. 2007년, 증손회 사의 제한적 허 용. 자회사 - 손자 회사 간 사업 관 련성 요건 폐지 무엇보다 2007년 4월에 출자 관련 규제완화가 대폭 이루어진다. 지주회사 부채비 율도 100%에서 200%로 제한을 완화했고, 자회사 최소 지분도 상장과 비상장 각각 에 대해 50%와 30%를 40%와 20%로 내려주었으며 증손 회사도 100%지분을 소 유하면 허용해주는 방향으로 규제를 풀었던 것이다. 그 결과 SK를 포함하여 2007 년부터 지주회사는 물론 자회사, 손자회사 수가 양적으로 빠르게 팽창했고, 심지어 2011년 기준으로 증손회사도 50개가 넘어가게 되었던 것이다.(표 2참조) [표 2] 일반 지주회사의 자회사-손자회사 개수 변화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일반지주회사 19 22 27 36 55 70 84 92 자회사개수 134 137 167 233 334 402 457 499 손자회사 개수 36 48 46 81 197 292 370 481 증손회사 8 27 31 52 사실 지주회사는 그 자체가 투명성, 책임성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며 지주회사는 적은 자본으로 다수 기업을 용이하게 지배할 수 있어 지배력 확장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으며, 지주회사 주주권 행사의 간접화로 인해 주주의 권익 침해 소지가 있다. 8) 는 점은 익히 알려져 있었다. 지주회사체제가 지배구조를 단순화 시키는 효 과는 있지만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는 효과는 전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 구하고, 지배구조 개선에 초점을 두다 보니 지주회사의 자회사 출자 요건들을 풀어 서 경제력 집중을 오히려 방조하기까지 했던 것이다. 8) 권기훈(2011), 독점규제. 공정거래법 8
바로 이 때문에 최근 재벌개혁을 말할 때에 출자총액제한제도 부활, 순환출자 신규 규제와 함께, 지주회사 자회사 지분출자 요건 강화를 제기하는 것이다. 그런데 민주 통합당 공약에서 보듯이 대체로 규제 복원이 부채비율 100%로 복귀, 지분출자 요 건 50%(비상장) - 30%(상장)으로 복귀 정도에 머물고 있다. 9) 문제는 그나마 3년 유예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러면 실제로 이런 재 규제안이 얼마나 경 제력 집중을 억제하는 효력이 있을지 살펴보자. [그림 3] 지주회사의 부채비율과 지분율 변화 과정 그림 3을 보면 현재 지주회사들의 평균 부채 비율은 50%가 안 된다. 그리고 비상 장 자회사의 평균 지분율은 80%가 넘고 상장 자회사도 줄곧 40%를 넘고 있는 실 정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경제력 집중이 활발하게 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민주통 합당 공약처럼 3년 유예가 걸린 부채 100%, 지분요건 50%-30%제한은 거의 실효 성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요건을 훨씬 더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9) 민주통합당이 2012년 3.22 발표한 <재벌개혁 3대전략 10대 정책과제> 가운데 '지주회 사 행위규제 강화가 있다. 여기에서 지주회사의 부채비율을 현행 200%에서 100%로 낮 추고, 자회사와 손자회사의 지분 보유한도를 상장기업의 경우 20%에서 30%로, 비상장기업 의 경우 40%에서 50%로 상향 조정하되, 3년의 유예기간을 부여 한다고 되어 있다. 9
4.지주회사 배당수익에 대한 법인세 감면혜택 축소 그런데 여기서 약간의 의문이 제기된다. 그림 3을 보면 어차피 2007년 지주회사 출자 규제를 완화하기 이전이나 이후에도 부채비율과 지분비율이 큰 변동이 없었다 면, 규제 완화 효과도 없었던 것 아닌가 하는 점이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꼭 그렇지는 않다. 예로 앞 그림 1을 보면 LG의 경우 주요 상장 자회사 지분이 겨 우 30%를 턱걸이 하고 있는 형편이다. SK의 경우에는 주력 자회사인 에스케이텔 레콤에 대한 지주회사의 지분이 2011년 기준 23.2에 불과하다. 때문에 SK와 LG 그룹과 같이 구체적인 내역에서는 지분요건 50%-30%제한도 어느 정도는 규제 효 과가 있는 경우가 개별적으로 존재할 수는 있다. 그런데 여기서 직접적으로 제도화된 출자 규제 외에 다른 측면이 존재한다. 원래 순수 지주회사의 경우 수익은 출자한 자회사에 대한 배당금으로 구성된다. 그런데 자회사에 대한 지분비율에 따라 해당 자회사가 주는 배당 수익에 대해 법인세 과세 혜택이 달라진다. 요컨대 자회사에 대한 지분율이 높을수록 배당수익에 대한 법인 세 감면 혜택이 커지는데, 그 방식이 익금불산입 방식이다. 익금불산입이란 법인세법에서 수익금으로 간주하지 않도록 규정한 사항을 말하는데 배당 수익이 익금불산입으로 간주되면 아예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다. 지주 회사에 대해서는 거느리고 있는 자회사 지분율이 높으면 해당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 중에 익금불산입 비율이 높아지고, 100%출자한 자회사에서 들어오는 배당 수익은 아예 전액 익금불산입 처리되어 과세되지 않는다. 반대로 지분율이 30% 미 만인 자회사에서 올라오는 배당수익에는 30%만 익금불산입된다. 그런데 2006년 12월에 지주회사가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수익에 대한 법인세 감 경 혜택을 확대하는 법인세법을 개정하여 감세 혜택을 늘렸던 것이다. 그 결과 특 히 상장 자회사 지분은 30%를 넘길 경우, 그리고 비상장 자회사도 지분율이 50% 를 넘기면 익금불산입이 80%나 되는 혜택을 받게 된 것이다.(표 3 참조) 그리고 2009년부터는 상장 자회사의 지분을 40%이상만 소유하여도 아예 배당수익에 대한 10
법인세 과세를 모두 면제받게 되도록 했던 것이다. 이처럼 2007년 이후 지주회사 부채 비율 완화와 지분요건 완화 이외에, 세제 완화가 지주회사의 확대와 경제력 집중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표 3] 법인세법 개정에 따른 지주회사 익금불산입율 변화 (단위: %) 자회사 상장 법인 비상장 법인 익금불산입율 지분비율 법 개정 후 이전 07년 08년 09년 100% 100 100(이전과 동일) 40%~100%미만 90 90 100 30%~40%미만 60 70 80 80 30%미만(일반법인) 30 30(이전과 동일) 100% 100 100(현행과 동일) 80%~100%미만 90 90 100 50%~80%미만 60 70 80 80 50%미만(일반법인) 30 30(이전과 동일) 특히 지주회사 배당수익에 대한 감세는 2012년 1월 민주당 일각에서 나왔던 재벌 세 주장과 직접적으로 연관된다. 재벌세를 주장했던 홍종학 교수는 2008년 논문에 서 다음과 같은 점을 지적하고 있다. 정부는 1999년 지주회사를 합법화하고, 지주회사에 대한 출자분을 포함하여 계열 사 출자에서 발생하는 배당금에 대한 세금을 줄여주는 입법을 한다. 1999년 지주 회사의 출자분에 대해 수입 배당금을 수입으로 잡지 않는 수입배당금 익금 불산입 조항인 법인세법 18조 2항을 추가한다. 익금에 산입하지 않는다는 것은 배당금에 대해 과세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10) 홍종학 교수 등이 제안하는 재벌세는 바로 기업들이 자회사- 손자회사 -증손회사 등 계열사를 적은 지분을 들어 팽창시킨 후 배당수익을 거두려고 할 때, 각 단계에 서 계속해서 배당수익에 대한 법인세를 부과함으로써 계열사를 복잡하게 늘릴 유인 을 없애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분명한 것은 기업이 더 많은 이윤과 경쟁력을 위해 기업 집단을 만들고 규모를 키우는 것을 원천적으로 금지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세금혜택 등을 주어 이를 조장하지는 말아야 하며, 오히려 불편하게 만들어야 할 10) 홍종학(2008), 미국과 영국의 기업집단 개혁과 시사점 11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지주회사 지분요건 규제와 함께 다시 검토해야 할 것이 바로 배당 수익에 대한 면세 혜택을 확대해왔던 점을 되돌리는 것이다. 세 번째 지주회사 규제는 금융지주회사와 일반지주회사의 칸막이를 엄격히 하는 것 으로 이른바 지주회사에서 금산분리 규정이다. 이와 관련하여 이명박 정부는 이미 2009년 공정거래법과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을 내고 손자회사 수준에서 금산 결합 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했는데 아직 국회통과는 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2007년에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한 SK의 경우 2011년 2월에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 하는데 까지는 성공했지만 아직도 SK증권을 분리하지 못해 소송에 계류되어 있다. 지주회사의 금산분리완화 시도는 이번 기회에 완전히 철회되어야 한다. 5. 재벌 기업집단과 지주회사 구조 요약하면 지주회사 체제와 관련된 세 가지 규제의 틀, 즉 자회사 지분출자 규제와 지주회사 배당수익에 대한 과세, 그리고 일반지주회사와 금융지주회사의 엄격한 분 리(금산분리)에 대해 종합적으로 점검을 하고 새로운 규제의 틀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복잡한 순환출자 보다 그나마 조금 더 근대적인 지주회사 체제 로 지배구조를 개선시키는 것 이상으로, 경제력 집중을 규제하는 것이 더 중요 할 수 있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짚어볼 것이 있다. 여전히 수 십 개의 계열사들이 복잡한 출자관계로 엮여있는 대다수 재벌집단이 과연 완전히 지주회사체제라는 틀로 계열사 구조를 전 환시킬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지주회사 전환 5년이 지나고 있는 SK그룹을 보면 적어도 수년 내에 그렇게 될 수는 없다고 판단된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지주회사 SK(주)는 지금도 재벌 총수인 최태원 회장이 가 지고 있는 지분은 미약하고 친족을 포함해야 26%다. 오히려 지주회사인 SK(주)의 지배주주는 SK그룹의 IT업체인 SK C&C로서 SK (주)의 지분을 31.8%소유하고 있다. 당연히 SK C&C는 지주회사체제 밖에 있는 대 주주 기업인 것이고 바로 SK C&C의 최대 주주가 최태원 회장이다. 최태원 -> SK 12
C&C -> 지주회사 SK(주)로 연결되는 소유 지배구조를 갖고 있는 것이다.(그림 4 참조) [그림 4] SK재벌의 최상위 소유 지배구조 [그림 5] 지주회사로 전환한 대기업 집단에서 계열사의 존재방식 13
[그림 6] SK그룹 지주회사 체제의 전체 구조(2011년 공정거래위 발표 기준) 사실은 SK그룹을 보면 형식적으로는 SK C&C의 많은 출자회사 가운데 하나로 지 주회사인 SK(주)가 연결되어 있고, SK C&C는 그 이외의 계열사를 동시에 거느리 14
고 있다. 아울러 최태원 회장도 SK C&C외에 SK 케미칼에도 지분을 가지고 있는 등 지주회사체제에 포함되지 않는 계열사들이 다수 존재한다. 이는 SK지주회사뿐 아니라 많은 지주회사에 해당한다. 그림 5를 보면 알 수 있듯이 SK그룹의 경우 지 주회사체제 밖에 있는 계열사가 무려 21개이고 GS는 아예 계열사 수자만 놓고 보 면 지주회사 밖에 있는 기업들이 더 많은 실정이다. 대기업 집단이 깔끔하게 지주 회사 틀로 흡수될 수 없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결론적으로 보면, 참여정부 이래 지배구조 개선 방식으로 유도해왔던 지주회사 전 환도 전반적으로 그 긍정성과 부정성을 종합 평가할 시점에 온 것으로 보인다. 확 실한 것은 경제력 집중 억제에는 별반 효과가 없었다는 것이고, 기업 집단 전부가 깔끔하게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과정도 매우 더디거나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는 사실 지주회사 체제가 내재적으로 가지고 있는 한계이자 속성일 가능성이 높다. 이 는 100년 지주회사 역사가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15